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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대 가면 비양심?” 청원.. 헌재 “그런 뜻 아니다”

    “군대 가면 비양심?” 청원.. 헌재 “그런 뜻 아니다”

    ‘병역거부자가 양심적이면, 군대에 가는 사람은 비양심인가요. 종교와 양심을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 이들을 위한 대체복무를 정하지 않은 병역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28일 나오며 ’양심적 병역거부자‘ 용어가 적절한지 논란이 재점화됐다. 청와대 국민청원엔 이날 ’양심적 병역거부 용어를 바꿔주세요‘란 제목으로 “병역의 의무를 다하는 젊은이들은 비양심적이란 말인가요”라는 내용의 주장이 올라왔다. 헌재는 이날 결정문을 통해 이같은 의문에 대해 응답했다. 헌재는 “일상생활에서 ’양심적‘ 병역거부라는 말은 병역거부가 ’양심적‘, 즉 도덕적이고 정당하다는 것을 가리킴으로써 그 반면으로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사람은 ’비양심적‘이거나 ’비도덕적‘인 사람으로 치부하게 될 여지가 있다”고 인정했다. 헌재는 또 “하지만 헌법상 양심형성의 자유는 내심에 머무르는 한, 절대적으로 보호되는 기본권이라 할 수 있다”면서 “이 때 양심적 병역거부는 양심을 이유로 한 병역거부를 가리키는 것일 뿐이지 병역거부가 도덕적이고 정당하다는 의미는 아닌 것”이라고 설명했다. 헌재는 “양심적 병역거부라는 용어를 사용한다고 하여 병역의무이행은 비양심적이 된다거나, 병역을 이행하는 거의 대부분의 병역의무자들과 병역의무이행이 국민의 숭고한 의무라고 생각하는 대다수 국민들이 비양심적인 사람들이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이어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병역의무를 단순히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양심을 지키면서도 국민으로서 국방의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집총 등 군사훈련을 수반하는 병역의무를 대신하는 제도를 마련해 달라고 국가에 호소하고 있다”며 양심적 병역거부자와 병역기피자 사이의 차이를 설명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선거만 끝나면 팽개치는 양심들…당선자건 낙선자건 ‘뒤처리’ 좀 하시죠!

    선거만 끝나면 팽개치는 양심들…당선자건 낙선자건 ‘뒤처리’ 좀 하시죠!

    선거 때는 국민을 위해 모든 것을 다 할 것처럼 얘기하던 후보자들이 선거가 끝나고 나니 지역 곳곳에 내걸었던 현수막조차 철거하지 않으면서 국민의 눈총을 사고 있다. 애먼 시·군·구청 공무원들만 하지 않아도 되는 현수막 철거에 ‘공력’(公力)을 쏟아붓는 중이다. 선거에 졌다고 뒤처리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 후보자를 대상으로 다음 선거에서 ‘낙선운동’을 벌여야 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20일 서울의 구청 관계자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6·13 지방선거 이후 전국 시·군·구청이 선거 현수막 철거로 몸살을 앓고 있다. 공직선거법 276조는 “선거운동을 위해 선전물이나 시설물을 첩부·게시 또는 설치한 자는 선거일 후 지체 없이 이를 철거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이를 제대로 지키는 후보자가 없기 때문이다. 구청에서 이를 철거할 의무는 없지만 “선거도 끝났는데 조망권을 침해하니 빨리 현수막을 제거해 달라”는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치면서 ‘울며 겨자 먹기’로 선거 때마다 인력을 투입하고 있다. 서울의 한 구청 관계자는 “당선자, 낙선자 가릴 것 없이 아무도 철거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구청 옥외물관리팀원이 전원 나가 철거했다”면서 “선거 다음날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밤샘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특히 선거법 개정으로 올해 지방선거에서는 현수막이 기존의 두 배인 13만 8192장이 내걸리면서 철거 작업은 여느 해보다 가중됐다. 이에 대해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후보자가 스스로 철거해야 하고, 지키지 않으면 선거법 위반으로 처분을 내려야 하지만 그러면 시일이 더 걸리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구청에서 철거 작업을 하는 것”이라면서 “후보자 측에 철거 의무를 공지하지만 지켜지는 일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선거 기간에는 남들보다 더 좋은 위치에 현수막을 걸려고 몸달아 하던 후보들이 선거가 끝나고 나면 나 몰라라 하는 셈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보전받는 철거 비용은 후보자의 호주머니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전국 단위 선거에서 10% 이상, 15% 미만을 득표한 후보는 선거비용의 50%를, 15% 이상 득표한 후보는 선거비용 전액을 보전받는다. 선관위는 또 현수막 게시·철거 작업자 1인에 대한 일당을 10만 9819원으로 책정했다. 후보 측은 용역업체와 현수막 설치·철거 작업을 계약했다는 내용의 영수증을 선관위에 제출하면 해당 비용을 보전받을 수 있다. 한 선거 현수막 용역업체는 “보통 현수막 게시·이동·철거는 하나로 묶어 일괄 계약한다”면서 “설치 때는 매일같이 챙기더니 선거 후엔 딱히 말이 없어서 며칠 후 나가 보니 이미 구청에서 싹 철거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선관위 측은 “선거비용 보전에 앞서 후보자의 실제 사용내역을 면밀히 조사하지만, 현수막을 직접 철거했는지 구청이 뗐는지까지는 정확하게 확인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당선자건 낙선자건 ‘뒤처리’ 좀 하시죠!

    당선자건 낙선자건 ‘뒤처리’ 좀 하시죠!

    선거만 끝나면 팽개치는 양심들철거 의무 후보자에게 있지만민원 폭주에 공무원이 제거구청이 떼도 선거비로 보전 선거 때는 국민을 위해 모든 것을 다 할 것처럼 얘기하던 후보자들이 선거가 끝나고 나니 지역 곳곳에 내걸었던 현수막조차 철거하지 않으면서 국민의 눈총을 사고 있다. 애먼 시·군·구청 공무원들만 하지 않아도 되는 현수막 철거에 ‘공력’(公力)을 쏟아붓는 중이다. 선거에 졌다고 뒤처리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 후보자를 대상으로 다음 선거에서 ‘낙선운동’을 벌여야 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20일 서울의 구청 관계자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6·13 지방선거 이후 전국 시·군·구청이 선거 현수막 철거로 몸살을 앓고 있다. 공직선거법 276조는 “선거운동을 위해 선전물이나 시설물을 첩부·게시 또는 설치한 자는 선거일 후 지체없이 이를 철거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이를 제대로 지키는 후보자가 없기 때문이다.구청에서 이를 철거할 의무는 없지만 “선거도 끝났는데 조망권을 침해하니 빨리 현수막을 제거해달라”는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치면서 ‘울며 겨자 먹기’로 선거 때마다 인력을 투입하고 있다. 서울의 한 구청 관계자는 “당선자 낙선자 가릴 것 없이 아무도 철거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구청 옥외물관리팀원이 전원 나가 철거했다”면서 “선거 다음날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밤샘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특히 선거법 개정으로 올해 지방선거에서는 현수막이 기존의 두 배인 13만 8192장이 내걸리면서 철거 작업은 여느 해보다 가중됐다. 이에 대해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후보자가 스스로 철거해야 하고, 지키지 않으면 선거법 위반으로 처분을 내려야 하지만 그러면 시일이 더 걸리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구청에서 철거 작업을 하는 것”이라면서 “후보자 측에 철거 의무를 공지하지만 지켜지는 일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선거 기간에는 남들보다 더 좋은 위치에 현수막을 걸려고 몸달아 하던 후보들이 선거가 끝나고 나면 나 몰라라 하는 셈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보전받는 철거 비용은 후보자의 호주머니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전국 단위 선거에서 10% 이상 15% 미만을 득표한 후보는 선거 비용의 50%를, 15% 이상 득표한 후보는 선거비용 전액을 보전받는다. 선관위는 또 현수막 게시·철거 작업자 1인에 대한 일당을 10만 9819원으로 책정했다. 후보 측은 용역업체와 현수막 설치·철거 작업을 계약했다는 내용의 영수증을 선관위에 제출하면 해당 비용을 보전받을 수 있다. 한 선거 현수막 용역업체는 “보통 현수막 게시·이동·철거는 하나로 묶어 일괄 계약한다”면서 “설치 때는 매일 같이 챙기더니 선거 후엔 딱히 말이 없어서 며칠 후 나가보니 이미 구청에서 싹 철거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선관위 측은 “선거비용 보전에 앞서 후보자의 실제 사용내역을 면밀히 조사하지만, 현수막을 직접 철거했는지 구청이 뗐는지까지는 정확하게 확인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선거 현수막 공해···치우는 건 누구 몫?

    선거 현수막 공해···치우는 건 누구 몫?

    선거 때는 경쟁적으로 내걸더니 선거 후 철거는 대부분 나몰라라민원 발생으로 철거는 구청 공무원보전받는 철거 비용은 후보자 지갑으로선거 때는 국민을 위해 모든 것을 다 할 것처럼 얘기하던 후보자들이 선거가 끝나고 나니 지역 곳곳에 내걸었던 현수막조차 철거하지 않으면서 국민의 눈총을 사고 있다. 애먼 시·군·구청 공무원들만 하지 않아도 되는 현수막 철거에 ‘공력’(公力)을 쏟아붓는 중이다. 선거에 졌다고 뒤처리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 후보자를 대상으로 다음 선거에서 ‘낙선운동’을 벌여야 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20일 서울의 구청 관계자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6·13 지방선거 이후 전국 시·군·구청이 선거 현수막 철거로 몸살을 앓고 있다. 공직선거법 276조는 “선거운동을 위해 선전물이나 시설물을 첩부·게시 또는 설치한 자는 선거일 후 지체없이 이를 철거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이를 제대로 지키는 후보자가 없기 때문이다. 구청에서 이를 철거할 의무는 없지만 “선거도 끝났는데 조망권을 침해하니 빨리 현수막을 제거해달라”는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치면서 ‘울며 겨자 먹기’로 선거 때마다 인력을 투입하고 있다. 서울의 한 구청 관계자는 “당선자 낙선자 가릴 것 없이 아무도 철거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구청 옥외물관리팀원이 전원 나가 철거했다”면서 “선거 다음날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밤샘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특히 선거법 개정으로 올해 지방선거에서는 현수막이 기존의 두 배인 13만 8192장이 내걸리면서 철거 작업은 여느 해보다 가중됐다. 이에 대해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후보자가 스스로 철거해야 하고, 지키지 않으면 선거법 위반으로 처분을 내려야 하지만 그러면 시일이 더 걸리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구청에서 철거 작업을 하는 것”이라면서 “후보자 측에 철거 의무를 공지하지만 지켜지는 일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선거 기간에는 남들보다 더 좋은 위치에 현수막을 걸려고 몸달아 하던 후보들이 선거가 끝나고 나면 나 몰라라 하는 셈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보전받는 철거 비용은 후보자의 호주머니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전국 단위 선거에서 10% 이상 15% 미만을 득표한 후보는 선거 비용의 50%를, 15% 이상 득표한 후보는 선거비용 전액을 보전받는다. 선관위는 또 현수막 게시·철거 작업자 1인에 대한 일당을 10만 9819원으로 책정했다. 후보 측은 용역업체와 현수막 설치·철거 작업을 계약했다는 내용의 영수증을 선관위에 제출하면 해당 비용을 보전받을 수 있다. 한 선거 현수막 용역업체는 “보통 현수막 게시·이동·철거는 하나로 묶어 일괄 계약한다”면서 “설치 때는 매일 같이 챙기더니 선거 후엔 딱히 말이 없어서 며칠 후 나가보니 이미 구청에서 싹 철거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선관위 측은 “선거비용 보전에 앞서 후보자의 실제 사용내역을 면밀히 조사하지만, 현수막을 직접 철거했는지 구청이 뗐는지까지는 정확하게 확인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아쉬움 많았지만 거리응원 계속할 것”

    “아쉬움 많았지만 거리응원 계속할 것”

    광화문 광장 등 2만여명 모여 “대~한민국” 탄식으로 바뀌어“대~한민국. 짝짝 짝 짝 짝.” 18일 밤 서울 도심은 4년 만에 다시 붉은색 물결로 뒤덮였다.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스웨덴과의 1차전을 응원하러 나온 시민들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붉은색 티셔츠를 입고 한 손에 태극기를 든 시민들은 경기 시작 3시간 전인 오후 6시쯤부터 서울 광화문광장과 서울광장으로 몰려들었다. 광장은 경기 1시간 전에 이미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인파로 가득 찼다. 거리 응원단의 규모는 경찰 추산 2만여명으로 파악됐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 앞 영동대로에서도 경찰 추산 1만 4000여명의 인파가 거리 응원전을 펼쳤다. 응원단의 손에는 ‘KOREA’라고 적힌 수건, 붉은악마 머리띠, 나팔 등 다양한 응원도구가 들려 있었다. 돗자리와 치맥(치킨·맥주)을 준비하고 ‘응원 나들이’를 즐기러 나온 시민도 상당수 눈에 띄었다. 각종 응원 도구와 음료수를 판매하는 잡상인들은 대목을 만난 듯 거리 곳곳에 진을 치고 호객 행위에 나섰다. 같은 조에 편성된 국가가 모두 강호인 데다 최근 국가대표팀의 평가전 결과도 시원찮아 월드컵 응원 열기가 예전에 비해 뜨겁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많았으나 현장 분위기는 과거 월드컵 때 못지않았다. 광화문광장에는 500인치 대형 스크린 두 개가 설치됐다. 응원단은 광화문광장을 가득 채웠고 세종문화회관 계단까지 빽빽하게 들어찼다. 경기 시작 전부터 아이돌 그룹 빅스의 레오와 구구단의 세정 등 인기 가수들이 무대에 올라 응원가를 부르면서 응원 분위기는 한층 더 달아올랐다. 선수들이 대형 모니터에 등장하자 환호가 쏟아졌다. 응원에 나선 시민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한 목소리로 “대~한민국. 짝짝짝짝짝”을 반복하며 응원전을 펼쳤다. 중국인 관광객들은 거리 응원 모습이 놀라운 듯 스마트폰으로 동영상과 사진을 찍어 남기기도 했다.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현장에 배치된 경찰관들도 모니터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전반전 경기에서 골키퍼 조현우 선수의 결정적인 선방이 잇따르자 응원단은 연신 가슴을 쓸어내렸다. 후반전에서 심판 판정이 비디오 판정으로 번복돼 페널티킥이 주어지고 1점을 실점했을 땐 탄식이 쏟아졌다. 그러나 시민들은 0대1 패배라는 경기 결과에는 냉정했다. 회사원 이모(28)씨는 “우리나라의 경기력이 한참 모자랐던 게 사실”이라면서 “월드컵에서 늘 기적만을 바라왔는데 그 기적도 매번 반복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 대학생 정모(23)씨는 “많은 사람과 함께 응원하는 분위기를 즐기러 나왔지 우리 국가대표팀이 스웨덴에 이길 거라는 생각은 애초에 하지 않았다”면서 “멕시코전과 독일전까지 모두 패배할 것 같긴 하지만 응원은 계속 하러 나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국 교도소와 구치소에서도 응원의 함성이 울려 퍼졌다. 이날 법무부 교정본부는 전국 52개 수용시설 수용자들이 스웨덴전을 볼 수 있도록 TV 시청 시간을 연장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美도 野도 못 믿어”…태극기 집회, 길을 잃다

    “美도 野도 못 믿어”…태극기 집회, 길을 잃다

    ‘친미반북’ 외쳐 온 보수 단체들 “트럼프 대통령에 배신감 느껴” “회담 한 번으로 평화가 오겠나” 북미 해빙 분위기에 혼란 커져 선거 패배 더해 보수 분열 가능성‘태극기 부대’가 멘붕(멘탈 붕괴) 상태에 빠졌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박근혜 석방’과 ‘친미 반북’을 외쳐 온 이들이 6·12 북·미 정상회담과 6·13 지방선거를 거치며 신념과 현실의 극단적 부조화 상황을 겪고 있는 것이다.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악수하는 장면은 태극기 부대가 가졌던 기존의 피아(적군과 아군) 식별을 붕괴시켰다. 보수 정치세력의 궤멸로 귀결된 지방선거는 태극기 시위의 동력을 급속도로 약화시켰다. 실제로 17일 예정됐던 북한 규탄 집회가 열리지 않은 사례도 잇따랐다. 보수 집회의 ‘성지’가 된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는 지난 16일에 집회가 열리긴 했지만, 참가자 수는 크게 줄었다. 서울의 대표적인 보수 단체 집회 장소인 대한문, 광화문광장, 서초동 법조타운에서 최근 만난 시위대는 대부분 북·미 정상회담 결과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모(68·여)씨는 “모두가 ‘북·미 회담 쇼’에 속고 있다”고 단언했다. 박씨는 “북한, 미국, 한국의 집권자들이 자기 정권을 강화하려는 쇼를 펼치고 있다”면서 “굶어 죽으면서 개발한 핵무기를 북한이 정말로 포기할 것으로 믿느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60대 여성은 “(북한 주민이) 미국을 철천지원수라고 생각한 세월이 얼마인데 회담 한 번으로 평화가 찾아오겠느냐”라면서 “결국 우리나라만 ‘적화’될까 겁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렸다. 조모(60대 초반)씨는 “트럼프 대통령이 손자뻘인 김정은과 동등한 위치에서 회담한 것은 북한이 아니라 중국을 보고한 것”이라면서 “미국이 국익을 위해 철저히 계산된 회담을 한 것일 뿐 미국은 절대 북한을 믿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신뢰를 보냈다. 반면 이모(76·여)씨는 “한국을 도와준 든든한 동맹국 대통령이 돈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한·미 군사훈련을 중단하려 하다니 믿기지 않는다”면서 “이제 트럼프를 못 믿겠다. 배신감을 느낀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보수 단체 회원들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구미에서조차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장이 탄생한 지방선거의 결과 역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다. 김모(78)씨는 “선거 결과가 상당히 불쾌하고 의심스럽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석방됐으면 절대로 패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모(71)씨는 “자유한국당이 공천을 잘못했다. 이게 다 홍준표 대표 책임”이라며 분노했다. 박모(68·여)씨는 “문재인 정권이 신문과 방송을 장악해 태극기 집회는 전혀 보도하지 않고 좌파들만 홍보해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이모(76·여)씨는 “투표용지를 3번 접으라 해서 접었는데 3번 접으면 전자개표기가 읽어내지 못한다고 하더라”면서 “수개표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미 정상회담으로 가치관에 혼란이 온 데다 지방선거에서 대패하면서 보수 진영의 동력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면서 “현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에 대한 찬반에 따라 보수가 중도 보수와 극우 수구세력으로 명확하게 분열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랩 씌운 ‘반쪽 수박’ 위생도 반토막

    랩 씌운 ‘반쪽 수박’ 위생도 반토막

    비닐포장 조각 과일 판매 늘어 하루 만에 식중독균 등 검출 한 통의 70% 수준 가격도 불만 비닐 랩을 씌운 반쪽 수박이 위생에 취약하다는 지적 속에서도 버젓이 판매대에 오르고 있다. 17일 서울의 대형·중소형 마트 30여곳을 살핀 결과 이마트와 롯데마트를 제외한 모든 마트에서 랩을 씌운 반쪽 수박이 판매되고 있었다. 대형 유통 업체들은 그나마 ‘당일 커팅, 당일 판매’ 문구를 진열대에 써 붙여 놓았지만, 중소 마트에서는 이런 안내 문구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일부 소규모 마트 중에는 이틀 전에 잘라 놓은 수박을 판매하는 곳도 있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랩을 씌운 반쪽 수박을 일주일간 냉장 보관했을 때 수박 표면의 세균 수(42만cfu/g)가 초기 농도(140cfu/g) 대비 3000배가량 불어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랩 포장 뒤 하루가 지난 시점부터 식중독균인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되기도 했다. 마트 측은 1~2만원을 훌쩍 넘는 수박 한 통을 낮은 가격에 다량 판매하기 위해 반쪽 수박을 내놨다. 하지만 반쪽 수박 2개를 더한 값이 수박 한 통 가격을 크게 웃돌면서 지나친 상술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역 인근에 있는 한 마트의 수박 한 통은 1만 1900원, 반쪽 수박은 8200원이었다. 물론 반쪽 수박을 사면 신선할 때 한 번에 다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실용적’이라는 주장도 만만찮다. 김재란 소비자원 식의약안전팀장은 “자르는 칼이 오염됐을 수 있고, 세균이 수박 표면에 침투할 수 있어 당일 판매 수박도 100% 안전하다고 볼 수 없다”면서 “통수박을 산 뒤 깍두기처럼 썰어 밀폐 용기에 보관하는 게 그나마 안전하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실용적? 위생은?…랩 씌운 ‘반쪽수박’ 딜레마

    실용적? 위생은?…랩 씌운 ‘반쪽수박’ 딜레마

    랩 씌우면 수박 표면 세균 급속도 늘어소비자 “한통 사면 버리는 게 더 많아”전문가 “랩 포장 가이드라인 있어야”“깍둑썰기 후 밀폐용기 보관이 그나마 안전” ‘비닐 랩’을 씌운 반쪽 수박이 위생에 취약하다는 지적 속에서도 버젓이 판매대에 오르고 있다. 랩 포장 규제가 없는 틈을 타 유통업체들이 위생 관리를 소홀히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17일 서울신문이 서울 지역의 대형·중소형 마트 30여곳을 둘러본 결과, 이마트, 롯데마트를 제외한 대부분 마트에서는 반쪽 수박을 랩에 씌워 판매하고 있었다. 홈플러스 등 대형 유통 업체는 ‘당일 커팅, 당일 판매’ 문구를 진열대에 써붙여 놓았지만, 중소 마트에서는 이런 안내 문구를 아예 찾아볼 수 없었다. 일부 중소 마트 중에는 이틀 전에 잘라 놓은 수박을 판매하는 곳도 있었다. 랩 포장은 세균에 오염될 가능성이 높아 한국소비자원에서도 이미 한 차례 주의보를 내린 적이 있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랩을 씌운 반쪽 수박을 일주일 간 냉장 보관했을 때 수박 겉 표면의 세균 수(42만cfu/g)가 초기 농도(140cfu/g) 대비 3000배나 불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배탈, 설사 등을 일으킬 수 있는 수준이다. 또 랩 포장 뒤 하루가 지난 시점부터 식중독균인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부 양모(57)씨는 “식구들이 먹는 건데 작업 환경이나 작업자의 위생 상태를 믿을 수 없어 반쪽 수박은 가급적 안 산다”고 말했다. 백순금(60)씨도 “내가 보는 앞에서 자르면 모르겠지만 이미 잘라놓은 수박은 불안하다”고 했다. 마트에서 반쪽 수박을 취급하는 것은 한 통에 1~2 만원을 훌쩍 넘는 수박에 경제적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반쪽 수박 2개를 더한 값이 수박 한 통 가격을 웃도는 곳도 적지 않았다. 서울역 인근의 한 마트에서는 수박 한 통 가격을 할인가 1만 1900원에 판매하면서 반통 수박은 8200원에 팔고 있었다. 반쪽 수박이 오히려 수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고, 보관 걱정도 덜어 ‘실용적’이란 목소리도 있다. 김태완(27)씨는 “어차피 수박 한 통을 사면 버리는 게 더 많아 반쪽 수박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고은지(31·여)씨도 “수박 한 통 사서 두고 먹는 것보다 반통씩 사서 신선하게 먹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랩 포장 반쪽 수박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김영목 부경대 식품공학과 교수는 “무균 상태의 수박을 한 번 자르면 공기 중 세균이 수박 표면에 침투할 수 있다”면서 “랩 포장 규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재란 소비자원 식의약안전팀장도 “수박을 자르는 칼이 오염됐을 수도 있고, 껍질에 남아 있던 균이 수박 표면에 침투할 수 있어 당일 판매 수박도 100% 안전하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 “수박을 자른 즉시 깍둑썰기를 해 밀폐 용기에 보관하는 것이 그나마 안전하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6·13 민심] 기존 정당이 외면한 여성·환경·청년… 속 시원하게 대변하다

    [6·13 민심] 기존 정당이 외면한 여성·환경·청년… 속 시원하게 대변하다

    ‘페미니스트 서울시장’ 내걸었던 신지예, 안철수 이어 4위… 정의당 김종민 앞서 제주선 고은영, 한국·바른당 누르고 3위 미투·성차별에 침묵한 기존 정치권 반감 당 아닌 지향하는 가치 투표 유권자 늘어 1t 트럭·자전거 타고 ‘밀착 유세’도 한몫“죽기 전에 성차별 없는 페미니스트 유토피아를 보는 게 꿈이다.” 6·13 지방선거에서 작은 진보 정당인 녹색당이 파란을 일으켰다. 차별받아 온 여성과 소수자의 권리, 생태 문제를 선거 한복판으로 끌여들였다. 젊은 유권자들은 이들의 주장에 적극 호응했다. 기성 정당을 위협하며 기세를 올린 녹색당의 선전은 대한민국 정치 지평에 지각 변동이 일어남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분석된다. 28세의 나이로 ‘서울시장 선거’라는 빅리그에 도전장을 낸 신지예 녹색당 후보는 1.67%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에 이어 4위에 올랐다. 원내 진보 정당인 정의당의 김종민 후보보다 더 많은 표를 얻었다. 제주에서는 ‘녹색 바람’이 더 거셌다. 제주지사 선거에 뛰어든 고은영 녹색당 후보는 3.53%를 얻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후보를 제치고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경북 안동시의원 선거(마 선거구)에 나선 허승규 녹색당 후보는 16.54%를 기록하며 10%대를 돌파하기도 했다.‘페미니스트 서울시장’이란 슬로건을 내걸었던 신 후보는 1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페미니즘 정치의 시작을 알리는 한발을 내딛게 돼 만족스럽다”면서 “일상적으로 성차별을 겪는 여성들에게 페미니스트 정치의 가능성을 보여 주려던 목표는 달성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국회 입성을 목표로 2020년 총선에 도전하겠다”고 덧붙였다. 신 후보는 “선거 과정에서 새로운 사회와 삶을 갈망하는 여성들의 뜨거운 열망을 확인했다”면서 “많은 지지자들이 손편지와 꽃을 건네 줬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공개 지지와 ‘덕분에 용기가 난다’는 메시지도 숱하게 받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벽이 여전히 높다는 사실도 체감했다. 수십 차례 벽보가 훼손됐고 원색적인 비난이 쏟아졌다. 신 후보는 “가장 순하게 나왔다고 생각한 사진을 썼는데 그런 반응이 나올 줄 예상 못했다”면서 “벽보 훼손은 한국 사회 기득권의 편견을 확인한 사건이었지만 이후에 더 많은 응원을 받았다”고 말했다. 제주지사 선거에서 여성이 출마한 것은 고은영 후보가 처음이었다. 제주 출신이 아닌 지사 출마자 역시 고 후보가 처음이었다. 고 후보는 “청소년들은 저에게 달려와 인증샷을 함께 찍자고 했고, 할머니들도 저를 따뜻하게 맞아 주셨다”고 전했다. 고 후보는 “새파랗게 어린 것이 개념 없다는 소리를 듣기도 했지만, 여성들은 오히려 날 보며 속이 시원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녹색당은 소액 후원과 1만 200명 당원의 당비로 ‘짠내 나는’ 선거를 치렀다. 고 후보는 1t 트럭을 타고 제주 구석구석을 누비며 “청년이 청년의 문제를 얘기한다”고 외쳤다. 녹색당에 한 표를 던진 유모(33·여)씨는 “50대 정치인이 주거, 실업을 이야기하는 것보다 내 또래가 하는 이야기가 훨씬 와닿고 신선했다”고 말했다. 녹색당의 후보 32명 중 16명은 20~30대이며 여성 후보는 78%에 달한다.‘녹색 바람’의 가장 큰 원인은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에 있다. 김주온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미투 운동 이후 여성들은 정치권이 성차별 문제 해결에 나서줄 것을 기대했지만 그 역할을 한 정당이 없었다”면서 “녹색당이 소수자, 환경, 청년 문제를 더 적극적으로 제기했기 때문에 여성과 청년들의 지지를 받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미세먼지, 탈원전, 육아, 낙태죄 등 생활밀착형 이슈에 천착한 것도 파란을 일으킨 원인으로 꼽힌다. 고 후보는 “제주에선 한국사회가 그동안 겪어온 압축성장이 지난 10년간 똑같이 반복됐다”면서 “성장만 중시하는 난개발에 주민들이 반감을 느꼈고, 녹색당을 대안 정치세력으로 인정해 준 것 같다”고 말했다. 김봉석 성균관대 사회학과 초빙교수는 “청년 문제가 계속되는 한 청년층의 정치적 힘은 계속 발휘될 것”이라면서 “당장 당선되는 정당이 아니더라도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에 투표하는 유권자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정치 지형에 점진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영표 제주대 사회학과 교수는 “원외에서 시작한 진보 정당들이 원내에 진입하면서 기성정치 구도를 극복하지 못했다”면서 “녹색당 역시 비슷한 문제에 직면하겠지만, 지금의 긍정적 ‘아마추어리즘’을 보여 주는 것만으로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불편 넘어 치욕감”… ‘불친절한’ 투표소

    “불편 넘어 치욕감”… ‘불친절한’ 투표소

    유권자 축제로 끝난 지방선거에서 장애인 유권자들은 불편을 넘어 ‘치욕’과 ‘모멸’을 경험해야 했다.서울 강남구에 사는 1급 시각장애인 A씨는 지방선거가 치러진 지난 13일 투표장에서 길을 잃었다. 임시로 마련된 투표소 점자유도블록이 A씨를 건물 밖으로 인도해 버린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건물에 진입했지만, 아무런 인기척도 느낄 수 없었다. A씨는 결국 “여기 누가 와서 좀 도와주세요”라고 소리쳐야 했다. 그제서야 투표 관리원이 달려왔다. 관리원은 A씨를 기표소로 안내했지만, 보폭을 맞추는 배려까지는 하지 않았다. 결국 A씨는 질질 끌려가는 모양새가 됐다. A씨는 “수군대는 소리가 다 들렸다”면서 “아주 치욕스러운 투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충북 음성에 사는 B씨는 지적장애 2급 아들과 기표소에 들어가려다 제지당해 투표소 관계자들과 한참 승강이를 벌였다. 공직선거법 157조 6항에 ‘시각 또는 신체 장애로 인해 자신이 기표할 수 없는 선거인은 그 가족 또는 본인이 지명한 2인을 동반해 투표를 보조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지만, 선거관리원이 이를 모르고 있었다. 관리원은 두 부자를 멀뚱멀뚱 세워 놓고 중앙선관위에 전화를 걸어 확인했다. 빨리 투표하고 나가려던 다른 시민들은 시간이 지체되자 짜증 섞인 수군거림과 따가운 눈총을 쏟아냈다. B씨는 “나도 모멸감을 느낄 정도였는데, 아들은 어떻겠느냐”면서 “관리원이 해당 법 조항을 몰랐다는 것은 선거 준비에서 장애인을 전혀 배려하지 않았다는 걸 보여 준다”고 말했다. ●엘리베이터 없는 2층 이상 236곳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에서 14일 사전투표·본투표 기간에 장애인 유권자 투표 경험을 수집한 결과 전국에서 이런 제보가 100여건이나 쏟아졌다. 아예 투표 시설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제보도 잇따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본투표장 1만 4134곳 중 236곳은 엘리베이터가 없는 2층 이상에 위치했다. 한 장애인 유권자는 “휠체어로 3층에 올라갈 방법이 없어 동행인이 낑낑대며 나를 끌고 올라가야 했다”고 전했다. 또 점자기표용지에는 정당이 없는 교육감을 제외하고 모든 후보자의 기호만 점자로 표기돼 있어 많은 시각장애인이 불편을 겪었다. 장애인이 후보의 기호를 달달 외워 오지 않는 한 제대로 투표를 할 수 없는 셈이다. 장애인 단체들은 모든 투표소에 장애인을 위한 투표 시설을 마련하고 기표 용구를 개선하는 내용이 담긴 선거법 개정을 촉구하고 있다. ●“장애인 투표 위한 선거법 개정을” 김성연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사무국장은 “장애인차별금지법에는 장애인 유권자에게 선거를 위한 모든 편의를 제공하게 돼 있지만 정작 공직선거법에는 점자공보물 제공만 의무화하고 있다”면서 “법적 강제 조항이 없다 보니 획기적인 변화가 불가능한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6·12 북미 정상회담] “기대이상” vs “지켜봐야”…진보·보수 엇갈린 반응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된 12일 여권은 두 정상의 만남 자체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반면, 야권은 회담 결과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회담에 대해 “기대 이상의 성과”라고 평가했다. 추미애 대표는 이날 6·13 지방선거 대전 유세 직후 “그 만남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고 봤는데 완전한 비핵화라는 것을 첫 만남에서 약속한다는 것은 대단한 진전”이라며 “기대 이상, 상상 이상”이라고 말했다. 민주평화당과 정의당 등 범여권도 일제히 회담 결과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야권은 이번 북·미 정상회담 결과를 평가절하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대한문 유세에서 “합의문을 보니 무슨 말인지 또 무슨 합의를 했는지 잘 모르겠다”며 “나는 ‘여차하면 손 뗄 수도 있다. 너희끼리 해결해라’라는 요지로 봤다. 그래서 한반도의 안보가 벼랑 끝에 있다”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는 “상당히 원론적인 수준의 선언이기 때문에 앞으로 지켜봐야 하는 부분이 아직 남지 않았나 본다”고 유보적 입장을 취했다. 시민단체들은 진보·보수의 구분 없이 이번 회담을 반색했다. 진보 성향의 시민단체들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첫 삽을 떴다”며 양국 정상의 회담을 반겼다. 박정은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전쟁을 끝내고 비핵화 의지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70여년 지속돼 온 적대관계가 단박에 모두 해소될 수는 없겠지만, 양국이 앞으로 이날 회담에서 합의한 사항을 충실히 이행하는 모습을 보이며 서로 신뢰를 쌓아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동훈 통일을실천하는사람들 기획국장은 “두 정상이 실제로 만나 대화를 나눴다는 것 자체가 고무적인 성과”라면서 “이날 회담 성과에만 안주하지 말고 앞으로 한반도 통일을 비롯해 동아시아 평화를 이뤄 나갈 수 있는 구체적인 대안 마련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수 성향의 시민단체도 회담의 성과에 대해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만 향후 ‘비핵화’가 실제로 이행되는지에 대해선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이옥남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치실장은 “만남 자체에 의미를 두기보다는 본질적인 문제인 북핵 폐기를 앞으로 얼마나 성공적으로 수행할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술 때문에 노숙인들 자활 포기…서울역에 음주제한구역 지정을”

    “술 때문에 노숙인들 자활 포기…서울역에 음주제한구역 지정을”

    200~300명과 매일 아침 인사 치유해 가는 데 도움 되길 희망“또 술 마셨어? 어떻게 맨날 술이야. 네가 (병원) 간다고 했다?” 11일 오전 서울역파출소 소속 한진국(57) 경위가 서울역 광장에서 노숙인들과 아침 인사를 하던 중 술 냄새가 진동하는 40대 노숙인 우모씨를 발견하자 대뜸 “술 좀 그만 마셔라”라고 호통을 쳤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병원에 가서 제발 치료 좀 받자”고 했다. 우씨는 중증 알코올 중독자로 술만 마시면 다른 노숙인들과 시비가 붙어 한 경위가 특별히 신경 쓰는 노숙인 중 한 명이다. 한 경위는 “알코올 중독 증상이 심한 노숙인에게 병원 치료를 권하면 ‘경찰관이 왜 이러느냐’면서 고집을 피우다가도 막상 병원을 다녀오면 ‘술 안 마시겠다’고 웃으면서 인사한다”면서 “술만 끊어도 사람이 확 달라진다”고 말했다. 한 경위는 서울역 노숙인들을 담당하는 전담 경찰관이다. 적게는 200여명에서 많게는 300여명의 노숙인들을 혼자 담당한다. 2015년 1월 전임자가 승진과 동시에 지방 발령이 나면서 빈자리가 됐는데 아무도 자원하지 않아 결국 한 경위가 맡게 됐다고 한다. 한 경위는 “나름 경찰로서 엄청 고생했는데 퇴임 얼마 앞둔 나에게 이런 일을 맡기겠다고 하니 ‘왜 내가 그 일을 해야 하나’란 생각이 들었던 게 사실”이라면서 “그런데 막상 해보니 노숙인들도 똑같은 사람이더라. 선입견 때문에 주저했던 것이 부끄러웠다”고 돌이켰다. 그의 업무는 오전 6시부터 오후 9~10시까지 서울역 광장을 순찰하며 노숙인들을 살피는 일이다. 특히 오전 7시부터 노숙인들과의 아침 인사는 한 경위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업무 중 하나다. 그는 “밤새 노숙인들끼리 싸워 다친 사람은 없는지, 새로 들어온 노숙인은 없는지 일일이 얼굴을 보면서 인사를 한다”면서 “노숙인들한테 치유가 될 수 있을까 싶어 일부러 하게 됐다”고 말했다. 3년 넘게 수많은 노숙인들이 한 경위 곁을 지나갔지만 아쉽게도 자활에 성공한 노숙인은 손에 꼽을 정도다. 한 경위는 “대학교를 멀쩡히 졸업한 친구가 여수에서 노숙 3년을 하고 서울역에 와서 다시 3년을 했다. 그래도 그 친구는 자활 의지가 강해 다행히 이곳을 떠났지만 대부분은 ‘술’ 때문에 주저앉는다”고 말했다. 한 경위가 서울역 광장을 ‘음주제한구역’으로 지정해 달라고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는 “공공구역에서 담배를 피우면 과태료를 부과하면서 왜 술은 규제를 안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서울시 조례로라도 서울역 광장에서는 술을 못 마시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자체, 사회복지시설에서 노숙인 자활을 돕고 있지만 노숙인들이 답답함을 호소하고 다시 서울역을 찾는 이유를 살펴야 한다”면서 “오히려 시설에서 술을 조금 허용하더라도 광장에서는 못 마시게 하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한 경위는 정년까지 남은 3년 6개월의 시간도 노숙인들과 함께 보낸다는 계획이다. 그는 “노숙인을 돌보는 것은 이제 내 의무가 됐다”고 웃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국내외 ‘슈퍼이슈위크’… 시민들 관심도는

    ① 50대 이상 “예측 불가능” 북미회담 ② 2030 “내 삶에 직접 영향” 지방선거 ③ “16강 기대감 없어 관심↓” 러월드컵 12일 북·미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6·13 지방선거, 2018 러시아월드컵이 잇따라 열리는 ‘슈퍼 위크’가 시작됐다.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된 국제 이슈들에 국내 이슈가 맞물리면서 시민들 관심이 분산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지만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대체로 북·미 정상회담에 가장 큰 관심을 보였다. 월드컵은 개막을 불과 사흘 앞두고서도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11일 서울 광화문광장, 서울역, 용산역 등에서 서울신문이 만난 시민들 중 절반 이상이 이번 주 가장 기대되는 행사로 북·미 정상회담을 꼽았다. 선거나 월드컵은 때가 되면 반복되는 행사지만 북·미 정상회담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역사적 만남이란 점에서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대학원생 주현지(33·여)씨는 “북·미 정상이 싱가포르에 이미 도착했는데도 실감이 안 난다. 리얼리티쇼를 보는 느낌”이라면서 “관심이 큰 만큼 심층 보도를 찾아보게 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밀당’ 등 북·미 정상회담의 예측 불가능성도 시민들의 관심을 더 키우고 있다. 회사원 김승현(35·여)씨는 “선거나 월드컵은 어느 정도 예측이 되는데 정상회담은 어디로 튈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세대별로는 50대 이상 시민들이 정상회담에 크게 주목했다. 김모(63)씨는 “우리 세대는 전쟁과 분단을 겪어 왔기 때문에 이번 회담이 남·북·미가 연결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모(73)씨도 “북·미 회담이 잘돼야 남북 관계와 경제가 다 잘 풀린다”면서 “청년들이 전쟁 위협으로 불안해하지 않게 회담이 성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삶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지방선거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 경기 수원에 사는 오모(42)씨는 “내가 찍은 한 표가 더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있다”면서 “투표는 국민의 권리”라고 말했다. 최성배(69)씨는 “정치하는 사람들이 똑바로 하고, 국민들 편하게 살도록 해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젊은층이 상대적으로 지방선거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경기 부천에 사는 김민호(34)씨는 “선거가 진흙탕 싸움처럼 됐지만 지방선거는 지하철 개통 등 생활 이슈를 다루니 공보물을 꼼꼼히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학생 조모(22·여)씨는 “직접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다는 점에서 북·미 정상회담보다 선거에 더 관심이 많다”면서 “선거일의 의미를 살리려고 일부러 사전투표 때 투표하지 않고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국내외 정치 일정이 숨 가쁘게 돌아가면서 월드컵에 대한 기대는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독일, 스웨덴 등 강팀과 한 조에 속하는 등 대진운이 좋지 않고 축구 국가대표팀의 실력도 예전만 못하다는 게 시민들 생각이다. 직장인 박상현(28)씨는 “16강에 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없다는 점이 큰 문제”라고 말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용산 건물 붕괴 공포에 잠 못 드는데…

    재개발은 캄캄 세입자는 막막 책임공방 답답 지난 3일 서울 용산에서 1966년 지어진 4층 상가건물이 폭삭 무너져 내리면서 ‘붕괴 공포’가 서울 전역에 확산되고 있다. “언제라도 무너질 수 있는 시한폭탄(노후화된 건물)이 서울 곳곳에 숨어 있다”며 제2의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경찰과 소방당국은 붕괴 원인 찾기에 나섰다. 5일 서울시와 용산구 등에 따르면 이번 붕괴 사고로 ‘재개발·재건축’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재건축될 날만 기다리다 관리 소홀로 건물이 무너졌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 지역 재개발조합장은 붕괴 건물의 공동 소유주 중 한 명인 고모(64·여)씨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어차피 철거될 건물이라는 인식 탓에 보수에 돈을 들이는 일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용산경찰서는 이날 붕괴 건물 소유주인 고씨와 최모(65)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경찰은 두 건물주에게 소유 관계와 건물 관리, 하자 보수, 재건축과 관련한 진행 사항 등에 대해 물었다. 건물 붕괴로 인한 보상 문제도 첩첩산중이다. 하루아침에 집이 사라져버린 세입자들은 용산구가 지원하는 하루 3만원으로 인근 모텔을 전전하고 있다. 붕괴 당시 4층에 있다가 탈출한 이모(68·여)씨의 병원비는 구가 지원했다. 구 관계자는 “화재 등으로 인해 거주하는 곳에서 생활하기 곤란한 주민들에게 지자체가 긴급지원을 할 수 있다”면서 “조사 결과 조합의 책임으로 결론 나면 구상권을 청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세입자들은 숙박비 이외에는 어떠한 공적인 보상도 받을 수 없는 상태다. 더구나 붕괴 건물은 화재보험에도 가입돼 있지 않았다. 건물주 고씨는 “건물이 노후화됐다는 이유로 보험 가입이 거절됐다”고 말했다. 권영선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재개발·재건축이 대형 단지 위주로 진행되면서 사업성이 크지 않은 곳은 방치되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특히 강북구 수유동, 금천구 시흥동에 오래된 단독 주택과 다가구 주택이 밀집해 있지만 진행 중인 정비 사업은 전무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붕괴가 우려되는 건물은 서울 전역에 빼곡하다”면서 “지자체가 행정 권한이 없다고 뒷짐만 지지 말고 관련 제도를 개정해 안전관리를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 안전총괄본부와 소방재난본부, 용산경찰서, 서울경찰청 등은 붕괴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이날 합동으로 건물 주변 도로 4.5㎞ 구간에서 동공(비어 있는 굴) 탐사 작업을 2시간가량 진행했다. 지하 1~1.5m의 땅 밑을 읽을 수 있는 지표투과레이더(GPR)가 설치된 특수 차량이 동원됐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교육감 깜깜이 선거 막자] 유치원·초·중·고 총괄… 우리 아이 삶 바꾸는 ‘교육 소통령’

    [교육감 깜깜이 선거 막자] 유치원·초·중·고 총괄… 우리 아이 삶 바꾸는 ‘교육 소통령’

    ‘임기 4년짜리 차관급 선출직 공무원.’전국 17명뿐인 시·도 교육감 지위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거창할 게 없어 보이지만 실상은 다르다. 흔히 아는 것보다 훨씬 많은 실권을 가졌기 때문이다. 교육계에서는 “교육부 장관보다 오히려 교육감이 유치원부터 초·중·고교 현장을 더 획기적으로 바꿀 권한이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6·13 지방선거에 교육감직을 맡겠다며 나선 후보자 59명 가운데 전직 장관(2명)과 국회의원(4명), 대학 총장(8명) 등 언뜻 화려해 보이는 이력의 소유자가 적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고위직 출신이 교육감 직무 수행을 잘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학생·학부모·교원들의 고민에 대한 이해력, 교육 현장의 문제점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 중앙 정부가 잘못된 정책 추진을 막아설 과단성 등은 이력서만 봐서는 알기 어렵다. 왜 우리는 교육감을 잘 뽑아야 하는가. 그들이 가진 권한을 중심으로 그 이유를 살펴봤다. ●내국세 20%가 교육 예산 재원 예산과 인사권 규모는 특정 기관장이 얼마나 힘센지 따질 때 가장 흔히 쓰는 척도다. 17개 시·도 교육감의 손에 쥐인 예산은 연간 60조원이 넘는다. ‘보편적 복지’를 내세운 문재인 정부의 올해 보건복지부 전체 예산 규모(64조원)와 맞먹는다. 학교·학생 수가 지역 중 최다인 경기교육청 예산이 14조 5484억원(2018년 기준)으로 가장 많다. 중앙 정부와 해당 광역 시·도 지방자치단체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라는 이름으로 각 시·도 교육청에 예산을 내려준다. 내국세의 20.27%가 교육 예산의 재원이다. 또 담배에도 교육세가 붙는데 흡연자가 20개비짜리 ‘에쎄’ 담배 한 갑(4500원)을 사면 약 2개비(443원) 가격은 교육청으로 흘러들어 간다. 인사권 규모도 상당히 크다. 17개 시·도 교육감이 승진·전보 등 인사 조치 가능한 공립 유치원과 초·중·고교 교원 수는 모두 37만명. 직접 인사할 수 있는 인원으로만 치자면 대통령(행정부, 공공기관 등 7000명)보다 훨씬 많다. 김재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대변인은 “교육감의 힘은 사실상 인사권에서 나온다”면서 “교장 등 학교 관리직에 누굴 앉힐지, 어느 학교에 얼마나 능력 있는 교원을 보낼지 등을 통해 현장에 자신의 철학을 전달하고, 바꿔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도 교육감은 유치원과 초·중·고교 교육을 총괄해 책임지는 자리다. 대학 입시 제도를 뺀 교육 정책 상당수를 교육감이 정하거나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미세먼지를 잡기 위해 우리 아이의 교실에 공기청정기를 설치하거나 실내 체육관을 세울지 여부부터 공립 유치원을 어디에 지을지, 인구가 많이 빠져나간 도심권 학교를 타 지역으로 이전할지, 학원 운영 시간이나 요일을 규제할지 등을 결정한다. 지난해 장애학생 학부모들의 ‘무릎호소’로 관심이 쏠렸던 특수학교 설립 권한도 교육감에게 있다. 또 학생 두발·복장 등의 제한, 교내에서 휴대전화 사용 여부 등도 교육감이 어떤 생각을 가졌느냐에 따라 학교 정책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수업·내신 시험 방식도 바꿀 수 있어 교육감의 철학과 의지에 따라 각 학교의 교수·학습법도 크게 달라진다. 초·중·고교 교과서에서 다룰 내용(교육 과정)은 교육부가 중심이 돼 만들지만, 이를 어떤 방식으로 가르치고 평가할지는 교육감 권한으로 어느 정도 정할 수 있다. 교육감이 마음먹으면 일선 학교의 객관식형 지필고사를 없앤 뒤 서술·논술형 시험이나 수행평가 등으로 대체하고, 수업 방식을 토론 위주로 바꿀 수 있다. 특히 문재인 정부는 지금껏 교육부가 가졌던 권한 상당수를 시·도 교육청에 넘기겠다고 약속했다. 예컨대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와 자율형사립고를 폐지할 권한이 시·도 교육감에게 완전히 넘어갈 예정이다. 실제 서울 교육감 출마자 중 진보 성향 조희연 후보는 자사고와 특목고를 일반고로 전환하겠다고 공약했고, 중도인 조영달 후보는 특목고·자사고 등은 없애지 않되 선발 방식을 추첨제로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보수인 박선영 후보는 자사고와 특목고를 유지하고, 서울 전체 고교 입학을 현행 교육청 배정 방식이 아닌 학생이 선택할 수 있는 제도로 바꾸겠다고 했다. ‘교육에는 좌우가 없다’는 표현이 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이번 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59명은 ‘학생이 행복한 학교 현장을 만들겠다’는 같은 목표에 공감한다. 하지만 세부 정책은 진보·보수 여부에 따라 적지 않은 차이가 있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는 전국 교육감 17명 중 진보 성향이 13명이었다. 이 중 다시 출마한 11명은 “임기 중 뿌려 놓은 혁신 교육 실험이 완전히 뿌리내리려면 4년이 더 필요하다”며 유권자의 선택을 바란다. 반면 보수 진영에서는 “진보 교육감은 실패했다”며 물갈이를 호소하며, 중도 후보들은 “이념을 벗어난 교육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패키지’라는 강매…내 맘대로 못 하는 내 결혼식 어떡하죠?

    ‘패키지’라는 강매…내 맘대로 못 하는 내 결혼식 어떡하죠?

    “제 결혼사진 찍으러 누가 오는지 어느 업체인지도 몰랐어요. 아예 예식장 패키지로 묶여 있어 뺄 수도 없더라고요.” 지난 4월 부산에서 결혼한 윤모(32)씨는 결혼 준비하던 생각만 하면 아직도 화가 치민다. 한 번뿐인 결혼식인데 마음대로 결정하지 못하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윤씨는 “괜찮은 예식장을 고르자니 필수 패키지로 묶여있는 게 많았고, 패키지가 없는 곳을 고르려니 위치가 좋지 않거나 비싼 호텔밖에 없었다”면서 “특정 업체가 거의 독점하다시피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데다 다른 곳도 대부분 패키지를 강제하고 있어서 원치 않는 비용을 더 지불해야 하는 구조였다”고 말했다. 고민 끝에 윤씨는 결국 패키지가 포함된 예식장으로 정했다. 멀리서 오는 손님들을 배려해 교통이 좋은 곳이어야 했기 때문이다. 윤씨는 “DVD, 식전영상, 스냅, 메이크업, 드레스 등 모든 게 다 계약에 강제로 포함돼 있다 보니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면서 “어떤 건 안 하겠다고 하더라도 그만큼 금액을 빼주는 게 아니라 돈을 내고 안 하는 수밖에 없더라. 결국 예식장에서 계약한 그대로 다했다”고 말했다. 예식장의 ‘패키지 강매’에 대한 불만은 윤씨만의 일이 아니다. 업체가 횡포를 부려도 당사자 입장에서는 마땅한 대안이 없으니 부당해도 그냥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이 가격 맞아?… 불안한 예비부부들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웨딩홀에서 정해주는 대로 하다 보니 당사자 입장에서는 바가지를 쓰는 건 아닌지 내심 불안하다. 비용이 정확한 건지, 어디에 얼마가 쓰이는지 제대로 확인할 길도 없다. 내역을 공개한다고 해도 웨딩홀 측에서 ‘가격이 원래 이렇다’고 설명하면 그냥 그걸로 끝이다. 당사자로서는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윤씨는 “사진 같은 것도 누가 찍으러 오는지, 어떻게 찍는 사람인지도 모르니까 불안했다”고 말했다. 원치 않게 비용을 낸 것도 모자라 어떤 수준의 서비스를 받게 되는지도 몰랐다. 예식장이 책정한 가격과 당사자가 느끼는 가격의 괴리가 커질수록 당사자는 억울하다. 실제로 결혼 정보를 공유하는 커뮤니티에서는 예식장에서 찍어준 사진이 엉망이어서 속상하다는 글이 종종 올라오기도 한다. 얼마 전까지 웨딩홀에서 촬영일을 했던 이모(28)씨는 “내가 있던 곳은 들어온 순서대로 자리가 나면 메인작가에 올리는 시스템이었다”면서 “경력이 짧은 어린 친구였는데도 자리가 나니까 바로 본식 실장으로 올리더라”고 말했다. 비용을 내는 만큼 실력이 검증된 사람을 쓴다면 다행이지만 예식장에서 필요에 따라 사람을 쓰는 경우 피해는 고스란히 결혼 당사자들에게 돌아간다. 사진뿐 아니라 꽃 장식, 드레스, 메이크업 등도 마찬가지다. 본인이 지불한 가격이 맞는 가격인지, 가격에 맞는 서비스가 제공되는지 내심 찜찜할 수밖에 없다. 결혼식 당일에야 확인 가능한 까닭에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막상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누구를 위한 웨딩플래너인가요? 결혼시장 전반적으로 불투명한 게 많다 보니 웨딩플래너를 알아보는 커플도 많다. 전문가로서 알고 있는 정보도 많고 당사자들이 원하는 결혼식이 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웨딩플래너는 도움을 주기는커녕 오히려 결혼을 망치는 경우도 있다.지난 4월 결혼한 이모(32)씨 역시 웨딩플래너 때문에 곤혹스러운 일을 겪었다. 큰돈을 주고 계약해 결혼식 준비 전반을 맡겼지만 막상 당일이 되자 결혼식장까지 운행해주기로 한 셔틀버스는 오지 않았고 보내주기로 한 직원마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이씨는 하객들에게 인사도 못한 채 결혼식 시작 전까지 직접 식장을 세팅하러 분주히 뛰어다녀야만 했다. 이씨는 “누군가에겐 평생 한 번 있는 특별한 날인데 정말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직접 오지도 않고 교육도 안 된 사람을 보내면서 문제가 있는지 제대로 확인하지도 않는 바람에 이렇게 됐다. 아직도 화가 난다”고 말했다. 결혼 관련 커뮤니티에는 ‘플래너한테 당했는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상담글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예비부부 입장에서는 결혼을 준비하는 부담이 더 커지기도 한다. ●스몰웨딩? 하고 싶어도 쉽지 않아요… 한국의 결혼식 문화가 너무 과하다고 생각하는 젊은 층에서는 이른바 스몰웨딩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남들한테 보여주기 위한 결혼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곳에서 가까운 지인들만 초대해 비용도 아끼고 의미도 살리기 위함이다. 몇몇 유명 연예인들이 스몰웨딩을 올린 사실이 화제가 되면서 이제는 하나의 문화가 됐다. 그러나 막상 결혼을 준비하다 보면 스몰웨딩은 쉽지 않다. 예식장 하나를 잡으면 수백 명의 보증인원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예식장은 식대로 돈을 벌어야 하는 입장이다 보니 어느 정도 이상의 보증된 손님을 요구할 수밖에 없고 결혼 당사자들로서는 보증인원을 맞추다 보면 결국 스몰웨딩은 포기해야 한다. 최소한의 하객만 초대해 결혼식을 간소하게 치르고 싶어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구조다.또한 양가 부모님의 허락을 받기가 어렵고 어느 정도까지 초대해야 하는지도 애매하다. 축의금은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동안 낸 축의금이 있으니 포기하기가 쉽지 않다. 결국 이것저것 따지다 보면 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다. 최근 결혼한 A씨 역시 스몰웨딩을 꿈꿨으나 현실이 녹록지 않아 접었다. A씨는 “의미 있고 예쁘게 진짜 스몰웨딩을 할까 싶었지만 양가 친척들과 부모님이 꼭 불러야 되는 손님만 해도 150명이 넘어서 결국 포기했다”면서 “아직도 아쉬움이 남지만 초대 못 받은 친지들, 지인들이 마음 상해하는 걸 뒷감당할 생각을 하면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내 뜻대로 결혼할 수 있는 세상은 과연…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혼인건수는 2011년 이후 꾸준히 감소해 지난 2016년부터는 30만 건 밑으로 떨어졌다. 결혼과 출산이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대두된 시대지만 막상 당사자 입장에서는 넘어야 하는 산이 너무 험난하다. 때로는 결혼을 준비하다 파혼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정부 역시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정 조치를 하는 등 결혼산업의 불공정관행을 시정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 맞닥뜨리는 문제는 여전히 당사자들이 스스로 감내하고 극복해야 한다. 남의 잔치가 아니라 당사자가 행복한 결혼식을 만들기엔 여전히 많은 문제들이 쌓여있다. 결혼 준비과정을 거쳤던 많은 커플들은 행복했던 기억보다는 고생했던 기억이 더 크다고 말한다. 이들은 “업계 전체가 너무 불투명하고 불친절하다”, “제대로 된 정보를 얻기도 어렵고 가격도 제각각이어서 뭐가 맞는지 좋은지 잘 모르겠다”, “업계 관행도 너무 많고 사실상 독점구조여서 내 뜻대로 할 수 있는 게 많이 없었다”, “내 결혼식이지만 나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더라”는 말로 씁쓸한 소감을 전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사고로 귀잃은 美여군, 팔뚝 통해 새 귀 얻다

    사고로 귀잃은 美여군, 팔뚝 통해 새 귀 얻다

    사고로 귀를 잃은 여군이 마침내 새로운 귀를 얻었다. 성형한 인공 귀가 아니라 몸에서 자란 '진짜 귀'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CBS뉴스 등 현지언론은 육군으로 복무 중인 샤미카 버리지(21)가 군 의료진의 도움으로 새로운 귀를 얻었다고 보도했다. 그녀가 끔찍한 사고를 당한 것은 지난 2016년. 당시 버리지는 가족들을 만나고 차를 몰고 텍사스 주 포트빌리스 기지로 복귀하던 던 중 앞바퀴가 터져 차가 전복되는 큰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차량 밖으로 튕겨나간 버리지는 머리, 척추골절 등 큰 부상과 함께 왼쪽 귀마저 잃게 됐다. 의료진이 “30분 만 치료가 늦었어도 사망했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 재활과정을 통해 부상은 차츰차츰 회복됐지만 그녀는 거울 앞에 설 때마다 사고의 기억이 떠올라 괴로웠다. 이에 병원에서는 귀 성형수술을 제안했고 처음에 주저하던 버리지도 의료진의 권유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특히 버리지는 수술을 통해 ‘진짜 귀’를 갖기 원했다. 일반적으로는 인공 귀는 모양만 갖추지만 원래처럼 소리에 반응하고 감각을 갖춘 진짜 귀를 원한 것이다. 그녀는 자신의 바람을 윌리엄 버몬트 육군병원 성형 및 외과 과장인 오웬 존슨 박사에게 전했고, 의료진은 버리지의 갈비뼈에서 연골을 채취해 귀 형태를 만들어 팔뚝 피부 아래에서 귀를 배양했다. 이렇게 귀는 성공적으로 배양됐고 최근 왼쪽 귀에 안전하게 이식됐다. 존슨 박사는 “이식된 귀에 새로운 동맥, 정맥, 신경이 생긴 걸 버리지가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면서 "현역 병사들은 자신들이 받을 수 있는 최상의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버리지는 "완벽한 귀 재건을 위해 아직 두 차례의 수술이 남아 있지만 상황은 긍정적"이라면서 "이렇게 되기까지 긴 과정이었지만 결국 나는 돌아왔다"며 웃었다.  보도에 따르면 미 군병원에서의 귀 배양 후 이식 수술은 처음이다. 이같은 수술은 지난 2012년 미국에서 가장 먼저 성공했으며 지난해 중국에서도 사고로 귀를 잃은 한 남성이 자신의 팔에서 키운 귀를 이식하는데 성공해 화제가 됐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저글링 하며 조깅을?…보스턴 대학생 세계 신기록 갱신

    저글링 하며 조깅을?…보스턴 대학생 세계 신기록 갱신

    조글링(joggling, 조깅+저글링) 분야에서 32년만에 세계 신기록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미국 보스턴 대학에 다니는 자크 프레스콧이다. 프레스콧은 3번의 시도 끝에 1마일(1600m)을 종전기록보다 0.6초 빠른 4분 42초 2에 끊었다. 기네스북에 등록된 종전 세계 기록은 1986년 커스 스웬슨이 세운 4분 42초 8이었다. 지난 8일(현지시간) 보스턴 대학교 운동장에서 도전을 시도한 프레스콧은 첫 번째 도전에서는 1km 부근에서 공을 떨어트려 실패했으나 세 번째 만에 세계 신기록을 달성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관련 기사 및 4:42:2가 기록된 시계 사진을 리트윗하는 등 신기록 달성을 자축했다. 보스턴 글로브를 비롯해 지역 언론사에서는 프레스콧의 신기록을 일제히 보도했다. 보스턴 대학 공식 트위터 계정 역시 프레스콧의 세계 기록을 축하하는 멘트를 남겼다. 10km 세계기록 보유자인 마이클 카프랄도 트위터를 통해 ‘세계에서 가장 달성하기 힘든 조깅기록 중 하나로서 프레스콧의 큰 업적’이라며 신기록을 축하했다. 조글링은 저글링을 하며 조깅을 하는 스포츠로 조글링 대회는 국제저글러협회(International Jugglers Association)가 매년 주최하는 저글링 축제의 이벤트 행사로 열린다. 조글링은 일반적인 육상 대회와 마찬가지로 100m, 200m, 400m, 800m, 1600m, 5km, 10km, 하프마라톤, 마라톤 등 다양한 거리로 나뉜다. 100m의 경우 3개, 5개, 7개 공으로 분야가 있지만 다른 분야는 3구를 기본으로 한다. 올해는 6월 16일부터 22일까지 매사추세츠주 스프링 필드에서 열릴 예정이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마라도나 손끝서 탄생한 메시…축구판 ‘아담의 창조’ 벽화

    마라도나 손끝서 탄생한 메시…축구판 ‘아담의 창조’ 벽화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에 그려진 미켈란젤로의 벽화 ‘아담의 창조’가 아르헨티나의 한 축구 클럽에서 재현됐다. 주인공은 리오넬 메시(31·바르셀로나)와 디에고 마라도나(57)로 아담은 메시가, 신은 마라도나가 대신했다. 헐벗은 원작과 달리 두 사람은 아르헨티나 유니폼을 입고 있다. ‘아담의 창조’는 미켈란젤로의 벽화 중 가장 널리 알려져 있으며 신이 손끝으로 아담을 창조하는 모습을 묘사해놓은 그림이다. 그간 아담과 신의 자리에 다른 대상이 들어간 수많은 패러디를 낳았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스포티보 페레이라 축구 클럽 천장에 그려진 이 벽화의 가격은 2만 달러(약 2145만원)에 달한다. 그림을 그린 산티아고 바베이토는 “마라도나는 메시에게 영감을 주었고 메시는 좋은 축구를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클럽의 회장인 세바스티안 가르시아는 “어린 시절 축구를 사랑한 누구나 우리의 우상처럼 되고 싶은 꿈이 있었다”면서 “아이들은 누구나 클럽에서 무료로 축구를 할 수 있으니 (천장에 그려진) 영웅들을 보며 영감을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또한 “신에게 도움의 손길을 구하고 싶을 때 이 천장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신이 무척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벽화에는 메시와 마라도나를 비롯해 마리오 켐페스(63), 가브리엘 바티스투타(49), 후안 로만 리켈메(40), 세르히오 아구에로(29·맨체스터시티) 등 아르헨티나의 축구 영웅들이 그려져있다. 마라도나는 아르헨티나의 전설적인 축구 선수로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의 주장으로서 우승을 이끌었다. 잉글랜드와의 8강 경기에서 핸드볼 파울을 헤딩골로 둔갑시켜 ‘신의 손’이란 별명을 얻은 것도 멕시코 월드컵이다. 메시 역시 소속 클럽팀에서 수많은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축구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평가받았지만 아직 월드컵 우승컵이 없는 탓에 1%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가 우승할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된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홍대 이어 서강대도… 인권강연회 논란

    홍대 이어 서강대도… 인권강연회 논란

    홍익대 누드모델 사진 유출로 대학가에서도 인권 문제가 논란인 가운데 8일 서강대학교에서 인권강연회를 둘러싸고 학생회와 학생들 사이에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이번 논란은 서강대 총학생회가 8일~11일 인권주간을 맞아 강연회를 개최한다고 공지하면서 시작됐다. 일부 학생들은 연사로 섭외된 은하선씨가 평소 남성혐오적 발언을 해왔다면서 인권 강사로 서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몇몇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최근 홍익대 회화과 수업에서 남자 누드모델의 사진이 남성혐오 사이트로 알려진 워마드에 유출된 사건과 맞물려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서강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지에는 총학생회의 대처에 대해 일부 학생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게시글에는 “장애, 다문화, 노동자 등등 다룰 만한 수많은 인권은 다 개나줘버리고 강연자 전부 여성인권, 그것도 충분히 논란 될만한 사람으로 채워버리다니 실망스럽기 짝이 없네요”, “중요한 것은 ‘문제 소지가 있는 발언자를 학교 공식 강연에 강연비를 드리며 초청한 것’”, “총학생회 인권국 분들은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시는 것 같습니다” 등의 발언으로 총학생회를 비판하고 있다. 이같은 비판이 이어지자 총학생회는 학생들의 문제제기에 대한 입장문을 작성해 페이스북 페이지에 게시했다. 학생회는 글에서 “총학생회 집행위원회 회의들을 통하여 충분한 논의와 비판적인 검토를 받을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었음에도, 이러한 부분들이 잘 지켜지지 않은 점에 대하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서도 몇몇 학생들은 해당 게시글에 “서강대 모든 커뮤니티에서 동일한 목소리로 비판하는데 논란을 회피하느냐”, “학우들 불만사항이 반영된게 하나도 없다”등의 반론을 남겼다.앞서 은씨는 2017년 4월 한 언론에 기고를 통해 자신이 양성애자라고 밝혔으며 성에 관한 자유로운 발언을 통해 방송에서 주목받았다. 또한 은씨는 2017년 3월부터 방영된 EBS의 ‘까칠남녀’에 패널로 참여했으나 올해 1월 13일 종영을 2회 남겨두고 하차를 통보받아 논란이 된 적이 있다. EBS 측에서는 적절치 못한 행동을 해 하차시켰다고 설명했으나 은씨는 성소수자 방송 이후 자신이 여러 성정체성을 지닌 소수자로서 탄압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출연진들은 은씨의 하차를 놓고 보이콧을 선언하며 녹화가 취소되기도 했다. 인권강연회와 관련해 서강대 학생들 사이에서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은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신과 관련된 ‘서강대학교 대나무숲’ 글을 ‘자료 킵’이라는 멘트와 함께 공유해둔 상황이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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