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리더십 화두
    2026-04-02
    검색기록 지우기
  • 골프용품
    2026-04-02
    검색기록 지우기
  • 코마 상태
    2026-04-02
    검색기록 지우기
  • 개혁추진
    2026-04-02
    검색기록 지우기
  • 새정치연합
    2026-04-0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21
  • 여야 의원들이 전하는 설 민심

    여야 의원들이 전하는 설 민심

    이번 설 명절 동안 전국 각 지역의 화두는 단연 용산 화재 참사와 경기 침체였다고 여야 의원들은 전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경제 살리기가 중요한 만큼 용산 참사로 국정운영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조기 수습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많았다고 밝혔다. 대구 달서병 출신의 조원진 의원은 27일 “경기 침체에 대한 걱정이 가장 많았지만 용산 참사와 관련한 여론도 많았다.”면서 “공권력이 할 일을 한 것이란 의견도 있었으나 정부가 더 신중히 대처했어야 했고, 김석기 서울경찰청장을 경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고 말했다. 경북 상주의 성윤환 의원은 “김 청장이 철거민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이나 진압을 승인하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고려할 사항을 빠뜨렸거나 업무가 미숙했던 부분이 있다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역 민심을 전했다. 경남 김해갑의 김정권 의원도 “사태의 조기 수습을 위해서는 김 청장이 잘잘못을 떠나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민심이 많았다.”고 전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용산 참사가 현 정부의 속도전이 가져온 결과라며 진상 규명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민심을 전했다. 안양 동안갑 출신 이석현 의원은 “용산참사와 관련해 정부·여당이 너무 무리하게 일을 추진한 결과가 아니냐는 여론이 비등하더라.”고 전했다. 김 청장의 경질 여부와 관련, 당 정책위의장인 대전 서갑 박병석 의원은 “희생자가 6명이나 발생한 용산 참사를 책임지려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점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았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와 경제 살리기가 중요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하지만 이를 해석하는 시각은 여야가 엇갈렸다. 한나라당 경남 밀양·창녕 출신의 조해진 의원은 “경제 살리기를 위해서는 한나라당이 172석의 의석을 바탕으로 과감하게 국정 운영에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는 주문이 쇄도했다.”고 전했다. 경남 양산의 허범도 의원은 “국민들이 한나라당을 지지해줬는데 경제 살리기를 위해서는 과단성있는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는 주문이 많았다.”고 말했다. 민주당 최고위원인 광주 동구의 박주선 의원은 “여느 설 명절보다 경제 이야기가 단연 많았다.”면서 “국회에서 경제살리기를 위한 대안을 충실하게 마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당부를 들었다.”고 전했다. 같은 당 서울 광진을의 추미애 의원은 “정부가 생색내기용 고용 대책을 철회하고 매년 1조 5000억원씩 모두 10조원의 예산을 투입해 실질고용률을 70%까지 끌어올려야 한다.”며 일자리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역 민심을 대변했다. 주현진 오상도기자 jhj@seoul.co.kr
  • [비즈&피플] 구본무 LG그룹 회장 올 경영방침 ‘근본에 충실’

    [비즈&피플] 구본무 LG그룹 회장 올 경영방침 ‘근본에 충실’

    “상황이 어렵다고 현안에만 몰두한다면 2~3년 뒤에는 더 이상 새로움이 없는 기업으로 전락하게 된다. 어렵다고 움츠러들지 말라.”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경영타개책으로 과감한 도전과 고객가치 확보를 주문했다. 구 회장은 5일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열린 ‘LG 새해 인사모임’에서 “어렵다고 움츠러들지 말고 ‘우리는 하나’라는 굳건한 믿음으로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과감히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반전의 리더십’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는 1997년 외환위기 때도 네덜란드 필립스, 영국 BT, 일본의 니코금속 등 해외 유명 기업들과 잇따라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97년 말에는 외환 위기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업 가운데 최대인 65억달러의 외자유치에 성공했다. 5년 전 매출은 60조원대에 불과했다. 한때 유동성 위기설까지 나돌았다. 그러나 LG그룹은 구 회장의 리더십에 힘입어 글로벌 기업으로 변신, 지난해 매출 100조원을 돌파했다. 때문에 구 회장이 새해 첫 연설에 어떤 화두를 제시할지가 재계의 관심이었다. 구 회장은 올해 경영방침으로 ‘고객가치 혁신’, ‘미래준비 지속’, ‘신뢰와 창의를 바탕으로 한 강건한 조직문화 구축’을 내걸었다. 구 회장은 국내외 소비시장은 큰 폭의 침체가 예상된다면서도 “고객가치 혁신과 미래 준비라는 근본가치에 충실하라.”고 주문했다. 경기침체로 인해 원천기술과 성장동력 확보를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인재를 확보하고 육성하는 일에는 경영진 모두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상황이 어렵다고 현안에만 몰두하면 수년내 어려움이 닥칠 것”이라며 “어떤 환경에서도 변함없는 고객가치를 확보해 미래를 개척하자.”고 당부했다. 또 “어려울수록 서로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조직문화가 중요하다.”면서 “실패를 두려워말고 과감히 도전할 수 있도록 서로를 믿고 배려하자.”고 말했다. 이어 “한 명, 한 명의 창의적인 생각이 어우러져 구체적인 실행으로 이어질 때 어떠한 어려움도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고 이것이 바로 우리가 오래도록 지켜가야 할 ‘인간존중 경영’의 근간”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구 회장은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지난해 매출 110조, 영업이익 7조원을 넘는 성과를 거두었다.”며 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그는 “제품 고급화로 선진 시장에서의 위상을 한 단계 높였으며 신흥시장에서 눈에 띄게 약진하고 있는 것은 ‘LG웨이’를 실천하기 위한 여러분의 노력이 서서히 결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신년사설] 함께 가는 희망의 사회 만들자

    새해 아침이다.희망과 소망을 담은 덕담을 나누며 활기찬 한 해를 다짐할 때다.하지만 올 새해는 좀 유별나다.무거운 마음으로 새해 아침을 맞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지난 연말 역시 연말다운 들뜬 분위기는 없었다.지난해 하반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몰아닥친 경제 한파의 한가운데로 내몰렸거나,심리적으로 위축된 이들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정부나 기업,가계 모두 힘든 위기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가고,더 이상의 추락은 없을지 걱정하고 있다. ●생존이 지구촌 화두가 됐다 요즘 통계를 들여다보면 모든 경제지표가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최악의 상황이다.지난 연말 이미 세계 주요 국가의 경제 성장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IMF는 얼마 전 ‘제2의 대공황’ 진입 가능성까지 전망했다.이제 어느 나라 가릴 것 없이 화두는 생존 그 자체가 됐다.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연말 “어쩌면 우리는 내년 1·2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이 될지도 모를 위기에 있다.”고 했다.위기 탈출의 단초가 보이지 않는 세계 경제를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원지였던 미국의 지난 4·4분기 성장률이 -6%로 예상됐던 상황이었다.올해 역시 마이너스 성장 전망이 나오고 있다.대통령 발언 얼마 전 내놓았던 정부의 4% 성장 목표가 얼마나 공허하고 장밋빛이었는지 새삼 돌아보게 된다. 실물경제의 침체 역시 빠르고 엄혹하게 우리 곁에 다가왔다.그 골이 얼마나 더 깊어질지 예측조차 어렵다.얼마 전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올 1분기 기업경기전망은 심각했다.1분기 경기실사지수(BSI)는 전분기 79보다 무려 24포인트나 급락한 55였다.외환위기 시절인 1998년 3분기의 61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경제 현장의 불안감의 정도를 읽게 하는 대목이다.수출을 주도했던 컴퓨터·TV 휴대전화의 12월 매출이 전년에 비해 반토막 났고,각종 제조업체의 감산 도미노가 끝을 보이지 않고 있다.올해 얼마나 많은 기업이 무너지고,얼마나 많은 사람이 직장을 잃고,가게가 문을 닫을지 가늠하기 어렵다.또 얼마나 많은 이들이 일자리를 얻지 못해 방황하며 절망속에 살아갈지 걱정이 아닐 수 없다.특히 청년실업은 심각한 사회불안 요소가 되고 있다.“요즘 젊은 세대는 지상의 방 한 칸 못 찾아 떠돌아다니는 피란민 정서가 있다.”는 소설가 김애린의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자신감·위기극복 의지가 중요 하지만 새해 아침부터 지나치게 불안해하거나 절망만 할 수는 없다.어려울수록 단결된 힘과 돌파력을 발휘하는 저력을 보였던 우리가 아닌가.외환위기 극복 등 과거의 사례가 이를 증명한다.비상한 각오로 지금의 위기를 도약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의지를 다질 때다.모든 경제주체가 힘을 합치고 때론 조금씩 양보하면 헤쳐나가지 못할 난관은 없다.자신감과 위기극복 의지가 중요하다.신빈곤층이 양산되고,양극화가 심화되고,갈등과 분열의 골이 심화돼서는 우리 사회는 미래가 없다.어려운 상황일수록 낙오자,이탈자가 최소화되도록 해야 한다.함께 가는 사회를 만드는 데 혼신의 힘을 모아야 한다. 이제 집권 2년차를 맞는 이명박 정부다.지난 1년은 촛불시위 여파와 갖가지 갈등과 정쟁으로 허송하다시피 했다.정부의 리더십 부재,신뢰 상실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공직사회 쇄신,공기업 개혁,공무원연금 개혁 등 어느 하나 순조롭게 처리된 게 없었다.과속,조급증 때문에 낭패를 겪은 정부다.이제라도 국민과 함께 가는 정부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특히 정부와 정책의 신뢰회복이 우선이다.지난해처럼 정부 부처간 엇박자가 거듭되고,말만 앞서는 행태로는 이 정권의 미래를 담보하기 어렵다. 일자리 지키기와 창출은 우리 모두의 최대 관심사가 된 지 오래다.일자리야말로 최선의 복지다.정부는 지난 연말 대규모 재정투입을 통한 일자리 창출 확대를 예고했다.예산만 쏟아붓는 어리석음을 최소화하면서 일자리를 늘리고 경제를 살리는 방향으로 지혜를 모아야 한다.아울러 신뢰를 잃은 내각과 청와대팀의 인사쇄신을 어떤 방향으로 할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개각이나 청와대 비서팀 개편은 정파나 코드를 뛰어넘는 위기 극복,국민 화합의 인사가 되길 주문한다. ●일자리 창출이 최선의 복지 최악의 경제위기 상황에서 정치권이 보이고 있는 최근 작태는 실망을 넘어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딴 세상을 사는 듯한 한심한 행태는 국민들의 혐오증을 부추기고 있다.연말 극한 대결구도 속에서도 대타협의 마무리를 기대했으나 허사였다.국회 무용론이 나온 지 오래다.국민과 함께 가는 국회의 모습을 찾기 위해 여야 가릴 것 없이 뼈저린 반성을 해야 한다. 어려울수록 다시 희망을 만들어야 한다.세계 경제의 빙하기에서 대한민국의 생존을 걱정해주고 도와줄 곳은 어디에도 없다.모두 정신을 가다듬고 함께 손잡고 가는 희망의 사회를 새롭게 만들어 가자.
  • [데스크 시각] 겨울올림픽 유치 3수의 조건/최병규 체육부 차장

    [데스크 시각] 겨울올림픽 유치 3수의 조건/최병규 체육부 차장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강원 평창의 겨울올림픽 유치 세 번째 도전이 모락모락 연기를 피우고 있다.사실,강원도 내부에서는 ‘삼수’ 결정을 내리고 군불을 지핀 지 오래다.지난해 7월 과테말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두 번째 탈락의 쓴 잔을 마신 직후부터다.당시 재수 실패라는 동정론을 등에 업고 평창이 아니면 안 된다는 당위성을 앞세워 재도전해야 한다는 의견이 쏟아졌다.물론,비판론도 거셌다. 강원도의회와 범강원도민후원회는 일찌감치 자체 회의를 통해 잠재적 유치 후보 도시들에 대해 기선을 제압하겠다면서 2018년 겨울올림픽 도전을 결의했다. 반면 강원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일부 도의원은 도민의 참관과 방청을 묵살하고 무시한 ‘그들만의 결정’이라며 반발했다.일부는 2014년 대회 유치를 위해 집행된 예산을 따져보겠다고 나서기도 했다.겨울올림픽 유치에 모든 걸 다 내걸고도 내리 실패한 데 따른 갈등과 후유증이었다. 평창의 삼수 도전은 새해 화두 가운데 하나다.벌써부터 유치 성공 여부를 놓고 왈가왈부하는 소리도 들린다.그러나 그 이전에 더 중요한 건 이 도전에 대한 자세가 올바르게 갖춰졌느냐를 따져보는 일이다.막대한 시간과 인력,그리고 피같은 국민들의 세금을 들여 겨울올림픽의 문을 두드린 지 벌써 10년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가장 중요한 것은 해당 지역인 강원도 주민들은 물론,전 국민의 생각이 하나로 일치해야 한다는 점이다.이에 대해 강원도는 삼수를 자체 결정한 이후부터 ‘물밑 작업’을 통해 새 정부의 지원과 국민들의 컨센서스를 마련할 밑그림을 그렸다면서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그 판단이 맞다면 이젠 각론을 짚어봐야 할 차례다.2018년 겨울올림픽 개최지가 결정되는 때는 2011년 7월 남아프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리는 제123회 IOC총회에서다.앞서 평창은 내년 2월 IOC로부터 일정을 통보받는 대로 유치 신청을 시작,2년 남짓 동안 지루한 ‘고난의 행군’을 해야 한다.정부의 전폭적 지지와 지원을 받아내는 건 물론,IOC측에 제시할 약속도 꼼꼼히 짚어보고 지켜나가야 한다.두 차례나 실패한 경험은 이 기간 동안 ‘약’이 될 게 확실하다.평창 일대를 갈아엎어 만든 겨울 인프라 등 각종 하드웨어들도 조금만 더 손을 보면 될 일이다. 문제는 소프트웨어다.스포츠 외교 인력을 비롯한 두뇌들의 부족은 가장 큰 약점이다.IOC는 무시무시한 대륙 이기주의와 살벌한 정치 논리가 지배하는 곳이다.비행기가 땅에 내려앉을 때,중력과 양력이 치열한 한판 싸움을 벌이는 것처럼 IOC의 결정은 단 1g에서 갈라진다.스포츠 외교에서 그 사소한 무게를 지배하는 건 인맥이다. 지난해 과테말라에서의 실패를 경험한 이유는 제법 많다.당시 쇼트트랙에만 집중된 한국 겨울스포츠의 반쪽짜리 경기력,대구세계육상대회와 인천아시안게임 유치 등 각종 국제대회가 영향을 끼친 지역적 안배의 불균형,여기에 혹자는 현지에서 드러난 국가 최고 지도자들의 리더십 차이까지도 꼽는다.그러나 가장 큰 이유는 경쟁 후보 도시들에 대한 정보 부족과 유권자들에 대한 성향 파악 실패,달콤한 말에 현혹되고 쓴 말은 한 번 더 씹어보길 거부하는 편견 때문이 아니었을까.“평창이 기술면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는 당시 IOC 관계자의 말을 냉정하게 해석한 이는 과연 몇이나 됐을까. 캐나다 캘거리는 지난 1964년과 68년 도전에 이어 88년에 겨울올림픽의 꿈을 일궈냈고,2002년 대회를 치른 미국의 솔트레이크시티도 앞서 1972년과 98년 유치전에서 실패했다.삼수는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다만,앞선 실패를 잔인할 만큼 철저하게 해부하고 다시 도전할 자세와 준비를 갖추는 전제에서다. 최병규 체육부 차장 cbk91065@seoul.co.kr
  • [오바마의 미국] 北·이란 등 敵도 포용한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다자주의와 적극적인 외교, 동맹강화와 국제사회에서의 리더십 회복’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신대외정책 화두다. 오바마는 대선 유세기간 동안 조지 부시 대통령식의 일방주의를 버리고 유럽 및 아시아와 동맹 강화를 통한 다자주의를 발전시키고, 그동안 ‘힘의 외교’로 추락한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복원해나갈 것을 강조해왔다. 부시 대통령은 프랑스 등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라크 침공을 강행했고, 미국의 국가이익과 안보만을 내세워 교토의정서 비준에 반대함으로써 기후변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약속을 일방적으로 깨뜨렸다. 오랜 친구인 유럽을 ‘늙은 대륙’으로 칭하며 관계를 악화시키기도 했다. 테러와의 전쟁을 빌미로 자행된 이라크 아브그레이브 수용소와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에서의 반인권적 행위는 국제사회로부터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인권의 잣대가 자의적일 뿐 아니라 미국식 민주주의와 가치를 강요하는 오만함은 외면받았고, 미국의 이미지와 신뢰는 땅에 떨어졌다. 이 같은 부시 8년간 대외정책의 현주소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오바마는 유세기간 동안 부시와 차별화된 대외정책을 약속해왔다. 그는 이라크 전쟁으로 추락한 미국의 리더십과 외교력, 대외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 동맹뿐 아니라 적도 대화를 통해 포용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첫 시험대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 처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는 취임하면 16개월 내에 미군을 이라크에서 완전히 철수시키겠다고 공약했다. 이라크의 치안을 민간정부에 넘기고, 매달 100억달러씩 소요되는 전비를 줄여 경기회복 등에 쓰겠다고 강조했다. 이라크에서 철수하는 대신 아프가니스탄에 병력을 증파, 소강 상태에 빠진 탈레반과의 전쟁을 조기에 승리로 끝내고 평시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도 천명했다. 이를 위해 필요하다면 탈레반과 오사마 빈 라덴을 소탕하기 위해 이들의 본거지인 파키스탄도 공격할 수 있다는 단호한 입장을 밝혀왔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미국만의 힘으로는 어렵다. 아프가니스탄 작전권을 갖고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및 다른 동맹국의 도움이 절실하다. 추가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해 오바마의 외교력과 동맹관계를 중시하는 신외교가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북한과 이란의 핵 문제 등 대량살상무기(WMD ) 확산방지도 오바마가 당면한 중대 과제다. 오바마는 군사력을 동원한 압박보다는 외교력을 집중하고 대화와 협상으로 해결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북한과 이란, 쿠바 등 미국을 위협하는 이른바 ‘불량국가’ 지도자들과 선결조건 없이 만나겠다는 대화의사도 적극적으로 밝혀왔다. 핵 등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를 위한 협상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핵 확산과 공격을 저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핵무기만을 남기고 미국이 핵무기 폐기에 나서는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지 주목된다. 정치·경제·군사적으로 강대국으로 급부상한 중국과 냉전종식 이후 움츠렸다 최근 들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러시아와의 새로운 상생관계 구축도 과제다. 일단 오바마 외교정책팀의 면모에서 중국 중심의 아시아정책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오바마는 경제력에 걸맞은 국제사회 기준에 부합하는 책임있는 행동을 중국측에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고 오바마가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 자리를 내놓겠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미국의 힘을 앞세운 패권주의를 접고, 외교력을 통한 다자주의 구축으로, 미국식의 가치를 강요하는 것이 아닌 상대국의 가치를 존중함으로써 급변하는 세계의 진정한 ‘슈퍼파워’의 제자리를 되찾겠다는 것이다. 경제 못지 않게 산적한 국제적 현안들 처리가 임기 초반 오바마 당선자의 지도력을 시험하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kmkim@seoul.co.kr
  • [인종 벽을 넘다-美 오바마 시대] ‘새로운 미국’에 바란다

    버락 오바마 당선자가 주창한 ‘변화’의 화두는 우리나라에도 새로운 기회와 과제가 될 것이라고 국내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변화의 진폭만큼 ‘오바마의 미국’에 대한 주문도 폭넓게 쏟아졌다. 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해법과 북핵 문제의 원만한 해결에 초점이 맞춰졌다. 과거 조지 W 부시 정부의 일방주의에서 벗어나 다자주의와 통합주의에 기초한 국제협력 관계를 형성해 나가야 한다는 주문도 빠지지 않았다. 각계 전문가들이 ‘오바마의 미국’에 바라는 기대와 당부를 들어 봤다. ■ 방민호 서울대 교수·문학평론가 - 인간주의 발판… 변화의 시대 열었으면 냉전 이후에 미국은 강대국으로서의 지위가 더욱 확고했고 일방주의 정책이 오랫동안 펼쳐졌다. 그 분위기가 15년이 넘도록 지속됐는데, 오바마의 당선은 새로운 시대의 개막을 보여 주는 것이다. 또한 미국 내부적으로도 국민들의 의식이 변화하고 있고, 새로운 시대가 창출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 준 셈이다. 세계 강대국들의 흥망성쇠는 외부 침략이 아니라 내부 타락이나 모순으로 인한 국민정신의 변화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선거 이후 미국에는 대외적인 정책이나 세계 질서를 설정하는 데 있어 자기방식의 변화가 확고하게 나타날 것이다. 이슬람 세계와 미국의 대립투쟁 국면을 어떤 의미로든 바꿔 놓을 것이다. 또한 새로운 의미에서의 인간주의가 싹틀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할 수 있다. 첫 흑인대통령의 당선은 미국민들이 과거를 성찰한 결과이자 세계정신의 변화라고 생각한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아파르트헤이트 종식만큼이나 큰 변화이며, 상호 보완 및 의존의 시대가 열렸다는 시대적 방증이기도 하다. ■ 문희정 남영산업 사장 - 자유무역주의 후퇴 우려 불식을 버락 오바마 당선을 놓고 우려하는 부분은 그 동안 공화당이 추진한 자유무역의 기조가 후퇴하지 않을까라는 점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놓고도 상반기 의회 비준설과 하반기 의회 비준설이 나오는 가운데 일부 조항 재협상 얘기도 흘러 나온다. 세계적으로 어려운 경제환경에서 한·미 FTA의 효력이 발휘될 수 있도록 양국이 조속히 비준했으면 한다. 오바마 당선인이 당면한 시급한 문제는 미국의 경제위기일 것이다. 경기 침체기에 백악관에 입성한 레이건 전 대통령은 과학자를 키우고 정보통신(IT) 산업을 육성, 미국 경제를 회복시켰음을 상기해야 한다. 오바마 당선인은 미국의 새로운 성장 엔진을 찾아내 미국의 호황이 유럽과 일본, 아시아의 수출시장 활성화로 연결되도록 해야 한다. 오바마 당선인과 경제팀의 정책이 성과를 내 이번 위기를 넘긴다면 미국 시장은 소비패턴이 바뀌는 등 새로운 형태로 바뀔 것이다. 오바마 당선인이 민주당이 다수석을 차지한 상·하원의 도움을 받아 힘 있게 이런 변화를 이끌기 바란다. ■ 박건영 가톨릭대 교수 - 다자주의적 국제 협력 기틀마련 기대 오바마 정부는 한반도의 가장 핵심적 문제인 북핵 문제와 관련해 한·미 간 공고한 정책공조를 펼칠 필요가 있다. 과거에 한·미간 정책공조의 틀이었던 대북정책조정 그룹회의(TCOG)를 다시 활성화 시켜야 한다. 한국과 미국이 북한의 현실을 인정하고 현실 가능한 대북 접근을 토론을 통해 마련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미국에 대북정책 담당 조정관 등을 활성화시키고, 이 사람들이 직접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대화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여기에 기초해 북핵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한·미 간 대안을 마련하고 조정하는 등 협력해야 한다. 그렇게 될 때 북핵 문제도 해결되고 남북 관계도 개선될 것이다. 오바마 정부는 과거 부시 정부가 외교정책 노선으로 걸어온 일방주의에서 벗어나 다자주의적인 국제협력을 구축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렇게 될 때 동아시아 및 세계 여러 국가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 박정은 참여연대 평화군축팀장 - 한국과 공조… 북핵문제 평화 해결 새로 취임할 오바마 정부는 주한미군의 존재 자체가 냉전적 유산이라고 판단해 규모를 축소시키거나 유지시키더라도, 한국 정부에 분담금 부담을 가할 것이다. 미국은 현재 경제위기를 겪고 있기 때문에 주한미군 조기 이전 주둔 비용에 대해 매우 부담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이 때문에 주둔국인 한국에 부담을 강요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미국은 현재 이라크 쪽에 주둔하고 있는 군사인력은 철수하는 경향이지만 아프간 지역에서는 군 부대를 계속 주둔시킨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로 인해 동맹국의 지원 또한 늘릴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전 세계적인 책임 분담 측면에서 동맹국인 한국에 아프간 파병 증원을 요구하며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과 미국의 관계도 과거보다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 갈 가능성이 크다. 부시 정권과는 달리 오바마 정부는 북한과 직접 대화하고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미국도 한국과 서로 협력해 북핵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다자안보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 엄신형 목사·한기총 대표회장 - 소수아픔 헤아려 통합의 문 열기를 오바마 민주당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라는 미국 국민들의 현명한 선택의 결과에 대해 깊은 공감과 지지를 보낸다. 저는 하느님께서 자유와 평등 그리고 정의라는 가치를 전 세계에 실현함에 있어 미국의 정치와 지도자를 통해 드러내시고자 하는 시대적 경륜과 역사가 있다고 믿는다. 특히 오바마 당선자로 상징되는 소수계의 미국 정치·역사에의 전면 등장이 미국은 물론 자유민주주의와 인간 존엄의 구현을 소중한 가치로 여기는 세계 여러 나라가 필요로 하는 통합과 화합의 기폭제가 되리라 믿는다. 이는 오바마 당선자가 그 동안 표출해 온 소수자와 소외자에 대한 관심과 지지를 ‘고아와 과부를 신원하시며 나그네를 사랑하시는 하나님 마음’(신명기 10:18)의 연장으로 이해하기 때문이다. 오바마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을 통해 한·미동맹 관계가 더욱 굳건해지고 한반도 평화를 비롯한 세계평화에 진일보한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 ■ 정태인 성공회대 교수 - 통상마찰 막을 ‘유연한 교류’ 이어가야 새로 취임하는 오바마 정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 전면 재논의할 것을 한국 쪽에 요구해 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 양국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느냐에 따라 향후 한·미관계의 방향이 결정될 것이다. 또한 오바마 정부는 위기에 빠진 미국 경제를 살리는 차원에서 자국내 제조업과 관련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상대국가와 무역마찰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자동차 시장 개방과 관련해 한국 정부에 많은 희생을 요구할 것이다. 향후 한·미관계의 발전을 위해선 양국 정부가 최대한 통상 마찰을 피할 수 있도록 자국의 이익만을 주장할 것이 아니라 각국 시민들의 삶이 두루 개선될 수 있도록 교류할 필요가 있다. 한국 정부도 오바마 경제정책의 핵심을 정확히 파악해 한·미 자유무역협정과 같은 사안에 있어 문제시되는 여러 독소조항을 없애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 미국과의 경제거래에서 대기업 위주의 정책보다 오바마의 경제적 성향을 고려해 유연성 있게 대응해 나갈 필요성이 있다. ■ 이해영 한신대 교수 -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정 등 재논의를 새롭게 출범하는 오바마 정부는 향후 한·미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현재 한국내 반미 감정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정 및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반드시 재논의 해야 한다. 현재 가장 중요한 한·미 양국의 문제는 자유무역협정과 같은 경제 사안과 더불어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이다. 이 문제들은 향후 10년 간 한·미 관계의 방향을 결정할 것이다. 또한 앞으로 오바마식 통치 스타일은 과거 부시 대통령의 일방주의와 달리 다자주의·통합주의를 지향할 필요가 있다. 최근 한국 사회내에서 미국과 관련해 몇달째 고민거리로 존재하는 한·미간 쇠고기 수입협정은 부시 정부의 일방주의적 외교의 전형이다. 오바마는 이와 달리 다자주의적 관점에서 국제협력을 이끌 수 있는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 줘야 한다. 또한 오바마 정부는 쇠고기 협정과 같은 문제를 재논의하는 과정에서 한국 정부와 더불어 한국 시민사회 및 국민들의 여론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 최태지 국립발레단장 - 공고한 미국사회 문화의 벽 허물길 미국은 세계적인 문화국가이지만 유럽에 비해 다른 국가와의 문화 교류가 적다. 미국의 문화상품은 세계를 장악하지만, 한국이나 아시아 국가들의 예술단체, 문화계 인사가 미국 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예는 드물다. 발레만 해도 유럽 진출은 활발해도 미국 진출의 벽은 높다. 새 대통령은 공고한 미국 내 문화의 벽을 허물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 차별을 온몸으로 겪으며 ‘아메리칸 드림’을 일군 첫 대통령인 만큼 소외된 계층과 국가들을 위한 남다른 시선과 정책을 보여 주길 바란다. 미국은 세계의 지형을 움직이는 나라다. 그러나 그 힘이 이라크전과 같은 폭력적인 행동으로 발현되어서는 곤란하다. 대통령 본인이 엘리트로 다른 사람 위에서 군림한 존재가 아닌 만큼 빈국, 약소국 등을 보살피는 ‘엄마’ 같은 미국이 되어 줬으면 한다. 그 통로를 뚫어 줄 수 있는 것은 바로 문화다. 모든 국민이 차별없이 문화를 향유할 수 있고 문화를 통해 하나가 되는 세상을 새 대통령에게 주문해 본다.
  • [Best CEO 열전] <11〉김신배 SK텔레콤 사장

    [Best CEO 열전] <11〉김신배 SK텔레콤 사장

    “혼자서 안 되면 함께 하면 되고, 한 번에 안 되면 될 때까지 하고, 해외출장이 힘들어질 때면 가족사진 보면 되고, 최고경영자라는 게 외로워질 때면 여러분과 한 잔하면 되고. 여러분 행복하세요~ 생각대로 하면 되고.” 지난 5월23일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T-타워 로비에서는 요란한 함성과 함께 박수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 회사 최고 사령탑인 김신배(54) 사장이 임직원 문화행사에 불쑥 나타나 ‘노래’ 한 곡을 뽑았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이 자리에서 회사의 CF송인 ‘되고송’을 직접 개사한 사장님 버전을 멋드러지게 불러 구성원들의 열화와 같은 환호를 받았다. ●30% 성공 가능성만 있어도 도전 김 사장의 족적은 도전과 역경의 극복 과정으로 점철돼 있다. 대학을 졸업한 뒤 삼성물산에 입사한 그는 지난 1983년 홀연히 유학길에 올랐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와튼스쿨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마쳤다. 소형 아파트와 가재 도구까지 팔아 당시로는 생소한 MBA 유학을 떠난 것에 대해 김 사장은 “경제와 경영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실력을 길러 제대로 직장 생활을 해 보자는 생각이었다.”고 회상했다.1985년 유학에서 돌아와 삼성전자에 재입사해 5년 만에 부장 승진과 함께 그룹 비서실로 발탁된다. 하지만 그의 도전정신은 멈추지 않았다. 김 사장은 “1990년대 초반 당시 무선호출 사업 진출을 준비하던 기업에서 프로젝트를 총괄해 달라는 제의를 받았죠. 통신사업의 무한 가능성에 홀딱 마음을 빼앗겼습니다.”라고 당시 미련없이 회사를 옮긴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옮긴 직장은 무선호출 사업자 선정 입찰에서 탈락했다. 그러던 차에 새롭게 둥지를 튼 곳이 SK텔레콤의 모태가 된 한국이동통신이었다. 통신 관련 민간포럼에서 인연을 맺은 표문수 전 SK텔레콤 사장의 제의를 받고 발을 들여놓았다. 이후 김 사장은 사업전략 담당이사를 맡아 기획력과 추진력으로 SK텔레콤의 핵심 브레인으로 성장했다. 입사한 지 10년이 되던 2004년 3월 SK텔레콤 대표이사에 올랐다. CEO로서의 김 사장은 발군의 실력을 뽐냈다. 그는 취임 1년만에 SK텔레콤 창사 이후 처음으로 ‘매출 10조원 달성’이라는 눈부신 성과를 거뒀다. 미국의 경제주간지 비즈니스 위크는 2005년 그를 ‘최고의 리더’에 선정했다. 이듬해에는 가입자 2000만명 확보 등 굵직한 실적을 냈다. ●“위험 감수 없이는 성공도 없다” 남들이 가지 않는 길, 누구나 두려워하는 최초의 길을 SK텔레콤이 앞장서서 가야 한다는 게 김 사장의 지론이다. 김 사장은 골프 격언인 “네버 업, 네버인(Never UP, Never IN)”을 입에 달고 산다. 퍼팅을 할 때 홀컵을 지나칠 정도로 쳐야 홀컵에 넣을 확률이 있다는 말이다. 골프핸디 80대 중반인 김 시장은 공격적인 승부를 선호하는 장타자이기도 하다. 김 사장은 “길게 쳐서 안 들어갈 수도 있지만 짧게 치면 죽어도 안 들어가는 거 아니냐. 요즘 우리 회사 화두가 글로벌사업과 컨버전스다. 실패할 수도 있지만 실패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주변의 비판적인 시각이 없진 않지만 몇 년전부터 추진 중인 미국, 중국, 베트남에서의 해외 사업과 다양한 콘텐츠 사업을 뚝심있게 밀어붙이는 것도 이 같은 이유다. 김 사장은 “국내 시장이 포화된 상태에서 글로벌로의 진출과 컨버전스 비즈니스는 반드시 추진해야 할 과제”라고 말한다. SK텔레콤은 국내 모바일 서비스에서도 다양한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유·무선 음악 사업을 표방한 멜론, 모바일로 선물을 주고받는 기프티콘, 모바일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토씨’, 유·무선 이용자제작콘텐츠(UCC)서비스 ‘아이스박스’, 오픈마켓 쇼핑몰 ‘11번가’ 등을 잇따라 선보였다. 내부 조직도 확 바꿨다. 직급을 파괴하고 매니저 제도를 도입했다. 올해 ‘회사 내 회사(CIC)’ 제도를 도입한 것도 변화와 혁신을 통해 창의적 사고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다. 김 사장은 우리나라 근로자의 노동생산성이 경제협력기구(OECD) 국가 가운데 최하위권이라는 보도를 접하고 “아시아 최고 직장인 SK텔레콤의 노동생산성은 한국 최고여야 한다.”면서 집중근무제를 임직원들에게 적극 제안하기도 했다. 김 사장은 일주일에 한두번은 출근시간을 앞당겨 회사 심기신(心氣身) 수련장에서 기수련을 한다. 김 사장은 “고(故) 최종현 SK그룹 회장이 임직원에게 보급한 기수련법으로 어지러워진 마음과 몸을 추스르고 안정된 상태에서 업무도 정리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靑 “MB는 ‘교감스타일’…라디오 연설 격주로”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은 이명박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을 당초 매주 실시하는 방안에서 간격을 늘려서 격주로 실시하는 쪽으로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13일 청와대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매주 라디오를 통해 대화하는 것은 부담스러워서 2주에 한 번씩 격주로 정례화 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의 리더십을 박정희 전 대통령과 세종대왕에 비유하며 ‘교감 선생님 스타일’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변인은 ‘지도자가 큰 화두를 던지고 아래서 실무를 책임지는 형태’를 ‘교장형’으로, ‘큰일도 챙기지만 학급에서 빗자루 사는 것도 챙기는 형태’을 ‘교감형’으로 분류하면서 “국토 개발을 하면서 나라의 구석구석까지 챙긴 박 전 대통령이나 흉년이 들어 아사자가 생기면 고을 수령에게 태형을 내렸던 세종대왕이 교감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대통령 역시 오늘 연설에서 새로운 화두를 던지는 것이 아닌 국민들에게 ‘위기 극복이 가능하다.’는 것을 쉬운 말로 전한 것”이라고 강조한 뒤 “이 대통령을 교감선생님이라고 하는 것은 큰 칭찬”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변인은 또 이번 라디오 연설을 “아날로그의 화법으로 IT시대의 감성을 어루만졌다.”라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을 인터넷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확대할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그는 “연구해 보겠다.”라고 답하면서도 “하지만 오랫동안 예정을 가지고 하는 것이어서 원칙적으로 공영방송에서 하는 것이 맞다.”며 사실상 고려하지 않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한편 그는 정치권 내에서 제기되고 있는 경제부총리 신설요구와 관련, “부총리제를 만든다고 하면 당장 일각에서 관치금융 논란을 제기할 것”이라며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이 대변인은 “지금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잘하고 있다.”며 “부총리제를 만드는 것 자체가 쉬운 일도 아니고 하려면 정부조직법을 바꿔야 한다. 또 이에 대한 논의가 모아진 것도 아니고, 설사 논의가 모아졌다고 해도 실행하는 것에는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근 쌀 직불금 불법수령 의혹에 휩싸인 이봉화 보건복지가족부 차관의 경질 여부에 대해 그는 “아직 이 대통령의 특별한 언급이 없었고, 확실한 방향이나 입장도 정해진 것이 없다.”고 짧게 답했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Best CEO 열전] (3) 이구택 포스코 회장

    [Best CEO 열전] (3) 이구택 포스코 회장

    바둑 아마 4단의 이구택(62) 포스코 회장이 장고(長考) 끝에 한 수(대우조선해양 M&A)를 뒀다. 혹자는 포석이라 하고, 끝내기라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포스코의 미래가 걸린 착점이라는 데에 누구도 토를 달지 않는다. 이 회장은 지난해 10월 국제철강협회(IISI) 회장에 피선됐다. 그가 이끄는 포스코는 지난해 ‘가장 존경받는 아시아기업’(비즈니스위크),‘존경받는 한국 기업’(포천)에 선정됐다. 찬사와 부러움이 항상 그를 따라다녔다. ●새로운 도전 가만히 있어도 그의 명성에 흠이 갈 리 없다. 오히려 대우조선 M&A에 나선 것을 두고 의아해하는 시선이 많다. 실패하면 상처는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 점을 모를 리 없는 이 회장이 호랑이굴에 뛰어들었다. 재계에서는 이를 두고 ‘승부사 이구택’의 진면목이 비로소 나타난 것이라고 해석한다. 그동안 이 회장에겐 꺼림칙한 ‘혹’이 붙어 있었다.‘관리형 최고경영자(CEO)’란 꼬리표다. 빼어난 경영 성과를 내도 이 틀에 가둬버리면 빛이 죽기 마련이다. 비교 대상은 포스코의 정신적 대부(代父)인 TJ(박태준 명예회장)다. ‘표피만 본 것’이라는 이론(異論) 도 있다. 재계의 한 인사는 18일 “TJ와 KT(이구택 회장의 영문이니셜)의 시대적 소명은 다르다.”고 양자의 역할을 갈랐다. 이 회장 전임자 시절의 포스코가 야생마라면 이 회장 취임 이후의 포스코는 준마라는 해석이다. 준마에겐 세련된 관리자가 필요하다. 폭풍처럼 몰아치기보다는 달래는 리더십이다. 그래서 대우조선 M&A는 이 회장에겐 위기이자 기회이다.‘CEO 이구택’에 대한 재평가의 잣대이기 때문이다. 말을 아끼는 편이지만 대우조선 M&A와 관련해서는 심중을 가감 없이 쏟아낸다. 이 회장은 대우조선이 포스코의 미래성장동력이라는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다. 인수전에 동분서주하는 것은 그래서 자연스럽다. 그는 “포스코야말로 대우조선해양을 해양플랜트 부문의 리더로 키울 적임자”라며 인수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이 회장은 대우조선 인수를 통해 2018년까지 매출 100조원(철강 70조원, 비철강 30조원)을 달성해 세계 최고 철강기업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하겠다는 청사진도 밝혔다. ●마이웨이(my way) 이 회장은 철강과의 인연을 운명으로 받아들인다. 대학(서울대) 졸업과 동시에 유학길에 오를 계획이었으나 은사의 권유로 포항제철(현 포스코)행을 택했다.TJ의 말처럼 ‘청년 이구택’은 청운의 꿈을 안고 대학을 졸업하던 해에 포철 공채 1기로 영일만에 내려왔다. 싹수가 있었던 이 청년은 열연기술과장, 수출부장, 경영정책부장, 신사업본부장, 포항제철소장 등 다양한 부서를 돌며 장차 포스코 CEO로서의 자질을 연마해 갔다. 이같은 문무(文武)의 섭렵은 전임 CEO들과의 차별화를 낳게 한 산실이 됐다.2003년 회장에 오른 이 회장은 추구하는 방향도 전임자들과 확연히 달랐다. 이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혁신’과 ‘글로벌’을 화두로 내걸고 포스코를 조련했다. 결과는 빼어난 경영실적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원가절감 프로젝트를 수행해 8287억원을 절감했다. 올해도 8600억원이 넘은 원가절감이 기대된다. 세계 철강계를 깜짝 놀라게 한 파이넥스 공법 상용화도 혁신의 결과물이다. 파이넥스 공법은 철강기업들의 숙원인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인 혁신 제철기술로 세계 철강사를 새로 썼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회장의 혁신은 현재에도 진행형이다. 이 회장은 올해 창립 40주년을 맞아 포스코가 가야 할 길로 ‘새로운 성공신화를 위하여-세계로 가는 도약, 미래를 여는 혁신’을 제시했다. 글로벌시대를 열어가겠다는 자신감과 의지의 표현이다. 하지만 갈 길은 아직 멀다. 세계 정상급 제철기업이지만 글로벌 기업이라고 하기엔 아직 이른 감이 없지 않다. 진정한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현재 ‘내수와 수출의 비중이 7대3’인 구조를 뒤집어야 한다. ●열정과 봉사 포스코 성공 2막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직원들의 마음이 꿈틀대야 한다. 이 회장이 ‘열정’과 ‘사회공헌’을 회사 인생 후배들에게 늘 강조하는 이유다. 리더(임원)들에게는 ‘서번트(servant·섬기는) 리더십’을 강조하고 있다. 직원들의 열정을 이끌어내기 위함이다. 기업의 윤리와 도덕성 추구라는 끈도 단단히 잡고 있다. 이 회장은 “회사 이윤과 기업윤리가 상충될 때는 주저없이 기업윤리를 선택하라.”고 강조한다.“아무리 훌륭한 성과를 냈더다도 윤리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한 사람과는 같이 갈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포스코 센터의 사회공헌 행사에도 빠짐없이 참석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앞치마를 두른 채 나눔마당행사에 나선다. 국제구호단체인 기아대책과 긴급구호키트 제작에 몰두하는 모습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일과가 끝난 뒤에나 휴일에는 비서를 대동하는 법이 없을 정도로 자신에게 엄격하다. 그래서 ‘성공을 조율하는 하모니스트’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한데 모이는 美中日… 한데로 몰리는 한국

    한데 모이는 美中日… 한데로 몰리는 한국

    ‘김정일 이후 한반도와 동북아 질서 변화’가 화두가 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중국, 일본 등 강대국만의 다자회담이 구체화되고 있어 동북아 주요 이슈의 결정과정에서 ‘한국은 배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하와이 동서문화센터(EAST-WEST CENTER)에서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부터 6일까지 열린 ‘동북아시아 저널리스트 대화’ 포럼에서도 미·중·일 3자회담의 구체화 방안이 거론됐다. 중국 부상에 따른 역내 질서 변화와 그 속에서 ‘김정일 이후’를 준비해야 하는 한국 외교의 방향 등을 포럼을 통해 다뤄 봤다. 미국, 중국, 일본 3자 정상회담이 미국 대선 이후 구체화될 것으로 보이는 등 3국간 전략대화가 동북아의 새 변수로 떠올랐다. 한국을 배제한 미·중·일 3강 사이의 동북아지역 주요 현안 논의는 자칫 한국의 입지를 좁힐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 김정일 이후 한반도·동북아 질서 재편에서 한국 의사는 무시당할 구조가 될 수 있는 탓이다. 실라 스미스 미국 외교관계위원회(CFR) 선임 연구위원은 “민주당 오바마 캠프에서도 ‘(3자회담 개최) 시기가 무르익었다.’는 데 입을 모은다.”며 버락 오바마가 당선돼도 미·중·일 정상회담 등 3자 전략 대화가 열리고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3자 전략대화는 공화당의 존 매케인이 되든 오바마가 되든 개최되고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스미스 박사는 하와이 동서문화센터 ‘동북아시아 저널리스트 대화’ 포럼에 사회자 겸 초청 강사로 참석, 이같이 밝혔다. ●美, 글로벌 강자로 부상한 中 파트너로 인정 중국의 부상 속에 한국을 빼놓은 미·중·일 전략대화가 시작되고, 가속도가 붙을 것임을 지적한 것으로 한국 외교엔 새로운 도전이다. 장기적으로 한국 입장을 배려하지 않은 상태로 주요 지역문제들이 강대국들에 의해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미·중·일 3자 전략대화는 미국이 중국을 전략적 대화 상대로 대우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중국의 부상 속에서 미국은 전통적 동맹관계인 일본까지 묶어 주요 동북아지역 문제들을 논의·해결하는 틀을 만들고 이를 활성화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럼에 참가한 데니 로이 동서문화센터 연구원은 미국은 중국을 일방적 견제 대상이라기보다는 국제사회의 의무와 책임을 같이 해야 하는 주요 주주이자 ‘이해관계자’(statkeholder)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로이 박사는 “지도자 교체는 동북아지역에 변화와 도전의 원인이 되고 있다.”면서 타이완과 중국 대륙, 양안 사이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또 “통일에 대한 시간표까지 갖고 있었던 장쩌민(江澤民) 시대와 비교할 때 후진타오(胡錦濤) 정부의 타이완 정책과 태도는 훨씬 유연하다.”면서 후 정부는 자신감을 갖고 타이완을 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 박사는 “타이완의 ‘돌출행동’을 강하게 억제하는 미국 행동도 중요한 지역안정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천수이볜(陳水扁) 전 총통의 독립 시도에 대해 부시 행정부는 수위 높은 경고를 하면서 상황 악화를 막아 왔다는 것이다. 미국은 타이완이 중·미 사이 갈등의 원인이 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려 했다. 김충남(전 청와대 비서관) 동서문화센터 연구위원은 “미·중·일 3자 대화는 중국도 글로벌 외교 차원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게 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중국의 부상 속에서, 특히 김정일 이후가 논의되는 상황에서 글로벌한 차원에서 한국의 역할과 기여할 부분을 찾아서 활동공간을 넓혀 나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美, 한국 양다리 외교에 의구심” 김 박사는 “미국에선 한국이 한·미동맹과 한·중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동시에 강조하고 있는 것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보는 시각이 있다.”면서 “어설픈 양다리 걸치기 외교로 ‘김정일 이후’의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국제사회의 보편적 가치와 목표를 확실히 하면서 국제협력에 기여할 전략적인 태도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글·사진호놀룰루(미 하와이주) 이석우 국제전문기자 jun88@seoul.co.kr ●동북아 저널리스트 대화 ‘지역적인 도전에 대한 미디어의 대응’을 주제로 지역 관련 국가들의 리더십 변화를 미디어의 시각에서 논의했다. 리더십의 교체와 올림픽 이후 부상하는 중국이 어떻게 동북아지역에 영향을 미칠지가 최대 화두였다. 일본측 참석자들은 김정일의 건강에 대한 관심을 표시했지만 북한의 ‘9·9절’ 행사 이전이어서 확인할 길이 없었다. 또 부상하는 중국에 위협을 느끼고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북한과 6자회담’도 6개 토론주제 중 하나였지만 중국 부상이란 주제와 비교할 때 참여도와 관심에서 큰 차이가 있었다. 일본의 한 참석자는 (실질적인 해결에 도움을 주고 있지 못하다)며 ‘6자회담 무용론’ 등 회담진행 방향에 대한 일본측의 부정적인 입장을 전했다. 포럼은 동서문화센터 주최로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렸다. 한국언론재단(코디네이터 강혜주)과 일본국제교류재단 등이 후원자로 참여했다.
  • [Best CEO 열전] (1)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

    [Best CEO 열전] (1)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

    “반도체의 둥근 웨이퍼를 단 하루도 기억에서 지우지 못하고 살아 왔다.” 이윤우(62) 삼성전자 총괄 대표이사 부회장의 말이다. 그래서일까. 그의 리더십은 웨이퍼처럼 둥글다. 아랫사람의 의견에 귀 기울인다. 지시하기보다는 토론을 즐긴다. 또 경쟁에 앞서 화합을 강조한다. 삼성전자의 오랜 ‘스타’였던 윤종용 전 부회장(현 고문)과는 뚜렷하게 구분되는 대목이다. 한 임원(전무)의 얘기다.“윤 전 부회장은 내부 사람들끼리 경쟁을 붙여 더 잘하는 사람을 키웠다. 이 부회장은 그런 스타일은 아니다. 아직은 업무 파악을 위해 주로 듣는 편이지만 워낙 (기술)전문가라 색깔을 내기 시작하면 무서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80㎝의 큰 키에 사람 좋은 웃음을 띠고 성큼성큼 걷는 그는 그렇게 ‘둥글지만 강한 웨이퍼 리더십’으로 조직을 장악해 가고 있었다. 유럽 출장 와중에도 미리 녹화한 사내방송을 통해 1일 “사고의 중심에 시장을 놓으라.”고 임직원에게 당부했다. ●이건희 전 회장이 인정한 ‘3대 준천재’ 그는 대학(서울대 전자공학과)을 졸업하기도 전인 1968년 여름방학부터 삼성에서 지금의 인턴사원처럼 일했다. 그해 12월 그룹 공채를 통해 정식 삼성맨이 됐다. 첫 배치 부서는 삼성전관(현 삼성SDI) 전신인 삼성NEC 건설기획과. 투자 사업성을 검토하고 투자범위를 정하는 업무였다. 그에게 닥친 시련 아닌 시련이었다. “졸업을 앞두고 학자로서의 꿈도 있었지만 삼성 입사를 결심한 것은 늘 일본 업체의 그늘에 눌려 있던 우리의 전자산업을 일으켜 보겠다는 일종의 오기 때문이었다. 당연히 엔지니어로서의 출발을 기대했던 나로서는 뜻밖의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이 부회장은 그러나 이때의 경험이 훗날 반도체 투자를 결정할 때 소중한 자산이 됐다고 털어놓았다. 반도체와의 본격 인연은 삼성이 반도체사업에 뛰어들면서다. 삼성전자 30년 사사(社史)를 들춰보면 ‘반도체사업 산파 이윤우’라고 나와 있다.1984년 초 영하 15℃의 혹한 속에서 6개월 만에 경기 기흥공장을 뚝딱 지은 공장장도, 그해 가을 256K D램을 개발한 주역도,‘별들의 전쟁’으로 불릴 만큼 갈등이 심했던 기흥공장에 수요공정회의(매주 수요일 오후 7시에 모여 토론)를 처음 도입한 이도 그였다.256K D램을 개발한 공으로 1985년에는 대한민국 과학기술대상을 받기도 했다.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은 “삼성에는 안타깝게도 천재는 없지만 준천재는 3명 있다.”고 했다. 그 3명이 이윤우, 진대제(전 삼성전자 사장), 황창규(현 기술총괄 사장)이다. ●보고를 받다가도 “어떻게?” 지금의 삼성전자 핵심 경영진, 즉 황창규(기술), 최지성(휴대전화), 권오현(반도체), 박종우(DM), 이상완(LCD) 사장은 모두 그가 반도체 최고경영자(CEO) 시절 데리고 일했던 부하직원들이다. 그는 1994년 반도체 총괄 대표이사(당시는 부사장,2년 뒤 사장으로 승진)를 맡아 2003년 그룹 구조조정위원회 위원으로 옮겨갈 때까지 9년간 반도체사업을 이끌었다. 반도체값 폭락으로 혹독한 시련이 찾아왔던 90년대 중반, 주력제품 전환(64M D램)과 감산(減産)으로 맞선 것은 유명한 얘기다. 그는 공부하는 CEO로도 유명하다.1994년 액정디스플레이(LCD) 신규사업을 밀어붙일 때다. 담당 임원은 “이게 사업이 되겠습니까. 자신없습니다.”라며 한사코 주춤댔다. 이 부회장은 화를 내는 대신 책 한 권을 디밀었다. 전자산업의 미래에 관한 책이었다. 책을 읽고 난 임원이 LCD 전도사가 됐음은 물론이다. 이 무렵 설파한 유명한 화두가 바로 ‘살찐 고양이론’(살찐 고양이는 쥐를 잡지 못한다)이다. 요즘 들어서는 보고를 받다가도 곧잘 “하우 투(How to·어떻게)?”하고 되묻는다. ●‘과도기용’ 시각 극복해야 그가 올 5월 ‘포스트 윤’(윤종용 후임)으로 깜짝 발탁됐을 때,‘화려한 부활’이라는 시각과 ‘(이재용 전무 컴백 때까지의)과도기용’이라는 시각이 교차했다. 후자의 시선은 지금도 여전히 존재한다. 이 부회장 밑에서 오래 일한 반도체사업부의 한 부장은 카리스마 얘기를 꺼내자마자 “누구보다 많이 알고(전문지식), 야전침대를 끼고 살았으며(현장경험), 아랫사람들의 신망까지 두터운 사람이 어떻게 카리스마가 약할 수 있느냐.”고 역정을 냈다. 그럼에도 ‘카리스마 부족’ 지적이 불식되지 않는 것은 이 부회장으로서는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삼성 사장단협의회 산하 투자조정위원장으로서 전략기획실 부재의 골을 메워야 하는 중책도 안고 있다. ●골프·공연 관람으로 스트레스 해소 그는 퇴근 후 특별한 일정이 없으면 서울 신라호텔 헬스클럽으로 향한다. 주말에는 골프를 즐긴다. 실력은 80대 중반.“정면승부를 즐기는 장타자”라는 게 주위의 전언이다. 담배는 피우지 않는다. 가끔씩 부인(최형인 한양대 교수)과 함께 공연장을 찾아 업무 중압감에서 벗어난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문 열린 18대 국회] 뒤바뀐 攻守 ‘주도권 난타전’ 불보듯

    [문 열린 18대 국회] 뒤바뀐 攻守 ‘주도권 난타전’ 불보듯

    18대 국회가 30일 출범한다.4년 만에 의회 권력이 ‘좌’에서 ‘우’로 넘어갔고,3개 정당이 원내 교섭단체를 꾸리며 ‘다자 구도’를 만들었다. 국회는 ‘실용의 일하는 정부’를 내세운 새 정부와 때로는 협조하며, 때로는 정부를 견제하며 4년 동안의 국정을 책임진다. 대화와 타협, 상생을 이루는 것은 18대 국회가 안고 있는 과제이다. 다선의 지도부에서부터 초선 새내기 의원들까지, 어깨가 무겁다. ■ ‘FTA·개헌’ 초반 정국의 핵 ‘개헌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18대 국회 초반 정국의 핵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많은 화두들이다.17대 국회 막판까지 FTA 비준동의안을 놓고 대립하던 여야는 18대 국회에서도 힘겨루기가 예상된다. 과반의석 확보를 통해 힘을 얻은 한나라당은 조속한 비준안 처리를 이미 공언했다. 민주당은 여전히 쇠고기 재협상 카드를 비준안 처리와 연계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18대 국회 개원부터 논란과 장외 투쟁이 이어질 수도 있는 대목이다. 개헌 논의는 비준안 처리 수준을 뛰어넘는 폭발력을 지니고 있다.87년 만들어진 헌법을 바꾸는 것 자체가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의 주제를 빨아들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여야 모두 개헌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선뜻 치고나가지 못하는 이유다. 개헌 논의에 먼저 불을 붙이는 것은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될 가능성이 높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경제 안정 시점에 논의해야 한다.”며 조건을 달았지만, 이는 개헌 논의가 자칫 쇠고기 파동과 물가 급등으로 난관에 부딪친 이명박 정부의 국면 전환용으로 평가절하되는 것을 경계하는 발언이다. 민주당은 원론적으로는 동의하지만 거대 여당인 한나라당이 주도하는 개헌 논의에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다. 원혜영 원내대표는 “18대 국회에서 포괄적 개헌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한다.”며 논의 가능성을 열었다. 반면 최재성 대변인은 “개헌 논의는 정치권 갈등이 최소화된 상황에서 가능한 얘기”라며 시기와 방법에 대한 이견을 보였다. 한상우기자 cacao@seoul.co.kr ■ 홍준표 쌓인 난제 정면돌파 성공할까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와 임태희 정책위의장의 임기가 18대 국회 임기 개시일인 30일부터 공식적으로 시작된다. 수월해 보이지는 않는다. 정부는 29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장관고시를 공포했다. 이에 더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 처리 문제가 18대 국회 초기 여야 대치의 소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나라당은 ‘민생국회’를 외치고 있지만,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고 환율도 불안해 이를 실현하기가 버거운 환경이 조성됐다. ●박근혜 ‘여당속 야당´ 행보 변수 상황이 어려울수록 18대를 맞는 국회의원들의 각오는 남다르다. 홍 원내대표부터 그렇다. 그는 당선 직후 당 안팎을 넘나드는 ‘광폭행보’를 선보이며 현안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당내 갈등요인인 친박 복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박근혜 전 대표를 만나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18대에도 ‘상수’이자 ‘변수’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친박 진영이 “여당 내 민주주의를 실현하겠다.”며 박 전 대표를 구심점으로 한 ‘여당 내 야당’ 노릇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미 쇠고기 문제와 관련, 박 전 대표가 직접 이명박 대통령에게 고언을 하기도 했다. 한나라당뿐 아니라 통합민주당 등 야당도 박 전 대표의 행보에 촉각을 기울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82명 초선들 색깔·분위기 결정 18대 초기 당 지도부를 구성하게 될 정몽준 의원과 당내 소장파로 자리매김한 남경필·원희룡·정병국 의원, 이명박 정부 출범 뒤 당내 쓴소리를 내 온 이한구 의원, 이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 이 대통령 측근인 정두언 의원 등이 한나라당의 행보를 결정지을 유력 후보군이다. 초선들도 발빠르게 자신의 특기와 관심분야에 맞게 국회의원으로서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총선에서 당선된 한나라당 의원 153명 가운데 82명이 초선으로, 이들이 18대 국회의 전반적인 색깔과 분위기를 결정짓게 된다. 초선 의원 중 23명은 이미 고승덕 의원을 중심으로 정책 연구모임인 ‘현장경제 연구회’를 출범시켰다. 검사 출신인 홍 원내대표가 당의 중심에 서면서, 법조인 출신 의원들이 약진할지 관심을 모은다. 이미 검사 출신 초선 박준선·이범래 의원이 원내대표단에 포함됐다. 원내수석부대표는 판사 출신인 재선 주호영 의원이다. 이 밖에 고승덕 의원과 조윤선·강용석·정미경·박민식·손범규·이범관·여상규 의원 등이 변호사 출신이다. ●백성운 등 친이 의원 정무역할 이 대통령 측근 의원들이 헐거워진 정무 기능을 조이는 역할을 맡아 활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백성운·권택기·정태근·조해진·현경병·권영진·김금래 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현기환·강성천·김성태·이화수 의원 등은 한국노총 출신으로 노동문제 등에 관심을 갖고 있다. 김효재·진성호·유정현·김영우 의원 등은 언론인 출신으로, 배은희·박영아 의원 등은 이공계 출신이다.KDI 출신 유일호 의원은 조세 분야에 관심이 많다.KDI 출신의 재선 이혜훈·유승민 의원 등과 함께 당내 ‘경제 브레인’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비례대표로 당선된 김소남·이정현 의원은 한나라당의 취약 지역인 호남 출신이다. 박 전 대표의 최측근이기도 한 이 의원은 박 전 대표의 방 바로 아래층인 의원회관 445호 사무실을 배정받았다. 박 전 대표를 떠받치는 형상이 된 셈이다. 홍희경 구동회기자 saloo@seoul.co.kr ■ 원혜영 민주 정책좌표 뭘 내놓을까 통합민주당은 18대 국회에서 제1야당으로 위상이 추락했다. 하지만 초선이 절대 다수였던 17대에 비해, 재선 이상이 전체 의원의 약 74%인 60명이다.10년의 국정운영 경험이 있는 야당임을 내세운다. 이를 바탕으로 대안을 제시하는 강한 야당을 지향한다. 원내 사령탑으로 선출된 원혜영 의원의 역할이 막중하다.18대 초반 험난한 과제를 뚫고, 정책적 좌표를 제시해야 한다. 쇠고기 파동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 처리가 리더십의 1차 관문이 될 듯하다. ●송영길 등 3선들 정체성 확립 정세균·천정배 의원과 추미애 의원은 차기 당권주자다. 구 열린우리당과 구 민주당의 결합과 전통적 지지층을 복원해야 하는 과제를 짊어졌다. 개인적으론 중진 의원에서 지도자급으로 진화하는 분기점이 될 듯하다. 김부겸·송영길·이종걸 의원 등 40대 3선 그룹과 강기정·서갑원·백원우·이광재·조정식·최재성 의원 등 생환한 386그룹의 역할이 주목된다. 이들은 당 정체성을 재정립할 전위부대로 지목된다. 선명한 개혁을 내세우며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할 것을 다짐한다. 최근 ‘개혁과 미래’라는 모임을 만들어 세력화를 꾀하고 있다. 쇠고기 장관고시 철회와 재협상을 촉구하는 철야농성이 첫 활동이다. ‘BBK 저격수’로 불렸던 박영선 의원도 주목 대상이다. 재경위에 재입성해 이명박 정부의 성장·규제완화 정책의 맹점을 파헤치겠다고 벼른다. 김효석·문희상·박상천·이미경 의원 등 중진그룹은 당내 통합과 새로운 리더십 형성과정에서 물밑 가교 역할을 주문받고 있다. ●송민순 외교·안보 분야 활약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의 관료출신 의원들은 새 정부의 정책 기조에 맞설 대항마로 꼽힌다. 외교·통일·안보 분야에선 송민순 의원이 눈에 띈다. 참여정부 시절 외교부 장관과 청와대 안보실장을 거쳤던 이력을 바탕으로 북핵 문제와 북·미, 한·미관계에서 주도적인 역할이 기대된다. 국세청장·건교부장관을 역임한 이용섭 의원은 이명박 정부의 세제·부동산 정책 분야에서, 재정·교육부총리를 지낸 김진표 의원은 경제·교육정책 분야에서 선봉장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초선 중엔 박선숙 의원에게 눈길이 쏠린다. 국민의 정부 공보수석, 참여정부 환경부차관을 지냈고,4·9 총선 때 당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을 맡는 등 ‘초선 같지 않은 초선’으로 불린다.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을 역임한 비례대표 1번 이성남 의원과 전 국가청소년위원회 위원장인 최영희 의원도 눈여겨볼 배지들이다. ●강기갑 민노 부활의 중책 민주노동당은 17대에 비해 절반으로 추락한 당 위상을 극복하고 다시 한번 ‘위대한 소수’를 꿈꾼다. 신임 원내대표인 강기갑 의원이 단연 돋보인다. 강 의원은 쇠고기 정국에서 맹활약하며 부활의 중책을 부여받았다. 변호사 출신의 이정희 의원도 뜨는 별이다. 원내부대표로서 원내 실무를 책임지는 한편, 시민단체 활동 경험을 살려 외연 확대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최근 창조한국당과 연대해 원내 진입에 성공한 자유선진당은 18대에서 ‘캐스팅보트’를 자임하고 있다. 중심에는 이회창 총재가 있다. 한나라당과 보수 선명성 경쟁에 나설 뿐 아니라 충청을 뛰어넘는 전국 정당 건설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심대평 대표와 7선의 조순형 의원, 판사 출신의 이영애 의원과 전직 법학교수였던 박선영 의원도 지켜봄직하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선택 4·9총선] 관심지역 10곳 판세

    운명의 날…정치거물들 ‘死線’에 서다 여야의 주요 후보가 맞붙은 선거구들의 승부는 이번 총선의 핵심 관전 포인트다. 결과에 따라 후보의 위상은 물론, 정당의 명운까지 좌우할 수 있다. 출정 하루를 남겨둔 8일까지 거물 후보들의 벼랑끝 승부는 계속됐다. ■ 서울 종로 서울 종로는 총선 기간 내내 집중조명을 받았다.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한나라당 박진 의원이 정치생명을 건 승부수를 던졌다. 초·중반전엔 박 의원이 손 대표에 10%포인트 넘게 앞서다가 종반 들어 손 대표가 추격의 고삐를 당기고 있다. 박 의원측은 “여론조사하면서 단 한번도 승기를 뺏기지 않았다. 승리를 자신한다.”며 굳히기 전략을 내세웠다. 반면 손 대표측도 “젊은 유권자의 호응이 높아지고 있다. 견제와 균형이 먹힌다.”며 뒤집기를 다짐했다. 손 대표가 승리하면 당내 입지가 확고해진다. 차기 대권가도에도 먼저 오를 수 있는 위상을 갖게 된다. 반면, 박 의원은 승리할 경우 야당의 거물을 꺾은 ‘프리미엄’으로 차기 주자의 리더십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 서울 은평을 서울 은평을은 대운하 공방의 장(場)이다. 한나라당 이재오 후보가 대운하 전도사를,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가 대운하 저지 전도사를 자임하며 혈전을 벌였다. 문 후보가 이 후보를 줄곧 두 자릿수 격차로 따돌리는 추세였다. 하지만 전날 친박연대 장재완 후보가 사실상 이 후보를 위한 ‘지원 사퇴’에 나서면서 접전이 예상된다. 이 후보측은 “막판이 되자 그간 다져온 바닥 민심이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자평했다. 문 후보측은 “승부를 뒤엎진 못할 것”이라며 승리를 확신했다. 문 후보가 여의도에 입성할 경우, 초선이지만 대선 후보급 정치인으로 부활하게 된다. 이 후보가 역전하면 공천 논란 등 불협화음을 덮고 총선 후 당내 파워게임의 핵으로 재부상할 것으로 예측된다. ■ 전남 무안·신안 전남 무안·신안 선거구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인 신안군 하의도가 자리잡고 있다. 그만큼 ‘DJ 향수’가 진하게 남아 있는 곳이다. 하지만 통합민주당은 이번 공천에서 부패전력자라는 이유로 김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홍업 후보를 탈락시켰다. 김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사표를 던지고 민주당 황호순 후보를 바짝 뒤따르는 판세다. 일각에서는 ‘민주당 vs DJ 또는 민주당 vs 동교동’의 대결 구도로 바라보고 있다. 정통 민주세력 후보임을 강조하는 황 후보는 막판 추격을 뿌리쳤다며 승리를 장담한다. 황 후보가 이기면 ‘DJ 없는 민주당 브랜드’가 효과를 발휘하는 셈이다. 반면 어머니인 이희호 여사까지 지원유세에 나선 김 후보가 뒤집는다면 ‘선생님’의 영향력을 재확인하게 된다. ■ 경기 고양 일산갑 경기 일산갑은 전·현직 정권의 실세전으로 불렸다. 민주당 한명숙 후보와 한나라당 백성운 후보가 맞붙었다. 이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일산의 개발 문제가 주요 이슈 가운데 하나다. 한 후보는 ‘검증된 인재론’을, 백 후보는 ‘명품 신도시’ 건설을 화두로 내세웠다. 한 후보측은 “당선이 유력한 한 후보에게 정부여당 차원의 음해가 집중되고 있지만 이미 판은 기울었다.”고 확신했다. 백 후보측은 “지역발전을 위해선 큰 일꾼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받아쳤다. 한 후보가 3선에 성공하면 당권과 대권을 동시에 겨냥할 수 있다. 백 후보가 뒤집기에 성공하면 이명박 정부의 국정수행 과정에서 탄탄대로 입지를 보장받는다. ■ 전남 목포 전남 목포는 무안·신안과 더불어 호남권에 대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향력이 시험대에 오른 곳이다.‘DJ의 복심’인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통합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해 대부분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정영식 후보를 따돌리고 1위를 유지해 왔다. DJ 후광과 함께 ‘큰 인물론’을 설파하는 박 후보가 끝까지 승리를 지키면 크게는 ‘김심(金心)’을 다시 확인하는 것이고, 개인적으로는 대북송금 의혹 특검으로 옥살이를 치른 이후 중앙 정치 무대로 복귀하게 되는 셈이다. 다만 막판 변수가 있다. ‘지역일꾼’임을 내세운 정 후보와 무소속 이상열 후보가 지난 5일 정 후보로 단일화에 합의,‘반(反)DJ 연대’를 형성한 것이다. ■ 대전 중구 대전 중구에서는 ‘토박이’의 6선 도전이 자유선진당 바람 때문에 흔들리고 있다. 한나라당 강창희 후보는 설욕전과 동시에 6선에 도전한다. 총선을 앞두고 공천심사위원을 맡아 뒤늦게 선거를 준비했으나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유지해 왔다. 선거 막판에 박근혜 전 대표가 사무실을 깜짝 방문, 탄력을 받았다고 자평했다. 원내 입성할 경우 당 대표나 국회의장을 맡을 ‘거물’임을 강조하고 있다. 선진당 권선택 후보측은 처음에 강 후보에게 크게 뒤졌지만 ‘선진당 바람’을 타고 지지율이 점점 상승, 지난 주말부터 오차 범위 접전에 돌입했다고 분석한다. 특히 공무원 정원 감축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 대전시 행정·정무부시장 출신으로 ‘공무원의 마음’을 아는 권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 서울 동작을 서울 동작을에서는 말 그대로 대선 전초전이 펼쳐졌다. 구 여권의 대선 후보였던 민주당 정동영 후보와 5선의 터전을 버리고 서울로 입성한 한나라당 정몽준 후보의 진검승부처다. 여론조사 추이로 볼 때 정동영 후보가 정몽준 후보에게 20%포인트 안팎으로 밀린다. 정동영 후보로서는 빠듯한 추격전이다. 정동영 후보측이 “여기자 성희롱 사건 파문 이후 격차가 줄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정몽준 후보측은 “상대가 네거티브에만 매달리고 있다.”며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정치 거물들인 만큼 생환 여부에 따라 당권은 물론 차기 대권의 명암이 갈린다. 정몽준 후보가 생환하면 전국 후보로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되고, 정동영 후보가 이긴다면 다시 한번 대선 레이스를 준비할 수 있다. ■ 부산 남을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비서실에서 각각 실장과 차장을 맡으며 10여개월 동안 동고동락했던 ‘동반자’ 관계에서 이젠 ‘적’으로 만났다. 부산남을의 친박 무소속연대 좌장 격인 김무성 후보는 공천 탈락 뒤 무소속으로 출사표를 던지자마자 부산 시·도 의원과 지역 당원들이 집단 탈당으로 힘을 실어줘 초반에 기선을 제압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40∼50%의 압도적인 지지율을 보이며 무소속 돌풍을 일으켰다. 반면 ‘대운하 전도사’인 이재오 의원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정태윤 후보는 이에 맞서 ‘한나라당 공인 후보’임을 내세워 경제살리기를 강조하는 등 추격전을 펼치고 있으나 역전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 서울 중구 서울 중구는 전·현직 여야 대변인의 각축전으로 유명세를 탔다. 한나라당 전 대변인 나경원 후보와 자유선진당 대변인인 신은경 후보의 싸움에 전 새천년민주당 대변인이었던 민주당 정범구 후보가 가세했다. 현재 나 후보의 질주에 정·신 후보가 추격하는 구도다. 나 후보는 이미 대세를 굳혔다고 보고 지난 주말엔 충청지역 지원유세에 나서기도 했다. 각 당 지도부가 서울 중구를 방문한 횟수에서도 판세를 엿볼 수 있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1차례 지원한 데 반해, 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4차례, 민주당 강금실 선대위원장은 3차례 이 지역을 찾았다. 후보들의 지명도가 높고, 서울의 중심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각 당이 끝까지 심혈을 기울인 지역구가 됐다는 평가다. ■ 대구 서구 대구 서구는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16년 동안 아성을 쌓아온 곳이다.‘공천 파문’으로 강 대표가 불출마 선언을 한 뒤 강 대표와 박근혜 전 대표의 대리전 양상을 띠게 됐다. 친박연대 홍사덕 후보와 한나라당 이종현 후보 모두 뒤늦게 뛰어들었다. 여론조사초반엔 홍 후보가 앞섰지만 ‘지역일꾼론’을 강조하는 이 후보의 지지율이 오르며 막판엔 오차 범위 접전을 펼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홍 후보가 이기면 당선이 점쳐지는 서청원(친박연대 비례대표 2번), 김무성(부산 남을 무소속) 후보 등과 오는 7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박 전 대표에게 큰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이 후보가 당선되면 강 대표의 리더십이 빛을 발하게 되는 셈이다. 글 / 서울신문 구혜영 홍지민 박창규기자 koohy@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선택 4·9총선] 관심지역 10곳 판세

    [선택 4·9총선] 관심지역 10곳 판세

    여야의 주요 후보가 맞붙은 선거구들의 승부는 이번 총선의 핵심 관전 포인트다. 결과에 따라 후보의 위상은 물론, 정당의 명운까지 좌우할 수 있다. 출정 하루를 남겨둔 8일까지 거물 후보들의 벼랑끝 승부는 계속됐다. 구혜영 홍지민 박창규기자 koohy@seoul.co.kr ■ 서울 종로 서울 종로는 총선 기간 내내 집중조명을 받았다.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한나라당 박진 의원이 정치생명을 건 승부수를 던졌다. 초·중반전엔 박 의원이 손 대표에 10%포인트 넘게 앞서다가 종반 들어 손 대표가 추격의 고삐를 당기고 있다. 박 의원측은 “여론조사하면서 단 한번도 승기를 뺏기지 않았다. 승리를 자신한다.”며 굳히기 전략을 내세웠다. 반면 손 대표측도 “젊은 유권자의 호응이 높아지고 있다. 견제와 균형이 먹힌다.”며 뒤집기를 다짐했다. 손 대표가 승리하면 당내 입지가 확고해진다. 차기 대권가도에도 먼저 오를 수 있는 위상을 갖게 된다. 반면, 박 의원은 승리할 경우 야당의 거물을 꺾은 ‘프리미엄’으로 차기 주자의 리더십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 서울 은평을 서울 은평을은 대운하 공방의 장(場)이다. 한나라당 이재오 후보가 대운하 전도사를,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가 대운하 저지 전도사를 자임하며 혈전을 벌였다. 문 후보가 이 후보를 줄곧 두 자릿수 격차로 따돌리는 추세였다. 하지만 전날 친박연대 장재완 후보가 사실상 이 후보를 위한 ‘지원 사퇴’에 나서면서 접전이 예상된다. 이 후보측은 “막판이 되자 그간 다져온 바닥 민심이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자평했다. 문 후보측은 “승부를 뒤엎진 못할 것”이라며 승리를 확신했다. 문 후보가 여의도에 입성할 경우, 초선이지만 대선 후보급 정치인으로 부활하게 된다. 이 후보가 역전하면 공천 논란 등 불협화음을 덮고 총선 후 당내 파워게임의 핵으로 재부상할 것으로 예측된다. ■ 전남 무안·신안 전남 무안·신안 선거구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인 신안군 하의도가 자리잡고 있다. 그만큼 ‘DJ 향수’가 진하게 남아 있는 곳이다. 하지만 통합민주당은 이번 공천에서 부패전력자라는 이유로 김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홍업 후보를 탈락시켰다. 김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사표를 던지고 민주당 황호순 후보를 바짝 뒤따르는 판세다. 일각에서는 ‘민주당 vs DJ 또는 민주당 vs 동교동’의 대결 구도로 바라보고 있다. 정통 민주세력 후보임을 강조하는 황 후보는 막판 추격을 뿌리쳤다며 승리를 장담한다. 황 후보가 이기면 ‘DJ 없는 민주당 브랜드’가 효과를 발휘하는 셈이다. 반면 어머니인 이희호 여사까지 지원유세에 나선 김 후보가 뒤집는다면 ‘선생님’의 영향력을 재확인하게 된다. ■ 경기 고양 일산갑 경기 일산갑은 전·현직 정권의 실세전으로 불렸다. 민주당 한명숙 후보와 한나라당 백성운 후보가 맞붙었다. 이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일산의 개발 문제가 주요 이슈 가운데 하나다. 한 후보는 ‘검증된 인재론’을, 백 후보는 ‘명품 신도시’ 건설을 화두로 내세웠다. 한 후보측은 “당선이 유력한 한 후보에게 정부여당 차원의 음해가 집중되고 있지만 이미 판은 기울었다.”고 확신했다. 백 후보측은 “지역발전을 위해선 큰 일꾼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받아쳤다. 한 후보가 3선에 성공하면 당권과 대권을 동시에 겨냥할 수 있다. 백 후보가 뒤집기에 성공하면 이명박 정부의 국정수행 과정에서 탄탄대로 입지를 보장받는다. ■ 전남 목포 전남 목포는 무안·신안과 더불어 호남권에 대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향력이 시험대에 오른 곳이다.‘DJ의 복심’인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통합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해 대부분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정영식 후보를 따돌리고 1위를 유지해 왔다. DJ 후광과 함께 ‘큰 인물론’을 설파하는 박 후보가 끝까지 승리를 지키면 크게는 ‘김심(金心)’을 다시 확인하는 것이고, 개인적으로는 대북송금 의혹 특검으로 옥살이를 치른 이후 중앙 정치 무대로 복귀하게 되는 셈이다. 다만 막판 변수가 있다. ‘지역일꾼’임을 내세운 정 후보와 무소속 이상열 후보가 지난 5일 정 후보로 단일화에 합의,‘반(反)DJ 연대’를 형성한 것이다. ■ 대전 중구 대전 중구에서는 ‘토박이’의 6선 도전이 자유선진당 바람 때문에 흔들리고 있다. 한나라당 강창희 후보는 설욕전과 동시에 6선에 도전한다. 총선을 앞두고 공천심사위원을 맡아 뒤늦게 선거를 준비했으나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유지해 왔다. 선거 막판에 박근혜 전 대표가 사무실을 깜짝 방문, 탄력을 받았다고 자평했다. 원내 입성할 경우 당 대표나 국회의장을 맡을 ‘거물’임을 강조하고 있다. 선진당 권선택 후보측은 처음에 강 후보에게 크게 뒤졌지만 ‘선진당 바람’을 타고 지지율이 점점 상승, 지난 주말부터 오차 범위 접전에 돌입했다고 분석한다. 특히 공무원 정원 감축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 대전시 행정·정무부시장 출신으로 ‘공무원의 마음’을 아는 권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 서울 동작을 서울 동작을에서는 말 그대로 대선 전초전이 펼쳐졌다. 구 여권의 대선 후보였던 민주당 정동영 후보와 5선의 터전을 버리고 서울로 입성한 한나라당 정몽준 후보의 진검승부처다. 여론조사 추이로 볼 때 정동영 후보가 정몽준 후보에게 20%포인트 안팎으로 밀린다. 정동영 후보로서는 빠듯한 추격전이다. 정동영 후보측이 “여기자 성희롱 사건 파문 이후 격차가 줄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정몽준 후보측은 “상대가 네거티브에만 매달리고 있다.”며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정치 거물들인 만큼 생환 여부에 따라 당권은 물론 차기 대권의 명암이 갈린다. 정몽준 후보가 생환하면 전국 후보로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되고, 정동영 후보가 이긴다면 다시 한번 대선 레이스를 준비할 수 있다. ■ 부산 남을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비서실에서 각각 실장과 차장을 맡으며 10여개월 동안 동고동락했던 ‘동반자’ 관계에서 이젠 ‘적’으로 만났다. 부산남을의 친박 무소속연대 좌장 격인 김무성 후보는 공천 탈락 뒤 무소속으로 출사표를 던지자마자 부산 시·도 의원과 지역 당원들이 집단 탈당으로 힘을 실어줘 초반에 기선을 제압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40∼50%의 압도적인 지지율을 보이며 무소속 돌풍을 일으켰다. 반면 ‘대운하 전도사’인 이재오 의원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정태윤 후보는 이에 맞서 ‘한나라당 공인 후보’임을 내세워 경제살리기를 강조하는 등 추격전을 펼치고 있으나 역전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 서울 중구 서울 중구는 전·현직 여야 대변인의 각축전으로 유명세를 탔다. 한나라당 전 대변인 나경원 후보와 자유선진당 대변인인 신은경 후보의 싸움에 전 새천년민주당 대변인이었던 민주당 정범구 후보가 가세했다. 현재 나 후보의 질주에 정·신 후보가 추격하는 구도다. 나 후보는 이미 대세를 굳혔다고 보고 지난 주말엔 충청지역 지원유세에 나서기도 했다. 각 당 지도부가 서울 중구를 방문한 횟수에서도 판세를 엿볼 수 있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1차례 지원한 데 반해, 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4차례, 민주당 강금실 선대위원장은 3차례 이 지역을 찾았다. 후보들의 지명도가 높고, 서울의 중심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각 당이 끝까지 심혈을 기울인 지역구가 됐다는 평가다. ■ 대구 서구 대구 서구는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16년 동안 아성을 쌓아온 곳이다.‘공천 파문’으로 강 대표가 불출마 선언을 한 뒤 강 대표와 박근혜 전 대표의 대리전 양상을 띠게 됐다. 친박연대 홍사덕 후보와 한나라당 이종현 후보 모두 뒤늦게 뛰어들었다. 여론조사초반엔 홍 후보가 앞섰지만 ‘지역일꾼론’을 강조하는 이 후보의 지지율이 오르며 막판엔 오차 범위 접전을 펼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홍 후보가 이기면 당선이 점쳐지는 서청원(친박연대 비례대표 2번), 김무성(부산 남을 무소속) 후보 등과 오는 7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박 전 대표에게 큰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이 후보가 당선되면 강 대표의 리더십이 빛을 발하게 되는 셈이다.
  • [경제 살린 세계의 지도자] (7) 리콴유 싱가포르 前총리

    [경제 살린 세계의 지도자] (7) 리콴유 싱가포르 前총리

    싱가포르는 ‘원래 존재할 수 없는 나라’였다. 그런 나라를 아시아의 용으로 키운 이는 리콴유(李光耀·85) 전 총리다.1959년부터 1990년까지 31년간 싱가포르를 이끌었다.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는 그를 가리켜 “수에즈 운하 동쪽에서 가장 뛰어난 인물”이라고 했다.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은 “시대가 인물을 만드는지, 인물이 시대를 만드는지의 오랜 의문에 후자라는 해답을 준 이”라고 극찬했다. 광둥 하카(중국대륙을 떠나 다른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이주민)에서 ‘건국의 아버지’가 된 리 전 총리. 그는 지난해 8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회고했다.“싱가포르는 원래 존재할 수 없는 나라였다. 그래서 살아남는 데 필요하다면 무조건 오케이였다.” ‘리콴유 개혁’의 핵심은 다름 아닌 ‘국가 생존’이었던 것이다. ●국가생존 전략 ‘12345 비전´ 서른여섯에 그가 총리가 된 1959년, 싱가포르자치령의 1인당 국민소득은 400달러(40여만원)에 불과했다. 실업률은 13%를 넘었다. 중국계, 말레이계, 인도계 등 여러 인종이 뒤섞여 툭하면 폭동과 파업이었다. 그나마 자원이 있는 말레이시아에 기대 살아보려고 1963년 말레이시아연방에 가입했지만 이내 인종 갈등으로 쫓겨났다.‘원치 않는 독립’이었다. 1965년 싱가포르공화국을 세운 변호사 출신의 젊은 엘리트 총리는 ‘12345비전’을 내걸었다.1명의 부인,2명의 자녀,3개의 침실,4바퀴 달린 승용차,500달러 주당 소득이라는 야심찬 청사진이었다. 당시 싱가포르는 아내를 네 명까지 둘 수 있었다. 이명박 대통령의 ‘747공약’을 연상시킨다. 문제는 비전을 현실화시킬 수단이었다. 당시 싱가포르는 돈도 자원도 없었다. 마실 물조차도 없어 말레이시아에서 사다 먹는 형편이었다. 리 총리는 ‘없으면 오게 하자.’고 생각했다. 돈, 물건, 사람을 끌어 모으기로 한 것이다. 그러자면 유인책이 필요했다. 규제부터 대폭 풀었다. 외국기업이라도 사업설명서를 제출한 뒤 승인만 받으면 국가에서 연구개발비를 지원했다. 영어 공교육을 강화, 의사소통도 가능하게 했다.2차 오일쇼크의 와중에도 막대한 돈을 쏟아 부어 국제공항을 지었다.1981년 개항한 창이 국제공항이다. 정부 주도의 투자회사(GIC)와 국부펀드(테마섹홀딩스)도 만들었다.GIC는 훗날 우리나라의 한국투자공사(KIC) 모델이 됐다. 의사소통(영어)이 되는 인력자원, 해고가 자유로운 노동시장, 편리한 교통, 빗장 푼 규제 등은 싱가포르에 돈과 사람을 가져다 주었다. 그가 총리직에서 물러나던 1990년, 싱가포르의 1인당 국민소득(1만 2200달러)은 취임 당시보다 무려 30.5배나 불어났다.‘(말레이시아에서)버림받은 작은 섬’이 아시아의 금융·물류 허브로 변신한 것이다.2006년 싱가포르의 외국인 투자 유치액(242억달러)은 우리나라(112억달러)의 두 배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이 발표한 국가경쟁력 순위도 지난해 싱가포르(2위)는 우리나라(29위)보다 훨씬 앞섰다. ●강력한 리더십 근간은 실용·반부패 리 총리가 경제개혁을 추진하면서 동시에 단행했던 것은 부패 척결이다. 부패행위조사국(CPIB)을 신설, 막강한 권한을 부여했다. 최측근이자 절친한 친구에게도 예외는 없었다.20만달러 뇌물수수 의혹을 받던 테체앙 당시 국가개발부 장관은 오랜 동지였던 리 총리의 단호한 태도 앞에 결국 자살을 선택했다. 그렇다고 무조건 청렴만을 강요하지는 않았다. 리 총리는 공무원 월급을 파격적으로 올렸다. 지금도 싱가포르 총리의 연봉(132만달러·13억원)은 미국 대통령(약 44만달러)의 3배, 한국 대통령(2억 4000만원)의 5배가 넘는다. 대신,‘파인(벌금) 공화국’ ‘태형의 나라’라는 별명도 얻었다. 인구 450만명의 작은 도시국가가 거대 미국사회의 거센 반발에도 공공기물을 파손한 미국인 청년(마이클 페이)에게 기어코 곤장 6대를 때린 일화는 유명하다. 리 총리는 포커게임으로 가산을 탕진한 아버지 때문에 도박을 지독히 혐오했다. 그러나 “세계경제 흐름이 바뀌고 있다.”며 2005년 싱가포르 정부의 카지노산업 허가를 지지했다. 이같은 실용주의와 원칙주의는 그가 퇴임한 후에도 강력한 ‘그림자 리더십’을 발휘하는 근간이 됐다. 물론 정치 인생을 둘러싸고는 논란이 따른다. 그는 부유한 중국계 집안에서 태어나 영국 유학(영국 케임브리지 법대)을 거쳐 변호사가 됐다. 이후 노동운동가로 변신, 좌파와 연대해 권력을 잡은 뒤 좌파를 몰아내고 화교자본을 끌어들여 정권을 지켰다. 그의 통치철학에 사회주의와 자본주의가 섞여 있는 것은 이 영향으로 풀이된다. 그런 그도 벌써 여든을 훌쩍 넘겼다. 하지만 여전히 ‘작은 나라의 위대한 거인’으로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90년대 DJ·리콴유 사상논쟁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를 얘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1990년대 DJ(김대중 전 대통령)와 벌인 사상논쟁이다. 리 전 총리는 서구 민주주의에 대한 맹목적 추종을 거부하고 자주적 정치체계를 만들려 애썼다. 덩샤오핑 전 중국 주석, 박정희 전 한국 대통령과 ‘닮은꼴 리더십’으로 불리는 이유다. 그 근간이 바로 유교적 철학에 바탕을 둔 ‘아시아적 가치’였다. DJ는 아시아적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부작용의 폐해에 눈돌렸다.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스탠더드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가지도자들간의 이례적 사상논쟁이었다. 당시에도 국제사회에서 큰 화제가 됐지만 지금도 종종 국제 심포지엄 화두로 오르내린다. 양승윤 한국외국어대 교수는 “리 전 총리가 자유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몰랐다거나 평가절하했던 것은 아니다.”면서 “다만 거기까지 가는 과정이 길고 고통스러우니 도달 속도를 단축하기 위해 아시아적 가치를 들고 나온 것”이라고 색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리콴유 업적’ 빛과 그림자 정호상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국익에 도움되면 누구와도 손잡는다는 실용주의 표방이나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외국인 고문을 영입한 MB(이명박 대통령)정부는 리콴유 정부와 여러모로 닮았다.”고 분석했다. 정 연구원은 그러나 “1950∼1960년대 일반 대중이 무지하다는 전제를 깔고 시작한 것이 리콴유 개혁이었다.”며 “지금은 사회수준이 높아지고 이해관계도 복잡해져 (우리나라에)그대로 적용하기는 힘들다.”고 경계했다. 그는 “(리콴유의)강력한 리더십과 부패청산 의지 등은 MB정부가 벤치마킹해야 할 대목이지만 지나친 엘리트주의, 국익 앞에 개인을 희생시킨 전제주의 등 부정적 유산도 많은 만큼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뛰어난 소수에게 최상의 대우를 해주는 엘리트주의는 가뜩이나 작은 도시국가에 보이지 않는 선을 그었다. 엘리트와 열패자 사이의 위화감이 심각하다. 국내 금융계조차 싱가포르투자청(GIC) 사람들의 엄청난 엘리트의식에 혀를 내두를 정도다.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인권을 탄압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지나친 원칙주의는 개인과 기업의 창의성을 억압하기도 했다. 청렴했다고는 하지만 독재자란 굴레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2001년 홍콩 중문대가 리콴유에게 명예 법학박사 학위를 주려 하자 학생들이 “독재자”라며 거세게 반대시위를 벌인 적도 있다. 권력 세습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싱가포르 현 총리(리셴룽)는 그의 장남이다. 국부펀드를 운용하는 테마섹의 최고경영자(호칭)는 그의 며느리다. 그 자신 지금도 싱가포르투자청(GIC)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우리나라의 싱가포르 열풍이 요즘보다 더 극심했던 적이 있다.YS(김영삼)정부 출범 초기 때다.‘리콴유-권력과 리더십’ 책을 쓴 양승윤 한국외국어대 교수는 “당시 우리나라 공무원들이 싱가포르를 배운답시고 어찌나 많이 갔던지 싱가포르 정부가 대사관을 통해 ‘업무에 지장이 많으니 자중해 달라.’고 요청했을 정도였다.”고 비화를 소개했다. 양 교수는 “리콴유는 사회주의적 가치관에 자본주의를 받아들여 가부장적 철권통치를 휘두른 사람”이라며 “작은 도시국가이기에 리콴유식 개혁이 가능했던 대목도 있고 우리나라와는 사회구조의 틀도 다른 만큼 옥석을 가려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싱가포르의 지속 성장에 주목했다. 양 교수는 “서방의 많은 학자들이 싱가포르 경제가 1987년에 과포화 상태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싱가포르는 견실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면서 “MB정부가 배워야 할 대목은 바로 이 점”이라고 환기시켰다. 소유는 국가가 하고 경영은 민간에 맡기는 싱가포르식 공기업 민영화 모델도 ‘노사정위원회 위상 강화’라는 전제조건이 요구된다는 조언이다. 한상완 현대경제연구원 상무도 “GIC와 테마섹이 꼭 잘한다고는 볼 수 없는 만큼 (싱가포르식 모델 도입에)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노무현정권 5년 명암] 분야별 평가

    [노무현정권 5년 명암] 분야별 평가

    ■정치 분야 참여정부 5년은 노무현 대통령의 끊임없는 ‘정치 실험’으로 채워졌다. 탈권위주의를 이뤄냈다. 국정운영을 공개하고 비선 정치를 청산하는 데도 주력했다. 개별적으로 보고되던 부처 업무현안을 국무회의석상에서 공개적으로 처리하게 했다. 임기 초 평검사들과의 공개토론도 파격이었다. 권력형 부정부패로부터 벗어났다. 돈·관권선거가 사라졌다. 참여정부 국정운영백서에 따르면 17대 총선에서 선거법 위반 적발 건수는 6402건으로 16대 총선의 두 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과 지방의 균형발전도 중요한 화두로 던졌다. 지역주의 청산과 연결된다. 행정복합도시와 공기업 지방이전, 지역혁신 클러스터 등이 대표적이다. 정치적으로는 지역주의 정당체제를 극복하기 위한 토대를 구축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의석은 영남권을 제외하고 대체로 고른 분포를 보였다. 노 대통령은 임기 내내 현행 소선거구제의 폐해를 지적하며 선거구제 개혁과 개헌 필요성을 역설하는 데 집중했다. 시사평론가 김종배씨는 참여정부의 정치를 “총재 정치·1인 정치로 상징돼온 3김(金)체제를 혁파하는 데 주력했다.”고 요약했다. 그러나 ‘미완의’ 정치 실험은 결국 혼선의 정치로 귀결됐다. 방향은 일부 옳았지만 방법이 성급했고 정교하지 못했다. 자갈밭에 씨앗을 뿌린 셈이었다. 지역주의 정치 타파와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내세우며 거론했던 대연정 제안은 오히려 전통적 지지층의 등을 돌리게 했다. 측근정치·보스정치를 단절하기 위해 도입했던 당·청 분리와 청와대 정무수석 폐지도 마찬가지다. 당의 자생적 구조가 마련되지 않은 탓에 집권 여당을 국정 운영의 동반자로 두는 데 실패했다. 당내 차기 대권주자들을 내각에 앉히면서 당·청이 동반 추락하는 결과로 돌아왔다. 대통령도 집권 기간 동안 두 번이나 탈당하는 등 불안정한 리더십을 보였다. 5년 내내 당청갈등은 사그라들지 않았고, 대결적 여야 구도가 심화됐다. 정치권은 물론, 대국민 소통 부재를 낳게 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양학부 교수는 “집권당이 무력화된 탓에 정부 정책을 국민에게 설득해야 하는 정당 본연의 역할을 놓쳤다.”고 평가했다. 오만하다는 비판이 따라다녔다. 지난 2005년 8월, 당시 조기숙 청와대 홍보수석이 “대통령은 21세기에 가 있는데, 국민들은 독재시대 문화에 빠져 있어 의사소통이 안 된다.”고 한 말이 이를 극단적으로 드러낸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대외관계 분야 노무현 정부의 대외관계는 북핵 6자회담 진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지난해 제2차 남북정상회담 개최로 상징되는 대북정책이 대외정책과 손발이 맞지 않아 한·미관계에도 상당한 손해를 미쳤고, 일본·중국 등 다른 4강과도 적지 않은 마찰을 빚는 등 아쉬운 점이 많았다는 평가다. 참여정부 출범 초기부터 대미관계에서 드러난 ‘자주파’와 ‘동맹파’의 갈등, 동북아 균형자론 등은 결국 한·미동맹 진전과정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한·미간 오랜 현안이었던 주한미군 재배치, 방위비 분담, 용산 미군기지 이전, 전시작전권 전환 등이 상당부분 해결됐음에도 불구하고 이 과정에서 양국간 적지 않은 갈등을 야기, 한·미동맹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일본·중국과도 호혜적 우호관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정권 초기 우호적으로 시작했던 일본과의 관계는 일본측의 독도 영유권 주장, 야스쿠니 신사 참배, 배타적경제수역(EEZ) 갈등, 역사교과서 및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이 잇따라 대두되면서 급속도로 냉각됐다. 이에 따라 한·일 정상간 ‘셔틀외교’가 전면 중단되는 등 불편한 관계로 바뀌게 됐다. 중국과도 한동안 동북공정(東北工程) 등 역사문제로 상당한 마찰을 빚었다. 탈북자 문제 등도 양국 관계 진전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 중국의 역할을 고려, 정치·경제적 교류를 확대함으로써 협력적 동반자 관계를 유지했다는 평가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교육 분야 참여정부의 교육정책은 ‘낙제점’에 가깝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엘리트주의에 맞서 교육평등화에 초점을 맞췄지만, 학생들의 학습의지를 떨어뜨리면서 학력저하로 이어지는 부작용을 낳았기 때문이다. 교육을 통한 가난의 대물림을 막고 계층이동을 지향점으로 내세운 교육 평등주의는 열매를 맺지는 못했지만, 여전히 추구해야 할 과제다. 2003년 7월 대통령 직속 교육혁신위원회 설치로 시작된 참여정부 교육개혁정책은 ‘파격’으로 일관했다.‘서울대 폐지’ 등 대학의 서열 구조 타파와 기득권 폐지를 외치는 인사들이 교육정책을 좌지우지했다.2004년엔 수능 9등급제 도입,2006년 외고 운영 개선 방안 등 교육개혁안이 쏟아졌다.2008학년도 입시에 처음 적용된 수능 등급제는 교육정책의 실패를 보여주는 하이라이트다. 변별력을 갖추지 못하면서 학생들은 대혼란에 빠졌다. ‘죽음의 트라이앵글(내신·논술·수능)’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며 사교육비가 늘면서 학부모들의 부담도 더욱 커졌다.3불 정책(본고사·기여입학제·고교등급제 금지)을 고수하면서 대학당국과 교육부의 마찰도 끊이질 않았다. 한국교총은 참여정부가 형평성만 강조한 교육정책을 집행하려다 공약을 제대로 실현하지 못하는 등 전반적으로 교육공약을 제대로 달성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대학의 자율성 강화, 학교선택권 확대, 교원 양성·임용제도 및 승진·전보제도 개선, 사교육비 경감, 방과 후 학교 등을 특히 비판적으로 평가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경제 분야 1인당 국민소득은 2003년 1만 2826달러에서 지난해 2만 81달러로 노무현 정권 5년 사이 57% 늘었다. 하지만 실질 소득의 증가보다 원·달러 환율이 같은 기간 1200원에서 930원으로 하락한 데 따른 영향이 컸다. 소득 증가도 상위계층에 쏠려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화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2003년 265만원에서 지난해 322만원으로 5년간 57만원 늘었다. 하지만 소득에서 소비를 뺀 흑자 규모는 상위 20% 가구의 경우 월 200만원이 넘지만 하위 20%는 월 34만원씩 적자를 봤다. 소득 계층간 빈부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상위 20% 가구의 월평균 소득을 하위 20%로 나눈 5분위 배율은 2003년 7.24배에서 지난해 7.66배으로 악화됐다. 수치가 1에 가까울수록 소득 불균형이 심한 지니계수도 같은 기간 0.341에서 0.35로 해마다 높아졌다.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 “집값은 반드시 잡겠다.”고 약속했으나 특정 지역을 겨냥한 세금정책 등으로 주변 집값마저 상승하는 ‘버블 도미노’ 현상을 일으켰다. 부동산 대책을 12차례나 발표하면서도 과잉 유동성 문제에는 뒤늦게 대처하는 우를 범했다. 부동산포털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전국 아파트 값은 평균 34.8%, 서울 지역은 43.4% 뛰었다. 경기도는 37.6%, 충남도 31.9% 올랐다. 대기업은 수출호조로 호황을 누린 반면 실질소득 감소에 따른 소비위축으로 내수 중심의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은 극심한 불황을 겪었다. 또한 사교육비 증가와 비정규직 증가로 서민 가계는 여태 몸살을 앓고 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언론 분야 참여정부는 언론과의 긴장관계를 강조했다.2003년 출범 직후부터 가판신문 구독금지, 개방형 브리핑제 도입, 신문법 제정 등 언론 개혁을 위한 각종 정책을 쏟아냈다. 언론을 방송과 신문, 인터넷 등으로 구분하는 ‘편가르기’ 현상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노무현 대통령 자신도 언론에 대해 ‘기득권 집단’,‘불량상품’,‘기자실 대못질’ 등 거친 언사를 마다하지 않았다. 때문에 일부 정책은 노 대통령의 왜곡된 언론관에서 비롯됐다는 비판도 받았다. 이는 결국 정부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추진된 이른바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이다. 노 대통령은 지난해 1월16일 국무회의에서 “기자들이 죽치고 앉아 기사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지 해외 실태를 조사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국정홍보처는 3월 국내외 기자실 운영실태 조사결과를 내놓았으며, 두 달 뒤인 5월 정부부처 기자실 통·폐합이라는 극단적인 조치를 발표했다. 이는 언론자유를 심대하게 훼손한다는 각계각층의 지적과 함께, 일부 언론에 국한됐던 갈등이 일선 취재현장 전체로 전면화되는 결과를 낳은 ‘최대 악재’가 됐다. 기자들은 정부청사 로비 바닥에 스티로폼을 깔고, 전원이 끊긴 경찰청 기자실에서는 촛불을 켜고 기사를 작성했다. 이같은 전대미문의 갈등은 노 대통령이 퇴임할 때까지 풀리지 않았다. 결국 언론 개혁이라는 취지는 사라지고, 소모적이고 불필요했던 논쟁만이 남은 셈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신년사설] 서민이 잘사는 게 경제 살리기다

    2008년 새해 첫날 평범한 서민이 행복한 사회를 생각한다. 서민의 삶을 무자년 새해의 화두로 삼는 것은 그것이 바른 정치를 여는 출발점이요, 좋은 경제를 펼치는 지향점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서민이 누구인가. 그 한 사람 한 사람은 보잘 것 없고, 내세울 만한 생존의 무기를 갖지도 않았으며, 제 앞가림 하기에도 벅찬 약자들이다. 그러나 그들이 모이면 이 사회를 움직이는 힘의 근원이 되고, 우리 경제를 지탱하는 토대가 된다. 산업화 이전 절대빈곤의 시절에도 우리는 꿈을 안고 살았다. 비록 오늘이 고달퍼도 더 나은 내일을 기약할 수 있었기에 부지런히 일했다. 올해 정부수립 60주년을 맞는다. 우리는 선진국들보다 한참 늦게 출발했지만 최단기간 안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완수했으며, 지금은 정보화의 선두 대열에 당당히 서게 됐다.1인당 국민소득 100달러도 채 안 되는 최빈국에서 세계 11위의 경제력을 갖춘 나라로 성장했다. 강대국 식민지배의 치욕을 겪은 나라들 가운데 우리만큼 성공한 나라도 찾아보기 어렵다. 이렇게 되기까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해 온 서민들이 없었다면 오늘의 한국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세계사에 빛나는 한국 성공 신화의 주역이 바로 서민이었다. 그런데 그들의 삶은 지금 가파른 비탈로 내몰리고 있다. 취업난과 고용불안으로 이태백과 사오정이 일상화하고, 집값 폭등으로 내집 마련 꿈이 더 멀어졌으며, 고유가에다 물가불안, 금리불안까지 겹쳐 서민생활은 갈수록 고단하기만 하다. 참여정부는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서민의 삶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이념만으로 현실의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았다. 그래서 그들이 마침내 10년 만의 정권교체를 선택했다. 서민은 참여정부를 떠받치는 기둥이었지만 지난 대선에서 다른 선택을 했다. 이명박 정부의 탄생에는 오늘보다 내일이 나아지리라는 기대를 가질 수 있게 해달라는 소박하지만 절실한 서민의 꿈이 배어 있다. 따라서 오는 2월25일에 출범하는 이명박 정부의 과제는 자명하다. 경제 살리기와 민생 안정이다. 경제를 살려 밑바닥 서민이 더 나은 삶을 누릴 수 있게 해야 한다. 경제 살리기의 핵심은 서민이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양극화 시대에 그것이 그리 쉽지는 않을 것이다. 경제를 살리자면 우선은 기업의 투자의욕을 왕성하게 북돋워 경제 활력을 회복하는 일이 시급하다.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기업들이 마음껏 날개를 펼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돈벌이가 되는데 투자를 마다할 기업인은 없다. 규제를 과감히 풀어 공정한 경쟁과 효율이 작동하는 시스템을 복원해 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는 친기업, 친시장 정책이 반드시 반서민 정책을 의미한다고는 보지 않는다. 다만 성장의 혜택이 서민에게 고루 돌아갈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경쟁과 효율을 중시하는 한편으로 약자에 대한 배려가 있는 ‘따뜻한 경제’를 지향할 때 비로소 새 정부의 경제정책이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명박 당선자가 주창해온 탈(脫)여의도 실용주의 정치에 거는 기대가 크다. 우리 정치는 이념과 정략에 매몰되어 경제의 발목을 잡아온 측면이 있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보수가 집권하든, 진보가 집권하든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경제 살리기와 민생 안정을 원활하게 추진하려면 정치가 경제를 든든하게 뒷받침해 줘야 한다. 우리는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정신에 입각한 실용주의 정치가 제대로 뿌리내릴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며 이명박 정부 5년의 실험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자 한다. 그 첫걸음이 인사다. 내각과 청와대 비서진 인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역, 이념, 계층을 떠나 능력 본위로 인재를 두루 기용하는 것이 실용의 정신에 부합하는 인사일 것이다. 인재를 찾는 노력을 막바지까지 기울이고, 주변의 보수적 목소리에만 함몰되지 않기를 당부한다. 지난 정권과 대선 과정을 거치면서 불거진 지역·계층간 대립을 해소하고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통합의 미덕을 발휘해야 한다. 권력을 독점할 생각을 버리고, 지연과 학연에 얽매이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집권자부터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전임자의 예를 반추해 언행에서 국가 최고지도자의 품격을 잃지 말고. 신뢰와 희망을 주는 리더십을 보여 주기 바란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집권 초부터 정치과잉으로 민생경제 살리기에 차질이 빚어지는 일이 없도록 하고, 총선 공천과 각종 자리를 둘러싼 비리가 생기지 않아야 한다. 통치구조를 포함, 개헌에 대한 입장도 정리해 적절한 시점에 공개하고 국민 동의를 구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명박 정부 하에서도 남북관계가 착실하게 발전해 가기를 희망하며, 미·일과의 관계를 강화하되 중국과의 기존 우호관계도 지속되기를 기대한다. 개혁은 빠를수록 좋다. 늦어지면 그만큼 기득권층의 저항이 커지기 마련이다. 정부와 공기업 부문의 거품 빼기와 연금개혁, 교육개혁에 주력해 주기 바란다. 교육인적자원부의 혁신 없이 교육개혁을 성공시키기는 어렵다고 본다. 가난한 집 자녀들이 사교육을 받지 않고도 대학입시에서 경쟁할 수 있어야 한다. 노사정의 대타협으로, 전투적 노사관계를 시장친화적 고용관계로 바꿔 나가되 불법 파업과 폭력 등 공공질서 파괴행위는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 고실업과 양극화 문제의 해법은 일자리 창출에서 찾아야 한다. 청년 실업자와 한창 일할 나이에 직장에서 밀려난 사람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야말로 최상의 복지정책이다. 이를 위해 고용효과가 큰 중소기업 살리기에 역점을 두되 무리한 경기부양은 삼가야 할 것이다. 우리는 성장과 분배가 함께 갈 수 있다고 믿는다.‘따뜻한 시장경제’를 세워 나가는 원년이 되기를 기원한다. 서민의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어나는 한 해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 범여권 대표주자로 먼저 서야

    범여권 대표주자로 먼저 서야

    30일 창조한국당 창당으로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의 본격적인 대선행보가 시작됐다.8월23일 대선 출마선언 이후 2개월여 만이다. 문 후보의 정치실험은 아직 평가하기 이르다. 두 자릿수를 넘지 못하는 낮은 지지율이 이를 반영한다.‘참신한 정치세력’이라는 자체평가는 문 후보의 자산이자 약점이다. 안으로는 창당 이후 내부진영을 규합하고, 밖으로는 범여권 후보단일화를 통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대항마로 서야 할 과제가 남았다. ●‘사람중심 진짜경제´ 내세워 문 후보의 장점은 기성 정치인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는 그동안 ‘새로운 정치세력’임을 줄곧 주장해왔다. 창당식에서도 “기존 정치인이 채우지 못한 국민들의 욕구를 채워야 한다.”며 참신함을 강조했다. 그는 범여권 후보 가운데 경제에 강점을 가진 후보로 꼽힌다. 실물 경제를 경험하면서 성공한 신화를 이룬 인물이다. 경제 대통령을 꿈꾸는 이 후보와 대립각을 세울 수 있는 대목이다.‘사람 중심 진짜 경제’를 화두로 이 후보 경제관과 자신의 경제관을 대비시키고 있다. 서울·수도권의 지지층이 두껍다는 점도 그의 향후 파괴력이 간단치 않음을 보여준다. 본선 승리에 결정적 관건이 되는 지역에서 강세라는 말이다. 범여권 후보단일화 국면을 고려할 때, 가장 큰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주자로 거론된다. ●‘참신한 정치세력´ 구호 통할까 하지만 아직은 난관이 더 많다. 문 후보의 지지율은 한 자릿수다. 상승추세이기는 하다. 그러나 자력에 의한 추이라고 보기는 어렵다.10월16일 직후 6∼9%대였고 그전에는 5%대 안팎이었다. 대통합민주신당 경선이 기점이다. 이는 범여권 후보가 압축되는 과정에서 부동층이 줄어들고 대통합민주신당 경선 탈락후보들의 지지층이 이전하면서 생긴 어부지리로 봐야 한다. 이명박 후보의 대항마 이미지는 고사하고 아직 범여권 대표주자로 각인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문 후보는 대선출마 직후부터 이 후보를 겨냥해왔다. 그러나 이 후보의 지지층을 잠식하지도 못했고, 범여권의 지지도 쏠리지 않았다. 최근, 문 후보는 범여권 후보들과 이 후보를 동시에 ‘낡은 세력’이라 공격하며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후보단일화 과정을 고려한 전술로도 읽힌다. 문 후보는 이와 관련,“낡은 세력과의 야합적 단일화는 반대한다.”고 각을 세웠다. 연대 조건으로 제시한 ‘가치·정책중심의 연정’도 연장선에 있다. ●구체적 콘텐츠와 안정적 리더십 필요 그가 내세우는 슬로건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비판도 적지않다. 여론조사전문기관 폴컴의 이경헌 이사는 “사람 중심의 진짜 경제는 이념에 불과하다.”면서 “당 정책이 후보의 정책으로 합치되는 과정에서 이런 점은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역 정치인들을 끌어들일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이계안 의원은 자문단으로 물러났고, 천정배 의원은 정동영 후보 지지로 돌아섰다. 범여권 관계자는 “의원들의 결합은 캠프 내 배치의 문제이지 금기시할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문 후보가 직접 네거티브의 최전선에 서게 되는 효과가 계속되고 있다. 이는 ‘새로운 정치세력’이라는 이미지와 배치되는 악영향을 줄 공산이 크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이명박 “첫째도 경제, 둘째도 경제”

    이명박 “첫째도 경제, 둘째도 경제”

    “집권하면 정부가 보육비와 주택마련비를 지원하는 등 대리급 나이의 삶에 변화를 주겠다.” 직장인들 사이에서 ‘샐러리맨의 신화’로 통하는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가 평범한 직장인들을 위해 제시한 공약이다. 이 후보는 26일 서울 신촌의 한 카페에서 30∼40대 샐러리맨들로 구성된 인터넷 커뮤니티 운영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대한민국의 평범한 대리의 삶이 어떻게 달라질지 말해달라.”는 질문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이 후보는 또 “아이를 낳아 초등학교에 들어갈 때까지는 정부가 그 비용을 부담하는 방안을 당 공약에 담도록 제안해 놨다.”면서 ”여기에 3조원이 드는데 (비용이 들더라도) 마음 놓고 아이를 맡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샐러리맨들과의 만남은 ‘일자리 창출’과 ’취업기회 확대’에 대한 추석민심이 나온 직후여서 더욱 주목됐다. 이 자리에서 그는 ‘봉급쟁이들’의 고민거리인 주택문제에 대해서도 “장기저리로 융자해주거나 주택 가격을 실비에 가깝게 싸게 공급하는 것을 검토해보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보육과 주택문제는 정부가 복지적 차원에서 가격도 조정해서 장기 저리 융자를 해 정책을 펴나가야 한다.”며 “내가 집을 가졌는데 더 좋은 집으로 옮긴다는 것은 시장경제에 맡겨도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최고경영자(CEO) 리더십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21세기 ‘섬기는 정신’이다. 공무원들도 ‘도우미적 역할’을 해야 한다.”며 “정부가 주도적으로 관리·감독 기능을 줄이고 나머지는 민간을 도와주는 공리적 자세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밖에 이 후보는 주거 안정, 사교육비 문제, 노후 복지 등에서도 일하는 사람을 최대한 배려하는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평생직장의 개념이 무너진 것을 지적, 직장인의 자기계발 기회를 더 많이 보장하고 이직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평생교육제도 강화도 강조했다. 이 후보의 경제와 민생챙기기 행보를 당에서도 뒷받침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강재섭 대표는 “추석도 지났고 지금부터 정말 시작이다.”며 “지역을 돌아보고 국민들을 직접 만나보니까 역시 민심은 어려운 경제를 살려달라는 것이었다.”며 이 후보의 경제와 민생챙기기 행보를 지원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도 “요새 취직 시즌인데 경쟁률이 100대1,200대1 이렇게 되니까 20∼30대 청년들이 취직 걱정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딱한 실정”이라며 “이번 (대선)에는 지역주의가 아니라 누가 취직을 제대로 시켜 줄 것인가가 화두가 되었다.”고 ‘추석 민심’을 전했다. 이한구 정책위 의장도 “이 정부 들어 일자리 창출 여건이 나빠지고 있다는 것이 세계적으로 증명되고 있다.”며 “세계은행 발표 (일자리 창출)여건이 30위다. 작년에 비해 7계단 하락한 것이다.”고 전했다. 김지훈 한상우기자 kjh@seoul.co.kr
  • [한나라당 경선 평가] 한나라경선 평가

    [한나라당 경선 평가] 한나라경선 평가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이 20일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이명박·박근혜 ‘빅2’후보의 지지도는 범여권 주자들보다 월등히 높은 상태에서 경선이 이뤄졌다.‘본선’같은 ‘예선’으로 평가되면서 경선 과정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고, 검증공방까지 가세하면서 더 달궈졌다. 이 후보가 낙승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박 후보의 역전승 얘기까지 나올 정도로 치열했던 경선 과정을 평가하고 향후 한나라당과 대선 국면을 미리 짚어보는 좌담을 21일 마련했다. 서울신문사 진경호 정치부 차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사회 이번 한나라당 경선결과를 어떻게 평가하나. ●신율 명지대 교수 이 후보의 승리는 성공적인 이미지 메이킹 덕이다. 사실 이 후보의 이미지인 청계천과 유권자들이 기대하는 경제 능력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 그런데 이 두 가지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만들었다. 일종의 상징조작인데 그게 먹혔다. 중도 이미지를 선점했다는 것도 중요했다. 한나라당의 수구 보수 이미지를 희석할 수 있는 중도적 이미지를 만들어냄으로써 30∼40대를 움직일 수 있었다. ●박명호 동국대 교수 다른 정치인들과 달리 가시적으로 무언가를 보여줌으로써 어필했다는 게 주효했다. 시급한 경제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도움을 줄 것이란 기대를 갖게 만든 것이다. 여론조사의 덕을 본 것도 사실이다. 당내 투표에서 졌는데 뒤집을 수 있었다. ●김종배 시사평론가 시기도 주효했다. 경선이 하루 이틀 더 늦어졌다면 결과를 장담할 수 없었을 것이다. 박근혜 후보는 치고 올라가고, 이명박 후보는 하락하는 터닝포인트 직전에 경선이 이뤄진 것이다. 치열한 검증공방에도 상대적으로 충성도가 낮다고 봤던 지지자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지 않았던 데는 범여권의 지리멸렬함도 한 몫을 했다. ●신 교수 절묘한 시기에 아프간 피랍사태와 남북정상회담 발표가 없었다면 어땠을까. 그런 의미에서 때가 기가 막히게 맞아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게다가 손학규 전 지사의 탈당도 결정적이었다. 손 지사가 계속 남아 있었다면 박 후보의 뒤집기도 가능했을 것이다.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초래한 경제적 위기감도 큰 역할을 했다. 경제 위기가 올 수 있다는 불안이 최고경영자(CEO) 이미지를 가진 이 후보의 호감도를 높인 셈이다. ●박 교수 구조적 차원도 있다. 두 후보의 지지층이 겹치는 부분보다 엇갈리는 부분이 많았다. 이 때문에 이 후보의 도덕성 논란이란 호재를 활용해 박 후보가 막판 추격을 했지만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사회 ‘지독한 경선’이란 말이 회자될 만큼 경쟁이 치열했다. 어떻게 평가하나. ●김 시사평론가 각론으로 들어가면 문제점이 없진 않았지만 전체적으로는 괜찮았다. 박빙을 다투는 두 경쟁자가 있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국민들은 재미를 느꼈다. 문제는 과열로 치달으면서 나타난 감정적 앙금을 치유할 길을 열어놓았냐는 것이다. 패자인 박 후보가 과연 선거운동을 도울 것이냐는 문제가 남았지만 이건 제도적으로 치유되기 힘든 감정의 문제다. 총점을 매긴다면 B학점 이상이다. ●신 교수 나름대로 성공한 경선이었지만 과열 양상도 나타났다. 제도의 성숙이 더딘 우리나라 상황에선 어쩔 수 없는 구석이 있다. 제도가 감정에 압도되는 것이다. 흥행 면에서도 120% 성공을 거뒀다. 다만 검증청문회가 요식행위에 그쳤다는 비판도 가능하다. 일부 청문위원들은 노력의 흔적을 보인 것도 사실이다. ●박 교수 보완해야 될 부분이 있다면 여론조사를 경선 결과에 반영하는 문제다. 특정 정당의 대사(大事)를 일반 국민이 결정하는 상황이 이번 경선에서 빚어졌다. 여론조사 개선책이 모색돼야 한다. 공당의 대선 후보를 결정하는 데 결정적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재고가 필요하다. ●사회 이 후보 못지않게 주목되는 게 박 후보의 행보다. ●신 교수 박 후보야 승복할지 모르겠지만 아랫 사람들이 따를지 의문이다. 자칫 ‘한나라당판 후단협’이 생길 수 있다.2002년 민주당 상황과 너무 유사하다. 노무현도 이명박도 모두 당내 비주류였다. 비주류가 주류를 누르고 후보가 됐을 때 주류가 승복하기란 쉽지 않다. 박 후보도 “백의종군 하겠다.”는 말에서 암시했듯 선대위원장 같은 감투를 맡아 적극적으로 이 후보를 돕지 않을 것이다. ●박 교수 변수는 대선 4개월 뒤 곧바로 총선이 실시된다는 점이다. 치열한 조직 대결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이번 경선도 철저한 조직싸움이었다. 한 지역구에 사설 당원협의회장 5명이 난립하는 상황이었다. 대선을 거치며 일부 세력 이탈은 불가피하다. ●김 시사평론가 내년 총선이 박근혜 진영으로선 고민일 것이다. 대선 직후에 치러지는 총선에선 대통령 당선자가 모든 의제를 독점할 수밖에 없다. 박근혜 진영이 영남지역의 공고한 지지세만 믿고 대선에서 태업(怠業)을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박 후보 입장에선 당권·대권 분리든, 공천권 반분이든 이 후보측과 거래를 맺고 조건부로 협조하는 게 최상의 카드다. ●사회 경선과정에서 이명박 후보의 많은 약점이 드러났다. 당내 갈등의 후유증도 만만찮다. 이 후보의 남은 과제는 무엇인가. ●박 교수 포용력 말고는 없다. 이 후보측이 박 후보 진영을 ‘집토끼’로 간주해 소홀히 대접할 가능성도 있다. 한나라당판 후단협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도덕성 시비를 얼마나 최소화할 수 있느냐도 관건이다. ●신 교수 박 후보로선 지금 분위기로 대선을 치르면 대구·경북의 전통적 지지층을 이명박 진영에 뺏길 수 있다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안다. 권력의 세계에서 ‘차기’는 없다.20%의 고정 지지층에 상대적인 깨끗함, 경제 위기까지 한나라당을 도와주는 상황에서 박 후보로선 가만히 있기가 대단히 어려운 상황이다. 이 후보의 포용력 만으로 주저앉히긴 어려운 상황이다. ●사회 범여권 입장에선 지금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는 게 현명할까. ●신 교수 범여권의 지지율이란 게 다 합쳐도 10%가 안 된다. 범여권으로선 바깥 상황에 신경쓸 처지가 아니다. 내부 정리가 급하다. 여권 일각에선 ‘민주·반민주’,‘산업화세력·평화세력’의 대립구도로 몰아가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민주는 더 이상 먹힐 화두가 아니다. 평화가 중요한 가치이지만 국민들은 이것이 경제보다 중요한 화두라고 생각할지 의문이다. ●박 교수 범여권은 단일화 과정을 밟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한나라당과 범여 단일후보가 비슷한 수준의 게임을 벌이게 될 공산이 크다. 그 과정에서 평화든 민주든 나름의 화두를 부각시키려 할 것이다. 게다가 이 후보를 자질시비에 좀 더 취약한 후보로 평가하고 있는 만큼 도덕성 논란을 본격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 ●신 교수 대선정국 막판은 결국 ‘49대 50’구도로 흐를 것이란 의견도 있는데 난 의견이 다르다. 이 후보가 한나라당 지지층이 아닌 사람들에 의해 후보로 결정됐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지금 추세라면 ‘한나라 대 비한나라’ 구도는 형성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49대50 싸움은 재연되기 힘들다. ●김 시사평론가 이 후보는 ‘참여정부 무능론’을 들고 나올 것이다. 자신의 경제대통령 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전략이다. 여권은 ‘경제’라는 화두에 정면으로 대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유효한 수단은 ‘어떤 경제 리더십이냐.’이다. 이명박의 리더십을 투기와 축재로 얼룩진 리더십으로 몰아세우는 것이다. 사실상의 ‘인물론’이다. ●사회 대선 4개월 뒤에 찾아오는 총선은 어떤 영향을 미칠까. ●김 시사평론가 지금의 지리멸렬 구도가 이어진다면 여권 내부에선 대선을 포기하고 총선을 노려보자는 세력들이 생길 것이다. 현역 의원이나 국회 입성을 노리는 사람들에겐 대선보다 총선이 사활이 걸린 ‘본게임’이기 때문이다. 총선이 범여권의 단합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신 교수 동의한다. 여권 핵심 지지층 가운데는 “이번에 완전히 깨져봐야 정신차린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실제 여권은 어느모로 보나 ‘깨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다가가고 있다. 뭔가 새로운 계기를 만들어낼 능력이 없다는 게 문제다. ●김 시사평론가 총선 전까지는 여권의 분열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소선거구제이기 때문에 분열하고 싶어도 못한다.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한지붕 두가족’으로 견디는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 단일후보대 친노·비노 3자구도로 맞붙으면 백전백패한다는 것을 동물적 감각으로 체득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 어차피 안된다는 생각 때문에 총선 이전에 뛰쳐나갈 가능성은. ●김 시사평론가 뛰쳐나가는 그룹이 확실한 지역기반을 갖고 있다면 가능하다. 그런데 범여권엔 없다. 호남의 전폭적 지지를 친노도 비노도 장담 못한다. 그렇다고 친노가 부산·경남에서 지지를 얻기도 어렵다. 여권내 어느 그룹도 ‘비빌 언덕’이 없다. 정리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