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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떻게 지내세요] 로터리클럽·대학서 민주주의 강의 김동길 명예교수

    [어떻게 지내세요] 로터리클럽·대학서 민주주의 강의 김동길 명예교수

    “이게 뭡네까. 다들 꿈이 없어요. 한국은 21세기 태평양시대를 주도하는 역사의 주인이 돼야 해요.” 김동길(78) 연세대 명예교수.‘이게 뭡네까.’라는 유행어로 많은 인기를 누렸다. 최근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숨겨진 딸’ 논란과 관련, 자신의 홈페이지에 “출세할 욕심 때문에 자기 딸의 어머니를 구박에 구박을 거듭했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노벨 평화상 받을 자격이 없다.”는 글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서울 서대문구 대신동 자택에서 김 교수를 만났다. 책이 가득찬 서재였다.“58년 동안 이 집에 살면서 책밖에 남은 것이 없다. 국회 도서관에도 기증을 많이 했지만 아직도 2만권쯤 남아 있다.”고 했다. 근황을 묻자 “각 지역 로터리클럽이나 전국의 특수대학에서 역사에 관한 것, 특히 자유민주주의를 주제로 강의 요청이 쇄도한다.”고 했다. 이어 10여년째 이끌어오는 사단법인 태평양시대위원회(이사장)에 대해 언급했다.“민주주의의 수준을 높이는 역할”이라고 전제한 뒤,“앞으로 태평양시대는 민족적 기질로 봤을 때 결코 일본과 중국이 아니라 한국이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인의 도덕적 수준을 현재보다 한차원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거짓말을 안하고 남을 생각하는 자비와 사랑의 운동이 활활 타올라야 한다는 것. 또한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의 생산성이 높아져야 한다고 역설했다.“유태인의 킬러는 한국인”이라고 비유한 뒤 “그러나 한국인은 잘못된 환경에서 자랐다. 역사적으로 볼 때 훌륭한 사람들은 온갖 중상모략으로 실력발휘를 못했다.”고 지적했다. 왜적을 물리친 이순신 장군도 무수한 중상모략으로 백의종군했고, 젊은 나이에 과거급제한 고산 윤선도 역시 중상모략을 견디다 못해 은둔생활로 아까운 재능이 묻혔다고 했다. 윤선도의 ‘오우가’ 중 한 구절을 즉석에서 읊었다.‘꽃은 무슨 까닭에 피면서 쉬 지고/풀은 또 어찌하여 푸르러지자 곧 누른 빛을 띠는가/아무리 생각해 봐도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것은 바위뿐인가 하노라’ “한국인은 개인적으로 보면 세계 제일의 훌륭한 오케스트라 단원이에요. 그런데 지휘자가 돼먹지 않았어요. 그러니까 좋은 교향곡이 안 나오지요. 일본은 미국이라는 ‘백’이 있어 설칩니다. 한국은 뭡네까. 코드가 맞는 사람만 찾으면 그게 민주주의입니까. 그래서 유능한 사람이 못나오는 거예요. 이게 무슨 전통처럼 돼 버렸어요.” 종교심이 없는 일본이나 뿌리깊은 권위주의로 공산주의가 지배하는 중국은 결코 민주주의가 이룩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한국은 문화적 전통이 우수하기 때문에 21세기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는 곧 한국인의 희망이란다. 따라서 오늘날의 리더는 젊은이들에게 꿈을 심어주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건강유지에 대해 “안타깝게도 치매에 걸린 친구도 몇명 있지만 정신이 말짱하기 때문에 쓴소리도 자주 하고 있다.”면서 부양가족도 없고 이렇게 홀몸이니 무엇이 두려워 비판을 못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인다. 안중근 의사의 ‘견리사의 견위수명(見利思義 見危授命)’을 인용했다. 눈앞에 이익이 보일 때 의리를 생각하고, 나라의 위태함을 보고는 목숨을 바쳐라. 또 수영과 아침산책을 자주 하지만 아직도 사명감이 있어 건강하게 지낸단다. “살면서 남기긴 뭘 남겨요. 올바르게 살다가 그냥 가면 되는 거지. 한 노인(자신을 뜻함)이 일제때 태어나 광복의 감격을 맛보았고 분단이란 고생속에 월남-6·25전쟁-군사정권을 겪으면서 오늘까지 살았어요. 길거리에 나가면 모르는 사람이 없고, 석양의 시간에 홀로 서서 보니 인생 아까울 것이 하나도 없어요. 노자는 ‘도덕경’ 하나를 남겼지만 (자신이 쓴)80여권의 책이 무슨 소용이 있습네까.” 요즘 젊은이들에게 꼭 하고 싶은 얘기 두 가지, 즉 ‘나는 꿈이 있다.’‘인생은 괴로우나 아름다운 것’이라며 껄껄 웃었다. 글 김문기자 km@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로스쿨’로 뛰는 대학들] (10) 충남대학교

    [‘로스쿨’로 뛰는 대학들] (10) 충남대학교

    충남대 법대의 전략 분야는 바로 ‘특허’다. 특허청, 특허법원, 대덕연구단지와 이웃한 충남대로서는 당연한 선택이랄 수 있다. 특히 이 대학 법대는 지적재산권 분야에서만큼은 국내 최고 수준임을 자부한다. 로스쿨 유치경쟁은 충남대가 중부권 최고 법대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50년을 훌쩍 넘긴 법학교육의 노하우와 인프라를 바탕으로 충남대 법대만의 강점을 살리는 것은 오로지 그들의 몫이다. 충남대 법대가 갖춘 제반 여건은 다른 대학들과 확실히 차별화된다. 이 대학이 위치한 대전 지역은 특허 분야의 메카로 급부상했다. 지난 1998년 특허청이 대전으로 이전해 온 데 이어 2000년에 특허법원이 둥지를 틀면서부터다. ●특허청 등 입지기반 튼튼 충남대 법대도 이같은 지리적 여건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법대 명재진 교수는 “지적재산권법 분야의 성공모델인 독일의 막스프랑크 지적재산권법연구소도 인근에 위치한 유럽특허청, 유럽 특허기구, 독일특허청, 독일연방특허법원 등의 주변 여건을 활용해 시너지 효과를 얻은 덕분이었다.”면서 “충남대 법대도 유사한 여건을 가지고 있는 만큼 향후 로스쿨 도입을 계기로 지적재산권법 분야에 있어 독보적 지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학교측의 설명대로 특허전문 법조인을 집중 육성하려는 법대의 노력은 곳곳에서 묻어난다. 우선 커리큘럼에서 특허분야의 전문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 분야의 경우 육소영 전임교수 외에 이범호 특허심판원 심판장과 심재필 특허 변호사가 겸임교수로 강의를 맡고 있다. 뿐만 아니라 김원준 국제변리사, 송주현 특허청 심사1국장, 정양섭 특허청 심사2국장, 제대식 특허심판원 심판관 등 실무전문가의 강의를 통해 이론과 실무의 통합교육을 추진하고 있다. 학교측에서 초빙한 외국인 교수 역시 지적재산권법과 특허법 전공으로 영어 강의를 하고 있다. ●지적법 연구 산학연계시스템 구축 특히 특허법무대학원은 이 대학의 경쟁력이다. 충남대 법대는 2000년 특허법원의 개원에 발맞춰 특허법무대학원을 개설했다. 이 특허법무대학원은 특허청과의 교류협약을 통해 특허청 심사관의 재교육을 맡고 있다. 특허청 심사관뿐만 아니라 변리사, 변호사 등 전문 실무가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충남대 법대는 이에 그치지 않고 ‘지적재산권 연구소’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연구소를 통해 이 분야 연구를 강화하고 산학연계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특허청 등 유관기관과의 협력체제를 통해 충남대 법대가 특허전문가를 육성하는 산실의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국제화 역시 학교측의 주요 관심사다. 충남대 법대는 현재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 등과도 접촉하며 교육수준과 방법에 있어 국제화를 도모하고 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박광섭 법대학장 “특허 유관기관과 협조 시너지효과 배가” 충남대 법대는 인근의 특허 유관기관과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특허법무대학원을 개설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아직까지 국내 법조 시장에서 특허분야의 비중이 높지 않지만 향후 그 시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충남대 법대측은 기대한다. 박광섭 법대학장은 1일 “변호사들의 전문성이 부족해 특허분야에 진출한 법조인이 많지는 않지만 시장성은 충분하다.”면서 “충남대 하면 특허전문, 특허 하면 충남대가 첫손에 꼽히도록 특화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특허와 지적재산권 분야에 있어 전문 법조인을 양성하는 데 충남대 법대가 앞장서겠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충남대가 위치한 대전은 이미 자타가 공인하는 특허타운으로 성장했다. 특허청이 특허행정기능을, 특허법원이 특허사법기능을 담당하고 있고 대덕연구단지에서는 국내 최고수준의 과학기술전문인력이 쏟아지고 있다. 이들 전문인력을 충남대가 흡수하고 유관기관과의 협력관계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얻겠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충남대 법대측은 특허분야만큼은 국내 최고를 자신하고 있다. 박 학장은 또 “한국이 출원건수로는 세계 5위, 국제출원건수로는 세계 8위라는 지적재산권 강대국 반열에 올랐다.”면서 이 분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학교측은 이를 위해 과학기술 분야의 전문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도 인식하고 있다. 박 학장은 “인근 대덕연구단지의 이공계 인력은 물론 학내 자연과학대학, 공과대학과의 유기적 협조관계를 통해 특허분야의 전문화를 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미 특허전문대학원을 통해 100여명 이상의 실무전문가를 배출한 노하우가 충남대 법대만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박 학장은 덧붙였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박종배변호사등 行·司試 100여명 배출 충남대 법대가 배출한 고시출신은 총 100여명. 그 가운데 사법시험 출신은 52명 정도다. 매년 꾸준하게 사시 합격자를 배출하고 있다. 학교측은 법조인 외에도 고급행정공무원의 육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충남대 출신 법조인 1호는 박종배 변호사다. 충남대 문리대를 1956년에 중퇴한 박 변호사는 고등고시 사법과 13회에 합격했다. 충남대 법대 출신으로는 박주봉(66학번) 변호사가 첫 번째다. 사시 11회인 박 변호사는 공군법무관을 시작으로 대구지검, 서울지검 검사 등을 거쳐 지난 1985년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지냈다.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끝으로 개업한 뒤 현재는 대전대학교에서 강의도 하고 있다. 검사로는 김홍일 부산동부지청 차장검사가 맏형격이다.75학번으로 사시 25회 출신인 김 차장은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장을 지내며 명성을 떨쳤다.1994년 지존파 사건 수사를 지휘하기도 했으며 굵직굵직한 조직폭력사건을 전담했다. 송영호(사시 31회·81학번) 서울북부지검 부부장검사 역시 서울지검 강력부 출신으로 조폭전담 검사로 유명하다. 법원에는 이태영 판사 등이 포진해 있다.86학번인 이 판사(사시 37회)는 대전지방법원 판사로 재직중이다. DJ 정권 초기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총풍사건의 재판장을 맡았던 송승찬(72학번) 변호사도 충남대 출신이다. 사시 20회로 서울지법 부장판사 등을 지냈다. 이상민(76학번) 열린우리당 의원도 사시 출신이다. 사시 34회로 한국노총 고문변호사를 지냈고, 현재 국회 윤리위 재도개선소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형배 변호사는 행시, 사시 양과 합격자다. 김 변호사는 행시 21회, 사시 26회로 현재 대전에서 활동중이다. 고위 공직자 인맥도 상당하다. 하복동 감사원 기획관리실장은 75학번으로 행시 23회다. 박선기 전 병무청 차장과 정수부 전 법제처 차장도 충남대 법대 출신으로 이름을 날렸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열린세상] 정신이 불구인 사회/이덕일 역사평론가

    ‘이방인’이란 소설로 유명한 노벨문학상 수상자 알베르 카뮈는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예언자는 칼 마르크스가 아니라 ‘악령(惡靈)’을 지은 도스토예프스키라고 갈파한 적이 있다. 칼 마르크스가 혁명 이후 유토피아의 수립을 예언했다면 도스토예프스키는 ‘악령’으로 혁명 후 그 반대의 사회를 예언했던 것이다.‘악령’은 1868년 제정 러시아에서 발생한 네차예프 사건을 모티브로 쓴 소설인데, 이 사건은 당시는 물론 2003년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J M 쿠시가 도스토예프스키를 소설 속에 끌어들여 ‘페테르부르크의 대가’라는 소설을 썼을 정도로 유명한 사건이다. 제정 러시아를 전복하기 위한 비밀 혁명결사에서 탈퇴하려는 인물을 네차예프와 그 동료들이 살해한 것이 사건의 개요이다. 이 소설을 쓰기 전 도스토예프스키는 이른바 혁명의 동조자였다.1846년 발표한 처녀작 ‘가난한 사람들’에서 도시의 뒷골목에 사는 소외된 사람들의 사회적 비극과 심리적 갈등을 그려낸 도스토예프스키는 3년 후인 1849년 페트라세프스키 사건에 연루되어 사형선고를 받았다가 감형되어 시베리아 유형 생활까지 했던 전력까지 있었다. 그러나 ‘악령’이 발표되자 그를 동지라고 생각했던 많은 인물들이 비난하고 나섰다. 그중 한 명인 막심 고리키는 “오늘날 러시아인에게 보여 줄 필요가 있는 것은 스타브로긴(‘악령’에 등장하는 허무주의자)과 같은 인물이 아니고…에너지원(源)인 민주주의와 민중과 사회성과 과학에의 복귀다.”라고 비판했다. 러시아 혁명이 성공한 후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이 금서가 된 것은 당연한 귀결이었다. 그러나 역사가 E H 카는 도스토예프스키가 이런 반응을 예상했음을 말해 준다. 그는 “문학 작품을 항상 그 정치적 경향으로서 판단하는 나라에서 젊은 세대가 ‘악령’의 작가에게 분노를 느낀 것도 당연한 일이다. 그들은 도스토예프스키를 동지라고 생각했던 만큼 그 분노는 더욱 치열했다. 그러나 청년들의 노여움을 샀다는 것은 그에게 있어서 별반 놀랄 일은 아니었다. 그는 그러한 결과를 미리 짐작하고 있었던 것이다.”라고 말했는데,‘악령’ 출간 이후의 ‘결과를 미리 짐작하고 있었던’ 도스토예프스키는 혁명 이후의 결과도 미리 짐작했던 것이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예언대로 혁명 이후 현실 사회주의는 스탈린주의라는 인류 역사상 희대의 좌파 전체주의로 현실화하면서 역시 인류 역사상 희대의 우파 전체주의인 나치와 함께 인류에게 무수한 고통을 주었다. 현재도 이런 역사적 과오를 애써 외면하는 일부 경직된 좌파들은 도스토예프스키를 슬라브주의 민족주의적 성향의 반동 보수파로 낙인찍고 있지만 그는 보수와 진보를 넘어 인간과 사회의 본질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악령’을 쓸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기에 그는 개인적인 여러 문제에도 불구하고 오늘날까지 러시아의 대문호로 대접받고 있는 것이다. 도스토예프스키 같은 인물을 우리 사회에서 찾기는 어렵다. 우리사회도 E H 카의 말대로 ‘문학 작품을 항상 그 정치적 경향으로서 판단하는 나라’이기는 마찬가지지만 우리사회의 많은 작가나 지식인들은 인간과 사회의 진실보다는 자신이 속한 진영의 반쪽짜리 진실에만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좌파와 우파를 막론하고, 정치권과 경제계·노동계 그리고 언론계·학계를 막론하고 우리사회는 모든 분야에서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인’ 이중 잣대와 반쪽짜리 정의가 횡행하고 있다.‘철새’가 날아들면 선거 때가 가까운 것이라는 한국정치 불변의 법칙 또한 전혀 변하지 않았음을 이번 재보궐선거는 또 보여 주었다. 이를 뛰어넘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악령’ 같은 찬 샘물이 정수리를 치지 않는 한, 이런 성찰에 우리사회가 화들짝 놀라 반성하지 않는 한 우리사회는 점점 겉은 멀쩡하지만 정신은 심각한 불구 상태가 될 것이다. 치료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이덕일 역사평론가
  • 정약용선생 봉분 쇠철심 10개 발견

    정약용선생 봉분 쇠철심 10개 발견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다산 정약용선생 묘소 봉분 내에서 쇠철심 10개가 발견됐다. 나주 정씨 종친회측은 일제 때 일본인들의 소행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철심에 녹이 슬지 않은 부분이 많아 해방 후 박혔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남양주시 다산유적지관리사무소(소장 김덕환)는 28일 오전 10씨쯤 다산 묘소 재단장 작업을 위해 봉분의 표면을 걷어내던 중 35㎝ 길이의 철심 10개가 박혀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29일 밝혔다. 봉분의 정중앙을 중심으로 일렬로 박힌 철심은 직경 3㎜ 정도의 가는 강철로 돼 있고 부분적으로 무쇠를 2∼3㎜ 두께로 덧씌웠다. 무쇠로 덧씌운 부분은 녹이 슬었으나 강철 부분은 슬지 않은 상태다. 정씨 종친회 다산유적지 관리인 정해운(67)씨는 “남의 집안을 해꼬지하려고 묘소에 엄나무 말뚝을 박는다는 말은 들었으나 철심을 박은 예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일제 때도 녹이 잘 슬지 않는 강철이 사용됐을 것이므로 일본인들의 소행이 아니라고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남양주시는 철심을 종친회측에 인계할 예정이다. 남양주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꼬마요리사 요리조리 케이크 만들기

    꼬마요리사 요리조리 케이크 만들기

    “제가 만든 케이크를 엄마·아빠께 선물로 드릴 거예요.” 지난 23일 오후 서울 숙명여대의 한국음식연구원에서 열린 어린이 요리교실. 꼬마 요리사 8명이 고구마 케이크를 만들고 있었다. 어린이들의 눈망울이 초롱초롱하다. 테이블 가운데에 먹음직한 삶은 고구마가 놓여 있었다. 요리 지도강사 김희정씨가 “고구마를 들고 냄새를 맡아 보세요.”라며 수업을 시작했다. 개구쟁이 꼬마 요리사들이 장난만 치지 않을까 우려했지만 오히려 요리에 집중했다. “맛있는 냄새가 나요. 조금 물컹해요.”아이들의 대답이 제각각이다. 고구마를 한입 베어 먹은 박지호(5)군은 “달고 맛있어요.”라고 말했다(모두 웃음). “고구마의 옷(껍질)을 살살 벗겨주세요.” 강사 김씨의 말에 아이들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 삶은 고구마 껍질을 벗겼다. 산만해지지 않고 집중했다. 껍질을 벗겨내자 노란 속살이 맛있게 드러났다.“주걱으로 고구마를 골고루 잘 눌러주세요.”강사가 “고구마가 어떻게 변해요?”라고 물었다.“손에 묻어요. 옆으로 막 뭉개져요.”박유상(5)군의 답변이다. 찰흙놀이하듯 삶은 고구마를 잘 으깼다. “고구마 안 먹는 사람 손들어 보세요.”한 아이가 손을 들 듯하다 내렸다. 강사는 “고구마는 맛있고 영양도 많아서 옛날에 밥 대신으로 먹었어요.”라고 설명했다.“난 군고구마가 제일 맛있어요.”라는 윤일정(9)양의 말에 모두 웃었다. 일정양이 요리하는 모양새가 제법이다.“집에서 엄마 요리를 많이 도와요. 조수지요. 콩나물도 다듬고 야채도 씻어요.”그러면서도 6살짜리 동생 상원이의 고구마 껍질을 벗겨주는 등 잘 챙겼다. 다진 고구마에 마요네즈를 넣을 차례다.“마요네즈를 넣으니 고구마 색이 어떻게 변해요?”강사의 질문에 “흐린 노란색요!”유상이의 재치있는 대답이다.“그렇죠. 노란색에 흰색을 섞으니 노란색이 약해지죠.”강사의 보충 설명에 아이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린이들에게 요리하는 느낌이 어떻냐고 물어봤다.“찰흙놀이하는 것 같아요. 손에 묻어요. 하지만 재미있어요.”아이들 답변이 제각각이다. 이들은 강사의 지시에 따라 다이제스티브과자를 꼬마 망치로 신나게 부쉈다. 가루가 사방으로 튀었다. 카스텔라를 꼬마 체에 넣고 가루를 만들 차례. 박가연(6)양이 아이가 카스텔라를 입으로 가져가자 쌍둥이 자매 나연양도 카스텔라를 마구 먹었다. 이들은 카스텔라를 체에서 비볐다. 고운 가루만 내려오도록 밭쳤다. 그리고 모양틀에 버터를 발랐다.“버터를 만지니 어때요?” 강사의 말에 “아주 미끈미끈해요. 미끌거려요.”라고 답했다. 이들은 모양틀에 먼저 과자와 버터 섞인 것 2큰술을 깔았다. 수저로 골고루 꼭꼭 눌렀다. 그 위에 다시 으깬 고구마를 5큰술 넣고 평평하게 만들었다.“누가 제일 잘했나 한번 볼까요?” 강사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저요, 저요.” 아이들이 키재기하듯 손을 들었다. “콘옥수수를 조금 올려 볼까요?” 김씨의 말에 아이들이 옥수수를 올렸다.“난, 옥수수를 좋아해요. 맛있어요.”라며 이지호(6)군은 옥수수를 듬뿍 올렸다. 그 위에 다시 고구마를 잘 채우고 살금살금 다졌다. 이젠 모양틀에서 빼낼 차례. 박군이 모양틀에서 케이크를 빼내다가 깨진다며 울상이다. 강사 김씨가 달려가 모양틀을 요리조리 흔들며 빼줬다. 그 위에 카스텔라 가루를 뿌렸다. 금방 울상이던 유상이가 “(카스텔라 가루가) 눈 같다.”며 기뻐했다. 그리곤 건포도와 방울토마토로 장식했다.“우와∼, 멋져요.” 아이들이 자신이 만들고도 믿기지 않는 듯 감탄했다.“너무 맛있어요. 아빠께 갖다 드릴래요.” 글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나도 요리사 되고 싶어요 요리를 통한 어린이의 교육적 효과가 알려지면서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복지관 등에서의 교육과정에 요리과정을 포함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대개 어린이요리교실은 주말에 열리는 단발성이다. 이 때문에 어린이 전문 요리학원이나 강좌를 찾기가 쉽지 않다. 가장 대표적인 어린이 요리교실은 숙명여대 산하 한국전통음식연구원(710-9471)을 들 수 있다. 동화로 배우는 어린이 요리교실, 미술과 음악을 요리에 접목한 푸드아트클래스 등으로 다양하다. 아동요리교육 지도자 과정도 개설했다. 라퀴진(3444-5816)도 어린이요리교실인 쁘띠 라퀴진을 상설 개설하고 있다. 요리와 놀이가 결합된 형태다. 미술과 요리를 접목한 아트풀(546-6239)이나 영어로 요리강좌를 진행하는 와우쥬니어(798-6294)도 있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어린이와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요리교실들을 호텔들이 잇따라 개강하고 있다. 롯데호텔잠실은 1·5일 오전 11시30분부터 2시간동안 피자 만들기 교실을 연다. 이탈리아식당 베네치아의 조리사들이 직접 피자 만들기를 지도한다. 점심식사와 피자 재료를 포함한 4인 가족 참가비는 18만원.(411-7410). 밀레니엄 서울힐튼 이탈리아식당 일폰테는 매주 토·일요일 오전 11시30분부터 3시간동안 12세 이하 어린이를 위한 무료 피자파티를 연다. 어린이들이 앞치마를 두르고 요리사 모자를 쓰고 직접 요리한다.(317-3270). ■요리조리 고구마케이크 재료 삶은 고구마 중간크기 3∼4개, 다이제스티브 과자 4조각, 버터 2큰술, 마요네즈 5큰술, 설탕 2작은술, 카스텔라 적당량, 캔옥수수 3큰술, 방울토마토 5개, 건포도 조금씩 만드는 법 (1)삶은 고구마의 껍질을 벗긴 후 수저로 잘 으깨세요. (2)다이제스티브를 잘게 부수어 가루로 만든 후 버터를 넣고 섞으세요. (3)(1)의 고구마에 마요네즈와 설탕을 넣고 잘 섞으세요. (4)카스텔라를 잘 부숴 가루로 만드세요. (5)모양틀에 (2)의 다이제스티브 가루를 잘 깐 다음 마요네즈와 설탕을 섞은 (3)의 으깬 고구마를 넣으세요.(6)틀에서 빼낸 후 윗면과 옆면에 카스텔라 가루를 살살 붙이세요. (7)옥수수, 체리토마토, 건포도, 땅콩 등으로 예쁘게 장식하세요.
  • 고성&아산, 충무공 구령맞춰 야야호호

    고성&아산, 충무공 구령맞춰 야야호호

    변함없이 충무공 이순신 장군은 존경받는 위인이다. 온갖 시련을 겪고 풍전등화의 조국을 구한 영웅으로, 세계 최초의 철갑선 거북선을 고안한 발명가로, 어린이들의 영원한 우상이자 어른들도 전략가로서 공의 리더십을 본받고자 한다. 독도와 역사왜곡 등 일본의 도발로 민족의 감정이 상한 요즘, 공의 나라사랑에 새삼스럽게 옷깃을 여미게 된다.28일은 충무공 탄신 460주년 기념일. 충남 아산과 경남 고성의 당항포 등 전국에서는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했다. 어린이에겐 역사체험과 한민족 자긍심을 심어주기에도 좋다. 왜적을 수장시킨 공의 발자취를 따라 아산과 당항포로 떠나보자. 고성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아산 글 사진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고성 고성읍에서 14번 국도를 따라 10여분 가면 나오는 곳이 배둔. 여기서 오른쪽으로 4㎞쯤 가면 당항포가 나온다. 현지 노인들은 당항포보다 ‘속싯개’로 더 많이 부른다. 꼬불꼬불한 들길과 야트막한 산을 넘어 언뜻언뜻 파란 바다가 길게 보인다. 국민관광지란 이정표가 잘 돼 있어 길 잃을 염려는 없다. 마산에서 같은 국도로 오면 30여분 걸린다. 햇살에 힘이 느껴질 만큼 봄볕이 짙다. 아지랑이처럼 흐릿한, 강인듯 싶은 좁고 긴 S자형 해안선이 따라온다. 차창을 열었다. 시원한 바닷바람에 청량감이 든다. 바다와 거의 같은 높이의 도로여서 찰랑거리는 물살소리도 들린다. 건너편의 거류산도 녹음이 벌써 짙어진다. 겨울철이면 ‘국민마라토너’ 이봉주가 내려와 훈련하는 곳도 보인다. 당항포 드라이브 코스가 절경이다. 4월 중순 어느날, 마침 고성 은혜어린이집 어린이 40여명이 실물 크기의 거북선에서 현장체험 학습 중이었다. 인솔 교사 황실씨가 “이게 뭐예요?”라고 묻자 어린이들은 “거북선요.”라고 일제히 답한다.“누가 만들었죠?”,“이신순장군요.” 어린이들이 거북선 안으로 들어가 노를 젓는가 하면 함포를 발사하기도 했다.“이순신 장군이 거북선을 왜 만들었죠?”라고 묻자 “나쁜 사람들 혼내주려고요, 일본을 무찌르려고요.”라고 병아리처럼 입을 모았다.“심심해서요”라는 엉뚱한 답도 나왔다. 충무공의 영정과 위패를 모신 숭충사와 함께 전승기념탑도 있다. 충무공 이순신이 이곳에서 왜적을 2차례 격파,57척을 수장시킨 곳이다. 임진왜란이 발발한 1592년엔 26척 가운데 25척을 격파했다. 왜적들이 상륙해 민간인을 해칠 것을 우려해 1척을 남겨두고 철수하는 척했다. 다음날 왜적 100여명을 싣고 철수하는 마지막 왜선마저 수장시켰다.2년 뒤인 1594년에도 도망치던 왜선 31척을 격파했다. 충무공이 유일하게 2차례 출전, 크게 이긴 대첩지이다. 당항포 해전의 승리에는 흥미로운 설화가 전한다.‘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전하는 기생 월이의 설화다. 대대적인 침공을 앞두고 일본은 밀정을 급파, 조선의 지도를 그려 오게 했다. 이를 눈치챈 무기정의 기생 월이가 밀정을 술에 곤드레만드레 취하게 한 다음 당항만이 바다로 연결되는 것처럼 지도를 조작했다는 것. 실제로 진해만쪽에서 보면 바다로 연결될 것처럼 길게 이어졌다. 이후 왜군을 속였다 해서 당항포를 ‘속싯개’로 부른다. 관과 민이 혼연일체가 된 셈이다. 해전관에는 이같은 설화와 해전 당시의 전략 등을 영상을 소개하고 있다. 또 지구의 역사와 생명의 진화, 조류 및 파충류 등의 자료 1700여점을 전시한 자연사관도 어린이들의 학습 공간으로 손색이 없다. 가장 특이한 것은 국내 유일의 자연석 조각공원인 수석 전시관. 세계에서 수집한 자연석이 모두 630여점이 있지만 현재 280여점이 전시되고 있다. 이런 만큼 주민들이 먼저 기념사업회를 결성하는 등 당항포에 대한 자부심이 높다. 긍지가 생길 일이 하나 더 있다. 내년 4월14일부터 6월4일까지 고성공룡엑스포가 열리기 때문이다. 당항포는 상족암만큼은 아니지만 공룡발자국 화석이 심심찮게 발견된 곳이다. 인구 5만∼6만의 조그만한 군단위에서 세계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여 자부심이 더욱 높다. 당항포의 입장료 어른 4000원, 어린이 1000원, 주차료 별도. 고성군관광지관리사업소(055-670-2801). 이밖에도 와룡산 향로봉 중턱의 운흥사는 충무공이 승병을 지휘하던 사명대사와 수륙 양동작전 논의차 세번이나 방문하기도 했다. 신라 문무왕 때 의상대사가 창건한 천년고찰이다.(055)835-8656. 경남 삼천포항에서 77번 지방도를 따라 10여분 들어가다 오른쪽으로 빠지면 상족암이다. 현지에선 ‘쌍발이’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당항포가 비교적 최근의 역사현장이라면 상족암은 ‘하늘이 열리’던 까마득한 선사 이전의 유적지다. 꼬불꼬불한 도로를 내려가면 바닷가 제전마을에 닿는다. 바닷가 자갈밭에 파도가 살랑거린다. 옆쪽에는 소나무 분재를 이고 있는 바위층이다. 바위층을 자세히 보니 모두 가로로 일정한 층을 이루고 있었다. 시대별로 형성된 흔적이다. 서재에 책이 켜켜이 쌓인 듯 지구의 역사를 기록한 지층이다. 공달용 공룡박물관 학예사는 “지구의 나이가 46억년인데 여기는 1억년 전의 지구의 모습을 기록하고 있는 ‘자연사박물관’”이라고 설명했다. 나무를 만든 산책로를 따라 걷다가 “저게, 공룡 발자국 화석”이라며 가리켰다. 자세히 보니 돌덩이가 둥글면서 움푹 꺼졌다. 조금 더 가니 마치 두 발로 걸은 듯이 발자국 화석이 길게 늘어섰다. 서울에서 새벽에 나섰다는 김상국(강남 청탑학원장)씨가 같이 온 자녀에게 “이게 공룡 발자국이야.”라며 설명했다. 아이들은 신기한 듯 자신의 발과 맞춰보다 공룡들의 이름을 들먹이곤 했다. 상족암 일대에는 이렇게 산재한 공룡 발자국 화석이 2100여개가 있다. 대표적인 공룡은 이구아노돈과 같은 조각류(발톱이 삼지창처럼 갈라진 공룡)와 브라키오사우루스와 같이 네 발로 걷는 용각류(목이 긴 초식공룡)다.2억∼6500만년 전에 지구를 지배했던 중생대 쥐라기와 백악기 공룡들이다. 지난해 11월 문을 연 공룡박물관에 들어갔다. 지붕 모양이 특이해서 물어보니 가장 많이 나타났던 공룡 이구아노돈의 몸체를 본떴단다. 진품 공룡 화석 4점을 비롯해 공룡화석 복제품 41점이 있다. 또 삼엽충, 물고기, 상어이빨 등 일반화석도 55종이 전시돼 있다. 공 학예사는 “지금부터 1억년 전인 공룡시대에는 지금은 바다와 산인 이곳이 거대한 호수였으며 공룡의 수도”라고 설명했다. 돌아오는 길에 생각하니 상족암의 진면목은 공룡발자국 화석도, 기암절벽도 아닌 ‘시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물관 입장료는 어른 3000원, 어린이 1500원. 고성공룡박물관(www.goseong.go.kr·055-670-2825). 공룡화석지에서 40여분이면 남해안 천혜의 조망지 문수암이다. 작은 사찰이지만 1400여년 전 의상대사가 세운 고찰이다. 절집은 볼품없다. 하지만 청담 대선사가 수도했던 도량으로 청담스님 사리탑이 안치돼 있다. 꼬불꼬불 산길을 오른 진짜 이유는 조망. 고성 토박이 이경균(42)씨는 “문수암은 남해안 최고의 조망지”라고 추켜세웠다. 왼쪽으론 통영까지 이어지는 고성반도의 산들이 첩첩이 겹쳤다가 구름 속으로 사라진다. 소나무 가지 사이로 보이는 오른쪽은 사량도·연화도·욕지도 등 큰 섬 사이에 올망졸망한 섬들, 징검다리같다. 쪽빛 바다가 호수인양 잠잠하다. 오가는 어선들도 한가하다. 문수암(055-672-0877). 이밖에도 울창한 숲과 계곡,10여개의 산봉우리가 연이은 연화산과 옥천사(055-670-2551), 소가야 왕릉인 송학동 고분군(055-670-2221) 등이 있다. ■ 여기도 가보세요 ●부안 ‘불멸의 이순신’ 세트 전북 부안 변산반도에 있는 KBS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세트장은 최근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전라좌수영은 궁항, 왜군진지는 성천, 명군진지는 죽막, 조선군 진지는 위도 논금해수욕장, 선박들은 격포항에 각각 자리해 있다. 바다에는 판옥선과 거북선, 왜선, 명나라함 등 6척의 배를 볼 수 있다. 부안군 홈페이지(www.buan.go.kr)에서 드라마 촬영지 안내지도를 프린트해서 갖고 다니면 야외촬영장을 놓치지 않고 둘러볼 수 있다. 부안군청 문화관광과(063-580-4449). ●통영 한산도 ‘한산섬 달밝은 밤에/수루에 혼자 앉아 큰 칼 옆에 차고/깊은 시름 하는 차에/어디서 일성호가는 남의 애를 끊나니’경남 통영 한산도는 충무공의 고뇌를 느낄 수 있는 곳. 충무공 유적지(사적 113호)는 제승당 일원의 15만 9000평에 조성된 건물, 비석, 문화재, 광장, 조경물이 있다. 충렬사, 제승당, 수루, 한산정을 비롯하여 유허비 2기, 한글 유허비 1기, 통제사 송덕비 7기, 비각 5동과 5개문 등이 있다. 통영시 문화관광과(055-645-0101). ●남해 ‘노량해전승첩제’ 경남 남해군에서는 매년 이순신 장군의 노량해전 승첩을 기원하고 애국심을 고취하기 위해 충무공 노량해전승첩제를 연다.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남해대교 등 남해의 경치를 감상하며 충무공의 얼을 기릴 수 있다. 남해대교를 건너 노량마을로 내려오면 충무공 이순신이 관음포에서 전사한 후 시신을 잠시 모셨던 충렬사와 바로 앞 바다에 떠 있는 실물 크기의 거북선이 있다. 남해 충렬사는 이순신 장군이 3개월간 묻혔던 자리에 아직도 가묘가 남아 있다. 남해군청 문화관광과(055-860-3228). ■ 아산 ●거북선 타고 왜군 격파 현장으로 ‘둥둥둥∼’ 힘찬 북소리가 울리자 충남 아산시 현충사 앞을 흐르는 곡교천에 400여년 전 이순신 장군이 왜군 적선 70여척을 격파했던 그 거북선이 힘찬 물살을 가르며 출현했다. 크기는 길이 4.5m, 너비 2m, 높이 1.8m로 실물의 7분의1로 축소됐지만 당시와 같은 위용을 뿜어냈다. 거북등 위로 뾰족하게 솟아난 창이며, 위용 넘치는 용머리는 주변 분위기를 압도했다. 28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제 44회 성웅 이순신 축제’를 위해 모두 5척이 건조됐으며, 거북선에는 등에 만들어진 출입구를 통해 6명이 승선할 수 있다. 28일부터 충남중소기업센터 앞 곡교천에서 승선 체험이 가능하며, 곡교천 일대를 한 바퀴 도는 승선 체험료는 5000원이다. 축소 모형이어서 다소 비좁지만 직접 노를 저어 나아가는 승선 체험은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강 주변에는 이순신 장군과 조선 수병, 왜군 장수 복장을 한 사람들이 퍼포먼스를 벌여 왜군을 무찔렀던 전란 당시로 돌아간 듯 실감나게 만든다. 오디션을 통해 선출돼 축제기간 중 이순신 장군의 역할을 맡은 김한백(26·순천향대 연극영화과 4년)씨는 “최근 독도 영유권 문제와 역사왜곡 등 시기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때 거북선에 승선하면 전란 당시 승전의 쾌감을 다시 한번 맛볼 수 있다.”고 추천했다. 축제기간 저녁 7시부터 곡교천변 무대에서는 순천향대 학생들이 준비한 ‘한산섬 달밝은 밤에’라는 마당극이 열려 당시 군영 내 훈련과 순찰내용, 임진왜란 전투장면, 모함을 당하고 압송되는 광경 등이 연출된다. 인근에는 군영이 조성돼 당시 군영막사 내부를 볼 수 있으며, 거북선 조립체험과 탁본뜨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곡교천변에 조성된 수천평의 유채꽃밭이 조성돼 강변을 따라 산책을 하면 봄기운도 흠뻑 느낄 수 있다. ●충무공의 발자취를 가슴에 담고 곡교천에서 10여분쯤 걸어 올라가면 이순신 장군의 영정이 모셔진 현충사를 만나게 된다. 개나리와 벚꽃 등 봄꽃이 활짝 피어 평일에도 가족단위 관람객들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현충사는 충무공이 1598년 노량해전에서 순국한지 108년이 지난 숙종 32년 사당을 세우고 현충사라는 이름을 내리면서 만들어졌다. 현충사 본전에는 이순신 장군의 영정을 모시고 있으며, 유물관에는 일생기록인 십경도와 국보 76호인 난중일기, 보물 326호 장검 등이 전시돼 있으며, 활터와 정려등, 경내등을 볼 수 있다. 유치원생인 아들과 현충사를 찾은 박상원(35·서울 영등포구)씨는 “충무공의 당시 활약상을 보고 나니 일본의 망언으로 쌓인 체증이 한꺼번에 내려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관람요금은 500원. 현충사 관리소(041-539-4600).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반드시 들러봐야 할 곳은 어라산에 있는 충무공 묘소(사적 112호). 현충사에서 서북쪽으로 9㎞ 거리에 있으며, 아산온천 방향으로 승용차로 10여분을 달리면 음봉면 삼거리에 위치해 있다. ■ 여기도 가보세요 아산은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들의 휴양을 겸한 나들이에도 손색이 없다. 세계 꽃식물원과 실내외 수영장을 갖춘 테마온천 아산 스파비스, 함상카페와 삽교호 놀이동산 등 놀거리와 즐길거리가 풍부하다. 지난해 문을 연 도고면 봉농리의 세계 꽃식물원(544-0746)은 사시사철 사람들에게 환한 웃음을 선사한다. 관람요금은 어른 6000원, 초등학생 4000원. 아산은 또 온양온천과 도고온천, 아산온천 등 온천 휴양도시로 유명하다. 이 가운데 최근 개발된 온천단지 아산온천 단지 내 아산 스파비스(539-2000)는 수영장 등 실내외 온천풀, 인삼탕 등 20여종의 이벤트 탕이 있다. 인근의 삽교천에는 또다른 재미가 있다. 밤이면 환하게 불을 밝히는 서해대교와 아산방조제가 한눈에 들어온다. 여기에 최근 문을 연 함상공원(363-6960)과 놀이공원(363-4589) 등은 한껏 재미를 북돋워준다. 함상공원에는 동양최대 군함테마파크로 상륙함과 구축함, 입체영상관이 있다. 어른 5000원, 초등생 4000원이다. ●여행정보 가는 길은 경부고속도로 천안IC에서 나와 1번 국도와 21번 국도를 번갈아 타면 시내로 들어갈 수 있으며, 서해안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서평택IC에서 아산호를 건너 39번 국도를 타면 된다. 버스는 강남 고속버스터미널에서 30분 간격으로 아산방면 버스가 있다. 아산시청 540-2221. 여행상품으로는 테마21(www.theme21.net)이 이순신 축제가 열리는 아산 당일 여행상품을 내놓았다.27일부터 5월1일까지 서울 덕수궁(시청 전철역 2번출구), 양재역 7번출구(서초구민회관앞)에서 매일 출발하며 도고세계꽃식물원과 아산 현충사의 행사를 관람하고, 아산 스파비스에서 온천욕을 한 후 서울로 돌아온다. 참가비 1인당 3만 9000원.549-9889.
  • [인정받지 못한 난민] “민주화 이룬 한국… 난민문제엔 후진국”

    [인정받지 못한 난민] “민주화 이룬 한국… 난민문제엔 후진국”

    “한국이 선진 민주주의 국가라고 굳게 믿었는데 난민 문제에 있어서는 후진국인 것 같습니다.” 휴일인 지난 24일 오후 서울 대학로.20여명의 미얀마인들이 사진과 그들의 주장이 담긴 게시판을 걸어놓고 고국의 민주화운동을 알리는 전시회를 열고 있었다. 이들은 군사정권의 탄압을 피해 ‘미얀마 민족민주동맹(NLD)’ 한국지부 등에서 활동하는 ‘정치적 난민’들이다. 이들은 “과거 한국처럼 군사독재에 허덕이는 미얀마의 민주화 쟁취를 위해 한국에 망명해 싸우는 우리들의 신분을 인정해달라.”고 호소했다. 한국에 ‘정치적 난민’ 지위를 신청한 미얀마인 9명이 우리 정부로부터 난민 인정 불허와 함께 강제 출국을 통보받은 것은 지난 3월 말. 이들은 강제 출국되면 미얀마에 입국하자마자 군사정권의 비밀경찰에 붙잡힌다며 불안해하고 있다. 하지만 법무부는 “이들은 정치적 난민이라기보다 한국 내 장기체류를 원하는 불법 입국자일 뿐”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한국정부 “민주화운동 경력 증명하라.” 미얀마인 마웅저(37)는 2000년 5월 난민 지위를 신청한 뒤 5년 동안 한국 정부의 허락을 기다려왔다. 하지만 그는 법무부로부터 “난민협약 제1조(정치적 이유로 자국에서 ‘충분하고 근거있는 공포’를 당하는 경우)의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난민 인정 불허 통지를 받았다. 마웅저는 3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오는 7월이면 당장 한국 땅을 떠나야 한다. 미얀마는 아직 군사정권 치하에 놓여 있다.1990년 아웅산 수치 여사의 NLD가 총선에서 압승했지만 군부는 정권을 이양하지 않았다. 마웅저는 고등학생이던 88년 미얀마에 민주화 바람이 불었을 때 ‘전국학생연맹’이라는 지하 학생운동단체에서 일했다. 그는 동료들이 하나 둘 비밀경찰에 붙잡혀가던 94년 10월 한국으로 도망쳐 왔다. 그는 미얀마에 NGO(비정부기구)를 만들어 민주화운동을 이끌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마웅저는 “출입국관리사무소에 모든 과정을 설명했지만 ‘당신의 민주화운동을 증명할 방법이 없다.’는 답만 돌아왔다.”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미얀마와 비슷한 시기에 민주화 운동을 겪었던 한국의 경험을 배우려고 이곳에 왔지만 기대와 달리 난민 인정이 너무 까다롭다.”며 고개를 떨구었다. 모아(31)는 미얀마 학생운동을 이끌었던 ‘투사’였다고 한다. 민주화 항쟁을 탄압하는 군사정권을 피해 94년 8월 브로커를 통해 한국 산업연수생 자격을 얻었다. 모아 역시 “군사독재를 무너뜨린 민주화 경험을 배우기 위해 한국을 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99년 NLD 한국지부를 만들어 현재 집행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모아도 지난 3월 ‘정치적 박해의 사유가 충분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난민 자격을 얻지 못해 7월 마웅저와 함께 추방될 처지에 놓여 있다. 모아는 “미얀마로 쫓겨나면 공항에 대기하고 있는 비밀경찰에 곧바로 붙들려갈 것이 뻔하다.”고 말했다. ●난민 신청자 급증… 인정요건 애매모호 국내 난민 신청자는 최근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1994∼2002년 9년간 166명이었던 난민 신청자가 2003년 83명, 지난해 145명으로 늘었고 올들어서는 넉달도 안돼 100명에 육박하고 있다. 하지만 난민 인정 체계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데다 선정 요건도 애매모호하다는 지적이 많다. 실제 미얀마 난민 신청자들은 지난 5년간 심사과정에서 단 한번도 적절한 통역을 제공받은 적이 없다. 또 직책의 유무를 중시하는 등 적용기준도 들쭉날쭉이다. 마웅저, 모아와 함께 난민 신청을 했던 19명의 미얀마인들 중 NLD 한국지부 간부 3명만 ‘투쟁 주도자’라는 이유로 2003년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다. 지난해 12월에는 방글라데시 소수민족 독립을 위해 투쟁하다 한국에 망명한 ‘줌마족’ 12명이 한꺼번에 난민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지난해 10월 발간한 국내 외국인 난민 인권실태 조사보고서에서 “법무부가 독립적인 난민인정위원회를 설립하는 등 시스템을 바꾸지 않으면 즉흥적인 심사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난민 신청자들을 위해 공익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아름다운 재단 황필규 변호사는 “미얀마인들의 난민 지위 인정기준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법무부에 면담 내용 열람을 요청했지만 이마저도 국가안전보장 등에 관한 사항이라는 이유로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법무부 “무조건 인정해주긴 어렵다.” 하지만 정부는 망명 근거가 부족한 외국인의 난민 신청을 무조건 인정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 출입국관리소 난민실 이인숙 주사는 “이번에 허가받지 못한 미얀마인들은 불법체류 상태로 오랫동안 머무르다 뒤늦게 난민 지위를 신청한 것”이라면서 “이들은 불법체류자로 강제출국될 것이 두려워 난민 자격을 신청했을 뿐 정치적 난민이 아니다.”고 못박았다. 법무부 관계자는 “한국정부가 난민 제도를 악용하는 외국인들까지 보호할 이유는 없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글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장기체류 수단으로 악용 우려” “난민 지위를 악용하는 사람들까지 모두 난민으로 인정할 수는 없습니다.” 법무부는 국제 난민협약에 기초해 선의의 난민 신청자는 보호해야 하지만 협약을 악용하는 사람들에 대해서까지 온정을 베풀 수 없다고 밝혔다. 법무부 출국관리과 김판준(49) 사무관은 “우리나라 난민 지위 인정은 난민협약 제1조에 명시돼 있는 ‘인종·국적·종교·정치적 견해 또는 특정 사회집단의 구성원이라는 이유로 박해를 받을 우려가 있을 경우’라는 기준에 따라 적용되고 있다.”면서 “단 국내 장기체류의 방편으로 제도를 악용하는 사람들은 철저히 가려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사무관은 미얀마인 9명이 난민으로 인정받지 못한 이유에 대해 “그들은 난민협약의 다섯가지 박해 사유를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으며, 대개 한국에 몇년 동안 머물렀던 사람들이라 장기 체류의 수단으로 제도를 악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003년 난민지위가 인정된 NLD 한국지부 간부 3명과 이들의 차이는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집회나 시위에서도 전체 참여자가 아니라 주동자 일부만 처벌하는 것처럼 한국지부를 주도적으로 이끄는 사람들과 단순 구성원과는 분명 차이가 있지 않으냐.”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법무부도 올해 난민 신청자가 급증하면서 시민사회단체의 요구를 마냥 무시할 수만은 없다는 반응이다. 법무부는 지난 2월부터 난민법 제·개정 연구위원회를 구성, 향후 방향을 모색 중이다. 김 사무관은 “인권단체 등에서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독립적인 난민 지위 인정기구에 대해 법무부도 나름대로 위원회를 만들어 연구를 계속하고 있으니 좀 더 지켜봐달라.”고 덧붙였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색안경 벗고 우리 처지 이해를” “직책을 맡고 있다는 이유로 간부들만 난민 지위를 인정받은 것 같아 함께 투쟁해온 동료들에게 미안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지난 24일 서울 대학로에서 만난 미얀마 민족민주동맹(NLD) 한국지부 아웅 미엔트 스웨(42) 회장은 “함께 조국의 민주화를 위해 투쟁해온 동료들이 결국 난민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고 강제로 출국당하게 돼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애석해했다. 그는 2003년 부회장, 총무 등 2명의 한국지부 간부들과 함께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다. 하지만 동료들을 생각하면 회장이라는 직책은 늘 바늘방석이었다. 스웨는 “2000년 5월 난민 지위를 신청한 21명의 동료들은 모두 미얀마의 민주화를 위해 몸을 바쳤던 사람들인데 어떻게 직책의 유무로 민주화 운동의 경중을 따질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웨는 한국에 들어온 지 한참이 지나서야 난민 지위를 신청한 이유를 묻자 “입국 초기에는 다들 미얀마의 민주화에만 주목했지 각자의 신분에 대해서는 신경쓰지 못했다.”면서 “1999년 한국지부의 한 간부가 불법체류자로 몰려 강제출국당하고 나서야 신분 확보가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인식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난민 지위를 얻지 못한 동료들이 미얀마에서의 박해 사유를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다는 한국정부의 설명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5년간 우리 동료들이 자기 처지를 설명할 수 있었던 기회는 겨우 15∼20분에 걸친 4∼5차례의 면담밖에 없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스웨는 “미얀마가 민주화되면 우리는 반드시 한국을 떠나 고국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한국인들도 오랜 군사독재를 경험한 만큼 색안경을 끼고 보지 말고 우리의 절박한 처지를 조금이라도 이해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한국을 빛낼 중견기업] 주성엔지니어링 황철주 사장

    [한국을 빛낼 중견기업] 주성엔지니어링 황철주 사장

    “저는 참 운이 좋은 사람입니다. 부족한 제가 우리사회의 ‘경쟁력’ 덕분에 이렇게 회사를 키우고 또 작지만 장학재단까지 만들게 됐습니다.” 최근 사재 50억원을 털어 장학재단을 만들기로 해 화제를 모은 반도체·LCD(액정표시장치) 장비업체 주성엔지니어링 황철주(46) 사장. 자그마한 체구에 말투도 워낙 조용조용해 쉽게 눈에 띄지 않는 스타일이지만 업계에서 황 사장은 ‘작은 거인’으로 통한다. 혼자 맨몸으로 일군 회사는 창립 10년 만인 올해 매출 2240억원을 내다보는 중견기업으로 급성장했다. 보통사람들 같으면 이 정도에서 만족했겠지만 그는 연 매출의 10% 이상을 연구개발(R&D)에 쏟아부으며 내일을 준비하고 있다. 주성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지난해 13%.2003년에는 85.6%였고 2002년에는 126.4%로 매출보다 연구개발비가 더 많았다. ●‘남들만큼 해서는 남들을 앞설 수 없다’ 경기도 광주의 주성엔지니어링 본사 건물 곳곳에는 가로 13m, 세로 9m의 대형 태극기와 함께 황 사장의 지론을 담은 ‘격문’들이 나부끼고 있다.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황 사장이 지금껏 걸어온 상상을 초월하는 ‘성실’과 ‘혁신’이 담긴 격문이다. 주성의 아침은 매일 7시30분 회사 구내식당에서 황 사장과 12명의 임원이 아침식사를 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정식 출근시간은 9시지만 사장이 하루도 거르지 않고 7시까지 출근하자 요즘은 직원들도 자발적으로 ‘조기출근’을 하고 있다. 황 사장의 부지런함은 ASM이란 네덜란드 반도체장비업체의 영업대리점 직원으로 일하던 8년 동안 주말도 없이 일에 매달린 데서 잘 나타난다. 황 사장이 새벽 6시면 어김없이 서초동 정류장에서 기흥공장으로 출발하는 삼성전자 출근버스를 타고 저녁 10시면 기흥에서 출발하는 마지막 퇴근버스에 몸을 실어 모두들 삼성전자 직원으로 오해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ASM의 고객사였던 삼성전자는 이같은 황 사장의 성실함을 높이 사 훗날 그가 독립했을 때 반도체 장비를 주문하는 인연으로 이어진다. 황 사장은 또 아무도 생각지 못한 파격적인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는 데도 탁월하다. 주성은 지난달 임원들 전원에게 한달간의 ‘강제 휴가’를 지시했다. 창립 이후 1년차 이상 전 직원들에게 1년에 한달씩 휴가를 쓰도록 하고 있지만 대부분 밀린 업무 등으로 실행에 옮기지 못하자 아예 임원들에게 강제로 휴가를 ‘명령’한 것이다. 황 사장은 “일주일 쉬는 것으로는 본인이나 조직에 별 도움이 안 된다.”면서 “한달 동안 남아 있는 직원들은 휴가간 사람의 소중함을 느끼게 되고 임원의 역할을 대신 하며 책임감도 배울 수 있어 조직 관리에도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주성의 한 임원은 “처음 1주일 동안은 나 자신도 그렇고 집에서도 하도 걱정을 많이 해 불안했다.”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스스로 알아서 자기경쟁력을 키우는 방법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을 시킬 때는 무서울 정도로 집요하다는 평이다. 주성의 한 임원은 고객사들의 요청에 못 이겨 장비 단가를 10% 정도 낮춰야겠다고 황 사장에게 보고했다. 황 사장은 그 자리에서 “원하는 대로 해주라.”고 흔쾌히 승낙했다. 하지만 “대신 당신이 원가를 10% 이상 낮춰서 공급하라.”는 단서가 붙은 승낙이었다. 결국 그 임원은 밤을 새워가며 원가절감 방안을 찾아냈다. 황 사장과 주성 임직원 200여명은 창사 10주년 기념으로 지난 12일 밤 10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 오대산 25㎞를 야간 행군했다. 해외사업장의 외국인 직원까지 열외 없이 전 직원에게 해마다 해병대 ‘지옥훈련’을 시키는 것도 ‘독종 정신’을 불어넣기 위해서다. ●반도체장비도 1위를 할 수 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인 매출 1669억원, 순이익 340억원을 달성한 주성은 올해 224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 자체만으로도 버거워 보이지만 황 사장의 진짜 목표는 2007년 매출 1조 2000억원,2009년 2조 5000억원으로 반도체 전(前) 공정 세계 1위로 등극하는 것이다. 4년 만에 매출 10배가 가능할까. 황 사장은 “창업 당시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마음으로 임했지만 지난 10년간 우리보다 100배,200배 더 큰 회사들과 싸우면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도 많았고 위기도 많았다.”면서 “어플라이드 머티리얼(APMT·미국),TEL(일본) 등 세계적인 장비업체들이 지난 수십년간 일군 성과를 우리는 10년 만에 이룩한 만큼 ‘1등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실제 주성의 공격적인 행보에 기존 장비업체들이 단가를 15%나 낮출 정도로 긴장하고 있다. 지난해 APMT의 자회사인 AKT가 ‘특허소송’을 걸어 온 것도 주성을 견제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주성은 최근 세계 최초로 8세대 LCD용 PECVD(화학증착장비) 개발에 성공했다. 올해 안으로 인텔,AMD 등 세계 유수의 반도체업체에 300㎜ 웨이퍼용 ALD(원자층증착) 장비 공급을 완료할 예정이다. 특히 ALD의 경우 지난해 전세계 시장 점유율 20%로 초기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했고 LCD 장비는 올해 매출 5억 8400만달러로 25%의 점유율을 확보하는 데 이어 8세대 이후에서는 7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황 사장은 “우리나라가 지금 메모리 반도체,LCD에서 세계 1위를 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반도체·LCD 장비 회사도 한국에서 나올 수 있다.”고 자신했다. ●“회사를 떠나는 것이 목표” 황 사장은 ‘인재욕심’이 많다. 지난 2002년 매출이 226억원으로 곤두박질치고 순손실이 875억원에 달할 정도로 회사가 위기에 처했을 때도 ‘직원들이 떠날까 봐’ 제일 두려웠다고 한다. 직원 가운데 석·박사급 34%를 포함해 57%가 R&D 인력이다. 세계 최고 수준인 1인당 2.4건의 특허 출원(총 577건)은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니다. 그가 장학재단을 만들기로 한 것도 한국의 경쟁력은 사람에게서 나오는데 요즘 ‘이공계 기피현상’ 등 곳곳에서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황 사장은 “인텔,IBM 등 세계적인 기업을 방문해 봤지만 우리나라만큼 현장 인력들의 수준이 높은 곳이 없었는데 앞으로도 그럴지는 의문스럽다.”면서 “이공계 대학뿐만 아니라 공업계 고교에서 좋은 인력이 나오지 않는 것도 큰 문제”라고 우려했다. 황 사장은 그동안 인터뷰 등에서 “직원들에게 봉급이나 복지 등에서 세계 최고 대우를 해줄 수 있을 때 회사를 그만두겠다.3∼4년 후에는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혀 왔다. 실제 주성의 임직원들은 “황 사장이 목표대로 주성을 2009년 세계 최고의 장비회사로 만들면 회사를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떠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 “매출 1조 관건은 해외시장 진출” 동원증권 민후식 애널리스트는 주성엔지니어링의 올해 실적을 매출 2420억원, 영업이익 590억원으로 내다봤다. 이는 주성이 공표한 매출 목표치인 2237억원을 넘는 수치지만 내부목표인 3495억원에는 크게 못미친다. 민 애널리스트는 또 내년 매출은 2780억원으로 15%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2007년 1조 2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주성의 목표와는 한참 거리가 있어 보인다. 민 애널리스트는 “지금까지 어려움을 딛고 잘해 왔다고 보지만 앞으로 매출 1조원대로 도약하려면 국내를 벗어나 미국이나 일본 시장에 의미있는 규모로 진출해야 한다.”면서 “APMT나 TEL, 히타치 등 세계적인 장비회사들과 경쟁하기에는 아직 사업 아이템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인수합병(M&A)이나 신규사업 진출을 통해 토털 솔루션 업체로 변신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해외경쟁사의 견제, 경쟁 심화, 보수적인 고객사들의 장비 구매 패턴 등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다.”고 덧붙였다. 삼성증권 정영훈 애널리스트는 “주성이 PECVD 등 지금까지 LCD 장비시장에서 이룩한 성과는 높이 살 만하다.”면서 “하지만 현재 2000억원 수준인 매출을 1조원으로 끌어올리는 데는 회사측의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 애널리스트는 “매출 1조원으로 세계 톱 10 장비회사로 도약하려면 현재 LG필립스LCD, 하이닉스반도체 등 국내업체 위주인 사업구조를 해외로 더 넓혀야 한다.”면서 “특히 향후 1∼2년 동안은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역할을 해줄 LCD장비외에 삼성전자, 인텔,TSMC 등 세계적인 반도체업체와 거래를 더 늘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황철주 사장은 ▲1959년 경북 고령생▲85년 인하대 전자공학과 졸▲86∼93년 한국ASM 근무▲93년 주성엔지니어링 창립▲95년 법인 전환▲부인과 1남▲2004년 한국의 100대 주식부호 75위(950억원, 현재 1040억원) ●주성엔지니어링 ▲97년 3월 경기도 유망중소기업 선정▲98년 9월 벤처기업 과학기술부 장관상▲98년 11월 철탑산업훈장▲99년 11월 1000만달러 수출의 탑▲99년 12월 반도체장비 국산화 기여공로로 산업자원부 장관상▲2001년 8월 LP CVD HSG 세계일류상품 선정(산자부)▲2001년 11월 2000만달러 수출탑▲2002년 4월 신화이엔지 계열편입▲2003년 8월 제4회 한국반도체 기술개발 경진대회 대상(반도체산업협회)▲2005년 3월 무한 계열편입▲직원 289명(연구개발 152명)
  • ‘아름다운 청년’ 용재 오닐 고국 울리는 비올라 선율

    ‘아름다운 청년’ 용재 오닐 고국 울리는 비올라 선율

    ‘인간적인 천재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 미국 줄리아드 음악학교 설립 후 100년 이래 최초로, 또 유일하게 재학 중 전액 장학금을 받고 수학했으며 현재 미국에서 가장 촉망받는 음악가라는 사실이 그의 천재성을 입증하지만, 그에게 특별하게 붙여 준 ‘인간적’이라는 수사는 자신의 처지와 불행을 오로지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일 줄 아는 그의 인간적 성숙함에 대한 작은 헌사에 불과할 것이다. 한국전쟁의 와중에 미국에 입양된 그의 어머니 이복순(52)씨는 전쟁고아 출신의 정신지체 장애인이었다. 이런 그의 개인적인 비사(史)가 지난해 KBS의 ‘인간극장’에 소개되면서 우리는 리처드 용재 오닐이라는 또 한명의 걸출한 음악가와 극적으로 만날 수 있었다. 우리 민족 누구나가 공유하는 전쟁과 빈곤의 아픔, 결코 드러내고 싶지 않은 그 동통을 담담하게 고백하며, 가식없이 진지하게 음악에 몰두하는 그에게서 우리는 ‘한국인만이 가질 수 있는’ 피의 진득함을 확인하고 가슴 뭉클한 감동을 느꼈다. 사실, 그는 어머니를 입양한 할머니에 의해 음악가로 성장하면서 자신의 혈맥 속에 한국인의 피가 흐른다는 사실을 까맣게 몰랐다. 어려서 고국을 떠났던 어머니도 한국에 대해 낯설기는 마찬가지. 그런 그가 자라서 한국 입양인 2세라는 사실을 안 뒤부터 한국을 향해 따뜻한 눈길을 주기 시작했다. 그가 항상 끌어안고 살아야 하는 어머니, 그 어머니의 고국을 향한 그의 애정과 집착은 집요해 이후 자신의 이름을 아예 ‘리처드 용재 오닐’로 바꿨으며, 누구에게라도 자신을 용재로 불러줄 것을 요청해 우리에게는 잔잔한 감동이자 자부심으로 다가서기도 했다. 그런 그가 오는 5월5일 대구를 시작으로 내한 독주회를 갖는다.5일 오후 5시 대구 경북대 강당,6일 오후 8시와 7일 오후 5시 서울 호암아트홀,12일 오후 8시 서울 광진문화예술회관 등에서 릴레이 독주회가 이어진다. 베를린 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러브콜을 받고 있으며, 미국 링컨센터 체임버뮤직소사이어티의 유일한 비올라 주자이자 윌리엄스 칼리지에 최연소자로 출강하는 등 갈수록 주가를 높이고 있는 그가 이번 리사이틀 무대에서 선보일 레퍼토리는 바흐의 ‘무반주 조곡 다단조’와 클라크의 ‘비올라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피아티고르스키가 편곡한 하이든의 ‘디베르티멘토’, 슈베르트의 ‘세레나데’, 포레의 ‘넬’ 등. 특히 그는 앙상블 연주에 능해 줄리아드, 과네리, 멘델스존, 오리온 스트링 콰르텟, 길 샤함, 우리나라의 정경화, 조슈아 벨, 에드거 마이어 등 세계적인 아티스트들과 함께 연주하며 ‘high class’(뉴욕 타임스),‘최고의 연주자’(미국 댈러스 모닝뉴스)라는 찬사를 들어왔던 데다 이번 고국 무대에 대한 기대가 유난히 커 다시 한번 현의 카리스마를 드러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도 하다. 함께 공연할 피아니스트 존 블랙로는 지난 2003년 카네기홀이 ‘떠오르는 별’로 지목한 기대주로, 현재 노트르담대학 피아노과 교수로 재직 중인 재원. 리처드 용재 오닐은 이번 연주회를 시작으로 해 한국에서의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는데,7월에는 유라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대관령 뮤직페스티바 초청 연주,8월에는 세종솔로이스츠의 전국 순회공연 등이 예정돼 있다.R석 4만원,S석 3만원. 공연문의(02)751-9607∼10.e메일:ijoo@credia.co.kr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낮술 먹고 근무중 사망 “업무상 재해 해당” 판결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 김창석)는 24일 전 직장 동료와 소주를 나눠마신 뒤 아파트 오수처리시설 근처에서 숨진 채 발견된 아파트 관리사무소 전기주임 노모(44)씨의 유가족들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승소판결을 내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노씨가 비록 근무시간에 술을 마시기는 했지만 혼자서 오수처리시설 내부를 점검하다 계단에서 떨어져 숨진 것으로 추정돼 업무수행 중 발생한 재해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아울러 “관리사무소에서는 관용적으로 일정 정도의 음주가 용인돼 왔고 사고 장소도 사업장 내부이며 노씨가 명백히 개인적인 행위를 하다 재해를 당했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고 덧붙였다. 노씨는 2004년 3월 전 직장 동료와 소주 4병 반을 나눠 마신 뒤 행방불명됐다가 10일 후 시신으로 발견됐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토요일 아침에] 믿음의 사회 만들자/하용조 온누리교회 담임목사

    요즘 우리 사회의 가장 시급한 문제는 서로 신뢰하지 못하고, 서로 인정하지 않으려 하고, 서로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데 있다. 일종의 거부감이 가득한 사회요, 의심하는 관계이다. 생각해 보라. 서로가 신뢰하지 못할 때 생기는 사회적인 손실이 얼마나 큰 것인가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도대체 이러한 불신과 거부감은 어디서부터 왔을까? 그것은 과거의 가난과 거절과 상처로 비롯된 결과이다. 우리의 과거는 인정보다는 거절 받는 데 익숙했고 이해보다는 비판을 받아오는 것이 습관이 되어 왔고 자유보다는 속박 속에서 살아왔다. 이러한 결과가 오늘의 현실을 만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현정부가 한참 논의하는 ‘과거사 정리’보다 ‘과거사 치유’가 더 급하고 중요한 주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치유가 전제되지 않는 ‘과거사 정리’란 또 하나의 치명적인 상처를 낳게 될 것이다. 어떤 시인이 “지금은 기도할 때입니다.”라고 말했듯이 “지금은 서로 사랑하고 용서할 때입니다.”라고 외쳐야 할 것이다. 우리의 모습을 보라. 서로 주먹을 불끈 쥐고 얼굴을 붉히고 고함을 지르고 있지 않은가? 서로 정죄하고 서로 고발하고 서로 비판하고 있다. 여기에서 어떤 선한 것이 나오겠는가? 진정으로 나라를 사랑하고 민족의 운명을 걱정한다면 우리는 서로를 존경하고 신뢰하고 믿어주는 최소한의 공통분모를 가져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첫째로 서로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신뢰하는 믿음을 가져보자는 것이다. 믿음에서 믿음이 나온다. 의심이란 토양에서는 믿음이라는 나무는 결코 자라지 않는다. 불신과 의심을 이겨내는 비결은 속더라도 믿어주고 손해 보더라도 또 믿어주는 작은 실천과 노력이 필요하다. 최소한 생각과 방법은 다를지라도 그 사람도 하나님을 사랑하고 나라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 보자. 둘째는 믿음은 언제나 기적을 만든다는 확신이 필요하다. 성경에 보면 ‘믿음은 바라는 것의 실상이고 보이지 않는 것의 증거이다.’라고 했다. 믿음이 있으면 모든 의심과 염려와 근심과 걱정을 잠재울 수 있다. 믿음은 찬란한 미래를 만든다. 예수님께서도 “네가 만일 겨자씨만한 믿음이 있다면 이 산을 옮길 수 있다.”고 하셨고 “네 믿음대로 된다.”고 하셨다. 믿음이란 막연한 기대감이나 운명적인 결과가 아니다. 그것은 약속의 성취이다. 믿으면 영광을 본다는 약속을 믿는 것이다. 우리는 사실 믿음보다는 이성에 더 매력을 느낀다. 이성적인 사람이나 지적인 사람으로 이해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이성과 합리성을 뛰어넘는 것이 믿음의 세계라는 것을 왜 모르는 것일까?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진화를 믿고 창조는 거부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아는가? 진화는 이성으로 이해되지만 창조는 믿음으로 이해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육적인 것은 이성으로 이해되지만 영적인 것은 믿음으로만 이해된다. 땅은 이성으로 이해되지만 하늘은 믿음으로 이해된다. 여기에 아주 중요한 우리사회를 변화시키는 열쇠는 믿음이라는 확신이 필요하다. 셋째로 내 자신부터 믿음의 사람이 되기를 결단하고 행동으로 보여주자. 가족으로부터 시작하여 친구와 동료에게 이르기까지 실천 무대는 얼마든지 있다. 다른 사람이 신실하고 믿음이 있기를 기다리지 말자. 내가 먼저 신실한 마음과 믿음으로 그 사람에게 나아가는 것이다. 손해를 각오하고 대가를 치를 준비를 하자. 믿어주고 또 믿어주고 또 믿어주자. 이성의 세계를 넘어서서 믿음의 세계로 나아가자. 거기서 당신은 진정으로 하나님의 음성을 듣게 될 것이며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여기서 우리 모두가 조심해야 할 일이 있다.“뱀처럼 지혜롭고 비둘기처럼 온순하라.”는 예수님의 경고이다. 진정한 믿음을 가진 사람은 이미 뱀처럼 지혜로운 영적 통찰력을 가진 사람이다. 믿음을 가질수록 더욱 더 지혜롭고 총명하게 행동해야 할 것이다.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은 이미 믿음을 가졌다고 생각하는 종교인들의 겸허한 태도이다. 그들이 잘못된 믿음을 참된 믿음인 것처럼 행세하는 것을 계속 보여 준다면 모든 사람들은 실망하고 돌아서게 될 것이다. 성직자부터 참되고 겸손한 믿음을 보여주어야 하며 교회부터 진실하고 감동적인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작은 말도 믿고 큰 말도 믿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대통령의 말도 믿고 국회의원 말도 믿고, 사장님 말도 믿고 말단직원 말도 믿고, 선생님 말도 믿고 학생 말도 믿고, 아버지 말도 믿고 자녀의 말도 믿는 그런 사회 말이다. 하용조 온누리교회 담임목사
  • 日법원 “조총련 세경감 정당”

    |도쿄 이춘규특파원|재일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관련 시설은 ‘공익성이 있기 때문에’ 재산세와 도시계획세 등 세금감면 혜택을 줄 수 있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일본 구마모토 지방법원은 21일 구마모토 조선회관에 대해 재산세 등 세금 일부를 감면해준 것은 위법이라며 납치피해자 지원단체인 ‘구출회 구마모토지부’회원들이 구마모토 시장을 상대로 제기한 세금감면조치 취소 및 면제분 납부 청구소송을 기각했다. 구마모토 지법의 판결은 재일 조총련 시설 세금감면조치에 관한 첫번째 사법적 판단으로 일본 전국 각지에서 진행되고 있는 여러 건의 유사한 소송과 감사청구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나가마쓰 다케모토 재판장은 판결문에서 “시설 이용자의 대부분이 재일 조선인이라고 해도 다른 공민관 유사시설과 마찬가지로 교양 향상과 사회복지 증진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면서 “따라서 조선회관에는 공익성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특정 정당의 이해에 관한 사업이 이뤄지거나 영리행위, 위법행위가 이뤄졌다는 증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원고는 소장에서 구마모토시가 “조총련은 영리사업과 정치활동을 하는 단체로 그 시설에 공익성이 없다.”면서 “세금감면은 평등을 규정한 헌법과 지방세법에 어긋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원고측은 판결에 불복,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taein@seoul.co.kr
  • [수도권플러스] 초교3~6년 야생동물 진료체험

    서울대공원 관리사업소는 23일부터 6월18일까지 매주 토요일 초등학교 3∼6학년생을 대상으로 ‘어린이 야생동물 진료체험 교실’을 마련한다. 청진기로 동물들의 심장박동을 듣거나 체온을 측정하는 체험을 해보고 실제 동물을 치료하는 의료시설과 장비를 둘러볼 수 있다. 수의사들과의 대화의 시간도 갖는다. 접수는 21일부터 대공원 홈페이지(grandpark.seoul.go.kr)를 통해 선착순으로 받는다.(02)500-7840.
  • 한국 진보세력의 역사와 명암

    한국 진보세력의 역사와 명암

    MBC 시사프로그램 ‘이제는 말할 수 있다’(일 오후 11시30분)가 우리나라 진보의 발자취를 되짚는 3부작 ‘한국의 진보’를 24일부터 방영한다. 제작진은 지난 1980년 광주 민주화운동 이후 지식인들이 공장에 ‘위장취업’하면서 시작된 한국 진보 세력이 현재 정치세력화돼 권력의 일부가 된 역사를 살펴본다. 1부 ‘공장으로 간 지식인들’편에서는 80년대 사회변혁을 꿈꾸며 노동현장으로 뛰쳐나갔던 대학생들을 다룬다. 노회찬, 김문수, 송영길, 심상정, 조승수, 원희룡 등 국회의원 등이 위장취업을 선택했던 심정을 밝힌다. 새달 1일에는 한국전쟁 이후 최대 비밀정치 조직인 ‘인천지역 민주노동자연맹(인민노련)’을 다룬 ‘인민노련, 혁명을 꿈꾸다’편을 방송한다. 그들은 누구이며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조명한다. 제작진은 인민노련의 실체는 무엇이고, 우리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쳤으며, 왜 주체 사상파와 대립했는지 살펴본다.8일 전파를 타는 3부 ‘혁명의 퇴장, 떠난 자와 남은 자’편에서는 90년대 사회주의가 붕괴된 뒤 지식인 출신들이 공장을 떠난 뒤의 명암을 살펴본다. 한편 ‘한국의 진보’를 통해 물고문으로 숨진 고 박종철 열사의 ‘공장 활동 보고서’와 부천서 성고문 사건의 피해자 권인숙씨의 ‘자필 진술서’ 등 그동안 밝혀지지 않은 새로운 자료들도 공개된다. 제작진은 “우리 사회가 겪어왔던 갈등과 고민이 함께 담겨 있는 진보세력들의 지난 25년을 담담하게 드러내고자 했다.”면서 “진보세력의 성찰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며, 이들과 동반해야할 건강한 보수에게도 시사점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제작 의도를 밝혔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무슨 영화 볼까]

    ■ 인터프리터(22일 개봉) 장르/예매율 스릴러/16.01%(12세) 감독/배우는시드니 폴락/니콜 키드먼·숀 펜 어떤 줄거리 유엔 동시통역사와 암살범에 얽힌 정치스릴러. 이래서 좋아두 명배우의 연기대결 이래서 별로탄탄한 출발, 허약한 결말 홈피 반응은“…” ■ 어바웃 러브 장르/예매율로맨스/41.50%(15세) 감독/배우는 존 헤이/제니퍼 러브 휴잇·더그레이 스콧 어떤 줄거리한통의 러브레터로 밝혀지는 세 남녀의 사랑에 관한 진실 이래서 좋아한없이 사랑스런 제니퍼 러브 휴잇의 매력. 이래서 별로‘엽기적인 그녀’를 커닝한 라스트신. 홈피 반응은 “그녀의 매력을 느껴보세요” ■ 거북이도 난다(22일 개봉) 장르/예매율드라마/2.39%(15세) 감독/배우는 바흐만 고바디/아바즈 라티프·소란 이브라힘 어떤 줄거리 어린이의 눈을 통해본 전쟁의 참상 이래서 좋아절망속에서 피워내는 희망의 싹. 이래서 별로 잔인한 현실에 눈을 돌리고 싶을 지도. 홈피 반응은 “너무 아픈 영화” ■ 마파도 장르/예매율코미디/3.30%(15세) 감독/배우는 추창민/김수미·이문식 어떤 줄거리 160억원에 당첨된 복권을 찾아 다섯 할매들이 사는 마파도로… 이래서 좋아웃지않고 못배기게 하는 연기자들의 힘 이래서 별로 ‘복권찾기’와 관계없는 에피소드들의 잔치 홈피 반응은 “실컷 웃을 수는 있습니다” ■ 달콤한 인생 장르/예매율누아르액션/6.06%(18세) 감독/배우는 김지운/이병헌·김영철·신민아 어떤 줄거리사소한 실수로 몰락한 넘버2의 처절한 복수 이래서 좋아 삶의 아이러니를 포착하는 화면의 힘 이래서 별로홍콩누아르보다 비장미는 떨어지네 홈피 반응은 “암울함과 화려함이 묻어나는 영화” ■ 미트 페어런츠2 장르/예매율코미디/7.31%(15세) 감독/배우는 제이 로치/로버트 드 니로·벤 스틸러·더스틴 호프먼 어떤 줄거리견원지간 양부모 상견례 이래서 좋아 화끈하게 망가진 할리우드 스타들 이래서 별로확실하게 실감나는 문화적 차이 홈피 반응은 “나른한 봄날, 웃음을 자아내는 영화” ■ 주먹이 운다 장르/예매율 드라마/15.02%(15세) 감독/배우는류승완/최민식·류승범 어떤 줄거리 전직 복서 태식과 소년원 출신 복서 상환의 인생을 건 승부 이래서 좋아 땀냄새 물씬나는 사람영화 이래서 별로어쩔수 없는 신파의 분위기 홈피 반응은 “카리스마와 연기력의 대결” ■ 역전의 명수 장르/예매율 드라마/6.32%(15세) 감독/배우는 박흥식/정준호·윤소이 어떤 줄거리천양지차로 다른 쌍둥이 형제의 인생 역전극 이래서 좋아정준호의 눈부신 1인2역. 이래서 별로 과잉의욕이 빚은 참사 홈피 반응은 “재밌긴 한데 뭔가 아쉽다”
  • [구정 이삭]

    ●인천시는 22일(금)까지 제1회 수렵면허시험 응시원서를 접수한다. 시험과목은 수렵에 관한 법령과 수렵의 절차 및 야생동물의 보호·관리사항 등이다. 시험은 다음달 14일(토)에 치러진다.(032)440-3532. ●인천 연수구는 29일(금)까지 ‘여성 예비창업자 교육’에 참가희망자를 모집한다. 교육과목은 한식 요리반, 김치·밑반찬 및 홈뷔페 요리반, 출장 요리반, 코스 요리반 등이다. 교육은 다음달 2일부터 3개월간 동춘동 청소년수련관에서 진행된다.(032)810-7301. ●서울 강서구는 30일(토)까지 ‘장애아동 초청 사랑나누기’에 참여할 가정을 모집한다. 장애아동 1∼2명을 가정에 초대하고 함께 나들이에 참가하면 된다.(02)2600-6295. ●서울 송파구는 30일(토) 오전 10시30분∼오후 4시 재활용품 프라자(지하철 2호선 잠실역 2번출구)에서 ‘송파 알뜰벼룩시장’을 연다.(02)2202-3118. ●경기 용인시는 30일(토)까지 ‘사랑의 부부수련회’에 참가할 부부 40쌍을 선착순 모집한다. 부부심리파악·부부건강·소양 교육 등으로 진행되는 행사는 다음달 21∼22일 양지 파인리조트에서 열린다. 참가비 1만원.(031)329-2261∼2. ●서울 영등포구는 다음달 10일까지 ‘소자본 여성창업 강좌’에 참여할 주민 50명을 선착순 모집한다.(02)2670-3427. ●서울 성동구는 다음달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 5층 보건교육실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당뇨교실을 연다. 당뇨병 치료에 도움이 되는 식이·운동요법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혈당과 혈압을 무료로 측정해 준다.(02)2286-7033. ●인천 남동구 보건소는 매주 수요일 임산부를 대상으로 무료 산전 검진을 실시한다. 입체 초음파·풍진·기형아·포도당 부하검사 등을 받을 수 있다.(032)453-2787.
  • 첼로50년 정명화 ‘현의 향연’

    첼로50년 정명화 ‘현의 향연’

    우아한 표현력과 안정된 기교로 절정의 기량을 선보여 세계 음악팬들을 사로 잡는 첼리스트 정명화가 오는 29일 오후 8시 호암아트홀에서 자신의 첼로 인생 50년을 기념하는 리사이틀을 갖는다. 호암아트홀이 개관 20주년을 기념해 기획한 ‘2005 한국의 클래식스타 시리즈’ 첫 공연인 이번 무대에서 그는 G 피아티고르스키가 편곡한 하이든의 디베르티멘토를 비롯, 멘델스존의 첼로소나타 라장조, 바버의 첼로 소나타와 쇼팽의 폴로네이즈 브릴란테와 이영조의 도드리 등을 연주할 계획이다. 1961년 서울 시향과의 협연으로 연주활동을 시작한 그는 61년 미국 줄리어드 음악학교에 입학, 레너드 로즈 문하에서 수학했으며,65년부터는 미국 남가주대에서 세계적인 거장 피아티고르스키에게서 수학하기도 했다. 지난 69년 당시 주빈 메타가 지휘하는 LA필하모닉과의 협연을 통해 세계적으로주목을 끌었던 정명화는 그후 내로라하는 세계적 거장들과 함께 공연하며, 국제적 명성을 쌓아 오늘에 이르고 있다. 최근 독주회와 협연은 물론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로 신예 첼리스트로 부상하고 있는 고봉인, 최완규, 주연선 등을 발굴, 양성했으며 UN 마약퇴치기구 친선대사,UNISEF 친선대사로 활발한 민간외교를 펴고 있기도 하다. 그런가 하면 동생인 정경화(바이올린), 정명훈(피아노) 등과 지난 78년 ‘정트리오’라는 실내악 트리오를 결성, 지난해 ‘정트리오,10년 만의 해후’라는 공연을 갖기도 했다. 특히 그는 이번 무대에 큰 애착을 가져 ‘기교적인 안정감과 개성있는 음색으로 수많은 경쟁자를 물리치고 세계 정상에 올랐다.’고 한 뉴욕타임스의 평가를 다시 확인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S석 5만원,A석 4만원,B석 3만원. 공연문의 및 예매 1544-1555.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영종도 570만평 개발 힘겨루기 2R

    영종도 570만평 개발 힘겨루기 2R

    공영개발이 추진중인 인천시 중구 영종지구 570만평에 대해 주민들이 다시 민간개발을 주장하고 나서 파란이 일고 있다. 지난 2003년 개발방법을 놓고 한차례 마찰이 있었으나 공영개발 사업시행자인 토지공사가 최근 토지주들로부터 비축토지 매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이 반발, 개발방식을 둘러싼 힘겨루기‘2라운드’가 전개되고 있다. ●민간개발서 공영개발로 전환 인천시는 2001년 영종도 중산·운서·운남동 570만평에 대해 토지주들이 조합을 구성해 민간개발을 하도록 권유했다. 인천국제공항 개항에 맞춰 주로 원주민들이 거주하는 이 일대를 주거·상업중심지로 조성하기 위해서였다. 공항 배후지역과 신도시 등이 당국 주도로 개발이 추진되는 만큼 원주민 지역마저 공영개발하기에는 재원 등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3개 동 11통 800여가구 주민들이 거주하는 이 지역은 논·밭과 구가옥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에 따라 토지주들은 지역별로 16개 조합을 구성하고 개발추진을 위한 용역을 실시하는 등 자체개발에 돌입했다. 하지만 2003년 영종도 전체가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자 사정이 달라졌다. 시는 돌연 기존 방침을 번복하고 공영개발로 전환했다. 민간개발시 난개발과 주민간의 갈등 등 각종 부작용이 우려되고,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됐기에 전문기관에 의한 체계적 개발이 필요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따라서 토지공사와 시 산하인 인천도시개발공사가 9대 1의 지분으로 공영개발을 추진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조합을 결성해 인가 직전까지 절차를 밟은 주민들은 당연히 반발했지만 국책사업이라는 명분에 묻혀버렸다. 주민들 사이에는 불확실성이 있는 자체개발보다는 공신력있는 공공기관에 의한 개발이 차라리 낫다는 심리도 엿보였다. ●비축토지 매입으로 논란 재개 사그라든 ‘불씨’는 토지공사가 비축토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되살아났다. 비축토지 매입이란 토지를 보상을 통해 정식 수용하기에 앞서 사거래 형식으로 우선매입하는 것이다. 국내 첫 사례로 토지확보의 거점을 마련하고 돈줄이 마른 토지주들을 배려한다는 차원이다. 지난달 21일부터 3월말까지 신청을 받은 결과 44건 77개 필지 16만 8000평이 응했다. 자금사정이 좋지 않거나 금리 증가를 우려한 외지인이나 법인이 주로 신청했다는 것이 토공측의 설명이다. 주민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비축토지 매입가다. 토공측이 매입가격을 감정가로 적용하려 하자 주민들은 “비축토지를 헐값에 사들인 뒤 나중에 있을 보상의 기준으로 삼으려 한다.”고 의심한다. 오는 5월쯤 나올 감정가는 공시지가(평당 30만∼40만원)에 50% 정도를 더 얹어주는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주민들은 추정한다. 주민들은 내심 평당 150만원 선의 보상을 기대해 왔다.1989년 영종도가 옹진군에서 인천시로 편입된 이후 건축규제를 받아왔고, 당국이 2002년 난개발 방지를 위해 시가화조정구역으로 지정한 이래 토지거래 제한을 받아왔기 때문에 이 정도는 되어야 그동안의 손실을 보상받을 수 있다는 논리다. 민간 조합에 의해 환지(換地) 방식의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운서지구(10만평)의 경우 체비지(토지구획정리사업 경비를 충당하기 위해 환지에서 제외한 땅) 공개입찰에서 주거지가 평당 300만원 선에 팔린 것도 기대심리를 부추기고 있다. 보상이 늦어지고 있는 것에 대한 불만도 대단하다. 박모(48·중산동)씨는 “당초 오는 10월 보상을 실시한다고 해 놓고서 내년 말로 미루더니 이제는 2007년 얘기까지 나온다.”고 불평했다. 이에 따라 토지주들로 구성된 ‘영종지구 570만평 개발주민대책위원회’는 조만간 민간개발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는 건의서를 인천시 및 관계기관에 보내기로 했다. 주민들은 지난달 21∼25일 토지공사 인천본부를 찾아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주민들은 오는 8월 영종도 금산으로의 이전이 예정된 송도미사일기지에 대한 반대운동도 이와 연계해 다시 부각시킬 방침이다.‘영종발전협의회’ 채기석(50) 회장은 “주민들간에 ‘더이상 속을 수 없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면서 “전에 조합을 결성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민간개발도 무리없이 진행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의 요구는 선수치기 토공 및 인천시는 주민들의 민간개발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미 관련법을 토대로 사업시행자까지 정해져 국가사업 차원으로 공영개발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민간개발로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토공은 이번에 불거진 주민들의 불만을 일종의 ‘전략적 시위’로 보고 있다. 즉 보상을 앞둔 시점에서 목소리를 높임으로써 보상협의시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판단한다. 아울러 비축토지 매입가격 논란과 관련, 보상과 비축토지 매입은 평가기준 및 시점이 다름에도 지레 보상가가 낮을 것이라고 짐작하는 것은 속단이라는 것이다. 토공 관계자는 “올해 공시지가가 30% 가량 오르는 등 공시지가가 상승 추세에 있고, 정부 차원에서 토지수용가를 시세에 근접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주민들이 불이익을 입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절충점 찾겠다 하지만 토공측은 민원 해소 차원에서 부분적인 환지 방식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즉 전체적인 개발은 공영개발 방식으로 추진하되 일부 토지에 한해 토지구획정리사업에 적용하는 환지 방식을 도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환지 방식이란 토지주가 소유한 부지면적에서 체비지와 공공용지(도로·공원 등) 지분을 제외하고 나머지 땅을 토지주에게 돌려주는 제도. 반환율이 대략 50% 수준이나 개발로 인해 토지가치가 크게 높아져 토지주는 이익을 보게 된다. 토지공사 인천본부 관계자는 “환지 방식은 경제자유구역 사업시행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의 절충점이지 민간개발로 전환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토공측은 ‘환지개발방식 관련용역’ 결과가 나오는 대로 관련기관과의 협의를 거쳐 도입 여부를 올 연말까지 결정할 계획이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열린세상] 학교폭력 해결 힘든 근본적 이유들/신의진 연세대 의대 소아정신과 교수

    학교폭력 문제는 우리사회의 해결되지 않는 대표적인 골칫거리로 이미 자리잡았다. 최근의 일진회 사건, 혹은 지난해의 집단따돌림 동영상으로 시작해 해당 학교장의 자살로까지 번진 사건 등 주기적으로 학교폭력 문제가 국민을 경악하게 한다. 하지만 학교내 집단따돌림과 폭력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도무지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 학교폭력의 부작용은 단지 피해학생의 고통뿐 아니라 학교라는 환경에도 직접적인 악영향이 심각하다. 이제는 학교가 학생들에게 결코 안전한 장소가 아니다. 불시에 폭력이 가해질 수 있고, 완력을 가진 패거리의 눈치를 보면서 폭력에 대항조차 못해 보는 이상한 분위기의 환경으로 변질되어 간다. 이처럼 사회악적 요소가 강한 학교폭력이 왜 해결되지 않는지 그 원인을 자세히 살펴보는 것이 문제해결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본다. 왜 학교폭력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할까. 첫째, 학교폭력의 가해자 혹은 주동적 역할을 하는 청소년에 대한 이해와 대책이 몹시 부족하다. 이 학생들의 폭력적 행동은 어느날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고, 어릴 때부터 폭력성이 키워지고 주변 상황에 의해 강화가 된 장기적 결과물이다. 따라서 그 폭력적 행동이 몇차례의 교육·경고조치로는 교정되기 어렵다. 상당히 전문적인 개입이 지속될 때만 교정이 가능하다. 현재 우리사회에서는 청소년 문제를 다룰 수 있는 통합적이고 전문적인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가해학생을 학교내에서 다루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어쩌면 초등학교 때부터 교내에서 공격적 행동을 보이는 아동을 색출하여 이들을 돕는 방안이 가장 효율적일 수 있다. 둘째, 가해학생의 집안에 어려움이 많다. 문제학생 뒤에 존재하는 부모의 문제 역시 심각하여 교정하기가 참으로 어렵다. 아직 우리사회에서는 자녀 문제를 일차적으로 부모나 가정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문화가 강하므로 그 부모들을 어떻게 돕느냐 하는 점이 매우 중요하다. 셋째, 학교의 역할 중 공부를 가르치는 것이외의 부분에 준비가 부족하다. 과거 학교의 역할은 주로 학습관련 업무일 것이나 사회가 복잡·다양해진 현시점에서는 더욱 다양한 역할이 요구될 수밖에 없다. 약 7∼8년전 필자는 ‘학교 정신보건 사업’을 실시하기 위해 서울 일부 지역 초등학생들의 정신적 문제를 조사한 적이 있다. 당시에도 벌써 8∼10%의 학생들에게 정신적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나왔고 이들로 인해 교사들이 몹시 힘겨워하는 것을 알았다. 예를 들어, 수업시간에 계속 친구들을 방해하여 수업분위기를 흐리는 학생을 아무리 달래고 야단쳐도 소용이 없어 포기한 경우가 있었다. 담임교사가 부모에게 이야기해도 별 반응이 없었기 때문에 그 학급의 학생들은 그 친구로 인해 1년간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사례는 수년전에도 학교에서 흔히 볼 수 있었고, 이제는 학교폭력이라는 문제로 불거져나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이제는 학교의 역할을 학업이외에 학생 보호·복지 차원으로 넓히는 작업을 더욱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다. 넷째, 사회 전반적으로 폭력의 수위가 증가하지만 이에 대한 제도적·문화적 대비는 미미하다. 근래 가정해체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인터넷 활성화로 저급의 성적·폭력적 자극이 전혀 걸러지지 않고 우리 어린이·청소년들에게 전달되는 상황이다. 타인을 배려하고 이해하는 태도가 어린 시절부터 부족하여 집단따돌림 현상도 만연한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당연히 폭력수위를 낮추기 위한 거시적 차원의 대책을 마련하고, 자기보호가 부족한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보호하는 법적·제도적 마련이 정교해져야 한다. 위에 언급한 문제가 너무 원론적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학교폭력 문제는 근본부터 제대로 알고 접근하지 않으면 결코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원칙에 충실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동안 이런 근본적 문제들을 차근차근 해결하기보다는 임기응변식으로 대응하다 보니 아직 해결의 실마리조차 보이지 않는 것이다. 학교폭력 문제를 다시 한번 근본적 문제부터 제대로 해결해 보자는 겸손한 자세가 우리 사회에 절실하게 필요하다. 신의진 연세대 의대 소아정신과 교수
  • [사설] 친미·반미 갈등 유발 우려된다

    노무현 대통령의 화법은 직설적이어서 일단 듣기에 좋다. 그만큼 그 뜻이 국민에게 쉽게 전달되는 것 또한 장점이다. 반면 단점도 적지 않다. 호·불호가 그대로 드러난다든지,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말을 함으로써 갈등의 소지를 제공하는 것 등은 국가 운영과 사회 통합의 최종 책임자로서 적절치 않은 측면이다. 노 대통령이 터키 방문 중에 교민들과 나눈 대화에는 그러한 위험이 도사려 있다.“한국 국민 중 미국 사람보다 더 친미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언급한 대목이다. 우리사회에 미국을 보는 다양한 시각이 존재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이는 부정적인 현상만도 아니다. 해방으로 비롯돼 6·25전쟁을 계기로 더욱 공고해진 한·미관계 60년사를 되돌아 보면 미국을 최우방으로 여겨 호의를 갖는 계층이 두껍게 형성돼 왔다. 이와는 반대로,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이후 시작돼 ‘미순·효순양 사건’까지 이어져 오면서 한·미 관계를 재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흐름도 사회 일각에는 존재한다. 그러나 이를 ‘친미’‘반미’로 구분하는 일은 아직은 대중집회에서나 있었다. 그런데 대통령이 느닷없이 ‘친미 세력’의 존재를 기정사실화하며 ”(그들이) 내게는 걱정스럽고 제일 힘들다.”고 말하니 과연 어떤 뜻을 담은 말인지 우려된다. 대통령의 말 그대로라면 우리사회에는 민족 또는 대한민국보다 미국을 더욱 중요시하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들이 과연 누구이며, 대통령이 힘들다고까지 한 그들의 언행은 무엇인지 국민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지금 우리사회에는 보수·진보의 이분법 외에도 지역갈등과 계층갈등이 존재하며 대북 관계를 놓고도 ‘친북’‘반북’ 공방이 치열한 실정이다. 그런데 대통령이 나서 ‘미국인보다 더욱 친미적인 존재’를 새로 공개했으니 이제 ‘친미’‘반미’를 둘러싼 화두가 사회를 다시금 분열시킬까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노 대통령은 발언의 진의를 확실히 밝혀 불필요한 갈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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