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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정기 백석예술대 교수, ‘국제조리산업명장 1호’ 인증

    이정기 백석예술대 교수, ‘국제조리산업명장 1호’ 인증

    바야흐로 셰프들의 전성시대다. 언제부터인가 미디어에선 ‘뚝딱 요리하고 먹는’ 콘텐츠들이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얻으면서 명실상부 대세로 자리 잡았다. 덕분에 각종 TV프로그램과 광고에 등장하는 것은 물론 인터넷 인기 검색어 순위에도 오르내릴 만큼 셰프, 아니 ‘조리사’들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동시에 국민소득 증가로 우리나라 외식산업이 나날이 발전하면서 점차 조리사란 직업의 위상도 높아지는 추세다. 이 가운데 최근 국내외 각종 요리대회에서 상을 휩쓸며 인재를 길러내고 있는 백석예술대학교(총장:윤미란) 외식산업학부 이정기 교수(45)가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국제조리산업명장 1호로 인증 받아 눈길을 끈다. 20년 넘는 세월 한눈팔지 않고 조리 외길을 걸어온 덕분에 맺은 결실이었다. 그럼에도 여기서 자만하거나 안주하지 않고 이제는 후학 양성에 힘을 쏟겠다는 이 교수다. 지난 5일 기자와 만난 그가 꿈나무 예비 조리사들에게 전한 메시지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농림축산식품부의 사단법인 국제조리산업협회는 올해 4월 25일 이 교수에게 그동안의 조리경력과 수상실적, 30여개의 자격증 및 봉사활동 사항을 꼼꼼히 따져 국제조리산업명장 1호 인증서와 명패를 수여했다. 아울러 국제 조리 산업에서의 협력 촉진 및 발전·공헌에 대한 평가도 더해졌다. 이런 그에게 먼저 축하인사를 건네고 소감을 묻자 “제 주요 전공인 일식을 한식과도 접목시켜 한국만의 일식문화를 만드는데 기여하고 싶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 교수는 앞서 2008년 최연소 대한민국 조리기능장에 이어 2016년에는 최연소 조리명인 1호로 등극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하지만 이처럼 화려한 이력 뒤에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쌓아온 남모를 노력과 열정이 숨어 있었다. 일식 조리사가 되면 전망이 밝을 것이란 지인의 말에 귀가 솔깃해 낮에는 학교에서 공부하고 밤에는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기술을 익혔다.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더 빨리 경력을 쌓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대학에 입학해서도 그는 조리사가 되겠다는 일념 하나로 전력 질주했다. 10년 뒤 프랜차이즈 비즈니스를 할 것이란 목표를 설정하고 조리·영양·위생 부문에서 자격증을 따 최고봉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모든 게 순탄치만은 않았다. 일식기능사 자격증과 영양사면허증까지 취득했지만 졸업 직전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연이어 취업에 낙방한 것. 그래도 그는 낙심하지 않고 자기소개서와 이력서를 들고 무작정 20곳 넘는 호텔들을 찾아가 문을 두드렸다. 그렇지만 당장 합격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이대로 시간을 낭비할 수 없다고 여긴 이 교수는 고민 끝에 선장이던 친구를 따라 어선에 올랐다. “일자리를 얻지 못한 현실에 마냥 책망만 하기보다, 배를 타면 더 넓은 세상도 보고 다양한 물고기도 원 없이 잡아 회도 떠볼 수 있으니 일석이조잖아요” 그렇게 몇 달이 흘렀을까. 마침내 신라호텔에서 함께 일 해보자는 연락이 왔다. 이 교수에게 인생 제2막이 열린 순간이었다. 본격적으로 호텔조리업계에 발을 들인 이 교수는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신라호텔 뷔페식당에서 아르바이트로 시작한 그는 아침 8시에 출근해 식재료를 다듬고 오후엔 심부름을 도맡는 생활을 1년간 지속했다. 이후 일식전문점에 취업해 하루 꼬박 15시간가량 일하며 실력을 연마했다. 그리고 수개월 후 그랜드 워커힐 호텔로 이직한 그는 무려 15년간 근무하면서 잔뼈를 굵혔다. 젊었을 적 세웠던 ‘프랜차이즈’를 향한 꿈이 점점 현실로 이뤄지는듯했다. 그랬던 이 교수가 10년의 장기계획을 뒤로하고 ‘제자’들을 키워내자는 새 비전을 품은 건 2012년 한 대학원에서 조리외식경영학과 박사학위를 수학하면서다. 2016년 백석예대 교수로 강단에 서게 된 그는 학생들과 희로애락을 나누며 끈끈한 정을 다져나갔다. 특히 대회 한 번 나갈 때면 최소 2주간은 동고동락하며 준비하기에 이 교수는 학생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스승이자 멘토였다. “저는 학생들에게 무조건 ‘잘 될 것’이라며 조리사의 좋은 면만 부각시키지 않아요. 브라운관 속 유명 셰프들의 모습만 보고 자칫하면 환상을 갖기 쉽거든요. 그러다 막상 조리업계에 발을 들이면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조직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1~2개월도 채 안 돼 그만두는 경우가 많아서 아쉽죠. 그래서 저는 과거 제 경험을 녹여서 조리사의 길이 얼마나 녹록치 않은 힘든 과정인지를 솔직히 말해줍니다. 그 대신 처음 3년은 딱 눈 감고 버텨보라고요.” 이 교수는 과거 호텔 조리사로 있을 땐 본인의 음식을 고객들이 맛있게 먹어줄 때 가장 행복했다고 했다. 반면 지금은 제자들의 새로운 도전을 지켜볼 때 제일 보람을 느낀다고.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진행하는 ‘에이토랑’(aTorang)에 백석예대 외식산업학부가 참여하면서 이 교수가 지도교수를 맡은 것도 그 일환이다. 에이토랑은 외식분야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3주간 무료로 레스토랑을 빌려줘 실질적인 식당운영의 기회를 제공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에이토랑을 통해 학생들은 음식 메뉴를 개발하고 식당 로고와 테이블 디자인 등 모든 작업을 손수 실행함으로써 여러 리스크를 미리 체험해볼 수 있다. 그야말로 그간 강의실에서 이론으로 배운 지식을 실제로 사업 경영에 적용시켜볼 수 있는 값진 시간이다. 뿐만 아니라 이 교수와 학생들은 특별히 작년 10월 열린 에이토랑으로 얻은 수익금 일부를 선교기금으로 써달라며 교목실에 기탁해 더욱 의미를 더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백악관서 요리하는 근육질 남성 화제…정체는 육군 최고 요리사

    백악관서 요리하는 근육질 남성 화제…정체는 육군 최고 요리사

    대통령 일가의 식사를 준비하는 요리사가 누구인지 일반인은 대개 관심 없다. 그런데 최근 미국에서는 백악관의 한 요리사가 단번에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화제가 된 요리사는 미 육군 취사 부사관 출신 프리랜서 앤드리 러시. 그는 1993년 입대해 현지 부대는 물론 주한미군 기지에도 파병을 온 적이 있다. 육군 상사로 전역하기 전까지 미군 최고의 요리사 중 한 명으로도 손꼽힌 러시 요리사는 복무 당시 150개에 달하는 메달과 트로피를 받은 베테랑 요리사다.그런 그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의 한 기자가 트위터에 공개한 사진을 통해 인터넷상에서 많은 네티즌의 관심을 끌었다. 그 이유는 그의 24인치(약 60㎝)가 넘는 팔뚝 때문. 벤치프레스 300㎏을 들어올린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는 그는 주중에 매일 1시간 이상 걸으며 팔굽혀펴기를 2222개까지 하는 도전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이는 원래 군인들의 자살을 막기 위해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의식을 확산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그는 말했다. 2222개라는 숫자는 매일 미국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군인의 수가 22명임을 고려해 자신에게 맞춘 것이다. 팔굽혀펴기는 한 세트당 최대 200회를 시행하며 한 세트가 끝나면 3~10분 정도 쉬고 다음 세트를 시작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에 대해 그는 “군 생활에서 오는 정신적인 트라우마는 많은 나라에서 큰 문제”라면서 “최근에는 인터넷상에서 괴롭힘이 벌어지고 있어 전 세계 아이들을 위해 팔굽혀펴기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내 도전은 내 어머니로부터 받은 것이다. 사람들을 도와 동기를 부여하고 영감을 주고 싶다”면서 “가능한 많은 사람에게 이런 것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인종도 종교도 피부색도 가치관도 관계 없다”면서 “단지 다른 사람을 지원하고 싶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셰프러시, 트위터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英 차기 총리 경선 2차 투표서 ‘소프트 브렉시트’ 로리 스튜어트 돌풍

    英 차기 총리 경선 2차 투표서 ‘소프트 브렉시트’ 로리 스튜어트 돌풍

    18일(현지시간) 치러진 영국 집권 보수당 당대표 경선 2차 투표에서 ‘소프트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지지자인 로리 스튜어트 국제개발부 장관이 강경파인 도미닉 라브 전 브렉시트부 장관을 제치며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고 CNN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테리사 메이 총리의 후임을 뽑는 경선 레이스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은 이날 하원에서 열린 2차 투표에서도 전체의 40%인 126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313명의 보수당 하원의원은 존슨 전 장관, 마이클 고브 환경장관, 제러미 헌트 외무장관, 사지드 자비드 내무장관, 스튜어트 장관, 라브 전 장관 등 모두 6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표를 던졌다. 지난 13일 1차 투표에서 선두를 치고 나간 존슨 전 장관의 2차 투표 결과는 예견된 바다. 2차 투표에서 가장 존재감을 과시한 후보는 스튜어트 장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브렉시트 강경파인 존슨 전 장관을 견제하기 위한 표심이 ‘중도주의자’를 자처하는 스튜어트 장관을 향해 쏠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1차 투표에서 19표를 받으며 가까스로 탈락 위기를 모면한 이날 투표에서는 2배에 가까운 27표를 획득했다. 외신들이 스튜어트 장관의 돌풍이 심상치 않다고 주목하는 이유다. 외교관을 지낸 스파이 출신 스튜어트 장관은 셀카봉을 들고 다니고 활발한 소셜미디어 활동을 하는 신세대 정치인으로 소박한 면모 강조한다. 지난 7일 여론조사기관 유고브에 따르면 스튜어트 장관은 존슨 전 장관을 제친 유일한 총리 후보라고 폴리티코는 보도한 바 있다. 라브 전 장관이 기준에 못 미치는 득표로 탈락하면서 당 대표 레이스는 5파전으로 압축됐다. 헌트 외무장관이 46표로 2위, 고브 환경 장관이 41표로 3위, 스튜어트 장관이 37표로 4위, 자비드 장관이 33표로 5위에 올랐다. 라브 전 장관은 EU와 합의를 이루지 못할 경우 ‘노 딜’(아무런 협정 없는) 브렉시트를 불사하는 것은 물론 의회가 이를 가로막지 못하도록 정회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영국 채널4 방송이 주관한 1차 TV토론회에선 브렉시트에 대해 가장 강경한 입장인 라브 전 장관이 다른 후보들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기도 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이정인 서울시의원, 아동공동생활가정 종사자 인건비 차별 문제 제기

    이정인 서울시의원, 아동공동생활가정 종사자 인건비 차별 문제 제기

    이정인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의원(더불어민주당, 송파5)은 제287회 정례회 보건복지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아동공동생활가정 종사자 및 운영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이 의원은 아동공동생활가정 종사자 인건비와 관련해 “「서울특별시 아동공동생활가정 발전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제7조제3호 그룹홈 종사자의 호봉인정과 처우수당 등 종사자 처우는 아동양육시설의 기준과 동일하게 준용한다”고 명시돼 있지만, “아직까지도 조례와 같은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적용하지 않아 아동양육시설 종사자의 임금 및 처우에 비해 매우 열악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가인권위원회 차별시정위원회 결정에서도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인건비 가이드라인을 「아동복지법」 제52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공동생활가정 종사자에게도 적용해 아동양육시설 종사자와의 임금격차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을 권고” 하고 있으며, “제주도에서는 이미 호봉제를 실시하고 있고 충청남도와 영월에서도 그 움직임이 있는 만큼 서울시 차원의 현실적인 지원 및 추후 예산편성에 고려해 줄 것”을 강조했다. 다음으로 이 의원은 아동공동생활가정 업무의 질 개선을 제기했다. “2013년 서울형 뉴딜일자리사업을 통해 아동공동생활가정에 가사도우미를 파견해 현장에서 과중한 업무에 대해 유용하게 활용했지만, 현재는 어르신일자리 사업으로 실시해 67개소 중 겨우 15명이 신청, 11개소에 14명만 파견된 실정으로 실효성이 거의 없다”며 실질적인 업무의 질 개선을 위해 좀더 효과적인 방안을 마련하여 하반기에는 개선될 수 있도록 요구했다. 이외에도 공동생활가정 지원센터의 설치·운영과 관련하여 공간제공에 대한 필요성과 공동생활가정에 미 배치된 자립지원전담요원을 그룹홈 아이들을 위해서 배치 운영될 수 있도록 제안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임지연의 내가갔다, 하와이] 살기위해 투잡은 기본…파라다이스의 민낯 ③

    [임지연의 내가갔다, 하와이] 살기위해 투잡은 기본…파라다이스의 민낯 ③

    매년 이 시기 6~8월 즈음이면 섬 하와이의 월세는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전 세계에서 이곳으로 여름휴가를 보내러 오는 수 백 만 명의 여행자들 덕분이다. 일주일 단기 투숙을 위한 호텔 비용 뿐 만 아니라, 이 때 쯤이면 여름 방학기간 동안 언어 연수 등을 위하 찾아오는 이들이 주로 이용하는 1~3개월 중장기 투숙용 콘도, 아파트 월세 비용도 덩달아 뛴다. 그 탓에 현지에 줄곧 거주해오던 세입자들도 이 시기만 되면 높아진 월세를 감당하기 위한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리고 높은 집값과 물가를 지불하고서라도 누구나 한 번쯤 살아보고 싶은 하와이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이질적 모습이 최근 와이키키 해변 근처를 중심으로 종종 목격되고 있다. 바로 현지 주민들의 집단적인 시위다. 외국인 여행객들이 자주 몰리는 와이키키 해변과 그 일대에 조성된 대규모 쇼핑몰, 아울렛 등을 중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시위 참가자 중에는 4~5살 무렵의 어린이의 모습도 눈에 띈다. 이들은 무슨 사연을 가지고 있을까. 원색적인 깃발과 확성기까지 동원한 이들의 시위에는 하와이 현지의 지나치게 높은 물가와 더불어 몇 년째 오르지 않는 최저임금 문제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가 담겨 있다. 해외에서 찾아온 외국인 관광객들이 주로 모이는 장소를 선택하는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어떡해서든지 주 정부에게 알리고자 한 이들의 주요한 목소리는 바로 ‘하루 1개의 일만 하며 먹고 살고 싶다’는 것이다. 특히 맞벌이 조차 할 수 없는 어린 자녀를 양육하는 가정의 경우 주로 경제적인 책임을 안고 있는 가장 1인이 하루 평균 2개 이상의 일자리에서 일해오고 있는 것이 현지 사정이기 때문이다. 하와이라면 의당 푸른 바다와 와이키키 해변을 떠올리는 이들에게 ‘휴양의 도시 하와이에서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컨드 잡(secomd job)까지 가져야 한다고?’ 라는 의문을 가진 이들이 상당할 것이다. 하지만 현지에 단순히 휴양의 목적으로 방문하는 여행자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근로자들은 낮은 임금과 미국 뉴욕의 수준을 넘어서는 높은 물가 탓에 이중고를 겪는 사례가 대부분이다.미국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100달러를 소지한 미국인의 경우 미국 대륙에서 100달러의 효용가치는 하와이에서 단 86달러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만큼 태평양 한 가운데 자리한 하와이는 ‘섬’이라는 지리적 특수성이 빚은 물류비용으로 인한 높은 물건 값과 세계 최고의 휴양 도시라는 두 가지 특징 탓에 현지인들은 고물가의 고충을 겪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대부분의 현지 산업이 관광업에 기반을 두고 있는 탓에 일자리의 상당수는 일반 단순 서비스직에 한정돼 있다. 단순한 관광지 안내 또는 호텔 관련 업종에서의 업무 등이 비숙련 노동에 한정된 업무는 곧 각 사업주가 높은 임금을 지불하지 않고서도 충분히 새 직원을 충원할 수 있는 구조로 이어지면서, 하와이 주민들은 누구나 ‘고물가’와 ‘저임금’이라는 현실적인 생활고에 직면해 있다. 현지에서 필자와 가깝게 지내는 스타벅스의 한 직원 사례도 이와 같다. 현지인들이 주로 거주하는 호놀룰루 시의 마키키(MAKIKI) 지역에 소재한 스타벅스에서 근무하는 바리스타 J씨(미국 텍사스 출신 시민권자, 26). 그에게는 지난해 태어난 아들 ‘샘’과 아내 ‘레나’가 있다. 출산 후 줄곧 육아에 전념할 수밖에 없는 처지의 레나를 대신해 J씨가 현재 감당하는 일의 개수는 스타벅스 바리스타 업무 외에도 오후 시간대에 파트 타임으로 근무하는 영화관 티켓팅 업무까지 2개다. 그의 일과는 오전 5시에 일어나 6시까지 출근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매장 문을 열고 오후 1시까지 주문 받은 커피를 만들어 고객에게 제공한다. 고객이 몰리는 오전 출근 시간대에는 커피를 만드는 업무 외에도 주문이나 테이블 청소 등도 함께 한다. 그렇게 그가 오후 1시 무렵 오전 근무를 마치고 나면 퇴근 후 집에서 레나가 준비해 준 점심을 먹은 후 4시에는 또 다른 그의 일터인 인근의 대형 영화관으로 출근한다. 이날 그의 두 번째 업무가 시작된 것이다. 영화관에서 그가 하는 일은 영화관을 찾은 고객들에게 티켓 판매 및 상영관 안내가 주요하다. 그렇게 J가 자신의 하루 일과를 종료하고 나면 밤 10시가 넘는다. 온 종일 몸을 움직여가며 일해야 하는 그에게 분명 고된 하루이지만 이 같은 ‘투 잡’을 지속하는 이유는 하와이의 높은 물가를 고려할 때 자녀의 보험비용과 예방 접종 비용, 교육비 마련은 물론 매달 정기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월세 값, 전기세, 가스비용 등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하와이의 전기값, 수도세, 인터넷 비용 등 공공요금은 미국 내에서도 높기로 악명이 높다. 미 대륙을 포함한 50개 주 가운데 전기값이 가장 높은 지역이 바로 하와이다. 때문에 현지 주민들 가운데 옥상에 태양열 에너지 시설을 설치하는 이들도 상당하다. 그런 이유 탓에 태양열 에너지 사용률이 미국 내에서 가장 높은 곳도 바로 하와이이며, 하와이 내의 유일한 국립 대학교인 UH에서 내놓는 태양열 에너지 연구 사업의 발전 속도가 미국 내에서 가장 빠른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하와이의 임금은 미국 50개 주 가운데 최저 수준인 반면 물가 수준은 뉴욕 맨해튼(2위)보다 높은 악명 높은 1위를 몇 해 째 지속 중이다. 통계 상으로도 하와이 4인 가족 기준 생활비용(Cost of Living)이 미 전국 평균보다 27%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 초 하와이 주 정부가 집계한 4인 가족 기준 최저 생계비는 연평균 9만 5000달러 수준이다. 그러다 보니 온라인 취업 알선 사이트에는 파트 타임 일자리를 구하려는 구직자와 미숙련 노동자를 저임금에 찾는 수 천 곳의 크고 작은 구직 업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형편이다. 대부분의 임금은 시간당 10~12달러 수준이다. 이는 미국 50개 주에서 서로 상이하게 정한 최저 임금 7.25달러부터 최고 27.55 달러 가운데 명백히 적은 임금 수준에 포함된다. 특히 하와이가 가진 대부분의 저임금 문제는 미숙련 노동자를 양산하는 산업 구조에 기반을 두고 있다. 지난해 기준 하와이 근로 인력의 분포는 소매업 4만 2445명, 요식업 4만 775명, 건설업 3만 4137명 등으로 이들 직종을 합하면 하와이 민간 인력의 총 16.4%를 넘어선다. 이들 모두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지 않은 단순 노무직이었다. 실제로 매년 하와이 주 관광개발국(DBEDT)이 주 상위 10개 직종에 종사하는 근로자 수를 집계해오고 있는데, 하와이 거주 상위 20개 직종의 종사자 분포는 소매업 종사자가 4만 2445 명으로 1위를 기록, 이어 식당 내 서빙 업무 종사 4만 775명, 건축업 3만 4137명, 빌딩 청소 3만 277명, 정보 기록원 2만 4476 명 등으로 1위에서 5위까지에 링크됐다. 이어 식당 요리사 2만 2481명, 보건 진료 2만 2014명, 기타 매니지먼트 분야 2만 260명, 사무직 종사자 1만 9981명, 개인 비즈니스 운영 1만 9971명 등이다. 대부분의 업무가 단순 노무직이나 행정 보조 등에 한정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전문직, 기술직 담당자를 양성하기 보다는 관광 산업과 관련한 단순한 업무가 주를 이루는 하와이의 분위기 탓이다. 때문에 대부분의 현지인들은 ‘투 잡’이 일상이 된 일과를 보내야만 비싼 물가를 견딜 수 있는 상황이다. 높은 물가와 낮은 임금의 악순환 속에서 하와이 거주민들은 그 만큼 고된 하루를 견뎌야만 평범한 일상을 보낼 수 있다는 셈이다. 이 같은 이유 탓에 최근 하와이 중심지에서 쉽게 목격할 수 있는 시위자들이 목소리 높여 외치는 구호도 ‘인간에게는 하루 하나의 일만 할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투잡’을 가질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문제가 미국 50개 주 가운데 하와이를 실업률 최하의 무릉도원으로 그려내고 있다. 최근 현지 유력 언론은 하와이가 미국 내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이며, 이는 취업률 최고, 실업률 최저라는 통계를 통해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는 ‘자화자찬’을 연일 보도했다.현실에서는 현지에서 먹고 마시고 숨쉬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한 사람이 두 개 이상의 일자리를 구해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지만, 통계상으로는 하와이가 미국 내에서도 손꼽히는 살기 좋은 지역으로 그려지고 있는 셈이다. 최근 하와이 주 노동부는 지난 5월에도 하와이 주의 실업률이 2%를 유지, 미국 최저 수준이라고 밝혔다. 주 경제개발연구소는 연방 노동청이 공개한 하와이 주의 실업률이 몇 해 동안 3%대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인용, 하와이에서 만큼은 일하고 싶은 자라면 누구나 일자리를 찾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하와이 각 지역별로 상세히 살펴보면 대부분의 주민들이 밀집해 거주하는 호놀룰루 시의 실업률은 1.9%로 가장 낮다. 이어 하와이 섬과 마우이 섬 등이 각각 2%를 기록했다. 하지만 현지에서 마주하는 하와이의 일자리 실상은 이들의 집계와는 매우 다르다. 앞서 소개한 J씨의 사례처럼 대부분의 현지인들은 단순히 먹고 살기 위해 하루 평균 낮은 시급의 2개 이상의 업무에 몸 담아야 하는 것이 현지 사정인 것이다. 오직 문서상으로 집계한 단순한 수치 만으로 ‘하와이는 정말 살기 좋은 꿈의 섬’ 또는 ‘현존하는 유일의 파라다이스’라고 여기지 않길, 이곳 역시 먹고 사는 문제를 고민하는 평범한 사람들이 사는 도시라는 사실에 누구도 눈 감지 않길 바랄 뿐이다. 호놀룰루=임지연 통신원 808ddongcho@gmail.com  
  • [부고] 나성엽씨 모친상, 문은영씨 부친상

    ●나주리(동덕여대 관현악과 교수)·나성엽(MBC 보도국 차장·전 동아일보 기자)씨 모친상, 18일 오후 5시29분께,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9호실(19일 오전 10시 입실 예정), 발인 21일 오전 7시. 02-3410-6919 ●문은영(한국카카오은행 변호사)·문혜준(초지중학교 교사)씨 부친상, 강승우(특허법인 인벤싱크 파트너 변리사)·유성우(동우화인켐 대리)씨 빙부상, 18일 오후 9시 14분,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5호실, 발인 21일. 02-3410-6915
  • 장점만 뽑은 ‘아파트 같은 단독 주택’

    장점만 뽑은 ‘아파트 같은 단독 주택’

    GS건설 ‘삼송자이더빌리지’ 가보니분양가 7억원대의 ‘아파트 같은 단독주택’이 나왔다. 경기 고양시 삼송지구 오금동에 GS건설이 짓는 블록형 단독주택 ‘삼송자이더빌리지’다. 블록형 단독주택이란 ‘전 층이 우리 집’인 단독주택 특유의 여유롭고 독립된 공간에 아파트의 보안·관리 시스템을 결합한 것이다. 단독주택을 대규모 단지화해 경비, 관리사무소, 편의시설 등까지 갖췄다는 뜻이다. 여기에 나만의 1층 정원부터 널찍한 테라스, 아기자기한 다락방까지 넣었다. ●분양가 7억… 서울에서 차로 40여분 이달 분양을 앞두고 서울 광화문에서 차로 40여분 거리에 있는 삼송자이더빌리지 견본주택을 18일 찾았다. 총 10가지 주택 유형 중 3층 높이의 84㎡A1, 84㎡B1 두 채만 이날 언론에 먼저 공개됐다. 84㎡A1 타입은 주방과 거실, 침실이 완벽히 분리돼 있다. 1층 주방은 ‘ㄷ’자형 주방과 가족이 모여 식사하는 다이닝룸으로 구성됐다. 다이닝룸 앞에는 소형 정원이 자리했다. 2층에는 거실과 큰 방(1개), 욕실(2개)이 있는데 거실 앞 넓은 테라스가 눈에 띄었다. 식사와 휴식공간을 층으로 분리한 것이다. 3층엔 나머지 방(2개)과 욕실(1개), 테라스가 있어 부모나 아이의 전용층으로 꾸밀 수 있게 했다. 자기만의 공간을 갖고 싶어 하는 사춘기 자녀 등과 거주하기 적합해 보였다. 맨 위 다락방은 규모가 커 놀이방이나 영화관으로 꾸며도 좋을 듯했다. 전 층에 정원과 테라스가 있어 아파트 같은 답답함이 덜했다. 84㎡B1 타입은 지하 1층~지상 2층, 다락층으로 구성됐다. 지하에는 주차, 운동 및 취미활동 공간이 있다. 1층은 정원과 거실, 주방, 다이닝룸, 욕실(1개) 자리다. 2층엔 큰 방(1개), 작은 방(2개), 욕실(2개)이 있다. 앞서 본 84㎡A1 타입이 구성원별로 분리된 공간을 강조했다면 84㎡B1 타입의 경우 한 층은 식사 및 공용공간 다른 층은 철저히 침실들로만 꾸며 놨다. 자녀가 어려 가까이에서 보살핌이 필요한 경우 선호할 만한 구조였다.●84㎡ 등 분양 실제 활용 55~67평대 전용면적은 84㎡(25평)지만 서비스 면적이 일반 아파트의 2배가 넘어 실제 활용 면적은 55평(181㎡)~67평(220㎡) 수준이다. 현관 앞에는 2대 이상의 가구별 전용 주차공간도 마련된다. 조명·가스·난방 등을 스마트폰으로 제어할 수 있고, 방범형 도어카메라 및 월패드 녹화 시스템 등 첨단설비가 대거 설치돼 단독주택의 불안감을 씻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단지가 들어서는 고양시 덕양구는 조정대상지역으로 청약 규제가 적용되지만 단독주택 단지인 삼송자이더빌리지는 예외다. 만 19세 이상이면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다주택자도 청약할 수 있다. 이곳에 당첨된 뒤에도 서울 및 기타 지역 신규 아파트 청약이 가능하다. 관리비는 월 15만원 내외, 분양가는 7억 1000만원 안팎으로 책정될 전망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박승원 광명시장, 대통령직속 일자리위 대토론회서 규제 완화 건의

    박승원 광명시장, 대통령직속 일자리위 대토론회서 규제 완화 건의

    박승원 경기 광명시장은 18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와 함께하는 일자리 대토론회’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일자리위원회와 수원시가 공동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해 박 시장과 염태영 수원, 곽상욱 오산, 안승남 구리시장·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토론회에서는 지방정부 일자리와 관련해 애로 사항을 청취하고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박 시장은 광명시 일자리 사례를 소개하고 위원회에 일자리 정책을 건의했다. 또 “중앙정부 주도형 일자리보다 지방정부 자율성을 확보하는 지방주도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행안부 관계자는 “건의사항은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최선 노력을 다하겠다”고 답변했다. 박 시장은 “차별 없이 소외 없이 시민 모두가 함께하는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며 “특히 청년 정책을 추진해 청년들의 고용촉진과 복지향상 등 청년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시는 지난해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에서 주최한 토론회와 워크숍에서 광명시 공공일자리사업 우수사례를 발표한 바 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변리사 시험제도 개선위원회 첫 가동

    특허청이 변리사 시험제도 개선위원회 제1차 회의를 19일 오후 4시 서울사무소에서 첫 개최한다. 특허청은 변리사 역량 강화와 자격시험 변화 등을 위해 올해부터 변리사 2차 시험에 ‘실무형 문제’를 도입했으나 특허청 출신에 대한 특혜라며 헌법소원이 제기되는 등 곤혹을 치뤘다. 지난 5일 헌법재판소가 재판관 8명 전원일치로 합헌 판결해 논란은 사그라들게 됐지만 현장 수요를 제도에 반영한다는 취지로 위원회를 구성했다. 실무형 문제는 특허청과 특허심판원, 법원에 제출하는 서류의 일부를 작성하는 방식이다. 특허청 심사관의 1차 심사결과(등록 거절)에 대해 변리사로서 거절을 번복할 수 있는 의견서를 작성하는 것으로 실무 역량을 시험을 통해 연습, 검증하겠다는 것이다. 특허청 관계자는 “기술 기반 스타트업 육성에서 지식재산권 중요성이 증대되고 지식재산 금융, 수출기업의 해외 특허 확보 등 지식재산 경영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환경 변화에 따라 변리사의 실무역량을 강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변리사 시험과 실무수습 등 변리사 자격 제도 전반을 논의한다. 변리 서비스 수요자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공학 교수와 산업계 인사를 비롯해 실무수습을 교육적 관점에서 접근한다는 취지로 교육학 교수를 포함해 7명으로 구성됐다. 특허청은 홈페이지를 통해 위원회 회의 자료와 회의록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위원회는 9월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는데, 논의 결과는 변리사 자격 취득 등을 결정하는 변리사자격징계위원회에 안건으로 상정된다. 박호형 산업재산정책국장은 “지식재산 생태계의 촉진자로서 변리사가 전문성과 역량을 갖출 수 있는 발전적 방안을 마련하도록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어린 독재자’ 김정은, 프랑스 혁명 잘못 배워 이렇게 됐다?

    ‘어린 독재자’ 김정은, 프랑스 혁명 잘못 배워 이렇게 됐다?

    ‘자신보다 똑똑한 급우를 못 견뎌하던 어린 독재자’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 기자 애나 파이필드가 집필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어린 시절과 스위스 유학 시절 얘기를 담은 책 ‘위대한 승계자-김정은의 비밀스런 성장과 통치‘가 곧 발간된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17일 전했다. 신문은 세계에서 가장 나이 어린 핵무장 국가(핵 보유를 인정한 것으로 읽히지 않길 바란다) 지도자에 대해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들이 눈길을 끈다고 지적했다. 먼저 김 위원장의 어린 시절은 한없이 외로웠다. 수도 평양의 4.5m 높이 철제 대문들이 딸린 저택 안에 갇혀 지냈다. 여름이면 보내던 원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보살핌 덕에 그는 부족한 것이 없었다. 슈퍼마리오 비디오 게임도 갖고 놀았고, 핀볼 머신, 유럽의 어느 장난감 가게보다 많은 장난감이 집안에 있었다. ‘벤허’, ‘드라큘라’, 007 시리즈 등은 방음 장치까지 갖춘 개인 영화관에서 즐겨 보던 작품들이다.어린 김정은은 자동차와 배 장난감에 탐닉했지만 벌써 그 때부터 진짜 자동차, 진짜 총을 갖고 있었다. 아버지가 일곱 살의 그가 운전할 수 있도록 개조해준 차를 몰았고, 열한 살에 이미 엉덩이에 콜트 45구경 권총을 차고 다녔다. 파이필드 기자는 이미 어린 시절부터 그는 지도자로 떠받들어졌으며 “그 소년은 자랄수록 자신이 특별하다고 여겼다”고 적었다. 여덟 번째 생일부터 그는 친구들과 어울려 지내지 않았다. 대신 검은 정장에 나비 넥타이를 맨 채로 당 고위 간부들로부터 꽃다발을 증정받았다. 한참 위의 이복형 김정남이나 터울은 차이 나지 않지만 훨씬 내향적이고 예술적 감성이 풍부했던 김정철을 누르고 아버지의 환심을 샀던 것은 그의 강인한 성격이었다. 김씨 일가의 전속 요리사였던 일본인 켄지 후지모토의 회상에 따르면 김정은은 배신자를 가차 없이 대했다. 후지모토가 처음 만났을 때 그는 여섯 살이었다. 군복 유니폼 비슷한 옷을 입은 그 꼬마는 후지모토가 악수를 청하자 거절했다. 날카롭게 노려보며 ‘이 상종 못할 일본 놈아’라고 말하는 것처럼 느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열두 살 때인 1996년 스위스 베른으로 유학을 떠났다. 이른바 ‘푸딩 접시’ 모양으로 머리를 잘랐고, 특유의 트레이닝복에 나이키 운동화를 신은 채였다. 가짜 이름 ‘박 운’으로 불렸고, 처음에는 그와 용 철이란 친구가 유모와 함께 살다가 나중에 고모 고용숙과 그녀의 남편 리강이 부모 행세를 하며 지냈다. 고용숙 부부는 2년 뒤 미국으로 망명했다. 급우였던 이들에 따르면 성질머리가 고약했다. 친구들에게 손찌검을 곧잘 했고 발로 차고 침도 뱉었다. 독일어 실력이 딸린 탓이 컸다. 널리 알려진 대로 농구에 빠져들어 늘 마이클 조던의 등번호 23번이 새겨진 시카고 불스 유니폼을 걸쳤고 경기를 하다 입씨름도 곧잘 했다. 요제프 팍(Josef Pwag)이란 가명으로 만든 브라질 여권을 들고 유럽 전역을 돌아다녔으며 가족앨범 안에는 프랑스령 리비에라섬에서 수영하고 이탈리아에서 저녁을 들고 파리의 유로디즈니 놀이시설을 즐긴 사진들이 들어 있었다. 파이필드 기자는 폴리티코 잡지에 기고한 기사를 통해 유럽 유학 생활을 통해 그는 할아버지와 아버지로부터 물려 받게 될 시스템을 어떻게 하면 더 공고히 할 수 있는지 배운 것 같다고 지적했다. 서구 커리큘럼을 통해 마틴 루터 킹과 넬슨 만델라를 배운 것뿐만 아니라 프랑스 혁명을 통해 어떻게 사회가 바뀌는지 배웠다. 그런데 그가 스위스 학교에서 배운 프랑스 혁명의 교훈은 “만약 내가 이 전체주의 국가를 조금 더 확실히 장악하면 인민의 삶을 더 낫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었다고 단언했다. 이런 연장선에서 2010년 권력을 승계한 뒤 3년 만에 고모부 장성택을 처형함으로써 인민과 엘리트 계급의 공포를 키우고 핵무장 프로그램을 밀어붙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인사] 대전시

    ■ 대전시 ◇ 국장급(3급) 승진·전보 △ 교통건설국장 문용훈 △ 도시재생주택본부장 장시득 ◇ 국장급(3급) 전보 △ 시민안전실장 박월훈 △ 보건복지국장 이강혁 △ 트램도시광역본부장 박제화 △ 보건환경연구원장 전재현(개방형) △ 상수도사업본부장 정무호 △ 인재개발원장 임묵 ◇ 과장급(4급) 승진·전보 △ 국제협력담당관 남시덕 △ 정보화담당관 이상근 △ 비상대비과장 유석조 △ 미래성장산업과장 박지호 △ 회계과장 정제언 △ 가족돌봄과장 김희태 △ 문화예술정책과장 문주연 △ 노인복지과장 정기룡 △ 보건정책과장 유은용 △ 자원순환과장 양기현 △ 도시광역교통과장 장일순 △ 도시정비과장 김용조 △ 의회사무처 전문위원 권순돈 △ 농업기술센터소장 권진호 △ 공원관리사업소장 조경호 △ 차량등록사업소장 윤경자 △ 노은농수산물도매시장관리사업소장 이효식 △ 오정농수산물도매시장관리사업소장 석희로 ◇ 과장급(4급) 전보 △ 일자리노동경제과장 정병순 △ 기업창업지원과장 정재용 △ 체육진흥과장 최용노 △ 문화유산과장 정재관 △ 식품안전과장 원방연 △ 트램정책과장 홍성박 △ 트램건설과장 조철휘 △ 도시정책과장 권경영 △ 의회사무처 전문위원 최태수 △ 인재개발원 교육지원과장 오규환 △ 상수도사업본부 기술부장 임영호 △ 상수도사업본부 수도시설관리사업소장 한광오 △ 건설관리본부 건설부장 성현영 △ 중앙협력본부장 민동희 ◇ 팀장급(5급) 승진 △ 정책기획관 이재석 △ 예산담당관 최영주 △ 국제협력담당관 이종호 △ 안전정책과 윤남이 △ 재난관리과 백성열 한근희 △ 기업창업지원과 강태선 △ 투자유치과 강전왕 △ 과학산업과 두형권 유학록 △ 자치분권과 정선화 △ 운영지원과 권준경 진문용 △ 세정과 박광수 박언연 △ 청년정책과 이동원 △ 교육복지청소년과 이미선 △ 체육진흥과 최종오 △ 노인복지과 이정인 △ 보건정책과 심우범 △ 미세먼지대응과 박명호 서종철 △ 버스정책과 임한모 △ 운송주차과 박중규 이관호 △ 건설도로과 맹용호 전종현 △ 도시재생과 나미희 안병욱 △ 도시정비과 조권상 △ 주택정책과 김태련 심근수 유지은 윤길채 주대식 △ 토지정책과 박영진 △ 농업기술센터 구근우 △ 감사위원회 배상진 심완섭 △ 재난관리과 임병재(승진요원) △ 일자리노동경제과 이미경(승진요원) △ 관광마케팅과 이광영(승진요원)
  • 생활 속 치매예방운동으로 치매 예방 및 치매발병 9.5년 늦출 수 있다

    생활 속 치매예방운동으로 치매 예방 및 치매발병 9.5년 늦출 수 있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노인 인구(65세 이상) 중 치매환자는 70만 명으로 추정되며 이 수치는 노인 인구 전체의 약 10%를 차지한다. 고령화 사회에 따라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치매인구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치매는 뚜렷한 치료 방법이 없어 ‘예방만이 방법’이다. 서울시의회 문병훈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초3)이 대표를 맡고 있는 서울시의회 ‘+9.5 치매예방운동연구회’는 지난 15일 서울시청 신청사 다목적홀에서 ‘2019 제5회 +9.5 치매예방운동포럼’ 을 개최했다. 문병훈 의원과 홍정기 차의과학대학교 스포츠의학대학원장은 포럼 개회사를 통해 “다섯 번째를 맞이하는 +9.5 치매예방운동 포럼에 항상 많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리며, 시민건강증진 및 치매예방운동 확산을 위한 시스템 구축을 위해 앞으로 더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축사로 나선 강태웅 서울시 행정1부시장은 “서울시는 ‘치매걱정 없는 서울시’ 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치매걱정 없는 안심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치매예방운동 확산 및 서울시민 건강증진을 위해 서울시도 다양한 치매관리사업 운영을 위해 힘쓰겠다.”라고 밝혔다. 서윤기 서울시의회 운영위원장은 “서울시의원들의 연구회 활동이 의미 있는 결과로 이어지길 기대하며, 앞으로 활발한 연구회 활동을 바란다”라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규백 국회의원은 축사 영상을 통해 서울시의회 +9.5 치매예방운동 연구회 활동을 격려하고 포럼 개최 축하인사를 전했다. 오프닝 강연자로 나선 이시형 한국자연의학종합연구원장은 “젊은 서울시의원들이 주축이 되어 치매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점을 격려하며, 연구회의 활발한 활동을 통해 치매예방운동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힘써주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첫 발표자로 나선 손성준 차의과학대학교 스포츠의과대학 교수는 효과적인 치매예방운동 및 인지훈련의 중요성에 대한 내용으로 특히 운동과 치매 발병률 추적연구결과를 발표했다. ▲30~60분의 운동시간 ▲개인 운동 보다는 그룹운동 ▲주 3회 이상 이면, 1년에 노인 인구 5만 명이 치매예방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무엇보다 생활 속에서 꾸준한 예방 운동만이 치매발병을 막을 수 있다 고 전했다. 이어서 홍 원장은 “서울시와 함께 생활체육프로그램으로 치매예방운동 연구개발 및 현장에서 적용 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치매예방운동 효과를 명확하게 체감할 수 있는 시니어를 대상으로 객관적인 체력 상태를 측정 하고 이에 맞는 운동 프로그램을 연구하고 있다. 서울시 치매안심센터 및 노인복지관에서 치매예방운동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치매예방운동프로그램 개발 및 환경 조성,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문 의원은 ‘+9.5 치매예방운동연구회’ 활동 목표인 ▲치매예방운동을 통한 치매예방 ▲관련 분야 청년 일자리 창출 ▲시니어세대를 위한 노노케어 구축을 강조하며 “정기적인 포럼 개최와 찾아가는 +9.5. 치매예방운동을 통해 치매예방운동의 중요성을 알리고 시민 건강증진을 위한 의정활동을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서울시의회 ‘+9.5 치매예방운동연구회’는 김광수, 문병훈, 박기열, 오중석, 오한아, 이경선, 이동현, 이준형, 이호대, 최웅식, 추승우, 한기영 의원이 참여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로미오와 줄리엣’ 감독 제피렐리 별세

    ‘로미오와 줄리엣’ 감독 제피렐리 별세

    이탈리아 영화감독 프랑코 제피렐리가 15일(현지시간) 96세로 별세했다. 제피렐리 재단 측은 그가 지병 끝에 로마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이날 재단 홈페이지에는 그의 사진과 함께 ‘차오 마에스트로’(잘 가세요, 거장)이라는 애도 문구가 떴다. 그는 한동안 폐렴에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제피렐리는 ‘로미오와 줄리엣’을 비롯해 ‘말괄량이 길들이기’로 유명하다. 1923년 2월 12일 피렌체에서 태어난 제피렐리는 1967년 엘리자베스 테일러와 리처드 버턴이 주연한 ‘말괄량이 길들이기’로 영화감독으로 데뷔했다. 이듬해 올리비아 핫세가 주연한 ‘로미오와 줄리엣’을 연출하며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제작비 150만 달러(약 17억 8000만원)를 들인 영화는 무려 5200만 달러(약 616억 5000만원)를 벌어들이며, 셰익스피어 희곡을 영화화한 작품 중 가장 큰 성공을 거뒀다. 이후 ‘햄릿’, ‘티 위드 무솔리니’, ‘끝없는 사랑’, ‘챔프’ 등 영화 20여편을 연출했다. 1983년 소프라노 테리사 스트라타스와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가 출연한 영화 버전의 ‘라 트라비아타’로 오스카상 3개 부문 수상자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미국에서도 큰 명성을 떨쳤지만 몇몇 이탈리아인들은 그를 ‘할리우드 대변자’라고 비난했다. 브룩 실즈 주연의 ‘끝없는 사랑’(1981)은 불멸의 주제가 ‘엔드리스 러브’를 남겼을 뿐, 비평가들에게는 상업성 짙은 영화라는 혹평을 받았다. 그는 문화예술 분야에 분명한 업적을 남기면서 이탈리아인으로는 처음으로 2004년 영국 기사 작위를 받기도 했다. AFP통신 측은 그가 피렌체 산 미니아토 알 몬테 수도원 묘지에 안장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실습생이라 다들 모른 척”… 가슴에 자식 묻은 부모들 장애 위험

    “실습생이라 다들 모른 척”… 가슴에 자식 묻은 부모들 장애 위험

    고된 노동·괴롭힘에 목숨 끊은 자녀들 부모 탓만 하는 사회 인식에 정서 장애‘동준이 엄마’ 강석경(50)씨는 5년 만에 충북 청주에 왔다. 청주는 대전 집에서 아들의 회사가 있었던 충북 진천으로 가는 길목에 있다. 아들의 사망신고서를 뗄 때도 이곳을 지나야 했고, 산업재해라는 걸 인정해 달라며 서류를 냈던 근로복지공단도 여기 있다. 마이스터고 3학년이던 아들 김동준군은 2013년 11월 햄 등 육가공식품을 만드는 CJ 진천공장에서 현장실습을 하다가 이듬해 1월 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강씨가 다시는 오기 싫었던 청주를 지난달 30일 찾은 건 아들과 비슷한 처지의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서다. 이날 강씨를 비롯한 현장실습 유가족모임 가족들은 직업계고 교사 등 20여명과 함께 현장실습 때 아이들이 겪는 어려움과 학교의 역할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강씨는 고강도 노동과 일터 괴롭힘을 아들이 죽은 이유로 꼽았다. 동준이는 세상을 떠나기 나흘 전 회식을 하다 입사 동기에게 폭행당했다. 강씨는 “회사 선배가 신입들이 일을 못한다며 신입 중 대표 역할을 하던 아이를 때렸고, 그 아이가 다시 동준이를 폭행했다”며 “회식자리에서 주차장으로 불러내서 얼차려 시키고 뺨을 때렸던 장면이 주차장 폐쇄회로(CC)TV 영상에 남아 있었다”고 설명했다. 엄마는 진실을 찾기 위해 장례를 미루고 경찰서, 회사, 학교를 찾아 헤맸다. 강씨는 “눈이 많이 내리던 날, 동준이 아빠가 ‘동준이 추운데 두지 말고 얼른 데리고 가자. 그리고 우리도 (하늘나라로) 가자’고 했다”며 울먹였다. 때린 사람도 있고, 모른 척한 회사도 있고, 동준이가 도움을 청한 학교 선생님까지 있는데, 왜 죽은 아이와 못난 부모의 잘못으로만 몰아가는지 너무 억울했다. 강씨는 당시로선 불가능해 보이는 산재를 신청했다. 그리고 1년간의 싸움 끝에 산재는 승인됐다. 현장실습을 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학생 중 처음이었다. 그러나 이후에도 현장실습생들의 죽음은 이어졌다. 지난 1월 유족 4명이 모여 만든 현장실습 피해자 유가족모임은 광주, 대구, 청주, 부산 등에서 특성화고 학생과 선생님을 만나고 있다. 자신의 자녀처럼 특성화고 현장실습을 하다 목숨을 잃는 일이 반복돼선 안 된다는 생각 때문이다. 같은 고통을 겪은 이들이 모이는 건 아픔을 치유하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다. 이들은 자신의 아들·딸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현장실습의 문제점을 교사 및 학생들과 공유한다. 또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사망한 김용균씨의 어머니와 삼성전자 반도체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사망한 황유미씨의 아버지 등과 ‘산업재해 피해가족 네트워크, 다시는’을 결성해 산재 발생 때 기업의 경영책임자를 처벌할 수 있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입법 운동도 하고 있다. 앳된 자식을 먼저 보낸 부모들은 평생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트라우마)를 안고 산다. 서울신문이 특성화고 유가족모임에 참여한 부모 3명을 대상으로 심리진단을 해 보니 모두 극심한 불안을 드러내고, 심한 우울감을 호소했다. 분석에는 세월호 참사 직후 단원고 학생들의 정신건강을 돌봤던 김은지 정신과 전문의와 유다솜 임상심리사가 도움을 줬다. 불안 척도 검사에서 동준이 엄마는 57점, 2015년 프랜차이즈 뷔페식당에서 현장실습을 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동균이의 아빠 김용만(58)씨는 47점, 2017년 제주도 공장에서 현장실습을 하다 기계에 깔려 숨진 민호 아빠 이상영(56)씨는 51점이 나왔다. 22~26점은 불안한 상태, 27~31점은 심한 불안 상태, 32점 이상은 극심한 불안 상태를 의미한다. 우울 척도는 14~19점이 가벼운 우울 상태, 20~28점은 중한 우울 상태, 29~63점은 심한 우울 상태다. 각각 45점, 31점, 30점으로 모두 심한 우울 상태에 해당했다. 이들은 모두 트라우마 장애 위험에도 빠져 있었다. 동균이 아빠 김용만씨는 “가족에게도 하지 못하는 말을 같은 아픔을 겪은 유가족들에게는 할 수 있다”면서 “유가족모임에 속한 이들과 더이상 이런 아픔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해 나가는 것이 남은 삶을 살아가는 이유”라고 말했다. 청주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새 역사 뒤엔 그대들의 헌신이 있었다

    새 역사 뒤엔 그대들의 헌신이 있었다

    의무 트레이너 3명 잠 줄이며 열혈 치료 피지컬 코치·조리사도 컨디션 회복 도와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남자대회 준우승으로 역대 최고 성적을 달성한 20세 이하(U20) 대표팀이 강행군 속에서도 부상자 하나 없는 월드컵을 치르면서 선수들의 건강을 관리했던 코칭 스태프의 헌신이 조명받고 있다. 대표팀은 지난달 25일(이하 한국시간 기준)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1차전부터 16일 결승까지 22일 동안 총 7경기를 치렀다. 사흘에 한 경기꼴이다. 대표팀 토너먼트 사상 가장 많은 경기수였다. 일본과의 16강, 세네갈과의 8강전은 각각 7시간과 9시간에 걸쳐 버스로 이동하는 고역이었다. 또 에콰도르와의 4강전은 고작 이틀 쉬고 경기에 나서야 했다. 그럼에도 대표팀이 단 한 명의 부상 선수 없이 준우승으로 대회를 마친 데는 김성진, 성형호, 조민우 세 의무 트레이너의 헌신이 있었다. 트레이너들은 선수 개개인별 몸 상태를 분석해 맞춤형 관리 방식을 도입했다. 발목이 좋지 않았던 오세훈(아산)은 오히려 상태가 호전됐다. 세 트레이너는 선수들의 치료와 회복을 돕느라 수면 시간도 줄였다. 여러 대회를 치러온 김성진 트레이너는 “부상 열외자가 이렇게 없었던 적은 처음”이라며 오히려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트레이너팀과 오성환 피지컬 코치의 호흡도 빼놓을 수 없다. 오 코치는 “선수들을 지원한 스태프와 코치진의 노력이 합쳐져 성공한 것 같다”고 말했다. 대표팀 식단을 책임진 신동일 조리사도 숨은 조력자다. 크로아티아 리그에서 뛰는 김현우(디나모 자그레브)는 “김치를 못 먹고 지내서 김치찌개나 김치볶음 등 김치로 한 요리는 다 맛있게 먹었다”며 고마워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음식엔 시대상이 다 담겨있죠...소통 없는 먹방은 ‘푸드 포르노’”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음식엔 시대상이 다 담겨있죠...소통 없는 먹방은 ‘푸드 포르노’”

    ‘먹방 시대’ 평론가 윤덕노씨가 말하는 ‘음식 문화’“먼 옛날에는 주방장, 즉 요리사는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이었습니다. 현재의 장관이나 국무총리를 의미하는 재상(宰相)이라는 단어에 그 흔적이 남아 있지요. 한자 재(宰)를 보면 ‘집 면(?)’ 아래에 ‘매울 신(辛)’ 자로 이뤄져 있습니다. 상(相)자는 서로라는 뜻보다는 보좌하고 시중든다는 의미입니다. 원래 재상은 중국 주나라 때, 천관총재(天官? 宰)라는 벼슬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천관총재는 하늘에 제사를 지내고, 그 음식을 참석자들에게 골고루 나눠주는 역할을 했지요. 음식을 나눠주는 것이 현실적인 역할이었습니다.” 먹방, 쿡방이 공중파 방송이나 유튜브에서 대세로 자리잡은 요즘 음식문화 평론가는 무엇을 하며, 이를 어떻게 볼까. 25년간 신문기자 생활을 했던 윤덕노씨는 푸드 칼럼니스트나 음식 평론가라는 타이틀을 거부했다. 그는 자신이 음식 자체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고 음식에 얽힌 문화와 역사, 경제, 생활 등을 캐어 글을 쓰고 강연을 하니 음식문화 평론가로 불러달라고 했다. 최근 ‘음식으로 읽는 중국사’라는 책을 낸 그를 지난 8일 서울의 한 식당에서 만났다. 인터뷰 도중 음식 품평, 맛집 소개, 조리법 등에 대해 묻자 그는 아예 손을 내저었다. “中역사엔 요리사 출신 유명 재상 다수제사후 음식 골고루 나눠… 내치의 기본다른 씨족 장로들 초청 연회·우의… 외교나라 다스리는 것, 작은 생선 요리 비유”- 재상이 요리사였다고? 역사적 인물이 있나. “한고조 유방을 도운 개국공신 진평은 고향에서 제사를 주관하였습니다. 제사가 끝난 다음 음식을 나누었는데 아무도 불만이 없었다는 겁니다. 진평은 ‘내가 천하를 다스리면 고기를 다루는 것처럼 잘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고, 나중엔 좌승상이 되었지요. 기원전 7세기 춘추전국시대 제나라 환공은 요리사 출신 역아를 재상으로 등용했습니다. 맹자는 ‘천하가 모두 역아의 맛을 따른다(天下期於易牙)’고 했을 정도로 당대 최고의 요리사였지요. 역아는 악정을 펼쳤고, 환공은 굶어 죽었다고 합니다. 상나라의 명재상 이윤도 요리사였다고 합니다. 귀족 집안의 하인이었던 이윤은 그 귀족의 딸이 탕왕에게 시집갈 때 가마솥과 도마를 메고 따라갔다고 전합니다. 탕왕에게 식사 시중을 들면서 맛있는 음식으로 왕도를 설명했다고 합니다. 이런 연유로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작은 생선을 요리하는 것과 같다(治大國若烹小鮮)’는 말도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 요리사의 역할과 정치 관계는. “요리사 역할은 씨족사회였던 고대를 생각하면 됩니다. 당시 가장 큰 행사는 하늘 또는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는 것이었고, 다음은 그 음식으로 참석자들에게 골고루 배불리 먹게 나눠주는 것이었습니다. 획일적인 것이 아니라 아니라 참석자 개인 사정에 맞게 공평하게 나눠줘야 불만이 없겠죠? 이게 내치(內治)의 기본입니다. 한편으론 다른 씨족 장로들을 초청해 연회를 베풀고 우의를 다지는 것은 외치일 것입니다. 요리사가 공평하게 분배하지 못하면 내분, 연회가 흡족하지 못하면 전쟁의 빌미가 됐으리라 봅니다. 모든 사람이 불만이 없도록 골고루 먹을 것을 나눠 나라를 안정시키는 것이 재상이자 요리사의 역할이었던 겁니다. 요즘 말로 표현하면 데이비드 이스턴 시카고대 교수가 말한 ‘가치의 권위적 배분’이라 할 수 있겠지요. 국가 혹은 정부가 역할과 필요에 따라 가치를 균형 있게 나눠주는 것입니다.” “주은래-키신저 베이징 오리구이…수교 가속등소평, 레이건에 불도장… 외자유치 안간힘세계사 바꾼 후추, 명나라 쇠퇴 길로 유도”- 역사를 바꾼 음식은 어떤 게 있나. “1971년 7월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 특사인 헨리 키신저(96)가 중국 베이징을 비밀리에 방문했습니다. 그를 맞은 이는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였죠. 닉슨 대통령의 방중 형식을 놓고 두 사람의 대화는 이틀 연속 팽팽한 긴장 속에 진행됐습니다. 협상이 깨질 위기까지 내몰렸습니다. 으르렁거리던 두 사람의 대화가 점심으로 나온 베이징 오리구이로 대화 주제가 바뀌면서 부드러워졌습니다. 식사자리에서 저우언라이 총리가 키신저에게 밀전병에 오리구이를 싸주면서 먹는 법과 유래 등에 대해 설명해줬지요. 총리가 직접 식사 시중을 들어줬다고도 볼 수도 있겠지만, 두 사람은 적대관계 청산에 교감했던 거죠. 닉슨과 마오쩌둥 간의 역사적 정상회담에 수교까지 이어졌습니다. 오늘날 중국의 설계자인 덩샤오핑 역시 불도장(佛跳墻) 외교 만만찮습니다. 미중수교 이후 1984년 중국을 방문한 첫 미국 대통령인 로널드 레이건에게 불도장으로 접대했습니다. 불도장이 레이건 대통령과의 만찬에 나오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해졌지요. ‘스님이 깜짝 놀라 담장을 뛰어넘는다’는 불도장은 청나라 황제가 즐겼다고 알려졌지만 사실은 황제들은 구경도 못한 음식입니다. 이 음식이 탄생한 역사도 짧고, 자금성에서 멀리 떨어진 푸젠성(福建省) 금융기관 책임자가 상급 관청 감독관을 구워삶으려고 만든 지방 요리이기 때문입니다. 스님도 놀라는 스태미너 음식이라거나 황제도 먹었다는 것은 후대에 만들어진 마케팅 스토리입니다. 구워삶으려고 만든 불도장으로 중국이 미국을 극진히 대접한 것은 외자유치의 필요성 때문이겠지요.”- 세계사를 바꾼 음식으로 후추를 많이 꼽는다. “후추가 서양에선 대항해시대를 열고, 세계사를 바꿨지만 중국 역시 역사가 바뀌었습니다. 차·고구마·돼지고기 등도 있지만 후추는 명나라 흥망과 깊은 연관이 있지요. 14세기 말 중국의 후추는 100근당 은 20냥이었습니다만 15세기 중반에는 은 5냥으로 4분의 1 수준으로 폭락합니다. 유명한 정화함대는 비단과 도자기를 갖고 나가 후추와 같은 향신료와 상아 등을 들여왔습니다. 그때 들어온 후추가 명나라 초기의 국가재정을 튼튼하게 했습니다만 나중엔 정화함대 파견을 끝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논란은 많지만 무역이권을 놓고 관료와 환관 세력의 대립이 있었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당시 명나라는 관원과 군인들에게 화폐 대신에 후추로 봉급을 지급했습니다만, 후추 가격이 폭락하면서 관료의 봉급이 앉은 자리에서 4분의 3이 증발한 겁니다. 후추로 인해 명나라가 쇠퇴의 길을 걸었지만, 부자가 아니면 꿈도 꾸지 못한 향신료를 일반 백성도 맛볼 수 있게 됐지요.” 1958년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1984년 매일경제신문에 기자로 들어갔다. 베이징 특파원과 사회부장·국제부장·중소기업부장 등을 거쳐 언론사에서 25년가량 있었다. 이후 ‘음식이 상식이다’, ‘붕어빵에도 족보가 있다’, ‘음식으로 읽는 중국사’, ‘장모님은 왜 씨암탉을 잡아주실까’, ‘전쟁사에서 건진 별미들’ 등과 같은 책을 냈다. 그는 “재미있어서 시작한 음식문화 연구는 흥미를 잃을 때까지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재미로 취미로 수집한 동서양 음식 스토리서시대상 발견…황제부터 거지까지 인간사 담겨”- 음식문화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처음에는 음식에 얽힌 스토리가 재미있어서 취미 삼아 자료를 수집했습니다. 자료를 모으다 보니 음식 스토리에 황제부터 거지까지 사람들 이야기가 무궁무진하게 담겨 있음을 알게 됐습니다. 문헌을 더 찾아보고 연구를 하다 보니 음식을 통해 기존에 배웠던 것만으로는 미처 보지 못했던 경제사와 정치사, 문화사, 생활사를 알 수 있게 되면서 음식문화 탐구에 더 빠져들게 된 것 같습니다. 특히 동양과 서양의 고전에 나오는 음식 관련 이야기나 에피소드가 당시 시대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를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근대 이전까지 인간생활에 필수적인 의식주 가운데 식재료인 농림수산업과 먹는 것과 관련된 산업이 의류·패션이나 주택·토목건설보다 더 컸습니다. 농기구나 도자기 제조도 음식산업의 연장입니다. 이러니 음식 이야기를 보면 당시 시대상이 고스란히 다 보이는 겁니다.” - 음식 하나에 당시 생활사가 모두 담겼다고? “네, 그렇습니다. 우리가 요즘 먹는 배추김치 한 포기, 조선시대엔 얼마나 했을까요? 조선 초기엔 배추김치가 없었습니다만, 지금과 같은 재료로 배추김치를 담근다면 한 포기에 200만~300만원쯤 들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고려말에서 조선 초기의 문헌을 보면 배추는 거의 약으로 쓰이는 것이지 그냥 먹는 음식 재료가 아니었습니다. 종자는 중국에서 수입했고…. 정조 때 정약용의 경세유포를 보면 한양에 배추밭을 넓혀나가는 과정이 나옵니다. 배추의 부가가치가 그만큼 높았다는 것이죠. 그리고 젓갈에 필수적인 소금 한 가마와 쌀 한 가마를 맞바꿨다고 하는 기록이 나옵니다. 당시 소금은 천일염이 아닌 가마솥에 장작불을 지펴 물을 조려 만드는 자염이었습니다. 천일염은 조선후기에나 등장한 제조법입니다. 젓갈 특히 멸치젓은 서남해안에서 생산된 멸치를 서울까지 이동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니 서울이나 경기 이북 지역에선 주로 새우젓을 썼지요. 생강 역시 재배의 북방한계선이 전주였습니다. 지금은 지구온난화 등으로 좀 더 올라왔겠지만…. 배추김치는 최고의 음식을 먹고자 하는 욕망에 따라 최고급 재료가 대중화되는 과정에서 발달하고 진화한 음식입니다. 대중화된 게 일러야 18세기쯤일 겁니다. 이렇듯 우리의 김치 발달사에도 당시의 경제사, 생활사가 녹아있습니다.” “소통·감정 배제된 먹는 행위·맛만 강조 ‘먹방’‘푸드 포르노’ 비판… 사랑없는 성욕과 마찬가지감각적 ‘대리 만족’… 제작자 최소한 주의 필요”- 요즘 ‘먹방’ ‘쿡방’이 넘쳐난다. “음식 먹는 것을 보거나 요리하는 것을 보면서 대리 만족을 얻을 수 있고,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면 큰 문제가 될 것은 없다고 봅니다. 그러다 보니 24시간 먹방 쿡방이 나와서 식상하지만 그것은 시청자가 선택할 문제이지요. 다만, 일부 먹방의 경우 지나치게 먹는 행위, 감각적 행위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니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생존이나 건강을 위해 먹는 것이 아니라 감각을 강조하고, 화면에 비쳐지는 것을 부각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컨대 식욕과 성욕은 인간의 본성이라는 부분에서는 본질적으로 비슷한데 성(sex)이 사랑의 감정 없이 오직 행위와 감각에만 초점이 맞춰진다면 저질 포르노가 되는 것처럼, 먹는다는 행위 역시 소통과 감정이 배제된 채 오직 먹는 행위와 맛만 강조한다면 포르노와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이유로 ‘푸드 포르노’라는 말도 나온 것이겠지요. 포르노가 인간의 성적 욕망을 자극하듯, 식욕을 자극하는 먹방 역시 본능에 따르는 것입니다. 그런 프로그램 보기 싫으면 안 보면 되는 것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제작자나 출연자들이 최소한의 주의는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아니면 비공개로 하던가.” “외식 조건?… 맛보다 분위기가 선택 조건시간·경제 여유…소통 가능 공간이면 충분”- 외식에서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제 개인 생각으로 외식의 선택 조건에서 형편없지 않다면 맛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때 그때 먹고 싶은 음식이 다르기 때문에 그 순간에 먹고 싶은 음식을 시간과 경제적 여유가 허용되는 범위에서 선택하면 됩니다. 외식에서 제일 중요한 조건은 누구와 어떤 분위기에서 먹느냐를 따지는 것이라고 봅니다. 외식은 비즈니스가 됐건 혹은 가족, 친지와의 즐거움을 위해서 먹건 먹는 음식 자체보다는 분위기, 근본적으로 소통이 중요하기 때문에 음식과 맛 자체보다는 때와 장소, 분위기를 따져서 외식하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베이징 특파원 시절 1인당 500달러짜리 전복 스테이크 요리를 먹은 적이 있습니다만 어려운 자리에서 어려운 사람들과 만나 어려운 이야기를 했으니, 지금 그 맛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습니다. 반면에 시장통에서 아내와 같이 3000원짜리 칼국수를 먹으면서 낄낄거리고 웃으며 이야기했던 것이 더 기억에 남습니다.” - 집에서도 음식을 자주 하나. “가족이 먹는 음식은 만들 줄 알고 몇 가지 그럴듯한 요리도 만들 수 있지만 자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유는 기자생활을 할 때는 바빠서 음식 만들 시간이 없었고, 이후에는 재미로 음식은 만들지만,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고…, 또 다른 이유는 아내가 음식 만들기를 싫어하지 않는데다, 더 편하게 잘하기 때문에 굳이 제가 음식을 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바꿔 말해 음식 만드는데 시간을 쓰는 것보다는 연구하고 글 쓰는데 더 시간을 투자하라는 것이 저와 아내의 생각입니다. 나중에 완전히 은퇴하면 그 때 가서 하고 싶으면 음식을 만들고…. 글·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이스라엘 총리 부인, 공금 유용액 찔끔 돌려주고 전과 남기기로

    이스라엘 총리 부인, 공금 유용액 찔끔 돌려주고 전과 남기기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부인 사라 여사가 공금을 유용한 잘못을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간) 인정하고 감형에 합의하는 플리바겐 서류에 서명해 16일 법원에서 1만 5000여 달러(약 1883만원)의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1만 2490달러(약 1480만원)는 공금을 반납하는 것이고, 벌금은 2777달러(약 329만원)다.  예루살렘 법원 재판부는 이날 사라 여사에게 유죄를 인정하느냐고 물었고, 사라 여사는 “그렇다”고 답했다. 지난해 6월 사라 여사는 2010년부터 2013년 사이 관저에 요리사가 있는데도 친구와 가족을 위해 공금으로 외부 케이터링 업체에 9만 9300달러(약 1억 1772만원)를 지출해 음식을 주문했다는 의심을 받아왔다.  에레스 파단 검사는 “의미심장한 양보를 얻어내 균형되고 적절한 유죄 거래가 이뤄졌다”며 80명의 증인을 법원에 소환하지 않아도 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유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금액이 얼마인지 가려지지 않는 점을 잘 알지만 법적 절차의 틀에서 꼭 완벽한 액수를 규명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사라 여사는 사기와 신탁 위반 혐의로 기소됐는데 변호인은 그녀가 공적 기금 지출과 아무 관련이 없으며, 살림을 맡은 매니저가 모두 주관해서 관저를 찾는 방문객들에게 제공한 것이며 남편을 권좌에서 끌어내리기 위한 시도일 뿐이라고 반박해왔다. 남편인 네타냐후 총리도 성명을 내 “사라 네타냐후는 강하고 영예로운 여성이라 어떤 행동에도 잘못한 것이 없었다”고 옹호했다.  현지 일간 예루살렘 포스트는 사라 여사에게 전과 기록이 남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 부부의 호화로운 소비 행태와 직원들을 가혹하게 다룬 의혹은 처음이 아니다. 2016년 법원은 관저 청소를 담당했던 여직원 메니 나프탈리를 학대했다는 사라 여사의 혐의를 인정하고 4만 2000 달러(약 5000만원)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검찰은 지난 2월 말 네타냐후 총리에 대해서도 뇌물 수수와 배임 및 사기 등 비리 혐의로 기소할 것이라고 발표했으며 오는 10월 첫 심리가 진행될 예정이다. 그는 몇년 동안 할리우드 유명 영화제작자 아논 밀천과 호주 사업가 제임스 패커 등으로부터 샴페인과 시가 등 26만 4000 달러(약 3억원)의 선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일간 예디오트 아흐로노트 발행인과 막후 거래를 통해 우호적인 기사를 대가로 경쟁지 발행 부수를 줄이려고 시도한 혐의도 받고 있다. 물론 네타냐후 총리는 정치적 마녀사냥을 당하고 있으며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부인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런던 버스서 폭행당한 레즈비언 커플 그후… “영국 떠나란 협박도”

    런던 버스서 폭행당한 레즈비언 커플 그후… “영국 떠나란 협박도”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버스에서 폭행을 당한 레즈비언 커플이 그간의 심경을 고백했다. 멜라니아 헤이모나트(28)와 그녀의 파트너 크리스(29)는 14일 영국 채널4방송의 대표 보도프로그램 ‘채널4뉴스’에 출연해 사건 후 달라진 일상에 대해 털어놨다. 헤이모나트와 크리스는 지난달 30일 오전 2시 반쯤 런던의 명물로 잘 알려진 야간 이층버스를 타고 가다 버스에 타고 있던 10대 남자 청소년 무리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 우루과이 출신으로 잉글랜드 라이언에어에서 승무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헤이모나트는 의대 공부를 위해 지난 2월 영국으로 건너왔다. 이날 미국인 여자친구인 크리스와 함께 런던 북서부 웨스트 햄프스태드로 외출을 나선 헤이모나트는 버스에 타고 있던 청소년들이 휘두른 주먹에 코뼈가 골절됐다. 그녀는 사건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젊은 남성들이 성행위를 뜻한 거친 제스처를 취하며 우리에게 키스해보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헤이모나트 커플은 상황을 모면하고자 그들의 요구를 알아듣지 못하는 척 했지만, 청소년들은 물건을 던지며 괴롭히기 시작했고 급기야 크리스에게 주먹질을 해댔다. 폭력을 행사한 무리는 여성들의 휴대전화와 가방도 빼앗아 달아났다. 헤이모나트는 사건 이후 성소수자 혐오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자 피투성이가 된 자신과 크리스의 모습을 공개했다. 그러나 헤이모나트는 사건 직후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일 때문에 나의 성적 취향을 감추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사건 후 2주가 지난 지금, 그녀들의 상태는 어떨까. 코뼈 골절 등 부상으로 휴가를 내고 병원 치료를 받은 두 사람은 현재 퇴원 후 회복 중이다. 하지만 마음의 병은 사건 직후보다 깊어진 모습이다. 헤이모나트는 14일 ‘채널4뉴스’ 측에 “우리는 남성들에게 그저 성적 대상일 뿐”이라면서 “매일 아침 여자친구와 손을 잡고 버스에 올랐지만, 앞으로도 계속 그럴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며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사건 후 친구들에게 ‘이 나라를 떠나라’는 위협도 받았다고 폭로했다. 15일 영국 신문 ‘더 타임스’는 헤이모나트의 친구 몇몇이 “영국에서 꺼지라”며 위협을 가했다고 밝혔다. 사건에 대한 동정 여론도 많지만 혐오적 시선도 여전한 셈이다. 헤이모나트의 파트너 크리스 역시 쏟아지는 관심에 회의적 시각을 드러냈다. 사건 이후 테리사 메이 총리는 “피해 커플에게 위로를 보낸다”면서 “누구도 자신의 정체성을 억지로 숨겨서는 안 된다. 우리는 성소수자에게 가하는 용납할 수 없는 폭력을 근절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크리스는 수많은 동성애 혐오 범죄 중 유독 자신들의 사건이 관심을 받은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피투성이가 된 백인 여성 두 명의 사진은 동정 여론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는 설명이다. 두 사람은 이번 사건을 여성 범죄 중에서도 특히 레즈비언을 노린 범죄로 규정하고 동성애에 대한 왜곡된 시각을 거두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한편 런던 경찰은 CCTV를 확보해 헤이모나트 커플에게 위해를 가한 15~18세 남성 5명을 체포했다. 그러나 현지 언론은 이들이 오는 7월 초까지 모두 보석으로 석방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엄마 죽인 범인들에 의해 자궁에서 꺼내진 아이, 두달 만에 결국

    엄마 죽인 범인들에 의해 자궁에서 꺼내진 아이, 두달 만에 결국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근교 스콧츠데일에서 19세 엄마를 살해한 모녀에 의해 자궁 안에서 꺼내진 사내아이가 결국 두달 만에 숨을 거뒀다. 한달 전 눈을 뜨는 기적과 같은 일이 벌어져 흉측한 살인극 뒤에 한줄기 희망을 던졌지만 어머니의 가혹한 운명을 따랐다. 비운의 산모 말린 오초아로페즈 가족의 대변인 역할을 해온 줄리 콘트레라스는 비운의 아들 요바니 야디엘이 이번주 급격히 뇌손상 상태가 나빠져 14일(이하 현지시간) 어머니 곁으로 떠났다고 밝혔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오초아로페즈는 클래리사 피궤로아(46)와 딸 데지레 피궤로아(24)에게 목이 졸려 살해된 뒤 유기됐다. 미친 모녀는 아이 옷을 물려주겠다며 임신 9개월의 오초아로페즈를 집으로 유인했다. 클래리사가 친아들이 죽자 아들을 키우고 싶다고 해서 딸과 함께 벌인 일이었다. 클래리사는 이미 지난 2월부터 자신이 임신한 것처럼 소셜 미디어 메시지를 조작해놓고 범행 대상을 물색하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둘은 오초아로페즈의 자궁 안에서 아들 요바니를 끄집어냈다. 아이 낯빛이 파리하고 숨을 쉬기 어려워 하자 둘은 앰뷸런스를 불러 병원에 아이와 함께 입원했다. 뻔뻔하게도 자신의 아들이라고 주장했고 병원은 별달리 의심을 하지 않았다.가족의 실종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실종된 날 클래리사와 오초아로페즈가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를 확인해 지난달 14일 범행 일체를 밝혀냈다. 유전자 검사 결과 클래리사의 주장은 거짓으로 확인됐다. 주 당국은 병원 측의 안일한 대처에 문제가 없었는지 수사를 벌이고 있다. 요바니는 뇌 활동이 적어 그 동안 인큐베이터 안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클래리사는 아들이 아프다며 모금 운동을 벌이는 뻔뻔함을 보였다. 모녀는 모두 체포돼 일급살인죄로 기소됐고, 클래리사의 남자친구 피오트르 보박(40)도 체포돼 범행 은폐죄로 기소됐다. 셋은 이달 법원에 재판을 받기 위해 다시 등장할 예정이라고 방송은 소개했다. 그런데 지난달 19일 페이스북에 가족들의 친구 세실리아 가르시아가 아이 아빠 요바니 로페즈가 팔에 어린 아이를 안고 있는 사진들을 공개했다. 아이는 생애 처음 눈을 뜬 것처럼 보여 충격에 빠졌던 시카고 주민들에게 한줄기 위안을 제공했지만 끝내 가혹한 운명을 비켜가지 못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靑, 진주 방화 살인 사건에 “엄정한 법 집행 기대”

    靑, 진주 방화 살인 사건에 “엄정한 법 집행 기대”

    청와대가 14일 지난 4월 진주에서 발생한 아파트 방화 및 살인 범죄자에 대한 엄벌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에 대해 “향후 검찰의 수사와 재판을 통해 엄정한 법 집행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변했다. 정혜승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은 이날 청와대 홈페이지를 통해 “재판과 관련한 사항으로 삼권분립원칙에 따라 정부가 직접 답변드리기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린다”며 이 같이 밝혔다. 정 센터장은 “형법 제 250조는 ‘사람을 살해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돼있다”며 “또 제 164조에서는 사람이 살고있는 건물에 불을 지른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돼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 네티즌은 지난 18일 ‘진주 방화 및 살인 범죄자에 대해서 무관용 원칙이 필요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을 통해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르고 대피하고 있었던 사람들에게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렀다면 용의자에게 더 이상 자비는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청원에는 20만 2804명이 동의했다. 정 센터장은 또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고위험 정신질환자를 국가가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있었다”며 향후 ‘중증정신질환자 보호·재활 지원을 위한 우선 조치방안’을 실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내년까지 각 광역 정신건강복지센터에 응급개입팀을 설치하고, 24시간 정신응급 대응체계를 유지한다. 또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전문요원이 경찰과 함께 현장에 출동해서 위기상태를 평가하고 안정을 유도하거나 적절한 응급치료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하반기부터는 정신질환자가 퇴원 후 치료를 중단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병원기반 사례관리 시범사업’도 시행된다. 정신질환자가 퇴원한 후에도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임상심리사 등으로 구성된 전문팀이 일정기간 방문상담 등을 실시하고, 정신건강복지센터와 연계해 사례관리, 복지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사각지대 해소와 조기발견을 위해 각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에 ‘지역 정신응급 대응 협의체’를 설치할 계획이다. 정 센터장은 “이번 조치로 한꺼번에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는 없겠지만 발표된 대책들이 잘 시행돼 한 단계 한 단계씩 나아지도록 정부도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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