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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로호, 26일 마지막 미션

    나로호, 26일 마지막 미션

    우주 강국을 향한 염원을 담은 한국형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1)가 26일 오후에 발사된다. 세 번째이자 마지막 도전이다. 나로호는 전남 고흥 외나로도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서 발사 결정만을 기다리고 있다. 발사 예정 시간인 오후 3시 30분에서 7시 사이에 이 지역은 흐리고 구름이 낄 것으로 예상되지만 발사에는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전날 오전 9시 10분부터 실제 상황을 가정한 최종 점검과 발사 예행연습(리허설)을 진행했다. 예행연습은 오후 3시 40분쯤 특별한 문제 없이 완료됐고 밤늦게까지 각종 데이터 분석이 이어졌다. 최종 발사 여부는 이날 오전 9시 교육과학기술부와 항우연 등의 실무 책임자들이 모인 발사관리위원회에서 결정하며 발사 시간은 낮 12시 30분 기상 상황을 살핀 뒤 오후 1시쯤에 발표한다. 발사 2시간 전 연료와 산화제가 주입된다. 발사 직전까지 결함이나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모든 절차가 중단된다. 나로호가 상단부에 탑재돼 있는 나로과학위성을 궤도에 올려놓으면 한국은 자국 땅에서 자국의 발사체로 자국의 위성을 쏘아올린 ‘우주 클럽’(스페이스 클럽)에 가입하는 열 번째 국가가 된다. 김승조 항우연 원장은 “나로호의 마지막 도전인 만큼 부담이 크지만 최선을 다해 문제점을 보완하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서울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고흥 윤샘이나기자 kitsch@seoul.co.kr
  • [공연프리뷰] 카르멘

    [공연프리뷰] 카르멘

    이탈리아 오페라의 여주인공들은 대개 청순가련형 소프라노였다. 1875년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이 초연된 파리의 오페라 코미크 극장이 뒤집힌 건 그런 전통적인 여성상과 도덕관념을 무력화한 메조 소프라노 여주인공 카르멘의 모습이 당혹스러웠기 때문일 것이다. 평범한 군인 돈 호세가 카르멘의 꽃을 받아든 순간 파멸은 시작된다. 여자 때문에 탈영하고, 쫓기던 그는 결국 다른 남자 품 안에 안긴 카르멘을 죽이고 만다. 알면서도 빠져드는 치명적인 매력의 팜파탈(나쁜 여자) ‘카르멘’은 창단 50주년을 맞아 국립오페라단이 설문조사한 결과 한국인이 가장 보고 싶어 하는 오페라 1위로 뽑혔다. 응답자 1282명 중 697명(54%)이 선택했다. 덕분에 21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역대 최고의 캐스팅과 스태프들이 꾸민 ‘카르멘’을 보게 됐다. 현존하는 가장 매혹적인 카르멘으로 꼽히는 메조소프라노 케이트 올드리치(39)가 주인공을 맡았다. 2006년 샌프란시스코 오페라에서 ‘카르멘’으로 데뷔한 뒤 메트로폴리탄, 도이체오퍼, 베로나, 몽펠리에, 잘츠부르크페스티벌 등 전 세계 주요 오페라 극장·페스티벌에서 이 역을 독식했다. 지난 16일 프레스 전막 리허설에서 올드리치는 왜 “이 시대의 카르멘”이란 찬사를 받는지를 입증했다. 1막에서 자신을 추종하는 수많은 사내를 외면하고 돈 호세를 유혹하기 위해 카르멘이 부르는 ‘하바네라’는 물론 아슬아슬한 눈빛과 은근한 몸짓까지 카르멘 그 자체의 모습을 뽐냈다. 호흡을 맞출 돈 호세 역의 테너 장 피에르 퓌흐랑(51)도 만만치 않았다. 프레스 리허설에서 퓌흐랑의 연기와 노래는 사랑에 미쳐 파멸하는 남자의 모습을 애절하게 표현했다. 오케스트라 사운드를 뚫고 객석 맨 뒤쪽까지 전달될 만큼 성량도 인상적이었다.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올드리치와 퓌흐랑, 강형규(에스카미요)가 출연하는 공연은 20일 오후 3시에 볼 수 있다. 19일과 20일 오후 7시 30분, 21일 오후 3시에는 김선정과 정호윤, 정일헌이 각각 카르멘과 돈 호세, 에스카미요 역을 맡는다. 테너 정호윤은 2006년 오스트리아 빈 슈타츠오퍼 극장의 솔리스트로 발탁돼 화제를 모았던 차세대 간판이다. 2008년에는 소프라노 신영옥과 함께 ‘람메르무어의 루치아’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이번 무대의 연출은 2007년 프랑스 최고 권위의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은 관록의 연출가 폴 에밀 푸흐니가 맡았다. 프랑스 태생으로 현재 슬로베니아 국립오페라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벤자망 피오니에가 지휘한다. 1만~15만원. (02)586-5363.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방은진 감독 “배우는 한마디 칭찬에 날개 다는 사람들 배우 출신 장점 최대한 살려야죠”

    방은진 감독 “배우는 한마디 칭찬에 날개 다는 사람들 배우 출신 장점 최대한 살려야죠”

    20대에도 그는 보호 본능을 불러일으키는 비련의 여주인공과는 거리가 멀었다. 가냘픈 체구에서 나온 울림 있는 목소리에는 강단과 카리스마가 묻어났다. 남다른 삶의 궤적에서 비롯됐을 터다. 여고 시절 그는 연극배우를 동경했다. 어린 마음에도 연극으로는 먹고살기 어려울 것 같아 대학은 의상학과를 다녔다. 졸업하고 직장 생활도 했지만 사표를 던지고 민중극단을 찾아갔다. 스물네 살 되던 해 ‘처제의 사생활’(1989)로 데뷔했다. 연극영화과 출신은 아니었지만 금방 주목받았다. 하지만 “연극만으로는 경제적으로 어려워” ‘태백산맥’(1994)을 통해 충무로로 움직였다. 이듬해 박철수 감독의 ‘301·302’로 웬만한 여우주연상은 모두 휩쓸었다. “그때 상업 영화 출연 제안이 쏟아졌는데 마다했다. 외려 ‘지하철 1호선’ ‘햄릿’ ‘리어왕’ 등의 연극을 병행했다. 경제적으로 윤택하고 대중의 사랑도 받을 수 있었을 텐데 고단한 길을 택했다. IMF 외환 위기가 오면서 출연하려던 몇몇 작품이 엎어졌다. 그사이 나이가 들었고 대단히 예쁘지도 않은 내가 여주인공을 하기에는 애매했다. 배우로서의 포지션이 흔들렸다.” 그는 다른 생각을 품었다. 낯선 영화 연기를 잘하고 싶어 카메라와 렌즈를 가까이 하다 보니 연출이 눈에 들어왔다. 1999년 김진한 감독의 단편영화 ‘장롱’에서 주연은 물론 조연출을 맡아 현장을 뛰어다니면서 깊이 빠져들었다. 박철수 감독이 조경란의 소설 ‘식빵 굽는 시간’을 건네며 각색과 연출을 권유한 것도 그 무렵이다. 또 다른 작품의 각색도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상업 영화의 장벽이 이렇게 높은 건가. 의심과 후회의 나날을 보냈다. 하지만 출사표를 던졌는데 물러설 순 없었다. 원칙주의자라 자신과 타협을 못 한다. 한 작품이라도 완성해 평가를 받아야만 했다.” 슬럼프에 빠졌을 때 정신적 지주인 이창동 감독이 “각색 말고 오리지널 시나리오를 써 보라.”고 권유했다. 이 감독은 시나리오를 감수해 주며 “급하게 생각하지 마. 넌 마흔이지만 난 마흔셋에 데뷔했다.”고 다독였다. 고진감래라고 2005년 영화 ‘오로라공주’를 내놓았다. 감독을 준비한 지 꼭 6년 만, 불혹의 나이에 바라던 입봉을 했다. 신인답지 않은 탄탄한 연출력은 평단의 지지를 끌어냈다. 또 94만여명의 관객을 모았을 만큼 대중 반응도 괜찮았다. 방은진(47) 감독 얘기다. 그가 7년 만에 ‘용의자X’(오는 18일 개봉)를 들고 관객들과 만난다. ‘용의자X’는 일본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베스트셀러 ‘용의자 X의 헌신’을 영화로 만든 작품이다. 100년에 한 번 날까 말까 한 수학 천재였지만 평범한 고교 수학 교사로 사는 석고(류승범)는 이웃집 여자 화선(이요원)을 마음에 품는다. 어느 날 밤, 화선이 자신을 괴롭히던 전 남편을 우발적으로 죽인다. 석고는 화선을 위해 완벽한 알리바이를 설계한다. 빈틈없는 알리바이 때문에 고민하던 담당 형사 민범(조진웅)은 자신의 고교 동창 석고가 화선의 옆집에 산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민범의 후각이 발동하면서 영화는 놀라운 결말로 치닫는다. 방 감독은 원작 소설의 팬이었다. “이 소설 죽인다. 누나가 했으면 좋겠다.”는 ‘오로라공주’의 최영환 촬영감독 말을 듣고 책장을 펼친 뒤 단박에 반했다. 얼마 뒤 일본에서 영화화된다는 소식을 듣고서 시나리오로 만날 일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운명은 따로 있는 모양이다. 준비하던 영화가 두 편쯤 투자 단계에서 엎어져 좌절하던 방 감독에게 지난해 봄 CJ엔터테인먼트가 연출을 제안한 것이다. 방 감독과 CJ의 기획1팀은 일본판 영화 ‘용의자X의 헌신’과 차별화하기 위해 원작 소설에 메스를 들이댔다. 천재 수학자 이시가미(석고)와 물리학자 유카와의 두뇌 싸움에 초점을 맞춘 원작과 달리 방 감독은 석고의 화선에 대한 헌신적 사랑에 포커스를 맞췄다. 7년 만에 두 번째 작품을 출산했지만 아쉬움은 여전하다. “영화 초중반 템포가 떨어진다거나 세 인물의 심리와 감정에 너무 깊이 빠져 정적으로 흘렀다는 지적도 알고 있다. ‘오로라공주’ 때와는 또 다른 완급 조절의 아쉬움이 있다. 처음 크랭크업 했을 때만 해도 잘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 개봉이 코앞으로 다가오니 관객 반응이 두렵다. 후후후.” 배우 출신, 게다가 손꼽히는 연기파였던 만큼 배우들은 방 감독과 작업하는 것을 편하게 여긴다. “좀 다른 거 없을까.”, “한번 더 가볼까.”란 뜬구름식 주문이 아니라 딱 꼬집어 지시하기 때문이다. 조진웅은 제작 보고회에서 “선배라서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준다. 단점은 너무 긁어준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에 대해 방 감독은 “배우들과 충분한 대화와 리허설을 하고 나서 촬영에 들어가면 순간에 나오는 감정을 담으려고 한다. 테이크를 더할수록 감정이 익어버려 기계적으로 나오기 쉽다.”고 설명했다. 배우 출신이라는 점은 양날의 칼이다. “‘오로라공주’ 때는 딱 보면 배우가 얼마큼 더 끄집어낼 수 있는지를 알기 때문에 테이크(중간에 끊지 않고 촬영한 연속 화면)를 더 안 가고 끝내 버렸다. 그땐 연기자 출신의 장점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미안하다. 감독은 배우들의 최대치 이상을 끌어내야 한다. 당장은 징글징글해도 그래야 배우가 또 작업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배우 출신이란 꼬리표는 어떻게 해도 뗄 수가 없다. 연출만 했던 사람들의 막연한 디렉션에 비해 디렉션이 구체적이라는 것은 분명 장점이다. 하지만 역으로 배우의 기회를 박탈할 수도 있다. 그래서 이번에는 최대한 많이 배우들에게 물어봤다. ‘난 지금 컷이 괜찮은데 어때?’, ‘그럼 오케이한다’라고 배우를 신뢰한다는 걸 끊임없이 보여줬다. 경험상 배우들은 한마디 칭찬에 날개를 달 수 있는 사람들이다. 배우 출신이란 걸 최대한 장점으로 만들려고 한다.”며 활짝 웃었다. 충무로에서 입봉은 하늘에 별따기다. 더 어려운 건 두 번째 영화를 찍는 일이다. 하늘에 별 딴 사람끼리 경쟁하기 때문이다. 통상 감독들의 10~15%만 행운을 쥘 수 있다. 첫 영화까지 6년, 두 번째 영화까지 7년이 걸린 방 감독의 세 번째 작품은 좀 더 빠른 시간 내에 볼 수 있을 거란 확신이 든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MB, 추석연휴 연가 권장’ 관가 반응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1일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추석 연휴 기간에 공무원들이 연가를 써서 고향의 태풍 피해 복구를 지원할 수 있게 하라고 주문한 데 대해 공직사회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대통령의 권유로 연가 사용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과 당장 코앞에 닥친 국정감사 준비로 ‘그림의 떡’이라는 평가가 교차하고 있다. 올해 추석 연휴는 토·일요일이 낀 3일로 짧다는 점을 고려하면 28일과 10월 2일이 연가 사용의 대상 날짜가 된다. 추석 연휴 다음 날인 2일은 개천절과 이어지는 징검다리 근무일로, 연가로 인한 업무 공백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공무원들은 최소 4~5일의 추석 연휴를 확보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중앙부처 “특별할 것 없다” 중앙부처들은 연가 사용을 적극 권장하면서도 새삼 특별할 것은 없다는 반응이 주류다. 휴가 사용을 활성화하자는 내부 차원의 주문 이외에 추석 명절 연가 활용과 관련한 내용을 인트라넷에 따로 명시하지 않은 곳이 많다. 고향이 먼 직원들에 대해서는 추석이나 휴가 앞뒤로 하루 이틀씩 개인적으로 연가를 쓸 수 있도록 배려했다는 점에서 이 대통령의 발언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분위기다. 연가 활성화가 지역경제를 살린다거나 태풍 피해 복구에 뚜렷한 도움이 될 거라는 시각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중앙 부처의 한 공무원은 “지금처럼 사용하지 않은 연가에 대해 보상비가 따로 지급되고 있는 현실에서 일부러 휴가를 연장해서 쓰려는 사례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국회 국정감사가 당장 다음 달 5일로 예정돼 있기 때문에 명절 연휴 타령을 할 여유조차 없다. 28일과 2일에는 확대 간부회의와 국감 리허설을 한다. 환경부 운영지원과 관계자는 “실무직들은 실국장 재량으로 명절 연휴를 쉴 수도 있겠지만 과장급 이상은 국감 준비 때문에 신경이 곤두서 있는 상황”이라고 소개했다. 대전청사의 각 기관도 국감이 10월 초에 집중되면서 국감 준비 부서 직원들에게 추석 연휴 연가 사용은 생각할 수도 없다. 그나마 추석 연휴를 보낼 수 있게 된 것만도 다행스럽다는 반응이다. ●산림청 등 “신청자 많을 것” 반면 대통령의 권유로 부담 없는 연가 사용이 확대될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산림청과 조달청은 28일과 10월 2일 유관 업무 수행자 간 교대 근무를 권장하고 있다. 특히 여성 공무원들이 반기고 있다. 28일보다 2일에 연가 신청자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자치단체도 24일 행정안전부의 협조 공문이 접수되면서 업무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직원들의 연가 사용을 적극 권장키로 했다. 행정안전부 과장급 공무원은 “연가를 쓰는 데 다소 부담을 느끼는 직원들도 있었을 것”이라며 “연가를 권장하는 대통령 말씀이 있었기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부처 종합·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씨줄날줄] 전국노래자랑/최광숙 논설위원

    한때 KBS의 ‘전국노래자랑’을 열심히 보던 시절이 있었다. 일요일 느지막이 일어나 아침 겸 점심을 먹고 나서 TV를 틀면 흘러 나오는 ‘딩동댕동~’. 사회자 송해씨가 힘차게 ‘전국노래자랑’을 외치면서 시작되는 이 프로그램의 힘은 전국의 숨은 노래꾼들이 실력을 겨루는 노래 경연에 있지 않다. 매주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그 지역 민심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민생 탐방’에 있지 않나 싶다. 송씨와 출연자들의 꾸밈없는 대화 속에서 각 지역의 특산물과 지역 주민들의 관심사는 무엇인지, 그들의 살림살이는 어떤지 등 민심을 생생하게 알 수 있다. 지금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등 유력후보들이 여러 지역을 방문해 민심을 경청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어떻게 하면 이 프로그램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서민들의 삶의 현장을 파고들어가 그들을 무대 위에서 춤추고 노래 부르게 하며 ‘위로의 한마당’을 펼칠 수 있을까. ‘전국노래자랑’은 지난 1980년 11월 9일 첫 방송된 이래 지금까지 32년째다. 일본 NHK의 노래자랑 프로그램 ‘노도지만’의 아류라는 평가도 있었지만 이제 국민에게 웃음과 노래를 선사하는 진정한 국민 힐링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무대장치나 진행이 좀 촌스러우면 어떠랴. 뚝배기보다 장맛이라고, 구수한 그것이 오히려 사람들의 가슴을 파고든다. 누가 뭐라 해도 이 프로그램의 일등공신은 송씨다. 1988년 5월부터 진행을 맡은 후 1994년 개인 사정으로 물러나고 다른 이로 교체됐지만 시청자들의 외면과 항의로 6개월 만인 그해 10월 송씨는 다시 복귀했다. 그의 노련하고 재치 있는 입담은 2003년 평양 모란봉공원에서 진행된 ‘전국노래자랑’에서 한껏 진가가 발휘됐다. 평양의 얼음장 같던 객석 분위기를 웃음바다로 만들 정도였다고 한다. 요즘 주부들의 로망은 ‘송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86세라고는 믿기지 않는 체력에, 그 나이에 ‘영원한 현역’으로 왕성한 직업활동을 하는 것이 부러워 자기 남편들도 송해처럼 살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그런 그가 지난 22일 방송 리허설을 진행하다 컨디션 이상을 호소해 녹화에 불참했다고 한다. 이유인즉, 이미 지난해 85세의 나이로 최고령 콘서트를 열며 세계 기네스 기록에 도전했던 그가 올해도 추석 연휴 단독 콘서트 개최를 계획하면서 무리를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송씨가 하루빨리 쾌유해 무대를 빛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젠 송해 없는 ‘전국노래자랑’은 상상할 수 없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피로 누적 송해 전국노래자랑 불참

    원로 방송인 송해(85)가 피로 누적으로 KBS 1TV 장수 프로그램 ‘전국노래자랑’ 녹화에 불참했다. 송해는 지난 22일 오후 ‘전국노래자랑’의 인천 정서진 아라빛섬 녹화 리허설에 참석했다가 몸에 이상을 느껴 본녹화는 진행하지 못하고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다고 송해 측 관계자가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진단 결과 건강에 큰 이상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피로 누적으로 링거를 맞고 퇴원해 집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오는 30일과 새달 1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송해 빅쇼 시즌2’ 공연은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전국노래자랑’ 녹화는 작곡가 이호섭이 대신 사회를 맡아 진행됐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낯선 몸짓들…色다르거나 자유롭거나

    낯선 몸짓들…色다르거나 자유롭거나

    공연시간이 무려 4시간에 육박하거나 무대에 물이 차오르는 연극부터, 발레와 결합하거나 힙합과 만난 현대무용까지, 예사롭지 않은 공연들이 무대에 오른다. 오는 10월 나란히 개막하는 ‘2012 국제공연예술제’와 ‘서울세계공연축제 2012’는 독특하고 실험적인 국내외 연극과 무용으로 포진했다. ●대학로서 세계공연예술의 현재·미래 진단 다음 달 5일부터 23일 동안 서울 대학로에서 2012 국제공연예술제(SPAF)가 펼쳐진다. 한국공연예술센터 최치림 이사장은 “형식과 표현에 있어서 시대의 사상과 고민을 아우를 수 있는 12개국 27개 작품을 선정했다.”면서 “공연예술의 미래를 진단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간휴식을 포함해 공연시간이 4시간 15분에 이르는 폴란드 연극 ‘(아)폴로니아’로 축제의 문을 연다. 유대인 어린이 25명을 구한 폴란드 여인 아폴로니아를 비롯해 이피게니아(아이스킬로스의 ‘오레스테이아’), 알케스티스(에우리피데스의 ‘알케스티스’)로 희생의 의미를 탐구한다. 라이브 음악과 서커스, 미디어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했다. 세기의 연인 카미유 클로델과 로뎅의 이야기를 춤과 대화로 그린 루마니아의 ‘나, 로뎅’도 기대작이다. 벨기에 무용수와 안무가, 프랑스 극작가, 루마니아 연출가와 배우가 뭉친 이 작품은 세계 각국에서 초청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연극도 실험적이다. 극단 노뜰의 ‘베르나르다’는 스페인 대문호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의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을 원작으로, 사회적 규범에 저항하는 현실을 그렸다. 원영오 연출은 “홍수로 집에 물이 차오르는데 그것도 모른 채 서로를 억압하는 현실을 그렸다.”고 설명했다. 공연창작집단 뛰다의 ‘내가 그랬다고 너는 말하지 못한다’는 셰익스피어의 ‘맥베스’를 현대 정치상황으로 각색했고, 극단 작은신화의 ‘트루 러브’는 미국 포스트모던 작가 찰스 미 주니어의 작품으로, 성 문제를 공론화한다. 무용 참가작들은 몸과 움직임에 집중한다. 프랑스 현대무용의 주역으로 꼽히는 마틸드 모니에의 ‘소아페라’는 커다란 비누거품과 무용수들이 유기적으로 조화하면서 춤과 시각예술의 융합을 보여 준다. 독일·스위스가 공동제작한 마마자의 ‘커버업’은 드러난 것과 감춰진 것의 관계를 들여다보고, 독일 안무가 헬레나 발드만의 ‘리볼버를 들어라’는 인간 두뇌의 해방과 망각을 표현한다. 국내 무용작은 11개가 준비돼 있다. 분단 상황에 놓인 두 사람이 만나는 과정을 그린 JK프로젝트의 ‘홈워크18’, 탄성·중력·마찰 등 물리현상에서 새로운 움직임을 찾은 노경애의 ‘마스’, 임지애의 ‘생소한 몸’, 숨 무브먼트의 ‘내밀한 무한’, 댄스씨어터 4P의 ‘도시의 부재’ 등이다. 자세한 일정은 홈페이지(www.spaf.or.kr) 참조. ●서울을 물들이는 53개 무용단의 ‘춤 성찬’ 새달 5~20일에는 국제무용협회(CID-UNESCO) 한국본부가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를 연다. 16개국 53개 무용단이 참가해 예술의전당, 강동아트센터, 서강대 메리홀 등 서울 곳곳에서 공연한다. 이종호 예술감독은 “국제적 명성을 가진 무용단과 안무가를 소개하고, 무용 예술의 대중화와 춤의 공공성을 위한 무대”라고 말했다. 도발적이고 전위적인 현대발레를 선보이는 스웨덴 쿨베리 발레단이 개막공연을 한다. 리허설과 공연의 경계를 넘나들며 춤의 자유를 강조한 ‘공연중’, 해학을 담은 ‘검정과 꽃’ 등 발레와 현대무용, 연극적 요소를 골고루 갖춘 작품을 선보인다. 캐나다 안무가 다니엘 레베이예는 의상과 무대 장식을 거부한 ‘사랑, 시고 단단한(큰 사진)’을 준비했다. 신체 그 자체에 집중하면서 가혹한 삶, 무거운 육체에서 도피하고픈 욕망을 그렸다. 반면 이스라엘 안무가 야스민 고더의 ‘러브 파이어’는 무용수들의 복잡하고 소란스러운 춤으로 60여분을 채운다. 성적 코드의 은유가 녹아 있어 19세 이상 관람가다. 발레에서 스트리트 댄서로 전향한 독특한 이력을 가진 무용수 왕현정은 비보잉과 현대무용, 스트리트 댄스 등을 결합한 ‘힙합의 진화 Ⅵ’를 선보인다. 이 무대에서 이영일은 낯설고 상반된 일들에 맞닥뜨린 한 남자의 상상을, 안수영은 ‘15분 뒤에 죽는다면 과연 무엇을 할 것인가’를 몸으로 표현한다. 일정은 홈페이지(www.sidance.org) 참조.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서늘한 눈빛·질펀한 언어가 만든 ‘판타지’

    서늘한 눈빛·질펀한 언어가 만든 ‘판타지’

    ‘우리의 연극은 지금 여기 인간다운 삶의 진실을 담는다.’(국립극단 연극 선언문) ‘넙이’ 역을 맡은 3년차 배우 임성미(27)씨에게 “왜 연극을 하느냐.”고 물었더니 오른손 검지로 연습장 정문을 묵묵히 가리킨다. 식사 뒤 정담을 나누던 ‘아낙들’역의 여성 연기자들 표정이 갑자기 굳어진다. 아낙들 중 최고참인 10년차 진문영(36)씨는 “경제적 어려움은 과정일 뿐 (인생에) 중요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국립극단 무대에 오른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말했다. 1년에 120만원 벌기 힘들어, 가족 부양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연극을 그만둔 후배를 떠올리며 던진 질문에 분위기가 순식간에 싸하게 가라앉았다. 아낙들을 선동하는 무당 ‘검네’ 역의 이용이(54)씨는 “(내가) 연극을 처음 시작할 때는 지금보다 1000배는 힘들었다.”고 힘줘 말했다. 공연을 하고 싶어도 대관해줄 극장이 없어 무대를 밟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씨는 “연극에는 묘한 중독성이 있어 (후배들에게) 그만두라 해도 쉽게 그만두지 못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35년차 연기자다. 남편은 대종상 남우조연상을 받은 고 김일우씨, 오빠는 영화배우 이대근(69)씨다. 딸도 대학 졸업 뒤 연극무대에 투신, 무대에 올리는 불화(佛?)를 그리고 있다.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아들은 군 복무 중이다. ‘연극가족’인 셈이다. 지난 6일 밤 서울 용산구 서계동의 연습장은 연극 ‘꽃이다’에 출연한 배우들로 북적였다. 서늘한 눈빛 연기로 섬세함을 표현한 ‘수로’ 역의 여배우 서영화(44)씨와 동아연극상을 받은 ‘득오’ 역의 이승훈(43)씨, ‘순정공’ 역의 김정호(41)씨 등 출연진 모두 이름 석자만 대도 알 만한 베테랑들이다. 서씨는 올해 영화 ‘더 먼 곳’의 주연을 맡아 영화와 연극판을 오가고 있다. 질투 어린 표정으로 극 중 바닷가 처녀 ‘아리’를 쳐다볼 때는 전율이 느껴진다. 요란스럽고 희한하고 예리한 팜파탈의 연기를 신비롭도록 조용히 해냈다. 수로의 시샘을 받는 ‘아리’ 역의 이서림(36)씨는 “(나는) 삼국유사에는 없는 창작된 인물”이라며 “뒷부분에 배역이 더 있는 만큼 지켜봐 달라.”고 부탁했다. 극단 풍경의 대표인 연출가 박정희씨는 이 같은 선 굵은 연기자들의 조화에 초점을 뒀다. 박씨는 “배우들과 개념을 공유하며 한 번씩 끊어 가니 힘들지 않더라.”며 활짝 웃어 보였지만, 이미 한 달을 넘긴 고된 연습과정이 그대로 얼굴에 배어 있었다. ‘꽃이다’는 국립극단의 삼국유사 프로젝트의 두 번째 이야기. 타고난 미모 때문에 강릉 앞바다 용왕에게 납치됐다가 풀려난 수로부인 설화에 서스펜스와 판타지를 결합해 몽환적 정치극으로 각색했다. 용왕의 수로부인 납치가 조작됐다는, 기발한 발상의 전환이 극을 이끈다. 군부대 이전 부지를 넘겨받아 지은 허름한 연습장. 조명도 없이 이어지는 리허설이었지만 연기자들의 표정은 진지했다. “온다, 온다, 온다 살길 따라 온다. 서러운 사내들 이내 품에 돌아온다~.”는 아낙들의 노랫가락에 실려 시작된 연극은 신라시대 최고 미인이라는 수로가 남편 순정공을 따라 강릉에 도착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로 구성됐다. 마을 사람들은 성벽 공사를 위해 징발한 2000명의 장정을 내놓으라며 농성을 벌이고, 이렇게 이어지는 백성과 권력자의 대결은 운율에 담긴 대사와 독특한 리듬감을 타고 전해진다. 연습장 뒤켠에 내걸린 흰색 천에는 한글과 한문으로 번갈아 ‘꽃’(花)자가 적혀 있다. 배우들은 그 앞에서 “세상 수컷들 오금을 저리게 하거라.”, “용용 죽겠지의 용?” 등의 언어유희를 펼친다. 이번 무대에 오르기 위해 배우들은 10대1의 오디션을 통과했다. 무사와 별동대 등의 역을 맡은 남자 연기자들은 검도 등의 특기 경력까지 감안됐다. 이렇듯 꼼꼼한 준비 덕분에 난장 속 카타르시스라는 극적 목표는 어느 정도 달성했지만 배우들은 아직도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못하고 있다. 이미 무대에 올려져 공연 중인 첫 번째 이야기 ‘꿈’과 곧바로 비교되기 때문이다. 배우들은 매일 오후 2시부터 밤 10시까지 8시간씩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오후 6시 잠시 틈을 낸 선후배 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주섬주섬 챙겨 온 도시락과 반찬을 꺼내 놓고 저녁 식사를 했다. 1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다시 이어지는 연습. 땀 냄새가 진동했다. “20세기의 역사는 삼국유사가 구약성서에 졌다. 지금부터 주몽이 모세를 능가하는 판타지가 나와야 한다.”던 고 백남준 선생의 뜻에 따라 국립극단은 올해 ‘삼국유사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꽃이다’는 서울 용산구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오는 22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공연된다. 1만~3만원. 1688-5966.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런던통신] 템스강에서 열린 ‘K팝 콘테스트’ 인기

    [런던통신] 템스강에서 열린 ‘K팝 콘테스트’ 인기

    영국 런던의 2012 패럴림픽(Paralympic)이 막을 내리는 지난 8일과 9일(이하 현지시간), 이틀 동안 런던에서 템스페스티발(Thames Festival)이 열렸다. 행사가 진행된 사우스뱅크센터에서 테이트모던까지의 템스강변에서는 수많은 인파가 몰려 각국의 문화와 음식 등을 즐겼다. 그 중 한국의 문화, 특히 우리에게 익숙한 K팝의 소리는 8일 저녁 테이트모던 갤러리 앞에서 들을 수 있었다. 바로 테이트모던 갤러리 앞에 마련된 야외무대에서 ‘K팝 콘테스트’가 펼쳐졌기 때문이다. 주영 한국문화원이 주최한 이번 콘테스트에서 외국인들은 각각 팀을 이루거나 개인으로 참가하여 K팝에 맞춰 춤과 노래를 선보였다. 외국인에게 쉽지 않은 한국어 가사의 발음을 연습하고, 팀을 이루어 춤을 추던 많은 참가자들의 열정은 대단했다. 경연 시작 몇 시간 전부터 테이트모던 건물 주변에서는 한국 가요에 맞춰 자체 리허설을 하는 참가자의 모습이 많이 보였다. 또한 콘테스트에서 솔로로 노래를 부른 한 참가자는 중간에 음악이 끊기는 주최측의 실수에도 불구하고 음악 없이 끝까지 열창을 하는 열정을 보여주었다. 행사를 주최한 주영 한국문화원은 홈페이지 및 페이스북 등을 통해 이번 콘테스트는 YG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진행한다고 홍보를 하여, K팝스타의 꿈을 꾸는 많은 열정적인 참가자들도 있었다. 템스페스티발을 즐기던 많은 사람들은 한국의 음악과 문화를 흥미롭게 바라보았고, 한국인들 또한 K팝에 열광하는 외국인 참가자들을 신기하게 보면서 큰 응원을 보냈다. 이번 무대에서는 K팝 콘테스트 외에도 한국의 전통혼례, 태권도 시범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했다. 윤정은 런던 통신원 yje0709@naver.com
  • “쉽고 친숙한 음악으로 관객 직접 찾아가 소통… 클래식의 대중화 절실”

    “쉽고 친숙한 음악으로 관객 직접 찾아가 소통… 클래식의 대중화 절실”

    올해 들어 국내 클래식 공연 무대에 가장 많이 선 사람을 꼽으라면, 피아니스트 권순훤(32)을 대도 무방할 것이다. 그는 ‘이지 클래식’이라는 큰 틀 안에 밸런타인데이, 화이트데이 등 시의적절한 주제를 담거나 명화 같은 다른 영역의 작품을 접목하면서 꾸준히 관객을 만나고 있다. 지난 14일 서울 신당동 충무아트홀에서도 그는 어김없이 공연 준비에 한창이었다. 이날 저녁 예정된 청소년 실내악 콘서트의 첫 문을 여는 ‘나는 피아니스트다’ 리허설 중 그는 “뭘 좀 먹고 올게요. 배고파서 정신이 없어서.”라면서 대기실로 뛰어들어갔다. 허기를 고작 샐러드 정도로 채웠는데도 꽤 말쑥하고 생기있게 변해 무대로 돌아왔다. 연주 활동뿐만 아니라 음반 녹음과 저술 활동에, 최근 서울종합예술학교 음악예술학부 피아노과 겸임교수로 임명되기까지,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하겠다.’는 말밖에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다. ●英 로열왕립음악원 합격도 포기 “클래식 음악의 성장 동력이 바뀔 시점이라고 생각해요. 적극적으로 관객층을 넓히고 지역 곳곳에 있는 공연장을 찾아가면서 저변을 확대해야 하죠. ‘클래식 대중화’는 클래식 음악이 가진 격조나 품위를 지키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그 디딤돌이 되고, 징검다리가 되고 싶어요.” 그가 이다지도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이유이다. 2007년부터 체르니 피아노곡 컬렉션, 부르크뮐러 연습곡 시리즈와 소나티네 작품집 등 차곡차곡 음반들을 선보이고, ‘피아노 콜렉션’이라는 책도 내면서 대중을 만났다. 그러던 2008년 굉장한 기회가 왔다. 영국의 음악 명문학교인 로열왕립음악원에 합격했다는 소식이었다. 서울대 음대와 대학원을 나오면서 음악 엘리트 코스를 밟아 온 그에게 유학은 거쳐야 할 다음 차례였다. 그런데 런던으로 떠나지 않았다. “내게는 더 의미 있는 일이 있었다.”고 잘라 말했다. 음반으로, 책으로 대중과 만나는 일이 더 가치 있는 일이라는 믿음이었다. ●재미있는 해설 곁들인 음악회 빅히트 “사실 걱정도 컸다.”고 고백했다. “왜 그렇지 않았겠어요. 잘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었고, 무엇보다도 그동안 쌓아온 평판까지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었으니까요.” 그래도 강한 믿음과 노력이 어디 배신을 하던가. 그가 선보이는 다양한 음원들이 관심을 끌고 호평을 받으면서 용기를 얻은 그는 내친 김에 음원기획사인 ‘네오무지카’도 세웠다. 그렇게 지금까지 낸 음반이 50장이 넘는다. 체르니와 바이엘 같은 ‘흔하지만 흔하지 않은’ 음악들로 채워 넣은 것이 발상의 전환이었다. “피아노를 배우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체르니와 바이엘, 하논의 작품을 접하는데 정작 들을 기회는 많지 않아요. ‘내가 배우는 것을 원래는 어떻게 연주해야 하지’라는 궁금증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음반을 냈는데 많은 분이 좋아해 주셨죠.” 쉽고 친숙하게 다가간 음악들을 무대로 올려 2009년에 선보인 것이 ‘이지 클래식’이다. ‘말발 좋은’ 그가 해설을 곁들여 만든 음악회는 전석 매진을 기록하기도 하는 인기공연이다. 음악에 깃든 사랑 이야기를 담기도 하고, 명화를 덧대 적절한 음악을 선곡해 들려 주기도 한다. 명화를 보면서 클래식 음악을 듣는 공연은 몇 해 전 프랑스 파리 오르세미술관에서 만난 도슨트(해설가)에게서 힌트를 얻은 것이라고 했다. “그림 이야기를 하는데 정말 재미있는 거예요. 클래식 공연도 그렇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죠.” 도슨트의 도움으로 공연에 이어 서적도 준비 중이라고 했다. “내년 초쯤에는 ‘미술관에 간 피아니스트’라는 제목으로 독자를 만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동생 아닌 제 이름만으로 충분” 그는 ‘클래식 대중화’라는 확고한 목표가 차근차근 진행되는 것을 소개하면서 마냥 즐거워했다. 좋은 분위기를 틈타 다소 민감할 수 있는 질문을 던졌다. 늘 ‘가수 보아의 친오빠’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데 기분이 어떤가라는 물음이다. 그는 “동생이 세계적으로 유명하니까.”라면서 호탕하게 웃었다. “공연기획사로서는 분명히 관심을 끌 수 있는 수단이 될 테니 이해합니다. 하지만 제가 기획하는 공연에서는 그런 표현을 쓰지 않아요. 이제는 제 이름만으로도 충분해져야죠.” 인터뷰 내내 명쾌했던 그는 끝까지 호쾌한 모습으로 마무리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음악은 가장 아름다운 사랑의 대상 요즘엔 베토벤의 일생에 빠져 행복”

    “음악은 가장 아름다운 사랑의 대상 요즘엔 베토벤의 일생에 빠져 행복”

    1996년 4월 오슬로에서 열린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 공연 중 피날레를 7분쯤 남기고 그의 심장에 이상 신호가 왔다. “기계가 나를 가운데 놓고 짓누르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결국 3분쯤 남기고 바닥에 쓰러졌다. 심장마비를 일으킨 것. 그런데 오른손은 여전히 지휘봉을 흔들고 있었다. 라트비아 출신 명지휘자 마리스 얀손스(69)의 집념과 열정을 짐작하게 하는 일화다. ●16년 전 공연 중 심장마비로 쓰러져 지휘자였던 아버지 아르비드 역시 1984년 무대에서 쓰러졌고, 심부전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심장질환은 가족력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얀손스도 처음 발작이 왔을 때 두려웠을 터다. 게다가 오케스트라 지휘자는 가장 스트레스가 심한 직업 중 하나다. 죽음의 목전까지 갔던 그로서는 포디엄(지휘대)을 떠날 법도 했다. 하지만 6개월여가 흐르고 돌아왔다. 활동은 외려 활발해졌고, 음악에 대한 성찰은 더 깊어졌다. 2003년부터 바이에른방송 교향악단을, 2004년부터 로열콘세르트헤보우 오케스트라(RCO)까지 맡았다. 이후로도 심장은 말썽을 일으켰다. 지난해 말 또 고장 났다. 올 초 대부분 스케줄을 취소했다. 그래도 한국팬은 운이 좋다. 오는 11월 20~21일 예술의전당에서 바이에른방송교향악단과 베토벤 교향곡 2·3·6·7번을 지휘하는 얀손스를 볼 수 있다. 스위스에서 여름휴가를 보내는 얀손스를 지난 13일 전화로 만났다. 마에스트로는 여름휴가를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새달 RCO와 루체른 공연을 위해 공부를 하고 있다. 이게 나에겐 휴식이다.”라고 했다. 최고수준의 지휘자가 휴가지에서 공부를 한다는 말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하지만 “지휘가 직업이고 공부를 하는 건 의무다. 리허설도 그냥 올라선 안 된다.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열정적 지휘가 건강 지키는 비결” 클래식 팬이라면 그의 심장이 가장 궁금할 터. 16년 전 일을 물었다.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지휘한 건) 나도 무의식이었으니까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는지 잘 모르겠다. 머릿속은 ‘라보엠’을 잘 끝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곧바로 “지금 건강상태는 너무 좋다.”며 안심시켰다. “특별히 (치료·운동 등을) 하는 건 없는데 지방을 줄이고 살찌는 음식을 줄이려고 노력한다. 지휘는 아주 좋은 직업이다. 따로 운동을 하지 않아도 온몸으로 운동을 하게 만든다. 열정적으로 지휘하면 그게 건강을 지키는 비결”이라며 껄껄 웃었다. 얀손스는 요즘 베토벤에 꽂혀 있다. “요즘 한창 공부하고 있다. 드라마틱한 삶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된 건지도 모르겠다. 지휘자는 시기마다 빠져드는 음악가가 계속 변한다. 그 순간은 갑자기 오기 때문에 딱히 이유를 말하기는 어렵다.” 거장에게 음악이란 어떤 의미일까. “음악은 내 삶이다(Music is my life). 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사랑하는 대상”이라고 나직하게 읊조렸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미리 보는 폐회식] 대형 뮤지션 총출동… ‘영국 음악의 향연’

    [미리 보는 폐회식] 대형 뮤지션 총출동… ‘영국 음악의 향연’

    조지 마이클, 뮤즈, 블러, 리엄 갤러거(그룹 ‘오아시스’의 리더), 그리고 해체한 스파이스 걸스까지. ‘브릿 팝’의 대표 주자들이 한 무대에 오를 전망이다. 10일 BBC와 인디펜던트 등 영국 주요 언론에 따르면 13일 오전 5시에 시작하는 런던올림픽 폐회식은 영국이 자랑하는 팝스타 조지 마이클을 비롯해 국내에도 많은 마니아를 거느린 록밴드 뮤즈 등이 망라된 ‘영국 음악의 향연’으로 치러진다. 대니 보일이 총지휘한 환상적인 개회식으로 세계의 찬사를 받은 런던올림픽 조직위원회는 폐회식 내용을 철저히 비밀에 부치고 있지만, 일부 출연진의 트위터와 리허설 등을 통해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폐회식에는 영국의 대형 가수들이 대거 출연하는 가운데 첫 무대는 신예 보이밴드 ‘원 디렉션’이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클은 최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폐회식을 위해 대부분의 시간을 연습하는 데 보내고 있다.”며 “긴장되긴 하지만 리허설 상태가 매우 좋다.”고 전했다. 1990년대 중반 8000만장 이상의 음반 판매량을 올리며 ‘걸파워 신드롬’을 일으켰던 스파이스 걸스의 5년 만의 재결합 무대도 기대를 모은다. 킴 개빈 폐회식 예술감독은 “런던올림픽 폐회식은 19세기 작곡가 에드워드 엘가를 비롯해 그래미상 6관왕에 빛나는 아델까지 망라하는 장이 될 것”이라며 “영국 음악의 정수를 뽑아 창작된 이번 폐회식 무대는 보는 사람들이 앞으로 몇 년간 절대로 잊을 수 없는 환상적인 쇼가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체조요정 ‘손’ 메달까지 닿을까

    체조요정 ‘손’ 메달까지 닿을까

    ‘요정’ 손연재(18·세종고)가 마침내 한국 리듬체조의 새 역사 쓰기에 나선다. 최강 러시아대표팀 선수들과 모스크바 인근 노보고르스크 훈련센터에서 구슬땀을 흘려온 손연재는 지난달 21일 러시아 선수들과 함께 셰필드로 이동, 보름 동안 적응 훈련을 마친 뒤 6일 런던에 입성했다. 그리니치 아카데미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리며 9일 시작하는 개인종합 예선에 대비하고 있다. 손연재는 “올림픽에 맞춰 컨디션을 조절해 왔다. 끝까지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손연재는 올해 5차례 열린 국제체조연맹(FIG) 월드컵 대회에서 후프·볼·곤봉·리본 등 4개 종목 평균 27~28점대를 기록하며 개인종합 ‘톱 10’에 들었다. 4개 종목 점수를 합산하는 개인종합 점수도 112.200점까지 끌어올렸다. 4월 러시아 펜자월드컵에서는 개인종합 4위에 랭크됐고 올림픽 직전 ‘리허설’ 격으로 열린 벨라루스월드컵에서는 109.725점으로 개인종합 9위에 올라 올림픽 결선 진출 가능성을 부풀렸다. 리듬체조 관계자는 “손연재가 부상 없이 셰필드 훈련을 마쳤다. 컨디션을 올림픽에 맞춰온 만큼 남은 기간도 페이스를 잘 조절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손연재는 셰필드 훈련장에서 주민들이 참관한 가운데 실전과 다름없는 연기를 펼치며 본선 적응력을 키웠다. 개인종합 예선은 웸블리 아레나에서 9일 오후 8시(한국시간)부터 이틀 동안 열린다. 첫날에는 후프와 볼, 둘째 날에는 곤봉과 리본 종목이 치러진다. 24명의 출전 선수 중 상위 10명이 결선에 올라 메달을 가린다. 손연재의 1차 목표는 결선 진출. 치명적 실수만 하지 않으면 결선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한국 리듬체조 선수가 대회 결선에 나선 적은 없다. 손연재는 4년 전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한 신수지(21·세종대)에 이어 두 번째로 올림픽 무대를 밟는다. 하지만 내친김에 메달까지 움켜쥐겠다는 당찬 야심에서 손연재는 신수지와 다르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세계 1위 예브게니아 카나예바(22)를 비롯해 다리아 드미트리에바(19·이상 러시아), 율리아나 트로피모바(22·우즈베키스탄), 류보프 차르카시나(25·벨라루스) 등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모두 대회에 나서기 때문이다. 손연재는 이들과 격차를 보이지만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이 변수. 유럽의 전유 무대나 다름없는 이 종목에서 아시아 스타 손연재의 연기가 메달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경이로운 영국’ 점화…한국 100번째 입장

    영국인들의 윗입술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감정 표현에 인색한 영국인들은 ‘움직이지 않는 윗입술’(stiff upper lip)이란 표현으로 대변되곤 한다. 어떤 일이 있어도 내색하지 않고 꾹 눌러 참는다는 뜻이다. 하지만 27일(현지시간) 런던올림픽의 막이 오르자 무감각한 영국인들도 떨쳐 일어났다. BBC 방송은 연일 성화 봉송과 올림픽 스타디움 주변을 중계하면서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그리스 올림피아에서 채화돼 지난 5월 18일 영국에 도착한 성화는 지난 20일 런던에 들어왔다. 개회식 직전 템스강을 따라 달리는 성화를 직접 지켜본 런던 시민들은 손을 흔들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방송과 인터넷에서도 성화를 든 주자가 달리는 모습을 종일 생중계했다. 런던 시내 펍에서도 TV를 틀어놓으며 관광객을 불러 모았다. 런던 도심에도 인파가 북적거리기 시작했다. 올림픽 스타디움이 있는 스트랫퍼드와 스트랫퍼드 인터내셔널역 주변에는 카메라를 손에 든 관광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스트랫퍼드행 노선을 운영하는 DLR은 “지하철이 매우 혼잡하니 안전에 주의하라”는 팻말을 역사 곳곳에 붙여 놨다. 올림픽 스타디움 주변을 지키는 경찰과 보안업체 직원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경기장 보안 검색대에서는 음료가 든 병을 들고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보안요원과 관람객들의 실랑이도 눈에 띄었다. 테러 위험 때문에 모든 경기장 입장 시 음료 반입이 금지되고 있다. 전날 런던 왕립포병대사격장에서는 시상식 리허설이 진행됐다. 일정상 이번 올림픽 첫 메달이 나오는 종목이 여자 10m 공기소총이어서 사격장에서 첫 리허설을 치른 것. 자원봉사자들이 선수 역할을 맡아 입장부터 메달리스트 소개, 시상식 입장, 국가 연주, 기념촬영까지 모든 과정을 실제처럼 진행했다. 실제 시상식과 다른 점도 있었다.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국기는 올라가지 않았고 조직위 관계자들의 증명사진과 이름이 대형 스크린에 금·은·동메달 수상자로 띄워졌다. 금메달은 영국, 은메달은 미국, 동메달은 호주가 차지한 것으로 나와 이채로웠다. 리허설에 쓰인 메달은 금색 동전 모양으로 만든 초콜릿이었고 손에 든 꽃다발은 브로콜리 한 송이였다. 리허설을 진행한 관계자는 “퇴장하자마자 메달을 먹어치운 선수가 있는데 브로콜리는 집에 가서 먹었으면 좋겠다.”고 농을 던졌다. 우리 시간으로 28일 아침 런던 북동부 리 밸리에 있는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개회식에 한국은 205개 참가국 가운데 100번째로 입장했다. 고대 올림픽의 탄생지 그리스 선수단이 가장 먼저 입장하고 알파벳 순서로 뒤를 이었다. ‘Korea’를 쓰는 한국 선수단은 태평양 중부의 섬나라 키리바시(Kiribati)에 이어 들어왔다. 기수 윤경신(핸드볼)이 선수단의 맨 앞에 섰고 임원과 선수 100여명이 뒤를 이었다. 북한은 ‘DPR Korea’를 쓰기 때문에 53번째로 입장했고, 개최국인 영국은 맨 뒤에서 행진했다. 런던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2012 런던올림픽] 1만명… 488억원… 영국, 그리고 호강할 귀

    [2012 런던올림픽] 1만명… 488억원… 영국, 그리고 호강할 귀

    1만명이 넘는 공연 인원, 2700만 파운드(약 488억원)의 물량공세, 그리고 ‘미다스의 손’ 대니 보일 감독까지. 27일 오후 9시(한국시간 28일 오전 5시) 런던 동북부 리 밸리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시작할 제30회 런던올림픽 개회식을 기대할 이유는 차고 넘쳤다. 총감독을 맡은 보일은 “세계 최대규모라고 자신한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 될 것”이라고 자부했다. 어차피 상상할 수밖에 없다. 개회식 내용은 행사 당일까지 철저히 비밀일 테니까. ●‘ALL’ 출입증도 퇴짜 결국은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길’ 개회식이지만 꼭 먼저 보고 싶었다. 그래서 최종리허설이 진행되던 25일 밤(한국시간 26일 새벽) 올림픽 스타디움을 찾았다. 맹랑한 기대와 달리 기자는 입구에서 제지당했다. 1만여 ‘대군’을 이끌고 지난 3월부터 공연 준비를 해 오면서도 철저하게 입단속을 해 온 이들이었다. 이날 최종리허설에는 선택된 사람만 입장할 수 있었다. 아이디카드에 적힌 ‘ALL’(모든 경기장 출입 가능) 마크가 무색하게도 취재기자는 들어가지 못했다. 관계자에게 주는 파란색 스티커를 받아오거나 미리 배포된 리허설 티켓을 가져오란다. 깐깐했다. 공연 내용에 맞춰 적절한 위치를 미리 잡아야 하는 사진기자만 소수 들어가 동선을 파악했다. 초대된 건 출연진의 가족·친구를 비롯, 대회 관계자, 자원봉사자 등이었다. 기자는 퇴짜를 맞았지만 서운하게도(?) 무려 6만 5000명이 리허설을 봤다. 공연의 음량과 관중들이 내뿜는 소음 등을 실제와 같은 상황에서 점검하기 위해서란다. 억울했다. 그깟 파란색 스티커가 뭐길래. 그래서 리허설을 보고 나오는 이들에게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어땠냐고. 도대체 뭘 봤냐고. 영국 신사숙녀들은 거침없이 대답했다. 칭찬이거나 극찬이었다. 어메이징, 아웃스탠딩, 엑설런트 같은 단어가 쉼없이 쏟아졌다. “금요일밤을 기대해도 좋다. 절대 놓치지 말라.”는 호언장담도 꽤 많았다. “볼거리가 많았다. 그 현란한 광경을 어떻게 작은 TV로 찍어낼지 걱정된다.”는 오지랖형(?)도 있었다. 한 중국 여인이 “베이징올림픽 때가 훨씬 좋았다. 이번 개막식은 오로지 ‘영국’뿐이라 지루하고 별로 공감이 안 되더라.”고 한 게 유일한 볼멘소리였다. 관중들 얘기를 종합하면 이렇다. 주제는 영국, 오로지 영국이다.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희곡 ‘더 템페스트’의 문구인 ‘경이로운 영국’(Isles of Wonder)을 테마로 잡아 영국의 근·현대사를 3시간에 압축했다. 양 끌고 소 몰던 시절의 영국부터 산업혁명을 거쳐 민주주의를 정착한 지금까지를 촘촘하게 구성했다. 세 차례 무대가 바뀐다. ●관람객들 “어메이징… 엑설런트” 27t짜리 거대한 종이 울리며 개막을 알린다. 올림픽의 시작을 선언하는 소리이자 영국의 초창기 모습으로 돌아가는 시간. 싱그러운 잔디 위에 진짜 양과 말, 거위 등이 출연해 목가적인 풍경으로 1막을 그린다. 갑자기 잔디가 걷히면서 거대한 굴뚝 4개가 솟아오른다. 2막. 광원, 공장 노동자, 실업자, 간호사 등으로 분장한 공연단이 등장해 자연과 인간성이 파괴되는 암울한 산업혁명기를 표현한다. 3막에선 공황과 실업을 극복한 희망찬 분위기를 내세웠다. 웨스트민스터 의사당의 대형 시계탑 등 런던의 상징물이 등장해 영국인, 나아가 세계인의 저력을 일깨운다. 영화 ‘007 시리즈’처럼 헬기를 타고 경기장에 등장해 공연의 포문을 열기로 한 배우 대니얼 크레이그는 이날 나오지 않았다. 개회식에서 어떤 역할을 맡기로 귀띔해 궁금증을 자아냈던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도 빠졌다. 한결같은 찬사를 들으니 궁금증은 더 커지기만 한다. 하지만 하나는 확실하다. 어느 때보다 귀가 호강하는 개회식이 될 것이란 점. 나오는 관객을 붙잡고 얘기하는 내내 비틀스, 섹스피스톨즈, 더 후 등 영국이 자랑하는 전설적인 록밴드의 노래가 쉴 새 없이 귓전을 울렸다. 절로 고개가 까딱거렸고 발로 리듬을 맞추게 됐다. 록 마니아들 사이에서 런던 개회식이 화제 만발이란 얘기를 실감했다. 보지 못해 귀만 쫑긋거리며 올림픽 스타디움 앞을 서성인 3시간, 개회식 기대감은 하늘을 찌를 만큼 커졌다. 결코 실망하지 않을 ‘최고의 쇼’가 될 것이란 확신도 그만큼 커진 것 같다. 런던 김민희·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런던올림픽 D-1] ‘SNS 올림픽’인데… 스마트폰 경계하는 사람들

    오는 28일부터 경기에 들어가는 사격대표팀 선수와 코치 사이에 스마트폰 사용을 놓고 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변경수 대표팀 감독은 25일 훈련이 진행된 왕립포병대사격장에서 “스마트폰을 쓰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올림픽 첫 출전을 앞두고 세계신기록을 낸 김장미(20·부산시청) 등 나이가 어려 집중 관리가 필요한 선수들은 아예 스마트폰을 압수당했다. 인터넷 검색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 등으로 집중력을 잃을까 우려해 내린 극약처방인 셈. 하지만 선수들은 “휴식 시간에 가족, 친구들과 연락하는 것까지 차단한 것은 무리한 처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코치 중에도 “옛날처럼 ‘스파르타 방식’을 고수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지적하는 이가 있다. 사상 첫 SNS 올림픽이 되는 이번 대회에서 SNS 때문에 골치를 앓는 이들이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해 SNS 이용 지침을 발표하면서 “선수들이 SNS를 통해 자신의 경험을 인터넷에 올리는 것을 장려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IOC는 런던대회 출전 선수들의 SNS를 모아 놓은 사이트까지 만들었다. 그러나 런던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지난 24일 개막식 리허설 장면이 SNS를 통해 공개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조직위는 리허설 도중 주 경기장 전광판에 ‘놀라움은 아껴두자’는 문구를 거듭 내보냈다. 리허설 내용을 SNS에 공개하지 않겠다는 자원봉사자 1만여명의 서약도 받았다. 트위터로부터 자신을 떼어 놓는 선수들도 있다. 영국의 체조 대표선수인 루이스 스미스는 팔로어 1만 2000여명에게 대회 기간 트위터 접속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이제 휴대전화기가 조용해져 메달에만 집중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한류정책을 바꿔라] 대중문화는 돈벌이로, 순수예술은 찬밥… ‘K컬처’로 융합하라

    [한류정책을 바꿔라] 대중문화는 돈벌이로, 순수예술은 찬밥… ‘K컬처’로 융합하라

    #1. “그냥 지금껏 걸어온 길을 정리하는 책을 내거나 내 논문을 쓰는 게 낫겠어요.” 최근 만난 한 한국무용가는 이렇게 털어놨다. 지금까지 다양한 무용작품을 만들고 미국 뉴욕과 프랑스 파리를 오가면서 “한국춤에서만 볼 수 있는 아름다움”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그런데 지방자치단체의 예술기금지원사업 심사에서는 떨어졌다. “내가 왜 손해를 감수하면서 무용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누가 알아준다고.” #2. 한 공영방송사 음악 프로그램의 리허설 현장. 유명 아이돌 가수의 소속사 홍보담당자는 일본 팬 50여명이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가수들이 메이크업, 의상을 갖추지 않고 진행하는 리허설은 보통 비공개이기 때문이다. 소속사가 항의했지만 방송사는 모르쇠로 일관했다. “팬들 말로는 여행사가 방송사와 손잡고 패키지 상품으로 팔았대요. K팝 스타들이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이 돈벌이에 이용된 거죠.”(소속사 관계자) 한류가 3.0에서 4.0버전으로 진화한다고들 한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한류의 중심인 K팝 가수들은 이용만 당한다고 아우성이다. 순수예술 쪽 사람들도 마찬가지. 한류를 일궈낸 토대인데도 한류의 과실에서 외면당한다고 섭섭해한다. K팝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한류 현실을 진단하고 한류가 엔터테인먼트뿐 아니라 우리 문화, 우리 것을 아우르는 K컬처로 발전해 갈 수 있을지 진단했다. 한류의 성지인 일본 도쿄의 코리아타운 신오쿠보는 한류 초상권 침해의 온상지다. 한류 스타들의 얼굴을 무단으로 도용한 각종 상품들이 쏟아지지만 대책은 전무하다. 심지어 최근 한국의 어느 지상파 방송사는 이곳에서 직접 구즈(연예인과 관련된 상품) 판매 사업을 하겠다고 나섰다. 방송사 횡포에 업계 관계자들의 불만은 폭발 직전이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프로그램 제작을 빙자해 각종 한류 콘서트를 연다. 방송사는 거액의 입장료 수익을 챙기지만 출연 가수들은 단독 해외 공연이나 국내 행사와 비교해 5분의1, 10분의1 수준의 출연료밖에 받지 못한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일부 방송사가 콘서트를 주최한다고 출연을 요구해 스케줄을 잡아놨는데 표가 팔리지 않아 취소되는 사례도 있었다. 이런 한류 콘서트가 많아지면서 일본에서는 못 믿겠다, 식상하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에 대한 불만도 높다. 한 아이돌 그룹 소속사 대표는 “관공서와 함께 일을 하면 행사의 본질과 다르게 마치 자신들이 주최하는 것인 양 포장하는 경우가 많아 일하기가 꺼려진다.”고 했다. 최근 프랑스의 한 힙합댄스그룹이 내한 공연을 했다. 때마침 한국 공연차 서울에 온 프랑스 안무가 얀 루르는 “프랑스에서는 순식간에 매진돼서 보지 못하는 이들의 공연을 한국에선 객석에 여유가 있어 볼 수 있었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프랑스에선 그만큼 무용의 인기가 높다는 뜻이다. 하지만 한국의 현실은 다르다. 한국공연예술센터의 안애순 예술감독은 “세계 유수의 무용단에서 한국인 무용수가 한두 명씩 활동할 만큼 우리 무용수의 기량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데도 국내에서는 무용을 발전시켜야 할 장르라고 보지 않아 투자도 적다.”며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해외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는 한 오케스트라 지휘자 역시 정부의 외면이 아쉽다고 털어놓는다. 중국이나 일본에선 잠재력 있는 연주자들을 적극 지원한다. 해외 유수의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열어 경력 관리를 해주고 국제 콩쿠르에도 기업 지원을 적극적으로 유도해 자국 참가자가 입상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한다. 중국, 일본 출신 연주자가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 배경이다. 이 지휘자는 “클래식이나 발레를 고급 문화로 치켜세우면서도 해외에서 어렵게 활동하는 예술인들을 외면하는 현실은 무척 서글프다.”고 말했다. 한류 현상이 K팝이나 드라마 등 대중문화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데 대해서는 전통문화, 순수예술을 가리지 않고 대체로 ‘그럴 수 있다.’고 인정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한류가 더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국악, 클래식, 무용, 연극 등 순수예술 분야에 대한 관심이나 지원이 소홀해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SM엔터테인먼트 김영민 대표는 “음악, 드라마, 패션, 관광 등 문화의 모든 부분을 ‘K컬처’라는 카테고리로 융합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전략적인 투자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4월 내놓은 ‘대한민국 콘텐츠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방안’을 보면 변화 가능성이 엿보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미흡하다. 올해 예산 544억원 중 120억원이 창작뮤지컬 등 대중문화에 몰려 있다. 공연예술 분야에서는 공연 창작과 공동 제작에 배당된 2억원 미만이 고작이다. “순수예술을 한류의 중심으로 바라봐야 한다. 첨단과학의 발판이 기초과학이듯 문화 강대국의 길로 가기 위해서는 순수예술을 디딤돌로 삼아야 한다.”는 현장의 목소리는 정부를 비롯한 우리 문화 예술가가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최여경·이은주기자 kid@seoul.co.kr
  • 연재야 실수만 하지 마

    연재야 실수만 하지 마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18·세종고)가 올림픽 최종 리허설을 치른다. 13일부터 사흘 동안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열리는 국제체조연맹(FIG) 월드컵이 무대다. 올림픽 전에 열리는 마지막 대회로 런던 성적표를 가늠하는 기회. 세계 최강 예브게니아 카나예바, 다리아 드미트리에바(이상 러시아), 율리아나 트로피모바(우즈베키스탄), 류보 차르카시나(벨라루스) 등 정상급 선수들이 모두 나선다. 손연재는 지난달 찜통 더위 속에 하루 8시간씩 땀을 흘렸다. 어렸을 때부터 꿈꿔 오던 올림픽에 설 수 있다는 설렘 하나로 혹독한 훈련을 버텨냈다. 이왕이면 좋은 성적을 얻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는 건 당연하다. 대회 이틀째 급격히 체력이 떨어지는 것을 보완하려고 부쩍 체력훈련에 열을 올렸다. 이번 민스크월드컵을 통해 목표인 올림픽 톱 10 진입, 나아가 메달 가능성까지 엿본다. 전망은 밝다. 워낙에 상승세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올림픽 티켓도 아슬아슬하던 손연재는 세계선수권대회 11위로 런던행을 확정지은 뒤 ‘폭풍성장’하고 있다. 후프·곤봉·볼·리본 4개 종목에서 26~27점대였던 점수를 1~2점 가까이 끌어올렸다. 리듬체조의 산실인 러시아 노보고르스크 훈련센터에서 톱랭커들과 부대끼며 가파르게 성장했다. FIG 랭킹도 지난해 19위에서 5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손연재는 올해 나선 네 차례 월드컵시리즈에서 개인종합 11위(페사로), 4위(펜자), 7위(소피아), 5위(타슈켄트)를 꿰찼다. 펜자월드컵 후프와 소피아월드컵 리본에서 연속 동메달을 따내기도 했다. 마지막 타슈켄트월드컵에선 후프-볼-리본-곤봉 등 모든 종목에서 ‘꿈의 28점’을 기록했다. 옛 동구권 출신 강호들의 틈바구니에서 동양의 독특한 매력을 덧댄 손연재는 다크호스로 주목받고 있다. 손연재를 가르친 송희 SBS 해설위원은 “올 시즌 성적이나 컨디션을 봤을 때 수구를 떨어뜨리는 것 같은 큰 실수만 없다면 10위권 진입은 무난하다. 5위권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힘을 실어줬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2012 런던올림픽 출전하는 양학선의 다짐

    청년보다 소년이란 표현이 더 어울리는 스무 살의 양학선(한체대). 올해 초만 해도 올림픽에 나간다는 자체로 설레고 들뜨기만 하던 철부지는 ‘결전의 날’이 다가올수록 어깨가 무거워진다. 심장이 ‘쫄깃’해진다고. 그래서 요즘은 런던 경기장의 모습을 그대로 꾸민 태릉선수촌 체조장에서 부담을 빼는 연습에 한창이다. “훈련 때 압박감을 느끼지 않는다면 올림픽 때도 안 느낄 것”이란 생각으로 구슬땀을 쏟고 있다. 컨디션은 절정이다. 양학선은 지난 7일과 9일 태릉선수촌에서 열린 도마 평가전에서 완벽한 연기를 펼쳐 한국 체조 사상 첫 금메달 꿈에 힘을 실었다. 조성동 대표팀 총감독을 비롯해 국내 심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자신이 개발한 신기술 ‘양학선’(YANG Hak Seon·난도 7.4점)과 스카라 트리플(난도 7.0점)을 연속 시도해 실수 없이 마쳤다. 올림픽 리허설인 만큼 외국 심판진의 텃세까지 감안해 깐깐하게 채점했는데도 16.500~16.600점대의 두둑한 점수를 챙겼다. 금메달을 땄던 지난해 도쿄 세계선수권대회의 성적(16.566점)을 넘나든 것. 메달 색깔을 가를 착지 동작에서도 안정감이 넘쳤다. 조성동 감독은 “양학선은 대표 선수 중 현재 컨디션이 가장 좋다.”고 조심스레 ‘금빛 착지’를 점쳤다. 양학선이 시도할 ‘YANG Hak Seon’은 기본 점수가 7.4로 매우 높다. 공중에서 세 바퀴, 무려 1080도를 비틀어 돌아 내리는 고난도 기술이다.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은메달을 땄던 여홍철 경희대 교수가 선보인 ‘여2’에 반 바퀴를 더했다. 현존하는 기술 중 가장 어렵고 점수가 높다. 양학선 스스로 “어차피 스타트(기본 점수)에서는 내가 이기니까 나 자신만 이기면 된다. 라이벌이 없는 이유”라고 했을 정도로 고난도 기술이다. 연습 때면 “이 정도면 금메달이겠다.” 하는 흐뭇한 느낌을 가질 때도 많단다. 준비를 마친 양학선은 16일 런던으로 떠나 컨디션을 조절하고 떨리는 마음을 가다듬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그러나 AP통신은 이 종목 우승 후보로 플라비우스 코크지(26·루마니아)를 꼽았다. 올해 유럽선수권대회 금메달리스트인 데다 국제대회 단골손님으로 인지도가 높은 선수. 최고 점수는 16점대 초반으로 양학선에게 0.4점 이상 뒤진다. 0.001점 차이로 메달 색깔이 갈리는 체조에서 ‘하늘과 땅 차이’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민주, 朴 출정식 맞춰 정수장학회 파상공세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10일 민주통합당은 박 전 위원장이 이사장을 지낸 정수장학회를 집중 파고들며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주당 초선의원 모임 ‘민초넷’이 주최한 ‘박근혜 의원과 정수장학회’ 주제 강연에 참석해 “정수장학회는 5·16 군사쿠데타 이후 설립자에게서 강압으로 빼앗아 만든 장학회다. 박 의원은 사회 환원으로 명확히 정리하라.”고 요구했다. 특강에는 박지원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와 의원 100여명이 총출동했다.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는 강연에서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은 유신 시절 청와대 의전비서관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어린 딸을 보호하기 위해 후견인 격으로 붙여놓은 자”라고 주장했다. 부산일보 기자 출신 배재정 의원, MBC 기자 출신 신경민 의원 등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정희 정권이 고(故) 김지태 사장으로부터 MBC, 부산일보 주식을 강제 헌납받았다.”면서 “박 전 위원장은 10년 동안 재단 이사장을 지내고 자신의 최측근 인사를 앉히고는 소유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정수장학회의 강제헌납 판결, 박 전 대통령이 당시 국가권력을 동원해 이뤄진 인권과 재산권 침해 등에 대한 박 전 위원장의 답변을 촉구한 뒤 공개질의서를 전달했다. 민주당은 이날 ‘부일장학회 강탈의 역사’ 관련 사진 20여점을 국회 의원회관 로비에 전시하려 했지만 국회 사무처가 정치적 게시물이라는 이유로 이례적인 불허 방침을 내려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정성호 대변인은 박 전 위원장의 출마선언문과 관련, “반성·개혁·소통·비전이 없는 공허한 허무주의 추대 리허설이다. 슬로건인 ‘내꿈이 이뤄지는 나라’는 ‘박근혜 대통령 꿈이 이뤄지는 나라’”라고 꼬집었다. 평일 오전 출정식을 한 데 대해 “방학 중에도 대학생들은 등록금을 벌기 위해 알바 뛰고, 학원에 가 있는 현실을 ‘유신공주’는 모르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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