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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칼럼] 사르코지를 위한 변명?/이종수 파리특파원

    [특파원 칼럼] 사르코지를 위한 변명?/이종수 파리특파원

    최근 프랑스의 핫이슈는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개혁 1년’을 바라보는 냉엄한 평가다. 하나 더 있다. 사르코지의 ‘이례적 사과’다. 언론사마다 ‘엘리제궁의 주인’이 1년 동안 전방위로 휘두른 개혁의 성적표를 점검하느라 분주하다. 가장 살갗에 와닿은 잣대는 지지율이다. 취임 한 달 뒤 67%까지 치솟았던 사르코지 대통령의 지지율은 하락세를 거듭했다. 최근에는 30%대까지 추락했다. 지난주 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 64%가 “1년 동안 프랑스 상황이 나아진 게 없다.”며 싸늘하게 반응했다. 일간 르 파리지앵이 24일(현지시간) 보도한 ‘역대 대통령 지지도’에서도 사르코지의 성적은 40%로 꼴찌였다. 공교롭게도 그가 ‘역할 모델’로 강조한 제5공화국 초대 대통령 샤를 드 골은 88%로 선두였다. 당당하던 사르코지 대통령도 마침내 24일 언론인 5명과 엘리제궁에서 가진 특별 회견에서 ‘1년 동안 실수를 했다.”며 사과했다. 물론 세계 경제 상황이 악화돼 개혁이 부진했다고 항변도 했다. 또 개혁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단연 눈길을 끈 것은 ‘사과’였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고해성사’를 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은 지지율 하락이다. 정치가 움직이는 생물이라고들 하지만 취임 한 달 뒤부터 지지율이 나락으로만 떨어지는 현실을 외면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고백컨대 필자는 그의 개혁 드라이브에 믿음이 가지 않았다. 한국 언론에서 앞다퉈 그를 주목할 때도 시큰둥했다. 정치적 수사 혹은 제스처라는 느낌이 강했다. 물론 사르코지 대통령은 많이 뛰었다. 사회당 인사를 장관으로 끌어안고 여성 장관을 내각의 절반으로 구성하는 등 ‘신선한 충격’을 던진 뒤 숨가쁘게 뛰었다.‘개혁’과 ‘과거와의 단절’을 주창하면서 경제·사회·노동·보건복지 등 거의 모든 분야에 누적된 ‘프랑스병’을 고치려고 나섰다. 일간 르 몽드 집계에 따르면 그가 1년 동안 내놓은 개혁안이 55가지다. 그의 역동성은 외교 무대에서도 이어졌다. 특히 신흥 개발국인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국가들을 방문, 가는 곳마다 ‘비즈니스 외교’로 실익을 거두었다. 심지어 인권 탄압의 상징인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도 초청해 굵직굵직한 계약을 맺으며 경제 외교를 실천했다. 그러나 지지율은 떨어지기만 했다. 이에 대한 해석은 엇갈린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개혁의 실패 때문이 아니라 이혼과 재혼 등 파격적 사생활 때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 이유로 “프랑수아 피용 총리의 지지율은 계속 상승하고 있는데 이는 개혁에 대한 지지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일각에서는 그가 내놓은 ‘구매력 강화’ 방안이 실현 가능성이 낮은 데서 오는 실망감 때문이라고도 해석한다. 또 최근 급상승한 물가와 세금에 대한 반발도 큰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빌르누아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마르틴 술리에 사장은 “국민들의 사기를 진작하려면 물가부터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사르코지의 지지층은 벌써 개혁의 결실을 바라는 것은 이르다고 주장한다. 파리 8대학의 한 학생은 “그는 너무 빨리 많은 것을 하려고 했다.”며 “경제 문제는 시간이 걸리는 문제이기에 더 기다려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상식의 용기’라는 책을 낸 미셸 고등 경제분석위원회 위원은 “노동계의 파업에도 불구하고 연금 개혁안을 밀어붙이는 등 사르코지 대통령은 우리에게 일을 덜하고 있다는 점을 깨우쳤다.”면서도 “지금까지는 스타일만의 변화라는 이미지를 주었는데 방향을 잘 잡으면 좋은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르코지 대통령도 ‘남은 4년’을 지켜봐달라고 강조했다. 이런 다짐이 또 ‘화려한 수사’에 그칠지, 현실로 나타날지 궁금하다. 이종수 파리특파원 vielee@seoul.co.kr
  • [한국의 대표기업] (19) 대우건설

    [한국의 대표기업] (19) 대우건설

    ‘한국 건설업체 중 처음으로 수단·리비아·라이베리아·보츠와나·알제리·미국 진출, 국내 업체 최초로 ISO9001 인증, 국내 업계 최초로 원전시공기술 해외 수출….’ 올해 창립 35주년을 맞는 대우건설의 국내 최초 기록 가운데 일부다. 대한건설협회가 매출과 재무건전성, 기술력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평가해 선정하는 시공능력부문에서 대우건설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위에 올랐다. 대우건설이 명실상부한 한국 대표 건설사가 된 것은 이런 ‘프런티어(frontier) 정신’의 산물이다. ●명실상부한 대표기업 대우건설은 지난해 매출 6조 665억원, 영업이익 5609억원, 수주 10조 204억원의 실적을 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국내 건설업체 가운데 가장 많다. 대우건설의 올해 목표는 매출 6조 7769억원, 영업이익 6056억원, 수주 12조 3860억원이다. 이중 해외공사 수주목표는 작년보다 89%나 늘어난 3조 628억원으로 잡았다. 특히 리비아에서는 같은 계열사인 대한통운과 협력해 대수로공사 등 16억∼20억달러의 공사를 따낼 계획이다. 대한통운 인수·합병으로 시너지 효과가 발휘되면 매년 10억달러 상당의 대수로 관련 공사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업계 1위에 걸맞게 양질의 고수익 사업 수주와 원가절감을 통한 가격경쟁력의 향상은 물론 고객만족 서비스, 내부관리 인프라 혁신 등 비가격경쟁력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주택공급 7년째 1위 대우건설은 올해 1만 4653가구의 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이같은 물량은 국내 건설업체 중 가장 많다.2001년 이후 7년째 주택공급 실적 1위를 지키는 셈이 된다. 8년째 1위 수성을 위해 적극적인 택지매입과 리모델링 등 도시정비사업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특히 같은 계열사인 대한통운이 역세권에 개발가치가 높은 부동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대우건설에는 기회다. 이들 땅을 개발하기 위한 종합조사를 거의 마쳤다. 곧 이들 땅에 주상복합아파트 등의 건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건축분야에서는 실버사업, 주거형 콘도, 분양형 호텔 등 신상품과 신수익모델을 발굴하고 대형병원 및 지방자치단체, 대학 관련 민간투자사업 수주역량 및 가격경쟁력도 확보할 계획이다. ●건설업계의 프런티어 국내 많은 건설업체들이 세계 건설시장을 누비고 있지만 주력시장은 중동이다. 대우건설은 중동 외에도 아프리카를 텃밭으로 갖고 있다. 다른 회사들이 중동시장에 안주할 때 위험을 무릅쓰고 아프리카 시장을 두드렸다.1977년 국내 건설업체 중 처음으로 수단에 진출, 영빈관 신축공사를 수주한 이후 무대를 리비아, 나이지리아, 라이베리아, 보츠와나, 알제리로 넓혔다. 이들 국가는 모두 대우건설이 개척한 시장이다. 나이지리아는 대우건설의 독점 시장이다. 가끔 정정 불안으로 근로자들이 피랍되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제는 안정을 되찾아 이런 우려는 상당부분 사라졌다. 이곳에서만 49건(39억달러)의 공사를 수주했다. 그동안의 경험과 브랜드 이미지를 바탕으로 앞으로 수주액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리비아도 대우건설의 주력 시장이다.1978년 가리니우스 의과대학 신축공사를 따낸 이후 와파 가스 플랜트 등 지금까지 157건(105억 1600만달러)의 공사를 수주했다. 대우건설 프런티어 정신의 결실이다. 아시아인 말레이시아에서도 쿠알라룸푸르에 77층짜리 ‘말레이시아 텔레콤 빌딩’을 짓는 등 대우건설의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주거분야에서도 대우건설은 프런티어 역할을 했다. 금융위기 이후 국내 건설업체가 일감부족과 주택경기 침체로 허덕이던 시절인 2000년대 초 대우건설은 ‘디오빌’과 ‘아이빌’을 선보였다. 생활과 첨단비즈니스를 결합한 원룸 주거공간인 이들 신상품은 당시 날개돋친 듯이 팔려나갔다. 그뒤 주택시장에서 대우건설의 위상을 확고히 하는데 한몫을 톡톡히 했다. 당시 도심지내 자투리 땅을 활용한 이 상품은 다른 기업도 곧 벤치마킹을 했지만 시장을 선점한 대우건설을 따라잡을 수는 없었다. 경쟁사의 한 임원은 24일 “대우건설은 진취성과 순발력이 가장 큰 강점”이라면서 “본받을 게 많은 경쟁자”라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서종욱 사장 “우수 인재가 1등 비결”

    서종욱 사장 “우수 인재가 1등 비결”

    “1등기업은 수주와 매출도 중요하지만 품질·안전·품격도 1등이어야 합니다.” 서종욱 대우건설 사장은 24일 1등기업은 그 지위에 걸맞은 내용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브랜드로 가려면 구성원의 품격과 품질이 뒤떨어지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서 사장은 1등기업이 된 비결을 묻자 ‘우수한 인재’를 먼저 꼽았다. 그는 “건설사가 생산시설이 있는 것도 아니고 기술뿐”이라며 “이 기술이 사람에게서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인재양성에서도 선도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올해 신입사원을 뽑아 모두 4개월씩 해외연수를 보냈다. 업계에서 가장 긴 해외연수다. 서 사장은 “해외에 나가서 보면 세계를 향한 눈을 뜨게 된다.”면서 “새내기 직원들은 선배들이 어떻게 일하고, 고생하는지를 보면서 좌표를 설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선배들의 경험을 후배들에게 전해주는 시스템을 가장 중시했다. 이에 따라 나온 것이 공사일지를 철저히 작성하도록 하는 것이다. 서 사장은 “선배사원들의 현실성 있는 좋은 경험과 시행착오를 듣고 자기 것으로 소화하는 일종의 밥상머리 교육”이라면서 “인생은 영원한 교육과정(OJT)”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 대표기업으로서의 입지를 어떻게 다져나갈지에 대해 서 사장은 “민간이든 공공이든 단순 도급시장에서 벗어나 투자개발사업형으로 가겠다.”고 강조했다. 또 해외부분과 관련, 그는 “글로벌 건설·플랜트(E&C)리더로 가려면 해외 부분이 중요하다.”면서 “브랜드 위주의 수주물량 확보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한통운이 같은 계열사 식구가 됨에 따라 리비아에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면서 “대수로 공사 등 몇개 프로젝트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나이지리아 등 그동안 대우건설이 선점해온 아프리카 국가에서도 공사 수주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 사장은 선두기업의 최고경영자로서 국내 건설업체들의 신중한 수주도 주문했다. 무턱대고 해외시장에 진출했다가는 1980년대 초처럼 막대한 손해를 보고 철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나라마다 리스크(위험)가 있다.”면서 “대우건설은 새로운 나라에 진출할 때 회사 내부의 교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충분한 보고회와 토론회를 거친다.”고 덧붙였다. 글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남미 좌파, 경제통합 나선다

    남미 좌파, 경제통합 나선다

    ‘좌파 허리케인’이 남미 대륙을 강타하고 있다. 좌파의 불모지였던 파라과이에서 지난 20일(이하 현지시간) 페르난도 루고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좌파정권이 탄생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남미는 콜롬비아를 빼면 주요국 정상들이 모두 좌파 출신으로 채워졌다. 남미 대륙이 온통 좌파 물결로 뒤덮이게 된 셈이다. 남미의 좌파바람은 우파정권들의 실정에 따른 후폭풍이라 할 수 있다. 부패하고 무능한 데다 자국의 현실을 무시한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의 남발로 부익부 빈익빈현상을 가속화시켰기 때문이다. 남미에 좌파벨트가 형성됨에 따라 경제통합 논의도 급물살을 타게 될 전망이다. 실제로 남미판 유럽연합(EU)인 남미국가연합(UNASUL) 창설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루고의 당선으로 새로운 동력을 얻었다. 이와 관련,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루고 당선인과 조만간 회동을 갖고 UNASUL 창설을 협의하겠다고 21일 밝혔다.UNASUL은 브라질 등 남미 12개국이 참여하고 있으며 새달 브라질에서 창설 정상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남미의 좌파 바람은 전세계에 부는 실용주의 바람과 맞물려 하나의 대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차베스가 주도하는 반미노선의 급진적 좌파가 아닌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주도하는 실용주의 좌파가 주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룰라는 좌파 노동운동가 출신이면서도 뚜렷한 우파정책을 펼치고 있다. 루고 당선인도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차베스와 룰라의 중간 노선을 추구할 것”이라고 밝혀 실용주의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을 높였다. 중남미 전문가들은 루고가 차베스의 기대와는 달리 실용적인 노선을 취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문남권 외대 중남미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룰라는 유럽식 사회민주주의를 선호하고 있어 반미연대엔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며 “남미에서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에 좌파 바람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송병선 울산대 서반아어학과교수는 “남미 좌파는 고전적인 개념이 아닌 실용주의 개념의 좌파”라며 “좌파 바람은 적어도 10년간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원호 외대 국제지역학대학원 교수는 “남미가 2004년 중반부터 사상 유례없는 경제호황을 보임에 따라 경제통합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것은 사실”이라며 “EU같은 통합체로 발전하려면 꽤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남미 좌파의 두 갈래 남미 좌파 정상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먼저 급진적 좌파.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제2의 차베스’인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이 속한다. 이상주의적 민족주의를 기치로 반미노선과 자원민족주의 정책을 펼치고 있다. 또 하나는 실용주의 좌파. 룰라 브라질 대통령,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 알란 가르시아 페루 대통령이 속한다. 사회민주주의 이념을 표방하면서 시장 친화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 브라질과 칠레는 현재 남미의 대표적인 경제강국이다.
  • 파라과이 61년만에 정권교체 눈앞

    파라과이 61년만에 정권교체 눈앞

    파라과이에 남미 4번째 좌파정권 탄생이 초읽기에 들어갔다.20일(이하 현지시간) 치러지는 대선에서 좌파후보의 당선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좌파후보인 페르난도 루고(56)는 가톨릭 주교 출신이어서 그가 당선되면 주교 출신의 첫 대통령이 되는 겹경사를 맞게 된다. 17일 로이터통신은 “루고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콜로라도당의 61년 집권을 종식시키고 남미에서 좌파 지도자들의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루고는 38%의 지지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반면 경쟁 상대인 집권당후보인 블랑카 오벨라르(50)와 군장성 출신이며 전국윤리시민연합 후보인 리노 오비에도(64)가 각각 20%와 23.5%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어 루고의 당선이 유력하다. 이렇게 되면 베네수엘라와 볼리비아, 에콰도르에 출범한 좌파 정권은 남미 내륙의 심장부까지 깃발을 꽂으며 세력을 더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루고는 16일 “파라과이의 정치 지형이 바뀔 때가 왔다.”며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정치 분석가들은 “루고가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과 같은 극단적 좌익 지도자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의 중도 좌익 대통령과 비슷한 노선을 취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니카노르 두아르테 대통령이 이끌고 있는 집권 콜로라도당은 1887년 창당했으며 1947년 집권 이래 단 한차례도 정권을 빼앗기지 않았다. 하지만 장기집권에 따른 염증으로 국민들이 등을 돌리고 있어 정권 교체 가능성이 그 어느때보다 높다. 전체인구가 560만명인 파라과이는 국민 3명 가운데 1명이 빈곤층이다. 회색 턱수염을 멋지게 기르고 있는 루고는 파라과이의 가장 가난한 구역의 가톨릭 주교였는데 중도좌파 연합을 이끌고 대통령직 출마를 위해 사제직을 그만뒀다. 그는 이타이푸 수력발전소에서 생산하는 전력의 브라질 판매가격 인상과 소수의 엘리트에게 집중된 토지와 농장을 분배하는 토지개혁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중남미전문가 이성형 박사는 “남미의 좌파바람은 부패하고 무능한 우파의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이 중산층을 붕괴시킨 데 따른 반작용”이라며 “이 추세는 당분간 남미에서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외대 김원호교수는 “지난 2005∼2006년에 남미에 좌파 정권이 출현한 것은 경제정책 실패와 개혁정책의 효과가 더딘 것이 그 원인이며 최근의 좌파정권 출현은 국제 원자재값 급등에 따른 경기회복과 저소득층 복지정책에 치중한 것에 따른 파급효과”라고 분석했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열린세상] 바이오 연료와 식량폭동/ 이성형 정치학 박사 중남미 전문가

    [열린세상] 바이오 연료와 식량폭동/ 이성형 정치학 박사 중남미 전문가

    이제 자동차도 옥수수나 사탕수수를 먹고 달린다. 휘발유와 디젤만 먹고 달리던 자동차가 잡식성으로 변한 것이다. 미국과 유럽뿐만 아니라 인도·필리핀 같은 아시아 국가들도 고유가 시대를 맞아서 식량을 태워 만든 소위 ‘바이오 연료’를 일정한 비율로 섞어 사용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인도는 이미 브라질산 에탄올의 최대 수입국이 되었다. 연간 1억t의 식량이 바이오 연료로 둔갑한다. 이 덕분에 옥수수·콩 가격이 일년 사이에 배가 올랐고 쌀값도 덩달아 폭등했다. 세계은행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벌써 식량가격 상승으로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는 국가가 33개국이나 된다. 가파르게 상승하는 수요에 공급은 역부족이다. 가격상승은 일시적이 아니라 구조적인 현상이다. 식량 수입국들은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에 여념이 없다. 리비아는 우크라이나와 양자협정을 통해 10만㏊의 농지를 확보했다. 인도도 카자흐스탄과 협상 중이다. 이집트는 여분의 쌀을 시리아의 밀과 교환하기로 했다. 이제 식량도 농지도 전략적 고려대상이 되었다. 곡가 상승의 또 다른 변수는 중국과 인도의 음식문화 변화이다. 고도성장의 랠리를 이어가는 이 국가들에서 국민소득이 증가하자 육류와 낙농제품 소비습관도 국제기준에 근접할 정도로 바뀌고 있다. 육류 소비가 늘면 자연히 옥수수와 콩 수입도 늘 수밖에 없다. 옥수수와 콩깻묵은 축산 사료의 바탕이다. 사람이 먹던 콩과 옥수수를 인도 닭과 중국 돼지가 먹고, 자동차도 함께 나눠 먹는다. 옥수수는 닭과 오리로, 콘칩과 콘시럽으로 또 에탄올로 자기 얼굴을 수시로 바꾸는 둔갑술의 명수다. 그렇기에 미국산 옥수수 가격이 이미 원유 가격처럼 춤을 춘다. 식량 가격이 춤을 출 때 상품 투자자들은 돈을 벌어 싱글벙글 웃는다. 하지만 최빈국의 하층민은 눈물을 훔치고 피를 흘린다. 최근에 쌀값 폭등으로 기근 시위가 벌어진 아이티에서는 5명이 죽고 200여명이 부상을 당했고, 급기야 총리가 사임하는 사태로 발전했다. 기근 폭동은 카리브나 아프리카 최빈국에서만 일어나지 않는다.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이집트 모로코 볼리비아 멕시코에서도 도심 소요가 있었다. 유엔의 시름도 한층 깊어졌다. 긴급 식량구호 시스템 자체가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 도래했다. 식량 가격은 구조적인 요인 때문에 계속 올라갈 것이고, 기근 폭동도 따라서 증가할 것이다. 유엔 산하의 국제농업개발기금의 분석은 세계인구 20%가 배고픔에서 해방될 수 없다고 본다. “기초 식량 가격이 1% 올라가면 1600만명의 인구가 추가로 식량 공급 불안에 놓이게 된다. 이는 지금부터 2025년까지 12억 인구가 주기적으로 배고픔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미 바이오 연료 생산을 위한 경작지가 제3세계 전체에서 급증하고 있다. 식량을 위한 농지는 줄어들고 에너지 생산을 위한 사탕수수·카사바·옥수수·유채·야자·콩 등의 경작지가 늘고 있다. 단작재배가 확대되고, 대토지소유제가 강화되면서 소농 경제도 급속히 와해되고 있다. 생태계 파괴도 가속화된다. 단작 플랜테이션으로 인해 가뭄과 홍수가 잦아지고, 식량 재고는 줄어들고 있다. 인도네시아·필리핀에서 브라질·아르헨티나에 이르기까지 바이오 연료 붐이 농촌경제에 미치는 나쁜 영향에 대한 보고서가 줄을 잇고 있다. 바이오 에너지 생산은 어떤 의미에서 구조적 폭력이고, 한 논자의 지적처럼 “반인류적 범죄행위”라고 평할 수 있다. 바이오 에너지가 아니라 죽음의 에너지인 것이다. 이성형 정치학 박사 중남미 전문가
  • [집중 인터뷰] 美 칼더 교수 한국 자원외교 성공조건 조언 “전략적으로 선택, 조용히 추진을”

    [집중 인터뷰] 美 칼더 교수 한국 자원외교 성공조건 조언 “전략적으로 선택, 조용히 추진을”

    |워싱턴 김균미특파원|이명박 대통령의 ‘실용외교’가 15일 방미를 시작으로 시동을 걸었다. 이 대통령 실용외교의 중요한 한 축은 ‘자원외교’다. 에너지 안보 및 일본 전문가인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라이샤워 동아시아 연구소장인 켄트 칼더 교수를 만나 세계 자원외교의 현황과 한국 자원외교의 전망과 성공전략 등을 들어봤다. ▶자원외교가 국제사회에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지구촌 경제가 성장하면서 에너지 수요도 크게 늘고 동시에 에너지 부족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자원이 부족한 한국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안전한 에너지원 확보는 국가 안보와 직결되기 때문에 외교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는 것은 불가피하다. ▶자원외교라고 하면 흔히 석유나 천연가스, 광물 등 천연자원 확보와 같은 1차원적 의미만 떠올리는데. -그렇지 않다. 석유나 천연가스·액화천연가스(LNG) 등 모든 에너지원은 공급원을 다변화하는 동시에 안전한 수송로 확보가 중요하다. 대체에너지 개발도 관련이 있다. 자원외교는 결국 안보와 경제성의 복합적인 문제다. 남북한 모두 에너지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 한국은 국제화돼 있어 다양한 에너지원 접근이 자유로운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자원외교에서 중국의 활동이 활발하다. 이명박 정부가 자원외교를 대내외적으로 천명하면서 중국을 자극했다는 지적도 있다. 바람직한 자원외교 전략은. -경쟁을 가열시킬 수 있는 측면이 분명히 있다. 때문에 자원외교 대상 국가들을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 에너지 협상을 통해 상대국에 무엇을 제공할지 염두에 둬야 하는데 이런 부분들은 조용하게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자원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상관없다. 오히려 바람직한 측면이 많다. 한국 국민들에게 에너지 절약을 강조하고, 에너지 절감 산업기술의 개발을 촉진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기술개발과 관련, 국제적인 협조를 더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1) 자원 외교의 범위-공급원 다변화에서 대체에너지 개발까지 ▶중국의 자원외교에 대해 평가는. -자원외교에서 중국이 가장 활발하고 인도가 뒤를 잇고 있다. 일본은 상대적으로 더딘 편이다. 중국은 아프리카, 특히 앙골라와 나이지리아에 집중하고 있다. 남미에도 관심이 많은데 베네수엘라와 브라질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중국은 경제성장이 워낙 빨라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에 안정적인 해외 에너지원 확보가 시급한 국가적 과제다. 또 국제사회에서 위상이 높아지면서 중국 본토 이외의 지역에서 네크워크를 확대하는 데 관심이 많다. 지정학적인 역할도 자원외교에서 중요한 고려 요소다. 중동의 경우 이라크는 상황이 불투명하고, 이란은 미국·유럽과 핵문제가 걸려 있어 미국과의 마찰을 피하기 위해 남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인도·일본의 자원외교를 비교하면. -인도는 전통적으로 러시아와 관계가 가깝기 때문에 현재는 주로 러시아에 자원외교를 집중하고 있다. 천연가스의 경우는 중앙아시아와 연결이 돼 있다. 중동과 아프리카에는 아직 그렇게 적극적이지 않다. 일본은 원유의 90%를 중동에서 수입한다. 중동의존도가 엄청난데도, 아직 수입선 다변화 정책을 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중동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아부다비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사우디아라비아와 관계가 좋다. 반면 아프리카에는 관심이 적다. 일본은 중국이나 한국에 비해 의사결정 과정이 더딘 측면이 있다. 에너지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하지 않아 자원외교에 상대적으로 덜 적극적이다. (2) 한국이 살릴 강점-중국패권 경계하는 친미국가 공략해야 ▶한국은 어떤가. -새 정부가 자원외교를 강화하겠다고 천명한 것은 매우 바람직하고 시의적절하다. 아프리카와 남미에 관심이 많은데 이 지역에 먼저 진출한 중국과의 경쟁이 불가피해 보인다. ▶한국의 자원외교가 성공하려면 중국과 과도한 경쟁을 피하면서 차별화 전략을 펴야 하는데. 실현 가능한가. -중국과의 과도한 경쟁을 피하기 위해서는 대상 국가를 전략적으로 선택할 필요가 있다. 한국이 갖고 있는 장점을 극대화해야 한다. 미국과의 관계가 양날의 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좋은 쪽을 부각시켜 접근하면 된다. 국제사회가 중국만큼 한국을 경계의 눈초리로 주시하고 있지 않다는 점도 유리하다. 타이완과 가까운 나라, 아니면 최소한 친중국 정부가 아닌 나라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도 방법이다. ▶지역별로 구체적으로 적용한다면. -지정학적 역학관계를 주목해야 한다. 우선 중국과 관계가 매우 긴밀한 나라들은 한국에 아무래도 불리하다. 역으로 미국과 관계가 좋은 나라, 예를 들어 리비아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더욱이 한국과는 과거부터 좋은 관계를 맺어 왔기 때문에 유리하다. 베네수엘라도 지정학적 요소가 강하게 작용한다. 미국과 관계가 좋지 않아 중국에 유리한 측면이 있고, 중국은 차베스와의 관계를 강화하려고 한다. 따라서 베네수엘라보다는 브라질이 한국에는 더 좋은 자원외교 상대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프리카의 경우 타이완을 인정한 나라를 고려할 수 있다. 우라늄의 경우 니제르 공화국이 타이완을 국가로 승인했다. 중동에서는 예멘을 생각해볼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옆에 있고, 친서방 정책을 펴며, 중국과의 관계도 특별히 우호적이지 않다. 오만도 마찬가지다. 걸프지역 소국들, 석유자원을 갖고 있는 나라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도 검토해볼 만하다. 사우디와는 1970년대부터 한국이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사우디와 미국 관계를 고려할 때 중요한 파트너가 될 수 있다. 특히 도로 등 인프라 건설뿐 아니라 주요 항만 등 군사시설 건설에도 한국 업체가 참여하고 있는데, 보안이 중요한 만큼 한국에 이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천연가스는 카타르가 매우 중요하다. ▶이란은 어떤가. -이란도 상당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현재는 국제사회와 핵개발을 놓고 논란을 빚고 있어 당장은 어렵겠지만 중·장기적으로 핵문제가 해결되면 검토해볼 수 있다고 본다. ▶남미나 아프리카 이외의 관심지역은.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빠뜨렸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도 관심을 가져볼 만한 곳이다.1997∼98년 외환위기를 겪은 뒤 리스크도 많이 줄었다. 이 국가들은 중국에 경계심을 갖고 있고, 외국인 투자도 다변화하려고 노력 중이다. 캄보디아와 중앙아시아도 한국에 유리할 수 있다. ▶중국과 인도의 경우, 수단 다르푸르 사태와 관련해 인권문제가 계속 제기되고 있다. 자원외교와 인권외교가 충돌하는 것 아닌가. -그런 측면이 있다. 자원외교 대상 국가들이 대부분 개발도상국이고, 정치적 상황이 매우 가변적이기 때문에 인권문제에 휘말릴 수 있다. 따라서 경계를 해야 한다. 지나치게 억압적인 나라들과는 거리를 둘 필요가 있다고 본다. ▶화제를 돌려 러시아-중국-북한-한국을 잇는 가스관 개발 사업이 동북아와 북한 안정에 기여할까. -가능한 얘기다. 전제조건은 북한핵 문제가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한다. 에너지 측면에서는 일리가 있다. 한국은 에너지원을 다변화할 수 있다. 하지만 러시아가 자원을 ‘무기’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에 너무 의존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본다. 가스 파이프라인 건설은 장기적인 과제이고, 대신 단기적으로는 사할린의 LNG를 염두에 두는 것이 낫다. (3) 인권 외교와 충돌 주의-지나치게 억압적인 개도국은 피해야 ▶한국 정부는 자원외교를 강화하기 위해 아프리카 공관을 대폭 확대했다. -바람직한 조치들이다. 차기 미국 대통령에 흑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버락 오바마가 당선된다면 특히 동북아의 상황은 훨씬 더 역동적이 될 것이다.LNG 파이프라인, 중동 상황도 훨씬 유동적이 될 것이다. 미국인들은 아프리카 경제적 상황의 심각성을 점점 인식하기 시작했다. 에너지 수출은 아프리카 경제를 지원하는 최적의 방법이다. 한국이 아프리카에서 에너지 개발에 적극 나서는 것은 미국에 매우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정부개발원조(ODA)도 마찬가지다. 전략적으로도 매우 중요하다. ▶오바마가 당선될 경우 동북아지역이 매우 역동적으로 바뀔 거라고 했는데. -힐러리 클린턴 의원이 당선된다면 중국 중심의 동북아정책을 펼 것이고, 존 매케인 의원이 당선된다면 일본에 치중하게 될 것이다. 반면 오바마라면 한국 등 더 광범위한 국가들과의 관계 강화에 초점을 둘 것이다. 아시아의 지역구도에 대해 선입견이 없기 때문이다. 동북아 자원외교의 향방은 차기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상당한 차이가 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정부에 대한 조언은. -자원외교를 하는 데 세 가지를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첫째 효율성과 에너지 절약, 둘째 에너지원의 다양화, 셋째 지정학적 요소다. kmkim@seoul.co.kr ■ 켄트 칼더 교수는 누구 동아시아, 특히 일본 및 에너지 안보 분야 전문가다.2005년 서울대에서 교환교수로 강의를 하는 등 한국도 잘 이해하고 있다. 하버드대학(1973∼83), 프린스턴대학(1983∼2003) 교수를 지냈다. 주일 미국대사의 특별 자문(1997∼2001),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 특별자문(1997)으로 활동했으며 동아시아 정치경제와 안보에 관한 4권의 저서가 있다.
  • 리비아 軍대표단 11명 극비 방한

    리비아 군 대표단 11명이 지난달 20일부터 일주일 동안 한국을 극비리에 방문, 군 수뇌부를 예방하고 방산업체를 방문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 한 소식통은 13일 “리비아 국방부 구매국장인 육군소장을 단장으로 11명으로 구성된 국방부 대표단이 지난달 20일부터 1주일간의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리비아 대표단은 방한기간 이상희 국방장관과 양치규 방위사업청장 등을 예방하고 방산업체 10여곳을 방문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리비아가 군 대표단을 한국에 파견한 것은 1980년 우리 정부와 수교한 이후 처음이다. 소식통은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와 ‘혁명의 동지’ 관계로 알려진 구매국장이 대표단장을 맡은 것으로 미뤄 한국과 방산협력을 모색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리비아는 미국과 관계를 정상화한 이후 여러 국가를 상대로 무기 구매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다른 소식통은 “리비아 대표단은 국산 전차와 KT-1 기본훈련기 및 T-50 고등훈련기는 물론 레이더와 관련된 자료를 제공해줄 것을 요청했다.”면서 “방위사업청에서 관련 자료를 제공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부는 아프리카 및 중동지역 국가에도 방산수출 활로를 개척하기 위해 리비아측과 방산협력을 적극 모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 리비아는 1999년 경제과학기술협력협정에 이어 지난해 1월 무역협정 및 투자보장협정을 체결한 바 있다. 리비아는 2004년 대량살상무기(WMD) 포기를 선언했으며 미국은 2006년 리비아를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고 대사급 외교관계를 맺어 관계를 정상화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식품값 폭등이 지구촌 안보 위협”

    식량난에 따른 일부 국가들의 시위, 소요 사태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식료품가격 폭등이 지구촌 안보를 위협하게 됐다고 유엔이 경고했다. 특히 식량 안보에 취약한 나라들은 정권 유지조차 어렵게 됐다고 우려했다. 9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유엔 긴급구호 조정관 존 홀름스 경은 전날 두바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전하면서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는 식료품과 관련된 폭동 등 소요사태를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쌀과 밀을 중심으로 한 식료품 가격은 지난해 여름부터 상승 곡선을 타기 시작해 전세계적으로 10개월만에 무려 40%나 뛰었다. 식료품 가격 상승은 물가 폭등으로 이어져 아프리카에서는 반정부 시위와 폭동이 빈발하고 있다.1년만에 식료품가격이 곱절이나 급등한 이집트에서는 폭동이 일어났다.1년새 식료품 가격이 50% 오른 아이티에서도 폭동이 일어나 4명이 사망했다. 예멘, 볼리비아, 우즈베키스탄에서도 격렬한 ‘식량난 시위’가 발생했다. 아랍에미리트는 쌀 재고량이 5주후면 바닥이 날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런 폭등추세가 꺾이지 않으면 아시아, 아프리카에서 정권이 붕괴될 나라는 수두룩하다.”고 입을 모았다.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네덜란드 反이슬람영화 파문

    반(反)이슬람영화가 이슬람 국가들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에 전격 공개돼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파키스탄 정부는 28일 네덜란드 대사를 소환해 영화 공개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했고 수백 명의 파키스탄 국민들도 항의 시위를 벌였다고 AP 통신이 전했다.‘제2의 마호메트 만평’ 사태가 현실화되고 있다. 앞서 27일 네덜란드 극우 정치인인 게이르트 빌데르스(44)가 이슬람 경전인 코란을 비난하는 영화를 인터넷에 올렸었다. 네덜란드 방송은 이를 발췌해 방송했다. 이 영화는 17분짜리로 지난 2001년 9·11테러와 2004년 4월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 폭탄테러,2005년 7월 영국 런던 연쇄 폭탄 테러 등이 담겨 있었다. 코란을 파시스트의 교과서로 비난해온 빌데르스는 이 영화에서 “이슬람화를 그만둬라. 우리의 자유를 지키자.”는 메시지로 결론을 내렸다. 영국에 본사를 둔 웹사이트인 라이브리크(Liveleak.com)에 실린 이 영화의 제목은 아랍어로 불화를 의미하는 피트나(Fitna)다. 이 영화의 공개로 네덜란드와 덴마크 등 유럽 각국은 이슬람권의 강력한 항의시위가 자국에서 일어날까 바짝 긴장하고 있다.2006년 1월 한 덴마크 신문 만평에서 이슬람의 예언자인 마호메트를 폭탄을 머리에 두른 테러범으로 묘사했다가 리비아가 코펜하겐 대사관을 폐쇄하는 등 전세계 이슬람 국가들이 거세게 반발했기 때문이다. 얀 페테르 발케넨데 네덜란드 총리는 “이 영화가 이슬람을 폭력과 같다고 하는 것은 잘못됐다.”며 “우리에게 불쾌감을 줄 뿐”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네덜란드 모로코인 그룹의 대변인 브라힘 보르직은 로이터통신에 “이것은 영화가 아니라 선전이며 모든 구성 요소들이 새로운 것이 아닌 이전 것들”이라고 평가 절하하면서 이 영화가 네덜란드에 사는 이슬람인들의 분노를 촉발할 것으로는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올 32억배럴 석유광구 추가확보

    지식경제부가 화들짝 놀랐다. 해외 에너지자원을 올해 30억배럴 이상 추가 확보하겠다고 부랴부랴 발표했다. 한국석유공사 덩치 키우기 방안도 고민에 들어갔다. 대통령에게 혼쭐난 탓이다. 이재훈 지식경제부 2차관은 18일 경기 과천정부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에너지산업 해외진출 방안을 발표했다. 예정에 없던 브리핑이다. 전날 업무보고 때 이명박 대통령은 “자원확보가 중요하다고 말은 하면서 이 지경이 되도록 뭘 했느냐.”면서 “산자부(현 지경부)는 차라리 없는 게 낫다.”며 ‘죄인’이라고까지 몰아붙였다. 지경부측은 “예전 산자부를 질타한 것”이라면서도 곤욕스러운 표정이다. 이를 의식했음인지 이 차관은 “올해 공기업과 민간기업들이 해외에서 총 32억배럴(추정매장량 기준) 규모의 석유·가스 탐사광구를 추가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총 확보매장량은 200억배럴이 된다. 석유·가스 자주개발률도 지난해 4.2%에서 5.7%(17만 1000배럴)로 높아진다.2012년에는 18.1%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비슷한 시각, 이윤호 지경부 장관은 서울 역삼동 리츠칼튼호텔에서 석유공사,SK에너지 등 40여개 에너지기업의 대표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정부의 계획을 설명하고 기업들의 협조를 각별히 당부했다. 지경부는 현재 국장급인 한·러시아 자원협력위원회를 장관급 위원회로 격상시키기로 했다. 세계 석유·가스 매장량의 40%를 갖고 있는 러시아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서다.투르크메니스탄, 볼리비아, 에콰도르, 앙골라 등과도 첫 자원협력위원회를 열 계획이다. 에너지 공기업들의 몸집을 키우는 방안도 다각도로 검토에 들어갔다. 석유공사는 현재 법정자본금이 10조원(납입자본금 4조 7000억원)이다. 세계 100대 석유기업에 간신히 턱걸이(98위)했다. 문제는 몸집을 키울 뾰족한 방안이 없다는 점이다. 증자 등을 검토해볼 수 있지만 올해 정부가 석유공사 출자에 배정한 예산은 3600억원이다.“5배 더 키우라.”는 대통령의 주문과는 한참 거리가 멀다. 지경부는 자원개발 정부예산을 올해 9000억원에서 2012년까지 1조 4000억원으로 늘리고 수출입은행의 자원개발금융도 같은 기간 6000억원에서 2조원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모랄레스-마라도나 축구대결

    원주민 출신 대통령인 에보 모랄레스(49)볼리비아 대통령과 아르헨티나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48)가 해발 3500m에서 한판 축구대결을 벌인다. 볼리비아 대홍수로 큰 피해를 입은 이재민들을 돕기 위해서다. 스페인 EFE 통신은 12일(현지시간) “마라도나가 이끄는 아르헨티나 팀이 17일 볼리비아 수도 라파스의 에르난도 살레스 경기장에서 모랄레스 대통령이 이끄는 볼리비아 팀과 경기를 갖는다.”고 보도했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김성호 전문기자의 한국서 길찾는 이방인] (11) 산청 성심원 유의배 신부

    [김성호 전문기자의 한국서 길찾는 이방인] (11) 산청 성심원 유의배 신부

    경남 산청의 나환자 마을 성심원(산청군 산청읍 내리 100). 한센병을 앓는 170여명이 함께 살며 요양도 하고 치료도 받는 환우촌이다. 프란치스꼬 수도회에 소속된 3명의 신부와 7명의 수사(修士)를 중심으로 직원 60여명이 환우들을 돌보는 이곳엔 ‘환자’가 없다.‘가족’이 있을 뿐이다. 비록 병증이 심해 마비된 손발이 뒤틀리고 앞을 볼 수 없어도 모두가 한 식구들. 이 성심원의 중심에, 밤낮 없이 아픈 이들의 곁을 지키며 마음과 몸을 챙겨 주는 푸른 눈의 외국인이 있다. 한국서 32년째 살며 병자성사에 몸바쳐 온 스페인 바스크 지방 게르니카 출신의 유의배(62·본명 루이스 마리아 우리베·수도명 알로이시) 신부이다. 지난 정월 대보름날 저녁. 환자 곁을 지키다 수도복 차림으로 기자 앞에 불쑥 나타난 푸른 눈의 신부는 첫 대면임에도 보름달만큼이나 환한 웃음을 보여주었다. 짧은 흰 머리와 길게 자란 하얀 턱수염, 그리고 검은색 수도복에 하얗게 번지는 웃음. 그 누구라도 의지할 수 있을 것 같은, 편한 웃음이었다. 병자, 그것도 가장 대하기 힘들다는 한센병 환자들을 한결같이 내몸같이 살피는 유의배 신부는 일찍부터 병자성사에 뜻을 두었다고 한다. 신학대 재학시절 간호사로 일할 만큼, 그의 길은 아픈 이들을 향해 정해졌던 것 같다. 사제서품을 받고 스페인 나환자병원서 처음 피정을 한 것이 계기가 되어 평생을 나환자들과 살고 있는 유의배 신부. 그는 영락없는 한국인이다. ● 신학대 재학시절 간호사 경험 ‘큰 도움´ 스페인 바스크지방의 작은 도시 게르니카.1937년 스페인 내란 중 파시스트 프랑코를 지원하는 독일의 무차별 폭격과 학살의 참상을 상징적으로 담은 피카소의 그림으로 잘 알려진 비극의 땅, 게르니카에서 유 신부는 태어나 자랐다. “게르니카 폭격현장에 있었던 어머니로부터 전쟁 이야기를 자주 들었어요.5∼6살 무렵이었지요. 라디오를 통해 전해지는 한국전쟁이 신기할밖에요. 전쟁이란 어머니를 통해 듣는 과거사로만 알았는데 실제로 전쟁이 벌어지고 있었으니….” 집안에 프란치스꼬 수도회 소속 수사들이 많아 어릴적부터 수사가 될 생각을 자연스럽게 가졌던 그는 16살 때 프란치스꼬 수도회에 입회, 종신서원을 했고 바스크 지방 아란사수 신학대학을 졸업하면서 사제서품을 받았다. 어릴 적 관심 많았던 한국은 변함없이 가고 싶은 나라. 신학대학 시절에도 한국에 파견된 선배 사제들의 편지와 소식이 실린 잡지들을 꼬박꼬박 구해 보았다고 한다. “신학대 재학시절 간호사 경험을 살려 사제서품을 받자마자 아픈 이들과 살아갈 요량으로 한국을 지원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어요. 한국의 군사독재 체제가 경험 없는 초년 사제에겐 위험하다는 이유였지요.” 첫 발령은 파라과이 가와수로 났지만 발령 대기 중 볼리비아 코파카바나 수도원 본당 사역이 더 급하다는 관구의 뜻을 따라 볼리비아에서 2년간을 사역해야 했다. “볼리비아로 떠나기 전 마드리드 북쪽의 트릴료병원서 나환자들과 보름간 피정을 함께했는데 그때 만난 나환자들에게서 평생 가야 할 신앙의 길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볼리비아 사역을 마친 뒤 한국어를 배우기 위한 전 단계로 아일랜드와 런던에서 1년여 동안 영어공부를 했다고 하니 한국을 향한 집념이 어렵지 않게 읽힌다. 그런데 성심원에서 나환자들과 함께 산 것은 한국에 와서도 한참 후의 일이었다. 한국에 입국해 정동 프란치스꼬 수도원서 한국어를 배우던 무렵 한센병 환자들이 사는 성심원 이야기를 처음 듣고는 ‘바로 이곳이다.’라는 생각에 뛸 듯이 기뻤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 10여년 전부터 임종환자의 염도 직접 도맡아 정동 수도원에서 시작해 진주 칠암동 양로원 사역, 주문진 본당 보좌, 제주 공동체에서의 기도생활 등 5년여를 보낸 끝에 성심원에 온 것이 1980년 5월. 지금은 번듯한 요양원이며 수용 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당시 처음 맞닥뜨린 나환자촌은 세상의 박대와 눈초리를 피해 숨어든 환자들이 허름한 집에서 가정을 이루거나 외롭게 살아가는 ‘버려진 땅’에 다름 아니었다. “막상 환자들과 생활하려니 그들을 도울 일이 변변치 않았어요. 세상에서 버림받아 의지할 곳 없는 사람들에게 내가 해줄 일이란 그저 ‘더 이상 버림받지 않는다.’는 위안을 주는 정도였지요.” 처음엔 그냥 이유 없이 피하려고만 들던 환자들도 격의 없는 푸른 눈의 이방인에게 차츰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밤낮 아픈 환자들의 수발을 들며 마지막 가는 길까지 함께 배웅하는 외국인 신부가 친구나 가족보다 더 살가운 존재가 아니었을까. 지금은 대부분 화장을 하지만 매장풍습이 계속됐던 나환자촌에서 장지까지 상여를 따라가며 함께 우는 사제가 단지 신앙에 매몰된 ‘하느님의 종’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지금도 ‘혹시 잘못될지도 모르는’ 중환자의 곁은 어김없이 유 신부가 지킨다.10여년 전부터는 임종 환자의 염(殮)도 직접 한다. 임종 환자의 손발을 거두고 시신을 씻어 수의를 입혀 입관하는 일까지 도맡는다. “이곳에서 앓다가 사망한 환자들의 시신을 거두던 촌로들이 세상을 떠나면서 염을 할 사람이 없어졌어요. 어쩔 수 없이 용기를 내어 어깨너머로 보아두었던 대로 죽은 이의 마지막을 수습하기 시작한 게 일상이 되었네요.” 따져보면 유 신부도 정상인의 몸은 아니다. 지난 1993년 상태가 악화된 환자를 인근 병원에 입원시키고 돌아오는 길에 당한 교통사고로 왼쪽 어깨부터 손가락까지 심하게 다쳐 이식수술을 해야 했다. 1998년 성심원 영내에서 경운기에 치여 넘어지는 후유증으로 목 디스크를 심하게 앓고 있다. 요즘은 오른팔의 마비증세가 갈수록 심해지고 손가락 감각도 거의 없어져 뜨거운 것을 만져도 느낄 수 없을 정도라고 한다. “죽음의 문턱까지 갔었던 두 번의 사고가 오히려 환우들의 입장을 더 깊숙이 알게 된 계기였던 것 같아요. 나중에 알았지만 사고를 당해 입원해 있던 기간 내내 환우들이 성당에 모여 저를 위해 기도했다고 합니다. 그들을 위해 제대로 한 것이 없는데….” 아픈 이들을 대할 때마다 그리스도의 만남과 구원의 믿음을 거듭 확인한다는 유의배 신부. 그는 어쩔 수 없는 프란치스꼬 수도회 수사이다. 하지만 “머리카락이 다 빠지고 손발이 다 문드러진 나환자일지라도 자식들에겐 환자가 아닌 그냥 어머니요, 아버지”라는 말은 왜 그가 평생을 나환자들과 살아가는지를 보여주는 메시지로 다가온다. 2002년엔 아산사회복지재단에서 수여하는 사회봉사상을 받았고 지난 2006년엔 동년배의 환자가 주선해 조촐한 회갑연도 열었다고 한다. 인터뷰가 끝나갈 무렵 노 신부가 느닷없이 “식구들을 소개하겠다.”며 기자의 손을 잡아 환우들 앞으로 이끈다. 불쑥 나타난 신부의 모습에 반가움의 표정이 번진다. “신부님 안녕하세요.”“아이구 오늘은 더 예뻐졌네요.”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인사에 일일이 다가가 껴안으며 얼굴을 부빈다. 비틀린 두 손으로 하트 모양을 힘겹게 만들어 보이는 할머니의 손을 맞잡던 유 신부가 말한다.“보는 눈에 따라 흉한 몰골의 환자가 될 수도 있고 허물없는 가족이 될 수도 있는 것이지요. 제가 살아가는 이유입니다.” 산청 글 사진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유의배 신부는 ●1946년 스페인 바스크지방 게르니카 출생 ●1962년 프란치스꼬 수도회 입회 ●1969년 종신서원 ●1970년 바스크지방 아란사수 신학대학 졸업, 사제서품 ●1973∼1974년 볼리비아 코파카바나 수도원 본당 사역 ●1976년 한국 입국 ●1980년 성심원서 수도생활 시작 ●2002년 아산사회복지재단 사회봉사상 수상 ●현재 성심원서 수도생활 및 병자성사
  • 열번째 시집 ‘낙타’ 내놓은 신경림

    열번째 시집 ‘낙타’ 내놓은 신경림

    “낙타를 타고 가리라, 저승길은/ 별과 달과 해와/ 모래밖에 본 일이 없는 낙타를 타고./ 세상사 물으면 짐짓, 아무것도 못 본 체/ 손 저어 대답하면서,/ 슬픔도 아픔도 까맣게 잊었다는 듯./ 누군가 있어 다시 세상에 나가란다면/ 낙타가 되어 가겠다 대답하리라.”(‘낙타’중에서) ●본질적인 삶 추구… 여행의 추억 담긴 작품 많아 문단의 원로 신경림(72) 시인이 열번째 시집 ‘낙타’(창비 펴냄)를 내놓았다.2002년 ‘뿔’ 이후 6년 만이다. 표제시를 비롯,50여편을 묶은 이번 시집에서도 시인의 촉수는 여전히 예리하다. 삶의 마지막을 준비라도 하는 것일까. 시는 사뭇 묵직하게 다가온다. 시력(詩歷) 52년의 내공이 물 흐르듯 유장한 맛을 전해 준다. “시는 자기 자신에 대한 탐구죠. 보다 본질적인 것을 추구한다고 보면 됩니다. 세계화와 신자유주의라는 물결에 떼밀려 모든 것이 본질을 잃어버리고 있기 때문이죠.” 반세기 넘게 시의 본질을 찾아온 그는 본질적인 삶의 추구는 자연스레 죽음으로 연결된다고 말한다. 죽음은 또 하나의 삶인 만큼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길 떠남’이라는 것. 그러다 보니 시집에는 여행의 추억이 담긴 작품들이 많다. 지난 몇년간 시인이 돌아본 곳은 미국과 프랑스 등 선진국도 있지만 그보다 네팔과 몽골, 터키, 콜롬비아 등 아직 산업화의 손길이 덜 미친 곳이 많다. 개발이 덜 될수록 본질적인 삶에 천착할 수 있는 까닭이다. “아직 문명의 때가 덜 묻은 나라가 시의 본질에 가까운 나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라는 건 세계화, 디지털 시대에 가장 적합하지 않은 것일 수도 있어요. 모두 빨리 변하고 질주하고 있지만 시는 어쩔 수 없이 느린 걸음으로 걸을 수밖에 없습니다. 세계화가 덜 된 나라들에서 내 시와 정서가 통하는 걸 느꼈죠.” ●모든 것 훌훌 털고 무소유 정신으로 성큼성큼 시인은 이승을 벗어난 다음 생도 크게 달라지지 않겠지만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리고 무소유 정신으로 뚜벅뚜벅 걸어간다.“에메랄드 깔린 대로는 아닐 거야,/ 장미로 덮인 꽃길도 아니겠지,/ 진탕도 있고 먼지도 이는 길을/ 이 세상에서처럼 터덜터덜 걸어가겠지,/두런두런 사람들 지껄이는 소리 들리고/ 굴비 굽는 비릿한 냄새 풍기는 골목을./ 잊었을 거야 이 세상에서의 일은.”(‘먹다 남은 배낭 속 반병의 술까지도’ 중에서) 그런 만큼 지금의 삶에 대한 희망의 끈도 놓지 않는다.“저물면 주섬주섬 주워 담아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바라보는 새빨간 저녁 노을/ 세상은 즐겁고 서러워 살 만하다고, 그것이 지금 노을이 내게 들려주는 말이리.”(‘귀로(歸路)에’ 중에서) “시를 쓴 지 50년이 넘었지만 시가 우리가 추구하는 사회에 얼마나 도움을 줄까 회의가 들 때가 많죠. 내 시를 독자들이 잘 이해할까에 대해서도 고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시도 사람과 사람간에 나누는 대화인 만큼 소통이 중요하다는 그는 시도 사람이 살기 위한 조건을 만드는데 일정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시인의 몸은 늙었지만 열정만은 아직도 젊은이들 못지않다.“텔레비전이며 신문에서 매일처럼 펼쳐지는 현실이고 일상이다. 그런데도 나는 채널을 돌리면서 신문을 뒤적이면서 번번이 흥분하고 분개한다.”(‘그분은 저 높은 데서’중에서) “앞으로도 시는 계속 써야겠죠. 그리고 세상 구경을 더해보고 싶습니다. 보다 본질적인 시의 모티프를 찾을 수 있는 개발이 덜 되고 근대화과 덜 이루어진 곳, 즉 쿠바·볼리비아 등 중남미 쪽으로 한번 떠나 보고 싶어요.” 피상적인 관찰에 그치는 여행이 아니라 본질적인 삶의 현장을 체험해 보겠다는 것이다.6000원. 글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 브릭스 비켜라 ‘MENA’ 납신다

    미국발(發)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글로벌 투자 여건이 악화된 가운데 중동과 북아프리카 시장이 대안 투자 대상으로 떠올랐다. 이른바 ‘메나’(MENA·Middle East & North Africa)다. 대우증권은 19일 ‘글로벌 대안투자-MENA 시장을 주목하라’는 자료를 통해 메나 지역을 새로운 대안 투자 시장으로 소개했다. 지난해 10∼12월 주가 하락 기간 동안 오히려 견조한 상승 흐름을 유지하거나 신고치를 경신한 브라질과 러시아, 인도 등 중국을 제외한 브릭스(BRICs) 국가들의 장점이 메나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메나는 사우디와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오만, 바레인 등 GCC 지역과 알제리, 리비아, 모로코, 튀니지 등 마그레(Maghreh) 지역에 이집트를 포함시킨 시장이다. 대부분 이슬람 문화권으로 최근 3∼4년 동안 경상수지 흑자가 꾸준히 늘고 있어 견고한 경제성장이 이어지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대우증권에 따르면 이 지역의 주요 투자가능 국가의 대표기업을 지수화한 슈아아랍(Shuaa Arab) 종합지수는 단기간 급등에 따른 후유증으로 2006년 주춤했지만 지난해부터 다시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우증권은 대안투자지로서 메나의 장점을 3가지로 소개했다.우선 경제적인 확장기에 접어들었다. 이 지역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5.8%에서 올해 6.1%로 상향될 것으로 전망된다.2003년부터 시작된 유가 상승 흐름상 배럴당 50달러 아래로 다시 떨어질 가능성이 희박하고, 올해 세계 일일 원유소비량 증가율이 2%를 넘을 것이라는 전망을 통해 원유 수출 호조도 예상된다. 두번째로는 내수가 계속 성장 중이라는 점을 꼽았다. 중동 이코노믹 다이제스트(MEED)에 따르면 GCC 지역에서만 앞으로 5년 동안 사회간접자본에 1조 6000억달러가 투자될 예정이다. 역내 수입도 2002년 이후 20%를 웃도는 수입증가율을 유지하고 있다. 세번째는 경제구조의 변화다. 튀니지와 바레인을 제외한 9개국의 전 세계 무역규모 내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2.9%로 1998년보다 1.8배 높아졌다.GCC 국가들이 올해부터 공동시장으로 경제권을 통합하기로 하고,2010년에 공동화폐 도입을 추진하는 등 역내 통합도 빠르게 진행 중이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한전표 송전철탑 아프리카 밝힌다

    한전표 송전철탑 아프리카 밝힌다

    이원걸 한국전력공사 사장은 지난해 3월 취임한 뒤 “살 길은 해외”라고 공언했다. 공기업의 보호막에 의지한 채 독점 내수시장에만 안주해서는 글로벌 경쟁체제에서 살아 남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이 사장의 이같은 ‘해외 드라이브’가 속속 결실을 보고 있다. 국제입찰전에서 굵직한 발전소 공사를 잇달아 따내는가 하면, 멀리 아프리카에까지 ‘한전표 철탑’을 세우고 있다. 선박·반도체처럼 전력도 본격적인 수출 시대를 맞이한 것이다. ●아프리카에 한국형 전기철탑 세운다 한전은 11일 서아프리카 전력공동체(와프·WAPP)가 실시한 국제입찰전에서 4억 5000만달러짜리(약 4300억원) 전력설비 1단계 공사권을 따냈다고 밝혔다. 와프는 가나, 세네갈, 베냉, 나이지리아 등 서부 아프리카 지역 14개국의 전력망을 공동 개발·관리하는 기관이다.14개 나라가 연계된 만큼 총 사업규모가 46억달러(4조 3000여억원)나 된다. 이번 1단계 공사는 초대형 프로젝트의 서곡이라는 점에서 입찰 경쟁이 치열했다. 중국·인도가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끈질기게 따라붙었으나 일찌감치 와프에 공들여온 한국에는 역부족이었다. 한전은 지난해 한국국제협력단(KOICA) 자금을 끌어들여 와프의 전력 관련 용역사업을 지원했다. 이 사장은 “한발 앞서 시장을 내다보고 관계를 튼 것이 주효했다.”면서 “나머지 (40억달러)공사도 한전이 추가 수주할 가능성이 높다.”고 자신했다. 게다가 이번 공사는 금융, 설계, 기자재 조달, 시공, 시운전, 운영권을 통째로 묶은 종합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크다는 평가다. 전력 분야에서의 이같은 수주는 처음이다. 금융에서는 수출보험공사와 세계은행이 공동 보증을 선다. 1단계 공사 구간은 베냉과 토고를 연결하는 약 100㎞이다.330㎸급 송전 선로 및 관련 변전소, 베냉 마리아글레타 지역의 400㎿급 복합 화력발전소 건설 등을 한전이 책임지게 된다. 앞서 한전은 나이지리아 액빈발전소 지분(202㎿)과 보일러 복구사업권도 얻어냈다.‘황금 노다지’로 불리는 아프리카 전력시장에 교두보를 마련한 셈이다. ●러시아·터키·미국 시장 등도 공략 러시아·터키·미국·남미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지난달 21일 러시아 국영 건설사인 테크노프롬엑스포트(TPE)사와 러시아 발전소 건설시장 동반 진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MOU에는 러시아 인근 제3국의 전력시장 진출에도 공조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기대감을 키운다. 터키 최초의 원전도 노리고 있다. 터키 정부는 이달 말쯤 발전용량이 1000㎿가 넘는 대형 원전을 국제입찰에 부칠 예정이다. 한전은 터키의 대표적 건설사인 ‘엔카’와 손잡고 공동 수주 작업에 돌입했다. 미국에서는 GE에너지와 손잡고 현지 발전회사 인수합병(M&A)을 추진 중이다. 네팔(수력), 볼리비아(수력), 아제르바이잔(복합화력) 등에서 진행 중인 발전사업은 최종 서명만 남겨 놓은 상태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씨줄날줄] 넌-루거 프로그램/황성기 논설위원

    북핵 문제가 꼬였다. 핵 신고를 놓고 북한과 미국의 입장차가 크다. 북한은 신고를 다했다는 것이고, 미국은 모자라다고 아우성이다.“완전하고 성실한 신고”를 요구하며 미 국무부의 한국과장이 평양을 찾았지만 그의 손에 들린 것은 없었다. 지금쯤이면 폐기 논의를 할 시점이다. 그런데도 평양과 워싱턴의 핵 신경전은 계속되고 있다. 오는 12일 미 상원 외교위 간사인 리처드 루거 의원의 보좌관과 핵 전문가들이 북한을 방문한다고 한다. 넌-루거 프로그램을 북한에 적용할 수 있는지를 타진할 목적이다. 이 프로그램은 구소련 붕괴로 우려됐던 우크라이나 등의 핵 무기, 물질, 연구진을 평화적으로 해체한 핵폐기의 전범이다. 미 상원의 샘 넌, 루거 의원이 주도한 법안에서 이름을 땄다. 우크라이나는 핵을 자진폐기하고 서방세계로부터 경제적 보상을 받았다. 개발에 참여한 연구진은 민수용 과학기술자로 변신할 수 있도록 전직 훈련을 받았다. 이런 우크라이나 방식은 북핵 폐기의 유효한 수단으로 한때 각광을 받았다. 그러나 핵만 보유하고 있었지 실질적인 소유권은 러시아에 있었던 우크라이나와 달리 북한은 미국과 대치하며 생존 차원에서 핵을 개발하고 보유했다. 핵보유를 인정 받은 파키스탄 방식에 집착했던 북한이 순순히 핵을 내줄 리 없는 점을 감안하면 우크라이나 방식의 기계적인 적용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선 포기, 후 지원’이라는 리비아 방식인데 북·미의 신뢰관계가 구축돼 있지 않아 이 또한 여의치 않다.6자회담에서 합의한 북핵 로드맵은 리비아·우크라이나 방식이 혼재된 ‘행동 대 행동’원칙을 따르고 있다. 북핵의 단계별 조치가 이뤄지면 상응하는 지원을 6자가 해주는 방식이다. 미국 방북단이 고려하는 넌-루거 프로그램은 북한 핵과학자들의 평화 전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듯 보인다. 하지만 핵폐기 단계를 전제로 하는 것이어서 먼 미래의 일처럼 여겨진다. 교착상태를 풀고 비핵화를 이루겠다면 미국이 ‘완전한 신고’만 되풀이할 게 아니다. 북한의 양보를 위해 핵신고도 단계적으로 하도록 유연성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핵폐기에 ‘북한방식’의 탄생을 위해서 말이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윤장호 하사 테러 배후’ 알 리비 피살

    지난해 2월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다산부대에서 근무 중이던 윤장호 하사의 목숨을 빼앗아간 테러의 배후로 지목돼온 알 카에다 지도자 아부 라이스 알 리비가 미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숨졌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이 지난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당시 테러는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의 바그람기지 방문을 겨냥한 것으로, 윤하사 등 23명이 죽었다. 리비는 탈레반과 알 카에다 사이에 핵심 연결고리 역할을 해온 알 카에다 훈련캠프의 총책으로, 최고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을 비롯한 6명의 전세계 수뇌 중 3인자로 불리고 있다. 알 카에다 대변인과 동부 아프간 지역 사령관을 역임한 리비아 출신의 리비는 미국의 현상수배 명단 12명에 포함된 핵심 테러리스트이다. 알 카에다 웹사이트 ‘에클라스’는 성명을 통해 “리비가 파키스탄에서 그의 형제들과 함께 순교했다.”고 밝혔다고 알 자지라 방송이 전했다.리비가 최근 파키스탄 북부 와지리스탄 지역에서 13명의 무장세력 단원들을 숨지게 한 미군의 미사일 공격 때 사망했다는 사실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또 파키스탄 일간 ‘더 뉴스’는 주초인 지난 28일 리비와 고위 지도자인 오바이다 알 마스리를 노린 미군 공격이 있었다고 보도했다.리비는 지난해 봄 알 카에다의 미디어 조직인 알 사하브가 내보낸 비디오 인터뷰에 등장, 이라크 주둔 미군에 대항해 투쟁할 것을 촉구했으며 무자헤딘이 아프가니스탄 내 외국군을 척결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여러 차례 외부에 얼굴을 드러냈다.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서종욱 대우건설 사장 “대운하 사업제안서 4월말 제출”

    “새 정부의 대운하 추진 일정을 감안해 4월 말쯤 사업제안서를 제출하겠습니다.” 서종욱(59) 대우건설 사장은 28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운하는 유사 이래 최대의 토목사업이고 상징성이 매우 큰 사업으로 본전만 돼도 참여할 생각”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서 사장은 “대우건설과 현대건설 등 5대 건설사 협의체가 경부운하 거리 실측 결과, 인수위가 밝힌 540㎞보다 30㎞ 줄어든 510㎞로 나왔다.”며 “사업비도 당초 14조원보다 줄어들어 사업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다만, 도저히 사업성을 맞추지 못하면 정부의 지원이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서 사장은 대한통운 인수와 관련,“대한통운이 맡고 있는 리비아 대수로 추가 공사와 베트남 항구·물류기지 투자사업 등을 적극 활용하면 시너지 효과가 크다.”면서 “현금성 자산이 1조 2000억원에 달해 자금 부담도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서 사장은 “올해 해외 사업 비중을 10%에서 20%로 늘리고,2015년까지 30∼40%로 높여 ‘글로벌 톱10’에 진입하겠다.”고 밝혔다. 새 정부의 주택정책에 대해서는 “가격 안정과 미분양 해소 등의 두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기는 쉽지 않다.”며 “양도소득세는 1가구 1주택만 풀어줄 게 아니라 1가구 2주택자도 완화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북 문경 태생인 서 사장은 고려대 경제학과 졸업 후 지난 1977년 대우건설에 입사,32년째 근무하고 있는 토종 ‘대우건설 맨’이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세계경제포럼-세계사회포럼 또 의제 맞불

    다시 의제대결이 시작됐다. 매년 1월말이면 세계화 담론과 반세계화 담론이 ‘지구적 대결장’에서 맞부딪친다. 세계화 진영은 스위스 다보스에 37년째 붙박이 전진기지를 세워 왔고, 반세계화 진영은 전 세계(2005년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레,2006 베네수엘라 카라카스·파키스탄 카라치·말리 바마코,2007 케냐 나이로비)를 돌며 다보스와 대결하는 대항캠프를 7년간 꾸려 왔다. 전자는 ‘세계경제포럼’(일명 ‘다보스포럼’)이라 불리며 세계 각국 정상과 장관, 국제기구 수장, 재계 및 금융계 최고 경영자들을 불러 모아 세계경제 발전방안을 논하고, 후자는 이름 없는 생활인들이 ‘세계사회포럼’이란 이름으로 다보스가 상징하는 세계화엔진에 맞불을 놓는다. ●각자 의제 놓고 마주선 두 포럼 올해도 같은 시간 다른 장소에서 두 포럼이 각자의 의제를 놓고 마주섰다. 세계경제포럼은 23일부터 ‘협력을 통한 혁신의 힘’을 의제로 4일간의 일정을 시작했다. 세계사회포럼도 하루 앞선 22일부터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는 슬로건 하에 전 세계 72여개 국가에서 공동행동에 돌입했다. 두 포럼은 참석자 면면에서 양극단이라 할 만하다.‘2008 세계경제포럼’엔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 등 27개국 정상과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 및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 등이 참석했다. 한국에선 사공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국가경쟁력강화특위 위원장이 다보스를 찾아 신정부 경제정책 방향을 설명한다. 반면 세계사회포럼에 유명인사는 거의 없다. 각 나라에서 살아 가는 평범한 생활인들이 참여자 대부분을 구성한다. 세계화를 반대하는 개개인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는 ‘대항 공간’으로 세계사회포럼을 활용하는 측면이 크다.72여개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개최된다는 점에서 규모만큼은 뒤지지 않는다. 2008년 1월 양 포럼은 ‘불투명한 세계경제’란 공통 변수를 만났다. 변수는 동일하되, 변수를 해석하는 관점은 상이하다. 두 포럼의 대결 각이 명확해지는 부분도 이 지점이다. ‘협력을 통한 혁신의 힘’이란 세계경제포럼의 올해 의제는 세계가 당면한 ‘공동의 위기’를 전제로 깔고 있다.▲전 지구를 심한 독감에 걸리게 한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론(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사태 ▲점점 커지는 식량안보 위협 ▲천정부지로 치솟는 에너지 가격 등 세계경제포럼의 ‘글로벌 리스크 2008’ 보고서 골자는 세계화란 양지에 깃든 불길한 그림자를 드러낸다. 함께 힘을 모으지 않으면 위기는 걷잡을 수 없이 가중될 거란 절박함을 포럼 의제는 함축하고 있다. ●‘다른 세상’은 가능한가 세계사회포럼의 시각은 정반대다. 세계화의 균열은 ‘협력’이란 ‘포장된 언어’ 이면에서부터 파생된다고 본다. 현실 속 세계화는 국가간 ‘협력’보다 자본·군사 강국의 ‘독주’에 기반한다는 판단에서다. 미국의 교토의정서 비준거부와 대 테러 전쟁 확대는 ‘협력적 세계화’의 감춰진 진실이다. 세계사회포럼은 현재의 위기 극복은 세계화 담론이 지배하는 ‘기존 세계’가 아닌 ‘다른 세계’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2008 세계사회포럼’은 예년과 달리 특정 국가에 모여 진행하는 행사 대신 나라별 자체 기획에 따라 치러진다.‘세계사회포럼-1·26 세계행동의 날’ 한국조직위원회 류미경 조직기획팀장은 “해를 거듭하면서 일회성 이벤트보다는 해당 국가의 요구와 문제의식을 반영한 일상화된 포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지난해 케냐 나이로비 대회에서 제안돼 합의됐다.”고 설명했다.22일 정오 전 세계 동시다발적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발을 뗀 ‘2008 세계사회포럼’은 26일 ‘전쟁과 신자유주의, 인종주의와 가부장제에 맞선 세계 공동행동’으로 절정을 이룬다. 방글라데시에서는 빈민을 위한 원탁회의가 개최되고, 볼리비아에서는 차별반대 전국 캠페인이 발족되며, 프랑스에서는 이주민 및 이라크전쟁과 관련한 대규모 집회가, 독일에선 공공재 사유화를 반대하는 토론회가 열린다. 국내에선 비정규직 차별과 이주노동자 문제, 빈곤의 여성화와 기후온난화, 장애인 차별 등 14개 의제를 놓고 ‘다른 세상’의 가능성을 토론할 예정이다.33개 단체,1000여명이 참여한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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