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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여연대·민변 “LH직원들 대구 연호지구·김해 등지서도 투기”

    참여연대·민변 “LH직원들 대구 연호지구·김해 등지서도 투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경기 광명시흥 신도시뿐만 아니라 대구 연호지구, 김해 등지에서도 투기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 합동조사단이 3기 신도시 전체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지만, 특별수사 경험이 많은 검찰 수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직자가 업무 정보를 이용해 투기할 경우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도 제기된다. 8일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지난해 7월 약 12억원씩에 거래가 이뤄진 경기 시흥시 과림동의 논 2285㎡(약 691평)·2029㎡(약 614평) 등 2개 필지 소유주가 LH 직원일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2285㎡ 크기 토지는 소유주 5명 중 3명이 LH 직원 이름과 일치했고, 2285㎡ 크기 토지는 소유주 중 1명의 이름이 같았다. 이에 대해 LH는 “등기부등본상의 동명이인에 대한 구체적 증거 없이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추측성 발표”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의혹을 사고 있는 소유주가 직원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확인할 수 없어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답변을 피하고 있다. 한 필지에 3명의 직원 이름이 동시에 올라온 데 대해서는 적극 해명하지 못하고 있어 참여연대 등이 제기한 의혹은 일부 사실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참여연대와 민변은 “LH 직원들이 대구 연호지구, 김해, 남양주 왕숙, 판교 등에서도 사전개발정보를 이용한 투기나 분양권 취득에 연루됐다는 제보가 있다”면서 “해당 지역도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LH가 전국에 공급·관리하는 공공임대주택 관리비와 관리사무소 선정에도 비리 의혹이 제기돼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LH를 중심으로 공직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확산되면서, 정부 합동조사와 별개로 강제 수사나 감사원 감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에도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참여연대와 민변은 “정부 조사 외에 독립된 수사 기관이나 감사원의 감사를 병행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관련 제도 개선 요구도 나온다. 이날 민변과 참여연대는 심상정 정의당 의원과 함께 공직자의 부동산 투기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공공주택특별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현행법은 업무상 정보를 누설할 경우 5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 벌금을 물리지만, 개정안은 1년 이상 징역이나 이익의 3~5배 상당 벌금에 처한다. 투기 이익이 50억원 이상이면 무기징역이나 5년 이상 징역형이 적용된다. 대상은 국토교통부, 주택지구 지정 담당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LH 등 공공주택기관 종사자다. 서울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학원·어린이집 등에 아동학대 전과자 20명이나 있었다

    학원·어린이집 등에 아동학대 전과자 20명이나 있었다

    학원과 어린이집, 병원 등 아동 관련 기관 37만여곳에서 아동학대 관련 범죄 전력자 20명이 적발됐다. 보건복지부는 교육부 등 관계부처와 함께 작년 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아동 관련 기관 37만 3725개소의 운영·취업자 250만 9233명을 대상으로 아동학대 관련 범죄 전력을 점검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아동복지법에 따라 2014년 9월 29일 이후 적발된 아동학대 관련 범죄 전력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현행법상 아동학대 관련 범죄로 형 또는 치료감호가 확정된 사람은 형·치료감호의 집행이 종료된 시점으로부터 10년 이내의 기간 동안 아동 관련 기관 운영이나 취업이 불가능하다. 이번에 적발된 20명 가운데 아동 관련 시설 운영자가 5명, 취업자가 15명이다. 시설 유형별로는 의료시설 9명(취업자 9명), 체육시설 6명(운영자·취업자 각 3명), 교육시설 3명(운영자 2명, 취업자 1명), 공동주택시설 2명(취업자 2명) 등이다. 해당 지방자치단체장이나 교육감·교육감은 적발된 20명에 대해 시설폐쇄 및 해임을 명령했다. 현재 13명에 대해서는 조치가 완료됐고, 나머지 7명은 조치가 진행 중이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아동학대 관련 범죄 전력자의 취업 제한 위반 사례를 보면 연도별로 30명→20명→9명→20명을 기록했다. 4년간 총 79명에 달했다. 아동학대 관련 범죄란 부모나 교사 등 보호자에 의한 아동학대 사건을 다루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의 아동학대 범죄와 아동을 대상으로 한 살인·영아살해·촉탁살인·살인미수·살인음모의 형법상 범죄를 의미한다. 이에 해당하는 범죄 전력이 있는 경우에는 재학대 우려 등으로 인해 유치원·어린이집, 학교·학원, 체육시설, 아동·장애인복지시설, 의료기관, 다문화가족지원센터, 공동주택 관리사무소 등 각 소관 부처가 지정한 아동 관련 기관을 운영하거나 이들 기관에 근무할 수 없다. 이번에 적발된 기관의 지역과 명칭, 대상자, 조치 내용 등 점검 결과는 아동권리보장원 홈페이지(ncrc.or.kr)에 8일부터 1년간 공개된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서울특별시 공동주택 관리 노동자 인권 증진에 관한 조례안’ 위원회 대안 가결

    ‘서울특별시 공동주택 관리 노동자 인권 증진에 관한 조례안’ 위원회 대안 가결

    공동주택 관리에 종사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권익 침해를 방지하고, 인권 존중 및 처우개선을 위한 조례 제정에 서울시의회가 앞장서고 나섰다.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 김희걸 위원장(더불어민주당, 양천4)은 아파트경비원, 미화원, 관리사무소장, 관리직원 등 공동주택 관리 노동자에 대한 폭행, 폭언 등 인권침해와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발의된 2건의 조례안을 통합한 「서울특별시 공동주택 관리 노동자 인권 증진에 관한 조례안」이 위원회 대안으로 2월 26일 상임위원회 통과 후, 3월 5일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김희걸 위원장이 대표발의한 ‘서울특별시 공동주택 관리 종사자 인권 증진에 관한 조례안’(의안번호: 2188)과 같은 취지에서 이경선 의원(더불어민주당, 성북4)이 대표발의한 “서울특별시 공동주택 노동자 인권 보호에 관한 조례안”(의안번호: 2098)은 병합심사 후 두 조례를 통합한 위원회 대안으로 가결되었다. 앞으로 공동주택 관리 노동자의 고용 및 처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입주자와 주택관리업자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공동주택 관리 노동자에게 폭언, 폭행,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 제정 조례안은 관리 노동자를 위한 기본시설 설치, 고용환경 개선, 정신적 피해에 대한 심리상담 지원, 폭언·폭행 등 인권과 법률상 피해 발생에 대한 무료 법률 상담 지원, 인권 존중 모범단지에 대한 지원과 관리 노동자 인권 실태조사 근거를 담았다. 또한 앞으로 서울시는 ‘공동주택 관리 노동자 인권증진 및 고용환경 개선 기본계획’을 매년 수립해야 하며, 이와 같은 공동주택 관리 노동자 지원시책의 자문기구로 ‘관리 노동자 인권 보호 자문위원회’를 설치하여 운영하도록 했다. 김희걸 위원장은 “최근 정부에서 공동주택 관리 노동자 처우 개선을 위해 공동주택관리법 개정작업을 진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단지에서는 입주민에 의한 관리 노동자의 인권과 생명이 경시되는 상황이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며, “금번 조례 제정을 계기로 사회에 만연해 있는 악습이 근절되고, 동시에 입주민과 관리 노동자 간에 상호 배려하고 존중하는 공동주택 관리문화가 조성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피아니스트 신창용 리사이틀…쇼팽·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앞두고 도전의 발판

    피아니스트 신창용 리사이틀…쇼팽·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앞두고 도전의 발판

    피아니스트 신창용이 리사이틀을 시작으로 올해 새로운 도전들을 이어간다. 2018년 지나 바카우어 국제 아티스트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하고 2017년 서울국제음악콩쿠르, 2016년 힐튼 헤드 국제피아노콩쿠르 등에서 잇따라 1위로 수상하며 실력을 널리 알린 신창용은 올해 쇼팽 국제피아노콩쿠르와 퀸 엘리자베스콩쿠르에 도전한다. 그 여정을 관객들과 함께하기 위해 오는 11일 안산을 시작으로 광주, 서울, 인천에서 국내 리사이틀을 갖는다. 서울 공연은 다음달 10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지난해 신창용은 쇼팽콩쿠르 및 퀸 엘리자베스콩쿠르를 포함해 미국 뉴포트 페스티벌 베토벤 250주년 기념 연주, 유타심포니 썸머 페스티벌 아웃도어 협연, 신창용&양인모 듀오 콘서트 등 계획했던 국내외 무대가 줄줄이 연기됐다. 어려운 시간들 속에서도 지난해 11월 세 번째 앨범 ‘밤의 가스파르(Gaspard de la Nuit)’를 발매했고,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리사이틀도 가졌다. 유튜브 채널 ‘또모’에 출연해 뛰어난 실력과 함께 보다 친근한 이미지로 팬들을 만나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다시 새로운 시간을 이어갈 신창용은 이번 국내 리사이틀에서도 도전적인 곡들을 연주한다. 그가 처음으로 연주하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소나타 2번과 한국에선 처음 연주되는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18번을 선보인다. 새롭고 다양한 모습을 관객들과 나누며 도전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신창용은 올해 10월 미국 뉴욕 카네기홀 리사이틀도 계획하고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식자재 배송 기사 확진…원주 대부분 학교 급식 중단

    식자재 배송 기사 확진…원주 대부분 학교 급식 중단

    코로나19 여파로 강원 원주시 내 대부분 유치원과 초·중·고·특수학교의 급식 제공이 중단된다. 5일 원주시 보건당국에 따르면 전날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40대 A씨가 원주푸드종합센터에서 학교 급식 식자재 납품 배송을 담당하는 직원으로 확인됐다. 이에 도교육청은 원주시 내 모든 학교와 유치원의 급식 중단을 급히 알렸다. 시 보건당국은 시설 직원과 확진자 동선 내 급식소 관계자를 전수 검사해 이날 새벽 모두 음성으로 확인했다. 이들이 모두 음성 판정을 받음에 따라 도교육청은 재료 공급이 가능한 학교는 급식을 재개하도록 안내했다. 식자재 수급이 힘든 학교는 단축수업, 간편식 제공 등을 조치할 예정이다. 한편 오는 8일부터는 정상 급식을 재개할 방침이다. 다만 북원초등학교는 조리사들이 확진자와 밀접접촉해 자가격리에 들어감에 따라 2주 동안 도시락을 제공할 계획이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건반 위 처음 만난 ‘네 손’…밀고 이끄는 형제 환상곡

    건반 위 처음 만난 ‘네 손’…밀고 이끄는 형제 환상곡

    와이셔츠 맨 윗단추를 푼 형과 넥타이를 꽉 조여 맨 동생은 무대로 나오는 걸음걸이부터 건반을 오르내리다 쉼표에 멈추는 손동작까지 모든 게 달랐다. 형제자매가 있는 관객이라면 더욱 고개가 끄덕여졌을 진짜 형제의 모습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3일 피아니스트 임동민·임동혁 듀오 리사이틀이 열린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공기는 그래서인지 조금 더 다르게 느껴졌다. 소중하고 특별하지 않은 무대가 어디 있겠느냐마는 무려 25년 만에 형제가 한 피아노에 앉는 모습을, 그들이 한껏 성숙해진 지금 만날 수 있다는 것은 놓치고 싶지 않은 기회다. 1996년 모스크바 국제 청소년 쇼팽콩쿠르에서 나란히 1, 2위를 하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형과 동생은 2005년 쇼팽 국제콩쿠르 공동 3위로 더욱 존재감을 굳혔다. 그러나 이들이 같은 무대에 선 것은 1997년과 2006년, 2014년 세 차례뿐이었고, 함께 곡을 연주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어릴 때 ‘젓가락 행진곡’조차 함께 치지 않았다고 한다.‘쇼팽 콩쿠르 스페셜 갈라 콘서트’라는 제목을 덧댈 만큼 쇼팽과 인연이 깊은 형제는 각자 쇼팽 작품으로 개성을 소개했다. 먼저 임동혁이 녹턴 8번과 발라드 1번을 특유의 섬세하고 예리한 연주로 풀어내 객석의 설렘을 한껏 끌어올렸다. 스케르초 1번과 3번을 연주한 임동민은 자유롭고 에너지가 넘쳤다. 어딘가 투박한 느낌이 들 만큼 무심한 타건이 놀랍도록 세심하고 따뜻한 반전을 줬다. 마지막 음을 치는 동시에 피아노에서 일어서는 것도 자유로운 연주 스타일과 닮았다. 연주를 하기 전 손수건으로 건반을 닦아 내고 끝나면 옷매무새를 다듬는 임동혁과는 또 확연히 달랐다. 슈베르트 ‘네 손을 위한 환상곡’으로 드디어 한 피아노에 앉은 형제는 가족의 특성을 제대로 드러냈다. 서로의 단점을 무섭게 꼬집으면서도 다른 누구보다도 장점도 잘 아는 것처럼, 굳이 서로 칭찬하지 않지만 남들 앞에선 추켜세워 주는 것처럼 각자의 강점과 매력을 적절히 버무렸다. 임동혁이 퍼스트를 맡아 섬세하게 선율을 이끌었고 임동민은 묵직한 듯 따뜻하게 높은음들을 감쌌다. 이어 라흐마니노프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모음곡’ 2번 중 로망스와 타란텔라로 시너지가 더욱 화려해졌다. 다름이 조화를 이뤄 가는 과정이 참신한 긴장을 줬고, 변화를 거듭하는 리듬만큼 다채로웠다. 앙코르로 연주한 모차르트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3악장은 두 형제가 지난 시간들을 흐뭇하게 돌아보듯 발랄하게 호흡을 잘 맞췄다. ‘찐’형제이기 때문에 더 어려웠을 시간들을 무대로 풀어낸 두 사람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박수가 오래 이어졌다. 형제의 여정은 대구(5일), 부산(6일), 인천(7일), 서귀포(9일), 광주(14일)로도 이어진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경비원 때린 동대표 이번엔 주민 얼굴 때려

    경비원 때린 동대표 이번엔 주민 얼굴 때려

    경비원을 폭행해 구속기소됐던 아파트 동 대표가 보석으로 풀려난 뒤 같은 아파트 주민을 폭행한 혐의로 또다시 고소됐다. 서울 노원경찰서는 노원구의 한 아파트 동대표였던 A씨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는 주민 2명의 고소장을 접수해 조사 중이라고 4일 밝혔다. 피해자들은 2일 오후 4시쯤 아파트 관리사무소 인근에서 A씨에게 얼굴을 맞았다며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들은 A씨가 지난해 아파트의 다른 주민으로부터 관리비 횡령 등 혐의로 고소당할 때 고소인을 도왔다는 이유로 폭행 당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앞서 지난해 12월 아파트 경비원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개인 일을 시킨 데 이어 아파트 관리비 등 공금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하지만 지난 1월 보석으로 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고소인들에 대한 1차 조사를 마치고 현장 폐쇄회로(CC)TV를 확보해 분석 중”이라며 “또 다른 피해 사실이 있는지 추가로 살필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파산 위기에 몰린 중국 최고 부자 마을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파산 위기에 몰린 중국 최고 부자 마을

    지난 2011년 10월 8일 오전 장쑤(江蘇)성 장인(江陰)시에 있는 중국 최고 부자 마을인 화시촌(華西村)이 건립 50주년을 맞아 5성급 룽시궈지호텔(龍希國際)호텔에서 성대한 기념 행사를 열었다. 국내외 인사 1만 5000여명이 참석해 축하하는 분위기가 뜨거운 가운데 세계 50여개국에서 몰려든 500여명의 기자들이 화시촌의 성공모델을 취재하기 위해 경쟁을 벌여 기념식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특히 이날 문을 연 지하 2층, 지상 72층짜리(높이 328m) 룽시궈지호텔 건립에는 마을 주민 5만여명이 30억 위안(약 5200억원) 규모를 투자해 건설한 것이다. 당시 세계 15번째로 높은 이 호텔은 베이징에서 가장 높은 궈마오(國貿) 빌딩(330m)과 비슷한 높이를 자랑했다. 호텔 60층에는 3억 위안을 들여 순금으로 만든 무게 1t짜리 황금소 동상이 늠름하게 서 있고, 61층에는 흐벅지게 핀 꽃들이 어우러지고 새들이 노니는 화려한 공원이 꾸며졌다. 2층에는 2000㎡(약 605평) 규모의 고급 쇼핑몰이 들어섰고 호화 스위트룸도 갖춘 까닭에 연간 250만 명의 국내외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기대됐다. 이에 북한이 외화벌이 차원에서 이 호텔에 여성 종업원들을 파견하기도 했다.‘천하제일촌’(天下第一村)이라고 불리며 중국 최고 부자 마을로 부러움을 샀던 화시촌이 파산 위기를 맞고 있다. 화시촌 주민들이 공동 운영하는 화시그룹의 주력사업인 철강·방직·해운업 등이 사양길로 접어든 가운데 신성장 동력 개발에는 등한시하고 몸집을 불리기 위해 이웃 마을을 편입시켜 부동산 개발에 의존하다 보니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이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징(財經) 등에 따르면 화시촌은 2019년 이후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화시그룹의 부채는 2016년에 이미 300억 위안을 넘은 뒤 현재 500억 위안을 돌파한 것으로 추산된다. 일부 중국 언론은 이번 사태를 전하면서 ‘천하제일촌’이 ‘부채제일촌’이라는 불명예를 얻었다고 꼬집었다. 이 때문에 지난달 25일 화시촌에는 새벽부터 마을 주민 수백 명이 투자한 주식의 배당금을 받기 위해 장사진를 치고 있었다. 화시촌이 유동성 위기를 맞으며 파산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커지면서 마을 주민들이 쏟아지는 빗 속에도 아랑곳 없이 한 푼이라도 더 건지기 위해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풍경이 연출된 것이다. 배당금 30%를 약속받고 화시촌에 3년간 넣어둔 주식을 팔러왔다는 한 주민은 몇 시간 줄을 서서 기다린 끝에 겨우 원금 정도만 돌려받았다고 털어놨다. 다른 주민은 배당금이 약속된 30%가 아니라 0.5% 밖에 되지 않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화시촌 공산당위원회 측은 이 문제와 관련한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고 차이징은 전했다.화시촌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를 융합한 ‘중국식 공동체 마을’의 최고 성공 사례로 꼽혀 왔다. 마을 전체가 하나의 기업처럼 조직적으로 움직이며 큰 수익을 창출했다. 개혁·개방 전부터 각종 영리사업에 나서 마을 경제의 기반을 닦았고,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이 시작된 1978년 화시그룹을 세워 마을 전체를 기업집단으로 전환하면서 돈 벌기에 앞장섰다. 2004년 중국 농민 1인당 연평균 소득이 2936위안 일때 화시촌 주민들의 1인당 소득이 무려 13만 위안이나 됐다. 주민들은 자신들이 공동 경영하는 화시그룹의 배당금을 나눠 가진 덕에 하루 아침에 부자가 된 것이다. 주민 대부분은 별장같은 주택에 살면서 통장 잔고가 600만 위안을 넘었고 화시그룹의 매출액은 2010년 500억 위안을 돌파했다. 이 덕분에 화시촌은 중국 사회주의 신농촌 건설의 전형으로 추앙받았다. 화시촌을 평범한 농촌에서 중국 최고 부자 마을로 탈바꿈시킨 주인공은 우런바오(吳仁寶) 화시촌 전 당서기다. ‘화시촌의 덩샤오핑’(鄧小平), ‘화시촌의 리콴유’(李光耀)로 불린 그가 2013년 사망했을 때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는 추모 기사를 크게 게재하기도 했다. 우런바오는 1957년 당서기로 부임해 낙후한 마을을 발전시키기로 마음먹고 1961년부터 주민들을 설득해 양어장 건설 등 사업을 시작했다. 1978년에는 화시그룹을 창업해 주민이 주주이자 직원으로 참여하도록 했다. 화시촌은 철강과 방직·해운업 등 사업에 뛰어들어 시장을 선점하면서 승승장구했다. 농업부가 1996년 화시그룹을 제1호 ‘향진(鄕鎭·농촌)기업’으로 선정했고, 화시그룹은 주변 마을들을 합병하면서 행정 규모를 키웠다. 2005년에는 시사주간 타임에 커버 인물로 소개됐다. 우런바오는 “혼자서 잘사는 것은 진정한 부유함이 아니다. 전체가 잘살아야 비로소 부유한 것”이란 지론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2015년에는 20개 마을이 ‘화시촌 대가정’(大家庭)에 편입됐고 2016년에는 ‘중국에서 가장 부유한 6개 마을’ 중 하나로 선정됐다. 화시그룹은 208개의 계열사를 거느리며 총자산이 541억 위안(2016년 기준)으로 불어나는 등 급성장했다.그러나 화시그룹의 공동경영 방식이 결국 저(低)부가가치 상품 생산으로 이어지면서 지난 몇 년 새 실적이 급격히 악화됐다. 마을에서 운영하는 주력 산업을 과감하게 전환시킨 탓에 차입금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화시그룹은 주로 철강과 방직, 에너지, 화공 분야의 회사들을 운영해 엄청난 돈을 벌었지만 2010년을 전후해 경제 패러다임이 급격히 변하면서 금융과 신에너지, 의료, 교육 분야로 사업의 방향을 바꿨다. 이 과정에서 엄청난 규모의 돈을 쏟아부어야 했다. 반면 화시그룹의 주력 산업인 철강부문 총이익률은 2012년 마이너스로 전환한 이래 해마다 손실이 확대됐다. 해운업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손해가 커졌고 방직업 역시 전형적인 낙후산업으로 체질 전환에 실패했다. 여행업은 화시그룹의 내에서 유일하게 수익을 내는 사업이었나 이 역시 그룹의 손실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더욱이 중국식 농촌 성공 모델을 답사한다는 기존 여행 취지는 이미 빛이 바랜지 오래고, 유료 관광지를 무료로 전환했으나 여행객은 급감했기 때문이다. 30억 위안을 들여 쏟아부은 랜드마크 룽시궈지호텔도 몇 년째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돌파구 마련을 위해 금융·자원 분야로 투자를 확대했으나 성과를 거두기는커녕 코로나19 충격파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한 데다 유가 폭락까지 겹쳐 손실 규모는 더욱 커졌다.화시촌의 또 다른 실패 원인은 집체주의식 공동 경영이 꼽힌다. 특히 화시그룹이 우런바오 전 당서기의 족벌기업으로 전락했다. 아버지를 승계해 화시촌 당서기를 맡고 있는 넷째 아들 셰언(協恩)은 화시그룹 회장직을 겸하고 있다. 그의 부인 쑨후펀(孫惠芬)은 200개가 넘는 그룹 계열사의 모든 물품구매 책임자로 일하고 있다. 맏아들로 화시촌 상무 부서기인 셰둥(協東)은 그룹 부회장과 함께 계열사 8개사의 대표를 맡고 있다. 사망한 둘째 아들 셰더(協德)은 화시촌 부서기겸 그룹 부회장을 지냈고 셋째 아들 셰핑(協平)은 화시촌 부서기, 장인시 화시여행사 사장 등 8개 계열사 대표를 맡고 있다. 우런바오의 딸 펑잉(鳳英)은 화시촌 부서기로 재직 중이고 그녀의 남편 머우훙다(繆洪達) 역시 화시촌 부서기겸 그룹 부회장, 화시모방 사장을 맡고 있다. 우런바오의 조카, 손녀 등 친인척들도 모두 그룹 계열사의 한 자리를 꿰차고 있다. 이런 판국에 모든 주민들이 화시그룹 주식을 공동 소유하다 보니 개인의 부채도 집체의 부채로 이전돼 경영이 방만해졌다. 실제로 화시촌 일부 자녀들은 해외 유학까지도 자신의 돈을 쓰지 않고 다녀오기도 했다. 수익의 20%는 주민들에게 나눠주고 나머지 부동산, 차량 등은 공동 소유하면서 제대로 된 재정·인사 관리는 이뤄지지 못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달라도 너무 다른 ‘찐’형제가 보여준 네 손의 매력…임동민·임동혁 듀오 리사이틀

    달라도 너무 다른 ‘찐’형제가 보여준 네 손의 매력…임동민·임동혁 듀오 리사이틀

    와이셔츠 맨 윗단추를 푼 형과 넥타이를 꽉 조여 맨 동생은 무대로 나오는 걸음걸이부터 건반을 오르내리다 쉼표에 멈추는 손동작까지 모든 게 달랐다. 형제자매가 있는 관객이라면 더욱 고개가 끄덕여졌을 진짜 형제의 모습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3일 피아니스트 임동민·임동혁 듀오 리사이틀이 열린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공기는 그래서인지 조금 더 다르게 느껴졌다. 소중하고 특별하지 않은 무대가 어디 있겠느냐마는 무려 25년 만에 형제가 한 피아노에 앉는 모습을, 그들이 한껏 성숙해진 지금 만날 수 있다는 것은 놓치고 싶지 않은 기회다. 1996년 모스크바 국제 청소년 쇼팽콩쿠르에서 나란히 1, 2위를 하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형과 동생은 2005년 쇼팽 국제콩쿠르 공동 3위로 더욱 존재감을 굳혔다. 그러나 이들이 같은 무대에 선 것은 1997년과 2006년, 2014년 세 차례뿐이었고, 함께 곡을 연주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어릴 때 ‘젓가락 행진곡’조차 함께 치지 않았다고 한다. ‘쇼팽 콩쿠르 스페셜 갈라 콘서트’라는 제목을 덧댈 만큼 쇼팽과 인연이 깊은 형제는 각자 쇼팽 작품으로 개성을 소개했다. 먼저 임동혁이 녹턴 8번과 발라드 1번을 특유의 섬세하고 예리한 연주로 풀어내 객석의 설렘을 한껏 끌어올렸다. 마스크 너머로 환호성으로 터져 나온 기대감들이 넘쳐 임동혁이 백스테이지로 들어간 뒤 곧바로 피아노 의자를 바꾸기 위해 나온 스태프를 향해서도 박수가 이어질 뻔 했다. 곧 객석에서 작은 민망한 웃음들이 번졌다.스케르초 1번과 3번을 연주한 임동민은 자유롭고 에너지가 넘쳤다. 어딘가 투박한 느낌이 들 만큼 무심한 타건이 놀랍도록 세심하고 따뜻한 반전을 줬다. 마지막 음을 치는 동시에 피아노에서 일어서는 것도 자유로운 연주 스타일과 닮았다. 연주를 하기 전 손수건으로 건반을 닦아 내고 끝나면 잠시 멈춰 옷매무새를 다듬는 임동혁과는 또 확연히 달랐다. 슈베르트 ‘네 손을 위한 환상곡’으로 드디어 한 피아노에 앉은 형제는 가족의 특성을 제대로 드러냈다. 서로의 단점을 무섭게 꼬집으면서도 다른 누구보다도 장점도 잘 아는 것처럼, 굳이 서로 칭찬하지 않지만 남들 앞에선 추켜세워 주는 것처럼 각자의 강점과 매력을 적절히 버무렸다. 임동혁이 퍼스트를 맡아 섬세하게 선율을 이끌었고 임동민은 묵직한 듯 따뜻하게 높은음들을 감쌌다. 이어 라흐마니노프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모음곡’ 2번 중 로망스와 타란텔라로 시너지가 더욱 화려해졌다. 다름이 조화를 이뤄 가는 과정이 참신한 긴장을 줬고, 변화를 거듭하는 리듬만큼 다채로웠다. 앙코르로 연주한 모차르트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3악장은 두 형제가 지난 시간들을 흐뭇하게 돌아보듯 발랄하게 호흡을 잘 맞췄다. ‘찐’형제이기 때문에 더 어려웠을 시간들을 무대로 풀어낸 두 사람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박수가 오래 이어졌다. 몇 차례 반복된 커튼콜에서도 꼭 동생이 먼저 성큼성큼 걸어나온 뒤 형을 뒤돌아보는 것도 한결 같았다. 형제의 여정은 대구(5일), 부산(6일), 인천(7일), 서귀포(9일), 광주(14일)로도 이어진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바이든이 아끼는 탠든 낙마에 작은 불씨 제공한 WP 기자 승민 김

    바이든이 아끼는 탠든 낙마에 작은 불씨 제공한 WP 기자 승민 김

    유색 인종으로는 처음 미국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에 지명된 니라 탠든이 2일(이하 현지시간) 사퇴 의사를 밝히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명을 철회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첫 인사 실패에 작은 불씨를 제공한 것이 일간 워싱턴 포스트(WP)의 한국계 미국인 승민 김(Seung Min Kim) 기자여서 눈길을 끈다. 완벽한 미국인이지만 한글 이름을 그대로 쓰는 점이 눈에 띈다. 민주당의 ‘싸움닭’ 역할을 하던 탠든 지명자는 공화당 인사들에 퍼부은 독설과 막말 때문에 상원 인준이 어렵다는 진단이 내려졌다. 백악관은 공화당 상원의원 중 그래도 말이 통할 만한 이들에게 읍소 작전을 폈다. 그 대상 중의 한 명으로 지목된 이가 리사 머코스키(알래스카주) 의원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탠든이 과거 머코스키에게도 독설 트윗을 날린 적이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머코스키는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취재진이 “탠든이 당신을 ‘쓰레기’라고 부른 트윗을 어떻게 보느냐”고 묻자 그제야 “그게 뭐냐”고 되물었다. 그러자 김 기자가 해당 트윗을 보여줬다. 동료 기자들이 이 모습을 촬영한 뒤 ‘열심히 일하는 장면’이란 취지로 트윗을 올렸다. 그 뒤 탠든과 바이든 정부를 옹호하는 열렬 지지자들이 지난달 24일부터 김 기자에게 악성 댓글과 이메일 공격을 퍼부었다. 김 기자 본인은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과 인종 및 성차별 발언이 포함된 이메일 일부를 트위터에 공개했다. 그러자 WP가 기자 보호에 나섰다. 김 기자의 상사인 스티븐 긴즈버그 에디터가 실명으로 성명을 내 “승민과 같은 소수인종 여성은 어떤 기사를 쓰든 상관없이 매일 이런 악성 공격에 시달린다. 승민이 한 것은 저널리즘의 기본이다. 기자로서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다. 그 누구도 승민이 당한 일을 당해선 안 된다. 승민은 자신이 할 일을 했을 뿐이고, 그 일을 항상 그렇듯 잘해냈다. 우리는 그가 WP의 일원인 것이 그 이상 자랑스러울 수 없다”고 밝혔다. 경쟁지인 뉴욕 타임스(NYT)도 거들었다. 베테랑 여성 칼럼니스트인 모린 다우드는 같은 달 27일 칼럼을 통해 “김 기자의 이메일과 소셜 미디어엔 차별적 발언이 쏟아졌고 민주당 지지자들은 탠든의 지명에 반대한 상원의원들에게도 전화를 걸어대기 시작했다”며 “김 기자는 ‘고자질쟁이(snitch)’라는 말까지 들어야 했다”고 적었다. 수십년 동안 공화당에 대해 비판의 메스를 대온 다우드의 메시지는 바이든 정권이 들어섰다고 기자들이 예봉을 꺾을 것이라고 민주당 지지자들이 생각하면 오산이란 것이었다. 탠든 지명자는 지난 1일 머코스키 의원을 직접 만났다. 그 뒤 취재진이 탠든의 임명에 가부할지 정했느냐고 물었으나 그는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고, 결국 탠든 지명자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지명을 철회해달라고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명 철회를 발표하면서 “탠든이 나의 행정부에서 역할을 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밝혀 청문회가 필요 없는 다른 자리에 기용할 뜻을 내비쳤다. 김 기자는 탠든의 사퇴 소식을 전하는 기사를 동료 기자와 함께 썼다. 그의 트위터엔 한복 차림의 어머니와 함께 면사포를 쓴 사진도 있다. 지난 1월 한국계 여성 연방 하원의원 메릴린 순자 스트릭랜드가 한복을 입고 등원해 화제가 됐을 때 트윗으로 가장 먼저 사진을 올렸던 이들 가운데 한 명이 그였다. WP의 기자 소개란에는 “영어 이외 한국어도 구사”한다고 돼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막말 전력‘ 백악관 예산관리국장 낙마, 여성·유색인종이라서?

    ‘막말 전력‘ 백악관 예산관리국장 낙마, 여성·유색인종이라서?

    공화당을 향해 악담 수준의 트윗을 날린 과거 경력으로 입길에 오른 미국 백악관 예산관리국장 지명자가 결국 낙마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낙점 인사 중 ‘낙마 1호’인데 스스로 지명을 철회해달라고 요청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일(이하 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예산관리국장 지명을 철회해달라는 니라 탠든의 요청을 수용했다고 밝히면서도 “탠든이 나의 행정부에서 역할을 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밝혀 청문회가 필요 없는 다른 자리에 기용할 뜻을 내비쳤다. 탠든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명한 장관 및 장관급 인사 중 청문회 관문을 넘지 못한 첫 사례다. 취임 초부터 코로나19 대응 등 국정운영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던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상당한 타격일 수밖에 없다. 인도계인 탠든이 청문회를 넘겨 임명됐으면 미국 역사상 첫 유색인종 여성 예산관리국장이 되는 기록을 세울 수 있었으나 이런 점 때문에 오히려 탠든이 낙마하겠구나 전망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 탠든의 서한을 첨부해 눈길을 끌었다. 탠든은 “유감스럽게도 인준을 받을 길이 없어 보이는 게 분명하고 대통령의 다른 우선순위에 방해가 되고 싶지 않다”고 썼다. 그는 “이 직위에 검토된 것과 이런 신뢰를 받은 것은 일생의 영광”이라고 덧붙였다. 진보 성향인 탠든은 과거 공화당 의원들을 겨냥해 악담 수준의 트윗을 날려 공화당이 인준에 강하게 반대해왔다. 그녀는 심지어 같은 당의 대선 경선에 나선 버니 샌더스 의원을 향해서도 거친 공격을 퍼부었다. 탠든은 최근 인준 청문회에서 “깊이 후회하며 내가 쓴 언어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히고 문제가 된 트윗을 대거 삭제했으나 공화당의 반발을 잠재우기에 역부족이었다. 탠든의 낙마에 결정타가 된 것은 민주당 조 맨친(웨스트버지니아주) 상원의원의 반대다. 상원 의석을 민주당과 공화당이 50석씩 양분한 상황에 민주당의 이탈표가 나온 것이라 상원 인준이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전망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맨친 의원이 고위직에 임명된 유색인종 여성에게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맨친 의원은 최초의 아메리카 원주민 출신 내무장관 후보인 데브 할랜드 지명자에게도 비판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수전 콜린스(메인주), 밋 롬니(유타주) 같은 공화당 중도파 의원들도 그녀의 인준에 반대한다는 뜻을 표명했다. 탠든 지명자는 리사 무코프스키(알래스카주) 공화당 의원에게 마지막 희망을 걸고 1일 만났으나 무코프스키 의원은 취재진의 거듭된 요청에도 찬반 어느 쪽의 의견도 표명하지 않자 지명 철회를 요청하는 쪽으로 결심했다고 야후 뉴스는 전했다. 일간 워싱턴 포스트(WP)는 “최근 전임 대통령과 달리 바이든 대통령은 상원에서 간신히 다수를 차지하는 상황”이라면서 “이번처럼 민주당 상원에서 단 하나의 반대표만 나와도 고위직 임명이나 주요 정책이 발목잡힐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문은 탠든의 후임에 예산관리차장으로 지명된 셜랜더 영이 거론된다면서 영이 두 당 중진 의원들의 호평을 받는다고 전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문제은행 구축에 교수 수천명… 기출 풀며 그들의 의도를 찾아라

    문제은행 구축에 교수 수천명… 기출 풀며 그들의 의도를 찾아라

    국가공무원 시험문제 출제는 철저한 보안 속에 이뤄지고 있다. 국가보안시설인 국가고시센터에서 시험위원들이 합숙하며 출제하고, 문제지 인쇄시설 보안 관리도 국가고시센터 수준으로 이뤄진다. 출제기간에는 국가고시센터에 외부인이 출입할 수 없어 간호사와 음식조리사도 함께 합숙한다. 음식물 쓰레기도 빠져나갈 수 없다. 출제위원들은 시험이 종료되고서야 고시센터에서 나올 수 있다. 2일 인사혁신처와 함께 공개경쟁채용시험 문제 출제 과정을 문답으로 풀었다. ●문제은행서 골라 출제… 합격생도 검토 참여 Q. 시험문제는 과목별 출제위원이 직접 출제하나, 문제은행에서 선정하나. A. 인사처 주관 공개경쟁채용시험은 수능시험처럼 직접 출제 방식이 아닌 문제은행 방식으로 출제하고 있다. 연간 수천명의 교수 등이 충분한 시간을 두고 문제은행 풀 구축에 참여한다. 시험이 임박하면 과목별 선정위원들이 문제은행에서 문제를 선정하고, 이 문제를 전년도 합격생 등이 수험생의 시각에서 재검토한다. 과목별로 많은 인원이 여러 단계에 걸쳐 시험문제 출제에 참여한다. Q. 국가공무원 시험 출제 오류를 방지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나. A. 합숙 출제 시 사전교육 때 문제 선정위원들에게 다양한 오류 사례를 숙지시키고 있다. 또한 문제 검토 단계를 세분화해 시험문제 오류를 최소화하고 있다. 인사처가 출제하는 문제는 국가공무원 시험, 지방공무원 시험 일부에서 연간 4000~5000개다. 이 중 출제 오류로 정답을 정정하는 경우는 매년 1~4개로 0.06% 수준이다. ●입법고시, 다른 공채와 출제경향 차이 주의를 Q. 5급·7급(2021년) 공채의 공직적격성평가(PSAT)는 물론 입법고시의 PSAT도 인사처가 출제하나. 두 시험의 문제유형은 동일한가. A. 5급과 7급 공채,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 등에서 활용하는 PSAT는 인사처에서 관리하지만 입법고시의 PSAT는 국회사무처에서 관리한다. 두 기관의 PSAT 문제의 출제 취지는 동일하지만 세부적인 출제 시스템이 다르기 때문에 문제 유형과 출제경향 등에 일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사이버국가고시센터와 국회 사무처 홈페이지 등에 게시돼 있는 기출문제를 통해 출제 경향과 문제유형 등을 비교·확인한 후 시험 준비를 해야 한다. Q. 기출문제를 풀어 내 실력을 객관적으로 확인해 보고 싶은데. A. 지난해부터 국가공무원 채용시험 기출문제를 풀어 보고 과목별 점수와 합격선까지 확인할 수 있는 모의고사 서비스가 시작됐다. 사이버국가고시센터(www.gosi.kr)에서 국가공무원 5·7·9급 채용시험 기출문제 모의고사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전에는 수험생이 기출문제를 내려받아 풀어 본 뒤 정답을 따로 확인해야 했지만 이제는 온라인으로 문제를 풀면 자동으로 답안지가 제출돼 자신의 점수를 바로 알 수 있다. 지원하고자 하는 직렬에 해당하는 과목을 연속으로 풀고 답안을 제출하면 자동 채점을 통해 당해 연도의 과목별 점수와 총점, 평균, 합격선(근사치)도 함께 표시된다. 출제 연도와 시험을 선택하면 화면 왼편에는 기출문제지, 오른편에는 빈 답안지가 표시된다. 실제 시험과 똑같은 시간 내에 문제를 풀어 자신의 점수를 확인하면 된다. 과목별 점수와 오답도 확인할 수 있어 실력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다. 공채시험과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 기출문제는 사이버국가고시센터의 ‘시험문제·정답’ 코너에서 언제든지 확인하고 다운로드받을 수 있다. Q. 만약 정답이 없다거나 정답이 2개 이상으로 추정되면 이의신청을 할 수 있나. A. 인사처는 필기시험 종료 직후 사이버국가고시센터에 시험문제와 정답 가안을 공개하고 4일 이내에 정답 가안에 대한 이의제기를 받고 있다. 이의제기 기간이 종료되면 정답확정회의에서 수험생의 이의제기를 토대로 모든 시험문제와 정답 가안을 다시 한번 검토한 뒤 최종 정답을 사이버국가고시센터를 통해 확정·공개한다. 이때 정답확정회의는 당해 시험 출제위원과 기존 출제 과정에 참여하지 않은 위원으로 구성한다. ●시험 직후 문제 공개… 수험생 시간 절약 도움 Q. 시험문제 공개가 수험생에게 어떤 도움을 주나. A. 수험생이 자신이 받을 시험 성적을 예상해 합격권에 들 것으로 판단될 경우 곧바로 면접시험을 준비할 수 있다. 합격권에 들지 못하는 수험생도 하루빨리 다른 시험을 준비할 수 있어 시간 낭비를 줄일 수 있다. 오답, 복수정답 논란도 줄었다. Q. 시험감독관은 누가 하며, 감독관 교육은 어떻게 하나. A. 인사처 주관 공무원 채용시험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이 시험감독관으로 차출돼 감독관을 한다. 통상 시험실에 2인 1조로 배치된다. 인사처는 시험 시작 전 약 1시간 30분 동안 감독관을 대상으로 시험단계별 구체적인 행동 매뉴얼, 시험감독 요령, 주의사항 등을 교육하고 있다. 부적절한 행태를 보인 시험감독관은 향후 시험에서 배제한다. Q. 시험감독관이 시험 시간 중 응시자 신분 확인을 하는 데 불편이 많다. 시험 시작 전에 신분 확인을 하면 안 되나. A. 응시자 신분 확인을 시험 시작 전에 하면 신분 확인 후 화장실에 가려고 시험실을 나간 수험생을 대신해 다른 수험생이 대리 응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 시험 시작 시간에 임박해 시험실에 도착하는 수험생이 많아 전체 응시자의 신분을 일괄적으로 확인할 수 없다. 이런 이유로 시험 시간 중 신분 확인을 하고 있다. 최대한 신속하고 조용하게 신분 확인을 하도록 시험감독관 교육을 하고 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청소년들 “소년범·페미니스트·성소수자 등 혐오 표현 심각”

    청소년들 “소년범·페미니스트·성소수자 등 혐오 표현 심각”

    “고깃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친구 소개로 일하러 갔는데 사장님이 제가 소년원에 다녀온 걸 듣고 절 채용하지 않았어요.” (소년원 출원생 A씨) “학교에서 아우팅(타인에 의해 성적지향·성별 정체성이 강제로 알려지는 일)을 크게 겪었어요. 제가 누군지도 모르는 애들이 와서 저한테 막 ‘너 동성애자야?’ 이렇게 물어보기도 하고, 이동 수업을 다녀오면 제 책상에 ‘동성애자’ 이런 식으로 낙서가 돼 있었고요.” (성소수자 청소년 B씨) 청소년들은 우리 사회 속 소년범과 페미니스트,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가 가장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발간한 ‘청소년의 혐오표현 노출 실태 및 대응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청소년들은 어느 집단에 대한 우리사회 혐오가 심각한지를 묻는 질문에 39.3%는 범죄청소년(소년범)이라고 답했다. 이어 페미니스트(34.1%), 성소수자(32.8%) 순으로 높았다. 해당 설문은 전국 초·중·고교생 6000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청소년만을 대상으로 한 혐오표현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각각의 소수집단에 가해지는 혐오 수준(편견에서 출발하여 비난, 모욕, 차별, 폭력 순으로 심화)이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는지도 조사했다. 전체적인 응답 결과는 대체로 편견, 차별, 비난, 모욕에 집중됐다. 이 중 ‘차별’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를 따로 보면, 청소년들은 장애인(29.8%)과 타인종(27.8%)이 차별을 많이 받는 집단으로 인식했다. 또 다른 집단에 비해 ‘폭력’ 피해가 심한 집단으로 범죄청소년(8.0%), 페미니스트(4.2%)를 꼽았다. 청소년들의 혐오표현 사용은 또래 문화와 관련이 있었다. 청소년들은 주로 ‘친구들이 모두 사용해서’(17.9%), ‘친구 집단과 잘 어울리기 위해서’(12.8%) 혐오표현을 사용했다고 응답했다. 청소년들이 혐오표현을 가장 많이 경험하는 장소는 ‘인터넷 커뮤니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79.1%)였다. 그 다음은 ‘신문, 방송 등 대중매체’(9.4%)였다. 누구로부터 혐오표현을 가장 자주 듣는지, 즉 주된 혐오표현 가해자는 누구인지를 묻는 질문에 기타(26.4%)를 제외하고 친구(20.7%)와 언론인(16.4%), 정치인(16.3%) 순으로 조사됐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혐오표현 예방 교육, 혐오표현 규제 강화 및 처벌, 언론 윤리 강화 등이 필요하다는 응답 비율이 대체로 60%대를 기록할 만큼 많은 청소년들이 혐오 대응 방안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연구진은 “차별과 혐오표현이 옳지 않다는 사회적 윤리 기준을 마련하고 혐오표현 예방을 위한 다양한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제정해야 한다”며 “혐오표현 문제는 초·중·고교와 대학교, 공공기관, 언론, 온라인 등 우리 사회의 여러 분야에서 예방과 대응이 이뤄져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관련 정부부처의 협업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연구진은 또 “혐오표현은 인권침해이고 더 나아가서는 범죄가 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미디어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며 “일차적으로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신고하기 용이하도록 익명의 신고체계가 마련돼야 하고, 다음으로 피해자가 자책하지 않고 피해 경험이 트라우마가 되지 않도록 상담과 심리치료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지방대·전문대 ‘몰락 위기’… 대학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지방대·전문대 ‘몰락 위기’… 대학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저출산과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대학대란’이 오로지 대학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마치 찻잔 속의 태풍인 양 대학 안에서만 위기가 거론되고 있고 대학 바깥은 매우 고요하다. 언론에서 간간이 대학의 위기를 진단하고 있지만 파급효과가 높지 않은 편이다. 대학대란이 시작됐는데 왜 고요할까? 설명 가능한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교육부가 조용하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문제를 인정하고 대책을 세워야 하는데 침묵하고 있다. 등록금 문제와 달리 학생들이 조용한 것도 이유가 된다. 등록금 문제에서 발언했던 학생들이 대학대란을 학생들의 문제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학의 교수와 직원들까지도 침묵하니 조용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이참에 부실대학을 줄이는 정도를 넘어 대학 자체를 대폭 줄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비리대학, 부실대학을 정리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전적으로 동감한다. 대학답지 않은 대학이 존속하는 것은 교육을 망치는 일이므로 단호하게 처리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정작 비리대학, 부실대학은 정리하지 않고 방치하는 마당에 학령인구 감소로 지방대학과 전문대학이 통째로 위기를 겪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교육 당국, 비리사학 문제 처리 급선무 국민의 여론을 보면 대학에 대한 인식이 매우 나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980년대 이후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수많은 사학비리 사건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한국은 사립대학이 전체 대학의 86.5%나 된다. 이렇게 많은 사립대학이 너 나 할 것 없이 문제를 일으키고 아직까지도 사학비리가 해결되지 않으니 국민이 대학을 곱게 봐 줄 리 만무하다. 대학이 비판을 받는 것은 대학에서 비리를 저지르고 대학을 비민주적으로 운영한 사립대학 설립자나 운영자들의 책임이다. 구성원들도 당연히 그 책임을 나누어 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교육부의 책임 또한 매우 크다. 사립대학에 대한 포괄적인 관리감독 권한을 가진 교육부가 과거에는 사학비리를 감싸면서 비리사학의 숙주 노릇을 했기 때문이고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비리사학 문제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사학에 문제가 있다고 대학 자체를 줄여 버리자는 주장은 잘못이다. 지금 시점에서는 옥석을 구분해 부실대학과 비리사학에 대한 대책과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책을 별도로 강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렇게 해야만 비리사학, 부실사학을 정상화하는 것이 가능하고 동시에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책도 가능해진다. ●공무원 봉급 43% 올라… 사학엔 운영비 압박 최근 교육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이야기를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여기서는 관점을 좁혀서 대학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이야기하려고 한다. 왜냐하면 지금은 대학 문제가 비리사학, 부실사학의 수준을 넘어 대학의 존립 기반 자체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악화했기 때문이다. 학생수 감소와 장기간의 등록금 동결에 따른 재정 악화의 두 가지 요인이 대학을 위기로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재정 악화부터 이야기해 보자. 이명박 정부 들어 2009년부터 지금까지 등록금이 동결됐으니 올해로 13년째 등록금이 동결된 셈이다. 더구나 그 시기에 대부분의 대학이 한두 차례 등록금을 인하했고 지금은 입학금까지 완전폐지됐으니 실제로 등록금은 동결이 아니라 인하된 셈이다. 그런데 그 기간에 공무원 봉급은 43% 인상됐고 물가도 올랐다. 전임교원 확보율도 높아졌고 교육시설도 늘었다. 우리나라에서 많은 대학이 급여 산정에서 공무원 봉급표를 따르고 있으니 급여를 비롯한 지출이 증가한다. 등록금이 동결돼 등록금 수입이 거의 고정된 상황에서 급여가 인상되고 물가가 오르고 기타 운영비가 증가하는 것이므로 재정 압박이 심화될 수밖에 없다. 결국 급여동결이나 임금체불 등으로 급여지출을 줄이거나 교육비나 연구비, 장학금을 줄이는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부가 대학 등록금을 동결한 것은 학생들의 교육비 부담을 덜어 주고자 한 것이므로 그 취지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국가 재정으로 운영되는 국공립대학이 아닌 사립대학 중에서 장기간의 등록금 동결을 견뎌 낼 수 있는 대학이 얼마나 될까? 수천억원 규모의 적립금을 쌓아 둔 대학이 아니라면 감당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므로 등록금 수입의 감소를 보충할 다른 수입원이 필요한데 그것이 수익사업이든 발전기금이든 법인전입금이든 반드시 추가 재원이 마련되거나 정부의 재정지원이 강구돼야 한다. 그런데 후속대책은 없고 정부의 재정지원도 없이 등록금 동결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학생수까지 줄어들면서 재정이 악화하는 것이 문제의 본질이다. ●수도권 ‘무풍’… 지방 통째로 소멸 상황 올 수도 학생수 감소를 보자. 작년 대비 올해 대학입시에서 입학자원이 7만명 이상 감소했고 앞으로도 계속 줄어들 전망이다. 학생수 감소 자체도 문제지만 더 심각한 것은 그 파급효과다. 대학의 대부분이 사립대학이니 학생수가 줄어들면 재정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등록금 동결로 재정이 악화된 상황에서 학생수까지 줄어드는 설상가상의 상황이 당장의 현실이다. 더구나 학생수 감소 효과가 서울과 지역에 균등하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심각한 양극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서울과 수도권 대학은 사실상 무풍지대지만 지방 사립대학과 전문대학은 폭탄을 맞은 데에 태풍까지 몰아친 것처럼 심각하다. 지방이 서울과 수도권이 받아야 할 충격까지 합쳐서 두 배로 받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입시의 수시, 정시, 추가모집에서 이러한 양극화가 극명하게 표출됐다. 특히 추가모집의 경우 서울에서는 웬만하면 50대1의 경쟁률을 보인 반면 지방에서는 잘해야 충원미달을 면하는 수준이었고 대부분은 미달 상황을 피해 가지 못했다. 이렇게 가면 대학이 서울과 수도권에만 남고 지방대학이 통째로 소멸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교육부, 이해할 수 없는 ‘침묵’ 깨고 움직여야 지방 사립대와 전문대는 지금까지도 신입생 충원과 재학생 충원에서 어려움을 겪었고 정부의 재정지원에서도 차별을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학령인구 감소의 영향을 두 배로 받는다면 대학 여건의 급격한 악화로 폐교 쓰나미를 피해 갈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교육부가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어렵지 않다. 학령인구 감소의 영향이 지방대학에 집중되지 않도록 분산하고 지방대에 재정을 지원하면 된다. 그런데도 교육부는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 문제가 심각한데 왜 침묵하는지 궁금하다. 부동산 문제 해결을 위한 국토교통부의 노력이나 검찰개혁을 위한 법무부의 노력을 감안할 때 교육부의 침묵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대학이 얼마나 더 황폐화돼야 교육부가 움직일 것인지 묻고 싶다. 일각에서는 지금의 위기가 지방 사립대와 전문대에 가중돼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교육부의 침묵이 의도적인 것이라고 주장한다. 학령인구 감소가 서울과 수도권 대학에 특별한 영향을 끼치지 않는 상황이므로 방치한다는 것이다. 방관을 가장한 편들기라는 것이다. 그러나 지방 소멸이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지방 사립대까지 황폐화된다면 정부의 국가균형발전 정책은 죽은 정책이 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이것은 교육부 차원을 넘어서는 문제다. 우리 교육에는 문제가 많다. 사학비리, 대학 서열화, 사교육 팽창 등 해결되지 않고 방치되는 과제가 산적한데 다시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등록금이 동결되면서 대학은 전혀 다른 위기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이 위기는 그냥 위기가 아니라 대학의 몰락을 예고하는 것이다. 특히 지방대학의 몰락이 임박했다. 대학이 살아야 나라가 사는데 대학이 몰락하면 나라는 어떻게 되나? 누가 대학을 살리고 나라를 살릴 것인가? 정부가 시급하게 상황을 파악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기 바란다. 상지대 총장
  • 법원 “상표권료 포함 로열티, 원재료 연계한 과세는 잘못”

    외국계 담배회사인 한국필립모리스가 상표권 사용료(로열티)에 관한 100억원 가량 관세를 두고 관세당국과 벌인 행정소송에서 승리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 박양준)는 한국필립모리스가 서울세관장을 상대로 “관세와 부가가치세, 가산세 등 모두 98억 2900여만원을 부과한 처분을 취소하라”며 낸 소송을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2013년 1월부터 이듬해 12월까지 2년간 원재료 16종을 수입해 담배를 제조해 판매했다. 2017년 3월 관세청은 한국필립모리스가 해외법인에 지급한 로열티에 원재료 영업비밀을 사용하는 대가가 포함됐다고 보고 관세와 가산세 등 총 98억 2900여만원의 세금을 부과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로열티 중 상당 부분은 브랜드 상표권에 대한 사용료”라며 “로열티를 원재료 과세가격에 포함해 세금을 부과한 것은 위법”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담뱃잎의 경우 로열티와의 관련성, 거래조건성이 인정되나 나머지 물품에 대해서는 인정할 근거가 없다고 보고 과세를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로열티 중 영업비밀 이용 대가로 볼 수 있는 부분은 일부인데 당국이 전체에 세금을 매긴 것은 잘못이란 판단이다. 재판부는 “로열티 중 상표권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서 담뱃잎 등에 관한 권리사용료를 분리해서 (세금을) 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In&Out] 일자리, 민간에만 맡길 수 있을까/박상우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

    [In&Out] 일자리, 민간에만 맡길 수 있을까/박상우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

    일자리란 무엇인가? 일자리는 단순히 생계수단을 확보하는 것 이상이다. 사람들은 노동을 통해 사회 구성원으로서 자리잡으며 삶의 의미를 찾는다. 즉 일자리는 우리 사회가 구성원을 포용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정부의 직접일자리 사업을 비판하는 시각이 있다. 단기적이고, 급여도 적어 질이 낮다는 것이다. 일자리는 민간을 통해 만드는 게 가장 좋으며, 정부는 질 좋은 일자리에 구직자들이 쉽게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방점을 두어야 한다는 점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모든 일자리 창출을 민간에만 맡겨 둘 수 있을까? 최근 우리나라 산업구조는 자본집약적·기술집약적·지식집약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모든 노동자들이 이러한 큰 변화를 무리 없이 따라갈 수 있는 건 아니다. 디지털경제, 인공지능, 사물인터넷을 바탕으로 한 일자리는 고급기술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노동자 교육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게다가 스마트공장이나 로봇이 산업현장에서 활성화되면서 단순 반복 일자리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바로 그런 이유로 정부가 적극적 노동시장정책 차원에서 일자리 창출에 나서야 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 대응에서도 정부의 역할은 불가피하다. 코로나19가 본격화된 지난해 2분기부터 취업자 수는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나 임시·일용, 여성 같은 취약계층 일자리가 더 크게 타격을 받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4분기 가계동향조사에서도 소득 하위 20%의 근로소득은 전년 대비 13.2% 감소했지만 상위 20%는 1.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한 고용충격이 누구에게나 동등하지 않은 마당에 민간에서 일자리가 제대로 만들어지기만을 마냥 기다릴 수 있을까? 노인일자리도 마찬가지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초고령사회가 되고 있고 노인빈곤율은 48.8%로 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인 12.1%와 비교 자체가 힘들 정도다. 노후 준비가 제대로 안 된 이들이 기초연금과 더불어 어느 정도 소득을 확보하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자긍심을 느끼도록 하려면 정부가 고령층을 위한 일자리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 정부가 재정 투입으로 만든 직접일자리는 산업구조의 변화, 코로나19, 인구변화와 같은 위기를 맨 앞에서 겪고 있는 우리 사회의 취약계층의 입장을 고려하면서 평가해야 한다. 직접일자리가 이들에게 위기에 대응할 여유를 만들어 주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재정이 투입되는 일자리사업을 효율적으로 설계해야 한다는 것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따라서 정부는 직접일자리가 포용적 사회 구축에 기여할 수 있도록 취약계층 보호를 강화하고, 성과가 높은 사업을 중심으로 재편하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야 할 것이다.
  • ‘위안부 망언’ 美램지어, 日미군기지 반대에 “사리사욕 채우려는 것” 비방

    ‘위안부 망언’ 美램지어, 日미군기지 반대에 “사리사욕 채우려는 것” 비방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매춘부’로 규정한 논문으로 파문을 일으켰던 마크 램지어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가 일본 오키나와현 미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들에 대해서도 왜곡된 논문으로 비방중상을 한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일본 정부 및 미군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옹호하는 이 논문의 ‘어용’ 성향도 문제지만, 기초적인 사실관계에서도 오류가 있어 학자로서 자질에 재차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오키나와타임스는 28일 “램지어 교수가 ‘오키나와 헤노코 미군기지 건설에 일반 주민은 찬성했으나 현지 엘리트와 본토 시민활동가들이 사리사욕 때문에 반대하고 있다’고 주장한 논문을 발표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하버드대’라는 명문대학의 이름 때문에 오키나와에 대한 차별과 유언비어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문제의 논문은 ‘하층사회에 있어서 상호감시 이론-피차별 부라쿠 출신자, 재일 한국인, 오키나와의 사람들을 예로’라는 제목으로 지난해 1월 발표됐으며 현재도 하버드대 인터넷 사이트에 전문이 게재돼 있다. 램지어 교수는 논문에서 공무원이나 군용지 땅주인들을 ‘오키나와 내부의 엘리트’로 규정하고 “이들이 자신의 급여와 지대를 끌어올리기 위해 ‘공갈 전략’ 차원에서 헤노코 기지 건설 반대 운동에 나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에 더해 일본 본토에서 날아온 미군기지 건설 반대 운동가들의 사적인 이익 때문에 오키나와현의 일반 주민들이 희생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위안부 관련 논문에서와 마찬가지로 자기 주장에 대한 직접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오키나와현과 주민들은 헤노코 미군기지 건설에 따른 환경 파괴와 주민안전 위협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며 기지를 오키나와 바깥으로 옮길 것을 요구하고 있다. 램지어 교수는 기존의 후텐마 비행장 부지와 관련해 “옛 일본군이 토지를 구입해 1942년에 공사를 시작했다” 등 사실과 다른 허위 내용을 서술하기도 했다. 후텐마 부지는 1945년 미군이 오키나와전에서 승리한 뒤 강제 점령한 것으로 옛 일본군은 관여하지 않았다. 램지어 교수는 오키나와타임스의 취재에 “이 논문은 출판하지 않는다”고 말했으나 그 이유가 논문에 결함이 있어서인지 여부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오키나와타임스는 “램지어 교수는 다른 논문에서도 ‘일본군 위안부는 매춘부였다’고 주장해 관련 연구자들로부터 자의적이고 부정확한 내용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이재명, 의료법 개정안 불발에 “국민의힘, 누굴 위한 힘이냐”

    이재명, 의료법 개정안 불발에 “국민의힘, 누굴 위한 힘이냐”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의료법 개정안이 야당의 반대로 국회 본회의에 오르지 못하자 “기득권 편에서 국민 반대만 하는 국민의힘”이라고 비판했다. 이 지사는 27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국민의힘은 상임위 때 분명하게 합의했던 입장을 갑자기 바꾸고 반대에 나섰다”면서 “변호사, 변리사 공인회계사는 말 할 것도 없고 심지어 아파트 동대표도 금고 이상의 형을 받으면 자격이 박탈되는 마당에, 국가공무원에도 적용되는 기준을 의사에 적용한 것이 ‘과잉처벌’이며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논리를 댄다. 옹색하기 그지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힘을 향해 “합의 파기하고 돌연 의협 주장을 그대로 대변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국민의힘 당명에 적힌 ‘힘’은 누구를 위한 ‘힘’입니까?”라고 물었다. 이 지사는 “국민의힘 발목잡기에도 국민들께 고개숙여 사과하는 것은 민주당 의원님들”이라며 “개정안 통과를 위해 불철주야 노고를 아끼지 않으셨던 강병원 의원님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님들의 헌신을 잘 알기에 그 미안하고 답답한 심정 또한 짐작된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 의원님들 부디 힘 내십시오. 부침을 겪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결국 우리 민주당과 국민의 뜻대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응원했다. 앞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전날 전체 회의를 열고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의사 등 의료인의 면허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 처리를 시도했으나 야당의 반대로 논란을 빚은 끝에 더 논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조성진,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피아니스트로 이름 올려

    조성진,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피아니스트로 이름 올려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피아니스트로 꼽혔다. 유니버설뮤직이 운영하는 음악전문매체 유디스커버뮤직(Udiscover Music)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설문조사를 통해 선발된 세계인들이 선호하는 클래식 아티스트 25명을 발표했다. 조성진은 전체 클래식 아티스트 가운데 4위로, 피아니스트 중에선 첫 번째다.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전 세계 1만 1000여명에게 가장 인기있는 연주자를 물은 결과다. 1위는 클래식 크로스오버 및 팝 바이올리니스트로 활약하는 데이비드 가렛이다. 4살 때 바이올린 연주를 시작한 뒤 13세에 도이치 그라모폰과 레코드 계약을 맞은 최연소 아티스트이기도 했다. 거장 주빈 메타, 클라우디오 아바도 등이 이끄는 오케스트라들과 협연했고 2007년 첫 번째 크로스오버 음반 ‘프리(Free)’를 시작으로 매년 클래식과 다른 장르를 합한 크로스오버 앨범으로 팬들을 만나고 있다. “데이비드 가렛이 간신히 이겼다”고 유디스커버뮤직이 소개한 2,3위는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와 바이올리니스트 앙드레 류다.투표 결과 1위를 차지한 연주자는 바이올리니스트 데이비드 가렛(40)이다. 가렛은 클래식과 다른 장르를 엮는 크로스오버 연주자로 유명하다. 클래식과 록, 팝, 헤비메탈, R&B에서 라틴음악과 국악까지 장르를 아우른다. 지난해에는 유명 영화 OST를 한데 묶은 음반을 내놨다. 테너 안드레아 보텔리(2위)와 바이올리니스트 앙드레 류(3위)가 뒤를 이었다. 이들의 뒤를 조성진이 이었다. 특히 이번 투표에선 피아니스트들은 조성진(4위), 마르타 아르헤리치(6위), 유자왕(16위), 알프레드 브렌델(18위), 랑랑(19위), 다닐 트리프노프(20위), 이루마(25위) 등 7명이 상위 25위 안에 들 만큼 가장 많이 뽑혔다. 지휘 거장으로 더욱 유명하지만 올해 처음으로 국내에서 피아노 리사이틀을 갖는 다니엘 바렌보임도 14위에 올랐다. 조성진은 2015년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한 뒤 유럽을 중심으로 세계를 무대로 뛰어난 실력을 선보였다. 도이치 그라모폰과 전속 계약을 맺고 앨범 발매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엔 모차르트 미발표곡을 가장 처음 연주하는 기회도 얻어 피아니스트들 가운데 가장 사랑받는 아티스트로 뽑혔다. 오는 4월 16일 마티아스 괴르네와 함께 한 음반 발매 및 4월 18일 국내에서 마티아스 괴르네와의 리사이틀로 국내 관객들과의 만남이 예정돼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관리비 2년 밀린 아파트서 부패한 남성 시신 발견

    관리비 2년 밀린 아파트서 부패한 남성 시신 발견

    이불 덮은 채 엎드린 상태로 있는 시신 발견경찰 “외부 침입 등 없어” 시신 부검 의뢰 관리비가 2년 동안 체납된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부패한 남성의 시신이 발견됐다. 26일 인천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인천시 서구 한 아파트 내부에서 심하게 부패한 남성 1명의 시신이 있는 것을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소장은 관리비가 2년간 체납되자 해당 집을 찾았다가 작은 방에서 이불에 덮은 채 엎드린 상태로 있는 시신을 발견했다. 주민등록부상 해당 집에는 A(65)씨와 그의 아들 B(32)씨가 함께 사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경찰은 주변인 조사 등을 통해 해당 시신이 A씨인 것으로 판단했다. 아들 B씨는 현재 인천 내 다른 지역에서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외부 침입이나 시신 외상 흔적은 없었다. 현재로선 타살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평소 A씨에게 많은 채무가 있었다는 주변인의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망 원인을 확인할 계획이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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