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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들의 만찬’ 그리스 음식

    깜찍한 하얀 건물들과 에메랄드빛 지중해,신화와 파르테논 신전,고대 민주주의와 철학….이국적인 정취속에 낭만 가득한 게 그리스의 이미지다.사실,그리스는 현실적인 거리 8522㎞보다 더 멀다.수도 아테네까지 바로 가는 직항로가 없어 교류도 많지 않은 편이다.국내에선 한국외국어대에 그리스어학과가 올해 개설됐을 정도. 이렇듯 멀게만 보이는 그리스에 대한 관심이 최근 부쩍 달아 오르고 있다.그리스 음식점도 잇따라 문을 열고 있다.두달 앞으로 다가온 아테네올림픽도 있겠지만 그리스 음식이 건강식이자 장수식단으로서 관심의 표적이 된 까닭이다. 서양 문화의 한 축인 그리스는 음식문화가 매우 발달했다.그리스인 조리사 야니스(49)씨는 “유럽 문화의 시초인 그리스 음식은 프랑스·이탈리아와 함께 서양의 3대 요리”라며 “재료 고유의 맛을 살리면서 건강을 지켜주기 때문에 유럽의 상류층은 그리스 음식을 더 즐긴다.”고 자랑했다. 그리스 음식을 최고의 건강식 반열에 오르게 한 것은 올리브.여신 아테네는 포세이돈과의 전투 이후 자신이 도시를 지켰다는 증표로 남긴 것이 올리브 나무였다 한다.이렇듯 ‘신의 선물’ 올리브는 그리스 식단에서 빠지지 않는다.그리스 선원이 에게해에 떠다니는 올리브 열매를 건져 먹어봤더니 쓴 맛과 떫은 맛이 빠져 먹기 좋은데 착안해 올리브를 소금물에 절여 먹기 시작했고,올리브 기름은 우리의 간장처럼 거의 모든 음식에 들어간다. 그리스 음식점 산토리니 사장 최정은(33)씨는 “그리스는 삼면이 바다인데다가 산악지대가 많아서 먹거리가 해산물과 야채 위주로 우리와 비슷하다.”며 “육류는 전통적으로 양과 염소고기 정도였다.”고 말했다.토마토와 시금치 등의 야채와 함께 마늘·콩·양파·포도잎·백리향(타임) 등을 많이 쓴다.그는 “그리스인은 유럽 어느 국가보다 마늘과 콩을 많이 먹는다.”고 소개했다. 양과 염소 젖을 섞어 발효된 그리스 특유의 페타치즈는 파이·샐러드 등 거의 대부분 요리에 다 들어간다.우리의 두부처럼 희멀건 색깔에 딱딱하며 맛은 시큼하면서 짜다.40도가 넘는 그리스 전통술 ‘우조’를 마실 때 페타치즈에 올리브유와 꽃박하(오레가노)를 뿌려 안주로 먹는다.페타치즈와 우조는 아직 국내에는 수입되지 않아 맛보기가 쉽지 않다. 양·염소 젖으로 만든 요쿠르트를 샐러드에 뿌리거나 빵에 발라 먹는다.요쿠르트로 만든 차지키 소스는 우리의 된장처럼 거의 모든 음식에 다 들어가는 국민적 소스다.요쿠르트에 마늘·오이 등을 갈아 넣고 올리브 기름을 넣어 섞은 것으로 그리스의 대표적인 음식인 기로스를 찍어 먹는다. 식초 또한 빠질 수 없다.그리스 식당 그릭조이 대표 전경무(48)씨는 “그리스 음식은 대체로 시큼한 맛이 많은 데 이는 식초나 레몬즙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라며 “예전에는 집집마다 마시다 남긴 레드와인으로 직접 식초를 담갔다.”고 말했다. 그리스인들은 문어나 오징어를 우리처럼 잘 먹는다.같은 유럽이지만 독일 사람들이 징그럽다고 기겁하는데 정작 우리와 비슷한 것이 재미 있다. JW메리어트서울의 에드 문터(44) 총조리장은 “그리스 요리 ‘칼라마리’는 오징어를 링처럼 썰어 밀가루 옷을 입혀 튀겨 먹는 것으로 한국의 오징어 튀김과 비슷하다.”며 그리스식 문어 요리인 ‘문어 적포도주 스튜’를 제안했다.문어는 그리스 어부들의 술안주로도 유명한데,해빛에 말린 문어를 숯불에 굽기전에 두들겨 부드럽게 한단다. 오늘날 그리스의 3대 음식은 기로스·스블라키·무사카다.‘회전’을 뜻하는 기로스는 닭이나 돼지고기를 꼬치에 끼워 돌려 구운 다음 인도식 빵 ‘난’과 비슷하게 생긴 피타빵에 야채와 함께 싸먹는 것으로,‘굽다.’는 뜻의 터키 음식 케밥과 비슷하다. ‘꼬치’란 뜻의 스블라키는 우리의 꼬치처럼 그리스의 길가 음식점에서 연기를 피워대며 행인을 유혹하는 음식.상큼한 샐러드가 곁들여진다.고기를 차지키 소스에 찍어 피타빵에 싸서 먹는다.무사카는 다진 고기에 토마토 소스를 듬뿍 넣고 호박 등의 야채와 치즈를 넣고 오븐에 구워 먹는 음식이다. 영생불멸한 신들의 주식인 ‘암브로시아’와 신들이 마신 술 ‘넥타르’를 동경해온 그리스,기원전 330년 아케스트라토스가 세계 최초의 요리책을 남겼을 정도로 먹는 것을 ‘밝혔다’.오죽하면 한 낮의 인사도 ‘칼리오렉시(맛있게 드세요)’일까.ΚΑΛΗ ΟΡΕΞΗ! 글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도움말 유재원 한국외국어대 그리스·발칸어학과장 ■ 문터의 문어 요리조리 ●문어 적포도주 스튜(4인분) 재료 문어 900g,썬 양파 450g,월계수잎 2장,토마토 1개,올리브 오일 4큰술,으깬 마늘 4개,설탕 1작은술,채썬 꽃박하(오레가노·또는 로즈마리) 1개,다진 파슬리 1큰술,적포도주 2/3컵,적포도주 식초 2작은술,허브·잣 약간씩 만드는 법 (1)냄비에 물을 붓고 양파 100g과 월계수잎을 넣은 다음 약한 불로 끓여 문어를 익혀낸다.(2)끓는 물에 토마토를 30초 동안 넣었다 꺼내서 찬물에 헹궈 껍질을 벗긴 다음 잘게 채썬다.(3) (1)의 문어를 꺼내 물을 빼고 칼로 먹음직한 크기로 자른다.작은 문어는 대가리를 같이 썰어 넣어도 되지만 큰 문어는 머리 부분을 따로 떼낸다.(4)팬에 오일을 두르고 달군 다음 문어·남은 양파·마늘을 넣고 3분가량 볶는다.토마토·설탕·꽃박하·파슬리·적포도주와 식초를 넣고 걸쭉해질 때까지 저으며 익힌다.(5)팬의 뚜껑을 덮고 아주 약한 불에서 소스가 걸쭉해지고 문어가 부드러워질 때까지 익힌다.가장 약한 불로 익힐 경우 1시간가량 걸린다.(6)접시에 (5)를 담고 허브·잣을 고명으로 올려 차려낸다. ■ 눈에띄는 그리스 음식점 ●일산 그리크하우스 고객이 고급스러워졌다.아니 까탈스러워졌다.맛은 당연히 좋아야하고,건강까지 생각하는 까닭이다.보기도 좋고 안온한 분위기까지 갖춰야 한다.이런 음식점으로 경기도 일산신도시의 저동초등교옆 그리크하우스(031-921-8959)를 들 수 있다.격조있는 정통 그리스 레스토랑을 표방한 이 집에 들어서면 ‘신의 나라’ 그리스답게 그리스에서 공수된 여러 신들이 미소를 띠고 반갑게 맞아준다. 그리크하우스는 70여년째 내려오는 그리스 정통 음식점인 아테네의 로베르토 갈리가(街)의 아크로폴리스(210-923-7260)의 자매점.아테네를 소개하는 관광책자에도 등재될 정도로 유명한 이 음식점의 운영자이자 조리장인 야니스(49)씨가 그리크하우스의 주방을 책임지고 있다.그는 “한국에 세계적인 그리스 정통 음식점이 없다는 말에 충격을 듣고 그리스 음식을 보여주고 싶어 왔다.”고 말했다.그리스 음식은 우리에겐 다소 생소하지만 담백하고 페타치즈와 차지키소스 등 발효식품의 맛은 우리에겐 잘 맞다.이탈리아나 프랑스처럼 느끼하지 않고 담백하며,동남아처럼 자극이 강한 향신료를 쓰지 않기 때문이다.점심 때 맛볼 수 있는 식단으론 런치A세트(1만 5000원)는 수프·그리스식 샐러드·무로크라이와 커피가 나온다.무로크라이는 닭고기와 매콤한 소스를 곁들인 덮밥으로,목이 약간 따끔거리는 정도지만 우리 입맛에도 맞다.B세트(1만 7000원)는 무로크라이 대신 기마(잘게 다진 쇠고기를 매콤하게 볶아서 만든 덮밥)가 나온다. 또 A코스(3만 5000원)는 샐러드·치즈 사가나키·버터와 토마토스스에 굵은 흰콩을 오븐에 요리한 버터빈·스블라키·무로끄라이·디저트가,B코스(5만 5000원)는 수프와 그리스식 문어요리인 옥토퍼스와 그리스식 양갈비 구이인 파이다키가 추가된다. 일품으론 그리스식 문어요리(1만 3000원),버터빈(8000원),사가나키(치즈 1만 2000원,새우·홍합 1만 5000원) 등도 있다. 최성환(33)대표는 “국내 최고의 그리스 레스토랑 이란 지위를 고수하기 위해 조만간 그리스 전통술 우조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사진 남상인·안주영기자 sangin@seoul.co.kr ●이태원 산토리니 5월에 오픈한 이태원 해밀턴호텔 뒤쪽의 산토리니(02-790-3474)의 상호는 그리스 동남쪽의 활화산섬 산토리니(그리스어로 티라)에서 따왔다.사장 최은정(33)씨는 “그리스에 대한 동경으로 그리스 말을 배우고,그동안 여남은 차례나 그리스에 갔다왔다.”고 말했다. 산토리니에선 크루즈 선박의 조리사였던 그리스인이 주방을 맡고 있다.전식으로 새우 사가나키(1만 7000원)를 권할 만하다.두세명이 하나만 주문해도 된다.배모양의 그릇에 담겨나오는데 토마토 소스와 페타치즈가 많이 들어가 전반적으로 주황색이었다.동글동글하게 말린 작은 새우가 가득하다.짭조름하면서 약간 신맛이 났다.일행 중 “아이들에게 밥을 비벼 줘도 좋아하겠다.”고 가족을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만큼 우리 입맛에 맞았다.이밖에 시금치 파이와 치즈 파이 등의 에피타이저가 6000∼1만 7000원이었다. 그리스의 대표적인 음식인 돼지고기 스블라키(2만원)는 감자튀김과 돼지고기 꼬치구이,토마토 등의 야채가 한 접시에 가득 담겨 나왔다.기로스(1만 8000원)는 돼지고기로 나왔다.주메뉴는 1만 7000∼3만 2000원인데 샐러드가 기본으로 나온다.음식은 담백하지만 다소 짰다.차림표는 한국어 설명없이 그리스어와 영어로만 적혀있다.주인을 불러 설명을 듣고 주문하면 좋다. ●홍대앞 그릭조이 홍대앞 소공원옆의 그릭조이(02-338-2100)는 이국 음식을 찾는 이들이 가볼 만하다.벽면의 에메랄드빛 지중해가 이국적인 풍취를 느끼게 한다.그리스 타운으로 유명한 캐나다 토론토에서 그리스 식당을 운영했던 전경무(48)씨는 한국으로 역이민,그리스 레스토랑을 냈다.그는 “그리스인 도라 할머니에게서 본토의 맛과 요리법을 배웠다.”며 손맛을 자랑했다. 그릭조이의 가장 대표적인 식단은 무사카(8900원).잘게 다진 쇠고기를 레드와인과 허브로 볶은 다음 감자·호박·가지 등을 넣고 오븐에 구워낸 요리다.빵과 샐러드도 같이 나온다.닭기로스(3900원) 외에도 스블라키(5900원)를 맛볼 만하다.상큼한 그리스식 샐러드가 곁들여 나오며 꼬치에 꽂힌 고기를 차지키소스에 찍어 먹으면 된다.파스티치오(8500원)도 좋다.토마토와 쇠고기를 주 재료로 한 미트 소스에 파스타 면을 층층이 쌓아서 오븐에 구워 낸 것으로 이탈리아 음식인 라자냐와 조리법이 비슷하다.그리스인들은 이탈리의 파스타 원조라고 주장한다.그리스 음식을 골고루 맛보고 싶다면 스블라키·파스타치오·무사카·기로스·샐러드 등이 나오는 스페셜(2인·1만 9900원)을 권할 만하다. ●이대앞 기로스 한국 최초의 그리스 음식점은 이화여대 정문 앞에서 럭키아파트쪽으로 가는 길목의 기로스(02-312-2246)다.2002년 12월 문을 연 기로스는 그리스식 샌드위치로 대표적인 식단이다.기로스(4000원)는 점심이나 새참으로 많이 먹는다. 사장 김부호(54)씨가 캐나다에서 이민생활을 하던 중 기로스를 배워 국내로 돌아와 차렸다.“기로스를 샌드위치처럼 테이크 아웃하는 손님들이 많다.”고 김씨는 들려줬다.이 집의 피타빵(2000원)은 외국인들에게 유명하다.외국인에게만 가정용으로 빵을 판다.피타빵을 뜯어 차지키 소스에 찍어 먹던 신가영(23·이대 법학과 4년)씨는 “일반 패스트푸드는 기름기가 많아 느끼하지만 기로스는 맛이 담백해 마음에 든다.”며 “한달에 두세 번 정도는 찾는다.”고 말했다. 요즘엔 특히 2인용인 올림픽세트(1만 5000원)가 아주 인기다.기로스와 스블라키,피타빵,샐러드에 음료수 두잔이 나온다.돼지고기와 닭고기 꼬치가 하나씩 나오는 스블라키(5000원)만 따로 주문해도 된다.학교앞인 탓에 맥주를 비롯한 술은 팔지 않는다.맛이 다소 미국화된 탓에 처음 먹어도 거북하거나 생소하지 않다.˝
  • 푸드채널 ‘챌린지 투쉐프’ 등 신설

    요리전문 케이블·위성채널인 푸드채널이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메뉴를 푸짐하게 선보인다.정통 요리법,새로운 푸드 트렌드 등 6개의 다양한 자체 제작 프로그램이 신설되는 것. 이번주 신설되는 4편의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방송은 실업극복 리얼리티쇼인 ‘챌린지 투 쉐프’(월 오전 11시50분).요리사를 희망하는 12명이 이탈리아 최고의 요리스쿨에 도전하는 과정을 담는다.‘니하오 코리아’(금 오전 9시50분)는 최신 유행하는 중국 요리를 만들어 보는 프로그램.현재 중국에서 많이 먹는 요리,건강식,실생활에서 응용될 수 있는 요리를 대상으로 중국요리사 여경옥과 푸드 스타일리스트 유경이 진행한다. ‘우영희의 아름부엌’(월·화 오전 9시50분)은 제철 요리로 건강 포인트를 짚어주면서 웰빙 식단의 정보를 제공한다.‘세계 최고의 레스토랑’(금 오전 10시20분)은 푸드채널에서 최초로 시도하는 해외 로케 프로그램으로,각 나라 대표요리를 맛있게 하는 레스토랑을 찾아간다. 다음주도 2편이 선보인다.‘레드 캐츠 오픈 키친’(월·화 오전 10시50분)에서는 푸드 스타일리스트 박재은이 새로운 트렌드의 쿠킹쇼를 펼친다.‘본죠르노 쉐프’(수 오전 10시50분)에서는 이탈리아 요리사 파올로가 쉬운 이탈리아 요리법을 알려줄 예정이다.이와 함께 미남 요리사 커티스 스톤이 만찬코스를 제안하는 ‘디너 박스’,쌍둥이 요리사 형제가 삶과 요리세계를 보여주는 ‘쌍둥이 요리사 테너’등 7편의 해외 프로그램도 새롭게 시청자를 맞는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삶과 경영 이야기](14) ‘제2 고리채 정리’ 나선 정대근 농협 회장

    정대근 회장은 헌칠한 키(180㎝)만큼이나 말하는 데에도 거침이 없다.60평생을 살면서 줄곧 지켜온 신념이 진솔하고 투명하게 사람과 일을 대하자는 것이었다고 자신있게 말한다.정 회장은 “지금이 나의 30년 농협 활동에 있어 최대의 위기이자 기회”라고 말했다.안팎으로 처한 우리 농촌과 농업의 현실이 그만큼 위중하다는 얘기다.그는 ‘혁신’밖에는 길이 없다고 강조했다. ●농촌 고리채 정리가 반평생의 숙원 사업 세상 물정 몰랐던 서른 한 살에 처음 작은 시골 조합장이 됐다.내리 8번 연임을 하고,환갑이 된 지금 중앙회장을 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반평생을 농협에 바친 셈이다. 내 고향은 낙동강이 굽이치는 밀양시 삼랑진읍이다.마산과 부산이 갈라지는 곳으로 예로부터 교통의 요지로 꼽혔던 곳이다.부친께서 3만평 정도의 농사를 지었으니 마을에서 꽤 큰 부자로 통했다. 초등학교 시절엔 수재라는 소리를 듣고 자랐다.부산공고에 다닐 때에도 2등이라곤 몰랐다.부산상고와 더불어 부산공고도 명문 중 하나였다.부산공고 총학생회장 시절에 4·19혁명이 터졌다. 대구 경북고에서 시작된 학생운동은 부산에서도 요란했다.공부도 안 하고 학생운동한다고 돌아다녔다.부산시 학생회를 만든 뒤 부산의 한 대학에 들어갔지만 중간에 그만두었다.동네 사람들이 “저 친구 서울 명문대 갈 것”이라고 했는데 공부를 제대로 못했으니 나도 가족들도 참담한 심정이었다.불행은 한꺼번에 찾아온다고,마침 부친이 돌아가시면서 집안 살림도 형편이 어려워졌다.무작정 고향으로 내려왔다. 동네 유지들이 나에게 농협 조합장을 맡으라고 권했다.똑똑했던 어릴 적 모습 때문이었다.조합이 뭔지는 몰랐지만 집에서 과수원도 했기 때문에 농산물에 대해서는 훤했다.1975년 삼랑진 조합장에 처음 당선됐다.“그래,우리 고장을 정말 아름답고 잘 사는 곳으로 만들어 보자.” 사실 그때에는 정치에도 마음이 있었다.물론 지금은 “흙에서 태어났으니 조용히 흙으로 돌아가는 게 맞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농협을 농민에게 돌려달라” 조합장을 하면서 나는 아침마다 일부러 부산까지 가는 통근열차를 탔다.그때 열차에는 통학생들과 함께 부산에서 보따리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 많이 탔다.기차에 오르면 승무원의 도움으로 안내방송 마이크를 잡았다.“○○공판장으로 가세요.그곳에 가면 좋은 값에 팔 수 있습니다.” 삼랑진 복숭아를 한 곳에 다 모아서 시세를 잘 받아 팔았다.지금으로 말하면 농산물 ‘계통출하(공동판매)’였던 셈이다.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니었지만 그 길만이 조합원들이 조금이라도 높은 값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어떤 때는 삼랑진 복숭아를 하루 동안 화물차 35대분을 실어 날랐다.토마토는 인천 공판장까지 싣고 가기도 했다.서울 공판장에도 발이 부르틀 정도로 돌아다녔다.그래서 공판장에 대해 모르는 게 없다.입으로 웅얼웅얼대는 경매인의 눈빛만 봐도 “저 친구 어젯밤에 술 좀 마셨구나.”하고 알 수 있었다.소주를 몇병 먹었는지 안주를 잘 먹었는지 못 먹었는지조차 훤히 눈에 들어왔으니 그날 경매시세를 가늠하는 게 어렵지 않았다.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 때에는 한국 농협 대표로 스위스 제네바에서 쌀시장 개방반대 운동을 했다.전국 농민대표로서 서울 여의도에서 최대 규모의 농민집회도 이끌었다.협동조합운동이든 농민운동이든 농민이 떳떳하게 잘 살도록 해 주는 게 진짜 운동이다.농민대표 노릇을 하며 외친 구호는 “농협을 민주화시키고 중앙회장 자리를 농민에게 돌려달라.”였다.결국 나는 2000년 1월 농협,축협,인삼협을 합친 통합 농협의 1기 민선 회장에 당선됐다. ●실익을 주고 믿을 수 있는 농협 지금까지 살면서 잊지 못하는 일이 있다.70년대 말 3선 조합장으로 일할 때 조합장실에 지팡이를 짚고 남루한 두루마기를 입은 할아버지 한 분이 찾아왔다.할아버지는 대뜸 “돈 50만원을 빌려 달라.”고 했다.워낙 큰 돈이어서 “어르신,왜 그러십니까.”하고 물었더니 할아버지는 “집사람이 일찍 죽고 혼자서 늦둥이 딸을 키웠는데 곧 딸이 시집간다.”면서 “죽기 전에 부모 노릇 좀 하고 싶으니 도와달라.”고 사정했다.나는 고심한 끝에 대출계 직원에게 50만원을 빌려 주라고 지시했으나 직원은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양반에게 거액대출은 절대로 안 된다.”고 버텼다.3일을 설득해 내가 보증인이 돼 대출을 해 주었다. 몇년 뒤 나는 돌연 농림부로부터 감사(監査)를 받았다.이유를 캐보니까 도시에 사는 그 할아버지의 조카가 “정대근 조합장이 어리숙한 시골 노인에게 돈을 빌려주고 고리를 뜯고 있다.”고 농림부에 투서를 했던 것이다.감사결과 대출금리 연 15%가 다른 조합과 똑같은 것이어서 혐의는 벗었지만 도시은행들의 연리 10%보다는 무척 높은 편이라는 게 마음에 걸렸다. 처음에 조카 말만 듣고 조합을 괘씸하게 여겼던 할아버지는 오해가 풀리자 담배 2보루를 들고 찾아왔다.그는 아무 말도 못하고 눈물만 뚝뚝 떨궜다.나는 그때 생각했다.“순박한 촌부가 나를 오해하면서 얼마나 속이 상했을까.농민 대출의 높은 금리를 도시 은행들처럼 합리적으로 낮출 수 있는 길은 없을까.”결국 이때의 고민이 오늘 농민대출의 금리를 크게 내린 계기가 됐다. 아내는 초등학교 동기동창이다.장인이 일본에서 의과대학을 나온 분이어서 아내는 유복한 집안의 딸로 자랐다.나는 1년에도 제사를 셀 수 없이 많이 지내야 하는 보수적인 집안의 장남이다.그런 아내가 젊은 나이에 돈벌이도 시원치 않고 선거판이나 돌아다니는 남편에게 시집 와서 고생했으니 돌이켜보면 참 몹쓸 짓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아내는 평생 큰 소리 한 번 내지 않고 나를 내조했다.문밖 출입도 제대로 못한 채 살았다.그런 아내와 지난해 처음 제주도에 갔다.아내는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우리나라에 있었느냐.”며 좋아했다.나를 믿고 따라준 사람들을 위해 나는 해야 할 일이 많다. 농협이 잘 돼야 농민이 산다.나는 반평생 조합장을 하면서 “사촌이 잘 사는 것보다 농협이 잘 되는 것이 여러분에게 낫습니다.”라고 말하곤 했다.농협이 잘 되면 돈을 얼마든지 빌릴 수 있다.그러기 위해서는 농협의 자립이 중요하다.자립할 수 있는 조합은 살아남고 농민에게 실익을 주지 못하는 부실조합은 어쩔 수 없이 도태될 것이다. 나의 경영철학은 정도(正道) 경영이다.기본에 충실하면 된다는 것이다.사람을 바르게 대하고 올곧게 뜻을 펼치면 안 되는 일이 없다는 게 평생의 신조다.농민과 농협이 서로 협동하며 상생(相生)하고,농민과 도시민이 함께 잘 사는 게 내 꿈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중앙회가 단행한 일선 지역조합의 상호금융 대출금리 인하 조치는 농민도 도시민과 더불어 잘 살아보자는 것이다.‘제2의 농어촌 고리채 정리사업’이라고 부를 만한 일이다.농촌은 고금리에 시달리고 있다.현재의 농협은 61년 농업은행과 구 농업협동조합이 합쳐져서 탄생했다.72년부터 농림수산업자를 대상으로 신용보증 업무를 시작했다.그때는 촌에 사는 농민들은 편하게 돈 빌릴 곳이 없어 고리 사채에 손대기 일쑤였다.그러나 신용사업 덕분에 고리채가 없어졌다.농협이 최초로 농촌에서 고금리 사채를 몰아낸 것이다. 그로부터 30여년의 시간이 흘렀다.그러는 사이 또다시 도시와 농협간 금리 차이가 생겼다.도시 은행들은 서로 경쟁을 하며 자연스럽게 금리를 낮췄지만 열악한 금융환경의 농촌에서는 이런 혜택을 누릴 수가 없었다.농민들은 또다시 비싼 이자를 물면서 대출받아 농사를 지었다.앞으로 통합 2기 농협은 고금리를 농촌에서 몰아낼 계획이다.전에는 농협도 신용조합 등과 마찬가지로 금리가 연 9∼10%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시중은행 수준인 8.5% 정도다. 전국 1320여개 지역조합 가운데 1218곳이 금리를 인하했다.중앙회 방침에 적극 호응해 준 지역조합에 고마움을 전한다.그러나 지역조합은 저금리 체제로 가면서 그만큼 생긴 이익감소를 자구책을 통해 메워야 한다.필요하다면 구조조정도 해야 할 것이다. 통합 2기 농협은 유통 대혁신에도 나설 것이다.농민은 고품질의 농산물 생산에만 몰두하고 판매와 정산,수송은 농협이 책임지겠다는 것이다.또 농협을 지역사회의 문화복지 센터로 만들겠다.이것이 내가 반평생을 몸 담고 있는 농협을 위해 마지막으로 할 일이다. ■ 정대근 회장은 정대근(鄭大根·61) 농협중앙회장은 지난달 25일 통합농협(농협·축협·인삼협)의 2기 회장으로 재선됐다. 1999년 3월 전임자의 잔여임기를 넘겨받아 지금까지 5년여 동안 회장으로 있으면서 괄목할 만한 경영성과를 거뒀다.지역조합 예수금이 65조원(98년)에서 103조원(2003년)으로 늘었고,같은 기간 순이익도 1144억원에서 6448억원으로 증가했다.적자 조합은 106곳에서 26곳으로 줄었다.최근에는 은행·보험 등 금융사업을 대대적으로 강화하고 있다.경기침체로 고통받는 농민들을 위해 올초 대출금리를 큰 폭으로 낮춰 환영받기도 했다. 바른 말과 거침없는 행동으로 유명한 정 회장이지만 부리부리한 눈에 눈물도 자주 고인다고 주변에서는 말한다.거세지는 농산물시장 개방압력과 내부환경 변화 등 안팎으로 대 전환기에 선 지금,정 회장의 ‘개혁적 공격경영’이 농협을 어떻게 변모시킬지 궁금하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美를 움직이는 ‘히스패닉’

    “세계를 움직이는 것은 미국이지만 미국을 정상적으로 가동시키는 것은 히스패닉이다.”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고 하겠지만 한번이라도 미국 땅을 밟은 사람은 이말에 고개를 끄덕인다.‘라티노’로도 불리는 이들이 없으면 미국은 당장 쓰레기 천국이 된다.공항이나 건물,주택지역에서 쓰레기를 수거하고 잔디를 깎는 사람은 두말할 것 없이 모두 히스패닉이다.미국을 상징하는 맥도널드 등 패스드푸드점은 히스패닉의 성장 발판이다.점원들 가운데 백인이 사라진 지는 오래됐다.인도 등 아시아계도 적지 않지만 히스패닉에 밀리고 있다.3∼4년전부터 히스패닉 이민이 급증하면서 흑인을 제치고 소수계 가운데 최대가 됐다.식품점의 계산원과 주유소·주차장 직원,건설 근로자,청소원 등은 히스패닉이 거의 장악했다.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미국에 동화하지 않고 스페인어를 쓰며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를 형성,역사학자 새뮤얼 헌팅턴은 미국이 ‘영어권의 앵글로’와 ‘스페인어권의 히스패닉’으로 양분될 것이라고 경고했다.현금인출기나 기업들의 자동응답기는 영어나 스페인어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면서 시작한다.아직은 히스패닉이 경제·사회적으로 하층부류를 형성하고 있으나 정계 진출도 점차 느는 추세다. ●최대 소비계층으로 급부상 히스패닉들의 가족에 대한 관심은 각별하다.집단의식과 위계질서를 존중하기 때문에 물건을 고를 때도 여러 가지를 함께 산다.비록 소득은 연간 3만달러 안팎이지만 소비욕구는 강하다.그 때문에 기업들은 히스패닉만 겨냥한 별도의 광고를 내보낸다.광고마케팅업체의 앨리사 조셉 부회장은 “단순히 인구 측면이 아니라 가족과 패션을 중시하는 히스패닉 성향 때문에 이상적인 소비계층으로 분류되고 있다.”며 “그들을 무시하면 업계에서 도태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현재 스페인어로 만들어진 광고전단이나 TV광고는 연간 50억달러에 육박할 정도다.예컨대 히스패닉을 상대로 한 가전업계의 광고비는 3억 900만달러로 전자업계 전체 광고비의 19.6%를 차지한다.특히 전화업체들은 이들을 대상으로 총력전에 나섰다.은행 등 금융기관은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직원들을 일정 비율 채용하고 있다. 버지니아 애난데일에서 청소일을 대행하는 페루 출신의 엘비아 밀러(여·31)는 전화요금으로 한달에 200∼300달러를 낸다.엘비아는 “페루에 부모님과 세 동생을 두고 왔는데 보통 하루에 한번은 전화를 건다.”면서 “미국에 오라고 설득하기 위해 요즘 통화량이 더욱 늘었다.”고 말했다.그녀는 “우리들이 원하는 건 국제전화인데도 전화회사들은 미국내 장거리 요금 할인에만 주력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같은 수요를 감안,넥스텔과 싱귤러 등 휴대전화업체들은 가족이 모두 쓸 수 있는 국제전용 휴대전화 프로그램을 내놓았다.플로리다의 한 업체는 남미 지역을 ‘워키토키’처럼 바로 연결하는 국제회선을 분당 10센트에 팔아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3D 업종 완전 장악 워싱턴 시내 건물의 상당수는 지하 3∼5층을 공공 주차장으로 활용한다.민간에게 운영을 위탁하며 요금은 하루에 12∼15달러,한달에 250∼300달러 안팎으로 수입이 짭짤하다.5년전만 해도 흑인들이나 중국계가 주차장 사업을 맡았다.요즘은 히스패닉이 휩쓸고 있다.히스패닉계 저임금 근로자를 고용,건물주에게 유리한 계약조건을 내놓아 이들을 당해낼 수가 없다. 백악관 옆 14번가와 G가에서 6명의 히스패닉을 두고 지하주차장을 운영하는 로데스는 “시간당 10달러 미만의 임금을 줘도 일하려는 사람이 줄을 섰다.”며 “같은 조건이면 다른 소수계보다 같은 언어를 쓰는 히스패닉을 고용한다.”고 말했다.인도 출신이 장악한 택시업계에도 히스패닉의 진출이 눈에 띄면서 양측간 마찰이 심심치 않다고 워싱턴 경찰관계자가 전했다. 미국에서 잔디깎기는 하나의 업종이다.1990년대 말까지만 해도 중국계와 한국계가 경쟁을 벌였으나 요즘은 히스패닉의 독무대다.단독주택의 경우 월 4차례 집 주변의 잔디를 깎으면 250∼300달러가 적정 가격이었으나 히스패닉이 진출한 뒤 200달러까지 떨어졌다.이들은 가족단위로 일하면서 ‘가격파괴’로 무장,아예 경쟁의 씨를 말리고 있다.최근 파키스탄과 인도 등 서남아계 이민자가 급증하지만 이들의 ‘세’에는 아직 미치지 못한다. ●미국 파워세력으로 발돋움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데다 대부분 고국에 두고 온 가족들을 부양해야 한다는 공통의 의무감을 갖고 있다.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으면서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것도 같다.흑인이 백인 사회의 뒤를 쫓고 중국이나 한국 등 아시아계가 안정적인 기반을 닦았다면 히스패닉은 막 성장하는 단계다. 조지타운 근처의 샌드위치점에서 일하는 20대 후반의 시실리아 카스틸로는 엘살바도르 출신이다.5년전 미국인과 결혼해 시민권을 얻었으나 지금은 혼자 산다.위장결혼인지 확인할 수 없으나 그녀는 한달에 300달러씩을 고국의 부모에게 부친다고 말했다.밤에는 워싱턴 연방건물에서 청소를 한다. 이들이 중남미 등의 고국으로 부치는 현금은 연간 300억달러에 이른다.지난 10년간 송금액은 1800억달러로 추정된다.워싱턴 일대의 메릴랜드와 버지니아 지역에서만 12억달러에 이른다.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워싱턴 지역 히스패닉의 84%가 고국에 돈을 보낸다고 답했다.미국에서 중남미로의 ‘송금 러시’는 해당지역에서 외화벌이의 주요 원천이기도 하다. 히스패닉은 낙태와 피임을 금지하는 가톨릭 신도들로 인구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선거 때마다 이들의 표를 얻으려는 정치인들의 ‘구애’는 끊이지 않는다.조지 W 부시 대통령이 표를 얻기 위해 이민법을 개정하자 민주당은 정략적이라고 비난했다.공화당의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앞으로 20년간 미국의 정치는 히스패닉의 성향에 달려있을 정도라고 말한다. mip@seoul.co.kr˝
  • 스포츠관리·유기농 기사 생긴다

    국가기술자격 9개 종목이 올해 신설된다.산업재해,스포츠산업,유기농 등 최근 인기 상종가를 달리고 있는 분야의 자격들로 벌써부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13일 “이들 9개 자격종목을 신설하는 내용의 국가기술자격법 시행령을 6월 중 입법예고하고 내년 하반기에 시험을 시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신설되는 자격은 유기농업 기사·산업기사·기능사,화훼장식기사,인간공학 기술사·기사,광해방지 기술사·기사,스포츠경영관리사 등이다. ●유기농업 기사·산업기사·기능사 웰빙 열풍과 함께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유기농 식자재를 떠올리면 된다.우리나라 유기농업의 연간 성장률은 40% 이상.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고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가장 유망한 첨단산업이지만 현재 국내 유기농업은 과학적 기술 검증없이 오리,왕우렁이 등 생물이용농법에 의존하고 있는 수준이다. 전문가 집단이 없어 국제유기농업규격을 실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자격 취득자들의 역할이 강조된다.기사 자격은 국제·국내 유기농산물 품질인증,연구·기술개발,생산업무 관리 감독 등의 업무를 하게 된다.산업기사와 기능사의 경우,농산물 생산·가공·유통업무,조사업무 등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필기시험 과목은 재배원론,토양비옥도 및 관리,유기농업개론,유기식품 가공·유통론 등이고 실기시험에는 유기농업생산,품질인증 등의 관련실무가 출제될 예정이다. ●스포츠경영관리사 신설되는 자격 가운데 유일하게 전문사무분야다.등급을 따지면 기사 수준의 자격이다.역할도 다양하다.스포츠단체에서 각종 대회의 기획·운영,스폰서 및 광고주 유치 등을 담당할 수 있고,스포츠용품업에 나서 상품을 개발할 수도 있다.미디어 분야에서 프로그램 개발과 중계권료 책정 및 협상 업무를 맡거나 관련 기업에 취업도 가능하다.최근 정부가 스포츠산업 활성화 대책을 마련하고 관련 인력을 양성키로 해 특히 주목된다. 2001년 현재 스포츠시설업과 스포츠서비스업 종사자 수는 각각 23만여명으로 추산된다.또 9000여명의 체육학 전공자가 매년 쏟아지고 있다.이들 모두가 잠재적인 응시 예상 인력이다.필기시험과목은 스포츠산업론,스포츠경영론,스포츠마케팅론,스포츠시설론 등이다. ●인간공학 기술사·기사 노동계에서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근골격계 질환 등의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전문 인력이다.자격 취득자는 근골격계 질환요인 분석 및 예방교육,작업환경에 대한 인간공학적 연구 및 개선 등의 업무를 맡게 된다.노동부 자료에 따르면,근골격계 질환자 수는 지난 1999년 344명에서 2000년 1009명으로 급증해 2003년 현재 4532명으로 집계됐다.이처럼 매년 근골계질환자가 증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모든 인력작업현장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각 기업에서 인간공학전문가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한국산업안전학회는 기술사·기사에 대한 산업계의 요구인원을 500명 수준으로 예측하고 있다.필기시험은 인간공학개론,작업생리학,산업심리학,관련법규,근골격계질환 예방을 위한 작업관리 등에서 출제될 예정이다. ●화훼장식기사 지난해 화훼장식기능사가 신설된 데 이어 기사 자격도 신설된다.독일의 국가공인 ‘플로리스트 마이스터’에 대비해온 수험생들을 끌어들이겠다는 취지다.따라서 원예학 관련 대학졸업자 수준의 이론적 배경과 실무경험을 갖춰야 응시가 가능하다.기사 자격자는 화훼장식 디자인,관련 상품을 개발하는 작업에서부터 이벤트,전시회,대회 등을 기획관리하고 교육 활동이 가능한 전문성이 요구된다.시험과목은 화훼재료 및 형태학,화훼품질유지 및 관리론,화훼장식학,화훼장식디자인 및 제작론,화훼유통 및 경영론 등 5과목이다.또 디자인 실무가 실기시험으로 치러진다. ●광해방지 기술사·기사 폐광 주변 마을의 환경오염 실태가 부각되면서 대책마련이 시급해지고 있다.광해방지 자격 취득자들은 광산배수·폐기물 오염도 조사,광산 주변 주거환경의 위해도 평가,광해방지를 위한 계획 수립,광해지역 복원작업 등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산업자원부 등 정부기관,광산 및 채석장,지하자원관리업체,환경업체,교육기관 등에서 활동할 수 있다.자원공학과,지구환경시스템공학부,지질학과 등 관련 전공자가 매년 1000여명 정도 배출되고 있으며 이들의 50% 정도가 응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儒林(113)-제1부 王道 제4장 文正公

    제1부 王道 제4장 文正公 이 모든 것은 양들을 이끌어가는 지도자들의 사리사욕 때문에 비롯되었으니,이 어리석은 지도자들을 우리는 정상배(政商輩)라고 부른다. 일찍이 공자는 군자에 대비되는 말로 소인을 이르러 다음과 같은 사람이라고 평하고 있다. “소인은 편당을 짓고 두루 어울리지 않으며,이해관계를 따지는데 밝으며,교만하며 태연하지 못하며,언제나 걱정근심으로 지내며,모든 잘못을 남의 탓으로 돌리는 사람이다.” 결국 정치가 이처럼 갈림길이 많아 어지러운 것은 소인배(小人輩)들의 무리 때문이 아닐 것인가. 나는 다시 찔끔찔끔 술을 마셨다.애초에는 조광조의 무덤에 제사를 지내고 남은 술을 음복하기 위해 마시기 시작한 술이었으나 점심도 거른 공복에 마신 술이었기 때문이었을까,만취한 느낌이었다. 그렇다면. 나는 소리를 내어 중얼거렸다. 지금은 태평성대인가.아니면 난세인가.당나라의 선승 조주(趙洲)는 난세야말로 호시절(好時節)이라 하였는데,그렇다면 지금은 호시절인가,아니면 비상시국인가. 아니다. 나는 머리를 흔들며 생각하였다. 지금이야말로 난세이며 춘추전국(春秋戰國)시대인 것이다.비록 하나의 국호를 가지고 있으나 실은 수많은 갈림길로 나누어진 전국시대인 것이다. 원래는 천자가 천하의 종주로서 다스리던 나라였으나 이제는 천자가 제후들을 다스리는 능력을 잃게 되어 약육강식의 전쟁이 끊이지 않는 전국시대가 되어버린 것이다.천자는 천자로서의 권능을 잃고 수많은 갈림길은 제후들과 대부들에 의해서 지배된다.작은 나라들은 큰 나라에 먹히거나 예속되고 있으며,쉴 새 없는 공전(攻戰)으로 땅 빼앗기 놀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그리하여 곳곳에서 왕들이 생겨나고 스스로를 제후라고 칭하는 신 귀족들이 일어나고 있다.세력을 넓히려는 패권주의에 의해서 서로 힘을 합쳐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며,어제의 변절자가 오늘의 애국자가 되어 버린다.제후는 왕을 꿈꾸며 왕은 천자를 꿈꾸고 있다.모두들 천하통일을 꿈꾸며 진시왕이 되고 싶어 하고 있다. 일찍이 공자가 태어난 것은 기원전 551년. 그 무렵 천하는 진(秦),초(楚),제(齊),진(晉),오(吳),월(越),노(魯),송(宋),정(鄭),위(魏)… 등의 전국시대로 갈라져 있을 때였으니,2500년 전의 그때와 지금의 전국시대와는 무엇이 다를 것인가. 공자는 말년에 난세를 두려워하며 역사책인 ‘춘추(春秋)’를 지었다.맹자는 공자가 춘추를 지은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세상에 도가 쇠미해지고,사설(邪說)과 폭행이 생겨나며,신하로서 자기 임금을 죽이는 자가 생기고 자식으로서 그 아비를 죽이는 자가 생겨나니,공자는 두려워서 춘추를 지었다.” 2500년 전의 전국시대와 지금의 시대와 무엇이 다를 것인가.세상에 도가 쇠미해지고 사설과 폭행이 생겨나고 부하가 상사를 죽이고 아들이 아비를 죽이는 일이 생겨나니,공자의 전국시대와 전혀 다름이 없지 않은가. 사마천은 사기에서 다음과 같이 이르지 않았던가. “공자가 춘추를 지음에 있어서는 쓸 것은 쓰고 깎아낼 것은 깎아내었는데,자하(子夏)같은 제자들도 한마디도 더 보탤 여지가 없었다.제자들에게 춘추를 전해주면서 공자는 ‘후세가 나를 알아주는 것도 춘추를 통해서일 것이고,나를 죄주게 되는 것도 춘추를 통해서일 것이다.’고 말씀하셨다.” 쓸 것은 쓰고 깎아낼 것은 깎아내어 단 한자도 가감할 수 없을 만큼 심혈을 기울였던 춘추.여기에서 ‘공정한 태도로 준엄하게 역사를 비판하는 필법’인 공자의 춘추직필(春秋直筆)이란 말이 생겨났으니,공자가 다시 태어난다면 이 전국시대를 어떠한 필법으로 기록할 것인가.˝
  • 儒林(113)-제1부 王道 제4장 文正公

    儒林(113)-제1부 王道 제4장 文正公

    제1부 王道 제4장 文正公 이 모든 것은 양들을 이끌어가는 지도자들의 사리사욕 때문에 비롯되었으니,이 어리석은 지도자들을 우리는 정상배(政商輩)라고 부른다. 일찍이 공자는 군자에 대비되는 말로 소인을 이르러 다음과 같은 사람이라고 평하고 있다. “소인은 편당을 짓고 두루 어울리지 않으며,이해관계를 따지는데 밝으며,교만하며 태연하지 못하며,언제나 걱정근심으로 지내며,모든 잘못을 남의 탓으로 돌리는 사람이다.” 결국 정치가 이처럼 갈림길이 많아 어지러운 것은 소인배(小人輩)들의 무리 때문이 아닐 것인가. 나는 다시 찔끔찔끔 술을 마셨다.애초에는 조광조의 무덤에 제사를 지내고 남은 술을 음복하기 위해 마시기 시작한 술이었으나 점심도 거른 공복에 마신 술이었기 때문이었을까,만취한 느낌이었다. 그렇다면. 나는 소리를 내어 중얼거렸다. 지금은 태평성대인가.아니면 난세인가.당나라의 선승 조주(趙洲)는 난세야말로 호시절(好時節)이라 하였는데,그렇다면 지금은 호시절인가,아니면 비상시국인가. 아니다. 나는 머리를 흔들며 생각하였다. 지금이야말로 난세이며 춘추전국(春秋戰國)시대인 것이다.비록 하나의 국호를 가지고 있으나 실은 수많은 갈림길로 나누어진 전국시대인 것이다. 원래는 천자가 천하의 종주로서 다스리던 나라였으나 이제는 천자가 제후들을 다스리는 능력을 잃게 되어 약육강식의 전쟁이 끊이지 않는 전국시대가 되어버린 것이다.천자는 천자로서의 권능을 잃고 수많은 갈림길은 제후들과 대부들에 의해서 지배된다.작은 나라들은 큰 나라에 먹히거나 예속되고 있으며,쉴 새 없는 공전(攻戰)으로 땅 빼앗기 놀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그리하여 곳곳에서 왕들이 생겨나고 스스로를 제후라고 칭하는 신 귀족들이 일어나고 있다.세력을 넓히려는 패권주의에 의해서 서로 힘을 합쳐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며,어제의 변절자가 오늘의 애국자가 되어 버린다.제후는 왕을 꿈꾸며 왕은 천자를 꿈꾸고 있다.모두들 천하통일을 꿈꾸며 진시왕이 되고 싶어 하고 있다. 일찍이 공자가 태어난 것은 기원전 551년. 그 무렵 천하는 진(秦),초(楚),제(齊),진(晉),오(吳),월(越),노(魯),송(宋),정(鄭),위(魏)… 등의 전국시대로 갈라져 있을 때였으니,2500년 전의 그때와 지금의 전국시대와는 무엇이 다를 것인가. 공자는 말년에 난세를 두려워하며 역사책인 ‘춘추(春秋)’를 지었다.맹자는 공자가 춘추를 지은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세상에 도가 쇠미해지고,사설(邪說)과 폭행이 생겨나며,신하로서 자기 임금을 죽이는 자가 생기고 자식으로서 그 아비를 죽이는 자가 생겨나니,공자는 두려워서 춘추를 지었다.” 2500년 전의 전국시대와 지금의 시대와 무엇이 다를 것인가.세상에 도가 쇠미해지고 사설과 폭행이 생겨나고 부하가 상사를 죽이고 아들이 아비를 죽이는 일이 생겨나니,공자의 전국시대와 전혀 다름이 없지 않은가. 사마천은 사기에서 다음과 같이 이르지 않았던가. “공자가 춘추를 지음에 있어서는 쓸 것은 쓰고 깎아낼 것은 깎아내었는데,자하(子夏)같은 제자들도 한마디도 더 보탤 여지가 없었다.제자들에게 춘추를 전해주면서 공자는 ‘후세가 나를 알아주는 것도 춘추를 통해서일 것이고,나를 죄주게 되는 것도 춘추를 통해서일 것이다.’고 말씀하셨다.” 쓸 것은 쓰고 깎아낼 것은 깎아내어 단 한자도 가감할 수 없을 만큼 심혈을 기울였던 춘추.여기에서 ‘공정한 태도로 준엄하게 역사를 비판하는 필법’인 공자의 춘추직필(春秋直筆)이란 말이 생겨났으니,공자가 다시 태어난다면 이 전국시대를 어떠한 필법으로 기록할 것인가.
  • 조선호텔 베이커리·대우자판 건설부문 성공비결

    기업들이 불황 극복을 위한 사업 다각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대우자동차판매와 조선호텔은 일찍부터 다른 업종에 진출해 ‘한 지붕 두 살림’을 성공시킨 기업들이다.신규 사업 진출에 따른 리스크가 큰데다 업종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데도 적절한 전략과 과감한 투자로 이제는 새 사업이 본업을 추월할 정도의 안정 궤도에 접어들고 있다. ●조선호텔 베이커리 ‘조선호텔은 제조업체(?)’ 김원복 조선호텔 베이커리 사업부장(상무)은 “내년이면 빵 매출액이 1200억원 가량으로 호텔 사업부문을 추월할 것”이라며 “조만간 중국 진출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추진했던 신사업이 올해로 90년째를 맞는 본업(호텔)을 제치고 주력 사업으로 올라선 것이다. 김 상무는 호텔 수준의 높은 서비스와 품질,모기업인 신세계의 매장 확대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급속한 성장을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베이커리사업은 1996년 경기 성남 분당에 1호점을 시작으로 매년 10개씩 늘려 현재 매장은 총 66개.2010년까지 100여개의 매장을 갖출 계획이다. 조선호텔 베이커리사업부는 파리바게뜨와 크라운베이커리에 이어 업계 3위로 올해 매출은 950억원이다. 2000년 매출액 310억원에서 5년 만에 3배 가까이 뛴 것이다.김 상무는 “베이커리 매장이 규모와 매출면에서 업계 1,2위업체의 10개 매장과 비슷하다.”면서 “2∼3년 뒤면 크라운베이커리를 제치고 업계 2위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를 위해 지난 4월 3000여평의 부지에 사무동 700평과 공장동 2500평의 규모의 베이커리 천안공장을 준공했다.천안공장은 각종 빵제품을 향후 10년 이상 공급할 수 있는 고효율 생산시스템으로 설계됐다. 김 상무는 “천안공장은 완제품이 아닌 중간재를 만들어 전국 매장에 전달한다.”면서 “빵은 ‘1점포 1공장’ 원칙에 따라 현지 매장에서 직접 만들어 소비자에게 제공한다.”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대우자판 건설부문 ‘자동차 판매회사의 핸디캡을 틈새상품으로 뚫었습니다.’ 대우자판 건설부문 주승현 이사의 마케팅 성공담이다.대우자판은 단일 법인내에 두개의 사업부문을 두고 있다.하나는 본업인 자동차 판매부문이고 다른 하나는 건설부문이다.일반에는 자동차 판매 회사로 더 알려져 있다.이런 회사가 집을 지어 판다고 하니 수요자들이 의아해 하는 것은 당연하다. 게다가 금융위기 이후 회사가 워크아웃 상태가 되면서 어려움은 더했다.재건축이나 재개발 등 괜찮아 보이는 공사는 다른 회사에 밀려 수주할 엄두도 낼 수 없었다.이에 따라 생존전략 차원에서 나온 것이 틈새상품이다. 주 이사는 “자판부문과 같이 사업을 하는데 따른 가장 큰 핸디캡은 자동차 회사가 무슨 아파트냐는 반응이었다.”면서 “이에 따라 원룸이나 아파텔 등 다른 회사들이 손을 안대는 상품으로 시장을 개척했다.”고 말했다.실제로 대우자판 건설부문은 아파텔이나 원룸 공급의 선두주자 가운데 하나다.그는 ‘한 지붕 두 가족’의 좋은 점도 많다고 했다.건설부문이 수주 등에 자금이 급하게 필요하면 자판 부문에서 도와줄 수 있어 좋았다.”면서 “거꾸로 건설부문은 이익을 내서 회사에 돌려주니 시너지 효과가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조직원간의 융화에 대해서는 주 이사는 “같은 뿌리이고 어려운 시절을 같이 지내온 만큼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대우자판 건설부문의 매출은 2532억원이었다.이는 전년(1865억원)보다 35.7% 늘어난 것이다.올해는 5000억원을 매출 목표로 잡고 있다.지난해 대우자판 전체의 매출은 3조 275억원이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 국학진흥원 ‘전환기 한국유학의 모색과 대응’ 학술대회

    ‘나를 닦아 백성을 편안하게 한다(修己而安百姓)’.흔히 유교의 성격을 가장 잘 정의하는 구절로 통한다.도덕성과 아울러,백성을 편안하게 만들기 위한 정치·경제·교육·군사·복지 등 실용적이고 실천적인 부분을 함께 담아야 한다는 말이다. 이같은 유교의 양면성을 드러내는 구절은 ‘중용’에도 들어 있다.“비록 천자의 위치를 갖고 있어도 진실로 그 덕이 없으면 감히 예악(禮樂·유교 정신의 규범과 생활)을 제작하지 않으며 비록 그 덕이 있다고 할지라도 진실로 그 위치가 없으면 또한 감히 예악을 제작하지 않는다.”여기에서 ‘위치’란 덕을 이루고 실천하기 위해 필요한 정치와 권력을 말하는 것으로 학계에서는 해석한다. 그러면 과연 장구한 역사를 갖고 있는 유교는 우리사회에서 도덕성과 실천력을 함께 갖춘 사상과 종교로 역할을 해왔을까.보수·수구의 성격이 강한 영역으로 인식돼 온 유교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이런 인식을 뒤집는 자리가 마련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국학진흥원과 한국사상사학회가 11∼12일 국학진흥원에서 마련하는 ‘전환기, 한국유학의 모색과 대응’이라는 주제의 학술대회. 나말여초, 여말선초,조선후기, 한말 등 주요 역사적 전환기에 유학사상이 어떻게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면서 변화를 모색하여 왔는지를 확인하고 현재 우리사회에서 유학이 어떻게 자리매김을 해야 하는지를 모색하는 자리이다. ●사회변혁 이끈 주체적 학문 미리 공개된 주제발표문을 보면 참석자들은 한결같이 유교를 뒷전에 물러난 소극적인 학문이 아닌,사회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변혁을 이끈 주체적 학문과 사상으로 바라보고 있다.우선 국권수호와 근대적 개혁이 동시에 요구됐던 개항기.당시 개화 지식인들은 대부분 조선이 근대화에 뒤진 원인으로 성리학 내지는 유학사상을 지목하고 공격했다.이에 대해 조광 고려대 교수는 ‘개항 이후 유학계의 변화와 근대적응 노력’을 통해 “사회진화론과 같은 근대사조가 지성들에게 큰 자극을 주었던 개항기 이후 유학계에서도 근대적 교육기관과 결사운동을 전개했으며 이같은 민족운동은 모두 근대사회에 대응하려던 노력의 일부였다.”고 분명히 했다. ‘유교구신론’을 제기해 유학을 근대종교로 전환시키려 노력한 개혁파 유학자들의 대동교운동이나 공자교회,태극교운동이 그것으로 이들은 모두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조선사회에서 유교 특유의 ‘수제치평(修齊治平)’기능을 계속했다는게 조교수의 주장이다. ●실학도 조선성리학 틀서 출발 이같은 입장은 조선후기 실학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흔히 실학은 근대성에만 초점을 맞춰 정통 유학과는 무관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실학이야말로 조선 성리학의 틀안에서 시작해 점차 성리학적 패러다임을 벗어나 새롭게 형성된 학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조성을 아주대 교수는 ‘조선후기 성리학 해체의 제 양상’을 통해 “조선후기는 급격한 사회변동이 진행되어 우리 중세사회가 해체되는 시기였으며 이때 나타난 실학은 조선후기 사회에서의 자본주의적 발생·발전과 신분제 해체와 깊숙이 연관되어 있다.”고 실학을 들여다보고 있다. 조 교수는 “기호남인계와 소론계 실학자들은 계보적으로 퇴계 이황의 학문과 연결돼 있으며 이들은 퇴계학의 영향 아래 주리론적 학문경향을 받아들임으로써 강력한 실천성을 갖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여기에 율곡학파의 연장선상에서 노론계의 실학이 전개됐으며 북학파에도 퇴계의 주리적 학문경향이 들어있음을 볼 때 결국 조선성리학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조선후기 실학도 존재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김성호기자 kimus@seoul.co.kr˝
  • 실내정원 전문업체

    전국 프랜차이즈를 가진 ‘하영그린’은 실내정원 설치는 기본,건축과 연계된 공사도 가능한 조경전문업체.개인견적은 무료,특별한 디자인을 원하는 경우는 일정 수수료를 받는다.일반인·전문인 대상으로 ‘가든스쿨’을 열어 실내외 조경 강습도 마련하고 있다.www.hygreen.co.kr,(02)577-3636 ‘인터가든’은 특허를 받은 배수구를 사용해 물이 넘치거나 뿌리가 썩을 염려가 없어 원목 마루에도 설치가 가능하다.서울·경기지역에 한해 직접 정원관리사가 방문해 식재를 돕는다.시공식으로 설치할 경우 견적에 따라 시공 단가를 정하고,실내정원 공사를 한다.소요기간은 평균 2일.출장비용은 별도.경기도 일산의 하나로마트 안에 있는 매장에서는 기획상품을 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www.intergarden.co.kr,(02)804-1969,016-695-7315 ‘정원로담’은 각종 실내정원 설치 업체일 뿐만 아니라 정원용품 인터넷 쇼핑몰도 마련해 놓고 있다.설치식의 경우 디자인 과정을 제외한 순수 설치 시간은 4∼5시간이면 된다.www.rodam.co.kr,(032)822-0302˝
  • 낙산공원의 변신…서울의 ‘몽마르뜨’

    낙산이 어디에 있는지 아세요?서울시민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면 열에 아홉은 ‘강원도’ 혹은 ‘동해’라고 답한다.하지만 낙산(洛山) 아닌 낙산(駱山)은 서울에 있다. 서울시가 혜화동 대학로 뒤편에 있는 ‘낙산공원’을 프랑스 파리에 있는 몽마르트 언덕처럼 명소로 꾸미기 위해 팔을 걷고 나섰다.몽마르트는 해발 129m 언덕으로 가난한 화가들이 많이 살면서 그림을 그리는 곳이다.평평한 지형이 대부분인 파리에서 파리시내를 한눈에 내려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기도 하다. 서울시 공원녹지관리사업소 송명호(54)팀장은 “낙산도 해발 125m이고 이곳에 오르면 남산타워·북한산·도봉산 등 서울의 동서남북이 한눈에 보인다.”면서 “문화예술의 중심지인 대학로의 이점을 이용하면 낙산도 몽마르트 못지않은 명소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시는 이에 따라 이달부터 지속적으로 ‘낙산공원 새옷 입히기’행사를 개최한다.오는 5일 깃발에 소망을 써서 낙산공원길에 세워두는 ‘내 소망 깃발 세우기’를 시작으로 ‘문화유적 오색 돌쌓기’,‘성벽따라 떠나는 역사 나들이’등 다채로운 행사가 준비돼 있다.특히 2.1㎞에 이르는 성벽을 따라 걸으며 전문가로부터 낙산의 각종 문화유적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낙산공원에는 폐위된 단종비 송씨가 생계를 위해 비단에 자주색 물을 들여 팔던 샘이라 해서 이름 붙여진 ‘자지동천(紫芝洞泉)’을 비롯,청나라 볼모로 잡혀간 효종이 홍덕이라는 나인이 담가 바치던 김치 맛을 잊지 못해 본국으로 온 뒤 밭을 만들어 이름붙인 ‘홍덕이네 밭’등이 있다. 또한 낙산 정상부근에는 조선 초의 청백리 유관 선생이 비가 오면 방안에서 우산을 받쳐 비를 피했다는 데서 유래된 ‘비우당’이 있다. 한편 낙산은 서울의 풍수지리상 서쪽의 인왕산에 대치하는 산으로 그 모양이 낙타(駱駝)등과 비슷해 ‘낙타산’혹은 ‘낙산’이라 불리게 됐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서울의 숲] 인왕산

    “잎이 다섯 가닥이면 소나무가 아니라 잣나무예요.게다가 잣 열매가 눈에 보이게끔 드러나면 미국산이죠.” 매주 둘째,넷째 일요일 오전 10시,사직공원 관리사무소 앞에는 서광식(50)씨 등 숲해설가 3명이 기다리고 있다.사직공원 관리사무소∼인왕산 약수터까지 약 3㎞의 숲속 여행을 인솔하기 위해서다.도심 생활의 노곤함을 산림욕으로 풀려는 시민들은 베테랑 이야기꾼의 맛깔스러운 숲 해설에 금세 푹 빠진다.‘인왕산 숲 해설’에는 50명 정도가 자연을 찾아 몰린다.매주 금요일 서울 인근의 숲을 소개한다. “우리나라 소나무는 잎이 2개인데 요즘 가게에서 파는 송편을 보면 잎이 3∼5개짜리가 많이 섞여 있죠.‘짝퉁’ 솔잎은 약효가 떨어지고 맛도 떫습니다.” 우리말로 버즘나무인 플라타너스는 북한에서 방울나무라고 불린다.도시의 공해와 소음을 빨아들이며 껍질은 개미와 해충을 방어한다.소금나무라고도 불리는 붉나무는 짠 성분이 있어서 예전에는 소금 대신 사용됐는데, 바닷물과 달리 독성이 없어 몸에 더 좋다.임진왜란 이전에는 산초나무의 잎이 후추를 대신했으며 추어탕에 즐겨 넣는다고 한다. 회사원 오순호(44)씨는 “신문에서 숲 해설 코스를 접하고 처음 왔는데 숲 이야기는 정말 무궁무진하다.”면서 “푯말에 짧게 적힌 나무설명만으로는 그 나무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가파른 바위 길을 지나자 숲길 양쪽에 도토리나무들이 눈에 들어왔다.서씨는 “참나무라고도 불리는 도토리나무는 6∼7종류이며, 외양이 밤나무와 비슷한 상수리나무와 잎사귀가 뾰족한 굴참나무에는 2년마다 도토리가 열린다.”면서 “잎이 넓은 떡갈나무에 떡을 보관하면 방부효과 덕에 3∼4일은 족히 쉬지 않고 보관할 수 있다.”고 생활 상식을 알려줬다.이밖에도 도토리나무에는 갈참나무,신갈나무 등이 있으며, 신갈나무의 잎사귀는 짚신에 까는데 사용된다고 덧붙였다.참가자들 가운데는 초등학생도 적지 않기 때문에 서씨는 이들을 배려한 ‘눈높이 서비스’도 잊지 않는다.그러나 아이들이 계속 떠들자 이번에는 싸리나무를 소개했다.불을 때도 연기가 피어오르지 않아 간첩들이 사용했다는 싸리나무는 독성이 없고 몸에 상처도 덜 내서 예부터 교육용 회초리로 애용됐다고 말했다.이밖에도 아황산가스를 제거하는 애기똥풀과 비누로 사용됐다는 떼죽나무도 소개했다.독성을 지닌 떼죽나무는 개울에 풀어 물고기를 잠시 기절시켜 잡는데 사용되기도 한다. 오주현(12)양은 “책에 나와 있는 설명만으로는 실제 이 나무가 어떤 종류인지 알 수 없다.”면서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배우기 쉽다.”고 말했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선거권 19세’로 법개정 이어질듯

    법무부 민법개정특별분과위원회가 민법 개정안을 내놓은 것은 ‘법의 현실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기 때문이다.현행 민법은 1958년 제정된 이후 1984년 단 한차례 부분적으로 개정했을 뿐 그동안의 사회변화를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19세 되면 부모동의없이 계약할 수 있어 개정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성년을 20세에서 19세로 낮춘 것이다.만 19세가 되면 부모의 동의가 없어도 매매계약 등 법률행위를 할 수 있고,결혼도 할 수 있게 된다.이제까지는 18세 안팎에 고교를 졸업하면 어른으로 대접받으면서도 법률행위는 할 수 없었던 괴리가 있었다. 나아가 민법이 다른 법률의 표준이 되는 일종의 ‘준거법’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개정안은 20세 이상에게 선거권을 부여하는 선거법의 개정작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선거연령을 낮추어야 한다는 주장은 그동안에도 꾸준히 제기되어 왔지만,지난 4·15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더욱 구체화됐다.열린우리당은 19세로,나아가 민주노동당은 18세가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을 폈다.당시에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자민련이 받아들이지 않았지만,이제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열린우리당이 국회 과반수 의석을 차지한데다,한나라당도 선거연령을 19세로 낮추는데 부정적이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자격증 관련법·노동법상 성년기준 바꿔야 아울러 만 20세를 제한 연령으로 규정한 각종 자격증 관련 법률의 개정작업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공인노무사법이나 변리사법 등이 대표적이다.음반·비디오물 및 게임물에 관한 법률이나 노동법 등의 성년 기준도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개정안은 민생과 직결되는 재산권 분야의 766개 조항 가운데 130여개 조항을 대대적으로 손본 것이다.따라서 국민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내용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독소조항으로 인식되어 온 각종 보증 관련 조항에도 메스가 가해졌다.보증 방식에 제한을 두어 앞으로는 반드시 보증인의 기명날인이나 서명이 있어야 효력이 발생한다.구두 보증이나 컴퓨터 용지로 출력,막도장을 찍은 보증서류는 효력이 없게 된다. 또 주채무자가 3개월 이상 채무를 갚지 않을 경우 그 상황을 반드시 보증인에게 알려주도록 했다.통보를 받지 못하면 보증인은 그 기간 동안의 이자 등의 책임이 면제된다. ●미성년자의 불법행위 책임도 인정 완성된 건물에 ‘중대한 하자’가 있다면 건설회사와의 계약을 해지할 수 있고,법원에 해당 건물의 철거까지 요청할 수 있도록 한 조항도 부실공사를 막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또 여행계약과 중개계약 조항을 신설,여행자 보호 등을 실현했다.여행 관련 부분 등은 그동안 약관으로만 규정돼 있어 분쟁이 그치지 않았다.미성년자의 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한 것도 특징이다.미성년자가 책임능력과 함께 재산이 있으면,법정감독자가 아닌 본인이 책임을 지도록 했다. 이밖에 무제한적 포괄근보증을 금지한 것도 국민생활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그동안 회사의 불법행위로 인한 채무는 연대보증을 한 임원들이 무한책임을 지는 것이 상례였다.개정안은 이같은 포괄근보증을 금지하고,보증기간도 약정 이후 3년으로 제한했다. 박홍환 박경호기자 stinger@seoul.co.kr
  • 남味가 끝내줘요

    ■ 멕시코 ‘중남미문화원’ 경기 고양시 중남미문화원(031-962-7171)에서도 중남미 음식 맛을 볼 수 있다.홍갑표(70) 이사장이 30여년 동안 중남미에서 외교관 생활을 했던 남편을 내조하면서 현지에서 익힌 멕시코 음식 타코와 파에야는 별미다.“음식은 문화를 이해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홍 이사장의 설명을 들으면 한결 맛이 더해진다. 멕시코 전통 음식 타코는 문화원에서 놓칠 수 없는 맛.패밀리 레스토랑과 멕시코 전문 음식점 등을 통해 소개돼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는 타코는 치즈(5000원),돼지고기(6000원),쇠고기(7000원) 3종류.소고기나 돼지고기 등을 잘게 썰어 양파·토마토 등의 야채를 넣고 철판에 볶아 낸 다음 우리의 빈대떡과 비슷한 옥수수 전병인 토르틸야에 싸서 먹는다.재료 고유의 맛과 함께 호떡을 먹는 것 같은 느낌도 난다.토·일요일과 공휴일 조각공원 옆 야외에서 먹을 수 있다.비가 오면 맛볼 수 없다. 파에야(2만 5000원)도 남미에서 널리 맛볼 수 있는 음식.넓은 팬에 새우·홍합·오징어 등의 해산물,완두콩·샤프론 등을 넣고 볶다가 불린 쌀을 넣고 볶은 음식이다.해산물과 함께 양파·마늘이 많이 들어가 맛이 담백하면서 고소하다.파에야 코스는 와인 1잔·샐러드·스테이크·과일·커피 등이 함께 나온다.월∼토요일 점심만 되며,하루 전에 예약해야 한다. ■ 브라질 ‘이빠네마’ 남미 음식에서 브라질의 숯불구이 추라스코를 빼놓을 수 없다.서울 정동 경향신문사 맞은편의 이빠네마(02-779-2757)는 남미 사람들에겐 널리 알려진 명소다.리우데자네이루의 세계적인 해변가의 이름을 딴 이빠네마는 언뜻 보기엔 보통의 뷔페와 비슷하지만 브라질 조리사가 테이블을 돌면서 고기를 잘라줘 이색적이다. 추라스코는 길이 1m 가량의 쇠꼬챙이에 고기를 끼워 참나무 숯불에 돌려 굽는 방식.이 집의 주방 한쪽에서 추라스코를 구워낸다.네오 마르(32)씨 등 브라질 조리사 4명이 테이블에 와서 직접 서빙한다.점심(1만 6000원)에는 소등심·닭다리·돼지갈비·돼지안심·양고기·소시지·감자가 나온다.저녁(2만 4500원)에는 소갈비·소혀·메추리알이 추가된다. 테이블 위에 놓인 나무 장구의 초록색면을 위로 향해 두면 계속 먹겠다는 뜻으로 고기를 더 갖다 준다.반면 반대쪽의 빨간색을 위로 두면 그만 먹겠다는 신호다.왕소금으로 간을 맞춰 짭조름하고,숯불 향도 은근하다.반면 고기가 너무 익어 바깥 부위가 탄 경우도 있지만 안쪽에는 육즙이 그대로 있다.뷔페식의 샐러드 바에는 각종 샐러드와 함께 김치·부추 무침 등도 나온다. ■ 페루 ‘쿠스코’ 잉카 문명의 본산지 페루의 맛을 볼 수 있는 전문식당 쿠스코(02-334-6836)가 지하철 2호선 합정역 5번출구 부근에 문을 열었다.‘세계의 배꼽(중심)’이란 뜻의 쿠스코는 찬란한 고대 문명을 꽃 피웠던 잉카제국의 수도.식당 안에는 모자·인형·가방 등의 공예품이 가득해 페루의 정취가 물씬 풍긴다. 쿠스코의 가장 대표적인 메뉴는 남미식 생선회인 세비체(3만 5000원).흰살 생선을 레몬즙·고수풀(코리안더)·양파 등에 비벼 나온다.주인 이종원(35)씨는 “우리는 회를 술과 함께 먹지만,페루 사람들은 해장으로 세비체를 먹는다.”고 말했다.주문하면 생선을 레몬즙과 양파에 재우느라 30분 가량 기다려야 한다.고수향이 강하면서 레몬의 새콤한 맛이 특징. 감자의 원산지답게 감자를 삶아 갈아 고로케처럼 만든 파파레예나(1만 2000원)는 우리 입맛에 맞다.고르케보다 2∼3배 더 크며,속에 쇠고기·당근·메추리알 등이 들어 있다. 식사로는 버섯·닭고기 고추소스 덮밥인 아히데갈리나(7000원)가 적당하다.커리와 비슷한 향이 나면서도 부드럽고 깊은 맛을 낸다.음료로는 해발 3000∼4000m의 안데스 고산지대에서 나는 허브차 마테데무냐(5000원)가 향긋하다. 매주 토요일 오후 7시부터 맥주를 무한정 마실 수 있는 토요뷔페(2만원)도 연다. ■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서울에서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까지는 체공시간만 30시간에 이른다.좀체 가기 쉽지 않은 나라다.그러나 아르헨티나 음식은 맛볼 수 있다.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에서 남서울CC로 가는 길목에 국내 유일의 아르헨티나 전문 음식점 부에노스(031-706-0095)가 있다. ‘좋다.’는 뜻의 부에노스는 아르헨티나식 숯불구이인 아사도 전문점이다.아사도는 소 갈비뼈 부위를 기다란 쇠꼬챙이에 끼워 장작불 언저리에 세워놓고 돌려가면서 서서히 구워내는 것이 특징이다.구우면서 음이온이 발생한다는 암염을 뿌려 간을 맞춘다.1983년 가족 전체가 아르헨티나로 이민갔다가 지난해 되돌아 왔다는 주인 조문형(38)씨는 “아사도는 광활한 초지에서 야생소를 기반으로 생활하는 가우초(카우보이)들이 소고기를 먹는 방식”이라며 “조리법은 아들에게만 전수되고,포크 없이 칼로만 먹는 전통이 있다.”고 말했다. 이 집의 아사도는 맵싸한 맛의 치미추리 소스나 양파·토마토 등을 섞은 살사크리오샤 소스에 찍어 먹어도 좋다.1인분의 고기 분량이 400∼500g.아사도 코스는 치킨 샐러드와 전채·후식 등을 포함해 2만 5000원과 3만원 두종류가 있다.프랑스·이탈리아·싱가포르에서 아르헨티나 음식을 전파한 주방장 마르 셀로(33)씨가 직접 만든 소시지와 럭비공 크기만한 말고기 햄도 맛볼 수 있다.레드 와인을 섞어 볶아 만든 안심스테이크(1만 8000원)는 맛이 깊다. 글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사진 강성남·안주영기자 snk@seoul.co.kr ˝
  • ‘선거권 19세’로 법개정 이어질듯

    법무부 민법개정특별분과위원회가 민법 개정안을 내놓은 것은 ‘법의 현실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기 때문이다.현행 민법은 1958년 제정된 이후 1984년 단 한차례 부분적으로 개정했을 뿐 그동안의 사회변화를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19세 되면 부모동의없이 계약할 수 있어 개정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성년을 20세에서 19세로 낮춘 것이다.만 19세가 되면 부모의 동의가 없어도 매매계약 등 법률행위를 할 수 있고,결혼도 할 수 있게 된다.이제까지는 18세 안팎에 고교를 졸업하면 어른으로 대접받으면서도 법률행위는 할 수 없었던 괴리가 있었다. 나아가 민법이 다른 법률의 표준이 되는 일종의 ‘준거법’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개정안은 20세 이상에게 선거권을 부여하는 선거법의 개정작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선거연령을 낮추어야 한다는 주장은 그동안에도 꾸준히 제기되어 왔지만,지난 4·15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더욱 구체화됐다.열린우리당은 19세로,나아가 민주노동당은 18세가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을 폈다.당시에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자민련이 받아들이지 않았지만,이제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열린우리당이 국회 과반수 의석을 차지한데다,한나라당도 선거연령을 19세로 낮추는데 부정적이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자격증 관련법·노동법상 성년기준 바꿔야 아울러 만 20세를 제한 연령으로 규정한 각종 자격증 관련 법률의 개정작업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공인노무사법이나 변리사법 등이 대표적이다.음반·비디오물 및 게임물에 관한 법률이나 노동법 등의 성년 기준도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개정안은 민생과 직결되는 재산권 분야의 766개 조항 가운데 130여개 조항을 대대적으로 손본 것이다.따라서 국민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내용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독소조항으로 인식되어 온 각종 보증 관련 조항에도 메스가 가해졌다.보증 방식에 제한을 두어 앞으로는 반드시 보증인의 기명날인이나 서명이 있어야 효력이 발생한다.구두 보증이나 컴퓨터 용지로 출력,막도장을 찍은 보증서류는 효력이 없게 된다. 또 주채무자가 3개월 이상 채무를 갚지 않을 경우 그 상황을 반드시 보증인에게 알려주도록 했다.통보를 받지 못하면 보증인은 그 기간 동안의 이자 등의 책임이 면제된다. ●미성년자의 불법행위 책임도 인정 완성된 건물에 ‘중대한 하자’가 있다면 건설회사와의 계약을 해지할 수 있고,법원에 해당 건물의 철거까지 요청할 수 있도록 한 조항도 부실공사를 막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또 여행계약과 중개계약 조항을 신설,여행자 보호 등을 실현했다.여행 관련 부분 등은 그동안 약관으로만 규정돼 있어 분쟁이 그치지 않았다.미성년자의 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한 것도 특징이다.미성년자가 책임능력과 함께 재산이 있으면,법정감독자가 아닌 본인이 책임을 지도록 했다. 이밖에 무제한적 포괄근보증을 금지한 것도 국민생활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그동안 회사의 불법행위로 인한 채무는 연대보증을 한 임원들이 무한책임을 지는 것이 상례였다.개정안은 이같은 포괄근보증을 금지하고,보증기간도 약정 이후 3년으로 제한했다. 박홍환 박경호기자 stinger@seoul.co.kr˝
  • [발언대] 두레정신 계승하자/오창수 전주보훈지청

    흐릿한 황사터널을 벗어나 온 대지가 푸름으로 가득한 6월입니다. 생동의 6월을 맞아 우리 모두 희망의 두레나무를 심길 제안합니다.마음속의 두레나무입니다. 두레는 우리 민족의 전래 고유정신인 나눔의 정신입니다.우리 모두가 반드시 계승발전시켜야 할 민족의 유산이라고 봅니다. 두레는 1960년대까지만 해도 농촌에 계승되었습니다.매년 7∼8월 김매기철에 온 동네주민이 한데 모여 농악대를 앞세우고 동네 전체 논을 대상으로 김매기를 하는 것이었습니다.두레에 참여한 농가의 논뿐만 아니라,노약자가 있거나 장정이 군에 나간 가정 등 일꾼이 없는 농가의 논까지도 아우르는 김매기축제였습니다.그러한 아름다운 정신이 산업화과정에서 대부분 상실된 채 일부 명맥만 이어지고 있다 하겠습니다. 두레나무는 생명과 희망의 상징입니다. 지금 우리사회에는 희망의 싹이 보이지 않는다고들 합니다.특히 젊은이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주고,나누어주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이 우리를 더욱 슬프게 하고 있습니다. 고용분배의 정의를 강조하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흔히 말할 때 불평등한 사회정의를 논할 때 소득분배를 일률적으로 말하는 경향이 있는데 나는 다른 관점에서 봅니다.각자 열심히 일해서 얻은 개인소득을 분배한다는 것은 개인의 창의성을 저해하는 것이라 봅니다.소득분배보다는 고용분배가 시급하다 하겠습니다. 고용에 있어 먼저 논의되는 것이 여성차별문제가 많이 논의되고 있으나 남성,여성의 문제는 차별화가 아닌 조화의 정신이 필요하다 하겠습니다. 젊은이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 바람직한 방안이나 당장 실현할 수 없다면 차선책으로 고용의 안정적인 배분이 이루어져야 합니다.그래서 젊은이들에게 꿈을 주는 희망의 두레나무 심기 운동에 동참하시기를 권하고 싶습니다.누가 누구에게 미루고 말 것도 없습니다.정치인은 젊은이에게 일자리를 나눠주기 위한 효과적인 제도의 입법화에 앞장서야 하겠습니다.최소한 현실성 있는 대안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라도 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궁극적으로는 고용분배를 위한 입법화가 시급합니다.젊은이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주고 나누어주어야 하며 이에 따른 장애요소나 부조화가 있다면 반드시 개선하는 고용분배 입법화가 시급하다 하겠습니다.17대 국회와 정부가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일 것입니다. 백범선생은 우리 민족이 나아갈 방향으로 문화민족,문화대국을 제시했습니다.청년실업,고용창출,고용분배를 단순히 경제논리로만 풀려고 하지 말고 우리의 고유한 민족문화인 두레운동을 접목시켜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데 모두 힘을 모읍시다. 오창수 전주보훈지청˝
  • [그곳에 가고싶다] 오! 대산에 사는 전~나무 입니다

    오대산(五臺山 1563.4m) 가는 길.월정사 전나무숲은 변함없이 신작로를 지키고 있다.하늘을 향해 키 재기를 하는 듯 치솟은 전나무 마다 연등이 매달려 있다.월정사를 지나 피안교(彼岸橋),반야교(般若橋)를 건너자 포장이 안된 흙길이 나온다.오대천을 따라 월정사에서 상원사로 이어진 찻길은 60년대 신작로의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깊은 산중의 조용한 암자였던 상원사도 불사를 계속하여 호화스러운 사찰로 변하고 있다.세조가 목욕하느라 의관을 벗어 걸어둔 곳이라는 관대걸이를 지나 찻길을 따라 올라간 중대 사자암에는 공사가 한창이다. 나무와 돌로 만든 계단이 이어진다.샘에서 목을 축이고 나무 계단을 올라 적멸보궁(寂滅寶宮)에 닿았다.연등으로 장식한 적멸보궁은 참배객으로 붐빈다.적멸이란 생멸이 없어진 경계이니 곧 열반의 자리를 뜻한다.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부처의 진신사리를 가져와 다섯 군데 나누어 모셨다는 곳.봉정암(설악산),정암사(태백산),법흥사(사자산),통도사(영취산),그리고 적멸보궁(오대산)이 그곳이다. 처마 끝으로 올려다 보이는 비로봉이 우뚝하다.계단을 내려와 등산로로 들어섰다.정상까지 이어진 계단은 꼭 계단들의 진열장같다.나무를 장기 돌 같이 잘라서 엎어놓았는가 하면 돌이나 철판을 깔아 놓은 곳도 있다.밧줄로 길과 숲을 구분해놓아 함부로 길을 벗어나지 못하도록 되어 있다.길로 갈지어다. 고사목이 듬성듬성 보이는듯 싶더니 정상이 지척이다.동쪽으로 되돌아 보니 동대산 넘어 백두대간 주능선의 대관령 목장이 보이고 그 위로 군 시설물이 희뿌옇게 보인다.그 아래로 목장길이 얼기설기 엉겨 있고.비로봉 정상에 작은 돌탑과 정상비가 서 있다.오대산 비로봉 해발 1563m. 사위를 둘러보니 몸이 공중에 떠 있는 것 같다. 북쪽으로 백두대간 줄기가 설악으로 이어져 아스라이 펼쳐지고 동쪽으로 노인봉에서 대관령으로 이어진 대간 줄기가 고루포기산에서 희미해졌다.남쪽으로 첩첩이 쌓인 산들이 구름을 이고 있고 서쪽으로 일렁이는 산들은 끝이 없다.거침없이 펼쳐지는 조망이 마음을 들뜨게 한다. 지붕 꼭지만 보이는 적멸보궁의 위치가 절묘하다.비로봉에서 흘러내린 산줄기가 잠시 솟구친 곳이다.천년 전 어느날 자장율사도 이렇게 비로봉에 올라 적멸보궁 터를 잡았겠지. 동북쪽 상왕봉으로 하산 길을 잡았다.소백산 능선 길과 흡사한 부드러운 능선이 이어진다.두 번째 헬기장을 지나 내림 길에 세 아름은 넘을 듯한 주목 세 그루가 있다.‘살아 천년,죽어 천년’이라는 주목이 세월을 지키고 있다.초원이 펼쳐진 안부를 지나 상왕봉(1491m)에 섰다.상왕봉에서 바라보는 비로봉이 아련하다.비로봉의 사람들이 점으로 보인다. 헬기장과 작은 돌탑이 있는 상왕봉을 떠나 잡목 숲을 헤치고 내려 미륵암 갈림길에 섰다.완경사 길을 10여분 걸어 도로에 닿았다.상원사에서 두로령을 넘어 홍천군 내면으로 이어진 비포장 길이 힘겹게 넘는 곳이다.길을 따라 300m 정도 뒤에는 양지바른 산비탈 중턱에 미륵암이 자리잡고 있다. 도로를 버리고 지름길로 들어섰다.무엇이든 잡지 않고는 엎어질 듯한 길은 10여분 후 다시 도로에 연결됐다.터덜터덜 걷는 도로를 간간이 차가 먼지를 일으키며 지나간다.상원사 주차장 입구에는 조금 전 내려간 승용차들이 짐칸을 열고 서 있다.관리공단 직원들이 짐칸을 뒤지고 있었다.잠시 후 두 팔로 가위표를 만들고서야 길은 속세로 이어졌다. 상원사에서 적멸보궁을 거쳐 비로봉을 오른 후 상왕봉을 돌아 다시 상원사 주차장까지 내려오는 코스의 거리는 12km.5시간 정도 걸린다. 산악문학인 안재홍 ●볼거리·먹거리 오대산에는 관음암(동대),수정암(서대),지장암(남대),미륵암(북대) 그리고 사자암(중대) 등 오대 암자가 있다.오대산이란 지명도 이 산의 동서남북과 중앙에 평평한 대(臺)가 있다고 해서 유래한 것인데,이 다섯의 대에 암자가 세워진 것이다.다섯 암자 외에 상원사와 월정사가 있다.영감사는 조선 후기 사고(史庫) 역할을 했던 곳으로 사고사라고도 한다.월정사에서 800m 거리에 있다. 공원관리사무소에서 가까운 곳에 한국자생식물원이 있다.척천리의 방아다리약수가 위장에 좋은 약수로 유명하다. 오대산장(033-334-2722)에서 묵을 수 있고 바로 이웃한 동피골 야영장에서 야영을 할 수도 있다.하진부에는 숙박시설이 충분하다.하진부에 산채백반을 잘하는 부림식당(033-335-7576),부일식당은 단체로 찾는 이가 많다.정선 지역에서 나는 곤드레로 지은 밥을 먹을 수 있는 감미옥(033-335-6337)은 해장국도 잘한다. ●가는 길 영동고속도로의 진부 나들목을 빠져 나와 6번 국도를 따라 가면 오대산 국립공원 관리사무소가 나온다.삼거리에서 446번 도로로 갈아타고 월정사까지 가면 된다.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 8.8km 구간은 비포장도로지만 잘 다듬어져 있어 차량 통행에 큰 불편은 없다. 서울 동서울 버스터미널에서 30분 간격으로 있는 강릉이나 주문진 행 버스를 타고 진부에서 하차해 상원사행 버스(1일 10회)를 타도 된다.˝
  • [시론] 국민연금에 대한 저항의 의미/이덕일 역사평론가·명예논설위원

    국민연금에 대한 저항이 거세다.국민적이라고 말해도 좋을 지경이다.한 네티즌이 ‘국민연금의 비밀’이란 글을 올린 것이 계기가 되어 지난 29일에는 광화문에서 촛불시위까지 있었다.국민연금관리공단 측은 오해라며 나름대로 설명하지만 공단 측의 설명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 훨씬 많아 보인다. 국민연금의 실체적 진실이 어디에 있는지는 더 알아봐야 하겠지만 이번 사태가 실체적 진실 이상의 화두를 우리 사회에 던진 화두는 분명하다.그것은 시민들이 국가의 권력행사 자체에 집단적으로 저항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이는 전혀 새로운 사태로서,현 정권에 대한 호불호의 차원을 뛰어넘는 집단행위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장삼이사(張三李四)들이 국가 권력에 집단적으로 저항할 때는 국가권력 자체를 불신할 때이기 때문이다. 조선 후기 민란이 집단으로 발생한 때는 순조 때였다.정조 때까지는 백성들이 민란으로 억울한 사정을 표출하지 않았다. 백성들은 임금님이 자신의 억울한 사정을 알기만 하면 해결해 줄 것이라 믿었고,그래서 민란 대신 국왕이 행차하는 길목을 지키다 징을 두드렸다.이를 격쟁(擊錚)이라 하는데,왕조국가 시절 힘없는 신민의 합법적인 최후의 보루였다. 그러나 정조 사후 순조의 즉위와 함께 노론 벽파의 세도정치가 시작되자 백성들은 징의 채 대신 죽창을 잡기 시작했다.이는 분노를 뛰어넘는 절망의 표출이었다.물론 조선 후기의 민란과 국민연금에 대한 저항은 다르다.그러나 백성들이 문제를 직접 해결하겠다고 나선 것은 같고 이는 중대한 상황의 변화이다. 그런데도 우리 정치권은 여전히 과거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27일 연세대 특강에서 ‘진보는 더불어 살자는 것’이고 ‘보수는 바꾸지 말자는 것’이란 특유의 편가르기를 다시 시도했고,6·5 재·보선 올인,김혁규 총리지명 강행 등 구태의연한 과거의 화두에 매진했다. 지난 29일 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우리당 당선자들과 여러차례 활짝 웃으며 포옹했다.그날 청와대에는 1980년대 최루가스에 눈물을 흘리며 부르던 ‘산자여 따르라’가 울려퍼졌다.그들은 세상이 바뀌었다고 말하고 싶겠지만 힘없는 일반 국민의 처지에서 바뀐 것은 우리 정치권의 주류일 뿐이지 세상 자체는 아니라는 사실을 비슷한 시각 광화문에서 열린 촛불집회가 말해주는지도 모른다. 이렇게 정치인들이 또다시 직접적인 이해가 걸린 정치문제에 올인하는 동안 ‘국민연금 비정규직의 양심고백’이란 글이 우리사회의 비도덕적 구조를 통렬하게 비난하고 있었다. 자신을 비정규직 국민연금 상담요원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지난 5년동안 정규직원 초봉의 3분의1도 안 되는 월 55만∼65만원의 기본급을 받았는데,쉬운 일은 정규직이 맡고 어려운 일은 비정규직이 맡았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고백했다. “끝으로 지난 5년동안 국민연금에서 단돈 55만∼60만원에 눈이 멀어 영세 사업주들과 지역가입자들에게 사기를 친 죄! 용서를 빌겠습니다.저를 비롯하여 대표로 사과드립니다.”라는 그의 글은 우리를 한없이 답답하게 한다. 지난 월드컵 때 붉은악마의 함성이 우리 사회에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충격을 주었듯이 이는 우리 사회가 ‘국민 직접행동’이란 충격적인 사태에 직면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바라바 대신 예수를 못 박으라고 외친 사람들은 다름아닌,그 예수가 구세주라고 열광하던 대중이었다.˝
  • 영화 ‘피아노’ 작곡자 마이클 니만 내한공연

    호주 여성감독 제인 캠피온의 영화 ‘피아노’(1992년)에서 말못하는 여주인공의 심리를 때론 물처럼,때론 불처럼 섬세하게 전달하던 피아노 선율을 기억하는가.영화가 끝난 뒤에도 오래도록 여운을 남겼던 이 영화음악의 작곡가 마이클 니만(60)이 자신이 이끄는 밴드와 함께 첫 내한공연을 갖는다.8·9일 오후 8시 LG아트센터(02)2005-0114. 마이클 니만은 존 케이지,필립 글라스와 더불어 미니멀리즘 음악을 대표하는 현대 음악가이자,영국 거장 감독 피터 그리너웨이와 함께 ‘영국식 정원 살인사건’ ‘요리사,도둑,그의 아내,그리고 그녀의 정부’등 11편의 음악을 작곡한 영화음악가로 유명하다.이번 무대에서는 1부에서 마이클 니만이 ‘피아노’ 등 히트 영화음악을 직접 연주하고,2부에서는 러시아 영화감독 치가 베르토프의 흑백 무성영화 ‘카메라를 든 사나이’의 영상에 맞춰 10인조 밴드가 라이브로 음악을 들려준다.지난 주말 서울에 온 마이클 니만을 31일 오전 코리아나호텔에서 만났다. 한국에 온 소감은. -지난 토요일 저녁 싱가포르에서 서울에 왔다.새로운 곳에 오는 것은 늘 용기를 필요로 한다.주말에 동대문 심야시장을 구경했는데 사람들이 물건을 거래하는 모습과 거리공연 등이 인상적이었다.이곳에 머무는 동안 한국 문화를 많이 접하고 싶다. 영화음악과 정통 클래식음악을 병행하고 있는데,두 장르간의 차이는. -진정한 작곡가는 창조성을 기반으로 개인의 특성을 음악적으로 승화시키는 것이다.아침에 일어나서 항상 새로운 음악을 생각한다.영화음악과 다른 여타 음악은 내 생각을 전달하는 방식에 있어서의 차별성이지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 영상과 음악의 결합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카메라를 든 사나이’를 택한 이유는. -예전에 ‘Enemy zero’라는 일본 컴퓨터게임용 음악을 작곡한 적이 있는데 그때 영상 없이도 음악이 존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했다.‘카메라를 든 사나이’의 사운드트랙을 라이브로 연주하는 작업은 그 한 예이다.DVD영화로 보고,강렬한 에너지에 깊은 인상을 받아 택했다.지난 2002년 런던 로열페스티벌홀에서 초연했는데 라이브 실황연주는 음악과 영상의 템포를 맞추는 것이 매우 어렵다.그래서 가장 희열을 느끼는 동시에 가슴 떨리는 작업이기도 한다. 피터 그리너웨이와 오랫동안 작업한 것으로 유명한데. -1976년 그와 만나면서 작곡가로서의 새로운 길을 걷게 됐다.보통 감독과 작곡가로 만나면 음악적 표현에 한계가 있게 마련인데 그는 영화안에서 내 목소리를 충분히 낼 수 있도록 도와줬다. 자신의 음악을 정의한다면. -글쎄,음악을 언어로 정의한다는 것이 가능할까.60년대 이후 팝음악,아방가르드,비틀즈 등 다양한 음악들이 터져나왔다.모든 음악적 경향들을 하나로 수용해 개인적인 성향으로 재구성한 것이 나의 음악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다.하지만 이는 작곡자로서의 관점이고,관객들이 내 음악을 어떻게 듣고,어떻게 정의하는지 궁금하다. 한국에선 ‘피아노’가 대표작으로 소개되는데 외국에선 어떤가.또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은. -외국에서도 ‘피아노’의 작곡자로 소개된다.(웃음)팝음악만 히트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영화음악도 히트해서 무척 좋았다.하지만 ‘피아노’는 영화라는 장르 특성상 작곡자로서의 개성이 충분히 발휘된 곡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나도 이 곡을 좋아하지만 때때로 내 음악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든다.개인적으로는 ‘Facing Goya’(2000년)같은 오페라 음악을 선호한다. 한국 영화를 본 적이 있는가. -김기덕 감독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과 최근 칸영화제에서 ‘올드보이’를 봤다.기회가 된다면 한국 영화와 작업해보고 싶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특감 총괄 하복동 국장의 소회

    특감 총괄 하복동 국장의 소회

    이번 특감을 총괄한 감사원 재정금융감사국 하복동 국장은 “참담하다.”는 말로 소회를 대신했다. 하 국장은 “감사를 통해 국제금융의 냉혹한 현실을 들여다봤다.”면서 “과거 국력이 약해 일제에 짓밟혔듯이 외환위기 때는 국제금융시장에 휘둘린 셈”이라고 설명했다. 외환위기 당시에는 단돈 1달러라도 아쉬웠던 터라 외국펀드사들이 요구하는 대로 퍼줬다는 얘기다. 해외 자산관리사의 요구대로 관리수수료를 2배 이상 올려주거나,지나치게 낮은 가격에 부실채권을 매각한 사례들이 그것이다. 하 국장은 “당시 상황을 고려하면 부실채권들을 저가로 매각할 수밖에 없었던 처지를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금융전문가가 없었다는 점이 더 큰 손실을 불러왔다.”고 지적했다. 현장 감사에 나섰던 재정금융감사국 박의명 3과장은 “대규모 부실채권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관리공사가 계약직 1000여명을 신규 채용했는데 전문성이 부족했다.”면서 “부실채권을 매각한 전례가 없었던 데다 전문성까지 미달돼 이런 결과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박 과장은 “금융계약 시 사후정산약정을 체결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인데,이마저 누락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관리기관의 업무 미숙을 한탄했다. 그는 또 “관리책임을 맡은 자산관리공사가 어떻게 부실채권정리기금을 자사 이속 챙기기에 악용할 수 있느냐.”며 갈 데까지 간 모럴 해저드에 혀를 찼다. 감사에 참여했던 한 감사관도 “자산관리공사는 산업은행 자회사였고 예금보험공사도 60명으로 창설되는 등 두 기관이 외환위기를 관리할 만한 규모의 기관이 아니었다.”면서 “조직능력이 미흡한 상태에서 엄청난 업무를 맡은 것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산관리공사가 자산유동화회사(SPC)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해외투자회사가 하자는 대로 하다가 착오를 범했다.”면서 “금융을 전업으로 하지 않는 감사관도 인지하는 사실을 담당기관에서 몰랐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심각한 것”이라며 금융 전문가 양성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강혜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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