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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세기 세계스포츠지도자 30인 ‘김운용 IOC위원 뽑혀’

    김운용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이 ‘20세기 세계 스포츠계를 이끈지도자 30인’에 뽑혔다. 스위스 로잔에서 발행되는 월간지 ‘올림픽 리뷰’는 신년특집을 위해 전세계 196개 올림픽위원회(NOC)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근대올림픽창시자인 피에르 드 쿠베르탱(프랑스),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스페인) IOC위원장,주앙 아벨란제(브라질) 국제축구연맹(FIFA) 전회장,프리모 네비올로(이탈리아)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전회장,애버리 브런디지(미국) IOC 전위원장 등 5명을 20세기 세계 스포츠를 이끈 지도자 5인으로 선정했다. 이 잡지는 이들 5명외에 25명을 추가,20세기 세계 스포츠의 발전과 올림픽운동의 증진에 공을 세운 지도자 30인을 선정했는데 김운용 집행위원 겸 국제경기연맹총연합회(GAISF) 회장은 여기에 뽑혔다. [유세진기자]
  • [연극 리뷰] ‘여우와 사랑을’

    네온 불빛 휘황한 대학로 번화가 중심에 섬처럼 웅크리고 있는 극단 목화의아룽구지소극장.요즘 이곳에는 우리 땅에서 사라진 ‘여우’를 만나려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지난 5월 극단 목화가 이곳에 둥지를 튼 기념으로 시작한 ‘오태석연극제2’의 마지막 작품 ‘여우와 사랑을’(오태석 작·연출)의 관객들이다. 서울에서 돈벌어 고향인 용정에 아담한 불고기 집을 차리는 게 소원인 연변처녀들.이들은 ‘책임자 오라버니’인 사기꾼 서경수가 시키는대로 ‘윤동주사상 실천 선양회’를 사칭해 돈벌이에 나선다. 극악스런 서울살이의 규범을그대로 따르기로 한 이들은 백화점 수입 재고품 판매상술에 합세하고, 한국에서 멸종된 여우를 발견하는 이에게 500만원을 준다는 뉴스에 만주산 여우를 수입해 팔아넘길 계획을 짠다.그러나 수입동물 거래처인 사모님이 갑작스레 살해되고 체류기간 만기일이 다가오자 급기야 장기매매업자로까지 나서게된다. 극은 동포애를 믿고 조국을 찾은 연변처녀들의 힘겹고 슬픈 서울살이를 통해물신주의와 부패, 무의식적환경파괴에 빠져든 황폐한 우리 사회를 통렬히풍자한다.수입품을 더 팔아먹기위해 ‘국산품 애용행사’를 악용하는 악덕기업,2천500만원짜리 애완견을 사람보다 사랑하는 사모님,귀순용사와 연변동포에 냉담한 사회,여우가 살 수 없을 정도로 파헤쳐진 자연환경 등은 제3자인 이들의 눈과 입을 통해 섬뜩할 만큼 객관적으로 형상화된다. 주제는 무겁지만 객석은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오태석의 다른 작품과 마찬가지로 생략과 비약,기상천외한 연극적 유희들이 질펀하게 어우러져 좀체 생각할 짬을 주지 않는다.96년 예술의전당 공연당시 조상건 정진각 정원중 등 목화의 고참 연기자들이 능수능란하게 해냈던 배역을 물려받은 젊은 배우들의연기도 생동감 넘치게 무대를 채운다.마지막 장면에서 연변처녀들은 우여곡절끝에 서울에 도착한 만주산 여우를 세관원 몰래 야산에 풀어놓는다.오태석은 20세기가 가기전 한국의 산에서 멸종된 여우처럼 어느샌가 까마득히 사라질지 모르는 따뜻한 인간미와 정서의 회복을 되새기고 싶었던 모양이다.2000년1월30일까지.(02)745-3966. 이순녀기자 coral@
  • [리뷰] 문봉선‘…붓길따라 오백리’전

    한국화가 문봉선의 ‘섬진강,붓길따라 오백리’전이 아트스페이스 서울과학고재에서 나란히 열리고 있다. 이 수묵화전은 부드럽게 감겨드는 이름을 달고 있으나 타이틀만 믿고 태평하게 부드러운 그림을 기대했다간 실망한다.실망보다는 예기치 않는 각성과마주친다는 편이 올바르다.우리 산천을 그리는 수묵 풍경화가 부드러움을 완전히 모른 체하기는 어려울 터이나 작가는 부드러움에 그다지 유의하지 않는다.문봉선은 섬진강 주변 풍경을 결코 유(柔)한 눈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오히려 관람객들은 전시장 첫 그림부터 작가의 ‘사나운’ 눈길을 느낀다. 조금만 한눈팔면 화폭에다 실현시키고자 한 풍경과 느낌이 흩어져 버릴세라눈을 부르뜹고 긴장하고 있는 것 같아 사납다는 말이다.그래선지 그의 그림은 보기가 편치 않다.가까이 다가가서 눈을 크게 뜨고 이것저것을 구별해야한다.작가는 관람자에게 편안한 거리 같은 걸 배려할 생각이 없다.자기 고집대로 그리고 있는 것이다. 연한 먹물을 슬쩍 바르는 데서부터 붓에 먹물을 시늉만 묻히고 짙게 그리는갈필에 이르기까지 곧은 한 길을 걸으려는 의지가 느껴진다.보는 눈을 편하게 해줄 셈으로 형상을 다듬을 마음도 없고 색채를 베풀 생각도 없다.조약돌같이 매끈하기만 한 한국 풍경화에 익숙한 눈에는 문봉선의 수묵화는 발부리에 채이면 아픔을 주는 울퉁불퉁한 돌멩이같다.아픈 각성에도 불구하고 그의그림은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 작가는 전북 진안에서 발원하여 남해 광양만으로 흘러드는 212km의 섬진강수계를 수년간 직접 답사했다고 한다.작품 ‘섬진강 전도’는 무려 22m 길이다.이런 수치들보단 그저 부드럽기만 한 눈으론 잡아내기 어려운 어스름이나 새벽,말갈기처럼 일어선 대나무숲 등과 지지않고 눈싸움을 벌이는 작가의고집이 더 귀중해 보인다. [김재영기자]
  • 교포설립 亞포털사이트 美서 돌풍

    [로스앤젤레스 연합] 재미교포 천성우(千成宇·30·미국명 조지프 천)씨가설립한 인터넷 포털사이트 ‘클릭2 아시아.콤’(click2asia.com)이 한국 등아시아 지역의 정보를 전하는 인터넷 미디어로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에 본사를 둔 클릭2아시아는 지난 10월 문을 연 이래 한달 평균 접속횟수가 9,000만번에 달하고 페이지 리뷰 기준으로는 400만페이지에이르고 있다.가입 회원은 3만5,000여명. 84년 미국으로 이민 온 천씨가 중국계 미국인 친야오씨(28)와 함께 설립했다.제공하는 뉴스는 정치,경제,사회에서 문화,종교,스포츠,오락 등 거의 모든 분야를 망라하고 있으며 특히 연예와 사업,여행 분야의 경우 상호 정보교환이 가능하도록 사이트를 구성해 놓았다. 클릭2아시아는 홍콩의 위성방송인 스타TV와 실리콘 밸리 소재 투자회사인아시아 테크벤처투자 등의 투자를 통해 앞으로 1년간 2,500만달러 이상을 투입한 뒤 3년 뒤부터 이익을 낸다는 계획이다. 미국내 아시아계 인구는 전체의 3%에 불과하지만 교육수준과 경제력이 높아 인터넷 가입률은 64%로 미국인(34%)의 거의 두배다. 전체직원 40명 가운데 한국인과 중국인이 각각 15명과 10명으로 가장 많으며 나머지는 일본인,필리핀인,베트남인 등으로 구성돼 있다. 천사장이 95년 설립한 ‘코리아링크.콤’(korealink.com)도 가입자 18만5,000여명으로 북미 최대의 한국 온라인 커뮤니티. 권위있는 인터넷 조사기관들로부터도 최우수평가를 받았다.
  • [연극 리뷰] ‘백댄서’ ‘99 교실이데아’

    ‘학급붕괴’를 남의 나라 일로만 치부해버릴 수 없게 된 요즘,우리 청소년들이 어떤 고민을 하고,어떤 꿈을 꾸는 지를 보여주는 두편의 연극이 대학로에서 공연중이다. 극단 말죽거리가 인켈아트홀에서 공연중인 힙합뮤지컬 ‘백댄서’는 요즘 청소년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이라는 백댄서와 가수 지망생들을 주인공으로하고 있다.춤과 음악에 대한 열정,그리고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갈망하는이들은 불나방처럼 기획사에 모여들고,철저하게 자본의 법칙이 적용되는 이곳에서 꿈의 허상을 깨닫는다.무리한 기획사 스케줄을 맞추느라 처음 가졌던 목표따위는 까맣게 잊고 기계적으로 춤추고 노래하던 이들은 기획사에서 쫓겨나면서 오히려 진정한 댄서와 가수로서의 가능성을 꿈꾸게 된다. 이런 일련의 과정은 코믹한 대사와 ‘청소년의 언어’인 힙합과 테크노의 강렬한 비트로 표현됨으로써 주관객층인 청소년들의 공감을 끌어들이고 있다. 주제의식이 극에 스며들지 못하고 겉도는 듯해 아쉽지만 모처럼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춘 뮤지컬이란 점에서 점수를 줄 만하다.2000년1월23일까지(02)529-4769극단 한강의 ‘99교실이데아’는 ‘청소년의 꿈’이란 주제를 독특한 형식으로 펼쳐낸다.‘나’라는 개별성은 사라지고 모두 똑같은 하나의 정답만을 강요하는 교육,꿈꾸게 하기보다는 경쟁을 부추기는 이그러진 학교의 모습이 아이들의 시각으로 그려진다. 수험생을 찍어내는 공장같은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자유를 찾아 서성이지만 아무데도 갈곳이 없는 아이들은 스스로에게 ‘넌 누구니’라고 자문하며 절망에 빠진다.이들이 지친 영혼을 위안받는 안식처는 젝스키스,HOT 등 그들의 꿈을 대신 눈앞에 펼쳐보이는 대중스타들뿐. 기존 청소년극과 달리 대사는 가급적 배제하고 힙합과 랩,반복적인 움직임이 이를 대신하는데 이같은 극적 구성은 청소년 관객으로 하여금 능동적으로극에 몰입하게 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기성세대에게는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그 또래의 아이들에게는 깊은 동감을 이끌어 낼 만한 무대이다.31일까지.소극장 오늘한강마녀(02)762-6036이순녀기자
  • ‘IMF 2년’외신 반응

    세계 각 국의 외신들은 대부분 한국경제가 97년에 시작된 IMF(국제통화기금) 금융위기로부터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으며,아시아 경제회복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하지만 경제회생에 대한 자만심과 내년 총선에 대한 정치적 고려가 개혁을 늦출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지난 3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2일 서울에서 열린국제경제포럼에서 ‘한국경제는 위기가 표면화된 2년전에 비해 놀라울 정도의 성과를 거두었으며 통화위기는 이제 완전히 극복됐다’고 경제회복을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워싱턴 타임스도 전날 “한국은 IMF 체제에 들어간지 2년이 지난 지금,김대중대통령이 지난 11월 19일 한국의 금융위기 완전극복을 선언할 정도로분위기가 바뀌고 있다”고 평가했다. 홍콩의 아시아 월스트리트 저널도 지난 11월 25일 “올 10개월 동안 한국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는 전년에 비해 85% 늘어난 102.5억 달러로 이는 한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라며 “김대중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외국인 투자에 대한 환영입장을 밝힌 뒤 대규모 외국인 투자가 잇따르고 있다”고 소개했다. 영국의 가디언은 같은 달 17일 “한국과 태국이 97년에 시작된 금융위기로부터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홍콩의 파 이스턴 이코노믹 리뷰는 지난 2일 “한국이 지나친 자만심으로 아직 남아 있는 개혁의 필요성을 도외시함으로써 또다시 난국을 자초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도 “한국정부의 과제는 재벌개혁과 경제 구조조정이지만 내년 총선에서 야당이 승리할 경우 김대통령의 개혁노력은 상당한 도전을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풍연기자 poongynn@
  • [연극 리뷰] ‘메디아 왈츠’

    극단 표현과 상상의 ‘메디아 왈츠’는 억압적인 현실에 갇혀 지내는 한 주부와 자신을 옭아맨 굴레를 과감히 벗어던진 신화적 인물 ‘메디아’의 대조적인 삶을 통해 ‘새로운 여성상’의 화두를 던지는 여성연극이다. 유리피데스의 희랍극에 등장하는 메디아는 남편이 자신을 배반하자 남편의새 애인과 아이들을 독살하고 새로운 땅을 찾아 떠나는 강인한 여성.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이탈리아 작가 다리오 포는 다섯편의 독백으로 구성한 희곡‘여성의 역할’에서 메디아를 새롭게 조명했다.연극 ‘메디아 왈츠’는 다리오 포의 희곡가운데 두 편을 선택해 재구성한 작품. 극은 여자와 메디아의 얘기를 오가면서 희화적이고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동시에 전달한다.전신마비로 누워있는 시동생과 아기를 돌보느라 정신없는여자는 건너편에서 자신을 훔쳐보는 남자,수시로 걸려오는 음란전화,그리고이기적인 사랑에 집착하는 연하의 청년에 둘러싸여 숨막히는 일상을 보낸다. 게다가 자신을 성적 대상으로만 여기는 남편은 여자가 집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자물쇠를 채워뒀다.여자는 이러한 자신의 처지를 앞집 아주머니에게 수다로 털어놓을뿐 스스로의 힘으로 벗어날 생각은 하지 않는다. 한편 메디아는 고통의 굴레를 끊어낸 댓가로 죽음의 위협을 받지만 스스로얻어낸 자유와 해방감에 희열을 느끼며 과거를 회상한다. 연출자 손정우는 “여자가 메디아로 동화되는 과정을 통해 2000년대 우리에게 다가올 진정한 여성상에 대한 비전을 시각화했다”고 말했다.이미지극을지향하는 극단답게 무대를 간략히 세우는 대신 음악과 시각적 움직임에 초점을 맞추었다. 다리오 포의 특기인 익살스런 대사가 주제의 무거움을 많이 덜어냈지만 메디아의 독백은 비장함이 지나쳐 부자연스런 느낌이다.12월19일까지 대학로혜화동1번지.(02)763-6238이순녀기자 coral@
  • [음반리뷰]쉰들러·레헬의 새앨범 ‘파이프스 앤 폰스’

    교회음악 정도로 쓰임새를 한정했던 파이프오르간에 대한 편견과 단견은 CD를 걸자마자 찬탄으로 바뀌었다. 클래식과 재즈의 경계를 새로운 방식으로 허문 ‘온 더 웨이’와 ‘세컨드플러쉬’에 이어 올 여름 내한공연을 담은 ‘라이브 인 서울’로 낯익은 ‘살타첼로’의 두 멤버,독일의 오르가니스트 페터 쉰들러(39)와 헝가리계 독일인 색소폰 주자 페터 레헬(34)이 ‘파이프스 앤 폰스’를 내놓았다. 이 앨범은 너무나도 유명한 찰리 헤이든의 ‘퍼스트 송’으로 시작해 오페라 팔리아치로 잘 알려진 이탈리아 작곡가 레온카발로의 ‘마티나타’,알비노니의 ‘아다지오’,헨델의 ‘라르고’ 등의 클래식 소품과 성악곡 그리고 피아졸라의 탱고 클래식 등으로 첫번째 테마를 꾸몄다. 두번째 테마는 레헬의 연주를 쉰들러가 뒷받침해주는 블루 스위트로 레헬의이전 작곡 스타일과 뚜렷이 구별되는 ‘블루 스위트’를 비롯,리듬감이 돋보이는 ‘다이알로그’와 서사적으로 뛰어난 완성도를 보여주는 ‘세븐 투 헤븐’을 담고 있다.이에 비해 쉰들러의 연주를 레헬이받쳐주는 세번째 테마‘오르가눔 스위트’에선 무곡 사라반드,창작 성가곡인 ‘레시트’와 ‘테데움’ 등으로 이어져 아름다운 오르간 연주를 들려준다.특히 마커스 팔러의 가슴을 두드리는 듯한 나직한 퍼커션이 특이하다. 그리고 살타첼로의 레퍼토리였던 ‘진도아리랑’을 다시한번 감칠맛나게 연주하는 것으로 대미를 장식한다. 이 음반은 결국 성가,오페라 아리아,정통소품,민요와 독창적 재즈세계의 벽을 모두 아우르는 대담한 기획을 녹여낸 것으로 보인다.녹음은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성 요셉성당과 헤르츠 제수 성당에서 24비트 96㎑방식의 디지털마스터링으로 했다.녹음방식을 자랑하는 것만으로도 한 페이지를 채울 수 있을정도로 대단한 음질이다.
  • [리뷰] MBC‘로그인 H.O.T쇼’…맹탕 쇼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21일 저녁 방영된 MBC의 ‘로그인 H.O.T쇼’를 일컫는 말이 아닐 수 없었다. 공중파 방송에서 특정 가수의 이름을 딴 쇼프로그램을 편성하고 일체의 기획을 맡긴 것 자체가 파격에 가까운 일.손쉽게 10대 팬을 브라운관 앞에 불러모으려고 방송사와 방송인들이 국민 재산인 공중파를 기획사에 팔아치웠다는눈총을 받기 쉬웠다. 방송사와 방송인의 책임의식을 다시 생각해 보는 것도당연한 수순. MBC는 H.O.T의 소속사 S.M엔터프라이즈가 이 프로그램의 기획안을 언론 등에배포했을 때 즉각 불쾌한 반응을 보인 뒤 S.M측의 기획안을 충실히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어설프기 그지 없었다.쇼는 멤버 강타의 어린 시절음악에 대한 열정을 지폈던,수연을 둘러싼 토니와의 라이벌 관계를 동화 수준으로 그린 ‘드라마 클릭’,기성세대와의 간격을 좁히기 위해 10대 문화를풀어보는 ‘부자퀴즈’등으로 꾸며졌다. 멤버들의 아버지가 나오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고 ‘지나가는 사람 붙잡고’촬영한 식이었다. 기성세대와의 간극이 상식퀴즈로 좁혀진다고 믿고 깔깔대는 순진함이 안쓰럽기만 했다.‘가을의 전설’도 그야말로 어설픈 개그맨 흉내내기에 그친 것은마찬가지였다. ‘서베이 H.O.T’란 코너는 이 겨울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일을 청소년들에게 물어보았다고 했으나 설문조사 내용은 일체 소개하지 않는 용감함을 보였다.대신 ‘마음껏 춤을 배워 보고 싶다’는 꿈이 1위로 나왔다며 같은 기획사 소속인 S.E.S,플라이 투 더 스카이 멤버들과 함께 춤동작 몇가지 배워보는 것으로 때웠다.기획사의 소속 가수 끼워팔기식 홍보전략에 방송사는 속수무책인 셈이었다. 이들의 음악에 관한 정보도 립씽크로 일관한 ‘아이야’등 몇곡을 소개한 뒤방송을 통해 처음 공개된다는 뮤직비디오‘투지’를 보여준 것이 고작이었다. 결과적으로 이 프로는 H.O.T를 90년대 대표적 문화상품으로 받들어온 이들을실망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러나 H.O.T측의 기획미비보다 더 비판받아야 할 것은 방송사와 방송인의 책임의식 방기다.‘10대가 바라보는 10대의문화프로그램’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기 앞서 따져보고 새겨야 할 일은,공중파가 방송사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평범한 사실이다. 임병선기자 bsnim@
  • [뮤지컬 리뷰] 셰익스피어 ‘템페스트’ 원작의 ‘태풍’

    셰익스피어의 고전극 ‘템페스트’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태풍’은 모처럼뮤지컬 팬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한 작품이었다. 사납게 일렁이는 파도에 배가 난파당하는 첫 장면부터 객석을 압도한 무대는 마지막 또 한차례의 태풍이 몰아칠때까지 그 웅장함을 잃지 않았고,동서양을 아우른 아름다운 음악은때론 장중하게,때론 경쾌하게 이어지며 2시간이 넘는 극의 중심을 든든히 지켜냈다. 셰익스피어의 마지막 작품으로 알려진 ‘태풍’은 망망대해속에 떠있는 무인도를 배경으로 바깥 세상의 온갖 탐욕과 아집,계략을 사랑과 화해,용서로 승화시키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국내는 물론이고 세계적으로도 뮤지컬로는처음으로 제작된 이 작품을 연출가 이윤택은 가급적 원작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그만의 연극적 상상력을 발휘해 무대위에 재창조했다. 무인도에 추방된 충신 프로스페로(신구)가 마법의 힘으로 일으킨 태풍에 휘말려 섬에 도착하게 된 알론조왕의 아들 퍼디넌트(남경주)는 프로스페로의딸 미란다(이정화)와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섬의 다른 곳에 떠밀려온 알론조왕(송용태)은 간신들로부터 암살당할 위기에 처하고,또다른 조난자들인 광대와 주방장은 프로스페로 이전에 섬을 지배하던 반인반수의 캘러번과 결탁해섬을 되찾을 궁리를 한다. 극은 이들 세 그룹을 통해 오만군상의 인물을 보여준 뒤 퍼디넌트와 미란다의 극중극 결혼식 장면에서 모두를 화해시킨다. 회전무대를 이용한 대형 무인도 배경,전통 선무와 검도 등을 응용한 다양한춤,하늘을 가뿐히 날아다니는 요정 등 공을 많이 들인 볼거리가 눈길을 잡아맨다.그러나 무엇보다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음악에 있다.체코 작곡가데넥 바르덱의 대중적인 선율은 정악·범패를 근간으로 한 김대성의 음악과이질감없이 녹아들어 귀에 착착 감긴다.미란다와 페르디난드의 이중창 ‘나는 당신을 느껴요’,요정 에어리얼의 ‘사랑은 공기같은 것’등은 극장문을나서면서 자연스럽게 입안에 맴도는 곡들.남경주 이정화,두 주연배우의 가창력도 나무랄데 없다. 다만 프로스페로의 카리스마가 크게 드러나지 않고,간혹 주변인물의 코믹함이 과장된 점 등은 아쉬움으로남는다.28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02)523-0986이순녀기자 coral@
  • [리뷰] KBS-2TV‘초대’

    “승진(김상경)아,내 앞에서 미연(김민)이를 사랑한다고 말해봐”“승진아,내 앞에서 영주(이영애)를 사랑한다고 말해봐”“말해봐”“말해봐”15일밤 방영된 KBS-2TV ‘초대’의 한 장면.‘초대’를 왜 시청자들이 외면해왔는지 압축해 보여주는 장면으로 손색이 없다. 승진의 아이를 가진 미연이 ‘너죽고 나죽자’며 그에게 필사적으로 매달리더니 자신의 친구 영주가 그와 사랑하는 사이라는 사실을 알고 둘을 맺어주기 위해 고군분투한다.한때 동석(이창훈)과 오누이마냥 키워온 정을 헌신짝버리듯 정리해 시청자를 의아하게 한 영주가 미연과 승진의 관계를 알고는둘의 재결합을 재촉한다. 두 여자가 승진에게 진정 사랑하는 여자를 지목하라고 고문(?)하는 이 장면에서 승진 대신 머리를 쥐어뜯고 싶어했을 이는 정작 시청자들이었을 지 모른다. 세 갈래의 각기 다른 사랑과 결혼,성의식을 보여준다는 연출의도는 간 데 없고 결국 한 남자를 두고 벌인 두 여자의 치정극을 아름답게 포장한 것으로극이 전락한 것이다. 조금은 합리적인 체 알콩달콩 ‘계약동거’하다 결혼에 이르는 현태(이민우)와 사빈(추상미)커플을 전형으로 제시하려는 제작진의 태도도 이들이 드라마의 주요 갈등과 유기적 연관을 맺지 못한 채 칙칙한 분위기를 얼토당토않게윤색하는 데 그쳐 실패한 느낌이다. 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모니터보고서는 “순결함(영주),자유로움(미연),책임을 동반한 자유로움(사빈)의 세갈래 사랑이 모두 남성이 보는 성이데올로기를 강요한 데 지나지 않는다”며 “남성의 성이야기에 여성들을 초대한다는 의미였냐”고 따졌다. 16일 함께 막을 내린 MBC의 ‘국희’와 경쟁한 점을 들어 12∼15%의 시청률을 기록한 ‘초대’가 선전했다고 평가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시청률을 이나마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 아직 사랑이란 감정에 익숙하지 못한 청소년 팬들을 ‘착취’해 얻어진 결과라면 이는 제작진에게도 불행한 외도였을 것이다. 당초의 기획의도가 직업을 가진 여성들의 성과 결혼의식을 조명해본다는 것이었기 때문이다.한 방송사 관계자가 지적했듯이 ‘역겹고 비릿한 냄새가 진동하는 드라마’는 시청자들이 가장 먼저 알아본다. 임병선기자 bsnim@
  • [음반 리뷰] 소피 무터 ‘비발디의 4계’

    한때 독일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 안네-소피 무터(사진)에게 연민을 느꼈던때가 있다.13살이 되던 1976년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에게 발탁된 뒤 줄곧 이름을 날렸지만,이 대지휘자가 1989년 세상을 떠나기까지는 베를린필하모닉이그렇게 불리웠듯 ‘카라얀의 악기’로서의 역할에 머무르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뛰어난 연주능력에도 불구하고 그녀 자신의 음악이 아니라 카라얀의 음악을 했다는…. 무터가 36살이 된 올해 ‘그라모폰’ 레이블로 내놓은 비발디의 ‘4계(季)’는 그녀에 대한 인상을 완전히 바꾸어놓기에 충분할 것 같다.협연은 바이올리니스트 비야르네 피스쿰이 이끄는 노르웨이의 젊은악단 트론하임 솔로이스츠다. 이 음반에선 지금까지의 어떤‘4계’와도 다른, 그녀 자신만의 매력을흠씬 풍기고 있다. 무터의 ‘4계’를 말하며 카랴얀을 떠올린 것은 바로 그녀가 15년전인 1984년 카라얀과 이 곡을 녹음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무터는 당시 빈필하모닉과 녹음한 ‘4계’를 EMI에서 펴냈고,이 음반은 국내에서도 적지않게 팔려나간 것으로 알려진다. 새로운 ‘4계’는 겉모습에서 부터 과거와 확연히 달라졌다.EMI것에서 그녀는 검은 연주복 차림에 심오한 표정으로 바이올린을 켜고 있다.(유럽판에는그녀가 울창한 숲속에서 스트라디바리우스를 들고 앉아있고,곁에 카라얀이붉은 스웨터를 어깨에 걸치고 있는 사진을 썼다)그러나 그라모폰에서 그녀는온통 파스텔 색조인 공간에서 여성적 매력을 최대한 발산한다. 음악도 자켓이 풍기는 분위기의 연장선상에 있다.80여명이 참여한 카라얀쪽이 유려하면서 깊은 맛을 낸다면,불과 16명의 트론하임에서는 화려하면서 톡톡튀는 개성이 느껴진다. 그러나 두 음반의 우열을 가리려 든다면 어리석은 일이 될 것이다.트론하임음반의 해설지에 “카라얀 것이 고급의 진한 레드와인이라면, 트론하임 것은잘 익은 샴페인의 코르크 마개가 펑 소리내며 빠지는 듯한 느낌”이라고 쓴누군가의 표현은 매우 적절한 것 같다. 붉은포도주는 붉은포도주 대로, 샴페인은 샴페인 대로 즐기면 되지 애초부터 종류가 다른 것을 비교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얘기다. 서동철기자 dcsuh@
  • [연극 리뷰] ‘내게 거짓말을 해봐’

    ‘장정일을 위한 변명?’지난 5일부터 홍익대앞 소극장 씨어터제로에서 공연중인 연극 ‘내게 거짓말을 해봐’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아마 이것이 아닐까 싶다. 원작소설은 판금됐고,영화 ‘거짓말’은 개봉이 불확실한 상태에서 이 연극은 어찌됐든 ‘도대체 원작이 어떤 내용이길래…’하는 관객들의 호기심을전제로 할 수밖에 없다.각색·연출을 맡은 시인 겸 영화평론가 하재봉은 ‘유부남 조각가와 한 여고생의 일탈적 성관계’라는 것 외에는 일반인에게 알려져있지 않은 원작의 내용을 충실히 보여줌으로써 작가 장정일의 의도를 관객들에게 이해시키고자 한다고 했다.실제 그는 “장선우 감독의 ‘거짓말’이 너무 대중적이고 상업적으로만 접근한데 실망해 연극화를 결심했다”고밝히고 있다. 영화 ‘거짓말’이 두 남녀의 성행위에 초점을 맞춘 반면 연극 ‘내게…’는 38세 조각가 제이의 억압된 의식과 자기모멸에 무게를 두고 있다.여고생 와이에 대한 집착과 탐닉도 그의 이같은 비정상적 내면이 표출되는 과정으로그려진다.초등학교 5학년때 죽은 제이의 아버지는 군인장교 출신으로 항상엄격하게 제이를 가르쳤다.아버지에게서 당한 폭력과 정신적 억압은 평생 그의 삶을 조종했고,이는 사디즘과 마조히즘으로 변형돼 나타난다.연극은 무대를 철창처럼 꾸미고,중앙에 군복입은 아버지를 등장시키는 기법으로 원작의정치성을 드러내고자 한다. 하지만 연극 ‘내게…’가 아무리 영화와의 차별성을 강조한다고 해도 ‘상업성’의 혐의를 완전히 벗어나기는 어려워 보인다.연출자는 원작을 각색하면서 직접적인 성행위 장면을 생략하고,와이를 끝까지 처녀로 남아있게 했다.그러나 이러한 ‘자기검열’(연출자의 표현을 빌자면)에도 불구하고 반라의 제이와 와이가 나누는 성적인 대화와 몇가지 동작은 연극 특유의 현실감을고려하면 민망하기 이를데 없다.더욱이 ‘충격적인 생생한 라이브무대’를내세우면서 은근히 ‘벗는 연극’임을 드러내는 홍보문구를 대하면 이같은의구심은 더욱 커진다. 어쨌든 그동안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채 논란만 무성히 나돈 ‘거짓말’에 대한 평가는 이제 연극무대에서나마 관객의 몫으로돌아오게 됐다.12월31일까지.(02)338-9240이순녀기자
  • 재경부가 본 미국 하버드교수팀 ‘재벌 보고서’

    ‘재벌 해체’에 반대한 것으로 지난 12일 국내에 소개된 미국 하버드 교수팀의 재벌 연구내용이 다소 잘못 알려진 것으로 24일 밝혀졌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타룬 칸나 교수와 크리스나 팔레푸 교수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7∼8월호에 공동기고한 ‘개도국 대기업집단의 올바른 구조조정방안’에서 “신흥시장국들이 기업집단(재벌)을 성급히 해체하는 것은 선진국과 달리 자본 인력 기술 등 각 부문에 효율적인 시장하부구조가 형성돼 있지 않기 때문에 득보다 실이 더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신흥시장국의 올바른 구조조정은 시장하부구조가 어느 정도 갖춰질 때까지는 기업집단이 시장하부구조 기능을 보완토록 하면서 경영의 내실을 기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이같은 내용은 정부의 재벌 구조조정 정책상 문제를 지적한 것으로 알려져 전경련 등에서 환영하기도 앴다. 그러나 하버드 교수팀은 “구조조정이 불필요하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는 등 재벌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말했다. 하버드 교수팀은 “재벌들이 근본적으로 변할 필요가 있다”며 “성장위주에서 ‘수익성있는 성장’으로 전략을 바꿔야 한다”며 “수익성없는 사업에서 물러나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버드 교수팀은 그러나 최근 부실화로 정리과정에 있는 대우그룹을 “기존 조직의 관리와 자금동원능력을 이용해 자동차,조선 등 리스크가 있는 사업에 뛰어들어 세계적인 그룹으로 키웠다”고 ‘피상적 평가’를 하기도 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하버드 교수팀의 연구는 우리나라 뿐아니라 칠레 인도등의 기업집단 연구를 통해 재벌 조기해체의 부작용을 경고하면서도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는데 이를 재벌구조조정에 대한 비판으로 본 것은 와전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일기자
  • [리뷰] KBS2 TV문학관‘그가 걸음을‘

    소가 한마리 있다.황토빛 대지와 누런 소,그리고 비록 절름대는 발걸음이지만 크고 아름다운 삶의 족적을 남긴 한 장애인.여기에 태백 횡계 등 강원 산간지역의 아름다운 풍광,봉평 메밀밭,안개와 구름으로 인간을 끌어안는 대관령 평원 등 자연이 있다. 24일 밤10시10분 KBS 2채널을 통해 방영된 ‘TV문학관-그가 걸음을 멈추었을 때’(윤흥식 기획,김충길 연출)는 연출자 말마따나 “속도에 대한 맹신에빠져 있는 우리에게 느림의 미학을 선사한”작품이었다. 작가 이순원의 ‘해파리에 관한 명상’을 극화한 드라마는 어릴 적 사고로팔다리를 다치고 정신마저 초등학생 수준인 ‘해파리’(김규철)가 맑은 심성과 ‘일하지 않으면 굶는다’는 신조로 대관령 굽이굽이를 넘어 소몰이를 하며 살아가는 과정을 그려낸다. 봉사남편에게 소박맞은 뒤 자신의 곁에 안거한 동숙(방은진)은 어떤 놈팽이에게 겁탈당하고,사촌인 노름꾼은 중간에서 돈을 뜯어 가로채는 식으로 세상은 그를 괴롭히기만 한다.그녀가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이 19년만에찾아오자 그는 그녀마저 놓아준다. 도로가 뚫려 자동차가 들어오자 그는 생업을 잃고 소신대로 굶어죽기를 작정한다.이때 저녁빛 노을을 배경으로 날아오는 새 두마리. 화면은 이렇듯 설명조를 배제하고 미술학도 출신인 김PD의 안목을 드러내듯아름다운 장면들이 많다. ‘은비령’등 주변 얘기를 그려내는 데 역량을 보인 이순원은 “아 저런 어른 우리 동네에도 있었어”라는 반응을 기대하고 소설을 썼다고 했다.드라마도 장애의 아픔을 감정과잉으로 드러내기 보다는 “하찮은 존재로 비친 장애인이 얼마나 위대한 사랑을 펼쳐낼 수 있는가를 보여 인간에 대한 예의를 깨우치고 싶었다”는 연출자 말대로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밤에 혼자 옥상에 올라가 절름발이 걸음을 연습하고 대관령 험한 길을 소를몰며 수십번 왕복해 탈진하곤 했다는 김규철의 연기는,인간이 지닌 모든 감정표현을 적나라하게 담아내 절정에 이르렀다는 느낌이 들었다.오랜만에 TV에 얼굴을 드러낸 방은진 김진해 등이 반갑기 그만이었고 중견 연극배우 박승태 허현호 한근욱 등을 만난 것도 새로운 기쁨이었다. 요즘 선굵은 드라마 만나기가 하늘의 별 찾기만큼 힘들다.외화방영 채널을오가던 시청자들은 가슴이 오랜만에 데워지는 기쁨으로 달콤한 잠자리에 들었을 것이다. 임병선기자 bsnim@
  • [대중음악 리뷰] 타악기의 명인 김대환

    “테크노다 뭐다 해서 기계음이 판치는 세상이다.앞으로 인간의 작업은 기계에 얽매이지 않는 음악을 만드는 것이 과제가 될 것 같다”타악기의 명인 김대환(67)은 지난 13일 서울 서초동 판아트홀에서 열린 “즉흥음악 페스티벌’에서 일본 프리재즈 뮤지션 사가 유키(38)와의 공연을 끝낸 후 이렇게 공연의 의미를 함축했다. 이날 공연은 김대환의 징 솔로와 특유의 6개 북채의 향연으로 막을 열었고이어 등장한 사가는 고대인들이 언어를 만들기 이전에 내뱉었을 법한 소리들을 던져주었다.속삭임,공포와 흐느낌 등 온갖 감정이 묻어나왔다.리듬만 주어지면 얼마든지 사람의 목소리로 멜로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려는 것 같았다. “가사가 딸린 노래는 언어와 민족의 장벽을 뛰어넘지 못하지만 이같은 구음(口音)은 그러한 벽으로 둘러쳐진 세계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고 그는말했다. 그는 40여분 동안 릴레이와 에코를 적절히 활용,새가 지저귀는 소리와 쥐가찍찍 대는 소리 등을 완벽하게 재현해 내 경탄을 금치 못하게 했다. 김대환이 “그의음악에는 룰이 없어 음악이 아니라 소리의 차원으로 보아야 할 지 모르겠다”고 했다.‘음악보다 확장된 소리’로 함축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날 그는 내한무대임을 고려한 듯 김대환의 리듬반주에 맞춰 아리랑을 불렀는데 아주 색다른 맛을 안겨 주었다. 그는 때로는 몸을 활처럼 휘게 만들어 소리를 토해냈고 때로는 몸을 악기로사용하는 자유로움을 보여주었다. 두 사람의 조화는 평론가 김진묵이 말했듯이 “서로 다른 법칙과 위치에 놓여있는 소나무와 둥근 달이 겹쳐보여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과정” 그 자체였다.관객이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즉흥음악의묘미를 잘 표현해 냈다. 공연이 끝난 후 관객들은 3분여 동안 앙코르를 외쳤다.아마도 이날 관객들은두 사람이 선사한 잔향에 꽤나 시달렸을 것이다. 임병선기자
  • [음악 리뷰] 백혜선 피아노 연주회

    피아니스트 백혜선이 지난 13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가졌던 ‘즉흥과 변주’연주회는 음악의 저변을 넓히기 위한 시도로 화제를 모았다.그러나바로 그 이유 때문에 연주회가 끝난 뒤의 기분은 유명한 평양냉면집에 가서냉면(물냉면이라고 부르면 평안도 출신들은 화를 내기도 한다)대신 비빔을먹고 났을 때의 그것이었다. 물론 그 냉면집은 여름이 되어야 붉은 바탕에 흰글씨의 깃발을 내걸거나,귀순동포가 고용한 주방장이 만든 ‘기분만 평양식’이 아니라 이제 몇 남지않은 본포(本鋪)를 말한다.오늘날 전통 평양식 냉면을 만드는 주방장은 훌륭한 피아니스트의 숫자만큼이나 적은 것이 현실이 아닌가. 백혜선을 평양냉면집 주방장에 비유하는 무례를 용서해준다면,이날 연주회는 장기인 냉면 대신 ‘냉면 초보자’와 아이들을 위해 평양식 만두와 빈대떡 등을 한상 가득 차린 자리였다고 할 수 있다.그런 만큼 연주회 결과는 냉면을 좋아하는 어른이 아이들을 데리고 냉면집에 갔을 때 나타나는 반응과꼭 같을 수밖에 없었다. ‘아이’들은 환호했다.슈베르트의 아름답기 그지없는 즉흥곡들,재즈 피아니스트 김광민과의 베토벤 ‘터키 행진곡’듀오,바이올린 이경선과 비올라최은식,첼로 양성원과 함께 꾸민 ‘사랑의 인사’‘아 목동아’,앵코르곡으로는 ‘아침이슬’에 ‘젓가락행진곡’까지 등장했다.연주회장을 나오는 얼굴엔 만족감이 가득할 수밖에 없었다. 기자도 환호하고 싶었다.“우리 음악계가 너무 닫혀 있어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는 백혜선의 생각에 적극 공감하기 때문이다.그러나 음악회를 즐기기는 했지만,‘아이’들처럼 환호작약할 수는 없었다.왜 그랬을까.빈대떡도,만두도,비빔도 모두 맛있었다.그러나 오랜만에 ‘진짜냉면집’에 갔는데도막상 냉면은 맛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작은 아쉬움조차도 백혜선의 잘못은 아니다.잘못은 커녕 이번 연주회를 기획한 그녀의 뜻은 찬사를 받아 마땅할 것이다.대신 그녀의 뜻처럼닫혀 있는 음악인들의 마음이 열리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새로운 시도도의미가 있지만,백혜선처럼 ‘큰 피아니스트’는 ‘큰 음악’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이 이번 연주회를 통해 증명됐기 때문이다. 서동철기자 dcsuh@
  • [리뷰] 산울림 ‘고도를 기다리며’

    신생극단 산울림이 임영웅 연출로 독일 작가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를 국내 초연한 건 지난 69년이었다.그로부터 3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극단 산울림과 임영웅 그리고 ‘고도…’를 서로 떼어놓고 생각하기는 어렵다.그동안 산울림의 ‘고도…’는 국내 연극계는 물론이고 89년 프랑스 아비뇽연극제,90년 아일랜드 더블린연극제를 비롯해 수차례의 해외 공연에서도아낌없는 찬사를 받았다. 그 ‘고도…’가 산울림 창단 30주년 기념공연 겸 서울연극제 특별초청작으로 다시 무대에 올랐다.산울림의 공연으로는 열네번째,임영웅에게는 열한번째 연출이다.지난 12일 관객들과 함께 객석에서 첫 공연을 지켜본 임씨의 얼굴은 어느때보다 밝아보였다.“매번 최선의 배역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번 공연의 앙상블은 그 이상의 것”이라고 자부한 연출자로서의 직감이 어긋나지않았음을 무대에서 확인한 때문일까. 97년 공연이후 2년만에 다시 호흡을 맞춘 안석환,한명구,정재진,김명국 등 4명의 중견배우는 한층 원숙하고 조화로운 연기로 극을 안정감있게 끌어갔다. 앙상한 나무 아래서 언제 올지 모르는 ‘고도’를 기다리는 두 사내와 그들곁을 지나치는 또다른 두 남자의 얘기를 2시간20분동안 지루하지않게 들을수 있었던 것은 이들의 흡인력있는 연기 덕분이었다. 안석환은 유연한 몸짓과 독특한 말투로 응석받이 에스트라공을 몸에 맞춘듯자연스럽게 형상화했다.이미 한번의 블라디미르와 두번의 럭키역을 해낸 한명구는 이번 무대에서 코믹하면서도 비극적인 블라디미르의 내면을 깊이있게표출해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포악하지만 어딘가 비장미가 숨어있는 듯한 포조역의 김명국,딱 한번의 대사를 높낮이없이 속사포처럼 마구 쏘아대는럭키역의 정재진도 흠잡기 어려운 연기를 보여줬다. 오래 곰삭은 술은 혀끝이 아니라 오감으로 음미하듯 30년 무르익은 산울림의 ‘고도…’에서도 그같은 정직한 연륜이 묻어난다.한그루의 나무조차 배경이 아니라 배역으로서 무언가 말을 건네는 듯한 느낌을 주는 무대였다.17일까지,문예회관 대극장(02)760-4800이순녀기자
  • “우리는 이렇게”…우수 중소기업 사례

    ■경원엔터프라이즈 경원엔터프라이즈(주)는 세제를 쓰지않는 세탁장치를 개발한 세계 최고수준의 업체다.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충북 음성군 삼성면 대정리의 공장을 두차례나 방문했을 정도다.환경오염을 줄이는 획기적인 신기술을 20여건 개발해냈다.미국에서 물리학을 공부한 김희정(金姬廷·52·여)사장을 비롯한 기술진이 10여년 연구끝에 최근 무세제 세탁장치(MIDAS)를 개발했다. 기존 세탁방식은 효율을 높이기 위해 합성세제를 쓰고 있으나 마이다스는영구적인 촉매와 전기에너지를 쓰고 있다.또한 기능수로 악취를 없애고 값싼 운영비로 폐수처리를 완벽히 해주는 장치도 개발했다.특히 기능수 생성장치는 최적의 촉매와 전기에너지를 가함으로써 지하수가 최적의 기능을 갖도록해 선진국의 유수 연구소로부터 기술도입 제의를 받고 있다.현재 미국 프랑스 등과 기술협약을 준비중이며,국내 삼성 대우 등과도 제휴를 모색하고 있다.지난 5월 국내 기업 최초로 파 이스턴 이코노믹 리뷰지가 주는 98아시아기술혁신상과 세계독성학회 우수상을 받았다. ■오펙엔지니어링 인천 남동공단내 (주)오펙엔지니어링은 획기적인 신기술 개발에 성공한 벤처기업이다.아연합금 코팅을 한 전극선을 4년여 연구 끝에 개발했다. 성기철(成機哲·45)사장이 지난 90년 자본금 5,000만원으로 설립한뒤 92년말 남동공단에 입주,전극선 개발에 착수하여 산학협동으로 4년만인 96년말에개가를 올렸다. 반도체 등의 정밀금형을 가공하는 와이어 컷 방전가공기에 쓰이며 황동선에아연을 입힌 0.25∼0.3㎜ 굵기이다.가공속도가 기존 제품보다 30∼50% 빠르고,가공시 냉각효과가 뛰어나며,가공표면의 정밀도가 높은 게 특징이다.특히아연코팅기술을 자체 개발,세계 30여개국에 특허출원해 놓고 있다. 월 200t(20억원)규모의 생산능력을 갖고 있으며 매출액의 90%이상을 수출하고 있다.98년 36억원의 매출에 이어 올해는 70억원 달성을 낙관하고 있다.납입자본금도 98년 5억원에서 올해초 신기술 개발이 알려지면서 증자,11억원으로 늘었다. ■한전금속 경남 진해시 남양동의 (주)한전금속(대표 金範石·44)은 부도이후 종업원이인수,보기 드물게 재기에 성공한 주철주물 업체다. 이 회사는 외환위기가 닥친 97년 12월24일 거래업체의 부도와 환율인상에따른 원부자재값 부담으로 부도났다.이듬해 3월 근로자 64명이 100% 출자해부도난 회사를 인수,한전금속을 설립했다.설립 초기에 자금조달 등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근로자들이 똘똘 뭉쳐 경영을 정상화시켰다.1년여 만에 종업원이 68명에서 80명으로 늘고 월생산액도 3억∼4억원에서 5억∼6억원으로 껑충뛰었다. 자동차와 농기계 부품을 주로 생산한다.상수도용에 쓰이는 파이프 피팅을미국 시그마사에 연간 컨테이너 100개 분량과,모나코 SBM사에 시추선에 사용되는 고정용 웨이트를 63만달러어치를 각각 수출하고 있다. 수출물량을 대기 위해 노후시설 개체와 부족시설 1개 라인의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지난해 주물업체로는 얻기 어려운 ISO9002 인증을 받았다. 박선화기자 *
  • [리뷰] 한국 초연 오페라 ‘파우스트’

    예술의 전당이 만든 베를리오즈 오페라 ‘파우스트’의 한국초연이 지난 10일 막을 내렸다.4차례 무대에 오르는 동안 전문가들의 평가는 대체로 일치했던 것 같다.주역급 가수와 오케스트라,무대장치는 합격,연출은 노력상,합창과 무용,조명 등은 불합격이라는 것이다.일부 분야에는 가슴아플 정도의 낮은 평가도 있었다. 6일 공연에서도 이같은 평가가 크게 달라져야 할 이유는 없었다.오히려 무대와의 의사소통이 단절된 가운데 지나치게 유려하기만 했던 지휘자 장 이브오송스의 문제도 있는 듯 했다. 사실 ‘파우스트’에 대한 앞서의 평가는 이미 공연이 시작되기 전에 예상됐던 것이었다.프랑스인 지휘자 오송스와 독일인 무대감독 하랄트 B.토르는 ‘파우스트’의 검증된 경력자들이다.주역가수들 역시 검증을 거쳐 발탁했다. 이들에 대한 평가는 당연히 긍정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나머지 분야는 어떤가.합창과 무용,조명 등 순수 ‘국내산’으로 충당한 분야는 모두 혹평을 들어야 했다.우연의 일치일까.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공연예술쪽에서체계적으로 가르치지도 않은 것을 해내라는 요구는 무리다.오케스트라라면 이번에 코리안 심포니가 보여주었듯 맹연습으로 조금 나은 소리를 들려줄 수도 있다지만,오페라 연기를 배우지 않은 합창단에게 한두달의 연습으로 완벽한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우스운 일이다.그것은 무용단도 마찬가지다.게다가 조명은 벌써부터 심각한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지 않은가. 이번 공연에 대한 세간의 평은 연출자인 문호근이 어느 정도는 의도한 것이었다고 생각한다.한국 공연예술계의 생생한 현주소를 보여주고,보완방향을제시하고 싶었던 것이었다고 믿고 싶다.따라서 이번에 참여한 사람들 개개인에게 실력이 없느니,연습이 부족했느니 하고 말하는 것은 사실이 그렇다고해도 본질을 제대로 파악한 평가라고는 볼 수 없을 것 같다. 대신 초연을 지켜본 사람들,특히 공연예술계 인사들이라면 각자가 앞으로의한국 오페라,나아가 한국의 공연예술을 위해 할 일이 무엇인가를 진지하게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그런 점에서 이번 공연은 한국 음악계,나아가 한국 공연예술계에던져준 분명한 메시지가 있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서동철기자 dcsu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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