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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뷰]장한나 첼로 독주회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우리나라의 어린 천재 연주자들의 공연을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분명 거장의 연주를 들을 때와는 다를 것이다.최고 수준의 연주보다는 아직 무르익지는 않았으나 성장 가능성을 가늠해보기 위한 것일 게다.또 우리에게도 이런 연주자가 있다는 국민적인 자부심도 한 몫할 것이다. 지난 20일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첼리스트 장한나의 독주회에는 어린이의 손을 잡고 찾아온 가족 단위의 관객들이 많았다. 화려한 보라색 드레스를 입고 피아니스트 다리아 호보라와 함께 무대에 오른 장양은 16살의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키가 훌쩍 컸다.더이상 커다란 첼로가 부담스럽지 않는 성숙한 연주자의 모습이었다. 첼로 거장 미야 마이스키의 전속 반주자인 호보라의 반주에 맞춰 장양은 천재라는 호칭에 걸맞게 정확한 피치와 자신감에 넘친 운궁법(運弓法)으로 베토벤의 ‘첼로 소나타 4번 다장조’ 드뷔시의 ‘소나타 라단조’ 드보르작‘고요한 숲’ 프로코피에프의 ‘첼로소나타 다단조’를 하나씩 들려주었다. 그러나 곡들이 다소 사색적이고 어렵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베토벤,드뷔시,프로코피에프의 곡은 정확함이나 기교보다는 내적 성숙을 통해 무르익은 연주를 보여주어야 하는 곡이다.장양은 곡의 무게에 눌려 자신의 재치와장점을 보일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린 것처럼 보였다.좀 더 선율이 명료한곡들을 선정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드뷔시 ‘첼로소나타 3악장 세레나데’와 드보르작의 ‘고요한 숲’은 서정적인 선율이 담긴 곡으로 재해석하려는 노력이 돋보였다. 이밖에 주최측인 문화방송의 입장료 책정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아직 거장의 반열에 올라선 연주자도 아닌데 입장료 하한선을 3만원(보통 1만 5,000원∼2만원)으로 정한 것은 공부하는 학생들이나 관객을 외면한 처사라는 것이다. 22일 대전 우송 예술회관,25일 대구 시민회관,27일 전주 전북대 삼성문화회관,29일 광주 문화예술회관,7월 2일 부산문화회관 등에서 지방 순회공연을가진뒤 7월 4일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마무리 공연을 펼친다.(02)368-1515강선임기자sunnyk@
  • 리뷰-아르헨 루이스 브라보팀‘포에버 탱고’

    지난 8일 밤.서울 예술의 전당은 뜨거운 열기에 휩싸였다.아르헨티나에서찾아온 루이스 브라보의 ‘포에버 탱고’는 우면산 일대를 환호의 도가니로만들었다. 먼저 탱고의 열정을 상징하는 붉은 막이 오르자 초록빛 조명이 무대를 수놓았다.마치 은하수가 흐르는 듯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밴드오네온(아르헨티나식 아코디언)의 가슴을 후벼파는 듯한 선율이 ‘파티’의 시작을 알렸다.이어 콘트라베이스가 젊잖은 저음을 울리자 바이올린이 높고 여린 음색으로 발빠르게 화답했다.11명으로 이뤄진 오케스트라는 이처럼 시작부터 무대분위기를 잡아나갔다. 이어 끈끈하고 아름다운 춤이 펼쳐졌다.이미 음악으로 관객의 시선을 끌어들인 터라 무대는 쉽게 달아 올랐다.격정의 시선을 나누다가 다가 서는 7쌍의 댄서들.서서히 놓았다가 다시 뜨겁게 밀착하는 동작을 되풀이하며 오페라극장을 휘저었다.시간이 흐르면서 다양한 감정이 실타래처럼 풀려나왔다. 각 장마다 음악과 춤,노래를 엇갈리게 채운 것도 탱고의 몸짓(현란한 다리의 엇갈림)과 리듬(엇박자)에잘 어울렸다.적절한 변화로 지루함을 피했다. 막이 내려도 관객의 흥분과 박수는 가라앉지 않았다.여운은 ‘만짐’에서나왔다.무용수들은 춤을 추면서 서로 손과 손,몸과 몸을 자연스럽게 어루만졌다.나아가 서로의 시선을 만지고 무대의 공기를 만지고 이윽고 관객의 마음도 만졌다. 결국 탱고의 힘은 아늑함과 푸근함이었다.만짐은 일상에 쫓기는 이들에게얼마나 큰 위로인가. 몇가지 아쉬움도 남았다.각 장마다 보여 주려는 주제가 잘 드러나지 않았고간간이 엇나간 조명도 집중을 방해했다. 그리고 몇 장면은 만짐의 정도가 심해 낮이 뜨거울 때도 있었다.아울러 휴식시간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늦어 관객에게 순간적인 혼돈을 준 점도 진행상의 흠이었다.13일까지.(02)2237-9565이종수기자 vielee@
  • [리뷰] 실험극장 ‘오봉산 불지르다’

    극단 실험극장의 4세대가 주축이 된 135회 정기공연은 지난 39년간 지켜온정통극의 테두리를 벗어나 과감히 ‘창작실험무대’에 도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작품 명은 ‘오봉산 불지르다’(홍영수 작·윤우영 연출). “잘될까”라는 주위의 우려를 말끔히 씻고 연장 공연에 돌입했다.지난달 27일 대학로 동숭아트홀 소극장.군데군데 빈 곳이 있긴 했지만 객석의 분위기는 진지했고 끊임없이 웃음이 터져나왔다. 폭소의 진원지는 고수 박철민.관객에게 질문을 던지는 등 분위기를 이끌어가면서 7가지 역할을 흐트러짐 없이 잘 소화했다.하회탈을 연상시키는 넉넉한 미소로,익살맞은 연기를 넉살좋게 펼쳐나갔다.창과 추임새를 섞으며 흥을 돋우는가 하면 거침없는 육두문자를 동원해 세상을 비꼬면서 폭소를 자아냈다.파트너로 나온 배옹헤 역의 엄효섭도 패기넘친 연기로 맞장구쳤다. 작품은 한 순간의 실수로 변두리 인생으로 전락한 배옹헤의 인생유전을 통해 물상화된 현대사회의 타락상을 꼬집고 있다.이 현대적인 내용을 판소리와 굿이라는 전통적 양식에담아 골계(滑稽)·풍자미로 버무렸다.그 결과 작품은 웃음과 질타가 잘 어우러져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아울러 상가(喪家)장면과 저승의 귀신을 그림자극으로 처리하거나,배옹헤가 어머니의 영혼을 불러내려 굿을 하는 대목에서 무당과 옹헤의 역할을 바꾸는 등 다양한 실험을 시도한 것도 신선하게 다가왔다.실험극장의 ‘젊은 변신’은 싱싱했고,그 만큼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20일까지.(02)764-5262이종수기자
  • 프리뷰-내일 방영 K2TV TV문학관 ‘새’

    KBS2TV ‘TV문학관’이 1년남짓만에 부활해 30일 밤 10시10분 오정희의 원작소설 ‘새’(극본 박남준 연출 장형일)를 내보낸다. 꿈은 찬란하지만 현실은 처절한 남매의 이야기이다.아빠의 매질에 못이겨달아난 엄마,돌봐주던 외할머니마저 쓰러지자 친척집을 전전하던 남매는 다시 아버지를 만나 바다가 내려보이는 달동네의 단칸 셋방으로 이사온다.그곳에서는 천박한 새엄마 등 인간군상이 남매를 기다리고 있다.살인자인 포장마차 주인 정씨,동성연애중인 여성 부부,새를 키우는 트럭운전수 이씨,밤무대에서 트럼펫을 부는 김씨와 휠체어의 아내…. 새엄마가 집을 나간 이후 아버지도 떠나지만 동심을 잃어버린 소녀는 아버지를 붙잡지 않는다.이 소녀는 동생의 엄마이자 선생님.또 동생을 의지하지만 결국 남동생마저 죽고 만다.소녀는 동생이 죽자 “새가 되어 날아다니고 싶다”던 동생의 꿈을 이뤄주려 바닷가로 나가고,누나는 진짜 새가 된 동생의 환영을 만난다. 꿈이란 무엇인가.소중하고 아름다운 삶의 에너지이지만 실제로 꿈을 이루기에는 현실의 벽은너무 높고 가파르다.가난과 고독,소외… 이 드라마는 원작처럼 어둡고 절망적이다.어린 소녀의 무표정한 얼굴이 세상살이의 무게를 새삼 깨닫게 한다.장수혜와 유종원의 아역연기는 화면을 생동감있게 살려낸다.또 인간군상을 연기한 할머니 김지영과 정종준,정동환,방은희도 캐릭터를 잘 표현하고 있으며 TV드라마에서는 금기시된 남장여자로나와 동성부부의 남편역을 해낸 연운경의 몸을 던진 연기가 두드러진다. “새가 되고 싶다”는 구체화되지못한 꿈으로 버티지만 갈수록 불행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어린 남매의 삶은 꿈을 잃어버린 오늘의 어른들을 울린다.부산에서 촬영한 어두운 도시와 바다의 영상,희끄무레하게 변해가는 하늘을 담은 화면은 남매의 불행한 삶을 그들의 것으로만 한정짓지 않는다.인생은 슬픔일까.주체할 수 없이 가벼운 여느 드라마와는 다르지만 너무 무겁다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등신불’‘바닷가 소년’‘열녀문’‘불새’‘인간과 전장’ 등 옛 ‘TV문학관’을 연출한 장형일감독의 작품이다. 허남주기자
  • 리뷰-윤이상 오페라 ‘심청’

    윤이상의 오페라 ‘심청’(연출 문호근·지휘 최승한)이 22일 27년만에 서울 예술의 전당 오페라 극장 무대에 올랐다. 우리가 익히 알고있던 심청과는 달랐다.그녀는 하늘나라 선녀로서 옥황상제의 명에 따라 심봉사의 눈을 뜨게 하는 사명을 갖고 심청으로 환생한다.소설 ‘심청’에서 드러난 ‘효’보다는 하늘에서 부여받은 ‘저 눈먼 땅의 빛이 되어라’는 임무 즉 심봉사의 개안(開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그러나 공양미 300석에 인당수로 뛰어드는 희생으로도 심봉사가 눈을 뜨지 못하자 심청은 어머니 옥진의 힘으로 지상으로 보내진다.소설에서는 용왕의 힘으로 뭍으로 올라온다.황후가 된 심청이 아버지를 만나 눈을 뜨게 함으로써 임무를완수케하는,철저한 인과관계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내용면에서는 불교·도교적인 색채가 강했고 유교적인 면도 담겨있다.특히조각보 이미지를 딴 ‘막’을 사용한 것은 불·도·유 등 동양사상과 동·서양의 음악기법이 ‘심청’이란 작품에 고스란히 녹아있음을 보여주려는 연출자의 의도로 해석된다. ‘심청’에서합창단의 역할은 중요하다.장면 전환때마다 등장한다.출연진들의 화려한 의상과 달리 검은색 의상을 입고 나와 피안과 현실세계를 구분해주었고 이들이 들려주는 노래들은 도교적인 색채가 강해 ‘도덕경’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느낌을 준다. 등장인물의 성격을 노래-반노래-대화체로 구분했고,배역에 따라 플루트,하프,첼레스타,영국호른을 사용,성격구분을 확연하게 나타내준 점도 눈길을 끌었다.그리고 궁중잔치 장면에서는 박과 함께 정악적인 선율이 흐르고 심청이 눈을 뜨게 하는 부분에서는 벨을 사용,주술적인 분위기를 연출해 윤이상의음악세계를 엿볼 수 있었다. 1막 심봉사가 신세타령을 하는 장면에서 심봉사 집을 대각선 조명으로 처리,명암을 구분한 것은 피안과 현실세계를 상징적으로 나타낸 감수성이 돋보인 연출이었다.특히 심청역을 맡은 소프라노 박미자는 높은 음역을 잘 소화해심청역에 적격이었다는 찬사를 얻었다.특히 첫장면과 마지막 장면에 흑·백·황인종의 어린이들이 등장,밀레니엄을 겨냥한 인류화합의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뜻을엿볼 수 있었다. 그러나 마지막 궁중잔치 장면에서 심청이 심봉사와 다른 이들의 눈을 뜨게하는 기적을 좀더 충격적으로 연출하는 방법은 없었는지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그리고 용궁장면을 오래전부터 해오던 가장 흔한 방법인 흰천으로 연출한 대목도 감동을 퇴색시킨다.25일,27일,6월 2일.오후 7시 30분.30일 오후 3시30분. (02)580-1300 강선임기자sunnyk@
  • 리뷰-연극 ‘나운규’ 주인공 강신일

    지난 15일 문예회관 소극장.연극 ‘나운규’의 1회 공연(4시30분)이 끝나자 주인공 강신일(39)은 이화여대동대문병원으로 향했다.다리가 저려와 진통제 주사를 맞아야하기 때문. “‘쿵’ 떨어지는 순간 아찔 하더군요.공연 중이라 빨리 일어나려고 했는데 하체가 말을 듣지 않더라구요”. 12일 공연중 뜻밖의 사고를 당했다.나운규 신이 많고 장면전환이 잦아 늘뛰어다니던 중 무대로 나오다 발을 헛디뎌 통로와 벽사이의 2m 바닥 아래로떨어진 것.뒤따라 오던 한명구(윤봉춘역)가 내려가 보니 머리엔 유혈이 낭자했다.관객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병원으로 데려갔다.머리를 꿰매고 X레이 촬영을 해보니 꼬리뼈와 머리에 타박상.천만다행이었다. 그러나 “무리를 하지말고 쉬라”는 담당 의사의 처방은 안중에 없었다.공연 일정이 23일까지 잡혀 있었다.2회공연(오후 7시30분)을 고집했으나 연출을 맡은 한태숙을 비롯,제작진이 말렸다.모두 가슴은 ‘숯’이었지만 대역이 없는 터라 길게 봐야했다. 강신일은 다음 날부터 무대에 서서 ‘투혼’을 불사르고 있다.공연마다 진통제로 버티면서 ‘영화사의 전설’ 나운규를 불러내고 있다. “연기할수록 매력적인 인물입니다.비록 36년 동안의 짧은 삶이었지만 춘사 선생이 남긴 업적은 컸고 그의 예술혼은 불가사의 할 정도로 뜨거웠습니다. 아쉬운 것은 남은 자료가 적어 선생의 ‘광기어린 천재성’을 상상하기가 벅찼다는 점입니다”. 애써 상처 얘기를 접고 화제를 배역이야기로 돌린다.우직한 모습은 지난 86년 ‘칠수와 만수’에서 열연했던 ‘원조 만수’를 떠오르게 한다. 주위에서 “미련하다”고 걱정할 정도로 한 우물만 파오다 최근 영화에도 얼굴을 내밀었다.박광수감독의 ‘이재수의 난’의 마찬삼역인데 유생출신으로천민 이재수장군을 보좌하는 인물이다. ‘나운규’를 지탱하는 것은 진통제의 힘이 아니다.강신일의 연극 사랑과극중 인물에의 몰입이다.“평소 말도 어눌하고 내성적인 성격이 배역에 따라 변한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02)737-2723이종수기자
  • 리뷰-뮤지컬‘사랑은 비를 타고’

    오는 16일까지 서울 종로5가 연강홀에서 공연하는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오은희 작·배해일 연출)는 형제의 우애를 다루고 있다.배우들의 ‘관록과 젊은 끼’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짜임새가 있다. 동생들을 뒷바라지하느라 자신의 꿈마저 버린 형(동욱,남경읍)과 이런 형의 기대가 부담스러운 동생(동현,김학준)의 갈등과 사랑. 다소 진부한 구도이지만 전체 이미지는 우중충하지 않고 밝고 명랑하다. 중심 인물은 중견 뮤지컬 배우 남경읍.“가장 애정을 가진,가장 익숙한 작품”이라는 자기의 평가를 입증하듯 능숙한 주방장으로서 작품을 맛깔나게요리했다.익을 대로 익은 연기와 가창력으로 무대를 이끌면서 안정감을 불어넣었고 우스꽝스런 연기를 적절하게 섞어,보는 재미를 더해준다. 신예 김학준은 패기있는 연기와 우수 어린 눈빛이 인상적이다.형에 대한 안쓰러움과 반항이 공존하는 동욱 역을 잘 해낸다.그러나 몇몇 장면에서 고음처리가 안돼 아쉽다. 패기는 양소민의 몫이다.결혼 축하 이벤트회사의 신입사원으로,좌충우돌하는 캐릭터를 맡아‘웃음의 감초’로서 빛난다.또 열정의 강도를 잘 조절하면서 자칫 늘어지기 쉬운 주제에 활기를 불어넣는다.넘치는 끼를 맘껏 터뜨리며 ‘파티’를 주도했고 관객들은 환호와 탄성으로 응답했다. 발랄함과 훈훈한 주제가 녹아 있고 배우들의 관록과 패기가 조화를 이룬 무대.‘사랑은 비를 타고’는 ‘소나기’같은 폭발적 인기는 아니지만 ‘이슬비’처럼 잔잔한 반응을 얻고 있다.(02)508-8555이종수기자
  • [프리뷰] 창작극 ‘나운규’

    ‘천재적 영감’을 분출하며 영화에 대한 혼을 불사르다 요절한 나운규가온다.옆에는 지기(知己) 윤봉춘이 서 있다. 극단 둘리가 창단 기념으로 6일부터 23일까지 무대에 올리는 창작극 ‘나운규’(정복근 작·한태숙 연출)는 두 사람의 우정과 사랑,조국 잃은 설움,무엇보다 ‘영화 사랑’을 꼼꼼히 쫓고 있다. “예술과 흥행성은 양립할 수 없어.언제까지 그 쓸데없는 평론가나 신문기자 눈치보고 살거야,우린 예술가야”“꼭 그렇지는 않아,강력한 리얼리티를살리고 외국인에게 현실을 호소할 수 있다면 유관순도 발가 벗겨야지,난 좋아서 하는 줄 아니.제작자가 ‘나운규’가 나와야 돈을 준다기에 마지 못해하는거지.나도 지쳤어” 재기를 노리며 현실과 타협하려는 나운규(강신일)와 그의 모습이 마뜩찮은윤봉춘(한명구)의 대화다. 문예회관 대극장 지하 연습실.작지만 다부진 인상의 강신일은 혼신의 연기로 나운규를 불러냈다.대사가 없는 동안에도 대본을 들고 나운규와 대화하고 있다.격정과 허무를 오가면서 뿜어내는 완급의 연기는 보는 이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빨아들인다. 강신일이 가슴과 감성으로 ‘불의 나운규’를 그리는 동안 한명구는 차분한 내면 연기로 ‘물의 윤봉춘’에 입김을 불어넣는다.불같이 피워 올랐다가자제할 줄 모르고 굴러가던 나운규를 걱정하며 조언하고,지쳐서 찾아오면 쉼터가 돼 주는 모습은 영락없는 윤봉춘이다. 여기에 신예 김호정도 ‘선배들에게 질세라’ 끼를 유감없이 발휘한다.나운규가 평생 가슴에 품고 살았던 윤마리아가 아편에 중독된 장면에서는 ‘광기의 예술가’를 사랑한 ‘또 다른 광기’를 토해냈다. 광대들의 신들린 연기를 조율하는 이는 한태숙.작가 정복근과는 ‘나,김수임’‘덕혜옹주’‘첼로’ 등에 이어 여덟번째 맞추는 호흡이지만 치밀함은여전했다.연습실에서 살다시피 한 작가와 함께 다섯번이나 대본을 고쳤다. “창작하는 입장에서 ‘불멸의 예술혼’을 지닌 선배의 삶을 무대에 옮기는 것은 오랫동안 간직해온 꿈이었다.현재에도 의미있는 나운규·윤봉춘선생의예술관을 대조하면서 속도감 있는 전개와 극적인 힘에 초점을 두었다”. 무대 뒤의 반투명막을 스크린으로,극중 인물의 내면을 드러내는 데 쓰는 무대장치도 눈길을 끈다. 나운규가 윤봉춘의 품에서 서서히 숨이 꺼져가는 동안 ‘아리랑’이 울려퍼진다.은은함과 처량함이 깃든,바이올린 선율 속에는 ‘광기와 예술’에 대한 영원한 물음이 들어 있었다.(02)737-2723이종수기자
  • 하버드대 ‘지식경영’ 출간

    21세기에는 지식이 고전적 생산요소인 자본이나 노동보다 더 중요시 될 것으로 보인다.이러한 지식을 활용하여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것을 지식경영이라 한다.지식경영의 기본 원리부터 구체적 실천방법론까지를 담고 있는 책‘지식경영’이 나왔다.미국의 저명한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데이비드 가빈·크리스 아지리스·도로시 레너드 하버드대 교수,일본의 노나카 이쿠지로도쿄 히토츠바시대학 혁신연구소장 등 11명의 전문가들이 기업의 새로운 조직,학습방법,기업 두뇌의 활용및 관리방법,기업 재창조 방안 등 지식경영에관한 의견을 제시한다.이 책은 ‘하버드 비지니스 리뷰’에 발표된 글 중에서 하버드 경영대학원이 지식경영 도입과 정착에 필요한 내용의 논문을 골라 단행본으로 만든 것을 출판사 21세기북스가 시리즈로 발간하는 두번째 작품이다.(현대경제연구원 번역 1만2,000원)
  • [리뷰]연우무대 ‘머리통 상해사건’

    극단 연우무대가 문예회관 소극장에서 공연하고 있는 ‘머리통 상해사건’은 몇가지 점에서 눈길을 끈다. 미용실에서의 일어난 머리 상해사건을 중심으로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억압’의 실체를 드러내려는 발상이 돋보인다.사회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개인의 작은 진실이 왜곡되어도 좋으냐는 물음이 공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직접적인 세태 고발이나 풍자가 통했던 ‘연우무대 1세대’ 시절과 달라진 요즘 세태를 극에 반영하려는 노력이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무대 오른켠 뒤쪽에 라이브 밴드를 배치하여 생음악을 연주한 것이나영화의 교차편집 기법을 응용한 장면 등은 연극의 속도감과 현장성을 살리는데 힘이 되었다.희미한 암전(暗轉)으로 어둠속 배우의 움직임을 드러냄으로써 해설자 없이 극이 진행된다는 느낌을 준다. 그러나 아쉬운점도 있다.‘홀로 무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과 ‘그들만의 세상 읽기’를 작품에 투영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일까.기발한 무대장치와 잦은 장면 전환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산만하고 지루하다는 반응이다. 이는 장면 설정이 너무 많아 억압의 실체를 전형화하는데 실패한 탓으로 보인다.그 결과 풍자의 대상이 어디에 있는지 흐릿해지고 주제의 앙상한 뼈와신나는 음악만 남는다.연우무대의 트레이드 마크인 풍자가 약화되고 기법만춤을 추었다면 과장일까.그리고 주인공 민해영(백지원)과 구영해(손기호)의자의식을 보여주는 ‘무늬 남녀’의 배역설정도 진부해 보인다. 이제 갓 걸음마를 시작한 ‘젊은 연우무대’가 온전히 홀로설 것인지는 더지켜봐야 할 듯하다.16일까지.(02)744-7090이종수기자
  • 獨·美언론“한국 위기극복 원동력은 金대통령의 리더십”

    독일의 권위있는 일간지 쥐트 도이체 자이퉁(남독일 신문)지(紙)와 미국의코리아 소사이어티협회가 최근 발간한 격월간잡지 유에스-코리아 리뷰지(誌)가 기사와 권두언을 통해 한국 위기극복의 원동력이 金大中대통령의 리더십에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자이퉁은 “IMF 체제하의 한국은 여러 측면에서 모범생이며,한국의 개혁을이끄는 힘은 金대통령”이라고 보도했다.또 유에스-코리아 리뷰도 도널드 그레그 전주한미대사가 기고한 권두언을 통해 “한국이 강인한 성격,정신력과명확한 방향 설정 능력을 가진 적절한 인물을 대통령으로 선출한 것은 진정다행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자이퉁은 G.히엘셔 도쿄지국장이 쓴 6일자 ‘모범생 金大中대통령’이라는제하의 기사에서 “한국이 다른 아시아국가들보다 빠른 속도로 금융위기를극복하고 있으며 시행에 들어간 국민연금 확대나 실업보험금 지급대상 확대등 사회부조 확충에서도 두드러진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이어“국가파산에 가까운 위기 상태로 추락하던 97년말 그가 한국의 대통령에 당선된것은 한국인들에게는 행운”이라고 추켜세웠다.또 “金대통령은 ‘더많은 민주주의,더 많은 시장경제’ 등의 표어를 내걸어 여론조사에서 꿈과같은 지지율인 60∼80%의 지지를 받고있다”고 소개했다.
  • 세계적 기타리스트 폴 길버트 내한공연

    ‘미스터 빅’의 멤버로 두차례 한국을 방문했던 세계적인 기타리스트 폴길버트(사진)가 이번에는 자신의 밴드를 이끌고 방한,공연한다. 75년 아홉살 때부터 기타연주를 시작한 그는 고교졸업후 LA할리우드의 기타학교(GIT)에 들어가 1년만에 전과정을 익히고 바로 강사로 일할 만큼 뛰어난 재능을 과시했다.미스터 빅을 결성해 ‘와일드 월드’‘투 비 위드 유’등복고적인 하드록으로 국내에서도 높은 인기를 누렸다. 이번 공연은 97년 첫 솔로앨범 ‘킹 오브 클럽스’에 이어 최근 낸 2집 앨범 ‘플라잉 도그’의 국내 발매를 기념하기 위한 것.국내 헤비메탈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블랙신드롬이 함께 나온다.2집은 다양한 스타일의 록뿐만 아니라 바흐의 곡을 기타로 연주한 ‘길베르토 콘체르토’,경쾌한 멜로디의 오프닝곡 ‘겟 잇’등이 실려있어 팬들의 귀를 즐겁게 한다. 폴 길버트는 이번 공연에서 윌리암 모리스3세,스콧 존슨,그룹 넥스트의 멤버였던 김세황 등 세명의 기타리스트와 협연을 펼친다.전설적인 기타리스트지미핸드릭스 트리뷰트 앨범,미스터빅 앨범과 자신의 개인앨범에 수록된 곡을 골고루 선사할 예정.14일 대전 엑스포 아트홀,15일 부산KBS홀,18일 서울여의도KBS홀.(02)3446-0527
  • 창립 40주년 맞아 美에이다市 본사 탐방기

    암웨이는 국제적 기업이다.세계 70개 국가 및 지역에 지사를 두고 있다.500여가지 제품을 생산 또는 판매한다. 제품은 광범위하다.▒비타민 스낵 음료 등 건강제품 ▒정수기 경비시스템등 첨단제품 ▒세탁 세정 주방기구 등 가정용품 ▒향수 목욕용품 구강청결제 로션 등 엄청나다.매출액도 그러하다.97년도 직접판매 매출액만 808억9,600만달러에 이른다.전 세계에 깔린 3,100만명 이상의 판매원이 올린 실적이다. 이 회사가 자랑하는 것이 몇가지 있다.▒연구개발 ▒환경보호 ▒국제후원▒재활용 프로그램 ▒직접 판매 등이 그것이다.환경보호와 관련,암웨이는 UN과 미 정부로부터 공로상 녹색지구상 등을 받았다.국제후원은 다양하다.각국별 특성에 맞게 후원사업을 펼친다.한국에서는 청소년의 집 건립,장애인 교통캠페인,사랑의 음악회,2002월드컵 콘서트,상자 재활용,글짓기대회,한강 살리기운동을 펼쳤다. 그 가운데서도 직접판매는 암웨이가 가장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것이다.디스트리뷰터(배달·판매자 의미)1명이 아래 디스트리뷰터 6명을 확보하고,이들이 또 다른 디스트리뷰터를 확보해가며 판매한다.디스트리뷰터에 갖는 암웨이 본사의 믿음은 확고하다.디스트리뷰터는 단순한 판매원이 아니라 독립된기업가라는 것이다.직업·교육·문화적 배경에 상관없이 부업 또는 전업으로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고 강조한다. 올해 창립40주년을 맞는 이 회사의 역사를 보면 더욱 확실해진다.창업자인리치 디보스와 제이 앤델은 친구이다.미국 미시간주 에이다라는 소도시에서같은 고교를 졸업한 이들은 비타민을 직접 팔면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이것이 암웨이의 전통이며 자랑거리가 되었다.현재는 세계 직판협회까지 있으며,워싱턴 정가를 겨냥한 로비스트들의 활동도 지원한다. 암웨이 초청으로 미국을 다녀왔다.‘암웨이의 고향’에이다에 도착하기에앞서 워싱턴D.C.의사당앞 ‘캐피털 그릴’에서 직판협회 로비스트를 만났다. 신문기자와 에콰도르 대사 경력이 있는 리처드 홀윌은 판매에 대한 한국의법규제가 “참으로 엄격하다”고 말했다.짧은 한마디에는 여러 의미가 함축되어있다.실제로도 한국 국회는 관련법을 개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에이다 본사의 연구개발을 비롯한 각종시설들은 모두 첨단과학의 힘을 빌렸다.과학의 총 응용이다.피부 잔주름을 분석하기 위해 NASA(미 항공우주국)가 사용하는 달표면 측정기까지 확보하고 있다.상품 및 배달처 분류까지도 컴퓨터가 신속히 처리한다.인터넷 판매전략도 수년전부터 대비해왔다. 덕 디보스 수석부사장은 자신감이 넘쳐 흘렀다.“모든 나라에서 환경친화적인 기업으로서,이익은 환원시키고 나눈다는 암웨이의 신념은 창업 이래 변하지않고 있습니다.” 그는 대화를 나누는동안 일관되게 강조했다.“저희 두집안의 철학은 분명합니다.그것은 이익보다는 명예를 우선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암웨이는 미국내에서도 수많은 기증과 봉사를 하고 있다.미시간주그랜래피즈시 문화회관이나 도서관·호텔 들은 암웨이가 지역에 환원시킨 재산들이다. 창업자인 리치와 제이는 자녀도 똑같이 4남매씩을 뒀는데 2세들도 일선간부로서 사업을 확장시켜나가고 있다.우정이 대를 잇고 있는 것이다.암웨이를방문한 지난 3월16일에는 영상이사회가 있었다.카리브해에서 휴양중이던 두창업자는 중요부분에 대해 본사이사들과 논의를 마친 뒤 이렇게 말했다. “회의를 빨리 끝내자.우리 둘은 지금부터 맥주를 마셔야한다.” 암웨이는 미국내에서도 하나의 성공사례로 꼽힌다.우정과 명예를 바탕으로편안하게 21세기를 기다리는 그들을 보고,기자는 위축되는 심경을 숨길 수없었다.미국은 항상 그랬다. 로마제국시대 로마를 다녀온 시칠리안처럼-. 안병준 기자
  • [프리뷰] 극단 차이무 ‘통일 익스프레스’

    정부의 북한 포용정책인 ‘햇볕정책’이 조심스런 행보를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반통일 세력’을 다룬 연극 한편이 찾아와 눈길을 끈다. 극단 차이무(차원이동무대선의 뜻)가 18일부터 정보소극장 무대에 올리는‘통일 익스프레스’(오태영 작·이상우 연출)는 통일을 무겁게 바라보지 않고 가볍게 접근한다.분단으로 이익을 보는 가상의 집단을 다루면서 음성적으로 존재할지도 모르는 ‘분단 고착’세력을 양지로 끌어내 웃음거리로 만든다. 무대 연습 첫날인 지난 11일 대학로 정보소극장.이제 막 얼굴을 드러낸 세트에서 연출을 맡은 이상우씨는 “리듬을 끊지 말고 대사가 없는 간격을 놓치지 말고 계속 움직여라”고 주문하는 등 세부 연기를 다듬으며 배우들과뒹굴고 있다. 동작의 틈을 없애라는 요구는 이 작품의 성격이 슬랩스틱 코미디(치고 받는 희극)란 점과 무관하지 않다.시선을 끌면서 계속 웃음을 주려면 대사 틈새를 동작으로 메우고 동작이 이어져야 하기 때문. 무대는 분단을 가정한 ‘이상한 나라’의 분계선에 자리잡은 ‘조통면옥’가게.간판은 위장이고 냉면도 팔지않는다.사장 우보(민경진)와 안내책 갑산(박원상)은 돈벌이나 특수 임무로 분계선을 넘나드는 사람을 중개해 주며 ‘검은 돈’을 긁어 모은다.보통은 편도 ‘특’은 왕복 손님이다.이들의 상술을 통일사업으로 찰떡같이 믿는 점원 옥화(전혜진)는 때론 수비대에 몸을 제공하여 비밀통로를 확보해 준다. 그러다 통일의 기운이 무르익으면서 돈벌이를 위협받은 우보와 갑산,그리고 이 가게를 이용하던 관료(민복기)와 재벌2세(최덕문)가 모여 ‘통일 반대’음모를 꾸민다. 쉴새 없는 대사와 넉살좋은 연기가 돋보인 민경진과 개그우먼 뺨치는 몸짓·북한 억양으로 무대를 통통 튀어 다니는 전혜진의 대조적 분위기는 극을생생하게 이끌었다.박원상과 최덕문은 ‘비언소’‘강거루 群’등 극단 차이무의 다섯 작품에서 익혀온 팀워크로 웃음의 ‘조미료’역을 톡톡히 해냈다. 이상우씨는 오태영의 대본을 본 순간 “이건 내 작품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함남 흥남 태생이자 북녘에 삼촌과 외삼촌이 있는 이산 가족인그는 이 작품에 거는 남다른 기대를 전한다. “통일을 두려운 것으로 세뇌시키는데 앞장 서온 세력을 상정하고 ‘쥐새끼’같은 이들을 소재로 한바탕 웃을 수 있는 자리로 만들고자 한다.이런 다양한 시도를 통해 통일이 멀고 낯설지 않게 되었으면 한다”. 세태에 대한 점잖은 풍자와 코미디로 관객을 사로잡아 온 ‘연극 지킴이’의 ‘웃음 폭탄’은 4월25일까지 이어진다.(02)762-0010
  • TV리뷰-SBS ‘생방송 아주 특별한 사랑’

    지난 일요일 밤,특별한 방송프로 한 편이 시작돼 눈길을 끌었다. 7일부터 매주 일요일 밤 0시10분에 방송되는 SBS ‘생방송 아주 특별한 사랑’은 일요일 밤이란 악조건을 역으로 이용한 자선모금 방송이다.물론 ARS를 이용한 자선모금 방송특집은 새로운 것은 아니다.과연 이런 프로가 자정시간대에 가능할까 하는 우려를 자아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첫 회는 성공적이었다.참여전화가 5만5,155통으로 1통당 평균 2,000원씩 모두 1억1,031만원이 모금됐다.황금시간대의 모금액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방송계에선 드문 예이다.성금은 결식아동들에게 나눠줄 도시락공장설립기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이 프로의 첫 출발이 순조로운 것은 단순한 성금모금 방송이 아니라 고품격 뮤직 쇼와 연결된 새로운 형식을 취했기 때문이다.탤런트 이영애와 가수 윤종신에게 진행을 맡김으로써 음악을 단지 구색용으로만 동원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또 밤늦은 시간,생방송에 참여한 탤런트 김혜자를 비롯 출연자들의 따뜻한 마음이 읽혀졌고 ‘전화 한 통화로천사가 되자’는 말도 공감을 부르기에 충분했다. 강부길 담당PD는 그동안 모금을 위한 특집방송등에서 특별한 아이디어를 앞세워 성가를 높여왔다. 그는 “무작정 동정을 강요하기보다 가슴에 호소하도록 화면을 꾸몄다”고말하며 이같은 제작의도가 시청자에게 제대로 전달된 것같다고 밝혔다.밤과음악,인간의 선의를 하나가 되게 한 심야시간대의 뮤직 쇼+모금방송은 참신한 시도로 보인다. 許南周 yukyung@.
  • 프리뷰-극단 작예모의 창작극 ‘찬탈’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연극판에서 세칭 ‘돈 안된다’는 창작극을 꾸준히무대에 올리는 극단들이 있다.소극장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이들 극단중의 하나인 ‘작예모’(작은 몸짓, 예술사랑, 인간모임의 뜻)가 창단 5주년 기념작으로 ‘찬탈’(이희준 작·김운기 연출)을 공연하고 있다. 이 작품은 ‘역사의 블랙홀 속으로’라는 부제에 걸맞게 시공간을 초월한다.‘유리왕’을 지키는 토우(土偶)들이 가상극을 만들 모의를 한다.원혼으로구천을 떠도는 ‘치희왕비’의 한을 달래기 위해 역사에 인위적으로 개입한다.억울하게 죽은 아들 해명태자로 하여금 원수를 갚고 왕위를 잇게 하려는것이다. 이쯤되면 관객은 교과서에서 본 적이 있는 고구려의 ‘황조가’를 떠올릴수 있다.그렇다고 이 작품이 꾀꼬리의 노래를 흉내 내는건 아니다.다만 인물만 끌어왔다.역사에 가정은 없다.타임머신을 소재로 한 숱한 작품이 보여주듯 ‘찬탈’도 역사의 수레바퀴를 뒤로 돌리지 못했다.‘해명태자(정유석)’는 왕이 되지 못하고 권력을 둘러싸고 거듭되는 궁중 암투의 희생물이된다. “역사는 되풀이 된다.아무리 이성적으로 각본을 꾸며도 이상 사회는 불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고 작가 이희준은 말한다. 그러나 조명이 꺼진 뒤 남은건 주제뿐이라는 느낌이다.시간이 짧아서인지가상극은 구성이 성기고 충신‘두로장군’의 모의 결심 과정에 대한 설명부족 등 비약이 곳곳에 보였다. 제관 ‘사비’로 나오는 고물상(김유경류 봉산탈춤 전수자)의 안정된 연기와 딸 ‘수아(성여진)’의 차분한 배역소화는 돋보였다.권력의 화신 ‘화희왕비(천정명)’와 대신 ‘설지(이경희)’는 열정적 연기에도 불구하고 힘이달려보였다. 하지만 어떠랴.아직 덜 익었지만 ‘작예모’의 무대엔 예술에 대한 아름다운 고집이 배어있지 않은가.회를 거듭할 수록 질적 도약도 ‘약속된 땅’일것이다.4월4일까지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월∼목 오후 7시30분 금·토 오후 4시30분·7시30분 일 오후 3시·6시. 李鍾壽
  • [리뷰]손숙의 ‘어머니’

    최근 서울 정동극장엔 눈물 마를 날이 없다.객석 여기 저기에서 훌쩍이는소리가 들린다.감상의 중심에는 손숙 주연의 연극 ‘어머니’(이윤택 작·연출)가 자리잡고 있다. ‘어머니’의 품에는 도대체 무엇이 담겼을까. 작품을 이루는 축은 두 가지다.어머니 일순(손숙)의 회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빠른 장면교차와 그 속에 어긋매끼는 웃음과 눈물이다. 무대 중간에 설치된,자동문처럼 열리는 창문을 경계로 작품은 현실과 환상을 오르락내리락 한다.이윤택은 더 나아가 현실과 환상을 직접 만나게 하는재기를 부린다.어린 일순(이현아)이 현실의 일순과 어깨를 맞대게 하여 당시의 감정을 ‘생생’하게 살아나게 하거나 기억 속의 시어머니(이명주)가 부르는 ‘알뜰한 당신’에 현실 인물이 장단맞춰 춤추게 하여 추억이 ‘화석(化石)’으로 고정되지 않고 현실처럼 춤추게 한다.어느 한쪽에 치중하여 지루해지기 쉬운 함정을 잘 벗어나고 있다. 무엇보다 ‘어머니’가 갖는 큰 미덕은 ‘공감’이다.굳이 작품의 배경인일제시대에서 6·25가 아니더라도 그 속엔이 땅의 어머니라면 누구나 한번쯤 맛보았을,신산스런 삶이 잘 녹아있다.그것은 절절한 사연 하나쯤은 가슴에 묻고 살아온 어머니들이나 그런 어머니를 기억하고 있을 자식들을 가슴찡하게 만드는 힘이다. 눈물만이 아니라 ‘못먹어도 배불렀던’ 정겨운 옛 풍경을 섞어 자연스런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미국놈 믿지말고 소련놈에 속지마라 일본놈 일어선다’든가 ‘하늘엔 김창남 땅엔 엄복동’등의 대사,무대를 찾은 원로배우고설봉씨가 감탄할 정도의 철저한 고증도 작품을 살갗에 다가오게 만든다. 무르익은 연기로 토해 내는 손숙의 청승스러움은 바로 ‘어머니’였고 김학철(아들)은 ‘어머니’가 신파에 머무르지 않게 균형을 잡아주었다.하용부(돌이)는 권위로 뭉친 아비의 전형을 잘 보여주었고 1·4후퇴때 학질에 걸려죽은 아들 찬성으로 나온 류진의 연기도 눈물샘을 자극하는데 한몫했다. 막이 내리면 모처럼 잘 만든 서정시 한편 읽은 느낌을 준다. 아쉬운 점은서정만 넘치고 서사가 너무 모자란다는 것이다.정작 일순에게 무한한 인내를 강요한 사회의 얼굴은 볼 수 없다.여성에게 억눌린 삶을 강요한 사회구조에 대한 설명을 요구한다면 무리일까. “이 땅 어머니의 전형을 보이겠다”는 연출가 이윤택의 장담이 어찌보면맞았고 한편으론 부족했다고 느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4월25일까지.(02)773-8960
  • [제2공화국과 張勉](4)경제개발 5개년 계획(中)/아이젠하워

    張勉정부는 집권 직후인 1960년 9월 제1차경제개발 5개년계획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곧바로 미국에 재정지원을 요청하는 외교문서를 보낸다. 그것이 ‘한국의 경제개혁 비망록’(Aide Memoire on Economic Reform Measures in Korea)이다. 25쪽 분량인 이 문서는 구성상 통상적인 외교문서와는 큰 차이가 있다.張勉정부는 단순히 원조를 요청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사회의 실정과 이에 따른 경제개발 필요성,5개년계획의 윤곽,그리고 張勉정부의 개혁의지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예컨대 한국은 지금 ▒노동가능 인구 940만명 가운데 130만명이 실업자이고 ▒농촌인구의 65%는 가난과 저생산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3년간(1957∼1959년) 무역적자는 연평균 3억4,800만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장기적인 경제개발이 절실하다고 강조하고 미국이 원조를 해준다면장면정부도 국군 5만명 감축,일본과의 국교정상화,환율 정상화 등을 이루겠다고 약속했다.말하자면 ‘우리가 이러저러하게 개혁을 해나갈 터이니 대신경제 지원을 해달라’는 식이었다. 실무자로서 비망록을 작성한 李起鴻(당시 부흥부 기획국장)은 “외교문서에 공무원 봉급을 현실화해 공직사회 부패를 없애겠다는 다짐까지 했으니 자주독립 정부로서 최소한의 자존심마저 버린 문서였다”고 회고했다.그는 張총리에게 결재받으러 갔더니 힘없이 그러나 인자한 표정으로 몇마디 묻고는 사인하더라면서 “張총리가 그 내용에 공감했다기보다는 金永善재무장관을 믿고 결재하는 듯했다”고 기억했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굴욕적이기까지 한 ‘경제개혁 비망록’이 꼭 필요했을까.그 무렵은 국가재정의 절반 가까이를 미국원조에 의존하는 상태였고 게다가 李承晩정권의 실정(失政)으로 국고는 텅 비어 있었다.60년 8월6일 許政과도정부가 발표한 李정권의 ‘외화 낭비’규모를 보면 미루어 짐작할 만하다. ‘낭비액’은 미화 3억3,000만달러,영국돈 286만4,000파운드,일화 1억4,600만엔 등이었다. 이 비망록은 당시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필요악이었을 것이다. 金永善장관과 車均禧부흥부 사무차관은 미국을 방문,10월4일 비망록을 허터 국무장관에게 수교한다.이 문서는 국제사회에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유력한 경제지인 ‘파 이스턴 이코노믹 리뷰’의 윌슨 편집국장이 직접 한국에와 金永善장관과 李起鴻국장·李漢彬재무부 예산국장 등을 인터뷰해 그 내용을 10월27일자 커버스토리로 싣는다. ‘도약을 위한 한국의 탄원’이란 이 기사에서 윌슨은 “일단의 젊은 관료들이 체면불구하고 미국에 매달려 경제적 도약을 하겠다고 공개 탄원했다”고 보도했다.아울러 한국의 사회상이 한심스럽지만 희망을 가지고 경제발전을 지켜볼 만하다고 기대를 걸었다. 나라의 체면마저 저버린,그래서 도리어 張勉정부의 경제개발 의지를 더욱분명하게 보여주는 이 비망록은 1983년 11월에야 외교문서로 정부에 정식등록된다.부흥부에서 작성해 총리의 결재를 받고 재무장관이 미국에 전달할 때까지 외무부의 손을 전혀 거치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만큼 파격적인 외교문서였다고 할 수 있다. 경제지원에 관한 張勉정부와 미 행정부간의 협의는 순조롭게,그리고 바삐돌아간다.60년 10월13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경제회담에서 한국은 4억2,100만달러를 61∼65년에 걸쳐 원조해 달라고 미국에 정식 요청한다.이 액수는‘경제개혁 비망록’에서 한국이 밝힌 5개년계획의 미국측 지원규모 그대로다. 이 회담에서는 또 환과 미국의 달러화 환율을 61년부터 1,000대1로 끌어올리기로 합의한다.11월26일에는 매카나기 주한 미국대사가 張총리를 방문,비망록에서 밝힌 요청에 기본적으로 동의한다는 허터 미 국무장관의 공한을 전달한다. 미국의 적극적인 지지는 친한파인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관심에도 크게 힘입었다는 사실이 최근 발굴된 미국 외교문서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별도기사 참조] 張勉정부는 미국의 경제지원을 얻느라 부단히 애쓰는 한편 국내에서도 기업인과 국민에게 장기 경제개발의 당위성을 알리고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고자 온갖 노력을 기울였다.대표적인 예가 60년 12월5일부터 닷새 동안 열린 ‘종합경제회의’다. 정부가 경제정책에 관한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자 마련한 이 회의에는 경제·기술·언론·학계 인사들과 각 지방 독농가까지,당대의 오피니언리더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 회의에서 張총리는 “4월혁명의 진정한 과업은 민생안정을 바탕으로 한줄기찬 경제발전 없이 실효를 거둘 수 없다”고 강조하고 “새해부터는 실업과 민생문제에 적극 대응해 나갈테니 온국민이 자조자립의 정신으로 동참할수 있게끔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이 자리에서 나온 金永善장관의 발언은 사회에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金장관은 한국이 경제면에서 북한보다 3∼5년 뒤져 있음을 산업별 수치를들어 솔직히 밝히고 “북한과의 경제전쟁에서 뒤떨어진 현실을 극복하려면땀과 피,희생과 인내,그리고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불과 몇달 전까지 ‘반공’을 국시로 내건 李承晩정권 하에서 언제라도 ‘북진통일’이 가능하다고 믿던 국민에게는 이보다 더한 충격이 없었을 것이다.이와 함께 ‘金永善 발언’은 ‘국민에게 사실을 알리고 대화를 통해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한다’는 張勉정부의 기본방침을 명확하게 보여준 사례이기도 하다. 종합경제회의에서 간사로 일한 金立三(77·전경련 고문)은 지금도 “張勉정부는 경제발전에 관한 뚜렷한 청사진을 가지고 있었다”고 회고하면서 “그점에서는 張勉정부가 자유당정권은 물론 5·16 군사정부보다도 월등히 앞섰다”고 평가했다. 1961년으로 해가 바뀌면 민간 경제계도 한국경제협의회를발족하는 등 경제개발에 동참할 채비를 갖춘다.아울러 산업개발위원회가 준비하는 제1차경제개발 5개년계획 안이 완성 단계에 이른다. 李容遠 ywyi@ - 아이젠하워 한국경제 큰 관심… 개발 적극 독려 1960년 9월은 張勉정부가 경제개발계획을 공표하고 ‘경제개혁 비망록’을준비하는 등 숨가쁘게 돌아가던 때다.이 무렵 아이젠하워 미국 대통령은 일시 귀국한 매카나기 주한 미국대사를 만나 한국문제,특히 경제개발에 관해깊이 상의한다. 이같은 사실은 미국 정부문서간행처(USGPO)가 발행한 FRUS 18권 691쪽에 수록된 자료 ‘아이젠하워 대통령과의 회의록’(A)에서 확인할 수 있다.아이젠하워는 처음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인 1952년 12월과 두번째 임기중인 60년 6월 등 두 차례 방한한 친한(親韓)인사다. 9월14일오전 9시 아이젠하워를 만난 매카나기는 “한국에서 많은 진전이있었고,張勉정부는 잘 해나가고 있다”고 보고한다.또 “파벌싸움이 있기는하지만 이는 동양에서 흔히 있는 일”이라고 말한다.이어 본인이 이번 방문에서 확실하게 추가원조를 얻어올 것이라고 한국인들이 기대한다고도 보고한다. 이에 대해 아이젠하워는 자신이 한국인들에게 얼마나 탄복하고 있는가를 설명하면서 “그들 스스로 경제 단계를 끌어올리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아이젠하워는 한국인들이 듣기 싫어하겠지만 경제적으로 자립하지 않는 한 주권국이 될 수 없음을 분명히 깨닫도록 해야 한다고 말하고 한국의경제발전이 시급함을 재차 강조했다. 그 무렵 한국에 대한 미국의 정책은 1960년 8월12일 파슨스 국무부 극동담당차관보가 매카나기에게 보낸 편지(B)에 잘 나타나 있다. 파슨스는 “한국사회와 경제를 자유롭고 안정되게 유지한다는 미국의 기본입장은 적어도 공산주의자들이 줄 수 있는 것보다 우위에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며,크게는 한국에서 사회정의와 경제발전을 실현함으로써 아시아에 자유세계의 이념이 구현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전시장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밝힌다. 따라서 미국은 한국사회에 늘 존재하는 불화와 반목,광범위한 혁명적잔재의 위협을 극복하고 미국 경제학자 로스토가 제시한 ‘도약단계’로 전환하도록 지도와 격려,지원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만일 그렇지 않을 경우“우리의 공산주의 경쟁자들에게 그들의 방식을 시도할 기회를 주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는 논리다. 파슨스의 관점에서도 엿보이듯 미국의 대한(對韓)정책 기조는 냉전논리에서 비롯된 것이다.그러나 張勉정부에 대해 더욱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은까닭은 ‘李承晩독재’를 무너뜨리고 들어선 張勉정부야말로 미국이 자유세계의 모범생으로서 키울 만한 가치를 가졌기 때문이었다. 전상숙(梨大강사·정치학박사)
  • 日 나카지마 가오로씨 암웨이 ‘특급 판매원’

    일본인 나카지마 가오로(46).세계에서 암웨이 제품을 가장 많이 파는 사람이다.일년에 4분의 1을 외국에서 지내는 그는 일본 도쿄에 정착하기 위해 도쿄외곽 고급주택가에 대지 370평의 집을 짓고 있다.암웨이에 입사하기 전 그는 반에서 꼴찌를 맴돌던 고졸 출신의 샐러리맨이었다. 암웨이 디스트리뷰터(Distributer 소비자를 방문해 자사상품을 파는 사람)의 소개로 암웨이에 발을 들인 순간 그의 삶은 완전히 변했다. 다단계 판매를 채택한 암웨이의 사업방식과 제품의 수준,함께 일하는 사람을 직접 고를 수 있다는 매력에 빠진 그는 암웨이가 일정 금액 이상을 판 디스트리뷰터에게 주는 등급의 최단기 기록을 깨기 시작했다. “암웨이에서 등급이 올라간다는 것은 나 혼자 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나와 함께 하는 사람도 성공해야만 하지요.서로의 성공을 위해 배려해 주는 것,그것이 내가 암웨이에 17년간 몸담고 있는 이유입니다.” 현재 그는 전 세계에서 단 한명 있는 암웨이 더블 크라운 앰버서더(doublecrown ambassador)다.그의 그룹에 속한 사람은 70만명으로 이들의 매출액은일년에 900억엔(약 90조원)에 이른다. 그는 “내가 돈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실감해 본 적이 없다”며 정확한 수입을 밝히기를 꺼린 그는 “수입의 일부를 맹견연구회에 기부하고 있고 디스트리뷰터들의 크고 작은 모임비용에 쓰고 있다”고 소개했다. 일을 하면서 실패한 적이 없었느냐는 질문에 “일반 사람들이 실패라고 말하는 것을 나는 실패라 말하지 않는다.그저 곤란한 일이 생겼고 이로 인해더 배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대답했다. 그는 아직 미혼이다.짓고 있는 집이 완성되는 대로 결혼할 예정이다. 사귀는 여자는 없지만 그때쯤이면 이상형이 눈앞에 나타날 것이라 믿는 ‘선천적 낙천성’이 현재의 그를 만들었을 것이다. 동경┑全京夏
  • 리뷰-극단 현빈의 ‘선택’

    지난해 굿을 처음으로 연극화해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선택’이 다시 문예회관 소극장 무대에 올랐다.여성을 비하하는 주제로 ‘반페미니즘’ 논쟁을 불붙게 했던 이문열의 동명 소설을 소재로 한 작품. 첫 공연 때 벌어진 논쟁의 앙금이 남은 탓일까.주인공 장씨부인의 넋이 들려주는 얘기는 ‘반페미니즘’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씻어낸다.대신 요즘 사위어 가는 ‘어미의 아름다움’에 대한 ‘일갈’이 굿판을 채우고 있다.지난 공연 때는 ‘소박이냐 현모양처냐’를 놓고 둘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제하는 극단적 상황을 설정해 여성계의 반발을 불렀었다.이번에는 선택의 문제를 아예 피하고 대신 동서고금을 아우르는 ‘자식키우기’라는 보편적 미덕을 강조한다. 장고 해금 징 바라의 우리 가락이 흐르는 가운데 장씨부인(이용이)은 시종일관 판을 압도한다.흐드러진 춤과 함께 때론 나무라고 때론 눙치는 대사로관객을 자유자재로 울렸다가 웃긴다.‘사람됨을 키우는 모성’이 사라져간다고 따금하게 꼬집기도 한다.‘남자 황진이’를 맡은 이원종의 걸죽한연기와 만신(여자 무당)역을 맡은 김영화 김연재 김경숙 등의 추임새도 굿판으로의 몰입을 돕는다. 구경꾼은 둘째 마당에 이르면 객이 아니라 주인이 된다.만신의 떡을 사거나 나눠 먹은 뒤 무대로 나가 같이 절하고 춤춘다.더불어 어울리는 신명 나는거리(굿의 한 장면)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어느덧 굿판은 장씨부인의 극락천도를 비는 ‘베가르기’ 장면에 이른다.시간 가는줄 모르고 있다가 막바지에 다다른다.관객이 장씨부인을 따라 베를가르며 서서히 나아가는 길은 ‘겸허’로 이어진다.“햄버거와 피자가 제사상에 오를지도 모르는 세상”에서 “사람이나 귀신이나 나눠먹는게 도리”라는 장씨부인의 넋두리는 요즘 사람들의 자세를 꾸짖는 것이다.굿판은 21일까지 이어진다.(02)764-6010李鍾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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