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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악 리뷰] 베이스 김요한 독창회

    오페라 작곡가들은 로맨틱한 비극적 주인공 역할은 베이스에 맡기지 않는 것같다. 바리톤에게도 비슷한 한계가 있지 않을까.뒤늦은 ‘중년의 사랑’이라면 혹시 몰라도….대신 ‘라 트라비아타’의 제르몽 처럼 젊은 소프라노와테너의 치기어린 사랑을 인생의 선배로 충고하는 역할은 곧잘 돌아간다. 베이스는 로맨스와는 더욱 거리가 멀다.황제(보리스 고두노프)나 제사장(아이다),성주(탄호이저)가 아니면 염라대왕(천국과 지옥)이나 유랑악사(미뇽),엉터리약장사(사랑의 묘약)다. 그래서 베이스 독창회에 가기로 마음먹기는 쉽지않다.자칫 유연성없는 베이스 가수가 레퍼토리 선정에 실패라도 한다면,음악회를 즐기기는 커녕 무거운분위기에 억눌려 고통스런 시간이 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대한매일이 주최한 베이스 김요한 독창회를 보러 6일 저녁 예술의 전당에 가는 길에도 그런 생각을 했다.베이스가 과연 2,600석의 콘서트홀을 채우고,자신의 희망대로 청중들에게 위안을 줄 수 있을 것인가. 무대에 선 김요한은 일단 체구에서 콘서트홀을 장악하는 듯 했다.3년반 만의 독창회라는 부담감도 잊은듯 여유도 만만했다.헨델의 ‘용사여 힘을 내라’와 ‘명예와 힘’이 시작되자 풍부한 성량과 뛰어난 기교가 자리를 고쳐앉게했다. 모차르트와 베르디의 아리아에서도 좋은 컨디션이었지만,로톨리의 ‘나의 신부는 나의 깃발이 되리라’와 덴자의 ‘오라’ 등 칸소네에서는 보기드문 서정성을 과시했다. 청중들과 즐기는 후반부도 인상적이었다.베이스의 대표 레퍼토리인 ‘볼가강의 뱃노래’‘벼룩의 노래’도 좋았지만,브라스앙상블에 반주를 맡긴 ‘진정하라 종들아’ 등 흑인영가는 성량에 자신이 없으면 불가능한 선곡이었다.청중들의 갈채에 3곡의 앙코르로 화답해야 했던 것은 충분한 줄거움을 주었다는 증거일 것이다. 이날 청중은 1,500명 정도.벨리니의 ‘꽃의 띠’가 피아니시모로 끝나면 정적속에 감정을 이어가고,베르디의 ‘하늘이 이같이 어둠을 드리우고’의 화려한 끝마침에서는 격정적인 환호로 뒷받침하는 등 ‘순도’는 어느 음악회보다 높았다. 그런 만큼 무대위의 성악가와 주고받는 무언의 대화속에 위안을 찾은 청중도있으리라는 상상은 그리 어렵지않은 일이었다. 서동철기자 dcsuh@
  • [대중음악 리뷰] 델리 스파이스 4·5일 공연

    지난달 29일 미국의 슬래시 메탈그룹 메가데스의 두번째 내한무대. 음악생활 15년을 넘긴 멤버들의 파워 넘치는 연주는 요즘 국내에서 록음악을 한다는 젊은 친구들의 그것을 압도했다.90분 가까이 한차례의 인터미션(막간)도없이 치른 이 그룹의 연주는 음악적 완성도와 관계없이 한없는 부러움을 불러 일으켰다. 그리고 새삼스레 우리 록음악인들의 조로현상이 서글프게 오버랩됐다. 그런 절망감을 4일과 5일 종로5가 연강홀에서 펼쳐진 모던록그룹 ‘델리 스파이스’의 무대가 말끔히 씻어줬다.누구하나 도드라지지 않고 김민규 윤준호 최재혁 양용준 네명의 개성이 각자 살아숨쉬고 이를 하나로 묶어내는 역량의 탁월함은 높이 평가받을 만했다. 특히 드럼을 맡은 최재혁이 ‘거울2’를 부르려고 직접 마이크를 잡은 일이나,월드비트 리듬을 차용해 라이브에선 좀체 들을 수 없으리라고 지레짐작한‘이어폰 세상’을 듣는 것은 신선한 즐거움이었다. 래퍼들이 뛰쳐나와 랩을 부르고,연세대 기악과 학생들을 섭외해서 맡겼다는브라스 파트가 가세해 객석은 그야말로 신나는 댄스무대.이들의 인기비결이누구나 몸을 맡기게 되는 편안한 리듬감이라는 새삼스런 진실을 확인한 셈이었다. 3집 앨범에서 가장 돋보이는 대중성을 지닌 ‘나랑 산책할래요’등이 그러한 점을 가장 잘 보여주었는데 다른 곡이라고 해서 빠지지는 않았다. 중간에 일본가요를 부른 것이나,MBC심의에 걸려 방송이 못 나가는 ‘누가울 새를 죽였나’를 ‘누가 델리를 죽였나’로 바꿔 부른 것이나, 이 그룹이내세운 사회비판적인 지향점을 드러낸 ‘사건’이었다. 이들은 90분을 넘나드는 공연 내내 스튜디오 녹음때와는 뭔가 다른 소리를들려주겠다고 작심한 듯이 보였다.실상 스튜디오 녹음때와 똑같은 음을 듣는데 익숙해진 관객들에게 이런 자세는 도드라져 보였다. 그리고 다음 공연을기대하게 했다.비용을 적게 들인 조명조차 객석의 흥분을 유도하기엔 충분했고 비누방울,종이비행기의 소품 동원도 재미있었다. 김민규의 기타 연주는 공연 내내 변주를 거듭하면서 색다른 음을 들려주곤했지만 건반악기의 역부족은 ‘옥의 티’로 남았다. 공연을 보러온 음악팬들은 스튜디오 녹음과는 다른 즐거움을 원한다. 델리는 그같은 즐거움을 갈구하는 팬들의 욕구를 충족시켰다.게스트로 참가한 윤도현은 이렇게 말했다.“앞으로도 델리가 한국음악 발전에 큰 몫을 하는 그룹이 됐으면 좋겠다”고. 임병선기자
  • [음반 리뷰] 음악성과 대중성 절묘한 줄타기

    누구든지 ‘아쿠아’의 두번째 앨범 ‘아쿠아리스’를 듣게 되면 겉치장에신경쓴 볼품없는 앨범이라며 내치든지,아니면 대중의 속성을 꿰뚫은 작품이라고 호평하든지 두갈래 길에서 고민하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SF스릴러 영화의 사운드트랙을 방불케 하는 오케스트레이션이 난무하고 만화영화 캐릭터를 흉내낸 듯한 목소리들이 종횡무진하는 가운데 우리는 음악성과 대중성 사이를 교묘하게 줄타기하는 이들의 분투에 고개숙이게 된다. 오케스레이션이 과장된 느낌마저 안겨주는 ‘카툰 히어로스’에서 마지막 ‘굿바이 투 더 서커스’까지 모든 곡들이 재미있고 부담없는 유로팝을 ‘정조준’하고 있다.멜로디 라인의 달콤함은 우리 귀에도 척척 감겨온다.익살스런가사는 또 어떻고. 곡마다 지닌 느낌을 제대로 살려낸 아기자기한 편곡은 이 그룹을 단순히 댄스그룹으로 분류하던 이들을 아연케 한다.첫 앨범 ‘아쿠아리움’의 전세계2,500만장 판매기록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홍일점인 리네 그로포드의 코맹맹이 칩멍크보컬(33회전 LP를 45회전으로 돌릴 때나는 소리)도 재미있고 ‘위 빌롱 투 더 시’와 ‘굿 가이스’의 감미로운 음색은 우리 팬들의 귀에도 낯설지 않게 들린다. 스웨덴 출신의 그녀를 제외하고는 DJ출신인 르테 디프,정유회사 감사원 출신의 엘리트 소렌 라스티드와 전자음악 전공인 클라우스 노린 3명의 남자 모두덴마크가 고향이다.작사와 작곡은 소렌과 클라우스가 도맡다시피 했다. ‘프리키 프라이데이’의 컨트리음악에 대한 구애에서부터 라틴뮤직과의 화해(?)를 제의하는 ‘쿠바 리브레’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곡에서 나나 헤이든 등이 들려주는 다양한 백보컬의 조화가 거침없고 사람을 끌어당기는 맛이 있다.전체적으로 한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한 느낌을 자아낼 정도로 곡들의 연결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이번 앨범 출시를 위해 아쿠아는 제작사와 앨범 성격을 두고 1년이상 실랑이를 벌였다고 한다.1집의 성격을 유지하라는 제작사 요구를 뿌리치고 자신들의 입장을 견인해낸 그룹의 계산은 집요했다. 이 앨범은 음악성과 대중성의 행복한 조화를 입증해보이고 있다.그저 댄스음악이라 여기고 몸을 흔들던 이들도 엄청나게 정확한 계산이 숨어있음을 깨닫고 이내 몸을 떨 것이다. 임병선기자
  • IPI ‘99 연감’ 한국부분 논란

    국제언론인협회(IPI)가 오는 4∼5월쯤 발간하는 99년판 연감에 수록하기 위해 작성한 ‘한국의 언론상황’ 원고의 내용을 놓고 국내 회원사 간에 논란이 일고 있다. IPI는 99년판 연감 ‘월드 프레스 프리덤 리뷰’에 게재할 목적으로 ‘한국의 언론상황’을 작성,지난 1월31일 IPI 한국위원회(위원장 방상훈·조선일보 사장)에 보내왔다. IPI는 원고 초안에서 “올해(99년) 한국의 언론은 옷로비사건과 정부의 2대 주요정책-‘햇볕정책’과 ‘재벌개혁’에 대한 비판으로 상황이 악화됐다”며 ▲국세청의 2개 언론사에 대한 세무조사로 시민들의 비판을 촉발시켰고▲중앙일보 홍석현 회장 구속은 중앙일보가 정부에 대한 비판적 기사를 게재한데 대한 보복조치라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IPI 한국위원회는 지난 1일 이런 원고 초안을 각 언론사 회원들에게 회람시켰다. 이에 대해 한겨레·한국일보·세계일보·대한매일·연합통신·KBS·MBC·CBS·YTN 등 9개 언론사 회원들은 이달초 “리뷰지의 내용은 한국적 문화와 언론상황에 대한 이해부족과 부정확한 사실에 기초해 한국의 언론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판단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연서명으로 작성,IPI본부에 직접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의견서’에서 ▲일부 언론과 정부와의 갈등관계를 전체 언론의 문제로 확대해석한 것은 적절치 않으며 ▲2개 언론사에 대한 세무조사는 시민단체의 성명·여론조사 결과 엄정한 법집행으로 평가됐으며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 구속을 보복조치로 단정한 것은 섣부른 판단이며 ▲정부가 언론사에 대해 자율개혁을 압박했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라는 등 IPI본부가 작성한초고를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회원사의 관계자는 “국내 언론사간의 이같은 입장차이는 자칫 국제사회에서 ‘웃음거리’가 될 수 있다”면서 “국내 언론상황을 자사이기주의적시각에서 왜곡하는 것은 결국 전체 한국언론의 위상을 떨어뜨릴 것”이라고지적했다. 정운현기자 jwh59@
  • [연극 리뷰] “사랑을 주세요.”

    3월5일까지 대학로극장에서 공연되는 닐 사이먼 원작의 ‘사랑을 주세요’(김순영 연출)는 너무 가까이 있어 잊기 쉬운 가족의 소중함을 새삼 돌아보게 하는 따뜻한 가족드라마다.지난 91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돼 풀리처상과토니상을 거머쥔 경력이 말해주듯 원작은 평범하지 않은 가족구성원 들간의갈등과 숨겨진 진실,그리고 마침내 화해에 이르는 과정을 때론 웃음으로,때론 코끝이 찡한 감동으로 짜임새 있게 엮어낸다. 극은 병으로 아내를 잃은 에디가 그동안 멀리해온 어머니에게 두아들 제이와 아리를 맡기면서 시작돼 다시 찾아가기까지 1년간의 이야기를 담는다.고집불통의 무서운 할머니,정신장애자인 벨라 고모, 젊을 때 집을 나가 갱단의일원이 된 루이 삼촌, 이상한 발성을 내는 거트 고모 등 제이와 아리의 눈에비친 가족은 하나같이 비정상적이다. 어느날 벨라 고모가 결혼발표를 하느라 가족을 집에 오게 하면서 이 뒤틀린가족관계가 어디서 비롯됐는지 드러난다.미국에서 유태인으로 온갖 차별을받으며 홀로 6남매를 키워야 한 할머니는 두 자녀를잃은 뒤 더이상 아이들에게 정을 주지 않기로 했고,사랑이 없는 가정에서 자라난 네 자녀는 각자방식으로 할머니를 떠났다. 일일연속극처럼 에피소드 위주로 진행되던 극은 벨라 고모가 할머니에게 지금까지의 외로움을 털어놓으며 “누가,누가 나를 안아줘”라고 울부짖는 장면에서 클락이맥스를 이룬다.고난과 역경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강철처럼 단련된 지난날을 떠올리며 회한의 눈물을 보이는 할머니의 독백은 객석을 숙연하게 만든다.소극장 연극으로는 상당히 긴 2시간30분의 공연이 그다지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바로 이러한 섬세한 심리묘사와 극적인 반전때문이다. 원작을 충실하게 무대화한 연출 솜씨와 배우들의 개성있는 연기는 칭찬할만하다. 특히 벨라 역의 박현미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연기로 극의 중심 노릇을 훌륭히 해냈다.그러나 할머니의 몫이 100% 살지 않은 점과 전반부에 다소늘어지는 듯한 느낌은 아쉬움을 준다.(02)764-6052. 이순녀기자 coral@
  • [음반 리뷰] ‘다운 투 더 본’의 ‘프롬 맨해튼 투 스테이튼’

    야릇한 흥분을 도발하며 ‘펑키 그루브 재즈’라는 새 장르를 개척한 그룹‘다운 투 더 본’의 ‘프롬 맨해튼 투 스테이튼’.이 앨범을 리뷰하겠다고마음먹는 데는 시간이 꽤 걸렸다.무엇보다 ‘이것도 재즈냐’는 재즈마니아들의 항변이 귀에 들리는 듯해 두려웠던 까닭이다. 재즈란 본디 발로 구르고 어깨를 들썩이며 춤추는 음악으로 춤과 뗄려야 뗄수 없는 관계였다.그러나 웬일인지 90년대 후반 국내에 분 재즈열풍은 조용한 곳에 앉아 눈을 지그시 감고 듣는 감상용 음악으로 국한된 느낌이 든다. 이 음반은 재즈의 영역까지 스며든 샘플링과 미디음악의 위력을 확인하는 데매력이 있다.클럽DJ로서 음악적 열정의 탈출구를 찾던 스튜어트 웨이드가 구태의연한 힙합 분야에서 무언가 새로운 일을 찾던 크리스 모긴스를 만남으로써 그룹은 결성됐다. 이들의 ‘그루브스 볼륨1’은 아이디어의 고갈로 궁지에 몰린 하우스음악이나 냉소적인 가사에 치중한 힙합,비트 하나로 젊은이들을 사로잡은 테크노에식상한 이들과,이러한 음악들을 무조건 경원하던 재즈 애호가양쪽을 사로잡게 되었다. 물론 동력은 클럽 ‘투 더 본’을 드나든 댄스 마니아들이었다.영국 재즈앨범 세일 차트에서 아홉달동안 1위를 차지했고,빌보드지 재즈 컨템포러리 앨범 차트에서는 52주 연속 5위 안에 든 이 앨범은 강남의 한 레코드점에서만하루 60장이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재즈의 펑키한 느낌을 100% 재현하면서도 듣는 이의 감성을 두드리는 리듬세션의 매력이,단선적인 컨템포러리 재즈에 식상한 이들을 되돌아오게 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흐느적거리는 리듬에 필링이 부드러우면서도 곧은 건반음이 듣기 좋은 ‘스테이튼 아일랜드 그루브’가 특히 들을만하다.기타의 펑키한 맛이 일품인 ‘무에슬리 브라운’,건반음의 다양한 맛이 살아 있는 ‘17 마일 드라이브’와 ‘칼리토스 웨이’도 좋지만 어느 트랙 하나 즐거운 춤과 연관되지 않는 것이 없다.모든 곡이 고르게 뛰어나다.이 앨범은 아예 춤으로 시작해 춤으로끝내기로 작정했다. 늦은 밤 볼륨을 약간 높이고 약간 흐느적이는 듯한 리듬에 몸을 맡겨보자.좋은 음악이란 어차피 자신이 즐기는 것이니까. 임병선기자
  • [뮤지컬 리뷰] 황구도

    화려한 볼거리,자극적인 음악이 넘쳐나는 브로드웨이식 뮤지컬에 열광하는관객이라면 창작 뮤지컬 ‘황구도’는 성에 차지 않을지 모른다.그러나 우연히 집어든 책이나 비디오에서 잔잔한 감동을 느꼈을 때의 환희를 경험한 사람이라면 ‘황구도’에서도 그 비슷한 느낌을 받지 않을까 싶다. ‘황구도’는 똥개 ‘아담’과 스피츠 ‘캐시’를 둘러싼 사랑 이야기이다. 동물을 의인화한 점에서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캐츠’와 같지만 개 분장을하는 대신 극중 인간을 개의 시선으로 과장되게 묘사한 점이 눈에 띈다.‘황구도’에는 인간사회에 빗댄 다양한 유형의 사랑법이 등장한다.한 여자만을가슴에 품고 사는 아담의 순수한 사랑,환경에 이끌려 어쩔수 없이 아담을 배신하는 캐시의 소극적 사랑,그리고 방황하는 아담 곁에 머무르는 ‘눈썹’의 애절한 사랑은 우리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지극히 ‘인간적인’사랑의 형상들이다. 소재는 통속적이지만 풀어가는 방식은 색다르다.캐시와 함께 바닷가로 도망친 아담이,한번 사랑을 배신한 캐시를 믿지 못해괴로워하는 장면은 사랑을깊이 아파해 본 사람만이 공감할 수 있는 섬세한 심리묘사이다.해피엔딩을기대하는 관객앞에 늙고 병든 아담과 캐시의 죽음을 들이미는 것도 흔한 결말은 아니다. 조승룡(아담)전수경(눈썹)은 뮤지컬 전문배우답게 기대에 어긋나지 않은 기량을 선보이고,영화배우 이재은(캐시)과 강성진(거칠이)의 연기도 첫 뮤지컬무대치고는 인상적이다. 조광화의 시적인 대사를 리듬감있게 치고받는 솜씨도 맛깔지다. 그러나 ‘황구도’는 뮤지컬이라고 하기에는 노래와 춤이 부족한 감이 없지않다.처음부터 뮤지컬로 만든 게 아니라 원래 있던 연극을 뮤지컬로 옮긴 데따른 한계로 보인다. 중간중간 끼어드는 코러스도 너무 개성이 강해 극에 매끄럽게 녹아들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30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공연하고,2월5일부터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으로 무대를 옮겨 20일까지 연장공연한다.(02)764-3375이순녀기자 coral@
  • [리뷰] ‘새로운 예술의 해’ 개막공연

    2000년대를 ‘새로운 예술의 해’로 시작하는 것은 젊은 예술인들은 물론 문화계 전반을 자극할만큼 신선하다.‘기존의 것 혹은 방식과는 다름’을 새로움의 일차적인 의미라고 한다면 예술작품의 다양성을 위해서라도 일단은 반가운 일이라 하겠다. 22일 서울 장충동 국립중앙극장에서는 ‘새로운 예술의 해’개막공연이 열렸다.앞으로 ‘새로운 예술’이 어떠한 방식으로 나아갈 것인지를 가늠해 볼수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지 않을 수 없었다.이날 공연은 이같은 기대를저버리지 않겠다는 듯 과거의 ‘문화의 해’선포식과는 달리 요식행위가 아닌 ‘새로운 예술의 갈 길’을 보여주는 참신함으로 시작되었다. 대극장과 로비,소극장 등 각기 다른 세 공간을 같은 시간대에 네트워크로 연결하여 즉흥성에 기반한 음악,전통에서 현대로 이어지는 무용·마임·낭송등 시공의 개념이 확장되도록 구성한 점은 새롭다는 의미로 이해가 됐다.그러나 정작 각 작품과 관객과의 인터액티브한 소통,이른바 네트워크를 통한상호교감은 아쉬웠다.소통과 공감 그리고 감동은 새로움과 함께 과거의 예술이든 미래의 예술이든 예술이라면 언제나 지녀야 할 덕목이 아니던가. 오늘날 사람들은 테크놀러지를 예술작품에 사용하는 것을 그다지 신기하거나 새로운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다.멀티미디어가 확산되는 속도와양상이 예술작품의 변화보다 앞서면 앞섰지 뒤쳐지지는 않는 것이 현실이기때문이다.인터넷이 점점 피할 수 없는 생활의 일부분의 되어가듯 예술가들이 첨단매체를 사용하는 것도 상식이다.예술작품에서도 하드웨어,소프트웨어와 함께 콘텐츠웨어가 무엇보다 중요한 점이 될 것이다. 사실 이날 공연에서는 ‘새로운 예술’의 긍정적 미래보다는 아직도 갈길이멀다는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우리 사회에서 새로운 예술을 추구하는사람들은 여전히 적다.첨단기술이 개입되지 않던 60∼70년대에도 이들은 소수파였다. 그러나 한국사회에선 이같은 ‘새로운 예술’의 수요층이 되어야 할 일반대중이 여전히 새로운 예술은 커녕 기존의 예술 혹은 전통적인 예술조차도 받아들이기에 벅차하는 것이 현실이다.이날 공연에서도많은 관람객들은 눈앞에 펼쳐진 이른바 ‘새로운 예술’에 감명을 받기보다는 “새로운 예술이란우리가 가까이 하기에 어려운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인 것이 이를 증명한다. 이렇게 볼 때 이날 공연은 전문가들에게는 ‘별로 새롭지 않다’는 회의를,일반시민들에게는 ‘새로운 예술이란 재미없는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지는 않았는지를 고민해야 할 것 같다.‘새로운 예술의 해’행사가 젊은 예술가들에게는 새로운 예술적 상상력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면서,보통사람들에게도 ‘새로운 예술은 가까이 할 이유가 없는 것’으로 비치게 만들었다면 개막공연은 성공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일 작곡가
  • [음반 리뷰] ‘사무라이 픽션’의 O·S·T

    흔히 영화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O.S.T)음반은 대접을 못받기 십상이다.세인의 잠재의식에 가라앉아 있는 옛음악을 골라내는 영화 제작진의 안목에 지나치게 의존하기 때문이다.그러나 2월 개봉하는 일본영화 ‘사무라이 픽션’의 O.S.T는 이런 선입견을 단연코 거부한다. 록그룹 ‘바우위’와 2인조 테크노밴드 ‘컴플렉스’출신으로 지난해 프랑스 벨포르 페스티벌에서 프로디지,이기 팝,언더월드,마릴린 맨슨과 어깨를 나란히해 일본의 자존심을 지켜준 호테이 토모야스가 이 음반을 위해 80여곡을 작곡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가슴을 설레게 한다. 감독 나카노 히로유키가 “호테이와의 만남이 없었더라면 이 영화 성공은 기대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 데서 알 수 있듯이 그의 음악은 이 영화전체를 이끌어가는 주요한 캐릭터 지위를 부여받는다. 주인공 각자의 캐릭터에 맞춰,해맑은 미소가 떠오르는 코하루의 테마는 솜사탕처럼 부드럽고,냉혹한 검객 카자마츠리의 테마는 살의가 느껴질 정도의 전율이 감지되며,기생 오카츠가 나오는 장면마다 휘감아들려오는 댄스음악은나른하면서도 독특한 아름다움을 잃지 않는 ‘댄스 위드 미’이다. 시청각적 리듬감을 완벽하게 살려낸 SF테마에서 귀가 번쩍 트이게 하는 역동적인 기타연주는 왜 구미의 뮤지션들이 그와의 작업을 그토록 원했는가를 보여준다.중반에 영화 분위기가 코미디로 흘러가기 직전 라운지에서 편안하게들을 수 있게 만들었다는 ‘라운지 버전’,종반 무사의 운명에 슬픔과 회한이 뒤범벅된 감정을 나타낼 때의 ‘어코디언 버전’으로 각각 모습을 달리하며 영화 분위기를 끌고 간다. 평화로움과 아름다움이 가득 밴 ‘숲의 노래’는 또 어떠한가. 영화의 리듬과 시종 호흡을 같이 하며 록과 테크노,댄스의 경계를 넘나들던음악은 카자마츠리가 절벽에서 뛰어내린 후 깔리는 조용한 ‘기원’으로 막을 내린다. 만화영화 캐릭터와 뮤직비디오 작법을 따왔다고 해서 화제가 된 이 영화에서 우리가 추가로 배워야 할 것은 세계화를 지향한 일본음악의 정체성 찾기가아닐까. 임병선기자 *
  • 올 亞洲 구조조정기관상 자산관리공사 수상

    자산관리공사(옛 성업공사,사장 鄭在龍)는 세계적인 금융전문지인 ‘인터내셔널 파이낸스 리뷰 아시아(IFR ASIA)’로부터 아시아에서 가장 모범적인 구조조정 기관으로 꼽혀 17일 홍콩에서 ‘올해의 아시아 구조조정기관’상을받았다.IFR ASIA가 지난 97년 제정한 이 상은 아시아에 본사나 지사를 둔 금융기관 가운데 한햇동안 최고의 영업실적이나 획기적인 성과를 올린 기관을선정,다음해 초 시상해왔다. 국내 금융기관 가운데 IFR ASIA로부터 우수금융기관으로 선정돼 상을 받은것은 자산관리공사가 처음이다.자산관리공사는 지난해 한햇동안 21조원 가량의 부실자산을 처리,당초 목표(16조원)를 5조원 가량 초과달성하고 자산매각 과정에서도 매입가 대비 1조원의 수익을 올렸다. 김성곤기자 sunggone@
  • [리뷰] SBS시트콤 ‘순풍산부인과’

    보는 이의 웃음을 얻기 위한 비현실적 캐릭터 설정과 비슷한 상황 반복은 어느 정도 용인될 수 있을까. 집단 작가제를 도입,보통 가정에서 흔히 있을 법한 신선한 소재와 상황을 찾아내 시청자의 가려운 곳을 긁어준다는 평가를 받았던 SBS 시트콤 드라마 ‘순풍 산부인과’가 비교육적이고 황당한 내용과 진부한 연출로 시청자들의불만을 사고 있다. 6일 방영된 장면.송추로 나들이를 간 오혜교(송혜교)와 이선생(이창훈)의 다정한 모습과 달리 권작가(권오중)는 허간호사(허영란)의 자존심을 무참하게짓밟는 언행으로 일관한다.“얘는 요리는 잘해요” 식의 상식없는 발언이 남발되고 남성이 보더라도 어쩌면 저렇게 교양없이 행동하느냐고 반문하게 만드는 상황이 많다. 화가 난 영란이 오중의 뺨을 갈기고 집에 돌아와 밤새 눈물로 지새운 뒤 오중에게 전화 걸어 하는 말이 “오빠,오늘 집에 있을 거지? 맛있는 것 해가지고 갈께”이다.영란을 애처롭게 만들어 시청자의 동정을 사자는 것이라 해도 몇주일째 같은 내용이 반복되다보니 시청자로서는 ‘또 그 얘기인가’하는반응 밖에 나올 수 없다.제작진이 가학적인 심성을 갖고 있지는 않나 의심될 지경이다. 감초 역할을 하는 미달의 비교육적인 언사도 문제로 지적된다.이날 방송분에서 영규가 “할머니 뭐 하시느냐”고 묻자 “라면 먹어”라고 답한다.달포전 하도 버릇없이 굴어 사찰로 보내져 인성교육을 받았지만 여전히 고쳐지지 않는 미달의 행동을 아이들이 따라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부모들의 목소리가 높다.5일에는 느닷없이 그간 가정적이던 오박사(오지명)의 불륜 문제를 다루어 온 가족이 시청하는 시트콤에 적절한 소재인가 하는 의문을 낳았다. 똑같은 상황이 계속 반복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6일 방영분에서 영규가장모(선우용녀)에게 먹거리를 빼앗기는 장면을 계속해서 보여주고 이에 분개한 영규가 장모가 먹고 있는 바나나와 아이스크림을 가로채서 먹는 장면을되풀이 연출한 것은 시청자를 우롱하는 느낌마저 주었다. 상황설정이 반복돼 시청자들이 플롯의 진행을 예측할 수 있다는 점이 한때이 드라마의 미덕쯤으로 여겨지던 때도 있었다.그러나 ‘이정도는 용서되겠지’ 하는 방심을 제작진이 떨어내지 않고서는 시청자의 마음과 웃음을 얻기어려울 것이다. 임병선기자 bsnim@
  • 한국 1위 기업에 삼성전자

    [홍콩 연합] 아시아의 기업인들은 한국 기업들 가운데 삼성전자를 가장 높이 평가하고 있다. 홍콩의 영자주간지 파 이스턴 이코노믹 리뷰(FEER)가 아시아 11개국의 경영진 3,500여명에게 ▲상품,서비스의 질 ▲고객요구 반영의 혁신성 ▲장기적경영비전 ▲재무구조 ▲경쟁력 강화노력 등 5개 부문에 걸쳐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아시아 200대 기업을 뽑은 결과 삼성전자는 평점 6.21로 한국기업 가운데 1위에 올랐다. 이 주간지는 아시아 11개국에서 각각 10개 기업씩을 선정하고 나머지 90개기업은 아시아에 본부를 두고 있지 않지만 아시아에서 영업활동을 하는 다국적기업을 선정했다. 한국에서 선정된 10개 기업은 다음과 같다.(괄호 안은 평점) 1.삼성전자 2.현대자동차(5.99) 3포항제철(5.98) 4.SK텔레콤(5.87) 5.삼성생명(5.76) 6.삼성물산(5.63) 7.삼성화재(5.43) 8.롯데쇼핑(5.41) 9.제일제당(5.34) 10.국민은행(5.30)
  • [음반 리뷰] 건반으로 달랜 시각장애의 아픔

    피아니스트 케빈 컨은 우리에게 알려진 게 너무 없다. 오죽했으면 3집 ‘서머 데이드림스’를 국내 라이선스 발매한 레코드사가컨이 소속한 리얼 뮤직사에 뮤직비디오를 보내달라고 했다가 “컨이시각장애인인 줄 몰랐나”라는 ‘황당한’ 회신을 받았겠는가.그는 선천적 장애인은아니다.리얼 뮤직에서 그의 개인사에 대해 철저하게 침묵한 까닭에 시력을잃게 된 이유를 알 수도 없다. 안드레아 보첼리 같은 성악가가 장애를 하나의 ‘인기요소’로 활용하는 것과는 거리를 두고 있는 셈이다.그러나 분명한 것은 컨의 음악이 너무 아름답고 영롱하다는 사실.차차 흐려지는 시야에 낙담하고 분노하는 것이 당연할것 같은 이 음악가에게 삶이란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 1·2집이 수입음반으로 소개돼 마니아 사이에선 그 이름이 꽤 알려졌지만 별다른 프로모션 없이도 방송가나 음악PD 사이에서 인지도를 높일 수 있었던것은 장애도 아니고 드라마 취향적인 음악적 성향도 아니었다.그것은 이 아티스트가 꿈꾸고 있는 아름다운 삶에 대한 통찰이 피아노 건반위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번에 국내발매된 네번째 앨범 ‘인 마이 라이프’에서 가장 돋보이는 곡은 적지 않은 아티스트들의 사랑을 받은 엘튼 존의 ‘위 올 폴 인 러브 섬타임’과 존 레넌·폴 매카트니 콤비가 작곡한 비틀스의 ‘인 마이 라이프’ 리메이크.뒤의 노래는 그가 형과 함께 지내던 골방을 음악으로 가득 채우며 장애의 아픔을 딛고 일어서려는 기억들이 아름답게 점철된다. 애절한 바이올린과 하프 선율이 통속적이라 느껴질 즈음 그렇게 간단하게 넘어갈 수 없는 깊이가 감지된다.얼핏 들으면 TV드라마 삽입곡으로 귀에 익을만한 멜로디지만 손때묻은 건반음은 날렵하기만 하다.우리 귀에 익은 조지윈스턴이나 데이비드 란츠 류와는 거리를 두는 부분이 있다. 두번째 트랙 ‘러브스 퍼스트 스마일’을 컨이 특별히 한국 팬들을 위해 피아노 솔로로 연주한 보너스 트랙이 마지막에 실려있다.그의 따뜻함은 피아노건반 위에 머무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임병선기자
  • 네티즌 “이 책은 꼭 읽어요”

    인터넷 북리뷰 ‘부꾸’는 지난해 12월1∼22일 이 인터넷 사이트를 이용한3,398명을 대상으로 올해 가장 읽을만한 책을 조사한 결과 ‘로마인 이야기7’(한길사)과 ‘빌게이츠 생각의 속도’(청림출판)가 뽑혔다고 밝혔다. 11개 부문별 선정 도서는 다음과 같다. ▲인문일반 쎄느강은 좌우로 흐르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홍세화·한겨레신문)▲역사 로마인이야기7(시오노 나나미·한길사)▲철학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김경일·바다출판사)▲문학(소설) (기차는 7시에 떠나네·신경숙·문학과지성사)▲문학(시) 어느날 나는 흐린 주점에 앉아있을 거다(황지우·문학과지성사)▲문학(비소설) 오체불만족(오토다케 히로타다·창해)▲사회 N세대의 무서운 아이들(돈댑스콧·물푸레)▲경제·경영 빌게이츠 생각의 속도(청림출판)▲예술 내친구 빈센트(박홍규·소나무)▲자연·과학컴퓨터 성공적인 웹사이트의 10가지 비결(데이비드 시큐·소나무)▲실용 영어공부 절대로하지마라(정찬용·사회평론)
  • 홍콩誌 아시아최고 모범기관으로 선정

    성업공사가 ‘올해의 아시아 구조조정기관’으로 선정되는 개가를 올렸다. 홍콩에서 발행되는 유력 금융전문 주간지인 ‘인터내셔널 파이낸셜 리뷰(IFR)아시아’는 29일 성업공사를 20세기 마지막 해의 아시아에서 가장 빛나는구조조조정 모범기관으로 뽑았다.아시아지역에 본·지사를 둔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IFR 기자들이 인터뷰를 포함한 종합평가를 해 결정했다. 성업공사는 부실채권 시장의 기반을 조성한데다 투자자 발굴,국제입찰의 투명성과 공정성 확보,부실채권의 신속한 정리 등의 이유로 금융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이뤄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취임 1년을 맞은 정재룡(鄭在龍) 사장의 뛰어난 경영능력이 빛을 발한 셈이다. IFR아시아는 “성업공사가 세계 유수의 부실채권 정리기관과 합작해 금융기관으로부터 매입한 자산을 효율적으로 관리,이익을 높이고 부실채권 처리시간을 줄여 자산가치 하락을 막았다”고 평가했다. IFR아시아는 성업공사 외에 올해의 은행으로는 씨티은행과 살로먼스미스바니를,아시아 최고 외자도입국에는 필리핀을,아시아 구조조정 자문기관에는리먼 브라더스를 각각 선정했다.아시아 채권발행 및 주식발행기관에는 메릴린치,아시아 여신기관에 씨티은행,아시아 최다 유동화전문기관에 체이스 맨해튼 아시아가 각각 뽑혔다. 곽태헌기자 tiger@
  • [리뷰] 국립-유니버설발레단 ‘호두까기 인형’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국내의 대표적인 두 발레단이 올 연말에도 어김없이 무대에 올린 ‘호두까기인형’이 지난 26일 나란히 막을 내렸다. 국립은 26년째,유니버설은 14년째 공연하는 이 전막발레는 늘 이맘때 팬들을찾아 선의의 경쟁을 벌여왔다.아울러 팬들은 이 공연을 두 발레단 역량을 직접비교하는 기회로 삼았다. 지난 19일 오후3시30분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본 유니버설의 ‘호두까기인형’은 총 15차례 공연 가운데 네번째 무대로,주역은 임혜경(클라라)과이준규(호두까기왕자)였다. 유니버설의 무대는 명성 그대로 화려했다.러시아 키로프발레단에서 직수입한무대세트·의상은 사실감이 넘치면서도 아름다웠다.1막의 함박눈과 눈싸움,2막의 눈썰매 등 막이 오를 때마다 인상적인 장면으로 관객의 눈길을 곧바로붙들어맸다. 1막 눈송이춤에서는 유니버설이 자랑하는 군무진이 마음껏 기량을 뽐냈고 2막의 다양한 캐릭터 댄스도 충분한 재미를 선사했다. 다만 주역진이 다소 떨어지는 점은 아쉬웠다.올해 발레협회 신인상을 받은임혜경은 미모와 빼어난 몸매가 돋보였지만,남성무용수들과 호흡을 제대로맞추지 못해 관객을 조마조마하게했다. 이번 공연에 무려 여섯 커플을 주역으로 내세웠으나 어느 한 커플도 ‘스타’임을 자부할 수 없는 유니버설의 고민이 그대로 드러나는 듯했다. 낮공연이라서인지 오케스트라를 쓰지 않고 녹음으로 때운 것도 무성의해 보였다. 국립의 ‘호두까기인형’은 9차례 공연 가운데 22일 오후7시 공연(국립중앙극장 대극장)을 보았다. 주역은 국내 최고의 테크니션 김지영(클라라)과 이원국(호두까기왕자). 국립이 김지영-김용걸,김주원-이원국의 기존 ‘스타 커플’을 해체하고 새로운짝짓기를 했다고 해서 팬들은 공연 전부터 비상한 관심을 가졌다. 결과는 ‘대성공’이라고 할 만하다.김지영의 ‘넘치는 끼’는 이원국의 부드러움과 원숙함에 자연스레 녹아들어 두 사람 모두 최상의 기량을 발휘했다.이밖에 간간이 끼워 넣은 코믹한 춤들이 밝은 웃음을 자아내는 등 객석에는즐거움이 넘쳤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초라한 세트·의상과 조명,많이 나아졌다고는 하나 아직도부족한 군무 등은 ‘국립’이라는 명칭에 걸맞지 않았다. 가령 국립의 스타들과 유니버설의 무대장치,군무진을 합쳐 ‘호두까기인형’을 공연한다면?그러나 이는 실현성 없는 기대이므로 발레팬들은 내년 말에도 국립의 ‘흥겨움’과 유니버설의 ‘화려함’중에서 하나를 택해야만 할 것이다. 이용원기자 ywyi@
  • “북한 경제도 작년 바닥쳤다”

    북한 경제가 회복세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북한경제리뷰’는 26일 재일 친북단체인 통일평론사 기관지‘통일평론’을 인용,북한 경제가 지난해 10·11월 바닥을 치고 급속한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북한경제리뷰’는“금속,기계,화학 등 주요 산업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으며,연간 60만㎾의 전력생산 능력을 갖춘 중소형 수력발전소와 평남 안주의지하 가스발전소 건설로 에너지 부족도 해소됐다”고 전했다. 북한 관영 중앙통신도 지난 24일 “90년대 시련은 끝나고 경제정상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자신감을 표시했다.통신은 “사회주의권 붕괴와 100년만의자연재해 등으로 90년대는 6·25전쟁 이후보다 더 어려웠으나 경제가 정상궤도에 들어서고 주민생활도 안정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통일부는 북한이 국제사회 지원과 농업생산량 증가로 올해에는 10년 만에 첫 플러스 성장을 거두며 회생단계로 접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북한은 지난해 마이너스 1.1%의 성장률을 기록,9년 만에 가장 좋은 경제 성적을 올렸다. 3·4분기 들어 북한의 공업생산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나 늘었으며 식량가격은 지난해에 비해 평균 22.4%나 떨어지는 등 생산량 증가,식량난 완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노동집약적인 농수산업과 건설·철강 부문의 생산 증가가 성장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제회복의 추진력인 국제사회의 대북 지원은 올 10월까지 4억3,000만달러로 지난해에 비해 평균 21% 가량 늘어난 상태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대북한 경제제재 해제조치가 발효되는 내년 2월 말 이후엔 북한 경제는 더 빠른 속도로 회복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석우기자 swlee@
  • 20세기 세계스포츠지도자 30인 ‘김운용 IOC위원 뽑혀’

    김운용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이 ‘20세기 세계 스포츠계를 이끈지도자 30인’에 뽑혔다. 스위스 로잔에서 발행되는 월간지 ‘올림픽 리뷰’는 신년특집을 위해 전세계 196개 올림픽위원회(NOC)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근대올림픽창시자인 피에르 드 쿠베르탱(프랑스),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스페인) IOC위원장,주앙 아벨란제(브라질) 국제축구연맹(FIFA) 전회장,프리모 네비올로(이탈리아)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전회장,애버리 브런디지(미국) IOC 전위원장 등 5명을 20세기 세계 스포츠를 이끈 지도자 5인으로 선정했다. 이 잡지는 이들 5명외에 25명을 추가,20세기 세계 스포츠의 발전과 올림픽운동의 증진에 공을 세운 지도자 30인을 선정했는데 김운용 집행위원 겸 국제경기연맹총연합회(GAISF) 회장은 여기에 뽑혔다. [유세진기자]
  • [연극 리뷰] ‘여우와 사랑을’

    네온 불빛 휘황한 대학로 번화가 중심에 섬처럼 웅크리고 있는 극단 목화의아룽구지소극장.요즘 이곳에는 우리 땅에서 사라진 ‘여우’를 만나려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지난 5월 극단 목화가 이곳에 둥지를 튼 기념으로 시작한 ‘오태석연극제2’의 마지막 작품 ‘여우와 사랑을’(오태석 작·연출)의 관객들이다. 서울에서 돈벌어 고향인 용정에 아담한 불고기 집을 차리는 게 소원인 연변처녀들.이들은 ‘책임자 오라버니’인 사기꾼 서경수가 시키는대로 ‘윤동주사상 실천 선양회’를 사칭해 돈벌이에 나선다. 극악스런 서울살이의 규범을그대로 따르기로 한 이들은 백화점 수입 재고품 판매상술에 합세하고, 한국에서 멸종된 여우를 발견하는 이에게 500만원을 준다는 뉴스에 만주산 여우를 수입해 팔아넘길 계획을 짠다.그러나 수입동물 거래처인 사모님이 갑작스레 살해되고 체류기간 만기일이 다가오자 급기야 장기매매업자로까지 나서게된다. 극은 동포애를 믿고 조국을 찾은 연변처녀들의 힘겹고 슬픈 서울살이를 통해물신주의와 부패, 무의식적환경파괴에 빠져든 황폐한 우리 사회를 통렬히풍자한다.수입품을 더 팔아먹기위해 ‘국산품 애용행사’를 악용하는 악덕기업,2천500만원짜리 애완견을 사람보다 사랑하는 사모님,귀순용사와 연변동포에 냉담한 사회,여우가 살 수 없을 정도로 파헤쳐진 자연환경 등은 제3자인 이들의 눈과 입을 통해 섬뜩할 만큼 객관적으로 형상화된다. 주제는 무겁지만 객석은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오태석의 다른 작품과 마찬가지로 생략과 비약,기상천외한 연극적 유희들이 질펀하게 어우러져 좀체 생각할 짬을 주지 않는다.96년 예술의전당 공연당시 조상건 정진각 정원중 등 목화의 고참 연기자들이 능수능란하게 해냈던 배역을 물려받은 젊은 배우들의연기도 생동감 넘치게 무대를 채운다.마지막 장면에서 연변처녀들은 우여곡절끝에 서울에 도착한 만주산 여우를 세관원 몰래 야산에 풀어놓는다.오태석은 20세기가 가기전 한국의 산에서 멸종된 여우처럼 어느샌가 까마득히 사라질지 모르는 따뜻한 인간미와 정서의 회복을 되새기고 싶었던 모양이다.2000년1월30일까지.(02)745-3966. 이순녀기자 coral@
  • [리뷰] 문봉선‘…붓길따라 오백리’전

    한국화가 문봉선의 ‘섬진강,붓길따라 오백리’전이 아트스페이스 서울과학고재에서 나란히 열리고 있다. 이 수묵화전은 부드럽게 감겨드는 이름을 달고 있으나 타이틀만 믿고 태평하게 부드러운 그림을 기대했다간 실망한다.실망보다는 예기치 않는 각성과마주친다는 편이 올바르다.우리 산천을 그리는 수묵 풍경화가 부드러움을 완전히 모른 체하기는 어려울 터이나 작가는 부드러움에 그다지 유의하지 않는다.문봉선은 섬진강 주변 풍경을 결코 유(柔)한 눈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오히려 관람객들은 전시장 첫 그림부터 작가의 ‘사나운’ 눈길을 느낀다. 조금만 한눈팔면 화폭에다 실현시키고자 한 풍경과 느낌이 흩어져 버릴세라눈을 부르뜹고 긴장하고 있는 것 같아 사납다는 말이다.그래선지 그의 그림은 보기가 편치 않다.가까이 다가가서 눈을 크게 뜨고 이것저것을 구별해야한다.작가는 관람자에게 편안한 거리 같은 걸 배려할 생각이 없다.자기 고집대로 그리고 있는 것이다. 연한 먹물을 슬쩍 바르는 데서부터 붓에 먹물을 시늉만 묻히고 짙게 그리는갈필에 이르기까지 곧은 한 길을 걸으려는 의지가 느껴진다.보는 눈을 편하게 해줄 셈으로 형상을 다듬을 마음도 없고 색채를 베풀 생각도 없다.조약돌같이 매끈하기만 한 한국 풍경화에 익숙한 눈에는 문봉선의 수묵화는 발부리에 채이면 아픔을 주는 울퉁불퉁한 돌멩이같다.아픈 각성에도 불구하고 그의그림은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 작가는 전북 진안에서 발원하여 남해 광양만으로 흘러드는 212km의 섬진강수계를 수년간 직접 답사했다고 한다.작품 ‘섬진강 전도’는 무려 22m 길이다.이런 수치들보단 그저 부드럽기만 한 눈으론 잡아내기 어려운 어스름이나 새벽,말갈기처럼 일어선 대나무숲 등과 지지않고 눈싸움을 벌이는 작가의고집이 더 귀중해 보인다. [김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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