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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플러스] 정경화씨 손가락통증 공연포기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씨가 23일 오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키로프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무대에 갑작스러운 손가락 통증으로 서지 못했다. 정씨는 이날 오후 7시30분부터 세계적인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이끄는 키로프 오케스트라의 림스키-코르사코프 ‘스페인 기상곡’ 연주에 이어 바로 부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협연할 예정이었으나 무대에 나타나지 않았다. 정씨는 공연 말미에 바이올린 대신 마이크를 들고 무대에 나타나 “아침 리허설 도중 왼손에 통증이 와 병원에서 마취제를 맞았는데 마취가 풀리지 않았다.”며 “최상의 연주를 들려드리지 못할 상황이어서 공연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씨는 이어 “연주를 들려드리지 못한 것에 대해 관객의 양해를 구한다.”면서 “유료 관객에게는 28일 다시 열리는 브람스 공연에 초청하겠다.”고 말한 뒤 퇴장했다. 기획사 CMI 여지희 차장은 “오늘 공연 표를 가지고 28일에 다시 오는 관객에겐 50% 할인해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 99회째 하우스콘서트 여는 작곡가 박창수씨

    99회째 하우스콘서트 여는 작곡가 박창수씨

    웬만하면 정장을 입고 가야 하는 클래식 연주회를 마룻바닥에서 뒹굴며 본다면 어떨까. 엎드리면 코가 닿을 곳에서 연주자의 거친 숨소리까지 들린다면 더욱 좋고. 더군다나 공연이 끝난 뒤 연주자와 와인을 기울이며 말을 틀 수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클래식 공연에 대한 통념을 뒤집고 2002년 국내에서 처음 시작된 ‘하우스 콘서트’가 어느새 99번째 공연을 갖게 됐다. 공연일자도 마침 9월9일이다. 하우스 콘서트를 꾸리는 음악가 박창수(41)씨를 만나봤다. 박씨가 하우스 콘서트를 구상한 것은 서울예고에 재학중이던 1980년대 초반. 친구 집에서 악기를 연습하는 일이 많았던 박씨는 아담한 집에서 느껴지는 편안함이 너무나 좋았다. 격식있는 무대보다는 집처럼 소박한 곳에서 공연을 해보는 게 어떨까라고 상상해 봤다. 그로부터 20여년 뒤. 박씨는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낡은 자택을 개조해 1층은 주방·침실로 쓰고 2층의 벽을 터서 30여평의 콘서트 공간을 만들었다. 소년시절의 꿈이 이뤄졌다. 한달에 두어번씩 공연을 한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알음알음 찾아오는 관객만 평균 30∼40명이나 된다. 하우스 콘서트의 큰 특징은 연주자와 관객의 거리뿐 아니라 의자까지도 없앴다는 점. 관객들은 마룻바닥 자신이 앉고 싶은 곳에 방석을 깔고 앉아 몸으로 음악을 느낀다. “관객들이 가까이 있다 보니까 연주자의 표정, 땀방울, 손떨림까지도 보입니다. 작은 공간에서 악기 소리가 몸을 타고 울리면서 음악을 오감(五感)으로 느끼게 되지요. 어떤 의미에서 연주자들은 관객들과 달리 큰 무대에 설 때보다 긴장할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단골 관객인 1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은 그동안 다녀간 관객 2000여명에게 공연일정을 이메일로 보내주고, 공연일에는 관객들을 안내하곤 한다. 하우스 콘서트는 동네에서도 유명해져 인근의 전두환 전 대통령 내외가 경호원을 대동하고 갑자기 나타나 모두를 당황시키기도 했다. 그동안 하우스 콘서트장에서 선보인 장르를 추려보니 절반은 클래식이고 절반은 프리뮤직(즉흥음악), 재즈, 국악, 무용, 마임 등이었다. 아마추어 뮤지션도 간간이 참여했다.160인치 스크린에 단편영화를 상영하거나 음악에 대한 세미나를 열기도 했다. 박씨의 집은 문화를 전방위적으로 체험하는 독특한 공간이다. 지난해 타계한 북과 드럼의 대가 김대환씨가 세상을 뜨기 전 이곳에서 마지막 무대를 가졌다. 피아니스트 임미정씨는 북한 작곡가의 곡을 연주해 이 집을 찾은 탈북자들이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기타리스트인 이병우씨, 가수 강산에씨, 중국 전통악기인 구젱의 권위자인 펭시아 주, 프리뮤직 분야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일본인 하라다 요리유키 등이 이곳을 다녀갔다. 하우스 콘서트가 처음부터 순항을 한 것은 아니었다. 국내에서 개념이 생소했던 당시 연주자들로부터 공연요청을 거절당하기 일쑤였다. 그런 의미에서 저명한 음악인인데도 연주를 흔쾌히 승낙한 콘트라베이스 클라리넷 연주자 볼프강 스트라이(독일)가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단다. 그렇다고 하우스 콘서트가 유명한 사람들에게 공연비를 더 얹어주는 것도 아니다. 관람비 2만원 가운데 반은 연주자에게, 반은 뒤풀이에 필요한 와인·치즈·과자를 사는 데 사용된다. 연주비가 처음부터 정해져 있는 게 아니라 관객이 많을수록 연주자 연주비도 많아 진다. 하우스 콘서트에서는 관객의 수가 적더라도 정말로 공연을 보고 싶어서 오는 자발적인 관객들만 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연주하는 사람들도 관객들의 반응에 다시 감동을 받곤 한다. 연주가 끝난 뒤 이어지는 뒤풀이도 볼거리다. 와인과 치즈를 먹으면서 연주자와 함께 어울리면서 연주자와 관객의 벽이 무너지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박씨는 공연자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그룹으로 카이스트 공학도 음악동호회인 ‘뮤지카´를 꼽았다. 보통 오후 5시쯤 와서 리허설을 하기 일쑤지만 이들은 대전에서 오전 9시부터 오겠다고 성화였다. 매일 야간작업을 하느라 오후에 일어나는 박씨도 두손을 들었다. 아마추어이긴 하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은 프로도 본받아야 한다고 일침한다. 박씨는 스스로 삐딱한 인생을 살아왔다고 말한다.6살때 피아노를 배우기 전 스스로 작곡을 시작했다. 이후 어머니를 졸라 피아노를 집에 들여놓고 혼자서 공부했다. 넉넉지 않은 가정형편이기도 했지만 그때부터 무언가에 길들여지기를 원치 않았다. 서울예대 졸업이후 명문대 작곡과에 수석으로 들어가기는 했지만 틀에 짜여진 작곡보다는 퍼포먼스의 길을 택했다.1987년 행위예술협회의 발기위원으로 참여했고, 여기서 동반자인 김영희(이화여대 한국무용 교수·김영희무트댄스 예술감독)씨도 만났다. 이들 부부는 실험적이고 파격적인 즉흥공연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집에서 나오는 길. 현관 입구에서 송아지만한 개가 개집에서 중고 텔레비전을 시청하다가 나와서 꼬리를 흔든다. 개 ‘레트’는 하루에 1시간 이상씩 텔레비전을 물끄러미 쳐다본다. 개주인 박씨는 역시 즉흥 문화연출가답게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람이었다. 오는 23일의 100번째 하우스 콘서트는 어떻게 꾸며질지 벌써부터 궁금해졌다. 그의 홈페이지는 http:///free-piano.com(개설예정). ■ 프로필 ▲64년 서울생 ▲80년 서울예고 입학 ▲83년 서울대 입학 ▲86년 퍼포먼스 활동 시작, 이후 ‘호흡 시리즈´ ‘레퀴엠 시리즈´ 등을 독일·일본 등 17개국서 공연 ▲87년 한국행위예술협회 발기인으로 참여, 협회 사무국장 ▲99년 프리뮤직(즉흥음악) 본격적으로 시작 ▲2002년 7월 국내 최초로 하우스콘서트 시작 ▲2005년 9월23일 하우스콘서트 100회(예정)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성기노출 장난삼아 했다”

    “생방송에서 옷 벗고 난장을 치겠다. 신나게 놀겠다. 제대로 한번 보여주겠다.” 지난달 30일 MBC 음악캠프 생방송 도중 발생한 인디밴드 멤버들의 성기 노출은 주위에 예고한 계획된 행동으로 드러났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3일 인디밴드 ‘카우치’ 멤버 신모(27)씨 등 2명이 방송 전 노출을 계획한 사실을 확인,4일 중 공연음란 및 업무방해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경찰은 신씨가 “인디밴드가 방송에 나올 수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 공연이라고 생각해 장난삼아 (성기노출을)했다. 사태가 이렇게 커질 줄은 몰랐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당시 공연에 참가했던 다른 출연자 3명도 “신씨가 방송 3일 전에 노출계획을 알렸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신씨 등이 사전공모 부분을 시인했고 여러 관계자의 진술을 통해서도 충분한 정황 증거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한편 MBC는 이날 “PD와 작가를 속이고 리허설대로 방송하지 않아 방송사의 업무를 방해하고 이미지를 실추시켰다.”며 이들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안동환기자의 현장+] 대학로 사이코드라마 배우 체험

    [안동환기자의 현장+] 대학로 사이코드라마 배우 체험

    조명이 꺼지자 과거와 현재, 꿈이 교차하는 여행이 시작된다. 주인공은 시간을 거꾸로 돌려 응어리진 상처와 고통을 맞닥뜨릴 수도 있다. 단 한번만이라도 그 순간으로 돌아간다면 후회없는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누구나 갖고 있는 인생의 아쉬움은 ‘잉여현실’이라는 전문용어로 표현된다. 사랑하던 사람과 이별하거나 상처받거나 깊은 분노로 인해 인생의 생채기를 남긴 그 순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어떻게 할까. 서울 혜화동 대학로극장. 매주 월요일 오후 7시30분이 되면 이 극장의 시계는 멈춘다.20여명의 관객이 어우러지는, 대본도 리허설도 없는 즉흥 ‘사이코드라마’의 막이 오른다. 지난 13일,20일 기자는 대학로의 그 무대에 섰다. #장면1 떠나보내기… 주인공은 최근 간암으로 아버지를 떠나보낸 20대 여학생. 그녀와 언니는 아버지의 간이식을 위해 수술대에 올랐다. 차도를 보이는가 싶더니 아버지는 3주일 만에 숨을 거뒀다. 두 딸의 간을 이식받고도 끝내 떠난 아버지가 원망스럽기 짝이 없다. 수술 후 몸조리를 하느라 아버지의 임종을 보지 못한 죄책감도 깊은 상처로 남아 있다. 빈 의자에 주황색 조명이 들어오자 연출을 맡은 정신과 전문의가 “의자에 누가 앉아 있냐.”고 묻는다.“아빠.”“어떤 표정을 짓고 있나요?”“웃고 있어요.”“자, 아빠와 대화를 나눠 보세요.”“잘 지냈어?이제 안 아파? 많이 보고 싶었어. 아빠가 아파하는 거 보기가 싫어 쌀쌀맞게 대한 거 너무 미안해.”울음이 터져 나오자 객석은 숨소리조차 멈춘 듯하다. 연출자의 지시로 아빠 역을 맡은 ‘보조 자아’가 곁에 앉았다. 그녀에게 건네는 아빠의 목소리.“아빠는 네가 더 클 때까지 지켜주고 싶었는데…. 벌써 가야 하는게 미안해.”“아니야, 아빠. 아빠의 마지막 모습을 보지 못한 게 너무 가슴이 아파.”연출자는 일반 관객들 사이에서 차례로 엄마, 언니 역할을 할 연기자를 뽑았다. 무대는 집과 병실, 장례식장으로 바뀐다. 그녀가 용기를 내 엄마에게 고백한다.“엄마. 언니랑 내 몸에 난 상처에 더 이상 아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아빠를 위해 수술한 건데 우리에게 그렇게 미안해하지마.”그녀는 역할 바꾸기를 통해 아빠, 엄마, 언니의 입장이 된다. 연출자가 “임종 순간으로 돌아갑니다.1분 후에 아빠는 저 문을 열고 나갈 거예요. 마지막 말씀을 하세요.”라며 종을 울린다. 작별의 시간.“이제 더이상 아프지마. 아빠 사랑해.” 그녀는 비로소 아빠를 떠나 보낼 수 있는 듯 평온한 표정이다. 두 시간에 걸쳐 진행된 드라마는 그녀가 꿈에서 깨어나며 끝난다. 그녀는 “화창한 여름날 숲속에서 온 가족이 물장구를 치며 놀던 어린 시절을 꿈꾸었다.”면서 “기억을 재생하면서 억눌렀던 아픔으로 가득 찬 가슴이 환해지는 느낌”이라고 말한다. #장면2 숨고르기… 34살의 6년차 직장인.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아 보이는 삶. 사내는 그러나 “난 누구일까.”라고 자문한다. 어느날 문득 다가온 사춘기적 증상.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불 꺼진 무대 위를 서성이는 사내의 마음은 혼란스럽다. 그는 “마치 페달을 멈추면 금방 쓰러질지도 모를 두발 자전거 위에서 달리지도 내려서지도 못하는 느낌”이라고 독백한다. 녹색 조명이 켜지자 무대 저편에서 한 목소리가 들려온다.“이제 떠납니다. 당신은 어디로 가고 싶은가요?” 독백의 주인공은 기자였다. 연출을 맡은 김수동(47·용인정신과 전문의) 박사는 정체성의 혼란과 실패에 대한 강박증을 호소하는 30∼40대 직장인이 많다고 설명한다. 일명 ‘3·6·9’증후군. 입사한 지 3년,6년,9년이 지나면서 몰려오는 상실감과 일로 쌓이는 스트레스를 일컫는 말이다. 대기업 직장인에서 전문직 종사자까지 직종을 가리지 않는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궤도 이탈을 허용하지 않는 목표지향적인 풍토가 고스란히 스트레스의 자양분이 되는 것이다. 김 박사는 “최고가 아니면 꼴찌라는 이분법적인 인식이나 급격히 변화하는 사회로 인한 낙오의 두려움, 스트레스로 지친 심신도 정체성 혼란의 원인이 된다.”고 설명한다. 누구나 부딪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조언은 의외로 단순하다.“스스로의 삶을 돌아보는 퇴행의 시간을 가져보라는 것.” 일종의 숨고르기인 듯싶다. ●사이코드라마는 내면의 갈등과 상처를 밖으로 끌어내 해소하는 일종의 치료법이다. 환자를 대상으로 했던 김 박사의 사이코드라마에는 지난 99년 10월부터 일반인도 참가하고 있다. 정신과 전문의와 간호사가 스태프로 일한다. 처음 보는 낯선 관객 앞에서 속내를 드러내기란 쉽지 않다. 드라마는 웜업(Warm up)-공연(Acting In)-셰어링(Sharing)이라는 세 단계로 구성된다. 모든 관객들이 무대 위에서 원을 그린 뒤 1명씩 자신을 소개하는 시간. 굳게 닫힌 마음의 문을 열고 서로에게 신뢰감을 갖는 과정이 웜업이다. 그 과정이 끝나면 주인공이 선발된다. 늘 사이코드라마가 성공적이지는 않다. 극에 지나치게 몰두한 주부가 남편 역을 맡은 보조자아의 뺨을 때리기도 한다. 마지막은 셰어링. 관객 모두가 무대에 올라 주인공과 나누는 소통의 시간. 따뜻한 위로와 공감, 숨기고 싶었던 경험담마저 술술 풀려나온다. 입소문으로 찾아온 주부부터 직장인, 경찰, 사회복지사, 대학생, 비행청소년까지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연극이다. 스트레스 과잉 시대, 혹 삶에 지친 당신이라면 가면을 잠시 벗고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는 건 어떨까. 그 무대 위에서 한때 열살이었던 당신을, 한때 다른 꿈을 꿨던 당신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sunstory@seoul.co.kr
  • [금주의 새앨범]

    ●블랙홀,‘Hero’ 20년 동안 헤비메탈이라는 외길을 걸어온 블랙홀(Black Hole)이 3년만에 8집 새 앨범 ‘히어로(Hero)’를 들고 돌아왔다. 블랙홀은 지난 1985년 리더인 주상균이 주축이 돼 결성된 국내 헤비메탈 밴드의 맏형격으로 4명의 멤버로 구성돼 있다.‘깊은 밤의 서정곡’이란 노래로 대중에게 익숙한 이들은 한류 열풍이 불기 오래 전 일본팬들이 국내 공연을 보기 위해 한국을 찾는 등 ‘원조 한류 스타’로 유명하다.9곡의 수록곡이 하나하나 조합돼 전체의 스토리를 이루는 이번 앨범에서 빼놓지 말아야 할 곡은 인생을 철학적으로 노래한 첫번째 트랙 ‘삶’과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꼬집은 마지막 트랙 ‘Ugly Hero’. 주상균은 “서양 음계를 쓰지만 아쟁과 대금, 바람소리를 함께 담아 한국 헤비메탈 벤드라는 것을 보여 주려 했다.”고 말했다. 소니BMG. ●푸 파이터스,‘In Your Honor’ 현존하는 미국 최고의 하드록 밴드 ‘푸 파이터스(Foo Fighters)’가 밴드 결성 10주년을 기념하는 5집 새 앨범 ‘In Your Honor’를 발표했다. 이 앨범은 리허설과 레코딩에만 9개월 이상의 시간을 쏟아 부은 역작.‘외계생명체(foo fighters)’라는 이름의 ‘푸 파이터스’는 그룹 ‘너바나’의 드러머였던 데이브 그롤이 너바나 해체 후 새로이 결성한 4인조 밴드. 일렉트릭 하드록과 어쿠스틱 버전을 담은 두 장의 CD로 구성된 이번 앨범은 타이틀곡 ‘In Your Honor’를 비롯한 모든 곡들에서 전작에 비해 한층 더 파워와 에너지로 충만해진 느낌. 보사노바풍으로 잔잔하게 흐르는 ‘Virginia Moon’은 재즈 보컬리스트 노라 존스가 피아노와 보컬 게스트로 참여했다. 소니BMG.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가수 박미경 매니저 이도진씨의 ‘25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연예인의 그늘진 이면에서 고군분투하는 매니저들의 하루 24시는 어떻게 돌아갈까. 최근 새 앨범을 내고 가요계에 복귀, 가장 바쁜 연예인 중 한 명인 가수 박미경의 현장 담당 매니저 이도진( 27)씨를 지난 5일 하루 동안 밀착 동행 취재했다.23살 때 군에서 제대하자마자 말단 로드 매니저 부터 시작했다는 이씨는 현재 ‘현장 매니저’. 로드 매니저와 PR(홍보)매니저의 중간급으로 두 가지 역할을 모두 담당한다. #오전 5시30분-기상 이씨는 평소보다 30분 빨리 눈을 떴다. 그리고는 곧장 스케줄이 빼곡히 적힌 검은 수첩부터 집어 든다. 오늘은 서울 등촌동 공개홀에서 SBS ‘생방송 인기가요’의 출연과, 전남 여수시에서 진행되는 MBC ‘해양EXPO 특집’ 녹화가 있는 날. 이씨는 함께 기거하는 로드 매니저를 깨워 오늘 스케줄을 하나하나 주지시키고, 박미경이 타고 갈 비행기 표 예약 시간도 다시 확인한다. #오전 7시-박미경 집 아침을 거르는 것은 이젠 습관. 대충 세수만 한 뒤 밴을 타고 한남동 박미경 집으로 향한다. 앞서 ‘모닝콜’을 했지만,‘혹시나’하는 생각에 도착 30분 전부터 다시 박미경에게 전화를 거는 이씨. 이런, 조금 늦는단다. 이씨의 표정이 굳어진다.“생방송은 시간 엄수가 생명이지요. 리허설 때도 절대 늦으면 안돼요. 생방송이 있는 날은 하루종일 제 속이 타들어 간답니다.” #오전 7시30분-청담동 미용실 박미경이 밴에 오르자, 그의 ‘스케줄 브리핑’이 시작된다.“누나, 오늘은 생방송에다 여수에서 녹화가 있는 날이라 무척 바쁠 거야. 기존과 다른 컨셉트의 무대 의상을 준비했고, 평소 혼자 하던 랩하는 친구와도 오늘은 함께 공연해야 돼.” 30분만에 청담동 J미용실에 도착. 박미경이 머리를 손질하는 1시간 남짓한 동안에도 그의 휴대전화는 쉴 틈이 없다. 자신의 바로 위 실장급 매니저에게 현재 상황을 보고한다. 그리고는 박미경을 뒤로한 채 택시를 타고 먼저 등촌동으로 향한다. #오전 9시-등촌동 SBS 공개홀 박미경이 노래를 부를 현장 무대부터 점검하는 이씨. 오늘은 ‘강풍효과’를 내야 하는 컨셉트의 무대라 이씨는 ‘강풍기’부터 유심히 살핀다. PD와 작가를 만나 인사하고, 출연 순서와 내용이 적힌 ‘Q시트’와 반주가 담긴 테이프 ‘MR’(Music Records)의 정상작동 유무를 확인하는 것은 기본. #오전 10시-1차 리허설 박미경이 도착하고,1차 ‘드라이 리허설’(의상을 완전히 갖추지 않고 카메라 앵글만 확인하는 정도의 리허설)이 끝난 뒤 박미경, 코디 등 스태프와 함께 구내 매점에서 사온 김밥과 컵라면으로 ‘아점’(아침 겸 점심)을 먹는다. #오전 11시-여수로 출발 게눈감추듯 부리나케 식사를 마친 이씨. 혼자 밴을 몰고 여수로 향한다. 박미경은 생방송을 마친 뒤 비행기로 여수에 도착할 예정.“비행기를 타지 않고 밴으로 움직이는 이유는 현지에서 미경 누나를 태우고 움직일 차량이 필요하기 때문이지요.” #오후 4시30분-여수 공항 5시간 남짓을 달려 여수 공항에 도착.30분쯤 지난 뒤 박미경이 공항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자 그녀를 태우고 여수 오동도에 마련된 특설무대로 향한다. #오후 8시-오동도 특설무대 박미경이 신곡 ‘섹시 레이디’로 오프닝 무대를 장식하고 내려오자, 그는 일단 한숨을 돌린다. 오늘의 중요한 일정은 모두 소화한 것. 하지만 박미경의 피로를 덜어주기 위해 한 시간이라도 빨리 서울로 올라가야 한다. 현지 식당에서 간단히 저녁을 때운 이씨는 오후 10시쯤 서울로 향한다. #새벽 4시-개봉동 집 새벽 3시쯤 박미경을 집에 데려다주고, 잠자는 것을 확인한 뒤에야 귀가. 오늘도 새벽 3시를 넘겼다. 오늘 있을 새로운 스케줄을 챙기고 새벽 5시가 다 돼서야 잠자리에 드는 이씨.“내일 오전 특별한 스케줄은 없지만,3시간밖에 자지 못할 것 같아요. 미경 누나가 개인적으로 현충일날 국립묘지에 참배를 하고 싶다네요.‘그림자’가 안 따라갈 수 있나요.(웃음) 글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2005 서울시민생활체육대회 개막

    2005 서울시민생활체육대회 개막

    ‘2005 서울시민생활체육대회’가 열린 22일 서울 효창운동장은 하루 종일 참석자들의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25개 구청 3만여명의 주민들은 빗줄기도 아랑곳하지 않고 ‘지역 대표 선수’로 운동장 곳곳을 누볐다. 그러나 주최측의 미숙한 대회 운영과 지나친 경쟁심에 함부로 언성을 높이는 일부 참가자들로 눈살을 찌뿌리게 했다.“우리가 싸우러 나왔냐.”는 불만까지 터져나왔다. 준비 안된 대회는 화합의 장을 ‘이전투구’장으로 둔갑시켰다. 서울시민의 건강과 화합의 한마당 축제 ‘2005 서울시민생활체육대회’가 22일 서울 효창운동장에서 막이 올랐다. 이번 대회는 서울특별시생활체육협의회 주관으로 22일과 29일 이틀 동안 효창운동장 등 서울시내 운동장에서 열린다.25개 구청이 모두 참가하는 서울 시민의 ‘열린 올림픽’인 셈이다. 특히 기존의 시장기대회가 각구 대항전으로 확대된 첫 행사다. 서울시민들의 참여와 호응 속에 모두가 하나 되는 축제의 장으로 열리게 된다. 이날 개막식은 25개 구청 3만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열렸다. 이의민 서울특별시 생활체육협의회장은 “생활체육에 참여하면서 심신의 건강을 증진할 수 있다.”면서 “경쟁이 아닌 협동을 통해 모든 사람들이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공동체 문화를 가꿔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명박 서울시장도 “주5일 근무제 확산과 여가 선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많은 시민들이 생활체육에 참여하고 있다.”면서 “서울시도 지역별 생활체육교실 운영과 생활체육 전용 공간 확충 등을 통해 생활체육 활성화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크게 4부문으로 나뉜다. 일반 시민들이 참여해 구 대항전으로 이뤄지는 시민참여부문은 단체 줄넘기, 줄다리기,10인11각달리기,20인 승부차기, 체조경연대회, 구 대항 응원전으로 이날 펼쳐졌다. 동호인부문은 축구, 배드민턴, 족구, 탁구, 태권도 등 모두 13개 종목으로 29일까지 한강시민공원 등 시내 곳곳에서 열린다. 이밖에 전남, 강원, 충남, 경북, 제주도 등 5개 도와 함께 축구 등의 경기를 하는 시도교류부문과 대학동아리부문도 개최된다. 폐회식은 31일 오전 11시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시상식과 함께 열릴 예정이다. 이두걸 정은주기자 douzirl@seoul.co.kr ■환호·탄성 온종일 후끈 ●구로 에어로빅팀 ‘춤짱’ 등극 “울릉도 동남쪽 뱃길 따라 이백리 외로운 섬 하나 새들의 고향….” 스피커에서 귀에 익은 선율이 흘러나왔다. 무대 밑 수천명의 관객들은 탄성을 내질렀다. 파란색과 빨간색, 초록색 티셔츠에 흰 바지 차림 40명의 구로구 주민자치프로그램센터 에어로빅팀은 힙합이 가미된 역동적인 체조를 선보이며 한순간에 좌중을 휘어잡았다. 이번 대회 시민참여종목의 ‘꽃’은 생활체조경연대회.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으로 구성된 30여개 팀들은 흥겨운 음악과 몸짓으로 대회의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이날 정상에 오른 구로구 주민자치프로그램센터 에어로빅팀은 오류2동 주민들이 중심이 됐다.30∼40대 주부들로 이뤄진 이들은 대부분 동 에어로빅 강좌를 몇년째 수강하고 있다. 이젠 눈빛만 봐도 호흡이 척척 맞을 정도다. 그러나 이들도 대회를 위해 강행군을 계속해 왔다. 저녁 식사를 마무리하고 밤 11시까지 한 달이 넘도록 훈련에 몰입했다. 지난 20일 오후 9시에는 지하철 1호선 오류역 야외무대에서 리허설까지 가졌다. 팀 안무를 맡은 김민(36·여)씨는 “우승은 그동안 흘린 땀의 소중한 결실”이라면서 “어르신들 행사 때 에어로빅 공연을 갖는 등 봉사활동도 하면서 지역사회로부터 받은 사랑에 보답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동과 마포도 우승 강동구는 10인 11각 달리기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어깨춤을 추며 기쁨을 만끽했다. 차가운 봄비도 달콤하게만 느껴졌다. 이갑순(51)씨 등 여성 4명, 남성 6명으로 구성된 강동구팀은 결승까지 큰 실력차로 승리를 거듭했다. 상대팀은 “한 가족끼리도 저렇게 호흡이 맞기는 힘들다.”며 혀를 내둘렀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이번 달 초에야 처음 만난 사이. 매일 늦은 오후에 1시간씩 초등학교에서 연습을 하며 실력을 쌓았다. 발목 부상은 물론 무릎 골절까지 입었지만 발을 맞추면서 어느새 마음까지 하나가 됐다. 리듬을 맞추기 위해 호흡까지도 일정하게 조율했다. 결국 지난 10일 구민 체육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서울시에서도 최고수로 등극했다. 팀원인 김영식(44)씨는 “친분이 쌓여 서로를 신뢰하게 되자 실력이 몰라볼 정도로 늘었다.”면서 “강동구를 사랑하는 마음이 하늘에 닿았나 보다.”하며 흐뭇해했다. 체육대회의 ‘감초’는 축구다. 이번 대회에서는 ‘20인 승부차기’가 포함됐다.1위에 오른 마포구는 이미 여러 축구 강팀들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정평이 높다. 이번 대회의 중심에는 마포구 생활체육협의회 30대팀이 있었다. 주말마다 학교 운동장에서 몸을 부대껴 온 이들은 예선을 거치면서 전력이 더욱 탄탄해졌다. 마포의 ‘히든 카드’는 여성 축구 선수. 규정상 20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여성 6명이 꼭 포함돼야 했다. 지난 4월 여성부장관기에서 우승하는 등 전국 최고 실력을 자랑하는 마포 여성축구단이 함께하면서 경기 전부터 우승후보 0순위로 손꼽혔다.30대팀 신기진(46·창천동) 감독은 “남녀 팀이 각종 축구대회에서 우승과 준우승을 도맡아 해 승부차기 경기도 자신이 있었다.”며 활짝 웃었다. ●준비 안된 대회 전쟁터로 둔갑 “야, 눈이 어디로 박힌 거야. 제대로 심판을 보고 있는 거야.” “다 이긴 경기를 중단하면 어떻게 해.” 이날 늦은 오후 종로구와 은평구의 줄다리기 결승전. 두 팀 감독은 결승에 앞서 페어플레이를 약속했다. 그러나 종로구가 준비를 못한 상태에서 심판이 시작을 알린 게 화근이었다. 종로구는 시작 직후 1m 남짓 끌려갔다. “무효야, 무효.”순간 한 주민이 줄 사이로 뛰어들었다. 심판은 ‘일단 정지’를 선언했다. 종로구와 은평구 관계자는 각각 ‘재경기’와 ‘몰수패’를 주장하다 ‘패싸움’ 직전까지 갔다.‘공동 우승’을 선언한 심판은 성난 선수들을 피해 줄행랑을 쳤다. 이날 경기장 곳곳에선 다툼이 끊이지 않았다. 고성과 몸싸움은 물론 멱살잡이도 이어졌다. 생체협의 매끄럽지 못한 운영이 시민들을 25편의 ‘적’으로 갈갈이 찢어놓았다. 각 경기장에 전문 심판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분쟁의 씨앗이었다. 경기장마다 자원봉사자로 끌려나온 대학생 20여명만이 우왕좌왕했다. 지역 주민들이 몸싸움을 벌이면 ‘공동 승리’만이 유일한 방법이었다.20인 단체줄넘기에선 네 팀이, 줄다리기에선 두팀이 공동 우승하는 어이 없는 결과가 속출했다. 줄다리기 3위도 두 팀이었다. 20인 단체줄넘기 경기에선 시작하자마자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1분에 몇 차례 줄을 넘었는지 기록해야 하는데, 심판끼리 손발이 맞지 않아 시간 재는 걸 잊어버린 탓이었다. 줄다리기에선 경기를 마칠 때마다 싸움이 발생했다.‘1분인 시간이 너무 길다.’는 등 이유도 가지가지였다.1명의 심판이 팀당 100명의 선수들을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 대학생 봉사자는 “점심도 제대로 못먹고 하루 종일 어른들에게 시달리다 보니 몸도 마음도 너무 지쳤다.”고 한숨지었다. 대부분의 경기가 파행을 거듭한 탓에 대회는 이날 오후 7시가 넘어서야 마무리됐다. 이두걸 정은주기자 douzirl@seoul.co.kr ■이의민 서울시생활체육협의회장 이의민 서울시생활체육협의회장은 “서울을 제외한 다른 시·도는 매년 도민 및 시민 생활체육대회가 치러지고 있지만 서울은 그렇지 못했다.”면서 “서울의 경우 경기장문제, 교통문제 등으로 시행되지 못했으나 기존의 각 종목별 시장기대회를 모아 종합대회를 치르게 됐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대회가 개최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생활체육동호인으로서 타·시도와 같이 서울시생활체육협의회의 숙원이었던 종합대회를 반드시 시행시키고자 이 대회를 추진하게 됐다. 어떤 사람들이 대회에 참가하며 어떤 종목들로 구성돼 있나. -서울에 거주하는 생활체육동호인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자치구생활체육연합회 대항으로 경기가 진행된다. 축구, 배드민턴, 테니스 등 동호인경기종목 뿐만아니라 응원전,10인 11각 달리기, 줄다리기 등 시민참여종목이 시행된다. 너무 큰 행사로 치르게돼 생활체육 본래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는데. -생활체육은 말 그대로 생활속에서 이루어지는 체육활동이다. 거대행사의 의미가 어디까지인지는 모르겠지만 많은 동호인들이 함께 인사를 나누고 화합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드는 것이 회장으로서해야 할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지방자치제도가 정착되면서 ‘생활체육=표밭’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생활체육은 정치와는 무관하다. 모든 시민의 건강을 위하여 누구나 하는 체육활동으로 정치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 지금 이 시대에 동원이라는 얘기는 어색한 용어같다. 만약 억지로 동원한다면 언론에 투고하는 등 그 파장으로 인해 오히려 생활체육이 퇴보, 비난받는 큰 고초를 겪게 될 것이다. 대회를 준비하면서 가장 큰 어려움은.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었으나 효창운동장이라 교통문제가 제일 어려웠다. 생활체육인들에게 부탁 말씀. -웰빙시대에 생활체육은 생활에 활력소가 된다. 생활체육인은 물론이고 모든 시민이 일주일에 3일이상 30분씩 각자가 즐기는 운동을 통해 건강을 유지했으면 좋겠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늦깎이 치어리더 53세 김영순씨 “서울시민의 축제답게 승패를 떠나 즐겁게 응원했어요.” 구대항 응원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도봉구 늦깎이 치어리더 김영순(53·여)씨. 그는 구 생활체육회 사무장으로 체조강사 10여명과 함께 응원전을 이끌었다. 보라색 탑에 짧은 치마를 입은 김씨는 2년 동안 배운 에어로빅 실력 덕에 과감한 치어리더 복장도 잘 소화했다. 그는 10여일 전부터 응원 준비물을 챙겼다.600명의 오렌지색 티셔츠와 모자는 물론 금색 수술, 미니우산, 부채, 흰색·남색 에어방망이, 장갑 등 응원 도구를 사모은 것. 비용은 구청 후원금으로 충당했다. 응원단은 연습을 위해 행사 2시간 전에 효창운동장에 도착했다. 해마다 9∼10월 구민 체육대회와 운동회에서 응원전을 활발히 펼친 덕택에 호흡이 척척 맞았다. 체조 강사들이 곳곳에서 활발한 율동으로 흥을 돋우었다. 최선길 도봉구청장 등 구청 관계자도 흥겹게 응원에 동참했다.“점심식사가 늦어졌는데도 불평 한마디 없이 자리를 지켜준 지역주민들이 오늘의 주인공”이라면서 “도봉구의 단합된 힘을 보여준 멋진 기회였다.”고 활짝 웃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스포츠 포커스] 中 “한국제물로 올림픽 제패”

    |베이징(중국) 김민수특파원|중국이 한국을 제물로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첫 정상 등극을 벼르고 있다. 한국의 ‘효자종목’들은 중국의 거센 도전을 뿌리치기 위한 철저한 준비가 요구된다. 중국은 15일 베이징에서 막을 내린 2005세계혼합단체배드민턴선수권대회에서 한국에 이어 인도네시아마저 3-0으로 완파하고 우승을 일궈냈다. 중국은 지난 3월 전영오픈에서 혼합복식을 제외한 4개 종목을 휩쓴 데 이어 혼합단체전마저 석권, 세계 최강임을 입증하며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 5개 전 종목 독식의 야망을 다시 부풀렸다. ●중국 셔틀콕의 힘 베이징올림픽을 유치한 중국은 리허설 격인 지난해 아테네올림픽에서 내심 거함 미국을 수장시키고 1위 등극을 노렸지만 아깝게 실패했다. 아테네올림픽에 대비해 ‘119프로젝트’를 마련, 육상 수영 등 기초 종목 집중 지원과 훈련의 과학화·현대화 등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지만 금메달 32개로 미국(35개)에 이어 2위에 머문 것. 중국은 불과 금 3개차로 2위로 머문 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당시 중국은 전 종목 석권을 꿈꿨다 실패한 배드민턴과 탁구에 미련을 떨치지 못했다. 중국은 남복에서 김동문-하태권, 남단에서 인도네시아의 타우픽 히다얏에게 금메달을 내줬고, 탁구 남단에서는 믿었던 왕하오가 유승민에게 뼈아픈 패배를 당했었다. 미국의 벽을 넘을 수도 있었던 아쉬운 상황이었다고 중국 배드민턴의 한 관계자는 털어놓았다. 따라서 중국은 기초 종목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면서 금메달이 확실시되는 배드민턴과 탁구에서 두번 다시 실수는 않겠다는 다짐이다. 게다가 아테네올림픽에서 한국의 전통 금밭인 양궁에서도 자신감을 얻어 전략 종목으로 꼽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들 종목은 한국의 내로라하는 효자종목이어서 비상이 아닐 수 없다. 중국은 배드민턴과 탁구에서 확실한 우위로 국민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기 위해 이달에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세계선수권대회를 잇따라 개최했고 목적을 달성했다. ●한국 스포츠 ‘톱10’ 위협 배드민턴은 프로농구와 프로축구, 탁구에 이은 중국의 4번째 인기 스포츠. 이번 대회에서 그 인기를 여실히 입증했다. 무려 5시간이 소요되는 자국 경기와 다른 팀 경기를 오전·오후로 연일 생중계하고 대표팀의 리홍보 감독 특집 등을 집중 편성했다. 신문 스포츠 톱은 당연히 배드민턴이 장식했다.1만명 수용 규모의 캐피털체육관 또한 만원 사례였다. 중국은 초·중·고·실업 등을 통틀어 등록 선수만 1000만명이다. 게다가 국가대표 선수가 180명으로 구성된다. 국가대표 1·2진이 100명이며 청소년대표 1·2진 80명이다. 이른바 ‘리홍보 사단’이다. 이들은 두꺼운 선수층에 기량차도 크지 않아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 몸부림을 치고 있다. 베이징올림픽에서 금 3개를 목표로 정한 우리처럼 세대교체로 고심할 필요도 없다. 2008년 올림픽에 중국은 이미 ‘올인’한 상태다. 한국이 중국 종합 우승의 희생양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특단의 대비가 절실히 요구된다. 서울올림픽 때처럼 선수와 관계자, 국민과 정부가 뭉쳐야만 중국의 높은 파고를 견뎌낼 수 있을 전망이다. kimms@seoul.co.kr
  • [★들에게 물어봐] ‘뮤직토크’ DJ맡은 전영록

    [★들에게 물어봐] ‘뮤직토크’ DJ맡은 전영록

    최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7080 콘서트’ 리허설에서 그를 만났다. 하늘을 찌를 듯한 인기를 얻었던 ‘그 때 그대로’였다. 뿔테 안경에 쉽게 차려 입은 티셔츠, 그리고 언제나 청바지. 백밴드의 연주에 맞춰 ‘불티’ ‘내 사랑 울보’ ‘사랑은 연필로 쓰세요’ 등 히트곡을 연달아 뜨겁게 토해내고 있는 무대 위 중년의 남자. 눈 비비고 들여다봐야 간신히 흰머리 한 가닥을 발견하고는 세월의 무게를 느낄 정도다. 이제는 대학생이 된 딸을 둔 아버지. 누구일까. “늘 곁에 있었기 때문에 돌아왔다는 말은 별론데요.” ‘영원한 젊은 오빠’ 전영록(51)은 크게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한결같이 음악 활동을 해왔다고 자부한다. 다만 방송을 통해서가 아니었을 뿐. 쉬지 않고 작곡을 하고 미사리 카페 등지에서 언더로도 활동하고, 콘서트도 꾸준히 열었다. “그래도 13년 만에 정식 앨범 낸다고 하고, 라디오 DJ도 맡았다는 소식에 관심을 가져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달 캐나다 공연을 갔다 오고 나면 6월에 본격적으로 녹음에 들어간다고 한다.“보다 많은 것을 들려주고 싶어서 작업 속도가 더뎌지고 있다.”며 몸을 들썩였다. 지난 2일부터 KBS라디오 해피FM(수도권 106.1㎒)에서 ‘뮤직 토크’(오후 4∼6시)의 진행을 하고 있다. 주류에서 벗어나 있었는데 어색하지는 않았을까.“인터넷을 통해 청취자 반응이 즉각 올라와 진땀이 흐르던데요.”라고 혀를 내둘렀다. 사실 그동안 라디오 진행 요청이 많이 들어왔으나 사양했다고 한다.“70∼80년대의 낭만이 없어진다고 느꼈어요.30∼40대에게 그 시절 낭만과 문화를 되돌려주는 작은 기회라는 생각에 덜컥 DJ를 맡았습니다.” 새로 준비하는 앨범의 장르도 그래서 ‘포크 트로트’다. 지금은 명맥이 끊겼지만, 그동안 음악에 대한 공부를 꾸준히 하면서 찾아낸 장르. 미발표곡을 포함, 자작곡 등 7∼10곡을 담을 예정이다. 다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것은 인기가 그리워서가 아니다.“인기라는 것은 부질없는 것 같아요. 음악을 하는 사람은 단 한 명이 콘서트에 찾아오더라도 두려워하지 말고, 열심히 노래해야 합니다.” 영화배우로, 가수로, 방송진행자로 ‘만능 엔터테인먼트’였던 ‘젊은 시절’과는 다소 변화가 있는 것 같다. 그는 “예전에 가요 1위 상을 받으면 최고라고 여겼어요. 그런데 곰곰이 돌이켜보면,34년 가수생활 동안 후배들이 손에 쥐어준 30주년 헌정 앨범이 가장 큰 상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라고 전했다. 이후 그동안 모셔놨던 가수상 등 상패들을 모두 버렸다는 전영록은 “어떤 상패에는 1돈쭝 정도 나가는 금박이 붙어 있었는데, 그거 팔아가지고 듣고 싶은 앨범을 샀지요.”하고 껄껄 웃었다. 젊은 시절 흔쾌한 칭찬 한번 던져주지 않았던 아버지(황해)가 최근 곁을 떠나 쓸쓸함을 느낀다는 그는 “아버지 이름에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뛰어야겠다는 각오뿐입니다. 첫 데뷔하는 심정으로 말이죠.”라고 진한 담배 연기를 내뿜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지금 지방에선] 경남 고성군 “공룡村으로 되돌아갑니다”

    [지금 지방에선] 경남 고성군 “공룡村으로 되돌아갑니다”

    1억년 전 사라진 공룡을 브랜드로 앞장세워 도약하려는 경남 고성군과 주민들의 노력이 치열하다. 지난 2000년부터 해마다 연 공룡나라축제가 올해도 이달 말부터 열리고, 내년 국내 최초의 자연사 엑스포로 열릴 공룡세계엑스포 준비로 전역이 ‘공룡천국’이다. 군 관문에 설치된 대형 공룡모형은 환한 불빛을 내며 고성을 찾는 방문객을 맞는다. 공룡축제와 내년 4월 국제 엑스포(2006 경남고성 공룡세계엑스포)를 앞두고 고성은 도처에 공룡 관련 시설물 건립이 한창이다. 고성을 공룡으로 처음 각인시킨 상족암 군립공원에는 지난해 8월 세계 최대의 공룡탑과 국내 유일의 공룡박물관이 건립돼 탐방객들을 맞고 있다. 이곳에서는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제5회 공룡나라축제가 개최된다.‘사라진 공룡, 그 새로운 부활’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는 내년 공룡엑스포의 리허설 격이다. 공룡박물관은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3400여㎡ 규모로 이곳 공룡발자국의 주인공으로 추정되는 이구아노돈의 몸통을 형상화했다. 이 박물관에는 공룡이 번성했던 중생대 트라이아스기와 쥐라기·백악기 등에 살았던 시조새와 익룡, 아파토사우루스, 안킬로사우루스, 티라노사우루스 등의 전신 또는 부분 골격과 모형, 화석 등 96점이 전시돼 있다. 박물관 앞에는 백악기 초식공룡인 ‘브라키오사우루스’를 형상화한 공룡탑이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이 탑은 길이 34m, 너비 8.7m, 높이 24m로 그동안 일본이 자랑해온 후쿠이(福井)현립 공룡박물관에 세워진 공룡탑보다 2배쯤 크다. 상족암 해변의 공룡발자국은 영화 ‘쥐라기 공원’에 나오는 브론토사우루스와 브라키오사우루스, 알로사우루스 등이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길이 1m에 달하는 큰 발자국의 주인은 브론토사우루스와 같은 용각류로 짐작된다. 이놈들은 몸길이 30m에 무게는 30t쯤 된다. 길이 40㎝의 발자국은 이구아노돈과 같은 조각류의 것이고, 지름 20∼30㎝의 작은 발자국은 수각류인 티라노사우루스나 알로사우루스의 것으로 추정된다. 상족암이 내려다 보이는 언덕길을 걸으면서 동판에 본을 떠놓은 티라노사우루스의 발자국을 보면 마치 시속 50㎞로 초식공룡을 사냥하는 모습을 연상시킨다. 내년 4월14일부터 6월4일까지 열리는 공룡엑스포의 주 행사장은 당항포관광단지에 4개의 마당으로 조성되고 있다. 첫번째 ‘교감의 마당’에 들어서면 세계의 공룡과 만난다. 세계 3대 공룡박물관(캐나다 로열티렐·중국 자공·일본 후쿠이박물관)에서 보내온 대륙별 공룡화석의 특징은 물론 공룡의 모든 것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체험의 마당’은 공룡과 친숙해질 수 있는 공간이다. 공룡시대를 함께 호흡하면서 즐겁게 체험하게 만들 계획이다. 세번째 ‘발견의 마당’은 ‘공룡을 통한 새로운 세계와의 만남’이라는 컨셉트로 짜여진다. 엑스포의 주제를 전달하고,1억년 전 고성의 모습을 재현한 장소로 주제관과 공룡놀이시설, 산책로 등이 조성된다. 특히 주제관에서는 공룡의 대결과 화산폭발, 관람객을 향한 공룡의 습격 등이 특수효과를 가미한 ‘디오라마’ 영상으로 연출된다.‘상상의 마당’은 ‘꿈과 즐거움’을 테마로 어린이들이 공룡과 친숙해질 수 있도록 수변무대와 자연사관·수석관 등으로 구성된다. 174억원을 들여 건립 중인 주제관은 오는 8월 완공목표로 차질없이 공사가 진행 중이다. 현재 공정은 60%.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한 자연사관과 수석관은 벌써 단장을 마쳤다. 고성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고성과 공룡 인연은 고성이 ‘공룡의 고장’으로 내외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1982년 1월부터다. 경북대 양승영 교수와 부산대 김항묵 교수 등이 고성군 하이면 덕명리 상족암(床足岩) 일대 해안에서 처음으로 공룡발자국을 발견했다. 발자국 모양이 다양하고, 그 수가 5000여개에 달해 미국 콜로라도, 아르헨티나 서부해안과 더불어 세계 3대 공룡발자국 화석지로 부상했다. 특히 공룡발자국과 함께 새 발자국 및 거북알 화석도 다수 발견돼 국내외 학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심벌 ‘고룡이’… 12개종 100개 품목 특허 상족암 공룡발자국은 중생대 백악기시대의 고생물 화석으로서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99년 9월 천연기념물 제411호로 지정됐으며 초등학교 4학년 과학교과서에 수록됐다. 군은 상족암 공룡발자국 화석지가 문화재로 지정되자 심벌마크 ‘고룡이’를 상표등록했으며, 지난 2000년부터 공룡나라축체를 개최하고 있다. 이어 2002년 사업비 147억원으로 상족암에 세계 최대의 공룡탑과 공룡박물관 건립에 착수, 공룡엑스포를 유치했다. 공룡엑스포 개최를 기회로 고성의 지역적인 특성과 공룡발자국 화석지를 연계한 관광인프라를 구축하고, 새로운 지역산업을 창출,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엑스포 심벌마크와 캐릭터 등 12개 종류 100개 품목에 대해 6월 중 특허청에 등록할 계획이다. 공룡(恐龍)이란 중생대에 살았던 대형 파충류를 일컫는다.1842년 영국의 고생물학자 리처드 오언이 ‘무서울 정도로 큰 도마뱀’이라는 뜻을 가진 ‘디노사우르(Dinosaur)’라고 이름 붙였다. 동양에서는 이를 공룡이라고 번역, 사용하고 있다. 공룡이 살았던 중생대는 고생대와 신생대 사이 약 2억 4700만년 전부터 6500만년 전까지 1억 8200만년에 해당된다. 중생대는 다시 트라이아스기와 쥐라기, 백악기로 나뉜다. 공룡은 트라이아스기 후기에 출현, 백악기가 끝나면서 지구상에서 사라졌다. 공룡학자들은 공룡을 엉치뼈의 구조에 따라 용반목(龍盤目)과 조반복(鳥盤目)으로 나눈다. 그리고 용반목을 초식인 용각류와 육식인 수각류, 세그노사우리아 등 3종류로 다시 나눈다. 용각류는 대부분 큰 체구로 머리가 작고, 몸은 비대하며, 목과 꼬리가 길다. 반면 수각류는 두 발로 재빠르게 뛰어다녔고, 육식을 했지만 가끔 초식도 했던 것으로 보여진다. 세그노사우리아는 용각류와 수각류의 특성을 모두 갖추고 있으며 넓은 물갈퀴를 가져 능숙하게 헤엄치고 다녔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람보다 1억년 전에 한반도에 살아 우리나라의 공룡화석은 공룡이 살았던 시기에 쌓인 퇴적층이 많이 분포된 경상도에서 대부분 발견되고, 최근 전남지방과 충북 영동, 경기 시화호 및 북한에서 발견되고 있다. 경남 고성군 덕명리 해안의 공룡발자국 주인은 백악기에 살았던 공룡으로 우리 조상보다 1억년이나 먼저 이 땅에 삶의 터전을 잡았던 셈이다. 고성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엑스포조직위원장 이학렬 군수 “미래를 책임질 어린이에게 꿈과 상상력을 키워주며, 모두에게 지구의 환경문제를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내년 4월 고성에서 열리는 ‘2006 경남고성 세계공룡엑스포’ 준비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엑스포조직위원장인 이학렬 고성군수는 “고성군 내에 산재한 공룡발자국 화석이 가진 학술적·자연사적 가치를 세계에 알리기 위한 것”이라며 국내 최초로 자연사 엑스포를 유치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자연사의 주인공은 공룡”이라며 “1억년 전 지구에 살았던 공룡과의 만남을 통해 지구의 역사를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성 공룡엑스포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세계 3대공룡박물관의 교류전을 유치했으며, 국제 화석·광물쇼도 개최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이를 위해 그는 지난 2월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에서 열린 ‘투산 광물쇼’를 참관하고 돌아왔다. 그리고 “스티븐 스필버그 초청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비록 시골에서 열리지만 결코 ‘동네잔치’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다. 이 군수는 “공룡엑스포는 고성이 ‘월드 브랜드’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축산물도 제대로 된 얼굴을 갖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군민들이 국제행사를 성공시켰다는 자신감을 가지는 것은 물론 안목을 넓힐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군수가 예상하는 공룡엑스포의 기대효과도 만만찮다. 그는 “아시아를 비롯한 전 세계에서 150만명이 관람할 것으로 조사됐다.”며 “입장권 판매 등 직접수익이 132억원에 달하고, 간접수익은 2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행사기간 중 7500여명의 고용창출 효과도 기대된다. 공룡엑스포 예산이 320억원(국비 41억원, 지방비 279억원)임을 감안하면 분명 남는 장사다. 열악한 숙박시설문제에 대해서는 “인근 통영·마산·진주 등지는 30∼40분 거리이므로 충분하고, 군내 사찰과 교회, 민박을 활용하면 문제없다.”며 자신하고 있다. 고성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LG 광고 “확 바꿔”

    ‘LG라는 이름만 빼고 다 바꿔라.’ LS,GS의 계열분리 이후 전자·화학 전문그룹으로 재도약에 나선 LG가 그룹 광고를 바꾸며 고정관념 깨기에 나섰다. LG그룹은 ‘Think New LG!’를 슬로건으로 한 브랜드 이미지 광고 2탄으로 ‘남자들만의 백조를 창조한다’의 지면 광고 및 CF를 시작했다고 24일 밝혔다. 광고는 고혹적인 여성 무용수 대신 근육질의 남성 무용수들이 분장 및 리허설에 이어 역동적 몸짓으로 차이코프스키의 고전 발레 ‘백조의 호수’를 공연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남성 무용수들을 백조 역에 기용하는 파격으로 세계를 놀라게 한 영국 ‘매튜 본 발레팀’처럼 LG도 그동안의 고정관념을 깨고 새롭게 변화하는 역동적인 이미지로 변신하겠다는 의미다. 앞서 LG는 클럽 DJ가 10년간 LG를 대표해 온 ‘사랑해요 LG!’ CM송을 힙합리듬의 파격적 편곡을 통해 전혀 새로운 음악으로 탄생시키는 내용의 CF를 방영했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안동환기자의 현장+] 에로비디오 촬영현장을 가다

    [안동환기자의 현장+] 에로비디오 촬영현장을 가다

    미국에 ‘할리우드 키드’가 있다면 한국에는 ‘청계천 키드’가 있었다. 친구들과 숨죽여 보던 에로물은 한 시대 사춘기의 통과의례였다. 에로물의 집산지였던 서울 청계천 세운상가를 기웃거린 경험이 있다면 ‘어우동’,‘뽕’,‘애마부인’이 담긴 비디오테이프에 붙은 ‘빨간딱지’를 기억할 것이다. 하지만 ‘아날로그 세대’의 에로물은 이제 ‘박제된 추억’에 가깝다. 업로드와 다운로드,P2P가 활개치는 시대에 에로 비디오는 충무로에서도 ‘멸종동물’취급을 받는다. 기자는 지난달 17일 Y프로덕션의 에로 비디오 제작에 음향담당이자 엑스트라로 참여했다. 활로를 찾기 위해 몸부림치는 에로 비디오의 촬영현장으로 들어가 본다. “너도 벗냐.”는 사진부 선배의 노골적인 한 마디에 나도 모르게 셔츠 단추를 목덜미까지 단단히 여미고 있다.“아무나 벗나요?”서울 근교의 모텔 한개 층을 빌려 오전 9시부터 시작된 촬영은 다음날 새벽 3시가 넘어서야 끝났다. 이날 찍은 ‘작품’은 불륜을 주제로 한 옴니버스 형식으로 모두 20개신으로 이뤄져 있다. 이 가운데 15개가 베드신으로 한 신에 40분에서 1시간이 걸렸다. 리허설에 분주한 15년 경력 이필립(40) 감독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린다. 에로 비디오도 대본이 있기는 하지만 대사의 상당 부분은 애드리브로 해결한다. 에로시장의 축이 인터넷 동영상과 모바일 서비스로 옮겨지면서 탄탄한 스토리라인을 갖춘 극영화 수준의 작품성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고백한다.“넌 유부녀야. 남편이 아닌 다른 남자와 정사를 나누며 느끼는 죄책감이 표정에 그려져야지. 자, 시선을 위로 올려봐. 콧소리는 너무 내지 말고…. 그래∼그렇게 가는 거야.” 6㎜ 디지털 카메라가 돌아가기 시작한다.“자!가자. 레디∼액션.” 남녀 배우는 대사를 주고 받는가 싶더니 순식간에 전라가 된다. 고난도의 연기와 터져 나오는 신음소리. 인터넷 및 모바일 서비스용 스틸 카메라 기사도 연신 자리를 잡기에 바쁘다. 에로물의 지상 목표는 욕망을 자극하는 것이지만 심의라는 ‘장애물’을 무사히 넘어가기란 쉽지 않다. 이 감독은 “작품성을 따질 여유도, 자본도 없는 상황에서 심의가 허용하는 범위에서 노출 수위를 극대화시킬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인터넷에서 너무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포르노와 경쟁해야 하는 에로물의 고민이 배어 있다. 촬영은 ‘체모와의 술래잡기’다. 감독은 ‘꼭꼭 숨어라.’를 외치는 술래와 같다. 남녀 배우 누구든 ‘헤어(체모)’가 카메라에 잡히면 여지없이 ‘컷’사인이 떨어진다. 체모 노출은 심의 규정상 철저히 금지된다. 소문으로 떠도는 배우들의 ‘실제 상황’은 99.9% 불가능하다. 중요 부분을 가리는 ‘공사’가 치밀한 탓이다. 남자 배우는 해당 부위를 스타킹이나 양말로 두르고 고무줄로 묶는다. 여배우는 살색 테이프에다 팬티 라이너를 오려 붙인다. 눈물을 쏟아낼 만큼 고통스러웠다는 옛날식 ‘청테이프 공사’는 사라졌지만 땀으로 범벅이 되는 격렬한 정사신에서도 공사가 허물어지는 경우는 예나 지금이나 드물다. 배우들에게 베드신은 만만치 않아 보였다. 편집없이 긴 시간 찍는 롱테이크로 배우들의 감정을 극대화시키는 베드신이지만 중간 중간 쉬지 않으면 탈진하고 만다. 전라의 배우들이 눈 앞에서 펼쳐 보이는 정사신이 민망한 것도 한 순간. 하루 종일 반복되는 베드신은 갈수록 고문에 가까워졌다. 감독의 주문이 많아지자 기자도 바빠졌다. 붐 마이크를 들고 지시에 따라 침대 이쪽에서 저쪽으로 움직인다. 마침내 한 컷이 끝나자 누구랄 것 없이 “수고하셨습니다.”는 말이 저절로 터져 나온다. 국내의 에로배우는 남녀 합쳐 60명 안팎이다. 불과 한두편만에 사라지는 배우도 많아 부침이 심한 세계이다. 에로배우의 수입은 영화배우와는 달리 개런티가 아닌 일당제.4∼5일이던 제작기간이 하루로 단축되면서 도입된 일당은 여배우가 60만∼70만원, 남자 배우는 20만∼30만원이다. 여배우는 일당도 많지만 출연 기회도 많다. 남자 배우는 한마디로 찬밥이다. 에로 비디오 수요자의 절대다수가 남성인 만큼 배역 자체가 적다. 대부분의 남자 배우는 ‘투잡스족’. 현역 남자 배우 가운데 가장 고참이라는 8년 경력의 한석봉(예명·36)씨도 택시기사로 일하고 있다. 출연한 에로물만 500여편에 이르는 그는 이제 ‘한물 간’ 배우가 됐다. 한씨는 “비디오 시장이 전성기였을 때는 에로배우로 생활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한달에 한편 출연하기도 어렵다.”면서 “에로배우라는 자부심과 자존심마저도 이 바닥에서는 사라졌다.”고 우울한 표정을 지었다. 6년째 활동하는 강성민(예명·29)씨는 “나는 본업이 배우”라면서도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한다. 강씨는 “공중파 방송에 재연 배우로 출연하지만 같은 연기자끼리 따돌릴 때는 서러울 때가 많다.”고 털어놓았다. 여배우는 신선한 이미지를 갖춘 신인일 때가 ‘몸값’이 가장 비싸다. 여배우의 수명은 비디오 10편이 분기점. 이번 비디오가 세번째 출연작이라는 진아(예명·23)씨도 신인이다. 백화점 직원이었던 그녀는 “수입이 낫다는 생각에 배우를 시작했지만 오래할 생각은 없다.”고 단언했다. 에로 비디오 업계는 자신들의 표현를 빌리자면 망했다. 한때 60개에 육박했던 제작사들은 줄줄이 문을 닫았다. 현재 활동하는 제작사는 2∼3곳. 국내 에로 비디오의 편당 제작비는 평균 500만원 안팎. 업계는 한편의 신작 에로 비디오가 대여점에 팔려나가서 불과 15명의 ‘최종 소비자’를 만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카피 비용과 인쇄비 등을 제외해도 편당 매출액은 원가에도 훨씬 못 미치는 ‘사양산업’이다. 프로덕션의 수입조차도 모바일과 인터넷 동영상 및 사진 서비스가 전체의 80%를 차지한다. 몰락의 주범은 인터넷으로 융단폭격하는 불법 포르노물이다.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심의를 거친 토종 에로물이 불법 포르노와 경쟁하기란 쉽지 않다. 업계는 해외에 서버를 둔 불법 포르노는 방치한 채 국내 에로물만 ‘음란’이라는 족쇄를 채우고 있다고 비판한다. 1세대 제작자인 유병호(47) 유호프로덕션 사장은 “국내에서 정식으로 사업자등록증을 내고 활동하던 제작자들이 해외로 나가 포르노를 손대는 경우까지 생겨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토종 에로물을 두둔해 달라는 것이 아니라 일본 성인물과 지하시장에서 유통되는 포르노를 대체하는 순기능을 봐달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섹슈얼리티의 과잉시대, 에로 비디오는 인터넷과 대적하면서, 한편으로는 인터넷과 모바일이라는 신기술로 판로를 찾고 있다. 에로 비디오는 살아 남을 것인가. 글쎄…. 그들도 나도 알 수 없다는 게 정답에 가까운 것이 아닐까. 한 가지 고백하자면, 기자는 이날 온 몸을 중무장한 납치범으로 출연했지만, 어색한 연기로 결국 편집됐다. sunstory@seoul.co.kr ■ 에로물·업계 변천사 에로비디오는 35㎜ 필름으로 제작되는 극장용 영화와는 달리 적은 인원이 6㎜ 디지털 카메라로 찍는다. 요즘은 소수 인원이 1000만원을 넘지 않는 초저예산 제작방식으로 만든다. 에로비디오의 뿌리는 물론 영화다.1982년 개봉된 ‘애마부인’에 이어 1986년 관객 50만명을 동원해 ‘벗기기’ 전성시대를 연 ‘어우동’이 에로비디오 시대를 연 주역이었다. 극장용으로 개봉된 뒤 오히려 비디오대여점에서 더욱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1980년 중반 비디오 데크의 보급과 함께 시작된 에로물은 1995∼1999년 전성기를 맞았다.‘젖소부인 바람났네’의 여배우 진도희 등 ‘에로스타’도 본격 등장했다.‘젖소부인 바람났네’의 2만개 출시 기록은 아직도 업계의 전설로 남아 있다. 인터넷이 보편화된 2000년부터 에로물 업계는 추락했다.10대의 세계를 그린 학원물이 등장했고, 일본 AV(adult video) 배우도 출연했지만 4000개 정도라는 손익분기점도 채우지 못했다. 에로비디오의 주요 소비처인 비디오대여점도 한때는 4만곳에 이르렀지만 이제는 7000곳도 되지 않는 것으로 추산된다. 따라서 에로물도 오프라인 시장격인 비디오대여점에만 매달리는 데서 벗어나 ‘원소스 멀티미디어’ 방식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즉, 케이블채널과 성인인터넷방송, 인터넷성인사이트, 모바일 서비스 등 온라인 시장에 콘텐츠를 공급하는 전략으로 생존에 부심하고 있다. sunstory@seoul.co.kr
  • 노들섬 오페라하우스 코펜하겐 벤치마킹한다

    노들섬 오페라하우스 코펜하겐 벤치마킹한다

    노들섬에 들어서게 될 서울 오페라하우스는 덴마크 코펜하겐의 것을 벤치마킹하게 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유럽을 순방 중인 이명박시장이 덴마크의 코펜하겐 오페라하우스 를 둘러본 뒤 노들섬의 오페라하우스를 최고의 선진기술을 도입한 독창적인 21세기형으로 짓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고 3일 밝혔다. 시는 노들섬 전체 3만 6000평의 부지에 오페라극장과 콘서트홀, 청소년 야외 음악당, 각종 부대시설을 갖춘 1만 5000평 규모의 ‘문화예술센터’를 짓는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재 서울시립대에 의뢰, 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며 4월중 국제현상 공모를 거쳐 건축계획을 확정한 뒤 내년 상반기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울 시내 오페라 극장은 예술의전당 한 곳뿐이고, 그나마 오페라, 뮤지컬, 콘서트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어 전용극장으로서 기능은 상실한 상태다. ●모델은 코펜하겐 오페라하우스 시가 최종 모델로 삼은 곳은 올해 1월 문을 연 코펜하겐 오페라하우스. 수로로 둘러싸인 인공섬 위에 건립된 이 건물은 건축 규모는 물론, 섬이라는 입지적 측면과 공연장 성격 면에서 노들섬의 벤치마킹 대상이다. 선박회사인 AP모엘러가 건립, 코펜하겐시에 기증한 것으로 면적 1만 2400평에 지하 5층, 지상 9층 규모로 4845억원의 건축비가 투입됐다. 오페라극장(평균 1500석)과 실험극장(200석) 이외에 무대 뒤편에는 대규모 리허설룸 등 1000여개 룸을 설치했고 카페 등 휴게시설과 세트 보관시설을 갖췄다. 건물 안 곳곳에 자연채광이 골고루 들면서 주변의 경관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도록 외관을 유리로 장식한 점이 특징이다. 무엇보다 ‘오페라의 생명’이라 할 수 있는 음향에 가장 공을 들였다. 최고의 음향을 내려고 내부 공연장의 외관을 바이올린 재료로 쓰이는 나무로 가공한 패널로 덧대었다. 객석마다 밑부분에 설치한 에어컨도 가동 소음을 줄이려고 바닷물을 순환시켜 찬바람이 나오도록 하는 순환시스템을 이용했다. 현재 이 오페라하우스에는 공연이 아닌 공연장만을 둘러보려는 유료 관광객이 하루에도 수백명씩 다녀갈 정도로 관광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이 시장은 “오페라하우스는 그 나라의 문화 및 기술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된다.”며 “코펜하겐 오페라하우스보다 더 나은 공연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건립비용·수익성 ‘무리수’ 비판도 오페라 관람이 일상화된 유럽과 달리 국내에서는 비싼 관람료와 문화 차이 등으로 인해 일반인들에게 오페라의 벽이 높은 게 현실이다. 흥행을 위해 외국의 유명 오페라의 공연만 초청하면 높은 개런티를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수천억원짜리 문화 인프라만 갖춰 놓고 수익은 고스란히 외국이 챙겨갈 가능성도 있다는 것. 1년 내내 관람객들로 북적이는 세계적인 체코의 스테이트 오페라 극장도 편당 최고 6만원의 입장료를 받으면서 국가로부터 50%의 재정 보조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5000억원 이상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는 건립 비용 조달도 문제다. 특히 관람객들이 쉽게 노들섬에 올 수 있도록 대중교통기반시설을 조성해야 하는 부담까지 따지면 건설예산이 1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이 시장이 ‘문화 이미지’를 부각시키려고 오페라 전용 극장 건립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게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각이 형성되고 있다. 코펜하겐 덴마크 연합
  • [안동환기자의 현장+] ‘리허설없는 인간극장’ 법정에 가다

    [안동환기자의 현장+] ‘리허설없는 인간극장’ 법정에 가다

    한 인간의 죄(罪)를 다투는 형사재판에서는 ‘숨겨진 진실’과 ‘드러난 증거’가 팽팽하게 줄다리기를 벌인다. 하지만 목숨만 살려달라고 애걸할 것 같은 살인범은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매달리고,30만원의 벌금은 “절반만 깎아달라.”며 흥정 아닌 흥정이 벌어지는 곳이 또한 법정이다. 지난 8∼9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법 법정.2005년 3월 대한민국 서울에서 벌어지고 있는 형사재판의 백태를 들여다 봤다. # 장면 1 “살해순간에도 사랑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422호 법정. 스크린에 비치는 법정은 하나같이 세상의 관심이 가득한 화제의 현장으로 떠들썩하지만, 실제 법정은 단순 절도이든, 살인사건이든 살풍경하기 이를 데 없다. 1심에서 살인죄로 징역 12년을 선고받은 정모(36)씨의 항소심 재판에도 방청객은 노모와 누이로 보이는 여성, 그리고 기자 등 세 사람뿐이다. 살인을 저지르기 전 정씨의 꿈은 소박했다. 결혼해서 노모를 모시는 것.10여년 동안 억척스레 1억 7000만원을 모았지만 결혼을 약속했던 여성에게 1억원을 사기당했다. 긴 방황 끝에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여성을 다시 만났지만 돈이 떨어지자 그 여성은 정씨를 외면하기 시작했다. “피해자는 피고인이 사기를 당해 방황할 때 만난 술집 종업원이었죠?”“피해자가 술집에 출근을 못하면 그 벌금도 대신 내줬죠?”“하지만 피고인의 돈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는 차갑게 대했죠?”“피고인의 모친과 누나도 피해자에게 결혼을 설득했죠?”정씨는 변호인의 질문에 조그만 목소리로 “네!”라고 짧게 답변했다. 잠시 뜸을 들이던 변호인이 “살해하는 순간에도 피해자를 사랑했느냐?”고 묻자 정씨는 갑자기 “너무 사랑해서 결혼하고 싶었다.”고 울부짖기 시작했다.“왜 결혼에 그렇게 집착했느냐?”는 질문에 정씨는 “어릴 때부터 불우해서 나만큼은 결혼도 하고 어머니를 모시며 사는 게 꿈이었다.”며 고개를 떨궜다.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한 정씨는 최후 진술에서 “더 이상 살아야 할 의미가 없다.”며 사형을 요구했다. 아들을 지켜보던 노모는 끝내 흐느끼고 있었다. # 장면 2 “사흘 굶주리다 지갑 훔쳤습니다” 재판정에서 바라본 판사는 쉽지 않은 직업이었다. 거의 모든 사건에서 법과 인정은 서로 맞부딪치는 듯했다. 지갑을 훔친 혐의로 구속된 박모(27)씨 사건도 그랬다. 박씨는 고향에서 상경한 뒤 가구공장 종업원으로 일했다. 불황으로 공장이 문을 닫자 거리를 떠돌던 그는 사흘 동안 굶주리다 절도범이 됐다. 국선 변호인은 “배가 고파 지갑을 훔친 전형적인 곤궁범으로 고향에 돌아가 새 인생을 시작하고 싶어 한다.”면서 선처를 요구했지만 검사는 징역 1년을 구형했다. 나라면 법의 준엄함을 선택할까, 아니면 한 인생에 다시한번 기회를 줄까. 박씨의 재판이 끝나자 법정에는 미모의 20대 여성이 떼를 지어 등장했다. 피고인은 윤락행위를 시킨 혐의로 기소된 강남의 한 룸살롱 마담. 여종업원 5명이 응원하러 나온 것이다. 이날 심리는 이른바 ‘2차’를 나가느냐 아니냐에 초점이 모아졌다. 증인은 ‘메이커’ 옷과 액세서리로 치장한 룸살롱 여종업원. 마담측 증인으로 나온 그녀는 “우리 가게는 ‘텐프로’이기 때문에 2차가 없다.”고 주장했다. 텐프로란 소위 ‘수질’이 가장 좋은 강남의 룸살롱 가운데 상위 10%를 가리키는 은어라고 한다. 그녀의 증언으로 드러난 선불금의 규모는 1000만∼6000만원. 증언이 진행될수록 혀를 차는 소리가 들리는 등 분위기가 싸늘해진다. 테이블에서 손님과 대화하고 술시중만 든다는 그녀가 받는 팁은 하루 30만∼40만원. 한달 수입은 600만∼700만원이라고 했다.“2차도 없이 그냥 대화만 하고 거액의 봉사료를 받는 것이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검사의 신문에 여인의 답변은 도도하기만 했다.“검사님도 한번 와보세요.” # 장면 3 “피고인이 증인 신문하세요” 4층의 또 다른 법정. 중개한 장외 주식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된 피고인의 재판이 열리고 있다. 변호인과 검사의 신문이 끝나자 판사는 “증인에게 질문이 있으면 하세요.”라고 피고인에게 신문 기회를 준다. 증인은 피해 회사의 직원. 오랫동안 참았다는 듯 포문을 연 피고인의 매서운 신문.“증인은 주식 매입을 사장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서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했는데 위증죄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본인의 사무실은 증인의 회사와 도보로 5분거리에 있는데도 수령장을 받지 못했다는 건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데 설명하세요.” 10여분 동안 계속된 피고인의 신문에 증인은 당황하고 있었다. 판사가 “피고인의 말이 거짓말이냐.”고 다그치자 증인은 우물쭈물한다. 재차 피고인이 검찰의 수사기록 쪽수까지 제시하며 증인의 진술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동안 검사와 변호사는 모두 묵묵부답이다. 판사가 “피고인의 신문에 끼어들어 미안하다.”며 뜨거운 법정을 정리한다. 성폭행 재판은 피부로 체감할 수 있을 만큼 달라졌다. 특히 전자법정의 도입으로 가해자와 대면하지 않고도 피해자의 진술이 가능해 더 이상 주눅든 피해자를 찾을 수 없다. 한 30대 성폭행범의 재판. 스피커로 피해 여성의 당당한 목소리가 들려온다.“저 사람이 범인입니다. 처벌해 주세요.” # 장면 4 “벌금 절반으로 깎아주세요” 도로교통법 위반 등 경미한 범죄로 벌금형을 부과하는 형사단독 법정. 지갑이 얇은 서민일수록 애간장이 탄다. 대부분 약식기소된 벌금을 조금이라도 깎아보려고 정식재판을 청구하다 보니 변호인도 없이 스스로 변론을 한다. 변론 요지는 물론 벌금을 깎아달라는 것. 음주운전으로 교통사고를 낸 30대 트럭운전사에게 부과된 벌금은 200만원이었다. 판사에게 “단 한 차례 실수로 면허가 취소되는 바람에 생활이 너무 힘들다.”며 울상을 짓는다. 판사가 “벌금을 깎아달라는 말이죠?”라고 묻자 반가운 듯 고개를 연방 끄덕인다. 판사의 선고는 벌금 100만원. 절반이나 뚝 잘려나갔음에도 불만이 얼굴 가득 배어 있다. 술취해 공공기물을 파손한 50대 남성은 검사가 30만원을 구형하자 “차라리 교도소에 가겠다.”고 응석을 부렸다. 판사가 초범임을 감안, 선고를 유예하자 “두번 다시 술을 입에 대지도 않겠다.”며 지키지도 못할 공약(空約)을 남발한다. 거리에서 불법 DVD를 팔다 벌금 100만원을 구형받은 30대는 “앞으로 나쁜 짓을 안 하고 열심히 살겠다.”고 약속한 뒤에야 벌금 50만원을 선고받았다. 기자는 3년전 법조를 출입한 적이 있어 법정의 모습은 낯설지 않다. 하지만 당시에 지켜본 법정의 모습과 현재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심리 시간은 두배 이상 길어졌다. 입 다문 ‘피고인’을 사이에 두고 검사와 변호사가 벌이던 ‘그들만의 공방’은 사라졌다. 판사와 피고인이 가세해 말이 많아진 법정. 피고인이 속 시원히 할 말을 다 하는 재판은 선고 결과야 어떻든 억울함은 남지 않을 듯싶었다. ■통계로 본 법원 24시 2004년 형사재판 처리건수는 모두 23만 7070건이다. 하루 650여명의 피고인이 전국 387개의 재판부에서 재판을 받아, 매일 273명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형사 항소심의 경우 고등법원은 9106건, 지방법원은 5만 2446건을 처리해 각각 134건,835건의 무죄가 나왔다. 죄목별 형사법 위반자는 2004년 통계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2003년 통계로 볼 때 사기 및 공갈죄가 3만 2250건으로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절도 및 강도가 1만 3971건, 상해 및 폭행이 5621건, 강간·추행·성풍속 위반도 3600건에 달했다. 살인은 823건으로 매일 2.25건의 재판이 진행됐으며,36명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특별법 위반 사건은 도로교통법 위반이 2만 1281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뺑소니 등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이 1만 2685건, 마약도 4568건이었다.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피고인은 2001년 12명,2002년 7명,2003년 5명,2004년 8명이다.2005년 3월 현재 사형 집행을 기다리고 있는 피고인은 모두 60명. 연쇄살인범 유영철이 60번째 사형 확정자가 될 듯하다. 법정에는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검찰의 신문조서보다 법정에서 피고인과 증인의 신문으로 진실을 밝히는 공판중심주의가 불러온 새 바람이다. 이른바 ‘말 많아진’ 재판으로 무죄율은 2001년 1.4%에서 2003년 1.9%로 높아졌다.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비율도 2001년 93.6%에서 지난해 81.1%로 줄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20년만에 부활 ‘웃으면 복이와요’

    20년만에 부활 ‘웃으면 복이와요’

    ‘과연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MBC의 새로운 코미디 프로그램 ‘코미디쇼!웃으면 복이 와요’가 17일 첫 선을 보였다. 이 프로그램은 한동안 침체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던 ‘코미디 하우스’를 폐지하고, 대신 최근 트렌드가 된 ‘공개 스탠딩 코미디’형식으로 야심차게 내놓은 것. 제목에서 보듯 지난 69년부터 85년까지 방영된 전설의 코미디 프로그램 ‘웃으면 복이 와요’의 옛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MBC의 강한 의지가 담겨 있다. 이날 첫 방송을 본 시청자들의 반응은 크게 두가지로 압축된다. 우선 계산된 대본에 의존해 ‘답답한 웃음’을 만들어내던 전작과 달리 내용, 형식은 물론 출연 개그맨까지 완전히 물갈이해 신선하게 느껴졌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시청률을 의식해 KBS2TV ‘개그콘서트’(개콘)나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웃찾사)의 포맷을 따라가려다 보니 차별성이 떨어진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화제와 기대속에 첫 발을 내디딘 ‘웃으면 복이 와요’의 웃음 전략을 알아봤다. ●빠른전개, 연기력으로 ‘차별화된 웃음’ ‘웃으면 복이 와요’는 일단 경쟁 프로그램인 ‘개콘’이나 ‘웃찾사’와는 다른 패턴의 웃음 만들기로 승부할 예정이다. 연출자인 이민호 프로듀서는 “‘개콘’과 ‘웃찾사’와는 달리 ‘쇼트(short)’한 분위기의 웃음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프로듀서는 “‘개콘’의 ‘봉숭아 학당’이나 ‘웃찾사’의 ‘비둘기 합창’ 같은 코너처럼 비교적 긴 시간 동안 스토리보다는 개인기 위주로 공략하는 시도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첫 방송에서 나타났듯 모든 코너를 3분 이내로 짧게 구성해 지루함 없이 시청자들에게 즉각적인 웃음을 전달한다. 특히 각 코너 중간중간 댄스나 합창단의 코러스, 밴드의 음악을 적절히 삽입해 궁극적으로는 ‘코미디 공연’으로 진화를 해나갈 예정이다.3년 만에 개그 프로그램으로 복귀,‘대장이야’코너를 이끄는 개그맨 김경식(35)도 “팀 후배들에게 개인기보다 연기력을 높이라고 주문하고 있다.”면서 “개개인의 캐릭터 위주로 웃음을 유발하는 타 방송사 경쟁 프로그램과 달리 대본에 충실하면서 그 위에 탄탄한 연기력을 덧씌워 ‘내실 있는 웃음’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무한 경쟁으로 ‘젊은 웃음’ 코미디 프로그램속 ‘웃음의 주기’는 갈수록 빨라지고 그 대상 시청층도 급속하게 어려지고 있는 것이 최근 추세.‘웃으면 복이 와요’는 이같은 시류에 부합하기 위해 무한 경쟁체제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첫 방송에 앞서 30여개 팀 100여명을 한꺼번에 경쟁시켰고, 최종 녹화때는 21개팀, 결국 방송으로는 10여개 팀 정도만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에서 예전과 달리 중견 코미디언의 모습을 거의 찾아 볼 수 없었던 것도 그 때문. 개그맨의 명성과 상관 없이 아이디어만 좋으면 신인이라도 누구나 프로그램의 간판으로 내세우는 경쟁 시스템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는 게 제작진의 의도다. 이민호 프로듀서는 “예전에는 제작진이 웃음의 트렌드를 예상하고 또 만들어 갔지만, 지금은 따라가기 바쁘다.”면서 “대학로에서 리허설을 겸한 무료공연의 빈도를 더욱 늘려 대중의 웃음 코드를 그때그때 잡아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개콘’과 ‘웃찾사’에 ‘웃으면 복이 와요’가 가세함에 따라 지상파 방송사의 공개코미디 프로그램의 판도는 치열한 3파전 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글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세번째 내한 에이브릴 라빈 120분 라이브 록

    에이브릴 라빈이 다시 한국을 찾는다.23일 오후 8시 서울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세 번째 내한 무대를 여는 것. 라빈은 2002년 17세의 나이에 발표한 데뷔 앨범 ‘Let Go’로 전세계 1400만장의 판매고를 올리며 10대 돌풍을 일으킨 캐나다 출신의 여성 로커. 지난해 발표한 2집 ‘Under My Skin’으로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인기 절정의 가수가 3년 연속 한국을 찾는 일은 드문 일. 그렇더라도 지난해 가을 한국팬들과 두 번째 만난 그가 다소 ‘빠듯하게’ 한국을 다시 찾는다는데 조금 갸우뚱할 수도 있을 듯. 그러나 이번엔 다르다. 이번 공연은 에이브릴 라빈의 첫 번째 세계 투어의 일환으로 열리는 것. 지난해 10월 미국 댈러스를 시작으로 약 6개월 동안 펼쳐지는 해외 투어의 마지막 장소로 라빈은 그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아시아를 택했다. 따라서 약간 ‘급조’된 감이 없지 않았던 앞서 두 번의 공연에 비해 양적·질적으로 한층 업그레이드된 무대에서 자신의 진면목을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18일까지 열리는 일본 투어에 뒤이어 열리는 이번 공연에는 35명의 스태프가 참여하고 20t의 공연 장비가 공수된다.2개월간의 리허설을 가질 정도로 철저한 준비를 마친 그는 오프닝 밴드 없이 두 시간 동안 25곡을 부를 예정이다.6500명을 수용하는 대규모 공연장이니만큼 무대 양옆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현장감을 높이고 각종 특수효과도 동원해 공연의 재미를 더한다.(02)3444-9969.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안동환기자의 현장+]시신과 함께한 하루… 삶에 눈뜨다

    [안동환기자의 현장+]시신과 함께한 하루… 삶에 눈뜨다

    언제나 그렇지는 않겠지만, 장례식장은 소란스럽고 흥청거리게 마련이다. 이청준의 소설 ‘축제’나 박철수 감독의 영화 ‘학생부군신위’에서도 죽은 자는 뒷전이다. 적당한 슬픔과 절제된 흥겨움이 앙상블을 이루는 우리네 장례식장. 인생 버스를 종점까지 내달린 망자(亡者)는 오히려 엑스트라에 불과하고 살아남은 사람들이 주인공이다. 망자는 몸을 정갈히 하고 의관을 갖추는 염습(殮襲)실에 이르러 비로소 주인공이 된다. 이곳에서 죽은 자를 주인공으로 마지막 리허설을 준비하는 사람이 ‘장례지도사’다. 기자는 고려대 안암병원 장례식장에서 일일 인턴사원으로 장례지도사의 일상을 체험했다. 지난 29일 오전 9시, 장례식장에 출근하자마자 장아름(26)씨의 지시가 떨어진다. 그녀는 1999년 국내에서 처음 생긴 서울보건대학 장례지도과 1기 졸업생.4년의 경력을 쌓은 이 장례식장의 유일한 여성 장례지도사이다. 미혼인 그녀는 한달 평균 30∼40명, 그동안 멀고 먼 저승길을 가는 1500여명의 시신을 단장했다. “안치실 청소부터 하세요. 입관은 9시부터 1시간 간격이에요.” “저 염습실은 언제 들어가나요?” “오전과 오후에 한번씩 들어가면 충분하겠죠?”“헉∼두 번씩이나….” 염습실은 안치실 옆에 있다. 시신을 22구까지 보관할 수 있는 냉장고는 온도가 0∼1도로 자동 유지된다. 옆방에는 향나무며, 오동나무로 만들어진 관들이 겹겹이 쌓여 있다. 장씨를 따라 들어간 염습실은 7평 남짓한 크기다. 앞에는 투명한 유리창으로 된 별도의 공간이 있다. 유족들이 고인과 작별인사를 하는 곳이다. 그녀와 냉장고에서 암으로 숨진 50대 남자의 시신을 조심스레 꺼낸 뒤 염습실로 옮겼다. 유족이 오기 전 준비를 마쳐야 한다. 관을 가져다놓고 수의는 버선, 아랫도리, 윗도리의 순서대로 놓아둔다. 상주가 시신의 얼굴을 확인한다.“이제 시작합니다.” 장씨는 유족들에게 정중히 목례를 올린다. 기자도 따라서 깊숙이 머리를 숙였다. 그녀는 시신의 얼굴조차 마주치지 않으려는 기자에게 “머리를 꽉 잡으라.”고 지시한다. 장씨는 솜으로 손가락부터 팔, 다리 순으로 닦았다. 출혈도 있었지만 경건해 보일 만큼 정성껏 닦아나갔다. 수분을 잃은 피부는 건조했다. 그녀는 시신의 입꼬리를 올리려 애쓰고 있었다.“미소를 만들고 있어요. 고인이 웃는 것처럼 보여야 유족들도 마음이 편하거든요.” 여성 특유의 손길을 거치면서 고통의 흔적이 지워지고 자연스러운 표정이 만들어진다. 고인의 얼굴에 비로소 평안이 깃든다. 여기에 남성이라면 면도를 하고 얼굴에 밀크로션을 바른다. 여성은 화장을 한다. 아름씨의 화장법은 독특하다. 로션을 바르고, 눈썹을 그리고, 입술을 바르는 과정은 똑같지만 마음이 다르다.“거울 앞에서 제가 화장하듯 해요.” 유족들은 “평생 화장 한번 안 하신 어머니를 가시는 길이나마 예쁘게 해줘서 고맙다.”고 연신 인사한다. 고인의 얼굴에는 살아온 인생이 나타난다고 한다. 장씨는 삶에 찌든 얼굴을 볼 때마다 “욕심부리고 살지 말자.”고 다짐을 한단다.“등을 잡으세요.” 수의를 입힐 때는 고인의 몸이 뒤척이지 않도록 조심한다. 무거운 시신을 건사하는 것도 쉽지 않다.21차례의 매듭을 짓고 시신을 관에 담는다.40분은 너무나도 긴 시간이었다. 장례지도사는 스스로를 ‘3D 전문직’이라고 부른다. 장례식의 실질적인 지휘자로 24시간 근무하며 시신을 직접 다루지만 보수는 낮은 편이다. 무엇보다 시신을 다루는 일은 위험하다. 병원에서 온 시신은 더욱 주의해야 한다. 결핵이나 에이즈로 사망한 시신은 병원에서 미리 통보한다. 에이즈로 숨진 시신도 6개월에 한번 꼴로 들어온다. 지도사의 손에 상처라도 있으면 2차 감염이 되는 탓에 온몸을 중무장한다. 시신을 닦은 솜 등 감염성 폐기물은 모두 전문업체가 처리한다. 지난해 4월 장씨는 가슴을 쓸어내렸다고 한다. 병원에서 내려온 시신에 수시(收屍)작업을 했다. 수시는 막 운명한 시신의 몸이 굳기 전에 손발을 주물러 곧게 펴주는 일이다. 부검을 한다는 통보를 받고 시신을 옮기자 의사와 간호사는 온 몸을 중무장하고 들어섰다. 알고 보니 시신의 주인공이 급성호흡기증후근(사스) 의심환자였던 것. 누군가의 실수로 미리 통보를 하지 않은 것이다. 다행히 사스는 아니었다. 특히 곤혹스러운 것은 시신의 부패. 약물 투여가 많은 시신은 냉장고 안에서도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다. 살갗이 쉽게 벗겨지는데다 고약한 냄새로 염을 할 때면 온 몸은 땀으로 젖는다. 장례지도사는 특별한 시신이 아니더라도 염습을 할 때 마스크를 하고 얇은 수술용 고무장갑을 낀다. 기자 역시 고무장갑을 꼈고, 단단히 각오를 했음에도 염습이 끝난 뒤 소독약으로 6차례 이상 손을 씻는 등 극도로 민감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인생의 종착역인 장례식장에도 각박한 세태는 그대로 투영된다. 장씨는 “돌아가신 분에게 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무슨 한이 쌓였는지 모르지만 아버지의 시신을 화장하고 “새 모이 준다.”고 말하는 상주를 본 적도 있다는 것이다. 눈치보며 곡소리를 내는 며느리는 인지상정이라지만 노인을 씻기지 않아 온 몸에 덕지덕지 때가 묻은 시신도 많다고 한다. 경제적으로 성공한 자녀도 다를 것이 없다. 장례식장을 찾은 유족들의 첫마디는 대부분이 “가장 싼 것을 달라.”이다. 수의나 관을 정하면서 물건조차 보지 않고 무조건 싼 것을 찾는다. 분수에 넘치는 허례허식은 경계해야 하지만 마지막 가는 길조차 인색하고 각박한 자녀들을 보면 장씨가 더 서운하다. 최근에는 삶에 지친 시신도 많다. 산 자에게 세상 짐을 떠맡긴 시신은 표정도 평화롭지 않다. 조용균(54) 관리실장은 “1주일에 한건 정도 자살한 시신이 들어온다.”고 전했다. 쪼들리다 세상을 버린 사람들의 장례식은 더욱 쓸쓸할 수밖에 없다. 이 세계에서 여성은 아직 생소한 존재이다. 장씨가 장례 상담에 나서면 상주들은 남자 직원을 찾기 일쑤다. 하지만 그녀의 섬세한 손길을 경험한 유족들은 절대로 무시하지 않는다. 그녀에게 자신의 ‘사후’를 일찌감치 부탁하는 노인들도 있다고 한다. 죽음은 일상 곳곳에서 우리를 응시한다. 죽음이 보내는 소환장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할 뿐 모두에게 평등하다. 짧은 체험이었지만, 장례지도사가 삶과 죽음을 바라보는 두 개의 시선은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이 느껴졌다. 날마다 죽음을 접하면서 삶의 소중함에도 눈을 뜬 것인가. 장례지도사는 죽음이 아닌 삶을 다루는 직업이었다. ■ 장례지도사란 장례지도사(Funeral Director)는 장의사를 대체하는 용어이다. 장례 상담에서 시신안치, 염습, 발인까지 장례식의 모든 과정을 책임진다. 장례지도사는 정규 대학과정에서 양성된다.1999년 서울보건대학이 장례지도과를 설치한 이후 대전보건대학과 창원전문대학에 학과가 개설됐다. 졸업생의 90%는 전공을 살려 대학병원 장례식장 등에서 일하고 있다. 여성도 해마다 10여명씩 배출돼 전국에서 4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커리큘럼은 기본적인 상·장례부터 보건법규, 방부처리, 사체화학, 훼손된 시신를 복구하는 회복기술학, 해부학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전문직이라는 인식이 자리잡으면서 2년 과정에서 올해부터 3년 과정으로 개편됐다.2003년 현재 전국 623개 장례식장에서는 해마다 24만여구의 시신이 처리된다. 전국에서 활동하는 장례지도사는 2400명 안팎이다. sunstory@seoul.co.kr
  • [일요영화]

    [일요영화]

    ●더 헌팅(SBS 오후 11시45분) 엘레노어(릴리 테일러 분)는 11년 동안 병든 어머니를 돌보며 세상과 격리돼 지내지만, 어머니가 죽자 갈 곳 없는 신세가 된다. 막막해하는 엘레노어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오고, 전화의 목소리는 심리학 실험에 참가할 사람을 구하는 신문광고를 보라고 알려준다. 광고는 수면장애를 가진 실험 대상자를 구하는 내용으로, 힐 하우스라는 대 저택에서 1주일을 지내면 900달러를 준다는 매력적인 조건을 제시하고 있었다. 사실, 이 실험은 매로 박사(리암 니슨)가 공포 상황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는가를 연구하기 위한 것. 엘레노어 외에도 자기도취가 심하지만 용감하고 매력적인 테오(캐서린 제타존스), 돈을 벌기 위해 실험에 참여한 냉소적인 루크(오웬 윌슨)가 중세식 저택 힐 하우스에 모여든다. 세 사람이 처음 인사를 나누는 자리에서 박사는 집에 얽힌 이상한 얘기를 들려주는데, 갑자기 박사의 조수 메리가 피아노 줄이 끊어져 눈을 다치는 사고를 당하는 등 뭔가 심상치 않은 기운이 흐른다. 이때부터 악령의 집에 도사린 원혼이 불청객들을 공격하기 시작하는데…. 드라큘라 백작의 트란실바니아성을 연상케 하는 고딕식 건물이 음산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집안의 장식품들이 사람들을 공격하는 장면도 섬뜩하다. 하지만 특수효과를 너무 남발해 긴장감을 떨어뜨린다. 리 잭슨의 공포소설을 원작으로 한 1963년 로버트 와이즈 감독의 영화를 ‘스피드’‘트위스터’의 얀 드봉 감독이 1999년에 리메이크했다.125분. ●선샤인 보이스(EBS 오후 1시50분) 허버트 로스 감독의 1975년 작. 앨 루이스(조지 번스)와 윌리 클락(월터 매튜)은 기억도 오락가락하고 거동도 느릿느릿한 백발노인이지만, 왕년엔 환상의 콤비로 이름을 날린 코미디언들이다. 옛날 무대에서 티격태격하며 배꼽을 쥐게 했지만, 실제로는 사이가 좋지 않다. 앨의 은퇴로 명콤비가 해체되면서 거의 앙숙이 돼 오랫동안 말도 안 나누고 지내온 상태. 쇼프로 감독인 윌리의 조카 벤(리처드 벤저민)은 특집방송을 앞두고 앨과 윌리의 재결합을 위해 동반출연을 제의하지만, 리허설에서 둘은 서로 트집만 잡다 사이만 더 나빠진다. 우여곡절 끝에 촬영에 들어간 두 사람. 앨은 윌리가 가장 싫어하는 행동을 하고, 윌리는 그간 마음에 담아뒀던 불만을 쏟아내다 심장마비로 쓰러진다.125분.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알뜰살뜰 정보]

    ●신세계 이마트는 협력업체의 직매입상품에 대해 반품을 전면 금지한다. 이마트의 경우 90%를 차지하는 직매입상품은 PB(자사관리 브랜드)상품이나 신선·가공식품, 생활용품 등 할인점이 직접 구입해 판매하는 제품이다. ●농협e쇼핑(www.shopping.nong hyup.com)은 오는 2월5일까지 ‘설맞이 할인행사전’을 진행한다. 행사기간 동안 설 선물세트 90여종은 10% 이상, 상주 곶감 10%, 대하·전복·굴 등 수산물 15%, 제수 및 제기세트, 벌꿀류, 생식제품, 건강식품 등은 10% 할인 판매한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30일까지 수도권 전점에서 10만원 이상 구매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68명(1인당 4장)의 가족을 뽑아 전세기를 태워 고향으로 보내주는 특별 이벤트를 펼친다. 전세기는 설 연휴 전날인 2월7일과 연휴 마지막 날인 10일 2회에 걸쳐 ‘서울∼광주∼부산(2시간10분 소요)구간’을 왕복 운행한다. ●농심은 오는 3월18일까지 추억의 라면을 다시 내놓는 이벤트를 연다. 과거에 출시됐던 왈순마·시락면·농심라면·브이라면·까만소·느타리라면 중 다시 구입하기를 원하는 제품을 홈페이지나 우편을 통해 적어 보내면, 가장 많이 선택된 제품을 다시 내놓을 계획. 추첨을 통해 노트북PC·김치냉장고·디지털TV 등을 증정한다. ●인터파크(www.interpark.com) 도서가 새단장 기념으로 행운 이벤트를 마련했다.31일까지 매일 오전 10시와 오후 5시에 베스트셀러 2종을 1000원에 50부 선착순 판매한다. 사이트 곳곳에 숨겨진 책을 들고 있는 소녀를 찾으면 많이 찾는 순서대로 인터파크 기프트카드 10만원권(1명),5만원권(1명) 등의 경품을 제공한다. ●옥션(www.auction.co.kr)은 다음달 2일까지 ‘2005 새해 맞이 야심만만 이벤트’를 진행하고,‘설날 선물 알뜰 총정리전’ 코너에서 정육·과일·한과·굴비 등 14개 품목의 인기 브랜드 선물을 시중가보다 평균 10∼20% 정도 저렴하게 판매한다. 모든 선물은 설 연휴 전까지 무료 배송된다.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은 25일까지 아프리카·네팔 등 오지 어린이들의 모습과 풍경을 담은 ‘김중만 사진전’을 연다. 사진 작품과 사진집(4만 8000원), 기념 티셔츠(1만 6000원)를 판매하며, 수익금은 동남아 지진해일 피해국 어린이들을 위해 쓰여진다. ●LG이숍(www.lgeshop.com)은 다음달 5일까지 ‘설날맞이 고객감사 큰잔치’ 기획전을 열고 3만·5만·7만원 등 가격대별, 부모님·친구·은사 등 대상별 인기상품을 선보인다. 구매자 중 추첨을 통해 LG디오스 냉장고·홈시어터세트·아이리버 목걸이 등 경품을 제공한다. ●CJ홈쇼핑(www.CJmall.com)이 운영하는 웨딩 컨설팅 전문숍 ‘디어포 웨딩’은 다음달 말까지 ‘오픈 1주년 특별 이벤트’를 연다. 무료 컨설팅을 신청하면 추첨을 통해 링컨 리무진·크라이슬러 오픈카·에쿠스 리무진(각 1명) 웨딩카 서비스와 각종 웨딩 서비스(드레스·리허설 촬영권·메이크업·스킨케어·부케 각 2명)를 제공한다.
  • 홍상수 ‘극장전’ 극장앞 촬영현장

    홍상수 ‘극장전’ 극장앞 촬영현장

    서울 종로의 시네코아 극장 앞에 촬영팀이 세팅을 끝내자, 구경꾼 수십명이 에워싼다.“어, 엄지원이다. 김상경이다.” 저마다 카메라폰을 들고 찍어대니 스태프들은 이들을 막느라 분주하다.“슛 들어갑니다. 조용 조용. 후레쉬 터트리시면 안 됩니다.” ] 홍상수 감독의 여섯번째 영화 ‘극장전’의 촬영현장.10년째 영화감독을 준비중인 주인공 동수(김상경)가 선배 감독의 영화를 보고 나온 뒤 영화속 여배우 영실(엄지원)을 따라나서는 장면이다. 극장 문이 열리자 주황색 선글라스를 쓴 엄지원이 총총히 걸어나온다. 스산한 겨울 바람을 느꼈는지 가방에서 장갑을 꺼내 끼고 옷깃을 여민 뒤 뒤도 안 돌아보고 인파 속으로 사라진다. 파란 파카에 머플러를 맨 김상경은 몇걸음 뒤에서 잔뜩 움츠린 채 걷는다. 찌든 표정은 지금껏 홍 감독의 영화에서 많이 보아온 인물 군상들과 닮았다. 주머니에서 담뱃갑을 꺼내더니 이내 담배가 없는 걸 확인하고는 엄지원과 다른 방향으로 걸어간다. “컷.” 두 배우와 홍 감독이 모니터를 보더니 뭐가 맘에 안 들었는지 NG를 낸다. 다시 걸어나오고 뒤따라나오고…. 간단한 촬영이지만 영화의 2부를 시작하는 중요한 장면이어서인지 7∼8번이나 반복 촬영이 이어졌다.“표정이 좋아.”라며 “OK”를 내는 홍 감독.‘까다로웠던’ 이유를 묻자 “장면마다 달라서 말로 설명할 수 없다.”고 말한다.‘직감’에 의존하는 감독다운 대답이다. 영화 ‘극장전’은 고교를 막 졸업한 남녀가 우연히 만나 불꽃같은 사랑을 나누는 영화 속 영화인 1부와, 그 영화를 보고 나온 감독 지망생과 영화속 여주인공의 우연한 만남을 그린 2부로 나뉜다.1부에선 엄지원과 ‘클래식’‘돌려차기’의 이기우가,2부에선 엄지원과 김상경이 주연을 맡았다. 이날 촬영현장에서 처음으로 함께 카메라 앞에 선 배우 김상경과 엄지원은 “편하고 재미있었다.”고 첫 소감을 밝혔다.‘생활의 발견’에 이어 두번째로 홍 감독의 영화에 출연하는 김상경은 “첫 영화를 찍을 때는 좋아하는 것이나 사물에 대한 느낌이 비슷해 놀랐는데, 이젠 서로의 기분까지 빨리 알아채는 단계에 이르렀다.”며 감독과의 호흡을 자랑했다. 영화 속 의상인 파란 파카와 머플러도 홍 감독의 것. 감독 역시 김상경에게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는 듯했다. “원래 많이 준비하는 꼼꼼형”이라는 엄지원은 홍 감독의 ‘즉석 대본’에 처음에는 “신기하고 불안했다.”고 말했다.“‘촬영전까지 계속 놀아라.’고 해서 막연했지만 첫 촬영이 끝나고 새로운 것을 담을 수 있는 에너지를 느꼈어요. 놀라운 경험이었죠. 지금은 더없이 행복하게 연기하고 있어요.” 김상경도 “‘어떤 사람인가.’‘어떤 행동을 하는가.’라는 큰 틀만 잡은 채 순간에, 하늘에, 내 감정에 모두 맡긴다.”고 연기 방식을 설명했다. “제작비를 현실화하고 총괄적으로 책임지기 위해” 홍 감독이 직접 차린 영화사인 전원사에서 제작한 첫 작품이기도 한 ‘극장전’은 순제작비로 9억원이 들었고, 프랑스의 MK2사가 공동제작 형태로 참여해 20만달러를 투자했다. 국내에서는 오는 5월 개봉할 예정이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홍상수 감독의 ‘내 새영화’ ‘극장전’은 영화속 영화와 그 영화를 닮은 현실을 대칭적으로 배치한 작품.“어렸을 때 마초가 나오는 영화를 본 뒤 길거리에서 인상 쓰고 담배를 피우는 내 모습을 보고 웃기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이런 행동이 반복되다 보니 하나의 곱씹어보고 싶은 재료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게 모티브에 대한 홍상수(44)감독의 설명이다. ‘극장전’의 ‘전’은 앞과 이야기라는 두 의미를 모두 내포하고 있어 ‘극장 앞에서 일어난 일’을 표현하는 제목이란다. 액자구조로 영화속에 들어가있는 또 다른 영화의 제목도 ‘극장전’이다. 평행선을 달리는 영화와 현실이 부딪치며 빚는 역학관계를 그릴 예정이다. 1부에 해당하는 영화속 영화에서는 홍 감독이 처음으로 10대들에게 포커스를 맞췄다.“어린애들이니까 전작들에서 보여준 비아냥이나 비판이 덜할 수밖에 없죠. 비난받기에는 어린 나이니까요.” 내레이션이 삽입되고 줌을 활용하는 등 형식도 많이 달라졌다.“의도했다기보다는 나름대로 성장하고 있다.”는 게 그의 해석이다. 김상경은 처음부터 염두에 두었던 배우고, 엄지원은 벽에 사진을 붙여둔 여러 여배우 가운데 가장 ‘느낌’이 좋아서 선택했다고 했다. 이기우는 영화 ‘클래식’을 본 뒤 어울리는 배우라고 생각했다. 홍 감독은 술마시는 장면에서 배우에게 술을 ‘진짜로’ 먹이는 걸로 유명하다. 이번 작품에서도 김상경이 리허설때 술을 마시고 쓰러져서 촬영을 못했을 정도다.“술을 이용한 연기의 일종”이라는 그의 주장처럼 그는 삶과 가장 밀착한 연기와 풍경을 보여주는 걸 좋아하는 감독이다. 그래서 구질구질해 보이기도 하지만 오래도록 가슴 깊은 곳을 아프게 찌른다. 이번 영화에는 “보다 따듯한 시선이 담겼다.”고 하니 한번 그의 변화를 기대해보자.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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