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 축구선수단 입경하던 날
◎“양보·협력으로 세계인을 놀라게 하자”/「금명간 남북체육장관회담」 강력시사
○남북선수단 250명 참석
○…이날 하오 7시30분 힐튼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김우중 대한축구협회장 주최의 만찬에는 남북 양측 선수단 등 2백50여 명이 참석.
헤드테이블에는 리명성 북측 단장을 중심으로 오른쪽에 김우중 회장,왼쪽에 박철언 체육청소년부 장관 등 14명이 자리했으며 나머지 28개 테이블에 양측 선수·임원 및 보도진 등이 나눠 앉았다.
이날 만찬은 하오 7시40분 박철언 장관의 입장으로 시작됐으며 김우중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남북이 자주 만나고 반드시 통일을 이루어야 하는 것은 숨길 수 없는 동질성 때문』이라며 이번 단일팀 구성이 통일의 디딤돌이 되길 기원하는 건배를 제의.
○…이날 만찬장에서 북측 기자들은 박철언 장관이 자리에 앉자마자 일제히 질문 공세.
북측 기자들은 『축구가 다른 종목에 앞서 국제축구연맹(FIFA)에 단일팀으로 가입할 의향은 없는가』 『다른 종목의 단일팀 구성 전망은 어떤가』 하고 질문.
이에 대해 박 장관은 『남북 체육책임자들이 모여 협의하면 못이룰 것도 없을 것』이라고 답변해 금명간 남북체육장관회담이 열릴 것을 강력히 시사하고 『아이스하키·빙상·리듬체조 등 북측이 우세한 종목에서 배울 것이 많다』고 말한 뒤 단일팀 구성 확대에 대해서는 양측의 책임자들간에 진지한 토의가 필요하다는 뜻을 피력.
○별도 환송행사 없어 눈길
○…북한청소년축구 선수단은 지난해 통일축구대회와 예술단의 방문 때와는 달리 판문각에서 환송행사를 하지 않아 눈길.
이에 대해 한 북측 관계자는 개성에서 환송식을 별도로 가졌기 때문에 판문각에서의 행사가 필요 없었다고 전언.
○…판문점을 넘어선 양측 임원들은 평화의 집 접견실에서 10여 분 간 상견례를 갖고 일본 지바에서 열린 제14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를 화제로 환담.
리명성 북측 단장이 『여자단체전에서 우승했을 때 많이 울었다』고 말하자 오완건 대한축구협회 부회장도 『TV를 보고 감격했다』고 화답.
이들은 그동안의 국제대회에서 남북이 서로 대결할 때 가슴아픈 기억들이 많았는데 축구단일팀을 만들었으니 양보와 협력으로 세계를 놀라게 하자고 다짐했다.
○12∼14층 45개 객실 사용
○…북측 선수단은 12층과 14층의 45개 객실에 분산배치.
특히 12층에는 남북선수들이 함께 묵기 때문에 함께 오가며 우애를 더욱 다질 수 있도록 고려되기도.
○비내려 일정 일부 변경
○…하오부터 내린 비로 선수단의 일정이 일부 변경.
당초 하오에 올림픽주경기장을 답사,첫 훈련에 돌입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취소,잠실종합체육관 보조경기장에서 양측 선수들이 가볍게 몸을 푸는 것으로 대체.
○북측 선수단에 선물
○…북측 선수단에게는 개인마다 푸짐한 선물이 마련됐다.
인켈은 더블데크카셋플레이 한대를 제공했고 백양은 내의를,르까프와 프로스펙스는 날마다 타월 한개씩을 기증하며 이중 프로스펙스는 별도로 가방 한개를 준비했다.
○뜨거운 환영에 감사
○…북측 선수단은 워커힐호텔 도착과 함께 김정식 대변인의 도착성명을 발표했다.
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최근 남북기류가 냉랭해지고 있는 가운데서도 연도에서 뜨거운 환영 해준 남측 동포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고 전제하고 『지난해 통일축구에 이어 두 번째로 시도되는 이번 단일팀 교류는 7천만 민족의 염원을 담은 유일팀을 구성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대변인은 성명말미에 명지대 강경대군 사망사건에 관한 언급,『전민족과 함께 애도의 뜻을 표한다』며 『열사의 영전에 조의를 표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해 분위기를 일순 경직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