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리듬
    2026-06-06
    검색기록 지우기
  • 본청
    2026-06-06
    검색기록 지우기
  • AI 인재
    2026-06-06
    검색기록 지우기
  • 동복
    2026-06-06
    검색기록 지우기
  • 무덤
    2026-06-0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002
  • [이 주일의 어린이 책] 은이의 손길 따라 변신 거듭하는 아빠

    [이 주일의 어린이 책] 은이의 손길 따라 변신 거듭하는 아빠

    종이아빠/이지은 지음·그림/웅진주니어 펴냄/48쪽/1만 1000원 놀아 달라는 말에 매번 ‘나중에’라는 단서를 붙이는 아빠. 그런 아빠에게 심통이 나 있던 은이에게 아빠가 휘청휘청 후들후들 종이로 변하는 이상한 하루가 찾아온다. ‘종이 아빠’에게 옷을 입히려고 은이는 종이를 잘랐다 붙였다 아빠 몸에 대봤다 분주하다. 은이의 손길에 흥이 붙을수록 아빠는 변신에 변신을 거듭한다. 오징어에 대왕 문어, 흑곰, 공주, 헬리콥터, 코끼리…. 아빠의 우스꽝스러운 변신에는 경계가 없다. “이걸 입고 어떻게 다니냐”며 툴툴대던 아빠도 어느새 종이 놀이가 재미있는 눈치다. 밖에 나갈 생각은 접어둔 채 지그시 미소로 은이를 내려다본다. 그때 거센 바람이 ‘종이 아빠’를 후루룩 끌어가 버린다. 앞뒤 구분 없이 구겨지고 접혀진 채 허공에 부유하는 아빠를 은이는 온 힘을 다해 붙든다. 바람의 횡포도 잠시, 나무 사이를 곡예사처럼 날아다니는 아빠의 움직임에는 리듬이 넘실대고 아빠가 지나간 자리엔 시원한 바람이 속살거린다. 숲 속의 너구리와 곰, 새와 다람쥐들도 은이와 아빠의 비행을 부러운 듯 바라본다. 종이가 된 아빠에게서 은이에게 사랑을 표현하지 못하던 쑥스러움은 찾아볼 수 없다. 빗방울에 젖어 흐느적거리면서도 아빠는 온몸으로 은이를 감싸 안는다. 은이는 ‘종이 아빠’가 따뜻하기만 하다. 작가가 4년간 공들인 그림책에는 작가가 직접 자르고 접고 붙인 은이와 아빠, 종이옷, 동물 캐릭터들로 생동감이 넘친다. ‘바빠서 놀아주지 못하는 아빠와 그런 아빠에게 섭섭한 아이’라는 보편적인 키워드를 ‘종이 아빠’라는 상상력으로 풀어내 아빠와 아이를 화해시키는 재치가 신선하다. 4~7세.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아플 때 ‘숙면’이 치료효과 높여주는 까닭

    아플 때 ‘숙면’이 치료효과 높여주는 까닭

    몸이 아플 때 깊은 잠을 자고나면 한결 기분이 나아지고 몸 회복속도가 빨라지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렇다면 ‘숙면’이 질병 치유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일까?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허핑턴 포스트는 최근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페렐만 의과대학에서 진행된 한 가지 흥미로운 실험결과를 소개했다. 숙면이 질병치유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점을 초파리를 이용해 밝혀낸 것이다. 페렐만 의대 수면·생체리듬 신경생물학센터 연구진은 초파리들을 수면박탈로 거의 잠을 이루지 못한 그룹과 수면박탈이 이뤄지지 않은 보통 그룹으로 나눠 동시에 세라티아마르세센스균, 녹농균 등의 박테리아를 주입시켰다. 단, 박테리아가 주입된 이후 두 초파리 그룹에 대해서는 수면에 대한 제재가 가해지지 않았다. 일정시간이 지난 후 나타난 결과는 흥미로웠다. 처음에 수면이 박탈됐던 초파리 그룹은 대다수 박테리아로부터 살아남은 반면, 수면이 박탈돼지 않았던 초파리 그룹은 그렇지 못했다. 이에 대해 신경생물학 센터 줄리 윌리엄스 연구원은 “수면이 박탈됐던 초파리들은 그렇지 않았던 초파리들에 비해 박테리아 감염 이후 더욱 자주 깊은 수면을 취했다. 즉, 얕은 잠을 자주잔 경우보다 깊은 숙면이 체내 박테리아 박멸을 위한 자가 치유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설명했다. 이후 연구진은 심층 실험을 진행했다. 초파리 그룹의 유전조직을 변형시켜 박테리아 감염 전에도 깊은 숙면을 취하도록 한 것이다. 이어진 박테리아 감염 실험에서 이 초파리 그룹은 그 어떤 초파리들보다 살아남는 숫자가 많았다. 뿐만 아니라 자가 회복속도도 빨랐고 면역체계도 훨씬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숙면이 체내 염증유발 유전자인 ‘NFkB’에 영향을 미쳐 박테리아 감염에 대한 저항력을 증가시키고 생존력을 높여주는 것으로 보인다.” 면서 “깊은 잠이 체내에 강력한 면역체계를 구성시키는데 큰 역할을 한다는 기존 가설을 뒷받침하는 결과”라고 전했다. 한편 해당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수면저널(SLEEP)’에 최근 발표됐다. 자료사진=포토리아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사라진 청력 자체 복원까지…첨단 ‘생체공학 귀’ 개발

    사라진 청력 자체 복원까지…첨단 ‘생체공학 귀’ 개발

    단순히 소리가 잘 들리도록 보조해주는 역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라진 청력이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주는 ‘첨단 인공 귀’ 기술이 개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타임즈는 호주 뉴사우스웨일즈 대학 연구진이 손실된 청력을 되찾아주는 ‘생체공학 귀’ 기술 개발을 완료했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기존 인공 귀(cochlear implant)는 음성신호를 처리하는 ‘음성처리부’, 에너지·자극 정보를 전달하는 ‘신호전달부’, 전송된 신호를 청각신경을 자극하는 전자파로 변환시키는 ‘신호수신·자극발생부’, 청각신경을 직접 자극해 소리를 듣게 만드는 ‘전극부’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구조였다. 청각 장애 환자들은 이 장치를 통해 소리 자체를 인식할 수는 있었지만 음의 높낮이, 발성 톤, 음악의 리듬과 같은 미세한 부분까지 전달받지는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 개발된 ‘생체공학 귀’ 기술은 기존의 한계를 뛰어넘어 소리의 작은 부분까지 들릴 수 있게 하는데 그 비밀은 바로 ‘유전자치료’ 방식을 기기에 적용시켰기 때문이다. 유전자치료는 건강한 유전자를 세포 안에 넣고 형질을 발현시켜 기존의 잘못된 유전자를 대체하도록 하는 방식을 취한다. 기본적으로 청각장애는 외이와 대뇌를 이어주는 ‘소리통로’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는데 특히 귀의 가장 안쪽인 내이에 위치하며 ‘듣기’를 담당하는 청각기관인 달팽이관 장애가 주요 원인인 경우가 많다. 이 달팽이관 속은 림프액으로 채워져 있고 소리를 듣는 중심 역할을 수행하는 유모세포들이 존재하는데 이 세포들을 건강한 유전자로 대체해준다면 청력 복원에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연구진의 설명에 따르면, 이 생체공학 귀는 달팽이관에 치료용 DNA 물질이 잘 전달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DNA 물질이 주입되면 생체공학 귀에서 일정한 전기신호가 발생돼 이 물질이 달팽이관으로 잘 이동되도록 도와준다. 물론 이후 DNA가 잘 대체되도록 전기신호는 지속적으로 보내진다. 이 기술은 기존의 청력 보조역할을 뛰어넘어 청각신경자체를 변화시킨다는 점이 큰 특징이다. 즉, 죽어있는 세포에 활력을 불어넣어 영구적으로 청력을 복원해낸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기에 이번 기술개발이 가지는 의미는 남다르다. 또한 기니피그를 대상으로 진행된 동물실험에서도 높은 효과를 발휘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생체공학 귀’ 기술 연구를 공동으로 수행한 뉴사우스웨일즈 대학 게리 허슬리, 마티아스 클루그먼 교수는 “이 기술은 두뇌와 귀 같은 섬세한 조직으로의 안전하고 효율적인 유전자 전달을 돕는 새로운 플랫폼을 제공한다는데 큰 장점이 있다”며 “단순히 청각장애 치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파킨슨병, 우울증 치료 영역에도 폭 넓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과학학술지인 ‘사이언스 병진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최근 발표됐다. 자료사진=포토리아/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코리아컵 빛낸 양·손

    ‘리듬체조의 요정’ 손연재(20·연세대)가 2014 코리아컵 국제체조대회에서 후프와 볼 종목 정상에 올랐다. 손연재는 20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후프에서 18.050점을 받아 멜리티나 스타니우타(벨라루스·17.950점)를 여유 있게 제치고 우승했다. 볼에서도 18.200점을 받아 스타니우타(17.850점)를 가볍게 따돌리고 정상을 차지했다. 18.200점은 손연재가 페사로 월드컵에서 받은 세계대회 개인 최고점인 18.100점을 넘어선 것으로, 이번 대회가 국내에서 열려 점수가 전반적으로 후하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매우 높은 점수다. 전날 리본 종목에서 우승했던 손연재는 이로써 이번 대회 3개 종목에서 1위를 차지했다. 손연재는 후프에서 발레 ‘돈키호테’의 음악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발랄하고 열정적인 연기를 펼쳐 고득점을 받았다. 두 번째로 나선 볼에서는 마크 민코프의 차분한 곡 ‘사랑을 포기하지 말아요’에 맞춰 우아한 연기를 실수 없이 마쳤다. 양학선(22·한국체대)은 마루 종목에서 14.825점을 받아 세계대회 마루 우승자인 그리스의 엘레프더리오스 코스미디스(15.125점)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양학선은 전날 도마에서 1차 시기 자신의 기술 ‘양학선’(도마를 앞으로 짚은 뒤 공중에서 세 바퀴를 비트는 기술)에 실패했지만, 2차 시기에서 신기술 ‘양학선2’(도마를 옆으로 짚고 세바퀴 반을 도는 기술)에 성공하며 15.925점을 받아 평균 15.412점으로 ‘라이벌’ 우크라이나의 이고르 라디빌로프(15.037)에 역전 우승을 일궈 냈다. ‘양학선’에 이어 ‘양학선2’ 또한 난도 6.4로 인정돼 양학선은 자신의 이름을 딴 난도 6.4짜리 도마 기술을 두 개나 갖춘 세계 유일의 선수가 됐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양학선 “신기술 쓰고 싶다” 손연재 “최선 다해서 연기”

    “저에게 큰 의미가 있는 대회입니다.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습니다.”(양학선) “안방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손연재) 19~20일 ‘2014 코리아컵 인천 국제체조대회’에 출전하는 ‘도마의 신’ 양학선(22·한국체대)과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0·연세대)가 선전을 다짐했다. 양학선은 17일 인천 중구 항동 하버파크호텔에서 열린 대회 미디어데이에서 “신기술을 쓸 생각이 있다. 첫 훈련을 했는데 몸 상태가 나쁘지 않았고, 내일 훈련 결과에 따라 경기 때 쓸 기술을 정하겠다. 만약 신기술을 쓰지 못한다면 기존 기술을 완벽하게 구사하겠다”고 말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양학선은 지난해 ‘스카하라 트리플’(도마를 옆으로 짚은 뒤 공중에서 세 바퀴 도는 기술)보다 반 바퀴를 더 도는 신기술인 ‘양학선 2’를 완성했는데 아직 실전에서는 선보이지 않았다. 함께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손연재는 “세계선수권과 인천 아시안게임을 목표로 컨디션을 끌어올리겠다. 유럽과 러시아에서 경기를 하다 한국에 와 시차 적응이 안 되지만 9월을 위한 연습으로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손연재는 9월 21~25일 터키 이즈미르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에 참가한 뒤 곧바로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강행군을 한다. 이번 대회는 아시안게임 장소인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려 양학선과 손연재로서는 경기장에 미리 적응할 좋은 기회다. 대회 첫날인 19일에는 기계체조 남자 도마·평행봉·철봉과 여자 평균대·마루, 리듬체조 리본·곤봉 종목 경기가 펼쳐지고 20일에는 남자 마루·안마·링, 여자 이단평행봉·도마, 리듬체조 후프·볼 종목 경기가 이어진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고음도 발음도 죄었다… ‘볼트청년’ 박시환의 시작

    고음도 발음도 죄었다… ‘볼트청년’ 박시환의 시작

    부산의 한 항만에서 정비공으로 일하던 청년 박시환(27)의 손에는 항상 직경 13㎜짜리 볼트가 쥐어 있었다. “볼트의 크기와 생김새가 손에 익숙해야 한다”는 현장에서의 조언 때문이었다.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손에 쥐게 된 볼트지만, 언제부턴가 마음을 편안하게 다독이는 ‘부적’과도 같은 존재가 됐다. 지난해 케이블채널 엠넷 ‘슈퍼스타K5’(슈스케5)의 3차 예선 무대에 오른 그는 손에 볼트를 쥔 채 노래를 불러 ‘볼트청년’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4차례의 탈락 뒤 준우승을 거머쥐고, 첫 앨범 ‘스프링 어웨이크닝’을 발표하며 정비공 박시환은 가수로 다시 태어났다. 지난 16일 만난 그의 손에는 여전히 볼트가 쥐어져 있었다. “손바닥 위에서 볼트를 굴리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져요. 저를 ‘볼트청년’이라고 불러주시는 분들 때문에라도 계속 가지고 다녀요.” 그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마냥 긍정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슈스케5’는 참가자들 전반의 실력이 이전 시즌만 못하다는 평가와 함께 시청률도 가장 낮았다. 그는 결승 무대에서 음이탈 실수를 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여러 차례 보였고, 심사위원의 혹평도 받았다. “결승전에서는 저도 스스로가 부끄러웠어요. 혹평은 오히려 감사했습니다.” 하지만 톱10을 추리는 아일랜드 미션에서 탈락했을 때는 속이 많이 상했단다. “감기가 심하게 걸린 상태에서 제가 평소 잘 부르던 노래를 너무 못 불렀어요. 집에 가서 술을 마시고 친형에게 전화해 ‘나 이렇게밖에 못했어’라며 울었죠.” 데뷔 앨범을 준비하면서 그는 이를 악물었다. 작곡가 박근태가 골라 준 수백여 곡을 계속 부르면서 노래를 가다듬었다. 보컬의 안정성을 높이고 발음을 고쳐나가는 데 집중했다. 그렇게 완성된 앨범에는 아날로그 감성이 물씬 풍긴다. 타이틀곡 ‘다만 그대를’은 스트링과 밴드 반주 위에, 선공개곡 ‘할 수 있는 건 없다’는 피아노 반주 위에 애절하고 꾸밈없는 보컬로 극대화했다. 발라드만 부른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리듬감 있는 곡도 시도했지만 그를 대중에게 각인시킨 고음 부분은 다시 한번 강조했다. 특히 ‘슈스케’ 때 보였던 다소 어두운 감성을 굳이 떼어놓으려 애쓰지 않았다. 수록곡 대부분이 이별에 관한 노래지만 평소 ‘모태솔로’라고 자신을 소개해 온 그는 수없이 사랑에 실패했던 아픔을 노래에 실었다. “녹음 중간에 너무 슬퍼져서 노래를 멈췄다가 다시 시작했다 한 게 많았어요. 어떤 부분은 그 느낌을 살려 그대로 가기로 했죠. 평소 저에 대해 ‘우울해 보인다’고 했던 느낌들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곡들입니다.” 그는 음반이 발매된 날 한 레코드점에 가 직접 자신의 음반을 구입했다. 그리고 베개 밑에 음반을 두고 잠을 청했다. ‘슈스케’ 이후로는 하루하루가 행복으로 가득 찬 듯하다며 밝게 웃었다. “첫 방송을 녹화하는데 제 팬들이 객석에 들어오는 순간 가슴이 벅찼어요. 녹화가 끝나고 작은 팬미팅을 열어 팬들과 악수하면서 마음을 새롭게 가다듬을 수 있었어요. 저를 가수가 되게 해주신 분들께 가수로서도, 한 인간으로서도 정말 ‘좋은 사람’으로 기억돼야겠다고 말예요.”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영화 多樂房] 백설공주의 마지막 키스

    [영화 多樂房] 백설공주의 마지막 키스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2012년은 그림형제의 동화 ‘백설공주’가 탄생 200주년을 맞는 해였다. 발랄하고 아기자기한 이미지를 강조한 타셈 싱 감독의 ‘백설공주’, 원작에 판타지와 액션 장르를 결합시킨 루퍼트 샌더스 감독의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 등은 모두 이를 기념하기 위한 작품이었다. 개봉을 앞둔 ‘백설공주의 마지막 키스’도 같은 맥락에서 만들어졌으나 별 감동이 없었던 할리우드산(産)과는 형식적, 내용적으로 완전히 다른 차원의 작품이므로 색다른 영화에 목말라 있는 영화팬이라면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무성흑백 영상의 아름다움과 비극적 결말의 여운이 오래 맴돌 뿐 아니라 또 다른 창작으로서의 각색 작업에 대해 경이를 표하게 만드는 수작이다. 주인공 카르멘(마카레나 가르시아)의 아버지는 유명한 투우사였으나 카르멘이 태어나던 날 경기 중 사고를 당해 전신마비가 되고, 어머니는 그 충격으로 해산을 하다가 숨을 거둔다. 사악한 계모는 남편을 살해한 뒤 카르멘마저 없애려고 하지만 카르멘은 곡절 끝에 난쟁이들을 만나 투우사로 성공을 거둔다. 이 영화에서는 성공과 실패, 삶과 죽음의 상황이 계속해서 맞물린다. 카르멘의 아버지가 6마리 황소와의 대결에서 승리하는 장면에 이어지는 끔찍한 사고, 카르멘의 탄생과 어머니의 죽음, 성찬식 파티에서 춤을 추던 할머니의 죽음 등이 그것이다. 카르멘이 성찬식에서 입었던 흰 드레스를 장례식을 위해 검은색으로 물들이는 장면은 영화의 결말에 대한 강렬한 복선이라고 할 수 있다. 원작과 달리 좌절의 참담함이 주를 이루는 것은 이 영화가 철저히 현실적인 동화로 기획됐기 때문이다. 결말부에서 이러한 비극성은 최고조에 달한다. 투우사로서 최고의 기쁨을 맛본 후 그녀를 사랑하는 난쟁이가 무심코 전달한 사과를 먹고 쓰러진 카르멘은 다시 일어나지 못한다. ‘백설공주’와 오페라 ‘카르멘’이 만나는 장면. 카르멘의 차가운 몸은 장사꾼에게 넘겨지고 그녀는 죽어서도 농락당하는 비운의 주인공이 된다. 황소와 당당히 겨루는 강인한 여성이었음에도 그녀의 의지보다 더 힘차게 그녀를 몰고 간 것은 멜로드라마의 불가항력적인 ‘운명’이었던 것이다. 무성흑백이라는 영화의 형식은 이 같은 비극을 신파적 최루성 대신 고전에 대한 향수와 아련함으로 감싼다. 마임 연기와 클로즈업만으로 전달하는 인물들의 감정에는 거짓이 없으며, 화려한 플라멩코 리듬에 맞춘 빠른 카메라 워크와 감각적인 편집은 새삼 영상의 본질을 상기시킨다. 채플린과 예이젠시테인이 그 자체로 이미 완벽하다고 생각했던 무성영화들의 우아함이란 바로 이런 것이리라. 2012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5관왕을 차지한 ‘아티스트’(미셸 하자나비시우스)에 이어 ‘백설공주의 마지막 키스’가 호평을 받고 있는 현상은 의미심장하다. 프랑스 영화사의 거장 로베르 브레송은 “유성영화가 발명한 것은 침묵”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가 아직 살아 있다면 “디지털영화의 시대가 발명한 것은 무성흑백영화”라고 하지 않았을까. 5월 1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윤성은 영화평론가
  • 메달 2개 쥔 ‘손’

    메달 2개 쥔 ‘손’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0·연세대)가 월드컵 8개 대회 연속 메달을 목에 걸었다. ‘꿈의 점수’로 불리는 18점대를 연달아 찍어 한층 성숙한 기량을 뽐냈다. 손연재는 13일 이탈리아 페사로에서 열린 국제체조연맹(FIG) 월드컵 곤봉 종목 결선에서 18.000점을 받아 야나 쿠드럅체바(18.600점·러시아)에 이어 은메달을 따냈다. 지난해 다섯 차례 월드컵에서 모두 메달을 딴 손연재는 올 시즌 세 차례 대회에서도 거푸 메달을 손에 넣어 상승세를 이어 갔다.  9명의 선수 중 세 번째로 등장한 손연재는 파트리지오 부안느(이탈리아)의 ‘루나 메조 마레’(바다 위에 뜬 달)에 맞춰 경쾌한 연기를 물 흐르듯 펼쳤다. 곤봉을 머리 위에 얹고 스텝을 밟는 등 깔끔하게 특유의 연기를 소화했다. 손연재는 앞서 펼쳐진 볼 결선에서도 17.850점을 받아 쿠드럅체바(18.850점)와 마르가리타 마문(18.750점·이상 러시아)에 이어 동메달을 차지했다. 후프에서는 5위에 그쳤지만 18.050점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 지난 11일 개인종합 이 종목에서 18.100점으로 자신의 역대 월드컵 최고 점수를 경신한 손연재는 다시 한번 18점대를 받아 우연이 아니었음을 입증했다. 리본에서는 연기 막판 실수를 범해 17.150점으로 5위에 머물렀다.  이번 월드컵에는 이달 초 열린 포르투갈 리스본대회와 달리 세계랭킹 1, 2위 쿠드럅체바와 마문, 우크라이나의 에이스 안나 리자트디노바 등 강호들이 총출동했다. 쿠드럅체바가 개인종합 우승에 이어 종목별 결선에서도 금메달 4개를 싹쓸이해 5관왕에 올랐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마술 같네…‘1인칭 시점’서 본 환상 저글링 묘기

    마술 같네…‘1인칭 시점’서 본 환상 저글링 묘기

    머리에 착용하는 카메라를 통해 자신의 시점에서 저글링 묘기를 선보이는 마술 같은 동영상이 공개돼 화제다. 9일 유튜브에 게재된 ‘베니스해변의 비트박스 저글링’(Beatbox Juggler in Venice Beach) 영상에는 브론카 리란 남성이 등장한다. 자신의 웹사이트에 스스로를 ‘세계 유일의 리듬 저글링 비트박서’라 소개한 브론카 리가 미국 로스 앤젤레스 베니스 해변에서 멋진 비트박스로 마술의 포문을 연다. 현란한 비트박스 리듬에 맞춰 공 3개로 저글링을 시작한 그는 한 쪽 다리를 들거나 양쪽 다리 사이로 자유로이 저글링을 시도한다. 금세 공은 4개. 그의 손놀림이 빨라지더니 어느새 5개가 된다. 그의 신명나는 저글링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자리를 옮겨 간이 철제사다리에 올라선 그의 손에 공 7개가 들어 있다. 공을 차례대로 땅에 떨어뜨린 순간, 바닥에 튀긴 공들이 쏙쏙들이 그의 손을 거치면서 저글링된다. 마치 갯수를 셀 수 없는 공들이 계속해 튀어 오르는 듯한 착시효과가 들 정도다. 브론카 리는 12년 동안 저글링을 연마해 왔으며 그에게 저글링은 운동 뿐만 아니라 명상과 같은 정신 수양의 수단이 되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영상=GoPro/유튜브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 [마스터스] 최경주 ‘불운’에 울다

    마스터스에서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노렸던 최경주(44·SK텔레콤)가 조 편성 불운에 울었다. 최경주는 13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파72·7435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6오버파 78타를 적어 내 합계 7오버파 223타로 공동 선두 버바 왓슨과 조던 스피스(5언더파 211타·이상 미국)에 11타나 뒤진 공동 42위로 내려앉았다. 마스터스 한 라운드 최저타 신기록(10언더파)를 세우는 기적이 일어나도 우승은 힘든 처지다. 컨디션은 괜찮았다. 최경주는 경기 뒤 “스윙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다 괜찮았다. 쇼트게임도 잘되고 퍼트도 나쁘지 않았다”고 말했다. 부진의 이유는 따로 있었다. 최경주의 3라운드 동반 플레이어는 샷 준비 시간이 길기로 소문난 슬로 플레이어 마이크 위어(캐나다)였다. 1, 2라운드에서 슬로 플레이어인 잭 존슨(미국)과 함께 경기하다 잇달아 경고를 받은 최경주는 이날 또 경고를 받았다. 4번홀에서 억울하게 경고를 받아 보기를 범한 최경주는 6번, 7번홀에서도 퍼트 난조로 잇달아 타수를 까먹었다. 최경주는 “내 플레이가 늦다고 해서 캐디에게 시간을 재 보라고 했더니 35초 정도가 나오더라. 굉장히 빨리 치는 편”이라면서 “초반 타이밍을 놓쳐 뛰어다니는 듯한 상황이 되니 많은 분들이 ‘왜 그렇게 급하게 치느냐’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시멘트 바닥에서 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린이 딱딱하다는 느낌이었다. 체력 탓인지 몰라도 스핀양도 항상 조금씩 부족했다”면서 “착지는 잘됐지만 공이 많이 굴러갔다. 많이 굴러갈 것 같아 공을 세우려고 하면 백스핀이 많이 걸렸다. 혼돈스러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굉장히 힘든 하루였고 속상하지만 후회는 없다”면서 “이 시대에 오거스타에서 경기하는 것 자체에 행복과 위안을 느낀다. 마무리를 잘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손연재, 후프 18점 돌파…역대 개인 최고점 넘어서

    손연재, 후프 18점 돌파…역대 개인 최고점 넘어서

    ‘리듬체조의 요정’ 손연재(20·연세대)가 국제체조연맹(FIG) 월드컵 후프 예선에서 역대 월드컵 개인 최고점을 기록하면서 순조로운 출발을 했다. 손연재는 12일(한국시간) 이탈리아 페사로에서 열린 대회 첫날 개인종합 후프 종목에서 18.100점을 받아 올 시즌 처음으로 18점을 돌파하며 중간 5위에 올랐다. 이 점수는 지난해 8월 상트페테르부르크 월드컵 볼과 곤봉 결선에서 받은 18.016점을 넘어선 손연재의 월드컵 개인 최고점이다. 손연재는 앞서 볼 예선에서는 포에테 피봇의 중심축이 흔들려 17.400점을 받는데 그쳤다. 후프와 볼 두 종목 합계 35.500점을 기록, 중간순위 5위에 오른 손연재는 13일 곤봉과 리본 예선에 출전해 2회 연속 개인종합 메달에 도전한다. 1위는 합계 37.300점을 기록한 야나 쿠드랍체바(러시아)다. 마르가리타 마문(러시아)과 안나 리자트디노바(우크라이나), 멜리티나 스타니우타(벨라루스)가 2∼4위를 기록했다. 손연재는 지난주 리스본 월드컵에서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월드컵 개인종합 금메달을 목에 거는 등 4관왕에 오른 뒤 이번 대회까지 순항을 계속하고 있다. 손연재는 14일 후프와 볼 종목별 결선에서 메달을 노리고 연기를 펼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당신이 잠을 잘 못 자는 이유 9가지

    당신이 잠을 잘 못 자는 이유 9가지

    매일 밤 충분히 잠을 자야 하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잠을 충분히 자면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심장병이나 뇌졸중과 같은 질병의 발병률도 낮추는 등 이점이 많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아무리 잠에 들려고 노력해도 잠이 안 오거나 잠들어도 금새 깨버리는 경우 등 수면과 관련한 문제를 지닌 이들이 적지 않다. 다음은 미국의 건강정보 사이트인 피트슈가가 불면증을 유발하는 습관 9가지를 공개한 것이다. 당신이 잠을 잘 이루지 못한다면 한 번 읽어보고 고치도록 해보자. 1. 스마트폰 등을 가지고 잠자리에 드는가? 기술이 발달하면서 발생한 원인이다. 잠들기 전까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로 게임, 메신저, SNS 등을 하는 것은 불면증을 유발한다. 이런 기기는 아무리 늦더라도 자신이 정해둔 취침 시간이 되기 20분 전까지만 하도록 하자. 2. 오래된 침구를 계속 쓰고 있는가? 오래된 매트리스나 베개는 허리통증이나 코막힘 등을 유발해 올바른 수면을 방해한다. 베개는 매년 바꾸도록 하고 매트리스는 수명에 따라 반드시 교체하자. 3. 저녁을 너무 늦게 먹는가? 저녁을 늦게 먹는 습관은 밤새 소화불량을 일으킬 수 있다. 가급적 일찍 먹는 습관을 기르고 만일 늦을 경우에는 소화가 잘되는 음식 위주로 가볍게 먹도록 하자. 4. 카페인 음료를 마시고 있는가? 충분한 수면을 위해서는 저녁이나 밤이 됐을 때 커피 등 카페인이 들어간 음료는 피하자. 또한 술이나 청량음료 역시 당신의 단잠을 방해할 수도 있으니 목이 마르면 물로 대체하자. 5. 잠자리에서 고민하고 있는가? 잠자리에 들 때까지 해결되지 않는 고민이라면 내일 하자. 일단 충분히 자야 고민거리도 해결할 수 있다. 불안이나 걱정 등 모든 고민을 잘 때까지 한다면 그날 잠은 포기해야 할 것이다. 6. 낮잠을 즐기는가? 주중은 몰라도 휴일에 낮잠을 즐기면 밤에 제대로 잠들지 못할 것이다. 낮잠을 너무 많이 자면 신체 리듬에 혼란을 줘 밤이 돼도 졸음이 오지 않게 될 수 있다. 만일 낮에 너무 졸리면 15분 정도만 짧게 자도록 하자. 7. 잠자리가 시끄러운가? 잠자리까지 들려오는 소음 역시 당신의 수면을 방해할 수 있다. 최대한 이런 소음을 제거하기 위해 노력하자. 분명 수면 문제가 개선될 것이다. 8. 에너지가 많이 남았는가? 피로감이 느껴져도 육체적으로 에너지가 남아있는 경우도 있다. 정기적으로 운동해 에너지를 발산하면 충분한 수면에 도움이 될 것이다. 9. 심적으로 편안하지 않은가? 몸이 아니라 심적으로 긴장이 풀리지 않아 수면을 방해하는 경우도 있다. 책을 읽거나 허브차를 마시고 간단한 요가를 하는 등으로 긴장을 풀고 잠자리에 들자. 마음이 편안해지면 충분한 수면에 도움이 될 것이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시차’ 때문에 피곤한 해외여행…이 ‘앱’만 있으면 걱정 끝!

    ‘시차’ 때문에 피곤한 해외여행…이 ‘앱’만 있으면 걱정 끝!

    해외여행이나 출장 등의 이유로 장시간 비행기로 이동하다보면 유발되는 문제 중 하나가 ‘시차’다. 시차란 그리니치 평균시와 특정 지역 표준시와의 차이를 의미하는 말로 특히 대한민국과 18~20시간의 시차가 발생하는 미국 하와이 같은 경우 현지에 도착했을 때, 수면주기가 꼬여 한 낮에도 눈꺼풀이 무거워지는 등 제대로 된 여행을 즐기기 힘든 경우가 발생한다. 그런데 최근 이 시차 극복을 도와줄 스마트폰 ‘앱’이 개발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과학전문매체 라이브 사이언스닷컴은 미시건 대학 연구진이 개발한 시차극복 전용 앱 ‘앤트레인(Entrain)’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10일(현지시간) 소개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수면주기에 영향을 미치는 멜라토닌 호르몬은 햇볕 노출 정도에 따라 분비되는 양이 다르다. 빛에 노출되는 양이 늘면 호르몬이 줄어 정신이 말짱해지고 노출이 줄면 호르몬 양이 늘어 잠을 유발하기에 이를 적절히 조절하면 시차에 의해 깨지는 생체리듬균형을 조절할 수 있다. 이 앱은 바로 이 점을 사용자 편의에 맞게 자동 조절해준다는 특징이 있다. 앱 속에는 정밀한 수학 모델 프로그램이 장착되어있어 사용자가 현재 시차를 극복하려면 정확히 얼마만큼의 빛을 쬐어야하는지 알려준다. 예를 들어, 현재 위치와 비행기 혹은 자동차로 이동할 예정 지역을 입력하면 거리 수만큼의 시차 발생 수치를 자동으로 계산해 정확한 생체리듬 스케줄을 만들어준다. 200 럭스(조도 단위), 500 럭스, 1000 럭스 10000 럭스 등으로 노출되어야 할 빛의 양을 나눈 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이를 계산해준다. 사용자는 앱을 보며 깨어 있어야할 시간과 잠을 자야할 시간을 구분할 수 있고 햇빛이나 인공조명을 쬐어야할 순간을 알 수 있게 된다. 앱 개발을 주도 중인 미시건 대학 대니 포저 교수는 “시차란 근본적으로 수학 문제며 해당 앱은 이 정교한 논리로 사용자의 생체리듬을 조정해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해당 앱은 처음 접하는 사람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직관적인 인터페이스가 특징이며 무료로 공개될 예정이다. 자료사진=포토리아/라이브 사이언스닷컴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오거스타에 나타난 골프 여제 “여러분은 위대한 선수”

    오거스타에 나타난 골프 여제 “여러분은 위대한 선수”

    여자골프 세계 1위 박인비(26·KB금융)가 마스터스에 나타났다. 박인비는 1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골프기자협회(GWAA)가 주는 2013년도 최우수 여자선수상을 받기 위해 마스터스가 열리는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을 찾았다. 그는 약혼자인 남기협씨와 함께 대회 1라운드를 관전하며 최경주(44·SK텔레콤), 양용은(42·KB금융), 배상문(28·캘러웨이) 등을 응원할 예정이다. 그런데 이 셋이 마스터스 초청장을 받는 것은 올해가 마지막이다. 내년에도 이 대회에서 한국 선수를 보기 위해서는 이들이 올해 대회에서 12위 안에 들어야 한다. 물론 연말까지 세계 랭킹 50위 안에 들면 되지만 최경주는 98위, 양용은 356위, 배상문은 123위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이번 대회 성적에 참가 여부가 달려 있다. 박인비는 또 대회 ‘디펜딩 챔피언’이자 출전 선수 가운데 우승 확률이 가장 높은 세계 2위 애덤 스콧(호주)의 경기 장면도 직접 보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타이거 우즈(1위)의 플레이를 보고 싶었지만 이번에 출전하지 않아 대신 스콧의 경기를 볼 생각이다. 미국 기자들에게 듣기로는 스콧이 가끔 나의 느린 스윙 리듬을 생각하면서 친다고 하더라. 일종의 보답 차원”이라고 밝혔다. 박인비는 시상식에서 “위대한 선수가 되거나 그렇게 불리기 위해서는 주위의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 이 상은 내가 아닌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것”이라며 “여러분들이 있기에 골프의 위대한 이야기들이 세상에 전달된다. 언론인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본 대회에 앞서 열린 ‘파3 콘테스트’에서는 라이언 무어(미국)가 우승했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 9개의 파3 홀에서 열리는 이벤트 대회에서 무어는 6언더파 21타를 기록했다. 그런데 1960년에 시작된 이 이벤트에서 우승한 선수는 본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하는 징크스로 유명하다. 지금까지 파3 콘테스트 우승자가 마스터스에서 거둔 최고 성적은 1990년 레이먼드 플로이드와 1993년 칩 벡(이상 미국)의 준우승. 하지만 무어는 “걱정하지 않는다. 그런 징크스는 언젠가는 깨지기 마련”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2년 연속 파3 콘테스트의 캐디로 약혼자인 테니스 스타 캐럴라인 보즈니아키(덴마크)를 동반해 눈길을 끌었다. 마스터스는 또 1라운드부터 최종 라운드까지 단독 선두를 유지하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좀처럼 허용하지 않기로 이름 높다. 1984년 벤 크렌쇼(미국) 이후 29년 동안 첫날 단독 선두가 나흘 내내 리드를 지켜 우승까지 차지한 경우는 없었다. 첫 출전자가 우승한 일도 드물다. 1, 2회 대회 호턴 스미스(1934년)와 진 사라센(1935년)을 제외하면, 1979년 퍼지 졸러(이상 미국) 이후 35년 동안 첫 출전 우승자가 배출되지 않았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양학선 도마 신기술 ‘양2’ 코리아컵서 첫 실전 테스트

    양학선 도마 신기술 ‘양2’ 코리아컵서 첫 실전 테스트

    ‘도마의 신’ 양학선(왼쪽·22·한국체대)이 마침내 신기술 ‘양학선2’를 선보인다. 9일 대한체조협회에 따르면 양학선은 오는 19~20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리는 ‘2014 코리아컵 인천국제체조대회’에 출전해 ‘스카하라 트리플’(도마를 옆으로 짚은 뒤 공중에서 세 바퀴 회전)에서 반 바퀴 더 도는 신기술 ‘양학선2’를 시전할 예정이다. 양학선은 지난해 이 기술을 완성했으나 아직 실전에서 선보인 적은 없다. 이번 대회에는 도마 부문 월드컵 세계랭킹 1위 마레크 리츠자르츠(폴란드)와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이고르 라디빌로프(우크라이나) 등 정상급 선수들이 참가해 양학선과 경쟁을 펼친다. 최근 국제체조연맹(FIG) 월드컵에서 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딴 손연재(오른쪽·20·연세대)도 리듬체조 경기에 출전, 안나 리자트디노바(우크라이나), 멜리티나 스타니우타(벨라루스) 등 세계적인 선수들을 상대로 기량을 점검한다. 2011년에 이어 두 번째 열리는 이 대회는 오는 9월 인천아시안게임 전초전 성격이 짙다. 19개국 115명의 선수가 참가해 1회 대회보다 한층 규모가 커졌다. “FIG 월드컵 시리즈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게 체조협회의 포부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님과 함께’했던 50년 ‘파트너’와 다시 50년

    ‘님과 함께’했던 50년 ‘파트너’와 다시 50년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항상 노래가 제 곁을 지켜줬습니다. 제 삶에서 노래를 빼면 전 존재할 수 없어요. 그 어느 때보다도 더 노래를 사랑합니다.” 가수 남진(68)이 올해로 데뷔 50주년을 맞았다. 붉은색 재킷과 청바지를 입고 머리를 힘줘 세운 그는 여전히 ‘젊은 오빠’였다. 여성 댄서들과 함께 몸을 흔들며 팬들에게 찡긋하는 모습은 40대라 해도 믿을 만했다. 1964년 ‘서울 플레이보이’로 데뷔한 그는 이듬해 ‘울려고 내가 왔나’가 크게 히트하면서 스타덤에 올랐다. 잘생긴 얼굴과 다부진 체격, 도회적인 이미지로 ‘한국의 엘비스 프레슬리’라 불리며 ‘님과 함께’ ‘마음이 고와야지’ ‘빈잔’ 등 숱한 히트곡들로 트로트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일찍 큰 인기를 얻다 보니 철없던 시절도 있었죠. 세월이 지나 보니 제가 이렇게 노래를 좋아하는지, 노래가 이토록 소중한 것인지 이제야 알겠더군요.” 지난 8일 서울 서대문구 그랜드힐튼호텔에서 만난 그는 이렇게 반평생 노래 인생을 돌이켰다. 데뷔 50주년을 기념해 그는 모두 5곡이 수록된 미니앨범을 발표했다. 타이틀곡 ‘파트너’는 평생을 찾아 헤맨 반쪽을 만난 기쁨을 담은 흥겨운 트로트곡이며 ‘상사화’는 사랑이 떠나간 상처를 그린 슬로 록이다. 라틴 곡과 정통 트로트까지 다양한 장르를 담았다. 그는 “50년 세월만큼 좋은 음반이 나와야 한다는 부담이 컸다”면서 “5곡 모두 내 열정과 혼이 깃든 노래”라고 자부했다. 특히 그는 편곡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강조했다. “제 나이가 있다고 음악까지 ‘올드’해지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타이틀곡만큼은 젊은 친구들도 즐길 수 있는 리듬을 쓰기 위해 찾느라 오래 걸렸습니다.” ‘파트너’는 젊은 편곡자 조성준이 7~8번 편곡을 했다. “젊은 친구와 서로 생각을 조율하느라 애를 많이 먹었다”고 돌이켰다. 정통 트로트 ‘겁이나’는 두 명이 함께 편곡한 곡이다. 그의 노래 인생을 얘기할 때 원조 ‘오빠부대’인 열성 팬들을 빼놓을 수 없다. 이날도 ‘남진사랑’ 회원 40여명이 인터뷰 현장을 지켰을 정도다. 그는 양손에 플래카드를 움켜쥐고 발을 동동 구르며 환호하는 50대 아주머니 팬들을 살뜰히 챙기기도 했다. “50년 동안 나의 파트너는 팬 여러분”이라며 ‘오빠’다운 팬서비스로 화답했다. 오는 10월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데뷔 50주년 기념 공연을 연다. 지나간 히트곡들을 새롭게 편곡하거나 뮤지컬 요소를 넣고 직접 코미디 연기도 하는 등 종합 공연으로 꾸미고 싶은 욕심이 크다. “뭔가를 알고 나서 하면 더 힘들잖아요. 제 인생의 노래는 이제부터입니다. 앞으로 10년이 제 황금기가 될 겁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금 셋 더 캔 ‘황금 손’

    금 셋 더 캔 ‘황금 손’

    金…金…金.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0·연세대)에게 7일은 ‘골든 먼데이’였다. 손연재는 이날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막을 내린 국제체조연맹(FIG) 리듬체조 월드컵 종목별 결선에서 볼과 곤봉, 리본 금메달을 획득했다. 전날 개인종합 금메달까지 합쳐 4관왕에 올라 생애 최고의 순간을 만끽했다. 후프 종목에서도 동메달을 따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전 종목 메달을 따는 쾌거도 이뤘다. 첫 종목 후프에서 손연재는 루드비히 민쿠스(오스트리아)의 발레곡 ‘돈키호테’에 맞춰 발랄한 연기를 펼쳤지만 몇 차례 작은 실수가 나왔다. 17.500점을 받아 멜리티나 스타니우타(벨라루스·18.050점)와 마리아 티토바(러시아·17.700점)에 이어 3위에 자리했다.  그러나 다음 종목부터는 완벽에 가까운 연기로 물오른 기량을 뽐냈다. 마르크 민코프(러시아)의 ‘노 원 기브스 업 온 러브’(사랑을 포기하지 말아요)에 맞춘 볼 종목에서 손연재는 성숙한 여인의 이미지를 풍겼고 17.500점을 받아 스타니우타(17.400점)를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곤봉에서는 파트리지오 부안느(이탈리아)의 ‘루나 메조 마레’(바다 위에 뜬 달)에 따라 경쾌한 연기를 펼쳐 17.450점을 득점, 디나 아베리나(러시아·17.250점)를 0.200점 차로 눌렀다. 마지막 리본에서는 이국적인 음악 ‘바레인’에 맞춰 ‘아라비아의 무희’로 변신, 관능미를 뽐내며 17.150점으로 정상에 올랐다.  손연재가 이번 대회를 통해 얻은 가장 큰 소득은 자신감이다. 손연재는 아시아에서는 발군이지만 마르가리타 마문과 야나 쿠드럅체바(이상 러시아), 안나 리자트디노바(우크라이나) 등 전통적인 체조 강국 스타들에 밀려 세계대회에서는 한 번도 시상대 맨 위에 서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는 이들이 참가하지 않았으나 세계 무대에서 통한다는 확신을 얻었고 한층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을 얻었다. 이번 대회에서 모두 네 차례나 애국가를 울려 퍼지게 한 손연재는 “세계대회에서 처음으로 애국가가 울렸을 때 뭉클하고 행복했다. 다른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 시즌부터 월드컵 7개 대회 연속 메달을 딴 손연재는 오는 11~13일 이탈리아 페사로에서 열리는 대회에 출전해 또 한번 메달에 도전한다. 이 대회에는 마문과 쿠드럅체바, 리자트디노바 등이 모두 참가해 기량을 점검할 좋은 기회가 될 전망이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서울대 추천 도서 100선-읽어라, 청춘] 셰익스피어 ‘템페스트’

    [서울대 추천 도서 100선-읽어라, 청춘] 셰익스피어 ‘템페스트’

    베토벤의 비서인 신들러가 소나타 17번 ‘템페스트’를 이해하는 방법에 대해 묻자 베토벤은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를 읽어 보아라”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셰익스피어의 작품보다도 베토벤의 음악을 먼저 접한 나는 이 에피소드를 듣고 바로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를 구해 읽을 수밖에 없었는데, 그것은 베토벤 소나타 17번이 주는 격정적이면서도 서정적인 아름다움 때문이었다. 셰익스피어의 다른 작품도 이와 다르지 않아 동화나 소설로, 혹은 영화나 연극으로 먼저 접한 경우가 종종 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영화나 연극, 소설, 미술, 발레, 영어 공부의 콘텐츠까지 수많은 매체로 재생산되다 보니 정작 희곡 자체로 접하는 경우가 가장 드물지도 모르겠다. 셰익스피어는 읽기 위한 희곡을 쓰기보다는 연극을 하기 위한 희곡을 썼기 때문에 연극이나 스크린에서 극 형태로 셰익스피어를 만나는 것이 자연스러워 보인다. 그래서일까. 셰익스피어의 명성에도 불구하고 희곡 읽기는 대중적이지 않고 독자의 흥미 또한 다른 장르의 글에 비해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희곡의 특징에 있다. 희곡은 연극을 위한 극본으로 지시문과 대사를 중심으로 쓴 글이다 보니 빈틈과 공백이 많다. 그래서 행간에 숨어 있는 의미를 독자가 어떻게 구성해 나가느냐에 따라 작품에 대한 이해가 달라진다. 그러므로 희곡을 읽을 때는 지시문을 꼼꼼히 읽으며 무대가 꾸며진 모습과 등장인물들이 움직이는 모습, 음악이나 특수 효과, 조명은 어떨까 상상하며 읽을 필요가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사나 지시문에 숨어 있는 의미를 찾으며 읽는 것이다. 이러한 연극적 상상력을 발휘하여 대사나 지문에서 생략된 많은 부분들을 채워 넣으며 읽어야 작품의 입체가 살아난다. 또한 독서에는 사회적 관계가 반드시 필요하다. 자의적으로 텍스트를 이해하기보다는 시대적 배경이나 작가의 특징, 또 다른 작품, 나아가 같은 책을 읽는 다른 이들과의 대화를 통해 의미를 창조해 가는 것이다. 셰익스피어의 작품도 그가 살던 엘리자베스 시대의 역사와 문화가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 탐구하거나 다른 독자와 생각을 교환하며 읽는 것이 중요하다. 그 과정에서 작품은 매번 새롭게 태어난다. 셰익스피어는 영국이 절대주의 전성기를 이룬 엘리자베스 1세의 시대부터 제임스 1세 초기까지 작품 활동을 하며 당시 영국의 사회적 분위기를 작품 곳곳에 녹여냈다. 당시 17세기의 합리적 질서는 신의 섭리를 받들고, 하느님 중심의 교권주의 사상이 주를 이루었다. 또한 희곡의 내용은 대부분 권선징악이었다. 이에 반해 셰익스피어는 인간을 최고의 가치로 생각하는 인본주의적 사고방식을 바탕으로 작품을 썼다. 이런 사상이 바탕이 된 많은 작품은 지금까지도 공감을 얻으며 회자되고 있다. 햄릿을 통해 복수와 관련된 윤리성, 삶과 죽음, 정의와 불의의 문제를 생각하게 하며 로미오와 줄리엣을 통해 운명을 직시하고 죽음을 받아들이는 용기와 사랑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게 한다. 이는 중세 연극의 평면적이고 진부한 인물과 달리 인간의 자유의지와 상상력을 강조하여 탄생시킨 입체적인 인물들 덕에 가능하다. 그래서 셰익스피어의 연극은 영국 전통 의상 대신 청바지에 셔츠를 입혀도 주제의식이 선명하게 전달된다. 연극뿐만 아니라 영화, 뮤지컬 등 다른 장르에 담아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이는 셰익스피어가 그린 선과 악, 욕망의 충돌이 빚어낸 비극과 희극이 시대를 초월해 절묘하게 변주되고 있기 때문이다. 셰익스피어는 인간계, 자연계, 우주계의 모든 존재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믿었다. 따라서 주인공의 잘못된 선택은 그 혼자만의 파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주변 인들을 죽음으로 몰고 가며, 자연계와 우주계까지 혼란을 가져 온다고 여겼다. 고대 그리스 비극이 신의 심판과 운명에 의해서 비극이 됨을 다루었다면, 셰익스피어의 비극은 개인의 성격적인 결함으로 당사자뿐만 아니라 주변인들까지 비극으로 떨어지는 과정을 그렸다. 우리의 삶도 이와 다르지 않아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은 서로가 연결되어 있기 마련이다. 부모가 실직하면 가족이 힘들어지고 자연의 변화는 인간 삶에 영향을 미친다. 모든 존재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어 우리는 타인, 자연, 우주와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고 있다. 이런 점에서 셰익스피어의 극은 사람만 바뀌면 현실적인 이야기가 된다. 이러한 세계관을 셰익스피어는 말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거나 새로운 말을 만들어내며 각종 비유와 동음이의어, 말장난과 운문의 대사들로 표현했다. 그러다 보니 완벽한 번역이 어렵다는 한계와 아쉬움이 있다. 번역과정에서 검열 아닌 검열이 되니 아무리 좋은 번역자라도 반역자가 되기 쉬운 작품인 것이다. 그럼에도 셰익스피어를 읽어야 하는 이유는 끊임없이 재해석되고 있다는 사실이 방증하듯이 시대를 넘나드는 서사와 메시지가 있기 때문이다. 셰익스피어의 작품 중에는 4대 비극이나 5대 희극 등 많은 작품이 있지만 그중 한 편만 고른다면 작가 말년의 세계관을 엿볼 수 있는 ‘템페스트’를 추천한다. ‘템페스트’는 맥베스와 더불어 셰익스피어의 가장 짧은 극으로 햄릿의 2분의1 정도이다. 셰익스피어는 당시 유럽에서 엄격하게 지키던 아리스토텔레스의 삼일치 법칙에서 일탈해 자유롭게 극을 쓴 것으로 유명한데 이 극은 삼일치 법칙에 준하고 있다. 즉 하루 동안, 한 장소에서, 한 줄거리에 관한 것이어야 하는 원칙을 지키며 섬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세 시간 동안 일어난 일을 그리고 있다. ‘템페스트’는 프로스페로가 동생 안토니오에게 왕국을 찬탈당하고 딸 미란다와 무인도에서 생활하며 마법의 힘으로 복수할 기회가 있었지만 용서와 화해를 통해 원수들과 새 삶을 누린다는 내용이다. 이 극은 끝까지 뉘우칠 줄 모르는 동생 안토니오가 용서받을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조차 따지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용서해 줌으로써 인간세계에 대한 긍정성을 노래하고 있다. 특히 이 작품에서는 프로스페로와 두 하인인 에어리얼과 칼리반의 관계가 흥미롭다. 영혼과 사랑을 뜻하는 에어리얼과 육신, 동물적 욕구를 의미하는 칼리반은 인간이 가진 두 요소, 영혼과 육신의 상징으로 이해되며 프로스페로가 채찍과 사랑으로 칼리반을 교화시키는 장면은 프로스페로가 자신 속의 칼리반적 요소를 벗어나 천사의 자리까지 간다는 의미로 읽힌다. 물론 이 장면은 제국주의의 찬탈로도 읽힌다. 원래 섬의 주인인 칼리반은 영국의 프로스페로로 대표되는 제국주의에 의해 억압받는 원주민인 것이다.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은 그만큼 작품이 내포하고 있는 내용이 시대를 넘나들며 문제제기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리고 다양한 해석은 희곡의 특성을 고려하여 충분히 상상하며 꼼꼼히 읽을 때, 사회적 관계까지 고려하여 읽을 때 가능한 것이다. 지금까지 극 형태로만, 혹은 동화나 소설로만 셰익스피어를 만난 독자라면 이번 기회에 희곡으로 셰익스피어를 만나 보자. 대사를 낭독하며 읽는 것도 좋겠다. 영문으로 읽는 것이 가능하다면 더없이 좋다. 대사마다 느껴지는 리듬감과 언어의 유희는 작품의 주제의식과는 별개로 또 다른 읽기의 재미를 선사하기 때문이다. 그땐 내가 감독이 되어 무대를 상상하고, 극 중 인물이 되어 대사를 해보고, 무대에 어울리는 조명이나 음악도 상상하며 읽는 것이다. 분명히 활자들은 깨어나 입체적인 영상을 만들어 줄 것이다. 더불어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나만의 시각으로 재해석할 기회가 될 것이다.
  • [특별기고] 統獨 과정 좌·우 정부 모두 대화는 유지했다/이동기 강릉원주대 사학과 교수

    [특별기고] 統獨 과정 좌·우 정부 모두 대화는 유지했다/이동기 강릉원주대 사학과 교수

    말의 성찬을 압도한 것은 역시 힘의 과시였다. 독일 동부의 찬연한 도시 드레스덴에서 쏘아 올린 박근혜 대통령의 ‘선언’은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진동시킨 800발의 포성으로 묻히는 형국이다. 북한은 신랄한 비난을 이어 가고 있다. 드레스덴이 통일 후 장밋빛 도시로 거듭나 통일 ‘대박’을 상징한다는 과도한 해석은 이제 제쳐 두자. 과정의 오류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의 ’드레스덴 선언‘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도 북한 ’주민‘들에 대한 빈번한 언급이다. ’선언‘의 결을 따라가면 우리가 상대하는 것이 지배자들의 이데올로기만이 아니라 ’그곳 사람들‘의 구체적 삶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1960년대 중반 이후 좌파든 우파든 서독 정부는 모두 동독 정권과 대화하기를 중단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 역시 동독 주민들의 구체적 고통을 경감하기 위해서는 ‘악마와 춤’을 추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동·서독의 관계도 늘 긴장과 사고의 연속이었다. 베를린 장벽과 동·서독 국경은 한반도의 비무장지대(DMZ)와 달라 더 잦은 인명 살상이 발생했고, 수백만명의 상호 방문과 교류로 인해 각종 사고와 문제는 첩첩산중이었다. ‘춤을 추는’ 와중에도 리듬과 규칙을 충분히 익히지 못한 상대가 발을 밟는 경우는 다반사였다. 자유주의 역사가인 티머시 가튼 애시의 말대로 그럴수록 “서독 정부가 동독 정권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사용한 가장 중요한 수단은 지속적인 협상”이었다. 서독 정부에 협상은 단지 어떤 특별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가 아니었고, 목적 그 자체였다. 통일 후 서독 출신 정치 엘리트들이 동독 지역 ‘주민들’의 고유한 경험과 지향을 무시하고 패권적인 체제 이식을 일삼았을 때, 통일독일은 막대한 사회경제적 비용과 인간적 희생을 지불했음도 기억해야 한다. 드레스덴을 조금만 벗어나면 그 일방적 흡수통일의 장기적 폐해가 여전히 널려 있다는 사실도 함께 살펴야 한다. 그렇기에 급속한 흡수통일을 염두에 두며 제시한 ‘통일 대박’의 예로 드레스덴을 활용하고 독일통일을 인용하는 한 한반도에서 통일은 어렵고 대박은커녕 ‘쪽박’에 가깝다. 힘의 적대적 과시를 제압하는 것은 그에 맞선 더 큰 힘의 단호한 과시가 아니다. 1990년 독일통일은 냉전의 극복이 힘의 우위에 기초한 압박이 아니라 공포의 극복과 오해의 제거 ‘과정’임을 웅변했다. “필요한 것은 신중, 인내, 예측 가능성이다.” 전 서독 총리 헬무트 슈미트가 오래전에 한 말이지만, 이제 한국 정치가들의 합창이 돼야 할 화두다. 이 정치적 덕목의 실천이야말로 ‘드레스덴’이 한반도 통일의 한 장을 장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이동기(48) 교수는 국내 독일현대사 분야에서 정평을 얻고 있다. 독일 예나 프리드리히실러대학교에서 독일통일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통독 및 냉전사 연구의 전문가로 꼽힌다.
  • 기술 쥔 ‘손’ 예술도 잡다

    기술 쥔 ‘손’ 예술도 잡다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0·연세대)가 사상 최초로 국제체조연맹(FIG) 월드컵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2년 런던올림픽 5위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뒤 성장을 거듭, 변방 한국 리듬체조의 새 역사를 썼다. 손연재는 6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월드컵 개인종합 둘째날 곤봉과 리본에서 각각 17.550점과 17.950점을 받았다. 전날 후프(17.900점)와 볼(17.800점)까지 합쳐 네 종목 합계 71.200점을 득점한 손연재는 멜리티나 스타니우타(벨라루스·68.150점)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손연재는 주니어 시절 슬로베니아 챌린지대회와 지난해 아시아선수권 등 지역 대회에서 우승한 적이 있지만, 시니어 월드컵에서 개인종합 메달을 딴 것은 처음이다. 또 개인종합이 아닌 종목별 결선에서 다섯 차례에 걸쳐 은메달을 목에 걸었을 뿐 금메달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손연재는 이번 대회에서 완벽에 가까운 연기를 펼쳤다. 곤봉에서 작은 실수를 범했으나 네 종목 모두 17.500점 이상의 높은 점수를 받아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후프와 볼, 곤봉에서 1위에 올랐고 리본에서도 2위를 차지하는 등 다른 선수들을 압도했다. 어린 나이의 다른 선수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해 성숙미를 강조한 전략이 주효했다. 올 시즌 프로그램을 모두 교체한 손연재는 리본의 새 음악으로 이국적인 풍의 ‘바레인’을 채택했으며, 열정적인 아라비아 무희로 변신해 신비롭고 우아한 매력을 뽐냈다. 다른 종목에서도 음악에 맞춰 분위기를 살리는 표현력이 좋아져 예술성을 강조하는 최근 리듬체조 흐름에 잘 적응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대회에는 마르가리타 마문과 야나 쿠드랍체바(이상 러시아), 안나 리자트디노바(우크라이나) 등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이 휴식으로 불참했다. 그러나 손연재가 벨라루스의 간판 스타니우타와 러시아의 신성 마리아 티토바 등 쟁쟁한 선수들을 제치고 ‘자신감’이라는 무기를 얻은 것은 큰 소득이다. 손연재는 “실수하지 않기 위해 긴장을 줄이고 최대한 편안하게 연기하려 했다. 앞으로 또 다른 금메달을 손에 넣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손연재는 11~13일 이탈리아 페사로에서 열리는 월드컵에 참가한 뒤 오는 15일쯤 금의환향한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