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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고 삭풍’이 몰아치고 있는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해고 삭풍’이 몰아치고 있는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 남부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에 있는 중국 최대 의료장비 제조업체 선전 마이루이(邁瑞·Mindray) 생물의료전자는 지난해말 중국 전역 50개 대학에서 졸업한 신규 인력 485명을 채용한 뒤 이들을 위해 환영 파티까지 열었다. 그런데 이 회사는 환영 파티를 연 지 1주일이 지난 29일에 신규 채용자의 절반이 넘는 254명의 채용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선전마이루이 측은 “2019년 건전한 영업을 유지하기가 어느 때보다 어렵다”며 “회사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채용을 취소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회사는 여론의 뭇매에 결국 채용 취소를 번복해야 했다. 선전 증시에 상장된 선전마이루이는 초음파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다. 종업원수는 7000여 명이며 2017년 매출액 111억 7400만 위안(약 1조 8600억원), 순이익은 26억 위안이다. 지난해 순이익은 2017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미·중 무역전쟁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경기 하강이 본격화하면서 중국에 ‘해고 삭풍(朔風)’이 몰아치고 있다. 중국 재계의 인력 구조조정은 광둥성 등 동남부 지역에 밀집한 수출 제조업체에서 시작돼 인터넷과 게임, 바이오, 서비스 등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추세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SCMP),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중국 최대 차량공유 서비스 디디추싱(滴滴出行)은 15일 안전대책을 강화하는 비용 증대 등을 이유로 전체 직원 15%에 해당하는 2000여 명을 감원한다고 밝혔다. 청웨이(程維) 디디추싱 최고경영자(CEO)는 “회사는 중요하지 않은 일부 업무를 통폐합하는 과정에서 업무가 겹치거나 평가 미달 직원들을 감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애플 아이폰과 휼렛패커드(HP)·델 등의 PC 등을 위탁 생산하는 대만 폭스콘은 앞서 지난해 10월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 공장에 근무하는 계약직 직원 5만여 명을 기존 계약 기간보다 3개월 앞서 조기에 해고했다. 광저우에 610억 위안을 들여 짓고 있는 액정표시장치(LCD)패널 공장도 생산 능력의 80%는 예정보다 반년 늦춘 내년에 가동하기로 해 고용 계획도 연기해야 했다. 광둥성 후이저우(惠州)시에 있는 세계 최대 스마트폰 스크린 업체이자 애플 협력사 보언(伯恩)광학도 8000여명을 해고했다. 또다른 애플 공급업체인 웨이촹리(偉創力)플라스틱 과학기술은 강제 휴가에 들어갔다. 사실상의 감원이다. 광저우에서 남성 속옷업체를 운영하는 레오 리 대표는 “600여 명에 이르던 직원을 100여 명으로 줄였다”면서 “경험 많은 숙련공만을 남겨둔 채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내보냈다. 주문이 충분히 들어오지 않아 인력을 도저히 유지할 수 없었다”고 한숨을 쉬었다. 외부 투자 덕분에 넘쳐나는 실탄으로 공격적 사업 확장에 나섰던 인터넷 기업들도 경기둔화 국면을 견디지 못하고 감원에 나서고 있다. 자전거 공유기업 오포(ofo)의 파산 위기가 투자 분위기 변화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지적이다. 모바이크(摩拜)와 더불어 공유 자전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오포는 수익성이 나지 않는 데도 사업을 확장했다가 추가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바람에 심각한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 1000만 명의 이용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지며 파산 가능성이 커졌다. 오포의 사례는 외부 투자에 의지해 수익성 확보보다 덩치 키우기에만 몰두하던 인터넷 기업들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베이징의 게임업체에서 일하다 해고된 류웨는 “회사가 직원 수를 500명에서 350명으로 줄였다”며 “지난해 초 게임 규제가 강화된 후부터 업계 전반의 감원이 본격화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그러면서 베이징과 상하이,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 광저우, 선전 등 중국 전역의 게임업체들이 비슷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판국에 음식배달앱 메이퇀와이마이(美團外賣)가 외부 간부 영입을 중단하기로 했으며 영상중계 서비스 업체 더우위(斗魚), 핀테크 업체 취뎬(趣店) 등도 감원에 들어가는 등 암울한 소식만 온라인에 올라오고 있다고 대만 중앙통신이 전했다. 여행 사이트 취나얼(去哪兒)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관련 서비스 ‘큐+’를 성과가 나지 않는다며 중단했다. 중국 1·2위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와 징둥(京東)닷컴마저 조직을 축소 개편하거나 외부 채용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채용정보 사이트 첸청우유(前程無優)는 지난해 4~9월 채용 공고가 200만개나 사라졌으며 이중 민간기업 50~500명 규모의 채용 축소가 두드러진다고 밝혔다. 채용정보 사이트 즈롄(智聯)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4분기 인터넷 및 전자상거래 업계 채용 수요가 전년보다 각각 57%, 23% 곤두박질쳤다. 서비스업도 예외가 아니다. 광둥성 둥관(東莞)에서 제과점 체인을 운영하는 궈펑천 대표는 사업 확장에 나섰다가 불과 2년 만인 올해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그는 “재작년까지 장밋빛이었던 경기가 지난해부터 갑작스레 바뀌더니 이제는 잿빛으로 변했다”며 “주요 고객이던 주변의 제조업체 직원들이 모두 떠나가는 바람에 매출이 급격히 줄었다”고 울상을 지었다. 최대 고객이던 쑤인전자가 1만 명이 넘던 직원을 2000명까지 대폭 줄여 궈 대표도 구조조정을 실시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한때 24개까지 늘렸던 제과점 체인을 9개로 줄이고 150명에 이르던 직원 수도 35명으로 확 줄였다. 금융권도 사정은 비슷하다. 대형 증권사 궈타이쥔안(國泰君安)연구소는 지난해 8월 대규모 감원과 큰 폭(30%)의 감봉 조치를 했다. 선완훙위안(申萬宏源)증권은 5월부터 임금을 삭감했다. 침체기에 접어든 부동산업계의 감원 바람은 더 매섭다. 상위 20위 기업 가운데 최소 7개 기업이 감원에 들어갔다. 전체 부동산업계 인력의 8~25%에 이른다. 감원 한파 탓에 고용의 질마저 악화됐다. 기업들은 임금이 높고 고용주가 ‘사회보장 기여금’을 부담해야 하는 정규직 대신 임시직 고용에 치중하고 있는 까닭이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의 도시 실업률은 4.9%로 비교적 양호한 편이지만 공식 통계에 정확하게 반영이 어려운 농촌 출신 도시 근로자들이 경기 둔화의 직격탄을 맞아 체감 고용 안정도는 급속히 낮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SCMP는 “농촌에서 도시로 이주한 3억 명에 이르는 ‘농민공’은 이들 임시직의 공급 원천”이라며 “이들은 해고돼 농촌으로 다시 돌아가더라도 실업 통계에 잡히지 않는 탓에 중국의 공식 실업 통계는 양호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력 시장의 주도권이 취업 희망자에서 사용자로 넘어가면서 임금이 감소하는 현상도 나타나며 내수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헤드헌터 업계에 따르면 작년 2만 5000 위안이던 사용자 인터페이스 개발자의 월급은 현재 2만 위안 이하로 떨어졌다. 선젠광(沈建光) 홍콩 미즈호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투자 감소나 무역전쟁은 모두 알려진 사실이다. 소비 부진이야말로 중국 경제의 최대 위험 요인”이라며 “소비가 지속해서 둔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중국에서는 고용안정 문제가 올해 심각한 과제로 등장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당·정은 지난달 열린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올해 역점을 둔 ‘6가지 안정’(6穩) 목표를 제시하면서 민생과 직결되는 ‘고용 안정’을 가장 먼저 앞세웠다. 중국 지도부가 경기 둔화 가속화 흐름 속에서 고용 문제가 심각한 당면 문제라는 점을 잘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경제발전과 사회안정을 확실히 이룰 수 있도록 중대한 위험을 예방하고 해결하는 데 힘써야 한다며 ‘고용 우선 정책’을 주문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퍼거슨 은퇴 뒤 처음으로 맨유 레전드 지휘, 뮌헨 격파 20주년 경기

    퍼거슨 은퇴 뒤 처음으로 맨유 레전드 지휘, 뮌헨 격파 20주년 경기

    알렉스 퍼거슨(77) 전 감독이 2013년 은퇴 이후 처음으로 올드 트래퍼드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지휘하게 된다. 지난 1999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누 캄프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때 바이에른 뮌헨을 2-1로 따돌리고 우승했던 멤버들을 다시 불러 뮌헨의 당시 선수들과 맞붙는 이벤트 대결에서다. 오는 5월 26일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리며 현재 감독대행인 올레 군나르 솔샤르가 20년 전 결승 추가시간에 결승 골을 터뜨렸는데 그도 그라운드에 설 것으로 보인다. 퍼거슨 전 감독은 “특별한 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6년 동안 맨유 지휘봉을 잡았던 그는 영국에서 가장 성공한 축구 감독으로 1998~99시즌 챔피언스리그와 프리미어리그,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등 트레블을 달성한 일로 각광받았다. 뮌헨과의 결승은 추가시간 테디 셰링엄과 솔샤르가 모두 골을 출렁여 지금도 당시의 짜릿했던 승리를 기억하는 맨유 팬들이 많다. 물론 20주년 기념 경기 입장 수입은 맨유 재단의 기금으로 쾌척된다. 리처드 아놀드 맨유 구단 사무국장은 “99년 트레블은 맨유 역사에 가장 중요하고 역사적인 순간이며 몇몇 진정한 레전드들이 망라됐다”며 “뮌헨과의 결승은 우리 팬들의 기억에 남는 밤으로 각인됐다. 그래서 많은 레전드들이 올드 트래퍼드로 돌아와 역사적인 순간을 축하하고 맨유 재단과 우리가 지역사회에 하는 일들을 돕게 된다”고 말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로맨스는 별책부록’ 이나영♥이종석, 심쿵 퇴근길 포착 ‘달달 눈맞춤’

    ‘로맨스는 별책부록’ 이나영♥이종석, 심쿵 퇴근길 포착 ‘달달 눈맞춤’

    ‘로맨스는 별책부록’ 이나영, 이종석의 관계 변화에 가속도가 붙을지 궁금증이 더해지고 있다. 16일 tvN 토일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 측이 이나영, 이종석의 세상 스윗한 퇴근길 풍경을 포착해 설렘지수를 높인다. 강단이(이나영 분)를 향한 마음이 사랑임을 깨달은 차은호(이종석 분)의 변화가 회를 거듭할수록 설렘을 더해가고 있다. 너무나 소중하기에 고백조차 신중한 차은호의 특별하고도 깊은 사랑은 애틋함까지 자아냈다. 여기에 강단이와 “썸 타는 중”이라며 차은호를 도발한 지서준(위하준 분)의 직진과 차은호를 향한 마음을 드러내기 시작한 송해린(정유진 분)까지, 본격적으로 펼쳐질 사각 로맨스 챕터가 짜릿한 설렘을 예고하고 있다. 엇갈린 마음의 향방을 예측할 수 없기에 사소한 눈빛, 작은 행동 하나에도 설렘이 증폭된다. 그런 가운데 공개된 사진 속 엘리베이터 안에서 달달한 눈맞춤을 나누는 강단이와 차은호의 모습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직장 동료들에게 아는 누나, 동생 사이라고 밝히기도 어려워 내색하지 않고 지내왔던 두 사람. 시선이 닿지 않는 둘만의 공간에서 서로에게 건네는 따뜻한 미소가 ‘심쿵’을 유발한다. 언제나 강단이가 먼저인 차은호. 다정한 손길로 목도리를 둘러주는 모습이 설렘을 불러일으킨다. 차은호의 마음을 알 리 없는 강단이는 차은호의 따뜻한 배려에 평소처럼 환하게 웃고 만다. 같은 공간 안에 있지만 미묘하게 다른 두 사람의 온도가 호기심을 자극한다. 과연 깊어지는 차은호의 마음을 강단이가 눈치챌 수 있을지, 궁금증이 쏠린다. 오늘(16일) 방송되는 7회에서는 강단이에게 데이트 신청을 한 지서준 덕분에 질투를 폭발시키는 차은호의 모습이 그려진다. 앞서 공개된 예고편에서 강단이를 만나지 말라고 충고하는 차은호와 조금도 물러서지 않는 지서준 사이 팽팽한 신경전이 펼쳐지며 호기심을 증폭했다. “내 인생에 마지막 연애가 될 수도 있다”며 들뜬 강단이와, 이를 바라보는 차은호의 불안한 마음이 어떤 관계변화를 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또한, 강단이의 마음이 자신에게 닿을 때까지 기다리고 싶다는 차은호와 첫 만남부터 호감이었던 강단이를 향해 직진하는 지서준의 극과 극 사랑법이 본격화되며 로맨스 텐션을 끌어올릴 예정. 과연, 차은호가 지서준의 도발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기대를 높인다. ‘로맨스는 별책부록’ 제작진은 “7회 방송부터 강단이와 차은호에게 결정적 변화가 찾아올 것”이라며 “지서준의 직진이 두 사람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오게 될지, 차은호의 오랜 진심이 강단이의 마음을 두드릴 수 있을지 지켜봐 달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한편, tvN 토일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 7회는 16일 오후 9시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시시콜콜] 주 110시간 근무 전공의

    [시시콜콜] 주 110시간 근무 전공의

     얼마 전 인천 가천대길병원 당직실에서 숨진채 발견된 한 신모 소아청소년과 전공의가 주 110시간을 넘게 근무했다는 기사를 보고 내 눈을 의심했다. 설마 그럴리가, 110시간이면 휴일없이 7일을 근무해도 하루 16시간, 주 5일 근무라면 22시간을 일해야 하는 ‘비현실적인’ 수치 아닌가. 한데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가 내놓은 조사결과를 보니 ‘그럴수도 있겠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조사결과가 사실이라면 신 전공의는 그야말로 현대판 의료노예나 다름 없었다.사망 전공의, 주 110시간에 59시간 연속 근무  대전협은 숨진 전공의가 지난달 7일부터 이달 3일까지 근무 및 당직표 등을 토대로 실제 근무한 시간을 계산했다. 그 결과 4주간 110.28시간을 근무했고, 최대 59시간 연속으로 근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련시간으로 표기된 근무시간은 매일 10~22시간, 최대 연속 근무시간은 56시간에 달했다. 신 전공의 사망 뒤 병원측이 내놓은 지난 1월 주당 평균 근무시간 87시간, 최대 연속근무 35시간과 차이가 컸다. 대전협은 신 전공의가 근무표에 나타나지 않는 당직근무도 여러차례 섰고, 근무시간이 아닐 때 처방한 내용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서류상엔 진료현장에 없는데 실제론 당직과 처방을 하는 ‘유령진료’를 했다는 얘기다. 주당 최대 80시간, 연속근무 상한 36시간 잘 안지켜져  대전협 조사에 따르면 길병원은 주당 최대 80시간, 최대 연속 근무 36시간을 규정한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전공의법)’을 크게 어긴 셈이다. 대전협은 “길병원은 법을 지켰다고 하지만 하루 4시간의 휴식시간은 서류에만 존재했다”고 했다. 전공의 혹사가 길병원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난 해 대전협이 전공의 4986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2017년 전공의법 시행 이후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답했다. 법정 최대 연속 근무시간인 36시간 초과 근무 경험이 있는 전공의가 28.3%에 달했고, 평균 연속근무 시간은 43시간에 달했다. 주 평균 근무시간이 법정 80시간을 넘는 경우가 55.6%로 절반을 넘었다. 근무표상의 휴식시간도 실제로는 유명무실하단 지적이 많다. 쉴새 없이 울려대는 콜에 쪽잠조차 제대로 청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당직 전공의 1인당 평균 42명의 환자 담당  대체 얼마나 많은 환자를 보기에 전공의들이 이렇게 혹사를 당하는 걸까. 대전협이 2017년 10월 한 달간 전국 65개 수련병원의 전공의 38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전공의가 당직 근무시 담당하는 환자수가 평균 41.8명에 달했다. 담당 환자수가 300명이 넘는다고 응답한 전공의도 적지 않았다. 이 정도면 평일 저녁시간이나 휴일에 병원이 제대로 돌아가는 게 신기할 정도다. 전공의들이 대학병원 입원환자 진료의 대부분을 책임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국 전공의는 전공의대로 혹사당하고, 환자는 제대로된 진료를 받지 못하는 현상이 벌어질 수 밖에 없다.  전공의들은 사석에서 “전공의들의 피를 빨아 운영하는 게 한국의 대학병원”이라고 서슴없이 말한다. 수련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최저임금에도 못미치는 임금을 주면서 주 80시간까지 합법적으로 부려먹고, 편법을 통해 초과근무까지 시키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일반 근로자의 두 배 이상 근무하면서 인턴과 전공의 등 수련의들이 받는 보수는 월 평균 250~350만원에 불과하다.  병원과 정부가 신 전공의 사망 공범  전공의들의 혹사는 하루 이틀 된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정부의 개선 의지는 미약하다. 보건복지부는 이미 지난 2014년 ‘전문의 수련 및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정 개정령’을 공포하는 등 개선 의지를 보인 바 있다. 이미 그때 근무시간이 주 80시간으로 제한됐다. 2017년엔 이를 보완한 전공의법까지 시행됐다. 하지만 진료현장에선 대다수 전공의들이 이를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규정만 만들어놓고 관리감독에 소홀했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지난 해 전체 수련병원 244곳을 대상으로 수련환경평가를 실시했다. 그 결과 10곳 중 4곳이 전공의법을 위반해 적발됐지만 처벌은 100만~500만원 수준의 과태료와 시정명령에 그쳤다. 정부가 정말 전공의 문제에 대한 개선의지가 있는지조차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수련병원들도 법 위반 여부를 떠나 전공의들의 인권과 진료의 질 확보란 차원에서 전공의 문제를 바라보아야 한다. 병원 사정이 어렵다고 무거운 짐을 힘없는 전공의들에게 모두 지워선 안된다. 지금의 시스템이 계속되는 한 제2, 제3의 신 전공의가 나오지 말란 법이 없다. 전공의 혹사는 환자가 양질의 진료를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36시간, 59시간을 연속으로 근무하는 의사가 어떻게 맑은 정신으로 환자를 돌볼 수 있겠는가.  임창용 논설위원 sdragon@seoul.co.kr
  • 등산, 준비물도 평가… 줄넘기는 가위바위보 승부

    줄다리기는 선수들 총 몸무게 제한 동률 땐 선수 나이 합계 많은 팀 승리 오는 4월에 열리는 2019 전국생활체육대축전에는 엘리트 스포츠에서는 볼 수 없었던 이색 종목이 동호인들을 기다리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등산 종목이다. 스포츠는 보통 신체 활동으로 승부를 가리는데 등산 종목에는 여러 평가 항목 중에 일반 등산상식이 존재한다. 이번 대회 등산 종목은 충북 괴산군 조령산의 조령3관문 일원에서 경기가 펼쳐지는데 일정 구간을 정해진 시간 안에 들어오는 것뿐 아니라 시험 문제도 잘 풀어야 순위가 높아진다. 선수가 짊어진 가방 속에 비상식량, 다용도 칼, 지도, 나침반, 소속 깃발, 구급약 등의 장비가 제대로 갖춰져 있느냐도 중요한 평가 요소 중 하나다. 평가표를 보면 여성 및 약자를 대열의 가운데에 배치해 보호했는지와 쓰레기 투기를 안 했는지, 선두자와 후미의 거리가 평균 7m 이내인지 등도 함께 평가해 순위를 정한다. 줄넘기도 엘리트 스포츠 대회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경기다. 크게 4가지 세부 종목이 있으며, 그 중 ‘긴줄손 가위바위보’ 종목은 남자 5명·여자 5명이 심판이 돌리는 줄 안에 들어와 상대편과 가위·바위·보로 승부를 가른다. 가위·바위·보를 해서 진 사람은 나가고 이긴 사람은 상대팀 다음 선수와 다시 승부를 가려 남아 있는 선수가 많은 팀이 이기게 된다. 줄다리기 종목은 남자부, 여자부, 혼성부에 각 8명씩 선수가 포진해 실력을 겨룬다. 남자부는 8인의 몸무게 합계가 640㎏을 넘으면 안 되고, 여자부는 540㎏, 혼성부는 580㎏까지 가능하다. 둘레 11.5㎝, 길이 33m의 줄을 양쪽에서 잡아 당겨 승부를 겨루게 된다. 예선전에서는 승패 점수가 동률이 나왔을 때 8명 출전 선수의 나이 합계가 높은 팀이 승리하는 이색 규정도 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사설] 한국당, 5·18 망언 의원 모두 제명하라

    자유한국당은 어제 ‘5·18 망언’으로 논란을 빚은 이종명 의원에 대해 출당 조치를 하고, 김진태·김순례 의원에 대해서는 징계를 유예하기로 했다. 2·27 전당대회에 당 대표와 최고위원으로 각각 출마한 김진태·김순례 의원은 전대 이후 징계 수위를 결정한다. 이런 결정의 근거는 한국당 당규 7조로 당 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 등록 이후 경선이 끝날 때까지 후보자에 대한 윤리위 회부 및 징계 유예를 규정한다는 것이다. 이 결정에 ‘한국당이 면죄부를 준 것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정상적인 공당이라면 그럴 리야 없겠지만, 김진태·김순례 의원이 이번 전대에서 당 대표 혹은 최고위원으로 선출되거나 상당한 지지를 확보하면 중징계가 가능하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김순례 의원은 “5·18 유공자 중 폭도·가짜 유공자가 있을 수 있다”는 자신의 발언을 취소하지 않고 있고, 김진태 의원도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5·18 유공자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해 12월 일부 시민들이 국가보훈처를 상대로 낸 ‘5·18 유공자 명단 및 공적 내용 공개 행정소송’에서 “5·18 유공자 명단과 공적 사항은 유공자들의 개인정보이기 때문에 공개하는 것은 개인의 사생활 침해에 해당된다”며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따라서 국가보훈처는 독립유공자 명단을 제외하고 베트남 참전 용사 등 다른 유공자들 명단도 비공개로 한다. 즉 공개하면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수 있고, 유공자 시비를 가리는 차원에서 5·18 폄훼 작업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당은 솜방망이 징계로는 국민의 분노를 가라앉힐 수 없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리얼미터가 어제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국당 지지율은 28% 이상 상승세를 타다가 25.7%로 급락했다.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은 물론 60대 이상의 대거 이탈이 나타나 ‘5·18 망언’ 의원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자멸할 수도 있다. 의원직 제명은 국회 재적의원(298명) 3분의2(199명)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 만큼 한국당은 국회 차원에서 진행하는 제명 절차에도 동참해야 한다.
  • [금요칼럼] 풍문탄핵과 가짜뉴스/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금요칼럼] 풍문탄핵과 가짜뉴스/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요즘 언론의 상태가 심각하다고 느끼는 이들이 많다. 정론(正論)까지는 아니더라도 최대한 사실을 보도해야 할 텐데, 명색이 기자라는 자들이 컴퓨터 앞에서 마우스 몇 번 움직이며 상상의 나래를 편 엉터리 기사를 마구 양산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혹자는 ‘차라리 조선시대에는 언론이 살아 있었다’며 개탄하기도 한다. 조선시대에는 대간(臺諫)제도를 통해 사림(士林)의 공론(公論)이 정론처럼 기능했는데, 현재 한국의 언론은 너무 파쟁을 일삼으며 타락했다는 것이다. 조선왕조는 대간들에게 두 가지 특권을 부여했다. 하나는 국왕에게 정치를 똑바로 하라고 면전에서 지적하고 간쟁할 수 있었다. 다른 하나는 당상관급 고위 관료들을 탄핵할 수 있었는데, 그 특징은 ‘풍문탄핵’을 허용한 점이다. 풍문탄핵이란 탄핵의 근거를 구체적으로 제시할 필요 없이, 사림이 다들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만으로 탄핵할 수 있음을 뜻한다. 이른바 사림의 공론에 기댄 탄핵인 것이다. 이 제도는 증거 제시 없는 탄핵이라는 문제를 안고 있었으나, 고위관료를 탄핵할 때 완벽한 증거를 일일이 요구한다면 사실상 탄핵이 불가능해지겠기에 공론의 진정성을 믿고 실시한 제도였다. 그렇지만 이런 본연의 취지가 현실에서 그대로 지켜질 리 만무했다. 당쟁이 발발한 이후는 이를 나위도 없고, 심지어 그 이전에도 풍문탄핵을 악의적으로 이용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 공론은 실종되고 이해관계에 따른 당론(黨論)만 난무했다. 이런 일을 우려해 풍문탄핵을 무한정 인정하지는 않았다. 경우에 따라 탄핵 근거의 출처를 대간에게 강하게 추궁해 실토를 받아내기도 했다. 성종 때 대간 박효원(朴孝元)은 승정원 회의 때 도승지 현석규(玄碩圭)가 삿대질을 하면서 다른 승지들에게 무례를 범했다면서 탄핵했다. 그런데 이는 그 자리에 있었던 승지로부터 정보를 빼내지 않고는 대간으로서 도저히 알 수 없는 내용이었다. 특히 당시 승지들은 한 강간사건의 시시비비를 놓고 의견이 첨예하게 갈린 상태였다. 이에 국왕의 엄명으로 출처를 엄히 추궁한 결과, 승지 임사홍(任士洪) 등이 도승지 현석규를 쳐내기 위해 인맥을 통해 대간에게 정보를 흘렸고, 이를 받은 박효원이 공개적으로 현석규를 탄핵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기(公器)인 대간제도를 사적으로 오용한 자들은 엄한 처벌을 받았다. 옛날 대간제도를 현재로 끌어온다면 아마도 언론제도가 가장 유사할 것이다. 기자에게 취재원을 밝히라고 추궁하지 않는 이유는 조선시대 사람들이 풍문탄핵을 허용한 것과 비슷한 이치다. 보도기사에 대해 일일이 취재원과 출처를 밝히라고 윽박지른다면, 사실상 기자더러 기사다운 기사를 쓰지 말라는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우리 사회는 기자의 취재원 공개를 강제하지 않는 불문율을 관례로 인정하고 있다. 그런데 풍문탄핵이 처절하게 타락했듯이, 취재원을 꼭 밝힐 필요 없는 요즘의 언론도 너무 심하게 타락했다. 조선시대에는 풍문탄핵이라도 무조건 허용하지는 않았는데, 요즘 일부 언론은 풍문은커녕 아예 스스로 가짜뉴스를 만들어 퍼트리는 데 앞장선다. ‘600명 규모의 북한군 1개 대대가 광주에 침투했다는 날조 보도’의 후폭풍, 홍가혜씨에 대한 저열하고 집요한 가짜뉴스의 양산, 가짜 노동신문을 제작하는 명백한 범죄행위, 최근 남북관계와 최저임금 관련 엉터리 창작 기사의 횡행 등은 언론과 기자이기를 스스로 포기한 무리의 난동일 뿐이다. 조선시대 언론이 지금보다 낫다면, 적어도 조선 사람들은 당리당략을 위해 풍문을 만들어 내 유포한 당사자를 엄하게 처벌한 점이다. 공익을 해치는 악의적 가짜뉴스를 엄히 처벌하지 않는다면, 한국은 조선만도 못한 나라일 것이다.
  • 박현갑 논설위원이 만났습니다…러 극동 개발 지휘 트루트네프 부총리·초대 북방위원장 역임 송영길 의원

    박현갑 논설위원이 만났습니다…러 극동 개발 지휘 트루트네프 부총리·초대 북방위원장 역임 송영길 의원

    극동 러시아는 ‘얼음 속 보석’으로 불리운다. 수산, 광물, 산림자원이 널렸지만 눈보라 등 혹한의 날씨로 동토의 땅이다. 석유, 천연가스 자원이 널린 북극해의 야말반도에서부터 우리의 슬픈 역사와 망향의 한이 서린 사할린주, 러시아 유일의 부동항이자 과학기술 연구개발의 핵심 요충지인 블라디보스토크가 있는 연해지방 등 9개 극동관구가 여기에 해당한다. 극동관구의 총면적은 640만㎢로 러시아 국토의 36%, 남한의 30배 크기이지만 인구는 630만명으로 러시아 전체 인구의 4.3%에 불과하다. 도로, 철도 등 교통수단이자 물류 인프라도 미흡하다. 이 때문에 러시아는 2010년대부터 ‘신동방 정책’을 통해 극동 러시아 개발에 진력하고 있다. 유리 트루트네프(62) 부총리가 극동연방관구 전권대표로 개발을 진두지휘한다. 2012년에는 극동 경제문제를 전담할 중앙부처로 극동개발부도 만들었다. 문재인 정부는 러시아, 몽골, 중국의 동북 3성 등 유라시아 국가와의 경제협력 확대를 골자로 한 ‘신북방정책’을 추진 중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4개월 만인 2017년 9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에서 9개 사업(조선, 항만, 북극항로, 가스, 철도, 전력, 산업단지, 농업, 수산)에서의 한러 간 협력을 제안했다. 이를 추진할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도 출범시켰다. 한러 간 극동 러시아에서의 경제협력 전망에 대해 러시아 부총리와 초대 북방위원장을 지낸 송영길 민주당 의원에게 각각 들어 봤다.■“韓기업 러 물류·조선·보건 등 관심…양국 상호 장점 공유하면 좋을 것” 유리 트루트네프 러시아 부총리 지난 12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 영빈관은 극동 러시아에 관심 있는 국내 기업과 러시아 기업인들로 북적댔다. 2017년 9월 동방경제포럼 당시 코트라와 러시아 극동투자수출지원청이 한러 기업의 극동지역 비즈니스 협력 확대를 위해 맺은 업무협약에 따라 해마다 갖는 한국 투자자의 날 행사 참석자들이었다. 올해로 세 번째 행사인데 서울서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참석자 가운데 가장 돋보인 인물은 유리 트루트네프 러시아 부총리 겸 극동관구 대통령 전권대표였다. 매년 행사 때마다 국내 기업인들을 1대1로 만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해소하는 민원해결사를 자처하고 있다. 트루트네프 부총리는 페름(Perm)시 시장, 주지사를 거쳐 러시아 천연자원환경부 장관 등을 지냈으며, 가라테 6단 소유자로 러시아 무술연맹 회장이기도 하다. 인터뷰는 2박 3일간의 방한 일정을 끝내고 귀국하는 13일 오후 서울 롯데호텔에서 했다. -문재인 정부의 신북방정책의 핵심인 ‘9브리지(bridge)행동계획’에 서명했다. 러시아 입장에서 9가지 협력사업 가운데 한국 기업들이 관심을 갖고 투자해 주기를 기대하는 분야가 있나. “우리가 어디에 투자할지를 정하는 게 아니라, 투자자가 정해서 하는 것 아니겠느냐. 한국 투자자들이 관심 있는 분야는 물류, 조선, 수산가공, 건설, 보건 등으로 알고 있다.” -부총리가 매년 외국기업의 투자 프로젝트를 점검하는 게 인상적이다.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저희 업무란 게 사무실에 그냥 앉아 있는 게 아니지 않느냐. 한러 협력에 대해 말하자면 경제뿐만 아니라 다른 부분도 있지 않느냐. 두 나라 간 신뢰, 거래의 안정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많이 노력하고 있다. 직접 기업인들을 만나 장벽이 있다면 그 장벽을 무너뜨리는 일을 한다. 우리는 투자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조각처럼 퍼즐을 하나하나 맞춰 가고 있다. -올해가 3회째 행사인데 성과가 있나.” “예전보다 (투자자들의) 질문이 구체화됐다. 옛날에는 한국 기업들이 러시아에 투자 시 러시아에서 뭘 해 줄 수 있는지, 부지 선정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봤다면 지금은 그러한 검토를 다하고 실질적인 투자에 대해 얘기한다. 예를 들어서 산업단지를 조정하려고 하는데 이렇게 혜택받고 싶다는 등 실질적인 내용으로 진행되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섬 내 국제의료특구를 만드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 의료기관이 진출하면 기대효과는. “한국병원을 국제의료특구에 설립하면 러시아뿐만 아니라 한국·중국·일본 등 주변국에서도 많이 올 수 있을 것이다. 거리상으로 보자면 (서울에서) 블라디보스토크나 하바로스크가 2~3시간밖에 안 걸린다. 많은 사람이 의료관광을 할 수 있다. 극동지역 러시아인들은 현지에서 바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한국 의료기관 진출을 계기로 양국 간 의료기술 공유를 통한 의료경쟁력도 높일 수 있다. 그런데 의료분야는 의료법 등 규제가 복잡하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를 통해 환자들이 받는 의료서비스를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2012년 만든 극동개발부의 성과가 궁금하다. “숫자로 말하겠다. 극동 러시아에 대한 직접 투자는 16배 늘어났다. 러시아 전체 지역에서 차지하는 극동 투자비중이 종전에는 2%였는데 지금은 32%다. 그리고 새로 운영되는 기업이 180개다. 진행 중인 프로젝트도 1500개다. 일자리 2만 7000개도 창출했다.” -3년 전 한국 경제부총리와의 면담 때, 사할린의 스키 리조트 건설에 한국 기업 참여를 제안했더라. 리프트, 도로 등 인프라는 러시아가 책임지고 한국 등 외국인 관광객 유입을 기대한다고 했는데 어떻게 되고 있나. “극동지역의 해외관광객 증가율이 연 30% 정도다. 한러 비자면제협정, 2012년 이후 연해주 일대 항공자유화 등의 덕분이다. 사할린으로 말하자면 아직은 개발 중이다. 스키 트랙은 2개에서 14개로 늘었다. 호텔도 계속 늘고 있다. 현재 사할린 주 정부가 주최하는 제1회 아시아청소년 동계 스포츠대회가 열리고 있는데 한국팀이 1등을 하고 있다.” -극동 러시아에서의 한러 경제협력을 전망한다면. “한러가 우정과 신뢰가 강화되고 상호 장점을 공유하면 좋겠다. 두 나라는 경쟁국가가 아닌 상호 보완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느냐. 임업, 수산, 북극항로 개설, 물류 등에서의 협력을 강화해 서로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eagleduo@seoul.co.kr■“초당적 북방정책 野 비판 없지만 美·유럽 경제제재로 상당히 위축” 송영길 민주당 동북아특위 위원장 민주당의 동북아 평화협력 특별위원회는 문재인 대통령의 신북방정책을 구체화할 대통령 직속기구인 북방경제협력위원회의 당 버전이다. 동북아특위 위원장이자 북방위 초대 위원장을 지낸 송영길 의원을 만나 한러 경제협력 방안을 들어 봤다. 인터뷰는 지난 8일 의원회관에서 했다. -역대 정부의 북방정책과 문재인 정부의 신북방정책을 평가한다면. “노태우 정권 시절 박철언씨가 주도했던 북방정책은 냉전시대 붕괴로 소련이 해체되는 과정에서의 자연스러운 부산물로 우리가 소련과 (1990년에) 국교를 수립하면서 됐던 반면 문재인 정부의 신북방정책은 냉전이 다시 부활하는 그런 시기에 하려니 대단히 어렵고 힘들다. 그러나 더 보람 있고, 역설적으로 더 필요하다는 것이 큰 차이다. 북방정책은 여야 불문하고 초당적으로 추진돼 야당이 비판한 것은 없는 것 같다. 이명박 대통령도 러시아와의 가스관 도입 문제를 메르베데프 대통령과 합의한 바 있고, 박근혜 대통령도 푸틴 대통령과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협의해 왔다. 그런데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을 이유로 유럽과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하는 바람에 상당히 위축되어 있다.” -일본은 러시아 제재에 어떤 입장인가. “일본은 겉으로는 미국과 공조하면서도 실질적으로는 경제적 실리를 다 취한다. 예를 들자면 범중화 경제권 구축 프로젝트인 중국의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정책에 공식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있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B) 사업도 마찬가지다. 일본은 오히려 미국, 호주와 함께 자유로운 인도·태평양 항해원칙에 따라 중국 포위전략에 참여하지 않느냐. 이에 비해 우리 정부는 중국의 일대일로에 공식적으로 참여한다고 발표한 상태인데 실질적 투자는 일본이 더 많이 한다. 러시아(제재)도 마찬가지다. 일본은 미국과 공조하면서, 러시아를 제재한다지만 훨씬 더 적극적으로 러시아와 비즈니스를 한다. 그런데 우리는 남북관계 등을 고려해 러시아 제재에 빠져 있다. 우리는 겉으로는 러시아에 친한 척하면서 실질적 진전이 별로 없는 외화내빈이다.” -이런 점에 대해 러시아가 불만을 표시한 적 있나. “트루트네프 부총리가 불만을 토로한 적 있다. (러시아와의 경제협력에) 실질적 진전이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 노바텍이 개발한 시베리아 북극해 연안 야말반도의 액화천연가스(LNG) 개발프로젝트가 있지 않느냐. 거기는 천연가스 매장량이 엄청나다. 카타르에서는 천연가스를 영상 40도에서 영하 160도로 압축·액화하는 것에 비해, 야말은 기온이 영하 40도라 액화비용이 훨씬 적다. 거리가 먼 단점은 있다. 그런데 러시아에서 야말 개발 프로젝트에 우리 정부가 참여해 주기를 여러 차례 권했으나 박근혜 정부 때 왜 안 했는지 모르겠다. 그때는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전이다. 지금은 중국 기업이 다 들어가 있다. 대우건설이 참여하고 싶어 했는데, 파이낸싱 문제로 못했다.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 눈치 보느라고 말이다.” -외교정책 때문에 경제적 실리를 챙기지 못했다는 뜻인가. “그렇다. 소극적으로 했던 것이다. 예를 들어서 미국도 러시아를 제재하지만 미국의 엑슨모빌은 사할린 가스전 개발에 25% 지분을 갖고 참여하고 있다. 제너럴일렉트릭(GE)이나 트럼프 회사 등 미국 기업도 600개 이상 러시아에서 활동하고 있다. 미국도 예외적으로 한다면 우리는 왜 못하느냐. 외교력 때문이다. 정부가 외교적으로 풀어 줘야 하는데 그걸 못하니 기업들은 자신 없어 투자를 못하는 것이다. 러시아는 우리 보고 ‘나토’(NATO)라고 한다. 행동은 없고 말만 한다는 것이다. 나진·핫산 프로젝트도 박근혜 정부 때 하자고 해 놓고 명태 쿼터나 받은 정도다. MB 정부 때 천연가스 도입 문제도 하나도 안 됐다. 이제야 한국가스공사가 (러시아 가스회사인) 가스프롬이랑 같이 검토, 용역하고 있다.” -러시아는 왜 한국 기업 투자에 목매나. “중일 견제를 위해서다. 연해주가 원래 중국 땅을 뺏은 것 아니냐, 1860년 북경조약 때 뺏은 땅이다. 블라디보스토크는 ‘동방을 정복했다’는 뜻이다. 얼마나 기분이 좋았으면 그런 이름을 지었겠느냐. 극동관구의 제일 큰 도시라는 블라디보스토크나 하바로프스크, 모두 인구가 60만명이다. 그런데 1억명이 넘는 중국의 동북 3성이 옆에 있다. 중국이 밀고 들어오면 어찌 되느냐. 한국이 같이 있어야지.” 박현갑 논설위원 eagleduo@seoul.co.kr
  • [NBA] 제임스, 올스타 15회 최다 지명·출전 새 역사

    미국프로농구(NBA) 팬들의 눈이 주말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으로 향한다. 16일(이하 한국시간) 올스타 셀러브리티 게임과 라이징 스타 게임, 다음날 스킬스와 3점슛, 덩크슛 콘테스트가 이어지는 전야제, 그리고 18일 오전 10시 제68회 올스타 게임이 이어진다. 이곳 출신인 마이클 조던 샬럿 구단주가 홈 구장인 스펙트럼 센터 등에서의 행사 준비를 총괄하고 있다. 샬럿은 스테픈 커리(골든스테이트) 가족과 인연이 깊다. 커리는 이곳 크리스천 고교를 나온 뒤 근처 데이비슨 대학을 졸업했다. 아버지 델은 샬럿에서 10시즌을 뛰었고, 지금도 구단 TV 해설자로 일한다. 스테픈이 기쁘게 대회 홍보대사를 맡은 이유이기도 하다. 두 살 아래 동생 세스(포틀랜드)와 나란히 17일 3점슛 콘테스트에 나선다. 세스는 14일 형이 뛰는 골든스테이트전까지 이번 시즌 3점슛 성공률 47.5%로 형(44.7%)을 앞서고 있다. 팬 투표 결과 양대 콘퍼런스 1위를 차지한 르브론 제임스(LA 레이커스)와 야니스 안테토쿤보(밀워키)가 주장으로서 11명씩 뽑았다. 트레이드도 감행해 흥미를 더했다. 제임스는 ‘트리플더블 머신’ 러셀 웨스트브룩(오클라호마시티)을 선발했다가 껄끄러웠는지 신인 드래프트 1순위 지명자인 벤 시몬스(필라델피아)와 맞바꿨다. 어떤 결과로 돌아올지 주목된다. 리그 사무국은 은퇴 투어 중인 드웨인 웨이드(마이애미)와 더그 노비츠키(밀워키)에게 마지막 올스타 무대에 서는 기쁨을 선사했다. 역대 올스타 게임 최다 선발 출전 기록은 새로 쓰인다. 지금까지 코비 브라이언트(은퇴)가 15회 지명에 14회 출전해 최다 기록이었는데 제임스가 15회 지명과 출전으로 새 역사를 쓴다. 홈 팀 선수에게 최우수선수(MVP) 상을 몰아주던 관행을 생각하면 켐바 워커(샬럿)가 유리하고, 14일 미네소타를 상대로 30득점 이상 31경기 연속 기록을 작성, 윌트 체임벌린과 역대 2위 타이를 이룬 제임스 하든(휴스턴)이 여세를 몰아 수상할지도 관심거리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역풍 맞은 한국당 지지율 곤두박질

    역풍 맞은 한국당 지지율 곤두박질

    민주, 2주째 올라 5주 만에 40%대자유한국당의 지지도가 지난주 대비 3.2% 포인트 하락한 25.7%로 14일 나타났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모독 망언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지지율로 확인된 것으로 보인다. 리얼미터가 지난 11~13일 전국 성인 1507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한국당이 지난 4주 연속 지속됐던 상승세가 꺾이며 한때 30% 선에 근접했던 지지율이 20%대 중반으로 내려앉았다. 당 소속 의원의 ‘5·18 망언’과 이후 ‘늑장’ 사과로 비판을 키운 한국당은 대부분 지역에서 지지율이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역별로는 ‘텃밭’인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은 물론 호남과 경기·인천에서도 내렸다. 연령별로는 40대를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하락했다. 직업별로는 학생과 노동직에서 크게 하락하고 무직과 가정주부, 자영업 등 대부분에서도 내림새를 보였다. 반면 민주당은 2주째 오름세가 이어지며 1월 2주차(40.1%) 이후 5주 만에 40% 선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의당은 6.5%, 바른미래당 5.6%, 민주평화당 2.5%를 기록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는 전주보다 0.8% 내린 49.6%로 집계됐다. 부정평가 역시 0.7% 하락한 44.7%, 모름·무응답은 1.5% 포인트 상승한 5.7%였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 포인트이며 응답률은 6.7%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이 순간, 인생이 찍힌다

    이 순간, 인생이 찍힌다

    요즘 SNS 핫플레이스 청주 정북동 토성충북 청주시 북쪽 외곽에 사람들 발길이 이어집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릴 사진을 찍기 위해서죠. 목적지는 예쁜 소품으로 채워진 카페도 아니고 분위기 좋은 갤러리도 아닙니다. 사적 제415호 정북동 토성입니다. 사적과 SNS 사진이라. 어울리지 않는 조합 같지만, 결과물을 보면 의아함이 풀립니다. 노을이 내려앉을 무렵, 토성 위 소나무와 사람의 실루엣은 그대로 그림이 됩니다. 산책하는 모녀, 고개를 맞댄 연인들, 폴짝 뛰어오르는 친구들, 사진에 담기는 이들은 제각각이지만, 그들 입가엔 토성의 순한 능선을 닮은 미소가 번집니다. 사실 수많은 SNS 포토존 중 하나로 치부하기에 정북동 토성의 역사적 가치는 큽니다. 우리나라에서 성곽이 본격적으로 축조되기 시작한 초기 단계의 유적이기 때문이지요. 1800여년 전 누군가도 토성 뒤로 넘어가는 해를 보고 아름답다 생각했을까요. 정북동 토성에서 청주의 어제와 오늘을 보았습니다. ●노을과 토성이 만든 인생 사진, 정북동 토성 서울 풍납동 토성은 익숙해도 청주 정북동 토성은 낯설다. 정북동 토성은 미호천변 너른 들판에 세워진 네모꼴 토성이다. 풍납동 토성과 축조 시기와 평지 토성이라는 점이 비슷하다. 토성은 최근 출토된 유물로 보아 삼국시대 초기인 2~3세기경에 최초로 지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최소 1800여년 전 사람들이 쌓은 토성인 것이다. 토성은 뒷동산처럼 아담하다. 사람을 기죽일 정도로 압도적이지 않고, 구경하기 전에 ‘언제 다 둘러보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광활하지도 않다. 3.5m 높이의 성벽을 올라가는 데 어른 걸음으로 여덟 발자국, 675m 둘레의 성벽을 한 바퀴 도는 데 30분이면 충분하다. 오후 5시 30분, 정북동 토성 성벽에 올라가려고 사람들이 줄을 선다. 이름난 맛집에서 차례를 기다리는 행렬을 보는 듯하다. 고운 옷을 입은 이들의 얼굴에 즐거운 설렘이 비친다. 정북동 토성은 요즘 청주에서 가장 사랑받는 포토존이다. 성벽 위 소나무를 배경 삼아 ‘인생 사진’을 남기려는 젊은이들, 서정적인 장면을 담으려는 사진작가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정북동 토성에선 사진에 서툰 사람도 그럴듯한 사진을 연출할 수 있다. 시간대는 해 질 녘, 위치는 토성 주차장 쪽 평지, 카메라 뷰파인더는 남문 쪽 성벽 위 소나무를 담는 게 정석이다. 해 질 무렵인지라 자연이 알아서 역광 실루엣 사진을 찍어 준다. 일몰 시간을 맞춰 소나무와 사람의 실루엣, 소나무 뒤로 떨어지는 해를 한 프레임에 담으면 근사한 사진이 완성된다. 주차장을 등진 채 오른쪽으로 열 걸음 정도 움직이면 주변 소나무가 일렬로 늘어선 모습을 담을 수 있지만, 일몰까지 표현하기는 어렵다. 성벽 주위를 이리저리 기웃대며 자신만의 구도를 만들어 봐도 좋겠다. 찰나같이 사라지는 아름다운 순간을, 정북동 토성은 오래 기억할 수 있도록 해 준다. ●1800여년 비바람 견딘 흙성… 견훤과 궁예의 숨결 서린 유적 사진만 찍고 돌아서기엔 아쉽다. 정북동 토성은 둘러볼 만한 사적이다. 성터에서 출토된 돌화살촉, 민무늬토기 등의 유물은 2~3세기에 토성이 최초로 축성됐을 것이라는 주장에 힘을 실어 준다. 후백제의 견훤이 토성을 쌓았다는 기록도 있다. 조선 시대 영조 20년(1744), 상당산성 승장으로 있던 영휴가 쓴 ‘상당산성고금사적기’를 보면, 견훤이 궁예의 상당산성을 빼앗고 지금의 까치내 옆에 토성을 쌓고 창고를 지었다고 한다. ‘까치내 옆에 토성’은 정북동 토성을 말한다. 성벽에는 동문, 서문, 남문, 북문 등 총 4개의 성문을 두었다. 눈여겨볼 것은 남문과 북문이다. 성문을 가운데 두고 양옆 성벽의 끝을 엇갈리게 지었다. 어긋난 성벽은 옹성(성문을 부수는 적을 옆이나 뒤에서 공격할 수 있는 시설) 역할을 해 방어력을 높일 수 있었다고. 토성 밖에는 해자가 남아 있다. 봄비가 내려 메마른 해자에 물이 차면 토성의 반영이 퍽 어여쁘겠다. 흙으로 만든 성은 긴 세월을 버텼다. 1800여년 비바람을 지나온 힘의 비결은 성벽을 쌓은 방법에 있다. 성벽 가운데에 나무 기둥을 세워 중심을 잡고 바깥쪽에 널빤지를 댄 뒤 흙과 진흙을 번갈아 쌓았다. 성터 안의 민가는 사라지고 견훤의 영광도 스러졌지만, 켜켜이 다져진 토성은 세월 속에서 살아남았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성벽을 오르는 데 딱 여덟 걸음이면 된다. 사진 찍기 전후로 약간의 시간을 내어 성벽을 걸어 보기를 권한다. 높이가 만만하다 해도 성벽은 성벽인지라 내려다보지 않고는 토성의 전체 형태를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잔디에 초록 물이 오를 봄을 기다리며 토성을 거닐어 본다. 청주의 어제와 오늘이 정북동 토성에 있다.●청주의 도시재생…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과 동부창고 전 세계적 흐름인 도시 재생의 물결이 청주에 인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과 동부창고는 담배공장이었다. 솔, 라일락, 장미 등 내수용 담배를 연간 100억 개비씩 생산하던 청주연초제조창에 미술 작품이 걸리고 동네 주민이 모여 소소한 모임을 만든다.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은 ‘21세기형 미술관은 어때야 하는가’라는 질문의 답을 수장고 개방에서 찾았다. 작품 보관 공간이자 출입 제한 구역이던 수장고를 전시관으로 활용한 것이다. 개방 수장고는 4m 높이 철제 수장대에 중대형 조각 작품을 전시한다. 보이는 수장고는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관람객이 김환기, 이중섭 등 거장들의 작품을 들여다볼 수 있게 했다. 5층 기획전시실에서는 오는 6월 16일까지 개관특별전 ‘별 헤는 날: 나와 당신의 이야기’가 열린다. 작가 15명이 회화, 조각, 영상 설치 등의 매체를 통해 일상에서 쉬이 지나치는 소중한 순간을 잡아냈다.동부창고는 성격을 규정하기 어려운 문화공간이다. 담뱃잎 보관창고 7동 중 3동을 쓰는데 동마다 성격이 다르다. 34동은 커뮤니티 플랫폼, 35동은 공연예술연습공간, 36동은 생활문화센터다. 가장 볼만한 곳은 36동. 천장의 금강송 목조 트러스 구조는 예전 담배공장의 것이고 내부는 카페, 동아리실, 책골목길 등으로 단장했다. 1960년대 창고 분위기를 살리되 현재의 쓰임을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 책골목길에는 베스트셀러부터 잘나가는 독립잡지까지 다양한 책들이 다소곳하다.●간장 소스 삼겹살 맛 어떨까… 서문시장 삼겹살거리 청주와 돼지고기는 인연이 깊다. ‘세종실록지리지’ 충청도 편에는 돼지고기와 돼지털을 공물로 바쳤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삼겹살과 곁들이는 파절이도 청주에서 처음 만들어졌단다. 전통을 이어받아 2012년 서문시장에 문을 연 삼겹살거리는 오늘날 14곳이 성업 중이다. 그런데 여기서 드는 한 가지 의문. 소싯적 돼지고기로 이름 좀 날린 고장일지라도 지금은 곳곳에 널린 게 삼겹살 식당이다. 이곳 삼겹살은 뭐가 다를까.삼겹살거리의 트레이드마크는 간장 소스다. 이곳에서는 돼지고기를 간장 소스에 담갔다 굽는다. 수퇘지를 먹던 시절, 잡냄새를 없애고 육질을 부드럽게 하기 위함이었다. 간장에 넣는 재료도 집집이 제각각이다. 생강, 마늘, 계핏가루 등 몸에 좋다는 식재료를 넣거나 7가지 한약재를 넣어 몇 시간 동안 푹 달이기도 한다. 고기만 좋으면 맛은 보장되는 줄 알았던 삼겹살이 긴 시간 공들여 차린 음식으로 변모하는 순간이다. 그 맛은? 두툼한 삼겹살에 간장이 배어 촉촉하고, 매콤한 파절이와 함께해 마지막 한 입까지 느끼함이 없다. 삼겹살거리 주변에는 주차할 곳이 넉넉하다. 식당에서 주차권을 받으면 서문시장 안내소 주차장이나 청주중앙공원 주차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글 이수린(유니에스Inc. 여행작가) 사진 정철훈(사진작가) ■여행수첩(지역번호 043) →가는 길 : 서울에서 자동차로 갈 경우 경부고속도로와 평택제천고속도로를 지나 생거진천로로 접어든다. 진천터널을 지나 생거진천로를 따라 16㎞가량 이동하다가 ‘오동동, 주중동’ 방면으로 우회전한다. 토성로 362번 길과 토성로 213번 길을 따라가면 정북동 토성이다. 정북동 토성 입구에 주차장이 있다. →맛집 : 청주 중앙공원 근처에 자리한 상주집(256-7928)은 다슬기국을 파는 노포다. 다슬기와 부추를 가득 넣고 집된장을 휘휘 풀어 끓여 낸다. 중앙모밀(256-7342)은 50년 전통의 메밀국수 집이다. 메뉴는 단 세 개로 메밀국수, 메밀우동, 메밀짜장이다. 봉평산 메밀로 손반죽한 국수 면이 쫄깃하다. →잘 곳 : 상당산성 자연휴양림(216-0052)은 가족 단위로 머물기 좋은 휴양림이다. 유아숲체험원, 목공예체험장, 잔디운동장 등 아이들이 놀기 좋은 공간이 여럿이다. 럭셔리한 숙소를 원한다면 더리버에스풀빌라(010-5468-0024)도 좋겠다. 미온수 수영장에서 수영을 즐길 수 있다.
  • 전대 흥행만 따지는 한국당… 되레 국민 분노 더 부추겼다

    전대 흥행만 따지는 한국당… 되레 국민 분노 더 부추겼다

    자유한국당이 ‘5·18 망언’ 논란 당사자인 김진태·김순례 의원에 대한 징계를 2·27 전당대회 이후로 유보하고 이종명 의원만 징계한 것을 두고 꼼수 징계라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한국당이 전대 출마자는 살인·강도·뇌물수수 등 형사범죄로 기소되지 않는 한 징계를 유예한다는 당규를 근거로 내세운 점이 전형적인 꼼수라는 지적이다. 망언을 한 날짜가 지난 8일이고 후보 등록일이 12일이었으므로 그사이에 윤리위를 열었으면 충분히 징계가 가능했는데 김진태·김순례 의원이 12일 후보 등록을 한 뒤에야 윤리위를 소집했기 때문이다. 당규를 모를 리 없는 당 지도부가 빗발치는 비난 여론에도 늑장을 부리고 있다가 슬그머니 회의를 소집했다는 의혹을 면키 어려운 대목이다. 나아가 27일 이후 여론이 좀 수그러들면 징계를 유야무야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대학에서 학생의 잘잘못을 가리는 데도 일주일, 한 달이 걸리는데 국회의원에 대한 판단이 하루이틀 만에 내려지겠느냐”며 고의 늑장징계 의혹을 부인했다. 일각에서는 한국당이 전대 흥행을 위해 이 같은 꼼수를 불사했다는 의구심도 제기된다. 사실이라면 역사적 사실 왜곡에 따른 국민적 분노보다는 자신들의 행사 흥행을 더 중요시한다는 얘기여서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당의 결정에 대해 김진태 의원은 “이제 홀가분해졌다. 전당대회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이종명 의원의 제명 결정에 대해선 “안타깝다”고 했다. 김순례·이종명 의원은 별도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4당은 한국당의 제명 조치에 대해 ‘꼬리 자르기’라고 반발했다.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국민적 공분이 하늘을 찌르는 사안을 두고 자당의 규칙을 내세워 보호막을 씌우는 한국당의 안일한 사태 인식이 놀랍다”고 밝혔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은 “한국당 윤리위는 민주주의에 대한 2차 가해를 저질렀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정현 평화당 대변인은 “한국당 윤리위가 무책임한 결정으로 망신살이가 제대로 뻗쳤다”고 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윤리 개념이 없는 한국당의 결정답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들 역시 한목소리로 한국당의 결정에 반발했다. 홍성칠 광주진보연대 집행위원장은 “소나기를 피해 가는 식으로 진정성을 읽을 수 없다. 국민의 분노가 극에 달하자 징계를 하는 시늉만 하는 것처럼 보인다. 망언 3인방 영구퇴출을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김후식 5·18 부상자회장도 “도저히 제정신을 갖고는 할 수 없는 만행에 대해 ‘언 발에 오줌 누기’ 식으로 징계를 미적거리는 것을 용납하기 힘들다”고 꼬집었다. 이기봉 5·18기념재단 사무처장은 “국민 눈높이를 훨씬 밑도는 책임 회피식, 꼬리 자르기 ‘정치 쇼’에 속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日아베 “자위대 아빠는 헌법 위배” 거짓말?…진위 놓고 낯뜨거운 설전

    日아베 “자위대 아빠는 헌법 위배” 거짓말?…진위 놓고 낯뜨거운 설전

    “시모노세키에서 하신 강연을 통해 한 자위대원이 아들에게 ‘아버지는 헌법 위반이야’라고 말하자 그의 아들이 눈물을 흘렸다고 총리께서 말씀하셨는데, 이게 실화입니까.” 지난 13일 오후 일본 국회 중의원 예산위원회.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혼다 히라나오 의원이 아베 신조 총리를 이렇게 다그쳤다. “실화입니다. 방위성에서 들은 이야기입니다.”(아베 총리) “저의 체감과는 다르군요. 저는 초등학교, 중학교 내내 자위대 주둔지 옆에서 자라면서 많은 자위대원의 아들들과 같이 있었지만, 이런 얘기가 나온 적은 한 번도 없었거든요.”(혼다 의원) 그러자 아베 총리가 발끈했다. “혼다 의원은 내가 말한 게 거짓말이라는거죠? 아주 무례한 말씀이군요.” 아베 총리는 말끝에 더 화가 났다. “당신, 내가 거짓말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는데, 내 말이 맞으면 어쩔 겁니까, 이거.” 혼다 의원도 지지 않았다. “그 말을 언제 어디서 들었냐고 묻고 있는 거예요. 예시로 한 말인지 실화인지를 물었을 뿐이잖아요.” 아베 총리는 대책없다는 듯 허탈한 표정을 지으며 응수했다. “이런 말을 내가 거짓으로 할 리가 없잖아요.” 이를 지켜보던 예산위원장이 “총리는 (혼다 의원의) 야유에 답하지 않도록 하세요”라고 하면서 이날 낯뜨거운 진위 공방은 끝이 났다. 아베 총리가 헌법에 자위대의 존재를 명기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개헌 드라이브를 걸면서 자위대 관련 발언의 진위가 계속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아베 총리는 지난 10일 자민당 당대회 총재 연설에서는 자위대 모집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비협조가 심각하다고 언급했다. “신규 자위대원 모집에 전국 도·도·부·현(광역자치단체)의 60% 이상이 협력을 거부하고 있는 슬픈 현실이 있습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요청이 있으면 자위대원들은 즉시 달려가 목숨을 걸고 대응하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여러분 이런 상황을 바꾸지 않겠습니까. 헌법에 확실히 자위대를 명기해서 위헌 논쟁에 종지부를 찍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이 말을 두고 야당과 언론은 ‘거짓말’이라며 일제히 비판에 나섰다. 아베 총리가 개헌을 위해 ‘자위대의 어려운 현실’을 과도하게 부풀리는 조작을 했다는 비판이다. 아사히신문은 13일 아베 총리가 말한 것과 달리 전국 시·정·촌(기초자치단체)의 90%가량이 자위대 모집에 협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위대원의 모집 실무는 일본 전국 50개 자위대 지방협력본부에서 담당한다. 모집 대상자 명단을 작성하기 위해 방위성은 시·정·촌에 대상자 명부를 종이 또는 전자매체로 제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2017년의 경우 전국 1741개 지역 중 36%인 632개 지자체가 종이나 전자매체로 제출했다. 방위성은 이를 근거로 60% 이상이 협력을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러나 전체의 53%에 해당하는 931개 지자체는 주민기본대장 열람이나 대장 필사 등을 허용하고 있다. 결국 종이·전자매체로 명부를 제출하는 지자체와 합하면 90% 정도가 협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자위대법에 이미 자치단체 협력에 대한 근거가 마련돼 있어 자위대 모집 관련 부분을 ‘위헌’ 논쟁에 갖다붙이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베일 벗은 ‘겨울왕국2’, 공식 티저 영상 보니 “웅장 스케일”

    베일 벗은 ‘겨울왕국2’, 공식 티저 영상 보니 “웅장 스케일”

    전 세계적으로 높은 인기를 얻은 애니메이션 ‘겨울왕국2’(감독 크리스 벅, 제니퍼 리)의 공식 티저 영상이 공개됐다. 전편보다 한층 더 역동적인 이야기가 펼쳐질 것을 예고해 예비 관객들의 기대를 불러 모으기 충분해다. 월트디즈니 스튜디오는 13일(현지시간) 유튜브 공식 채널을 통해 ‘겨울왕국2’의 공식 티저 트레일러를 게재했다. 영상을 보면 엘사가 거친 파도가 치는 바다 한가운데를 관통해 얼려버리는 시도를 한다. 크리스토프는 순록을 타고 어딘가 긴박하게 향하고, 동생 안나와 함께 단풍이 든 대지를 바라보고 있다. 웅장한 배경음악이 작품의 완성도에 완벽을 더해 기대감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애니메이션 명가 디즈니의 야심작 ‘겨울왕국2’가 이번에도 흥행성과 작품성을 모두 겸비한 2019년 최고의 애니메이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4년 국내 개봉한 ‘겨울왕국’은 1029만 6101명(영진위 제공)을 동원하며 역대 흥행 21위에 올랐다. ‘겨울왕국2’는 올 11월 22일 북미 개봉을 시작으로 국내에서도 공개될 예정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1700리’ 경기도 순환둘레길 조성...이달 노선조사 착수

    ‘1700리’ 경기도 순환둘레길 조성...이달 노선조사 착수

    경기도가 2022년까지 도내 외곽 700㎞를 연결하는 ‘경기도 순환둘레길(가칭)’을 조성하기로 한 가운데 이를 위한 본격적인 노선 조사에 착수했다. 14일 도에 따르면 도는 이달부터 오는 10월까지 3억원을 들여 14개 시·군에 있는 걷기여행길 실태 조사를 한 뒤 이들을 활용한 최적의 도 외곽 순환둘레길 노선을 선정할 예정이다. 도는 장기적으로 순환둘레길과 생태·문화·역사 등 지역내 우수한 관광자원을 연결해 도를 대표하는 걷기여행길로 육성하는 한편 제주 올레길처럼 브랜드화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노선은 민간전문가들로 구성된 추진위원회와 지역 주민, 시·군 공무원 등의 의견을 수렴해 도가 선정할 계획이다. 도는 노선 조사 결과를 토대로 10월부터 본격적인 사업계획을 수립, 내년부터 연차적으로 조성 사업을 벌일 예정이다.경기도 순환둘레길 조성에는 도비 25억원과 시·군비 35억원 등 60억원이 투입된다. 도는 이 순환둘레길을 기존 각 시·군 걷기여행길을 최대한 활용하되 단절된 곳은 새로 연결할 계획이다. 도내에는 현재 30개 시·군에 64개 둘레길(203개 코스)이 조성돼 이용 중이다. 홍덕수 경기도 관광과장은 “도내에 이미 조성된 둘레길은 서로 연결되지 않아 단편적이고 장거리 걷기여행을 수용하기에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다”면서 “장기적으로 경기도 순환둘레길을 각 시군 내부 걷기여행길과 연결시키면 걷기여행에 대한 도민들의 요구도 만족시키면서 도를 대표하는 관광상품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라돈 방출 씰리침대 자체 회수…소비자들 “믿고 살 게 없다”

    라돈 방출 씰리침대 자체 회수…소비자들 “믿고 살 게 없다”

    씰리침대는 최근 내부조사 및 관련 정부 당국과의 공동 조사를 통해 과거 납품받은 메모리폼에서 기준치 이상의 라돈 성분이 검출된 것을 확인하고 자발절 리콜을 실시한다고 14일 밝혔다.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따르면 안전기준을 초과한 씰리침대 제품은 마제스티 디럭스, 시그너스, 페가수스, 벨로체, 호스피탈리티 유로탑, 바이올렛 등 6종 모델이다. 라돈 방출의 원인물질인 모나자이트가 함유된 회색 메모리폼이 사용됐으며 판매량은 총 357개인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라돈침대 사태’를 일으켰던 대진침대에 이어 씰리침대 일부 제품에서도 기준치 이상의 라돈이 검출되자 소비자들은 “애들 장난감, 기저귀, 물티슈, 생리대부터 먹을 거든 자는 거든 숨쉬는 것 뭐하나 완전히 마음 놓을 수 있는게 없다”며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씰리침대 관계자는 “해당 메모리폼이 사용된 제품은 현재 판매되지 않고 있으며, 해당 제조사와 2년전인 2016년 11월 이미 거래관계를 종료했다”며 기준치 이상의 라돈 성분이 검출된 6개 모델 총 357개 제품을 모두 수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소비자 안전을 최대한 담보하기 위해 정부 당국의 샘플 조사에서는 안전 판정을 받았으나 이들 매트리스와 같은 기간에 메모리 폼이 사용된 나머지 3개 모델(알레그로, 칸나, 모렌도), 총 140개 제품도 자발적 리콜 대상에 포함하기로 결정했다. 리콜 대상 제품 관련 자세한 정보는 웹사이트와 고객센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현재 판매중인 모든 제품과 과거에 판매된 제품의 라돈 검사 결과는 홈페이지에 공지중이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1㎜ 크게… 1g 무겁게… 디테일의 악마 보았다

    1㎜ 크게… 1g 무겁게… 디테일의 악마 보았다

    실밥 높이 낮아지고 폭은 넓어져 반발계수 0.01↓… 튀는 정도 낮아 투수 “공 커진 느낌… 변화구에 유리” 타자 “변화 체감 미미… 연습 더 필요” KBO, 타구 비거리 약 3m 감소 예측 타고투저 완화·국제 규격 통일성 기대“공이 커졌다. 커브를 던지는 마지막 순간 잘 감길 수 있게 적응하고 있다.”(한승혁 KIA 타이거즈 투수) “미국 메이저리그 선수들처럼 손이 크거나 변화구를 잘 던지는 선수들에게 유리할 것으로 본다.”(이강철 KT 위즈 감독) 올 시즌 KBO리그의 가장 큰 변화는 새로운 공인구 채택이다. 옛 공인구와 비교하면 평균값들이 모두 달라졌다. 둘레는 최대 1㎜ 커졌고 중량은 최대 1g 무거워졌으며 실밥(솔기) 높이는 낮아진 대신 폭이 최대 1㎜까지 넓어졌다. 공이 튀는 정도를 의미하는 반발계수도 ‘타고투저’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기존보다 0.01 정도 하향했다. KBO는 새 공인구의 제조 기준이 평균값에서 좀더 높은 수치에 가깝도록 조정됐다고 밝혔다. 둘레만 놓고 보면 미 메이저리그 공인구에 가깝고, 실밥 폭을 따지면 일본 프로야구 리그 공과 유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프로야구 각 구단 스프링캠프도 새 공인구에 대한 투타 적응이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13일 각 구단 관계자들에 따르면 투수들은 대체로 공이 커진 느낌이 분명하고 쥘 때의 손맛이 달라졌다고 밝혔다. 롯데 자이언츠 투수 구승민은 “새로운 공으로 불펜피칭을 해 보니 공을 쥘 때 큰 느낌이 강해 그립을 좀더 신경쓰게 된다”고 말했다. 키움 히어로즈 투수 김상수는 “시즌이 시작되기 전까지 공을 손으로 감싸 쥐는 그립감을 익히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실밥 폭이 커진 건 변화구를 잘 구사하는 투수들에게 유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두산 베어스 투수 유희관은 “실밥이 두꺼워져 변화구를 던질 때 손끝에 잘 걸려 제구력에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미 메이저리그 경력자인 외국인 투수 세스 후랭코프는 “공이 조금 커지긴 했지만 피칭 느낌도 좋았고 적응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이 커지고 실밥 폭이 넓어지면서 속구 위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현재 타자들은 공인구가 제한적으로 제공돼 경험치가 투수들보다는 현저히 낮다. 오는 19일부터 평가전을 시작하는 KIA 타이거즈 관계자는 “지난 1일 홍백전에 이어 7일 첫 라이브 배팅만으로 타자들이 새 공을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키움 박병호도 “반발계수가 낮아졌다고 하지만 변화를 체감하지 못했다. 연습 경기를 치르면서 정확히 파악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오는 21일부터 KT, NC 등과 연습 경기를 치르는 장정석 키움 감독은 “모든 팀에 동일한 조건 아니냐”고 말했다. 하지만 반발계수의 하향 조정은 타고투저 현상에 제동을 걸 가능성이 있다. KBO는 새 공인구의 타구 비거리가 3m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측한다. 지난해 리그의 평균 타율은 2할8푼6리였고, 규정타석 3할 타자가 34명이나 쏟아졌다. 총 720경기에서 역대 최다 기록인 1756개의 홈런이 터져 투수들에게는 악몽의 리그였다. KBO 관계자는 “미국, 일본 등 국제 규격과 통일성을 갖게 돼 앞으로 국제대회의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국민 64.3% “5·18 모독 의원들 제명해야”

    5·18 민주화운동을 모독한 자유한국당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의 국회의원직 제명에 대해 국민들은 찬성 의견이 반대 의견에 비해 2배 이상 많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3일 나왔다. 리얼미터가 전날 전국 성인 남녀 5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해당 의원의 제명에 대한 찬성은 64.3%, 반대는 28.1%로 집계됐다. ‘모른다’거나 무응답은 7.6%다. 호남은 물론 영남에서도 찬성 의견이 반대 의견보다 많았다. 찬성 의견은 광주·전라 82.3%, 서울 69.6%, 경기·인천 64.1%, 부산·울산·경남 57.2%, 대구·경북 57.6%, 대전·세종·충청 54.6% 등이었다. 그러나 지지 정당에 따라서는 찬반 의견이 갈렸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은 찬성 94.9%, 정의당 지지층은 찬성 80.3% 등 찬성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반면 자유한국당 지지층은 찬성은 19.6%에 그쳤지만 반대는 70.7%로 높았다. 바른미래당 지지층도 찬성 28.0%, 반대 56.5%로 반대 여론이 절반을 넘었다. 정치 성향별로는 진보층은 찬성 90.4%로 대다수가 찬성 의견을 보였다. 보수층에서는 반대 의견이 56.0%로 우세했으나 찬성 의견도 34.1%로 조사됐다. 중도층은 찬성 63.8%, 무당층도 찬성 52.0% 등 대부분의 계층에서 찬성 여론이 대다수거나 우세했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 포인트, 응답률은 6.2%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여기는 중국] 사장이 주는 ‘세뱃돈’이 830억원…전날부터 줄 선 직원들

    중국의 대표적인 IT기업 ‘텐센트(腾讯)’가 자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5억 위안(약 830억 원) 규모의 홍바오(红包·세뱃돈이나 축의금 등이 담긴 붉은색 봉투)를 지급했다. 대규모 홍바오 지급 소식이 알려지자 홍바오 지급일이었던 지난 12일 새벽부터 광둥성 선전시(深圳) 텐센트의 신사옥 ‘텅쉰빙하이따샤(腾讯滨海大厦)’ 건물 앞에는 자사 직원들이 긴 줄을 서는 기이한 풍경이 연출됐다. 본사 건물은 늦은 시각 탓에 이미 입장이 종료된 상태였지만 빌딩 앞으로 모여드는 직원들의 수는 시간이 지날수록 끊임없이 줄을 섰던 것으로 전해졌다. 급기야 텐센트 측에서는 줄을 선 행렬을 대상으로 번호표를 배부하는 사태에 이르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회사 측은 건물 밖으로 길게 줄을 선 사원들의 질서를 위해 안전 요원을 배치, 영하로 떨어진 추위를 방지하기 위해 생강차와 손난로, 마스크, 털 실내화 등 각종 보온 용품을 무료로 지급했다. 이날 가장 먼저 번호표를 지급받은 행운의 직원은 텐센트 사원 양 씨로 확인됐다. 양 씨는 홍바오 지급일이었던 지난 12일보다 하루 이른 11일 저녁 8시부터 빌딩 앞에 대기하기 시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양 씨는 “홍바오를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화텅(馬化騰) 창업주와 악수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들었다”면서 “이번 기회에 마 창업주와 악수도 하고 새해에는 더 좋은 운수를 받을 수 있는 기운을 전수 받고 싶었다”고 말했다. 양 씨에 이어 두 번째 번호표를 받은 주 씨는 양 씨보다 2시간 늦은 지난 11일 밤 10시부터 줄을 섰던 것으로 확인됐다. 주 씨는 “밤새도록 잠을 자지 않고 한 자리에서 대기했다”면서 “주로 동료들과 잡담을 하거나 휴대전화를 보며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몇 해 동안 텐센트 직원으로 재직 중인 장 씨 역시 이튿날 오전 6시 50분부터 줄을 선 것으로 알려졌다. 장 씨는 “지난 2014년 시작된 사원들을 대상으로 지급하는 홍바오 문화 덕분에 몇 해 동안 매년 이 시기 줄을 서고 있다”면서 “올해는 책 몇 권을 가져와서 느긋하게 기다릴 셈”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사원을 대상으로 한 텐센트의 홍바오 지급 문화에 직원들의 반응은 매우 뜨거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홍바오 지급이 시작된 당일 오전 9시가 되자, 홍바오를 받기 위해 줄을 선 직원들로 텐센트 본사 건물 1층부터 48층까지 인산인해를 이뤘던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마지막 번호표를 받은 리 씨는 올해 텐센트에 입사한 신입 직원이다. 그는 “텐센트 공식 웨이보 계정을 통해 본사 건물에서 직원을 대상으로 홍바오를 지급할 것이라는 사실을 접했다”면서 “부랴부랴 준비해서 나왔더니 오전 7시에 본사 건물 앞에 도착할 수 있었다. 줄을 서고 있는 직원들 모두 질서 정연하게 현장에서 대기하고 있는 분위기였다”고 했다. 당일 오전 9시부터 텐센트 측은 자사 공식 웨이보(微博) 계정을 통해 홍바오 지급 상황을 생중계, 1등 번호표부터 1182 번호표까지 지급받은 모든 직원에게 홍바오를 할당했다고 밝혔다. 당시 1등 번호표를 받았던 양 씨는 현장에서 8장의 홍바오를 지급, 총 430위안(약 7만 1000원)의 새해 맞이 홍바오를 받았다. 양 씨가 받은 홍바오 봉투 속에는 10위안부터 100위안짜리 지폐까지 다양하게 담겨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중국의 대표적인 IT업체 ‘텐센트’ 측은 지난 2014년부터 매년 춘제(春节) 기간 동안 자사 직원을 대상으로 대규모 홍바오 지급 이벤트를 실시해오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지난달 10일부터 자사가 운영 중인 SNS ‘위챗(wechat)’ 세뱃돈 기능을 통해 사원들에게 회사 고유 QR코드 인식 등의 방식으로 홍바오를 지급해왔다. 또, 이날 홍바오 지급 현장에 참여하지 못한 사원 2천여 명을 대상으로 위챗 홍바오와 영화 예매 티켓, 각종 상품권 등을 전달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느지막이 ‘가갸거겨’ 배웠더니 덧없는 삶이 온통 시가 되었네

    느지막이 ‘가갸거겨’ 배웠더니 덧없는 삶이 온통 시가 되었네

    시인 새뮤얼 울만은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한 시기가 아니라 마음의 상태”라고 했다. 청춘은 “장밋빛 뺨, 붉은 입술, 그리고 유연한 무릎의 문제가 아니라 의지, 풍부한 상상력, 열정을 말한다”고. 울만의 청춘론에 따르면 삶에서 환희를 얻고자 하는 열망이 있는 한 우린 언제까지나 젊다. 그래서일까. 평생 까막눈으로 살다가 자신의 삶을 시로 옮기기 시작한 할머니들의 삶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시인 할매’(5일 개봉)와 ‘칠곡 가시나들’(27일 개봉) 속 할머니들은 파릇파릇한 청춘 같다. 칠순, 팔순이 넘어 배우기 시작한 글자에 삶의 이야기를 담는 ‘청춘들’ 얼굴엔 호기심이 그득하다.이종은 감독이 연출한 ‘시인 할매’는 전남 곡성의 작은 도서관에 모여 한글을 배우고 자신의 삶과 가족에 대한 애정을 시로 써내려간 김막동(84), 김점순(80), 박점례(72), 안기임(83), 윤금순(82), 양양금(72) 할머니의 사계절을 담았다. “가장 어려운 시기에 태어나서 가장 약한 자로 살았던 어머니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었다”는 이 감독은 “오히려 관객들이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어머니가 해 준 한 공기의 밥 같은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녹음이 우거진 마을의 정겨운 풍경과 마을에 두런두런 모여 사는 할머니들의 일상을 보고 있자면 마음이 절로 편안해진다. 땡볕에도 자식들에게 줄 농작물을 거두고, 돌아가신 어머니를 위해 쓴 편지를 소리 내 읽고, 아들이 묻혀 있는 무덤 앞에서 속상해하는 모습은 할머니들의 세월이 어떻게 시가 되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할머니들에게 글을 가르쳐 준 김선자 길작은도서관장 말에 따르면 “처음엔 다른 사람이 아는 게 두려워 자신의 개인사를 글로 풀어내지 않으려던” 할머니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의 문을 열었다. ‘사박사박/장독에도/지붕에도/대나무에도/걸어가는 내 머리 위에도/잘 살았다/잘 견뎠다/사박사박’(윤금순 할머니의 시 ‘눈’)‘해당화 싹이 졌다가/봄이 오면 새싹이 다시 펴서/꽃이 피건만/한번 가신 부모님은/다시 돌아오지 않네’(양양금 할머니의 시 ‘해당화’) 길가에 핀 예쁜 해당화를 보고 돌아가신 어머니를 떠올리며 ‘해당화’를 썼다는 양양금 할머니는 “고생만 하다 돌아가신 어매는 언제까지 생각해도 눈물이 나더라고. 하늘에서 ‘우리 딸이 이렇게 시를 썼구나’ 생각하시겠지”라고 소회를 전했다. “선생님이 시를 써오라고 하면 뭘 또 써가지고 가야 할꼬 생각이 안 나서 가슴이 두근두근하다”(김점순 할머니)고는 했지만, 할머니들은 앞서 2016년 시집 ‘시집살이 詩집살이’와 2017년 그림책 ‘눈이 사뿐사뿐 오네’를 펴낸 ‘곡성 대표 작가’다. 김 관장은 “새벽부터 일어나서 일하시고 오후 7~9시에 부랴부랴 도서관에 와서 수업을 들으시는 할머니들을 보면 삶이 힘들다고 투정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트루맛쇼’, ‘미스 프레지던트’를 연출한 김재환 감독의 ‘칠곡 가시나들’은 난생처음 한글을 배워서 더없이 즐거운 인생을 즐기는 경북 칠곡 ‘일곱 시(詩)스타’의 일상을 조명한다. “‘쉘 위 댄스’의 칠곡 버전”이라고 작품을 소개한 김 감독은 2016년부터 3년 동안 할머니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재밌게 나이듦’이라는 키워드를 작품에 담았다. “과거를 바라보는 회고적 존재, 죽음을 묵상하는 존재 등 미디어에서 노년층을 바라보는 편견을 깨고 노년의 건강한 욕망과 설렘을 이야기하고 싶었다”는 것. 그래서인지 유난히 까르르 웃는 할머니들의 모습이 화면에 자주 잡힌다. 주인공은 경북 칠곡군 약목면 복성2리 배움학교에서 한글을 배우는 박금분(89), 곽두조(88), 강금연(85), 박월선(89), 안윤선(83), 이원순(82), 김두선(86) 할머니다. 칠곡 할머니들 역시 앞서 시집 ‘시가 뭐고?’(2015)와 ‘콩이나 쪼매 심고 놀지머’(2016)를 출간한 어엿한 시인이다. ‘유쾌한 시인’들이 길가에 나란히 선 채 상점 간판을 더듬더듬 읽고, 자식에게 처음으로 손 편지를 쓰고, 받아쓰기 시험을 보다가 커닝을 하며 웃음꽃을 피우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절로 흐뭇해진다. 한글을 공부하는 시간만큼 하루를 팔팔하게 보내는 할머니들의 얼굴에는 찌든 기색이라고는 없다. 빨래터에서 방망이질하다가 막걸리 한잔 기울이고, 평생 품었던 가수의 꿈을 이루려고 동네 노래자랑대회에 나가며 재미있게 사는 덕분에 할머니들의 문장에선 삶의 에너지가 느껴진다. “가마이 보니까 시가 참 많다. 시가 천지삐까리다”(박금분 할머니), “지금 이래 하마 한자라도 늘고 조치 원투쓰리포 영어도 배우고 한번 해보자”(안윤선 할머니)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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