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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정부 “경기회복 지속여부 불투명”

    정부는 최근 국내 경기지표들이 추석 이동 등 일시적 요인에 힘입어 빠르게 개선됐지만 경기회복의 지속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진단했다. 10월에도 소비재 판매나 설비·건설투자는 회복세를 지속하겠지만 광공업생산은 조업일수 감소 등을 감안할 때 소폭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기획재정부는 5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이같이 전망하고 “대외여건 등 향후 경기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만큼 올해 예산의 이월·불용을 최소화하는 등 기존의 거시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 부동산 등 시장불안 요인에 대한 점검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또 일자리창출과 서민생활 안정, 소비·투자활성화 등의 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경제체질 개선을 위한 노력도 강화할 방침이다. 현재 경기에 대해서는 “9월 들어 생산·소비·투자·수출 등 경기지표의 개선 폭이 커지고 3·4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9월 생산은 8월 휴가 및 추석이동 영향으로 작년 9월보다 11% 증가했고 서비스업도 4.2% 늘었다. 소비재 판매는 승용차 판매 호조로 전년 동월 대비 6.7% 증가했다.설비투자는 기계류와 운송장비 호조로 전년 동월 대비 5.8% 증가, 1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고 건설기성은 6% 늘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부고]

    ●박노석(한국전력 강서지점장)노황(연합뉴스 편집국장)씨 부친상 김치석(세인트포골프앤리조트 전무)씨 빙부상 3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6일 오전 7시30분 (02)3010-2230 ●황교목(대우증권 WM Class 압구정 차장)씨 부친상 이우철(한국토지주택공사 변화관리단 차장)씨 빙부상 3일 경주 동국대의료원, 발인 5일 오전 8시 (054)776-9413 ●이재신(라이온스클럽 354-D지구 16지역 부총재)씨 별세 승용(힐탑 대표)씨 부친상 신주철(소리창고 대표)박정현(샹띠망 〃)씨 빙부상 3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5일 오전 8시 (02)3010-2291 ●김세호(삼성SDS 홍보팀장)조용성(자영업)씨 빙부상 2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4일 오전 8시 (02)3010-2294 ●김홍기(전 현대이미지퀘스트 대표)홍길(신광사 사장)씨 모친상 서동진(KIST 센터장)문종희(포맥 대표)씨 빙모상 3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5일 오전 6시 (02)3010-2232 ●유주형(로이드선급협회 중국지부장)씨 별세 동훈(스태츠칩팩코리아)승비(학생)씨 부친상 3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5일 오전 8시 (02)3010-2292 ●이상연(드림라인 팀장)경미(한국교육방송공사 어린이청소년팀)씨 부친상 장재호(현대자동차 과장)채수영(한국교육방송공사 PD)씨 빙부상 2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4일 오전 (02)2227-7577 ●권영상(SK텔레콤 매니저)영일(성의고 교사)영탁(화성시 인재육성재단)영재(자영업)씨 부친상 3일 경북 김천의료원, 발인 5일 오전 9시 (054)429-8286 ●강희청(국민일보 DB팀장)씨 부친상 3일 경기 안산 제일장례식장, 발인 5일 오전 8시 (031)8040-8810 ●김재철(청주MBC 사장)씨 빙부상 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파밍턴힐스 자택, 발인 7일 오후 4시 (043)229-7001∼2
  • KT ‘유·무선 융합’ 승부수 띄운다

    KT ‘유·무선 융합’ 승부수 띄운다

    KT가 유무선 융합(컨버전스)의 새 지평을 열었다. 유선과 무선을 단순히 요금제로 묶어 제공하던 기존 결합상품의 범위를 넘어 하나의 이동통신 단말기로 유무선 서비스를 동시에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KT는 14일 이석채 회장 등 그룹 수뇌부가 모두 참가한 가운데 3세대 이동통신망(WCDMA)과 유선 초고속인터넷망을 무선 공간으로 확장시켜 주는 무선랜(WiFi·와이파이)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유무선통합(FMC) 서비스 ‘쿡&쇼’를 출시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하나의 단말기로 외부에서는 이동통신망을 이용해 통화하다가 초고속인터넷이 깔린 집이나 무선랜이 설치된 곳에서는 인터넷전화로 바꿔 쓸 수 있다. 월평균 170분의 음성통화를 하는 고객이 이 서비스를 활용해 통화의 절반을 인터넷전화 형태로 발신한다면 음성통화료를 34.8%까지 절감할 수 있다. 특히 KT의 무선인터넷인 네스팟존에서는 무선인터넷을 데이터통화료 없이 정보이용료만 내고 이용할 수 있다. KT는 이 서비스를 오는 20일부터 제공한다.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선 20일부터 KT가 순차적으로 내놓는 전용 단말기(일반폰 1개, 스마트폰 2개)를 구입해야 한다. 일반폰 형태의 전용단말기 출고가격은 40만원대로 보조금을 활용하면 공짜로 구입할 수 있을 전망이다. 3종의 단말기 화면에 있는 ‘Qook’(쿡) 등의 아이콘을 터치하면 070 인터넷전화로 전화를 걸 수 있다. 일반폰 전용단말기의 경우 월 3만 5000원, 4만 5000원, 6만 5000원, 9만 5000원 등 4종류의 패키지 요금제 중 하나를 택하면 된다. 특히 KT는 연내에 세계 최초로 휴대전화 하나로 와이브로+와이파이+WCDMA가 융합된 ‘3W 서비스’를 제공, 본격적으로 모바일 인터넷전화 시대를 열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내년에는 같은 콘텐츠와 서비스를 휴대전화, PC, IPTV, 인터넷전화 등에서 동시에 구현하는 4스크린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콘텐츠와 서비스 통합에 나서기로 했다. 2011년에는 이 같은 유무선 통합을 바탕으로 밖에서 집안의 실내 온도나 가전제품, 보안 등을 제어하는 홈네트워크 서비스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석채 회장은 “쿡&쇼 출시는 KT가 합병을 통해 제시한 컨버전스라는 새 IT트렌드를 실현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생활의 편익, 요금절감 등 고객에게 많은 혜택을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등 새로운 산업 활성화와 산업 경쟁력 향상을 통해 일자리창출과 경제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건국 60돌 中國이 다시 뛴다] ⑤ 분배냐 성장이냐

    │베이징 박홍환특파원│중국의 미래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오는 2012년 열리는 공산당 제18기 전국대표대회에서 누가 마오쩌둥(毛澤東)·덩샤오핑(鄧小平)·장쩌민(江澤民)·후진타오(胡錦濤)를 잇는 5세대 지도자로 뽑히느냐에 따라 중국 미래의 향방이 결정된다. 시진핑 부주석은 ‘태자당’(공산당 간부 자제)의 일원이다. 장쩌민 전 주석을 정점으로 하는 ‘상하이방’으로도 분류된다. 푸젠(福建)성에서 17년간 근무한 데 이어 2007년 말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선임될 때까지 상하이시의 당서기 등을 지냈다. 그가 최고 지도자에 오르면 후 주석·원자바오(溫家寶) 총리 체제와는 사뭇 다른 정책이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후 주석은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파의 수장이고, 원 총리의 정치 기반은 톈진(天津)에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미국 시사주간 뉴스위크는 최근 중국 지도부 내부의 팽팽한 노선싸움의 분위기를 보도했다. 분배와 성장을 둘러싼 투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후 주석은 2002년 집권 이후 ‘조화사회(和諧社會)’를 표방해왔다. 성장과 분배, 그 중에서도 분배를 앞세우는 정책을 추진했다. 장 전 주석 등 이전 지도부의 성장우선 정책과의 차별성을 부각시켰다. 반면 상하이방과 태자당은 덩샤오핑의 ‘선부론(先富論)’을 계승하며 여전히 성장위주의 정책 추진을 요구하고 있다. 기존의 연안 대도시와 수출중심 모델을 통한 경제성장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차기 지도자 선출이 임박했다는 점은 범 공청단 연합(후 주석, 원 총리, 리커창 부총리)과 상하이방·태자당 연합(우방궈 전인대 상무위원장, 자칭린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 리창춘 상무위원, 시 부주석, 허궈창·저우융캉 상무위원) 간 권력 투쟁의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stinger@seoul.co.kr
  • [씨줄날줄] 빵셔틀/진경호 논설위원

    ‘이제 돌아가도 좋아. 유리창 청소 합격!’ 샘솟는 내 눈물로 이내 뿌옇게 흐려진 그 얼굴 쪽에서 다시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렸다.(중략) 이제는 결코 뒤집힐 리 없는 자신의 승리를 확인하고 나를 외롭고 고단한 싸움에서 풀어준 것이다. 그러나 내게는 그 너그러움이 오직 감격스러울 뿐이었다. 이튿날 나는 그 감격을 아끼던 샤프 펜슬로 그에게 나타냈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엄석대에게 주인공 한병태가 무릎을 꿇는 장면이다. 석대의 주먹과 부조리에 저항하고 맞서 싸우던 병태는 자신도 모르게 급우들로부터 집단 따돌림과 괴롭힘을 당하고, 끝내 석대가 구축한 ‘체제’에 굴종함으로써 안위를 찾는다. 20여년 전 작가 이문열이 절대권력의 횡포와 압제에 순응하며 살아야 했던 암울한 시대를 그린 시골 Y국민학교 5학년 교실의 엄석대와 한병태, 그리고 그 아이들의 반 친구들이 ‘대한민국 빵셔틀연합회’라는 이름의 인터넷 카페 속에서 되살아났다. 학교폭력과 ‘왕따’를 고발하는 차원이 아니라 주먹이 센 이른바 ‘일진’, 즉 ‘엄석대’에게 굴종하며 지내는 처지의 ‘빵셔틀’끼리 어떻게 석대의 신임을 얻는지 경험을 나누고 하소연을 하는 대화모임이라고 한다. ‘빵셔틀’이란 ‘일진’ 학생들의 빵 심부름을 도맡고 있는 학생을 뜻하는 은어. ‘빵돌이’라고도 한다. 인터넷에 떠도는 굴종의 형태는 ‘빵셔틀’뿐만이 아니다. 일진에게 담배를 갖다 바쳐야 하는 ‘담배셔틀’도 있고, 통화 한도가 다 돼 휴대전화를 쓸 수 없는 일진에게 친구들 휴대전화를 모아 바치는 ‘핸드폰셔틀’도 있다. 망을 봐야 하는 ‘망셔틀’에, 아이팟과 MP3를 매일 빌려줘야 하는 ‘아이팟셔틀’, 자기 체육복을 빌려주고는 대신 선생님에게 벌을 받는 ‘체육복셔틀’, 정답을 몰래 적어주는 ‘시험셔틀’…. 셔틀 출신이라는 한 네티즌은 “일진이 시켜 투견처럼 싸워야 하는 ‘검투사셔틀’도 있다. 내가 살려면 다른 아이가 고통받아야 하는 게 학교다. 자퇴하지 못한 게 한스럽다.”라고 개탄했다. 우리 아이들의 교실에 석대와 그의 ‘똘마니’들이 득시글대는 것 같아 소름이 돋는다. 굴종이 얼마나 수치스러운 것인지 눈뜨게 해 준 Y국민학교 6학년 담임선생님이 오실 날을 간절히 기다릴밖에. 진경호 논설위원
  • 차가 편안해야 고향길도 편안

    차가 편안해야 고향길도 편안

    올 한가위 고향길도 ‘짜증길’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 같다. 연휴 기간이 3일밖에 되지 않아 전국 도로가 차량들로 넘쳐날 전망이다. 운전자는 물론 차량도 피로가 쌓여 탈이 날 수 있다. 장거리 운전에 대비한 꼼꼼한 사전 점검이 필요하다. 미처 점검을 못했다면 완성차 업체들이 준비한 무상 점검 서비스를 활용하자. 엔진오일을 비롯한 각종 액체류와 냉각장치, 타이어, 브레이크 등을 중점적으로 점검한다. 엔진오일은 점검 게이지의 ‘F’선에 위치하면 정상이다. 부족할 경우 보충해 주고 오일필터가 풀렸는지 혹은 오일이 새는 곳은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 냉각수는 반드시 엔진이 냉각되었을 때 뚜껑을 열고 살펴본다. 벨트, 호스의 조임 상태 등도 살펴보자. ●장거리 운전시 공기압 10% 올려 생명과 직결되는 제동 장치는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브레이크 오일은 4만㎞마다 교환하면 좋다. 브레이크 오일이 ‘LOW’선까지 내려갔을 경우 먼저 브레이크 패드나 라이닝의 마모 상태를 확인한 뒤, 사용이 가능하다면 브레이크 오일만 보충하면 된다. 브레이크 오일 점검 방법은 시동을 켠 상태에서 브레이크 페달을 3∼4회 연속으로 밟아본다. 페달감각이 딱딱해지면 정상이다. 만약 물렁한 스펀지 같은 감각이 느껴지면 정비가 필요하다는 신호다. 타이어는 적정 공기압(30PSI)을 유지한다. 4∼5인 가족이 타거나 장거리 운전시 미리 공기압을 10%가량 높여주는 것도 안전운행에 도움이 된다. 타이어 마모 상태도 점검하자. 타이어의 옆 부분에 있는 삼각형 표시(▲)의 위쪽을 살펴보면 홈 속에 돌출된 부분을 볼 수 있다. 이것이 마모 한계다. 삼각형 표시가 마모 한계까지 닳았으면 타이어를 교체한다. 응급상황에 대비해 안전삼각대, 보조타이어, 손전등, 각종 공구와 자동차 고장시 응급서비스 연락번호, 보험회사 전화번호를 확인하고 의료보험카드, 소화제·진통제 등의 간단한 구급약도 준비해야 한다. 빗길 운전시 와이퍼가 작동하지 않으면 낭패다. 이 경우 담배꽁초나 비누를 앞 유리창에 고루 문지르면 잠시나마 전방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 운행 중 갑자기 보닛에서 김이 올라올 경우 라디에이터 호스가 찢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차를 안전한 곳에 세우고 찢어진 부분을 찾아 테이프로 감아 응급조치를 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휴게소를 방문한 뒤에는 신종플루 예방 차원에서 반드시 손을 씻도록 하자. ●휴게소 손씻어 신종플루 예방 운행을 마치고 안전하게 귀가를 했다 하더라도 마지막까지 꼼꼼히 살피자. 성묘를 위해 산길과 같은 비포장 도로를 달린 경우 돌이나 나뭇가지에 타이어가 찢기거나 머플러 등도 손상을 입을 수 있다. 차량에서 퀴퀴한 냄새가 나면 맑은날 넓은 공터에서 차 문과 트렁크를 활짝 열어 환기를 시켜 준다. 매트 아래 신문지를 깔아 주면 악취와 습기제거에 도움이 된다. 혼자 차량을 점검하기 버겁다면 완성차업체들이 한가위를 맞아 전국 고속도로 및 국도에서 실시하는 무상 점검 서비스와 이벤트를 활용한다. 고장난 차량에 대해 긴급출동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고장난 차량 긴급출동 서비스도 현대차는 다음달 1일부터 5일까지 투싼ix와 신형 쏘나타 등 300대를 공짜로 빌려주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달 28일까지 전국 주요 고속도로 화물 휴게소를 순회하는 화물차량 특별 무상점검 서비스도 실시한다. GM대우도 1일부터 5일까지 전국 고속도로 및 국도 휴게소 15개소에서 타이어 공기압 체크 등을 해주고 엔진오일과 냉각수 등 소모성 부품을 무상으로 교환 또는 보충해 준다. 르노삼성과 쌍용자동차 역시 1일부터 4일까지 각각 전국 7개와 8개 휴게소에서 차량 점검 서비스를 진행한다. 연휴 종합상황실 연락처는 ▲현대차 080-600-6000 ▲기아차 080-200-2000 ▲GM대우 080-728-7288 ▲쌍용차 080-600-5582 ▲르노삼성차 080-300-3000 등이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그러나 사랑은 남는 것

    그러나 사랑은 남는 것

    내 인생에 대해 감사하는 것은 삶의 굽이굽이에서 참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다는 사실이다. 나의 인생을 이끌어주신 부모님, 선생님, 지인들… 생각하다 보면 난 참 인복을 타고났구나 싶어 절로 감사의 마음이 든다. 그래서 한 사람만을 꼽으라고 한다면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나에게 가장 깊은 영향을 준 사람은 정신과 의사로서 선배이자 스승인 밀턴 H. 밀러 박사이다. 밀러 박사는 애초에 시아버님의 선생님이자 친구였다. 시아버님이 미국에서 공부하실 때 여러 가지 도움을 준 인연이 나한테까지 이어진 것이다. 밀러 박사 부부가 한국에 왔을 때 안내를 해드린 덕분에 나 역시 그분들과 친해지게 되었다. 하지만 그뿐이었을 인연이 다시 이어지게 된 것은 나의 뜻하지 않은 미국행 때문이었다. 그 무렵, 이상하게 여러 가지 힘든 일들이 겹쳐서 일어났다. 결국 나는 무너지기 직전까지 이르고 말았다. 병원 일이고 뭐고 다 그만두고 어디론가 떠나고만 싶었다. 그때 떠오른 분이 UCLA의 부속병원에서 정신과 의사와 교수로서 오랫동안 재직하고 있던 밀러 박사였다. 그분이라면 같은 정신과 의사로서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 내가 겪고 있는 고통을 이해해줄 것만 같았다. 나는 가족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미국으로 떠났다. 밀러 박사 내외만 믿고. 밀러 박사는 내가 믿었던 대로, 아버지처럼 날 따뜻하게 맞아주었다. 그의 진심이 깃든 위로는 정말이지 내게 큰 힘이 되어주었다. 미국에 머무는 동안 나는 서서히 나 자신이 치유되어감을 느낄 수 있었다. 밀러 박사는 정신과 의사로서 나의 경험이 풍부해질 수 있도록 모든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 학문적으로나 임상으로나. 더 중요한 것은 한 인간으로서 내가 성장할 수 있는 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는 점이다. 특히 내 마음을 끈 것은 사람들을 대할 때 그가 갖고 있는 공평성이었다. 밀러 박사는 환자는 물론 동료 의사나 병원 직원 모두를 예의 바르게 대하면서도 따뜻한 관심을 잃지 않았다. 직원이 아프면 직접 그 집을 방문하기도 했다. 그리고 최선을 다해 그들에게 도움을 주었다.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을 위한 피아노가 필요한데 예산이 부족하다는 얘기를 듣고는 선뜻 거금을 내놓았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대단한 부자인가 하면 그렇지도 않았다. 태평양이 바라다 보이는 곳에 자리한 그의 집은 아주 자그마했다. 단지 바다를 향해 있는 유리창만 하염없이 컸던 기억이 난다. 그 집에 초대받아 갈 때마다 그 창을 통해 태평양을 바라보면서 나 자신이 얼마나 작은 존재이며, 그런 작은 존재인 내가 가지고 있는 괴로움과 분노 역시 얼마나 하찮은 것인지를 사무치게 깨닫곤 했다. 반면에 밀러 박사 내외가 내게 보여주는 관심과 사랑은 하루가 다르게 커가기만 했다. 덕분에 나 자신을 잃지 않고 본래의 나로 돌아올 수 있었다. 물론 그에게 그런 도움을 받은 사람은 나뿐만이 아니다. 그는 도움을 청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공평한 도움을 주었다. 그러면서도 그것을 내색하거나 자랑하는 일은 없었다. 그 모든 것이 어떻게 가능한지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의 대답은 이랬다. “난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전쟁이 인류를 얼마나 파괴시키는지 경험했다. 다시 그런 전쟁이 없으려면 나도 노력을 해야 하는데 그건 오로지 사랑의 실천뿐이란 것을 알았다. 내가 네게 사랑을 베푼다면 그리고 네가 그것을 진정한 사랑이라고 느낀다면 넌 변화할 테고, 그러면 또 넌 그렇게 네 주위 사람들에게 사랑을 줄 것이다. 그처럼 사랑이 퍼져나간다면 우린 언젠가는 전쟁이라는 이 괴물을 세상에서 추방할 수 있지 않겠는가.” 그토록 과분한 사랑을 받았건만 나는 부끄럽게도 아직까지 남에게 그런 사랑을 주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언제나 그런 사랑을 해야 한다는 마음은 가지고 있다.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는 되겠지 하고 나를 위로하면서….
  • [U 시티가 열린다] (상) 미리보는 생활상

    [U 시티가 열린다] (상) 미리보는 생활상

    상상 속의 ‘U시티’가 서서히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U시티는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주거·교통·교육 등 도시 전체 인프라가 통합·관리되는 미래도시다. U시티의 U는 ‘언제 어디서든 존재한다.’는 뜻의 라틴어 ‘유비쿼터스(Ubiquitous)’에서 온 말이다. U시티가 그릴 미래 생활의 모습을 SK텔레콤이 8월 초 인천 송도 경제자유구역(IFEZ)에 문을 연 ‘투머로우 시티(Tomorrow City)’를 통해 그려봤다. SK텔레콤의 모든 ICT 기술이 녹아 있는 투머로우 시티의 U시티 시스템은 2012년부터 시작해 2020년까지 송도 신도시 전체에서 구현된다. 2020년 송도에 사는 30대 A씨는 일요일 아침 ‘헬스매니저’로 몸상태를 확인했다. 체중이 약간 늘었다는 표시와 함께 러닝머신에 오르자 늘어난 체중과 체지방을 없애 줄 수 있는 적당한 운동량이 표시됐다. 뛰는 동안에도 폐활량과 혈압을 자동으로 체크하고 문제가 생기면 바로 의사가 이 자료를 받아 원격진료에 나선다. 운동을 마치고 디지털 서재로 들어갔다. 벽면 한 가득 채웠던 책장은 사라진 지 오래다. 보고 싶은 책을 ‘터치’하면 큰 화면에 책이 펼쳐진다. 새로 나온 책도 이 화면을 통해 온라인으로 바로 살 수 있다. 외출하기 전에 머리모양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든 A씨는 ‘U뷰티’ 프로그램으로 자신의 머리모양을 가상으로 바꿔보고 맘에 드는 것을 정했다. 집을 나선 A씨는 일요일이라 문을 열지 않은 휴대전화 매장 앞에서 평소 사고 싶었던 휴대전화를 발견했다. 문이 닫혀 있었지만 A씨는 매장 유리창에 설치된 자동구매 시스템인 ‘지능형 광고판’에서 주문과 결제까지 끝냈다. 집에 오던 중 건널목 앞에서 애완견이 갑자기 도로로 뛰어들었지만 걱정이 없다. 자동센서 기능이 작동하면서 어느새 건널목에 파란등이 켜진 것이다. 가로등도 사람이 다가가면 저절로 켜진다. 가로등에 설치된 화면으로 날씨 등 간단한 생활정보는 물론 인터넷으로 급하게 알아야 할 정보도 바로 알 수 있다. 버스 정류장에 있는 안내판에서는 곧 도착할 버스의 시간과 노선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버스의 빈 좌석 수까지 알 수 있다. 목적지 검색과 버스 요금 안내도 받을 수 있다. 버스 안에서 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를 지나가던 A씨는 과거 자신이 생활했던 ‘콩나물 교실’을 생각하며 추억에 잠겼다. 요즘 학생들은 공책 대신 화면으로 조작하는 타블릿 PC를 사용해 수업을 한다. 책에 인쇄된 사진을 통해서만 볼 수 있었던 것들을 동영상·3D 입체영상 등으로 다양하게 볼 수 있다. 영어 수업은 아예 미국에 있는 현지인에게 배운다. 선생님은 이 타블릿 PC로 교무실에서도 학생들의 행동을 다 살필 수 있다. 투머로우 시티에서 현재 체험할 수 있는 U시티 환경은 조만간 전국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2008년 9월 준공된 화성동탄을 시작으로 2009년 8월 말 현재 36개 지방자치단체에서 52개 지구의 U시티를 추진 또는 계획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각국의 인프라 특성 및 환경 등에 따라 U시티와 비슷한 스마트시티나 인텔리전트시티 등 첨단도시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발언대] 불꺼진 평양의 현주소/림일 탈북작가

    [발언대] 불꺼진 평양의 현주소/림일 탈북작가

    며칠 전 사무실에서 원고작업 중 지인으로부터 포토메일을 받았다. 친척 방문차 2개월 전 평양을 다녀온 재미교포로 내 책의 독자이기도 하다. 첫 번째 사진은 양각도국제호텔에서 찍은 평양 야경으로, 김책공대 신관건물의 전등이 너무 어두워 불이 켜진 건지, 꺼진 건지 모를 정도였다. 두 번째는 김일성 주석의 기일(7월8일)을 맞아 만수대 언덕에 있는 세계 최대 흉상인 그의 동상 앞에서 묵념하는 대학생들의 모습인데 어두운 밤인데도 주변은 대낮처럼 환하다. 별로 놀라지 않았다. 내가 평양에 있을 때인 1996년에도 예사로운 모습이었다. 배움의 꿈을 가진 미래주역들인 대학생들의 교실에 전기가 안 들어오고 고인이 된 지도자의 흉상 같은, 김일성·김정일 관련 특수시설물들에는 환한 조명이 비춰지는 평양의 실정을 개탄하며 서울로 온 나다. 그러나 마지막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다. 평양 중심지에 있는 냉면전문점인 옥류관 근처의 창전네거리 주변을 찍었는데 아파트 건물의 외장제가 모두 벗겨진 데다 아스팔트가 깨져 있는 모습들이었다. 내가 평양에 있을 때인 12년 전만 해도 변두리에서나 볼 수 있던 광경이었는데 지금은 시내중심까지 어려운 생활이 퍼져들었다는 증거다. 평양! 내가 그곳에서 배웠던 표현은 이러하다. “공화국의 수도 평양은 사회주의 혁명의 심장부이며 세상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공원속의 도시이고 세계에 으뜸가는 국제도시다.” 지금 생각해보면 소가 웃다가 꾸러미 터질 소리지만 분명한 것은 이런 ‘주민강연’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말은 뒤집을 수 있으나 현실은 감출 수 없다. 외장제가 벗겨진 평양의 아파트와 깨져버린 아스팔트를 보면 궁핍한 인민들의 모습을 충분히 상상할 수 있다. 앞으로 10년 후면 평양의 창광거리(당 고위간부들이 사는 곳) 아파트 유리창도 비닐이나 헝겊으로 가려지지 않을까 싶다. 한사코 개혁·개방을 거부하는 사회주의경제를 고집하는 이상 말이다. 림일 탈북작가
  • [김대중 前대통령 국장]30년만의 국장 6일간의 기록

    [김대중 前대통령 국장]30년만의 국장 6일간의 기록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례식은 가장 격이 높은 국장(國葬)으로 엄수된 만큼 여러 면에서 새로운 기록을 남겼다. 장의위원회와 영결식 규모는 이전 어느 때보다 압도적으로 컸다. 그러나 서거가 어느 정도 예견돼 있었기 때문에 분향소와 분향객 수는 많지 않았다. 또 같은 국장으로 치러졌지만 박정희 전 대통령 때와도 차이가 있었다. 김 전 대통령의 장의위원회는 총 2371명으로 구성됐다. 이는 국민장(國民葬)으로 치러진 노무현 전 대통령 때의 1404명보다 900명 이상 많은 수. 600여명 규모였던 박정희·최규하(국민장) 전 대통령에 비하면 4배 가까이 많은 것이다. ●장의기간 6일로 이전 대통령들보다 짧아 김 전 대통령의 장의위원이 많은 이유는 유가족 추천인사가 많았기 때문이다. 노 전 대통령 장례 때는 유가족 추천 인사가 111명에 불과했지만 이번에는 1116명에 달했다. 김 전 대통령의 영결식 규모 역시 역대 최대였다. 김 전 대통령의 영결식에는 국내외 인사 2만여명이 참석했다. 박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 때의 3000여명에 비해 7배 가까이 큰 규모다. 김 전 대통령의 영결식은 공간이 넓은 국회광장을 식장으로 사용했고 국장임을 고려해 사회 각계 인사가 초청됐기 때문이다. 김 전 대통령의 영결식은 오후에 엄수됐는데, 이는 역대 대통령 장례 중 처음이다. 박 전 대통령과 최 전 대통령의 영결식은 오전 10시, 노 전 대통령은 오전 11시에 엄수됐다. 김 전 대통령의 영결식은 일요일에 엄수된 데다 유족 측이 종교적인 문제 등을 고려해 오후를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 전 대통령의 장례식이 최대 기록만을 남긴 것은 아니다. 분향소나 분향객 수는 노 전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 때보다 적었다. 김 전 대통령의 분향소는 시·도 22곳과 시·군·구 160곳 등 총 182곳에 설치됐다. 현직에 있을 때 서거한 박 전 대통령 때는 무려 1700여곳의 분향소가 마련됐고, 노 전 대통령 때는 335곳(지방자치단체 운영 102곳)에 달했다. 김 전 대통령의 분향객은 72만여명으로 집계돼 노 전 대통령(400만명)과 박 전 대통령(200만명) 때보다 많지 않았다. 김 전 대통령의 경우는 고령과 노환 등으로 서거가 어느 정도 예견돼 있어 국민의 충격이 덜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장의기간(6일)도 이전 대통령에 비해 짧았다. 현행 ‘국장·국민장에 관한 법률’은 국장은 9일 이내, 국민장은 7일 이내의 장의기간을 가질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1979년 10월26일 서거한 박 전 대통령의 영결식은 장의기간을 모두 채운 11월3일 거행됐다. 지난 5월23일 서거한 노 전 대통령의 영결식도 7일 뒤인 29일 엄수됐다. 김 전 대통령 유족 측은 어려운 경제 여건을 감안해 장의기간을 단축하기를 원했고 휴일인 23일 영결식을 치르기 위해 ‘6일장’을 선택했다. ●길이 7m 캐딜락, 마지막 가는 길 모셔 김 전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은 같은 국장으로 치러졌지만 영구를 영면 장소로 모시는 운구차는 서로 달랐다. 박 전 대통령 때는 특수 제작된 대형버스(길이 10.1m·높이 3.1m·폭 2.5m)가 운구를 담당했다. 또 버스 양옆에는 가로 3m·세로 1.5m의 특수유리가 설치돼 조문객들은 유리창 너머로 박 전 대통령의 마지막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김 전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길이 7m가량의 캐딜락이 마지막 가는 길을 모셨다. 또 박 전 대통령 영결식 때는 전국에 1분간 사이렌이 울리고 묵념 시간이 있었지만 김 전 대통령 때는 이 같은 의식이 없었다. 김 전 대통령 운구가 장지로 가기 전 마지막 여정은 박 전 대통령보다 2배 길었다. 김 전 대통령은 영결식장인 국회광장을 출발해 자택인 동교동과 서울광장, 서울역 등을 들른 뒤 현충원으로 향했다.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여정은 총 20.5㎞로 기록됐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길섶에서] 거울/진경호 논설위원

    본 적이 없는 동문의 책은 늘 설렘으로 다가온다. 이런 사람이 있었던가. 그때 그가 내쉰 공기를 내가 마셨었던가. 그는 어디로 여기까지 걸어왔던가. 그가 하는 말을 좇아 손으로 책장을 넘기다 보면 나도 모르게 마음은 시간의 갈피를 뒤로 넘긴다. 그와 마주쳤을 그때 그곳을 더듬곤 한다. 책으로만 봤던 동문 K를 엊그제 눈으로 봤다. 동문 몇과 함께 그를 만났다. 일간지 기자를 했고, 많은 CEO들을 인터뷰했고, 현미경으로 들여다본 그들을 씨줄날줄로 엮어 책을 냈고, 유명 민간연구소에서 강연을 하는 K. 밑줄 긋게 만드는 글발로 소개한 CEO들의 자질을 죄다 빼내 모은 듯한 오라(aura). 초면(初面)의 어색함은 술이 아니라 숱한 만남이 빚어낸 그의 향기에 녹아내렸다. 추억을 공유해서일까. 대화는 경계를 몰랐다. 이리 말해도 끄덕, 저리 말해도 끄덕. 이튿날 K가 메일로 말했다. “80년대 한 하늘 같은 자리에서 함께 숨 쉬었다는 것…유리창 너머가 아니라 거울을 바라보는 느낌이었다.” 우린 거울 앞에서 잔을 들었던 게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김대중 前대통령 국장] 평온한 모습의 고인 ‘햇볕’속 국회로 운구

    [김대중 前대통령 국장] 평온한 모습의 고인 ‘햇볕’속 국회로 운구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국회로 옮겨진 20일 오후 서울에서는 한동안 퍼붓던 비가 그치고 햇빛이 내려쬐었다. 이날 오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입관식을 마치고 국회로 향하는 고인에게 시민들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부르며 작별인사를 건넸다. ●유족과 지인들 입관식 내내 눈물 이날 세브란스병원에서는 오전 11시 45분부터 50분 정도 고인의 염습이 진행됐다. 용이 그려진 구름모양의 곤룡포를 수의로 입고 용안 화장을 마친 고인의 얼굴은 평온한 모습이었다. 한 참관인은 “편하게 주무시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염습에 이어 오후 1시30분쯤부터 이희호 여사를 비롯한 가족과 측근들이 함께한 자리에서 입관예식이 치러졌다. 유가족 20여명과 동교동계 인사들, 민주당 정세균 대표, 전병헌 의원,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김성재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장 등이 함께 했다.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고인을 바라본 참관인들은 30분 내내 울음을 그치지 못했다. 이 여사는 고인의 왼쪽에 앉아 눈물을 훔쳤다. 이들은 촛불을 든 채로 서교동 성당 윤일선 주임신부의 입관미사에 참여했고 ‘주여 세상 떠나는 영혼 당신 품에 거두소서’로 시작하는 성가를 나지막이 불렀다. 미사가 끝나자 이 여사와 세 아들, 동생 김대현씨, 며느리, 손자들이 고인에게 성수를 뿌렸다. 투병 중인 큰 아들 홍일씨도 힘겹게 몸을 움직였다. 이어 박지원 의원과 김선흥·최경환 비서관 등 고인을 마지막까지 모셨던 비서진들이 고인에게 인사했다. 박 의원은 “대통령의 유지를 받들어 우리들이 남북관계의 발전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권노갑·한화갑·김옥두·한광옥 등 동교동계 인사 4명도 고인의 앞에 서서 “여사를 잘 모시겠습니다.”라고 다짐했다. 오후 2시쯤 입관예식이 마무리될 때까지 입관실에는 울음소리가 멈추지 않았다. 한영애 전 의원은 “용서하세요.”를 반복하며 흐느꼈다. ●시민들 ‘우리의 소원’ 부르며 작별인사 오후 4시15분쯤 운구가 시작됐다. 고인의 손자인 종대씨가 영정을 들고 운구차에 올랐다. 운구는 입관식에 참석했던 동교동계 인사들과 민주당 정세균 대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조순용 비서관, 박지원 의원 등 10명이 맡았다. 정 대표와 권노갑 전 의원이 맨 앞에 섰다. 이 여사는 며느리들의 부축을 받으며 걸음을 옮겼다. 아들 홍업·홍걸씨가 뒤따랐다. 운구가 끝난 세브란스병원 앞에는 한 시간 전쯤부터 400명 가까운 시민이 모였다. 일부 시민들은 울음을 터뜨렸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목놓아 불렀다. 운구 행렬이 지나간 신촌 로터리 주변에는 인도를 빼곡히 채운 시민들이 고인의 마지막 길을 안타까운 표정으로 지켜봤다. 운구차는 10분 남짓 만에 국회 본청 앞에 도착했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과 당직자들이 고인을 맞았다. 허백윤 오달란기자 baikyoon@seoul.co.kr
  • 정부 R&D 투자비 내년 10% 늘린다

    정부 R&D 투자비 내년 10% 늘린다

    정부는 내년에 연구개발(R&D)에 13조 5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올해(12조 3000억원)보다 10% 정도 늘어난 금액이다. 녹색·신성장동력 부문의 중소기업형 R&D투자는 2013년까지 중소기업청 R&D 예산의 50% 수준으로 늘어난다. 정부는 이공계 출신의 고위 공무원직 진출 비율을 2012년까지 30%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19일 청와대에서 제31차 국가과학기술위원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이날 회의는 전날 서거한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 분위기로 시작됐다. 국민의례가 끝난 뒤 회의를 시작하기 전 이 대통령과 참석자들은 김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묵념을 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冒頭) 발언을 통해 “국가과학기술위 1차 회의는 지난 1999년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재임시 이뤄졌고 오늘까지 왔다.”며 “서거하신 김 전 대통령께서 과학기술 발전에 많은 기여를 했다는 것을 상기하고자 한다.”며 김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기렸다. 이 대통령은 “이번 경제위기 이후에 새로운 세계경제 질서 속에서 한국이 어떤 위상을 갖느냐가 매우 중요하다.”며 “기초와 원천기술 R&D 예산을 효과적으로 배분하는 데 국가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예산을 증액시키겠지만 예산증액보다 더 중요한 것은 효과적으로 예산을 쓰는 것”이라며 “집중과 선택이란 전제 아래 보다 효과적으로 예산을 집행하는 데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정부는 일단 내년도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정부 R&D 투자비 중 기초연구 투자 비중을 올해 29.3%에서 내년엔 31~32%로 높이기로 했다. 원천연구 투자비중도 올해 9.6%에서 내년에는 11~12%로 높아진다. 중기청은 현행 정부 R&D 예산의 4% 수준인 중기청 R&D예산을 2013년까지 6% 수준으로 끌어 올리고 녹색·신성장 동력 및 지식서비스 등 일자리창출 유망 분야에 재원을 전략적으로 배분키로 했다. 행정안전부는 이공계 출신 진출을 늘리기 위해 고위공무원단 내 이공계 인력 비율을 지난해 25.5%에서 2012년까지는 30% 이상이 되도록 연차별 목표를 정해 추진키로 했다. 특히 우수 이공계인력 확보방안으로 기술계고, 전문·기술대학 졸업자를 대상으로 ‘기능인재 추천채용제’를 도입하고, 5급 신규 채용인원 중 기술직 채용비율 40%를 유지키로 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열린세상] 제대로 소통하기/성민섭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

    [열린세상] 제대로 소통하기/성민섭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

    우리 사회의 갈등 심화와 대립 격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부쩍 늘었다. 혹자는, 이런 추세라면 ‘우리’라는 공동체의식마저 붕괴되지 않을까 두렵다고도 한다. 극심한 갈등과 대립으로 인하여 우리 사회가 심각한 위기상황에 처하게 되었으며, 이를 빨리 극복하지 못하면 공멸할 수도 있다는 구성원들의 공통인식은 이미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위기극복을 위한 해법도 다양하게 제시되고 있는데, 그 전제조건 내지 핵심요소로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소통의 필요성’이다. 이는 우리 사회의 소통부재가 오늘날의 위기를 초래한 주요 요인이며, 소통만 제대로 이루어져도 현재의 위기를 상당부분 극복할 수 있음을 시사해 주는 것이다. 그러나, 사회의 소통은 법률이나 제도로 강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 목소리 큰 몇 사람의 노력만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 각자가 자신의 생각과 자세를 전향적으로 바꾸고 노력해야만 비로소 가능한 것이다.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우리’가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인정해야 한다. 물론, 서로의 다른 점도 기꺼이 수용할 수 있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나의 신념이나 생각, 인생관, 가치관 등에 대한 확신 혹은 자부심은 개인적으로 바람직할 수 있다. 또, 서로 다른 신념 등을 가진 구성원들 사이의 건전한 소통은 우리 사회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된다. 그러나, 나의 신념 등에 대한 확신이 나와 다른 타인에 대한 적대감이나 배타성으로 표출되는 순간 우리 사회의 소통은 곤란해지기 시작한다. 신념이나 인생관·가치관 등은 잘잘못의 판단 대상이 아닐 뿐 아니라, 누구도 간섭하거나 침해할 수 없는 지극히 사적인 영역이기 때문이다. 나의 신념 등이 법질서를 부정하는 정당성의 근거가 될 수도 없다. 그런 주장이 시작되면서 우리 사회의 본격적인 해체도 시작된다. ‘역지사지’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나와 신념 등을 달리 하는 타인의 시각에서 세상사를 바라보지 않는 한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고, 그런 상태에서의 소통 시도는 공허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소통하는 과정에서의 의사표현 방식이나 태도도 개선될 필요가 있다. 본론과 무관하게 지나치게 자극적인 용어와 표현, 무리수를 남발하는 정치권이나 노동계의 투쟁현장을 지켜보면 매우 착잡해진다. 저렇게 하면 오히려 일을 망치겠다 싶고, 어쩌다 일시적 타협이 성사된다 하더라도 결코 오랜 시간 함께할 수 없으리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학적 표현방식이 우리 사회 곳곳에 이미 만연되어 있음은 매우 걱정스러운 일이다. 출연자들끼리 서로의 약점이나 치부를 들추며 막말을 하거나 웃음거리의 소재로 삼는 오락 프로그램들이 인기몰이를 하는 것이 좋은 예이다. 아무리 좋은 의도라 하더라도, 거친 표현에 상처받지 않는 사람이 몇이나 될 것이며, 자신에게 상처를 준 상대방과 계속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무릇, 제대로 소통하기를 원한다면 상대방을 진지하게 대하는 태도부터 갖추어야 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부재로 초래된 우리 사회의 현재 위기에 대한 구성원들 각자의 책임의식과 극복을 위한 진지한 노력이다. 혹, 우리 사회의 오늘날 모든 갈등과 대립·혼란은 정치가 잘못되어서, 욕심 많은 자본가들 혹은 과격한 노동자들 때문에, 가진 자들의 탐욕 혹은 없는 자들의 억지 때문에, 꼴통 보수 혹은 철부지 좌파들 때문에 초래되었고, 나는 오직 피해자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바로 그러한 ‘네 탓’ 의식과 책임 공방이 오늘날 위기를 초래한 주범이며, ‘내 탓’임을 자인하는 것이 그 극복을 위한 출발점이다. 차제에 ‘내 탓이오’를 일깨우는 시민운동이라도 한 번 했으면 좋겠다. 자기 승용차 뒷유리창에 ‘내 탓이오’ 스티커를 붙여놓고 남들에게 보라는 식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돌아보며 실천하는 방식으로. 성민섭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
  • 자연채광에 냉난방… 집보다 나은 유치장

    자연채광에 냉난방… 집보다 나은 유치장

    ‘호텔이야, 유치장이야?’ 버튼만 누르면 천장 유리창이 열려 환기가 되고, 냉·난방과 하루 종일 꽐꽐 나오는 냉·온수, 자연채광까지…. 서울 성북경찰서가 ‘어두침침하고 퀴퀴한 냄새’로 연상되는 경찰서 유치장의 고정관념을 바꿔 놓았다. 성북경찰서의 ‘특별한 관심’은 유치인들로부터 “집보다 낫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호평을 받고 있다. 성북경찰서는 지난해 11월 새청사에 입주하면서 ‘천장 유리창’이 설치된 유치장을 선보였다. 유치인들은 가로 7m의 천장 유리창을 통해 바깥 환경을 접한다. 맑은 날 밤에는 별자리도 볼 수 있다. 지열을 이용한 냉·난방 시스템도 유치인들의 쾌적한 생활을 돕고 있다. 말복인 13일 오후 최고기온이 섭씨 32도까지 올랐지만 유치장은 실내 적정온도인 27도를 유지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다른기사 보러가기] 北억류 유씨 무사귀환 “기쁘고 감사” 소지섭 “중국어 대사 외우느라 진땀 뺐죠” 정진영 “김민선은 정당했다” 이희호여사가 하염없이 운 이유 사고는 남자가 치고 고민은 여자가? 남잔 축구,여잔 무용…교과서 속 인권차별
  • 관악구 중·고생 - 서울대 합동 자원봉사

    서울대와 지역 중·고교가 협력해 지역에 봉사하는 자원봉사활동을 펼치고 있어 화제다.관악구는 지역사회 봉사 차원에서 서울대생들과 지역의 중·고교생간 ‘협력 자원봉사 특화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청소년들에게 자원봉사를 통해 자신의 꿈과 이상을 펼쳐나갈 경험을 쌓을 수 있게 지원하는 취지로 마련된 이 프로그램은 지난 5월부터 서울대와 지역 내 중·고교생이 모여 6개 사업을 시작했다. 선정된 사업에 대해서는 구가 100만원씩 사업비를 지원한다. 청소년들 입장에서는 자신의 꿈을 이루는 데 조언을 해 줄 대학생 ‘멘토’를 구할 수 있다 보니 반응이 폭발적이라고 구는 설명했다. 현재 가장 눈에 띄는 활동을 펼치는 곳은 서울대 미술 동아리와 서울미술고 학생들이 함께하는 ‘미동’(美童)이다. 이들은 지역 내 사회복지시설을 찾아다니며 지저분한 벽에 벽화를 그리는 자원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1일에는 남현동 소재 상록보육원을 찾아 유리창에 만화 캐릭터들을 그렸고, 4일에는 보라매동의 동명아동복지센터에서 담장에 세라믹 타일을 이용해 동물 그림을 장식했다.상록보육원에 거주하는 김모(8)양은 “보육원이 동화 속 나라가 됐다.”며 좋아했다. 이번 작업에 참가한 서울미술고 2학년 이모(17)양은 “제가 가진 기술을 활용해 작지만 어린이들에게 즐거움을 준 것 같아 무척 뿌듯하다.”고 말했다.이밖에 현재 구에서는 ▲지적장애 청소년을 위한 ‘불꽃슛 농구단’(봉원중) ▲다문화가정을 지원하는 ‘국제자원봉사동아리’(문영여고) ▲복지시설을 돌보는 ‘AST’(삼성고) 등의 협력 프로그램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현장 행정] 닻 올린 ‘그린 구로’

    [현장 행정] 닻 올린 ‘그린 구로’

    ‘디지털구로’가 ‘에코구로(ECO GURO)’를 향해 힘찬 변화의 행보를 내딛고 있다. 정보기술(IT) 도시로 경쟁력을 높인 구로구는 최근 친환경 정책을 쏟아내며 패러다임에 변화를 꾀하고 있다. 11일 구로구에 따르면 구는 청사와 주민센터 등 공공시설 옥상에 태양광발전시설을 설치하고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처음으로 태양광 주택건설에 보조금을 지원한다. 또 매월 셋째주 금요일마다 고가의 희귀금속 회수를 위한 ‘금 캐는 날’ 행사를 펼치고 있다. 구로구는 최근 청사 옥상에 2억 8100만원을 들여 연간 3만 9000㎾의 전기를 생산하는 태양광발전시설을 설치했다. 새 청사가 아닌 기존 청사에 태양광시설을 따로 설치한 곳은 구로가 처음이다. ●CO2 배출 年20t 이상 줄어 이철해 환경과장은 “3만 9000㎾의 전력이면 일반가정 12가구가 1년가량 사용가능한 전력”이라며 “시설 설치로 연간 300만원의 전기료가 절감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구는 2007년 이후 고척근린공원, 화원종합사회복지관, 고척2동주민센터에 각각 태양광발전시설을 설치했다. 고척2동주민센터에 설치된 시설은 연간 2만 6000㎾급으로 1억 86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이를 통해 고척2동주민센터는 연간 사용량의 17%에 이르는 200만원의 전기료를 아끼고 있다. 구로구는 이들 시설들 덕분에 연간 20t이상의 이산화탄소 배출도 감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린홈 20가구 120만원씩 지원 구로구의 녹색제일주의는 민간주택에 태양광·태양열 발전시설 설치를 지원하는 데 이르렀다. 20가구를 선정해 120만원씩 지원할 예정이다. 지난해 8월 정부가 발표한 그린홈 100만가구 보급사업에 따른 것이다. 현재 순간 최대전력 3㎾급의 장비를 설치하려면 2100만원이 소요돼 정부(1298만원)와 서울시(120만원)가 각각 보조금을 주고 있다. 여기에 구청 보조금까지 더해지면 가구당 부담액은 560만원까지 떨어진다. 대신 태양광설비를 갖춘 가정은 연간 120만원의 연료비를 절감하게 된다. ●매월 셋째 금요일 ‘금 캐는 날’ ‘금 캐는 날’행사도 눈에 띈다. 버려진 가전제품과 휴대전화에서 금·은·팔라듐 등 희귀금속을 회수하자는 취지의 행사는 최근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매월 셋째주 금요일마다 시범지역을 순회하며 폐가전제품을 수거하는 캠페인이다. 김건형 클린도시과장은 “휴대전화는 t당 400g, 가전제품은 19g, 컴퓨터는 52g의 금을 회수할 수 있다.”며 “금광석에서 t당 5g의 금을 얻는 것을 감안하면 채산성이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구로구는 주민들의 적극적 동참을 위해 ‘골드마이너제’도 도입했다. 동별로 15명의 골드마이너를 위촉, 가정을 방문해 소형 폐가전제품들을 수거하도록 하는 것이다. 헤어드라이어기, 에어컨, 전기밥솥과 믹서기 등에서 얻어진 수익금은 이웃돕기와 일자리창출에 쓰일 계획이다. 골드마이너로 위촉된 정덕순(49·개봉2동)씨는 “버려지는 자원에서 보석을 찾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현장 행정]성북 일자리센터 입주자 만족

    [현장 행정]성북 일자리센터 입주자 만족

    “하루하루 웃으며 신바람나게 일할 수 있게 해준 관계자들께 감사드립니다.” 3일 성북구 홈페이지의 ‘칭찬합시다’코너. 이 코너에는 최근 성북구 일자리센터 입주자들의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센터에 입주한 뒤 싼값에 부담없이 사업을 번창시키고 있다는 감사의 글들이다. 센터는 지난 5월 말 지상 3층, 7323㎡ 규모로 개장했다. 32개 업체가 입주한 만큼 사연도 가지가지다. 1층에 자리한 온라인 쇼핑몰 ‘멋남’의 도진우 부장은 “이전 사무실에 비해 3배나 넓은 사무실을 사용하는데 비용은 오히려 5분의1 밑으로 떨어졌다.”며 “덕분에 성북구에 사는 직원 3명을 새로 뽑았고, 회사는 남성토털패션 쇼핑몰 1위로 올라섰다.”고 자랑했다. 3층 ‘윤플라워’의 윤석순 사장도 “인근에서 온라인 꽃배달 전문점을 운영하다가 입주 건물이 리모델링에 들어가 사업을 접을 뻔했다.”면서 “아무도 리모델링 기간만 가게를 빌려주려 하지 않았는데 센터를 소개받아 가까스로 위기를 넘겼다.”며 고마워했다. 3일 성북구에 따르면 성북 일자리센터에는 현재 32개 기업이 입주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일조하고 있다. 옛 삼선동5가의 성북구 임시청사 건물을 리모델링해 만든 센터에선 일반 사무실 건물의 5분의1에 불과한 사용료만 내면 당직과 건물청소까지 도맡아 해준다. 최적의 사업환경에도 불구하고 월 임대료는 ㎡당 1100원 안팎. 26.3㎡(8평)의 사무실을 사용하면 월 3만원, 208.3㎡(63평) 사무실은 월 23만원가량만 내면 된다. 물론 관리비와 보증금은 따로 받지 않는다. 사무실·창고 유지비가 낮아진 만큼 해당 기업은 지역 주민을 고용해 일자리창출에 도움을 주고 있다. 성북구도 12명의 운영인력을 새로 투입해 고용창출에 한몫했다. 낮 동안에는 청경과 희망근로자 등 12명이 일하고, 야간에는 시설관리자 2명이 투입된다. 덕분에 도·소매 14곳, 서비스업 5곳, 제조업 9곳, 건설업 2곳, 기타 2곳 등 모두 32개 업체가 성업 중이다. 유명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은 입주 자체를 제한받은 만큼 대부분 영세규모의 지역 업체들이다. 카드·식품·건설회사의 창고나 욕실용품회사의 제조공장부터 기업체 홍보·교육장, 컴퓨터수리실, 작업장, 극단 연습실, 연구실 등 용도도 다양하다. 매달 이들 업체가 내는 사용료는 3300여만원. 모두 일자리창출과 구 운영을 위한 재원으로 쓰인다. 성북구는 아울러 나머지 2곳의 입주공간에는 무료로 자활근로 작업장과 경영상담실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이런 배려 덕분에 입주와 함께 상승세를 탄 기업도 여럿이다. 2층에 자리한 화장실 용품제조사인 ‘하이쎈’의 경우, 중견기업 자회사에서 독립해 곧바로 해외 수주를 따내는 경사를 맞았다. 이 회사는 일자리센터 입주 전까지 다른 입주공간을 찾지 못했다. 마찬가지로 남성패션 온라인 쇼핑몰 멋남도 기존 임차건물 대여기간 만료 뒤 입주건물 확보에 어려움을 겪던 터였다. 도진우 부장은 “이곳은 임대료가 저렴하고 교통이 편리한데다 바로 옆에 관공서 건물이 입주해 경영수지 개선에 도움을 준다.”며 “관계자들께 감사할 따름”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희한한 택시 “내고 싶은 만큼 내세요”

    ’내고 싶은 만큼 내세요.’  미국 버몬트주 에섹스에서 ‘침체를 타는 택시(Recession Ride Taxi)’란 묘한 이름의 회사를 운영하는 에릭 하겐(46)이 주위의 우려와 달리 수지맞는 장사를 하고 있다고 일간 ‘벌링턴 프리 프레스’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누구나 하겐이 운전하는 SUV 차량의 뒤쪽 유리창에 붙은 광고 문구 ‘내고 싶은 만큼 내세요(Pay What You Want)’를 보는 순간,살짝 미소를 짓는다.그리고 “정말이냐?”고 묻는다.  그런데 웃을 일이 아니다.1990년대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일했던 경험이 있는 하겐의 이 말도 안 되는 사업은 이익을 남기고 있다.  지난달 초부터 중순까지 그가 주차장에 택시를 세워두고 사업 개요를 담은 명함을 뿌리자 많은 이들이 전화를 걸어와 “장난이 아니냐?”고 되물었다.그리고 지난달 중순부터 2주 동안 목요일 밤부터 일요일 저녁까지 택시를 운행한 결과,비용을 제하고 600달러를 손에 쥐었다.미국 적십자의 벌링턴 지부에서 풀타임 정규직으로 일하는 그로선 이렇게 짬짬이 택시를 몰 수밖에 없는데 꽤 짭짤한 부수입인 셈.  ”승객들이 저를 밑지지는 않게 하더군요.고객들을 북돋아주기로 했지요.그랬더니 고객들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을 매우 좋아하더군요.”  요금은 주로 현금으로 받지만 하겐은 생수나 게토레이드,소다수 등도 받을 수 있다고 한다.여섯 차례 요금을 내면 한 번은 공짜로 태워준다.단,벌링턴이 속해 있는 치덴덴 카운티를 벗어나지 않아야 한다.한 음악가에게선 CD를 요금으로 받은 적도 있으며 10달러짜리 슈퍼마켓 카드를 받은 적도 있다.  하겐은 “처음 시작할 때부터 이 사업이 먹힐 것이라 생각했어요.사람들이 내가 일하는 값어치를 매길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너그러울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난 그들이 결정하도록 너그러워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테마 스토리 서울] (6) 화랑대역

    [테마 스토리 서울] (6) 화랑대역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흰 보라 수수꽃 눈시린 유리창마다/톱밥 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나는 한 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던져 주었다./(중략)/자정 넘으면 낯설음도 뼈아픔도 다 설원인데/단풍잎 같은 몇 잎의 차창을 달고/밤 열차는 또 어디로 흘러가는지/그리웠던 순간을 호명하며/나는 한 줌의 눈물을 불빛 속에 던져 주었다.’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간이역을 배경으로 민중들의 고달픈 삶을 노래한 곽재구 시인의 ‘사평역에서’. 누구나 한번쯤 간이역에서 경험했을 추억의 편린들을 담고 있다. 서울의 마지막 간이역인 경춘선 화랑대역 역시 크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수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오롯이 남아 있는 작은 추억의 장소 가운데 하나다. 1939년 경춘선(성동~춘천) 개통에 맞춰 근대 양식의 목조 건물로 건립된 이 역은 ‘태릉역’이라는 이름으로 승객을 맞다가 1958년 육군사관학교가 역사 바로 옆에 자리잡으면서 ‘화랑대역’으로 이름을 바꿨다. ●1958년 육사 생기면서 이름 바뀌어 공릉동 29의51에 자리한 이 역사는 일자형 평면 위에 ‘十자형’ 박공지붕으로 이루어진 여느 간이역과 달리 비대칭의 삼각형 박공지붕이 특징이다. 다른 간이역사에 비해 건립 당시의 원형도 잘 보존돼 있는 편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도심과는 어울리지 않는 남루한 모습의 작은 역사지만 주변의 고즈넉함과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운치를 더해주는 곳이다. 누가 보더라도 한눈에 간이역임을 알 수 있는 아담하고 소박한 간이역이 서울에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지금은 비록 직원 6명에, 하루 승객 20명 안팎의 초미니 기차역이지만 지난 70년간 청량리와 춘천을 잇고, 통일호와 비둘기호 열차가 분주히 오갔다. 화랑대역은 육군사관생도를 비롯한 군 병력을 이동시키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동해안 작전지역으로 하계군사훈련을 떠나는 육사 생도들은 새벽 4시 열차에 몸을 실으며 ‘군인의 길’을 다짐했으리라. ●내년 말 운행 중단… 테마공원으로 그러나 경춘선 복선화 전철이 개통되는 내년 말이면 화랑대역에선 더 이상 기차를 볼 수 없게 되지만 2006년 12월4일 등록문화재 제300호로 지정되면서 앞으로 역사의 원형은 고스란히 보존된다. 다행히 서울시가 경춘선 폐선 구간으로 테마 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이어서 화랑대역은 기차역이 아닌 새로운 의미의 문화공간으로 시민들을 맞을 것이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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