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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지자체 ‘탈원전’ 주민투표 시비 걸 일 아니다

    또다시 원전 논란이다. 강원 삼척시가 원전 유치 신청 철회를 묻는 주민투표를 추진하자 정부가 주민투표 대상이 아니라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삼척시는 2012년 경북 영덕군과 함께 정부의 신규 원전 예정지로 지정 고시됐다. 삼척시 의회가 엊그제 주민투표 동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킴에 따라 삼척시가 오는 10월 1일 주민투표를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안전행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원전 유치 신청철회도 국가사무인 만큼 주민투표의 대상이라고 볼 수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놓았다. 주민투표법(제7조)에는 ‘국가사무는 주민투표 대상이 아니다’라고 규정돼 있다. 이 같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의 정면 충돌은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 후보 시절 삼척 원전 백지화 공약을 내걸고 당선된 김양호 삼척시장은 “이미 법률 전문가 집단의 자문을 받아 동의안을 시의회에 제출한 것”이라며 주민투표 등 제반 절차를 진행해 나갈 뜻을 밝힌 바 있다. 최문순 강원지사 또한 “안전을 담보하지 못한 시설에 도민을 노출시켜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정부의 제2차 국가에너지 기본계획안에 따르면 2035년까지 전체 전력설비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을 지금의 26.4%에서 29%로 늘리는 것으로 돼 있다. 앞으로 에너지 소비 규모는 매년 평균 0.9%, 전력 평균 수요는 2.5% 정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너지 다소비 국가인 우리로서는 원전 건설이 현실적으로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 않다. 우리는 원전수출국이기도 하다. 그러나 원전이 아무리 경제성과 친환경성이 뛰어나다 해도 다른 어떤 전원보다 잠재적 위험성이 크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해양도시인 삼척시의 경우 원전보다는 풍력이나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창출 쪽으로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낫다는 지적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삼척시는 선관위가 주민투표를 거부할 경우 시 자체 또는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는 민간기구 주도로 주민투표를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유권해석을 내세워 주민투표 자체를 막는다고 해결될 일은 아무것도 없다. 또 다른 형태의 저항만 부를 뿐이다. 그동안 간단없이 터져 나온 원전 사고와 복마전을 방불케 하는 비리를 감안하면 그 어떤 이유와 명분을 들이대도 국민을 설득하기엔 힘이 부치는 게 사실이다. 원전 르네상스를 외치기에는 원전 강국 신화는 이미 상당 부분 빛이 바랬다. 원전 의존도를 점차 줄여 나가는 방향에서 국민을 설득하고 동의를 구해 나가는 게 답이라고 본다.
  • [대입 수시모집] 경희대학교

    경희대학교는 2015학년도 수시모집에서 학생부와 서류 중심의 학생부종합전형과 교육의 기회균등을 실현하는 고른기회전형을 확대하고, 논술우수자전형을 축소했다. 전체 모집인원 5493명 가운데 수시모집에서 60%(3255명)를 선발한다. 학생부종합전형은 2062명(정원 내 1650명)으로 전체 모집인원의 37.5%를 차지한다. 학생부종합전형 중 기존의 입학사정관 전형인 네오르네상스전형을 확대해 선발하고, 지역별 교육의 고른 기회 부여를 위해 ‘지역균형전형’을 신설했다. 기존의 사회공헌·역경극복자전형은 ‘고른기회전형’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학생부종합전형(의학계열 포함)의 모든 전형에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반영하지 않는다. 네오르네상스전형과 고른기회전형은 1단계(3배수) 학생부 등 서류종합평가 100%, 2단계에서는 1단계 성적 70%와 인성면접 30%로 최종 선발한다. 지역균형전형은 학생부교과성적으로 70%와 학생부 등 서류종합평가 30%로 일괄 합산해 선발한다.
  • [화보] 이민정, 빈치스벤치 화보서 ‘아찔한’ 가슴골·각선미 드러내… ‘눈길’

    [화보] 이민정, 빈치스벤치 화보서 ‘아찔한’ 가슴골·각선미 드러내… ‘눈길’

    더욱 우아하고 신비스러운 이미지로 돌아온 배우 이민정의 밀란 화보와 인터뷰가 <코스모폴리탄> 창간 14주년 기념 9월호를 통해 공개됐다. 최근 자신이 뮤즈로 활동하고 있는 토털 패션 잡화 브랜드 ‘빈치스벤치’의 2014 F/W 시즌 새로운 라인인 ‘볼로냐’의 디자인에 참여하며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그녀인 만큼 <코스모폴리탄>과 함께한 이번 화보는 패션과 예술의 도시 밀란의 한 아름다운 고저택에서 진행됐다. 공개된 화보 속 그녀는 무채색의 심플한 테일러드 룩에 컬러 또는 실루엣이 힘 있는 백으로 포인트를 주는 패션부터 화이트 드레스에 심플한 블랙 클러치를 매치하는 여신 패션까지, 모던 스타일링의 도도한 매력을 발산했다. 한편, 이번 콜레보레이션에서 백 스케치는 물론 소재 개발 등 모든 과정에 직접 참여한 그녀는 <코스모폴리탄>과의 인터뷰를 통해 “시험을 앞둔 수험생이 된 느낌이랄까. 밖을 지나가는 사람들의 손에 들린 가방을 정신 없이 쳐다보기도 했죠. 진짜 디자이너로 된 것 같은 즐거운 순간들이었어요”라고 말하며 이번 콜레보레이션과 패션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보여주었다. 핸드백 디자이너로 깜짝 변신한 배우 이민정의 더 많은 ‘빈치스벤치’ 화보와 인터뷰는 <코스모폴리탄> 9월호와 코스모폴리탄 웹사이트(www.cosmopolitan.co.kr)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빈치스벤치는 이탈리아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천재 예술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철학과 예술성을 바탕으로 이탈리아의 문화와 패션을 국내 트렌드에 맞게 재해석 한 토탈 패션잡화 브랜드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몸짓으로 기억해 온 시간, 예술이 되다

    몸짓으로 기억해 온 시간, 예술이 되다

    아폴로의 천사들:발레의 역사/제니퍼 호먼스 지음/정은지 옮김/까치/736쪽/3만 5000원 우아함, 예술성, 스토리텔링의 독특한 조합으로 관객을 사로잡는 발레가 실제로는 어떤 언어 못지않게 엄격하고 복잡한 움직임의 체계를 갖춘 예술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발레가 순전히 무용수들의 육체에 간직돼 전달되는 기억의 예술이라는 것도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한다. 스텝과 자세들이 거대한 역사적 변동의 흔적이라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신간 ‘아폴로의 천사들: 발레의 역사’에는 우리가 발레에 대해 알지 못했던 수많은 이야기들을 담아 그저 아름답고 고혹적인 것으로만 여겼던 발레에 대한 인식을 확 바꿔 놓는다. 아메리칸발레학교에서 발레를 배우고, 시카고 리릭오페라발레와 샌프란시스코발레의 단원으로 활약했던 발레리나 출신의 역사가이자 무용비평가인 제니퍼 호먼스가 10년에 걸쳐 조사하고 기록한 결과물이다. 2010년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논픽션 부문 ‘올해의 책’에 오르기도 했던 이 책은 발레의 400년 역사를 치밀하게 추적해 꼼꼼하게 담았다. 발레의 기원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과정과 발레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무용수들과 안무가들, 중요 발레 작품들을 총체적으로 살핀다. 고전 발레는 프랑스 궁정에서 예법으로 시작됐다. 왕에 대한 충성과 귀족들의 서열을 나타내는 예법으로 여겨졌고, 귀족들은 자신들의 고귀한 신분을 뽐내기 위해 발레를 배웠다. 프랑스 루이 14세는 발레에 직접 출연해 자신의 위업과 위세를 높이는 데 활용했다. 고전발레의 근본 스텝과 포지션 등이 18세기에 성문화(成文化)되면서 발레는 하나의 예술 형식으로 자리매김한다. 프랑스의 발레 마스터들은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 궁정으로 가 발레를 유럽에 전파했다. 원래 발레는 남성 중심의 예술이었으나 마리 탈리오니라는 발레리나의 출현으로 여성이 무대의 중심에 서게 됐다. 르네상스와 프랑스 고전주의에 의해 형성된 발레는 이후에도 혁명과 낭만주의, 표현주의와 볼셰비키주의, 모더니즘과 냉전에 따라 변천했다. 유럽 국가 중에서도 덴마크는 발레의 전통을 가장 잘 보존한 나라이며 그 중심에는 오귀스트 부르농빌이 있었다. 그는 프랑스 파리에서 발레를 배우고 고국으로 돌아가 발레를 체계적으로 교육시켰다. 제정러시아 시대의 차르는 발레를 궁정에 받아들여 러시아를 서구화하고자 했다. 프랑스에서 초빙된 발레 마스터 마리우스 페티파와 작곡가 차이콥스키에 의해 ‘호두까기 인형’ ‘백조의 호수’ 같은 고전 발레의 명작들이 탄생한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문화의 안과 밖 1·2·3권(김우창 등 지음, 민음사 펴냄) 네이버문화재단의 후원으로 김우창, 유종호, 최장집 등 국내 각 분야의 주요 학자들이 참여한 ‘열린 연단:문화의 안과 밖’ 기획강좌 내용을 담은 책이다. 내년 초까지 전 8권으로 완간 예정인 시리즈의 1차분. 공적 영역의 위기를 다룬 1권 ‘풍요한 빈곤의 시대’, 새로운 공적 영역을 모색한 2권 ‘인간적 사회의 기초’, 예술과 현실이 어떻게 조응하며 삶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천착한 3권 ‘예술과 삶에 대한 물음’ 등이다. ‘문화의 안과 밖’ 강좌는 산업화와 민주화의 과제에 가려진 우리 사회의 문화적 위상을 총체적으로 들여다보는 작업으로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공학, 예술 등 다양한 지적·학문적 배경을 가진 학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지금 한국 사회가 처한 문제를 분석하면서 통합적 이해를 도모한다. 1권 308쪽, 2만원. 2권 336쪽, 2만 1000원. 3권 404쪽, 2만 2000원. 바티칸:바티칸 회화의 모든 것(안야 그리브 지음, 이상미 옮김, 시그마북스 펴냄) 세계에서 가장 경이로운 장소 중 하나로 꼽히는 바티칸의 예술작품 컬렉션을 총망라했다. 바티칸 미술관에 전시된 19세기 이전 유럽 거장들의 모든 회화를 비롯해 프레스코 벽화와 현대 회화, 조각, 태피스트리 및 기타 예술작품까지 총 967점을 수록했다. 르네상스의 거장 라파엘로가 그린 대형 제단화, 레오나르도 다빈치, 티치아노, 카라바조, 조토, 조반니 벨리니 등이 남긴 수많은 명화를 보유한 회화관의 작품들과 예술사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의 하나로 미켈란젤로가 그린 시스티나성당의 천장화 등이 상세하게 소개돼 있다. 책에 포함된 DVD는 바티칸 예술의 입체적인 이해를 돕는다. 526쪽. 8만원. 세계의 역사(앤드루 마 지음, 강주헌 옮김, 은행나무 펴냄) 아프리카 유목민이 다른 대륙으로 뻗어 나간 때부터 21세기 초 우리 시대까지 7000년의 세계 역사를 다룬다. 영국의 다큐멘터리 제작자이자 정치평론가인 저자가 BBC와 공동 제작한 8부작 다큐멘터리를 기초로 다시 쓴 것이다. 방대한 역사 속에서 결정적인 사건들을 장면으로 세분하고 그 장면의 주인공들을 중심으로 역사를 서술해 나간다. 역사의 전환점을 굵직한 줄기가 되는 테마와 시대에 따라 재구성한 91개 항목은 저마다 한 편의 드라마처럼 극적인 서사를 이룬다. 저자는 기존의 서구 중심 역사관에서 벗어나 6개 대륙 모두에 관심을 쏟으며 굵직한 사건들을 역사의 씨줄날줄을 엮듯 직조해 나간다. 800쪽. 2만 9000원. 타자를 위한 경제는 있다(J K 깁슨 그레이엄 등 지음, 황성원 옮김, 동녘 펴냄) 공동체 경제, 협동조합, 공동 주택 등 자본주의를 대체할 다양한 대안경제 형태들을 한눈에 볼 수 있게 정리했다. 지금의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은 부와 잉여를 극대화하는 것을 최대의 선으로 여긴다. 단지 소비 욕구에만 초점을 맞출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타인, 환경, 미래세대와 공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타자들과 공존하는 경제란 곧 타인과 자연환경, 현세대와 미래세대, 지구의 미래 등 모든 타자와의 관계를 고려하는 경제다. 저자들은 타자와 공존하는 경제를 만들기 위해 우선 경제의 프레임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320쪽. 1만 6000원.
  • [함혜리 선임기자의 미술관 건축기행] 예술이 오고가는 플랫폼

    [함혜리 선임기자의 미술관 건축기행] 예술이 오고가는 플랫폼

    요즘 회화, 조각, 설치, 미디어 등 장르를 불문하고 현대미술의 최신 동향을 가장 빨리 접할 수 있는 곳으로 베를린을 꼽는다. 전쟁과 분단으로 인해 수십년간 침잠했던 베를린이 그간의 공백을 순식간에 만회하고 세계 현대미술의 메카로 급부상할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는 다양한 예술의 흐름을 소화하는 전시공간이 풍부하다는 점이다. 함부르거반호프 현대미술관은 현대 미술계에서 베를린의 위상을 끌어올린 국제적 명소로 꼽힌다. 1847년 후기 르네상스양식으로 지어진 3층 규모의 건물 함부르거반호프는 이름 그대로 함부르크기차역이었다. 1880년대 말까지 함부르크와 베를린을 오가던 기차가 머물던 역은 2차 대전 이전까지 교통박물관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하지만 2차 대전 때 일부가 파괴되고 바로 옆으로 장벽이 설치되면서 수십년 동안 폐허로 방치됐다. 그러던 중 베를린탄생 750주년을 맞은 1987년 베를린시에서 일부를 복구해 ‘베를린으로의 여행’이라는 전시를 열었고 이어 이듬해엔 스위스의 큐레이터 헤럴드 제먼이 ‘무시간’이라는 현대미술 전시를 기획했다. 대규모의 폐허공간이 현대미술과 이루는 조화는 세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고 새로운 쓰임새를 발견한 베를린의회는 함부르거반호프를 공식적인 현대미술관으로 사용하기로 1989년 합의했다. 통일과 함께 미술관 개축작업이 탄력을 받아 7년간의 긴 공사 끝에 1996년 지금의 미술관으로 개관했다. 개축작업을 맡은 건축가 요제프 파울 클라이후에스는 기존 역사의 철골구조를 그대로 살려 거대한 중앙전시실로 만들고 양옆 동서쪽으로는 창고 건물을 날개처럼 연결해 전시장 및 수장고를 설치했다. 국립미술관의 소장품 가운데 1960년대 이후 작품들이 이전해 왔고 수준 높은 현대미술 작품들을 소장한 개인 컬렉터 에리히 막스가 장기 대여 형식으로 자신의 소장품을 내놓았다. 요제프 보이스, 사이 톰블리, 로버트 라우션버그, 앤디 워홀, 엔조 쿠치, 제프 쿤스, 브루스 나우먼 등 아방가르드, 미니멀리즘, 미국 포스트모던, 독일 신표현주의, 신야수파 등 주요 미술운동의 대가들의 작품을 총망라했다. 여기에 베를린 국립미술관에서 대여한 백남준, 존 케이지, 게르하르트 리히터 등이 가세해 21세기를 향한 새로운 현대미술 명소로 단번에 떠올랐다. 함부르거반호프의 브리타 슈미츠 오베르쿠스토딘 수석 큐레이터는 “신국립미술관이 있기는 하지만 늘어나는 소장품과 새롭고 실험적인 현대미술을 소화하기엔 역부족이었는데 함부르거반호프가 개관하면서 최신 미술계의 흐름을 보여 주는 전시장으로서 그 역할을 훌륭하게 해 내고 있다”면서 “과거에 여행객들을 실어날랐던 기차역이었던 것처럼 끝없이 변화하는 ‘바로 지금의 예술’이 오고 가는 곳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lotus@seoul.co.kr
  • ‘명량’ ‘해적’ ‘군도’ 높은 파고에 맥 못 춘 해외영화들

    ‘명량’ ‘해적’ ‘군도’ 높은 파고에 맥 못 춘 해외영화들

    여름이 되면 국내 영화들이 해외 대작 눈치를 보며 개봉 시기를 늦추거나 당기던 시절이 있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를 이겨낼 역량도, 의지도 부족한 탓이었다. ‘웰컴투동막골’ ‘괴물’ 등을 시작으로 맞이한 한국 영화의 르네상스는 더 이상 이런 수모를 감당하지 않겠다는, 일종의 선언이었다. 해외 대작들이 국내 영화와 맞붙어 맥을 못 춘 지 오래다. 올해 여름은 아예 정점을 찍었다. 무섭게 몰아치는 ‘명량’ ‘해적’ ‘군도’ 등의 높은 파고에 밀려난 해외 영화들은 아예 느지막히 개봉을 준비했다. 소나기는 일단 피하고 보는 것이 지혜로운 일이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대명사와도 같은 ‘트랜스포머4’는 6월 말 개봉했지만 열흘도 채 못 가 정우성 주연의 ‘신의 한 수’에 밀려 기세가 확 꺾이고 말았다.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 역시 지난달 초 개봉해 400만명을 동원하긴 했지만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지난달 31일 개봉해 여전히 상영 중인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도 관객 114만명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로 사실상 퇴출 수순에 접어들었다. 여름 시장 뒤끝을 준비 중인 후발 주자 역시 큰 기대를 걸기에는 부족하다. 뤼크 베송 감독이 제작을 맡고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주연배우 폴 워커가 ‘13구역’의 다비드 벨과 함께 쉴 새 없이 부딪치고 뛰어다니는 ‘브릭 맨션: 통제불능 범죄구역’(위)은 오는 27일 개봉한다. ‘브릭 맨션’은 프랑스 영화 ‘13구역’을 할리우드판으로 다시 만든 작품이다. 시 정부가 범죄자들과 하층민을 콘크리트 장벽 안으로 몰아넣은 것도 부족해 이들을 아예 몰살하려는 음모를 꾀한다는 기본 서사를 그대로 가져왔다. 액션영화에 탄탄한 서사의 개연성을 요구하는 것은 물론 과하다. 다만 중력을 비웃듯 맨몸으로 건물을 타고 넘으며 뛰어다니는 ‘파쿠르 액션’의 전설 다비드 벨은 어느덧 40줄을 훌쩍 넘어서며 ‘13구역’ 시절보다 날렵함이 떨어졌고, 주로 자동차 액션을 선보였던 폴 워커의 맨주먹 액션은 채 무르익지 않았다. 다만 폴 워커의 팬이라면 지난해 11월 교통사고로 세상을 뜬 그의 마지막 작품을 본다는 점에서 영화 외적으로 먹먹해질 수 있다. 같은 날 개봉을 준비 중인 ‘오드 토머스’(아래)는 초대형 베스트셀러 작가 딘 쿤츠의 소설 ‘살인 예언자’를 원작으로 삼았다. 죽은 자들을 볼 수 있고 죽음의 예후를 알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주인공 청년이 대량 살인을 통해 존재감을 확인하려는 이들에 맞서 싸운다는 줄거리다. 초능력 못지않게 큰, 주인공의 주변 이들의 아픔에 대한 공감 능력과 공동체를 지키려는 순수한 열망, 인간에 대한 가없는 연민 등 원작 소설이 품고 있는 섬세함을 기대한다면 실망감만 키울 수밖에 없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서울 세계수학자대회] “수학 잘하면 좋은 직장 얼마든지 구할 수 있어”

    [서울 세계수학자대회] “수학 잘하면 좋은 직장 얼마든지 구할 수 있어”

    수학 천재들이 공식을 만들어 카지노를 턴다는 내용의 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른 적이 있었다. 현실에도 이런 수학자가 있다. 어느 날 갑자기 금융계에 투신한 미국 하버드대 수학과 교수가 자신이 만든 이론으로 헤지펀드를 창립,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고 세계 금융시장을 주무른다. 주인공은 제임스 사이먼스(76) 르네상스 테크놀로지 명예회장. 그는 1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세계수학자대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수학은 개인적인 금전 계획을 세우는 것부터 금융시장에 투자하는 것까지 많은 부분에서 유용하다”며 “수학은 가치 있는 학문”이라고 강조했다. 사이먼스 회장은 현재 13조원이 넘는 재산을 보유한 포브스 선정 세계 88위 부호다. 2005년부터 3년간 전 세계 펀드매니저 중 연봉 1위를 차지했으며 2010년까지 매년 2조~3조원가량의 연봉을 받았다. 그가 세계적인 스타로 떠오른 것은 금융계에 뛰어든 나이가 44세로 늦깎이인 데다 독특한 이력 때문이기도 하다. 이전에 그는 중국 학자 천성선(陳省身)과 함께 독특한 기하학 측정법인 ‘천-사이먼스 이론’을 만든 수학과 교수였다. 2010년 은퇴 뒤에는 ‘사이먼스 재단’을 만들어 기초과학 분야를 지원하고 있다. 사이먼스 회장은 “나와 내 파트너들이 돈을 많이 벌 수 있었던 이유도 그들이 수학자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수학적 모델을 적용한 펀드가 어떻게 수익을 내는 데 도움을 주느냐는 질문에 그는 “우선 과거 데이터를 취합하고 반복적인 패턴이 무엇인지를 연구하고 시뮬레이션한다”면서 “이런 정보에 기초해 50% 확률만 있으면 동시에 많은 트레이딩을 진행해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털어놨다. 2008년 미국발 금융 위기를 불러온 것이 헤지펀드가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서는 “우리는 상품을 만들지 않고 시장에서 매매했을 뿐”이라며 “일부 기업이 건실하지 않은 데이터를 쓰고 신용평가 기관이 이러한 기업이 내놓은 상품들을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이 금융 위기의 원인이었으며 우리 회사는 관계가 없다”고 반박했다. 사이먼스 회장은 “수학을 잘하면 수학 선생님뿐 아니라 많은 것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통신, 금융, 증권, 검색 엔진 등 수학이 쓰이지 않는 곳이 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사설] 수학 저변 넓어져야 선진국 도약 가능하다

    무릇 수학은 모든 학문의 어머니로 통한다. 여타 과학과 공학은 물론 사회과학, 심지어 문화 예술에 이르기까지 수학이 응용되지 않는 분야가 없을 뿐더러 실질적으로 이들 학문의 발전에 밑바탕이 되는 까닭이다. 일상생활에 있어서도 수학 원리가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없을 만큼 인간의 삶에 직접적이고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컴퓨터 발명 이후 첨단고도 산업이 급속히 발달해 가는 상황에서 수학의 활용 범위와 수학인력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어제 전 세계 수학자 50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막을 올린 세계수학자대회(ICM)는 수학 저변이 넓지 못한 우리나라에 의미 있는 변화의 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수학의 올림픽이라 불리며 4년에 한 번씩 개최되는 ICM은 전 세계 유수의 수학자들이 대거 한자리에 모여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아직 인류가 풀지 못한 수학 난제들에 대한 공동의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다. 1897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처음 개최된 뒤 올해 27번째를 맞기까지 대부분 수학 강국인 유럽과 미국에서 대회가 개최돼 왔다. 아시아 국가로는 일본, 중국, 인도에 이어 네 번째인 이번 ICM을 성공적으로 마쳐야 함은 물론이겠으나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의 수학 역량을 한 단계 도약시킬 지혜를 모으는 일이 중요하다. 지금 지구촌엔 수학 르네상스라 불릴 만큼 수학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구글과 애플은 물론 미국 실리콘밸리의 정보기술(IT) 벤처기업과 할리우드 영화업계는 수학자 모시기에 혈안이 돼 있다. 뉴욕 금융가 또한 수학자들의 주무대가 된 지 오래다. 미국의 취업정보 사이트 커리어캐스트닷컴의 ‘2014년 최고의 직업’ 1위에 ‘수학자’가 오른 것은 수학이 더 이상 기초과학의 단계에 머물지 않고, 첨단 응용과학의 첨병으로 도약했음을 말해준다. 수학적 발견 하나가 엄청난 부를 안겨다 주는 것은 물론 인류 문명의 발전을 크게 앞당기는 세상이 된 것이다. 각종 국제 올림피아드에서 우리 학생들이 상위권을 휩쓸면서도 정작 고등수학 분야에서는 별다른 업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우리로선 냉정하게 우리의 수학 현실을 돌아봐야 한다. 1981년 국제수학연맹에 가입한 뒤로 10년 넘게 최하 등급인 1군(群)에 머무르며 수학 후진국으로 취급돼 온 우리다. 1993년 2군에 오른 뒤 2007년 차상위 등급인 4군으로 두 단계 뛰어올랐으나 여전히 국제적 수학자는 손에 꼽을 만큼 부족하다. 국가 차원의 체계적 지원이 없었기 때문임은 말할 나위가 없다. 수학에서 뒤진 선진국은 없다. 이제라도 5군 세계 10대 수학강국으로 도약할 종합적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 [기초단체장에게 듣는다] 곽용환 경북 고령 군수

    [기초단체장에게 듣는다] 곽용환 경북 고령 군수

    “다져진 군민들의 화합과 단합을 바탕으로 지역발전을 위한 가속페달을 더욱 힘차게 밟겠습니다.” 곽용환(56) 경북 고령군수는 11일 집무실에서 만나자마자 지역발전을 위한 ‘중단 없는 전진’을 강조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6·4 지방선거에서 탄탄한 지지 기반을 토대로 단독 출마해 무혈입성한 젊은 재선 단체장의 강한 의지와 자신감이 묻어났다. 곽 군수는 “고령은 1500년 전 6개의 가야국 가운데 가장 발전했던 대가야의 도읍지”라면서 “새로운 대가야 르네상스시대를 주도해 갈 각종 사업을 활발히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곽 군수는 “우선 지산동 대가야고분군을 2018년까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대가야고분군을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으로 등재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 “고령읍 명칭을 대가야읍으로 변경하고, 대가야 종묘 및 관문화(關門化)사업을 통해 대가야의 정체성을 확립하겠다”며 “대가야를 역사문화 관광거점 도시로 육성하기 위한 가야국 역사 루트 재현사업 등도 펼치겠다”고 말했다.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묻자 그는 “동고령·다산·월성산업단지를 새로 조성하거나 활성화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면서 “특히 성산면 오곡리 신고령변전소 인근에 총 1조 5000억원을 투자해 조성하는 천연가스(LPG) 복합화력발전소 건설사업을 통해 신성장 산업을 키우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이어 “쌍림면 월막리 등 4곳에서 추진 중인 골프장사업도 계획대로 하겠다”고 덧붙였다. 다산면장, 쌍림면장, 운수면장 등을 거쳐 현장 행정에 밝은 그는 누구보다 주민들의 실상을 잘 알고 있다. “우리 군은 대구와 인접해 교육과 문화인구의 역외 유출이 심각합니다. 문화예술회관과 다양한 체육시설을 동시에 갖추는 대가야문화누리사업 조기 완공과 함께 프로그램 개발에도 힘쓰겠습니다. 교육에 대한 투자도 더욱 늘릴 작정입니다.” 곽 군수는 “대가야는 역사 속에 묻혔지만 찬란했던 문화는 세계유산으로 새롭게 부활하고 있다”며 “4만 군민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 고령의 최대 성장 잠재력인 대가야 역사를 재조명하고 문화를 꽃피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고령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박해의 흔적 보며 화해를 떠올리고… 천국의 門을 보며 마음의 門을 연다

    박해의 흔적 보며 화해를 떠올리고… 천국의 門을 보며 마음의 門을 연다

    오는 14~18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을 기념해 다채로운 전시가 마련됐다. 전시를 통해 교황의 행적은 물론 한국 천주교의 역사와 유물까지 두루 살펴볼 수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6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124위 순교자 시복식에 앞서 서울 서소문 성지를 찾는다. 정약종과 황사영, 한국 교회의 첫 여성 회장인 강완숙 등 시복 대상자 27위가 이곳에서 순교했기 때문이다. 서소문에 자리한 서울역사박물관에서는 지난 8일부터 특별전인 ‘서소문·동소문 별곡’이 열리고 있다. 오는 10월 31일까지 이어지는 특별전은 천주교 관련 근대유물 400여점을 한자리에 모았다. 한국 천주교 사상 최대 규모의 전시다. 전시는 ‘두 성문이 지켜본 천주교 230년의 이야기’란 부제를 달고 조선 후기 신유박해 때 많은 순교자가 처형된 서소문 일대와 1909년 성 베네딕도회의 수도원이 설립된 동소문(지금의 혜화동) 일대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낸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베네딕도 왜관수도원, 상트 오틸리엔 선교박물관 등이 공동 주최로 나서 김대건 신부의 묘비석과 관, 정하상의 상재상서, 정약용의 십자가, 기해일기 등 교회사·시대사와 관련된 유물들을 내놓았다. 왜관수도원은 1915년 명동성당에 설치됐던 옛 강론대와 1911년 제작된 백동수도원의 현관문 등을 전시한다. 또 상트 오틸리엔 선교박물관은 조선시대 갑옷 등 34점의 한국 관련 유물을 처음 공개했다. 전시의 백미는 로마교황청이 소장한 ‘황사영 백서’. 서소문에서 순교한 황사영이 신유박해의 전말과 대응책을 흰 비단에 적어 중국 베이징의 구베아 주교에게 전달하려던 일종의 밀서다. 행마다 110여자씩 122행을 적어 글자 수만 무려 1만 3311자에 이른다. 1894년 의금부의 옛 문서들을 소각할 때 우연히 발견돼 당시 조선교구장이던 뮈텔 주교의 손을 거쳐 교황 비오 11세에게 전달됐다. 박물관 측은 “한국 천주교회사의 기념비적 유물로 신앙의 자유를 획득하는 방안에 대한 평신도 황사영의 고민이 잘 담겨 있다”고 전했다. 최근 서울 잠원동 성당이 경매에서 구입해 서울대교구에 기증한 안중근 의사의 유묵 ‘경천’(敬天)도 나왔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던 안중근은 하느님을 공경하라는 뜻에서 생전 ‘경천’이란 글귀를 자주 썼다. 처형장에 들어설 때도 10여분간 기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유묵은 1910년 3월 뤼순 감옥에서 사형 집행을 앞두고 일본인 간수의 부탁을 받아 쓴 글씨다. ‘대한국인 안중근서’라는 한자와 오른손 약지를 단지한 손도장이 선명하게 찍혀 있다. 15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개막하는 ‘천국의 문’ 특별전은 정·관계와 학계를 아우르는 ‘천국의 문 전시추진위원회’가 마련했다. 교황이 직접 사용했던 의복과 성물을 비롯해 피렌체 두오모 성당과 세계 3대 박물관인 바티칸 박물관이 소장한 도나텔로, 피사노 등 거장들의 작품과 유물 90여점이 나온다. 이탈리아 르네상스시대의 거장인 로렌초 기베르티가 15세기에 20여년간 제작한 ‘천국의 문’은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으로 한국을 찾는다. ‘천국은 문’은 이탈리아 피렌체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성당에 속한 세례당의 동문으로, 높이 7m의 문에 청동 재질의 장식판 10개를 달았다. 천지창조, 노아의 방주, 아브라함과 이삭, 다윗과 골리앗 등 구약성서의 주요 인물이 등장하는 이야기를 풀어냈다. 서울신문 주최로 1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전시장에서 열리는 사진전 ‘헬로, 프란치스코!’도 연일 화제다. 전시에는 지난해 3월 프란치스코 교황 즉위 이후부터 지금까지 교황과 관련된 150여점의 사진이 전시되고 있다. 특별전은 한국 천주교의 발원지인 서울 명동에서도 이어진다. 천주교 교황 방한준비위원회 문화행사분과는 19일까지 명동 가톨릭회관 평화화랑에서 ‘일어나 비추어라’전을 개최한다. 서울가톨릭미술가회 회원과 서울대교구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추천 미술가 등 72명이 참여해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선보인다. 방한준비위원회는 17일까지 서울 명동성당 성모동산에서 다문화가정의 묵상글을 전시하는 ‘다문화가정 묵상글 축제‘도 연다. 필리핀, 몽골, 중국, 과테말라 등 14개국 출신 다문화가정 주부와 노동자 50여명이 신앙을 고백하는 글을 썼다. 이 밖에 명동성당 바오로 교육관에선 ‘한국근대성모성화’ 특별전이 22일까지 열린다. 이 땅에 천주교가 뿌리내린 과정을 미술로 보여 준다. 방한준비위원회 문화행사분과 위원장인 박규흠 신부는 “이번 전시는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특별히 사랑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뜻을 잘 나타낸 것”이라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해외여행 | queensland 퀸즈랜드 맑고 밝은 너

    해외여행 | queensland 퀸즈랜드 맑고 밝은 너

    365일 중 300일 맑은 하늘이 눈부신 땅, 퀸즈랜드를 찾아갔다. 진짜 하늘색에 반하다 오늘도 서울의 하늘은 회색이다. 잿빛 하늘에 너무 익숙해져 한동안 하늘의 진짜 색을 잊어버리고 있었다. 비행기로 10시간을 날아 도착한 호주 퀸즈랜드주 브리즈번 공항. 신선한 공기를 크게 들이마시고 하늘을 올려 봤다. 3초 정도였던 것 같다, 그 파랗고 파란 하늘에 온 마음을 빼앗기는 데 걸린 시간은. 한 발짝 여행의 걸음을 떼기도 전에 퀸즈랜드가 좋아졌다. 퀸즈랜드는 1년 365일 중 300일이 맑다. 비가 잘 내리지 않고 연중 기온차가 적어 과일 농사가 잘 되지 않는다는 건 단점. 그렇지만 거의 매일을 이런 하늘 아래 살아간다는 건 얼마나 큰 축복인가. 이곳 사람들의 밝고 긍정적인 성향도 분명 날씨 때문이리라. 사람들은 이방인의 수줍은 인사에 환한 미소를 보냈고, 사사로운 질문에도 친절하고 유쾌한 답을 건넸다. ‘호주스럽게’ 동물을 만나는 법 “요즘 야생 뱀이 숲 속에 떨어진 골프공을 새알인 줄 알고 먹는 경우가 많아요. 골프공을 먹고 아픈 뱀을 마주치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커럼빈 와일드라이프 생츄어리Currumbin Wildlife Sanctuary의 매니저 토모히사Tomohisa Nobunaga가 물어 왔다. 나라면 어떨까. 어쨌든 뱀이라면 무서울 것 같다. 아마 그 뱀이 아픈지 눈치 채기도 전에 멀리 달아나지 않을까. 대답을 머뭇거리고 있는데 토모히사가 말을 이었다. “호주 사람들은 그 뱀을 곧장 동물병원으로 데리고 가요. 몹시 ‘호주스러운’ 행동이라고 할 수 있죠.” 호주인들의 동물 사랑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골드코스트는 그걸 가장 가까이서 체감할 수 있는 도시다. 커럼빈 와일드라이프 생츄어리에는 70마리의 캥거루와 60마리 코알라를 포함해 100여 종, 1,000여 마리의 동물이 살고 있다. 단순한 동물원이라기보단 동물보호와 생태계 유지를 위한 시설에 가깝다. 실제 야생동물들이 찾아와 머물렀다 가기도 하고 칠면조·도마뱀 같은 동물은 생츄어리 안을 자유롭게 활보하고 다닌다. 아픈 야생동물을 치료하는 병원도 운영한다. 병원은 기부금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지금까지 총 8,500여 마리를 치료해 자연으로 돌려보냈다. 골드코스트에서 유명한 해양 테마파크인 씨월드Sea World엔 최근 1년 사이 큰 변화가 있었다. 그 변화의 중심에 작년 7월에 탄생한 아기 북극곰 ‘헨리’가 있다. “헨리는 호주에서 30년 만에 처음으로 태어난 북극곰이에요. 헨리가 태어난 기념으로 150만 달러를 투자해 ‘폴라베어스쿨Polar Bear School’을 만들었어요. 호주 전역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헨리를 보기 위해 찾아왔죠. 호주에선 엄청난 뉴스였거든요.” 씨월드의 매니저 에린Erin Rolfe이 말했다. 아기 북극곰 한 마리에 호주 대륙이 들썩이다니. 그 역시 몹시 ‘호주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폴라베어스쿨 유리벽에 얼굴을 바싹 붙이고 헨리를 기다렸다. 마침내 엄마곰과 함께 등장한 헨리는 이제 80kg이 됐다고 했다. 인형같이 귀여운 모습을 기대했던 내겐 거대해 보였지만, 다 자란 북극곰이 300kg정도란 설명을 들으니 그 모습도 앙증맞았다. 골드코스트에 갔다면 무엇보다 코알라를 안고 사진을 찍는 경험을 해 볼 것. 사육사의 안내대로 양손의 손바닥을 위로 해, 배 아래쪽에 대고 있으면 사육사가 코알라를 살포시 손 위에 올려 준다. 코알라가 고사리 같은 손으로 어깨를 꼭 붙들면, 그 귀여움에 누구나 무장해제가 되어 버린다. 그리곤 ‘찰칵’. 1분 정도의 짧은 체험이지만 없던 동물사랑도 몽글몽글 샘솟을 정도다. 하루 종일 사람들과 사진을 찍으면 코알라가 힘들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호주에선 코알라 한 마리당 하루 30분 이상 사진을 찍을 수 없도록 법으로 정해 놓았다. ‘코알라’라는 단어는 호주 원주민의 언어로 ‘No Water’라는 의미다. 물도 마시지 않고 오직 유칼립투스 나뭇잎만 먹으며 평생을 살아가기 때문이라고. 코알라가 잠이 많은 이유 중 하나도 유칼립투스 잎에 수면제 성분이 섞여 있어서라고 한다. 코알라는 하루 24시간 중 19시간 동안 잠을 잔다. 깨어 있는 코알라를 보고 싶다면 유칼립투스 나뭇잎을 교체하는 시간에 찾아가면 된다. 동그랗게 눈을 뜨고 나뭇잎을 붙잡아 오물오물 씹는 모습, 태평하게 나무에 등을 비스듬히 기대고 앉은 코알라의 모습도 관찰할 수 있다. 커럼빈 와일드라이프 생츄어리Currumbin Wildlife Sanctuary 27ha의 숲 속에 자리한 야생동물 공원. 캥거루, 코알라, 악어 등 호주의 야생동물을 가까이에서 보거나 만질 수 있다. 60여 마리의 코알라, 70여 마리의 캥거루가 살고 있다. 코알라와 사진 찍기, 잉꼬새 먹이 주기 등을 체험할 수 있고 캥거루 우리 속으로 들어가 가까이에서 먹이를 주거나 만져 볼 수도 있다. 성인 49AUD, 어린이(만 4~14세) 33AUD 08:00~17:00 28 Tomewin Street, Currumbin www.cws.org.au 씨월드Sea World 40년 넘는 역사를 지닌 호주 최고의 해양 테마파크. 15개 이상의 놀이기구와 다양한 해양 동물이 있다. ‘이매진Imagine’ 돌고래 쇼가 유명하다. 작년 말 1,700만 달러를 투자해 만든 새 놀이기구 ‘스톰Storm’을 오픈했다. 입장료에 모든 놀이기구, 해양 동물쇼, 공연 관람료 등이 모두 포함된다. 돌고래와 사진 찍기 등 개별적인 동물 체험은 추가 요금을 내야 한다. 하루이용권 성인 90AUD, 어린이(만 3~13세) 70AUD 10:00~17:00 (여름철 09:00~18:00) 이매진 쇼 매일 2회(11:15, 15:30) Seaworld Drive, The Spit, Gold Coast www.myfun.com.au 애보리진에 내민 화해의 손길 퀸즈랜드를 여행하는 동안 ‘애보리진Aborigine’이라는 단어를 정말 많이 들었다. 도서관, 박물관, 미술관, 테마파크에서까지. 애보리진은 호주의 원주민을 부르는 이름이다. 호주의 이민 역사는 이제 200년을 조금 넘겼지만 애보리진의 역사는 기원전 5만년(추정)에 시작됐다. 애보리진들이 ‘백인들이 자신들의 땅을 침략해 빼앗았다’고 생각하는 건 당연한 일일 것이다. 200년이면 그리 짧은 시간도 아닌데 애보리진들과 이민자들 사이 갈등의 골은 다 메워지지 않았다. 지난 1월에도 호주 최대 국경일인 ‘호주의 날’을 앞두고 시드니와 멜버른의 주요 관광지에 애보리진 후손들이 ‘호주의 날은 침략의 날’, ‘호주는 언제나 애보리진의 땅’이라는 스프레이 낙서 시위를 한 일이 있었다. 애보리진의 상처가 아직 아물지 못했다는 증거일 테다. 이런 문제를 인식한 호주 정부는 몇 해 전부터 애보리진에게 화해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애보리진의 역사와 문화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지금의 호주인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려는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이다. 최근 1~2년 사이에 애보리진을 주제로 한 전시와 공연이 크게 늘었는데, 대다수가 정부 주도 하에 진행되는 것들이다. 그 일환으로 호주의 대표적인 테마파크 드림월드Dream World는 얼마 전 동물원과 애보리진 문화를 융합한 ‘코로보리Corroboree’를 새롭게 열었다. 호주 전 대륙엔 총 600여 개의 서로 다른 애보리진 부족이 존재했는데, 각 부족마다 특정 동물을 섬기며 상징으로 삼았다고 한다. 코로보리에선 동물과 관계된 애보리진 역사 이야기, 애보리진 전통 악기인 ‘디저리두Didgeridoo’ 연주와 동물원 곳곳에 애보리진 예술가들이 직접 작업한 그림을 감상할 수 있다. 특이점은 코로보리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실제 애보리진의 후손이라는 점이다. 그들의 정성어린 설명 속에선 자신들의 문화가 잊히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함이 느껴졌다. 드림월드 코로보리 Dream World Corroboree 드림월드의 코로보리는 퀸즈랜드 남동쪽에서 가장 큰 동물원 중 하나다. 최근 애보리진 문화와 융합한 시설로 재탄생했다. 100여 종의 야생동물을 보유하고 있으며 코알라와 사진 찍기, 캥거루 먹이 주기, 양털 깎기 체험 등을 할 수 있다. 드림월드 전체 하루이용권 성인 85AUD, 어린이(만 3~13세) 60AUD 10:00~17:00 Dreamworld Parkway, Coomera www.dreamworld.com.au 골드코스트 산 속 마을 체험기 드넓은 해변과 시원한 파도, 몸 좋은 서핑족은 기대했어도 골드코스트에서 산에 오를 거란 생각은 못했다. 그러나 골드코스트에도 산이 있다. 4WD4 Wheel Drive투어를 이용해 탬보린 마운틴Mt. Tamborine을 탐험해 보기로 했다. 우리가 탄 4륜구동 자동차는 울퉁불퉁한 유칼립투스 숲 속 비탈길을 거칠게 올랐다. 불과 30분 거리에 탁 트인 해변도시가 있다는 걸 잊어버릴 정도로 전혀 다른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화산활동으로 형성됐다는 빨간색 토양과 빽빽하고 울창한 나무숲을 감상하며 오프로드의 스릴을 즐겼다. 탬보린 마운틴의 높이는 해발 600m. 서울의 청계산620m, 관악산630m과 비슷하다. 정상에 가까워지자 소담하게 정원을 가꾼 유럽풍의 주택들이 하나 둘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조금 더 올라가니 잘 닦인 길 양옆으로 예쁜 집들이 쭉 이어진 마을이 나타났다. “산 위에 사는 사람들 대부분은 은퇴 후 여유롭게 살아가는 이들이에요. 초등학교와 고등학교도 두 곳씩 있고 아기자기한 와인숍, 레스토랑, 카페가 늘어선 ‘갤러리워크Gallery Walk’ 거리도 있죠.” 가이드 대런Darran Wallace의 설명을 들으며 산 속 마을을 한 바퀴 돌았다. 우리가 멈춘 곳은 파스텔톤 하늘색으로 칠한 작은 교회. 그 옆 카페에 앉아 호주 가정에서 흔히 먹는다는 스콘과 커피를 맛봤다. 파란 하늘 아래로 바람에 부딪히는 나뭇잎 소리가 음악처럼 들려왔다. 평화롭고 조용한 마을. 여유를 중시하는 골드코스트 사람들의 생활이 그곳에 그림처럼 자리하고 있었다. 버터와 잼을 듬뿍 얹은 스콘도 먹었으니 몸을 움직이고 싶었다. 마을과 코 닿을 만한 거리에 탬보린 국립공원Tamborine National Park이 있었다. 가이드의 유쾌한 농담과 해박한 스토리텔링을 곁들인 열대우림 속 트레킹. 혼자 왔다면, 혹은 한국인 가이드만 동행했다면 듣지 못했을 법한 설명을 듣는 재미가 쏠쏠했다. 가령 사람의 옷에 잘 걸리는 식물인 ‘부시 로이어Bush Lawyer’의 별명이 ‘잠깐 기다려Wait a While’라거나, 모튼 베이 피그 트리Moreton Bay Fig Tree의 둥그런 뿌리를 ‘코알라 자쿠지’라고 부른다거나 하는 농담. 또 마카다미아넛의 고향이 퀸즈랜드이고 원래 이름도 ‘퀸즈랜드 부시 넛Queensland Bush Nut’이었다는 사실, 야생 칠면조 수컷이 암컷을 유인하는 방법, 손바닥만한 거미가 사는 집 등 깨알 같은 이야기들을 들으며 걸으니 1시간이 훌쩍 지났다. Southern Cross 4WD 투어 4륜구동 자동차를 타고 골드코스트의 숲을 가로지르는 오프로드 트랙 체험, 가이드를 동반한 탬보린 국립공원 트레킹, 산 위 마을과 갤러리워크 투어 등이 포함된다. 호주 스콘과 커피를 맛보고 부메랑 던지는 법도 배울 수 있다. 친절하고 유쾌한 가이드의 유머와 설명이 이 투어의 백미. 반나절투어, 6명 탑승 기준 성인 88AUD, 어린이(만 3~13세) 55AUD. www.sc4wd.com.au 예술의 향기가 넘치는 브리즈번 Brisbane ‘도시에 볼 게 별로 없나 봐.’ 브리즈번에 도착하자마자 현대미술관에 간다는 일정을 들었을 때 그렇게 생각했다. 야외 테라스가 있는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은 뒤 GoMAGallery of Modern Art로 걸었다. 걷는 와중에 눈에 들어온 레스토랑, 카페들은 저마다 잘 꾸민 야외 테라스를 갖고 있었다. 길가에 놓인 공공 벤치까지도, 브리즈번 거리에서 마주친 것 어느 하나도 깨끗하고 세련되지 않은 것이 없었다. 그제야 알았다. 도시에 볼 게 별로 없는 것이 아니라 현대미술관에 볼 게 정말 많아서 그곳부터 가는 거였구나. GoMA는 호주에서 가장 큰 모던아트 갤러리다. 호주 예술가들과 세계적인 유명 예술가들의 작품을 정기적으로 전시한다. 내가 GoMA를 찾았을 땐 중국 태생의 설치미술가 차이 구어-치앙Cai Guo-Qiang의 전시 ‘Falling Back to Earth’가 열리고 있었다. 차이는 2008년 미국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에서 중국인 최초로 전시회를 연 세계적인 작가다. 아시아인으로선 한국의 백남준에 이어 두 번째였다. 이번 브리즈번 전시에선 그의 기존 작품과 함께 퀸즈랜드의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새로운 작품들을 선보였다. 그 대표작은 ‘Heritage(2013)’. 차이 구어-치앙은 퀸즈랜드주 노스 스트라브로크섬North Stradbroke Island의 브라운 호수Brown Lake를 보고 영감을 받아 이 작품을 작업했다. 하얀 모래로 둘러싸인 호수에 서로 다른 99마리 동물이 모여 함께 물을 마시는 모습. 사자와 팬더, 호랑이와 캥거루가 나란히 서서 목을 축이는 작품에선 한 치 의심의 여지도 없이 ‘평화’가 보였다. “차이Cai는 이 작품을 통해 모든 인간과 생명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파라다이스, 유토피아를 보여 주고자 했습니다. 후손들에게 이런 유산을 물려주고 싶다는 꿈의 표현이기도 하죠.” GoMA의 큐레이터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설명했다. GoMAGallery of Modern Art 호주에서 가장 큰 모던아트 갤러리. 호주 예술과 국제적인 해외 예술가들의 작품, 젊은 작가부터 유명 작가의 작품까지 한곳에서 만날 수 있다. 10:00~17:00 Stanley Place, Cultural Precinct, South Bank, Brisbane www.qaqoma.qld.gov.au 브리즈번 토박이의 무료 가이드 “브리즈번에 산 지 60년이 넘었어요. 브리즈번을 손바닥 보듯 속속들이 알고 있지요. 브리즈번을 사랑하고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좋아 자원봉사를 하고 있어요.” 브리즈번 그리터Brisbane Greeter로 활동하고 있는 제임스James Harrison 할아버지는 천진한 웃음이 멋진 분이셨다. 브리즈번 그리터는 여행자들에게 무료로 시티투어 가이드를 해 주고 있다. 아무런 대가 없이 오로지 도시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는 봉사활동이다. 현재 총 160여 명이 소속되어 있는데 대부분이 제임스 할아버지처럼 브리즈번에 오랫동안 살아 온 은퇴자들로 구성됐다. 할아버지는 브리즈번에 대해 아주 솔직하게 소개했다. “브리즈번은 아주 죄질이 나쁜 사람들이 정착한 도시였어요. 유럽에서 시드니로 보낸 범죄자들이 재범을 하면 브리즈번으로 보내졌으니까요. 하하하!” 할아버지는 또 도심 곳곳의 빌딩에서 어떤 사건이 있었는지, 왜 청소년들이 밤마다 도서관 주변에 모여드는지(도서관에서 무료 와이파이가 되기 때문이란다), 배낭여행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유스호스텔은 어디인지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브리즈번 시청은 지난 2년 동안 레노베이션을 끝내고 작년 8월에 다시 열었어요. 아예 허물고 다시 짓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그 경우 너무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레노베이션을 한 거죠. 총 2억2,500만 달러가 투입됐는데, 모두 시민들이 기부한 돈입니다. 이 시청이 처음 건설된 1930년대엔 거의 이렇게 고딕 양식으로 건물을 지었어요. 이곳의 연회장엔 브리즈번 시민들의 졸업식, 시상식 같은 수많은 추억들이 묻어 있죠.” “지금 콘래드 트레저리 카지노Conrad Treasury Casino로 운영되는 건물은 원래 재무부 청사였어요. 19세기에 지어진 르네상스 양식 건물로 헤리티지 리스트에도 등록되어 있지요. 이곳 1층에 있는 레스토랑은 가격도 많이 비싸지 않고 분위기와 맛이 좋아요. 저도 아내와 외식하러 자주 오는 곳이에요.” 그 날은 365일 중 300일이 맑다는 퀸즈랜드에 비가 내리고 있었다. 비가 심해지기 전에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 싶어 발걸음을 서두르는 할아버지의 모습에서 퀸즈랜드를 좋아해야 할 또 한 가지 이유를 찾은 것 같았다. 글·사진 고서령 기자 취재협조 호주정부관광청 www.australia.com/ko 02-399-6506 퀸즈랜드주관광청 www.queensland.or.kr 02-399-5767 브리즈번 그리터Brisbane Greeters 투어 브리즈번에 오랫동안 거주해 온 자원봉사자들이 진행하는 무료 가이드 프로그램. 전문 가이드는 아니지만 도시의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속속들이 들려준다. 투어는 그룹당 6명씩, 최장 2시간 동안, 도보 여행으로 진행된다. 퀸스트리트몰Queen Street Mall에 위치한 브리즈번 여행정보 센터 앞에서 출발한다. www.brisbanegreeters.com.au ▶travel info queensland Airline 대한항공(kr.koreanair.com)이 인천-브리즈번 직항편을 주 4회(월·수·금·토) 운항 중이다. 비행시간 약 10시간. 인천에서 오후 8시5분 출발해 브리즈번에 다음날 오전 6시50분 도착한다. 시차는 퀸즈랜드가 한국보다 1시간 빠르다. Hotel 골드코스트의 워터마크 호텔Hotel Watermark Gold Coast(www.watermarkhotelgoldcoast.com.au)은 골드코스트에서 가장 번화한 서퍼스 파라다이스Sufers Paradise 중심가에 자리했다. 저녁 늦게까지 서퍼스 파라다이스를 활보해도 차편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호주에서 가장 높은 Q1 타워와도 걸어서 5분 거리. 브리즈번의 만트라 사우스뱅크 호텔Mantra South Bank Brisbane(www.mantrasouthbankbrisbane.com.au)은 브리즈번의 ‘문화예술 구역’이라고 불리는 사우스 뱅크에 위치했다. 객실 안에는 싱크대, 전기포트, 기본 조리도구가 갖춰져 있다. 테라스에선 브리즈번강의 아름다운 야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Restaurant 골드코스트의 오스카Oskars(www.oskars.com.au)에선 탁 트인 해변을 마주한 채 멋진 식사를 즐길 수 있다. 브리즈번강의 야경과 함께 낭만적인 저녁식사를 함께 싶다면 블랙버드 바 & 그릴Black Bird Bar & Grill(www.blackbirdbrisbane.com.au)을 추천한다. 세계적인 스타 셰프 고든 램지Gordon Ramsay의 레스토랑에서 일 했던 제이크 니콜슨Jake Nicolson 셰프의 요리를 맛볼 수 있다. Activity 스카이포인트Skypoint(www.skypoint.com.au)는 호주에서 가장 높고 남태평양에서는 두 번째로 높은 Q1빌딩(270m) 77층에 자리한 전망대다. 초고속엘리베이터를 타면 1층부터 77층까지 43초 만에 올라간다. 230m 높이인 77층에서 밖으로 나가 270m 높이까지 걸어 올라가 탁 트인 골드코스트의 경관을 보는 등반 체험도 할 수 있다. 전망대 운영시간은 07:30~20:30(금·토요일은 21:30까지). 등반은 날짜마다 운영 스케줄이 다르므로 홈페이지를 통해 미리 확인해야 한다.
  • [문화 In&Out] 예술과 수학 사이

    [문화 In&Out] 예술과 수학 사이

    수학과 예술을 구분 짓는 경계는 무엇일까. 르네상스시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한 몸일지 모른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12일부터 내년 1월 11일까지 특별기획전 ‘매트릭스: 수학-순수에의 동경과 심연’전을 통해 이 같은 질문에 답한다. 동시대 예술가들이 수학화된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한 의문에서 전시는 시작한다. 15명의 국내외 작가는 회화와 조각, 디자인, 뉴미디어, 사운드, 건축공학, 영화 등 다양한 장르에서 우리 삶에 내재한 수학적 사고와 현상을 11점의 작품에 풀어놨다. 자신만의 시각에 곁들인 다양한 첨단 기술들은 관객을 위한 덤이다. 프랑스 작가 그자비에 베이앙(51)은 작품 ‘스탠다드 미터’를 통해 미터법의 개념을 미니멀하고 간결한 형태로 꼬집는다. 정교한 기술의 집약으로 과거의 유산을 재해석했다. 18세기 프랑스 정부가 미터법의 확산을 위해 전국에 설치했던 대리석 미터기를 모방해 만든 스테인리스 작품이다. 러시아계 독일인 수학자이자 여류 영화감독인 예카테리나 에레멘코(43)는 수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 ‘컬러 오브 매스’(2012)를 선보인다. 작가는 영화를 통해 수학도 관능적일 수 있으며 오감을 갖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프랑스 거장인 베르나르 브네(73)는 개념미술의 대가답게 수학적 기호학에서 나온 ‘단의성’이란 개념을 조형 언어로 전개한다. 이번 전시에선 대형 벽화인 ‘큰 곡선을 지닌 포화’를 선보인다. 작가는 “추상과 구상을 넘어 차가운 이성과 뜨거운 감성의 조합을 표현하려 했다”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서울 세계수학자대회 D-2] ‘리만 가설’ 같은 난제들 해법 찾아라… ‘수학계의 올림픽’

    [서울 세계수학자대회 D-2] ‘리만 가설’ 같은 난제들 해법 찾아라… ‘수학계의 올림픽’

    인류가 수를 세고 숫자를 적기 시작한 이후 수천년 동안 수학은 ‘외로운 학문’이었다. 칠판과 분필, 또는 연필과 공책, 이마저도 없으면 땅바닥과 해변의 모래가 수학자들이 사용하는 유일한 도구였다. 하지만 19세기에 접어들면서 수학은 계산을 하는 ‘수’와 도형을 연구하는 ‘기하학’의 틀을 깨고 나오기 시작했다. ‘x’ ‘y’처럼 문자를 쓰거나 수학 법칙을 간단하게 나타내는 ‘대수학’과 함수를 다루는 ‘해석학’이 급속도로 발전했다.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교통의 발달이었다. 뛰어난 수학자들이 의견을 나누기 위해서 보내던 편지는 몇 달에서 며칠로 빨라졌고, 서로 만나서 머리를 맞대는 일이 빈번해졌다. 수학자들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개인의 호기심’을 해결하던 기존의 연구방식 대신 ‘우리는 무슨 문제를 풀어야 할까’라는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그 결과가 1897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처음 열린 ‘세계수학자대회’(ICM)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회 대회에 나선 당대 최고의 수학자 다비드 힐베르트는 ‘수학의 미래’라는 강연을 통해 23개의 난제를 제시했다. 이른바 ‘힐베르트의 문제’로 불리는 이 난제들은 이후 전 세계 수학계와 수학자들이 도전해야 할 대상이자 꿈이 됐다. 그 후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힐베르트의 난제는 ‘리만 가설’(소수의 패턴 연구)로 불리는 한 문제를 제외하고 모두 풀렸다.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얻어진 각종 이론과 계산법들은 경제, 금융, 공학 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현대 사회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됐다. ICM은 4년마다 전 세계를 돌며 개최되고 있다. ‘수학계의 올림픽’으로 불리는 이유다. 오는 1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27회 ICM에는 130여개국에서 5000여명의 수학자가 참석한다. 서울 대회는 아시아에서는 네 번째 개최다. 21일까지 이어지는 서울 ICM은 13일 개막식과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메달 수상자 발표를 시작으로 21회의 기조강연, 179회의 초청강연, 6회의 패널토론 등이 이어진다. 황준묵 고등과학원 교수는 한국인 최초로 ICM 기조강연자로 나선다. 르네상스테크놀로지를 창업한 미국 수학자 제임스 사이먼스, 필즈메달 수상자 세드리크 빌라니 교수 등의 강연이 관심을 모은다. 또 이창호, 유창혁 9단 등 프로 바둑 기사들이 중국, 일본 등의 수학자 18명과 1대6으로 바둑을 두는 ‘다면기’ 등 일반인과 학생을 위한 다양한 행사도 준비돼 있다. ICM조직위 측은 대회를 앞두고 서아프리카에서 창궐하는 에볼라 바이러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ICM조직위는 당초 초청 대상이었던 기니 출신 학자 1명의 초청을 취소했다. 또 9일 경주에서 열린 국제수학연맹 총회에서는 참가가 확정됐던 나이지라 수학자 12명에 대해 불참 권고 통보를 보내기로 했다. 다만 나이지리아 학자들이 참가를 강행할 경우에는 이를 강제로 막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서울 세계수학자대회 D-2] 풀이과정 결과물들 경제·금융·공학 등 다양한 분야 응용

    [서울 세계수학자대회 D-2] 풀이과정 결과물들 경제·금융·공학 등 다양한 분야 응용

    수학은 변하지 않는 학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5원소설, 프톨레마이오스의 천동설 등 위대한 학자들의 과학적 이론 대부분은 인류가 과학을 연구하고 많은 것들을 알게 되면서 변했고 틀린 것으로 판명됐다. 하지만 오늘날에도 절대 명제로 남아 있는 것들이 있다. ‘두 개의 점을 잇는 가장 짧은 거리는 직선’ ‘삼각형의 세 각의 합은 180도’ 등 유클리드의 기하학이 만들어진 것은 기원전 200년 무렵이었다. ‘만유인력의 법칙’을 다룬 아이작 뉴턴의 ‘프린키피아’는 유클리드 기하학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피타고라스의 정리, 아르키메데스의 ‘부력의 원리’ 등도 여전히 그대로 남아 있다. 수학이 ‘불멸의 학문’으로 불리는 이유다. 수학시험의 문제는 매년 조금씩 바뀌지만, 그 문제를 풀기 위해 알아야 하는 원리는 결코 변하지 않는다. 세상에 나온 지 수십년이 넘은 ‘수학의 정석’ 시리즈가 별다른 개정 없이도 지금껏 가장 많이 팔리는 참고서라는 것에서도 이를 엿볼 수 있다. 수학은 절대적인 가치를 추구한다. 수학은 끊임없이 ‘증명’을 요구한다. 세상 만물에 두루 미치거나 통하는 보편적 성질을 밝혀내는 것이 수학의 근본적인 목적이다. 이처럼 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얻어진 결과물은 다른 분야에서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철저한 검증을 마친 내용이기 때문이다. 산수에서 수학으로 넘어가는 순간 한국의 학생들은 수학을 기피 대상으로 인식한다. 많은 이들이 수학을 단순히 ‘어렵다’고 생각하고, 어떤 사람은 ‘돈 세는 법’만 알면 세상 사는 데 지장이 없다고 한다. 이는 수학이 모든 것을 만들고, 모든 부분에 영향을 미치면서도 절대 전면에 드러나지 않는 것을 모르기 때문이다. 유클리드 이후에도 수많은 수학자들이 인류사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1500년대의 지롤라모 카르다노는 확률론의 기초를 확립했고, 1600년대 르네 데카르트는 방정식을 처음으로 사용했다. 레온하르트 오일러가 발표한 ‘오일러의 공식’은 전기, 전자의 발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1800년대 앙리 푸앵카레는 현재 증권시장의 운용 원리를 수식으로 제안했고, 존 벤은 벤다이어그램을 만들어 집합을 집대성했다. 20세기에 들어선 뒤에도 컴퓨터와 로봇에 활용되는 벡터의 개념을 정립한 헤르만 베일, 게임 이론을 만들어낸 존 내시 등이 등장했다. 수학자들은 수학의 중요성을 물으면 ‘수학 없이는 세상이 돌아가지 않는다’라고 잘라 말한다. 예를 들어 물리학이나 화학은 물론 공학 등 대부분의 이공계는 모두 수학에서 출발해 계산과 수식으로 표현된다. 우주선을 발사하거나, 미사일을 만들고, 심지어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서도 수학이 사용된다. 로켓이 날아가는 궤도, 로켓을 발사하기 위해서 넣어야 하는 적절한 연료의 양, 로켓이 대기권에 진입할 때 받는 힘, 그 안에 타고 있는 우주인이 견딜 수 있는 적절한 압력과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장치의 구조 등 어느 곳 하나 수학으로 풀어내지 않는 것이 없다. 경제와 경영학, 금융, 사회학 역시 수학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경제·경영학이 본격적으로 발달한 것은 미분방정식이 등장한 이후다. 사실 미분방정식이 등장하기 전, 경제학은 학문으로 분류되지도 못했다. 경제학의 역사는 300년이 채 되지 않는다. 파생상품이나 수익률, 주식시장 등 금융계를 움직이는 근간 역시 수학이라고 할 수 있다. 애니메이션을 만들거나, 영화 컴퓨터그래픽(CG) 작업에도 수학자가 참여한다. 프로야구 리그의 각 팀들이 골고루 이동할 수 있도록 시즌 일정을 짜는 것도 수학 덕분이고, 버스나 지하철 노선을 만드는 것도 수학이다. 기상청에서 날씨 예측을 하는 슈퍼컴퓨터가 하루 종일 하는 것도 사람 대신 방정식을 푸는 일이다. 서울 세계수학자대회(ICM)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형주 포스텍 수학과 교수는 “수학계 최고의 난제로 불렸던 페르마의 마지막 문제가 1994년 앤드루 와일스라는 수학자에 의해 풀렸는데, 이 문제를 풀어낸 타원곡선이론은 현재 인터넷 상거래에 사용되는 암호의 원리”라며 “수학자들이 풀려고 노력하는 문제들이 곧 새로운 기술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때 기피 학문이었던 수학은 21세기에 새롭게 도약하고 있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벤처가 급성장하고, 금융시장이 새로운 상품을 개발해내는 데 수학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학의 중요성과 수학자의 가치 역시 재조명받고 있다. 서울 ICM 첫날 대중강연을 하는 제임스 사이먼스는 현재 수학계 최고의 스타이자 유명인사다. 1974년 기하학적 도형을 측정하는 ‘천-사이먼스 이론’을 발표한 그는 금융계에 투신해 해지펀드 투자사인 르네상스 테크놀로지를 세웠다. 2005년, 2006년, 2008년 전 세계 펀드매니저 중 연봉 1위를 차지한 금융계의 전설이기도 하다. 수학 이론을 주가 변동 흐름 파악에 적용한 덕분이었다. 순자산은 13조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2007년 기준 미국 27위 부자다. 미국 월가에서는 1000명이 넘는 수학자들이 활동하고 있고, 한국 금융계에서도 수학 전공자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미국 커리어캐스트닷컴이 근무환경, 수입, 스트레스 등을 기준으로 지난해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수학자는 미국 최고의 직업 1위다. 3위 통계학자, 4위 보험계리사, 7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역시 수학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함혜리 선임기자의 미술관 건축기행] 15세기 황궁, 세계 문화 중심지로 부활… 한국 전시품도 400여점

    [함혜리 선임기자의 미술관 건축기행] 15세기 황궁, 세계 문화 중심지로 부활… 한국 전시품도 400여점

    박물관섬 마스터플랜과 함께 독일의 수도 베를린 한복판에서는 원대한 문화 프로젝트 ‘베를린성-훔볼트포럼’이 진행 중이다. 2002년 독일연방의회의 결정에 따라 프로이센왕국 시절에 세워진 베를린성(城)을 복원하고, 이곳에 범세계적인 문화·예술·학문의 중심 기능을 수행하는‘훔볼트 포럼’을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는 19세기 초반 대학과 박물관 및 도서관의 통합을 통해 국경과 인종을 초월하는 예술, 문화, 학문을 위한 자유로운 공간을 설립하고자 했던 훔볼트 형제의 이념을 계승한 것이다. 총예산 5억 5200만 유로가 투입되며 독일국립박물관들을 관장하는 프로이센문화유산재단과 베를린 국립박물관, 중앙 및 주립도서관, 훔볼트대학이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박물관섬 남쪽 옛 성이 있던 자리에 2019년 완공을 목표로 신축 중인 건물은 2008년 공모를 통해 선정된 이탈리아의 건축가 프랑코 스텔라가 설계했다. 스텔라는 바로크 양식으로 베를린성의 상징인 멋진 돔을 복원하고, 북서쪽은 현대적인 디자인의 건물을 배치해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공간을 구상했다.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총면적 5만 5000㎡ 규모의 포럼은 아고라, 학문의 장, 전시공간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아고라는 연극, 영화, 음악을 위한 다기능성 행사 공간으로 아프리카, 아메리카, 아시아 지역의 현대예술 공연을 위한 공간과 학술, 문화, 정치를 위한 토론의 장을 제공하게 된다. 학문의 장은 최고 수준의 연구를 위한 학문의 중심지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이곳에서는 베를린시립박물관의 유럽 외 지역 수집품에 대한 연구와 훔볼트 대학이 소장하고 있는 역사적 가치가 있는 학술 수집품들에 대한 연구가 진행된다. 훔볼트 포럼 전체 면적의 절반가량인 2만 4000㎡을 차지하는 전시 공간에는 베를린 국립박물관 산하 인류학박물관과 베를린시 외곽에 있는 다렘 아시아박물관(훔볼트 다렘)이 이전하게 된다. 윤종석 베를린한국문화원장은 “특히 아시아문화박물관에는 한국·중국·일본 등 동아시아 3국을 위한 전시 공간이 별도로 설치될 예정으로 한국실 규모는 250㎡ 정도가 될 것”이라며 “한국실 전시품은 현재 다렘 아시아박물관 소장 한국 전시물 100여점과 민속박물관 소장 전통 의상, 장승 등 300여점을 예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윤 원장은 “유서 깊은 박물관섬을 보완해 전 세계 문화, 예술, 학문을 아우르게 될 훔볼트포럼에서 한국의 문화를 알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역사적으로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베를린성은 지난 500년 격동의 독일 역사를 압축해 보여 주는 곳이다. 15세기 중반 프러시아의 왕궁으로 지은 르네상스 스타일의 성은 1700년부터 개축되기 시작해 1716년 쉰켈과 그의 제자 스튈러의 작업으로 멋진 바로크스타일 돔이 완성됐다. 1919년 11월 혁명 이후 바이마르공화국 시절까지 박물관으로 사용되다가 2차 세계대전 당시 심하게 손상되자 동독의 공산당은 1950년 이를 완전히 부수고 1976년 동독 공산당사인 ‘공화국의 전당’을 건립했다. 통독 후에 역사적 흉물로 전락한 옛 공산당사는 2008년 ‘석면 등 위험도가 높은 환경물질’을 이유로 철거되고 2009년 7월 베를린성-훔볼트포럼 재단이 설립됐다. 이제 훔볼트 포럼의 탄생과 함께 베를린성은 새로운 역사를 쓰는 일만 남았다. lotus@seoul.co.kr
  • 경북, 한옥 르네상스 시대 이끈다

    경북도가 한옥 활성화를 통한 산업화에 나섰다. 경북도는 이달부터 2016년 12월까지 2년 5개월 동안 도내 한옥 9만여채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벌인다고 1일 밝혔다. 한옥의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보완해 21세기 친환경 주거문화의 대안으로 보급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국토교통부의 한옥조사 공모 사업에 경북도가 선정된 데 따른 것이다. 이번 조사엔 국가한옥센터도 함께 참여한다. 먼저 올해 한옥 관련 조례를 둔 경주시와 안동시, 고령군 등 3개 자치단체를 시작으로 내년에 영주시 등 13개 시·군, 2016년에 나머지 시·군에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총 4억 40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한옥 전수조사는 건축비를 줄 이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 서울의 경우 한옥을 짓는 데 3.3㎡(1평)당 1000만원의 건축비가 든다. 한옥 활성화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경북도와 국가한옥센터는 전수조사에서 한옥의 건축비용을 데이터베이스화해 3.3㎡당 기존보다 35% 싼 650만원으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 내년 12월쯤에는 ‘경북도 한옥지원조례’도 제정해 한옥을 지으려는 도민에게 건축비를 지원할 방침이다. 국가한옥센터 조사 등에 따르면 경북도 내 목조건축물 19만 4411채 가운데 한옥이 8만 9800채로 46.2%를 차지하고 있다. 문화재로 지정된 고택·종택만도 296곳(전국의 40%)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특히 한옥이 밀집된 안동 하회마을과 경주 양동마을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될 정도로 유명해졌다. 10채 이상 한옥이 밀집된 마을도 28곳에 이른다. 봉화 닭실마을, 성주 한개마을, 김천 원터마을, 영주 무섬마을, 고령 개실마을, 영양 두들마을 등이다. 이들 마을은 보존 상태도 우수해 전통적 건축경관을 잘 간직하고 있다. 이재춘 도 건설도시방재국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한옥의 불편함과 높은 건축비 문제를 해소하고 새로운 주거문화의 한 축으로 발전시켜 한옥 르네상스, 한옥의 대중화 시대를 열어 나가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교황, 하늘 아래 가장 오래된 군주

    교황, 하늘 아래 가장 오래된 군주

    교황 연대기/존 노리치 지음/남길영 외 옮김/바다출판사/872쪽/3만 8000원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을 계기로 교황 관련 서적들이 잇따라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신간 ‘교황 연대기’는 교황권의 시초로 알려진 성 베드로에서 시작해 현 프란치스코 교황까지 2000여년간 이어진 방대한 교황사를 한 권에 정리한 책이다. ‘비잔티움 연대기’로 잘 알려진 외교관 출신 영국 작가이자 역사가인 존 노리치가 25년 이상 구상해 집필한 역작이다. 교황직은 역사상 가장 오래된 군주제로 280여명이 그 명맥을 이어 오고 있다. 저자는 초대 교황으로 추앙받는 성 베드로의 정통성부터 추적한다. 마태복음 16장에는 “예수가 시몬에게 이르기를…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운 터인즉…나는 너에게 하늘나라의 열쇠를 주겠다”고 적혀 있다. 바티칸 시국의 성 베드로 성당 천장에도 새겨진 그 몇 말씀이 모든 가톨릭교회 조직의 근간이 된다. 저자는 “베드로가 로마에 와서 바티칸 언덕 부근 어디선가 죽은 것은 사실인 것 같다”면서도 “베드로가 하지 않은 일 중에 가장 확실한 것은 로마교회를 세우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적고 있다. 노리치는 베드로가 사후에 이렇게 떠받들어진 확실한 이유를 “2세기에 로마교회가 다른 교회들에 대해 우월적인 지위를 획득하게 되었기 때문이며 우월성을 정당화할 훌륭한 명분을 마태복음 16장에서 찾았다”고 설명했다. 교황의 권위를 확고하게 다진 인물은 그레고리오 1세(590~604)였다. 로마의 부유한 가문 출신으로 30대 초반에 로마시 지사 자리에 올랐던 그는 아버지의 사망과 함께 모든 공직에서 물러나면서 자기 가문의 성을 베네딕토 수도원으로 바꾸고 자신도 수사로 입문했다. 초기 중세시대 가장 위대한 교황으로 꼽히는 그는 역병으로 선종한 교황 펠라치오 2세의 뒤를 이어 수도사 출신으로는 최초로 교황에 올랐다. 뛰어난 행정가, 기획자, 선교사였던 그는 교회의 질서를 바로잡고 체제를 정비해 로마의 가톨릭교회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기관임을, 그리고 그 조직 내에서 교황권이 최고의 권위임을 사람들의 생각 속에 심어 주었다. 레오 3세는 지극히 평범한 인물이었지만 서기 800년 성탄절 아침에 샤를마뉴에게 황제의 관을 씌워줌으로써 황제 위에 있는 교황의 위상을 세웠다. 레오 4세의 뒤를 이어 2년 7개월 4일 동안 교황직을 수행했던 조안이 여성이었다는 것은 교황 역사상 가장 진부한 헛소문으로 꼽힌다. 조안(855~857) 교황이 여자였다는 주장에 따르면 영국인인 조안은 남장을 하고 아테네에 들어와 다양한 학문에 통달했으며 로마로 가서 인문학을 가르치다 만장일치로 교황에 선출됐다. 교황직을 수행하던 중 동료 수사에 의해 임신을 하게 된 그녀는 정확한 출산일을 알지 못하고 지내다가 베드로 대성당과 라테란 궁으로 이어지는 행렬 중에 출산했다. 그녀가 성난 군중들에게 죽임을 당해 그 자리에 매장됐다는 설, 수녀원에서 생을 마감했다는 설 등이 전해지지만 교황 목록에서 그녀의 이름은 찾을 수 없다. 그럼에도 이 믿기 어려운 이야기의 주인공이 실존했을 가능성을 입증하는 증거들은 더러 있다. 그중 하나가 400년간 교황의 즉위식에 사용됐던 구멍 뚫린 의자다. 변기처럼 생긴 이 의자는 추기경의 성별을 확인하는 데 쓰였다고 하며 지금은 바티칸 박물관에 있다. 이 밖에 십자군 원정을 이끌고 중세 교황권력의 정점을 찍은 인노첸시오 3세 교황, 전성기 르네상스 시대의 알렉산데르 6세와 율리오 2세 등 세속권력에 더 많은 관심을 두었던 교황들, 반종교 개혁의 선봉에 섰던 바오로 3세, 나폴레옹과 투쟁했던 비오 7세, 이탈리아 통일운동 속에서 교황권을 이끌며 많은 변화를 도모했지만 실패한 비오 10세의 이야기도 다룬다. 20세기에는 두 번의 세계대전 중에 교황직을 수행한 베네딕토 15세와 반유대주의자를 혐오했던 비오 12세, 33일간 교황에 재임한 요한 바오로 1세의 미스터리를 풀어본다. 교황의 통치권, 신품권, 교도권을 상징하는 삼중관을 없애고 군중 사이에서 어깨 높이로 교황을 태우고 운반하는 교황의 가마와 같은 모든 과시적 요소를 없앤 요한 바오로 1세는 1978년 9월 29일 새벽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66세로 무척 건강했던 그가 살해된 것이라고 믿을 만한 이유들은 존재하지만 검시나 부검은 없었다. 노리치는 “오늘날 전 세계에 불가지론이 퍼져 있는 상황에도 로마가톨릭교회가 번영하고 있다는 것을 성 베드로가 보았다면 실로 자랑스러워할 것”이라고 적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한국 중편소설 르네상스 다시 한번

    한국 중편소설 르네상스 다시 한번

    염상섭의 ‘만세전’(1922),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1934), 윤흥길의 ‘장마’(1973), 이청준의 ‘이어도’(1974)…. 모두 우리 근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중편소설들이다. 사회와 역사를 고민하는 장편과 찰나의 미학을 추구하는 단편의 특징을 절충한 중편소설(원고지 300장 안팎)은 문학사적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 줬다. 특히 국내에서는 근대문학 초기뿐 아니라 한국전쟁이 끝나고 산업화가 싹튼 1970년대 주요 작가들이 쏟아 낸 중편이 문단을 살찌웠다. 김동식(인하대 교수) 문학평론가는 “중편소설은 1930년대 신문 연재가 유일한 게재 방법이었던 장편의 대중성과 통속성을 배제하면서 단일한 사건과 인물, 이미지에 집중하는 단편소설의 예술성을 아우른 형식”이라며 “작가들이 사회 변화 속에서 문학의 새로운 가능성과 실험을 모색할 때 분출됐다”고 짚었다. 이처럼 ‘중편소설의 르네상스’를 부활시키는 동시에 트렌드에 기민하게 반응하는 젊은 독자들의 짧은 호흡에 발맞추는 시리즈가 이달 새로 선보인다. 출판사 은행나무가 30~40대 젊은 작가들을 선정해 내년 8월까지 매월 한 편씩 원고지 300~400장 분량의 중편소설을 펴내는 ‘은행나무 노벨라’ 시리즈다. 젊은 독자들이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시듯 부담없이 접근할 수 있는 소설 시리즈라는 점을 부각한 기획이다. 배명훈, 김혜나, 김이설, 이기호, 안보윤, 정세랑, 윤이형, 서유미, 강태식, 최민경, 황현진, 이영훈, 최진영 등 13명의 문인들로 진용이 짜였다. 첫 작품은 SF소설에서 특유의 장기를 부려 온 소설가 배명훈의 ‘가마틀 스타일’. 인간성을 갖게 된 전투 로봇 가마틀이 진정한 자아와 운명을 찾아 떠나는 여정을 그렸다. 노을을 좋아하고 행성이 되는 꿈을 꾸는 가마틀. 그는 미친 과학자 미야지마 상이 인류를 공격하기 위해 설계한 540대의 로봇 가운데 하나다. 가마틀이 갑자기 자취를 감추자 불안해진 인류가 로봇을 추적하며 벌이는 갈등과 반전의 서사가 작가의 순정하고 섬세한 문학적 묘사를 타고 흐른다. 출판사 측은 “등단과 비등단, 순문학과 장르문학 등 경계를 구분 짓지 않고 작가를 발굴할 예정”이라며 “작품이 나올 때마다 웹툰, 포토 에세이, 북사운드 트랙, 북트레일러 등 다양한 콘텐츠를 담은 웹카페를 통해 20~30대 독자들과의 공감대를 넓혀 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어린이 책꽂이]

    [어린이 책꽂이]

    너는 지금 어디에 있니-Here I am(패티 김 지음, 소니아 산체스 그림, 강이경 옮김, 머스트비 펴냄) 가족과 함께 낯선 도시에 정착하게 된 소년. 거리에서도 학교에서도 외따로 떨어져 웅크리고 있기 일쑤다. 고이 품고 있던 씨앗이 창밖으로 떨어지면서 거리로 나서게 된 소년. 경쾌한 노랫소리와 향긋한 빵 냄새가 어느새 소년의 마음속 두려움을 거둬들이고 호기심과 생기로 가득 차게 한다. 실제 네 살 때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 한국계 작가가 쓴 첫 번째 동화책. 1만 3000원. 할아버지 방패(윤문영 지음·그림, 파랑새 펴냄) 장난꾸러기 준기가 조금만 말썽을 피워도 가족들은 ‘꽥!’ 소리를 지르거나 꿀밤을 때린다. 유일하게 준기 편을 들어주는 할아버지가 만들어 준 방패를 들이밀면 가족들은 꼼짝 못한다. 방패를 통해 가족과 뒤틀린 감정적 교류를 바로 터 나가는 아이의 성장은 ‘훈계 명목으로 무심결에 아동 학대를 저지르고 있지 않는지’ 어른들을 돌아보게 한다. 1만 2000원. 마녀 이모와 피렌체를 가다(조성자 지음, 이영림 그림, 현암사 펴냄) 까칠한 마녀 이모와 이모를 만나기만 하면 으르렁거리는 조카 짜무가 르네상스를 꽃피운 이탈리아 피렌체 곳곳을 여행하며 미술, 건축, 문학, 역사를 배워 나간다. 단테의 생가, 우피치 미술관, 비너스의 탄생 등 주요 명소, 작품 이야기가 알차게 배어 있다. 1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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