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룸메이트
    2025-12-20
    검색기록 지우기
  • 전병헌
    2025-12-20
    검색기록 지우기
  • 보건복지부
    2025-12-20
    검색기록 지우기
  • 고위공직자
    2025-12-20
    검색기록 지우기
  • 곽노현
    2025-12-2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938
  • [시네마 천국] 일본 공포영화 ‘착신아리’

    9일 개봉하는 일본의 ‘착신 아리’는 평범한 일상에서도 얼마든지 공포를 끌어내는 연출력을 과시할 수 있음을 잘 보여주는 영화 가운데 하나다. 영화는 2002년 개봉한 안병기감독의 ‘폰’과 마찬가지로 현대인의 필수품이 된 휴대전화를 연쇄적 죽음의 도구로 이용한다.물론 소재는 같지만 그것을 사용하는 방식이나 전체 분위기는 다르다.영화가 공포감을 주는 방식은 점층법이다.밝고 가볍게 시작했다가 서서히 무서움의 강도를 높여간다. 미팅에서 파트너들과 전화번호를 교환한 여대생 유미(시바사키 고)와 요코(기시타니 고로)가 화장실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도중 요코 휴대전화에 이상한 메시지가 도착한다.발신자 번호는 요코 자신의 것이고,3일 뒤 날짜로 메시지를 보낸 것.약간 의아하게 여기면서도 대수롭지 않게 넘겼던 이 일은 3일 뒤 “이런 비가 오네.”라는 말에 이은 비명소리 등 메시지 내용대로 요코가 행동한 뒤 전차 선로로 뛰어내려 죽으면서 ‘사건’이 된다. 이어 미팅에 참석했던 남학생 겐지도 같은 방식으로 의문의 죽음을 당하고 ‘죽음의 바이러스’가 죽은 이의 휴대전화 통화 내역에서 다음 ‘먹이’를 찾아 옮겨다니는 것이 알려지면서 두려움이 커진다.영화는 ‘다음 희생자는 누구?’라는 호기심과 함께 그가 죽어가는 과정을 세밀하게 다루면서 공포심을 한껏 키운다. 심지어 유미 룸메이트인 나쓰미는 전원을 끄고 휴대전화 해지 신청을 해도 메시지가 도착한다.사건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방송사의 연출로 퇴마사·심리학자 등을 동원하여 죽음의 순간을 생방송하던 나쓰미가 현장에서 즉사하자 나라 전체가 공포에 휩싸인다.이윽고 유미의 휴대전화에도 메시지가 도착하자 그녀는 ‘죽음의 사신’인 최초의 발신자를 찾기 위해 낡은 아파트,폐쇄된 병원 등을 전전한다.그 과정에서 영화는 거울,발톱깎는 장면,알사탕 등의 일상적 풍경이나 소도구로 섬뜩하고 소름끼치는 장면을 이어간다. ‘착신 아리’는 낡은 병원 등 공포물의 단골 공간과 어둠 속에 출몰하는 여자 유령이라는 케케묵은 이야기로 공포심을 캐낸다.미이케 다카시 감독이 등장 인물의 죽음을 예고한 뒤 다양한 장치를 동원하여 옥죄어가는 방식은 섬뜩하다.또 전체적으로 어둠의 이미지와 비명 소리를 적절하게 섞은 것도 참신하다.다만 마지막 반전에서 비약이 심해 약간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것이 흠으로 보인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시네마 천국] 일본 공포영화 ‘착신아리’

    9일 개봉하는 일본의 ‘착신 아리’는 평범한 일상에서도 얼마든지 공포를 끌어내는 연출력을 과시할 수 있음을 잘 보여주는 영화 가운데 하나다. 영화는 2002년 개봉한 안병기감독의 ‘폰’과 마찬가지로 현대인의 필수품이 된 휴대전화를 연쇄적 죽음의 도구로 이용한다.물론 소재는 같지만 그것을 사용하는 방식이나 전체 분위기는 다르다.영화가 공포감을 주는 방식은 점층법이다.밝고 가볍게 시작했다가 서서히 무서움의 강도를 높여간다. 미팅에서 파트너들과 전화번호를 교환한 여대생 유미(시바사키 고)와 요코(기시타니 고로)가 화장실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도중 요코 휴대전화에 이상한 메시지가 도착한다.발신자 번호는 요코 자신의 것이고,3일 뒤 날짜로 메시지를 보낸 것.약간 의아하게 여기면서도 대수롭지 않게 넘겼던 이 일은 3일 뒤 “이런 비가 오네.”라는 말에 이은 비명소리 등 메시지 내용대로 요코가 행동한 뒤 전차 선로로 뛰어내려 죽으면서 ‘사건’이 된다. 이어 미팅에 참석했던 남학생 겐지도 같은 방식으로 의문의 죽음을 당하고 ‘죽음의 바이러스’가 죽은 이의 휴대전화 통화 내역에서 다음 ‘먹이’를 찾아 옮겨다니는 것이 알려지면서 두려움이 커진다.영화는 ‘다음 희생자는 누구?’라는 호기심과 함께 그가 죽어가는 과정을 세밀하게 다루면서 공포심을 한껏 키운다. 심지어 유미 룸메이트인 나쓰미는 전원을 끄고 휴대전화 해지 신청을 해도 메시지가 도착한다.사건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방송사의 연출로 퇴마사·심리학자 등을 동원하여 죽음의 순간을 생방송하던 나쓰미가 현장에서 즉사하자 나라 전체가 공포에 휩싸인다.이윽고 유미의 휴대전화에도 메시지가 도착하자 그녀는 ‘죽음의 사신’인 최초의 발신자를 찾기 위해 낡은 아파트,폐쇄된 병원 등을 전전한다.그 과정에서 영화는 거울,발톱깎는 장면,알사탕 등의 일상적 풍경이나 소도구로 섬뜩하고 소름끼치는 장면을 이어간다. ‘착신 아리’는 낡은 병원 등 공포물의 단골 공간과 어둠 속에 출몰하는 여자 유령이라는 케케묵은 이야기로 공포심을 캐낸다.미이케 다카시 감독이 등장 인물의 죽음을 예고한 뒤 다양한 장치를 동원하여 옥죄어가는 방식은 섬뜩하다.또 전체적으로 어둠의 이미지와 비명 소리를 적절하게 섞은 것도 참신하다.다만 마지막 반전에서 비약이 심해 약간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것이 흠으로 보인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방황하는 과학영재] ②카이스트 24시 ‘억눌린 KAIST’

    ‘해지는 것 보고 들어가,해뜨는 것 보고 나온다.’학창생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혹독한 실험교육을 두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학생들에게 속담처럼 굳어진 말이다. 지난 9일 오후 10시쯤 대전 유성구 구성동 카이스트 자연과학동 물리학과 나노레이저연구실.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대학원생 4명이 반도체 레이저특성측정 실험에 시간가는 줄을 몰랐다.김세헌(26·3년차)씨는 “자정 이전에 잔 적이 없다.”며 “실험실이 내 집”이라고 말했다.학생들 대부분이 기숙사 생활을 하다 보니 실험실과 기숙사를 오가는 게 생활의 전부다. 이날 밤도 교내 건물 대부분이 불을 훤히 밝히고 있었다.낮보다 밤이 더 살아 꿈틀대는 대학이 카이스트다.양진규(27·2년차)씨는 “기숙사를 24시간 개방해 연구하다가 들어가 자고,자다가 나와 실험하는 게 무척 편하다.”고 했다. 박홍규(27·5년차)씨는 “집에 가면 꼭 친척집 같다.내 방도 없다.”면서 “집에 갈 때는 (남의 집에 가듯)칫솔도 가져간다.”고 했다.카이스트 학생은 과학고 다닐 때부터 기숙사에서 생활해 박사과정에 들어가면 보통 8년 이상 집을 떠난다.평소 집에 거의 가지 않는다는 박씨는 “구내식당이 문을 닫는 명절에는 할 수 없이 밥 얻어 먹으려고 집에 간다.”고 농담처럼 말했다. 대학원생은 연구실험을 위해 밤을 새우지만 학부생은 숙제가 많아 잠잘 시간이 없다.기계공학과 4년 이주형(22)군은 “밤새도록 숙제를 해 늘 꼬질꼬질하다.”면서 “시험기간에는 트레이닝복과 슬리퍼 차림에,머리를 안감아 내내 모자를 쓰고 다닌다.”고 했다.학업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운동과 동아리활동도 밤에 하다 보니 낮보다 학생이 더 많다. 박씨는 “학교에서 잠자면서 연구실험하는 대학은 포항공대와 우리뿐”이라면서 “고충이 있다면 이렇듯 단조로운 생활”이라고 토로했다. 이날 밤 같은 건물 동물세포공학실에서 치료용 단백질개발에 몰두하던 생명과학과 김민수(25·박사 2년차)씨는 “밤낮을 캠퍼스에서 보내기 때문에 캠퍼스 커플은 카이스트 여학생수와 비례할 정도로 카이스트생끼리 연애하고 결혼하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카이스트생들은 성격과 진로문제로 고민한다. 이 가운데 이들을 더욱 짓누르는 것은 성격.뒤집어 얘기하면 중,고교시절 줄곧 1등만 하던 우등생,모범생들이 함께 모여 지낼 때 겪는 스트레스인 셈이다. 지난해 이 학교 상담센터에 접수된 1100건의 상담건수 가운데 성격문제가 294건으로 가장 많았다.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2∼3명의 룸메이트와 사사건건 부딪혀 ‘내 성격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하는 고민을 한다. 일반학생과의 경쟁에서는 항상 앞서 왔지만 영재끼리의 경쟁에서 뒤처질 때 겪는 자신감 상실(129건),학업(104건)에 대한 고민도 234건이나 됐다.우울증으로 상담받는 경우는 65건에 이르렀다. 진로문제에 대한 상담건수는 284건이나 됐다.과학고 출신의 박재휘(22·전산학과 4년)군은 “졸업 후 불안정한 진로가 가장 큰 고민”이라며 이 때문에 친구 중에도 4명이 변리사를,3명이 기술고시를 준비 중이라고 귀띔했다.일부는 의대 등에 진학하겠다며 자퇴한다고 덧붙였다.“공부를 계속하고 싶은데,그 이후에 어디로 갈지 벌써부터 걱정돼요.” 카이스트 구내식당에서 만난 이주형(22·기계공학과 4년)군도 “회사원이나 연구원은 40세에 이사(理事)를 하지 못하면 잘린다고 해 교수 등 안정된 직업을 바라는데,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면서 불안해했다. 전현숙 전임상담원은 “학생들은 상담 때마다 ‘노벨상을 탈 수 있는 세계적 과학자가 되고 싶은’이라는 수식어를 붙여 말할 정도로 자부심이 강한데 경쟁에 밀리면서 자신감 상실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극단적으로는 자살로 이어져 매년 2∼3건의 자살사건이 터지고 있다. 카이스트신문사 편집장 임수용(21·산업공학과 3년)군은 “카이스트 학생들은 진로나 성적문제 못지않게 군대문제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학생은 보통 2학년 때 전공선택과 함께 군대문제를 고민하기 시작한다.임군은 “현재 박사과정 때 병역특례를 받고 있는데 이를 석사과정 때부터 적용,학생들이 마음놓고 공부할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여학생에게도 군문제만 제외될 뿐 진로나 성적문제가 고민이다.바이오시스템학과를 희망하는 2학년생 권슬아(19)양은 “공부한 만큼 성적이 나올 정도로 거품이 없고 짜다.”면서 “그런데도 실험기구는 부족하다.”고 불만스러워했다. 권양은 “선배들 사이에 ‘실력이나 공부한 만큼 사회적 대우가 안되는 것이 원인’이라며 이공계 위기를 많이 얘기한다.”고 덧붙였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 ˝
  • [김광림의 플레이볼] 잘 쉬는 법

    ‘올스타 브레이크’가 끝나는 이번 주말부터는 프로야구가 본격 순위 다툼으로 더욱 뜨거워진다. 후반기가 시작되는 이달 하순부터 다음달까지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때여서 선수들의 체력이 순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결국 한여름 체력 관리가 ‘가을 잔치’ 참가 여부와 직결되는 셈이다. 무엇보다도 규칙적인 식생활과 충분한 수면이 요구되며 어떻게 쉬느냐가 또한 문제인 것이다. 휴식은 경기 뒤 가정에서의 휴식,원정길에 나서는 버스 안에서의 장거리 휴식,원정숙소에서의 휴식 등이 있지만 각각의 팀들마다 체력유지를 위한 주된 휴식처는 달라 재미가 있다. 롯데의 경우 가장 남쪽에 홈구장이 있어 버스 안에서의 휴식이 중요하다.때문에 버스 내에는 다른 팀보다 휴식에 필요한 다양한 장비가 갖춰져 있다. 삼성은 대구가 더운 관계로 체력에 특히 신경을 쓴다.체력소모가 심해지는 여름이 되면 구단에서는 라커룸에 다양한 보양식을 비축해 놓고 선수들의 여름나기에 도움을 준다. 서울 팀들 역시 라커룸이 휴식처다.차량이 많은 지역이라집에서 구장까지 이동시간이 길다 보면 차내의 에어컨 때문에 컨디션이 엉망이 될 때가 많다.이에 따라 다른 팀과는 달리 라커룸을 더욱 편안한 휴식공간으로 만들려고 신경을 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 개개인의 생활습관이다.하나의 예로 필자가 1980년대 후반 OB 시절 룸메이트로 지낸 김우열 선배와의 여름나기를 비교해 본다.필자는 선수시절 장거리 원정땐 차 안에서의 충분한 수면과 함께 규칙적인 생활로 피로를 해소하곤 했다.그래서 그런지 더운 여름철엔 수은주와 함께 타율은 더욱 오르곤 했다.반면 아마추어시절 홈런왕으로 명성을 떨친 김 선배는 체질과 차내에서의 수면 부족 탓에 여름만 되면 성적은 하락세를 그었다.물론 김 선배의 연령이 한창 때였던 필자와 비교한다는 것이 다소 무리지만 중요한 점은 한여름 휴식을 어떻게 취하느냐를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 건전한 생활과 규칙적인 식사 그리고 충분한 수면을 몸에 익히는 것이 선수로서 장수하는 비결이며 여름을 이겨내는 정답인 것이다. 시즌은 4월부터 9월까지 6개월 동안 치러진다.그중 중요하지 않은 시기는 단 하루도 없다.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여름나기에 실패한다면 절대 좋은 성적은 기대할 수 없다. 광주방송 해설위원 kkl33@hanmail.net
  • [LOOK 아시아]21ㅜ 아시아, 분열되면 서양에 또 당한다 (3)韓·中·日 젊은이 좌담

    “티켓 하나로 한·중·일 3개국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시대가 곧 열릴 것이다.”“3국 공동어가 있으면 어떨까.”“동질성도 좋지만,천박한 대중 문화로 젊은이들이 통합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아시아의 동쪽에 나란히 위치,역내 질서 형성에 큰 축을 형성하는 한국·중국·일본 3개국의 젊은이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21세기,고국의 울타리를 넘나들며 살아가는 이들에겐 ‘3국 협력’이란 말 자체가 고루하게 느껴지는 듯하다.‘톡톡 튀는’ 젊음 그 자체의 코드로 3국간 상생(相生)의 길은 찾아질 수 있다는 논리다. 베이징대 한국어과 출신으로 평양에서도 8개월간 머문 적이 있는 한반도통(?) 왕옌,고등학교 때 엄마 따라 관광온 한국의 친절에 반해 서울로 유학온 구와바라 요코,세계는 넓고 할 일은 너무나 많다는 한국청년 서정환씨가 20일 대한매일 회의실에서 만났다.먼저 요코가 ‘3국의 섹스 문화’를 다뤄보자며 도발적 제안을 했다. ●굳이 동질성을 찾지 않아도 -요코 솔직히 얘기해 보자.나는 한국 사람들이 혼전 순결을 강조하는 것을 보면 아직도 이해가 안된다.일본과 한국은 시내 간판의 글씨만 다를 정도로 모든 게 비슷한다.사랑하는 마음만 있으면 혼전에 상관없이 자연스럽게 섹스를 하는 것 아니냐. -정환 글쎄,고교 때까진 입시 준비에 몰두 하느라 대부분의 학생들이 별 생각을 하지 않는다.수험생 생활을 하면서 가족과 매우 밀접해 있고,특히 부모님의 뜻을 거스르긴 힘들기 때문일 것이다.실제로 많이 변했다. -옌 중국도 마찬가지다.베이징이나 상하이 등 개방되고 발달한 도시들에선 부모들에게 얘기하지 않고 동거하는 젊은이들이 많다.동거 연령도 낮아지고 있다.남녀간에 심각한 채팅도 많다.한국도 비슷하다.한·중·일 모두 동양사상의 영향을 받고 있지만,최근엔 몸으로 다 깨고 있다는 생각이다. -정환 그러나 한가지 공통점은 있다.육체적 접촉에 관한 한 체면을 중시한다는 점이다.2000년 유네스코 청소년 대회에 참가한 적이 있는데,유럽에서 온 학생 둘이 처음 만난 자리에서 키스를 해댔다.눈살을 찌푸린 것은 한·중·일 3국의 참가자들이었다.나머지는 개의치 않았다. -요코맞다.우리가 굳이 동질성을 찾아내려 하지 않아도 너무 비슷한 게 많다.한자를 쓴다는 점,젓가락과 숟가락을 쓴다는 점 등이다.최근 3국에서 비만아들의 증가가 사회 문제화되는 것도,모두 서양음식이 몸에 맞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한국·중국·일본 3각 고리 -옌 사실 내가 중학교에 다닐 때만해도 일본은 잘 알았지만,한국은 몰랐다.수교가 안됐기 때문이다.1988년 올림픽 때 처음 한국을 인식했다.사실 베이징대에 입학하면서 일본어과는 경쟁이 너무 세 한국어를 택했는데,지금은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요코 고등학교에 다닐 당시 어머니를 따라 한국을 여행했다.말이 안통하면 따라오라 해서 길을 가르쳐 줄 정도로 친절했던 사람들이 가슴에 남았고,유학을 해야 되겠다고 생각했을 때 자연스레 한국을 택했다. -정환 많은 교류를 통해 서로를 아는 게 중요하다.정신대 할머니들의 문제도 그렇고,내가 아는 일본 친구는 정신대 피해자 할머니들의 일본 대사관앞 수요집회에 참여하기도 했다.우리 같은 젊은이들은 직접 피해자·가해자가 아니어서 감정적대립은 없다. -옌 일본인들이 주변국과 역사를 모르는 것은 일본 정부가 가르쳐 주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개인 경험을 얘기해서 미안하긴 한데,나는 원래 과거사 문제에 관심이 없었다.그러나 기숙사 룸메이트였던 일본 학생이 내 침대를 사용해 어지럽혀 놓은 일이 있었다.나의 항의는 아랑곳 않았고 아예 무시했다.불쾌했다.그때부터 일본 정부가 한국과 중국에 하고 있는 역사관련 자세가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3국이 극복해야 할 과제 -정환 중국의 경우,중국이 세계의 중심이라는 중화(中華)사상이 너무 강해 주변국들에 부담을 주지 않나 싶다.지난번 유네스코 캠프에서도 어떤 중국 참가자가 “지금은 경제적으로 한·일에 뒤지지만 결국 중국이 최고로 앞설 것”이라는 주장을 여러번 해서 다른 아시아 사람들이 불편해하곤 했다. -옌 개인적인 차이일 것이다.누구나 자기 국가에 대한 애국심과 자긍심이 있지 않느냐.상대방을 고려해야 하는 부분은 모든 국가들이 함께 새겨야 할 일이 아닌가 한다.우리 아시아는 유럽연합(EU)처럼 정치·사회 통합을 지향하기는 힘들 것 같다.모두 각기 다른 주권국이다.중국은 정치적으론 사회주의 체제이다. -요코 한국인들도 강한 자의식을 극복해야 한다.외국인들에게 상당히 배타적이다.일본은 섬나라이고,한국도 반도여서 그런 심성이 있지 않을까 한다. -옌 맞다.한국말로 한참 이야기 하다가,옆 친구가 내가 중국사람이라고 이야기하면 그자리에서 입을 다물어 버려 당황한 적이 좀 있다.중국은 원래 다민족 국가니까 그런 부분은 좀 약한 것 같고,한국 일본은 단일민족이라 그런 것이 아닐까 한다. ●미래상은 -정환 한국의 가수 보아가 일본에서 대 인기를 끌고 있고,중국에선 한류 열풍이 부는 것을 보면,한·중·일 3개국 젊은이들의 문화코드는 이미 동질화된게 아닌가 한다.유럽 여러 나라들의 국경이 개방된 것처럼,우리 3국도 티켓 하나로 여행하는 시대가 머지않아 올 것으로 보인다.한·일 해저터널 연결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하지만 저질 오락이나 만화,저급한 섹스 문화 등 천박한 문화로 동질화되는 것은 젊은이들이 스스로 경계해야 할 부분이라고본다. -요코 3국 공용어가 생기면 도움이 될 것이다.같은 한자권이니까 기발한 아이디어도 있을 것 같다.3개국이 서로의 입장을 고려하며 받아들일 때,그리고 자국의 고유 문화정체성을 살리면서 협력해 나가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옌 지금 현재 하고 있는 ‘베세토’(베이징·서울·도쿄를 잇는 문화 교류 프로그램)행사를 좀 더 자주 하고 청년 교류 프로그램을 늘리면 서로를 진지하게 알고 3국 관계는 더욱 긴밀해질 것이다. 정리 김수정·조승진 기자 crystal@ ●한국 서정환(24) 소속:서울대 영어교육과 3년 장래 희망:유엔 등 국제기구나 국제 NGO 단체 근무 기타:아버지의 해외 근무로 지난 86∼87년 2년간 미국 거주 ●일본 구와바라 요코(桑原陽子·24) 소속:일본 호세이(法政)대 국제문화학부.지난해 8월 연세대 교환 학생으로 내한,오는 6월 귀국 예정 장래 희망:해외여행 관련 사업 ●중국 왕옌(王岩·26) 소속:고려대 국제대학원 국제통상학과.베이징대 한국어과 졸업한 뒤 2001년 8월 내한. 장래 희망:마케팅 분야 전문가
  • [수평사회를 만들자] 제2부 학벌타파 1.학벌문화의 원인.실태-간판을 거부한 젊은이들

    공부를 잘 하면 당연히 일류 명문대를 가야 한다고 교사나 학부모들은 생각하고 학생들에게 권한다.학생들은 어릴 때부터 그런 말을 수없이 들으며 ‘세뇌’되다시피 한다.자연스럽게 학교든,학부모든 아동 교육부터 학벌을 염두에 둔 교육방식을 선택하고 있다.모든 교육의 지향점은 좋은 학벌을 갖기 위한 것으로 방향이 정해져 있다.적성이나 소질은 고려 순위에서 뒤로 밀린다.학벌의 굳은 틀을 깨고자 노력하고 있는 학생들을 찾아보았다. ◈긴 방황끝 영화학과 입학한 임경진군 “앞으로 학벌에 얽매이는 그런 선택은 절대 하지 않을 겁니다.” 중앙대 영화학과 03학번 새내기 임경진(林敬眞.24)군은 최근 4년간의 경험을 떠올리며 거듭 다짐했다.‘학벌문화에서의 탈출’ 이것은 임군의 소망이다. 그에게 중앙대는 세번째 대학이다.대전에서 고교를 졸업한 뒤 지방의 J대와 서울 D대를 전전한 지 4년만의 선택이다.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장학금을 받기 위해 선택한 두 대학의 학과에서도 모두 수석이었다.하지만 임군에게 4년은 ‘어렸을 때부터 익숙해진학벌문화에 방황하던 시기’일 따름이었다. 중3 때였다.공부를 곧잘하던 임군은 당시 전국적으로 일던 외국어고 진학 열풍에서 벗어나기 어려웠다.담임 교사부터 외국어고 진학을 적극 권했다.이른바 ‘명문대’ 진학에 유리하다는 이유였다. 담임 교사의 뜻을 어기고 진학한 일반고도 다를 바 없었다.고교는 명문대에 들어가기 위한 치열한 ‘전장(戰場)’일 뿐이었다.‘명문대' 진학을 위한 특별반이 별도로 운영됐고,철저하게 수치화되는 성적에 친구는 경쟁자에 불과했다. “돌이켜보면 당시 제 자신은 좋은 대학을 가야 한다는 엄청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적성과는 상관없이 공부에만 매달린 것 같아요.꼭 기계처럼요.” 취업 걱정으로 J대를 1년 다니고 다시 들어간 D대는 새로운 학벌문화와의 만남이었다.대학측이 마련해준 고시반 생활은 더욱 자신을 초라하게 만들었다.고시만이 신분 상승의 유일한 수단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단지 성공을 위해 젊음을 몽땅 바치는 선배들을 보고 늪에 빠져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방향을 잘못 잡은 것이지요.” 마침내 임군은 지난해 고심 끝에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고 결심했다.임군의 실력은 ‘명문대’에 충분히 갈 수 있었지만 영화를 선택했다.하고 싶어도 가정 형편 때문에 엄두도 못냈던 진짜 꿈을 이루기 위해서다.더이상 학벌문화도 걸림돌이 되지 못했다.예술대학에서 수석도 차지했다. “실력이 있어도 학벌 때문에 사회적 주류로 인정받지 못하고 기부터 죽는다면 자기 발전을 이룰 수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주위에서도 만류했지만 제 결정이 옳다고 믿습니다.” 임군은 최근 삭발을 했다.정형화된 틀에 맞춰 젊음을 헛되이 보내지 않겠다는 의지였다. 안성 김재천기자 patrick@ ◈포항공대 김석범·김현수군 포항공대 김석범(金錫範·기계공학과)군과 김현수(金賢洙·신소재공학과)군은 스물한살 동갑내기 2학년이다.기숙사 룸메이트이기도 하다.둘다 서울대 자연과학부에 합격하고도 포항공대를 선택했다. 석범군은 비평준화 지역인 경기도의 B고에서 부러움을 살 정도로 성적이 뛰어났다.학교에서도,집에서도 진학할 대학은 ‘서울대’라고 얘기했다.예상대로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은 잘 나왔다.서울대 자연과학부와 포항공대에 동시에 붙었다. “부모님이나 선생님도 서울대를 권하더군요.취업도 보장되고 성공의 길도 넓다고요.쉽게 살 수 있다면서요.” 석범군도 서울대가 사회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어렸을 때부터 익히 들어왔다.서울대의 힘이나 학벌의 ‘위력’을 저절로 느꼈다.하지만 포항공대를 택했다. “고민 끝에 매끄럽게 닦아놓은 길을 가기보다 새로운 길을 닦고 싶었어요.설립된 지 20년도 채 안돼 인맥도 적지만 연구와 노력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생각이었지요.” 석범군은 아직도 고교 동창들이 “너 서울대 다니지.”라며 당연한 듯이 여길 때 오히려 곤혹스럽다고 말했다.부모님도 가끔 “집에서 다녔으면 좋았을 텐데.고생도 덜하고…”라며 서운함을 표시한다고 귀띔했다. “대학의 이름만 보고 적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대학에 가는 선후배들을 적지 않게 봤지만 별로 좋은 것 같지 않았어요.적성에 맞춰 하고 싶은 일은 계속하는 것이 바람직하잖아요.지금의 대학생활에 만족해요.” 석범군의 설명이다. 경기도 신도시의 B고 출신인 현수군도 대학 선택 과정은 석범군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현수군은 2002학년도 대입에서 모집단위 군별로 서울대 자연과학부·포항공대·순천향대 의대를 모두 합격했다.학교에서는 서울대를,집에서는 의대를 ‘실속’을 내세우며 적극적으로 권했다. 현수군은 “당시 전망만 밝다고 맞지도 않는 전공을 선택한다는 것은 제 스스로 용납할 수 없었어요.”라고 말했다.석범군과 현수군은 요즘 많은 얘기를 나누기가 어렵다.1주일에 한 두차례 밤 11∼12시까지 각자의 전공실습에 매달리는데다 수업 시간도 맞지 않기 때문이다.그러나 서로 열심히 하자는 격려는 잊지 않는다. 박홍기기자 hkpark@ ◈학벌주의 뿌리는 학벌 문제를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보면 몇 가지의 부정적 측면이 문제가 된다.첫째 간판주의다.이른바 ‘명문대’라는 브랜드에 과도한 가치가 주어지는 탓에 수요자들도 오로지 대학 간판,즉 브랜드 파워를 선택의 제일 가치로 여긴다. 둘째는 서열의식이다.장유유서를 따지는 유교적 영향 때문에 조직이나 인간관계에서 나이나 밥그릇 수에 따라 서열을 따지는 의식은 매우 뿌리깊다.학벌도 출신교의 서열 체계상의 위치에 따른 서열의식이 추상같다. 셋째로 파벌주의다.대학마다 호화판으로 지어대는 동문회관이 상징적으로 보여주듯 출신교가 같다는 것에 대단한 동류의식을 느끼며 각종 크고 작은 폐쇄적 서클을 만든다.자기들끼리 상부상조하며 집단이기주의를 강화해 나가는 탓에 지금의 학벌사회라는 것이 조선시대 문벌간 당파싸움의 재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러한 학벌주의의 부정적 측면은 열린 시민사회의 도래에 적응하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정신적 지체현상으로 볼 수 있다.그리고 그 배후에는 우리 사회의 왜곡된 인간관이 깔려 있다.한마디로 ‘파시즘적 인간관’이다.우리 헌법이 선언하는 인간 존엄의 핵심적 가치는 인간능력의 다양성과 잠재성에 대한 존중이라고 할 수 있다.그런데 학벌주의 인간관은 인간을 단일한 기준으로 서열화할 수 있고 그에 따른 차별이 정당하다고 보는 것이다. 해마다 80만명의수험생이 한날 한시에 같은 문제로 객관식 시험을 치르고 컴퓨터가 채점한 점수에 따라 역시 칼같이 서열화된 대학과 학과에 배치되는 대입 시스템은 우리 사회가 교육의 측면에서는 철저한 전체주의 사회라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체제가 유지된다는 것은 그 배후에 강력한 중앙집권적 통제가 있다는 것을 뜻한다. 특히 고등교육이 국가로부터 자유로운 시민사회적 영역에 속한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국가가 선도기능(?)을 가진 국립대를 직영하고 사립대들도 손아귀에 넣어 질식시키는 국가독점관리체제를 유지하고 있다.이로써 국립 우위,서울 소재 우위의 고착된 대학서열체계가 성립하고 국가독점관리의 수능시험 제도와 맞물려 지금의 학벌체제가 유지되는 제도적 기반이 되고 있다. 새 정부에서도 학벌타파를 국정과제의 하나로 제시했지만 청와대 장·차관급 비서관의 83%,국무위원의 62%를 국립 서울대 학벌이 차지하는 ‘학벌 일당독재’의 실상을 보면서 사람들은 혼란을 느낀다. 유수 사립대에서 우리 학교 출신도 한 자리는 있어야 되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했다는 얘기를 들으며 우리 학벌주의의 핵심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그것은 한마디로 ‘국가의 사당화(私黨化)’다.국가가 특정 국립대를 통해 국가 엘리트를 후계자그룹으로 육성하고 그 출신이 국가 학벌을 이루어 국가를 사당화함에 따라 다수의 민간학벌이 생존차원의 대항 학벌을 형성하는 구도라고나 할까. 김 동 훈
  • 월드컵 소식/ 히딩크 “스페인컵 시청”지시

    ***히딩크 “스페인컵 시청”지시. ◇거스 히딩크 축구대표팀 감독이7일 유럽 전지훈련 참가 선수 전원에게 숙제를 내줬다. 히딩크 감독이 내준 숙제는 이날 저녁 마드리드에서 열린레알 마드리드와 데포르티보 라 코루냐간 스페인컵 결승전 TV중계를 시청하는 것.히딩크 감독은 경기 내용을 세밀히 챙기라면서 8일 점심 식사 뒤 이 경기에 대해 토론하겠다고 말했다. ◇한국 대표팀의 전지 훈련장에 프로축구 전남 드래곤즈와인연을 맺었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톤 빌라의 스카우트 브라이언 킹씨가 찾아와 눈길을 끌었다.인근 지역에서 열리는 대회 관전차 라망가를 방문했다는 킹씨는 아스날,페예누르드,아약스 등의 스카우트들과 함께 훈련을 지켜봤다. ***김병지 첫날부터 강훈. ◇이운재(상무)와 주전 골키퍼 경쟁을 벌이고 있는 김병지(포항)가 룸메이트인 조병국(수원)과 함께 유럽전훈의 여독이 풀리지 않은 첫날 아침부터 조깅에 나섰다.대표팀 관계자들은 김병지가 이번 전지 훈련을 통해 뭔가 보여주겠다는 굳은 각오로 훈련에 나섰다고 설명했다.***‘울산시민 서포터스’구성. ◇울산에서 열리는 월드컵 경기 참가팀을 지원하는 시민서포터스가 구성된다.울산시는 우루과이 덴마크 브라질 터키 등4개국 선수단 지원과 울산에 대한 대외홍보를 위해 참가국별로 각각 500명씩 총 2000명의 시민서포터스를 이 달 말까지구성키로 했다고 7일 밝혔다. 서포터스들은 회원의 가정 또는 직장에 해당국 국기를 게양하고 해당 국가 언어로 환영나 격려문구를 부착하는 한편 선수단 환영 조형물 등을 설치해 월드컵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게 된다.
  • 강래연 최상학 “괴팍한 생김새지만 볼수록 정이 간대요”

    이마위에 일자형으로 바싹 자른 강래연의 ‘엽기적인’머리, 약간 튀어나온 왕방울눈과 커다란 입의 최상학이 짓는 꺼벙한 표정. 기자가 그들을 만나자고 한 건 순전히 TV화면에 비친 그들의 ‘못생긴’얼굴탓이었다.브라운관이 곧이곧대로 믿기 곤란한물건이란 것 쯤은물론 알지만…. 요즘 KBS2 수목드라마 ‘눈꽃’에서 톡톡 튀는 조연으로 활약중인 강래연,최상학을 막상 직접 만났을 때 의외로 귀엽고 친숙한 모습에 내심 놀라야 했다. RP(시력을 잃게하는 희귀병)에 걸렸지만 꿋꿋하게 살아가는 여자 윤손하,그녀를 사랑하는 두 남자 김상경,박용하 등 미남미녀가 이끌어가는 ‘눈꽃’에서 강래연과 최상학의 생김새는 ‘괴이’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윤손하의 고향후배이자 룸메이트인 래연(윤시봉 역)이 레스토랑 웨이터 상학(황보찬 역)과 티격태격 싸우는 코믹연기는 드라마에없어서는 안될 양념이다. 익살스럽고도 개성 강한 표정연기가 일품인 이들은 TV를 통해 처음얼굴을 익혔다. “MBC ‘세친구’에서 처음 상학이를 봤어요.쟤 진짜 특이하게 생겼다 생각했는데 한달 반만에 ‘눈꽃’ 섭외가 왔어요.당연히 으악했죠”화교 3세 집안의 외동딸인 강래연은 출생지 서울,국적 대만,본적은할아버지가 태어난 중국 산동성이다. 세종대학교 호텔경영학과 3학년생인 강래연은 전공 공부도 게을리않는 욕심꾼.지난 학기까지 장학금을 놓치지 않을 정도로 학구파다.KBS ‘꼭지’,시트콤 ‘멋진 친구들’ 등에서 보인 푼수기 있는 역할과는 딴판이다. 최상학(17)은 솜털 보송보송한 고교 2학년생.MBC ‘왕초’,SBS ‘덕이’ 등을 거쳐 최근에는 MBC 시트콤 ‘세친구’에서 강연홍의 ‘덜떨어진’ 동생으로 출연중이다. 최상학의 얼굴은 볼수록 정이 간다는 얘기를 듣는다.“생긴 건 괴팍해 보이는 데 마음씨는 착하고 여려요.촬영하다 감독님이 뭐라고 한마디하면 금세 표정이 바뀐대요”라고 강래연이 놀리자 금방 얼굴이붉어진다. 혹시 생긴게 마음에 안들어 성형수술 해볼 생각 없냐고 물었다.“아픈 걸 뭐하러 해요”하고 자신만만한 최상학 곁에서 강래연이 배시시웃으며 고백했다. “사실 얼마전에 병원에 갔었어요.눈도 키우고 코도 높이고 싶다고 했더니 의사선생님이 눈코입이 가운데로 몰려 수술하면 안된대요.한마디로 견적이 안나온다는 거죠”시간이 지날수록 연기가 재미있다는 이들은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덧붙이며 일어섰다.“외모는 날 샜고요.‘이런 연기는 쟤가 최고야’하는 소리를 꼭 듣고 싶어요”허윤주기자 rara@
  • 아셈참석 와히드 印尼대통령 한국인 친구 28년만에 만나

    19일 오전 11시쯤 주한 인도네시아대사관에서 아셈회의 참석차 우리나라에 온 압두라만 와히드 대통령(60)이 28년 만에 한국인 친구 오만규씨(60)를 만났다. 서로 얼싸안은 와히드 대통령과 오씨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했다.오씨는 68년부터 72년까지 인도네시아 바그다드대학에서 공부할 때 기숙사와 학교 인근 아파트에서 와히드 대통령과 룸메이트로 동고동락했었다. 오씨를 인도네시아인 친선 모임에 초대한 와히드 대통령은 2시간 넘게 회포를 풀었다. 졸업 뒤 와히드 대통령은 우리 정부를 통해 오씨를 몇 번이나 찾았으나 허사였다.미국에 사는 오씨는 LA총영사관의 연락을 받고 18일서울에 왔다. 송한수기자 onekor@
  • 할리우드 신예감독 제임스 맨골드 ‘처음 만나는 자유’

    열일곱살 소녀가 보드카에 아스피린 한통을 털어삼킨다.학교 전체를 통틀어유일하게 대학진학을 못한 열등생.자살은 미수에 그치고,그 일로 그는 가족에 등떼밀려 정신병원에 갇힌다. 풀풀 먼지날리는 일상을 문득 낯선 눈으로 되돌아보게 하는 힘이 영화에는있다.‘캅랜드’로 이름을 얻은 할리우드 신예감독 제임스 맨골드는 그 점을간파한 듯싶다. 99년작 ‘처음 만나는 자유’(원제 Girl,Interrupted)는 카메라를 일상의 눈높이에다 고정시킨 다음,작은 이야기를 큰 울림으로 변주할줄 아는 영화다. “세상의 혼돈에서 빠져나가고 싶어” 자살을 기도했던 수잔나 케이슨(위노나 라이더)은 끌려가다시피한 정신병원에서 또다시 강경한 벽과 맞닥뜨린다. ‘경계성격장애’라 진단받은 그의 눈에도 그곳의 또래 소녀들은 모두 비정상이다.심리불안으로 줄창 통닭만 먹어대는 데이지,휘발유를 붓고 불을 지른자해로 얼굴이 일그러진 폴리, 마법의 나라에서 사는 게 꿈인 룸메이트 조지나….기름처럼 겉돌던 수잔나는 6년째 요양원 생활을 하면서도 적응을 못해방황하는리사(안젤리나 졸리)를 사귀면서 마음을 연다.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는 누가 긋는 것인지,중반을 넘어선 영화는 질문을 던진다.세상의 질서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격리된 이들은 자신들을 비정상이라 몰아친 바깥세상이 차라리 더 모순덩이로 보인다.그 항변을 떠맡은건 리사다.그는 번번이 탈출을 시도하지만 끝내 사회와 어울리지 못하고 되돌아온다. 그러나 영화는 이들에게 세상과 화해하는 길을 열어놓는다.“인간에게는 거스를 수 없는 삶의 역류가 있다”며 스스로를 학대하던 수잔나는 결국 집으로 돌아간다.집으로 향한 차안에서 그는 독백한다.‘의지가 꺾였거나 비밀을간직하고 있다고 미친 것은 아니다. 진실하지 못하면 누구나 미친 것일 수도있다’도발과 반항적 이미지를 동시에 지닌 안젤리나 졸리는 이 영화 한편으로 상복이 터졌었다.올 초 개봉된 ‘본 콜렉터’에서의 여자경찰때와는 전혀 다르게 상처받은 영혼의 내면을 잘 연기했다.올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골든글로브 여우조연상,전미 방송영화비평가협회 여우조연상 등을 따냈다. 60년대 시대배경과 올드팝,미디엄샷으로 뽑아낸 화면이 안정적이다.에피소드중심으로 이야기를 이어나간 탓에 영화의 스케일은 오히려 왜소해졌다. 인기광고에서 훔쳐온 듯한 제목도 실패다.이 제목으로는 여성 버디무비의 민감한주제의식을 온전히 전달할 수가 없다. 24일 개봉황수정기자 sjh@
  • [시베리아 대탐방](18)탄광도시 크라스노야르스크

    취재팀은 지난 겨울 극동시베리아의 중심도시인 하바로프스크를 떠나 항공편으로 5시간 동안 시베리아를 횡단,동부 시베리아의 첫 관문인 크라스노야르스크에 도착했다.동부와 중부 시베리아의중간에 위치한 크라스노야르스크는 우리 날씨와 비슷했던 극동과는 달리 영하 30도로 제법 시베리아다운 한기가 느껴졌다. 크라스노야르스크 주(州)의 3대 자랑거리는 수력발전과 노천 갈탄 광산,적송(赤松)이다.특히 노천 갈탄광산은 세계최대 규모로 주도(州都) 크라스노야르스크시에서 열차로 3시간 정도 걸리는 아친스크와 칸스크 지역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취재팀은 도착 다음날인 26일 콘스타치노브 아나톨리예비치 주 공보국장 주선으로 ‘크라스노야르스크 석탄공사’를 찾았다. 본다렌코 이바노비치 석탄공사 사장은 지난 72년부터 탄광 엘리베이터 운전기사로 출발,종업원 1만2,000명의 대형공사 사장직에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그는 이곳의 역사와 각종 통계수치를 줄줄이 꿰고 있어 취재팀의 일손을 덜어줬다.아친스크와 칸스크 탄광은 동시베리아의화력발전을 위해 50년대부터 개발됐다.노천탄광으로는 세계최대 규모로 6,000억t의 매장량을 자랑하고 있다.지금까지 생산량이 고작 10억t정도여서 아직도 채탄 여력이 많이 남아 있다.러시아 전체 석탄 수요의 15%를 담당하고 있다. 본다렌코 사장은 “이곳 탄광은 노천이라서 생산비가 지하탄광의 4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며 “특히 이물질 함유비율도 6∼7%로 다른 곳의 30∼40%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질이 매우 좋다”고 자랑했다.그는 또 “다른시베리아의 기업들과는 달리 외자도입의 필요성을 별로 느끼지 못한다”고말했다.노천탄광이라 첨단 생산장비의 필요성이 적기도 하지만 외국으로 수출하려고 해도 수송비가 워낙 많이 들어 사실상 불가능한 것도 그 한 요인이다. 대신 그는 “자금 부족으로 개점휴업 상태인 석탄기술연구소(KATECK)에 한국이 투자해줄 수 없느냐”며 운을 뗐다.석탄기술연구소는 석탄을 액화 및가스화해 석유로 만드는 기술을 연구해왔다.취재팀은 현재 석탄 값이 싸고석유 값은 비싼 만큼 열효율만 좋다면 유용한 기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우리는 보다렌코 사장을 졸라 이브킨 바시리예비츠 연구소장을 만났다. 그러나 이브킨 연구소장은 거의 두시간에 걸쳐 설명하는 바람에 취재팀의진을 빼놓았다.그만큼 외자를 유치해 연구를 헛되이 하지 않겠다는 의지가강렬했다. 석탄기술연구소는 현재 두가지 석탄가스화 방식을 개발완료한 상태다.첫번째 방식은 지하에 매장된 석탄을 가스화시킨 뒤 뽑아내는 것이다.비용이 많이 들지 않을뿐 아니라 채굴 때의 환경오염도 방지할 수 있다.두번째 방식은 석탄을 캐낸 뒤 설비를 통해 가스화시키는 것이다.석탄을 물처럼 끓여 가스로 만드는 방식으로 ㎥당 3,000∼4,000㎉로 효율도 좋다. 또 이 연구소는 아주 재미있는 기술 하나를 개발했다.석탄 비료 ‘구무스’가 바로 그것이다.박테리아가 석탄을 먹고 배출하는 배설물을 비료로 개발한 것이다.이브킨 소장은 “t당 가격도 12달러로 저렴해 일본과 중국,폴란드등에서 석탄비료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석탄기술연구소는 지난 64년 첼랴빈스크 연구소 크라스노야르스크 지국으로 출발했다.81년 지금의 독립적 형태를 갖췄고 89년에는 420명의 연구인력을갖춘 대형 연구소로 성장했지만 페레스트로이카를 거치면서 연구원 50명의군소 연구소로 전락했다. 이브킨 소장은 취재팀과의 인터뷰 말미에 “우리가 연구해온 기술은 투자가치가 있다”며 “연구작업에 10만달러,공장설립에 300만∼400만달러가 드는데 이 자금을 대줄 곳을 찾는다”고 지원을 호소했다. 크라스노야르스크 특별취재반. *기차여행 즉석라면·보드카 '필수품'. 시베리아 모피산업의 중심은 바이칼호 주변의이르쿠츠크이다.이르쿠츠크에서 자동차로 1시간30분 거리에 있는 볼샤야레시카에 밍크 집단농장이 있다. 이 집단농장은 이미 민영화돼 이름도 ‘볼쉐레첸스크예(주)’로 바뀌었다.최대 주주중 한명인 빈테르 로베르토비치 부사장은 “페레스트로이카 이전 러시아에는 이런 농장이 114개나 됐지만 지금은 60여곳으로 줄어들었다”며 “이곳은 러시아 5대 밍크농장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이곳도 러시아 외환위기로 사료 비용을 제대로 못대 모피 생산규모가 10만장에서 4만4,000장으로 줄어들었다.생산규모만 줄어든 것이 아니라질도 떨어졌다.빈테르 부사장은 “밍크는 추운데서 기를 수록 모피의 질이좋아진다”며 “그래서 시베리아 밍크는 원래 질이 좋다”고 말했다. 처음에 부사장은 취재팀의 사육막사 진입을 꺼렸다.밍크에 치명적인 ‘알레우스키’병이 유입될까 우려했기 때문이다.그러나 빈테르 부사장은 고심 끝에 취재를 허용했다. 이곳은 밍크를 사육하고 도살한 뒤 모피원단으로 처리하는 과정까지 맡고있었다.280m 길이의 밍크 사육막사는 무려 70여동이나 됐다.빈테르 부사장은“현재 어른 밍크가 1만6,000마리,새끼 밍크가 4만4,000마리 정도 된다”고말했다.이렇게 밍크 수가 많다보니 1년 사료만도 1,500t이나 필요하다.사육막사 옆의 대형 식량보관용 창고와 냉장고를 보니 사료의 양을 짐작할 수 있었다. 다람쥐보다 조금 큰 크기의 밍크는 4∼5월 새끼를 밴다.두달 뒤에 태어난밍크는 11월쯤 완전히 성장하고 이듬해를 보지 못한 채 모피 신세가 되어버린다.막사 안에 들어가보니 ‘찌 찌’하는밍크 소리와 함께 닭 냄새가 느껴졌다.빈테르 부사장은 “밍크의 색상은 회색과 검은색,갈색 세가지 종류가있는데 요즘에는 회색이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밍크 사육막사를 돌아본 취재팀은 가공공장쪽으로 향했다.공장 건물 옆에웬 시뻘건 더미가 눈에 띄였다.가까이서 보니 가죽과 털이 벗겨진 밍크 고기덩어리였다.징그럽고 끔찍했다.밍크 고기 덩어리들은 나중에 갈아서 닭 사료로 쓴다. 빈테르 부사장은 “밍크가 완전히 성장하는 겨울이 돼야만 모피 생산이 이뤄진다”며 “취재팀이 때마침 겨울에 와서 모피생산 공정을 보는 행운을 얻은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나 막상 모피 생산공장에 들어서는 순간 행운이아니라 불운이란 생각이 들었다.우선 피비린내가 코를 찔렀다.게다가 가죽을처리하는데 쓰이는 화공약품 냄새까지 겹쳐 비위가 약한 사람은 구역질이나올 지경이었다. 볼샤야레시카 특별취재반. * 이르쿠츠크 집단농장. 시베리아의 주요 도시를 철도로 이동하려면 아무리 짧아도 하루,이틀은 걸리기 마련이다. 일단 한번 타면 오랜시간 머물러야하는 기차안에서 러시아인들은 나름대로의 생활방식을 체득하고 있었다. 우선 러시아인들은 기차에 오르자마자 운동복 등 간이복으로 갈아 입고 장시간의 기차여행에 대비한다.기차안은 4명씩 탈 수 있는 1평 남짓한 방으로구성돼 있다.양쪽에 2층 침대가 붙어 있고 창문쪽에 간이 테이블이 있다.좁고 춥기때문에 간이복이 없으면 영 불편하다. 또 러시아인들은 즉석 라면을 들고 기차에 오른다.우리처럼 사발이나 컵모양의 즉석라면이 아니라 모두 네모난 ‘도시락 라면’이다.아마도 여러개 들고 다니기에 편리해서 이런 형태를 좋아하는 듯 싶다.한국야쿠르트에서 만든팔도도시락면이 대종을 이루지만 가끔 중국업체가 본떠서 만든 제품도 보인다.러시아인들은 이제 라면 냄새에는 신경이 쓰이지 않는 듯 기차 방안에서식사를 한다.도시락라면은 비싸야 단돈 9루블(405원)이다. 또 보드카와 맥주도 필수품이다.긴 밤을 지루하지 않게 보내려면 같이 술을마시고 깊은 잠에 빠지는 것이 가장 좋기 때문이다.좁은 방안에서 오랫동안지내야 하는 만큼 일행이 아니더라도 말벗이 될 수 밖에 없다.룸메이트가잘못 걸리면 아주 피곤하므로 3인 일행의 경우 아예 나머지 1명의 표까지 사버리는 수가 많다. 기차는 보통 간이역에 1분,주요역에 20분동안 정차한다.주요역에 설 때마다여행객들은 모두 기차 밖으로 나와 신선한 공기를 들여마신다.또 노점상으로부터 삶은 감자나 해바라기씨,잣,호도,오이피클 등을 사먹기도 한다.라면과 차를 마셔야 하기 때문에 열차 칸마다 온수 공급기가 준비돼 있는 점도이채롭다. 이르쿠츠크 특별취재반
  • 장차관·단체장등 국가발전 논의 머리 맞대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 비상이 걸렸다.교육원 개원 이래 최대 손님들을맞이하기 때문이다. 손님들은 장·차관과 대통령이 임명하는 정부 산하단체장,민선단체장과 교육감 등 모두 160명.이들은 19일 오후 1시30분부터 일요일인 20일 오전 11시20분까지 1박2일 일정으로 교육원에서 합숙을 하며 특별연찬회를 가진다.국가경쟁력을 높일 지혜를 모으기 위해서다. 장·차관들과 민선단체장이 합숙하며 국가발전을 논의하는 자리는 이번이처음이다.93년에도 이번과 같은 연찬회가 있었으나 당시는 단체장이 관선이어서 모임의 성격이 달랐다. 160명은 간소복 차림으로 교육원내 수신관(修身館)에서 1박을 하게 된다.방은 2인 1실이 기본.부처 직제 순서에 따라 룸메이트를 정했다. 이헌재(李憲宰) 재정경제부 장관과 한광옥(韓光玉) 비서실장이 한 방을 쓰고 안상영(安相英) 부산시장과 이의근(李義根) 대구지사가 짝이 된다. 이들은 19일 입소 뒤,이어령(李御寧) 새천년 준비위원장으로부터 뉴밀레니엄 시대의 국가발전 전략에 대한 80분 강의 ▲신재철(辛在哲) 한국IBM사장의 인터넷 시대에 대비한 우리의 대응방안에 대한 40분짜리 강의 ▲대통령의국정개혁의 성과와 향후 국정운영 방향에 대한 50분 특강을 듣게된다. 이어 저녁에는 ‘국가발전 추진전략 및 실천과제’라는 주제를 놓고 10명씩16개 분임조로 나뉘어 120분간 마라톤 토의를 갖게 된다. 분임토의조는 경제부처 장관에 사회부처 차관,단체장 등으로 분야가 다른 사람들을 골고루 섞었다.토론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다.토의내용은 각 분임조에 속한 차관들이정리해 제출하게 된다. 행자부는 이를 별도의 책자로 발간,중앙부처 및 지자체에 배포해 공무원들이 국가경쟁력을 제고하는 데 참고하도록 할 예정이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美·러 유고중재 주역-美국무부 부장관, 러前총리

    - 美·러 유고중재 주역-탈보트 美국무부 부장관 나토 공습이 시작된 뒤 평화안 조율을 위해 수시로 러시아를 드나드는 스트로브 탈보트 미국무부 부장관은 미행정부내 최고의 러시아통. 지난 93년 2월부터 12월까지 국무부의 러시아 국가연합(CIS)담당대사로 명성을 날렸다.94년 국무부 부장관에 오른 이후 러시아와 껄끄러운 외교문제가 발생할 때면 매번 ‘모스크바 특사’로 파견됐다. 유창한 러시아 실력과 뛰어난 설득력을 지녀 그동안 러시아와 얽힌 민감한외교회담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여왔다.특히 지난 95년 보스니아 내전 당시나토의 세르비아계 공습으로 러시아가 강하게 반발했을때도 미국측은 탈보트를 ‘마지막 해결사’로 기용,러시아를 달랜 적이 있다. 지난 96년 러시아 대선에서 음으로 양으로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의 재선을 도와 현 러시아 정부와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정계에 발을 들여놓기 전,시사주간지 ‘타임’에서 21년간 국제문제 전문기자로 일했으며 편집인을 역임했다.빌 클린턴 미 대통령과는 옥스포드대 수학시절 룸메이트로 막역한 친구 사이.오하이오주 데이튼 출신. - 美·러 유고중재 주역-체르노미르딘 러前총리 러시아측 유고 특사를 맡고 있는 빅토르 체르노미르딘은 지난해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에 의해 총리직에서 전격 해임됐던 장본인.그러나 최근 옐친 대통령이 그를 러시아를 대표하는 특사로 다시 기용,정치적 재기와 함께세계의 이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총리직에서 해임된 후 특사에 임명되기 전까지 철저히 러시아 정치에서 소외됐던 그는 이번 기회를 재기의 시험대로 삼고 있다.특사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올해말 총선과 내년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다는 포부를 내심 갖고 있다. 이때문에 너무 ‘가시적 성과’만을 노려 지난달에는 밀로셰비치 유고 대통령과 회담한 뒤 유고측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유고측이 국제감시단의 코소보주둔에 합의했다고 발표,혼선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번 그의 유고 특사 임명은 옐친 대통령이 국내 지지율이 높아지고 있는 예브게니 프리마코프 총리를 견제하기 위한 카드라는 분석도 있다.
  • 「對北韓정책 좌표 설정 브레인 총점검」국무부·민간연구소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대북평화 5개안 제안으로 남북한 관계개선 흐름이급진전될 전망이다. 6월에는 윌리엄 페리 미행정부 대북정책 조정관의 보고서가 나와 미국의 한반도 정책에 큰 좌표가 설정될 예정이다. 미행정부의 북한정책은 싫든좋든 남북한 관계개선의 폭과 속도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쳐온게 사실이다.남북한 관계개선의 본격적인 재시동을 앞두고 미국무부 및 주요싱크탱크들의 한반도 정책 라인을 망라해본다.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미 미국무부에는 장관과 부장관 아래 정무차관을비롯한 5명의 차관이 있어 각각 맡은 분야의 일을 종합해 관장하도록 돼 있으며 차관밑에는 다시 차관보가 있어 지역별 또는 업무별로 차관을 도와 업무를 추진토록돼있다. 이 가운데 한국정책을 담당하는 부서는 정무차관 및 동아시아·태평양담당차관보가 관리하는 한국과이다.따라서 한국과 관련된 정책은 매들린 올브라이트장관을 비롯,스트로브 탈보트 부장관,토머스 피커링 정무차관,스탠리 로스 동아태차관보,애반스 리비어 한국과장 등 계선조직에 따라 모두 5명이 핵심을 이룬다. 지난 94년 워렌 크리스토퍼 전임 국무장관에 의해 임명된 스트로브 탈보트부장관(53)은 타임지에서 20년간 일했던 전직기자 출신.클린턴 대통령과 옥스퍼드대 룸메이트였던 그는 언론인 시절 외교관계 분야에 탁월한 기사를 써냈는데 타임의 워싱턴지국장을 거쳐 편집국장에 오른뒤 국무부 신생독립국자문 특별보좌관으로 관계에 발을 디딘 외교통이다. 미·소 군축문제를 비롯해 냉전문제에 해박한 그는 보스니아사태와 관련 러시아 특사역을 훌륭히 해내는등 외교술도 능해 크리스토퍼장관 후임 국무장관 하마평까지 있었던 외교전문가이다. 토머스 피커링 정무차관(68)은 러시아대사를 비롯,인도,유엔대표부,이스라엘,엘살바도르,나이지리아 등지에서 대사를 지낸 정통 외교관이다.대사를 지낸 이후 부장관이 아닌 차관으로 재직하는 특이한 경우를 보이는 충직한 외교전문가이다. 대사 재직이전 국무부 산하 정보연구국에서 근무했던 그는 군축문제에 혜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이후 정치군사담당 부국장,키신저와 로저스 전장관특별보좌관을 지낸 그 역시 올브라이트 장관과 함께 장관직 경합을 벌였던인물로 국제전략문제연구소와 외교관계위원회 회원이다. 러시아 대사시절 일본북방 4개섬이 일본쪽 영토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가러시아로부터 항의를 받아 소환되기도 했던 소신파 관리이다.부장관과 정무차관 아래 아시아지역을 책임지는 인물인 스탠리 로스 차관보는 이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아주담당 선임보좌관을 지내면서 주로 북한핵문제를 다뤄왔던 인물이다. 당초 한반도관계에 정통한 스티븐 솔라즈 전 하원의원의 보좌관으로 지내면서 일찍부터 동아시아쪽에 관심이 깊었던 그는 아태소위 전문위원으로 한국과 아세안 관련 정책건의 임무를 수행했었고,의회를 떠나면서 국방부소속 동아태담당 부차관보를 지냈었다. 한국과 실무직원 10여명을 관장하는 애반스 리비어 한국과장은 프린스턴대에서 동아시아학을 전공한 아시아학구파이다.79년 국무부에 들어온 이래 주일미대사관 정치군사담당관과 주중대사관 경제담당관을 지내는등 동아시아쪽에서만 12년을 줄곳 일했다.98년부터 한국과장으로 일해오고 있다.한국어를비롯해 중국어,일본어등에 능통하며 부인이 한국인이다. hay@ 국가정책에 대한 민간연구소 입김이 어느 곳보다 거센 미국에서 대북정책역시 이들에 의해 적잖이 영향받고 있다.흔히 ‘싱크탱크’라고 불리는 미국 민간 정책연구소는 나름의 대북관에 입각한 다양한 보고서 및 정책대안을재생산하면서 때로 미 행정부 대북정책을 선도하고 때로 비판세력으로 일정한 재갈을 물리기도 한다. 미국 정치연구소의 양대 산맥인 헤리티지재단과 브루킹스연구소는 대북문제에 있어서도 영향력이 막강한 집단들.정치적 성향대로 대북관도 헤리티지재단은 보수적 입장을,브루킹스 연구소는 유화적 시각을 대변하고 있다. 헤리티지재단의 북한연구는 산하 아시아연구센터에서 대부분 주관된다.지난 82년 창설된 이 센터는 아시아전략문제 학자인 리처드 피셔를 필두로 대북강경론을 끊임없이 제기해왔다.북한에 모든 원조 중단,일본 및 아시아에 조속한 미사일 방공망 배치 등을 주장하며 북한 핵위협에 정면대응할 것을 촉구,때때로 윌리엄 페리 대북정책조정관의 강공 돌출 발언을 유도해왔다. 전통적으로 민주당에 경사되온 브루킹스 연구소는 최근 각 신문기고 등을통해 ‘포괄적 협상론’을 제기하며 클린턴 행정부 대북정책에 많은 영향을끼치고 있다.브루킹스 연구소는 지난 98년 동북아정책연구센터를 창설하면서 한반도문제연구를 상설조직으로 끌어들였다.동북아 및 비핵화문제 전공인질 베이츠,군축 및 국제협력 전공 제임스 구디,아시아 안보문제담당 마이클오핸런 등의 학자들로 팀을 이루고 있다. 지미 카터 전 미국대통령이 창립한 ‘카터센터’도 한반도 문제에 지속적관심을 보여왔다.‘국제분쟁 개입 및 평화모색’을 목표의 하나로 내걸고 있는 이 단체는 북한의 핵위협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지난 94년 카터 방북을 통해 북미 대화의 돌파구를 트는데 기여하기도 했다.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미대사가 소장으로 있는 한미센터도 한반도문제 이해집단으로 빼놓을수 없다.전 주한미대사들과 대미관련 한국의 핵심 브레인들이 멤버인 이 단체는 싱크탱크라기 보다는 하나의 압력집단으로 워싱턴 정가에 만만찮은 로비력을 행사하고 있다.이밖에 대표적 외교전문지 ‘포린 어페어스’를 발행하는 ‘대외관계협의회(CFR)’,전직 고위관료들이 주축이 된‘전략문제연구소(CSIS)’ 등도 대북문제를 관심깊게 지켜보고 있는 단체다. 싱크탱크는 기본적으로 미국 대북정책팀을 주축으로 한 행정부나 의회를 상대로 거래를 하거나 언론 등에 정책대안을 제시하며 영향력 확대를 꾀한다. 핵심인사와 직접 접촉하거나 정부측에서 공조를 요청해오기도 한다.말 그대로 워싱턴 정가의 민간 ‘정책브레인’인 셈이다.한국 정부가 이들과 좋은관계를 유지하는데 신경써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손정숙기자 jssohn@
  • 연세대 한글물결(동아리탐방)

    ◎캠퍼스 한문·외래어 추방 「언어혁명」의 주역/룸메이트→방짝 칵테일→섞음술 등/일상용어 순우리말 보급 20년 신세대 사이에 순 우리말과 순 한글이름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연세대학교 동아리 「한글물결」은 순우리말 보급의 선봉장 역할을 맡고 있다. 한글물결은 지난 76년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3개 학교가 모인 「국어운동학생회」를 모태로 탄생한 동아리. 이들은 먼저 동아리에서 사용하는 용어부터 순 우리말로 바꾸기 시작,동아리의 회장을 「으뜸빛」이라고 부른다. 으뜸빛 권대일군(20·경제학과2)은 『「빛」이라는 단어는 「어떤 부서의 장」을 일컫는 고어』라고 말한다. 기존의 동아리들이 사용하던 학술부·홍보부·편집부·회계 등의 용어를 배움빗·알림빗·엮음빗·살림빗으로 바꾸어 쓰고 있다.「빗」이라는 단어는 「옛날 관청의 한 부서」를 일컫는 말이었다는 것이 권군의 설명이다. 이들은 무분별한 외국어사용에도 반기를 들고 나섰다.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룸메이트라는 말을 「방짝」으로 바꿨다.뜰잔치(가든파티),헹굼비누(린스),매무새인형(마네킹),깡동치마(미니스커트),섞음술(칵테일) 등도 매주 연세대 민주광장 자유게시판을 통해 학생에게 전파한 용어다. 한글물결은 순 한글이름을 보급하기 위해 「한글이름큰잔치」를 매년 한글날 갖는다. 올해 한글날의 수상작은 늘다옴(끝까지 다하다)과 미리마지(은하수를 맞이하다) 등이다.지금까지 수상작으로 해울(아침해가 뜰 때 풀잎에 맺힌 맑은 물방울),슬아(슬기롭고 아름답게),하랑(하늘과 함께),찬울(가득한 울타리) 등이 있다. 일반 공모부문에서는 「사물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라는 뜻인 「가리사니」를 신문의 사설 대신 사용하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밖에 외국어일색인 화장품이름에 순 한글을 사용하자는 운동도 펼쳐 미르에타(용을 타고 내려오는 자태),세레라미(세모 네모 동그라미),소네꿈(손에 꿈을 담아드려요) 등을 창작하기도 했다.〈강충식 기자〉
  • 1천4백개 미국대학 정보 한눈에(새로 나온 CD롬)

    ◎입학절차·장학금 받는 길 안내도 「Getting into College」 CD 롬 한장이면 미국에 있는 단과대학과 종합대학의 모든 정보를 앉아서 찾아볼 수 있다. 미국 크레이티브 멀티미디어가 만든 이 CD롬에서는 1천4백개 미국내 대학을 전공·학비·위치·규모·학문별 업적·유명선수 등 다양한 항목으로 검색할 수 있다.이용자는 이 정보를 바탕으로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대학을 고르면 된다. 3천여장의 사진이 수록돼 있어 대학캠퍼스의 이곳저곳을 직접 찾아간 것처럼 생생하게 보여주고 7백50여곳의 대학을 동영상으로 둘러볼 수 있다. 또 각 대학의 현직 카운슬러로부터 추천장·인터뷰 등 입학에 관한 전문적인 조언을 받을 수 있다. 「finance」항목에서는 학비와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곳을 안내해주고 있다. 「backpack」아이콘을 클릭하면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리포트의 9년동안 대학관련기사중 선별한 정보와 국가입학시험에 등록하는 방법,대학생활을 하면서 필요한 수백여곳의 기관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밖에 학비를 계산하는 쌍방향작업표도 이용할 수 있고 실제 지원하려는 대학의 재학생이 나와 룸메이트를 사귀는 법에서부터 학습방법까지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 대학서 「우리말 살리기」 나섰다/연대 「한글물결」 게시판 설치

    ◎룸메이트→방짝­MT→모꼬지­TO→∼에게/일본말 일색 당구용어 바꾸기도 앞장 『하숙을 하거나 기숙사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룸메이트」라는 외국인과 살고 있나요』 대학가에서 무심코 사용하는 외국어나 잘못된 우리말 사용을 바로잡자는 운동이 대학가에서 일고 있다.우리 말을 아껴야 할 지성인들이 오히려 더 많은 외국어를 자연스럽게 쓰고 있기 때문이다. 연세대 국어운동 학생회인 「한글물결」은 도서관 앞에 설치된 고정 게시판에 일주일에 한 가지씩 대학에서 추방해야 할 말을 올려놓고 있다. 이번 주는 대학생들이 같은 방에 사는 친구를 「룸메이트」로 표현하는 것을 꼬집었다.「방짝」이라는 우리말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지난 주의 주제는 PC통신에서 잘못 사용되고 있는 줄임말.대학생들을 비롯한 젊은 층에서는 편의상 「안녕하세요」를 「안냐세요」,「반갑습니다」를 「방가」,「저는 서울에 살아요」를 「전설살아요」,「어서오세요」를 「어솨요」 등으로 줄여 쓰고 있다.한글물결은 이같은 말줄임이 우리의 말글살이에 나쁜 영향을미친다고 지적한다. 대학생들 사이에 당구가 유행하면서 널리 퍼지고 있는 일본식 당구용어도 바꿔나가고 있다.『「히네루」를 「이빠이」 주고 「나미」로 친다』는 『비틀기를 많이 주고 얇게 친다』로 우리말을 살려 쓰자고 권한다. 대학가에서 흔히 쓰이는 「MT」(멤버십 트레이닝)라는 말도 놀이나 잔치 등의 일로 사람이 모이는 것을 일컫은 「모꼬지」로 바꾸고 친구에게 보내는 사소한 편지에서도 「TO」보다는 「∼에게」를 쓰자고 제안한다. 회장 김종혁군(21·기계설계 2년)은 『말이 잘못되기는 쉬워도 바로 잡기는 정말 어렵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며 『우리의 노력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지는 모르지만 우리 말이 더렵혀지는 것을 막기 위해 작은 힘이라도 꾸준히 보태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이지운 기자〉
  • 육군 특무부대장 김창룡 비밀일지 내용

    ◎“숙군 방해 송호성 사령관 공산당과 내통”/서대문형무소에 사무실마련… 군적색분자 색출작업/남로당 조직책 이중업 사형집행전날 비서가 탈옥시켜/빨갱이 고희두 심문중 변사… “고문치사” 누명받고 좌천 대한민국 군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 부분의 하나가 숙군이다. 군에 침투한 공산주의자들을 색출하는 숙군의 주역이었던 김창룡(1920∼56년). 1956년 1월30일 육군특무부대장으로 재직시 저격을 받아 숨지기까지 타공실상을 기록한 그의 비밀일지가 워싱턴에서 발견되었다. 미국립공문서보존기록국이 소장한 이 일지는 한글로 쓴 원본을 미 당국이 영문으로 번역한 것이다. 서울신문은 이를 긴급입수,우리말로 다시 옮겼다. 단순한 개인기록물의 성격을 떠나 격동의 현대사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숙군(Purge)은 제주도반란을 전후하여 3차에 걸쳐 있었다.레드파지는 군내부에서 진행되었기에 외부에서는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1947년 1월 육사3기생으로 입대했는데,동기생 가운데 약 8할이 공산주의자였다. 대구폭동이 일어나고 공산당 간부에 대한 체포령과 동시에 공산당이 불법화되자,공산당에서는 이중업에게 조선경비대에 공산주의자들을 침투시킬 것을 명령했다.이중업은 이재복을 군사책임자로,김영식을 군사레포(Militaryrepo)로 임명하였다.조선경비대와 육군사관학교 간부의 다수가 공산주의에 감염되었다.당시의 육사 생도대장 오일균 소령,교수부장 조병건 소령,중대장 김학림 소령 등이 공산당의 지령에 움직였다. 반면에 초대 군감 이병주 소령은 남로당 특수부의 지령에 따라 조선경비대 내부에 세포를 확대하여 비상시에 반란을 획책하고자 준비하였다.그는 노재길·정국환·김민배 등을 인천의 모 부대에 공산당 세포로 침투시켰으며,문산과 기타 지역에 무기를 숨겨두었다. ○생도 80% 공산주의자 후보생으로서 나는 밤 10시경에 경비근무를 하였다.룸메이트인 김진태를 혼자 남겨둔채,내무반을 순찰하고 돌아오니 김후보생이 보이지 않았다.멀리 바라다보니 생도대장 방에서 불빛이 비쳤다.나는 그 앞으로 걸어갔다.이때 김후보생이 놀란 표정으로 그 방을 뛰어나왔다.생도대장 오소령도 뛰어 내왔다.나는 아무 말없이 오소령 앞에 섰다.오소령은 나에게 이상한 사람이 있으면 자기에게 보고해 달라고 말했다.나는 동지를 얻은 것 같이 반가웠다.오소령도 역시 우리 동지로구나.나는 기뻤다.그리하여 나는 내가 보고 느낀 것을 모조리 이야기했다.김지회·홍순석·박호산 등은 모두가 공산계열에 속하는 인물에 틀림없다고 이야기했다.그후 상당한 시일을 기다려도 생도대장은 아무 말이 없었다. ○제1연대 정보부 근무 1947년 6월에 육사를 졸업하고 소위에 임관되었다.하늘이 도와 나를 제1연대 정보부에 근무하게 하였다.나는 이제 경비대에 침투한 공산계열부터 색출해야 하겠다.경비대는 장래 우리나라 국군의 모체이다.제1연대는 조선경비대의 모체였던 것이다.임관되자마자 육사는 물론 조선경비대의 주요 간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공산주의자들을 폭로 적발하는데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이것이 제1차 숙군이었다.우선 제1차로 군감사령관 이병주 소령 및 그 선을 검거하였다.이소령 이하 수십명과 문산 부근에 은닉하고 있던 무기까지도 압수하였다.소령이라면 당시의 군인으로서는 최고의 계급이었다.일개 소위가 어찌 최고 계급인 소령급과 그 일파를 검거할 수 있었으랴! 이것은 오로지 나의 신념인 타공정신의 소치였다.동시에 당시 통위부 고문관 가소(Kasso)소령의 후원이 컸기 때문이었다. ○문산부근 무기 압수 일당 9명 가운데 군정재판에서 8명은 5년,1명은 3년의 징역 언도를 받았다.나는 당시의 총사령관 송호성 장군에게 전말을 이야기한 바 있다.그랬더니 송장군은 공산당도 우리 민족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군정재판에서 언도가 내렸을 때 송장군은 나에게 적지않은 노여움을 표명하였다.그후 나는 전후 6회에 걸쳐 전속명령을 받았던 것이다.나는 괴로웠다.그들은 분명히 공산당인데,송장군은 왜 그것을 모르고 있는 것일까? 나는 한편 노엽기도 하고 한편 괴롭기도 했다. 나는 후에 알 수 있었다.알고 놀랐다.당시의 사령관 송호성장군이 적색계열과 연락이 있다는 것을. (편집자주:당시 경비대 총사령관이었던 송호성 장군은 적색계열과 내통한 공산주의자였다.그는 뒷날 월북해 1956년 「재북 평화통일협의회」에서 활동했다. 남로당 군사책 이재복의 체포로 이것이 판명되었을 때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소령 이병주가 5년 징역의 언도를 받았을 때 송사령관 방으로 뛰어들어갔다.수사관의 입장으로서는 자기가 검거한 피의자들이 언도를 많이 받는 것을 바라는 심정이었다.하물며 그들은 공산당이며 국군의 모체가 될 경비대에 침투하여 멀지않아 수립된 대한민국의 기반을 완전 파괴하기 위하여 유사시에 봉기할 계획을 암암리에 세우고 있던 것이 아니었던가.그들 일당에게 5년 징역이라는 언도가 내렸다는 것은 기쁜 일이었다.그리하여 송사령관 방에 뛰어들어갔더니,송사령관은 칭찬은 고사하고 화를 내면서 나에게 욕설을 퍼붓는 것이었다.너는 어디 놈이냐.조선놈이 조선놈을 잡아서 징역시키는 법이 있느냐.공산당도 잘 설교를 시켜서 쓰면 된다.송사령관은 커다란 목소리로 이렇게 나에게 욕설을 퍼부었다.나는 그냥 그 방에서 나왔다.나는 송사령관을 이상하게 생각했다.그리고 구속영장의 사인을받으려고 갔을 때 몇번이고 거부당한 선례를 생각했다.사실 최고사령관인 송준장을 의심하고 싶지는 않았다.그가 공산당 통정자라고는 정말 생각되지가 않았었다.그러나 아무래도 이상한 것이다.만약 그가 공산당 통정자라면 어떻게 해야 한다는 말인가. ○총사령관에게 미움 사 여순반란 후 숙군은 가일층 강화되었다.「인민해방군사건」의 오동기 소령과 그 일당 8명,그리고 소령 오일균,소령 조병건,중령 김종석,소령 김학림,중령 박근서,소령 황택림,소령 김호량을 비롯한 일당의 체포와 검거가 있었다.당시에 소령이면 군에 있어서 최고의 계급이었고 중령이라고는 불과 몇사람 밖에는 없었다.이자들은 모두가 남로당의 지령에 따라 움직여 각자 세포부식과 연락 또는 「빨치산」전술을 연구하여 유사시에 봉기할 계획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만약에 그때 숙군을 하지 않았더라면 그리고 그후에 하지 않았더라면 오늘날과 같은 우리 국군이 있으리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었다.숙군을 위하여 서대문 형무소에 한방을 얻어 부하들과 그곳에서 기거하면서숙군을 착착 단행했다. ○여간첩 김수임 진상 밝혀 이중업은 체포되는 순간 자기는 이중업이 아니라고 했다.그리고 자기 이름은 이명근이라고 말하였다.그는 도주하려고 했다.그리고는 가소롭게도 돈을 줄터이니 용서해 달라고 했다.그는 체포당시 83만원이라는 대금을 가지고 있었으며 입속에는 연락문을 넣고 있었다.돈이라면 무엇이든지 될줄 아는 그들.가소롭기 짝이 없는 일이다. 그가 도주하다니,나는 전화를 받고 뒹굴어 일어났다.실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사형수 이중업을 사형 집행 전날 새벽에 육군형무소에서 탈출시킨 것은 그의 단 하나의 비서였던 김형륙이라는 청년이었다.그가 체포되고 48시간만에 대한민국에 충성을 다하겠다고 전향하자,사건의 전모가 드러났다.이중업이 월북하던 경위와 이중업이 머물고 있던 여간첩 김수임의 진상,그리고 실로 지금까지 우익으로 열렬히 행세하던 인물들이 좌익분자였다니.상상외의 인물들이 드러났을 때 나는 몇번이고 나의 눈을 의심했다.김형륙은 남로당 잔당을 색출하는데 큰 힘이 되었다.나는 그를 찾으려고 무척 애를 썼다.그는 전쟁시기,놈들에게 붙잡혀 끌려갔다고 한다. ○수사관에 3년 징역형 소위 「고희두 사건」만큼 세상에 화제를 던진 사건이 당시에는 없었다.그는 틀림없는 빨갱이었다.그는 표면으로는 대한민국에 가장 충성을 다하는 사람이었으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그들 공산당들이 하는 전술이요,전법이었으며 그는 이면으로는 철저한 당원으로서 갖은 흉모를 다하였던 것이다.빨갱이 중에서도 이와같이 무서운 빨갱이는 없다.표면으로는 충실한 백성이요,이면에서는 공산당원인 자들과 같다. 고희두 구속에 대하여 각계각층에서는 방첩대를 비난하였다.그러나 확고한 증거가 있다.오랫동안의 내사에서 이 증거는 더욱 굳어졌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비난하다니.이와같은 썩은 뿌리들까지 모조리 뽑아 버려야 한다.나와 나의 대원들은 일체의 방해를 물리치고 민국을 위하여 소신에 매진하겠다. 고희두가 1949년 9월29일 변사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각계각층에서는 고문치사라고 들고 일어났다.그를 취조한 사람은 방첩대 2등상사인 도진회였다.사건은 고문치사로 판명되어 도상사는 3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고문치사가 아니다.그는 원래 몸이 뚱뚱하였으며 혈압이 높은 사람이다.그는 체포 연행되었을 때 어느 누구보다도 당황했었다.1949년 9월27일 상오8시 그를 연행했을 때 그는 펄펄 뛰면서 발악을 했다.그는 자기의 죄상을 하는 수 없이 자백하기 시작했다.그리고 조서도 꾸몄다.그는 연행되었을 때에는 퍽이나 쇠약해 있었다.증거의 제시로 자백하기 시작한 그는 숨가뿐 소리를 내면서 몹시 괴로워하였다.그 다음날 저녁7시 그는 취조 도중에 의자에서 쓰러지며서 절명한 것이다.의사들을 불러 응급치료를 가하였으나 그는 소생하지 못하였다.그는 자기의 죄상이 보통짓이 아니라는 것이 드러남에 괴로워하고 몹시 당황한 것이다.고문치사가 아니었다.그는 심장마비로 죽은 것이다.서울대학의 김모 교수는 5백여 명의 시체를 해부한 권위자이다.김교수는 고의 시체를 해부하고 급성심장마비로 진단을 내렸던 것이다.고문치사라니? 우리들에 대한 압력중의 하나라 아니할 수 없는 것이다. ○급성 심장마비로 진단 이 사건으로 좌천되어 전속명령을 받았다.모든 슬픔,모든 괴로움,모든 고난,우리들은 참고 견디어 나가야 한다.설사 기쁨이 있다고 해도 남북통일이라는 민족의 과업이 이루어지지 않는 판에는 그것이 우리들에게 무슨 기쁨이 될 수 있다는 말인가? 상부의 명령이니 가야만 한다.그러나 방첩대에서 내가 할 일,내가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는데 어느 때인가 내가 할 일 내가 해야 할 일이 나에게 돌아오고야 말겠지. ○9·28 수복전 서울 잠입 9·28수복 며칠전 단신 서울에 잠입하여 정보활동을 전개하였다.이때 고희두 가족에 대하여 확증을 얻었다.6월28일 그들이 서울을 침범하자 새벽에 고의 집에 찾아와서 패퇴할 때까지 평양정치보위부 제1과 직원들이 가족과 재산을 보호하였다.고의 부인은 3개월간 붉은 서울에서 여맹 위원장으로 뻔뻔한 활동을 전개하였다.고의 아들 흥천은 자진하여 의용군을 동네에서 색출하여 출동시켰다.그후 그는 정치보위부 명령에 의하여 잠복근무를 하다가 체포되었던 것이다.고흥천은 이것만이 아니다.종로4가에 있는 전매국에서 물자를 훔쳐 인민군에게 제공하였던 것이다.잠복 근무하다가 체포된 그는 일체의 죄상을 자백하였다.그는 자기 아버지 고희두는 당원이었다고 진술하였다. 고희두가 빨갱이가 아니라는 말인가.이와같은 확고부동한 증거물을 파악했다.사실 그가 너무나 표면에서는 민국에 협력하는 인물이기에 이와같은 증거가 속속 나타났을 때에는 우리들은 적지않이 놀라지 않을수 없었던 것이다.그러나 그는 종로구책이라는 가장 중요한 자리에 숨어있던 인물이다.그러기에 우리들은 그를 구속하였던 것이다.적색분자는 대한민국의 땅위에서 그리고 전지구상에서 말살해야 하는 것이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