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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듬체조 요정이여 부상 잊고 비상하라

    “부상 악몽을 떨쳐라.” 지난달 발목 부상으로 신음한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1·연세대)가 한 달여 만에 실전 무대에 선다. 부상 악몽을 훌훌 털고 예전 기량을 선보일 수 있을지 관심이다. 손연재는 22일부터 사흘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리는 국제체조연맹(FIG) 리듬체조 월드컵에 출전한다. 지난 3일 러시아로 출국한 손연재는 컨디션을 끌어올린 뒤 20일 타슈켄트에 도착,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손연재는 지난달 초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월드컵에서 종목별 결선 후프 연기를 펼치다 오른쪽 발목을 접질리는 부상을 당했다. 이 때문에 볼과 리본, 곤봉 등 다른 종목 결선도 모두 기권했고 12개 대회 연속 이어오던 메달 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달 19일에는 서울 노원구 태릉선수촌에서 국가대표 선발전에 나섰으나 경기 도중 발목 통증이 다시 도져 기권했다. 추천을 통해 광주 U대회 대표로 선발됐지만, 불안감을 남겼다. 다행히 손연재는 러시아로 출국하기 직전 가진 기자회견에서 “심각한 부상은 아니었고 재활을 통해 회복했다. 프로그램에서 큰 실수를 없애고 작은 부분도 깔끔하게 처리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포토] 옷을 입어도 피부색이 그대로 비치는 ‘시스루 드레스’

    [포토] 옷을 입어도 피부색이 그대로 비치는 ‘시스루 드레스’

    루마니아 출신 배우 마달리아 기니어가 20일(현지시간) 제68회 칸영화제에서 열린 ‘유스’(Youth)시사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AFPBBNews=News1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에티오피아보다 불행하다는 한국 어린이

    우리나라 어린이들이 느끼는 행복감은 다른 나라에 비해 어느 정도일까. 적어도 아이들이 내놓은 답만 보면 세계 최하위 수준인 듯하다. 국제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과 서울대 사회복지연구소가 공동으로 조사해 18일 공개한 ‘아동의 행복감 국제 비교연구’ 결과 한국 어린이의 ‘주관적 행복감’은 조사 대상인 12개국 중 최하위였다. 조사 대상은 한국, 루마니아, 콜롬비아, 노르웨이, 이스라엘, 네팔, 알제리, 터키, 스페인, 에티오피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독일 등 모두 12개국 아동 4만 2567명이었다. 우리나라 어린이들의 행복감은 8세 8.2점(10점 만점), 10세 8.2점, 12세 7.4점으로 조사됐다. 한국보다 경제 발전 수준이 낮은 네팔(8.4점, 8.6점, 8.5점), 에티오피아(8.2점, 8.6점, 8.3점)보다 낮은 수치다. 연령별 12개국 평균은 각각 8.9점, 8.7점, 8.2점이었다. 조사 대상 12개국 중에서는 루마니아가 1위를 차지했고 콜롬비아, 노르웨이가 뒤를 이었다. 영역별 만족도 조사에서도 한국 어린이들은 외모, 신체, 학업성적에 대한 만족감이 각각 7.2점, 7.4점, 7.0점으로 가장 낮았다.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한국 아동의 외모와 성적에 대한 만족감이 다른 나라보다 크게 낮은 것은 부모와 사회가 정한 기준에 맞추느라 늘 남과 비교하는 분위기 속에서 아이들이 위축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이달 초 IMF에 “디폴트” 물밑 서한… 그리스, 특별인출권으로 빚 돌려막다

    그리스가 이달 초 국제통화기금(IMF)에 부채 상환을 못 한다고 물밑으로 선언했던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급한 불을 끄기 위해 IMF는 보증금 격인 특별인출권(SDR)을 내줘 빚을 돌려 막게 했는데, 이는 그리스에서 언제든 채무불이행(디폴트) 선언이 나올 수 있다는 징후로 여겨진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는 지난 8일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에게 “유럽중앙은행(ECB)이 그리스의 추가 국채 발행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12일 만기인 IMF 차관 7억 5000만 유로를 갚을 수 없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고 그리스 일간지 카티메리니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디폴트를 선언했을 때 그리스 은행에서 예금이 일제히 빠져나가는 사태(뱅크 런)를 우려한 IMF는 그리스에 6억 6000만 유로 규모의 SDR 사용을 허가했다. 그리스는 SDR에 자체 융통한 9000만 유로를 더해 지난 11일 만기가 된 IMF 차관을 상환했다. 그리스의 SDR 인출 자체가 이 나라 재정이 심각한 위기 상태에 처했다는 신호로 분석된다. 그리스에 할당된 IMF SDR은 3월 말 기준으로는 7억 유로다. 이번에 활당된 SDR을 거의 소진했다. SDR은 IMF 가맹국이 위기 상황에서 활용하는 무담보 대출로, 국가별 출연금으로 조성된 자금이다. 즉 SDR을 쓴 상황은 월세를 밀린 세입자가 보증금을 까이는 상황에 빗댈 수 있다. 다음달 말 그리스에 할당된 부채 상환액은 15억 유로이고 당장 다음달 5일 3억 유로를 갚아야 한다. IMF가 불가리아, 마케도니아, 루마니아, 알바니아 등 그리스 주변 국가의 금융감독 당국에 예금보험기금 추가 확보를 권고하는 등 그리스 디폴트에 대비한 컨틴전시플랜(비상계획)을 점검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전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페북 사진 올리려고 기차 위서 ‘셀카女’ 감전사

    페북 사진 올리려고 기차 위서 ‘셀카女’ 감전사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무분별한 '셀카' 촬영이 결국 큰 화를 불렀다. 최근 루마니아 북동부에 위치한 이아시에 사는 한 여성이 '셀카'를 찍다 감전사하는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남들은 흉내내지 못하는 최고의 셀카를 찍으려다 참변을 당한 여성은 올해 18세의 안나 우루스(18). 루마니아 현지언론에 따르면 우루스는 페이스북에 새 사진을 올릴 목적으로 한 친구와 함께 기차 역에 몰래 들어갔다. 사고는 우루스가 특별한 셀카를 찍으려다 발생했다. 기차 위로 올라가 위험천만한 사진을 촬영하다 그만 2만 7000볼트의 고압선을 발로 건드린 것. 곧 화염에 휩싸인 그녀는 한 목격자의 도움으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50%의 전신 화상 모습만 사진으로 남긴 채 숨졌다. 사고 목격자는 "당시 기차 위에 두 여성이 누워 '셀카'를 촬영하고 있었다" 면서 "그 중 한 여성이 발을 하늘로 들다 고압선 부근을 건드렸다"고 밝혔다. 이어 "큰 폭발음과 함께 한 여성은 화염에 휩싸였고 나머지 한 명은 그 충격으로 바닥으로 떨어졌다" 고 덧붙였다. 현지언론은 "우루스의 친구는 현재 회복 상태로 생명의 지장은 없다" 면서 "무분별한 셀카 촬영이 이처럼 큰 위험을 가져올 수도 있다" 고 경고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광주U대회 D-50] 170개국 2만명 열전… 손연재·양학선·기보배 등 ‘미리 보는 리우’

    [광주U대회 D-50] 170개국 2만명 열전… 손연재·양학선·기보배 등 ‘미리 보는 리우’

    올림픽 사상 최다인 22개의 금메달을 딴 수영 스타 마이클 펠프스(미국), 체조 사상 완벽의 경지에 이른 것으로 평가받은 나디아 코마네치(루마니아), 1990년대 육상 단거리 황제로 군림한 마이클 존슨(미국), ‘몬주익의 영웅’ 마라토너 황영조, 메이저리그 동양인 최다승 기록을 갖고 있는 박찬호…. 스포츠 문외한이라도 한번쯤은 이름을 들어 봤을 이들은 국적과 인종, 피부색이 제각각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전 세계 대학생의 스포츠 축제 유니버시아드대회(U대회)에서 이름을 알리고, 글로벌 스포츠 스타로 발돋움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농구와 삼보(러시아 전통무술) 선수로 U대회 참가 경력이 있다. 오는 7월 3일 개막하는 2015 광주 U대회도 미래 스포츠 스타를 미리 엿볼 기회다. 내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전초전 성격을 띠고 있는 대회이기도 하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등 쟁쟁한 경력을 갖춘 170개국 2만여명(운영진 포함)이 빛고을을 찾아 12일간 싱싱한 젊음과 뜨거운 열정을 발산할 예정이다. 대학(원)생 및 졸업 2년 이내의 17~28세 선수들이 21개 종목(정식 13종목·선택 8종목) 272개의 금메달을 놓고 겨룬다. 한국이 내세우는 최고의 스타는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1·연세대)다. 2012년 런던올림픽 5위에 올라 동양인 역대 최고의 성적을 낸 손연재는 2013년 카잔 U대회에서 볼 종목 은메달을 목에 걸어 사상 첫 메달리스트가 됐다. 최근 발목 부상으로 주춤했지만 회복해 차근차근 대회를 준비 중이다. ‘도마의 신’ 양학선(23·한국체대)은 고향 광주에서 또 한번의 금빛 연기를 준비 중이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런던올림픽, 카잔 U대회에서 잇따른 금메달로 승승장구하던 양학선은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에서는 허벅지 통증으로 은메달에 머물렀다. 우울증 증세까지 앓았다는 양학선은 이번 대회에서 비장의 기술 ‘양학선2’(도마를 옆으로 짚고 공중에서 세 바퀴 반 돌기)를 성공시키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역시 광주 출신인 기보배(27·광주시청)도 최근 부진을 고향에서 씻는다는 각오다. 지난달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2년 만에 태극마크를 다시 다는 데 성공한 기보배는 이제 대표팀의 맏언니가 됐다. 카잔 대회 금메달리스트 배드민턴 이용대(27·삼성전기)도 빛고을과 인연이 깊다. 광주와 맞닿아 있는 전남 화순에서 태어나 고등학교까지 이곳에서 보냈다. 화순은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로 이름을 떨친 이용대를 기리기 위해 2012년 배드민턴 전용 경기장 ‘이용대체육관’을 지었다. 이용대체육관은 이번 대회에서 훈련장으로 쓰일 예정이다. 해외 스타 중에서는 미국 캔자스대 남자농구 대표팀이 관심 대상이다. 숱한 미국프로농구(NBA) 스타를 배출한 캔자스대는 ‘3월의 광란’으로 불리는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디비전1에서 세 차례나 우승한 명문 팀. 미국은 카잔 대회에서 예선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은 터라 광주에는 정예 멤버를 보내 설욕을 벼르고 있다. 클리프 알렉산더(20) 등 차세대 NBA 스타들을 미리 볼 수 있는 기회다. 카잔 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러시아와 미국이 맞붙을 경우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남녀 골프 사상 최연소 세계랭킹 1위에 등극한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8)도 대회에 참가한다. 뉴질랜드 대표로 참가하는 리디아 고는 재외국민 특별전형으로 지난 2월 고려대 심리학과에 입학했다. 런던올림픽 남자 육상 800m 은메달리스트 니젤 아모스(21·보츠와나), 여자 1600m 릴레이의 대니얼 알라키자(19·피지) 등도 주목할 선수다. 북한 선수 중에서는 ‘체조 요정’ 홍은정(26)이 최고 스타다. 베이징올림픽과 인천아시안게임, 카잔 대회 등에서 도마 금메달을 땄다. 북한은 광주에 8개 종목 108명의 선수단을 보낼 예정이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SNS’ 죽음의 땅 네팔 상처를 보듬다

    [글로벌 인사이트] ‘SNS’ 죽음의 땅 네팔 상처를 보듬다

    지난달 25일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 인근 포카라 에서 발생한 대지진은 1만여명을 죽음의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석가모니가 태어난 룸비니 동산이 자리하고, 노자가 죽기 전 홀로 푸른 소를 타고 향했다는 히말라야 만년설의 나라인 네팔은 순식간에 폐허로 변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지진 피해를 담은 처참한 현장 사진이 속속 올라왔고 곳곳의 파괴된 유적과 불안에 떠는 이재민의 모습이 전파를 타고 고스란히 전 세계로 전해졌다. 이는 관심과 도움의 손길로 되돌아왔다. #1 지난달 25일 네팔의 에베레스트산 베이스캠프. 이곳을 덮친 강진을 바깥세상에 가장 먼저 알린 건 SNS였다. 규모 7.8의 지진으로 세 차례에 걸친 눈사태가 잇따라 캠프를 아수라장으로 만들자 이곳에 머물던 루마니아 산악인 알렉스 거번은 자신의 트위터에 “푸모리봉으로부터 거대한 눈사태가 일어났다. 살기 위해 텐트에서 도망쳤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산에 머물고 있다”는 글을 남겼다. 순식간에 전 세계 2400여명의 트위터 사용자들이 글을 읽었고 600여건이 리트윗됐다. 20여분 뒤 에베레스트를 6번 등정한 아드리안 볼링거 등 베테랑 산악인들도 “에베레스트 북쪽에 강력한 지진이 발생해 눈사태가 계속되고 있다”며 트위터에 구조요청을 올리기 시작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 주요 외신들은 SNS에 올라온 현장의 글과 사진을 인용해 실시간으로 보도했다. #2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 사는 캐럴 피네다 박사와 남편인 마이클 맥도널드가 휴가차 네팔을 찾았다가 소식이 끊긴 건 대지진 직후였다. 피네다 박사의 오빠인 제임스 피네다는 여행을 떠나기 전 동생이 남긴 단편적인 정보들을 모아 현지 여행사 등에 수소문했지만 헛일이었다. 결국 지진 발생 이튿날 동생의 보스턴 집에서 네팔의 트레킹 회사 연락처를 알아냈으나 전화가 닿지 않았다. 가까스로 이메일을 보냈고 트레킹 회사로부터 동생 부부가 무사하다는 형식적인 답장만 돌아왔다. 애가 닳은 제임스는 트위터 등 SNS에 동생 부부의 안부를 묻는 글을 잇따라 올렸다. 동행한 여행객들로부터 “부부가 안전하고 우리와 함께 있다”는 답글과 사진을 받고서야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전 세계가 네팔을 향해 구호의 손길을 뻗는 가운데 정보통신기술(ICT)은 재해 복구와 원조에 어떤 도움을 주고 있을까. 뉴욕타임스(NYT)와 CNN 등 외신들은 구호 물품조차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무능한 정부’의 빈틈을 적십자사나 세이브더칠드런 등 국제 구호단체 외에 정보통신기술이 메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2010년 아이티 대지진 이후 2011년 일본 대지진과 쓰나미, 2013년 필리핀 태풍 등 대형 천재지변 때마다 등장했던 다양한 디지털 도구들이 이번에 더욱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미국 실리콘밸리의 주요 ICT 기업들은 네팔 난민을 돕는 구호 사업에 앞다퉈 뛰어들었다.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은 지진 발생 다음날인 26일 아이튠스 사용자들이 미국 적십자사에 기부금을 낼 수 있는 특별 페이지를 개설했다. 이 페이지에선 적게는 5달러, 많게는 200달러를 클릭 한 번으로 적십자사에 익명으로 기부할 수 있다. 기존 신용정보를 활용해 개인정보 유출을 막을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7일 직접 트위터에 글을 올려 동참을 호소했다.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인 페이스북은 아예 직접 구호 현장에 뛰어들었다. 지난달 27일 국제의료구호대(IMC)를 위한 모금 운동을 시작하면서 도움이 필요한 지역의 상황을 구호대에 알려주는 서비스까지 같이 하고 있다. 또 200만 달러(약 21억 6100만원)까지 일대일로 매칭해 모금한 성금을 지역별 구호단체에 직접 기부할 수 있도록 했다. 재난 지대에 머물고 있는 사람들의 안전을 확인하는 페이스북 ‘세이프티 체크 서비스’는 지난달 25일 활성화됐다. 사용자들의 프로필과 위치 정보를 파악해 생존자 스스로 자신의 안전을 가족이나 친지 등 페이스북 친구들에게 알리도록 했다. 구글은 자사 임원인 댄 프레딘버그가 지진이 발생한 히말라야 인근에서 트레킹 도중 사망하면서 ‘퍼슨 파인더’라는 사람 찾기 서비스를 곧바로 가동했다. 현지 구조 당국이나 지인이 문자메시지(SMS)를 통해 생존자에 대한 정보를 등록하면 구글이 수집해 데이터베이스 형태로 저장하는 서비스다. 네팔과 인도, 미국에서 ‘search ○○○’라는 형태의 SMS를 특정번호로 휴대전화를 통해 보내면 지인의 생존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지진 발생 이틀 만에 5000여명의 생존 정보가 이곳에 담겼다. 이밖에 트위터는 공식 계정을 열어 네팔 내 응급실 연락처와 재난에 관한 소식을 전하고 있다. ICT 전문가들이 주축이 된 네팔의 비영리 단체들도 크라우드소싱, 크라우드펀딩, 오픈소스 매핑 등을 활용해 구호단체들을 지원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크라우드소싱과 크라우드펀딩은 각각 대중과 외부자원 활용, 개인의 소액 후원의 합성어다.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공부한 네팔인 나마 라이 부드하토키(45)가 이끄는 비영리단체 ‘네팔 리빙 랩스’는 오픈소스 매핑의 대표기관이다. 위성사진과 개인이 촬영한 사진 등을 활용해 위키피디아식으로 새롭게 지도를 만들어 공유한다. 지도에는 끊어진 다리와 무너진 건물 등이 표시되며 접근 방법까지 알려준다. 지진 발생 직후 이틀간 무려 2000여명의 전 세계 자원봉사자들이 300만 건의 온라인 지도를 업데이트하면서 국제적십자사 등의 구호활동에 도움을 줬다고 NYT는 보도했다. 지금도 자원봉사자 3400여명이 네팔의 도로 연결 상태와 피해 정도를 확인하고 난민들이 천막을 칠 적당한 장소를 알려주는 등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부드하토키는 아이티 대지진 때 미국에서 유학하다 네팔에서도 대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에 착안해 3년 전 귀국해 이 같은 기반을 닦았다. 그는 “지진 직전까지 이번 피해지역의 80%가량을 지도로 완성했다”면서 “카트만두의 사무실 벽에 금이 가 지금은 마당에서 직원들과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예일대 MBA 출신인 네팔 기업가 로케시 토디(28)는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인 ‘인디고고’를 만들었다. 이 사이트는 지진 엿새 만에 1445명에게서 무려 11만 6000달러(약 1억 2500만원)의 성금을 모았다. 지진 피해 지역의 생생한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고 인도의 가정에서 내놓은 구호품을 우버택시와 인디아항공 편으로 카트만두 공항까지 실어오는 독특한 구호시스템도 갖췄다. 라비 쿠마르(27)는 크라우드소싱 페이지인 ‘코드 포 네팔’을 조직해 자원봉사 인력과 피해 지역을 엮어 주고 있다. 미 컬럼비아대에서 디지털미디어를 공부한 쿠마르는 SNS에 올라오는 도움을 요청하는 메시지를 네팔 현지의 자원봉사자 50여명에게 연결시킨다. 건당 7000회의 조회수를 기록할 만큼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미 버지니아주의 한 여성이 카트만두 외곽 건물에 고립된 이재민의 SNS 구조요청을 전해 귀중한 생명을 구하기도 했다. 이 같은 크라우드 소싱 활동은 아이티 지진 때 첫선을 보였다. 네팔에선 ICT에 기반한 소형 무인기인 드론도 맹활약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소셜미디어 매체 스토리풀이 공개한 드론 영상은 네팔의 참사 현장을 생생하게 세계에 알리고 있다. 또 수백 명의 수색팀을 파견한 인도는 2대의 드론을 활용해 접근이 어려운 지역에서 생존자들을 속속 찾아냈다. 광범위하고 빠르게 현장을 점검할 수 있는 드론 덕분에 다른 나라에서 파견한 헬기 40여대는 효과적인 구조 활동에 직접 투입될 수 있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네팔 지진 피해, 히말라야도 아수라장…에베레스트 또 눈사태 덮쳐

    네팔 지진 피해, 히말라야도 아수라장…에베레스트 또 눈사태 덮쳐

    ‘네팔 지진 피해’ 네팔 지진 피해가 히말라야에서 말 그대로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 근처에서 발생한 규모 7.8의 강력한 지진은 히말라야에 눈사태를 일으켰다. AP통신은 최고봉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에도 눈사태가 덮쳐 지금까지 17명이 숨지고 61명이 부상했다고 26일 보도했다. 에베레스트의 한 트레킹 가이드는 AP에 “부상 정도가 심한 22명은 헬기를 이용해 가장 가까운 군 시설이 있는 페리체 지역으로 이송됐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도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에서 17구의 시신이 수습됐다면서 이번 지진은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에도 최악의 참사를 일으켰다고 전했다. AFP통신은 네팔 정부 관계자를 인용,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가 14명이며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스캠프는 고봉 등정에 도전하는 전문 탐험가 수백 명이 기상 변화를 주시하며 등반 계획을 짜거나 신체 컨디션을 조율하는 곳이다.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와 그 주변 지역에는 4∼5월 고산등반 시즌을 앞둔 탐험가와 셰르파 등이 1000여 명이 머물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설레는 마음으로 활력이 넘실거리던 베이스캠프는 전날 눈사태 때문에 아수라장으로 돌변했다는 증언이 쏟아졌다. 로체에 도전하던 루마니아 산악인 알렉스 가반은 자기 트위터를 통해 “살기 위해 텐트에서 도망쳤다”고 다급한 순간을 소개했다. 로체와 에베레스트에 도전하는 산악인들은 같은 베이스캠프를 사용한다. 가반은 나중에 다시 트위터를 통해 “대재앙이 불거졌다”며 “잔해를 뒤지며 구조작업을 돕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는 많은 산악인이 숨졌고 더 많은 이들이 다쳤으며 부상자들을 이송할 헬기 지원이 없다면 희생자의 규모가 더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팔 당국은 악천후 때문에 현재 헬리콥터를 가동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카트만두에 더 심각한 지진 피해가 발생한 까닭에 네팔 당국의 구조 여력이 있을지 의문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눈사태로 베이스캠프와 그 주변 지역은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구호 작업장으로 돌변해 고산등반 시즌이 그대로 마무리될 조짐도 보이고 있다. AP통신, 인도방송 매체 등에 따르면 전문 산악인들은 자신의 등반 계획을 일절 중단하고 피해자들을 구조하는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추가 눈사태와 같은 위험도 도사리고 있어 현재 등반을 염두에 두는 것 자체가 어렵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다음날인 26일 수도 카트만두에서 규모 6.7의 강력한 여진이 발생했고 에베레스트 산 인근에서도 다시 눈사태가 일어나 피해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네팔 히말라야에서는 작년 10월에도 폭설과 눈사태 때문에 세계 각국의 산악인, 트래커 수십 명이 길을 잃거나 눈 속에 묻혀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하프타임]

    지소연, 맨유·첼시전서 ‘올해의 선수상’ 한국 여자축구 국가대표 간판 공격수 지소연(24·첼시 레이디스)은 19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14~2015 프리미어리그 32라운드 첼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경기 하프타임에 2014년 잉글랜드 여자축구(WSL) 선수들이 뽑은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첼시 골키퍼였던 카를로 쿠디치니로부터 트로피를 전달받은 지소연은 그라운드를 한 바퀴 돌며 4만여 관중의 환호에 답했다. 지소연은 “경기장에 들어서는 순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을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소연은 지난 시즌 19경기에서 9골을 넣었다. 체조協, ‘부상’ 손연재 국가대표 선발 대한체조협회는 19일 서울 태릉선수촌 필승주체육관에서 열린 2015 리듬체조 개인 국가대표 2차(최종) 선발전이 끝난 직후 회의를 열고 발목 부상으로 2차 선발전에 불참한 손연재(21·연세대)를 국가대표로 선발했다고 밝혔다. 메달을 딸 확률이 있는 우수 선수를 추가로 추천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른 것이다. 이달 초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열린 국제체조연맹(FIG) 리듬체조 월드컵 경기 도중 발목을 다친 손연재는 국가대표 선발전 1차전에서 72.100점으로 1위를 기록했지만 부상으로 2차전에 불참했다. 이에 따라 국가대표에는 손연재를 포함해 1~2차전 합계 순위에 따라 천송이(125.250점),이다애(122.150점),이나경(118.650점) 등 4명이 선정됐다.
  • 손연재 발목 부상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1·연세대)가 올 시즌 두 번째로 출전한 월드컵에서 발목 부상으로 대회 도중 기권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손연재의 월드컵 연속 메달 행진도 12개 대회에서 멈췄다. 손연재는 5일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열린 국제체조연맹(FIG) 리듬체조 월드컵 후프 종목 결선에서 연기 도중 턴 점프를 뛴 뒤 발목이 돌아가는 부상을 당했다. 잠시 매트 위에 주저앉은 손연재는 곧바로 다음 연기를 이어갔지만 16.850점에 그쳤다.개인종합 및 종목별 예선에서 받은 후프 점수인 17.900점에 크게 못 미치는 점수였다. 결국 손연재는 후프 결선에서 출전 선수 8명 중 최하위에 머물렀다. 앞서 손연재는 개인종합 및 종목별 예선에서 개인종합 4위를 차지하는 것은 물론 전 종목 결선 진출 자격을 얻었으나 후프 연기 도중 당한 부상 탓에 볼, 곤봉, 리본 종목까지 기권했다. 손연재는 고질적인 발목 문제를 안고 지난주 리스본 월드컵에 출전하면서 피로가 쌓여 발목 상태가 더 나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손연재는 오는 9일(잠정) 국내로 돌아와 이달 중순 국가대표 선발전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부상 탓에 출전이 쉽지 않아 보인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제7차 세계 물 포럼 개최] ④ 물관리 기술 진화

    [제7차 세계 물 포럼 개최] ④ 물관리 기술 진화

    세계가 기후변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극한 가뭄과 홍수가 보편화됐고, 자연재해에 따른 피해도 증가하고 있다. 여러 나라들이 효율적인 물관리 방안을 찾기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지만 전통적인 투자만으로는 급변하는 기후변화를 극복하는 데 한계가 따른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한 물관리로 자연재해를 현명하게 극복하고 있다. 세계 물포럼을 통해 물관리의 모든 과정에 정보통신기술을 융합, 수자원 이용을 극대화하는 우리의 스마트 물관리 기술 진화가 세계 물 전문가들로부터 주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홍수·가뭄과 같은 재해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이 겪는 문제다. 이를 막기 위한 물관리 투자는 흔히 댐을 만들거나 하천 바닥을 파내고 제방을 쌓아 올리는 대규모 토목사업을 생각하기 쉽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2013년 기준, 최근 10년간 자연재해 피해액은 8조 3000억원, 이 중 태풍·호우 피해액이 6조 5000억원으로 전체의 78%나 된다. 여기에 하천준설이나 제방을 다시 쌓는 등 자연재해 복구비로 무려 15조 1000억원을 쏟아부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투자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물관리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선진국들은 홍수와 같은 재해를 미리 예측하고 이를 신속하게 전파해 피해를 줄이는 비구조적 대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물을 가두는 그릇을 키우는 동시에 과학적 물관리 시스템도 한발 앞서 구축하고 있다. 첨단 정보통신기술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우선 한국수자원공사(K-water)를 중심으로 전국의 댐과 보를 운영하면서 48년간 축적된 경험과 기술을 활용, 강우예측·홍수분석·수문자료 수집 등 정보통신 기반의 과학적 재난관리 시스템을 개발, 2010년부터 활용하고 있다. 이 기술은 알제리, 루마니아 등이 도입을 추진할 정도로 선진화된 시스템이다. 스마트 물관리는 지능형 센서가 부착된 다양한 장비를 활용, 물의 흐름과 현황을 파악하고 양방향 통신장비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이다. 로봇과 인공위성 등 첨단 계측장비가 동원된다. 전국 2000여곳 관측소에 계측장비를 설치, 실시간 정보를 수집한다. 강우 레이더나 인공위성을 활용하면 공간적인 제한을 받지 않고 광범위한 지역의 정보를 정확하게 수집할 수 있다. 2일 충남 금산 서대산 정상(해발 904m)에 세운 강우레이더 관측소는 24시간 금강유역 집중호우와 돌발 강우를 관측할 수 있다. 반경 100㎞ 이내의 태풍, 기상 변동 등을 실시간 관측하는 최첨단 장비로 기상레이더보다 강우 관측 성능이 뛰어나다. 3시간 이후에 내릴 비의 양과 강으로 유입될 물의 양을 정확하게 예측, 집중호우 정보를 국민에게 빠르게 전달하고 호우 피해를 줄일 수 있게 해준다. 이 같은 대형 강우레이더를 임진강(인천 강화)·비슬산(경북 청도)·소백산(충북 단양)·모후산(전남 화순) 관측소에서 운용되고 있다. 가리산(강원 홍천)·예봉산(경기 남양주) 관측소는 건설 중이다. 소형 레이더 5기도 내년까지 설치된다. 수집된 정보가 강우예측·실시간 수문정보·홍수분석·발전통합운영·수처리 시설·상수도관 진단 운영관리 시스템 등으로 연결된다. 지능형 물관리를 위한 과학적 분석 자료가 나오면 운영자는 이를 바탕으로 전국 58개의 댐과 보를 통합, 관리한다. 강우예측 분석에는 슈퍼컴퓨터가 동원된다. 주요 하천 주변의 기상정보를 5일 단위로 예측할 수 있을 정도로 정확하다. 홍수분석 시스템은 댐과 보의 수문 방류량 및 방류 시기를 정확하게 결정해 준다. 지난해의 경우 예년 대비 82%의 강수량에도 불구하고 필요한 용수의 112%를 공급하고, 홍수 시 4대강 수계의 침수피해 면적을 거의 제로(0)로 할 수 있었던 것도 첨단 정보통신기술에 의한 스마트 물관리 시스템 덕분에 가능했다. 스마트 물관리 기술은 자연재해 예방뿐만 아니라 수돗물 공급 과정에도 도입됐다. ‘건강한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 수돗물 품질 관리가 세계적인 수준으로 평가받을 수 있었던 것도 정보통신기술이 발달했기에 가능했다. 미네랄이 균형 있게 포함된 인체에 건강한 물을 생산하는 데는 첨단 정보통신기술의 접목 없이는 불가능하다. 경기 파주시는 K-water가 추진한 ‘스마트 워터 시티’ 시범 도시다. 수돗물 생산의 모든 과정에 대한 철저한 관리와 수도꼭지 수질정보를 제공해 언제 어디서나 믿고 마실 수 있는 수돗물을 공급하는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이곳에도 첨단 정보통신기술이 따라 붙었다. 우선 취수장의 수량, 수질을 자동 측정하고 모니터링해 미네랄이 균형 있게 포함된 수돗물을 만든다. 수질을 자동으로 측정, 고도정수처리를 거치고 소독부산물질을 최소화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이상한 맛과 냄새를 없앤 수돗물을 생산한다. 공급과정, 수질관리도 자동화됐다. 정확한 수질, 수량을 모니터링하고 제어하는 역할을 사람 대신 수질관리 시스템이 대신한다. 적정한 염소 농도를 유지하고 잔류 염소를 균등하게 유지하도록 한다. 수돗물이 한곳에 오래 머무르면 맛이 변하고 염소 농도도 달라지기 때문에 실시간 계측장비를 이용, 과다체류 구간을 해소하고 수질측정 정보를 전송하는 업무를 정보통신기술이 해준다. 상수도 공급의 모든 과정을 첨단 기술이 해준다고 보면 된다. 가정에 공급되기 전 수도꼭지 수질정보까지 소비자에게 알려줘 신뢰성을 높이고 음용률을 끌어올린다. 수질 정보를 전광판으로 알려주는 데 그치지 않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소비자들이 언제 어디서나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지금까지의 물관리가 취수원에서 소비자에게 물이 잘 흐르도록 만드는 것이었다면 스마트 물관리는 과학적으로 판단하고 자유롭게 소통하는 물관리 시스템인 것이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성매매 여성도 처벌해야 하나

    성매매 여성도 처벌해야 하나

     성매매처벌법 위헌심판제청 관련 전문가 좌담회가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법조계, 현장단체 관계자, 시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주최로 열렸다. 각계 발제자 8명은 성매매를 금지하고 성구매자를 처벌해야 한다는 데는 의견일치를 보인 가운데 성매수대상자 처벌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그중 6명은 강요 등에 의한 성매매피해자를 제외한 성판매자까지 처벌하는 현행 법률조항을 유지해야 한다고 합헌을 주장한 반면 2명은 성구매자만을 처벌하는 ‘스웨덴 모델’이 다른 나라로 확산된다는 점 등을 이유로 성구매자만 처벌하고 성판매자는 처벌하지 말아야 한다고 일부 위헌을 주장했다.  이날 좌담회는 성매수인뿐만 아니라 성매도인도 처벌하는 현행법 제21조 제1항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심판 첫 공개변론이 9일로 예정된 가운데 위헌성 여부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서울북부지법은 “이 법률조항이 ‘자발적 성매매 여성’까지도 처벌 대상화함으로써 위헌 여부가 의심된다는 취지일 뿐, 포주와 같은 성매매 알선 등 행위자와 성매수 남성에 대한 처벌까지도 위헌 여부가 의심된다는 취지는 아니다”고 위헌심판 제청 이유를 설명한 바 있다.  좌장으로 토론을 진행한 김엘림 한국방송통신대 교수는 “성매매는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고, 국민의 건강한 성풍속 및 사회질서를 위해 금지해야 한다”면서 “다만 성매도자와 성매수자에 대한 형사처벌은 입법정책의 문제로서 사회적 법익 침해 정도 등을 종합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규영 정부법무공단 변호사는 “자발적 성매매를 방치한다면 인간의 성을 매매의 대상으로 삼아도 된다는 그릇된 가치관이 확산돼 성산업 확장과 성의 상품화를 더욱 부추기며, 비자발적 성매매도 확대시킬 우려가 많다”고 합헌을 주장했다. 신진희 대한법률구조공단 서울중앙지부 피해자국선전담변호사는 “자발적인 성매매라도 금전을 매개로 하는 사인간의 거래행위여서 법률행위에 포섭되고, 성매매행위가 다양한 성산업의 형태로 나타나기에 더 이상 사생활의 내밀영역에 속하지 않으며, 포주들의 착취·강요와 탈성매매의 어려움, 가출청소년의 성매매행위 유입 등이 실증되기에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의 보호대상에 속한다고 할 수 없고, 자발적인 성매매행위라도 사회적으로 매우 유해하다”고 말했다. 이희애 여성인권센터 쉬고 소장은 “성매매는 인신에 대한 범죄이기 때문에 사적 영역인 ‘성적 자기결정권’이 아닌 사회문제로 접근해야 하며, 자발성을 논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최금숙 한국여성단체협의회장은 “생계형 성매매만을 비범죄화하기는 쉽지 않고 생계의 문제는 위헌의 문제가 아니라 형사처벌 시 정상참작이나 여러 지원정책에서 반영할 문제이며, 집결지의 성매매만 ‘생계형’이라고 단정적으로 구분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강월구 한국여성인권진흥원장은 “성매매를 합법화한 나라들은 성매매여성의 인권보호라는 당초 취지와 달리 성착취 강화와 인신매매 증가 등 심각한 부작용에 직면해 성매매 규제 강화로 정책을 선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련 여성가족부 권익증진국장은“인간의 신체, 혈액 뿐 아니라 인간의 ‘성’도 그 어떤 이유로도 금전적 거래대상이 될 수 없고, 이에 대한 처벌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목적을 달성하는 것은 시민사회의 기본적인 책무”라고 말했다.  반면 차혜령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는 “성구매행위는 개인적 법익과 사회적 법익을 침해하는 범죄이나, 성판매자는 성구매범죄의 피해자이거나 성구매행위의 대상이 되는 사람일 뿐이므로 성판매자를 처벌하는 것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지적했다. 차 변호사는 성구매자만을 처벌하는 ‘스웨덴 모델’을 노르웨이와 아이슬란드가 채택했고, 핀란드·아일랜드·벨기에·루마니아뿐 아니라 성매매를 합법화한 네덜란드까지 도입을 검토중이며, 프랑스는 2013년 성매수자 벌금형을 도입한 반면, 2001년 성매매를 합법화한 독일은 사실상 ‘실패’를 자인하며 성구매 남성 처벌을 검토중이라고 설명했다. 김용화 숙명여대 법대 교수는 “성매매자의 처벌 규정은 성구매자 처벌로 한정하고 성매수 대상 여성은 비범죄화함으로써 사회구조적 성차별 및 가부장제적 성문화의 고리를 단절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김주혁 선임기자 happyhome@seoul.co.kr
  • ‘리듬체조 요정’ 1%가 아쉬웠다

    ‘리듬체조 요정’ 1%가 아쉬웠다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1·연세대)가 시즌 첫 월드컵에서도 메달을 목에 걸며 12개 대회 연속 메달 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나 새 프로그램에 대한 완성도를 높여야 하는 과제도 안았다. 손연재는 30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끝난 국제체조연맹(FIG) 리듬체조 월드컵 종목별 결선 후프에서 18.050점을 받아 마르가리타 마문(러시아·18.950점)에 이어 은메달을 획득했다. 시즌 첫 출전 대회에서 메달 확보에 성공하며 2013시즌부터 시작한 월드컵 연속 메달 행진을 계속했다. 8명의 선수 중 첫 번째 순서로 나온 손연재는 클래식 연주곡 ‘코니시 랩소디’에 맞춰 물 흐르는 듯한 연기를 펼쳤다. 이틀 전 개인종합 예선에서 받았던 18.150점에는 약간 미치지 못했으나 마문과 함께 ‘꿈의 점수’로 불리는 18점대를 받았다. 그러나 손연재는 볼 종목 공동 5위(17.250점), 곤봉 5위(17.800점), 리본 공동 6위(17.150점)에 그쳐 추가 메달에 실패했다. 마문과 야나 쿠드랍체바(러시아)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다수 출전한 대회였지만, 아쉬움이 남는 성적표다. 특히 수구를 놓치는 실수를 범하는 등 아직 난도를 많이 높인 올 시즌 프로그램에 완전히 적응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손연재도 리본과 볼 등에서 기대 이하의 점수가 나오자 살짝 실망한 표정을 내비쳤다. 손연재는 소속사 IB월드와이드를 통해 “잔부상으로 시즌 준비가 늦었다. 프로그램은 어느 때보다 좋은 만큼, 완벽한 연기를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손연재는 다음달 3∼5일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열리는 시즌 두 번째 월드컵에 출전한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글로벌 시대] 영국 신사는 케이팝을 좋아해?/이에스더 아리랑TV 글로벌네트워크부장

    [글로벌 시대] 영국 신사는 케이팝을 좋아해?/이에스더 아리랑TV 글로벌네트워크부장

    이달 초 런던을 방문한 방송통신위원장은 영국 위성방송 사업자 SKY를 만나 한국의 아리랑TV를 연내 론칭하는 합의를 이끌어 냈다. NHK 월드, CCTV 뉴스, RT 등 우리 주변국 방송사들이 영국 내에서 자국에 우호적인 여론 조성 경쟁을 벌이고 있는 터라 그간 한국 방송이 전무(全無)했던 영국에 한국 정보·문화 교류 창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 문화계에서 영국이 지닌 비중과 영향력은 매우 크다. 문학, 철학, 건축, 미술, 연극, 음악 등 여러 분야에서 전 세계적인 영향력과 존경을 받고 있는 문화 슈퍼파워다. 1800개에 이르는 박물관과 미술관은 대부분 입장료를 받지 않고 정부 지원과 기부가 활성화돼 시민들이 자유롭게 예술품과 문화재를 관람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다. 대영 제국 역사로 기인해 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를 비롯해 인도·파키스탄·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영어권 국가에 폭넓은 문화적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한편 공영방송 BBC로 대표되는 영국 방송은 글로벌 방송계에서 새로운 트렌드를 선도해 왔으며, TV 산업의 미래변화를 평가할 때 참고할 수 있는 핵심 시장으로 고도의 경쟁력과 영향력이 입증됐다. 방송 콘텐츠 시장 규모는 세계 4위로 약 2조원 규모다. 한국에서도 인기 있는 자동차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탑기어’, 코난 도일의 ‘셜록 홈스’를 현대 영국으로 끌어온 기발한 설정으로 인기를 모은 ‘셜록’을 비롯해 엔델몰, 프리맨틀 등 대형 제작사들이 제작한 ‘누가 백만장자가 되고 싶은가’(Who Wants to be a Millionaire), ‘닥터 후’(Doctor Who), ‘딜 오어 노 딜’(Deal or No Deal) 등 뜨거운 반응을 일으킨 콘텐츠 포맷이 전 세계로 팔려 나가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있다. 이렇듯 수준 높은 문화를 향유하고 있는 영국인들에게 어떤 콘텐츠를 보여 줄 것인지 고민이 남는다. 영국에는 아직 한국 드라마가 수출, 방영된 사례가 없고 케이팝도 동호회를 중심으로 이제 시작되는 단계다. 동유럽에는 루마니아·헝가리 등에 한국 드라마가 수출돼 한류 확산의 거점이 만들어지고 있으나, 서유럽에서는 아직 특정 거점이 보이지 않는다. 미국, 중남미까지 퍼져 나간 한국 드라마와 케이팝이 과연 영국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까. 영국에서 성공하려면 검증된 한류 콘텐츠들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영국인들의 관심사를 먼저 살펴볼 일이다.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현지 수요가 높은 첩보·범죄 수사 장르를 중심으로 런던에서 한국 드라마 쇼케이스가 열리기도 했다. ‘아이리스’, ‘싸인’, ‘쓰리데이즈’ 등을 선보이며 한국 드라마의 영국 시장 진출 가능성을 가늠해 본 시도다. 한 종편 방송사는 BBC와 공동기획으로 날씨의 비밀을 다룬 4부작 자연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도 했다. 드라마·예능 프로그램에 비해 다큐멘터리는 한류의 경쟁력이 미진한 분야다. 그런데 방송 콘텐츠와 국제문화 교류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유럽의 여론 주도층은 대중문화보다는 한국의 전통문화를 선호한다. 판소리·도자기 등 전통 음악과 공예, 그리고 DMZ, 해녀, 갯벌 등 독특한 소재로 한국의 철학과 생활상을 보여 주는 다큐멘터리가 유럽 방송사들의 주요 관심을 끌었다. 한국에 체류하는 서구인들이 한결같이 감탄하지만 정작 우리는 한류 수출에 쏠려 그 가치를 잊고 사는 한옥, 탈춤, 서예도 있다. 세계 문화 슈퍼파워인 영국에 한류를 보내고 싶다면, 세밀한 시장 조사를 통해 ‘틈새’를 먼저 파악하고, 전통문화를 현대적으로 조명한 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 영국뿐만 아니라 서유럽 주류 사회의 높은 장벽에 도전하기 위한 전통문화 한류 전략을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할 때다.
  • 소설쓰기란 사랑한 이에 대한 증언 인정 받고자 하는 욕망 그, 순간이다

    소설쓰기란 사랑한 이에 대한 증언 인정 받고자 하는 욕망 그, 순간이다

    롤랑 바르트, 마지막 강의/롤랑 바르트 지음/변광배 옮김/민음사/700쪽/3만 5000원 2015년은 20세기 후반 프랑스의 대표 지성으로 꼽히는 롤랑 바르트의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다. 사상가이자 비평가, 구조주의 기호학자이자 뛰어난 에세이스트였던 그의 마지막 글쓰기가 된 콜레주 드 프랑스 강의록 ‘롤랑 바르트, 마지막 강의’가 이에 맞춰 출간됐다. 2003년 프랑스 쇠이유(SEUIL) 출판사에서 출간된 ‘소설의 준비 1, 2’를 우리말로 번역한 것이다. 바르트는 1915년 11월 12일 프랑스 북부 해안도시 셰르부르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명석하고 다재다능했던 그는 명문 루이르그랑에 진학하지만 폐결핵에 걸려 고등사범학교 진학과 교수자격 시험을 포기하고 소르본 대학에서 고전문학을 전공했다. 젊은 시절 루마니아와 이집트 대학에서 프랑스어 교수로 활동하다 돌아와 국립고등과학연구소의 연구원으로 있으면서 본격적인 집필활동을 시작한 그는 ‘기호의 제국’ ‘글쓰기의 0도’ ‘텍스트의 즐거움’ ‘사랑의 단상’ 등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다. 1977년 1월 7일 콜레주 드 프랑스의 교수로 취임해 당대 최고의 학자로서 세미나와 강의를 진행했던 그는 1980년 2월 25일 소르본 대학 후문의 에콜가에서 길을 건너던 중 교통사고를 당했고 한달 후인 3월 26일 세상을 떠났다. 안타까움이 큰 만큼 바르트의 빛나는 지성과 삶, 평생을 관통한 연구의 정수에 한발짝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길을 제공하는 책이 각별하게 다가온다. 1978년 12월 2일부터 1979년 3월 10일까지 13회에 걸쳐 진행된 강의와 1979년 12월 1일부터 1980년 2월 23일까지 11회에 걸쳐 열린 강의 및 각 강의와 연계된 세미나의 텍스트를 담고 있는 책은 소설, 엄밀하게 말하면 소설의 준비에 관한 것이다. 1970년대 초 문학이론가, 혹은 문학평론가의 위치에서 ‘저자의 죽음’과 ‘독자의 소생’을 외치며 저자와 대척점에 섰던 것과 달리 바르트는 책에서 ‘작가’의 모습을 보인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마르셀 프루스트처럼 기억을 바탕으로 글쓰기를 계속해 나가는 소설가는 못 된다고 털어놓는다. 그는 과거보다 현재, 현재 중에서도 ‘순간’에 주목하면서 ‘어떤 한 사물의 본질이 현현(顯現)하는 순간’에 관심을 둔다. 이 때문에 그는 ‘현재를 메모하기’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간략한 일본의 하이쿠를 이상적인 소설의 모습 중 하나로 꼽는다. 바르트는 글을 쓰는 ‘저자’를 ‘뭔가 할 말이 있는 존재’로 규정한다. 즉 쓰기란 행위 주체가 사랑한 사람들이 이 세계에 존재했다는 사실에 대한 기억과 증언이며 그들이 ‘역사의 허무 속으로’ 떨어지는 것을 막는 ‘불멸화’ 작업이라는 것이다. 또한 쓰는 행위는 타인들로부터 사랑받고자 하는 욕망, 나아가서는 인정받고자 하는 욕망과도 연결돼 있다. 당연히 쓰기는 가치를 내보이는 행위여야 하며 그렇기 때문에 동시에 잊지 않으려는 욕망이자 이상적인 자아를 향한 행위로 보았다. 사실 바르트에게 쓰기란 곧 ‘구원’과 연결되는 행위였다. 그는 콜레주 드 프랑스에서 강의를 시작할 때부터 새로운 형식의 소설을 쓰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몇달 후 찾아온 어머니의 죽음으로 모든 의욕을 상실하고 낙담에 빠졌다. 그러던 중 1979년 4월 15일 모로코의 카사블랑카에서 불현듯 ‘문학에 입문’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글쓰기를 시도하기로 한다. 바르트는 1979년 두 번째 강의안 작성에 착수하던 때에 ‘새로운 삶(Vita Nova)’이라는 제목의 소설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그해 여름부터 그 구상을 다듬어 12월에는 새로운 작품의 뼈대가 어느 정도 갖춰졌다. 이 뼈대에 의거하고 있는 강의록은 소설 창작의 알파와 오메가를 다룬다. 즉 글쓰기의 욕망, 이 욕망을 관통하는 환상, 글쓰기의 의지, 글쓰기를 가능하게 하는 장소,도구와 사소한 소품 등에 대한 성찰도 포함된다. 동시에 단테, 프루스트, 미슐레, 보들레르, 발레리, 말라르메, 블랑쇼, 카프카, 톨스토이 등 거장들을 글쓰기의 관점에서 탐색한다. 소설 ‘새로운 삶’은 바르트가 세웠던 많은 계획들과 마찬가지로 실현되지 못했다. 갑작스런 죽음을 예견하지 못했던 그의 타자기에는 스탕달에 대해 진행하던 연구의 원고 한 장이 끼워져 있었다. 그 제목은 ‘인간은 항상 자기가 사랑하는 것에 대해 말하는데 실패한다….’였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제7차 세계 물 포럼 개최] (3) 스마트그리드 물관리 선도

    [제7차 세계 물 포럼 개최] (3) 스마트그리드 물관리 선도

    치수(治水·물관리)는 예로부터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훌륭한 지도자의 덕목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 현대에도 물관리가 허술한 국가는 후진국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물관리는 국가 경제 발전의 초석은 물론 국민 삶의 질과 직결되는 문제로 인식된다. 우리나라는 물관리 선진국을 자부한다. 대구·경북 세계 물포럼은 세계 물관리 전문가들에게 우리의 물관리 경험과 기술을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물은 자연이 주는 최고의 선물이지만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엄청난 재앙으로 돌아온다. 극심한 가뭄으로 인한 물 부족, 집중호우에 따른 홍수 피해, 갑작스러운 수질 악화 등을 관리하는 기술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최근 중부지방이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대지가 타들어 가고 있다. 한강수계 강수량은 예년의 66%, 저수율도 예년의 68%에 불과하다. 소양강댐은 준공(1974년) 이후 역대 4번째, 충주댐은 준공(1986년) 이후 3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결국 국토교통부와 한국수자원공사(K-water)는 소양강댐과 충주댐의 용수 공급량을 15% 줄여 방류하기로 했다. 강원 횡성댐은 이달 초부터 용수를 26% 줄여 흘려보내고 있다. 그러나 하천유지용수 공급을 줄였을 뿐 생활·공업용수는 차질 없이 공급하고 있다. 만약 소양강댐과 충주댐을 건설하지 않고 과학적인 물관리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어떤 현상이 벌어졌을까. 아마 상상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닥쳐왔을 것이다. 수도권의 많은 공장이 가동을 멈추고, 심지어 상수도 제한 급수 사태도 불러왔을 것이다. 하지만 한강수계 다목적댐 덕분으로 물 전쟁을 치르지 않고 있다. 비록 수위가 낮아졌지만 소양강댐과 충주댐은 정상적인 용수 공급 하한선인 저수위까지 7~8m 남아 있다. 이성해 국토부 수자원개발과장은 “다목적댐과 스마트 물관리 시스템이 있기 때문에 충분하지는 않지만 올여름 장마철까지 비가 내리지 않더라도 생활·공업용수 공급이 중단되는 사태는 막을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극심한 가뭄에도 정상적인 물 공급이 가능한 비결은 무엇일까. 우리나라 물 공급의 65%를 담당하는 수자원공사가 전국 58개 댐과 보를 실시간 통합 관리하고 있기에 가능하다. 전국 주요 하천의 수자원을 총괄하는 곳은 대전 한국수자원공사에 설치된 통합물관리센터다. 강우 예측·홍수 분석·용수 공급·발전 운영·수문 정보 시스템을 종합 분석해 물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곳이다. 인공위성이 보내주는 정보, 첨단 기상장비 분석 자료, 물관리 전문가의 오랜 노하우가 물관리센터의 자랑이다. 예를 들어 기상청과 연계된 슈퍼컴퓨터 기상관측장비로 장기적인 강우량을 예측해 가뭄과 홍수에 대비할 수 있다. 이번 가뭄도 미리 예측했기 때문에 용수 공급을 조절해 최악의 사태를 막을 수 있었다. 하천 시설물을 연계 운영해 하천 수량과 수질을 예측하고, 실시간 수문 정보를 통합 운영해 방류 시기와 양을 최적화한 것도 가뭄 재앙을 최소화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통합물관리센터의 진가는 홍수 때 더욱 빛난다. 전국 강과 하천 주변의 강수량, 유입 규모, 수위, 방류량이 실시간 자동으로 제공돼 최적의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해 준다. 2006년 7월 한강수계에는 평균 898.8㎜의 폭우가 내렸다. 예년(322.3㎜)보다 3배 가까이 불어났다. 충주댐 유역에는 619㎜가 쏟아져 1973년 기상 관측 이래 강우량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강 유역은 국가적인 위기에 직면했다. 충주댐(저수 용량 27억 5000만㎥)은 계획홍수위(145m)를 불과 0.1m 남겨두고 있었다. 자칫 댐 본체가 위험할 수 있을 정도로 물이 불었다. 물관리센터는 댐 운영 이후 최대인 2만 2650㎥/s가 유입됐지만 40% 수준인 9050㎥/s만 조절 방류했다. 충주댐이 여주 시내 범람을 막고 서울 지역 홍수 피해를 막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다. 센터는 잠수교 수위가 점차 내려가고 여주 지역도 물이 빠진 것을 확인한 뒤 비로소 댐방류량을 3000㎥/s로 늘렸다. 댐은 곧 계획홍수위에서 0.9m의 여유를 보이면서 위급 상황에서 벗어났다. 충주댐으로 유입된 28억㎥의 물 가운데 13억㎥만 흘려보내고, 15억㎥을 가둠에 따라 하류 여주 지점의 홍수위를 3.05m 낮추고 충주댐 하류 378ha(100만평)의 침수를 막아 2조 1000억원의 홍수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홍수·가뭄 조절의 일등공신은 수자원공사의 ‘홍수분석모형’과 숙련된 물관리 전문가들이다. 홍수분석모형은 댐 방류에 따른 하류 하천 수위와 홍수량을 얼마나 줄일지를 자동 분석하는 첨단 기계다. 박정수 물관리센터장은 “모든 다목적댐과 용수댐, 보를 24시간 실시간으로 지키는 첨단 계측 장비와 기상 전문가, 전산·통계요원, 분석요원 50여명이 있어서 최악의 가뭄과 홍수 위기를 넘기고 있다”고 말했다. 수자원공사 통합물관리시스템은 태국, 알제리, 루마니아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도입을 추진하고 있을 정도로 뛰어난 기술이다. 해마다 세계 각국에서 물관리 기술 연수를 위해 이곳을 방문하는 수십명의 공무원, 전문가들이 놀라며 부러워하는 시스템이다. 탁신 친나왓 전 태국총리는 센터를 방문해 “태국이 홍수 예방 토목사업에 큰 관심을 갖고 있지만 정작 탐나는 기술은 통합물관리시스템”이라고 말할 정도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글 사진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포토+2] 시모나 할렙, BNP 파리바 오픈에 이어 이번에도, “귀엽죠”

    [포토+2] 시모나 할렙, BNP 파리바 오픈에 이어 이번에도, “귀엽죠”

    루마니아 테니스 선수 시모나 할렙(23)이 25일(현지시간) 플로리다 마아애미 오픈 개막에 앞서 전날 키 비스케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할렙은 22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인디안 웰스 테니스 가든에서 열린 BNP 파리바 오픈 테니스대회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세르비아 옐레나 얀코비치를 이기고 우승을 차지했다. ⓒ AFPBBNews=News1/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회화, 다시보기

    회화, 다시보기

    뉴미디어와 대규모 설치작업이 현대미술의 중심으로 부각되면서 상대적으로 침체됐던 회화가 최근 재조명받고 있다. 이런 추세에 맞춰 국내외 미술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차세대 작가들을 통해 회화를 주의 깊게 들여다보는 ‘그림/그림자-오늘의 회화’전이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미술관 플라토에서 열리고 있다. 한국, 루마니아, 폴란드, 영국, 중국, 미국 등 6개국 작가 12명의 작품을 소개한다. 대부분 1970년대생인 작가들은 서로 다른 주제와 스타일, 그리고 이질적인 문화적 맥락에서 작업하고 있다. 디지털 이미지부터 레디메이드까지 무한히 확장하고 있는 현대회화의 맥락 안에서 붓과 물감, 그리고 캔버스로 이루어지는 가장 전통적인 붓질의 언어로 자신을 표현한다. 미국 출인의 헤르난 바스는 요즘 크게 주목받고 있는 작가로 어린 소년들 사이의 성적 긴장감과 혼란을 미묘하게 표현하면서 초자연적인 현상에 대한 그의 관심을 드러내는 작품을 선보였다. 아프리카계 영국 여성인 리넷 이아돔 보아케는 뛰어난 상상력을 기반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허구적 인물화들이 주를 이룬다. 폴란드 출신인 빌헬름 사스날은 단순화한 이미지의 무제 작품으로 관람객에게 상상의 여지를 남긴다. 작품 ‘카드놀이 하는 사람들’의 루마니아 작가 셰르반 사부는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촬영,포토샵을 이용해 회화적 구성으로 편집한다고 한다. 중국작가 리송송은 다양한 매체에서 수집한 이미지를 분할된 화면에 파편화하면서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 ‘장군’을 보여준다. 백현진은 ‘평상심’이라는 작품에 붓질의 시각적, 촉각적 특성을 통해 인간 내면의 감성을 표현한다. 사진적 이미지를 회화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동시대 삶의 순간들을 추적하는 박진아는 하나의 화면에 다수의 사진을 결합한 뒤 회화의 물리적 제작과정을 통해 다른 차원의 시간을 시각화한 작품 ‘여름촬영’을 그렸다. 셰르반 사부는 모국인 루마니아의 평범한 일상을 촬영하고 이를 포토샵을 이용해 회화적 구성으로 편집하는 기법을 사용한다. 오래된 사진을 떠올리는 빛바랜 톤의 작업은 미묘하게 과거를 회상하게 한다. 전시는 6월 7일까지.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씨줄날줄] 정치인과 명예훼손/문소영 논설위원

    명예훼손의 사전적 정의는 ‘사람의 사회생활에서 일반적인 인격에 대한 평가를 침해하는 행위’다. 특히 형법에서 명예란 한 사람에 대한 평판과 명성 등에 대한 사회적인 평가, 즉 외부적 평가를 의미한다. 한국은 형법 307조에 따라 명예훼손죄로 상대를 고소할 수 있다. 흔히 사람들은 공무원이나 공인에 대한 공공연한 사실을 적시하는 경우에는 명예훼손이 아니라고 판단하는데 그렇지 않다. 공공연한 사실을 ‘비방을 할 목적’으로 불특정 다수에게 떠든다면 허위 사실을 유포할 때처럼 명예훼손죄에 해당한다. ‘사실 적시 명예훼손죄 적용’은 한국의 특수한 사례라는 점에 많은 논란이 있다. 법률학자 중에는 위헌이니 삭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한국 형법의 기초가 된 일본과 독일은 어떤가. 세 나라가 비슷한데 실제 적용이 다르다. 독일도 ‘사실 적시 명예훼손죄’를 적용하고 특히 피해자가 정치인일 경우에는 가중 처벌하는 규정은 있다. 하지만 법의 적용에서 독일연방법원은 1971년에 “공인은 명예보호에 관한 권리를 자발적으로 포기했다”고 판결했다. 일본은 ‘공익성 있는 진실을 적시하면 처벌하지 않고, 특히 공무원은 국민의 감시하에 둔다는 사상에 근거해 국민의 비판을 감수하는 것’으로 돼 있다. 한국의 명예훼손은 독일·일본의 형법과 달리 독창적이라고 해야 할지, 악법적이라고 해야 할지 헷갈리는 대목도 있다. 명예훼손의 성립에 ‘비방 목적’을 추가한 것이다. 여론을 침묵시킬 좋은 수단이라는 평가다. 영국, 아일랜드, 뉴질랜드 등 영연방 국가와 미국 등에서 명예훼손죄의 형법 적용이 사문화된 이유는 권력이 정적의 비판을 침묵시키고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는 데 악용됐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루마니아 등 동유럽 국가가 체제가 바뀐 1990년대 이후 명예훼손죄를 폐지한 이유다. 광우병 촛불시위의 주범으로 몰렸던 MBC의 ‘PD수첩’ 제작진을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등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명예훼손죄로 고소했지만, 1심에서 대법원(2011년)까지 한결같이 무죄 판결이 나온 것도 주목할 만하다. 대법원이 “공직자나 정부는 명예훼손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보편적 판결을 했다는 해석이다.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이 청와대 정무특보로 임명되면서 지난해 12월 세월호 유가족인 유경근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사건이 뒤늦게 수면에 떠올랐다. 선출직 공무원이자 최근 청와대 정무특보까지 맡았으니 김 의원은 호랑이가 날개를 단 것과 같은 것이다. 유씨는 당시에 잘못된 풍문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것을 사과했다. 다음달 16일이면 세월호 참사 1주년이다. 프란체스코 교황은 얼마 전 만난 한국 성직자들에게 “세월호는 어떻게 됐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답하기 어렵다. 국민과 소통한다는 자세로 유씨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면 어떨까 한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포토] 시모나 할렙, 쩍 벌린 근육질 다리 “남자 선수 못지않네”

    [포토] 시모나 할렙, 쩍 벌린 근육질 다리 “남자 선수 못지않네”

    루마니아 테니스선수 시모나 할렙(3위)이 17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인디언 웰스의 인디언 웰스 테니스가든에서 속개된 BNP파리바 오픈 여자단식서 체코의 카롤리나 플리스코바(15위)의 샷을 안간힘을 다해 받고 있다. 이날 시모나 할렙은 2-0으로 카롤리나를 제압하고 8강에 진출했다. 사진 ⓒAFPBBNews=News1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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