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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리어 우먼] 박정림 국민銀 재무보고통제부장

    [커리어 우먼] 박정림 국민銀 재무보고통제부장

    “경영행위가 숫자로 표현되고, 숫자가 경영행위로 구현되는 묘미는 느껴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몰라요.” 보통 여성은 남성보다 숫자와 셈에 약하다고 한다. 그래서 여전히 기업의 최고재무관리자(CFO)나 회계책임자로 성장한 여성을 찾아 보기가 어려운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런 통념을 보기 좋게 뛰어넘은 여성이 있다. 국민은행 재무보고통제부장 박정림(43)씨. 박 부장은 하루에도 수천억원의 돈이 움직이는 국내 최대 은행에서 모든 숫자를 통제하는 여성이다. 국민은행 본점의 부장 가운데 여성은 박 부장을 포함해 겨우 두 명이다. ●재무제표와 회계보고서 스크린하는 역할 재무보고통제부장이 무슨 일을 하는지를 먼저 물었다. 박 부장은 한참을 고민하다 “재무제표와 회계보고서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스크린하는 역할을 한다.”고 답했다. 모든 경영행위가 가능한 한 정확하게 수치화되고, 그 숫자를 다시 경영행위로 풀어가는 과정을 통제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부연 설명도 이어졌다. 쉽게 말해 0.01%의 연체율과 1조원의 순익이 발생했다고 치면 과연 그 수치가 정확한 것인지, 앞으로 그 수치를 낮추거나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점검하는 일이 그녀의 몫이다. 재무보고통제는 감사나 외부의 회계법인이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더니 박 부장은 “미국 엔론사의 회계부정 사건을 아느냐.”고 되물었다. 경영진과 회계법인이 짜고 분식회계를 일삼다 미국 경제를 충격으로 몰아넣었던 사건이 바로 엔론 사태다. 이후 미국 정부는 상장기업의 투명한 회계처리와 재무보고를 위해 내부 회계통제시스템을 의무화하는 ‘사벤즈-옥슬리법’을 만들어 2004년 11월부터 시행해오고 있다. 이 법에 따라 뉴욕 증시에 상장된 외국기업들도 2007년 6월까지 관련 규정과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현재 국민은행을 포함해 15개 국내 기업이 뉴욕 증시에 상장돼 있다. 이 가운데 국민은행이 유일하게 2005년 1월부터 재무보고통제부를 운영하고 있으며, 박 부장은 부서가 생긴 이래 줄곧 통제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정몽준 의원 비서관 2년 경력도 박 부장은 1986년 대학 졸업 후 체이스맨해튼은행 서울지점에 입사해 재무관리를 배웠다.1992년 초부터 2년 동안은 정몽준 의원의 비서관 생활을 했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대통령선거 후보로 나섰던 92년 말에는 대선 캠프에서 일하기도 했다. 박 부장은 “국회에 있던 2년이 숫자와 씨름하지 않았던 유일한 기간”이라고 말했다. 이후 조흥은행 조흥경제연구소, 종합기획부 등에서 리스크 관리를 집중 연마했다. 리스크 관리는 유가증권의 가격변동과 같은 시장 상황이 은행에 얼마만큼의 리스크를 안겨주는가를 가늠하는 일이다. 리스크 관리에 두각을 나타내자 삼성화재가 그녀를 리스크관리부장으로 스카우트했다. 임원 진급을 눈앞에 뒀던 박 부장은 2004년 국민은행 시장·운영리스크부장으로 다시 자리를 옮겼다. 사벤즈-옥슬리법이 발효돼 내부 회계통제를 고민하던 국민은행은 15년 이상 회계와 리스크 관리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박 부장에게 주저없이 재무보고통제부장을 맡겼다. 박 부장은 “모든 경영행위와 리스크를 최대한 정확하게 수치화하고, 이를 통제하는 일은 ‘리스크 테이킹(위험 감수)’에 강한 남성보다 ‘리스크 매니지먼트(위험 관리)’에 뛰어난 여성이 제격”이라면서 “지금은 내가 유별나 보이지만 조만간 많은 여성들이 나와 같은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박정림 재무보고통제부장은 ▲63년 11월 서울생 ▲86년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86년 체이스맨해튼은행 입사 ▲92년 국회 정몽준의원 비서관 ▲94년 조흥경제연구소 책임연구원 ▲96년 조흥은행 종합기획부 리스크관실 과장 ▲99년 삼성화재 자산리스크관리부장 ▲04년 국민은행 시장 운영리스크부장 ▲05년 국민은행 재무보고통제부장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해외펀드 약점도 많다

    해외펀드 약점도 많다

    #사례 1 시중은행의 프라이빗뱅킹(PB) 고객인 김모(63)씨는 최근 중국 관련 기업의 주식에 투자하는 해외 펀드에 5000만원을 넣었다. 정기예금이나 채권과 같은 안전한 금융상품에 주로 투자했던 김씨는 담당 PB의 조언에 따라 ‘고위험 고수익’의 주식형 펀드에도 최근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그런데 북한 핵 위기가 발생하자 불안한 국내 펀드보다는 해외 펀드가 오히려 수익률이 높고 안전할 것이라는 판단이 섰다. #사례 2 직장인 이모(39)씨는 지난해 가입한 일본 펀드만 생각하면 화가 치밀어 오른다.‘일본 경제가 살아나고 있으며, 선진국이라 안전하다.’는 은행측의 말만 믿고 가입한 일본 펀드의 수익률이 급락해 원금을 계속 까먹고 있기 때문이다. 환 헤지(위험회피) 계약을 하지 않아 원·엔 환율 하락에 따른 환차손까지 걱정하고 있다. 북한 핵 실험에 따른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기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해외 펀드가 재테크의 ‘황제’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펀드를 팔 때보다 더 많은 판매 수수료를 챙길 수 있는 은행 등 금융기관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외국 자산운용사들이 운용하는 해외 펀드를 가져다 팔고 있다. 일부 재테크 전문가들도 “투자 성향이나 금액과 상관없이 이제 해외 펀드에 눈을 돌릴 때가 됐다.”고 부추긴다. ●해외펀드의 약점 따져야 시중은행의 한 PB팀장은 “그동안 이미 해외에 분산 투자를 해온 부유층 PB 고객들은 해외 펀드로의 투자 비중을 높이고 있고, 해외 투자에 전혀 관심이 없었던 일반 고객들도 해외 펀드에 봇물처럼 신규 가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펀드 판매 1위인 국민은행의 해외 펀드 판매 잔액을 보면 북한이 핵 실험을 강행한 지난 9일 2조 2163억원을 기록했으나,23일 현재는 2조 2800억원으로 보름새 637억원이나 증가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세계 전 지역의 다양한 유가증권이나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해외펀드에 가입할 때는 국내 펀드보다 유념해야 할 점이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우선 아무리 전문 투자기관이 운용한다고 하더라도 해외에서 운용되는 만큼 국내보다 정보가 제한적이어서 위험 예측이 힘들다. 또 국내 주식형 펀드는 주식매매 차익에 대한 세금을 물리지 않는 반면 해외 펀드는 15.4%의 이자소득세를 내야 한다. 국내 펀드의 수수료는 연 0.9∼2%대에 걸쳐 형성되는 반면 해외 펀드는 대부분 1%의 선취 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연 수수료가 국내 펀드보다 1%포인트 가까이 높다. 국내 펀드는 투자 대상에 따라 수익률이 차이가 나지만 해외 펀드는 투자 대상은 물론 해당 국가의 상황에 따라서도 수익률이 달라진다. ●‘올인’은 금물 국내 펀드는 계약 해지 이후 3일이면 원리금을 돌려 받을 수 있지만 해외 펀드는 환매 기간이 7일 정도여서 급하게 돈이 필요할 땐 낭패를 볼 수도 있다. 무엇보다 환율 변동에 따른 환 리스크가 크며,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환 헤지 계약을 하면 그만큼 수익률에서 손해를 본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해외 펀드에 금융 자산 대부분을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면서 “분산 투자 차원에서 해외 펀드에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국내 펀드보다 확실히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때 분산해서 가입하라는 설명이다. 신한은행 PB지원실 김은정 차장은 “해외 펀드의 목적은 국내 시장에만 투자하는 리스크를 해외로 분산하는 데 있다.”면서 “해외 펀드의 비중은 전체 펀드 투자액 가운데 30% 정도를 유지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특히 “소액으로 나눠서 우리나라 증시와 상관계수가 낮은 곳에 분산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韓銀 콜금리 인하 부정적

    한국은행 이성태 총재는 내년 상반기까지 경기둔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통화정책적 차원에서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요약하자면 ‘성장률이 떨어지더라도 콜금리 인하를 통한 대응에 나설 정도는 아니다.’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총재는 23일 국회 재경위의 한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답변을 통해 “올해 하반기가 경기순환상 어려운 시기이며 내년 경제성장률은 5%보다는 좀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내년 상반기는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로 3%와 4%의 경계에 그치고, 하반기에는 좀 나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 총재는 “미국의 성장률이 가라앉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고 한편에서는 국제유가의 하락세로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으나 올해 하반기가 경기순환상 어려운 시기”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그러나 내년 상반기 성장률이 4% 안팎에 머물더라도 통화정책적 차원에서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발언, 콜금리 인하를 통한 대응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평소 한은의 콜금리 인상에 곱지 않은 시각을 보여왔던 열린우리당의 강봉균 의원은 “경기의 하방 리스크가 있다는 점을 한은이 인정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으나 이 총재는 “경기 상황이 나빠지면 대응조치를 취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금융시장의 유동성 등 다양한 문제들을 고려해야 한다.”고 답했다.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권오규 부총리 “올경기 사실상 불황”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현 경기상황을 ‘사실상 불황’으로 진단한 가운데 재경부가 내년 경제운용계획에 담을 경기부양책을 재정 조기집행 등으로 가시화해 주목된다. 권 부총리는 20일 한국능률협회 주최로 열린 최고경영자 조찬강연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5%가 가능하지만 교역조건 악화로 국민총소득(GNI)은 1.5%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올해는 사실상 불황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성장률이 떨어지고 있는데 내년 1·4분기에는 더 어려워질 전망”이라면서 “재정의 조기집행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경제부총리가 ‘불황’을 언급한 데 이어 경기부양을 뜻하는 재정의 조기집행이라는 표현을 직접 쓴 것은 참여정부에서는 극히 이례적이다. 조원동 재경부 경제정책국장은 “GDP 기준으로 올해 5% 성장이 예상되는데도 국제유가 상승 등 교역조건이 악화되면서 성장률 가운데 3.5% 포인트가 국민에게 소득으로 돌아가지 못해 서민경제가 어려운 점을 두고 부총리가 ‘사실상 불황’이란 말을 쓴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부총리는 특히 “북핵 문제 등의 불확실성이 있으므로 지금은 거시경제정책에서 일정 부분 새로운 조절이 필요하다.”면서 “내년 예산은 경기중립적이지만 분기별로는 재정의 조기집행이 필요하므로 12월 중 타당성 조사 등을 마치고 1월부터 발주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부양을 기정사실화한 셈이다. 권 부총리는 환율과 관련,“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11조원 규모의 외국환평형기금 한도를 국회에 요청한 만큼 외환시장에서 언제든지 ‘스무딩 오퍼레이션’에 나설 준비가 됐다.”면서 “금리는 한국은행과 인식을 같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이와 관련, 재경부는 조찬간담회에 앞서 배포한 자료에서 ▲내년 재정의 조기집행 ▲물가압력과 경기의 하방리스크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한은과의 거기경제기조 인식 공유(사실상 금리인상 반대) ▲공공부문의 건설투자 확대 ▲연기금을 활용한 임대형 주택공급 확대 등 미시·거시적 경기대책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건설경기 진작을 위해 부동산 세제의 근간은 건드리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한편 수도권 공장증설과 관련해 권 부총리는 “투자계획을 제출한 8개 기업 가운데 수도권 규제완화만으로 가능한 4개기업의 투자계획은 11월12일까지 승인하는 쪽으로 결론이 날 예정”이라면서 “다만 하이닉스는 투자계획을 정부에 제출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재무적 타당성과 환경문제 등을 좀 더 봐야 한다.”고 말했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남북경협 정경분리 원칙’ 재확인

    ‘남북경협 정경분리 원칙’ 재확인

    북핵실험 후속대책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이 가열되는 가운데 19일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이 당 지도부 일각의 반대 내지 신중론을 뒤로 하고 개성공단 방문을 강행키로 최종 결정했다. 남북협력사업의 지속 여부는 이날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 당사국들의 입장이 발표됐고 당·정·청 4인 회동에서 추진 방침이 확정되는 등 국내외 기류가 긴박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김 의장이 전달할 메시지와 방북 결과가 미칠 파장이 주목되고 있다. 김 의장의 방북에는 천정배 당 고문과 원혜영 사무총장, 이미경 상임위원, 이목희 전략기획위원장, 이계안 당 의장 비서실장, 우상호 대변인 등 당 관계자 7명과 고경빈 개성공단사업지원단장, 정명수 남북경협 상임이사, 취재진 등 4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개성공단 방문 결정 안팎 김 의장의 개성공단 방문은 지난 9일 북핵실험이 발표된 뒤 대북제재 일환으로 교류협력사업 중단 여부가 논의되는 시점부터 계획된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측근은 “대북관계 기조로 밝힌 한반도 비핵화와 정경분리, 평화적 해결을 위한 가이드 라인이 필요했다.”며 개성공단 사업은 남북관계의 안전판임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서 ‘시기상조’와 ‘돌출행동’ 등을 이유로 반대하는 등 쉽지 않은 우여곡절을 겪었다는 후문이다. 원혜영 사무총장과 김부겸·이석현·정장선 의원 등 일부 당 지도부는 2차 핵실험이 예측되는 상황이라 무리수가 뒤따른다는 점에서 애초 반대 의견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김 의장의 방북에 대한 찬반이 아니라 시기적인 문제도 있으니 가지 않는 편이 낫겠다는 의견 수준이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김한길 원내대표 측은 “북핵문제를 놓고 한나라당이 앞서가는 상황에서 개별사안의 경우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당정청 회동에서 김 의장의 개성공단 방문건은 논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내 딜레마는 향후 전개될 정계개편 정국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김 의장 측에서는 이번 방북이 ‘안보리스크’ 강화로 결집력을 강화하려는 냉전세력에 대한 강력한 경고임은 물론, 이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행보임이 엿보인다. 지난해 1주년 기념식이 내부행사에 그친 반면 이번 행사는 정치권과 개성공단 입주자 가족 등이 참석해 성대히 치르는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대미 압박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방북 메시지와 행사 일정 김 의장의 방북 메시지는 20일 치러지는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 창립 2주년 행사에서 축사 형태로 발표될 예정이다. 북측에서는 주동찬 중앙특구개발 지도총국장이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의장비서실 관계자는 “개성공단 협력사업은 철저한 경제사업 교류로 보장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외국인 경영인이 본 북핵이후 한국금융시장

    북한이 핵실험을 단행한 이후에도 한국의 금융시장은 커다란 동요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핵실험 발표가 있은 지난 9일 하루만 주가가 폭락하고 환율이 오르는 등 불안했으나 이후 빠르게 회복했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 결의안이 통과한 지난 16일에도 시장은 좀처럼 출렁이지 않았다. 이를 두고 금융전문가들은 북한 문제에 대한 시장의 ‘내성’ 때문이라는 시각과 안보 불감증에서 원인을 찾는 등 다양한 분석들을 내놓고 있다. 과연 외국인 투자자들은 핵 정국에 놓여 있는 한국의 금융시장을 어떻게 바라보고 진단하는지, 세계적인 자산운용사의 두 경영인의 얘기를 직접 들어봤다. ■ “우려 있지만 철수 고려안해” 자산운용 규모 3278억달러(336조원)로 세계 20대 자산운용사 중의 하나인 크레디트스위스 자산운용의 데이비드 블루머(38) 회장은 북핵 정국에 휩싸여 있는 한국시장에 대해 낙관론을 폈다. 우리나라를 방문 중인 블루머 회장은 19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근 북핵 문제에 대한 우려는 있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를 빌미로 철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북핵 우려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시장을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핵 리스크에 대한 우려는 예의주시할 것이나 자산운용 관리자로서 항상 비즈니스를 장기적인 안목으로 바라봐야 한다.”면서 “시장은 일단 스트레스 요인이 발생하면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스트레스가 완화되면 곧바로 회복력을 보이는 특성을 갖고 있다.”며 지금의 북핵 문제가 주가에는 단기 악재임을 간접적으로 표현했다. 또 “자산운용, 투자은행, 프라이빗뱅킹(PB) 등 크레디트스위스의 전 사업부문에서 우선순위가 높은 중요한 시장”이라고 평가한 뒤 “한국시장 투자에 의지를 갖고 있다.”며 한국시장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지정학적인 불안정이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투자 확대를 유발할 것인지에 대해 “해외 투자 확대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어느 지역에서나 증가 추세”라면서 “한국이 아닌 다른 신흥국가(이머징 마켓)에 투자하는 것은 한국이 지금 처해 있는 북핵 관련 사항 때문이 아닌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들은 항상 일반적이고 장기적인 투자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우리크레디트스위스운용이 지난해 6월 출범한 지 처음으로 크레디트스위스의 펀드상품인 ‘동유럽 주식 펀드’와 ‘글로벌 천연자원 주식 펀드’의 관련 기업 설명회도 있었다. 우리크레디트스위스자산운용은 우리금융이 우리자산운용의 지분 30%를 크레디트스위스사에 양도해 만든 합작회사다. 한국시장 공략의 첫 작품으로 이번에 출시된 동유럽 펀드는 유럽연합을 기반으로 꾸준히 5∼8%대의 지속적 성장을 보이고 있는 동유럽 기업들의 주식에 주로 투자하게 된다. 글로벌 천연자원 주식형 펀드는 에너지, 철강, 목재, 화학원료 등을 생산하는 전 세계의 천연자원 관련 기업의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다. 천연자원에 대한 수요의 지속적인 확대로 관련 기업들의 높은 성장 가능성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낙관적 판단 내리기는 일러” “북한 핵 실험에 대한 외국인의 우려가 없다고 판단을 내리기에는 시간이 아직 이르다.” 농협CA투자신탁운용의 필립 페르슈롱 상무(자산운용본부)는 1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북핵 위기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 행태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농협CA투자신탁운용은 농협과 프랑스 최대 금융그룹인 크레디 아그리콜의 자산운용사가 공동출자,2003년에 만들어진 회사이다. 그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주식시장에서 올 들어 10조원가량을 순매도(판 금액이 산 금액보다 많은 것)했고, 북한의 핵 실험을 전후로 잠깐 순매수세를 보였지만 이후 여전히 순매도세”라고 전했다. 실제 외국인들은 지난 4일부터 11일까지 주식시장에서 8146억원의 주식을 순매수했으나 이후 12일부터 순매도세를 보이고 있다. 페르슈롱 상무는 “주식시장도 북핵 실험 직후 큰 폭으로 하락했다가 다시 반등하는 등 V자 곡선을 그리며 이전 상황으로 돌아갔다.”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에 대한 제재조치가 본격적인 실행단계에 접어들지 않았기 때문에 북핵 사태에 대한 외국인의 입장이 아직은 중립적”이라고 덧붙였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더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한국 경제라고 지적한 페르슈롱 상무는 ‘물리적 충돌(군사행동을 지칭)’이 없다는 가정 아래에서 한국 경제는 낙관적이라고 평가했다. 문제가 되고 있는 국내 소비 위축은 “북핵 사태 이전부터 있었기 때문에 큰 걱정은 하지 않지만 북핵 사태가 낙관적인 기대치는 낮췄다.”고 밝혔다. 원·달러환율에 대해서는 북핵 사태의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많은 투자가들이 우려했던 1달러당 900원대로 내려가지 않고 940∼980원대를 유지할 전망이고, 이는 자동차나 정보기술(IT) 등 수출기업들에 좋은 소식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한국 채권이나 주식시장은 여전히 좋은 투자처라고 평가하면서도 “북핵 사태가 한국 소비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계속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북핵 사태 이후 프랑스에 있는 친구들로부터 안부를 묻는 이메일이나 전화를 많이 받았다는 페르슈롱 상무는 “상황이 심각하고 심각성의 수준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인데도 한국민은 50년간 이 상황에 살아서 그런지 익숙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국에 산 지 1년이 조금 넘은 페르슈롱 상무는 “북한이 외부 세계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것은 맞는데 지금과 같은 행동이 도움을 바라는 사람의 행동은 아닌 것 같다.”며 의아해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이경형칼럼] 지도력의 위기인가

    [이경형칼럼] 지도력의 위기인가

    노무현 대통령의 지도력이 대내외적으로 위기 국면을 맞고 있다. 북한의 핵실험에 이은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가 나온 후 제재 참여 수위와 대북정책의 새로운 좌표를 설정하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또한 포용정책의 지속 여부 등을 싸고 여권 내부와 부처 간에 혼선을 빚는가 하면, 여야 정치권을 중심으로 한 이념 대결 양상은 국론의 분열을 가중시키고 있다. 국정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은 북한의 핵실험 강행으로 촉발된 국가 안보 위기를 효과적으로 극복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3단계의 행동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본다. 우선 상황을 정확하게 진단해야 한다. 둘째는 진단 과정에서 발견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처방을 내놓아야 한다. 셋째는 국가 지도자로서 진단과 처방을 국민 앞에 제시하고, 처방된 정책들을 집행하면서 국민 설득을 통해 지지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북핵 실험 이후 유엔 제재로 이어지는 국제 상황은 실험 이전과는 완전히 판이하다. 과거 동서 냉전 시절, 한반도의 역학구도인 한·미·일 남방 축과 북·중·러시아의 북방 축이 새로이 형성되는가 하면, 북한의 선박 검색 등 제재 방법을 싸고 미·일이 발을 맞추는 반면 한·중은 북한과의 군사적 충돌을 야기할 수 있는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는다는 입장으로 미·일과는 오히려 대척점에 서있다. 비록 주변 상황이 복잡할지라도 지도자는 상황의 핵심을 꿰뚫어 봐야 한다. 해법을 찾기 위해 전직 대통령들의 자문을 듣는 것은 나무랄 것 없다. 그러나 정부 부처 간에 계속되는 엇박자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문제는 신속하면서도 정확한 진단과 최선의 처방을 내놓는 것이다. 아무리 민주적 리더십을 추구하고, 사안의 성격 상 신중을 기한다 해도 우리가 지금 어디에 서있고, 나아가야 할 지향점이 어디인가를 분명히 해야 한다. 장고는 필요하지만 좌고우면하면서 눈치 보느라 시간을 허비해서는 안 된다. 국가 위기 상황에서 지도자의 행동은 무엇보다 국민에게 신뢰를 심어주어야 한다. 그 신뢰는 지도자의 확신에 찬 정책 결단에서 나온다.1962년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은 쿠바 위기 때, 미 국민들에게 “소련이 우리에게 핵 공격을 가할 수 있는 기지를 쿠바에 건설중”이라고 솔직히 설명하면서 해상봉쇄를 결행했다. 미·소간 일촉즉발의 위기에서 케네디의 단호한 결단으로 16척의 소련 선단은 뱃머리를 돌려야 했다. 북 핵실험 이후 위기 해법의 본질은 두 가지다. 하나는 전쟁을 피하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만드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대화와 압박 가운데 어느 방법을 우선적으로 구사하느냐는 것이다. 여기에서 대화와 압박을 동시에 병행한다는 것은 외교 사령으로서는 성립되지만, 현실적으로는 선택의 문제로 보는 것이 맞다. 어느 쪽을 선택해도 리스크는 있으며, 누구도 이것이 정답이라고 주장하기는 어렵다. 노 대통령이 자신의 대북 정책 기조인 포용정책의 속도를 조절하고, 한·미 동맹의 일방으로서 책무를 지겠다고 선언하면 그것도 훌륭한 선택이 될 수 있다. 아니면 대북 압박보다는 대화로 푸는 것이 더 효과적이기 때문에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사업을 계속하고 ‘공동의 포괄적 접근 방안’으로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는 데 전력을 쏟겠다고 하는 것도 하나의 선택은 될 수 있다. 이 선택은 결국 국가 지도자의 몫이지만, 국민적 동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선택이어야 한다. 본사고문 khlee@seoul.co.kr
  • 2280억弗 ‘외환보유고의 힘’

    2280억弗 ‘외환보유고의 힘’

    “외환보유고가 ‘북핵 쇼크’를 잠재웠다.”북한의 핵실험 이후 금융시장 주변에서 나온 평가들이다. ●외환보유고의 위력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난 9일 금융시장은 충격에 휩싸이는 듯했다. 하지만 이내 평상심을 되찾았다. 환율, 주가, 금리 등 금융시장의 미시 변수들이 동요되지 않았다.1997년 11월 외환위기 직후 보여줬던 패닉 현상과는 대조적인 상황이었다. 코스피지수는 북핵실험 당일에는 전 거래일(4일)보다 32.6포인트나 떨어져 1319.14를 기록했으나,5일 만인 16일에는 1356.72,18일에는 1354.26으로 마감하는 등 북핵쇼크 이전 상태를 회복했다. 원·달러 환율도 9일에는 15.1원이나 올라 달러당 960원대로 치솟았으나 점차 회복세를 보여 950선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금리는 큰 폭의 변화가 없었다. 삼성경제연구소 정영식 연구위원은 “주식시장에서의 거래 규모가 전체의 40%에 가까운 외국인들의 자본유출이 거의 없었고, 금융시장이 안정됐던 배경에는 2200여억달러에 이르는 외환보유고가 위력을 발휘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당시 도이치방크,JP모건 등 외국투자 회사들도 “북핵쇼크가 중장기적으로는 투자심리 위축의 요인이 될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과 풍부한 외환보유고 덕분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사도 최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같은 입장을 견지했다. 국가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외환위기 당시에는 ‘A+’였던 것이 순식간에 B+로 9단계나 떨어졌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기존의 A등급이 그대로 유지됐다. ●적정 규모 여부는 여전히 논란 한국은행이 국제통화기금(IMF) 규정에 근거해 마련한 외환보유고 적정 규모 수준은 3500억달러가량으로 본다. 이는 경상지급액의 3개월(700억∼800억달러)+단기외채(잔여만기 1년 이내의 외채 포함,1000억달러)+자본도피(국내거주자의 자본이전)+자본유출(외국인 국내투자분 유출 규모,2700억달러)+현지금융(해외법인에 대한 국내의 보증) 등을 고려한 액수다. 지난 9월 말 현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는 2282억 2000만달러로 세계 5위다. 한은 변재영 국제기획팀장은 “외환보유고의 적정 규모는 일률적으로 정하기 어렵지만, 우리나라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현재 외환보유고가 많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일각에서 통화안정채권 발행 규모(162조원)에 따른 이자만 연간 5조∼6조원에 이른다는 비난이 있지만, 북핵 등과 같은 사태에서 외환보유고의 상징적인 액수가 가져다 준 효과는 대단했다.”고 평가했다. 외국인의 주식투자 비중(38∼39%), 자본자유화, 글로벌 경제에 따른 현지금융 확대, 북핵 등 남북관계의 지정학적인 리스크(위험) 등은 우리나라의 특수한 변수들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로렌스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 등 외국계 외환 전문가들은 한국의 외환보유고의 최소 규모는 단기외채 규모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넘어선 외환보유고는 수익성을 위해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北붕괴 대비 통일재정대책 필요”

    북한 리스크가 커지면서 이에 따른 중·장기적인 경제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일부에서는 정부가 그동안 남북관계를 의식, 언급을 피해왔던 북한의 붕괴 가능성과 통일 비용 등에 대한 연구를 재개해야 한다는 주장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재정당국인 기획예산처는 처 내에 태스크포스팀을 구성, 북한 핵 위기에 따른 경제 상황을 수시로 점검하며 재정운용계획의 조정 필요성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일부의 주장처럼 중·장기재정운용계획에 통일관련 재정소요액의 잠재적 부담을 명시적 제약 요인으로 다룰 필요까지는 없다는 신중한 입장이다. 이와는 별개로 국가 비상사태에 대비한 긴급대책(contingency plan)은 이미 마련돼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금융연구원 박종규 선임연구위원은 ‘북한 핵실험과 경제 펀더멘털’이라는 최근 보고서에서 “북한의 핵실험 사태가 몇 년에 걸쳐 장기화될 가능성을 충분히 감안해 정책 대응도 장기적인 시각에서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연구위원은 “정부는 앞으로 발생 가능한 모든 시나리오에 대해 구체적인 대비책을 마련해둬야 한다.”면서 “특히 북한의 붕괴 가능성에 대비한 연구가 재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연구위원은 17일 전화통화에서 “(앞으로의 북한 상황에 따라) 굉장한 재정부담 가능성이 큰데도, 재정당국의 예산안을 보면 지나치게 대담하게 복지나 국책사업들을 짜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우려했다. 그는 당장 정부의 중·장기재정운용계획에 통일 관련 비용을 포함시키라는 것보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정부의 정책 방향을 국민들에게 밝힐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일재정 관련 수요가 발생할 경우 재원 조달을 위한 우선순위 정도는 정해놓아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개인적으로는 대규모 재정이 투입되는 장기 국책사업과 수도이전, 복지, 국방, 농어촌 지원대책 등의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은행들 카드사업 확장 ‘올인’

    은행들 카드사업 확장 ‘올인’

    우리은행 카드사업본부는 지난 9월 4개 영업실적 부문에서 신기록을 세웠다. 1조 3720억원이던 월평균 매출액이 1조 5122억원으로 급증했고, 한 달간 유치한 신규회원 수도 7만 9510명으로 1∼8월 평균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체크카드 신규회원도 9월에만 13만 3851명이나 됐다.9월에 카드를 실제로 쓴 회원수는 181만 8830명으로 1∼8월 평균치(164만 7916명)보다 10% 이상 늘었다. 그 결과 지난 8월 사용액 기준 5.74%였던 시장점유율이 한 달만에 5.97%로 높아졌다. 그러나 우리은행 황영기 행장은 10월 월례조회에서 “시장점유율이 최소한 두 자릿수는 돼야 시장에서 존재 이유를 찾을 수 있다.”며 직원들을 더욱 독려했다. ●은행, 카드에 ‘올인’하다. 2009년까지 시장점유율 10% 달성이 목표인 우리은행은 곧 우수인력들을 카드사업본부에 배치하고, 예산을 10배 이상 늘리는 등 카드영업 활성화 방안을 실행에 옮길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카드 광고 모델로 유명가수 비와 보아를 한꺼번에 영입, 연일 광고 공세를 퍼붓고 있다. 카드 디자인을 앙드레 김에게 맡기고,26일에는 신제품 출시를 기념해 성대한 패션쇼까지 치른다. 전업계 카드사들은 “시장점유율 2위인 KB카드가 움직이면 판도 자체가 흔들릴 것”이라며 두려워하고 있다. 하나, 기업, 씨티,SC제일은행도 최근 약속이나 한 것처럼 할부 및 리볼빙 수수료를 세분화하는 한편 우량고객의 수수료를 크게 낮췄다. 직장인 여성을 위한 ‘커피 카드’ 등 이전에 보지 못했던 특화카드도 대부분 은행 쪽에서 나오고 있다. ●은행, 카드시장 야금야금 1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전업계의 최강자인 LG카드의 월별 시장점유율은 1월 17.82%에서 9월 16.72%로 떨어졌다. 라이벌 삼성카드 역시 1월 12.87%에서 9월 11.78%로 낮아졌다. 반면 우리은행, 기업은행, 하나은행, 신한카드(은행계 전업사)의 점유율은 꾸준히 상승했다. 카드 사업은 그동안 은행에서 ‘서자(庶子)’ 취급을 받았다. 은행들은 2003년 카드 대란 이전에 카드 사업을 분사시켰다가 저마다 1조∼2조원의 손실을 본 뒤 다시 은행으로 흡수했다. 이후 카드 부문은 인사나 예산에서 괄시를 받았다. 그러나 시장 정상화 이후 전업계 카드사가 은행에 비해 10배 이상 높은 총자산순이익률(ROA)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자 은행들도 카드 사업을 달리 보게 됐다. 전업계 최대인 LG카드가 은행계인 신한카드로 팔려가게 된 것은 경쟁의 촉매제가 됐다. 시중은행의 카드 담당 부행장은 “LG카드 회원을 고스란히 승계하려는 신한은행과 이를 빼앗으려는 다른 은행간 경쟁이 본격화하는 내년이 카드 경쟁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레드오션’ 시장으로 변하나 LG, 삼성, 현대, 롯데 등 대기업 계열 전업카드사들이 주도하던 카드 시장에 은행들이 가세하면서 카드 시장이 혼탁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은행들은 “대출 리스크(위험) 관리가 전업계 카드사보다 뛰어나고, 모집인이 아닌 창구의 은행 직원들이 주로 신규회원을 모으기 때문에 과거의 출혈 경쟁과는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은행계 카드사들은 최근 역마진이 우려되는 추석 마케팅을 벌이려다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지를 받기도 했다. 은행계의 공격은 전업계를 자극할 게 뻔하다. 금감원 관계자는 “특정 카드사가 무리수를 두면 경쟁사들이 모두 따라가는 카드 시장의 특성 때문에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내년 경영 화두는 보수·탄력

    한화그룹 계열사 사장단은 창립 기념일인 지난 9일 긴급 회동을 갖고 ‘북핵 사태’ 파장에 대한 대책 회의를 했다. 한화는 사실상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가면서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금융시장에 가능한 모든 채널을 동원, 정보 수집에 나서기로 했다. 재계가 ‘북핵 변수’로 내년 사업 짜기에 고심 중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14일(한국시간) 북한에 대한 제재를 결의, 재계는 파급효과를 분석하느라 분주하다. 조심스럽게 ‘비상·보수·탄력 경영’을 내년 화두로 꺼내드는 기업들이 늘고있다. 북핵으로 빚어진 글로벌 ‘안개 정국’에서 서행 운전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에서다. 북핵 사태가 장기화해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면 기업 경영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유가와 환율, 금리에 대한 예측이 어려워지는 만큼 보수적 접근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선(先) 관망, 후(後) 조정’ 1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북핵 변수에도 불구, 다음달까지 내년 경영계획서 초안을 내놓기로 했다. 관계자는 “심리적으로 불안하지만 현재로서는 별 방법이 없는 것 아니냐.”면서 “진행되는 북핵 사태에 따라 바로바로 수정과 조정을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도 내년 투자계획과 기준 환율, 유가 등은 신축적으로 조정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SK는 현재 진행중인 내년 경영계획 수립에는 아직 북핵 변수를 반영치 않고 있다.SK의 한 관계자는 “북핵사태의 장기화 여부가 불확실해 추이를 지켜보는 중”이라고 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10일 북한 핵실험에 따른 거시·실물경제 영향을 자체 분석한 자료를 보고 “실제 경영에 리스크(위험요소)로 발전되지 않도록 각 계열사별로 준비를 철저히 하라.”고 당부했다. 코오롱은 정보 수집과 각사 영향 파악에 주력하는 가운데 투자 부문에서 보수적 경영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한화는 북핵 사태가 마무리될 때까지 비상경영 체제를 유지키로 했다. 재계 관계자는 “‘불확실성 시대’로 진입하면서 경영환경이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감을 잡을 수 없다.”면서 “상황을 좀더 지켜보며 대책을 꾸릴 수밖에 없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MK,19일 출국…미국 분위기 직접 탐지 현대차그룹은 16일 정몽구 회장 주재로 수출전략회의를 열어 ‘북핵’ 파장 등 전반적인 경영여건을 점검한다. 하지만 그룹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75%나 돼 당장 북핵이 큰 변수가 되지 못한다는 게 기본 판단이다. 그럼에도 정 회장은 내부 점검을 끝내고 19일 미국으로 날아가 현지 분위기 등을 살필 예정이다.21일(미국시간) 열리는 미국 조지아주 기아차 공장 착공식에 참석한 뒤 현대차 애틀랜타 공장, 로스앤젤레스 판매법인 등을 돌아본다. 한 관계자는 “북핵 파장으로 한국의 대외 신인도가 나빠지면 수출에 타격이 오는 만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북사업 주체인 현대그룹은 전반적인 내년 사업계획 재검토가 불가피해졌다. 현대측은 하지만 “그룹 전체 7조원 매출에서 현대아산(2350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미미해 (사업계획)근간을 바꿀 정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최용규 안미현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생각나눔] 동요없는 증시 ‘북핵 아이러니’ 왜?

    [생각나눔] 동요없는 증시 ‘북핵 아이러니’ 왜?

    시장은 왜 동요하지 않는가. 북한 핵실험 사태로 떠들썩하지만, 실제 사재기나 주가폭락 등의 현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가장 민감한 경제지표인 주가는 핵실험 발표 당일인 9일 급락한 뒤 다음날 바로 상승세로 전환했다.11일까지 주가지수 1300대 아래로 내려간 적이 없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외국인 투자자의 동향. 외국인들은 국내외가 패닉상태에 빠졌던 9일 거래소에서만 4776억원어치를 사들인 것을 비롯해 11일까지 3일간 6241억여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쯤되면 위기론이 무색해진다. 이런 아이러니는 정치와 시장을 지나치게 연관짓는 오류 때문에 빚어진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투자자는 수익과 리스크를 따져보고 조금이라도 남는 장사라고 판단하면 시장을 버리지 않는 속성이 있다.‘정치’에서 아무리 위기를 떠들어도 ‘시장’은 나름대로의 ‘명민한’ 판단에 따라 굴러간다는 얘기다. 수차례 반복돼온 북핵 위기설과 금융실명제 같은 대형 변수에서 내성을 기른 투자자들이 경박한 행동을 자제하는 ‘미덕’을 갖추게 됐다는 시각이다. 특히 비행기가 고층건물을 들이받는 충격적인 사건에도 시장이 붕괴되지 않는 것을 보고 “역시 하늘 아래 새로운 일은 없다.”는 신념을 갖게 됐다는 얘기는 증권계에서 유명하다. 9·11 직후 미국에서는 1930년대 이후 최대 공황이 닥칠 것이란 우려가 엄습했지만, 주식시장은 1주일 만에 회복됐고 경제지표는 한 달도 안돼 원상복귀했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지금 대북제재론이 거론되고 있지만, 실제 북한이 미사일에 핵무기를 탑재하는 정도가 아니면 시장은 쉽게 동요하지 않을 것”이라며 “핵실험이라는 ‘재료’는 이번 주면 소멸될 것”이라고 말했다.“시장은 오래 기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위험분석력에서 앞선 기관투자가들은 진중한 반응을 보인 반면, 뉴스를 보고 놀란 개인투자자들만 허겁지겁 손절매를 한 셈이다.9일 ‘개미’들은 6695억원어치나 팔아치웠다. 물론 이런 아이러니에는 언론의 호들갑(?)도 한몫한다는 지적이다. 그래서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CNN효과’란 말까지 생겼을 정도다. 사건이 터졌을 때 CNN 뉴스에 지나치게 빠져 있다 보면, 판단력이 흐려진다는 얘기다. 같은 맥락에서 정부가 투자심리 위축을 이유로 경제지표 하향조정과 경기부양 검토를 운운하는 것도 난센스일 수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제 이렇게 말한다.“정치는 정치고, 주식은 주식이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북핵이후 포트폴리오 다시 짠다

    북핵이후 포트폴리오 다시 짠다

    하루가 멀다 하고 급변하는 장세에 연일 천국과 지옥을 오가며 일손을 거의 놓은 한씨는 지난달 증권사에서 해외펀드 투자를 권유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짜지 못했던 점을 못내 아쉬워하고 있다. ●주목받는 해외펀드 북한의 핵 실험 발표 이후 투자자들의 투자 패턴이 달라지고 있다. 해외펀드나 우량주, 채권에 눈길을 돌리고 있는 추세다. 금융전문가들은 이번 기회에 해외펀드 가운데 브릭스(BRICs)나 태국, 말레이시아, 홍콩 등 국내 증시와 상관관계가 적은 국가에 투자하는 펀드에 가입해 위험을 분산할 것을 적극 권유한다. 전 세계 우량주식에 골고루 투자하는 글로벌 펀드에 가입하는 것도 위험 부담을 덜 수 있다고 충고한다. 정환 굿모닝신한증권 PB센터지점장은 “북핵 등 각종 현안에 출렁이는 국내 주식시장과 달리 해외시장은 다우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유가가 안정세로 유지하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선진국이나 발전 가능성이 높은 국가의 우량기업을 중심으로 실물펀드가 아닌 주식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나 해외펀드는 외화자산 투자에 따른 환리스크가 있는 만큼 선물환 계약 체결 등을 통해 위험을 줄여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 것을 강조한다. 국내펀드에 대한 투자는 매매이익에 대해 과세를 하지 않지만 해외펀드는 소득세 15.4%가 부과된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우량주에 눈 돌려 이번 주부터 기업실적이 발표되는 3·4분기 어닝 시즌으로 접어들면서 실적 우수 종목 위주의 투자가 두드러진다는 점도 특징이다. 전문가들도 시장의 상황이 유동적일수록 일회성 등의 요인보다는 영업 실적에 주목하며 하반기 영업이익 예상치 증가율이 높은 종목에 투자할 것을 권하고 있다. 금융시장이 혼란스러워질수록 우량주에 대한 투자를 해야 된다는 점은 외국인들의 투자 패턴에서도 그대로 입증된다. 외국인들은 북한이 핵 실험을 발표한 9일 5526억 8000만원,10일 1314억 9000만원,11일 425억 7000만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핵실험 장세가 시작된 후 증시가 열린 사흘간 무려 6885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특히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외국인들은 포스코 주식 735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것을 비롯해 국민은행 523억원, 한국전력 512억원, 현대중공업 480억원을 사들였다. 삼성증권 양대용 애널리스트는 “북한 핵실험과 이틀 앞으로 다가온 옵션만기일로 인해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인 만큼 막연히 시장의 반등을 노리거나 개별종목의 단편적인 호재를 찾기보다는 확실한 투자 전략으로 대응해야 한다.”면서 “하반기 기업실적이 우수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 위주로 관심을 압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채권과 기업어음도 뜬다. 우량 기업의 기업어음(CP)이나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채권에 대한 문의도 폭증하고 있다. 주식시장이 출렁거리면서 주식투자 수익률이 불안정한 반면 채권에선 양호한 수익률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들어 9월까지 전체 채권의 수익률은 전월대비 연율로 7.4%를 기록했다. 대신증권 문병식 선임연구원은 “최근 금리 인하설이 나오면서 채권 수익률이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면서 “채권투자 비중을 높이는 것도 금융시장 혼란기에 적절한 투자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모 대기업 한모(43) 부장은 요즘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간다. 지난 9일 북한의 핵무기 발표 이후 보유중이던 주가가 폭락, 큰 손해를 봤다. 다행히 이튿날부터 오름폭으로 돌아서 한숨을 돌렸지만 11일 또다시 2차 핵실험설에 주가가 하락세로 치달아 부랴부랴 일부 주식을 처분해야 했다.
  • [北 핵실험 파장] PB들이 전하는 부자 동향

    [北 핵실험 파장] PB들이 전하는 부자 동향

    ‘여차하면 한국을 뜨겠다.’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했지만 ‘라면 사재기’와 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북핵 리스크’에 대한 국민들의 내성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액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부자들은 이번 핵실험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국내 자산을 대거 해외로 이동시킬 뜻을 보이고 있다. 북한의 핵실험이 부자들의 투자 마인드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는 셈이다. 10일 국내 최고 부자들의 자산을 관리하는 은행 PB(프라이빗뱅커)들에 따르면 부유층 고객들은 표면적으로는 큰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대북 경제 제재, 북한의 반발 및 추가 핵실험, 미국의 군사적 대응 등으로 장기화되면 부자들은 국내 투자금을 회수해 해외로 나갈 것이라는 게 은행 PB들의 한결같은 견해다. 실제로 북한의 핵실험 이후 은행 PB센터나 유학·이주센터의 상담은 “핵 위험이 장기화될 때 어느 곳에 투자해야 하느냐.”는 내용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은행 PB사업단 박승안 팀장은 “이번 핵실험은 북한의 핵 리스크가 구체적으로 실행된 첫 사례”라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면 부유층은 국내 투자를 줄이고 해외 투자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 PB영업추진팀 김창수 팀장도 “당장 포트폴리오를 변경하겠다는 고객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투자에 변화를 주겠다는 고객이 많다.”면서 “해외 투자가 힘들었던 과거에는 외화 밀반출이라는 불법을 감수했지만 이제는 투자가 자유로워져 합법적으로 해외 투자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그동안 해외 투자를 국내 투자의 ‘보완재’ 개념으로 생각했던 부유층이 한국의 지정학적인 리스크를 근본적으로 피하기 위해 해외 투자를 포트폴리오의 큰 축으로 인식하게 됐다는 얘기다. 시중은행의 한 PB는 “오직 국내 투자 밖에 몰랐던 고령의 고객들까지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해외 부동산과 채권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해외로의 ‘자본 이전’은 은행들의 해외이주센터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북한 핵실험으로 원·달러 환율이 10원 이상 올랐는데도 해외 송금과 달러 비축을 서두르는 고객이 부쩍 늘고 있다. 우리은행 해외이주센터 관계자는 “통상 환율이 오르면 환차손 때문에 송금이 줄어들지만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송금액이 크게 늘고 있다.”고 밝혔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비단 송금뿐만 아니라 그동안 이민을 고민해 왔던 부유층들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아예 이민을 굳히고, 서두르는 경향까지 감지된다.”고 밝혔다. 부유층들의 이민이나 자산 이탈이 현실화되면 우리나라 경제에 큰 부담이 될 수도 있다. 한국금융연구원 관계자는 “정부는 그동안 환율 하락을 막기 위해 부동산 등 해외 투자를 활짝 열어 줬다.”면서 “그러나 북핵 사태로 환율이 상승세로 반전된 상황에서 국내 투자자의 자본 유출까지 겹치면 원화 가치가 더 떨어지는 악순환이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인사]

    ■ 대우증권 ◇승진 (부점장)△독산동지점 李康綠△용전동〃 李種均△목포〃 趙容吉△리스크관리부 明鎭勳 ◇전보 (부장)△딜링룸 柳成椿■ 조계종 총무원 △호법국장 觀行
  • [데스크시각] ‘동질감 마케팅’ 글로벌 전략이다/정기홍 산업부 부장급

    지난달 말 베트남 통신시장을 둘러봤을 때 현지 이동통신업체 한 임원은 다음의 말을 전했다. 이 임원은 “(시장 공략이) 힘들다. 현지의 국가기간통신망을 기반으로 한 통신 서비스여서 더 그렇다.”며 답답함을 말했다. 하지만 베트남 시장은 “매력적”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베트남 시장에 대한 국내 통신업체들의 관심이 부쩍 높아지면서 투자 성공 여부도 관심사로 등장했다. 역동적이고 매력적인 시장이지만 투자 리스크(위험) 또한 만만찮을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진단이다. 이런 베트남이 왜 투자 매력 대상국인가? 베트남이 ‘새벽녘 동이 트는 시장’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남한의 두배 정도인 8500만 인구를 가졌고 최근 몇년간 통신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어 여건이 좋다. 이동통신시장은 연평균 7∼8% 성장 중이고, 이동전화 보급률도 2004년 5.8%에서 지난해에는 12%로 확대됐다. 또한 베트남은 지리적으로 ‘동남아 벨트’를 넘어 거대한 인도시장까지 파고 들 수 있는 중심이다. 베트남은 캄보디아, 라오스 등 인근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정치·경제 중심지 역할도 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은 이 달에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 통신시장이 개방돼 투자 여건도 나아졌다. 베트남 시장에는 KT와 SK텔레콤이 90년대 말부터 투자를 시작했다.KT는 베트남의 통신 현대화사업으로,SK텔레콤은 현지에 SLD텔레콤을 설립,‘S폰’ 브랜드로 시장을 공략 중이다.S폰은 론칭된 이후 3년3개월만에 사업 성공 가능성이 엿보인 100만 가입자(시장 점유율 5.3%)를 최근 돌파했다.SLD텔레콤은 오는 2008년에 800만 가입자로 시장 점유율 20%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하지만 SK텔레콤 임원의 말처럼 베트남 시장은 성공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어 리스크를 감내하며 투자에 나서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베트남 통신시장은 국영기업이 장악하고 있는 특수성도 갖고 있다. 이런 점에서 한국과 정서적, 환경적으로 많이 닮은 베트남인의 정서를 파고드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현지화, 즉 동질화 전략을 마케팅에 접목하자는 것이다. 베트남은 우리와 비슷한 가족중심의 생활 문화를 갖고 있다. 한국인과 결혼해 단란하게 사는 가족 사진 한장만큼 친밀도를 높일 마케팅 전략이 어디 있겠는가. 한국의 ‘젓가락 문화’와 ‘빨리빨리 문화’도 많이 닮았다. 베트남 국민들은 손재주가 좋은 편이다. 손재주가 좋다는 것은 손으로 하는 일을 즐겨한다는 말과 상통한다. 휴대전화 단말기 보드를 놓고 손가락을 쉼없이 움직이는 한국의 ‘엄지족’을 연상할 수 있다. 또한 한국인의 ‘빨리빨리 문화’도 오토바이로 신속하게 움직이는 베트남인과 아주 흡사하다. 바로 ‘속도’다. 단말기와 오토바이를 연상시키는 마케팅 전단지도 좋은 전략일 수 있다. 중기적으론 프리미엄 서비스 전략도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베트남에선 하얀 피부를 가진 여성을 제일의 미인으로 친다고 한다. 거리에서는 따가운 햇살을 막기 위해 온통 얼굴을 가리고 오토바이를 타는 여성 행렬을 볼 수 있다. 베트남에서 부는 ‘명품 바람’을 통신 마케팅에 접목하자는 것이다. 이와는 다르지만 정부의 ‘세일즈 외교’도 사업 성공의 필수 요소다. 국내 기업의 베트남 통신사업은 본래 기업이 주도한 것이 아니었다. 몇년 전 정보통신부가 추진한 환(環)태평양권에 대한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벨트’ 구상에 따른 프로젝트였다. 정부의 ‘부지런한’ 지원이 이같은 현지화 전략과 함께 작동해야 하는 당위성이 여기에 있다. 베트남 통신시장은 투자기업 입장에선 아직 ‘개척과 불안’이 교차하는 현장이다. 베트남 시장의 성공은 이같은 전략들이 맞아떨어질 때 성공의 길을 열 수 있다. 정기홍 산업부 부장급 hong@seoul.co.kr
  • [北 핵실험 파장] 주식시장 파장·향후 전망

    주식시장은 9일 북한발 핵폭풍으로 시가총액이 추석연휴 전 731조 5930억원에서 710조 760억원으로 하루 만에 21조 5170억원의 물량이 허공으로 사라졌다. ●780개 종목 하락세 기록 코스피지수는 개인투자자들이 북한의 핵실험에 투매에 나서자 50포인트 가까이 떨어지며 한때 1303.62까지 주저앉았다. 상한가 1개를 포함해 39개 종목이 오른 반면 하한가 54개를 포함해 780개 종목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개인 비중이 높은 개별종목 중심의 코스닥시장은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더욱 충격이 컸다. 종가 기준으로 코스닥지수가 540선을 밑돈 것은 지난 7월19일 기록한 539.81 이후 처음이다. 핵실험 발표가 알려진 직후인 12시18분에는 스타지수선물 가격이 6%이상 1분 넘게 급락하며 올들어 여섯 번째로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사이드카란 선물거래종목 중 직전일 거래량이 가장 큰 종목 가격이 6% 이상 상승 또는 하락해 1분간 지속될 때 발동되며 일단 발동되면 발동시부터 주식시장 프로그램 매매호가의 효력이 5분간 정지된다. 8개 상한가 등 21개 종목만이 상승세를 보인 반면 무려 287개 하한가를 포함해 923개 종목이 하락세로 거래를 마쳤다. ●개인투자자 투매속 외국인 ‘사자’ 개인 투자자들은 투매물을 쏟아냈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은 오히려 매수 움직임을 보이는 특이한 양상을 보였다. 외국인들은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4764억원,748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삼성증권 정영완 투자정보파트장은 “외국인들은 우선 선물매도를 통해 위험을 피하려 할 것”이라면서 “외국인들의 증시 이탈 움직임은 선물에서 외국인들이 얼마나 많은 매도물량 계약을 잡는가를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환율도 폭등해 종가 기준으로 지난달 1일 이후 한달여 만에 처음으로 960원대를 기록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북·미간 긴장 국면이 장기화될 경우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 등으로 원·달러 환율이 1000원을 향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불바다´ 발언때보다 강도 커 북한의 핵 실험 발표가 외환시장과 주식시장에 미친 충격파는 1994년 ‘서울 불바다’ 발언 등 북한 리스크가 발생할 때마다 빚어진 국내 금융시장의 동요 정도와 비교할 때 가장 강도가 컸던 것으로 파악됐다. 1994년 3월21일 북한측의 ‘서울 불바다’ 발언이 나온 당일 주가는 7.42포인트, 이튿날에는 7.7포인트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0.5원 올랐고 다음날에는 1.1원 상승했다. 같은해 6월13일 북한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탈퇴 선언 때는 당일 주가가 5.70포인트 하락하고 이튿날 19.50포인트 떨어졌으며 환율은 이틀동안 각각 0.6원,0.2원 올랐다. 2003년 1월10일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선언 당일 주가는 2.04포인트 떨어졌고 환율은 0.1원 하락했다.2005년 2월10일 북한의 핵무기 보유 발표 때는 환율이 7.0원 상승했으나 주가는 1.96포인트 떨어졌다. 이종락 전경하기자 jrlee@seoul.co.kr
  • 재계 ‘상법 개정안’ 강력반발

    재계는 상법 개정안에 대해 기업 현실과 괴리가 클 뿐만 아니라 기업활동을 지나치게 규제하는 내용 일색이라고 반발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3일 “그동안 반대해 왔던 이중대표 소송제도, 집행임원제도, 이사의 자기거래 승인범위 확대 등이 포함된 것에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특히 “공청회에서도 언급이 없다가 갑자기 포함된 ‘회사기회의 유용금지’ 규정은 이중대표소송과 마찬가지로 세계적으로 입법사례가 없고 많은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전경련은 기업 규제조항들을 적극 도입한 개정안이 차등의결권주식, 포이즌필(독약처방) 등 기업 경영권 방어조항의 도입에는 지극히 소극적이라고 비판했다. 대한상공회의소도 인수합병(M&A) 방지 장치 등이 없을 뿐 아니라 기업환경을 개선하거나 기업활동을 지원하려는 당국의 의지가 부족하다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이경상 대한상의 기업정책팀장은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명분으로 세계 입법례가 없는 이중대표소송제도를 도입한 반면 선진국에서 일반화된 포이즌필 등의 M&A 방어장치에 대해서는 남용 가능성을 들어 도입을 외면한 점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특히 이중대표소송의 경우 증권거래법에도 도입될 가능성이 높아 상장법인의 주주는 0.01%의 지분만으로 이중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을 전망이어서 기업의 소송리스크가 심각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팀장은 또 전자투표제 도입과 함께 주주총회의 의사정족수(발행주식의 과반수)를 부활하는 방안 역시 소액주주들이 전자투표 참여의사를 밝히고 실제 투표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이 팀장은 자사주 처분방식을 현재의 이사회 결정방식에서 일반적인 신주배정방식으로 변경하면 적대적 M&A 위협시 회사가 자사주를 백기사에게 매각하지 못하게 되는 것도 우려되는 점이라고 했다.이 팀장은 “이중대표소송제는 일본도 도입하지 않기로 결정한 사안”이라면서 “세계적으로 도입 추세를 보이고 있는 제도는 도입하지 않고, 반대로 세계 주요국가들이 도입하지 않기로 한 제도는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연해주서 한국의 춤·소리 대향연

    ‘연해주에 울리는 한가위 풍류’ 추석을 맞아 우리 전통문화를 해외에 알리고 동포들의 민족 정체성 회복 및 동질감 형성을 위한 해외공연이 펼쳐진다.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보호재단, 고려인민족문화자치회가 4∼7일 연해주에서 개최하는 ‘천지감동, 한국의 춤과 소리 대향연’이 연해주 우수리스크 군인극장과 한인재생기금강당, 러시아한인이주140주년기념관 등에서 열린다. 이번 해외공연단은 중요무형문화재 승무 보유자 이애주를 비롯, 한국의집 무용단, 이리농악보존회, 경기민요 이수자 등 모두 31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부채춤과 경기민요, 장고춤, 아리랑 연주, 강강술래, 연해주 살풀이, 농악·세시놀이 등을 중심으로,4일 연해주 군인극장에서 2시간 동안 대향연을 펼친다. 추석날인 6일에는 오후 2시부터 풍년을 기원하는 길놀이와 전통무용, 부채춤, 아리랑 등 민요 연주로 이뤄지는 전통공연 한마당 ‘한가위 보름달 큰잔치’와, 재외동포들의 한글 사랑을 키우기 위한 각자·금속활자 시연, 추석을 기념해 한민족간 음식으로 정을 나눌 수 있는 음식체험 행사도 마련한다. 약과와 떡, 약식 외에 불고기와 김치 등 한국의 전통 맛을 느낄 수 있는 음식이 준비돼 연해주 동포들에게 훈훈한 한가위 분위기를 연출할 계획이다. 이어 7일에는 러시아한인이주140주년기념관에서 기념관 소속 풍물놀이팀과 이리농악보존회 출연팀이 현지 한인들을 대상으로 장구와 징, 꽹과리, 북 등 악기를 기증하고, 다양한 풍물강습도 펼칠 예정이다. 문화재보호재단 관계자는 “이번 공연으로 한인들은 물론, 연해주 현지인들에게도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이해와 이를 통한 국가이미지도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문화재보호재단은 5∼7일 서울 필동 한국의집에서 40여가지의 한가위 음식 및 차례상 전시, 한가위 공연 및 기원행사 등으로 이뤄진 ‘한가위 소원 달!남산 위에 떴네!’행사를 진행한다.(02)2266-6938.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환율 위험수위 넘어섰다

    환율 위험수위 넘어섰다

    원·달러 및 원·엔 환율에 비상이 걸렸다. 원·달러 환율은 960원대에서 940선으로 떨어진 뒤 올라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엔·달러 환율의 상승으로 원·엔 환율도 갈수록 곧두박질치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원·엔 환율이 8년 10개월 만에 최저치로 급락해 100엔당 802.60원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946.20에 거래를 마감했다. 일시적인 것으로 보기에는 상황이 여간 심상치 않다. 중소기업들의 수출 채산성이 악화일로를 치달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가장 아킬레스건이다. 이론적으로 보면 환율이 10% 떨어지면 생산성도 10% 떨어진다.1000원 팔아 50원을 남기던 기업의 경우 환율이 10% 하락하면 45원 밖에 남기지 못한다. 물론 환율 하락을 감안해 리스크 헤지(위험 회피)를 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손해는 덜하겠지만 환율 하락은 기업의 채산성을 갉아먹을 수밖에 없다. 더구나 엔·달러 환율이 올라가면 환율의 상대평가에 따라 원·엔 환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 피해는 줄어들지 않는다. 최근 삼성전자 등이 해외에서 일본의 소니 등에 밀리는 것도 원·엔 환율 하락과 무관치 않다.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는 만큼 엔·달러 환율이 떨어지지 않으면 원·엔 환율에 연동돼 일본은 우리 제품보다 더 싸게 파는 셈이 된다. 이 때문에 정부와 업계에서는 환율 하락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얘기가 설득력 있게 나온다. 권오규 부총리는 지난달 29일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성남산업단지 관리공단에서 열린 지역 중소기업 업계 대표와의 간담회에서 원·엔 환율 하락과 관련해 대외적으로 협력을 요청하고 정부도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부 개입은 어렵지만 환율 안정을 위해서는 일정 부문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민간경제연구소들은 단기적으로 엔화 약세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원·엔 환율 급락으로 수출경쟁력이 크게 약화된 국내 수출기업들은 비가격 부문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힘써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아울러 내년 원·엔 환율 하락의 영향이 세계 경기 둔화세와 겹쳐 나타나면 국내 경제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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