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리아 우드
    2026-04-12
    검색기록 지우기
  • 석유 의존
    2026-04-12
    검색기록 지우기
  • 정적 수사
    2026-04-12
    검색기록 지우기
  • 셋째 출산
    2026-04-12
    검색기록 지우기
  • 사진 보정
    2026-04-1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929
  • 할리우드 스타군단 카메오 출연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열리고 있는 민주당 전당대회에 할리우드 스타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할리우드 스타들은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데다 2008년 대선에서 이른바 ‘오바마 문화현상’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편에 선 바 있다. 올해는 4년 전 열기만큼은 아니라는 평가가 있었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스타들이 대회장을 찾아 변함없는 지지를 표했다. 영화 ‘크레이지 하트’에서의 열연으로 2010년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은 제프 브리지스는 지난 3일(현지시간) 일찌감치 자신의 밴드를 이끌고 샬럿을 방문했다. 폭스TV의 인기 드라마 ‘글리’의 앰버 라일리는 전당대회장에서 미국 국가를 불렀다. 배우 애슐리 주드는 테네시 대표단 일원으로 현장에 왔고, 배우 칼 펜의 모습도 보였다. TV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의 섹시 스타로 오바마 재선 캠프의 공동의장이기도 한 에바 롱고리아는 오바마 대통령의 후보 수락 연설이 예정된 6일 전대 무대에 설 예정이다. 또 스칼릿 조핸슨, 내털리 포트먼, 케리 워싱턴 등 톱스타 여배우 3명도 행사 때 연단에 함께 올라 연설하는 ‘깜짝 이벤트’를 선보일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예상보다 많은 스타군단이 민주당 전대 현장을 찾는 것은 지난주 공화당 전대에 ‘깜짝 등장’한 배우 클린트 이스트우드(82)가 오바마에 대해 지나치게 모욕적인 연설을 한 데 대한 ‘반격’의 성격으로 해석된다. 원로 시트콤 여배우 베티 화이트(90)가 이스트우드의 ‘대적자’로 민주당 전대에 참석해야 한다는 청원 운동이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벌어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반면 할리우드 스타들에게 별로 인기가 없는 공화당은 지난주 전대에 이스트우드 외에 ‘미션 임파서블’에 출연한 배우 존 보이트가 모습을 드러냈을 뿐이다. 보이트는 배우 앤절리나 졸리의 아버지다. 록그룹 ‘레너드 스키너드’와 남성 4인조 보컬그룹인 ‘오크 리지 보이스’ 등도 공화당 전대에 참여해 행사장에서 음악을 연주하며 흥을 돋웠다. 샬럿(노스캐롤라이나주)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레이디 가가·톰 크루즈가 좀비라면?…이색 초상화 화제

    레이디 가가·톰 크루즈가 좀비라면?…이색 초상화 화제

    수많은 유명인사를 좀비로 나타낸 이색 초상화가 해외 언론에 소개되며 화제가 되고 있다. 5일(현지시각) 영국 대중지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캐나다의 예술가 롭 스케토(43)는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와 찰스 왕세자는 물론 데이비드 베컴과 빅토리아 부부, 윌 스미스, 숀 코너리, 도널드 트럼프 등의 유명인사를 ‘좀비화’ 시켰다. 이 밖에도 팝스타 레이디 가가와 최근 이혼한 톰 크루즈는 물론, 한 시대를 주름잡은 여배우인 마릴린 먼로나 오드리 헵번, 그리고 스릴러 영화의 거장인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과 같은 옛 유명인사들도 그 예술가에 의해 좀비로 재탄생했다. 그는 지난 2010년 이 같은 유명인사들을 그린 초상화를 모아 ‘좀비우드’라는 삽화책을 출간하기도 했으며, 수년 전부터는 자신의 웹사이트를 통해 주문한 일반인들에게 좀비 초상화를 그려주고 있다. 그가 그린 초상화들을 보면 인물의 얼굴에는 고름이 차고 썩어 문드러진 살로 뒤덮여 있어 끔찍하기 그지없다. 자신을 ‘좀비 예술가’로 소개하고 있는 사케토는 “다른 대부분의 예술가들처럼 대여섯 살 때인 아주 어린 나이부터 좀비와 괴물들과 같은 것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가 하는 일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말로 표현할 수도 없지만 어렸을 때부터 꿈꿨던 이런 특정한 작품을 계속할 수 있어 자신도 엄청나게 운이 좋은 편이라고 느낀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전 세계에 있는 수천 명의 사람들이 집안에 내가 그린 독창적인 작품을 걸고 있다는 것은 영광이다.”고 말했다. 주로 수채화로 작업한다는 사케토는 행복해 보이는 사진을 무시무시하게 바꾸기 위해 고심하며 한 작품을 그리는 데 최대 8시간까지 걸려본 적도 있다고 밝혔다. 사진=해당 웹사이트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그들이 온다, 축제는 계속된다

    그들이 온다, 축제는 계속된다

    지난 여름 팝 팬들은 행복했다. 어느 해보다 풍성했던 록페스티벌에서 마음껏 소리지르고 발을 굴렀다. 록페스티벌이 끝났다고 서운해할 필요는 없다. 9월에는 영국과 미국의 대표 음악상인 브릿어워드와 그래미어워드의 신인상을 받고 월드스타가 된 뮤지션의 내한 공연이 이어진다. 지난해 그래미 신인상은 전 세계 오빠부대의 우상 저스틴 비버가 찜을 한 줄 알았다. 하지만 트로피를 챙긴 건 재즈 베이시스트 겸 가수 에스페란자 스팔딩(28)이었다. 53년 그래미 역사상 재즈가수가 신인상을 차지한 건 그가 처음이다. 스팔딩은 1984년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빈민가에서 태어났다. 스스로 그곳을 ‘게토’(제2차 세계대전 때 유대인 격리구역)라고 떠올릴 만큼 끔찍한 동네였다. 다섯 살 때부터 독학으로 바이올린을 배웠고, 재즈 기타와 오보에, 클라리넷도 곁눈질로 익혔다. 14세 때 콘트라베이스의 깊은 울림에 끌려 재즈의 매력에 빠진 스팔딩은 학교를 그만두고 곡을 쓰기 시작했다. 고졸 검정고시 격인 ‘GED’를 통과한 뒤 19살 때 버클리음대를 졸업했고, 곧바로 모교 강단에 섰다. 스팔딩은 특히 라이브에서 빛을 발한다. 찰리 헤이든, 팻 메스니, 마커스 밀러, 패티 오스틴 등 거장들이 함께 무대에 서기를 원하는 까닭이다. 2009년 노벨평화상 수상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축하무대에 오를 아티스트로 그를 꼽아 노르웨이에 동행하기도 했다. 노래와 연주, 모두 입이 떡 벌어질 만한 실력인 데다 예쁘기까지 한 그가 새달 7일 서울 악스코리아에서 첫 내한 공연을 한다. 9만 9000~11만원. (02)563-0595. 팝록 밴드 마룬5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브렌우드고교 동창생 애덤 리바인(보컬·기타), 제스 카마이클(키보드), 미키 매든(베이스 기타), 라이언 더식(드럼)이 1995년 결성한 스쿨밴드 카라스 플라워에서 비롯됐다. 2002년 메이저 데뷔앨범 ‘송 어바웃 제인’은 ‘하더 투 브리드’, ‘디스 러브’, ‘선데이 모닝’, ‘시 윌 비 러브드’ 등 4곡이 히트하면서 전 세계에서 1000만장이 팔려나갔다. 2005년 그래미어워즈에서 최우수신인 등 3개 부문을 휩쓴 것은 당연했다. 록밴드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면 이들을 가장 먼저 떠올릴 만큼 귀에 착착 감기는 멜로디·비트에 리바인의 섹시한 목소리가 얹혀진 마룬5의 승승장구는 이어졌다. 지난해에는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와 함께 부른 ‘무브스 라이크 재거’로 팝 시장을 강타했고, 지난 6월 정규 4집 ‘오버익스포스드’로 차트를 석권했다. 마룬5가 2008년과 지난해에 이어 세 번째 내한공연을 한다. 새달 14일 부산 사직체육관, 15일에는 서울 올림픽주경기장 보조경기장에서 공연한다. 국내에서 2회 공연을 소화할 수 있는 건 제이슨 므라즈와 마룬5 정도다. 6만 6000~13만 2000원. 1544-1555. 얼터너티브록 밴드 킨은 1997년 영국 이스트석세스의 작은 마을 배틀에서 결성됐다. 동네친구 혹은 기숙학교 동창생의 인연으로 엮인 팀 라이스 옥슬리(피아노·베이스)와 톰 채플린(보컬·기타), 도미닉 스콧(기타), 리처드 휴스(드럼)가 의기투합했다. 2001년 스콧은 런던정경대(LSE)에서 학업을 계속하려고 탈퇴했고, 3인조로 데뷔 앨범을 녹음했다. 2004년 대표곡 ‘에브리보디스 체인징’이 담긴 ‘호프스 앤드 피어스’로 영국 차트 1위에 오르면서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다. 이듬해 영국의 그래미상 격인 브릿어워드에서 최우수 앨범상과 최우수 신인상을 휩쓸었다. 밴드들이 기타를 전면에 앞세우는 데 비해 킨은 건반(혹은 피아노)을 내세우는 새로운 스타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언더 더 아이언 시’(2006)와 ‘퍼펙트 시메트리’(2008)에 이어 4집 ‘스트레인지랜드’까지 모든 정규앨범을 영국차트 1위에 올려놓았다. 올 초 베이스와 퍼커션 담당 제시 퀸을 영입해 4인조로 재편한 킨의 모습은 새달 24일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볼 수 있다. 9만 9000~12만 5000원. (02)3141-3488.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김기덕감독 부른 베니스 그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김기덕감독 부른 베니스 그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해마다 8월 말이면 전 세계 영화인의 눈은 이탈리아의 리도섬으로 쏠린다. 한때 프랑스 칸영화제를 뛰어넘는 세계 최고(最高)였지만, 지금은 세계 최고(最古)이자 ‘2인자’가 된 베니스영화제가 열리기 때문이다. 새달 8일까지 열리는 제69회 베니스영화제는 내실에 힘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10여년 만에 집행위원장에 복귀한 알베르토 바르베라는 이번 영화제를 “더 수수하게, 덜 화려하게” 꾸밀 것이라고 밝혔다. 경쟁부문 상영작 수도 줄었다. 2010년 22편, 2011년 21편에서 올해는 18편이다. 김기덕 감독의 18번째 영화 ‘피에타’(이탈리아어로 ‘자비를 베푸소서’란 뜻)도 포함됐다. 그의 네 번째 베니스 경쟁부문 진출작인 ‘피에타’는 악마와 같은 사채업자(이정진 분)와 어느 날 엄마라며 찾아온 낯선 여자(조민수 분)가 만나며 겪는 수상한 사건을 담았다. ●김기덕에게 선물을 안길까 한국 영화는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품지 못했다. 1987년 ‘씨받이’의 강수연(여우주연상), 2002년 ‘오아시스’의 이창동 감독(감독상)과 문소리(신인배우상), 2004년에는 김기덕 감독이 ‘빈집’으로 감독상을 받았다. 김 감독은 출국에 앞서 29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상을 준다면 거절할 것 같진 않다.”면서 “수상 여부에 앞서 동시대 영화를 호흡할 수 있는 기회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수업과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로피의 종류가 문제일 뿐 빈손으로 돌아오지는 않을 거라는 게 완성된 ‘피에타’를 본 영화인들의 조심스러운 전망이다. 부산국제영화제 전찬일 프로그래머는 “최고작은 아니지만, 김기덕만의 펄떡거리는 힘이 유지되면서도 성숙함을 더했다. 개성을 잃지 않으면서 과거보다 여유롭고 따뜻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아리랑’에서 (한국영화계와 옛 제자 장훈 감독 등에게) 독설을 내뱉었던 게 실제로 치유의 기능을 했고, 후속작 ‘아멘’에서 엿보인 성숙함·포용력은 더 깊어졌다. 베니스에서 충분히 화제가 될 만하다.”고 덧붙였다. 집행위원장 교체도 기대감을 부풀린다. 전임 마르코 뮐러 위원장은 유럽 영화계의 대표적인 ‘친중국파’였다. 막판에 경쟁부문 추가작(서프라이즈 필름)은 늘 중국·홍콩 영화의 몫. ‘피에타’의 경쟁부문 진출은 2005년 ‘친절한 금자씨’ 이후 7년 만일 만큼 한국 영화는 베니스에서 소외당했다. 반면 바르베라 위원장은 1999~2001년 집행위원장 시절 누구도 눈여겨보지 않던 김 감독의 ‘섬’과 ‘수취인불명’을 공식 초청했던 인연이 있다. 또 2005년 토리노 영화박물관에서 김기덕 감독 특별전을 열었다. 일부에서는 칸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이 거론됐던 ‘피에타’가 베니스로 방향을 튼 건 믿는 구석이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피에타’의 상영 날짜가 폐막 나흘 전인 새달 4일이란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주최 측에서 김 감독을 폐막까지 붙잡아 놓겠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테렌스 맬릭, 폴 토머스 앤더슨 등 거장들의 향연 올해 경쟁부문의 화두는 변화다. 18명의 경쟁부문 감독 중 12명은 베니스가 처음이다. 신진 감독이 대거 포함됐다. 테렌스 맬릭, 폴 토머스 앤더슨, 올리비에 아사야스, 기타노 다케시 등 스타 감독도 베니스보다 칸이나 베를린과 각별했다. 바르베라 신임 집행위원장의 속내가 엿보인다.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지난해 ‘트리 오브 라이프’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할리우드의 은자(隱者) 테렌스 맬릭의 ‘투 더 원더’다. 후반 작업이 늦어지면서 칸 대신 베니스를 선택했다. 2010년 10월 촬영에 돌입할 때부터 ‘테렌스 맬릭 제목 미정 프로젝트’로 주목받았다. 스페인의 명배우 하비에르 바르뎀을 필두로 벤 에플랙과 레이첼 맥애덤스, 레이첼 와이즈 등 할리우드 톱스타들이 자원 등판했다. 멜로 영화로 알려졌지만 맬릭이 고만고만한 사랑 이야기를 했을 리 없기에 호기심을 부채질하고 있다. 막차로 경쟁부문에 오른 폴 토머스 앤더슨의 ‘더 마스터’도 강력한 경쟁자다. 195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신흥종교 교주의 이야기를 담았다. 필립 세이무어 호프먼, 호아퀸 피닉스, 에이미 애덤스 등이 출연했다. 앤더슨 감독은 2002년 ‘펀치 드렁크 러브’와 2008년 ‘데어 윌 비 블러드’로 각각 칸과 베를린 감독상을 받았다. 맥애덤스의 신작이 또 한 편 있다. 앨프리드 히치콕의 적자로 평가받는 브라이언 드팔마가 5년 만에 내놓은 ‘패션’이다. 프랑스 영화 ‘러브크라임’을 다시 만들었다. 한 여자가 직장 상사와 멘토에게 아이디어를 도둑 맞은 뒤 복수하는 내용을 담은 스릴러다. 스탠드업 코미디언으로 출발해 갱스터 영화의 스타로, 다시 일본을 대표하는 거장으로 우뚝 선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아웃레이지 비욘드’, 프랑스 감독 올리비에 아사야스의 ‘섬싱 인 디 에어’ 등도 주목할 만하다. 한편 유민영 감독의 단편 ‘초대’는 오리종티 부문에 진출했다. 이탈리아어로 지평선을 뜻하는 오리종티는 실험적이고 새로운 경향을 선보이는 비경쟁 부문이다. 전규환 감독의 ‘무게’는 베니스데이즈 부문에 초청됐다. 베니스데이즈는 칸국제영화제 감독 주간에 해당하는 주요 섹션으로 한국 영화로는 처음이다. ‘모차르트 타운’ ‘애니멀 타운’ ‘댄스 타운’ 등 ‘타운’ 시리즈와 ‘바라나시’로 해외에서 호평받은 전 감독의 작품으로 인간이 짊어져야 할 삶의 무게와 아픔을 담아 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알투비’ 軍 - 충무로 공생모델 될까

    ‘알투비’ 軍 - 충무로 공생모델 될까

    ‘탑건’(1986)과 ‘라이언 일병 구하기’(1998), ‘블랙호크다운’(2002), ‘허트로커’(2008), ‘터미네이터 4’(2009)의 공통점은 뭘까. 흥행과 비평에서 좋은 점수를 얻은 할리우드의 전쟁 블록버스터 영화라고 답한다면 절반만 정답이다. 영화를 통해 반미 감정을 누그러뜨리고 미국적 가치를 고양하는 첨병 역할을 해 온 할리우드는 미국 국방부와도 긴밀한 협조를 유지해 왔다. 지능적인 ‘간접광고’(PPL) 효과에 눈을 뜬 미 국방부 또한 1980년대부터 원활한 협조를 위해 ‘OCPA-West’로 불리는 전담 부대를 할리우드에 뒀다. 주요 임무는 군 지원을 요구하는 영화 제작사를 위한 창구 기능인데 해마다 80~90편을 지원하고 있다. 할리우드에서 군 지원 영화의 탄생을 알린 작품은 최근 스스로 목숨을 끊은 토니 스콧 감독과 톰 크루즈를 할리우드의 거물로 만든 ‘탑건’이다. 수많은 젊은이를 전투기 조종사의 세계로 이끈 이 영화는 미 해군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탄생했다. 세계 최초의 핵추진 항공모함 엔터프라이즈호와 F14 전투기 등을 지원, 전쟁영화의 새 장을 열었다. 소말리아 내전을 다룬 리들리 스콧 감독의 ‘블랙호크다운’도 미군의 사기 진작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으로 4개월간 모로코 현지 촬영에서 각종 장비는 물론 140여명의 육군을 엑스트라로 지원했다. 오랜 세월 데면데면했던 충무로와 한국 군의 관계에도 변화 조짐을 보인다. 지난 14일 개봉한 ‘알투비: 리턴투베이스’를 본 상당수 관객은 눈을 의심했다. 순제작비만 90억원 남짓 투입된 영화의 짜임새에 대한 평가는 엇갈릴지 모른다. 하지만 최신 전투기들이 선보이는 아찔한 고공 액션의 완성도는 지금껏 어떤 한국영화도 접근하지 못한 수준이다. 비결은 공군의 제작 지원 덕분이다. F15K의 훈련을 항공 촬영 전문업체인 울프에어사의 리어제트기로 찍을 수 있도록 허가했다. 제11전투비행단의 격납고와 비행장을 카메라에 담았고, 현역 전투기 파일럿들의 자문까지 허락했다. 국방부는 2002년 민간영화 제작지원 지침을 발표하고 충무로와의 협력을 위한 걸음마를 뗐다. 하지만 번거로운 절차와 까다로운 규정 탓에 지원 선언은 성과로 나타나지 않았다.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실미도’(2003)나 ‘태극기 휘날리며’(2004), 장진 사단의 화제작 ‘웰컴 투 동막골’(2005)은 석연치 않은 이유로 국방부의 제작 지원을 거부당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CEO 칼럼] 스마트 워커, 비즈니스 첨병으로 키워야/윤문석 VMware 코리아 지사장

    [CEO 칼럼] 스마트 워커, 비즈니스 첨병으로 키워야/윤문석 VMware 코리아 지사장

    시대가 달라지니 일하는 방식도 달라지는 모양이다. 근래 들어 ‘스마트 워크’(smart work) 또는 ‘스마트 워커’(smart worker)에 대한 뉴스가 종종 들리는 것만 봐도 ‘일하는 방식’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기업들도 논의 단계를 넘어 실질적으로 재택근무, 이동근무, 스마트워크센터 근무 등 다양한 업무 형태를 속속 도입하기에 바쁘다. 스마트 워커는 다양한 모바일 기기를 활용해 업무의 생산성과 속도를 높이는 근로자를 일컫는다. 이들이 정말로 ‘스마트’하게 업무를 처리하려면 몇 가지 전제 조건이 있다. 우선 모바일 기기를 통해서 업무를 수행할 때에도 회사의 보안 정책과 규제를 준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회사 측에서 모바일 기기에도 적용되는 보안 정책을 수립하고 구성원과 충분히 공유함으로써 사내의 보안 시스템이 사외 근무 시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업무의 연속성 보장이다. 과거 직장인들은 오전에 외근을 나가면 오후 늦게 회사에 복귀해 못 다한 업무를 처리해야 했다. 그러나 스마트한 업무 환경이 도래하면서 PC에서 처리하던 일과를 외근 또는 퇴근 시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에서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 즉, 스마트 워크 시대에는 정보나 업무가 기기가 아니라 사람 중심으로 돌아갈 수 있게 돼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VMware와 시장조사기관 에이콘이 공동으로 발표한 ‘VMware 2012 아·태지역 및 일본 지역 업무환경에 대한 리서치’에 따르면 직장인이 개인 모바일 기기를 직장에 휴대하는 비율은 한국이 96%로, 아·태지역 및 일본 지역 가운데 1위로 나타났다. 게다가 5명 중 4명 이상이 모바일 기기를 활용해 직장 외부에서 업무를 보고 있으며, 이를 통해 보다 높은 효율성과 만족도를 가지고 근무에 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결과를 놓고 보면 우리나라 근로자들은 스마트 워커가 되기 위한 태세를 이미 갖추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기업이나 기관에서 이들을 받쳐줄 환경을 얼마나 조성하고 있느냐는 것인데, 같은 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이 자신이 속해 있는 조직 내 정보기술(IT) 정책의 효율성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개인은 ‘스마트’하게 앞서 가지만 기업과 조직이 아직 이들을 위한 업무 환경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최고정보관리책임자(CIO)들의 고민 역시 여기에 뿌리를 두고 있다. 직원들은 장소·시간·기기에 구애받지 않고 업무와 개인적인 일을 처리할 수 있는 폭넓은 자유를 원하고 있지만, IT 부서의 입장에서는 정보 보호, 규제 준수, 보안 등의 문제를 도외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간단치 않지만 시장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다. 자발적으로 늘어나는 스마트 워커들은 업무용 또는 개인용 모바일 기기를 활용해 신속하고 효율적인 업무 처리를 추구하는 성향이 강하다. 적극적인 투자와 IT 정책의 개선을 통해 이들이 ‘비즈니스 첨병’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기업은 우선 체계적인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하는 한편 모바일 업무 처리에 익숙한 사용자들을 위한 업무용 애플리케이션을 신속하게 개발해야 한다. 아울러 직급과 업무에 따른 정보 접근 권한을 제공해 회사의 보안도 유지하고 직원들의 생산성도 함께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스마트 워크를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새로운 기업 문화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은 충분한 설득력을 갖고 있다. 근로자는 스스로 업무의 목표를 세우고 자율적으로 일하며, 회사는 이를 유연하고 안전하게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어느 정도 시행착오를 피할 수 없겠지만 스마트 워크가 지닌 사람 중심의 긍정적인 가치는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것이다.
  • [부고] 영화 ‘스팅’·뮤지컬 ‘코러스 라인’ 작곡가 마빈 햄리시

    [부고] 영화 ‘스팅’·뮤지컬 ‘코러스 라인’ 작곡가 마빈 햄리시

    영화 ‘스팅’(1973)의 주제곡과 뮤지컬 ‘코러스 라인’(1985)을 만든 미국의 유명 작곡가 겸 지휘자 마빈 햄리시가 6일(현지시간) 미 로스앤젤레스 자택에서 지병으로 사망했다. 68세. 햄리시는 ‘007 나를 사랑한 스파이’, ‘추억’, ‘소피의 선택’, ‘스타탄생’, ‘돈을 갖고 튀어라’, ‘세 남자와 아기 바구니’ 등 40여편의 할리우드 영화 음악을 만들었다. 또 ‘작별인사하는 아가씨’, ‘성공이라는 달콤한 향기’ 등 여러 편의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작곡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의 대표작인 코러스라인은 1975년 초연 이후 현재까지도 최장기 공연기록이 깨지지 않고 있다. 그는 특히 3번의 아카데미상과 2번의 골든글로브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해 문화·예술계의 그랜드슬램으로 불리는 오스카, 그래미, 에미, 토니, 퓰리처 등 5개 상을 모두 받았다. 1944년 6월 뉴욕 맨해튼에서 태어난 햄리시는 아코디언 연주자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줄리아드 음대와 퀸스칼리지에서 피아노와 작곡을 배웠다. 그는 뉴욕필하모닉과 로열필하모닉관현악단, 런던교향악단 등의 지휘자로도 활동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왕년의 섹시스타 브리짓 닐슨, 공원에서 술에 취한 채…

    과거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글래머 여배우로 명성을 떨친 여배우 브리짓 닐슨(49)이 미국 LA의 한 공원에서 노숙자와 같은 모습으로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배우 실베스타 스텔론의 전처로도 유명한 닐슨은 모델로 출발해 영화 ‘레드 소냐’ ‘록키4’ 등의 출연하며 인기를 얻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1985년 아놀드 슈워제네거와 열애중이었으며 당시 슈워제네거는 마리아 슈라이버와도 교제중이었다고 밝혀 논란을 일으켰다. 닐슨은 지난 주말 미국 LA의 한 공원에서 한 손에 보드카를 든 채 술에 취해 나뒹구는 모습이 주민들에게 목격됐다. 주민들은 한눈에 닐슨을 알아봤으나 닐슨은 잔디밭에 누워 잠을 잤으며 술을 마시고 담배를 핀 것으로 전해졌다. 목격자들은 “닐슨이 주위를 전혀 신경쓰지 않고 술을 마시고 줄담배를 피웠다.” 면서 “과거보다 살이 많이 찐 것으로 보였다.”고 밝혔다. 닐슨은 과거 알코올 중독으로 언론에 오르내린 바 있다. 특히 지난 2008년에는 알코올 중독 재활원에서 나온 뒤 “완전히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나고 싶다.” 면서 성형수술도 한 바 있다.      인터넷뉴스팀 
  • “김정은 부부 잘 살기를”… 美국무부 브리핑서 관심집중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결혼 사실에 대해 25일(현지시간) 미국인들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이날 국무부 브리핑에서 한 미국 기자가 “미국 측에서 누군가 김정은의 결혼에 대해 축하 메시지를 보냈느냐.”고 묻자 빅토리아 뉼런드 대변인은 웃으면서 “우리는 어떤 신혼부부라도 잘살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뉼런드 대변인은 그러나 이내 정색하고는 “미국의 최우선적이고 가장 중요한 관심사는 북한의 국민이며 그들의 상황이 나아지기를 기대하는 동시에 새 북한 지도부가 나라를 개방하고 국민에게 더 많은 것을 제공하는 올바른 선택을 하기를 바란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아무도 초대받지 못했느냐.”는 물음에 뉼런드 대변인은 “누군가 결혼식에 초대받았으리라고 생각지 않으며 더 진전된 정보도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질문을 던진 기자에게 “당신은 초대받았느냐.”고 짓궂게 응수했다. 기자가 “그렇지 않다.”고 하자 “초대받지 못했군요? (당연히) 그렇겠죠.”라고 말해 웃음이 일었다. 미 유력 언론들도 서울발 기사를 통해 김정은 결혼 사실을 보도했다. 특히 CNN 방송은 “김정은-리설주 부부가 할리우드 스타 부부인 브래드 피트-앤절리나 졸리만큼 유명해졌다.”고 보도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김민희 기자의 런던 eye] 해가 지지 않았던 런던에서 타워브리지의 오륜기를 봅니다 ‘제국의 영광’ 그리워하는 이곳 사람들이 약간 불편해지네요

    [김민희 기자의 런던 eye] 해가 지지 않았던 런던에서 타워브리지의 오륜기를 봅니다 ‘제국의 영광’ 그리워하는 이곳 사람들이 약간 불편해지네요

    런던올림픽 취재를 간다고 하니 친구가 그랬다. “드디어 본국이네.” 생뚱맞게 무슨 얘기냐 했더니 “그동안 캐나다나 홍콩은 갔어도 영국은 처음이잖아.”라고 대꾸한다. 맞다. 영국의 식민지였던 나라는 곧잘 돌아다녔지만 제국의 본거지에 가 본 적은 없었다. 생각이 거기에 미치자 조금 주눅이 들었다. 나와 친구를 비롯한 사람들의 머릿속에 영국은 아직도 세계를 휘어잡는 절대 권력의 이미지로 남아 있다. 기사를 쓰기 위해 런던에 관한 자료를 모으는 동안 나는 자꾸 더 움츠러들었다. ‘런던이 싫증난 사람은 삶에 싫증난 사람’이란 새뮤얼 존슨의 말은 진부하긴 해도 틀린 것은 아니었다. 서울 면적의 2.5배인 이 도시는 마치 세계의 축소판처럼 풍부한 전통과 문화가 녹아 있다. 런던은 비틀스와 블러의 도시이고, 찰스 디킨스와 코난 도일의 도시이기도 하며, 동시에 비비안 웨스트우드와 알렉산더 매퀸의 도시다. 거리 곳곳에 시대를 풍미한 유명인들이 살았음을 알리는 파란 표지가 붙어 있고, 런던의 금융산업은 유럽과 세계를 좌지우지한다. 도대체 왜일까. 비행기 안에서 점점 크게 다가오는 히스로 공항을 바라보며 머릿속에 한 단어가 스쳤다. ‘제국주의.’ 한때 100여개국을 다스렸던 대영제국은 식민지의 고혈을 탐욕스럽게 빨아들였다. 해가 지지 않는 나라란 말은 곧 다른 나라의 해를 빼앗은 나라란 뜻이기도 했다. 비록 제국이 막을 내린 것은 오래전이지만, 습관은 그리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영국인들의 사고방식과 생활문화에 그때의 희미한 흔적은 아직도 남아 있는 듯하다. 신사의 이미지 뒤에 있는 ‘우리가 최고’란 꼿꼿한 자존심은 영국의 심장 런던에 또렷하다. 24일 런던에 도착해 타워브리지에 걸린 오륜기를 보니 나의 막연한 상상은 구체적인 이미지로 굳어졌다. 대영제국의 힘이 절정을 이루던 1894년에 세워진 타워브리지는 다리 양쪽에 세워진 빅토리아풍의 화려한 탑을 통해 제국의 부와 기술력을 온몸으로 드러낸다. 그런 타워브리지에 당당히 내걸린 오륜기는 어쩌면 ‘좋았던 옛 시절’을 그리워하는 영국인들의 무의식이 반영된 것이 아닐까. 그래서 난 런던이 조금 불편하다. 한국에서 온 기자에게 런던 시민들이 보여 주는 깍듯한 친절에 괜히 눈을 흘기게 된다. 올림픽이 열리는 동안 런던과 친해져야 할 텐데 큰일이다. haru@seoul.co.kr
  • [올림픽과 나 - 정윤수] 영국의 전통보다 자유를 배웠으면

    우리는 어릴 적부터 선진국 타령을 들어왔다. 1970년대 후반 초등학교 선생님들은 ‘근검절약’을 강조하려고 자주 독일 사람 얘기를 했다. 담배 하나 피울 때도 꼭 서너 사람이 모여야 성냥불을 긋는다고 했다. 훗날 독일에서 현지 노인에게 물어 보니, “아니 그러다가 어느 세월에 담배 한 개비 피우겠느냐.”며 어리둥절해했다. ●선진국 짝사랑 그만 하자 중학교 때 한 선생님은 프랑스 사람들은 질서도 잘 지킨다고 했다. 훗날 파리와 리옹, 생테티엔에 갔을 때 이 선진 국민들은 차량의 흐름이나 안전에 방해가 되지 않으면 건널목을 마구 건넜다. 지금 흡연이나 무단 보행의 자유를 말하려는 게 아니다. 필자가 말하려는 것은 수십 년간 지속된 선진국 타령의 허구성이다. 그 타령은 근대화 과정의 정신적 이데올로기였다. 선진국에서 진짜로 배워야 할 것은 제쳐 두고 그들의 겉모습이나 사소한 특징만 따와서 국민동원 체제의 도구로 써먹었다는 얘기다. 예컨대 파리를 예술의 도시라고 하지만 사실 그곳은 기고만장한 제국의 심장부였고 중앙집권적 왕권 체제를 도시 설계에 실천한 오만한 곳이었다. 오스트리아 빈도 마찬가지로 클래식이나 카페를 부러워하지만 아주 잔혹하고 매정한 인종 편견의 도시였다. 런던은 어떨까. 올림픽을 앞두고 방송과 신문에서 런던을 묘사하는 것을 보니 천편일률적이요 진부하기까지 하다. 전통이나 권위나 명예 같은 낱말이 줄을 잇는다. 우리처럼 식민지를 체험한 나라에서는 ‘대영제국’ 같은 단어는, 꼭 써야만 할 때 조심해서 써야 한다. 그렇다면 ‘대영제국의 심장 런던’에서는 배울 게 없다는 소리인가. 그렇지는 않다. 배우긴 배우되 제대로 배우자는 것이다. ●두 명의 ‘퀸’ 모시는 런던 닮기를 그 핵심이 바로 영국의 자유분방함이다. 영국, 그 심장이 되는 런던만큼 자유로운 사상과 문화가 제약 없이 펼쳐지는 곳도 없다. 한편으로는 정치적 권위와 억압이 기세등등했지만 동시에 그런 금기와 억압을 조롱하고 위반해 온 것이 런던의 역사다. 근대의 과학과 비판 정신을 정립한 아이작 뉴턴, 존 로크, 카를 마르크스, 찰스 다윈이 활동한 곳도 런던이었다. 런던에는 두 명의 여왕이 있다고 한다. 버킹엄 궁전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디자이너 비비언 웨스트우드다. 비비언은 정교한 재단과 과감한 색채로 현대 패션의 ‘아방가르드’를 이끌었다. 그 밑에서 알렉산더 매퀸 같은 파격과 실험이 가능했다. 런던에는 버킹엄 말고도 ‘베킹엄’이라고 하는 또 하나의 궁전이 있다.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의 저택이다. 런던 사람들은 왕실의 권위뿐만 아니라 베컴의 자유로움도 사랑한다. 라이언 긱스는 또 어떤가. 지난해 6월 동생의 아내나 심지어 장모와도 치근덕거렸다는 사실이 밝혀진 적 있다. 우리 같으면 당장 대국민 사과나 그라운드 퇴출로 이어졌을지 모른다. 그러나 긱스는 건재하다. 그런 일이 없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피력하는 정도다. 그들은 여왕을 존경하지만 여왕으로 상징되는 고루한 관습이나 진부한 권위에 대해서는 마음껏 풍자한다. 우리는 어떤가. 유력 정치인들을 재해석하고 풍자한 이들이 조사받고 있다. 우리가 선진국으로부터 뭔가 배워야 한다면 그것은 개인의 사상과 취향, 사생활을 적극 존중하는 한편 불필요한 권위와 억압을 조롱하고 저항했던 정신일 것이다. 영국은, 런던은 바로 그런 자유와 저항의 항해를 전통으로 삼아 온 곳이다. 스포츠칼럼니스트 prague@naver.com
  • [K-코믹스 신한류 이끈다] (14) 만화 수출을 말하다(상)

    [K-코믹스 신한류 이끈다] (14) 만화 수출을 말하다(상)

    우리나라가 수출주도형 경제성장에 시동을 건 것은 1960년대 중반이다. 이후 수십년 동안 우리나라는 차를 만들고 배를 만들고 TV를 만들어 팔아 비약적인 경제 발전을 이뤄냈다. 하지만 문화 수출에 있어서만큼은 후진국을 면치 못했다. 미국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한 편의 수익이 한국 자동차 수십만대와 맞먹는 울적한 현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하지만 1990년대 말부터 우리나라도 문화 수출국 대열에 합류했다. 이제 영화, 드라마, 대중음악이 ‘한류’라는 이름으로 글로벌 바람몰이를 하고 있다. 만화도 차세대 한류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시장에서 우리 만화의 현주소와 미래, 지속가능한 한류로 도약하기 위한 제언을 2회에 걸쳐 다뤄본다. 지난해 말 발간된 ‘2011 만화산업 백서’에 따르면 세계 만화시장은 최근 5~6년 동안 소폭 성장과 소폭 하락을 반복하며 정체된 흐름을 보였다. 세계적으로 출판 만화 시장이 위축된 상황이지만 디지털 만화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백서에 인용된 다국적 회계감사 기업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통계를 보면 2010년 세계 만화시장 규모는 60억 2800만 달러(약 6조 8000억원)를 기록했다. 전년보다 2.4%가량 하락한 수치지만, 2015년에는 63억 9200만 달러로 예측됐다. 디지털 만화시장은 2010년 1억 5400만 달러로 전체 시장의 3%에도 미치지 못했다. 아직까지 시장 규모는 작은 편. 그러나 폭발적인 성장세를 거듭해 2015년에는 6억 6200만 달러로 10% 이상을 점유할 것으로 예상됐다. 세계 만화시장의 권역별 점유율을 살펴보면 ‘만화 왕국’ 일본이 버티고 있는 아시아 지역이 27억 8700만 달러(46.2%)를 기록하며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가 주축인 유럽·아프리카·중동 지역의 24억 3000만 달러(40.4%)를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미국·캐나다 중심의 북미지역이 6억 9000만 달러(11.6%), 브라질 등 남미 지역이 1억 달러(1.8%)로 뒤를 이었다. 그렇다면 세계 만화시장에서 우리의 위치는 어느 정도일까. 국내 만화계는 3~4위권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산출한 2010년 우리 만화 매출 규모는 6억 7400만 달러(약 7419억원)다. 반면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출판 만화 를 중심으로 잡은 매출 규모는 3억 1900만 달러. 이 같은 수치를 PwC 자료와 단순 비교하면 콘텐츠진흥원 통계로는 압도적인 1위 일본(19억 6600만 달러)에 이어 2위다. 만화영상진흥원 통계를 대입하면 일본, 미국(6억 3500만 달러), 독일(5억 4800만 달러), 프랑스(5억 1000만 달러)에 이어 5위에 해당한다. 우리 만화의 수출 규모는 1999년 24만 달러에 불과했으나 도약을 거듭해 2000년대 중반 300만~400만 달러대를 유지하다가 2010년 815만 달러로 대폭 증가했다. 어린이 학습 만화의 선전이 큰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지역에서 수출이 늘었는데, 특히 어린이 학습 만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동남아 지역 수출액이 2009년 52만 달러에서 2010년 200만 달러로 수직상승했다. 지역별로는 유럽지역 수출이 225만 달러(27.7%)로 가장 많았다. 반면 해외 만화 수입은 2008년 593만 달러, 2009년 549만 달러, 2010년 528만 달러로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다. 일본 만화 수입 비중이 90% 이상으로 절대적이다. 우리 만화는 언제부터 해외로 나갔을까. 넓은 범위에서 따져보면 근대 만화 초창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909년 9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교민들이 발행하는 신문인 ‘신한민보’에 당시 한·일 관계를 양쪽 시각으로 비교하는 만화가 게재됐다. 이보다 3개월 앞서 ‘대한민보’ 창간호에 실린 이도형의 삽화를 우리 근대 만화의 시작으로 보기 때문에 한국 만화는 출발과 동시에 해외로 나선 셈이다. 실질적인 해외 진출 사례는 1960년대에 나왔다. 한국형 히어로 만화 ‘정의의 사자 라이파이’로 유명한 김산호가 1966년 미국으로 건너가 만화 전문 출판사인 찰튼 코믹스의 전속 작가로 활동하며 700여편의 작품을 그렸다. 서부 활극 ‘샤이언 키드’가 많은 인기를 얻었다고 한다. 1980년대까지는 해외 진출이 드문드문 이뤄졌다. 1976년 김성환의 ‘고바우 영감’이 일본에서 ‘고바우 아저씨’라는 이름으로 출간됐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이 책을 만화가 아니라 이웃 한국을 이해하려는 취지의 사회교양 서적으로 분류됐다. 이후 1985년 방학기의 ‘임꺽정’과 ‘데카메론’, 1986년 이현세의 ‘활’, 1987년 박흥용의 ‘백지’ 등이 일본에서 차례차례 출간됐다. 1990년대 들어 한국 만화의 해외 진출은 보다 활기를 띤다. 먼저 일본의 영향이 있었다. 일본 만화는 1991년 프랑스 앙굴렘국제만화축제에 참여하며 본격적으로 글로벌화를 꾀했다. 그러면서 다른 나라 만화도 다양하게 흡수하기 시작했는데, 한국 만화도 그 대상이 됐다. 일본 출판사 고단샤의 경우 자사 잡지를 통해 황미나의 ‘윤희’, 오세호의 ‘낚시’ 등을 연재하기도 했다. 대원 등 국내 만화 전문 출판사들도 해외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국내 만화시장이 커지고, 잡지 시스템이 정착되며 토종 콘텐츠를 다량으로 확보했기 때문이다. 1994년 지상완·소주월의 ‘협객 붉은매’가 타이완 잡지에 연재되는 것을 시작으로 한국 만화는 타이완, 홍콩, 태국 등 일본 이외 아시아 시장을 개척했다. 2001년에는 국내 대명종 출판사가 일본에 법인을 만들어 타이거코믹스라는 브랜드로 김혜린의 ‘비천무’, 허영만의 ‘세일즈 맨’ 등을 출간하며 현지 시장을 직접 공략하기도 했다. 미국 시장에 대한 도전도 이어졌다. 1980년대 후반 국내 무협 만화의 대가 이재학은 대표작 ‘검신검귀’를 ‘더 데몬 워리어’라는 제목으로 미국 시장에 내놨다. 1997년에는 ‘스폰’으로 유명한 미국 출판사 이미지코믹스는 장태산, 김재환, 김태형 등 국내 작가를 섭외해 작품을 내놓기도 했다. 2000년 국내 유명 스토리 작가 야설록의 회사 야컴이 미국 현지 법인을 설립해 이태행, 형민우 등의 미국 진출에 징검다리를 놓는다. 한국 만화는 1990년대 후반부터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이탈리아 볼로냐 도서전, 미국 샌디에이고 코믹콘 등에 꾸준히 참여하며 일본 만화의 아류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2003년 프랑스 앙굴렘 축제에 주빈국으로 참여한 뒤에는 이두호, 김동화, 이희재, 박흥용, 박건웅 등 작가주의 작가들의 유럽 진출이 도드라졌다. 같은 해 프랑스에서 ‘도깨비’라는 한국 만화 전문 잡지가 등장하기도 했다. 작품성도 인정을 받았다. 박건웅의 ‘꽃’과 ‘노근리 이야기’는 2007년 앙굴렘 축제에서 프랑스 만화비평가 기자협회가 선정하는 아시아만화상 후보에, 앙꼬의 ‘열아홉’은 2010년 축제 본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현재 우리 만화는 아시아, 서유럽, 북미, 동유럽, 남미, 아프리카 등 순서로 해외시장을 꾸준히 개척해 21개 언어, 45개국으로 뻗어나가 있다. 해외에서 상업적으로 크게 성공한 작품은 이명진의 ‘라그나로크’, 형민우의 ‘프리스트’, 박소희의 ‘궁’ 등이 꼽힌다. 그러나 우리 만화의 해외 진출은 2000년대 중후반 들어서는 어린이 학습 만화를 제외하곤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국내 작가가 일본 등 해외에서 작품 활동을 하는 흐름이 두드러지고 있는 편이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알아사드 몰락 초읽기… 美, 시리아 내전 ‘출구전략’ 짠다

    42년간 시리아를 철권 통치한 알아사드 일가의 몰락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반군의 급습으로 ‘국방부 장·차관의 몰살’이라는 최악의 타격을 입은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일체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사망설까지 나돌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는 알아사드 정권의 붕괴에 대비해 비상계획 마련에 착수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반정부 시위 16개월 만에 전환점을 맞은 반군은 “다마스쿠스를 해방시키겠다.”며 도심을 봉쇄한채 정부군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주목할 점은 행방이 묘연한 알아사드의 소재와 신변을 두고 온갖 추측이 나온다는 것이다. 전날 사건 현장인 다마스쿠스 중심가의 국가보안기구가 대통령 관저와 가깝다는 점에서 부상 가능성도 제기됐다. 그가 이미 다마스쿠스를 떠나 지중해 항구도시 라타키아로 피신했다는 설과 함께 모스크바로 망명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와 관련, 영국 일간 가디언은 알아사드의 부인 아스마가 이미 시리아를 떠나 러시아에 머물고 있을 수 있다고 19일 보도했다. 하지만 러시아 주재 시리아 대사는 아스마가 대통령과 함께 다마스쿠스에 머물고 있다며 러시아 도피설을 부인했다. 미국 정부는 시리아 정권 붕괴에 따른 비상대책으로 이스라엘의 시리아 공격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학무기를 보유한 시리아 정권이 이를 민간인이나 반군에 사용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 정부 소식통들은 최근 국방부 관계자들이 이스라엘 국방부 관리들과 만나 이스라엘이 시리아의 무기시설을 공격할지를 놓고 격론을 벌였다고 전했다. 하지만 알아사드가 이스라엘의 개입에 대한 국민 반감을 이용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미국은 현재 이 방안을 지지하지 않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9일 시리아 유혈 사태를 중단시키기 위해 미국과 영국 등 서방이 마련한 새로운 제재안을 표결에 부쳤으나 예상대로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해 부결됐다. 새 결의안은 알아사드가 인구밀집 지역에서 10일 안에 병력과 중화기를 철수시키지 않으면 비군사적 제재는 물론 무력개입에도 나설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표결을 하루 앞두고 오바마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알아사드 퇴진 허용을 촉구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와는 별도로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외교장관들은 오는 23일 알아사드의 측근 26명의 자산을 동결하고, 알아사드 정권에 반군 진압용 무기와 물자를 나르는 것으로 의심되는 항공기와 선박을 조사하는 방안에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AFP는 보도했다. 이번 사건으로 새로운 변수들이 향후 시리아 사태를 가늠할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적했다. 우선,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탄압을 지휘했던 군 지도부의 공백을 누가 메울 것인지다. 숨진 다우드 라지하 국방장관과 알아사드의 매형인 아세프 샤우카트 차관은 반정부군에 대항할 전략을 짜온 컨트롤타워로, 대체할 만한 ‘인물’이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알아사드 이너서클의 심리 변화도 관건이다. 그간 시리아 사태에서는 측근들의 이탈이 리비아 사태 때보다 적었다. 가족까지 겨냥한 정부의 보복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반군이 알아사드의 심장부까지 칠 수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측근들이 대규모로 이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시리아 반군 폭발물 공격에 국방장관 사망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국가보안기구 건물에서 18일(현지시간) 반군의 폭발물 공격으로 다우드 라지하(65) 국방장관과 아세프 샤우카트(62) 국방부 차관이 목숨을 잃었다고 시리아 국영TV가 보도했다. 지난해 기독교도로는 최고위직인 국방부 장관에 임명된 라지하와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누나와 결혼한 샤우카트는 시리아를 철권통치하는 알아사드 정권 이너서클의 핵심 인물이다. 지난해 3월 시리아 사태 발생 이후 반군에 의한 최대의 타격이다. 국영TV는 긴급 뉴스를 통해 “각료와 정보당국자들의 회의가 진행되던 국가보안기구 건물에 테러범들이 폭발물 공격을 가했다.”며 “국방부 차관 샤우카트 장군이 순교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대통령이 참모총장 파드 자셈 알프레이지를 신임 국방장관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회의 참가자 상당수가 “중상”을 입었다. 정보 총책임자인 히샴 베크티아르와 무함마드 알샤르 내무장관은 부상을 당해 수술을 받고 있다고 AFP가 전했다.부상자들은 다마스쿠스 시내의 알사미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폭발사고 직후 반군 지도자 리아드 알아사드는 “우리 조직원이 회의실에 폭탄을 설치했다가 원격조정으로 터뜨렸다.”며 “공격을 감행한 이들은 모두 안전하다.”고 말한 것으로 AP가 전했다. 그는 “다음 목표는 알아사드”라고 말했다. 반면 국영TV는 자살공격으로 보도했다. 이슬람주의 반군 조직 ‘리와 알 이슬람’은 ‘페이스북’에 게재한 성명에서 “다마스쿠스에서 위기통제실로 불리던 곳을 목표로 삼았다.”며 자신들이 소행이라고 밝혔다. 대규모 반군 조직인 자유시리아군(FSA) 역시 “이번 사건이야말로 우리가 언급했던 화산이었으며 이번 일은 시작”이라고 말했다. 자살 폭탄 공격자는 알아사드 대통령 최지근 그룹의 보디가드였다고 로이터통신은 시리아의 안보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시리아 반군과 정부군는 다마스쿠스 대통령궁 근처에서까지 이날 교전했다. 알아사드가 대통령궁을 떠났다는 루머와 함께 수도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하고 있다고 일부 외신들은 전했다. 정부군은 탱크와 공격용 헬리콥터까지 동원했다. 도심 곳곳에서 검은 연기가 솟구치고, 천둥과 같은 폭발물 소리가 들린다고 AFP가 전했다. FSA는 이날 아랍권 위성채널 알아라비야 방송에서 “다마스쿠스 해방을 위한 전투가 시작됐다.”고 선언했다. 카셈 사드 알딘 FSA 대변인은 “수도를 정복할 때까지 전투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밥상 108년 5대 변천사] ‘한국의 맛과 멋’은 지키고 방식은 현지화… 세계를 삼킨다

    [밥상 108년 5대 변천사] ‘한국의 맛과 멋’은 지키고 방식은 현지화… 세계를 삼킨다

    “세계 5대 음식(태국, 일본, 이탈리아, 프랑스, 중국)이 세계의 입을 20년간 지배했습니다. 커피가 명함을 내밀었지만 기호식품 정도였습니다. 세계는 20년 만에 한국 음식이라는 분출구를 찾았습니다. 단시간의 유행이 아니라 세계 6대 음식에 들어가야 하는 것입니다.” 지난해부터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지원을 받아 세계화에 나선 ‘꽁돈삼겹살’의 전영민(46) 위두 대표는 한식 세계화의 핵심은 외국인의 눈과 코를 사로잡는 것이라고 했다. 외국인 입장에서는 맛을 보기 전에 눈과 코로 먼저 접해 음식을 거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맛은 기본이다. 외국인들이 삼겹살에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이유는 돼지 특유의 냄새 때문이다. 전 대표는 이 냄새를 없애기 위해 돼지고기에 허브향 파우더를 바르고 초벌구이를 한 뒤 식탁에 내놓는다. 삼겹살이 두꺼워 씹기 힘들다는 외국인들의 조언에 따라 돼지고기의 힘줄을 자르고 소시지를 구울 때처럼 칼집을 넣었다. 전 대표는 한식 재료와 조리 노하우 자체를 수출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짰다. 직영점을 해외에 직접 내기보다는 프랜차이즈 형태로 한식 재료와 조리사를 공급하는 것이다. 싱가포르, 베트남, 일본, 미국, 러시아, 중국 등에 이미 수출했거나 수출을 앞두고 있다. 동남아시아 사람들은 갈매기살이나 가브리살 등 돼지고기의 특수 부위를 좋아한다. 도가니탕 등 곰탕류는 없어서 못 팔 정도다. 미국에서는 삼계탕이나 고기를 구워 먹은 다음 공기밥을 볶아먹는 철판볶음밥이 인기다. 일본은 된장찌개를 즐기고 김치찌개에는 손도 안 대는 반면 중국에서는 김치찌개와 시큼한 김치찜이 최고의 인기다. 반면 된장찌개는 거의 먹지 않는다. 일본에서는 냉면이나 김치말이국수, 잔치국수 등이 인기다. 러시아 사람들은 부대찌개를 비롯해 기름진 음식을 특히 선호한다. 우리나라에서 삼겹살 1인분(180g)은 7000원 정도로 g당 39원이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1인분(250g)에 21~23달러로 g당 90원 정도에 팔린다. 싱가포르도 g당 75원으로 우리나라보다 월등히 비싸다. 꽁돈삼겹살이 중소기업 가운데 한식 세계화의 벤치마킹 모델로 거론된다면 CJ의 글로벌 한식 전문 브랜드 ‘비비고’는 대기업이 직영하는 형태의 성공 모델이다. 2010년 국내 론칭 이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UCLA 웨스트우드점과 사우스 베벌리힐스점, 중국 동방신천지점, 싱가포르 래플스시티점 등 4개국 핵심 상권에 진출했다. 영국 런던올림픽에 맞춰 런던점도 오픈할 예정이다. 비비고는 전통의 비빔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현지화에 성공한 것이 특징이다. 미국에서는 불고기 토핑 등을 넣고 전병에 말아서 먹는 비빔밥 랩 메뉴를 내놓았고 중국에서는 닭을 좋아하는 중국인들의 식성에 착안해 닭고기가 들어간 메뉴를 선보였다. 현지의 인기 메뉴가 거꾸로 한국에 적용되기도 한다. 화이트 치킨이 대표적이다. 매운 맛을 좋아하지 않는 미국인들의 식성을 감안해 고추장 양념의 레드 치킨 외에 화이트 치킨을 추가로 개발했는데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요식업계는 이 같은 한국 음식(K푸드) 열풍에 대해 K팝의 영향이 컸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무엇보다 한식에는 세계 5대 음식의 특성이 모두 녹아 있는 것이 최대 강점이라고 했다. 한 종사자는 “고기를 함께 구워 먹고 같은 찌개를 그릇에 덜어 먹는 훈훈한 한식 문화에 외국인들이 빠지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면서 “우리나라의 수많은 음식을 어떻게 단순화시켜 내놓느냐가 K푸드 열풍을 지속시키기 위한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패션업체 유럽 브랜드로 中공략 러시

    패션업체 유럽 브랜드로 中공략 러시

    한국 패션업체들이 유럽 재정위기로 쏟아지는 이탈리아 등 유명 패션브랜드의 새 주인이 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중국 등 아시아 진출은 물론 유럽 공략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국내 업체들은 해외로 눈을 돌려왔다. 신원은 15일 현지법인인 ‘S.A 밀라노’를 통해 악어백 전문 이탈리아 브랜드 ‘로메오 산타마리아’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로메오 산타마리아는 1947년 밀라노 비아메데기노 지역에서 산토 산타마리아에 의해 첫선을 보인 고가의 피혁 브랜드다. 최고급 악어가죽과 타조가죽을 이용한 핸드백 제품으로 명성을 얻었다. 영국의 다이애나 전 황태자비와 할리우드 배우 샤론 스톤, 톰 크루즈 등 유명인을 단골로 뒀다. 국내에 2006년 진출했다가 2010년 이후에는 판매가 중단됐다. 신원은 기존 핸드백 외에 소형 액세서리, 선글라스, 구두 등을 제품군에 추가해 이 브랜드를 종합 명품 잡화 브랜드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이탈리아 정통성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앞으로도 제품의 제작과 마케팅 등 전반적인 운영을 이탈리아 현지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국내 패션기업이 유럽 브랜드 ‘사냥’에 나선 것은 3년 전부터. 때마침 유럽 재정위기가 심화되면서 매력적인 매물이 쏟아졌다. 가장 먹성 좋은 기업은 이랜드그룹. 이랜드는 2010년부터 구두업체 라리오, 여성용 스포츠웨어 벨페, 패션잡화 브랜드 만다리나덕과 코치넬리까지 4개의 이탈리아 브랜드를 손에 넣었다. 또 영국의 니트웨어 전문 록 캐런 오브 스코틀랜드 등 의류제조업체도 인수했다. 제일모직도 지난해 11월 악어백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브랜드 ‘콜롬보’를 사들였고, LG패션은 두달 앞서 이탈리아 남성 캐주얼 브랜드 ‘알레그리’의 주인이 됐다. 중견 패션기업 EXR은 프랑스 패션브랜드 ‘카스텔바작’을 인수했으며, 화장품기업 아모레퍼시픽은 프랑스 향수 브랜드 ‘아닉 구탈’을 품에 안았다. 국내 기업의 유럽 브랜드 인수는 국내보다 중국 시장을 염두에 둔 것이다. 경기 불황에도 중국은 명품 수요가 가장 높은 곳으로 꼽히고 있어서다. 신원도 로메오 산타마리아를 내년 상반기 국내가 아닌 중국에 첫선을 보일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17년까지 전 세계 150개 유통망을 확보하고 3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게 목표다. 박성철 회장은 “로메오 산타마리아 인수를 계기로 글로벌 명품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해 종합 패션 유통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랜드도 최근 인수한 이탈리아 브랜드들을 하반기 중국에서 본격 론칭한다. LG패션도 ‘알레그리’를 3년간 이탈리아 현지에서만 운영한 뒤 중국에 먼저 진출시킨다는 계획이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영화프리뷰] ‘미드나잇 인 파리’

    [영화프리뷰] ‘미드나잇 인 파리’

    길은 할리우드에서 꽤 팔리는 시나리오 작가다. 돈벌이에는 관심 없던 그는 시나리오를 접고 통속소설도 아닌 순수문학으로 전업을 결심한다. 때마침 ‘된장녀’인 약혼녀 이네즈와 미래의 장인·장모와 함께 파리여행을 간다. 쇼핑과 관광에만 몰두하는 그들과 달리 길은 위대한 예술가의 도시 파리를 만끽하고 싶은 마음뿐. 어느 날, 자정을 알리는 종이 열두 번 울리자 거리를 홀로 산책하던 길 앞에 클래식한 푸조 승용차가 멈춰 선다. 차를 타고 도착한 곳은 1920년대 파리. 평생 동경하던 어니스트 헤밍웨이와 파블로 피카소, 살바도르 달리, F 스콧 피츠제럴드, T S 엘리엇, 루이스 부뉴엘 등 전설적인 예술가들을 만나 친구가 된다. 그리고 헤밍웨이와 피카소를 동시에 애타게 했던 여인 아드리아나와 묘한 감정에 빠진다. 우디 앨런 감독의 ‘미드나잇 인 파리’는 시간여행을 소재로 다뤘다. 그렇다고 공상과학(SF) 영화는 아니다. 지적이고 재치 있으며 로맨틱하고 귀여운 판타지다. 시니컬한 풍자와 조소를 즐기던 뉴욕 깍쟁이 앨런의 영화에 따뜻한 온기가 전해진 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이 영화는 정점에 서 있는 듯하다. 앨런이 헌사를 바친 파리는 당장이라도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 들만큼 매력적인 도시다. ‘파리는 우주에서 가장 위대한 도시’라는 극 중 길의 대사가 허풍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여든 살을 눈앞에 둔 노감독(77세)의 한 수 가르침도 있다. 천박한 자본주의의 상징과도 같은 약혼녀와 그 가족들에게 질린 길은 1920년대의 파리를 동경한다. 하지만 1920년대 파리 사교계에서 ‘만인의 여인’이던 아드리아나는 툴루즈 로트레크, 폴 고갱 등이 활약했던 1880~1890년대 파리야말로 진정한 ‘벨에포크’(황금시대)라며 추앙한다. 이 대목에서 길은 깨달음을 얻는다. 과거로 회귀하고픈 욕망은 현실에 대한 불만족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과거가 아무리 아름답다고 했도 그때의 사람들은 ‘대과거’를 동경한다는 것을, 결국에는 현실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에둘러 말한다. 지난해 골든글러브와 아카데미영화제 각본상을 받은 작품을 배우들이 튀지 않는 연기로 품격을 더했다. 길 역의 오언 윌슨과 아드리아나 역의 마리옹 코티아르가 최적의 캐스팅인 것은 물론이다. 아카데미 남녀주연상 배우 애드리언 브로디(살바도르 달리)와 케시 베이츠(거투루드 스타인)를 비롯해 로맨틱 영화의 단골 여주인공 레이철 맥애덤스, 프랑스의 퍼스트레이디였던 카를라 브루니(박물관 가이드) 등이 조연에 머문 건 우디 앨런의 영화가 아니라면 불가능했을 터. 해외에서는 지난해 5월 개봉했다. 불과 1700만 달러(약 195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한 ‘미드나잇 인 파리’의 흥행수익은 1억 5111만 달러(약 1737억원). 앨런 감독의 영화로는 이례적인 흥행인 셈. 평점을 취합하는 로튼토마토닷컴은 이 영화의 신선도를 93%로 평가했다. 우리나라에서는 5일 개봉된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윤제문 “캐릭터가 재밌어요, 단독주연도 맘에 들고요 으흐흐허허”

    윤제문 “캐릭터가 재밌어요, 단독주연도 맘에 들고요 으흐흐허허”

    할리우드 키드는 아니었다. 배우를 꿈꾼 적도 없었다. 대학에서 연기를 전공하지도 않았다. 전투 방위 시절 동기와 함께 문성근·강신일이 주연한 연극 ‘칠수와 만수’를 본 게 연기에 대한 ‘첫 경험’이었다. 감동했지만, 한걸음에 극단에 들어간 건 또 아니다. 제대하고도 한참 시간이 흐른 스물다섯 살(1995년)에 산울림 소극장 연출부로 들어갔다. 1996년 연희단거리패의 젊은 연극인 훈련과정인 우리극연구소 3기로 몸담았고, ‘작가를 찾는 6인의 등장인물’이라는 이탈리아 번역극으로 데뷔했다. 당시 관객은 딱 3명뿐이었다. 17년 세월이 흘렀다. 최근 1~2년 동안 충무로(영화)와 여의도(방송)에서 몇 손 안에 꼽힐 만큼 바쁜 몸이 됐다. 드라마 ‘마이더스’(2011) ‘뿌리깊은 나무’(2011) ‘더 킹 투하츠’(2012), 영화 ‘평양성’(2010) ‘퀵’(2011) 등에서 등골을 오싹하게 하는 강렬한 눈빛만큼이나 짙은 인상을 남겼다. 배우 윤제문(42)의 얘기다. 그런데 12일 개봉하는 ‘나는 공무원이다’에서 윤제문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캐릭터를 연기했다. 조폭 중간보스, 비밀조직의 수장, 재벌 2세를 연기했던 그가 마포구청 7급 10호봉 공무원 한대희 역을 맡았다. 눈에 가득 찬 독기는 사라졌다. ‘삼성전자 임원도 부럽지 않다’며 삶과 직업에 200% 만족하는 남자다. 심지어 귀엽기까지 하다. 그러던 그가 본의 아니게 인디밴드 멤버들과 동거를 시작하면서 숨겨진 음악 본능(?)을 드러낸다는 게 영화의 얼개다. 구자홍 감독이 그에게 시나리오를 건넨 건 지난해 2월. 당시 그는 ‘마이더스’와 연극 ‘아트’ 공연까지 겹쳐 눈코 뜰 새 없었다. 5~6년 전 둘 다 친분이 있던 어어부프로젝트(장영규·백현진) 등 인디 뮤지션과의 술자리에서 안면을 텄다. 마포구민이란 인연까지 겹쳐 형, 동생으로 지냈다(2004년 구 감독의 데뷔작 ‘마지막 늑대’ 오디션에서 윤제문은 물을 먹었다. 하지만, 구 감독은 그런 기억은 없다고 주장했다). 밤 11시쯤 시나리오를 받았는데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 수락했다. “캐릭터가 재밌었다. 단독주연이란 점도 마음에 들었다. 으흐흐허허.” 옆에 앉은 구 감독이 거들었다. “지금껏 안 해봤던 역할을 연기하는 신선함, 재미를 느꼈을 것이다. 감독으로서도 다른 감독이 뽑아내지 못한 윤 배우의 모습을 보여주는 즐거움이 컸다. 창작의 원동력이 됐다.” 한 달 반 동안 20회 차로 끝낼 만큼 빡빡한 일정 탓에 육체적 고통은 어느 때보다 컸다. “드라마는 이미 하고 있었고, 연극은 약속했던 거라 안 할 수 없었다. 그래도 딱 하루 영화 촬영을 펑크냈다. 그대로 쓰러질 것 같아 어쩔 수 없었다. 결과가 나쁘지 않았고 어느 작품에도 피해를 안 줬다. 물론, 다시는 그렇게 스케줄을 잡지 않아야겠다는 교훈도 얻었다. 아흐흐흐.” 호흡을 맞춘 배우들은 인디밴드 멤버로 나오는 20대 초반의 연기경력이 일천한 후배들. 부담과 책임감이 어깨를 짓눌렀을 법하다. “부담과 책임감은 있었는데 촬영하면서 정말 신났다. 놀 듯이 즐겼다. 다른 작품에선 감독이 연기 지시를 하면 ‘네~’ 한마디로 끝내는 게 내 스타일이다. 그런데 이 영화는 왠지 욕심이 났다. 현장에서 적극적인 의견을 제시했고, 감독과 조율했다.” 구 감독은 “내가 만든 콘티가 뭉개지는 건데 결과적으로 윤 배우의 아이디어로 영화의 명장면들이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연을 많이 하다 보니 항상 원톱에게 양보만 하던 사람이다. 그를 두고 ‘신 스틸러’(주연 못지않은 주목을 받는 조연)라고들 하는데 천만의 말씀이다. 딱 자기 몫을 해낼 뿐이지 저 놈(주연)보다 튀어야지란 생각을 하는 친구가 아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자기가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적극적으로 나선 거다. 다른 배우들의 애드립과는 차원이 다른 얘기”라고 덧붙였다. 극 중에서 윤제문은 인디밴드 ‘삼삼은구’의 땜질용 베이시스트로 투입돼 한껏 리듬감 넘치는 운지(運指)를 뽐낸다. 영화에서는 리더 겸 기타리스트 성준이 속성으로 윤제문에게 베이스 기타 과외를 하는데, 실은 윤제문이 그 장면의 연기지도를 했다고 한다. 고교 시절 통기타와 클래식 기타를 섭렵한 것은 물론, 수년 전 어어부밴드의 장영규에게 베이스기타 과외를 4~5번 받기도 했단다. 그는 “음악에 매력을 느끼는데 재능은 전혀 없는 것 같다.”면서도 “기타도 더 잘 치고 싶고, 배워보고도 싶다. 그런데 마음만 있다.”고 웃었다. 한때 그에게는 건달(혹은 조폭) 전문배우란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우아한 세계’가 끝날 무렵 조폭 전문배우란 말을 들었다. 이건 아니다 싶더라. 듣기 싫더라. 그 이후론 건달 역으로 나오는 시나리오는 모두 거절했다.” 하지만, 더는 윤제문에게 꼬리표가 남아있지 않다. “괴물 같은 배우”(임필성 감독) “송강호보다 못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구자홍 감독) 같은 평가에 대해 고개를 저을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연극판에서 영화판으로 넘어온 많은 배우가 코믹, 감초 혹은 조폭 이미지가 고착되면서 만년 조연에 머무는 것과 달리 그는 스스로 껍질을 깨고 원톱이 어색하지 않은 단계에 올라섰다. 17년차 배우에게 연기란 어떤 의미일지 궁금했다. 그는 “삶의 수단일 수도, 목적일 수도 있겠다. 백수 시절 돈도 벌고 재미도 있는 일을 찾아다녔는데 제대로 찾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부고] ‘해리가 샐리를’ 작가 노라 에프런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고전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1989)의 시나리오 작가인 노라 에프런이 26일 밤(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에서 급성 골수성 백혈병의 합병증인 폐렴으로 숨졌다. 71세. 에프런은 남성이 지배해 온 미국 영화산업계에서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1993), ‘유브 갓 메일’(1998) 등 히트작을 잇따라 각본·연출하며 성공한 여성 영화제작자로 자리매김했다. 절친한 벗인 메릴 스트리프와 함께 작업한 ‘줄리 앤드 줄리아’(2009)가 유작이 됐다. 1996년 모교인 웨슬리여대 졸업식 연설에서 에프런은 “무엇을 선택하든 요조숙녀로 남지 말고 여성을 대표해 규칙을 깨고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이 되라.”고 후배들을 북돋웠다. 자신의 말대로 에프런은 할리우드에 머물지 않고 기자, 소설가, 에세이 작가, 희곡작가 등 전방위로 활약하며 미국 문화계를 이끌었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 시절 백악관 인턴으로 일한 그녀는 뉴욕포스트 기자로 사회생활의 첫발을 뗐다. 최근까지도 미국 온라인 매체인 허핑턴포스트에서 대기자로 일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영화프리뷰] ‘리미트리스’

    [영화프리뷰] ‘리미트리스’

    에디 모라는 인생의 패배자다. 대학 졸업과 동시에 결혼했지만 곧 이혼을 당했고 직장에서도 해고당했다. 작가랍시고 끼적거리지만 단 한 문장도 완성하지 못한다. 급기야 애인에게도 버림받던 날 길을 걷다가 한때 마약 딜러였던 전처의 남동생을 만나 NZT란 알약을 건네받는다. 뇌의 기능을 100% 쓸 수 있도록 돕는 기적의 신약이란 게 처남의 설명. 한 알을 먹었을 뿐인데 십수 년 전 들었던 지식이 생생하게 떠오르고 이탈리아어에도 능통해진다. 안 써지던 소설도 일필휘지, 쭉쭉 써진다. 약이 더 필요해진 모라는 처남을 찾아가지만 이미 총을 맞고 숨진 터. 집 안을 샅샅이 뒤져 알약 한 봉지를 찾아내면서 모라의 인생은 롤러코스터를 탄다. ‘리미트리스’는 아일랜드 소설가 앨런 글린의 데뷔작 ‘더 다크 필드’(2001)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보통 사람들은 평생 자신의 뇌를 10%쯤 활용하고 아인슈타인이 15%를 활용했다고 한다. ‘리미트리스’는 두뇌의 100%를 쓸 수 있게 만드는 약이 있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느냐고 묻는다. 그렇다고 존재론적 질문을 던지는 필립 K 딕 원작의 철학적 공상과학(SF)물과는 거리가 멀다. 만화적 발상에서 출발한 영화는 숨 쉴 틈 없이 빠른 전개와 경쾌한 편집으로 재미를 전달하려 애쓴다. 약물의 힘을 빌려 두뇌를 100% 활용하게 된 모라가 순식간에 외국어 서너 개를 익히고 피아노를 하루 만에 뚝딱 배운다든지, 주식 메커니즘을 꿰뚫고 인수 합병(M&A) 시장의 거물인 칼 밴 룬(로버트 드니로)의 마음을 사로잡는 중반까지는 제법 흥미진진하다. 평범한 고교생에서 하루아침에 슈퍼히어로가 된 ‘스파이더맨’ ‘크로니클’의 주인공을 보면서 관객이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과 비슷하다. 그런데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닐 버거 감독은 길을 잃은 듯 보인다. 두뇌의 활용 능력이 높아진다고 해서 육체적 능력까지 업그레이드된다는 발상은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불량배들에게 포위당한 모라가 브루스 리 영화의 몇 장면과 격투기 중계 화면을 떠올리며 순식간에 상대를 때려눕히는 장면에 이르면 쓴웃음을 참기 어렵다. 모라가 특별한(?) 존재로 뒤바뀌는 결말은 만화적 발상의 화룡점정을 찍는다. ‘리미트리스’는 지난해 3월 북미 개봉 당시 ‘랭고’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등의 화제작을 따돌리고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전 세계에서 제작비 2700만 달러의 6배에 육박하는 1억 6184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상당 부분은 할리우드에서 가장 섹시한 남자 배우로 꼽히는 브래들리 쿠퍼(에디 모라 역) 덕일 것이다. 한 편의 영화 안에서 백수 작가와 상원의원 후보자를 한결같이 매력적으로 그릴 수 있는 배우는 쿠퍼를 빼면 선뜻 떠오르지 않는다. 반면 말년에 다작 배우가 된 로버트 드니로의 선구안은 다소 실망스럽다. 7월 12일 개봉.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