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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문기자가 만난 사람] 13년만에 새 앨범 ‘달하노피곰’ 낸 가야금 명인 황병기

    [김문기자가 만난 사람] 13년만에 새 앨범 ‘달하노피곰’ 낸 가야금 명인 황병기

    “자,‘공자왈’ 중 가장 멋있는 말을 꼽으라면 뭘까요?” “…?” 선뜻 생각나지 않거든 ‘종심소욕불유구(從心所欲不踰矩)’라고 대답해보면 어떨까. 공자 시대에 70세까지 사는 것도 드물었거니와 듣고(耳) 말하는데(口) 최고(王)의 성인(聖人)이 자신의 인생을 회고하면서 “나이 70에 마음이 가는대로 행동해도 법도에 전혀 어긋나지 않더라.”고 읊었으니 말이다. 동서고금을 통해 금옥(金玉)같은 성인의 말씀은 많지만 새삼 이 말이 생각나는 까닭이 있다. 가야금 명인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국악인 황병기(71) 선생. 최근 13년만에 새 앨범 ‘달하노피곰’을 내면서 “마음 먹은대로 곡을 만들었더니 다 음악적 법도에 어긋나지 않더라.”고 말했다. 개인적으로는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했지만 공자처럼 고희(古稀)에 이르러 음악인생 55년을 담은, 그야말로 득음의 경지에서 귀중하게 탄생시킨 불후의 ‘명작’임을 시사하는 말이다. 그럴 것이 영국 셰필드 음악대학 앤드루 킬릭 교수는 이 앨범이 나오자 “모순을 명상하는 선(禪)의 경지”라고 극찬했다. 앞서 미국의 유명한 음반 비평지 ‘스테레오 리뷰’는 “황병기 음악은 초 스피드시대에 없어서는 안될 정신적 해독제”라고 평가했다. 황 선생은 국내에서 새 앨범을 내기 전인 이달초 미국에서 작품설명회를 가진 셈이 됐다. 스미소니언박물관측의 초청으로 워싱턴과 뉴욕, 보스턴 등에서 ‘황병기의 초상’이라는 타이틀로 가야금, 거문고 등을 연주했는데 가는 곳마다 기립박수를 받았을 정도로 자랑스러운 한국인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던 것. 공연이 끝난 후에는 앨범을 미리 주문하려는 관객들이 줄을 서기도 했다. 특히 바이올리스트 정경화, 소설가 이문열, 시인 김지하씨 등 한국에서 별도로 약속하기 힘든 인사들과 객석에서 반갑게 만났다. 지난 20일 서울 북아현동 자택에서 황 선생과 만나 먼저 새 앨범 ‘달하노피곰’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반세기 동안 가야금을 다뤄온 그의 삶을 시대별로 담고 있었기 때문이다. “백제가요 중 유일하게 남아 있는 것이 ‘달하노피곰’입니다. 알다시피 우리나라 대부분의 노래가 사랑을 다루고 있지요. 이 가운데 ‘달하노피곰’은 남편에 대한 지고지순의 사랑을 노래하고 있어 지금까지 남아 있습니다. 음담패설을 담은 불륜의 노래는 금방 없어지고 맙니다. 판소리 12마당 중 다섯마당, 즉 춘향가(절개)와 심청가(효) 등만 전해지잖아요.” 모두 여덟곡이 수록된 ‘달하노피곰’에는 저마다 사연이 있다. 가야금 연주곡 ‘시계탑’은 1999년 대장암 수술을 받았을 당시 서울대 병원의 시계탑을 보고 작곡했다. 한밤 중 팔에 링거를 꽂은 채 산책을 나왔던 그는 “비참한 상태에서 베토벤 소나타 32번이 생각났고 깜깜한 밤중에 반딧불이의 환영이 문득 스쳐 지나갔다.”면서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아름다운 가락이 저절로 떠올랐다고 술회했다. 가장 애착을 느낀다는 ‘하마단’은 가야금과 장구를 위한 곡. 본래 하마단은 페르시아 시대부터 있던 이란의 고대 도시의 이름. 먼 심연에 이르는 희미한 길과 안개가 펼쳐져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을 표현했다.“전통(조선시대)의 틀을 벗어나기 위해 신라로 들어가는 비단길을 연상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발표곡 중에는 ‘낙도음(樂道吟)´이라는 게 있습니다. 도를 즐기는 사람의 읊조림이지요.70세가 넘으면 마음이 가는대로 행동해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공자님 말씀처럼 자유롭게 만들었습니다. 예를 들면 노인이 술에 잔뜩 취해 춤을 추는 모양이라고나 할까요. 흥겨운 음악입니다.” 대금 연주곡 ‘자시(子時)’에서는 한밤중에 허공, 즉 꿈의 세계를 그리면서 혀와 입술을 떨듯 트럼펫 연주의 주법을 활용해 묘한 음색이 나오도록 했다. 아울러 서정주 시인의 ‘추천사’와 박목월 시인의 ‘고향의 달’을 가지고 곡을 만들기도 했다. 앨범이 나온 지 10일 만에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고 며칠 전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국의 월드뮤직 레이블 ‘아크´에서 연락이 와 세계 시장 판매 라이선스계약을 체결하는 겹경사가 생겼다.1965년 하와이에서 첫독집 음반을 낸 이후 두번째로 세계 시장에 공식적으로 수출하는 것. 가야금을 배우게 된 동기는 6·25 피란 시절, 우연히 부산에 있는 고전무용 연구소에서 흘러나오는 가야금 소리를 듣고부터였다.1953년 전쟁이 끝나 서울에 올라와서도 가야금 공부를 계속했다. 경기고 졸업후 부친의 권유로 서울대 법대에 진학했지만 매일 국립국악원을 드나들었다.1954년 덕성여대 주최 전국학생콩쿠르에서 1등을 차지했고 대학 2학년 때인 1957년 KBS 주최 전국 국악 콩쿠르에서 1등을 차지하면서 음악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대학졸업하던 1959년 서울대에 국악과가 처음 생기면서 현제명 서울대음대학장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국악과에 출강했다. 이후 이화여대 음대, 미국 하버드대 등 국내외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국악에 작곡이라는 개념이 생소하던 1963년에는 첫 창작곡 ‘숲’을 발표해 창작국악이란 새 장르를 만들기도 했다.1965년에는 하와이 동서문화센터 주최 20세기 음악예술제에 작곡가 겸 연주자로 초청받았다. 이때 미국 음악잡지에서 연이어 호평기사를 실었다. 이후 해외 초청이 많아졌고 ‘황병기 음악’이 세계 무대를 본격적으로 누비기 시작했다. “가야금을 직업으로 생각해본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그냥 순수하게 100% 좋아서 했지요. 직업으로 치면 명동극장 지배인, 영화제작자, 출판사 대표, 기업체 기획관리실장 등 안해본 것이 없을 정도입니다.2001년 대학교수 정년을 마쳤을 때 영화나 실컷 보려고 했는데 잘 안되더군요. 지금은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을 맡고 있으면서 연세대 초빙교수, 방송출연 등 이래저래 더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황 선생은 얼마 전 중학교 수학책을 구입했다. 평소 수학이 좋았고 또 나이들어 새로운 배움의 길을 가고 싶어서였다. 그의 장남 준묵(44·한국고등과학원 교수)씨가 세계적인 수학자가 된 것도 어쩌면 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았는지도 모른다. 황 선생은 “사람은 누구를 막론하고 배우는 즐거움이 있다. 다만 그걸 시험보게 하면 싫어진다.”면서 논어의 學而時習之不亦說乎(학이시습지불역열호·배우고 때로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를 새삼 인용했다. 그는 스스로 자신의 음악세계에 대해 “작품 하나하나가 비슷한 게 없다. 어쩌면 다 다름이 황병기적 색깔”이라면서 음악적 영감은 사색이나 시, 자연에서 찾는다고 했다. 이어 자택 뒤 산책길을 자주 다니고 아침저녁 스트레칭으로 건강관리를 한다고 귀띔했다.“(사람의 수명)평균 나이가 되면 오래 살 생각하지 말고 대체적으로 좋아하는 것을 즐기다 죽으면 된다는 생각을 한다.”며 껄껄 웃는다. 다섯살 연상의 부인(소설가 한말숙)과는 지금도 서로 ‘자기’라고 부를 만큼 두터운 부부애를 과시한다. 장녀 혜경씨는 이화여대 국문학박사, 차녀 수경씨는 동국대 철학박사 과정을 각각 거쳤으며 차남 원묵씨는 MIT생의학연구소 연구원으로 활동 중이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36년 서울 출생. ▲55년 경기고 졸업. ▲57년 KBS 주최 전국국악콩쿠르 1위. ▲59년 서울대 법대 졸업. ▲59∼63년 서울대 국악과 강사. ▲63년 첫 가야금 곡 ‘숲’ 발표. ▲74∼2001년 이화여대 교수. ▲86년 하버드대 객원교수. ▲99년∼현재 유니세프 문화예술인 클럽회장. ▲2000년∼현재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 주요 작품 숲, 가을, 석류집, 봄, 미궁, 침향무, 비단길, 영목, 전설, 밤의소리, 남도환상곡, 달하노피곰 등.
  • 겁없는 개 ‘무면허(?) 운전’ 황당 사고

    미국에서 개가 주인의 차를 운전해 호수로 돌진한 황당한 사고가 발생했다. 교통사고를 낸 ‘운전(?)견’은 미국 아이다호주 사는 ‘찰리’. 검은 래브라도레트리버(Labrador retriever)종인 찰리는 지난 20일 주인의 자동차를 호수에 빠뜨리는 ‘대형사고’를 치며 단박에 미국 최고의 말썽견으로 이름을 올렸다. 찰리의 주인인 마크 유잉은 “외출에서 돌아오니 호수로 내달리는 차에서 찰리가 뛰어내리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곧 돌아올 생각으로 자동차 창문을 열어놓았던 것이 화근. 열린 창문을 통해 자동차 안으로 들어간 찰리가 우연히 자동차를 움직이게 된 것이다. 유잉은 “어떻게 차를 움직였는지 모르겠다.” 며 “찰리가 평소에도 가구를 망가뜨리는 등 장난이 심하기는 했지만 이정도 손해를 안긴 것은 처음”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또 “찰리가 뭘 알겠는가. 이보다 어이없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황당해 했다. 이 황당사건은 아이다호 지역신문 스폭스맨리뷰(spokesmanreview)의 보도를 시작으로 지난 주말 미국 언론들이 일제히 기사화했다. 나우뉴스 박성조 기자 voicechord@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케이블·위성방송]

    ●앨리스TV11:00 스쿨어택 12:00 F.B.I 실종수사대 13:00 꼬마 파우스트 15:00 ER 20:00 프랭크 허버트의 듄 1,2,3부 02:00 코드명 제인도우:Wrong Face●Dramax13:50 쟁반노래방 베스트 17:40 솔로몬의 선택 19:45 헤이헤이헤이 22:00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 24:15 스몰빌 시즌3●한방건강TV15:00 메디푸드 약이 되는 음식 18:00 신나는 다이어트 20:30 건강상담 22:40 현장 한방 매거진 23:50 TV명의 특강●WOW 한국경제TV13:00 생방송 창업정보센터 14:00 실전매매 주식 서바이버 15:00 증시카페 전문가와 함께 하는 아름다운 특강 17:00 성공 유망 프랜차이즈●히스토리 채널10:00 세상을 바꾼 사람들 15:00 히스토리 스페셜 현장기록, 세기의 총격전 17:00 황하 20:00 위험한 시도 밀리터리QA 22:30 세기의 살인마●온스타일08:30 섹스&시티6 10:00 프렌즈10 12:00 스타일 매거진 14:00 프로젝트런웨이 17:00 도전 팻 제로3 20:30 마이애미 모델 맨션 22:00 고스트위스퍼러2●MBC ESPN14:00 2007 프로야구 두산:기아 17:30 2007 연예인 야구리그 20:00 2006∼07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시즌리뷰   ●EBS플러스109:30 EBS기본과 특별한(종합) 과학, 사회11:10 수능특강 선택 종합 고3 물리Ⅰ, 화학Ⅰ12:50 수능특강 선택 종합 고3 생물Ⅰ, 지구과학Ⅰ14:30 수능특강 종합 고3 수리영역-수학Ⅰ(1)(2)16:10 수능특강 종합 고3 언어영역(1)(2)18:10 수능특강 종합 외국어영역(1)(2)20:00 수능특강 종합 수리영역 수학Ⅱ(1)(2)22:00 EBS사고와 논술(1)(2)●EBS플러스210:50 일일드라마 깡순이(종합)13:30 중학 1학년 난제공략 7-가(2)14:00 초등학교 4·6학년 영어(1)(2)(재)15:00 초등학교 3학년 사회, 과학(재)19:00 방과후 반가운 시간20:20 천사랑21:20 모여라 딩동댕22:00 TV중학 3학년 종합 영어(1)(2)23:20 TV중학 3학년 종합 사회, 과학
  • 미셸 위 남자대회 ‘불참’

    ‘백기 투항인가, 일단 후퇴인가.’ 미셸 위(18·나이키골프)가 남자대회인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존 디어클래식 불참을 결정했다.미셸 위는 20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부상 손목의 재활프로그램은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힘을 키우지 못한 상태”라며 “대회가 열릴 디어런TPC코스가 길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경기를 치르기가 다소 무리다.”고 말했다. 새달 12일 개막하는 이 대회에 미셸 위는 지난 2년간 스폰서 초청으로 참가해 2005년에는 1타차로 컷을 통과하지 못했고, 지난해에는 1라운드에서 77타를 치고 난 이튿날 2라운드 도중 일사병 증세로 기권했다. 배경을 놓고 의견도 분분하다. 최근 미셸 위에게 쏟아진 비난이 더욱 거셌기 때문이다. 손목 부상 이후 처음 가진 여자대회 긴트리뷰트에서는 오버파 행진 도중 기권,‘꼼수파문’에 휘말렸고 맥도널드 챔피언십에서는 4라운드 합계 21오버파 309타로 최하위를 기록, 기량까지 의심받았던 터다. 그의 불참 선언을 놓고 남자대회에 대한 ‘백기 투항’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일단 ‘작전상 후퇴’라는 데 더 무게가 실린다. 남자대회 컷 통과는 프로 데뷔 이전부터 미셸 위가 별러온 것이기 때문이다. 경기위원장 클레어 피터슨도 “미셸의 결정을 지지한다.”면서 “우리는 그의 도전이 결코 멈추지 않길 바라며 때가 됐을 때 대회에 다시 돌아오길 기다리겠다.”고 말했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영화리뷰] 개와 늑대 사이의 시간

    [영화리뷰] 개와 늑대 사이의 시간

    21일 개봉되는 전수일 감독의 ‘개와 늑대 사이의 시간(2005)’은 네 가지 헤어짐을 다룬 영화다. 영화감독 김(안길강)은 탈출구 없는 일상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무작정 길을 떠난다. 부산에서 고향 속초로 향하는 버스에 오르며 그는 운전기사에게 확인하듯이 묻는다.“이거 무정차 버스 맞나요?”“예, 맞아요.” 하지만 버스는 보란 듯이 중간 지점에서 정차하길 거듭한다. 삶이 때때로 이유없이 반항하는 것처럼 말이다. 25년만에 찾아간 고향. 김은 어렴풋한 기억을 더듬으며 옛 시간을 살려보려 하지만 여의치 않다.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장소를 지금의 주민들은 알지 못한다. 분명히 맞다고 생각되는 지점에서도 그는 세 차례 “아니다.”는 답변을 들어야만 한다. 자신의 과거와 헤어짐, 이것이 첫번째 헤어짐이다. 어렸을 적 동생을 잃어버린 여인 영화(김선재)는 정처없이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닌다. 텅빈 그녀의 눈빛은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철렁하는 불안감을 안겨준다. 그러나 정작 그 자신은 초연하다. 미아가 돼 어디선가 살아있거나 혹은 살아있지 않을 동생의 불투명한 존재감처럼 침묵과 절망만이 그녀를 감싼다. 부주의로 인한 혈육과의 생이별. 전수일 감독이 말하는 두번째 헤어짐이다. 세번째 헤어짐은 두번째와 같은 ‘혈육과의 생이별’이되 ‘정치적인’ 생이별이란 점이 눈길을 끈다. 속초의 한 마을, 주민 대부분은 실향민이다. 반세기 전 고향을 잃은 이들은 역사가 저질러 놓은 이별의 아픔을 억지로 감내하며 살아간다. 만남의 희망마저 역사에 의지해야 하는 이들. 그 어이없는 수모를 곱씹고 위로하며 힘겹게 생을 부지해 나가는 이들이다. 마지막은 돌아올 수 없는, 이 세상과의 헤어짐. 전쟁통에 남편과 헤어진 김의 숙모는 결국 숙부와 재회하지 못한 채 눈을 감는다. 사연 많고 한 많은 이승과의 이별. 죽은 자는 말이 없다. 하지만 살아남은 자들은 가슴을 친다. 프랑스에서 해가 질 무렵 사물이 불분명하게 보이는 시점을 일컫는 말인 ‘개와 늑대 사이의 시간’은 ‘개’라는 길들여진 영혼과 ‘늑대’라는 들판에 놓인 영혼 사이의 시간들을 다루는 영화다. 그 가생(家生)과 야생(野生)의 경계에서 벌어지는 네 가지 헤어짐은 만남의 기약이 없기에 하나같이 신산하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미셸 위 ‘절묘한 73타’

    지난주 긴 트리뷰트 1라운드 도중 왼쪽 손목 부상을 이유로 기권,‘위장 기권’ 논란에 휩싸였던 미셸 위(18·나이키골프)는 이날 드라이버를 전혀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1오버파 73타를 때렸다. 절묘한 스코어라는 반응이다. 잘 치면 잘 치는 대로 쏟아질 ‘거짓 부상’ 눈총과 부진할 경우 긴 트리뷰트에서의 16홀 14오버파까지 싸잡아 불거질 ‘과대포장’ 논란을 비켜갈 수 있는 극적인 스코어란 것. 잡지 ‘골프 월드’의 론 시락 편집국장은 이날 ESPN 홈페이지에 올린 칼럼을 통해 “그녀가 바랄 수 있는 최선의 결과일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AP통신도 안니카 소렌스탐의 쓴소리에 ‘사과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고 쏘아붙인 그녀의 말을 빗대 “사과할 필요가 없는 스코어였다.”고 평가했다. 손목 통증을 이유로 드라이버를 한 번도 잡지 않고 15번홀 플레이 도중 마사지사를 불러 치료를 받는 등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도 그녀에 대한 의심을 진정시켰다는 분석. 그러나 시락은 드라이버를 잡지 못할 정도로 아프다면 왜 대회에 곧장 나왔는지, 스윙 기술과 자신감이 문제라는데 메이저대회가 그런 문제점을 고치기 위한 무대인지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이라고 짚었다. 그는 진지하게 사과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미셸 위 이번엔 ‘매너’ 구설수

    박세리의 명예의 전당 입회에 온통 들뜬 미국 현지 언론들과 대회 참가자들이 미셸 위(18·나이키골프)에 대해서는 집중 포화를 퍼부었다. 미셸 위는 지난주 긴트리뷰트 기권 이후 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으로부터 ‘거짓 부상’의 의혹과 비난을 샀던 터. 이어 7일 맥도널드 LPGA챔피언십 프로암대회를 마친 한 한국선수는 “함께 대회에 나선 선수들의 평이 썩 좋지 않다.”면서 “이번 대회에서 잘 치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벼르고 있다.”고 전했다.긴트리뷰트 챔피언 니콜 카스트랄은 이날 프로암대회 직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미셸이 토요일부터 LPGA챔피언십이 열릴 불록골프장에 와 훈련을 했다는 사실이 소렌스탐에게는 분명히 언짢은 일이었을 것”이라면서 “그의 행동은 자신을 긴트리뷰트에 초청한 소렌스탐을 존중하지 않았음을 분명히 드러낸 것”이라고 꼬집었다. 미셸 위의 긁어부스럼은 계속됐다. 프로암대회 직후 미셸 위는 “동반자들이 무례하게 나를 대했고, 있지도 않은 일로 나를 공격했다.”면서 “LPGA측에 항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스포츠 전문채널 ESPN은 인터넷판 기사를 통해 “2주 연속 미셸 위의 프로암 동반자들이 되레 그녀의 도도함에 불평을 터뜨렸다.”면서 “그들은 수천달러를 내고 프로암을 치기 위해 온 사람들인데 2주 연속 문제가 된다면 결국 문제는 프로인 미셸 위에게 있는 것”이라고 못박았다.ESPN은 또 “선수와 캐디 외에는 들어가서는 안될 연습 레인지에 미셸 위 측근들이 드나들며 LPGA측의 눈총을 사기도 했다.”고 전했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소렌스탐 “미셸 위 기권은 무책임한 행위”

    ‘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지난주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긴 트리뷰트에서 나온 미셸 위(18·나이키골프)의 기권을 비난했다. 소렌스탐은 6일 메릴랜드주 불록 골프코스에서 맥도널드 LPGA챔피언십 프로암 대회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그런 식으로 대회를 기권한다는 것은 주최 측이나 스폰서에 대한 존경심이나 책임감이 없는 행위”라고 말했다. 미셸 위는 긴 트리뷰트 1라운드에서 16번홀까지 14오버파를 친 뒤 기권, 구설수에 올랐다.‘18번홀까지 88타 이상을 친 LPGA 비회원은 해당 시즌 투어 출전을 금지한다.’는 룰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오해를 부른 것.미셸 위가 소렌스탐을 더욱 화나게 만든 것은 손목 부상을 이유로 기권한 뒤 곧바로 맥도널드 챔피언십이 열리는 메릴랜드로 이동, 연습 라운드를 가졌다는 것. 소렌스탐은 “나는 부상을 당하면 몇 주간 클럽을 잡지도 못한다. 부상으로 기권한 뒤 곧바로 연습장에 간다는 것은 웃기는 일”이라고 비꼬았다. 이에 미셸 위는 공식 인터뷰에서 발언을 자청,“기권 이유는 분명 왼쪽 손목 통증 때문이다. 그보다 더 일찍 10번홀에서 기권해야 했다.”면서 “기권한 이유는 맥도널드 대회에 나오고 싶었기 때문에 손목 보호 차원에서 그랬던 것”이라고 반박했다.하브드그레이스(미 메릴랜드주) 연합뉴스
  • 양치기소녀 미셸 위?

    해도 너무했다. 넉 달 만에 나섰다고는 하지만 산탄총 쏘듯 풀숲과 연못에 이어 주차장의 자동차 지붕 위까지 날려보낸 샷은 도무지 ‘천재소녀’의 그것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였다.물론 ‘미셸 위의 재앙’이라고까지 일컬어진 이날의 부진은 깨끗이 아물지 않은 손목 부상이 직접적인 원인. 그러나 더욱 팬들을 슬프게 한 건 규정을 교묘히 피해갔다는 ‘꼼수 의혹’이다. 이제 그의 말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기엔 저지른 일이 너무 많다. 미셸 위(17·나이키골프)가 복귀전 첫날 주말골퍼나 칠 법한 스코어로 망가진 끝에 기권했다.1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리버타운골프장(파72·6548야드).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긴트리뷰트오픈 1라운드에 나선 미셸 위는 16번째 홀까지 버디는 단 1개에 그치고 트리플보기와 더블보기를 쏟아내며 14오버파를 친 뒤 “다친 손목이 아파 더 이상 경기를 계속하기 어렵다.”며 기권을 선언했다. 10번홀에서 출발, 가볍게 파를 잡아냈지만 ‘재앙’은 12번째 홀인 3번홀(파5)에서 찾아왔다. 이름도 생소한 ‘퀸튜플보기’. 티샷이 주차장 자동차에 맞은 뒤 ‘아웃오브바운스(OB)’가 됐고, 다시 친 공이 이번엔 왼쪽으로 한없이 꺾여 모습을 감췄다. 티박스에서 다섯 번째 샷을 날린 미셸 위는 결국 ‘주말 골퍼’도 치기 힘든 1개홀 10타를 기록, 갤러리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꼼수 의혹’에 이어 규정 위반 시비에도 휘말렸다. 남은 2개홀에서 2타를 더 잃었다면 ‘비회원은 18홀 스코어가 88타 이상일 경우 해당 시즌 대회에 출전할 수 없다.’는 LPGA규정 탓에 더 이상 올 여자대회에 나설 수 없게 될 처지. 미셸 위는 “부상 때문이지 절대 그런 규정은 염두에 두지 않았다.”고 강력하게 부인했다.하지만 불과 6일 뒤 LPGA챔피언십 출전을 놓고 의혹은 더 불거졌다.14번홀(파3)에서는 아버지 위병욱(46)씨의 조언 여부를 놓고 “2벌타를 부과해야 한다.”는 제보와 항의가 뒤따르기도 했다. 한편 브라질 교포 안젤라 박(19)은 이글 1개와 버디 6개, 보기 2개를 묶어 6언더파 66타를 뿜어내며 단독 선두에 나섰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미셸 위, 부상털고 4개월만에 필드 복귀

    ‘손목 부상이 오히려 전화위복´ 올해 초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소니오픈 직후 손목을 다쳐 넉 달 남짓 공백을 가졌던 미셸 위(18·나이키골프)가 1일(한국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마운틴플레전트에서 개막하는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긴 트리뷰트대회 출전을 앞두고 “손목 부상이 되레 전화위복이 됐다.”며 자신감과 여유를 함께 드러냈다. 31일 대회 조직위원회와 가진 공식 인터뷰에서 미셸 위는 “골프는 앞으로도 계속 칠 수 있지만 고등학교 생활은 다시 오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잘 된 면도 있다.”고 대회에 나오지 못했던 넉 달 동안의 생활을 소개했다. 미셸 위는 “고등학교 마지막 학기였는데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면서 “또 부상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들었고, 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는 사실에 더욱 기뻐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손목 상태에 대해서는 “양쪽 손목이 다 안 좋았는데 지금은 거의 통증이 없는 상태”라면서 “샷이 잘못 맞으면 약간 아프긴 하지만 큰 문제는 없다.”고 답했다. 그는 또 “오랜 공백기 때문에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자신할 수 없다.”면서 “대회에 나온 이상 목표는 높게 잡고 있지만 코스에 적응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한 뒤 “이번 주말이 고등학교 졸업식인데 못 가게 돼 아쉽다.”고 말했다. 미셸 위는 지난해 미국 스탠퍼드대학에 합격, 오는 9월 이 학교 신입생이 된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새달 1일 LPGA 출전 소렌스탐·미셸 위

    마침내 그들이 돌아온다. 각각 손목 부상과 허리부상으로 그린에서 모습을 감췄던 미셸 위(17·나이키골프)와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한명은 잇단 성대결 실패로 ‘천재소녀’의 명성이 퇴색했고, 다른 한명은 자리를 비운 사이 ‘여제’의 자리를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에게 넘겨줬던 터다. 그들은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까. 둘의 복귀 무대는 새달 1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 인근의 리버타운골프장(파72·6588야드)에서 개막하는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긴 트리뷰트 호스티드 바이 안니카’. 소렌스탐이 주최하는 총상금 260만달러의 준메이저급 대회다. ●LPGA 찍고 또 성대결? 미셸 위의 필드 복귀는 지난 1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소니오픈 이후 5개월 남짓이다. 프로 선언 이후 여자대회 출전은 8번째. 지난해 10월 삼성월드챔피언십이 마지막 대회로 이 대회가 시즌 개막전이다. 물론 팬들의 관심은 부상 회복과 LPGA 첫 승 가능성 여부에 쏠려 있다. 올해 첫 출전한 남자대회 소니오픈에서 여지없이 또 컷에서 탈락한 직후 미셸 위는 왼쪽 손목 부상을 이유로 이후 모든 대회 참가를 미뤄 왔다. 따라서 이번 대회 출전에 대한 분석도 각양각색이다. 잇단 성대결 실패와 부상으로 인한 공백이 너무 길다는 부담이 첫째 이유로 꼽힌다. 지난 4월 미셸 위는 3주 전 끝난 미켈롭울트라오픈의 초청을 받았지만 “부상 회복이 더디다.”는 이유로 출전을 거절했다. 또 최근 미국 ABC방송은 “미셸 위가 긴 트리뷰트에도 초청을 받았지만 아직은 주치의의 최종 판단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해 이번 대회 출전도 불투명한 상태였다. ‘또 다른 성대결의 포석’이라는 분석도 있다. 미국 주요 언론들은 지난 23일 “미셸 위가 오는 7월 PGA 투어 존디어클래식 출전을 수락,3년 연속 대회에 출전한다.”고 전했다. 최근 미국 골프계가 미셸 위 부모를 설득해 LPGA 대회에 참가하긴 하지만 이조차도 ‘남자대회 도전’에 대한 ‘통과의례’에 불과하다는 싸늘한 눈초리도 엄연하다. ●“챔피언들 다 모여봐!” 소렌스탐은 지난 4월 첫 주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나비스코챔피언십 도중 허리 부상으로 이후 두 달 동안 치료와 재활에 힘을 쏟았다. 그 사이 세계 1인자의 명찰은 오초아에게 넘겨졌다. 올시즌 겨우 3개 대회에 출전, 두 차례 ‘톱10’의 성적을 거둔 소렌스탐의 현재 상금 랭킹은 25위(15만 8371달러). 그러나 미셸 위와는 달리 한결 여유있는 행보다. 그는 “앞으로는 출전 수를 대폭 줄이고 메이저대회 중심으로 스케줄을 짤 것”이라고 밝혀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처럼 대회 수보다는 승률을 높여 자신의 가치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번 대회에는 폴라 크리머 등 올시즌 ‘타이틀리스트’ 6명을 대거 불러모아 보란 듯 ‘죽지 않은 여제’의 위용을 과시할 심산. 에이전트 IMG는 지난 24일 “소렌스탐이 재활을 성공적으로 마쳐 이번 대회부터 경쟁력 있는 플레이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외부인재 단기성과 요구땐 실패”

    프로 스포츠선수의 고액연봉 이적이 실패로 끝나는 때가 있는 것처럼 기업에서도 우수 인재의 외부 영입이 반드시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 경제·경영잡지 ‘파이낸셜 리뷰’는 성공 확률이 3분의1밖에 안 된다는 연구결과를 내기도 했다. LG경제연구원이 27일 ‘외부 인재 영입이 실패하는 5가지 이유’란 보고서를 통해 이를 분석했다. 연구원은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힘들게 확보한 인재가 조직에서 제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중도 하차하는 데에는 당사자의 자질 부족 탓도 있겠지만 그를 영입한 조직에 더 큰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5가지 이유로 ▲영입 포지션과 영입 목적에 대한 사전 준비 부족 ▲충분한 검증 없는 영입 ▲조직의 화합을 해치는 내·외부 인재간 경쟁 ▲외부 인재로부터 오는 변화에 배타적인 조직내 태도 ▲믿음이 결여된 단기 중심의 성과 요구를 꼽았다. 연구원은 “외부 영입 대상이 되는 주요 포지션과 외부 영입을 통해 얻고자 하는 목적에 대해 미리 고민하고 준비하지 않으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밝혔다. 외부 인재 영입이 갑작스러운 경영공백이나 환경변화와 같은 사업적 필요에 의해 짧은 시간에 결정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또 외부 인재들은 기존 구성원들이 보지 못했던 새로운 변화에 대한 아이디어를 갖고 있기 마련인데 이 아이디어를 제대로 펼칠 수 있는 문화가 형성돼 있는지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윤언철 연구원은 “영입된 인재는 짧은 시간 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을 그 누구보다 강하게 받기 마련”이라며 “빨리 성과를 내지 않는다고 해서 조급하게 채근하기보다는 믿음과 신뢰를 갖고 기다려 주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보이는 건축, 보이지 않는 생각/마크 겔런터 지음

    정리의 편제는 각 시대마다 대표적 표제를 단 뒤 그 아래 4∼5개씩의 세부 주제를 소개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예를 들어 중세 편은 ‘우주론의 변화와 그 영향력’이란 장 아래 네 개의 세부 항목을 거시적 주제에서 미시적 주제로 좁혀가며 소개하고 있다. 소개된 정보의 수준은 교양서와 학술서의 중간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 예술사상과 관련된 다양한 내용 포괄적 구성 이 책의 최대 장점은 예술사상과 관련된 다양한 내용을 짜임새 있게 구성한 포괄성이다. 이런 내용을 각 시대를 대표하는 디자인의 ‘안 보이는 출발점’으로 삼고 있으며 궁극적 목적은 건축을 지향하고 있다. 각 항목마다 길이를 잘 조절해서 균등하게 배분함으로써 통사의 미덕을 지켰다. 각 시대를 대표해서 뽑힌 항목들의 종류와 개수도 적당한 선에서 조절한 것으로 보인다. 칸트, 헤겔, 바우하우스 등 다루는 각 항목들은 큰 주제들이지만 대표적인 내용만 골라서 요점 정리를 잘 했다. 전문가의 눈에는 많은 중요한 주제들이 여전히 빠져있긴 하지만 교양서인 점을 감안하면, 더 많았을 경우 자칫 지루하거나 산만해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은 다양한 분야의 내용을 한 울타리 안에 합해놓은 것이다. 예를 들어 바로크의 경우, 존 로크의 경험적 오성론과 아카데미를 나란히 배치시켰다. 표면적으로 보면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새로운 학문 경향으로 나타나고 있는 ‘통섭’ 혹은 ‘융합’의 좋은 예라 할 수 있다(이 책의 원저는 1995년에 출판되었다). 이 책의 문제점은 이런 다양한 내용들을 단순 병렬시켰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계몽주의의 신고전주의 편에서 빙켈만을 다루고 있는데, 빙켈만은 건축과 직접적 연관성은 없지만 간접적 영향력은 큰 인물이었다. 당연히 르로와, 레벳, 스튜어트 등과의 영향관계를 어떻게 해석해낼지를 기대했지만 그런 내용은 어느 곳에도 없다. 학문적 다양성을 인정한다고 해도, 적어도 건축에서 빙켈만에 대한 논의는 그 자체만으로는 큰 의미를 못 갖고 그릭(Greek) 리바이벌이나 도리스식 리바이벌과의 연관관계 속에서만 의미를 갖는다. 이 책에서는 이런 식으로 연관관계를 정밀하게 추적해야 할 수십 가지의 주제들이 단순 나열되는 데 그치고 있다. 이쪽 책꽂이의 책과 저쪽 책꽂이의 책을 한 곳에 모아 요약정리해 놓은 것 이상의 논의는 없다. 제목에 ‘건축’이란 단어가 들어간 점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각 시대의 예술사상이 그 시대의 건축에 어떻게 투영되고 영향을 끼쳤는가에 대한 정밀한 추적과 해석이 아쉽다. 이런 문제는 문체와도 연관이 있어 보인다. 평이한 이야기체가 어려운 내용을 쉽게 전달하는 장점은 있지만 논의를 너무 방담처럼 흘러가게 하는 위험성도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사전지식을 많이 요구하는 어려운 주제들이지만 쉬운 문체 때문에 만만한 것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쉬워 보인다. ●건축·예술이론에 대한 좋은 안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사전다운 포괄성은 높이 살 만하다. 기초 단계의 건축 책과 미술 책을 읽은 독자가 역사를 보는 눈과 논의의 사고 틀을 확장하는 데 더없이 좋은 안내서가 될 것이다. 건축이론이나 예술이론을 공부하는 전공자들에게는 다양한 연구주제를 캐낼 수 있는 백화점과 같은 책이다. 대학 도서관에서 300번대,500번대,700번대,900번대 등에 분산되어 꽂혀 있는 많은 책들을 한 가지 주제 아래 엄선해서 요약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책의 가치는 충분하다. ■ 리뷰 이 책은 한 마디로 예술사상의 역사에 대한 높은 수준의 종합 전문 교양서라 할 수 있다. 제목에는 건축이라는 단어가 들어갔지만 내용은 건축 이전의 미학, 철학, 사회학, 교육, 제도 등 예술과 관련된 문화사상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런 내용을 고대 그리스부터 20세기말까지 시대 순으로 정리하고 있다. 임석재(이화여대 건축학과 교수)
  • [북리뷰] 조선 ‘단성 호적’ 추적… 생활상 생생히 복원

    한국 사회에서 주민을 통제하는 장치는 매우 정교하면서도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다. 주민 등록과 지문 채취는 기본이고 부계 혈연에 따라 호적을 별도로 작성한다. 이제는 폐지될 운명에 놓였지만 호주제도 오랫동안 잔존하였다. 일반인들에게 호적은 자신의 혈연관계를 증명할 필요가 있거나 언론에서 호주제가 논란이 될 때를 제외하고는 일상에서 거의 망각되는 존재다. 필자가 그리 오래되지 않은 전통으로 간주한 부계 중심의 가족 질서와 호주제로부터 이 책을 풀어나가는 것도 그러한 현실 인식에서 비롯되었다. 현존하는 최고의 호구 조사 기록인 신라촌락문서를 위시하여 우리 사회 주민 등록의 역사는 비교적 오래되었다. 조선시대에는 3년마다 군현 단위로 호구를 조사하여 호적을 만들었다. 이 책의 소재가 된 단성 호적은 1606년 기록부터 남아있는데, 조선시대에는 약 20만명이, 일제 강점기를 포함하면 30만명 정도가 기재되어 있다. 상상을 해보라.300이 넘는 지역에서 3년마다 호적을 작성하였으니, 그 속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그들의 정보가 기재되었을까. 중세 교회의 기록을 통해 높은 수준의 역사 인구학 성과를 축적시켜 온 유럽의 학자들이 우리의 호적을 보고 놀라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지역의 호적들이 사라져버렸고 일부는 일본으로 유출되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남아 있는 전통시대 호적에 대한 역사학자들의 연구가 활발하고 일부는 전산 처리되어 일반인들도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필자는 최근의 호적 연구와 전산화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였고 그 몇 년 간의 성과를 이 책을 통해 녹여냈다. 따라서 본서는 독자의 흥미만을 자극하는 가벼운 대중 역사서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대중들이 접근하기 힘든 무겁고 어려운 전문 역사서도 결코 아니다. 해당 분야 전문가의 식견이 대중의 눈높이와 결합된, 우리사회에서 흔하지 않은 수준 높은 교양 역사서인 것이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호적에 대한 다양한 역사적 사실과 필자의 메시지를 접할 수 있다. 그 하나는 국가가 필요로 하는 역을 주민들에게 배분하거나 혹은 관리하기 위해 어떻게 호구를 편제하고 있었는가 하는 점이다. 이때 호적은 국역 수취(國役收取)와 주민 통제를 위한 수단으로 작용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적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삶의 흔적이 묻어나 있다. 중앙관료로부터 사노비에 이르기까지 한 지역 주민의 개인 정보가 호적처럼 방대하고 장기간에 걸쳐 기록된 자료는 없다. 이 지점에서 필자는 파편화된 호구 정보를 통해 개인과 집단이 살아가는 모습을 어렵사리 복원해 내고 있다. 이 책의 미덕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이 책은 가부장적 가족이 근대가 형성되는 시기 혹은 그 이후에 강화되고 있음을 누차 지적함으로써 현실의 모순을 전통의 부정을 통해 극복하려는 시각을 경계한다. 새로운 가족 관계의 형성은 오히려 근대의 극복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더불어 필자는 가족과 인구 문제를 설명하기 위해 계량적인 접근법을 적극 활용하였다. 일반 독자들의 내용 이해를 도와주는 이러한 장치들은 한편으로 역사 인구학의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는 계기를 전문 학자들에게 덤으로 제공하고 있다. 권 내 현 고려대 역사교육과 교수
  • ‘소득 2만弗’ 걸림돌은 임금 상승률?

    ‘소득 2만弗’ 걸림돌은 임금 상승률?

    우리나라가 10년이 넘도록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를 돌파하지 못하는 요인 가운데 하나로 높은 임금상승률이 지목됐다. 외환위기 이후 환율이 올라간 탓도 있지만 선진국보다 낮은 설비투자 증가율도 문제로 지적됐다. 재정경제부가 13일 밝힌 ‘국민소득 2만달러 국가사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995년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를 돌파한 뒤 11년째 2만달러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외환위기로 98년에는 1만달러 미만으로 추락하기도 했다. 국민소득 2만달러가 넘는 미국과 영국, 일본 등 22개국이 1만달러에서 2만달러까지 가는 데 9년 6개월이 걸린 것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소득증대는 정체된 셈이다. 특히 싱가포르와 이탈리아는 국민소득 1만달러에서 2만달러까지 5년, 일본과 홍콩은 6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재경부 관계자는 “국민소득 1만달러대에서 정체된 나라들의 공통된 특징은 2만달러 국가에 비해 임금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을 크게 웃돌고 설비투자 증가율이 낮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96년부터 2005년까지 10년간 평균 임금상승률은 8.14%로 평균 물가상승률 3.68%를 4.46%포인트나 상회했다.2만달러가 넘는 22개국의 평균 임금상승률은 2005년 6.1%로 물가상승률 5.1%보다 1%포인트 정도 높을 뿐이다.1만달러 국가들은 대부분 임금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을 1.5∼4.5%포인트 웃돈다. 또한 설비투자는 성장하는 개발도상국에서 증가율이 높아야 함에도 우리나라는 지난 10년간 연평균 4.6%에 그쳤다.2만달러가 넘는 국가들의 설비투자 증가율이 2005년 7.8%임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싱가포르와 핀란드, 스웨덴 등은 설비투자 증가율이 10%를 넘는다. 환율이 올라가(절하) 달러화로 표시되는 1인당 소득 2만달러 돌파가 지연된 측면도 있다. 우리나라는 96년부터 2005년까지 환율이 31% 올라갔다. 반면 일본과 이탈리아 등은 2만달러로 가는 길목에서 환율이 35∼36% 떨어졌다. 우리나라는 95년 1만달러를 돌파한 뒤 2005년까지 경제성장률이 평균 4.47%에 이르렀으며 외국인직접투자(FDI)는 매년 10.4% 증가했다. 타이완은 92년 1만달러를 돌파한 뒤 평균 4.9%씩 성장했으나 낮은 설비투자증가율(3.2%)과 물가상승률(1.6%)의 2배가 넘는 임금상승률(3.3%) 때문에 14년째 2만달러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90년 1만달러를 넘어섰으나 높은 임금상승률(8.71%)과 136%에 이르는 환율 인상(절하) 때문에 16년째 1만달러대에 머물고 있다. 뉴질랜드도 낮은 설비투자증가율(4.4%) 등으로 17년째 2만달러를 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이날 ‘월간 노동리뷰 5월호’에 따르면 지난해 7∼11월 상용근로자 30인 이상 1905개 사업장을 조사한 결과 파업의 주요 쟁점(복수응답)은 임금이 69.9%로 가장 많았다. 이어 비정규직 문제, 사용자대표 구성 갈등, 국내외 공장이전, 구조조정, 근로시간 등의 순이었다. 임금교섭을 할 때 노조측이 최초 제시한 요구율은 평균 8.7% 인상, 사측의 최초 제시안은 평균 3.6%였고 최종 타결 임금인상률은 평균 4.9%였다. 백문일 이동구기자 mip@seoul.co.kr
  • 게임인기 프로슈머에 달렸다

    변화가 빠르고 트렌드를 쉽게 받아들이는 게임 업계에서 ‘프로슈머’ 마케팅이 뜨고 있다. 프로슈머는 제작자(Producer)와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비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과 유통 과정에 직접 관여하는 소비자를 일컫는다. 1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업체가 개발한 게임을 정식으로 공개하기 전에 하는 비공개 시범서비스인 베타 테스트가 대표적 프로슈머 마케팅이다. 특히 프로슈머의 활약이 도드라진 곳은 온라인 게임업계. 베타 테스트를 통해 게임의 완성도가 더욱 높아지기 때문이다. 대작으로 평가받는 ‘대항해시대 온라인’,‘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등과 같이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들이 대표적이다. 베타 테스트에 참여한 이들은 게임을 하면서 그래픽, 인터페이스, 조작법, 아이템, 안정성 등 게임 전반을 살펴본다. 권영식 CJ인터넷 이사는 “베타 테스터의 리뷰를 토대로 콘텐츠를 보완해 완성도를 높인다.”고 말했다. CJ인터넷이 개발중인 ‘YS온라인’도 게이머와 함께 완성하는 게임을 표방하며 비공개 시범서비스를 통해 베타 테스터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3차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소비자의 소리를 듣고 있다. 프로슈머는 게임이 본격적으로 출시된 뒤에도 많은 활동을 한다. 넷마블이 서비스하는 ‘바닐라캣’에는 인기 시트콤에 나오는 캐릭터들의 의상이 추가됐다. 이는 바닐라캣의 마니아 게이머, 즉 프로슈머에서 출발했다. 바닐라캣 이용자가 의상과 소품 등으로 유행을 몰고 왔던 드라마 ‘궁’의 극중 인물의 의상을 게임에 적용하면 새로운 재미와 즐거움이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이메일로 보냈다. 이에 착안한 바닐라캣은 지난 2월 iMBC와 ‘드라마 샵’이라는 콘텐츠 제휴를 체결, 궁의 의상을 적용하고 있다. 이어 ‘거침없이 하이킥’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의상과 소품을 추가로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빛소프트도 1인칭슈팅(FPS)게임 ‘테이크다운’에 2차 베타 테스터들의 의견에 따라 ‘아트갤러리’ 맵을 추가했다. 엠게임은 프로슈머에서 더 나아가 게이머가 직접 스토리와 임무(퀘스트)를 만들 수 있는 MMORPG ‘홀릭’을 선보였다. 게임에서 이용자들은 자신만의 게임 공간을 만들어 즐길 수 있다. 넷마블의 야구게임 ‘마구마구’에서 게이머들은 자신들이 선호하는 선수들로 구단을 만들 수 있다. 박철순, 선동렬, 김재박 등 한 시대를 풍미한 스타에서부터 올 시즌을 뛰는 선수들까지 포지션별로 선수를 고를 수 있다. 원하는 팀이나 구장까지도 선택할 수 있다. 권영식 이사는 “게임업계는 다른 산업분야에 비해 트렌드 및 사회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시시각각 변하는 게이머들의 취향에 맞게 마케팅 및 서비스도 변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국내 첫 주얼리 갤러리 ‘오뜨 클라세’

    국내 첫 주얼리 갤러리 ‘오뜨 클라세’

    ‘말이 없는 보석이 여심을 흔들어 놓는다.’ 셰익스피어는 여자의 심리를 어쩜 그리 잘 꿰뚫었는지. 서울 청담동 패션거리에 문을 연 국내 첫 주얼리 갤러리 ‘오뜨 클라세(Haute classe·최상급)’에 들어서자 눈길이 바빠지고 마음이 왠지 설렌다. 건물 5층에 위치한 20평 정도 되는 작은 공간은 모던하지만 아늑한 기운이 포근하게 감싸는 곳이다. 값비싼 보석들이 진열돼 있는 곳이라 ‘문턱’이 높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의외다. 한쪽 벽면을 거울로 채워 내부가 훨씬 넓어 보인다. 갓 뽑아낸 원두커피의 진한 향이 퍼진다. 거울 앞 테이블에 앉아 찻잔을 들고 고개를 돌리니 왼편 통유리로 분주한 거리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의 안주인이자 서울종합예술학교 패션주얼리디자인과 교수인 이향숙 대표는 “우리 여인네들의 규방문화를 꽃피우고 싶다는 마음에서 되도록 부담없는 공간으로 꾸미고 싶었다.”고 했다. 저녁 때는 노래방으로도 변신이 가능하다며 웃는다. 이 대표는 금속공예과를 나와 보석감정사·보석디자이너라는 개념이 흔치 않던 1980년대 외국에서 보석디자인을 공부했다.1990년대 초반 자신의 브랜드 ‘오뜨 클라세’를 만들어 현재 해외 명품 브랜드들과 견줘서 밀리지 않을 만큼 키워냈다. 30년간을 휘황찬란한 보석과 함께해 온 사람답지 않게 아무런 장신구도 걸치지 않은 소박한 모습이어서 적잖이 놀랐다. 보석을 다루는 사람에게는 자신이 만든 보석이 다른 이의 몸에서 예쁘게 반짝일 때가 더 기쁜 법이란다. ●한국적 명품 보석 육성 개관 초대전으로 무형문화재 옥석장 김영희 선생의 작품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호박, 비취, 산호 등 전통보석을 세심하게 다듬어 만들어낸 노리개, 비녀에서 장인의 정성이 느껴진다.6월 개봉하는 영화 ‘황진이’를 위해 선생이 만든 노리개, 비녀, 떨잠 등도 예사롭지 않은 아름다움을 뽐낸다. 이 대표는 “‘황진이’의 장신구들은 이미 프리뷰를 통해 다 팔렸다.”고 귀띔했다. 들어간 정성과 고급스러운 재료에 비해 가격이 저렴해 눈썰미가 있는 VIP 고객들은 놓치지 않았다. 물론 송혜교가 착용했던 장신구라는 프리미엄도 한몫했다. 보석 장인과 고객들의 가교 역할을 하는 것 외에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은 또 있다. 바로 후진을 양성하는 것. 명품 브랜드들의 위세와 중국산 박리다매 제품 사이에서 신음하는 신진 디자이너들에게 재능을 맘껏 펼칠 수 있는 기회를 터주고 싶다고 했다. 그 일념 하나로 사재를 털었고 3년 동안 준비해 갤러리를 열었다. 이 대표에 따르면 한해 우리나라 보석시장 규모가 약 4조원. 이중 절반을 해외 명품 브랜드들이 가져가고 있다.“5∼6년 전부터 세트로 맞추던 결혼식 예물도 사라지고 있어요. 그러면서 동네 슈퍼마켓만큼 있던 금은방들도 하나둘씩 종적을 감추고 있죠.” 시장은 축소되고 있는 반면 배출 인력은 점점 늘고 있다. 이 분야의 한해 졸업생만 2500명. 그 전에 졸업한 사람들까지 합하면 엄청난 숫자가 갈 곳을 못 찾고 있는 실정. 또 작품을 만들어도 보여줄 공간조차 마땅치 않아 이래저래 설 땅이 줄어들고 있다. 디자이너가 전시회를 한번 여는 데 필요한 돈은 보석 제작비를 제외하고 약 2000만원의 비용이 든다. 이 대표는 누구나 와서 자신의 작품을 전시할 수 있도록 갤러리를 무료로 개방했다. 한마디로 말해 보석 분야의 작가주의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한국적 명품 브랜드를 육성하는 것이 그의 궁극적 바람이다. 물론 어렵다. 한달 운영비만 3000만원.“망할지도 몰라요.”(웃음) 다행히 세계적인 트렌드의 변화가 희망을 싹 틔우고 있다.“일본만 해도 티파니, 카르티에 등 흔히 알고 있는 브랜드가 아닌 디자이너의 제품을 찾는 추세가 늘고 있어요. 대량 제작·생산되는 보석보다 나만의 고유한 보석을 원하는 이들이 점점 늘고 있지요.” ●새달‘프런티어 100인전’기획 새달부터는 야심차게 준비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재능 있는 디자이너들의 전시회를 연달아 여는 ‘프런티어 100인전’을 기획한 것. 공인 기관이 없는 터라 작가 선정 작업을 조심스럽게 진행하고 있지만 업계의 반응은 고무적이다.“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고 장담하는 그는 작가들의 설명회 등 다양한 이벤트도 곁들인 재미있는 행사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청담동 규방’에서 피어날 찬란한 보석 문화의 앞날이 기대된다. 글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영화리뷰] 10일 개봉 ‘내일의 기억’

    [영화리뷰] 10일 개봉 ‘내일의 기억’

    누구나 조금씩 과거를 잊으며 산다. 그러나 특별한 병에 걸려 소중한 기억을 통째로 잃어버리게 된다는 것은 공포다. 하지만 흔히 치매라 불리는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40대 가장의 이야기를 담은 일본 영화 ‘내일의 기억’에는 이러한 공포가 없다. 아름다운 화면과 음악은 물론이거니와 그 흔한 눈물 빼내기식의 자극적인 설정도 찾아 볼 수 없는 고품격 영화다. 하나밖에 없는 딸의 결혼을 앞두고 있는 광고회사 부장 마사유키(와타나베 켄). 자상하면서도 유능해 인기가 높은 그는 언제부턴가 부쩍 건망증에 시달린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일에만 매달리던 그의 증세는 점점 심각해진다. 중요한 회의를 까먹고 알던 길도 잃어버리며, 급기야 부하 직원들의 얼굴까지 못 알아보게 된다. 아내 지에코(히구치 가나코)와 병원을 찾은 그는 알츠하이머병에 걸렸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듣는다.40대 중반, 아직 한창 일할 나이에 ‘사회적 사형선고’라니…. 동일한 병을 소재로 한 신파조의 국내 영화 ‘내 머릿속의 지우개’와 비견되는데 이 영화의 접근은 전혀 다르다. 병에 걸린 환자와 그 가족을 바라보는 카메라는 담담하다 못해 덤덤하다. 그러나 병에 걸린 이후 반복되는 일상을 통해 슬픔을 전달하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예컨대 아내가 출근한 뒤 같은 자리를 반복해서 청소하는 마사유키의 모습은 웃음을 자아낸다. 하지만 그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통해 그의 고통이 진하게 전달돼 온다. 주연 배우 와타나베 켄은 원작 소설을 읽고 감동 받아 제작까지 맡았다. 그 또한 17년전 백혈병에 걸렸던 경험이 있고 아버지의 병간호를 하는 어머니를 오래 지켜본 까닭에 오버하지 않고 진짜 현실을 그려낼 수 있었다고 한다. 마사유키를 안쓰럽게 쳐다보며 격려하는 직장 동료들의 모습에서, 타인의 기억 속에서 내가 어떻게 각인되고 소멸되느냐도 내 기억만큼이나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10일 개봉,12세 관람가.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영화 리뷰] 새달 3일 개봉 ‘캐쉬백’

    커피 한잔 값밖에 안 되는 돈으로 5명의 남자를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핸드폰 영상미팅.20분 안에 상대방을 파악해야 하는 갈고 닦은 눈썰미가 있어야 뭐라도 건질 수 있는 단체미팅. 요즘처럼 사람을 만나기는 쉽지만 알기는 어려운 때가 또 있을까. 모두들 눈에 불을 켜고 ‘내인생의 짝’을 찾고 싶어 안달하지만 정작 만나서 결판이 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빛의 속도보다 빠른 세상이다. 새달 3일 서울 종로 스폰지하우스(종로·압구정)에서 개봉하는 ‘캐쉬백’은 사랑을 찾는 사람들을 향한 달콤한 충고를 담은 판타지 영화다. ‘사랑을 원하거든 잠시만이라도 멈춰설 것!’ 미대생 벤(숀 비거스태프)은 여자친구에게 차인 이후 지독한 불면증에 시달린다. 잠이 없어져 덤으로 얻은 하루 8시간을 돈으로 돌려받자는(캐쉬백이다!) 생각으로 그는 대형 할인매장에서 야간근무를 하게 된다. 동료 직원들은 저마다 지루한 근무시간에 대처하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었다. 매트와 베리는 쉴 새 없이 실없는 짓거리로 낄낄거리고, 여직원 샤론(에밀리아 폭스)은 시계를 보면 볼수록 더 늦게 간다는 생각에 손목시계에 반창고까지 붙였다. 그렇다면 벤의 경우는? 그는 시간을 멈추게 하고 싶었다. 그의 상상은 현실이 되고 모든 것이 멈춰 버린 공간에서 그만이 자유롭다. 어린 시절 여체의 아름다움에 일찍이 눈을 뜬 그는 쇼핑중인 여자들의 옷을 벗기고 그들의 몸을 스케치북에 담는다. 그렇게 정지된 화면 속에서 샤론을 눈여겨 보게 된다. 그녀가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을 발견한 그는 그녀를 그릴수록 사랑에 빠지게 된다. 오래도록 멈춰서 보지 않았다면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질 수 있었을까. 감독 숀 앨리스는 사진작가 출신답게 감각적인 영상과 독특한 편집을 선보인다. 장면과 장면의 이음새는 세련됐으며 시간이 멈춰선 화면은 몽환적이고 풍부한 느낌을 준다. 자칫 늘어지기 쉬운 영화를 생생하게 살린 코믹한 조연들의 활약도 돋보인다.18세 관람가.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인터뷰] 황병기 가야금 명인

    [인터뷰] 황병기 가야금 명인

    전화를 걸었습니다. 누군가를 만날 때면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여보세요? 누굴 찾으세요?황병기 선생님 계십니까? 잠깐만 기다리세요. 여보, 전화 받으세요. 당신 전화예요. 소설가 한말숙 선생님인가 보다 생각하고 있을 때 네, 전화 바꿨습니다. 차분하고 안정감이 느껴지는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어떻게 오지요? 차로 오나요? 전철을 타고 가려고 합니다. 5호선을 타고 충정로역에서 내려 8번 출구로 나오세요. 마을버스 정류장에서 오거리 방향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경기대학을 지나서 오거리에서 내리세요…. 딴 생각은 말고 내가 알려준 대로만 따라오면 됩니다. 한 번도 만나 본 적 없는 사람에게 처음 전화를 걸 때 느끼는 약간의 불안함과 긴장감이 수화기를 통해 들려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점점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편안함 때문일까요? 오는 길을 아주 상세하게 일러주시는 자상함 때문일까요? 수화기를 내려놓을 때 서대문구 북아현동 황병기 선생님 댁으로 가는 길이 환하게 열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가야금과의 첫 인연은 ‘부산 피난 때 우연히’ 고은별 | 선생님과 가야금과의 첫 인연이 어떻게 맺어졌는지 궁금합니다. 황병기 | 제가 제동 초등학교에 다닐 때 방과 후에 모든 학생이 무엇인가 특기를 배우게 되었어요. 그때 내가 합창반에서 노래를 했는데 음악에 관심이 많았지요.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마음속으로 악기 하나를 배워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중학교 3학년 때 6·25 전쟁이 일어나서 부산으로 피난을 갔는데 천막에서 공부를 했어요. 피난 학교 근처에 고전 무용 학원이 있었고 우연한 기회에 그곳에 세 들어 사는 김철옥(金喆玉) 할아버님께서 연주하시는 가야금 소리를 들었는데, 생전 처음 듣는 그 가야금 소리에 그만 매혹되었지요. 그래서 아무 목적 없이 그냥 그 소리가 좋아서 가야금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대학에서 법대를 졸업했지만 가야금이 좋아서 매일 연습했습니다. 74년 내가 서른여덟이었을 때, 이화여대에서 제게 국악과 과장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했습니다. 그때 며칠 생각을 했고 내 스스로가 음악을 버릴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아 그때부터 음악만 하자고 결심했습니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오직 음악만 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영혼을 쓰다듬는 음악을 하고 싶습니다 고은별 | 그렇게 음악만 하고 살아오셨는데, 지금 행복하신가요? 황병기 |행복하다,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아요. 그냥 사는 것이지요. 뭣 하러 생각을 해요. 그렇게 되었다는 얘기지요. 행복할 것도 없고 행복하지 않을 것도 없고…. 그렇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죽을 때까지 살고 싶어요. 고은별 | 음악의 본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황병기 |나는 그냥 좋아서 음악을 하게 되었습니다. 음악가로 이름이 나려고 한 것도 아니고 순수하게 음악 자체가 좋아서 한 것입니다. 음악의 기능이 다양하지만 나는 오락으로서의 음악은 하지 않습니다. 하고 싶지도 않고요. 영혼을 쓰다듬는 음악을 하고 싶고 앞으로도 사람들이 전심전력을 다해 들을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나의 첫 번째 음반이 1965년 미국, 하와이에서 나왔는데 음악 비평 잡지인 《하이파이 스테레오 리뷰(Hifi Stereo Review》에서하이 스피드 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인의 정신을 해독시켜 주는 음악이다,라고 평했습니다. 내 인생을 걸고 싶은 음악은 바로 이런 것입니다. 고은별 | 국악계에도 조금씩 변화가 일고 있지 않습니까? 황병기 | 그렇습니다. 주로 오락용 음악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요. 그것이 싫다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오락용 음악은 하지 않습니다. 내가 전통음악 작곡과 연주를 병행하는 데 연주자로서 전통음악을 참 좋아합니다. 황병기류 가야금 산조는 한 곡이 70분입니다. 나는 그것을 작곡했다고 하지 않아요. 전통적으로 우리들은 음악이 어느 한 사람의 작품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예술에 있어서는 누구누구 작(作)이라는 개념이 없었어요. 작품을 만드는 사람이 그냥 만들 뿐이지 내 작품이라고 해서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아름다우면 되는 것이지요. 인도에서도 고대(古代) 시인들이 아무리 아름다운 시를 썼더라도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냥 아름다우면 됐지 누가 만들었나 하는 것을 알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지요. 예술품이 누구의 작품이라는 개념은 서양의 사고 방식입니다. 새로 나올 앨범 5집에 들어갈 작품 중에 <낙도음(樂道吟)>이란 것이 있어요. 고려시대 이자헌이라는 사람이 음악으로 높은 자리에 있다가 벼슬을 버리고 강원도 청평산에 들어가서 일생 동안 거문고만 하다 죽었는데, 그 사람이 쓴 시 중에 <낙도음(樂道吟)>이라는 시가 있습니다. 자기에게 거문고가 좋은 것이 있어 한 곡조 타도 무방하겠지만, 알아들을 사람이 너무 없구나 하는 내용의 시입니다. 그러니까 거문고를 타지 않겠다는 뜻이지요. 그 시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한 것입니다. 나는 제일 즐거운 것이 내 방 안에서 스스로 가야금을 타는 것입니다. 아무도 내 음악을 들어주지 않아도 좋아요. 내 스스로 음악회를 열어 관객들이 와 주기를 바라지는 않습니다. 요즈음 맛있는 청량음료가 많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즐겨서 사먹지만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인공적으로 어떤 맛도 내지 않은 깊은 산 속의 샘물을 마시고 싶은, 청량음료가 아닌 순수한 물을 마시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거든요. 나는 그런 음악을 만들고 싶어요. 순수한 물 같은 음악을 좋아하는 마니아들이 있지요. 나는 그런 소수의 마니아들을 위해 존재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고은별 | 은은하게 달빛이 비치는 한옥(韓屋)의 아늑한 방 안에, 촛불이 켜져 있고 동양란(東洋蘭) 꽃잎의 향이 깊고 그윽할 때, 선생님의 가야금 소리를 들으면 모든 것이 하나 되어 어우러지는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황병기 |내 음악에 대해서 수필가가 글을 써서 수상(受賞)까지 한 것도 있고 시를 쓴 분도 있고 화가들도 내 음악을 듣고 그림을 그린 적이 있습니다. 2004년 미국 서부지역 산타 크루즈라는 곳에서 공연을 했을 때, 태디 빌이라는 원로 무용가가 작곡가인 남편과 함께 연주를 들으러 왔습니다. 산타 크루즈라는 곳이 봄 여름 약 6개월 간 비가 오지 않아요. 그러다가 10월 말이나 11월 초에 비가 내리는데, 그 부부가 첫 비가 오는 날에, 35년 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내 음악을 들었다고 합니다. 65년 하와이에서 나온 LP 음반에 수록된 <가을>이라는 곡을 들었다고 해요. 그 말을 듣고 무척 감동했습니다. 고은별 | 최근에 유럽과 일본에서도 연주하셨지요? 황병기 |2006년 2월 말부터 3월 초까지 런던, 파리, 니스에서 독주회를 했고 6월에는 베르사이유 왕궁과 알제리 국립극장에서, 12월에는 일본 도쿄에서 국립 국악 관현악단과 함께 연주를 했습니다. 영국 런던에서는 한·영 상호 방문의 해 개막식 때 연주를 했고, 프랑스 공연은 한·불 수교 120주년 기념행사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일본에서 공연한 한·일 문화 교류의 밤에서는 일본 천황의 차남 아키시노 왕자의 부인 기코 왕자비<공식 명칭-아키시노 노 미야의 비(妃) 기코(紀子)>가 9월 6일 일본 황실에서 고대하던 아들을 출산한 후 처음으로 이번 공연에 참석해 공연장에 모인 사람들이 모두 일어나 기립박수를 할 정도로 열렬한 환영을 받았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기코 왕자비는 주요 단원들을 만나 연주자 한 명 한 명에게 질문을 하고 느낀 점을 말해 주며 우리 음악과 한국 문화에 깊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일본 공연 가기 전에 이미 공연장 좌석이 전석 매진되었고, 웨이팅 리스트(waiting list 대기자 목록)가 100명이 넘었습니다. 홋카이도(北海島)에서도 공연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대성황이었습니다. 우리 전통음악에 뜨겁게 환호하는 모습을 보니 기쁘고 흐뭇했습니다. 자기가 정말로 하고 싶은 것을 좋아서 하면 됩니다 고은별 | 선생님은 국악을 하는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존재입니다. 홈페이지(www.bkhwang.com)에 들어가 방문자들이 남겨 놓은 글들을 읽어보았는데 가야금을 열심히 해서 선생님같이 되고 싶다고 하는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꿈을 가진 젊은이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황병기 |자기가 정말로 하고 싶은 것을 좋아서 하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자기가 하는 일을 좋아서 하면 인생도 즐겁고 진짜 내면의 힘이 나오는 것이니까요. 아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좋아하는 것이고, 좋아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즐기는 것이다. 《논어》에 나오는 말이지요. 잘 해야겠다는 마음도 버리고 그냥 즐기면 되지요. 그러면 그 안에서 힘이 나옵니다. 한 시간 정도 시간을 낼 수 있다는 말씀을 듣고 4시에 찾아갔는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6시가 되어갑니다. 아래 층에서 식사 준비가 다 되었다는 소리가 들려와서 서둘러 인사를 드리고 나왔습니다. 현관에 화분이 놓여 있고 직경이 30㎝ 정도 되어 보이는 바위 하나가 있는데 가운데서 물이 퐁퐁 솟아오르고 있었습니다. 바로 그 옆 투명한 화병 속에서 한 아름의 화사한 진분홍 꽃들이 환하게 웃으며 안녕! 하고 손짓하는 것만 같았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가을>이라는 가야금 곡을 나도 한 번 꼭 들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글 고은별     월간 <삶과꿈> 2007.02 구독문의:02-319-37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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