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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나발니 사망 애도…갑작스러운 죽음 철저한 조사해야”

    정부 “나발니 사망 애도…갑작스러운 죽음 철저한 조사해야”

    최근 러시아의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수감 중 돌연 사망한 것을 두고 국제사회의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도 그의 죽음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19일 “러시아의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싸워 온 나발니의 사망을 애도한다”면서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대해 철저하고 투명한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발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꼽혀왔다. 지난 16일 러시아 최북단 시베리아 지역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제3교도소에서 돌연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며 타살 의혹이 제기되는 등 그의 죽음을 둘러싸고 의문이 확산하고 있다.
  • “나발니 시신, 경련으로 멍 자국”...美 의원 “러시아 테러지원국 지정해야”

    “나발니 시신, 경련으로 멍 자국”...美 의원 “러시아 테러지원국 지정해야”

    수감 도중 사망한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47)의 시신이 일반적인 안치소가 아닌 임상 병원으로 이송돼 사인 은폐 의혹이 불거졌다. 시신에서 타박상과 멍 자국이 발견됐다는 증언도 나와 그가 숨지기 전 큰 충격을 받았을 수 있다는 추측이 불거졌다. 미국의 유력 상원의원은 러시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라고 요구했다. 라트비아에서 발행되는 러시아 독립 언론 노바야 가제타는 18일(현지시간) “나발니의 시신이 보통의 옥사자가 안치되는 법의학국 안치소가 아니라 시베리아 살레하르트의 한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타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현장 구급대원은 “(다른 대원들에게) 나발니의 시신에 타박상과 멍 자국이 있다고 들었다. 그가 죽기 전 (이유를 알 수 없는) 강한 경련을 경험했고 사람들이 그를 옆에서 붙잡고 있던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후 사람들이 그를 소생시키려고 했지만 결국 심장마비로 숨진 것 같다. 왜 심장마비가 왔는지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신을 인계받은 병원에서 부검이 금지됐다”고 덧붙였다. 현지 의료진 대신 모스크바에서 온 ‘전문가’가 나발니의 시신을 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러시아 정부의 사인 발표나 그의 시신을 평소와 다른 방식으로 처리하려는 듯한 절차 등 당국의 움직임을 두고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서방에서는 러시아에 더 강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과 가까운 린지 그레이엄(공화) 연방 상원의원은 이날 CBS방송 인터뷰에서 “러시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해 나발니를 죽인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면서 “그간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나발니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면 (러시아는)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말해왔다. 그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도 로이터통신에 “(나발니 사망 같은) 끔찍한 인권 유린 행위가 발생하면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한다”면서 “우리가 러시아에 취할 수 있는 제재 조치가 있는지 들여다 보고 있다”고 했다. 이날 독일 연방 하원 국방위원회 위원장인 마리아그네스 슈트라크치머만은 “(러시아의 폭주에 대한) 올바른 대답은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우크라이나로 보내는 것이다. (최첨단 순항미사일) 타우러스까지도”라면서 우크라이나 최신 무기 지원을 주저하는 올라프 숄츠 총리를 압박했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이날 폐막한 독일 뮌헨안보회의(MSC)에서 “2년 전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헬멧을 제공했지만 지금은 F16 전투기를 보낸다”면서 “우리가 (첨단 무기 지원) 결정을 더 빨리 내렸다면 전쟁 양상은 달랐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줄리 터너 美 북한인권특사 “北 주민 원하는 정보 얻을 수 있도록 힘써야”

    줄리 터너 美 북한인권특사 “北 주민 원하는 정보 얻을 수 있도록 힘써야”

    터너, 북한 인권 보고서 발간 10주년 포럼 축사“美, 생존자·탈북자 목소리 내도록 적극 지원”탈북 청년, “북한 주민 인권 단어 알게 돼” 한국을 방문하고 있는 줄리 터너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19일 “북한 주민이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힘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터너 특사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미주 한인 단체 ‘원코리아네트워크’와 한미동맹USA재단이 주최한 제1회 서울프리덤포럼 영상 축사에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가 북한 인권 보고서를 발간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북한 인권 상황은 아직도 세계 최악”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터너 특사는 “미국은 생존자들과 탈북민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면서 “중국을 포함한 모든 유엔 회원국이 강제송환금지 원칙을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터너 특사는 올해 유엔 인권이사회, 안전보장이사회 등에서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논의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지난 2011년 탈북해 북한 인권 관련 활동을 해 온 김일혁(29)씨는 포럼에서 “국제사회가 북한 인권 문제를 공론화함으로써 북한 인권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면서 북한 인권에 대한 꾸준한 관심을 당부했다. 김씨는 “‘인권’이라는 단어조차 모르던 북한 주민들이 ‘인권 유린’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다. 주민들이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 ‘인권 유린’이라는 말을 쓴다고 전해진다”라며 “국제사회의 노력은 북한 주민에게 한 줄기 희망이 되고, 살아남아야 할 이유가 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오 탈북민 단체 ‘큰샘’ 대표는 “북한 주민들에게 정보를 전달하고, 그들이 무엇을 갖지 못했으며 어떤 자유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지를 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큰샘은 페트병에 쌀과 USB 등을 담아 서해를 통해 북한으로 보내는 활동을 하고 있다.
  • 푸틴이 죽였나…“나발니 시신 기습 반출 정황” [포착]

    푸틴이 죽였나…“나발니 시신 기습 반출 정황” [포착]

    옥중 사망한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 시신의 행방이 묘연한 가운데, 그의 시신을 한밤중 기습 반출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18일(현지시간) 러시아 독립매체 ‘메디아조나’가 보도했다. 나발니가 수감됐던 교도소는 그의 시신이 다른 지역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하고, 해당 병원은 “시신이 없다”고 하는 상황에서 메디아조나가 확보한 자료는 시신의 소재를 밝힐 중요한 단서가 될 전망이다.● 교도소 “부검 위해 병원으로” 병원 “시신 없다”…시신 어디에 16일 러시아 연방교정청(FSIN)은 시베리아 야말로-네네츠주 제3교도소(IK-3)에 수감 중이던 나발니가 이날 오후 2시 17분쯤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교정당국은 “나발니가 산책 후 몸 상태가 좋지 않았고 거의 즉시 의식을 잃었다”고 했다. 또 의료진이 30분 넘게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지만 결국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절차에 따라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17일 사망통지서를 받은 나발니의 모친은 곧장 교도소를 방문했으나 시신은 확인하지 못한 채, ‘돌연사 증후군’이 사인이라는 통보만 받았다. 교도소 관계자들은 “1차 검시에서 사인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않아 2차 검시를 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발니의 모친은 시신이 교도소에서 45㎞가량 떨어진 살레하르트로 옮겨졌다는 교정당국 직원의 귀띔에 따라, 그 마을의 유일한 영안실을 찾았으나 역시 “시신이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 하지만 18일 러시아 독립매체 ‘노바야 가제타 유럽’은 나발니의 시신이 살레하르트 임상병원 영안실로 옮겨진 게 맞다고 보도했다. 이 병원은 IK-3 교도소에서 가장 가까운 러시아의 부검 가능 국영의료기관이다. 나발니의 시신이 살레하르트에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단서는 메디아조나가 확보한 영상 자료에서도 확인됐다.● “가장 가까운 국영의료기관으로 심야 기습 반출된 듯” 나발니가 수감돼 있던 IK-3 교도소에서 살레하르트로 가려면, 교도소와 가장 가까운 마을 라비트난기를 거쳐 오브강(江) 빙판길을 건너야 한다. 라비트난기와 살레하르트 사이에는 오브강이 흐르는데, 다리는 따로 없으며 여름에는 페리를 이용하고 겨울에는 꽝꽝 언 강을 도로 삼는다. 헬기 수송을 제외하면 이 빙판이 IK-3 교도소와 살레하르트를 잇는 유일한 길이다. 메디아조나가 라비트난기 쪽에서 강 방향으로 향하는 도로와, 살레하르트로 진입하는 길목을 비추는 라이브캠을 분석한 결과 16일 밤 11시 55분부터 17일 0시 사이 FSIN 차량을 포함한 호송대가 라비트난기에서 빙판길을 건너 살레하르트로 넘어갔다. 경찰차 각 한대씩이 호송대 선두와 후미에 붙었고, 녹색 줄무늬가 선명한 FSIN 버스와 민간 번호판을 단 회색 세단이 함께 이동했다. 호송대는 도로의 다른 차량보다 눈에 띄게 느리게 움직였다. 선두 경찰차는 주기적으로 속도를 줄였고, 호송대 다른 차량이 뒤처지지 않도록 운행을 멈추기도 했다. 메디아조나는 이날로부터 7일 전까지의 라이브캠 동영상을 확보해 분석했는데 살레하르트로 넘어간 다른 교정당국 차량은 없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호송대가 나발니의 시신을 살레하르트로 옮겼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주요 언론이 나발니 시신의 행방에 관심을 쏟는 이유는 부검 시기가 정확한 사인 규명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돌연사 증후군”…시신 소재·부검 시기, 사인 규명과 직결 러시아 교정당국은 나발니 사인이 돌연사 증후군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돌연사 증후군은 뚜렷한 원인 없이 심장마비로 인한 ‘급사’를 일컫는 포괄적인 용어다. 그러나 나발니 측근들은 그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시로 살해됐으며, 러시아 당국이 그 흔적을 숨기기 위해 의도적으로 시신을 넘겨주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문제는 부검이 지연될수록 사인이 미궁에 빠질 가능성과 결과에 대한 신빙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이다. 노바야 가제타 유럽에 따르면 교정당국이 나발니 사망을 발표한 지 이틀이 훌쩍 지난 18일 현재까지도 부검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터프스 메디컬 센터의 전문의 콘스탄틴 발로노프는 BBC에 “시기적절한 부검만이 급사의 원인을 밝힐 수 있다. 사망 후 최소 24시간 이내에 부검을 실시했어야 했다. 생검 등 다른 검사 결과를 기다릴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발로노프는 “혈전색전증으로 사망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혈전색전증보다는 급성관상동맥증으로 인한 돌연사가 더 흔한데, 이를 확인하려면 하루 안에 부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만약 혈전색전증으로 인한 사망이라면 부검에서 거대한 혈전이 발견될 것이다. 자연사라면 절차대로 부검하고 시신을 공개하는 게 러시아에 더 유리하다는 말”이라고 짚었다. 발로노프는 “결론적으로 부검이 늦어질수록 명확한 사인 규명 가능성도 작아지는데 나발니 시신에 대한 부검이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은 게 의문이다. 중독 등 다른 외부 원인의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시신을 공개하지 않는 건 숨길 게 있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한편 노바야 가제타 유럽에 따르면 교도소에 출동했던 익명의 구급대원은 나발니의 시신에서 멍 자국을 발견했다. 다만 이 제보자는 나발니 몸의 멍 자국들은 경련과 관련 있다면서 “다른 사람들이 경련을 일으킨 사람을 붙잡았을 때 경련이 너무 강하면 멍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또한 나발니의 가슴에 든 멍은 심폐소생술(CPR)을 시도한 흔적이라며 “그들(교도소 직원들)은 그(나발니)를 살리려고 노력했지만 아마도 심장마비로 사망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 정남진 장흥 ‘아르미쌀’, 몽골 현지인 입맛 공략

    정남진 장흥 ‘아르미쌀’, 몽골 현지인 입맛 공략

    전남 10대 고품질 브랜드쌀에 선정된 ‘장흥 아르미쌀’이 몽골에 2차 수출된다. 장흥군과 정남진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이 지난 2021년 전남 최초로 ‘새청무’ 쌀을 수출한데 이어 꾸준한 수출협약과 해외 판매장 개설, 해외 쌀 판촉 행사 등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이루어 낸 성과다. 19일 장흥군에 따르면 아르미쌀 12t을 ㈜NH농협무역을 통해 몽골 Green International 현지마켓에 수출할 예정이다. 특히 아르미쌀은 세계 고객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아 다음달 호주에 30t, 4월에는 미국에 이어 싱가포르까지 수출한다. 군은 수출품목의 전략화와 다양화를 위해 현지에서 인기 좋은 진공 소포장 상품 개발로 오스트리아, 독일 등에도 집중적으로 수출할 계획이다. 김성 장흥군수는 “이번 쌀 수출은 장흥군 쌀산업 발전과 전남 쌀 수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장흥 농산물이 해외로 수출될 수 있도록 오는 3월에는 중국 청도에 장흥군 특산품 판매센터를 개관하고 수출 전략품목 발굴과 수출 지원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장흥군은 지난해 ‘제1회 수출 우수시군 경진대회 우수상’, ‘농식품 유통분야 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 ‘검은 청개구리’부터 ‘암세포 죽이는 늑대’까지…방사능 오염된 체르노빌에 사는 동물들[핵잼 사이언스]

    ‘검은 청개구리’부터 ‘암세포 죽이는 늑대’까지…방사능 오염된 체르노빌에 사는 동물들[핵잼 사이언스]

    1986년 4월 26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북쪽 104㎞에 있는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의 제4호 원자로가 폭발한 원전 사상 최악의 방사능 오염사고가 발생한 지 38년이 지난 가운데, 수십 년 동안 사람들의 출입이 금지됐던 오염 지역 내에서 이전에 없던 새로운 동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돌연변이 검은 청개구리 2022년,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인근에서는 돌연변이 유전자를 가진 것으로 추정되는 개구리들이 발견됐다. 당시 이를 발견한 파블로 부라코 스웨덴 웁살라대 동물생태학자와 게르만 오리사올라 스페인 오비에도대 생물학자로, 이들은 2016년부터 체르노빌 출입금지 구역 내에서 서식하는 청개구리를 조사해 왔다.방사선이 강한 출입금지구역 안 연못 8곳과 방사선이 자연 상태와 비슷한 금지구역 밖 연못 4곳에서 수컷 청개구리 200여 마리를 채집했고, 분석 결과 사고 당시 방사선이 강한 곳일수록 짙은 청개구리가 더 많이 서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당시 전문가 매체인 컨버세이션에 기고한 글을 통해 “사고 원전 주변에서 평범한 청개구리와는 다른 새까만 청개구리를 여러 마리 발견한 것이 이번 연구의 계기였다”면서 “해당 청개구리는 카스피 해에서 북해에 걸쳐 서식하는데, 일반적으로 밝은 초록 빛깔을 띠지만 종종 짙은 색의 개체가 발견되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어 “멜라닌 색소가 방사선의 나쁜 영향으로부터 청개구리를 보호한 것으로 추정된다. 청개구리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멜라닌은 세포 안에서 방사선에 쏘여 이온화한 분자들을 청소하고 중성화하는 구실을 한다”고 설명했다. ◆‘초강력’ 박테리아 체르노빌 원전 인근에서 서식하는 제비의 날개에서 발견된 박테리아가 감마 방사선에 저항하는 능력이 더 강하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2016년 사이언티픽리포트에는 방사선에 노출된 체르노빌의 박테리아는 일반적이 박테리아에 비해 번식능력이 훨씬 강한 덕분에 빠르게 번성한다는 내용의 논문이 실렸다. 당시 연구진들은 “자연 개체군에 대한 방사선의 장기적인 영향은 특정 환경에서 생존하는 박테리아에 대한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암에 걸려도 회복하는 늑대 체르노빌 원전의 황폐화한 황무지를 배회하는 늑대는 암과 싸우는 능력이 진화한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달 초 미국 프린스턴대학 셰인 캠벨-스태튼 연구실의 진화생물학자이자 생태독성학자인 카라 러브 박사팀에 따르면, 방사능 누출 사고 이후 인간이 떠난 자리를 차지한 회색 늑대들은 수년간 개체 수가 늘었다. 이에 러브 박사 연구진은 늑대가 유전적으로 암에 대한 저항력이나 회복력이 있는지, 아니면 단순히 인간이 방해하지 않아 번성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연구를 시작했다.연구진은 2014년 체르노빌 출입 금지 구역에 들어가 야생 늑대에게 방사선 선량계가 장착된 GPS 목걸이를 부착했다. 또한 암을 유발하는 방사선에 대한 체내 반응을 이해하기 위해 늑대의 혈액을 채취했다. 이후 암을 유발하는 방사선에 여러 세대에 걸쳐 노출됐을 때 어떤 반응이 일어났는지 알아보기 위해 늑대 여러 마리의 혈액 샘플을 채취해 분석하고, 늑대가 어디에서 얼마나 많은 방사선에 노출되는지 등의 측정 데이터를 수집했다. 그 결과 늑대는 인간의 하루 법적 안전 한계치보다 약 6배 높은 방사선량(약 11.28밀리렘·0.1128밀리시버트)에 매일 노출됐음에도 불구하고 놀라울 정도로 회복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분석 결과, 체르노빌에 사는 늑대는 외부의 늑대에 비해 면역체계가 크게 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연구진은 “암과 관련한 다수의 유전자에 새로운 돌연변이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방사선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하기 위해 진화하는 과정에서 나온 현상”이라면서 “암의 위험을 줄이고 치료 성공률을 높이는 길을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세계 최악의 원전 사고로 꼽히는 체르노빌 원전사고는 1986년 4월 26일 원자로의 설계 결함과 안전규정 위반, 운전 미숙 등의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4호기 노심과 원자로 건물 지붕이 파괴되고 화재가 발생했고, 이후 원전 사상 최악의 방사능 오염으로 이어졌다. 이후 인근 30㎞가 강한 방사능에 오염돼 출입금지구역으로 지정됐다.
  • ‘생생한 기록’ 사진기자협회, 2024 보도사진연감 출간 [서울포토]

    ‘생생한 기록’ 사진기자협회, 2024 보도사진연감 출간 [서울포토]

    한국사진기자협회(회장 이호재)가 ‘2024 보도사진연감’을 발행했다. 82개 소속 회원사 500여명의 사진기자가 2023년 한 해 동안 국·내외 뉴스 현장에 취재한 사진을 엄선해 2권의 통합본으로 엮었다. 보도사진연감은 1968년부터 현재까지 한해도 거르지 않고 출간됐다. 이번에 발간한 연감에는 총 686쪽에 걸쳐 900여점의 사진이 수록됐다. 1권에서는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을 통해 드러난 교권붕괴와 재앙이 되어버린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를 비롯해 용산 대통령실 등을 <특집 뉴스>로 다뤘다. 전세 사기 사건과 ‘철근 누락’ 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 14명이 사망한 오송 지하차도 참사, 잇따른 흉기난동 범죄, 우리 기술로 쏘아 올린 우수발사체 ‘누리호’ 성공, 동일본 대지진 후쿠시마 오염 처리수 방류, 사우디 벽을 넘지 못한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 구속은 피했지만 ‘사법 리스크’에 직면한 야당 대표 등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사건·사고 등 주요 이슈는 <월별 뉴스>로 구성했다. 전국 각지의 뉴스 현장에서 지역 사진기자들이 기록한 사진은 <지역뉴스>로 모아 정리했다. 2권은 WBC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에서 3연속 1라운드 탈락 수모를 당한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과 ‘엔데믹’ 이후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빛 코리아’를 수놓은 16일 열전의 명장면을 <스포츠 특집>으로 구성했다. 이밖에 ‘유광 점퍼‘ 팬들의 29년 숙원을 풀어준 프로야구 LG 트위스의 통합 우승, 프로축구 K리그1 2연패를 달성한 울산 현대, 수영 황금세대를 이끌고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황선우, 이상화의 뒤를 잇는 ‘빙속 여제’ 김민선의 금빛 질주 등을 주요 스포츠 뉴스로 소개했다. 스포츠 뉴스에 이어 경이로운 자연과 소소한 일상의 모습을 색다르게 접근한 <피처>와 뉴스 가치를 지닌 소재를 긴 호흡으로 심층 취재한 <스토리>로 마무리했다. * 총 686쪽. 가격 230,000원. 문의 한국사진기자협회 사무국 02)733-9577
  • “‘의문사’ 나발니 시신에 다수의 멍…경련 및 심장마비 추측” 구급대원 증언 나와[핫이슈]

    “‘의문사’ 나발니 시신에 다수의 멍…경련 및 심장마비 추측” 구급대원 증언 나와[핫이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강력한 정적이었던 러시아 야권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옥중에서 의문사한 가운데, 그의 시신 곳곳에서 다수의 멍 자국이 발견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러시아의 반정부 독립매체인 노바야 가제타는 “알렉세이 나발니의 시신이 병원으로 옮겨질 당시 머리와 가슴 부위에서 발작을 일으키던 중에 생긴 것으로 추정되는 멍 자국이 있었다”면서 “심폐소생술의 흔적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노바야 가제타는 나발니가 수감돼 있던 시베리아 최북단에 있는 제3교도소(IK-3) 인근의 구급센터 대원과 직접 이야기를 나눈 뒤 얻은 정보라고 밝혔다. 노바야 가제타와 인터뷰를 한 익명의 구급대원은 “나발니의 시신을 옮길 당시, 몸에서 멍 자국을 발견했다”면서 “일반적으로 감옥에서 사망한 사람의 시신은 인근 법의학국으로 바로 옮겨져 왔는데, 이번 경우에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임상병원의 영안실에 안치됐다”고 말했다.이어 “경험이 많은 구급대원으로서 봤을 때, 목격자들이 묘사한 나발니의 부상은 ‘경련’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경련을 일으키는 환자를 다른 사람이 세게 붙들면 멍 자국이 생길 수 있다. 또 심폐소생술로 생긴 멍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 “‘그들’(나발니를 붙들고 있던 사람들)은 나발니를 구하려고 노력했지만 아마도 심장마비로 사망했을 것”이라면서 “다만 나발니에게 왜 심장마비가 발생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말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노바야 가제타 보도에 따르면, 나발니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뒤 그의 어머니가 시신을 인계받길 원한다고 밝혔지만 러시아 당국이 이를 허가하지 않았다. 당국은 나발니의 어머니에게 사후감식(부검)이 끝난 후에 시신을 넘기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나발니의 변호인단과 가족 등은 그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시로 살해당했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그러나 러시아 당국은 푸틴 대통령이 관련 보고를 받았으며, 아직 어떠한 정보도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각국의) 성명이 나오는 것은 광기에 가깝고, 국제사회의 이런 성명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했다. 러시아 외무부도 별도 성명에서 서방 국가들은 무차별적인 비난 대신에 자제력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알렉세이 나발니, 어떤 인물? 나발니는 정치 블로그를 통해 러시아 고위 관료들의 부정부패를 폭로하기 시작하면서 2011년에 반부패재단을 창설한 반정부 운동가이다. 푸틴 대통령이 최대 정적으로 꼽아온 인물이기도 하다. 2015년에는 푸틴 대통령을 비판하던 또 다른 야권 정치인이 괴한의 총격에 사망한 이후에 러시아 야권이 나발니를 중심으로 뭉치기 시작했다.이후부터 나발니를 살해하기 위한 여러 암살 시도가 있었는데, 2017년에는 모스크바에서 괴한이 뿌린 약물에 오른쪽 눈을 크게 다쳤다. 2020년에는 전 세계가 알고 있는 독극물 테러 사건의 피해자였다. 당시 그의 독살 시도에 노비촉 계열의 독극물이 사용됐다는 게 알려지면서 푸틴 대통령이 배후에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푸틴 대통령과 크렘린궁은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독살 시도에도 불구하고 목숨을 건진 그는 치료를 마치고 러시아로 돌아오자마자 구속됐다. 극단주의 선동 혐의, 사기죄, 횡령, 법적 모독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재판을 받은 그는 총 30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감옥생활을 해 왔다. 나발니 옥중 의문사, ‘나비효과’ 가져올까? 나발니의 의문사에 러시아와 적대 관계에 있는 서방 국가들의 비난이 쏟아지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그의 죽음이 미국 등 국제사회의 대러 관련 사안에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놨다. 누욕타임스의 18일 보도에 따르면, 독일 뮌헨에서 16∼18일 열린 세계 최대 안보분야 국제회의인 뮌헨안보회의(MSC) 참석자들은 나발니의 옥중 의문사를 두고 러시아에 대한 제재 수위를 높여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회의에 참석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역사는 푸틴 같은 침략자를 처벌하지 않고 영토를 점령하도록 허용하면 계속 그렇게 한다는 걸 보여준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이후 러시아의 손해배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미 정계에서는 나발니의 옥중 사망과 관련해 러시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린지 그레이엄 연방 상원의원(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은 18일 CBS ‘페이스더네이션’과의 인터뷰에서 나발니의 수감 중 사망 사건과 관련, 러시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되면 미국의 수출관리법과 수출관리규정에 따른 제재를 받는다. 러시아의 인권 침해를 규탄하는 운동을 벌여온 영국 국적의 윌리엄 브라우더는 나발니의 사망이 우크라이나 지원안을 반대해온 미 공화당 의원들의 행위를 정치적으로 옹호할 수 없게끔 만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 “나발니 시신에 멍 자국”…시신 찾았다

    “나발니 시신에 멍 자국”…시신 찾았다

    푸틴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꼽히는 알렉세이 나발니가 지난 16일 러시아 최북단 시베리아 지역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제3교도소에서 사망한 가운데, 그의 시신이 시베리아 북부 살레하르트 마을 병원에 안치돼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외신 ‘노바야 가제타 유럽’은 19일(한국시간) 구급대원인 익명의 제보자를 인용, 나발니의 시신에 멍 자국들도 발견됐다면서 이 같이 보도했다. 이 제보자는 나발니 몸의 멍 자국들은 경련과 관련 있다면서 “다른 사람들이 경련을 일으킨 사람을 붙잡았을 때 경련이 너무 강하면 멍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나발니의 가슴에 든 멍은 심폐소생술(CPR)을 시도한 흔적이라며 “교도소 직원들은 나발니를 살리려고 노력했지만 아마도 심장 마비로 사망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앞서 러시아 교도소 당국은 나발니가 지난 16일 산책 후 쓰러졌으며 의료진이 응급조치했지만 살리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이 제보자는 “현재 나발니의 시신을 부검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직접 나발니의 시신을 보지는 못했으며 동료로부터 정보를 받은 것이라고 덧붙였다.영국 BBC,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나발니 측근들은 그가 살해됐으며 러시아 당국이 그 흔적을 숨기기 위해 의도적으로 시신을 넘겨주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연방 교도소 당국은 나발니가 산책 후 쓰러져 의식을 잃고 사망했다고 해명하며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나발니의 모친에게 1차 검시에서 사인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않아 2차 검시를 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만약 내가 살해된다면”…나발니 다큐에 담긴 유언 나발니가 사망하고, 캐나다 출신 감독인 대니얼 로허가 연출한 다큐멘터리 ‘나발니’가 재조명됐다. 해당 다큐는 과거 독살 시도를 중심으로 그의 인생 역정을 다루고 있다. 이 다큐는 아카데미 영화제 장편 다큐멘터리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다큐에는 “만약 당신이 살해된다면, 러시아 국민에게 어떤 메시지를 남기겠느냐”는 질문이 담겨있다. 이에 나발니는 깊은 한숨을 쉬며 “마치 내 죽음을 다룬 영화를 만드는 것 같다”며 말을 잇지 못한다. 이후 그는 “그들이 나를 죽이기로 결정했다면 이는 우리가 엄청나게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우리는 이 힘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영상 속 니발니는 “악이 승리하는데 필요한 유일한 것은 선한 사람들이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니 가만히 있지 말라”고 강조했다.한편 푸틴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꼽히는 나발니는 러시아의 야권 지도자다. 그는 2011년 당시 창설한 반부패재단을 통해 러시아 정부와 고위 관료들의 비리 등을 폭로하며 푸틴 대통령과 각을 세워왔다. 특히 2020년 8월, 비행기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여 쓰러진 뒤 독일로 이송돼 치료를 받은 바 있다. 당시 그의 목숨을 위협한 것은 신경작용제 ‘노비촉’이었다. 노비촉에 노출된 나발니는 7일 동안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가 간신히 목숨을 건졌지만, 러시아로 송환돼 2022년 1월 체포됐다. 이후 사기 및 법정 모독 등 혐의로 11년 6개월형을 선고받고 복역해오다 지난해 8월에는 극단주의 네트워크를 만들고 활동에 자금을 지원한 혐의로 징역 19년형을 추가로 선고받았다.
  • ‘케인+김민재’ 장착했는데 왜 이래…또 패배 뮌헨, 리그 12연패 멀어져

    ‘케인+김민재’ 장착했는데 왜 이래…또 패배 뮌헨, 리그 12연패 멀어져

    독일 프로축구 명가 바이에른 뮌헨의 분데스리가 12연패가 점점 멀어지고 있다. 수적 열세 속에 정규리그 2연패에 빠지며 무패 선두 레버쿠젠과 간격이 승점 8점으로 벌어졌다. 유럽 챔피언스리그(UCL) 경기까지 포함하면 충격의 공식전 3연패다. 뮌헨은 19일(한국시간) 독일 보훔의 보노비아 루르슈타디온에서 열린 2023~24 분데스리가 22라운드 보훔과의 원정 경기에서 2-3으로 역전패했다. 마타이스 데리흐트와 호흡을 맞춰 중앙 수비수로 나선 김민재가 풀타임을 소화하며 애를 썼으나 팀 패배를 막지는 못했다. 지난 11일 레버쿠젠과 21라운드 맞대결에서 0-3으로 완패했던 뮌헨은 15일 라치오(이탈리아)와의 UCL 16강 1차전에서 0-1로 무릎을 꿇은 데 이어 이날 또 졌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 첫 2연패다. 승점을 추가하지 못한 뮌헨은 16승2무4패(50점)에서 제자리걸음 했다. 1위 레버쿠젠은 18승4무(58점)다. 정규리그 종료까지 12경기를 남긴 가운데 레버쿠젠과 간격이 급속도로 벌어졌다. 연패 전까지는 2점 차에 불과했다. 뮌헨은 2011~12시즌 준우승 당시 7패(23승4무)를 기록한 뒤 이후 리그 11연패를 하는 동안 시즌 5패를 넘긴 적이 없으나 현재 분위기라면 2011~12시즌 이후 최다 패배를 당할 수도 있다. 지난 시즌 도르트문트와 승점이 같았으나 골 득실에서 앞서 간신히 역전 우승했던 뮌헨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잉글랜드 대표 공격수 해리 케인을 구단 역대 최고 이적료(1억 2000만 유로·1750억원)에 영입했고,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에서 월드클래스 수비수로 거듭난 김민재도 데려오는 등 전력을 정비했지만 기대만큼 성적이 나지 않고 있다. 선제골은 뮌헨이 챙겼다. 전반 14분 자말 무시알라의 한박자 빠른 왼발 슈팅이 골키퍼에 막혀 흘러나오자 레온 고레츠카가 무시알라에게 다시 공을 되돌려줬고, 무시알라가 골 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로 골망을 갈랐다. 뮌헨은 전반 19분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해리 케인이 날린 오른발 슈팅이 크로스바를 훌쩍 넘겨 추가 득점을 미뤘다. 전반 20분쯤 관중석에서 그라운드로 테니스공이 날아들어 경기는 15분 정도 중단됐다. 지난해 12월 분데스리가를 운영하는 독일축구리그(DFL)가 클럽 투표를 통해 외부 투자 자본에 중계권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계획을 결정한 이후 이를 반대하는 팬들의 항의 차원이었다. 이날 후반에도 테니스공 때문에 경기가 다시 중단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가 거듭됐다. 뮌헨은 오른쪽 풀백 누사이르 마즈라위가 전반 33분 부상을 당해 다요 우파메카노가 투입되기도 했다. 뮌헨은 5분 뒤 역습에 휩쓸리며 일본인 공격수 아사노 다쿠마에게 오른발 동점 골을 얻어맞았다. 뮌헨은 전반 44분 케빈 스퇴거의 코너킥 상황에서 케벤 슐로테벡에게 헤더 역전 골을 내주며 가라앉은 분위기로 전반을 마무리했다. 뮌헨은 점유율에서 앞섰으나 보훔의 두껍고 탄탄한 수비를 뚫는 데 애를 먹었다. 그러던 중 우파메카노가 후반 33분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며 페널티킥까지 내줘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전반 막판 옐로 카드를 한 장 받았던 우파메카노는 박스 안 공중 경합을 하다가 팔꿈치로 보훔 선수를 가격해 다시 옐로 카드를 받았다. 라치오전에서 퇴장당했던 우파메카노는 공식전 2경기 연속 퇴장의 불명예를 안았다. 결국 스퇴거에게 페널티킥 쐐기 골을 내주며 1-3으로 끌려간 뮌헨은 후반 42분 케인이 추격 골을 터뜨렸지만 경기를 뒤집지는 못했다.
  • 연 수입 ‘9000억원’이라는 25살…“부자는 아냐” 말한 이유

    연 수입 ‘9000억원’이라는 25살…“부자는 아냐” 말한 이유

    지난해 국내에서 유튜브 구독자가 가장 많이 늘어난 미국 유튜버 미스터비스트(MrBeast)가 연간 약 9000억원의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현지시간) 미 시사주간지 타임의 인터뷰 기사에 따르면 본명이 지미 도널드슨(25)인 미스터비스트는 자신의 연간 수입이 약 6억~7억 달러(약 7992억~9324억원)라고 밝혔다. 다만 도널드슨은 이러한 수입에도 “부유하지 않다”면서 “내 말은 언젠간 그렇게 될 수 있지만, 지금 당장은 (부자가) 아니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도널드슨은 벌어들인 돈을 모두 콘텐츠 제작 등에 재투자한다. 그는 “나는 우리가 성공할 것이라고 믿으면서 바보 같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모든 것을 재투자했다”며 “그리고 그것은 통했다”고 설명했다. 도널드슨이 만드는 동영상 대부분 대규모 세트를 매번 맨땅에서 새로 제작해야 해 비용이 많이 든다. 세트장은 거의 재사용되지 않는다. 15분짜리 영상을 만들기 위해 1만 2000시간 동안 촬영할 정도로 장시간의 노력이 투입되기도 한다. 그는 이런 영상으로 세계적인 팬층을 확보했다. 이날 현재 미스터비스트 채널 구독자 수는 2억 4000만명을 기록하고 있다. 최대 조회수는 2년 전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모방해 촬영한 영상이다. 상금 45만 6000달러(약 6억원)를 걸고 일반인들을 모아 진행한 이 게임 영상은 조회수가 현재까지 5억 7000만회에 달한다. 도널드슨은 13세에 첫 번째 채널을 개설했고, 이듬해에 다시 연 두 번째 채널이 성공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2022년 7월에는 구독자 1억명을 돌파해 ‘레드 다이아몬드 버튼’을 획득했다. 한편 미스터비스트는 지난해 국내에서 유튜브 구독자가 가장 많이 늘어난 크리에이터다. 구글코리아는 미스터비스트가 유튜브 ‘다국어 오디오 트랙’을 활용해 한국어를 포함한 10여개의 다양한 언어로 더빙을 제공한 것이 구독자 증가의 주요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 [씨줄날줄] 푸틴 정적 의문사/이순녀 논설위원

    [씨줄날줄] 푸틴 정적 의문사/이순녀 논설위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꼽혀 온 알렉세이 나발니의 갑작스런 죽음이 전 세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인권 변호사 출신으로 푸틴 정권의 부정부패를 폭로하며 반정부 세력의 구심점이 돼 온 나발니는 지난 16일 수감 중이던 시베리아 교도소에서 급사했다고 전해졌다. 교도소 당국은 “산책 후 쓰러져 의식을 잃고 사망했다”며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가족들은 당국이 시신을 보여 주지 않은 채 ‘돌연사 증후군’이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사인에 대한 의문을 강력히 제기하고 있다. 나발니는 2020년 러시아 국내선 비행기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로 쓰러져 20일간 의식을 잃었다가 극적으로 살아나는 등 여러 차례 죽을 고비를 넘겼다. 그런데도 망명하거나 해외에 머물지 않고 고국으로 돌아와 사기, 횡령 등의 혐의로 감옥에 수감됐다. 그런 그가 러시아 대선을 한 달 앞두고 갑자기 사망하면서 푸틴을 배후로 의심하는 암살설이 확산되고 있다. 푸틴에 맞섰던 정적들의 의문사 의혹은 역사가 깊다. 2006년 영국에서 발생한 ‘홍차 독살 사건’이 대표적이다. 망명한 전직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요원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가 전 동료가 전해 준 홍차를 마시고 숨진 사건으로, 찻잔에서 방사성물질인 폴로늄이 발견돼 러시아 당국 연루 가능성이 제기됐다. 2015년 보리스 넴초프 전 총리가 모스크바에서 괴한들의 총에 맞아 사망한 사건과 지난해 8월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탑승한 전용기가 추락해 전원 사망한 사고도 충격과 더불어 강한 의구심을 불렀다. 가차없는 정적 제거로 철권통치, 공포정치를 자행한 스탈린은 “죽음이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 사람이 없으면 문제도 없다”고 했다. 정말 그럴까. “내가 죽었을 때 남길 메시지는 아주 간단하다. 포기하지 말라는 것이다.” 나발니는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다큐멘터리부문을 수상한 영화 ‘나발니’에서 “만약 당신이 살해당한다면 러시아 국민에게 어떤 메시지를 남기겠느냐”는 감독의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언제든 살해당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에서도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과 희망을 잃지 않았던 그에게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 [김동언의 공연예술 이야기] 오페라극장 규모보다 제작 시스템이 중요/경희대 문화예술콘텐츠학과 교수

    [김동언의 공연예술 이야기] 오페라극장 규모보다 제작 시스템이 중요/경희대 문화예술콘텐츠학과 교수

    오페라는 서양 무대예술 분야에서 특별한 자리를 차지한다. 오페라 제작 수준이 총체적 문화 역량을 드러내는 자존심과 자부심의 상징이다. 베토벤, 모차르트, 슈베르트 등 서양 클래식 음악의 대명사가 된 음악가들이 태어나거나 활동했던 오스트리아의 빈은 2차 대전 이후 공습으로 파괴된 주요 건축물들의 재건 순위를 국민투표로 정했는데, 국민의 80%가 오페라하우스 재건을 최우선으로 선택했다. 패전국의 자존심 회복 의지를 담아낸 것이다. 지금도 각 나라의 오페라극장은 문화와 도시의 상징 역할을 하고 있다. ‘시드니’ 하면 ‘조개껍질 모양의 오페라극장’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도시 아닌가. 최근 클래식 음악의 저변 확대로 비수도권 지방자치단체의 오페라극장 조성 붐이 일고 있다. 지역 문화 활성화를 위한 랜드마크로 육성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역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2018년 착공해 아직 공사 중인 부산 오페라하우스를 비롯해 원주시, 인천시, 광주시, 울산시, 대전시 등에서 오페라하우스 건립 계획이 발표되거나 건립 타당성 용역 연구가 진행 중이다. 수천 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1500~3000석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들이다. 외형적으로는 일단 환영할 만하다. 그러나 오페라극장 건설이 문화예술 발전으로 이어지려면 건설 단계 이전부터 치밀하고 세심한 운영 전략과 제작 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하다. 한 편의 오페라를 무대에 올리려면 기량을 갖춘 오페라 가수와 오케스트라가 정교하게 결합돼야 한다. 연출자, 지휘자를 비롯한 무대예술의 각 분야 전문가들이 각자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야 하는 종합예술이자 집단정신의 산물이다. 이렇게 하려면 창작자 그룹이 극장에 소속되고 협업의 인프라가 우선적으로 갖추어져야 한다. 민간 오페라단에서 훌륭한 작품을 만들기 어려운 사정이 이런 조건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유럽에서는 ‘오페라단’과 ‘오페라극장’이란 용어를 따로 쓰지 않는다. 지역마다 존재하는 오페라극장 자체가 국공립 오페라단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국립오페라단마저도 소속 예술가 그룹이 존재하지 않는다. 국립오페라단에서 합창단을 운영한 시기도 있었지만 여러 잡음과 운영의 어려움으로 해체됐다. 오페라극장 건립이 선거철 공약이나 지자체장의 치적 쌓기용으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오페라에 어떤 제작 시스템과 요건이 필요한지 철저한 이해가 필수다. 그렇지 않으면 극장 건물 유지 관리의 막대한 예산 때문에 애물단지로 전락할지도 모른다. 대규모 객석 수에 집착할 일이 아니다. 2009년에 유럽 문화 수도로 선정된 오스트리아의 린츠는 2013년 초현대식 오페라극장을 새로 지었다. 객석 규모는 1200석이지만 무대 규모와 장치, 백스테이지, 충분한 연습실과 편의시설은 물론이고 공연자의 동선까지도 세심하게 배려한 제작 극장이다. 약 20만명 도시에서 극장을 운영하는 전문인력과 예술가들이 800명 넘게 상주하고 있다. 무대에 올려지는 작품들의 완성도가 뛰어난 것은 당연하다. 분명 여러 여건이 다르긴 하지만 우리나라 지자체가 참고할 사례다. 지자체들의 오페라극장 건립 붐이 오페라 장르를 넘어 지역 문화 발전과 도시 경쟁력으로 이어지면 좋겠다. 객석 규모를 자랑하기보다 구체적인 제작 시스템 마련과 건립 후 소요되는 재원 조달의 청사진이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
  • 가장 고귀한 시인 단테여, 모자이크 도시에서 영원한 안식을…[정여울의 힐링 스페이스]

    가장 고귀한 시인 단테여, 모자이크 도시에서 영원한 안식을…[정여울의 힐링 스페이스]

    머나먼 곳으로 여행을 떠날 때 꼭 가져가던 책 한 권이 있다. 바로 단테의 ‘신곡’이다. 단테의 문장을 읽고 있으면 세상에서 가장 용감한 호위무사가 나를 지켜 주는 듯한 든든함이 느껴진다. 아주 멀리 떠날수록 나의 둔감한 영혼을 죽비처럼 후려치는 시원한 문장을 읽고 싶어진다. 위대한 작가 단테에게 혼쭐이 나는 듯한 순간이 많은데, 그마저도 이상하게 상쾌하다. 나를 혼낼 자격이 있는 훌륭한 어른에게 애정 어린 충고를 받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하늘 높이 날기 위해 태어난 인간아, 어찌하여 작은 바람에도 그렇게 추락하는가?” 단테의 ‘신곡’ 중 한 대목이다.정말 그렇지 않은가. 우리는 창공을 가로질러 힘차게 날아오르는 삶을 꿈꾸지만, 아주 작은 역경에도 흔들리고, 곁눈질하고, 절망한다. 이런 단테의 글을 읽고 있으면 인간의 나약함과 인간의 위대함을 동시에 속속들이 알고 있는 듯한 작가의 혜안에 감탄하게 된다. 이런 문장은 어떤가. “지옥에서 가장 뜨거운 곳은 도덕적 위기가 닥쳤을 때 중립을 지키는 사람들을 위해 마련되었다.” 이런 문장을 읽고 있으면 그야말로 ‘앗, 뜨거워’ 하는 생각에 부끄러워진다. 내가 바로 그런 중립을 지키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하필이면 위기가 닥쳤을 때 더더욱 두려움에 빠져 용감하게 약자의 편을 들지 못한 것이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분노를 참고 침묵하면서 상황을 바꾸는 용기를 내지 못했던 모든 순간들에 대한 부끄러움으로 얼굴이 붉어진다. 단테의 문장 하나하나가 심장을 꿰뚫는 화살처럼 날카롭게 가슴을 후벼판다. 1318년 피렌체서 추방당한 단테라벤나 왕자의 초대로 잠시 망명여러 차례 유해 강탈 막아 내기도실제 시신 묻힌 무덤 방문객 많아 가장 위대한 작가들 중 한 사람인 단테를 생각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도시는 단연 피렌체였는데, 알고 보니 단테의 생가가 있는 피렌체 말고도 단테 마니아들이 꼭 가봐야 할 곳이 있다. 그곳은 모자이크의 도시로 더 많이 알려진 라벤나다.라벤나에는 단테의 무덤이 있고, 피렌체와 다른 또 하나의 단테 박물관이 있으며, 단테의 시신을 두고 서로 권력 다툼을 벌였던 이들의 수많은 후일담이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본래는 단테와 아무런 연고가 없었으나 단테의 무덤과 박물관이 라벤나에 생기기까지는 수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1318년 라벤나의 왕자 귀도 2세의 공이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 그는 당시 피렌체에서 추방당해 온갖 고초를 겪고 있던 단테를 라벤나에 초대했던 것이다. 고향 피렌체에서 정치적인 권력 다툼에 밀려 추방당하고 사형선고까지 받았던 단테가 실제로 라벤나에서 살았던 기간은 길지 않다. 단테는 안타깝게도 1321년 베네치아공화국의 외교사절단에서 라벤나로 돌아오는 길에 말라리아에 걸려 사망했다. 그는 라베나의 산 피에르 마조레 교회(지금은 산 프란체스코 대성당)에 묻혔고, 나중에 그의 시신을 향한 피비린 암투가 벌어진다. “천국으로 가는 길은 지옥에서 시작된다”는 단테의 문장처럼 그는 살아 있을 때는 물론 죽어서도 온갖 지옥을 겪어 냈고, 이제는 천국으로 가는 길의 위대한 수문장이 돼 라벤나를 지켜 주고 있는 것 같다. 오랜 망명 생활과 온갖 고초를 겪으면서도 인간에 대한 믿음과 고결한 성품을 잃지 않았던 그의 삶은 무덤이 어디 있든, 동상이 어디 있든 상관없이 우리 독자들의 가슴속에서 빛난다.1329년 교황 요한 22세의 추기경이자 조카인 베르트랑 뒤 푸제는 단테의 ‘군주론’을 이단으로 규정하고 그의 뼈를 화형에 처하려 했다. 하지만 라벤나 사람들은 단테의 유골이 파괴되는 것을 막아 냈다. 피렌체의 권력자들은 결국 단테를 추방한 것을 후회하게 된다. 피렌체시는 그의 유해를 돌려 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피렌체는 1829년 산타크로체 대성당에 단테의 무덤을 만들었다. 단테의 시신은 여전히 라벤나에 남아 있고, 피렌체의 단테 묘는 자리만 있을 뿐 시신이 없다. 피렌체에 있는 그의 무덤 자리 앞면에는 “가장 고귀한 시인을 기리다”라는 문장이 쓰여 있다. 그런데 이것이 ‘단테의 시신을 둘러싼 피비린 전쟁’의 끝이 아니었다. 1945년 이탈리아의 파시스트 정부가 연합군에 맞서 최후의 항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단테의 유해를 발텔리나 보루로 옮겨 와 ‘이탈리아다움의 가장 위대한 상징’으로 써먹으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한다. 다행히 그런 파시스트들의 사악한 소원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지금까지 라벤나는 단테의 시신을 무사히 잘 지켜내고 있다. 단테의 무덤을 둘러보고 난 뒤에는 단테 박물관에 들어갔다. 단테의 생애와 그가 영향을 준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전시물 속에서 빛을 발하고 있었다. 단테의 문장들은 마치 거대한 모자이크의 흩어진 조각들처럼 곳곳에서 반짝이고 있었다.“나는 비애의 도시로 가는 길이다. 나는 버림받은 사람들에게로 가는 길이다. 나는 영원한 슬픔으로 들어가는 길이다.” ‘신곡’의 한 대목처럼 그는 인생의 정점에서 나락으로 추락했다. 뛰어난 리더십과 문장력으로 일찍이 정치 무대에서 성공했지만 결국 피렌체 정계와 로마 교황 사이의 권력 다툼에서 밀려나 쓸쓸한 망명객이 된다. 그런데 바로 그 괴롭고 쓸쓸한 시절에 ‘신곡’의 집필이 시작된다. 그가 만약 정치가로서 승승장구했다면 인류는 단테의 ‘신곡’이라는 명작을 갖지 못했을지 모른다. “이곳에 들어오는 자들은 모든 희망을 버려라.” 이런 절망적인 문장을 쓸 수 있었던 힘은 어쩌면 그가 감내해야 했던 고통의 시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마침내 지옥의 늪을 건너 끝끝내 천국에 다다르는 희망에 관해 썼다. ‘희망’이 없으면 우리는 끝내 ‘욕망’만을 추구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신곡’에는 절망에 빠진 인간의 어깨를 툭 치며 ‘이봐, 정신 차려’라고 외치는 듯한 가벼운 유머도 있다. “여기 남아서 죽어 버리든가, 아니면 그 못생긴 엉덩이를 이끌고 저 문으로 돌아가든가. 다 네게 달렸어, 친구.” 나는 이 문장을 읽으며 나도 모르게 미소 지었다. 늘 심각하고 진중하기 이를 데 없는 단테의 책 속에서 뜻밖의 유머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나는 죽지 않았지만, 삶의 숨결을 잃었다”며 절망했던 단테가 마침내 붙잡은 희망의 나무는 바로 ‘아름다움’과 ‘사랑’이었다. 멀리서 바라보기만 했던 아련한 사랑이었지만 평생 그의 마음속에서 사랑의 이상형으로 남아 있던 베아트리체를 향한 그리움, 그것은 ‘아름다움을 향한 갈망’과 ‘사랑을 향한 갈망’이 합쳐진 마지막 안식처였다. 그는 “아름다움은 영혼을 일깨워 행동하게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라벤나에서 ‘신곡’을 다시 펼쳤을 때 나 또한 인생의 가장 어두운 터널을 건너고 있었다. 현실에서는 아무도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이 없었는데, 나 혼자 나를 하루하루 고문하고 있는 시간이었다. 마치 나를 둘러싼 보이지 않는 벽이 사방에서 하루에 1밀리씩 좁아지는 느낌이었다. 원고 집필이나 강연 같은 공식적인 약속은 간신히 지키고 있었지만, ‘나 자신과의 약속들’은 하나도 지키지 못했다는 생각에 내가 나를 괴롭히고 있었다. 하루하루 나이 들어감이 두려웠고, 나 혼자만 알고 있는 인생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서 화가 났고, 적어도 겉으로는 아주 괜찮게 지내고 있다는 생각에 더더욱 진저리가 났다. 패배감과 분노와 질투로 가득 찬 진짜 내 속마음을 보여 주면 모두가 나에게서 뒷걸음질치며 도망갈 것만 같았다. 사회적인 약속은 부지런히 이행하면서 나 자신과의 약속은 차일피일 미루며 지내는 중이었다. ‘정말 내가 원하는 꿈을 향해 도전했을 때 실패하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이 나를 가로막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자신을 향한 혐오를 부지런히 키워 가고 있을 때 단테의 ‘신곡’ 속 다음 문장을 다시 만났다. “나는 행함으로써 패배한 것이 아니라, 행하지 않음으로써 패배했다.” 너무도 뼈아픈 자기진단이었다. 뭔가를 해 보고 후회하는 것이 아니라 해 보지도 않고 후회하는 습관은 여전히 내 마음을 지배하고 있었다.나는 라벤나의 위대한 문화유산들뿐만 아니라 골목골목에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모자이크가 내 고민의 해답임을 깨달았다. 부서지고 이지러지고 찌그러진 채로도 모자이크는 훌륭한 한 조각이 될 수 있지 않은가. 모자이크를 완성하는 것은 단지 하나하나의 깨진 조각들이 아니라 내 머릿속의 큰 그림을 결코 포기하지 않는 하루하루의 끈기다. 단테는 또 내 안에서 속삭인다. “그럼 뭐야? 왜 망설이는 거야? 왜 겁쟁이처럼 사는 것을 좋아하는가? 왜 대담하고 예리하게 시작하지 못하는가?” 오늘도 아무것도 시작하지 못한 채 하루를 끝낼 수는 없었다. 바로 이 순간, 내가 가장 싫어지는 이 순간, 그 순간이 내가 인생이라는 큰 그림을 향해 다시 한 걸음 내디뎌야 하는 순간이었던 것이다. 나는 ‘신곡’의 문장 하나하나가 내 마음속의 모자이크 조각이 돼 인생이라는 큰 그림을 그려 가고 있음을 깨달았다. 골목골목마다 모자이크로 장식가까이서 보면 그저 깨진 조각들멀리 떨어져서 봐야 큰 그림 보여오늘도 내 인생의 소중한 한 조각 삶의 불완전성을 온전히 끌어안는다는 점에서는 모자이크의 작업 원리와 단테의 ‘신곡’이 비슷하다. 인생의 부스러진 부분, 이지러진 부분, 깨어진 부분, 도저히 예뻐 보이지 않는 부분들. 그 모든 것을 우리는 부정하고 싶지만 실은 그 결점들이 하나하나 서로의 요철을 맞추어 가며 모자이크는 이루어진다. 게다가 모자이크를 제대로 바라보기 위해서는 미적인 거리가 필요하다. 모자이크를 가까이서 바라보면 그렇게 아름답진 않다. 어느 정도 거리에서 바라보면 모자이크가 딱 아름다워 보이는 그 자리를 찾는 것이 균형감각이다. 적정 거리에서 모자이크를 바라보면 비로소 그림의 전체성이 보인다. 그러니까 오늘 하루가 좀 엉망진창이고 결핍투성이일지라도 오늘 하루를 어떻게든 포기하지 않고 내 삶이라는 큰 그림에 이어 붙이면 그 깨진 모서리들이 언젠가는 아름다운 윤곽선이 돼 광대한 삶과 사랑이라는 모자이크를 완성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니 힘들고 지치고 쓸쓸한 그대여, 일단은 오늘을 버틸 일이다. 오늘을 버틸 힘만 있다면 우리에겐 희망이 있으니까. 오늘을 버틸 수 있는 힘만 있다면 우리는 삶이라는 광대한 모자이크를 마침내 아름답게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분노와 절망으로 고꾸라져 있는 내 마음 깊은 곳의 나를 일으켜 세우며 이렇게 속삭여 본다. 오늘이 인생이라는 모자이크의 가장 소중한 한 조각임을 잊지 말자고. 깨어진 모자이크도 그 자체로 충분히 아름다움을 잊지 말자고. 문학평론가·작가
  • 러 대선 앞 나발니 의문사 파장… “푸틴은 살인자” 곳곳서 추모집회

    러 대선 앞 나발니 의문사 파장… “푸틴은 살인자” 곳곳서 추모집회

    러시아 대선을 한 달 앞두고 갑작스럽게 발생한 알렉세이 나발니(47) 사망 사건의 파장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대 정적이었던 나발니의 사망을 둘러싼 의혹이 커지자 서방국가는 세계 안보 위협이 되는 러시아를 향해 비난을 쏟아 냈다. 17일(현지시간) BBC방송·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나발니의 측근들은 “러시아 당국이 그의 살해 흔적을 숨기고자 의도적으로 시신을 넘겨주지 않는다”고 전했다. 나발니의 어머니는 “아들의 시신이 교도소 인근 살레하르트 마을로 옮겨졌다는 말을 듣고 갔지만 영안실은 닫혀 있었고 그곳에 없다는 말만 들었다”고 말했다. 나발니의 대변인인 키라 야르미시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푸틴이 직접 (살해) 명령을 내렸다고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2011년 반부패재단을 세워 반정부 운동을 이끌던 나발니는 불법 금품 취득과 극단주의 활동, 사기 등의 혐의로 30년 이상 징역형을 선고받고 2021년 1월부터 복역 중이었다. 지난해 말 푸틴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뒤 나발니의 실종 소식이 전해졌고, 3주 뒤에야 시베리아 교도소에 이감된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 16일에는 교도소 당국이 “나발니가 산책 뒤 의식을 잃고 쓰러져 사망했다”고 발표했는데, 정확한 사인을 밝히지 않아 의혹을 키우고 있다.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 본사를 둔 카네기 러시아·유라시아 센터의 안드레이 콜레스니코프 선임연구원은 이날 워싱턴포스트(WP)에 “푸틴이 어떤 경쟁에서도 자유로워졌다”고 평가했다. 나발니의 죽음은 ‘정치적 가시’ 하나를 제거한 것뿐 아니라 푸틴의 적대 세력에 ‘너희도 이렇게 될 수 있다’는 경고 신호를 보낸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달 초 러시아 선거 당국은 다음달 15~17일 치러지는 대선을 앞두고 ‘후보 등록에 필요한 서명에 부정이 있다’는 이유로 또 다른 반푸틴 세력인 진보 성향 보리스 나데즈딘(61)의 출마도 금지했다. 당선 가능성이 거의 없는 후보였지만 크렘린은 이조차도 놔두지 않았다. WSJ는 “이런 상황에서 나발니마저 사망하면서 러시아에 남아 있던 푸틴의 정적이 모두 사라졌다”며 “그의 죽음이 푸틴 대통령의 러시아 내 입지를 공고하게 한다”고 진단했다. 나발니가 숨진 당일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서부 도시 첼랴빈스크의 한 기계공장을 찾아 노동자들과 학생들 앞에서 미소를 띤 채 연설하며 만족감을 드러냈다고 WP가 이날 전했다. 나발니의 사망은 언급하지 않았다. 모든 정적이 사라지면서 푸틴 대통령은 5선을 무난하게 이룰 수 있게 됐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여론조사센터(VCIOM)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4일까지 성인 1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선 여론조사에서 75%가 푸틴 대통령을 꼽았다. 주요국 지도자들은 나발니의 사망을 푸틴 대통령의 책임으로 돌리며 강력 비판하고 나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6일 백악관에서 일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열어 “나발니의 죽음이 푸틴과 그의 깡패들이 한 어떤 행동에 따른 결과라는 점을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반면 푸틴 대통령과 각별한 사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별다른 논평을 내놓지 않고 침묵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안보 협정을 맺은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나발니는 용기의 대가를 목숨으로 치렀다”며 애도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도 “러시아 민주주의를 가장 열렬하게 옹호하는 사람으로서 평생에 걸쳐 놀라운 용기를 보여 줬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안보 분야 국제회의인 뮌헨안보회의(MSC) 역시 푸틴 대통령의 성토장이 됐다. 회의 이틀째인 17일 젤렌스키 대통령은 연설에서 “푸틴은 야권 지도자든 자신에게 표적으로 보이는 사람이든 원하면 누구나 죽인다”고 일갈했다.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도 이 자리에서 “역사는 푸틴 같은 침략자를 처벌하지 않고 영토를 점령하도록 내버려두면 계속 그렇게 한다는 걸 보여 준다”고 비판했다. 반면 중국 외교부는 나발니의 죽음에 대한 AFP통신의 논평 요청에 “러시아의 내정”이라고 거부해 빈축을 샀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은 MSC에서 중국을 겨냥해 “우리는 이것이 러시아의 권위주의 체제의 결과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나발니의 죽음은) 러시아 내부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미국과 유럽 곳곳에서 나발니에 대한 추모가 이어졌다. 독일 베를린에서는 경찰 추산 약 600명이 러시아대사관 앞에 모여 나발니를 애도했다. 참가자들은 푸틴 대통령을 “살인자”라고 부르며 “러시아가 살인을 저지른다”고 비난했다. 런던 주재 러시아대사관 앞에서도 100여명이 ‘푸틴은 전범’이라고 쓴 플래카드를 들고 집회를 열었다. 러시아 32개 도시에서 추모행사가 열리자 러시아 당국은 술렁이는 민심을 경계하면서 단속에 나서 400명 이상이 끌려가 구금됐다고 로이터통신은 타전했다.
  • 노인 분장 괜히 했나…UFC 페더급 최강 볼카노프스키 충격의 KO패

    노인 분장 괜히 했나…UFC 페더급 최강 볼카노프스키 충격의 KO패

    노쇠화 우려에 노인 분장으로 응수했던 UFC 페더급 역대 최강 챔피언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36·호주)가 충격의 KO패를 당했다. 볼카노프스키는 18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애너하임 혼다센터에서 열린 ‘UFC 298’ 페더급 타이틀 방어전에서 이 체급 3위 일리야 토푸리아(27·조지아·스페인)에 2라운드 3분 32초 만에 KO로 무릎을 꿇었다. 2016년 11월 UFC 데뷔 뒤 페더급에서는 17전 17승 전승 행진을 하던 볼카노프스키는 18경기 만에 첫 패배를 당했다. 또 2019년 12월 페더급 챔피언으로 등극한 뒤 6차 방어에서 챔피언 벨트를 잃게 됐다. 페더급에서 좀처럼 적수를 찾지 못하던 볼카노프스키는 지난해 2월 한 체급 올려 라이트급 챔피언 이슬람 마카체프(33·러시아)에게 도전했다가 판정 끝에 패배를 맛봤고, 7월 페더급 2위 야이르 로드리게스(32·멕시코)를 상대로 5차 방어전에 성공한 뒤 3개월 만에 마카체프에게 재도전했으나 1라운드에 헤드킥에 무너지며 설욕에 실패했다. 2012년 5월 종합격투기 데뷔 뒤 처음 2연패를 당한 볼카노프스키는 종합격투기 전적 26승4패를 기록했다. 4개월 만에 옥타곤에 오른 볼카노프스키는 이날 1라운드에서 탐색전을 벌이며 팽팽하게 맞섰으나 2라운드에 거푸 펀치를 허용하며 흔들렸고, 결국 3라운드에 오른손 훅에 쓰러지고 말았다. 전날 열린 계체에서 ‘전성기’라고 새겨진 목걸이를 달고 나온 볼카노프스키는 이틀 전 기자회견에서는 ‘노인 분장’을 하고 참석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마카체프에게 헤드킥 KO패를 당한 뒤 제기된 노쇠화 우려에 유머러스하게 응수한 것인데 결과적으로 위기론만 지인한 결과를 낳았다. 기자회견에서 볼카노프스키가 “어린 친구한테 가르침을 주기 위해 이렇게 차려입었다”고 도발하자 토푸리아는 “이미 무슨 일이 일어날 줄 알고 있는 거다. 은퇴하게 될 것”이라고 받아쳤다. 앞서 UFC 6연승 포함 종합격투기 14전 14승 무패를 뽐내던 토푸리아는 경기 전 소셜미디어(SNS) 프로필을 ‘15승 무패 UFC 세계 챔피언’으로 바꾸며 강한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는데 자신의 예고를 결국 현실로 만들었다.
  • 러시아 대선 앞두고 나발니까지 ‘의문사’…“푸틴은 살인자” 곳곳서 추모집회

    러시아 대선 앞두고 나발니까지 ‘의문사’…“푸틴은 살인자” 곳곳서 추모집회

    러시아 대선을 한 달 앞두고 갑작스럽게 발생한 알렉세이 나발니(47) 사망 사건의 파장이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최대 정적이었던 나발니의 사망을 둘러싼 의혹은 점차 커지고, 세계 안보 위협이 되는 러시아를 향해 서방 국가는 비난을 쏟아냈다. 17일(현지시간) BBC방송·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나발니의 측근들은 “러시아 당국이 그의 살해 흔적을 숨기고자 의도적으로 시신을 넘겨주지 않는다”고 전했다. 나발니 모친은 그가 “아들의 시신이 교도소 인근 살레하르트 마을로 옮겨졌다는 말을 듣고 갔지만 영안실은 닫혀 있었고 그곳에 없다는 말만 들었다”고 말했다. 나발니의 대변인인 키라 야르미쉬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푸틴이 직접 (살해) 명령을 내렸다고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2011년 반부패재단을 세워 반정부 운동을 이끌던 나발니는 불법 금품 취득, 극단주의 활동, 사기 등 혐의로 30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2021년 1월부터 복역 중이었다. 지난해 말 푸틴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뒤 나빌니의 실종 소식이 전해졌고, 3주 후에야 시베리아 교도소 이감된 사실이 전해졌다. 지난 16일에는 교도소 당국이 나발니가 산책 후 의식을 잃고 쓰러져 사망했다고 발표했는데, 정확한 사인을 밝히지 않아 의혹을 키우고 있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 본사를 둔 카네기 러시아·유라시아 센터의 안드레이 콜레스니코프 선임연구원은 이날 워싱턴포스트(WP)에 “푸틴이 어떤 경쟁에서도 자유로워졌다”고 평가했다. 나발니의 죽음은 ‘정치적 가시’ 하나를 제거한 것뿐 아니라 푸틴의 적대 세력에 ‘너희도 이렇게 될 수 있다’는 경고 신호를 보낸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달 초 러시아 선거 당국은 다음 달 15~17일 치러지는 대선을 앞두고 ‘후보 등록에 필요한 서명에 부정이 있다’는 이유로 또 다른 반푸틴 세력인 진보 성향 보리스 나데즈딘(61)의 출마도 금지했다. 당선 가능성이 거의 없는 후보였지만 크렘린은 이조차도 놔두지 않았다. WSJ은 “이런 상황에서 나발니마저 사망하면서 러시아에 남아있던 푸틴의 정적이 모두 사라졌다”며 “그의 죽음이 푸틴 대통령의 러시아 내 입지를 공고하게 한다”고 진단했다. 모든 정적이 사라지면서 푸틴 대통령은 5선을 무난하게 이룰 수 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여론조사센터(VCIOM)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4일까지 성인 1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선 여론 조사에서 75%가 푸틴 대통령을 꼽았다. 주요국 지도자들은 나발니의 사망을 푸틴 대통령의 책임으로 돌리며 강력 비판하고 나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6일 백악관에서 일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열어 “나발니의 죽음이 푸틴과 그의 깡패들이 한 어떤 행동에 따른 결과라는 점을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반면 푸틴과 각별한 사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별다른 논평을 내놓지 않고 침묵했다.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안보 협정 뒤 기자회견에서 “나발니는 용기의 대가를 목숨으로 치렀다”며 애도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도 “러시아 민주주의를 가장 열렬하게 옹호하는 사람으로서 평생에 걸쳐서 놀라운 용기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안보분야 국제회의인 뮌헨안보회의(MSC) 역시 푸틴 대통령의 성토장이 됐다. 회의 이틀째인 17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연설에서 “푸틴은 야권 지도자든 자신에게 표적으로 보이는 사람이든 원하면 누구나 죽인다”라고 일갈했다.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도 이 자리에서 “역사는 푸틴 같은 침략자를 처벌하지 않고 영토를 점령하도록 내버려두면 계속 그렇게 한다는 걸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반면 중국 외교부는 나발니의 죽음에 대한 AFP통신의 논평 요청에 “러시아의 내정”이라고 거부해 빈축을 샀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은 MSC에서 중국을 겨냥해 “우리는 이것이 러시아의 권위주의 체제의 결과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나발니의 죽음은) 러시아 내부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미국과 유럽 곳곳에서 나발니에 대한 추모가 이어졌다. 독일 베를린에서는 경찰 추산 약 600명이 러시아 대사관 앞에 모여 나발니를 애도했다. 참석자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살인자”라고 부르고 “러시아가 살인을 저지른다”고 비난했다. 런던 주재 러시아 대사관 앞에서도 100여명이 ‘푸틴은 전범’이라고 쓴 플래카드를 들고 집회를 열었다. 러시아 32개 도시에서 추모행사가 열리자 러시아 당국은 술렁이는 민심을 경계하면서 단속에 나서 400명 이상이 끌려가 구금됐다고 로이터통신은 타전했다. 러시아 유명 작가 보리스 아쿠닌은 AFP통신에 “나발니는 죽어서 불멸의 존재가 되었다”면서 “살해된 나발니는 살아있는 나발니보다 (푸틴 같은) 독재자에 더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했다.
  • 독일 고전주의 문학을 완성한 두 작가 괴테와 실러의 ‘브로맨스’ [한ZOOM]

    독일 고전주의 문학을 완성한 두 작가 괴테와 실러의 ‘브로맨스’ [한ZOOM]

    오스트리아 수도 빈(Vienna)의 중심에 있는 호프부르크 왕궁과 오페라 극장 사이에는 대문호(大文豪) 요한 볼프강 폰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1749~1832) 동상이 세워져 있다. 괴테 동상이 바라보는 방향으로 도로를 건너면 빈 미술 아카데미(Academy of Fine Arts Vienna)가 나온다. 화가를 꿈꾸던 히틀러가 두 번이나 입학시험에 떨어진 것으로 유명한 이 학교 앞 작은 공원에는 대문호 요한 크리스토프 프리드리히 폰 실러(Johann Christoph Friedrich von Schiller·1759~1805)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18세기 독일 고전주의 문학을 완성한 두 위대한 작가 괴테와 실러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보고 있는 모습이다. 1749년생 괴테와 1759년생 실러는 10살의 나이차이에도 불구하고 세상을 떠나는 순간까지 ‘브로맨스’(Bromance)를 이어갔다. 강연회에서 처음 우연히 만났던 두 사람은 1794년 실러가 발간한 고전주의 문학 잡지 ‘호렌’(Horen)에 괴테가 함께하면서 본격적인 협력 관계를 가지게 되었다. 학계에서는 두 사람이 함께한 10년을 독일 고전주의 문학이 꽃피운 시간으로 평가하고 있다.‘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과 ‘파우스트’ 그리고 괴테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파우스트 앞에 악마가 나타난다. “당신이 원하는 쾌락을 주겠소. 만약 그 쾌락에 만족한다면 ‘시간아 멈추어라! 너는 진정 아름다우니!’를 외치시오. 그때 당신의 영혼을 가져가겠소.” 악마의 제안을 받아들여 청년이 된 파우스트는 그레트헨과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악마의 음모에 빠져 파우스트는 그레트헨의 오빠를 죽이게 되고, 그레트헨은 파우스트 사이에서 가진 아이를 죽인 죄로 감옥에 갇힌다. 파우스트는 그녀를 탈출시키려 하지만 그녀는 거부하고 법의 심판을 받아들인다. 파우스트는 악마의 도움으로 트로이 전쟁 시대로 넘어가 당대 최고의 미녀 헬레네와 결혼한다. 하지만 아들의 죽음으로 헬레네는 사라지고 파우스트는 다시 현재로 되돌아온다. 황제를 도와준 대가로 땅을 받아 간척사업에 몰두하지만 악마가 끊임없이 방해를 한다. 시간이 흘러 경험을 통해 진정한 삶의 의미를 깨달은 파우스트는 ‘시간아 멈추어라! 너는 진정 아름다우니!’를 외친 후 쓰러진다. 악마는 약속대로 파우스트의 영혼을 가져가려 하지만 악마 앞에 천사들이 나타나 파우스트의 영혼을 구한다. 괴테는 실러와 함께 독일 문학의 황금시대를 열었던 작가였다. 그는 20대 초반 자신의 경험을 모티브로 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1772)을 발표했다. 이 작품의 인기와 영향은 엄청났다. 주인공 베르테르의 패션이 유럽 전역에서 유행하고, 실연당한 사람들이 베르테르처럼 권총으로 자살하는 ‘모방자살’(베르테르 효과·Werther Effect)이 사회적 문제가 될 정도였다. 이 작품으로 괴테는 엄청난 명성을 얻었지만, 정작 그는 해적판 때문에 돈을 벌지는 못했다. 게다가 괴테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작가로 기억되는 것이 싫어 다른 작품을 계속 냈지만 ‘파우스트’ 마저도 그 인기를 뛰어넘지는 못했다. 세계 문학사의 위대한 걸작으로 손꼽히는 ‘파우스트’(Faust)는 괴테가 평생을 바쳐 완성한 작품이다. 수많은 작가, 음악가, 화가들이 이 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갔으며, 200년이 훨씬 지난 지금까지도 뮤지컬과 연극 무대를 통한 공연이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빌헬름 텔’과 ‘환희의 송가’ 그리고 실러 스위스를 지배하던 오스트리아는 스위스 각 주(州)에 태수를 보내 스위스인들의 저항의지를 꺾었다. 스위스에서 가장 저항이 강한 곳은 우리(Uri) 주에 있는 ‘알트도르프란’ 마을이었다. 이 마을의 태수는 포악하기로 유명한 ‘헤르만 게슬러’였다. 이 마을에는 ‘빌헬름 텔(William Tell)’이라는 사냥꾼이 살고 있었다. 평소처럼 사냥한 고기를 팔기 위해 아들과 함께 시장에 간 텔 앞에 병사들이 나타나 창을 겨누었다. 그리고 병사들 사이로 나타난 태수가 소리쳤다. “너희들은 왜 나의 모자 앞에서 예의를 갖추지 않은 것이냐!” 얼마 전 태수는 마을 광장에 모자를 걸어 놓고 지나는 사람들마다 모자를 향해 인사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텔은 산 속에 살고 있어 이 사실을 몰랐다. 태수는 텔에게 말했다. “자네가 명사수라고 들었다. 만약 자네가 자네 아들의 머리 위에 놓인 사과를 석궁으로 맞춘다면 특별히 살려주겠다.” 텔은 아들의 머리 위에 놓인 사과를 맞추었다. 사람들이 기뻐하는 와중에 텔은 가슴 속에 숨겨두었던 화살을 들키고 말았다. 만약 사과를 맞추지 못한다면 그 자리에서 태수를 죽이기 위해 숨겨두었던 화살이었다. 텔은 밧줄에 묶여 끌려갔다. 텔을 태운 배가 호수에서 폭풍을 만났다. 태수는 어쩔 수 없이 배를 다루는데 능숙한 텔의 밧줄을 풀어주었다. 텔은 배를 운전하다가 배가 바위에 부딪히기 직전 탈출했다. 그리고 항구 주변에 숨어있다가 배에서 내린 태수를 쏘아 죽였다. 이 사건으로 스위스 독립혁명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실러는 작품의 배경이 되는 스위스에 가 본 적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스위스 여행 경험이 있는 소울메이트(Soulmate) 괴테가 도와주어 이 작품을 완성할 수 있었다고 한다. 반대로 괴테 역시 포기했던 ‘파우스트’를 실러의 격려 덕분에 계속 이어갈 수 있었다고 전해진다. 실러는 괴테와 함께 독일 고전주의 문학을 완성한 작가였다. 그의 작품들은 ‘빌헬름 텔’처럼 인간의 자유와 자유를 위한 투쟁을 바탕으로 했다. 악성 베토벤도 실러의 작품을 좋아했다. 그래서 1824년 발표한 교향곡 9번 ‘합창’에 실러의 시 ‘환희의 송가’ 일부를 가사로 사용했다.영원한 소울메이트 독일 프랑크푸르트(Frankfurt) 출신 괴테와 뷔르템베르크(Wurttemberg) 출신 실러 두 사람은 모두 바이마르(Weimar)에서 유명을 달리했다. 두 사람으로 인해 바이마르는 독일 문학의 중심지로 성장했고 도시 곳곳에 괴테와 실러의 흔적이 남아 있다. 바이마르는 1919년 독일 바이마르 헌법을 제정한 도시로도 유명한 곳이다. 바이마르 국립극장 앞에는 괴테와 실러가 나란히 서있는 동상이 세워져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190㎝ 대의 실러와 160㎝ 대의 괴테를 같은 크기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이 작품 앞에 서면 위대한 작품을 남겨준 두 사람에 대한 감사함과 존경심, 그리고 두 사람의 브로맨스가 천국에서도 계속 이어지기를 바라는 조각가 ‘에른스트 리첼’(Ernst Rietschel)의 마음이 느껴진다. 한정구 칼럼니스트 deeppocket@naver.com
  • 헤어초크 전 코치 “정몽규 축협 회장 압박에 우리 해임…안타까워”

    헤어초크 전 코치 “정몽규 축협 회장 압박에 우리 해임…안타까워”

    위르겐 클린스만(59)과 함께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에서 해임된 안드레아스 헤어초크(55) 전 수석코치는 한국에서 계속 활동할 것이라 예상했다고 밝혔다. 헤어초크 전 코치는 지난 16일 모국인 오스트리아 매체 크로넨차이퉁에 기고한 글에서 “아시안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후, 나는 이미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 내가 한국에서 계속 활동할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밝혔다. 이어 2026년 월드컵 이후까지 계약을 연장할 수 있는 요구 사항을 충족했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고 강조했다. 요르단과의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0-2로 한국이 패했지만, 4강에 올랐다는 사실만으로도 클린스만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은 만족했다는 것이다.헤어초크 전 코치는 이어 “정몽규 축구협회장에 대한 압박은 엄청났다”며 “항상 저희를 지지해 주셨지만 결국 양보할 수밖에 없었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라고 밝혔다. 또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이 어려운 출발을 한 뒤 1960년 이후 첫 아시안컵 우승의 꿈이 좌절되기 전까지 13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헤어초크 전 코치는 요르단전 패배의 책임을 선수들과 언론에 돌렸다. 그는 “준결승전이란 중요한 경기 직전에 손흥민과 이강인이라는 두 톱스타가 충돌하면서 팀 내에서 세대 갈등이 일어날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매우 감정적인 주먹다짐은 자연스럽게 팀 분위기에 영향을 미쳤고, 이런 일은 훈련장에서만 봤지 식당에서는 본 적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주먹다짐이 벌어진 몇 분 만에 몇 달 동안 힘들게 쌓아온 모든 것이 사실상 무너져 버렸다고 지적했다.헤어초크 전 코치는 “저는 위르겐과 함께 지난 1년 동안 한국에 감사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지난 몇 달 동안 언론이 부정적인 것을 찾고 있다면 반드시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며 해고 사태의 책임이 언론에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클린스만 역시 독일 시사매체 슈피겔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스포츠(경기) 측면에서 보면 성공적인 결과였다. 최고였다”고 주장했다.
  • 나발니 시신 행방불명… “푸틴이 죽이고 숨겼다”

    나발니 시신 행방불명… “푸틴이 죽이고 숨겼다”

    옥중에서 사망한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 시신의 행방이 묘연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발니 측근들은 그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시로 살해됐고 시신은 러시아 당국이 은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영국 BBC,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나발니 측근들은 그가 살해됐으며 러시아 당국이 그 흔적을 숨기기 위해 의도적으로 시신을 넘겨주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현재 나발니 시신의 소재도 확인되지 않는 상태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꼽히는 나발니는 지난 16일 러시아 최북단 시베리아 지역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제3 교도소에서 사망했다. 2011년 창설한 반부패재단을 통해 러시아 고위 관료들의 부정부패를 폭로하며 반정부 운동을 이끌었던 그는 불법 금품 취득, 극단주의 활동, 사기 등 혐의로 총 30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2021년 1월부터 복역 중이었다. 나발니 사인은 아직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그의 모친은 아들의 시신이 교도소 인근 살레하르트 마을로 옮겨졌다는 말을 듣고 찾아갔지만 영안실은 닫혀 있었고 그곳에 없다는 말을 들어야 했다. 러시아 연방 교도소 당국은 나발니가 산책 후 쓰러져 의식을 잃고 사망했다고 해명하며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나발니의 모친에게 1차 검시에서 사인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않아 2차 검시를 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나발니 측근들은 그가 푸틴 대통령에 의해 살해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발니 대변인인 키라 야르미쉬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나발니가 살해됐으며 푸틴이 직접 그 명령을 내렸다고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크렘린궁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러시아 당국은 나발니에 대한 추모도 엄하게 경계하고 있다. 모스크바 검찰은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자는 메시지가 온라인에서 유통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행정당국과 조율되지 않은 것이니 유의하라”고 경고했다. 러시아 현지에서 나발니에 대한 추모가 이뤄지는 가운데 일부 시민이 연행되는 모습도 공개됐다. 로이터, AFP 통신 등이 현지 인권단체 ‘OVD-Info’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나발니를 기리는 기념비에 꽃을 놓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경찰에 연행되는 모습이 나온다. ‘OVD-info’는 현재까지 러시아 30개 이상 도시에서 최소 340명이 경찰에 의해 구금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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