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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돌아온 은어

    은어는 청정수에서만 산다.이름처럼 그 맛이 담백하면서 오이 향이 은은하게 풍겨 여름날,선비의 술상에 은어회가 오르면 최고의 호사로 쳤다.도마에 오른 은어가 ‘죽는 것은 괜찮으나 상놈의 입에 들어갈까 슬프다’며 탄식했다는 얘기는아마도 어느 협량(狹量)한 양반이 아랫 것들 입에 들어가는것이 아까워 지어낸 말이리라. 1급수에서만 산다는 ‘물고기의 귀족’이 한강에 돌아왔다. 1999년,41년 만에 발견됐을 때만 해도 농반진반,“아마도 길잃은 은어인가 보다” 했는데 이번에는 어종으로서의 서식이 확인됐다. 또 1958년 이후 한번도 보이지 않던 버들메치,황쏘가리,젓뱅어,가숭어,점농어 등이 함께 나타난 것으로 보아 한강의 수질이 은어가 서식할 수 있을 만큼 좋아졌다고믿어도 될 것같다. 서울시 한강관리사업소가 국립수산진흥원 청평내수면 연구소에 의뢰해 지난해 5월16일부터 12월20일까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한강에는 모두 56종의 물고기가 서식하는 것으로확인됐다.이는 1958년의 61종에 거의 근접한 수준이다.한강의 어종은 1990년에는 21종까지 줄었다.1970년대의 한강 공유수면 매립공사와 1982년부터 5년간 시행된 한강종합개발사업으로 서식환경이 변한 데다 수도권인구 급증으로 수질이급격히 떨어진 탓이었다. 서울시가 1958년 이후 여섯 번의 한강 물고기 생태조사를통해 한번이라도 한강에 서식했거나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확인한 어종은 모두 87종이다.따라서 싱어,묵납자루,쉬리,줄몰개,배가사리,꾸구리,버들치,갈겨니,종개,퉁가리,붕퉁뱅어,송사리,드렁허리,농어,둑중개,버들붕어 등이 더 돌아와야 할 한강의 물고기 가족이다.그동안 한강은 잠실수중보와 신곡수중보가 설치된 이후 유속이 크게 감소했다.그 결과 지수(止水)성 물고기가 늘어 1958년 조사 때 없었던 7종의 어종이이번 조사에서 나타났다.그 대신 흐르는 물을 좋아하는 계류성 물고기가 크게 감소해 앞으로 어떤 물고기는 한강에서영원히 구경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어쨌든 은어와 함께 한동안 사라졌던 물고기 가족이 나타난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앞으로 남획을 막으면서 더 많은 연구와 투자로 한강의 어종을더 불러들여야할 것이다.물고기가 살아야 사람이 살 수 있으니 말이다. ■김재성 논설위원jskim@
  • 신간 맛보기

    ●세금이 적어야 나라가 산다(정칠수·김원율·김홍엽 지음,백산서당 펴냄)세무사 등이 제시한 세제 개선 방안.비과세나 감면 등 예외조항 폐지와 세율의 단계 축소 및 인하 등단순화를 주장.높은 세율 때문에 세법을 엄격히 적용하면국민의 90%가 조세범이 된다고 지적.조선 초기에는 백성의90%에게 1결당 4∼20두씩 세금을 부과해 태평성대를 누렸으나 말엽에는 백성의 50%에게 1결당 100두씩을 부과해 탈세와 재정 고갈을 초래했다며 세율을 낮춰도 세수는 줄지 않는다고 강조.부자들의 세금 도피처 공익법인 등도 비판.9,500원. ●신의 편작과 의성 화타 열전(유경춘 옮김,한중사 펴냄)춘추전국시대의 편작과 삼국시대의 화타.중국에서 가장 추앙받는 두 명의의 사상과 삶을 드러내는 고사 34편을 고대 문헌들 속에서 추려내 국내 최초로 소개.부와 명예를 추구하기보다는 여러나라를 돌아다니며 가난한 백성들을 돕고 생명을 소중히 여긴 그들의 강직한 자세를 엿볼 수 있다.화타는 스승 밑에서 6년간 환자들의 대소변을 받아내며 의술을익혔고,시의관으로 입궐하라는 조조의 요구를 거절해 살해됐다.태수의 병을 욕으로 치료하는 등 흥미진진한 이야기들로 가득하다.8,400원. ●여왕이로소이다(공명 지음,우먼라인 펴냄)두 아이의 아빠인 40대 남자가 쓴 결혼 이야기.주부사이트 우먼라인(www.womenline.com)에서 인기를 누리는 글을 단행본으로 출간.가스총 성능을 실험하다 기절하고,인테리어 장사가 잘 안돼채팅에 빠진 게 계기가 돼 아예 PC방을 차리고,채팅으로 20여년만에 만난 여자동창과 위험에 빠질 뻔하고,IMF 직후에는 부인에게 떠밀려 꽃농네에서 두달간 의지 테스트를 하고….연애시절부터 초상화가와 인테리어 업자를 거쳐 현재 PC방 사장에 이르기까지 부부의 사랑을 진솔하고 아기자기하게 그렸다.9,500원. ●달리의 그림과 함께하는 환상의 요리(게오르크 A.베트 지음,유영미 옮김,해냄 펴냄)초현실주의 화가 달리의 매혹적인 그림과 환상의 미각 체험을 동시에 즐길수 있는 책.요리사가 꿈이었던 달리가 평생 사랑했던 14개 코스메뉴를 요리법과 함께 소개.달리의 지인들을 인터뷰하고 그가 즐겨찾았던 레스토랑을 일일이 찾아다닌 뒤 최고의 요리사들을 선별해 요리를 재현했다.굶을지언정 아무거나 먹을 수 없다던달리는 바닷가재에 초콜릿소스,캐러멜소스와 돼지족발 등극단적인 달콤함과 짠맛이 뒤섞인 소박한 카탈루냐 요리를특히 좋아했다.1만8,000원
  • 한강 은어 43년만에 돌아왔다

    ‘맑아진 한강,아직 쉬리는 없어도 은어,점농어는 돌아왔습니다’ 한강에 살고 있는 물고기 종류가 점차 한강 종합개발 이전상태를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한강관리사업소는 13일 국립수산진흥원 청평 내수면연구소에 의뢰해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한강의 어류 생태계를 조사한 결과,모두 56종의 물고기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70년대의 한강 공유수면 매립공사와 82년부터 5년동안추진된 한강 종합개발사업이 끝난 뒤인 90년 조사 때 발견된 21종에 비하면 11년만에 35종이나 늘어난 것이다.58년 첫조사의 61종에 근접한 수준이다. 한강사업소는 서울시와 주변 수도권 도시의 하수처리율이높아짐에 따른 수질개선으로 생태계가 안정을 되찾고 있기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잠실수중보 아래에서 수질개선을 입증하는 대표종인 은어가 58년 조사 후 처음 발견됐고 그동안 한번도 발견되지 않았던 버들메치,젓뱅어,가숭어,점농어,황쏘가리,강주적양태,날개망둑 등 7종이 처음 출현했다.잠실수중보상류에서는 대농갱이,납지리가,중·하류에서는 강준치,누치등이 대거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깨끗한 물에만 사는참게,황복,웅어,쏘가리,모래무지 등도 무리로 발견됐다. 그러나 58년 첫 조사 때 관찰됐던 싱어,묵납자루,쉬리,줄몰개,배가사리,꾸구리,버들치,갈겨니,종개,퉁가리,붕퉁뱅어,송사리드렁허리,둑중개,버들붕어 등 16종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58년 61종이 확인된 이래 87년 41종,90년 21종등으로 어종이 줄었다가 94년 39종으로 감소세가 반전된 이래 98년 46종,지난해 56종이 발견되는 등 점차 서식어종이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시 한강관리사업소는 “86년 잠실·신곡수중보가 설치된 이후 유속이 감소하면서 정체된 물에 사는 지수성(止水性) 물고기는 늘어난 반면 흐르는 물에 사는 계류성(溪流性)물고기는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며 “더욱 다양한어종이 살 수 있도록 체계적인 생태환경 복원계획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jeshim@
  • 상문고 사태 전말

    상문고 사태는 99년 12월 서울시교육청이 상춘식(尙椿植·60) 전 교장의 부인 이우자(李優子·59)씨의 재단 이사장 취임을 승인하면서 비롯됐다. 시교육청은 교사와 학생들이 반발하자 “99년 8월 개정된사립학교법에 의거,비리 관련자도 2년이 경과하고 해임 사유가 해소되면 복귀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상씨가 94년 횡령했던 보충수업비와 찬조금 등 22억여원을 변제했기 때문에문제가 없다는 설명이었다. 시교육청은 그러나 상문고 전교조분회 교사들이 지난해 1월시교육청 별관을 점거하는 등 반발이 거세지자 한달 뒤 이씨의 이사장 취임을 취소하고 관선이사를 파견했다. 이씨측은이에 서울행정법원에 임원취소처분 취소청구소송을 제기, 지난해 6월 승소 판결을 받아 다시 재단을 장악했다. 여기에 재단측이 94년 상문고 비리사태 당시 교감으로 내신성적 조작에 관여했던 장모씨(60)를 최근 교장으로 임명하면서 사태가 더욱 악화일로로 치닫게 됐다. 시교육청은 행정법원의 결정에 불복해 항소,다음달 19일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그러나 고등법원이 어떤 결정을 내놓든교사,학부모,학생들 사이에 이해가 엇갈리는 데다,사태가 장기화되는 과정에서 감정의 골도 깊어져 엄청난 후유증이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편 99년 8월 사립학교법이 개정된 뒤 상문고 뿐 아니라덕성여대 등 여러 사학에서 비리에 연루됐던 임원들이 재단에 복귀하면서 분규가 끊이지 않고 있다. 개정 사립학교법은 사학에 대한 국가의 통제기능을 약화시킨 대신 재단에 인사와 재정 권한을 집중시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국회 교육위 소속 민주당 설훈(薛勳) 의원 등은사립학교법 재개정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주요 내용은 비리 관련자의 재단 복귀 허용 시한을 2년에서5년으로 늘리는 것 등이다. 그러나 사학을 운영하는 일부 의원들과 사학 관계자들의 로비 등으로 제동이 걸려 재개정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전영우기자 anselmus@
  • [여성 선언] 여성들이 더 말하게 하라

    지금 내 눈앞에는 산뜻한 초록색 선을 두른 한 권의 잡지가놓여 있다.‘살류쥬’라는,프랑스말 같기도 하고 아라비아말같기도 한 기묘한 발음의 이 제호는 실은 “살려주세요”라는 비명의 차음이라고 한다.시인 장정일이 물에 잠긴 도시에서 죽어가는 물고기처럼 입만 뻐금거리며 내뱉은 비명 바로그것-“살.류.쥬!” 이 잡지가 지금 주목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비명의 절박함을 제호로 삼은 데서도 알 수 있듯이 ‘살류쥬’는 우리사회에서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일이 여성에게 강요하는 침묵을,어쩔 수 없이 터져나오는 말의 힘으로 스스로 극복하려는 의지의 엮음이다.이미 인터넷 거점인 살류쥬 사이트(www. salluju.or.kr/)는 여성문제와 문학의 쟁점에 관한 주요 토론 사이트가 돼 많은 방문객을 맞고 있으며 잡지 또한 여성과 문학을 공부하려는 눈밝은 연구자들의 주요 텍스트로 부상하고 있다.마산과 김해를 주거지역으로 삼은 여성들이 모여 간행하고 이제 겨우 세번째 책을 세상에 내보냈을 뿐인‘살류쥬’가 일으키는 이 작지만 무서운 파문이 어떤 의미일까? ‘살류쥬’가 보여주는 신선함의 근원은 이것이 ‘여성을대상으로 한 문학 잡지’가 아니라 ‘여성이 쓰는 문학 잡지’라는 데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더구나 그 ‘여성’이란,남성중심의 사회에 성공적으로 진입 티켓을 거머쥔 특별한 여성이 아닌 소위 아줌마들이란 점이 가장 중요하다.그것도 서울이 아닌 변방의 아줌마들이다! 물론 아줌마들에게 말하기의 장을 열어주는 매체들이 속속생겨나고 있으며 어떤 라디오 프로그램은 여성적 소통을 위한 중요한 몫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여전히 가장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문자매체는 여성적 소통을 남성중심 사회가 허락하는 이데올로기의 범위 안에 머무르게 한다.‘살류쥬’의 힘은 이러한 가장 보수적 언어행위에 속하는 문학의 장에서 여성적 말하기를 시도한다는점일 것이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현대 인간에게는 자기가누구인가를 구체적인 상으로서 발견하는 거의 유일한 전면적타자(他者)의 거울이 바로 문학작품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베스트셀러 소설이 다소곳하고 순정적인 여성을 주인공으로삼는 버릇을 버리지 않는 한,주체적 여성상을 정립하려는 여성학자들의 오랜 노력은 공부방 안에서만 빛나고만다.따라서 ‘살류쥬’의 실험은 인류의 가장 고급스러운자기형식화 도구인 문학을 여성의 힘으로 재구성해 보겠다는대단히 중요한 존재론적 실험이다. 기존의 문학은 여성이란 입이 없는 존재,그리하여 어떤 공격에도 다소곳이 “그것은 우리의 ‘선택’이에요” 라고 말하며 남성의 환상을 충족시키는 존재 이상의 대우를 하지 않았다.‘살류쥬’는 보다 많은 여성들이 비명을 지르고 고통을 말하기 바란다.내가 병들어 있고 내가 착취당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몰상식’하고 ‘천박’하게 비명을 지르고 나뒹굴어야 한다.온몸의 독이 다 빠져나가도록 악취를 풍기고마당에 나가 동네 사람들이 다 보는 데서 바람에 더러운 것들을 털어내야 한다.그 다음에 비로소 새로운 언어가 나타난다. 산뜻한 새 모습으로 단장한 ‘살류쥬’를 보며 조용히 속삭여본다.그래,더 열심히 말하게 하라.아름다운 이 여성적 존재들에게 더 많은 입을 달아주라.‘살류쥬’3집 간행을 축하한다. 노혜경 시인
  • ‘청년실업’ 자격증 나름

    지식·정보화 시대는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직업이 창출되고 있다.청년층 고실업 시대를 맞아 20대에서 인기를 얻고있는 유망 자격증을 소개한다. ◆사무자동화산업기사 사무처리용 컴퓨터 및 컴퓨터 통신의운용을 중심으로 모든 사무자동화 실무와 관련이 있다. 응용프로그램,사무자동화기기,뉴미디어 등의 사무정보기기를 활용,사무능률을 극대화하도록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직무를 수행한다. 지역 중심의 인프라 구축과 뉴미디어 개발·보급 등 사무정보기기의 이용이 점차 증가함에 따라 공인된 자격을 갖춘 인력 수요가 늘고 있다.관공서와 공공단체,일반기업의 전산실,전송실,통제실 등에서 사무자동화 관련 업무를 담당한다. ◆정보처리사 컴퓨터를 사용하는 정보처리 분야에서 공학적기술이론 지식으로 업무를 분석, 업무에 필요한 프로그램을작성하는 등 복합적인 정보 처리 업무를 수행한다. 기업체 전산실과 소프트웨어 개발업체,관공서,언론기관,교육 및 연구기관,금융기관,보험업,병원 등 컴퓨터 시스템 개발 및 운용 등 정보처리 시행업체에 주로 진출한다.취업시가산점을 주거나 병역특례 혜택도 있다. ◆실내건축산업기사 건축공간을 기능적·미적·계획적으로구성하는 도면을 제작하고 현장의 시공을 관리하는 업무를한다.지식사업의 하나로 상당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상업,주거,전시,사무,의료,레저 등으로 업무영역이 확대되는 추세다. 건축설계 사무실과 건설회사,인테리어사업부,인테리어 전문업체,백화점,방송국,전문시공업체 등에 취업이 가능하다.본인이 직접 개업하거나 프리랜서로 활동할 수 있다. ◆수질환경기사 수질오염이 심각해지면서 자연환경 및 생활환경을 관리 보전하는 전문기술인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수질오염상태를 측정,다각적인 연구와 실험분석을 통해 오염방지 시설을 설계,시공,운영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정부의 환경관련 공무원,환경관리공단,한국수자원공사 등유관기관,화공,제약,도금 등 오폐수 배출업체 등으로 진출가능하다. ◆컴퓨터그래픽스운용기능사 컴퓨터를 통해 다양한 기능과기술적인 요소를 가미하여 시각적으로 형상화시켜 채색은 물론 조형을 제작할수 있는 숙련기능 인력이 필요하다.컴퓨터그래픽은 건설,영화·방송,애니메이션,광고 업체 등 다양한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광고제작업체,프로덕션,방송사,게임제작업체,프리젠테이션제작업체,애니메이션 제작업체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할 수있다. 문의는 노동부 자격지원과(02-503-9758),한국산업인력공단검정계획부(02-3271-9202∼5). 오일만기자
  • 경기도 특별행정기관 업무이양 추진 논란

    경기도가 특별지방행정기관과 중복되는 업무의 지방이양을추진하고 나섰다. 특별행정기관에서 수행하는 국가 사무중 지방자치단체와 업무가 중복되거나 주민편의를 위해 자치단체가 처리하는 게효율적이라고 판단되는 사무를 선정해 이양작업을 벌이겠다는 것이다.특별지방행정기관은 국가가 설치한 지방행정 관청이다. 그러나 도가 지방이양을 요구하고 있는 이들 사무는 해당기관의 주요 기능을 차지하는 업무여서 이를 둘러싸고 적지않은 논란이 예상된다. ◆필요성 제기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 시화신도시 주민들은수년째 인근 시화공단에서 발생하는 악취공해 때문에 고통을받고 있다. 이곳 3만5,300여가구 11만여명의 주민들이 지난한해 동안 지방자치단체에 제기한 악취관련 민원은 모두 818건에 달한다.주민들은 “여름철에도 창문을 열어둘 엄두도내지 못하고 유달리 감기에 자주 걸리거나 두통에 시달린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으나 이들의 고통은 계속되고있다.하지만 시흥시와 경기도는 강건너 불구경 하듯 뒷짐만지고 있다.공단내 오염배출업소에대한 단속권을 환경부가갖고 있어서다. 경기도는 그동안 효율적인 단속을 위해 지자체로의 권한 이양을 수없이 요청했다.환경부는 국가공단의 환경문제는 영향범위가 광범위해 중앙부처가 가져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우고있다. 이 문제는 현재 대통령 직속기구인 지방이양실무추진위원회에 상정돼 있다. 도 관계자는 “환경부에서도 악취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나름대로 열심이 뛰고 있지만 인력 부족 등으로 단속에 한계가있다”며 “단속업무가 자치단체로 이양되면 지금 보다 월등한 인력과 조직으로 대처해 나갈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업무이양 대상과 일정 경기도가 이처럼 주민편의 제공 및효율적인 업무처리를 이유로 지방이양을 추진하고 있는 사무는 지방노동사무소,농산물검사소,한강환경관리청,지방식품의약품 안전청,국도유지건설사무소,보훈지청,지방병무청 등 8개 기관에서 맡고 있는 20여가지다. 이 가운데 국도유지건설사무소가 맡고 있는 국도 유지·관리사무의 경우 도 건설본부와 업무가 중복돼 효율성이 떨어지고 예산이 낭비된다는게 도의입장이다. 지방노동사무소의 직업안정·노사지도 업무도 마찬가지로 도와 일선 시·군의 노정부서가 같은 업무를 취급하고 있다.특히 지방중소기업청의 중소기업 지원사무와 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의 식품제조업 지도감독 업무는 오히려 자치단체의 활동비중이 더 크다는 게 도의 설명이다. 도는 경기개발연구원과 합동으로 이달부터 5월까지 3개월간이양대상 사무를 발굴한 뒤 지방이양추진위원회에 상정할 계획이다. ◆해당기관 반발 중앙부처는 이같은 도의 특별행정기관 사무이양에 대해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환경부 관계자는 “팔당상수원 오염이 왜 심화되고 있는가.자치단체들이 단속의지가 부족하고 음식점이나 숙박업소 등을 무분별하게 허가해줬기 때문이 아닌가.환경오염 문제는 한지역에 국한되는 게 아니라 광역화될 수밖에 없는 특성이 있는 만큼 중앙에서 전문성을 갖고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또 건설교통부 관계자도 “국민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중앙 사무의 지방이양은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결정돼서는 안된다”며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전문가들의충분한 검토를 거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하지만 중앙의 사무를 이양할 경우 인력 감축은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특별행정기관을 폐지할 수밖에 없는 속사정이 있기 때문이라는 게 자치단체들의 주장이다.국가 및 지방 공단의 오염배출단속업무를 지방으로 넘길 경우 전국적으로 지방환경관리청이사관 자리 6개가 없어지고 300여명의 단속 인력이 일손을놔야할 처지가 된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
  • 노동교육원 토론회 “근로자대표 이사제 도입을”

    본격적인 노사간 임금교섭 시기를 앞두고 한국노동교육원은9일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2001년 임금교섭의 쟁점과 과제’ 토론회를 열었다. 황기돈 한국노동교육원 부연구위원(노동경제학 박사)은 ‘근로자 경영참가의 실태와 과제’란 주제발표를 통해 상생의 노사관계 구축을 위한 ‘근로자 대표이사제’ 도입을 제의했다.다음은 주제발표 요지. 참여·협력적 노사관계 구축을 위해 근로자의 경영참가가무엇보다 중요하다.노사관계의 선진화와 기업의 투명성·합리성 제고,사회민주화와 시장자유주의의 조화로운 발전 등다양한 차원에서 사회적 공감대를 얻고 있지만 실제로 참여는 미미한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근로자대표 이사제’의 도입이 우리 실정에 적합할 것 같다.이는 기업·국가 경제의 건전성 강화에기여하고 노사간 쌍방향 정보 교류를 위해서도 바람직한 제도다. 특히 우리사주제가 점차 확대되는 상황에서 근로자대표 이사제를 우리사주제와 결합해 활용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사주의 전체 주식에 대한 지분만큼 주주로서의 제반 권리를 인정하고 주로 사용자측이 맡고 있는 우리사주조합 임원을 직접·비밀·무기명 투표에 의해 개선하는 등 운영의민주화를 꾀할 필요가 있다.이는 적대적 M&A(인수·합병)에대한 보호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근로자대표 이사제를 도입할 경우 이사회에서의 발언권은 인정하지만 의결권 행사는 점차 확대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경영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정보누출 문제는 노동관계법에 ‘비밀누설금지 규정’을 강화시켜 해결하고 근로자에게는 노사협의 및 경영참가 전에 ‘사전 정보열람권’을허용할 필요가 있다. 임금 및 복지수준이 낮은 중소기업 근로자의 재산형성 지원을 위해 구입자금을 기업이 지원하고 정부의 세제상 지원을보다 확대할 필요가 있다.우리사주제가 주가변동에 따른 위험이 크기 때문에 스톡옵션과 연결하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정리 오일만기자 oilman@
  • 봄 향기 가득한 공원서 결혼할까?

    결혼시즌이 다가왔다.평생 한번뿐인 결혼식을 보다 분위기있게 치르려는 것은 모든 신랑·신부들의 한결같은 소망.이봄에는 복잡하고 비싸기만 한 일반 예식장보다 봄향기 가득한 공원에서 웨딩마치를 울리면 어떨까. 서울시 공원녹지관리사업소가 결혼시즌을 맞아 남산,보라매,용산,시민의숲(양재동) 등 4개 공원 안에 있는 야외예식장을 새롭게 단장해 무료개방한다. 회현동 남산공원은 남산타워를 배경으로 한 자연경관과 신랑·신부 입·퇴장시의 분수 분출 등 독특한 분위기 연출이특징. 비가 올 경우에도 인근의 과학교육연구원 강당에서 식을 치를 수 있다.운영시간은 매일 오전 10시∼오후 4시.(02)753-5576. 신대방동 보라매공원은 넓고 깨끗한 잔디밭이 자랑거리다. 도심과 근접해 교통이 편리하고 주차장이 널찍하다.운영시간 오전 11시∼오후 3시30분.(02)832-0102. 용산동 6가 용산가족공원은 우천시에 대비해 주례단에 천막 등이 마련돼 있다.운영시간 오전 11시∼오후 3시.(02)792-5661. 양재동 시민의 숲은 경부고속도로와 인접,접근성이 뛰어나다.특히 아늑하게 조성된 숲이 축제분위기에 잘 어울린다.운영시간 오전 11시∼오후 3시.(02)575-3895. 예약은 본인이나 가족이 각 공원을 방문하거나 전화로 해야 한다.선착순으로 접수하며 결혼식이 주말이나 휴일인 경우약 1개월 전에 예약하는 것이 좋다. 또 결혼식 1주일 전 예약내용을 확인해 주면 공원측이 방송시설,폐백실,꽃길아치,하객의자 등 예식비품 일체를 무료로준비해준다.단 예복·드레스·부케 등은 개인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사업소 관계자는 “매년 200여쌍이 공원 야외예식장을 이용하고 있다”며 “주말이나 휴일에는 예약이 몰리기 때문에서두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
  • [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나라 사랑-시대를 초월한 민족정신

    우리의 근현대사 100여년은 격변의 시기였으며,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우리사회를 주도하는 시대정신이 있었다.개화기자주적 근대화의 좌절로 인한 국권상실기에는 민족의 독립을 위한 선구자적 민족정신이 시대적 과업이었고,이 때 나타난 것이 의병정신과 독립정신이었다.그리고 6·25전쟁의 시기에는 공산주의로부터 국가를 지키려는 자유수호정신이 표출되었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 산업화와 국가재건을 추진하던 근대화시기에는 일사불란하게 목표를 달성하는 효율성과 진취적 개척정신이 중시되었으며 기술·기능중심의 산업화 마인드가강조되었다.80년대 권위주의 체제에서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민주와 인권정신이 살아 있었으며,90년대 이후 냉전이 종식되고 세계경제시대로 접어들면서 무한경쟁의 지식정보화시대를 맞고 있다. 이러한 시대정신은 과거와 상충되는 것이 아니며 모두 국난극복 정신이나 나라사랑하는 마음이 그 바탕을 이루고 있다.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발현된 이러한 시대정신이 오늘날 우리가 누리고 있는 경제적 성장과 풍요를 가능케한 원동력이었다. 그러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시대정신은 무엇일까? 현재우리의 시대적 소명은 민족공동체의 삶을 복원하고,이를 통해 세계중심국가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냉전이 종식되고 국가간 무한경쟁의 상황에서 남북한간의 화해·협력과 민족역량의 결집은 시대적 대세이다.분열과 갈등에서 사회통합과 민족동질성을 회복하는 일이야말로 우리의절실한 과제이다. 앨빈 토플러(A.Toffler)는 농업사회,산업사회에 이은 지식정보화사회의 도래로 급격한 사회변화가 수반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후기산업사회는 자원기반경제에서 지식기반경제로,물질위주경제에서 정신위주경제로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새로운 패러다임은 단기적이고 물질적인 개발전략이아니라 지속가능하고 내실있는 발전전략의 모색이어야 하며,그것은 바로 건전한 국민정신을 형성하는 올바른 시대정신이 밑받침되어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시대정신의 바탕은 바로 민족사에 면면히 이어 온 국난극복정신과 공동체의식의 회복이라고 생각된다.민족발전의 동인(動因)으로서 독립정신과 자유수호정신 등 국난극복정신을 현재에 되살려 미래세대에게 물려주어야 할 책무가 우리에게 있는 것이다.세계주의는 민족주체성의부정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민족수난과 이를 극복했던 노력의 역사,즉 도전과 응전의 역동성을 국가적 어려움에서 다시 발현시키기 위한 열린 이념이다. 역사는 단절되는 것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끊임없는 대화이며 연속선상에 있는 것이다.민족사에 흐르는 공동체의식이나 애국정신이 이 시대의 국민정신으로 자리잡을 때 부강하고 성숙한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김유배 국가보훈처장
  • 조계종 “”방생문화 개선””

    불교의 대중적 의식의 하나로 자리잡은 방생(放生) 행사가보다 차원높게 변신할 전망이다.대한불교 조계종은 최근 포교원을 중심으로 방생의 시행방향과 개선점에 대한 종단 내부의 의견수렴을 끝내고 그 내용을 ‘환경·인권·생명 방생프로그램’이란 책자에 정리,이를 전국 사찰에 배포하며 홍보활동에 들어갔다. 이처럼 조계종이 현재의 방생‘문화’를 전반적으로 점검하게 된 것은 현재의 방생이 다분히 일회성의 기복적인 행사에머물고 있다는 지적에서 비롯됐다. 이 지적은 불교계가 방생 행사를 우리사회의 첨예한 현안인환경오염과 인권문제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교계 안팎의 강한 여론으로 이어졌다.조계종의 새방생 프로그램은 이를 적극 수용한 것으로 사찰과 신자들의호응이 기대되고 있다. 방생은 불교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생명존엄을 실천하는 출발점이며 자비의 구체적 실천형태로 인정돼온 행사.그러나 사회 일각에선 물고기를 강이나 바다에 풀어주는 방생법회가오히려 ‘살생법회’가 되거나 자연 생태계를 훼손한다는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외래어종을 방생해 토종어종의 멸종위기를 맞거나 한 겨울에물고기를 풀어줘 죽게하는 등 폐단이 많아 불교계 내부에서도 개선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조계종은 따라서 “지금 행해지는 방생에선 본뜻인 생명을살리고자 하는 정신이 실종됐다”며 방생이 단순히 생명을풀어주는 데서 벗어나 환경,인권,생명존중의 운동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개선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무엇보다 지금처럼물고기 등을 방생할때 수중 생태계에 미칠 영향에 대한 전문가 조언을 거칠 것과 방생후 주변 환경정화 활동을 반드시할 것을 권고했다. 특히 제 생명의 존엄성 실현을 위해서라도 이웃 배려가 적극필요하다며 식민지 정신대 문제와 민주주의 실현과정에서나타난 양심수·정치수배자 문제 등 그동안 사찰에서 도외시해온 부분까지 방생활동의 영역에 넣어 각종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책자에 소개된,각 사찰과 신자들을 위한 사회측면의 방생 프로그램을 보면 우선 환경쪽에선 사찰생태 문화기행과 환경생태 기행을 통해 환경보호에 앞장설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또 인권 분야에선 정신대 할머니와 장기수·양심수 문제및사형제도 폐지에 대한 관심을 적극적으로 가져 다른 종교단체와 연대해나갈 것을 권고하고 있다.종군 위안부 할머니와재소자를 위한 ‘나눔의 법회’,어린이들에게 인간존엄을 깨우치게 하는 인권교육 프로그램 진행이 그것이다. 이밖에 생명과 관련해선 장기기증을 비롯해 죽음을 앞둔 환자간병,헌혈,치료비 지원,장례봉사 등 생명존엄을 느낄 수있는 실천프로그램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김성호기자 kimus@
  • 中企 애로사항 해결사 떴다

    ‘중소기업의 모든 어려움,서울산업지원센터에 맡기세요’벤처기업과 중소기업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할 서울산업지원센터가 7일 문을 열고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한다.센터는서울시가 지난 97년 115억원의 사업비를 투입,강서구 등촌동옛 강서자동차등록사업소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3층,연면적1,600평 규모로 신축했다. 서울산업진흥재단이 수탁운영할산업지원센터의 기능과 역할을 미리 살펴본다. ■종합상담실 변호사·변리사·세무사와 중소기업청,신용보증재단 직원 등 각계 전문가들이 자금·기술·경영·수출·세무·법률·산업재산권 문제 등 일선에서 겪을 수 있는 모든 애로사항을 원스톱으로 처방,해결해 준다. 또 대학 및 연구기관과 연계,신소재·신기술을 이용한 첨단제품 개발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소상공인과 예비창업가를대상으로 한 창업교육,유망 벤처·중소기업 보육활동,기술개발·경영혁신·시장동향·판로개척 등 정보제공,수출 알선,해외시장조사와 외국어 번역까지도 지원해준다. 아울러 ISO9000/14000과 QS9000 등 품질인증과 경영 및기술컨설팅,유망 중소기업의 투자유치,신제품 전시 및 마케팅,서로 다른 업종간의 교류 지원사업도 맡아서 처리해 준다. 변호사와 변리사는 각각 매주 월·화요일만 근무하며 다른분야는 상시 상담활동을 편다. ■여성자원금고와 창업지원센터 운영자협의회 이곳에는 사단법인 여성자원금고가 입주,여성 중소기업인 및 소상공인을대상으로 창업교육을 실시하는 등 여성인력개발 및 취업 지원활동을 전담한다.여성 창업모델 발표회와 창업동아리 육성도 지원할 계획이다. 서울시와 각 자치구의 창업보육센터 장들이 참여하는 서울시 창업지원센터 운영자협의회도 구성된다.협의회는 벤처기업 창업아카데미 공동교육과 각 자치구 창업보육센터간 기술및 정보교환업무도 맡는다. 중소·벤처기업이 공유할 수 있도록 데이터베이스도 구축,운영한다. ■중소기업 공동시설 창업보육센터에는 중소기업 관련단체들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회의실,연수·전시실과 다목적홀 등 공동이용시설이 갖춰져 있다.회의실은 3실 각 18석규모로 시간당 5,000원,연수실은 30·36·60석 규모로 시간당 5,000∼1만원의 사용료를 내면 된다.또 21석의 전산교육실은 매시간 1만원,160석 규모의 다목적홀과 전시실은 기본4만원에 4시간을 초과할 경우 1일로 계산해 20만원의 이용료만 내면 된다. 이밖에 빔프로젝트,실물화상기 등 고가 장비와 스크린,비디오비전,노트북컴퓨터 등도 갖춰져 있어 언제든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상세한 내용은 센터 관리팀(657-5720∼3)이나 지원팀(657-5710∼5)에 문의하거나 인터넷 홈페이지(www.sisc.seoul.kr)를 이용하면 되며 e메일(sisc@sisc.seoul.kr)도 활용할 수있다. 심재억기자 jeshim@
  • [은행 신풍속도](7)자기계발 열풍

    하나은행 삼성역 개인고객센터(PB) 장정옥(張貞玉·여·35)대리의 하루 일과는 새벽 6시에 시작된다.남들보다 1시간 먼저 출근해 부동산중계사 시험준비를 하고 있다.퇴근후에도저녁 시간을 이용,회사에서 마련해준 3시간짜리 국가공인 금융자산관리사 강좌를 듣는다.국가공인 자격증을 따는 대로미국공인 자격증에도 도전해볼 생각이다. 장대리는 이미 증권·투신분야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투자상담사 1·2종 자격증을 땄다.점심시간을 쪼개 최근 배워두었던 클래식 음악도 틈틈이 복습한다.장대리는 “아는 만큼보이고,보이는 만큼 기회가 생기는 것”이라며 자기계발의필요성을 강조했다. 풍부한 전문지식과 각종 자격증은 그녀의 ‘경쟁력의 비결’이다.한가지 분야만 알아서는 고객의 요구에 부응할 수 없다는 것이다.그녀는 지난해 150명으로부터 1,800억원의 예금을 유치해 행내에서 ‘최우수 프라이빗 뱅커’로 선정됐는데이런 노력들이 밑거름이 됐다고 말한다. 업무와 관련된 각종 전문지식이나 외국어를 배우기 위해 일과후 자투리 시간을 모아 주경야독(晝耕夜讀)하는 은행원들이 부쩍 늘고 있다.서울은행 대전 중부지점 이복길(李福吉)부부장은 “정년까지 자리가 보장되던 시대는 지났다”면서“모두가 각자의 분야에서 프로가 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음을 절감하고 있다”고 말했다.한미은행 김광채(金洸彩)홍보실장은 “신상품에 대한 연구·도입 없이는 금융시장의 국제화 추세를 따라갈 수 없는 만큼 공부는 필수가 됐다”고말했다. 은행들도 직원들의 자기계발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조흥은행은 지난 5일부터 본부 부서장 및 영업점장 422명 전원을 대상으로 경영능력 향상과정 연수를 실시하고 있다.이수 성적을 인사고과에 반영하는 ‘연수성적지식마일리지제’를 도입했다.지난해에는 ‘1인2자격증 갖기 운동’을 펼쳐 500여명의 직원들이 공인회계사,고객자산관리상담사 등의 자격증을 받았다.위성복(魏聖復)조흥은행장은 “예전에는 자기계발에 시간을 투자하려면 회사의 눈치를 봐야했으나 이제는 회사가 직원들의 자기계발을 독려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국민은행은 올해부터직급별로 자체 연수원의 특정과목을이수해야 승진기회를 주고 있으며,매년 300명을 선발해 국내외 대학 석사과정을 지원하고 있다.김상훈(金商勳)국민은행장은 “은행이란 눈에 보이지 않는 서비스를 파는 업종인 만큼 은행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직원의 자기계발이 반드시 따라줘야 한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
  • ‘조선 반민족행위 고발’ 전단 뿌린 30대 조사

    조선일보의 일제말기 친일보도를 알리는 전단을 돌리던 30대 시민운동가가 경찰에 연행돼 5시간동안 조사를 받고 풀려난 사실이 밝혀져 ‘안티조선 우리모두’사이트는 물론 해당경찰서 홈페이지가 네티즌들의 거센 항의로 들끓고 있다. 이상호씨(31·경산진보연합 사무국장)는 지난 1일 후배 2명과 함께 대구 수성구 시지·고산지역 일대에서 ‘조선일보의반민족행위를 고발한다’라는 A4크기의 유인물을 돌렸다. 유인물 배포작업은 이날 오전9시부터 대구지역 ‘인물과사상모임’(인사모)회원들이 중심이 돼 시내 전지역에서 이뤄졌다. 이씨 일행은 아파트관리사무소 직원의 허락을 받아 유인물을 배포했으며 이 과정에서 조선일보 직원이라는 30대 남자로부터 저지당하기도 했다.이씨가 경찰에 연행된 것은 유인물배포를 마치고 4시간이 지난 오후4시쯤.이씨는 파출소 직원에 의해 대구 수성경찰서로 ‘임의동행’형식으로 연행됐다. 수성경찰서 관계자는 “조선일보 시지·고산지국장이 명예훼손으로 수사의뢰를 해왔기 때문에 조사차원에서 임의동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진 후 수성경찰서 인터넷 홈페이지에 이씨의 연행에 항의하는 네티즌들의 글이 올라와 5일 현재 200여건에 달했다.수성경찰서측은 해명성 글을 통해 ‘전단배포행위는 형법상 조선일보사에 대한 명예훼손’이라며 형법 제307조를 근거법규로 들었다.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307조 1항의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형법 제310조(위법성의 조각)를 근거로 반박하고 나섰다. 정운현기자
  • 조남현교수‘문학위기’진단

    문학전문 계간지 봄호들이 정성들인 여러 기획물을 싣고 차례로 출간되는 가운데 ‘21세기문학’은 문학의 위기 문제를 다룬 특집을 마련했다.기획에 참가한 문학평론가 조남현 서울대 국문과교수는 ‘문학위기,그 현상론과 초극론’이란 글을 통해 위기의 실상과 나름의 극복 방안을 제시해 주목된다. 조교수는 서두에 “문학무용론이나 문학소멸론으로까지 확대되곤 하던 문학위기론은 이제 문인들 사이에서 신선감마저 사라진 공론이 되어 버린 지 벌써 수삼년이 되었다”라고말한다.그러면서 “위기론이 비등하는 그만큼 문인들의 사기가 떨어지기는 했지만 문인들의 창작욕과 그 성과의 양적 결과는 옛날과 별로 다름이 없다”는 복합적인 현상을 보고하고 있다.그러나 종합적으로 볼 때 문인들에게 닥친 무관심과 푸대접,소외와 압박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는 게 그의 견해다. 작가들과 시인들에게 돌아갈 정신적·물질적 보상이란 측면에서 보면 우리 문학의 장래는 당연히 비관적으로 비친다. 문학작품들에 대한 독자 호응도는 계속 낮아만 가고 있다.학교에서 배우는 문학작품 이외의 것을 전혀 읽지 않아도 가치 있는 삶의 영위에 아무 지장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늘어만 가는 것이다.잠재적인 문학독자 중 상당수가 멀티미디어·컴퓨터·게임 열광자로 돌아서는 가운데 우리사회는온통 경제성장 제일주의자,세계화주의자,실용주의자 등 ‘비문학적’목소리로 뒤덮여 있다. 위기의식에 젖었다고 해서 모두 비관론으로만 빠지는 것은아니다고 조교수는 지적한다.문인 지망생 숫자가 줄지 않고,문예지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으며,문인 배출을 목표로 하는문예창작과가 경쟁적으로 신설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문학서적 출간을 주종으로 하는 출판사와 전업작가들의숫자 역시 줄어들지 않았음을 근거로 든다.물론 이 현상도더 심층적으로 분석해 보면 병적인 근인이 잡힐 수 있지만조교수는 아무튼 우리 문학의 미래를 최소한 어둡지 않은 것으로 보게 만든다고 강조한다. 조교수는 “인간이 있고 삶이 있는 한 문학은 끝까지 남을것이라고 믿는 사람이 문단 밖에서건 문단 안에서건 훨씬 많다”고자신한다.그러나 동시에 “우리 사회에서 문학은 점점 쓸모가 없어져 간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한다.그동안 문학은 고상한 오락의 제공,사상의 생산과선전,정보제공,사회계몽 등 여러 가지 기능을 행사하여 왔으나 영화 대중음악 인터넷 드라마 스포츠신문 등한테 밀리면서 어느 기능 한가지도 자신감을 가질 만한 것이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보다 재미있고 보다 쉬운 매체를 만들어 내자고 경쟁하는 같은 문화산업 종사자들 앞에서 문학은 점점 무력감을 느낄 수밖에 없게 됐다. 조교수는 이같은 문학위기를 넘어설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의 첫째로 시집 소설집 평론집 등 문학서의 과다 출간현상과 관련해 문인들이나 츨판사들이나 ‘양’에 지나친 관심을갖지 말 것을 권하고 있다. 그 내용이야 어찌 되었든 또 누가 썼든 문학서는 일단 읽을가치가 있다는 많은 문인들의 생각은 재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둘째로 계몽주의적 자세를 버려야 한다고 말한다.독자층 규모가 문예지를 기준으로 해 전체 인구의 5,000분의 1도 못 되는 판세를 잘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셋째,문학이 아니면 도저히 해 낼 수 없는 것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영화도 줄 수 없고,게임도 줄 수 없는 것을 찾아내야 하고역사든 철학이든 심리학이든 줄 수 없는 것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이다.마지막으로 시인은 시인대로 소설가는 소설가대로,새로운 시대를 만들고 새로운 사회를 이루어가는 데 적극 뛰어들어야 한다고 조교수는 역설하고 있다. 김재영기자 kjykjy@
  • [굄돌] 마음의 경치

    무던히도 무더웠던 작년 여름,처음으로 어머니의 나라인 한국을 방문한 고교 졸업생인 딸과 함께 전라도와 경상도의 명승지 단체 버스관광을 떠났다.두달동안 서로 떨어져 있으면서 딸아이는 친구와 함께 벨기에에 있는 피난민수용소에서자원봉사로 그림을 가르치고 왔고,나는 27년만에 남편과 어머니와 함께 고국으로 돌아와 다시 한국 땅에서의 삶에 적응하느라 남모를 땀을 흘리고 있었다. 버스 안에는 같은 아파트에서 온 60살 내지 70살 정도 나이의 두 그룹이 타고 있었다.그들은 서로 노래를 부르고 술도나누어 마시며 농담을 하고 버스 스피커에서는 계속 옛날 유행가가 흘러나와 흥을 돋우었다.하지만 나는 그것을 즐길 만한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식당에서 한 테이블에 앉은 할아버지와도 별 말도 안하고 거북스럽게 밥을 먹고 버스에 오르자 딸아이가 나보고 “엄마 왜 그 분에게 친절하게 이야기를안해요? 할머니는 항상 함께 여행하는 사람들과 이야기도 나누며 친하게 지내는데….엄마는 너무 긴장해 지내요”라고했다.그 말을 듣는 순간,아! 내가 바쁜생활 속에서 인간에대한 사랑을 잊어버릴 뻔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나는 이내 일행에게 미소를 짓고 딸과의 대화의 길로 나섰다. “리사,한국에 오니 사람들이 50인데도 많이 늙었다고 하고 큐레이터들도 전람회를 기획할 때 거의 30대,40대의 화가들만 뽑는다고 하는구나.나도 거울을 보면 얼굴에 주름살이 많이 있는 것 같아.”그 말을 들은 딸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엄마,주름살 안 보여요.마음이 젊고 이상이 높고 최선을다하는 사람이 젊은 사람이지.얼굴에 주름 하나 없어도 아무것도 안하고 늙었다고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정말 늙은 사람이에요.엄마가 나보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고 했지않았어요?” 이 여행후 나는 긍정적으로 살기로 딸과 약속했고 딸은 대학생활을 시작할 마음의 준비가 되었다고 하면서 더 큰 마음의 경치를 보기 위해 먼 미국으로 떠났다. 곽 수 서양화가
  • [인천신공항 개항 카운트다운](1)최종 시험비행 탑승기

    민족의 대역사인 인천국제공항의 개항이 초 읽기에 들어갔다. 개항일인 3월29일까지 한달밖에 남지 않았다. 탑승객을비롯한 공항 이용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인천국제공항이 명실상부한 동북 아시아의 ‘허브’공항으로 자리매김될 수 있도록 집중 시리즈로 다뤄본다. ◆ 최종 시험비행 탑승기. 약간의 흔들림은 있었지만,일단은 ‘소프트랜딩’이었다.27일 오전 11시30분 김포공항을 출발한 아시아나항공 767여객기는 낮 12시 인천공항에 도착했다.인천공항 개항을 앞둔 마지막 종합시험운영을 위한 비행이었다. 모든 시설이 완비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종합점검이었기 때문에 몇가지 문제점들이 지적됐다.따라서 실제로 개항한 뒤에도 한동안 시행착오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착륙과 공항전경 여객기는 제1활주로에 무착륙 접근을 한차례 시도한 뒤 회항 연습까지 마치고 착륙했다.여객기는 당초 민항기로서는 처음으로 제2활주로에 착륙할 예정이었으나행정적인 조치가 마무리되지 않아 1활주로로 내렸다. 영종도주변은 흐린 날씨로 소금기를 머금은 안개가 엷게 깔려 있었다.하지만 가시거리는 충분했다.인천공항은 조종사의 시정거리가 200m만 확보돼도 이·착륙이 가능한 Cat-3a시스템을채택하고 있다.그러나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 항공기에는 그시스템이 장착돼 있지 않다. ■여객터미널 여객기는 9번 게이트에 도착했다.인천공항에서는 모든 도착 승객이 2층 입국장으로 연결된 50개의 ‘로딩브리지’를 이용하게 된다.입국장에서 간단한 수속을 마치고1층의 수하물 컨베이어로 내려와 짐을 찾아 여객터미널을 나가는데 걸리는 시간은 15∼20분.김포공항의 30∼40분에 비하면 절반 정도로 빨라졌다고 윤영표 시험운영부장은 밝혔다. 세관 검사 X-선 촬영도 없어졌다.불법 화물을 소지한 것으로정보가 입수된 승객만 조사한다. ■입·출국 오후 2시부터 1만5,000명의 자원봉사자를 동원한입·출국 및 환승 시험운영이 시작됐다. 출입국관리사무소와 세관,항공사,지상조업사 등 운영요원 500여명도 시험운영에 투입됐다. 수하물은 5,000개가 동원됐다.인천공항의 시간당 최대 처리용량은 승객 6,400명과 수하물 9,060개.최대용량에 비해서는낮은 수준의 점검인 셈이다. 그런데도 수하물처리시스템(BIS)은 처리시간이 김포공항보다 늦다는 평가를 들었다.승객이한꺼번에 몰리면 혼잡이 예상된다. ■남은 문제점 가상 이용객들은 실제 입·출국하는 절차를모두 밟아봤다.여객터미널 내의 엘리베이터,에스컬레이터,화장실 등 기본시설부터 무인안내시스템,주차장,교통표지판 등의 시설물을 직접 이용해봤다.공중전화 등 아직 작동이 되지않는 시설물도 많다. 또 발권 및 공항운영시스템(CUS)의 소프트웨어에 일부 오류가 발견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직원 135명이 일일이 보딩패스를 발급하기도 했다.1만5,000명의 자원봉사자를 태운 350대의 버스와 승용차들만으로도 터미널 주변의 교통이 다소혼잡한 느낌을 들게 했고,커브길의 불법주차가 교통의 흐름을 막기도 했다.입국승객 역할을 맡았던 윤모씨(61·경기도고양시 일산구)는 “김포공항에 비해 특별히 달라진 느낌은없다”면서 “일본이나 홍콩의 공항들도 첫 개항 이후에 차차 좋아졌기 때문에 우리도 문제점을차분하게 개선해나가면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도운기자 dawn@
  • ‘연하男·연상女 커플’ 이념분석

    탤런트 최진실과 프로야구선수 조성민의 결혼은 세간의 화제가 됐다.스타 커플일 뿐 아니라 여자가 5년 연상이란 점도흥미를 증폭시킨 요인이었다.이같은 현상이 최근 들어 점차증가하는 추세지만,아직도 배우자는 남자가 여자보다 연상이어야 한다는 뿌리깊은 고정관념이 우리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연하의 남자,연상의 여자’(친구미디어)는 이같은 통념을깨뜨린다.13살이나 어린 남자와 결혼한 독일 출신 사회학자우줄라 리히터(일본 미야자키대 교수)가 자신의 결혼을 ‘비정상적인 것’으로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에 대한 의문에서출발,‘연하남-연상녀’ 커플과의 인터뷰를 통해 사회학적분석을 시도했다. 그는 연하남과 연상녀의 관계는 ‘권력을 가진 남자가 여자를 선택한다’는 부권사회의 기본 규칙에 위배되기 때문에사회적으로 거부된다고 해석한다.그러나 여성의 평균수명이남성보다 높아지고 가사 등에서 서로를 지원하는 일이 늘어남에 따라 배우자의 나이를 제한하는 틀이 깨지고 있으며,연상녀 증가는 여자가 스스로에 대해 내리는 정의를 변화시켜가는 과정이라고 풀이한다.저자가 연상녀를 옹호하는 것은아니다.다만 있을 수 있는 하나의 관계로 보고 자신의 자유로운 선택을 존중하라는 것이다. 바람직한 결혼의 관점으로 ‘평등과 선택’을 강조한 ‘결혼할까 혼자 살까’(김양호 등 지음,김영사)도 함께 읽으면 어울리겠다. 김주혁기자
  • [요리 비화] ‘바닷가재 전’에 매혹된 미테랑

    지난 93년 가을 미테랑 대통령이 프랑스 국가원수로는 처음으로 우리나라를 국빈자격으로 비공식 방문했을 때다.문화계인사로 영화배우 소피 마르소와 세계적인 건축가 세자르 등이 다수 동행했다.미테랑은 외국 방문시 요리사를 항상 동반하기로 유명했다. 우리나라를 찾았을 때도 예외는 아니어서 프랑스에서 요리사는 물론 음식이 대통령 입에 바로 들어가기 직전 미리 맛을보는 검식관까지 동행했다.그만큼 미테랑 대통령은 까다로운입맛을 가졌다. 프랑스 대사관에서 비공식 칵테일 리셉션이 있던 날 우리호텔에서 음식을 맡게 됐다.외국의 카나페처럼 식사전에 가볍게 식욕을 돋굴 수 있도록 개발한 한국식 카나페 메뉴는‘바닷가재 전’이었다.말그대로 바닷가재로 만든 전이다.그리고 너비아니 구이를 꼬치에 꽂아만든 ‘산적’등을 준비했다. 결과는 대성공.미테랑 대통령은 요리사에게 “무엇으로 만들었느냐,맛있어 보인다”는 등 몇마디 말을 던진 뒤 검식관의 시식도 무시하고 바로 바닷가재 전을 들었다.한번 맛을본 뒤 포크나 젓가락을 사용하지 않고손으로 전을 들고 한입 한입 천천히 베어 먹으며 맛을 음미했다.곧이어 소피 마르소와 세자르 등에게도 음식을 권하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꼬치에 꽂혀있던 산적을 하나하나 손으로 떼어 먹으며 “트레 비엥(아주좋다)”을 연발했고 와인과도 아주 잘 어울리는 맛이라고 칭찬했다.이때 검식관들은 매우 당황한 얼굴이었다고 당시 통역을 맡았던 외국어대 최정화 교수가 나중에말했다. 한 나라의 국가원수,세계적인 영화배우,건축가들은 명성 때문에 모든 면에서 깐깐하고 도도할 것이라는 선입관을 가졌던지라 생각외로 소박하게 음식을 음미하는 미테랑 대통령을보며 뿌듯한 느낌이 가졌다.그뒤 2년이 지난 95년 미테랑 대통령이 운명을 달리했다는 소식을 들었고 맛있게 음식을 들던 모습이 눈앞에 한동안 어른거렸다. ◆ 정영우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호텔 총주방장
  • 이기준 서울대총장 졸업식사 “통일국가 이끌 자세…”

    이기준(李基俊) 서울대 총장은 26일 교내 체육관에서 열린제55회 학위수여식에서 식사를 통해 “새로운 세계를 향한걸음이 조국과 세계의 행복한 미래를 개척하기 위한 발걸음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학위수여식에서는 학사 3,217명과석·박사 2,616명이 학위를 받았다.이 총장의 식사를 간추린다. 21세기와 함께 인생의 새로운 출발점에 선 여러분에게 우리사회는 많은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새롭고 알찬정보로 무장하고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해야 할 것이며 우리와 우리 후손들이 쾌적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환경친화적 정신으로 무장해야 할 것입니다.국내적으로는 조국의 통일을이루기 위한 초석이 되어야 하는 동시에 통일된 조국을 이끌어갈 구체적인 준비를 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여러분이 변혁의 시대를 이끌 기수로서 마음에 새겼으면 하는 몇가지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재학시절 키워왔던 진리탐구의 열정과 창의적인 사고를 영원히 간직해야 합니다.또한 여러분이 맡은 일과 여러분이 속한 사회 속에서 늘 새로운 것을추구함으로써 급변하는시대의 선구자가 돼야 할 것입니다. 둘째,여러분에게 주어진 기득권이나 눈앞의 이익에만 연연할 것이 아니라 주위의 모든 사람과 함께 누릴 수 있는 행복한 미래를 꿈꾸어야 할 것입니다.여러분은 모든 사람이 더불어 잘 살 수 있는 미래를 만드는 주역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셋째,여러분의 시야와 활동무대를 세계로 넓혀 전세계를 누벼야 할 것입니다.여러분의 선배가 “조국의 미래를 보려거든 눈을 들어 관악을 보게 하라”고 했지만 이제 여러분은“세계의 미래를 보려거든 눈을 들어 관악을 보게 하라”는새로운 말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졸업생 여러분들은 이제 새로운 세계를 위한 힘찬 걸음을내딛게 됩니다.여러분들의 발걸음이 서울대학 졸업생의 발걸음에서 머물지 않고,조국과 세계의 행복한 미래를 개척하기위한 발걸음이 될 것을 굳게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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