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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최대 명절 춘제때 北 3차 핵실험에 격분”

    중국이 북한의 3차 핵실험에 격분한 이유는 중국의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설) 연휴(2월9~15일)에 행해진 핵실험을 도전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고수석 한화생명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19일 평화재단 평화연구원이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주최한 심포지엄에 참석해 “중국은 춘제에 강행한 북한의 철 없는 행동에 대해 잔칫날 훼방꾼으로 간주했을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당시 중국의 반감을 고려해 북한이 춘제기간에는 핵실험을 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대부분이었지만 예상과 달리 핵실험은 춘제 연휴 기간 중인 2월 12일 강행됐다. 고 연구위원은 “핵실험을 막지 못한 중국은 국제적으로 체면을 구겼고, 북한에 끌려가는 인상을 줬다”며 “5월 말 방중한 북한 최룡해 특사를 대하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태도에서도 불편한 심기가 드러났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 스스로 어느 정도 안전이 보장됐다고 판단할 때 핵 포기를 고려할 것”이라며 “그들은 핵 개발 포기 이후 리비아의 카다피 정권에서 얻은 교훈을 가슴에 새겨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고경빈 평화재단 이사는 심포지엄에서 “실종된 협상을 복원하고 한반도 평화문제를 직접 다루면서 비핵화 논의를 시작하는 안보 대 안보 교환의 빅딜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美 관타나모 ‘무기한 억류자’ 46명 명단 첫 공개

    미국 정부가 쿠바 관타나모 미군기지 내의 테러용의자 수용소 수감자 가운데 ‘무기한 억류’ 대상 46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마이애미 헤럴드와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미 국방부가 마이애미 헤럴드 등에 공개한 이 명단에 오른 수감자들은 증거 불충분 등의 이유로 재판을 받지 못하고 기약 없이 갇혀 있는 인물들이다. 미국 정부가 관타나모의 무기한 구금 대상자 명단을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이 명단은 마이애미 헤럴드 등의 정보공개 요청에 따라 공개됐다. 관타나모 수용소 전체 수감자 166명 중 이번 명단 공개로 드러난 무기한 억류자는 모두 46명이다. 국적별로는 예멘인이 26명으로 가장 많았고 아프가니스탄 출신이 12명이었다. 이 밖에 사우디아라비아 국적자가 3명, 쿠웨이트와 리비아인이 각각 2명이었으며 케냐와 모로코, 소말리아 출신들도 1명씩 포함됐다. 당초 이 같은 무기한 구금자는 모두 48명이었으나 두 명이 수용소 안에서 사망해 현재 수감된 인원은 46명이다. 사망한 2명은 모두 아프가니스탄 출신으로 1명은 목을 매 자살했으며 나머지 1명은 심장마비로 숨졌다. 무기한 억류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단식 농성에 참여하고 있다고 이들 신문은 전했다. 관타나모에서는 비인도적 처우에 항의해 100여명의 수감자들이 4개월째 집단 단식 투쟁을 벌이고 있다. 국제앰네스티(AI)는 마이애미 헤럴드에 “국제 인권법에 따라 무기한 억류자 모두 기소절차를 거쳐 정당한 재판을 받거나 석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여행 자금 위해 고환 판매하는 시인

    여행 자금 위해 고환 판매하는 시인

    콜롬비아의 한 시인이 유럽투어를 위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자신의 고환을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혀 화제다. 14일(현지시각) 영국 매체 오렌지뉴스는 라파엘 세노비오 메디나 브로체로씨가 2만 달러(한화 약 2천 2백만원)를 제공하는 최초의 사람에게 자신의 고환을 줄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는 “작년에 남미 투어 당시 볼리비아에서 돈이 부족해 위험에 처했던 적이 있었다”면서 “이 돈을 평화에 대한 시 쓰기 작업을 위한 유럽 여행 기금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시를 통해 자신의 메시지를 전파하기 위해 결혼 반지를 판 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브로체로씨는 35년 경력 동안 11권의 책을 출판했다. 사진=오렌지뉴스 캡처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 美 “시리아 정부군 화학무기 썼다” 결론… 반군지원 임박

    美 “시리아 정부군 화학무기 썼다” 결론… 반군지원 임박

    미국 백악관이 시리아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으로 공식 결론을 내리면서 반군에 대한 무기 제공 등 군사 지원 방안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최근 레바논 헤즈볼라의 지원을 받은 정부군의 공습으로 반군의 거점이 함락되는 위기 상황에서 미국의 이번 결정이 2년여를 끌어 온 시리아 사태의 변곡점이 될지 주목된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은 13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우리 정보기구는 시리아 정부군이 지난해 사린가스를 포함한 화학무기를 수차례 반군에 사용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로즈 부보좌관은 “화학무기가 사용된 장소에서 (반군) 100~150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시리아 반군 군사조직인 최고군사위원회(SMC)에 대한 직접적 지원을 포함해 ‘군사적 지원’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 발표 직후 로이터는 익명의 미 정부 관계자 말을 인용해 “오바마 대통령이 반군에 대한 무기 지원 결정을 내렸다”고 보도했지만, BBC와 CNN 등 대다수 언론은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전했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힌 뒤 이를 미군의 내전 개입에 대한 ‘레드라인’(금지선)으로 삼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후 유엔 조사팀과 프랑스·영국 정부가 화학무기 사용을 확인했지만 미국은 “결정적 증거가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이날 백악관이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을 확인하면서 미군이 직간접적으로 시리아 사태에 개입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백악관 발표 직후 시리아 반군과 SMC 지도자들은 미국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고 대공미사일 같은 정교한 타격무기를 제공해 달라”는 구체적 요구를 전달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반면 대다수 전문가는 미국이 반군에 대한 무기 제공 이상의 고강도 군사 지원을 곧바로 단행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이어 이슬람 국가와의 또 다른 전쟁을 치르는 데 대한 미국 내 반대 여론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단 백악관이 시리아 반군에 자금과 비살상무기를 제공한 다음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의 순서로 지원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영국 더타임스는 14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오바마 대통령과 긴급회담을 열어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 제재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만약 전세가 반군에 불리해지면 리비아 내전 개입 때처럼 프랑스, 영국 등과 함께 직접 군사력을 투입하는 방안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시리아 정부는 14일 백악관의 발표는 “시리아 정부군에 화학무기 사용 책임을 떠넘기려는 조작된 정보에 따른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고 관영 사나통신이 전했다. 반면 살림 이드리스 반군 사령관은 “조만간 미국이 반군에 무기를 지원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는 최근 떨어진 반군의 사기를 북돋울 것”이라고 환영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도닐런 美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 사임… 후임에 라이스

    도닐런 美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 사임… 후임에 라이스

    톰 도닐런(왼쪽)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이 물러나고 후임에 수전 라이스(오른쪽·48)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임명된다고 미국 언론이 5일(현지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공석이 되는 유엔 미 대사에는 국가안보회의 참모를 지낸 서맨사 파워 하버드대 교수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안보팀은 대대적 재편이 이뤄지게 됐다. 특히 이번 인사가 오바마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첫 회동을 코앞에 두고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미국의 국가안보 및 외교정책을 좌지우지해 온 실세로 평가받는 도닐런은 7~8일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에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베이징으로 건너가 의제 등을 조율했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유럽 및 아프리카 순방을 마치는 7월 초까지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도닐런은 오바마 대통령 집권 1기가 끝날 무렵 일찌감치 사의를 밝혔으나 신임 국무, 국방장관 취임 등 외교안보 진영이 자리를 잡을 때까지 기다려 달라는 대통령의 부탁에 사임을 유보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라이스는 2008년 오바마 대통령의 대선후보 외교안보 참모로 인연을 맺었으며 오바마의 신임이 매우 두텁다. 그녀는 인권 문제에 있어 강경한 목소리를 내왔다.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국가원수의 민간인 학살에 분노해 리비아 군사개입을 주장하기도 했다. 유엔에서는 대북 제재를 주도하기도 했다. 그런 라이스가 외교 실세로 격상된 이상 미국의 대북 정책은 당분간 급격한 변동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美국민 49% “오바마 지지 안 해” ‘3대 악재’ 영향 반영된 듯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락했다. 미 퀴니피액 대학팀이 30일(현지시간)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 오바마 대통령의 직무수행 지지율은 45%에 불과했고, 지지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49%에 달했다. 지난 1일 공개한 같은 조사에서의 지지율 48%, 반대의견 45%와 비교하면 한 달 새 지지하는 국민보다 지지하지 않는 국민이 더 많아진 셈이다. 국세청(IRS)의 보수단체 표적 세무조사와 법무부의 AP통신 통화기록 압수, 리비아 벵가지 미국 영사관 습격 사건 보고서 조작 의혹 등 이른바 ‘3대 악재’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있다고 조사팀은 분석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 앞으로 독극물 리친이 함유된 협박 편지가 또 배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 경호실은 이날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에게 최근 전달된 것과 유사한 리친 함유 협박 편지가 오바마 대통령에게도 배달돼 우편 분류 과정에서 적발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과 블룸버그 시장 등에게 보내진 편지는 모두 루이지애나주 슈리브포트를 발신지로 하며, 총기 소지권 규제 반대를 주장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앞서 지난달에도 보스턴 마라톤대회 폭탄 테러 직후 오바마 대통령과 일부 연방 상원의원들에게 리친이 든 편지가 발송돼 비상이 걸린 바 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시론] 낯설게 보기를 통한 희망 찾기/김성해 대구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시론] 낯설게 보기를 통한 희망 찾기/김성해 대구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한반도의 운명이 풍전등화다. 남북화해의 상징이었던 개성공단에도 차가운 빗장이 걸렸다. 국내외 전문가들이 모여 해법을 찾지만 실타래처럼 얽힌 난국을 풀어줄 묘수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복잡한 문제일수록 단순화시키라고 ‘오컴의 면도날’은 말한다. 한반도 위기에 이를 적용해 보자. 전래동화 ‘해님과 달님’이 제격이다. 산골을 다니면서 행상을 하는 어머니가 있다. 호랑이는 “떡 하나만 주면 안 잡아먹지”라고 엄마를 협박한다. 빨리 집에 갈 생각에 엄마는 광주리의 떡을 달라는 호랑이의 요구를 계속 들어준다. 결국 떡은 다 떨어지고 호랑이는 엄마를 잡아먹는다. 집에 있는 오누이까지 탐을 낸 호랑이는 손에 밀가루를 묻혀 엄마인 척하지만 들키고 하늘까지 쫓아가려다가 동아줄이 끊어지면서 죽는다. 반복되는 각종 지원과 화해 노력에도 불구하고 공갈과 협박에 이어 결국은 핵무기와 미사일로 무장한 북한에 잘 들어맞는다. 북한이라는 호랑이에 더 이상 끌려 다니지 말고, 적당한 때를 봐서 없애버리거나 미국이라는 경호원과 동행해야 한다는 해법은 그래서 틀리지 않다. 그러나 이 동화를 낯설게 보면 전혀 다른 그림이 나온다. 한반도 위기에 대한 해법도 보인다. 호랑이는 육식동물이다. 떡을 먹는다는 얘기는 호랑이가 먹고 살 생태계가 무너졌다는 의미다. 1990년대 북한이 대규모 기근에 시달린 상황 역시 이와 비슷했다. KAL기 폭파사건 이후 북한은 테러지원국으로 지목되어 대외원조법과 국제금융기관법, 국제안보 및 개발협력법 등에 따라 각종 제재를 받았다. 냉전 이후 중국과 소련은 재빨리 한국과 수교를 맺었지만 북한은 오히려 고립되었다. 미국의 달러를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러시아와 동유럽을 상대로 한 물물교환(구상무역)은 모두 중단되고 말았다. ‘불쌍한 어머니’와 호랑이의 협상도 다른 면이 있다. 떡으로 배를 채웠다면 호랑이가 굳이 먹잇감을 더 탐할 이유는 없다. 임시방편으로 허기만 면할 만큼 떡을 주면서 다음에 오면 더 많은 떡을 준다고 약속했을 개연성도 있다. 1994년 제네바 협상을 한 이후 경수로 지원을 미루고 애초에는 협상 대상이 아니었던 미사일 문제까지 거론했던 미국의 태도가 그랬다. 공짜로 떡을 계속 얻어먹을 수 있음에도 잡아먹었다는 것 또한 달리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안정적으로 먹이를 주는 대신 떡을 미끼로 사냥꾼을 기다린다는 의심을 했을 법하다. 날카로운 발톱을 먼저 제거해야(비핵화) 원하는 것을 주겠다고 했지만 ‘악의 축’이라고 욕하고, 금창리 핵시설과 우라늄 농축시설과 같은 의혹을 제기하고, 대규모 사냥 훈련을 하는 상황에서 불안감은 당연했다. 게다가 대량살상무기는커녕 제 한 몸 지킬 힘조차 없던 이라크나 리비아 같은 다른 호랑이들은 그 사이 황천길로 갔다. 제 잇속을 위해 현상을 유지하는 데만 급급한 중국과 러시아 같은 친구들 역시 별로 미덥지 못했다. 핵무기를 통해 재래식 무기를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을 최소화하고 이를 통해 자립경제의 기반을 만들고자 하는 북한의 선택에는 이런 사정이 있다. 호랑이도 죽고 오누이는 하늘로 갔지만 평화가 찾아왔을 것 같지도 않다. 산골에 사람이 사는 한 누군가는 다시 행상에 나서야 한다. 죽은 호랑이를 대신할 다른 맹수가 없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죽음을 목격한 동네 사람들은 비싼 값을 치르고도 경호원을 대동한다. 목숨이 걸린 문제라 경호 비용은 거론할 처지가 못 된다. 한반도 위기가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를 잘 보여준다. 과연 희망은 없는 것일까. 비록 짧았지만 호랑이와 엄마가 신뢰를 갖고 상생(相生)의 시간을 가졌던 적이 있다. 경호 비용에 비하면 당시 호랑이에게 줬던 떡값은 얼마 되지도 않았다. 한반도를 떠날 수 없다면, 호랑이와 공존할 수밖에 없다면, 애초 호랑이가 떡을 탐내도록 만든 원인을 치유하면 된다.
  • “인종차별 핑계 말고 흑인 스스로 롤모델 돼야”

    “인종차별 핑계 말고 흑인 스스로 롤모델 돼야”

    “노예제도와 인종차별의 유산을 핑계로 대지 말고 스스로 흑인들의 롤 모델을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흑인 명문대학인 모어하우스 대학 졸업식 축사에서 이례적으로 인종 문제를 거론하며 연설을 했다. 흑인 남성만 다닐 수 있는 모어하우스 대학은 1867년 개교 이래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와 영화 ‘말콤 X’ 제작자인 스파이크 리, 영화배우 새뮤얼 잭슨 등 명사들을 배출했다. 특히 이날 축사는 흑인노예 해방선언(1863년) 150주년, 킹 목사의 워싱턴 평화대행진(1963년) 50주년을 기념해 이뤄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 도중 킹 목사가 ‘내게 꿈이 있습니다’ 연설에서 썼던 ‘형제들’(brothers)이라는 단어를 반복하며 “인종차별을 핑계로 스스로를 정당화시키지 말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도 성장과정에서 잘못을 저질렀고, 때로는 그 잘못을 세상이 흑인을 억압하고 있다는 것으로 여겼다”면서 “자라나는 형제들을 위해 좋은 롤 모델을 만들고 힘없는 사람들을 돌보라”고 호소했다. 그는 또 “내 아버지가 나와 어머니에게 한 일을 나는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미셸과 딸들에게 다짐해 왔다”면서 “흑인 남성으로서 스스로를 위해 많은 일을 하면서도 좋은 아버지와 남편이 돼라”고 당부했다. 오바마의 이날 연설은 국세청(IRS)의 보수단체 표적 세무조사, 연방검찰의 AP통신 전화 통화 기록 압수, 미 중앙정보국(CIA)의 리비아 벵가지 영사관 테러 축소 의혹 등 ‘3대 악재’에 시달리는 와중에 이뤄졌다. 워싱턴포스트는 오바마 대통령이 오는 23일 국방대학 연설에서 중산층을 위한 일자리 창출 방안을 소개하고, 미국 대테러정책의 상징이자 인권유린이라는 비난을 받아온 ‘드론’(무인공격기)과 관타나모 수용소에 대한 새로운 정책 방향을 설명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집권 2기 최대 정치적 위기를 맞은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사회의 민감한 사안들에 대한 소신 발언으로 정면 돌파를 선택함에 따라 반전의 계기를 맞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3만명 학살’ 아르헨 독재자 비델라 종신형 받고 복역 중 초라한 죽음

    3만명의 반체제 세력을 살해한 아르헨티나 ‘더러운 전쟁’의 원흉이자 군사 독재자인 호르헤 라파엘 비델라가 17일(현지시간) 사망했다. 87세. 비델라는 인권탄압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부에노스아이레스시 인근 교도소에서 복역하다 고령으로 숨졌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비델라는 군 총사령관이던 1976년 3월 군사 쿠데타를 일으켜 이사벨 페론(1974~1976년) 대통령을 몰아낸 뒤 의회·법원·정당 등의 기능을 정지시켰다. 그는 아르헨티나 지식인은 물론 평범한 시민들까지 무자비하게 잡아들여 물과 전기로 고문하고 산 사람을 비행기에서 떨어뜨려 살해하는 등 각종 악행을 일삼았다. ‘더러운 전쟁’으로 불리는 이 사건으로 3만여명이 살해당했으며, 사망자 대부분은 600여곳의 비밀수용소에서 처형된 채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 비델라는 남미 지역 군사정권들이 자행한 정치적 탄압 활동인 ‘콘도르 작전’에도 참여했다. 이 작전은 1975년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브라질, 칠레, 파라과이, 우루과이 등 남미 6개국 군사정권의 첩보기관이 자행했다. 이들은 좌익 게릴라 세력 척결을 주장하며 사회운동가, 지식인들을 대상으로 납치, 고문, 살해 행위를 저질렀다. 이로 인해 10만여명이 사망하고 40만여명이 고문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델라는 군부 독재 말기 ‘사면법’이라는 안전장치를 만들어 놓고 정권을 이양했으나 1986년 종신형을 선고받았고, 이후 5년 만에 카를로스 메넴 전 대통령의 사면으로 풀려났다. 하지만 2003년 집권한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이 이를 취소하고 처벌에 나섰고, 2007년 아르헨티나 사법부가 그의 사면을 위헌이라고 결정하면서 다시 재판을 받았다. 결국 2010년 12월 아르헨티나 코르도바 법원은 비델라에게 납치·구금·살인 등에 대한 책임을 물어 종신형을 선고했다. 지난해에는 좌파 정치범들의 아이들을 빼내 군인 가족에게 불법 입양시킨 ‘유아 절도’ 혐의로 50년형을 선고 받았다. 한편 아르헨티나 출신 교황 프란치스코 1세는 비델라 독재 정권의 더러운 전쟁 당시 진보적인 해방신학운동에 관여한 사제들이 군부에 체포되는 과정에 소극적으로 임해 “군사 정권을 방조했다”는 비난이 제기됐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美 법무부, AP기자들 통화기록 대거 압수 파문

    미국 법무부와 국세청 등 권력기관들이 월권행위를 저지른 일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등은 연방검찰이 구체적인 사유를 밝히지 않은 채 AP통신 편집국과 소속 기자들이 쓰는 전화 회선 20여개의 2개월치 사용 기록을 압수해 조사하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압수 자료는 AP 뉴욕 본사와 워싱턴, 코네티컷주 하트퍼드 사무실의 직통 전화와 기자들의 업무·개인 전화에 대한 수신·발신 내용과 통화 시간 등을 기록한 것이다. 이번 압수는 지난해 5월 7일 자 ‘예멘 테러 기도’ 기사가 촉발한 것으로 AP는 추정했다. 미국 사법당국은 이 보도를 ‘미 중앙정보국(CIA) 작전 기밀이 위험하게 유출된 사례’로 보고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AP는 이번 압수를 두고 “언론 자유에 대한 전례 없는 침해”라고 반발했다. 게리 프루잇 AP사장은 에릭 홀더 법무부 장관에게 보낸 항의 서한에서 “정부가 언론사의 비밀 취재원이나 취재 활동 내용을 알 권리는 없다”며 압수한 통화 기록 반환과 사본 파기를 요구했다. 공화당과 시민단체 등도 이를 문제 삼고 나서 논란이 증폭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번 파문은 최근 미 국세청(IRS)의 보수 성향 단체에 대한 표적 세무조사 의혹 등으로 비판받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또 다른 정치적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표적 세무조사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이날 기자들에게 “신문에 보도된 대로 IRS 직원이 표적 수사를 한 것이 사실이라면, 또 의도적으로 보수 단체들을 겨냥해 한 일이라면 그것은 도리에 어긋난 것이며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IRS는 2010년부터 ‘티파티’(tea party·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보수 성향 정치단체) 혹은 ‘애국자’(patriot)란 이름이 들어간 사회복지단체에 대해 면세 혜택과 관련한 세무조사를 집중적으로 실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IRS는 처음에는 관련 사실을 부인했지만 논란이 커지자 지난 10일 이를 시인하면서 “조사 초기 단계에서 하급 직원들의 실수가 있었으나 상부는 전혀 몰랐었고 정치적인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IRS 상부가 적어도 2011년 6월에 관련 일을 알고 있었으며 상부 보고 후에 오히려 세무조사 범위가 확대됐다는 내용의 재무부 감사관보고서가 12일 공개되면서 공화당뿐 아니라 민주당 의원들마저 발끈하며 청문회 개최와 함께 책임자 해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오바마 행정부는 이 외에도 지난해 9월 리비아 벵가지에서 일어난 주재 대사 피살 사건의 진상을 축소·은폐하기 위해 CIA의 보고서를 의도적으로 수정했다는 의혹에도 휩싸여 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에바 페론 초상화 맞아?” 얼굴 헷갈린 ‘에바 페론’ 학교

    “에바 페론 초상화 맞아?” 얼굴 헷갈린 ‘에바 페론’ 학교

    아르헨티나의 영원한 국모로 추앙받는 에바 페론이 언제 얼굴을 바꾼 것일까? 에바 페론의 탄생 94주년을 맞아 열린 기념식에 에바 페론 대신 뮤지컬 배우의 초상화가 찍힌 대형 플래카드가 걸렸다. 아르헨티나 인접국 볼리비아에서 열린 이 행사에는 볼리비아 주재 아르헨티나 대사도 참석했지만 그는 에바 페론의 얼굴이 변조(?)된 사실을 까맣게 모른 듯하다. 그는 행사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얼굴이 다르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나도 얼굴이 달라 이상하게 생각했다.”고 뒤늦게 해명했다. 볼리비아의 지방도시 엘알토에 있는 ‘에바 페론’ 학교는 최근 에바 페론 탄생 94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학교 이름이 ‘에바 페론’이라 기념행사는 최대한 성대하게 치렀다. 그래서 준비한 게 에바 페론의 초상화를 인쇄한 대형 플래카드다. 그런데 사고를 내고 말았다. 플래카드에 에바 페론의 초상화를 인쇄한다는 게 그만 아르헨티나 여배우 나차 게바라의 초상화를 찍고 말았다. 나차 게바라는 에바 페론의 일대기를 그린 뮤지컬에서 주인공을 맡은 적이 있다. 에바와 비슷한 헤어스타일을 하고 그가 초상화를 그린 건 바로 그때였다. 초상화를 찾기 위해 인터넷을 뒤지던 볼리비아 학교는 이 초상화를 발견하면서 실수를 범하게 됐다. 행사에는 볼리비아 주재 아르헨티나 대사도 참석했다. 하지만 그도 에바 페론의 얼굴이 잘못된 걸 알아채지 못한 것 같다. 그는 “주재국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티라도 내려는 듯 행사에 참석한 자신의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하지만 “에바 페론이 아니지 않느냐.” “배우 초상화를 걸어놓고 뭐하는 짓이냐.”는 지적이 쇄도하면서 망신만 당했다. 그는 초상화가 보이는 사진 대부분을 삭제한 뒤 “초상화의 얼굴이 배우 것이라 나 자신도 놀랐다.”면서 “다만 행사를 열심히 준비한 학교의 노력은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글을 올렸다. 사진=페이스북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北 핵미사일 완성했을 것”

    “北 핵미사일 완성했을 것”

    파키스탄 ‘핵개발의 아버지’로 불리는 압둘 카디르 칸(77) 박사가 11일(현지시간) 북한이 핵무기와 장거리미사일 개발을 완성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칸 박사는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무기와 장거리미사일 핵탄두 개발을 완성했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원한다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만들 수 있는 능력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2004년 북한, 리비아, 이란 등에 핵 기술을 전수했다고 시인한 바 있는 칸 박사는 그러나 미사일 기술을 북한에 전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모함”이라며 부인했다. 그는 “내가 그런 기술을 갖고 있다면 파키스탄이 먼저 첨단 미사일 기술을 선보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은 서방국가들에 비해 복잡하진 않지만 자체적인 (미사일기술)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부고] 진재순 한일건설 회장

    진재순 한일건설 회장이 9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76세. 고인은 대우건설의 국내영업 본부장과 국내건설 부문 사장 등을 역임하고 1999년 말 은퇴해 2000년 한일건설로 자리를 옮겼다. 재직 당시 대우건설의 공공공사 수주 실적을 대폭 개선했고 한일건설에서는 해외사업을 맡아 리비아 진출 등을 진두지휘했다. 김우중 대우그룹 전 회장과 연세대학교 동기동창이기도 하다. 유족으로는 부인 조명혜씨와 딸 보형(서울대 치과대학 교수), 주원씨가 있다. 빈소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은 11일 오전 8시. (02)2227-7500.
  • 미모 女교사 ‘비키니 모델’ 들통나자…

    미모 女교사 ‘비키니 모델’ 들통나자…

    미모의 고등학교 여교사가 비키니 모델로 활동한 ‘알바’가 들통나 학교에서 잘렸다. 육감적인 몸매를 감추지 못했던 화제의 여교사는 미국 플로리다주에 위치한 마틴 카운티 고등학교의 영어교사 올리비아 스파라우어(26). 최근 교장실로 불려간 스파라우어는 책상 위에 놓인 그녀의 비키니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다. 틈틈이 빅토리아 발렌타임 제임스라는 예명으로 비키니 모델로 나서고 있는 그녀의 사진이 있었던 것. 교장은 그녀에게 모델 활동 사실을 확인한 후 사직을 요구했고 결국 스파라우어도 순순히 이를 받아들였다.     스파라우어는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모델 활동에 전념하기 위해 어차피 학교를 그만둘 생각이었다.” 면서 “잡지와 광고 등 다양한 모델로 일해보고 싶다.” 고 밝혔다. 이어 “교단보다는 카메라 앞에 서있을 때가 가장 편안하고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사진=TOPIC / SPLASH NEWS(www.topicimages.com) 인터넷뉴스팀
  • “야당 음모 도왔다” 볼리비아, 美 대외원조기관 추방

    좌파 성향의 남미 볼리비아가 자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미국의 대외 원조기관인 국무부 산하 국제개발처(USAID)를 내쫓았다.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수도 라파스에서 열린 노동절 기념식에 참석해 “USAID가 과거 미 대사관처럼 보수 우파 야권의 정부 전복 음모를 지원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AP·AFP통신이 보도했다. USAID는 1961년에 제정된 해외원조법에 따라 설립된 독립 행정기관으로, 국무장관의 지침을 받아 세계 각국의 경제 개발과 인도주의적인 지원을 담당하고 있다. 볼리비아에서는 1964년부터 보건과 지속 가능한 발전, 환경 프로그램 관련 활동을 해 왔다. 그는 앞서 지난달 중순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중남미는 미국의 뒤뜰’이라고 말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미 대사관과 USAID를 쫓아낼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호형호제’한 사이로, 2006년 초 집권한 이후 반미 노선을 고수해 왔다. 2008년에는 미 정부가 보수 우파 야권의 정부 전복 음모를 지원한다는 이유를 들어 라파스 주재 미 대사와 미 마약단속국(DEA) 요원들을 추방했다. 미국 정부도 이에 맞서 워싱턴 주재 볼리비아 대사를 추방한 바 있다. 이번 조치에 대해 미국 정부는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패트릭 벤트렐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미국은 볼리비아 내정에 간섭하지 않았고 볼리비아 정부의 USAID 추방 결정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USAID 추방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볼리비아 국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열린세상] 아베 日총리와 터키 원전/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아베 日총리와 터키 원전/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가 중동 순방에 나서면서 한국의 원전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십수년 전부터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하겠다며 한국을 골탕 먹인 터키가 일본을 건설 사업자로 선택했고, 아베가 중동에 원전 세일즈에 나설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한국에 대한 망언을 쏟아내더니 이제는 중동에서 한국 원전 수출에 배 아파하며 프랑스와 힘을 합쳐 한국 원전에 생채기를 낼 가능성이 있어 적절한 대비책이 요구된다. 한국이 원전 4기를 수출한 아랍에미리트연합(UAE)처럼 총 사업비의 80%를 UAE가 내는 경우와는 달리, 터키는 우리가 돈을 들고 가서 건설하고 나서 전력 판매 대금으로 상환받는 개념이어서 잘못하면 큰 손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일본이 수주한 것에 억울한 마음도 별로 안 든다. 세계의 원전 건설시장은 일본의 미쓰비시와 프랑스의 아레바가 한 축을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도시바와 미국의 웨스팅하우스, 일본의 히타치와 미국의 제너럴 일렉트릭스(GE)의 3개 축이 지배한다. 그런 마당에 한국이 UAE에 원전을 수출한 것은 경천동지할 쾌거였다. 사업 조건도 좋다. 터키와 달리 UAE는 국가가 재정 보증을 해 주기 때문에 투자 리스크도 적은 편이다. 향후 중동지역에는 UAE의 5호기가 추가 발주되고 사우디아리비아가 원전 건설을 생각하고 있어 한국의 수출 가능성이 높은 지역인데, 한국이 UAE에 4기를 수출하는 바람에 한국에 대한 견제가 극심하다. 특히 일본은 55기의 원전을 가동하던 세계 제3위의 원전 강대국에서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땅으로 떨어진 원전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국력을 쏟아붓고 있다. 공급자가 돈을 내고 들어가야 하는 투자 리스크가 높은 터키의 원전 건설에 일본이 돌진한 것은 자금력이 풍부한 측면도 있다. 이제 원전 건설은 공급자가 돈을 들고 가지 않고는 수주가 어려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고 개발도상국의 원전 건설은 특히 더 그렇다. 원전 건설은 파이낸싱(financing) 싸움이 되어버려 돈 많은 나라가 유리한 형편이다. 공사 기간도 영향력이 크다. 준공 날짜를 맞추는 건설 경험은 한국을 따라갈 나라가 없는데, 중국이 한국보다 2개월 정도 늦게 공사기간을 맞출 정도로 바짝 추격해 있다. 하루 더 공사를 단축하면 하루에 10억원 정도, 두 달이면 600억원을 줄인다고 한다. 그만큼 입찰 가격을 낮출 수 있다는 말이다. 공사 기간의 단축과 저렴한 가격, 높은 품질이 한국의 경쟁력인데 마지막 숙제는 금융이다. 일본은 한국이 UAE에 원전을 수출한 데 충격을 받고 원전 수출 환경을 강화하기 위해 ‘국제원자력개발회사’라는 수출전담회사를 설립해 세계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한국도 원전 수출과 관련한 금융 대책을 하루빨리 수립하여 금융지원 방안을 강구하지 않으면 원전 수출 경쟁력은 떨어지고 만다. 중국도 복병이다. 원전을 역사상 최초로 수출했다는 실적을 올리기 위해 투자 리스크에 상관없이 풍부한 자금력과 값싼 노동력을 무기로 들고 원전 수주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원전 수출의 경쟁이 더욱더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 아래에서 한국이 원전을 수출하는 데 가장 경계해야 할 점은 원전을 또 수출했다는 성급한 성과를 올리는 데 급급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그리고 원전 수출과 관련한 전담 인력에 국제금융 전문가들을 꼭 참여시켜야 한다. 원전 수출뿐 아니라 대부분의 해외 투자도 외국의 투자자문회사의 컨설팅에 의존하지 말고 자체적 판단을 잘할 수 있는 국제금융전문가의 육성이 시급하다. 좋은 물건을 잘 만들어 수출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외환과 국제협상과 계약 등 파이낸싱의 전문성이 부족하여 큰 손해를 보는 해외 투자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허망한 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금융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UAE에 원전을 수출한 쾌거가 계속 이어지도록 국가 차원의 수출 전담반을 편성하여 취약한 부분을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 원전 수출은 이제 성숙한 국제금융정책의 영역에 있다는 현실을 유념해야 한다.
  • “美는 北정권 붕괴 원치 않아… 평양의 대화신호 기다리는 중”

    “美는 北정권 붕괴 원치 않아… 평양의 대화신호 기다리는 중”

    “이제 북한 지도자 김정은의 차례다. 그가 상호 불신과 적대적 구도를 전환하고 싶다는 분명한 제스처를 보여야 한다. 워싱턴은 평양의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아산정책연구원 주최 국제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미국 하원 외교자문위원 찰스 쿱찬 조지타운대 교수는 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어린 지도자’ 이미지를 벗기 위해 자꾸 적대적 방향으로 국면을 끌고 가려고 하는데 이런 의도를 포기하도록 한·미·중 3국이 다자 체제로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다. 쿱찬 교수는 ‘미국 시대의 종말’과 ‘적이 친구가 되는 법’이라는 저서를 펴낸 정치학자로,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장을 지내는 등 이론과 실무에 정통한 인사로 평가된다. 다음은 쿱찬 교수와의 일문일답. →북한 비핵화를 위한 묘수는. -당장 효과가 없다고 해도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은 항시 열어둬야 한다. 미국과 소련의 냉전 종식도 레이건과 고르바초프의 대화로 해결됐다. 하지만 북한에 대해 냉정한 시각도 유지해야 한다. 북한과 실효성 있는 대화를 하기 위한 효과적 수단은 제재 조치와 압박을 통해 북한 스스로 도발 비용을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다. 북한은 이란과 비슷하다. 역설적으로 북한 상황이 더 악화되어야 도발보다는 협상이 더 낫다고 북한 정권이 판단할 수 있다. →미 행정부 내 북한 정권 붕괴를 목표로 한 논의가 있다고 보는가. -미 행정부가 북한 정권의 붕괴를 계획하지도, 원하지도 않고 있다는 건 확실하다. 대량 난민 사태뿐 아니라 북한군과 북한 내 핵물질에 대한 통제 상실은 최악의 시나리오다. 미국이 북한 정권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지만 그 정권이 기능하는 상황이, 붕괴보다는 리스크가 더 적다는 판단이 있다. 미국은 지난 10년 동안 문제 정권을 무너뜨리고 교체를 시도했지만 제대로 되지 않았다.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리비아가 대표적 사례다. 미국의 인식이 새롭게 바뀌었다. →워싱턴의 대북 대화파의 입지가 좁다는 지적이 있다. -북한이 도발을 통해 보상을 얻어내는 방식을 더 이상 작동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워싱턴 컨센서스’가 강하다. 그럼에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적대국과의 대화 정책을 견지하는 진보적 성향의 지도자다. 시리아, 미얀마, 쿠바와도 적극적으로 대화를 추진하는 만큼 북한과 대화할 수 있다. →북한과의 대화 전략은. -가장 중요한 단기적 목표는 방향 전환이다. 한·미 양국과 6자회담 틀을 볼 때 우리 쪽 진영은 방향 전환의 준비가 돼 있다. 결국 북한이 화답하는 신호를 보내야 한다. 북한은 과거 여러 차례 합의 내용을 파기하며 대화를 후퇴시켰다. 김정은이 어린 지도자 이미지를 벗기 위해 더욱 적대적 방향으로 끌고 가는 건 유효하지 않다는 걸 한·미·중 3국이 확인시켜야 한다. 한국과 중국의 공조 강화는 양국에도 이익이지만 동북아 안정에도 꼭 필요하다. →박근혜 정부의 신뢰 프로세스를 어떻게 평가하나. -상황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라고 본다. 문제는 신뢰는 말로 구축하는 게 아니라 액션이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더구나 신뢰는 수많은 과정을 통해 이뤄지는 ‘프로세스의 결과물’이다. 남북 간 접촉 기회의 확대뿐 아니라 동맹국 간에도 북한에 대한 신뢰가 쌓여야 한다. 한·미 양국은 대북 경제 지원과 불가침 약속 등의 방법을 잘 알고 있지만 이를 실행할 수 있는 프로세스가 현재 없다. 우선 한반도의 뜨거워진 온도를 낮춰야 한다. →개성공단에 대한 한국 정부의 조치를 평가한다면. -남북한을 연결하던 하나의 끈이 양쪽에서 당기는 바람에 끊어진 상황은 매우 안타깝다. 최근 수주일 동안 긴박한 상황 속에서 긴장이 고조됐던 점을 고려하면 한국 정부의 조치는 현명했다. 미국 정부라도 그렇게 했을 것이다. 공장이 그 자리에 있는 만큼 공단이 재개돼야 한다. 글 사진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세계 최고 英 물리학자, 아르헨티나 감옥에 갇힌 사연은

    세계 최고 英 물리학자, 아르헨티나 감옥에 갇힌 사연은

    산소의 존재를 처음으로 밝혀 낸 스웨덴 화학자 칼 셸레(1742~1786)는 모든 화합물의 맛을 확인하는 버릇이 있었다. 셸레는 결국 독극물인 비소의 맛을 보고 죽었다. 영국의 수학자인 고드프리 하디(1877~1947)는 수많은 난제를 풀어낸 당대의 꽃미남 천재였지만 거울 혐오증이 있었고 크리켓과 일광욕에 병적으로 집착했다. 역사상 위대한 업적을 남긴 과학자들의 삶을 좇다 보면 ‘광기 어린 천재’ 또는 ‘고독한 천재’로 표현되는 불행한 인생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수많은 천재들이 ‘괴짜’의 수준을 넘어 주변과 단절되면서 자신의 시대에 제대로 업적을 인정받지 못하고 단순히 ‘미친 사람’으로 치부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헨리 캐번디시(1731~1810)는 자신과 얼굴을 마주친 하녀는 곧바로 해고할 정도로 여성 기피증이 심했고 연구실 서랍에 평생 연구 결과를 쌓아놓기만 했다. 아이작 뉴턴(1643~1727)은 남들이 자신의 연구 결과에 대해 물어보는 것을 귀찮게 여겨 만유인력의 법칙을 담은 ‘프린키피아’를 일부러 어렵게 썼다. 과학사 연구자들은 근본적으로 ‘남과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는 데 익숙하고 논리적이거나 의식적인 사고보다는 직관적이고 비이성적인 사고를 하는 이들이 결국 인류사를 바꿀 업적을 만들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사회성이 결여된 천재 과학자’의 계보는 오늘날에도 진행형이다. 러시아 수학자 야코블레비치 페렐만은 2002년 ‘100년의 난제’로 불리는 ‘푸엥카레의 추측’에 대한 해답을 인터넷 논문 공개 사이트에 올렸다. 이 문제에는 100만 달러의 상금이 걸려 있었지만 페렐만은 상금을 거부하고 지금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노모와 함께 연금으로 근근이 살아가고 있다. 페렐만은 2006년 ‘수학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 메달 수상자로 선정됐지만 역시 나타나지 않았고 ‘은둔의 수학자’로 불린다. 최근 역사에 기록될 만한 해프닝을 겪고 있는 ‘기이한 천재’ 한 사람이 과학계와 외신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폴 프램튼(왼쪽). 18세에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올해 70세의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물리학과 교수이자 세계 최고의 입자물리학자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살아 있는 학자 중 노벨상 수상자와 3편 이상의 공동 논문을 쓴 사람은 모두 11명으로 이 중 6명이 노벨상을 받았다. 프램튼은 나머지 5명 중 한 명이다. 이론적으로 프램튼이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할 확률은 55%에 이른다. 프램튼은 최소한 14개의 ‘기념비적인’ 물리학 이론을 발표하기도 했다. 2011년 68세의 프램튼은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 ‘메이트1닷컴’에서 체코의 비키니 모델 데니스 밀라니(오른쪽)를 만났다. 채팅창의 여성은 검은 머리에 검은 눈동자, D컵 사이즈의 가슴을 자랑하고 있었다. 당시 그는 첫 부인과 이혼한 상태였다. 강의와 연구 시간을 제외하고 둘 사이의 달콤한 인터넷 대화는 끊이지 않았다. 프램튼은 자신이 밀라니와 사랑에 빠졌다고 믿었다. 하지만 2007년 ‘미스 월드 비키니’인 밀라니는 “어떻게 나 같은 여자를 좋아할 수 있냐”면서 전화 통화조차 거부했다. 오랜 설득이 이어졌고 밀라니는 자신의 화보 촬영이 예정된 볼리비아의 라파스에서 만날 것을 허락했다. 2012년 1월 7일 프램튼은 라파스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다. 프램튼은 돌아오는 길에 밀라니와 함께할 것으로 믿었고 행복한 미래를 꿈꿨다. 하지만 ‘신혼여행’은 시작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캐나다 토론토와 칠레 산티아고를 경유하는 일정 중에 밀라니가 그에게 보낸 티켓은 취소된 상태였고 4일이나 지나 라파스에 도착했을 때 밀라니는 다음 촬영을 위해 벨기에 브뤼셀로 떠난 뒤였다. 밀라니는 브뤼셀로 가는 새로운 티켓을 보내겠다고 약속했고 우선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로 가는 티켓이 도착했다. 밀라니는 메신저를 통해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호텔에 가방을 놓고 왔다”면서 프램튼에게 가져다줄 것을 부탁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프램튼을 만난 물리학자 겸 변호사 존 딕슨은 곧바로 이상한 낌새를 챘다. 그가 프램튼에게 “그 가방에 마약이 들어 있을지도 모른다”고 경고했지만 프램튼은 웃어넘겼다. 다음 날 허름한 뒷골목에서 프램튼은 커다란 이민가방을 넘겨받았고 가방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밀라니를 만나자마자 노스캐롤라이나로 돌아올 것이라 믿었던 프램튼은 일정이 늦어지면서 그냥 집에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곧 미국으로 밀라니를 불러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공항에서 자신과 밀라니의 가방을 부친 프램튼은 카운터에서 자신을 부르는 다급한 목소리를 듣고 ‘세계적 학자의 좌석을 승급해 주려는 항공사의 배려’라고 여겼다. 하지만 잠시 후 프램튼을 둘러싼 것은 수많은 경찰이었다. 밀라니가 맡긴 가방 바닥에는 4㎏이나 되는 코카인이 들어 있었던 것이다. 프램튼은 가방이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아르헨티나 법원은 지난해 11월 프램튼에게 코카인을 미국에 밀반입하려 한 혐의로 4년 8개월의 금고형에 처했다. 데보토 교도소에 수감된 프램튼의 사건이 알려지면서 언론은 밀라니를 찾아나섰다. 실제 TV 화면에 등장한 비키니 모델 밀라니는 30대의 유부녀로, 프램튼을 알지도 못했다. 프램튼은 교도소 TV를 통해 자신이 철저히 속았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전화 통화조차 하지 않은 비키니 모델과 68세 노인의 사랑. 평범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프램튼은 어떻게 자연스럽게 빠져들 수 있었을까. 프램튼의 전처인 앤 마리는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아주 훌륭한 과학자이지만 정신연령은 세 살에 불과했다”면서 “그는 다른 사람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고, 항상 물리학 용어로 된 노래를 듣는 기분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 그가 어떻게 감옥에 들어갔는지를 들었을 때도 놀랍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프램튼의 기이함은 이혼 직후의 행적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당시 64세였던 그는 자신의 아이를 낳아줄 여성을 찾겠다며 인터넷에 “18~35세의 여성을 구함”이라는 광고를 올렸고, 중국에 살고 있는 한 여성을 고르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으로 간 그는 1시간만 여성을 만난 다음 자신의 연구를 도와주는 다른 교수를 만나고 돌아왔다. 단지 “그 여자는 도망가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뿐이었다. 감옥에서도 프램튼의 기행은 계속됐다. 그는 자신이 교수직을 잃거나 연구비가 끊길 것을 끊임없이 걱정했고 이를 ‘교수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하는 메일을 지인들에게 보냈다. 또 변호사에게 “하버드대 총장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을 만나면서 자신의 석방을 강력히 요청하기로 했다”고 말했지만 실제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변호사조차 하루에 서너통의 전화를 하는 프램튼의 과대망상에 지칠 정도였다. 아르헨티나 법에 따르면 그가 미국으로 돌아가는 것은 내년 5월 이후에나 가능하다. 프램튼은 병보석을 허가받아 이 변호사의 집에서 남은 형기를 보내고 있다. 유일한 위안은 이제 그가 현실에서 가장 잘할 수 있는 물리학 연구를 위한 컴퓨터와 인터넷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천재 물리학자, 비키니 모델, 그리고 코카인 가방

    천재 물리학자, 비키니 모델, 그리고 코카인 가방

    산소의 존재를 처음으로 밝혀 낸 스웨덴 화학자 칼 셸레(1742~1786)는 모든 화합물의 맛을 확인하는 버릇이 있었다. 셸레는 결국 독극물인 비소의 맛을 보고 죽었다. 영국의 수학자인 고드프리 하디(1877~1947)는 수많은 난제를 풀어낸 당대의 꽃미남 천재였지만 거울 혐오증이 있었고 크리켓과 일광욕에 병적으로 집착했다. 역사상 위대한 업적을 남긴 과학자들의 삶을 좇다 보면 ‘광기 어린 천재’ 또는 ‘고독한 천재’로 표현되는 불행한 인생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수많은 천재들이 ‘괴짜’의 수준을 넘어 주변과 단절되면서 자신의 시대에 제대로 업적을 인정받지 못하고 단순히 ‘미친 사람’으로 치부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헨리 캐번디시(1731~1810)는 자신과 얼굴을 마주친 하녀는 곧바로 해고할 정도로 여성 기피증이 심했고 연구실 서랍에 평생 연구 결과를 쌓아놓기만 했다. 아이작 뉴턴(1643~1727)은 남들이 자신의 연구 결과에 대해 물어보는 것을 귀찮게 여겨 만유인력의 법칙을 담은 ‘프린키피아’를 일부러 어렵게 썼다. 과학사 연구자들은 근본적으로 ‘남과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는 데 익숙하고 논리적이거나 의식적인 사고보다는 직관적이고 비이성적인 사고를 하는 이들이 결국 인류사를 바꿀 업적을 만들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사회성이 결여된 천재 과학자’의 계보는 오늘날에도 진행형이다. 러시아 수학자 야코블레비치 페렐만은 2002년 ‘100년의 난제’로 불리는 ‘푸엥카레의 추측’에 대한 해답을 인터넷 논문 공개 사이트에 올렸다. 이 문제에는 100만 달러의 상금이 걸려 있었지만 페렐만은 상금을 거부하고 지금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노모와 함께 연금으로 근근이 살아가고 있다. 페렐만은 2006년 ‘수학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 메달 수상자로 선정됐지만 역시 나타나지 않았고 ‘은둔의 수학자’로 불린다. 최근 역사에 기록될 만한 해프닝을 겪고 있는 ‘기이한 천재’ 한 사람이 과학계와 외신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폴 프램튼. 18세에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올해 70세의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물리학과 교수이자 세계 최고의 입자물리학자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살아 있는 학자 중 노벨상 수상자와 3편 이상의 공동 논문을 쓴 사람은 모두 11명으로 이 중 6명이 노벨상을 받았다. 프램튼은 나머지 5명 중 한 명이다. 이론적으로 프램튼이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할 확률은 55%에 이른다. 프램튼은 최소한 14개의 ‘기념비적인’ 물리학 이론을 발표하기도 했다. 2011년 68세의 프램튼은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 ‘메이트1닷컴’에서 체코의 비키니 모델 데니스 밀라니를 만났다. 채팅창의 여성은 검은 머리에 검은 눈동자, D컵 사이즈의 가슴을 자랑하고 있었다. 당시 그는 첫 부인과 이혼한 상태였다. 강의와 연구 시간을 제외하고 둘 사이의 달콤한 인터넷 대화는 끊이지 않았다. 프램튼은 자신이 밀라니와 사랑에 빠졌다고 믿었다. 하지만 2007년 ‘미스 월드 비키니’인 밀라니는 “어떻게 나 같은 여자를 좋아할 수 있냐”면서 전화 통화조차 거부했다. 오랜 설득이 이어졌고 밀라니는 자신의 화보 촬영이 예정된 볼리비아의 라파스에서 만날 것을 허락했다. 2012년 1월 7일 프램튼은 라파스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다. 프램튼은 돌아오는 길에 밀라니와 함께할 것으로 믿었고 행복한 미래를 꿈꿨다. 하지만 ‘신혼여행’은 시작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캐나다 토론토와 칠레 산티아고를 경유하는 일정 중에 밀라니가 그에게 보낸 티켓은 취소된 상태였고 4일이나 지나 라파스에 도착했을 때 밀라니는 다음 촬영을 위해 벨기에 브뤼셀로 떠난 뒤였다. 밀라니는 브뤼셀로 가는 새로운 티켓을 보내겠다고 약속했고 우선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로 가는 티켓이 도착했다. 밀라니는 메신저를 통해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호텔에 가방을 놓고 왔다”면서 프램튼에게 가져다줄 것을 부탁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프램튼을 만난 물리학자 겸 변호사 존 딕슨은 곧바로 이상한 낌새를 챘다. 그가 프램튼에게 “그 가방에 마약이 들어 있을지도 모른다”고 경고했지만 프램튼은 웃어넘겼다. 다음 날 허름한 뒷골목에서 프램튼은 커다란 이민가방을 넘겨받았고 가방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밀라니를 만나자마자 노스캐롤라이나로 돌아올 것이라 믿었던 프램튼은 일정이 늦어지면서 그냥 집에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곧 미국으로 밀라니를 불러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공항에서 자신과 밀라니의 가방을 부친 프램튼은 카운터에서 자신을 부르는 다급한 목소리를 듣고 ‘세계적 학자의 좌석을 승급해 주려는 항공사의 배려’라고 여겼다. 하지만 잠시 후 프램튼을 둘러싼 것은 수많은 경찰이었다. 밀라니가 맡긴 가방 바닥에는 4㎏이나 되는 코카인이 들어 있었던 것이다. 프램튼은 가방이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아르헨티나 법원은 지난해 11월 프램튼에게 코카인을 미국에 밀반입하려 한 혐의로 4년 8개월의 금고형에 처했다. 데보토 교도소에 수감된 프램튼의 사건이 알려지면서 언론은 밀라니를 찾아나섰다. 실제 TV 화면에 등장한 비키니 모델 밀라니는 30대의 유부녀로, 프램튼을 알지도 못했다. 프램튼은 교도소 TV를 통해 자신이 철저히 속았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전화 통화조차 하지 않은 비키니 모델과 68세 노인의 사랑. 평범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프램튼은 어떻게 자연스럽게 빠져들 수 있었을까. 프램튼의 전처인 앤 마리는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아주 훌륭한 과학자이지만 정신연령은 세 살에 불과했다”면서 “그는 다른 사람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고, 항상 물리학 용어로 된 노래를 듣는 기분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 그가 어떻게 감옥에 들어갔는지를 들었을 때도 놀랍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프램튼의 기이함은 이혼 직후의 행적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당시 64세였던 그는 자신의 아이를 낳아줄 여성을 찾겠다며 인터넷에 “18~35세의 여성을 구함”이라는 광고를 올렸고, 중국에 살고 있는 한 여성을 고르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으로 간 그는 1시간 뒤 여성을 만난 다음 자신의 연구를 도와주는 다른 교수를 만나고 돌아왔다. 단지 “그 여자는 도망가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뿐이었다. 감옥에서도 프램튼의 기행은 계속됐다. 그는 자신이 교수직을 잃거나 연구비가 끊길 것을 끊임없이 걱정했고 이를 ‘교수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하는 메일을 지인들에게 보냈다. 또 변호사에게 “하버드대 총장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을 만나면서 자신의 석방을 강력히 요청하기로 했다”고 말했지만 실제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변호사조차 하루에 서너통의 전화를 하는 프램튼의 과대망상에 지칠 정도였다. 아르헨티나 법에 따르면 그가 미국으로 돌아가는 것은 내년 5월 이후에나 가능하다. 프램튼은 병보석을 허가받아 이 변호사의 집에서 남은 형기를 보내고 있다. 유일한 위안은 이제 그가 현실에서 가장 잘할 수 있는 물리학 연구를 위한 컴퓨터와 인터넷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씨줄날줄] 카자흐스탄의 길/박정현 논설위원

    중앙아시아 국가 카자흐스탄의 비극은 1949년 8월 29일 잉태되기 시작됐다. 이날은 옛 소련이 카자흐스탄의 사막지대 세미팔라친스크에서 첫번째 핵실험에 성공한 날이고, 이를 기점으로 미·소 간 무한 핵무기 경쟁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 뒤 40여년 동안 500여 차례나 핵실험 장소로 이용되면서 카자흐스탄 국토는 철저히 유린당했다. 희생당한 국민이 수십만명으로 추정된다. 그런 카자흐스탄을 북한이 벤치마킹할 모델국가로 박근혜 대통령이 제시하면서 새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냉전이 붕괴되면서 1340여기의 핵무기 탑재 미사일을 뜻하지 않은 유산으로 물려받았다. 졸지에 세계 핵무기 4대 강국으로 올라선 것이다. 카자흐스탄은 위험천만한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신 미국 등으로부터 경제 지원을 받았다. 그런 탓에 1인당 국민소득 1만 3000여 달러로 중앙아시아 제일의 경제성장을 이룬 모범국으로 변신에 성공했다. 박 대통령이 ‘핵무기를 버리니 경제성장이 보인다’는 메시지를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에게 보내고 있는 것이다. 김 위원장이 벤치마킹해야 할 나라가 어디 카자흐스탄뿐이랴. 우크라이나의 성공사례도 있다. 우크라이나는 1986년 인류사상 최악으로 꼽히는 체르노빌 원전 누출사고로 유명한 나라다. 그런 우크라이나도 소련으로부터 독립하면서 대륙간 탄도탄 176기와 1800여기의 핵탄두로 미·러에 이어 세계 3위의 핵무기 보유국으로 부상했다. 우크라이나는 핵무기 포기와 경제 보상을 맞바꾼 모델국가다. 미국·러시아·영국 등으로부터 집단안전보장을 받아냈고, 미국으로부터 풍족한 경제 지원도 이끌어냈다. 북한이 카자흐스탄의 길을 답습하기만 하면 당장 북한 주민들에게 고깃국을 먹일 수 있으련만, 멀리 중동의 리비아를 쳐다보고 있으니 안타까운 노릇 아닌가. 노동신문은 얼마 전에도 ‘리비아 사태가 주는 교훈’이라는 글에서 “미국의 군사적 회유·기만에 넘어가 자체의 무력 강화 노력을 포기한 나라들은 비참한 운명을 피할 수 없다”면서 대표적 사례로 리비아를 꼽았다. 북한은 리비아 카다피 정권의 몰락이 핵무기를 중도에 포기한 탓이라고 판단하는 모양이다. 착각도 이만저만 심한 게 아니다.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직접적인 원인은 핵무기가 없어서가 아니다. 중동지역에 불어닥친 민주화 운동이 정권의 도미노 몰락을 초래했고, 굶주림에 지친 국민의 불만이 민주화운동으로 터져 나온 것이다. 국민의 힘이 핵무기보다 무섭다는 사실을 왜 김정은 체제는 애써 외면하려 드는지 답답할 뿐이다. 박정현 논설위원 jh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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