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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중은행도 중금리대출 ‘속도’… 국민은행 1.5조 푼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가계대출 구조를 ‘도넛’에 비유하며 중간 신용계층이 비어 있는 구조라고 지적한 지 하루 만에 은행권이 중·저신용자 대상 금융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4일 올해 1조 5300억원 규모의 민간중금리대출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중금리대출은 신용평점 하위 50% 차주에게 일정 금리 이하로 제공되는 신용대출로, ‘중간층을 위한 대출’로 불린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1분기에도 3068억원(2만 1288건)의 중금리대출을 공급해 4대 시중은행 중 48%를 기록했다. 이어 NH농협은행 1612억원(1만 1977건), 우리은행 1360억원(7299건), 하나은행 1130억원(5748건), 신한은행 790억원(3796건) 순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전용 신용평가 모델과 대환 상품을 통해 대출 문턱을 낮추고, 금융 이력이 부족한 ‘씬파일러’까지 포섭했다”고 했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 역시 중금리대출 상품 확대와 신용평가 고도화 등을 검토 중이다. 문제는 규모다. 은행권 중금리대출 잔액은 연간 8조~9조원 수준으로, 전체 신용대출(약 180조~200조원)의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담보대출까지 포함한 전체 가계대출(약 1800조원) 기준으로 보면 비중은 1%대 초중반으로 더 낮아진다. 이때문에 현재 시장의 상당 부분은 저축은행이나 카드사 등 2금융권이 맡고 있다.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수익성이다. 중금리대출은 금리를 낮추면서도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차주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리스크 대비 수익이 낮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중금리 시장을 키우려면 단순히 금융사에 공급을 늘리라는 압박만으로는 부족하다”며 “보증 확대, 손실 분담, 대안신용평가, 자본규제 조정까지 함께 설계돼야 한다”고 말했다.
  • [세종로의 아침] 국가대표 부상 정보 관리할 플랫폼 만들자

    [세종로의 아침] 국가대표 부상 정보 관리할 플랫폼 만들자

    슈퍼스타들의 몸값은 그야말로 천문학적이어서, 구단은 선수의 부상을 철저히 관리한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송성문이 이런 사례다. 지난해 말 계약 직후 부상이 확인돼 부상자(IL) 명단에 올랐다. 구단은 성급하게 메이저 무대가 아닌, 마이너리그에서 뛰도록 하면서 그의 몸 상태를 살피고 있다. 프로 선수들의 부상은 논란이 되곤 한다. 몇 달 전을 떠올려 보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팀을 이끈 류지현 감독은 “평소보다 더 많은 트레이너를 불렀다”고 밝혔다. “대표팀은 선수들을 부상 없이 소속팀에 돌려보내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문동주(어깨 통증), 원태인(팔꿈치 굴곡근) 등이 부상으로 잇따라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불펜 운영에 차질이 생겼다. 이들이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병역 면제 혜택을 받았던 사실이 기름을 부었다. 일부 야구팬은 ‘선택적 부상’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부상을 당한 선수들로선 상당히 답답했을 것이다. 구단과 대표팀이 선수의 부상 정보를 충분히 공유했는지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소집 전 미리 체크하고 알렸어야 했는데, 대회가 코앞에 다가왔을 때 밝혔으니 괜한 의심을 샀다. 이런 오해를 풀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열쇠는 구단과 대표팀 간 선수들의 부상에 대한 정보 공유다. 대한배구협회가 최근 추진 중인 ‘국가대표 배구 선수 부상 컨디션 통합관리 체계 구축’이 반가운 이유다. 통합관리 체계는 선수의 부상 이력을 팀과 대표팀이 서로 공유하는 게 핵심이다. 선수의 부상 부위, 종류, 발생 날짜, 훈련 여부, 원인, 진단 내용, 심각도, 예상 회복 기간, 재발 여부, 수술 여부 등을 공유한다. 또 현재 상태, 통증 수준, 훈련 가능 범위, 최근 출전 시간, 피로도, 의료진 코멘트도 함께 기재하도록 할 예정이다. 부상 이력과 현재 컨디션에 대한 표준화된 체계라는 점에서 의미 있다. 대표팀은 선수 선발 때 이를 참고할 수 있다. 또 부상 리스크 등급 등을 정해 놓고 포지션별 대체 가능한 선수를 따질 때도 유용하다. 훈련이나 출전 관리 시 의사결정이 수월해지고, 나아가 경기력 향상도 꾀할 수 있다. 부상의 책임 주체에 대해 명확하게 선을 긋는 부분도 눈에 들어온다. 차출한 선수가 부상을 당했을 때 정보를 대조해 보면 책임 소재를 밝힐 수 있다. 필요하다면 구단에서, 책임이 있다면 정부에서 치료에 대한 보상을 하면 된다. 민감한 정보가 담겼으니 보안 문제도 신경써야 할 것이다. 자료를 살펴보니 이 부분도 고려하고 있는 듯하다. 구단 간 전력 노출 우려 방지를 위해 어느 범위까지 정보를 공유하는지 논의할 예정이라고 한다. 정보는 암호화하고, 접근 수준을 철저히 관리해 새어나가지 않도록 하겠다는 점도 칭찬할 부분이다. 개인정보보호법에 준하는 수준의 관리는 당연한 일이다. 국가대표 선수 대부분이 프로 구단 소속이고 대표팀과 구단 간 정보 관리가 분절적으로 관리되는 상황에서 이런 노력은 바람직해 보인다. 올 2월 이탈리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지난달 WBC가 마무리됐다. 다음달에는 북중미 월드컵, 오는 9월 아이치·나고야 하계아시안게임이 예정됐다. 그야말로 ‘스포츠 빅이어’의 해다. 국가 대항 경기가 줄줄이 이어지면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선수들의 부상을 두려워하는 구단이 국가대표 차출을 꺼릴 수 있다. 선수들에게 국가대표로서의 명예만 강조할 게 아니다. 대한체육회와 상위 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가 나서야 한다. 협회에만 맡겨 둘 게 아니라 예산을 들여서라도 선수 부상 관리를 위한 플랫폼을 만들길 권한다. 이를 토대로 배구가 아닌 다른 종목에도 활용하면 좋을 듯하다. 체계적인 관리 체계를 바탕으로 국가대표의 명예를 얹어 준다면 뒷말도 자연스레 줄어들 것이다. 김기중 문화체육부 기자(차장급)
  • “내부 감사서 문제 드러나면 파월 수사 재개”

    “내부 감사서 문제 드러나면 파월 수사 재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에 대한 형사 수사를 일시 중단한 미 연방검찰이 수사 재개 가능성을 시사했다. 제닌 피로 워싱턴DC 연방검사장은 3일(현지시간)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연준 내부 감사에서 문제가 드러나지 않을 경우 파월 의장에 대한 수사가 종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놓고 뉴욕타임스(NYT) 등은 연준 내부 감사에서 파월 의장의 직무태만 문제 등이 드러날 경우 검찰이 수사를 재개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피로 검사장은 지난 1월 파월 의장이 연준 청사 개보수 비용 과다 지출과 관련해 의회에서 위증했는지를 수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이 검찰의 대배심 소환장을 무효화하면서 수사에 제동이 걸렸다. 연방의회 상원 은행위원회 소속 공화당 톰 틸리스 의원(노스캐롤라이나)도 수사가 중단되지 않으면 새 연준 의장 지명자인 케빈 워시에 대한 인준안에 동의하지 않겠다고 버텼고, 결국 미 법무부는 지난달 하순 파월 의장에 대한 수사를 종결했다고 그에게 통보했다. 이런 상황에서 피로 검사장이 파월 의장에 대한 수사가 재개될 수 있음을 시사함에 따라 귀추가 주목된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오는 15일 종료되는데, 그는 “이번 수사가 투명하고 완전히 마무리될 때까지 이사회를 떠나지 않겠다”고 밝혔다. 연준 의장은 임기를 마치면 이사직 잔여 임기가 있더라도 물러나는 것이 관행이지만 2028년 1월 임기가 끝나는 연준 이사직을 당분간 유지하기로 한 것이다.
  • 현대 N 페스티벌 시즌 개막… 동일 차종으로 진검승부

    현대 N 페스티벌 시즌 개막… 동일 차종으로 진검승부

    현대자동차는 오는 8~10일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리는 1라운드 경기를 시작으로 ‘2026 현대 N 페스티벌’ 시즌을 개막한다고 4일 밝혔다. 단일 차종끼리 트랙을 달려 드라이버의 실력만으로 승부를 겨루는 국내 최대 규모의 원메이크 레이스로, 이번 시즌에는 아이오닉 5 N eN1 컵카(경주 차량)의 ‘그란 투리스모 eN1 클래스’, 아반떼 N1 컵카의 ‘금호 N1 클래스’, 아반떼 N2 컵카의 ‘넥센 N2 클래스’, 아반떼 N2 컵카의 ‘넥센 N3 클래스’ 등 총 4개 등급 대회가 운영된다. 1라운드를 시작으로 오는 10월까지 총 6라운드가 진행된다. 사진은 지난해 ‘2025 현대 N 페스티벌’에서 경주차가 주행하는 모습. 현대자동차 제공
  • 김관영 “전북지사 무소속 출마”… 요동치는 판세

    김관영 “전북지사 무소속 출마”… 요동치는 판세

    ‘현금 살포 의혹’으로 더불어민주당에서 제명된 김관영 전북도지사가 6·3 지방선거에 무소속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7일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김 지사는 4일 전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6월 지방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에서 억울하게 제명돼 공천을 받지 못한 만큼 도민에게 직접 선택받겠다는 취지다. ‘도민 후보’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민주당 텃밭에서 현직 지사의 무소속 출마는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라 전북지사 선거 판세가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김 지사 측은 득표력에서 밀리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지난 4년간 올림픽 유치, 기업 유치 실적 등 현직 프리미엄을 앞세울 경우 무소속의 약점을 극복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 지사 지지자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김관영 도민후보 추대위원회’는 이날 도의회에서 김 지사의 무소속 출마를 촉구했다. ‘정청래 사당화 저지 범도민대책회의’는 온라인을 통해 ‘응답하라 김관영! 도지사 출마 촉구 범도민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의 강세 지역인 전북에서 무소속 광역단체장 후보 당선은 전무후무한 실정이다. 김 지사의 무소속 출마가 파급력이 적지 않겠지만 민주당 바람을 이겨내기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더구나 김 지사는 현금 살포 의혹 사건과 12·3 내란 동조 의혹 등 2건의 사법 리스크도 극복해야 한다. 지역 정가에서는 김 지사의 무소속 출마를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명·청 대결의 대리전으로 보고 있다. 김 지사 측이 민주당 이 후보를 친청, 김 지사를 친명으로 분류하고 반청 세력의 표를 흡수하겠다는 전략이지만 성공 가능성은 미지수다. 한편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은 이날 한 방송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김 지사는 본인도 (4월 1일 현금 살포 관련 긴급 감찰) 당시 부적절한 행위였다고 인정하고 사과도 하지 않았느냐. 갑자기 무소속 출마 운운하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윤후명의 마지막 문장들… 시를 찾아 길을 나서다

    윤후명의 마지막 문장들… 시를 찾아 길을 나서다

    작가가 생의 끝자락서 남긴 허허한 언어들시·소설 넘나들며 문학 찾아 헤맨 삶 엿보여7일 곽효환·문정희 등 참석 추모제도 열려 “새와 별 들이 내 하늘에 가득했다/ 나는 그 산기슭 마을에 살며/ 오늘도 밤하늘의 별들을 타고 다닌다/ 별들이 새가 되는 마을에서/ 새를 타고 나는 비로소 시를 꿈꾼다”(‘새와 별과 시의 마을에 살다’ 부분) 오는 8일은 작가 윤후명이 세상을 떠난 지 꼭 1년이 되는 날이다. ‘한국문학의 독보적인 스타일리스트’로 불렸던 윤후명은 시와 소설뿐만 아니라 그림까지 그렸던 전천후 예술가였다. 작가의 타계 1주기에 맞춰 유고 시집 ‘모루도서관’(문학과지성사)이 출간됐다. 생의 끝자락에서 작가가 밀어낸 언어들은 지극히 허허(虛虛)하다. “그럼에도 어디론가 걸어가야 한다”(‘팔순에 이르렀다’)는 말을 남겨둔 시인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나귀가 길을 가고 있다/ 어디에서 어디로인지 모를 길이다/ 나귀는 나를 이끌어/ 어디론가 데려갈 것이다/ 내가 모르는 길/ 그러나 나는 일찍이 그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 나귀를 따라가는 나/ 전쟁 뒤 풋마늘 한 줄기로 한 끼를 먹고 길을 가던/ 내가 아닌가/ 나중에는 나 스스로 나귀가 되어야 하리”(‘나귀의 길’ 부분) 윤후명은 1946년 강원 강릉시에서 태어났다. 강릉은 그의 문학에서도 매우 중요한 위상을 지니는 공간이다. 이번 시집에도 ‘강릉 길, 어디인가’, ‘강릉 처서기’, ‘강릉 비단길’ 등 제목에 강릉이 포함되는 시가 여럿 담겼다. 그는 196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시가, 197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이 각각 당선되며 시와 소설을 아우르는 문인으로 활동했다. 대표작으로는 시집 ‘명궁’, 소설집 ‘둔황의 사랑’ 등이 있다. 윤후명의 문학 세계 전반을 조명하는 학술대회가 지난 1일 문학의집 서울에서 개최되기도 했다. 소설가 구효서·권현숙, 문학평론가 김형중·권희철 등이 나서서 윤후명과의 추억을 회고하고 그의 문학의 의미를 되짚었다. 권희철 평론가는 윤후명의 문학을 밀어붙인 것은 ‘시의 힘’이었다고 강조하며 “그것은 다른 존재자를 변화시키면서 은밀히 자신의 목소리를 새겨넣는 존재의 물결”이라고 평했다. 작가의 기일 하루 전날인 오는 7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윤후명 추모제도 열린다. 시인 곽효환·문정희·정희성·강은교 등이 참석한다. 유고 시집 맨 마지막에 실린 시의 제목은 ‘시는 어디에’다. 시와 소설을 넘나들며 한평생 문학을 찾아 헤맸음에도 똑 떨어지는 정답을 찾진 못한 모양이다. “친구도 어디론가 숨어버리고/ 모든 것은 지난 세월에 묻히고/ 아득히 뒷전으로 흘러갔는데/ 나는 서울 서촌에서 이상과 윤동주를 만난다/ 시는 어디 있는가”
  • [단독] “쉬워서” “연애라니까”… 뻔뻔한 그놈들 [소녀에게,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단독] “쉬워서” “연애라니까”… 뻔뻔한 그놈들 [소녀에게,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평범한 얼굴의 가해자들채팅 앱 5~6개 돌려 가면서 사용“편하게 해주고 상담해준 게 전부신고할 것 같으면 그냥 돌려보내”범행 당시의 용이함 거듭 강조해선택권 빼앗는 그루밍 6단계“취미 공유하자”… 또래처럼 행동신상정보를 협박 수단으로 활용고립·단절·착취까지 단계적 유인동의한 것처럼 만들어 범죄 희석서로의 범죄 수법 공유가해자 중엔 교사·경찰까지 있어일부는 끝까지 ‘연애했다’고 주장인증 필요한 SNS 비밀방 만들어수법 퍼뜨리며 유사 범죄 양산도 가해자를 만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지난 석 달, 수감 중인 성착취 가해자 여러 명에게 접견을 신청했다. 거절이 거듭됐다. 실제 면담이 성사된 것은 두 명뿐이었다. 각각 세 차례, 두 차례. 하루 한 번, 허락된 시간은 10분이었다. “쉬워서요.” 미성년자 의제강간 등 혐의로 지난 2월 항소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김모(51)씨는 아이들을 성착취한 이유를 한 문장으로 답했다. 교정시설 접견실, 그는 그 말을 하면서 한 차례도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2024년 1월, 김씨는 익명 채팅앱에서 14세 A양을 처음 만났다. 또래처럼 말을 걸었고, 고민을 들어줬다. 만날 때마다 현금 5만원과 담배를 손에 쥐여줬다. 그렇게 7개월이 흘렀다. A양을 포함한 10대 소녀 3명이 차례로 성추행과 강간의 피해자가 됐다. 그 사이 김씨가 온라인에서 만나 직접 대면했지만 “신고할 것 같다”고 판단해 조용히 돌려보낸 아이만 5명이었다. 그는 이 사실을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특별한 방법은 없었습니다 지난 3월, 교정시설에서 마주한 김씨는 평범했다. 짧은 머리, 170㎝ 안팎의 키. 수감 생활에 지친 듯한 표정 외엔 이렇다 할 특징조차 찾아내기 어려운 인상이었다. 세 차례 접견에서 그는 같은 말을 반복했다. “이야기 들어주고, 고민 상담해주고, 편하게 대해준 게 전부”라는 것이다. 채팅앱 선택 기준을 묻자 “인기 상위 앱 5~6개를 깔아두고 틈날 때마다 둘러보면 아이들을 손쉽게 만날 수 있었다”고 했다. 처벌이 두렵지 않았냐는 질문엔 “걸리지 않으려고 연락처를 한 번도 주고받지 않았다. 앱으로만 대화했다”고 답했다. 세 번의 접견 내내 그가 강조한 것은 두 가지였다. 힘을 쓰거나 강압적인 수단을 동원한 적이 없다는 것. 특별히 더 유용한 채팅앱을 고를 필요조차 없었다는 것. 범행의 용이함을 거듭 설명하는 그의 태도는 접견이 끝난 뒤에도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6단계, 빠져나갈 틈이 없다 온라인 그루밍은 통상 6단계를 거친다. 2003년 영국 라일리 오코넬 박사가 제시해 영국·한국 수사기관이 받아 쓰는 분류다. 친밀감 형성, 신뢰 구축, 정보 수집, 고립, 성적 접근, 성착취 후 관계 종료. 김씨의 진술은 이 6단계와 거의 정확하게 일치했다. 각 단계는 앞 단계가 다음 단계의 토대가 되는 방식으로 맞물려 있다. 아이들이 빠져나갈 틈은 단계가 깊어질수록 좁아진다. 1단계는 속도전이다. 가해자들은 첫 접촉부터 의도적으로 대화 속도를 높인다. “몇 살이야”, “어디 살아”, “지금 부모님이랑 있어”, “폰 검사 하냐”. 질문이 쉼 없이 쏟아진다. 아이가 멈춰 생각할 틈을 주지 않는 것이 목적이다. 부모 등 제3자가 개입할 가능성도 이 단계에서 미리 차단한다. 성유리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가해자들은 첫 접근 때 의도적으로 답변을 재촉하고 대화 속도를 빠르게 가져간다”며 “대부분 1시간 내외의 대화로 그루밍을 이어갈지 여부를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판단이 서지 않으면 미련 없이 다른 아이를 찾아 나선다. 이 과정이 반복된다. 2단계에선 친구가 된다. “취미를 공유하자”, “고민을 들어주겠다”며 또래처럼 다가온다. 학교폭력으로 힘들다는 아이에겐 “나도 그런 적 있다”고 공감대를 만들고, 마라탕을 좋아한다는 아이에겐 배달앱 쿠폰을 보낸다. 게임 아이템과 현금도 우정의 증표로 건네진다. 무조건적인 지지와 세심한 관심은 본격적인 성착취 직전까지 이어진다. 이명화 서울시립 아하 청소년성문화센터장은 “정서적 지지와 물질적 보상으로 ‘믿을 만한 사람’이라는 환상을 심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3단계에선 정보를 캔다. 집 주소, 학교명, 관심사, 고민거리, 부모의 귀가 시간. 아이를 종속시키는 데 쓸 수 있는 정보라면 무엇이든 수집한다. “○○동에 있는 XX초등학교 맞지?”, “학교 몇 시에 끝나?”, “부모님은 언제 집에 오셔?” 같은 질문이 자연스러운 대화 속에 섞여 들어온다.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온 사진 한 장도 놓치지 않는다. 사는 곳, 학교, 친한 친구의 얼굴까지 확인한다. 4단계에선 고립시킨다. “우리만의 비밀이야”, “엄마한테는 절대 말하지 마”라는 말이 반복된다. 아이가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는 통로를 하나씩 막는 단계다. 동시에 대화 창구를 텔레그램·라인 같은 추적이 어려운 메신저로 옮긴다. 기록이 남지 않고, 발각되더라도 증거를 지우기 쉬운 환경으로 아이를 끌어들이는 것이다. 5단계에서 본색이 드러난다. 심리적 지배가 완성됐다고 판단한 순간, 가해자들은 입에 담기조차 어려운 말들을 쏟아낸다. “뭐 입고 있는지 물어봐도 돼?”, “속옷 무슨 색이야?” 착취가 반복되면서 수위는 점점 높아진다. 벗어나려는 아이에겐 미리 확보해둔 신상 정보와 강압적으로 얻어낸 성착취물이 협박 수단으로 돌변한다. “신고할 거면 해봐. 내가 너희 집 찾아가줄게.” “내일 너희 학교 찾아갈 거니까 신고하든지 도망가든지 알아서 해봐.” 3단계에서 캐낸 정보가 이 순간을 위해 쓰인다. 6단계에서 관계를 끊는 것도 가해자의 몫이다. 착취가 충분히 이뤄졌다고 판단하면 일방적으로 연락을 끊는다. 반대로 피해자가 벗어나려 하면 협박으로 옭아맨다. 관계의 시작도, 끝도 가해자가 결정한다. 피해자에게 선택권은 처음부터 없었다. #연애였습니다 일부 가해자들은 자신의 범행을 끝까지 ‘연애’라고 부른다. 아동·청소년 성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이모(51)씨는 “그 아이와 연애를 했다”며 “성매매 업소 여성과의 금전적 관계와는 전혀 달랐다”고 주장했다. 그는 온라인 방송 플랫폼에서 17세 B양을 만나 7개월간 길들인 뒤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강간했다. 조진경 십대여성인권센터 대표는 “가해자들은 강제성이 없었다거나 상대방이 동의했다는 주장으로 죄를 희석하려 한다”며 “그루밍 자체가 동의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가해자 중엔 교사도 있었고 경찰도 있었다. 아이들을 보호하고 교육해야 할 자리에 있던 이들이, 그 신분을 위장한 채 미성년자를 상대로 범죄를 저질렀다. #지금도 공유되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이 범죄가 학습되고, 공유되고, 확산된다는 점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요즘 초등학생들은 먹을 것만으로 꼬실 수 있다”는 글이 수십 건씩 올라와 있다. 아이들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플랫폼 목록과 유혹 수단을 정리한 이른바 ‘성착취 가이드’, 피해 아동의 사진과 신상이 담긴 ‘리스트’도 나돈다. 피해자들은 자신이 그 리스트에 올라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다. 디스코드, 텔레그램 비밀방. 고강도 인증을 거쳐야 들어갈 수 있는 그 공간에서 가해자들은 서로의 수법을 나누고, 피해자 정보를 교환하며, 유사 범죄를 만들어내고 있다. 접견이 끝날 무렵 김씨가 말했다. “뭐, 특별한 수법이랄 건 없었어요.”
  • “명왕성 너머 천체에서 대기 흔적 찾았다” [달콤한 사이언스]

    “명왕성 너머 천체에서 대기 흔적 찾았다” [달콤한 사이언스]

    2006년 과학계에서 가장 뜨거웠던 사건을 꼽는다면 단연 태양계의 막내 행성 ‘명왕성’의 행성 지위 박탈이다. 1930년 2월 18일 미국 천문학자 클라이드 톰보가 발견한 명왕성은 태양계의 9번째 행성으로 인정받아왔지만, 1990년대 이후 해왕성 바깥쪽 카이퍼 벨트에서 명왕성과 비슷한 크기의 천체들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행성의 지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2005년 미국 천문학자 마이클 브라운 교수팀은 명왕성보다 질량이 약 27% 더 큰 에리스를 발견했다. 명왕성이 행성이라면 에리스도 행성이 돼야 하는 상황이 됐다. 결국 국제천문연맹(IAU)은 2006년 8월 체코 프라하에서 제26차 총회를 열고 행성의 정의를 공식적으로 정립하기 위한 투표를 했다. 당시 정의된 행성의 요건 3가지는 △태양 중심 공전 △충분한 질량을 가져 정역학적 평형을 유지할 수 있는 구형 △자신의 공전 궤도상에서 주변 천체에 대한 지배적 위치다. 명왕성은 첫 번째와 두 번째 조건은 충족했지만 세 번째 조건에서 결격 사유가 발생해 행성에서 제외되고 왜소행성으로 분류됐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최근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명왕성을 다시 행성으로 승격시켜야 한다는 의견을 공식적으로 지지하면서 다시 국제적 논쟁의 대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국립 천문대, 이시가키지마 천문대, 교토대 하쿠비 천문대, 기타큐슈 산업의과대, 지바 공업대 행성탐사 연구센터, 사가 호시조라 천문센터, 도쿄대 천문학 연구소, 아마추어 천문 연구집단인 일본 성식 정보네트워크(JOIN), 교토 산업대 우주과학 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명왕성 너머에 위치한 심우주의 천체를 관측한 결과 해당 천체에서 희박한 대기 흔적을 발견했다. 이 대기는 얼음 화산에 의해 공급되거나 혜성 등의 천체 충돌로 형성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연구 결과는 천문학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천문학’ 5월 5일 자에 실렸다. 태양계 최외곽 행성인 해왕성 궤도 너머를 공전하는 행성체들은 ‘해왕성 바깥 천체’(TNO)라고 부르는데 이들은 태양계 형성 과정에서 남겨진 잔해물이다. 이 중 명확하게 대기가 감지된 것은 왜소행성인 명왕성이 유일했다. 이에 연구팀은 천체가 별의 앞을 지나가며 별빛을 가리는 현상인 성식(星飾·stellar occultation·항성 엄폐)을 관측해 ‘(612533)2002XV93’으로 알려진 천체를 조사했다. 연구팀은 2024년 1월 교토와 나가노현에 있는 전문 천문대와 후쿠시마에 있는 시민 천문학자의 망원경으로 이 현상을 동시에 관측했다. 그 결과, 일부 관측에서 별빛은 천체가 앞을 지날 때 갑자기 사라지는 대신 몇 초에 걸쳐 점진적으로 어두워졌다. 이는 천체 주위의 얇은 가스층, 즉 대기가 존재할 때 나타나는 전형적 현상이다. 연구팀은 이 대기가 지구보다 약 500만~1000만 배 더 희박한 것으로 계산했고 얼음 화산에서 방출되는 가스에 의해 유지되거나 최근 혜성 같은 천체의 충돌 이후 방출된 물질로 형성된 단기적 대기층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연구를 이끈 고 아리마츠 교토대 교수는 “이 발견은 밀도 높은 대기가 거대 행성 주위에만 형성된다는 기존의 가설에 도전하는 것으로 태양계 가장자리에 위치한 상대적으로 작은 천체들도 일시적으로 대기를 가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추가적인 성식 관측이나 우주 망원경을 이용한 정밀 측정으로 이렇게 형성된 대기가 시간 변화에 따라 어떻게 변하고 형성되는지에 대해 연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 권은비, 올 여름도 ‘완벽 보디라인’…아이돌 원톱 몸매

    권은비, 올 여름도 ‘완벽 보디라인’…아이돌 원톱 몸매

    가수 권은비가 완벽한 보디라인을 선보이며 아이돌 ‘원톱’ 비주얼의 위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매년 여름마다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내며 ‘워터밤 여신’으로 군림했던 그는 올해 역시 압도적인 실루엣을 공개하며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권은비는 지난 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러뷰러뷰”라는 짧은 문구와 함께 촬영 현장 비하인드 컷 여러 장을 게재했다. 공개된 사진 속 그는 은은한 핑크 톤의 슬리브리스 톱을 입고 어깨 라인을 드러낸 채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톱 안에는 레오파드 패턴의 보디 수트를 입어 살짝 드러난 골반 라인이 섹시함을 더했다. 긴 웨이브 헤어스타일과 몽환적인 메이크업은 인형 같은 미모에 고혹적인 매력을 돋보이게 한다. 또 다른 사진에는 홀터넥 원피스를 입고 몽환적인 눈빛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으며, 청반바지에 스카프 톱으로 여름 룩을 연출해 발랄한 패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권은비는 2014년 걸그룹 ‘예아(Ye-A)’로 가요계에 데뷔했다. 이후 2018년 엠넷 ‘프로듀스 48’을 통해 아이즈원(IZ*ONE)의 리더로 발탁되며 큰 사랑을 받았다. 팀 활동 종료 후에는 2021년 솔로 가수로 전향해 독보적인 커리어를 쌓아왔다. ‘Door’, ‘Glitch’, ‘Underwater’, ‘The Flash’ 등 발표하는 곡마다 화려한 퍼포먼스와 흔들림 없는 라이브 실력을 선보였다. 특히 여름 시즌마다 펼쳐지는 대형 음악 페스티벌에서 보여준 폭발적인 에너지와 건강미 넘치는 보디라인은 매번 화제가 되며 명실상부한 ‘써머퀸’으로 자리매김했다.
  • 강등 위기 토트넘, 애스턴 빌라 잡고 강등권 탈출

    강등 위기 토트넘, 애스턴 빌라 잡고 강등권 탈출

    강등위기에 몰렸던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 홋스퍼가 애스턴 빌라를 잡고 강등권 탈출에 성공했다. 토트넘은 4일(한국시간) 잉글랜드 버밍엄의 빌라 파크에서 열린 2025~26 프리미어리그(EPL) 3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애스턴 빌라에 2-1로 이겼다. 2연승을 달린 토트넘은 9승10무16패(승점 37점)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승점 36점)를 18위로 밀어내고 강등권 탈출과 함께 17위로 올라섰다. 반면 애스턴 빌라는 토트넘에 패하며 2연패의 부진과 함께 17승7무10패(승점 58점)의 성적으로 5위를 기록했다. EPL에서는 18∼20위가 챔피언십(2부)으로 강등되며 현재 19위 번리, 20위 울버햄프턴의 강등은 확정된 상황이다. 마지막 남은 강등 자리 18위에서 멀어지기 위해 토트넘, 웨스트햄과 16위 노팅엄 포리스트 등이 경쟁을 펼치고 있다. 토트넘은 전방 압박으로 애스턴 빌라를 몰아붙였고 로드리고 벤탕쿠르 등 미드필더진은 중원을 장악했다. 최전방 히샤를리송은 쉴 새 없이 상대 수비를 흔들었고 측면 공격을 맡은 랑달 콜로 무아니는 이적 후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리그 15경기 무승이라는 최악의 수렁에 빠져 1977년 이후 첫 강등 위기에 몰렸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토트넘은 전반 12분 페널티아크 정면에서 공을 받은 코너 갤러거가 골대 왼쪽 하단 구석을 찌르는 정교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선제골을 뽑았다. 전반 25분엔 마티스 텔이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히샤를리송이 머리로 받아 넣으며 결승 골을 올렸다. 애스턴 빌라는 후반 추가시간 에미 부엔디아가 한 골을 만회하는 데 그쳤다. 지난달 토트넘 사령탑으로 선임된 로베르토 데제르비 감독은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리즈전을 시작으로 3경기가 남아 있고 리즈는 지금 잘하고 있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 [단독]“쉬워서요”, “연애였어요” 미성년자 성착취범은 말했다[소녀에게]

    [단독]“쉬워서요”, “연애였어요” 미성년자 성착취범은 말했다[소녀에게]

    287명. 2025년 1월부터 2026년 2월까지 온라인 그루밍을 통해 성착취를 당한 아동·청소년의 수다. 교묘하게 꾀어내는 방식의 ‘그루밍’은 스마트폰을 쥔 모든 아이들을 노린다. 서울신문은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성착취 실태를 담은 를 총 4회에 걸쳐 연재한다. 소녀에게,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미성년자 성착취범 2人 인터뷰“쉬워서 만난 아이들”, “연애했을 뿐”‘친밀감 쌓고 성착취’ 그루밍 6단계가해자를 만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지난 석 달, 수감 중인 성착취 가해자 여러 명에게 접견을 신청했다. 거절이 거듭됐다. 실제 면담이 성사된 것은 두 명뿐이었다. 각각 세 차례, 두 차례. 하루 한 번, 허락된 시간은 10분이었다. “쉬워서요.” 미성년자 의제강간 등 혐의로 지난 2월 2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김모(51)씨는 아이들을 성착취한 이유를 한 문장으로 답했다. 교정시설 접견실, 그는 그 말을 하면서 한 차례도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2024년 1월, 김씨는 익명 채팅앱에서 14세 A양을 처음 만났다. 또래처럼 말을 걸었고, 고민을 들어줬다. 만날 때마다 현금 5만원과 담배를 손에 쥐여줬다. 그렇게 7개월이 흘렀다. A양을 포함한 10대 소녀 3명이 차례로 성추행과 강간의 피해자가 됐다. 그사이 김씨가 온라인에서 만나 직접 대면했지만 “신고할 것 같다”고 판단해 조용히 돌려보낸 아이만 5명이었다. 그는 이 사실을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특별한 방법은 없었습니다” 지난 3월, 교정시설에서 마주한 김씨는 평범했다. 짧은 머리, 170㎝ 안팎의 키. 수감 생활에 지친 듯한 표정 외엔 이렇다 할 특징조차 찾아내기 어려운 인상이었다. 세 차례에 걸친 접견에서 그는 같은 말을 반복했다. “이야기 들어주고, 고민 상담해주고, 편하게 대해준 게 전부”라는 것이다. 익명 채팅앱 선택 기준을 묻자 “인기 상위 앱 5~6개를 깔아두고 틈날 때마다 둘러보면 아이들을 손쉽게 만날 수 있었다”고 했다. 처벌이 두렵지 않았냐는 질문엔 “연락처를 한 번도 주고받지 않았다. 앱으로만 대화했다”고 답했다. 세 번의 접견 내내 그가 강조한 것은 두 가지였다. 힘을 쓰거나 강압적인 수단을 동원한 적이 없다는 것, 그리고 특별히 더 유용한 채팅앱을 고를 필요조차 없었다는 것. 범행의 용이함을 거듭 설명하는 그의 태도는 접견이 끝난 뒤에도 한동안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6단계, 빠져나갈 틈이 없다 온라인 그루밍은 통상 6단계를 거친다. 2003년 영국 라일리 오코넬 박사가 제시해 영국·한국 수사기관이 받아 쓰는 분류다. ▲친밀감 형성 ▲신뢰 구축 ▲정보 수집 ▲고립 ▲성적 접근 ▲성착취 후 관계 종료. 김씨의 진술은 이 6단계와 거의 정확하게 일치했다. 각 단계는 앞 단계가 다음 단계의 토대가 되는 방식으로 맞물려 있다. 아이들이 빠져나갈 틈은 단계가 깊어질수록 좁아진다. 1단계는 속도전이다. 가해자들은 첫 접촉부터 의도적으로 대화 속도를 높인다. “몇 살이야”, “어디 살아”, “지금 부모님이랑 있어”, “폰 검사 하냐”. 질문이 쉼 없이 쏟아진다. 아이가 멈춰 생각할 틈을 주지 않는 것이 목적이다. 부모 등 제3자가 개입할 가능성도 이 단계에서 미리 차단한다. 성유리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가해자들은 첫 접근 때 의도적으로 답변을 재촉하고 대화 속도를 빠르게 가져간다”며 “대부분 1시간 내외의 대화로 그루밍을 이어갈지 여부를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판단이 서지 않으면 미련 없이 다른 아이를 찾아 나선다. 이 과정이 반복된다. 2단계에선 친구가 된다. “취미를 공유하자”, “고민을 들어주겠다”며 또래처럼 다가온다. 학교폭력으로 힘들다는 아이에겐 “나도 그런 적 있다”고 공감대를 만들고, 마라탕을 좋아한다는 아이에겐 배달앱 쿠폰을 보낸다. 게임 아이템, 현금도 우정의 증표로 건네진다. 무조건적인 지지와 세심한 관심은 이후 본격적인 성착취 직전까지 지속된다. 이명화 서울시립 아하 청소년성문화센터장은 “정서적 지지와 물질적 보상으로 ‘믿을 만한 사람’이라는 환상을 심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3단계에선 정보를 캔다. 집 주소, 학교명, 관심사, 고민거리, 부모의 귀가 시간. 아이를 종속시키는 데 쓸 수 있는 정보라면 무엇이든 수집한다. “OO동에 있는 XX초등학교 맞지?”, “학교 몇 시에 끝나?”, “부모님은 언제 집에 오셔?” 같은 질문들이 자연스러운 대화 속에 섞여 들어온다.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온 사진 한 장도 놓치지 않는다. 사는 곳, 학교, 친한 친구의 얼굴까지 확인한다. 4단계에선 피해자를 고립시킨다. “우리만의 비밀이야”, “엄마한테는 절대 말하지 마”라는 말이 반복된다. 아이가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는 통로를 하나씩 막는 단계다. 동시에 대화 창구를 텔레그램·라인 같은 추적이 어려운 메신저로 옮긴다. 기록이 남지 않고, 설령 발각되더라도 증거를 지우기 쉬운 환경으로 아이를 끌어들이는 것이다. 5단계에서 본색이 드러난다. 심리적 지배가 완성됐다고 판단한 순간, 가해자들은 입에 담기조차 어려운 말들을 쏟아낸다. “뭐 입고 있는지 물어봐도 돼?”, “속옷 무슨 색이야?” 착취가 반복되면서 수위는 점점 높아진다. 그루밍에서 벗어나려는 아이에겐 미리 확보해둔 신상 정보와 강압적으로 얻어낸 성착취물이 협박 수단으로 돌변한다. “신고할 거면 해봐. 내가 너희 집 찾아가 줄게.” “내일 너희 학교 찾아갈 거니까 신고하든지 도망가든지 알아서 해봐.” 3단계에서 캐낸 정보가 이 순간을 위해 쓰인다. 6단계에서 관계를 끊는 것도 가해자의 몫이다. 착취가 충분히 이뤄졌다고 판단한 가해자들은 일방적으로 연락을 끊거나, 반대로 피해자가 벗어나려 하면 협박으로 옭아맨다. 관계의 시작도, 끝도 가해자가 결정한다. 피해자에게 선택권은 처음부터 없었다. ■가해자의 궤변 “연애였습니다” 일부 가해자들은 자신의 범행을 끝까지 ‘연애’라고 부른다. 아동·청소년 성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이모(51)씨는 “그 아이와 연애를 했다”며 “성매매 업소 여성과의 금전적 관계와는 전혀 달랐다”고 주장했다. 그는 온라인 방송 플랫폼에서 17세 B양을 만나 7개월간 길들인 뒤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강간했다. 조진경 십대여성인권센터 대표는 “가해자들은 강제성이 없었다거나 상대방이 동의했다는 주장으로 죄를 희석하려 한다”며 “그루밍 자체가 동의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가해자 중엔 교사도 있었고, 경찰도 있었다. 아이들을 보호하고 교육해야 할 자리에 있던 이들이, 그 신분을 위장한 채 미성년자를 상대로 범죄를 저질렀다. 더 심각한 것은 이 범죄가 학습되고, 공유되고, 확산된다는 점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요즘 초등학생들은 먹을 것만으로 꼬실 수 있다”는 글이 수십 건씩 올라와 있다. 아이들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플랫폼 목록과 유혹 수단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이른바 ‘성착취 가이드’, 피해 아동의 사진과 신상이 담긴 ‘리스트’도 나돈다. 피해자들은 자신이 그 리스트에 올라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다. 디스코드, 텔레그램 비밀방. 고강도 인증을 거쳐야만 들어갈 수 있는 그 공간에서 가해자들은 서로의 수법을 나누고, 피해자 정보를 교환하며, 유사 범죄를 만들어내고 있다. 접견이 끝날 무렵 김씨가 말했다. “뭐, 특별한 수법이랄 건 없었어요.” 우리 아이를 지키세요서울신문은 시리즈와 함께 온라인 성착취 징후와 대응법을 담은 인터랙티브 웹페이지를 개설했습니다. 아래 링크 및 QR코드를 통해 각각 10대 자녀를 둔 부모용, 청소년 당사자용 가이드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부모용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grooming_education/ 청소년용 https://seoul.co.kr/SpecialEdition/grooming_education/teen/
  • ‘한여름 밤 클래식 선율’…평창대관령음악제 7월 23일 개막

    ‘한여름 밤 클래식 선율’…평창대관령음악제 7월 23일 개막

    국내 대표 클래식 축제 가운데 하나인 평창대관령음악제가 7월 23일부터 8월 2일까지 알펜시아리조트에서 개최된다. ‘계승과 혁신’(Legacy and Innovation)을 주제로 한 올해 음악제에서는 국내외 정상급 아티스트들이 펼치는 콘서트가 19회 열린다. 바로크 시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작품들을 독주, 앙상블, 오페라, 오케스트라로 만날 수 있다. 주요 출연자는 ▲피아니스트 김대진·선우예권·샤를 리샤르 아믈랭 ▲바이올리니스트 사와 카즈키 ▲첼리스트 츠츠미 츠요시·크리스토프 쿠앵·막시밀리안 호르눙 ▲소프라노 다니엘라 쾰러 ▲바리톤 김기훈·파벨 하스 콰르텟 ▲지휘자 한스 그라프·오스카 요켈이다. 차세대 연주자로 주목받는 임현재, 신경식, 이재리, 선율도 음악제를 찾는다. 음악제에서는 강원 곳곳을 무대로 한 찾아가는 음악회와 대관령아카데미, 와인아카데미, 석학 특강 등도 진행된다. 공연 입장권은 대관령음악제 홈페이지나 NOL 티켓에서 7일 오후 2시부터 구매할 수 있다. 입장권 가격은 공연별로 3만~10만원이고, 장애인과 국가유공자는 50% 할인받는다. 강원도가 주최하고 강원문화재단이 주관하는 대관령음악제는 올해로 23회째를 맞는다. 양성원 예술감독은 “수백 년에 걸쳐 쌓아온 작곡가들의 작품은 현재 살아 숨 쉬며 새로운 창작의 토양이 되는 예술의 토대이다”며 “이러한 예술의 흐름 속에서 계승이 어떻게 혁신으로 이어지고, 예술이 어떻게 인간의 깊은 내면을 울리며 우리 시대의 언어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해 조명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 3일간 20만명 몰린 순천만국가정원···봄꽃보다 빛난 ‘사람꽃’ 축제

    3일간 20만명 몰린 순천만국가정원···봄꽃보다 빛난 ‘사람꽃’ 축제

    순천만국가정원이 5월 황금연휴 시작 사흘 동안 관람객 20만명을 끌어모으며 봄의 절정을 도시 성장의 동력으로 바꿔냈다.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연휴 기간 국가정원에는 장미, 알리움, 아마릴리스, 꽃양귀비, 금낭화, 아이리스 등 형형색색의 봄꽃이 만개해 정원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압도적인 계절의 풍경을 선사했다. 꽃의 절정 위에 사람이 더해져 정원은 단순한 관람 공간을 넘어 ‘경험의 무대’로 확장됐다. 노을정원에서는 평소 접하기 어려운 하프와 클라리넷, 건반의 삼중주가 어우러진 ‘가든 하프 러브’ 공연이 펼쳐졌다. 자연과 음악이 어우러진 고품격 문화콘텐츠가 관람객들의 큰 호응과 박수를 이끌어냈다. 프랑스 정원에서는 ‘왕자·공주 가든파티’가 열렸다. 200여명의 참여자들이 각자의 개성을 살린 코스튬을 입고 등장해 정원을 유럽 사교문화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고려시대 공주, 아랍 왕자, 이집트 공주 등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하며 봄꽃과 함께 ‘사람꽃’이 피어나는 이색 풍경이 연출됐다. 매력적인 정원 풍경과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된 순천만국가정원에는 지난 2일 중국 크루즈 관광객 2200명이 단체로 방문하는 등 순천만국가정원은 글로벌 관광지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했다. 관람객의 폭발적 유입은 지역경제로 직결됐다. 국가정원 인근 상권에는 연일 방문객이 몰렸다. 식당·카페·숙박업소 전반에서 매출이 급증해 정원이 도시 경제를 견인하는 ‘도시의 엔진’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순천만국가정원은 이 열기를 이어 5일 어린이날 스페이스허브에서 ‘캔들라이트 콘서트’를 개최한다. 1만 5000여개의 캔들이 수놓은 정원 위에서 가수 이석훈과 최유리가 선보이는 공연은 봄밤의 정점을 장식할 예정이다. 꽃과 빛, 음악이 결합된 이번 콘서트는 정원을 ‘낮의 풍경’에서 ‘밤의 감성’으로 확장하는 대표 콘텐츠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선순 시 정원도시센터소장은 “순천만국가정원은 이제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시민의 삶을 치유하고 도시의 경제를 움직이는 핵심 플랫폼이다”며 “꽃을 보러 오는 도시를 넘어, 머무르고 소비하며 기억하는 도시로 발전시켜 생태가 경제를 견인하는 순천을 완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렌포코리아, 냉온열 복합 마사지건 ‘써마쿨 C003H’ 가정의 달 프로모션 실시

    렌포코리아, 냉온열 복합 마사지건 ‘써마쿨 C003H’ 가정의 달 프로모션 실시

    - 전용 하드 케이스 패키지, 별도 포장 없이 선물용으로 손색없어- 글로벌 1,800만 검증 브랜드, 가정의 달 한정 특가 진행 글로벌 웰니스 브랜드 렌포코리아(RENPHO Korea)가 가정의 달인 5월을 맞아 ‘써마쿨(Thermacool) 냉온열 마사지건 C003H’를 중심으로 선물 시장 공략에 나섰다. 해당 브랜드는 전 세계 200여 개국에서 누적 고객 1800만명을 확보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품질을 검증받았다. 써마쿨 냉온열 마사지건은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냉각과 온열 기능을 선택하여 사용할 수 있는 장치다. 쿨링 모드는 8~16℃, 히팅 모드는 37~45℃의 범위를 지원해 부위별 맞춤 케어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전용 헤드 5종이 포함되어 승모근부터 발바닥까지 전신 부위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제품 성능을 살펴보면 브러시리스 모터를 탑재해 최대 3200RPM의 진동력을 구현하며, 5단계로 강도를 세분화하여 조절할 수 있다. 저소음 설계가 적용되어 소음 발생을 최소화했으며, 전용 하드 케이스 패키지가 제공되어 별도 포장 없이 보관 및 이동이 용이하도록 구성됐다. 안전성 및 편의성 측면에서는 USB-C 타입 고속 충전 방식을 채택해 2시간 완충 시 최대 3시간까지 연속 사용이 가능하다. 국내 시장 유통을 위해 KC 안전 인증과 배터리 안전 인증을 모두 획득하여 공식적인 검증 절차를 완료했다. 아마존 베스트셀러 등 해외 시장의 실적을 바탕으로 신뢰도를 확보한 렌포코리아는 가정의 달 5월 한 달간 한정 특가 프로모션을 운영한다. 써마쿨 냉온열 마사지건 C003H 제품은 렌포코리아 공식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구매할 수 있다.
  • 증권가 리포트 10건 중 9건 ‘매수’… 목표가 달성률은 19%

    증권가 리포트 10건 중 9건 ‘매수’… 목표가 달성률은 19%

    목표주가 실제 달성률 하락세중소형주는 분석 사각지대 우려코스피가 사상 처음 장중 6800선을 돌파하며 ‘7000선’ 돌파를 가시권에 둔 가운데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 보고서의 낙관적 편향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증권가 리포트가 대형 상장사에 편중된 데다 투자의견 대부분이 매수 의견에 쏠리면서 리서치 보고서의 신뢰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김준석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공개한 ‘애널리스트의 낙관성, 정확성, 정보성’ 보고서에서 2000년부터 2024년까지 25년간 국내 애널리스트 분석보고서 약 74만건을 분석한 결과, 국내 애널리스트 보고서에서 낙관적 편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목표주가를 제시한 보고서 100건 중 95건은 주가 상승을 전제로 했지만, 목표주가 달성률은 19%에 그쳤다. 2024년 기준 애널리스트 보고서가 발간된 상장사는 전체의 30%에 그쳤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는 44%, 코스닥 상장사는 23%만 보고서 발간 대상에 포함됐다. 이런 공백은 중소형주에서 더 뚜렷했다. 2024년 기준 분석보고서의 69%가 시가총액 상위 200개 기업에 집중됐고, 시가총액 상위 100개 기업에 대한 보고서도 전체의 45%를 차지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중소형 상장기업들은 분석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투자의견의 ‘매수 쏠림’도 장기간 고착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애널리스트 투자의견에서 매수·적극매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이후 90%를 웃돌았고, 2020~2024년에는 93.1%까지 높아졌다. 목표주가의 정확성도 떨어졌다. 목표주가에 반영된 예상수익률과 실제 수익률의 차이는 2015년 이후 평균 30%가량에 달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투자의견뿐 아니라 목표주가와 이익예측치에서도 낙관적 편향이 명확히 관찰됐으며, 이 같은 낙관성이 증권사 수익에 대한 기여도 제고, 분석 대상 기업과의 우호적 관계 구축 등 이해상충 요인과 관련된 것으로 봤다. 다만 낙관적 편향에도 애널리스트 정보의 시장 영향력은 여전히 확인됐다. 투자의견, 목표주가, 이익예측치 변경은 유의미한 초과수익률과 초과거래회전율 반응을 일으킨 것으로 나타났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제공 정보의 정확성, 객관성, 유용성에 연계된 애널리스트 평가 및 보상체계를 도입하고, 제공 정보의 정확성, 객관성, 잠재적 이해상충 요소에 대한 정보공개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북 선수단 8년 만에 방한 이유는…“체제 우월성 부각 방점”

    북 선수단 8년 만에 방한 이유는…“체제 우월성 부각 방점”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과 수원FC 위민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WACL) 준결승전이 성사되면서 남북 대화로 이어질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과거 체육교류가 대화 국면으로 이어진 사례가 적지 않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엔 교류보다는 단순 국제대회 참가에 방점을 찍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4일 통일부에 따르면 내고향여자축구단은 오는 17일 오후 2시 15분 에어차이나를 이용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내고향여자축구단은 경기 수원의 한 호텔에서 수원 위민FC 선수들과 묵게 된다. 북한 체육팀의 방한은 2018년 이후 8년 만이다. 남북 관계가 좋았던 2018년 8월 경남 창원에서 열린 세계사격선수권대회, 10월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 축구대회, 12월 국제탁구연맹(ITTF) 2018 월드투어 그랜드파이널스대회 탁구 혼합복식 등이 개최되는 등 체육 교류가 활발했다. 하지만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이 ‘노 딜’로 끝나고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체육 교류도 끊겼다. 2019년 평양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에서 남자 축구대표팀이 북한을 다녀왔다. 2023년에는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 8강전에서 북한을 만났지만 모두 과열된 경기 양상을 보였다. 남북 체육교류가 그동안 경색된 국면을 전환하는 역할을 했던 만큼 이번에도 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주요 관심사다. 남북 체육교류는 1990년 남북 통일축구대회를 기점으로 2019년까지 총 80여회 진행됐다.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 대회에서는 국제대회 최초로 남북 단일팀을 구성해 출전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는 남북이 처음 공동입장했고,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 북한은 최초로 응원단을 파견했다. 이후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최초로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을 구성해 대회에 나서기도 했다. 당시 평창 올림픽을 기점으로 남북 대화가 진행되면서 북미 대화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다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최근 북한은 ‘적대적 두 국가’ 기조를 강화하며 남북의 완전한 단절을 강조하고 있다. 또 이번 대회는 국가대표가 아닌 민간 프로축구 대회인 만큼 국가 대 국가의 교류로 보기는 어렵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순수 체육 행사의 일환으로 참가하는 것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과거 남북관계 경색국면에서 스포츠 교류가 물꼬를 텄지만 현재는 북한이 강력한 2국가 분리정책을 취하고 있어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통일부 관계자도 “국제경기의 일환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도 대회 참여를 망설인 흔적도 있다. 준결승전에 참여하는 호주와 일본이 지난달 중순에 AFC에 참가를 통보한 것과 달리 달리 북한은 지난 1일에서야 참가 의사를 전했다. 참가를 결정한 배경에는 여자 축구가 세계적으로 실력이 입증된 만큼 ‘적대국’인 한국을 압도할 수 있다는 계산이 밑바탕에 깔린 것으로 보인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측 의도는 ‘압도적 실력’을 통한 체제 우월성 과시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북한 주민들에게 ‘적대국보다 우월하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기회로 판단해 이를 통해 적대적 두 국가 기조를 보다 선명하게 선전하는 기회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 외국인 임차인도 세이프! 은평구, ‘전월세 안심 다국어 체크리스트’ 제작

    외국인 임차인도 세이프! 은평구, ‘전월세 안심 다국어 체크리스트’ 제작

    서울 은평구는 외국인 임차인의 전월세 계약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외국어로 제작된 ‘전월세 안심 다국어 체크리스트’를 제작·배포한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외국인 및 다문화 가구가 임대차 계약 과정에서 겪는 언어 장벽과 정보 부족 문제를 줄이기 위해 추진됐다. 최근 전세사기 등 임차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늘어나면서 추가 피해를 예방하려는 조치다. 임대차 분쟁 등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체크리스트는 계약 전·계약 시·계약 후 단계별로 확인해야 할 사항을 담았다. 중국어·베트남어·일본어·영어 등 총 4개 국어로 제작해 이해도를 높였다. 주요 내용으로는 등기사항증명서 확인, 선순위 권리관계 점검, 전세보증보험 가입 가능 여부 확인, 공인중개사 정상 영업 여부 확인, 확정일자 및 전입신고 방법 등이다. 구는 체크리스트를 구청 누리집에 게시하고 언어별 게시물로 연결되는 QR코드를 제작해 부동산중개업소와 동 주민센터, 외국인 관련 기관 등에 비치할 계획이다. 자세한 사항은 구청 부동산정보과 부동산행정팀으로 문의하면 된다. 구 관계자는 “외국인 주민들이 안전하게 전월세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실질적 도움을 제공하고자 한다”며 “부동산 거래 안전망 강화를 위한 정책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 “일본 아재 응원 그만해라”…후배 선수, 추성훈 ‘공개 저격’ 무슨 일?

    “일본 아재 응원 그만해라”…후배 선수, 추성훈 ‘공개 저격’ 무슨 일?

    추성훈의 격투기 선수 복귀 방식에 대해 후배 격투기 선수가 “특정 선수에게만 특혜가 주어지고 있다”고 주장하며 공개 저격에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추성훈은 지난 2일 경기도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블랙컴뱃’(대한민국 MMA 종합격투기 단체) 국가대항전 ‘블랙컵’ 경기 종료 후 케이지에 올라 격투기 글러브를 들어 올리며 향후 격투기 대회에 참가할 수 있음을 예고했다. 이후 추성훈은 같은 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아저씨 마지막 도전. 살아갈 이유를줘서 고마워. 나랑 붙고 싶은 사람, DM(쪽지) 기다릴게”라고 글을 남기며 복귀 의사를 다시 한번 피력했다. 대회 주최사 블랙 컴백 또한 “복귀를 환영한다”고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이후 ZFN 소속 장익환 선수는 자신의 SNS에 “상대가 나온 것도 아니고, 상대를 본인이 뽑는다는 자체가 무슨 시합이냐. 그냥 홍보용으로 하는 걸 수도 있으니, 일본 아재 그만들 응원해라”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후 격투기 팬들 사이에서 장 선수의 무례한 행동을 지적하며 비난 여론이 확산했다. 누리꾼들은 “그렇게 불만이면 얼굴 보고 이야기해라”, “추성훈을 응원하는 이유는 유명해서가 아니라 나이가 많음에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모습이 멋있기 때문”, “왜 저렇게 심한 말을 하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이후 장 선수는 후속 글을 통해 “말 많고 설명하고 그런 타입은 아니지만 하도 주위에서 지껄여서 이걸로 마무리하려 한다”며 “나는 유명하지도 않고 뭐 하나 얻어먹으려고 소속사에 잘 보이거나 이쁨받을 생각도 없다. 그런 가식적 성향은 나와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상대가 강하든 권력이 있든 생각하지 않고 할 말은 하면서 살고 있다”며 “하지만 지금도 후배들은 프로 무대에서 한번 뛰려고 간절하게 기다리고 있는데 단지 유명해진 덕으로 또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공식 인스타를 통해 싸울 상대를 본인이 선택한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블컴에는 매치메이커가 있다. 가령 자기가 선택권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건 비공식적으로 진행을 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추성훈은 아시안게임 유도 금메달리스트 출신 종합격투기 선수로 K-1과 DREAM, UFC, ONE Championship까지 다양한 무대를 경험한 파이터다. 40대에 접어든 이후에도 경쟁력을 유지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장익환은 대한민국 국적의 ZFN 페더급 종합격투기 선수로, 무에타이를 기반으로 한 타격 능력을 앞세워 Road FC 등에서 활약해온 현역 파이터다. 대한무에타이연맹 챔피언 출신으로 프로 데뷔 이후 꾸준히 경쟁력을 입증해왔으며, 국내외 강자들과의 대결을 통해 경험을 쌓아왔다.
  • “계절의 여왕 5월에 야외 결혼식 어때요?”…경기관광공사 명소 5곳 추천

    “계절의 여왕 5월에 야외 결혼식 어때요?”…경기관광공사 명소 5곳 추천

    답답한 실내를 벗어나 푸르른 하늘 아래 열리는 야외 결혼식은 신혼부부와 축하객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특별한 감동으로 남을 것이다. 경기관광공사가 화사한 봄꽃이 흐드러진 테마정원부터 고즈넉한 한옥 정취, 탁 트인 한강 뷰를 담은 공간까지, 생애 가장 빛나는 하루를 완성해주는 경기도의 야외 결혼식 명소 5곳을 추천했다. [화려한 정원에 그린 동화 속 결혼식, 파주 퍼스트가든] 퍼스트가든은 23개의 테마정원을 품은 대규모 복합문화공간이다. 그리스 신화를 모티브로 조성된 유럽식 정원의 낭만과 싱그러운 자연이 어우러져, 국내 야외 결혼식 명소 중에서도 손꼽히는 장소로 널리 알려져 있다. 결혼식은 잔디로 이루어진 푸르른 버진로드 위에서 펼쳐진다. 발아래에는 초록빛 잔디가 깔리고, 머리 위로 맑은 하늘이 열리는 그 순간, 신부의 한 걸음 한 걸음은 평생 기억될 순간이 된다. 소규모 스몰웨딩이 가능한 해피가든부터 500명까지 수용 가능한 파티가든, 그리고 실내 예식이 가능한 가우디움홀까지 다양한 규모와 형태로 맞춤형 예식이 진행된다. 특히 대부분의 식사를 직접 준비하는 자체 케이터링은 하객들 사이에서도 호평이 이어진다. 결혼식이 끝난 뒤에도 가족, 친지들이 함께 테마파크 곳곳을 거닐며 결혼식의 여운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도 퍼스트가든만의 큰 매력이다. 이국적인 풍경 속에서 오롯이 두 사람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갈 수 있는 5월의 결혼식 장소로 알맞은 곳이다. [품격 있는 가든 웨딩, 화성 라비돌호텔&리조트] 화성시 정남면에 자리한 라비돌은 수준 높은 시설과 세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품격 호텔&리조트다. 드넓은 부지 안에 골프장, 수영장, 연회장을 갖추고 있으며, 그 중심에 화려함과 기품을 갖춘 야외 가든 웨딩 공간이 자리하고 있다. 호텔 야외 가든에서 맑은 하늘과 청명한 공기를 마시며 올리는 예식은 실내 홀에서 느낄 수 없는 탁 트인 감동적인 순간을 제공한다. 5월의 따스한 햇살 아래 사랑하는 사람들의 축복 속에 새로운 출발을 알리기에 라비돌호텔의 야외 웨딩은 더없이 완벽한 무대다. 야외뿐만 아니라 웅장한 컨벤션홀에서는 고품격 미디어아트가 연출되어 예식에 특별한 감동을 더한다. 피로연 공간은 다른 행사와 겹치지 않도록 운영되어 프라이빗한 분위기를 끝까지 유지할 수 있다. 소규모 가든 웨딩부터 10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컨벤션 웨딩까지 선택의 폭이 넓고 다양한 것도 장점이다. 1200여대 수용이 가능한 주차 공간과 3시간 무료 주차 혜택 등 하객 친화형 서비스도 인상적이다. [한옥에서 펼쳐지는 야외 웨딩의 낭만, 양평 아델라한옥] 아델라한옥은 전통 한옥의 고즈넉한 아름다움과 현대적인 감각이 조화를 이루는 프라이빗 라이프스타일 공간이다. 공공기관에 인증받은 한옥스테이이기도 한 이곳은 파란 하늘 아래 기와지붕과 잔디밭이 어우러지는 풍경 하나만으로도 야외 결혼식 명소로 충분한 이유를 갖는다. 예식은 고즈넉한 한옥의 문을 통과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입구를 지나 혼주와 함께 손을 잡고 걸어오는 장면은 사진으로 담아도, 기억으로 새겨도 뭉클한 감동을 준다. 특히 예식 공간 양쪽에 듬직하게 서 있는 두 그루의 소나무는 마치 자연이 만든 아치처럼 두 사람을 포근하게 감싸 안으며 야외 웨딩의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려 준다. 전통혼례는 물론 야외 하우스 웨딩, 퓨전 예식까지 100% 커스텀으로 진행되며, 식사는 정성이 담긴 한정식 코스로 하객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유명 예능 프로그램의 촬영지로도 알려져 있어 방문객에게는 반가운 이야깃거리가 되기도 한다. 봄날의 신록이 가득한 5월, 처마 끝에 매달린 하늘과 잔디 위에 피어나는 꽃들 사이 아델라한옥에서 올리는 결혼식은 그 자체로 낭만이고 감동이다. 경의중앙선 원덕역과 가까워서 대중교통 접근도 편리하다. [한강을 품은 로맨틱 하우스 웨딩, 남양주 프라움웨딩] 남양주 와부읍, 남한강이 내려다보이는 강변에 유럽풍 감성의 하우스 웨딩 베뉴 ‘프라움웨딩’이 자리하고 있다. ‘프라움(Praum)’이라는 이름은 자부심을 뜻하는 ‘프라이드’와 라틴어 ‘움(공간)’의 합성어로, 인생의 새로운 출발선에 선 이들에게 자부심이 되는 공간이라는 뜻을 지닌다.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은 단연코 시원하게 탁 트인 한강 뷰다. 예식 중에도, 피로연 자리에서도 탁 트인 강변 풍경이 시야에 들어와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단독 건물 전체를 대관하여 진행하기 때문에 다른 예식과 겹치지 않는 완전한 프라이빗 웨딩이 가능하다. 최소 인원 제한 없이 야외 웨딩을 진행할 수 있으며 최대 400명까지 수용 가능한 규모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야외 유리온실이다. 갑작스러운 우천 상황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어 야외 결혼식을 앞둔 예비부부의 걱정을 덜어준다. 또한 전문 스타일링 업체가 플라워 데코와 공간 연출을 담당해 완성도 높은 예식을 선사한다. 강변의 정취가 무르익는 5월, 프라움웨딩에서의 하루는 로맨스 영화 속 장면보다 빛날 것이다. [고즈넉한 퓨전 한옥 베뉴의 감성, 성남 아연당] 판교 백현동 울창한 숲길 안, 일상의 소음으로부터 한발 물러선 자리에 퓨전 한옥 웨딩 베뉴 ‘아연당’이 숨어 있다. ‘시간이 쌓아 올린 고즈넉한 품격’이라는 철학을 담은 이곳은 전통 한옥의 미감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간으로, 숲속의 조용한 힐링 베뉴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아연당의 예식은 고풍스러운 ‘Ayeondang(한옥웨딩)’, 자연과 어우러지는 ‘Promise Garden(야외가든)’, 프라이빗한 ‘Signature Flora(소규모)’ 세 가지 테마로 나뉜다. 어떤 형태를 선택하든, 정형화된 틀을 벗어나 100% 커스텀 연출이 중심이 되어 두 사람만의 이야기가 공간 곳곳에 스며든다. 플라워 데코부터 동선, 연출까지 모든 것이 하나의 작품처럼 기획되어, 예식이 끝난 후에도 오래도록 깊은 여운이 남는 하루를 선사한다. 단독 웨딩으로 운영되어 완전한 신랑, 신부 하객들만의 오붓한 시간을 완벽히 보장하며, 신분당선 판교역 인근에 위치해 도심에서의 접근성도 좋다. 5월의 싱그러운 신록으로 둘러싸인 숲속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깊이 있는 결혼식을 꿈꾸는 커플이라면 아연당은 완벽한 해답이 될 것이다.
  • “짧게 끝난다더니”…트럼프 이란전, 37조 쓰고 ‘수렁’ 빠졌다 [핫이슈]

    “짧게 끝난다더니”…트럼프 이란전, 37조 쓰고 ‘수렁’ 빠졌다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작한 이란전이 두 달째 장기전 수렁에 빠졌다. 백악관은 당초 “짧게 끝나고 경제 충격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전쟁 비용은 이미 250억 달러, 우리 돈 약 37조 원으로 불어났다. 호르무즈 해협 폐쇄 여파로 에너지 시장은 흔들리고 미국 내 여론과 공화당 내부의 피로감도 커지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비용이 크고 인기 없는 데다 뚜렷한 출구 전략도 없는 이란전의 현실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예상했던 단기전과 제한적 경제 충격 전망이 무너지고 있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28일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 군사작전을 시작했다. 명분은 이란의 핵무장 저지였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 군사시설을 타격하고 최고지도자를 포함한 고위 인사들을 제거했다. 그러나 이란 정부 체제는 무너지지 않았다. 이란은 여전히 미국을 압박할 군사 능력을 유지한 채 버티고 있다. ◆ “후회 없다”지만…짧은 전쟁은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힌다. 그는 지난 1일 플로리다주 더빌리지스에서 열린 지지자 행사에서 “어리석었는지 용감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현명한 일이었다”며 “다시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쟁의 청구서는 빠르게 커지고 있다. 미 국방부가 처음 공개한 비용 추산은 이란전이 더 이상 ‘짧은 군사작전’이 아니라 막대한 재정 부담을 동반한 장기전으로 바뀌었음을 보여준다. 이 숫자도 최종 청구서가 아닐 수 있다. 앞서 CNN과 CBS 등은 미 국방부의 250억 달러 추산에 중동 내 미군기지 복구비와 파괴된 장비 교체 비용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들 비용까지 더하면 전체 전쟁 비용이 400억~500억 달러, 우리 돈 약 59조~74조 원까지 불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호르무즈 해협 폐쇄도 부담을 키운다. 해협은 앞으로도 수주 동안 사실상 닫힌 상태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휘발유 가격이 곧 내려갈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은 가격 상승이 올해 남은 기간 계속될 수 있다고 인정했다. ◆ 합의도 출구도 없다…커지는 정치 청구서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도 흔들린다. 그는 불과 3주 전만 해도 이란이 미국 요구를 모두 받아들였고 돌파구가 가까워졌다고 밝혔다. 이란이 농축우라늄 반출에 협조하고 에너지 가격도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하지만 이란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협상도 교착 상태에 빠졌다. 그는 이란이 합의를 원한다고 말하면서도 테헤란 지도부가 혼란스러워 누가 결정권을 쥐고 있는지 알기 어렵다고 했다. 이란 공격 재개 가능성도 열어뒀다. 플로리다에서 기자들이 공격 재개 가능성을 묻자 구체적 설명을 피하면서도 “그럴 가능성은 있다”고 답했다. 이란의 최신 제안에 대해서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상상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전쟁은 외교 갈등으로도 번졌다. 독일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전에서 “굴욕을 당하고 있다”고 말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후 미국 행정부는 독일 주둔 미군 수천 명을 철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란전과 거리를 둔 이탈리아와 스페인에도 비슷한 조치를 시사했다. 2주 뒤 중국 방문도 부담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요구해왔다. 미 의회 내부에서도 불만이 커진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쟁 지속을 위한 의회 승인을 요청하지 않았다. 법정 시한인 60일을 넘겼지만 행정부는 휴전이 사실상 시계를 멈췄기 때문에 별도 승인이 필요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우리는 전쟁 중”이라고 말해 행정부 논리를 스스로 흔들었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도 이른바 ‘시계 정지’ 논리에 의문을 제기한다. 중간선거를 6개월 앞두고 전쟁 비용과 유가 상승, 여론 악화가 동시에 쌓이면 공화당도 정치적 부담을 피하기 어렵다. NYT는 대부분 여론조사에서 미국인들이 이란전을 지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이란 핵 능력을 막기 위해서라면 휘발유 가격 상승도 감수할 가치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전쟁 두 달째 공식 비용은 37조 원으로 불어났고 최종 청구서는 더 커질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사실상 닫혀 있으며 협상 출구도 보이지 않는다. “짧게 끝날 것”이라던 이란전은 이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와 경제, 정치 리스크를 동시에 키우는 장기전으로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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