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리더십 공백
    2026-04-1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01
  • [박현갑의 시시콜콜] ‘직장의 신, 리더십의 비밀’ 온라인서 알 순 없나

    [박현갑의 시시콜콜] ‘직장의 신, 리더십의 비밀’ 온라인서 알 순 없나

    중·고등학교 입시부터 대학입시까지 1차에서 줄줄이 낙방의 눈물을 흘린 ‘2차 전문가’. 직원 1만 6000명에 200조원이 넘는 예금을 관리하는 은행장. 이순우 우리은행장의 드라마틱한 어제와 오늘이다. 이 은행장이 지난 3일 연세대 백양관 대강당에서 리더십 특별강연을 했다. 강연 주제는 얼마 전 종영된 인기 방송드라마 직장의 신을 본뜬 ‘직장의 신, 리더십의 비밀’이었다. 1학년 여학생, 군 입대와 사회생활 등 4년간 공백 끝에 지난 2월 복학한 2학년 남학생, 대학원 박사과정생 등 500여명의 학생들이 참석했다. 이 은행장은 2001년 10월 리더십 연구와 교육을 위한 전문기관으로 설립했다는 이 대학 리더십센터에서 마련한 리더십 특별강연 75번째 손님이었다. 이 은행장은 경북 경주 출신으로 대구고와 성균관대 법대를 나왔다. 대학 졸업 직후인 1977년 옛 상업은행에 들어와 말단 은행원에서 은행장 자리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학창시절 입시에서 잇단 실패를 경험했던 그가 어떻게 최고의 자리인 은행장에 오르게 됐을까. 이 은행장이 이날 소개한 비결은 3가지. 겸손, 배려, 성실이었다. 이 은행장은 “그때 조금만 더 참고 견뎠다면 결과는 달라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은행에 와서는 수없이 많았던 ‘마지막일지 모르는 순간’에도 최선을 다했다.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그리고 30분만 더 버틴다는 생각으로 매사에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불안과 고통이 뒤섞인 학창 시절을 보냈음직한 은행장의 인간적 면모에 학생들은 알게 모르게 동질감을 느끼며 용기와 위로를 얻는 모습이었다. 대학이 미래 지도자 양성을 위해 명사들을 강연에 초대하는 것은 학생들에게 좋은 자극이 될 수 있어 바람직하다. 아쉬운 대목은 이날 강연장을 찾지 않은 학생과 일반인들은 이런 명사의 인생 경험담을 듣지 못한다는 점이다. 평생교육 시대를 맞아 이런 특강은 물론 대학 강의도 온라인으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좋을 것이다. 모바일 시대에는 지금처럼 물리적 공간에 기반한 학교중심의 교육 시스템에 적지 않은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다. 전통적 학교가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2000년대 초부터 미국의 하버드나 MIT대학 등에서는 사회공헌 실천을 위해 교수 강의는 물론 시험문제도 인터넷에 올리고 있다. 철학·기술·오락·디자인 등에 관련된 전문가 강연회를 개최하고 있는 미국의 비영리 재단인 테드(TED·Technology, Entertainment, Design)의 강연은 전 세계인들이 온라인에서 즐겨 보는 영상으로, 모바일 시대 지식공유의 대표적인 사례다. 인터넷 강국의 국내 대학가도 강의 개방 및 공유에 좀 더 의지를 보이길 기대한다. 논설위원 eagleduo@seoul.co.kr
  • [사설] 새로운 한반도 시대 여는 한·미 정상외교되길

    박근혜 대통령이 내일 미국 방문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정상외교의 막을 연다. 다음 달로 예상되는 중국 방문까지 감안하면 동북아시아 주요국 정치 리더십이 모두 정비된 상황에서 역내 외교안보 지형을 새롭게 구축하는 최고위급 외교의 시동을 거는 셈이다. 박 대통령으로서는 올해 60주년을 맞은 한·미 동맹의 질적 도약을 도모하고 북의 안보위협에 공동 대처하는 차원을 넘어 과거사와 영토를 둘러싼 한·중·일 3국의 중층적 대결구도를 슬기롭게 헤쳐갈 해법을 모색하는 무대라는 점에서 이번 방미의 의미가 더욱 각별하다고 할 것이다. 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7일 정상회담에서 논의할 현안들은 하나하나 중차대한 것들이다. 핵을 끌어안은 채 한반도의 긴장 수위를 높이고 있는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낼 방안을 모색해야 하며, 지난 정부에서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격상된 양국 관계를 질적으로 발전시킨 ‘글로벌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한다. 2015년 주한미군의 전시작전권 한국 이양을 앞두고 한 치의 안보 공백도 허용하지 않는 대책을 세워야 하며, 2년 연장된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논의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긴밀한 협력체제도 갖춰야 한다. 그러나 보다 큰 틀에서 이번 회담의 의미는 향후 20~30년을 이어갈 새로운 동북아 질서의 모색에 있다. 한반도에서의 남북 대치, 동아시아에서의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으로 상징되는 냉전질서를 마감하고 역내 국가들이 대등한 협력으로 동북아 공동번영을 이뤄나갈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박 대통령이 제시할 동북아 다자협력 구상, ‘서울 프로세스’는 시대적 의미가 크다. 기후변화와 테러, 재난 등 인류 공동의 도전에 역내 국가들이 함께 맞서 싸우며 신뢰를 쌓고, 이를 바탕으로 경제와 안보 등 더 큰 틀의 협력체제를 구축하는 이 구상을 제대로 실현해 낸다면 21세기 동북아 시대는 성큼 앞당겨질 것이다. 이는 개성공단까지 접어가며 오로지 미국만 쳐다보고 있는 북한을 남북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 내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관건은 우리의 외교력이다. 2007년에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와 유사한 ‘제주 프로세스’를 내놓은 바 있으나 관련국들로부터 외면받고 말았다. 우리의 작은 체구로 미국과 중국을 움직이려면 그만큼 고도의 외교력이 뒷받침돼야 하고, 박 대통령부터 주변국 지도자들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8일 있을 미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을 중심으로 다각도의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일이다. 어제 개성공단의 남측 인력 7명이 돌아옴으로써 남북 관계는 한시적 단절 상태에 놓였다. 더 이상의 추락이 없는 바닥이어야 한다. 박 대통령의 방미가 새로운 한반도, 새로운 동북아를 여는 먼 여정의 힘찬 첫걸음이 되길 바란다.
  • 민주당 재·보선 참패에도 위기 불감증

    민주통합당이 4·24 재·보궐 선거에서 참혹한 패배를 당하고도 제대로 반성하지 않는 ‘위기 불감증’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대통령선거 패배 책임론 공방이 수시로 벌어지는 가운데 5·4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 잡음도 새어 나온다. 범주류 측 강기정·이용섭(기호순) 후보가 토론회를 통한 배심원제로 단일화를 하겠다고 하자 비주류 김한길 후보 측이 이의 제기를 하면서 당이 또 시끄럽다. 강·이 후보는 오는 28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여론조사기관이 표본 추출한 300∼500명의 민주당 대의원을 상대로 배심원대회를 개최, 토론회를 거쳐 단일후보를 확정하기로 25일 합의했다. 그러나 당 선관위가 이날 밤 회의를 열어 격론 끝에 “선관위가 정하지 않은 일부 후보만의 토론회는 공정성, 기회균등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불가 판정을 내렸다. 이에 강·이 후보 측이 26일 반발, 김 후보 측과 논란을 벌이자 당내에서 “토론회가 아닌 간담회 등의 형식은 가능하지 않겠는가”라는 절충안이 제시되면서 단일화 논의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분위기다. 재·보선 참패 뒤에는 당 대변인 논평을 통해 “민심의 최후통첩으로 받아들인다”고 반성문을 썼지만 여전히 행동으로는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다만 강력한 대안세력인 안철수 무소속 의원 등장이 민주당에 강한 외부충격으로 작용, 쇄신을 강제할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 내에서는 ‘안철수 바람’을 조기에 차단하지 못하고 현재처럼 계파 간 갈등을 계속할 경우 민주당이 10월 재·보선과 내년 6월 지방선거를 거치며 형해화할 수 있다는 절체절명의 위기감이 퍼지는 조짐도 있다. 따라서 내달 전당대회에서 선출될 새 지도부가 충격적 당 쇄신을 단행해야 재생의 길이 열릴 수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 문제는 리더십의 결여다. 민주당 한 중진인사는 이날 “지지층이 흔들리고 있음을 절감한다. 안 의원의 등장은 민주당 쇄신의 강력한 자극제가 될 수 있다”면서도 “존망의 위기인데도 쇄신을 이끌어 줄 리더십이 공백상태라는 게 걸린다”고 우려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도전받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도전받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한 2월 25일을 전후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지도력과 군 장악력을 과시하기 위해 이틀에 한번꼴로 각급 부대를 방문하기 시작했다. 북의 장거리 미사일 실험, 제3차 지하 핵실험에 이은 대남 도발 위협 속에서 박 대통령 역시 헌정사상 첫 여성 군(軍) 통수권자로서 리더십을 보여야 하는 압박이 강하던 시기였다. 박 대통령은 ‘제한된 기회’를 한정적으로 사용했다. 취임 12일 만에는 ‘지하 벙커’,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상황실을 찾았고 국군장교 합동 임관식, 천안함 용사 3주기 추모식 등에 참석해 ‘안보 공백은 없으며 우리는 단호하다’는 자세를 시각적으로 내보였다. 박 대통령은 대북 문제에 대해서는 시종일관 분명하고 단일한 메시지를 반복했다. “신뢰 프로세스를 전제로 하되 도발에는 단호하게 대처한다”는 것이다. 외국 정상을 만나고 통화할 때마다, 외국 투자자들을 만날 때도 이 같은 메시지를 빼놓지 않았다. 이 같은 대응은 초기에 양호한 점수를 받았다. 과거와는 달리 미국뿐 아니라 중국까지 적극적인 협력의 구도로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외교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북의 압박이 날로 세지면서 이에 비례하는 강도로 대북 관리 능력이 도전을 받고 있다. 14일 북이 우리 정부의 대화 제의를 “교활한 술책”이라고 비난하고 나선 것은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가 쉽지 않음을 거듭 확인시켜 준 일이었다. 청와대는 사태의 장기화도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날 “(북의 도발에) 긴장감을 계속 늦출 수 없는 상황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우선 지금까지 해 온 대로 ‘우리 군은 충분한 전쟁 억지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화해의 손짓도 지속할 전망이다. 지난 12일 한국과 미국이 내놓은 공동 성명은 이 같은 전략의 일단을 보여준다. 여기서 한·미 양국의 ‘9·19 공동 성명 이행 준비’를 언급함으로써 북한의 행동에 따라 이에 상응하는 포괄적인 대북 지원 내용이 포함된 합의 사항을 준수할 자세가 돼 있음을 강조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느리지만 강한 협치/이춘규 정치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느리지만 강한 협치/이춘규 정치부 선임기자

    이틀 전 3년 동안 서울에서 근무한 일본인 지인의 송별식이 있었다. 그와는 공감할 수 있는 점이 많아 가까워졌다. 연배가 같아 가족 문제나 직장 생활 등에 대한 관심사나 고민이 비슷하다. 취미도 등산으로 같다. 그는 매주 산악회 버스를 이용해 한국의 산들을 다녔다. 한국의 경제, 특히 농업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한국 정치에 대해서도 가끔 호기심을 드러냈다. 그는 한국인, 한국사회의 역동성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회고했다. 일본 지인들은 “한국 사회는 매우 다이내믹(역동적)하다.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사태도 힘을 모아 극복했고, 2002 월드컵 축구 응원도 한국적이었다. 예측불허 총선·대통령선거도 인상적이었다. 한국이 놀라운 경제발전을 이뤄 열강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도 변혁기에 발휘된 집단적 힘 덕분인 것 같다”는 취지로 말한다. 그들은 한국 사회 역동성의 원천이 어디인지 궁금해했다. 팽팽한 선거전을 거쳐 민주적 정권교체를 이루며 발전해 가는 정치가 무엇보다 인상적이라고 평가한다. 삼성이나 현대자동차 등이 일본이나 서구 일류 업체들을 뛰어넘은 에너지의 근원에도 관심이 높다. 싸이의 강남스타일로 대표되는 한류열풍도 변화하면서 힘을 키워 가는 한국의 저력을 상징하는 것으로 봤다. 그런데 일본인들이 최근 들어 한국 정치와 경제의 활력이 떨어지는 느낌이라고 지적한다. 경제 성장이 주춤하는 원인은 각 주체들이 툭하면 대치하는 정치 탓이라고 보았다. 여야 정당이 정쟁을 일삼으며 각 정파들이 맞서고, 건강한 견제와 비판 기능이 약해지면서 경제분야도 긴장감이 떨어져 활력이 약해지는 것 같다고 해석한다. 대치 정치의 비효율이 경제 분야까지 악영향을 미친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들이 한국인으로서의 견해를 물으면 답이 옹색해진다. 다만 “권력 교체기의 후유증 같다. 청와대나 관료사회도 대변혁기다. 식품안전 문제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소관 문제를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이는 등 정부조직개편에 따른 혼선도 정리되지 않았다. 국회도 정부조직 개편 영향으로 상임위원회 업무 분장을 겨우 마쳤지만 어수선하다”고 배경을 설명해준다. 실제 총선과 대통령선거를 치르면서 정치권은 리더십 재구축기에 있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 입성한 뒤 일시적인 지도부 공백 현상 속에 집단 무기력증에 빠져 있다. 민주통합당은 문재인 전 대선후보와 친노(친노무현)세력의 대선 패배 책임론 등을 놓고 티격태격이다. 그러나 당·정·청과 여야가 소통하는 협치(協治)가 복원되고, 5월 여야 지도부 개편이 되면 정치의 활력 회복이 기대된다. 지금 세계 각국은 다투어 보호무역 장벽을 치는 경제전쟁 시대다. 한눈 팔 틈이 없다. 2008년 세계경제 위기를 세계에서 가장 먼저 회복하는 등 한국인은 커다란 위기 때마다 힘을 발휘했다. 무기력하고 무질서한 듯하다가도 결정적 순간에 힘을 모으는 역동성을 발휘했다. 소통하느라 조금은 느리지만 결국 강한 힘을 발휘하는 협치를 통해 한국 정치·경제의 활력을 강화해야 할 때다. taein@seoul.co.kr
  • [박근혜 정부 출범 한 달] 보안·원칙 고수… 정치인 박근혜의 장점이 대통령으론 독 됐다

    [박근혜 정부 출범 한 달] 보안·원칙 고수… 정치인 박근혜의 장점이 대통령으론 독 됐다

    25일로 박근혜 정부 출범 한 달을 맞는다. 새 정부도 역대 어느 정권처럼 호된 신고식을 피해가지 못했다. 51일 만에 국회를 통과한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 문제와 고위공직 후보자들의 잇따른 자진 사퇴 등 인사파문이 겹치면서 국정 표류의 양상은 더욱 심각했다는 평이다. 취임 초 국정운영의 최대 걸림돌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처리 지연이었다. 표면적으로 국회의 여야 정치력 부재가 빚어낸 결과지만 국정 최고지도자인 박 대통령의 리더십에 적지 않은 상처를 남겼다. 박 대통령의 원안고수 지침에 매달린 여당과 방송 장악 음모를 앞세운 야당의 지연전략이 충돌하면서 집권 초 천금 같은 한 달을 허송세월했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지난 22일 늑장처리되면서 제대로 된 국무회의 한 번 열리지 못했고 부처별로 주요 정책 입안이 늦어지는 등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떠넘겨졌다. 박 대통령의 고위직 인선이 검증 미비와 부실 인선 논란으로 확산되면서 새 정부 초기 동력을 크게 떨어뜨렸다는 지적도 많다. 박 대통령이 소위 친박 인사 등의 정치인 기용은 가급적 피하고 해당 분야 전문가나 내부 관료를 중용해 전문성을 강화하고 조직 안정을 꾀한 것은 긍정적 평가를 받는 대목이다. 하지만 보안을 중시한 박 대통령이 ‘나홀로 인선’에 치중하다 보니 검증 자체가 부실해졌다는 평가가 많다. 청와대에 허태열 비서실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인사위원회를 가동했지만 대통령 의중 살피기에 무게가 실린 분위기다. 소신을 갖고 보좌해야 할 청와대 참모진과 내각, 여당은 대통령 눈치보기에 급급했다. 일각에서는 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 등장과 남성 참모들 사이에서 보이지 않는 벽이 소통 문제로 이어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취임 직전 지명된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를 제외하고도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황철주 중소기업청장, 김병관 국방장관 후보자와 김학의 법무부차관 내정자 등 5명이 줄줄이 자진 사퇴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형준 명지대교수는 “국정 공백의 첫 번째 원인은 박 대통령의 정치적 리더십”이라며 “국민이 대통령의 인사에 감동하지 못하고 공감하지 못할 경우 국정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인사’는 결과적으로 대선공약으로 내걸었던 ‘대탕평’ 원칙도 충족하지 못하고 소통 부재와 수첩 인사라는 불명예스러운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 자체에 커다란 문제점만 부각시킨 상황이다. 김용철 부산대 교수는 “미국의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국민과의 소통 창구를 만들어 대공황을 극복했듯 박 대통령도 국민과의 대화나 국가지도자 연석회의 등을 정례화하는 등 국민 소통 시스템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정부의 과도한 민간 부문 개입, ‘정부 만능주의’와 ‘정책 지상주의’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선거공약을 일방적, 절대적으로 고수하지 않는 유연하고 개방적인 자세를 취하며 국정운영에서 대화의 여지를 남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장관 일 손떼고 차관·차관보도 옮겨… 재정부 업무마비 ‘공황’

    장관 일 손떼고 차관·차관보도 옮겨… 재정부 업무마비 ‘공황’

    박근혜 대통령 취임 9일째를 맞은 5일까지 국회에서 인사청문회를 통과한 장관 후보자는 전체 17명 가운데 7명으로 늘어났지만 박 대통령은 이들에게 임명장을 주지 않고 있다. 이들이 취임하지 못함에 따라 행정부가 사실상 마비상태에 빠졌다. 조직개편 대상이 되는 부처의 인사도 무기한 보류됐다. 특히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13일로 예정돼 있어 ‘식물 정부’가 장기화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정부조직법 개정의 영향을 받지 않는 부처 장관을 우선 임명하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기획재정부의 리더십 공백 상태가 심각하다. 박재완 장관은 사실상 재정부 업무에서 손을 놓고 있고, 장관을 대신해 현안을 챙길 두 명의 차관도 ‘공백’ 상태이기 때문이다. 신제윤 제1차관은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됐고 김동연 제2차관은 국무총리실장으로 임명됐다. 주형환 차관보도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신 차관이 아직 재정부로 출근하고 있지만 청문회 준비도 해야 해 차관 업무에 전념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인사 폭이 커지면서 연쇄 후속 인사에 대한 기대감으로 내부 분위기가 어수선한 실정이다. 한 재정부 직원은 “삼삼오오 모이면 자연스레 화제가 (인사) 하마평으로 옮겨가 일이 잘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청문보고서가 채택된 장관 후보자들은 개인사무실이나 자택 등에서 부처 업무보고를 받으며 임명을 기다리고 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이날 서울 종로구 사직로 외교부 청사 인근에 있는 대우빌딩에 사무실을 마련해 업무를 보고 있다. 윤 후보자는 수시로 업무 보고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환 장관과 윤 후보자 양 측이 현안 업무를 다루는 ‘한 지붕 두 장관’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윤 후보자가 국회의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 이전에 현재의 외교통상부 장관으로 취임하게 되면 개정안 통과 후 외교부로 명칭과 조직이 개편되는 상황에서 외교부 장관으로 다시 취임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외교통상부는 앞서 인사청문요청서에 ‘향후 부처 명칭이 바뀌어도 기존 청문회로 갈음할 수 있다’는 취지의 부칙을 달아 정부조직법 통과 이후 인사청문회를 다시 열 필요가 없도록 조치했다. 앞서 지난 4일 청문보고서가 통과된 황교안 법무부 장관 후보자도 청와대로부터 임명장을 받지 못해 현재까지 공식적인 업무는 하지 못하고 있다. 황 후보자는 주로 자택에 머물면서 업무 파악 및 검찰 개혁 구상에 몰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관계자는 “황 후보자의 임명 시기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면서 “통상 청문보고서가 국회에서 처리되면 바로 임명됐는데 새 장관 임명이 미뤄지고 있어 업무 공백 사태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황 후보자의 임명이 늦어질수록 검찰총장 공석 사태도 길어질 가능성도 높다. 국토해양부는 주택경기 활성화 대책, 택시지원법안 제정, 철도경쟁력체제 마련 등 시급한 과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지만 컨트롤 타워 부재로 처리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 정부에서 처리했어야 할 과제였지만 정치권이 새 정부 출범 이후 방향을 정하기로 했던 사안들이다. 때문에 현직 장·차관도 현안에서 손을 떼고 있으며, 실무자들 역시 일상 업무만 처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교통담당 공무원은 “현안들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고, 여야 간 의견도 첨예하게 대립하는 만큼 빨리 정부안을 마련하고 공청회를 거쳐 확정해야 하는데 방향타를 잃고 모두 손을 놓고 있다”고 말했다. 부처들이 일손을 놓은 채 개점휴업한 상태다. 새 정부 들어 부활하는 해양수산부는 조직 안정화가 시급하고 부처 밑그림 업무를 그려야 하지만 정부조직법 개정이 미뤄지면서 일반 업무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 해양업무 공무원은 “장·차관도 없고 조직도 없으니 부처 업무 방향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정부조직법 통과가 지연되면서 지식경제부와 우정사업본부 등의 직원들이 곤란을 겪고 있다. 부처 이동 등을 이유로 ‘정부구매카드’를 모두 반납했기 때문이다. 정부 구매카드는 업무에 필요한 비품 구입이나 각종 회의 때 간식과 식사 등 업무추진 비용을 쓰는 신용카드이다. 정부조직 개편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면서 방송통신위원회의 업무 공백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여야 합의에 따라 방통위에 남을 수도 있고 미래창조과학부로 이동할 수도 있는 유료방송 관련 업무를 하는 직원들은 일손을 놓고 있는 상태다. 주파수 경매, 휴대전화 보조금, 지상파 재송신 제도 개선 등 주요 현안엔 손도 못 대고 산적해 있다. 실제로 7일 예정돼 있던 방통위 전체회의는 취소됐다. 방통위 관계자는 “업무이관이 어디로 갈지 정해지지 않아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고 토로했다. 박 대통령은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된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 국회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처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임명장을 주지 않고 있다. 박 대통령이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연관이 없는 황 후보자와 방하남 고용노동부·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를 신임 장관으로 임명하더라도 문제가 없음에도 임명을 하지 않는 배경에는 ‘국정 공백’에 따른 야당 압박용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야당이 새 정부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대외 알림용’이라는 시각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그러나 “찔끔찔끔 (장관을) 임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면서 “법무부 장관 등 일부가 임명되더라도 국무회의를 열 수 있는 조건이 안 되는 만큼 야당이 통 큰 결단을 내려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부처종합·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여야 “네 탓”·朴 정치력 부족 새정부 시작부터 파행… 파행

    여야 “네 탓”·朴 정치력 부족 새정부 시작부터 파행… 파행

    박근혜 정부가 26일로 출범 이틀째를 맞았지만 내각은 물론 청와대 비서진 인선조차 마무리되지 않았다. 단 한 명의 장관 후보자도 인사청문 절차를 거치지 못한 상황에서 매주 화요일 열리는 국무회의도 이날 취소됐다. 북핵 대책을 총괄해야 하는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인선마저 보류됐다. ‘준비된 대통령’이라고 공언했던 박근혜 정부가 초기부터 흔들거리며 국정 파행 상태를 맞은 것이다. 국정 파행은 표면적으로는 정부조직법개정안이 여야의 힘겨루기로 표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위원회 기능의 미래창조과학부 이관을 둘러싼 여야 대치는 점차 격렬해지고 양보의 조짐도 없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밀봉·지연 인사가 새 정부의 정상적인 출범을 막는 중요한 원인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 공백 책임에서 박 대통령과 여야 모두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정 파행 사태는 근본적으로 박 대통령이 정치력과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국회를 존중하겠다던 박 대통령이 정부조직법 협상 중에 장관 인선을 발표한 것은 일방적인 통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박 대통령이 국정 운영에 성공하려면 반드시 소통을 통한 쌍방향 리더십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대통령의 ‘원안 고수’ 지침에 매달려 있는 여당이나 존재감 과시를 위해 강경 대치하는 야당에도 국정 파행의 책임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책임 소재가 어디에 있건 북한의 3차 핵실험으로 불거진 한반도 안보 위기를 총괄할 국가안보실장도 정식 인선을 받지 못해 청와대 안보 컨트롤 타워 기능에 ‘구멍’이 생겼다. 정부조직법개정안에 안보실 신설 내용이 담겨 있지만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다 보니 박 대통령이 지난 25일 인선안을 재가하면서 청와대의 3실장 9수석 중 유일하게 안보실장 인선안을 결재하지 못했다. 허태열 비서실장과 박흥렬 경호실장은 이명박 정부 때 직함인 대통령실장과 경호처장으로 편법 임명됐다. 김장수 안보실장 내정자는 안보실장으로서 공식 업무도 진행할 수 없고 산하 비서관 인선도 구성할 수 없다는 것이 청와대 측 설명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지금 안보 상황이 어느 때보다 급박한데 정부조직법개정안의 국회 통과 미비로 국가안보실 업무에 엄청난 무리가 생기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날 정홍원 국무총리가 정식 임명됐지만 박 대통령이 지명한 각 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일정을 고려하면 다음 달 중순쯤에나 ‘완전한 박근혜 내각’이 출범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은 이르면 27일부터 다음 달 초까지는 당분간 수석비서관 회의를 통해 국정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수석비서관 9명은 새 정부 출범 첫날에 이어 이날 허 비서실장 주재로 ‘티타임’ 형식의 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기고] 정부조직 개편과 세종시 ‘원안+α’/변평섭 세종시 정무부시장

    [기고] 정부조직 개편과 세종시 ‘원안+α’/변평섭 세종시 정무부시장

    수없이 듣는 이야기지만 역시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가장 화제가 되는 것이 인사고 그 인사를 담을 그릇, 곧 정부 시스템의 변화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만 봐도 그렇다. 지난 15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경제부총리제 도입 및 미래창조과학부와 해양수산부 신설 등을 골자로 하는 정부 조직 개편안을 발표했다. 부처별로 조직 차원에서 향후 대책 마련에 분주하며 공무원들도 개인별 진로가 어떻게 될지 걱정하고 있다. 나아가 광역자치단체도 신설 부처를 자기 지역으로 끌어오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번 개편은 경제 부처가 세종시로 옮겨 가고 있는 중에 이뤄져 세종시 건설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세종시 문제와 관련한 정부 조직 개편 방향에 대해 몇 가지 생각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먼저 전 국민 행복시대의 관문이라 할 수 있는 세종시 건설 사업은 정부 조직 개편보다 훨씬 중차대한 문제다. 우리나라는 지난 40년간 국토균형발전을 부르짖었지만 거의 성과가 없었다. 어떻게 보면 갈수록 심화되는 수도권 집중을 막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수도권에 있던 행정부를 옮겨서라도 전국이 골고루 잘살 수 있게 해 보자고 시작한 것이 세종시 건설 사업이다. 세종시는 정부 조직 개편이 완료되더라도 여전히 시작 단계에 있으며, 세 차례의 대통령 선거를 더 거쳐 2030년까지 50만의 인구를 달성해야 하는 국책 사업이다. 이런 이유로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논란이 한창일 때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세종시가 자족성이 부족하다면 정부기관 이전을 취소할 게 아니라 다른 기능을 추가해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이다. 둘째, 정부 조직 개편과 신설 부처의 배치에서 행정 비효율 극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지난해 12월 27일 정부세종청사 개청 이후 상당수 공무원이 잦은 서울 출장으로 시름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1급 공무원 7명 전원이 세종시로 4시간씩 출퇴근하고 있다. 장시간 출퇴근으로 인한 공무원들의 피로감이 쌓이고, 이로 인한 업무공백이 심각한 실정이다. 행정부 공무원들의 창의적인 역량 발휘와 업무 몰입도를 높이면서도 부처 간 협업이 원활할 수 있도록 정부 조직 개편이 이루어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정부 조직 개편과 신설 부처의 입지 결정은 혼란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 36개 정부기관과 16개 국책연구기관은 2010년 8월 20일 행정안전부의 고시로 2014년까지 세종시로 이전하기로 이미 확정됐다. 지난해 말까지 총리실을 비롯한 12개 정부기관이 이전을 완료했고, 2~3단계 이전을 위한 공사도 시작돼 빠른 곳은 36%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정부 조직 개편과 신설 부처 배치는 세종시의 중요성, 행정 비효율 극복 및 혼란 최소화 등을 고려해 결정돼야 한다. ‘정부 3.0’ 시대를 이끌 세종시에 대한 박 대통령 당선인의 ‘원칙과 신뢰’의 리더십이 다시 한번 기대되는 이유다.
  • 관리형 리더십으로 갈등 봉합·쇄신 밑그림

    관리형 리더십으로 갈등 봉합·쇄신 밑그림

    대선 패배 이후 지도부 공백 상태로 혼란을 겪던 민주통합당이 우여곡절 끝에 9일 5선의 문희상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선출하며 임시지도부 체제를 갖췄다. 비대위원장 자리를 둘러싼 주류와 비주류 간 극심한 갈등 양상이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옅은 문 비대위원장의 선출로 일단 봉합된 셈이다. 선명성이 강한 박영선 의원을 내세워 ‘혁신형 비대위’를 꾸리고자 했던 당 주류와 ‘관리형 비대위’ 구성을 원했던 비주류 의원들도 범친노무현·주류 그룹과 가까운 문 의원 추대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계파 간 정면충돌은 간신히 피했지만 비대위원장 선출 과정을 거치며 주류·비주류 간 갈등의 골이 깊어져 당을 추스르고 화합을 도모하는 것이 문 비대위원장의 1차 책무로 주어졌다. 문 비대위원장은 계파와 무관하게 당을 원만히 수습할 수 있는 ‘관리형 리더십’을 지닌 인물로 평가받는다. 위기 관리형 전략적 마인드도 갖췄다는 평이 나온다. 비대위 구성은 당내 화합과 혁신 의지를 가늠할 첫 시험대인 만큼 주류·비주류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인사들로 꾸리기 위해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문 비대위원장은 이날 사무총장에 무계파인 김영록(재선) 의원, 정책위의장에 변재일(3선) 의원을 내정했다. 전당대회 공동의장으로는 정대철·정동영 상임고문, 대선평가위원회 위원장에는 김한길 의원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전 대선 후보에게 정치, 정당 혁신 작업을 맡길 가능성도 거론된다. 문 비대위원장은 선출 직후 “문 전 후보는 대선 패배에 대해 무한 책임을 져야 하지만 대선 기간 정치 혁신을 이야기한 만큼 비대위 내 정치 혁신위 정도에서 자기 역할을 해 관련 논의에 앞장설 필요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주류 측의 반발 등 논란이 일자 그는 기자회견을 통해 “(문 전 후보의) 긍정적 에너지를 당이 흡수해 같이 가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문 전 후보의 정치 일선 복귀에 반대하는 비주류 측의 경계심은 상당히 강한 기류다. 대선 평가 결과를 토대로 전당대회 전까지 당의 쇄신과 변화의 밑그림을 그려 민주당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는 것도 문 비대위원장의 과제다. 그의 노력과 별개로 당이 자생력을 회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차기 지도부를 선출할 전당대회의 규칙을 정하고 당 대표 경선이 공정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관리도 해야 한다. 지난해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은 모바일 투표 방식을 둘러싼 논란에 휩싸여 무산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차기 전당대회는 조기에 열릴 가능성이 커졌다. 문 비대위원장은 “이르면 이를수록 좋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전당대회가 3~4월 초로 앞당겨지면 당장 다음 달부터 차기 당권 투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에서는 당이 비대위 체제에서 대선 패배 후유증을 극복하기도 전에 계파 간 당권 싸움의 급류에 휘말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美 경제영향력 약화로 ‘G - 제로’ 시대 심화

    美 경제영향력 약화로 ‘G - 제로’ 시대 심화

    올해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으로 세계 리더십에 공백이 생기는 ‘G(거버넌스)-제로’ 시대가 심화될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따라 중동, 유럽 등의 지역적 갈등이 해결점을 찾지 못해 국제 사회에 불안이 고조될 가능성이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6일 세계 변화 전망을 담은 ‘2013년 10대 글로벌 트렌드’ 보고서를 발표하고 그동안 세계경제를 이끌어 온 미국의 영향력이 크게 약화돼 국제사회가 다원화되는 G-제로 시대에 진입한다고 관측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이 새 정부 출범 이후 정치·경제 분야에서 갈등을 겪고 유럽 재정위기로 주요 선진국들이 자국의 경제문제 해결에 치중하게 돼 글로벌 리더십이 크게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경제는 위기에서는 벗어나지만 고성장의 한계에 다다라 4% 내외의 완만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추정됐다. 자원을 둘러싼 영토분쟁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석유, 천연가스, 희토류 등이 매장된 남중국해의 난사군도, 동중국해의 센카쿠열도, 러시아의 쿠릴열도, 동해의 독도 등을 문제 지역으로 꼽았다. 보고서는 로봇청소기 외에 의료·교육용 등에서 로봇 이용 확산으로 ‘팍스 로보티카’(Pax Robotica) 시대가 도래한다고 봤다. 다양한 물건들이 인터넷에 연결되어 효용성이 높아지는 ‘싱터넷’(Thingternet) 시장도 부상한다. 소비 측면에서 ‘세빌 서비스’의 유행이 눈에 띈다. 기업들은 하인(세빌)처럼 고객의 욕구와 필요, 변덕까지 맞추는 서비스를 앞다퉈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민주당 공황 상태… 쇄신론 대두·安영입 黨재편 목소리도

    민주당 공황 상태… 쇄신론 대두·安영입 黨재편 목소리도

    민주통합당이 대선 패배 후폭풍을 맞고 격랑 속으로 빠져들었다. 큰 위기를 맞았지만 구심점도 없다. 문재인 전 후보가 대표권한대행을 맡고 있으나 그는 패배의 무한책임을 질 것으로 보여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져야 할 처지다. 비대위는 당헌에 따라 내년 1월 열릴 전당대회를 준비해야 한다. 지난달 18일 물러난 이해찬 전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를 대신할 새 지도체제를 구성하게 된다. 당장 패배에 대한 친노(친노무현) 책임론 등 내홍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다. 친노 세력이 자발적으로 2선 후퇴를 택할 가능성이 낮아 친노를 겨냥한 책임론이 불거질 전망이다. 비주류들은 지난 4·11 총선에서 친노들이 공천을 좌지우지해 정권 심판론이 먹혀들지 않아 패배했고, 대선 패배로까지 이어졌다며 친노를 압박해 그들의 입지 약화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중도 포용 못해 져” 새 정당 제안도 이 전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도 책임론에 말려들 수 있다. 이·박 연대가 기획해 친노인 문 후보를 만들어 대선에서 패했다는 이유다. 당의 상황이 이렇지만 민주당은 20일 공황상태에서 우왕좌왕했다. 조기에 당 정상화 방안을 마련해야 하지만 선장 잃은 난파선 형국이다. 문 전 후보의 비대위원장 지명 여부 등 비대위를 구성할 때 마찰음도 예상된다. 당장 21일 소집되는 의원총회가 당내 비상사태의 1차 분수령이 될 조짐이다. 친노 패권주의에 대한 성토가 거세지면서 친노들이 반발할 경우 분란은 정점으로 치달을 수 있다. 비주류들은 문 전 후보가 친노의 방침에 따라 국회의원직 등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고 대선에 임해 중도층의 이탈을 불러왔다고 비판한다. 친노 책임론의 주요 논리다. 총선 이후 폭발했다가 대선이라는 중대사를 앞두고 한동안 잦아들었던 당 쇄신 목소리도 동시에 높아질 것 같다. 친노 핵심을 제외하고 침묵하던 다수가 나설 기류다. 친노가 참여정부 때부터 정치공학에 의존한 선거를 되풀이해 패했다고 분석한다. 당이 민생 비전을 제시, 경제난에 지친 중도층을 포용할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정당으로 가야 한다는 제안까지 나온다. 한 재선의원은 이날 “민주당이 중도층을 포용하지 못해 패했다. 나꼼수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의존하는 행태에 5060세대나 중도층이 질려버린 듯하다. 나꼼수 등이 네거티브에 앞장서 중도층 이탈을 부추겼다. 파열음을 유발했던 당의 이념편향 노선을 수정, 중도층에 희망을 줘야만 5년 뒤를 기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리모델링이 아닌 재건축 수준으로 가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기도 하지만 현실은 시기상조로 보인다. 통상 정계 개편이 이뤄지는 전국 규모 선거는 2014년 지방선거다. 그때까지는 정계 개편을 추진할 동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그래서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를 영입, 민주당을 재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장은 아니지만 이 과정의 갈등 때문에 안철수 신당으로 분당될 수도 있다. ●두 진보정당 암중모색기 가질 듯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사후 이어지고 있는 야당의 리더십 공백 상태가 언제 해소될까. 진보정의당, 통합진보당 등 진보 정당도 당분간 암중모색기를 가질 것 같다.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과 김두관 전 경남지사, 박원순 서울시장·안희정 충남지사 등 차기 주자로 거명되는 인사들의 움직임도 주시된다. 손 고문은 내년 초 독일로 가 6개월간 머물며 재기를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교육지원사업 최우수’ 2곳 비결은

    ■영등포, 융합과학 프로그램 운영…공교육 수준 UP 영등포구가 올해 서울시의 자치구 대상 교육지원사업 평가에서 ‘최우수구’로 선정됐다고 17일 밝혔다. 이에 따라 구는 시로부터 4000만원의 인센티브 사업비를 지원받는다. 지난해 교육지원사업 평가 우수구 선정에 이어 다시 한 번 쾌거를 올린 것이다. 이번 평가는 교육 분야 전문가, 교육청, 관계 공무원 등으로 평가위원을 구성해 서울시 각 자치구의 교육지원사업 전반 4개 분야 14개 항목에 대해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영등포구는 교육 분야를 민선 5기 첫 번째 화두로 삼고 다른 자치구와는 차별화된 사업을 집중적으로 실시해 왔다. 이번에 받는 인센티브 사업비도 전액 교육 분야에 재투자해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구는 특히 올해부터 운영을 시작한 ‘청소년 글로벌 리더십 프로그램’을 비롯해 자기주도적 진로설계 프로그램, 중등 STEAM(융합과학) 프로그램 등 그동안 학교 교육으로는 받기 어려웠던 사교육 수준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새로운 공교육 모델을 제시했다. 아울러 초등학교는 안전, 중학교는 학예문화, 고등학교는 장학제도를 강화하는 ‘3강 교육’을 대표적인 브랜드로 육성해 눈길을 끌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관악, 학교별 특화프로그램 공모…교육격차 해소 주력 관악구가 서울에서 교육 지원사업을 가장 잘하고 있는 자치구로 선정됐다. 구는 자치구 교육 지원사업 활성화를 위해 실시하는 ‘서울시 교육 지원사업 평가’에서 최우수구의 영예를 안았다고 17일 밝혔다. 구는 교육 격차 해소 및 교육 경쟁력 강화를 위한 ‘관악 에듀밸리 교육특구 사업’, 1년 중 학교에 가지 않는 175일의 교육 공백을 채워 주는 ‘175교육지원센터’, 학교 여건에 맞는 ‘맞춤형 특화프로그램 공모사업’ 등을 운영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구는 이런 노력으로 2010~2011년 평가에서 2년 연속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관악구는 유종필 구청장 취임 이후 ‘지식문화특구’, ‘교육혁신특구’를 표방하며 각종 교육 지원사업, 도서관 활성화 사업 등 지식 복지 사업을 펼치고 있다. 구는 올해 지역 간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예산으로 51억원을 편성하기도 했다. 박서규 교육지원과장은 “교육 지원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현장 수요를 반영한 내실 있는 사업을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사라진 설득 리더십, 짙어진 불임 이미지… 巨野의 한숨

    사라진 설득 리더십, 짙어진 불임 이미지… 巨野의 한숨

    대통령 선거 100일을 앞둔 10일 민주통합당 이해찬 대표가 몸이 불편하다며 오전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했다. 대선 승리 결의를 다지고 전략을 논의해야 할 회의에 대표가 불참한 것은 민주당의 시름이 깊어감을 상징한다. 이 대표는 인천·경남 등지에 이어 전날 세종·대전·충남 경선장에서의 폭력과 야유에 마음의 상처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막판 대선 후보 경선장의 거듭된 폭력과 구태는 국민의 무관심과 피로감을 유발시켰고, 그 결과 ‘컨벤션 효과’는 실종됐다. 대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한 기대감만 커 간다. 문재인 후보와 손학규·김두관·정세균 후보 등 비문(비문재인) 진영 간의 갈등은 깊다. 특히 과거 두 차례 집권한 민주당이 대선 후보를 못낼 수도 있다는 우려 속에 존망의 기로에 서게 된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뒤엉켜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리더십의 공백이다. 도토리 키재기식 인물들이 할거하며 위기 시 리더십을 보여 주지 못해 위기가 상시화되고, 대안 정당의 믿음도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둘째, 대선은 물론 총선, 지방선거 때마다 정치공학에 기초한 연대나 단일화에 의존하는 양상이 체질화된 점을 들 수 있다. 현재도 독자 집권 노력보다는 안 원장만 쳐다보는 신세가 돼 버렸다.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 집권 시에도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와의 DJP 연합이나 정몽준 의원과의 단일화를 통해 간신히 집권했다. 셋째, 위기임에도 대선 경선 후보들이나 지도부가 티격태격하는 모습만 보인다. ‘이해찬 대표-문재인 담합론’ 등으로 친노 패권주의가 비판받고 있지만 주류는 설득의 리더십을 보여 주지 못하고 있다. 비주류는 참여와 대화, 대안 제시를 못 하고 불평만 쏟아낸다. 그러다 보니 경선에는 감동과 열정이 없고 폭력만 부각된다. 넷째, 불임정당 이미지의 심화다.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당시 무소속 박원순 후보에게 단일화 경선에서 패배, 후보조차 내지 못한 데다 4·11총선 때도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일부 지역을 통합진보당에 양보했다. 대선에서마저 안 원장에게 야권 후보 자리를 내주면 지지층은 물론 중도층까지 외면할 수 있다. 현재 민주당 지지율은 20%대로 저조하다. 박병석 국회부의장과 김영환·김한길·문희상·신기남·신계륜·원혜영·이낙연·이미경·이종걸·추미애 등 4선 이상 중진의원 11명이 이날 긴급 회동해 안 원장 의존 체질에 대한 반성과 당 쇄신 방안을 논의했지만 실행 가능한 대안은 제시되지 않았다. 11일 긴급 의원총회도 열리지만 뾰족한 대안이 나올지는 불투명하다. 김한길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회의에서 당의 광폭 변신을 통한 정권 재창출 결의를 강조했다. 하지만 당 전반으로는 변신을 감내하겠다는 의지가 약해 보인다. 따라서 “앞으로가 더 걱정”이란 우려가 높다. 무엇보다 위기를 위기로 인정하지 않는 오만함이 진짜 위기라는 지적도 있다. 이춘규 선임기자·송수연기자 taein@seoul.co.kr
  • 애플 날고 페북 지고

    애플 날고 페북 지고

    세계적 정보기술(IT)기업인 애플과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인 페이스북이 상반된 행보로 주목을 끌고 있다. 애플은 미국 증시 사상 최고의 시가총액을 기록하면서 승승장구하는 반면 페이스북의 주가는 연일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애플은 2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한때 시가총액 6235억 달러(약 706조원)를 기록해 마이크로소프트가 1999년 12월 기록한 시가총액 6163억달러를 경신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이날 보도했다. 애플은 지난주 종가보다 17.04달러(2.63%) 오른 665.15달러에 마감했다. 애플은 지난해 8월 석유회사 엑슨모빌을 제치고 시가총액 1위 기업에 오른 지 1년도 안 돼 미국 역사상 시가총액 기준 최대 기업으로 등극했다. 애플의 시가총액은 현재 시가총액 2위인 엑슨모빌의 4059억 달러보다 2000억 달러 이상, 무려 53%나 많은 금액이다.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며 애플의 창의적인 디자인 경영을 이끌었던 전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가 지난해 10월 세상을 떠나고 난 뒤 리더십 공백으로 인한 주가 하락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애플의 대표 제품이자 회사 수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아이폰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높은 데다 아이폰의 최신 버전인 ‘아이폰5’와 ‘아이패드 미니’가 출시될 것으로 알려져 소비자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시장에서 애플이 TV도 판매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애플의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날개를 단 애플과 달리 페이스북은 날개 없이 추락하는 신세다. 페이스북 주가는 20일 공모가(38달러)의 절반 이하인 18.75달러까지 하락했다가 마감 시간을 앞두고 가까스로 20.01달러로 반등했다. 지난 5월 18일 상장 첫날 한때 45달러까지 치솟았던 페이스북의 주가는 이후 한번도 공모가를 넘지 못하고 하락세를 이어가다 8월 들어선 반토막 수준까지 떨어졌다. 상장 당시 1040억 달러였던 페이스북의 시가총액은 이날 기준 428억 달러까지 하락했다. 더욱이 온라인 결제서비스 페이팔의 공동 창립자이자 페이스북의 초기 투자자인 피터 디엘 페이스북 등기이사가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페이스북의 주식 대부분을 매각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앞날에 대한 전망은 한층 불투명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자료를 인용해 디엘 이사가 지난 16일 일정 기간 동안 대주주가 의무적으로 주식을 보유해야 하는 보호예수기간이 종료되자 보유 주식 2790만주 가운데 2010만주를 매도했다고 보도했다. 디엘은 이번 매각으로 10억 달러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이달 초 회사 전반적인 문제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마련한 회의에서 “투자자들이 페이스북에서 손을 떼는 것을 바라보는 일은 괴롭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그간 직원들에게 자사 주식의 가격 변동에 연연하지 말고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개발에 집중할 것을 주문해 온 저커버그지만 침묵을 지킬 수만은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조희선기자 hsncho@seoul.co.kr
  • [지방시대] 좋은 지역시민사회 없이 좋은 지방정부 없다/장수찬 목원대 행정학과 교수

    [지방시대] 좋은 지역시민사회 없이 좋은 지방정부 없다/장수찬 목원대 행정학과 교수

    좋은 지역시민사회 없이 좋은 지방정부를 기대하기란 어렵다. 따라서 좋은 정부의 개념적 정의 안에 좋은 시민사회가 포함된다. 1995년 지방자치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 자치단체장의 약 25%는 뇌물공여, 알선수재 등의 비리혐의로 범죄자가 되었다. 좋은 시민사회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앙집권적 권위주의 사회에서 분권적 민주주의 사회로 이행하면서 생겨난 지역단위의 정치공백을 차지한 것이 지방토호세력이다. 지방토호세력은 지역향우회 연줄망, 학교 연줄망, 그리고 혈연적 연줄망을 통하여 지역정치를 좌지우지해 왔다. 자치단체장은 선거라는 권력 재생산 과정에서 이들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자치단체장은 자신들의 정치권력 유지를 위해 지방토호와 정치적 공모관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있었다. 6·2 지방선거에서 젊고 경험이 다른 새로운 인물들이 지방정치의 리더십을 담당하면서 지방정치를 바꾸려는 노력이 진행 중이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의 새로운 수장은 지역 관료사회와 지역 토호들에 의해 정치적으로 포위되기 십상이다. 모든 새로운 정책적 시도들이 이들의 장벽을 넘지 않고서는 실현되지 못한다. 따라서 시민적 힘으로 관료와 지역토호의 영향력을 제어하고 이들을 시민적 영향력 아래 두어야 지역정치의 정상화가 이루어진다. 다시 말해서 지역차원에서 다수의 비판적 시민의 존재 없이는 좋은 지방정부를 기대하기 어렵다. 그동안 지방자치제는 공식적 민주주의 제도를 준비하는 데 공을 들여왔다. 그러나 비공식적 제도에 대해서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어떤 공식적 제도도 이를 뒷받침해 줄 수 있는 비공식적 제도가 준비되지 않고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좋은 지방정부를 만들기 위한 비공식적 제도라는 것은 건강한 중간 결사체로 이루어진 시민 네트워크, 이 시민네트워크를 타고 흐르는 동료 시민들에 대한 신뢰, 관용, 상호호혜주의 등 우호적인 감정을 말한다. 새로운 지방정부 리더십이 그동안 간과해 온 것은 위에서 언급한 비공식적 자원을 확대하기 위해 지방차원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점이다. 사회학자들에 따르면, 지역 NGO(비정부조직)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성장해 가야 한다는 것은 ‘신화’에 지나지 않는다. 다른 나라 NGO들의 성장 역사를 보면, 이들은 정부의 지원과 비즈니스 사회의 지원을 등에 업고 성장했다. 한국의 중간 결사체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8개 국가 중에서 22위 정도이다. 게다가 대부분의 한국 NGO는 서울에 몰려 있다. 중앙집중화된 국가권력을 반영하여 나타난 현상이다. 따라서 비판적 시민사회의 성장은 지역단위에서 더욱더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좋은 정부를 만들기 위해 지방정부는 지역 시민사회의 권력화 프로그램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중간 결사체의 성장을 돕기 위한 지방정부 차원의 재정지원, 지방정부의 용역 및 프로그램 배분, 평생교육원 등을 활용한 시민교육지원 사업, 도서관 사업 등을 통한 비판적 시민성장 프로그램 등이 시급히 진행되어야 한다. ‘NGO의 신화’는 마땅히 폐기되어야 한고, 시민 권력화 프로그램을 통해서 좋은 지방정부를 만들어 가야 한다.
  • “출신·학연은 없다…동료만이 있을 뿐”

    “출신·학연은 없다…동료만이 있을 뿐”

    26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1층 로비. 김정태(60) 하나금융그룹 신임 회장이 “건강한 하나”를 외치자 800여 임직원들이 “해피 투게더”를 떠나갈 듯 외쳤다. 지난 4년간 자신의 이름 영어 첫자를 딴 ‘조이 투게더’(JT)로 하나은행을 이끌었던 그는 이제 외환은행이라는 새 식구까지 품은 그룹의 수장으로서 취임식 내내 ‘하나’와 ‘행복’을 유난히 강조했다. 김 회장은 “하나금융 안에서는 출신, 학연, 지연 등 어떤 편가름도 없다. 목표를 함께하고 서로를 격려하는 동료만이 있을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우리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열린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하나와 외환이라는 이질적 문화를 최단시간에 융합시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김승유라는 거대한 버팀목이 물러난 지금, 그룹을 이끌게 된 그는 리더십의 공백을 없앰과 동시에 ‘약체’라는 일각의 우려도 불식시켜야 한다. 이를 의식한 듯 그는 “로마가 거대제국을 이룬 것은 아피아라는 사람이 설계한, 세계 최초의 고도속로인 아피아 가도 덕분이었다.”면서 “2만 3000여 하나 가족이 하나가 되어 대한민국 금융에 아피아 가도를 내자.”고 주문했다. 직원들에 대한 투자와 성과에 따른 보상도 “자긍심을 느끼는 수준 이상으로 하겠다.”고 약속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무샤라프 “복귀” 파키스탄 “체포”

    지난 2008년 불명예 퇴진 후 해외 체류 중인 페르베즈 무샤라프 전 파키스탄 대통령이 이달 말 귀국해 정계에 복귀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무샤라프가 귀국하는 즉시 체포한다는 방침이지만 막강한 권력의 군부가 전직 육군참모총장인 무샤라프의 체포를 묵인하지 않을 수도 있어 가뜩이나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는 파키스탄 정국에 파란이 예고되고 있다. 무샤라프는 8일(현지시간) 두바이에서 영상 전화로 파키스탄 남부 도시 카라치에 모인 수천명의 지지자들에게 “신변을 위협하는 시도들이 있지만 어떤 것도 두렵지 않다.”면서 “오는 27~30일 사이에 고국에 돌아가 정치활동을 재개하겠다.”고 말했다. 무샤라프는 2010년 10월 영국 런던에 머물면서 2013년 대선 출마를 목표로 ‘전파키스탄무슬림리그’ 정당을 창당해 정계 복귀를 준비해 왔다. 자위드 시디키 정당 대변인은 “무샤라프는 이달 말 두바이를 떠나 고국으로 돌아가며, 지지자 500명이 동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키스탄 정부 당국자는 이날 “무샤라프가 귀국하는 대로 체포하겠다.”고 밝혔다. 무샤라프는 2007년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의 암살에 개입한 혐의로 지난해 2월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무샤라프의 변호인 초드리 파이잘은 그러나 “체포 위협은 정략적인 행동으로, 법적인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파키스탄은 대외적으로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된 데다 안으로는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대통령과 군부의 갈등이 첨예화되는 등 이중고를 겪고 있다. 국민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자르다리 대통령은 지난해 말 미국 주재 파키스탄 대사가 군부의 쿠데타 가능성을 경고한 메모를 작성한 사건과 관련해 궁지에 몰리면서 조기 사임설까지 나도는 실정이다. 무샤라프가 체포 위험에도 불구하고 귀국을 결심한 배경에는 이 같은 정국 혼란을 이용하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 그는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파키스탄에는 신뢰할 만한 지도자가 없다. 리더십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지금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법적인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그가 정계 복귀에 성공할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사임 당시 그의 인기는 바닥이었고, 지지자들 상당수는 이미 다른 정당에 소속돼 있다. 풍부한 자금과 군부와의 연줄이 남아 있지만 현 군부 지도자가 그를 지지할지는 불확실하다. 하지만 무샤라프는 “뿔뿔이 흩어진 지지자들을 결집하고, 바닥부터 조직을 재건하는 일이 급선무”라며 의욕을 드러냈다. 1999년 쿠데타로 집권한 무샤라프 전 대통령은 2008년 총선에서 야당에 패배한 후 탄핵위기에 몰리자 영국으로 망명했으며, 현재는 두바이에 머물고 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청년 희망 프로젝트’ 뜬다

    서울시가 청소년 정책에서 소외돼 있던 19~24세 청년을 대상으로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서울시는 대학 진학을 앞둔 고3 수험생과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새로운 길을 찾는 19~24세 청년을 위해 ‘좌절금지 희망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28일 밝혔다. 조현옥 시 여성가족정책관은 “기존 청소년 정책의 경우 18세 미만을 주된 대상으로 해 19~24세로서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면서 “청년들의 미래 설계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진로탐색과 문화활동, 인성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진학 청소년 비율은 2008년 16.2%에서 올해 27.5%로 증가했지만 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은 거의 없었다.”면서 “해마다 증가하는 비진학 청년들을 위한 전문 프로그램을 공공 부문에서 처음으로 시도한다.”고 덧붙였다. 고3 수험생들이 대학 입학 전 공백기를 알차게 활용할 수 있도록 136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적성에 맞는 진로를 찾도록 돕는 ‘나는야 내 인생의 설계사’(성동수련관)와 ‘가상 CEO’(근로청소년복지관) 등이 열린다. 문화 활동을 즐기려는 학생에게는 ’주니어 오케스트라’(수서수련관), ‘천문과학캠프’(구로수련관) 등이 제공된다. 특히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학생을 위해서는 청소년 특화시설과 다양한 민간 자원을 활용한 프로그램이 선보인다. ‘비진학은 도약이다’라는 주제를 붙인 희망토크는 내년 2월부터 분기별로 200여명이 참여하는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된다. 도종환 시인 등 고난을 딛고 일어선 선배들이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선배 직업인들을 만나 직업과 진로,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커리어토크’도 눈에 띈다. 위기에 처한 청년들이 창의적 리더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젊은 세대 현장 포럼’과 ‘창의적 리더십 & 창의적 기업가 개발 아카데미’도 준비돼 있다. 자세한 내용은 청소년 정보 찾기 ‘유스내비’(www.youthnavi.net)에서 확인할 수 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사설] 한나라당 백지상태 재창당이 해법이다

    한나라당 유승민 최고위원이 전격 사퇴를 선언하자 남경필·원희룡 최고위원도 동조해 물러났다. 이로써 전당대회를 통해 뽑은 선출직 최고위원은 홍준표 대표와 나경원 최고위원 등 2명밖에 남지 않았다. 나 최고위원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당무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홍 대표 체제는 붕괴된 것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홍 대표는 사퇴를 거부한 채 의원총회에서 재신임 여부를 결정해 달라며 공을 떠넘겼다. 홍 대표가 버틴다고 해서 해결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3인이 동반 사퇴를 되돌릴 가능성은 거의 없다. 지도부 모두가 기득권을 놓고 백지상태에서 재창당 수순을 밟는 것이 순리다. 홍 대표는 재창당 계획이 있으며 이를 위한 로드맵과 대안을 갖고 있다고 했다. 자신이 쇄신을 주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김정권 사무총장은 “해산을 해서 재창당하는 수도 있고, 재창당 수준의 쇄신으로 갈 수도 있다.”고 부연 설명했다. 이런 방법론으로 위기상황을 타개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한나라당은 말로만 쇄신을 외쳐대면서 국민의 불신과 분노를 더 키워왔다. 남의 희생만 강요할 뿐 어느 누구도 희생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제는 쇄신으로는 풀 수 없다. 자기 희생→쇄신→재창당 수순으로 가야 한다. 한나라당이 처한 상황을 보면 난파선과 다름없다. 자신들이 자초한 갖은 풍랑을 만나 표류하더니 급기야 ‘선관위 디도스 테러’란 빙산에 부딪혀 구멍마저 뻥 뚫렸다. 거대 여당인 만큼 침몰 직전의 타이타닉호에 견줄 만하다. 선상 지휘부는 집단 사퇴로 리더십 공백 상태를 맞았고, 일부 선원은 탈출하려고 발버둥치는 모습이다. 갖가지 신당론이 판을 치고, ‘안철수 영입’ 운운하기도 한다. 흔들리는 지도부로는 이런 난국을 헤쳐나가기 어렵다. 의총에서는 홍 대표 사퇴를 놓고 갑론을박했다. 찬반 양론이 완전 다른 것 같지만 오십보 백보다. 홍 대표가 지금 물러나느냐, 조금 더 있다가 물러나느냐의 차이에 불과하다. 그때까지 난파선 선장의 소임은 선원을 무사히 구출하는 것이다. 시한부 대표가 쇄신을 주도할 일은 아니다. 쇄신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게 소임이다. 비상대책위원회든, 선거대책위원회든, 조기 전당대회든, 재창당위원회든 선원들이 알아서 할 일이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