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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大法, 이순호변호사 상고심 딜레마

    98년 초 외근 사무장 등에게 돈을 주고 사건을 수임해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의정부 법조비리사건의 주범 이순호(李順浩) 변호사 사건을놓고 대법원이 고민에 빠졌다. 이변호사에게 사무장 등 법조 브로커를 처벌하는 ‘변호사법 90조2항’을적용하는 것도 문제지만 무죄를 선고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무죄가 선고되면 또다른 ‘싹쓸이 변호사’가 활개칠 가능성이 크다.98년 10월 사건을 접수한 뒤 1년이 넘도록 선고 날짜를 잡지 못한 것도 그 때문이다. 문제는 현행법 어디에도 돈을 주고 사건을 수임한 변호사를 처벌할 수 있도록 명문화된 조항이 없다는데 있다.이 때문에 검찰은 당시 이변호사에 대해뇌물공여죄와 함께 변호사법 90조2항을 적용해 기소했다.하지만 1·2심은 변호사법 위반 부분은 받아들이지 않고 뇌물공여죄만 적용,징역 8월을 선고했다.그러나 최근 하급심에서는 “변호사법의 제정 취지로 볼 때 변호사에게도변호사법 90조2항을 적용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판결이 잇따르고 있다. 사정이 이렇자 대법원은 이변호사 사건을전원합의체에 회부하지는 않았지만 12명의 대법관 전원에게 의견을 구했다. 그러나 법적 안정성을 들어 변호사법 개정 전까지는 변호사법 90조2항을 적용할 수 없다는 입장과 현실적으로 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제발 그만! 왕따](하) 전문가 진단·대책

    해마다 새 학년이 시작되는 3월이면 초·중·고교 교실에서는 ‘소리없는전쟁’이 펼쳐진다. 누가 ‘왕따’,즉 집단 따돌림의 대상자가 될 것인지가 가장 큰 관심사다. 또 스스로 그 대상자가 되지 않기 위해 서로 눈치를 보기에 바쁘다. 한 번 집단 따돌림의 대상자가 되면 학년이 바뀌어도 그 꼬리표가 떨어지지않을 정도로 집단 따돌림은 이제 일반적 현상이 돼 버렸다. 전문가들은 입시경쟁에 따른 학생들의 스트레스 증가와 핵가족화,도시화를집단 따돌림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 백승한(白承翰)상담실장은 “도시화 또는 핵가족화로다른 사람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부족해졌다”면서 “이해심 부족이 입시 스트레스와 겹쳐 누군가에 대한 공격적 성향으로 나타나 집단 따돌림이 빚어진다”고 진단했다. 우리사회에 만연한 가족 이기주의와 편가름 문화도 집단 따돌림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서울시 청소년종합상담실 이규미(李揆美)실장은 “집단 따돌림의 피해자가되느니,가해자가 되는 것이 낫다고 여기는 학부모들이 적지 않다”면서 “입시교육을 학교 교육의 전부라고 여기는 풍토가 없어져야 집단 따돌림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소모임 활동으로 집단 따돌림을 예방하는 학교도 있다. 서울 서문여중 김성실 교사는 “학생들에게 공기,고무줄,사방치기 등을 적극 권장해 효과를 봤다”면서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을 이용해 그같은 놀이를 하면 정서적 연대감을 갖게 돼 경쟁자가 아닌 친구가 된다”고 말했다. 광주 치평중 박춘애 교사도 “학급에 각각 다른 역할을 맡은 두레를 만들어 소외된 학생을 돕게 해 따돌림 현상을 막고 있다”고 소개했다. 집단 따돌림은 상담이 필수적이다.한국교육개발원 이혜영박사는 “자녀가 집단 따돌림의 가해자 또는 피해자라는 것이 밝혀지면 숨기지 말고 즉각 전문가와 상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전문상담기관으로는 서울시 청소년종합상담실(2285-1318),청소년폭력예방재단(585-0098),한국청소년상담원(2253-2000) 등이 있다. 전영우 김재천기자 ywchun@
  • [발언대] 법위반 소규모 서민주택 양성화 모색하길

    우리 사회의 시급한 문제 중 주택문제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비록 비좁은 공간일지라도 다른 사람의 눈치보지 않고 마음 편하게 쉴수 있는 보금자리를 가능한 한 뼘이라도 넓히고 싶은 것은 누구나의 공통된 바람이다.특히 자라나는 아이들을 볼 때면 부모입장에선 공간을 넓혀주고 싶다. 더욱이 평생 소원인 자신의 집을 지을 때엔 조금이라도 편리하게 짓고 싶은 게 사람의 마음인지라 사소한 건축법을 위반하는 사례가 있다.보다 쾌적하게 살고 싶다는 소망으로 집을 보수하거나 신축할 때,발생한 작은 위반으로인해 법으로부터 외면받고 불법건축물로 낙인찍혀 준공도 받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않게 일어나고 있다.이로 인해 그들이 겪는 정신적,경제적 어려움은말로 다 형용할수 없을 것이다. 물론 법은 지켜야 한다.국민은 누구나 법을 준수해야 할 의무가 있다.그래야 사회 질서가 유지되고 우리 모두가 함께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법과 정의에 비추어,또는 사회통념에 비추어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불법사항은 용납해서는 안될 일이다. 그러나세상을 살아가자면 법대로 살수 없는 상황도 있다.그래서 범법자라고 하더라도 때로는 법이 이해하고 너그럽게 용서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한때 제한적으로나마 불법건축물을 구제한 정부의 조치가 있었다는 점을 상기하며 불법사항의 경중을 가려서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없는 개인소유의 소규모 불법건축물에 대해서는 과감히 관용을 베풀어 양성화함으로써 이들의평생소원을 성취할수 있도록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우리사회는 지금 복지국가건설을 목표로 매진하고 있다.정부가 과감하게 특단의 조치를 내려 낙심하고 있는 소시민들의 어깨에 희망과 삶의 빛을 주기를 바란다. 최광진 [서울 서대문구의회 의원]
  • [밀레니엄 탐방] 투명사회 만들기 시민운동본부

    공정경쟁,페어플레이 풍토 마련을 위해 시민들이 두팔을 걷어부치고 나섰다. ‘투명사회만들기 시민운동본부’는 그 중심에 서 있다.재벌과 공기업,대형병원,민원허가 관청,대형 백화점 등 독점적·우월적 지위의 조직들이 ‘이용자’,‘소비자’등에 대한 불공정한 행동을 하는 것을 고발하고 바로잡으려는데 1차적 노력이 집중돼 있다. 운동본부의 탄생은 지난 6월.서울YMCA 시민사회개발부가 ‘모태’다.신종원(辛鍾元·40) 서울YMCA의 시민사회개발부 부장이 사무국장,김종남(金宗男·34)씨가 사무국 간사로 사령탑을 맡고 있다.사무국 전임 인원은 6명.서울 YMCA소속 시민운동의 베테랑들이다. 시민 참여와 생활속의 실천없이 투명한 사회와 공정한 경쟁은 확보될 수 없다는 것이 ‘운동’참여자들의 생각이다.서울 종로YMCA에 사무국을 두고 대전,대구,부산,춘천,안산,홍성,군산 등 12개 YMCA에 시민운동본부가 설치돼전국적인 운동으로 확산시켜 나가고 있다. 정식 회원은 모두 700여명 가량.산하에 ‘투명사회 지킴이단’이 결성돼 30∼50명씩 각 지역에서활동한다.공기업을 비롯한 독과점 기업들의 제멋대로식 가격올리기 저지,건축피해 감시,정부의 각종 자료 공개 요구,대학 입학전형료 산출자료 공개 요구,병원의 카드사용 거부 감시 등이 지킴이들이 벌이고 있는 주요 실천운동이다. ‘거인’과의 전쟁을 위해 전문가들의 참여도 뜨겁다.“감리사,회계사,변호사,행정학과 교수,조세전문가,세무학 교수 등 서울에만 35명의 전문가들이힘을 모았다.이성환(李聖煥·국민대 법대)교수와 변호사,회계사 등 8명이 위원회를 구성,1달에 한번씩 목표와 과제를 점검하고 있다.대중성과 함께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YMCA에서 소비자운동을 10년간 해온 운동본부 서영경(徐瑩鏡·36·여)팀장은 “유럽연합(EU)상공회의소 한국생활지침서에는 한국의 대형병원에선 카드를 받지않으니 비상시를 대비,현금을 준비해 놓으라는 항목이 있다”며 “한국의 사회적 투명도가 아프리카와 다를바 없다고 놀란다”고 지적한다.이들은 “공정한 경쟁의 원칙을 확립하지 못하면 세계화·지식정보화의 세계적경쟁속에서 한국의 미래는없다”며 투명성과 공정경쟁 풍토 확보의 절실성을 다시 강조한다. 이석우기자 swlee@
  • [장청수 칼럼] 사회통합,통일의 전제조건

    페리 보고서 이후 나타난 북한정세는‘정상국가’로서의 모습을 갖추어 가고 있는 것으로 설명되고 있다.북한은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체제정비 작업을올 하반기에 완료했고, 경제부문에서도 국제사회의 식량 100만t 지원과 공업생산량 20%증가에 힘입어 회복추세를 보이고 있어 총체적 위기를 벗어나는느낌이다.또 북·미 베를린 협상 타결에 따라 북·중관계를 정상화하는 등대외관계에서도 정상적인 모습을 갖추어 가고 있다. 이와 함께 남북관계에서도 김정일(金正日)총비서와 정주영(鄭周永)현대그룹명예회장과의 면담에서 드러났듯 남북경협을 통한 실리추구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내부에 형성되고 있는 이같은 정서는 남북관계 개선을뒷받침할 수 있는 긍정적 변화로 볼 수 있다.한반도 냉전구조 해체의 시발이라는 분석과 함께 남북간 상호 신뢰구축과 협력증진의 바람직한 징후로 보여진다. 정부도 현대그룹 등 대북경협 업체의 사업을 적극 뒷받침하고 인도적 지원의 폭을 확대키로 하는 등 남북간에 조성되고 있는 긍정적 분위기를 확산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우리의 대북포용정책이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있는 가운데 통일문제에 관한순기능이 복합적인 상승무드를 예고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있는 진전으로 평가된다.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치의 기류가 우리 통일환경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으며 북한의 점진적 변화가 예상됨에 따라 사회적 통합문제가통일대비에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우리사회의 지속적인 발전과 함께 사회적 통합역량은 국내적 통일기반의 필수조건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정책과제로 인식된다. 사회적 통합기능을 확보하는 문제는 통일단계에서 최우선 목표라 할 수 있다.사회적 통합은 통일단계에서 경제적 통합이나 정치적 통합 이전에 실현되는 필연적 현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통일실현 과정에서 특별히사회적 통합이 강조되는 것은 독일의 경우처럼 통일이후 나타난 후유증에서교훈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독일 빌트바트 크로이트에서 개최된 한·독 학술대회에서도 독일통일 9년에 대한 평가가 심도있게 제기됐다.독일통일은 물질적측면이 크게 진전된 반면 정신적·정치적 면에서는 상당한 손해가 초래됐다는 문제점이 강조됐다. 예컨대 구서독측이 구동독의 사회주의체제 시절의 삶을 아직도 이해할 준비가 돼있지 않으며,구동독 역시 시장경제체제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양독이 통일은 됐으나 정신적 통합은 요원하다는 것이다. 분단국의 경우 물질적인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차원에서 완전통합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회적 통합이 우선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됐다.동·서독은 우리 경우와는 달리 동족상잔을 경험하지 않았고 72년이후 20여년간 꾸준한 민족교류와 협력을 통해 게르만민족의 정통성을 유지하고 공동체를 발전시켜 왔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으로 심각한 후유증을 겪고 있다는사실은 통일을 대비한 사회적 통합의 중요성을 크게 일깨워주고 있다.우리의경우 국가는 사회복지 기능을 확대시켜 삶의 질을 높이고 국민들은 자기능력만큼 살아가는데 불만이 없어야 자본주의 정통성이 확보되고 진정한 의미의사회통합이 이뤄질 수 있다. 그리고 빈부격차 해소,노사관계 및 계층간 갈등해소,통일에 대한 세대간 인식차이 해소 등과 함께 지역감정 해소를 통해 우선 남한사회 내부의 사회적통합력을 높여야 한다. 우리사회의 지역감정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채 통일이 실현될 경우 이문제와함께 남북간의 사회균열과 이질성에서 오는 후유증이 복합적으로 작용,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것이다. 따라서 국민적 합의기반을 마련함은 물론 통일후 남한사회 내부 및 남북한지역주민간의 조화로운 사회통합을 위해서 지역갈등 문제에 대한 합리적이고도 구체적인 해소방안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할 것아다.
  • [대한시론] 여의도에서 들리는 ‘언론개혁’ 목소리

    ‘언론개혁’의 목소리가 마침내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터져 나왔다.국회문화관광위원회 국정감사 질의장에서 길승흠 의원과 박종웅 의원 등이 우리나라 언론의 문제점과 그에 대한 구체적 개혁방안까지 제시하고 이를 계기로상임위 의원들이 활발한 토론을 전개했다고 한다. 사회 각 분야의 민주화와 개혁입법을 주장해온 시민·사회단체들은 언론의개혁 없이는 민주화와 개혁과제가 제도화될 수 없다는 인식을 공유한 지 오래다.그러나 그동안 ‘언론개혁 없이 사회개혁 없다’는 시민·사회단체들의목소리는 국회의사당에만 가면 메아리조차 없이 소멸됐다. 길승흠 의원이 밝히고 있듯이 ‘민의’를 대변한다는 국회의원들조차 그 개개인들은 어느 특정언론사 한 군데에서라도 ‘미운털’로 낙인 찍히면 정치적 생명이 위태롭다는 공포의식을 갖고 있었다. 그렇게 주눅들어 있는 정치인들로 하여 그동안 한국의 거대 독과점 언론들은 ‘또 하나의 권력’이 됐고,각종 법률적 규제로부터 ‘열외’에 서 있기일쑤였다. 이같은 측면에서만 볼 때 홍석현 사장 구속사태에서 보인 중앙일보 사원들의 정서는 이유(?)가 전혀없는 것은 아니었다.‘열외’와 ‘예외’를 없애는것은 민주적 법치국가가 취해야 할 보편적 규범이지만,다른 ‘열외자’는 그냥 두고 유독 한 언론사만 그 ‘열외’에서 제외시키는 것이라면,자기 집단만의 파멸 또는 몰락을 예감할 수밖에 없는 해당 언론사는 ‘법치’에 순응하기보다 그동안 그들이 향유하고 있던 ‘언론권력’을 행사하는 쪽으로 치달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는 것이다. 정치권력과 언론권력의 이같은 숨바꼭질 또는 서로가 상대방을 단숨에 제압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히든카드’를 숨긴 채 벌여온 신경전은 결국 부정과 부패·비리가 독버섯처럼 자랄 수 있는 토양이 됐고 그 독들이 활개치는사회 속에서 살아야 하는 국민들이 취할 수 있는 길은 오직 ‘면역성’을 끊임없이 길러나가는 방법밖에 없다. 우리가 90년대초 수없이 들었던 세계화,한국사회·경제의 선진국 진입 등장미빛 구호들이 어느 날 하루아침에 IMF체제라는 참담한 국가위기로 전락하는 현실을 목격한 것도 이같이언론권력과 정치권력이 부도덕한 ‘공생관계’를 맺으면서 자기 발밑이 허물어지고 있는 것은 보지 못하고 무지개빛 하늘만 쳐다보았기 때문 아니겠는가? 현 김대중 정권은 그 빚더미 국가경제를 떠맡아 당면한 난국을 헤쳐나가지않으면 안되게 됐지만,만약 시급히 청산돼야 할 언론권력과 정치권력의 낡은구조를 적당히 계속 유지한다면 또 우리사회의 어느 분야가 허물어질지 모를일이다. 그런 의미에서도 이번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에서 제기된 ‘언론개혁’의 목소리를 정치권 변화의 새로운 징조로 받아들이고 싶다.그것은 최근의 중앙일보사태를 둘러싸고 여·야간 정쟁이 당장 파국 국면으로까지 치달을 것 같았는데,어느 날 아침 잠에서 깨어나 보니,여당과 야당이 함께 중앙일보 사태를둘러싼 쟁점의 가장 본질적인 문제인 구체제적 권력과 언론관계에 대한 자각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을 보게 된 것이다. ‘언론개혁’의 과제가 우리의 시대적 요청임에 우리 국민 대다수가 공감하고 있음은 그동안 언론권력의 눈치를 보고 언론권력과 타협할 수밖에 없었던정치인들 스스로가 너무나 잘 알고 있었으리라. 그 타협에 대한 유혹을 애써 떨치려 노력하면서 ‘언론개혁’에 대한 최초의 목소리를 낸 정치인들이 그 용기를 잃지 않기를, 그리고 이 목소리가 더욱 확산돼 마침내 민주적 언론의 제도화로 연결되기를 희망한다. [成裕普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이사장]
  • 서대문형무소서 ‘예술제’벌인다

    프랑스가 ‘예술의 나라’로 불리는 여러 이유중의 하나로 바스티유 오페라극장을 빼놓을 수 없다.파리오페라극장과 더불어 프랑스 최고의 극장으로 꼽히는 이곳은 18세기말 프랑스혁명이 일어나기전까지 악명높은 감옥이었다.프랑스 혁명 200주년이던 지난 89년 미테랑 대통령은 바로 그 감옥터에 오페라극장을 세웠다.어두운 과거의 유산을 문화예술의 공간으로 활용한 프랑스인의 안목과 지혜로움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국내에서도 이처럼 역사적 유적지를 민족문화예술의 장으로 만들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서울 서대문구 현저동 101번지 서대문형무소가 그 현장.한국근·현대사의 비극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이곳의 역사성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키자는 뜻에서 11월5∼7일 ‘제1회 서대문형무소 민족문화예술제-벽,안과밖’이 마련된다.사단법인 서대문형무소 민족문화예술제와 서대문구청이 역사관 개관 1주년에 맞춰 기획한 이번 행사에는 음악,무용,미술,연극,이동마임극,굿,조명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인이 폭넓게 참여한다. 먼저 눈길을 끄는것은 총체연극 ‘살(煞)’.시인 황지우가 대본을 쓰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윤정섭 교수가 연출을 맡은 작품으로,1907년 일제에의해 지어진 이후 수많은 독립운동가와 민주투사를 품어야했던 이곳의 서글픈 운명을 연기·춤·노래 등으로 풀어낸다.유진규네 마임단은 행사 시작전인 30일부터 독립공원 일대와 역사관 옥외에서 하루 3차례씩 잊혀져가는 역사를 재조명하는 마임극 ‘서대문형무소’를 공연한다. 황해도 만신 김매물이 주재하는 해원굿,한서대 이광수 교수와 민족음악원 연주단의 상여소리·살풀이춤 등 전통공연이 열리고,아리사카 등 일본 무용가3명과 한국측 5명이 합동으로 준비한 무용작품 ‘벽,물질’이 공연된다.지난해 죽산예술제에 참가한 인연으로 이번 행사에 동참하게 된 아리사카는 일본의 대표적인 현대무용가로 지난 5월 서대문형무소를 방문해 작품을 구상했다고 한다.화가 임옥상은 30여점의 회화,조각,멀티미디어 작품을 옥사안에 전시하는 한편 6일 오후2시에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그림 그리기를 지도한다. 7일 오후2시30분에는아프리카의 민족음악가 마마두 둠비아의 ‘코라’(아프리카 하프)연주와 신세대 해금연주가 강은일의 ‘울밑에 선 봉선화’등이 선보인다. 이밖에 무대미술가 이상봉의 조명퍼포먼스 ‘빛의 장막’과 음향연출가 김벌래의 ‘소리의 벽,역사의 울림’등도 색다른 예술적 감흥을 선사할 예정. 민족문화예술제측은 “매년 특화된 주제와 해외 동포 예술가의 소개를 병행하는 식으로 행사를 계속할 것”이라며 “향후 서대문독립공원 주차장에 500석 규모의 전용극장을 세우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02)782-2790이순녀기자 coral@
  • [인터뷰] ‘아웃사이더’ 편집위원 진중권씨

    “우리 사회의 비평문화는 너무 ‘인격론’에 치우쳐 있습니다.논리적 비판을 인신공격으로 치부한 나머지 의견에 대한 ‘비판’과 ‘비난’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 등의 저서에서 특유의 풍자적인 필치로 세간의화제를 모은 자유기고가 진중권(陳重權·36)씨가 최근 독일서 귀국,새 비평지 ‘아웃사이더’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아웃사이더’는 제호에서 풍기는 이미지 그대로 기성과 금기에 도전하는 것이 으뜸가는 기조라고 할 수 있다.전북대 강준만 교수의 ‘인물과 사상’에 쌍벽할 비평지가 될 것이라는 성급한 예측마저 나오고 있다.격월간으로 11월말경에 창간될 이 비평지는 진씨를 비롯해 시인 김정란씨,재불평론가 홍세화씨,그리고 자유기고가 김규항씨등이 편집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진씨는 “각자 성향이 조금씩 다른 점이큰 매력일 수 있다”며 초창기에는 4인체제로 꾸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웃사이더’는 일단 현실정치에 비판의 칼날을 들이대는 것으로 시작하여 우리사회의 일상적 문제,즉 권위주의,비합리주의,파시즘 등에 대해서도시선을 놓치지 않을 방침이다.“비판은 하되 공격 일변도보다는 생산적 대안모색도 병행하겠다”는 것이 진씨의 설명이다.대학에서 미학을 전공한 진씨가 사회·예술비평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은 외국생활이 한 동기가 된듯하다.“‘라인강의 기적’을 이룩한 독일에서는 당시 집권자인 아데나워 수상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습니다.그런데 한국에서는 유독 경제건설을 마치 박정희 개인의 업적인양 미화작업을 하고 있습니다.밖에서 보니 ‘문제’라고 느껴집디다” 진씨는 당분간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집필에 전념할 계획이다.비평은 그의 영원한 ‘화두’인듯 했다. 정운현기자 jwh59@
  • 정부 ‘3대 외교현안’ 푼다

    이번 국정감사를 거치면서 정부의 당면 3대 외교현안이 다각도로 조명됐다. 정부는 해당국의 외교노선과 국제기구 및 시민단체들의 움직임을 종합적으로검토하며 향후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중국 내 탈북자문제 정부는 동포애를 앞세워 적극적 대처를 주문하는 야당,시민단체와 주권문제를 고수하는 중국 정부 사이에 끼어 있다.이 때문에 한·중 외교마찰을 피하면서 실질적 효과를 낼 수 있는 ‘조용한 외교’로 가닥을 잡았다. 1단계로 북한으로의 강제송환을 최대한 억제하면서 2단계로 중국 정부의 묵인하에 탈북자들의 국내 입국을 추진하고 있다.임동원(林東源)통일부장관은“최근 탈북자들의 입국 허용은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며 헌법정신에도 부합된다”고 밝혔다.한·중 외교관계를 고려,공식 외교채널보다는 비공식 물밑접촉을 시도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최근 유엔난민고등판문관(UNHCR)실의 탈북자 일부 난민 인정과 비정부기구(NGO)들의 국제문제화 부각으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드는 조짐이다.하지만 중국 정부는 여전히 탈북자문제를 북·중간의 외교문제로 보고 제3자 개입을‘신 간섭주의’로 규정,반발하고 있다.외교부의 한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유엔 등의 탈북자 인권문제화를 평화를 유지하며 점진적으로 자신들을 변화시켜나가는 전략으로 경계하는 시각도 있다”며 비공식 물밑외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전문가들은 “현재로선 중국 정부의 협조를 얻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제,“중국과의 협조를 조금씩 확대하면서 국제기구와 NGO들의 국제적압력을 강화시키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해법을 제시했다. ■미군 양민학살사건 노근리사건으로 불거진 미군 양민학살 의혹사건은 ▲경북 칠곡군 왜관교 폭격 ▲전북 익산역 폭격 ▲경남 조장리 기총 소사 ▲충북 영춘면 상2리 폭탄투하 등 10여건에 이른다.한·미 양국은 노근리사건의 진상조사를 결정했을뿐 나머지 사건은 아직 언론에서 의혹을 제기하는 수준이다. 정부는 현재 “객관적 증거가 제시될 경우 진상조사에 착수할 수 있다”는원칙론을 정했다.박준영(朴晙瑩)청와대대변인도 최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지시한 대로 노근리 학살사건과 함께 당연히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한·미 양국도 당분간 노근리 진상조사에 초점을 맞추면서 다른 의혹사건을 병행조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진상조사는 한·미 공동조사의 형식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정보공유와 공동평가작업을 2대 원칙으로 하는 양자 조정기구(BCG)를 구성하는 방안이다.하지만 시민단체들은 정부가 미국의 눈치를 보지 말고 전체 양민 학살사건을 다루는 종합대책본부를 구성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북·미 고위급회담 예상과 달리 북·미 고위급회담이 약간 지체되는 분위기다.‘김계관(金桂寬)­카트먼’의 재회동이 지연되면서 ‘강석주(姜錫柱)­윌리엄 페리’의 고위급 정치회담도 순연되고 있다. 정확한 순연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북한 ‘내부사정’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베를린회담과 미사일 시험발사 유보선언 이후 새롭게 전개되는 대미 협상의 전반적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미 의회의 ‘페리청문회’를 지켜보면서 미국 내의 대북 여론추이를 면밀히 관찰,‘미사일카드’를 정교하게 다듬겠다는 복안이 깔려 있다. 북·미 협상 대표가 결정되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당초 강력히 거론됐던 강석주외무성 제1부상 대신 김정일(金正日)총비서의 핵심 측근인 김용순(金容淳)아태평화위위원장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정부는 향후 북·미 회담에서 예상되는 북한의 통미봉남(通美封南)전략을긴밀한 한·미 공조를 통해 무력화시킨다는 복안이다.대북 포용정책의 기조에서 북한의 전략을 녹이는 한편 한반도 냉전체제 종식으로 나아간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오일만기자 oilman@
  • [대한광장] 총무들꽃 피는 마을

    지난 9일 신촌의 이화삼성교육문화관에서는 조촐하지만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청소년 가출아동들을 위한 대안학교라고 할수 있는 ‘들꽃피는 마을’ 5주년 기념대회가 열린 것이다. 이 행사가 특별히 우리의 눈길을 끄는 이유가 있다.IMF 위기가 닥치면서 실직자들이 갑자기 불어나 들판에 내몰리는 심각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그런데 그 이전부터 일부 청소년들의 가출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되던 터에 IMF로 인한 부모의 실직 및 가정파괴 현상으로 가출 청소년들의 문제는 엎친데 덮친 격으로 부풀어지고 있다.실직자도 그렇지만 가출 청소년들은 우리사회의 구성원이다.아름다워야 할 꽃들이다. 집안의 발코니에서나 화원에서 아름답고 소담스레 정성껏 길러지는 꽃이 있는가 하면 황량한 들판에 내동댕이쳐지는 꽃들도 있다.그래서 화원의 꽃들이 있는가 하면 들판에 피어나는 들꽃도 있다.양쪽 모두 우리 사회의 소담한꽃들이다. 1994년 새벽 경기도 안산에서 봉직하는 삼십대 후반의 김현수목사가 부인과 함께 새벽예배를 드리러 갔다.교회 문은 항상열려 있었다.그날 새벽녘 교회에는 뜻밖의 손님이 있었다.가출 청소년 8명이 잠자리를 청하고 있었던 것이다.이것이 계기가 되어 가출 청소년들을 목사 사택에 불러모아 함께 살림을 차린 것이다.주변에도 이러한 청소년들이 많았다.계속 불러모았다.그리고 새로운 가정을 출범시켰다.‘예수가정’이라 이름했다. 지난 5년동안 이런 예수가정이 8곳으로 불어났고 현재 이 지역에서만 105명의 가정원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온세상이 학교이고,모든 이가 선생님인 들꽃 피는 학교’를 세운 것이다.이들은 중학교 중퇴가 절반이 넘는다.남녀 숫자가 2대 1 정도이다.가출 원인은 부모의 방임과 학대가 절반 이상이고,부모의 재혼과 이혼이 다음으로 많았고,부모중 한쪽 내지 양쪽 모두의 가출로 인한 것이 그 다음이라고 했다.도벽,폭력,약물탐닉,정서불안 등이 가출인들의 특성이란다. 이들에게 인생상담도 해주고,함께 살면서 신앙공동체도 키우고,생활인으로서의 자립기반 마련을 위하여 ‘들꽃화원’을 운영하며 생계를 유지하기도한다.이런 과정을 통해 자아를다시 찾고,예전의 향기로운 꽃모습을 다시 찾아 가정으로 돌아가 가정을 ‘꽃마을’로 다시 만든 숫자가 60여명을 넘는다고 한다.가정의 회복이요,자아의 재확립이요,꽃마을 사회의 재건이다. 도처에서 정상을 되찾자는 소리들로 어수선하다.기본이 바로선 나라,기본이 바로선 가정을 찾자고 뛰어다닌다.사회구성원 전체가 건강하려면,수고하고무거운 짐을 지고 소외와 학대 속에 고통을 당하는 우리의 ‘들꽃’들의 보금자리를 먼저 만들어주어야 한다.내년이면 출발하는 새 천년,새 세기에는사랑스런 들꽃들의 마을이 우후죽순처럼 돋아나도록 우리 사회가 보금자리를 만들어주자. 그러나 남한의 들꽃들에 비해서 북한의 들꽃들은 더더욱 비참하다.지난 8월 중국의 연변지역을 방문하여 북쪽에서 배고파 탈북한 청소년들을 만날 수있었다.부모 모두가 또는 부모 한쪽이 배고파 굶어죽었다는 아이들이 있었다.보조금만 몇푼 있으면 어서 압록강이나 두만강을 헤엄쳐 건너가 고향의 동생들을 먹이고 싶다고 했다.그곳 자원봉사자들의 증언을 들어보면 중국돈 200위안(우리 돈으로 약 3만5,000원)만 쥐어주면 돌아간단다. 그런데 현금을 쥐고 도강해 다시 국경을 넘으면 반드시 국경지기들에게 매맞고 빼앗기기 때문에 특수방안을 찾아냈다고 한다.비닐봉지에 200원 정도를 뚤뚤 말아 저녁에 입으로 삼켜먹고 밤에 도강한다.아침에 집에 도착하여 용변을 보면서 돈을 꺼내 두세 달을 살다가 돈이 떨어지면 다시 중국땅으로 나온다는 것이다.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한맺힌 사연이다. 남한의 어린 들꽃에게는 들꽃피는 마을이라도 있지만,북쪽의 어린 들꽃들은 마을이 없어 들판을 헤매는 ‘꽃제비’라는 이름이 붙어있다.통일 이전이나 이후나 우리들에게는 불쌍하고 힘없고 ‘왕따’를 당하는 들꽃들을 보살펴야 한다.때를 얻든 못 얻든 이 일은 우리의 몫이다.들꽃들이여,피어나라.아름답게 자라도록 물주고 거름을 주자. 朴 宗 和 기독교장로회 총무
  • “제2의 노근리사건 다신 없어야”

    [로스앤젤레스연합]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미국 21보병 연대 전우회는 14일노근리사건과 같은 비극적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서한을 에릭신세키 미 육참총장과 제임스 존스 해병대사령관에게 전달키로 했다. 21보병연대 전우회는 북한의 남침을 저지하기 위해 (일본에서) 한국으로 맨처음 파견됐던 태스크 포스 스미스부대원 540명 중 생존해 있는 장교 및 사병 출신 19명으로 구성돼 있다. 한국전에서 많은 전과를 올려 무공훈장을 받은 칼 F 버나드 미 예비역대령(73) 등 회원들은 이날 전우회 명의의 서한에서 “노근리사건의 교훈은 간단하다”면서 미군에 대해 “보이스카웃의 격언처럼 (전투에) 대비하라”고 충고했다. 이 서한은 “우리는 (한국전에) 대비하지 못했다”며 “오늘날 육군이 전장에서 싸울 태세가 더 잘 돼있고 임무를 잘 수행할 수 있을지 진정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버나드씨가 대표집필한 서한은 “이라크,레바논,아이티,소말리아,코소보,동티모르의 정치군사적 돌발사태는 군·민 첩보기관들의 유능함,즉 정책결정자들에게적시에 신뢰할 만한 방법으로 위험상황을 설명하는 능력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버나드씨는 이런 서한을 보내려는 이유에 대해 “미 육군과 해병대가 다시금 노근리사건과 유사한 유혈 희생을 치르지 않도록 돕기 위한 것”이라고밝혔다. 그는 “한국전쟁 초기 우리는 엄청난 희생을 치렀다”면서 “AP통신이 수치스러운 사건을 매우 분명하게 보도하고 있는데도 그런 희생은 아직 주목받지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MBC VS K-2TV 생방송 퀴즈프로 격돌

    MBC와 KBS가 가을 개편에서 상금걸린 생방송 퀴즈프로를 맞불 편성,다각도로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23일부터 토요일마다 오후 7시에 맞붙을 M-TV ‘생방송 퀴즈가 좋다’와 K-2TV ‘생방송 퀴즈 크래프트’가 그것.지난 98년 IMF 고통 절정기에 SBS가 유사한 퀴즈프로를 추진하다 여론에 떼밀려 무산된 전례가 있는 만큼 개막전을앞둔 제작진들은 극히 조심스런 입장들이다. 파일럿 프로그램을 애드벌룬삼아 띄웠는가 하면 예방주사 차원에서 이런저런 안전장치도 알아서 갖췄다. M-TV ‘…퀴즈가 좋다’는 출연자가 출제자인 진행자를 상대로 1대1로 문제를 풀어가는 포맷.1단계에서 12단계까지 한단계 올라설수록 난이도가 높아짐은 물론 상금액이 두배로 뛴다.12단계까지 다 정복했을 경우 상금은 2,000만원.하지만 획득 상금의 50%를 불우이웃에게 전달하는 규정에 따라 손에 쥐어지는 것은 세금포함 최대 1,000만원까지다. 한편 K-2TV ‘…퀴즈 크래프트’는 정보화 시대 새로운 퀴즈실험을 표방하는 프로.전화 1만회선,PC망 3만회선을 갖추고 접속한 시청자들을상대로 출제,한번에 다섯문제씩 풀어나가며 60문제까지 맞추면 만점이 된다.15,30,45문제 정복자에겐 경품만 주어지고 만점자에게만 현금 500만원을 수여,‘현찰’지급에 뒤따르는 부정적 이미지를 최소화했다.다수의 통신 접속자들이 스튜디오에 나선 십여명과 함께 경합해나가는 동안 지역별 접속분포,정답율,오답율,세대별 반응 등이 대형화면에 실시간 그래픽으로 곁들여지는 ‘테크노 퀴즈쇼’를 표방하고 있다. 경품퀴즈는 논란의 소지에도 불구,미국 등 자본주의 사회에서 오락프로의 한갈래로 자리잡은 게 사실. 하지만 우리사회에서는 사행심 조장 논란과 출제의 투명성을 둘러싼 잡음 속에 개운치 못하게 막을 내리기 일쑤였다.이번엔주말 오락시간대 맞불편성으로 시청률전쟁에 앞장섰다는 혐의도 피할 수 없게 됐다.좋든싫든 세기말 경품퀴즈가 방송의 역할과 돈에 대한 우리 사회의가치기준이 어떻게 변모하고 있는지를 알려줄 하나의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것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듯 하다. [손정숙기자]
  • [21세기 여성시대] (3)사회운동

    ‘세계 NGO(비정부기구)와 사회운동은 이제 여성의 몫’ 15일 폐막되는 ‘99 서울 NGO 세계대회’가 전 세계에 띄운 메시지중 하나다.루이스 프레쳇 유엔 사무부총장,메리 로빈슨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사라롱위 아프리카 여성개발협회(FEMNET)의장,클라렌스 디아스 국제법개발센터의장 같은 ‘거물’이 참석해서만이 아니다. 공동대회장 3인중 아파브 마푸즈 유엔경제사회 이사회 NGO협의회의장,일레인 발도프 유엔공보처 NGO집행위원회 의장이 여성이고 대회에 참가했던 크고작은 NGO의 일꾼들 상당수도 여성이었다. 새 밀레니엄에 인권, 여성,제3세계의 빈곤과 기아,환경 등 산적한 지구촌의 과제를 풀어나갈 주역으로 여성이전면에 등장했음을 실감케 한 대회였다. 여성의 몫과 역할이 커진 것은 유엔 인권위원회 의장을 지낸 프랭클린 루즈벨트 미 대통령의 부인 엘리노어 루즈벨트(1884∼1962)처럼 징검다리 역할을 한 여성 운동가들이 있었기 때문이다.미국 산아제한운동의 주창자 마거릿생어(1879∼1966), 여성 참정권 운동의 선구자 에멀린 팬크허스트(1858∼1928·영국)도 손꼽을 만한 전세대 사회운동가였다. 여성의 진출이 크게 늘면서 활동분야도 활짝 열렸다. 여성과 환경운동을 접목시킨 에코-페미니즘의 저명한 이론가인 마리아 미즈(68·독일).그녀는 80년대 미국 독일 등 선진국 여성들의 미사일 설치 반대시위,인도·아프리카 여성들의 자연파괴 저지운동의 이념적 토대를 제공했다. 인도 출신의 반다나 쉬바도 미즈 여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적 학자이자 환경운동가다. 90년대 중반 세계 YMCA 의장을 지낸 라지아 슬탄 이즈마일(56·인도)은“세계인류의 보편적인 문제가 바로 여성의 문제”라는 시각으로 여성과 사회운동을 접목시켰다. 필리핀에서 도시빈민운동을 주도하며 ‘아시아 여성주거연대’를 구성한 피데스 바가사오(46·필리핀),여성환경개발기구(WEDO) 의장인 벨라 압죽(79·미국)도 여성이 주도하는 사회운동의 지평을 넓혔다. 유엔을 무대로 활약하는 여성도 크게 늘었다. 9년째 유엔난민고등판무관을 지내고 있는 오카타 사다코(72·일본)는 코소보 사태 때 ‘50만 코소보 난민의어머니’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그녀는서울 NGO대회때 내한한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인 메리 로빈슨과 유엔에서 ‘여성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유력 정치가 부인들도 사회운동을 주도하거나 남편의 영향력을 업고 현장운동가들을 측면지원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여사,캐나다 총리 부인 알랭 크레티앵 여사 등 아메리카 대륙 퍼스트 레이디의 모임인 ‘아메리카 영부인 회의’는 지난 9월 회의를 갖고 아동조기교육과 보건강화를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앨 고어 미 부통령의부인 메리 엘리자베스 에이친슨 고어(48)도 무주택 및 의료개혁 분야의 사회운동가다.이밖에 안와르 사다트 전 이집트 대통령의 부인 제한 사다트(66),미국의 지미 카터 전대통령의 부인 로잘린(72),부시 전대통령의 부인 바바라 부시(74)도 퍼스트 레이디 이전부터 착실히 사회운동을 펴왔다. 여성의 부단한 사회운동은 97년 ‘지뢰없는 세상만들기 운동’을 펴온 미국의 조디 윌리엄스(49)가 노벨평화상을 수상하면서 결실을 봤다. ‘인간이 존중되고 인간이 중심에 서는 인간적인 인간사회,문화적인 복지사회,보편적인 민주사회를 구현해내는’ 서울 NGO 대회의 이념대로 여성의 활동영역은 새 밀레니엄에 보다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황성기기자 marry01@ * '피임 합법화 투쟁' 美운동가 '마거릿 생어' ‘피임,즉 성생활과 산아제한의 자유야 말로 여성해방과 인류발전에 필수조건이다’ 마거릿 생어(1879∼1966).반세기 이상을 여성의 신체해방을 위한 길고 긴투쟁에 나섰던 미국의 운동가. 산아제한을 최초로 주창한 그녀는 나아가 인구폭발이라는 재앙의 문턱에서세계를 일치감치 구해낸 구원자라해도 과언이 아니다.인구 60억 시대를 돌파한 지금.그녀의 공로가 단순히 여성해방운동차원을 벗어나 인류 공동 발전에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피임법이나 성이란 말을 언급하는 자체가 음란죄에 해당했던 1900년대 초반. 간호사였던 그녀는 뉴욕 빈민굴의 한 병원에서 계속된 임신으로 지치고 허약해진 젊은 산모들을 지켜보면서 피임의 자유가 여성운동의 가장 핵심이라고판단,적극적인 피임 정보보급및 합법화운동에 나선다. 당시는 의사조차도 산아제한에 관한 언급이 불가능했던 시절.그녀는 ‘여성의 반란’이란 월간지를 출판했다. 이 잡지를 비롯한 그녀의 팸플릿과 잡지는 우송 불가물로 판정돼 강제폐간됐으며 수차례의 구속과 기소,재판을 되풀이했다.1916년 뉴욕 브루클린에 미국 최초의 산아제한 클리닉을 열어 여성들에게 피임상담을 함으로써 미국과유럽대륙까지 시끄럽게 만들었다. 후에 미연방 가족계획국의 토대가 된 ‘미국 산아제한 연맹’을 21년 설립했다.23년 최초로 의사가 진료하는 ‘산아제한 연구 클리닉’을 뉴욕에 열었고 이후 300여개의 클리닉이 전국에 세워졌다.미 의학협회가 의과대학에서피임에 관한 강의를 하도록 허락한 것은 1937년이었다. 그녀는 계속 인구증가율을 낮추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당시 종교단체 등에 의해 묵살됐다.결국 2차대전후 인구폭발의 위험성이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뒤늦게 그녀의 주장과 공로가 인정받기 시작했다. 52년 세계가족계획연맹의 초대회장이 된 그녀는 여성이 스스로 조절할 수있는 안전한 피임법의 개발을 적극적으로 주도했으며 마침내 60년 처음으로피임약이 개발됐다.그녀가 죽기 1년전인 65년 미 정부는 1개주에 남아있던피임약사용금지법을 폐지했다. 지금은 너무나도 당연하게 여기는 여성의 성생활과 임신에 대한 자유.그 역사는 이처럼 1세기도 되지 않은 짧은 것이다. 김수정기자 crystal@ [인터뷰] 메리 로빈슨 유엔 인권고등판무관 서울 NGO세계대회 참석차 우리나라를 처음 방문한 메리 로빈슨(54) 유엔인권고등 판무관은 13일 탈북자 문제와 관련,“강제 송환이 이뤄지고 있다면심각한 인권침해”라며 “회의 참석자들의 의견을 들은뒤 유엔에 돌아가 대책을 상의하겠다”고 밝혔다.90년부터 7년동안 아일랜드 최초의 여성대통령,인권대통령으로서 명망을 얻은 그는 “여성의 정치참여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다음은 롯데호텔에서 가진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방문 소감은 NGO 대회에 참석하게 돼 기쁘다.세계적인 인권 수호자로 알려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법무장관 등을 만나 한국 인권문제와 보안법 등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겠다. ■동티모르의 학살극과 관련,위란토 인도네시아 국방장관이 전범으로 기소될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있는데 우선 한국의 동티모르 파병에 감사한다. 동티모르 학살극에 인도네시아 정부가 연루됐는지에 관해서는 동티모르 사태조사담당 위원회의 결론을 기다리겠다.사실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어떤 편견도,판단도 내리지 않겠다. ■여성이 남성보다 더욱 평화적이라는 주장이 있는데 여성이 남성보다 어떤부분에서 우수하다는 견해보다는 ‘균형’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여성은 문제에 대해 실용적인 접근을 하고 보호받아야 될 집단을 보살필 능력이있다.여성이 책임감을 갖고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중요하다. ■중국 등지의 탈북자에 대한 지원방안은 없는가 이번 한국 방문중에 탈북자상황에 대해 더 자세히 알게 되기를 바란다. 강제송환이 이뤄지고 있다면 중대한 인권침해다.정치적 보복이나 박해 등의 가능성이 있는데도 강제송환이이뤄질 경우 기본적 난민협약 규정에 위반되는 것이다.오가타 유엔난민 고등판무관과이 문제를 논의하겠다. ■미군의 노근리양민 학살사건에 대한 견해는 미국 언론들이 인권침해와 유린에 대한 시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하지만 노근리사건은 기본적으로 한국과 미국 간에 긴밀한 협조로 해결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유엔활동에 관심을 두게된 개인적인 계기는 어렸을때부터 인권문제,사회정의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변호사로서 아일랜드는 물론 유럽과 국제사회의 인권문제에 주목해왔다.그것이 계기가 되어 지금의 활동을 하고 있다. ■여성의 정치참여에 대한 생각은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유엔은 베이징(北京)세계여성대회의 행동강령 이행상황에 관한 결과 보고서를 내년에 발표한다.세계 여성의 현실을 검토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오일만기자 oilman@ *아일랜드 대통령 지낸 인권파수꾼 '로빈슨 판무관' 아일랜드 명문 트리니티대학을 수석입학,졸업하고 25세에 최연소 상원의원이 됐고 20여년 동안 상원의원으로 활동했다. 그는 보수적인 가톨릭사회,내각책임제하에서도 대통령 당선 직후 북아일랜드를 방문,내전치유에 나서고 이혼합법화,동성애자 차별금지 등의 조치를 이끌어내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로빈슨은 97년 대통령직을 사임하고 유엔의 인권관련 활동을 총괄하는 인권고등판무관으로 자리를 옮겨 ‘세계인권의 파수꾼’으로 활약하고 있다.
  • 여야 국회운영협상 안팎

    정기국회가 ‘시간표’를 짜지 못하고 있다.오는 19일 마감되는 국정감사이후의 일정이 불투명하다.여야간 국회운영 협상은 계속 난항이다.정기국회의 파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야간 협상 걸림돌은 표면적으로는 두 가지다.한나라당은 ‘이회창 대통령-홍석현 총리’라는 대선 밀약설을 들고 있다. 근거가 없음을 국민회의측이시인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한나라당은 또 예결위 명단제출을 거부하고 있다. 정치개혁특위 협상 과정을 지켜봐가며 제출하겠다는 자세다. 국민회의 박상천(朴相千)총무는 13일 기자실에 들러 전날 총무협상 경과를설명했다.합의단계에서 이 두가지 ‘덫’에 걸려 결렬됐다고 소개했다.양측은 오는 20일 완료되는 정치개혁특위 활동시한을 다음달 30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박지원(朴智元)문화관광장관 해임 건의안 처리일정에도 의견을 모았다.노근리사건 진상조사특위도 구성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협상은 막바지 단계에서 한나라당측의 연계전략으로 틀어졌다.한나라당은예결위 명단 제출거부를 여당측의 정치개혁법 단독처리가능성에 대한 ‘대응수단’으로 써먹었다.특히 중대선거구제 전환 및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도입을 골자로 한 선거법 강행처리 가능성을 미리부터 차단하자는 의도다. 국민회의측은 단독처리 방침을 철회했다.‘선(先)협상,후(後)처리’로 방향을 바꿨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측은 불안한 모양이다.더 분명한 ‘쐐기’를 박으려고 국회운영을 볼모로 잡고 나선 것으로 여겨진다. 양측은 예결위원장 몫을 놓고도 신경전을 벌였다.결국 예결위원 투표로 선출토록 하는 절충점을 찾아냈다.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지난달 초 예결위원 명단을 제출했다.그러나 한나라당측의 거부로 예결위 구성이 늦어지고 있다. 예결위가 가동되지 못하면 나머지 정기국회 일정도 마찬가지다.국민회의 박총무는 합의가 안될 경우 예결위 단독운영이 불가피하다며 대야(對野) 압박전을 폈다.하지만 한나라당측은 수그러들 기미가 안보인다.국정감사 막바지까지 신경전은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박대출기자 dcpark@
  • [새 영화]’당신의 다리사이’

    새로운 천년의 길목에 서 있는 지금,사람들은 악마주의니 종말론이니 하는여러 세기말 증후군을 이야기한다.또 한편에선 섹스중독증이라할 만큼 치명적인 성(性)으로 치닫는다.16일 개봉하는 스페인 영화 ‘당신의 다리사이’는 바로 이러한 성중독증의 음습한 세계를 다룬 섹스 스릴러다. 섹스 스릴러 하면 먼저 떠오르는 영화가 ‘원초적 본능’.‘원초적 본능’이 엽기적인 연쇄살인을 추적해가는 기둥 줄거리 속에 섹스 코드가 짙게 깔려 있는 영화라면,‘당신의 다리사이’는 섹스중독에서 오는 성적 불완전성과 정서적 불안감,금지된 관계의 긴장을 살리기 위해 스릴러 기법을 사용한영화라고 할 수 있다. 영화는 섹스중독증 치료 모임에서 만난 시나리오 작가 하비에르(하비에르바뎀)와 유부녀 미란다(빅토리아 아브릴)간의 욕망의 상관관계에 초점을 맞춘다.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없는가.두 사람은 갖은 성적 상상력과 행위의극단까지 나아간다.연출은 ‘보카 보카’로 국내에 알려진 스페인의 중견 감독 마누엘 고메즈 페레이라.그는 “우리의 의식 속에서 정상과 과도함의 경계는 어디인가”라고 묻고 있을 뿐,섹스중독에 대한 가치판단은 내리지 않는다.죄의식을 느끼면서도 또다시 성적 악순환에 빠져드는 섹스중독증이 병이냐 아니냐는 여전히 논란거리다.정신과 의사들은 우리나라에도 5%정도의 섹스중독 인구가 있다고 말한다. 영화 ‘라스베가스를 떠나며’가 알코올 중독자들에게 뼈아픈 일침을 안겨주었듯이,‘당신의 다리사이’ 또한 이들 섹스중독자들에게는 하나의 반면교사가 될 법하다. [김종면기자]
  • [대한광장] 정치가 주도하는 사회

    사회의 선진과 후진 여부를 가늠하는데 종종 경제성장,소득분배,복지시설,정치문화 등에 연관된 지표를 활용하는 경향이 있다.그러나 국민생산은 높아도 분배정의가 나쁜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나라도 있고,복지제도는 좋아도 정치균열이 심한 이탈리아같은 나라도 있다.이런 한계를 넘기 위해 국가발전이바탕하고 있는 사회의 개방성, 다원성, 자율성의 수준에서 그 성숙도를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한국사회의 가장 큰 특징은 정치가 사회 전체를 쥐었다폈다 하는데 있다.그간 민주화과정에서 우리 사회도 상당히 개방되었고,여러분야들 사이에 다원적 공존의 원칙이 점차 자리잡아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노동,문화,언론,법률,종교,교육 등을 보면 아직도 자율적으로움직이기보다 정치라는 중앙의 구심력에 의해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을 부인키어렵다. 이러한 정치 주도현상은 특히 대선이나 총선과 같은 정치계절이 가까이 올수록 두드러지게 나타나곤 한다.‘사람뽑아가기’나 ‘사회길들이기’가 그좋은 보기다.최근여야 사이에서 신당이다,재창당이라는 미명아래 벌어지고있는 신진인사 영입,조세형평과 부패척결이라는 명분아래 이루어지고 있는국가권력기관에 의한 편파사정에서 그 사태의 일면을 읽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를 무엇보다 안타깝게 하는 것은 우리 국민들이 현실정치에 대해 염증을 느끼면서도 이러한 정치주도현상을 밀어내기보다는 받아들이는 모순된 성향이다.정치계절이 오면 적지 않은 중요인사들이 정치인이나 정당을기웃거리다 못해 각종 연(緣)을 찾아 줄서기에 나선다.이러다 보니 군간부,언론인,변호사,교직자,의약사,종교인,기업인,연예인 등 가릴 것없이 자기 본업은 제쳐놓고 정치권에 들락거리는 사람이 많이 나타나게 된다.이러한 들락거림이 자기가 속한 분야의 자율성을 침식할 뿐만 아니라 그 분야의 전문가들이 지닌 자긍심에 상처를 주는 것은 물론이다.자신의 본업에 충실한 사람들이 사회의 중심에 서야 나라가 잘되는 법인데 그 반대의 경우다. 물론 그들에게 정치하지 말라는 금기는 없다.현실정치를 순화시키기 위해서는 여러 분야에서전문성을 갖춘 개혁적 인사들이 적극 나설 필요도 있다.그러나 사회가 제대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현실정치에 대한 참여 이전에 여러분야에 전문가들이 많이 나타나고 이들을 주축으로 발언권이 세지면서 각 분야의 실질적 힘이 커져야 한다. 아직 한국사회는 제도분화와 다원경쟁의 기반위에 민주주의가 터를 잡고 있지 못하다.진정한 의미의 문화권력,언론권력,노동권력,경제권력,지식권력,종교권력,법률권력은 존재하지 않는다.우리사회에 역사에 정죄하는 성직자,진리를 탐구하는 지식인,경제를 고민하는 기업인,진위를 가려내는 언론인,시비를 판단하는 법조인을 찾아보기 쉽지 않은 이유이다.다산 정약용은 일찍이“인재를 키우는 정책은 소홀하면서 사람을 쓸 곳은 넓어지고,인재를 가리는방법은 거칠면서 사람에게 책임을 지우는 일은 많아졌다”라고 개탄한 바 있다.사회에 필요한 인재를 키우고 적소에 배치하는 것이 어렵다는 말이다. 과연 우리 사회는 눈치안보고 자기소임에 충실한 인재들에 대해 적절한 대우를 해주고 있는가.전문성을 가진 인재들이살아 숨쉬게 해주어야 한다.어디를 둘러 보아도 한국사회는 오너사회다.정당,기업,언론,대학만 해도 일인지배에 의한 권력독식을 볼 수 있다.의사결정이 위계화되어 있는 곳에선 창의와 혁신이 나오기 어렵다. 이런 체제로는 새 천년은 커녕 새로운 백년조차 맞이할 수 없다.한국사회의조직및 운영원리를 바꾸는 것이 패러다임의 교체라면 우리의 화급한 과제는사회 모든 영역의 개방성과 다원성과 자율성을 키우려는 스스로의 환골탈태에 놓여 있다. [林 玄 鎭 서울대교수·정치사회학]
  • [사설] 주사파 주인공의 변신

    80년대 후반 학생운동의 지침서인 ‘강철서신’의 저자로 대학가에 주체사상을 확산시킨 주인공 김영환(金永煥·36)씨와 전 ‘말’지 기자 조유식(曺裕植·35)씨가 ‘민혁당 사건’과 관련해 공소보류로 석방되기 전 검찰에 낸 반성문은 이념적 갈등으로 방황하는 많은 젊은이들에게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현실과 이상의 갈등으로 고민하던 이들이 사상적인 전환을하게 되는 과정에서 우리는 이 시대 젊은이들의 고뇌를 읽을 수 있다. 이들은 반성문을 통해 ‘북한에 들어가 그들의 실상을 접하면서 주체사상의 오류와 북한체제의 반민주·독재성을 인식하게 됐다’고 술회한뒤 ‘북한의 전술에 휘말려 국민들을 오도한 지난날을 반성하고 앞으로 잘못된 체제를알리는 일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김씨 등은 ‘지난날 민혁당 사건으로사상적 혼란과 심적 동요를 겪고 있을 옛동지들의 올바른 가치판단과 자수결심에 도움을 주기 위해 반성문을 썼다’고 덧붙였다. 80년대 학생운동을 주체사상에 물들게 했던 주인공들의 변신을 보면서 우리는 아직도허황된 북한의 대남전략에 무비판적인 젊은이들이 있다면 남북한관계의 현실을 직시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주사파 운동권 세력이 많이약화되었다고는 하나 아직도 추종세력이 4만여명이나 되는 것으로 공안기관이 추정하고 있는 만큼 당국의 적극적인 선도(善導)가 요구된다. 주사파가 한때 힘을 얻게 된 것은 과거 군사정권과 권위주의정권의 비민주적·비인권적인 행태에 실망한 젊은이들의 현실불만이 북한에 대한 맹목적인 추종으로 표출된 측면도 부인할 수 없다.현실비판과 저항은 젊은이들의 특권이다.김씨 등의 사상적 변천은 암울했던 시대 우리 모두의 아픔이자,우리사회 공동의 책임이다. 과거와 달리 정부도 포용정책을 착실히 추진하고 있는 만큼 아직도 북한의시대착오적인 주체사상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젊은이가 있다면 북한을 직접 체험하고 잘못을 깨달은 김씨의 말에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북한은 오도된 신념을 가지고서도 그것이 잘못됐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다.젊은 학생들이 북한에 대한 오도된 인식으로 저와 똑같은 전철을 밟아 황금같은 젊은 날의 꿈과 이상을 유린당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저의 바람입니다’. 주사파가 비록 자생 친북세력이기는 하나 그것은 남북분단의 비극적인 상황에서 대학가에 불어닥친 한때의 열병이었다고 하겠다.한차례 열병을 앓은후더욱 건강해지듯,한때 잘못된 판단으로 먼 길을 돌아와 분단의 피해자가 더이상 없도록 하는데 힘쓰겠다고 다짐하는 과거 주사파 핵심인물들의 다짐은많은 변화를 예감케 한다.정부도 이들의 한때 행동에 대해 관대히 처리하고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신념과 이념교육을 강화해야 하겠다.
  • [고시촌 산책] 경력·소신을 중시하는 풍조

    “이 땅에 산다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인지…”얼마전 국내 굴지의 연구소에다니면서 공인회계사 준비를 했던 한 연구원의 넋두리였다. 회계학 등 전공과목을 이수해야 시험응시 자격이 부여되는 쪽으로 시험제도가 바뀔 것이라는 소식에 1년여의 시험준비를 접으면서 한 얘기였다.그는 하는 수 없이 변리사로 바꿔 도전해 볼 계획이라고 했다.그러면서 불투명한 미래에다 걸핏하면 바뀌는 시험제도에 목매달면서 30대를 보내야하는 처지가너무 한심하다는 말도 곁들였다. 얼마전 올 상반기 몇몇 전문직 한달 평균 매출수입이 월 평균 2,000만원 이상이라는 발표가 나오자 수위권에 드는 자격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사실이냐고 묻는 자격증 지망생들의 빗발치는 질문에 ‘돈이 전부가 아니지 않느냐’는 충고도 해본다.하지만 번번히 현실의 냉혹함을 모르는 소리말라는 샐러리맨들의 재반론에 부딪히곤 한다. 언론사에 다니다 더 늦기전에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로스쿨을 준비하는 이모씨.학교 지원을 위해 인터넷으로 정보를 뒤져야 하고 심혈을 기울여서자기소개서를 작성해야 하는 등 이런저런 일들에 너무나 분주하다.그러나 성적 뿐만 아니라 경력과 자기 소개를 중시하는 외국 로스쿨의 분위기가 좋다면서 희망에 부풀어 있다. 이처럼 희망과 절망 등이 교차하는 노장파 수험생들이 많아지고 있다.이들은 사회생활 경험 때문인지 ‘절실한’ 수험생활들을 한다.그러나 성공하는경우들이 그다지 많지 않은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시험당락의 중요 요소인암기력과 순발력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합격하면 이해의 폭이 넓고 일을 원만히 처리한다는 평도 듣는다. 나이든 사람들의 입지가 좁아지는 게 요즘 현실이다.하지만 이들의 다양한경륜들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운보다는 공부한 만큼 성과가 나오고,다채로운 사회 경력과 분명한 소신·철학들이 반영되는 그런 자격시험제도가 도입되길 기대해 본다. 오선희 고시컨설턴트 유망고시 길라잡이 대표
  • CBS “노근리外 학살 더 있다”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미 CBS방송은 노근리사건을 포함,한국전쟁 당시 미군의 한국 양민학살사건은 적어도 3건이며 미군 당국이 이에 대해 함구령을내렸었다고 보도했다. CBS방송은 8일 뉴스프로에서 노근리가 아닌 다른 장소에서 양민학살에 가담한 레스터 토드 이병의 말을 인용,병사들의 사격에 의한 학살과 미 공군기에 의한 사살사건 등이 있었음을 보도했다. 최전선에서 싸웠던 레스터 토드 이병은 “사살작전이 개시돼 적을 향해 진격하면서 여자와 어린이를 포함한 우리 앞에 있는 모든 이들을 사살했다”면서 “걷고 있는 모든 사람을 사살했다”고 증언했다.이 방송은 그러나 미 육군이 그에게 이에 대해 말하지 말 것을 지시해 그가 지금까지 언급을 하지않았다고 지적했다. CBS방송은 53년에 작성된 메모를 찾아냈는데 여기엔 “미국에 매우 당혹스런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함구령이 내려졌다고 폭로했다. 이 방송은 토드가 밝힌 이 사건은 최근 재조명된 3건의 미군 학살사건의 하나이며 이외 미군 공군기가 양민을 향해 발포한 것과 한 사찰에서민간인 83명이 학살된 사례도 있다고 보도 했다. hay@
  • 변호사, 변리·세무사 자격 자동취득제 없앤다

    변호사들의 업무영역이 넓어져 변호사의 변리사·세무사 겸업이 크게 늘고있는 가운데 변호사에게 세무사나 변리사 자격증을 자동으로 주는 제도의 폐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재정경제부의 한 관계자는 8일 변호사에게 변리사 및 세무사 자격증을 자동으로 부여하도록 규정한 변리사법과 세무사법을 개정,정기 국회 심의를 거쳐 오는 2001년부터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전문자격사 관련 규제개혁방안’에따라 경력공무원이나 회계사 등에게 전문자격을 주는 제도가 하나둘 깨지고있는 추세”라며 “게다가 변호사와 세무사는 두 자격증 사이에 큰 연관성이 없어 이를 폐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법시험 가운데 세무관련 과목은 선택인 조세법뿐이며 이마저 선택자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관련법이 개정되면 변호사는 앞으로 세무사와변리사 1·2차 시험의 일부만 면제받아 자격증 시험을 거쳐야 업무를 할 수있게 된다. 이에 대해 법무부와 대한변호사협회 등 법조계에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변협은 이날 성명을 통해 “변호사법이 규정한 변호사의 법률사무는 변리사와 세무사의 직무도 포함하는 포괄적 개념”이라고 전제,“정부안은 우리의법체계상 결코 허용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올들어 자동으로 변리사 자격을 받은 변호사들의 변리사 등록요건이 크게완화되자 대한변리사회에 등록한 회원 637명(5월말 기준) 가운데 변호사가 97명으로 겸업이 크게 늘었다. 최여경기자 k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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