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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우건설 인수 누가 뛰나] 한화그룹

    [대우건설 인수 누가 뛰나] 한화그룹

    한화는 나름대로 대우건설 속사정을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한다. 대우건설 출신이 많기 때문이다. 그룹의 핵심인 구조조정본부와 대우맨이 포진한 한화건설이 주축이 돼 인수전을 준비하고 있다. 대우건설 인수를 한화의 미래 성장 동력을 얻는 계기로 꼽을 정도로 인수 의지가 강하다. ●대우건설 출신 총출동 한화그룹은 한화석유화학-㈜한화-한화건설이 컨소시엄 형태로 대우건설 인수를 추진 중이다. 구조본이 지휘하고 있지만 전면에는 대우건설 출신이 많은 한화건설이 뛰고 있다. 주축은 김현중 한화건설 사장이다. 서울대 출신의 김 사장은 첫 직장으로 대우에 입사, 리비아 건축 현장, 런던지사 등을 거쳐 해외개발 사업 본부장을 역임하는 등 해외에서 잔뼈가 굵었다. 자산·투자 관리실 본부장도 역임하는 등 재무쪽 이해가 깊다. 지난 2000년 한화건설 대표이사로 영입된 뒤 ‘장수 CEO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대우건설 주택사업본부 임원을 지낸 이근포 부사장을 비롯, 봉희룡 상무, 신완철 상무 등이 모두 대우 출신으로 이번 인수전에 참여, 힘을 보태고 있다. 이밖에 외부 전문가로 컨설팅 전문 업체인 크레딧 스위스 퍼스트 보스턴에 자문도 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한화의 성장 동력 한화측은 대우건설 인수전 참여 이유로 차세대 성장산업을 확보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한화 관계자는 “대우건설은 모든 건설 부문이 두루 훌륭하지만 석유화학 플랜트 부문은 없다.”면서 “중동 건설 경기가 붐을 타고 있는데 석유화학 관련 건설 노하우가 있어야 이 지역 매출 확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화의 석유화학 플랜트 기술과 대우건설의 시공력이 만나면 비약적인 해외시장 개척이 기대된다는 논리다. 부동산 매각 등을 통해 이미 1조원 이상은 마련해 놓았다는 설명이다. 인수가 끝나는 오는 6월까지 자금 계획도 문제 없다며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대우건설 노조 주장 ‘기우’에 불과 대우건설 노조는 한화의 도덕성에 시비를 붙고 있다. 하지만 한화는 대우건설 노조의 주장에 대해 50여년간 노사 분규를 기록하지 않은 데다 어떤 입찰자보다 조직 관리에 탁월한 능력을 낼 수 있다고 자신한다. 부동산 개발과 풍부한 시공 능력을 바탕으로 대우건설에 대한 경영 영속성을 보장하고,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어 기업 규모가 커지면 임직원에 대한 고용을 보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5년간 매출액 기준 연평균 26%의 고속 성장을 이룰 정도로 그룹이 성장세에 있어 구조조정 등 고용 불안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특히 호텔, 유통 및 레저 부문에서 신규 사업을 늘려가고 있으므로 일감이 풍부하다고 주장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칠레 첫 女대통령 취임

    칠레 사상 첫 여성 대통령으로 당선된 미첼 바첼렛(54) 중도좌파연합 후보가 11일(현지시간) 대통령에 공식 취임했다. 바첼렛 대통령은 수도 산티아고 서쪽 발파라이소 항구에 있는 칠레 의회 명예의 전당에서 120개국 사절단의 축하 속에 임기 4년의 취임 선서를 했다. 이어 산티아고 대통령궁에서 대국민 연설을 가진 뒤 위층 베란다에서 시민들을 향해 “과거의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정의롭고 더욱 평등한 미래를 건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첼렛 대통령은 과거 독재정권 시절 공군 장성이었던 부친이 고문을 당해 숨지고 자신과 모친은 망명 생활을 한 경험을 갖고 있다. 소아과 전문의 출신으로 보건장관과 국방장관을 역임했으며 현재 3남매를 혼자 키우고 있는 이혼모이다. 정치적으론 좌파 성향이 강하지만 취임 연설에서 리카르도 라고스 전임 대통령의 시장개방 및 교역자유화 등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약속해 경제정책의 온건함을 강조했다. 미국은 CNN 스페인어 방송이 연설 장면을 생방송으로 보도하는 등 큰 관심을 나타냈다. 이날 취임식에 참석한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칠레에 황홀한 날”이라며 축하를 건넸다. 한편 라이스 장관은 앞서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코카잎 무늬가 새겨진 잉카 전통 기타를 선물받아 화제가 됐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코카인의 원료인 코카 재배농 출신으로, 코카 재배를 합법화하겠다고 밝혀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마구벗는 10代의 베이비러브

    마구벗는 10代의 베이비러브

    지난해 영국(英國)의 「프랑코·제프렐리」감독이 『로미오와 줄리에트』의 주역으로 「틴·에이저」들인 「레오날드·휘팅」과 「올리비아·후세이」를 「데뷔」시켰을 때 전세계 영화계는 벌집을 쑤셔놓은 듯 들끓었다. 「틴·에이저」들이 주역을 맡았다는 사실외에 그 철없는 「틴·에이저」들이 대담한 「누드·신」을 벌였기때문. 이 때문일까? 현재 영화의 본고장인 「할리우드」엔「베이비·러브」(어린애들 사랑)란 새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베이비·러브」란 한마디로 철없는 10代의 철없는 사랑. 여고(女高)도 채 졸업하지못한 15살짜리 아가씨가 LSD와 「마리후아나」를 애용하는가 하면, 18세의 소녀가 대담한 「누드」로 자기 애인을 뺏으려는 어머니와 대결. 또 한편에선 15세의 소녀가 자기 어머니의 정부를 유혹, 파멸시켜 버리는등 「스크린」에 나타난「베이비·러브」의 주인공들은 무서울 정도로 철이 없다. 철이 없어서 마구 벗어젖히고, 철이 없어 마음내키는대로 행동하고, 철이 없어 자신의 행동이 기성 「모럴」 에 반역하는 불륜(不倫)인지조차 모르는 「베이비·러브」의 주인공들. 말하자면 그들은 60년대말의 「앙팡·테러블」(무서운 아이)들. 이「앙팡·테러블」의 3주역이 15세의 「데보라·윈터즈」, 18세의 「홀리·니어」, 15세의 「린다·헤이든」양이다. 「데보라·윈터즈」양은, 5세때 부모가 이혼하자 어머니를 따라 「뉴요크」 로 이사, 7세때 학교에 들어갔으나 공부대신 선생이나 곯리는 문제아의 우두머리가 되었다. 결국 12세때 학교를 그만둔 「윈터즈」 양은 줄곧 가정교사를 대고 공부, 그후 학교문턱엔 가보지도 않았다. 13세 되던해 어머니의 권유로 「스텔라·애들러」배우학교에 입학, 그해 연극 『피크닉』에 「프레드·바네트」의 상대역으로 출연, 13살짜리 아가씨가 37세의 중년남성과 열렬한 「키스·신」을 서슴없이 해 내었다. 곧 「윈터즈」양은 27세의 배우 「델라노·스켈포」군과 사랑에 빠져 결혼하려 했으나 어머니의 반대로 실패. 그러자 이 깜찍한 아가씨는 아버지에게로 적을 옮기는 한편 「스켈포」군과 공공연히 동거, 16세가 되면 정식 결혼하겠다고. 이런 그녀를 발굴해 낸 것은 CBS-TV. CBS-TV는 「윈터즈」양을 연속극 『이웃사람들』 에 출연시켜 호평을 받자 「패티·듀크·쇼」의 『저 「나탈리」에요』에 기용. 그러자 「할리우드」는 그녀를 「커크·더글러스」의 아들 「미첼·더글러스」의 상대역으로 『영웅(英雄)만세!』에 출연시키기로 결정했다. 『英雄만세!』의 「로케」 중 「윈터즈」양은 촬영을 중단하고 매일 하루 2시간씩 가정교사로부터 과외수업을 받는다. 그때만은 참한 학생이 되는 「윈터즈」양이 2시간후 장에 되돌아오면 「카메라」앞에서 마구 「시미즈」를 벗어던지며 「섹시·걸」로 돌변, 「윈터즈」양은 또 묵고있는 「호텔」에 돌아오면 LSD, 「마리후아나」, 「위스키」등을 제멋대로 애용. 「윈터즈」양을 뺨치는 아가씨가 『천사(天使)여, 하강(下降)하시라』에 출연중인 18세의 「홀리·니어」양. 「캘리포니아」태생의 그녀는 「로큰롤」가수의 딸. 일생 통틀어 꼭 30분동안 UCLA대학 TV에 출연한 경험밖에 없는 「니어」양이 『天使여-』에선 명우 「제니퍼·존스」와 대결한다. 『天使여-』에서 그녀는 「제니퍼·존스」의 딸. 그녀는 한 미남의 「로큰롤」가수에게 홀딱 반해 그 남자를 유혹, 공원의 잔디밭, 남자의 자동차속, 남자의 「아파트」에서, 닥치는 대로 벗어젖히고 육체로 돌격한다. 그런데 어머니인 「제니퍼·존스」역시 그 남자를 사랑하는 몸. 「니어」양은 남자를 어머니에게 빼앗기지 않기 위해 그녀가 지닌 모든 것을 내걸고 어머니와 대결한다. 18세의 나어린 아가씨가 애인앞에서 「스트립·쇼」를 벌이는가하면 벌거벗은 채 「러브·신」을 벌이고, 음담패설을 마구 한다. 이런 「니어」양은 정작 태연하다. 그녀의 놀라운 돌격정신에 입을 딱 벌리는 기성 세대를 향해 그녀는 담담히 대꾸한다. 『사실 그런게 인생인걸요, 뭐. 안 그래요?』 이쯤되면 대답할 말을 잃기 마련. 이미 「미아·패로우」쯤에게선 신선함을 느끼지 못하는지 이런 「틴·에이저」들을 주연으로 한 「베이비·러브」영화가 올해들어 벌써 10여편 제작되었고 개봉될 때마다 흥행성적은 최고. 이중 가장 흥행성적이 좋았던 것이 이름마저 『베이비·러브』라고 붙인 영화. 이 영화는 영국(英國)서 만들어 졌는데 주연배우는 역시 英國 태생의 15세 아가씨 「린다·헤이든」양. 영화속의 「헤이든」양은 어머니가 자살하고나자 한때 싸구려 창녀노릇을 하다가 어머니를 자살로 이끈 중류(中流)가정의 가장인 사내를 발견. 그녀는 15세의 어린나이로 그 중년남성을 유혹한다. 벗어젖히고 그 남자와 정사를 나누는 것쯤은 약과, 그녀는 그 남자와 벌거벗고 「파티」를 벌이기도. 정작 『베이비·러브』가 완성되었을때 「헤이든」양은 미성년자란 이유로 자신이 출연한 영화가 상영되는 극장에 들어 갈 수 없었다. 이래서 올해 「할리우드」는 「베이비·러브」의 선풍속에 휘말려 들어가고 있다. [ 선데이서울 69년 7/13 제2권 28호 통권 제42호 ]
  • 벨기에·EU대사 정우성

    외교통상부는 21일 주 벨기에ㆍ유럽연합(EU) 대사에 정우성 전 대통령비서실 외교보좌관, 주 호주대사에 조창범 주 오스트리아 대사, 주 태국 대사에 한태규 전 외교안보연구원장을 임명했다. 주 오스트리아 대사에 김성환 전 외교부 기획관리실장, 주 네덜란드 대사에 최종무 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준비기획단장, 주 브라질 대사에 최종화 주미대사관 공사, 주 이스라엘 대사에 신각수 주 유엔 차석대사, 주 아르헨티나 대사에 황의승 전 중남미국장, 주 싱가포르 대사에 박준우 전 아시아태평양국장이 임명됐다. 학계 출신으로는 주 콜롬비아 대사에 송기도 전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주 우크라이나 대사에 허승철 고려대 교수가 발탁됐다. 주 도미니카 대사에 인병택 국정홍보처 홍보협력단장, 주 몽골대사에 박진호 APEC 준비기획단 총괄부장, 주 나이지리아 대사에 이기동 전 공군작전사령관이 임명됐다. 주 멕시코 대사로 원종찬 전 주 콜롬비아 대사, 주 헝가리 대사에 엄석정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부장, 주 리비아 대사에 이남수 전 주 스리랑카 대사, 주 터키 대사에 김창엽 전 주 프랑스 공사, 주 세네갈 대사에 최동환 주 프랑스 공사, 주 캄보디아 대사에 신현석 전 홍보관리관, 주 레바논 대사에 박찬진 전 주 이라크 공사, 주 카타르 대사에 김종용 주 영국 공사참사관, 주 네팔 대사에 남상정 주 페루 공사참사관, 주 동티모르 대사에 문호준 전 여권관리관이 각각 임명됐다.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예술로 풀어낸 ‘망향의 恨’

    예술로 풀어낸 ‘망향의 恨’

    1970년 그가 태어난 곳은 서울 창동이었다. 그런 그가 미국의 가정에 입양돼 설치미술을 공부하고 어엿한 작가가 돼 고향 창동에서 전시회를 가진다. 전시회의 타이틀 ‘Trauma(트라우마)’가 암시하듯 정신적 외상을 담고 있을 법한 망향가(望鄕歌)이다. 1975년 미국으로 입양된 킴수 타일러(한국명 조석희·36)는 ‘여기는 창동(This is ChangDong)’이란 설치 작품을 통해 그와 가족의 과거사 그리고 잊었던 30년의 역사를 예술적 공간에 끌어들였다. 한 여학생이 귀갓길에 포즈를 취한 모습을 담은 빛바랜 사진을 배경으로 3대의 액정화면이 작가의 자전적 기억과 역사, 현재의 창동 주변 모습 등을 동영상으로 보여준다. “‘나를 알아보겠느냐.’고 묻는 친어머니 얼굴이 참 낯설었습니다. 한데 스튜디오에 입주하면서 백지상태였던 제 머릿속에 창동의 옛 모습과 사람들이 하나씩 살아나더라고요. 창동은 제가 태어난 곳이에요.” 타일러는 이번에 어머니와 할머니, 이모 등을 만났다. 작품 사진 속 여학생은 이모의 모습이다. 아직도 타일러는 어머니에게 ‘왜 저를 입양시켰나요.’라고 물어보고 싶다. 하지만 우리말을 모두 잊은 그는 영어를 한마디도 못하는 어머니에게 통역을 거쳐 물어보기는 싫다. 언젠가 서로를 좀더 이해하게 되고, 우리말을 조금이라도 하게 된다면 직접 묻고 싶단다. 타일러와 같은 타이틀의 전시회에 참가하는 올리비아 흐레빅(한국명 임선영.30)도 다섯 살에 네덜란드로 입양됐다. 암스테르담에 거주하며 네덜란드와 이탈리아 등에서 전시회를 열었다. 그의 작품들은 입양아로 성장하면서 겪었을 법한 ‘정체성에 대한 의문과 열망’으로 가득하다. 새하얀 벽에 새까만 검정 실루엣으로 표현된 다양한 형상의 동물과 사람 얼굴 그리고 식물들. 그림자가 숨기고 있는 이야기들을 끄집어내고자 하는 이번 작품은 곧 작가가 잊고 있던 자신을 찾아나가는 여정이랄 수 있다. 감수성이 예민하던 청소년기, 흐레빅은 “출발점이 어디인지, 나는 누구인지 등을 고민하면서 몹시 힘들었다.”고 돌아봤다. 한국 방문은 지난 2003년과 2004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2003년 첫 방문 때 친아버지를 만났다. 잦은 한국 방문인 만큼 그가 작품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은 유쾌한가 보다. 그래서 그의 이번 작품 타이틀도 ‘열망, 미지로의 쾌활한 여정’이다. 전시 개막일인 21일 오후 4시까지 스튜디오에 가면 ‘작가와의 대화’ 시간을 통해 두 작가로부터 직접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28일까지인 전시는 그들이 국립현대미술관의 지원으로 3개월간 작업했던 서울 창동 미술창작스튜디오에서 열린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만평파문 종교 대충돌 끝내 터졌다

    만평파문 종교 대충돌 끝내 터졌다

    우려했던 최악의 시나리오가 결국 현실화되고 있다. 유럽 언론의 마호메트 만평 게재로 촉발된 갈등이 나이지리아에서 기독교도와 무슬림의 충돌로 번져 15명 이상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한 것이다. 18일 나이지리아 북부 마이두구리에서 마호메트 만평에 항의해 시위를 벌이던 수천명의 무슬림들이 폭도로 돌변, 교회와 상점에 불을 지르고 기독교인들에게 린치를 가해 최소 15명이 숨졌다고 AP·AFP 등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인근 카트시나 주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져 1명이 숨졌다. BBC는 당초 평화적으로 진행되던 시위가 경찰과의 충돌 직후 폭동으로 변해 시내 전체가 무법천지로 변했다고 전했다. 경찰과 현지인들에 따르면 무슬림 폭도들은 벌채용 칼과 몽둥이, 쇠파이프로 무장한 채 시내 곳곳으로 몰려다니며 교회 15곳과 호텔,20곳이 넘는 상점과 자동차 10여대에 불을 질렀다. 기독교계 지도자 조지프 하이아브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흥분한 무슬림들이 기독교인들을 향해 폭력을 휘두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목격자들은 거리에서 폭도들에 맞아 숨진 희생자 다수가 기독교인이며 이 중에는 어린이 3명과 가톨릭 신부 1명도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날 마이두구리에서 115명, 카트시나에서 105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나이지리아는 무슬림과 기독교도가 각각 인구의 절반을 차지한다. 북부 12개주에는 주로 무슬림들이, 남부에는 기독교인들이 모여 살지만 사이가 좋지 않아 지난 2000년 이후에만 유혈 충돌로 수천명이 희생됐다. 치안 당국은 비슷한 사태가 다른 지역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전날 리비아 벵가지에서도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로 최소 10명이 숨졌다. 이들은 마호메트 만평이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TV 카메라 앞에 이를 비춘 로베르토 칼데롤리 이탈리아 개혁부 장관의 행동에 항의해 이탈리아 영사관에 돌과 화염병을 던지는 등 경찰과 충돌했다. 반발이 확산되자 칼데롤리 장관은 뒤늦게 사직서를 제출했다. 리비아 정부도 강경 진압으로 희생자를 낸 책임을 물어 내무부 장관의 직무를 정지시켰다. 한편 덴마크 일간지에 만평을 그린 만평가 커트 웨스터가르트가 영국 일간 글래스고 헤럴드와의 서신 인터뷰에서 “이렇게 큰 논란을 불러일으킬지 예상치 못했다.”면서도 사과는 거부했다고 가디언지가 19일 전했다. 그는 “이슬람의 신념이 테러리즘에 영적인 무기를 제공해온 것은 사실”이라고 말해 무슬림의 분노에 기름을 끼얹었다. 파키스탄 페샤와르의 이슬람 성직자 마울라나 유세프 쿠레시는 문제의 만평가를 살해하는 이에게 100만달러가 넘는 현상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시사 키워드] 마호메트 풍자만화 논란

    마호메트 풍자만화로 인한 서유럽과 이슬람권간의 긴장이 증폭되고 있다. 언론의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는 서유럽과 이슬람에 대한 신성모독이라는 중동권의 문화충돌이다. 이 과정에서 9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 포인트 이슬람 창시자 마호메트 풍자만화를 둘러싼 언론의 표현의 자유와 그 한계에 대해 알아본다. ●마호메트는 테러리스트? 문제의 마호메트 풍자만화가 서유럽 언론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해 9월. 덴마크 일간지 율란츠-포스텐에 폭탄 모양의 터번을 두른 마호메트, 마호메트가 자살폭탄 공격으로 죽어 저승에 온 이들에게 “천당에 처녀가 다 떨어졌다.”고 말하는 장면 등 모두 12컷의 풍자만화가 실리면서부터다. 중동과 유럽 내 이슬람 사회가 격렬히 비판했음은 물론이다. 결국 이 신문사측은 지난달 말 사과했다. 하지만 잠시 잠잠해 보이던 파문은 서유럽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1일 프랑스 일간지 수아르를 비롯한 프랑스 권위지인 르 몽드, 이탈리아의 라 스탐파와 스페인의 엘 페리오디코, 독일의 디 벨트 등 10여개 서유럽 언론이 문제의 만화 일부를 다시 게재했기 때문이다. 르몽드는 사설에서 종교는 존중돼야 하지만 자유롭게 분석,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발하는 중동권 이같은 서유럽 언론들의 잇따른 만평게재는 전 세계 이슬람 국가들의 거센 반발을 가져왔다. 인도네시아의 이슬람교인들은 인도네시아 주재 덴마크 대사관에 난입, 덴마크 국기를 찢고 불태웠다. 이번 사건으로 덴마크에서 외교대표부를 철수시킨 국가는 시리아·사우디아라비아·리비아 등 6일 현재 4개국이나 된다. 항의시위가 격화되면서 6일 아프가니스탄에서 경찰서를 습격하려는 시위대를 향해 경찰이 총을 발사,3명이 사망하는 등 지금까지 시위 과정에서 모두 9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파문은 외교분쟁에서 경제 분야로까지 번지고 있다. 이집트 수도 카이로 시민들은 덴마크와 노르웨이 제품 불매, 이들 국가와의 관계단절 등을 촉구하며 거리시위를 벌였다. 사우디·카타르·쿠웨이트 등도 덴마크 제품 불매운동을 펴고 있다. ●양분되는 서유럽 사태가 확산되자, 일간 프랑스 수아르는 만평을 게재한 자크 르프랑 편집장을 해고했다. 하지만 덴마크 정부는 민주국가에서는 개인의 사상과 견해를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며 이슬람권이 요구하는 정부 차원의 사과를 거부했다. 유럽연합(EU)도 이에 동조하고 있다. 파리에 본부를 둔 국경없는 기자회(RSF)는 아랍세계의 반응은 민주주의에서 필수적인 요소인 언론 자유에 대한 이해의 부족을 드러내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신중한 서구언론이나 국가들도 적지 않다. 프랑스의 우파 일간지 르 피가로는 언론의 자유가 오용될 수 있다며 마호메트 풍자 만화를 보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영국의 데일리 텔레그래프나 좌파 성향의 가디언도 유사한 입장을 취했다. ●마호메트는 누구? 마호메트는 서기 7세기에 이슬람을 창시했다. 유일신 알라를 믿는 10억명을 넘는다는 이슬람인들은 마호메트를 아담·아브라함·모세·예수를 잇는 마지막 예언자로서, 신의 계시를 인간세계에 전한 대리인으로 섬기고 있다. 마호메트가 인간의 언어로 전한 신의 말씀은 이슬람인들이 최고로 숭상하는 이슬람 경전 코란(꾸란)으로 나타났다. 마호메트가 영감을 얻어 스스로 말하고 행한 것은 하디스(예언자 언행록)로 구체화돼 모든 이슬람교도들의 언행에 준거가 되고 있다. 코란 42장 11절에는 “(알라는) 하늘과 땅의 창조주… 그분과 닮은 것은 아무 것도 없나니…”라는 구절이 있다. 이슬람 교도들은 이 성구를 아름답고 위대한 알라를 사람의 손으로 묘사할 수 없다는 뜻으로 받아 들이고 있다. 따라서 알라의 모습을 묘사하려는 시도 자체를 알라에 대한 모독으로 간주한다. 이는 예언자 마호메트에 대해서도 똑같이 적용된다. ●생각 정리하기 이번 파문은 1989년 영국 작가 살만 루시디에게 이슬람권의 사형언도가 내려진 사건과 유사하다. 당시 사건으로 영국과 이란은 국교를 단절했다. 신성모독을 범죄로 생각하는 이슬람인들과 이를 더 이상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서구인들 사이의 근본적인 시각차이가 빚은 충돌이라 할 수 있다. 또 이번 파문은 다른 종교와 문명이 충돌할 때 언론이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는지를 보여주었다 할 수 있다. 표현의 자유가 가져올 문화충돌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론인은 충분히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 리옹의 필립 바르바랭 대주교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모든 종교를 더욱 존중하는 풍토가 조성되길 바라면서 무슬림의 저항 현상을 오히려 환영했다. 하지만 언론의 비판이나 풍자가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폭력으로 저항하는 행위 또한 정당성을 인정받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마호메트 만평’ 유럽5개국 언론도 게재 일파만파

    ‘마호메트 만평’ 유럽5개국 언론도 게재 일파만파

    |파리 함혜리특파원·서울 이세영기자|4개월 전 덴마크 일간지 율란츠-포스텐에 실려 격렬한 신성모독 논란을 불러일으킨 마호메트 풍자 만평(서울신문 1월2일자 15면 참조)이 유럽과 이슬람권의 관계를 최악의 국면으로 몰아넣고 있다. 지난달 31일 율란츠-포스텐의 사과로 진정되는 듯했지만,1일 프랑스·독일 등 서유럽 5개국의 일부 신문이 ‘표현의 자유’를 내세우며 문제의 만평을 다시 게재하는 바람에 더욱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 ●리비아 “덴마크 대사관 폐쇄” 2일 알 자지라 방송은 알 아크사 순교자 여단 등 2개 팔레스타인 무장조직이 일부 언론이 마호메트 만평을 게재한 덴마크, 프랑스, 노르웨이의 국민들을 공격하겠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두 조직은 공동 발표한 성명에서 “이들 국가의 국민과 공관 고용원들이 공격 목표로 간주될 것”이라고 밝혔다. 가자지구에서는 이슬람 지하드와 파타당 계열 조직인 ‘야세르 아라파트 여단’ 소속원 10여명이 유럽연합(EU) 사무소 주변에서 하늘을 향해 실탄을 발사하는 위협을 가했다. 시리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일부 아랍국가는 해당 신문사에 대한 제재를 상대 국가 정부에 요구하며 덴마크 주재 대사를 소환했고, 리비아는 대사관 폐쇄 방침까지 발표했다. 파키스탄의 무슬림 학교 연맹도 덴마크 주재 자국 대사의 소환을 요구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수십명의 시민이 남부 술라웨시 주정부를 방문한 덴마크 적십자사의 사무처장에게 항의하면서 피켓 시위를 벌였다. ‘레고’‘뱅 앤 올룹슨’ 등 덴마크 기업에 대한 불매운동도 확산돼 대형 유통업체들이 덴마크산 제품을 진열장에서 거둬들이는 모습도 눈에 띄고 있다. 불매운동 영향으로 덴마크가 입은 경제적 손실은 이미 5500만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표현의 자유론’ 우익·상업언론이 주도 지난해 9월30일 율란츠-포스텐이 실은 12개의 연작 만평 중에는 마호메트가 폭탄 모양의 터번을 두른 채 등장해 하늘나라로 올라온 폭탄 테러범에게 “포상으로 처녀를 제공하라.”고 명령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마호메트에 대한 일체의 형상화를 금기시하는 이슬람 교리 탓에 이 만화는 ‘신성모독’으로 간주돼 유럽과 아랍권에서 4개월 넘게 시위가 이어졌다. 만평을 인용해 실은 신문에는 독일의 유력 일간지 디 벨트도 포함돼 있다. 이 신문은 1면에 만평 1컷과 함께 “시리아 TV에서는 유대교 랍비를 식인종으로 묘사하기도 했다.”면서 “덴마크 신문에 사과하라고 으르는 무슬림들의 태도는 위선적”이라고 반격했다. 12컷의 만평을 모두 실은 일간 프랑스 수아르는 “세속화된 사회에서는 종교적 독단이 설 자리가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 만평을 실었다.”고 밝혔다. 만평 게재 행렬에는 네덜란드와 이탈리아, 스페인 일간지도 가세했다. 국경없는 기자회는 아랍권의 반발을 언론자유에 대한 이해 부족 탓으로 돌렸다. 그러나 이들 신문을 바라보는 시선은 우호적이지 않다. 대체로 디 벨트처럼 우익 성향이거나 프랑스 수아르처럼 상업성이 강한 신문들이 만평을 게재했기 때문이다.AP통신은 프랑스 수아르가 “생존과 독자 확보를 위해 고투 중인 신문”이라고 꼬집었다. 유럽에서도 무슬림 인구가 가장 많은 프랑스 정부가 즉각 진화에 나섰다. 프랑스 외무부는 “표현의 자유는 소중하지만, 개인의 신념과 종교적 확신에 상처를 주려는 행위는 비난받아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무슬림의 반발은 누그러지지 않고 있다. 프랑스 무슬림회의의 다릴 부바케르 의장은 “만평은 수백만 무슬림에 대한 도발”이라며 신문을 상대로 소송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독일 무슬림연맹의 미첼 무하마드 파프도 “만평은 나치 선전지의 악의적인 유대인 캐리커처를 떠올리게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lotus@seoul.co.kr
  • 아틀란티스로 가는 길/앤드루 콜린스 지음

    아틀란티스로 가는 길/앤드루 콜린스 지음

    아틀란티스는 지브롤터 해협 서쪽 대서양상에 있었다고 하는 전설의 섬이다. 이 섬은 기원전 355년경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의 입을 통해 널리 알려지게 됐다. 플라톤은 ‘티마이오스’와 ‘크리티아스’라는 두 권의 책에 이렇게 썼다.“리비아와 아시아를 합친 크기의 아틀란티스라는 강력한 고대제국이 존재하다가 기원전 1만년경 지진과 홍수로 바다 밑에 가라앉고 말았다.” 그후 2000여년 동안 수많은 역사학자와 탐험가들이 그 섬의 존재에 대해 논쟁을 벌이고 찾아나섰지만 모두 허사였다.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랜 미스터리로 남은 아틀란티스. 이 전설의 이상향은 정말 존재했을까. 플라톤은 아틀란티스를 통해 무엇을 말하려고 한 것일까. 영국의 역사학자 앤드루 콜린스가 쓴 ‘아틀란티스로 가는 길’(한은경 옮김, 김영사 펴냄)은 아틀란티스에 관한 숱한 논쟁에 종지부를 찍는 ‘아틀란티스학(Atlantology)’의 결정판이라 할 만하다. 책은 플라톤이 말한 사라진 제국 아틀란티스가 신화가 아니라 실재임을 세계 곳곳에 남아 있는 아틀란티스 문명의 흔적을 통해 밝혀낸다. 저자에 따르면 아틀란티스 문명이 존재했던 곳은 메소아메리카, 그 중에서도 카리브해 쿠바다. 멕시코 신화에는 ‘뱀의 사람들’이 기이한 배를 타고 메소아메리카로 건너와 멕시코를 지배했다는 대목이 나온다. 이들은 동쪽의 ‘아스틀란’에서 건너와 일곱 개의 동굴에 오두막을 짓고 살았는데, 이 동굴에 해당하는 지역이 바로 쿠바에서 100㎞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는 것이다. 아스틀란이란 말의 어원이 아틀란티스와 같은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아틀란티스=지중해 미노아문명’이란 도식을 정설로 믿어온 고고학계는 크게 반발했지만 결국 백기를 든다.‘아메리카의 아틀란티스’의 저자 조지 에릭슨은 “카리브해가 한때 해수면보다 위였고 얕은 여울목이었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그의 결론을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 책은 무엇보다 플라톤의 텍스트에 담긴 정치적인 의도와 거짓 정보를 제거하고 원재료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플라톤이 말한 리비아와 아시아를 합친 대륙이란 아틀란티스 제국의 실제 크기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그 지배력이 미친 범위를 일컫는 것이라는 게 저자의 주장. 또 기원전 1만년이란 연도는 실제 연도가 아니라 자기 종족(아테네인)의 역사가 이집트인들의 역사보다 오래됐음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며, 아틀란티스의 멸망에 대한 기술도 당시 아테네의 부패한 정치가들에게 던지는 경고의 의미가 짙다고 설명한다. 아틀란티스 문명이 카리브해 일대에 존재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는 또 있다. 다름아닌 ‘침묵의 항해자’다. 그리스 역사가 헤로도토스는 그의 저서 ‘역사’에서 기원전 1000년에 페니키아인들이 “리비아를 돌아 항해하면서 오른쪽에서 태양을 보았다.”라고 적었다. 남해귀선 아래선 태양이 북쪽 하늘에 머무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을 지적한 말이다. 이처럼 페니키아인들과 카르타고인들은 이미 기원전부터 대서양을 건너 전세계를 넘나들었다. 이들은 대서양 무역로에 대한 정보가 외부로 새어나가는 걸 막기 위해 아무런 의사소통 없이 교역을 해 침묵의 항해자라 불렸다. 이 침묵의 항해자들이 대서양을 통해 아프리카와 지중해, 멀리 중국과 일본의 문명을 메소아메리카 지역에 전했고, 담배와 코카인을 이집트 파라오에게 건넸으며, 아틀란티스 문명을 세계에 알렸다는 것이다. 플라톤은 바로 이들이 전해준 아틀란티스에 관한 정황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면 아틀란티스 문명은 어떻게 사라진 것일까. 바하마와 카리브해의 아메리카 인디언 홍수신화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격렬한 폭풍우로 인해 땅이 가라앉았고…모든 것이 무너져 버렸다. 오랜 달이 부서지고…바다가 몰려들었다.” 플라톤이 말한 아틀란티스가 멸망하는 장면과 아주 유사하다. 문제는 ‘오랜 달’이란 말이 애매할 뿐 아니라 쓰나미나 해일로 땅이 영구히 가라앉을 순 없다는 점이다. 저자는 이 홍수신화에 나오는 오랜 달을 외계의 물체, 즉 운석으로 본다. 이 운석으로 인해 지구 역사상 마지막 빙하시대가 도래했고, 이 시기에 아틀란티스 문명 또한 역사에서 사라졌다는 것이다. 성경 다음으로 많은 글과 논쟁의 주제가 됐고 때론 조롱과 멸시의 대상이 되기도 했던 환상의 제국. 아틀란티스의 진실을 찾아가는 길은 결코 평탄대로가 아니다. 미로게임을 벌이듯 팽팽한 긴장을 요구하는 험한 길이다. 하지만 그것이 주는 지적 쾌감은 만만치 않다.2만 89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막 오른 건설업계 M&A대전-재계 지도가 바뀐다] (3) 동아건설·쌍용건설 누구손에

    [막 오른 건설업계 M&A대전-재계 지도가 바뀐다] (3) 동아건설·쌍용건설 누구손에

    ■ 동아건설-골드만삭스 ‘법정관리 인수’ 눈독 쌍용건설과 동아건설은 매력과 리스크를 두루 갖춘 M&A업체라는 공통점이 있다. 쌍용은 명성과 실적에 비해 1조원 미만으로 인수가격이 저렴하지만 우리사주조합이 우선매수청구권 행사를 통해 M&A를 무산시킬 수 있다. 동아건설은 2000여억원이 넘는 현금과 원전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인수자가 선정되더라도 법원이 법정관리 전환을 허용하지 않으면 회생이 무산된다. 시작도 하지 않은 인수전이 흥미진진해지는 이유다. ●최대 채권단이 인수? 동아건설은 다음달중 회계법인 실사를 시작으로 매각절차에 착수해 3월중 입찰을 진행할 계획이다. 매수자가 선정되면 채권단과 함께 자구계획을 세워 법원에 법정관리 전환을 신청하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 회생이 가능하다. 이 경우 동아건설은 파산 이후 법정관리를 시작하는 최초의 사례가 된다. 채권단인 자산관리공사측은 “파산관재인이 지난해 법원에 보고한 동아건설의 청산가치가 2700억원이고 이밖에 담보채권(900여억원)까지 감안하면 최소 3600억원의 매각가가 예상된다.”면서 “시장에서 인수를 원하는 투자자들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최대 채권단인 골드만삭스와 회생을 추진키로 했다.”고 말했다. 포스코건설·웅진 등 동아건설에 관심이 있는 업체가 많은 것으로 소문이 났지만 최대 채권단인 골드만삭스 본인의 관심이 정작 많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동아건설은 현재 파산관재인의 지휘 아래 현장 기술자, 경영지원팀 등 470여명이 월성 원자력 5·6호기와 리비아 대수로 공사 등 잔여 공사를 하고 있으며, 원전과 토목 분야 등의 기술과 전문인력도 풍부하다. ■ 쌍용건설-지분 18% 우리사주가 핵심 변수 ●종업원지주회사 될까? 쌍용건설 주가는 이달초 지난해말 대비 40% 이상 오르는 등 인수설과 함께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최대 주주인 자산관리공사측은 대우건설과 현대건설의 매각이 끝난 뒤 연말쯤 인수합병 절차를 밟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LG그룹, 대한전선 등 업계에서 눈독을 들이고 있지만 매각의 핵심은 우리사주조합이다. 우리사주조합이 2003년 종업원 퇴직금 중간 정산을 통해 320억원을 출자, 지분 18.91%를 갖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사주조합이 캠코와 금융권이 보유한 주식 50.07% 가운데 최대 24.72%에 대해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지고 있다. 이밖에 쌍용양회(6.13%), 쌍용건설 대표이사 및 임직원(1.61%) 등 관계인 보유 지분까지 합하면 50%를 넘게 가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쌍용건설 인수전에 들어가려면 매수자는 직원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구도”라며 “종업원 지주 회사로 거듭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사측도 회사·주주·직원이 윈-윈하는 M&A는 지지하지만 투기성 자본이나 쌍용건설을 키울 능력이 없다고 판단되는 업체의 개입은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쌍용건설은 2001년 흑자전환 이후 매해 500억원 이상 순이익을 내는 등 경영실적이 개선되면서 2004년 10월 5년8개월 만에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러·중, 이란핵 안보리 회부 ‘제동’

    이란 핵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넘기려던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움직임에 제동이 걸렸다. 최근 안보리 회부 찬성으로 입장이 기울었다던 러시아와 중국이 ‘대화를 통한 해결’을 강조하며 반대입장을 표명했기 때문이다.●푸틴 “자극적인 움직임 삼가야” 이상기류는 16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총리의 공동기자회견에서 감지됐다. 푸틴 대통령은 이란 핵문제와 관련,“이란이 핵 활동 동결 약속을 지켜야한다는 데 동의하지만 (안보리 이관은)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며, 자극적이고 잘못된 움직임은 삼갈 필요가 있다.”며 미국과 EU에 직격탄을 날렸다. 중국 외교부도 성명을 내고 “모든 관련국들이 절제하고, 대화를 통해 해결하려는 일관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가세했다. 이날 런던에서 러시아·중국과 긴급협의를 가진 미국과 영국·프랑스·독일 등 EU 3국은 IAEA에 다음달 임시이사회를 열어 이란핵의 안보리 이관 문제를 논의해 줄 것을 요청키로 합의했다.EU측 외교관계자는 그러나 안보리 이관문제에 대한 러시아와 중국의 동의여부를 묻는 질문에 “그 문제는 당장 합의되기 힘든 사안”이라고 답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게르노트 에를러 독일 외무차관도 독일 TV와의 인터뷰에서 “ IAEA 결의안의 내용과 목표에 관해서도 참석자간 의견이 엇갈렸다.”고 밝혔다.●IAEA 이사회서도 합의 어려워 이날 6개국이 합의한 대로 IAEA의 임시이사회가 열려도 안보리 이관을 둘러싼 이사회 내부의 진통은 불가피하다.IAEA의 35개 이사국에는 러시아·중국뿐 아니라 이란에 우호적인 시리아, 리비아, 베네수엘라, 쿠바 등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관례대로라면 이사국 중 일부가 적극적으로 반대할 경우 결의안 통과는 사실상 어렵다. 하지만 더 큰 난제는 이란의 핵활동 재개 선언이 IAEA의 핵확산방지조약(NPT)을 위반한 것이 아니라, 지난해 EU와의 약속을 어긴 것 뿐이라는 데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란에 대한 제재가 다른 나라의 핵프로그램에 대한 선례로 남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많은 이사국들이 주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이란이 자국의 우라늄 농축시설을 러시아로 옮기는 문제를 진지하게 검토하기로 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골람레자 안사리 모스크바 주재 이란 대사는 러시아 TV와의 회견에서 “우리는 러시아의 제안을 건설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조심스럽게 그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칠레 첫 女대통령 탄생… 중남미 ‘좌파전선’ 확대

    올해 유난히 많은 선거가 예정돼 있는 중남미 대륙에 ‘좌파집권 도미노’가 현실화되고 있다.지난달 최빈국 볼리비아에서 좌파 에보 모랄레스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데 이어 남미에서 가장 역동적인 경제를 자랑하는 칠레에서도 중도좌파 연합이 집권에 성공했다. 15일 치러진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 개표 결과, 여당인 중도좌파 연합의 미첼 바첼렛(54) 후보가 53.5%를 득표, 중도우파 연합의 세바스티안 피녜라 후보를 따돌리고 4기 집권의 꿈을 이뤘다. 대선을 각각 3개월과 6개월 앞둔 페루와 멕시코에서도 좌파의 우세가 예상돼 대륙의 좌향좌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8월만 해도 5% 지지율에 머물렀던 페루의 좌파 대선후보 오얀타 우말라는 이웃 국가들의 좌파 집권 바람에 편승, 지지율이 28%까지 상승해 우파연합 후보를 3%포인트차로 앞지르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좌·우파가 총과 대포로 대결하던 1960년대와 달리, 투표용지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1990년대 이후 공고화된 중남미의 절차적 민주주의가 정치·사회적 기회구조를 완전히 바꿔놓은 덕분이다. 멕시코 남부 정글에서 무장투쟁을 벌여온 사파티스타 민족해방군도 최근 평화적인 정치참여를 선언했다. 그러나 중남미 좌파의 정치적 스펙트럼은 다양하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대외정책과 시장주의적 세계화에 적대적인 ‘차베스형’과 보다 실용주의적인 ‘룰라형’으로 남미의 좌파를 나눈다.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당선자가 ‘차베스형’에 속한다면 바첼렛이 이끌 칠레 좌파는 국영 부문 축소와 세계화의 불가피성을 인정하는 한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도 적극적이라는 점에서 ‘룰라형’ 중에서도 가장 시장친화적으로 평가된다.좌파의 연쇄집권이 이른바 안정적인 ‘대륙차원의 연대’로 이어질지 여부는 알 수 없다. 이들의 집권은 뚜렷한 정책 대안을 제시한 결과라기보다 1990년대 우파 정부가 주도한 신자유주의 정책 실패에 따른 반사효과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또 하나의 변수는 국제유가의 움직임이다. 중남미 좌파의 끈끈한 공조는 베네수엘라의 막강한 ‘오일 파워’ 덕이라 풀이해도 지나친 것은 아니다.아르헨티나가 불황에서 빠져나온 것도, 쿠바가 15년 지속된 경제봉쇄의 그늘에서 벗어난 것도 베네수엘라의 원유 지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이들 좌파 정권이 원유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는 것은 원자재 수출을 집권의 물적 기반으로 삼은 20세기 중반 포퓰리즘(대중 영합) 정권과 비슷한 모습이다.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지만, 국제유가가 급락한다면 좌파연대의 존립 기반도 덩달아 허물어질 수 있다는 우려인 것이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2006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삼부토건-조남욱 회장家

    [2006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삼부토건-조남욱 회장家

    ‘부여 출신의 3형제가 서로 도와 세운 건설사.’ 국내건설업 면허 1호 업체인 삼부토건의 유래다. 삼부토건의 삼(三)은 삼각형과 안정,3형제 등을 의미한다. 부(扶)는 창업주인 고 조정구 총회장의 고향인 부여와 자조(自助)를 뜻한다. 즉 삼부는 부여출신 3형제인 조정구·창구·경구 3형제가 창업했다는 뜻이다.3형제가 서로 도우며 안정적으로 회사를 끌고 가겠다는 의미도 있다. 삼부토건은 60,70대까지만 해도 국내 건설면허 1호 업체라는 명성에 걸맞게 도급순위 3위까지 성장했다. 하지만 보수적인 기업문화는 성장에 걸림돌이 됐다. 창업주인 조 총회장뿐 아니라 대를 잇고 있는 큰아들 조남욱(73) 삼부토건 회장은 지금도 10대 선조까지 제사를 지낼 정도다. 보수적인 기업문화 탓에 여러차례 도약의 기회를 놓친 것이다.80년대부터는 기업순위가 밀려 현재는 도급순위 26위에 머무르고 있다. 그러나 삼부토건은 ‘성실시공’이란 창업정신과 호텔업을 중심으로 제2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엄격한 한학교육 받으며 성장한 창업주 조정구 삼부토건의 창업주인 고 조정구 총회장은 1914년 11월 충남 부여군 장암면 석동리에서 부친 조동일씨와 모친 풍천 임씨 사이에서 4남3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조 총회장이 5세때 서당에서 한학을 배우면서 총명함을 보이자 부친은 어려운 가정형편에도 가정교사를 둬 조 총회장을 가르쳤다. 조 총회장은 15세때인 1928년 장암면장 남정국씨의 맏딸 삼순씨와 결혼을 했다. 이후 부여공립보통학교와 일광심상고등소학교를 다녔다. 고3 때에는 장남인 조 회장을 낳았다. 조 총회장은 자식까지 생겼으나 공부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서울로 올라와 경성공업고등학교(현 서울기계공고) 건축과에 입학했다. 경성공고를 졸업하고 1936년부터는 경기도청에서 건설관련 공무원으로 출발했다. 능력을 인정받았으나 1948년 3월 사직서를 제출,12년 동안의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곧바로 삼부토건을 설립했다. ●성실시공이 성공의 밑거름 창업 초기 삼부토건은 이렇다할 공사를 따내지 못했다. 삼부토건이 따낸 첫 공사는 창업 한달 뒤인 1948년 4월 성동소방서와 돈암동소방서의 부서진 문을 고치는 공사였다. 토목공사라기보다는 보수공사였다. 그러나 조 총회장은 공사 규모에 연연해하지 않고 ‘성실시공’이라는 창업정신으로 임했다. 삼부토건의 성실성이 알려지면서 경기도 상공국의 지하식당 수리공사, 서울시 부녀병원 수리공사, 전매국 통상염고 신축공사 등 굵직한 공사를 도맡았다. 삼부토건이 비약적인 발전을 하게된 계기는 군공사를 싹쓸이하면서부터다.1951년 해군본부의 해군병원 수리공사를 맡은 3개 건설업체 가운데 삼부토건만이 예정된 기간에 공사를 끝내면서 군당국으로부터 신뢰를 쌓았던 것이다.1951년에만 삼부토건은 진해에서 4억원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의 공사를 수주했다. 1960년대 초 전국에서 가장 열악한 지역은 제주도였다.1948년 4·3 사건이라는 정치적인 요인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제주도가 개발이 낙후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건설업체들의 수익성 때문이다. 섬이라는 특성 탓에 장비, 자재, 인부 조달이 어려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조건에서도 정부는 건설단가를 제주도와 내륙을 동일하게 적용했다. 제주도 공사 참여가 바로 적자일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그러나 조 총회장은 제주도 개발사업에 과감히 뛰어들었다. 해군공사를 도맡으면서 알게된 해군 준장 출신의 김영관씨가 제주도지사를 맡으면서 삼부토건이 제주도 사업을 맡아줄 것을 간곡히 부탁했던 것이다. 수익을 생각하면 당연히 거절해야 했지만 조 총회장은 “우리가 공사를 하지 않으면 제주도민들은 한없이 열악한 환경 속에 살 수밖에 없다.”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감안한 끝에 수락했다. 제주도민들의 숙원사업이었던 40㎞에 달하는 제주∼서귀포 횡단도로는 이렇게 해서 만들어졌다. ●경부·경인고속도로, 잠실개발사업 등으로 한단계 도약 1968년에 착공된 경부고속도로 건설공사는 삼부토건을 비롯한 국내 건설업체들에게는 모두 도약의 기회였다. 경부고속도로 건설에는 종전 불도저나 포클레인 등 구식 장비에만 의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2000대에 달하는 당시로서는 첨단 중장비가 투입됐다. 건설업체들은 정부보증으로 부족한 중장비를 구입했다. 경부고속도로 건설부터 본격적인 기계화 시공이 이뤄진 것이다. 삼부토건은 충북 옥산∼충북 현도 구간 21.3㎞, 경북 봉산∼경북 금천 구간 16.2㎞을 맡았다. 경인고속도로는 합작회사 형태로 건설을 맡았다.1967년 경인고속도로가 착공될 때는 시공업체가 삼안산업이었지만 정부가 공기 단축을 위해 당시 도급순위 1∼3위였던 현대건설, 대림산업, 삼부토건을 공사에 참여하도록 한 것이다. 1970년대 초에 시작된 잠실개발사업도 오늘날의 삼부토건을 있게 한 대공사다. 잠실주변을 흐르는 성내천과 탄천을 막지 못하면 잠실개발은 수포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삼부토건은 이들 지류를 막기 위해 하루에만 1000여명의 인력과 500대의 중장비를 투입하자 물 길이 멈춰서면서 100만평에 달하는 매립지가 생겨났다. ●90년대 들어 사세 주춤, 제2의 창업 선언 삼부토건은 60,70년대만 해도 국내에서 도급순위 3∼4위에 달했다. 그러나 삼부토건은 70,80년대 활발했던 해외건설 사업에 소극적이었다. 다른 건설업체들이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리비아 등 대규모 건설공사에서 재미를 봤지만 삼부토건은 제한적으로만 해외사업을 해나갔다. 철저하게 해외 현지시장을 조사해야 부실시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해외 진출은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 또 건설업을 기반으로 제조업, 중공업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것도 꺼렸다. 주로 국내시장을 공략했다. 삼부토건이 처음으로 해외공사에 뛰어든 시기는 1973년. 말레이시아 제2연방고속도로 공사 성공을 계기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순환공사, 네팔의 쿨레카니 댐 건설공사, 사우디아라비아 상수도 확장공사 등을 잇따라 따냈다. 이처럼 삼부토건이 해외건설에 뒤늦게 뛰어들어 기회를 잃었지만 내실경영으로 인해 1979년의 제2차 석유파동을 견뎌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삼부토건 기술력이 빛을 발한 것은 국내 최초의 하저터널을 성공리에 마쳤을 때다. 영국과 프랑스를 잇는 도버해협의 유로터널도 두 번이나 무너졌을 정도로 하저터널 공사는 선진국에서도 어려워하는 공사였다. 그러나 삼부토건은 1990년부터 7년에 걸친 공사 끝에 별 사고없이 지하철 5호선 마포∼여의나루역 공사를 성공리에 끝냈다. ●미래 유망산업인 호텔업에 진출 삼부토건은 1980년 경주 도뀨호텔을 인수하면서 호텔업에 진출한다.1981년에는 강남구 역삼동에 부지 5000여평을 매입했다.1988년 서울올림픽 유치가 결정됐기 때문에 호텔을 짓게 되면 올릭픽 기간에 200만명으로 추산되는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돈을 벌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삼부토건이 호텔을 짓기로 한 데는 80년대 들어 국내외 건설 수주가 어려워져 자체 사업을 통해 매출을 올리자는 전략도 담겨 있었다. 삼부토건은 서울올림픽 개최 불과 70여일 전인 1988년 7월 라마다르네상스 호텔을 준공했다. 호텔업에 진출할 때의 전략대로 라마다르네상스호텔은 개관 6개월동안 19억여원의 영업수익을 올렸다. 올해로 창사 58년을 맞은 삼부토건은 몇차례의 부침 끝에 현재는 2005년 기준으로 도급순위 26위(도급액 7938억원)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삼부토건은 르네상스서울호텔, 삼부건설공업㈜, 경주 콩코드호텔,㈜여의상사, 삼부스포츠프라자 등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조 총회장의 장남인 조 회장은 경기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이른바 ‘KS’ 출신이다. 그렇다 보니 조 회장의 인맥은 정계, 재계, 경제계에 널리 퍼져 있다. 경기고 졸업 동기로는 성백인 서울대 명예교수, 이면영 홍익대 이사장, 최영철 변호사, 한건희 전 육군 소장 등이 있다. 서울법대 졸업 동기로는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를 비롯해 박우동 법무법인 광장 대표변호사, 이대순 한국대학총장협회 이사장 등이 있다. 조 회장은 대학 졸업 뒤에는 조달청의 전신인 외자청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서 20년 가까이 공무원 생활을 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선거계장, 선거과장, 총무국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1973년에는 대통령으로부터 홍조근정훈장을 받을 만큼 능력을 인정받았다. 조 회장은 외자청에 다니던 29세때 부친의 권유로 서울대 사범대를 나온 후 교사를 하던 김양희씨와 결혼했다. 조 회장의 장인은 초대 상공부 전기국장을 지내고 한국전력의 전신인 조선전업 부사장을 지낸 김영년씨다. ●재계·관계에 퍼져 있는 혼맥 조 회장은 3남1녀를 뒀다. 연세대 가정학과 출신인 장녀 명선(47)씨는 이용걸(49) 기획예산처 산업재정기획단장과 결혼했다. 이 단장은 경기고,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장인인 조 회장의 고교·대학 후배인 셈이다. 명선씨의 결혼에는 이 단장의 외삼촌이면서 삼부토건 상무까지 지냈던 신억상씨가 중매를 했다. 행정고시 23회로 경제기획원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이 단장은 기획예산처로 자리를 옮겨 재정정책과장, 기획총괄과장, 사회재정심의관 등을 두루 거친 기획예산처 내 선두주자다. 장남인 조승연씨는 1997년 지병으로 사망했다. 인창고, 경희대 상대를 졸업하고 미국 MBA까지 마친 차남 조시연(44) 삼부토건 이사는 박선정(35)씨와 결혼했다. 조 이사의 장인은 신라교역 회장인 박준형씨다. 한국원양어업협회 제14대 회장을 지낸 박 회장은 신라수산, 신라엔지니어링, 비전힐스 골프장, 신라문화장학재단을 거느리고 있다. 조 이사의 부인 선정씨와 선정씨 언니인 민정씨는 모두 ‘미래회’멤버다. 미래회는 재계 유력 인사들의 부인과 며느리 등 23명으로 구성돼 있다. 불우이웃돕기 등 자선활동을 하는 미래회에는 선정씨 자매 외에도 최태원 SK 회장의 부인 노소영씨, 한솔 조동길 회장의 부인 안영주씨, 한국타이어 조양래 회장의 며느리 이수연(이명박 서울시장 딸)씨 등이 회원으로 있다. 조 회장의 막내 성연(39)씨는 가톨릭의대 외래교수의 딸인 최지영(34)씨와 결혼했다. 성연씨도 아버지를 돕기 위해 삼부토건 공무부장으로 재직중이다. 조 이사는 삼부토건 현장지원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건설 현장의 자재 조달과 구매 등을 맡는 핵심부서다. 조 회장이 삼부토건에 입사하기 전 조달청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조달업무의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때문에 삼부토건의 사실상 후계자인 조 이사에게 현장지원 업무를 맡도록 했다.MBA를 마친 조 이사는 영어실력도 유창해 해외사업도 관여하고 있다. 후계구도와 무관하게 삼부토건의 모든 업무는 아직까지는 조 회장이 좌지우지한다. 엄격한 유교집안 탓에 장자인 조 회장이 회사일과 집안일 모두를 결정한다. 한달이면 한두차례 모든 형제들은 조 회장 집에 모인다. 조 회장의 첫째 동생인 조남원(61) 부회장은 물론 경주에서 콩코드호텔을 경영하고 있는 조남립(53) 사장도 제사에 반드시 참석한다. 삼부토건 관계자는 “조 회장의 두 아들은 물론 조 회장의 동생들도 조 회장에게 쉽게 말을 꺼내지 못할 정도 가부장적인 분위기”라면서 “조 회장도 아버지인 조정구 총회장에게 그렇게 배우고 자랐기 때문에 가풍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형을 끝까지 보좌하고 있는 조남원 부회장 조 총회장의 차남인 조남원 삼부토건 부회장은 금융인인 고 신동필씨의 딸인 용옥(60)씨와 결혼했다. 고려대를 나와 미국 로욜라대학에서 경영학 석사과정을 밟으면서 용옥씨를 만났고, 귀국과 함께 외환은행에 다녔던 용옥씨와 결혼한 것이다. 조 부회장은 1975년 삼부토건에 입사,30년동안 건설 외길을 걸어왔다. 사우디아라비아 알코바 하수종말처리장, 타이프 스포츠센터, 말레이시아 MBA사옥, 파키스탄 물탄∼미안찬누 도로건설 등과 같은 해외건설 공사를 완벽하게 끝내 세계속에 ‘건설 한국’의 입지를 다진 토목 전문가다. 조 부회장이 삼부토건의 해외파트를 도맡았던 것은 유학생활을 통해 얻은 외국어 실력 덕분이다. 형인 조남욱 회장보다 1년 먼저 삼부토건에 입사했다. 조 부회장은 현재 대한건설협회 대의원 및 이사, 한국공학한림원 부회장, 도로교통협회 부회장, 한국엔지니어협회 이사 등을 맡고 있다. 장학재단인 숙정재단을 설립하고 사회복지법인인 재활재단 이사를 맡아 사회활동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조 부회장의 부인인 용옥씨는 삼부토건의 유통업 계열사인 ㈜여의상사의 감사로 있다. ●호텔 계열사를 넘겨받은 조남립 회장 조 총회장의 3남인 조남립 삼부토건의 계열사인 경주콩코드호텔 대표로 재직중이다. 조 총회장의 장녀 옥주(68)씨는 이화여대를 다니면서 연세대를 다니던 정병렬(작고)씨와 만나 졸업 뒤 결혼했다. 잠시 공무원생활을 한 병렬씨는 결혼과 동시에 장인회사인 삼부토건에 입사, 금융담당 상무까지 지낸 뒤 81년 퇴사했다. 한때 선일레미콘이라는 별도의 회사를 차려 독립했다. 숙명여대를 졸업한 정자(65)·남숙(작고)씨 등은 모두 연예결혼했다. 차녀 정자씨의 남편은 선도전기 대표이사 회장인 전경호(65)씨. 마산고와 성균관대 독문학과를 졸업한 전씨는 학창시절 친구의 소개로 정자씨를 만났다고 한다. 4녀 남숙씨는 학창시절 교회의 성가대에서 알게된 정홍식(58)씨와 결혼했다. 연세대를 졸업한 홍식씨는 당초 삼성그룹에 입사, 그룹비서실에서 근무했다. 그는 삼부토건의 계열사인 여의상사의 총무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보문관광·도큐호텔·라마다르네상스 등 그룹내 계열사를 돌며 장인을 도왔으나,1987년 주방기기 납품업체인 HRS를 차려 독립했다.HRS의 홈페이지에 월요예배 코너를 따로 만들어 설교를 전할 만큼 독실한 기독교 신자다. chungsik@seoul.co.kr ■ 故조정구 총회장 11대 장남 조남욱 회장은 13대 父子 국회의원 삼부토건 창업주인 고 조정구 총회장과 큰 아들인 조남욱 회장은 공통점이 많다. 부자(父子)가 모두 국회의원과 대한건설협회장을 지냈다는 점이다. 조 총회장은 지난 1981년 3월 제11대 한국국민당의 전국구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대한건설협회장을 여러차례 역임했던 조 총회장은 건설업체들의 도움으로 국민당 비례대표 상위 순번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건설업체의 뜻대로 조 총회장은 국회 경제과학위원회에 배정돼 건설업계의 고질적인 병폐들을 하나하나 고쳐나갔다. 하지만 조 총회장은 당초 약속대로 4년동안만 국회의원을 지낸 뒤 기업인으로 돌아왔다. 정치에 미련이 없었기 때문이다. 조 회장도 아버지와 똑같은 길을 걸었다. 대한건설협회장을 맡고 있던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민정당 비례대표로 출마해 당선됐다.1990년 노태우·김영삼·김종필씨가 합당했을 때는 김종필씨의 지역구였던 부여의 지구당 위원장직도 넘겨받기도 했다. 조 회장이 아버지와 다른 점이 있었다면 계속 정치를 할 뜻이 있었던 것이다. 부여 지구당위원장직도 넘겨받았기 때문에 다음번 총선에서는 지역구 출마도 가능했다. 하지만 1992년 제14대 총선에서 김종필씨가 부여에 직접 출마했다.1996년 총선에서는 김종필씨가 민자당을 탈당한 뒤 자민련 후보로 부여에 출마했다. 조 회장은 그 당시 여당 후보로 출마할 수 있었지만 당선 가능성이 떨어져 아예 정치의 뜻을 접었다. 조 회장처럼 부자가 모두 국회의원을 한 경우는 현직에만 9명이 있다. 대표적으로 6선을 지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인 김홍일 민주당 의원이 있다. 정주영(제14대 전국구 의원)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아들 정몽준 의원은 무소속으로 활동중이다. 한나라당에는 김무성(김용주 전 의원 아들), 남경필(남평우 전 의원 아들), 정문헌(정재철 전 의원 아들), 이종구(이중재 전 의원 아들), 유승민(유수호 전 의원 아들) 의원이 있다. 국민중심당에는 정진석(정석모 전 의원 아들), 열린우리당에는 노웅래(노승환 전 국회 부의장 아들)의원이 있다. chungsik@seoul.co.kr ■ 조남욱회장 남다른 백제문화사랑 삼부토건 조남욱 회장은 백제문화에 애정이 남다르다. 물론 조 회장 고향이 부여이기 때문에 백제문화에 관심을 갖는 것일 수도 있다. 부여는 백제가 서기 538년 천도(遷都)한 뒤 660년 패망할 때까지 문화적 전성기를 이룬 도읍지였다. 하지만 조 회장이 백제문화권개발에 앞장서는 데는 고향이라는 이유말고도 다른 사연이 있다. 백제문화는 일본에 전파돼 일본 고대국가를 형성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만큼 위대한 것인데도 신라문화권 개발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쳐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조 회장이 본격적으로 백제문화권 개발에 나선 것은 1990년대부터다.1990년 국립부여박물관 공사를 시작했고,1994년에는 ‘백제 작은길’과 ‘백제 큰길’을 착공했다. 또 그해 일본 규슈 미야자키 남향촌 등의 유적지를 답사한 뒤 백제문화가 일본문화에 미친 영향에 대해 조사했다. 남향촌은 ‘백제마을’이라고 불릴 만큼 백제문화의 영향이 깊이 서려 있는 곳이다. 1998년에는 백제역사재현단지 조성 사업에 앞장섰다. 부여 규암면 합정리 일대 100만평 부지에 3700여억원을 들여 역사재현촌, 민속박물관, 호텔, 컨벤션센터, 예술인촌 등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그해 4월 열린 기공식에는 조 회장을 비롯해 김종필 국무총리, 신낙균 문화관광부 장관, 심대평 충남지사 등 3000여명이 참석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보였다. 그동안 공사는 속도를 냈고 조만간 백제의 역사와 백제인의 생활상·문화·유적 등을 총망라한 ‘백제역사문화관’이 개관할 예정이다. 올 상반기 중에는 사비(지금의 부여)시대 백제 왕궁과 능사(능을 지키기 위해 세운 절) 5층 목탑도 일반에 공개된다. 또 2010년까지 산업교역촌, 개국촌, 장제묘지촌, 전통민속촌 등이 순차적으로 문을 연다. 백제역사재현단지에는 생태숲인 백제숲도 들어선다. 충남도가 2008년까지 8억원을 들여 단지내 왕궁촌 주변 43㏊에 백제풍의 생태숲을 조성키로 한 것이다. 백제숲에 백제시대에 많이 자생했던 것으로 옛 문헌을 통해 밝혀진 소나무와 박달나무, 느티나무, 떼죽나무 등 각종 나무 3만 8000그루와 가시연꽃, 감국, 개미취, 나리꽃, 원추리, 인 동덩굴 등 3만 2000포기의 초화류를 심어 백제시대 분위기를 연출할 계획이다. chungsik@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박건승 부장(반장) 정기홍·류찬희·최용규 차장 이기철·강충식·주현진·류길상·김경두·서재희 기자
  • 중남미 레드벨트 에너지협정 체결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해외 7개국 순방길에 오른 에보 모랄레스(왼쪽) 볼리비아 대통령 당선자가 3일(현지시간) 두번째 방문국인 베네수엘라의 카라카스에 도착,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영접을 받으며 군중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두 지도자는 이날 베네수엘라가 매달 15만배럴의 경유를 볼리비아에 공급키로 합의했다.카라카스 AFP 연합뉴스
  • [씨줄날줄] ‘노타이’ 취임식/한종태 논설위원

    볼리비아의 첫 인디오 출신 대통령 당선자 에보 모랄레스(46)가 내년 1월22일 의사당에서 열리는 대통령 취임식에 ‘노타이’ 차림으로 참석할 모양이다. 사실 대통령제 국가에서 대통령이 정장에다 넥타이를 매지 않고 취임식장에 참석한 경우는 거의 기억이 없는 것 같다. 취임식이 갖는 중요한 정치적 함의 때문일 것이다. 모랄레스와 비슷한 강경 좌파 이미지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도 평소 즐겨하는 노타이 차림을 접고 취임식 때는 넥타이를 맨 걸로 기억하고 있다. ‘제2의 체 게바라’ ‘제2의 차베스’로 불리는 모랄레스의 ‘노타이’ 취임식이 언론의 관심을 끄는 것은 볼리비아 사상 첫 인디오 좌파정권을 탄생시킨 그의 향후 행보가 쉽사리 짐작되기 때문이다. 그는 코카인 원료인 코카의 재배·매매 합법화를 대선 공약으로 제시했고 당선 후에는 에너지 자원의 국유화를 전격 선언하는 등 서방진영을 잔뜩 긴장시키고 있다. 그렇더라도 ‘노타이’ 취임식은 국가적 주요행사에 의관을 정제해야 하는 우리 관습에서 보면 ‘튀는 행동’으로 비쳐진다. 튀는 행동, 적어도 우리 정치권에선 그것을 잘 하는 정치인의 성공 확률이 높다고 한다. 다시 말해 이벤트에 능한 정치인이 유능하다는 말이다.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상당수 인사들도 언제 어떤 식으로 이벤트를 만들 것이냐를 놓고 고민하는 눈치다. 인지도나 지지도가 낮은 후보군은 더욱 그런 것 같다. 이들이 여전히 자신감을 피력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적절한 시점의 이벤트에 큰 기대를 걸고 있기 때문이리라. 인지도의 수직 상승은 시간문제라는 것이다. 두번이나 대선에 실패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역시 이런 이벤트에 취약한 탓이란 분석도 있다. 하지만 튀는 행동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닌 것 같다. 정확한 정세분석과 용기가 필요한 까닭이다. 머릿속에서만 맴맴 돌아서는 기회를 잃기 십상이다. 그동안 정치권에서 명멸해간 수많은 인사들을 만나보면 “왜 그때 그러지 못했지?”라는 한탄을 듣게 된다. 요즘 세상엔 누가 더 튀느냐의 경쟁이라고 한다. 자기 PR와 셀프 마케팅 차원에서라도 어떤 아이템으로 튈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봐야겠다. 한종태 논설위원 jthan@seoul.co.kr
  • [2006 지구촌 이슈] 중남미 좌파집권 ‘도미노’

    [2006 지구촌 이슈] 중남미 좌파집권 ‘도미노’

    ‘신(新) 냉전시대 개막?’ 중남미의 좌경화 바람이 거세다. 지난 18일 볼리비아 대통령선거에서 에보 모랄레스 후보가 당선됨으로써 중남미의 좌파 정권은 7개국으로 늘었다. 더욱이 내년에는 중남미 10개국에서 대선이 실시되고 이 가운데 3,4개국에서는 좌파의 집권이 유력시된다. 이제 더 이상 중남미를 미국의 ‘뒷마당’으로 치부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다. 소련 붕괴 이후 새로운 냉전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멕시코·페루·니카라과도 집권 유력 내년 1월 칠레의 대선 결선 투표와 아이티 대선을 시작으로 중남미에서는 줄줄이 대선이 실시된다.2월에는 코스타리카,4월 페루,5월 콜롬비아에서 각각 대통령을 뽑는다. 이어 7월 멕시코,10월 에콰도르,11월 니카라과에서 대선이 실시된다. 남미 좌파 정권의 두 맹주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과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각각 10월과 12월에 실시 예정인 대선에서 재선을 노린다. 이 가운데 멕시코·페루·니카라과 등에서는 새로 좌파 정권이 탄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멕시코는 인구 1억 600만명의 대국이자 미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히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여론 조사에서 좌파인 민주혁명당을 이끌고 있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전 멕시코시티 시장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 페루에서는 좌파 여성 후보인 루데스 플로레스 전 의원의 당선이 유력시된다고 AFP가 전했다. 니카라과에서는 산디니스타 반군 지도자였던 다니엘 오르테가 전 대통령이 16년 만에 정권 탈환을 노리고 있다. 칠레에서는 1차 선거에서 1위를 차지한 집권 중도좌파 연합의 미첼 바첼렛이 승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베스형 VS 룰라형 남미의 좌파 정권은 강경파인 ‘차베스형’과 온건파인 ‘룰라형’으로 나뉜다. 뚜렷한 반미노선을 내세우는 차베스형 정권 국가로는 베네수엘라를 비롯해 피델 카스트로가 46년째 집권하고 있는 쿠바, 모랄레스의 볼리비아가 꼽힌다. 룰라형은 좌파적 성향이지만 경제적으로는 실용주의적 노선을 택하고 있다. 숫자로는 룰라형이 많지만 세계 5위의 산유국 베네수엘라의 막강한 ‘오일 달러’ 때문에 차베스형과 룰라형의 경계는 점차 모호해지고 있다. 대표적 사례로, 브라질과 베네수엘라는 지난 16일 합작 정유시설 기공식을 가졌다. 베네수엘라의 원유를 브라질에서 정유하는 시스템이다. 또 차베스는 인근 국가들에 원유를 싼값에 제공하면서 우군(友軍)을 끌어모으고 있다. ●반미감정 심화도 한몫 좌파 도미노의 원인에 대해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중남미 주민들은 수년간에 걸쳐 경기 침체를 불러온 자유시장 경제정책의 문제점을 깨닫게 됐다.”고 지적했다. 미국 주도의 자유주의 경제정책은 중남미에 빈곤과 실업난, 빈부격차를 가져다 줬고 주민들은 선거를 통해 이를 심판했다는 설명이다. AP통신은 “중남미의 좌파 지도자들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미국에 기대하기보다는 자기들끼리 경제동맹을 확대하고 에너지 협력, 대형사업 추진 등을 통해 경제성장을 이루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보수주의 성향인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재선은 중남미의 반미감정을 심화시키며 좌파에게 더욱 힘을 실어준 것으로 분석된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2006 지구촌 이슈] (1) 에너지전쟁

    [2006 지구촌 이슈] (1) 에너지전쟁

    2006년 지구촌은 새해 벽두부터 선거 열풍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중남미와 중동에서 연초부터 총선과 대선이 잇따라 실시되고 11월에는 미국의 향배를 가늠해볼 수 있는 중간선거가 치러진다. 중남미 선거는 반미연대 확대라는 면에서 주목된다. 그런가 하면 자유무역 확대와 에너지를 둘러싼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유가와 가속화되는 이라크 철군, 도하개발어젠다 향배 등 새해를 달굴 이슈들을 점검해 본다. ‘이념 전쟁→자원 전쟁.’ 올들어 40% 이상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자원 전쟁은 지구촌의 일상이 됐다. 내년에도 유가가 큰폭으로 떨어지긴 어려울 것으로 보여 세계 각국의 자원 확보 전쟁은 더욱 불꽃튀길 전망이다. ●美 OPEC 길들이기 잘될까 9·11테러 이후 금이 가기 시작한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 등 중동 산유국과의 관계는 미 의회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무력화 움직임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OPEC 앞에 미 대통령의 말은 더이상 먹혀들지 않게 됐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텍사스 크로퍼드 목장에 사우디 실권자인 압둘라 왕세자를 초청해 회담한 뒤에도 유가는 영향을 받지 않았다. 겨울을 앞두고 각국이 “OPEC은 산유량을 늘려야 한다.”고 아우성을 칠 때도 사우디아라비아는 “허리케인으로 미국의 정유 시설이 부족해 유가가 올랐다.”면서 “산유량은 충분하다.”고 강변했다. 이렇게 되자 미국 민주당의 프랭크 로텐버그(뉴저지) 상원의원은 지난 12일 백악관에 “세계무역기구(WTO)를 통해 OPEC을 무력화시키라.”고 주문했다.OPEC의 산유쿼터가 WTO 규정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남미의 안방 자원 단속 베네수엘라·브라질·볼리비아 등 남미의 자원 부국들은 공공연히 ‘반미’를 외치며 ‘중남미 에너지 공동체’ 건설에 나서고 있다. 최초의 원주민 출신 대통령인 에보 모랄레스는 지난 19일 대선에서 승리하자마자 볼리비아의 석유와 천연가스 자원 국유화를 추진하겠다는 소신을 명확히 했다.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은 브라질과 합작 정유공장 기공식을 가졌다. 차베스는 중남미를 종단하는 대규모 천연가스관 설치도 브라질과 함께 추진 중이다. ●에너지 블랙홀, 국제협력 강화 중국과 인도 정부는 캐나다가 갖고 있던 시리아의 원유와 천연가스 자산을 인수하면서 에너지 확보를 위해 국제 공조에 나서고 있다. 양국 모두 빠른 경제 성장으로 자원 부족에 허덕이고 있기 때문이다. 석유로 인한 부를 국민에게 돌려주겠다는 구호로 당선된 이란의 강경파 대통령 마무드 아마디네자드는 인도와 파키스탄간의 송유관 건설에 개입했다. 미국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양국간 송유관은 2007년 가동될 예정이다. 일본은 미국의 반대에도 지난해 이란과 아자데간 유전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반미주의자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미국의 압력이 거세질수록 석유를 더욱더 강력한 무기로 사용할 태세다. 일본과 이란의 공조처럼 자원 전쟁에는 아군도, 적군도 없다. 중국과 인도의 자원 공조도 언제든 깨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2006 독일월드컵] 멕시코·덴마크 G조 ‘저울 추’

    ‘멕시코·덴마크가 본선 G조의 스파링 파트너?’ 독일월드컵 본선 조별리그에서 같은 G조에 묶인 한국과 프랑스가 멕시코와 덴마크를 상대로 나란히 평가전을 치르게 됐다. 프랑스축구협회는 내년 5월28일(이하 현지시간) 파리 생드니경기장에서 멕시코와, 나흘 뒤에는 랑스에서 덴마크와 평가전을 갖는다고 23일 밝혔다. 공교롭게도 한국은 내년 미국 전지훈련중인 2월15일 멕시코와 평가전을 치른다. 이에 앞선 2월1일 4개국이 참가하는 홍콩 칼스버그컵대회에서는 3·4위전 혹은 결승전에서 덴마크와 겨룰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조편성에서 D조 시드를 받은 북중미의 강호 멕시코와 월드컵 본선 진출은 좌절됐지만 한때 ‘바이킹군단’으로 불리며 북유럽 축구를 좌지우지하던 덴마크가 G조의 판세를 어렴풋하게나마 점쳐줄 잣대로 떠올랐다. 한편 대한축구협회는 이날 당초 8차례로 예정된 6주간의 해외 전지훈련 평가전 횟수를 9차례로 늘려 확정했다. 러시아와 온두라스가 빠진 자리를 그리스와 핀란드가 메웠고, 칼스버그컵에서 만날 크로아티아가 새로 보태졌다. 이로써 한국이 평가전에서 만날 유럽팀은 덴마크까지 합치면 최대 4팀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유럽선수권(유로2004) 정상에 올랐으면서도 우크라이나와 터키 등에 밀려 본선 티켓을 놓친 그리스는 한국과는 A매치 전적이 없지만 기량보다는 조직력 중심의 플레이가 돋보여 한국이 조 2위 다툼을 벌일 스위스에 대비하기에 제격이라는 평가다. 스위스는 다음달 13일 스코틀랜드와의 원정 평가전에 나서고, 한국과 첫 경기를 벌일 토고는 오는 28일 리비아와 평가전을 치른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독일월드컵 2006] “토고를 캐라”

    대한축구협회가 독일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본격적인 정보전에 돌입했다. 월드컵 체제에 맞춰 새로 구성된 축구협회 기술위원회(위원장 이영무)가 22일 축구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첫 회의에서 프랑스와 토고, 스위스 등 조별리그에서 만날 3개팀에 대해 업무를 분담, 정보 수집에 착수한 것. 프랑스는 안익수(성남), 스위스는 김영민(전 아시아축구연맹 경기국 담당관), 토고는 강영철(성균관대 감독) 기술위원이 각각 전담하고, 이들의 정보는 하재훈 김남표 위원이 취합한다.특히 16강 진출을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인 토고에 대비하기 위해 기술위는 오는 28일(현지시간) 리비아 트리폴리에서 열릴 예정인 토고와 리비아의 국가대표팀 평가전에 2명 안팎의 기술위원을 파견키로 결정했다. 이번 평가전에 프랑스 등에서 활약 중인 해외파의 합류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기술위는 일단 최경식 기술위원과 신승순 비디오분석관을 리비아로 보내 토고의 팀 정보를 캐낼 계획.기술위는 이와 함께 새달 20일 이집트에서 개막하는 아프리카네이션스컵 본선에도 위원장을 포함해 2명의 기술위원을 파견, 꼼꼼히 챙기기로 했다. 한편 협회의 공식적인 활동과는 별도로 딕 아드보카트 감독의 비밀 정보 수집팀이 꾸려져 리비아에 첫 파견된다는 설도 있다. 유럽을 무대로 활동하는 스카우트 출신으로 구성될 이 ‘특별팀’은 효율적인 정보 수집을 위해 월드컵 본선이 끝날 때까지 철저하게 노출을 피한 채 한국대표팀을 위해 상대팀 정보를 수집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지난 10일 본선 조추첨 직후 “개인적인 인맥을 통해 본선 직전까지는 상대팀에 대한 정보 수집을 완벽하게 완료할 것”이라고 장담했었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볼리비아 ‘에너지 국유화’ 시동

    볼리비아 대선에서 승리가 확실시되는 에보 모랄레스(46) 사회주의운동당 후보가 정권 인수 절차에 돌입했다. 모랄레스 후보는 19일 기자회견을 갖고 “천연가스에 대한 외국기업들의 권리는 종료됐다.”며 천연가스 정(井)의 소유권을 국유화하겠다고 선언했다.하지만 그는 “외국기업의 시설 등을 몰수하지는 않겠으며 그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한 대가를 지불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볼리비아는 남미에서 천연가스 매장량이 두번째로 많은 국가다. 스페인과 브라질 등의 기업들이 천연가스 생산에 참여하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 비영리단체인 인터아메리칸다이얼로그의 분석가 마이클 시프터는 “모랄레스는 급진적 개혁을 바라는 지지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경제발전을 위해 실용적인 모습을 보여 줘야 하는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모랄레스는 또 코카인의 원료인 코카의 재배를 합법화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하는 한편 “피델 카스트로와 쿠바 국민들의 반(反)제국주의 투쟁에 동참하는 것을 꿈꿔 왔다.”고 밝혀 향후 미국과의 외교적 마찰을 예고했다. 미국은 일단 관망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이날 CNN과의 회견에서 모랄레스 후보의 말이 아닌 행동에 초점을 맞춰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은 볼리비아 일간지 라 라존의 보도를 인용, 모랄레스가 51.1%를 득표한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고 전했다.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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