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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성숙 총리 “AI 과감하게 투자”… 첫 업무는 ‘혁신성장’

    한성숙 총리 “AI 과감하게 투자”… 첫 업무는 ‘혁신성장’

    한성숙 신임 국무총리가 1일 첫 공식 일정으로 인공지능(AI) 관계장관 간담회를 주재하는 등 이재명 정부의 ‘AI 대전환’ 기조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한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AI와 첨단산업에 대한 투자는 과감하게 수행하고 혁신의 걸림돌이 되는 규제 합리화에 적극 나서겠다”며 “그 성과가 청년들의 성장과 도약의 기회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우리나라는 이제 대격변의 시대를 추격하던 상황에서 대격변을 주도하는 나라로 위상이 변하고 있다”며 “정부도 여기에 맞춰서 더 발 빠르게 움직이고 필요한 정책들이 제때 실행될 수 있도록 저도 맡은 바 업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발탁 배경에 대해 “지금은 공공과 민간의 언어가 함께 가야 하고 민간의 속도와 공공의 속도가 발맞춰야 하는 시기”라며 “산업을 조금 이해하고, 짧은 시간이지만 공공의 언어를 이해했던 차원에서 정부도 그 방향으로 결합해 (공공과 민간이) 한꺼번에 갈 수 있도록 하자는 의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손에 잡히는’이라는 표현을 잘 쓰는데 실제로 국민의 생활에 다가가는 그런 과제들을 빠르게 (추진) 하는 것에 앞으로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한 총리는 이날 오후 AI 관계장관 간담회를 첫 업무 일정으로 소화했다. 네이버 대표이사를 지낸 기업인 출신으로 AI 대전환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드러낸 행보로 풀이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임명장을 수여한 뒤 엑스(X·옛 트위터)에 “한 총리님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며 “잘 해 주실 것으로 확신한다”고 적었다.
  • 책은 쓰레기통으로, 사랑은 서점으로 [한ZOOM]

    책은 쓰레기통으로, 사랑은 서점으로 [한ZOOM]

    2017년 11월 15일, 수능시험 전날 저녁 경상북도 포항시에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 지진 발생 30분 후 교육부는 “수능시험을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수능시험장 10곳의 벽면에 균열이 확인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저녁 8시 20분, 결국 교육부는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수능시험을 일주일 연기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수많은 학생이 학교로 몰려들었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수능을 앞두고 홀가분하게 버렸던 교과서와 참고서를 되찾기 위해서였다. 어떤 학생은 쓰레기장을 뒤졌고, 어떤 학생은 버려진 책을 수거해 간 청소차를 원망했다. ●책 한 권이 잔치였던 시절 책 한 권을 손에 넣는 것이 행복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책을 빌려 밤을 새워 가며 한 글자 한 글자 마치 몸에 글자를 새기듯이 정성을 다해 베껴 쓰기도 했다. 그렇게 책 한 권을 다 베끼고 나면, 책을 빌려준 이에게 감사의 음식을 바쳤다. 책 한 권을 다 읽고 뗐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스승에게 음식을 올리며 함께 기뻐했다. 이것이 ‘책거리’(冊巨里), 혹은 ‘책씻이’라 불린 우리 선조들의 풍습이었다. 책 한 권을 베껴 쓴 날도, 책 한 권을 다 읽은 날도 마을의 경사가 되던 시절과 비교하면, 수능시험이 끝나면 교과서와 참고서가 교실 바닥에서 굴러다니는 오늘날의 풍경과는 너무도 다르다. ●책천자 부천자 그 시절 사람들에게 책은 단순한 물건이 아니었다. 유교 경전 예기(禮記)에는 이런 말이 있다. ‘冊賤者 父賤者’(책천자 부천자), 즉 책을 천하게 여기는 것은 아버지(부모)를 천하게 여기는 것과 같다는 의미다. 오래전에는 책에 대한 경외심이 곧 인륜의 문제였다. 그 정신은 오랫동안 이 땅에 살아 있었다. 1866년 병인양요 당시 군인 신분으로 조선 땅에 들어온 앙리 쥐베르는 “조선에는 아무리 가난한 집이라도 책이 있었다”는 기록을 남겼다. 당시 프랑스의 문맹률이 60%를 넘었으니, 그의 눈에 조선의 풍경은 낯설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때까지도 책은 곧 그 사람의 됨됨이였고, 그 집안의 품격이었다. ●책을 버린 것은 학생이 아니다 그렇다면 오늘의 우리는 어떠한가. 수능시험이 끝나면 교과서가 창밖으로 날아다니고, 참고서가 쓰레기봉투에 처박힌다. 이제는 하나의 풍속처럼 굳어진 장면이다. 그런데 그 장면만을 보며 “요즘 아이들은 책 귀한 줄을 모른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럴 수 없다. 1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입시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온 학생들에게, 교과서는 지식으로 향하는 문이 아니라 통과해야 할 관문이었다. 그 고된 관문을 빠져나온 뒤 다시는 쳐다보기조차 싫어하는 행동은 어찌 보면 너무도 인간적인 반응이다. 책을 천하게 여긴 학생을 볼 것이 아니라, 책을 그런 존재로만 만들어 버린 사회 구조를 먼저 돌아봐야 한다. ●책을 읽지 않는 나라 학생들만 문제일까. 결코 아니다. 2026년 3월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5년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10명 가운데 6명 이상이 1년간 책을 단 한 권도 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의 연간 종합독서율이 38.5%에 그쳤으며, 이는 1994년 독서 실태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처음 조사가 이루어진 1994년 독서율이 86.8%였으니, 30년 사이에 절반 이하로 쪼그라든 셈이다. 성인의 연간 종합독서량도 2.4권으로, 직전 조사의 3.9권보다 1.5권이나 줄었다. 독서 인구가 줄어드는 현상을 보면 출판업계가 멸종할 것 같은 위기의식마저 든다. 책을 만드는 사람만 넘치고 읽는 사람이 줄어들어 출판물의 질이 하락하고 책을 사는 사람이 줄어드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일부 중소형 출판사는 수익성 악화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비를 들여 출간 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집중하는 씁쓸한 장면마저 연출되고 있다. 오늘도 대형 서점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서점을 오가는 사람들 중에 실제 책을 구매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서점이 문화 공간이 된 것은 백 번이고 천 번이고 환영받을 일이지만 책을 읽고 사고파는 공간이 아닌, 장소 그 자체가 목적인 공간으로 변질되었다면 그것은 또 다른 이야기다. 한동안 어느 유명 대형 서점이 이른바 ‘번따’(번호 따기) 성지로 유명해진 것도 그런 변질된 유형의 일종이다. ●다시, 책을 펼칠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은 여전히 책이다. 가장 낮은 가격으로 가장 높은 가치를 얻을 수 있는, 비교 불가능한 수단이다.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정보를 손에 넣을 수 있는 시대에도, 책이 주는 깊이와 호흡은 어떤 매체도 대신하지 못한다. 책거리가 풍습이 됐던 것은 책 한 권을 끝냈을 때의 성취감과 충만함이 진짜였기 때문이다. 그 감각은 지금도 변하지 않는다. 그 감각을 되찾는 것은 아직 늦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스스로를 흔들어 볼 차례다. 먼지 쌓인 책장 앞에 서서, 오랫동안 손대지 않았던 책 한 권을 꺼내 드는 것으로.
  • 트럼프, 관세 이어 이민정책도 타격...美 대법 ‘출생시민권 제한’ 행정명령 위법 판결

    트럼프, 관세 이어 이민정책도 타격...美 대법 ‘출생시민권 제한’ 행정명령 위법 판결

    대법관 6대 3 의견으로 무효화...헌법에 어긋나 트럼프 “의회가 입법 나서야”...가능성은 희박 미국 연방대법원이 자국에서 태어난 아이에게 자동으로 시민권을 주는 출생시민권 제도를 제한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앞서 위법 판결을 받은 상호관세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국정 운영 기조인 반이민 정책도 대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리면서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대법원은 30일(현지시간) 대법관 6대 3 의견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내린 출생시민권 제도 제한 행정명령을 무효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집권기 취임 첫날인 지난해 1월 20일 불법 체류자나 학생 등 일시적으로 거주하는 외국인 부모 사이에 태어난 자녀에게 출생시민권을 금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는데, 위법하다고 판결을 내린 것이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을 비롯한 5명의 대법관은 수정헌법 14조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남북 전쟁 직후인 1868년 채택된 수정헌법 14조는 ‘미국에서 태어나거나 귀화한 사람은 모두 미국 시민’이라고 규정한다. 브렛 캐버노 대법관은 위헌은 아니지만 연방법에 위배된다고 판시하며 같은 편에 섰다. 대법원은 보수 6대 진보 3으로 보수 우위지만, 진보 성향뿐만 아니라 로버츠 대법원장 등 3명의 보수 성향 대법관도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위법하다고 봤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판결문에서 “시민권이란 과거에도 현재에도 가질 수 있는 권리, 우리 정치 공동체에 자유롭게 참여할 권리를 의미한다”며 “수정헌법 14조의 제정자들은 이 약속을 ‘이 땅에서 자유롭게 태어난 모든 사람’에게까지 확대했다. 우리는 오늘 그 약속을 지킨다”고 밝혔다. 반면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 등 나머지 보수 성향 3명은 반대 의견을 냈다. 특히 새뮤얼 얼리토 대법관은 “이번 판결은 심각한 실수다. ‘출산 관광객’의 자녀에게까지 시민권을 부여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이번 판결의 중요성을 의식한 듯 194페이지 분량의 방대한 판결문을 작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대법원의 결정은 우리나라의 큰 불행”이라며 의회가 입법을 통해 출생시민권 제도를 제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위헌·위법 판결이 나온 상황에서 의회가 움직일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는 관측이다. 아울러 출생시민권 제도 폐지의 영향을 받는 한인사회 등은 이번 판결로 큰 혼란을 피할 수 있게 됐다. 한편 대법원은 이날 성전환자의 여학생 스포츠팀 참여를 금지한 일부 주 법률을 합헌으로 판결했다.
  • 李 “뜻 같이 하는 사람들, 힘 모아야” 文 “李정부 성공 위해 힘껏 돕겠다”

    李 “뜻 같이 하는 사람들, 힘 모아야” 文 “李정부 성공 위해 힘껏 돕겠다”

    이재명 대통령은 1일 문재인 전 대통령과 만나 “우리 모두 함께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힘을 모으고, 또 그 기반 위에서 우리가 구조적 다수를 향해서 좀 확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민주 진영 내 통합’과 ‘외연 확장’을 강조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내가 할 일이 있다면 힘껏 돕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상춘재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문 전 대통령과 오찬 회동을 했다. 이 대통령은 인사말을 통해 “우리는 개인 사업을 하거나 사적인 이유로 일을 하는 게 아니다. 우리가 집권해서 모두를 대표해서 모두를 위한 정치를, 행정을 해야 한다”며 “그러려면 내부의 단합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리고 끊임없이 외연을 확장하고 구조적 다수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해야 되고, 거기서 끊임없이 성과를 내야 그게 뒷받침되는 것”이라며 “이 두 가지를 잘 조화롭게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도 “이재명 정부에 주어진 또 하나의 시대적 과제는 역시 국민 통합”이라며 “지금까지 이재명 정부가 거둔 성과 위에서 더 큰 성과로 나아가기 위해서 꼭 필요한 일”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국민 통합으로 나아가려면 역시 당내의 단합이 출발점”이라며 “민주당이 먼저 단합하고, 그 위에서 민주 개혁 진영 그리고 빛의 혁명을 함께했던 세력들과의 더 큰 단합을 이루어내야 국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을 수 있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런 일을 해낼 수 있는 사람이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우리 이재명 대통령 뿐”이라며 “그런 만큼 좀 더 큰 리더십을 발휘하셔서 정말 모두의 대통령이라는 꿈을 반드시 이루시기를 바라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과 문 전 대통령은 두 정부의 성과를 평가하고 국정 현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문 전 대통령은 “내란 종식, 국가 정상화, 민주주의와 국격 회복. 이런 아주 중대한 과제들을 빠른 시일 내에 해낸 것만 해도 아주 큰 업적”이라며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중동 전쟁 대응, 거시경제 지표 개선, 공급망 관리 등 이재명 정부의 성과를 열거했다. 특히 문 전 대통령은 이재명 정부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서남권 반도체 투자 등의 3대 메가프로젝트를 높게 평가했다. 그는 “지역균형발전은 역대 민주 정부가 아주 중요한 국정 목표로 세우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수도권으로의 집중을 막지 못했다”며 “우리 이 대통령께서 지역균형발전 정책에 더욱 박차를 가하셨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대통령님께서 근래 말씀하셨던 데 이재명 정부가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의 성과를 잇고 또 부족했던 부분들은 더 크게 채워서 반드시 성공한 정부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이에 이 대통령은 “(문 전) 대통령님께서 5년 동안 만들었던 성과들이 엄청 많이 훼손됐다”며 “그것을 정상화하는 과정, 그 정상화한 위에 우리가 해야 될 과제들을 동시에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문 전) 대통령께서 하신 일과 노무현 대통령, 김대중 대통령께서 만든 것이 정말로 역사적으로 평가받을 큰 성과”라고 했다. 또한 3대 메가프로젝트는 문재인 정부 등 전임 민주 정부의 성과를 계승한 것이라고 화답했다. 한편 문 전 대통령은 인사말 말미에 “지금 대통령의 어떤 일정이 좀 너무나 격무라고 보여진다”며 “아마도 청와대 참모들도, 부처 장관들도 아주 힘이 들 것 같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건강은 대통령 개인의 것이 아니고 공공재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라며 “이제는 좀 한숨 돌리면서 일정 관리나 건강 관리를 좀 더 잘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 정순택 대주교, 교황청 복음화부 부서 위원에 임명

    정순택 대주교, 교황청 복음화부 부서 위원에 임명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정순택(65) 대주교가 교황청 복음화부의 ‘첫복음화와 신설개별교회부서’ 위원으로 임명됐다고 한국천주교주교회의가 1일 밝혔다. 임기는 5년이다. 교황청 복음화부는 교황이 직접 주재하는 부서다. 정 대주교가 임명된 ‘첫복음화와 신설개별교회부서’와 ‘세계복음화부서’로 구성됐다. 정 대주교가 위원으로 임명된 부서는 첫 복음화 지역에서 복음 선포와 신앙생활의 심화를 지원하고, 교회 관할 구역의 설정과 변경, 주교 임명과 관련한 업무를 담당한다고 주교회의는 설명했다. 정 대주교는 서울대 공대 졸업 후 가톨릭대 대신학교에서 수학하고 1992년 사제품, 2014년 주교품을 받았다. 2021년 서울대교구장 겸 평양교구장 서리에 임명됐다. 주교회의 상임위원,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이사, 주교회의 성직주교위원회 위원장 등도 맡고 있다. 현재 교황청 부서 위원을 맡고 있는 우리나라 성직자는 정 대주교 외에 유흥식 추기경(경신성사부·교회법부·문화교육부·복음화부 세계복음화부서·주교부·바티칸시국위원회), 김희중 대주교(그리스도인일치촉진부), 이성효 주교(문화교육부 위원), 장신호 주교(경신성사부)가 있다.
  • 손흥민의 “어린아이의 꿈의 무대”…‘유퀴즈’ 정신과 교수가 건넨 위로

    손흥민의 “어린아이의 꿈의 무대”…‘유퀴즈’ 정신과 교수가 건넨 위로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LA FC)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을 마친 뒤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장문의 ‘사과문’을 올린 가운데, 나종호 예일대 정신과 교수가 손흥민의 글을 따뜻한 시각으로 분석해 이목을 끌고 있다. 나 교수는 지난달 30일 자신의 SNS에 손흥민의 사과문을 캡처한 이미지와 함께 “늘 말해왔던 ‘어린아이의 꿈의 무대’가 무너져 내린 것 같아 이루 말할 수 없이 착잡하고 마음이 아픕니다”라는 글귀를 발췌했다. 그는 “‘내 안의 어린아이(inner child)’를 만나 대화하고 치유하는 것은 심리치료에서 실제로 흔히 사용하는 기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룹 블랙핑크 멤버 로제가 지난해 ‘아파트’로 미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VMA)에서 ‘올해의 노래’를 수상했을 때 “이 상을 16세에 꿈을 꾸던 어린 나에게 바치고 싶다”는 소감을 밝힌 것, 작곡가 이재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K팝 데몬 헌터스’의 주제곡 ‘골든’으로 미 빌보드 핫100 1위를 거머쥔 뒤 “연습생을 그만둔 10년 전의 어린 이재를 안아주고 싶다”는 소감을 전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나 교수는 짚었다. 나 교수는 “심리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힌 바 있는 두 사람이 공개적으로 ‘내 안의 어린아이’를 위로하는 것을 보며 정신과 의사로서 벅찼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돌이켰다. 이어 “그 반대편의 이야기를 손흥민 선수의 글에서 마주하게 돼 마음이 아프다”면서 “부디 그 안의 어린아이가 치유받을 수 있는 계기가 가까운 미래에 있길 바란다”라고 위로했다. 나 교수는 손흥민의 SNS에도 댓글을 달아 응원했다. 그는 “손흥민 선수의 눈물을 참 좋아했다”면서 “마지막 경기가 끝나고 눈물조차 흘리지 못할 만큼 허탈해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참 아팠다”라고 적었다. 이어 “늘 응원한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멋진 어른의 본보기를 보여주셔서 감사하다”면서 “손흥민 선수도, 다른 선수들도, 또 우리 국민들도 어려움 앞에 절망하기보다는 이번 어려움을 딛고 더 많이 성장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2023년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화제가 된 나 교수는 우리나라의 자살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오고 있다. 또한 전 세계 축구팬들 사이에서 잘 알려진 ‘울보 손흥민’에 대해서는 남성이 눈물로 감정을 드러내는 모습이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나 교수는 지난해 8월 손흥민이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PL) 토트넘 홋스퍼에서의 고별전에서 눈물을 쏟은 것에 대해 “손흥민이 잘 울어서 더 좋다”며 “잘 우는 남자도 충분히 강인할 수 있단 걸 보여준 손흥민 선수, 그동안 너무 고생 많으셨다”는 글을 올렸다.
  • 상장사 28% ‘한계기업’… 증가 속도, 주요국보다 빨라

    상장사 28% ‘한계기업’… 증가 속도, 주요국보다 빨라

    반도체 호황에 가려진 국내 기업들의 체력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장사 4곳 중 1곳 이상이 영업으로 벌어들인 돈만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으로 분류됐다. 최근 8년간 한계기업 증가 속도는 미국·일본 등 주요 선진국 가운데 가장 빨랐다. 한국경제인협회가 30일 내놓은 한국·미국·일본·독일·영국·프랑스 등 주요 6개국 상장사 분석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한계기업 비중은 27.6%로 미국(30.7%)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한계기업은 영업으로 벌어들인 돈만으로 이자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상태가 3년 이상 이어지면 해당된다. 국내 한계기업 비중은 2017년 11.8%에서 지난해 27.6%로 15.8%포인트 상승해 조사 대상국 중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미국(9.5%포인트)은 물론 프랑스·영국·독일·일본보다 증가 속도가 훨씬 가팔랐다. 특히 반도체만 웃고 나머지 산업은 고전하는 K자 양극화가 기업 실적에서도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해에 영업으로 벌어들인 돈만으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한 기업의 비중은 43.9%로 집계됐다. 상장사 10곳 중 4곳 이상이 그해 영업이익만으로 이자를 갚지 못했다는 의미다. 이 비중은 2023년 처음 40%를 넘어선 뒤 3년 연속 증가했다. 시장별로는 중소·벤처기업이 많은 코스닥의 어려움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코스닥의 한계기업 비중은 32.6%로 코스피(16.7%)의 약 두 배였다. 2017년 이후 증가 폭도 코스닥이 19.5%포인트로 코스피(7.1%포인트)의 2.7배에 달했다. 업종별로는 전문·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의 한계기업 비중 증가 폭이 30.0%포인트로 가장 컸다. 정보통신업과 도·소매업도 큰 폭으로 늘어 연구개발(R&D)과 정보기술(IT), 내수 산업 전반으로 경영 부담이 확산하는 모습이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본부장은 “우리나라 상장사의 한계기업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은 기업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신호”라며 “기업 경쟁력 회복을 위한 제도적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박미경의 사진의 첫 문장] 피사체 바깥의 피사체를 응시하다

    [박미경의 사진의 첫 문장] 피사체 바깥의 피사체를 응시하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참견 본능을 사진 행위와 이미지 만들기로 해소한다’고 말하는 사진가 임안나는, 사진이라는 매체가 예술과 사회에서 어떤 특성으로 활용되는지가 늘 궁금하다. 그런 그의 눈이, ‘세미누드촬영대회’ 광고를 예사롭게 보아 넘기지 않은 것은 당연하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여성 사진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임안나가 카메라를 메고 지방 소도시에서 열리는 세미누드촬영대회에 간 이유다. 2016년 5월에 열린 제24회 대전 세미누드 전국사진촬영대회를 시작으로 약 4년간 동해, 인천, 강진, 철원, 마산, 구미, 신안에서 열린 누드촬영대회에 빠짐없이 참여했다. 평소 볼 수 없었던 벗은 몸과 소품들, 낯선 의상과 연출로 만들어지는 장면들은 신기했다. 한 걸음씩 뒤로 옆으로 빠지면서 누드모델을 찍는 촬영자들까지를 한 프레임으로 바라보자, 모델의 모습, 그걸 연출하거나 촬영하는 사람들, 장소의 연계가 보였다. 피사체로서, 누드모델만이 아니라 누드 사진이 만들어지는 상황이 보인 것이다. 그 안에 얽혀 있는 예술의 갈망과 신체를 향한 미와 성적 환상들. 바깥에 존재하는 비언어적인 요소들이 사진가 임안나의 눈앞에 펼쳐졌다. 어떤 환경에서도 요구되는 포즈를 소화하며 미의 환상을 온몸으로 구현하는 모델들은 마치 ‘천사’처럼, 현실과는 별개의 이미지로 존재했다. 한쪽 눈을 감고 렌즈 구멍 저편 세계에 몰입하고 빠져든 촬영자들의 모습은 그리스 신화 속 ‘외눈박이’ 키클롭스(Cyclops)를 떠오르게 했다. 천사와 외눈박이, 또 하나의 외눈박이로서 사진가 임안나의 시선까지를 포함한 여러 층위의 사진 시리즈 ‘외눈박이와 천사’는 이렇게 해서 완성되었다. 2025년 발표된 ‘외눈박이와 천사’는 1999년 뉴욕 갤러리코리아 올해의 젊은 작가로 선정된 이래 사야사진예술상 수상까지, 국내외 여러 사진상들이 20년 넘게 꾸준히 사진가 임안나에게 주목해 온 이유를 가늠케 한다. 이달 17일부터 영월 동강에서 열리는 제24회 동강국제사진제 ‘동강사진상’ 올해의 수상자이기도 하다. 박미경 류가헌 갤러리 관장
  • 서울 마을버스 기본요금으로 최대 2시간 이용

    서울 마을버스 기본요금으로 최대 2시간 이용

    자율주행 ‘레벨4’ 택시 운행‘마음편의점’ 25곳으로 확대 서울시가 시민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정책과 정보를 정리한 전자책 ‘2026 하반기 달라지는 서울생활’을 1일 발간한다고 30일 밝혔다. 자율주행 ‘레벨4’(고도 자동화) 택시가 운행을 시작하고 마을버스 최대 이용 시간도 2시간으로 확대된다. 서울시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개되는 책에는 규제 철폐 5건, 시민 생활 32건, 시설 개관 17곳, 행사·축제 6건 등 60개 사업을 담고 있다. 이달부터 마을버스 기본요금으로 최대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이 기존 1시간에서 2시간으로 늘어난다. 주거급여를 받지 못하는 저소득 가구를 위한 ‘서울형 주택바우처’는 대학·대학원 재학생이나 휴학생으로 구성된 가구도 지원이 가능해진다. 외로움을 느끼는 시민에게 상담을 제공하는 ‘서울마음편의점’은 4곳에서 25곳으로 늘어난다. ‘손목닥터9988’ 애플리케이션에서는 10월부터 체중 관리나 맞춤형 처방 등 기능이 강화된다. 또한 11월부터 마포구 상암동에서 자동차가 판단해 주행하는 ‘레벨4 로보택시’를 선보인다. 초기에는 안전관리자가 조수석에 탑승한다. 레벨0은 ‘비자동화’를, 레벨5는 ‘완전 자동화’를 뜻한다. 8월에는 뚝섬·잠실 선착장에 ‘한강 자전거장’과 휴식 공간 ‘한강 리버뷰가든’ 등이 문을 연다. ‘은평 광역자원순환센터’는 10월부터 운영한다. 김형래 시 정책기획관은 “서울시는 앞으로도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는 정책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 국민연금 쥔 60조 오늘부터 풀리나

    국민연금 쥔 60조 오늘부터 풀리나

    7월부터 국민연금의 새 자산배분 기준이 적용되면서 국내 증시가 긴장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목표 비중을 맞추기 위해 국내 주식을 줄이면 최대 수십조원 규모의 매도 물량이 나와 주가가 내려갈 수 있어서다. 국민연금은 특정 자산에 투자가 쏠리는 것을 막고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 위해 국내 주식 비중 목표를 정해 운용한다. 다만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추가 매도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도 장기간 나눠 파는 만큼 단기에 큰 충격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7월 1일부터 국민연금은 유예했던 새 중기 자산배분 기준을 적용한다. 5월 말 올해 국내 주식 목표비중을 20.8%로 높였고 허용 범위도 확대했지만, 최근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여전히 실제 국내 주식 비중이 목표를 크게 웃도는 상황이다. 결국 목표 비중을 맞추려면 국내 주식을 일부 팔 수밖에 없다. 최악의 경우 국민연금은 올해 100조원 넘는 국내 주식을 추가 매도해야 한다. 대신증권은 6월 26일 기준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보유 비중을 30%로 추정했다. 새 목표 비중을 이미 9.2% 포인트 넘어선 수준이다. 전략적 자산배분(SAA·±6% 포인트)과 전술적 자산배분(TAA·±2% 포인트) 허용 범위를 전혀 활용하지 않는다면 163조 9000억원어치 국내 주식을 추가로 팔아야 한다는 계산이다.  4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금융 부문 포트폴리오(1669조 2000억원)를 고려하면 초과 금액은 약 154조원 규모인데, 국민연금 수익률과 증시 상승세 등 운용자산 변동을 반영한 추산으로 풀이된다. 다만 시장에서는 실제 매도 규모를 50조~60조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본다. 중장기 자산배분인 SAA는 최대한 활용하되, 단기 시장 대응 수단인 TAA는 제한적으로 운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SAA만 최대로 적용하면 국내 주식 허용 비중은 26.8%까지 높아져 추가 매도해야 하는 규모가 57조 600억원으로 줄어든다. ‘매도 폭탄’이 현실화할 우려도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국민연금이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해 매도 물량을 장기간 나눠 집행하는 데다가, 올해 들어 6개월 연속 코스피를 순매도하고 있어 이미 일부 물량을 줄여 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연금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연간, 월간, 일간 비중 재조정 상한을 줄이고 실제 재조정 집행 규모와 속도 등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코스피가 더 오를 경우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최근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보유 비중이 급증한 것도 국민연금이 공격적으로 국내 주식을 사들여서가 아니라 주가가 오르면서 보유 주식 가치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81.83포인트(0.97%) 오른 8476.48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가 다시 9000선에 가까워질수록 목표 비중을 맞추기 위해 국민연금이 팔아야 하는 물량은 더 늘어나게 된다. 국민연금 국내 주식 포트폴리오가 코스피 대형주 위주라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매도 물량이 일부만 나와도 시장 전체가 움직일 수 있다. 실제 국민연금이 올해 들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삼성전기(1조 3210억원)였고 그 뒤로 SK하이닉스(9701억원), 삼성전자(9673억원), 현대차(7701억원) 등 순이었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시가총액이 커진 만큼 국민연금 매도 물량이 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과거보다 작을 수 있다”면서도 “외국인 매도와 국민연금 매도가 겹치면 시장 변동성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은 이달 코스피 시장에서 48조 6000억원어치를 순매도해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순매도를 기록한 바 있다.
  • 열흘 새 1300명 더 죽었는데… 유럽은 왜 ‘살인 폭염’ 견디나[글로벌 인사이트]

    열흘 새 1300명 더 죽었는데… 유럽은 왜 ‘살인 폭염’ 견디나[글로벌 인사이트]

    온난화 속도 세계 평균 2배 빨라도에어컨 보급률 20%뿐… 美는 90%과거 서늘한 기후 맞춰 건축물 설계역사적 건축물 보호·전기요금 부담 차양 시설·녹지 공간 대안만 모색폭염 대응 기후 위기 막기엔 역부족유럽이 ‘재난급 폭염’에 신음하고 있다. 서유럽을 휩쓸며 기록적인 더위를 몰고 온 열돔이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중부·동유럽에서도 연일 역대 최고 기온 기록이 깨지고 있다. 40도 안팎의 고온에 달아오른 고속도로 노면이 갈라지고, 직사광선에 휘어진 선로 탓에 열차 운행이 마비됐다. 냉각수 과열로 원자력발전소 가동이 일시 중단되는가 하면 전력망은 과부하 상태에 빠졌다. 에어컨이 없는 학교가 일시 휴교하거나 수업을 단축하자 학부모들은 아이 돌봄에 비상이 걸렸고, 더위를 피해 강이나 호수에 뛰어들었다가 숨지는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유럽이 이토록 폭염에 속수무책인 까닭은 무엇일까. 기온 상승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지만, 유럽에서 특히 그 속도가 두드러진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최근 소셜미디어(SNS) 엑스를 통해 “유럽은 지구에서 가장 빠르게 온난화되는 대륙으로, 전 세계 평균의 두 배에 달하는 속도로 뜨거워지고 있다”며 6월 21일 이후 유럽에서 고온과 관련한 초과 사망자가 1300명 이상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는 “열 스트레스는 흔히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리는데, 유럽의 가정과 직장, 학교는 이런 기온을 고려해 설계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 세대에 한 번 발생하던 폭염이 이젠 거의 매년 일어나고 있다”며 유럽 각국의 적극적인 보건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의 지적대로 유럽이 폭염에 취약한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과거 서늘한 기후에 맞춰 설계된 건축물이다. 유럽환경청(EEA)에 따르면 유럽 주택의 4분의 3이 에너지 효율이 낮으며, 프랑스의 경우 주택의 약 90%가 과열 위험에 노출돼 있다. 특히 겨울철 보온을 위해 단열재를 사용하고 창문을 작게 낸 유럽식 건물 구조는 여름철 극심한 더위가 닥쳤을 때 내부 열기를 밖으로 내보내지 못해 실내를 거대한 찜통으로 만드는 역효과를 낳는다. 냉방 기기 보급률이 낮은 점도 폭염 피해를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대부분의 유럽 국가는 역사적으로 기후가 온화해 에어컨이 필요하지 않았던 탓에 현재 가구 보급률이 약 20%에 불과하다. 90%에 달하는 미국과 대조적이다. 유럽에서 폭염의 강도와 빈도가 증가하고 있으나 에어컨 보급이 빠르게 확대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유럽연합(EU)이 기후 위기 대응의 일환으로 2050년까지 에어컨의 냉매인 수소불화탄소(HFC)의 단계적 퇴출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맬컴 미스트리 영국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원 조교수는 타임에 “EU는 기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책에 신중하다”며 “냉방 수요를 위해 에어컨이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에어컨 사용을 공개적으로 권장할 수는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고 짚었다. 치솟는 전기 요금과 역사적 건축물 외관을 보호하는 까다로운 규제도 에어컨 설치를 가로막는 걸림돌이다. 이에 여러 유럽 국가는 에어컨 대신 차양 시설과 녹지 공간을 확충하고, 신축 건물이 열을 잘 견디도록 건축법을 개정하는 등의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정부와 지방 당국의 미흡한 대처도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 유럽 각 지자체의 폭염 대책은 임시 냉방 센터 운영이나 폭염 사전 경보 발령 수준에 그치고 있다. 미스트리 조교수는 “지방 정부들이 폭염 관련 환자 급증에 대비해 공공 보건 서비스와 응급 서비스를 사전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런던정경대 그랜섬 기후변화환경연구소도 2024년 발간한 영국 폭염 정책 평가 보고서에서 폭염의 영향이 교통·교육·노동·환경 등 여러 부처에 걸쳐 있음에도 부처 간 조율이 이루어지지 않아 대응이 단편적이고 단기적인 해결책에 그쳤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폭염 관련 인프라와 정책이 지구 온난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고 진단한다. 유럽은 2003년 7만 20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살인 폭염’ 이후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해 왔지만, 지금의 기후 위기를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이어진다. 적십자적신월기후센터의 카롤리나 페레이라 마르기단 연구원은 “폭염이 건강, 교통, 에너지 시스템, 일상생활에 점점 더 큰 타격을 주고 있다”며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폭염에 견딜 수 있는 주택, 도시,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 [속보] 한국 철강, EU ‘무관세 쿼터’ 삭감률 45.7%→19.7%로 선방

    [속보] 한국 철강, EU ‘무관세 쿼터’ 삭감률 45.7%→19.7%로 선방

    경쟁 없는 韓 국가쿼터 207.3만t 확보 공용 쿼터 포함 시 최대 354.8만t “국가 전용 쿼터 확보에 총력 다해” 줄어든 쿼터 놓고 20개국 치열한 경쟁 여한구 “계속 FTA로 수출 시장 확대” 유럽연합(EU)이 글로벌 철강 공급과잉에 대응해 7월 1일부터 새로운 수입 관리 제도인 신철강 규제 조치를 시행하는 가운데, 한국산 철강에 대해서는 당초 예고했던 46%가 아닌 19.7%만 규제를 적용하도록 조치를 완화했다. 한국이 EU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이자 전략적 파트너라는 점이 협상 과정에서 매우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산업통상부는 30일(현지시간) EU 집행위원회가 이런 내용이 담긴 기존 철강 긴급수입제한(세이프가드) 조치를 대체하는 신철강 조치의 운영 계획과 국가별 철강 쿼터(할당량) 물량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EU는 아세안에 이어 한국이 두 번째로 철강을 많이 수출하는 지역이다. EU의 신철강 규제 조치는 다음 달 1일부터 철강 30개 품목의 쿼터 초과 물량에 적용하는 관세를 50%로 인상하고 연간 총 1835만t에 대해서는 무관세 수입을 허용하는 관세할당제도(TRQ)를 시행한다. 이에 따라 EU의 전체 무관세 물량은 기존 3382만t에서 1835만t으로 45.7% 크게 줄었다. 지금까지는 기존 물량 전체 한도 내에서 무관세 수입이 허용되고 쿼터 초과 물량에만 25% 과세를 매겨왔다. 이에 따라 원래라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한국 철강 쿼터는 기존 258.1만t에서 약 130만t을 줄여야 했다. 그러나 통상당국은 이번 협상에서 EU와 치열한 협상 끝에 한국 전용 쿼터 207.3만t을 확보해 19.7% 감소한 수준에서 막았다고 전했다. 한국산 철강의 EU 시장 접근 기반을 최대한 방어한 결과로 해석된다.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 기자실에서 열린 백브리핑에서 “FTA 체결국과 비체결국은 쿼터 배분에서 천지 차이”라며 “한국은 EU에 수출하면서 반덤핑 관세를 부과받은 적이 없는 ‘굿 플레이어’이고, 철강 공급 과잉에 대응해 자체 감축 노력도 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산 철강은 EU에 투자한 한국 자동차 기업과 현지 공장 등에 공급돼 EU 산업 기반을 탄탄하게 뒷받침하고 있다”며 “다른 FTA 체결국과 똑같이 취급할 것이 아니라 한국을 더 우대해야 한다는 점을 EU 측에 강하게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번 EU 철강 쿼터가 적용되는 30개 품목 중 최근 3년간 시장점유율 5% 이상 품목은 14개로 한국은 한국 전용 국가 쿼터 205.7만t과 FTA 공용 쿼터 90.8만t이 배정됐다. 14개 품목은 EU 철강 수출의 97%를 차지한다. 시장점유율 5% 미만 16개 품목은 한국 전용 국가 쿼터 1.6만t과 공용 쿼터 56.7만t이 배정됐다. 이에 따라 한국이 다른 국가와 경쟁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전용 국가 쿼터는 총 207.3만t이며 국가 간 경쟁을 통해 추가 활용 가능한 공용 쿼터는 147.5만t이다. 이 물량은 국가 간 선착순 활용이 가능한 공용 쿼터여서 우리 기업들이 전략적으로 일정 쿼터를 잘 확보한다면 철강업계가 무관세로 활용할 수 있는 쿼터는 207.3만t에서 최대 354.8만t 정도로 늘어날 것으로 산업부는 추산했다. 정부는 EU 인근 물류 창고 등을 활용해 수출 물량을 미리 옮겨서 선착순으로 배정되는 공용 쿼터를 최대한 많이 받을 수 있도록 업계와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EU의 쿼터 배분 구조는 EU와 FTA를 체결한 국가와 그렇지 않은 국가 간 실제 활용할 수 있는 무관세 물량의 차이가 발생하도록 짜였다. 한국은 협상 과정에서 한국이 한-EU FTA 체결국이자 전략적 파트너라는 지위를 바탕으로 정당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점을 적극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과 EU의 FTA는 2009년 FTA 협상 타결 뒤 2011년 정식 발효돼 올해로 15년이 됐다. FTA를 체결한 튀르키예, 영국, 일본 등은 우리처럼 FTA 국가 쿼터를 받을 수 있는 반면, FTA를 체결하지 않은 중국은 46%보다 더 많은 관세를 낼 수도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중국은 글로벌 철강 공급 과잉의 대표 국가로 지목된 바 있다. 합의에 이르지 못한 국가는 FTA 쿼터의 50%를 공용 쿼터로 이전해야 해 우리 철강업계가 잠정적으로 구할 수 있는 공용 쿼터 물량은 더 늘어날 수 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정상회담에서 철강 문제를 주요 논의로 언급하고 36개 항에 달하는 공동성명을 채택한 것은 협상의 실질적인 진전을 이뤄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여 본부장은 “6월 브뤼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철강 문제의 중요성을 정상 차원에서 제기한 국가는 우리나라가 처음이었다”며 “정상이 한국산 철강이 EU 자동차·가전 제조 공급망 안정과 현지 투자에 기여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전략적 협력의 필요성을 직접 설득했고, 이는 협상에 강력한 모멘텀을 제공해 실질적인 진전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EU는 지난 4월부터 스위스 제네바에서 한국, 일본, 영국, 튀르키예, 중국, 대만 등 20여개국 주요 철강 수출국과 철강 관세 인상과 이에 따른 무관세 쿼터 배분 문제를 협의해 왔다. 수차례 EU 집행위원회를 만나 협상을 이끌어온 여 본부장은 “20개국이 줄어든 쿼터 안에서 누가 더 많이 가져가느냐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며 “정부는 한국이 EU와 FTA를 체결한 국가라는 점과 한국산 철강이 EU 산업에 기여하는 실질적 가치를 끝까지 설명하며 한국에 대한 특별대우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용 쿼터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분쟁 해결을 위한 소송, 보복·보상 조치까지 모든 옵션을 열어두고 협상한 끝에 결국 전용 쿼터 확보의 목표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의 철강 지원 대책과 관련해 “EU와 경쟁국 간에 체결한 결과를 보고 관계부처와 협의해 한국 철강 중소기업 지원 방향을 조만간 발표하겠다”며 “주요국 철강 수입 규제 강화가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계속 FTA를 통해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중남미 메르코수르, 자동차 100만대 생산능력을 갖춘 유일한 아프리카 국가인 모로코, 동유럽의 세르비아 등 수출 시장도 다변화하겠다”고 강조했다.
  • ‘척하면 통한다‘는 느낌, 착각이 아니었네 [달콤한 사이언스]

    ‘척하면 통한다‘는 느낌, 착각이 아니었네 [달콤한 사이언스]

    요즘 유행하는 MBTI에서 소위 ‘대문자 I’라는 극도로 내향적인 사람도 타인과의 관계를 단절한 채 살 수 없다. 그러다 보니 많은 사람이 사회생활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인간 관계라고 한다. 실제로 처음 만난 사람과도 말이 잘 통하는가 하면 자주 만나지만 말이 통하지 않고 만나는 것 자체가 꺼려지는 주파수가 안 맞는 사람이 있다. 주파수가 맞지 않는다고 영영 안 볼 수 없다고 할 때 라디오 주파수 맞추듯 인간 관계도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있을까. 중국 저장대 심리학 및 행동과학과, 뇌-기계 지능 연구소, 신경인지 발달 및 정신건강 연구소, 선전대 심리학부, 캐나다 몬트리올대 정신의학과, 퀘벡 AI 연구소, 벨기에 겐트대 실험심리학과, 미국 뉴욕대 심리학과 공동 연구팀은 뇌 신경과학적으로 다른 사람과 오래 만날수록 동기화될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인간관계의 주파수를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일도 어느 정도 가능하다고 30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인지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인지과학 동향’(Trends in Cognitive Sciences) 6월 26일 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지난 10년 동안 헤드셋 형태의 비침습적 휴대용 뇌전도(EEG) 기기를 활용해 수천 명의 참가자들의 뇌 활동을 기록했다. 이들은 배드 버니, 레지덴테,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마이크 고든, 밥 위어 등 유명 공연 예술가와 박물관, 공연장 등과 협업해 뇌의 동기화 정도를 매핑했다. 이어 박물관 관람객, 축제 참가자 등과 실시간 대면 소통 과정에서 수천 명의 뇌파가 서로 어떻게 동기화되는지 측정하고 시각화했다. 음악을 창작하고 공연하는 동안 이들의 뇌파가 얼마나 동기화되는지 측정한 것이다. 연구 결과 친구, 가족 같은 가까운 사람은 물론 낯선 사람들까지도 특정 상호작용 과정에서 뇌파가 일치하는 것이 관찰됐다. 나아가 이런 동기화 현상이 발생할 때 이를 활용해 사회적 상호작용을 유도하고 개선할 수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연구진은 이런 현상을 사회적 동기화라고 이름 붙였는데 이는 사회적 소통 과정에서 주변 사람들과 뇌, 신체, 언어 리듬이 정렬되는 현상이다. 연구팀은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비슷한 실험을 했는데 학생들의 뇌파가 동기화될수록 상대방은 물론 해당 수업 자체에 대해서도 호감을 갖게 되고 수업 태도와 학업 성취도 역시 높아지는 것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사회적 동기화는 건강한 사회적 관계 형성과 학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과 비교해 뇌 활동에서 더 특이한 패턴을 보인다. 이어 함께 게임을 하거나 일상적 농담을 주고받는 등 대인 동기화를 수반하는 대면 활동은 크고 작은 조직의 사회적 응집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하다는 증거가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를 이끈 수잔 디커 미국 뉴욕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다른 사람과 주파수가 맞는다’는 다소 모호한 개념을 측정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라며 “감정의 동기화 현상은 건강한 사회적 관계와 직결되며 이를 인위적으로 설계할 수도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 예산 필수 여행지 ‘출렁다리’, 7년만에 1000만명 돌파

    예산 필수 여행지 ‘출렁다리’, 7년만에 1000만명 돌파

    국내 최대 저수지 관통, 총연장 402m2019년 4월 개통, 대표 관광명소 자리매김1000만번째 주인공, 딸과 함께 찾은 60대 충남 예산군은 대표 관광 명소인 예당호 출렁다리의 누적 방문객이 1000만명을 돌파했다고 30일 밝혔다. 군에 따르면 예산의 ‘예’와 당진의 ‘당’의 첫 글자를 담은 예당저수지는 둘레 40㎞의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저수지다. 예당저수지를 상징하는 출렁다리는 402m 길이로 2019년 4월 개통했다. 부잔교를 비롯해 음악분수, 모노레일 등 다양한 관광시설과 연계돼 사계절 내내 관광객이 찾는 예산군 대표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출렁다리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공동 주관한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한국 관광 100선’에도 포함됐다. 군은 최근 출렁다리 인근에 예당관광지 로컬푸드 직매장을 개소하고 방문객들이 지역 농특산물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야간경관과 무빙보트, 예당호 어드벤처 등 체험 콘텐츠도 조성해 체류형 관광지로서 경쟁력도 높이고 있다. 최재구 예산군수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더욱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1000만번째 방문객은 당진에 거주하는 김건호(68)씨 가족이다. 캐나다에 거주하는 딸의 일시 귀국을 계기로 함께 예당호 출렁다리를 찾았다가 1000만번째 방문객의 주인공이 됐다.
  • “에어컨 끄고 창문 열어라” 집주인 ‘소름’ 문자…이게 맞나요?[이슈픽]

    “에어컨 끄고 창문 열어라” 집주인 ‘소름’ 문자…이게 맞나요?[이슈픽]

    세입자에게 절전을 강요하며 에어컨 사용에 대해 간섭하는 집주인에 대한 사연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2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집주인 정말 이게 맞는 건가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경기 남부 지역의 한 빌라에서 살고 있다는 글쓴이 A씨는 “에어컨이 인버터형이라 켰다 껐다 하는 것보다 쭉 트는 게 전기비가 덜 나와서 쭉 틀고 있는데 이런 문자가 왔다”면서 집주인 B씨와 대화한 문자를 캡처해 공개했다. 해당 문자에서 B씨는 지난 17일 “에어컨을 장시간 가동하면 실외기가 가열돼 화재의 위험성이 있을 수 있으니, 송풍으로 전환시켜 절전도 하고 기계에 무리가 가지 않게 반드시 지켜달라”는 문자를 보냈다. 그는 “특히 집에서 종일 재택근무하는 세대는 다른 세대보다 에어컨 가동 시간이 많기 때문에 새벽 1시 이후에는 에어컨을 반드시 끄고 베란다, 창문, 중문 등을 활짝 열어 자연바람으로 환기시켜 쾌적한 생활을 하기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20일에는 “오늘 같이 비가 와서 시원한 날에는 절전도 할 겸 에어컨을 끄시고 창문을 개방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A씨는 “창문을 열어놓으면 2층이라 날파리 같은 벌레들이 너무 많이 들어온다”고 답했다. 이후 22일 B씨는 “바람이 시원하게 부는데 창문을 열고 에어컨을 끄라고”라며 폭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앞으로 닥칠 무더위는 어떻게 할 거냐. 센서가 고장 나면 어떻게 할 거냐”면서 “201호만 에어컨이 켜져 있으니 알아서 하라. 주인 말을 무시하는 것 같아 기분이 나쁘다”고 쏘아붙였다. 문자를 공개한 A씨는 “4층짜리 빌라에 이사 온 지 보름 됐다”면서 “이게 정상이냐”고 물었다. 그는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45만원, 관리비 3만원에 살고 있는 집”이라며 “전기세를 포함한 모든 공과금은 월세 사는 본인이 낸다”고 설명했다. 이어 “22일 저 문자를 받은 뒤 제가 실수했나 싶어서 3일 동안 에어컨을 안 켜다가 더워서 다시 틀었더니 오늘 부리나케 전화 와서 ‘계약 파기’, ‘보증금 회수’를 운운하며 난리 친다”고 토로했다. 해당 사연은 올라온 지 하루 만에 25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계약한 부동산에 가서 항의하라”, “집주인이 요금 내주는 것도 아니고. 요즘도 저런 집주인이 있냐”, “종일 세입자 실외기만 쳐다보고 있나 보다”, “집주인이 전기세 대신 내주면 말 듣겠다” 등 집주인 B씨의 행동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한편 현행법상 임대인은 임차인이 계약 목적에 맞게 주택을 사용하는 것을 임의로 제한하기 어렵다. 에어컨 사용을 금지하거나 사용 시간을 제한하는 내용이 임대차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았다면, 임차인이 자신의 비용으로 전기요금을 부담하면서 에어컨을 사용하는 것은 통상적인 주거 사용 범위에 해당한다. 또한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임차인의 주거 안정을 보호하기 위한 법률로,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하거나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단순히 에어컨을 장시간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계약을 파기하거나 보증금을 회수하는 것은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법률 해석이다.
  • [열린세상] 노인 기준 연령 올릴 때가 됐다

    [열린세상] 노인 기준 연령 올릴 때가 됐다

    지난해 8월 지리산 천왕봉에 올랐다. 7부 능선쯤 올랐을 때 어르신 한 분이 사뿐사뿐 올라오셨다. 함양에 사는 78세 어르신이었다. 100㎞ 울트라 마라톤을 준비하기 위해 매월 천왕봉에 오르고, 2024년에는 64일 동안 매일 50㎞를 달려 미대륙 3500㎞를 횡단했다고 한다. 요즘 어르신들은 이 할아버지처럼 젊은 분들이 많다. 예전에는 실제 나이에 0.8을 곱해야 1960년대 어르신의 체력과 비슷하다고 했지만 이제는 0.7을 곱해야 한다고 한다. 노인 기준 연령 65세는 어디서 왔을까. 1889년 독일의 철혈재상 비스마르크는 평균수명이 49세에 불과하던 시절 노령연금 수급 연령을 70세로 정했고, 1916년 이를 65세로 낮췄다. 1956년 유엔이 65세 이상을 노인으로 정한 뒤 노인 연령은 65세로 통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81년 노인복지법 제정 때 65세 이상에게 고궁·박물관 등 공공시설을 무료 또는 할인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경로우대 조항이 생기면서 65세가 노인 기준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이후 지하철 무료 이용, 기초노령연금, 노인장기요양보험, 노인외래정액제 적용 기준으로 굳어졌다. 그동안 노인 기준 연령을 둘러싸고 많은 논의가 있었다. 2015년에는 대한노인회가 노인 연령을 70세로 올리는 데 찬성했고, 2019년 박능후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도 노인 연령을 올려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2024년에는 이중근 대한노인회장이 65세에서 75세로 매년 1세씩 올리자고 제안했다. 조만간 노인인구 2000만명, 생산가능인구 2000만명, 소아·청소년 1000만명 시대가 오는데, 노인 연령을 75세로 올리면 노인인구는 1200만명, 생산가능인구는 2800만명이 돼 경제에 큰 도움이 된다는 이유였다. 이어 지난해 5월에는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노인 연령을 65세에서 70세로 2년마다 1세씩 단계적으로 올리자고 제안했다. 노인 연령을 올려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현재의 65세는 과거보다 훨씬 젊다. 기대수명은 1981년 66.7세에서 2026년 84.7세, 2070년 90.9세까지 늘었다. 2023년 노인실태조사에서 노인이 생각하는 노인 연령도 71.6세로 나타났다. 노인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1981년 노인인구는 150만명, 전체 인구의 3.9%였지만 2026년에는 1112만명, 21.6%에 이른다. 앞으로도 매년 50만명가량 늘어나 2050년에는 1890만명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재정 부담도 커지고 있다. 생산연령인구(15~64세) 100명이 부양해야 하는 노인 수를 뜻하는 노인 부양비는 2026년 31.3명에서 2070년 103명으로 늘어난다. 2023년 재정 계산을 활용하면 기초연금 지출은 2023년 22조원에서 2040년 77조원, 2070년 238조원으로 증가한다고 한다. 노인 의료비도 2024년 건강보험 전체 진료비 116조 2375억원 중 52조 1935억원으로 44.9%를 차지하고 있다. 모든 정책은 현실에 맞고 지속 가능해야 한다. 과거에는 적절했던 정책이라도 시간이 지나 현실과 맞지 않으면 바꿔야 한다. 이런 점에서 시민사회단체가 건의한 대로 노인 연령을 70세까지 2~3년에 1세씩 단계적으로 올리는 방안은 합리적이다. 다만 노인빈곤율이 39.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다는 점을 고려해 정년 연장, 노인 일자리 확대 등 소득 보장 대책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2023년 대구시는 도시철도 무임승차 연령을 70세로 점차 올리고 시내버스 무임승차를 신설해 2028년에 기준을 70세로 맞추는 정책을 시작했다. 최근 서울시도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의 제안에 따라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을 70세로 올리고 버스 무임승차를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공청회를 열기로 했다. 이달 24일에는 서울시의회가 70세 이상 버스 무임승차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이제는 노인 연령을 올릴 때가 됐다. 이기일 서울시립대 도시보건대학원장
  • [서울광장] 문화유산, 이제 그 가치를 보고 싶다

    [서울광장] 문화유산, 이제 그 가치를 보고 싶다

    개인적인 이야기여서 매우 송구하지만 다음달이면 기자 생활을 시작한 지 꼭 38년이 된다. 이런저런 부서에서 훈련 과정이라고 해도 좋을 기간을 보낸 이후 일선 기자 생활의 대부분은 문화부에 있었다. 또 문화부에서는 대부분의 기간을 문화유산 담당으로 일했으니 이 분야 기자로 능력은 모르겠으되 경력은 제법 쌓았다고 할 수 있다. 문화부를 지망한 배경에는 아름다움을 다루는 일을 직업으로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초기에는 문화유산이 중요하다는 막연한 생각뿐이었다고 고백한다. 그런데 최근 우리나라가 문화적·경제적으로 크게 발전하면서 비로소 문화유산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깨닫기 시작했다. 오랜 세월 문화유산이 가진 미래지향적 가치가 겹겹이 쌓인 결과 응축된 잠재력이 마침내 분출하고 있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문화유산은 역사와 민속을 포함한 정신적 문화유산과 물질적 문화유산을 모두 포함한다. 신문과 방송 같은 전통적인 언론매체가 퇴조하는 시대라고들 한다. 하지만 다른 매체가 맹위를 떨치고 있으니 언론 분야 전체가 쇠퇴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기존 언론 종사자가 바라는 방향은 아닐지 몰라도 새 시대 언론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문화, 특히 문화유산 분야 언론만큼은 좋아지고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물리적으로 문화유산을 다루는 지면이나 시간이 늘어났다고 발전이라 부를 수는 없는 일이다. 문화 뉴스의 본질은 아름다움, 곧 가치 탐구에 있다고 여전히 생각하고 있다. 문제는 최근의 문화유산 뉴스를 보면 가치를 말하는 내용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국가유산청발(發) 기사의 대부분은 아름다움이 아니라 사건이 차지하고 있다. 최근 몇 달 동안은 서울 종묘 앞 세운4구역 재개발 관련 뉴스가 빠지는 날이 없다. 이 문제는 이미 철저하게 정치뉴스화해 문화유산 담당기자의 손길에서 벗어난 지 오래라는 사실을 아는 분들은 알 것이다. ‘문화유산 언론’은 그 전성기조차도 정치적 시대상의 산물이었다. 문화유산 뉴스가 크게 각광받은 시기는 1970~1980년대였다. 그것도 권위주의가 절정을 이룬 1970년대 가장 활발했다. 권력의 구미에 맞지 않는 보도는 통제받던 시대에 정치 뉴스로 차별화한 지면을 만들 수 없었던 언론은 문화유산, 특히 발굴 분야에서 돌파구를 찾으려 했다. 언론은 ‘막 출토된 금관 사진’으로 대표되는 ‘특종’에 경쟁적으로 매달렸다. 불과 하룻밤 사이에 이루어진 1971년 공주 무령왕릉 발굴을 두고는 지금까지 고고학계의 반성이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그 졸속 발굴을 부추긴 것이 언론의 보도 경쟁이었다. 요즘은 발굴 경쟁의 이면에 금권(金權)의 검은 그림자도 어른거린다. 감춰져 있거나 해외에 있는 국보·보물급 유물이 새롭게 확인됐다는 뉴스다. 그렇게 국가지정문화유산급으로 치장돼 언론에 등장한 유물은 어김없이 뻥튀기 된 가격표가 붙여져 시장에 나온다. 결과적으로 골동품 업자의 농간에 언론이 이용당하는 꼴이니 안타까운 노릇이다. 하는 일이 가치와는 동떨어져 있으니 갈수록 문화유산 담당기자를 하려는 사람도 적어진다고 한다. 이런 언론 상황에는 필자부터 반성한다. 언론이란 정책과 국민의 소통 창구이기도 하다. 사건만 남고 가치는 사라진 문화유산 보도의 현실을 국가유산청도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된다.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야 애정도 생기는 법이다. 보존과 활용이 당연히 중요하지만 국민의 뇌리에 가치가 새겨졌을 때 그것도 가능해진다. 문화의 가치를 만드는 정책을 그리며 국가유산청을 선택한 공직자도 평생 각종 사건 뒷수습이나 해야 한다면 인생이 허망하다. 문화유산 기자와 문화유산 공직자가 하는 일이 아름다움과 가치라는 본령으로 하루빨리 돌아가야 한다.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은 맡은 분야 문화유산의 가치를 높이고 기자는 그 가치를 더욱 확대재생산하는 것이 임무다. 우리 세대가 과거의 문화적 유산으로 미래로 나아갈 동력을 얻었다면, 미래세대도 이후의 앞날을 개척하는 추진력으로 삼을 수 있도록 지금 이 시대를 포함한 문화유산에 가치를 부여하는 작업이 우리의 의무일 것이다. 서동철 논설위원
  • 마차도 “베네수엘라로 돌아갈 때”

    마차도 “베네수엘라로 돌아갈 때”

    국외 체류 중인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자국의 대지진 사태를 계기로 귀국을 타진하고 있다. 마차도는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스 채널 폭스뉴스의 토크쇼 ‘폭스와 친구들’ 인터뷰에서 “때가 왔다”며 귀국 의사를 밝혔다. 그는 “국민 곁에 있는 것은 나의 의무다. 우리는 함께 있어야 하고, 서로 끌어안고, 함께 슬퍼하고 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귀국 시점에 대해서는 “매우 곧”이라고 덧붙였다. 마차도는 니콜라스 마두로 독재 정권에 맞서 베네수엘라의 민주화를 이끈 공로로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그는 지난해 12월 시상식 참석을 위해 베네수엘라를 극비리에 출국한 이후 지금까지 국외에 머물러 왔다. 미국이 마두로를 축출한 이후 베네수엘라 임시 정부를 이끄는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과거 마두로 정권의 실세로서 마차도를 탄압했던 당사자 중 한 명이다. 미국의 묵인 아래 권력을 잡은 로드리게스로서는 마차도의 귀국이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마차도는 이번 대지진 사태를 계기로 로드리게스 임시 정부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로드리게스 임시 정부와의 충돌을 우려해 마차도의 귀국을 반대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지진이라는 대형 악재가 발생하며 베네수엘라 재건 구상에 이미 차질이 생긴 상황에서 마차도까지 귀국하면 정치적 혼란이 더욱 가중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트럼프 행정부는 마차도 측에 귀국을 지원하지 않을 것이며, 마차도 본인이 모든 위험을 부담하는 조건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 ‘정몽규 체제 13년’ 무능·불통… 간판 빼고 다 바꿔라 [한국 축구 새판 짜라]

    ‘정몽규 체제 13년’ 무능·불통… 간판 빼고 다 바꿔라 [한국 축구 새판 짜라]

    위기관리 제로 ‘불통 축협’… 확고한 장기 전략 세워야 희망고문이 끝난 자리엔 짧은 허탈감, 그리고 긴 실망과 환멸만 남았다. 좋은 대진운을 비롯해 여러 가지 좋은 조건에도 불구하고 홍명보호가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의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자 축구팬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결국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은 29일(한국시간) 멕시코 현지에서 대국민 사과와 함께 사퇴했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일차적인 원인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보여 준 대표팀의 경기력이다. 1차전은 썩 괜찮았고 2차전도 나쁘진 않았다. 하지만 3차전 졸전, ‘몬테레이 쇼크’가 모든 걸 망쳐 버렸다. A조 순위는 2위에서 3위로 떨어졌고 결국 ‘경우의 수’를 따지다 32강 진출에 실패했다. 홍 전 감독은 조별리그 1~3차전에서 시종일관 동일한 스리백 전술을 썼고, 결과적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철저히 농락당했다. 사실 지나치게 수비적인 스리백 전술 운용에 대한 문제 제기는 1년 가까이 이어졌지만 대표팀과 이 문제를 토론하고 지원하며 방향을 잡아 줘야 할 축구협회 기술본부는 존재감을 찾을 수 없었다. 월드컵 실패의 뿌리에는 축구협회의 무능력이 자리잡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프로축구 K리그 관계자 A씨는 “축구협회는 전반적으로 뭔가 해보자 하는 활기찬 분위기가 안 느껴진다”면서 “축구협회 인력 구성을 보면 이른바 ‘고인물’이 한편에 있는 반면 한창 일할 중간급 인력들이 최근 몇 년 사이에 적잖이 그만뒀다”고 꼬집었다. 2013년 취임한 뒤 올해까지 4연임을 하다 최근 사퇴 의사를 밝힌 정몽규 축구협회 회장의 리더십은 축구협회 조직 문제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다. 특히 많은 축구계 관계자들은 정 회장이 경영하는 HDC에서 시행했던 ‘애자일’ 경영 기법을 2021년 축구협회에 적용하면서 나타난 부작용을 지적한다. 민첩함, 기민함을 뜻하는 ‘애자일’ 기법은 부서 간 경계를 허물고 필요에 맞게 프로젝트 팀을 구성해 업무를 추진하는 방식이다. 모든 직원은 팀과 프로젝트 조직에 동시에 소속돼 ‘멀티 플레이어’가 되어야 했다. 정 회장은 자신의 회고록에서 “매트릭스 인력 구성을 통해 조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협회의 당면 과제를 구체화한 것이 특징”이라고 자화자찬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축구협회의 조직 역량만 갉아먹었다. 특정 업무를 1~2명이 맡아서 할 정도로 인력에 여유가 없는 상태에서 업무 부담 가중과 전문성 약화로 이어졌다. 크고 작은 사고가 빈번해졌다. 2022년 7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을 앞두고 발생했던 ‘비자 해프닝’이 대표적이다. 개최국 일본이 규정한 비자 관련 규정을 제때 확인하지 않아 경기에 뛰어야 할 선수들의 입국 처리가 늦어졌다. 2023년 3월, 징계 중인 축구인 100명을 사면한 것은 축구팬들의 신뢰 위기로 이어졌다. 특히 사면 대상자 가운데 2011년 승부조작 사태에 연루됐던 사람들이 포함된 게 결정타였다. 당시 축구협회는 ‘승부조작을 해도 용서받을 수 있다’는 메시지로 비칠 수 있다는 걸 제대로 고려하지도 않았다. 결국 축구협회 이사회는 사면 결정 자체를 철회했고 이사진 전원 사퇴까지 초래했다. 2023년 7월에는 과거 음주 운전으로 적발됐던 전력이 있는 선수를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U-23) 최종 엔트리에 포함시켰다가 나흘 만에 번복하며 질타를 받았다. 선수 관련 자료를 살펴보기만 했어도 국가대표팀 운영 규정에 위반된다는 걸 알 수 있었을 어처구니없는 사고였다. 축구협회 신뢰 위기의 결정타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경질과 뒤이은 홍 전 감독 선임 관련 논란이었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2023년 3월 대표팀 사령탑이 됐지만 불성실한 태도와 전술 부재, 선수단 장악 실패로 논란만 일으키다 1년을 못 채우고 2024년 2월 물러났다. 곧바로 차기 감독 선임 작업에 착수했지만 반년 가까이 시간만 끌다가 꺼낸 카드가 홍 전 감독이었다. 다양하게 거론되던 외국인 감독이 아니라는 점, K리그 울산HD를 이끄는 도중 제대로 된 설명도 없이 물러나면서 촉발된 축구팬들의 비판, 거기다 공식석상에 설 때마다 문제를 증폭시키는 미숙한 의사소통까지 겹치며 사태를 악화시켰다. 급기야 불공정 논란으로 ‘비리’ 감독이라는 딱지까지 붙었다. 이 과정에서도 축구협회는 제대로 된 설명이나 국민들을 향한 설득 노력도 없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실패가  국가대응 시스템 붕괴로 이어졌던 과거 박근혜 정부의 2015년 메르스 사태와 판박이였다. 한 전직 축구협회 관계자 B씨는 “직원들이 일부러 태업을 하는 것 아닌가 의심이 들었을 정도”라고 회상했다. 가령 지난 3월 문화체육관광부가 HDC 임원의 축구협회 불법 파견 의혹에 대해 수사 의뢰했다고 발표했을 때 축구협회의 공식입장을 묻자 돌아온 책임자의 문자메시지 답변은 “없습니다~”였다. 또 다른 축구계 관계자 C씨는 홍 전 감독이 사퇴 발표를 하고 퇴장하면서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는 모습이 생방송으로 나왔던 것이야말로 축구협회가 얼마나 국민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그걸 개선하기 위한 ‘프로페셔널한 노력’을 등한시하는지 보여 주는 사례라고 꼬집었다. 그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을 세우고,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조직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면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제대로 된 조직목표와 확고한 장기전략이 있어야만 작동한다”고 말했다. 차상엽 JTBC 해설위원은 “축구협회는 외부와 소통이 안 되고, 내부에선 견제가 작동하지 않는 구조가 지금의 위기를 초래했다”면서 “특정 선수 출신으로만 구성된 내부 전문가 집단의 문호를 비선수 출신에게도 개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우리나라 축구의 실패의 원인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의혹을 규명하고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특별감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조사된 내용을 바탕으로 백서를 발간해 향후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뼈아픈 교훈으로 삼고, 우리 축구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전화위복의 발판이 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홍 전 감독 선임과 관련해 현재 총 8건의 고소·고발이 접수돼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 [사설] 800조 ‘호남 반도체’, 산업 경쟁력 전방위 뒷받침이 관건

    [사설] 800조 ‘호남 반도체’, 산업 경쟁력 전방위 뒷받침이 관건

    전남광주지역에 800조원을 투자해 메모리 반도체 생산시설(팹) 4개가 지어진다. 올해 정부 예산(728조원)을 뛰어넘는 투자 규모다. 충청권에 81조원이 투자돼 패키징 공정이 확대되고 비메모리 등 유망 반도체 시장 선점에 30조원이 투자된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어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보고대회’에서 이 같은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경기 용인·평택 등에 짓고 있는 팹은 건설 기간을 최대한 줄여 5년 내에 생산량을 2배로 늘릴 예정이다. 영남권의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생태계 투자도 확대된다. 반도체는 메가 프로젝트 자체이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등 다른 메가 프로젝트의 기초다. 전 세계가 AI 혁명을 통과하면서 수요가 폭증해 반도체가 국가의 안보자산이 되고 있다. 미국, 일본, 중국 등이 정부 차원에서 반도체 생산에 주력하는 까닭이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D램 점유율은 현재 61%에서 2031년 55%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역이 주도하여 세계로 뻗어나가는 한국형 AI 생태계”를 언급했다. 이를 위해 청와대에 직할 담당관을 설치하고 정책 마련, 법 정비 등 어떤 혁신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국토의 12%일 뿐인 수도권에 전체 인구의 51%가 살고 있다. 수도권으로 몰려 경쟁에 지친 청년들이 혼인·출산을 미루면서 인구 절벽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지역균형발전과 새로운 AI·반도체 거점 수요가 일치하는 이번 프로젝트가 반드시 성공해야만 할 이유다. 엄청난 투자 규모와 계획은 반갑지만 문제는 실행 여부다. SK하이닉스의 용인 클러스터 조성에만 9년이 걸렸다. TSMC의 일본 구마모토 공장은 발표 6개월 만에 착공해 22개월 만에 준공됐다. 부지 용도변경, 환경영향평가, 도로 정비 등을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적극 지원했다. 대만 정부도 TSMC 가오슝 공장을 위해 직원 자녀들의 학교 건립, 부지 마련에 ‘예산 폭탄’까지 동원했다. 반도체에 국가의 명운을 걸었으니 행정 절차 또한 이들에게 뒤져서는 안 될 일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AI 데이터 프로젝트에 1000조원, 반도체 공급 확장 프로젝트에 1100조원을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삼성그룹은 반도체 등 최첨단 미래산업 육성에 총 2655조원을 국내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 투자가 현실화될지 여부는 정부에 달렸다. 제조 역량도 중요하지만 연구개발(R&D) 능력도 중요하다. 일정 소득 이상 R&D 인력에 한해 근로시간 유연성을 허용해야 한다. 정부가 그런 진정성을 먼저 보여야 기업 팔을 억지로 비틀었다는 의구심을 털고 신뢰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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