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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몽 없이 태어난, 퀴어… 시로 채운 서사의 빈터

    태몽 없이 태어난, 퀴어… 시로 채운 서사의 빈터

    “바다 밀려오든 남김없이 밀려가든규정 밖 우린 영원히 여기 서 있어”남녀 규정 거부 비이분법적 퀴어부재·불일치 감각으로 독자 압도교보 출판브랜드 북다 시인선 1번기사·태몽의 정의·변희수 하사 초상여러 텍스트·이미지 시와 어우러져 꿈은 존재의 시(詩)다. 이성과 논리가 다 포섭할 수 없는 존재의 잉여를 도발적으로 품어낸다. 어쩌면 그것은 저 거대한 무의식이 숨기고 있는 존재의 비밀을 풀어낼 열쇠일지도 모른다. 김선오(34) 시인의 새 시집 ‘말 꿈 몸’을 펼치기 전 시집 마지막에 실린 ‘작업노트’를 먼저 읽어보길 권한다. “논바이너리 젠더퀴어로서 나에게 태몽이 없었다는 사실이 의미심장하게 느껴진다. 개인 서사의 빈터를 시로 다시 써볼 수 있을까. 나를 환영해 줄 장소가 전통적 가족 공동체의 내부는 아닐 것이다.” 부재와 불일치의 감각이 시를 밀어붙인다. 강력한 힘으로 독자를 단숨에 압도한다. “번들거리며 희박해지는 잉어와 나. 유리창이 모자이크를 걷어낸다. 나의 눈동자에 얹히는 잉어의 눈동자, 기꺼이 잉어의 살이 되려 하는 나의 뺨. 한 개의 몸으로 응결되지 않으려는 몸짓.// 보여? 또렷이/ 보여? 익사하지 않고 우리는/ 우리가 된단다.// 우리?”(‘하나’ 부분) 꿈이 무의식의 발현이라면, 태몽은 어느 한 집단의 ‘문화적 무의식’이다. 거기에는 젠더를 둘로 나누는 데 익숙해진 언어의 편견과 욕망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시인의 작업은 태몽의 내부를 폭파하는 것이다. ‘잉어가 나오는 꿈을 꾸면 아들을 낳는다’는 신화적 망상을 해체하는 일이다. 시적 자아와 “잉어”가 ‘하나’가 되려는 순간, 그들이 “우리”라는 이름으로 엮이려는 찰나에 시인은 과감히 물음표를 찍어버린다. ‘일치’를 거부하며 당연시되던 관습을 의문시하는 태도. 시의 힘은 여기서 비롯된다. “꿈은 나를 달래고 보호합니다./ 꿈은 열망과 고통을 식히고 기도에 몰두하게 합니다./ 꿈이 없었다면, 나를 낫게 하는 꿈이 없었다면 지금쯤 나는 누더기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유일한 기도는 꿈꾸지 않게 해달라는 것……/ 대신 나의 꿈을 세계에 돌려주라는 것입니다.” 시 ‘깃과 기척’(42쪽) 바로 앞쪽에 실린 이 글에는 딱히 제목이 없다. 시인지 산문인지 불분명하다. 만약 이 글이 시라면 화자의 말일 테고, 그렇지 않다면 시인 김선오의 목소리일 것이다. 하지만 어느 하나로 확정할 수 없다. 시인과 화자 사이의 경계를 지우는 게 김선오의 의도일 수도 있다. 이분법적 구분은 이제 질색이니까. “꿈이 투명한 실처럼 내게서 풀려나와 세계의 찢어진 부위를 부드럽게 봉합할 수 있기를……” 언어는 세계를 둘로 나눈다. 그러나 언어 바깥에 있는 꿈은 언어가 찢어놓은 세계를 다시 연결한다. 아주 부드럽게. “꿈을 말하는 목소리는 노이즈다. 사회적, 역사적 거대 서사를 구성하는 패턴화된 리듬에 포섭되지 않는다. 노이즈로서의 꿈-말하기에 귀 기울이기 위해 어떤 방법론을 사용할 수 있을까. 끝없이 ‘노이즈 캔슬링’ 하는 세계에서 어떻게 이 소음을 들리는 것으로 만들 수 있을까.”(‘작업노트’ 부분) 김선오는 2020년 시집 ‘나이트 사커’를 출간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신춘문예, 문예지 신인상 등 일반적으로 시인이 되는 경로를 거치지 않았다. 지난해 문지문학상 후보에 오르는 등 최근 평단의 주목을 받는 시인이다. 이번 시집은 교보문고의 출판 브랜드 북다의 시인선 ‘어떤시집’의 첫 번째 책이기도 하다. ‘어떤시집’은 하나의 테마로 하나의 시 세계를 구축하는 새로운 형태의 소시집이다. 시인이 고른 키워드를 중심으로 시집 전체를 기획한다. ‘말 꿈 몸’도 구성이 독특하다. 단순히 시만 있는 게 아니라 신문의 기사, 꿈과 트라우마에 관한 논문, 태몽의 사전적 정의, 동료 시인 김리윤이 그린 고 변희수 하사의 초상 등이 아울러 실려 있다. 다채로운 텍스트가 시와 맞물려 한 편의 대화처럼 읽힌다. 자기 몸과의 불일치, 세상과의 불화로 괴로워하는 이들에게 시인이 전하는 낮은 위로처럼 읽히는 시구가 있다. “바다 밀려오라,/ 밀려가라, 남김없이/ 우리는 영원히 이곳에 서 있을 것이다”(‘밝고 밝아 보이는 세계’ 부분)
  • “하루 두 번 ‘이 호흡’했더니”…남성 관계 시간 5분 늘었다 [건강을 부탁해]

    “하루 두 번 ‘이 호흡’했더니”…남성 관계 시간 5분 늘었다 [건강을 부탁해]

    명상 방식의 깊은 호흡 훈련이 남성의 관계 지속 시간을 늘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가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미국 건강 매체 맨스저널은 튀르키예 연구를 인용해 명상식 심호흡을 꾸준히 하면 관계 시간이 평균 5분 가까이 늘어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튀르키예 루멜리대 우밋 에르쿠트 박사팀은 관련 연구를 국제학술지 ‘성의학저널’(Journal of Sexual Medicine) 2025년 6월 22일 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조루 증상이 있는 성인 남성 59명을 대상으로 8주간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모두 상담 치료와 골반저근 운동(케겔운동)을 실시했고 이 가운데 절반은 하루 두 차례 명상 방식의 깊은 호흡 훈련을 추가로 수행했다. 그 결과 심호흡을 병행한 그룹의 관계 지속 시간은 평균 4분 43초 늘었다. 반면 호흡 훈련을 하지 않은 그룹은 3분 26초 증가하는 데 그쳤다. 1년 뒤 추적 관찰에서도 차이는 유지됐다. 호흡 훈련을 하지 않은 그룹은 시간이 지나면서 초기 개선 효과가 줄어든 반면, 심호흡을 병행한 그룹은 늘어난 지속 시간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연구팀은 이러한 차이가 골반저근과 횡격막의 기능적 연동과 관련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폐 아래에 있는 횡격막은 골반저근과 연결돼 있어 깊은 호흡을 하면 두 근육이 함께 움직인다. 이 과정이 음경 주변 신경의 과도한 흥분을 완화해 사정 반사를 조절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천천히 깊게 호흡하면 자율신경계가 안정되면서 심박수와 혈압이 낮아지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도 줄어들 수 있다. 이러한 생리적 변화가 신경 긴장을 완화해 사정 조절 능력 향상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국가 건강·사회생활실태조사(NHSLS)에 따르면 성인 남성 30%가량이 조루 문제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루는 의학적으로도 성인 남성의 20~30%에서 나타나는 흔한 성기능 장애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심호흡을 행동 치료와 골반저근 운동에 함께 적용하면 8주 치료뿐 아니라 1년 추적 관찰에서도 더 좋은 결과를 보였다”며 “다만 표본 규모가 제한적인 만큼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연구에서 사용한 명상식 호흡은 특별한 수행 기법이라기보다 천천히 깊게 숨을 쉬는 복식호흡이다. 복식호흡은 폐 아래에 있는 횡격막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호흡법으로 숨을 들이마실 때 가슴보다 배가 먼저 부풀고, 내쉴 때 배가 자연스럽게 들어가는 것이 특징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코로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며 4~5초 유지하고 이때 배가 자연스럽게 팽창하도록 해 횡격막을 충분히 내려가게 한다. 이후 6~8초에 걸쳐 숨을 천천히 내쉬며 호흡 리듬에 집중하고 긴장을 풀면 된다. 연구에서는 이러한 호흡을 하루 두 차례 꾸준히 실시하도록 했다. 또 전문가들은 호흡 훈련과 함께 케겔운동을 병행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케겔운동은 골반 아래쪽 근육인 골반저근을 반복적으로 수축했다가 이완하는 운동으로 배뇨를 참을 때처럼 근육을 안쪽으로 조이듯 3~5초간 수축한 뒤 천천히 풀어주는 동작을 반복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운동은 골반저근을 강화해 사정 조절 능력을 높이고 성기능 개선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타샤 튜더전, 행복의 기준을 다시 묻다 [여니의 시선]

    타샤 튜더전, 행복의 기준을 다시 묻다 [여니의 시선]

    행복은 언제부터 비교의 대상이 됐을까. 우리는 어느새 타인의 속도로 자신의 삶을 판단한다. 더 빠르게, 더 많이, 더 앞서야 안심할 수 있는 기준이 자연스럽게 작동한다. 성취는 숫자로 증명되고, 속도는 경쟁력이 된다. 느림은 미덕이라 말하면서도, 실제 선택의 순간에는 빠름을 택하는 일이 적지 않다. 서울 송파구 롯데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는 ‘스틸, 타샤 튜더’(Still, Tasha Tudor)는 그런 속도의 기준에서 잠시 벗어나게 한다. 미국 삽화가 타샤 튜더(1915~2008)의 원화와 정원 기록 사진, 생활 소품을 함께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작품과 삶을 나란히 보여준다. 동화 속 장면으로만 알고 있던 그림이 어떤 일상에서 비롯됐는지까지 함께 살펴보게 한다. 전시는 다음 달 15일까지 이어진다. ●그림 옆에 놓인 ‘실제의 시간’ 전시장에 걸린 수채화는 크지 않지만 밀도가 높다. 꽃잎의 결과 나무 그림자의 농담, 인물의 옷자락 주름까지 손의 흔적이 섬세하게 남아 있다. 그 옆에는 작가가 실제로 가꿨던 버몬트 농가의 정원 사진이 놓여 있다. 만개한 장미 덩굴과 계절이 바뀌는 풍경은 삽화와 자연스럽게 겹쳐진다. 그림은 상상 속 무대라기보다, 그렇게 살아온 날들의 기록에 가깝다. 정원은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는다. 같은 자리를 오래 돌보고, 계절을 기다리는 시간이 쌓여야 비로소 형태가 드러난다. 튜더의 작업 역시 확장보다 지속에 가까웠다. 더 많이, 더 빨리보다 자기 리듬을 유지하는 삶에 가까웠다. ●속도가 아닌, 지켜온 시간 튜더는 100여권 이상의 동화 삽화를 남긴 작가다. 그러나 그의 삶은 끊임없는 확장이나 경쟁과는 거리가 멀었다. 전원에서의 일상은 화려하지 않았지만 꾸준했다. 사계절이 반복되듯 그의 그림도 같은 리듬을 이어간다. 성취를 증명하기 위한 속도보다, 오래 지켜온 시간이 중심에 놓여 있다. 오늘의 삶은 여전히 비교를 전제로 움직인다. 누가 더 빨리 도달했는지, 얼마나 앞서 있는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진다. 그러나 이번 전시는 속도를 낮추라고 설교하지 않는다. 대신 보여준다. 남들 기준이 아닌 자신의 시간으로 살아온 삶이 어떤 풍경을 남기는지를. ‘스틸’이라는 제목은 멈춤이 아니라 선택에 가깝다. 더 앞서기보다 같은 방향을 오래 지켜온 시간. 남의 속도에 자신을 맞추지 않아도 삶은 충분히 깊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전시는 조용히 증명한다.
  • [이광호의 어찌보면] 계엄의 밤들을 지나서

    [이광호의 어찌보면] 계엄의 밤들을 지나서

    ‘86세대’는 생애를 통해 적어도 세 번의 계엄을 통과했다. 유년 시절에는 박정희 유신 시대의 계엄령들이 있었다. 집에 찾아온 대학생 어른들의 낮은 수군거림과 불안한 목소리의 톤으로만 간신히 기억할 수 있는 한 시대의 소음은 청각적인 기억에 가깝다. 또렷한 계엄의 이미지를 새기게 해 준 것은 1979·1980년의 계엄이다. 재래식 고등학교 교복을 입는 마지막 세대로서 숨 막히는 시절이 지나가고 있었다. 십대의 모호한 불안과 이름을 알 수 없는 갈증은 어떤 출구도 찾지 못했고, 불투명한 예감에 사로잡혀 있었다. 1979년 10월의 광화문 거리에서 대통령의 죽음을 슬퍼하는 군중들 사이로 교복을 입은 학생이라면 당연히 애도를 표해야만 할 것 같은 압박을 느꼈다. 그때 광화문에서 느꼈던 날카로운 공기의 감각을 완전하게 떠올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학에 입학하고 그동안의 제도권 교육의 모든 지식이 허위인 것처럼 여겨질 때, 청소년기 계엄의 기억은 무거운 부끄러움으로 돌아왔다. 제도권 교육의 언어와 매스컴의 정보들 바깥에 엄청난 세계가 있었다. 무지에 대한 치욕감과 자기혐오가 비장함의 정동(精動)을 만들었다. 1987년 6월, 서울 명동 미도파백화점 앞을 가득 메운 엄청난 인파 속에서 한 시대가 다시 시작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긴 것은 자연스러웠다. ‘계엄’이라는 단어는 절차적 민주주의가 정착된 나라에서는 역사적 유물처럼 보였다. 계엄의 핵심이 ‘언어’를 불가능하게 하는 것이라면, 황동규의 시 ‘계엄령 속의 눈’에 나오는 문장들, “아아 병든 말(言)이다/발바닥이 식었다/단순한 남자가 되려고 결심한다”처럼, ‘병든 말’의 시대는 이제 끝난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2024년 12월 3일 밤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이 텔레비전에 등장해 내뱉은 말들은 너무나 시대착오적이어서 초현실적이었다. ‘종북 반국가 세력 척결’ 같은 낡고 녹슨 언어들이 잊고 있던 계엄의 밤들을 소환하며 ‘농담처럼’ 다시 찾아왔다. 이 장면들이 21세기에 재등장했다는 사실, 그리고 포고령 언어들의 폭력성이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는 어처구니없는 사실이 놀라웠다. 농담 같은 계엄은 ‘5시간’ 만에 끝났지만, 이 기이한 농담을 끝낸 것은 진부한 언어의 발설자가 아니라 일상을 파괴하는 조작된 ‘예외 상태’를 용납하지 않은 시민들, 주권자들이었다. 그 계엄의 밤 바로 다음 아침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스웨덴 스톡홀름으로 떠나기로 예정된 날이었다. 주최 측에서 공지한 노벨상 시상식 참석자들의 표준 옷차림은 연미복이었다. 수상자와 왕족이 아닌 일반 참석자들까지 모두 연미복을 입어야 한다는 보수적 규정에 대한 어설픈 반감 때문에 준비를 미루다가, 출국일이 임박해서 간신히 연미복을 대여해 급하게 트렁크를 싸고 있던 그런 개인적인 밤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밤은 이 모든 개인들의 사소한 순간들에 공동체적 의미를 새겨 넣어 주었다. 계엄 포고령에 ‘모든 언론과 출판은 계엄사의 통제를 받는다’는 믿을 수 없는 조항이 있었다. 세계 무대에서 한국문학의 위상이 극적으로 드러나는 행사를 앞두고 이런 조치를 할 수 있는 것은 망상적 인지부조화에 가깝다. 국회와 시민들이 계엄을 무력화시킨 그날 아침, 내가 속한 출판 단체(한국출판인회의) 명의의 계엄 규탄 성명을 서둘러 발표하고 비행기에 오를 수 있었다. 계엄이 내려졌던 나라의 땅에서 육중한 비행기가 이륙하는 순간의 기이한 착잡함을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계엄이라는 ‘예외 상태’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은 정치적 역설이다. 조르조 아감벤이 말한 것처럼, 법질서를 수호한다는 명분으로 법질서 자체를 정지시키는 기이한 역설이 계엄이라는 예외 상태다. 스스로를 보존하기 위해 법 바깥의 폭력이 동원되는 것은 법이 그 정당성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것이다. ‘정상’과 ‘예외’를 판단할 수 있는 힘은 독선적인 권력자에게서 나와서는 안 된다. 예외 상태를 결정하는 것은 특정 권력이 독단적인 의지여서는 안 되며, 그것은 권력의 공백이어야 한다. 불법 계엄을 종식하려는 시민들의 싸움은 86세대가 경험한 무거운 비장함과는 달랐다. 최루탄 연기 자욱한 시야에서 손에 움켜쥔 돌의 광물적 두려움을 감당할 필요는 없다. 다중적인 주체들과 시위의 퍼포먼스를 둘러싼 사회 문화적 몸짓들은 촛불 시위에서 이미 볼 수 있었다. 창의적이고 발랄한 투쟁에서 빛과 색을 바꾸는 응원봉은 저항의 리듬 자체를 변화시켰다. 촛불의 따뜻하고 아날로그적인 빛과는 달리 LED 응원봉은 다른 전자적인 유동성과 리듬을 가진다. 자신들이 누리는 문화적 레퍼토리와 집단적 표현 방식은 다른 정치적 신체와 언어를 생성한다. 정치와 취향, 놀이와 저항의 경계를 허무는 퍼포먼스는 새로운 시민성의 탄생을 보여 준다. 혁명은 거대한 명분과 이야기와 정치인들의 입에서 실현되지 않는다. 저 다른 언어들, 몸짓들, 스타일들, 리듬들, 그리고 ‘그냥 익숙하게 살던 대로 사는 것’을 거절하는 것. 저 새로운 빛들의 리듬 앞에서 계엄의 밤들은 흩어져 버린다. 세대적 간격에 대한 질투가 아닌 척하면서, 나는 저 빛들의 잔광 속에서 눈을 한번 떠 본다. 이광호 문학과지성사 대표
  • 노동·이주·젠더·존재… 무대 위 주인공 된 ‘실험 정신’

    노동·이주·젠더·존재… 무대 위 주인공 된 ‘실험 정신’

    젊은 예술가 4팀 공연, 전석 1만원티켓 수익 전액 예술가에게 전달 두산아트센터가 젊은 공연 예술가를 지원하는 ‘두산아트랩 공연 2026’이 3월 한 달간 노동, 이주, 젠더, 존재의 고민을 풀어낸다.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올리는 공연은 전석 1만원으로, 티켓 수익 전액은 예술가에게 전달한다. 공연 마지막날에는 아티스트와 대화의 장을 준비했다. 3월 5~7일에는 극작가 윤주호가 3년간 예능 프로그램 PD로 근무했던 현장 경험을 녹인 연극 ‘관찰, 카메라, 그리고 남은 에피소드들’이 올라간다. 기술에 대한 희곡을 쓰는 그는 인공지능(AI), 통신 기술 등 현실 기술에 대해 탐구했다. 이번 공연에선 관찰 예능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새로 등장한 직업인 거치 카메라 감독을 통해 ‘카메라로 본다는 일’과 ‘기계와 함께 일한다는 경험’이 만들어내는 감각을 살핀다. 12~14일에는 경계 밖의 삶을 주목하는 진윤선이 쓰고 연출한 연극 ‘나의 땅은 어디인가’를 공연한다. 이 작품에서 진윤선은 길 위의 사람들, 아직 도착하지 못한 이들을 그린다. 조건에 따라 이주와 정체성이 유예된 존재들이 어디에 설 수 있는지 질문을 던지는 이야기다. 박동과 리듬 같은 신호를 따라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각자의 길을 찾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함께 선다는 것이 무엇인지 묻는다. 여성국극이 전통적으로 그린 주제를 되짚는 ‘자네는 왜 그리 굉장히 기다란 담뱃대로 담배를 피이나’도 흥미롭다. 극작과 연출을 맡은 황지영은 국가무형유산 판소리 이수자로, 아홉 살 때부터 1세대 여성국극 배우 조영숙에게서 국극을 배우며 무대에 올랐다. 3세대 여성국극 배우로서 작품 속 다양한 인물을 관찰한 그는 이 작품으로 ‘완성된 사랑’을 다시 바라보고 그 의미를 재해석한다. 작품은 19~21일 무대에 오른다. 26~28일 공연하는 연극 ‘슬픔과 멜랑콜리 혹은 태초부터 지금까지 영원토록 외로운 조지’로 올해의 두산아트랩이 막을 내린다. 손현규 연출은 AI, 기후 위기, 노동 등 시대 변화에 관한 주제들로 융복합 무대 실험을 지속해왔다. 박본의 동명 희곡을 무대화한 작품은 거대한 멸종 위기 동물인 갈라파고스 거북이 ‘조지’의 내면을 따라가는 철학적 판타지극이다. 소통이 불가능한 조지를 통해 고독과 존재의 의미를 새롭게 바라본다. 두산아트랩은 매년 5월 정기 공모로 예술가를 선정하고, 예술가에게 작품 개발비(1000만원)와 발표장소, 무대기술, 부대장비, 연습실과 홍보마케팅을 지원한다.
  • 르누아르가 남긴 행복의 문장들[이명옥의 예술가의 명언]

    르누아르가 남긴 행복의 문장들[이명옥의 예술가의 명언]

    19세기말 사실주의·자연주의 유행당대 작가들은 어두운 이면 폭로 르누아르 “세상은 이미 골치 아파 예술까지 그럴 필요는 없다” 소신붓을 든 ‘행복의 호르몬’ 역할 자처 프랑스 인상주의 화가 오귀스트 르누아르(Pierre-Auguste Renoir, 1841~1919)는 행복을 그린 화가로 불린다. 실제로 그의 그림 앞에 서면 마음이 즐겁고 편안해진다. 이런 감정은 기분 때문만은 아니다. 영국의 신경생물학자 세미르 제키는 아름다운 예술 작품을 감상할 때 우리 뇌의 특정 영역으로 흐르는 혈류량이 최대 10%까지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사랑하는 사람이나 맛있는 음식을 볼 때처럼 뇌의 보상 회로가 활성화되면서 행복 호르몬으로 불리는 도파민이 분비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이 생긴다. 르누아르는 어떻게 관람자의 뇌를 사랑에 빠뜨리는 그림을 평생 그릴 수 있었을까. 대답은 르누아르가 남긴 편지와 그의 아들 장 르누아르의 회고록, 그의 화상이자 전기 작가였던 앙브루아즈 볼라르의 저서 ‘르누아르’에서 찾을 수 있다. 첫 번째 명언 “나에게 그림은 소중하고 즐겁고 예쁜 것이어야 한다.” 이 문장은 르누아르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가 된다. 르누아르가 활동하던 19세기 말은 사실주의와 자연주의 예술사조가 유행하던 시대였다. 많은 예술가들이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폭로하는 것을 일종의 의무처럼 여겼다. 사회적 모순을 작품으로 고발해야 한다는 분위기 속에서도 르누아르는 다른 길을 걸었다. 그에게 그림은 삶의 고단함에 지친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쉼터여야 했다. 그는 이런 말을 남겼다. “이미 세상에는 골치 아픈 일이 충분히 많은데 굳이 예술가까지 나서서 불쾌한 일들을 더 많이 만들어 낼 필요는 없다. 회화는 눈을 즐겁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런 그의 생각은 그림의 장식적 가치를 중요하게 여긴 배경과도 연결된다. “나는 벽을 즐겁게 해주는 그림을 선호한다”는 그의 말처럼 벽에 걸린 그림을 보고 잠시라도 기분이 좋아진다면 그것이 곧 예술의 역할이라고 믿었다. 이런 르누아르의 예술관은 대표작은 ‘뱃놀이 일행의 점심’에서 완벽하게 구현된다. 당시 프랑스 사회는 빈부 격차로 인한 불안과 긴장이 커지고 있었지만 화면 어디에서도 현실의 어두운 그림자는 찾아볼 수 없다. 그림 속 장면은 파리 시민들의 인기 나들이 장소였던 파리 근교 샤투에 위치한 메종 푸르네즈 식당의 발코니다. 르누아르는 14명의 젊은 남녀가 한낮의 햇살 아래 모여 음식과 와인, 이야기와 웃음을 나누는 화기애애한 순간을 포착했다. 화면 왼쪽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강아지를 어르고 있는 여성은 훗날 르누아르의 아내가 되는 알린 샤리고다. 의자를 돌려 앉아 편안한 자세로 대화하는 남성은 인상주의 화가 귀스타브 카이유보트다. 그 밖에도 여배우, 언론인, 상인 등 다양한 사회 계층과 직업군을 대변하는 젊은이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르누아르는 이들이 점심을 먹으며 허물없이 교류하는 모습을 통해 자신이 꿈꾸던 삶의 기쁨과 조화로운 공동체를 화폭에 담아냈다. 차양 사이로 쏟아져 들어오는 한낮의 햇살, 식탁 위 술병과 유리잔에 반짝이는 투명한 빛, 와인과 대화로 달아오른 사람들의 발그레한 뺨까지 인상주의 특유의 밝은 색채와 자유로운 붓 터치를 사용해 화면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덕분에 관람자는 시원한 강바람이 부는 발코니에 함께 앉아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듯한 기분 좋은 착각에 빠져들게 된다. 놀라운 점은 파리 시민들의 행복한 여가 생활을 담은 그림과는 달리 르누아르의 실제 삶은 오랫동안 가난으로 얼룩져 있었다는 사실이다. 르누아르는 가난한 재단사의 아들로 태어나 청년 시절에는 도자기에 그림을 그려 넣는 화공으로 일하며 지독한 궁핍을 견뎌야 했다. 그가 30대 중반이었을 때 인상주의 전시가 잇따라 실패하고 비평가들의 혹평이 쏟아지면서 경제 상황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그는 너무 배고픈 나머지 목탄화를 지울 때 쓰던 빵 부스러기(당시에는 지우개 대신 빵을 사용)를 먹었다는 일화까지 전해진다. 훗날 르누아르는 춥고 배고팠던 시절을 떠올리며 “한 자루의 말린 콩이면 한 달을 버틸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시카고 미술관의 연구에 따르면 르누아르는 새 캔버스를 살 돈이 없어 이미 그려진 그림 위에 다시 덧칠해 재사용하는 경우가 흔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그는 인상주의 화가 바지유에게 보낸 편지에 이렇게 적었다. “우리는 매일 먹지는 못하지만 나는 여전히 즐겁네.” 이때나 그 이후에도 그는 단 한 번도 피로나 걱정, 우울과 같은 어두운 감정을 화면에 옮기지 않았다. 두 번째 명언 “신이 여성의 가슴을 창조하지 않으셨다면 내가 화가가 되었을지 모르겠다.” 다소 파격적으로 들리는 이 말은 르누아르의 작품 세계에서 행복만큼이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 주제가 여성이었다는 사실을 알려 준다. 그에게 여성은 아름다움과 창조의 근원이었다. 그는 여성의 몸이 지닌 부드러운 곡선과 빛을 머금거나 반사하는 투명한 피부에서 무한한 회화적 가능성을 발견했다. 특히 여체를 그릴 때 조각가가 점토를 빚듯 붓으로 살결을 어루만지는 듯한 촉각적 질감을 화면에 구현하고자 했다. 그는 화상 볼라르와의 대화에서 이렇게 말한다. “여성의 엉덩이를 그렸을 때 그것을 만지고 싶은 욕구가 생기면 비로소 완성된 것이다.” 더 나아가 “나는 내 붓으로 사랑을 나눈다”며 누드화 작업을 성적 행위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말은 육체적 쾌락보다는 생식과 풍요, 자연의 순환과 연결된 건강한 에너지를 의미한다. 그는 몽마르트르의 평범한 모델들을 신화 속 여신 비너스처럼 묘사했다. 일상의 누드 속에서 고전미의 원형을 발견하고 이를 통해 시대를 초월하는 아름다움을 구현하고자 했다. ‘금발의 목욕하는 여인’은 여성의 몸이 그의 창조적 에너지의 출발점이었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앉아 있는 금발의 여인은 알린 샤리고다. 자연 속에 편안히 기대어 앉은 그녀의 풍만한 몸은 다산과 풍요, 영원한 여성성을 상징한다. 이 누드화의 두드러진 특징은 붓자국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매끄럽게 마감된 살결의 질감이다. 살이 눌리고, 접히고, 부드럽게 이어지는 미묘한 굴곡과 빛을 머금은 듯 투명한 피부의 맑은 기운이 화면에서 생생하게 전해진다. 그림 속 여성 누드는 더이상 수치심이나 관음의 대상이 아니다. 르누아르는 이 작품을 통해 여성의 벗은 몸이 가장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생명체라는 것을 보여 줬다. 세 번째 명언 “고통은 지나가도 아름다움은 남는다.” 이 말은 1917년 12월께 르누아르와 야수파의 거장 앙리 마티스의 대화에서 나왔다. 삶의 행복을 담은 르누아르의 그림들이 처절한 육체적 고통 끝에 얻어진 결실이라는 사실을 알려 주는 매우 중요한 증언이다. 젊은 시절 마티스는 노년의 르누아르를 당대 최고의 화가로 우러르며 그의 집을 정기적으로 찾아가 자신의 근작을 보여 주며 조언을 구하곤 했다. 르누아르는 마티스의 파격적인 화풍을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뛰어난 색채 감각만큼은 누구보다 높이 평가하며 진심으로 격려했다고 전해진다. 그 무렵 마티스가 목격한 르누아르의 일상은 육체와의 전쟁터였다. 1890년대부터 시작된 류머티즘 관절염은 그의 관절을 서서히 파괴해 갔다. 특히 화가에게 생명과도 같은 손은 엄지가 손바닥 안쪽으로, 다른 손가락들은 손목 쪽으로 굽어 들어가 새의 발톱처럼 변형되었다. 마침내 걷는 것조차 불가능해져 결국 휠체어에 의지해야 했다. 손과 팔의 강직은 화가에게 치명적 위협이었지만 르누아르는 그런 상태에서도 붓을 놓지 않았다. 굳어버린 손가락 사이로 붓을 억지로 끼워 묶고 붓질 한 번 할 때마다 신음이 새어 나오는 노화가의 모습을 마티스는 곁에서 지켜보았다. 결국 참다 못한 마티스가 이렇게 물었다. “왜 그렇게까지 고통을 겪으면서도 계속 그림을 그리십니까?” 그러자 르누아르는 붓질을 멈추지 않은 채 대답했다. “고통은 지나가지만, 아름다움은 남는다네.” 르누아르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매달렸던 유작 ‘음악회’는 고통을 이겨내고 인류에게 아름다움과 기쁨을 선물하고자 했던 그의 투쟁의 결과물이다. 이 작품에는 이국적인 의상을 입은 두 여인이 등장한다. 한 여인은 악기를 연주하고 다른 한 여인은 그녀에게 부드럽게 몸을 기대어 깊은 친밀감을 표시한다. 어릴 적 교회 성가대에서 활동했던 르누아르에게 음악은 조화와 평화를 의미한다. 그는 관절이 굳어가는 통증 속에서도 어릴 적 성가대에서 느꼈던 평온한 안식을 캔버스에 담았다. 그에게 그림은 고통을 잊게 해 주는 진통제이자 평생 갈망하던 조화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마지막 통로였다. 르누아르의 그림은 언뜻 보면 큰 힘을 들이지 않고 그린 것 같은 가벼움과 자연스러움을 풍긴다. 그러나 작품 한 점을 완성하는 데 수십 년에 걸친 연습과 실패, 고통을 견뎌낸 인내가 농축되어 있다. 이를 가장 압축적으로 드러내는 그의 고백이 있다. “이 드로잉을 완성하는 데 5분이 걸렸지만 여기에 도달하는 데 60년이 걸렸다.” 그의 걸작 ‘조르주 샤르팡티에 부인과 자녀들’을 감상하면 이 말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된다. 겉으로 보기에는 화목한 상류층 가족을 그린 초상화다. 검은 드레스를 입은 부인과 그 옆에 나란히 앉은 두 아이, 소파와 카펫, 개까지 한순간 포착된 장면을 스냅사진처럼 자연스럽게 캔버스에 옮겨 놓은 듯하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물들의 시선과 자세가 만들어 내는 정교한 삼각 구도, 부인의 검은 드레스와 아이들의 흰 드레스가 이루는 선명한 색채 대비, 화면 전체에 흐르는 우아한 리듬까지 치밀하게 계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관람자가 느끼는 편안함과 자연스러움은 그가 창작에 바친 긴 세월과 치열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1919년 12월 3일 행복과 아름다움에 평생을 바쳤던 르누아르가 숨을 거두었다.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 중 하나는 이렇게 전해진다. “이제야 무언가를 좀 알 것 같다.” 그의 말은 이렇게도 들린다. “평생을 바쳐 행복과 아름다움을 그리기 위해 애써 왔지만 이제야 그림이 무엇인지 알 것 같다.” 이명옥 사비나 미술관장
  • 실오라기 겹겹이… 사람, 시간의 연결고리

    실오라기 겹겹이… 사람, 시간의 연결고리

    얽히고설킨 기억들, 끊어질 듯 이어진 인연의 실오라기는 겹겹이 쌓여 하나의 풍경이 된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터줏대감 노화랑이 신예 작가 김란(36)의 첫 개인전 ‘스로 백’(throw back)을 선보인다. 김란의 작품은 관람객의 시선을 오래 붙든다. 멀리서 보면 항공사진 속 서울, 경주, 대구 등의 모습이 단일한 색으로 표현된 것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서면 전혀 다른 모습이 보이기 때문이다. 실처럼 보이는 얇은 물감 선이 겹쳐 작품의 깊이를 만든다. 작가는 도시의 항공사진을 두고 높은 빌딩부터 단층 기와집까지 캔버스에 붓으로 빼곡히 채워 넣는다. 그 도시에서 받은 인상이 작품의 주요 색으로 결정된다. 경주 대릉원의 푸르름은 초록색으로, 벚꽃이 만개한 대구 이월드는 분홍색으로 채색된다. 물감에 넣은 모르타르 미디엄(석회, 모래 등을 섞은 보조제)은 밤하늘의 반짝임과 건축물이 주는 거친 질감을 동시에 표현한다. 화면 위 가는 선을 수없이 쌓아 올리는 방식은 김란 작품의 핵심적인 조형 요소다. 짤주머니에 물감을 넣고 미세한 구멍을 뚫어 같은 압력으로 짜내 쌓아 올린 선들은 어느새 세월을 얹은 지붕이 되고 바람이 부는 순간마다 모습이 바뀌는 나무가 된다. 선을 반복적으로 쌓아 올리는 방식은 화면의 리듬과 밀도를 조율하고, 도시의 윤곽과 구조를 형성하는 동시에 화면 위를 흐르듯 얽히며 시간의 축적과 관계의 연결을 시각화한다. 특히 직선을 여러 겹 쌓아 표현한 한옥의 기와와 곡선을 어지럽게 겹쳐 표현한 나무의 대조가 인상적이다. 지난 20일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반복과 축적으로 만들어지는 시간의 흐름을 선으로 담고 싶었다”며 “선들은 사람과 사람 사이, 묶이고 끊기는 관계성, 과거와 현재 그리고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을 잇는 연결고리와 같다”고 소개했다. 그는 “지금의 작업 방식이 탄생하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면서도 “여전히 작업을 할 때마다 선을 더 쌓을 것인지 멈출 것인지를 고민한다”고 밝혔다. 전시는 3월 5일까지.
  • 실수로, 외롭게, 부상에… 땀과 눈물의 ‘꿈메달’

    실수로, 외롭게, 부상에… 땀과 눈물의 ‘꿈메달’

    전 세계 최고 기량의 선수들이 겨루는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내는 건 큰 영광이다. 그러나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향한 선수들의 도전 정신 또한 메달만큼 빛났다. ●임해나-권예, 권 스텝 꼬이며 회전 놓쳐 한국 유일의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 듀오 임해나①-권예② 조는 10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리듬댄스에서 23개 출전팀 가운데 22위로 밀려나며 생애 첫 올림픽 무대를 마무리했다. 첫 연기 과제인 시퀀셜 트위즐에서 권예의 스텝이 꼬여 한 발 회전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게 아쉬웠다. 임해나는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권예가 실수했지만 ‘괜찮다’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올림픽에 왔다는 것 자체가 정말 감사하다. 우리의 목표가 올림픽 출전이었다”라며 “올림픽에서 연기를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이 벅차고 감동적”이라고 덧붙였다. ●김선영-정영석, 지도자 없이 훈련 고전 한국 대표 중 이번 올림픽 첫 경기에 나섰던 컬링 믹스더블 김선영③(강릉시청)-정영석④(강원도청) 조는 지난 9일 노르웨이와의 최종전에서 패하며 3승 6패로 여정을 마감했다. 김선영-정영석은 지난해 6월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지도자 없이 훈련했고, 지난해 12월엔 올림픽 출전권 결정전을 거쳐 자력으로 올림픽에 진출했다. 김선영은 최종전을 마친 뒤 순탄치 않았던 그간을 돌아보며 눈물을 쏟아냈다. 그는 “선수, 코치 역할을 다해야 했다. 그걸 이겨내고 잘 해내야 하기에 몇 개월 동안 스스로를 밀어붙이면서 힘들게 했다.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고 칭찬해주고 싶다”고 자신을 다독였다. 미국의 ‘스키 여제’ 린지 본⑤은 올림픽 출전을 강행했다가 지난 8일 경기 도중 큰 부상을 당해 올림픽 무대에서 내려왔다. 지난달 30일 스위스에서 열린 월드컵 경기 도중 전방십자인대 파열 진단에도 올림픽 출전을 강행했던 터였다. ●린지 본, 인대 파열에도 출전했다 포기 그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때로는 마음이 부서지고, 꿈을 이루지 못할 때도 있다”며 아쉬움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것 또한 삶의 아름다움이다. 우리는 시도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나는 시도했고, 꿈꿨고, 뛰어올랐다”고 자부심을 보였다.
  • [열린세상] 불안의 시대를 건너는 방법

    [열린세상] 불안의 시대를 건너는 방법

    요즘 우리 시대의 공기에는 불안이 가득하다. 강의나 북토크를 가면 매번 빠지지 않고 나오는 질문이 ‘불안’에 대한 것이다. 프리랜서의 불안, 취업 불안, 자산 불안에 대한 이야기들이 들려온다. 어느덧 포모(FOMO)는 모두가 일상적으로 공유하는 단어가 되었다. 나만 벼락거지 될까 봐 겁난다, 나만 AI에 적응 못 할까 봐 불안하다, 나만 노후 대비가 안 되어 있는 것 같아 걱정된다…. 올해 마흔이 되면서, 나도 흔히 말하는 ‘중년의 불안’ 앞에 서게 되었다. 청년 시절을 뒤로하며 이제는 삶에 대해 보다 잘 알고 현실의 많은 부분을 온전히 책임져야 한다는 실감이 한층 더 느껴진다. 다만 나는 그 대답을 온 세상을 뒤적거리며 찾기보다는 내가 살아온 삶에서 찾으려고 노력해 보곤 한다. 성인이 된 이후 지난 20년간 나는 잘 살아왔는지, 내가 살아온 힘은 어디에 있었는지를 가능한 한 정확히 알고자 한다. 얼마 전 북토크에서 나는 내 인생을 ‘하나의 선’으로 보면 엉망진창인 포트폴리오라고 이야기했다. 늦은 대학 졸업, 석사 수료만 하고 나온 대학원, 서른에 이르러 시작한 취업 준비, 로스쿨 낙방과 삼십 대 중반에야 시작한 신입사원 생활 이후의 퇴사와 독립. 어느 모로 보나 잘 정리된 인생 커리어는 아니었고, 온갖 변동 속에 출렁인 20년이었다. 그렇지만 이제 와 돌아보니 내게는 그런 온갖 변동 속에서도 이어 온 20년간의 일관된 일이 하나 있었다. 바로 글쓰기였다. 스무살 이후 나는 매일 글을 썼다. 동기들이 자리를 잡은 후 한참 뒤에 시작한 취업 준비생 시절에도, 육아와 함께했던 수험생 때도, 나이 많은 신입사원으로 매일 지옥철에 실려 출퇴근할 때도 혼자 있는 밤이면, 잠깐의 쉬는 시간이면 글을 쓰곤 했다. 온갖 불안과 굴곡으로 점철된 20년이었지만, 그렇게 내가 이어 온 글쓰기의 일관성이야말로 그 모든 시절의 버팀목이었다는 걸 깨닫는다. 원래 세상이나 인생의 일이란 어느만큼은 통제 불가능하다. 삶의 많은 일들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 주식 투자나 취업에 실패할 수도 있고, 갑자기 직장이 사라질 수도 있고, 큰 병이나 집안 문제가 들이닥칠 수도 있다. 그 모든 건 우리를 불안하게 한다. 그러나 어떤 일이 닥치든 내가 해 나갈 수 있는 ‘한 가지’가 있다면, 바로 그것이 삶을 지켜 준다. 삶에는 반드시 굴곡이 있다. 삶은 선형적으로 나아가는 게 아니라 굴곡으로 찾아온다. 자산에도 큰돈을 벌 때가 있으면, 위기가 따라온다. 사회적으로도 잘나갈 때가 있는가 하면, 주춤할 때가 있다. 사랑과 관계에서도 좋은 시절이 있는가 하면, 어려운 시기를 지나간다. 그 모든 상황을 우리가 통제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그때도 나만의 리듬과 일을 하나쯤은 이어 갈 수 있다. 통제 가능한 한 가지를 내 삶 안에 두고 이어 갈 수 있다. 나는 그것을 삶의 ‘두 번째 선’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나의 사십 대와 중년기에도 어떤 엉망진창인 삶이 펼쳐질지는 모른다. 금융 위기가 오거나 개인적인 파산을 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나는 하나만은 확신할 수 있다. 10년이 지나고 20년이 지나도 나는 글을 쓰고 있을 거라는 점이다. 그런 두 번째 선이 내 삶에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불안한 마음도 누그러진다. 내가 스무살의 자취방에서 홀로 글 쓰던 그 밤이, 예순살에도 여든살에도 이어지리라 생각하면 말이다. 자격증을 따고, 공공기관과 로펌에서도 일해 보고, 개업 변호사로까지 살아 봤지만 마흔의 내가 주로 하는 건 글 쓰는 일이다. 글 쓰는 일은 어느덧 나의 직업이 되었다. 열다섯살부터 작가를 꿈꾸기는 했지만 정말로 글 쓰면서 먹고사는 삶을 살고 있을 줄은 몰랐다. 그러나 그 일을 계속하면서 결국 두 번째 선이 첫 번째가 되는 삶을 살게 됐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일관성이 현실의 불안을 뚫고 간다. 정지우 변호사·작가
  • ‘팀 선영석’ 극적인 첫 승전고… 팀 피겨는 따끔한 예방주사

    ‘팀 선영석’ 극적인 첫 승전고… 팀 피겨는 따끔한 예방주사

    지구촌 겨울 스포츠 축제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개막 이틀째인 8일(한국시간) 한국 선수단은 컬링 믹스더블에서 극적인 첫 승전고에 이어 연승을 내달렸다. 실전 감각을 익히기 위해 단체전에 출전한 피겨스케이팅팀은 프리 프로그램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애초 목표한 개인전에서 메달 자신감을 더 키웠다. 컬링 믹스더블의 김선영(강릉시청)-정영석(강원도청)은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 컬링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믹스더블 라운드로빈 6차전에서 미국의 코리 티시-코리 드롭킨을 연장 접전 끝에 6-5로 이겼다. 앞서 5경기에서 연패를 당했던 김선영-정영석은 마침내 길었던 부진을 떨쳐내며 한국 대표팀에 첫 승리를 선물했다. 연패를 끊은 김선영과 정영석은 이날 오후 늦게 열린 7차전에선 에스토니아 마리에 칼드비-하리 릴 조를 9-3으로 제압하며 승기를 이어갔다. 혼성 2인조 경기인 컬링 믹스더블은 총 10개 팀이 출전해 라운드로빈 방식의 예선을 치른 뒤 상위 4개 팀이 준결승에 진출해 최종 순위를 가린다. 다만 한국은 초반 5경기를 잃은 탓에 4강 진출은 희박한 상황이다.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피겨 팀 이벤트(단체전) 무대에 올랐던 한국은 남자 싱글 차준환(서울시청)이 점프 실수를 하면서 7위(14점)를 기록, 상위 5개 팀이 경쟁하는 프리 진출이 무산됐다. 차준환은 남자 쇼트 프로그램에서 트리플 악셀(공중 3회전 반)을 싱글로 처리해 해당 점프에서 0점을 받았다. 도약 중 회전이 풀리면서 한 바뀌 반을 도는 싱글 악셀로 처리한 것이다. 결국 기술점수(TES) 41.78점에 예술점수(PCS) 41.75점을 합쳐 83.53점으로 10명 가운데 8위에 그쳤다. 차준환은 연기를 마친 직후 인터뷰에서 “세 번째 점프인 트리플 악셀에서 실수가 좀 아쉽긴 하지만 개인전까지 시간이 있는 만큼 잘 회복해서 더 나은 경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점프 실수에 대해서는 “도약하는 순간에 타이밍이 좀 맞지 않았다”며 “예방주사라고 생각한다. 오늘 실수도 평소에 하던 것은 아니라 아쉽지만, 그 외의 부분들은 잘해 나간 것 같다. 개인전까지 잘 연습하면 될 것”이라고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차준환은 11일 오전 2시 30분 개인전 쇼트 프로그램 연기를 펼친다. 한국 피겨 팀은 전날 아이스댄스 리듬댄스에서 임해나-권예(경기 일반) 조가 7위에 올랐고, 여자 싱글 신지아(세화여고)가 쇼트 프로그램을 4위로 마무리하며 개인전을 위한 예열을 마쳤다. 국가대항전인 팀 이벤트는 10개국이 출전해 남녀 싱글과 페어, 아이스댄스 등 4개 세부 종목에서 경쟁하고 종목별 순위에 따라 포인트를 10점부터 1점까지 차등 지급한다. 
  • “뇌 없어도 괜찮아”…뇌 없이 움직이는 불가사리의 비밀

    “뇌 없어도 괜찮아”…뇌 없이 움직이는 불가사리의 비밀

    인기 만화 시리즈인 네모바지 스폰지밥에서 불가사리인 뚱이는 착하지만, 다소 엉뚱하고 바보 같은 캐릭터로 등장해 시청자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극 중에서는 뇌가 작거나 혹은 없는 듯한 행동을 보여주면서도 종종 우리에게 깨달음을 얻게 해주는 명대사를 남기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과학자들은 불가사리를 연구하면서 비슷한 상황에 놓이곤 한다. 분명 뇌가 없어 지능이 낮은 정도가 아니라 없어야 정상인데, 사실 불가사리들은 불가사의할 정도로 주변 환경에 적절히 반응하고 먹이를 사냥한다. 예를 들어 불가사리는 관족이라는 작은 튜브처럼 생긴 기관을 이용해 이동하는데, 수백개의 관족이 수압에 의해 차례로 움직이면서도 절대 서로 엉키거나 이상한 방향으로 오작동 하는 일 없이 모든 관족이 마치 누군가 조종하는 것처럼 정확히 움직인다. 불가사리에는 몸을 조절하는 뇌가 없다는 점을 생각하면 미스터리가 아닐 수 없다. 8일 학계에 따르면 벨기에 몽스 대학의 아만딘 데리두와 동료들은 이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유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보통 불가사리 보통 불가사리 (Asterias rubens)의 관족을 조사했다. 연구팀은 각각의 작은 관족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자세히 분석하기 위해 푸리에 변환 적외선 (FTIR) 이미징이라는 기술을 사용했다. 이 기술은 굴절률이 높은 유리가 불가사리의 발과 접촉할 때 빛을 발하는 원리를 이용해 각 관족이 표면에 닿아 있는 시간과 특정 시점에 접촉하고 있는 관족의 개수를 측정할 수 있다. 연구 결과 불가사리의 관족은 부착-흡착-분리의 세 단계에 따라 움직이는데, 중앙의 통제 없이 각 관족이 물리적 자극에 의해 연쇄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부드러운 움직임의 비결이었다. 쉽게 설명하면 파도타기 응원처럼 각 관객이 자발적으로 리듬을 타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앉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옆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나면 다음 차례에 내가 일어나는 것처럼 관족도 연쇄적으로 움직인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모든 의문이 해결된 것은 아니다. 불가사리는 평지만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바위 벽면을 타고 이동하거나 심지어 뒤집힌 상태에서도 떨어지지 않을 수 있다. 이때는 어떻게 흡착력을 조절하는지 알아내기 위해 연구팀은 불가사리에 3D 프린터로 제작한 작은 배낭을 부착하여 무게를 늘리는 실험과 (사진) 거꾸로 기어다닐 때 접착력 변화를 측정하는 등 다양한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 놀랍게도 각 관족은 증가된 하중을 감지하고 흡착 시간을 스스로 늘렸다. 인간을 비롯한 대부분의 동물은 근육과 관절을 정교하게 움직이기 위해 복잡한 신경계와 뇌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불가사리는 유지하는데 비용이 많이 들고 손상되면 복구하기 힘든 뇌 대신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관족 시스템이라는 놀라운 대안을 개발했다. 덕분에 불가사리는 어느 부분이 잘려도 죽지 않고 쉽게 재생할 수 있다. 이 연구에서 불가사리는 우리에게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기 위해 정답이 꼭 하나일 필요가 없다는 점을 보여줬다. 우리에게 종종 깨달음을 주는 바보 캐릭터 뚱이와 묘하게 닮은 경우가 아닐 수 없다.
  • “뇌 없어도 괜찮아”…뇌 없이 움직이는 불가사리의 비밀 [핵잼 사이언스]

    “뇌 없어도 괜찮아”…뇌 없이 움직이는 불가사리의 비밀 [핵잼 사이언스]

    인기 만화 시리즈인 네모바지 스폰지밥에서 불가사리인 뚱이는 착하지만, 다소 엉뚱하고 바보 같은 캐릭터로 등장해 시청자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극 중에서는 뇌가 작거나 혹은 없는 듯한 행동을 보여주면서도 종종 우리에게 깨달음을 얻게 해주는 명대사를 남기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과학자들은 불가사리를 연구하면서 비슷한 상황에 놓이곤 한다. 분명 뇌가 없어 지능이 낮은 정도가 아니라 없어야 정상인데, 사실 불가사리들은 불가사의할 정도로 주변 환경에 적절히 반응하고 먹이를 사냥한다. 예를 들어 불가사리는 관족이라는 작은 튜브처럼 생긴 기관을 이용해 이동하는데, 수백개의 관족이 수압에 의해 차례로 움직이면서도 절대 서로 엉키거나 이상한 방향으로 오작동 하는 일 없이 모든 관족이 마치 누군가 조종하는 것처럼 정확히 움직인다. 불가사리에는 몸을 조절하는 뇌가 없다는 점을 생각하면 미스터리가 아닐 수 없다. 8일 학계에 따르면 벨기에 몽스 대학의 아만딘 데리두와 동료들은 이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유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보통 불가사리 보통 불가사리 (Asterias rubens)의 관족을 조사했다. 연구팀은 각각의 작은 관족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자세히 분석하기 위해 푸리에 변환 적외선 (FTIR) 이미징이라는 기술을 사용했다. 이 기술은 굴절률이 높은 유리가 불가사리의 발과 접촉할 때 빛을 발하는 원리를 이용해 각 관족이 표면에 닿아 있는 시간과 특정 시점에 접촉하고 있는 관족의 개수를 측정할 수 있다. 연구 결과 불가사리의 관족은 부착-흡착-분리의 세 단계에 따라 움직이는데, 중앙의 통제 없이 각 관족이 물리적 자극에 의해 연쇄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부드러운 움직임의 비결이었다. 쉽게 설명하면 파도타기 응원처럼 각 관객이 자발적으로 리듬을 타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앉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옆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나면 다음 차례에 내가 일어나는 것처럼 관족도 연쇄적으로 움직인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모든 의문이 해결된 것은 아니다. 불가사리는 평지만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바위 벽면을 타고 이동하거나 심지어 뒤집힌 상태에서도 떨어지지 않을 수 있다. 이때는 어떻게 흡착력을 조절하는지 알아내기 위해 연구팀은 불가사리에 3D 프린터로 제작한 작은 배낭을 부착하여 무게를 늘리는 실험과 (사진) 거꾸로 기어다닐 때 접착력 변화를 측정하는 등 다양한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 놀랍게도 각 관족은 증가된 하중을 감지하고 흡착 시간을 스스로 늘렸다. 인간을 비롯한 대부분의 동물은 근육과 관절을 정교하게 움직이기 위해 복잡한 신경계와 뇌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불가사리는 유지하는데 비용이 많이 들고 손상되면 복구하기 힘든 뇌 대신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관족 시스템이라는 놀라운 대안을 개발했다. 덕분에 불가사리는 어느 부분이 잘려도 죽지 않고 쉽게 재생할 수 있다. 이 연구에서 불가사리는 우리에게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기 위해 정답이 꼭 하나일 필요가 없다는 점을 보여줬다. 우리에게 종종 깨달음을 주는 바보 캐릭터 뚱이와 묘하게 닮은 경우가 아닐 수 없다.
  • K피겨 8년 만에 ‘팀 이벤트’… 차준환 “멋진 모습 보여 줄게요”

    K피겨 8년 만에 ‘팀 이벤트’… 차준환 “멋진 모습 보여 줄게요”

    오늘 아이스댄스 임해나-권예 출격현장 분위기·빙질 미리 경험 장점남녀 싱글·아이스댄스 출전 결정신지아, 여자 싱글 쇼트 경기 나서밀라노 입성한 신지아 “마냥 설레”차준환, 팬 사인 요청 응하며 인사 김연아 이후 12년 만에 동계올림픽 입상에 도전하는 한국 피겨스케이팅이 8년 만에 단체전인 팀 이벤트에 출전해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대회를 시작한다. 안방에서 열린 2018 평창 대회 이후 8년 만에 팀 이벤트에 출전하는 한국은 페어 팀이 없어 참가 여부를 고민하다 남녀 싱글과 아이스댄스로 팀 이벤트에 나선다. 팀 이벤트는 남녀 싱글, 아이스댄스, 페어로 구성되며, 각 선수 또는 조가 개인 종목처럼 경기를 치르고 순위별로 랭킹 포인트를 합산해 최종 순위를 정한다. 한국은 페어 팀 점수가 0점이라 현실적으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없지만, 선수들이 현장 분위기와 빙질을 미리 경험할 수 있다는 장점을 고려해 세 종목만으로 출전을 결정했다. 한국은 6일(한국시간) 오후 5시 55분 팀 이벤트 아이스댄스 리듬댄스에 임해나-권예(경기일반) 조가 출격한다. 임해나는 캐나다에서 태어나 한국과 캐나다 이중 국적을 지녔고 중국계 캐나다인인 권예는 올림픽 출전을 위해 2024년 12월 법무부 특별 귀화로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다. 이들은 주니어 시절인 2021~22시즌부터 한국 대표로 호흡을 맞춰 생애 첫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이들에 이어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는 신지아가 나선다. 2022년부터 2025년까지 4년 연속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 은메달을 딴 신지아는 남자 싱글의 차준환과 더불어 한국 피겨에 12년 만의 올림픽 메달을 안길 기대주로 꼽힌다. 신지아와 차준환은 5일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의 관문인 이탈리아 밀라노 말펜사공항에 도착했다. 2018 평창 대회 15위에 이어 2022 베이징 대회 5위로 이번이 자신의 3번째 동계올림픽인 차준환은 이번 대회를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 무대라는 생각으로 출전한다. 그는 “많이 설렌다”며 “이번 올림픽에선 단체전(팀 이벤트)과 개인전을 모두 출전하는데 단체전부터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차준환은 피곤한 기색 없이 팬들의 사인 요청에 응하며 밝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생애 첫 올림픽 무대를 앞둔 여자 싱글의 간판 신지아는 “어제까지는 올림픽에 출전한다는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이제는 조금씩 실감 나는 것 같다”라며 “마냥 설렌다”고 말했다. 신지아는 “올림픽이라고 해서 특별한 음식을 준비했다거나 휴식 시간에 즐길 것들을 따로 가져오진 않았다”며 “쉬는 시간에는 그동안 좋은 연기를 펼쳤던 영상을 돌려보며 대회 준비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피겨 대표팀이 탑승한 항공편에는 이번 올림픽 한국 대표팀의 홍보대사로 피겨 스케이팅 선수 출신이자 아이돌 그룹 엔하이픈의 멤버인 성훈이 함께 하면서 K팝 팬들이 입국장에 몰려 눈길을 끌었다. 수십명의 현지팬은 성훈을 둘러싸고 촬영하는가 하면 미리 준비한 선물과 꽃을 건네기도 했다.
  • 당당한 태극 마크… ‘제2의 조국’ 위해 일낸다

    당당한 태극 마크… ‘제2의 조국’ 위해 일낸다

    러시아서 귀화한 압바꾸모바‘메달 불모지’ 바이애슬론 개척자15㎞ 개인전·7.5㎞ 스프린트 출전귀화한 권예, 이중국적 임해나권예, 주니어 그랑프리서 金 따내임해나 “즐기면서 발전하고 싶어” 7일(한국시간) 오전 4시 개회하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태극 마크를 달고 설원을 누리는 선수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건 예카테리나 압바꾸모바(36)다. 전체 71명으로 구성된 대한민국 선수단에는 압바꾸모바를 비롯한 2명의 귀화 선수와 1명의 이중국적 선수가 포함됐다. 러시아 바이애슬론 청소년 대표를 지낸 압바꾸모바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한국행을 택했다. 개최국으로서 보다 많은 종목에 선수를 내려는 한국 체육 당국과 더 넓고 큰 무대에서 꿈을 펼치려는 선수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당시 한국 국적을 얻은 19명의 선수 중 이번 올림픽까지 나서는 선수는 압바꾸모바가 유일하다. 압바꾸모바는 ‘설상 메달 불모지’ 한국에서 바이애슬론 개척자로 꼽힌다. 바이애슬론은 스키를 신고 설원을 달리는 크로스컨트리와 소총 사격을 결합한 복합 스포츠로, 1992년 알베르빌 대회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총 11개의 금메달이 걸린 이번 대회에는 여자부 압바꾸모바와 남자부 최두진이 출전한다. 압바꾸모바는 첫 올림픽이었던 평창 대회에서 15㎞ 개인전 16위에 오르며 역대 한국 최고 성적 타이를 기록했다. 2022 베이징 대회에선 73위로 부진했지만 지난해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선 7.5㎞ 스프린트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한국 바이애슬론 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선사했다. 세 번째 올림픽인 밀라노에선 15㎞ 개인전과 7.5㎞ 스프린트에 출전한다. 빙판에선 중국계 캐나다 국적을 보유했던 권예(25)와 한국·캐나다 이중국적자 임해나(22)가 환상적인 호흡을 준비하고 있다. 2021~22시즌부터 함께 국제 무대에 오른 둘은 2022~23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한국 아이스댄스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권예는 여기에서 만족하지 않고 올림픽 무대도 임해나와 함께 오르기 위해 2024년 12월 특별 귀화했다. ISU 주관 대회는 두 선수의 국적이 달라도 둘 중 한명의 국가 소속으로 출전할 수 있지만, 올림픽은 두 선수의 국적이 같아야 한다. 권예와 함께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막바지 점검 중인 임해나는 2일 공식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도 좋지만, 올림픽 무대를 즐기면서 더욱 발전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이번 대회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우리의 이야기를 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우리의 이야기를 단편 소설로 쓰고 있는데, 올림픽이 끝난 뒤 출간하고 싶다”고 수줍게 소개했다. 권예-임해나는 개회식에 앞서 6일 오후 열리는 아이스댄스 리듬댄스 무대를 통해 올림픽을 시작한다.
  • 압바꾸모바·권예·임해나…제2의 조국 위해 설원과 빙판 달군다

    압바꾸모바·권예·임해나…제2의 조국 위해 설원과 빙판 달군다

    7일(한국시간) 오전 4시 개회하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태극 마크를 달고 설원을 누리는 선수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건 예카테리나 압바꾸모바(36·충북 바이애슬론연맹)다. 전체 71명으로 구성된 대한민국 선수단에는 압바꾸모바를 비롯한 2명의 귀화 선수와 1명의 이중국적 선수가 포함됐다. 러시아 바이애슬론 청소년 대표를 지낸 압바꾸모바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한국행을 택했다. 개최국으로서 보다 많은 종목에 선수를 내려는 한국 체육 당국과 더 넓고 큰 무대에서 꿈을 펼치려는 선수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당시 한국 국적을 얻은 19명의 선수 중 이번 올림픽까지 나서는 선수는 압바꾸모바가 유일하다. 압바꾸모바는 ‘설상 메달 불모지’ 한국에서 바이애슬론 개척자로 꼽힌다. 바이애슬론은 스키를 신고 설원을 달리는 크로스컨트리와 소총 사격을 결합한 복합 스포츠로, 1992년 알베르빌 대회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총 11개의 금메달이 걸린 이번 대회에는 여자부 압바꾸모바와 남자부 최두진이 출전한다. 압바꾸모바는 첫 올림픽이었던 평창 대회에서 15㎞ 개인전 16위에 오르며 역대 한국 최고 성적 타이를 기록했다. 2022 베이징 대회에선 73위로 부진했지만 지난해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선 7.5㎞ 스프린트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한국 바이애슬론 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선사했다. 세 번째 올림픽인 밀라노에선 15㎞ 개인전과 7.5㎞ 스프린트에 출전한다. 빙판에선 중국계 캐나다 국적을 보유했던 권예(25)와 한국·캐나다 이중국적자 임해나(22)가 환상적인 호흡을 준비하고 있다. 2021~22시즌부터 함께 국제 무대에 오른 둘은 2022~23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한국 아이스댄스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권예는 여기에서 만족하지 않고 올림픽 무대도 임해나와 함께 오르기 위해 2024년 12월 특별 귀화했다. ISU 주관 대회는 두 선수의 국적이 달라도 둘 중 한명의 국가 소속으로 출전할 수 있지만, 올림픽은 두 선수의 국적이 같아야 한다. 권예와 함께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막바지 점검 중인 임해나는 2일 공식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도 좋지만, 올림픽 무대를 즐기면서 더욱 발전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이번 대회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우리의 이야기를 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우리의 이야기를 단편 소설로 쓰고 있는데, 올림픽이 끝난 뒤 출간하고 싶다”고 수줍게 소개했다. 권예-임해나는 개회식에 앞서 6일 오후 열리는 아이스댄스 리듬댄스 무대를 통해 올림픽을 시작한다.
  • ‘아들맘’ 손연재, 현역 시절 몸매 그대로 “역시 체조요정”

    ‘아들맘’ 손연재, 현역 시절 몸매 그대로 “역시 체조요정”

    전 리듬체조 국가대표 손연재가 결혼과 출산 후에도 변함없는 ‘요정 비주얼’을 뽐냈다. 손연재는 지난 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저 오랜만에 꾸꾸꾸 해봤어요”라는 글과 함께 여러 장의 사진을 게시했다. ‘꾸꾸꾸(꾸며도 너무 꾸민)’라는 재치 있는 표현처럼 사진 속 그는 한 명품 브랜드의 화이트 원피스를 입고 가죽 백을 든 채 우아하면서도 청순한 매력을 발산했다. 그는 출산 후에도 완벽한 자기관리로 현역 시절 못지않은 몸매와 미모를 유지하고 있다. 공개된 사진 속 손연재는 아이 엄마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슬림하고 탄탄한 몸매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또 특유의 투명한 피부와 동그란 눈망울은 소녀미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그는 바쁜 육아 중에도 리듬체조 스튜디오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며 ‘워킹맘’의 일상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을 접한 누리꾼들은 “여전히 체조 요정 시절 그대로다”, “남편분이 매일 반하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손연재는 2022년 9살 연상의 금융업 종사자와 결혼해 2024년 아들을 품에 안았다.
  • ‘삼세판’ 차준환, ‘퀸’ 신지아… K피겨 골든 스텝 고공점프 [동계올림픽 D-3]

    ‘삼세판’ 차준환, ‘퀸’ 신지아… K피겨 골든 스텝 고공점프 [동계올림픽 D-3]

    세 번째 올림픽 차준환 메달 관심IOC “신지아, 차세대 여왕 오를 것”성장가도 신예 김현겸 성적 주목임해나-권예, 아이스댄스 ‘유망주’ 강렬한 점프와 회전은 물론 섬세한 감정 표현까지. 기술을 넘어 예술의 경지를 추구하는 피겨 스케이팅은 ‘동계 올림픽의 꽃’으로 불린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에는 한국 피겨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차준환(25·서울시청)을 비롯해 올림픽 데뷔전을 치르는 신지아(18·세화여고), 시련을 딛고 일어선 이해인(21·고려대) 등 주목할 선수들이 많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한국 피겨 스케이팅의 화려한 날개짓을 예고하며 주요 관전 포인트를 소개했다. 이번 동계 올림픽 피겨 종목에는 모두 142명이 출전한다. 남·여 싱글 각 29명, 아이스댄스 23개 조(46명) 규모다. IOC는 우선 한국 대표팀에서 주목할 선수로 차준환을 꼽았다.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이어 세 번째 올림픽 무대에 서는 차준환이 한국 남자 피겨 선수 최초로 올림픽 메달을 거머쥘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차준환은 올 시즌 스케이트 부츠를 12번이나 교체하는 악재 속에서도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마지막 국제대회에서 2위에 오르며 건재를 과시했다. IOC는 “차준환은 2022 베이징 대회와 마찬가지로 4회전 점프 3개(쇼트 1·프리 2)를 구성했지만, 더욱 탄탄해진 예술성으로 완성도를 높여 승부수를 던졌다”고 소개했다. 신예 김현겸(20·고려대)과 신지아의 성장세가 어디까지 닿을지도 주목할 대목이다. 2024 강원 동계 청소년 올림픽대회 메달리스트 김현겸은 지난해 9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26년 동계 올림픽 추가 예선전인 퀄리파잉 대회 남자 싱글에서 종합 2위를 차지하며 가능성을 증명했다. 신지아는 이번 국가대표 1·2차 선발전을 석권했다. IOC는 신지아에 대해 “지난 4대륙선수권대회에서는 아쉽게 점프에서 넘어지는 실수가 나왔지만, 혹독한 적응기를 마치고 올림픽 무대에서 ‘차세대 피겨 여왕’으로서 진가를 보여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계 올림픽 개회식이 열리는 7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아이스댄스 리듬댄스로 대회의 서막을 여는 임해나(22)-권예(25) 듀오도 주목받는다. 2023~24시즌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임해나-권예는 아시아 최초로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 아이스댄스에서 은메달을 차지하는 등 일찌감치 유망주로 꼽혔다. 특히 지난해 3월에는 보스턴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서 최종 18위에 오르며 올림픽 출전권을 자력으로 획득했다.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최종 3위로 2022 베이징 올림픽 출전 기회를 놓쳤지만, 이번 국가대표 2차 선발전 마지막 날 프리스케이팅에서 ‘역전 드라마’를 펼치며 올림픽행을 거머쥔 이해인이 올림픽 무대에서 다시 한 번 드라마를 쓸지도 주목 받는다. 2023 세계선수권 은메달리스트였지만 공백이 있었던 만큼, 전성기 시절 몸 상태와 경기력은 나오지 않고 있다. IOC는 그럼에도 “내면도 외면도 단단해진 이해인이 은반 위에서 보여줄 한층 더 성숙해진 연기가 더 기대된다”며 응원을 보냈다.
  • 차준환·신지아·이해인…피겨스케이팅 ‘팀 코리아’ 관전 포인트 4가지

    차준환·신지아·이해인…피겨스케이팅 ‘팀 코리아’ 관전 포인트 4가지

    강렬한 점프와 회전은 물론 섬세한 감정 표현까지. 기술을 넘어 예술의 경지를 추구하는 피겨 스케이팅은 ‘동계 올림픽의 꽃’으로 불린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에는 ‘한국의 간판’ 차준환(25·서울시청)을 비롯해 올림픽 첫 출전 신지아(18·세화여고), 아픔을 딛고 일어선 이해인(21·고려대) 등 주목할 선수가 많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동계 올림픽에서 화려하게 꽃피울 한국 피겨 스케이팅의 관전 포인트를 최근 소개했다. 이번 동계 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종목에는 모두 142명이 출전한다. 남·여 싱글 각 29명, 아이스댄스 23개 조·46명이다. IOC는 우선 한국팀의 주목해야 할 선수로 차준환을 꼽았다. 그는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이어 세 번째 올림픽 무대에 서면서 정성일과 함께 한국 피겨 역대 올림픽 최다 출전 타이기록을 세웠다. 차준환은 올 시즌 스케이트 부츠를 12번이나 교체하는 등 고전했지만,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마지막 국제대회에서 부진을 털어내는 기량을 보이며 한국 남자 피겨 선수 최초 올림픽 메달 획득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이번 시즌 프리 스케이팅 프로그램 곡을 ‘물랑루즈’로 준비해 대표 선발전까지 치렀지만, 올림픽을 앞두고 ‘미치광이를 위한 발라드’를 다시 택한 게 효과를 보면서 지난달 25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2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스케이팅 사대륙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IOC는 “차준환은 이번 대회에서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때와 마찬가지로 4회전 점프 3개(쇼트 1·프리 2)를 구성했지만, 더욱 탄탄해진 예술성으로 완성도를 높여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고 소개했다. 신예 김현겸(20·고려대)과 신지아의 성장세도 주목할 부분이다. 2024 강원 동계 청소년 올림픽대회 메달리스트 김현겸은 지난해 9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26년 겨울올림픽 추가 예선전인 퀄리파잉 대회 남자 싱글에서 종합 2위를 차지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신지아는 국가대표 1·2차 선발전에서 우승하며 첫 올림픽에 도전한다. IOC는 신지아에 대해 “지난 4대륙선수권대회에서는 아쉽게 점프에서 넘어지는 실수가 나왔지만, 혹독한 적응기를 마치고 올림픽 무대에서 ‘넥스트 피겨 퀸’으로서 진가를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동계 올림픽 개회식이 열리는 6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아이스댄스 리듬댄스로 대회의 서막을 여는 임해나(22)-권예(25) 듀오도 주목받는다. 한국이 아이스댄스 페어로 올림픽 무대에 오르는 것은 양태화-이천군(2002 솔트레이크시티), 민유라-알렉산더 겜린(2018 평창)에 이어 세 번째다. 2023~24시즌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임해나-콴예 듀오는 아시아 최초로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 아이스댄스에서 은메달을 차지하는 등 일찌감치 유망주로 꼽혔다. 지난해 3월에는 보스턴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서 최종 18위에 오르며 올림픽 출전권을 자력으로 획득했다. 덕분에 한국은 2018 평창 올림픽 이후 8년 만에 단체전 출전권을 확보하게 됐다. 이번 올림픽 단체전 출전국은 대한민국 포함해 미국, 일본, 이탈리아, 캐나다, 조지아, 프랑스, 영국, 중국, 폴란드 등 모두 10개국이다. 이해인은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최종 3위로 2022 베이징 올림픽 출전 기회를 놓쳤지만, 이번 국가대표 2차 선발전 마지막 날 프리스케이팅에서 ‘역전 드라마’를 펼치며 올림픽행을 거머쥐었다. 2023 세계선수권 은메달리스트였지만 공백이 있었던 만큼, 아직 전성기 시절 몸 상태와 경기력은 나오지 않고 있다. IOC는 그럼에도 “내면도 외면도 단단해진 이해인이 은반 위에서 보여줄 한층 더 성숙해진 연기가 더 기대된다”고 했다.
  • [포토] 로제, 브루노 마스와 ‘그래미’ 오프닝 무대 장식

    [포토] 로제, 브루노 마스와 ‘그래미’ 오프닝 무대 장식

    그룹 블랙핑크 로제가 히트곡 ‘아파트’(APT.) 무대로 제68회 그래미 시상식의 문을 화려하게 열었다. 로제는 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제68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히트곡 ‘아파트’(APT.)를 오프닝 공연으로 선보였다. 흰색 민소매 셔츠에 넥타이를 매고 등장한 로제는 곁에서 기타를 치는 브루노 마스의 볼에 가볍게 입을 맞춘 뒤 리듬을 타며 경쾌하게 무대를 시작했다. 기타 연주를 선보이는 마스 앞에 무릎을 꿇고 노래를 부르며 에너지를 쏟아내는 모습도 보였다. 두 사람은 노래 후반부에서 하나의 마이크로 후렴구 ‘아파트 아파트’를 열창하며 무대를 즐겼다. 로제는 노래가 끝난 뒤 웃는 얼굴로 마스를 포옹하며 공연을 마쳤다. 시상식에 참여한 팝스타들은 두 사람의 무대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무대 도중 빌리 아일리시가 노래를 따라 부르고, 라틴 팝스타 배드 버니와 마일리 사이러스가 손뼉을 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시상식 MC인 트레버 노아는 로제와 마스를 소개하며 ‘아파트’가 한국의 술 게임에서 영감을 얻은 노래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 그래미 시상식, 블랙핑크 로제 ‘아파트’와 함께 개막

    그래미 시상식, 블랙핑크 로제 ‘아파트’와 함께 개막

    그룹 블랙핑크 로제가 히트곡 ‘아파트’(APT.) 무대로 제68회 그래미 시상식의 포문을 열었다. 로제는 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제68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히트곡 ‘아파트’를 오프닝 공연으로 선보였다. 흰색 민소매 셔츠에 넥타이를 매고 등장한 로제는 마스의 기타 반주에 맞춰 리듬을 타며 경쾌한 무대를 선보였다. 기타 연주를 선보이는 마스 앞에 무릎을 꿇고 노래를 열창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노래 후반부에서 하나의 마이크로 후렴구인 ‘아파트’를 열창하며 무대를 즐겼다. 로제는 노래가 끝난 뒤 웃는 얼굴로 마스를 포옹하며 무대를 마쳤다. 시상식에 참여한 팝스타들은 두 사람의 무대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무대 도중 빌리 아일리시가 노래를 따라 부르고, 라틴 팝스타 배드 버니와 마일리 사이러스가 손뼉을 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시상식 MC인 트레버 노아는 로제와 마스를 소개하며 ‘아파트’가 한국의 술 게임에서 영감을 얻은 노래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로제는 이날 시상식에서 본상 ‘올해의 노래’와 ‘올해의 레코드’에서 수상을 노린다. 이와 함께 하이브 글로벌 걸그룹 캣츠아이는 신인상 후보들과 합동 공연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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