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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시 찾은 청계천의 봄

    다시 찾은 청계천의 봄

    청계천에 성(性)이 있다면 아마도 ‘여성’일 것이다. 청계천에는 어머니의 품속과 같은 포근함과 넉넉함이 살아 있다. 또 크고 웅장하지는 않지만 깔끔하면서도 세련된 여성미도 느낄 수 있다. 청계천 복원 이후 처음 맞는 봄. 청계천에 화사한 봄 옷을 입혀 놓고 보니 영락없는 ‘봄 처녀’의 자태를 닮았다. 수줍은 듯 하얀 꽃향기를 뿜어내는 조팝나무와 연분홍 진달래, 노란 개나리, 조만간 꽃망울을 터뜨릴 노랑꽃창포 등에서도 ‘여심’(女心)이 느껴진다. 그녀는 품속에서 수많은 꽃과 나무와 풀과 곤충과 새들이 어우러져 넉넉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배려한다. 어려웠던 지난 시절 서민들과 희로애락도 함께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그녀의 넉넉함을 잊지 못한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그 곳에는 역사가 있고, 추억이 있고, 생명이 있고, 문화가 있고, 삶이 있다. 주변의 ‘맛과 멋과 쉼’에도 과거와 현재가 공존한다. 30년만에 찾아 온 청계천의 봄. 가족들에게는 봄나들이 명소로, 주머니가 가벼운 연인들에게는 데이트 코스로 이보다 좋은 곳을 찾기란 쉽지 않다. 길이 5.84㎞. 나이 7개월 20일. 새롭게 태어난 청계천, 그녀의 봄 속으로 들어가 봤다. 글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걸어서 한바퀴 30년 만에 찾아온 청계천의 봄 풍경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컷던 것일까. 아니면 콘크리트로 뒤덮인 청계고가를 넘어다니던 학창시절 읽었던 박태준의 ‘천변풍경’의 잔영들이 갑자기 되살아난 것일까. 청계천을 찾기도 전에 이런저런 생각들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청계천변에 모여 살았던 서민들의 모습들도 머릿속을 맴돌았다. ‘판자촌이 늘어섰던 개천변의 모습과 아낙네들이 수다를 떨던 빨래터, 개천변에 모여살던 민 주사와 한약국집 가족, 이쁜이, 점룡이, 여급 하나코’. 이런 상상에 빠져 지난 14일 봄의 새싹이 움트고 있는 청계천을 찾았다. 봄을 만끽하기에는 이른 느낌이었지만 그 곳에는 봄이 있었다. 조팝나무에 하얀 눈송이가 달려 있고, 진달래는 제철을 만났다. 개나리 꽃은 잎사귀에 둘러싸여 내년 봄을 기약한다. 창포와 버들가지에도 봄이 가득하다. 물고기가 헤엄치는 모습과 오리가 자맥질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경이롭다.30년 만에 되찾은 청계천의 봄 풍경이다. #10:00-청계광장 출발 청계천 시작지점인 ‘청계광장’(청계1경)을 내려와 모전교를 출발했다. 천변은 번잡하던 도로 위와는 전혀 딴 세상이 펼쳐졌다. 개천은 지상에서 불과 2∼3m 아래지만 도로를 가득 메운 자동차의 시끄러운 소음 대신 물 흐르는 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상쾌하게 파고드는 공기도 지상의 그것과는 다른 느낌이다. 모전교는 청계천 22개 다리 중 첫 다리로 근처에 과일을 팔던 모전(毛廛·과일가게)이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가장 먼저 만난 곳은 다리 아래 ‘팔석담’. 팔도의 화합과 정기를 담은 이 곳에서 동전을 던지고 소원을 빌면 그 소원이 이뤄진다고 한다. 수거된 동전은 불우이웃 돕기에 사용한다고 하니 소원도 빌고, 좋은 일도 할 겸 과감하게 500원짜리 동전을 꺼내 물속에 던졌다.‘가족들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동전을 줍는 행위는 절도죄에 해당한다. 던질 수는 있지만 줍지는 말아야 한다. 조선시대 대표적인 청계천의 석교인 ‘광통교’(청계 2경) 아래를 지나자 완연한 봄 세상이다. 버들가지에서는 파릇파릇한 새싹들이 돋아나고, 천변에 줄지어 늘어선 창포가 푸르름을 자랑한다. 인공미가 물씬 풍기던 지난해와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청계천의 돌과 나무, 꽃 모두는 사람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것들로 자연적인 것은 하나도 없다. 그러나 청계천의 새역사를 써 갈 꽃과 나무는 따사로운 봄볕에 새싹을 틔우고 있었다. 광통교는 청계천 다리중 가장 큰 다리로 원래는 광교 사거리에 있었지만 1958년 복개공사로 땅속에 묻혔다가 지금의 위치로 옮겨졌다. #10시20분-광교∼관수교 물의 흐름이 걷는 속도보다 빠르다. 봄을 즐기며 느긋하게 산책을 즐기는 탓도 있지만 유속이 어른의 빠른걸음 정도다. 그러나 강바닥에 군데군데 떨어져 있는 오물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광교 다리를 지나 ‘정조반차도’(청계 3경)에 이르렀다. 정조가 모친의 회갑을 기념해 아버지 사도세자 무덤이 있던 화성(현재 수원)에 행차하는 모습으로 김홍도 등 당대 최고의 화원들이 합작해 그린 작품이다. 규모는 폭 2.4m, 길이 192m에 이르는 거대한 도자벽화로 세계에서 가장 큰 도자벽화라고 한다. 자원봉사자가 반차도의 내용을 설명해 준다. 장통교를 지나자 ‘삼각동 워터 스크린’이 눈을 시원하게 해준다. 이어 삼일교를 지나 수표교터에 도착했다. 수표교는 청계천을 복개할 때 장춘단 공원으로 옮겨졌고 이 곳에는 터만 남아 있다. 청계천의 수심을 측정하는 곳이라는 뜻에서 수표(水標)라는 이름이 붙었다. #10:40-관수교∼나래교 관수교에 이르자 개천 바닥에 녹색 그물들이 눈에 들어온다.‘뭘까?’라는 궁금증을 품기도 전에 자원봉사자들이 먼저와 다가와 “물고기들의 쉼터”라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꽃이며 나무들의 이름을 물어봤다. “하얀 꽃을 예쁘게 피운 것이 장미과 조팝나무고, 붉은 것은 진달래, 개천변의 파란 풀들은 창포”라며 자세하게 설명해 줬다. 관수교를 지나자 시원한 ‘고사분수’의 물줄기가 개천에서 하늘로 솟구친다. 새벽다리에 이르자 물흐름이 느려진다. 곳곳에 물고기 산란장이 많다. 개천 위의 돌다리를 건너 다니며 개천 속을 들여보기로 했다. 바닥에는 푸른 이끼들이 끼어 있고, 한무리의 송사리떼가 노닌다. 개천 바닥의 흙색과 닮아 한참을 들여다봐야 송사리떼를 찾을 수 있다. 엄마와 봄 나들이를 나온 아이는 “엄마, 송사리가 어디 있어, 안 보여.”라며 칭얼댄다. 엄마의 손끝을 한참 들여다본 뒤에야 “야, 물고기가 많다.”며 즐거워했다. #11:00-나래교∼오간수교 출발한 지 벌써 한 시간이 흘렀다. 청계광장에서 나래교까지는 2.5㎞ 남짓. 산책이 즐거운 탓인지 전혀 지루하지 않다. 버들다리를 지나자 천변 담장을 타고 담쟁이덩굴이 올라간다. 시골에서나 볼 법한 풍경이다. 개나리도 반갑게 반긴다. 오리 한 마리가 물위를 거닐며 먹이를 찾느라 여념없다. 먹이를 발견한 오리는 자맥질을 한다.“아이고 몇 마리 없는 물고기 다 잡아먹네…”라며 지나가던 한 할머니의 한숨 섞인 탄성도 들린다. 청계천 산책에 동행한 동료가 복원 전과 복원 직후의 청계천은 전혀 다른 느낌이라고 거든다. 버들다리를 지나자 ‘패턴천변’(청계 4경)에 이르자 인간과 자연의 상생을 주제로 제작됐다는 ‘문화의 벽’과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 올리는 패턴 분수, 그리고 그 주위로 조성된 수변 무대가 발길을 사로잡았다. 엄마 손을 잡고 돌다리를 건너는 아이의 천진난만한 웃음 소리가 정겹게 들려와 산책길을 더욱 즐겁게 만들어 준다. #11:20-오간수교∼비우당교 오간수교 아래에는 오간수문터의 옛모습이 걸려 있다. 도성안의 물줄기가 밖으로 빠져나가는 지점에 있었던 다섯개의 수문이다. 다리 아래에 청계천에서 빨래하는 아낙네와 그 앞에서 멱을 감는 아이들의 흑백 사진은 어린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만든다. 다산교를 지나자 흑백사진의 모습을 재현해 놓은 ‘빨래터’(청계 5경)에 도착했다. 시멘트로 만든 대여섯개의 빨래판은 추억을 되살리기에 충분하다. 빨래터는 소설 천변풍경이 시작되는 곳. ‘…간간이 부는 천변 바람이 제법 쌀쌀하기는 하다. 그래도 이곳 빨래터에는 대낮에 볕도 잘 들어, 물 속에 잠근 빨래꾼들의 손도 과히들 시립지는 않은 모양이다’ 인근에 즐비하게 늘어선 판자촌 사이로 빨간 함지박을 머리에 이고 빨래 방망이를 겨드랑이에 끼고 아이들을 데리고 청계천을 찾던 사람들의 모습들이 오버랩된다. 인근 다리 아래에 당시 천변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는 몇 점의 사진이 걸려 있다. #11:50분-비우당교∼두물다리 점점 다리가 아파 온다. 쉬지 않고 걸은 탓이다. 밤이면 물줄기와 형형색색의 조명이 아름답다는 ‘리듬 벽천’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맞은편에는 소망의 벽(청계 6경)이 눈에 들어온다.2만여개의 예쁜 타일에 시민들의 소망이 적혀 있다. 선생님을 따라 봄 나들이를 온 유치원생들의 재잘거림이 정겹다. 길게 줄지어 가는 산책을 즐기는 아이들의 모습. 아이들이 자연을 즐길 수 있다는 게 다행스럽다. 벽에서 시원스레 물줄기가 뿜어져 나오는 ‘하늘물터’(청계 7경)의 터널분수. 마치 커다란 물줄기 사이를 지나는 듯하다. 바람에 물이 날려 옷을 젖을 수 있어 안경을 썼거나 카메라를 지닌 사람은 돌다리를 건너 반대편으로 피해 가는 것이 좋다. 밤에는 화려한 조명과 어우러져 매혹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개천 가운데 우뚝 솟은 3개의 거대한 기둥이 눈길을 끈다. 근대화의 상징이었던 청계고가도로의 교각으로 후대에 청계천 복원의 의미를 되새기도록 일부러 남겨둔 것이라고 한다. #12:20-두물다리 도착 ‘구경 한번 잘했다∼.’무학교와 두물다리를 지나 청계천이 끝나는 청계문화관에 이르렀다.2시간 남짓을 걸어서야 5.8㎞의 산책로 끝에 이르렀다. 너무 빨리 걸은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하류로 내려갈수록 볼거리와 화려함은 덜 하지만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더욱 정겹다. 체력과 시간이 허락한다면 이곳에서 다시 청계광장까지 거슬러 산책을 즐기는 것도 좋다. 고산자교를 지나면 청계천에서 가장 자연적이고 생태적인 ‘버들습지’(청계 8경)을 만난다. 어류, 양서류, 조류 등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고, 주변에 갯버들과 매자기, 꽃창포 등 수생식물을 볼 수 있다. 하지만 힘에 부치는 사람은 두물다리 위로 올라와 ‘청계천문화관’에 들러 청계천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본 뒤 버스를 타고 돌아가면 된다. 두물다리 위에 있는 성북상수도사업소(청계주차장) 앞에 가면 노란색 1번 버스를 타면 청계광장으로 되돌아 올 수 있다. 노선은 이곳에서 청계8가∼평화시장∼세운상가∼청계 3가∼종로3가∼무교동까지다. 버스는 30∼35분 간격이며, 요금은 현금 550원, 카드 500원이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숨은 맛집 완연한 봄이다. 청계천에도 이곳 저곳을 거니는 시민들이 부쩍 늘었다. 연인끼리, 가족끼리, 친구끼리…. 청계천엔 수경시설과 금붕어, 청둥오리, 꽃, 전태일 동상까지 많은 볼 거리가 있다. 하지만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다. 청계천 주변을 둘러보면 먹을거리가 지천으로 널려 있다. 그렇지만 성큼 발길이 옮겨지지 않는다. 눈여겨 보면 청계천 주변의 뒷 골목엔 숨은 맛집들이 적지 않다. 한 장소에서 고집스럽게 단일 메뉴만을 수십년 동안 만든 요리사도 많다. 빠르게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청계천의 맛집을 소개한다. ●북한토속음식 청계천 광장 인근에 북한 토속음식을 맛있게 하는 집이 있다. ‘리북손만두’(776-7350)사장 박혜숙(65)씨는 평양 태생으로 한국전쟁 때 남하해 그동안 줄곧 북한 음식을 했다. 청계천 인근 지금의 장소에서 시작한 지는 17년. 이 가게의 주요 메뉴는 리북손만두와 김치마리밥, 빈대떡, 제육보쌈 등이다. 특히 리북손만두가 맛있다. 김치마리밥은 김치국물에 찬 밥을 말아먹는 북한에선 한겨울 음식. 하지만 손님들은 주로 여름에 이 음식을 찾는다. 빈대떡은 평양식 빈대떡이다. 제육보쌈은 일반적인 보쌈과 달리 삽겹살로 한다. 보통 목살로 하는 경우가 많다. 돼지고기는 북한 사람들이 즐겨먹는 음식. 맛이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 가격은 만둣국과 접시만두는 7000원, 김치마리밥은 6000원, 빈대떡은 1만 2000원. ●70년 이상 추어탕만 파는집 1972년 남북조절위 제3차 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에 온 북한의 박성철 대표는 “지금도 무교동 그 자리에 용금옥이 있는거요?”라고 물어 용금옥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용금옥(777-1689)은 전통을 사랑한다. 용금옥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찾는 사람들도 전통을 사랑한다. 아무리 장사가 잘 돼도 사장은 함부로 객장을 넓히려 들지 않고 젊은 시절에 친구들과 추어탕 한 그릇에 소주를 기울이던 손님들은 아무리 세월이 흘렀어도 옛모습 그대로인 이곳을 ‘마음의 고향’인양 찾는다. 위치도 무교동 골목길을 헤매야만 찾을 수 있는 그 자리 그대로이다. 용금옥은 1932년 홍기녀(작고)씨가 열었다. 현재 3대째인 신동민(45)씨가 9년 전부터 운영하고 있다. 전라북도 부안에서 정기적으로 올라오는 미꾸라지들은 살아있는 것으로 소금에 씻어 얼른 뚝배기 육수 속으로 집어넣기 때문에 연하고 신선하다. 미꾸라지를 넣기 전에 느타리와 목이, 표고버섯, 두부, 양파, 유부 등 갖은 양념이 먼저 육수에 들어간다. 고춧가루를 듬뿍 쳐 내놓는다. 가격은 8000원. ●피아노로 프러포즈를 미리 피아노를 배우지 못 한 걸 후회하는 남성들이 더러 있다. 피아노 프러포즈만큼 낭만적인 게 있을까. 하지만 피아노 프로포즈를 할 마땅한 장소를 찾지 못해 고민이라면 청계천 장통교에서 종로쪽에 자리잡고 있는 티포투(735-5437)를 추천한다. 홍차와 우롱차, 커피 등을 파는 차 전문점 티포투의 2∼3층엔 피아노가 있다. 간혹 실력을 뽐내는 손님이 더러 있다고 한다. 또한 매주 두 차례 오후 9시 하프 공연도 잡혀 있다. 일정은 매주 월요일 저녁 때 나온다. 티포투는 메뉴를 선택하기 전 찻잎이 담긴 작은 샘플병에서 향을 먼저 맡아보고 원하는 차를 고를 수 있다. 4층은 공연장으로 쓰인다. 극단들이 종종 대관해 공연을 한다. 티포투는 인테리어가 전반적으로 부드러워 여성들이 선호한다. 차 가격은 6000∼8000원 ●주문진산 골뱅이 수표교에서 나와 중부경찰서 앞에 오면 골뱅이 집이 10여개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오래된 집은 풍남원조골뱅이(2265-2336).1971년 이원희(81)씨가 시작,1981년 방종숙(50)씨가 시집을 온 뒤 요리를 맡고 남편 송병희(54)씨가 운영하고 있다. 무엇보다 좋은 재료를 쓴다. 골뱅이는 주문진산으로 육질이 두툼하면서도 부드러운 게 비결이다. 송씨는 “일반적으로 골뱅이는 북한산을 써 딱딱한 경우가 많은데 우리는 주문진산을 써 많은 손님들이 온다.”고 말했다. 이 집은 모든 게 푸짐하다. 대접에 골뱅이 무침이 산처럼 쌓여 나온다. 반찬으로 나오는 계란말이도 풍성하다. 또한 주인 아저씨와 아주머니의 인심도 좋다. 골뱅이는 산지에서 잡아 냉동 전 바로 가공된다. 따라서 산 채로 운반되는 것보다 위생적이고 영양 상태도 오래 간다. 젓가락에 돌돌 말아 먹는 맛도 별미. 가격 1만 9000원. ●굴보쌈집 골목 청계천의 관수교에서 나와 서울극장 뒷골목에 가면 굴보쌈집이 6∼7개 있다. 이곳에서 10년 이상 굴보쌈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는 가게들이있다. 또한 대부분 맛이 좋기로 언론에도 소개된 만큼 믿을만하다. 손님이 많이 찾는 가게 가운데 한 곳이 전주집. 돼지고기와 김치를 말아 김치보쌈을 만들고 여기에 굴을 올리면 굴보쌈이 된다. 맛은 달콤해 입에 짝짝 달라붙는다. 함께 나오는 국도 맛이 일품이다. 가격은 굴보쌈 큰 게 2만 5000원. 중간 크기는 2만원. 정식은 1만원이다. ●대한민국 원조 함흥냉면 동네마다 함흥냉면 가게가 있다. 함흥냉면을 안 먹어본 사람은 드물다. 함흥냉면 가게는 많지만 원조는 오로지 하나. 바로 ‘함흥곰보냉면’(2267-6922). 한국전쟁 때 함흥에서 온 곰보부부가 여기서 냉면집을 시작했다. 당시엔 가게는 없었고 길 구석에 탁자를 놓고 장사를 했다고 한다. 부부는 둘 다 얼굴에 천연두 흉터가 많았고 사람들은 “곰보네 냉면 먹으러 가자.”면서 찾았다고 한다. 그 뒤 이들 부부는 수십년 동안 8명의 주방장에게 요리법을 전수했다고 한다. 현재 모든 함흥냉면 집은 모두 이들 주방장한테 전수받은 것. 부부는 장사가 잘 돼 1968년 가게를 열었고 1987년 배정지(63)씨가 인수,3층 건물에 260석을 갖춘 현재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함흥냉면 특유의 새콤달콤한 양념장 맛이 난다. 육수는 누린내가 완전히 제거됐다. 회냉면은 가장 인기다. 물·회·비빔냉면 모두 6000원. ●4계절 문전성시인 닭집 동대문 종합시장 뒷골목엔 1년 동안 손님이 끊이지 않는 가게가 있다. 바로 진할매원조닭집(2275-9666). 진옥화 할머니는 25년 동안 여기서 오로지 한 메뉴 닭한마리만을 고집했다. 닭이 통째로 대야에 담겨 나온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손님들은 집게와 가위로 닭을 자른다. 대야 안엔 대파와 큰 감자도 있다. 아무리 가위질이 서툴러도 종업원들은 절대 돕지 않는다. 종업원들과 눈 한 번 마주치기 힘들다. 닭은 자란지 35일쯤 된 것으로 냉동하지 않은 걸 쓴다. 영계이기 때문에 부드럽고 맛이 담백하다. 김치도 고랭지 배추만을 쓰며 3일 이상 된 것은 없다. 닭을 모두 건져먹으면 국수를 넣고 국수 대신 흰떡을 넣어 먹어도 된다. 닭한마리 가격은 1만 2000원. ●원할머니 보쌈집 본가 김보배(84)씨가 1965년 청계천 8가에 허름한 판잣집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사위인 박천희(49)씨가 1991년 맡아 운영한 뒤 현재 프랜차이즈점으로 커졌는데 원래 본가는 바로 이곳이다. 많은 프랜차이즈점마다 맛이 조금씩 다른데 이종구 홍보과장은 “본가 맛이 가장 좋다.”고 말한다. 개성식 보쌈으로 보쌈김치의 매콤한 맛을 줄이고 담백한 맛을 높였다. 해산물을 많이 넣는다. 현재 유명한 보쌈 프랜차이즈점이 이곳에서 배웠다는 설이 있다. 한 손님은 “36년 동안 왔다.”면서 “맛에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손긍익씨도 “서울에서 맛을 본 뒤 잊을 수 없어 대구에서 다시 와 먹는다.”고 말했다. ●황학동 곱창골목 연탄불로 곱창을 구우면 기름이 쭉 빠지고 잘 익는다고 한다. 철판에 곱창을 굽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연탄불로 곱창을 굽는 음식점이 모인 골목이 있다. 청계천 황학교에서 황학동 사거리로 가면 곱창 골목이 모여 있다. 대부분 음식점은 10년을 훌쩍 넘는 기간 동안 곱창을 팔았다. 1991년까진 이곳은 곱창을 파는 포장마차가 많았다. 당시엔 심야단속이 있었는데 몰래 장사를 했다고 한다. 당시 정부가 포장마차 규제 정책을 펴면서 하나 둘씩 구멍가게로 전환을 시작했다고 한다. 하지만 업소 주인들은 손님들이 요즘도 곱창을 밖에서 먹는 걸 좋아한다고 전했다. 날이 더워지면 손님들이 밖에서 먹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가격은 가게마다 좀 다르지만 연탄불 곱창은 9000원. 야채곱창은 8000원이다. 원조왕곱창은 유일하게 4년 전부터 메뉴에 껍데기를 추가했다고 한다. 껍데기는 다이어트와 피부미용에 좋다고 한다. 글 사진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어떻게 변했나 ‘청계천은 어떻게 변해 왔을까?’청계천 하류 끝지점인 성동구 마장동에 위치한 ‘청계천문화관’에 가면 이런 궁금증을 한꺼번에 풀어준다. 청계천 물길을 상징하는 긴 유리 튜브 형태의 건물에는 한국전쟁 전후 혼돈과 가난을 담아냈던 청계천의 삶에서부터 도심을 관통했던 청계고가의 모습 등 복원공사로 현재의 모습을 갖출 때까지의 역사를 볼 수 있다. 청계천문화관은 오전 9시부터 밤 10까지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상설전시장은 무료로 개방된다. 건물 외벽에 있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4층 전시장에 올라가자 상설 전시관이 나타난다. 관람은 4층에서부터 시작되는데 관람 동선을 따라 관람하면 자연스럽게 1층으로 내려올 수 있다. ●“엄마, 정말로 저렇게 끔찍한 집에서 살았어?” 가장 먼저 만난 곳은 6·25 한국전쟁 전후인 1950년대 청계천의 모습. 청계천 복개관에 들어서자 개천변으로 늘어선 판잣집의 모형과 영상물이 반겼다. 마치 성냥곽을 붙여 놓은 듯 다닥다닥 붙은 판잣집과 난간에 내걸린 빨래, 천변을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당시 서민들의 어려웠던 삶을 엿볼 수 있었다. 모형물 뒤로 대형 스크린에서는 청계천의 실제 모습이 담긴 영상물이 연신 돌아간다. 관람하는 사람들의 표정에는 ‘어떻게 저런 집에서 살았을까’하는 안타까움이 짙게 배어 있다. 김인숙(42·동작구 사당동)씨는 함께 온 딸아이가 “엄마, 어떻게 저런 집에 사람이 살아?”라고 묻자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다 저렇게 어렵게 사셨단다.”라고 얼버무린다. ●주변 찍은 대형 항공사진 바닥 ‘장식´ 코너를 돌자 어두컴컴한 터널이 눈에 들어왔다. 한치 앞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깜깜하다.‘이게 뭘까.’라는 생각에 주위를 둘러보니 청계천 복원 전 복개도로 아래 지하를 체험하는 곳이란다.1967년 복개 공사로 인해 우리의 시야에서 사라졌던 청계천 아래의 모습을 재현해 놓았다. 5∼6m 정도의 길이에 불과하지만 마치 어두컴컴한 복개도로 아래 지하로 들어온 듯했다. 이어 10㎞에 이르는 복원공사를 어떻게 진행했는지를 그래픽 패널과 영상, 모형을 통해 볼 수 있다. 또 돌아온 청계천 코너에 들어서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청계천의 모습을 애니메이션 동영상으로 관람할 수 있다. 3층에는 청계천 주변을 촬영한 대형 항공사진이 바닥에 깔려 있어 하늘에서 청계천을 내려다 보는 느낌을 준다. 2층에서는 조선시대의 청계천 모습도 가늠할 수 있다. 조선시대 청계천의 본류와 지천, 청계천에 얽힌 역대 왕들의 이야기,17·18·19세기 청계천 고지도 등 다양한 역사를 체험할 수 있다. 또 청계천 복개 논의가 시작됐던 일제시대의 관련자료도 볼 수 있다. 태조과 태종, 영조, 정조로 분장한 배우들이 영상을 통해 청계천과 관련된 역사적 사실을 전달한다. ‘청계천 투어’코너에서는 청계광장∼신답철교까지 복원된 청계천의 모든 구간을 영상으로 관람할 수 있다. ●잠시 쉬며 합성사진 찍어 볼까 인공 연못과 인터넷 시설을 갖춘 휴식코너인 ‘에코 청계천’의 ‘포토존’은 인기 코너. 청계천 다리를 배경으로 자신의 모습을 합성해 찍을 수 있다. 사진은 곧바로 프린트를 해주며 1장당 1000원이다. 1층 기획전시실에서는 23일까지 1970년대 청계천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노무라 할아버지의 청계천 이야기’ 사진전이 열린다. 사진전에서는 1968년부터 1970년대 중반까지 청계천 하류 판자촌에서 구호활동을 했던 일본인 사회운동가 노무라 모토유키(野村基之·75)가 기증한 사진과 스크랩북, 한국지도 등 826점의 자료가 전시된다. 사진에 등장하는 지역은 현재 성동구 마장동과 사근동, 용답동, 송정동 일대로 청계천 하류의 모습과 판자촌 거주민들의 삶이 생생하게 담겨져 있다. ●“옛날엔 저 구정물에서 수영도 했다네” 사진전은 세 가지 테마로 나뉘어지는데,‘청계천의 하류 스케치’에서는 1970년대 청계천 하류에 늘어서 있는 판자촌의 모습을,‘판자촌의 하루’에서는 군복 염색과 벽에 폐휴지를 붙이는 모습 등 판자촌 거주민들의 일상을 보여준다. 마지막 테마인 ‘어린 회상과 증언’에서는 당시 노무라의 어린 자녀들이 판자촌에서 느낀 감회를 적은 글을 사진과 함께 정리한 스크랩북이 전시된다. 관람료는 무료. 사진전을 꼼꼼하게 관람하는 사람의 상당수는 50∼70대가 대부분이다. 옛날 청계천 인근에 살았다는 한 70대 관람객은 한 사진을 가리킨 뒤 “옛날에는 저기에서 수영도 하고 그랬어. 우리 집은 저기 저쪽이야.”라며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문의는 569-0696.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쇼핑·풍물시장 제일평화시장(2252-3633)은 ‘오전에 밀라노 컬렉션에서 소개된 옷이 저녁에 제일평화에 걸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명품을 본뜬 옷들이 시시각각 선보인다.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의 직장 여성들이 많이 찾는다. 평화시장(2265-3531)은 중년 여성복, 스포츠 용품, 아동복, 운동복, 양말, 모자 등이 두루 있는 가장 큰 도매 시장 중 하나다. 신평화시장(2253-0714) 1층에는 속옷 가게들이 일렬로 늘어서 있다.2000∼3000원대부터 유명브랜드까지 다양하다. 동평화시장(2238-1833)은 국내 유명 브랜드 위주의 덤핑 매장이 많다. 동대문의 다른 의류 상가에서도 이곳에서 물건을 떼어 갈 정도로 소매 시장이 잘 형성돼 있다. 남평화시장(2237-0622) 지하 1층·1층은 가방을,2·3층은 청바지를 전문으로 취급한다. 청평화시장(2252-8036)은 가격이 싼 재고 상품들이 많다. 동대문종합시장(2262-0114)은 연면적 2만평으로 1970년 개장 당시 동양 최대 규모의 단일 시장으로 기록됐다. 원단류, 의류 부자재, 침구·커튼, 생활용품, 액세서리 등을 취급하는 우리나라 대표 원자재 시장. 인테리어 소품을 직접 만드는 등 아기자기한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동대문신발상가에는 1000개가 넘는 신발 도매상이 모여있다.A동은 운동화,B·C동은 숙녀화를 주로 취급한다. 물론 신사화도 있다.광희시장(2238-4352)은 가죽·모피 전문 상가로 일본인 관광객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성수기에는 시중가보다 40∼50% 싸고, 비수기에는 여기서 10% 더 싸다. 광장시장(2267-0291)은 한복, 주단, 직물, 폐백용품, 나전칠기, 제수용품을 판다. 덕운상가(2252-5835) 지하1층에는 벨트·가방·지갑 등 피혁 제품 도매 상가가 모여 있다. 아동복이 품질도 괜찮다.우노꼬레(2250-7829)에는 남성복 매장이 많다. 청대문(옛 프레야타운·2048-2000)은 30대 이상 여성복들이 많다. 광장시장(275-3674)은 1905년 7월 5일 대한제국 한성부 개설허가를 받아 만들어진 국내 최초의 근대적 시장.2층은 일본·홍콩 등에서 들여온 구제 의류가 많다.‘빈티지 룩’을 연출할 수 있는 구제의류가 잘 갖춰져 있다. 독특한 디자인과 1만∼2만원의 저렴한 가격. 한복, 침구, 의류, 나전칠기 등 다양한 품목을 취급하지만 최근에는 빈티지 패션을 이끌고있다. 밀리오레(3393-0001)는 두산타워와 함께 동대문 패션몰 전성시대를 이끈 곳. 두산타워에 비해 의류 디자인이 평범하지만 가격이 저렴하다. 꼭대기층 식당가에서는 동대문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식당 아주머니들의 ‘호객행위’만 아니라면 분위기도 괜찮은 편이다. 두산타워(3398-3333)는 상인의 30%가 공장·하청 공장을 소유한 디자이너 출신일 정도로 감각적인 디자인의 의류가 많다. 대신 값도 다소 비싸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교환·환불도 가능하지만 현금아니면 잘 안깎아줘 동대문에서도 원칙적으로 교환·환불까지 할 수 있다. 상인들이 환불을 거부하면 상가측 상담센터나 상인연합회 등에 문의하면 도와준다. 가능한 한 현금을 가져가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가게들은 원칙적으로 신용카드는 받지만 신용카드로 결제를 하면 가격을 깎아주지 않는다. 설사 가격을 흥정한 뒤라도 신용카드를 내밀면 원래 가격을 받으려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평화시장 등은 소매시장 위주로 운영되기 때문에 낮에 문을 닫는다. 시장별로 운영시간을 확인해보고 가야 한다. ■ 만원이면 즐기는 ‘보물찾기’ 동대문 풍물시장 ‘추억여행’ “탱크 말고는 다 있어요.” 낡은 구두, 곰방대, 화폐, 중고 바이올린골동품, 헌옷,LP판, 중고 가전, 성인용비디오까지.동대문 풍물시장(2238-4709)은 그야말로 있어야 할 건 다 있고, 없어야 할 건 없는 벼룩시장이다. 가로 2m, 세로 1.2m의 좌판 1000개가 모여 있다.2003년 청계천 복원 공사가 시작되자 청계천·황학동 일대 노점상이 동대문야구장 자리에 터를 잡았다. 입소문이 나서인지 평일에도 손님들이 제법 많다. 물건 가격은 대부분 1만원 이하.‘보물찾기’하는 기분으로 물건을 골라보자. 물건값을 흥정하는 재미도 있다. 물론 시장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에게는 신나는 시장 체험이, 어른들에게는 추억으로 떠나는 여행이 될 것이다. 시장 한쪽에 마련된 먹자골목에서는 튀김·어묵·잔치국수 등으로 간단한 요기를 할 수 있다. 상인들이 저마다 문 열고 닫는 시간이 일정하지 않지만, 대개 오전 8∼9에 장사를 시작해 오후 6∼7시면 문을 닫는다. ■ 서점·극장가 반디앤루니스(종로타워점·2198-3000)는 가장 최근 지어진 서점. 교보·영풍문고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실내에 의자가 많아서 서점에 있는 책들을 몇시간이고 볼 수 있다. 특히 바닥에는 카페트가 깔려 있다. 서가 사이에서 카페트에 앉아 ‘독서 삼매경’에 빠진 손님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재즈 등 조용하면서도 감미로운 음악이 적당한 크기로 흘러나온다. 서점 입구에는 계단이 있어서 쉬어가기 좋으며, 간이무대에서는 간간이 문화공연이 열린다. 교보문고(광화문점·1544-1900)는 명실공히 업계 1위 서점인만큼 책이 가장 많다. 저자와의 팬사인회도 수시로 열린다. 음반판매점(핫트랙)은 웬만한 음반 전문점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다양하고 많은 음반들을 구비해놓고 있다. 문구점 역시 문구백화점으로 불러도 과언이 아닐 만큼 규모가 크다. 아기자기한 디자인의 문구·소품들을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유명한 만큼 붐비는 게 흠이라면 흠이다. 영풍문고(종로점·399-5600)는 청계천을 걷다가 광교에서 빠져나오면 바로 보인다. 지하 매장에는 커피 전문점, 아이스크림점, 샌드위치점이 있어 간단한 요기를 할 수 있다. 미국의 대형 서점인 반즈 앤 노블 한편에서 스타벅스가 성장한 것을 떠오르게 한다. 북스리브로(을지점·757-8100)는 영풍문고에서 명동 방향으로 올라가는 길에 있다. 다른 대형 서점에 비해 아담하지만 서점 곳곳에 4인용 테이블을 마련,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히 국내 최대 규모(100평)의 만화책 전문매장이 있다. 대형 서점으로서는 유일하게 와인가게도 갖췄다.OK캐시백과 연계돼 있어 적립금 할인혜택이 15%나 되는 점도 장점이다. 청계천을 떠올리면 헌책방 거리를 빠뜨릴 수 없다. 청계천6가 평화시장 대로변(버들다리∼오간수교)에 있다. 한참 잘 나가던 1970년대에는 200여곳이나 됐지만 지금은 40여곳 정도 남아 있다.3평 안팎 되는 가게에 책들이 빼곡하게 쌓여 있다. 책 고르기는 힘들지만, 괜찮은 책을 발견할 때면 ‘보물’이라도 발견한 것마냥 신난다. 가격은 정가의 절반 정도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영화관·공연장 옹기종기 마니아들 발길 북적북적 관수교 북쪽 방향으로 ‘원조 개봉관 삼총사’인 서울극장·단성사·피카디리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1907년 개장해 국내 최고(最古) 영화관으로 기록된 단성사(764-3745),1958년 개관한 피카디리(3676-7942)는 지난해 리모델링을 했다. 시설은 깔끔하지만 예전 극장의 낭만은 사라졌다. 영화 ‘접속’에서 주인공이 서로를 기다리던 피카디리 극장 앞 커피숍도 사라졌다. 삼일교 북쪽(인사동) 방향으로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 ‘극장전’의 배경이 되기도 했던 시네코아(2285-2090)가 있다. 여기서 더 걸어가면 예술영화 전용관인 서울아트시네마(741-9782)가 연인들을 기다린다. 옛 허리우드 극장 자리의 아트선재센터에 있던 시네마 테크 전용관을 옮겨왔다. 삼일교 남쪽(명동) 방향에는 개봉작과 단편영화를 두루 볼 수 있는 중앙시네마(776-8866)가 있다. 직진하면 우리나라 소극장 공연의 성지라 할 수 있는 삼일로 창고극장(319-8020)도 보인다.1975년 개관해 꿋꿋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시멘트를 펴바른 담벼락 아래로 연극인들의 추억들이 느껴진다. 작가들을 위한 전시공간도 있다. 광교를 기준으로 명동을 바라보면 애비뉴엘 건물에 롯데시네마(1644-8855)와 아바타 건물에 명동 CGV(1544-1122)가 있다. 마전교를 건너 종로쪽으로는 연강홀(708-5001)이, 지하철 2호선 동대문운동장역과 신당역 사이에는 충무아트홀(2230-6600)이 있다. 모두 뮤지컬·연극·클래식 등이 펼쳐지는 종합 공연장이다. 동대문 시장의 청대문(옛 프레야타운) 건물에는 MMC(2268-01111)가 있다. 씨네큐브 광화문(2002-7770)은 청계광장에서 충정로 방향 쪽의 흥국생명 지하에 있다. 예술영화 전용관. 건물 외관에서 ‘망치를 들고 있는 사람’이 반긴다. 로비에도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지하에 푸드코트가 갖춰져 있다. 로비에서 팝콘을 팔지 않아 영화 관람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다. ■ 버들치·조팝나무 “날 보러 와요” ‘반갑다. 봄!’ 30년만에 찾아온 청계천의 봄을 가장 반기는 이들은 아마도 청계천의 나무와 꽃들과 물고기, 철새 등일 것이다. 콘크리트 더미에 떠밀려 도시를 등졌던 이들은 화사한 청계천의 봄을 만끽하고 있다. 청계천이 복원되면서 심은 100여종의 나무와 꽃 이외에 바람을 타고 천변에 날아든 156종의 식물들이 청계천을 형형색색으로 물들인다. 맑은 물 아래에는 각종 물고기가, 수면 위에는 긴 겨울을 지낸 새들이 날아와 따스한 봄볕을 즐긴다. ●봄꽃들의 현란한 꽃잔치 요즘 청계천에 가면 조팝나무에 하얀 꽃들이 시야를 어지럽힌다. 여기에 활짝 핀 빨간 진달래와 영산홍, 노란 개나리가 관람객을 맞는다. 키 1∼2m의 조팝나무는 꽃 핀 모양이 튀긴 좁쌀을 붙인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조팝나무라 불린다. 어린 순을 나물로 먹기도 한다. 조만간 청계천 가로변 5.5㎞구간에서는 900여그루의 이팝나무와 물가에 심은 노랑 꽃창포가 만개해 장관을 이룰 전망이다. 지난 연말 루미나리에 축제 때 화려한 전등이 내걸렸던 이팝나무들은 파란 잎과 하얀 꽃망울을 터뜨릴 준비를 하고 있다. 물가에 심어진 백합목 붓꽃과 식물인 노랑 꽃창포의 꽃망울이 개천을 화려하게 장식할 전망이다. 담쟁이덩굴들은 가로변 담장을 타고 오른다. 덩굴손에 흡착근이 있어 담벽이나 암벽에 붙으면 잘 떨어지지 않아 회색빛 담장을 푸르게 바꾸어 놓는다. 마장2교에서 용답육교에는 매화거리가 330m 조성돼 있으며, 시점부에서 새벽다리 사이에서는 산수유와 산철쭉, 자산홍, 개나리를 볼 수 있다. 고산자교에서 신답철교 사이의 사과나무와 감나무도 이달 말부터 꽃망울을 터뜨린다. 하류인 고산자교 일대에는 바람을 타고 온 이름 모를 풀들의 현란한 잔치가 벌어졌다. 마디풀과 고들빼기 등 종수는 156종에 이르지만 일반인들이 이름을 알기란 쉽지 않다. 식물 중에는 다른 식물들에 해를 끼치는 위해식물들도 포함돼 있다고 한다. 돼지풀과 서양등록나무 등은 사람들에게 알레르기 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청둥오리등 동물 160여종 관찰 청계천은 정수된 한강물과 지하수가 흐르는 2급수 자연하천으로 1급수 어종인 버들치와 2급수 어종인 붕어, 참붕어, 메기 등 다양한 어종들이 살고 있다. 모전교에서 다산교까지 3.26㎞구간에 물고기 인공산란장 5개소와 물고기 쉼터인 거석 16개소, 거석수제 16개소, 목재방틀 20개소가 설치돼 있다. 이것들은 물고기들이 하류에서 상류로 올라올 때 쉴 수 있는 공간이 되고 홍수 때에는 물고기들의 피난처로 쓰이게 된다. 버들치는 몸길이 8∼15㎝로 몸 한가운데 황갈색 세로띠가 있다. 몸은 길고 옆으로 납작하며, 주둥이가 길고 위턱 끝에서 앞쪽으로 튀어나온 육질돌기가 있다. 흔하게 볼 수 있는 송사리는 몸길이가 5㎝정도로 몸은 가늘고 길며 옆으로 납작하다. 몸빛깔은 담회갈색을 띤다. 이 밖에 하류에 가면 메기와 잉어, 피라미, 미꾸라지, 갈견이, 버들치, 돌고기 등도 볼 수 있다. 찾아드는 철새들도 다양하다. 지난해 청계천에서는 황조롱이와 고방오리, 중대백로, 왜가리 등 34종의 조류를 포함해 족제비등 동물 160여종이 관찰됐다.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은 청둥오리. 몸길이는 50∼60㎝로 수컷은 머리와 목이 광택 있는 짙은 녹색이고 암컷은 갈색 얼룩이 있다. 집오리의 원종이기도 하다. 청계천관리센터 윤소원과장은 “청계천에는 다양한 동·식물들 서식처로 많은 생태가 점차 복원되고 있다.”면서 “이달 말부터 복원 뒤 처음 찾아온 봄 식물 등에 대한 모니터링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지역 명물’ 多 있네! ‘지방 명물들이 다모였네’ 청계천에는 전국 지방자치단체로부터 기증받은 나무와 꽃들이 심어져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경북 상주시와 충북 충주시 등 12개 자치단체에서는 각 지역을 상징하는 나무와 꽃을 청계천에 기증했다. ‘곶감’으로 널리 알려진 상주시는 감나무 90그루를 기증, 신답펌프장∼마장 2교 제방에 심었고,‘사과’의 고장 충주시는 사과나무 120그루를 고산자교∼신답철교 제방에 심었다. ‘천안 삼거리 능수버들’의 명소 충남 천안시는 능수버들 16그루를 다산교 하류 빨래터 양측 둔치에 심었으며, 창녕군은 청계천·중랑천 합류지점 호안습지에 갈대 3만포기를 기증했다. 경북 영주시는 산철쭉 5400그루를 오간수교간 둔치에, 경기 포천시는 구절초 2만포기를 살곶이공원 둔치에,‘대나무의 고장’ 전남 담양군은 대나무 260그루를,‘매화의 본고장’경남 하동군은 매화나무 250그루를 신답철교∼용답육교에 각각 심었다. 경북 성주군은 노랑꽃창포 39종 8430그루포기를 지난 15일 기증, 신답철교 하류 생태교육장 부근에 심었으며, 충남 부여군은 이달 말 차집관거∼세월교에 연꽃 300평을 기증할 예정이다. 이밖에 황학교 하류 소망의 벽 주변에 있는 돌하르방은 제주도에서 기증한 것이며, 두물다리 아래에 있는 경관석은 남해군에서 기증한 것이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주차장·화장실 못찾아 불편하셨죠? 청계천을 찾을 땐 미리 주변 편의시설을 확인해두면 편리하다. 특히 화장실과 주차시설은 출발하기 전에 반드시 알아놓자. ●공영 주차장을 이용하라 청계천과 인접한 무료 주차시설은 거의 없다. 멀리 떨어진 공영 주차장이나 주변 건물의 부설 주차장, 사설 주차장을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 도심이다 보니 가격이 만만치 않다. 한국관광공사 옆 노상주차장은 무료인데 자리가 9개 뿐이라 서둘러야 한다. 서울신문사 등 부설주차장은 24시간 운영하며 최초 30분은 2000원, 초과 10분당 1000원을 받는다. 오히려 성동구 마장동 서울시 시설관리공단 주변에 주차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시설관리공단, 성북수도사업소, 동대문우체국 등이 모두 무료이기 때문이다. 청계천 주차장도 10분당 350원에 불과하다. ●무인 자동화화장실을 찾아라 청계천을 거닐다 보면 화장실 찾기가 녹록지 않다. 청계천변에서 올라와 표지판을 살펴보면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이 지정한 화장실이 눈에 띈다. 공단과 협약을 맺은 곳이라 화장실 이용을 거부하면 신고할 수 있다. 건물에 들어가기 껄끄러우면 무인 자동화화장실을 이용하자. 삼일빌딩, 한국전력변전소, 구 홍보관, 황학교, 고산자교, 성북천 등 7곳에 설치돼 있다. 이용료는 10분당 100원. 남녀공용이란 점이 불편하다. ●청계천 순환버스를 타자 청계광장에서 의욕적으로 출발해도 동대문운동장을 지날 때면 발걸음이 무거워진다. 청계천 순환 2층버스를 이용하면 관광이 한결 편안하다. 다음달 4일부터 하루 5차례씩 왕복 14.6㎞를 오간다. 원하는 곳에 내려 구경하고, 다음 버스를 이용해 이동할 수 있다.2층에 앉으면 청계천 물길도 보인다. 관광 안내원이 청계천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고 차내에서 관광영상을 보여줄 계획이다. 요금은 3000∼5000원선이 될 전망이다. 장애인을 위해 휠체어를 비치하고 있다. 청계광장 안내소와 청계천 2가 안내센터, 오간수교 등 3곳이다. 청계천 편의시설은 청계천 종합안내도(cheonggye.seoul.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공연리뷰]뮤지컬 ‘레딕스, 십계’… 장대함 압권

    [공연리뷰]뮤지컬 ‘레딕스, 십계’… 장대함 압권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 들어서는 순간 프랑스 뮤지컬 ‘레딕스, 십계’가 왜 전문 공연장의 편리함과 안온함을 포기하고 체육관을 택할 수밖에 없었는지 수긍이 갔다. 원형 경기장의 한가운데를 가로지른 폭 55m, 높이 17m의 초대형 무대는 그 자체로 관객을 압도했다. 또 무대 양날개와 중앙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은 장대한 스펙터클을 기대하게 했다.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역사와 신화의 영역을 넘나드는 구약성서, 그 중에서도 모세가 이집트로부터 히브리인을 탈출시켜 약속의 땅으로 향하는 ‘출애굽기’의 대서사시는 첨단 영상언어와 무대기법에 힘입어 관객의 눈앞에 생생하게 되살아났다. 특히 이집트인에게 내려진 열가지 재앙과 모세가 행한 홍해의 기적을 형상화한 대목은 짜릿한 시각적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스펙터클에 대한 탄성을 이끌어내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로 인해 놓쳐야 하는 한계도 무대 위에 고스란히 노출시켰다. 워낙 방대한 내용을 다루다보니 등장인물들의 섬세한 심리보다는 서사가 중심이 됐고, 이때문에 극 초반부터 관객을 서서히 몰입시켜 마침내 절정에 이르게 하는 감동의 힘은 다소 부족해보였다. 감미로운 샹송과 강한 리듬의 팝이 교차하는 20여곡의 뮤지컬 넘버들은 모두 고른 수준을 보였지만 한번에 귀에 착 감기는 명곡은 없었다. 소재와 주제의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같은 프랑스산 뮤지컬인 ‘노트르담 드 파리’의 미덕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레딕스, 십계’는 뒤로 갈수록 재밌는 작품이다.1막은 느슨하고 밋밋해 지루하게까지 느껴진 반면 활활 불타오르는 떨기나무 영상으로 열리는 2막의 흡입력은 대단하다. 무엇보다 공연 전체에서 가장 감동적인 장면은 커튼콜. 모세가 십계명을 전하는 결말부분에서 별 감동을 느끼지 못했던 관객이라도 배우들이 커튼콜때 합창하는 ‘사랑하고픈 마음’에는 가슴이 먹먹해진다. 배우들의 깜짝 개인기를 감상할 수 있는 두번째 앙코르 무대도 놓치면 후회한다.5월9일까지.1588-6122.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모차르트음악 들은 빵·술맛 ‘예술’?

    모차르트음악 들은 빵·술맛 ‘예술’?

    ‘빵과 술을 만들 때 음악을 틀어놓으면 빵·술맛이 달콤하고 부드러워진다.’ 부산지역 제빵업체인 ㈜기린과 술제조업체인 대선주조는 9일 효모와 주정을 숙성할 때 음악을 틀어 더욱 맛있는 빵과 술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기린은 2004년 출원한 ‘음악을 이용한 건포도종(효모) 배양장치 및 배양방법’에 관한 특허를 최근 받았다. 이어 10일부터 이 특허 기술로 ‘브람스 식빵’이라는 새로운 제품을 생산해 전국에 판매한다. ㈜기린이 취득한 특허는 건포도종(효모)을 배양할 때와 배양된 건포도종을 넣은 반죽을 숙성할 때 각각 음악을 들려주는 것으로 1999년부터 7년간의 연구 끝에 개발에 성공했다. 회사측은 연구결과 이같은 리듬발효 숙성법으로 만든 제품은 기존 제품보다 부피가 크고 맛과 향이 부드러운 것으로 판명됐다고 설명했다. 부산지역 소주업체인 대선주조도 최근 알코올 도수가 20도로 낮은 리뉴얼제품 소주를 출시하면서 주정 발효과정에 음악을 들려주는 ‘음향진동 숙성공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음향진동 숙성공법은 음악에서 나오는 다양한 음향진동 파장을 이용해 주정을 숙성시키는 기술로 알코올과 물 분자의 결합력을 높여 술을 부드럽게 하고 쓴맛을 줄이는 효능이 있다고 설명했다. 대선주조 측은 “여러 종류의 음악을 틀어 시험을 한 결과 클래식 음악이 가장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음향진동 숙성공법으로 생산한 신제품은 출시 한 달 만에 판매가 18% 늘었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새봄 나들이 명소 분수

    새봄 나들이 명소 분수

    봄을 재촉하는 시원한 물줄기가 하늘을 향해 솟구쳐 봄볕에 움트는 새싹들을 촉촉히 적신다. 겨우내 움츠렸던 새싹들도 뿜어져 나오는 물줄기를 맞으며 어느새 꽃망울을 활짝 터뜨린다. 서울의 봄을 알리는 ‘분수’들의 향연이 시작됐다. 노오란 산수유와 개나리 사이로 시내 분수들이 새봄을 알리는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내고 있다. 지난 1일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시작한 분수들은 낮에는 시원한 물줄기로, 밤에는 멋진 야경으로 시민들에게 따사롭고 즐거운 봄을 선사한다. ●봄을 재촉하는 시원한 물줄기 서울 시내 분수와 벽천(벽에 붙인 조각물 등에서 물이 나오는 분수), 인공폭포, 계류(시냇물) 등 수경시설은 모두 134곳. 지난달 1일 청계천에 있는 고사분수와 리듬분수 등 10곳이 가동에 들어간 데 이어 지난달 20일부터 서울광장의 바닥분수가 물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종로구 마로니에공원 분수와 양천구 파리공원 분수, 월드컵공원 분수 등 나머지는 모두 지난 1일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올해에는 서울숲 분수와 서대문구 독립문소공원 분수, 용산구 원효로 분수, 마포구 밤섬공원 벽천 등 16곳이 새로 생겨났다. 수경시설들은 오는 10월말까지 가동된다. ●하루 6∼7시간 가동 가동 시간은 시설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오전 7시30분, 낮 12시, 오후 4시부터 두 시간가량씩 가동해 하루 6∼7시간 물을 뿜는다. 조명시설이 설치된 61곳은 하절기(7∼9월) 오후 8시부터 1시간 간격으로 야간에도 가동된다. 시 관계자는 “도심의 수경시설은 누구나 좋아하는 놀이시설이자 도시의 랜드마크 기능을 할 뿐만 아니라 각종 먼지와 오염물질 저감에도 탁월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어린이들에겐 바닥분수가 ‘짱’ 바닥에서 물줄기가 솟구쳐 오르는 바닥분수는 아이들에게 최고 인기있는 분수다. 바닥분수는 울타리나 보호대가 따로 없는 개방형 분수대로 사람들이 직접 분수 안에 들어갈 수 있다. 직접 분수에 뛰어들기에는 아직 날씨가 쌀쌀하지만 분수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에는 최고다. 대표적인 곳은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의 바닥분수와 서울숲 바닥분수, 월드컵 공원 별자리광장의 바닥분수 등이다. 서울광장 바닥분수 도심의 명물이다. 가로, 세로 12.5m의 정사각형 모형의 분수로 121개의 구멍에서 물줄기가 뿜어져 나오며 52개의 모양을 만들어 낸다. 특히 해질 무렵이면 형형색색의 물보라를 일으켜 지나가는 행인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서울숲 바닥분수 체스판 모형으로 여름철에는 분수에서 놀기 위해 일부러 공원을 찾는 사람들로 붐빈다. 서울숲에는 프로그램분수와 폭기분수, 소형분수 등 곳곳에 분수가 있어 가족 나들이에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월드컵공원의 별자리광장 이곳의 바닥분수도 아이들이 물놀이를 즐기기에 제격이다. 특히 하천에서 물을 끌어들여 만든 난지연못 주변에는 데크가 설치돼 연못가에 앉아 발을 담글 수도 있다. 이밖에 강동구 둔촌어린이공원의 발물놀이장과 마포어린이공원 분수 등도 어린이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화사한 봄꽃들과 앙상블 봄꽃이 활짝핀 산책길 사이로 뽀얀 물줄기를 쏘아 올리는 공원들은 봄나들이 장소로 더없이 좋다. 청계천의 봄은 청계광장 시점부 폭포에서 시작된다. 산책로를 따라 화려한 봄꽃들과 함께 곳곳에 설치된 분수들이 반긴다. 청계천 청계광장 폭포를 비롯해 삼각동 워터스크린, 세운교 폭포, 오간수문, 리듬벽천, 시점부 프로그램분수, 세운교 고사분수, 오간수교 프로그램분수, 옥류천 분수, 터널분수 등 10곳의 수경시설이 산책의 재미를 더한다. 곳곳에 핀 노란 산수유와 개나리, 산철쭉, 자산홍 등이 꽃망울을 터뜨렸다. 보라매공원 동작구 신대방동 보라매공원 연못 한가운데에서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내는 분수는 낮밤으로 시원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가로 28m, 세로 8.5m에 238개 노즐과 조명등이 설치된 높이 10m의 음악분수다. 연못에는 관찰데크가 설치돼 연못의 각종 수생식물들을 관찰할 수 있으며, 보라잔디광장, 지압보도,X게임장 등이 있어 가족단위 나들이객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구암근린공원 강서구 가양동 허준기념관 인근에 자리하고 있다. 공원 연못의 음악분수도 재미있는 볼거리를 제공한다. 가로 16m, 세로6m 규모로 최대 물줄기 높이는 15m. 헝가리 무곡과 아름다운 강산 등 명곡들이 물줄기와 조명에 따라 움직인다. 용마폭포공원 중랑구 아차산의 최고봉인 용마산의 중턱에 자리하고 있다. 동양에서 가장 높은 인공폭포다. 용마폭포는 그 높이가 51m에 이르고, 좌우에는 20m 높이의 청룡폭포와 백마폭포가 있는데 주변 경관과 어우러져 마치 자연폭포와 같은 느낌을 준다. 폭포 앞에는 중앙잔디 광장과 원두막, 의자 등이 있어 가족나들이를 나온 시민들이 도시락을 먹기도 한다. 관악산 맨발공원 관악산 등산으로 지친 발의 피로를 풀 수 있는 곳이다. 공원 안에는 시원스레 물이 뿜어져 나오는 원형분수광장과 2개의 인조연못이 꾸며졌다. 아이들이 발을 담그고 물장구를 치며 놀 수 있다. 이 밖에 잘알려진 봄나들이 명소인 서울대공원에는 조각분수와 장미원벽천, 장미원분수, 장미원 바닥분수 등이 있으며, 어린이대공원에는 정문분수와 후문분수가 유명하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항아리… 버섯… 눈길끄는 이색분수 눈길을 끄는 독특한 모형의 수경시설이 나들이나온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강서구 개화동길 항아리분수는 항아리 위로 물줄기가 솟아나는 모습이 무척 이색적이다. 개화로 행주나들목에서 김포공항 입구에 이르는 2.7㎞의 ‘전통이 숨쉬는 특화 거리’에 있는 이 분수는 주변의 조형물들과 어울려 삭막한 도심 가로변에서 고향의 정취를 느끼게 한다. 송파구 남부순환로의 송이분수도 이색적이다. 남부순환로 방이 1동 한양 3차 아파트에서 대림아파트까지 350m 구간에 송이버섯을 형상화한 조형물 및 분수대가 있다. 인근에는 병자호란 당시 인조임금이 시냇물을 건넜다는 ‘주억다리 설화’의 역사성을 살려 폭 1m, 깊이 30㎝의 실개천과 소형분수대가 있다. 주민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도심 속 생태공간이다.
  • [완전정복 잉글리시](5)중학생 듣기

    [완전정복 잉글리시](5)중학생 듣기

    중학교 때부터 본격적으로 영어를 배우게 된다. 그런 만큼 영어에 대한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부모가 도와주는 게 중요하다. 영어 테이프를 수시로 틀어주거나 영자신문을 접하도록 하는 등 영어생활에 노출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영어 듣기도 마찬가지다. 영어청취 실력을 키우려면 영어방송이나 영화 등을 많이 보고 듣는 게 중요하다. 그러나 영어 소리 자체를 듣는 훈련이 돼 있는 상태에서 영어방송을 들을 수 있다면 영어실력이 쑥쑥 늘게 된다. 그렇다면 영어소리 듣기 공부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소리 자체를 들어야 영국 에든버러대 이문장 교수 등 영어학습 전문가들은 영어를 소리 그 자체로 익히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영어를 소리 그 자체로 익히려면 듣기와 발음이 함께 가야 한다. 영미인과 대화하거나 영어방송을 들을 때 소리는 한번 들리고 지나가면 끝이다. 소리의 세계에는 마침표도 없고 물음표도 없다. 소리만 있을 뿐이다. 우리는 소리만 듣고서 무슨 뜻인지 파악해야 한다. 달리 말하자면 바로 듣고 바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영어 소리 자체를 듣기에 앞서 알아둬야 할 것이 있다. 영어 소리는 자음과 모음이 합쳐져 이뤄지며 반드시 리듬이 있다는 점이다. 특히 영어는 우리말과 달리 2음절 이상의 소리에서 억양을 달리하는 리듬이 있다. 자음과 모음이 결합하여 음절을 만들고 음절들이 연결돼 리듬을 만든다. 영어를 외국어로 배우는 사람들은 영어소리를 나타내는 발음 기호들을 먼저 익혀야 한다. 이런 게 왜 필요하느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반드시 익혀야 한다. 문자영어 학습은 철자를 가지고 하지만 소리영어 학습은 발음기호를 가지고 해야 한다. 이밖에 많은 단어를 알아두는 것도 중요하다. 각각의 단어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소리들을 익혀두면 듣기가 그만큼 편하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텍스트를 직독직해하듯 듣기도 소리를 듣는 순간 바로 이해할 수 있도록 훈련을 해야 한다. ●반복학습, 받아쓰기가 중요 초등 영어듣기처럼 중등 영어 듣기도 꾸준히 반복하는 게 필수다. 또 집중적으로 듣는 게 중요하다. 영어 발음 중에 우리 귀에 익숙하지 않은 음이나 리듬, 또는 독특한 발음을 미리 연습하고 본격적으로 영어 듣기를 하면 더 쉽게 알아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처음에는 전체 내용 파악에 초점을 두는 게 좋다. 전체 내용이 파악된 뒤에는 받아쓰기 등을 하며 세부 내용을 이해했는지 반복해서 듣도록 한다. 영어전문가들은 받아쓰기(Dicatation)에 대해 처음 할 때에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나 꾸준히 연습하게 되면 귀가 트일 것이라고 말한다. 예컨대 1∼2분짜리 영어소리를 그대로 받아쓰는 데 1∼2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훈련을 꾸준히 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듣기실력이 향상됐음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무작정 많이 듣는 것이 아니라 어떤 주제에 대한 내용을 충분히 듣고 그 주제에 대한 이해(Comprehension)정도를 테스트해 보면 더욱 영어듣기 훈련에 도움이 된다. ●수준에 맞는 텍스트 골라야 듣기는 물론 원어민 목소리를 듣는 게 제일 좋다. 듣기자료는 무궁무진하다. 녹음테이프는 물론 교육방송이나 VOA,BBC방송의 뉴스듣기 연습도 인터넷 등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다. 하지만 같은 학년이라 하더라도 듣기실력은 천차만별일 수 있는 만큼 자신의 수준에 맞는 듣기 공부가 중요하다. 수준에 따라 먼저 텍스트를 읽은 다음 테이프 등을 듣거나 들으면서 텍스트를 확인하는 방법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가급적 조용한 장소에서 모든 신경을 집중해서 들어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이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구도의 길 인도로 떠나다

    구도의 길 인도로 떠나다

    맨발로 구도의 길을 떠나는 순례객처럼 마음을 착 가라 앉혀 보지만 그래도 인도의 땅을 밟는 것은 흥분되는 일이다. 최첨단 IT산업, 영어를 잘하는 고급 인재들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인도. 하지만 잃어버린 자신을 찾아 헤매는 무리들에게 인도는 삶의 원형질을 찾을 수 있는 점이 더 매력적이다. 가난과 부, 높은 신분과 불가촉 천민이 함께 공존하며 소리없이 움직이는 인도에서는 신과 비신(非神)으로 나뉠 뿐 신이 아닌 인간과 동물, 물질의 세계는 모두 하나의 범주에 속해 있는 듯하다. 집 없는 가난한 이들이 다름 아닌 검은 황소를 베개 삼아 고요하게 잠의 세계로 빠져든다. 갠지스 강가의 강아지도 명상의 시간을 품은 듯 점잖게 앉아 있다. 분명 인도는 꿈틀거리는 생명의 힘을 가진 나라로, 뭔가 설명하기 어려운 신비의 나라로 다가온다. 글 사진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고도원의 아침편지´로 만난 인연들 맛있는 것 먹고, 경치 좋은 데 둘러보는 여행지가 아닌데도 일행 60여명이 지난 6일 오후 인천공항에서 뭉쳤다. 고도원(전 청와대 대통령 연설담당 비서관)씨가 매일 아침 이메일로 전국의 회원 160여만명에게 보내는 마음의 ‘비타민’인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인연으로 만났다. 어느날 아침편지에서 ‘인도 명상체험 여행’ 깃발을 내걸었는데, 이들은 높은 경쟁률을 뚫고 당첨된 행운아들이다. 출발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여행에 대한 기대감으로 달뜬 표정은 찾을 길 없고 오히려 ‘마음을 활짝 열겠다’는 각오를 되새긴다. 목적지는 오쇼 라즈니시 명상센터(2박 3일)와 니케탄 명상요가센터(3박4일). # 오쇼 라즈니시 명상센터 “아, 참 평화롭네요.” 오쇼 라즈니시 명상센터에 도착하자 흘러 나오는 목소리에는 벌써 생기가 돈다. 인도의 최대 도시인 뭄바이공항에 도착, 버스로 3시간 정도 달려간 ‘푸네’에 위치한 오쇼 명상센터. 울창한 나무들로 싸여 있는 이곳은 마치 현실의 세계를 건너 뛰어 다다른 ‘천국’의 모습이다. 차창너머 바라본 가난과 궁핍이 서려 있는 인도인들과 마을들의 인상이 채 가시지 않았는데, 어찌 울타리 하나 넘어 이렇게 다른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 싶다. 느릿느릿한 걸음걸이, 밝고 온화한 표정, 서로에게 존경을 보내는 웃음띤 눈길…. 차분하면서도 평화로움이 깃들어 있다. 오쇼 라즈니시가 깨달은 성자인지 철학자인지를 놓고 이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곳은 영적 세계를 탐구하기 위해 찾아드는 명상객들의 메카임에는 분명했다. 지난 1990년 오쇼는 죽었지만 이곳은 그의 정신세계를 따르는 열정적인 추종자들의 자원봉사로 운영된다. 자원봉사자 대부분이 서구인들이어서 그런지 명상 프로그램을 비롯, 식당이용 등 모든 운영시스템이 효율적이다.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진행되는 다양한 명상 프로그램 등은 모두 영어로 진행된다. # 니케탄 명상요가센터 목사님을 비롯. 퇴직한 교수·교사, 중소기업체 사장, 주부, 대학생 등 다양한 사연을 안고 명상에 임했던 이들이 며칠 지나면서 경계를 허물며 한 가족으로 따뜻하게 다가왔다. 니케탄 명상센터로 향하는 마음이 한결 가볍다. 문제는 다음. 중앙선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아슬아슬한 곡예운전에도 델리에서 리시케시의 니케탄 명상센터까지는 버스로 무려 10시간 걸렸다. 깜깜한 밤 농부가 끌고 가는 작은 수레에 가득 실린 사탕수수를 차창 너머 손을 뻗쳐 얻어 먹는 재미 외에는 지루함과 피곤함이 계속됐다. 히말라야산맥의 관문이자 전 세계 요가의 수도라고 불리는 리시케시. 힌두교의 성지로 그야말로 명상의 도시다. 히말라야산맥에서 명상을 하던 성자들이 여름철 이곳에 내려와 수행을 한다. 영국의 팝그룹 비틀스 멤버들이 스승 마하리시 마헤시(초월 명상법 전파)를 따라 이곳에 머물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리시케시에 밤 12시가 돼서야 도착했지만 ‘니케탄 명상요가센터’는 쉽게 다가오지 않았다.‘락시만 줄라라’라는 다리를 건넌 뒤, 또 컴컴한 좁은 골목길까지 10∼15분정도 걸어야 했다. 삐쩍 말라 검은 눈동자만 보이는 짐꾼의 뒤를 따라 걷다 보면 골목길 상가앞에 쭈그리고 자는 사람들이 보인다. 놀랍게도 검은 황소나 개들과 함께 자고 있다. 마치 사랑하는 애인과의 동침을 하듯이. 가난의 그림으로 봐야 할지, 너와 나가 없는 불이(不二)의 세계로 이해해야 할지 여러가지 생각이 앞선다. 힌두교 신들의 조각상이 곳곳에 있는 이 명상센터의 아침은 인도인들에게 가장 성스러운 갠지스강에서 시작된다. 이곳에서는 오쇼 명상센터보다 더 여유로웠다. 요가홀에서의 요가수업, 갠지스의 강가와 동네를 산책하는 걷기 명상등이 이뤄졌다. 건물 사이로 난 길과 정원들이 미로처럼 얽혀 있어 숙소에서 수업을 받으러 오고가는 길에도 늘 정신을 집중해야 한다. 아름다운 정원에 핀 꽃들과 24시간 뿜어 낸다는 보리수나무(부처가 앉아 수행하며 깨달음을 얻었다는 나무)를 이정표 삼아 다니면 길 잃은 양들에게 도움이 된다. 사드릭 아바사르사 사르사바디(57·여)의 지도로 이뤄진 요가수업은 흥미롭다. 스트레칭 위주의 한국 요가와 다른 전통적인 아헹가 스타일의 요가다. 첫시간 그녀는 “에너지의 저장고인 단전에 오른손을 지긋이 누르고 ‘옴(om)’하고 소리를 내보세요.”라며 힌두교 기도문의 기본인 ‘옴’소리를 내는 것부터 가르쳤다. 단순히 소리를 냈을 뿐인데 소리의 울림을 통해 몸속으로 에너지가 들어가고 나가는 것을 느끼도록 했다. ‘신이여 우리를 도와주소서. 우리를 지혜롭게, 타인과 갈등없이 평화를’(기도문의 내용) 그녀가 ‘옴 샨티, 샨티’라고 기도문을 부를 때마다 마치 신과 우리를 연결 해 주는 메신저처럼 여겨진다. 요가가 육체적 움직임이 아닌 몸과 마음을 하나로 묶는 수행임을 알려준다. 두번째 수업 이후 호흡을 들이마시고 내뱉는 것을 강조하며 몸을 움직이는 간단한 요가 동작에 들어 갔다. 이곳에서 가장 뛰어난 제자로 하여금 시범을 보이게 했다. 거의 물구나무 서는 동작까지 해보는 묘기를 보여준다. 우리 일행이 오기 직전(3월1∼7일) 이곳에서 ‘요가페스티벌’이 열려 전세계 요가인들이 모였다니 아쉬웠다. 힌두교의 사원(아슈람)인 이곳에는 노란 옷을 입은 동자승들이 눈에 띈다. 인근의 부모 없는 가난한 아이들 150∼200명을 데려다 유치원에서 고교 교육까지 무료로 가르친다. 동자승에게 인도철학을 가르치는 교사 아카야 강가 람은 “이곳 학교에서는 인도 문화, 철학, 샨스크리트 언어, 과학, 요가 등을 가르친다.”고 말했다. 힌두교의 대표적인 의식인 ‘뿌자’에 직접 참석한 것은 행운이었다. 어둠이 내려앉는 저녁 6시 갠지스 강가.50여명의 동자승을 비롯해 힌두교 신도 500여명이 강가에 몰려 들어 여러가지 의식이 진행되자 아슈람의 스와미 치다만드 사라스와티 회장이 나타난다. 대통령 만나기보다 더 어렵다는 인물, 우리나라의 고 성철스님 같은 존재다. 길게 늘어뜨린 머리에 불꽃 튀는 강렬한 눈의 성자, 스와미의 기도문이 한시간 넘게 갠지스 강가에 울려 퍼졌다. 정통 인도 음악가 3명의 연주에, 리듬감 있는 그의 기도문이 울려 퍼지면 모두들 함께 박수를 치며 기도문을 외웠다. 엄숙함보다는 흥겨움이 넘쳐나는 축제의 한 마당이다. 그의 목소리가 강하고 빠르게 고조됐다가 다시 조용해진다. 약간 허스키한 목소리에 카리스마 넘치는 그의 모습에 압도돼 한시간이 넘도록 갠지스 강가에 양말이 흥건히 젖은 것도 모른 채 의식에 빠져들었다. 저토록 절절하게 신을 부를 수 있을까? 분명 그들은 우리보다 신에 더 가까이에 있는 듯했다. # 오쇼의 주요 3대 명상 따라하기 다양한 오쇼 명상 가운데 매일 빠지지 않고 하는 주요 3대 명상을 소개한다. 직접 오쇼 명상센터에 머물러 있다고 생각하며 따라 해 보면 재미있는 경험이 될 듯하다. (1) 다이너믹 명상: 아침에 이뤄지는 다이내믹 명상은 내내 눈을 감고 자신을 관(觀)한다.1단계(10분), 코로 거칠게 호흡한다.2단계(10분), 소리를 지르는 등 몸 전체를 움직이며 자신을 완전히 던져버린다.3단계(10분), 양팔을 들고 점프를 하며 후후후하고 가능한한 깊게 소리치며 자신을 완전히 탈진시킨다.4단계(15분), 춤을 추며 감사함을 표현한다. (2) 쿤달리니 명상: 1단계(15분), 몸을 흔들어 에너지가 발에서부터 올라가게 한다. 눈은 감아도, 떠도 된다.2단계(15분), 온몸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며 춤춘다.3단계(15분), 눈을 감고 앉거나 선 뒤 자신의 내면이나 외부에서 일어나는 것을 주시한다.4단계(15분), 눈을 감은 채 가만히 누워 있는다. (3) 저녁 명상: 하루의 하이라이트는 춤, 축제, 침묵으로 이어지는 명상이다. 음악이 흘러 나오면 춤을 추며 축제의 에너지가 내면에 쌓이도록 한다. 춤을 추는 동안 2∼3번 오쇼를 외치고, 마지막에는 하늘을 향해 팔을 올리며 3번의 오쇼를 외침으로 끝낸다. 이후 긴 침묵의 좌선으로 들어간다. # 오쇼명상센터를 가려면 가는 법: 중소도시 ‘푸네’에 자리잡고 있다. 뭄바이에서 170㎞ 떨어진 이곳까지 차로 3시간거리, 국내선으로 30분 소요. 공항에 도착해 입국장을 완전히 나가면 표를 구입해 타는 택시가 있다. 약 2000루피(약 4만 8000원). 버스는 500루피(1만 2000원) 이용절차: 1. 웰컴센터:오쇼 회원증을 위해 컴퓨터 등록을 한다. 에이즈 혈액 테스트를 받는다. 센터안에서 현금거래가 되지 않기 때문에 음식 등을 살 수 있는 쿠폰을 구입한다. 출입증을 발부 받는다. 웰컴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한다. 2. 드레스코드:자주색 명상복을 입는다. 다만 매일 저녁 6시40분부터 2시간가량 진행되는 저녁명상 시간에는 하얀색 명상복을 입는다. 묵상(Silent Sitting)명상시간에는 하얀색 양말을 신는다. 3. 식사:3개의 식당이 있으며 쿠폰을 사용해 결제한다. 음식물은 뷔페식으로 원하는 것을 골라 계산을 하게 되는데 그릇의 크기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오쇼내의 시설안내: 1. 오쇼 오디토리엄(Osho Auditorium):피라미드형 1000여평 건물로 꾸미지 않고 상징물도 없이 대리석으로만 되어 있다. 어두운 조명의 큰 홀로 칸막이 친 부분을 열면 음악 공연도 할 수 있다. 바닥이 차 방석을 준비하면 좋다. 2. 부다 그로브(Buddha Grove):야외 명상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곳으로 무대 뒤로는 커다란 대나무 숲이 있고 모든 바닥은 하얀 대리석으로 이루어져 있다. 3. 사마디(Samadhi):오쇼가 살아 생전에 머물던 숙소로 아담하지만 짜임새 있게 꾸며진 명상실이다. 묵상명상이 이곳에서 이뤄진다. 명상 시작시간 1분도 늦으면 입장이 어렵다. 4. 플라자(Plaza):일반 사무실이 위치해 있는 곳으로 각종 안내 책자 등을 얻을 수 있다. 마사지 강의도 진행된다. 5. 기본편의시설:도서관, 우체국, 인터넷카페, 서점, 여행사, 환전소 및 은행, 병원, 수영장, 테니스장, 탁구장, 스파, 사우나도 있다. # 니케탄 명상요가센터를 가려면 가는 법: 델리에서 약 265㎞정도 떨어진 ‘리시케시’라는 도시에 위치해있다. 차로 6∼8시간 정도. 델리의 버스터미널에서 리시케시로 가는 직행 버스와 기차가 가 있다. 가격은 약 200루피(4600원)정도. 이용절차: 오쇼처럼 복잡한 등록절차나 드레스 코드가 없다. 이곳에 머무르기 위해서는 다만 사무실에 가서 기부금을 내면 숙식이 모두 해결된다. 하루 500(1만 2000원)~1000루피(2만 4000원)정도 내면 된다. 시설안내: 1000여개 룸의 숙소와 식당, 사무실, 요가를 배우는 요가홀, 마사지를 받는 마사지실 등으로 꾸며져 있다. 국제전화는 숙소내에 있는 사무실에서 할 수 있다. 명상센터 밖을 나가면 상가 등이 있어서 필요한 물건을 살 수 있다.
  •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 (35·끝) 에필로그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 (35·끝) 에필로그

    봄볕속에 하얀목련이 피었다. 하얀목련의 젖무덤 꽃망울속에 생명 존재의 향기가 피어난다. 너무도 신비롭고 고귀하기만 한 존재의 향기속에서 우리 삶의 온갖 애환과 연민을 맛본다. 노란병아리 솜털처럼 돋아나는 차싹속에 온 우주를 깨어나게 하는 봄향기가 묻어나고 있다. 그 설레이며 기쁜 봄속을 떠받치고 있는 차나무속에 수선이 무리지어 피어 있다. 금잔옥대(金盞玉臺), 제주도 모슬포 대정에 귀양간 추사가 그 작고 초라한 우거에서 한묶음 피어난 수선화를 보고 울었다는 그 꽃이다. 제주도에서 일지암으로 시집을 온 금잔옥대가 3년 만에 그 활짝 웃는 얼굴을 내보인 것이다.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 자연의 질서와 환경이라는 것이. 그 생명의 위대함에 절로 눈물이 난다. 우리는 이같은 자연의 흐름에 역행해 살고 있다. 자연의 흐름을 거스르고, 우주의 생명과 리듬을 뒤틀고 행복을 추구한들 무슨 의미가 있을 것인가. 속도의 포로가 되어 욕망의 포로, 즉 매달림의 포로가 되어 살아가는 삶의 끝은 허무와 허우적거림일 뿐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같은 삶의 종착점에 대해 고민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자연의 질서와 사회의 질서가 파괴되며 인간의 근본적인 이성이 상실되고 있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는 것이다. 우리시대의 차가 주목하는 것은 바로 그같은 이성의 회복에 있다.18세기 초의·추사·정약용 등 당시대의 최고 지식인들이 차를 마시며 새로운 시대 변혁의 역사를 도모했던 것처럼 차를 통해 이시대의 정신성을 회복하는 것이 바로 차의 새로운 길인 것이다. 우리 차는 이제 막 발아단계를 벗어나 한 단계 성숙하기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모든 분야에서 새로운 각성이 요구되는 것이다. 먼저 차의 역사성 복원이다. 우리는 차에 대한 역사성의 복원에 서둘러야 한다. 삼국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를 이어오면서 우리곁에 자리했던 차문화의 복원은 매우 시급한 과제 중 하나다. 자료를 복원하기 위한 관련 전문가의 육성은 기본이다. 그같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 바로 차학회다. 열악한 조건과 환경 그리고 인력의 어려움 속에서도 차학회는 꾸준히 세미나를 개최하며 한국차의 역사성에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역사에서 차는 어둠속 깊은 창고에 갇혀 있었다. 먼지를 털어내고 빛을 쪼여주기 위해서는 과학적 세밀함과 학문적 규명작업이 서서히 이루어져야 한다. 인물사, 사상사, 문화사, 제다사, 그리고 육종사등 각 분야별로 세밀한 접근이 필요한 것이다. 이같은 접근은 차가 단순한 전통문화라는 당위성을 벗어나 새로운 영역으로서 자리잡기 위해 필수불가결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앞서 말했듯이 관련 전문가를 위한 다양한 장이 마련되어야 한다. 최근에 여러 대학에서 차학과가 신설돼 정식학과 과목으로 강의되고 있는 것은 그나마 긍정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그런 대학들에도 관련 전문가가 없어서 애를 태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사람의 전문가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예산이 투여되어야 한다. 향후 한국차를 위해 각 대학이나 관련단체들의 관심과 배려가 중요한 이유가 거기에 있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다도철학이다. 우리는 곳곳에서 다도, 이른바 차의 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행다 즉 차의 행위에 국한된 것이다. 물론 그속에 차의 철학이 깃들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행다속에 깃든 차의 철학적 요소들은 아직 우리에게 모호한 상징적 개념으로 인식되고 있을 뿐이다. 그같은 다도철학은 마치 차가 일상에서 편하게 마시는 것이 아닌, 번잡한 일상사를 벗어나 먼 산속에서 고고하게 마시는 고급문화로 인식시키는 데 일조하고 있다. 그같은 인식은 일반대중들의 접근을 막을 뿐만 아니라 차를 차인들이라는 틀속에 고정시키는 폐해를 낳기도 한다. 다음은 육종의 문제다. 우리는 몇해 전 우리의 전통차는 야생차에 있다고 말하는 주장을 듣기도 했다. 현재 우리 차밭에 있는 대부분의 차들이 전통차가 아니라 일본에서 들여온 품종인 일본차라는 것이 주장의 핵심이었다. 그러나 그같은 주장은 매우 잘못된 것이다. 육종학에서 보면 모든 식물들은 여러 가지 교배를 통해 새로운 품종을 탄생시키는 것이 정설이다. 그런 점에서 야생차는 우리의 전통차라는 당위성은 있지만 그것이 곧 우리차의 전부라는 사실은 맞지 않다. 여기서 한발짝 더 나아가야 하는 것은 하나의 산업으로서 생산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물과 식물이 그러하듯이 늘 우수한 품종이 탄생해 그 사회뿐만 아니라 종족들을 이끌어간다. 차나무 역시 마찬가지다. 육종학을 통해 좀더 우수한 차나무가 끝없이 개발 보급되어야 한다. 중국이나 일본 타이완은 이를 위해 수없이 많은 자본과 전문가들을 투입, 새로운 육종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 그같은 새로운 육종실험의 결과 획기적인 차나무 교배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들리는 것을 보면 한사람의 차인으로서, 한사람의 차농사꾼으로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새로운 육종을 통해 탄생한 차나무는 수확뿐만 아니라 차맛이 뛰어나다는 점에서 그 잠재적 시장가치가 무궁무진하다고 볼 수 있다. 차가 단순한 가내수공업을 통해 몇 사람만 나누어 마시는 것이라면 이같은 관점이 필요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차는 이제 세계적으로 농업산업의 한축으로서 주목받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중국 일본을 비롯한 차 생산국들은 산업적 측면 즉 무역적인 측면에서 세계시장을 겨냥해 장단기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차의 소비량은 2003년 통계에 따르면 1인당 소비량이 40g이었으나 2004년에는 90g으로 늘어났다.2006년 현재 그 소비량이 얼마나 늘어났는지 모르지만 불과 1년사이에 배로 늘어난 것을 볼때 이미 차는 우리나라에서도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잡고 있음에 틀림없다. 우리나라의 한해 차 생산량은 약 3800t이다. 그러나 수입도 만만치 않다. 약 3000t가량이 수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몇몇 대기업들이 중심이 되어 수입하는 차는 대부분 티백시장으로 대표되고 있으며 한국 차생산자들의 소득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을 정도로 자라나고 있다. 우리나라 차 시장 규모를 돈으로 환산하면 약 6000억원, 일본의 경우는 약 10조원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중국은 그 규모를 환산하기 힘들 만큼 거대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차 생산을 위한 새로운 육종은 우리차 생산에 결정적인 영향를 미치는 요인이 되는 것이다. 이같은 사실을 들여다볼 때 차는 전남 경남지역 등지에서 농가산업을 대체할 새로운 분야로 주목받을 만하다. 국가차원에서 지원과 관심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세계적인 시장가치로 발돋움하고 있는 차에 대해 국가의 지원과 관심은 절실한 문제 중 하나다. 대체농업으로서 차는 그 무한한 가치와 생산성을 잠재적으로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다에 있어서의 변화도 필요하다. 현재 전통차시장은 약 5%정도다. 이는 차농가들이 제다에 있어서 전통차생산에 몰두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차의 제다에 있어서 새로운 방향성에 눈을 떠야 하는 것이다. 최근 한 신문에 녹차샐러드가 개발되어 미식가들의 각광을 받는 것에 대한 기사가 실려있었다. 유럽에서 개발되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는 차 샐러드는 차상품의 영역이 무한대로 확장돼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점에서 우리의 제다에 대한 관심도 변해야 한다. 차상품의 영역이 녹차요구르트, 녹차아이스크림 등 웰빙산업과 맞물린 제다의 변화가 시급하게 논의되어야 한다. 그것은 향후 차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논의하고 각성할 것은 차인들의 화해와 상생을 통한 차문화의 발전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수천개의 차 모임이 결성되어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각 차인들간뿐만 아니라 차인회들간 불화와 반목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같은 현실을 보며 차에 관심이 있는 일반대중들은 “차인들이 왜그래?”라는 눈총을 보내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 차계의 현실이다. 차의 근본정신을 망각한 불신과 반목이 우리 차문화를 병들게 하고 있는 것이다. 그같은 현실을 타계하는 것 역시 차인들의 몫이다. 차의 근본정신은 화합과 상생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화합과 상생을 통한 차인들의 결합은 한국 차문화의 발전을 한단계 끌어올리는 중요한 것임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 차인들은 차를 처음 대할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리고 그런 정신을 통해 이땅에 건강한 차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헌신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차문화에 대한 미래는 매우 밝고 넓다는 것을 안다. 그렇게도 긴 역사속에서 향기와 자취를 잃지 않고 우리곁을 지켜온 것이 바로 우리의 차였기 때문이다. <일지암 암주> ■ 연재를 끝내며 차이야기를 쓰는 동안 여러 사람으로 부터 연락을 받았다. 차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써달라는 주문과 격려였다. 사실 그동안 다인들은 차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지만 차에 관심이 있거나 입문을 하려는 사람들 그리고 차에 대해 더 공부하려는 사람들이 가까이 할 만한 이야깃거리들을 제공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번 연재는 그런 점에서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한국사회에서 차는 이제 하나의 문화로써 자리잡기 시작하고 있다. 앞에서 말했지만 사회적으로 문화적으로 그리고 대체농업산업으로써 각 분야에 응용되고 접목되고 있다. 그것은 필연적으로 문화적인 가치와 내용을 동반해야 한다. 오늘의 한국차를 이끌었던 선배다인들은 각 분야에 일가를 이룬 분들이었다. 의재 허백련, 효당 최범술, 응송스님, 금당 최규용선생, 창선 한웅빈선생, 명원 김미희, 예용해, 청남 오제봉, 토우 김종희, 청사 안광석선생 등은 차가 한국문화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매개체였다는 것을 우리에게 일깨웠다. 그분들은 차를 알게 하고 차의 효용성과 그 정신성에 주목했다. 우리에게 잃어버린 차의 다리를 놓아준 것이다. 선배다인들이 뿌린 씨앗은 지금 이땅에 발아를 하고 있다. 우리의 삶 이곳 저곳으로 퍼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는 아직 그같은 확대와 팽창을 담아낼 콘텐츠를 갖고있지 못하다. 차의 묘목, 차의 제다, 차의 문화성, 차의 사상성과 철학성 등 전분야에서 우리는 이제 막 그 씨앗을 뿌리고 있는 것이다. 그런 만큼 차인들에게 나침반도 지도도 없다. 누군가 앞장을 서서 그같은 지도를 그리고 이끌어가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초의스님이 주석하며 잃어버린 한국차에 생명을 불어넣어준 일지암의 암주로서 차에 대한 사명감은 막중하기 이를데 없다. 초의스님은 차를 통해 당시대의 삶과 문화를 씨줄과 날줄로 엮어냈다. 그리고 그속에서 우리차의 생명과 살림살이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우리에게 각인시켜주었다. 그런 점에서 일지암은 우리차 역사의 한복판에서 역사성과 사회성 그리고 창조성을 발휘해야 하는 중요한 매개체로서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막 발아된 씨앗에 무슨 얼굴과 내용이 있겠는가. 아주 조심스럽게 사랑하며 그 씨앗이 잘자라서 아름다운 얼굴이 될 수 있도록 필요한 영양소를 듬뿍듬뿍 주어야 하는 것이다. 우리차에 대한 최소한의 심평기준을 세우기 위해 마련한 대한민국차품평대회, 반도의 끝머리 해남에서 지역차생산공동체인 남천다회와 함께 가꾸는 다원, 그리고 차 잡지에 연재하고 있는 차의 현대사 이야기들, 한발짝 더 나아가 국제규모의 문화대전에 손과 발을 내미는 것은 초의스님과 선배다인들의 다맥과 정신사를 이어가는 초석이 되기 위함이다. 이른 새벽 일지암 유천의 수곽소리에 잠을 깨어 한잔의 맑은 청수를 초의스님 영정에 올리는 다례의식에는 우리차의 정신성과 합리성을 통해 이땅의 다인들뿐만 아니라 중생들의 아픈 삶을 조금이라도 보듬어야 한다는 사명의식이 배어있다. 수없이 들려오는 소리들, 그리고 그속에 들어있는 아픈 생채기들이 이땅의 차인들속에 깊이 배어있다. 그같은 아픔속에서도 한발짝 한발짝 앞으로 나가는 것은 이시대를 살아가는 한사람의 승려로서, 다인으로서 차의 성지 일지암을 지키는 지킴이로서 할 수 있는 작은 소명의식이라고 믿는다. 앞으로 할 수만 있다면 이땅의 중생들 곁으로 차가 다가갈 수 있도록 기꺼운 마음으로 헌신하리라.
  • [마니아] 몸매관리는 기본…호신은 덤 ‘무에타이’

    [마니아] 몸매관리는 기본…호신은 덤 ‘무에타이’

    “선수가 아니고, 그냥 취미로 무에타이를 배울 수 있나요?” “네.” “회원 중에 여성도 있어요?” “네.” 운동선수 출신답게 단답형으로 일관하던 오성일 관장과 태국 전통무술 ‘무에타이’를 배우는 여성을 만나러 20일 서울 관악구 봉천동 구심체육관을 찾았습니다.20평 남짓한 체육관에서 선수 2∼3명이 샌드백을 발로 차며 훈련중이었죠. 이미 벌겋게 달아오른 선수의 발목을 보자 덜컹 겁이 났습니다.‘체력이 뛰어난 여성들만 모여 운동하겠구나.’ 그러나 강의시간에 맞춰 하나둘씩 체육관을 찾은 여성들은 그저 평범해 보였습니다. 대부분 앳된 20대 초반 여성이었지요. 아들과 함께 무술을 배우는 40대 주부도 있었습니다. 5∼6명의 여성들이 자리하자 분위기가 확 달라졌습니다. 오 관장도 옅은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건넸고요. 경쾌한 음악이 흘러나왔습니다. 회원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관장의 동작을 따라하며 ‘춤’을 췄습니다. 순간 당황했습니다. 무에타이를 응용한 에어로빅 ‘무에타보’였습니다. 힘차면서도 유연한 게 묘한 매력을 발산하더군요. 20분쯤 흘렀을까요. 회원들은 땀으로 흠뻑 젖었습니다.“다이어트는 기본, 호신은 덤”이라던 오 관장의 설명이 바로 이해되더군요. 허공을 가르는 발차기가 얼마나 상쾌해 보이던지. 긴장했던 기자도 발뒤꿈치가 들썩거렸습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무에타이? 어려워하지 마세요 20일 오후 8시 서울 관악구 봉천6동 대한무에타이협회 구심체육관.20평 남짓한 체육관에 회원들이 하나둘 도착한다. 이마에 마주 잡은 손을 올려 인사를 건넸다. 오성일 관장이 들어오자 일순간 긴장감이 감돈다. 국기를 향해 경례를 한 뒤 수업을 시작했다. 모두 맨발이다. 신체 접촉이 많은 무술이다 보니 남성과 여성이 따로 자리했다 ●에어로빅 접목한 ‘무에타보´로 몸풀기 첫 순서는 무에타이에 에어로빅을 접목한 ‘무에타보’. 경쾌한 음악이 흘러나오자 회원 10여명의 얼굴에 미소가 퍼졌다. 가볍게 주먹을 쥐고 리듬에 맞춰 팔을 뻗는다. 발은 좌우로 움직이며 흥을 돋운다. 회원들은 거울에 비친 동작을 보며 어색한 부분을 바로잡는다. 힘을 빼고 가볍게 움직이지만, 어느새 팔이 뻐근해 진다. 다음은 다리올리기. 무릎을 접어 다리를 번갈아 올리며 앞으로 움직인다. 허벅지 근육이 당겨온다. 엉덩이를 탄력있게 만드는 동작이다. 이제 공중에서 무릎까지 편다. 기를 배로 모아 내뱉느라 입에선 ‘휙휙’바람소리가 나온다. 어느새 얼굴은 땀범벅으로 변했다. 공중으로 팔과 다리를 수차례 뻗었을 뿐인데 등줄기가 흥건히 젖었다. 음악이 바뀌었다. 이제 두 명이 한 조로 ‘춤’을 춘다. 글러브를 끼고 한 사람이 주먹을 날리면, 다른 사람이 막는다. 팔꿈치, 무릎, 다리로도 공격한다. 어느새 발차기에 힘이 실린다. 방어하는 사람이 겁먹은 표정으로 놀란다. 에어로빅을 가미했지만 무술이라 ‘승부욕’이 살아나는 탓이다. 체육관은 땀 냄새가 가득했다. 이제 서로 목을 움켜쥐었다. 무릎을 상대방 배쪽으로 올려치면 막아내는 동작. 타이밍이 어긋나면 다칠 수 있다. 조심하며 천천히 발을 옮긴다. 틀린 부분을 서로 지적해주는 모습이 다정하다. 무에타보는 20분 남짓 진행됐지만, 운동량이 상당했다. 대다수가 헐떡거리며 숨을 고르고 있었다. ●“강하면서도 부드러운 복합운동” 아들과 함께 등록한 주부 서현숙(48)씨는 “무에타이는 강하면서도 부드러운 운동”이라고 정의했다. “강한 동작도 음악과 어우러지면 부드럽게 변합니다. 재미있게 따라하다 보면 손·발놀림이 달라진 것을 느껴요.” 서씨는 태권도, 재즈, 에어로빅 등을 배웠지만 무에타이만큼 복합적인 운동은 처음이라고 했다. ●샌드백과 마주하기 다음은 샌드백과 한판 승부를 벌일 차례다. 샌드백 4개에 나눠 선 회원들은 오 관장의 시범을 따라한다. 우선 주먹으로 샌드백 치기부터. 한두번 치더니 연속해서 가격한다. 그리고 벽까지 천천히 달려갔다 온다. 유산소 운동과 무산소 운동을 함께 하는 것이다. 발차기로 이어진다. 운동 강도가 높아질수록 묘한 카타르시스가 번져온다. 흔들리는 샌드백을 힘껏 걷어차자 쌓였던 스트레스가 날아가는 느낌이다. 잔소리하던 직장 상사나 술먹고 매일 늦는 남편을 떠올리는지 모른다. 샌드백에 손·발자국이 선명해질수록 가슴이 뚫리는 듯싶었다. 2분 운동하고 30초 휴식이 원칙이라 초보자도 쉽게 따라한다. 동작은 매번 바뀌어 지루하지 않다. 시간이 짧으니까 오히려 동작마다 최선을 다하게 된단다. 대학생 최효정(22)씨는 다이어트에 성공했다. 한달 만에 5㎏을 뺐고,1년 3개월간 운동하며 탄탄한 몸매를 가꾸고 있다. 자신감까지 덤으로 얻었다. “몸이 강해진 걸 느끼니까 생활도 변하더라고요. 밤 골목도 무섭지 않고, 옷을 입어도 맵씨가 나고. 기분 좋죠.” ●와이크루로 마무리 마무리는 와이크루. 원래 경기를 시작하기 전에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신과 스승, 부모에게 표하는 의식이다. 신나는 음악에 맞춰 부드러운 율동을 선보이는 터라 긴장감을 풀어주는 워밍업으로도 사용한다. 오 원장은 와이크루를 수업 후 근육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으로 사용했다. 무릎 꿇고 앉아서 손을 머리 부분에 올리고 원을 그리며 뻗어준다. 관절의 긴장을 촘촘히 짚어주는 느낌. 뻐근했던 어깨와 등이 이완되는 듯하다. 박수로 수업을 마치면 삼삼오오 모여 체육관을 청소한다. 바닥에 땀이 많이 떨어져 물걸레로 깨끗이 닦아낸다. 얘기를 나누며 걸레질하는 모습이 여고 교실과 닮았다. 영화 ‘옹박’을 보고 즉흥적으로 무술을 시작한 직장인 윤효진(26)씨는 “청소까지 끝내고 나면 정말 몸이 개운하다.”고 했다. “하루를 알차게 보내 내일을 힘차게 시작할 힘을 얻는 것 같은…. 그 맛에 푹 빠졌죠 뭐.”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무에타이란? 무에타이는 태국식 발음으로 ‘무워이 타이’다.‘무워이’는 복싱 또는 싸움을,‘타이’는 태국을 뜻한다. 태국 무술 전문가들은 무에타이가 2000년 전부터 존재했다고 설명한다. 주무기가 태권도 돌려차기와 비슷한 발 기술인데, 미얀마·필리핀·인도 등 동남아시아 지방에서 비슷한 발차기가 많아 역사가 깊다고 짐작한다. 무에타이는 이외에도 주먹, 팔꿈치, 무릎과 함께 ‘빰’(목잡기 기술)을 자유롭게 사용한다. 무에타이가 세상에 알려진 것은 1917년 1차 세계대전부터다. 연합국으로 참여한 태국 군인들이 무에타이를 알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 때까지 무에타이는 가죽과 대마로 주먹을 감고 유리가루를 발라 신체 모든 부분을 이용해 상대방을 공격하는 고대 방식의 경기였다.1930년부터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 글러브를 착용하고 있다. 태국에선 무에타이를 습득한 뒤에 국제식 복싱으로 전향하거나, 무에타이와 복싱을 겸하는 선수가 많다. 반면 킥복싱은 무에타이와 일본의 가라테 등을 합친 일본 특유의 경기로 1966년에 만들어졌다. ●오성일(31) 관장은 카리스마가 넘친다. 날카로운 눈빛과 탄탄한 근육 탓에 첫만남에 상대방을 압도한다. 그러나 경쾌한 리듬에 맞춰 ‘무에타보’(무에타이 에어로빅)를 선보일 때면 180도 달라진다. 날렵하고 정확한 동작 속에서 부드러움이 스며난다. “선수로 나설 계획이 없다면 무에타이는 과격한 무술이 아닙니다. 근육을 골고루 사용해 오히려 다이어트와 체형 교정에 효과적이죠.” 회원 50명 가운데 여성이 20여명인 것도 이런 이유란다. 오 관장이 무에타이를 시작한 것은 1994년, 우리나라에 소개될 무렵이다. 온몸을 사용하는 격투기의 역동성에 반한 그는 태국으로 떠났다. 본고장에서 배우고 싶었기 때문이다.99년까지 선수로 활동하며 실력을 쌓았다. 챔피언이 탄생할 때마다 새로운 기술이 만들어지는 무술이라 지금도 태국을 자주 방문해 기술을 익힌다.98년에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 구심체육관을 열어 선수를 키우고 있다. 요즘엔 심판으로도 활동한다. 오 관장은 초·중·고급 과정을 3개월 단위로 가르친다. 초급 3개월이면 대부분 기본자세를 익힌단다. “처음에는 몸이 맘대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특히 잘 쓰지 않던 왼쪽 팔과 다리는 더욱 그렇습니다. 하루도 빠짐없이 연습하면 몸의 변화를 느낄 수 있습니다.” 오른발을 10번 뻗을 때, 왼발을 20번 뻗도록 가르친다. 한쪽으로 기울어진 몸을 바로잡기 위해서다. 몸이 뜻대로 움직이면 자신감을 얻고 대인관계까지 향상된다고 오 관장은 설명했다.“링은 사회이고, 상대 선수는 피할 수 없는 과제라고 얘기합니다. 그러니까 당연히 이길 때도 있고, 질 때도 있습니다. 그렇게 연습하다 보면 세상에 맞설 자신감이 생기지 않겠습니까.”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카바레안에 온돌방 있읍니다

    카바레안에 온돌방 있읍니다

    춤을 추는 「카바레」에 난데없이 보료와 사방침이 등장했다. 그것도 보통「카바레」가 아닌 세칭 「아르바이트·홀」이란 곳에. 춤추는 「플로어」와 술마실 「테이블」이야 으레 있어야 하는 것. 그러나 「카바레」한 구석에 온돌방을 꾸며 미닫이 하나만 닫으면 바로 그들만의 세계가 전개되는 안방이 등장하는 시대다. 「아르바이트·홀」의 근대화랄까 다음은 「아르바이트·홀」목하(目下) 성업기(盛業記). 「커트」된 영화 「필름」까지 그 외설 여부가 말썽이되는 한국에서 유독 「커트」되지 않은 「신」의 자유가 있는 곳이 바로 「아르바이트·홀」-. 그처럼 숱한 유부녀들을 울려 놓고도 오히려 독버섯처럼 번식해 가고 있다. 현재 서울시내에 만도 로 알려진 곳은 30여개소. 모두 「카바레」허가를 얻어 합법적인 영업행위를 하고 있으나 상식적으로 생각되는 「카바레」와는 그 업태(業態)가 다르다. 정상적인 「카바레」라면 남자 손님을 접대하는 「호스테스」(댄서)가 있거나 아니면 동반남녀만을 받게 되어있다. 「카바레」에 여자들만이 들어간다는 건 어불성설(語不成說). 그러나 「아르바이트·홀」의 경우, 어떤 여성이든 1백50원~2백원의 입장료(법망(法網)을 벗어나기 위해 차권(茶券) 식권(食券) 등으로 이름을 바꿔 부르지만) 만 내면 「프리·패스」. 일단 입장한뒤 춤을 청해오는 신사들의 손길만 기다리면 된다. 「파트너」바꾸는 것은 여자들의 의사에 달린 것. 이래서 「아르바이트·홀」은 여성천국. 그 여성천국을 관광하기 위해 서울시내에서 최신 「카바레」를 들어가 보자. 우선 입구에서 男 2백50원. 女 1백50원의 입장료를 물고 종이쪽지 하나를 받고 「패스」. 이 종이쪽지로는 싸구려 「콜라」한잔을 마실 수 있다. 1천평이 넘는 「매머드·홀」은 한가운데 약 50%정도가 「플로어」를 둘러싸고 주위엔 두줄로 약3백여명이 동시에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이 준비되어 있다. 술을 마시고 싶은 사람은 이 「테이블」에 앉아 현찰로 술을 사 마실 수도 있다. 더욱 이채로운 것은 「테이블」옆 벽쪽에 마련되어 있는 한식(韓式)방들. 한방에 7·8명이 들어앉아 마실 수 있는 이 「카바레」속의 이색지대 온돌방에는 큰 상과 보료. 사방침까지 마련되어 있다. 서로 눈이 맞아 「플로어」서 한바탕 「댄스」를 즐기던 선남선녀들이 이 방안에서 술을 마시며 즐길 수 있게 되어있다. 그러나 과연 술뿐일까? 미닫이를 닫으면 「홀」과는 절연- 그 속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는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아르바이트·홀」에서 눈을 맞추어 여관이나 「호텔」로 장소이동을 하던 번거로움을 없애자는 것일까? 「인스턴트」시대에 발맞추는 「아르바이트·홀」의 근대화일까? 춤을 추어보자. 「테이블」에 앉거나 「플로어」주변에 서있는 여성들중 마음에 드는 사람을 골라 손을 내밀면 OK. 거절하면 딴 여성에게 손길을 옮기는 수 밖에 없다. 이래서 여성이 응하면 「플로어」에 나서서 춤을 출 수 있다. 재수좋게 만나면 「파트너」를 바꾸지 않고 계속 출수 있고…. 「카바레」에서 호흡이 맞아 간단히 유부녀를 농락한 제비족 공갈단의 존재는 얼마전 신문에 크게 보도되었단 일. 「라스트·블루스」까지 함께 추었다면 40% 성공. 끝난뒤 『차나 한잔』 권유에 못이기는 체하고 따라나서면 90% 성공이라는 말도 있다. 나머지 10%는 남자의 실력여하에 달린 것. 여자측의 의사 표시는 이미 끝난 것이라고 한다. 이 「프리·섹스」왕국(王國)의 여성고객중 약 60%가량이 30代 이상의 여인들이란데 문제가 있다. 춤바람난 유부녀나 과부를 노린 세칭 「제비족」이 꽃에 나비가 모여들 듯 「아르바이트·홀」을 찾아들기 때문이다. 이들 30代여인들과 제비족의 관계는 하룻밤 정사로 끝나지 않는다. 제비족들이 노리는 것은 여체(女體)자체가 아니라 그녀들로부터 나오는 금품(金品)이기 때문. 이래서 아차 하룻밤 정사는 끝없는 불륜(不倫)과 파멸을 초래한다. 「프리·섹스」가 「프리·섹스」로만 끝나지 않는 곳. 그래서 「아르바이트·홀」이 도심보다 변두리 지역에 많은 것은 바로 이런 때문. 천호동. 청량리, 마포, 한강로, 용산, 왕십리, 정릉, 신촌들이 「아르바이트·홀」의 현주소다. 「아르바이트·홀」은 춤바람난 유부녀나 제비족의 전용 「데이트」장은 아니다. 고객을 끌기위해 출장나온 「콜·걸」도, 춤을 갓배운 념녀 대학생도, 주부도, 하룻밤을 즐기기 위해 찾아드는 「샐러리맨」·「오피스·걸」도, 철없는 연인들도 마음대로 찾아들 수 있는 곳이다. 이래서 「피크」를 이루는 토요일밤의 「아르바이트·홀」은 축소판 서울의 밤을 이룬다. 억제되어 있던 성적 충동을 마음껏 발산할 수 있다는 때문일까? 서울의 「아르바이트·홀」은 날로 그 수가 늘어나고 대형화해간다. 「아르바이트·홀」에서의 춤은 「레크리에이션」이나 사교의 한계를 넘게 마련. 「라스트·블루스」의 유장한 「리듬」속에 오늘 밤도 한국의 「프리·섹스」지대, 「아르바이트·홀」은 목하(目下) 성업중이다. ■ 제비족 감별법 10章 ①「지리박」잘 추는 사내를 조심하라 = 춤 실력이 가장 잘 드러나는 것이 바로 「지리박」. 그래서 제비족들은 「트로트」도 「지리박·스텝」으로 밟는다. ② 예의바른 청년신사를 경계하라 = 제비족들이 가장 꺼리는 것은 자기 정체가 드러나는 일. 그래서 유부녀들이 제비족임을 눈치못채게 영국신사 뺨칠 정도로 예의가 바르다. ③ 가장자리로 「리드」해 가는 사내는 제비족 = 그래야 많은 사람 앞에서 춤실력을 과시할 수 있으니까. 「아마추어」들은 정반대로 「플로어」 한가운데로 들어가게 마련. ④ 제비는 젊은 여자를 싫어한다. = 대체로 젊은 여자들에겐 돈이 없다. 제비가 노리는건 나이많고 얼굴이 예쁘지 않은 중년 부인들. 안팔리는 여자만을 고른다. ⑤ 저고리 윗 「포키트」의「포케치프」는 적신호(赤信號) = 아무리 무더운 여름이라도 제비족은 정장(正裝). 기름에 튀긴 것처럼 매끈하고 항상 저고리 윗 「포키트」엔 「포케치프」가 꽂혀있게 마련. ⑥ 선제(先制)공격이 없는 사내는 위험 = 사내란 거의가 능동적. 그러나 제비족은 상대편서 어떤 반응을 보이기 전엔 절대로 허리를 잡은 「리드」를 죄거나 뺨을 갖다대지 않는다. ⑦「카바레」아닌 딴곳에서의 「데이트」약속을 요구하는 사내 = 「아마추어」는 대부분 (즉결)卽決주의. 그러나 제비족은 지구전이다. 「아마추어」들은 밖에서의 「데이트」를 꺼리기 때문에 다음 만날 약속을 잘하지 않는다. ⑧ 춤을 추며 인사를 자주하는 사내 = 그때그때 적당한 핑계를 대지만 「아마추어」의 경우, 아는 사람을 만나도 모르는 체하는 것이 정석(定石). ⑨「리드」가 부드럽고 능란한 사내 = 춤은 제비족의 필수조건. 황홀한 「리드」에 정신을 빼앗기다 보면-. ⑩ 춤추는 곳을 잘 옮기는 사내 = 「아마추어」들은 A「카바레」에서 한 여자를 사귀게 되면 춤은 꼭 A「카바레」만을 이용. 매일 후조처럼 장소를 바꾸는 사내는 99% 제비족이다. [선데이서울 69년 7/27 제2권 30호 통권 제44호]
  • 춘곤증 물리치는 요리

    춘곤증 물리치는 요리

    몸이 나른하다. 졸음이 쏟아져 눈을 뜬 듯 감은 듯 게슴츠레 앉아 있다. 급기야는 나도 모르게 고개가 뚝∼ 떨어진다. 화들짝 놀라 정신을 차려보지만 이내 다시 꾸벅꾸벅 ‘목인사’를 한다. 봄을 탄다. 따뜻한 봄 햇살을 만끽하며, 산과 들로 뛰어나가 꽃놀이를 즐기고 싶어 몸이 근질거린다는 게 아니다.3∼4월에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춘곤증이다. 글 사진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춘곤증 왜 오나 봄이 오면 많은 사람들이 춘곤증을 겪는다. 보통 밀려오는 졸음, 피로감이나 권태, 떨어지는 식욕 등으로 나타난다. 심하면 현기증이나 빈혈, 기억력 감퇴, 불면증까지 일어나기도 한다. 자연이 깨어나 생기가 넘친다는 봄에 왜 사람들은 춘곤증에 시달릴까. 봄에는 겨울에 비해 활발해진 신진대사를 충족시키기 위해 영양의 소비가 최고 10배까지 늘어난다. 겨울 동안 신선한 채소, 과일 등의 섭취가 부족해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 등 영양 공급이 충분하지 않다. 겨울에도 하우스 과일이나 채소를 먹을 수 있지만 영양을 가득 담은 제철 음식에는 크게 못미친다. 이런 상태에서 신진대사의 활동량만 늘어나니 몸이 영양 부족을 호소할 수밖에 없다. 겨울 동안 멀리한 운동도 춘곤증의 원인이 된다. 추위에 잔뜩 움츠러든 근육이 높아진 기온에 이완되면서 몸이 축 쳐지는 느낌이 든다고도 한다. 입학, 취업 등 새로운 환경에 대한 스트레스도 정신적인 피로감을 주어 춘곤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래저래 생각많은 인간은 춘곤증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 제철음식·운동 ‘짱’ 춘곤증에는 비타민, 무기질, 단백질 등의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과식을 하게 되면 춘곤증에 식사 후 식곤증까지 겹쳐 오히려 생활 리듬을 흐트러뜨린다. 따라서 제철 음식을 잘 먹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생동하는 봄의 기운을 담은 봄나물이 가장 좋다. 두릅 달래 씀바귀 원추리 취나물 참나물 고사리 봄동(얼갈이배추) 등 봄나물은 지치고 나른한 몸에 활기를 불어 넣는다. 봄을 맞은 몸이 필요로 하는 비타민, 무기질은 물론 식이섬유도 가득 담고 있어 비만 걱정도 덜 수 있다. 가벼운 산보, 스트레칭 등과 같은 운동을 하는 것도 혈액순환과 신진대사에 도움이 된다. 무리하게 운동을 새로 시작하면 피로가 쌓여 춘곤증을 가중시킬 수 있다. 스트레칭 등의 맨손체조를 자주 해준다. #봄의 영양, 그대로 즐기자 아무리 영양 많은 재료라도 요리를 하면서 영양소를 파괴시켜 버리면 무용지물이다. 제철 재료의 색과 향, 영양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봄나물 자체의 맛과 향을 즐기기 위해서는 마늘, 파 등 향이 강한 양념은 가급적 피한다. 새콤한 초고추장과 함께 먹으면 비타민의 파괴를 막고, 참기름을 넣어 무치면 봄나물에 들어있는 비타민A가 잘 흡수된다. 달래나 돌나물 등은 열을 가하지 않고 신선하게 먹을 수 있다. 그대로 먹으면 향과 맛을 즐기는 것은 물론, 비타민의 파괴도 적다. ■ 춘곤증 퇴치 삼총사 1. 두부미역냉채 재료:두부 1모, 마른미역 30g, 당근, 양파 1/4개씩, 무 1/4개,식초물(식초 1작은술, 설탕 1/2큰술, 물 1큰술, 소금 1/2작은술),소스(가쓰오부시 국물 1/2컵, 간장 2큰술, 참기름, 설탕, 깨소금 1/2큰술, 마늘 1/4작은술) 만드는법:(1)두부는 6등분해 체에 담가 살짝 데친다. 물기를 빼고 차게 식힌다.(2)미역은 불려서 물기를 짜고 잘게 썬다. 식초물을 반쯤 넣어 잠시 잰 다음 꼭 짠다.(3)당근은 잘게 다진다.(4)양파, 무는 사방 0.4㎝ 크기로 잘게 썰어 식초물에 넣어 숨이 죽으면 꼭 짠다.(5)냄비에 가쓰오부시 국물을 끓이다가 참기름과 깨소금을 제외한 나머지 양념을 넣고 조린다.(6)걸쭉해지면 참기름과 깨소금을 넣어 차게 식힌다.(7)차게 식힌 두부에 미역, 무, 양파, 당근을 차례대로 올리고 소스를 끼얹어 낸다. 2. 과일소스 닭고기무침 재료:닭가슴살 150g, 팽이버섯 1/2봉지, 새싹채소 50g, 굵은 파 1/4대, 양파 1/4개, 미나리 3줄기, 잣 15알,과일소스(식초 3큰술, 레몬주스 11/2큰술, 오렌지주스 4큰술, 사과 1/8개, 멸치액젓·설탕 1큰술, 마늘 2작은술, 소금 1/2작은술, 후춧가루 조금) 만드는법:(1)닭가슴살은 물에 담가 핏기를 뺀 후 끓는 물에 레몬, 청주를 넣고 10분간 삶아 찢는다.(2)팽이버섯은 밑동을 자르고 굵은 파, 양파는 가늘게 채 썬다.(3)미나리는 4㎝ 길이로 자른다.(4)준비한 팽이버섯과 야채는 끓은 물에 살짝 데친다.(5)냄비에 오렌지주스를 붓고 약한 불에 반으로 줄 때까지 끓인다. 사과는 강판에 곱게 간다.(6) (4)에 소스 재료를 넣는다.(7)닭고기에 데친 버섯과 야채를 넣고 소스를 무친다. 그릇에 담아 잣과 흑임자로 장식한다. 3. 두릅숙회 재료:두릅 12개, 미나리 12줄, 달걀 2개, 붉은고추 2개, 소금 만드는법:(1)두릅은 단단한 밑동을 자르고 까슬까슬한 껍질을 벗겨 연하게 손질해 소금을 탄 끓는 물에 데친다. 찬물에 헹궈 식힌 후 물기를 뺀다.(2)미나리는 줄기만 다듬어 소금 넣은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찬물에 헹군 후 물기를 짠다.(3)달걀은 흰자와 노른자로 나누어 지단을 부치고 식으면 두릅 길이로 굵게 채썬다.(4)붉은 고추는 씨를 털어낸 후 지단 굵기로 길게 채썬다.(5)두릅, 달걀 지단, 붉은 고추를 한 데 모아 잡고 미나리로 가운데를 말아 마무리한다.(6)초고추장을 곁들여 낸다. ■ 딸기소스로 만든 청포묵 재료:청포묵 1/2모, 딸기 8개, 오이 1/4개,소스(딸기시럽 4큰술, 설탕 2큰술, 식초 2큰술, 소금 조금) (1)청포묵을 알맞은 크기의 틀로 찍고 뜨거운 물에 데친 뒤 바로 찬물에 헹궈 물기를 뺀다.(청포가 말랑거리면 데치는 과정을 생략해도 된다.) (2)오이는 3㎝ 길이로 가늘게 돌려깎아 채썰어 둔다. (3)딸기는 적당한 두께로 썰어 둔다. (4)재료를 섞어 소스를 만든다. (5)접시에 청포묵을 올린 후 딸기, 오이를 고명으로 얹고 소스를 끼얹는다. ■ 푸드스타일리스트 홍종숙씨는 여주대학 푸드코디네이션과 겸임교수로 재직중이며, 세종대학교 조리외식경영학과 박사과정 중에 있는 푸드스타일리스트. 그는 춘곤증을 날려버리기 위해 비타민B1과 비타민 C가 풍부하고 새콤달콤한 요리를 추천했다.
  • [16일 TV 하이라이트]

    ●살림의 여왕(EBS 오전 11시5분) 질 좋은 효소를 풍부하고 꾸준하게 섭취하기 위해 김정은 주부가 선택한 것은 효소액. 산야초, 도라지, 배, 솔 등 다양한 재료를 발효시켜 직접 효소를 만들어 먹기 시작하며 아이들의 아토피, 남편의 숙취해소 등 많은 효과를 보게 됐다. 소화를 돕고 면역기능을 강화시키는 효소의 궁금증과 음식들을 알아본다.   ●뮤직 웨이브(SBS 밤 1시5분) 이한철, 김연우, 플라이 투 더 스카이, 임정희, 이상이 출연한다. 불독맨션 맴버였던 이한철이 신나는 리듬의 ‘FALL IN LOVE’, 록버전 ‘너를 사랑해’를 부른다. 보석같은 목소리의 소유자 김연우가 영화 ‘사랑을 놓치다’ OST 에 삽입되었던 ‘사랑한다는 흔한 말’,‘연인’을 무대에 올린다.   ●글로벌 코리안(YTN 오전 10시25분) 캐나다 밴쿠버 내의 고교생 10%가 마약을 경험하고 있으며 이 중 절반이 상습적으로 마약에 손을 대고 있다. 우리돈 8천원에서 1만 8천원 정도면 마약을 살 수 있어 마약에 대한 접근도 무척 쉬운 편이다. 일부 유학생 중에는 호기심에 시작한 마약 사용에서 용돈 충당을 위한 마약거래 조직원이 되기도 한다.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MBC 오후 8시20분) 결혼준비로 쇼핑하던 은민은 샀던 옷을 상품권으로 바꿔 아빠를 불러 옷과 넥타이를 골라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은민은 멋지게 단장하고 자신의 결혼식에 와달라고 부탁하지만 아빠는 선뜻 가겠다는 대답을 하지 못한다. 한편 은주는 입덧이 심해지고, 영민에게 아이를 지웠다고 거짓말을 한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KBS1 오전 10시) 95% 이상이 수분으로 구성된 곤약은 아무리 많이 먹어도 살이 찌지 않고, 적은 양으로도 금세 포만감을 느낄 수 있어 다이어트와 식이요법이 중요한 당뇨병 환자에게 좋은 식품이다. 이번 시간에는 곤약의 영양성분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 특별한 맛이 나지 않는 곤약을 맛있게 먹는 방법과 조리법을 소개한다.   ●걱정하지마(KBS2 오전 9시) 재이가 자꾸만 멀어지는 것처럼 느껴지자 지영이 술에 취해 세찬집에 찾아와 행패를 부린다. 미연과 선우는 선우 어머니의 반대에도 어려운 사랑을 결심한다. 연화는 가진 것 없는 경준의 프러포즈를 받아들이지 못하면서도 내심 기분이 좋다. 재이는 진심으로 엄마를 걱정하지만 지영은 걷잡을 수 없이 망가져 간다.
  • 20개월만에 터프한 남자로 돌아온 세븐

    20개월만에 터프한 남자로 돌아온 세븐

    음악과 함께 비상하는 것이 나의 꿈! ‘24/7’이 앨범 타이틀이다. 하루 24시간, 그리고 일주일 내내 언제나 자신의 음악으로 팬 곁에서 함께 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20개월의 기다림 끝에 지난 8일 선보인 세 번째 앨범에 담긴 세븐(SE7EN)의 야심찬 포부다. 세븐은 앨범 발매 당일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해 예정됐던 앨범 발매를 연기한 것은 최상의 선택이었다.”면서 “제 입으로 떳떳하다고 말할 정도의 앨범을 내놓게 됐다.”고 강한 만족감을 표시한 바 있다. 이번 앨범에는 모두 17곡이 담겼다. 스스로 드러낸 흐뭇함처럼 사운드가 고급스럽다. 전체적으로 힙합이 강해졌다. 테디(원타임), 지누(지누션), 마스타우, 페리 등 YG패밀리 소속 실력파 래퍼들이 6개 트랙에 걸쳐 피처링하기도 했다. 힙합 리듬에 R&B를 가미, 스스로 ‘힙앤드비(Hip&Blues)라고 정의한 ‘난 알아요’가 돋보인다.‘Love Story’,‘살고 싶어서’,‘벌레’,‘얼음 같은 이별’ 등에서는 한층 여물고 있는 가창력을 느낄 수 있다. 발라드 ‘와줘 part2’도 인기몰이 대상곡. 특히 세븐은 이번 앨범에서 ‘밤새도록’ 등 6곡의 노랫말을 직접 짓고,‘Oh!No!’에 감칠 맛나는 멜로디를 입힌 것을 포함, 공동 프로듀싱과 마스터링을 도맡는 등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가수에서 벗어나 영역을 넓히고 있다. 다음은 세븐과의 7문7답. ▶미소년 이미지에서 남자로 변신했다는데. -나이를 먹으며 자연스럽게 변하는 부분들일 거예요. 근육을 일부러 키운 것은 아니고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운동을 꾸준히 했고, 덕분에 적당한 근육을 얻었죠. 그래서 남자다워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높은음자리 문신의 의미는. -음악과 함께 날아 오르겠다는 뜻입니다. 꿈인 동시에 목표예요. ▶보컬 완성도가 높아졌다. -창법 자체는 이전과 많이 달라지지 않았어요. 변하거나 나아진 부분이 있다면 꾸준히 라이브를 해 온 결과, 춤을 추면서도 호흡을 조절했기 때문입니다. ▶‘난 알아요’의 가사, 안무에서 서태지와 아이들의 것을 조금씩 차용했다. -서태지와 아이들은 제 우상입니다. 오마주라면 오마주고, 재치로 생각한다면 재치라고도 할 수 있어요. ▶해외 활동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져 아쉬워하는 국내 팬들도 있는데. -국내 활동에도 큰 비중을 둘 예정입니다. 지난해 내내 국내 팬들이 많이 서운해 했기 때문에 이번 앨범을 내고는 다른 때보다 더 열심히, 더 바쁘게 활동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오랜만에 국내 팬들 앞에 서니까 너무 기쁜데요. ▶비와 라이벌로 비교가 많이 되는데. -서로 다른 음악을 하고 있기 때문에 크게 마음 쓰지는 않아요. 서로 열심히 하고 인기가 있기 때문에 비교될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랫동안 기다려준 팬들에게 한마디. -언제나 고마운 마음뿐입니다. 무대 위에서 객석에 있는 ‘7봉’들을 보면 기운이 안 날래야 안 날 수 없어요. 앞으로 더 많은 곳에서, 더 멋진 모습으로 마주할 수 있길 바랍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2006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대신증권-양재봉 명예회장家

    [2006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대신증권-양재봉 명예회장家

    주식을 잘 모르는 사람도 ‘큰 大 믿을 信’ 하면 대신증권을 단박에 떠올린다. 한때 큰 주목을 받았던 광고 카피가 알반인의 뇌리에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익숙한 이름만큼 회사의 규모나 역사는 일반인에게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다. 대신증권은 증권업계에서 여타 대형 증권사와 다른 몇가지 ‘독자적인’ 위치를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우선 재벌 계열이나 은행 계열이 아니면서 40년간 업계 상위권을 지켜왔다.1990년대 말 IMF 외환위기 이후 재벌이나 은행을 끼지 않은 증권사가 살아남기 힘든 환경속에서도 여전히 ‘빅5’ 안에 든다. 대신증권은 또 선진국형 증권 시스템을 가장 먼저 도입한 곳으로 꼽힌다. 증권사 흑판에 분필로 시세를 적던 시절 최초로 ‘전광판’을 도입했다. 이후 ‘온라인 거래의 최강자’란 명성을 얻었고 사이버 누적거래 1위 자리를 지켜 오고 있다. 금융계에서는 보기 드물게 ‘3세 경영’을 잇게 된다.‘거상(巨商)의 꿈’ 하나로 빈손으로 대신증권을 일군 양재봉(81) 명예회장의 역할을 현재 아들과 며느리, 사위가 잇고 있으며 머지않아 손자가 이 역할을 대물림받을 전망이다. ●빈손 ‘송촌’ 거상의 꿈 양 명예회장은 1925년 전남 나주군 나주읍 송촌리에서 태어났다. 고향에 대한 애착으로 호를 ‘송촌(松村)’으로 지었고 훗날엔 이 명칭을 딴 ‘송촌문화재단’을 설립했다. 그가 거상의 꿈을 품기 시작한 것은 송촌을 떠나 당시 ‘수재의 집합소’로 불리던 목포상업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부터였다. 15대1이 넘는 경쟁률을 뚫고 ‘나주에서 간 유일한 합격자’가 된 양 명예회장은 이곳에서 ‘일본인들에게 뒤져서는 안 된다.’는 일념으로 공부하면서 돈을 벌어야겠다는 꿈도 키웠다. 그의 첫 목표는 한국은행 전신이었던 조선은행 입사였다. 양 명예회장은 “대학 졸업자들도 번번이 낙방하는 판에 상업학교 재학 중에 그 좁은 관문을 뚫어 자부심이 컸다.”고 당시를 회고한다. 이 때 생긴 ‘하면 된다.’는 자신감은 모험에 대한 열망으로 자라났다. 하지만 그는 안정된 은행원 생활에 만족하지 못했다. 거상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을 쌓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후 장사를 할 기회를 살피며 아이디어만 생기면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목포와 나주 일원의 쌀을 사서 부산에 파는 미곡상을 하기도 했고, 양조 사업에도 손을 댔다. 겁없이 뛰어든 사업은 실패로 끝났다. 다시 조흥은행 신입 은행원의 자리로 돌아와야 했고, 이후 여러 은행을 거치면서도 사업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않았다. 끊임없는 새 사업 궁리끝에 시작한 극장 사업에서 성공하면서 그는 자신감을 되찾게 된다. 금융업 경영자로서 본격 나선 것은 한일은행 서울 청량리 지점장으로 재직하던 1970년대초 무렵이다. 지점장 부임 1년도 안 돼 예금 계수를 2배로 만들 만큼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어 단자회사 설립을 권유받던 양 명예회장은 미원그룹 임대홍 회장, 해태제과 박병규 사장과 함께 ‘대한투자금융’을 설립했다. 증권 회사 설립은 그로부터 1년 뒤 일본 방문을 계기로 추진한다. 도쿄에 있던 ‘노무라증권연구소’의 선진적 체계에 깊은 인상을 받은 그는 돌아오자마자 증권업 진출을 서둘렀다. 당시 정부는 소규모 증권사 난립을 경계해 새 증권회사 설립 허가를 꺼려했다. 양 명예회장은 75년에 직원 11명의 ‘망해가던’ 증보증권을 전격 인수한다. ●망해가던 증보증권 잘나가는 대신증권으로 증보증권은 경영 실적이 형편없는 하위권 회사였지만 그는 ‘꿈에도 그리던 증권회사를 세웠다.’는 생각에 희망에 넘쳐 있었다. 우선 회사의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대신증권’으로 이름을 변경했다. 이름을 바꾼 뒤부터 대신증권은 연일 승승장구했다.75년 대기업들이 탐내던 명동 국립극장 입찰에 성공해 ‘주식 투자자들의 베이스 캠프’로 만들었다. 77년 양 명예회장은 대한투자금융 전무이사직을 버리고 대신증권 사장으로 나섰다. 이어 업계 최초로 ‘전광시황 속보판’을 세우는 등 혁신을 거듭한 끝에 업계 2위로 올라섰다. 그러나 성공 가도를 달리던 양 명예회장에게도 암흑기는 찾아온다. 사장 취임 4개월만에 회사 영업부장이 고객과 회사의 돈을 빼돌려 피해자만 100명에 이르는 대형 금융사고를 일으켰다. 대신증권과 자신의 신뢰에 엄청난 손상을 입힌 사고였다. 그 여파가 얼마나 컸던지 양 명예회장은 사장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 3년간 시골 농장에서 가축을 기르며 은둔 생활을 해야 했다. 다시 증권계로 돌아온 것은 81년. 대신증권의 대주주들이 양 명예회장을 찾아와 쓰러져가는 대신증권을 살려달라고 간곡하게 부탁했다. 그가 대신증권 사장에 복귀했을 때, 회사는 이미 자본잠식 상태였다. 그는 “죗값을 치르겠다.”는 심정으로 일을 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흐트러진 임직원들을 단합시키는 것이었다. ‘구두쇠 100일 작전’,‘개미작전’ 등 전 직원의 단합을 유도하기 위한 각종 아이디어를 짜냈다. 잘 나가던 대한투자금융 주식을 주고 미원 임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대신증권 주식을 인수, 최대 주주가 됐고, 회사 재건에 ‘올인’했다. 다행히 80년대 중반 국내 증시는 최고 활황의 시기를 맞이한다. 양 명예회장은 대신증권의 회생에 성공해 84년 대신경제연구소,86년 대신개발금융,87년 대신전산센터,88년 대신투자자문,89년 대신생명보험,90년 송촌문화재단,91년 대신인터내셔널유럽 등을 잇따라 설립하면서 대신을 명실상부한 종합금융그룹으로 만들었다. ●신뢰 중시 경영으로 IMF 극복 하지만 그에겐 또 한번의 어려움이 닥친다.IMF 외환위기가 발생하자 연 20%대의 살인적인 고금리 상황이 발생해 수많은 기업이 어려움에 빠졌다. 대형 증권사인 동서증권, 고려증권이 환매 사태로 하루아침에 부도에 이르면서 ‘재벌이 아니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루머까지 돌았다. 비재벌 단독 증권사인 대신증권에도 이 분위기는 예외가 아니었다. 당시 대신증권은 단기 차입금을 모두 상환해 빚이 없는 상황이었다.90년대 말 펀드 열풍으로 시중의 자금도 증권사로 몰렸다. 하지만 양 명예회장은 회사채를 편입한 수익증권 판매를 전면 중지시키고 안전한 국공채 위주의 채권형 펀드만을 취급하라고 지시한다. 예상은 맞았다. 대우그룹 부도, 하이닉스 사태,SK사태 등이 연이어 터지며 회사채로 수익증권을 판 증권사들은 잇따라 위기를 겪었지만 대신증권은 안전한 국공채를 편입한 수익증권만 판매한 덕에 손실을 입지 않았다. 결국 90년대 초반 업계를 대표하는 5대 대형사의 주인이 모두 바뀔 정도로 부침이 심한 증권업계에서 대신증권은 살아남았다. 양 명예회장이 이처럼 오뚝이처럼 일어선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사업부문에 대해 과감하게 투자하는 결단력 때문이었다. 오래 전부터 전산부문이 증권회사의 성장을 이끌 것으로 본 양 명예회장은 전산부문에 과감한 투자를 감행했다. 초기 집중 투자를 통해 온라인거래 시스템을 구축했고, 이로 인해 99년 이후 온라인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자 대신증권은 또 한번의 중흥기를 맞게 됐다. ●내실화 일군 고 양회문 회장 양 명예회장은 2001년 현업에서 물러나고, 차남인 양회문(2004년 작고, 당시 53세) 전 회장에게 회사 경영을 물려줬다. 양 명예회장의 4남4녀 중 차남인 고 양 회장은 75년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대신증권 공채 1기로 입사했다.10년동안 지점영업에서부터 인수, 법인, 자산운용, 기획, 인사 등 증권 전부문에 걸쳐 실무경험을 쌓으면서 경영수업을 받았다. 고 양 회장은 회장 취임후 외형 성장보다는 내실을 다지기 위해 재무 구조 정비에 나섰다. 생명, 정보통신 등을 계열 분리하고 대신증권, 투신운용, 경제연구소 중심으로 그룹을 정리했다. 그는 2002년 초 폐암진단을 받은 후 2004년 작고 때까지 약 3년간 초인적인 투병 생활을 하면서도 리더십을 발휘했다. 대신증권이 외국인 지분율이 가장 높은 내실있는 회사로 재탄생한 것은 고 양 회장의 공이 크다는 게 안팎의 평가다. 양 회장 작고 이후 대신증권을 이끄는 주역은 고 양 회장의 부인이자 양재봉 명예회장의 둘째며느리인 이어룡(52) 회장이다.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이 회장은 남편이 투병생활을 하던 3년여동안 집중적으로 경영수업을 받은 뒤 2004년 10월 회장에 취임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종종 비교되는 이 회장은 특유의 세심함으로 회사를 이끌어 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 달만에 109개 전 영업점을 순회방문하면서 직원들을 격려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여성 특유의 섬세함뿐만 아니라 강단도 함께 갖췄다. 최근에는 자본통합시장법 제정에 따라 일본의 SPARX그룹과 자본 및 업무 제휴를 통해 향후 종합금융투자회사로의 전환에 대비하고 있다. 대만의 IBTS와 제휴하는 등 외국 금융기관과 국제적인 제휴를 진두지휘하는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이 회장은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며 조용히 책읽기를 좋아한다. 남편의 투병 중에는 국내·외에서 발간된 대부분의 암 관련서적을 섭렵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서울과학종합대학 최고경영자과정에 다녔다. 동기로는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 유한킴벌리 문국현 사장,SK텔레콤 김신배 사장이 있다. 이 회장과 함께 대신증권의 제2도약을 이끌 인물로는 양재봉 명예회장의 사위이자 차녀 회금(52)씨의 남편인 노정남(53) 현 대신증권 사장이 있다. 연세대 행정학과를 나온 노 사장은 지난해 10월 대신증권 사장에 취임했다. 노 사장은 77년 한일은행에 입사한 뒤 29년간 금융업에만 종사해온 탁월한 금융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87년 대신증권에 입사해 영국 런던사무소장·지점장,IB담당임원, 상품운용본부장, 국제본부장 등을 두루 거쳤다.99년부터 6년 동안 대신투신운용 대표이사로 재직해 왔다. 런던 소재 코리아유럽 펀드의 이사를 지내는 등 국제적 감각이 뛰어나고 강력한 추진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신증권의 1대 주주이자 실질적인 대신증권의 차세대 주인으로 주목받고 있는 사람은 양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이어룡 회장의 아들인 홍석(25)·홍준(22)씨다. 장남인 홍석씨는 현재 서울대 경영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이며, 차남 홍준씨는 고려대 경영학과 3학년이다. 홍석씨는 올해안에 대신증권에 입사해 아버지인 고 양회문 회장이 밟았던 것처럼 말단에서부터 시작해 경영 수업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첫째이자 장녀인 정연(27)씨는 이화여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외국계 컨설팅회사 베어링포인트에서 근무하다 현재 미국에서 MBA 과정을 밟고 있다. ●단출한 혼맥… 정략결혼은 없다 양재봉 명예회장은 부인 최갑순(78)씨와의 사이에 고 양 회장 외 3남4녀를 두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연애결혼을 해 평범한 집안에 시집·장가를 갔다. 양 명예회장이 자식들의 의사를 존중해 정략적 결혼을 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 송촌 회장 및 전 광주방송 회장을 역임한 장남 회천(57)씨는 대구 교육자 집안 출신의 문홍근(58)씨와 결혼했다. 회천씨는 처음부터 대신그룹에 근무하지 않고 대신전기 등 제조업체를 경영했다. 문홍집(56) 대신경제연구소 사장이 회천씨의 처남이다. 문 사장은 비즈니스 위크에서 아시아를 이끌 50인으로 선정하기도 한 금융 IT부문 한국 최고의 전문가로 꼽힌다. 대신증권 IT본부장으로 재직하면서 개발한 온라인거래 시스템인 ‘U-사이보스’는 지금도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격찬을 받는 등 전산부문을 한국 최고로 이끈 실력자로 평가받고 있다. 둘째인 고 양 회장과 현 이어룡 회장 역시 연애결혼을 했다. 이 회장은 충북 괴산 출신으로 부친이 한학자였다. 이 회장 동생인 제봉(43)씨는 대학 교수이고, 제영(41)씨는 대신증권 IB 1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3남인 용호(48)씨는 코스닥 상장 창업투자회사인 대신개발금융회장과 아인스 회장을 역임했다. 아인스는 세계 유명 건축물 모형 전시시설인 경기도 부천의 아인스월드를 운용하는 회사다. 서울시 공무원 집안의 조선미(45)씨와 결혼해 2남1녀를 두고 있다. 4남인 정현(37)씨는 현재 코스닥 상장 금융 IT전문 회사인 대신정보통신 전무이사로 있다. 부인 이현아(30)씨는 조선내화 이훈동 회장의 손녀이자, 민주당 이정일 국회의원의 딸이기도 하다. 장녀 영애(59)씨는 대학때 연애를 통해 만난 나영호(60) 현 경원대 겸임교수와 결혼했다. 재무학 박사인 나씨는 대신경제연구소 사장으로 재직하다가 2005년 은퇴했다. 차녀 회금씨와 노정남 대신증권 사장도 연애결혼했다. 노 사장은 한국행정연구원장을 역임했던 노정현(77) 전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의 친동생이다. 3녀 미경(42)씨는 이시영(46) 현 중앙대 교수와 결혼했다. 이시영 교수는 미국 시카고대에서 경제학 석·박사를 받은 뒤 중앙대에서 사회과학대학 상경학부 교수와 동대학 국제대학원장을 맡고 있다. 이 교수의 부친은 전북지사와 공보부 차관을 지낸 이춘성씨다. 4녀 회경(41)씨는 이재원(46) 현 대신정보통신 대표이사와 결혼했다. 이 대표는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93년부터 금융솔루션 업체인 대신정보통신에 근무하고 있다. s123@seoul.co.kr ■ 슬로건 ‘큰大 믿을信’ 어떻게 지었나 대신증권을 오늘의 위치에 올려놓은 일등 공신은 ‘큰大 믿을信’이라는 슬로건이다. 이 슬로건은 양재봉 명예회장의 작품이다. 양 회장은 증보증권을 인수해 새 회사를 만들면서 “인간과 인간 사이에 믿음이 없이는 그 어떤 일도 이루어 낼 수 없다.”는 신념으로 ‘대신’이라는 이름을 붙인다.‘큰 대 믿을 신’이라는 슬로건을 사용하게 된 것은 그로부터 약 10년 후인 1986년부터다. 당시 증권 산업은 성장하고 있었지만 국민들의 증권사에 대한 인식은 좋은 편이 아니었다. 양 회장은 주식 투자의 대중화를 위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회사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홍보활동을 강화했다. 86년 3월 처음으로 TV CF를 제작했지만 시청자에게는 크게 파고 들지 못했다. 새로운 홍보전략을 구상하던 양 회장은 어느 날 열차를 타고 가던 중 열차바퀴가 레일과 마찰하면서 일어나는 소리가 매우 경쾌하다고 느낀다. 그는 “마치 옛날 서당에서 ‘하늘천 따지’하고 천자문을 읽을 때의 리듬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소리가 곧 우리 정서에 잘 맞는 3·3조 가락과 닮았다는 생각에 바로 큰 대 믿을 신 이라는 단어를 떠올린다. 이후 TV 광고에는 ‘큰 대 믿을 신’ 이라는 슬로건을 빠짐없이 사용하게 됐다. 이 슬로건은 주식투자를 하지 않는 사람들까지도 증권회사 하면 ‘큰大 믿을信=대신증권’을 떠올리게 할 만큼 히트했다. 이후 ‘큰大 믿을信’은 20여년간 대신증권 광고의 슬로건으로 사용되면서 대신증권을 증권명가의 이미지를 만드는데 큰 공헌을 하고 있다. s123@seoul.co.kr ■ 금융통 대거 배출한 ‘증권계 사관학교’ ‘증권업계 사관학교’로 불리는 대신증권은 금융계에서 내로라할 만한 인물들을 숱하게 배출했다. 주택은행장과 중소기업은행장을 지낸 박동희(76)씨, 정해왕(59)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장, 김정태(59) 전 국민은행장, 이강원(56) 한국투자공사 사장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 1986년 대신경제연구소에 대표이사로 입사한 박 전 중소기업은행장은 대신개발금융, 대신투자자문, 대신증권 대표이사를 거쳐 대신그룹 부회장을 역임했다. 정 금융경제연구원장은 미국 켄터키 주립대에서 경영대 조교수로 있다가 대신경제연구소 상무이사로 입사,89년부터 4년간 대신경제연구소를 이끌었다.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도 대신증권과 각별한 인연을 맺고 있다. 조흥은행 출신인 김 전 행장은 양재봉 명예회장이 설립한 대한투자금융에 74년 스카우트됐다. 양 명예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은 그는 대신증권 비서실장으로 발령났고,80년 34세의 나이로 대신증권 최연소 임원으로 승진했다. 이강원 한국투자공사 사장은 89년 대신증권 국제영업담당 상무이사로 대신증권에 입사했다. 퇴사 후 아시아개발은행을 거쳐 외환은행장, 굿모닝 증권 사장을 역임하는 등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이밖에 이준호(61) 대한화재 사장은 77년 대신증권 종합기획실 실장으로 입사한 뒤 이사, 상무이사를 거쳐 94년에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했다. 김한(52) 메리츠증권 부회장은 89년 대신증권에 입사한 뒤 만 35세의 젊은 나이에 이사직에 올랐다.97년까지 대신증권에서 국제본부장, 인수본부장, 기획본부장 등을 역임하면서 증권계의 거목으로 성장했다. s123@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박건승 부장(반장) 정기홍·류찬희·최용규 차장 이기철·강충식·주현진·류길상·김경두·서재희 기자
  • 60년대 가요도 흥얼흥얼 ‘친한파 교수님’

    |캔버라 윤창수특파원|호주의 수도라지만 인구가 고작 30만명에 불과한 캔버라에서 주한미군 8군쇼와 60년대 한국 가요 마니아를 만난다는 것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너무 귀엽지 않아요? 하나도 촌스럽지 않아요.” 한 달 전 호주국립대(ANU) 한국학과 교수로 부임한 로알드 말리양카이(39)는 애플 컴퓨터에 잔뜩 저장해 놓은 우리 가요 MP3와 동영상 가운데 윤항기의 ‘노래하는 곳에’를 클릭해 보여줬다. 흑백 동영상에선 경쾌한 리듬에 실려 “노래하는 곳에 사랑이 있고…”란 가사가 흘러나왔다. 그는 어렸을 때 고향에서 듣던 노래와 비슷하다며 “소리가 무척 자연스럽다.”고 좋아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태어난 말리양카이는 음악과 각국의 역사에 관심이 많았다.이화어학당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면서 틈틈이 청계천과 답십리를 돌아다니며 오래된 레코드판을 사모았다. 민속음악학자인 이보형 교수와 신중현씨를 만나 도움을 얻었다. 그가 1960년대 한국 가요에 깊은 애정을 느끼는 이유는 자신이 태어난 때이기도 하거니와 긍정적 에너지가 가득 찼던 그 시절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비록 가난했지만 새로운 기운이 들끓던 시대의 한국 가요는 순수한 소리와 진실성이 가득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또 일제시대 우리 가요에는 요즘 찾아볼 수 없는 창의적 에너지가 가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네덜란드 라이덴 대학과 런던대 소아즈(SOAZ) 한국학연구소에서 일제시대 항일 민요와 인간 문화재에 대한 논문을 썼다. 일년에 네 차례는 한국을 반드시 찾는 말리양카이는 우리 영화광이기도 하다. 지난해 한국 영화가 전년에 비해 후퇴했다는 날카로운 지적도 보탰다. 그가 최고로 꼽는 작품은 ‘로드무비’‘고양이를 부탁해’‘올드보이’ 등이었고 지난해 나온 ‘친절한 금자씨’는 ‘올드보이’보다 못했다는 평도 곁들였다. 앞으로 한국 대중문화와 한류에 대해 연구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힌 말리양카이는 한류가 머지않아 식을지도 모른다는 한국인들의 우려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조언을 했다. “한류를 통해 돈을 벌려고 덤벼들어선 안 돼요. 오직 좋은 영화와 드라마를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해요. 그러면 한류는 더욱 확장될 것이고 저절로 돈도 벌 수 있어요.”geo@seoul.co.kr
  • 영화 ‘데이지’를 감독한 홍콩의 류웨이장 방한 인터뷰

    영화 ‘데이지’를 감독한 홍콩의 류웨이장 방한 인터뷰

    ‘무간도’ 시리즈를 기억하는지. 다 죽은 줄로만 알았던 홍콩 누아르 영화를 ‘무간도’로 벌떡 일으켜 세운 류웨이장(46) 감독이 이번에는 영화 ‘데이지’로 한국을 찾았다. 영화사에 따르면,‘무간도’ 성공 이래 수많은 시나리오들이 날아들었을 때 꿈쩍도 않던 그가 ‘데이지’는 시나리오만 받아들고는 오케이 사인을 보냈단다. 왜 그랬을까. “한국영화 시장을 제대로 알아보고 싶었습니다.” 여기에는 아픈 기억도 있다.“당시 무간도가 세계적으로 흥행하리라 생각했는데, 한국에서는 30만 정도에 그쳤습니다. 그런데 ‘엽기적인 그녀’ 같은 영화는 10배 이상의 관객이 모였죠. 도대체 한국영화가 무엇인지 알고 싶었습니다.” 더구나 ‘데이지’의 시나리오는,‘무간도’를 굴복시킨 ‘엽기적인 그녀’의 곽재용 감독이 썼다. 류 감독으로서는 호랑이 굴에 제대로 뛰어든 셈이다. 그래서인지 한국 사람들이 뭐라 평가할지에 대해 무척이나 관심이 많았다. 기자가 인터뷰당한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꼬치꼬치 캐묻는다는 소문이 실감났다. 사실 최근 ‘범아시아프로젝트’라는 거창한 꼬리표를 단 영화들이 줄을 잇고 있지만, 평단에서나 흥행에서나 참패의 연속이었다.‘데이지’는 다른 영화와 달리 한국 감독의 시나리오에, 한국의 정상급 배우들이 뭉쳤으니, 한국 관객이 어떻게 반응할까 더 궁금할 만도 했다. 그럼에도 실패에 대한 걱정은 별로 없는 듯했다. 스토리 라인이 약하다는 말에는 “나는 아직도 한국 영화시장을 배우는 중”이라고 가볍게 받아넘긴다. 한발 더 나아가 범아시아프로젝트 영화의 실패는 실패가 아니라고까지 얘기한다.“‘무극’만 해도 그 덕분에 장동건이라는 배우가 중국과 미국쪽에 확실히 각인됐습니다. 성공이냐 실패냐를 결과만으로 단순하게 따지기보다는 앞으로 계속될 새로운 시도, 실패하면서 배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쭉 계속될 범아시아 프로젝트의 출발점이라고 보자는 얘기다. 류 감독은 다만 ‘데이지’를 ‘속이 텅텅 빈 멜로물’로만 보지 않았으면 하는 기대를 내비쳤다.“멜로라기보다는 긴장감이 강한 드라마거든요. 남성적인 드라마예요. 물론 ‘무간도’에 비해 템포와 리듬이 느려서 멜로로 비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그리고 하나하나의 상징에도 눈길을 달라고 말했다.“곽 감독의 영화나 시나리오에서 좋은 점은 뭔가를 제시하면 거기에 그치지 않고 그 밑에 다양한 의미를 깔아둔다는 거예요. 이번 영화에서는 그게 ‘데이지’라는 꽃이고요.” 참,‘무간도’ 팬이라면 눈뿐 아니라 귀도 무척이나 즐거웠던 기억이 있었을 것이다. 최근작 ‘이니셜D’에서도 심장박동 같은 힙합음악이 인상적이었다. 음악작업 방식을 물었더니 “음악에 맞춘 편집”을 답으로 내놨다.“시나리오 읽을 때부터 장면과 음악을 연결시킵니다. 촬영 들어가기 전 2주 동안은 아무도 만나지 않고 음악만 들어요. 촬영이 끝나고 편집할 때도 그 음악에 맞춥니다. 그런 다음 음악가에게 의뢰하죠. 이런 느낌이 날 수 있는 곡으로 달라고.” 이번 영화에서도 쌉싸름한 클래식곡이 제법 된다. 장면장면과 음악을 맞춰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글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제주도 비자림 ‘인연의 숲’으로

    ‘천년의 숲 비자림과 친구가 되세요.” 북제주군은 천연기념물(제 374호)인 비자림과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과 자매결연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고 9일 밝혔다. 다시 찾고 싶은 비자림을 만들기 위해 비자나무에 관심이 있거나 3회 이상 비자림을 찾은 관광객 등을 대상으로 비자나무와 자매결연을 맺어준다는 것. 비자림 산책로 주변에 늘어선 비자나무 1그루와 자매결연을 맺은 관광객에게는 2∼3년된 비자나무 묘목과 열매 등을 나눠주고 비자림 소식을 정기적으로 전해줄 예정이다. 북제주군 관계자는 “비자림을 찾는 관광객에게는 천연기념물과 친구가 되는 이색적인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며 “자매결연을 맺은 관광객을 비자림을 전국에 알리는 홍보 전도사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북제주군 구좌읍 평대리 일대 45㏊에 펼쳐진 비자림은 500∼800년생 비자나무 2570여 그루가 밀집해 있다. 단순림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비자나무는 보통 높이 7∼14m, 둘레 50∼110㎝, 수관폭은 10∼15m다.800년 된 제주 최고령 나무는 높이가 25m, 둘레가 6m나 된다. 비자나무 숲속의 삼림욕은 혈관을 유연하게 하고 피로회복과 인체리듬을 되찾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제주 황경근기자kkhwang@seoul.co.kr
  • [씨줄날줄] 꼭지점 댄스/육철수 논설위원

    온 나라가 춤 하나 때문에 난리다. 배우 김수로(33)씨가 만들었다는 ‘꼭지점댄스’가 지금 나이트클럽·댄스학원·군대·학교·경기장 가릴 것 없이 사람만 모였다 하면 분위기를 휘어잡고 있다. 삼일절 기념행사장에서 만세삼창·애국가와 함께 어우러진 꼭지점댄스는 압권이었다. 같은날,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는 우리 축구대표팀과 앙골라의 시합에 앞서 월드컵 응원가 ‘오! 필승 코리아’에 맞춰 1000여명의 꼭지점댄스 군무(群舞)가 펼쳐졌다. 정말 흥겹고 볼 만한 광경이었다. 꼭지점댄스가 급속히 확산된 데는 인터넷과 방송·신문 등 매스컴의 공이 컸다. 김수로씨는 13년전 대학시절 이 춤을 고안했다고 한다. 몇몇 친구끼리 미팅이나 학교 행사장에서 즐겼단다. 그런데 최근 어느 TV프로그램에서 시범을 보이는 통에 세간에 쫙 알려졌다. 전국으로 퍼져나가는 데는 불과 나흘밖에 걸리지 않았다니 그 폭발성을 짐작할 만하다. 여러 명이 피라미드 대열을 이룬 뒤, 맨앞(꼭지점)에 선 리더를 따라 흔들기·걷기·찍기·돌기 같은 서너 가지 단순동작을 반복하는 것이어서 누구나 한두 시간이면 배울 수 있단다. 무엇보다 경쾌한 리듬에 맞춰 남녀노소 모두가 신나게 즐길 수 있는 게 최대 장점이다. 댄스의 기본이랄 수 있는 리듬·템포·미학(美學)도 완벽하게 갖췄다는 평가다. 꼭지점댄스는 독일월드컵을 앞두고 또 하나의 명물,‘코리아 브랜드’가 될 게 분명하다.2002서울월드컵 때의 국민응원가 ‘오! 필승 코리아’와는 너무 잘 어울려서 수준 높은 응원물결은 세계적 자랑거리가 될 것 같다. 일부에서 월드컵을 앞두고 꼭지점댄스를 공식 국민댄스로 채택하자고 한다. 참 좋은 생각이다. 국민의 마음을 손쉽게 한데 묶는 데는 노래와 춤만한 것도 없지 않나 싶다. 삼국지 위지 동이전에는 우리를 고무진신(鼓舞盡神) 민족이라 불렀다. 북치고, 춤추고, 노래부르며 화끈하게 일하고 노는 민족이란 얘기다. 중국이 우리를 얕잡아 본 측면도 있으나, 풍류를 안다는 게 그리 나쁘지는 않을 터이다. 사실 한국인은 신명이 힘의 원천 아닌가. 한·일월드컵 4강 신화도 따지고 보면 제 실력 이상을 발휘하게 한 신명과 투혼의 결과였다. 독일월드컵에서도 좋은 경기는 물론이고, 국민적 응원으로 ‘한마음 코리아’의 진가를 또 한번 세계에 보여주자.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토요일 아침에] 카니발과 사순절/이동익 신부·가톨릭대 교수

    지난 화요일까지 세계 도처에서 카니발이라는 매우 화려한 축제가 열렸었다. 짧게는 3일, 길게는 2주가량 계속되는 카니발 축제들 중에는 이미 세계적인 문화상품이 된 것들도 있어 이러한 축제를 보기 위하여 수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들기도 하고, 축제 지역의 주민들은 그 축제를 위하여 일년 내내 준비하기도 한다. 삼바축제로 불리는 브라질의 리우 카니발이라든가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환상적인 가면 축제를 텔레비전 화면을 통해 보고 있노라면 한번쯤 직접 가서 보았으면 하는 강한 끌림이 생겨난다. 강렬한 삼바 리듬에 따라 노래하고 춤추는 출연자들의 열정적인 모습과 화려한 의상이 남미 사람들의 강렬한 삶의 활력을 느끼게 한다면, 축제 참가자의 얼굴에 그려진 화려하고 세련된 문양과 다양한 형태의 가면 그리고 전통적인 귀족 복장이 어우러진 베네치아 카니발은 유럽의 역사적 전통을 그대로 간직한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모습에 흠뻑 취하게 만드는 것 같다. 이제 흥겨웠고 열정적이던 축제가 끝났고, 주민들은 아마 아쉬움 속에서 내년 축제를 준비하는 일상의 생활로 돌아가 있을 것이다. 카니발은 본래 그리스도교 문화에서 나온 축제의 한 형태이다.‘고기로 잔뜩 배 불린다.’는 어원적 의미를 가진 카니발은 그 축제가 끝나는 다음날부터 시작되는 단식과 금육의 시기인 사순절을 더욱 뜻 깊게 지내기 위한 준비의 특성을 가진 축제로 이해된다. 사순절이란 예수의 부활 전 40일의 기간, 곧 인류의 구원을 위하여 그리스도가 겪으신 고난과 죽음에 동참하며 경건하게 지내는 기간을 말한다. 올해의 사순절은 부활절을 거슬러 계산하여 주일을 뺀 40일 전, 곧 지난 수요일부터 시작되었고, 그 전날인 화요일에 고기의 축제인 카니발이 끝난 것이다. 가톨릭교회는, 지금은 많이 완화되기는 하였지만 1500년 이상 이 사순절 기간 동안 단식과 금육이라는 매우 특별한 방식으로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는 전통을 가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사순절 기간 동안에는 연극·무용 등의 오락 행위도 금지되었으며, 화려한 옷, 좋은 음식 등도 당연히 이러한 전통에 어긋난다고 여기고 있다. 그래서 그리스도교 문화를 바탕으로 하는 국가들에서는 화려한 공연이라든가 카니발과 같은 축제가 사순절이 시작되기 전에 시작되고 끝나는 것이다. 사순절 기간 동안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행하는 단식과 금육이 그리스도의 고난과 죽음에 동참한다는 고행적·금욕적 의미 외에도 이웃사랑을 위한 자선의 의미도 함께 지니고 있다. 이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로 표현되기도 하는 좋은 음식, 풍성하고 먹음직스러운 고기를 절제함으로써 인간 존재가 쾌락과 본능을 뛰어넘는 예수의 삶에 조금이라도 가까이 다가가고자 하는 작은 노력일 것이며, 나아가 고통과 죽음을 통해 송두리째 자신을 인류에게 내어놓은 예수의 사랑을 닮으려는 사랑 실천의 행위일 것이다. 단식과 금육이 단순히 고행과 금욕으로 끝난다면 그 의미가 반감된다는 말이다. 그 결과가 예수께서 보여주신 이웃사랑의 형태로 드러나야 한다는 의미이다. 과거 우리의 어머니들은 사순절 동안 매끼 밥을 지으면서 한 줌씩의 쌀을 절식하여 따로 모았고, 사순절이 끝난 다음 그렇게 모인 쌀로 가난한 이웃을 도왔다는 아름답고 소박한 사랑의 이야기를 기억한다. 가난한 이웃과 함께 나눈다는 것은 내가 풍요롭기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니다. 비록 가난하지만 한줌의 쌀을 덜어낼 수 있는 나눔의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절제한 풍성함이 내 주위의 누군가에게 필요한 나눔이 될 때 사순절의 의미는 크게 다가오지 않겠는가. 카니발의 화려함과 열정만큼이나 이웃사랑을 위한 적극적인 사랑이 표현되는 사순절의 삶이기를 다짐해 본다.
  • [완전정복 잉글리시] (1) 초등생 영어 듣기교육

    [완전정복 잉글리시] (1) 초등생 영어 듣기교육

    어떻게 하면 영어공부를 잘 할 수 있을까? 초등학생에서부터 고교생에 이르기까지 영어공부는 빠뜨릴 수 없는 중요과제다. 학교공부에도 중요할 뿐만 아니라 사회에 나와서도 활용도가 높은 삶의 도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탓에 너나 할 것 없이 영어공부에 매달리고 있다. 우후죽순처럼 늘어만 가는 학원이 이를 대변하고 있다. 하지만 공부 성과는 천차만별이다. 이에 듣기 읽기 쓰기 말하기 등 네 영역별 참고할 만한 학습 가이드를 연재한다. 초등학생이 가정에서 쉽게 영어를 배우는 방법은 TV와 인터넷 등 미디어를 이용하는 것이다. 원어민과 직접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최선책이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차선책을 써야 한다. 특히 듣기 영역은 미디어를 이용하지 않으면 별다른 방법이 없다. 학습 비용이 적게 들어가는 장점도 있다. 대신 강한 의지력이 필수이다. 어른들이 영어를 배우기 위해 영화를 보는 것처럼 어린이들도 비디오나 DVD를 이용할 수 있다. 영화는 어렵지 않으면서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것을 택한다.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와 ‘알라딘’, 영화 ‘베토벤’처럼 제목부터 흥미를 끌 수 있다면 일단 합격점이다. 고학년은 다소 선택의 폭이 넓어져 12세 미만이 시청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면 어떤 것이나 가능하다. 대신 매일 규칙적으로 시간을 정해 놓고 반복해서 봐야 한다. 처음에는 영어 자막을 보면서 시청하며 익숙해지면 자막을 없애고 본다. 줄거리보다는 대사에 집중하면 자연스럽게 배우들의 대사를 외울 정도가 된다. 이 경지에 이르면 영화를 바꿔도 좋다. 초등학생이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대략 20분정도이다. 개인에 따라 집중력에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1∼2학년은 20분,3∼4학년은 30∼40분,5∼6학년은 영화 한 편을 다 볼 수 있다. 아이들은 특성상 재미있는 영화를 보면 여러번 반복해서 봐도 크게 지루해하지 않는다. 시나리오에 따라 한 영화에서도 특히 자주 쓰는 말이 있어 반복학습에 효과적이다. 반복 학습을 위해 영화를 선택했다면 늘 새로운 교재를 이용해서 공부하는 방법도 있다.TV를 이용하면 항상 색다른 내용을 보면서 지루하지 않게 영어에 익숙해질 수 있다. 과거에는 AFKN을 빼면 영어 방송이 전무했다. 위성방송과 케이블 매체의 등장으로 어린이가 볼 수 있는 프로그램 영역이 확대돼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만화 전문채널에서 방영하는 애니메이션도 훌륭한 영어 교재이다. 일부 채널에서는 30분 단위로 만화를 방영해서 자칫 지루해할 수 있는 어린이를 배려하고 있다. 하지만 TV 시청에서도 역시 시간을 정해놓고 규칙적으로 보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가급적 매일 같은 시간대에 방송되는 프로그램을 정해 시청하면 효과적이다. 하지만 너무 많이 보면 시력이 나빠지며 오히려 다른 공부에 방해가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영어 동화를 읽어주는 오디오 교재를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인터넷에서 ‘영어 동화’를 검색하면 영어 동화를 읽어주는 사이트가 쏟아진다. 유·무료로 나뉘는데 회원 가입으로 이용할 수 있는 무료 사이트도 많다. 웬만한 사이트에는 아이들의 수준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동화가 세분돼 있다. 텍스트에 지쳤다면 음악을 곁들여서 영어를 배울 수도 있다. 어른들이 팝을 들으면서 귀가 트이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영어노래와 챈트는 한국인이 쉽게 익힐 수 없는 영어의 리듬을 느낄 수 있다. 연음이나 강세에 대한 감각도 자연스럽게 터득하게 된다. 고학년에게는 쉬운 팝을 들려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 가사를 멜로디에 맞춰 부르다 보면 발음이 점차 좋아지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 도움말 서울교대부설초등학교 교사 김수정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정보·문화의 보고’ 자치구 도서관

    ‘정보·문화의 보고’ 자치구 도서관

    자치구 정보도서관과 정보센터로 나들이를 떠나세요. 가족끼리 즐길 만한 보물들이 한 가득 숨어 있답니다. 놀이동산 보다 재미있고, 할인점보다 저렴합니다. 승희 가족의 노원정보도사관 나들이를 살짝 훔쳐봤습니다. 승희는 지난 주말 아빠, 엄마와 정보도서관을 찾았습니다.1층에 들어서니 어린이 열람실이 펼쳐집니다. 승희는 신발을 벗고 올라가 동화책을 고릅니다. 너무 많아서 어떤 것을 선택할지 고민합니다. 엄마가 옆에서 읽어주기도 하고, 혼자 그림책도 봅니다. 다음에는 옆에 놓인 컴퓨터로 전자책(e-book)을 읽습니다. 동화책 주인공이 움직이며 노래를 불러줍니다. 아빠는 3층 디지털자료실로 올라가 자리를 잡습니다. 인터넷이 설치된 컴퓨터에 앉아 학술 자료를 찾아보고, 동영상 강좌를 봅니다. 원어민이 읽어주는 전자책을 보며 영어실력도 다집니다. 어느새 점심시간. 승희 가족은 지하 1층으로 내려가 식당에서 밥을 먹습니다. 백반은 2500원, 특식은 3000원. 승희는 생선가스를, 엄마·아빠는 꽁치구이와 미역국을 고릅니다. 양도 푸짐하고, 맛도 일품입니다. 자판기 커피를 들고 도서관 주변 산책로로 나왔습니다. 흙을 밟으며 나무 사이로 걸어가는데 봄 향기가 그윽하게 풍겨옵니다. 아빠와 엄마는 도란도란 얘기하며 웃음꽃을 피웁니다. 승희 가족은 도서관 3층 DVD실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바빠서 극장에서 보지 못한 영화 ‘웰컴투 동막골’을 빌립니다. 엄마가 어려운 부분은 설명해줘서 승희도 재미있게 영화감상을 합니다. 책도 읽고, 산책도 하고, 영화도 보고…. 승희가족의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북카페+인터넷+동영상 ‘종합문화마당’ 정보화 도서관 열풍이 불고 있다. 도서관 컴퓨터로 전자책(e-book)을 읽고, 동영상 강의를 들으며, 초대형 TV로 DVD를 감상한다. 엄마와 아이가 마루에 앉아 동영상 그림책을 함께 읽는다. 책만 빼곡히 들어차거나, 칸막이 책상만 가득하던 구립 도서관의 모습이 달라지고 있다. ●최첨단 시설 갖춘 미래형 도서관 2월 28일 노원구 상계동 노원정보도서관. 개관한 지 보름도 지나지 않았지만 주부, 학생, 어린이들로 도서관은 북적거렸다. 도서관 직원 정재훈씨는 “매일 2500∼3000명이 방문한다.”고 전했다. 등록 회원 수도 3000명을 넘어섰다. 노원도서관은 최첨단 서비스 시설을 갖추고 있다. 우선 회원증을 휴대전화로 내려받아 저장할 수 있다. 휴대전화 하나면 열람실 입실은 물론 대출, 컴퓨터 이용도 가능하다. 열람실 입실표도 기계가 발급한다. 회원증이나 휴대전화를 대면 빈 좌석을 알려주고, 선택하도록 돕는다. 영화관의 무인티켓발급기와 닮았다. 책을 빌릴 때도 마찬가지다. 회원증을 인식시키고 책을 넣으면 대출 완료. 컴퓨터나 DVD감상실 이용은 더 간편하다. 도서관 컴퓨터로 빈 시간에 예약하면 된다. 도서관 홈페이지에도 실시간으로 예약 현황이 올라와 집에서도 가능하다. 디지털자료실은 도서관 3층에 자리하고 있다. 컴퓨터가 놓인 68석에서 학술지 원문검색, 인터넷,DVD, 위성방송, 문서편집 등이 가능하다. 노트북 이용자를 위해 유·무선 서비스도 제공한다. 게임이나 유해사이트는 접속하지 못하도록 방어막을 구축했다.800여개 DVD를 대형 TV로도 감상할 수 있다. 가족이나 연인끼리 둘러앉도록 자리를 마련했다. 이용은 하루 2시간으로 제한한다. ●대형TV로 가족과 DVD 감상 딸 김영서(7)양과 함께 방문한 최연희(36)씨는 “자료나 시설이 다양해 아빠나 엄마, 아이들이 모두 즐겁게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다.”고 만족해했다. 다만 주말에 자료실이 오후 5시까지만 운영돼 아쉽단다. 같은 층에 위치한 시청각실과 컴퓨터교육실도 최첨단이다. 교육실에는 자리마다 컴퓨터가 놓여 있고, 칠판도 전자식이다. 터치 스크린이라 클릭하면 인터넷에 연결되고, 필기도 가능하다. 시청각은 대형 스크린과 방음시설을 갖춰 영화감상도 가능하다. 도서관은 정기적으로 영화를 무료로 상영할 계획이다. 양천구 신월정보문화센터도 지난달 21일 문을 열었다. 대지 457평, 건물 1297평에 지하 1층, 지상 5층이 세워졌다. 지하 1층에는 다목적 강의실이, 지상 1층에는 동사무소와 어린이집, 치안센터가 자리한다.2층에는 주민자체센터와 취미교실이,3∼5층에는 헬스장과 디지털 정보도서관이 만들어졌다. 카페 분위기가 나는 3층에는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엄마와 어린이가 함께 책을 즐긴다. 인터넷을 사용할 컴퓨터와 책 3000권이 비치돼 있다.4층 멀티미디어실에는 인터넷 검색코너와 DVD 감상실이 놓여 있다. 이곳에선 1만 7000권의 전자책과 동영상 강좌를 이용할 수 있다. ●다양한 강의로 승부한다 강북문화정보센터는 다양한 어린이 강좌로 유명하다. 구와 상관없이 누구라도 참여할 수 있다. 28일 이은희 선생님이 진행하는 어린이 동화구연반. 아이들은 신나는 노래에 맞춰 율동을 배우고 있다. 또래 친구라 금세 친해져 서로 어깨를 두드리며 재미있어한다. 이 선생님이 거북이와 토끼처럼 말하며 사과 나눠먹기 게임을 설명하자 눈이 초롱초롱 빛난다. 선생님을 따라 친구들이 동화를 들려주자 크게 박수를 치며 즐거워한다. 강좌를 기획한 유미희씨는 “수강신청이 20분이면 마감될 만큼 인기가 많다.”면서 “저렴하지만 알찬 수업이라 아이들도, 엄마들도 좋아한다.”고 말했다.3개월 1만 5000원. 어린이들은 정보센터에서 전자책도 많이 읽는다. 아동책이 1417권. 특히 플래시 화면과 함께 보는 어린이 멀티동화는 아이들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해 인기가 많다. 대출 중인 책은 예약할 수 있으며, 한 번에 최대 5권까지 빌릴 수 있다. ●어린이 전용 소극장 광진정보도서관에는 어린이 전용 소극장이 있다. 미키마우스가 그려진 알록달록한 집에 들어가 시청각 자료를 친구들과 함께 본다. 더불어 독서하는 기쁨을 가르쳐주는 공간이다. 어린이 열람실도 엄마와 아이가 마음껏 즐기도록 설계했다. 엄마가 마루 위에 앉아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동화책을 읽어주면, 친구들이 하나둘 모여 이야기를 듣는다. 동화책이 2만 8000권을 웃돈다. 권오향(33)씨는 “책읽기 좋은 곳으로 소문이 나서 아이(7)와 함께 왔다.”면서 “책이 다양해 골라보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말했다. 도서관은 매달 추천도서를 선정하고, 독서회를 운영한다. 또 사서들은 어린이들이 과제에 필요한 자료를 물으면 친절하게 안내해 준다. 동생 종인(7)군과 마을버스를 타고 도서관에 온 정종훈(10)군은 “인터넷보다 자료가 많고, 이것저것 찾아보는 게 재미있다.”면서 “일주일에 2∼3번 와서 공부한다.”고 말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내집처럼 편리·친근하게 구마다 톡톡튀는 서비스 구청은 정보센터·도서관을 다양한 모습으로 운영한다. 2002년 문을 연 성북정보도서관은 디지털 정보와 문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종합적 문화공간으로 자리잡았다. 인터넷·동영상·학습강의를 체험하는 디지털자료실을 운영하고, 실버세대를 위한 IT교육 등도 월 50강좌 진행한다. 차를 마시며 책을 읽을 수 있는 북카페를 운영한다. 독서교실, 전시회, 인형극, 작가와의 만남 등도 정기적으로 개최한다. 2004년 11월 증축된 중랑구립정보도서관은 장애우와 노약자를 위한 공간을 만들었다. 독특한 인테리어와 쾌적한 환경 속에서 어르신들이 새로운 인터넷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DVD와 비디오테이프,CD-ROM 등 다양한 비도서자료도 추가했다. 강서지역정보센터 인터넷·비디오 코너에서도 다양한 정보화 세상을 만날 수 있다.4층 전자정보실에 마련된 비디오 테이프와 CD는 2000여종. 윈도와 파워포인트, 홈페이지 만들기, 포토숍 등 다양한 컴퓨터 강좌가 진행된다. 1999년 4월 개관한 성동문화정보센터는 2002년부터 전자책을 대여하고 있다. 대출기간은 3일이며 1인당 5권까지 빌릴 수 있다. 보유한 책은 9430권. 회원으로 가입하면 어디에서든 대출 가능하다. 성동구청 안에는 무지개 자료 열람실이 마련됐다. 세무민원실이던 142평을 탈바꿈시켰다. 일반열람식 45석과 어린이 열람실 31석, 자유 독서공간 등이 만들어졌다.2만여권의 도서와 정보를 검색할 컴퓨터는 20대. 지하에도 어린이에게 장난감을 대여하는 무지개 장난감 세상과 수유실, 조깅코스가 있다. 송파구 거여2동 복합청사 4∼5층에는 거마도서정보센터가 자리한다.1만 2000권의 도서와 TV, 컴퓨터 등 전산 기기와 일반열람실, 유아열람실, 디지털자료실 등 216석의 열람 공간이 있다. 마포구는 지역주민에게 전자책 1500권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특선문학, 인문사회, 교양, 경제경영실용서, 어린이특선 등 11종. 대형서점 베스트셀러와 MBC 느낌표 선정도서 등 인기도서를 구비하고 있다. 강동구도 구청 홈페이지를 통해 무료로 어학공부를 하고, 전자책을 보도록 서비스한다. 애니메이션 동화 등이 인기다. 관내 지도가 3차원으로 구현돼 상호, 주소, 구역별로 검색이 가능하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강남구 전자책 전국서 읽는다 전국 어린이들이 강남전자도서관의 전자책(e-book)을 읽고 있다. 강남구가 전국 120개 시·군·구 1566개 초등학교와 문화교육 교류협약을 맺어 전자책 24만권을 공유한 덕분이다. 전자책은 기존의 종이책과 달리 책의 내용을 디지털로 저장해 컴퓨터,PDA 등을 통해 시간, 장소에 관계없이 독서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원어민의 언어를 들을 수 있고, 필요한 부분만 편집, 인쇄해 활용할 수도 있다. 글자와 그림뿐만 아니라 소리, 음악, 영상까지 지원되는 영화와 비슷해 어린이들이 특히 좋아한다. “컴퓨터만 있으면 도서관에 가지 않고도 쉽게 볼 수 있어서 좋아요.”“동영상도 보고, 소리도 들을 수 있어 신기해요.”“색칠하기도 해요.”“책 제목만 치면 쉽게 찾을 수 있어요.” 어린이들이 강남구 전자도서관을 방문, 게시판에 올린 평가들이다. 뜨거운 호응에 힘입어 강남구는 2001년 논현·도성 등 5개 초등학교의 빈 교실에 작은 전자도서관을 설치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집이나 도서관뿐 아니라 학교에서도 전자책을 읽을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도서관을 꾸준히 늘려 현재 23개 초등학교가 작은 전자도서관을 개관, 운영하고 있다. 2002년 5월, 경기 포천시 영중면 금주초등학교 학생들이 강남구 전자책을 보고 싶다고 요청하자 구는 유쾌히 개방했다.2004년 5월 서울 소년원인 고봉 정보통신 중·고등학교로 확대했다. 현재 학생 회원 수는 125만여명. 전자도서관 사이트(ebook.gangnam.go.kr)에 하루 평균 4000∼5000명이 방문한다. 부산 연제구 남문 초등학교 남원식군은 전자책 ID를 발급받은 지 5개월 만에 전자책 340권을 읽었다. 서울 강남구 개포 초등학교 송동수군도 도서관 개관 4년 만에 3600권을 독파했다. 강남구는 “도서 산간벽지 어린이들도 전자책을 통해 빠르고 편리하게 새로운 교육·문화를 접할 수 있게 됐다.”면서 “도시와 농촌간 교육격차를 좁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효과적인 영어 동화 구연 “설명하거나 가르치려고 하지 마세요.” 영어 구연동화 테이프를 자녀에게 들려줄 때 엄마가 지켜야 할 원칙이다. 학습 내용을 확인하려 드는 순간, 아이들은 영어를 놀이가 아니라 공부로 인식하고 흥미를 잃기 때문이다. 듣기의 핵심은 영어 리듬을 익히는 것이다. 영어는 한국어와 전혀 다른 독특한 리듬을 갖는데 이것은 말이나 글로 배우는 게 아니라 감각으로 체득해야 한다. 이런 감각을 익히려면 말을 배울 무렵 한국어와 더불어 영어를 자연스레 접하면 좋다. 영어동요나 영어 구연동화, 팝송을 들려주는 게 최선의 방법이다. 영어와 한국말이 함께 나오는 테이프도 괜찮다. 계속 영어테이프를 듣다 보면 가르치지 않아도 어느 날 회로가 열려서 구석구석까지 청취할 수 있고, 이해할 수도 있다. 우뇌가 작용하는 것이다. 예전 영어 학습법은 쉬운 문장에서 어려운 문장으로 문법적으로 학습, 기억하며 이해하는 방식이었다. 이는 좌뇌식 방식이다. 그러나 언어 습득은 지식을 대량으로 받아들이는 우뇌가 움직여야 한다. 영어를 재미있는 놀이로 생각하도록 돕는 게 그 방법이다. 아이가 비디오를 보고, 영어책을 읽는 게 즐겁도록 배려하면 그만이다. 그러려면 엄마가, 결과에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영어 책이나 비디오를 보고 아이가 내용을 이해했는지 절대 확인해선 안 된다. 학습 결과를 자꾸 확인하려 들면 아이가 영어학습에 대해 거부감을 갖게 된다. 그 결과 영어 자체를 싫어하게 된다. 한국어를 이해하지 못해도 갓난아이에게 엄마, 아빠가 자꾸 말을 걸듯이 아이가 영어에 노출되도록 놔두는 것이 최선의 영어 학습법이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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