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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렌치 리포트] (28) ‘솔리다리테’의 힘

    프랑스는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진보적 색채가 강하다. 프랑스 대혁명이나 68혁명에서 보듯이 프랑스는 기존의 사회 모순에 저항하며 역사 속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가치를 생산해 낸 나라이기 때문일 것이다. 인권을 중시하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우선시한다. 프랑스 사회를 진보성향으로 만들면서, 민주주의가 꽃피게 만든 보편적 가치는 다름 아닌 ‘솔리다리테(solidarite)’ 정신이다. 우리 말로 번역하자면 연대(連帶)의식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의미를 정확하게 설명하기는 좀 어렵다. 시위 현장에서는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단순한 명제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공동의 선(善)이나 인류애의 실천을 위해 함께 행동하며, 함께 책임져야 한다는 인도주의적 공동체 의식이라고 이해하는 게 옳다. 톨레랑스가 프랑스인들의 정신적 토양을 이루는 사회적 가치라면 솔리다리테는 사람들을 움직이게 만드는 사회적 동력이 된다. ●박애정신에서 파생된 솔리다리테 솔리다리테의 뿌리는 1789년 프랑스 대혁명의 3대 이념 중 하나인 박애(博愛)다. 박애란 인종적 편견이나 국가적 이기심을 버리고 인류 전체의 복지증진을 위해 전 인류가 평등하게 사랑하는 것이다. 인권존중과 인류애까지 포괄한다. 박애정신은 프랑스 사람들에게 유전자처럼 심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혁명이 일어난 지 2세기가 넘었음에도 여전히 ‘솔리다리테’로 형질을 드러낸다. 지난해 연말 프랑스 사회를 뜨겁게 달군 ‘빨간 텐트 시위’는 솔리다리테의 힘과 프랑스인들의 박애주의를 다시 한번 입증한 사건이었다. 노숙자들의 고단한 삶을 가슴 아파하면서 이들에 대한 정부의 부당한 대우에 분노한 영화 제작자 장밥티스트 르그랑과 영화배우 오귀스탱 르그랑 형제는 몇몇 친구들과 ‘돈키호테의 아이들’이라는 비영리단체를 만들었다.‘돈키호테의 아이들’은 사비 3200유로를 들여 텐트 100여개를 구입, 지난해 12월16일 아침부터 생마르탱 운하변에 텐트를 설치하고 노숙자들에게 개방했다. 경찰의 저지에도 불구하고 노숙자들을 위한 텐트가 200여개로 불어나고 언론에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노숙자의 어려움을 직접 체험하려는 파리 시민들이 몰려들었고 텐트촌은 세계적인 화제의 장소가 됐다. 대선을 4개월 남겨둔 시점에서 각 당의 대권 후보들이 텐트촌을 찾아 지원을 약속했다. 노숙자 정책이 정치쟁점으로 부각되면서 ‘돈키호테의 아이들’ 대표단은 사회연대 담당 각료인 카트린 보랭을 만나 ‘생마르탱 운하 헌장’을 건네며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해결 의지를 주문했다. 이 문서는 노숙자들 주거 문제를 다루는 상시 기구를 개설하고 임시 수용시설 추가 설치 등을 요구한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프랑스 정부는 ‘주거권’을 법적으로 보장하는 내용의 법률을 제정했다. 지난 2월 하원을 통과한 새 법안에 따르면 2008년 말부터 정부는 노숙자, 빈곤 근로자, 아이들과 함께 소외된 편모들에게 거처를 제공할 의무를 지닌다. 적절한 거처를 제공받지 못한 사람들은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또 공공 주택 제공 요구에 관한 대처가 비정상적으로 지체되는 경우도 2012년 1월부터는 소송 대상이 될 수 있다. 주거권을, 교육받을 권리처럼 법적 기본 권리로 보장한 것은 유럽에서 스코틀랜드에 이어 두 번째다. 솔리다리테는 프랑스인들에게 아주 소중한 사회적 가치다. 프랑스가 무척 개인주의가 발달한 반면 인류애에 대한 인식이 개개인에게 강하게 각인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인류애를 실천하는 사람들은 굉장히 존경받는다. 노숙자 공동체 엠마우스를 창설한 ‘빈민의 아버지’ 피에르 신부가 국민들의 존경을 한몸에 받았던 것도 사리사욕을 떠나 박애정신을 스스로 실천하며 한평생을 살았기 때문이다. 그는 시라크 전 대통령에게 좀더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정치를 하라고 대놓고 쓴소리를 할 수 있었던 인물이다. 피에르 신부가 1949년 만든 엠마우스회는 현재 50여개국에 회원과 시설을 가진 국제적 단체가 됐다. 지난 1월 그가 94세를 일기로 서거했을 때 프랑스 온나라가 애도했다. ●인류애를 중시하는 사람들 솔리다리테를 얘기할 때 지금은 고인이 된 코미디언 콜리슈를 빼놓을 수 없다. 퉁퉁한 몸매에 약간 머리가 벗어져 외모가 보잘것없는 사람인데 프랑스인들 사이에는 인기가 있었고 심지어 그를 높이 평가하는 사람이 많았다. 콜리슈는 방송·영화 출연과 음반 취입 등으로 다양한 연예 활동을 하면서 1985년 ‘마음의 식당’이라는 뜻의 ‘레스토 뒤 쾨르(Restos du Coeur)’ 운동을 시작했다. 이 운동은 일자리도 없고, 거처도 없이 떠도는 가난한 사람들이 최소한 더운 식사를 식탁에 앉아서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자는 것이다. 콜리슈는 가수, 영화배우, 코미디언 등 동료 연예인들을 규합해 콘서트를 열어 모금활동을 하는 등 활발하게 운동을 펴던 중 오토바이 사고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했음은 물론이다.‘레스토 뒤 쾨르’는 프랑스에서 가장 큰 성과를 거둔 비종교적 구호단체다.2007년 현재 4만 800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67만명에게 7500만끼의 식사를 제공했다. ●외교정책 전면에 나선 인권정책 프랑스는 시민사회답게 수많은 비영리 단체와 구호단체, 협회들이 있다. 통계에 따르면 90만개의 구호단체나 협회가 있으며 매년 6만 5000개씩 새로 만들어진다. 전체 인구 4만 5000명에 불과한 앙굴렘이라는 도시에 2000개의 구호단체가 활동한다. 전체 노동력의 5%에 해당하는 130만명이 상근하고 있다니 고용효과도 크다. 최근 당선된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인도주의 구호 활동가 베르나르 쿠슈네르를 외무장관에 임명했다.1971년 ‘국경없는 의사회(MSF)’를 창설한 인도주의 의사로 1997년 보건장관과 코소보 행정관을 역임했다. 좌파인사인 그를 영입해 외무장관에 임명했다는 것은 사르코지 대통령이 이끄는 새 정부가 인권 정책을 한층 강화할 것이란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lotus@seoul.co.kr
  • “고시 하나로는 부족” 양시생 는다

    “고시 하나로는 부족” 양시생 는다

    ‘나이 서른을 넘겨 신림동 고시촌에 갑자기 들어와 죽어라 책만 파는 이들이 있다. 친구도 별로 없고 자신의 과거도 밝히지 않는다. 이들은 누구일까.’ ‘장수생’이나 ‘고시낭인’을 떠 올리겠지만 이는 정확한 답은 아니다. 이들 가운데는 이미 고시에 합격하고 뒤늦게 다른 고시에 도전하는 양시(兩試)생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 사법시험 합격자 1000명 시대에 변호사도 전문화되어 가는 추세에 뒤늦게 사법시험 합격을 노리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공인회계사(CPA), 변리사, 의사 등 남들은 하나만 합격하기도 벅찬 자격시험을 2개나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전문직으로 직장생활을 1∼2년 하다가 직장에 회의를 느끼거나 법률지식에 대한 필요성을 강하게 느껴 뒤늦게 사법시험에 도전한다. 직장생활을 통해 특정분야에 대한 전문지식과 실무경험을 쌓았기 때문에 사법시험까지 합격하면 향후 전문 변호사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들은 자신의 과거를 잘 밝히지 않는다.“하나만 하면 됐지 뭘 또…”라는 시선을 굳이 받고 싶지 않기 때문. 게다가 늦게 시험공부를 시작한 만큼 친구나 술 등과는 철저히 담을 쌓고 살기 때문에 그 존재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 한림법학원 조대일 부원장은 “드러나지는 않지만 CPA, 변리사, 신문기자, 의사, 간호사 등 경력자들이 전문 법조인이 되기 위해 사법시험에 도전하는 일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CPA에 합격한 후 사법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장모씨는 “한번 합격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슬럼프를 이겨낼 수 있는 방법도 알고 시행착오도 적다.”면서 “현재 직업에 만족하고 있더라도 좀 더 큰 일을 해보고 싶다면 과감히 도전을 해보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라고 조언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새터민 5쌍 ‘희망 새출발’

    부산에 정착한 새터민(탈북민) 5쌍이 21일 주위의 도움으로 부산 동부산대학 교정에서 합동 결혼식을 올리고백년해로를 약속하며 새출발을 다짐했다. 통일부 부산지역통일교육센터와 동부산대학은 북한을 탈출해 부산에 정착한 새터민 이웃들 가운데 경제적 어려움으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이영식(가명·42) 박연아(가명·34) 부부 등 5쌍에게 무료 결혼식을 올려줬다. 합동결혼식은 이날 낮 12시 부산 해운대구 반송동 동부산대학 잔디운동장에서 이 학교 안진환 학장의 주례로 열렸다. 육군 제53사단 군악대의 결혼행진곡 연주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양쪽으로 도열한 의장대 사이로 신랑·신부가 입장하자 참석한 이웃 주민과 학생 등 1000여명이 환호성을 지르며 큰 박수로 이들의 앞날을 축하했다. 이씨는 “경제적 여건 때문에 여태껏 결혼식을 올리지 못했는데 이렇게 혼례를 치르게 돼 감사할 따름”이라면서 “대한민국 국민으로 부끄럽지 않도록 열심히 살겠다.”고 다짐했다. 부산에 정착한지 3년째인 신랑 이씨는 지난해 한국에서 같은 새터민인 부인 박씨를 만나 같이 살고 있으며 1남 1녀를 두고 있다. 또 지난해 11월 한국으로 와 사회 적응 훈련과 학원에서 기술교육을 받고 있는 김정민(가명·34), 이진숙(가명·33) 커플은 “교육이 끝나면 회사에 취직해 아들딸 낳고 행복하게 살게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식장과 신부화장은 학교측에서 부담 했으며 신랑·신부 예복은 결혼예복 전문점인 뷰티아트에서 협찬했다. 또 결혼식 비용과 예물, 하객 식사 등은 통일부 부산지역 통일교육센터에서 제공했다. 제주도로 2박3일 일정으로 신혼여행을 떠났다. 류경화 통일교육센터장은 “새터민들이 우리사회에 하루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합동 결혼식을 실시하게 됐다.”며 “앞으로 지속적으로 행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Metro] 서울 약수터 관리 부실

    서울시내 약수터 5곳 가운데 1곳이 ‘먹는 물’로 부적합했다. 서울시는 지난 2∼3월 자치구 및 공원관리사업소와 공동으로 서울시내 약수터 323곳의 수질을 검사한 결과,323곳 중 65곳(20.1%)이 마시기에 부적합한 시설로 판정됐다고 21일 밝혔다. 부적합 시설 65곳의 주된 오염 원인은 ‘미생물 오염’(62곳),‘건강상 유해물질 검출’(3곳),‘심미적 영향물질 검출’(1곳) 등이었다. 조사대상 약수터 62곳에서 검출된 미생물은 총대장균군, 분원성대장균군 등이다. 이들 미생물은 식중독이나 전염병을 일으키는 다른 세균에 오염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3곳은 질산성 질소가 검출됐다. 어린이들이 과다하게 먹으면 ‘청색증’(헤모글로빈 이상 등으로 온몸이 파랗게 변하는 병)을 일으킬 수 있다. 또 1곳은 과망간산칼륨이 과다 검출됐다. 인체에 유해하지 않지만 물맛을 크게 떨어뜨린다. 더구나 부적합 시설 65곳 중 32곳은 지난해 초부터 지금까지 서울시가 실시한 7번의 수질검사에서 4번 이상 부적합 시설로 판정됐다. 이는 해당 자치구와 공원관리사업소가 부적합 판정 이후에도 시설개선을 하지 않거나, 폐쇄 조치를 취하지 않는 등 약수터를 부실하게 관리했다는 것이다.이번 수질검사는 금천구 15곳, 종로구 8곳, 서대문구 7곳, 관악구 6곳, 서초구 4곳, 노원·구로구 각 3곳, 양천구 2곳, 북한산공원과 남산공원에서 각각 15곳과 2곳이 부적합 시설로 판정됐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사설] 학교폭력 심각성 교사들은 모른다니

    일선교사들이 학교폭력을 그다지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한국교육개발원 연구팀의 논문 내용은 충격적이다. 논문에 따르면 교사들은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5점 척도에서 평균 2.18점으로 판단했다. 이는 학교폭력의 정도를 보통(3점) 수준에 못 미치는, 대체로 심각하지 않은(2점) 수준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학교폭력 근절에 앞장서야 할 교사들의 인식이 이렇다면 정말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몇년새 우리사회는 학교폭력에 시달리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아이들을 너무 많이 보아왔다. 심지어는, 아들이 고교 3년동안 고통을 당했지만 학교 측이 아무 도움을 주지 않았다고 원망하며 일가족 3명이 동반자살한 사건이 있었다. 또 충주시에서는 자살한 고2 여학생에 대한 교내 폭력을 재수사해 달라며 6개 고교 학생 1707명이 검찰에 진정서를 낸 일이 있었다. 학교폭력의 심각성은 숫자로도 확인된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이 지난 연말 공개한 실태조사 보고서는 1년 안에 폭력을 당한 학생이 17.3%나 됐으며 그 숫자가 5년새 두배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아울러 학교폭력이 갈수록 저연령화하고 여학생 폭력이 급격히 늘고 있음을 지적했다. 그런데도 일선교사들은 학교폭력이 심각하지 않다고 보니 이 괴리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막막하다. 학교폭력의 실상을 파악하고 예방하는 일에 교사보다 적임자는 없다. 교사들의 노력만으로 학교폭력을 뿌리 뽑기는 힘들 테지만, 교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교내 폭력 추방은 영원한 미제로 남는다는 사실을 외면하지 않기 바란다.
  • 쓰레기소각장 광역화 반대 강남구 일부아파트 주민들 집회불참비 3만원 징수 물의

    서울 강남구 일원동 ‘강남자원회수시설’에 대한 반대 집회를 열고 있는 이 지역 일부 아파트 단지가 쓰레기 소각장 광역화 반대 집회에 참여하지 않는 주민들에게 ‘집회 불참비’를 받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 강남구 A아파트 주민들은 “지난 16일 연합 반상회를 열어 강남자원회수시설 광역화 반대 집회에 가구당 최소 1명 이상 참여하지 않는 주민들에게 불참비 2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이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각 동 현관 및 엘리베이터 게시판에 ‘쓰레기 소각장 광역화 반대 시위.5월17일부터 매일 참석. 불참비 2만원’이란 내용의 결정사항 공지문을 붙였다.A아파트뿐만 아니라 일원동과 수서동 아파트 상당수가 집회 불참자에게 불참비를 내도록 하고 있다고 주민들은 전했다.A아파트 부근 B아파트는 3만원을,C아파트는 1만원의 불참비를 걷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주민들은 소각장 광역화에는 반대하지만 그렇다고 모두가 집회에 참여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A아파트 주민은 “소각장 때문에 부동산값이 떨어지는 등 피해를 입을 수 있지만 집회참여를 강요하고 벌금까지 걷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반발했다. 이에 대해 A아파트 입주자대표회측 관계자는 “불참비가 있다는 사실을 통보하긴 했지만 실제로 돈을 걷은 적은 없다.”면서 “우리 동네가 소각장 유해물질의 낙진 지역인 만큼 더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고 참여를 독려하는 차원에서 반상회에서 다수결로 결정한 사항일 뿐.”이라고 말했다.B아파트 관계자도 “집회에 참여하지 않는 것은 공동주택에 함께 살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사설] 상지대 판결, 비리사학 면죄부 아니다

    정부가 선임한 사립대학의 임시이사들이 일방적으로 정식이사를 선임한 것은 무효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비리연루 등으로 정상운영이 어려운 사학을 정부가 한시적으로 관리할 수 있지만, 학교의 정체성까지 바꿀 권한은 없다는 판단이었다. 재판부내에서도 찬반이 엇갈렸다고 한다. 하지만 다수의견에 따른 최종 판단은 존중해야 한다고 본다. 다만 사학들이 이번 판결을 두고, 마치 비리까지 면죄부를 받은 양 오해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사학의 자율성은 보장하되 비리는 추방해야 한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사학의 정체성과 자주성은 존중해야 한다는 헌법정신에 바탕을 두고 있다. 정부가 선임한 임시이사에 의한 정식이사 체제로의 전환이 사학운영의 자유를 영구적으로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였다. 대법원은 그러나 “이번 판결로 전 이사장 등 옛 이사들이 정식이사를 선임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 것은 아니다.”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전 이사장은 정식이사 선임 때 의견 개진 등의 역할이 주어질 뿐이라는 설명이다. 이같은 판단취지에도 불구하고 일부 사학들은 벌써부터 개정 사학법이 마치 위헌 판결이나 받은 양 해석하고, 사태를 호도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려스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김문기 전 상지대이사장은 판결 직후 “사필귀정이다. 초심으로 돌아가 학교를 되찾겠다.”고 했다. 각종 비리 의혹으로 학교를 만신창이로 만들었던 장본인으로서 가벼운 언사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의 진중치 못한 처사가 대학을 또다시 분규의 소용돌이로 몰고가지 않을지 우려스럽다. 이번 판결로 상지대와 비슷한 상황의 몇몇 대학도 법적 다툼의 소용돌이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부는 이번 판결취지에 맞게, 새로운 이사선임 절차를 준비하길 당부한다.
  • [북리뷰] 조선 ‘단성 호적’ 추적… 생활상 생생히 복원

    한국 사회에서 주민을 통제하는 장치는 매우 정교하면서도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다. 주민 등록과 지문 채취는 기본이고 부계 혈연에 따라 호적을 별도로 작성한다. 이제는 폐지될 운명에 놓였지만 호주제도 오랫동안 잔존하였다. 일반인들에게 호적은 자신의 혈연관계를 증명할 필요가 있거나 언론에서 호주제가 논란이 될 때를 제외하고는 일상에서 거의 망각되는 존재다. 필자가 그리 오래되지 않은 전통으로 간주한 부계 중심의 가족 질서와 호주제로부터 이 책을 풀어나가는 것도 그러한 현실 인식에서 비롯되었다. 현존하는 최고의 호구 조사 기록인 신라촌락문서를 위시하여 우리 사회 주민 등록의 역사는 비교적 오래되었다. 조선시대에는 3년마다 군현 단위로 호구를 조사하여 호적을 만들었다. 이 책의 소재가 된 단성 호적은 1606년 기록부터 남아있는데, 조선시대에는 약 20만명이, 일제 강점기를 포함하면 30만명 정도가 기재되어 있다. 상상을 해보라.300이 넘는 지역에서 3년마다 호적을 작성하였으니, 그 속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그들의 정보가 기재되었을까. 중세 교회의 기록을 통해 높은 수준의 역사 인구학 성과를 축적시켜 온 유럽의 학자들이 우리의 호적을 보고 놀라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지역의 호적들이 사라져버렸고 일부는 일본으로 유출되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남아 있는 전통시대 호적에 대한 역사학자들의 연구가 활발하고 일부는 전산 처리되어 일반인들도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필자는 최근의 호적 연구와 전산화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였고 그 몇 년 간의 성과를 이 책을 통해 녹여냈다. 따라서 본서는 독자의 흥미만을 자극하는 가벼운 대중 역사서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대중들이 접근하기 힘든 무겁고 어려운 전문 역사서도 결코 아니다. 해당 분야 전문가의 식견이 대중의 눈높이와 결합된, 우리사회에서 흔하지 않은 수준 높은 교양 역사서인 것이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호적에 대한 다양한 역사적 사실과 필자의 메시지를 접할 수 있다. 그 하나는 국가가 필요로 하는 역을 주민들에게 배분하거나 혹은 관리하기 위해 어떻게 호구를 편제하고 있었는가 하는 점이다. 이때 호적은 국역 수취(國役收取)와 주민 통제를 위한 수단으로 작용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적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삶의 흔적이 묻어나 있다. 중앙관료로부터 사노비에 이르기까지 한 지역 주민의 개인 정보가 호적처럼 방대하고 장기간에 걸쳐 기록된 자료는 없다. 이 지점에서 필자는 파편화된 호구 정보를 통해 개인과 집단이 살아가는 모습을 어렵사리 복원해 내고 있다. 이 책의 미덕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이 책은 가부장적 가족이 근대가 형성되는 시기 혹은 그 이후에 강화되고 있음을 누차 지적함으로써 현실의 모순을 전통의 부정을 통해 극복하려는 시각을 경계한다. 새로운 가족 관계의 형성은 오히려 근대의 극복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더불어 필자는 가족과 인구 문제를 설명하기 위해 계량적인 접근법을 적극 활용하였다. 일반 독자들의 내용 이해를 도와주는 이러한 장치들은 한편으로 역사 인구학의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는 계기를 전문 학자들에게 덤으로 제공하고 있다. 권 내 현 고려대 역사교육과 교수
  • [Local] 독도에 행정사무소 설립키로

    독도에 방문객들의 안전을 책임질 관리사무소가 설치된다. 경북도는 17일 독도에 대한 실효적 지배 강화와 방문객 등의 안전 관리를 맡을 독도 관리사무소를 독도 현지에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도는 울릉읍 독도리 동도의 경찰청 소속 독도경비대 발전실이 있는 2층짜리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해 2층에 사무실과 방 3개 등 연면적 197㎡ 규모로 문을 열 방침이다. 도는 경찰청과 협의가 끝나는 대로 올해 공사에 들어가 내년말까지 총 4억 3000만원을 완공할 예정이다. 울릉군은 이미 4300만원을 들여 시설 개·보수를 위한 기본 설계를 마친 상태다. 관리 사무소가 완공되면 울릉군청 독도관리사업소 소속 공무원 2명이 상주하면서 독도 방문객 등의 안전을 책임지게 된다. 또 독도 생태연구 등 독도 관련 연구자들도 이 곳에 머물 수 있어 조사활동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북도 관계자는 “올해부터 하루 독도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이 1880명으로 크게 늘어나면서 관광객들의 안전 보호가 절실해 졌다.”면서 “독도는 천연기념물로 건물 신축이 불가능해 기존 건물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서동철 전문기자의 비뚜로 보는 문화재] (19) 이차돈순교비

    [서동철 전문기자의 비뚜로 보는 문화재] (19) 이차돈순교비

    신라는 국사시간에 배운 대로, 법흥왕 14년(527년) 이차돈(異次頓)의 순교를 계기로 불교를 공인했습니다. 신라의 불교 공인이 ‘대사건’으로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것은, 중국을 거쳐 인도에서 들어온 이 종교가 훗날 민심을 한데 모아 삼국통일을 이루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기 때문이겠지요. 국립경주박물관에는 이차돈의 순교 설화를 담은 높이 106㎝의 아담한 비석이 하나 전시되고 있습니다. 헌강왕 10년(818년)에 만들어진 것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현대적 감각이 물씬 풍기는 6각형 조각입니다. ‘스토리를 새긴 순교비’란 전례가 없습니다. 불상이나 석탑처럼 전통적인 양식에 구애받을 필요도 없었을 것입니다. 요즘식 표현을 빌리자면, 조각가는 자신의 조형세계를 그야말로 마음껏 펼쳐놓을 수 있었겠지요. 한 면에는 순교 설화가 전하고 있는 대로, 이차돈이 처형되는 순간 꽃비가 내리는 가운데 잘린 목에서는 젖빛 피가 하늘로 솟구쳐 오르고, 땅이 울리는 모습이 돋을새김되어 있습니다. 조각가는 이런 장면을 비면의 아래쪽에 집중배치했는데, 전통 조각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독창적인 구도가 참신함을 느끼게 하는 것 같습니다. 나머지 다섯 면은 둘러가며 우물 정(井)자 모양으로 칸을 질러 설화의 내용을 글자로 새겨놓았습니다. 순교비는 경주 북쪽에 있는 소금강산의 백률사(栢栗寺)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옛 이름이 자추사(刺楸寺)인 백률사는 순교 당시 망나니의 칼에 잘려나간 이차돈의 머리가 날아가 떨어진 자리라고 설화는 기록하고 있지요. 경주박물관에는 1914년 3월에 찍은 사진이 남아있는데, 처형 장면을 조각한 비면이 하늘을 향한 채 순교비가 땅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모습입니다. 방치되는 동안 순교비의 지붕돌도 사라져 여태껏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순교비는 이차돈의 순교와 불교의 공인을 설화의 형태로 전하는 가장 이른 시기의 기록이기도 합니다. 역사적 사실이 설화로 각색되어 전승되는데 얼마 만큼의 시간이 필요한지를 짐작할 수 있는 사례이기도 하지요. 실제로 이차돈의 순교 설화는 순교비 말고도 몇가지가 더 전합니다.‘삼국사기’와 ‘해동고승전’ ‘삼국유사’ ‘도리사 아도화상사적기’ 등입니다. 내용이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법흥왕이 토착신앙을 고수하려는 귀족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불교를 국가적 이념으로 정착시키려 하는 과정에서 이차돈을 희생시켰고, 그 결과 불교가 받아들여졌다는 것으로 압축됩니다. 특히 최광식 고려대 교수는 법흥왕과 뜻을 같이하던 이차돈이 죽을 수밖에 없었던 직접적인 이유로 ‘해동고승전’ 등에 등장하는 천경림(天鏡林)의 존재에 주목했습니다. 천경림은 당시 사회적으로 널리 일반화되어 있었던 토착신앙의 성스러운 공간이었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그럼에도 이차돈이 귀족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불사를 일으키려 했으니 갈등과 마찰은 불가피했다는 것입니다. 법흥왕은 불교의 단계적 정착을 염두에 두고 있었던 반면 이차돈은 처음부터 토착신앙의 본거지에 사찰을 지음으로써 일거에 신라인들의 정신세계를 장악하려 했다는 뜻입니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염촉(厭觸)이라고도 불린 이차돈은 순교 당시 22세였습니다. 순교비는 죽음으로 신라사회를 바꾸어놓은 젊은 ‘혁명가’를 조명하는 데 모자람이 없을 만큼 역사성과 조형미를 두루 갖추고 있습니다. dcsuh@seoul.co.kr
  • 강릉, 별장용 주택 색출작전

    강원도 강릉시가 올해부터 별장용 주택에 대한 중과세가 가능해짐에 따라 대대적인 별장주택 색출에 팔을 걷어붙였다. 15일 강릉시에 따르면 지역 주민과 통·리·반장, 공동주택 관리사무소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초조사 결과 바닷가와 계곡 등 자연경관이 뛰어난 지역을 중심으로 별장으로 의심되는 120여채의 단독 또는 공동주택을 파악해놓고 확인에 들어갔다. 시는 이들 주택에 대한 전기료, 수도 사용료 등 상주 여부를 가름할 수 있는 자료를 해당기관에 요청했다. 또 우편물이 쌓여 있는지 거미줄이 있는지 등 수시로 현장조사를 벌여 별장으로 최종 확인된 건물에 대해서는 오는 6월1일 기준 재산세에 반영할 방침이다. 휴양·피서 등의 용도로 사용하면서 상시 주거하지 않는 주택인 별장으로 분류된 주택에는 1000분의40의 세율이 적용된다.일반주택에 부과되는 재산세율이 1000분의1.5∼5인데 비하면 10배가 넘는 세율이다. 실제로 과표가 3000만원인 주택은 일반주택은 12만원의 재산세가 부과되지만, 별장으로 분류되면 140만원의 세금이 부과된다. 한편 별장에 대해 일반세율을 적용하는 내용의 감면조례(1999년 제정)가 강릉시를 비롯해 강원도내 대부분의 일선 시·군에서 지난해 12월 폐지됨에 따라 올해부터 시·군별로 본격적인 별장조사가 펼쳐질 전망이다. 최명희 강릉시장은 “경관이 좋은 일부 해안가 아파트는 수도권 등 외지인들이 분양받아 별장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세수입 증대는 물론 일반 건축물과의 조세 형평차원에서 별장용 주택을 찾아 정해진 세금을 부과할 방침”이라고 말했다.강릉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Metro] 단수 안내 문자메시지 서비스

    수돗물의 단수 및 동파예방 안내 등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전해진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는 16일부터 ‘통합메시지 전송시스템(UMS)’을 운영한다고 15일 밝혔다. 이는 휴대전화로 단수 및 동파예방 안내를 하고 인터넷 등으로 신청한 수도계량기 교체, 자동납부 신청 등 16종의 민원에 대한 접수 및 처리사항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단수 안내 등은 해당 지역에 사는 시민들에게 자동으로 전해지고, 민원 처리는 신청한 시민들에 한해 통보된다.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가수등 19명 병역특례 취소될 듯

    병역특례 비리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김회재 부장검사)는 15일 특례자를 채용해주는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A사 대표 안모(40)씨 등 3개 특례업체 관계자 4명과 금품을 건넨 특례자의 어머니 조모(48)씨 등 5명에 대해 배임 수재 및 배임 증재 등의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또 이들 업체에 아들을 채용해 달라며 금품을 건넨 특례자 부모 6명을 배임 증재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검찰은 5개 업체에서 부실하게 근무한 유명 댄스그룹 출신 가수 K씨와 L씨와 프로축구 2부리그 선수 9명 등 특례자 19명에 대해서는 병무청에 편입 취소를 통보할 방침이다. A업체는 위장 편입을 대가로 조씨로부터 7000만원을 받은 뒤 조씨의 아들을 아예 근무조차 시키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조씨는 명문대 공대에 다니는 아들의 변리사 시험 준비를 돕기 위해 안씨에게 먼저 금품 제공을 제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관계자 2명이 구속된 B업체는 특례자 2명으로부터 각각 5000만원씩을 받았고 C업체는 병역법 위반 혐의와 함께 11억여원의 비자금까지 조성해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B업체 사장은 ‘적절한 대가를 주면 쉽게 근무할 수 있다.’며 특례자 부모에게 먼저 접근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사법처리 대상업체 5곳은 소환 조사가 끝난 30여곳 가운데 부실 복무자의 규모가 크고 부정한 금품수수가 있었던 회사들”이라고 밝혔다. 또 가수 K씨와 L씨는 소프트웨어 개발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개발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것처럼 허위로 서류를 작성한 뒤 홍보활동에만 종사해왔다고 검찰은 전했다. 하지만 검찰은 5곳 가운데 사학재단 전직 이사장이자 방송사 사외이사인 P씨가 대표이사 명의를 바꿔 아들을 편법으로 채용했던 업체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들 업체 외에 비리 혐의가 의심되는 특례업체 431곳의 특례자 출·퇴근 전산자료, 급여대장, 통장 등을 모두 확보함에 따라 사법처리 대상업체는 늘어날 전망이다. 한편 병무청은 검찰로부터 편입취소 요청통보를 받는 대로 이들이 취소 요건에 해당하는지 면밀히 검토할 예정이다. 서울지방병무청 정책홍보팀 곽유석 사무관은 “병역법 41조에 따라 지정분야가 아닌 곳에서 일하게 하거나 8일 이상 무단결근했을 경우에는 이미 전역했더라도 편입취소로 현역복무를 해야 한다.”면서 “연예인과 축구선수, 변리사 시험을 준비한 조씨의 아들 등이 이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도 “19명 모두 편입취소 요건에 해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금품을 건넸음에도 지정분야에서 근무태만 없이 일했을 경우엔 병역법상 지정취소가 불가능하다.이재훈 이경원기자 nomad@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청자의 거장’ 도예가 혁산 방철주 옹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청자의 거장’ 도예가 혁산 방철주 옹

    총알에 날개를 달았다. 날카로운 부리도 있다. 어떤 계략이나 은폐·엄폐가 필요없다. 잔잔한 호숫가를 그저 바라보는가 싶더니 ‘쉬익∼’ 하고 날아가 눈 깜짝할 사이에 물고기를 낚아챈다. 하늘로 치솟는 모습이 예술이다. 햇빛에 반사되는 파문과 현란한 날갯짓에서 펼쳐지는 청록색 향연은 그야말로 눈이 부시다. 이 광경을 보고 아마 ‘비(翡)’라고 했을 터.0.002초의 승부사 물총새, 바로 그 색깔(翡)에 우리 조상들은 넋을 놓았을 것이다. 천년 세월을 이어온 ‘고려청자’가 세계의 으뜸인 까닭은 무엇일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한결같이 형언할 수 없는 천하제일의 비색(翡色)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보석의 비취색보다 더 고운, 태고의 신비감이 자랑이다. 그 비색을 좇아 살아온 40년 세월이다. 고려인의 비색청자를 가장 가깝게 재현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울러 생동감 있는 문양창조로 청자의 품격을 한층 세련되게 끌어올려 한국을 방문하는 각국의 정상들로부터 ‘보물급’이라는 찬사를 듣는다.‘청자의 거장’이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美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 작품 영구전시 혁산(赫山) 방철주(85)옹. 경기도 이천의 ‘동국요’에서 나이를 잊은 채 여전히 ‘작업중’이다. 선생은 요즘 어느 때보다 ‘청자인생’에 보람을 느낀다. 다름 아닌 다음달 7일 선생의 작품 ‘지구무늬 항아리(Global Jar)’가 미국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 영구 전시(등록번호 2043527)된다. 1998년 제작된 이 ‘지구무늬 항아리’ 표면에는 물방울 모양이 점점 확대되거나 축소되면서 착시현상을 일으키는 듯한 현대적인 문양이 그려져 있다. 스미스소니언 측은 고려청자의 고전적인 아름다운 비색을 바탕으로 현대적인 디자인을 표현한 최고의 작품이라고 극찬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선생은 2000년 일본 도자기상이 연출한 희대의 고려청자 사기극을 밝혀내 국내외 언론에 대서특필이 된 바 있다. 지난 9일 도자기 축제가 벌어지는 경기도 이천시내를 거쳐 신둔면 수하리에 위치한 ‘동국요’를 찾았다. 마당 한가운데 오래된 느티나무 한 그루가 서 있었다. 지금까지 선생과 동고동락을 같이해 온 세월의 버팀목인 듯했다. 그 주위로 전시장, 작업실, 사무실 등이 그림처럼 이어진다. 낯선 기척에, 수제자이자 딸인 방문숙(43)씨가 먼저 손님을 맞이한다. 이어 선생이 “멀리서 왔다.”며 손을 내밀었다.85세의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얼굴피부가 무척 젊고 고왔다. 아름다운 비색과 함께 살아서 그럴까. ●수제자인 딸과 함께 작업 작업실에 들어섰더니 마침 딸과 함께 작업중인 ‘지구무늬 항아리’가 있었다.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 보관될 작품과 똑같은 크기로 전체 작업단계 중 약 80%라고 선생은 설명했다. 이어 전시실로 들어섰다.40평 남짓한 공간에는 온통 비색으로 가득찼다. 가장 아낀다는 ‘벚꽃무늬 항아리’를 비롯한 각종 꽃들이 비색과 절묘하게 어우러진 공간이다. 또 주병(酒甁), 장경병(長頸甁) 등 여러 가지 병류와 매병(梅甁), 각종 주전자 등이 저마다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 특히 진열대 중간 중간에 찰스 영국 왕세자, 미테랑 전 프랑스대통령,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 일본의 나카소네·후쿠다·호소가와, 고이즈미 전 총리 등 혁산의 비색청자를 선물받은 각국 정상 12명의 사진과 관련 기사들이 액자로 쭉 놓여져 있었다. 그의 작품이 세계 정상들의 안방에 놓여져 있다는 생각에 경외스럽게 느껴진다. 잠시 그의 도록집을 살폈다. 도자사학가 강경숙씨는 “선생의 작품세계는 절정기의 비색청자의 모방과 재현에서 출발했으나 현대의 미감이 충분히 발현돼 있다.”면서 “기형은 전통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무늬는 젊고 생동감이 넘치며,4월의 등나무 꽃을 연상시키는 연이은 구슬무늬 등 현대인의 감각에 잘 와닿는다.”고 평가했다. 또 정양모 전 국립박물관장은 “비색을 빚어내는 오묘한 기술은 단절되고 그 영롱한 아름다움을 깊이 이해하는 사람도 찾아보기 어려운데 지금 같은 경지에 이른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의미부여를 했다. 기법 또한 상감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 문숙씨는 “조선시대의 분청사기에 주로 사용된 박지기법(백토를 문양 위에 바른 후 다시 얇게 벗겨내는 것)이 상감과 어우러지며 진사채(辰砂彩)와 함께 고고(孤高)하면서도 화사하게 아롱진다.”고 설명했다. ●계룡산 점술가 “평생 깨지는 물건 취급할 팔자” 선생의 도예인생은 어쩌면 숙명적이었다. 충남 논산 출생인 그는 27세때 우연히 계룡산 근처의 노(老) 점술가를 만난다. 이때 점술가한테 “자네는 평생 깨지는 물건을 취급할 팔자야.”라는 얘기를 들었다. 그로부터 얼마 안 돼 정말로 우연하게 유리사업을 하는 사람을 만나게 됐다. 같이 일하던 중 1954년 서울 을지로2가에 ‘유리상회’를 차렸다. 이어 대전에 3000평 규모의 유리가공 공장을 설립했다. 일본을 오가며 기술개발도 하며 나름대로 번창했다. 그러던 어느날 건강이 악화되자 문득 “돈이 무슨 소용이 있느냐. 다 때려치우고 건강하게 살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때 이상하게도 어린 시절 옹기그릇을 잔뜩 이고 있던 할머니 모습이 자꾸 떠올랐습니다. 그 할머니는 우리 집에 와서 그릇을 다 줄 테니 곡식과 바꿔달라고 했거든요. 그 모습이 얼마나 애절하던지….” 1967년,45세 나이에 유리사업가에서 도예의 길로 뛰어든 계기가 됐다. 일본에서 4년 동안 유약과 흙을 다루는 법을 배우고 1971년 귀국해 현재의 ‘동국요’를 만들었다. 이후 숱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청자재현에 매진했다.1973년, 일본에 사는 지인이 가끔 왔다 가곤 하더니 하루는 5만달러를 불쑥 보내왔다.“부담없이 받고, 혹 (도자기)구워지는 거 있거든 하나 둘 보내달라.”는 짤막한 서신도 동봉했다. 빚 아닌 빚이 된 셈. 이후 일본으로 완성품 청자를 몇번 보냈다. ●1974년 고 이병철 회장과의 만남 1974년 봄이었다.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 회장이 갑자기 사람을 보내 잠시 만나자고 해 이 회장 집무실로 찾아갔다. 셋째 아들 이건희씨와 그의 장인이자 당시 중앙일보 사장인 홍진기씨 등도 함께 있었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지금 국내 어디에서 도자기를 팔고 있느냐.”고 물었고, 혁산은 단 한점도 없다고 대답했다. 이어 이 회장은 “도자기는 여러 사람한테 보여주는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에 장소를 내줄 터이니 그곳에 전시하면 어떻겠느냐.”고 권유했다. 극구 사양하고 돌아왔지만 며칠 동안 사람이 찾아와 설득하는 바람에 할 수 없이 신세계에 직매장을 설치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일본의 지인에게 보냈던 작품이 도쿄시내에 전시됐고 이 회장이 이를 우연히 보고 혁산을 부르게 됐다. 선생은 평소 ‘도자기의 생명은 흙이라는 단미(單味)에 있다.’는 말을 항상 가슴에 품었다.1975년 전남 강진군 일대를 샅샅이 답사하던 중 또 한번 숙명적으로 고려시대의 ‘태토’와 만났다. 고려청자에 가장 근접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이미 800년의 긴 세월 동안 단절돼 버린 그 전통기법의 맥은 과연 무엇이며, 과연 이를 살려낼 수 있는 것인가 하는 것이 저를 괴롭힌 숙명적 화두였지요.”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22년 논산 출생 ▲65∼70년 일본의 세토(瀨戶), 교토(京都), 마쓰자카(松阪) 등지에서 도예 수학 ▲71년 경기도 이천시 신둔면 수하리 현 위치에 ‘동국요’ 설립 ▲73∼2007년 일본에서 개인전 80여회 ▲73년∼현재 12개국 정상들에게 해외 수교예술품으로 증정 ▲75년 전남 강진에서 최고의 청자용 태토 발견, 채취에 성공 ▲76∼79년 신세계백화점 내 미술관에서 개인전(4회) ▲84∼88년 미국, 남미 등지 순회그룹전 ▲85년 한국의 전승공예도예 5대 작가 초대기획전 ▲97년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 대학 주최 한국 전승 도자전(한국학과 설립 100주년 기념) ▲97∼2002년 한국 이천 도자기 축제에서 한·중·일 작가 특별전 ▲02년 프랑스 파리 한국도자전 ▲05년 청자 초대전(롯데 에비뉴엘 갤러리) ▲06년 한국도자기 런던 특별전 ▲07년 6월 ‘지구무늬 항아리’ 스미스소니언박물관 영구전시
  • [주말탐방] 제주 경주마 목장 씨수말의 세계

    [주말탐방] 제주 경주마 목장 씨수말의 세계

    경마장에 갈 때마다 수많은 관중의 뜨거운 환호 속에 역주하는 경주마들이 어떻게 탄생하는지 궁금했다. 이 때문에 최근 한국산 명마의 산실인 제주 북제주군 조천읍에 있는 한국마사회(KRA) 소속 제주경주마목장을 찾았다. 제주도는 예부터 말 생산지로 천혜의 자연 조건을 갖춘 곳이다. ●‘황제’답게 복잡한 절차 씨암말이 씨수말과 교배하는 데는 행운이 따라야 하고 수많은 절차를 거쳐야 한다. 씨수말은 숫자가 제한된 데다 값이 수십억원에 이른다. 제주목장에는 2004년에 도입한 ‘엑스플로잇’과 ‘커맨더블’이 각각 29억원,22억원에 이르는 등 20억원 이상의 씨수말이 4마리 있다.‘황제’대접을 할 수밖에 없다. 이진우(38) 생산지원팀 과장은 “비싼 말이 다치지 않고 교배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최대한 모든 환경을 통제한다.”고 귀띔한다. 인기가 높은 씨수말은 추첨으로 정해진다. 씨수말은 교배기인 3월부터 6월까지 최고 75마리를 상대한다. 씨암말은 유수마·우량마·일반마 등 세 등급으로 나뉘어 수준에 맞는 상대와 동침한다. 간택받은 씨암말은 약속 날짜에 도착, 황제와 합방하기 위한 절차를 밟는다. 중요 부위를 긴 뒤 랩으로 꼬리털을 칭칭 감싼다. 이는 교배할 때 방해가 되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수의사가 씨암말을 진찰한다. 수많은 씨암말과 교배할 씨수말이 성병에 걸리면 일정에 차질을 빚는다. 목장에서 1차로 검사를 받았지만 다시 한번 확인한다. ●‘애무의 달인´ 시정마 씨암말이 교배대에 자리를 잡으면 우선 시정마가 들어온다. 시정마는 씨암말이 씨를 받을 만큼 흥분이 돼 있는지 살피고, 흥분이 덜 됐으면 애무해 발정 나게 한다. 첫 경험하는 암말에겐 공포심을 없애주는 역할도 한다. 시정마는 덩치가 작고 기교가 좋은 조랑말이 쓰인다. 특이한 점은 복대를 차고 나오는 것. 복대는 감히 ‘황후’를 넘보지 않도록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관리사가 시정마를 어거지로 떼어놓는다. 시정마는 헛심만 쓰다 끌려나간다. 이 과장은 “씨암말은 발정이 되지 않으면 뒷발질을 한다. 씨수말이 다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거치는 절차”라고 설명했다. 제주목장의 시정마는 16세의 ‘철언’으로 10년째 이 역할을 도맡아 ‘애무의 달인’이라 불릴 정도로 유명하다. 모든 절차가 마무리되면 씨수말은 ‘히∼잉’하며 당당하게 교배장으로 들어온다. 야생의 본능이 남아 암말을 굴복시키기 위해 위세를 부린다. 가볍게 애무를 한 뒤 괴성을 지르며 앞발을 번쩍 들어 씨암말을 제압한 뒤 행동에 돌입한다. 이들의 사랑은 철저하게 사람의 통제 아래 있어 낭만은 눈곱만큼도 없다. 제대로 자세를 잡도록 관리사가 2명이나 달라붙는다. 변대호(36) 관리사가 고삐를 잡고 씨수말이 자세를 잘 잡도록 하고, 김완봉(37) 관리사는 너무 깊이 관계를 맺으면 씨암말이 다칠 우려가 있어 교배봉으로 통제한다. 이 순간 관리사들이 가장 신경을 곤두세운다. 씨암말이 거부의 뜻으로 뒷발질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완봉 관리사는 “암말이 가만히 있지 않아 밟히고 차이는 건 기본”이라며 사람좋게 웃는다. 사람은 차여도 씨수말은 차이면 절대 안 된다. 근육질을 뽐내며 멋지게 돌진한 씨수말의 교배시간은 길어야 30초. 말은 초식동물이어서 육식동물에게 잡아먹히지 않도록 최대한 짧은 시간에 일을 끝내는 습성이 남아 있단다. 그러나 씨를 받은 목장 주인들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말의 임신기간인 1년을 기다려야 한다. 올해 국내에서 생산된 두 살짜리 경주마가 최고 9600만원에 경매됐다. 목장주 입장에서는 ‘대박’ 여부가 판가름 나는 순간. 강모 목장주는 “이제 시작”이라며 좋은 씨가 영글길 기원했다. 교배 장면은 관람대가 있어 누구나 볼 수 있다. 당연히 미성년자는 관람 불가.(064)780-0175∼6. ■ 럭셔리 원목 설계 마방은 평당 건축비만 250만원 씨수말은 수십억원에 이르는 비싼 몸값에 걸맞게 ‘황제’ 대접을 받는다. 마방부터가 다르다. 콘크리트로 만든 일반 마방과 달리 원목으로 꾸며졌고, 크기도 두 배인 4∼5평이다. 한 마리당 전용 초지로 2000∼3000평을 배정받는다.1995년 제주경주마목장의 씨수말 마사를 지을 때 평당 건축비가 서울 아파트 평당 건축비보다 비싼 250만원이 들었다고 한다. 먹는 것도 다르다. 기력이 떨어지면 가격이 비싸 사람들도 챙겨 먹기 힘든 홍삼가루를 주고 생균제제, 마늘가루, 비타민제, 미네랄제제는 기본이다. 배합사료도 가격이 두 배 비싼 씨수말 전용을 쓴다. 한 마리당 식비 재료비만 월 100만원을 넘는다. 호주에서 수입한 목초를 간식으로 준다. 수의사, 관리사가 24시간 붙어 ‘존체’를 살핀다. 한국마사회 제주경주마목장 장원철(37) 관리사는 “말 가격이 한두푼도 아니고 신경이 많이 쓰인다.”고 털어놓는다. 지난해 12월27일 ‘무자지프’가 갑자기 죽은 사건이 일어났다. 다행히 1994년에 2억 6000만원에 수입했지만 그동안 많은 씨를 뿌려 본전은 뽑았기 때문에 큰 문제없이 넘어갔다고. 장 관리사는 “당시를 생각하면….”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현철(45) 생산지원팀장은 “살아있는 동물이라 조심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그저 열심히 관리에 만전을 기할 뿐”이라고 말했다. ■ 씨받이때 얼마나 받나 스톰캣 한번에 4억6500만원 ‘한 번 교배하는 데 50만달러(4억 6500만원’ 우리나라는 한국마사회(KRA)에서 경마를 활성화하기 위해 무료로 씨를 나눠준다. 좋은 말이 국내에서 많이 생산돼야 경마의 수준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외국에서는 돈을 받고 교배하는데 그 가격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높다. 망아지 값도 아니고 단순히 한 번 교배하는 비용인데도 엄청나다. 경주마에게는 혈통이 중요하기 때문에 현역 시절 경마에서 대단한 능력을 발휘했거나 자마의 능력이 출중한 씨수말의 교배료는 부르는 게 값이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교배료를 받는 씨수말은 미국의 ‘스톰캣’으로 한 번에 무려 50만달러(4억 6500만원)다. 이 말은 1년에 100번 정도 교배한다. 마주는 말 한 마리에서 매년 5000만달러를 뽑아먹어 ‘황금을 낳는 말’인 셈이다. 다음으로는 ‘AP 인디’가 30만달러,‘디스토티드 휴머’는 22만 5000달러로 뒤를 따른다. 국내에서는 일반 목장에서 최고 300만∼400만원의 교배료를 받는다. 이진우(38) 생산지원팀 과장은 “우리나라에 들어온 수십억원의 씨수말이 외국에서 교배료를 1만∼1만 5000달러 받았었다.”고 밝혔다. 이러다 보니 씨수말의 가격을 매기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스톰캣’의 경우 5000만달러(약 465억원)로 현재 최고가 말로 여겨지지만 이 가격에 거래가 성사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 과장은 “수명이 27년에 이르는 씨수말이 평생 씨를 뿌리는데 팔 이유가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일본의 유명한 씨수말 ‘선데이 사일런스’는 유럽의 한 마주가 1억달러(약 930억원)를 제시했으나 거절했을 정도다. 일본의 한 마주는 미국의 마주에게 ‘백지수표’를 주고 무조건 씨수말을 데려왔다는 일화도 있다. 우리나라 씨수말 가운데 20억원 이상짜리가 6마리 있다. 지난해 도입된 ‘메니피’가 40억원의 최고 몸값을 자랑한다. 다음으로는 2005년에 도입된 ‘볼포니’가 38억원이다. 이들은 현재 전북 장수군 장계면에 있는 KRA 소속 장수경주마목장에서 열심히 씨를 뿌리고 있다. 제주경주마목장에 있는 ‘엑스플로잇’이 29억원,‘커맨더블’이 22억원이다. 엑스플로잇의 부마가 스톰캣이다. 이밖에 ‘양키빅터’(21억원),‘비카’(20억원) 등이 있다. 제주 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중국산 ‘짝퉁자동차’ “해도 너무했네”

    중국산 ‘짝퉁자동차’ “해도 너무했네”

    기아 자동차의 핵심기술을 중국에 넘긴 산업스파이 일당이 10일 적발되면서 중국 ‘짝퉁 자동차’ 사진들이 네티즌들에게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과거 단순한 재밋거리로 치부하던 네티즌들도 중국산 ‘짝퉁’들이 결과적으로 기술유출에 의한 것임이 명백해지자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었던 중국산 ‘짝퉁자동차’를 정리해 보았다. GM대우 ‘마티즈’ vs 체리 ‘QQ’ 네티즌들이 “가장 심하게 베꼈다.”고 입을 모으는 차는 체리사의 경차 QQ(사진 아래). 전체적인 형태는 물론 전조등과 후드 등 구체적인 디자인까지 GM대우의 마티즈를 쏙 빼닮았다. QQ가 출시되던 2004년 당시 GM대우 측에서 소송을 제기했을 정도다. 이후 2년만에 타결된 이 분쟁은 중국의 ‘짝퉁 자동차’의 존재가 한국에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현대 싼타페 vs 황하이 ‘치셩’ 지난해 11월 베이징모터쇼에서 황하이자동차가 내놓은 SUV ‘치셩’(사진 오른쪽)은 정면에서 보면 신형 싼타페와 구별되지 않는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물론 전조등 안개등 등이 거의 똑같다. 기아 ‘소렌토’ vs 천마 ‘영웅’ 중국차 중에는 아예 ‘짝퉁’인 것을 공개적으로 홍보하는 경우도 있다. 중국 천마자동차 SUV ‘영웅’(사진 왼쪽)은 어떻게 봐도 기아자동차의 ‘쏘렌토’와 똑같다. 천마차는 지난해 베이징모터쇼에서 ‘영웅’을 소개하면서 ‘중국판 쏘렌토’라고 홍보했다. 당시 천마차는 자체 제작한 시승기에 “한국의 쏘렌토를 본뜬 차”라며 “약간을 제외하고는 ‘쏘렌토’와 똑같은 ‘중국판 쏘렌토’라 할 수 있다.”는 내용을 서슴없이 게재한 바 있다. 중국의 ‘짝퉁자동차 만들기는 한국차만이 아니다. 혼다 CRV를 그대로 찍어낸 듯한 라이바오 SRV(사진 아래) 역시 대표적인 중국 ‘짝퉁 자동차’. 두 차가 유일하게 다른 부분은 아우디를 모방한 라이바오의 앰블럼 하나 뿐이다. 이외에도 롤스로이스 팬텀과 유사한 홍키사의 HQD를 비롯해 메르세데스, BMW 등 유명 브랜드의 ‘짝퉁’들이 중국 거리를 누비고 있다. 나우뉴스 박성조 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아름다운 기업들] 포스코

    [아름다운 기업들] 포스코

    포스코는 ‘인간존중’과 ‘상생’을 사회봉사활동의 모토로 삼고 있다. 특히 ‘나눔 경영’은 포스코를 상징하는 새로운 기업문화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포스코의 사회봉사활동은 지난 2003년 봉사단 창단 후 제도적으로 정비됐을 뿐만 아니라 내용적으로도 충실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 직원 네명 중 세명꼴(74%)로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참여하는 비율이 높은 편이다. 봉사단 사무국을 중심으로 포항, 광양, 서울 등 각 지역본부는 해당 지역의 사회복지시설 등과 연계해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2004년 10월부터 봉사마일리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기준시간을 달성한 개인에게는 인증서와 배지를 준다. 지난해 말까지 1434명의 임직원과 가족들이 100시간 이상 인증을 얻었다.1000시간 인증을 획득한 사람도 22명이나 된다. 원활한 사회봉사활동을 위해 회사는 필요한 봉사용 소모품과 차량, 중식 등을 지원하고 있다. 임직원들이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성금을 모금하면 이에 상응하는 금액을 회사가 지원하는 매칭 그랜트 제도도 잘 운영되고 있다. 재작년 지진과 해일로 피해를 입은 서남아시아 이재민을 돕기 위해 9000여명의 임직원들이 모금한 1억원에 회사가 2억원을 보태 총 3억원의 성금을 전달한 것은 좋은 예다. 포스코는 매월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펼치는 ‘나눔의 토요일’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4만 7000여명이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월평균으로 보면 약 4000명이 참여한 셈이다. 포스코 임직원과 가족들은 포항과 광양, 서울지역 70여개 복지시설에서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펴고 있다. 월별로 주제를 정해 이벤트 성격을 가미했다. 이렇게 하니 임직원 참여도와 수혜자의 만족감도 더욱 높아졌다. 포스코는 포항과 광양에 나눔의 집 3곳을 운영하고 있다. 이 곳에서는 결식 노인과 장애인, 저소득 주민에게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포스코 직원 부인 및 지역주민 586명이 식사를 준비하고 배식을 담당한다.2006년 한해에만 연인원 12만 9908명(하루 평균 536명)이 이 곳을 이용했다. 포스코는 사회복지 NGO인 기아대책과 공동으로 ‘희망나눔 긴급구호키트’ 제작 행사를 하고 있다. 긴급구호 키트는 태풍이나 지진, 해일 등의 재난이 발생했을 때 활용될 수 있는 의약품, 이불, 속옷, 세제, 수건 등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 2005년 제작한 긴급구호키트는 태풍 나비로 큰 피해를 입은 울릉도에 전달됐다. 지난해에는 장마 피해를 본 강원도 정선·평창·인제지역과 강진피해를 입은 파키스탄과 인도네시아에 보냈다. 또 아름다운 가게와 함께 ‘POSCO 나눔마당’ 행사를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지난해에는 출자사, 공급사, 외주파트너사 등 189개 기업의 임직원이 참여해 재활용물품 13만 6832점을 수집했다. 판매 수익금 2억 3800여만원을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사용했다. 국내에서만 사회공헌을 하는 게 아니다. 해외에서도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포스코는 일관제철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인도 오리사주에 국내 의료진을 파견, 구순구개열(언청이) 아동 40여명에게 성형수술을 시켜줬다. 국제 해비탯 주관으로 인도 뭄바이에서 진행된 ‘지미 카터 특별건축사업’에 20만달러(약 2억원)를 후원했다. 포스코 봉사단원들과 포스코-인디아 임직원들은 세계 각국의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주택 100채를 건축하는 초대형 봉사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아름다운 기업들] KT

    [아름다운 기업들] KT

    ‘100년의 신뢰’를 이어온 KT는 우리사회의 소외된 이웃에게 나눔을 실천하고 지역발전을 위한 상생(相生)의 정신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 박정호 KT 사회공헌담당 부장은 9일 “KT는 ‘나의사랑 대한민국 Wonderfull Korea’라는 비전 아래 세전이익의 약 8%인 1100억원을 사회공헌비용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지식기반사회 구축을 앞당기는 ‘정보화 지원’과 ‘나라사랑’ 테마가 봉사활동이 주축이다. 이는 KT가 정보통신 기업으로써 한국이 정보기술(IT) 강국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KT는 ‘소리’를 통한 봉사활동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소리는 KT의 주력 사업인 전화 서비스의 주요 매개체. 소리에서, 전화에서 소외된 청각장애인에게 소리를 찾아주자는 발상에서 출발,2003년부터 ‘청각장애인 소리찾기 사업’을 하고 있다. 청각장애인 중 약 30%는 내이(內耳) 속에 있는 달팽이관의 손상으로 일반 보청기로도 소리를 들을 수가 없어 언어장애까지 겪고 있다.KT는 이들에게 인공와우 수술비 전액과 2년간 재활치료비를 지원하고,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보청기가 없거나 망가져 청각장애를 겪는 저소득층 청소년에게는 디지털 보청기를 주고 있다. 지난해까지 130명의 청각장애 청소년들에게 소리를 찾아줬다. 이들은 2년간의 집중적인 재활치료 등을 받는다. 소리를 찾고 말을 할 수 있는 기쁨과 행복을 맛보고 있다. KT는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세계 최저의 출산율이 가져올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KT는 ▲보육시설 제공 ▲저소득층과 맞벌이부부 자녀의 보육 ▲방과후 교육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KT의 전국 110개 지사에서 관내 운영환경이 나쁜 공부방과 자매결연을 맺고,IT 시설과 학습환경을 업그레이드해 주고 있다. 전국의 11곳에서 KT 공부방을 만들어 저소득층 아이에게 학습지도 봉사와 노는 토요일에 부모를 대신해 박물관·공연장 등 현장 체험학습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 올해에는 40여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KT는 세계적 IT 강국의 그림자인 병폐를 치유하는 데에도 집중하고 있다. 청소년의 인터넷 및 게임 중독, 개인정보 보호, 스팸메일, 악성 댓글 등을 해결하기 위한 ‘정보화 역기능 예방활동’을 펼치고 있다. 전국 30개 지역에서 초등·중·고등학생 및 학부모 2만 5000명에게 청소년 인터넷 윤리, 인터넷 및 게임중독 예방, 네티켓 등 순회 교육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건전한 인터넷 문화와 윤리 정착 및 확산을 위해 2005년 11월부터 매월 사회 각층의 오피니언 리더와 IT 분야 전문가를 초청해 인터넷 윤리포럼 및 좌담회를 열고 있다. 지난달에는 대학생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네티켓 지키기 공익 포스터 공모전’을 열고 수상작을 공공장소와 초등·중·고등학교에 순회 전시해 정보통신 문화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KT는 사회공헌활동을 새로운 환경보전 사업인 ‘내셔널 트러스트(National Trust)’ 운동으로 확장했다. 우리의 문화와 자연유산을 보존하고 난개발을 막는 환경운동 방식이다. 강원도 정선군 제장마을에서 동강의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전통 가옥 너와집과 담배 건조막을 짓기도 했다. 또 강화도 초지리의 강화 매화마름 군락지를 보전하기 위해 목책로를 조성했고, 충남 태안의 신두리 해안사구의 해당화를 보호하려고 외래식물인 달맞이 꽃을 주기적으로 뽑아주고 있다. 박정호 부장은 “미래의 후손에게 맑고 깨끗한 환경을 물려주기 위한 환경보전으로 사회공헌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전북도 ‘1석3조’ 한우단지로 FTA 넘는다

    전북도 ‘1석3조’ 한우단지로 FTA 넘는다

    전북 서부평야지대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파고를 넘는 대규모 ‘자연순환형 한우브랜드 단지’가 조성된다. 8일 도에 따르면 김제, 정읍, 고창, 부안, 익산 등 평야지대에 4∼5개 한우브랜드 단지를 육성한다. 도는 축협, 한우영농조합, 농민들이 공동참여해 시·군별로 1만㏊ 내외의 초대형 한우생산단지를 만들기로 했다. 도가 평야지대에 한우단지를 조성키로 한 것은 전북이 드넓은 농지를 보유하고 있어 이 곳에서 값싸고 질좋은 유기농 사료를 생산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고품질 한우를 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제시의 총체보리한우는 경쟁력을 인정받아 최근 재정경제부로부터 ‘한우산업특구’로 지정됐다. 전북도는 자연순환형 한우단지 육성에 들어가는 1500억∼1800억원의 사업비를 한·미 FTA대응기금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자연순환형 한우는 논에서 총체보리사료를 생산해 값싼 유기농 사료로 한우를 기르고 그 과정에서 나오는 축분으로 다시 친환경쌀을 재배, 농가소득을 올리는 방식이다. 총체보리사료는 가을철 벼를 추수한 다음 겨울철에 빈 논에 보리를 심어 다음해 보리알이 여물기 전 줄기까지 함께 베어 발효시켜 만든다. 농민들은 농지이용률을 높이고 값싼 유기농사료를 생산할 수 있어 한우생산 단가를 낮출 수 있다. 특히 총체보리사료를 먹인 한우는 육질이 좋아 수입쇠고기에 대응할 수 있는 고품질 한우로 각광받고 있다. 또한 한우를 기르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인 축분을 퇴비로 만들어 화학비료 대신 사용함으로써 친환경 자연순환형 농업이 가능하다. 전북도는 총체보리사료를 먹인 한우는 일반 사료를 먹고 자란 소보다 육질이 좋아 700㎏짜리 큰소 한마리에 평균 52만원을 더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화학비료 대신 축분사료로 생산한 쌀도 소비자들로부터 각광을 받을 전망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자연순환형 한우단지 조성이 농산물수입개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촌에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 방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고품질 한우와 친환경 쌀을 안전하고 맛 좋은 대표적인 우리 농산물로 육성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열린세상] 十·中·卍의 공통점은?/강지원 변호사 매니페스토 실천본부 상임공동대표

    [열린세상] 十·中·卍의 공통점은?/강지원 변호사 매니페스토 실천본부 상임공동대표

    한자인 十(십)자,中(중)자,卍(만)자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퀴즈 같은 이야기지만 어쩌면 이리도 깊이가 있을까 감탄하는 때가 많다. 이 한자들은 모두 종교적 상징이 되어 있다.十자는 기독교의 상징이다. 예수님께서는 “이 땅의 자손들아, 너희는 죄인이니라. 내가 너희들의 죄를 대신해서 십자가에 못 박히리라.”고 하셨다. 사람이 양팔을 주욱 뻗어 벌리고 허리를 곧추 세워 바로 서면 열십자 모습이 된다. 그래서 십자가 형상에서 사람 본래의 모습을 찾으라는 가르침이라고 해석하는 이가 있다. 中자는 유교의 대표적 사상이다.中은 불편불기(不偏不倚) 즉 편벽되지 아니하고 치우치지 아니하며, 무과불급(無過不及) 즉 지나침과 부족함이 없음을 말한다. 공자님께서는, 군자는 중용을 하라 하셨다(君子中庸). 또 군자가 중용을 함은 때에 맞게 함을 말한다고 하셨다(君子而時中). 그리고 중화를 지극히 하면(致中和), 천지가 제 자리를 편안히 하고 만물이 잘 생육될 것이라고 하셨다. 卍자는 불교의 표상이다. 석가모니님의 깨달음을 상징한다.卍자는 사방이 머리를 숙인 형상이라고도 한다. 머리를 떳떳이 들 수 없음을 깨달으라는 말씀이라는 것이다. 모든 것은 마음에 있으니 마음을 닦아 참된 자신을 깨달으라고 가르치셨다. 그런데 희한한 것은 이 세가지 한자에서 상형적인 공통점이 발견된다는 사실이다. 다름아닌 ‘-’와 ‘|’의 만남이다.十자는 곧이 곧대로 ‘-’과 ‘|’이 결합한 형태이고,中자는 ‘’과 ‘’의 결합이다. 그런데 이때의 ‘’은 ‘-’의 두툼한 형태에 다름아니다. 어떤 이는,‘’은 제사상에 배치된 예기와 예물의 모습이고 이때의 ‘|’은 좌우로 알맞게 꽂아 놓은 깃발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설명한다.卍자는 ‘’와 ‘-’의 결합에다 각 획의 끝에 날개 모양으로 한 획씩을 덧붙인 형상이다. 이런 특이한 사실을 발견한 것은 15년도 더 된 일이다. 지극히 우연히 이 종교들의 상징에 ‘-’표시와 ‘|’표시가 공통적으로 포함된 사실을 발견하고 저으기 놀랐다. 그렇다면 ‘-’은 무엇이고 ‘|’은 무엇일까. 나는 우선 생긴 모습에 따라 ‘|’은 수직으로,‘-’은 수평으로 의미를 부여했다. 그리고는 그 두가지 결합을 수직과 수평의 조화라고 개념화하였다. 이때부터 수직과 수평은 나의 세상보기에서 가장 기본적인 틀이 되었다. 그후로 기회 있을 때마다 수직문명과 수평문명, 수직사회와 수평사회, 수직가정과 수평가정, 수직적 리더십과 수평적 리더십 등 온갖 세상사에 이런 틀을 들이댔다. 여기저기 글도 쓰고 강연도 했다. 그 덕일까. 느닷없이 우리사회에서 종전에 별로 쓰지 않던 수직적이니, 수평적이니 하는 용어가 넓게 사용되기 시작했다. 때마침 민주화세대·인터넷문화가 사회중심축으로 자리 잡으면서 수평사회, 수평적 리더십은 시대의 화두로 등장했다. 그런데 사실 내가 수직·수평이란 개념을 쓰기 시작한 것은 수직사회를 대체하는 수평사회를 구가하기 위한 것만이 아니었다. 인류가 수직사회의 폐단을 타파하고자 수평사회를 추구하지만, 그러나 과거 수직사회가 그러한 것처럼 수평사회 또한 유토피아가 아니라는 점도 포함하고 있다. 수직사회나 수평사회나 나름대로 장단점이 있다. 그렇다면 인류가 가야 할 길은 어디인가. 수직사회와 수평사회의 장점을 모아 그 조화의 길을 찾아 가는 것이다. 그것이 곧 자연의 이치요, 인간 본래의 모습이요, 가야 할 길이라고 보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이분법은 그것이 악(惡)이 아닌 한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치 음양이 조화(調和)를 이루어야 조화(造化)를 낳는 것과 같다. 지금 이 나라를 쪼개 놓은 좌파와 우파도 마찬가지다. 그들도 반드시 조화를 추구해야 살아 남을 것이다. 강지원 변호사 매니페스토 실천본부 상임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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