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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중국산 철강·알루미늄 관세 25%로 3배 인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해 현재 7.5%인 관세를 25%로 3배 인상하라고 지시했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노동자 표심을 잡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미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의 불공정한 통상 관행을 지적하며 이 같은 정책 집행을 고려할 것을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지시했다고 17일 밝혔다. 이어 “미국 근로자들이 중국의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들의 수입으로 인해 계속 불공정한 경쟁에 직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USTR 무역법 301조 검토와 조사 결과에 맞춰 세율을 3배 인상함으로써 중국의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의 효과를 강화하는 방안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USTR은 미국의 통상 정책을 진두지휘하는 대통령 직속 기구다. 지난해 기준 미국의 중국산 철강·알루미늄 수입액은 각각 9억 달러(약 1조 2500억원), 7억 5000만 달러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관세 폭탄을 맞는다고 해서 우리나라 수출량이 늘어나진 않는다. 미국과 한국은 쿼터제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대선에서 러스트벨트(미 북동부 제조업 지대) 지지 덕분에 승리했으나, 이번 선거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밀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에도 반대한다는 입장인데, 이 역시 철강 노동자에게 구애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앞서 미국은 중국과의 국방부 장관 화상 회담을 통해 2년 가까이 끊어진 군사 채널을 복원시켰다. 1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는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둥쥔 중국 국방부장이 이날 화상 회담을 갖고 역내외 안보 이슈를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양국 국방부 장관이 소통한 것은 제9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가 열린 2022년 11월 캄보디아에서 별도 면담을 한 지 17개월 만이다. 중국은 2022년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군사 관련 채널 등 주요 대화 채널을 차단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정상회담을 하면서 군사 채널 복원에 합의했고, 이달 초 전화 통화에서도 이 방침을 재확인했다. 패권 경쟁 상황에서도 중국과 대화를 통해 우발적 충돌 위험을 관리하겠다는 워싱턴의 의중이 담겼다. 반면 미군은 필리핀과의 합동 군사훈련을 위해 중거리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신형 발사 장치를 전개했다고 아사히신문이 17일 보도했다. 미 태평양육군은 지난 11일 필리핀 북부 루손섬에 발사 장치를 설치했다. 루손섬은 중국과 필리핀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황옌다오(스카버러 암초)에서 동쪽으로 240㎞가량 떨어져 있다. 11일 미국과 일본·필리핀 3개국이 워싱턴DC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중국 견제를 위한 방위 협력에 합의한 뒤 곧바로 행동에 나선 것이다.
  • “北, 2차 첩보위성 발사 취소한 정황”

    “北, 2차 첩보위성 발사 취소한 정황”

    북한이 추가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준비했다가 취소한 정황이 포착된 가운데 늦어도 이달 안에 재발사 시도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16일(현지시간) 북한 전문 사이트 ‘비욘드패럴렐’(분단을 넘어)을 통해 지난 8일과 10일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을 찍은 위성사진을 토대로 이렇게 분석했다. CSIS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발사·엔진 시험을 보기 위해 찾는 발사장 내 VIP 관측소에 8일에는 차량 3대가 있다가 10일에는 1대만 남은 것에 주목했다. 8일에 포착된 3대는 발사를 위한 통신, 방송, 원격 측정·추적 관련 차량으로 추정된다. 또 당시 행정보안본부 안뜰에도 10대의 차량이 배치됐다. 매체는 “이렇게 많은 차량 활동이 나타나는 것은 드문 일로, 북한이 이 무렵 위성 발사 계획을 세웠음을 보여 준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북한이 알 수 없는 이유로 발사를 취소한 것으로 봤다. CSIS는 “차 한 대가 남아 있는 것은 발사가 연기됐지만 가까운 미래에 (위성을) 발사할 준비가 계속되고 있음을 뜻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발사는 며칠 내 또는 늦어도 4월 말까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지난해 첫 군사정찰위성인 만리경1호를 우주 궤도에 안착시켰고 올해 3개의 추가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하겠다고 공언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도 지난 14일 KBS에서 “북한이 4월 15일(김일성 생일)에 (위성을) 쏘는 것을 목표로 여러 준비를 하는 정황을 추적·감시하고 있었는데 기술적 보완을 위해 늦어지는 것 같다. 아무리 늦어도 4월 말 이전에는 발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해 8월 미국 컬럼비아 특별구 대배심이 태국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근무한 리명호 3등 서기관을 대북 경제제재 위반과 은행 사기, 국제자금세탁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들은 2015년 2월부터 태국과 말레이시아에서 각종 군수용품과 사치품을 ‘태국제 설탕’으로 속여 중국을 거쳐 북한 남포항으로 배송한 혐의를 받고 있다.
  • 인천서 ‘핸드메이드 인 산둥’ 교류전시주간 개막

    인천서 ‘핸드메이드 인 산둥’ 교류전시주간 개막

    중국 ‘산둥 핸드메이드, 한국 교류전시주간’ 행사가 인천 송도 포스코타워 웨이하이관에서 지난 15일 개막됐다. 산둥성과 웨이하이시 정부가 공동 추진하는 이 행사는 산동 지역 16개 도시의 특색을 가진 수공예 전시품 200품종, 1000여개 제품이 전시됐다. 산둥성은 무형문화재 및 전통 수공예 자원을 발굴하고 이를 현대 산업에 접목해 브랜드화를 추진하고 있다. ‘산둥 핸드메이드’ 프로젝트도 이런 배경에서 시작됐다. 현재 산둥 지역에는 8개의 인류무형문화재, 186개 국가급 무형문화재, 1073개의 성급 무형문화재가 있다. 이번 행사에서도 웨이하이 주석 상감 기술과 웨이팡 목판 연화, 허쩌차오 한복(汉服) 등 산둥 핸드메이드 대표작이 전시됐다. 이날 두 나라는 ‘산동 핸드메이드·웨이하이 명품’, 니산책방(尼山书屋) 등을 공동 개관하고 현판식도 가졌다. 이번 전시를 계기로 산동성과 한국은 수공예 아이디어 연구개발 및 생산·판매, 홍보·판촉 등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인천시는 ‘산둥핸드메이드’ 한국관을 설립해 산동해외문화(한국)교류전시센터를 조성할 예정이다.
  • 中 1분기 성장률 5.3%…‘예상밖 선전’ 평가 속 신중론도

    中 1분기 성장률 5.3%…‘예상밖 선전’ 평가 속 신중론도

    중국의 올해 1분기 경제 성장률이 5.3%를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가 연초부터 내놓은 각종 부양책이 일부 효과를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중국 경제가 완전한 회복세로 돌아섰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6일 중국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동기 대비 5.3% 증가한 29조 6299억 위안(약 5700조 2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1분기 성장률은 로이터통신 시장 전망치(4.6%)를 크게 상회한 것이다. 지난해 전체 경제성장률(5.2%)과 4분기 성장률(5.2%)보다도 높았다. 이날 발표된 중국의 세부 경제지표도 전년 동기에 비해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소매 판매는 전년 대비 4.7% 증가했고 1분기 산업생산은 전년 동기에 비해 6.1% 증가했다. 1∼3월 고정자산 투자는 전년 대비 4.5% 늘어났지만 이 가운데 부동산 개발투자는 9.5% 하락해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수출입 규모는 위안화 기준 전년 대비 5.0% 증가했다. 수출은 4.9%, 수입은 5.0% 각각 늘어났다.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과 같은 보합세(0%)를 유지했지만 3월 CPI는 0.1% 상승했다. 중국 소비자물가가 2월부터 2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지만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하락) 압력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모습이다. 1분기 중국 실업률은 5.2%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3% 포인트 하락했다. 중국이 달성한 1분기 경제성적표는 새해 들어 경기 부양과 소비 촉진을 위한 각종 정책을 시행한 것이 일부 효과를 봤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2월 디플레이션 우려 속에 시장 유동성을 공급하고자 지급준비율(RRR·지준율)을 0.5% 포인트 인하했다. 같은달 20일에는 주택담보대출 기준이 되는 5년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6개월만에 연 3.95%로 인하했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달 초 구형 소비재와 설비의 신제품 교체(이구환신) 정책의 구체적인 내용도 발표하며 내수와 국내투자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1분기 성장률은 중국이 설정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5.0% 안팎)를 상회하는 것이어서 목표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럼에도 여전히 국제사회는 중국이 올해 4%대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싣는다. 3월 들어 수출이 눈에 띄게 부진한 데다 중동 정세 악화 등 외부 악재도 있어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루이스 루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AP통신에 “1분기 경제성장은 광범위한 제조업 성과, 설 연휴로 인한 가계 지출 증가, 투자 촉진 정책에 의해 뒷받침됐다”면서도 “3월의 수출 부진에서 볼 수 있듯 외부 수요 상황도 여전히 예측하기 어렵다”며 중국 경제를 낙관하기 이르다는 반응을 보였다.
  • ‘20년 집권’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 새달 퇴진

    ‘20년 집권’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 새달 퇴진

    싱가포르를 20년간 통치한 리센룽(왼쪽·72) 총리가 다음달 15일 물러나고 로런스 웡(오른쪽·51) 부총리가 총리직을 승계한다. 스트레이츠 타임스 등 현지 언론은 15일 이러한 총리실 성명을 일제히 보도했다. 13년 전 정계에 입문한 웡 부총리는 제4대 총리에 오르게 됐고 리 총리는 싱가포르 역사상 최고령 총리로 퇴진한다. 웡 부총리는 “2011년 처음 정치 입문에 동의했을 때 총리직을 맡아 달라는 요청을 받을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깊은 의무감을 가지고 이 책임을 받아들이며, 모든 에너지를 조국과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데 바칠 것”이라고 밝혔다. 리 총리는 웡 부총리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국민 신뢰를 얻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그가 집권 여당인 인민행동당(PAP)의 만장일치 지지를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리콴유 초대 싱가포르 총리(1965~ 1990)의 장남인 리 총리는 고촉통 전 총리에 이어 제3대 총리로 2004년 8월 취임했다. 그는 70세가 되는 2022년 이전에 물러나겠다고 과거 여러 차례 밝혔지만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퇴진 시점을 미뤘다. 총리직은 1965년 말레이시아에서 독립한 이후 계속 싱가포르를 통치해 온 집권 여당인 PAP에서 지명했다. 지난해 11월 당 대회에서 리 총리는 2025년 11월 총선 이전에 웡 부총리에게 총리직을 인계하겠다고 밝혔으며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웡 부총리는 미국 위스콘신 매디슨대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2011년 총선에서 당선되며 정치에 입문해 문화·공동체·청년부 장관, 국가개발부 장관, 교육부 장관 등을 거쳐 2021년 4월 재무부 장관을 맡았다. 그는 2022년 부총리직에 올라 리 총리처럼 부총리로서 오랜 견습기간을 거치지 않았다. 앞서 헹스위킷 부총리가 2018년 리 총리의 후계자로 지명됐으나 2020년 총선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두면서 당시 60세가 넘은 나이를 이유로 총리직을 포기했다. 이후 웡 부총리가 코로나19 기간 위기 극복에 능력을 발휘하고 경쟁자들보다 젊은 나이 덕분에 차기 총리로 발탁됐다.
  • 극우식 재보복이냐, 확전 자제냐… ‘3개의 전쟁’ 방아쇠 쥔 네타냐후

    극우식 재보복이냐, 확전 자제냐… ‘3개의 전쟁’ 방아쇠 쥔 네타냐후

    지난 13일(현지시간)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보복 공습으로 ‘5차 중동전쟁’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최종 판단이 시험대에 올랐다. 정치적 생명줄을 쥔 극우 연정세력의 요구를 받아들여 이란에 재보복할 것인지, 지역 안정을 바라는 미국과 서방 국가의 의견을 수용해 참고 넘어갈 것인지 양자택일의 기로에 놓였다. 달리 말하면 네타냐후 총리가 중동의 운명을 손에 쥔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네타냐후 총리가 이란 공습 다음날인 14일 전시내각을 구성하는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 야당인 국가통합당의 베니 간츠 대표 등과 만나 수시간에 걸쳐 이란의 폭격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당시 상당수 각료가 이란에 대한 재보복에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간츠 대표를 비롯한 온건파는 다만 ‘즉각’이라는 데에는 이견을 냈다. 시기와 강도가 쟁점이 되면서 결론을 내리지 못해 15일에 다시 회의를 갖기로 했다. CNN방송은 이 회의가 끝난 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전화해 “미국은 이란을 겨냥한 어떤 작전에도 참여하지 않겠다”며 재보복에 반대했고 네타냐후 총리는 “이해했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요구에 즉답을 피한 것으로 풀이된다. WSJ는 “미국과 서방 당국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만류에도 이스라엘이 (두 번째 전시내각 회의를 마친) 15일쯤 이란의 공격에 대응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스라엘과 이란) 양국 모두가 승리감을 갖고 거리를 둘 수 있도록 ‘출구’가 생기길 바란다”고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이스라엘 지도부가 어려운 과제 앞에 놓였다. 중동을 전면적인 분쟁으로 몰아넣지 않으면서도 어떻게 보복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NYT) 역시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에 대한 강한 반격으로 중동 전체를 전쟁에 휘말리게 할 것인지, 이란 공습 피해가 거의 없었다는 점을 위안 삼아 미국의 자제 의견을 따를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맞서 가자지구에서 6개월째 전쟁을 이끌고 있지만 아직도 인질을 구하지 못해 내부 비난이 거세다. 반면 국제사회에서는 3만명 넘는 팔레스타인 사망자를 낳은 장본인으로 지탄의 대상이 됐다. 현재 이스라엘 최우방인 미국과 네타냐후의 정치적 동반자인 극우 연정 파트너들은 정반대 요구를 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미국은 긴장 고조를 원하지 않는다”며 이스라엘에 추가 보복 자제를 촉구하지만, 이스라엘 강경 우파는 이구동성으로 이란에 대한 적극 대응을 주문한다. 그가 재보복을 선택하면 이란은 레바논 헤즈볼라와 예멘 후티 등 친이란 무장세력을 총동원하고 이스라엘도 미국의 참전을 요구해 전쟁의 판이 커질 수 있다. 그가 자제를 결정하면 연정세력 내 갈등 심화로 실각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국제사회는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에 이어 또 다른 전쟁이 동시에 벌어지는 최악의 상황을 막고자 긴박하게 움직였다. 이스라엘의 긴급 요청으로 14일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는 분쟁 당사국인 이란과 이스라엘이 양보 없는 설전을 벌였다. 아미르 사에이드 이라바니 주유엔 이란 대사는 “국제법에 따른 자위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라면서 “이란은 중동 지역 긴장을 고조시키거나 전쟁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일관된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이스라엘 공습에 만족하니 이스라엘은 ‘재보복에 나서지 말라’는 신호다. 반면 길라드 에르단 주유엔 이스라엘 대사는 “오늘날 이란 정권은 나치 정권과 다를 바 없다”면서 “이란의 군대는 하마스와 헤즈볼라, 후티, 혁명수비대(IRGC), 그 외 야만적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를 포함한다”고 반박했다. 국제사회가 이란을 제재하지 않으면 재보복에 나서겠다는 경고다. 로버트 우드 주유엔 미국 차석대사는 “안보리는 이란의 공격 행위를 비난하고 이란 및 파트너·대리자들에게 공격을 멈추라고 촉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 러시아 대사는 “서방 상임이사국이 이번 공습의 원인이 된 이스라엘의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 폭격을 비난하지 않았다”며 서방세계의 이중 잣대를 지적했다. 같은 날 주요 7개국(G7) 정상들도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을 공습한 이란을 규탄하면서 사태 악화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G7 정상들은 이날 영상회의 뒤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는 이란의 직접적이고 전례 없는 이스라엘 공격을 가장 강력한 어조로 명확히 규탄한다”고 말했다고 백악관이 발표했다. 성명은 “우리는 이스라엘과 그 국민에게 전적인 연대와 지지를 표명하고 이스라엘 안보에 대한 우리의 공약을 재확인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란을 겨냥해 “통제할 수 없는 지역의 긴장 고조를 촉발할 위험이 있다”면서 “이는 피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 이란, 이스라엘 본토 첫 공격했다

    이란, 이스라엘 본토 첫 공격했다

    이란이 시리아 내 자국 영사관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13일(현지시간) 밤 300기가 넘는 드론(무인기)과 미사일을 쏘며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했다.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직접 타격한 것은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후 처음이다. 이스라엘은 아이언돔(방공체계) 등으로 공습을 막아낸 뒤 재보복을 공언하면서 한때 ‘5차 중동전쟁’의 경고등이 켜졌지만, 전시 내각 내부에서는 “가자전쟁에 집중해야 한다”면서 확전을 자제하는 분위기도 읽힌다. 14일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의 점령지와 진지를 향해 수많은 드론과 미사일을 발사했다”면서 “‘진실의 약속’이라고 명명한 보복 공격을 통해 이스라엘 영토 내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이란 국영 IRNA통신이 보도했다. 이스라엘 측은 이번 공격에 드론 185기, 지대지 미사일 110~120기, 순항 미사일 30~36기 등 300기 이상 공중무기가 동원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대부분은 이란에서 나왔고 일부는 이란의 전폭적 지원을 받는 반미·반이스라엘 대리세력 ‘저항의 축’에서 발사된 것으로 분석됐다. 레바논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이 불법 점유 중인 시리아 골란고원 내 이스라엘 방공 진지에 다수 미사일을 쐈고, 예멘 후티 반군도 이스라엘 방향으로 무장 드론을 날렸다. 이번 공습은 지난 1일 이스라엘이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영사관을 폭격해 IRGC 쿠드스군(특수부대) 사령관 모하마드 레자 자헤디 등 군인 7명이 사망한 지 12일 만에 이뤄졌다. 이란은 13일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해협에서 이스라엘 관련 선박을 나포한 데 이어 본토를 공격한 것이다. 이슬람 율법의 키사스 원칙(당한 만큼 돌려주라)에 따른 대응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시내각 회의를 소집해 긴급 대응에 나섰다. 전시내각은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드 국방부 장관, 네타냐후의 정치적 라이벌인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 등 3인으로 꾸려졌다. 네타냐후 총리는 회의에서 “뚜렷한 원칙을 결정했다. 우리를 해치는 자들은 누구든 공격받을 것”이라고 재보복 의사를 천명했다.그러나 일각에서는 ‘당분간 보복 공격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내각 회의 뒤에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어떠한 반격에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악시오스가 백악관 고위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알론 리엘 전 이스라일 외무장관도 “전시내각에선 이란에 대한 재보복 대신 가자전쟁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면서 “이스라엘은 한동안 대응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알자지라에 분위기를 전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은 14일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을 99%를 요격했다. 지금까지 소녀 1명이 다치고 남부 네게브 지역 군기지가 경미한 손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오피르 겐델만 이스라엘 총리실 대변인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이란의 탄도미사일이 예루살렘 성지를 겨냥했지만 아이언돔 포대가 모두 요격해 성전산과 알아크사 사원을 구했다”고 적었다. 드론·미사일 요격에는 홍해에 파견된 미군과 영국군 구축함과 전투기도 참여했다. 이라크와 시리아, 요르단 등 상공에서 미영 전투기가 이란이 쏜 드론 일부를 격추해 이스라엘을 도왔다. 이스라엘과 우방국의 방어와 별개로 이란은 5시간 동안 이어진 공격에서 자국 무기가 과거보다 강력해졌다는 걸 과시하는 성과를 올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매체들은 이란이 로켓 추진력으로 날아 목표물에 떨어져 폭발하는 탄도미사일을 동원해 공격한 점에 주목하면서 “이란의 공격이 정교해졌다”고 분석했다. 이란이 탄도미사일을 3000개 이상 보유하고 이스라엘을 포함해 중동의 모든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봤다. 이란의 국방력이 중동 지역에서 최강으로 꼽히는 이스라엘과 맞먹는다는 의견도 있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이 미국의 지원 없이 단독 공격에 나설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NBC방송은 “이란이 미군 및 민간인 시설을 빼고 이스라엘 군 기지 타격에 집중하는 등 나름대로 수위를 미세조정했다”고 평가했다. 이란은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격을 감행하면서도 자국 영사관 피습 후 12일 만에 보복에 나선 것은 이스라엘과 미국 등에 충분히 시간을 준 측면이 있다. 이스라엘에 도달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는 무인기와 탄도미사일을 이용한 것도 더 이상 확전을 원하지 않는 이란의 심중이 엿보인다는 해석도 있다. NBC는 “지난 2주간 이란이 비공식 통로를 통해 ‘이스라엘에 보복하겠지만 전면전으로 이어질 긴장 고조는 피하고 싶다’는 뜻을 미국에 나타냈다”고 워싱턴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그러나 이번 공격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벌이는 가자전쟁은 퇴로가 막힌 모양새다. 미국, 이집트, 카타르의 중재로 이어지던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협상에도 제동이 걸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총리실은 14일 성명을 내고 “하마스가 이스라엘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에서 최신 제안을 거부했으며 이스라엘은 ‘총력을 다해’ 가자지구에서 목표를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제안 거부는 하마스의 가자지구 지도자인 야히아 신와르가 합의를 원하지 않으며 이란과의 긴장을 이용하고 분쟁의 지역적 확대를 가져오려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하마스 측은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철수와 영구 휴전을 요구하고 있다. 6개월을 넘긴 가자전쟁이 ‘보복의 악순환’으로 확전해 5차 중동전쟁으로 이어지면 충돌은 호르무즈 해협에 집중될 수도 있다. 이란이 주요 산유국의 수출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경우 세계 경제에 더 큰 충격파를 던질 수 있다.
  • 美 “무기 공동 개발”… 보통국가 다가선 日

    美 “무기 공동 개발”… 보통국가 다가선 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정상회담을 통해 역내 위협에 신속 대응하기 위해 무기 공동개발·생산과 양국 군 운용성 향상 등 군사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데 합의했다. 무기 개발 협의체를 신설해 군수장비를 신속하게 공급하는 토대를 마련할 뿐만 아니라 미국 달 탐사 프로젝트에 유일한 외국인으로 일본인 우주비행사를 동참시키는 등 양측 동맹을 우주 산업까지 확장하면서 최고 수준의 밀착을 과시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후미오 총리는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성명에서 미 국방부·일 방위성이 공동 주도하는 ‘방위산업 협력·획득·지원 포럼’(DICAS) 등 향후 계획을 밝혔다. DICAS는 양국 ‘2+2’ 외교·국방장관 회의에서 무기 공동개발 등을 위한 진전 상황을 보고하게 된다. ‘미래를 위한 글로벌 파트너’란 부제목이 붙은 공동성명에는 극초음속 비행체에 대한 저궤도 대응과 민간 차원 인공지능(AI), 우주 협력 등도 담겼다. AI 공동 연구를 위한 카네기멜런대·게이오대 간 협력과 마이크로소프트(MS)·아마존 자금 지원 등도 포함된다. 미국이 반세기 만에 시도하는 미 항공우주국(NASA)의 유인 우주탐사 계획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일본인 우주비행사도 할당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를 두고 “미국인이 아닌 사람으로는 처음 달에 발자국을 남기게 된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꾸준히 거론된 미국·영국·호주의 3국 동맹 오커스(AUKUS)도 일본과의 협력을 재확인했다. 일본은 AI·자율시스템 등을 포함하는 첨단 능력에 초점을 맞춘 ‘필러 2’에 참여하게 된다.미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일 동맹의 성격을 ‘보호하는 동맹’에서 글로벌 차원 ‘행동하는 동맹’, ‘투사(projection) 동맹’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북중러 밀착에 대응해 바이든 행정부가 빠르게 추진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에 일본이 핵심 조력자 지위로 올라선 것이다. 일본으로서는 평화헌법 아래 ‘전수방위’(공격받을 경우에만 방위력 행사) 원칙에서 벗어나 전쟁할 권리를 가진 ‘보통국가’ 행보를 한층 가속화한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양국은 국방 안보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중대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이것은 동맹이 구축된 이래 가장 중요한 업그레이드”라고 평가했다. 그는 “미일 동맹은 전체 세계의 등대”라는 표현도 썼다. 기시다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국가안보전략에 따라 일본은 반격 능력 확보, 국방 예산 증액을 통해 방위력을 강화할 결심이 돼 있다는 것을 설명했다”면서 “양국은 동맹의 억제 및 대응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시급성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미 정부 고위당국자는 전날 브리핑에서 “자국 내 문제만 걱정하던 일본이 유럽, 중동 등 어디서든 완전한 글로벌 파트너로 중대하게 변화하게 됐다”면서 “기시다 총리가 돕지 않았다면 계획이 실현되지 못했을 것”이라는 상찬을 내놨다. 미국의 움직임에는 중국을 고립시키는 인태 전략에 동맹의 그물망을 촘촘히 만들면서 비용 역시 분담시키려는 속내가 있다. 11일 열린 사상 첫 미·일·필리핀 3국 정상회담 역시 미국의 전략에 필리핀을 가담시키는 의미를 지닌다. 전범국 꼬리표를 떼려는 일본은 군사안보 협력 강화에 올라타 목표를 완성하고 있다. 일본은 중국 견제가 목적인 쿼드(미·일·호주·인도 4개국 안보 협의체) 등 미국 주도의 주요 대중 견제 기구에 빠짐없이 참여하는 모양새다.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숙원이었던 일본의 군사대국화 움직임은 2022년 3대 안보 문서 개정으로 ‘반격 능력’ 확보, 올해 사상 최대 방위비 예산(70조 9104억원) 등 단계를 착실히 밟아 왔다. 일본 내에서는 미국과의 군사 파트너로 올라선 데 긍정적인 분위기가 높다. 진보 성향 마이니치신문도 전직 미 정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10년 전엔 함께 싸우는 아시아의 우선 파트너가 호주였다면 지금은 일본이 됐다”고 평가했다. 앤드루 여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는 통화에서 “한반도나 대만에서 우발 사태가 발생하면 동맹국 간 행동 조율을 해야 하는데 그런 능력이 없던 일본이 역량을 갖추게 된 셈”이라며 “일본 무장과 한미일 3국 협력은 인태 지역의 더 넓은 안보 환경 맥락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미일 동맹의 변화는 중국이 어떤 (강압적인) 행동이든 성공할 수 있다고 오판하는 것을 억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일본이 미국의 용인 아래 무기를 개발하고 자위대의 교전 범위 확장을 추진하는 행보가 오히려 중국의 반발, 역내 군비 확장 경쟁 등 긴장 고조를 촉발하리라는 우려도 나온다. 미일 공동성명에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통치를 훼손하려는 행위를 포함, 동중국해에서 힘이나 강압에 의한 중국의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에 강력 반대한다”고 명시한 것도 중국엔 거슬리는 지점이다. 중국은 강력 반발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일은 대만과 해양 문제에서 중국을 먹칠·공격하고 내정에 난폭하게 간섭해 국제 관계의 기본 준칙을 심각하게 위배했다”면서 “관련 당사자에 엄정한 교섭(외교 경로를 통한 항의)을 제출했다”고 전했다. 이날 양국 정상은 북핵미사일 위협과 관련해 한미일의 긴밀한 협력을 확인하고, 북일 정상회담 추진에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 동맹국이 북한과 대화를 시작하기 위한 기회를 환영한다”며 처음 북일 정상회담 지지 의사를 밝혔다. [용어 클릭] ●보통국가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패전 후 1947년 만들어진 일본 헌법 9조에서 전범국가라는 점을 배경으로 전쟁과 무력행사, 전력 보유를 포기하고 군대를 가지지 못하도록 명시했다. 이 때문에 헌법 9조는 ‘평화헌법’으로도 불린다. 일본 강경 보수 세력은 헌법 9조를 고쳐 자위대를 다른 나라의 군대와 마찬가지로 교전이 가능하도록 헌법상에 명시하는 등 일본이 ‘보통국가’처럼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자위대 영역 확장을 위한 헌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개헌 작업을 중요한 과제로 꼽기도 했다.
  • 美 “무기 공동 개발”… 보통국가 다가선 日

    美 “무기 공동 개발”… 보통국가 다가선 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정상회담을 통해 역내 위협에 신속 대응하기 위해 무기 공동개발·생산과 양국 군 운용성 향상 등 군사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데 합의했다. 무기 개발 협의체를 신설해 군수장비를 신속하게 공급하는 토대를 마련할 뿐만 아니라 미국 달 탐사 프로젝트에 유일한 외국인으로 일본인 우주비행사를 동참시키는 등 양측 동맹을 우주 산업까지 확장하면서 최고 수준의 밀착을 과시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후미오 일본 총리는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성명에서 미 국방부·일 방위성이 공동 주도하는 ‘방위산업 협력·획득·지원 포럼’(DICAS) 등 향후 계획을 밝혔다. DICAS는 양국 ‘2+2’ 외교·국방장관 회의에서 무기 공동개발 등을 위한 진전 상황을 보고하게 된다. ‘미래를 위한 글로벌 파트너’란 부제목이 붙은 공동성명에는 극초음속 비행체에 대한 저궤도 대응과 민간 차원 인공지능(AI), 우주 협력 등도 담겼다. AI 공동 연구를 위한 카네기멜런대·게이오대 간 협력과 마이크로소프트(MS)·아마존 자금 지원 등도 포함된다. 미국이 반세기 만에 시도하는 미 항공우주국(NASA)의 유인 우주탐사 계획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일본인 우주비행사도 할당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를 두고 “미국인이 아닌 사람으로는 처음 달에 발자국을 남기게 된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꾸준히 거론된 미국·영국·호주의 3국 동맹 오커스(AUKUS)도 일본과 협력을 모색한다. 일본은 AI·자율시스템 등을 포함하는 첨단 능력에 초점을 맞춘 ‘필러 2’에 참여하게 된다. 미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일 동맹의 성격을 ‘보호하는 동맹’에서 글로벌 차원 ‘행동하는 동맹’, ‘투사(projection) 동맹’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북중러 밀착에 대응해 바이든 행정부가 빠르게 추진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에 일본이 핵심 조력자 지위로 올라선 것이다. 일본으로서는 평화헌법 아래 ‘전수방위’(공격받을 경우에만 방위력 행사) 원칙에서 벗어나 전쟁할 권리를 가진 ‘보통국가’ 행보가 한층 가속화된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양국은 국방 안보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중대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이것은 동맹이 구축된 이래 가장 중요한 업그레이드”라고 평가했다. 그는 “미일 동맹은 전체 세계의 등대”라는 표현도 썼다.기시다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국가안보전략에 따라 일본은 반격 능력 확보, 국방 예산 증액을 통해 방위력을 강화할 결심이 돼 있다는 것을 설명했다”면서 “양국은 동맹의 억제 및 대응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시급성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미 정부 고위당국자는 전날 브리핑에서 “자국 내 문제만 걱정하던 일본이 유럽, 중동 등 어디서든 완전한 글로벌 파트너로 중대하게 변화하게 됐다”면서 “기시다 총리가 돕지 않았다면 계획이 실현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상찬을 내놨다. 미국의 움직임에는 중국을 고립시키는 인태 전략을 완성하는 데 동맹의 그물망을 촘촘히 만들면서 비용 역시 분담시키려는 속내가 있다. 11일 열린 사상 첫 미·일·필리핀 3국 정상회의 역시 미국의 전략에 필리핀을 가담시키는 의미를 지닌다. 전범국 꼬리표를 떼려는 일본은 이에 발맞춰 군사안보 협력 강화에 올라타고 있다. 일본은 중국 견제가 목적인 쿼드(미·일·호주·인도 4개국 안보 협의체)에 이미 참여하고 있는 등 미국 주도의 주요 대중 견제 기구에 빠짐없이 참여하는 모양새다.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숙원이었던 일본의 군사대국화 움직임은 2022년 3대 안보 문서 개정으로 ‘반격 능력’ 확보, 올해 사상 최대 방위비 예산(70조 9104억원) 등 단계를 착실히 밟아 왔다. 일본 내에서는 미국과의 군사 파트너로 올라선 데 긍정 분위기가 높다. 진보 성향 마이니치신문도 전직 미 정부 고위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10년 전엔 함께 싸우는 아시아의 우선적 파트너가 호주였다면 지금은 일본이 됐다”고 평가했다. 앤드루 여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는 통화에서 “한반도나 대만에서 우발 사태가 발생하면 동맹국 간 행동 조율을 해야 하는데 그런 능력이 없던 일본이 역량을 갖추게 된 셈”이라며 “일본 무장과 한미일 3국 협력은 인태 지역의 더 넓은 안보 환경 맥락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미일 동맹의 변화는 중국이 어떤 (강압적인) 행동이든 성공할 수 있다고 오판하는 것을 억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일본이 미국의 용인 아래 무기를 개발하고 자위대의 교전 범위 확장을 추진하는 행보가 오히려 중국의 반발, 역내 군비 확장 경쟁 등 긴장 고조를 촉발하리라는 우려도 나온다. 미일 공동성명에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통치를 훼손하려는 행위를 포함, 동중국해에서 힘이나 강압에 의한 중국의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에 강력 반대한다”고 명시한 것도 중국엔 거슬리는 지점이다. 중국은 강력 반발했다.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GT)는 11일 “미국은 일본과의 양자 동맹을 배타적 소그룹으로 격상시키려는 리더”라면서 “인태 전략으로 지역 패권을 장악하고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날 양국 정상은 북핵미사일 위협과 관련해 한미일이 더 긴밀히 협력한다는 점을 확인하고, 북일 정상회담 추진에도 공감대를 드러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 동맹국이 북한과 대화를 시작하기 위한 기회를 환영한다”며 북일 정상회담에 처음으로 지지 의사를 밝혔다. [용어클릭] ●보통국가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패전 후 1947년 만들어진 일본 헌법 9조에서 전범국가라는 점을 배경으로 전쟁과 무력행사, 전력 보유를 포기하고 군대를 가지지 못하도록 명시했다. 이 때문에 헌법 9조는 ‘평화헌법’으로도 불린다. 일본 강경 보수 세력은 헌법 9조를 고쳐 자위대를 다른 나라의 군대와 마찬가지로 교전이 가능하도록 헌법상에 명시하는 등 일본이 ‘보통국가’처럼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자위대 영역 확장을 위한 헌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개헌 작업을 중요한 과제로 꼽기도 했다.
  • “美 드론 너무 비싸고 성능도 부실”…우크라 전장서 중국제 급부상

    “美 드론 너무 비싸고 성능도 부실”…우크라 전장서 중국제 급부상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드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우크라이나가 미국산보다 중국산을 주력으로 쓰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산은 가격만 비쌀뿐 결함이 많아 실전에서 무용지물이라고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미국의 제재를 받는 중국 드론업체 DJI의 값싼 제품이 전장에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뒤 미국의 드론 스타트업 ‘스카이디오’ 등이 우크라이나를 돕고자 최고 성능의 드론을 판매했다. 그러나 미국산 드론은 러시아의 전파 방해 및 GPS 차단을 극복하지 못해 항로를 이탈했다. 제조사가 장담한 성능을 구현하지 못했고 수리도 힘들었다. 매체는 미국 내 드론 개발사들이 우크라이나에서 ‘전자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개발사와 미 국방부 관계자들은 진화하는 사이버 공격 대응에 취약했고, 정부의 중국산 부품 사용 금지 규제 때문에 드론 가격도 비싸질 수밖에 없었다. 매달 드론 1만여대를 소모하는 우크라이나군은 대안이 필요했고, 세계 최대 드론 기업인 중국 DJI 제품으로 눈을 돌렸다. 중국산은 미국산에 비해 대당 수천만원이나 저렴했다. DJI는 “자산 드론이 전쟁에서 쓰이는 것을 제한하고 싶지만 드론이 판매된 뒤 어떻게 사용되는지 통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중국산 부품을 사들여 자국 공장에서 수십만대를 생산하고 있다. 앞서 미국은 2019년 중국산 드론과 부품 군용 구매를 금지했고 2020년에는 DJI가 미국 회사 부품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상무부 제재 리스트에 올렸다. 그럼에도 DJI 드론이 미국산 제품과의 실전 대결에서 완승한 것이다. WSJ은 미국산 드론의 부실한 전투 능력은 군대에 드론을 안정적으로 조달해야 하는 미 국방부에도 나쁜 소식이라고 지적했다.
  • 中 매체 “尹정부 총선 패배, 더 많은 리스크 직면”

    中 매체 “尹정부 총선 패배, 더 많은 리스크 직면”

    지난 10일 치러진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야권의 ‘압승’으로 끝나자 중국 매체들은 윤석열 정부가 입게 될 리더십 타격에 관심을 보였다. 중국중앙(CC)TV는 11일 종합 뉴스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제22대 총선에서 야당 진영이 절대다수 의석을 획득했다”며 여야 각 정당의 확보 의석수 등 선거 결과를 보도했다. 한덕수 총리의 사의 표명 소식도 비중있게 다뤘다. 신경보는 11일자 신문 한 면을 할애해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 ‘여소야대’ 구조를 바꾸기 어렵다”는 제목의 기사를 싣고 한국 총선 소식과 쟁점을 소개했다. 매체는 최종 선거 결과가 나오기 전인 10일 저녁 출구조사 결과를 토대로 “윤석열 대통령이 중간고사에 불합격했다는 의미다. 앞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게 될 것”이라는 중국 외교부 직속 싱크탱크인 중국국제문제연구원 아태연구소 분석을 전했다. 또 “윤 대통령은 취임 이래로 식품 물가 상승과 인구 노령화, 의사 파업 등 여러 문제에 직면해 압박을 받아왔고 일련의 정치 스캔들과 싸우기도 했다”면서 “2022년 대선에서 근소한 차이로 윤 대통령에게 패한 이재명 대표가 (차기 대선의) 유력 주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국사회과학원 소속 국제 문제 전문가 양단즈는 후베이위성TV 뉴스 프로그램에 출연해 “윤석열 정부에 대한 진보 세력의 견제력이 여전히 강해 2027년 대선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 “윤석열 정부의 향후 3년 집권은 더 많은 도전과 리스크에 직면할 것이고 한국 정치권의 미래는 여전히 불확실성으로 가득하다”고 주장했다. 환구시보는 “이번 선거는 민중의 극단적인 불만 속에 치러졌다”면서 “선거 과정에서 가장 민심을 두드러지게 반영한 키워드를 꼽는다면 윤석열 정부에 대한 심판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최근 몇 주 동안 ‘대파’는 단순한 요리 재료에서 한국 물가 상승에 대한 분노의 상징이 됐다”며 한국 정치 난맥상을 강조했다.
  • 美日 정상회담 열리던 날, 시진핑·마잉주 9년 만에 만났다

    美日 정상회담 열리던 날, 시진핑·마잉주 9년 만에 만났다

    중국과 러시아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백악관 정상회담에 맞춰 전략적 외교 행보를 펼쳤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9년 만에 마잉주 전 대만 총통을 만나 ‘하나의 중국’ 원칙과 양안(중국과 대만) 평화 추구 입장을 재천명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올해 내 중국 방문 계획을 공식 확인하면서 지리적으로 가까운 북한을 들를 가능성이 커졌다. 10일 중국중앙(CC)TV는 “이날 시 주석이 베이징에서 마 전 총통 및 대만 대표단 일행을 접견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하나의 중국’ 원칙과 ‘92공식’을 재확인하고 양안 갈등 완화 방안을 논의했다. 92공식은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해석은 각자 알아서 하기로 한 1992년 합의를 의미한다. 앞서 시 주석은 2015년 11월 싱가포르에서 당시 총통인 마잉주를 만나 분단 66년 만에 양안 정상회담을 가졌다. 1949년 국민당이 공산당에 패해 대만으로 쫓겨 간 뒤 중국 국가주석과 대만 총통 간 처음이자 마지막 만남이었다. 이때가 양안 관계의 절정기로 평가받는다. 마 전 총통은 재임 기간인 2008~2016년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한 대만 내 대표적인 ‘친중파’ 정치인이다. 이날 ‘시마후이’(시진핑과 마잉주의 회동)는 같은 날 미국에서 열리는 미일 정상회담에 대한 ‘맞불’ 성격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대만 자유시보는 “원래 양자 회동이 8일에 열릴 예정이었지만 미일 정상회담이 열리는 이날로 갑자기 변경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회동은 독립 성향의 라이칭더 대만 총통 당선인이 다음달 취임을 앞두고 있고 미국이 아태지역 동맹들과 손잡고 중국 압박을 강화하는 상황 속에서 이뤄졌다. 시 주석이 마 전 총통과의 회동을 통해 ‘대만 문제는 스스로 해결할 테니 외세는 간섭하지 말라’는 의지를 대내외에 과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만 연합보는 “현재로서는 마잉주가 (현 총통인) 차이잉원보다 훨씬 낫다. 양안 갈등 심화로 집권세력이 중국에 아무 목소리도 내지 못하지만 최소한 그는 시진핑을 직접 만나 양안 평화의 중요성을 전달하지 않느냐”라고 일갈했다. 러시아 외무부도 9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의 방중 계획을 전격 공개하며 미일 밀착 행보를 견제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시 주석은 이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의 중국 방문을 ‘푸틴 대통령의 올해 중국 국빈 방문을 위한 포괄적인 준비의 중요한 단계’로 이해하고 환영했다”고 설명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도 “라브로프 장관의 중국 방문은 다가오는 최고위급 접촉을 위한 준비로 볼 수 있다”면서 “푸틴 대통령의 구체적인 방중 일정은 공개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오는 5월 7일 다섯 번째 임기를 시작하는 푸틴 대통령은 첫 해외 순방지로 중국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 더불어 푸틴 대통령이 방중길에 북한을 찾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는 지난해 9월 러시아 극동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김 위원장의 방북 초청을 수락했다. 올해 1월에도 러시아를 공식 방문한 최선희 북한 외무상에게 북한 방문 용의를 전했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북한 방문을 연계해 한미일 3국에 맞서 북중러 결속을 과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 “‘김정은 돈줄’ 中 북한식당 종업원 교대 차질에 영업 지장”

    “‘김정은 돈줄’ 中 북한식당 종업원 교대 차질에 영업 지장”

    중국내 북한 식당이 종업원들의 교대 차질로 영업에 지장을 빚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10일 보도했다. 중국 동북부 지역 복수의 북한 식당 관계자들은 장기 체류하던 종업원들이 귀국한 뒤 평소의 서비스를 유지할 수 없게 돼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했다. 중국내 북한 식당에서는 손님들이 요리를 먹으며 여성 종업원들의 노래와 춤을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 제재로 북한 노동자가 모두 귀국해야 하는 상황이다보니 이들을 대체할 인력이 모자라 문제가 생겼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중국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북한의 국경 패쇄를 이유로 북한 종업원들의 중국 내 활동을 눈감아줬다. 이들이 북한으로 돌아가지도 못하는데 최소한 먹고 살 길은 열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유다. 그러나 이제 북한도 국경을 개방한 만큼 ‘더는 봐주기 어렵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 식당 수입은 김정은 정권의 통치자금으로 알려져 있다. 외화벌이를 원하는 북한은 귀국자를 대체할 인력을 조기에 투입하기를 희망하지만, 뜻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북한 식당에서는 장기간 일하던 북한 종업원이 귀국한 뒤 서비스 인력이 크게 줄어 영업 규모를 줄이거나 문을 닫는 경우가 나오고 있다. 일부는 중국인 종업원을 고용하기도 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게다가 북한 종업원들은 ‘길어야 5년’으로 생각하고 중국 생활을 시작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3년 7개월간 국경이 봉쇄되면서 장기간 귀국하지 못해 불만이 커진 상황이다. 랴오닝성 내 북한 식당에서 일하는 한 종업원은 아사히에 “(인력이 모자라서) ‘올해는 귀국할 수 없다’는 얘기를 책임자로부터 들었다”면서 “빨리 귀국해서 가족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 선거는 ‘민주적 선출’ 포장일 뿐… 장기 집권 노리는 권위주의자들[글로벌 인사이트]

    선거는 ‘민주적 선출’ 포장일 뿐… 장기 집권 노리는 권위주의자들[글로벌 인사이트]

    21세기 들어서면서 민주주의가 부식되고 있다는 징후가 여기저기서 포착된다. ‘민주주의 본산’을 자부하던 미국도 2017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남긴 분열과 반목이 채 아물지도 않았는데 그가 다시 권력을 잡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제 많은 국가에서 선거는 권위주의 지도자에게 ‘민주적 선출’ 명분을 제공하는 포장지 역할에 머물고 있다. 중국이나 러시아 수준의 장기 집권 체제가 아닌데도 종교 원리주의와 포퓰리즘 등을 교묘히 활용해 장기 집권을 추구하는 ‘민주주의 국가’ 지도자가 의외로 많다.●‘인도를 힌두교의 나라로’ 모디 총리 미중 전략경쟁 국면에서 존재 가치를 크게 높인 인도는 민주주의가 위협받는 대표적인 나라로 꼽힌다. 1947년 영국에서 독립한 뒤 서구식 민주주의를 국가 운영 원칙으로 삼았지만 나렌드라 모디(74) 인도 총리와 여당인 인도인민당(BJP)이 2014년 5월 집권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모디 총리는 경제 성과와 글로벌 영향력 확대에 힘입어 오는 19일 시작되는 총선에서 3연임이 확실시된다. 그러나 소수민족을 억압하는 힌두 민족주의와 언론 장악 등 비민주적 행보도 우려된다. 그는 올해 1월 북부 아요디아의 힌두교 사원 개관식에 참석했다. 원래 이슬람 사원인 모스크 터였지만 1992년 힌두교도가 이를 파괴했다. 이를 계기로 전국 곳곳에서 ‘종교 충돌’이 발생해 2000명 넘게 숨졌다. 모디 총리는 이를 잘 알면서도 일부러 힌두교 사원을 찾은 것이다. 선거를 앞두고 ‘인도는 힌두교의 나라’임을 선언하려는 속내다. 14억명의 인도에서 약 80%는 힌두교, 14%는 이슬람 신자다. 모디 총리가 3연임에 성공해 ‘15년 통치’에 들어가면 국명을 ‘바라트’로 바꿀 것으로 전망된다. 바라트는 힌두교의 뿌리가 되는 고대 서사시 ‘마하바라타’에서 가져온 단어다. 이슬람교도와 소수민족의 강한 반발이 예상되지만 모디와 BJP 의원들은 이에 개의치 않고 힌두교 외 종교를 분리하는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이미 인도 주요 언론은 모디 총리와 가까운 재벌들에 장악돼 사회 비판 기능이 무뎌졌다. 지난해 국경 없는 기자회(RSF)가 발표한 세계언론자유지수에서 인도는 180개국 가운데 161위에 그쳤다. 영국 싱크탱크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도 “집권 초기인 2014년만 해도 인도의 민주주의 순위가 27위였지만 2022년에는 46위로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중국 견제를 위해 인도를 십분 활용하려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모디의 이런 행보를 눈감아 주고 있다. ●민족주의 불 댕긴 에르도안·네타냐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70) 튀르키예 대통령은 ‘21세기 술탄’으로 불린다. 그에게 이 별명이 붙은 것은 20년 넘게 튀르키예를 통치한 것도 모자라서 사실상 종신 집권을 추구하고 있어서다. 축구 선수 출신인 에르도안 대통령은 2001년 고교 동창들과 함께 중도 성향 정의개발당(AKP)을 창당했고 2003년 총리에 올랐다. 3연임을 통해 11년간 튀르키예를 통치한 뒤 임기 막판 개헌에 나서 대통령 간선제를 직선제로 바꿨다. AKP 당헌이 총리 4연임을 금지해 이를 우회하려는 의도였다. ‘선거만 하면 이긴다’는 자신감을 토대로 2014년 총리에서 대통령으로의 ‘환승 통치’에 성공했다. 이후 다시 개헌을 감행해 의원내각제에서 대통령제로 변경하고 총리 자리도 없애 버렸다. 이번 임기 마지막 해인 2028년에 조기 대선이 실시되면 79세가 되는 2033년까지 집권이 가능하다. 현재 튀르키예는 리라화 가치가 폭락하고 연간 물가 상승률이 60%를 넘는 등 총체적 난국에 빠졌지만 ‘투르크 제국의 부활’을 원하는 다수 지지자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 듯하다. 중동에서 몇 안 되는 민주주의 제도를 운영하는 이스라엘에서도 베냐민 네타냐후(75) 총리가 숱한 비난을 받고 있다. 삼권분립 원칙을 파괴하고 아랍 세계와의 전쟁을 불사하는 초강경 외교 행보를 보여서다. 1996년 6월~1999년 7월 총리를 지낸 뒤 2009년 3월 다시 총리에 올라 내리 6선을 역임했다. 2021년 6월 개인 비리 혐의 등으로 물러났지만 극우 세력과 손잡고 2022년 12월 다시 정권을 잡았다. 일각에서는 그의 우향우 행보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를 자극해 2023년 10월 가자지구 전쟁을 촉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네타냐후 총리는 자신의 탈법적 정치활동에 사사건건 제동을 건 사법부를 무력화한 데 이어 의회 내 야당의 견제조차 차단하고 있다. 그의 ‘사법 개혁안’에 반대해 수도 텔아비브 등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지만 신경 쓰지 않는 눈치다. 그가 뇌물 수수 혐의 등 자신의 사법 리스크를 물타기하고자 일부러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판을 키운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직간접적으로 그가 총리 자리에서 물러나기 원한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불안 먹고 자라는 포퓰리즘 이 밖에도 인구 기준 ‘세계 3위 민주주의 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 조코 위도도(63·조코위) 대통령은 올해 2월 치러진 대선에서 집권당이 아닌 야당 후보 프라보워 수비안토(72)를 밀어줘 논란이 됐다. 헌법상 대통령 3연임이 불가능하자 조코위 대통령이 자신의 정적이던 프라보워를 지지해 당선시킨 것이다. 대신 프라보워는 조코위 대통령의 장남인 기브란 라카부밍 라카(36)를 부통령 후보로 지명했다. 조코위 대통령이 자신의 아들을 내세워 ‘정치왕조’를 구축하려 한다는 비난이 거셌다. 헝가리 ‘최장수 총리’인 빅토르 오르반(61)은 1차 총리 재임기(1998~2002년)에만 해도 민주화 개혁으로 명성을 얻었지만 2차 재임기(2010년~) 이후에는 언론 자유 축소와 삼권분립 침해 등 전형적인 권위주의 경로를 걸었다. 그는 헝가리뿐 아니라 우랄알타이 어족의 대단결을 바라는 ‘투란주의’를 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르크족(튀르키예)과 핀족(핀란드), 마자르족(헝가리) 등 중앙아시아에서 기원한 민족이 힘을 모아야 한다는 구상이다. 이러한 ‘민주주의 부식’ 현상은 이들 국가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9일(현지시간) 독일 싱크탱크인 베르텔스만 재단의 ‘베르텔스만혁신지수(BTI) 2024’는 “137개 신흥국 가운데 74개국이 ‘독재국가’로 분류됐다”고 밝혔다. 2014년 54개국에서 10년 사이에 20개국이 늘었다. 반면 민주주의 국가는 75개국에서 63개국으로 줄었다. 독재국가에서 민주국가로 바뀐 곳은 말레이시아와 네팔, 스리랑카, 아르메니아 4개국에 그쳤다. ‘민주주의적 자본주의의 위기’(2024년)의 저자인 마틴 울프 파이낸셜타임스(FT) 수석경제평론가는 이 현상을 신자유주의 질서에 기반한 세계화가 양극화를 부추겨 대중의 불안감이 고조된 결과로 해석한다. 세계화에 적응하지 못해 좌절과 분노를 느끼던 주민들이 하나둘 포퓰리즘에 감염돼 권위주의자 통치를 허락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언제라도 글로벌 경쟁에 밀려 사회 위계질서의 최하위로 떨어질 수 있다는 소시민들의 걱정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구호)와 같은 독선의 리더십을 찾게 만든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승기를 잡은 권위주의 정치인들은 야당과 사법기관을 억압하고 민주주의를 서서히 잠식한다. 세계화의 근본적 부작용에 대해 지구촌 전체가 진지하게 고민할 때가 됐다는 신호다.
  • 美, TSMC에 16조원 파격 지원… 반도체 보조금만 9조원

    美, TSMC에 16조원 파격 지원… 반도체 보조금만 9조원

    미국 정부가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인 TSMC에 총 116억 달러(약 15조 7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지원한다. 중국이 이끄는 반도체 공급망에서 탈피하고자 2022년 제정한 반도체 및 과학법(반도체법)에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에 대한 지원 규모도 조만간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AP통신은 미 상무부가 8일(현지시간) TSMC에 반도체 공장 설립 보조금 66억 달러(약 8조 9000억원)를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상무부는 보조금과 별도로 50억 달러 규모의 저리 대출도 제공한다. 보조금 66억 달러는 당초 예상됐던 50억 달러 대비 30% 이상 늘어난 규모다. 외국 반도체 기업에 대한 워싱턴의 천문학적 지원은 첨단 반도체의 공급망을 미 본토로 끌어들이기 위한 경제·안보 전략의 일환이다. 이번 지원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시행한 반도체법에 따른 것이다. 반도체 분야의 보조금과 연구개발(R&D) 비용 등 총 527억 달러를 지원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백악관 출입기자단 브리핑에서 “이제 미 고객사들은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군사 기술 등에 필수적인 첨단 반도체를 ‘미국산’으로 쓸 수 있게 된다”고 했다. TSMC는 미국의 ‘통 큰 지원’에 화답하고자 투자 규모를 기존 계획보다 250억 달러 늘린 650억 달러로 책정하고 2030년까지 애리조나에 2나노미터(㎚) 공정이 활용될 세 번째 팹(반도체 생산공장)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TSMC는 이미 400억 달러를 들여 애리조나 피닉스에 팹 두 곳을 건설 중이다. 2021년 첫 번째 팹을 착공했고 지난해 두 번째 팹 건설을 시작했다. 러몬도 장관은 “TSMC의 650억 달러 투자는 미국 역사상 외국인 직접 투자 최대 규모”라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성명에서 “미국이 반도체를 발명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 반도체 생산량은 전 세계의 10%까지 줄었다”면서 “반도체법 덕분에 미국은 2030년까지 전 세계 최첨단 반도체의 20%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고 자신했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미 상무부가 이르면 다음주에 삼성전자에 대한 보조금 지원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최근 블룸버그통신은 “삼성전자가 60억 달러 이상 보조금을 받는다”고 타전했다.
  • 中 일대일로 경계하던 러시아, 돌연 입장선회 왜

    中 일대일로 경계하던 러시아, 돌연 입장선회 왜

    중국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에 경계심을 보이던 러시아가 최근 들어 호의적인 입장으로 바뀌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8일 보도했다. 중국이 일대일로 사업을 명분 삼아 자신의 ‘뒷마당’인 중앙아시아를 공략하려는 시도로 보고 불쾌하게 여기던 러시아가 ‘공존 번영’으로 선회했다는 것이다. 중국이 2013년부터 일대일로 사업을 본격화하자 러시아는 2015년 벨라루스·카자흐스탄·아르메니아·키르기스스탄을 회원국으로 유라시아경제연합(EEU)을 출범시켰다. 중국의 일대일로가 러시아의 중앙아시아 전략을 방해하거나 안보 위협을 가할 수 있다고 보고 EEU를 제도화해 이들 국가를 묶어두려고 한 것이다. 특히 러시아가 강하게 견제했던 사업이 중국~키르기스스탄~우즈베키스탄 연결 철도였다. 중국이 러시아를 거치지 않고 유럽으로 갈 수 있는 523㎞의 철도를 건설하고자 1990년대부터 준비했지만 그간 러시아의 반대로 지지부진했다. 그런데 지난해 러시아가 입장을 바꿔 급물살을 타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이 신문은 중국의 부상으로 EEU가 유명무실화해질 걸 우려했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국제사회 고립이 심화하자 중국과의 공존을 통한 활로 모색 차원에서 일대일로 사업에 호의적으로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3회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 개막식에서 “일대일로 구상이 성공하고 있다”면서 “러시아가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푸틴 대통령은 “일대일로 구상이 유라시아 연결에 관한 러시아의 생각과 일치한다”면서 “노르웨이 접경지 무르만스크에서 알래스카 인근 베링해로 이어지는 북극해 항로를 함께 개발하자”고 제안했다. 러시아의 입장 선회는 우크라이나전 이후 러시아 경제의 중국 의존 심화와 관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러시아는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제재로 서방 국가에 대한 가스·원유 판매로가 막히고 수익이 급감하자 이를 대(對)중국 수출로 돌려왔다. 여기에 은행 간 국제 금융거래를 중개하는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러시아 주요 은행들을 배제한 것도 러시아 입장 변화를 부른 요인이라고 SCMP는 짚었다. EEU 회원국들이 러시아에 이어 스위프트 배제 가능성이 우려되자 러시아가 이들 국가를 달래고자 중국 일대일로 사업과의 연대를 모색하고 있다는 것이다.
  • [글로벌 In&Out] 알리·테무 열풍의 이면

    [글로벌 In&Out] 알리·테무 열풍의 이면

    지난해까지 중국에서 특파원으로 지내며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와 ‘핀둬둬’를 애용했다. 타오바오는 마윈이 창업한 알리바바그룹이 운영하는 사이트로 제품의 질이 높고 배송이 빠른 것이 강점이다. 핀둬둬는 아직 한국인에게 생소하지만 믿기 힘든 초저가로 연일 화제를 낳는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는 자연스레 핀둬둬에 더 손이 갈 수밖에 없다. ‘캐나다구스’ 스타일의 거위털 패딩 410위안(약 7만 6000원), 듀라셀 일회용 배터리(AA형) 40개 55위안(1만원), 각도 조절 가능한 플라스틱 스마트폰 거치대 5위안(930원), 겨울용 등산 양말 3켤레 3위안(560원) 등이다. 중간 유통 과정을 없애고 공장이 직접 공동구매 소비자를 모아 도매가로 판매하도록 판을 깔아 준 덕분이다. 핀둬둬는 배송비도 없다. 택배 트럭이 광둥성이나 장쑤성의 공장에서 물건을 싣고 주요 도시를 모두 들르면서 배송하는 방식이라 넉넉잡아 1주일은 기다려야 한다. 이것만 참을 수 있다면 놀랄 만한 가성비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타오바오와 핀둬둬의 해외 버전이 바로 한국에서도 열풍을 일으키는 알리와 테무다. ‘위드 코로나’ 이후에도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중국의 탈출구는 수출이다. 그러나 반도체·전기차 등 첨단 제품은 서방의 규제로 발이 묶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칩4 동맹’(미국·한국·일본·대만)을 앞세워 중국 견제 수위를 높이고 있고,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도 중국산 제품에 ‘60% 관세 부과’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래서 중국은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중저가 생활필수품 수출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알리와 테무의 선전은 전통산업 판도까지 바꾸고 있다. 만성 공급과잉에 시달리던 중국 내 석유화학 가동률이 크게 반등했고, 베트남에 밀려 하나둘 문을 닫던 모자나 의류 공장도 활력을 되찾고 있다. 알리와 테무의 저가 판매로 각국 유통 시장에서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테무는 2022년 9월 미국 애플리케이션 시장에 등장한 뒤 1년 이상 무료 애플리케이션 순위 상위권에 있었다. 지난해 테무의 월평균 방문자 수는 9200만명(비즈니스 인사이더 통계)에 달해 강력한 전자상거래 업체로 성장했다. 미 전자상거래 시장의 40%를 점유하는 아마존은 테무가 경쟁 상대가 아니라고는 하지만 안심하고 있을 수만은 없을 것이다. 미국 정부는 규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위구르족 강제노동 방지법’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016년 전자상거래 활성화를 위해 800달러(108만원) 이하 국제 우편물에 무관세 혜택을 준 게 알리와 테무에 활로를 제공했다는 판단 아래 가격 한도를 낮추려는 태세다. 이를 통해 아마존과 월마트가 지배하는 자국 유통 시장을 지키려는 속내다. 미국의 움직임이 어떤 효과를 낼지 지켜볼 일이다. 사과값이 1년 새 두 배가량 오른 우리나라에서 정부와 업계는 알리나 테무의 성장동력을 면밀히 살펴 국내 유통망 개선 기회를 발굴해야 ‘K유통’의 새로운 미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류지영 국제부 차장
  • 네타냐후 ‘지상군 철군’ 카드 꺼냈지만… 출구 안 보이는 가자

    네타냐후 ‘지상군 철군’ 카드 꺼냈지만… 출구 안 보이는 가자

    3만 3000명 사망·7만 5600명 부상110만명 재앙·기근 상황 ‘생지옥’이스라엘 1개 여단 제외하고 떠나하마스와 휴전·인질 협상은 재개영사관 폭격당한 이란 “강경 보복”美 대응 따라 중동전 비화 가능성 최소 3만 3000명의 목숨을 앗아간 가자전쟁이 7일(현지시간) 꼬박 6개월을 맞았지만, 전쟁의 끝은 보이지 않는다. 이날 미국·이집트·카타르 중재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인질·휴전 협상은 이집트 카이로에서 재개됐지만, 중동 지역에서 반목해 온 유대와 아랍의 화해는 요원하다. 1993년 오슬로협정 당시 양측이 합의한 영구적 평화 구상인 ‘두 국가 해법’으로의 회귀가 사실상 어려워졌고,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내치 위기’를 타개하려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폭주와 오판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박현도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는 “네타냐후가 이번 전쟁으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공존을’ 전제한 ‘두 국가 해법’ 원칙을 깼고, 팔레스타인이 없는 ‘완전한 이스라엘’을 세우려 한다”고 말했다.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는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전쟁 종결의 명분, 즉 ‘엔드게임’(최종단계)이 없다”면서 “당분간 휴전 혹은 종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했다.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의 가자전쟁 대응에 분노한 친팔레스타인 시위대가 민주당 정치인들에게 직접 찾아가 항의하며 사우스캐롤라이나, 디트로이트 등 미 전 주정부, 의회, 백악관의 업무가 마비됐다.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에서는 10만명 넘는 시민이 모여 네타냐후 퇴진과 조기 총선을 요구했다. 야권 지도자 야이르 라피드 전 총리는 “우리가 그들(네타냐후 정권)을 귀가시키지 않으면 이 나라가 진보할 수 없다”고 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에 끌려갔다가 숨진 인질 엘라드 카치르의 시신을 회수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전체 인질 129명 중 34명이 이미 숨졌고, 카치르 등의 시신 12구를 회수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지난 4일 3만 3037명이 숨지고 7만 5668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시민들은 대부분 일상을 회복했지만, 가자지구 주민들은 굶어 죽을 위기에 처했다. 유엔 산하기구인 통합식량안보단계(IPC)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가자지구 전체 인구 절반이 넘는 110만명이 식량위기 최고 단계인 ‘재앙·기근’ 상황에 처해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가자지구 민간인 보호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을 철회할 수 있다”고 최후통첩을 보냈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개의치 않고 있다. ‘미국을 이끄는 유대인의 영향력을 고려하면 바이든 행정부가 이스라엘을 버릴 수 없다’는 믿음이 있어서다. 이스라엘군은 전쟁 6개월을 맞은 이날 가자지구 남부에서 ‘넷자림 통로’를 지키는 나할 여단만을 남기고 전부 철수했다고 발표했다. 네타냐후가 바이든의 요구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네타냐후는 전쟁의 판을 키우고자 지난 1일 시리아 다마스쿠스에 있는 이란 영사관을 폭격했다. 이로 인해 이란혁명수비대(IRGC) 정예 쿠드스군 레바논·시리아 담당 지휘관 모하마드 레자 자헤디와 부지휘관 모하마드 하디 하지 라히미 등 고위관리가 숨졌다. 전문가들은 ‘하마스 제거’ 마지막 단계인 라파 진격을 앞두고 네타냐후가 이란을 전쟁에 끌어들이려 했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 등 ‘서방세력’과 헤즈볼라, 예멘후티반군 등 친이란 이슬람 민병대를 포함한 ‘반서방세력’ 간 대리전이 아니라 이란과 미국이 직접 가자전쟁에 개입하도록 만들려 한 것이다. ‘시아파 맹주’인 이란과 ‘서방 패권국’ 미국의 개입 여부에 따라 가자지구 내로 국한됐던 전쟁은 중동 전체로 번지게 된다. 이란은 강경 보복을 공언했지만, 미국과 직접 전쟁을 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재승 고려대 국제학부 교수는 “과거 미국 냉각기로 오랜 고난을 겪은 이란이 이스라엘 의도를 순순히 따라 주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연규 한양대 국제대학원장은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 증산 요구에 불응하며 인플레이션을 감축하려는 바이든 행정부를 압박했다”면서 “바이든이 트럼프 측에 비판의 구실이 될 중동 리스크를 키우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대만 지진 ‘골든타임’ 지나… 사망자 13명으로 늘어

    대만 지진 ‘골든타임’ 지나… 사망자 13명으로 늘어

    지난 3일 오전 7시 58분(현지시간) 대만 동부 화롄 인근 앞바다에서 규모 7.2 강진이 발생한 뒤 ‘골든타임’(발생 후 72시간 이내)이 지났지만 적지 않은 사람의 행방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 대만 당국은 끝없는 여진 속에서 악전고투하며 구조 작업을 이어 가고 있다. 대만 중앙재난대응센터는 이번 지진으로 7일 기준 13명이 사망했고 1145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6명이 실종 상태이고 442명은 고립돼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구조 작업 골든타임이 지난 만큼 사망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실종자 가운데 3명은 유명 관광지 타이루거 국가공원 내 바위 더미 아래에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곳은 가장 최근 사망자 3명이 발견된 장소다. 고립된 이들도 대부분 타이루거 국가공원 안에 있다. 타이루거 국가공원에는 27개 봉우리가 몰려 있고 가장 높은 산은 해발고도 3742m로 백두산(2744m)보다 높다. 그만큼 산세가 험해 구조가 쉽지 않다. 여기에 여진이 끝없이 이어져 작업이 늦어지고 있다. 대만 중앙기상서(기상청)는 첫 번째 지진 이후 이날 정오까지 화롄을 중심으로 693회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현저한 흔들림이 감지된 사례는 150회로 집계됐다. 여진이 계속되자 구조당국은 지난 5일 오후 수색작업을 일시 중단했다.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구조당국은 타이루거 국가공원 구조에 전력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튀르키예 드론팀이 화롄에 도착해 실종자 수색을 위한 항공 촬영에 나설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호주 여권을 소지한 싱가포르 부부를 찾는 작업도 진행한다고 대만 중앙재해대응센터는 밝혔다. 산속에 갇혔던 호텔 투숙객과 직원 등 305명이 이날 모두 빠져나와 대피 장소로 이동했다. 지진 전 타이루거 국가공원을 찾았던 등산객 50명도 하산했다고 했다.
  • 2415명→10명… 대만, 25년 전 참사 후 ‘사회 대개조’로 희생 줄어

    2415명→10명… 대만, 25년 전 참사 후 ‘사회 대개조’로 희생 줄어

    국가공원·광산 등 수백명 고립당시 대응 실패로 정권도 내줘내진 설계·재난 대비 능력 키워초고층 타이베이 101타워 건재균형 잡은 ‘댐퍼보이’ 조명받아TSMC “핵심설비 안전 80% 복구” 대만 동부 해역에서 규모 7.2(미국·유럽 지진당국 기준 7.4) 강진이 발생한 지 이틀째인 4일 구조당국은 국가공원과 광산 등 산속에 고립된 수백여명을 구조하기 위한 작업을 이어 갔다. 수색·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라 예단하기는 이르지만 원자폭탄 32개의 파괴력을 가진 강진에도 인명 피해가 우려했던 것보다 크지 않았다는 데 안도하는 분위기다. 대만 정부가 1999년 대지진의 뼈아픈 경험을 거울삼아 내진 설계 및 재난 대응 능력을 키운 것이 효과를 발휘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4일 대만 중앙재해대응센터는 이번 지진으로 이날 오후 4시 기준 사망자 10명, 부상자 1067명이 발생했다고 집계했다. 지진으로 고립된 사람은 660명, 실종자는 38명에 달했다. 진앙에서 25㎞ 떨어진 동부 관광도시 화롄이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타이루거 국가공원 4명, 다칭수이 터널 2명 등 사망자 전원이 이 지역에서 나왔다. 타이루거공원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인원이 수백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기상서는 “앞으로 2~3일가량 여진이 이어질 것”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번 지진은 1999년 규모 7.6의 강진으로 2415명이 사망하고 10만명 넘게 다친 ‘9·21 대지진’ 이후 25년 만에 가장 큰 규모다. 대만 섬 내부에서 발생한 당시 지진과 바다가 진앙인 이번 지진을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외신들은 “환태평양지진대에 있어 수시로 지진이 발생하는 대만이 1999년 이후 ‘사회 대개조’에 나섰다”며 주목하고 있다. 9·21 대지진 당시 응급의료팀이 현장에 도착하는 데만 몇 시간이 걸렸고, 정부 기관 간 협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총체적 난국’을 보여 준 집권 중국국민당은 이듬해 3월 총통(대통령) 선거에서 사상 처음으로 ‘만년 야당’인 민주진보당에 정권을 내줬다. 이후 대만 정부는 재해 대비 관련 법률을 대거 통과시켰고 주택과 건물, 공장 등에 대한 내진 설계 기준도 지속적으로 높였다. 작업장마다 지진 대응 매뉴얼을 도입해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도 주력했다. 이런 노력이 쌓이면서 수도 타이베이는 이번 지진으로 강한 타격을 받았지만 큰 피해가 없었다. 미국 미주리 과학기술대 지진학자 스티븐 가오는 AP통신에 “21세기 이후 대만은 엄격한 건축 법규를 유지하고 광범위한 지진 교육 캠페인을 시행했다”면서 “덕분에 대만의 지진 대비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대만을 반도체 강국으로 만든 정보기술(IT) 역량이 전 사회로 퍼지면서 이번 지진 대응에 도움을 줬다”고 분석했다. 우이민 국립대만대 지구과학과 교수는 “최근 3~5년 사이에 대만의 재난 대응 시스템이 더욱 정교해졌다”면서 “피해 지역 이동 신호를 감지해 사람들의 흐름을 추적하고 대만 전역 감시 카메라에서 정보를 수집해 피해 규모를 계산하는 능력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내진 설계의 끝판왕’으로 불리는 타이베이 101타워에 설치된 ‘댐퍼보이’도 새롭게 조명받았다. 타워 내부 지상 305m가량 높이에 660t 무게의 추가 매달려 건물이 왼쪽으로 움직이면 반대로 이동해 균형을 맞추는 원리다.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인 TSMC는 전체 공장 설비의 80% 이상을 복구했으며 신축 공사도 재개했다고 밝혔다. TSMC는 다만 지진의 영향으로 일부 라인의 생산 재개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등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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