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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달 오픈 현대百 첫 면세점 마케팅 본격화

    새달 오픈 현대百 첫 면세점 마케팅 본격화

    배우 윤아·정해인 전속 광고모델 기용 中 최대 여행정보 커뮤니티와도 MOU 강남구 무역센터점 8~10층 리모델링 유통 노하우 갖춰 향후 행보 관심 집중면세업계 후발주자인 현대백화점이 다음달 1일 첫 번째 면세점 개장을 앞두고 본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무역센터점 개장을 앞두고 한류스타인 ‘소녀시대’ 가수 겸 배우 윤아와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 출연한 배우 정해인을 광고모델로 선정했다고 15일 밝혔다. 두 모델을 앞세워 영상 광고와 홍보물을 촬영하고 글로벌 팬미팅을 진행하는 등 본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또 오는 18일 중국 최대 여행 정보 커뮤니티 ‘마펑워’와 ‘서울 강남 관광 활성화를 위한 업무 제휴’를 맺고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마펑워는 회원 수가 약 1억 5000만명에 달하는 중국 최대 여행 정보 커뮤니티다. 월평균 올라오는 여행 관련 게시물만 약 14만건에 달한다. 이 밖에도 오는 25일까지 내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사전 회원가입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현대백화점면세점 1호점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3개층(8~10층), 1만 4005㎡(약 4244평) 규모의 매장을 리모델링해 운영한다. 8층에는 명품, 해외패션, 주얼리·시계 브랜드, 9층에는 수입·국산 화장품, 패션 액세서리 브랜드로 각각 구성한다. 10층에는 가전, 캐릭터, 유아동, 담배·주류, 식품 브랜드가 입점하는 등 약 360개 국내외 브랜드를 유치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전통적인 유통 강자이지만 면세사업에는 처음 뛰어드는 현대백화점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기성 면세시장의 주요 무대였던 강북권이 아닌 강남지역에 첫 번째 매장을 열어 더욱 눈길을 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이 들어서는 코엑스 일대는 컨벤션센터와 특급호텔, 카지노, 쇼핑몰, 백화점, 도심공항터미널, 한류 콘텐츠 공간인 SM타운 등이 밀집해 최적의 관광 인프라를 갖췄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에 이어 현대백화점면세점까지 문을 열면 쇼핑 관광의 중심축이 강남으로 이동하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한샘 “리모델링 패키지 사업 신성장동력으로”

    한샘 “리모델링 패키지 사업 신성장동력으로”

    종합 인테리어 전문기업 한샘이 가구뿐 아니라 욕실, 창호, 바닥재 등 집 전체 공간을 종합적으로 제안하는 ‘리모델링 패키지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선언했다. 노후주택 증가로 국내 리모델링 시장이 블루오션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한샘은 최근 3개월 동안 리모델링 패키지 판매 건수가 월평균 200세트로 올해 상반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며 이를 적극적으로 육성하겠다고 15일 밝혔다. 한샘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4284억원과 1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8%, 71% 각각 감소했다. 부동산 규제정책 시행으로 주택거래량이 감소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전국 주택매매거래량은 전년 동월 대비 약 31.7% 줄었다. 이에 따라 외려 노후한 집을 자신의 취향대로 꾸미는 리모델링 시장이 각광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건설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인테리어와 리모델링 시장은 지난해 28조 4000억원에서 2020년 41조 50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기준 국내에 건축한 지 20년이 넘은 노후 주택은 797만 가구로 파악되고 있다. 한샘은 이 같은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경쟁력 확보를 위해 리모델링 공사 기간을 최대 5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기존에 가구, 생활용품 중심이었던 ‘한샘플래그샵’을 리모델링 전시가 추가된 ‘한샘디자인파크’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 4월과 7월에 논현점과 목동점이 각각 공사를 마쳤다. 이밖에도 시공품질과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 80여개 제휴점을 대리점으로 전환했다. 한샘은 오는 2020년까지 대리점을 500개로, 200~400평 규모 한샘리하우스 전시장은 50개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한샘 관계자는 “주택매매거래 감소 여부와 관계 없이 리모델링 패키지 사업의 혁신으로 안정적인 공사 수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서울 주요공연장들은 ‘변신중’

    서울 주요공연장들은 ‘변신중’

    3대 국공립극장으로 불리는 서울 주요 공연장들이 새 극장을 여는 등 새롭게 변신하고 있다. 세종문화회관은 300석 규모의 가변형 공연장인 ‘세종S씨어터’를 개관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번에 선보인 S씨어터는 세종문화회관 예술동 지하 1·2층에 2228㎡(약 675평) 규모로 조성된 블랙박스형 공연장이다.새 공연장은 무대와 객석이 분리된 기존 공연장과 달리 다양한 형태로 무대를 바꿀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예컨대 객석을 자유롭게 배치하는 ‘수납형 객석’은 작품에 따라 무대를 3면이나 4면으로 바꿀 수 있다. 세종문화회관은 2015년 8월 극장 조성계획을 처음 수립한 이후 이듬해 7월 설계안을 확정하고 공사를 진행했다. 김희철 세종문화회관 공연예술본부장은 “연극은 물론 무용, 타악, 전통공연 등 공연이 가능하다”면서 “모든 장르의 공연을 다양한 형태로, 제작자의 의도대로 무대에 올릴 수 있는 극장”이라고 설명했다. 세종문화회관은 오는 18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개관 페스티벌을 진행하고 다음달 9일부터는 서울시극단의 창작극 ‘사막 속의 흰개미’를 공연한다. 개관 페스티벌에서는 뮤지컬로 꾸며지는 ‘이색락주’, 현대무용 작품 ‘나티보스’ 등이 무대에 오른다. 국립극장은 대극장인 해오름극장 리모델링과 지하주차장 건립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무대석 시야 확보 및 음향 사각지대를 최소화하는 등 무대와 객석, 로비 등이 전면적으로 개·보수되고 있다. 445억원이 투입되는 공사로 내년 하반기 개관이 목표다. 과거 해오름극장은 처음 설계 단계에서 1층 객석 기울기 등이 관람 시야 확보가 어렵게 지어졌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현재 공사는 1·2층 객석의 가시선을 확보하고 객석에서 볼 때 원형이나 반원형으로 보이는 무대인 ‘프로시니엄’의 폭을 기존 22m에서 17m로 줄여 객석의 사각지대를 줄이는 등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번 공사로 객석 수는 기존보다 300여석 줄어든 1200석으로 조정된다고 국립극장은 밝혔다. 국립극장 관계자는 “객석 수를 단순히 늘리는 것보다 관람의 집중도를 높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객 편의를 위한 작은 규모의 리모델링도 진행하고 있다. 서울 예술의전당은 기존 3층에 있었던 오페라하우스 내 CJ토월극장 매표소를 2층으로 이전하고, 국내 공연장 최초로 인터넷 주차요금 사전결제시스템을 도입한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남북, 오늘 北 철도·도로 현지조사 집중 논의

    대표단에 철도·도로 담당 차관 포함 평양예술단 서울공연 일정·장소 협의 남북이 평양공동선언 후 첫 공식 고위급 회담의 대표단에 철도·도로 담당 차관을 포함했다. 북측 철도·도로 현지 공동조사와 관련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관계자는 14일 “판문점 남측 지역 평화의집에서 15일 열리는 고위급 회담 대표는 조명균(수석대표) 통일부 장관, 천해성 차관, 김정렬 국토교통부 2차관,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안문현 국무총리실 심의관 등 5명”이라며 “북측은 리선권(단장)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 김윤혁 철도성 부상, 박호영 국토환경보호성 부상, 원길우 체육성 부상, 박명철 민족경제협력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나온다고 알려왔다”고 밝혔다. 지난 6월 고위급 회담과 비교해 북측은 박용일 조평통 부위원장 대신 도로 담당인 박호영 국토환경보호성 부상을 넣었다. 남북 모두 대표단에 철도·도로 담당 고위 당국자가 포함되면서 철도·도로 현지 공동조사와 관련한 협의가 예상된다. 남북은 지난 8월 말 남측 인원과 열차를 투입해 경의선 철도의 북측 구간에 대해 현지조사를 진행하려고 했지만 유엔군사령부가 군사분계선 통행 계획을 승인하지 않아 무산됐었다. 고위급 회담에선 평양예술단의 10월 중 서울 공연 일정 및 장소도 협의될 것으로 보인다. ‘가을이 왔다’를 테마로 하는 해당 공연은 지난 4월 평양에서 개최된 남측 공연 ‘봄이 온다’의 답방 격이다. 지난 2월과 마찬가지로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공연 실무를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가을 공연 성수기에 서울 내 대형 극장의 대관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2월 북측이 공연했던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은 내년 말까지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 중이고 예술의전당 및 세종문화회관의 대극장은 10월 중 공연 일정이 가득 찼다. 장충체육관이 오는 30일을 비워놓고 북측 공연 유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지만 전문공연장을 선호하는 북측이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인천 아트센터,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경남 창원 성산아트홀 등도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경합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서울 외 추가 공연지로 선정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 현 단장은 지난달 평양정상회담 특별수행단으로 방북한 재계 인사에게 적당한 공연장이 없어 고민이라며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은 이번 회담에서 이산가족 상설면회소 개소 및 화상 상봉·영상편지 허용, 남북군사공동위원회 구성, 2032년 하계올림픽 공동 개최 등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단독]현송월 “서울에 공연장이”…공연 앞두고 고민 털어놔

    [단독]현송월 “서울에 공연장이”…공연 앞두고 고민 털어놔

    15일 열리는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평양예술단의 10월 중 서울 공연 일정 및 장소가 확정될지 관심이 쏠린다. ‘가을이 왔다’를 테마로 하는 해당 공연은 지난 4월 평양에서 연 남측 공연 ‘봄이 온다’의 답방격이다. 하지만 가을 공연 성수기에 서울 내 대형 극장을 빌리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14일 “내일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집에서 열리는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북측의 서울 공연 문제가 협의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남북 정상은 지난달 평양공동선언에 ‘남북은 문화 및 예술분야의 교류를 더욱 증진시켜 나가기로 했으며, 우선적으로 10월 중에 평양예술단의 서울 공연을 진행하기로 했다’는 문구를 넣었다. 이에 따라 지난 2월과 마찬가지로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공연 실무를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또 ‘봄이 온다’ 공연처럼 남북 합동 무대도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서울의 유명 대형공연장은 대관이 힘든 상황이다. 올해 2월에 북측이 공연을 했던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은 내년말까지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 중이고, 예술의 전당과 세종문화회관의 대극장은 10월 중 대관이 마감된지 오래다. 다만, 장충체육관이 오는 30일을 비워놓고 북측 공연 유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의 대형 무대 장치를 소화할 정도로 넓지만 전문공연장을 선호하는 북측이 수용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또 인천 아트센터,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경남 창원 성산아트 홀 등도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경합 중이지만 이곳들은 서울 외 추가 공연지로 선정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 현 단장은 지난달 평양정상회담 특별수행단으로 방북한 재계 인사에게 적당한 공연장이 없어 고민이라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남북은 철도·도로 담당 차관을 포함하는 고위급회담 대표단 명단을 확정했다. 남측 대표는 조명균(수석대표) 통일부 장관, 천해성 차관, 김정렬 국토교통부 2차관,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안문현 국무총리실 심의관 등이다. 북측은 리선권(단장)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 김윤혁 철도성 부상, 박호영 국토환경보호성 부상, 원길우 체육성 부상, 박명철 민족경제협력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나온다. 주요 의제는 북측 철도·도로 현지공동조사, 이산가족 상설면회소 개소 및 화상상봉·영상편지 허용, 남북군사공동위원회 구성, 2020년 하계올림픽 공동 진출, 2032년 하계올림픽 공동개최 등 평양공동선언의 이행방안 등으로 예상된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황당한 화장실 안내문 “변기에 휴지 넣어, 아니 넣지마”

    황당한 화장실 안내문 “변기에 휴지 넣어, 아니 넣지마”

    새달 22일부터 근린생활시설 적용단속 나서는 지자체도 고민 빠져“휴지는 휴지통에 부탁드립니다.” 지난 9일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 병문안 차 들렀다가 지하 식당가의 화장실을 이용한 김모(32·여)씨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화장실 문에 붙여진 A4 용지에는 큰 글씨로 “변기에 휴지넣지 마세요”라고 쓰여 있는데, 바로 아래 부착된 안내문에는 “사용하신 화장지는 변기에 넣은 후 꼭 물을 내려주십시오”라는 정반대의 내용이 함께 적시돼 있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대체 어떻게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면서 “휴지가 화장지를 제외한 일반 쓰레기라고 정확히 안내를 하든지 해야 하는데 아무런 설명이 없으니 더 헷갈린다”고 말했다. 서울신문이 12일 이 병원 관할 구청에 문의한 결과, 해당 병원 화장실도 공중화장실에 포함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공중화장실법)에 따르면 공중화장실에서는 휴지통을 비치하면 안 된다. ‘휴지통 없는 화장실’ 제도는 휴지통 때문에 생기는 악취, 해충을 막고 화장실을 청결하게 하자는 취지로 올해 1월부터 시행됐다. 하지만 병원 관계자는 “우리 병원은 민간 병원이라 공중화장실법 적용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법이 시행된 지 10개월이 됐지만 대형 병원조차 법 적용 대상인지 모르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법 시행에 앞서 “사용한 휴지는 변기 안에 버려주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포스터를 공중화장실 입구에 붙이는 등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여성 화장실에는 휴지통 대신 위생용품 수거함을 배치하고, 화장실에는 관련 안내를 붙여야 한다. 만일 공중화장실에 해당되는데도 휴지를 변기가 아닌 휴지통에 버리도록 안내했다면 관할 시·군·구청으로부터 개선 명령을 받는다. 이 명령조차 어기면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이 내려진다.행정안전부에 따르면 병원, 학교, 전시장 등 민간 건물의 바닥면적 합이 2000㎡ 이상 건축물에 해당되면 건물 내 화장실도 공중화장실에 포함된다. 다만 병원 화장실 중 제한된 사람만이 출입할 수 있는 병동 내 화장실 등은 공중화장실에 속하지 않는다. 병원 로비, 지하 식당가에 위치한 화장실 등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곳만 공중화장실에 해당된다. 노래방, 커피전문점, 일반음식점 등 근린생활시설로 분류되는 상업 시설도 다음달 22일부터 공중화장실법 적용을 받는다. 같은 건물 안에 입점한 근린생활시설들의 바닥면적 총합이 2000㎡를 넘어야 한다. 신축 건물이거나 리모델링 건물에 대해서만 적용하고, 기존 건물은 제외하기로 했다. 민간에서는 “공중화장실법이 과도한 규제”라면서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민간 화장실을 무료로 개방하도록 한 것도 모자라 법 준수를 하지 않으면 과태료를 부과하겠다고 하는 발상 자체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화장실을 이용하다보면 화장지 외 물티슈 등 일반 쓰레기도 나오는데 휴지통을 없애면 이를 버릴 데가 마땅치 않아 변기에 넣는 경우도 종종 목격되기 때문이다. 김문식 한국주유소협회장은 “휴지통을 없애면 오히려 더 지저분해지고 이용자들 불편을 초래할 것”이라면서 “일률적으로 규제할 게 아니라 사안에 따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유소 화장실은 개방 의무 화장실로 공중화장실에 포함된다. 공중화장실에 절수기를 설치하도록 규정한 현행 ‘수도법’이 공중화장실법과 충돌된다는 지적도 있다. 수도법은 수돗물 사용을 절약하기 위해 1회 물 사용량을 6ℓ 이하로 제한한다. 그런데 변기에 휴지를 넣도록 강제하면 수압이 약해 변기가 막힐 수 있다. 실제 서울교통공사가 운영하는 지하철 1~4호선 역사 내 화장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휴지통 없는 화장실을 시행했는데, 변기가 자주 막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 8월 휴지통 없는 화장실로 변신한 남성 화장실은 한 달 동안 629차례 변기가 막혔다. 휴지통을 비치했던 지난해 7월(243건)보다 158.9% 증가한 것이다. 연말까지 5개월 동안 변기 막힘 횟수는 3466건에 달한다. 같은해 9월부터 시행된 여성 화장실도 4개월 동안 변기가 막힌 횟수는 2742건으로 집계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민들이 잘 따라주면 절수기를 쓴다고 해도 문제될 것 없지만 간혹 휴지를 많이 쓰는 시민들도 있다”면서 “제지업체에도 물에 잘 녹는 화장지를 공급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속에 나서는 지방자치단체도 고민에 빠졌다. 민간의 사정을 뻔히 아는 상황에서 엄격하게 법 집행을 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아직까지 과태료를 부과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공공기관이 앞장서서 법을 준수하면 시나브로 민간 영역까지 좋은 문화가 확산되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서울의 한 구청 담당자도 “시민 의식이 함께 성장해야 법의 실효성이 담보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문화로 거듭난 공간] 흉물이었지… ‘문화놀이터’로 8만 시민 사랑받기 전엔

    [문화로 거듭난 공간] 흉물이었지… ‘문화놀이터’로 8만 시민 사랑받기 전엔

    연초 제조창에서 쓰는 담뱃잎 보관 장소 2004년 공장 폐쇄 뒤 아파트 건설 추진 문체부·청주시 69억원 투입해 리모델링 공연연습·생활문화센터·갤러리 등 활용 이달부터 일대 문화복합시설 사업 진행“쓱~툭, 쓱~툭툭.” 대패 홈에서 나온 동글동글한 대팻밥이 바닥으로 연이어 떨어진다. 충북 청주 동부창고 6동에서 열린 ‘젓가락 만들기’ 행사에 참여한 초등학교 4학년 예원이와 2학년 영찬이가 연신 구슬땀을 흘린다. 나무 틀에 호두나무 막대를 넣고 젓가락이 될 때까지 열심히 밀어 본다. 처음 해 본 대패질이 어려웠을까. 지켜보던 아빠 김희종(43)씨가 결국 대패를 넘겨받는다. “아빠가 하는 걸 봐. 이렇게 하는 거야.” 힘찬 대패질에 대팻밥이 우수수 떨어지자 아이들이 감탄의 눈길을 보낸다.청주 율량동에 사는 김씨는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체험행사가 많이 열려 동부창고를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그는 “옛 창고 모습을 그대로 살려 운치가 있다. 천장이 특히 멋지다”고 위를 가리켰다. 천장은 직사각형 나무를 삼각형으로 맞대고, 철물 볼트로 지탱했다. 서양에서 목조주택의 지붕을 짤 때 사용하는 방식인 트러스 구조로 지었다. 큼직한 소나무가 맞닿은 천장은 묵직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붉은 벽돌로 지은 창고 외벽은 밑에서 위로 올라갈수록 넓어진다. 벽이 삼각형 지붕과 맞닿으면서 독특한 오각형 모양을 만든다.충북 청주 청원구 덕벌로에 있는 연초 제조창을 지나 언덕을 조금만 더 올라가면 동부창고에 다다른다. 1960년부터 만든 7개 창고 시설로, 연면적이 7508㎡(약 2300평) 정도다. 주차장을 기준으로 오른편에 34·35·36동, 왼편에 6·8·37·38동이 있다. 이 창고들은 연초제조창에서 쓰는 담뱃잎을 보관하던 곳이다. 1946년 설립된 연초 제조창은 솔, 라일락, 장미 등 연간 100억 개비의 내수용 담배를 만들었다. 한때 3000명이 넘는 근로자가 일했는데, 월급날이면 공장 앞에 장터가 들어설 정도로 붐볐다. 그러나 1999년 공장을 통폐합하면서 기계 소리가 잦아들고, 2004년 완전히 문을 닫았다. 청주 원도심에서 인구가 급속히 빠져나가는 공동화 현상마저 이어지며 주변은 황량해졌다. 방치된 연초 제조창과 동부창고는 흉물로 남았다. 청주시 측은 KT&G 부지였던 이곳을 2004년 사들였다. 아파트를 짓기 위해서다. 그러나 지역 예술인들이 “문화적 보존 가치가 높다”고 주장하고 나서면서 전기를 맞았다.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의 ‘폐산업시설 문화재생 사업’에 7개 동 가운데 34·35·36동이 선정됐다. 이들 3개 동은 리모델링을 거쳐 2015년 10월 새 모습을 선보였다. 문체부와 청주시가 절반씩 돈을 내 모두 69억원을 투입했다. 34동은 다목적홀, 갤러리실, 목공예실, 푸드랩실 등 6개 공간으로 나눠 대관한다. 기자가 방문한 날 다목적홀에서 충북학원연합회가 주최한 어린이 그림대회가 한창이었다. 100여명이 한꺼번에 대회에 참여할 수 있는 규모지만, 하루 대여료는 18만원에 불과하다. 전동일(50) 청주미술협의회장은 “규모가 적당한 데다가 접근성이 좋고 주차 시설이 넓어 4년째 이곳에서 대회를 열고 있다”고 했다. 사회적기업인 디랜드협동조합 목공교실을 운영하는 성유경(55) 이사장은 “문화예술공간이 적은 청주에 적합한 곳이다. 청주 지역 문화예술에 활력을 넣고 있다”고 설명했다.35동은 공연예술연습공간으로 활용된다. 대·중·소 연습실 각 1곳이 있다. 특히 164평(약 540㎡) 규모 대연습실은 주요 공연 리허설장으로 쓰거나 결혼식장으로 활용된다. 36동은 생활문화센터다. 동아리 활동과 교육 공간으로 사용된다. 기자가 찾은 날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의 꿈다락문화학교 일환으로 ‘폐차 그뤠잇´ 막바지 수업이 한창이었다. 폐자원을 조형물로 만드는 수업으로, 중 1~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난 3월부터 수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신수정(45) 공작플러스 대표는 “사용료가 저렴하고 부대시설이 훌륭해 자주 찾는다”고 설명했다. 36동 입구 오른쪽에는 청주 독립서점 4곳을 지정해 책을 전시하는 ‘책 골목길’을 조성했다. 좀더 들어가면 삼각형 모양의 트러스 구조에 유리문을 낸 ‘빛내림홀’이 자리한다. 빛바랜 창고 풍경 속에 빛이 바닥까지 내려앉은 모습이 인상적이다.동부창고 6·8동은 지난해 문체부 폐산업시설 문화재생사업 대상지로 추가 선정돼 내년부터 정식으로 시민들을 맞는다. 예술가와 함께하는 이벤트 장소, 또는 각종 장터가 열리는 곳으로 조성한다. 앞서 ‘2017 스타일마켓’, ‘2018 스프링마켓’, ‘2018 베스트셀러마켓’ 등의 이벤트가 진행됐다. KBS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 촬영 장소로 쓰였던 8동은 시민 커뮤니티 카페, 아트숍 등으로 꾸며진다. 37동은 영화 군함도, 프리즌, 덕혜옹주 등의 촬영장소로 이용됐다. 앞으로도 영화 촬영지나 초·중·고교 학생을 위한 방과후학교 공간 등으로 쓰일 예정이다. 38동은 동부창고와 연초 제조창의 역사를 보여 주는 곳으로 만든다. 아파트가 들어설 뻔했던 동부창고는 문화예술 공간으로 거듭나 이제 매년 8만명의 시민을 맞는다. 20년 가까이 거주한 김남기(67)씨는 “아파트를 지었어도 공동화 현상 때문에 어려움을 겪지 않았겠느냐”며 “문화예술 공간으로 만드니 주변 분위기도 좋아지고 사람들도 많이 찾아온다”고 했다. 동부창고 주변은 현재 공사가 한창이다. 문체부와 국토교통부가 이번 달부터 2019년 1월까지 연초 제조창 일대에 도시재생사업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이 사업에 무려 297억원이 투자된다. 연초 제조창은 시민예술촌, 국립현대미술관, 업무·숙박 단지 등 대단위 문화 복합시설로 거듭난다. 흉물이었던 동부창고가 연초 제조창과 함께 다시 시민들을 부른다. 청주 글 사진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문화로 거듭난 공간] “쓰임새가 모두 다른 7개동… 점유 아닌 공유 공간으로 운영”

    [문화로 거듭난 공간] “쓰임새가 모두 다른 7개동… 점유 아닌 공유 공간으로 운영”

    동부창고 7개 동은 쓰임새가 모두 다르다. 그러나 ‘시민을 향한다’는 지향점만은 같다. 운영을 총괄 담당하는 박종명(31) 청주시 문화산업진흥재단 지역문화재생팀 연구원에게 동부창고 운영 원칙을 물었다.→1960년대 창고 분위기를 잘 살렸다. -공간이 지닌 매력을 잘 보존하면서 여러 문화예술 행사를 할 수 있게 했다. 될 수 있으면 원형 그대로 유지하고자 천장의 금강송 목조 트러스 구조를 최대한 살렸다. 건물 외벽은 원래 적벽돌이었는데, 안전 문제 때문에 표면을 재시공했다. 시민들은 동부창고의 역사와 변화 과정을 잘 모를 수 있다. 이를 알려주고자 지난해 개장 당시 예술가들이 동부창고를 보고 감정을 표현한 전시회와 동부창고 역사를 소개하는 프로그램 등을 대대적으로 진행했다. →운영 원칙이 있다면. -동부창고는 점유가 아닌, 공유 개념으로 운영한다는 게 제1원칙이다. 특정 예술인이나 단체가 점유하는 곳이 아니란 뜻이다. 시민들이 원하는 시간대에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동마다 성격을 조금 달리했다. 34동은 커뮤니티 플랫폼, 35동은 공연예술연습공간, 36동은 생활문화센터로 운영한다. →운영상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각 동마다 다른 용도로 쓰는데, 전체적으로는 균형 있는 공간을 만들려 노력한다. 공유 개념을 내세우지만, 전문성도 무시할 수는 없다. 이런 접점을 어떻게 잇느냐를 고민한다. 월 1회 유명 밴드의 콘서트를 비롯해 클래식·아카펠라 공연, 여러 행사를 기획한다. 평일은 시민들이 사용하고, 주말에는 시민들이 즐기는 콘셉트로 보면 된다.→대관료가 저렴해 수입이 적겠다. -6·34동 대관율이 70% 수준, 35동이 80% 수준이다. 월 160만~400만원 정도 수입을 낸다. 갤러리와 장기 대관 등을 합하면 1년에 7000만원 정도다. 이런 규모 시설에서 이 정도 수익이면 사실상 운영에도 도움이 되질 않는다. 그러나 수익을 바랐다면 동부창고에 원래대로 아파트를 짓는 게 나았을 거다. 동부창고가 가진 역사적인 가치, 청주 시민들의 문화향유를 생각해 보라. 지난해 동부창고를 찾은 시민이 8만명 수준임을 고려하면, 그 이익은 따지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동부창고는 앞으로 어떻게 운영하나. -6·8동은 올 하반기 공사를 거쳐 내년 6월 정식 오픈한다. 창고의 원형을 최대한 보존하고 리모델링한다. 6동은 이벤트, 8동은 지역 커뮤니티 카페나 아트숍으로 활용한다. 38동은 지난 역사를 담은 박물관으로 만들 계획이다. 다만 보존 과정에서 기계가 없어지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초 제조기계 등은 KT&G가 공장 통폐합 때 가져갔다. 현재로선 담뱃잎 나르던 수레나 기록, 소품들만 남았다. 남은 자료를 최대한 모아 구성해야 한다. 동부창고뿐 아니라 전국 폐산업시설이 개발에 밀리면서 옛 역사를 잃어버린 점이 아쉽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소각장이 문화공간으로 부천아트벙커B39” 2018 대한민국 공공건축상 대상

    “소각장이 문화공간으로 부천아트벙커B39” 2018 대한민국 공공건축상 대상

    경기 부천시와 부천문화재단이 대한민국 공공건축상 대상과 특별상을 수상했다. 부천시와 부천문화재단은 쓰레기 소각장을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재탄생시킨 ‘부천아트벙커B39’로 ‘2018 대한민국 공공건축상’ 대상과 특별상을 받았다고 8일 밝혔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5일 열린 공공건축상 시상식에서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품격 높은 디자인의 공공건축물을 조성하고 개선하는 데 기여한 11개 기관과 개인에게 정부포상과 장관 표창 등을 수여했다. 시는 쓰레기 소각장을 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시킨 ‘부천아트벙커B39’로 대상(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했다. 부천문화재단은 우수한 공공건축 조성 및 기관 간 우수 협력사례로 특별상 (국가건축정책위원장 표창)을 받았다. 부천아트벙커B39는 2010년 가동이 중단된 삼정동 소각장을 리모델링해 조성한 국내 최초의 폐소각장 문화재생시설이다. 국·도비 49억원을 포함해 총사업비 95억원을 들여 전시뿐 아니라 공연과 교육할 수 있는 융·복합문화시설로 거듭났다. 2014년부터 시와 문화재단은 공간 운영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콘텐츠 개발 예산을 별도 편성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험해왔다. 콘텐츠 운영은 사회적 기업인 ‘노리단’에서 맡았다. 부천아트벙커B39에서는 지난 5일부터 26일까지 부천에서 활동하는 청년예술가들이 차세대문화예술지원사업 ‘청년예술가S’ 방안으로 스토리와 시각·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분야의 전시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 투어] 근대의 새벽을 깨운 마지막 왕조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 투어] 근대의 새벽을 깨운 마지막 왕조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8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21회 정동(대한제국을 기억하며)편과 제22회 서초동(우면산의 가을)편이 2회 연속 진행됐다. 추석 연휴 특별프로그램으로 마련된 이번 미래투어는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달 26일 정동과 덕수궁 일대, 29일은 서초동 우면산 일대에서 각각 열렸다. 한가위 연휴와 맞물린 황금주말을 맞아 서울미래유산의 향기를 맡고자 하는 참가자들이 대거 몰렸다. 사전 온라인 예약이 일주일 전에 매진돼 준비한 오디오 가이드시스템 40개가 동났다. 예약 없이 현장을 찾아온 러시아와 루마니아 출신의 금발머리 외국인 여학생 2명은 진행자가 양보한 이어폰을 사이좋게 사용했다. 2회 차를 1개 지면에 갈무리했다.정동투어는 지난달 26일 오전 10시 시청역 4번 출구에서 시작했다. 서울시의회(옛 국회의사당)~성공회성당(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세실극장~주한영국대사관~유림면~덕수궁~정동극장~작은형제회 한국관구(프란치스코 수도원) 순서로 진행됐다. 추석 연휴를 맞은 정동과 덕수궁에는 근대 새벽을 느끼려는 순례자들로 붐볐다. 특히 이날 코스 중 성공회 성당에서는 정창진 신부가 사대문 안에 조성된 유일한 묘역인 지하 세례자 요한 성당의 조마가 주교 유해를 참배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또 1세대 건축가 김수근이 설계한 프란치스코 정동수도원도 요한 수도원장이 나서서 내년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앞둔 성당 내부를 공개했다. 이날 코스 중 세실극장, 주한영국대사관, 유림면, 정동극장, 프란치스코 수도원이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최서향 서울도시문화지도사는 명절에 어울리는 한복 차림으로 능숙하게 답사단을 안내했다.정동과 덕수궁은 대한제국에 대한 처연한 기억이 머문 곳이다. 대한제국은 1897년부터 1910년까지 13년 동안 존재했던 이 땅의 마지막 왕조다. 우리가 세운 첫 황제국이자 마지막 황제국이기도 하다. 엄밀히 말하면 일제에 국권을 상실한 나라는 조선이 아니라 대한제국이다. 대한제국을 인정하지 않는 일제가 자신들이 합병한 나라를 조선이라고 불렀을 뿐이다. 우리도 덩달아 패망한 나라를 조선이라고 잘못 알고 있다. 또한 13년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시기를 ‘대한제국 시기’라고 하지 않고 ‘구한말’이라고 부르는 우를 범하고 있다. 대한제국의 법궁, 경운궁(덕수궁 전신)이 자리한 정동은 근대의 고향이다. 이 땅에 근대정신을 알린 학교, 병원, 외국공관, 종교시설이 빼곡했다. 배재학당과 이화학당, 옛 독일공사관(서울시립미술관), 정동제일교회, 옛 러시아공사관, 하비브하우스(미국대사관저), 영국대사관,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등이 120여년 전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고종은 왜 경복궁과 창덕궁을 버리고 대한제국 황궁으로 경운궁을 선택했을까. 1895년 명성황후 시해사건 이후 경복궁을 떠나 러시아공사관으로 피신한 고종에게 경운궁은 기회의 땅이었다. 외국공사관에 둘러싸여 신변 안전에 유리하다고 여겼다. 중국과 일본의 핍박으로부터 벗어나 대한제국을 선포하기에 적소라고 여겼다. 1년의 러시아공사관 생활(아관파천)을 청산하고 경운궁으로 환궁하면서 근대국가를 열겠다는 일념에 가득 차 있었다.원래 경운궁은 지금의 덕수궁보다 3배 이상 넓었다. 옛 경기여고 터는 역대 왕의 초상화를 모신 선원전이었고, 정동극장과 예원학교 자리에는 황실의 생활공간인 수옥헌이 있었다. 지금의 경향신문사와 서울역사박물관 사이에 세워진 구름다리(홍교)는 옛 경운궁과 경희궁을 잇는 다리였다. 경운궁을 둘러싼 정동 일대는 개화를 상징하는 공간이었다. 대한제국은 정동에서 불길이 타올라 정동에서 꺼졌다. 고종은 경운궁 동문 대안문(대한문) 앞에 환구단(웨스틴조선호텔)과 황궁우를 세워 새로운 나라를 선포하고, 중국, 일본, 러시아,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황제의 격을 과시했다. 서울시청 광장을 중심으로 한 현대 서울 도심의 방사상 도로망이 이때 구축됐다. 그러나 대한제국은 기울어진 국운을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1900년 선원전 화재에 이은 1904년 대화재로 경운궁 주요 건물이 홀랑 타버렸다. 중화전, 즉조당, 석어당을 중건하는 동안 본궁에서 떨어진 중명전에 머물던 1905년 을사늑약으로 외교권을 잃었다. 경운궁은 조선의 마지막 왕이자, 첫 황제였던 고종의 궁이다. 1907년 헤이그 밀사사건으로 강제 퇴위당한 고종이 1919년 68세로 회한의 임종을 맞은 궁이다. 새로 즉위한 순종이 창덕궁으로 옮겨 가면서 부왕에게 ‘덕수’라는 칭호를 바쳤다. 이때부터 고종황제의 칭호는 ‘덕수궁 이태왕’으로 격하됐다. 덕수궁 시대의 시작이다. 한때 황궁으로 전성기를 누렸던 경운궁은 나라를 잃은 ‘뒷방 늙은이’의 거처로 급전직하했다. 경운궁 시대가 그냥 사그라진 것은 아니다. 고종의 인산일(장례식)을 기해 3·1 독립운동이 일어났고, 상해임시정부가 수립돼 대한민국의 국통을 세웠다. 우리가 국권을 상실한 나라는 조선이 아니라 대한제국이라는 사실을 망각해선 안 된다. 대한제국과 고종황제의 전성기가 담긴 10년간의 경운궁 시대(1897~1907)와 덕수궁 이태왕이 기거한 12년간의 덕수궁 시대(1907~1919)는 분리돼야 한다. 덕수궁에는 대한민국으로 이어지는 대한제국의 혼이 깃들어 있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원장 사진 문희일 연구위원
  • 토기·옥장신구 등 선사 유물 생생… 암사동에서 시간여행 떠나볼까

    토기·옥장신구 등 선사 유물 생생… 암사동에서 시간여행 떠나볼까

    국내 최대 신석기 유적인 서울 강동구 암사동 유적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의 꿈에 한 발짝 더 다가서게 됐다. 강동구는 암사동 유적의 역사적 가치를 보여 주는 암사동선사유적박물관이 1종 전문박물관으로 공식 등록됐다고 2일 밝혔다.구는 오는 12일에 신석기 문화의 발전과 토기 다양성을 주제로 국내외 주요 학자들이 참석하는 국제학술회의를 여는 데 이어 12~14일에는 서울에서 유일하게 선사 시대를 주제로 한 ‘제23회 강동선사문화축제’를 펼치며 우리 유산의 가치를 널리 알린다.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제267호인 암사동 유적은 6000년 전 신석기시대 유적 가운데 최대 규모이자 선조들의 생활상을 온전히 간직해 국내외적으로 학술적 가치가 높은 주거 유적지다. 구는 지난 5월 암사동 유적 내 전시관을 리모델링해 ‘암사동선사유적박물관’을 개관했다. 토기, 생태 표본, 옥 장신구 등 530여점의 유물을 소장한 박물관은 최근 제1종 전문박물관으로 등록되며 전문성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에 따르면 1종 전문박물관은 자료 100점 이상, 학예연구사 1명 이상, 100㎡ 이상의 전시실, 수장고, 도난 방지 시설, 온습도 조절 장치 등을 갖춰야 한다. 이정훈 강동구청장은 “암사동선사유적박물관이 1종 전문박물관으로 등록됨에 따라 앞으로 공립박물관으로서 수준 있는 전시와 소장 유물 등의 체계적 보존 및 연구, 관리가 가능해졌다”며 “앞으로도 국제학술회의, 선사문화축제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암사동 유적의 가치를 알리려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12~14일 암사동 유적 일대에서 열리는 강동선사문화축제는 1996년 시작해 매년 수십만명의 관람객이 다녀가는 지역의 대표 축제다. 이번 축제의 주제는 ‘빛을 품은 사람들’로 사람 중심의 강동, 세대를 아울러 모두가 더불어 행복한 강동으로 나가자는 의미를 담았다. 축제는 선사시대로의 시간여행 통로인 ‘선사 빛거리’를 통과하며 시작된다. 올해 처음 선보이는 것으로, 지역 어르신들이 직접 만든 물고기 모양의 한지 등 1000여개로 꾸며져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선사 소망등 점등식, 원시 대탐험 거리 퍼레이드, 평양민속예술단 공연, 움집·빗살무늬토기 만들기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남진, 김세환, 김연자, 임창정, 구준엽 등 인기 가수의 축하 공연이 어우러져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며 즐거움도 함께 만끽할 수 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국비 10억 확보’ 광주 브랜드 상설 공연장 재추진

    ‘국비 10억 확보’ 광주 브랜드 상설 공연장 재추진

    광주시가 시의회의 예산 삭감으로 중단됐던 브랜드 상설공연장 리모델링 사업을 정부 지원을 받아 재추진한다. 28일 광주시에 따르면 브랜드 상설공연장으로 사용할 세계광엑스포 주제관 리모델링 비용 명목으로 최근 행정안전부로부터 현안사업 특별교부금 10억원을 확보했다.앞서 광주시는 지난 8월 1차 추경에 브랜드 상설공연장 예산 5억7800만원을 편성했지만,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전액 삭감됐었다. 하지만 이번에 국비를 확보하면서 사업 추진에 동력을 얻게 됐다. 광주시는 서구 상무시민공원 세계광엑스포주제관을 브랜드 상설공연장으로 리모델링해 광주를 대표하는 브랜드 공연을 무대에 올릴 계획이다. 시는 이를 위해 오는 12월까지 지상 3층에 연면적 1669㎡ 규모인 시설에 225석 규모의 영상관을 설치한다. 또 영화상영 위주로 활용되고 있는 기존 영상관의 무대조명,음향설비,무대장치 등을 개보수하고 편의시설도 확충한다. 시는 전국적으로 인지도 높은 공연을 유치하거나 산발적으로 무대에 올랐던 인기공연을 옴니버스나 갈라쇼 형태로 선보이는 방안 등 공연 콘텐츠를 구성할 방침이다. 특히 오페라단을 비롯해 국악관현악단,소년소녀합창단,발레단,국극단 등 8개 시립예술단이 각기 장점을 살려 협업(콜라보) 공연 또는 순번제 공연에 나서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프랑스에 가면 ‘물랭루즈’를 보는 것처럼 광주에서도 언제나 즐길 수 있는 대표적 문화 상품이 필요하다”며 “광주만의 브랜드 공연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편, 광주에서는 지난 2011년 ‘자스민 광주’ 등 일부 작품이 한때 상설공연에 들어갔으나 오래가지 못하고 중단됐다.진도 씻김굿을 중심으로 시나위,타악,무용,디지털 영상,퍼포먼스를 가미한 이 공연은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과 이집트,시리아 등 중동지역 각국 민주화 희생자의 억울한 넋을 위로하는 무대로 꾸며졌지만 작품성이 미흡하다는 혹평 속에 2년 만에 막을 내렸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P&G, 어린이병원 리모델링… 환자 봉사

    P&G, 어린이병원 리모델링… 환자 봉사

    P&G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1년여간 총 22억 5000만원의 기부금과 생활용품을 국내에 기부했다.최근에는 어린이 환자 및 가족을 위해 서울 어린이병원 내 휴게 공간, 수유실, 도서관, 환자 대기실 등을 리모델링하고 지난달 30일 완공식을 했다. 지난 13일에는 P&G 직원들이 직접 병원을 방문해 어린이 환자 및 가족들과 만나 미술 체험활동을 했다. P&G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후원하는 월드와이드 올림픽 파트너로, 2010년부터 매회 올림픽마다 세상 모든 어머니에게 감사와 존경의 뜻을 전하는 ‘땡큐맘 캠페인’을 하고 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편견을 넘는 사랑’을 주제로 캠페인을 펼쳤다. 특히 주요국 올림픽위원회가 들어선 용평 네이션스 빌리지에 ‘P&G 패밀리 홈’을 개관해 전 세계 선수와 선수 어머니들이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줬다. 올림픽 경기가 열린 강원도의 지역 사회공헌 활동에 직접 나서기도 했다. 강릉 지역 한부모가족 복지시설인 성은모자원과 사랑나눔 프로그램을 진행해 올림픽 관람권 제공, P&G 패밀리 홈 초청, 생활용품 기증 등의 활동을 했다. 이 밖에 P&G는 전국 한부모가족들이 머무는 시설에 매년 연간 사용할 수 있는 생활용품을 전달하고 있다. 또한 한국P&G 임직원과 여성가족부, 일반 소비자 자원봉사자들이 한부모가족 복지시설을 방문해 벽화 그리기, 독서실과 놀이방 꾸미기, 가구 조립 등 엄마 손길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재능기부 활동도 한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김포시의회 초선의원들 잇따라 입법행보 ‘눈길’

    김포시의회 초선의원들 잇따라 입법행보 ‘눈길’

    김포시의회 제187회 임시회를 앞두고 초선의원 4명이 잇따라 조례 제·개정안 5건을 제출해 눈길을 끌고 있다. 26일 김포시의회에 따르면 박우식 의원은 행정착오나 과실로 인해 민원인에게 피해가 발생하면 소액을 보상하는 ‘김포시 민원착오 및 지연보상에 관한 조례’ 제정안을 제출했다. 이어 김계순 의원은 돌봄 사각지대에 놓인 아동을 지원하는 ‘김포시 초등학생 방과 후 돌봄 지원에 관한 조례’제정안을 발의했다.박 의원은 “조례내용은 각종 민원업무와 기타 행정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행정착오나 공무원의 과실로 인해 시간적, 경제적 불이익을 받는 민원인에게 보상을 실시하는 것”이라며, “이로써 행정의 책임감과 신뢰성을 높여 시민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제정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김포 내 재학 중인 만 12세 이하 돌봄이 필요한 모든 아동을 대상으로 공공시설이나 마을회관, 아파트 커뮤니티 등 접근성이 좋고 개방된 안전한 시설의 유휴공간을 리모델링해 활용하는 시설”이라고 말하고, “인력은 지자체 지원강사와 노인일자리 등 다양한 지역내 인적자원을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돌봄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직장포기맘(경력단절) 방지와 출산포기 방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재원조달은 보건복지부와 도·시비로 매칭한다는 복안이다.또 김옥균·오강현 의원은 장애인 편의시설 지도점검시 실제 이용자 의견을 보다 현실적으로 반영해 안전하고 편리하게 시설이용을 할 수 있도록 장애인 유형별 1인 이상 현장조사와 사전점검에 참여하도록 하는 ‘김포시 장애인 등의 편의시설 설치 및 지도점검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공동 제출했다. 뿐만 아니라 박우식 의원은 ‘김포시 일자리 창출 지원에 관한 조례전부개정안’을, 김계순 의원이 ‘김포시 긴급복지지원 위기상황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제출했다. 이 조례안들은 27일 열리는 제1차 본회의 후 소관 상임위에서 제·개정안이 다뤄질 예정이다.제·개정안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김포시의회 홈페이지(http://www.gimpo.go.kr/council/main.do) 의정활동 메뉴 아래에 있는 있는 입법예고란을 보면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의성에 일자리·주거·복지 갖춘 ‘청년 마을’ 만든다

    ‘지방 소멸’ 위험지수 전국 최상위권인 경북 의성군에 전국 처음으로 ‘청년 마을’이 조성된다. 23일 경북도에 따르면 30년 안에 소멸할 위험이 가장 큰 의성군 안계면 일원에 내년부터 2022년까지 1743억원을 투입, 청년 마을을 만들기로 했다. 우선 농업 창업과 문화예술 창업을 지원해 청년 일자리를 만들고, 종·장기적으로 식품산업과 반려동물산업을 육성해 기업을 유치할 계획이다. 사업 첫해인 내년부터 자본과 기술, 연고가 없는 청년이 창업할 수 있도록 스마트 팜 20개 동을 만들어 임대한다. 또 토지와 1인용 주택 등 주거공간을 제공하고 농작물 재배, 판매 등 소득활동을 지원한다. 조각·공예 분야 청년을 위해 공장식 작업창고와 창업지원시설도 만든다. 도는 2022년까지 물류센터, 저장창고, 가공공장 등을 갖춘 식품산업클러스터(특화농공단지)를 조성해 식품 가공업체를 유치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주거단지는 300가구 규모로 만든다. 경북개발공사가 2022년까지 청년 임대주택 100가구를 조성한 뒤 일자리 창출 상황에 맞춰 200가구를 추가로 건립한다. 청년들의 부담 최소화를 위해 임대료를 최대한 낮게 책정하고 특색있는 테마 마을로 디자인해 관광 자원화한다. 내년에 당장 마을에 들어오는 청년을 위해서는 빈집을 리모델링하거나 1∼2인용 주택 등을 제공한다. 또 분만산부인과 및 산후조리원 설치와 국공립 어린이집 신설, 방과 후 아동 돌봄 터도 만든다. 청년 문화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야외문화공간을 마련하고 문화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청년이 농촌에서 새로운 인생을 꿈꿀 수 있도록 돕겠다”며 “지방소멸 극복과 농촌 혁신성장에 새로운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푸른 눈의 예수들…빛고을엔 ‘희생의 꽃’이 핀다, 형형색색 고물들…양림동 펭귄마을엔 보물이 산다

    푸른 눈의 예수들…빛고을엔 ‘희생의 꽃’이 핀다, 형형색색 고물들…양림동 펭귄마을엔 보물이 산다

    20세기 초, 광주 양림동에 푸른 눈의 선교사들이 발을 디뎠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지구 반대편으로 훌쩍 떠날 수 있는 오늘날과 달리 당시만 해도 낯선 이국땅을 밟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겠지요. 태어나 자란 고향을 뒤로하고 남의 나라에 오는 것, 말도 안 통하는 땅에서 배곯고 병든 이들과 함께하는 것, 머나먼 타지에서 눈을 감는 것,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내어주는 것, 매 순간순간이 크나큰 결심이고 용기이자 헌신이 아니었을까요. 미국과 캐나다 출신 선교사들은 양림동 언덕배기 땅을 사들여 집을 짓고 교회와 병원을 세웠습니다. 3·1운동을 하는 신자들을 돕고, 한센병 환자의 손을 잡았으며, 남루한 이들을 보살폈습니다. 오늘날 그들이 지은 건물은 번듯한 근대 문화재가 되고, 이방인 선교사들의 행적은 아름다운 역사가 됐습니다. 양림동역사문화마을의 조붓한 골목길에는 100여 년 전 양림동에 살았던 이들의 삶이 고여 있습니다.1904년 12월 25일 광주 양림동에 있는 유진 벨 선교사 사택에서 성탄절을 기념하는 예배가 열렸다. 전라남도 지역에 울려 퍼진 첫 기도문, 첫 찬송가였다. 1900년대 초 양림동에 온 미국 남장로회 소속 선교사 유진 벨과 클레멘트 C 오웬은 성탄절 예배를 시작으로 작은 동네에 터를 잡고 기독교를 전파한다. 생소한 종교를 믿는 이방인들이 읍성 내에 자리잡기는 어려웠다. 가까스로 자리를 잡은 곳이 양림동, 병들어 죽은 이들의 시신을 내다 버리는 풍장터가 있는 곳이었다. 그러지 않아도 가진 게 없던 시절, 마을에는 병들고 배곯는 이들이 지천이었다. 이국의 선교사들은 복음을 가르치기에 앞서 복음을 실천한다. 자신의 개인 재산을 털고 본국의 후원금을 그러모아 양림산 자락 땅을 사들인 뒤 학교와 병원, 교회를 지은 것이다. 양림동역사문화마을을 둘러보는 4.5㎞의 골목길은 양림동에 머무른 작은 예수들의 행적을 뒤따르는 길이다.●좁은 골목 사이로 오웬기념각과 광주 최초의 양림교회 양림동역사문화마을에 깃든 기독교 역사를 음미하려면 양림오거리 아래 오웬기념각을 출발점으로 삼는 게 좋다. 바로 옆에 광주 최초의 교회인 양림교회가 있으며, 수피아여학교, 우일선선교사사택, 호남신학대 선교사 묘원 순으로 동선이 잘 연결된다. 이 골목 저 골목을 바지런히 누벼도 1시간 30분이면 충분하다. 걷다 보면 만나는 서양식 건축물은 선교사 이름이 붙은 것들이 대부분이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다. ‘네덜란드 식으로 회벽돌을 쌓았다’, ‘원형 창과 첨두아치 형상의 창문을 조화롭게 배치했다’는 안내문 설명을 읽기에 앞서 이곳에 얽힌 선교사들의 삶을 아는 것이 먼저라는 것. 그렇지 않으면 양림동은 그저 오래된 동네요, 사택은 고색창연한 서양식 건물에 지나지 않는다. 양림동에 거주한 선교사들은 어떤 이들이었을까. 한국인만큼 한국을 사랑했던 이들은 한국 이름으로 살았다. 유진 벨은 ‘배유지’, 로버트 M 윌슨은 ‘우일선’, 클레멘트 C 오웬은 ‘오원’ 또는 ‘오기원’, 엘리자베스 셰핑은 ‘서서평’으로 불렸다. 1895년 한국에 온 배유지 선교사는 수피아여학교를 세웠다. 여자여서 배움이 어렵던 시절, 여학생들은 근대식 학교에서 교육의 권리를 보장받았고, 민족의 앞날을 고민해 행동으로 옮겼다. 광주 지역 3·1운동 만세시위를 주도해 1000여 명의 군중을 이끌었고, 교복을 찢어 태극기를 만들었고, 신사 참배를 거부했다. 우일선 선교사는 제중원 원장으로 의료 선교에 앞장섰다. 워싱턴대학교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은 촉망받는 의료인은 광주한센병원, 여수 애양원을 여는 등 한센병 환자를 향한 사랑이 극진했다. 서서평 선교사는 1934년 풍토병과 영양실조로 죽으며 자신의 시신을 해부하는 데 쓰라는 유언을 남겼다. 하나같이 가장 보잘것없는 이에게 해준 것이 곧 나에게 해준 것이라는 예수의 말을 몸소 실천하는 삶이었다. ●배유지 선교사 만든 수피아여학교, 아치형 창문·회벽의 조화 의료 봉사를 하던 오원 선교사는 급성폐렴으로 세상을 뜬다. 한국에 온 지 5년 만이었다. 오원과 그의 할아버지, 윌리엄 오웬을 기념해 세운 건물이 오웬기념각이다. 요즘 용어를 빌리자면 복합문화공간이랄까. 예배는 물론, 수많은 강연, 음악회, 무용과 연극 공연이 열린 공간이다. 수피아여학교에 들어서자마자 마주하는 예배당은 광주 구 수피아여학교 커티스 메모리얼 홀, 선교사들이 주일마다 예배를 드리던 곳이다. 학교를 세운 배유지 선교사를 기리는 뜻에서 ‘배유지 기념 예배당’이라고도 한다. 아치형 창문과 회벽이 어우러져 고아한 아름다움이 풍긴다. 건축물 기행의 하이라이트는 호랑가시나무를 지나면 나타나는 2층 건물, 윌슨 선교사 사택이다. 우일선 선교사가 살던 집이자 광주에서 가장 오래된 서양식 건물로 소개되는 곳이다. 미국 영화에서 볼 법한 ‘잘생긴’ 주택은 회색 벽돌을 네덜란드 식으로 쌓아 올리고 내부는 회반죽을 칠했다. 외관만큼 집에 서린 사연도 아름답다. 이곳은 우일선 선교사의 사택이자 광주 최초로 고아원 사역을 시작한 장소다. 마당 한편에는 은단풍 나무가 있다. 우일선 선교사가 고향에서 종자를 가져와 심은 것이란다. 은단풍은 자신과 고향을 이어주는 끈이자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주는 벗이었으리라. 누군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열거하지 않더라도 어떤 죽음은 그 자체로 많은 것을 말해 준다. 윌슨 선교사 사택에서 걸어서 10분 거리, 호남신학대 언덕에 아담한 묘원이 있다. 배유지와 오원 선교사를 포함해 양림동과 호남을 기점으로 활동한 22명의 외국인 선교사들이 잠들어 있는 묘원이다. 본명과 한국 이름이 나란히 새겨진 비석 앞에는 방금이라도 누가 다녀간 듯 싱그러운 꽃다발이 있다.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들의 삶을 기억하는 이들이 건넨 안부 인사다. 선교사들은 눈을 감은 후에도 고국이 아닌 양림동에 묻혔다. 그들이 사랑해 마지않은 까만 눈의 사람들,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이들을 한껏 안아줄 수 있는 양림동 언덕배기에.출발점이었던 오웬기념각 근처에 마을의 또 다른 명소, 펭귄마을이 있다. 양림 커뮤니티센터 뒤편의 골목길은 예상을 뛰어넘는다. 옛날 주택이 다닥다닥 붙은 골목길은 색색의 폐품으로 가득하다. 목록 한번 다양하다. 멈춰버린 시계, 고물 자전거, 이 빠진 그릇, 녹슨 실로폰, 줄 나간 바이올린…. 신제품이 쏟아져 나오는 세상에서 구닥다리 취급을 받는 것들, 효용이 중요한 세상에서 제 기능을 다한 것들이 여기서는 귀한 취급을 받는다. 사람들 카메라에 쉴 새 없이 담기는 예술 작품, 정크아트가 된 것이다. 펭귄마을의 시작은 화재가 나 방치돼 있던 빈집에서 가져온 고물이었다. 김동균 촌장을 주축으로 마을 주민들은 맥주 병뚜껑으로 물고기 몸통을, 깨진 장독대 뚜껑으로 펭귄 팔을 만들어가며 길거리 미술관을 만들었다. 알록달록한 고물은 쓸모없다 여긴 것을 다시 한번 들여다보라고 속삭인다. ‘유행 따라 살지 말고 형편 따라 살자’처럼 노년의 지혜가 담긴 글귀, 라면땅부터 뽀빠이까지 불량식품 가게에서의 소소한 군것질도 놓치기 아까운 즐거움이다. 버드나무가 울창해 ‘버들 양’(楊)에 ‘수풀 림’(林), ‘양림’(楊林)이란 이름이 붙은 양림동은 젊은이들에겐 놀 거리 많은 핫플레이스다. 엿가락처럼 늘어진 골목에 세련된 레스토랑과 한옥 카페가 들어섰다. 양림동은 변화에 유연한 동네다. 풍장터에서 기독교 문화를 꽃피운 마을은 어르신의 손때 묻은 작품과 젊은이의 재잘대는 목소리가 공존한다. 양림동의 앞날이 기대되는 이유다.●예향의 도시 축소판…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향의 고장, 아시아문화 중심도시, 광주. 이 도시의 예술적인 면면이 궁금하다면 양림동역사문화마을 맞은편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으로 향하면 된다. 2015년에 문을 연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아시아 문화예술 전반을 아카이빙하고 전시하는 복합문화공간이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 최후 항전지인 옛 전남도청 자리에 들어서 역사적 의미도 깊다. 부지는 민주평화교류원, 어린이문화원, 문화정보원, 문화창조원, 예술극장 총 5개 시설로 나뉜다. 재밌는 점은 건축의 특이성이다. 구 전남도청 본관, 별관, 경찰청 본관을 활용한 민주평화교류원을 제외하면 모두 지하에 들어서 있어 거대한 지하세계 같다. 그렇다고 어두침침하거나 습한 기운은 없다. 건물 지붕에 설치된 70여 개 채광정 덕이다. 채광정은 낮에는 햇볕을 지하 깊숙이까지 받아들이고 밤에는 은은한 불빛을 뿜어낸다. 총면적 16만 1000㎡. 우리나라 문화 공간 중 가장 큰 규모이다 보니 여행자는 입구에 들어선 순간 어디를 둘러봐야 할지 당황하기 십상이다. 시간이 여의치 않은 여행자에게 넓은 부지는 때로 부담이므로. 광주에 흐르는 예술의 향기를 맡고 싶되 1시간 남짓밖에 시간이 없다면 문화정보원 라이브러리파크로 향하자. 전시 규모가 아담해 가벼운 마음으로 휘이 둘러볼 수 있다. 도서관, 박물관, 갤러리, 극장을 하나로 묶은 라이브러리파크는 무료 전시를 자주 연다. 문화창조원은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공간이자 기획 전시가 열리는 공간이다. 6개 복합관에는 아시아를 주제로 국내외 이름난 아티스트들의 작품이 올라간다. 문화생활을 한 뒤 가을볕에 몸을 바짝 말리고 싶다면 문화창조원 뒤편 하늘마당이 제격이다. 잔디밭에 돗자리를 깔고 삼삼오오 피크닉을 즐기는 모습은 전시만큼 인상적이다.●무등산 품에 안고 달리는 모노레일 무등산은 광주 시민들에게 집 앞 공원 같은 산, 지산유원지 모노레일은 어릴 적 추억을 되살리는 이름이다. 지산유원지 앞마당으로 소풍을 갔다, 리프트를 타고 무등산을 올랐다, 엄마 손 꼭 붙잡고 모노레일을 탔다…. 지산유원지 모노레일에 얽힌 추억은 1980~90년대 이곳을 찾은 어린이의 수만큼 각양각색일 것이다. 1980년부터 2005년까지 선로를 달리던 모노레일은 운영업체 부도 등으로 운행이 중단됐다가 11년 만인 2016년부터 운행을 재개했다. 모노레일을 타러 가는 방법은 두 가지다. 무등산 등산로를 따라 산길을 오르는 방법과 745m 길이의 리프트를 타는 방법. 빨갛고 노란 철제 리프트는 1990년대 광주로 되돌아가는 타임머신이다. 타임머신은 시속 5㎞로 느릿느릿 움직인다. 리프트가 두 발을 대신하고 시간은 넉넉하니 가족, 연인, 친구는 번다한 일상에서 못다 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모노레일은 탑승역인 빛고을역과 종착점인 팔각정 아래를 25분 동안 왕복한다. 끼이익, 모노레일에서 이따금 섬뜩한 소리가 난다. 선로가 하나라 약간의 덜컹거림도 피할 수 없다. “아빠, 여기서 떨어져도 죽진 않겠죠?” “이거 누가 타자 그랬어! 무섭잖아!” 롤러코스터처럼 위아래를 오르내리는 스릴은 없지만 옛날 놀이기구를 타는 듯한 짜릿함에 여기저기서 즐거움 섞인 볼멘소리가 터져 나온다. 모노레일 밑으로 나무들의 초록색 정수리가 빼곡하다. 종착점인 팔각정은 무등산 향로봉 기슭에 자리해 광주 도심이 한눈에 담긴다. 드넓은 광주가 아담해지는 순간, 빛고을의 따사로운 볕이 내리쬐는 순간, 마음이 쉰다. 글 이수린(여행작가) 사진 장명확(사진작가) ■여행수첩(지역번호 062) →가는 길 서울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경부고속도로 오산IC를 타고 논산천안고속도로 천안분기점을 지나 호남고속도로를 이용한다. 서광주IC에서 서광주 쪽으로 들어선 뒤 중외공원 입구에서 ‘무등산, 시청’ 방면으로 좌회전한다. 양동시장에서 ‘남광주교차로, 양동시장’ 방면으로 들어서 천변좌로를 따라 2㎞가량 이동하면 양림동역사문화마을이다. →맛집 충장로에 있는 1960백선청원모밀(268-1960)은 6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메밀 집이다. 역사만큼 음식 맛이 깊어 2011 미슐랭 그린가이드 한국 편에 이름을 올렸다. 가다랑어포와 다시마로 국물을 내는 여타 메밀 집과 다르게 멸칫국물로 육수를 내 시원하다. 영미오리탕(527-0248)은 ‘백종원의 3대천왕’에 나온 뒤 사람들로 더욱 북적인다. 들깻물에 미나리와 오리를 넣고 걸쭉하게 끓인 들깨오리탕이 유명하다. 푸짐한 남도 밥상이 당긴다면 금다연(374-1000)이 어떨까. 친환경 식재료를 써서 호박죽, 전, 회까지 한 상 가득 거하게 차려낸다. →잘 곳 양림동역사문화마을 주변에 게스트하우스가 여럿 있다. 호남신학대 부근의 호랑가시나무언덕 게스트하우스(682-0976)는 옛 선교사의 사택을 리모델링했다. 고즈넉한 적벽돌 집의 2층 테라스에서는 바비큐 파티를 즐길 수 있다. 지산유원지 내에 자리한 호텔무등파크(226-0011)는 골프연습장, 온천사우나, 볼링장 등 부대시설이 다양하다.
  • 김일성 초상화 내리고 평양 조형물… ‘눈맛 나는’ 순안공항

    김일성 초상화 내리고 평양 조형물… ‘눈맛 나는’ 순안공항

    공항청사 영어로 ‘Terminal 1’ 표기… 활주로 너머 다세대주택 대거 들어서18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을 태운 비행기가 평양에 도착할 때 눈길을 끈 것은 순안국제공항의 세련된 외관이었다. 2000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탄 비행기가 착륙했을 때의 초라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나온 공항청사 건물 외면엔 영어로 ‘Terminal 1’이라는 표시가 붙어 있었다. 순안공항 주변도 이전과 다르게 깔끔한 모습이었다. 특히 공항 활주로 너머 산기슭에 4~5층 높이의 건물이 대거 늘어선 것도 눈에 들어왔다. 아파트 같은 다세대주택으로 추정된다. 국제공항이라고 부르기엔 너무나 군색했던 순안공항이 세련된 모습으로 재단장한 것은 2015년이다. 김 위원장의 지시로 2014년 재건축이 시작돼 다음해 완공 직후 관광객을 비롯해 외빈에게 자랑스럽게 내놓을 명소로 탈바꿈한 것이다. 어릴 때 외국(스위스) 생활을 한 김 위원장이 외국 방문객들에게 과시하기 위해 공항과 그 주변을 집중 개발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1955년 평양시 북쪽에 세워진 순안공항은 주로 군수물자 운반 등 군용으로 운용되다 일부 재건축 후 1959년 평양~모스크바 노선을 시작으로 국제공항으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이후 1989년 활주로를 추가로 건설, 2개의 항공역사(1, 2여객터미널)와 2개의 활주로를 갖춘 현재의 모습이 됐다. 2015년 리모델링 과정에서 김 위원장의 ‘건축 브레인’인 마원춘 국방위원회 건설국장이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마원춘은 김정은 정권의 업적 사업인 ‘마식령 스키장’과 ‘문수 물놀이장’ 등을 성공적으로 완공하며 신임을 받았다. 그러나 순안공항 신청사 건설의 주체성을 살리지 못했다는 이유로 양강도 오지의 농장원으로 좌천됐다가 1년 만에 복귀했다. 순안공항은 2015년 초 새롭게 단장하면서 전면 옥상에 설치했던 김일성 주석의 초상화를 내리고 그 자리에 ‘평양’이라는 글자를 새긴 조형물을 세웠다. 기존 3층에서 4층으로 증축됐다. 청사 내부에는 일식 초밥집과 휴대전화 대리점, 기념품 가게 등이 추가로 들어섰다. 평양공동취재단·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DJ盧도 묵었던 백화원 초대소… 대규모 연회장 목란관

    문재인 대통령의 공식 환영식이 열릴 예정인 평양 순안국제공항과 대표단이 숙소로 이용할 백화원 초대소는 북한의 대표적인 명소다. 평양 순안국제공항은 평양에 인접해 있는 유일한 국제공항이다. 2000년 6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대중 전 대통령을 ‘깜짝’ 마중나온 곳이어서 한국인에게도 익숙한 곳이다. 이날 공항에서 양 정상이 조선인민군 3군 사열을 받는 모습은 보는 이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백화원 초대소는 말 그대로 ‘백 가지 꽃이 만발하는 곳’이란 뜻이다. 평양의 중심이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집무실이 자리한 중구역에서 8㎞ 떨어진 대성구역 임흥동에 세워진 북한에서 최고 수준의 영빈관이다. 이곳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모두가 묵었던 곳이다. 북한이 남북 정상회담을 염두에 두고 지난 4월 리모델링을 했다고 전해졌다. 평양시 중구역 인근에 자리한 ‘목란관’은 19 80년에 세워진 건물로 대규모 연회와 예술단 공연이 가능한 곳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 때에는 김 국방위원장이 주최한 연회가 이곳에서 열렸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군포시, 도시재생 뉴딜사업 본격 추진

    경기 군포시가 쇠퇴한 도시를 재활성화해 도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도시재생 뉴딜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시는 17일 시청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경기지역본부와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위한 ‘도시재생 기본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금정·군포역세권 및 당정동 공업지역을 비롯해 구도심 지역의 급격한 노후화로 도시 재정비 추진이 시급한 상황이다. 시는 도심 주거환경개선 패러다임을 기존 전면 철거방식에서 지역공동체 기반의 맞춤형 도시재생으로 전환했다. 이번 협약은 새로운 협력적 동반관계 구축을 통해 도시재생을 활성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두 기관은 협약을 통해 도시재생 후보지를 발굴하고, 다양한 연계사업 시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군포형 도시재생사업의 개발 및 정착을 위한 업무협력, 청년·신혼부부 맞춤형 희망주택단지 조성사업, 노후공업지역 재생사업 등에 대해 상호 협력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또 LH는 시가 제안하는 사업에 다양한 사업모델 마련으로 사업추진의 효율성을 높이고, 시는 LH가 참여하는 재생사업과 관련해 각종 인허가 및 관계기관 간 협의에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 특히 양측은 가로주택정비사업, LH공공리모델링임대사업 등 소규모정비사업, 시유지 등을 활용한 복합개발 등 도시재생 마중물사업, 도시재생사업 플랫폼 구축 등 사업의 성공적인 완료를 위한 협력을 약속했다. 이를 위해 다음달부터 실무협의회를 꾸려 시범사업의 내용을 구체화하고 대상지 현황조사, 주민의견 수렴 등을 거쳐 내년 상반기 중 본격적인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한대희 시장은 “이번 협약을 통해 우리 시 숙원사업인 금정·군포역세권 개발 및 당정동 공업지역 재정비 사업 등이 속도감 있게 추진될 것”이라며 ”앞으로 LH와 함께 진행할 군포형 도시재생사업이 새로운 패러다임의 성공적인 모델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中 ‘화장실 혁명’ 목표는 “1년 내내 냄새 없게” 공간 조성

    中 ‘화장실 혁명’ 목표는 “1년 내내 냄새 없게” 공간 조성

    중국 베이징 시내의 1325개 공중화장실이 ‘연중 무취’의 공간으로 새롭게 개조될 전망이다. 베이징시 환경보호국은 오는 2020년을 목표로 시내 중심지의 공중화장실에 대해 ‘겨울에 춥지 않고, 여름에 무덥지 않은 연중 무취 구역’으로 조성할 방침이라고 16일 이같이 밝혔다. 지금껏 중국 공중화장실에는 휴지, 비누 등 기본적인 위생용품 일체가 제공되지 않은 탓에 이용자 개인이 휴대, 소지하고 다녀야 하는 불편이 존재했다. 하지만 새롭게 개조될 공중화장실에는 화장지, 비누 등 일체의 위생용품이 무료로 제공될 예정이다. 이같은 개조 양식은 일명 ‘일변소일안설계’로 불리는 공중화장실 개조 표준 모델에 따라 베이징시 전역에 소재한 화장실에 똑같이 적용된다. 단, 위생용품 낭비 및 도난 방지를 위해 해당 지역 화장실 관리소에서는 각 화장실 입구마다 개인 휴대폰 QR코드 인증 방식을 도입, 위생용품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화장실 내 설치된 비누, 화장지 등 무료 위생용품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이에 앞서 사용자가 소지한 개인 휴대폰 카메라 인식기를 통해 화장실 입구에 설치된 QR코드를 인증해야 하는 방식이다. 인증 후 각 사용자에게는 최대 약 80cm의 화장지가 무료로 제공된다. 해당 제품의 양이 부족한 경우 개인 휴대폰 인증 과정을 추가 반복하면 된다. QR코드 인증 시 화장지 설치대에 부착된 광고 영상물이 방영, 화장실 관리 사무소 측은 위생용품 무료 제공에 드는 관리 비용 일체를 광고 비용으로 충당하는 방식이다. 그뿐만 아니라 일명 ‘제3의 공간’으로 불리는 화장실 내에 휴게실을 증축하는 것도 이번 화장실 혁명 정책에 일환으로 진행 중이다. 약 4평 남짓한 장소인 ‘제3의 공간’은 주로 장애우와 영유아와 함께 화장실을 이용하는 가족들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해당 공간에는 어린이 변기와 일반 변기보다 높이가 낮게 설치된 장애우 전용 변기 등이 설치됐다. 동청구 환경보호국 백 부주임은 “베이징 중심에 소재한 화장실은 건축된 지 40여 년 이상 된 오래된 건축물이 상당했다”면서 “시대가 변하면서 거리의 모습은 현대화가 되었는데, 거리와 어울리지 않는 공중화장실의 모습과 낡은 시설 탓에 불편을 겪는 시민들이 많았다”고 이번 화장실 개조 계획에 관해 설명했다. 올 상반기 시 중심지의 약 335곳의 공중화장실 개조를 완료, 빠르면 올해 말까지 200곳의 공중화장실이 리모델링을 추가 완료할 전망이다. 특히 국내외 여행자들이 자주 찾는 용화궁 후통, 왕푸징 대로변, 중국미술관 후문으로 이어지는 후통 등의 일대의 구식 화장실이 집중적으로 개조될 예정이다. 또한 개조가 완료된 화장실 내에는 24시간 상주하는 관리직원 사무실과 휴게실 등이 추가로 설치된다. 이는 화장실을 일종의 문화 시설로 업그레이드시키겠다는 정부 방침의 일환으로 해당 화장실은 오전 5시부터 밤 10시까지 일반에 무료로 개방된다. 이밖에도 공중화장실 내의 자연 채광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방법으로 화장실 천장에 설치된 창문의 크기를 크게 증축하고 자연 환기와 태양에너지를 이용한 전기 사용료 절감 등 최신 기술을 접목할 방침이다. 실제로 화장실 이용객이 없는 시간대에는 자동으로 절전 시스템이 가동되는 센서 등을 설치, 에너지 절약에 효과적인 성능을 발휘할 것이라는 기대가 모이고 있는 상황이다. 또, 화장실 내 악취 제거를 위해 실내 공기 교환 속도를 빠르게 강화하는 공기 교환 시스템을 설치, 냄새 배출 효율을 높일 계획이다. 한편, 이 같은 화장실 혁명 정책이 빠른 속도로 실행되기 이전, 환경보호국 측은 주민들의 화장실 이용에 대한 불편을 접수하기 위해 전담 직원들이 각 가정을 방문, 좌담회 개최 및 공개 공시 등의 방식을 통해 주민들의 의견을 흡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국 관계자는 “대중 화장실이 설치된 골목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지금껏 늦은 밤에는 화장실을 이용하지 않은 채 요강 등을 활용하는 모습을 자주 목격할 수 있었다”면서 “이는 화장실이 어둡고, 위험하며 늦은 밤에는 사용이 불편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화장실 혁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서 공중화장실에 대한 주민들의 활용도가 많이 증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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