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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군 복무기간 조정 국민 설득이 먼저다

    국민의 관심이 집중돼 온 ‘군 복무기간 환원’ 문제가 일단 백지화했다. 국가안보총괄회의가 3일 국방분야 개선 방향을 보고한 자리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일정한 선을 그은 것이다. 이 대통령은 군 복무기간을 24개월로 되돌리는 일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지적하고 더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우리는 이 대통령의 지적에 동의한다. 군 복무는 대한민국의 건강한 젊은이라면 누구나 완수해야 하는 신성한 의무이다. 하지만 입대를 앞둔 개개인과 그를 기다리는 주위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복무기간의 길고 짧음은 중대한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군 복무 중에는 어차피 학업이나 사회활동을 할 수 없으므로 병역의무를 마치는 시기에 맞춰 인생 설계를 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 기회에 복무기간의 적정선에 관한 폭넓은 논의가 이루어지고, 그 공감대를 바탕으로 사회적 합의가 도출되길 기대한다. 군 복무기간은 지난 정부 때 수립, 추진한 ‘국방개혁 2020’에 따라 점차 축소되는 과정에 있었다. 육군을 기준으로 현재는 22개월을 근무하지만, 궁극적으로는 2014년 18개월로까지 줄게끔 예정됐다. 또 현재 60만명에 이르는 병력을 50만명 수준으로 축소하는 계획이 포함돼 있다. 그런데도 군을 비롯한 사회 일각에서는 복무기간을 24개월로 환원하고 병력 수준 역시 60만명 선을 유지해야 한다고 꾸준히 주장했다. 그러다 국가안보총괄회의 보고에서 공식화하기에 이르렀다. 복무기간 단축 계획이 확정, 발표될 당시 사회는 이를 환영했다. 국력 신장으로 국방 과학기술이 발달하고 첨단무기 보유가 늘면서 사병이 할 몫은 줄어든다는 주장이 명분을 얻었다. 국민은 복무기간 단축을 시대적 흐름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그러므로 군이 ‘18개월 축소’를 취소하고 ‘22개월 동결’ 또는 ‘21개월 축소’를 원한다면 국민부터 설득해야 한다. 기존 계획을 세울 때와는 무엇이 달라져서 기간을 예정보다 늘려야 하는지를 정확하게 설명하라는 의미다. 아울러 ‘군대 가면 손해’라는 인식을 바꿀 특단의 대책을 함께 내놓기를 바란다. 병역의무를 회피하는 ‘가짜 면제자’를 뿌리 뽑고, 군 복무를 마친 사람들에게 일정 수준의 대우를 해주어야만 한다. 그래야만 우리사회가 복무기간을 두고 더 이상 논쟁을 벌이는 일이 없어진다.
  • “100% 오렌지 주스는 없다”

    오렌지를 보면 입에 침이 괸다. 조건반사다. 비슷한 이치로, 오렌지 주스를 떠올릴 때면 물방울 송글송글 맺힌, 투명한 유리잔에 담긴 노란색 액체가 눈앞에 떠다닌다. TV광고 등을 통해 거의 조건반사에 이를 정도로 ‘학습’됐기 때문이다. 오렌지 주스는 오렌지 원형에 가까운 음료라고, 그러니 아무 의심하지 말고 ‘신선한’ 비타민C를 마시라고 말이다. 과연 그럴까. 오렌지 주스는 정말 그렇게 신선하고 순수한 먹거리일까. 업체들이 광고하는 ‘순수한’(pure), 혹은 ‘100%’ 오렌지 주스 뒤에 흰색 가운을 입은 수많은 연구진들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는 것을 상상하기란 쉽지 않다. ‘오렌지 주스의 비밀’(앨리사 해밀턴 지음, 신승미 옮김)은 바로 이 오렌지 주스의 이면에 얽힌 이야기들을 들춰낸다. 저자가 오렌지 주스를 바라보는 관점은 하나로 모아진다. “유명 음료업체들의 오렌지 주스에서 연상되는 싱그러움과 상큼함이 실은 신중하게 제작된 기만적인 광고로 인해 조작된 이미지”이며 “주부가 시장에서 산 오렌지를 직접 짠 것 외에 ‘순수’하거나 ‘100%’인 오렌지 주스는 없다.”는 것이다. 물론 각종 상품들이 넘쳐나는 시대를 사는 우리가 광고 이미지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하지만 ‘먹거리’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우리의 건강, 더 나아가 생존에까지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책은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오렌지 주스가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의 모습이 되었는지 알기 위해서는 1961년 벌어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오렌지 주스 정체성 표준 개발 공청회’에 주목해야 한다. 이때 마련된 기준이 오늘날까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청회 동안 정부와 업계 등은 ‘오렌지 주스 제품의 정체성에 영향을 미치는 구성요소, 공정, 첨가물은 무엇인가.’ 등에 초점을 맞춰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1963년이 되어서야 FDA는 36건에 달하는 ‘결론’들을 도출해 냈다. 그러나 저자는 이 결론들이 업계의 이기적인 주장들을 막지는 못했고, 그로 인해 오렌지 외의 성분이 분명 들어가 있는데도 ‘100% 오렌지 주스’라고 당당히 표기할 수 있게 됐다고 판단한다. 이런 점에서 보면 ‘오렌지 주스의 역사’는 결국 ‘오렌지 주스 마케팅의 성공사(史)’였던 셈이다. 책은 또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NFC’(비농축과즙) 오렌지 주스의 진실, 음료업체 양대 산맥인 코카콜라와 펩시가 자회사를 내세워 벌이는 ‘오렌지 전쟁’ 등도 흥미진진하게 펼쳐낸다. 1만 38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제주 中관광객 유치 총력

    제주 中관광객 유치 총력

    “일식집은 수두록한데 중식집은 제대로 된 곳이 없다. 일본인은 우대하고 중국 관광객은 차별하는 느낌이 든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제주 외국인 관광객 수 1위는 일본을 제치고 중국이 차지했다. 그러나 제주를 찾은 중국 관광객들은 음식과 각종 편익시설에 대한 불만이 가득하다. 중국인이 일본인을 제치고 제주도의 최대 외국 손님으로 올라섰지만 제주도의 수용태세는 달라진게 없다는 푸념이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중국 관광객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특단의 대책을 마련했다고 3일 밝혔다.. 중국 관광객이 원하면 법이라고 고치겠다는 의지다. ●道서 ‘괜찮은 중국집’ 직접 개설 도는 우선 중국인의 입맛을 제대로 맞춰줄 수 있는 중식점을 열어 관광객들의 불편을 덜 계획이다. 도가 건물 임대에서부터 중식 요리사 고용 등 직접 운영하거나, 중국측과 동업하는 2가지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다. 자치단체가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음식점을 개설해 직접 운영하겠다는 발상은 제주가 처음이다. 도는 조만간 운영방식을 확정해 올 연말까지 중국전통 음식점을 개설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주한 중국대사관에 조리사 등 관심있는 중국인들이 많이 참여해줄 것을 요청했다. 도는 제주특별법을 개정, 모든 중국 관광객이 직접 운전할 수 있도록 하는 파격적인 방안도 추진 중이다. 현재 중국 운전면허증 소지자 중 단기체류자는 국내에서 운전을 할 수 없지만 제주에서는 운전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패키지 여행이 아닌 씀씀이가 큰 중국인 신혼부부 등 개별 여행객 유치를 위한 것이다. 제주에서 촬영한 인기 한류 드라마 덕분에 제주는 중국 신혼부부 허니문 여행지 1순위로 꼽히고 있다. ●운전도 가능하게 특례규정 추진 우근민 제주지사는 최근 주한 중국대사관을 방문, 장신썬 대사를 만나 제주 중국 영사사무소의 조속한 설치도 요청했다. 제주 중국 영사사무소는 지난 5월 이명박 대통령과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설치에 합의했으나 후속 절차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도는 제주에 중국영사사무소가 설치되면 중국 관광객 유치에 큰 도움이 될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 대사는 제주도의 중국 관광객 운전 허용 발상이 특별하다며 중국 방송매체 제주 관광홍보 등에 자신이 직접 모델이 돼 주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도는 장대사를 제주 명예도민으로 위촉할 예정이다. 중국 관광객들의 쇼핑 편의를 위해 중국인에게 인기가 높은 화장품을 한데 모은 중국 관광객 전용 화장품 쇼핑센터 개설도 검토 중이다. 국제 크루즈 여행 특성상 중국 관광객이 배에서 내려 짧은 시간에 관광과 쇼핑을 하는데 입출항 통관절차에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는 지적도 개선하기로 했다. 공중전화에 중국어 콜센터 스티커도 제작 부착하기로 했다. ●“올 연말까지 40만 유치 목표” 올들어 7월말까지 제주에 온 중국관광객은 21만 269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7.8% 늘어났다. 도는 올 연말까지 40만명을 유치하고 2014년에는 130만명의 중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우근민 제주지사는 “중국인의 해외여행은 지금이 시작 단계이며 편익시설을 확충하면 엄청난 관광객을 끌어 들일 수 있다.“며 “중국 관광객이 제주에서 아무런 불편을 겪지 않고 여행할 수 있도록 제도와 관행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데스크 시각] 경쟁력 발목 잡는 변호사 특허소송/이기철 사회부 차장

    [데스크 시각] 경쟁력 발목 잡는 변호사 특허소송/이기철 사회부 차장

    “원고, 출석하셨습니까.”(재판부) “원고가 직접 출석하진 않았습니다. 저는 원고 대리인으로 나온 변리삽니다.” “상표권 침해소송은 민사소송이어서 변리사님은 대리할 수 없다고 우리 재판부에서 이미 통보했을 텐데요.” “(며칠 전에) 전화를 받긴 했지만, 소송 대리권에 대해 말씀 드릴 부분이 있어 나왔습니다.” 변리사의 돌출적 발언에 법정은 순간 술렁거렸다. 변리사는 말을 이었다. “법원 실무상 침해소송에 (변리사가) 소송대리권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지만 법원이 변리사의 소송대리권을 인정한 적이 있습니다. 또 2006년 서울고법이 심리한 특허 관련 행정처분 취소사건에서 변리사인 제가 직접 소송을 수행한 적도 있습니다.” “이번 사건의 성격이 민사소송이긴 하지만 주요 내용이 상표권 침해에 대한 구제라는 점에서 볼 때 변리사법 8조가 규정한 변리사의 소송대리 대상에 포함된다고 생각합니다.”(변리사법 제8조는 ‘변리사는 특허, 실용신안, 디자인 또는 상표에 관한 사항에 관하여 소송대리인이 될 수 있다.’고 돼 있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피고 측 변호사가 나섰다. “원고 측이 이전 과정에서 변호사를 선임해 소송을 수행해 왔음에도 지금 단계에서 굳이 변리사를 (소송 대리인으로) 고집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으며, 의도가 뭔지 의심스럽습니다.” “현재 변호사와 변리사 사이에 소송 대리권을 둘러싸고 첨예한 대립이 진행 중이라 재판부가 이 문제에 대해 판단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대리인 신청을 기각하고, 이 사건을 신속하게 진행해 주십시오.” 그러자 변리사가 재판부를 옥죄기 시작했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에서 변리사가 왜 소송을 대리할 수 없는지에 대해 가능하다면 서면으로 결정해 주셨으면 합니다. 이 사건의 재판이든, 별도의 절차적 과정이든, 어떤 식으로든 결론을 내주면 그 결정에 대해 향후 다퉈볼 생각입니다.” 난감한 처지에 놓인 재판부가 수습에 들어갔다. “변리사께서 변리사의 소송대리라는, 재판부로서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변리사의 소송 대리문제와 관련한 논거와 자료를 제출하면 어떤 방법을 취해야 할지 숙고해 보겠습니다. 피고 측도 반드시 제출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제기된 문제에 대해 반대되는 논거를 제출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종전 법원 실무 입장에 따라 원고는 출석하지 않은 것으로 합니다. 변리사가 재판과 관련해 하신 말씀도 변론에 포함되는 것이 아닌 것으로 처리하겠습니다.” 가상의 법정 중계가 아니다. 8월17일 오후 서울고법 민사5부의 심리가 열린 ‘백남준미술관 상표침해’ 소송에서 원고 측의 변리사와 피고 측 변호사, 그리고 재판부 사이에 오간 대화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소송대리인의 자격에 있다. 특허법원에 가는 사건만 변리사가 하고, 다른 사건은 변리사가 맡지 못한다는 게 변호사 단체의 주장이다. 반면 특허와 관련된 민사·행정 사건도 변리사가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변리사들의 요구다. 학계는 이와 관련, 변호사와 변리사의 공동소송대리제를 권한다.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변호사를 돕기 위해 일본·영국·프랑스가 공동소송대리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법률적 지식이 낮은 변리사는 일정한 교육을 이수한 뒤 공동소송대리인이 되는 방안을 추천한다. 문제는 이를 변호사 및 변리사 업계 간의 ‘파이 다툼’으로 치부할 수만은 없다는 데 있다. 특허소송은 세계적으로도 ‘피 튀는 전쟁’이다. 성패가 기업의 존망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최첨단 지식사회에서 고도의 전문지식과 함께 이에 걸맞은 법률지식이 곧 국가의 경쟁력이다. 그러고 보니 간 나오토 일본 총리가 변리사 출신이다. 문득 일본이 괜히 기술 강국이 된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chuli@seoul.co.kr
  • [정세욱 풀뿌리 정치] 국회의원이 지방자치를 망치고 있다

    [정세욱 풀뿌리 정치] 국회의원이 지방자치를 망치고 있다

    ‘전리품은 승리자에게 귀속한다.’ 일찍이 윌리엄 마시 미국 상원의원이 한 이 말은 공직인사에서 엽관제(獵官制)의 특징을 잘 표현하고 있다. 잭슨 대통령이 1829년 이래 엽관제를 본격 시행하면서 공직은 선거에서 승리한 정당의 전리품이 되어 집권당이 자의적으로 임면했다. 관료의 신분이 보장되지 않는 정당관료제하에서 관료들은 공직을 유지하기 위해 임면권자인 집권당을 위해 봉사해야 했고, 정당에 대한 충성의 징표로 공금을 횡령해 정치자금을 헌납하는 비리도 저질렀으며, 정권 교체 시마다 관료의 대량 물갈이로 유능한 자가 면직되고, 무능한 자가 임명돼 행정의 비능률과 질 저하를 초래했다.불필요한 관직을 남설하여 관료를 임명한 까닭에 예산이 낭비되고 국민부담이 증가했다. 엽관제는 1881년 제임스 가필드 대통령이 엽관운동에 실패한 자에게 암살당한 후 1883년 ‘펜들턴법’이 통과되어 공무원의 신분보장과 정치적 중립이 실현되기까지 시행돼 엄청난 국가적 손실을 입혔다. 공직을 선거 승리자의 전리품으로 인식하는 엽관제의 망령이 우리나라 지방자치 시행 과정에서 드러나고 있다.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지방자치단체의 장과 소속 공무원, 지방의원들을 마치 자기들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전리품인 양 착각하는 것 같다. 민주당 소속 김학규 용인시장은 “단체장을 정당의 전리품 정도로 생각하는 경향이 문제”라며 지역구 U국회의원이 용인시 국장, 과장과 산하단체장에 특정 인사들을 임명하도록 요구한 것을 비판했다. 인사 외압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김 시장의 용기와 소신을 높이 평가한다. 김 시장은 인사 압력을 거부했지만 지자체장과 국회의원 소속 정당이 같은 전국 대다수 지자체에서 지역구 국회의원이 인사, 공사입찰 등에 개입하고 있다. 다만 외부로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조용수 울산 중구청장은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는데, 한나라당 소속 구청장 재임 시절에는 J국회의원의 인사 개입 등이 심했으나 지금은 소신행정을 펼치게 됐다. 고양시에서는 국회의원 출신 지역위원장이 민주당 최성 고양시장 당선에 일조한 공을 내세워 시정위원회를 조기에 구성, 시정에 관여하려 해 시장과 갈등을 빚고 있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6·2지방선거에서 각종 정책과 사업을 놓고 S국회의원과 갈등을 빚자 민주당을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두 사람은 상대방을 비난하며 대립하지만, 지역구 국회의원의 고질적 인사 개입은 사라졌다. 지방선거에서 지역구 국회의원은 홀로 하향식 공천을 한다. 후보 공천을 받기 위해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거액의 대가를 지불하는 경우도 있다. 국회의원들은 장차 자신과 경쟁 상대가 될 만한 유능한 인재를 공천에서 배제하고, 수족같이 부릴 수 있는 사람을 공천하려 한다. 능력은 공천의 기준이 아니다. 국회의원은 기초단체장을 자기가 뽑아준 양 인사에 개입하고, 기초단제장은 다음 선거 공천을 받기 위해 인사 압력을 수용한다. 책임정치를 위해 정당이 후보공천을 해야 한다지만 지금까지 정당들이 비리행위자 등을 후보로 잘못 공천한 데 대해 책임진 적이 없다. 선진국 중에서 우리나라처럼 지자체의 장과 의원 후보를 지역구 국회의원이 독단적으로 공천하는 나라는 없다. 당비를 내는 진성 당원들이 거의 없어 당원투표로 정당 후보를 상향식으로 공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지방정부가 국회의원에게 예속되지 않으려면 정당공천제를 금지하는 방법밖에 없다. 국민의 70% 이상이 기초지방선거 정당공천 배제를 찬성하고, 심지어 정당공천제의 최대 수혜자인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도 만장일치로 정당공천제 폐지를 정치권에 촉구했다. 기초단체의 장과 의원은 정당과 국회의원의 전리품이 아니다.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공천헌금을 받아 배불리고, 기초단체장과 의원들을 부하처럼 부려 먹으라고 지방자치 하는 게 아니다. 국회의원들이 ‘지방자치를 망친 인물’이란 오명을 정치사에 남기지 않으려면 정당공천제를 폐지해야 한다. 사리사욕에 눈이 어두워 풀뿌리 민주주의를 위기로 몰아간 장본인들이란 혹독한 평가를 받지 않기 바란다. 명지대 명예교수
  • [생각나눔 NEWS] 선한 사마리아인법

    지난 6월 서울 잠실동 신천역 인근에서 양모(23)씨가 10대 유학생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해 사망했다. 새벽 3시였지만 먹자골목이라 지나다니는 사람들은 많았다. 경찰 관계자는 “폐쇄회로(CC)TV를 보면 폭행현장에 행인 10여명이 있었는데 양씨의 일행인 김씨 외에 아무도 싸움을 말리거나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처럼 ‘누군가 나 대신에 하겠지’라는 식의 방관자 효과는 최근 범죄 현장에서 어김없이 일어나고 있다. 이 같은 방관자를 줄이기 위한 ‘선한 사마리아인법’이 이르면 9월 중 발의될 예정이다. 연내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자신에게 특별한 위험이 발생되지 않는데도 범죄 등 곤경에 처한 사람을 구해 주지 않은 행위를 처벌하자는 것이다. ●이르면 이달 발의… 연내 입법 이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공동체 사회를 살아가는 데 있어 최소한의 연대성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주장과 비도덕적 행위를 처벌하는 것은 가혹하다는 주장이 맞부딪치고 있다. 31일 국회에 따르면 한나라당 임동규 의원은 형법 개정안으로 ‘사고, 공공위험 그 밖의 긴급한 사정으로 인해 구조를 원하는 자에 대해 현저한 위험 또는 중요한 의무의 위반이 없이도 가능한 구조를 제공하지 아니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는 조항 삽입을 추진하고 있다. 임 의원은 “최근 우리사회에서 이웃이 위험이나 범죄에 직면했는데도 외면하는 ‘방관자 효과’로 인해 최소한의 윤리성과 사회연대성마저 무너지고 있다.”며 제안 취지를 밝혔다. 외국의 경우 오스트리아, 프랑스, 스위스, 덴마크, 헝가리,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페인, 노르웨이, 포르투갈, 러시아 등의 국가가 유사한 조항을 두고 있다. ●佛·러 등 유사조항 있어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서보학 경희대 법대 교수는 “인간이 사회적인 동물인 점을 고려해 보면 무조건적으로 개인의 자유를 인정하는 것은 옳지 않을 수 있다.”면서 “형벌을 무겁지 않게 하는 것을 전제로 도입한다면 사회 공공성·연대성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가가 개인의 도덕성까지 처벌하려는 것은 가혹하다는 의견도 있다. 하태훈 고려대 법대 교수는 “처벌의 실효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구조를 이행하지 않은 사람을 찾는 것도 어려울뿐더러 처벌 대상과 범위를 규정하는 것도 힘들다.”고 말했다. 김창록 경북대 법대 교수는 “범죄행위 성립 요건을 충족하기 어려운 데다 개인의 도덕적 영역을 국가권력이 법을 동원해서 강요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면서 “최근 우리 사회에 도덕성 문제가 심화되는 가운데 법으로 강제한다면 법과 도덕 모두 제자리를 잡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서울 아파트관리비 세부내역 공개

    서울 아파트관리비 세부내역 공개

    서울시내 아파트 관리비 세부 내역이 매월 공개된다. 아파트 관리를 사실상 독점해온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사무소 등에 대한 견제와 감시도 강화되고, 아파트 관리에 입주민의 참여가 늘어난다. 서울시는 30일 아파트 관리의 투명성을 높이고 공동체를 활성화하기 위해 ‘공동주택 관리규약’을 이런 내용으로 개정한다고 밝혔다. 규약 개정은 13년 만이다. 그동안 아파트 관리비는 몇 건에 얼마 식으로 포괄적으로 공개했다. 때문에 입주민들이 낸 관리비가 제대로 쓰이는지 확인하기가 쉽지 않았다. 서울시내 3351개 단지 133만가구에서 내는 관리비는 연간 2조 400억원에 이르고 있다. 규약 개정에 따라 앞으로는 매월 한 차례씩 수입·지출 내역을 건별로 공개한다. 이를 위해 아파트 관리비 회계 프로그램을 개발·보급하고, 내년 하반기에는 서울시 공동주택 홈페이지를 통해 단지별 내역도 비교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입주자대표회의의 독단적 의사결정이나 비리 가능성은 막는 대신 일반 입주민들의 참여 기회는 확대하는 제도적 장치도 마련된다. 우선 입주자대표회의 회의 내용은 인터넷 등으로 공개한다. 각종 공사를 할 때는 표준입찰내역서에 따라 사업자를 선정하고, 입주자대표가 아닌 일반 입주민이 공사 검수에 참여하는 ‘주민참여검수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는 입주자대표회의가 공사나 용역 등으로 지출하는 관리비만 연간 1조여원에 이르지만 관리·감독이 부실해 업체 선정 등의 과정에서 뒷돈 거래나 공사·용역비 부풀리기가 적지 않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일반 입주민이 아파트 관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입주자대표회의 안건발의권’도 부여할 방침이다. 재개발이나 재건축 등 정비사업의 비리를 막기 위해 정비사업조합 임원은 최초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이나 감사에 선임될 수 없도록 할 계획이다.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해 신축 공동주택의 경우 경로당·도서관 등 커뮤니티시설 설치 기준이 현재 가구당 0.3∼0.6㎡에서 1.3㎡로 확대된다. 주민 교류 사업 50개를 해마다 선정해 1000만원 이내에서 지원할 예정이다. 공동주택 관리규약은 각 공동주택의 의사결정기구가 자율 채택한다. 새 규약을 채택하지 않으려면 주민 투표로 과반수 동의를 얻어야 해 대다수 아파트에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법적 강제력은 없지만 분쟁이 발생했을 때 판단 근거로 작용할 수 있다. 게다가 다른 지방자치단체들도 서울시 규약을 따라갈 수 있어 파급 효과도 클 것으로 전망된다. 오세훈 시장은 “공급 위주의 주택 정책에서 한 걸음 나아가 이웃 주민과의 공동체 관계를 복원하는 선진형 주택 정책으로 아파트 주민 주권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열린세상] 갈릴레오의 재판/박준철 한성대 역사문화학부 교수

    [열린세상] 갈릴레오의 재판/박준철 한성대 역사문화학부 교수

    1616년 3월5일 로마교황청은 한 의미심장한 결정을 내렸다. 지구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약 2000년 동안 유럽사회에 수용되어온 천동설을 만천하에 다시 한 번 천명한 것이었다. 이로써 당시 과학계에 예사롭지 않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던 지동설은 불온사상으로 낙인찍히며 음지로 내몰리는 운명을 맞게 되었다. 그로부터 17년 후 한 과학자가 교황청 종교재판에 회부되었다. 교회의 지엄한 결정에도 불구하고 지동설을 고집해 온 갈릴레오였다. 그는 서슬퍼런 종교재판관들의 심문을 견디다 못해 자신의 견해를 철회하게 된다. 갈릴레오는 종교적 범죄를 저지른 셈이었고 결국 죽을 때까지 가택에 연금되는 신세를 감수해야 했다. 종교가 과학을 유린한 대표적 사례다. 당시 교회 당국이 지동설이라는 과학의 문제에 그토록 민감했던 이유는 무엇인가. 갈릴레오의 주장이 무엇보다도 성경의 내용에 저촉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여호수아 10장 12-13절이나 시편 93편 1절과 같은 성경구절들은 움직이는 것이 지구가 아니라 태양이라는 점을 암시하고 있다. 지동설은 용인될 수 없는 이단적 사상이었던 것이다. 갈릴레오를 단죄한 교회는 신앙의 이름으로 이성과 과학에 등을 돌리면서 씻을 수 없는 오점을 역사에 남기게 되었다. 교황청은 1992년에 이르러서야 그 과오를 반성하고 갈릴레오의 신분을 복원시켰다. 뒤늦긴 했어도 용단임에 틀림없다. 지난달 모 방송사의 한 시사고발 프로그램은 한 충격적인 사건을 방영하였다. ‘위험한 믿음’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방송내용은 우리의 종교문화 속에 반과학적 정서가 지속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암 진단을 받고 절망에 빠진 한 신자가 주위의 소문을 듣고 한 기도원을 찾았다. 자신의 안수로 병을 고칠 수 있다는 기도원장의 말에 현혹된 그는 의학적 치료를 거부하다가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의식 속에는 이성과 신앙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었고, 이는 결국 어처구니없는 참상으로 이어졌다. 일부 교인들의 빗나간 믿음에서 불거진 이례적인 일로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와 유사한 사건들은 우리사회에 버젓이 반복되어 왔고 심각한 폐해를 유발하였다. 그러나 정작 우려되는 것은 이러한 사태들에 1차적 책임이 있는 한국교회의 침묵이다. 문제의 기도원장과 암환자에게 일탈된 믿음을 심어준 장본인은 신비주의적 신앙을 강조하면서 이성과 과학을 경시하는 우리의 종교문화다. 그리고 이러한 그릇된 문화는 바로 이 땅의 교회에서 비롯된 것이다. 금번 사건과 맥을 같이 하는 일들이 오랜 세월 이어져 왔음에도 교회는 자성에 인색했고 그저 방관으로 일관해 왔다. 종교는 모든 가치에 앞서는 신념이다. 또한 신앙은 분명 이성과 과학을 초월한 영역에 위치한다. 그러나 초(超) 이성이 반(反) 이성으로 오인되고 나아가 이성의 산물을 거부하는 것이 곧 진정한 신앙의 일면으로 간주되는 경향은 단연코 경계해야 할 오류다. 반과학적 인식과 태도가 우리의 종교문화에 득세하는 한 갈릴레오의 재판은 거듭될 것이다. 신앙과 과학은 오히려 긍정적으로 제휴할 수 있다. 만유인력을 발견하여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았던 뉴턴은 모든 운동법칙의 궁극적 원인을 창조주에게 돌렸다. 게놈 프로젝트를 주도한 한 과학자는 DNA 염기서열이라는 인체의 신비를 풀어가면서 무신론자였던 자신이 기독교 신자로 바뀌었다고 고백하였다. 예수가 물 위를 걸었다는 믿음을 갖는다는 것이 중력의 법칙을 부인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오늘 이 시간에도 종교재단이 건립한 연구소와 대학에서 첨단과학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세브란스 병원의 엘리베이터에는 ‘하나님의 사랑이 인류를 질병으로부터 자유롭게 한다.’는 설립 이념 팻말이 걸려 있다. 이성의 산물인 의학으로 고귀한 종교적 가치를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신앙과 과학은 얼마든지 근사한 벗이 될 수 있다. 갈릴레오의 재판, 이제는 끝나야 한다.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라임 라이프’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라임 라이프’

    10대 소년 스콧은 어릴 적부터 친구인 애드리아나를 좋아한다. 속마음을 표현할 줄 모르는 순진한 소년에게, 선배가 취향인 소녀는 버거운 상대다. 스콧의 아빠인 미키(알렉 볼드윈·오른쪽)는 냉랭한 아내에 대한 불만을 엉뚱한 곳에서 푸는 남자다. 그는 애드리아나의 엄마 멜리사(신시아 닉슨·왼쪽)와 종종 밀회를 즐기는데, 그의 아내와 그녀의 남편은 물론 두 아이도 그들의 부정한 관계를 눈치채고 있다. 전쟁터에 나갔던 스콧의 형 지미가 잠시 귀향해 분위기가 바뀌는 듯하지만, 두 집안에 스민 눅눅한 기운은 가시질 않는다. 그 와중에 성인식을 맞이한 스코트는 어엿한 남자로 성장할 수 있을까. ‘라임라이프’는 1970년대의 끝자락인 1979년, 1980년 즈음을 배경으로 한 영화다. 1979년은 마이클 치미노의 ‘디어 헌터’가 미국 아카데미상을 휩쓴 해다. ‘디어 헌터’는 베트남전 참전 전후로 사슴 사냥을 떠난 젊은이들을 통해 ‘신성한 제의, 순수한 시간, 우아한 전통, 신화적 이상’을 그린 시대의 만가다. 포스트 베트남전 시기의 미국을 다룬 ‘라임라이프’ 또한 사슴 사냥을 끌어온다. 그러나 ‘라임라이프’의 사슴 사냥에는 이상적인 의미가 없다. 제목의 ‘라임’은 사슴 진드기로부터 옮는 질병이다. 감독 데릭 마티니는 미국을 병든 삶이 이끄는 나라로 규정한다. 라임병에 걸려 집과 사회에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는 애드리아나의 아빠 찰리는 그 시대를 대표한다. 나머지 어른들도 속이 곪은 건 마찬가지다. 자유, 사랑, 혁명을 노래하며 1960년대를 통과했으나 시대의 패잔병으로 남은 그들은 아이들에게 역할 모델로 나서지 못한다. 가족 안에 파묻혀 시야를 넓히지 못하는 엄마는 신경증에 걸려 있고, 개인의 안락한 삶을 최고의 목표로 여기는 아빠는 돈벌이에 성공해 앞지르기만을 원한다. 그들은 아이들을 위해 힘겨운 현실을 돌파한다고 주장할 게다. 하지만 그들의 어긋난 몸동작이 거듭될수록 가족과 인간의 연결선이 지워질 뿐이다. 병든 자들이 지배하는 시간의 희생자는 아이들이다. 영웅이 존재하지 않는 시간에 아이들은 유사 영웅을 찾아 헤맨다. 나약한 소년은 전쟁터에서 돌아온 형이 힘센 영웅인 줄 착각하고, 어른에게 환멸을 느낀 소녀는 어른 흉내를 내는 남자 아이에게서 위안을 구한다. 그러나 가짜 영웅의 가면을 벗기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 없다. 형은 아버지의 폭력에 쉬 무너지며, 불량소년은 얄팍한 정체를 곧 드러내기 마련이다. 이제 아이들은 길을 잃어버린다. 성장영화로서 ‘라임라이프’의 맛은 알싸하다. 스콧이 거울 앞에 서서 ‘택시 드라이버’의 주인공처럼 구는 장면을 보자(‘택시 드라이버’를 연출한 마틴 스코세이지가 ‘라임라이프’를 제작했다). 감독은 시대의 불순함과 안타까움, 무력함을 그렇게 표현한다. ‘라임라이프’에 계속 삽입되는 예쁘고 단아한 ‘미니어처’ 장면은 잃어버린 이상향처럼 보인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우리의 1980년대도 그런 모습으로 오지 않았던가. 같은 시대와 비슷한 주제를 다뤘다는 점에서 ‘라임라이프’는 이안의 ‘아이스 스톰’과 비교해 읽을 만한 작품이다. 신인 감독의 연출력을 이안의 그것에 댈 바는 아니지만, 마티니가 사랑스러운 연기 앙상블을 구사했음은 분명하다. 영화평론가
  • “집 산뒤 집값 떨어질라” 무주택·전세자 관망

    “집 산뒤 집값 떨어질라” 무주택·전세자 관망

    #1. 30일 서울 강남 재건축사업의 대표격인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날 발표된 정부의 주택거래활성화 대책에서 강남3구의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가 배제됐지만, 입주자들의 반응은 의외로 차분했다. 관리사무소 앞에서 만난 주부 강모(39)씨는 “강남 주택시장이 끓어야 재건축단지인 이곳 집값도 혜택을 보겠지만 큰 상관은 없다.”면서 “정부가 집값 오를 때는 꺼지게 하다가 다시 올리려고 애쓰는 등 오락가락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단지내 상가에서 인테리어가게를 운영하는 입주민 김모(65)씨는 “이사를 다니고 집도 고치라고 정부가 대책을 내놓았다지만 그리 기대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2. 같은날 경기 성남시 구미동의 한 대형 건설사 모델하우스. 2008년 용인 성복동에 1500여 가구 규모의 대형 아파트를 분양했지만 현재 입주율은 30%를 넘는 수준이다. 이곳은 정부의 부동산거래활성화 대책의 주요 타깃이라 할 수 있다. 계약률이 50%를 넘고, 이중 잔금을 치른 입주예정자가 90% 가량이지만 정작 살던 집이 팔리지 않아 입주가 미뤄지는 상황이다. 하지만 모델하우스의 분양 담당자는 “8·29대책 발표 이후 이렇다할 시장 반응은 아직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정부의 ‘8·29 주택거래 정상화대책’ 발표 이후 시장의 반응은 차분했다. 반가움과 함께 냉랭함이 교차하는 분위기다. 건설업계는 일단 거래 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미분양아파트를 가진 중견건설업체 관계자는 “그동안 요구해온 내용들이 어느 정도 반영돼 유동성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8일 재건축 조합이 현대산업개발 등 ‘현대건설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선정한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일대의 중개업소들도 간접적이나마 이번 조치가 주택거래에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일선 부동산 시장의 반응은 냉랭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최소 2주는 지나야 반응이 나오지 않겠냐.”면서 “신규 아파트 입주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들이 많아 건설업체들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의문이 든다.”고 꼬집었다. 이번 대책의 최대 수혜지역으로 꼽히는 경기 분당과 용인, 평촌, 서울 마포구와 양천구 목동 등의 주민들도 차분했다. 분당신도시 정자동의 주부 최모(43)씨는 “이번 대책은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 등 집을 사려는 전세 거주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며 “DTI를 굳이 완화하지 않더라도 빚을 내 집을 산 사람들은 이미 과도하게 대출받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용인 성복동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도 “매매문의는 줄었지만 최근 전세 문의는 늘어난 상황”이라며 “아직 (큰 변화는) 없다.”고 전했다. 무주택자들도 아직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 성산동의 대기업 과장인 변모(40)씨는 “사실상 DTI 한시 폐지로 빚을 내 집을 산 뒤 집값이 또 떨어진다면 빚낸 사람만 부채가 늘게 될 것”이라며 “은행대출이 없지만 주택 구입은 망설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영진 신한은행 부동산전략팀 과장은 “굳이 DTI 완화가 아니더라도 이전 수도권과 광역도시의 주택 구입자들은 ‘집단대출’ 등 신용도 산정기준을 피해 대출받을 수 있는 여러 경로가 있었다.”면서 “오히려 은행의 까다로워진 대출심사 기준이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정부가 부동산시장에 엄청난 기대감을 부여하는 대책이 아닌 적당한 ‘톤’의 대책을 내놓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제 거래활성화를 위한 인프라를 갖추고 준비운동을 시작한 단계”라며 “벌써 시장의 큰 변화를 기대하는 건 이른 감이 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정부가 세제와 주택기금, DTI 등 종합세트를 내놓은 만큼 금융권의 DTI 심사시스템이 갖춰지는 2주 뒤면 어느 정도 실효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워싱턴서 서로 다른 미국의 꿈을 외치다

    워싱턴서 서로 다른 미국의 꿈을 외치다

    “미국의 명예를 회복하자.” vs “(마틴 루터 킹의) 꿈을 되찾자.” 주말인 28일(현지시간) 정치 중심인 워싱턴 DC에서는 보수와 진보 진영의 집회가 동시에 열려 서로 꿈의 회복을 주장했다. 흑인 민권운동가였던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나는 꿈이 있어요(I have a dream).’ 연설 47주년 기념일인 이날 당시 집회 장소였던 링컨기념관 앞에는 보수 성향의 수십만명이 모여 미국의 명예회복을 내세웠다. 반면 보수 진영에 링컨기념관을 내준 진보 진영은 킹 목사 기념관이 들어서는 장소 인근의 고교에서 수천명이 모여 꿈의 실현을 외쳤다. 케이블 뉴스채널 폭스뉴스 사회자이자 대표적 보수논객인 글렌 벡이 주도, 링컨기념관 앞 내셔널 몰에서 열린 집회에는 전국 각지에서 수십만명이 집결했다. 주최 측은 참가자수를 최대 50만명, 뉴욕타임스(NY)는 30만~50만명으로 추산했다. ‘미국의 명예회복’이라는 기치 아래 보수 성향의 시민단체인 티파티 회원들과 벡 지지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일반 시민들도 상당수 끼어 있었다. 지난 2008년 공화당 부통령 후보였던 사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가 참석,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겨냥한 보수층의 최대 규모 집회이자 반격인 셈이다. 벡은 연설에서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무언가가 지금 일어나고 있다.”며 “미국은 오늘을 기점으로 비로소 신(神)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미국은 그동안 너무 오랫동안 어둠 속을 헤맸다.”면서 “이제는 우리가 성취했던 일들과 앞으로 해낼 일 등 미국의 훌륭한 점에만 집중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벡은 자주 종교를 거론하며, 이날 집회가 신의 뜻이라는 메시지를 은연중에 내비쳤다. 대부분 백인인 참석자들은 “비정치 집회”라는 주최 측의 주장과는 달리 노골적으로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았다.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본때’를 보여주자고 외쳤다. 텍사스 휴스턴에서 비행기로 왔다는 티파티 회원인 회계사 리사 혼(28)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조지아 애틀랜타에서 가족들과 함께 온 사업가 마이크 캐시(56)는 “우리는 정부에 항의하기 위해 모였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세금을 더 올릴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캐시는 ‘오바마를 쓰고 난 티백처럼 다루자. 던져버리자’라고 적힌 티파티 회원 T셔츠를 입고 참가했다. 한편 흑인 민권운동가인 알 샤프턴 목사가 주도한 진보 진영은 1960년대 흑인들만 다니던 학교였던 던바고교에서 기념집회를 가졌다. 샤프턴 목사는 연설에서 “저들(보수진영)이 몰을 차지했지만 우리는 메시지와 꿈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샤프턴 목사는 “킹 목사의 꿈을 유지·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지금까지의 성과에 만족하지 말고 앞으로 나가자.”고 촉구했다. 진보 진영은 집회를 마친 뒤 보수진영의 집회가 열린 내셔널몰까지 가두행진을 벌였으나 다행히 보수 측의 집회가 끝난 뒤였기 때문에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47년 전 킹목사 연설을 직접 들었다는 흑인 시브론(80)은 “누구에게든 말할 기회가 주어지는 것, 이것이 민주주의다.”라고 말했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대전 엑스포 남문 재창조 사업중단

    대전 엑스포 남문 재창조 사업이 주간사 성지건설의 사업포기로 전격 중단됐다. 공사가 중단되면서 완공시기 지연이 불가피하게 됐다. 27일 대전시에 따르면 성지건설이 최근 ‘공사를 포기하겠다.’고 시에 통보했다. 성지건설은 고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의 장남이 운영하던 건설사로 지난 6월4일 1차 부도가 났고, 현재 법정관리 중이다. 엑스포 남문 재창조 사업은 오는 12월28일까지 110억원을 들여 남문 광장에 야외공연장과 대형 그늘막을 설치하는 공사다. 공연장에는 36만 5394㎡ 부지에 지하 2층 지상 3층 규모의 건물을 짓는데 공연무대와 연습장, 관리사무소 등이 들어선다. 그늘막은 6075㎡ 면적으로 광장에 인공 그늘을 만들어 시민 휴식터로 제공하기 위한 시설이다. 이 사업은 성지건설과 유일건설이 맡아 지난 2월17일 착공했고, 현재 13%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시는 행정안전부에 ‘(공사실적이 부족한) 유일건설 단독으로 공사를 계속할 수 있느냐.’고 질의서를 보냈다. 이밖에 유일건설의 파트너로 성지건설 대신 다른 업체를 선정하거나 재공고를 통해 사업자를 전면 재선정하는 방법 등을 놓고 시는 고민하고 있다. 사업자 전면 재선정 시엔 공사재개 시기가 몇 달 늦춰지고 사업비도 늘어날 전망이다. 시는 성지건설이 지난 6월 말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2개월 가까이 남문 공사가 지지부진했으나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시 건설관리본부 관계자는 “성지건설이 지난달 말 시에 ‘문제 없다.’고 답변했다가 최근에야 포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다른 대책을 서두르지 못했다. ”고 해명하고 “완공 지연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발언대] 환경변화 따른 재난관리 투자 절실/김국래 대구시 소방안전본부장

    [발언대] 환경변화 따른 재난관리 투자 절실/김국래 대구시 소방안전본부장

    최근 지구촌 곳곳에서는 크고 작은 재난이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국지성 호우로 전국 곳곳에서 희생자와 함께 피해가 급증하고 있디. 언론에서는 미숙한 준비와 방어체계를 지적하는 한편 주민의 원성과 피해보상에 대한 책임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국제 언론에서도 인간의 책임성을 조명하기 시작하였고 위기관리 대응시스템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지금까지 예방적 측면에서 많은 노력을 쏟아왔음에도 재난은 지속적으로 발생해 왔다. 인간의 힘으로는 불가항력적인 자연재난은 항상 있어 왔으며, 인위재난 역시 완벽한 예방에는 한계가 있다. 화재의 경우에도 그 중심에 소방이 있지만, 앞으로 민·관이 더욱 유기적인 공조체제를 구축하여 효율적인 위기관리 대비·대응태세를 구축하여야 한다. 재난은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부지불식간에 발생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더욱 진화해 나갈 것이다. 그러므로 ‘위기상황은 언제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다.’는 관념적 변화를 통해 사전에 대비·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우리사회는 지금 재난현장에서의 신속한 대응력과 전문성, 민·관공조체제의 확립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한편, 대구에서는 매년 ‘국제소방안전박람회’를 열어 신기술 개발에 노력하고 있고, 금년에는 ‘세계소방관경기대회’와 ‘아시아소방장회의’를 개최하여 글로벌 환경변화에 따른 위기관리 대비·대응의 국제적 협력을 확대시켜 나가고 있다. 환경변화에 따라 급속히 진화하는 재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좀더 공격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미래의 재난은 훨씬 많은 피해와 희생을 요구할 것이기 때문이다. 잘 훈련된 인력과 강하고 유기적인 뉴거버넌스 체제를 확립해야 함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인 것이다. 위기관리의 승패는 정확한 예측과 분석을 통한 체계화 및 첨단 장비 구비 여부, 그리고 숙련된 전문인력과 조직적 시스템에 달려 있다. 이에 대한 투자는 우리의 미래를 안전하게 보장하는 핵심적 가치가 될 것이다.
  • 클래식 수퍼 루키 피아니스트 김선욱

    클래식 수퍼 루키 피아니스트 김선욱

    26일 서울 광화문의 한 카페. 말끔하게 정장을 빼입은 20대 청년이 들어온다. 약속시간에 15분이나 늦게 나타나고선, 차려입을 건 다 차려입었다 싶어 슬쩍 눈꼬리가 올라가려 한다. 애써 부드러운 목소리로 “왜 정장을 입었느냐.”고 했더니 “저녁에 공연을 보기 위해서”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음악을 들을 때도 옷을 제대로 갖춰 입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란다. 가장 촉망 받는 차세대 피아니스트답다. 김선욱(22). 음악을 대하는 그의 태도는 이렇듯 진지했다. ●새달 영국 왕립음악원서 지휘 공부 시작 2006년 영국 리즈 콩쿠르에서 동양인 최초이자 역대 최연소 우승한 김선욱은 2008년 세계적인 클래식 매니지먼트사 아스코나스 홀트와 전속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도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새달 영국 왕립음악원에 지휘과 학생으로 입학해 본격적인 지휘 공부를 시작한다. “요즘 대관령 국제음악제와 7인의 음악회 등 (출연)무대가 많다.”고 하자 “욕구 불만을 원없이 해소해서 좋았다.”며 시원스레 웃었다. “피아노는 무척 외로운 악기예요. 그래서 언제나 누군가와 함께 연주하고 싶다는 욕구가 강하지요.” 김선욱은 대관령 국제음악제에서 첼리스트 정명화와, 7인의 음악회에서는 지휘자 정명훈 등과 무대에 올랐다. 지휘 얘기를 꺼내지 않을 수 없다. 피아니스트에서 지휘자로 간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물었다. “예전엔 지휘자가 멋있어 보였는데 지금은 아니다.”라고 돌려 말하는 김선욱. “지휘자는 모든 것을 아우르는 사람입니다. 악기 하나하나를 세세하게 신경쓰는 것은 물론, 곡 자체에 대해 알아가야 할 게 많아요. 그만큼 어려운 작업입니다. 단순히 멋으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 그래서 부담도 큽니다.” 김선욱은 유독 베토벤, 슈만, 슈베르트 등 독일 고전주의 작품을 주요 프로그램으로 내세운다. “왜 그렇게 베토벤을 좋아하느냐.”고 묻자 “1차원적으로 베토벤이 좋다.”고 잘라 말한다. 1차원적? 부연설명이 이어진다. “베토벤은 구조적 짜임새가 완벽한 사람입니다. 음의 앞뒤가 딱딱 맞아떨어져요. 한 음 한 음 치면서 긴장을 안 할 수 없습니다.” 연주 철칙도 있다. 악보에 충실하자는 것. 셈·여림과 음악기호를 악보에 세심히 적어놨던 베토벤 의도에 최대한 접근하는 게 과제라고 했다. “가끔은 제가 악보의 노예가 된 듯한 기분도 들어요. 하지만 악보가 원하는 게 너무 많아요. 악보를 그대로 소화하는 것도 무척 어려운 과정입니다.” 그는 말하면서 고개까지 절레절레 흔들었다. ●“2012년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32곡 전곡 연주 도전” 그렇게 많이 쳐온 베토벤이건만, 김선욱은 2012년 베토벤에 또 도전한다.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32곡 전곡을 연주해 보이기로 한 것. 석 달에 4곡씩 8차례 공연할 예정이다. 이 야심찬 프로젝트를 위해 새해에는 국내 공연을 완전히 접었다. 오로지 베토벤과 지휘 공부에만 전념하기 위해서다. 자신에게 주는 일종의 안식년이기도 하다. ‘감’을 잃지 않기 위해 유럽 무대는 몇 차례 설 계획이다. 유럽에서는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2번 등을 공연한다. 그런데 왜 하필 피아니스트들에게 난곡으로 꼽히는 작품을 골랐을까. “프로코피예프는 러시아 작곡가 가운데 가장 고전적인 양식을 추구합니다. 이런 면에서 베토벤을 많이 닮았어요.” 다른 레퍼토리를 정할 때도 베토벤을 의식하는 김선욱. 역시 베토벤에 대한 사랑이 지극하다. 내년 1년의 ‘부재’를 달래줄 기회는 있다. 오는 11월27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을 갖는다. 콘서트홀에서 펼치는 첫 독주회다. 전국 투어도 병행한다. 프로그램 골격은 물론 베토벤 소나타다. “지금까지의 베토벤을 정리하는 자리인 동시에 앞으로의 베토벤을 기약하는 자리이기도 하다.”는 김선욱은 “벌써부터 긴장된다.”며 눈을 반짝였다. 3만~7만원. (02)599-5743.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지역개발 현장] 롯데 부여리조트

    [지역개발 현장] 롯데 부여리조트

    지난 25일 오후 3시쯤 찾은 충남 부여군 규암면 합정리 백마강 주변 롯데 부여리조트 공사 현장. 다음달 2일 가장 먼저 문을 여는 콘도가 한창 마무리 공사 중이었다. 인부들이 배선 공사를 하느라 오갔고, 몇몇은 페인트통을 들고 얼룩진 곳이 있는지 꼼꼼히 살폈다. 사무실에서는 콘도 회원권 매입문의를 위해 찾아온 고객과 직원들로 붐볐다. 이곳은 내륙에 있는 데다 교통이 좋지 않아 사업성을 의심하는 사람도 일부 있다. 롯데 관계자는 “부여는 자국 문화에 큰 영향을 준 백제의 고도(古都)여서 일본인이 많이 찾는다. 벌써 국내 여행사들의 숙박 문의도 쇄도하고 있다.”면서 “시설도 호텔처럼 고급스러워 경쟁력이 높고 사업성도 충분하다.”고 자신했다. 콘도는 지하 2층, 지상 10층에 322개의 객실을 갖추고 있다. 부대시설로 어린이들이 물놀이를 할 수 있는 실내 아쿠아와 야외 수영장, 사우나, 세미나실 등이 있다. 편의점, PC방, 노래방 등도 들어서 있다. 롯데 측은 국내 최초의 역사·문화 테마리조트인 이곳에 2013년까지 18홀 규모의 골프장과 유명 브랜드가 입점한 명품 아웃렛매장, 놀이시설인 어뮤즈먼트(롯데어린이월드), 스파빌리지 등을 추가로 조성한다. 인공호수인 ‘선화호’와 팜파크 등도 만든다. 이 리조트는 ‘백제문화단지’ 조성사업의 민자부문으로 단지는 좌우에 있는 한국전통문화학교와 백제역사재현촌을 포함한다. 롯데리조트의 골프장이 문화단지 주변을 둘러싸게 된다. 백제문화단지는 롯데부여리조트 165만여㎡, 역사재현촌 61만 5283㎡, 전통문화학교 20만 2493㎡, 녹지 80만 7810㎡ 등 327만 6175㎡로 이뤄졌다. 사업비는 롯데 3117억원과 국비·지방비 3787억원 등 모두 6904억원이 투입된다. 맨 먼저 1994년 착수된 역사재현촌은 다음달 17일 세계대백제전 개막과 함께 문을 열면서 공사가 끝난다. 개장을 코앞에 두고 여기저기에서 공사가 한창이다. 인부들이 재현촌 내 도로를 깔았다. 몇몇은 용접을 했고, 일부는 대패질한 나무토막을 끼워 맞추면서 한옥형 건물을 짓느라 땀을 흘렸다. 거대한 기와 궁궐과 탑이 곳곳에 세워져 있고, 건축물 사이를 담이 잇고 있다. 그 안에는 널따란 잔디 마당이 펼쳐졌다. 궁궐 곳곳에 우람한 소나무들이 빼곡히 서 있다. 재현촌에는 삼국시대 왕궁으로는 처음 재현한 사비궁, 국보 287호 ‘백제금동대향로’가 나온 능산리에서 발굴된 사찰을 재현한 능사, 백제 건국 초기 궁성을 재현한 위례성, 백제생활문화마을, 백제역사문화관 등이 지어져 있다. 능사의 ‘5층목탑’은 높이가 38m로 웅장하다. 박국진 충남도 백제문화권관리사업소장은 “문화단지에서는 백제의 숨결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백제의 역사와 문화를 배울 뿐만 아니라 현대적 시설을 통해 레저와 관광도 즐길 수 있다.”면서 “내외국이 모두 사랑하는 세계적인 역사테마촌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부여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14세소녀 키 206cm… ‘무한성장 거인증’ 충격

    14세소녀 키 206cm… ‘무한성장 거인증’ 충격

    “누가 제 성장 좀 멈춰주세요.” 호르몬 이상분비로 보통 성인 남자보다 훨씬 더 키가 큰 브라질 14세 소녀의 사연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중학교를 다니다가 그만둔 엘리사니 실바(14)는 친구들과 수다 떠는 걸 좋아하고 슈퍼모델의 꿈을 키우는 평범한 소녀. 그러나 신장은 또래에 비해 무려 50cm나 더 크다. 브라질의 14세 소녀들의 경우 151cm가 평균 신장인데 반해 실바의 키는 206cm인 것. 또래 친구들의 키는 그녀의 허리 정도밖에 되지 않아 이야기를 하려면 고개를 숙여야 한다. 실바는 너무 큰 키 탓에 버스를 타고 다닐 수 없고 걸어 다닐 때마다 지붕에 부딪히기 일쑤였다. 일상생활이 어려워지자 그녀는 3개월 간 학교를 다니다가 최근 포기했다. 실바는 “친구들과 수다 떨거나 노는 것이 좋은데, 키 때문에 그런 평범한 것들을 할 수가 없다. 친구를 사귀고 싶고 커서 슈퍼모델도 되고 싶은데 키가 너무 자라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녀의 키는 여전히 쑥쑥 자라고 있다. 이렇게 비정상적으로 성장하는 이유는 소녀가 거인증을 앓기 때문. 이 병은 몸이 지나치게 성장하여 정상인보다 훨씬 크게 되는 것으로, 성장기에 뇌하수체 호르몬이 지나치게 많이 분비되어 발생한다. 치료가 시급하지만 넉넉지 않은 가정형편 탓에 소녀는 치료를 미루고 있다. 소녀는 “차라리 작은 키로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한편 세계에서 가장 키가 큰 10대는 브렌든 아담스로, 15세 때 신장이 224.5cm를 넘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노인일자리 사업으로 자립 돕는다

    노인일자리 사업으로 자립 돕는다

    성동구가 추진 중인 노인 일자리사업이 사회적 기업형태로 발전하면서 다른 자치구의 모범사례로 떠오르고 있다. 25일 성동구에 따르면 지하철 택배사업과 노인정 공동작업장 사업에 참여한 노인들은 기본적으로 구청에서 보조하는 20만원 이외에 한 사람당 30만~60만원의 추가 수입을 올리고 있다. 고재득 구청장은 “복지는 무조건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세상을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각종 일자리사업으로 어려운 주민들이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지하철 택배사업은 지난 3월부터 노인 30명이 시작했다. 구에서 사무실과 전화 등을 임대해 주고 희망근로자를 파견, 전화를 받게 했다. 또 구청과 산하기관에서 모두 지하철 퀵을 이용하도록 홍보에 나섰다. 그 결과 하루 60~80여건의 일감을 처리하며 노인들이 자립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성수동 상원경로당의 공동작업장도 성공사례로 꼽힌다. 이곳은 할머니 5명이 박스를 접어 납품하는 일을 하고 있다. 또래 노인들이 모여서인지 지루하지도 않고 재미있게 일한다. 일감이 많을 때는 최고 월 80만원까지 수입을 올리기도 한다. 이 사업도 구가 나서 지역 중소기업과 경로당을 연결, 박스를 접어 납품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마홍렬(72·금호2가동)할아버지는 “처음에는 지하철이 복잡해 찾아가는 데 어려움이 많았는 데 이젠 ‘선수’가 됐다.”면서 “이젠 사는 데 큰 어려움 없는 새로운 ‘직업’을 갖게 됐다.”며 웃었다. 이 밖에 성동구는 여러가지 실험을 하고 있다. 폐현수막 재활용의 하나인 리폼디자이너 사업은 저탄소 녹색성장시대에 맞게 폐현수막을 활용해 장바구니는 물론 제설용 모래주머니, 가방 등을 만들어 지역사회에 나눠 준다. 아직 수익구조는 찾지 못했지만 대형할인점과 재래시장에 납품하는 방법을 협의하고 있다.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알펜시아 지방채 발행 긍정 검토”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은 23일 알펜시아리조트와 관련한 강원도의 지방채 발행 요청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해 이른 시일 내에 결정하겠다.”고 밝혔다.<서울신문 7월7일자 6면> 맹 장관은 4월 취임 이후 공식적인 시·도 방문으로는 처음으로 강원도를 방문해 가진 도정설명회에서 “도민의 염원이자 국민의 희망인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알펜시아를 내버려둘 수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또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와 관련, “그동안 유치 활동이 다소 지지부진했지만 도민과 국민 모두 관심을 두고 유치에 대한 확신을 가져야 한다.”면서 “동계올림픽 유치는 도민과 국민의 꿈으로, 정부는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맹 장관은 도정설명회에 이어 강원도의회를 방문했다. 이후 춘천 퇴계동의 지역공동체 일자리사업 현장인 ‘춘천시 상자 텃밭 보급소’를 찾아 근로자들과 체험활동을 하면서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맹 장관은 올 하반기에 16개 시·도를 모두 돌아보며 지역 민심을 듣고 국책 사업을 점검할 예정이다. 남상헌기자 kize@seoul.co.kr
  • [23일 TV 하이라이트]

    ●과학카페(KBS1 오후 11시30분) 찌는 듯한 무더위. 하지만 실내 온도는 한기가 느껴질 정도. 이런 실내외 온도차는 여름철 노출이 심한 여성들에게 최대의 적이다. 겨울철 대표 질환으로만 알고 있던 안면홍조, 그러나 최근 들어 여름에도 안면홍조증이 나타나 고통 받고 있는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겨울철 질환이 여름에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알아본다. ●쥬로링 동물탐정(KBS2 오후 4시30분) 최근 들어 아름드리시에서 애완동물이 없어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런데 건이 고기를 배달하러 간 집에서 악어를 발견하고, 그 집에 의심을 품는다. 쥬로링 동물탐정단은 그 집의 요리사를 도와주는 척하면서 저녁에 침투한다. 그런데 악어는 단지 자신의 알을 지킬 뿐 애완동물 실종사건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었다. ●동이(MBC 오후 9시55분) 동이가 사가로 나간 지 6년의 시간이 흐르고, 연잉군은 일곱 살이 된다. 세자는 숙종과 사신단이 참석한 연회장에서 갑자기 혼절을 하고, 세자를 진료하는 의관은 세자가 어쩌면 후사를 보기 어려울 수 있다고 옥정에게 말한다. 인현은 옥정이 세자의 몸을 어의에게 살피게 하지 않고 다른 의관에게 전담시키는 것을 미심쩍어한다. ●자이언트(SBS 오후 9시55분) 강모가 죽은 대수의 아들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황회장은 재산의 절반을 강모에게 주기로 마음먹고 유언장을 고친다. 필연은 교도소로 찾아온 오 실장에게 정치인 비밀사찰 문건을 구해 달라고 부탁한다. 한편 정연은 만보건설에 관한 악성루머가 돌아 주식이 곤두박질치자 경옥을 찾아가 조언을 구한다. ●EIDF 우리가족은 성형중독(EBS 오후 10시30분) 오랜만에 가족과 만난 감독은 공항에 마중 나온 어머니를 알아보지 못한다. 자신을 제외한 16명의 식구들은 모두 성형 중독에 빠져 있다. 이 깨어진 가족관계 속에서 감독은 완벽함을 추구하며 서로를 재단했던 자신의 가정과 유년기를 떠올린다. 우리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사랑할 수는 없었을까. ●경찰 25시(OBS 오후 11시5분) 혼자 집에 있던 할머니에게 찾아온 30대 젊은 부부. 몇 개월 전까지 노부부의 집에 세 들어 살던 사람들이었다. 모처럼 찾아온 이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방 안에서 담소를 나누었던 할머니. 꽤 오랜 시간이 흐르고 떠나는 부부를 배웅하고 나서야 그들이 반가운 손님이 아닌 절도범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데….
  • 2년 간 돈 한푼 안쓰고 산 ‘괴짜남’ 비법은?

    2년 간 돈 한푼 안쓰고 산 ‘괴짜남’ 비법은?

    2년 여 간 돈 한푼 쓰지 않은 채 살아온 괴짜 남성의 사연이 알려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올해 31세인 마크 보일은 지난 2008년 11월부터 돈을 쓰는 것을 포기했다. 환경과 노동력 착취, 동물실험, 전쟁 등 삶을 힘겹게 하는 모든 문제가 돈으로부터 나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후 그는 브리스톨 지역에 있던 집 등을 팔고 돈을 쓰지 않는 생활을 시작했다. 인터넷 경매 사이트인 ‘프리사이클’에서 태양광 전자판이 설치된 이동식 주택을 얻었다. 그리고는 이를 유기농 농장 인근에 세워둔 채 새로운 경험을 시도했다. 그는 일주일에 3일 정도 농장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그곳에서 자신이 키운 야채만 먹으며 생활한다. 그가 가진 휴대폰은 받는 기능만 됐고, 태양열 전자판을 충전하는데에 쓰여진다. 주방에는 나무를 떼는 화로를 설치하고 이것으로 음식을 해 먹으며, 나무 열매를 섞어 끓인 것을 치약으로 사용한다. 그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아이팟이나 유명 MP3 플레이어 없이도 아름다운 음악을 들으며 문화생활을 한다고 주장한다. 숲 속에 살기 때문에 새들의 지저귐과 바람소리가 이전과는 다른 색다른 음악이 되어준다는 것. 돈이 없다고 친구도 없는 것은 아니다. 그는 친구들과 술집에서 만나 돈을 쓰는 대신 사람들을 자신의 이동식 주택에 불러 유기농 야채로 만든 음식과 직접 제작한 소다수 등을 대접한다. 그는 “돈이 없는 세상에서는 무엇을 하든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세탁기를 쓸 수 없어 손빨래를 해야 하고 천연세제를 만드는 데에도 손이 많이 간다.”면서 “하지만 이런 것들은 익숙해지면 쉬워진다. 나는 지금의 생활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상에 ‘프리코노미’(Free-conomy)라는 단체를 만들어 회원을 모집하기도 한 그는 “내 생활이 알려지면서 나에게 관심을 갖는 여자들도 생겼지만, 이들 중 과감하게 돈을 포기하고 살 수 있는 여성이 있다면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1년 전 소비하지 않고 사는 삶을 담은 책을 출간하기도 했지만, 책의 수입금을 어떻게 썼는지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가 없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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