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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북·미 비핵화 정상회담, 연착륙 지혜 짜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리비아 모델’을 북한에 적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가 말한 모델이 리비아가 2003~2004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이룬 뒤 수교, 제재 해제의 보상을 받은 것을 가리키는지, 2011년 미국이 리비아를 초토화하고, 카다피 정권을 무너뜨린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전자라면 ‘선 비핵화, 후 체제보장·보상’과 생화학무기 폐기와 북핵의 미국 반출 압박에 반발해 북·미 정상회담 무용론을 편 북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후자라 하더라도 군사공격 모델을 북한에 쓰지 않겠다고 한 만큼 의미를 둘 수 있지만 ‘초토화’라는 말을 동원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이 모델이 발생할 것이라고 자극함으로써 과거 트럼프식 어르고 때리는 어법이 되살아난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생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과 함께 비핵화 합의를 이루면 김정은 국무위원장 체제 보장을 약속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전 보장과 관련해 “기꺼이 많이 제공하고자 한다.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합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 비핵화, 후 체제보장·보상’이란 기존 입장을 바꾸었는지 명확하지 않지만 북한과 합의만 이루더라도 체제를 보장하겠다는 언급은 기존 입장에서 한 걸음 나아갔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백악관은 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계속할 것이며 미국 입장이 변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개인 성명을 통해 미국의 강경한 대북 자세를 비판한 직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통화를 한 뒤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반응이 나온 것은 우리의 중재가 작동한 결과로 보고 싶다.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은 북한과 미국 어느 쪽에나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비핵화와 체제 보장을 맞바꿀 절호의 기회다. 협상에는 일방적인 강요란 있을 수 없다. 북한이 비핵화의 의지와 진정성을 보인 지금 미국도 협상 상대를 존중하면서 평화적인 수단으로 비핵화를 이루고 오랜 북·미 적대관계를 청산하기 위한 프로세스에 과감히 나서는 길 외엔 선택의 여지가 없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지적했듯 2차 북·중 정상회담 직후 북한의 태도 변화는 유의해야 할 대목이다. ‘미국과의 합의에 실패하더라도 우리가 뒤에 있다’는 조언이 과연 북한의 비핵화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 중국은 잘 살펴야 할 것이다. 북한이 그제는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까지 나서 남북 고위급회담을 연기시킨 ‘엄중한 사태’의 해결을 촉구했다. 북·미 정상회담을 반드시 성사시켜야 할 중대한 마당에 북한이 우리와 미국에 경고를 쏟아내는 이런 때야말로 문재인 대통령이 정상 간 핫라인의 수화기를 들어 김 위원장과 속마음을 주고받을 때라고 본다.
  • ‘시진핑 배후설’ 언급한 트럼프 “北, 中과 2차 회담 후 태도 변화”

    “中 버릇없어져 무역협상 성공 의심” “2주 전 갑자기 예고도 없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에 가서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인사를 했다. 시 주석이 김 위원장에게 영향력을 행사했을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갑자기 남북 고위급 회담을 무기한 연기하고 북·미 회담을 재고하겠다고 밝힌 일의 배후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지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과 만난 뒤 기자들과 가진 대화에서 이같이 말하고, 지난 7~8일 중국 다롄에서 43일 만에 다시 이뤄진 2차 북·중 정상회담에 의혹을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분도 알다시피 김정은은 중국과 두 번째 회담을 했다. 그것은 깜짝 회담이었다”면서 “그들이 시 주석과 두 번째 회담을 한 뒤로 큰 차이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북한과 중국이 정상회담을 두 번이나 개최하면서 급격히 가까워진 배경에 대해 “북한이 경제 발전을 위해 중국에 의지하고,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무역협상에 북한을 지렛대로 사용하길 원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북·중 관계는 지난해 유엔의 대북 경제 제재에 중국이 참여하면서 얼어붙었지만 올 들어 두 차례의 정상회담 이후 급속도로 회복되고 있다. 지난 14일 중국을 찾은 북한 노동당 경제 참관단은 16일 시 주석과 면담한 데 이어 다음날 시 주석의 고향인 산시성 시안을 방문했다. 경제특구 등 중국의 경제 발전 현장을 방문할 것으로 예측됐던 북한 참관단이 시 주석의 고향을 먼저 찾은 것은 북·중 관계의 밀착을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18일에는 중국 ‘동방의문화개척발전협회’ 대표단이 북한을 방문해 김영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을 만나고 평양미술종합대학 등을 참관하는 등 북·중 교류가 활성화되고 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에서 진행 중인 2차 미·중 무역협상에 대해 강력한 압박 전술 화법을 다시 선보였다. 그는 미·중 무역협상 전망을 묻는 기자들에게 “그게 성공할까? 나는 의심스럽다”며 “내가 의심하는 이유는 중국이 매우 버릇없어졌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도 아주 버릇없어졌다”고 덧붙였다. 이어 “왜냐면 항상 미국으로부터 원하는 것을 100% 얻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더이상 허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8일 정례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시진핑 배후론’에 대해 “한반도 문제에서 중국의 역할과 관련해 중국의 입장은 변한 적이 없다”고 강력히 부인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리비아 모델’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미국이 북한의 안보 우려를 중시하고 해결을 원하는 태도에 주목하고 있다”며 환영의 뜻을 나타낸 다음 “중국은 단계적, 동시적, 일괄적 방식으로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추진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김정은, 당 군사위 확대회의 주재… 비핵화 군부 불만 차단

    김정은, 당 군사위 확대회의 주재… 비핵화 군부 불만 차단

    확대회의 군부 단속, 대미 비난과 상반 “낮은 수준 경고… 북미회담 영향 없을 것” 北, 풍계리 南기자단 통지문 접수 안 해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1차 확대회의를 주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8일 보도했다. 확대회의에서는 지난달 20일 당 중앙위원회 제7기 3차 전원회의에서 선언한 새 전략노선인 ‘핵·경제 병진노선 종료 및 경제건설 총력’이 강조됐다. 2년 만에 열린 이번 확대회의는 김 위원장이 비핵화 기조에 대한 군부의 반발을 제어하고 핵무기 폐기를 염두에 둔 새 국방정책을 택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최근 북한의 반발 등에도 불구하고 비핵화를 위한 북·미 정상회담 개최와 남북 판문점 선언 이행에 근본적 영향은 없다는 평가다. 18일 조선중앙통신은 “전당, 전군, 전민이 조선노동당 제7차 대회와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 정신을 높이 받들고, (중략)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1차 확대회의가 진행됐다”며 “김정은 동지께서 확대회의를 지도하셨다”고 보도했다. 또 “혁명발전의 요구와 현 시기 인민 군대의 실태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데 기초하여 혁명적 당군을 군사정치적으로 더욱 강화하고 국가방위사업 전반에서 개선을 가져오기 위한 일련의 조직적 대책들이 토의·결정됐다”고 전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핵·경제 병진노선 종료라는) 새로운 전략적 노선에 대한 북한 군 차원의 입장 정리가 나름대로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 중앙군사위는 군사 분야의 모든 사업을 지도하는 기관이고 군사 정책·전략 수립을 담당한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 위원장이 경제에 매진하는 새로운 전략노선이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등 비핵화 조치 등에 대해 북 군부에 불만을 제기하지 말라는 주문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외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회의에서 당 중앙군사위원회와 무력기관 책임일꾼의 인사도 언급했다. 지난해 말 군 총정치국장에서 물러난 황병서가 당연직인 당 중앙군사위원에서 물러나고 후임인 김정각 총정치국장이 임명됐을 수 있다. 리명수 군 총참모장이나 박영식 인민무력상의 거취가 결정됐을 가능성도 있다. 확대회의에서 김 위원장의 군부 단속은 최근 북한의 연쇄적인 대미·대남 비난과 상반된다. 북은 지난 16일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개인 담화 등으로 ‘리비아식 비핵화’ 등을 발언한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강하게 비난했고, 남북 고위급회담을 무기한 연기했다. 17일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남조선의 현 정권과 다시 마주 앉는 일은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을 장담했다. 또한 18일 북한 입장을 대외적으로 대변하는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볼턴의 정체’라는 글에서 “(볼턴 보좌관이) 일정한 논리나 뚜렷한 이념이 아니라 단순한 사고, 인종주의, 협애한 ‘미국 제일주의’에 따라 움직이는 자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낮은 수준의 형식’으로 경고한 메시지들로, 북·미 정상회담 등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통일부 관계자는 “정부는 오늘 북측의 초청에 따라 23일부터 25일 사이에 예정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취재할 한국 기자단 명단을 판문점을 통해 북측에 통지하려고 했으나 북측은 통지문을 접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아직 북한이 한국 기자 초청 자체를 취소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트럼프, 북·미 회담 성공 의지… “비핵화 실패 땐 초토화” 압박

    트럼프, 북·미 회담 성공 의지… “비핵화 실패 땐 초토화” 압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북한에 던진 메시지는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하면 한국식 경제발전으로, 합의하지 않으면 리비아식 패망으로 갈 수 있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과의 면담 자리에서 작정한 듯 기자들의 질문에 일일이 답하며 북한에 ‘당근’과 ‘채찍’을 내보였다.트럼프 대통령은 “카다피 모델은 완전한 초토화였다”면서 “만약 비핵화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그 모델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한국을 본다면 산업적 측면에서 정말로 ‘한국 모델’이 될 것이며 그들은 근면하고 놀라운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북·미 정상회담의 ‘판’을 깨지 않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하는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경고를 보낸 것”이라고 CNN은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초토화하다’(decimate) 또는 ‘초토화’(decimation)라는 표현을 7번 사용했다. “(존 볼턴 보좌관에 의해) 언급된 리비아 모델은 (북한과는) 매우 다른 모델”이라고 한 것은 리비아 모델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는 북한을 달래려 한 것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트럼프 모델’의 개념이 구체적으로 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볼턴 보좌관이 리비아 모델을 놓고 서로 다른 해석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볼턴 보좌관은 리비아 모델이 2011년 카다피 축출 때와 마찬가지로 북한의 정권 교체를 포함한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시사한 적이 없다. 볼턴 보좌관은 ‘선(先) 핵폐기, 후(後) 보상’이란 비핵화 방법론으로 인식하고 있는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정권 안전보장 차원의 문제로만 인식하고 있다는 분석에서다. 킹스턴 라이프 미 군축협회(ACA) 군축정책부장은 워싱턴포스트(WP)에 “트럼프의 발언은 북한에 협박으로 해석될 수 있고 강경파들에게 핵무기 감축을 해서는 안 된다는 근거로 이용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북한이 연이은 엄포와 더불어 운전석을 차지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북한은 분명히 운전석에 있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북·미 정상회담은 북한이 초대하고 미국이 수용해서 성사됐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만날 준비가 돼 있다. 회담 준비는 계속된다”고 강조했다. 한·미의 ‘맥스선더’ 연합훈련에 대해서는 “정기적인 훈련으로, 현시점에서 훈련을 변경할 의사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서울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뉴스 분석] 트럼프 ‘김정은 체제 보장’ 카드 꺼냈다

    [뉴스 분석] 트럼프 ‘김정은 체제 보장’ 카드 꺼냈다

    北에 리비아식 아니라고 못박아 볼턴 발언에 화난 김정은 ‘달래기’ “합의 안 되면 카다피처럼” 경고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북한 김정은 정권의 ‘체제 안전 보장’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과 만난 뒤 기자들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안전 보장을 제공할 것이냐’고 묻자 “나는 기꺼이 많이 제공하고자 한다. 그(김 위원장)는 보호받을 것이며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합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아가 “리비아 모델은 우리가 북한에 대해서 생각하는 모델이 전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리비아식 비핵화’ 발언 등을 문제 삼으며 ‘북·미 정상회담 보이콧’을 시사한 북한의 반발을 진화하기 위한 것으로 현지 언론들은 해석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대통령이 미국은 북한의 정권교체를 추구하지 않겠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김 위원장에게 계속 권좌에 남게 될 것이라고 안심시켰다”고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수전 손턴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대행은 최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북한이 큰 ‘선납’을 하면 동시적 과정이 수용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그동안 미국 정부가 주장했던 ‘선 핵포기 후 보상’에서 한발 물러서면서 유연성을 드러낸 것이다. 그럼에도 미국의 비핵화 방식은 여전히 모호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 보좌관의 강경 발언에 동의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볼턴은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문제가 생겼을 경우를 두고 말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용인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두둔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트럼프식 모델이라는 것이 아직 만들어진 게 아니다. 내용이 거의 없다”면서 “(트럼프의 발언은) 리비아식에서 마이너스 알파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모델은 미국이 현재 갖고 있는 게 아니라 북한과 협상하면서 리비아식 모델에서 북한의 요구를 수용해 가며 뺄셈의 정치학을 작동하겠다는 것”이란 설명이다. 체제 보장에 대해서도 뚜렷한 조건이 제시되지는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모델’(a South Korean model)을 제시하며 비핵화에 따른 번영과 체제 보장을 강조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경제에 투자해 주고 번영시켜 주는 것이 일종의 체제 보장 아니겠는가 하는 유인책을 던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압박도 잊지 않았다. 그는 “그 (북·미 정상) 회담이 열린다면 열리는 것이고 열리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것”이라면서 “우리는 리비아를 초토화했다. 우리는 ‘우리가 당신을 보호하겠다’고 카다피에게 절대 말하지 않았고, 우리는 가서 그를 학살했다. 우리는 이라크에서도 같은 일을 했다”고 말했다. 리비아와 이라크는 미국과 어떠한 ‘합의’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학살됐지만, 북한이 미국과 비핵화에 ‘합의’하면 두 나라와 전혀 다른 모델이 된다는 설명인 셈이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서울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트럼프 “김정은 비핵화땐 체제 보장...거부땐 리비아 모델 적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이틀 간의 침묵을 깨고 ‘북한 완전한 비핵화 시 김정은 정권의 체제를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북한발 북·미 정상회담 좌초 발언으로 얼어붙었던 북·미 관계가 풀리면서 정상회담 준비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옌스 스톨텐베르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과 만남을 취재하던 기자들의 ‘미국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안전 보장을 제공할 것이냐’는 질문에 “나는 기꺼이 많이 제공하고자 한다. 그(김 위원장)는 보호받을 것이며,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합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리비아 모델은 우리가 북한에 대해서 생각하는 모델이 전혀 아니다”면서 “리비아에서 우리는 그 나라를 파괴했다. 카다피와는 지킬 합의가 없었다. 리비아 모델은 (북한과는) 매우 다른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김 위원장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에 합의할 경우 북한 정권의 체제 안전을 보장하겠다고 공언한 것으로, 북한의 불안감이 어느 정도 해소되면서 북·미 정상회담의 핵심인 ‘비핵화 방법론’ 협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비핵화)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그(리비아) 모델이 발생할 것”이라며 “만약 합의한다면 김 위원장은 매우 매우 행복할 것”이라면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압박했다. 워싱턴의 한 외교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리비아 모델 배제와 체제 보장 발언은 북한이 16~17일 비핵화 방식 등에 강하게 반발하며 남북 고위급회담의 일방적 연기와 북·미 정상회담 죄초 가능성까지 암시하자 직접 ‘김 위원장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면서 “북한의 입장에서 불확실성이 상당부분 제거되면서 북·미 협상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 “북측한테서 들은 게 없고 아무것도 달라진 것도 없다”면서 “그 회담이 열린다면 열리는 것이고, 열리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미국 측 입장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면서 “정상회담 준비는 계속된다”고 말했다. 이어 논란이 됐던 한·미의 ‘맥스선더’ 연합훈련에 대해서도 “정기적인 훈련으로, 현시점에서 훈련을 변경할 의사는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우상호 ‘능청화법’으로 나경원 방어…“선거 때 ‘좋아요’ 안 누른 사람 어딨나”

    우상호 ‘능청화법’으로 나경원 방어…“선거 때 ‘좋아요’ 안 누른 사람 어딨나”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북핵 해결방식과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에 관한 ‘드루킹 특검’을 놓고 벌인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과의 양자 토론에서 능청스러운 화법으로 나 의원의 공격을 막아냈다.우 의원은 18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나 의원을 만났다. 여야 의원이 양자토론을 하는 이 프로그램은 상대에게 말할 틈을 주지 않고 자기 할 말만 쏟아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때문에 나 의원과 민주당 박영선 의원, 송영길 의원 등의 말이 동시에 나가는 경우가 흔했다. 그런데 우 의원의 대응방식은 달랐다. 또박또박 주장을 펴나가는 나 의원의 말이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충청도식 말투로 정곡을 푹 찔렀다. 우 의원은 강원 철원 출신이다. 우 의원은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선 핵포기 후 보상’을 뜻하는 이른바 ‘리비아식 해법’을 고집해 북미정상회담을 그르칠 뻔한 것을 두고 “볼턴이 완전 지 장사하다가 물 먹은 것”이라면서 “트럼프 옆에 그냥 서 있는 것 못 봤냐”라고 지적했다. 나 의원이 단계적 비핵화 조치와 함께 북한의 개혁개방도 요구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하자 우 의원은 “비핵화 후 북미수교가 맺어지면 자연스럽게 자유의 바람이 (북한에) 들어간다. 의도적인 공작을 할 필요가 없다”고 반박했다. 우 의원은 최근 북한이 남측과 미국에 경고 사인을 보낸 것에 대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이 평양에 와서 한 합의를 볼턴 때문에 미국이 어기려고 하는 게 아닌 지 의심이 생긴 것”이라면서 “볼턴만 입을 꾹 닫고 있으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나 의원이 “꼭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자 우 의원은 “볼턴 편이네”라고 꼬집었다. 나 의원은 웃으며 “볼턴을 2번 만나긴 했다”고 응수했다. 국회 최대 현안인 ‘드루킹 특검’에 대해 나 의원은 “김경수 전 민주당 의원이 지난 2016년 10월 드루킹의 매크로 시연을 보고 매일 일일 보고도 받았다는 드루킹의 편지가 공개됐다”면서 “김 전 의원은 경남에 갈 게 아니라 경찰에 가야 한다”고 공격했다. 우 의원은 “내가 (경남지사 선거에 출마하는) 김 전 의원 선거대책위원장으로 경남에 가보니 (드루킹 사건 이후) 오히려 지지율이 올랐다”면서 “진주가 제일 불리한 지역인데 거기서 지지율이 15% 올랐다. 드루킹 특검 해봤자 자유한국당은 얻을 게 없다”고 받아쳤다. 드루킹 특검안에 대해서도 우 의원은 “최순실 특검과 같은 급으로 하자는 한국당의 특검안은 받을 수 없다”면서 “최순실은 재벌, 정경유착, 정유라 개인비리까지 조사할 사안과 검사 수가 많은 총체적 국정농단이었지만 드루킹은 30일 수사하면 다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 의원이 “오늘 국회에서 특검법이 통과되지 않으면 김 전 의원은 경찰에 가야 한다”고 하자 우 의원은 “부르든가 말든가, 죄 지은게 있어야 말이지…”라며 “선거 때 ‘좋아요 안 누른 사람이 어딨어요?”라고 반박했다. 나 의원은 “손으로는 500번도 1000번도 해도 되지만 댓글을 기계로 남긴 게 문제”라고 받아쳤고 우 의원은 “기계로 한 사람(드루킹) 구속했잖아요. (검경이) 처벌을 안 하려고 했어야 특검을 하지…”라고 응수했다. 대통령을 특검 수사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한국당 일각의 주장에 대해 우 의원은 “대통령 부인을 끌어들이려고 하는 전형적인 정쟁”이라면서 “드루킹이 댓글 조작하는 걸 무슨 대통령과 대통령 부인이 아나. 말도 안 되는 소리 그만 좀 하세요. 국민들 관심도 없어요”라고 꼬집었다. 우 의원은 나 의원과의 양자 토론 소감에서 “아 이렇게 하는 구나. 내가 토론 프로그램에 나와서 말을 이렇게 못한 건 처음”이라고 능청을 떨었다. 김어준씨는 “두 의원이 ’환상의 호흡‘을 보여 줬다”고 평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프란치스코 교황 “SNS, 침착하고 신중하게 사용해야”

    프란치스코 교황 “SNS, 침착하고 신중하게 사용해야”

    프란치스코 교황이 수녀들에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앱을 “침착하고 신중하게”(with sobriety and discretion) 사용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로마 가톨릭교회가 15일(현지시간) 밝혔다. ‘기도하는 마음’(Cor Orans·Praying Heart)이라는 제목의 이 문서는 2016년 발행된 수도원 생활 규율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이 규율은 침묵과 묵상의 습관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문서는 SNS를 ‘사회적 의사소통’으로 언급하며 특정 앱을 지목하지 않았지만, 가톨릭신문 ‘더 태블릿’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지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서는 신중함이 SNS의 실제 내용 외에 “정보의 양과 의사소통 형태”에도 적용돼야 한다고 말한다. 스페인 북부 팜플로나에서 매년 열리는 전통 행사인 ‘소몰이 축제’에서 2016년 당시 18세 여성을 성폭행해 기소된 남성 5명에 대해 법원이 지난달 9년형이라는 솜방망이 판결을 내려 논란이 일어났고, 현지 ‘온다리비아 가르멜수녀회’가 SNS에서 피해 여성을 응원하는 내용을 올려 화제를 모았다. 수녀회는 페이스북에서 “우리는 저녁에 밖에 나가지 않고, 파티에 가지 않고, 술을 마시지 않고, 순결하겠다는 자유로운 서약을 했다. 같은 이유로 자유롭게 (우리와) 반대의 행동을 하는 모든 여성이 가진 심판, 성폭행, 위협, 살해, 모욕당하지 않을 권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수녀회 게시물이 이번 지시의 계기가 됐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가톨릭교회는 과거에도 수녀들에게 SNS 사용에 관한 지침을 내놨다. 수녀원 생활 최초 규율 ‘그리스도의 신부’(Sponsa Christi)는 1950년 교황 비오 12세가 발행한 것이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6년 거기에 디지털 문화의 결정적인 영향을 추가해 경고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디지털 미디어에 의해 “시간이 낭비되는” 일이 없도록 수녀들에 당부하고 있다. 로마 교황청 자체는 수시로 트위터를 활용한다. ‘바티칸 뉴스’ 계정은 지금까지 1만 5000회 이상, 교황의 영문 계정은 1500번 이상 게재됐다. 또 교황청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유튜브, 그리고 구글 플러스 계정을 개설하기도 했다. 사진=AP 연합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정세현 “청와대, 맥스선더 훈련 재검토 안한 송영무에 경고해야”

    정세현 “청와대, 맥스선더 훈련 재검토 안한 송영무에 경고해야”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남북간 적대 행위 중지’를 담은 판문점선언 이후에도 국방부가 한미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 훈련 축소를 검토하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정 전 장관은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에게 했듯 송영무 국방부 장관에 경고라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정 전 장관은 18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북한이 지난 16일 예정된 남북고위급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하고 대남강경발언을 이어가는 원인을 국방부가 제공한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로 치면 통일부 장관에 해당하는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17일 “남북 고위급 회담을 중지시킨 엄중한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남조선의 현 정권과 다시 마주 앉는 일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남조선 당국이 우리가 취한 조치의 의미를 깊이 새겨보고 필요한 수습 대책을 세울 대신 현재까지 터무니 없는 ‘유감’과 ‘촉구’ 따위나 운운하면서 상식 이하로 놀아대고 있다”고 비난했다. 리 위원장이 문제삼은 부분은 지난 11일부터 시작된 맥스선더 훈련이다. 이에 대해 정 전 장관은 “리선권도 군 출신인데, 맥스선더 훈련에 대한 북한 군부 내 반발이 세게 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 군부는 판문점 선언을 믿고 (맥스선더 훈련이)이렇게까지 세지는 않을 것으로 믿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7일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 이후 발표한 판문점선언 2조 1항은 “남과 북은 지상과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이 되는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북한이 연례적 수준의 한미군사 훈련을 이해한다고 해놓고 이제 와서 왜 그러는 건가라는 지적에 대해 정 전 장관은 “연례적 수준이 아니라 F-22 스텔스기가 나타난 것에 굉장히 놀란 것”이라면서 “리 위원장이 ‘엄중’이라는 표현을 쓴 이상 고위급회담뿐만 아니라 적십자회담 등 실무회담도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북한을 다시 남북회담의 장으로 이끌어 내려면 북한의 체면을 세워주는 우리 측 조치가 필요하다는 게 정 전 장관의 생각이다.그는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리비아식 비핵화 해법’에 거부감을 드러내자 미국은 곧바로 리비아식, 볼턴식이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다”면서 “미국도 이럴진데 남측이 조치를 취하지 못하면 회담을 못한다. 하다못해 (문 대통령이 국방부 장관에게) 경고라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전 장관은 “판문점 선언이 나온 뒤 국방부와 외교부 등 각부처는 올해 사업과 행사 계획이 판문점 선언과 충돌하지 않는지 검토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청와대가 (주한미군 주둔 관련) 문정인 특보한테는 경고하던데 국방부 장관에 대해서 경고해야 한다”면서 “남북관계가 잘 풀려야 한미정상회담이 잘 되고 북미정상회담도 잘 풀린다. 그래야 비핵화가 되고 국민이 편히 살 수 있다. 그 과정에 처음 나타난 지금 난관을 잘 돌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트럼프 “김정은 보호받을 것... ‘리비아 모델’은 아냐”

    트럼프 “김정은 보호받을 것... ‘리비아 모델’은 아냐”

    북한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강경 모드로 급선회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북한이 반발하는 비핵화 방식인 ‘리비아 모델’을 북한에 적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트럼프 대통령은 또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성사된다면 김정은 정권의 체제 보장도 약속해, 북한발(發) 한반도 냉기류가 풀리고 북미정상회담이 다시 물살을 타게 될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옌스 스톨텐베르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의 방문을 받은 자리에서 “리비아 모델은 우리가 북한에 대해서 생각하는 모델이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리비아에서 우리는 그 나라를 파괴했다. 카다피와는 지킬 합의가 없었다. 리비아 모델은 (북한과는) 매우 다른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만약 (비핵화)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그(리비아) 모델이 발생할 것”이라며 “만약 합의한다면 김정은은 매우 매우 매우 행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 핵폐기, 후 보상·관계정상화’를 골자로 한 리비아 모델은 ‘단계적·동시적’ 비핵화를 주장하는 북한이 수용을 거부한 비핵화 방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안전 보장을 제공할 것이냐’는 질문에 “나는 기꺼이 많이 제공하고자 한다. 그는 보호받을 것이며,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합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리비아 모델과 김정은 체제 보장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리비아, 시리아, 이라크 등 중동 국가들을 차례로 거론하며, 이들 국가는 미국과 어떠한 합의도, 체제 보장 약속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제거’(decimation)됐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에 합의할 경우 북한 정권의 체제 안전을 보장하겠다고 공언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리비아 모델 배제 및 체제 보장 발언은 북한이 16∼17일 양일간 비핵화 방식 등에 강하게 반발하며 남북 고위급회담을 일방적으로 연기하고 북미정상회담 무산 가능성까지 암시하자 직접 ‘김 위원장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과 관련, “북측한테서 들은 게 없고 아무것도 달라진 것도 없다”면서 “그 회담이 열린다면 열리는 것이고, 열리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미국 측 입장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며 “북미정상회담 준비는 계속된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북한이 만나고자 한다면 우리는 거기에 있을 것”이라고 덧붙여, 북한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북미정상회담의 ‘판’을 깨지 않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CVIG 보장돼야 CVID 실현… 북미 정상회담 성공 확률 높다”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CVIG 보장돼야 CVID 실현… 북미 정상회담 성공 확률 높다”

    황성기 위원이 만났습니다 - 비핵화, 일본공산당 오가타 부위원장이 묻고 최완규 전 북한대학원대학 총장이 답하다 6월 12일 북한과 미국의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앞두고 남북 고위급 회담의 돌연 연기라는 상황이 발생했다. ‘예측 불허’란 말이 항상 따라붙었던 한반도 정세에 짙은 구름이 끼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는 있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비핵화 항로에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본다. 요동치는 한반도 앞날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듣기 위해 일본공산당의 오가타 야스오 부위원장이 방한했다. 서울신문은 최완규 전 북한대학원대학총장과 오가타 부위원장의 특별대담을 마련했다. 다음은 오가타 부위원장이 묻고 최 전 총장이 답하는 내용이다. 1922년 창당한 일본공산당은 중의원 12석으로 원내 6위, 참의원 14석으로 5위인 노포(老鋪) 진보정당이다.오가타 야스오 =16일의 남북 회담 연기,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성명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 최완규 = 우여곡절, 설왕설래는 있겠지만, 북·미 정상회담에는 지장 없을 거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간이 점령군 사령관처럼 얘기하고 생화학무기, 인권까지 거론하니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만났을 때 양보할 것 없이 벼랑 끝에 몰리는 상황을 피하고 싶은 것이다. 협상에는 상대가 있음을 확실히 보여준 것이다. 22일 미국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 역할이 다시 주목된다. 오가타 = 북·미를 설득하고 중개하는 문 대통령 노력으로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된다. 그야말로 운전자론이 빛을 발했는데, 현 정세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최 = 남북, 북·미 정상회담의 성사에 대통령 역할이 매우 컸지만 문 대통령이 운전자석에 앉았다는 건 지나친 표현이다. 한반도 지정학적 상황과 주변 강대국 생각이나 여러가지 이해관계를 볼 때 운전석에 주도적으로 앉는 것은 쉽지 않다. 한반도 평화를 이루겠다는 대통령의 절실한 생각이 크게 작용한 건 사실이다. 특히 일촉즉발 상황이었던 지난해 12월 19일 한·미 합동 군사훈련을 연기 혹은 축소하겠다는 대통령 발언에 북한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올해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등으로 이어져 오늘에 이르고 있다. 오가타=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다. 1세기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한반도 변화에 큰 인상을 받았다. 최 =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만한 흐름은 어느 누구의 독자적인 생각과 능력이라기보다 남북, 미국, 중국 등 관련 당사국들이 전쟁은 없어야 한다는 필요성을 절감했기에 가능했다. 김 위원장도 핵무기로 북한의 생존이 어렵다는 것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다. 패러다임을 바꿈으로서 체제나 정권의 생존과 안정, 나아가 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김 위원장이 생각하는 것을 남측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이런 공감대를 바탕으로 남북 정상이 만났을 때 큰 이견이 없었다. 오가타= 우리 당은 한반도 비핵화와 동북아시아 지역의 평화 체제 구축은 통합적, 포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동시에 그 실행 방법은 단계적인 게 현실적이라고 보는데. 최 = 북핵 문제에 대한 그간의 잘못된 시각을 교정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즉 CVID에 집착했다. 하지만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불가역적인 생존보장’, 즉 보장(guarantee)이 들어간 CVIG에는 그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았다. 북한이 왜 핵을 개발했는가 자문했을 때 생존을 위해 개발했다고 생각한다면 CVIG가 보장이 돼야 미국이나 한국, 일본이 바라는 CVID도 실행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CVIG는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CVID만 강조해 왔다. 북한 핵을 진정으로 해결하려면 이 부분을 솔직하게 논의의 장으로 끌어내야 하고 CVIG도 이행을 해야 한다. 동시에 CVID와 CVIG를 하던가, 아니면 강자(미국)가 먼저 선제적인 양보를 통해 북한에 확실하게 인지시켜 줄 때 진정한 CVID가 실현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자신의 나라와 체제를 보장하는 것이 남의 나라가 해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판단했을 때 이 정도 되면 체제와 정권이 안전하겠다고 북한이 경험적으로 인식하고 판단해야 가능한 것이다. 즉 남의 나라가 ‘네 목숨 보장해준다’고 약속한들 그걸 믿는 나라가 어디 있는가. 북한 자신의 판단이 굉장히 중요하다. 오가타 = 북·미 정상회담 전망은. 최 = 성공 가능성이 확실하다고 생각한다. 김 위원장도 발상의 전환을 통해 남북 정상회담에 임했다. 그 결과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됐다. 여기서 과거처럼 회담 결과를 쉽게 뒤집는 행태를 보이면 그로 인한 위기는 되돌이킬 수 없다. 북한 체제의 안위에 직결되고 자살 행위에 가깝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 기대를 완전히 접게 하는 것이 아니라면 북한 비핵화는 확실하다. 포괄적으로 일시에 해결하려는 의지는 분명하다. 트럼프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협상에서 실패하면 정치생명이 위험해진다. 성공이 트럼프의 정치적 부활, 이해관계와 직결돼 있다. 북·미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일치하기 때문에 성공 확률이 높다. 큰 틀에서 비핵화 한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6·12 정상회담에서는 확인하는 수준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평창올림픽 때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국정원장, 통일부장관, 청와대 비서실장을 열시간 넘게 만났다. 그 때 남북이 의견을 많이 나누었고 우리 특사단이 평양에서 김 위원장 만났을 때 별 이견없이 정상회담에 합의할 수 있었다. 북·미 정상회담도 이런 수순으로 가고 있을 것이다. 오가타 =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싱가포르에 문 대통령이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갈 가능성은 있는가. 최 =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트럼프가 판문점에서 문 대통령, 김 위원장과 함께 종전을 선언하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그러면 트럼프가 더 주목을 받을 것인데, 그런 의미에서 싱가포르 정상회담 후 문 대통령, 시 주석이 동석하는 정치적 이벤트가 아주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오가타 = CVID 후 CVIG가 가능하다는 게 미국 생각이다. 미국과 리비아의 2006년 수교까지 2년 반 걸렸다. 리비아 방식이라 해도 비핵화는 단계적으로 해야 하는 것 같다. 최 = 북·미 간에는 깊은 불신이 깔려 있다. 강자인 미국이 약자인 북한에게 “먼저 핵이라는 옷을 완전히 벗어야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하겠다”는 것이 종래의 일관된 북·미 핵협상의 방침이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핵을 미국에 보내라고 강경한 발언을 했는데 협상의 공정성 측면에서 보면 동시에 하는 게 맞다. 오히려 미국이 선제적으로 양보한다면 북한이 훨씬 더 큰 수준에서 양보하는 선물을 줄 것이라고 본다. 미국이 북한에 아량을 보여 주면 북한도 더 큰 틀에서 미국에게 보답할 것이라는 발상의 전환을 미국도 해 볼 필요가 있다. 오가타 = 왜 이 시점에서 북한이 전략적으로 나오는 것인가. 최 = 북한은 그동안 핵과 미사일로 체제를 보장한다고 했지만 더 이상 경험적으로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른 방법으로 체제보장과 경제발전을 이루기로 작정하고 나온 것이다. 이런 기회는 두 번 다시 없다.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지고 나올 것이다. 만약 협상이 결렬됐을 때 미국은 기분 나쁜 정도에 그치지만, 북한은 생존에 관련돼 있다. 절박한 쪽은 북한이다. 오가타 = 김 위원장 언행을 보면 나를 보통 지도자로 봐 달라, 북한을 보통 국가로 봐달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북한이 국제사회로 복귀하기 위한 과제라면. 최 =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해 핵문제를 해결하고,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규범과 규칙, 절차, 과정의 이행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기 시작하면 북한 인력의 우수성, 풍부한 자원이란 점에서 투자할 만한 국가이기에 단시간에 비약적인 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다. 사상, 이념, 핵무기 대신 경제적 성과로 인민들 지지를 끌어냄으로써 안정적 체제와 정권을 보장을 이뤄내는 인식의 전환 가능성이 높다. 오가타 = 중국, 베트남에서도 ‘화평연변’(和平演変·사회주의 국가의 체제 변화를 유도하는 전략)에 강한 경계심을 갖고 있었는데, 북한은 더욱 더 그럴 것이다. 최 = 알렉시스 드 토크빌은 ‘혁명의 역설’이란 명제에서 독재자가 마음을 바꿔서 억압하고 궁핍하게 만든 지역을 경제적으로 풍족하게 해주고 자유를 주면 그 지역부터 반동이 시작되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래서 독재자에 정치적 스킬이 없으면 본인이 망하기 때문에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중국이든 베트남이든 독제 체제의 전환은 상당히 위험하다. 북한도 지금 같은 방식으로 체제를 유지하기 힘든 것은 알고 있다. 개방 이후 북한의 미래는 북한 사람들의 정치적 역량에 달려 있다. 북한도 결국 국제적조건이 갖춰지고 대외적으로 정상국가 반열에 올라가면 단계적인 체제전환의 경로에 진입할 것이다. 오가타 = 판문점 선언을 보면 ‘민족의 자주’가 언급돼 있다. 하지만 중국과의 관계도 생각해야 하는데 중국의 역할과 관여는 어떻게 보는가. 최 = 한반도 문제로 남북이 만나면 키워드는 본질적으로 자주와 통일이 될 수밖에 없다. 7·4 남북 공동성명 1항도 그렇고 6·15 선언 1항에도 ‘자주’가 들어있다. 남북관계 본질적 특성상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다.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지만 지정학을 감안하면 중국이나 미국의 영향력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2000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특사인 조명록 차수가 백악관에서 빌 클린턴 대통령을 만난 다음 날 뉴욕타임즈에는 ‘한국이 통일되면 아시아는 분단되나’라는 칼럼이 실렸다. 통일된 한반도는 두만강이 아닌 대한해협을 기준으로 분단된다는 뜻인데 미국의 속내를 대변하는 것으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중국, 미국의 관심사는 군사적 지위와 영향력이다. 따라서 이 두나라를 무시하거나 배제한 상태에서 한반도 통일은 구조적으로 어렵다. 이 세력들의 영향력을 상쇄시킬 수 있는가는 남북, 통일 한국의 국민들의 역량에 달려 있다. 오가타 = 일본공산당은 동북아시아에서의 우호협력조약을 체결해 평화 협력을 이룬다는 구상과 함께 미·중·러가 ‘소극적 안전보장’을 남북, 일본, 몽골에 대해 서약하는 동북아 비핵지대 구상도 갖고 있는데 가능하다고 보는가. 최 = 목표 자체는 타당하고 동북아시아 공동체를 통해 평화보장을 이뤄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남북 문제가 해결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일본, 중국 관계도 공동체라기보다 경쟁하는 관계이다. 특히 중국은 급속한 경제성장을 통한 강력한 제국을 꿈꾸고 있기 때문에 과연 중국이 일본에 양보하면서 동아시아 공동체, 협력안보체제를 하자고 할지는 미묘하다. 방향은 옳지만 현실조건과 환경으로 보았을 때 매우 어렵다. 미·중 간에도 동반자보다 경쟁의 국면으로 들어섰다. 중국이 더 커지기 전에 미국이 견제하는 예방전쟁을 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최완규 교수는 신한대 석좌교수. 북한대학원대 4대 총장(2012~2015년)을 지낸 북한학의 원로. 4·27 남북 정상회담 원로자문단에 포함됐으며, 회담 직전 ‘비핵화·평화정착과 남북관계 발전 토론회’를 주도하기도 했다. 2008년부터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상임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경실련 통일협회 대표이기도 하다. 2004년부터 2년간 북한연구학회장을 역임했다. ●오가타 야스오는 일본공산당의 부대표 격인 부위원장. 세계 100개국 이상을 다닌 국제통으로 당 국제위원회 책임자. 19살 때인 1966년 일본공산당에 입당해 기관지인 ‘아카하타’의 파리 지국장을 거쳐 당 국제국장을 역임했다. 참의원 의원에 두 번 당선됐으며 2006년 당 부위원장 직에 올랐다. ‘일본공산당의 야당 외교’ 등 다수의 저서를 갖고 있으며, 서울을 10회 이상 방문했다. marry04@seoul.co.kr
  • ‘2년 내 핵폐기’ 종료시점 정하고 핵무기 해외반출·일부 北서 해체

    ‘2년 내 핵폐기’ 종료시점 정하고 핵무기 해외반출·일부 北서 해체

    백악관이 16일(현지시간) 북한의 비핵화 해법으로 제시한 소위 ‘트럼프 모델’에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이 모델이 위기를 모면하는 수사가 아닌 실체가 있는 로드맵으로 봤다. ‘빠른 비핵화 속도’와 ‘확실한 검증’을 원칙으로 역사상 여러 국가의 핵포기 사례를 부분별로 차용하고 발전시켜 미국이 새로운 북한의 비핵화 모델을 구성하는 중이라고 분석했다.리비아 모델은 카다피 정권이 2003년부터 2년 이내에 핵무기 개발을 포기한 뒤 제재 해제라는 보상을 받은 사례다. 속전속결, 완전한 핵물질·핵시설의 미국 반출 후 보상이 핵심이다. 하지만 북한은 이미 핵무기 완성을 선언할 정도로 고도화돼 리비아처럼 단번에 모든 핵물질·핵탄두·핵시설 등을 처분하기 힘들다. 핵무기 폐기 후에도 마음만 바꾸면 핵무기 재생산에 동원할 수 있는 과학자 및 전문가가 1만명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미국이 제재만 해제하고 체제안전보장을 제공하지 않아 카다피는 반군에 살해됐다. 미국은 핵폐기 속도를 앞당기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 임기인 ‘2년 내 핵폐기’ 등 핵폐기 종료 시점을 정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북한이 이에 대해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또 북한은 핵탄두만 12~60개, 수백기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돼, 대부분은 카자흐스탄 사례처럼 해외로 반출하고 일부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사례처럼 내부 해체하는 방안이 예상된다. 카자흐스탄은 1992년부터 1996년까지 핵무기 1000여기를 러시아에 넘겼고, 남아공은 1990년부터 1년간 핵탄두를 스스로 폐기했다. 북한의 비핵화 사찰과 검증은 역대 가장 강력했던 이란 핵합의 사례가 참조될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전면안전조치협정(CSA·핵물질과 저장시설 모니터)과 추가의정서(AP·연구시설 및 해당국 동의하에 의심지역 사찰)를 뛰어넘는 AP+를 진행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지목한 의심시설에 대해 이란이 사찰을 거부하려면 24시간 이내에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대북 사찰 주체 역시 핵무기 해체 부분까지 연결하려면 이란과 비슷한 ‘P5(핵보유국)+1’(미국·중국·러시아·영국·프랑스+한국)이 유력한 상황이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北 역습에 트럼프 “지켜보자” 신중… 美의회 “낡은 수법” 강경

    北 역습에 트럼프 “지켜보자” 신중… 美의회 “낡은 수법” 강경

    한반도 비핵화 의지는 변함 없어 백악관 “북·미회담 계속 전진할 것” 의회 “北 공갈, 오래된 패턴” 비난 “김정은, 더 양보하라고 미끼 놓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이 전격적인 ‘북·미 정상회담 좌초’ 카드를 꺼내 든 북한에 일격을 당하면서 ‘대북 비핵화 압박’의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 미 의회를 중심으로 한 조야에서는 ‘북한의 낡은 수법’이라며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16일(현지시간) 침묵했다. 미·중 무역협상 등 각종 현안은 폭풍 트윗으로 분위기를 이끌어 갔지만, 세기의 담판인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또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샵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여전히 유효한가’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켜봐야 할 것이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 시간이 말해줄 것”이라며 ‘신중 모드’를 유지했다. 그러면서 “아무 결정도 내리지 않았고, 전혀 통보받은 바도 없다. 우리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한반도 비핵화 주장을 고수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며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했다. 로이터 통신은 “북한의 회담 취소 협박에도 북한의 핵무기 포기 주장에서는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라고 풀이했다. 백악관도 북한이 반발하고 있는 ‘선 핵포기, 후 보상’ 원칙의 리비아식 비핵화 해법에서 한발 물러서면서 북한 맞춤형인 ‘트럼프식’ 해법을 강조하며, 일단 상황 관리에 집중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아직 정해진 틀은 없다. 이것이 트럼프 모델”이라며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의 리비아식 해법과 선을 그었다. 그는 북·미 정상회담이 취소될 가능성에 대해 “우리는 그것이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계속 전진할 것”이라면서 “대통령은 어려운 협상에 매우 익숙하고 준비돼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미 의회와 조야의 분위기는 한층 강경해졌다. 척 슈마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의회 발언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원래 그들에게 한 양보였던 정상회담을 보장하도록 (트럼프) 대통령이 더 많은 양보를 하라고 미끼를 놓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촉구한다. 김 위원장에게 공짜로 아무 것도 주지 마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존 케네디 공화당 상원의원도 폭스비즈니스 방송에서 “우리는 김 위원장이 쥔 것보다 더 좋은 카드를 쥐고 있다”면서 “대북 제재는 실제로 먹히고 있다. 우리는 그 제재를 더 강하게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애덤 킨징어 공화당 하원의원도 CNN에서 “북한이 지금 약간의 공갈을 치고 있다”면서 “이것은 그저 북한이 낡고 오래된 패턴으로 돌아간 것”이라고 비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트럼프식 비핵화” 美 대북 숨고르기

    “트럼프식 비핵화” 美 대북 숨고르기

    트럼프도 “북·미회담 지켜봐야” 靑NSC “북·미 입장 조율할 것” 北리선권 “엄중사태 해결 없인 南과 마주 앉기 쉽지 않을 것”‘북·미 정상회담을 재고할 수 있다’는 북한의 ‘경고’에 미국은 반격하기보다 신중하게 반응했다. 청와대는 17일 북·미 간 ‘역지사지’를 강조하며 다시 한번 중재를 자임했다. 청와대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다양한 채널’로 북·미 간 입장을 조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북·미 채널이 열려 있지만 비핵화 로드맵을 둘러싼 이견이 부각된 만큼 문재인 대통령이 ‘상황 관리’를 떠맡는 양상이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미 백악관 대변인은 16일(현지시간) “북한이 만나지 않길 원한다면 최대 압박작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압박하면서도 ‘선 비핵화, 후 보상’ 원칙의 리비아 모델에 대해 “그것(리비아 모델)이 (백악관 내) 논의의 일부인 것을 본 적이 없다”고 한발 물러섰다. 그는 “정해진 틀이 없다”면서 “이것(비핵화 해법)은 트럼프 대통령의 모델”이라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자리에서 “(북·미 회담과 관련) 아무 결정도 내리지 않았고, 통보받은 바도 없다. 우리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윗도 하지 않은 채 이례적인 신중함을 보였다. 북한이 콕 집어 비판했던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에서 후퇴하지 않을 것”이라며 ‘원칙’을 고수했지만, 리비아식 해법을 입에 올리지는 않았다. 볼턴 보좌관은 “한국 카운터파트인 문 대통령의 국가안보실장과 막 통화했다”고도 밝혀 한·미 간 긴밀한 조율을 시사했다. 청와대는 전날 “북한의 진의 파악이 먼저”라며 말을 아꼈지만, 이날 NSC 상임위 회의가 끝난 뒤 “북·미 정상회담이 상호존중 정신하에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한·미, 남북 간 여러 채널을 통해 긴밀히 입장을 조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역지사지를 하자는 의미다”면서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입장과 태도를 충분히 전달한 다음, 북한에도 미국 입장과 견해를 전달해 접점을 넓혀 나가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북·미 회담 재고 가능성’을 주장한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전날 담화가 (대외용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제외한) 주민들이 접할 수 있는 매체에서는 전혀 보도되지 않은 사실도 주목해야 한다. 대외용일 뿐 ‘판’을 깰 의도는 없어 보인다. 그러면서도 남북 고위급회담 북측 단장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문답에서 “북·남 고위급회담을 중지시킨 엄중한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남조선의 현 정권과 다시 마주 앉는 일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이어 갔다. 서울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서울 서유미 기자 seoym97@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CVIG 보장돼야 CVID 실현···북미 정상회담 성공 확률 높다”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CVIG 보장돼야 CVID 실현···북미 정상회담 성공 확률 높다”

    황성기 위원이 만났습니다 - 비핵화, 일본공산당 오가타 부위원장이 묻고 최완규 전 북한대학원대학 총장이 답하다 6월 12일 북한과 미국의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앞두고 남북 고위급 회담의 돌연 연기라는 상황이 발생했다. ‘예측 불허’란 말이 항상 따라붙었던 한반도 정세에 짙은 구름이 끼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는 있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비핵화 항로에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본다. 요동치는 한반도 앞날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듣기 위해 일본공산당의 오가타 야스오 부위원장이 방한했다. 서울신문은 최완규 전 북한대학원대학총장과 오가타 부위원장의 특별대담을 마련했다. 다음은 오가타 부위원장이 묻고 최 전 총장이 답하는 내용이다. 1922년 창당한 일본공산당은 중의원 12석으로 원내 6위, 참의원 14석으로 5위인 노포(老鋪) 진보정당이다.오가타 야스오 =16일의 남북 회담 연기,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성명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 최완규 = 우여곡절, 설왕설래는 있겠지만, 북·미 정상회담에는 지장 없을 거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간이 점령군 사령관처럼 얘기하고 생화학무기, 인권까지 거론하니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만났을 때 양보할 것 없이 벼랑 끝에 몰리는 상황을 피하고 싶은 것이다. 협상에는 상대가 있음을 확실히 보여준 것이다. 22일 미국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 역할이 다시 주목된다. 오가타 = 북·미를 설득하고 중개하는 문 대통령 노력으로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된다. 그야말로 운전자론이 빛을 발했는데, 현 정세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최 = 남북, 북·미 정상회담의 성사에 대통령 역할이 매우 컸지만 문 대통령이 운전자석에 앉았다는 건 지나친 표현이다. 한반도 지정학적 상황과 주변 강대국 생각이나 여러가지 이해관계를 볼 때 운전석에 주도적으로 앉는 것은 쉽지 않다. 한반도 평화를 이루겠다는 대통령의 절실한 생각이 크게 작용한 건 사실이다. 특히 일촉즉발 상황이었던 지난해 12월 19일 한·미 합동 군사훈련을 연기 혹은 축소하겠다는 대통령 발언에 북한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올해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등으로 이어져 오늘에 이르고 있다. 오가타=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다. 1세기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한반도 변화에 큰 인상을 받았다. 최 =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만한 흐름은 어느 누구의 독자적인 생각과 능력이라기보다 남북, 미국, 중국 등 관련 당사국들이 전쟁은 없어야 한다는 필요성을 절감했기에 가능했다. 김 위원장도 핵무기로 북한의 생존이 어렵다는 것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다. 패러다임을 바꿈으로서 체제나 정권의 생존과 안정, 나아가 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김 위원장이 생각하는 것을 남측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이런 공감대를 바탕으로 남북 정상이 만났을 때 큰 이견이 없었다. 오가타= 우리 당은 한반도 비핵화와 동북아시아 지역의 평화 체제 구축은 통합적, 포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동시에 그 실행 방법은 단계적인 게 현실적이라고 보는데. 최 = 북핵 문제에 대한 그간의 잘못된 시각을 교정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즉 CVID에 집착했다. 하지만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불가역적인 생존보장’, 즉 보장(guarantee)이 들어간 CVIG에는 그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았다. 북한이 왜 핵을 개발했는가 자문했을 때 생존을 위해 개발했다고 생각한다면 CVIG가 보장이 돼야 미국이나 한국, 일본이 바라는 CVID도 실행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CVIG는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CVID만 강조해 왔다. 북한 핵을 진정으로 해결하려면 이 부분을 솔직하게 논의의 장으로 끌어내야 하고 CVIG도 이행을 해야 한다. 동시에 CVID와 CVIG를 하던가, 아니면 강자(미국)가 먼저 선제적인 양보를 통해 북한에 확실하게 인지시켜 줄 때 진정한 CVID가 실현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자신의 나라와 체제를 보장하는 것이 남의 나라가 해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판단했을 때 이 정도 되면 체제와 정권이 안전하겠다고 북한이 경험적으로 인식하고 판단해야 가능한 것이다. 즉 남의 나라가 ‘네 목숨 보장해준다’고 약속한들 그걸 믿는 나라가 어디 있는가. 북한 자신의 판단이 굉장히 중요하다. 오가타 = 북·미 정상회담 전망은. 최 = 성공 가능성이 확실하다고 생각한다. 김 위원장도 발상의 전환을 통해 남북 정상회담에 임했다. 그 결과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됐다. 여기서 과거처럼 회담 결과를 쉽게 뒤집는 행태를 보이면 그로 인한 위기는 되돌이킬 수 없다. 북한 체제의 안위에 직결되고 자살 행위에 가깝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 기대를 완전히 접게 하는 것이 아니라면 북한 비핵화는 확실하다. 포괄적으로 일시에 해결하려는 의지는 분명하다. 트럼프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협상에서 실패하면 정치생명이 위험해진다. 성공이 트럼프의 정치적 부활, 이해관계와 직결돼 있다. 북·미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일치하기 때문에 성공 확률이 높다. 큰 틀에서 비핵화 한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6·12 정상회담에서는 확인하는 수준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평창올림픽 때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국정원장, 통일부장관, 청와대 비서실장을 열시간 넘게 만났다. 그 때 남북이 의견을 많이 나누었고 우리 특사단이 평양에서 김 위원장 만났을 때 별 이견없이 정상회담에 합의할 수 있었다. 북·미 정상회담도 이런 수순으로 가고 있을 것이다. 오가타 =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싱가포르에 문 대통령이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갈 가능성은 있는가. 최 =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트럼프가 판문점에서 문 대통령, 김 위원장과 함께 종전을 선언하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그러면 트럼프가 더 주목을 받을 것인데, 그런 의미에서 싱가포르 정상회담 후 문 대통령, 시 주석이 동석하는 정치적 이벤트가 아주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오가타 = CVID 후 CVIG가 가능하다는 게 미국 생각이다. 미국과 리비아의 2006년 수교까지 2년 반 걸렸다. 리비아 방식이라 해도 비핵화는 단계적으로 해야 하는 것 같다. 최 = 북·미 간에는 깊은 불신이 깔려 있다. 강자인 미국이 약자인 북한에게 “먼저 핵이라는 옷을 완전히 벗어야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하겠다”는 것이 종래의 일관된 북·미 핵협상의 방침이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핵을 미국에 보내라고 강경한 발언을 했는데 협상의 공정성 측면에서 보면 동시에 하는 게 맞다. 오히려 미국이 선제적으로 양보한다면 북한이 훨씬 더 큰 수준에서 양보하는 선물을 줄 것이라고 본다. 미국이 북한에 아량을 보여 주면 북한도 더 큰 틀에서 미국에게 보답할 것이라는 발상의 전환을 미국도 해 볼 필요가 있다. 오가타 = 왜 이 시점에서 북한이 전략적으로 나오는 것인가. 최 = 북한은 그동안 핵과 미사일로 체제를 보장한다고 했지만 더 이상 경험적으로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른 방법으로 체제보장과 경제발전을 이루기로 작정하고 나온 것이다. 이런 기회는 두 번 다시 없다.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지고 나올 것이다. 만약 협상이 결렬됐을 때 미국은 기분 나쁜 정도에 그치지만, 북한은 생존에 관련돼 있다. 절박한 쪽은 북한이다. 오가타 = 김 위원장 언행을 보면 나를 보통 지도자로 봐 달라, 북한을 보통 국가로 봐달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북한이 국제사회로 복귀하기 위한 과제라면. 최 =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해 핵문제를 해결하고,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규범과 규칙, 절차, 과정의 이행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기 시작하면 북한 인력의 우수성, 풍부한 자원이란 점에서 투자할 만한 국가이기에 단시간에 비약적인 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다. 사상, 이념, 핵무기 대신 경제적 성과로 인민들 지지를 끌어냄으로써 안정적 체제와 정권을 보장을 이뤄내는 인식의 전환 가능성이 높다. 오가타 = 중국, 베트남에서도 ‘화평연변’(和平演変·사회주의 국가의 체제 변화를 유도하는 전략)에 강한 경계심을 갖고 있었는데, 북한은 더욱 더 그럴 것이다. 최 = 알렉시스 드 토크빌은 ‘혁명의 역설’이란 명제에서 독재자가 마음을 바꿔서 억압하고 궁핍하게 만든 지역을 경제적으로 풍족하게 해주고 자유를 주면 그 지역부터 반동이 시작되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래서 독재자에 정치적 스킬이 없으면 본인이 망하기 때문에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중국이든 베트남이든 독제 체제의 전환은 상당히 위험하다. 북한도 지금 같은 방식으로 체제를 유지하기 힘든 것은 알고 있다. 개방 이후 북한의 미래는 북한 사람들의 정치적 역량에 달려 있다. 북한도 결국 국제적조건이 갖춰지고 대외적으로 정상국가 반열에 올라가면 단계적인 체제전환의 경로에 진입할 것이다. 오가타 = 판문점 선언을 보면 ‘민족의 자주’가 언급돼 있다. 하지만 중국과의 관계도 생각해야 하는데 중국의 역할과 관여는 어떻게 보는가. 최 = 한반도 문제로 남북이 만나면 키워드는 본질적으로 자주와 통일이 될 수밖에 없다. 7·4 남북 공동성명 1항도 그렇고 6·15 선언 1항에도 ‘자주’가 들어있다. 남북관계 본질적 특성상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다.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지만 지정학을 감안하면 중국이나 미국의 영향력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2000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특사인 조명록 차수가 백악관에서 빌 클린턴 대통령을 만난 다음 날 뉴욕타임즈에는 ‘한국이 통일되면 아시아는 분단되나’라는 칼럼이 실렸다. 통일된 한반도는 두만강이 아닌 대한해협을 기준으로 분단된다는 뜻인데 미국의 속내를 대변하는 것으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중국, 미국의 관심사는 군사적 지위와 영향력이다. 따라서 이 두나라를 무시하거나 배제한 상태에서 한반도 통일은 구조적으로 어렵다. 이 세력들의 영향력을 상쇄시킬 수 있는가는 남북, 통일 한국의 국민들의 역량에 달려 있다. 오가타 = 일본공산당은 동북아시아에서의 우호협력조약을 체결해 평화 협력을 이룬다는 구상과 함께 미·중·러가 ‘소극적 안전보장’을 남북, 일본, 몽골에 대해 서약하는 동북아 비핵지대 구상도 갖고 있는데 가능하다고 보는가. 최 = 목표 자체는 타당하고 동북아시아 공동체를 통해 평화보장을 이뤄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남북 문제가 해결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일본, 중국 관계도 공동체라기보다 경쟁하는 관계이다. 특히 중국은 급속한 경제성장을 통한 강력한 제국을 꿈꾸고 있기 때문에 과연 중국이 일본에 양보하면서 동아시아 공동체, 협력안보체제를 하자고 할지는 미묘하다. 방향은 옳지만 현실조건과 환경으로 보았을 때 매우 어렵다. 미·중 간에도 동반자보다 경쟁의 국면으로 들어섰다. 중국이 더 커지기 전에 미국이 견제하는 예방전쟁을 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최완규 교수는 신한대 석좌교수. 북한대학원대 4대 총장(2012~2015년)을 지낸 북한학의 원로. 4·27 남북 정상회담 원로자문단에 포함됐으며, 회담 직전 ‘비핵화·평화정착과 남북관계 발전 토론회’를 주도하기도 했다. 2008년부터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상임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경실련 통일협회 대표이기도 하다. 2004년부터 2년간 북한연구학회장을 역임했다. ●오가타 야스오는 일본공산당의 부대표 격인 부위원장. 세계 100개국 이상을 다닌 국제통으로 당 국제위원회 책임자. 19살 때인 1966년 일본공산당에 입당해 기관지인 ‘아카하타’의 파리 지국장을 거쳐 당 국제국장을 역임했다. 참의원 의원에 두 번 당선됐으며 2006년 당 부위원장 직에 올랐다. ‘일본공산당의 야당 외교’ 등 다수의 저서를 갖고 있으며, 서울을 10회 이상 방문했다. marry04@seoul.co.kr
  • ‘개·고양이도 선크림 필요하다’..피부암 35% 급증

    ‘개·고양이도 선크림 필요하다’..피부암 35% 급증

    여름을 앞두고 주인 뿐만 아니라 개와 고양이도 햇빛을 조심하기 위해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영국에서 최근 몇 년간 개와 고양이 피부암 발병이 급증, 주인이 개와 고양이를 햇빛으로부터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영국 일간지 익스프레스가 지난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반려동물 보험사 ‘애니멀 프렌즈 펫 인슈어런스’는 지난 3년간 개, 고양이, 말 등의 악성 흑색종(melanoma) 사례가 35.7% 급증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반려동물 한 마리당 치료비는 평균 390파운드(약 57만원)로, 심각한 경우에 수천 파운드가 들기도 한다고 집계했다. 털빛이 옅거나 단모인 경우에 장시간 햇빛에 노출되면 주둥이와 배 주변에 손상을 입을 수 있다고 한다. 영국 수의사 동물구호단체 PDSA(People‘s Dispensary for Sick Animal)는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 수의사 처방을 받아서 반려동물 전용 선크림을 반려동물 코와 귀 주변에 집중적으로 바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만약 반려동물의 피부에 붉은 발진이나 궤양이 있다면 피부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동물병원에 데려가야 한다.PDSA에 따르면, 고양이 ‘바비’는 피부암 진단을 받고, 귀 가장자리를 제거하는 응급 수술을 받아야만 했다. 주인 모린 에드워즈가 바비의 귀 끝이 검게 변한 것을 조기에 발견한 덕분에 바비는 살아남을 수 있었다. PDSA 소속 올리비아 앤더슨 네이선 수의사는 “우리는 태양이 우리에게 가하는 위험을 인식하지만, 우리의 반려동물이 일광화상, 열사병, 피부암 등 똑같은 위험에 직면한다는 사실을 많은 주인들이 모른다”고 지적했다. 노트펫(notepet.co.kr)
  • 미국 정가 “북한의 낡은 수법에 미끼 물지 마라”

    미국 정가 “북한의 낡은 수법에 미끼 물지 마라”

    미국 정치권에서는 16일(현지시간) 북한이 리비아식 해법과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며 북미정상회담을 ‘재고려’하겠다는 담화를 내놓은 데 대해 “오래된 낡은 수법”이라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상·하원 의원들은 공화·민주당을 가리지 않고 북한의 이번 담화가 오래전부터 미국과의 협상에서 양보를 얻어낼 목적으로 반복해 활용해온 ‘미끼 전략’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미끼를 물지 말라”고 촉구했다. 특히 북핵 문제의 외교적 해결을 주장해온 민주당이 공화당보다 오히려 강한 톤으로 북한의 전략에 말리지 않고 대북압박을 지속하라고 요구해 주목된다. 상·하원 의원들은 또 북한이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문제 삼는 점도 비난하면서 연합훈련이 변함없이 진행돼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강조했다.민주당의 상원 원내사령탑인 척 슈머 원내대표는 이날 의회 발언에서 “이것은 북한 정권이 갑자기 온건해지지 않는다는 것을 상기시킨다”면서 “지금까지 일어난 일은 북한이 수명을 다한 핵실험장을 폐쇄하고 구금돼서는 안 되는 미국인들을 돌려보낸 것임을 기억하라”고 주장했다. 특히 슈머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국무위원장)과의 회담에 동의하면서 중대한 양보를 했다.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말썽을 피우는 위험한 정권과 하는 도박을 응원 중”이라며 “김정은은 원래 그들에게 한 양보였던 회담을 보장하도록 (트럼프) 대통령이 더 많은 양보를 하라고 미끼를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강력히 촉구한다. 김정은에게 공짜로 아무것도 주지 말라”고 했다. 슈머 원내대표는 또 “북한이 우리와 한국의 연합군사훈련을 이유로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할 수 있다고 위협한다”면서 “대통령이 이 훈련을 취소하고 김정은이 단 하나의 핵무기를 폐기하거나 한 번의 사찰이라도 동의하기 전에 더 양보하기 시작하는 것은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북한이 이전에도 이런 게임을 하는 것을 봐왔다”면서 “우리가 군사훈련을 계속함으로써 힘과 의연함을 보여줘야 한다. 대통령이 눈 하나 깜짝하지 하고 이 훈련들을 계속 진행하겠다고 말하길 요구한다”고 했다. 아울러 “김정은은 분명히 우리 편에 어떤 약점 또는 자포자기, 또는 분열이 있는지 알려고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을 시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상원 외교위 동아태소위 민주당 간사인 에드워드 마키 의원도 성명을 내고 “김정은은 미국으로부터 양보를 뽑아내려는 가문의 전술을 사용하면서 유리한 위치에서 협상하고 있다고 믿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끼를 물지 않기를 촉구한다”고 했다. 마키 의원은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서도 “‘화염과 분노’ 같은 겉만 번드르르한 수사보다 더 좋고 더 책임 있는 대북 억제력”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존 케네디 상원의원은 이날 폭스비즈니스 방송 인터뷰에서 “김정은은 깡패(goon)이고 잔인한 살인자이다. 그는 핵무기를 개발하려는 삼류 국가의 수반”이라며 “그가 협상하려는 것은 우리가 그들을 반죽음이 되도록 굶주리게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에서 한 일을 잘 안다. 군사옵션이 있다, (여러) 옵션들이 협상 테이블에 여전히 있다는 것을 안다”면서 “북한의 발표에 대해 특별히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케네디 의원은 “우리는 김정은이 쥔 것보다 더 좋은 카드를 쥐고 있다”면서 “대북 제재는 실제로 먹히고 있다. 우리는 그 제재를 더 강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하원 외교위 소속 공화당 애덤 킨징어 의원은 CNN 방송에 출연해 “북한은 지금 약간의 공갈을 치고 있고, 그(김 위원장)가 여전히 장악하고 있다는 것을 국내 주민들에게 보여주려고 하고 있다”면서 “이것은 그저 북한이 낡고 오래된 패턴으로 돌아간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만간 한국을 방문할 예정인 공화당 마사 맥셀리 하원의원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최대의 압박 작전 덕분에 역사적인 외교적 돌파구를 잡았지만, 우리는 북한이 완전히 한반도를 비핵화하도록 실제로 행동을 변화할 때까지 김정은을 계속 강하게 움켜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 공군 여성 조종사 출신인 맥셀리 의원은 “대통령이 우리에게 역사적인 기회를 줬고, 우리는 최대의 압박 작전을 유지하고 한반도의 검증 가능하고 불가역적인 비핵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백악관 “북한 비핵화, 리비아 모델 아냐...트럼프 모델로 갈 것”

    백악관 “북한 비핵화, 리비아 모델 아냐...트럼프 모델로 갈 것”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16일(현지시간) 일괄타결식 비핵화 해법인 ‘리비아 모델’이 미국의 공식 방침인지에 대해 “그것이 우리가 적용 중인 모델인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샌더스 대변인은 이날 백악관에서 북한이 리비아식 해법에 반발하며 북미정상회담 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과 관련, 미국의 비핵화 해법이 리비아 모델인지 아니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만 이를 주장하는 것인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나는 그것(리비아 모델)이 (정부내) 논의의 일부인 것을 본 적이 없다”면서 “나는 그게 ‘특정적인 것’임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 “그러한 견해(리비아식 해법)가 나왔다는 것은 알지만, 나는 우리가 (리비아 해법을) 따르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것(비핵화 해법)이 작동되는 방식에 정해진 틀(cookie cutter)은 없다”고 강조했다.그는 이어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모델’”이라며 “대통령은 이것을 그가 적합하다고 보는 방식으로 운영할 것이고, 우리는 100% 자신이 있다”고 주장했다. 샌더스 대변인의 이 같은 언급은 단계적 해법인 ‘이란 모델’과 대조를 이루는 것으로 평가돼온 선 비핵화-후 보상 방식의 ‘리비아 모델’이 아직 정부의 공식 방침으로 확정된 것이 아니라는 의미로 일단 받아들여진다. 다만 ‘안보 사령탑’인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 리비아식 해법 신봉자이고,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도 단계적 해법인 ‘이란 모델’을 “최악의 협상”으로 규정했던 단계적 해법 반대론자라는 점에서 백악관이 일단 진화를 위해 애매한 입장을 취했다는 해석도 나온다.볼턴 보좌관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 모든 걸 하겠지만, 회담의 목적, 즉 CVID에서 후퇴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특히 ‘트럼프 모델’이라는 비공식적이고 유동적인 표현으로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협상 방식인 불가측성과 모호성을 높이려 할 가능성도 있다.이와 관련해 샌더스 대변인은 “대통령은 최고의 협상가이고 우리는 그 점에서 매우 자신 있다”고 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일방적 핵포기를 강요할 경우 북미정상회담을 무산시킬 수도 있다는 북한의 주장에 대해 “이것은 우리가 완전히 예상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은 어려운 협상에 매우 익숙하고 준비돼 있다”면서 “북한이 만나길 원한다면 우리는 준비가 돼 있을 것이고, 그들이 만나지 않길 원한다면 그것도 괜찮다. 그렇다면 우리는 최대의 압박 작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미정상회담이 취소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리는 그것이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계속 전진할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담화를 통해 미국이 일방적 핵포기를 강요하면 내달 12일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을 재고하겠다고 밝혔다. 김 부상은 리비아식 해법에 대해 “볼턴을 비롯한 백악관과 국무성의 고위관리들은 ‘선 핵포기, 후 보상’ 방식을 내돌리면서 그 무슨 리비아 핵포기 방식이니,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니, ‘핵, 미사일, 생화학무기의 완전 폐기’니 하는 주장들을 거리낌 없이 쏟아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북미 정상회담 열릴 것이냐” 묻자 트럼프 “지켜보자”

    “북미 정상회담 열릴 것이냐” 묻자 트럼프 “지켜보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16일(현지시간) 그동안 북한 비핵화의 유력한 해법으로 거론해온 이른바 ‘리비아 모델’에 선을 긋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모두 9건의 트윗 글을 올렸지만 정작 북한과 관련한 메시지는 없었다. 북한이 남북고위급 회담의 전격 중지를 발표한 데 이어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성명을 통해 “일방적 핵 포기만 강요하는 대화에는 흥미가 없다”며 북미정상회담 재고려 카드까지 던진 상황을 고려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침묵’은 이례적이다.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샤프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정상회담한 자리에서도 취재진으로부터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질문세례를 받았지만 평소와 달리 ‘신중 모드’였다. ‘북미정상회담이 여전히 유효한가’ 등의 질문에 “지켜봐야 할 것이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는 말을 반복하며 “시간이 말해줄 것”이라고만 했다. 그러면서 “아무 결정도 내리지 않았고, 전혀 통보받은 바도 없다. 우리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조심스러운 대응에서 고민이 깊다는 것을 읽을 수 있다.북한이 김계관 외무성 제1 부상 명의의 담화를 통해 리비아 모델을 주창해온 ‘슈퍼 매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정조준하자 북한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한 맞춤형 해법인 ‘트럼프 모델’을 대안으로 꺼내드는 모양새다. 자칫 정면 대응으로 ‘강 대 강 충돌’이 빚어질 경우 세기의 비핵화 담판 성사 자체가 불투명해질 수 있는 만큼, 판을 깨지 않으면서도 비핵화 목표에 무사히 도달하기 위해 일단 진화를 시도하며 상황관리에 나선 흐름이다. 그러나 동시에 볼턴 보좌관이 직접 나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목표를 못 박았다. 북한의 페이스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6·12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양측간 기선제압 싸움이 팽팽히 전개되는 양상이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선(先) 비핵화-후(後) 보상·관계 정상화’를 골자로 한 리비아모델에 대해 “정해진 틀(cookie cutter)은 없다. 이것(북한 비핵화 해법)은 ‘트럼프 대통령의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리비아식 해법을 특정한 롤모델로 삼는 것이 아니라 북한의 상황에 맞는 맞춤형 제3의 모델, 이른바 ‘트럼프모델’로 간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 내 비핵화 강온 노선 간 균열의 틈을 파고들려는 북한의 노림수에 말리지 않는 한편으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의 처참한 몰락으로 귀결된 리비아 해법에 대해 거부감을 가진 북한을 과도하게 자극하지 않겠다는 뜻도 깔려 있어 보인다. ‘핵 무력 완성’을 이미 선언한 북한의 경우 핵개발 초기단계였던 리비아와 상황이 다를 뿐만 아니라 유사한 핵포기 사례인 남아공과 카자흐스탄과 같은 모델을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점에서다.이는 지난 11일 방미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볼턴 보좌관의 면담 후 정부 고위관계자가 북한의 비핵화 모델과 관련, “상황마다 독특한 요소들이 있는 만큼 특정 방식을 뭉뚱그려 북한에 적용한다고 말하는 건 어폐가 있다”고 말한 것과 연결되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외견상으로는 리비아모델에 선을 긋는 듯하고 있지만, 내용상의 후퇴를 시사한 것이라기보다는 국면관리용 성격이 더 크다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실제 샌더스 대변인은 이날 북한 비핵화 모델의 구체적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비핵화 입장을 견지하며 초장부터 북한과의 기선제압 싸움에서 끌려가지 않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비핵화 고수 입장을 재확인했다. 특히 북한의 ‘맹폭’을 받은 당사자인 볼턴 보좌관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 모든 걸 하겠지만, 회담의 목적, 즉 CVID에서 후퇴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볼턴 보좌관은 비핵화의 대상도 ‘북한’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으며, 정상회담 개최 전망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동시에 현실적”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북한이 점점 더 많은 보상 혜택을 요구하는 동안 북한과 끝없는 대화에 빠져들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샌더스 대변인도 북한의 반발에 대해 “충분히 예상해온 일”이라며 설령 회담이 무산되더라도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북미정상회담 성사에 대한 희망을 계속 내비치면서도 북한의 이번 반발에 대해 ‘늘 해오던 패턴이라 놀라지 않는다’면서 “북한이 만나지 않길 원한다면 그것도 괜찮다. 그렇다면 우리는 최대의 압박 작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허 찔린 백악관 “리비아식 비핵화 아닌 트럼프 모델 따를 것”

    허 찔린 백악관 “리비아식 비핵화 아닌 트럼프 모델 따를 것”

    볼턴 언급한 방식서 한발 물러서 예정대로 북·미 회담 준비 의지트럼프, 회담 여부에 “지켜보자”북한이 한·미 연합 공중훈련인 ‘맥스선더’를 빌미로 남북 고위급회담 연기 발표를 하자 미국 정부는 적잖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완전한 비핵화’에 이어 ‘핵물질 반출’까지 압박하며 기세를 올리던 미국은 북한에 일격을 당한 모양새다. 일괄타결식 비핵화 해법인 ‘리비아 모델’에 북한이 공개 반발하자 미국은 북핵 협상에서 리비아식이 아니라 트럼프 모델을 따르고 있다며 한발 물러섰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16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것(리비아 모델)이 협상의 일부분인지는 모르겠다”며 “그것이 우리가 사용하는 모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따르는 것은 리비아식이 아닌 트럼프 대통령 모델”이라며 “대통령은 이것을 그가 적합하다고 보는 방식으로 운영할 것이고, 우리는 100% 자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 기존에 언급한 비핵화 방식을 달리할 수 있음을 시사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또한 다음 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인 북·미정상회담에 미칠 영향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정상회담 무산 엄포에 트럼프 대통령은 “아무 것도 들은 바가 없다. 일단 지켜보자”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일단 미국 언론과 전문가들은 6·12 북·미 정상회담이 무산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의 반발 직후에도 미 국무부와 국방부 또한 ‘변한 것이 없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정부 또는 한국 정부로부터 이 훈련(맥스선더)을 계속 수행하지 말라거나,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의 회담 계획을 계속하지 말라는 의사를 내비치는 어떤 것도 들은 게 없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절대적으로 북·미 정상회담을 예정대로 계속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나워트 대변인은 ‘북한이 이번 훈련을 도발 행위’라고 비난한 데 대해 “김 위원장은 과거 한·미 군사훈련의 지속적인 필요성과 유용성을 이해한다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로버트 매닝 국방부 대변인도 성명에서 “‘2018 독수리훈련’과 ‘2018 맥스선더 훈련’을 포함한 연례순환 한·미 군사 훈련의 목적은 한국을 방어할 능력을 높이고, 준비태세와 상호운영 능력을 향상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이들 연합훈련의 방어적 본질은 수십년간 매우 분명했고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북한 전문가 대부분은 북한이 정상회담 자체를 무산시키려는 의도라기보다는 주도권을 쥐기 위한 압박 전술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중국통인 고든 창 변호사는 CNN에 “북한은 정기적으로 이렇게 해 왔기 때문에 이번 발표는 단지 협상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외교전문매체 디플로매트의 편집장 앤킷 팬더는 트위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얼마나 북·미 정상회담을 원하는지 시험해 보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폭스뉴스도 백악관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북한이 원래 하는 방식”이라면서 “북·미 정상회담 무산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대니얼 러셀 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이날 일본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다음달 북·미 정상회담에 이르는 과정에서 “북한의 입장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면서 “(북한이) 매우 면밀하게 게임 플랜을 짜 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핵·미사일 등과 관련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에 대한 대응과 평화협정은 별개의 문제로 구별해 논의해야 한다”며 특히 일본에 대해 “(아베 신조 총리가) 김 위원장과 서둘러 회담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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