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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금융위기와 규제강화 반복되는 역사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금융위기와 규제강화 반복되는 역사

    노벨경제학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Paul Krugman)은 그의 저서 ‘불황의 경제학’에서 1990년대 후반 아시아의 금융위기를 ‘현대의학에 의해 박멸된 줄 알았던 치명적인 병원균이 기존의 모든 항생제에 내성을 지닌 형태로 재출현한 것과 같다’라고 표현하면서 금융 위기의 희생자가 다시 나타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세울 것을 역설하였다. 하지만 그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그로부터 약 10년 후, 전 세계는 그보다 훨씬 더 강력하고 광범위한 금융 위기를 경험했다. 그동안의 금융 위기를 거치며 많은 제도적 장치들이 보완됐음에도 불구하고 금융 위기가 계속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학자들은 금융 위기가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 거시적으로는 주로 경기순환론이나 통화론으로 접근하여 설명한다. 경기순환론적 접근은 금융 불안을 경기순환 과정의 일부로 파악한다. 즉 호황기에는 경제 주체들의 낙관적 기대로 금융 자산의 가격이 정상 수준 이상으로 상승하는데, 경기가 하강국면에 접어들거나 외부 충격으로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무너지면 금융자산의 가격 폭락과 투자자들의 대규모 손실이 발생해 금융 불안이 초래된다. 경기순환적 금융위기는 주로 금융시스템이 빠르게 발전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데 1920년대 주식시장의 투기적 열풍에서 촉발된 1930년대 미국의 대공황이 대표적인 예다. 밀튼 프리드먼과 같은 통화론자들은 금융 부문이 침체될 때 통화 공급이 현저히 줄어 경기 침체가 경제 전반으로 확산된다고 주장한다. 즉 통화론적 접근에 따르면 통화정책이 경제 및 금융시장 상황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 미미한 시장 불안이 통화신용정책 파급 경로를 통해 금융 위기로 확대될 수 있다. 따라서 급격한 통화정책의 긴축 선회 또는 일관성 없는 통화정책이 금융 위기의 단초가 될 수 있다. 미시적으로는 정보의 비대칭성을 금융 위기를 야기 또는 확산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지적하는 주장이 있다. 금융 부문에서 정보의 비대칭은 주로 도덕적 해이 및 역선택과 관계된다. 돈을 빌리려는 사람은 투자 방안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돈을 빌려주는 사람보다 정보가 많다. 따라서 투자 방안에 내재된 리스크를 실제보다 낮다고 속여 돈을 빌리려는 도덕적 해이에 빠지기 쉽다. 또한 금융시장의 이자율은 평균적인 리스크를 반영해 결정되므로 리스크가 낮은 좋은 투자 방안을 가진 사람들은 시장 이자율이 너무 높다고 판단해 대출 받기를 포기한다. 반면 리스크가 평균보다 높은 투자 방안을 가진 사람들만 대출을 받는 역선택도 발생할 수 있다. 이런 도덕적 해이와 역선택에 의해 실행된 대출은 경기가 나빠지면 부실화될 가능성이 커 금융 시스템 전반이 불안정하게 된다. 특히 정보의 비대칭은 금융 불안을 증폭하고 금융 위기를 주변으로 급속히 확산시킨다. 이는 금융 불안이 발생하면 시장 참여자들이 정보 부족으로 건전성을 파악할 수 없는 금융기관으로부터 예금을 단기간에 인출하기 시작하면서 금융 위기가 초래되기 때문이다. 1990년대 후반 아시아 금융위기 때는 정보 비대칭이 한 국가의 금융 불안을 역내 다른 국가로 전염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지적됐다. 각 국가는 이런 금융 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여러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여 금융 위기의 재발을 막고자 하였다. 대표적인 장치가 최종 대부자로서 중앙은행의 설립과 예금보험제도의 도입이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금융이 충분히 발전하지 못했던 19세기에 은행이 국민들로부터 충분한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은행의 투자실패 소문은 예금자들의 자금인출 사태, 즉 ‘뱅크런’을 유발해 은행들의 파산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1863년 연방정부의 인가를 받은 상업은행에 위기가 발생하면 조세를 통해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국가은행법을 실시해 뱅크런을 막고자했다. 하지만 국가은행법을 통한 금융시장의 안정은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상업은행의 안전성이 높아지자 국민들은 신탁은행도 비슷하게 안전한 것으로 오인했고 이들 신탁은행들은 상업은행보다 높은 이자를 제공하면서 많은 예금을 유치하였다. 1907년 대형 신탁은행인 니커보커 신탁은행의 파산을 계기로 신탁은행의 취약성이 노출되면서 많은 신탁은행들이 문을 닫았고 금융시장은 다시 혼란에 빠졌다. 이에 미국 정부는 1913년 최종 대부자 기능을 수행할 중앙은행, 즉 연방준비제도를 창설하고 모든 예금은행에 지급준비금 보유 의무를 부과했다. 하지만 1930년대 대공황으로 은행의 지급 능력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면서 다시 연쇄적인 뱅크런이 발생하였고 1933년 글래스-스티걸법을 통해 예금보험제도를 도입해 금융시스템의 안전성을 한층 높였다. 중앙은행 설립 및 예금보험제도 도입 등으로 각국은 금융 위기 발생위험을 낮출 수 있었지만 금융 위기 발생을 근본적으로 차단하지는 못했다. 예를 들어 최근 주요20개국(G20)에 의해 금융 위기 발생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던 그림자금융은 금융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금융 위기 이전까지 그림자금융 관련 상품들은 시장에서 안전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갖춘 것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그림자금융의 전문가인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토비어스 아드리안(Tobias Adrian)은 그림자금융이 중앙은행과 예금보험제도가 창설되기 전의 금융기관들과 유사한 리스크, 즉 중앙은행 유동성 지원과 예금보험 등과 같은 공적 지원을 받을 수 없다는 리스크에 노출돼 있었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단지 시간문제였을 뿐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이들 기관의 레버리지(지렛대 효과)를 통한 수익추구 행태는 금융부문 간 상호 연계성과 대출의 경기 순응성을 확대함으로써 글로벌 금융 위기가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심화하는 데 기여했다. 이번 금융 위기는 기존의 금융규제 체계로는 더 이상 금융시스템 안정을 유지하는데 한계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위기극복 과정에서 글로벌 금융규제 개혁의 총괄 책임이 G20 국가들이 주도된 금융안정위원회(FSB)에 맡겨진 것은 눈여겨 볼만하다. 기존에는 대부분 위기 당사국이나 선진국이 중심이 돼 문제를 해결하였으나 이제는 국가 간 금융부문의 상호 연계성이 높아져 국제적인 협력과 공조 없이는 문제 해결이 불가능해졌을 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에서 신흥시장국들의 역할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신흥시장국이 다수 포함된 G20 국가들이 글로벌 금융규제 개혁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금융 위기 직후에는 규제 강화 주장에 모두가 공감하였지만 최근 들어 금융 위기가 어느 정도 진정되면서 지나친 규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이런 현상이 정반합의 변증법처럼 금융시스템 안정과 시장기능 복원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황금률을 찾아가는 과정인지, 아니면 또 다른 금융위기의 씨앗이 될지는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전 금융 위기와 그 해결과정 등을 염두에 두고 논의를 지켜본다면 마냥 어렵고 멀게만 느껴지던 글로벌 금융규제 개혁 논의가 훨씬 흥미롭게 다가올 것이다. 공동기획 서울신문·한국은행 내용 문의 lark3@seoul.co.kr [쏙쏙 경제용어] ■뱅크런(bank-run) 금융 위기 또는 해당 은행에 대한 불신으로 단기간에 많은 예금주들이 은행으로부터 예금을 인출하는 현상을 말한다. 특히 먼저 인출하는 사람일수록 더 유리한 결과가 발생할 때 뱅크런이 강하게 나타난다. 머니마켓펀드(MMF)와 같은 펀드에서 같은 현상이 일어나면 펀드런(fund-run)이라고 한다. ■역선택(adverse selection) 거래자들 사이에 정보의 불균형이 존재한 상황에서 정보가 보다 부족한 사람이 자신에게 불리한 선택을 하는 경우를 말한다. 중고차 구매자가 결함이 있는 중고차를 모르고 사거나, 보험사가 자신의 질병 내역을 숨긴 가입자를 받아주는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레버리지(leverage·지렛대 효과) 자기 자본에 빌린 돈을 합해 투자할 때 수익률이나 손실률이 커지는 것을 의미한다. 수익이 발생하면 자기 자본만 투자했을 때보다 수익률이 높아지지만 손해를 입을 경우에는 자기 자본만 투자했을 때보다 손실률이 커진다.
  • 정부 “외환시장 쏠림·투기세력 과감히 대응”

    정부 “외환시장 쏠림·투기세력 과감히 대응”

     정부가 연초부터 원·엔 환율이 5년 3개월 만에 900원대로 떨어지는 등 외환시장이 불안해지자 투기세력에 과감하게 대응하고, 대내외 불안 요인에 발 빠르게 대처하기로 했다.  추경호 기획재정부 1차관은 10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올해 첫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고 “시장쏠림, 투기세력 등 불안조짐이 있을 때는 신속하고 과감하게 대응함으로써 시장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에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본격화되고 일본의 아베노믹스로 인한 엔저원고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부 차원에서 금융·외환시장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미국 양적완화 축소, 엔저 심화 등 대외요인과 외국인 자금유출입, 경상수지 등 수급요인을 감안할 때 외환시장이 양뱡향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여전하다”면서 “시장상황을 모니터링하며 유사시를 준비하고 대응이 필요한 경우에는 선제적으로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엔화 약세에 대해서는 “단기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 중견기업에 대해 환변동보험,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 등의 대책을 차질없이 시행하고 필요시에 추가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박원식 한국은행 부총재, 고승범 금융위 사무처장, 조영제 금감원 부원장 등도 참석했다. 외환당국은 올해에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진행되면서 세계 금융시장에 큰 변화가 예상되고 대내적으로도 가계부채, 기업부실 문제 등으로 금융기관의 수익성과 건전성이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당국은 올해 내내 금융시장에 리스크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거시경제금융회의를 매달 개최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국내 첫 장애인 전용 사진관 연 나종민씨

    [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국내 첫 장애인 전용 사진관 연 나종민씨

    “좋아하는 것을 하면 재미가 있고 그것을 더 개발하면 약간의 돈도 따릅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기성세대들도 분명 좋아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러나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확신하지 못하고 믿으려 하지 않습니다. 너무 돈에 매달리기 때문입니다. 1년 돈벌이 안해도 큰일 일어나지 않습니다.” 바라봄사진관 나종민(51) 대표는 우리나라 최초의 장애인 전용 사진사다. 후원자들의 지원을 받아 장애인들의 사진을 찍어 준다. 덕분에 지난해 12월 24일에는 생애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았다. 장애인 단체에서 일하는 한 여성이 묵직한 하얀 돼지저금통을 들고 서울 마포구 양화로 8길 17-25 그의 사무실로 찾아온 것이다. “오늘이 아닌 내일을 향하는…. 우리가 아닌 모두를 아우르는 바라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라는 글이 적혀 있는 저금통에는 500원짜리 동전 1000개가 들어 있었다. 뜻밖의 선물을 받은 나 대표는 “내가 하는 작은 일이 이렇게 울림으로 돌아오다니”라며 감격했다. 그가 장애인 사진관을 구상하게 된 것은 2011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장애인 체육대회에 자원봉사 갔다가 한 어머니가 사진관에서 왔냐고 물어 자원봉사라고 답한 게 계기가 됐다. 어머니는 장애인을 둔 집에는 변변한 가족사진 한 장 없다며 애로사항을 털어놓았다. 가족사진에 어울리는 표정을 잡는 데 품이 많이 들어 사진관에서 장애인들을 꺼리기 때문이다. 이 말을 듣는 순간 ‘바로 내가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오랫동안 고민해 오던 것도 취미와 사회공헌의 접목이었기 때문이다. 발품을 팔고 준비 기간을 거쳐 2012년 1월 서울 성북구 동서문로 돈암초등학교 인근 건물 1층에 스튜디오를 차렸다. ‘바라봄’이라는 간판을 붙였다. ‘봄’을 영어로 쓰면 ‘BOM’이 아니라 ‘VOM’(viewfinder of mind)이다. ‘마음을 바라보는 카메라 창’이라는 뜻이다. 같은 해 3월 인터넷 모금을 통해 300만원을 모으고 장애인 단체의 신청을 받아 30가구의 사진을 찍었다. 지금까지 소아마비, 다운증후군, 자폐아 등 모두 100여 가족의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장애인 가족 사진 찍기는 이만저만 어려운 게 아니다. 자폐아의 경우 사진관에 들어오는 것 자체를 꺼린다. 설사 들어왔다 해도 조명 앞에 서지 않으려 한다. 화장실에 들어가서 문을 잠그기도 한다. 장애인들과 눈길을 맞추기도 쉽지 않다. 자연스럽게 부모들의 얼굴도 찡그러지고 좋은 사진은 물 건너간다. 이 때문에 사진 찍는 것보다 대화를 통해 편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이게 끝이 아니다. 한 장의 사진을 찍기 위해 200~300번 셔터를 눌려야 한다. 1~2시간은 훌쩍 지나간다. 얼마 전 80대 노모가 60대 소아마비 환자인 아들과 함께 사진관을 찾아왔다. 어머니는 노령연금으로, 아들은 기초생활수급자로 각각 지낸다고 했다. 그러나 어머니의 얼굴은 맑고 깨끗했다. 비밀은 곧 밝혀졌다. 사진을 찍고 난 뒤 마음의 짐을 덜었다는 어머니는 형편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남에게 기부를 하며 살아온 이야기를 두런두런 했다. 오히려 자신이 부끄러워지고 왜소해지는 순간이었다. 이러한 그의 베풂은 마음이 담긴 답례로 돌아온다. 하얀 저금통은 물론 고가의 장애인 전용 의자를 받기도 했다. 스마트폰에는 “정말 고맙습니다” “꾸벅” “너무 기쁘네요”라는 문자가 연신 날아온다. 그의 아들도 아버지를 본받았다. 명문 대학에 들어간 아들은 돈 받고 가르치는 과외는 하지 않겠다며 고교 때 담임선생님으로부터 후배 2명을 추천받아 무료로 학과 공부를 지도해 주었다. 그는 “나눔이 아들에게 전염됐으니 이보다 더 좋은 게 없다”고 말했다. 1963년생에 82학번인 그는 베이비붐 세대의 막내다. 그는 정보기술(IT) 업계에 21년 종사해 오다 2007년 은퇴했다. 직장인으로서는 한창 때인 45살이었으니 승진, 성공, 출세의 사다리에서 일찍 내려온 것이다.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영업능력을 발휘, 외국계 기업의 한국 지사장에 올라 샐러리맨들이 부러워하는 억대 연봉을 받았지만 오히려 더 많은 회의를 느꼈다. 낙천적, 긍정적 성격이지만 실적에 대한 압박으로 불면증에 시달린 데다 직원들을 관리하며 통솔하는 자리보다 영업 현장에서 직접 뛸 때가 훨씬 마음이 편했기 때문이다. 이 일을 계속해야 할지, 제2의 인생은 없을까 고민하다 사표를 냈다. “솔직히 재무적 계산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저축해 둔 것도 조금 있고 국민연금도 충실히 부었고 집도 있으니 여차하면 주택모기지도 가능해 그럭저럭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부분의 은퇴자들이 원금 까먹지 않고 지내려고 애쓰는데 있는 것 쓰면서 살겠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5년 정도 더 일하면 2억~3억원을 모을 수 있었겠지만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아내가 검소하게 생활하면서 한푼 두푼 모아 둔 것이 큰 힘이 됐다. 2008년 한 해는 뒹굴뒹굴했다. 집에서 책을 보고 가족들과 여행을 다니기도 했다. 무료한 생활이 이어지면서 그 역시 아침에 일어나면 나갈 곳이 없었다. 주위 사람들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밝혀 줄 명함이 없다는 생각에 한동안 재취업을 고민하기도 했다. 그러나 재취업은 일시적으로 수명을 연장시키는 것이지 새로운 생명을 얻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론은 ‘내가 좋아하고 재미있는 일을 하며 살자’로 모아졌다. 2009년 6개월간 성북구에 있는 사설 학원에서 사진을 배웠다. 평소 하고 싶은 것이었다. 학원에서 돌아오면 가족 사진, 풍경 사진을 찍으면서 복습했다. 좋아하는 것을 공부하니 재미도 있고 쉽게 빨리 배울 수 있었다. 2010년 3월에는 희망제작소 행복설계 아카데미에서 은퇴자를 대상으로 하는 세컨드 라이프 교육을 받았다. 취미와 사회공헌의 접목은 여기에서 얻은 교훈이었다. 자원봉사를 나가 장애인 단체의 행사사진을 찍어 주면서 해법을 모색했다. 베이비부머는 정해진 길을 걸어온 세대들이다. 상급학교 진학, 명문대 입학, 졸업, 취직 등 주어진 길을 갔을 뿐 자기가 좋아하는 것으로의 일탈은 없었다. 나 대표는 “좋아하는 것을 하면 실패를 해도 충격이 적다”고 말한다. 돈을 벌기 위해 치킨 집을 열었다 가게를 접으면 큰돈을 날리지만 악기 같은 것은 배우다 그만둬도 리스크는 크지 않다. 30~40년의 긴 노후가 기다리고 있는 만큼 한두 번 실패한다고 두려워하지 말고 1~2년, 2~3년 더 좋아하는 것을 찾아볼 것을 권한다. “제3의 인생을 의미 있게 살려면 생각과 태도를 바꾸어야 합니다. 과거의 지위나 직책 등 무거운 것을 짊어지고 어떻게 걸을 수 있겠습니까. 베이비부머는 성장시대를 살다 보니 부족함 없이 지낸 세대입니다. 그래서 물질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머릿속에서 돈과 수익만 떨쳐 버리면 할 수 있는 일이 많습니다.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은 충분히 있는데 그렇게 하지 않으려는 게 문제입니다. 직장생활을 20년 정도 했으면 웬만한 변화는 헤쳐 나갈 능력이 있습니다.” 그는 사진 봉사의 영역을 장애인에서 소외계층으로 넓히기 위해 지난해 11월 합정동으로 사무실을 옮겼다. 틈틈이 강연도 나가고 재능 기부도 하며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찍은 사진으로 전시회도 열면서 바쁘게 지낸다. “몸은 바쁘고 일은 직장 다닐 때에 비해 10배 더 하지만 스트레스받지 않고 재미있어서 좋다”는 그는 사회공헌과 수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머리를 짜내고 있다. 외부 행사 출장도 열심히 나가고 협찬을 위해 윤리경영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이나 공모전을 여는 지방자치단체를 찾아다니고 있다. 올봄에는 바라봄을 사단법인이나 비영리 민간단체로 전환할 예정이다. stslim@seoul.co.kr ■퇴사 후 나 대표가 ‘걸어온 길’ ▲2007년 11월 퇴사 ▲2008년 빈둥빈둥 지냄 ▲2009년 8월 사진 교육 ▲2010년 3월 희망제작소 행복설계 아카데미 교육 ▲2010년 5월 장애인단체 자원봉사 시작 ▲2011년 5월 장애인 사진관 구상 ▲2012년 1월 서울 성북구 동서문로에 바라봄사진관 개관 ▲2013년 11월 사진관 마포구 합정동으로 이전 ▲2014년 3~4월 비영리 민간단체로 전환 예정
  • “창조경제는 기업 몫… 곳간 속 1000조원 투자할 시장 열어줄 것”

    “창조경제는 기업 몫… 곳간 속 1000조원 투자할 시장 열어줄 것”

    ‘창조 경제’의 핵심 엔진으로 집중 조명받아 온 미래창조과학부가 출범 2년차를 맞았다. 무늬만 창조경제라는 비판 속에 속 빈 1년을 보냈다는 혹독한 평가도 있지만 창조경제타운, 창업자 연대보증·스톡옵션 제도 개선, 소프트웨어 혁신 전략 등 적지 않은 성과도 냈다. 지난 7일 오후 경기 과천시 중앙동 정부과천청사 내 미래부 집무실에서 만난 최문기 미래부 장관은 “(평가절하에 대해) 억울한 측면도 있다”면서도 “지난 1년간 창조경제 생태계를 거의 완성했다. 이제 실생활에서 느낄 만한 성과를 내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최 장관은 이어 “기업보다 시장을 더 잘 아는 곳이 없다”면서 “창조경제는 기업의 몫”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정부는 미래 먹거리가 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대기업들이 투자할 수 있는 시장을 열어 줄 뿐”이라면서 “기업의 목소리를 잘 듣고, 확실히 기업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창조경제를 관이 지나치게 주도한다는 인상을 주는 것 같다. -창조경제는 민간에서 주도해야 한다. 정부는 민간을 북돋는 역할을 한다. 정부는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육성해 시장을 이끌고 조성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설사 삼성, LG 같은 대기업이라고 해도 미래 성장부분에 대해서는 두려워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직접 구매해 주고 시범사업을 하면서 미래 성장부분에 투자하면 기업들도 가능성이 있겠구나 생각할 것이다. 또 벤처 생태계를 조성한다든지, 생산한 제품의 해외 판로를 개척하도록 정보를 주고 돕는 부수적인 역할을 정부가 한다. 기업보다 시장을 더 잘 아는 곳이 없다. 옛날처럼 정부가 시장을 주도할 수 없다. →대기업 총수들은 자주 만나나. -이런 얘기를 하면 기업들이 정말 좋아한다. 사실 기업은 현금이 많다. 1000조원 넘는 돈이 기업에 있다고 하는데 사실 혁신 역량이 떨어져서 이걸 투자할 데가 없는 거다. 혁신 역량을 키워 투자할 데를 만들어 주는 게 정부 역할이다. 기업에 투자할 시장을 만들어주는 게 창조경제다. 이런 부분에 대해 기업에 시그널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정보기술(IT)도 정부가 산업으로 일으켰다. 창조경제를 해야 하니까 미래부가 기업들하고 적극적인 관계를 가져야 한다. 처음엔 기업대표들이 ‘저 사람들이 저런 능력이 있나’ 의심을 하는 것도 사실이었는데 많이 가까워졌다. →대통령은 기업에 열심히 투자하고 고용하라 하지만 규제 기관은 또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리스크가 크다는 얘기다. -사실 미래부가 이권이 없어 규제 개혁을 가장 많이 했을 거다. 정부가 마음대로 내세운 규제라면, 대통령이 나서면 쉽게 걷어진다. 그러나 이미 규제 때문에 자기 이권을 가진 그룹들이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규제를 걷어내면 이권이 날아가기 때문이다. 이때는 그 그룹을 어떻게 달래서 가느냐가 키포인트다. 기존 이권자들에게 적당히 권리를 내놓으면서 앞으로 규제가 풀렸을 때의 가능성을 확인시키고 열어주는 길밖에 없다. 방송이나 의료도 그렇다. 이대로 가면 안 되는 건 아는데 당장 이권이 달려 있다. 그렇다면 규제를 걷어냈을 때 어떤 가능성, 이익을 보여줘야 한다. →미래부와 기업 코드가 잘 맞아야 할 텐데. -제대로 하기만 하면 기업들이 많이 호응할 것이라고 본다. 기업이 좋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부가 할일은 기업을 키워서 결국 국민들에게 이익이 가게 하는 거다. 제일 확실한 복지는 사실 직장을 만들어주는 것 아니겠나. 경제는 낮은 비율로 성장하고 있지만 일자리는 줄어들고 있다. 젊은 사람들 일자리는 나이 든 사람이 차지하고 있고, 평균수명도 길어져 은퇴자들 일자리도 늘어나야 한다. 문제는 우리 산업이 선진국 추격형으로 가다 보니 대량생산을 하게 되고 효율을 높여야 하니까 기계를 투입하게 되는 데 있다. 기계를 쓰니까 사람 들어갈 자리가 없다. 이제 선도형으로 가야 한다. 그 부분에 창의가 없으면 가능하겠느냐. 장기적으로 사람을 키우는 게 정부의 의무지만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아이디어로 창조 경제를 만들어줘야 한다. 지난해 국민 아이디어를 받아보자 해서 창조경제타운을 개설했는데, 우리 국민들이 그렇게 아이디어가 많은지 몰랐다. 이 문화, 확산할 수 있다. 자신있다. →정부출연 연구기관의 역할을 강조하는데 창조경제를 어떻게 견인하겠다는 건가. -2012년에 19개 출연연에 정부가 투자한 연구비가 3조 1000억원이다. 그런데 기술료 수입은 900억원에 불과하다. 생산성이 미국 등 선진국과 비교하면 너무 낮다. 1970~1980년대 포스코기술계획이나 유연생산시스템 등이 모두 출연연에서 나왔다. 1990년대 16메가 D램 반도체나 CDMA 기술도 출연연이 주도해 개발했다. 하지만 2000년 들어 정보혁명과 기술융합이 본격화되면서 출연연이 산업에 기여하는 바가 크게 줄었다. 출연연의 역할을 재정립하겠다. 국방기술 부분에 대한 연구를 통해 개발된 원천기술을 민간에 쉽게 이전할 수 있도록 해서 중소·중견기업이 살아나도록 하겠다. 지금도 민간의 전파 신호 고속 디지털 메모리기술이 전투기용 첨단 레이더 개발에 쓰였고, 민간과 군이 각각 민간의 풍력 발전기 블레이드 기술과 항공기 브레이크 분야 기술을 주고받은 사례도 있다. →17개 시도에 설치되는 창조경제혁신센터는 뭔가.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지난해 중앙정부 차원에서 시작된 창조경제가 지역까지 확산돼 실행력을 갖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우리는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지역혁신부문을 대전 대덕과 특성화 대학이 있는 쪽에서 치고 나가려 했는데, 대통령이 더 넓게 상공회의소, 중소기업협회와 함께하라고 미션을 줬다. 민·관이 창조경제를 함께 주도하는데 이를 지역혁신과 아울러 하라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민간기업이 창조경제를 주도하도록 민·관 협의회와 추진단 등을 구성했다. 올 6월 안으로 구체적인 윤곽이 나올 것이다. →지역에서 창조경제가 뿌리내리기 쉽지 않을 텐데. -지역에서 창업을 하면 마케팅 때문에 서울로 와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부분을 정부가 주도해서 도울 거다. 해외 진출 정보도 주고, 마케팅 지원도 해줄 것이다. 또 정부도 출연연과 대학이 원천기술을 쉽게 내줄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출연연이 중소기업 통합지원센터와 함께 일하도록 했는데, 출연연한테 지역 중소기업들이 기술적으로 지원받고 할 수 있게 했다. 다만 과거처럼 중소기업을 돕는다고 중앙정부가 일일이 직접 지원하는 것은 곤란하다. →미래부 장관에 대한 혹독한 평가가 쏟아졌다. 서운하지는 않았나. -억울한 면은 있다. 이야기한들 뭐하나. 그냥 평가를 좀 너무 못 받는구나 했다. 체질적으로 창조경제를 거부하는 그룹들이 있는 것 같다. 지난해만 해도 주파수 할당을 성공적으로 정리하지 않았느냐. 더블 플랜을 세워 주파수 문제를 해결한 건 논문으로 정리하라고 했다. 알뜰폰도 상당히 효과를 보고 있고,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다시 세울 정책들도 공을 많이 들였다. 키 산업으로 꼽히는 소프트웨어 생태계는 이제 어떻게 정부가 시장에서 실행하느냐의 문제만 남았다. 풀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이뿐만 아니라 콘텐츠 부문도 전략 산업으로 만들어 문화체육관광부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또 제일 밑에 있는 창업 플랫폼을 견고히 만들었다. 젊은 사람뿐만 아니라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언제든지 특허를 만들어 내고,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아이디어를 가지고 회사 세우는 것부터 자금을 모으고 운영하는 것, 나아가 제조·마케팅 등등의 단계, 여기에 정부가 규제 개선과 자금 조달을 하고 단계별로 코칭을 해주고 이것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이게 창조경제 생태계다. 지난 1년 동안 창업 생태계를 거의 만들었다. 벤처하다 실패해도 다시 나설 수 있는 창업 안전망들이 그 예다. 밖으로 안 보여서 그렇지 맨 아래 있는 것도 중요하다. 대담 최용규 산업부장 정리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최문기 장관은 창조 경제의 심장인 미래창조과학부를 이끄는 최문기 장관은 전문성과 리더십을 모두 갖춘 ‘양수겸장형 리더’로 통한다. 1951년 경북 영덕 출신인 최 장관은 경복고와 서울대 응용수학과를 나왔다. 최 장관은 컴퓨터와 통신기술이 결합된 디지털 전자교환기(TDX)와 2세대(2G) 휴대전화 기술의 바탕인 코드분할다중접속(CDMA)의 국산화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2006년부터는 3년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통신시스템 원장을 맡아 출연연구기관을 직접 경영하기도 했다.최 장관은 또 한국정보통신대학교 IT경영학부와 카이스트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학계에 몸담았다. 2008년 12월부터는 과학기술출연연기관협의회 회장을 맡았고, 2013년 4월 박근혜 정부 초대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으로 취임했다.
  • 엔저 호재에도 국내 일본차는 한숨 왜?

    엔저(円低·엔화가치 하락)라는 호재 속에서 한국에 진출한 일본차 브랜드들이 때아닌 한숨을 쉬고 있다. 독일차에 밀려 유독 한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 최근 엔저 현상은 시장점유율을 늘릴 수 있는 더없는 기회지만 정작 국내 시장에서 가격인하란 카드를 꺼내 들 수 없기 때문이다. 8일 수입차업계에 따르면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 수입차 브랜드는 한결같이 ”당분간 한국 시장에서 가격인하는 없다”는 입장이다. 정성상 한국닛산 부사장은 “환율에 따라 가격을 변동하는 것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환율에 맞춰 자주 가격을 바꾸면 오히려 시장에서 신뢰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도요타도 “판매자 입장에서 엔저는 좋은 기회지만 그렇다고 소비자 가격을 인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사실 가격인하는 일본 자동차업체도 내심 바라는 바다. 지난해 한국 시장에서 일본차는 2만 2042대가 팔려 전체 수입차 중 시장점유율 14.1%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글로벌 1위인 도요타 등을 비롯해 내로라하는 7개 브랜드가 한국 시장을 공략 중이란 점을 고려하면 부끄러운 성적표다. 그럼에도 가격인하 카드를 꺼낼 수 없는 것은 다름 아닌 엔화 리스크에 대비한 기존의 자구책 때문이다. 2010년 이후 슈퍼엔고를 겪으면서 국내에 진출한 일본 자동차업계는 본사와의 거래기반을 ‘엔화’가 아닌 ‘달러’나 ‘원화’로 전환했다. 시시각각 올라가는 엔화를 기반으로 영업을 했다가는 영업 안정성과 가격 경쟁력 모두 훼손될 것이란 판단에서였다. 기존 소비자의 반발도 가격인하를 가로막는 요인이다. 일본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차는 주택 다음으로 비싼 물건인 만큼 소비자는 구매 이후의 가격변동에도 민감하다”며 “만약 엔저에 맞춰 대폭 할인행사를 이어 간다면 중고차 시장에서 손해를 감수해야 할 기존 고객이 당장 반발하고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정준양 “철강업계 미래 먹거리 창출 힘써야”

    정준양 “철강업계 미래 먹거리 창출 힘써야”

    정준양 한국철강협회 회장은 “철강업계가 대내외 경영환경을 극복해 나가려면 철강재의 기술 및 품질 확보를 통한 기업경쟁력 강화는 물론 산업 간 융합기술 연구에 대한 투자를 통해 철강업계의 미래 먹거리 창출에 매진해야 한다”면서 “통상마찰을 지혜롭게 극복하려면 업계 차원에서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철강협회는 8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업계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신년 인사회를 열었다. 정 회장은 “올해 철강업계는 공급 과잉이 계속됨에 따라 수급불균형이 큰 악재로 남아 있다”면서 “거시경제 및 구조적 리스크 등 대내외 위기를 돌파하고자 재도약하는 전환의 한 해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포화상태·원화 강세에 삼성전자 IT·모바일 쏠림 ‘비상등’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포화상태·원화 강세에 삼성전자 IT·모바일 쏠림 ‘비상등’

    어닝 쇼크로 평가되는 삼성전자의 2013년 4분기 실적은 큰 틀에서 보면 IM(IT·모바일)부문 쏠림현상에 비상등이 켜졌음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다른 돌파구가 없는 한 삼성도 한계에 봉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직전 분기만 해도 영업이익 사상 최대(10조 1600억원)의 대기록을 세웠던 삼성전자의 성장세가 지난해 4분기(8조 3000억원) 들어 ‘쇼크’ 수준으로 크게 꺾였다. 원인은 일단 고가 스마트폰 시장의 포화, 원화 강세 등 두 가지에서 찾을 수 있다. 7일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 추이는 지난해 1분기 6940만대에서 3분기 8840만대, 4분기 9550만대(잠정)로 꾸준히 상승세다. 시장점유율 역시 35% 정도로 글로벌 1위 업체의 위상에는 변함이 없었다. 그럼에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크게 낮아진 것은 영업이익의 65.9%(지난해 3분기 기준)를 차지하는 IM부문의 부진에서 기인했다. IM부문의 성적이 신통찮은 것은 고가 스마트폰 시장 포화로 인한 판매단가 인하와 더불어 고가에서 저가제품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시장 변화에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혜용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책임연구원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업체마다 제품을 싸게 내놓는 바람에 삼성전자뿐 아니라 다른 전자회사들도 마진율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삼성전자 위기’에 대한 우려는 꾸준히 이어져 왔다. 미국계 증권사인 JP모건은 지난해 7월 보고서를 통해 “하이엔드 스마트폰의 판매 기세가 약해져 하반기로 가면서 삼성전자의 이윤이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따라서 삼성이 이번 실적 부진을 경고등으로 삼아 새로운 캐시카우(주수익원) 발굴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대 이경묵 경영대교수는 “삼성전자는 경쟁사인 애플에는 브랜드 충성도 면에서 밀리고, 가격 경쟁력은 중국 전자회사들에 밀리고 있다”면서 “스마트폰 시장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스마트TV, 태블릿 등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환율 변수도 한몫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달러·엔·유로 등 복수의 결제통화를 골고루 분산해 환율 리스크를 줄여왔다. 그러나 엔저 추세가 4분기 들어 점점 가파르게 나타난 데다 원화도 전분기보다 4% 이상 상승하면서 더는 환율 영향을 피하기 어려웠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적 부진이 일회성에 그칠 것이란 낙관적 시각도 있다. 신경영 선포 20주년을 맞아 임직원에게 지급한 특별상여금이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20년차 부장은 기본급에서 세금을 공제한 300만원가량을 받았다. 이런 식으로 삼성전자 임직원 32만 6000명에게 전달된 특별상여금 규모가 8000억원 정도라고 증권업계는 추산했다. 올 1분기 삼성전자 실적 전망을 놓고도 예상이 엇갈리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이 고가에서 중저가로 이동함에 따라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심화돼 실적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있는 반면 태블릿PC, 울트라HD(UHD) TV 등이 스마트폰 부진을 상쇄할 것이란 기대도 있다. 이선태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의 단기 하락이 불가피하다”면서도 “다만, 지난해 4분기 실적으로 기대감이 상당히 낮아진 만큼 삼성전자가 향후 실적 기대치에는 부응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시장도 이런 엇갈린 반응을 모두 반영했다. 이날 삼성전자의 주가는 보합세로, 전날보다 0.23% 떨어진 130만 4000원을 기록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러시안 루트를 가다] 만약 여기 안 가봤다면 러시아를 말하지 마세요

    [러시안 루트를 가다] 만약 여기 안 가봤다면 러시아를 말하지 마세요

    ‘크렘린, 붉은 광장, 여름궁전….’ 러시아 여행에서 가장 많이 떠올리는 곳들이다. 러시아를 여행하는 관광객들은 대부분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찾지만 러시아에는 두 도시 외에도 한국인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독특한 여행지가 많다. 유럽과 아시아에 영토를 걸치고 있는 러시아에서는 그리스 정교, 로마 가톨릭 문화를 이어받은 유럽 문화와 몽골, 타타르족의 잦은 침략을 받아 섞인 아시아 문화, 사회주의 혁명 뒤에 발전시킨 소비에트 양식 등 여러 가지 문화·예술 양식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 모스크바 북동부에는 ‘황금고리’로 불리는 작은 고대도시들이 있다. 세르기예프 포사드, 페레슬라블 잘레스키, 로스토프, 야로슬라블 코스트로마, 이바노보, 수즈달, 보골류보보, 블라디미르 등으로 러시아 정교 문화·예술에 큰 역할을 했다. 이들 각 도시에는 독특한 개성을 가진 수많은 성당이 있다. 러시아 시베리아 지역 몽골과 국경 지역엔 알타이 공화국이 있다. 1998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록된 황금 산맥을 따라 곳곳에 카나스, 아켐 등 아름다운 강과 호수가 절경을 이루고 있다. 연해주 지역의 도시에는 러시아가 국경을 정하기 전부터 정착한 한인들의 거주지가 있었다. 블라디보스토크에는 1863년 이주한 한인들이 정착한 신한촌 터가 있다. 이곳엔 한민족연구소가 1999년 3·1 독립선언 80주년을 맞아 건립한 ‘신한촌 기념비’가 있다. 블라디보스토크 북쪽으로 약 112㎞ 떨어진 우수리스크는 연해주에서 펼쳐진 독립운동의 중심지였다. 이곳에는 이상설 선생 등이 머물렀던 유적지와 2009년 문을 연 고려인문화센터가 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인사]

    ■방위사업청 ◇담당관△재정계획 서형진△공직감사 정상구◇과장△수출진흥 김태곤△표준기획 차태환△사업분석 정재운△기술기획 한경수△방산지원 김동춘◇팀장△전자전사업 김성호△무인기사업 원종대△물자규격 윤여철△국제부품계약 정만호 ■충북도 ◇3급 승진△혁신도시관리본부장 이진규◇3급 전보△청원 청주통합추진지원단장 김광중△충북경제자유구역청 충주지청장 양권석△총무과(교육) 박승영 김진형◇4급 승진△총무과(교육) 임성빈△세정과장 이정호△수질관리과장 이재경△기획조정과 신윤식△축산위생연구소장 곽학구△농산사업소장 이종길△세종사무소장 이경호△진천군 전출 맹정호◇4급 전보△창조전략담당관(교류) 안석영△법무통계담당관 김태왕△총무과(교육) 정성엽 정인성 민범기 박승열△의회사무처 의사담당관 강성택△자치연수원 도민연수과장 박영선△충북경제자유구역청 투자유치부장 구정서<전출>△제천시(부시장요원) 권석규△영동군(부군수요원) 정헌성△진천군(부군수요원) 정연철△음성군(부군수요원) 조병옥△충주시 신선기<과장>△안전총괄 손자용△복지정책 전원건△식품의약품안전 피의섭△일자리창출 장화진△원예유통식품 신용수△축산 신유호△문화예술 김선호△체육진흥 박기익△균형개발 송재구△토지정보 김상선△바이오정책 민광기△환경정책 박노영◇직위 승진△농업기술원 친환경연구과장 김이기 ■국립생태원 ◇실장△기획 방의석△경영관리 윤남호◇처장△전시기획관리 서대수△생태교육 김태식△대외협력 임순호 ■한국은행 ◇신규 보임△준법관리인 정길영△국제국 외환업무부장 은호성△외자운용원 운용지원부장 최동현△목포본부장 전경진△인천본부장 이홍철△강릉본부장 박운섭△울산본부장 오호일◇승진·유임△법규실장 이희원△비서실장 정상돈△경제통계국 국민계정부장 조용승△통화정책국 금융시장부장 김남영△외자운용원 외자기획부장 강성경△전북본부장 박진욱△북경사무소 상해주재원 오인석◇1급 이동△커뮤니케이션국 손동희△전산정보국 성상경△인사경영국 김한중 서영식 이종규 정남석△인재개발원 이상우 황인용△거시건전성분석국 신호순△국제국 강순삼△감사실 신수용△한국금융연구원 파견 정규일△금융감독원 파견 이인규 ■서울대 ◇의과대학△교육부학장 정승용△연구부학장 윤영호△기획부학장 김용진△대학원학사부학장 김상정△분당부학장 김관민△국제협력실장 김정은△비전추진단장 임재준△건강사회정책실장 이종구 ■한국금융투자협회 ◇임원 승진△전략·홍보본부장 김경배△정책지원본부장 박중민◇본부장 <파견>△전국투자자교육협의회 김동철<직무대리>△증권·파생상품서비스본부장(파생상품지원실장 겸직) 정규윤△자율규제본부장(자율규제기획부장 겸직) 오무영◇부서장 <보임>△기획실장 이창화△경영지원부장 박응식△채권부장 최병철△광고심사실장 조진우<전보>△홍보실장 김정아△부산지회장(금융중심지지원실장·파생상품지원센터장·동남권교육센터장 겸직) 이수원△법무지원실장 나석진 ■우리투자증권 △정자동지점장 이한길 ■현대증권 ◇신규△차이나마켓센터장 윤종원△FICC파생운용부장 황제성◇전보△투자컨설팅센터장 김임규<부장>△국제기획 류상인△국제영업 이용출△리스크심사 이석△주식운용 박성영△채권마케팅 이병희△퇴직연금컨설팅 박주철△파생S&T 이승립△FICC Sales 김승철△IT기획 신용철△PI 탁병석<실장>△발행시장 이병주△법무 이해근△종합투자 장호석<현지법인장>△뉴욕 송형진<지점장>△김포 김영수△김해 김홍윤△방배 성창현△장안 김재훈△주안 이창복△화곡 하용현 ■KDB대우증권 △기업금융본부장 김상태 ■메트라이프생명 ◇신규 선임△개인영업담당 부사장 김종원△자산운용담당 상무 윤중식 ■유유제약 △부사장 유원상△이사 하백진 박노용 안성철 이영홍 ■블랙야크 ◇상무△기획본부장 이명호◇이사△경영지원본부 재경부서장 김영민△영업본부 영업1사업부장 김창식 ■동진레저 ◇이사△상품기획부 부서장 박만식
  • [새해 새 도약! 금융지주 회장에게 듣는다] “비은행 분야 M&A 계속할 것”

    [새해 새 도약! 금융지주 회장에게 듣는다] “비은행 분야 M&A 계속할 것”

    올해 금융권의 최고 화두는 우리금융지주회사의 민영화 성공 여부다. 경남·광주은행, 우리투자증권 등 일부 자회사들은 이미 매각이 이뤄졌다. ‘몸통’인 우리은행까지 매각에 성공하게 되면 금융권의 판세는 크게 변하게 된다. 은행 중심의 금융그룹이 품에 안게 되면 자산규모 300조원 안팎의 고만고만한 금융지주 각축전에 거대 공룡이 출현하게 되고, 교보생명 등 비(非)은행 금융그룹이 가져가게 되면 새로운 이종(異種) 라이벌이 탄생하게 된다. 그 어느 때보다 올 한 해가 중요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금융지주 회장들을 차례로 만나 새해 전략을 들어본다. 지난해 금융업계에서 연말 시상식이 열렸다면 최고 스타상은 단연 임종룡(55) 농협금융지주 회장에게 돌아갔을 것이다. KB금융이라는 거함과 맞붙어 우리투자증권이라는 알짜 매물을 품에 안는 ‘이변’을 연출했기 때문이다. 그 누구보다 기분 좋게 새해를 맞은 임 회장은 지난 3일 “우리의 인수합병(M&A)은 끝나지 않았다”며 추가 도전 의지를 거듭 밝혔다. 올해 외부기관으로부터 대대적인 조직 진단도 받을 계획이라고 밝혀 내부로부터의 큰 변화도 예고했다. →우리투자증권 인수는 축하할 일이지만 그 바람에 우리아비바생명 등 경쟁력 없는 군식구까지 떠안게 됐다. 이 때문에 ‘승자의 저주’ 얘기가 나도는데. -(그런 우려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우투증권이 우리에게 와서 장점을 발휘하지 못하면 그 저주가 현실화될 것이다. 하지만 농협은 다양한 영역에서 각자의 전문성을 최대한 인정해주는, 대단히 훌륭한 조직문화를 갖고 있다. 그리고 증권업황이 가장 안 좋을 때가 증권사 몸값이 가장 쌀 때 아닌가. 비싸게 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끼워팔기가 없는 대우, 현대, 동양 등 알짜 증권사 단독 매물이 줄줄이 나와 있다. 그래서 KB금융이 인수전에 지고도 웃고 있다고 하는데. -대우증권 등이 먼저 (시장에) 나왔다면 취사선택이 가능했겠지만 나올지 안 나올지 모르는 매물을 기다리기보다는 먼저 나온 매물을 확실히 잡는 게 더 중요한 것 아닌가. →우투증권은 곧바로 NH농협증권과 합병할 것인가, 아니면 당분간 두 회사 체제로 가져갈 것인가. -3월 말 본실사와 매각협상이 완전히 마무리되면 밝히겠다. 궁극적으로는 합쳐야 하지 않겠나(당장 합병하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인수 회사의 직원들은 모두 정규직으로 수용하나. -우투증권만 해도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섞여 있다. 모두 정규직으로 하긴 어렵다. →우리은행 인수에도 관심이 있나. -전혀 없다. →그럼 이제 다른 M&A는 없는 것인가. -비은행 분야는 M&A를 계속할 것이다. M&A는 기업이 클 수 있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수단이다. 신한, 하나금융을 봐라. 모두 M&A로 지금의 지위에 올랐다. (보험이든 증권이든) 시장에서 잘하는 놈을 추가 인수할 생각이다. →우투증권 인수로 자산 규모가 255조원에서 290조원으로 껑충 뛰면서 외형적으로는 다른 금융지주와 비슷한 선상에 서게 됐다. 미안한 얘기이지만 농협은 ‘뱅커 DNA’(은행원 유전자)가 없어 경쟁 상대가 될 수 없다는 냉소도 여전하다. -아프지만 일정 부분 맞는 얘기다. 농협금융은 오랫동안 농협이라는 우산 아래서 편히 지내온 측면이 있다. 오죽하면 은행이 아니라 쌀집이라는 냉소까지 나왔겠는가. 우리 조직원들은 야성을 더 키워야 한다. 그런 면에서 우투증권 인수는 농협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KB금융이라는 엄청 센 놈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해줬고, 시장의 1등은 어떻게 해왔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배워 가게 될 것이다. 두고 봐라. 다른 금융사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농협의 DNA 변화 속도가 훨씬 빠를 것이다. →DNA는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래서 외부 진단을 대대적으로 받아볼 생각이다. 우리는 금융사이면서도 리스크 중시 문화가 왜 부족한지, 채우려면 뭘 해야 하는지 등을 총체적으로 진단받고 처방전을 놓을 작정이다. →전임 신동규 회장도 임 회장 못지않게 의욕을 갖고 취임했지만 1년도 안 돼 “제갈공명이 와도 안 된다”는 말을 남기고 중도하차했다. 농협 브랜드 사용료 등 사사건건 (대주주인) 농협중앙회와 부딪쳤는데. -브랜드 사용료는 당연히 내야 한다고 본다. 농협금융의 존재를 있게 해준 게 누군가. 농민이고 농협 아닌가. 농협중앙회도 브랜드 사용료 지급기준을 기존 6단계에서 3단계로 줄여줘 우리의 운신 폭을 키워줬다. 실적이 좋으면 좀 더 내고 안 좋으면 덜 낼 수 있다. 덕분에 작년에는 4400억원을 냈지만 올해는 3000억원대로 줄게 됐다. →‘제갈종룡’(제갈공명+임종룡)이 된 건가. -하하. 그건 아니고…. 결국 소통의 문제라고 본다. →장관(국무조정실장)까지 지내고 지주 회장이 됐다. 큰 그림을 그리다가 답답하지 않은가. -수치 스트레스가 커서 답답할 겨를이 없다. 금융사는 매일 매달 성적표가 나오니…. 한편으론 (개선 노력이) 바로바로 확인돼 보람도 크다. 국가정책은 타이밍 포착과 사전 정지작업이 중요한데 금융사는 신속성이 중요하더라. 의사결정을 빨리 해줘야 한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보나. -말 잘 못하면 한은에 혼난다(웃음). 분명한 것은 경제팀이 경기를 살리기 위해 합심한다는 모양새를 확실하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건설경기는 지금보다 더 살려야 한다. 안미현 전문기자 hyun@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사설] ‘김영란법’ 2월국회 처리 지켜보겠다

    공직사회의 부패를 척결하고자 정부가 2012년 8월부터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통해 마련했던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 일명 ‘김영란법’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심의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8월 초 정부가 제출했으나 정무위에 상정한 시기는 지난 12월 6일이다. 이후 법안심사소위로 내려갔지만 단 한 차례도 심의하지 않았다고 한다. 정부안은 원안에서 상당히 후퇴한 탓에 실효성에 대한 우려를 자아냈었다. 그런데도 의원들이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이 법안 처리에 소극적인 인상을 주고 있는 꼴이다. ‘김영란법’ 원안은 ‘1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수수한 공직자는 직무 관련 여부와 상관없이 형사처벌(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형)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법무부 등이 직무 관련성이 없는 금품수수를 처벌하는 것은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된다고 반발해 수정 제출됐다. 직무관련성이 있는 금품수수는 형사처벌할 수 있도록 하고, 직무와 관련이 없는 금품수수는 과태료만 매기도록 한 것이다. 공무원 등의 금품수수에 대한 직무 관련성을 입증한다는 것이 몹시 어렵고 까다로운 일이기 때문에, 금품수수가 바로 형사처벌의 원인이 되는 원안보다 훨씬 완화된 것이다. 이에 민주당 이상민 의원 등은 ‘김영란법 원안’과 흡사한 법안을 의원발의해 원안 고수의 의지를 밝혔다. 국회에서 정부안과 의원발의안을 병합심리를 하는 과정에서 원안에 더 가까운 법안이 본회의에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정무위를 통과해 본회의에 상정해야 이 법안을 제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무위 소속 한 의원은 “순환출자금지법 개정 등 더 시급한 법을 처리하느라 시간이 없었다”면서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정청탁 처벌 조항 때문에 국회가 법안처리를 꺼린다는 지적도 있지만, 국회로서는 외려 ‘불감청고소원’(不敢請固所願) 격이 아닌가. 2004년 공직선거법에서 국회의원의 경조사 부조를 금지해 이른바 ‘상가(喪家)정치’ 등이 사라진 것과 마찬가지다. 홍콩 정치경제리스크컨설턴티(PERC)가 발표한 지난해 한국 부패점수는 10점 만점에 6.98로 아시아 선진국 중 가장 부패한 나라다. 싱가포르 0.74, 일본과 호주는 2.35이다.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세계부패인식지수(CPI) 순위도 3년 연속 하락해 46위였다. ‘김영란법’이 오는 2월 국회에서 꼭 처리돼야 할 이유다.
  • [증시 전망대] 1월 효과 실종… ‘전차군단’ 살아날까

    청마(靑馬)의 해를 맞아 시원하게 오를 것이라 예상됐던 증시가 기대와 달리 급락하고 있다. 원화 강세로 지난해 4분기 영업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 것이라는 불안감이 증시에 반영돼 수출 업종의 주가 하락이 두드러지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달 30일 폐장 이후 새해 이틀간 3.24% 떨어졌다. 1월은 보통 새해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상승세를 보이는 ‘1월 효과’가 발생한다. 3일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년간 새해 첫 거래일 주가는 전년도 폐장일 종가보다 평균 1.14% 올랐다. 2001년부터 2013년까지 1월 한 달 동안 코스피 등락을 보면 12번 중 7번 코스피가 올랐다. 2001년 1월 18.6%로 가장 많이 올랐고 2008년 1월 12.3%로 가장 많이 떨어졌다. 올 1월 증시에서 ‘1월 효과’는 찾아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 2일 원·엔 환율은 100엔당 1000원선이 깨져 장중 996원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현재로서는 엔화 움직임이 유일한 리스크(위험)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일본과 유럽의 통화정책 등에 따라 엔저 속도가 둔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가증권시장을 떠받치는 전차(전자·자동차) 업종의 주가 하락이 두드러진다. 3일 삼성전자 주가는 129만 6000원으로 거래를 마쳐 지난해 8월 23일 이후 4개월여 만에 130만원선 밑으로 내려갔다. 이틀 만에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11조 2000억원 증발했다. 기아차와 현대차 주가는 이날 지난해 종가보다 각각 7.06%, 5.29% 하락했다. 증권사들은 원화 강세와 스마트폰 성장 둔화 등을 근거로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9조원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차 업종은 대표적 수출업종이면서 일본과 경쟁 관계라 원화 강세로 인한 직접적 타격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박영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현대, 기아차의 12월 출고는 양호했지만 기대 수준에는 못 미쳤고 원화가치 상승으로 채산성이 악화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지금의 주가 하락은 지나친 측면이 있으며 오히려 매수 기회라는 의견도 있다. 이상현 NH농협증권 연구원은 “현대, 기아차는 해외 생산을 늘리고 국내 공장의 수출 비중이 계속 낮아져 원·달러 환율 하락의 영향이 줄어들고 있다“며 “환율의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도연 교보증권 수석연구원은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 부진은 펀더멘털(기초여건)의 문제가 아니라 특별성과급 등 비영업적 문제에 의한 것”이라며 “4분기 실적 예측이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으며 최근의 주가 조정은 과도하다”고 진단했다. 경기방어적 성격의 내수주에 주목하라는 의견도 있다. 민영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 관련 지표들이 개선 추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원화 강세 기조 속에 경기민감주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간다면 상대적으로 이익 안정성이 높은 유통과 홈쇼핑 업체들이 주가 매력이 있다”고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시론] 사적연금, 연금 본연의 기능 강화해야/김수봉 보험개발원장

    [시론] 사적연금, 연금 본연의 기능 강화해야/김수봉 보험개발원장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속도의 고령화에 따른 재정 전망 악화로 공적연금만으로는 노후소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공적연금에 사적연금을 혼합한 노후소득의 다층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정부는 2005년 퇴직연금 그리고 2012년 신연금저축 제도를 도입했다. 이들 사적연금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성장해 지난해 9월 말 기준 적립금이 160조원이다. 이는 세계 3대 연기금으로 성장한 국민연금 적립액(417조원)의 4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이런 성장은 반쪽 성장에 불과하다. 미래 노후 대비 저축액은 늘었으나 실제 노후소득으로의 활용은 매우 미미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퇴직연금 수급자의 97%가 연금이 아닌 일시금을 선택했다. 금액 기준으로는 99%다. ‘퇴직연금’이 아닌 ‘퇴직일시금’ 제도로 불러야 할 판이다. 그나마 개인연금은 10년 이상의 연금 형태로 받도록 유도하고 있으나 종신 지급되는 국민연금과 큰 차이가 있다. 세금을 좀 더 내면 일시금으로 받을 수 있어 노후소득 확보수단으로써의 역할이 제한적이다. 다행히도 최근 사적연금의 지급 단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퇴직 일시금 수령에 대한 세금 부담을 늘리고 장기간 연금 수급 시 연금소득세를 경감하는 등 퇴직자산을 일시금이 아닌 연금 형태로 받도록 하는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계속 늘어나는 기대수명으로 100세 시대가 현실이 된 상황에서 우리나라 국민은 자신의 예측보다 오랫동안 생존해 자산이 소진되는 장수 위험에 노출돼 있다. 종신연금이 아닌 현 정책으로는 이런 문제의 해결이 어렵다.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2002년 65세의 기대여명은 17.11년이었으나 10년 후인 2012년 65세의 기대여명은 20.08년으로 약 3년 늘었다. 또 2012년 65세 기준 남자의 2명 중 1명은 83세까지, 여자는 88세까지 생존하므로 개인의 노후대비는 평균 기대여명 이상의 장기간 계획이 필요한 상황이다. 종신연금을 활용한 장수위험 관리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활발히 진행 중이다. 영국에서는 늦어도 75세 이후에는 종신연금 가입을 의무화하고 있고 독일의 개인연금인 리스터연금도 적립자산을 연금 형태로 죽을 때까지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적연금 자산의 일시금 인출이 광범위하게 이뤄지는 미국에서는 최근 ‘적격장수연금’(QLAC)에 대한 활성화 방안을 추진 중이다. QLAC는 만 55세 등 퇴직 시점에 퇴직 자산의 일부를 활용해 장기간 거치 후 80세나 85세 등 고연령부터 연금이 지급되는 상품이다. 저렴한 보험료로 많은 보험금을 지급해 연금 구입 부담을 줄이고 장수 위험에 효율적으로 대비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 상품은 즉시연금의 10~15% 비용으로 즉시연금과 동일한 연금액을 제공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약 15%를 차지하는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의 퇴직이 본격화되고 있다. 산업화 세대이자 하우스푸어(내 집 소유 빈곤층) 세대인 이들은 노후준비 기간이 그 이후 세대보다 짧아 국민연금을 통한 노후생활비 확보가 어렵다. 또 퇴직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사적연금은 자녀교육비, 창업비용 등으로 지출돼 정작 노후생활비 용도로는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적립된 사적연금의 지급 방법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정부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가장 좋은 해결 방안은 종신연금 수급 의무화다. 하지만 이 정책의 갑작스러운 시행은 많은 사회적 논란이 예상되므로 단기적으로는 QLAC와 같이 사적연금 퇴직자산의 일부를 종신연금으로 전환해 장수 리스크에 대비하는 제도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제 사적연금의 외형적 확장뿐만 아니라 내실화를 통해 연금 본연의 기능을 강화할 때이다.
  • 금융권 새해 화두 ‘소비자 보호·리스크 관리’

    금융권 새해 화두 ‘소비자 보호·리스크 관리’

    금융기관 최고경영자(CEO)들이 2일 신년사에서 밝힌 새해 경영의 화두는 소비자 보호와 리스크 관리다. 금융기관들은 저금리 저성장을 올해 경영 환경의 기본 조건으로 받아들이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높여 신상품 개발에 집중할 전망이다. 고객의 변화하는 욕구에 맞는 신상품 개발이 고객 확보의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 작용, 회사의 이익을 담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대출 외에도 계열사 간 합종연횡을 통한 상품 개발이 활발해지면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올 상반기까지 금융소비자보호기구를 금융감독원에서 분리, 출범시킬 예정이다. 이에 맞춰 금융사들도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고 있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은 “신한은 ‘금융의 본업을 통해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숭고한 미션을 가지고 있다”면서 “본업이란 먼저 시대 흐름에 맞는 상품과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목표 달성을 돕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 회장은 “고객의 자산을 잘 운용해서 불려주는 것도 금융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이순우 우리금융 회장은 “금융사의 생명은 곧 고객으로, 고객을 잃으면 존립 기반을 잃게 된다”면서 “올해 그룹의 민영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고객에게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더 긴밀한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이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소셜 미디어와 정보기술의 발전으로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과 행동이 급변하고 있다”면서 “업권의 경계를 뛰어넘는 금융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고객이 원하는 상품은 이미 업종 구분이 없다”고 덧붙였다. 저성장이 장기화되면서 한계 기업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더욱 나타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금융사들의 역할도 중요해졌다. 정책금융인 KDB산은금융이 대표적이다. 홍기택 산은금융 회장은 “STX 구조조정 등은 수익 및 리스크 관리의 문제점을 돌아보는 좋은 계기가 됐다”면서 “계열 전담 심사체계 구축, 관리대상계열 제도 활용 등을 통해 계열 기업에 대한 리스크관리를 강화하고 포트폴리오 다양화 등 재무안전성 제고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규 대출에 대한 관리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임영록 KB금융 회장은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면서 “우량자산 위주의 신규 대출 취급과 기업·소호여신 등 잠재적 위험자산에 대한 선제적 관리, 건전한 여신 문화를 확립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임종룡 농협금융 회장은 “건전성을 농협금융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 상시적인 위기 상황에 치밀하게 대응해 나가야 한다”면서 “튼튼한 뿌리를 가진 나무가 강풍에 견딜 수 있듯이 평소 위기관리 능력을 배양한다면 농협금융의 기본적인 생존력이 강화되고 성장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합병(M&A) 매물이 쏟아져 나온 증권업계는 고객 확보가 더욱 절박하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모든 의사결정은 고객보호에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김석 삼성증권 사장은 “차별화 없이는 살아남기 어려운 절박한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며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답은 고객중심 경영에서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2014 업종별 기상도] 자동차

    [2014 업종별 기상도] 자동차

    올해 국산자동차 산업은 안팎으로 시련을 맞을 전망이다. 국내외 자동차 판매시장은 소폭 커지겠지만 밖에서는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차의 공세가 본격화되고, 안에서는 유럽산을 중심으로 한 수입차가 체급별로 다양한 신차를 내놓으며 점유율을 잠식할 것으로 분석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자동차시장은 지난해와 비슷한 4%대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올 한 해 전세계에서 8460만대의 차가 팔릴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8124만대)보다 4.1% 증가한 수치다. 미국의 자동차시장 조사기관 LMC오토모티브는 지난해보다 4.8% 많은 9034만대가 판매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시장을 이끌었던 미국과 중국 시장은 성장이 둔화하는 반면 재정위기 등으로 오랜 침체에 빠졌던 유럽 시장은 7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전체 판매율이 7.9% 증가했던 미국은 양적 완화 축소 등으로 할부 금융시장이 위축돼 올해 성장률이 3.4%에 그칠 전망이다. 중국은 중서부지역과 3, 4선 도시 중심으로 자동차 수요가 늘겠지만 경기가 둔화되고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에서 신차 등록 제한조치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어 올해 성장률이 지난해(15.9%)에 못 미치는 9.4%에 머물 것으로 예측된다.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갔던 유럽은 경기 회복 국면으로 진입하면서 지난해보다 2.9% 증가한 1408만대의 차량이 팔릴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업계는 경쟁력을 완전히 회복한 일본차들이 공격적으로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내다봤다. 양진수 자동차산업연구소 연구위원은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차는 금융위기 이후 주춤했으나 부품조달 비용 절감, 소규모 고효율 공장 건설 등 내부혁신을 전개했고, 아베 정부 출범 이후 본격화된 엔화 약세에 힘입어 경쟁력을 회복했다”고 평가했다. 일본차 업체는 엔저에 따른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북미시장을 중심으로 판촉 공세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닛산과 혼다는 각각 17만 5000대와 2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멕시코 신공장을 가동해 소형차의 현지 생산 물량을 충분히 확보했다. 도요타는 중국 등 신흥시장 공략 채비도 마쳤다. 지난해 11월 연비 등 상품성을 개선하고 가격을 내린 세단과 해치백 등을 선보였다. 금융위기 이후 미국, 일본, 유럽차 브랜드의 전력이 약화된 틈을 타 고성장을 지속해 온 현대·기아차 등 국산차는 경쟁업체들의 부활과 원화 강세로 인한 가격 경쟁력 저하 등 이중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 국산차 업체들은 현지 생산 물량을 늘려 환율 리스크를 줄이고, 품질을 강화한 신차 수출을 확대해 위기를 헤쳐 나갈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2012년 중국과 브라질에서 각각 40만대와 15만대 규모의 공장을 세우고 지난해 현대차의 터키와 중국 3공장 생산능력을 늘린 데 이어 올해 기아차 중국 3공장(30만대)과 현대 쓰촨상용차 공장(15만대)을 완공해 신흥시장에서 고삐를 조일 예정이다. 상반기 중 신형 제네시스를 유럽과 미국에 출시하고, 대형 세단 K9과 신형 쏘나타, 쏘울 등 전략 모델의 수출도 본격화한다. 쌍용자동차와 르노삼성자동차도 신흥시장 수출 비중을 확대하면서 해외수출을 강화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와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올해 자동차 수출물량이 지난해보다 3.2% 증가한 320만대에 이르고, 수출금액은 지난해보다 4.5% 증가한 510억 달러로 전망돼 물량과 금액 면에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수 시장에서는 전기차,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 차량과 차급별로 다양한 신차를 앞세운 수입차의 공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판매된 수입차는 전년보다 20% 증가한 15만 5000대로 추정된다. 수입차 업계는 소비심리 위축, 가계부채 증가 등을 고려해 올해 예상 판매량을 보수적으로 내다봤다. 전년보다 10% 증가한 17만 4000대가 팔릴 것이라는 예측이다. 하지만 자동차산업협회는 올해 자유무역협정(FTA)의 영향으로 2000㏄ 초과 차량의 개별소비세와 유럽산 차의 관세가 추가 인하되는 등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점 등을 고려, 올해 수입차 판매량을 전년보다 14.6% 증가한 18만대로 예상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국외 3대 리스크] ①美양적완화 ②中저성장 ③아베노믹스

    한국은 소규모 개방경제 국가다. 세계 경제의 흐름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특히 중국이나 미국 같은 대규모 국가들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상상을 초월한다. 미국이 경제를 살리고자 풀었던 돈을 죈다는 얘기만 나와도 국내 금융시장이 출렁하는 건 이런 이유 때문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2014년 조심해야 할 해외 리스크로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중국의 저성장’, ‘일본의 아베노믹스’를 지목했다. 서울신문이 경제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국내 경제의 해외 리스크를 조사한 결과 56명이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를 국내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꼽았다. 게다가 23명은 두 번째로 영향이 있다고 봤고 세 번째로 본 전문가도 7명이나 된다. 100명 중 총 86명이 미국의 ‘테이퍼링’(채권매입 축소)을 경계해야 할 리스크로 선택한 셈이다. 한 전문가는 “테이퍼링 규모가 시장의 기대보다 크거나 미국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낮다면 또다시 신흥국을 중심으로 국제금융이 불안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저성장 역시 국내 경제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전문가 30명이 첫 번째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고, 두 번째(32명)와 세 번째(19)로 꼽은 전문가들을 합하면 모두 81명이다. 한국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성장률이 낮아지면 국내 수출에 악영향을 준다는 이유가 대부분이었다. 한 전문가는 “중국 정부가 경기둔화를 다소 용인하며 내수와 소비 중심 경제로 옮겨 가는 ‘리밸런싱’(재구조화)에 박차를 가하면 중국 경제 성장률 급락 등 경제적 혼란이 예상된다”면서 “중국 경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도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아베노믹스 역시 3대 해외 리스크로 꼽혔다. 가장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문가는 10명에 그쳤지만 두 번째(26명), 세 번째(35)로 꼽은 전문가까지 포함하면 71명에 이른다. 한 전문가는 “오는 4월 일본이 소비세율을 인상하고 나서 경기 부진이 심화하면 추가 통화완화 정책이 불가피하다”면서 “엔화 약세가 가파르게 전개되면 국내 수출경기 부담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유로존 위기 가능성(25명), 브릭스 등 신흥국 경기 하락(19명), 국제 공조의 미흡(7명) 등이 해외 리스크로 거론됐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현오석 경제부총리 인터뷰] “올 경제 연중 고른 성장 예상… 예산 조기집행 비율 줄일 것”

    [현오석 경제부총리 인터뷰] “올 경제 연중 고른 성장 예상… 예산 조기집행 비율 줄일 것”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중구 다동 예금보험공사에서 만난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철도파업으로 국민들이 방만 실태를 알게 됐다”며 “향후에도 노조가 억지 주장으로 공공기관 개혁을 막는다면 연봉과 방만 경영 실태 등 정보를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저물가로 인한 일본식 저성장에 대해서는 부동산 경기 활성화로 우려를 불식시키겠다고 했다. 정부의 올해 3.9% 경제성장률 전망치에 대해서는 금년의 우리나라 경제성장과 세계경제 성장세를 예상할 때 장밋빛 전망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또 고용률 70% 달성에만 집착하지 않고 일자리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새해에 적자 예산을 편성했지만 지난해보다는 예산 조기집행 비율을 줄이겠다고 했다. 지난해와 같은 상저하고(上低下高)가 아니라 1년간 고른 발전을 예상하기 때문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올해 경제정책 방향에서 경제성장률을 3.9%로 잡은 것을 두고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이라는 비판이 많다. -3.9%는 정부의 희망 사항이 아니다. 중립적인 전망치다. 정부는 지난해 3월에 추가경정예산(추경)과 정책패키지의 효과가 없으면 2013년에는 2.3%만 성장할 거라고 전망했고 연말에 경제성장률을 2.8%로 상향했다. 주택거래량, 소비심리지수, 산업생산 등의 지표를 볼 때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어서다. 또 지난해 실행했던 투자 활성화 대책 등 정책 효과가 시차를 두고 올해 나타날 것으로 본다. 주택 매매 활성화 대책도 올해 효과가 있을 것이다. 게다가 세계경제 상황이 지난해보다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철도파업에서 볼 수 있듯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으로 노조의 반발이 거세다. -공공기관의 부채와 방만 경영은 우리나라 경제 전체의 취약점으로 작용한다. 부채가 많으면 대외적인 신뢰도가 떨어진다. 과거 정부와 달리 이번에는 전 부처와 전 공공기관이 나서 첫 번째 국정과제로 추진할 것이다. 개혁안도 정부의 지시가 아니라 노사가 스스로 만든다. 기관의 합리적인 개선안을 노조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부채나 방만 경영에 대한 정보 공개로 압박할 것이다. 이번 철도파업이 좋은 예다. 많은 국민이 이번 파업으로 철도공사 직원의 연봉, 방만 경영, 정부 지원금 규모 등을 새롭게 알게 됐다. →지난달 발표한 공공기관 개혁안에 ‘낙하산’ 인사 근절 대책이 빠져 있다. -공공기관들이 부채관리개선안 등을 제출하면 2주 단위로 소관 부처가 진행 정도를 살피게 된다. 또 오는 9월에는 중간평가를 한다. 낙하산 논란은 결국 공공기관 기관장의 자질 시비인데 중간평가에서 성과로 평가하게 될 것이다. 실적이 없으면 그 누구라도 해임 건의를 받을 수 있다. →정부가 철도파업에 강경 대응만 한 것이 바람직하지만은 않다는 비판도 있다. -국민의 입장에서 봐야지 철도공사 직원의 입장에서 봐서는 안 된다. 국민에게 서비스를 높이는 방향은 철도 독점이 아니라 공공부문 간의 경쟁이다. 민영화를 말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 다른 국가의 예를 봐도 경쟁 없이 서비스 질을 높일 수는 없다. 독점 지위를 버릴 수 없다는 철도공사의 입장은 타당하지 않다. →정부는 의료·철도 민영화가 아니라고 하는데 시장은 민영화의 초입 단계라고 믿는다. -이번 정부는 공공서비스에 대해 민영화하지 않는다. 단지 공공부문 서비스의 질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를 찾아보자는 것이다. 영리 의료 법인을 허용할 생각은 없다. 의료 법인에 자법인(자회사)을 만들게 해 수익을 병원에 돌려주고, 의료 경쟁력을 갖추도록 하자는 것이다. 병원은 회사채를 발행할 수 없다. 단지 출연만을 기다린다. 따라서 의료 부분의 경쟁력이 떨어진다. 우리나라의 가장 우수한 이들이 의료계로 몰린다. 자본만 있으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민영화와 전혀 관계가 없다. →정부가 ‘고용률 70% 달성’에만 매달려 일자리의 질은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이번 정부의 경제정책 목표는 경제성장률이 아니라 고용이다. 경제성장률만 높고 일자리가 없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 또 정부의 고용정책 결과가 고용률 70%이지, 숫자를 달성하기 위해 정책을 하는 것은 아니다. 정부의 고용정책 방향은 다음과 같다. 첫째, 경제성장으로 일자리 중심의 경제회복을 하는 것이다. 둘째, 경제성장에도 잘 늘지 않는 여성 및 청년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셋째, 시간선택제 일자리로 일자리 미스매치(불일치)를 줄이는 것이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아베노믹스, 엔저 현상 등 리스크가 많다. -지난해 왜 경기부양정책을 화끈하게 못하느냐는 비판을 듣곤 했는데 리스크 관리에도 주안점을 두었기 때문이다. 재정 건전성을 유지해야 하고, 가계부채도 적절히 관리해야 한다. 미국의 양적완화조치는 올해뿐 아니라 2~3년간 저금리에서 고금리로 금리의 큰 방향이 변한다고 보고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가계부채 대책이 이번 달에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가계부채의 증가 속도가 너무 빠르다. 가처분소득의 160%여서 규모도 크다. 가계부채에 대해서는 크게 3가지 대책이 있다. 일자리를 만들어 국민의 소득을 늘려야 한다. 또 주택 거래 정상화로 매매 수요를 늘리면 추가 대출이 줄어든다. 가계부채 구조도 바꿔야 한다. 비은행권은 신용관리를 철저하게 하고,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변동금리·원금 만기일시상환 관행을 고정금리·원리금 분할상환으로 바꾸는 방안이 필요하다. 가계부채 문제는 미국도 4년이 걸렸다. 수술하듯 도려내기는 힘들지만 종합적인 접근으로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완만하게 만들 수 있다고 본다. →주택 매매 활성화와 전·월세 가격 안정도 숙제다.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턴어라운드(전환)했다고 본다. 주택가격이 더 떨어진다고 보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분양시장이 과열되거나 오픈하우스에 사람들이 몰리기도 한다. 문제는 전세가격도 같이 오르는 것이다. 주택 거래를 활성화해 전세 수요를 주택 매매로 돌려야 한다. 전세가격이 주택값의 80%까지 올랐는데도 집을 안 사는 것은 세금 때문이다. 취득세 영구 인하 등의 정책이 큰 의미가 있는 이유다. 반면 주택을 구입할 능력이 없는 이들은 전·월세에 대해 세제나 금융 지원을 해 줘야 한다. 청년을 위해 공유모기지론도 늘렸다. 지난해에 비해 올해에는 주택 부분이 활성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국회에서 논의되는 소득세 최고과표구간 조정과 법인세 최저한세율 조정을 볼 때 정부가 증세로 돌아설 가능성을 점치는 이들이 있다. -기본적으로 세목의 신설이나 세율 증가와 같은 ‘좁은 의미의 증세’보다는 세원을 넓히는 것이 우선이라고 본다. 비과세 감면 축소, 지하경제 양성화 노력을 우선해야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도 과거 10년간 감세 기조로 경제 활동을 활성화했다. 최근 국회의 논의는 본격적인 증세보다 최고과표구간을 낮추거나, 최저한세율을 움직이는 부분적인 변동이다. 따라서 정부도 함께 적극적으로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장기간의 저물가로 우리나라도 일본식 저성장으로 진입하는 게 아니냐는 걱정도 많다. -아직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잠재 성장률에 못 미치고 있다. 또 지난해 물가 안정은 농산물과 원자재 가격이 안정돼서다. 올해에는 2가지 요인이 지난해와 달라지면서 물가도 지난해보다 높아질 것이다. 이에 따라 디플레이션(통화량 축소로 물가가 하락하고 경제 활동이 침체되는 현상)이 만연했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투자를 꾸준히 하지 않으면 일자리가 생기지 않을 것이다. 경기의 추가적인 침체 또는 회복 지연을 막기 위해 부동산 거래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올해 예산 조기집행을 지난해와 같은 정도로 하게 되는가. -올해도 약간의 조기집행은 생각하고 있지만 예산 조기집행 비율은 지난해보다 떨어뜨릴 것이다. 지난해와 같은 상저하고(上低下高)의 성장세보다는 고른 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올해는 정부의 재정 주도 성장만으로 경기회복을 이끈 지난해와 달리 민간 주도 성장을 또 다른 성장 축으로 보고 있다. 확장적인 기조는 유지하지만 재정의 역할이 지난해보다 적어질 것이다. 정리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임기 첫해의 불통·인사 논란 해소가 급선무

    박근혜 대통령의 집권 2년차 임기가 1일 시작됐다. ‘새 정부’라는 꼬리표도 떼는 시점이다. 집권 첫해와 달리 비전 못지않게 성과도 내야 한다는 점에서 녹록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권 전체의 성패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차적인 관심은 이달 안으로 열릴 신년 기자회견의 형식과 내용에 쏠린다.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이다. 올 한 해의 정책 구상과 방향뿐만 아니라 ‘불통’ 논란을 해소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임기 첫해 ‘부실 검증’과 ‘지역 편중’ 등의 오명을 쓴 인사에서 변화를 이끌어 낼지도 관심사다. 지난달 31일 김행 청와대 대변인의 사퇴와 맞물린 청와대 참모진 개편은 물론 한 발 더 나아가 개각 가능성도 점쳐진다. 개별 정책 분야에서도 박 대통령을 압박하는 난제가 적지 않다. 원전 비리 척결과 철도 경쟁체제 도입으로 첫발을 뗀 공공기관 개혁 문제도 초미의 관심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통령의 국정목표 중 하나인 ‘비정상화의 정상화’의 성패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당장 어렵다는 이유로 원칙 없이 적당히 타협하고 넘어간다면 우리 경제·사회의 미래를 기약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1년간 국정의 화두였던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 올해 구체적 성과로 연결짓는 것 또한 최대의 과제로 꼽힌다. 박 대통령은 최근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면서 “내수 부진이 지속되면 중소기업과 서민이 체감하는 경기 회복도 지연될 수밖에 없다”며 경제정책의 최우선 과제를 내수활성화로 잡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임기 첫해 가장 성공적인 정책 분야로 꼽혔던 외교·안보도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른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 1~3월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북한발 ‘안보 리스크’는 박 대통령에게 만만찮은 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집단적 자위권 추진과 야스쿠니신사 참배 등 일본 아베 신조 정권의 우경화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대일 외교 전략을 어떻게 풀어 낼지에도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아울러 박 대통령의 핵심 어젠다인 창조경제의 구현, ‘공약 후퇴’ 논란의 대상이 된 복지 정책의 향배, 가계부채 관련 대책 등도 집권 2년차에 풀어야 할 주요 과제로 꼽힌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국내 3대 리스크] ①가계부채 ②투자 감소 ③일자리 부족

    100명의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경제의 장애물을 골라 달라는 질문에 가계부채, 기업투자 감소, 일자리 부족을 ‘3대 리스크’로 꼽았다. 이 문제를 풀지 못하면 정부는 올해 경제정책 목표인 체감경기 회복을 달성할 수 없다는 의미다. 기획재정부의 ‘2014년 경제전망’에 따르면 설비투자 증가율은 80년대 12.6%에서 90년대 8.7%로 떨어졌고, 2000년대에는 5.7%까지 하락했다. 미국·독일·영국 등 선진국들이 국민소득 1만 달러를 달성한 후 3만 달러까지 설비투자가 국내총생산(GDP)의 1.66~2.36배였지만 우리나라는 1.21배에 불과하다. 생산성도 낮은 수준이다.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달성했을 때 미국의 1인당 노동생산성은 8만 1000달러 였고, 프랑스와 독일은 각각 7만 2000달러, 6만 2000달러였다. 하지만 2010년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5만 6000달러에 불과하다. 고용 부문에서 청년 고용률은 24.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39.7%보다 15.5% 포인트나 낮다. 여성 고용률도 53.5%로 OECD 평균인 57%에 못 미친다. 최근 50대 취업자가 크게 증가해 전체 취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지난해 1~10월 22%로 1998~2012년 평균(14%)보다 크게 높아졌다. 하지만 올해 늘어난 50대 취업자 24만 8000명 중 49세에서 50세로 나이가 오르면서 늘어난 취업자가 30만 8000명이나 됐다. 고용시장에서 일자리 창출로 늘어난 50대 취업자는 없다. 오히려 6만명이 줄었다. 청년·여성뿐 아니라 고령층에 대한 일자리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가계부채는 부동산 경기 회복과 관련이 깊다. 전세 가격의 인상은 가계부채를 늘린 주범으로 거론된다. 정부는 전세 가격의 급등세에 대해 4%대의 낮은 전세금 대출금리를 가장 큰 이유로 보고 있다. 전세 추가 대출의 부담이 줄수록 집주인은 전세금 인상을 요구하기 쉽다. 또 전체 주택의 6~10%가 전세에서 월세로 바뀌었지만 임차인은 전세를 여전히 선호하는 것도 원인으로 꼽았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해 정부가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했다면 올해는 민간 주도의 성장이 시작되는 첫 해가 되길 기대한다”면서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과 공공기관 개혁 등 경제체질 개선도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격동의 동북아 석학에게 길을 묻다] 조지프 나이 美 하버드대 석좌교수

    [격동의 동북아 석학에게 길을 묻다] 조지프 나이 美 하버드대 석좌교수

    중국의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일방 선포와 북한 김정은 정권의 장성택 처형,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추구와 아베 신조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이 숨가쁘게 이어지면서 세밑 동북아시아는 격랑에 휩싸인 형국이었다. 2014년에도 중국의 패권주의와 미국의 아시아 회귀 정책이 충돌하고, 여기에 일본의 우경화와 북한의 도발 우려가 어지럽게 얽히면서 동북아 정세는 살얼음판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석학들의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새해 동북아 정세를 심층 진단·전망해 본다. “경제적 이익을 위해 중국과 좋은 관계를 갖더라도 안보적 측면에서는 동맹인 미국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게 이익일 것이다.” 조지프 나이(76) 미국 하버드대 석좌교수는 지난달 18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미·중 사이에서 위치 설정에 고민하는 한국을 향해 이렇게 충고했다. 그는 또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양국이 과거에 집착하지 말고 미래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나이 교수는 인터뷰에서 중국의 힘이 커지고 있지만 미국을 추월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견해를 보이면서 미·중 간 ‘신(新)냉전’이 도래할 것이라는 시각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북한 김정은 정권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에 동조하는 등 북한 정권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또 북한에 대한 압박을 꺼리는 중국의 대북 정책은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국력신장에 따른 패권주의와 미국의 아시아 중시 정책이 충돌하면서 신냉전이 도래했다는 시각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미·중이 신냉전에 진입했다는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 두 나라는 그런 단계까지 가지 않도록 상황을 잘 관리해 나갈 것이다. 지금의 중국은 과거의 소련과 다르고, 지금의 미·중 관계는 과거 미·소 관계보다 훨씬 더 복잡다양하게 얽혀 있다. →장래에 중국이 경제적·군사적 측면에서 미국을 앞지를 것으로 예상하나. -앞지르지 못할 것이다. 국민총생산(GNP) 면에서는 중국이 미국을 앞지를 수도 있지만 국가의 수준을 가장 정확히 나타내는 척도인 1인당 GNP 면에서는 가까운 미래에 중국이 미국을 따라잡기 힘들 것이다. 군사력 면에서도 향후 수십년 안에 중국은 미국을 따라잡을 수 없을 것이다. →지금 한국은 전통적 동맹인 미국과 국력이 급신장하는 중국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난제를 안고 있다. 한국에 조언을 한다면. -한국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두 나라와 모두 좋은 관계를 가져야 한다. 다만 중국과는 경제적 기회를 위해 좋은 관계를 갖더라도 안보에 관한 한 동맹인 미국과 관계를 갖는 게 더 이익일 것이다. →지난 10월 중국이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CADIZ)을 일방적으로 선포해 파문이 일었는데, 중국의 의도는 무엇일까. -중국의 의도는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일본을 압박하고 해당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문제는 중국이 관련국들과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CADIZ를 발표한 것이다. →중국의 일방적 CADIZ 선포에 대한 미국 정부의 대응은 적절했다고 보나. -중국이 CADIZ로 선포한 해당 상공은 여러 나라에 의해 공유되는 곳이라는 미국 정부의 주장은 타당했다. 또 미군의 B52 전략 폭격기가 중국에 통보하지 않고 즉각 해당 지역을 비행한 것은 적절했다고 본다. →아베 신조 정권 들어 일본 정부의 우경화와 군사대국화 추구에 대한 한국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반면 미국은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을 지지하고 있는데. -일본은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권한을 갖고 있다. 그것은 중국의 군사적 팽창과 민족주의 분출에 대응한 미·일 동맹 협력의 측면에서 필요하다.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이 미국의 승인 아래 행사된다면 한국은 우려를 덜 수 있을 것이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지난 1년간 한국은 일본과의 정상회담에 나서지 않고 있다. 일본 정부가 과거사에 대해 제대로 사과하지 않고 우경화로 치닫기 때문이다.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조언을 한다면. -가장 좋은 해결책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과거에 집착하는 것은 양국 간 관계 개선을 위해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것으로 보나. -적어도 김정은 정권 아래서는 핵을 포기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본다. 더욱이 그동안 6자회담 당사국이 합의했던 북핵 포기 방안은 제대로 된 게 아니었다. →그렇다면 ‘북한의 진정한 비핵화 행동 없이는 대화하지 않겠다’는 미국의 이른바 ‘전략적 인내’ 정책이 적절하다고 보나. -그렇다고 본다. →최근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고모부인 장성택을 처형했는데 이번 사건이 북한 정권의 붕괴를 앞당기는 요인으로 작용할까. -북한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제대로 파악하기란 불가능하다. 장성택에 대한 사형이 김정은의 권력 장악을 강화해 줄 것이라는 분석과 궁극적으로 김정은의 권력을 감소시켜 개혁을 촉발시키는 단초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엇갈리는 만큼 섣부른 추측을 삼가고 싶다. →만약 북한 정권이 붕괴할 경우 미·중은 협력할까, 충돌할까. -이 문제는 미국과 중국은 물론 한국에도 매우 중요하고 민감한 문제다. 따라서 충돌이 일어나지 않도록 사전에 관련국이 심도 있게 논의하는 게 중요하다. →남북 통일은 언제쯤으로 예상하나. -곧 통일이 되길 희망한다. 하지만 김정은 정권 아래서는 힘들 것이다. →일각에서는 사전 통보 없이 핵실험을 일삼는 등 말을 듣지 않는 북한에 대해 중국이 넌덜머리가 났고, 이에 따라 중국의 대북 정책이 변하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은 실제 지난해 북한의 3차 핵실험 직후 유엔의 대북 제재에 적극 동참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중국의 대북 정책이 근본적으로 변하기는 힘들다는 관측도 맞서는데. -중국은 늘 대북 정책에서 두 가지 목표를 견지해 왔다. 첫째는 한반도 비핵화이고 둘째는 갑작스런 북한 정권의 붕괴에 따른 북·중 국경의 혼란을 예방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두 번째 목표가 첫 번째 목표를 압도해 왔다. 나의 저서 ‘권력의 미래’(The Future of Power)에서 나는 이런 중국의 딜레마가 북한에 미약한 압박으로 작용한다고 썼다. 즉 북한이 붕괴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은 중국이 북한에 제재와 압박을 가하는 데 한계로 작용한다. 물론 최근 북한이 지역 충돌, 즉 핵실험, 미사일 발사, 대남 도발 등에 중국이 개입하도록 위협하는 리스크를 불사하면서 중국 지도부는 넌덜머리를 냈고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가중시키기 시작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6월 캘리포니아에서 가진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를 논의했다. 하지만 앞에서 말한 중국의 근본적인 딜레마가 아직 변하지 않았다는 게 문제다. 따라서 나는 중국이 북한에 가하는 압력에 여전히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중국의 비정상적인 이중적 시스템, 즉 일당독재의 정치 시스템과 자본주의적 경제 시스템의 양립이 얼마나 더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나. -나는 중국의 시스템이 붕괴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중국이 어려운 상황에 봉착할 것이라고는 말할 수 있다.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국민들의 정치참여 확대 욕구가 커질 텐데 이런 기류에 중국 지도부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의 문제다. 연간 1인당 GNP가 1만 달러에 가까워지고 중산층이 커짐에 따라 정치 참여 욕구는 더 커지고 전체주의적 통치는 더욱 어려워지게 마련이다. 단적인 예가 한국이다. 한국은 이와 관련해 위대한 성공 스토리를 갖고 있다. 한국은 경제적 번영을 달성했을 뿐 아니라 정치적 발전, 즉 선거를 통해 정부를 바꿀 수 있는 민주주의를 성취했다. 타이완도 비슷하다. 한국이나 타이완보다 훨씬 덩치가 큰 중국에 어떤 정치적 변화가 도래할지 정확히 예측하긴 힘들다. 다만 나는 중국 지도부가 더 많은 국민이 정치에 참여하는 것을 허용하는 방법을 고안해 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조지프 나이는 누구 미국 뉴저지주 출신으로 명문 프린스턴대를 최우등으로 졸업하고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석사, 하버드대에서 정치학 박사를 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국가정보위원회(NIC) 의장과 국방부 국제안보담당 차관보 등을 역임했다. 국제정치학계의 대표적인 진보주의 이론가로, 정통 보수주의 학자인 ‘문명의 충돌’의 저자 새뮤얼 헌팅턴 하버드대 교수와 대비되기도 한다.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학장을 지낸 조지프 나이는 요즘 많이 통용되는 ‘소프트 파워 국가론’의 주창자이기도 하다. 소프트 파워는 군사력·경제력 등 하드 파워에 대응되는 개념으로, 강제력보다는 매력과 자발적 동의에 의해 얻어지는 국력을 말한다. 조지프 나이는 2011년 미국의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FP)가 선정한 ‘세계 100대 사상가’에 꼽히기도 했다. 포린폴리시는 “미국의 외교 정책을 이해하는 모든 길은 조지프 나이로 통한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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