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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을 소중히 여겼던 15세기 사람들 [으른들의 미술사]

    책을 소중히 여겼던 15세기 사람들 [으른들의 미술사]

    ‘수태고지’(受胎告知·Annunciation)는 신약성서에서 천사 가브리엘이 마리아에게 잉태 사실을 알리는 이야기다. 기독교에서 이 부분은 예수가 인간으로서 삶을 얻게 되는 순간이라 상당히 중요한 부분으로 여겨왔다. 따라서 수태고지 테마는 유럽 성당 내 벽화나 스테인드글라스, 조각으로 다양하게 제작되었다. ‘수태고지’ 도상은 푸른색 망토를 두른 여성과 날개 달린 천사 두 인물로 구성되어 있다. 때에 따라 성모의 순결함을 강조하기 위해 흰 백합꽃이 등장하기도 한다. 대체로 ‘수태고지’에서 성모는 책 읽는 모습이나 수를 놓고 있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15세기 플랑드르 일상 속으로 들어온 성모 로베르 캉팽(Robert Campin, 1375?~1444)은 15세기 플랑드르에서 활동한 화가다. 캉팽은 수태고지 장면을 자신이 살고 있는 15세기 플랑드르 가정집에서 일어난 일로 묘사했다. 애초에 수태고지는 마리아와 요셉이 생활한 갈릴리 지방 나자렛 마을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그러나 캉팽은 나자렛보다 훨씬 북쪽에 위치한 플랑드르 지방에서 일어난 일로 묘사하고 있다. 우리에게 플란다스로 익숙한 플랑드르는 오늘날 벨기에 북부에 해당하는 추운 지방으로 네로와 파트라슈가 크리스마스 이브에 안트베르펜 성당 안에서 동사할 정도로 추운 곳이다. 따라서 겨울이면 뼛속까지 한기가 도는 추운 플랑드르 사람들은 벽난로를 설치하고 유리창에 덧문을 달아 추위와 바람을 막고자 했다. 캉팽은 집안 구조뿐 아니라 소품들도 하나같이 15세기 플랑드르에서 사용하는 실제 일상 용품들로 채웠다. 벽에 걸린 주전자, 긴 벤치형 의자, 마요르카 도자기 화병, 화염 가리개 등은 당시 플랑드르 사람들이 사용한 가재도구들이다.  책, 책, 책, 책을 아낍시다 그 가운데서 가장 눈에 띄는 소품은 성모가 읽고 있는 책과 식탁에 놓인 책주머니다. 구텐베르크의 활자 인쇄가 등장하기 100여 년 전이므로 여기 놓인 책은 필사본으로 쓰인 귀한 책이다. 책이 귀하다 보니 책 주인이 책을 소중히 다룬 흔적이 보인다. 마리아는 책의 네 귀퉁이가 닳을까 천으로 책을 둘렀으며, 이도 모자라 책을 가방에 넣어 소중히 보관했다.  책을 아끼는 현대의 방법 요즘 종이로 인쇄된 책보다 전자책(e-book) 형태의 책이 유행하고 있다. 또한 수만 권이나 되는 책을 구독하는 도서 구독 서비스 플랫폼도 인기가 있다. 세월이 흘러도 책이란 ‘읽는 것’이라는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다만 책을 담고 있는 용기가 변했을 뿐이다. 시대가 변해 책의 형태는 바뀌었으나 책을 아끼는 마음만은 한결같다. 사람들은 비싼 돈 주고 산 스마트 폰이나 테블릿에 흠이 갈까 걱정하는 마음에 고가의 필름지를 덧대거나 케이스를 끼우곤 한다. 마리아가 살았던 시대, 캉팽이 살았던 시대, 그리고 우리가 사는 시대와 공간이 이리 다른데 책 귀하게 여기는 마음만은 어쩜 이리 같은지. 성모가 읽고 있는 책이 무엇인지 몰라도 귀한 내용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편집자주] 선선한 바람이 불어 책 읽기 좋은 계절을 맞아 ‘으른들의 미술사’는 책 읽는 그림을 살펴본다.
  • 노벨물리학상 다섯 번째 여성 수상자 륄리에 “전화 받고도 계속 강의”

    노벨물리학상 다섯 번째 여성 수상자 륄리에 “전화 받고도 계속 강의”

    3일(현지시간) 스웨덴 룬드대 원자물리학과 안 륄리에 교수는 학부생 100명과 함께 기초 공학 물리학 수업을 하던 중이었다. 전화가 걸려왔는데 휴대전화를 무음으로 해뒀기 때문에 받지 못했다. 쉬는 시간에 확인하고 노벨 위원회에 전화를 걸었다. 륄리에 교수는 나중에 수업을 마치는 게 힘들었다고 농담으로 말했다. 수상 소식을 기자회견이 열릴 때까지 비밀로 해달라는 노벨 위원회의 주문 때문에 학생들에게 말할 순 없었지만 다들 짐작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노벨상 수상자 발표 기자회견을 위해 수업을 조금 일찍 마쳤다. 노벨 위원회는 소셜미디어에 륄리에가 휴대전화를 귀에 대고 있는 사진을 올리고선 ‘헌신적인 스승을 알립니다. 노벨상으로도 학생들에게서 떼낼 수가 없다’고 적었다. AP,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피에르 아고스티니(82)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명예교수, 페렌츠 크러우스(61) 독일 막스플랑크 양자광학연구소 연구원과 함께 2023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륄리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을 받게 너무 기쁘다. 믿을 수 없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매우 감동했다”며 “알다시피 이 상을 받은 여성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매우 매우 특별하다”고 덧붙였다. 륄리에는 역대 다섯 번째이자, 2020년 이후 3년 만의 여성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다. 역대 여성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는 1903년 마리 퀴리, 1963년 마리아 메이어, 2018년 도나 스트리클런드, 2020년 앤드리아 게즈 등 4명이었다. 륄리에는 “나는 모든 여성들에게 흥미가 있고 이런 종류의 도전에 열정이 약간 있다면 그냥 해보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이들을 키우고 가정을 일구는 평범한 삶과 연구를 병행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결혼해 두 아들을 뒀다.아고스티니 명예교수는 발표 소식을 들은 딸로부터 ‘뉴스가 사실이냐’라는 전화를 받고서야 수상 사실을 처음 들었다고 했다. 마침 프랑스 파리에 머무르고 있어 노벨위원회 전화를 받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젊은 과학자가 상을 받았더라면 더 기뻐했을 것 같다고 겸손한 수상 소감을 들려줬다. 그는 AP 통신 인터뷰를 통해 “노벨위원회에서 아직 전화를 받지 못했다”며 “위원회가 아직 나를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에서 찾고 있을지 모르겠다”라고 농담했다.크러우스는 스웨덴 뉴스통신 TT와의 전화 통화를 통해 “동료들이 지금 휴일을 즐기고 있지만, 내일 만나서 아마도 샴페인 한 병을 따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은 마침 독일 통일의 날 33주년으로 휴일이었다. 크러우스는 앞의 두 사람과 함께 ‘물질의 전자역학 연구를 위한 아토초(100경분의 1초) 펄스광을 생성하는 실험 방법과 관련한 공로’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는데 특히 650아토초 길이의 파장을 지닌 단일한 펄스광을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로이터 통신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아토초 연구 성과를 소우주 내부를 정지된 프레임으로 찍을 수 있는 고속 셔터 카메라에 비유했다. 크러우스는 “(자동차 경주대회) 포뮬러1(F1)에서 자동차가 결승선을 지나는 순간의 사진을 고속카메라로 찍는 것을 예로 들자면, 당신은 선명한 스냅숏을 찍고 움직임을 재구성할 수 있는 카메라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것은 정확히 우리가 원자핵 밖의 자연에서 일어나는 가장 빠른 움직임, 즉 전자의 움직임을 위해 사용하는 개념”이라고 덧붙였다. 크러우스는 노벨상 수상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예상하지 않았다. 벅찬 기분”이라며 현실감을 느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노벨재단 인터뷰에서도 수상을 알리는 전화가 올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꿈을 꾸는 것인지, 현실인지 확신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이어 연구소 공개 행사를 준비하고 있었으며, 자신의 연구 분야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강의도 진행할 예정이라며 “잘 될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계획은 그렇다”고 말했다. 헝가리 태생인 그는 전날 커털린 커리코 헝가리 세게드대학 교수가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기뻐했는데 자신도 역시 수상하게 될줄 몰랐다고 털어놓았다. 커리코는 메신저 리보핵산(mRNA) 연구로 mRNA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크러우스는 “그녀의 업적뿐 아니라 성취 방법에 대해서도 매우 존경한다”며 커리코가 자금 확보를 위해 고군분투하면서도 연구에 매진했던 점에 감명받았다고 밝혔다.
  • 북한 ‘깡패 축구’ 속사정… 日 “노동단련대 끌려갈 수도”

    북한 ‘깡패 축구’ 속사정… 日 “노동단련대 끌려갈 수도”

    북한 축구대표팀의 ‘깡패축구’에 세계가 경악한 가운데 일본 언론이 북한의 ‘깡패 축구’가 나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분석했다. 북한은 1일(한국시간) 중국 저장성 항저우 샤오산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2022 8강전에서 일본에 1-2로 패했다. 경기보다 북한 선수들의 폭력적인 행동이 더 화제가 됐다. 북한이 0-1로 끌려가던 후반 28분 휴식시간 일본대표팀 스태프가 선수들에게 물병을 나눠줬다. 김유성이 물병을 하나 빼앗았고 스태프를 때리려는 행동을 취했다. 일본 선수들이 항의하자 김유성은 보란 듯이 물을 마시며 노려봤다. 주심은 김유성에게 경고를 줬다. 경기 내내 북한 선수들은 노골적으로 일본 선수들에게 반칙을 했다. 공을 보지 않고 다리를 보고 양발로 태클을 들어갔다. 이날 북한은 6장의 옐로카드를 받았다. 레드카드가 나오지 않는 것이 더 이상했다. 북한의 패배가 확정되자 선수들은 폭발했다. 그들은 단체로 주심을 향해 달려가 거세게 항의했다. 김경석은 두 차례나 팔로 주심을 밀쳤다. 관계자들까지 나서 선수에게서 심판을 보호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당황한 일본 감독은 북한 선수들의 거친 행동에 휘말릴까 빠르게 선수들을 퇴장시켰다. 신용남 북한 감독은 “몇몇 선수들이 흥분한 것은 사실이지만 주심이 공정하지 못했다. 이건 축구에 대한 모독이다”라고 심판 판정에 불만을 제기했다. 경기 후 전 세계 언론과 축구팬들이 북한의 행동을 비판했다. 일본 ‘풋볼존’은 “북한 선수가 일본의 물병을 강탈한 뒤 때리려고 주먹까지 휘둘러 위협했다. 어리석은 행동이 전 세계의 전파를 탔다. 일본 선수들은 침착하게 대응했다”고 보도했다.대회 성적에 따라 ‘천국과 지옥’ 결정 아사히 신문 글로벌판은 2일 “북한 축구가 일본에 패한 후 심판에게 달려간 5가지 이유”라는 제목으로 북한의 비매너 행위가 나온 이유를 분석했다. 그중 하나는 대회 성적에 따라 달라지는 선수들의 처우였다. 매체는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북한 선수들에게도 ‘천국과 지옥’을 결정하는 중요한 장소였다. 지금껏 아시안게임은 북한에서도 올림픽, 월드컵에 비하면 그다지 중요한 국제대회가 아니었다. 아시안게임에서는 결승전에 진출하는 게 당연하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대표 선수들은 8강에서 패하면 다음 국제대회에 나올 기회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면서 “선수들은 노동단련대에 끌려갈 수도 있다.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최소 자신이 원하는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워진다. 군대에 가는 것도 각오해야 한다”면서 북한 선수들이 자유를 잃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남겼다면 더 큰 국제무대에서 활약할 기회가 주어졌을 것이다. 한때 북한의 호날두로 불리며 이탈리아에서 활약하던 한광성처럼 될 수 있었지만 꿈으로 끝났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이유로는 북한 내에서 스포츠는 전쟁과도 같다는 점, 축구가 최고의 인기 스포츠라는 점, 김정은이 주목하는 스포츠라는 점, 철저한 반일 감정으로 일본에는 질 수 없다는 정신을 가지고 있다는 점 등 4가지를 추가 설명했다.
  • 베네치아 관광객 버스 추락 21명 사망…우크라 단체관광객 5명도

    베네치아 관광객 버스 추락 21명 사망…우크라 단체관광객 5명도

    이탈리아 북부 베네치아 본섬의 관문 격인 메스트레 지역 고가도로에서 3일(현지시간) 저녁 7시 45분쯤 버스가 추락해 최소 21명이 숨지고 18명이 다쳤다고 베네치아 당국이 밝혔다. 희생자 중에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단체 관광객들이 포함돼 있어 놀라움을 안긴다. 현지 ANSA 통신은 사망자 중에 우크라이나인 5명, 독일인 1명, 버스 운전기사인 이탈리아인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또 프랑스와 크로아티아 승객도 타고 있었다고 통신은 전했다. 루카 자이아 베네토 주지사는 “신원확인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며 “희생자 중에는 이탈리아인뿐만 아니라 여러 국적의 사람들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한국인 탑승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밀라노 총영사관에 따르면 사고 버스에 우크라이나 단체관광객이 타고 있었으며 나머지 탑승 외국인의 신원은 현재 확인 중이다. 영국 BBC는 사고 버스가 베네치아 본섬 역사지구를 다녀와 야영장이 있는 근처 마르게라 지구의 야영장으로 돌아가는 관광객들을 태운 전세버스였다고 전했다. 버스가 고가도로에서 메스트레 지역의 철로 근처로 떨어져 화재에 휩싸이는 바람에 희생자가 늘었다고 방송은 전했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 지역은 베네치아 본섬과 다리로 연결된 곳이며 철도도 깔려 있다. 루이지 브루그나로 베네치아 시장은 소셜미디어에 현장 사진을 올리고 “종말론적인 장면”이라며 “버스에 타고 있던 많은 희생자를 추모하며, 시청에 즉시 애도를 표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사고 버스는 메탄 가스를 연료로 써 철로 위로 떨어지면서 전력선을 건드리며 불꽃이 일어 불길이 번진 것으로 알려졌다. 마테온 피안테도시 내무부 장관도 “메탄 때문에 불길이 순식간에 번졌다”고 말하면서 희생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조르자 멜로니 총리도 사태 발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우르줄라 본 데어라이옌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심대한 고통의 순간에” 이탈리아 지도자들의 곁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 ‘박카스의 아버지’… 제약업계 거인 잠들다

    ‘박카스의 아버지’… 제약업계 거인 잠들다

    ‘박카스의 아버지’ 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 명예회장이 3일 96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강 명예회장은 1927년 경북 상주에서 고 강중희 동아쏘시오그룹 창업주의 1남 1녀 중 첫째 아들로 태어났다.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독일 프라이부르크대에서 박사 과정을 마친 뒤 1959년부터 부친의 뒤를 이어 42년간 동아제약에 몸담았다. 강 명예회장이 1961년 개발한 피로 해소제 ‘박카스’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수출되며 동아제약을 줄곧 국내 제약 업계 선두 자리에 올려놓는 발판이 됐다. 특히 고인은 ‘생명보다 더 큰 가치는 없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경영 현장을 진두지휘하면서 의약품 선진화에 힘썼다. 1994년 국내 최초 임상시험용 의약품 아드리아마이신 유도체 항암제 ‘DA125’를 보건복지부로부터 승인받았고, 국내 최초이자 세계 네 번째 발기부전 치료제인 ‘자이데나’와 당뇨병 치료제인 ‘슈가논’ 등을 개발해 국산 신약 발전을 이끌었다. 경기 안양에 현대식 공장을 준공해 1985년 국내 제약 업계 최초로 우수 의약품 품질·관리 기준(GMP) 시설을 인증받고, 1977년 업계 최초이자 최대 규모로 기업 부설 연구소도 설립했다. 인재 확보도 중시해 업계 최초로 경기 용인에 인재개발원을 세워 사원 교육을 제도화했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미로 ‘쏘시오’(Socio·사회)라는 단어를 기업명에 넣어 1994년 동아제약그룹을 동아쏘시오그룹으로 바꿨다. 1987년에는 사재를 출연해 수석문화재단을 설립하고 장학 사업과 평생 교육 사업 등을 후원해 1900명 이상의 장학생을 배출했다. 2017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에도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장을 맡는 등 산업계 기술 개발 활동을 지원한 점 등을 인정받아 2002년 과학기술 분야 최고 훈장인 창조장을 수훈했다. 특히 1993년 신기술 인정(KT마크) 제도를 마련해 성공적으로 운영했다. 제약 산업 경영인으로는 최초로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을 맡기도 했다. 한국경제인협회(옛 전경련)는 이날 류진 회장 명의의 추도사를 통해 고인에 대해 “재계를 대표해 사회적 책임과 소명을 다한 경제 지도자”라며 “생명 존중과 나눔의 정신, 청년같이 뜨거웠던 기업가 정신은 우리 경제계의 소중한 유산”이라고 밝혔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이다. 유족으로는 자녀 정석·문석·우석·인경·영록·윤경씨가 있다.
  • ‘소록도 천사’ 마가렛 간호사 국내 추모 공간 마련

    ‘소록도 천사’ 마가렛 간호사 국내 추모 공간 마련

    전남 고흥군 소록도에서 40여년간 한센병 환자를 돌봤던 ‘소록도 천사’ 마가렛 피사렉 간호사를 추모하는 국민 분향소가 설치된다. 대한간호협회는 사단법인 마리안느와마가렛, 고흥군, 전남도 등 4개 기관과 공동으로 서울 중구 대한간호협회 회관과 전남 고흥군 도양읍 마리안느와마가렛 기념관에 국민 분향소를 설치한다고 3일 밝혔다. 4일부터 8일까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추모객을 맞는다. 또 피사렉의 헌신을 기릴 국내 추모 미사가 4일 천주교 광주대교구청 성당, 5일 소록도 마리안느와마가렛 나눔연수원에서 잇달아 치러진다. 김영경 대한간호협회 회장은 “세상 모든 아픈 이를 비추는 따뜻한 별이 되신 선생님의 숭고한 뜻을 대한민국 국민 모두와 함께 다시금 되새기고 영원히 기억하기 위해 분향소를 운영하게 됐다”고 말했다. 평생 소록도 한센인들을 위해 헌신한 고인은 지난달 29일 88세를 일기로 선종했다. 폴란드 태생 수녀였던 고인은 1955년 오스트리아 국립간호대를 졸업하고 1959년 구호단체를 통해 한국에 파견됐다. 그는 공식 근무 기간이 끝난 뒤에도 연고도 없는 한국에 남아 1966년부터 39년 동안 자원봉사자 신분으로 동료 간호사인 마리안느 스퇴거와 함께 소록도 한센인들을 돌봤다. 우리 정부는 두 간호사에게 국민포장(1972), 대통령 표창(1983), 국민훈장 모란장(1996) 등을 수여했다. 피사렉은 귀국 후 요양원에서 지내며 단기 치매 증상을 겪었으나 소록도에서의 삶과 사람들을 또렷하게 기억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최근 대퇴골 골절로 수술을 받던 중 급성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 호주 국민 대통합 청사진… ‘원주민 인정’ 개헌 국민투표

    국민 대통합을 꾀하는 호주에서 오는 14일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를 앞두고 사전투표가 시작됐다. 2일(현지시간) 호주 ABC 방송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빅토리아주를 시작으로 호주 원주민(애버리지널)을 최초의 국민으로 인정하는 내용의 개헌안이 찬반에 부쳐졌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지난달 국민투표 실시를 확정한 뒤 “호주인들은 호주를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일생에 한 번뿐인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며 찬성을 호소했다. 개헌안은 헌법에 ‘원주민과 토레스 해협 섬 주민을 호주 최초의 주민으로 인정한다’는 문구를 새로 넣는 것이다. 현재 헌법은 영국이 주인 없는 땅에 나라를 세웠다는 논리를 기반으로 하지만 이를 바꿔 원주민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이다. 또 원주민을 대변할 헌법 기구 ‘보이스’를 세우고 의회는 관련 법을 제정할 수 있도록 했다. 호주 헌법을 바꾸려면 국민투표에서 투표자 과반이 찬성하고 6개 주 중 4개 주에서 과반 찬성이 나와야 한다. 1901년 독립 이후 44번의 개헌안 중 8번만이 찬성을 받았다. 전체 인구(2600만여명)의 약 3.8%를 차지하는 호주 원주민들은 지금까지 인종차별은 물론 열악한 보건 및 교육 등 불이익을 받아 왔다. 6만년 이상 대륙에 살았으면서도 1788년 영국이 호주를 식민지로 만들면서 ‘토착 동물’로 분류됐다. 평균 수명은 전국 평균보다 8년 적으며, 투옥률은 10만명당 2346명으로 세계 최고다. 하지만 호주 여론조사 회사 리졸브가 지난달 9∼13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개헌 반대 비율은 54%로 찬성(46%)보다 높았다. 여당은 원주민 대변 기구 ‘보이스’가 원주민의 건강과 교육, 고용 환경 등을 개선하고 국가를 통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노동당은 지난해 5월 총선에서 개헌을 공약해 정권 교체에 성공했다. 보수 야당 연합은 호주인을 인종에 따라 분열시킬 수 있고 ‘보이스’의 권한이나 기능에 대한 명확성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개헌할 수 없다고 맞선다. 권익을 보호하지도 못하면서 생색 내기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한 전직 총리는 헌법 개정으로 “원주민의 피해자 신분을 확고히 할 것”이라고 했으며, 또 다른 개헌 반대론자는 “원주민이 영어를 배우고 혈액 검사로 혈통을 입증해야만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문화행사 30여개 풍성… 진주는 10월 내내 축제

    문화행사 30여개 풍성… 진주는 10월 내내 축제

    경남 진주시 전역에서 10월 내내 다채로운 가을축제가 펼쳐져 시민·관광객에게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2023 진주남강유등축제’가 서막을 장식한다. 진주시는 올해 유등축제가 오는 8일부터 22일까지 15일간 남강과 진주성, 촉석루를 비롯해 시 전역에서 열린다고 3일 밝혔다. 유등축제는 임진왜란 당시 진주성 전투에서 왜군이 강을 건너는 것을 막기 위한 군사전술로, 성 밖 가족들에게 안부를 전하기 위한 통신수단으로 남강에 유등을 띄운 것에서 유래됐다. 올해 진주남강유등축제는 ‘역사의 강, 평화를 담다’를 주제로 정하고 ‘평화·행운 담은 희망진주’를 부제로 삼았다. 축제 기간 각양각색 화려한 등이 촉석루와 남강 주변을 화려하게 밝힌다. 특히 임진왜란 당시 진주성 전투에서 순국한 7만여 민관군을 추모하는 진주성대첩을 재현한 성벽등이 설치된다. 유등축제는 8일 오후 7시 30분 망경동 남강둔치 특설무대에서 고유제와 초혼점등식으로 시작한다. 개막식 특별행사로 열리는 진주시 30개 읍면동 상징등 거리행진과 300여대 드론이 밤하늘에서 펼치는 미디어아트 드론쇼 등도 볼거리다. 방문객 참여행사로 창작등 만들기, 소망등 달기, 유등 띄우기 등이 있고 다양한 공연도 이어진다. 이와 함께 문화예술제 효시인 제72회 개천예술제가 ‘펴자, 나누자, 안아보자’를 구호로 13일 개막해 22일까지 이어진다. 지난 1년간 방영된 드라마를 만나고 연기대상, 작품상 등을 시상하는 2023 코리아드라마페스티벌(13~22일)과 제26회 진주탈춤한마당(6~8일), 대한민국 농악축제(9일), 제12회 진주 이상근 국제음악제(7일), 진주실크문화제(8~22일), 제28회 진주시민의 날(10일) 등 30여개의 문화행사가 펼쳐진다.
  • 전자세계 볼 수 있게…‘아토초 시대’ 열었다

    전자세계 볼 수 있게…‘아토초 시대’ 열었다

    2023년 노벨물리학상은 원자와 분자 내부 전자 세계를 탐구할 수 있는 가장 정밀한 방법을 찾아낸 실험물리학자들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 노벨위원회는 3일(현지시간) 올해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로 피에르 아고스티니(82)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교수, 페렌츠 크러우스(61) 독일 막스플랑크 양자광학연구소 및 루트비히 막스밀리안대 교수, 안 륄리에(65) 스웨덴 룬드대 교수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이번 수상자들은 원자와 분자 내부의 전자가 이동하거나 에너지를 변화시키는 빠른 과정을 측정하는 데 사용하는 극도로 짧은 빛의 펄스를 생성하는 방법을 개발해 ‘아토초 물리학’을 발전시켰다”고 수상 업적을 설명했다. 아토초는 1초의 10억분의1인 나노초를 다시 10억분의1로 나눈 값으로 펨토초의 1000분의1이다. 전자가 수소 원자를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150아토초다. 기존 펨토초 물리학으로는 화학 변화의 원인 분석과 제어에 한계가 생길 수밖에 없었는데, 이들의 연구 덕분에 이런 한계를 돌파하면서 자연의 초고속 현상을 관측하는 일이 가능해졌다. 정연욱 성균관대 나노과학과 교수는 “사진작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결정적 순간’이라는 작품처럼 이번 수상자들은 분자나 원자 속에서 전자가 움직이는 찰나의 순간을 포착할 수 있는 기술을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아토초 물리학은 일차적으로 화학이나 나노과학의 초정밀 분석 도구에서 물질의 성질이나 양자역학적 현상을 인위적으로 제어하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국내 초고속 광학 분야 석학인 남창희(GIST 물리광과학과 교수) 기초과학연구원(IBS) 초강력 레이저과학연구단장은 “이번 수상자들은 가까운 시일 내에 노벨상을 탈 것으로 모두가 예상했던 이들”이라면서 “이들과 함께 아토 과학의 대가로 불리는 폴 코쿰 캐나다 오타와대 교수가 수상자에서 빠진 것이 의문”이라고 했다. ‘예비 노벨과학상’ 중 하나로 꼽히는 울프상의 지난해 물리학상 수상자로 크러우스 교수, 륄리에 교수와 함께 코쿰 교수가 같은 업적으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에 수상자로 선정된 륄리에 교수는 123년 노벨과학상 역사상 다섯 번째 여성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역대 여성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는 1903년 마리 퀴리, 1963년 마리아 거트루드 메이어, 2018년 도나 스트리클런드, 2020년 앤드리아 게즈 등 4명이었다. 이번 물리학상 수상자들은 상금 1100만 스웨덴크로나(약 13억 6477만원)를 3분의1씩 나눠 받게 된다. 노벨상 시상식은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이 낀 ‘노벨 주간’에 스웨덴 스톡홀름(생리의학·물리·화학·문학·경제상)과 노르웨이 오슬로(평화상)에서 열린다.
  • 장외서도 남북 ‘대결’

    장외서도 남북 ‘대결’

    극도로 얼어붙은 남북 관계의 현주소가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추석 연휴 기간 여러 종목에서 펼쳐진 남북 맞대결은 5년 전 대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북한 선수들은 냉랭했고, 북한 매체는 남북 여자축구 8강전 결과를 보도하면서 우리나라를 ‘남조선’ 대신 ‘괴뢰’로 지칭했다. 지난 2일 탁구 여자 복식 결승에서 신유빈-전지희 조는 북한의 차수영-박수경 조를 가뿐하게 꺾었다. 이후 열린 시상대에서 남북이 함께 사진을 찍었지만 북한 선수들은 끝내 웃지 않았다. 추석 당일인 지난달 29일 여자농구 남북 대결은 결과 못지않게 ‘만남’ 자체에도 관심이 쏠렸다. 여자농구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 단일팀 ‘코리아’로 출전했지만 이번엔 서로 말도 없이 싸웠다. 당시 단일팀 멤버로 나섰던 강이슬은 경기 후 “그래도 (2018년에) 같은 팀으로 뛴 선수들이 몇 명 있었는데 의도적으로 눈을 안 마주치거나 마지막에 하이파이브를 안 해 아쉬웠다”고 말했다. 여자농구에 이어 다음날 열린 여자축구 8강에서도 남북이 만났지만 북한 선수단 측은 호칭에 대한 날카로운 모습만 보였다. 이날 경기는 석연치 않은 판정 속에 한국이 1-4로 역전패했다. 경기 뒤 기자회견에 나타난 북한 여자축구 대표팀의 리유일 감독은 한국 기자가 ‘북측’이라고 표현하자 “북측이 아니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다. 그걸 좀 바로 하자”고 강하게 반발했다. 여자농구 때도 북한 선수단 관계자는 “노스 코리아(North Korea)라고 부르지 말라. 이름을 정확히 불러야 한다”고 민감하게 반응했다. 국제대회에서 정확한 국가명을 불러야 한다던 북한은 한국 팀을 ‘괴뢰’라고 하는 모순된 모습도 보였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지난 1일 여자축구 8강전 결과를 전하면서 한국을 ‘괴뢰팀’이라고 표현했다. 이튿날 조선중앙TV도 “경기는 우리나라(북한) 팀이 괴뢰팀을 4대1이라는 압도적인 점수 차이로 타승한 가운데 끝났다”고 보도했다.
  • 만리장성도 와르르… ‘넘사벽’ 황금막내

    만리장성도 와르르… ‘넘사벽’ 황금막내

    한국 탁구와 배드민턴, 수영이 넘을 수 없을 것만 같은 만리장성의 견고한 벽을 깨고 영광의 시대를 구가하고 있다. 그간 특정 스타 한 명이 외롭게 중국을 대적했던 것과 달리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황금세대의 2000년대생 막내 주역들이 선수단 전체를 밀고 끌며 ‘팀 코리아’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 주고 있다. 지난 2일 중국 항저우 궁수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탁구 여자복식 결승에서 신유빈(19·대한항공)과 전지희(31·미래에셋증권)는 북한(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4-1로 꺾고 21년 만에 아시안게임 탁구 금메달을 따냈다. 탁구는 중국이 세계 최강인 데다 중국의 안방에서 열린 대회라 어려움이 많았지만 난관을 딛고 거둔 성과라 의미가 남달랐다. 한국 탁구가 최고의 자리에 우뚝 설 수 있었던 이유로 막내 신유빈의 존재감을 빼놓을 수 없다. 신유빈은 띠동갑인 전지희와 2019년부터 줄곧 호흡을 맞췄고, 신유빈의 실력이 성장하면서 두 사람의 세계랭킹도 1위까지 올라갔다. 전지희 역시 금메달을 따고 “유빈이한테 고맙다”며 신유빈의 이름을 거듭 언급했다. 전지희는 “유빈이가 많이 올라오고 있기 때문에 (파리 메달 도전에)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유빈이와 한 번 더 올림픽에 나가 메달을 따고 싶다”는 꿈을 드러냈다.배드민턴에는 세계 랭킹 1위를 지키고 있는 막내 안세영(21·삼성생명)이 있다. 지난 1일 언니들과 함께 중국을 무실세트로 꺾고 29년 만에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체 금메달을 따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과 2020 도쿄올림픽에서 천적인 천위페이(25·중국)에 막혀 메달 획득에 실패했지만 좌절하지 않고 단련하면서 성장해 얻어낸 결과다. 안세영은 지난 3월 최고 권위의 전영오픈 우승을 거머쥐더니 8월에는 한국 배드민턴 사상 첫 세계선수권 단식 우승의 역사를 쓰는 등 올해 제대로 전성기를 맞았다. 세계 정상급이긴 했지만 중국에 막혀 최고의 자리에 오르지 못했던 한국 배드민턴계에 세계 최고 선수가 등장하면서 제대로 시너지 효과가 났다. 안세영이 천위페이를 2-0으로 완벽하게 제압하며 균열을 내자 복식의 이소희(29·인천국제공항)-백하나(23·MG새마을금고), 단식의 김가은(25·삼성생명)까지 연달아 승리를 거두며 만리장성을 와르르 무너뜨렸다. 안세영은 “금메달을 딸 수 있는 세대와 이런 시간에 함께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면서 “아직 그랜드 슬램을 달성 못 해서 안세영 시대라고 할 수 없다.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는 순간 제 시대라고 제가 알리겠다”고 당찬 자신감을 드러냈다.금 6개, 은 6개, 동 10개로 역대 아시안게임 최고 성적을 낸 한국 수영(경영) 대표팀에는 황선우(20·강원도청)가 있었다. 이제 겨우 스무 살로 대표팀 막내급이지만 존재감만큼은 맏형급이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 무시무시한 10대 수영 선수의 출현을 알린 황선우는 믿고 투자할 수 있는 선수로 성장했고, 대한수영연맹이 황선우를 중심으로 한 선수단을 호주 특별 전지훈련에 보내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역대급 성적을 거뒀다. 61년 만에 아시안게임 수영 남자 평영 100m 메달을 따낸 최동열(24·강원도청)이 “황선우를 비롯한 자유형 대표들이 열심히 잘하는 모습을 보면서 좋은 자극을 받았다”고 말한 대로 황선우는 대표팀 전체의 비타민 같은 존재였다. 탁구와 배드민턴, 수영은 중국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 정상급 실력을 자랑하는 종목이다. 이런 중국을 넘어선 데다 성장 가능성이 더 열려 있는 막내 영웅들이라 내년 파리올림픽에 대한 기대감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 올 노벨물리학상은 아토초 물리학 연구자들 품으로

    올 노벨물리학상은 아토초 물리학 연구자들 품으로

    2023년 노벨 물리학상은 원자와 분자 내부 전자 세계를 탐구할 수 있는 가장 정밀한 방법을 찾아낸 실험 물리학자들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 노벨 위원회는 3일(현지시간)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피에르 아고스티니(82)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교수, 페렌츠 클라우츠(61) 독일 막스플랑크 양자광학연구소 및 루드비히 막스밀리안대 교수, 안 릴리에(65) 스웨덴 룬드대 교수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노벨 위원회는 “이번 수상자들은 원자와 분자 내부의 전자가 이동하거나 에너지를 변화시키는 빠른 과정을 측정하는 데 사용하는 극도로 짧은 빛의 펄스를 생성하는 방법을 개발해 ‘아토초 물리학’을 발전시켰다”라고 수상 업적을 설명했다. 아토초는 1초의 10억분의1인 나노초를 다시 10억분의1로 나눈 값으로 펨토초의 1000분의1이다. 전자가 수소원자를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150아토초다. 기존 펨토초 물리학으로는 화학 변화의 원인 분석과 제어에 한계가 생길 수밖에 없었는데, 이들의 연구 덕분에 이런 한계를 돌파하면서 자연의 초고속 현상을 관측하는 일이 가능해졌다. 아토초 물리학은 펨토초 물리학의 연장선에 있는 연구지만 한계를 돌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빠른 움직임을 관측하기 위해서는 빠르게 셔터를 누를 수 있는 카메라와 플래시가 필요한 것과 마찬가지다. 이번 수상자들은 아토초마다 펄스가 번쩍이며 움직이는 전자의 순간을 포착할 수 있도록 한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정연욱 성균관대 나노과학과 교수는 “사진작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결정적 순간’이라는 작품처럼 이번 수상자들은 분자나 원자 속에서 전자가 움직이는 찰나의 순간을 포착할 수 있는 기술을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토초 물리학은 일차적으로 화학이나 나노과학의 초정밀 분석 도구에서 물질의 성질이나 양자역학적 현상을 인위적으로 제어하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분자 속 ‘결정적 순간’ 포착 기술 개발아토 물리학 대가 폴 코쿰 제외는 의문 국내 초고속 광학 분야 석학인 남창희 기초과학연구원(IBS) 초강력 레이저과학 연구단 단장(GIST 물리광과학과 교수)은 “이번 수상자들은 가까운 시일 내에 노벨상을 탈 것으로 모두가 예상했던 이들”이라면서 “이들과 함께 아토 과학의 대가로 불리는 폴 코쿰 캐나다 오타와대 교수가 수상자에서 빠진 것이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예비 노벨과학상’ 중 하나로 꼽히는 울프상의 지난해 물리학상 수상자로 페렌츠 클라우츠 교수, 안 릴리에 교수와 함께 폴 코쿰 교수가 같은 업적으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에 수상자로 선정된 안 릴리에 교수는 123년 노벨과학상 역사상 다섯 번째 여성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역대 여성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는 1903년 마리 퀴리, 1963년 마리아 거트루드 메이어, 2018년 도나 스트리클런드, 2020년 앤드리아 게즈 등 4명이었다. 이번 물리학상 수상자들은 상금 1100만 스웨덴크로나(13억 6477만원)를 3분의1씩 나눠 받게 된다. 노벨 재단은 4일 화학상, 5일 문학상, 6일 평화상, 9일 경제학상 수상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노벨상 시상식은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이 낀 ‘노벨 주간’에 스웨덴 스톡홀름(생리의학·물리·화학·문학·경제상)과 노르웨이 오슬로(평화상)에서 열린다.
  • ‘넘사벽’ 2000년대생 에이스들… 내년 올림픽도 기대해

    ‘넘사벽’ 2000년대생 에이스들… 내년 올림픽도 기대해

    한국 탁구와 배드민턴, 수영이 넘을 수 없을 것만 같은 만리장성의 견고한 벽을 깨고 영광의 시대를 구가하고 있다. 그간 특정 스타 한 명이 외롭게 중국을 대적했던 것과 달리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황금세대의 2000년대생 막내 주역들이 선수단 전체를 밀고 끌며 ‘팀 코리아’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 주고 있다. 지난 2일 중국 항저우 궁수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탁구 여자복식 결승에서 신유빈(19·대한항공)과 전지희(31·미래에셋증권)는 북한(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4-1로 꺾고 21년 만에 아시안게임 탁구 금메달을 따냈다. 탁구는 중국이 세계 최강인 데다 중국의 안방에서 열린 대회라 어려움이 많았지만 난관을 딛고 거둔 성과라 의미가 남달랐다.한국 탁구가 최고의 자리에 우뚝 설 수 있었던 이유로 막내 신유빈의 존재감을 빼놓을 수 없다. 신유빈은 띠동갑인 전지희와 2019년부터 줄곧 호흡을 맞췄고, 신유빈의 실력이 성장하면서 두 사람의 세계랭킹도 1위까지 올라갔다. 전지희 역시 금메달을 따고 “유빈이한테 고맙다”며 신유빈의 이름을 거듭 언급했다. 전지희는 “유빈이가 많이 올라오고 있기 때문에 (파리 메달 도전에)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유빈이와 한 번 더 올림픽에 나가 메달을 따고 싶다”는 꿈을 드러냈다.배드민턴에는 세계 랭킹 1위를 지키고 있는 막내 안세영(21·삼성생명)이 있다. 지난 1일 언니들과 함께 중국을 무실세트로 꺾고 29년 만에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체 금메달을 따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과 2020 도쿄올림픽에서 천적인 천위페이(25·중국)에 막혀 메달 획득에 실패했지만 좌절하지 않고 단련하면서 성장해 얻어낸 결과다. 안세영은 지난 3월 최고 권위의 전영오픈 우승을 거머쥐더니 8월에는 한국 배드민턴 사상 첫 세계선수권 단식 우승의 역사를 쓰는 등 올해 제대로 전성기를 맞았다. 세계 정상급이긴 했지만 중국에 막혀 최고의 자리에 오르지 못했던 한국 배드민턴계에 세계 최고 선수가 등장하면서 제대로 시너지 효과가 났다. 안세영이 천위페이를 2-0으로 완벽하게 제압하며 균열을 내자 복식의 이소희(29·인천국제공항)-백하나(23·MG새마을금고), 단식의 김가은(25·삼성생명)까지 연달아 승리를 거두며 만리장성을 와르르 무너뜨렸다. 안세영은 “금메달을 딸 수 있는 세대와 이런 시간에 함께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면서 “아직 그랜드 슬램을 달성 못 해서 안세영 시대라고 할 수 없다.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는 순간 제 시대라고 제가 알리겠다”고 당찬 자신감을 드러냈다.금 6개, 은 6개, 동 10개로 역대 아시안게임 최고 성적을 낸 한국 수영(경영) 대표팀에는 황선우(20·강원도청)가 있었다. 이제 겨우 스무 살로 대표팀 막내급이지만 존재감만큼은 맏형급이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 무시무시한 10대 수영 선수의 출현을 알린 황선우는 믿고 투자할 수 있는 선수로 성장했고, 대한수영연맹이 황선우를 중심으로 한 선수단을 호주 특별 전지훈련에 보내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역대급 성적을 거뒀다. 61년 만에 아시안게임 수영 남자 평영 100m 메달을 따낸 최동열(24·강원도청)이 “황선우를 비롯한 자유형 대표들이 열심히 잘하는 모습을 보면서 좋은 자극을 받았다”고 말한 대로 황선우는 대표팀 전체의 비타민 같은 존재였다. 탁구와 배드민턴, 수영은 중국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 정상급 실력을 자랑하는 종목이다. 이런 중국을 넘어선 데다 성장 가능성이 더 열려 있는 막내 영웅들이라 내년 파리올림픽에 대한 기대감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 5년 전 단일팀으로 싸웠는데…웃음 사라진 남북 대결

    5년 전 단일팀으로 싸웠는데…웃음 사라진 남북 대결

    극도로 얼어붙은 남북 관계의 현주소가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이번 추석 연휴 기간 여러 종목에서 펼쳐진 남북 맞대결은 5년 전 대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북한 선수들은 냉랭했고, 북한 매체는 남북 여자축구 8강전 결과를 보도하면서 우리나라를 ‘남조선’ 대신 ‘괴뢰’로 지칭하기도 했다. 지난 2일 탁구 여자 복식 결승에서 신유빈-전지희 조가 북한의 차수영-박수경 조를 꺾은 뒤 시상대에서 북한 선수를 향해 1위 단상으로 올라오라고 해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지만 북한 선수들은 끝내 웃지 않았다. 이들은 시상식 이후 기자회견에도 불참했다. 추석 당일인 지난달 29일 여자농구 남북 대결은 결과 못지않게 ‘만남’ 자체에도 관심이 쏠렸다. 여자농구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 단일팀 ‘코리아’로 출전했던 종목이기 때문이다.그러나 이번 대회에선 말도 없이 싸웠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친분이 있는 선수들이 인사를 나누지 않았다. 당시 단일팀 멤버로 나섰던 강이슬(KB)은 경기 후 “그래도 (2018년에) 같은 팀으로 뛴 선수들이 몇 명 있었는데 의도적으로 눈을 안 마주치거나 마지막에 하이파이브를 안 하는 부분도 아쉬웠다”고 말했다. 추석 다음날인 지난달 30일 여자축구 8강에서도 남북이 서로 만났지만 석연치 않은 판정 속에 우리나라가 1-4로 역전패했다. 북한 여자축구 대표팀의 리유일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한국 기자가 북한을 ‘북측’이라고 표현하자 “북측이 아니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다. 그걸 좀 바로 하자”고 강하게 반발했다. 전날 여자농구 남북 대결 후에도 북한 선수단 관계자가 기자의 ‘북한’ 언급에 “노스 코리아(North Korea)라고 부르지 말라. 그것은 좋지 않다. 이름을 정확히 불러야 한다”고 민감하게 반응했다.국제대회에서는 정확한 국가명을 불러야 한다며 우리의 ‘북측’이라는 표현에 반발하더니 한국 팀을 ‘괴뢰’라고 하는 모순된 모습도 보였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지난 1일 여자축구 8강전 결과를 전하면서 우리나라를 ‘괴뢰팀’이라고 표현했다. 조선중앙TV도 지난 2일 “경기는 우리나라(북한) 팀이 괴뢰팀을 4대1이라는 압도적인 점수 차이로 타승한 가운데 끝났다”고 보도했다. 북한팀 득점 장면 위주로 편집한 영상 하단의 스코어 자막에서도 ‘조선 대 괴뢰’라는 국가명을 썼다.
  • 진주 10월은 축제의 달...남강유등축제, 개천예술제 등 다채로운 축제 이어져

    진주 10월은 축제의 달...남강유등축제, 개천예술제 등 다채로운 축제 이어져

    경남 진주시 전역에서 10월 다채로운 가을축제가 펼쳐쳐 시민·관광객에게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2023 진주남강 유등(流燈)축제가 그 서막을 장식한다.진주시는 ‘2023 진주남강 유등축제’가 오는 8일부터 22일까지 15일간 남강과 진주성, 촉석루를 비롯해 시 전역에서 열린다고 3일 밝혔다. 진주남강유등축제는 임진왜란 당시 진주성 전투에서 왜군이 강을 건너는 것을 막기 위한 군사전술로, 또 성밖 가족들에게 안부를 전하기 위한 통신수단으로 남강에 유등을 띄운 것에서 유래됐다. 올해 진주남강유등축제는 ‘역사의 강, 평화를 담다’를 주제로 정하고 ‘평화·행운 담은 희망진주’를 부제로 삼았다. 유등축제가 열리는 동안 촉석루 주변 남강 위와 남강 둔치 등에 설치한 세계풍물등과 한국등을 비롯한 각양각색의 크고 작은 화려한 등이 남강과 주변을 화려하게 밝힌다. 진주성 안에도 다양한 주제에 따라 제작한 갖가지 유등이 설치된다. 특히 임진왜란 당시 진주성 전투에서 순국한 7만여 민관군을 추모하는 의미를 담아 진주성대첩을 재현한 성벽등이 설치됐다. 유등축제는 8일 오후 7시 30분 촉석루 맞은편 망경동 남강둔치 특설무대에서 고유제와 초혼점등식으로 시작한다. 초혼점등식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위해 남강을 비롯해 시내 전역에 설치·전시된 7만여개의 모든 등(燈)에 처음으로 불을 밝히고 축제시작을 알리는 행사다. 개막식 특별행사로 열리는 진주시 30개 읍면동 상징등 거리행진과 300여대 드론이 군집비행을 하며 밤 하늘에서 펼치는 화려한 항공 미디어아트 드론쇼 등도 볼거리로 꼽힌다. 개막일과 폐막일 밤 진주성과 촉석루를 배경으로 남강 상공에서 펼쳐질 화려한 불꽃쇼는 유등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야경을 연출한다. 방문객 참여행사로 창작등 만들기·전시, 소망등 달기, 유등 띄우기 등이 진행되고 다양한 공연도 이어진다. 남강위를 걸어서 건너는 부교가 설치된다. 유등축제와 함께 제72회 개천예술제와 코리아드라마페스티벌 등 30여개 문화행사가 10월중에 열려 진주 가을축제 분위기를 뜨겁게 달군다. 전국문화예술제의 효시인 개천예술제가 ‘펴자, 나누자, 안아보자’를 구호로 내걸고 오는 13일 개막해 문화·예술 경연과 공연, 전시 등 9개 부문에 57개 행사가 22일까지 이어진다. 지난 1년간 방영된 드라마를 만나고 연기대상, 작품상 등을 시상하는 2023 코리아드라 페스티벌이 오는 13일부터 22일까지 경남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과 남강둔치, 경상국립대학교 등에서 개최된다. 이밖에 제26회 진주탈춤한바당(10월6~8일), 대한민국 농악축제(10월 9일), 제12회 진주 이상근 국제음악제(10월 7일), 진주실크문화제(10월 8~22일), 제28회 진주시민의 날(10월 10일)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린다.
  • ‘북한, 북측’ 호칭에 발끈하던 북한… 한국을 ‘괴뢰’로 표기

    ‘북한, 북측’ 호칭에 발끈하던 북한… 한국을 ‘괴뢰’로 표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한국 기자들이 ‘북한’, ‘북측’이라는 호칭을 사용하자 북한 선수단 관계자들이 발끈하고 나선 가운데 북한 매체들이 아시안게임 경기를 보도하며 한국을 ‘괴뢰’로 지칭하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월 1일 자 3면에서 지난달 30일 열린 아시안게임 여자 축구 한국과 북한의 8강전을 보도하며 한국 대표팀을 ‘괴뢰 팀’이라고 칭했다. 노동신문은 “우리나라(북한) 팀과 괴뢰 팀 사이의 준준결승 경기가 9월 30일 진행됐다”면서 “경기는 우리나라 팀이 괴뢰 팀을 4대 1이란 압도적인 점수 차이로 타승한 가운데 끝났다”고 보도했다. 북한 조선중앙TV도 2일 오후 같은 소식을 전하며 경기 영상 자막에 한국을 ‘괴뢰’로 표기했다. 북한은 그동안 한국을 지칭할 때 ‘남조선’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았다. ‘꼭두각시 인형’을 뜻하는 ‘괴뢰’는 남북 관계가 악화했을 때 북한이 한국을 격하하려는 의도로 사용되곤 한다. 이번 항저우아시안게임 관련 북한 매체들이 ‘괴뢰’ 표현을 다시 꺼내 든 것은 최근 경색된 남북 관계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앞서 북한 선수단은 국가 호칭을 두고 한국 취재진에 예민한 반응을 드러냈다. 지난달 29일 여자 농구 조별리그 남북 대결에서 북한이 패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 선수단 관계자가 기자의 ‘북한’ 언급에 “우리는 ‘DPRK’(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다. ‘노스 코리아’(North Korea)라고 부르지 말라. 그것은 좋지 않다. 이름을 정확히 불러야 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튿날 여자 축구 8강전 남북 대결에서 북한이 승리한 뒤 이어진 기자회견에서도 리유일 북한 대표팀 감독이 한국 기자가 북한을 “북측”이라 부르자 강하게 반발했다. 리 감독은 기자를 질책하듯 “북측이 아니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며 “그걸 좀 바로 합시다”라고 말했다. 최근 남북 관계가 극도로 악화한 가운데 아시안게임에 나선 북한 선수단이 한국 취재진의 질문을 무시하거나 과거 ‘단일팀’ 등을 계기로 친분이 있는 한국 선수들에게조차 냉랭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 ‘박카스의 아버지’ 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 명예회장 별세

    ‘박카스의 아버지’ 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 명예회장 별세

    ‘박카스의 아버지’인 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 명예회장이 3일 향년 96세로 별세했다. 1927년 경북 상주에서 고(故) 강중희 동아쏘시오그룹 창업주의 1남 1녀 중 첫째 아들로 태어난 강 명예회장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독일 프라이부르크대에서 박사 과정을 마친 뒤 1959년부터 동아제약에서 일했다. 그가 1961년 개발한 피로 해소제 ‘박카스’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수출되면서 동아제약을 줄곧 국내 제약 업계 선두 자리에 올려놨다. ‘생명보다 더 큰 가치는 없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의약품 선진화에 힘썼다. 1994년 보건복지부로부터 국내 최초 임상시험용 의약품인 아드리아마이신 유도체 항암제 ‘DA-125’를 승인받고, 국내 최초이자 세계 네 번째 발기부전 치료제인 ‘자이데나’와 당뇨병 치료제 ‘슈가논’ 등 신약 개발을 이끌었다. 경기도 안양에 현대식 공장을 준공해 1985년 국내 제약 업계 최초로 GMP(우수 의약품 품질·관리 기준) 시설을 인증받고, 1977년 업계 최초로 기업 부설 연구소도 설립했다. 업계 최초로 경기도 용인에 인재개발원을 세워 사원 교육을 제도화하는 등 인재 확보도 중시했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미로 ‘사회’라는 의미가 담긴 ‘쏘시오’(SOCIO) 라는 단어를 기업명에 넣어 1994년 동아제약 그룹을 동아쏘시오그룹으로 바꿨다. 1987년에는 사재를 출연해 수석문화재단을 설립, 장학 사업과 평생 교육 사업 등을 후원해 1900명 이상의 장학생을 배출했다. 제약 산업 경영인으로는 최초로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을 맡기도 했다. 2017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후에도 산업계 기술 개발 활동을 지원한 점 등을 인정받아 2002년 과학기술 분야 최고 훈장인 창조장을 수훈했다. 유족으로는 자녀 정석·문석·우석·인경·영록·윤경 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이고, 발인은 오는 5일 오전 6시 30분이다. ☎ 02-2072-2020.
  • 두 번째 신인왕 정조준 유해란, LPGA 투어 생애 첫 승하고 세계 28위로 껑충

    두 번째 신인왕 정조준 유해란, LPGA 투어 생애 첫 승하고 세계 28위로 껑충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데뷔 첫 우승을 신고한 유해란이 여자 골프 세계 랭킹 28위로 뛰어올랐다. 유해란은 3일(한국시간) 발표된 여자 골프 세계 랭킹에서 지난주 37위보다 9계단이 올랐다. 2020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신인왕으로 지난해 퀄리파잉 시리즈를 수석으로 통과해 올해 LPGA 투어에 데뷔한 유해란은 전날 미국 아칸소주 로저스에서 끝난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총상금 230만 달러)에서1라운드부터 3라운드까지 사흘 내내 선두를 지키며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했다. 유해란은 최종 3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5개, 보기 2개를 묶어 5언더파 66타를 쳐 최종 합계 19언더파 194타로 2위 리네아 스트롬(스워덴)을 3타차로 따돌렸다. 올해 LPGA 투어에서 한국 선수가 우승한 건 5월 고진영의 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 제패 이후 5개월 만이다. 한국 선수 우승은 고진영의 2승을 포함해 3승으로 늘었다. 20번째 대회 출전에서 첫 승을 따낸 유해란은 톱10 다섯 차례까지 더해 신인상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릴리아 부(미국), 인뤄닝(중국), 고진영, 넬리 코다(미국)가 세계 1∼4위를 유지하는 등 톱 랭커의 자리 변화는 크지 않았다. 지난 1일 끝난 대보 하우스디 오픈(총상금 10억원) 정상에 서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279번째 대회 만에 처음 우승한 박주영은 76계단이 상승한 102위에 올랐다. 2010년 투어에 데뷔한 박주영은 투어 첫 우승까지 역대 가장 많은 대회를 뛴 선수가 됐다. 종전 기록은 지난달 KG오픈에서 260번째 출전 경기만에 우승한 서연정이 갖고 있었다.
  • 세상에 이런일이?…조별리그 전패 하고 4강 진출한 홍콩

    세상에 이런일이?…조별리그 전패 하고 4강 진출한 홍콩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이런 일도 있다. 남자 축구 조별리그에 전패한 팀이 4강전까지 올라왔다. 행운의 주인공은 홍콩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48위의 약체 홍콩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2패를 기록하고 16강에 진출했다. 사연은 이렇다. 원래 홍콩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 C조에 편성돼 우즈베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시리아와 경쟁하게 돼 있었다. 그러나 아프가니스탄과 시리아가 불참하면서 C조에는 우즈베키스탄과 홍콩만 남게 됐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조 편성을 다시 하지 않고, C조는 우즈베키스탄과 홍콩이 두 차례 맞대결하는 방식으로 경기를 진행시켰다. 결국 C조는 경기 결과와 무관하게 우즈베키스탄과 홍콩 모두 16강에 올랐다. 조별리그는 진짜 말 그대로 몸풀기였다. 홍콩은 우즈베키스탄에게 0-1, 1-2로 두 번 다 졌다. 그리고 16강에선 약체 팔레스타인을 만나는 행운이 겹쳐 1-0으로 승리하고 8강에 진출했다. 이어 8강에서 만난 건 한국, 일본과 함께 아시아 3강 구도를 이루고 있는 이란. 이란의 FIFA 랭킹은 21위. 하지만 홍콩은 이란을 1-0으로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비록 이번 대회엔 24세 이하라는 나이 제한이 있어서 선수 구성이 A대표팀과 다를 수 밖에 없긴 하지만, 홍콩이 이란을 꺾고 4강에 오른 건 예상 밖의 결과. 하지만 이제 홍콩의 진짜 실력을 보여줄 때가 됐다. 4강전 상대가 이번 대회 우승 후보 중 하나인 일본이기 때문. 홍콩을 이끌고 있는 예른 안데르센(노르웨이) 감독은 “일본에는 재능이 있는 선수가 많이 있다”며 “하지만 좀 더 강하게 몸싸움하며 상대한다면 비교적 어린 선수가 많은 일본을 상대로도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데르센 감독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북한 사령탑을 역임하고 2018년에는 K리그 인천 지휘봉을 잡기도 했다. 어쨌든 홍콩이 1951년 1회 아시안게임 이후 남자 축구 4강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8강은 1958년 이후 무려 65년 만이다. 낮은 확률이지만 만약 홍콩이 일본을 꺾으면 결승에서 한국-우즈베키스탄 승자와 결승전에서 만나게 된다.
  • “한 게 뭐가 있어 4·3을 벗어나려 하느냐”… 두번의 악몽끝에 쓴 ‘제주도우다’

    “한 게 뭐가 있어 4·3을 벗어나려 하느냐”… 두번의 악몽끝에 쓴 ‘제주도우다’

    # 신간 소설 ‘제주도우다’펴낸 현기영 작가에게 4·3을 듣다 “4·3을 벗어나려고 했는데 벗어날 수 없었어요. 악몽도 꿨다. 고문을 당하는데 보안사(기무사)에서 ‘순이삼촌’ 쓴 것 때문에 고문을 3일동안 당했었는데 그와 똑같은 고문을 당하는 악몽을 두번이나 꿨어요. 고문 주체가 보안사가 아니고 4.3영령들이었어요. 네가 4·3에서 뭐 한게 있어 4·3에서 벗어나려고 하냐며 고문했어요. 그때부터 4·3의 심방(원혼 달래주는, 진혼해주는 역할 무당)이 되려고 했어요. 원혼들이 저승에 가 있는 영혼, 영신들이 하는 말을 지상의 사람들에게 전하는 무당 역할을 하기로 했어요.” # 4·3은 역사가 돼 본 적이 없다. 왜곡되고 부정되는 4·3은 제주의 역사이고 대한민국의 역사다 ‘순이삼촌’의 현기영(82) 작가가 긴 호흡으로 쓴 ‘제주도우다’라는 필생의 역작을 낸 후 추석을 일주일여 앞두고 지난달 21~22일 제주4·3평화기념관 1층 대강당에서 독자와의 만남을 가졌다. 북토크쇼에 앞서 제주4·3연구소에서 잠깐 선생과 인사를 나누는 자리에서 그는 이 책을 쓰게 된 배경을 이같이 전했다. 이날 선생은 팔순의 나이답지 않게 ‘나이만 조금 더 든’ 청년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피부도 사오십대보다 더 고왔다. 눈동자는 노작가 답게 너그러움과 강렬함이 동시에 깃들어 있었다. 인터뷰하는 것도 잊고 염치를 불문하고 작가를 만나기 전 사전예약해 구매한 책에 사인을 부탁했다. 그는 “기자들은 직접 책을 구매하지 않는데 사 줘서 고맙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선생은 이날 독자와의 만남을 갖기 전부터 자신을 찾아와 준 애독자들에게 일일이 친필 사인하며 흔쾌히 사진 찍어주고 질문에 진정성을 담아 대답했다. 특히 이날 선생은 “제주 4·3은 역사가 돼 본 적이 없다”면서 “그러나 아직도 왈가왈부하고 왜곡하고 부정하는 4·3은 제주의 역사이고 대한민국의 역사”라고 강조했다. 대담을 진행한 허영선 제주4·3연구소장은 “선생님은 4·3에서 벗어나려고, 벗어나려고 해도 벗어나지 못해 4·3은 글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테마라고 했다”면서 “나의 삶에 어쩔수 없는, 일생을 같이 할 악연의 벗이면서 자꾸 멀리하려고 해도 끝내는 안 떨어지는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사실 이 책을 쓰는데 4년 정도 걸렸다고 하지만, 가숨에서 녹여내고 그 안에서 발효시키기 까지 10년, 20년이 아닌, 모든 세월을 바쳤다고 생각한다”면서 “필생의 선물이라고 표현하고 싶다”고 선생의 노고에 감사를 전했다. 또한 “선생이 나타나면 사람들이 ‘4·3이 걸어온다’고 할 정도인데 ‘순이삼촌’의 강렬함 때문에 그걸 뛰어넘는 장편이 언제 나올까 항상 궁금했다”면서 “이 책은 마치 10권의 책이 3권의 책으로 4·3을 응축했다 싶을 정도로 큰 울림을 줬다”고 했다. 이에 대해 현 선생은 “이 책을 쓰는 동안은 단 한번도 악몽을 꾸지 않았다”면서 “그 만큼 즐겁게 썼다. 아마도 책 속의 등장인물들인 젊은 청년들과 혼연일체가 되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젊은이들이 날 이끌어가는 것 같았다. 그들 속에 들어가 4·3을 살았다”고 글을 쓰던 때의 느낌을 회상했다. #선생의 친필 사인 속엔 어떤 풍파에도 흔들리지 않는다는 ‘수급불류월’이 적혀 있었다 이날 독자들이 평소 감동적이었던 부분, 밑줄 친 문장들을 읽는, 공유의 시간도 눈길을 끌었다. 등장인물들을 비극으로 끝나는 것을 안타까워 하는 독자에 대해 현 선생은 “실상은 많은 사람이 죽었다. ‘따알리아’(등장인물)가 아름답다고 무조건 살릴 수는 없는 거다. 사랑하는 등장인물이 죽어야 하는게 가슴 아팠지만, 현실에선 소설보다 더 아름답고 착한 청춘들이 죽어갔다. 그렇게 죽은 게 4·3의 역사였다”고 진정성을 담아 설명했다. 한 독자는 “제주도민 30만을 죽어도 좋다. 그들이 없어도 우리나라는 돌아간다는 문장이 나올 때 너무 울컥했다”며 “책을 읽으며 진정시키느라 애먹었다”는 얘기도 전했다. 그만큼 독자들은 선생의 신간에 열광했고, 책을 읽는 동안 4·3을 살았다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소설의 배경이 된 새콧알할망당 인근에서 태어났다는 독자는 “가족끼리 책을 돌려보면서 80대 후반 노모인 어머니도 하루에 몇쪽씩 읽으며 감동했다”며 작가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작가의 말이 왜 맨 뒤에 나왔는지 궁금하다는 질문에 선생은 “책 나온 지 두어달 됐는데 독자들이 뒷부분을 못 읽겠다고 할 정도였다. 너무도 많은 참혹한 유혈에서 그 핏빛의 생생한 묘사를 될 수 있으면 자제하려 했고, 옅게 했는데도 그런 반응이었다”면서 “먼 길을 느리게 걸어갈테니 독자도 그 느린 행보의 리듬에 맞춰 천천히 읽어주기를 바란다”고 권했다. 이날 집에 돌아와 뒤늦게 본 선생의 친필 사인에는 ‘수급불류월(水急不流月)’이란 문장이 적혀 있었다. 강물이 아무리 급히 흐른다 한들 수면에 비친 달의 그림자는 흐르지 않는다는 의미다. 어떤 풍파에도 흔들리지 말고 자신의 길을 걸어가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작가가 기자에게 하는 덕담인 동시에 선생 역시 그러한 삶을 살고 있다는 의지가 묻어나는 것 같아 가슴이 ‘심쿵’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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