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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신도 무력화 우려… 만성환자·노약자 몸속에서 ‘변이’가 쉽게 나타나

    백신도 무력화 우려… 만성환자·노약자 몸속에서 ‘변이’가 쉽게 나타나

    지난해 말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에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나타난 이후 8일 기준으로 국내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는 총 51명이다. 변이 바이러스는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강하며 개발된 백신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이런 가운데 노약자나 만성환자 몸속에서 바이러스 변이가 쉽게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런던대(UCL), 케임브리지대 의대, 옥스퍼드대 의대, 켄트대 약학대, 애든브룩스 병원 임상생화학·면역학교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 감염·면역학연구소, 멕시코 국립자치대, 미국 콜로라도대 의대, 남아프리카공화국 아프리카보건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면역 기능이 약화된 사람이나 노약자가 코로나19에 걸릴 경우 체내에서 바이러스 변이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8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과학저널 ‘네이처’ 6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지난해 여름 혈액암의 일종인 림프종으로 병원에서 화학요법 치료를 받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된 70대 면역결핍 남성 환자에 대해 23차례 이상 바이러스 검사를 실시했다. 이 환자는 101일 동안 항생제, 스테로이드제, 항바이러스제인 렘데시비르, 완치자 혈장 등 다양한 코로나19 치료를 받았다. 연구팀에 따르면 완치자 혈장을 두 번 투여한 66일과 82일 사이에 체내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변이가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검출된 변이 바이러스들은 모두 다른 종류였으며 지난 연말에 발견된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와 똑같은 바이러스도 검출됐다. 바이러스가 체내에 침투하기 쉽게 만드는 스파이크 단백질이 모두 변형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면역 기능이 약화된 노약자나 항암 치료 등으로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들의 몸속은 바이러스 변이가 쉽게 나타날 수 있는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라빈드라 굽타 케임브리지대 의대 교수(감염병학)는 “이번 연구를 통해 다른 질병이나 노화로 인해 면역 조절 능력이 떨어진 사람에게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침투할 경우 스파이크 단백질의 변이가 쉽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게 밝혀졌다”며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많아질수록 백신 접종을 무력화시켜 집단면역을 늦출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 준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사이언스 브런치] 면역기능 약한 사람에게서 코로나 바이러스 변이 쉽게 일어난다

    [사이언스 브런치] 면역기능 약한 사람에게서 코로나 바이러스 변이 쉽게 일어난다

    한 사람의 몸 속에서 다양한 변이 바이러스 발견된 것은 처음 지난해 말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에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나타난 이후 8일 기준으로 국내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총 51명이다. 변이 바이러스는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강하고 개발된 백신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이런 가운데 노약자나 만성환자 몸 속에서 바이러스 변이가 쉽게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영국 런던대(UCL), 케임브리지대 의대, 옥스포드대 의대, 켄트대 약학대, 애든브룩스 병원 임상생화학·면역학교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 감염·면역학연구소, 멕시코 국립자치대, 미국 콜로라도대 의대, 남아프리카공화국 아프리카보건연구소 공동연구팀은 면역기능이 약화된 사람이나 노약자가 코로나19에 걸릴 경우 체내에서 바이러스변이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8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과학저널 ‘네이처’ 6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지난해 여름 병원에 혈액암의 일종인 림프종으로 화학요법 치료를 받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된 70대 면역결핍 남성 환자에 대해 23차례 이상 바이러스 검사를 실시했다. 이 환자는 101일 동안 항생제, 스테로이드제, 항바이러스제인 렘데시비르, 완치자 혈장 등 다양한 코로나19 치료를 받았다. 연구팀에 따르면 완치자 혈장을 두 번 투여한 66일과 82일 사이에 체내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변이가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검출된 변이 바이러스들은 모두 다른 종류였으며 지난 연말에 발견된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와 똑같은 바이러스도 검출됐다. 바이러스가 체내에 침투하기 쉽게 만드는 스파이크단백질이 모두 변형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면역 기능이 약화된 노약자나 항암 치료 등으로 면역기능이 약화된 환자들의 몸 속은 바이러스 변이가 쉽게 만들 수 있는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라빈드라 굽타 케임브리지대 의대 교수(감염병학)는 “이번 연구는 다른 질병이나 노화로 인해 면역조절 능력이 떨어진 사람에게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침투할 경우 스파이크 단백질의 변이가 쉽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라며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많아질수록 백신 접종을 무력화시켜 집단면역을 늦출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미국 보수진영의 ‘큰손’ 카지노 재벌 셸던 애덜슨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미국 보수진영의 ‘큰손’ 카지노 재벌 셸던 애덜슨

    세계 최대 카지노 제국을 일구고 미국 공화당의 ‘큰손’으로 정계를 좌지우지하고 미국과 이스라엘 관계를 막후에서 조정한 셸던 애덜슨이 별세했다. 향년 87. 애덜슨이 소유한 카지노 리조트 회사인 라스베이거스 샌즈는 고인이 비호지킨 림프종 치료와 관련된 합병증으로 전날 밤 사망했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미국 경제전문 매체 포브스 추정 330억 달러(약 36조원)의 순자산을 보유한 애덜슨은 역대 공화당 대선 후보들의 최대 후원자 중 한 명으로 유명하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한 후원을 통해 두 나라 우파 정치 어젠다의 실현을 적극 뒷받침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평가했다. 1933년 보스턴에서 우크라이나계 유대인 택시 기사 부친과 영국 이민자 출신 모친 사이의 네 자녀 중 한 명으로 태어난 애덜슨은 대공황의 그림자가 짙게 깔린 보스턴의 뒷골목에서 어린 나이 때부터 신문을 팔며 스스로 돈을 벌었다. 16세의 나이로 공장과 주유소 여러 곳에 사탕 자판기를 운영하던 그는 1979년 동업자들과 시작한 라스베이거스 컴퓨터 박람회 ‘컴덱스’로 대박을 터뜨렸다. 컴퓨터가 일반 가정에 보급되기 전에 시작한 컴덱스가 1980∼1990년대 미국 최대 컴퓨터 전시회로 성장하면서 애덜슨은 이 사업으로만 5억달러를 벌었다. 카지노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1989년 라스베이거스 샌즈 호텔 앤드 카지노를 1억 2800만달러에 인수하면서부터다. 1991년 이스라엘 출신의 두 번째 부인 미리암과 이탈리아 베네치아로 신혼여행을 다녀온 그는 5년 뒤 15억 달러를 들여 기존 호텔을 부수고 1999년 베네치아 풍으로 완전히 개조한 베네시안 리조트 호텔 카지노를 개장했다. 8000개 객실과 풋볼 경기장 2개 크기의 카지노를 갖춘 새 호텔은 그에게 막대한 부를 가져다줬다. 이에 만족하지 않고 2007년에는 마카오에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큰 호텔인 베네시안 마카오를 열었다. 풋볼 경기장 10배 크기의 이 호텔 카지노는 중국 등 아시아의 도박 애호가들을 끌어모았다. 마카오, 싱가포르,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등에 잇따라 새 카지노 호텔을 연 애덜슨은 2014년 블룸버그 억만장자지수(BBI)에서 408억 달러의 순자산으로 세계 8∼9위 부자가 됐다. 2004년 미국 대선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최대 후원자 중 한 명이었던 애덜슨은 2012년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재선을 저지하기 위해 공화당 후보들에게 9000만 달러의 가장 많은 정치자금을 후원하며 포브스 인터뷰를 통해 “난 아주 부자인 사람들이 선거에 영향력을 미치려 하는 데 반대한다. 하지만 난 할 만하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4년 3월 당시 공화당의 대선 잠룡 4명이 라스베이거스로 달려와 그를 만나려 할 정도였다. 2016년 5월에는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된 트럼프와 만나 1억 달러 이상의 역대 최고액을 후원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실제로 낸 돈은 2500만 달러였다고 NYT는 전했다. 이 금액도 당시 다른 공화당 후원자들에게서 외면당하던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큰 힘이 됐다. 애덜슨이 다음해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을 위해 낸 500만 달러는 취임식 단일 후원금으로는 역대 최고액이다. 그는 지난해 대선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후원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왜 더 도와주지 않느냐’며 불만을 털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시오니스트(유대 민족주의자)인 애덜슨은 네타냐후 총리와 절친한 사이로 이스라엘에 자택과 텔아비브 신문 하욤을 소유했다. 일간 라스베이거스 리뷰저널을 2015년 사들였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스라엘 주재 미국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긴 일,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체결한 이란 핵합의를 파기하는 일에도 막후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인이 “미국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 인정, 이스라엘과 이웃나라들의 평화 추구 등을 계속해 옹호했다”면서 “그야말로 진정한 아메리칸드림을 살았다. 그의 창의력, 천재성, 독창적인 면모는 막대한 부를 가져왔지만 그의 캐릭터와 자선가로서의 너그러움은 그의 이름을 위대하게 만들었다”고 애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미리암에게 자유의메달을 수훈했다.부시 전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셸던은 너그러운 자선가로 특히 의학 연구와 유대인 문화유산 교육에 공을 들였다”며 “그는 미국의 애국자”라고 애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아델슨 부부가 “유대인과 유대국가를 강하게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기여했다”면서 “고인은 개인적으로도 우리에게 대단한 친구였으며 유대인, 유대국가, 이스라엘과 미국의 연대에 믿기지 않는 챔피언”이었다고 돌아봤다. 고인은 언론인, 동업자, 심지어 아들들과도 법정 다툼을 불사하는 것으로 악명 높았다. 그의 회사는 부패 관련 법률을 위반한 뒤 돈으로 해결하는 일로 정부 조사를 받았다. 2012년 NYT 사설은 그를 가리켜 “정치자금을 문어발식으로 뿌려 자신의 개인적, 이데올로기적, 금융 어젠다를 나아가게 하려고 역대 어느 정치 기부자보다 많은 돈을 썼지만 국가적으로 필요한 일들과 많이 상충한다”고 지적했다. 미망인 미리암은 성명을 통해 고인이 익명으로도 기부했고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탓에 카지노 운영이 큰 타격을 입었지만 라스베이거스 샌즈 직원들에게 월급을 계속 지급하려고 노력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몸집이나 말투나 거칠었지만 지난 20여년 걷기 힘들 정도로 고통스러운 와병 중에도 다른 이들의 필요에 늘 예민하게 굴었다”고 돌아봤다. “셸던에게 자신의 대체 불가능한 역할을 인정받는 일은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좋은 일을 한다는 것이었다. 외톨이가 된다는 의미가 될지라도 옳은 일을 하는 것만이 그에게 중요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항암제를 ‘코로나19 치료제’로 재활용…“렘데시비르보다 뛰어나” (연구)

    항암제를 ‘코로나19 치료제’로 재활용…“렘데시비르보다 뛰어나” (연구)

    항암제로 10년 넘게 쓰여온 한 약물을 코로나19 치료제로 ‘재활용’할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내에서 ‘폴로틴’으로 더 잘 알려진 이 약물은 프랄라트렉세이트(pralatrexate)라는 성분으로, 현재 재발성이나 불응성 말초 T세포 림프종 치료제로 쓰인다. 중국과학원 산하 선전선진기술연구원 등 국제연구진은 프랄라트렉세이트가 현존하는 약 중 유일하게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 사용승인을 받은 코로나19 치료제인 렘데시비르보다 효능이 뛰어나다는 것을 발견했다. 프랄라트렉세이트는 2009년 FDA의 정식 승인을 받았지만, 항암제로 독성이 강해 피로감이나 메스꺼움, 점막염 또는 소화관 내 점막의 궤양화 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연구의 연구진은 프랄라트렉세이트의 부작용을 없애거나 줄이는 방법을 찾는다면 이 약물을 코로나19 치료제로 재활용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연구진은 또 “코로나19 치료에 효능이 뛰어난 약품, 특히 임상시험에서 즉시 시험할 수 있는 승인된 약물을 확인하는 작업은 중요하면서도 시급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프랄라트렉세이트는 같은 시험 조건에서 렘데시비르보다 강력한 억제 활동으로 SARS-CoV-2(이하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복제를 잠재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다른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개발된 기존 약물을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약물 재창출’(약물 재활용 또는 신약 재창출)을 위해 연구실 실험과 결합한 인공지능(AI) 컴퓨터를 활용한 새로운 약물 검사 방식을 사용해 기존 약물이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시뮬레이션하는 방식으로 여러 약물 후보를 찾아냈다. 연구진은 이 복합적 접근 방식으로, ‘RNA 의존 RNA 중합효소’(RdRP·RNA-dependent RNA polymerase)로 불리는 바이러스의 단백질을 표적으로 삼아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복제를 억제하는 잠재적 능력을 갖춘 기존 약물 1906개를 선별했다. RdRP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같이 RNA를 포함한 모든 바이러스의 게놈에 암호화돼 있는 필수 단백질을 말한다. 그러고나서 연구진은 연구실 실험을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관해 유력한 약물 후보 4가지를 확인했다. 그중 프랄라트렉세이트와 아지트로마이신(azithromycin)이라는 두 약물이 성공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복제를 억제했다. 추가적인 연구실 실험 결과, 프랄라트렉세이트가 렘데시비르보다 바이러스 복제를 더 강하게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프랄라트렉세이트가 잠재적으로 코로나19에 관한 약물 재창출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이 약물은 상당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코로나19 환자에게 당장 사용할 수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런데도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새로운 검사 전략을 통해 재활용할 수 있는 약물을 확인하는 작업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주저자인 선전선진기술연구원의 장하이핑 박사는 “우리는 딥러닝 기술과 분자역학이라는 더 전통적인 시뮬레이션을 결합한 새로운 복합 접근방식의 가치를 증명했다”고 말했다. 현재 연구진은 코로나19를 치료하는 신약으로 개발할 수 있는 새로운 분자 구조를 생성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컴퓨터를 사용하는 방법을 개발하고 있다. 한편 이번 연구에 쓰인 검사 방식은 렘데시비르의 효능에 관한 몇 가지 일반적인 의심이 제기된 뒤 더 효과적인 코로나19 치료제를 찾기 위해 진행된 것이다. 렘데시비르는 2014년 에볼라 치료에는 효능을 입증하지 못하면서 개발이 중단됐으나 코로나 사태와 함께 치료제로 주목받으며 임상시험이 진행됐었다. 하지만 임상시험 결과가 엇갈리는 등 효능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고 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플로스 계산생물학’(PLOS Computational Biology) 최신호(12월 31일자)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포스코 직원 “직업성 암 발생률 높아”…단체로 산재 신청

    포스코 직원 “직업성 암 발생률 높아”…단체로 산재 신청

    포스코 제철소 현장에서 근무한 직원 중 8명이 직업성 암에 걸렸다며 단체로 산업재해 보상을 신청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포스코지회는 14일 경북 포항에 있는 포스코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철소는 직업성 암 발생률이 매우 높은 사업장인 만큼 암을 포함한 직업성 질환을 전수 조사하고 산재 신청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철소에서 코크스(석탄을 가공한 원료)를 만드는 과정에 코크스오븐 배출 물질과 결정형 유리규산, 벤젠 등 다양한 발암물질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지회는 “제철소 직원들이 제선, 제강, 압연, 스테인리스스틸 공정에서 여러 발암물질에 노출된다”며 “이런 발암물질로 인한 폐암, 백혈병, 혈액암 등은 제철소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가장 흔한 직업성 암이다”고 밝혔다. 최근 포스코지회가 조사한 결과, 총 8명이 직업성 암 단체 산업재해 보상을 신청했다. 폐암 4명, 폐섬유증 1명, 루게릭병 2명, 세포림프종 1명 등이다. 지난 10년간 포스코에서 직업성 암으로 산업재해를 신청한 건수는 4건이며 3건이 승인됐다. 포스코지회는 “직업성 암은 발암물질에 노출된 지 짧게는 10년, 길게는 40년 후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포스코는 안전한 일터가 아닌 만큼 재해 당사자이고 위험을 가장 잘 아는 노동자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포항시는 포항철강산업단지 주민 환경성 질환을 조사해 개선대책을 마련해야 하고 정부는 직업성암 산업재해를 인정하고 안전보건진단을 해야 한다”고도 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메르스 80번 환자에 국가 책임 없어”… 1심 뒤집은 고법

    “메르스 80번 환자에 국가 책임 없어”… 1심 뒤집은 고법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에 걸려 숨진 환자에게 국가의 배상책임을 인정했던 1심 판결이 항소심에서 뒤집혔다. 앞서 1심은 정부의 책임을 일부 인정했지만, 2심은 정부의 책임이 없다고 판단했다. 서울고법 민사9부(부장 손철우 등)는 26일 메르스 80번 환자 A씨의 유족들이 국가와 삼성생명공익재단, 서울대병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A씨를 전염시킨) 14번 환자는 2015년 5월 15일부터 17일 사이 평택성모병원에서 1번 메르스 환자로부터 감염됐다”면서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은 5월 18일 1번 환자를 메르스 의심 환자로 신고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번 환자에 대한 메르스 진단 검사와 역학조사가 제때 이뤄졌다고 하더라도 14번 환자의 감염을 예방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A씨는 2015년 5월 27일 림프종 암 추적 관찰 치료차 삼성서울병원을 찾았다가 14번 환자로부터 메르스에 걸린 80번 환자다. A씨의 유족은 사태 초기 국가와 삼성서울병원의 대응이 부실했다며 총 7억여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1심은 메르스 1번 환자에 대한 보건당국 진단검사가 지연됐고 역학조사도 부실했다고 보고 국가의 배상책임 2000만원을 인정했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명배우 로버트 레드포드, 아들이자 영화제작자 제임스 잃어

    명배우 로버트 레드포드, 아들이자 영화제작자 제임스 잃어

    은막을 떠난 미국 배우 겸 감독 로버트 레드포드(84)가 자신의 뜻을 이어 환경운동가이며 영화 제작자로 활동해 온 아들 제임스를 먼저 저세상으로 떠나보냈다. 향년 58. 간이 좋지 않아 이식 수술을 기다리던 2년 전에 간암 선고를 받고 투병해 오던 제임스가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간) 세상을 떠난 사실을 아내 카일이 트위터를 통해 확인했다고 영국 BBC가 20일 전했다. 아버지 로버트의 대변인 신디 버거는 “아들을 잃은 슬픔은 가늠하기 어렵다”며 공식 확인하고 “고인은 사랑스러운 아들이었으며 남편이자 아버지였다. 어려운 시기에 처한” 레드포드 가족의 사생활을 존중해달라고 당부했다. 고인은 환경 보호에 지대한 관심을 기울이는 한편 다큐 영화 ‘빅 피처-난독증(Dyslexia)을 다시 생각하기’, 놀이와 쉼이 우리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톺아 본, 이달 캘리포니아주 밀 밸리 온라인 영화제 개막작 ‘플레잉 킵스’ 등을 연출했다. 32년 동안 결혼생활을 이어온 카일은 자신이나 두 자녀와 함께 한 고인 사진들을 올리며 “우리는 가슴이 무너지는 것 같다. 그는 많은 이들에 사랑 받은 아름답고 선한 영향력 넘치는 삶을 살았다”고 적었다. 배우 겸 감독 마크 러팔로는 “제기랄, 올해는 정말 상처를 깊이 낸다. 또다른 위대하고 다정하며 친절한 사람이 우리 곁을 떠난다”고 애석해 했다. 키퍼 서덜런드는 고인을 “대단한 작가이며 대단한 남자”였다고 애도했다. 영화 제작자 제니퍼 시벨 뉴섬은 트위터에 “내 친구 제이미의 별세 소식을 들어 슬프다. 그는 대단한 영화 제작자이자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내가 영화 제작 일을 시작할 때 나를 이끌어준 그에게 영원히 감사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로버트에게는 여배우 에이미를 비롯해 다른 세 자녀가 더 있다. 그는 1969년 ‘내일을 향해 쏴라’로 명성을 얻기 시작해 1973년 ‘스팅’으로 오스카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1980년에 감독으로 참여한 ‘보통사람들’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2002년 평생 공로상을 받았다. 국제적인 환경보호운동과 평화운동에도 참여해 2010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영화와 환경에 대한 공로를 인정 받아 레종드뇌르 훈장을 받았다. 2012년 2월 제주도 강정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국제적인 연대를 호소하는 글을 발표하기도 했다. 한편 ‘킹스맨-골든서클’과 ‘아이언맨’에 얼굴을 내비친 할리우드 배우 제프 브리지스(71)는 림프종(임파선암) 진단을 받았다고 19일 트위터를 통해 공개했다. 그는 “심각한 병이지만 훌륭한 의료진이 있고, 예후가 좋다”며 “치료를 시작하고 회복 소식에 대해서 계속 알려주겠다. 가족과 친구들의 사랑과 지지에 대해 깊이 감사하다. 내가 치료를 받는 동안 꼭 투표하러 가는 것을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는 일곱 차례나 아카데미상 후보에 노미네이트 됐으며 2010년 ‘크레이지 하트’로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지난해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는 ‘세실 B 드밀’ 공로상을 안았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수돗물 이어 흙에 사는 ‘뇌 먹는 아메바’에 사망한 美 남성

    수돗물 이어 흙에 사는 ‘뇌 먹는 아메바’에 사망한 美 남성

    미국 텍사스주 수돗물에서 일명 ‘뇌 먹는 아메바’로 알려진 네글레리아 파울러리가 검출돼 재난 사태가 선포된 가운데, 또 다른 지역에서는 토양에서 유사한 성격의 아메바로 사망한 사례가 알려졌다. 사이언스타임스 등 현지 과학 매체의 25일 보도에 따르면 조지아주에 사는 82세 남성은 토양에서 자란 것으로 추정되는 아메바에 감염된 뒤 사망했다. 미국 국립생명공학정보센터는 이 남성의 부검을 실시했고, 그 결과 뇌에서 융해괴사가 발견됐다. 융해괴사는 뇌백질부에서 나타나는 괴사 중 하나로, 조직단백성분의 융해가 분해 효소의 영향으로 강하게 발생하면서 조직이 괴사하는 현상이다. 사망한 남성의 뇌 조직 괴사를 유발한 것은 가시아메바(또는 아칸타모에바)로, 네글레리아 파울러리와 마찬가지로 수돗물뿐만 아니라 토양에서도 서식하는 원생동물이다. 사례에 소개된 남성은 화초를 돌보는 과정에서 토양에 있던 아메바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됐다. 가시아메바로 인한 괴사 현상은 아메바에 노출된 뒤 단 몇 시간 만에 발생할 수 있는데, 이 남성의 경우 아베마 감염 진단을 받은 뒤 9일 만에 사망했다.사례 연구에 참여한 에모리대학의 이샨 메타 박사는 “가시아메바에 대한 정보는 다른 아메바에 비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어떤 종류의 토양과 환경에서 번성하는지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면서 “다만 호흡계를 통해 혈류로 들어가 질환을 유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망한 남성은 림프종 관련 질환 병력이 있었지만 화학치료 등은 받지 않았다”면서 “고령으로 면역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가시아메바에 노출돼 사망한 경우는 11건 정도 밖에 보고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 유형의 아메바가 네글레리아 파울러리와 마찬가지로 주로 신경학적 증상을 유발할 수는 있지만, 토양에서 자란 가시아메바에 의해 사망에 이르는 사례는 매우 희귀하므로 지나친 우려를 할 필요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자세한 사례는 미국 매사추세츠 의학협회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에 실렸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12년 괴롭힌 공황장애와 만성 두통, 원인은 ‘가슴 보형물’

    12년 괴롭힌 공황장애와 만성 두통, 원인은 ‘가슴 보형물’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안과 공황장애, 만성 두통과 피로와 불면증 등 무려 30가지 이상의 증상에 시달리던 미국 30대 여성의 사연이 알려졌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2일 보도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에 사는 켈리 맥코넬(38)은 2006년 이후부터 10여 년 간 무려 30가지 이상의 증상에 시달렸다. 불안장애와 공황장애는 기본이고, 두통과 현기증, 떨림과 염증, 정신이 흐려지는 등 수 십 가지의 증상이 그녀를 괴롭게 했다. 증상 하나가 나타났다 사라질 즈음 또 다른 증상이 나타나곤 했고, 때로는 여러 증상이 한꺼번에 찾아오기도 했다. 원인과 치료 방법을 찾기 위해 10년 간 수많은 병원을 전전했고, 의료비로만 3만 달러(약 3560만 원)를 지출해야 했다. 때로는 고통이 너무 심해 극단적인 행동까지 고려했던 그녀는 복합적인 증상이 나타난 지 10여 년이 흐른 2018년이 되어서야 원인을 찾을 수 있었다. 원인은 다름 아닌 가슴보형물이었다.이 여성은 24세였던 2006년 당시 5500달러(약 654만 원)의 비용을 들여 가슴 크기를 확대하는 성형수술을 받았다. 수술 뒤 거울을 보며 더욱 아름다워진 몸매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지만, 문제는 수술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시작된 복합적인 증상이었다. 맥코넬은 “돌이켜 보면 수술 직후부터 즉각적으로 증상이 나타났지만 이를 가슴확대수술과 연관시키지 못했다”면서 “너무 고통스러운 나머지 아이들에게 마지막 편지를 쓰기도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2018년, 맥코넬은 우연히 라디오를 듣던 중 가슴 보형물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가지 건강 문제에 대한 설명을 듣고는 자신의 증상과 일치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온라인으로 검색한 뒤 자신과 유사한 증상을 가진 여성 6만 명 이상이 모인 커뮤니티를 발견했고, 즉시 보형물을 제거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결국 2018년 12월, 이 여성은 1만 1000달러(약 1300만 원)를 들여 보형물 제거 수술을 받았다. 그리고 수술 후 불과 몇 개월 만에 10년 이상 자신을 괴롭히던 수많은 증상이 사라진 것을 느꼈다.맥코넬은 “이제 나의 사명은 나와 같은 고통을 겪고 있는 다른 여성들을 돕는 것이다. 가슴 보형물의 잠재적인 위험을 알리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공유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문가들은 가슴보형수술에 주로 사용되는 실리콘으로 인한 부작용이 생길 경우 이와 같은 증상을 겪을 수 있으며, 2015년 프랑스 국립암연구소는 비록 드물긴 하지만 악성 림프종 중 하나인 역행성 대세포성 림프종과 가슴 보형에 이용되는 실리콘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김선영의 의(醫)심전심] 코로나19 유행시대의 암 치료

    [김선영의 의(醫)심전심] 코로나19 유행시대의 암 치료

    “환자분 내일 진료 안 오셔도 될 것 같아서 전화드렸어요.” 담당 의사의 전화를 받고 환자는 어리둥절해하면서도 반갑게 인사한다. 조직검사를 하고 퇴원한 분인데, 다행히 결과가 좋아 당장 치료를 하지는 않고 향후 정기검진만 하면 될 것 같다. 그러나 그 한마디를 들으려고 코로나19가 창궐하는 이 시기에 병원에 오는 건 위험한 일. 그래서 미리 전화를 드렸다. 물론 평소 같으면 하지 않았을 일이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무엇보다 중요해진 시점이니 한 명이라도 집 밖으로 나오지 않게 해야 한다. 심각한 대유행 상황이 가장 두려운 이들 중 하나가 암환자일 것이다. 더군다나 의사들의 파업까지 겹쳤으니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다. 암환자 중에는 이런 상황에서 병원에 가는 것도 가지 않는 것도 불안해 어떻게 해야 좋을지 망설이고 있는 분이 많을 것이다. 항암 치료를 받는 분이라면 특히 걱정이 많이 될 것이다. 항암 치료는 대개 신체의 면역 기능을 상당 부분 약화시키기 때문에 감염병 대유행 상황에서는 치료의 조정이 불가피하게 된다. 실제 진료실에서는 가능하다면 주사약을 먹는 약으로 바꿔 병원에 방문해야 할 일을 줄이거나 면역 기능이 상대적으로 덜 저하되도록 처방 약의 종류를 바꾸고 용량을 줄이는 등의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 효과가 불확실하거나 부작용이 큰 치료라면 과감히 생략하는 것도 고려한다. 말기에 가까운 상황에서의 항암 치료가 그렇다. 치료로 인한 면역력 저하와 병원 방문 시의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치료로 얻을 수 있는 이득보다 더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암 치료를 그대로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백혈병, 림프종이나 소세포 폐암같이 질병의 진행이 빠르고 순식간에 위중해질 수 있는 일부 암종은 치료 일정을 미루거나 변경하지 않고 그대로 진행한다. 치료의 목표가 완치냐, 완화냐에 따라 치료를 그대로 하는 경우도 있고 미루거나 변경하는 경우도 있다. 한편 갑상선암이나 전립선암과 같이 상대적으로 천천히 자라는 암종의 경우 증상이 없거나 경미하다면 치료를 미루는 것이 당장 시작하는 것보다 안전할 수도 있다. 수술의 경우에는 현재 코로나19의 영향도 있지만 입원을 해야 하기 때문에 입원 진료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전공의 파업의 영향을 더 많이 받고 있다. 코로나19를 이미 호되게 겪은 유럽 및 미국에서는 일부 암종의 경우 항암 치료나 방사선 치료를 하면서 최대한 수술을 미루고 암의 진행을 막는 방향으로 권고안이 만들어진 바 있다. 항암 치료나 방사선 치료는 대부분 외래 진료로 진행돼 그나마 수술보다는 차질이 덜하기 때문에 고려해 볼 수 있는 방법이다. 만약 암 치료를 마치고 검진을 받고 있는 분들이라면 이 시기의 검진은 몇 주 또는 몇 달 미루기를 권고한다. 일부 혈액암을 제외하고는 몇 주의 검진 연기가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가능성은 매우 작다. 지금은 집 밖으로 나오는 것이 더 불안한 상황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물론 개인별로 상황이 다를 수 있으니 다니는 병원에 문의해 보는 것이 가장 좋겠으나 지금 대부분의 병원은 간호사나 의사가 전화 응대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이렇게 말씀드리는 것도 막막할 뿐이다. 레지던트, 인턴 등 전공의들이 없는 병원에서 환자 한 명 한 명에게 해야 할 처방을 일일이 다 챙기자니 눈코 뜰 새가 없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하루에 한 번 정도 회진하던 입원 환자를 동의서를 받고 드레싱을 하느라 두세 번 만나니 증상에 대해 더 세세하게 알게 되고 몰랐던 환자의 고민과 고통도 마주치게 된다. 암환자들이 이 엄혹한 상황을 무사히 지나갈 수 있기를 기원하며, 지금 병원에 없는 젊은 의사들도 하루빨리 자신의 자리를 지켜 미래의 희망을 버리지 않을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 허지웅 에세이 ‘살고 싶다는 농담’, 지친 이들에게 전하는 위로

    허지웅 에세이 ‘살고 싶다는 농담’, 지친 이들에게 전하는 위로

    작가 허지웅이 악성림프종 투병으로 얻은 삶의 해석과 현실에 지친 이들에게 전하는 위로를 담은 에세이 ‘살고 싶다는 농담’이 예약 판매 당일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고 출간 직후 2만 부 이상 판매를 달성하는 등 독자들의 열띤 지지를 받고 있다. 출판사 웅진지식하우스가 출간한 ‘살고 싶다는 농담’은 2019년 8월 항암 치료를 끝낸 후 작가가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25편의 이야기를 담아 만든 책이다. 책에서는 힘겨운 현실에 시름하는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단단한 조언과 결국 오늘도 버티는 삶을 살아내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바치는 따뜻한 위로를 통해 독자에게 감동을 전한다.저자는 ‘불행은 설국열차 머리칸의 악당들이 아니라 열차 밖에 늘 내리고 있는 눈과 같은 것’이라면서, 불행은 껴안고 공생하며 함께 인생을 버텨나가야 하는 감정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이어 저마다의 무거운 짐을 지느라 애쓰고 있는 사람들과 기대어 쉴 곳 없이 지쳐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따뜻한 조언과 위로를 통해 삶의 끝자락에 서 있는 이들에게 ‘그러나 살기로 결정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이 책을 읽은 수많은 독자들은 “이 책의 제일 마지막 장, 오른쪽 하단에 적힌 ‘살아라.’라는 글귀는 이 모든 이야기를 단번에 압축시킨 듯했다. 큰 시련을 겪고 난 뒤의 이야기라 그런지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의 깊이가 남달랐다”라고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암세포만 정밀 타격하는 면역치료법 개발

    암세포만 정밀 타격하는 면역치료법 개발

    국내 연구진이 체내 면역세포를 활성화시켜 암세포만 정밀타격해 제거할 수 있는 새로운 면역치료법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테라그노시스연구단 연구팀은 다양한 암의 종류에서 체내 면역세포를 효과적으로 활성화시킬 수 있는 나노입자 개발에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즈’에 실렸다. 암이 발생했을 때 치료법으로 지금까지는 주로 외과수술과 화학 항암요법, 방사선 요법 등이 사용되고 있다. 최근 들어 체내 면역세포를 활성화시켜 암세포를 제거하는 면역 항암치료법이 주목받으면서 이와 관련한 연구가 활발하다. 면역 항암치료법이 기존 암치료법들에 비해 부작용이 적다고는 하지만 암세포는 면역세포를 피하거나 숨기는 회피 능력을 갖고 있어서 일부 암 환자에게만 효과가 있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세포에서 방출하는 나노 크기 입자인 ‘엑소좀’을 이용해 항암면역 나노입자를 개발했다. 이 나노입자는 암세포에만 선택적으로 결합되면서 암세포라는 것을 알려주는 표적 신호를 보내게 되고 이 표적신호 때문에 노출된 암세포는 면역세포를 회피해 숨지 못해 결국 제거된다. 특히 이번에 개발된 엑소좀은 종양 환경이 산성일 때 암세포 표면에 표적 신호 단백질을 활성화키고 암이 원래 갖고 있는 면역 회피능력을 무력화시킨다. 특히 일부 암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유방암, 대장암, 림프종 등 다양한 암에서 뛰어난 항암면역을 일으켜 암을 제거하는 것이 확인됐다. 또 기존 면역항암제를 함께 투여할 경우 암에 대한 기억 면역을 유도해 암의 재발까지 막을 수 있다는 것도 확인됐다. 김인산 KIST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체내 면역세포에 대한 암세포의 신호 강화를 유도함으로써 기존 항암 면역치료법이 갖고 있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핵잼 사이언스] 1%만이 가진 ‘살 찌지 않는 유전자’ 특징 찾았다

    [핵잼 사이언스] 1%만이 가진 ‘살 찌지 않는 유전자’ 특징 찾았다

    극소수의 사람만이 태생적으로 가진 ‘살이 찌지 않는 변이 유전자'가 발견됐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 및 각국 전문가가 합류한 공동 연구진은 2000년부터 에스토니아에 거주하는 20~44세 국민 4만 7102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연구 참여자들의 유전자 특징 및 체중과 건강 등을 비교 분석한 결과, 마른 사람들에게서만 나타나는 AKL 유전자의 특징을 확인했다. 이 변종 유전자는 세포 성장에 관여하는 역형성 림프종 인산화 요소라는 단백질을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쥐와 파리 등을 대상으로 AKL 유전자의 기능에 대해 실험했다. 쥐들에게 맥도날드 식단으로 알려진 고열량의 음식을 먹게 한 결과, 정상 쥐는 비만이 됐지만 AKL 유전자를 제거한 쥐는 마른 상태를 유지했다. 또 연구진은 체질량지수(BMI)가 18 미만인 사람들의 유전자 지도와 정상 체중인 사람들의 유전자 지도를 비교한 결과, 깡마른 체형의 사람들에게서는 AKL 유전자가 변이 됐거나 비활성화 돼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러한 유전자 특징을 가진 사람은 전체 조사 대상 중 1%에 불과했다. 연구진은 이 유전자의 활동을 정지시키는 것이 비만을 치료하는 열쇠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연구에 참여한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의 조세프 페닝어 박사는 “누군가는 고지방의 음식을 먹어도 살이 찌지 않기 때문에 먹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먹으면서도 건강한 신진대사를 유지한다. 많이 먹어고 운동을 덜해도 몸무게가 늘지 않는 것은 선천적인 유전자의 특징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다수의 비만 관련 연구는 뚱뚱한 사람과 유전자 간의 상관관계를 찾기 위해 노력한 것이지만, 생각을 전환해야 한다. 이제는 날씬한 사람에 대해 연구하는 것이 새로운 영역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파리와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동일한 결과가 나온 것은 사실이지만, 에스토니아 한 국가가 아닌 여러 국가의 인종을 대상으로 하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생명과학분야의 최고 학술지 셀(Cell)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123rf.com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재테크 단신]

    [재테크 단신]

    ●KB국민카드 ‘이지 링 티타늄 카드’ 출시 KB국민카드가 기존 생활밀착형 ‘이지 링 카드’보다 혜택을 늘린 ‘이지링 티타늄 카드’를 출시했다. SK텔레콤을 비롯한 주요 이동통신사 통신요금을 월 2만 5000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온라인 쇼핑몰과 대형마트, 주유소, 커피점, 편의점 등 생활밀착업종 중 2개를 선택하면 월 3만원까지 할인해 준다. 배달앱(요기요·마켓컬리)과 음원영상(멜론·지니·넷플릭스) 서비스를 이용할 때도 2000원을 깎아 준다. 다만 할인 혜택의 대부분은 카드 전월 이용실적이 50만원을 넘어야 받을 수 있다. 연회비는 3만원이다.●하나은행, AI 해외송금 서비스 확대 하나은행은 외국인 전용으로 출시된 해외송금 특화 앱 ‘Hana EZ’ 서비스를 내국인에게도 제공한다. 이 서비스는 빅데이터 기술과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도입했다. 송금 처리 과정과 상대 국가의 공휴일, 시차를 AI 알고리즘이 분석해 송금 예상 시간 알림 서비스를 해 준다. 유럽 지역의 계좌번호와 국가별 은행코드만 입력해도 수취은행 정보를 자동으로 찾아준다. 모바일을 통해 거래외국환은행 지정 등록과 재학 사실 입증 서류를 제출하면 영업점 방문 없이 유학생에게 송금도 가능하다. ●NH농협생명 ‘나만의선택NH암보험’ 선보여 NH농협생명은 고객이 직접 암 보장을 선택할 수 있는 ‘나만의선택NH암보험’을 내놨다. 주계약 기준으로 유방암과 남녀생식기암을 포함한 일반암 진단비 2000만원(가입금액 1000만원 기준)을 보장한다. 갑상선암과 기타피부암, 대장점막내암, 경계성종양, 전립선암 등 소액암은 특약을 통해 가입할 수 있다. 위암·식도암과 폐암·후두암, 간암·췌장암, 소장암·대장암, 심장암·뼈암·뇌암, 림프종·백혈병 관련 암 등 총 6종의 특약도 모두 선택할 수 있다. ●MG손해보험 ‘JOY골프보험’ 판매 MG손해보험이 온라인 전용 ‘JOY골프보험’을 출시했다. 만 19~80세면 누구나 MG손해보험 온라인 채널인 JOY다이렉트에서 가입할 수 있다. 하루 3500원의 보험료만 내면 골프를 치다가 발생한 상해사망(1억원)과 후유장해(1억원×지급률), 배상책임(2000만원)을 보장받을 수 있다. 홀인원을 하면 100만원도 준다. 라운딩 전에 PC나 스마트폰으로 JOY다이렉트에 접속해 가입할 수 있다. 공인인증서가 없어도 가입이 가능하고 다양한 결제 수단으로 보험료를 낼 수 있다.
  • 열악한 美 의료보험…무려 4300만원 코로나 치료비 청구받은 여성

    열악한 美 의료보험…무려 4300만원 코로나 치료비 청구받은 여성

    미국의 의료보험 상황이 얼마나 열악한 지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가 언론을 통해 소개됐다.  최근 미국 타임 등 현지언론은 매사추세츠에 사는 여성 대니 아스킨이 코로나19 테스트 비용과 응급실 사용, 치료 비용 등으로 총 3만5000달러(약 4300만원)의 청구서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림프종을 앓고있는 아스킨이 처음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인 것은 지난달이었다. 호흡곤란, 기침 등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일어나자 그는 주치의를 찾았으며 곧 보스턴의 한 응급실로 보내졌다. 그러나 응급실 의사가 내린 진단은 폐렴이라며 집에서 쉬라는 것. 이후 열이 오르고 차도가 없자 아스킨은 지난 1일 다시 같은 응급실을 찾았지만 여전히 코로나19 테스트를 받지 못했다. 설상가상 상태는 더욱 악화됐고 지난 6일 세번째로 병원을 방문해서야 결국 그는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 3일 후 나온 결과는 코로나19 양성 확진. 병세보다 더욱 그를 가슴 아프게 한 것은 감당하기 힘든 병원비였다. 코로나19 테스트 비용만 907달러(약 110만원)에 총 의료비가 무려 3만4927달러였기 때문. 미국은 정부 주도의 단일한 의료시스템을 가진 우리나라와 달리 민간의료보험사와 민간병원이 의료보험을 주관한다. 미국인의 60% 이상이 가입한 민간보험은 대부분 직장보험 형태다. 그러나 미국 전체 인구의 약 10% 정도는 아예 의료보험이 없어 이들에게 세계 최고의 의료기술은 남의 나라 이야기다. 아스킨의 경우 의료보험이 없어 이같은 고액의 청구서를 받은 것이다. 아스킨은 "청구서를 받고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개인적으로 수만 달러의 돈을 가진 사람도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어 "훌륭한 치료를 받기는 했지만 치료비를 값는데 10년은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아스킨의 검사 및 치료비의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내놓은 코로나 대응을 위한 긴급 예산법안이 통과되기 전 이루어져 무료 혜택을 받지못했다. 이에 아스킨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의료청구비를 소급해줄 것을 요청하는 트윗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전 세계에 단 2명…에이즈 유발 HIV 완치 남성 신원 공개

    전 세계에 단 2명…에이즈 유발 HIV 완치 남성 신원 공개

    전 세계에 3700만 명에 달하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감염된 환자 중 완전히 치유된 사람은 역사상 단 두 명뿐이다. 그 중 한 명인 영국의 40대 남성은 완치판정을 받은 지 1년이 지난 최근, 미국 뉴욕타임즈를 통해 자신의 신원을 공개했다. 주인공은 베네수엘라 출신의 영국인인 애덤 카스키예호(40)로, 그는 17년 전인 2003년 에이즈를 유발하는 HIV에 감염됐다는 사실을 알았다. 당시 23세였던 그는 HIV 진단을 받는 순간 “매우 무섭고 고통스러웠다”면서 자신도 다른 환자들과 마찬가지로 머지않아 사망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후 포기하지 않고 항바이러스제로 약 10년간 관리한 그는 더 이상 HIV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는 상태에 이르렀지만 희망도 잠시, 32세가 된 2012년 그는 림프계의 암인 호지킨 림프종 말기 판정을 받았다. HIV도 모자라 암과도 싸워야 하는 처지가 된 것. 게다가 말기인 탓에 상황이 좋지 않았고, 결국 위험을 무릅쓰고 조혈모세포 이식(골수이식) 수술을 받아야 했다. 일반적으로 암 또는 HIV 환자의 치료 목적으로 골수이식이 진행되지만, 이는 HIV를 앓는 대부분의 환자들에게 안정적이지 않은 수술이다. 주변의 건강한 세포 기능까지 떨어뜨려 면역능력을 저하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바이러스나 암세포의 항원을 인식해 공격하는 T세포 생산능력도 떨어뜨릴 수 있는데, HIV로 면역력이 극히 떨어지는 환자에게 적용하기가 어렵다. 몇 년 동안 극심한 부작용에 시달릴 위험도 크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골수이식을 ‘최후의 수단’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최후의 수단’ 밖에 남지 않은 카스키예호는 4년을 기다린 끝에 골수이식 수술을 받았고, 이후 그에게는 기적과도 같은 일이 일어났다. 그가 받은 골수의 조혈모세포에는 CCR5라고 불리는 단백질의 돌연변이가 존재했다. 그리고 이 돌연변이 단백질 덕분에 HIV 바이러스는 더 이상 세포에 침투해 증식하지 못하게 됐다. 골수이식 수술 후 체내 HIV 수가 급격히 줄어들었고, 그로부터 2년 뒤에는 더 이상 항바이러스제 투여도 필요하지 않았다. 골수이식 수술을 받은 지 약 4년이 흐른 지난해 3월, 그는 의료진으로부터 공식적으로 HIV 완치 판정을 받았다. 세계 최초의 HIV 완치환자인 독일의 티모시 브라운 역시 13년 전 카스티예호와 유사한 과정을 통해 완치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카스키예호의 사례는 당시 세계적인 학술지인 네이처에 실렸지만, 신원은 공개되지 않은 채 그저 ‘런던 환자’라는 별칭으로만 소개됐다. 그는 “텔레비전에 내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봤지만, 그저 이상한 기분이 들기만 했다”며 신원 공개를 꺼린 이유를 밝혔다. 이어 “나의 개인정보와 사례를 공개하기까지 많은 시간과 고민이 필요했다. 이후 나는 사람들이 ‘당신은 선택받았다’고 여기지 않길 바랐다”면서 “암이나 HIV 또는 이식 수술을 받아야 하는 많은 환자들에게 희망의 홍보대사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월드피플+] 전 세계 3700만명 중 단 2명…HIV 완치 남성 신원 공개

    [월드피플+] 전 세계 3700만명 중 단 2명…HIV 완치 남성 신원 공개

    전 세계에 3700만 명에 달하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감염된 환자 중 완전히 치유된 사람은 역사상 단 두 명뿐이다. 그 중 한 명인 영국의 40대 남성은 완치판정을 받은 지 1년이 지난 최근, 미국 뉴욕타임즈를 통해 자신의 신원을 공개했다. 주인공은 베네수엘라 출신의 영국인인 애덤 카스키예호(40)로, 그는 17년 전인 2003년 에이즈를 유발하는 HIV에 감염됐다는 사실을 알았다. 당시 23세였던 그는 HIV 진단을 받는 순간 “매우 무섭고 고통스러웠다”면서 자신도 다른 환자들과 마찬가지로 머지않아 사망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후 포기하지 않고 항바이러스제로 약 10년간 관리한 그는 더 이상 HIV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는 상태에 이르렀지만 희망도 잠시, 32세가 된 2012년 그는 림프계의 암인 호지킨 림프종 말기 판정을 받았다. HIV도 모자라 암과도 싸워야 하는 처지가 된 것. 게다가 말기인 탓에 상황이 좋지 않았고, 결국 위험을 무릅쓰고 조혈모세포 이식(골수이식) 수술을 받아야 했다. 일반적으로 암 또는 HIV 환자의 치료 목적으로 골수이식이 진행되지만, 이는 HIV를 앓는 대부분의 환자들에게 안정적이지 않은 수술이다. 주변의 건강한 세포 기능까지 떨어뜨려 면역능력을 저하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바이러스나 암세포의 항원을 인식해 공격하는 T세포 생산능력도 떨어뜨릴 수 있는데, HIV로 면역력이 극히 떨어지는 환자에게 적용하기가 어렵다. 몇 년 동안 극심한 부작용에 시달릴 위험도 크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골수이식을 ‘최후의 수단’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최후의 수단’ 밖에 남지 않은 카스키예호는 4년을 기다린 끝에 골수이식 수술을 받았고, 이후 그에게는 기적과도 같은 일이 일어났다. 그가 받은 골수의 조혈모세포에는 CCR5라고 불리는 단백질의 돌연변이가 존재했다. 그리고 이 돌연변이 단백질 덕분에 HIV 바이러스는 더 이상 세포에 침투해 증식하지 못하게 됐다. 골수이식 수술 후 체내 HIV 수가 급격히 줄어들었고, 그로부터 2년 뒤에는 더 이상 항바이러스제 투여도 필요하지 않았다. 골수이식 수술을 받은 지 약 4년이 흐른 지난해 3월, 그는 의료진으로부터 공식적으로 HIV 완치 판정을 받았다. 세계 최초의 HIV 완치환자인 독일의 티모시 브라운 역시 13년 전 카스티예호와 유사한 과정을 통해 완치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카스키예호의 사례는 당시 세계적인 학술지인 네이처에 실렸지만, 신원은 공개되지 않은 채 그저 ‘런던 환자’라는 별칭으로만 소개됐다. 그는 “텔레비전에 내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봤지만, 그저 이상한 기분이 들기만 했다”며 신원 공개를 꺼린 이유를 밝혔다. 이어 “나의 개인정보와 사례를 공개하기까지 많은 시간과 고민이 필요했다. 이후 나는 사람들이 ‘당신은 선택받았다’고 여기지 않길 바랐다”면서 “암이나 HIV 또는 이식 수술을 받아야 하는 많은 환자들에게 희망의 홍보대사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오늘과 닮은 5년 전 메르스 악몽은 국가 책임…“80번 환자 유가족에게 2000만원 배상하라”

    오늘과 닮은 5년 전 메르스 악몽은 국가 책임…“80번 환자 유가족에게 2000만원 배상하라”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마지막까지 투병하다 끝내 세상을 떠난 ‘80번 환자’의 유가족이 국가와 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법원은 “정부는 유가족에게 2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병원의 과실은 인정하지 않았다. ●법원 ‘14번 환자´ 부실 대응 인정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8부(부장 심재남)는 18일 메르스 확진환자 고 김병훈(당시 35세)씨의 부인 배모(41)씨와 아들 김모(9)군이 정부와 삼성서울병원을 운영하는 삼성생명공익재단, 서울대병원을 상대로 낸 3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정부의 메르스 초기 대응이 미흡했던 책임이 인정된다”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2018년 출간된 소설 ‘살아야겠다’(김탁환)의 주인공이기도 한 김씨는 2015년 6월 7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후 172일간 투병하다가 그해 11월 25일 숨졌다. 2014년 림프종암으로 항암치료 등을 받았던 김씨는 의사로부터 암 종양이 보이지 않는다는 소견을 받고 삼성서울병원에서 통원치료를 받다가 해당 병원 응급실에서 14번 환자로부터 메르스에 감염됐다. 유가족은 메르스 사태 초기 보건당국과 병원의 부실한 대응으로 김씨가 사망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삼성병원과 보건당국이 14번 환자에 대한 격리 조치와 역학조사 등을 제대로 하지 않아 메르스에 감염됐고, 이후 삼성병원 등이 메르스 감염을 이유로 림프종암 치료를 제때 하지 않으면서 김씨의 건강이 악화됐다는 것이다. ●유족 측 의료과실 인정 안 돼 우려 재판부는 정부가 메르스 14번 환자에 대한 진단을 지연하고 부실한 역학조사를 한 부분에 대해서는 책임을 인정했다. 그러나 메르스로 인해 림프종암 치료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림프종암은 꾸준히 항암치료를 하기 어렵다”며 인정하지 않았다. 유가족들은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배씨는 “국민으로서, 환자로서 (당시) 보호받지 못한 것에 대해 영영 사과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든다”며 울먹였다. 앞서 배씨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2019년 3월 5일자>에서 “남편의 이야기가 세상에서 잊히고 없었던 일이 되는 게 제일 두렵다”고 밝혔다. ●104번 환자 항소심 때는 인정 안 돼 한편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1부(부장 이주현)는 메르스 ‘104번 환자’ A씨의 유족이 삼성생명공익재단과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1심을 깨고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오늘은 머리를 잘라볼게요” 싹둑…사고친 소녀의 가슴 아픈 사연

    “오늘은 머리를 잘라볼게요” 싹둑…사고친 소녀의 가슴 아픈 사연

    몰래 머리카락을 자르다 들킨 딸은 잔뜩 겁을 먹고 뒷걸음질 쳤지만, 어머니는 화보다 걱정이 앞섰다.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딸에게는 독한 항암치료 때문에 머리카락이 모두 빠졌던 과거가 있었기 때문이다. 영국매체 데일리메일은 20일(현지시간) 오랜 투병 이후에도 밝은 미소를 잃지 않은 소녀 에바 마리(5)의 사연을 전했다. 지난해 10월, 에바는 마치 유튜브 스타를 따라 하듯 홀로 가위를 들고 카메라 앞에 앉았다. “오늘은 머리카락을 잘라보겠다”고 속삭이며 손가락을 입에 가져간 소녀는 “다들 조용히 해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킥킥거리며 거침없이 가위질을 시작한 소녀는 머리카락의 절반 정도를 잘라냈다.카메라 앞으로 잘라낸 머리카락을 보여 흔들며 만족스러워하던 소녀의 표정이 한순간 굳어졌다. 어머니가 벌컥 방 문을 열고 들어왔기 때문이다. 갑작스러운 어머니의 등장에 놀란 소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슬금슬금 방 한구석으로 몸을 숨겼다. 영문을 모르고 “무슨 일이냐”라고 묻던 어머니는 가위와 흩어진 머리카락을 보고 “오 안 돼 에바”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다음날 어머니는 딸을 위해 만든 SNS 계정에 “모든 아이가 이렇게 순간 일을 저지르는 것 같다”라며 동영상을 공유했다. 잔뜩 신이 나 머리카락을 자르다 어머니에게 들키자 우물쭈물 물러서는 소녀의 귀여운 모습은 큰 화제를 모았다. 그 후 몇 달이 흐른 뒤 어머니는 귀여운 딸의 이면에 얽힌 사연을 풀어놨다.에바는 2살이던 지난 2015년 3월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골수 내 림프구 계통 세포에서 발생하는 혈액암인 이 병은 화학치료 없이 수혈이나 항생제 투여만으로는 평균 수명이 6개월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치명적이다. 고위험군 악성 림프종은 면역항암화학요법과 조혈모세포(골수) 이식을 시행해야 생존율이 높아진다. 그러나 조혈모세포가 일치하는 공여자를 찾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아직 작은 아기의 몸으로는 견디기 힘든 치료에도 에바는 늘 웃음을 잃지 않았고 오히려 부모에게 위로가 되었다. 지난 12일 어머니는 “2살짜리 아이가 이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싸울 준비가 되어 있었다”라면서 “5년째 암과 싸우고 있지만 딸은 한 번도 불평한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병과의 전투에서 딸은 우리의 반석이었다”라고 전했다.소녀는 다행히 2017년 조혈모세포를 이식받았고 지난해 여름 완치 판정을 받았다. 독한 항암치료로 머리카락이 다 빠졌던 소녀는 최근에야 겨우 태어나 가장 긴 머리칼을 갖게 됐다. 이런 딸이 머리카락을 싹둑 잘랐으니 어머니도 많이 놀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어머니는 “건강을 되찾은 딸이 투병 때 보여주었던 의젓한 모습에서 벗어나, 제 나이에 맞는 사고를 치는 것 자체가 기적”이라며 행복감을 드러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백혈병 완치 후 학교 돌아간 美 6살 꼬마…쏟아진 기립박수 (영상)

    백혈병 완치 후 학교 돌아간 美 6살 꼬마…쏟아진 기립박수 (영상)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으로 3년간의 투병 생활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간 꼬마에게 환호와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11일(현지시간) CNN과 폭스뉴스 등은 미국 오하이오주 뉴버리 타운십에 사는 존 올리버 지페이(6)가 마지막 항암치료를 끝내고 돌아간 학교에서 친구들의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고 전했다. 병은 꼬마가 3살이던 2016년 핼러윈 무렵 침대에 머리를 부딪쳐 병원을 찾았다가 우연히 드러났다. 어머니 메간 지페이는 “침대에 부딪힌 뒤 아들은 무기력증과 청색증을 보였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병원 진료 후 한밤중 다급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아들을 근처 응급실로 빨리 데려가라는 내용이었다”라고 설명했다.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이었다. 학교도 갈 수 없었지만 지루한 병원 생활이 시작됐지만 꼬마는 의젓했다. 아버지 존 지페이는 “아들은 스테로이드 등 항암치료 부작용으로 다리에 문제가 생겼지만 잘 견뎌냈다”라고 자랑스러워했다. 나이답지 않게 2차 세계대전과 관련된 것들에 관심이 많다는 얘기도 덧붙였다.그리고 지난달 27일, 새해를 며칠 앞두고 꼬마는 마지막 항암치료를 마치고 마침내 완치 판정을 받았다. 투병 3년 만이었다. 지페이의 완치 소식이 전해지자 학교와 친구들은 특별한 환영 행사를 준비했다. 지난 8일 오랜만에 학교를 찾은 꼬마를 친구들은 기립박수로 맞이했다. 복도에 나란히 서 박수갈채를 보내는 친구들 사이를 꼬마는 수줍지만 씩씩하게 걸어 나갔다. 강당에서는 학생과 교사, 학교경찰까지 모두 모인 가운데 소년의 완치를 축하하는 환영식도 열렸다. 이 자리에서 패트릭 개넌 교장은 “병원 치료 때문에 학교에 나올 수 없었던 학생이 이렇게 다시 수업에 참여할 수 있게 돼 기쁘다”라는 뜻을 전했다.꼬마의 가족은 “아들의 투병 기간 가족과 친구, 지역사회 구성원, 학교와 병원 등 많은 사람으로부터 지원을 받았다. 우리는 축복받은 존재”라면서 “아들이 항암치료로 잃어버린 시간을 이제 돌려받기를 바란다. 밖에서 열심히 뛰어놀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은 혈액 및 골수 내 림프구 계통 세포에서 발생하는 혈액암이다. 화학치료 없이 수혈이나 항생제 투여만으로는 평균 수명이 6개월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치명적이다. 고위험군 악성 림프종은 면역항암화학요법과 조혈모세포(골수) 이식을 시행해야 생존율이 높아진다. 그러나 조혈모세포가 일치하는 공여자를 찾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지난달 중순에는 미국 오클라호마주 노먼시에 사는 9살짜리 소년이 3년간의 투병 끝에 완치 판정을 받았다. 마지막 항암제 한 알을 눈앞에 두고 그간의 힘들었던 투병 생활이 스쳐 지나가는 듯 오열하는 소년의 모습은 보는 이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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