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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가신 감독의 ‘명장’ 리뷰

    진가신 감독의 ‘명장’ 리뷰

    ‘명장’(원제:投名狀)의 색조는 어둡고 거칠다. 흑바람 이는 대륙의 살육전,15만명의 엑스트라가 동원된 대군의 육중한 발자국 소리는 우리가 전쟁영화에서 기대하는 그대로다. 그러나 영화는 전쟁의 스펙터클이 아닌, 세 남자의 운명과 회한을 그린다. 이 영화가 ‘첨밀밀’(1996)의 진가신 감독 작품이라는 걸 알면, 기존 중국 블록버스터의 관습을 따라가지 않은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19세기 중반, 태평천국의 난으로 중국은 14년간의 긴 내전에 돌입한다.7000만명의 사람이 전쟁과 굶주림으로 죽고만다. 청나라 장군 방청운(이연걸)은 싸움에 대패하고 혼자 시체더미에서 기어나온다. 그는 도적단의 우두머리 조이호(류덕화), 칼잡이 강오양(금성무)을 만나 오양의 목숨을 살려준 것을 계기로 이들의 마을에 머물게 된다. 가난해도 피붙이가 있는 마을은 군량을 압수하러 온 괴군의 습격을 받고, 방청운은 이호와 오양에게 정부 군에 입대할 것을 권한다. 이들은 믿음을 담보하기 위해 피로써 의형제를 맺는다. 셋은 서성과 쑤저우, 난징을 탈환하는 세번의 전투로 부와 명예를 얻게 된다. 그러나 애초부터 무게중심은 각자 다르다. 방청운은 권력과 명예에, 조이호는 가족과 형제애, 강오양은 신의에 방점을 찍는다. 방청운과 조이호의 극명한 대비는 감독이 중시하는 가치를 우회적으로 보여준다. 방청운이 무고한 여자를 강간한 부하들의 목을 치려 하자, 조이호는 내 형제를 건드리지 말라고 맞선다. 쑤저우 탈환을 이룬 조이호는 적장에게 병사들을 사면해주겠다고 약속하고 이를 지키려 하지만, 방청운은 몰살을 명한다. 오양마저 방청운의 뜻을 따르며 셋의 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균열로 접어든다. 고향으로 돌아가려는 이호에게 방청운은 “난징 탈환을 끝으로 평화만이 있을 것”이라고 약속한다. 극 초반, 방청운이 꿈꾸는 세상은 이상적인 곳이다. 가난하다는 이유만으로 군인이 민간인을 폭행하고, 당사자가 그 폭행을 당연시 여기지 않는 곳. 남자든 여자든 자유롭게 하는 것. 그게 그가 전쟁을 하는 이유였다. 그러나 대의를 위해 사의를 희생시켰던 방청운은 결과적으로 개인의 사랑과 야욕을 위해 맹세도 어기는 역설을 보여준다. 영화 속에는 셋의 영웅담을 다룬 경극이 등장한다. 이를 보다 웃음이 울음으로 번지는 조이호의 얼굴에는 한낱 과장된 경극으로 남고 만 관계와 인간에 대한 통한이 서려 있다. 영화는 전투 장면과 황량한 인간 내면을 사실적인 질감으로 그렸다. 그러나 극 중 하괴와 조이호의 부인 연생의 역할이 셋의 와해에 어떻게 치명적인 단초가 됐는지, 응집력 있는 이야기 전개와 설명력은 부족하다.31일 개봉.18세 이상 관람가.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뮤지컬 후’ 리뷰

    ‘뮤지컬 후’ 리뷰

    이제 뮤지컬의 소재도 확실히 다양해졌다.‘뮤지컬후’(3월31일까지·대학로 문화공간 이다)는 연극적 성정이 강한 작품이다. 작품은 으레 웃음과 볼거리에 기대치가 놓인 뮤지컬의 영역에서 한발 더 용기를 냈다. 인간 심리를 탐구하는 미스터리극에, 세 남자를 단출하게 무대에 세운다. 기억을 잃은 재우(최재웅)는 살인을 저지르고 수감됐다가 가석방된다. 사랑하는 여동생 진희를 보기 위해 집에 가지만 자신을 치유했던 심리학자 장 박사(남문철)는 자신을 아버지라고 한다. 진희는 없고 남동생 준서(이훈진)가 인형을 안고 나타난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묶여 있지만 셋은 실제로 실험자와 실험대상이라는 관계에 놓여 있다. 장 박사는 공포와 극도의 거부반응이 그의 기억을 없앤 것이라고 진단한다. 재우는 갈수록 누군가 뒤에서 자신을 조종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재우는 왜 죽였을까, 혹은 정말 그가 죽였을까. 그의 유일한 기억, 여동생 진희는 어디간 것일까, 혹은 실제 존재하는 인물일까. 극은 끊임없는 궁금증을 안고 미끄러진다. 극은 악∼하는 여자의 비명소리로 열린다. 무대는 핏빛 조명으로 번진다. 호흡은 피아노 선율이 조절한다. 배우 최재웅은 상처받기 쉬운 인간의 독백을 또렷한 발음과 섬세한 연기로 그린다. 인형을 분신처럼 끌어 안고 사는 준서는 “난 착해야 돼. 사랑받아야 돼.”라는 강박에 시달리면서도 극한에 몰리면 폭력성향을 드러내는 이율배반적인 캐릭터.‘맨오브라만차’의 산초로 재미를 줬던 이훈진은 일견 추리극에 어울리지 않는 외모지만 발달장애를 앓고 있는 순진한 외모에서 차가운 얼굴로 변하는 극적인 대비를 만들어 낸다. ‘뮤지컬후’는 해리 장애(한 사람이 둘 이상의 인격을 가지고 있는 정신 질환)를 소재로 가져와 세 남자의 관계를 파헤친다. 그러나 탄력있게 조이고 극적으로 고조되어야 할 추리극 특유의 긴장이 뭉쳐지지 않는 건 아쉬운 점이다. 창작 뮤지컬에서 늘 거론되는 음악도 걸리는 부분. 멜로디는 아름답지만 주제곡을 중심으로 변주되는 16곡 중 형제의 이중창 외에는 두드러지는 넘버를 찾기 힘들다. 해답, 진실, 증거 등을 열거하는 관념적인 노랫말도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피아노가 긴장과 이완을 조절한다는 점, 미스터리 특유의 단순하고 음울한 성정, 세 남자의 알 수 없는 관계라는 점에서 ‘쓰릴 미’와 비교하는 관객도 많다. 극의 마지막, 빛과 연기가 모여 드는 소실점으로 걸어 들어가는 인물의 뒷모습은 잊혀지지 않는다.(02)762-0010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잇단 위작파문 미술시장의 최대 화두는?

    잇단 위작파문 미술시장의 최대 화두는?

    “믿고 사세요∼” 최근 박수근의 ‘빨래터’ 위작 시비 등 지난해 이후 가짜그림 파문이 잇따라 불거지자 미술계는 지금 신뢰회복을 위해 몸부림 중이다. 낙찰받고 1년 뒤 작품을 되팔 때 일정 가격을 보장해주거나 위작의혹이 제기되면 무조건 100% 환불해주는 등 전례 없이 다양한 ‘소비자 보호장치’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건 역시 온라인 시장 쪽이다. 국내 최대 미술품 온라인 사이트인 포털아트는 이른바 ‘보장경매’ 제도를 도입, 지난 12일 경매 작품부터 이를 적용하기로 했다. 보장경매란 소비자가 작품을 구입하고 1년 뒤 다시 경매를 통해 되팔 때 낙찰가의 최소 80%를 보장해주는 제도. 포털아트는 국내 화가 경매 작품 가운데 약 50%에 대해 이 제도를 우선 적용하며 소비자 반응을 지켜본다는 방침이다. 포털아트측은 “작가는 낙찰가 가운데 실제 지불받은 돈의 80%를, 포털아트는 관리비의 80%를 각각 부담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새달 21일 첫 경매를 시작하는 신생 웹사이트 오픈옥션도 소비자 위주의 판매제도로 승부수를 띄웠다. 안목이 부족해 미술품 투자를 망설이는 초보 컬렉터들에게 실질적인 길잡이가 될 수 있는 ‘골든아이(Golden eyes)’제도를 마련했다. 서성록, 윤진섭, 신항섭 등 저명 미술평론가들이 주축이 된 작품선정위원회를 구성해 그동안 미술시장에서 저평가돼온 40∼50대 작가들을 위주로 투자가치가 높은 유망작품을 엄선해준다는 복안이다. 오픈옥션 이금룡 회장은 “좋은 작품을 안심하고 구입하는 동시에 투자가치도 있는, 예술성과 상업성 모두가 보장되는 제도”라고 밝혔다. 오픈옥션에서도 구입가의 80%를 보장해주는 제도(환금성 보장 시스템)를 마련했다. 단, 이는 작품을 낙찰받은 지 1년이 지난 시점부터 1년 동안만 적용된다. 일반 컬렉터들을 위해 가격왜곡을 막는 장치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오픈옥션은 최고가 제한선을 정했다. 경매 전 프리뷰 행사에서 서면이나 전화로 사전에 정해둔 최고가 응찰이 이뤄지면 경매를 종료하는 방식이다. 이달 말부터 메가아트는 아예 작가들에게 직접 작품가격을 올리게 할 예정이다. 메가아트의 이호정 대표는 “처음엔 인터넷에 익숙한 젊은 작가들 위주로 시작할 계획”이라며 “작가와 소비자의 직거래 개념이어서 향후 합리적인 작품가격 정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미술협회 정책연구소와 제휴해 작가를 섭외하고, 정책연구소가 발행하는 작품인증서를 판매시 추가하는 등 소비자 보호장치를 늘려가기로 했다. 포털아트, 이엠아트, 메가아트 등 주요 온라인 판매 사이트들에서 작가가 작품을 들고 찍은 사진을 올리는 장치는 이미 일반화돼 있다. 최근엔 동영상 화면까지 띄워 신뢰도를 끌어올리려는 추세이다. 외국작가들의 동영상도 찍어 작품설명 등을 자막 처리하는 건 물론이다. 위작 시비가 터져도 그나마 상대적으로 온라인 판매사이트들은 외풍을 덜 탄다. 위작 시비가 붙는 작품들이 주로 오프라인에서 고가에 거래된 것들이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비해 미술시장이 전반적으로 냉각된 건 사실이나, 일반인 컬렉터들의 시장참여는 줄지 않았다는 게 미술계의 중론이다.“다양한 신뢰장치들로 질서를 잡아가면 온라인을 중심으로 한 미술시장의 확장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는 지적들이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시즌 질질~” 프리즌브레이크 방영재개

    “시즌 질질~” 프리즌브레이크 방영재개

    “프리즌 브레이크 시즌3, 변화가 필요하다.” 인기 미국 드라마 ‘프리즌 브레이크’가 시즌3 방영 재개를 앞두고 관심과 질타를 동시에 받고 있다. 14일 저녁(이하 현지시간) 다시 방영을 시작하는 프리즌 브레이크 시즌3에 대한 기대가 높은 가운데 캘리포니아 지역신문 ‘프레스엔터프라이즈’가 “억지스러운 시즌 연장”이라고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신문은 13일 프리즌 브레이크 시즌3에 대한 프리뷰 기사에서 “프리즌 브레이크는 웬트워스 밀러의 스타파워로 시즌을 이어가고 있다.”며 “방영 재개 이후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신문은 앞선 두 시즌이 완전한 결말을 보여줘서 시즌 사이의 연결성이 떨어지는 점을 비판했다. 신문은 한국에도 잘 알려진 ‘맥가이버’와 ‘24’를 예로들며 “좋은 시즌제 드라마들은 매 시즌의 결말이 불완전했기 때문에 다음으로 넘어가는 것도 자연스러웠다.”며 “그러나 프리즌 브레이크는 그렇지 못하다.”고 적었다. 이어 “프리즌 브레이크 시즌1에서 이미 등장인물들은 각각의 목표를 이루거나 더 이상 나아질 수 없는 환경에 처해졌다.”면서 “이는 리얼리티의 위기에 봉착하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문은 끝으로 “오늘밤 방영을 재개하는 프리즌 브레이크는 감동이나 다른 어떤 재미의 요소도 없는 드라마”라며 “목적도 없는 쇼를 그저 지켜보기만 할 뿐”이라며 남은 방영분에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기를 촉구했다. 한편 프리즌 브레이크 시즌3 9화는 14일 오후 8시에 미국 폭스TV를 통해 방영된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 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영화리뷰] 뜨거운 것이 좋아

    [영화리뷰] 뜨거운 것이 좋아

    “여자에겐 절대 들켜선 안될 세 가지가 있다. 바람, 주름살 그리고 속마음.”(영화대사중). 하지만 여기 자신들의 본능에 꽤 솔직하려 노력하는 세 여자가 있다. 영화 ‘뜨거운 것이 좋아’는 10대,20대,40대를 대표하는 세 주인공의 사적인 연애담을 경쾌하게 그린다. 지난 2003년 29세 여성들의 ‘쿨’한 인생관을 담은 영화 ‘싱글즈’로 트렌드를 선도했던 권칠인 감독은 이번엔 ‘뜨거운’ 이야기를 들고 5년 만에 관객 앞에 나섰다. 형식은 옴니버스식이지만, 내용은 성장영화에 가깝다. 모텔에 처박혀 1년째 엔딩만 고민하고 있는 시나리오 작가 아미(김민희). 일도 안 풀리는데 자기보다 갑갑한 남자친구 원석(김흥수)을 보면 한심하다. 못 이기는 척 나간 선 자리에서 유머만 빼고 모든 게 완벽한 회계사 승원(김성수)을 만나자 아미는 혼란에 빠진다. 잘나가는 인테리어 디자이너 영미(이미숙)는 불혹의 나이에도 자신의 일과 사랑을 뜨겁게 즐기는 싱글맘이다. 거침없이 덤비는 매력에 끌려 연하남 경수(윤희석)와 연애를 시작하지만, 바로 폐경기라는 불청객이 날아든다. 별것 아닌 일에도 짜증이 나고 더웠다가 추웠다를 반복하는 그녀는 이것이 사랑인지 갱년기 증상인지 분간이 힘들다. 공사다망한 엄마 영미와 이모 아미를 챙기느라 하루도 맘 편할 날이 없는 고등학생 강애(안소희). 그녀의 고민은 3년째 사귀고 있는 남자친구 호재(김범)와의 스킨십이다. 급기야 강애는 브라질에서 온 친구 미란(조은지)과 ‘뽀뽀 연습’을 하기에 이르지만, 문제는 엉뚱한 데서 발생했다. 호재와 통해야할 전기가 미란과 느껴지는 것이 아닌가. 이 영화는 지난해 4월 첫 촬영 때는 감독의 유명세로 주목을 받다 개봉즈음에 이르러서는 대중문화 코드로 떠오른 ‘원더걸스’ 안소희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은 독특한 케이스. 세 주인공의 도발적인 연애담은 색다른 느낌을 주지만, 연상녀-연하남 갈등 구조나 ‘사랑이냐 조건이냐’를 고민하는 20대 여성의 모습은 기존 드라마나 영화의 코드를 답습한 부분도 적지 않다. 사랑과 우정을 혼돈하는 10대 사춘기 소녀의 모습을 담았다는 강애의 에피소드는 색다르지만 튀는 느낌도 있다. 다만 이 작품에서 한 단계 성장한 배우들을 보는 맛은 쏠쏠하다. 배우로서 여자로서 한결 성숙한 김민희는 방황하는 20대 청춘 연기를 맛깔나게 소화했다. 이미숙의 30년 연기관록과 스크린에 첫발을 내디딘 ‘새싹´ 안소희의 연기도 신선하다. 이 작품이 새해 벽두 한국 영화의 ‘뜨거운 맛’을 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15세이상 관람가.17일 개봉.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오바마는 누구

    검은 돌풍의 주역 버락 오바마(47·일리노이주) 상원의원은 1961년 8월4일 하와이주 호놀룰루에서 케냐 출신의 흑인 아버지와 캔자스주 출신의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부모의 이혼 등으로 어린 시절은 순탄치 않았다. 어머니가 인도네시아인과 재혼하자 유년시절 4년간을 인도네시아에서 살았고,10대 때는 마리화나와 코카인에 손대기도 했다. 컬럼비아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했고, 하버드 법대 재학시절엔 학술지 ‘하버드 법률 리뷰’의 첫 흑인 편집장으로 활동했다. 뉴욕 할렘과 시카고 빈민지역에서 활동하며 인권변호사로서의 명성을 쌓은 그는 1996년 일리노이주 주 상원의원에 당선되면서 정치에 발을 들여놓았다. 주 상원의원을 3번 연임한 그는 2004년 보스턴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인종에 관계없이 미국은 모두 하나’라는 내용의 기조연설로 전국적인 지명도를 얻었다. 젊은 패기와 참신한 이미지는 그의 최대 장점이다.‘이슬람 교도’(그는 기독교도이다.) ‘마약 전력자’라는 반대 세력의 네거티브 전략에도 대중들은 그를 신뢰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괴물이 돌아온다” 美언론 일제히 보도

    “괴물이 돌아온다” 美언론 일제히 보도

    “한국의 ‘괴물’이 돌아온다!” ‘괴물’의 속편 ‘괴물2’에 대한 기대가 미국에도 번져가고 있다. 최근 괴물2의 제작 소식이 국내에서 대대적으로 보도되자 미국 영화관련 사이트들이 일제히 이 소식을 전하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 괴물2의 소식을 가장 먼저 전한 것은 영화전문사이트 ‘트위치필름’(twitchfilm.net). 트위치필름은 2006년 괴물 개봉 당시에도 높은 평점의 리뷰를 게재하며 관심을 보였었다. 트위치필름은 지난 2일 “괴물보다 시간적으로 앞선 이야기를 다룰 괴물2의 시나리오는 만화가 강풀이 맡았으며 영화의 배경은 서울의 오래된 개천인 청계천”이라며 국내에서 보도된 것만큼 상세한 소식을 전했다. 또 “2008년 하반기에 촬영해 2009년 개봉 예정”이라는 일정도 덧붙였다. 트위치필름의 보도 이후 유명 영화사이트들은 앞다투어 이를 인용해 괴물2의 제작 소식을 전했다. 영화사이트 ‘시네마티컬’(cinematical.com)은 ‘괴물의 속편 제작 초반 소식’(Early Details on the ‘Host’ Sequel)이라는 제목으로 괴물2에 대해 보도했다. 사이트는 “2006 토론토 국제영화제에서 소개된 후 전세계에 팬들이 생긴 괴물의 속편 제작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했다.”며 “아직 감독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좋은 감독이 선정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미국의 유명 영화사이트 슬래시필름(slashfilm.com)도 괴물2의 제작에 대해 보도했다. 슬래시필름은 “괴물의 속편이 프리퀼(prequel:작품의 앞선 스토리를 다루는 속편)로 만들어진다.”고 간단히 전한 뒤 “아직 감독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봉준호 감독이 다시 맡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한편 ‘시네마블랜드’(cinemablend.com)는 괴물2에 대한 관심을 보이면서도 프리퀼 형식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했다. 시네마블랜드는 “좋은 영화의 속편을 기다리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지만 이번에는 조금 이상한 부분이 있다.”고 전제한뒤 “전편 괴물에는 이미 영화의 프리퀼이 포함되어 있다. (프리퀼 형식의 속편보다는) 전편의 화학약품들로 생겼을 또다른 괴물들을 다루는 것이 좋았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사진=전편 괴물(사진 위)과 괴물2의 아이디어 스케치 일부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 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영화 ‘더 재킷’ 리뷰

    영화 ‘더 재킷’ 리뷰

    죽음을 미리 봤다고 가정하자. 과거로 돌아가 가장 먼저 하게 될 일은 뭘까.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얼마나 될까. 영화 ‘더 재킷’(The Jacket1월 10일 개봉)이 던지는 질문이다. 1991년 걸프전. 미군 잭 스탁스(에이드리언 브로디)는 가족을 잃은 소년에 말을 걸다 되레 총격을 당한다. 충격으로 기억상실증에 걸린 그가 1년 뒤 서 있는 곳은 도로 위.‘재키’ 모녀의 차를 고쳐준 뒤 히치하이킹에 성공한다. 그러나 그는 정신을 잃고 살인혐의로 법정에 선다. 재범이 의심되는 정신질환자로 분류돼 정신병원에 보내진다. 의사 베커(크리스 크리스토퍼슨)는 ‘치료’를 위해 그를 시체보관함에 가둔다. 인과관계가 도무지 설명 안 되는 이 줄거리는 ‘더 재킷’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출발이다. 주인공은 제멋대로 쪼개진 시공간을 넘나든다. 시체보관함이 일종의 ‘타임머신’인 셈이다. 잭은 ‘15년 뒤 미래’에서 자신이 ‘현재의 4일 후’에 죽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담배와 술로 기진맥진한 삶을 이어가던 웨이트리스 재키(키라 나이틀리)의 증언을 통해서다. 영화는 극대화된 클로즈업으로 인물의 내면 풍경을 끌어낸다. 움푹 파인 인중에 고인 땀방울. 밀폐와 어둠의 공포에 젖은 눈. 동공에 맺혔다 파열하는 기억의 파편들이 더 이상 발디딜 곳 없는 잭의 절규를 대변한다. ‘오션스’시리즈의 제작자 스티븐 소더버그가 내놓은 이 작품은 신인 감독 존 메이버리가 맡았다. 감독은 혼란스럽게 흩어진 기억을 나타내기 위해 마찰음 같은 영상과 음악을 연신 부려놓는다. 정적인 풍경,‘착한’ 메시지임에도 불구하고 현기증이 난다면, 필시 이 때문이다. 늘 ‘고급’역만 맡았던 키라 나이틀리는 무성의한 어법, 낮게 깔린 목소리, 잿빛 눈화장으로 인생이 우울한 여자의 단면을 잘라보인다. 자신의 미래와 죽음을 미리 본 ‘주인공’은 많다. 문제는 그들이 그 후 어떤 선택을 하느냐다. 잭은 말한다.“가끔 삶은 죽음을 이해함으로써 진정으로 시작되기도 합니다. 살아 있는 한 너무 늦었다는 건 없죠.”이어지는 잭의 행동은 이 말을 곱씹게 한다. 그는 다시 현재로 돌아온다. 그리고 자신의 죽음은 예비하지 못했지만 타인의 불행은 막아낸다. 한 네티즌의 촌철살인처럼 ‘예수의 재림’을 보는 듯도 하다. 노래방에서 노래하기 싫어 미래의 시간을 까먹던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떠올리게도 한다. 영화 속 동료 환자의 말이 맞다. 불안하지 않은 삶은 없다. 그러나 우리는 선택할 수도, 결정할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에게 남은 시간을 끊어 팔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우리에게 시간이 얼마나 있을까.’하면서 말이다.15세이상 관람가.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해외 톱뮤지션 내년 대거 내한공연

    엔니오 모리코네, 비욘세, 크리스티나 아귈레라…. 올해는 유난히 해외 팝스타들이 많이 찾은 한 해였다. 내년 상반기에도 세계적인 가수들이 대거 내한한다. # ‘언니·오빠들’의 묵직한 개성 바비 맥퍼린이 4년만에 한국을 찾는다.‘Don’t worry,Be Happy’를 부른 그는 인간의 목소리가 어떤 악기보다 정교하다는 것을 입증한 보컬리스트.1월 25,27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들을 수 있다. 아이슬란드 출신의 비요크는 2월16일 공연이 예정돼 있다.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펼쳐질 그의 공연은 비디오 퍼포먼스와 10인조 브라스 밴드로 충만한 시청각 경험을 안겨준다. 3월에는 셀린 디온도 가세한다.10년만에 내한하는 그의 두번째 공연(3월 18∼19일) 장소는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Not going anywhere’로 2004년 광고음악 선두 자리를 차지한 케렌 앤도 5월8일 서울 LG아트센터 무대에 선다. 프랑스 팝과 현대 샹송 부분에서 특히 두드러진 활동을 벌이는 그는 2007년 발매된 다섯번째 앨범까지 아우르며 다양한 곡을 선보인다. # 튀는 열정, 밴드군단 1월에는 드림 시어터,3월에는 마룬 파이브가 무대를 장악한다. 국내에 탄탄한 마니아층을 지니고 있는 프로그레시브 록 그룹 드림 시어터는 2000년 첫 내한 이후 이번이 다섯번째.1월12일 멜론악스에 오르는 이들은 3시간30분 동안 20년의 연륜을 발산할 예정이다.3월7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공연을 갖는 마룬 파이브는 현재 팝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그룹. 데뷔 앨범만 1000만장의 판매 기록을 올린 이들은 2005년 그래미 어워드 최우수 신인상 등을 받은 재기 넘치는 밴드이다. # 문제의 그들, 오나 안 오나 ‘올까 안 올까.’ 음악팬들의 관심은 엘튼 존과 폴 매카트니의 내한 여부에 쏠려 있다. 현재 국내 공연기획사에서 내년 중 그들의 공연을 추진 중이다. 2004년 첫 내한 공연을 가진 엘튼 존은 다시 한국에 오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비틀스’의 멤버인 폴 매카트니의 공연은 2008년 말이나 2009년을 목표로 협의 중이다. 폴 매카트니가 오게 되면 ‘비틀스’ 멤버의 첫 내한인 셈이다. 공연을 추진 중인 동유엔터프라이즈의 이광호 대표는 “내년 2월 공연할 비틀즈 트리뷰트 밴드인 리버풀 레전드의 기획사 대표가 비틀스 멤버인 조지 해리슨의 누나인데, 그쪽에서 폴 매카트니 공연 추진에 도움을 주겠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현실·가상 혼돈시대 온다”

    “현실·가상 혼돈시대 온다”

    지금의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될 수 있다. 현실에서 이뤄지는 것보다 훨씬 빨리 의사가 될 수도 있고, 변호사가 될 수도 있다. 평소 갖고 싶던 차를 타고 질주할 수도 있고, 비행기도 탈 수 있다. 회사를 가는 것도, 사업을 하는 것도 마음대로다. 벌어들인 돈은 현실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모니터 앞에, 앉아 컴퓨터의 전원을 키는 것만으로 가능한 정보통신(IT)이 만들어낸 세계다. ●인구 1000만명의 새로운 세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IT기업 ‘린든 랩’이 2003년 첫 선을 보인 ‘세컨드라이프(Second Life)’는 이름부터 ‘두 번째 인생’이다. 현재 가상공간인 세컨드라이프에 사는 사람은 전세계적으로 무려 1000만명에 이르고, 갈수록 증가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초 세컨드라이프 거주자는 고작 10만명에 불과했다. 지난달 말 정식서비스가 개시된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수십만명이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무료로 가입한 뒤 분신인 아바타를 만들면 그 순간부터 새로운 인생이 시작된다. 회사를 다니는 것은 물론, 장사를 할 수도 있고 영화를 보거나 다른 사람과 데이트를 하는 것도 가능하다. 린든 랩은 그들이 창조한 세계를 현실 세계를 나타내는 ‘유니버스(universe)’라는 말 대신 ‘가공·추상’이라는 접두사를 붙여 ‘메타버스(metaverse)’라고 부른다. 세컨드라이프가 ‘리니지’ 또는 ‘뮤’ 같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과 다른 점은 ‘현실과 비슷하다.’는 점이다. 기존의 게임이 가상 공간 속에서 마법사나 전사, 성직자 등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인물을 내세웠다면 세컨드라이프는 철저하게 현실에 존재할 수 있는 공간과 인물로 구성돼 있다. 사용자들은 판타지 세계에 빠져 들었다 깨어나는 공허함 대신, 새로운 인생을 가지고 현실의 꿈을 꾸게 되는 셈이다. 실제로 MIT가 발간하는 ‘테크놀로지 리뷰’는 “세컨드라이프에는 신이 존재한다. 그가 손을 대자 새로운 세상이 생겨났다. 그는 수백만 명에게 생명을 불어 넣었다.”며 세컨드라이프를 만든 필립 로즈데일을 창조주에 비유하기도 했다. ●사용자가 만드는 통제없는 세상 글로벌 기업들도 세컨드라이프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실과 비슷한 휴대전화 홍보공간을 마련했고, 자동차 회사들은 실존하는 차는 물론 차세대 컨셉트카도 판매한다. 세컨드라이프에서 쓰이는 돈 역시 게임 내에서만 쓸 수 있는 기존의 게임머니와는 다르다. 세컨드라이프 내에서 사업을 하거나 회사를 다녀 번 돈은 현금화가 가능하다. 화폐인 린든달러는 270대 1의 비율로 현실의 1달러와 같은 가치를 가지고 매일 100만 달러 규모의 경제활동이 이뤄진다. 세컨드라이프는 싸이월드로 대표되는 개인화 서비스나 유튜브 같은 사용자제작콘텐츠(UCC)에서 좀 더 발전해 사람들의 생활 자체를 뒤흔드는 킬러 콘텐츠다. 일각에서는 세컨드라이프의 등장을 ‘인터넷’의 등장과 비견될 만한 사건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사람들을 몰입하게 만드는 현실감은 그래픽 기술의 발전으로 상당부분 실현됐고, 실제 사용자들 중 일부는 세컨드라이프를 현실보다 더 믿는 현상도 보고되고 있다.‘사이버 섹스’가 가능하고, 수백개의 도박장이 개설돼 있으며 성희롱이나 절도 등의 범죄도 급속히 늘고 있다. 전문가들도 세컨드라이프가 어느 수준까지 현실과 가까워질지 섣불리 예측하지 못한다. 몸에 장치를 부착하는 것만으로 촉각, 후각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장치가 시제품 단계에 접어든 점을 감안하면 세컨드라이프와 현실을 분간할 수 없는 시대가 곧 열릴 수도 있다. 실제로 전신마비 환자를 위해 뇌파를 이용해 세컨드라이프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프로젝트도 진행되고 있다. 린든 랩측은 “세컨드라이프는 3차원 인터넷으로 들어가는 플랫폼”이라며 “회사는 세컨드라이프가 현실적으로 보일 수 있는 기술적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결국 세컨드라이프가 어떤 모습으로 발전하는지는 다른 문명의 이기와 마찬가지로 사람의 손에 달렸다는 얘기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타임지 선정 올해의 10대 웹사이트는?

    타임지 선정 올해의 10대 웹사이트는?

    최근 미국 타임지가 2007년의 10대 웹사이트를 선정 발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영예의 1위는 Lemonade.com이 차지했다. 이 사이트는 미국 어린이들이 레몬에이드를 만들어 팔아 용돈을 버는 아이디어에서 제작되었다. ‘e-커머스’를 통해 누구든 물건을 올려 판매하고 이익금을 챙길 수 있다. 2위는 개인의 스케줄 관리등 비서역할을 해주는 AskSunday.com이 차지했다. 3위는 연락이 끊긴 동창생 및 회사동료 등을 찾는 네트워크 사이트 Wink.com이 차지했다. 4위는 개인 민주정치 포럼 사이트 TechPresident.com이, 5위는 자신이 읽은 책 내용의 리뷰를 서로 나누는 Goodreads.com이 차지했다. 이외에 미국 내 전국 음식 정보를 제공하는 MenuPages.com(6위), 여행 ‘짐싸기’ 정보 사이트 DontForgetYourToothbrush.com(7위), 자원봉사 매칭 사이트 VolunteerMatch.com(8위), 다이어트 정보를 제공하는 Fatsecret.com(9위), 취업전문 검색엔진 Indeed.com(10위) 등이 선정됐다. 사진=1위를 차지한 Lemonade.com 서울신문 나우뉴스 명 리 미주 통신원 myungwlee@naver.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영화 리뷰] 싸움

    [영화 리뷰] 싸움

    여자의 휴대폰에 남자는 ‘shit’이라고 저장돼 있다. 남자의 휴대폰에 여자는 ‘fuck’으로 기억돼 있다. 영화 ‘싸움’(제작 시네마서비스·13일 개봉)에 나오는 남녀 이야기다. 모든 연인들이 그랬듯 너 없으면 죽는다 했던 연인이 결혼·이혼을 거치며 적이 된다. 연애지사는 아니다. 진아(김태희)와 상민(설경구), 두 사람은 죽도록 싸우다 ‘어른답게 이별하는 법’에 도달한다. 여자는 남자에게 늘 “사과해”라고 하지만 남자는 뭘 사과하라는 건지 알 수가 없다. 화성 남자와 금성 여자의 공식이다. 우주에서 홀로 욕조를 박박 닦고 있는 설경구와 우주에서 홀로 보랏빛 가발을 쓰고 엉엉 우는 김태희의 모습은 그 공식이 영화에 투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당초 ‘싸움’이 기대를 모은 이유는 세 가지였다. 김태희가 망가졌다. 설경구는 소심해졌다. 드라마 ‘연애시대’의 한지승 감독이 만들었다. 그러나 영화는 일단 ‘왜’라는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서 영화 안에서뿐 아니라 관객과도 막무가내 싸움에 돌입한다. 대체 왜 저렇게 죽고 못 살 정도로 싸우는지, 이유가 겉도니 자연히 감정이입이 안 된다. 김태희의 변신에 대한 평가는 유보적이다. 검은 마스카라 국물이 무참히 가로지른 얼굴로 전 남편을 죽일 듯이 몰아대는 모습이나 그가 아끼는 사슴벌레 ‘우혁이’를 졸도시키는 괴기스러운 표정은 확실히 ‘변화’다. 그러나 금세 회복하는 예의 그 ‘CF 미소’는 장면장면 걸쳐 있고 우는 연기는 농도가 약하다. 날선 눈빛에 육중한 무게감으로 부딪치는 캐릭터를 주로 빚어온 설경구는 힘을 알맞게 뺐다. 그는 시계추 하나에 전전긍긍하고 바닥에 부스러기 하나 용납하지 못하는 편집증에 신경증까지 지닌 듯한 소심남을 가볍게 날리는 잽처럼, 시답잖은 농담처럼, 편하게 보여준다. 주변인들을 활용해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웃음 혹은 감동의 파문을 던지는 감독의 능력은 ‘싸움’에서도 여전히 돋보인다. 드라마 ‘연애시대’에서 손예진이 감우성에게 “밥 먹어”라고 소리치자 허겁지겁 밥을 퍼먹던 주변인들은 ‘싸움’에도 그대로 옮겨 왔다. 엉뚱하고 비정상적인 ‘4차원 조연’들의 내공도 크다. 젖소를 사랑하는 축산과 교수 서태화의 에피소드와 김태희의 상대역이자 원군으로 나서주는 전수경의 입말은 극에 탄력을 더했다. 그러나 작은 일상과 연애 심리 묘사에 탁월한 한지승 감독의 재기가 도돌이표 같은 영화적 설정에 짓눌린 것은 한숨으로 남는다. 차량 두 대를 박살내는 자동차 추격전, 의례적인 공항 장면, 느닷없는 화재 장면 같은 도식은 과감히 버리는 게 외려 용기가 아니었을까.15세 관람가.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공연리뷰] 토마스와 친구들

    [공연리뷰] 토마스와 친구들

    ‘움직이는 토마스 때문에 참았다.’ 아이들과 함께 뮤지컬 ‘토마스와 친구들’을 관람한 대다수 부모들의 심정은 아마 이렇지 않았을까. 기관차 토마스는 두말이 필요 없는 인기 캐릭터. 미취학 아동이 볼 만한 공연이 많지 않은 가운데 이 아이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 토마스를 주인공으로 한 뮤지컬이 나왔다는 소식에 부모들은 반색했다. 여기에다 토마스가 실제 기차처럼 무대 위에서 움직이기까지 한다니 주저없이 표를 끊었을 터다. 그런 부모들과 섞여 기자도 지난 2일 공연장을 찾았다.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 아이들 공연을 올리기에는 다소 크다. 자연스럽게 웅장(?)한 무대를 상상했다. 이내 기대는 무너졌다. 토마스, 퍼시, 디젤과 말썽쟁이 트럭 등 4개의 캐릭터가 나오는 무대는 생각보다 턱없이 작았다. 이에 반해 객석은 너무 넓게 퍼져 있다. 무대 양쪽에 붙은 대형 스크린과 무대 앞 플로어에 평평하게 놓인 5만원짜리 R석에서 주최측의 욕심이 보였다. 좀더 가까운 곳에서 토마스를 보려는 키 작은 아이들의 바람은 보조 방석 2개를 쌓아도 이뤄지지 않았다. 두 번째 불만은 쓸데없이 긴 휴식시간. 공연시간은 총 90분. 그리 길지 않은데 1막과 2막 사이의 중간 휴식이 무려 20분이다. 집중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해야 할까? 로비 한 쪽을 차지한 캐릭터 상품을 잔뜩 놓은 테이블과 쉬는 시간 나갔다 들어오는 아이들의 손에 들린 물건들을 보니 뻔한 장삿속이 다시 한번 읽힌다. 물론 아이들은 마냥 좋아했다. 눈 앞에서 그 좋아하는 토마스와 퍼시가 왔다갔다 하니 어찌 눈을 동그랗게 뜨지 않을 수 있을까. 사실 부모들에게는 공연 자체보다 아이의 반응이 가장 큰 구경거리다. 그런 점에서 ‘토마스와 친구들’이 즐거움을 선사하지 않았다고는 볼 수 없다. 하지만 브로드웨이 제작진 운운하며 ‘웰메이드’를 표방한 공연답게, 또 아이들 공연치곤 꽤 비싼 입장료를 받아 챙긴 공연답게 좀더 신경을 써야 하지 않았을까.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美언론 “괴물은 올해 최고의 환경영화”

    美언론 “괴물은 올해 최고의 환경영화”

    “한국의 ‘괴물’은 비판적인 환경영화” 미국의 환경뉴스 사이트 ‘그리스트’(Grist.org)가 한국영화 ‘괴물’을 ‘올해의 환경영화’(Enviro movie of the year)라고 평가했다. 그리스트는 환경운동가들의 환경뉴스와 풍자글등을 통해 ‘신세대 사회운동’을 주도하는 사이트. 기자 겸 작가 키트 스톨즈(Kit Stolz)는 이 사이트에 올린 영화 리뷰에서 괴물을 “장르영화이면서도 실제 사건을 비판한 환경영화”라고 평가했다. 그는 환경문제를 다룬 ‘에린 브로코비치’(Erin Brockovich, 2000)와 ‘차이나 신드롬’(The China Syndrome, 1979) 등의 영화와 괴물을 비교하면서 “각각의 방식으로 환경문제를 다룬 영화들”이라고 적었다. 특별히 괴물에 대해 “웃기면서도 매혹적인 영화”라며 “올해 세계적으로 개봉된 괴물은 ‘올해의 환경영화’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고 높게 평가했다. 그는 “괴물의 탄생 이유를 설명하는 오프닝은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면서 “이 장면에서 나오는 ‘한강은 매우 넓다’라는 대사는 ‘환경 불감증’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같은 어리석음이 공포의 시작”이라며 현실에서의 환경의식을 비판했다. 또 영화의 중반부에서 그려지는 미국 의사들의 행동에 대해 “불편한 진실은 숨기려 하는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한편 그는 괴물에 관한 각종 미국 매체들의 호평을 소개하며 “장르 영화로서도 이제껏 가장 잘 만들어진 괴수영화 중 하나”라는 의견도 덧붙였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 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퀸 뮤지컬 ‘위윌록유’ 한국 온다

    퀸 뮤지컬 ‘위윌록유’ 한국 온다

    ‘위윌록유(We Will Rock You)’,‘위 아 더 챔피언스‘(We are the Champions)’,‘보헤미안 랩소디’…. 전설적인 록그룹 ‘퀸’의 주옥 같은 명곡들로 이뤄진 뮤지컬 ‘위윌록유’가 내년 2월 한국에 상륙한다. 지난 2002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초연된 이래 꾸준한 인기 속에 5년째 장기 공연 중인 이 작품은 2006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의 투어를 시작으로 내년까지 15개국 투어가 예정돼 있다.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500만명을 동원한 히트 뮤지컬이다. ‘퀸’의 멤버 브라이언 메이와 로저 테일러가 음악 감독으로 참여했으며, 영국의 코미디 작가로 명성이 높은 벤 엘튼이 살을 붙였다. 내용은 다소 황당하다. 2300년 먼 미래, 지구는 ‘프래닛 몰’이라고 불린다. 이곳에선 모두 같은 음악을 듣고 규격화된 삶을 살아간다. 이에 보헤미안들은 사라져 없어진 줄 알았던 기타를 발견하고 음악적 자유를 되찾기 위해 반란을 일으킨다. 쟁쟁한 음악으로 관객을 끌어들이는 ‘주크박스 뮤지컬’의 특성상 드라마가 약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물론 음악과 드라마 모두 완성도를 갖춘 것으로 평가 받는 뮤지컬 ‘맘마미아’의 성공은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국내에서 ‘맘마미아’의 인기에서 보듯 ‘위윌록유’의 흥행 또한 점치기 어렵지 않다. 주최측은 음악에 대한 규제가 심했던 70∼80년대 퀸의 음악을 맘껏 향유할 수 없었던 중·장년층의 감성을 건드리는 마케팅 전략을 세워 놓고 있다. 홍보대사로는 10년째 퀸 트리뷰트 밴드로 활동하고 있는 ‘영부인밴드’를 내세워 서서히 분위기 조성에 들어갈 예정이다. 내년 2월2일부터 13일까지 성남아트센터(4만∼12만원)에서,2월19일부터 3월9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4만∼14만원)에서 열린다.1588-4588.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연극리뷰] 테러리스트, 햄릿

    [연극리뷰] 테러리스트, 햄릿

    다섯 구의 죽은 몸뚱이가 널린 무대에 부왕의 덧없는 망령만 남았다. 그리고 툭 떨어지는 왕관. 독일의 차세대 연출가 옌스 다니엘 헤르초크와 국립극단 배우들이 쌓아올린 ‘테러리스트, 햄릿’(24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은 영국 극작가인 셰익스피어와 독일 연출가, 한국 배우가 트라이앵글을 이룬 작품이다. 올가을 공연계의 눈에 띄는 현상은 ‘십이야’‘햄릿’‘사랑의 헛수고’ 등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이 집중적으로 선보이고 있다는 것. 이 가운데 주목받는 작품의 관건은 얼마나 원작을 기억하게 하느냐보다 얼마나 원작을 잊게 하느냐인 듯하다. ‘테러리스트, 햄릿’도 이 범주에 있다.“단편적인 선악 구분을 떠나 햄릿의 복합적인 얼굴을 보여줄 것”이라는 연출가의 말은 무대에 사실적으로 실현된다. 햄릿은 소주병으로 ‘병나발’을 불고 감자칩을 씹어 삼킨다. 그는 음울함에 머무르지 않고 테러리스트로 극을 전복한다. 오필리어의 머리채를 질질 끌고 무대 위를 뒹구는가 하면 강간하는 듯한 몸짓으로 그녀를 조롱하는 모습에서는 극단적인 폭력성마저 표출된다. 총 한 자루에 세상의 명쾌한 종말을 기대하는 그의 모습에는 처연함마저 느껴진다. 16m 길이의 무대는 객석 세 열을 잠식해 뚫고 나왔다. 의상과 소품은 우리 일상에서 그대로 빼내온 것들이다. 스니커스에 리바이스 블랙진을 입은 햄릿에 교복에서 탈피해 일본의 코스튬플레이광처럼 미니스커트에 요술봉을 들고 나타나는 오필리어가 단적인 예다. 호레이쇼는 ‘디카’로 현장을 저장하고 햄릿은 “동영상으로도?”하고 확인한다. 영국으로 떠나는 햄릿은 여행용 슈트케이스를 끌고 나온다. 노란 안전모를 쓴 무덤지기가 땅을 파내듯 조립식 바닥을 흙 대신 무섭게 밀어내는 모습은 ‘원전의 현대적인 해석’이라는 진부한 클리셰마저 신선하게 하는 힘이 있다. 의상과 소품뿐 아니라 배역들의 정서도 실용주의와 민주주의의 혜택을 입은 현대인을 닮았다. 전통음악과 현대음악, 동요,70년대 가요 등을 상황에 맞게 고루 내보내는 시도도 귀기울여볼 만하다. 파격이 겉도는 순간도 있다. 원전에서 가져와 한꺼번에 쏟아내는 일부 대사는 현실의 무대와 아귀가 맞지 않는다. 발성이 귀에 정확히 꽂히지 않는다는 대사처리의 기술적인 미숙함과 주고받는 대사마저도 독백처럼 일방적으로 터뜨리는 감정의 과잉은 아쉽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책꽂이]

    ●중국 지리 오디세이(호아상·팽안옥 지음, 일빛 펴냄) 현재의 중국을 형성하는 지리공간이 역사 속에서 어떻게 발견되고 상징화됐는가를 되짚어 추적했다. 중국의 곳곳을 지질학, 역사학, 문화인류학, 종교학 등 통합학문 방식으로 탐색한 접근법이 돋보인다. 장쩌민, 후진타오 등 자연과학 전공자를 줄줄이 최고지도자로 배출하며 ‘과학입국’을 노려온 중국이 왜 그토록 지리학을 발전시켜 왔는지도 짚었다.2만원.●커넥티드(대니얼 앨트먼 지음, 해냄 펴냄) 세계화로 상징되는 글로벌 경제에서 60억 인구가 어떻게 서로 연관관계를 맺고 있는지 추적했다.2005년 6월15일 24시간 동안의 주요 뉴스를 토대로 지구촌 경제의 연관성을 짚어봄으로써 유기적으로 얽혀 돌아가는 세계경제를 한 눈에 조망해 볼 수 있다. 저자는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의 칼럼니스트.1만 3800원.●기나긴 혁명(레이먼드 윌리엄스 지음, 문학동네 펴냄) 영국의 대표적 문화비평가이자 소설가인 저자가 문화를 정의하고 고급문화에 가려졌던 대중문화의 가치를 탐색했다. 문화를 사회·역사적 맥락에서 파악한 저자의 ‘문화와 사회’(1958)의 속편격으로 19961년 영국에서 처음 발간됐다. 어떤 절대적 또는 보편적 가치라는 관점에서 인간을 완벽함에 이르게 하는 과정이라고 문화를 정의했다.2만 5000원.●헤일로 이펙트(필 로젠츠바이크 지음, 스마트비즈니스 펴냄) 기업의 매출이 치솟으면 세상사람들은 그 기업이 뛰어난 전략과 유능한 리더, 탁월한 기업문화를 가졌을 거라고 단정한다. 이름하여 ‘후광효과(헤일로 이펙트)’이다. 그러나 책은 이를 망상에 가까운 비즈니스 사고(思考)라 규정하고, 기업성패의 원동력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길잡이가 돼준다.1만 5000원.●식민지 근대의 패러독스(윤해동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모든 근대는 식민지 근대다.”라는 도전적 화두 아래 식민지 근대는 탈식민시대인 지금까지도 연속성을 갖고 있음을 주장한다. 식민지가 ‘현재’속에도 버젓이 살아있다면 식민지배를 과연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이며,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지 고민했다.1만 8000원.●위기의 달러 경제(파울 W 프리츠 지음, 비즈니스맵 펴냄) 막대한 무역적자와 재정적자를 의미하는 이른바 ‘쌍둥이 적자’가 누적되면서 미국의 달러화에 대한 위기감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저자는 아시아가 달러의 영향력에서 이탈하기 시작하면 달러가치는 급락하고 국제금융 시장은 붕괴되고 대공황 같은 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예견했다. 향후 금 본위제가 불가피할 것이라고도 내다봤다.1만 3000원.●클래식 드러커(피터 드러커 지음, 한국경제신문 펴냄) ‘현대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발표한 논문 15편을 엮은 책. 성공하는 사람의 자기관리, 효과적인 의사결정을 위한 방법, 인사관리를 위한 의사결정 방법, 혁신기업을 만들기 위한 기본원칙, 목표를 달성하는 최고경영자의 행동규칙, 지식근로자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요건,21세기 경영자의 도전과제 등이 실렸다.1만 6500원.●커피 기행(박종만 지음, 효형출판 펴냄) 세계무역 시장에서 원유 다음으로 교역량이 많은 상품이 커피. 커피연구를 생업으로 삼아온 커피박물관장이 현대 일상의 최고 윤활유로 역할하기까지 커피의 궤적을 직접 발품을 판 탐험기록으로 풀었다. 케냐, 탄자니아, 에티오피아, 예멘, 터키 등 고급 원두커피의 산실을 생생한 현장사진을 곁들여 소개했다.1만 3000원.
  • [김석의 Let’s Wine] 가을 미각여행의 맛객 ‘와인’

    [김석의 Let’s Wine] 가을 미각여행의 맛객 ‘와인’

    가을의 깊이가 더해가고 있다. 청명하게 높은 하늘 아래 나긋나긋 불어오는 가을 바람이 느껴지면, 가을 향기를 듬뿍 담은 제철 먹거리 생각이 간절해진다. 그래서인지 이맘때쯤이면 찾아오는 제철 맛 손님들을 모르는 척할 수가 없다. 가을 식탁의 귀족인 대하, 가을 땅 속 보양식 더덕, 가을 야식의 지존 고구마들로 차려진 식탁은 마치 가을이 주는 선물보따리 같다. 만약 이번 가을에 좀 더 새로운 미각 여행을 원한다면, 선선한 가을 기온이 깊은 맛을 더해 딱 제철을 맞은 새로운 맛객 ‘와인’을 살짝 곁들여 보는 건 어떨까. 미완성 그림의 마지막 붓터치처럼 완벽한 맛의 조화가 느껴지고, 입 안의 모든 미각 세포들을 동원해 즐기는 진정한 식도락의 세계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소금구이 대하 & 부르고뉴 피노누아 바다 여행은 여름이 제철이지만, 바다 음식은 가을이라야 깊은 제 맛을 드러낸다. 그 중 대하는 단연 가을 식탁의 귀족으로 꼽힌다. 그도 그럴 것이 새우 중에서도 크기와 맛이 으뜸이고, 토실토실 살이 오른 대하 소금구이는 머리부터 꼬리까지 대하 특유의 달콤하고 짭조름한 바다 맛이 배어나기 때문이다. 두껍게 얹은 굵은 소금과 어우러져 가을 단풍처럼 붉은 빛으로 익은 대하의 담백하고 고소한 맛에 ‘피노누아’나 ‘피노 그리지오’를 주 품종으로 만든 와인이 더해지면 부족함이 없다. 특히, 제철 대하는 입 안에서 부드럽게 녹는 질감 덕분에 적당히 입 안을 조여주는 탄닌과 풍부한 풍미를 전하는 부르고뉴 지방의 피노누아 품종이 제격이다. 그 중에서도 ‘알베르 비쇼 부르고뉴 피노누아’는 균형잡힌 무게감이 대하의 부드러운 속살을 감싸주고, 콧속을 맴도는 과일향은 신선한 뒷맛을 남긴다. 해산물 요리에는 화이트 와인이 제격이라고 생각한다면, 적당한 산도로 확실한 맛을 남기지만 음식 맛을 해치지 않는 풍부한 아로마의 피노 그리지오가 적당하다. 이때는 초고추장이나 겨자 간장과 같은 소스 없이 대하 본연의 맛과 와인의 조화를 느끼는 것이 좋다. ■고추장 더덕구이 & 오크캐스크 말백 향긋한 흙내를 온 몸으로 전하는 더덕 역시 가을의 메신저다. 더덕은 밭에서 나는 산삼이라고 불릴 정도로 영양도 풍부해 환절기 감기를 쫓는 데도 그만이다. 보통 고추장 양념을 발라 맛깔스럽게 구운 더덕 양념구이는 밥 반찬은 물론 술 안주로도 인기 만점. 이처럼 소스가 들어가는 요리는 와인 매칭에 있어서도 소스의 맛을 고려하는 것이 우선이다. 와인과 함께 할 생각이라면, 우선 매콤한 맛이 조금 덜하도록 고추장 양념을 하는 것이 좋다. 또한, 더덕의 약간 쓴 맛과 고추장 양념에도 묻히지 않는 개성있는 스타일의 와인을 택해야 한다. 짜임새 있는 묵직한 느낌의 ‘말백’이나 ‘쉬라’ 등의 포도품종이 많이 사용된 와인,‘카베르네 소비뇽’이 중심이지만 탄닌이 너무 강하지 않게 블랜딩된 프랑스 와인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탄닌이 강한 와인은 자칫 매운 맛을 더욱 두드러지게 할 수 있다. 스모키한 향이 더덕의 흙내와 잘 어울리는 ‘오크캐스크 말백’은 말백 와인 중에서도 유난히 부드러운 탄닌으로 더덕의 씹히는 질감과의 조화가 뛰어나고, 여운이 길게 지속되어 더덕의 향과 양념 그리고 와인의 조화를 오랫동안 음미할 수 있다. ■구운 호박 고구마 & 간치아 아스티 가을이 깊어갈수록 밤은 길어지고, 긴 밤을 보낼 때는 맛있는 야식이 그 어떤 음식보다 일미다. 특히, 가을에는 달콤한 맛과 함께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고구마가 제철이다. 삶고, 굽고, 튀겨서도 먹을 수 있어 다양한 기호에 맞추기에도 좋다. 삶은 고구마는 김치와 곁들여 먹으면 부드럽게 넘어가 감칠맛이 나고, 반들반들 꿀 옷을 입힌 마탕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인기 만점이다. 또 노랗다 못해 주황빛이 도는 호박고구마는 구우면 그 자체가 꿀이다. 고구마와 와인의 매칭이 어색하고 조촐해 보일지 몰라도 이탈리아산 스파클링 와인인 아스티를 곁에 두고 마셔볼 것을 권한다. 삶은 고구마 속으로 와인이 배어 들어가 촉촉하게 으스러지는 고구마의 질감을 맛볼 수 있고, 톡톡 터지는 기포는 입 안을 깔끔하게 마무리해 준다. 아스티는 주로 달콤한 디저트와 함께 즐기는데 그 중 ‘간치아 아스티’는 마탕이나 구운 호박고구마와 곁들일 때 달콤한 허니향이 배가되고 향긋한 꽃향이 기분좋은 미감으로 이어져 입맛 당기는 가을밤에 잘 어울릴 것이다. 이 외에 가을 하면 아삭아삭 상큼하게 먹는 제철 과일도 맛보지 않을 수 없다. 식사 후, 디저트로 가볍게 사과 한 조각을 즐길 때는 사과의 산도와 잘 어울리고 과일의 풍미를 살려주는 뉴질랜드산 소비뇽 블랑이, 달콤한 배에는 집중도 있는 꽃향기와 섬세하게 퍼지는 달콤함이 특징인 스페인산 비우라 품종의 화이트 와인이 좋다. ■한마디 더 조금 더 다양한 음식과의 와인 매칭으로 근사한 가을 식탁을 준비하고 싶다면, 와인 정보 사이트를 활용해 보자.‘와인21닷컴’(www.wine21.com)은 기본적인 와인과 음식의 조화에 대한 상식과 레드, 화이트 와인의 품종별로 어울리는 요리를 알려준다. 사이트 내 ‘와인스쿨’ 콘텐츠에서 확인할 수 있다. 와인 전문 매거진 와인리뷰에서 운영하는 ‘와인파인더’(www.winefinder.co.kr)에는 와인 상세검색 기능이 있어 와인 종류, 생산국, 빈티지, 가격별로 보다 많은 와인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많은 와인 애호가들이 찾는 와인 동호회도 있다. 네이버의 ‘와인카페(http:///cafe.naver.com/wine)나 싸이월드의 ‘와인과 사람’(http:///winenpeople.cyworld.com)에는 다양한 회원들의 경험이 묻어나는 공유할 만한 와인과 음식 이야기들이 많다. 한국주류수입협회 부회장(금양인터내셔널 전무)
  • [공연리뷰] 록뮤지컬 ‘햄릿’

    “산다는 게 연극 같다.”며 현실을 내치려는 햄릿. 우유부단의 전형에, 속으로만 고뇌하는 햄릿. 그가 검은색 가죽바지를 입었다. 지금부터 그의 감정은 ‘록 버전’으로 표출된다. 아버지를 죽인 삼촌에게는 “네가 가장 고통스러워하는 순간 지옥으로 보내주겠다.”고 저주하고 사랑에 취한 오필리어에게는 “수녀원에나 가버리라.”고 호통친다. 오필리어의 아버지를 피로 물들이고는 건들건들 흥겨운 춤으로 광기를 쇼처럼 내보인다. 체코의 록뮤지컬 ‘햄릿’(11월11일까지·유니버설아트센터)은 빠른 무대회전과 의상 교체, 다양한 음악의 조합으로 정적인 고전에 동적인 해석을 가했다.‘햄릿’이 록보컬로 분노를 치고 나오면 왕비는 애절한 발라드 곡조로 호소하는 식이다 드럼과 키보드, 전자 기타가 주는 흥분이 극의 움직임뿐 아니라 심장의 박동도 큰 진폭으로 울린다. 록뮤지컬 ‘햄릿’은 ‘김수용의 재발견’이라 할 만하다. 햄릿 역의 김수용은 밖으로 내지르는 만큼 감정을 곱씹으며 역할을 충실히 소화해 냈다. 새의 날개처럼 하얀 소매깃을 펴고 서서히 추락하는 오필리어의 투신 장면은 거꾸로 하늘로 오르는 것처럼 보인다. 햄릿에 가려졌던 조연들의 숨결이 도드라지는 것도 ‘햄릿’의 장점이다. 아들도 사랑하고 남편의 동생도 사랑하는 왕비의 마음속 갈등이 부각되고 레어티스와 오필리어가 나누는 아픈 교감도 전해진다. 진지한 극에 쫄깃함을 더하는 무덤지기의 등장도 반갑다.“파고 또 파야 밥 나와.”라며 흐뭇하게 관객을 굽어보는 그는 ‘살아 생전 신분 따윈 아무 상관없다.’는 노래로 곧 생을 마감한 주인공들의 비극을 더 깊이 파들어 간다. 하이라이트를 한꺼번에 보여주는 커튼 콜도 덤이다. 다만, 경사가 없는 공연장 좌석 때문에 시야가 트이지 않고 사람들 머리 사이사이로 무대를 봐야 한다는 게 흠이다. 햄릿 얘기라면 알 만큼 안다고 자신하는 관객, 셰익스피어라면 고개부터 내젓고 보는 관객에게 ‘로커 햄릿’은 신선한 경험이 될 듯하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고분양가에 ‘강남불패’도 옛말

    고분양가에 ‘강남불패’도 옛말

    업계가 쌓여가는 미분양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수도권 대규모 택지지구는 물론 강남에서도 미분양 물량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미분양 단지라면 인근 시세에 비해 가격 메리트가 크거나 향후 환경 개선에 따른 시세 차익이 기대되는 등 장점이 확실할 경우 매입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조언한다. 16일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 미분양은 총 2818가구로 올해 1월(1294가구)의 두 배 이상이 됐다. 이에 따라 지방에서 시작된 미분양 회오리가 수도권으로 번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최근 우미·우남·한양이 양주고읍 지구에서 동시분양을 실시한 결과 1912가구 모집에 1·2·3순위를 모두 합쳐 모두 897명이 청약했다. 이에 앞서 남양주 진접지구에서 지난달 3일 동시분양한 7개 업체도 5927가구 모집에 1∼3순위까지 절반 수준인 2991명만 몰렸다. ●서울 서초 롯데캐슬메디치 30여가구 미분양 강남에서도 미분양이 나온다. 서울 서초동 주상복합 롯데캐슬메디치는 지난달 19일부터 분양 중인데 16일 현재 총 50가구중 19가구가 팔렸다. 각각 최고 분양가 기록을 경신했던 삼성동 브라운스톤(지난해 11월)과 서초동 아트자이(지난 1월)도 미분양이 여전하다.SK건설이 지난 1월 도심권이란 메리트를 내세워 중구 회현동에서 분양한 리더스뷰남산도 미분양이 남았다. 지방은 말할 것도 없다. 분양률이 아예 ‘0’인 단지가 속출한다. 송지건설이 광주 북구 양산동에 짓고 있는 ‘송지 트리뷰’ 159가구는 지난주 청약을 접수한 결과 단지 전체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비싸거나 전매제한 기간 길다면 분양 필패! 이에 따라 지방 분양 업체의 경우 자금 사정을 고려해 분양 시기를 내년으로 미루는 일이 많다. 예컨대 광주 지역에서는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사업계획 승인을 받았지만 아직 착공하지 않은 단지가 28곳이나 된다. 수도권 분양 업체들도 마음이 놓이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한 건설사 임원은 “대형 브랜드의 대규모 단지나 전매제한이 없는 단지 등 차별화된 메리트가 없다면 수도권도 분양이 어렵다.”고 말했다. 다소 비싸게 내놓아도 수도권이라면 분양이 잘되던 호시절은 끝났다는 것이다. 실제로 수도권에서 미분양이 나는 이유로는 분양가가 높거나 전매제한 기간이 긴 경우가 대부분이다. 강남 미분양 단지들은 대부분 고분양가다. 예컨대 GS건설의 서초아트자이의 경우 181㎡(54평형)가 3.3㎡당 3435만원인데 올해 입주한 인근의 포스코더샵오데움 아파트는 중대형 시세가 3.3㎡당 평균 3500만원이다. 단순히 계산할 때 아트자이를 분양받아도 시세 차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서초아트자이는 160가구중 현재 40여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 무더기 미분양이 나온 양주 고읍지구도 공공택지여서 교통 여건이 개선될 예정이지만 중소형 분양가가 3.3㎡당 700만원대로 600만원대(3.3㎡당)인 주변 시세를 웃돈다. 남양주 진접의 경우 공공택지이지만 인근 대형 브랜드 아파트만큼 가격이 높으면서도 전매제한 기간은 길다. 예컨대 인근 남양주 동부센트레빌은 입주후 바로 전매할 수 있지만 남양주 진접지구 동시분양 중소형단지들은 입주후 10년간 전매가 안 된다. ●시세 차익 기대할 수 있다면 미분양도 노려볼만 전문가들은 미분양도 잘만 고르면 괜찮지만 이 경우 분양가와 전매제한 기간 여부를 잘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금융 혜택 등 일부 우대 조건에 현혹되지 말라고 말한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부사장은 “미분양의 경우 분양가가 턱없이 높거나 전매제한이 길 경우 분양 메리트가 없다.”면서 “청약가점이 50점 이상으로 높은 경우 예정대로 입지가 좋은 단지를 선별해 청약하고, 가점이 낮으면 연말 일시적 1가구 2주택 매물이나 처분조건부 매물 등 기존 단지를 노리는 게 차라리 유리하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부동산PB팀 박합수 팀장도 “교통여건 등 장기 호재가 있어서 가격 상승 여력이 충분한 미분양이라면 한 번쯤 검토해볼 만하다.”면서 “그러나 요즘은 오히려 일반 아파트 시장이 주춤하는 등 관망세여서 기존 급매물을 알아보는 편이 더 유리해보인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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