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류지영
    2026-01-26
    검색기록 지우기
  • 집중력
    2026-01-26
    검색기록 지우기
  • 바가지
    2026-01-26
    검색기록 지우기
  • 군사적
    2026-01-26
    검색기록 지우기
  • 못한다
    2026-01-2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7,112
  • 닮아 가는 막말 전쟁

    닮아 가는 막말 전쟁

    클린턴 “트럼프 지지자 절반은 인종·성 차별… 개탄할만한 집단” 트럼프 “클린턴 총으로 사람 쏴도 기소 안될 듯” 이메일 사건 비난 미국 대선을 60일가량 앞두고 미국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왼쪽)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후보의 비난 수위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클린턴은 “트럼프 지지자의 절반이 인종·성차별주의자”라고 몰아붙여 논란을 자초했고, 트럼프도 클린턴을 향해 “총으로 사람을 쏴도 기소되지 않을 것”이라며 모욕적 언사를 쏟아냈다. 아직까지도 확실히 승기를 잡지 못한 두 후보의 초조함이 대선 후보로서의 품격마저 무너뜨린 것 같아 보인다. 9일(현지시간) 미 CNN 등에 따르면 클린턴은 이날 저녁 뉴욕에서 열린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트랜스젠더) 기부 행사’에서 “일반적인 관점에서 볼 때 트럼프를 지지하는 절반은 개탄할 만한 집단이라 부를 수 있다”면서 “이들은 인종과 성차별주의자들이며 동성애, 외국인, 이슬람 혐오 성향을 띤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가 지지자들의 차별주의 성향을 부추겼다”면서 “그(트럼프)는 공격성과 증오심이 가득한 비열한 수사들을 트윗하고 리트윗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클린턴은 트럼프의 뒤에 선 절반의 사람들이 ‘구제할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이들이 미국을 대표하지 않는다는 말도 덧붙였다. 클린턴의 발언이 알려지자 트럼프 캠프의 켈리엔 콘웨이 선대본부장은 트위터에 “열망과 희망을 주겠다고 약속한 지 하루 만에 수백만의 미국인을 모욕했다”고 썼다. 마이크 펜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도 “트럼프 지지자들은 열심히 일하는 미국인들이다”며 “클린턴의 저급한 의견은 가장 강력한 어조로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일갈했다. 논란이 일자 클린턴은 다음날 성명을 내고 “어젯밤 지극히 일반적인 관점에서 얘기한 것인데 결코 좋은 생각이 아니었다. ‘절반’이라고 말한 것은 잘못된 것이고 후회한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이에 질세라 트럼프도 9일 플로리다주 펜서콜라 유세에서 사법당국이 ‘이메일 스캔들’과 관련해 클린턴을 불기소한 것을 비판하며 “총으로 사람을 쏜다 해도 기소되지 않을 인물”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기소를 피하는 것, 그것이 바로 클린턴의 유일하고 훌륭한 업적”이라면서 “클린턴은 철통 보호를 받고 있다. 그가 지금 이곳에 들어와 2만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총으로 누군가의 가슴 한복판을 쏜다고 해도 기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이것이 바로 지금 이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의 언급에 지지자들은 클린턴을 ‘감옥에 가둬라’(lock her up)라고 외쳤고, 이에 트럼프는 “감옥에 가두는 것보다 더 나은 일을 할 것이다. 바로 11월 8일(대선일)에 승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또 중동지역 정세 혼란을 거론하며 “(국무장관으로서) 클린턴은 오로지 죽음과 파괴만 초래했을 뿐”이라면서 “그는 매우 호전적이고 불안정한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성지 순례 기간에도 날 세우는 사우디와 이란

    성지 순례 기간에도 날 세우는 사우디와 이란

     이슬람 최대 종교행사인 하지(성지 순례)가 이란의 불참 속에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에서 10일(현지시간) 시작됐다고 알자지라 등이 보도했다. 두 나라는 서로를 비난하며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10일 오후부터 이란어(파르시)로 하지 상황을 방송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사우디와 외교적 마찰로 이란이 올해 성지순례에 불참한 점을 겨냥한 조치다.  아델 알투라이피 사우디 정보·문화장관은 이날 “이란어 채널은 메카 대사원(마지드 알하람)에서 이뤄지는 기도와 하지의 전 과정을 24시간 방송한다”면서 “하지와 이슬람의 의미를 전하고 이에 대한 사우디의 공헌을 보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억 3000만명으로 추정되는 전세계 파르시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다”면서 “위성방송 뿐 아니라 라디오와 인터넷으로도 서비스된다”고 덧붙였다.  이 방송은 하지가 마무리되는 14일 끝난다.  하지는 이슬람 신자라면 지켜야 할 5대 의무(기도문 암송, 하루 5번 기도, 이웃 돕기, 라마단 금식, 성지 순례) 가운데 하나다. 이슬람력(歷)으로 12번째 달인 둘-히자의 8일째부터 12일까지 닷새간 열리며, 해마다 150여개국에서 200만명 안팎의 무슬림이 모여 의식을 치른다.  이란과 사우디는 지난해 하지 도중 발생한 압사참사를 둘러싸고 안전대책과 사상자에 대한 손해배상을 놓고 올해 4월 협상을 벌였으나 상대방에 대한 비난 속에 결렬됐다. 이 때문에 이번 성지순례를 앞두고 양측 사이에서 원색적인 설전이 오갔다.  이란은 1987년 이란 성지순례객과 사우디 경찰이 충돌한 사건 이후 1988년과 1898년 성지순례객을 보내지 않았다.  메카행이 무산된 이란 무슬림은 이라크 중남부 시아파 성지인 카르발라로 향했다. 카르발라는 무함마드의 손자인 이맘 후세인의 영묘가 있는 곳이다. 이맘 후세인은 7세기 말 수니파 우마이야 왕조와 겨룬 카르발라 전투에서 비극적으로 전사한 시아파의 핵심 인물이다.  한편, 이란 언론은 9·11 테러 15주년을 맞아 알카에다와 사우디 간 연계점을 부각시켰다.  이란 국영 IRNA통신은 11일 ‘9·11 테러에 남은 사우디의 발자취’라는 특별 사설에서 “9·11 테러범 19명 가운데 15명이 미국 내에서 알카에다에 협조한 사우디인”이라며 “사우디 관리들이 이들에게 돈을 댔다는 것이 비공개된 미국의 조사보고서 28쪽의 내용”이라고 비난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투표봉투 밀봉이 안돼서”…오스트리아 대선 연기 검토

    “투표봉투 밀봉이 안돼서”…오스트리아 대선 연기 검토

     부재자 투표함 조기 개봉 논란으로 대통령 선거를 다시 치르는 오스트리아가 이번에는 투표용지가 부실하게 제작돼 투표 일정 연기를 검토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일간 디프레스 등에 따르면 다음달 2일 대선 재투표를 앞두고 부재자 투표용지 봉투 중 접착제에 문제가 있어 밀봉해도 붙인 부분이 다시 떨어지는 봉투가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빈과 잘츠부르크 등 대도시에서만 500여건에 이르는 결함이 발견되자 볼프강 소보트카 오스트리아 내무부 장관은 “투표용지 제작 과정에 명백한 결함이 있다면 투표 일정을 늦출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선거 연기 여부는 이르면 며칠 내로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오스트리아는 올해 5월 대선 당시 무소속 알렉산더 판 데어 벨렌 후보가 극우 정당인 자유당의 노르베르트 호퍼 후보를 0.6% 포인트 차이로 힘겹게 이겼다.  하지만 자유당 측은 “참관인이 없는 상태에서 투표함이 조기 개봉됐다”며 선거 무효를 주장했다. 실제로 내무부 조사결과 약 2만 3000표가 조기 개봉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자유당은 대선무효 소송을 진행했고, 오스트리아 헌법재판소는 “재선거를 치를 만한 타당한 이유가 된다”며 알렉산더 판 데어 벨렌 후보의 당선을 무효화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호퍼 후보가 5%가량 앞선다는 결과도 나왔지만 부동층도 많아 선거 결과를 단정적으로 예측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오스트리아는 총리 주도로 국정 운영을 하는 내각제 중심 국가지만, 대통령이 직선제로 선출되기 때문에 다른 내각제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의회와 내각에 대해 강력하게 견제할 수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IS ‘테러 놀이터’ 된 프랑스… 이번에는 노트르담성당 폭발 테러시도

    IS ‘테러 놀이터’ 된 프랑스… 이번에는 노트르담성당 폭발 테러시도

     프랑스 파리 관광명소 노트르담성당 주변에서 가스통 차량 폭발 테러를 시도한 20대 여성이 테러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오르넬라 G.(29)를 테러 단체 가담과 살인 미수 혐의로 기소했다고 현지 일간지 르몽드가 10일 보도했다.  오르넬라는 지난주 노트르담성당 주변에서 테러를 저지르려 한 혐의로 체포됐다.  앞서 지난 4일 파리 중심부 노트르담성당과 수백m 떨어진 곳에서 가스통 6개가 실린 채 발견된 승용차에는 그녀의 지문이 묻어 있었다.  인근 술집 직원은 가스통이 있고 번호판이 제거됐으며 비상등이 깜박이는 수상한 차량이 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이 차에서 가스통과 함께 기름, 불에 탄 담배를 찾아냈다.  검찰은 테러 용의자들이 “두 차례 차에 불을 붙이려 했다”며 차량을 폭발시키는 테러를 기도했다고 설명했다.  세 자녀 어머니인 오르넬라는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에 가담하고자 시리아 여행을 계획했다가 이미 정보 당국에 알려진 인물이었다.  이와 별도로 여성 3인조 ‘테러 특공대’도 노트르담성당 테러에 실패한 뒤 최근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 프랑수아 몰랭스 파리 검사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노트르담성당 사건과 관련해 체포된 이들이 ”시리아에 있는 IS로부터 조종받은 테러 특공대“라면서 ”그들은 프랑스에서 테러를 준비하고 있었으나 적발해 분쇄했다“고 발표했다.  여성 3인조는 파리 시내 기차역에서도 테러를 저지르려다가 경찰에 체포돼 계획이 좌절됐다.  3명 가운데 19세인 이네스 마다니는 노트르담성당 주변에서 발견된 차 주인의 딸로 IS에 충성을 맹세했으며 시리아로 건너가려 했다.  오르넬라는 경찰 조사에서 “나와 마다니가 차에 불을 붙이려다가 사복 경찰로 보이는 사람을 발견하고는 도망쳤다”고 말했다.  IS는 지난해 11월 130명이 숨진 파리 테러와 지난 7월 86명이 사망한 니스 트럭 테러 등 지난해 이후 프랑스에서 발생한 잇단 테러 배후 조직이다.  베르나르 카즈뇌브 내무장관은 “올해 들어 테러 조직과 연루된 293명을 체포했으며 공공질서에 심각한 위협이 된 외국인 17명은 추방했다”고 밝혔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동남아 지카바이러스 확산… 싱가포르·태국 감염자 추가 발생

    동남아 지카바이러스 확산… 싱가포르·태국 감염자 추가 발생

     싱가포르와 태국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싱가포르 보건부는 10일(현지시간) 14명의 지카 바이러스 지역 감염자가 추가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달 27일 첫 지역 감염자가 보고된 이후 보름 만에 누적 감염자 수는 318명이 됐다.  당국은 신규 감염자 가운데 9명이 기존 감염자 집중 발생지역에서, 4명은 그동안 감염자가 보고되지 않은 지역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또 나머지 1명은 과거 감염자 1명이 나왔던 잘란 라야와 서킷 로드 지역을 생활권으로 두고 있다. 이에 따라 당국은 이 지역을 감염자 집중 발생 가능 지역 목록에 추가했다.  싱가포르의 감염자 증가 추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날 대만 보건당국은 싱가포르를 방문하고 돌아온 20세 여성이 자국 내 7번째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여성은 지난 3일 귀국 이후 지속해서 감염 의심 증세를 보였으며 4일 병원 검사를 통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싱가포르와 인접한 말레이시아 교육부는 이날 지카 바이러스 감염을 우려해 각급 학교에 싱가포르와 필리핀을 목적지로 한 수학여행 계획을 모두 취소하라고 지시했다.  태국 수도 방콕 중심가에서도 21명이 추가로 지카 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11일 현지 일간 타이 랏에 따르면 환자 21명은 모두 주요 은행과 대사관, 고급호텔 등이 밀집해 있는 사톤 중심업무지구에서 발생했다.  방콕광역시(BMA) 등 관계 당국은 감염자들에게 30일간의 자택격리를 권고하는 한편 방코렘, 방락, 클롱터이, 파툼완, 야나와 등 주변 지역으로의 감염 확산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지카 바이러스 확진자 중에는 임신 37주였던 임신부도 포함됐다.  완타니 완타나 BMA 부사무차관은 “이 여성은 싱가포르에 다녀온 남편을 통해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며, 고열과 발진, 안구충혈 등 증상을 보였지만 무사히 출산을 마쳤다. 아기도 건강하다”고 말했다.  태국에서는 이달 초에도 치앙마이와 펫차분, 붕칸, 찬타부리 등지에서 모두 20여명의 지카 바이러스 환자가 발생해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린 바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ICT, 농부가 되다] “기후변화 대비한 혁신 불가피…농업벤처 육성과 데이터 통합 주력”

    [ICT, 농부가 되다] “기후변화 대비한 혁신 불가피…농업벤처 육성과 데이터 통합 주력”

    미국 캘리포니아주 주도 새크라멘토에 있는 UC 데이비스는 농업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대학으로 평가된다. 특히 기후변화가 세계 농업에 미치는 영향과 수자원관리, 세계 기아문제 등 농업과 관련된 모든 분야의 연구를 통합해 운영하는 ‘월드푸드센터’가 유명하다. 이곳에선 일찌감치 스마트팜 등 정보기술(IT)과 결합한 농업기술의 중요성을 깨닫고 농업 전문 스타트업(신생 창업벤처) 투자를 지원하기 위한 ‘더 넥스트 제네레이션’ 프로그램을 만들어 2013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프로그램 최고 책임자인 월드푸드센터 디렉터 조셋 루이스는 “이제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를 돌이킬 수 없는 것으로 인정하고 이를 ‘뉴 노멀’(과거에는 비정상적인 것으로 보였던 현상이 점점 흔해 정상적으로 되는 것)로 받아들어야 한다”면서 “앞으로는 인류가 전통적 방식의 농업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는 걸 염두하고 미래 농업 육성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경우 캘리포니아에 수년간 홍수 피해가 날 정도로 비가 많이 내리더라도 예전 수준의 저수지 수량을 확보할 수 없을 만큼 가뭄이 심각하다”면서 “스마트팜을 비롯해 수량 관리, 관개 기술, 품종 개량 등에서 기후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혁신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더 넥스트 제네레이션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농업 관련 기업들이 수집하고 있는 온도와 습도, 생산량 등 농업 관련 데이터들을 한곳에 모아 통합해 가치있는 자료를 만드는 일이다. 루이스는 “물 관리 벤처기업과 드론 스타트업, 스마트팜 업체들의 자료를 하나로 모아 전에 없던 새로운 미래 농업 시스템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농업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곳에서는 외부 기관의 투자를 받아 될성부른 농업 벤처를 육성하는 일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이 프로그램이 만들어진 지 3년밖에 되지 않아 아직까진 유명한 기업들은 나오지 않았다”면서도 “미래 농업은 인류의 가장 중요한 과제인 만큼 시간이 지나면 이 프로그램의 가치를 인정받게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글 사진 새크라멘토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ICT, 농부가 되다] 폐기물 ‘O’… 버려진 땅에서 미래형 도시농업 일군다

    [ICT, 농부가 되다] 폐기물 ‘O’… 버려진 땅에서 미래형 도시농업 일군다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남부 지역에 자리잡은 미국 프로야구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홈 구장 셀룰러필드 앞에서 차량공유 서비스 ‘우버’를 이용해 동쪽으로 10분쯤 이동하니 쇠락한 공업단지가 나타났다. 구석구석을 다니다 보니 뜻밖에도 공단 안에 작은 농장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소규모이지만 밀 등 몇 가지 작물들이 재배되고 닭과 오리도 함께 사육되고 있었다. 농장 바로 옆에는 커다란 그래피티가 그려진 낡은 공장 하나가 나왔다. 이 지역의 명소로 재탄생한 ‘더 플랜트’였다. 과거 돼지고기 가공 공장으로 이용되다 버려졌던 이곳은 이제 폐기물을 하나도 만들어내지 않고 야채와 버섯, 어류 등을 생산하는 미래형 도시 농업의 상징이 됐다. 여름방학 기간이었음에도 더 플랜트에는 시카고 지역 학교에서 견학을 온 학생들로 가득했다. 한 해에 약 5000명 정도가 이곳을 방문한다고 더 플랜트의 프로그램 매니저 조너선 피레이라가 귀띔했다. 단순한 먹을거리 생산만이 아니라 새로운 도시농업 연구와 교육용 견학, 지역 농산물 유통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돼 도시 재생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그는 자신했다. ‘플랜트 시카고’라고 불리는 이 사업은 지역 거부(巨富)인 존 에델이 2010년 버려졌던 3층짜리 폐공장 건물을 25만 달러에 매입한 뒤 인근 일리노이 공과대학(IIT)과 손잡고 새로운 농업 방식을 개발하기 위해 시작됐다. ‘더 플랜트’는 ‘제로 에너지’와 ‘제로 폐기물’을 기본 원칙으로 다양한 종류의 수직 농장 운영 노하우를 얻기 위한 인큐베이터 역할을 한다. 더 플랜트의 중심 시설이라 할 수 있는 지하실에 찾아가니 어두컴컴하면서도 축축한 재배지에서 야채와 버섯, 어류 등 10여 가지가 재배되고 있었다. 피레이라 매니저는 “이곳은 외부 에너지 지원 없이 지속적으로 농수산물을 생산해낼 수 있는 ‘폐쇄형 생태계’(loop ecosystem)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살펴보니 효모 균주를 발효시킬 때 생기는 이산화탄소는 잎채소 등에 보내져 흡수하게 하고, 맥주 양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맥아 즙은 재배 식물들의 퇴비로 쓴다. 골파와 허브 등을 키우는 데 사용한 물은 민물고기인 틸라피아 수조에 넣어 재사용하고, 틸라피아 수조에는 물에 뜨는 식물들을 키워 수질을 정화해 이 물을 다시 식물에 뿌려준다. 그는 “이런 방식으로 한 공정에서 만들어진 폐기물을 하나도 버리지 않고 다른 공정에 필요한 재료나 성분이 될 수 있게 시스템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더 플랜트가 관심을 모으는 건 거대도시인 시카고 시장과 가까운 거리에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농산물이 산지에서 출발해 가정의 식탁에 오르기까지 평균 2400㎞ 안팎을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대규모 농업지역인 캘리포니아 지역에 6년째 가뭄이 이어지면서 최근에는 멕시코와 남미 지역에서까지 대규모로 농산물을 수입해 이동 거리는 더욱 늘고 있다. 거리에 비례해 제품의 신선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고 방부 목적의 농약 사용도 늘 수밖에 없다. 더 플랜트는 이런 이동거리를 30~40㎞로 크게 줄여 각광을 받고 있다. 아침에 딴 버섯들을 점심식사에 쓰는 것이 시카고의 식당들에서는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블레이크 데이비스 IIT 교수는 “더 플랜트가 가치 있는 것은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첨단 기술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 기술들을 잘 조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누구나 함께할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장기적으로는 지금의 ‘제로 폐기물’을 넘어서 다른 지역에서 만들어진 폐기물까지 더 플랜트에 가져와 써 지구의 쓰레기를 줄여 나가는 ‘비욘드 제로 폐기물’을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미래형 도시농업 실험은 ‘자동차의 도시’ 미시건주 디트로이트에서도 진행 중이다. 이곳은 1950년대에만 해도 인구가 200만명에 달했지만 자동차 공업이 쇠퇴하면서 지금은 80만명 수준으로 줄었다. 공식적인 실업률만 30%를 넘고 재정난으로 경찰이나 소방 같은 기초적 서비스조차 제공하지 못할 정도가 됐다. 백인들이 거의 도시를 떠나 인구의 80% 이상이 흑인으로 남게 되면서 도심 주거지역의 주택이 불과 100달러 정도면 살 수 있을 정도로 죽은 도시가 됐다. 2009년 디트로이트의 백만장자 존 한츠는 폐허가 된 지역에 농장을 건설해 사람이 다시 살 만한 곳으로 만들겠다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도시의 버려진 땅을 매입해 농장을 만들었고 시민운동가들은 빈 땅을 경작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쿠바의 수도 아바나는 ‘세계 도시농업의 수도’로 불린다. 1990년대 소련이 붕괴되면서 경제적 지원이 중단되자 자급자족을 위해 도시농업을 활성화한 것이 계기가 됐다. 캐나다 밴쿠버에도 100여개의 공동체 텃밭이 운영되고 경작 대기자 수가 2만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특히 밴쿠버 시 정부는 토지 소유자가 노는 땅을 공동체 텃밭으로 제공하면 재산세를 감면해 주는 등 혜택도 제공한다. 시카고 지역의 지속가능 농업 프로그램인 ‘와이저’에 참여하고 있는 하미드 아라스투퍼 IIT 교수는 “도시농업이 과거 버려졌던 땅에 사람이 모여들게 하고 여기서 생산된 농산물들이 근교에 유통되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자평했다. 글 사진 시카고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구글엔 벌금·애플엔 법인세 추징… EU의 對美 IT전쟁

    구글엔 벌금·애플엔 법인세 추징… EU의 對美 IT전쟁

    유럽연합(EU)이 세계 정보기술(IT) 시장 패권을 놓고 미국 IT 기업들과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구글에 대해 반독점법 위반 결론을 내리고 천문학적 벌금 부과를 예고한 데 이어 애플에 대해서도 “10년 넘게 감면받았던 법인세 130억 유로(약 16조 2100억원)를 반납하라”고 결정했다. 페이스북 역시 자회사인 ‘와츠앱’(무료 메신저 서비스)에 대한 개인 전화번호 정보를 활용하려 하자 사생활 보호를 근거로 조사 대상이 됐다. 아마존과 넷플릭스, 스카이프, 우버 등 미국의 어지간한 IT 기업은 모조리 EU 규제의 사정권에 들어와 있다. 이처럼 유럽이 미국과의 무역 갈등을 감수하며 실리콘밸리 기업에 거액의 ‘세금 폭탄’을 물리려는 데에는 조만간 구체화될 ‘유럽 디지털 단일 시장’ 구축을 앞두고 판을 흔들어 ‘EU판 구글’, ‘EU판 우버’ 등이 생겨나게 하겠다는 속내가 담겨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우버·넷플릭스 등 웬만한 美 IT기업 EU 사정권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EU와 실리콘밸리 기업 간 싸움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현재 시장의 가장 큰 관심은 EU와 구글 간 대결에 쏠려 있다. 최근 EU는 구글을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제소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구글이 스마트폰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에 검색 및 지도 서비스를 기본 탑재해 이용자의 선택권 폭을 줄였고 시장지배적 지위를 이용해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안드로이드 이외의 운영체제를 사용하지 못하게 막아 왔다는 것이다. 유럽 인터넷 검색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구글이 경쟁사로 갈 트래픽을 자사 서비스로 우회시켜 부당 이익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EU가 구글이 반독점법을 위반했다고 최종 결론 내릴 경우 구글은 지난해 매출의 10%에 해당하는 최대 74억 5000만 달러(약 8조 5000억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EU는 구글의 탈세 행위에 대해서도 칼날을 겨누고 있다. 애플과 마찬가지로 유럽 세금 체계의 허점을 악용해 구글이 내야 할 법인세를 제대로 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또 ‘잊혀질 권리’(개인이 인터넷에서 검색되는 자신의 정보에 대해 삭제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놓고 구글과 공방을 벌이고 있다. 애플과도 전면전에 나섰다. EU는 지난달 30일 아일랜드에 “애플로부터 최대 130억 유로의 법인세를 추징하라”고 결정했다. EU가 단일 기업에 추징한 세금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아일랜드의 법인세율이 12.5%인 데 비해 애플은 2003년 매출의 1%만 세금으로 냈고, 2014년에는 0.005%만 냈다고 보도했다. ●페북·아마존 개인정보 보호 위반·담합 조사 애플이 아일랜드 세무 당국과 짜고 법인세 납부액을 줄여 왔다는 게 EU의 판단이다. 이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1일(현지시간)아일랜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EU 결정에 화가 나고 실망스럽다”면서 “법에 근거하지 않은 정치적 결정인 만큼 결국 번복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미국에 (세금을) 납부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챙겨뒀다”며 EU의 조치에 맞서 유럽에 쌓아 둔 현금 일부를 미국에 송금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이 밖에도 EU는 페이스북(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혐의)과 아마존(법인세 담합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에 나섰다. 공유경제의 대표 주자인 우버(차량공유)와 에어비앤비(숙박공유)도 유럽 각국 정부의 줄소송으로 어려움을 겪다 최근 EU의 규제 완화 권고로 다소나마 숨통이 트였다. WSJ은 2010~2014년 EU 집행위원회가 81개 기업을 조사해 30건의 반독점 위반 판결을 내렸고 이 중 21개가 미국 기업이었다고 전했다. EU가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 반독점법 위반 조사가 미국 기업만을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실리콘밸리 업체들을 ‘벼르고 있다’는 의심을 사기에는 충분한 상황이다. 특히 EU가 구글에 대한 반독점법 위반 결론을 내기 위해 5년 넘게 조사해 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EU와 미국 간 IT 전쟁을 ‘예정된 기획’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이 때문에 EU가 유독 미국 업체에 대해 철퇴를 가하려 하는 가장 큰 이유로 조만간 가시화될 ‘유럽 디지털 단일 시장’에서 역내 기업의 생존 공간을 만들어 주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U가 10년 가까운 구상을 거쳐 지난해 5월 발표한 이 전략의 핵심은 28개 EU 회원국 간 모든 디지털 장벽을 허물어 미국에 뒤진 디지털 경제 주도권을 가져오겠다는 것이다. 유로스탯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EU의 인구는 약 5억 1010만명으로 미국(3억 2140만명)을 크게 앞서며 국내총생산(GDP)도 19조 350억 달러로 미국(18조 5581억 달러)과 비슷하다. ●회원국 언어 이질성 등으로 구글 대항마 쉽지 않아 하지만 나라별로 IT 관련 법령이나 규제가 제각각이다 보니 미국과 대등한 시장 규모를 갖추고도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역내 기업이 나오기 어려워 미국 IT 기업에 안방을 내주고 있다는 게 EU의 생각이다. 실제로 EU 소비자 중 EU 내 다른 나라에서 온라인 쇼핑을 하는 비중은 전체의 15% 정도에 불과하다. EU 내 중소기업이 역내 다른 국가에 물건을 파는 비율도 전체의 7%에 머물고 있다. 온라인 서비스 플랫폼을 미국 기업이 장악하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회원국의 디지털 시장을 하나로 묶는 동시에 기존 미국 기업의 문어발식 확장도 막아 EU 안에서 구글이나 페이스북, 아마존 같은 글로벌 기업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게 EU의 속내다. 기존 기술기업뿐 아니라 스타트업(창업기업)에 거대 시장에 접근할 기회를 열어주기 위해서다. EU 28개 회원국의 디지털 시장을 통합하면 회원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약 3400억 유로(약 403조원) 증가하고 일자리 380만개가 새로 생겨난다. 행정비용도 15~20% 줄여 장기적으로 EU 전체 GDP의 3% 정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반대로 미국은 유럽에서 디지털 단일 시장이 출범해 역내 IT 기업이 성장할 경우 자국 기업은 물론 비유럽 IT 기업의 시장 진입이 매우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구글 몰아내도 대체자 못 만드는 EU의 고민 하지만 유럽 내부에선 ‘구글이나 페이스북을 몰아낸다고 문제가 해결되는가?’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EU에서 아무리 실리콘밸리 업체를 규제한다 해도 이를 대체할 역내 기업이 생겨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크다. 창업 관점에서 볼 때 유럽은 미국에 비해 세금과 고용 규정이 지나치게 까다롭고 금융 시스템도 투자보다는 은행 대출을 중시해 벤처 육성에 잘 나서지 않는다는 평가가 많다. 여기에 유럽은 EU 결성 당시부터 언어적 이질성과 회원국 간 경제 격차, 개별 규제 등으로 이해 관계가 얽혀 구글 등에 맞설 거대 IT 기업을 만들어 낼 수 없다는 비관론도 나온다. ‘애초 구글 같은 기업을 만들 토양이 아닌데 구글부터 몰아내려 하면 유럽의 IT 시장은 세계의 흐름에서 뒤처질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英 EU 탈퇴 땐 디지털 단일시장 전략 폐기될 수도 EU가 디지털 단일 시장을 출범시키려면 나라마다 다른 계약법과 저작권법, 세제, 소비자 보호 규정 등 관련 법규를 모두 손봐야 하고 이동통신 환경도 모두 정리해야 한다. 하지만 이는 단시일에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 여기에 역내에서 IT 환경이 가장 앞선 시장으로 평가받던 영국이 브렉시트로 EU에서 빠져나갈 경우 디지털 단일 시장 전략 자체가 무의미해질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12년 전 中서 실종된 美대학생, 평양서 김정은 영어 교사돼”

    “12년 전 中서 실종된 美대학생, 평양서 김정은 영어 교사돼”

    12년 전 중국에서 실종된 미국인 대학생 데이비드 스네든(36)이 현재 북한 평양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그 가족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뉴욕포스트 등 외신들은 2일(현지시간) 최성룡 납북자가족모임 대표의 발언을 인용해 “스네든이 현재 평양에서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면서 살고 있다”면서 “김정은 일가와 가까운 곳에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스네든은 평양에 들어가 처음에는 학교에서 영어 교사로 일하다가 나중에는 김정은, 김여정 등 김정일의 자녀에게 영어를 가르쳐 왔다고 한다”면서 “현재는 결혼도 해 자녀가 둘이 있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한국에서 모르몬교 선교사로 일하던 스네든은 24살이던 2004년 중국 윈난(雲南)성을 여행하다 실종됐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한진 선박 45척 8개국서 발 묶여…해운 운임도 벌써 50%나 치솟아

    한진 선박 45척 8개국서 발 묶여…해운 운임도 벌써 50%나 치솟아

    “전 세계 항만·업자들에게 큰 혼란” 외신도 신속보도·향후 파장 주시 한진해운에 대한 법정관리가 시작되면서 선박에 대한 입·출항 거부 등 혼란이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국내 수출기업들은 대체 선박을 구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해운 운임 가격도 폭등 조짐을 보이고 있어 한진해운발(發) 물류대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2일 한진해운은 이날에만 우리나라를 포함해 7개국에서 선박의 정상 운항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입항이 제한된 곳은 광양항과 샤먼·얀톈·칭다오·닝보(중국), 나고야(일본), 싱가포르(싱가포르), 나바샤바(인도) 등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에는 선박이 입항은 했지만 하역업체들이 반발해 출항하지 못하고 있다. 이집트에서는 70만 달러(약 7억 8400만원)의 통항료를 내지 못해 수에즈 운하 통과가 거부됐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더이상 한진해운을 믿지 못하겠다는 업체들이 모든 대금 결제를 현금으로 해 달라고 한다”면서 “현재로서는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고 말했다. 한진해운의 컨테이너선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샤먼·신강·상하이·닝보(중국), 발렌시아(스페인), 사바나·롱비치(미국), 프린스루퍼트(캐나다), 싱가포르(싱가포르), 요코하마·모지(일본), 시드니(호주), 함부르크(독일)에서 하역작업을 거부당해 정박 대기 상태에 있다. 회사 측은 “현재 컨테이너선 41척, 벌크선 4척 등 45척이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전체 선박의 절반이 발이 묶인 것”이라고 말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넘쳐나던 배가 갑자기 부족해지면서 해운 운임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한진해운 주력 노선인 부산~LA 노선 운임이 1FEU(12m 컨테이너 1개·2TEU)당 1100달러에서 1600달러로 45.5%나 올랐다. 미국 동부 노선 운임도 1FEU당 1600달러에서 2400달러로 50%나 치솟았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성수기가 종료되는 10월에도 가격 상승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한진해운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부산에선 항만 연관 업체들의 줄도산이 우려된다. 한진해운과 계약을 맺고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던 영세업체 상당수가 밀린 대금을 받지 못해 자금난에 처했다. 컨테이너를 고정하는 일을 하는 래싱업체 3곳이 못 받은 돈만 16억원에 이른다. 외신들도 현 사태를 신속하게 보도하며 향후 파장을 주시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일(현지시간)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자산이 동결되고 더이상 새 화물 수주를 할 수 없게 됐다”면서 “어느 곳에서도 보증을 받지 못하게 되면서 전 세계 항만과 유통·소매업자들에게 커다란 혼란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포퓰리즘 정치의 한계? 새 로마시장 취임 2개월 만에 최대 위기

     이탈리아 수도 로마의 역사상 첫 여성 시장이자 역대 최연소 시장으로 당선되며 화제를 모은 비르지니아 라지 시장이 취임 2개월여 만에 최대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2일 일간 코레에레 델라 세라를 비롯한 이탈리아 언론은 로마 시청 고위직 인사들이 한꺼번에 사퇴하며 지난 6월 압도적 표차로 시장으로 선출된 제1야당 오성운동 소속의 라지 시장이 적지 않은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이날 자리에서 물러난 인사는 시 각료회의 대표인 카를라 라이네리, 예산 담당 국장 마르첼로 미넨나 등 고위 공직자와 산하 기관인 로마 도시교통공사(ATAC)의 아르만도 브란돌레세 사장, 마르코 레티기에리 전무, 로마 도시폐기물관리공사(AMA)의 알레산드로 솔리도로 등 총 5명이다.  판사 출신의 라이네리의 경우 국가반부패청(ANAC)이 임명의 부적절성을 지적함으로써 물러났고,미넨나 국장은 연봉 삭감 등에 대한 불만으로 사표를 제출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미넨나 국장은 그러나 자신의 사퇴는 연봉 삭감과는 관련이 없다며 적절한 시점에 사퇴 이유를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ATAC 사장과 전무는 로마 시청의 교통 담당 고문인 린디 멜레오의 과도한 업무 개입과 긴급 예산 요청이 거부된 것 등을 이유로 그만둔 것으로 전해졌다.  레티기에리 ATAC 전무는 “로마 지하철 A선을 정비에 필요한 긴급 보수 예산 1천800만 유로를 로마 시청에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난 6월 큰 표차로 로마 시장 선거에서 패한 집권 민주당을 비롯한 다른 정당들은 이례적인 시청 고위직 인사의 줄사퇴는 라지 시장의 인사 정책 실패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공격하고 있다.  또한,이번 일로 2009년 창당한 신성 정당 오성운동의 경험 부족과 중앙 행정 능력 부재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며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은 오는 11월 헌법개정 국민투표를 앞두고 오성운동의 난맥상을 보여주는 이번 사건을 정치적 호재로 이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마테오 렌치 총리가 정치적 생명을 건 11월 국민투표에서 오성운동은 국민투표 부결을 이끌어내 렌치 총리를 물러나게 한 뒤 조기 총선을 치뤄 집권당이 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라지 시장은 로마시 고위 관계자들의 집단 사퇴에도 불구하고 “현 상황을 위기라고 볼 수 없다”며 “오히려 시정 투명성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애써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ATAC의 수장이 공석이 됨에 따라 휴가철이 끝나고 직장인의 본격적인 업무 복귀와 새 학년 시작이 맞물리는 이달 중순부터 로마의 고질적인 교통난이 더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트럼프, 클린턴 저격수 데이비드 보시 영입

    트럼프, 클린턴 저격수 데이비드 보시 영입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1일(현지시간) 본선 맞상대인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의 과거 ‘화이트워터 게이트’를 파헤쳤던 데이비드 보시를 캠프 부본부장으로 영입했다.  트럼프는 워싱턴포스트(WP)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보시 영입 사실을 공개했다.  트럼프는 보시에 대해 “오랫동안 알아온 친구로, 믿음직하고 똑똑한 인물이다. 정치를 좋아하고 선거에서 어떻게 이길 줄을 아는 친구”라고 호평했다.  현재 보수성향 시민단체 ‘시티즌스 유나이티드’ 회장인 보시는 앞으로 클린턴에 대한 공격을 주도하는 저격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보시는 과거 공화당이 지명한 수석 조사관의 자격으로 화이트워터 게이트를 파헤쳤던 전력도 전력이지만, 최근에는 정보공개청구 소송 끝에 클린턴재단과 국무부 관계자의 통화목록을 입수해 공개하는 등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을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다.  화이트워터 게이트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아칸소 주지사 시절 부인 힐러리의 친구인 제임스 맥두걸 부부와 함께 설립한 ‘화이트워터 부동산 개발회사’의 토지개발을 둘러싼 사기 의혹을 일컫는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1986년 맥두걸에게 30만 달러를 대출해주도록 금융기관에 압력을 넣은 혐의와 위증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특검 조사를 받았다.  맥두걸이 1998년 교도소에서 지병으로 사망하면서 사건은 잊혀졌고 클린턴 부부는 2000년 9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이 회사에서 투자개발 문의에 답하거나 납세 신고를 하는 등의 일을 했던 빈센트 포스터가 클린턴 정부의 백악관 법률고문 시절인 1993년 7월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누군가 그의 입을 막기 위해 살해했다’는 음모론이 제기돼 온 데다, 트럼프가 지난 5월 그 음모론에 다시 불을 지핀 터라 화이트워터 게이트는 언제든 다시 논란거리로 떠오를 수 있는 상황이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술 취한 독일…“알코올 중독자 180만명에 年 7만 4000명 사망”

     약 1000만 명이 지나치게 술을 많이 마신다. 그리고 알코올 중독자가 180만 명이다. 연간 7만 4000명이 술로 사망한다.  독일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이 2일(현지시간) 전체 인구가 약 8200만명인 독일인들의 음주 실상을 전하며 우려를 표명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이 신문이 인용한 통계에 따르면 독일인의 1인당 연간 알코올 소비량은 2014년 현재 9.4ℓ로 파악됐다.  주요 연도별 추이를 보면 2000년 10.5ℓ, 2005년 10.0ℓ, 2010년 9.6ℓ, 2012년 9.7ℓ, 2013년 9.7ℓ였다.  10여 년 전보다는 소비량이 줄었지만 최근 몇 년간은 정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주종 별로는 2014년 연간 한 사람이 맥주를 106.9ℓ 마신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포도주 20.7ℓ, 위스키 등 알코올 농도가 높은 독주 5.5ℓ, 스파클링 와인 4.0ℓ였다.  또한 18∼64세 인구 가운데 알코올 중독자 수는 177만 명이었고 이를 남성과 여성 총인구 대비 비율로 각각 환산하면 4.8%, 2.0%였다.  신문은 나아가 청소년 음주가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 사회가 그 위험성을 경시한다”고 경고했다.  그러고는 만하임에 있는 알코올 연구자인 라이너 슈파나겔이 영국의 알코올 소비 관련 연구를 예로 들어 “내 예측으로는 앞으로 15년이 지나면 영국민의 평균 지능지수(IQ)가 10 하락한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옮겼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우리와 판박이인 일본… 아베가 나서도 보육시설 태부족

    우리와 판박이인 일본… 아베가 나서도 보육시설 태부족

     우리나라와 함께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로 고민 중인 일본 정부가 보육시설 확대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지만, 여전히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인가 보육소(국가가 정한 기준을 충족해 광역자치단체장의 인가를 받은 보육시설) 입소를 희망하지만 자리가 없어서 대기 중인 아동(이하 대기 아동)이 올해 4월 1일 기준으로 2만 3553명이라고 2일 발표했다.  대기 아동은 지난해 같은 시점과 비교해 386명(약 1.7%) 늘었다.  2010년에 2만 6275명을 기록했던 대기 아동은 매년 감소해 2014년 2만 1371명까지 줄었으나 지난해부터 늘어나기 시작했다.  보호자가 육아 휴직을 하는 등의 이유로 집계에 반영되지 않은 ‘잠재적 대기 아동은 6만 7354명으로 작년보다 약 8000명 늘어났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대기 아동 증가는 보육시설의 수용 능력 확대 속도가 보육원 입소 희망자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지역별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일본의 보육시설이 수용할 수 있는 아동 수(수용 능력)는 2013∼2015년도 3년간 31만 4248명 늘었다.  인가 보육원의 수용 능력은 작년도에만 1만 3929명이 늘었으나 대기 아동은 줄지 않았다. 올해 4월 1일 기준으로 인가 보육소와 여타 보육시설을 합한 일본 전체 보육시설의 수용 능력은 약 272만 명이고 실제 이들 시설을 이용하고 있는 아동은 약 256만 명이다.  전체적으로는 수요보다 공급이 많지만 지역별로 편차가 있고 특히 도심지에서는 입소 희망자가 정원보다 많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전국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대기 아동이 가장 많은 곳은 도쿄도(東京都) 세타가야(世田谷)구로 1198명을 기록했다.  반면 전국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아오모리(靑森)현, 야마가타(山形)현, 돗토리(鳥取)현 등 9개 현은 대기 아동이 없었다.  도쿄도 전체의 대기 아동은 8466명으로 도도부현 중 가장 많았다.  대기 아동이 늘어난 것은 여성 취업이 증가하면서 보육원에 아이를 맡기기를 원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전했다.  작년 4월부터 구직자나 파트타임 근로자의 자녀도 인가 보육소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제도가 바뀐 것도 대기 아동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2017년도 말까지 대기 아동을 제로로 만들겠다는 목표로 내걸고 있으며 이를 위해 2013∼2017년도 5년간 보육시설의 수용 능력을 48만명 확대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아이를 보육원에 맡기려다 탈락한 한 직장 여성이 “보육원에 떨어졌다. 일본 죽어라”며 보육정책에 대한 불만을 담아 올해 초 인터넷에 올린 글이 많은 공감을 얻은 뒤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은 보육사의 월급을 인상하는 법안을 제출하는 등 긴급 대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무한경쟁·승자독식 시대의 성공 키워드는 바로 ‘운’”

    “무한경쟁·승자독식 시대의 성공 키워드는 바로 ‘운’”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 같은 거부, 유명 연예·스포츠 스타들뿐 아니라 수십 년 고생 끝에 중소기업을 일구거나 어느 정도 여유로운 삶을 살 수 있게 된 자영업자들에게 ’당신의 성공엔 행운이 크게 작용했다‘고 말하면 무척 서운해하고 불같이 화를 낼 수도 있다.  하지만 ‘승자독식사회‘의 저자인 미국 경제학자 로버트 프랭크 코넬대 교수는 ’성공과 요행: 행운과 능력주의 신화‘라는 제목의 새 저서에서 오랫동안 천착해온 요행 ,또는 행운의 경제학적 접목을 통해 승자독식, 무한경쟁으로 표상되는 현대 사회의 병폐와 스트레스를 해결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승자독식‘은 그가 이미 1995년 신자유주의와 기술 발전, 세계화가 몰고 온 ‘1%가 99%를 차지하는’ 양극화 현상을 분석·처방한 책의 제목이기도 하다. 블룸버그 1일(현지시간) 자에 따르면 프랭크 교수는 “시장에서 최고의 승자들 대부분 재능과 근면성이 탁월함은 분명하다”고 인정한다. 다만 현실적으로 행운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요행은 맞바람이 아니라 뒷바람과 같아서 모든 게 잘 될 때는 알아채기 힘들 뿐이다.  프로 하키팀 선수들을 보면 1, 2, 3월생이 40%로 다른 달 출생자에 비해 월등히 많다. 10, 11, 12월생은 10%에 불과하다. 청소년 하키팀 나이 기준일이 1월 1일인 영향이다. 미국에서 기업 최고경영자들 가운데 6, 7월생이 다른 달 출생자에 비해 3분의 1이나 적다. 새 학년이 9월에 시작하는 미국 학제 상 여름 출생자들은 동급생 가운데 가장 어리기 때문이다. 생일이 미치는 영향은 각 개인의 통제 범위 밖이다.  현재 만 60세인 빌 게이츠가 1960년대 초등학생일 때 당시로선 드물었던 컴퓨터를 설치하고 학생들에게 마음껏 사용토록 허용했던 학교를 다녔던 것이 나중에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으로 이어졌다. 다른 유명 스타들이 거절하는 바람에 맡게 된 배역을 계기로 스타덤에 오른 연예인들도 많다.  빌 게이츠나 유명 연예인들이 그런 행운이 없었더라도 큰 부와 명성을 얻었을 수 있다. 그러나 프랭크 교수가 말하고자 하는 요체는 기술 발달과 더불어 글로벌 차원의 승자독식이 이뤄지는 오늘날 경제에선 운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경쟁자들의 기술 수준에 따라 점수를 부여해서 승자 진출전을 벌이는 시뮬레이션을 해보자. 당연히 기술이 가장 뛰어난 사람이 최종 우승을 한다. 경쟁자가 많아질수록 우승자의 점수는 높아지게 된다. 이제 각 참가자에게 무작위로 ’행운‘ 점수를 부여해보자.기술 점수 98에 행운 점수 2 정도로 매우 작은 비중을 차지하도록만 준다. 그러나 이 작은 차이만으로도 경기 판도가 최고 기량자로부터 멀어지게 된다. 참가자가 1000명일 때 최고 기량자가 우승하는 경우는 22%로 줄었다. 참가자가 더 많아져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기량만으로 우승하는 게 점점 어려워져 10만 명일 때는 6%에 지나지 않았다. 프랭크 교수는 “경쟁자가 많은 경쟁에서 이기려면 (단계마다) 거의 모든 일이 제대로 풀려가야 한다. 이는 곧 행운이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사소하다 하더라도 매우 운이 좋은 사람이 아니고선 우승하기 어렵다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승자독식의 시장은 운이 좋은 자와 불운한 자 사이에서 거대한 부의 격차를 만들어내게 된다. 재능도 있고 끈기도 있지만 행운을 갖지 못한 사람은 고생하는 데 반해 똑같은 (또는 조금 떨어지는) 재능에 근면한 사람이 작은 행운까지 얻으면 수억, 수십억 달러를 벌 수 있게 된다. 여기서 행운은 교육받을 기회 등 각종 ’접근 기회‘로 풀이된다.  행운이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성격의 것이라면 세상을 조금이라도 공정하게 만들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유일한 해법은 교육과 사회간접자본을 비롯해 사람들의 성공을 돕는 다른 모든 것에 더 많이 투자하는 것”이라고 프랭크 교수는 대답했다. 이러한 공공재에 더 많이 투자할수록 더 많은 사람이 행운을 갖게 될 것이다.  이는 물론 세금을 더 거둬야 한다는 뜻인데, 프랭크 교수는 이것이 걱정하는 만큼 부자들에게 손해를 끼치는 것은 아니라고 부자들을 설득했다.  그는 15만 달러(1억 6800만원)짜리 포르셰를 타고 잘 포장된 고속도로를 달릴 것이냐, 아니면 33만 3000 달러짜리 페라리를 타고 깊은 웅덩이투성이 도로를 달릴 것이냐 하는 질문을 던졌다.  이 질문엔 공공복지에 더 많이 투자하면 부자를 포함해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는 주장과 함께 15만 달러짜리 차와 33만 3000달러 차 사이의 차이를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뜻이 담겼다. 최상위층으로 부의 집중은 서로 상대를 의식해 더 빠른 차, 더 큰 집, 더 화려한 결혼 피로연 등의 경쟁을 낳고 있다는 것이다.  인간의 이러한 행태는 큰 뿔이 난 숫사슴들의 경쟁을 연상시킨다. 가능한 한 크게 뿔을 자라게 하는 것은 오로지 짝짓기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것이다. 모든 사슴이 동시에 뿔을 작게 할 수 있다면 뿔이 나무에 걸리지 않아 숲 속을 다니기도 좋고 따라서 쉽게 포식자의 밥이 되는 것도 피할 수 있는데, 그렇게 하지 않고 이른바 ’지위 군비경쟁‘에서 빠져 있다.  이는 남보다 우월한 지위를 선점하기 위해 무한경쟁에 빠지는 현상을 일컫는다. 사회 곳곳엔 ’지위 군비경쟁‘의 소모성을 의식해 이를 합의에 의해 규제하는 사례가 많다.골프만 하더라도,공을 멀리 날릴수록 우승할 가능성이 크다면 저마다 공이 멀리 날아갈 수 있도록 골프채의 반탄력을 높이는 무한 장비 경쟁이 벌어질 것이므로,반탄력을 제한하는 규칙이 정해져 있다.  프랭크 교수는 적어도 인간 사회에선 조세 정책이 이러한 낭비적인 경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누진 소비세 도입을 제안했다. 부유층의 세금이 늘어나는 것은 맞지만,자신이 속한 소득구간의 다른 부자들도 똑같이 세금을 더 내면 사회 계층구조에서 ’상대적 지위‘는 그대로 유지된다.가장 성공한 사람들은 여전히 좋은 집과 일등석과 좋은 옷을 누리면서도 가장 희소성 있는 사치품을 차지하려는 경쟁의 압박감을 덜 느낄 것이라고 그는 기대했다.  “프랭크 교수는 자신도 이 주장이 잘 먹히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안다. 그러나 잘 설득하면 정치적 합의가 생기는 것이 순식간일 수 있다고 그는 생각한다”고 블룸버그닷컴은 전했다.  그는 9년 전 생긴 말 그대로 “여분의 인생”을 이룬 것에서 행운적 요소가 있음을 인정하고 사회를 개조해가면 훨씬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전파하는 데 바칠 생각이라고 이 매체는 말했다.  9년 전 그는 테니스를 하다가 갑작스러운 심정지(98%는 사망)로 목숨이 경각에 달렸었는데, 마침 수백m 떨어진 곳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환자가 경상이어서 출동한 구급차 2대 가운데 1대가 자신에게 바로 달려온 덕분에 살아날 수 있었다.  그는 “누구든 존재한다는 것 그것은 (운으로 볼 때) 우주적으로 있을 수 없는 정도의 일”이라며 “살아서 숨 쉬고 석양을 즐긴다는 것은 믿을 수 없을 만큼 있을 것 같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성공은 오로지 자신의 재능과 노력에 대한 보상이라고 확신에 찬 사람들에게 던지는 세속경제 연구자의 화두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5594표 차 가봉 대선… 유혈충돌 확산

    서아프리카 가봉의 알리벤 봉고온딤바(57) 대통령이 부정 선거 논란 속에 재선에 성공했다. 50년 넘게 이어지는 봉고 가문의 장기 집권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시위대와 군경 간 유혈충돌도 확산하고 있다. 성난 시위대는 수도 리브르빌에 있는 국회의사당에 불을 질렀고 국제사회는 폭력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1일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와 AP·AFP 등에 따르면 전날 패컴 무벨레트 부베야 가봉 내무장관은 지난달 27일 치러진 대선 개표 결과 봉고 대통령이 경쟁자인 중국계 혼혈 장 핑(73) 후보를 근소한 차로 누르고 임기 7년의 대통령직 재선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가봉 선거관리위원회도 봉고 대통령의 당선을 승인했다. 봉고 대통령은 전체 유권자 62만 7805명 가운데 득표율 49.80%를 기록해 48.23%를 얻은 핑 후보를 5594표(1.57%) 차로 따돌렸다. 선거 결과 발표 직후 경쟁 후보인 핑 후보를 지지해 온 시위대 수백 명이 리브르빌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이들 중 일부는 의사당에 난입해 기물을 부쉈고 이후 의사당은 화염에 휩싸였다. 가봉 선관위 사무실도 습격을 받았다. 거리 곳곳에서는 건물과 자동차 방화로 검은 연기가 치솟았다. 현지 분위기는 핑 후보가 여유 있는 지지율 격차로 대통령에 당선될 것으로 여겨졌다. 핑 후보 측은 부정 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로 이번 대선 전체 투표율이 59.46%인데 일부 지역 투표율이 99.93%나 되는 등 쉽게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AFP는 전했다. 유엔과 미국, 프랑스 등 국제사회는 즉각 “폭력 사태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봉고는 가봉을 42년간 통치하고 2009년 사망한 오마르 봉고온딤바 전 대통령의 아들이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남미 좌파벨트 흔들… 핑크 타이드 끝나나

    남미 좌파벨트 흔들… 핑크 타이드 끝나나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탄핵으로 물러나면서 남미 ‘좌파벨트’가 흔들리고 있다. 남미 좌파국가들의 맏형 격인 브라질에서 좌파 정권이 무너지자 일각에선 한때 남미를 물들였던 ‘핑크 타이드’(온건 사회주의 성향의 좌파 물결) 시대가 마무리되고 있다는 관측까지 내놓고 있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남미에선 베네수엘라 우고 차베스의 대통령 당선(1999년)을 시작으로 10년 넘게 좌파 정권이 득세했다. 브라질(2002년)과 아르헨티나(2003년), 우루과이(2004년), 칠레·볼리비아(2006년) 등에서 줄줄이 좌파가 정권을 잡았다. 20세기 말 전 세계를 강타한 외환위기 등으로 불안감이 커지면서 좌파가 정치세력을 결집한 덕분이다. 하지만 2010년 이후 불어닥친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 등으로 경제위기가 불거지고 좌파 정권의 부패 스캔들이 끊이지 않고 불거지면서 국민은 실망과 피로감이 커졌다. 결국 남미 좌파 블록을 깨뜨리는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아르헨티나에서 친기업 성향의 마우리시오 마크리가 대통령에 당선돼 12년간 이어졌던 좌파 시대에 종지부를 찍었다. 12월에 치러진 베네수엘라 총선에서도 중도 보수주의를 표방하는 야권 연대 민주연합회의(MUD)가 전체 의석의 3분의2 이상을 차지해 집권 통합사회주의당(PSUV)에 압승을 거뒀다. 페루도 지난 6월 세계은행 경제학자 출신인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돼 우파 정권으로 바뀌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남미 대륙 12개국 가운데 콜롬비아와 파라과이를 뺀 10개국이 좌파 정권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정치 지형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IS 유혹에 문화로 맞서라”…伊, 18세들에 문화상품권

    “IS 유혹에 문화로 맞서라”…伊, 18세들에 문화상품권

      이탈리아가 문화 상품권 배포라는 독특한 방식으로 극단주의 대응에 나서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3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탈리아 정부는 9월 15일부터 만 18살이 된 이탈리아 청년들에게 모두 500유로(약 63만원)에 달하는 문화 바우처를 지급할 예정이다.  유가증권을 이같이 배포하는 배경에는 청년들에게 문화의 중요성을 알리는 것뿐만 아니라 테러 대비책이라는 다른 정책 목표도 있다.  현재 청년 실업률이 35% 넘게 치솟은 이탈리아는 이번 정책이 젊은이들이 국가관을 긍정적으로 바꿔 극단주의에 빠지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는 정책시행 계획을 발표하며 극단주의 세력에 대해선 군사적으로뿐만 아니라 이데올로기적으로 대항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문화 전투’라고 지칭하며 “그들(극단주의자들)이 테러를 구상하면 우리는 문화로 답하면 되고, 그들이 조각상을 파괴해도 우리는 계속해서 예술을 사랑해야 한다”고 정책 의도를 설명했다.  이번 정책의 총 책임자인 톰마소 나니치니 정무차관도 이번 정책은 아주 명확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며 “18살이 된 청년들에게 문화가 개인의 삶을 풍부하게 할 뿐만 아니라 국가의 사회적 뼈대를 강화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알려주려고 한다”고 밝혔다.  WP는 문화상품권 무료 지급이 이탈리아의 가장 큰 자산인 문화를 내세운 대테러 정책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탈리아 야권은 이번 정책이 청년 투표권을 의식한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비판했지만, 일부 대테러 전문가들은 정책이 이탈리아 청년들의 급진화를 막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탈리아의 문화 바우처는 인종과 종교와 관계없이 EU 시민권을 가진 모든 18세 청년들에게 지급된다.  총 3억 유로(3800억원)가 정책 예산으로 책정된 가운데 수혜자는 50만 명이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청년들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바우처를 내려받아 사용처를 선택할 수 있다. 바우처는 극장과 박물관 입장은 물론 전시나 공연 관람, 도서 구입 등에 쓸 수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주변국 테러로 반사이익?스페인 7월 외국관광객 1000만명 육박

    주변국 테러로 반사이익?스페인 7월 외국관광객 1000만명 육박

      지난 7월 스페인(지도)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고 현지 일간지 엘파이스가 1일 보도했다.  프랑스와 북아프리카에서 발생한 테러 등 치안 불안으로 상대적으로 안전한 스페인을 찾는 관광객이 늘었다.7월 스페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숫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9.1% 증가한 960만 명에 달했다.국적별로 살펴보면 영국인이 가장 많았다.  6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투표로 영국 파운드화가 약화했지만 이달 영국인 방문객은 220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4% 증가했다.  이어 프랑스가 이 기간 13.8% 늘어난 150만 명으로 2위에 올랐으며 독일은 127만 명으로 3위를 차지했다.연중 관광객이 가장 많은 8월 스페인 방문 외국인 관광객은 1000만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지난해 스페인은 사상 최다인 6800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맞았다.  올해는 이미 1∼7월 외국인 관광객 수가 지난해보다 11.1% 증가한 4240만 명을 기록하면서 올 한 해 전체로는 7000만명을 넘을 전망이다.  테러 등으로 지중해 주변 국가의 치안 불안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스페인이 반사 이익을 본 것으로 분석된다.  7월 니스 트럭 테러로 86명이 숨진 프랑스와 정세가 불안한 이집트, 튀니지 등 북아프리카를 찾으려던 관광객 일부가 스페인으로 발길을 돌렸다.이집트는 수년간 이어진 중동 정세 불안 등으로 올해 들어 관광객 수가 60% 줄었다.프랑스는 지난해 이후 잇달아 발생한 이슬람 극단주의자 테러로 올해 2분기(4∼6월) 외국인 관광객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5% 감소했다.  지난해 스페인의 외국인 관광객 수는 6820만 명으로 프랑스(8450만 명), 미국(7750만 명)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CIA, 벤처 키워 비밀공작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정보수집과 비밀공작에 필요한 ‘신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관련 벤처기업을 육성하는 투자회사를 설립해 운용해 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큐텔은 1990년대 말 당시 조지 테닛 CIA 국장이 제안해 의회의 승인을 거쳐 설립됐으며 자금 운용 규모는 연간 최소 1억 2000만 달러(약 1342억원) 정도다. 이 회사는 수익에 연연하지 않는 ‘공적 투자’를 표방하고 있어 운영자금은 거의 대부분 미국인이 내는 세금으로 충당된다. 그간 인큐텔은 CIA가 원하는 신기술인 위성 제작과 데이터 분석, 언어 변환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왔다. 이 중 카펫에 포함된 화학성분을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벤처업체와 휴대용 위성 안테나 개발 업체에 대한 투자는 성공적이라고 자부한다. 정찰용 소형 드론 개발 벤처사에 대한 투자 역시 드론 대중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가상현실 관련 벤처사인 ‘포테라 시스템스’의 경우 인큐텔이 2007년 투자했지만 2010년 추가 투자를 이끌어 내지 못해 파산하기도 했다. CIA가 2000년부터 인큐텔이라는 투자회사를 운용하면서 벤처회사 투자가 325건가량 이뤄졌고 이 중 100건 이상은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CIA는 “국가 안보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낙하산 인사 등을 감추기 위해 비밀주의라는 이름으로 감추고 있다고 비판한다. 실제로 CIA로부터 독립성을 유지한다고 주장해 온 인큐텔의 운용 방식과 이사진의 윤리성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유망 기술 벤처사 물색 과정에서 인큐텔 이사진과 어떤 방식으로든 재무적으로 연관이 있는 업체들에 투자된 경우가 최소 17차례나 됐다. 또한 대주주인 CIA가 실질적인 투자 결정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