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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로 2016] 알바니아 외교여권까지 발급받고도, 아쉽게 짐 싼 팀들

    [유로 2016] 알바니아 외교여권까지 발급받고도, 아쉽게 짐 싼 팀들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16) 16강 진출 팀이 모두 가려져 대진이 완성된 가운데 안타깝게 대회와 작별하는 팀들의 사연이 눈길을 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이끄는 포르투갈은 23일 프랑스 스타드 드 리옹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F조 마지막 경기에서 이미 조 1위로 16강행이 확정된 헝가리와 3-3으로 비겼다. 앞선 두 경기 무득점에다 경기 직전 방송 리포터의 마이크를 빼앗아 호수에 던졌다는 구설수에 시달렸던 호날두가 2골 1도움으로 팀이 조 3위 와일드카드로 16강에 오르게 했다. 호날두는 대회 사상 처음으로 네 대회 연속 득점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같은 조에서 ‘33만명의 기적’으로 화제를 모은 아이슬란드는 오스트리아를 2-1로 제압하며 당당히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 세 경기 평균 점유율을 살펴보니 잉글랜드가 60.5%였는 데 반해 아이슬란드는 29%로 가장 효율 높은 축구를 했다는 평가가 나올 법하다. E조의 아일랜드는 조 1위로 16강행이 이미 확정된 이탈리아를 1-0 누르는 기적을 연출하며 조 3위 와일드카드로 합류했고, 벨기에는 스웨덴을 1-0으로 제압하고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그런데 A조 알바니아는 사상 처음으로 16개국에서 24개국으로 확대된 이번 대회 16강에 안타깝게 함께 하지 못했다. 모든 선수들에게 외교관 여권을 제공하는 등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루마니아를 1-0으로 제압하며 조 3위 상위 네 팀에게 주어지는 와일드카드에 대한 희망을 키웠지만 골 득실에서 뒤져 그대로 짐을 싸게 됐다. 루마니아 역시 프랑스와의 개막전 종료 직전 디미트리 파예에게 한 방 얻어맞은 것을 끝내 극복하지 못하고 조 꼴찌로 고국에 돌아간다. B조 러시아 선수들은 잉글랜드와의 첫 경기를 상대 자책골에 힘입어 무승부로 마쳤지만 결국 승점 1로 조별리그를 마치며 자국 언론의 집중 포화에 시달렸고 레오니트 슬루스키 감독은 사의를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24개국 가운데 유일하게 무득점에 승점 0으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오닐 감독이 이끄는 북아일랜드에 당한 0-2 완패가 뼈아팠다. E조 스웨덴은 이날 벨기에에 격침당하며 이번 대회를 마치고 대표팀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에게 대표팀 은퇴 경기를 만들어줬다. D조 터키는 체코를 2-0으로 제치며 토너먼트 진출 희망을 키웠지만 아일랜드가 이탈리아를 꺾으면서 허망하게 탈락했다. 체코는 조 꼴찌 수모를 떠안았다. F조 오스트리아는 아이슬란드에 발목이 잡히면서 조 꼴찌로 귀국 길에 나선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16을 끝으로 스웨덴 대표팀을 떠나겠다고 공언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23일 프랑스의 스타드 드 니스에서 열린 벨기에와의 대회 조별리그 E조 마지막 경기에서 힘겨운 듯 셔츠를 걷어올려 땀을 닦고 있다. 스웨덴이 0-1로 지며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며 그의 대표팀 은퇴 경기가 되고 말았다.니스 EPA 연합뉴스
  • [포토] 시원시원한 의상…열띤 응원

    [포토] 시원시원한 의상…열띤 응원

    19일(현지시간) 프랑스 리옹 스타드 드 리옹에서 열린 알바니아와 루마니아의 유로2016 A조 경기에서 알바니아의 팬들이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이날 경기는 알바니아가 루마니아를 1-0으로 꺾고 승리했다. 사진=AP 연합뉴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로 2016 ‘훌리건 전쟁’

    유로 2016 ‘훌리건 전쟁’

    UEFA 곧 징계… 경기는 무승부 북아일랜드-폴란드전서도 난동 테러 위협 속에 개막한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6이 ‘훌리건’(과격한 축구 팬)의 난동으로 얼룩지고 있다. 대회는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간) 개막전에서 개최국 프랑스가 루마니아를 2-1로 제치고 다음날 스위스가 알바니아를 1-0, 웨일스가 슬로바키아를 2-1로 꺾는 등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했다. 하지만 11일 마르세유의 스타드 벨로드롬에서 벌어진 잉글랜드와 러시아의 B조 조별리그 1차전 앞뒤로 폭력 사태가 빚어졌다. 잉글랜드는 후반 28분 에릭 다이어의 선제골로 앞서가다 추가 시간 바실리 베레주츠키에게 헤더 동점골을 내줘 1-1로 비겼다. 잉글랜드 팬들과 현지 주민들은 이틀 연속 경찰이 출동한 가운데 충돌했고, 이날 두 나라 팬들은 경기 전부터 경기장 곳곳에서 서로 싸우며 급기야 종료 직전 러시아 팬들이 안전 펜스를 뛰어넘어 잉글랜드 응원석에 침입했다. 한 목격자는 동점골 직후 러시아 팬들이 폭죽을 쏘며 펜스를 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러시아 팬들은 물건을 집어던졌고, 달아나는 잉글랜드 팬들을 뒤쫓아 가 주먹을 휘둘렀다. 관중석에 걸린 잉글랜드 국기를 빼앗기도 했다. 수많은 안전요원이 투입됐고 잉글랜드 팬들이 빠져나갈 때까지 러시아 팬들을 경기장에 붙잡아 뒀다. 줄리언 킹 프랑스 주재 영국 대사는 수많은 영국인이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마르세유 경찰서장 로랑 누녜스는 AP통신에 모두 35명이 부상했고, 대부분 경미한 부상을 입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진 영국 팬 한 명의 용태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이날 8명이 체포돼 대회 개막 이틀 만에 15명이 체포됐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조만간 징계에 착수하는데 잘못이 더 큰 러시아에 더 무거운 책임을 물을 것으로 보인다. 12일 C조의 북아일랜드와 폴란드가 맞붙기 전 니스에서도 두 나라 팬들이 경찰과 충돌해 6명이 다쳤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한편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과 프랑스 정부의 거듭된 호소에도 에어프랑스 조종사노조(SPAF)가 끝내 파업에 들어가 11일 파리~마르세유를 오가는 여객기 7편 가운데 4편이 결항했다. SPAF는 조종사 4명 중 1명꼴로 파업에 참여한다고 밝혔지만 회사 측은 이날 장거리 노선의 7%, 국내선의 9%, 중거리 노선 27%의 운항이 취소돼 전체의 80% 이상이 정상 운항됐다고 반박했다. 또 대회가 열리는 10개 도시를 오가는 노선을 최우선 운항할 것이며 12일에는 정상 운항 비율이 더 올라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유로 2016’ 응원하는 축구★의 미녀 아내들

    ‘유로 2016’ 응원하는 축구★의 미녀 아내들

    일명 ‘미니 월드컵’ ‘축구 전쟁’ 등으로 불리는 유럽축구선수권대회(이하 유로2016)이 현지시간으로 지난 10일 프랑스에서 개막한 가운데, 개막경기에 참석한 선수들을 응원하는 가족들의 모습이 차례로 카메라에 잡혔다. 미녀와 결혼하는 것이 마치 관례인 것처럼 여겨질 만큼 축구선수와 미녀의 관계는 떼려야 뗄 수 없는데, 이번 개막전을 지켜본 ‘아내들’ 역시 빼어난 외모를 자랑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프랑스 출신으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소속의 드미트리 파예는 개최국 프랑스에 첫 승을 알리며 유로2016 개막전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그의 아내인 뤼디빈 파예는 드미트리 파예를 꼭 닮은 아들을 품에 안고 경기를 지켜봤다. 뤼디빈 파예는 패션쇼장을 방불케 할 만큼 화려한 외모로 주위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아스날FC의 공격수로 활약하는 올리비에 지루의 아내 역시 아들과 함께 경기장을 찾았다. 올리비에 지루는 2014년 모델과 성추문 설이 돌면서 ‘불륜남’으로 낙인찍힌 바 있지만, 아내는 여전히 남편에 대한 애정을 ‘과시’하듯 경기장을 찾아 응원을 이어갔다. 맨체스터시티 FC의 바카리 사냐 선수의 아내도 모습을 드러냈다. 바카라 사냐의 아내 루디빈 사냐는 모델 출신답게 늘씬한 몸매를 뽐내며 카메라 세례를 한 몸에 받았다. 이밖에도 토트넘 호스퍼FC의 골기커 휴고 로리의 아내와 파리 생제르맹FC의 블레이즈 마투이디의 아내도 경기장을 찾아 남편을 응원했다. 한편 유로 2016 개막전에서는 프랑스가 루마니아를 꺾고 2-1로 승리했으며, 파예가 1골 1도움을 기록하면서 승리를 견인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광주서 ‘아셈 문화장관 회의’ 22~24일 53개국 손님 맞이

    세계 각국의 문화장관과 문화 관련 석학 등이 광주로 모인다. 광주시는 오는 22~24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일대에서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문화장관 회의를 연다고 10일 밝혔다. ‘문화와 창조경제’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회의에는 아시아 22개국, 유럽 31개국 등 모두 53개국 문화장관과 대표단, 취재진 등 600여명이 참석한다. 문화전당 개관 후 처음 열리는 국제 행사다. 행사는 고위급 회의와 개회식, 본회의, 워크숍, 문화 탐방 등의 순으로 3일간 진행된다. 이 기간 국립무용단의 ‘묵향’ 공연을 비롯해 의제 확정, 국가별 정책 발표, 첨단기술과 창조산업의 미래 등을 주제로 한 워크숍, 도심테마 관광 등이 이어진다. 광주시는 회의 기간에 남도문화의 독창성과 다양성 등 문화 창조역량을 널리 알리기로 하고 붐 조성에 나섰다. 시민 참여 유도, 풍류남도 문화의 멋과 맛 체험, 아셈문화주간 운영, 손님맞이 도시환경 조성, 품격 있는 도시브랜드 마케팅에 역점을 둘 방침이다. 시가 지정한 아셈문화주간(20~26일)에는 아시아문화포럼을 비롯해 세계웹콘텐츠페스티벌, 중국 취안저우·닝보시, 일본 요코하마시의 문화공연, 전당 주변 프린지페스티벌, 대인예술시장 특별 개장 등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가 열린다. 특히 아시아·유럽 18개국의 문화예술계 석학과 청년전문가 등 64명이 참석하는 ‘2016 아시아문화포럼’(19~22일)에는 김우창 이화여대 석좌교수, 일본의 마츠우라 고이치로 전 유네스코 사무총장, 영국의 찰스 랜드리 창조도시 전문가 등이 기조발제자로 나선다. 부대행사로 마련된 ‘청년캠프’에는 중국, 인도,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브라질, 루마니아 등 14개국 40여명의 청년이 참여한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유로 2016 앞두고 마르세유에서 난투극, 잉글랜드 팬 둘 체포

    유로 2016 앞두고 마르세유에서 난투극, 잉글랜드 팬 둘 체포

     축구 잔치 벌어지면 이런 사람들 꼭 있다.  프랑스와 루마니아의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6 개막전이 10일 오후(이하 현지시간) 파리 북부 생드니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킥오프되는 가운데 전날 밤과 이날 새벽 사이 남부 마르세유의 한 아이리시펍 근처에서 난투극이 벌어져 잉글랜드 팬 2명이 체포됐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소동은 9일 자정 직전 올드 포트구의 퀸 빅토리아 펍 주변에서 잉글랜드 팬들과 젊은 주민들이 충돌하면서 시작됐다. 프랑스 경찰이 출동해 최루탄을 쏴 해산하려 했고 잉글랜드 팬들이 의자 등을 집어 던지며 격렬하게 저항했다.     경찰은 한 잉글랜드 팬은 바 종업원을 공격한 혐의로, 다른 한 명은 난동을 부린 혐의로 체포했다고 설명했다. 한 잉글랜드 서포터는 날아간 의자에 머리를 다쳤다. 마르세유 현지에서 잉글랜드 팬 보호 업무를 맡고 있는 영국 경찰관 스티브 닐은 ”현지 경찰이 매우 신속히 투입돼 젊은 주민들을 해산시키려고 최루탄을 사용했다. 잉글랜드나 영국 사람들의 눈에는 최루탄 사용이 아주 극적인 것으로 보이겠지만 유럽에서는 빨리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일상적으로 쓰는 전술“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그는 “전체 맥락을 잘 살펴야 한다. 여기 축구 경기를 보러 수천 명의 영국인이 와 있지만 대부분 멋진 시간을 보내고 있다. 술을 많이 마셔 반사회적인 행동을 하는 인간들은 극히 소수”라고 주장했다. 잉글랜드 서포터들은 11일 러시아와 대회 첫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 마르세유에 운집해 있다.  한편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전날 노동조합의 파업으로 대회를 망치지 않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정부는 파업 노조원에게 업무 복귀 명령을 내리는 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쓰레기 대란이 벌어지는 파리에서도 쓰레기 수거 작업에 나섰다.  트럭 운송 노조원들의 파업으로 파리 골목에는 쓰레기가 넘쳐나고, 철도 노조원의 파업이 여드레째 이어지며, 프랑스 국적 항공사인 에어프랑스 조종사들이 경기가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11일부터 나흘 동안 파업을 벌이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더욱이 철도 노조원들은 개막전이 열리는 스타드 드 프랑스와 연결되는 철도 운행을 중단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세골렌 루아얄 환경부 장관은 TV에 출연, “근대화한 국가가 무한정 무질서 상태에 있는 게 옳지 않다”면서 “프랑스의 자부심이 무너질 위험에 빠졌고, 세계적인 행사를 치를 수 있는 프랑스의 역량을 망가뜨리지 말자”고 촉구했다. 파트릭 카네르 체육부 장관은 프랑스노동총연맹(CGT) 등을 겨냥해 “잔치를 망쳐 프랑스 이미지에 재를 뿌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한 달간, 축구는 예술이 된다

    한 달간, 축구는 예술이 된다

    ‘전차군단이냐, 무적함대냐, 아니면 아트사커의 부활이냐.’ 4년마다 펼쳐지는 유럽의 ’축구전쟁’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국가의 명예를 걸고 유럽 최고의 축구팀을 가리는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6)다. 대회는 11일 오전 4시(한국시간) 프랑스 생드니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개최국 프랑스와 루마니아의 조별리그 A조 1차전을 시작으로 7월 11일 프랑스 리옹에서 열리는 결승전까지 한 달 동안 이어진다. 올해부터 2개조 8개팀이 늘어 모두 24개팀이 조별리그와 16강 이후 토너먼트 방식으로 우승컵을 겨루는 가운데 나란히 3차례 우승컵을 가져간 ‘전차군단’ 독일(1972·1980·1996년)과 ‘무적함대’ 스페인(1964·2008·2012년)이 최다 우승컵에 도전한다. 특히 독일은 준우승도 3번이나 차지해 통산 6회 결승에 올랐다. 그러나 마지막 우승이 무려 20년 전이었던 데 견줘 스페인은 최근 2개 대회를 거푸 휩쓸며 사상 첫 2연패를 달성했고, 이번 대회까지 우승하면 전무후무한 대회 3연패의 역사를 새로 쓰게 된다. 하지만 큰 그림을 그려 보면 스페인이 최고 정점을 찍었다면 독일은 바닥을 치고 오르는 상승세다. 1990년대 최고의 전성기를 달리다 스페인에 ‘대권’을 넘겨준 독일은 2년 전 브라질월드컵 우승을 계기로 재부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스페인은 유로 2012 우승 이후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스페인은 독일이 우승한 브라질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으로 16강에도 들지 못했다. C조의 독일과 D조의 스페인은 각각 조 선두로 16강에 오르면 결승에서 만나지만 순위가 1, 2위로 엇갈리면 8강에서 격돌한다. 2개조가 늘면서 독일과 스페인을 비롯해 잉글랜드, 포르투갈, 스웨덴 등이 각 조로 고루 분산돼 이른바 ‘죽음의 조’ 논란이 다소 숨을 죽인 가운데 개최국인 프랑스도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1984년 첫 우승 이후 2000년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던 프랑스는 공교롭게도 또 16년 만에 ‘아트사커’의 부활을 외치며 세 번째 우승컵을 노린다. 유럽 도박사들은 지난해 말 우승 후보로 독일을 꼽았지만 최근에는 홈그라운드의 프랑스로 돌아섰다. 유로 2016은 국가대항전이지만 유럽 최고의 플레이어를 가리는 ‘별들의 전쟁’이기도 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해리 케인(잉글랜드), 독일 분데스리가 득점왕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폴란드), 프랑스 리그앙 득점왕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스웨덴) 등 특급 스타들이 총출동하지만 역시 눈길은 레알 마드리드의 간판 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의 발끝에 쏠린다. 호날두는 2010~11시즌 통산 53골을 시작으로 60골, 55골, 51골, 61골을 차례로 넣었고 이번 시즌도 50경기에 출전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골과 리그 35골 등 총 51골을 기록하며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호날두는 8일 UEFA가 발표한 ‘유로 올타임 베스트11’에서 네덜란드의 전설적인 공격수 마르코 반 바스텐, 프랑스의 티에리 앙리와 함께 유로대회 최고의 공격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나토 ‘아나콘다’ 러에 무력 시위

    나토 ‘아나콘다’ 러에 무력 시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6일(현지시간) 폴란드에서 냉전 이후 최대 규모의 군사훈련을 시작했다. 러시아의 군사적 팽창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압박성 무력시위다. 이에 맞서 러시아도 군사력 증강을 추진해 서방과 러시아의 갈등이 냉전 이후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전투기 105대·병력 3만여명 투입 AFP 통신과 가디언 등에 따르면 미국과 폴란드를 비롯한 나토 회원국과 우크라이나 등 24개국은 총 3만명이 넘는 병력을 투입해 ‘아나콘다’로 명명된 군사훈련에 돌입했다. 열흘 일정의 이번 훈련에 미군 1만 4000여명, 폴란드군 1만 2000여명, 영국군 800여명 등이 참가하며 전투기 105대와 군함 12척 등 약 3000대의 군사 장비가 동원됐다. 아나콘다 훈련은 나토와 동맹국들이 러시아를 견제하고자 2006년부터 2년마다 폴란드에서 정례적으로 개최해 왔다. 올해 참가 병력을 2년 전(1만 2500여명)보다 2배 이상 늘린 것은 러시아로 인한 군사적 긴장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는 판단에서다. 2014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크림반도를 무력 병합한 이래 러시아는 유럽 안보의 최대 위협으로 떠올랐다. 옛 소련이 주도하던 바르샤바 조약기구의 일원이던 폴란드는 소련이 해체된 지 7년 만인 1999년 체코, 헝가리 등과 함께 미국이 주도하는 나토에 가입했다. 2004년에는 소련에서 독립해 나온 발트 3국(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라트비아)도 나토에 가입, 러시아로서는 옛 위성국과 종속국들이 자국을 향해 칼끝을 겨누는 형국을 맞았다. 수세에 몰린 러시아는 크림반도 합병, 시리아 내전 개입 등을 통해 서방을 꾸준히 자극해 왔다. 군사 도발도 빈번하게 일으켰다. 지난달에도 러시아는 폴란드 상공에 무인기를 띄운 데 이어 발트해 상공에서는 군용기를 식별 신호를 전달하지 않은 채 비행시켜 에스토니아에 배치된 영국 전투기들이 긴급 출격하는 사건을 일으켰다. ●새달 나토 정상회의서 추가 주둔 논의도 올해 사상 최대 규모 훈련으로 나토가 러시아에 강력한 경고를 보낸 셈이다. 안토미 마크에레비치 폴란드 국방부 장관은 이날 개막식에서 “이번 훈련의 목적은 동맹의 동부 지역 방어 능력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달 8~9일 폴란드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서는 폴란드와 발트 3국에 나토군이 추가로 주둔하는 문제를 논의하는 등 러시아 옥죄기에 들어간다. 미국은 지난달부터 루마니아에서 미사일방어(MD) 기지를 가동하기 시작했고 폴란드에도 유사한 MD 기지를 건설하고 있다. 러시아도 강경 태세다. 연말까지 영토 서부와 남부에 육군 3개 사단을 증강하고 폴란드와 인접한 칼리닌그라드에 사거리 280~400㎞의 이스칸더(SS26) 탄도미사일을 배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6일 모스크바에서 티모 소이니 핀란드 외교장관과의 회담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 (서방의) 위협에 적절히 대응하고자 정책을 취하는 것도 러시아의 주권”이라고 강조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마드리드·파리 이어… 로마도 첫 여성시장 임박

    마드리드·파리 이어… 로마도 첫 여성시장 임박

    쓰레기 감축 등 생활 공약 주효 과반 실패… 19일 2위와 결선 이탈리아 로마에 첫 여성시장이 탄생할 전망이다. 로마에서 지난 5일(현지시간) 치러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결과 제1야당 ‘오성(五星)운동’ 소속 비르지니아 래지(37) 후보가 선두를 달려 사상 첫 여성 로마시장의 꿈에 바짝 다가섰다고 AFP통신 등이 6일 보도했다. DPA 통신에 따르면 개표율 98% 상황에서 래지 후보가 35.3%를 득표해 1위를 차지했다. 24.8%를 얻은 민주당 로베르트 자케티 후보는 그 뒤를 이었다. 두 후보 모두 50% 이상 득표율을 내지 못해 오는 19일 결선 투표를 치를 예정이다. 래지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거창한 이슈 대신 버스 전용차선 만들기, 신호등 재정비로 불필요한 교통 정체 없애기, 도심 쓰레기 줄이기 등 실생활과 관련된 공약을 내걸어 표심을 파고들었다. 일곱 살 아들을 둔 엄마인 래지 후보는 변호사 출신으로 2011년 정계에 입문했다. 래지가 로마시장이 된다면 코미디언 출신 베페 그릴로가 2009년 기존 좌파와 우파 정치 모두를 비판하며 창당한 오성운동은 큰 정치적 승리를 거두고, 집권 민주당의 마테오 렌치 총리는 큰 타격을 입게 된다. 한편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에서도 중도좌파 성향의 사회민주당(SDP) 소속 언론인 출신의 가브리엘라 피레아(43) 후보의 시장 당선이 유력하다. 이날 출구조사에서 피레아 후보가 41%의 득표율을 기록해 당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프랑스 파리 등지에서는 이미 여성시장이 당선된 바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수탉이 울면 안되니?” 유로 2016 출입 금지된 발타사르

    “수탉이 울면 안되니?” 유로 2016 출입 금지된 발타사르

     20년 가까이 프랑스 축구의 마스코트로 비공식적으로 활동해온 수탉 발타사르(Balthazar)가 정작 자국에서 오는 10일 막을 올리는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16 경기장에 발을 못 붙이게 됐다.    4일 영국 BBC와 주간 선데일리에 따르면 발타사르의 주인인 골수 축구팬 클레망 토마스제프스키(68)는 최근 안전 상의 이유로 이 수탉의 입장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서한을 유럽축구연맹(UEFA)으로부터 받았다. UEFA는 경호 책임자들이 어떤 동물도 대회 경기장에 입장시킬 수 없다는 엄격한 안전 대책을 수립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들은 서한을 통해 “당신 수탉이 경기장에 출현하면 경호팀과의 관계에서 당신은 곤혹스러운 처지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건 점잖은 표현이고, 선데일리에 따르면 “동물 입장 불허 방침을 어겼을 때는 당신을 경기장에서 내쫓겠다“는 노골적인 위협도 담겨 있었다. 알제리에서 태어난 프랑스인 토마스제프스키는 1982년 이후 220차례 A매치를 관전했는데 자국 대표팀이 1998년 프랑스월드컵을 우승하면서 발타사르는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원래 로마인과 프랑크인들이 프랑스인의 뿌리인 고대 갈리아인을 깎아내리기 위해 ‘갈리아의 수탉’이라고 했는데 현대에 들어와 수탉이 국가의 상징으로 적합한지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2002년 월드컵부터 프랑스 대표팀 유니폼에 1998년 대회 우승을 상징하는 별 하나 아래에 새겨질 정도로 여전히 국가의 상징으로 대접받고 있다. 성서에 등장하는 동방박사 셋 중의 한 명 이름인 발타사르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토마스제프스키의 수탉 이름은 그 동안 여러 차례 바뀌어왔다. 축구 경기 뿐만아니라 2007년 럭비월드컵 준경승에서 잉글랜드와 만났을 때 프랑스 대표팀 응원에 나섰다.   토마스제프스키는 “우리 닭은 프랑스축구의 레전드 중 하나인데도 경기장에 데려가지 못하게 됐다”고 분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최근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박물관 개관식에 24명의 축구계 유명인사 가운데 한 명으로 초대받을 정도로 국제적으로 공인받았는데 이런 대우를 받는다고 정색을 했다. 그는 “내게 여섯 번째이자 마지막 유로 대회일지 모른다”고 절박함도 드러냈다.    10일 파리 외곽 스타드 생드니에서 열리는 루마니아와의 개막전을 비롯해 프랑스가 결승에 올라갈 때까지 열릴 수 있는 모든 경기 입장권을 미리 사두었다고 밝힌 그는 수탉 없이는 경기장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발타사르는 유로 2016이 열리는 내내 경기장에 있을 것”이라면서 “만약 그 녀석의 입장이 허용되지 않는다면 나 혼자 가거나 그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BBC 방송은 좀 더 객관적으로 접근한 반면, 일간 선데일리는 그가 경호팀과의 충돌을 불사할 것이란 쪽으로 접근했다. 아울러 발타사르가 그동안 일부 경기장 출입이 금지됐고 호텔 등에서 꼭두새벽에 울어제껴 투숙객들의 잠을 설치게 한다는 이유로 쫓겨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독일 4부리그 오베르하우젠 “즐라탄 오시면 왕으로 모실게요”

    독일 4부리그 오베르하우젠 “즐라탄 오시면 왕으로 모실게요”

     “우리 팀에 오시면 왕으로 모실게요.”  스웨덴의 축구 스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4·파리 생제르맹)의 이적 행선지 발표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독일 프로축구 4부리그의 로트-바이스 오베르하우젠이 아주 독창적인 영입 제안을 내놓았다고 영국 BBC가 3일 소개했다.    구단은 즐라탄이 2년 계약을 체결하면 시는 군주제를 도입해 그의 머리에 왕관을 씌워 줄 것이며 현지 맥주 쾨니히 필스너는 이브라히모비치필스너로 명칭을 바꿀 것이라고 약속했다. 구단은 오래 전에 그의 이름 앞에 ´왕´이라고 새긴 유니폼을 제작해 트위터에 게재한 바 있다.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다면 20년 동안 문을 닫았던 수영장을 다시 열어 언제든 그가 원하면 수영할 수 있게 하겠다고 제안했다. 또 오베르하우젠으로 옮겨오면 48㎞ 떨어진 보러시아 도르트문트의 경기도 편히 지켜볼 수 있다고 유혹했다.    구단은 성명에서 즐라탄을 “신”이라고도 언급했으며 자신들이 “매력적인 패키지를 제안하는 것”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지난 시즌을 5위로 마감한 오베르하우젠은 공중전에 능하며(good in the air) 파워풀한 포워드를 시장에서 찾고 있으며 PSG 유니폼을 입고 180경기에 나서 156골을 기록한 즐라탄이 딱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집에 전기를 무한 공급할 것이며 경기장에서는 브랏부어스트(빵 사이에 소시지를 끼운 것) 대신 스웨덴의 음식만 있을 것이며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 제품으로만 새로운 관중석을 제작하겠다는 약속, 또 즐라탄이 공항에 도착하는 날에는 구단주가 직접 영접 나갈 것이라고까지 했다.  그런데 이런 ‘쇼퍼(chauffeur·고품격 운전기사)’ 서비스는 어디서 많이 본 것 같다고 방송은 짚었다. 현재 즐라탄 영입에 가장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진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루마니아 백작’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를 영입할 때 써먹은 수법인 것이다. 맨유는 엄청난 연봉이나 배당금을 제안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지난 시즌 평균 관중 2100명에 불과한 오베르하우젠과 비교해 7만 5000명의 평균 관중을 제시할 수 있겠지만 결정적으로는 ´맨체스터의 왕´이란 제안은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방송은 짓궂게 비틀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밤마다 빅매치… 프랑스엔 ‘테러 경계령’

    밤마다 빅매치… 프랑스엔 ‘테러 경계령’

    24개국 552명 ‘별들의 전쟁’ 10일 프랑스·루마니아 개막전 250만명 몰릴 佛, 테러 비상 4년마다 전 세계 축구 팬들을 잠 못 들게 만드는 ‘별들의 전쟁’이 시작된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1일 홈페이지를 통해 “유럽축구 국가대항전인 2016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6) 본선에 나서는 24개국이 23명 출전 명단을 모두 마감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에 나서는 선수는 총 552명이다. 올해 유로 2016은 오는 10일 오후 9시(현지시간) 프랑스 생드니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개최국 프랑스와 루마니아가 맞붙는 개막전을 시작으로 프랑스 10개 도시에서 7월 10일까지 이어진다. 이날 각국이 발표한 출전 선수 명단을 보면 세계 축구를 호령하는 선수들로 가득하다. 개최국 프랑스는 앙투안 그리에즈만(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을 비롯해 폴 포그바(유벤투스), 은골로 칸테(레스터시티), 올리비에 지루(아스널)가 출전한다. 지난 대회 정상을 차지한 스페인은 세르히오 부스케츠(바르셀로나), 코케(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바르셀로나), 다비드 실바(맨체스터 시티), 페드로 로드리게스(첼시) 등이 이름을 올렸다. 독일은 토마스 뮐러(뮌헨), 메주트 외칠(아스널),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맨유), 토니 크로스(레알 마드리드) 등이 포진하고 세계 최고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뮌헨)가 골문을 지킨다. 역대 대회에서는 독일(1972, 1980, 1996년)과 스페인(1964, 2008, 2012년)이 가장 많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독일은 준우승도 세 차례(1976, 1992, 2008년)나 했다. 프랑스(1984, 2000년)가 두 차례 우승으로 뒤를 쫓고 있다. 이탈리아(1968년), 체코(1976년), 네덜란드(1976년), 덴마크(1992년), 그리스(2004년) 등이 한 차례씩 정상에 올랐다. 1960년에는 지금은 해체된 소련과 유고슬라비아가 나란히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한 적도 있다. 그러나 축구 팬들이 축구를 즐기느라 밤을 잊는다면 유럽 사법당국에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테러 걱정에 잠 못 드는 6월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축구연맹에선 유로 2016을 보기 위해 250만명이 프랑스로 몰릴 것으로 전망한다. 프랑스 정부는 테러에 대비하기 위해 배치하는 안전요원만 9만명일 정도로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공공장소에서 공격하기 쉬운 ‘소프트 타깃’을 노리는 ‘이슬람국가’(IS)는 이미 지난해 11월 파리에 있는 축구 경기장, 카페, 콘서트홀 등에서 주말을 즐기는 시민을 겨냥해 대규모 테러를 저질렀다. 지난 3월 벨기에 브뤼셀에서는 공항과 지하철역에서 다중을 상대로 한 폭탄 테러가 일어났다. 프랑스는 파리 테러 이후 선포한 국가비상사태를 두 차례 연장하면서 7월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그리스 손잡은 푸틴…EU 흔들고 美엔 경고

    그리스 손잡은 푸틴…EU 흔들고 美엔 경고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 연장을 논의하기 위한 유럽연합(EU) 정상회담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얼굴) 러시아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EU 회원국인 그리스를 방문해 경제 협력을 약속하면서 우군 확보에 나섰다. 아울러 러시아 인근에 미사일방어체계를 구축하려는 미국과 동유럽 국가에 대해서는 보복 공격에 나설 수도 있다며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와 정상회담을 마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루마니아와 폴란드가 미사일방어체계를 도입한다면 “러시아의 안보를 위해 특정 수단을 쓸 수밖에 없다”며 “우리 인근 지역에 로켓이 보이면 바로 행동에 나설 것”이라며 보복 공격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앞서 미군은 지난 12일 루마니아에서 미사일방어체계를 본격 가동시켰으며, 다음날 폴란드에서는 2018년 완공을 목표로 미사일방어체계 착공식을 했다. 미국은 동유럽에 구축하고 있는 미사일방어체계가 이란의 탄도미사일 공격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러시아는 자신들이 타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과 치프라스 총리는 무역 및 투자 확대 등 경제 분야 협력을 포함한 8건의 문서에 서명했다. 두 정상은 EU의 대러시아 경제 제재로 급격히 줄어든 양국의 교역을 복원하는 문제와 러시아에서 지중해를 거쳐 그리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등 유럽 국가로 연결되는 가스 공급 파이프라인 ‘사우스 스트림’ 건설 재개 방안도 논의했다. 푸틴 대통령이 올해 들어 첫 EU 회원국 방문지로 그리스를 선택한 배경에는 EU의 러시아 반대 노선을 약화시키고자 하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다. 러시아와 그리스는 정교회라는 같은 종교·문화적 배경을 갖고 있어 예로부터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다. 그리스는 긴축재정 해소를 위해 채권단인 EU 외에 러시아에 꾸준히 구애를 해왔고, 푸틴은 이번 방문을 통해 어느 정도 이 같은 요구에 부응했다. 이는 오는 7월 대러시아 제재 연장을 논의하는 EU 정상회담에 앞서 그리스를 비롯해 이탈리아, 헝가리 등 친러시아 국가들과의 접촉을 늘려 EU를 흔들려는 것이다. 유럽정치 전문가 다라그 맥도웰은 CNBC에 “푸틴 대통령의 방문은 EU 국가 간 분열과 불화를 조장해 러시아 경제 제재 합의 가능성을 약화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네 번이나 거절한 아르까지나 역, 김윤철 감독 아니었다면 안했을 것”

    “네 번이나 거절한 아르까지나 역, 김윤철 감독 아니었다면 안했을 것”

     배우 이혜영(사진)이 국립극단의 ‘갈매기’로 4년 만에 연극 무대에 선다. ‘갈매기’는 러시아 대문호 안톤 체호프(1860~1904)의 희곡 중 가장 체호프적인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혜영은 26일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윤철 국립극단 예술감독이 아니었다면 안할 뻔한 작품”이라며 극 중 유명 여배우 아르까지나 역을 맡게 된 경위를 소개했다. “그동안 아르까지나 역을 네 번 제안 받았는데 니나 역이 아니라 모두 거절했다. 1994년 ‘갈매기’를 처음 읽었는데, 그때까지 읽은 책 중 최고였다. 작품 속 니나가 돼 펑펑 울면서 읽었다. 당시 아르까지나는 보이지도 않았다. 김 감독이 연극배우로 자리매김하고 싶다면 아르까지나 역을 하라고 해 꼭 해야만 하는 숙제처럼 하게 됐는데, 지금은 너무 행복하다.”  이혜영은 2012년 13년 만에 ‘헤다 가블러’로 연극 무대에 복귀, 그해 동아연극상, 대한민국연극대상 여자연기상을 휩쓸었다. 김 감독은 “‘갈매기’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 중 아르까지나 역이 가장 매력적이다. 자연인인 배우와 극 중 등장인물이 일치하는 경우가 가끔 있는데, 이혜영이 바로 그런 배우다. 아르까지나 역을 태생적으로 잘하는 배우”라고 평했다.  ‘갈매기’는 새로운 형식을 주장하는 열혈 작가 지망생과 그런 아들을 인정하지 않는 유명 여배우 등을 통해 꿈과 현실의 괴리, 공유하지 못하는 사랑의 감정들과 소통의 부재를 그린다. 연출을 맡은 루마니아 연출가 펠릭스 알렉사(49)는 “새롭고 현대적인 시각으로 고전 작품을 풀어내려고 했다. 인생의 마법과 잔인함, 연극의 마법과 잔인함에 대해 얘기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2014년 국내 첫 공연인 셰익스피어의 ‘리처드 2세’를 역사극이 아닌 시적인 심리극으로 풀어내 호평을 받았다.  아르까지나의 연인이자 저명 소설가 뜨리고린 역은 이명행, 아르까지나의 아들 뜨레쁠레프 역과 오빠 소린 역, 연인 니나 역은 각각 김기수와 오영수, 강주희가 열연한다. 다음달 4~29일, 명동예술극장, 2만~5만원. 1644-2003.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영구처분시설, 핀란드가 유일… 지하 450m 암반층에 묻어

    스웨덴, 2020년 건설 목표로 허가 진행 日·英·佛, 재처리·영구처분 방식 채택 현재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원전 사용후핵연료) 영구처분시설을 건설 중인 나라는 핀란드가 유일하다. 스웨덴은 영구처분 부지 확보 단계까지 진행됐다. 2020년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2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사용후핵연료 영구처분 국가는 전 세계 31개 원자력발전소 운영 국가 중 핀란드, 스웨덴, 독일, 캐나다, 스페인, 미국, 루마니아 등 7개 나라다. 우리나라가 벤치마킹하고 있는 핀란드는 국가 전력량의 33.7%를 원자력(원전 4기)으로 충당하고 있다. 1980년대에 부지 선정에 착수했다. 2001년에는 세계 최초로 올킬루오토 지역을 고준위 방폐물 영구처분시설 부지로 선정하고, 2004년부터 영구처분을 위한 실험시설인 지하 연구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은 진입 터널만 4987m이며 깊이는 455m에 이른다. 핀란드는 지난해 11월 지하 450m 이상 암반 지층에 사용후핵연료를 묻는 영구처분시설 ‘온카로’ 건설을 허가하고 2020년부터 운영할 계획이다. 처분장에는 사용후핵연료 9000t을 저장할 수 있다. 프랑스, 영국, 일본, 스위스는 사용후핵연료를 한번 더 사용하고 영구처분하는 ‘재처리·영구처분’ 방식을 택하고 있다. 재처리 과정에서 남아 있는 유용한 물질을 뽑아 새로운 형태의 연료봉을 만들어 쓰고 다시 남은 폐기물은 영구처분하는 것이다. 프랑스와 영국은 각각 연간 2000만t, 2400만t 규모의 상업용 재처리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일본은 연간 800만t의 재처리 시설 운영을 준비 중이다. 현재 중간저장시설과 지하연구시설까지 갖춘 독일은 영구처분을 위한 부지 선정 절차를 마련하고 있으며 2040년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켄 로치 감독 ‘아이, 다니엘 블레이크’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켄 로치 감독 ‘아이, 다니엘 블레이크’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은 영국 거장 켄 로치(80) 감독의 ‘아이, 다니엘 블레이크(I, Daniel Blake)’가 수상했다. 켄 로치 감독은 두 번째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이다. 제69회 칸국제영화제 폐막식이 22일(현지시간) 오후 프랑스 칸의 빨레 드 페스티벌에서 열린 가운데 켄 로치 감독의 ‘아이, 다니엘 블레이크’가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이로써 켄 로치 감독은 2006년 59회 영화제에서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지 10년 만에 2번째 황금종려상을 품에 안았다. 그는 무려 18번째 칸국제영화제에 입성한 칸의 단골손님으로 올해 초청작 ‘아이, 다니엘 블레이크’는 그의 마지막 극영화 연출작으로 알려졌다. ‘아이, 다니엘 블레이크’는 평생을 목수로 일하다 심장이 좋지 않아 일을 할 수 없는데도 복지혜택을 위해서는 재취업 교육을 받아야 하는 노인 다니엘 블레이크의 이야기를 통해 영국 복지제도의 허점을 고발하는 작품이다. 칸영화제 그랑프리(심사위원대상)는 캐나다 자비에 돌란 감독의 ‘단지 세상의 끝’이 수상했다. 감독상은 ‘퍼스널 쇼퍼’(Personal Shopper)의 올리비에 아사야스(프랑스) 감독, ‘바칼로레아’(Bacalaureat)의 크리스티안 문주(루마니아) 감독이 공동 수상했다. 심사위원상은 영국 안드레아 아놀드 감독의 ‘아메리칸 허니’가 수상했다. 남녀주연상은 이란 아쉬가르 파르하디 감독의 ‘세일즈맨’(Forushande)의 주인공 샤하브 호세이니, 필리핀 브릴란테 멘도사 감독의 ‘마로사’(MA‘ROSA)에서 열연을 펼친 필리핀 여배우 자클린 호세에게 각각 돌아갔다. 한국영화로는 4년 만에 칸 경쟁부문에 입성해 기대를 모았던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는 빈손으로 돌아오게 됐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대우조선, ‘알짜’ 방산 떼내 상장·대규모 감원 나선다

    특수선 자회사 전환·상장 땐 시가 1조대 매각설은 부인… 도크 일부는 검토 수주 가뭄에 사상 최대 5조 적자 2019년까지 ‘2300명+α’ 감축할 듯 대우조선해양이 방산사업부문(특수선)을 분할해 자회사로 전환할 예정이다. 또 대규모 추가 인력 감축에 나선다. 대우조선은 이런 내용이 담긴 추가 자구계획안을 20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제출했다. 대우조선은 군함, 잠수함 등의 제조·생산을 담당하는 특수선 사업부를 물적분할한 후 자회사로 전환하고 이를 상장해 유동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지난해 방산부문 매출액은 1조 1300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15조 70억원)의 약 7.5%다. 하지만 수익성이 좋아 대우조선 내에서는 ‘알짜 사업부’로 분류된다. 영업이익률은 6%가량으로 추정된다. 방산부문 수주잔고는 지난달 말 기준 20척, 49억 달러(약 5조 8000억원)에 달한다. 증권업계에선 상장 시 시가총액이 1조원은 충분히 넘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각에서 제기됐던 방산부문 매각설과 관련해 대우조선 측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추가 인력 감축도 진행된다. 대우조선은 이미 지난해 2019년까지 인력 2300명을 줄이겠다는 자구계획을 세웠다. 전체 인원을 1만명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것인데 이에 더해 인력을 더 내보내겠다는 얘기다. 사무직은 물론 생산직 희망퇴직과 권고사직이 병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지난해 말 대우조선에 대한 4조 2000억원 지원 결정에 앞서 대우조선에 자구계획안(1조 8500억원) 제출을 요구했었다. 지금까지 3조 2000억원이 지원됐지만 경영 상황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2조 9372억원)과 당기순이익(3조 3067억원) 모두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도 영업손실(263억원)이 났다. 조선업 불황으로 ‘수주 절벽’도 심각하다. 올 들어 지난 17일 잠수함 1척 정비사업(459억원)을 따낸 게 전부다. 채권단은 추가 자구안과 이달 말 완료 예정인 대우조선 스트레스 테스트(위기 상황 시 재무 건전성 시험) 결과를 토대로 추가 지원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추가 자구안에는 해상(플로팅) 도크 4개 중 일부를 매각하는 방안도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육상 도크는 2개밖에 없어 폐쇄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루마니아 망갈리아조선소는 수리조선소로 전환할 계획이지만 매수자가 나타나면 그전에라도 팔 계획이다. 풍력업체인 자회사 드윈드는 매각을 추진하되 주인을 못 찾으면 청산하기로 했다. 한편 해외 선주들과 용선료 협상을 진행 중인 현대상선은 정부가 정한 마감 시한(20일)은 넘겼지만 막판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있는 만큼 물리적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사채권자 채무재조정 날짜인 이달 31일 이전까지를 실질적인 ‘데드라인’으로 보고 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예상 넘는 파격”… ‘아가씨’ 칸을 홀렸다

    “예상 넘는 파격”… ‘아가씨’ 칸을 홀렸다

    ‘박찬욱이 박찬욱답게 돌아왔다!’ 14일(현지시간) 밤 제69회 칸국제영화제 공식 경쟁 부문 초청작 ‘아가씨’의 월드 프리미어가 열린 뤼미에르 대극장은 박찬욱 감독의 귀환을 반기는 박수로 가득 찼다. 145분 동안 숨죽여 ‘아가씨’를 지켜봤던 2500여명의 관객들은 이윽고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자 참았던 박수를 한꺼번에 쏟아냈다. ‘올드보이’(2003)와 ‘박쥐’(2009)로 이미 칸에서 거푸 상을 받았던 박 감독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듯 상영 시작 1시간여 전부터 드레스와 정장 차림의 사람들이 영화제가 열리는 팔레 드 페스티발 앞을 점령했다. 티에리 프레모 칸영화제 집행위원장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박 감독과 주연 배우 하정우, 김민희, 김태리, 조진웅이 극장에 들어서자 열렬하게 환영의 박수를 보내던 관객들은 밤 10시가 되자 ‘박찬욱 월드’에 빠져들었다. 이날 첫 공개된 ‘아가씨’의 기본 뼈대는 여성 로맨스 영화다. 1930년대를 배경으로 어릴 때 부모를 잃고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은 귀족 아가씨 히데코(김민희)와 그녀를 어려서부터 거둬 온 이모부 고우즈키(조진웅), 재산을 노리고 히데코에게 접근한 사기꾼 백작(하정우), 히데코의 하녀로 들어가며 백작의 음모를 거드는 숙희(김태리)가 얽히고설키는 이야기다. 숙희가 히데코에게 연정을 품게 되며 전체 3부로 짜인 이야기가 급물살을 타는데 이 또한 반전이 똬리를 틀고 있다. 1부에서 숙희의 시점에서 바라본 이야기는 2부 들어 히데코의 입장에서 다시 쓰인다. 3부는 풀어놨던 이야기들을 정리하는 순서. 레즈비언 역사 소설로 유명한 세라 워터스의 ‘핑거스미스’가 원작이지만 원작의 아우라에 함몰되지 않고 박찬욱 식으로 변주했다. 원작에 견줘 남자 캐릭터의 비중을 늘린 것이 가장 큰 변화. 특히 2, 3부에 들어서며 박찬욱의 체취가 진동했다. 사회적 터부를 다루며 관객들을 은근히 불편하게 만들고, 가진 자들의 위선을 들춰 내는 한편 특유의 유머와 교양주의를 은근히 드러내며 자신만의 시그니처를 아로새긴 것. 영화 후반부에 등장하는 잔혹한 장면에 일부 관객이 자리를 뜨는 일도 있었다. 시사회 직후 각국 영화인들은 뜨거운 반응을 쏟아냈다. 스테픈 크레민 뉴욕 아시안 필름페스티벌 프로그래머는 “한국 영화에서는 보기 드문 동성애 장면이 파격적”이라고 평가했다. 베니스국제영화제 엘레나 폴라티 수석 프로그래머는 “이번 칸 영화제 초청작 중 가장 기대되는 작품이다. 예상을 넘는 파격에 놀라움을 느꼈다”면서 “박 감독의 차기작을 꼭 베니스로 초청하고 싶다”고 말했다. 폴란드 구텍 필름의 바이어 야쿠프 두신스키도 “황금종려상을 받을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라고 호평했다. 외신들은 다소 인색한 평가를 내놨다. 타임, 스크린인터내셔널 등 세계 각국 13개 매체가 매긴 점수를 합산해 평균 평점을 산출하는 스크린데일리의 ‘아가씨’ 평균 평점은 4점 만점에 2.2점이었다. 이날까지 상영된 경쟁 부문 초청작 6편 가운데 4위다. 가장 높은 평점을 받은 영화는 독일의 여성 감독 마렌 아데의 ‘토니 어드만’으로 평균 평점이 3.8점이다. 루마니아 크리스티 푸이유 감독의 ‘시에라 네바다’도 호평받았다. 이와 관련, 박 감독은 15일 한국 기자들과 만나 “늘 겪는 일”이라며 “제 영화는 평점이 높지 않다. 이전에 칸에서 상을 받았을 때도 그랬다. 그래도 이번엔 권선징악의 명쾌한 에피소드라 모두가 좋아할 줄 알았는데 반응이 엇갈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수상 가능성에 대해선 “영화제용 영화로 분류하기에는 모호한 구석이 있어야 하는데 이 영화는 그렇지 않아 수상에 대한 기대는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칸(프랑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아가씨’로 박찬욱 답게 돌아온 박찬욱

    ‘아가씨’로 박찬욱 답게 돌아온 박찬욱

     ‘박찬욱이 박찬욱답게 돌아왔다!’  14일(현지시간) 밤 제69회 칸국제영화제 공식 경쟁 부문 초청작 ‘아가씨’의 월드 프리미어가 열린 뤼미에르 대극장은 박찬욱 감독의 귀환을 반기는 박수로 가득 찼다. 145분 동안 숨죽여 ‘아가씨’를 지켜봤던 2500여명의 관객들은 이윽고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자 참았던 박수를 한꺼번에 쏟아냈다.  ‘올드보이’(2003)와 ‘박쥐’(2009)로 이미 칸에서 거푸 상을 받았던 박 감독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듯 상영 시작 1시간여 전부터 드레스와 정장 차림의 사람들이 영화제가 열리는 팔레 드 페스티발 앞을 점령했다. 티에리 프레모 칸 집행위원장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박 감독과 주연 배우 하정우, 김민희, 김태리, 조진웅이 극장에 들어서자 열렬하게 환영의 박수를 보내던 관객들은 밤 10시가 되자 ‘박찬욱 월드’에 빠져들었다.  이날 전 세계에 처음 공개된 ‘아가씨’의 기본 뼈대는 여성 로맨스 영화다. 1930년대를 배경으로 어릴 때 부모를 잃고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은 귀족 아가씨 히데코(김민희)와 그녀를 어려서부터 거둬 온 이모부 고우즈키(조진웅), 재산을 노리고 히데코에게 접근한 사기꾼 백작(하정우), 히데코의 하녀로 들어가며 백작의 음모를 거드는 숙희(김태리)가 얽히고설키는 이야기다. 숙희가 히데코에게 연정을 품게 되며 전체 3부로 짜인 이야기가 급물살을 타는데 이 또한 반전이 똬리를 틀고 있다.  1부에서 숙희의 시점에서 바라본 이야기는 2부 들어 히데코의 입장에서 다시 쓰인다. 3부는 풀어놨던 이야기들을 정리하는 순서. 레즈비언 역사 소설로 유명한 세라 워터스의 ‘핑거스미스’가 원작이지만 원작의 아우라에 함몰되지 않고 박찬욱 식으로 변주했다. 원작에 견줘 남자 캐릭터의 비중을 늘린 것이 가장 큰 변화. 특히 2, 3부에 들어서며 박찬욱의 체취가 진동했다. 사회적 터부를 다루며 관객들을 은근히 불편하게 만들고, 가진 자들의 위선을 들춰 내는 한편 특유의 유머와 교양주의를 은근히 드러내며 자신만의 시그니처를 아로새긴 것. 영화 후반부에 등장하는 잔혹한 장면에 일부 관객이 자리를 뜨는 일도 있었다. 시사회 직후 각국 영화인들과 언론들은 뜨거운 반응을 쏟아냈다. 스테픈 크레민 뉴욕 아시안 필름페스티벌 프로그래머는 “한국 영화에서는 보기 드문 동성애 장면이 파격적”이라고 평가했다. 베니스국제영화제 엘레나 폴라티 수석 프로그래머는 “이번 칸 영화제 초청작 중 가장 기대되는 작품이다. 예상을 넘는 파격에 놀라움을 느꼈다”면서 “박 감독의 차기작은 꼭 베니스로 초청하고 싶다”고 했다. 폴란드 구텍 필름의 바이어 야쿠프 두신스키도 “황금종려상을 받을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라고 호평했다. 할리우드 리포트는 리뷰 기사에서 “결코 쉬운 감상을 허락하는 작품은 아니지만 도전적인 관객이라면 만족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이날 오전에는 3000명의 기자가 참석한 가운데 뤼미에르 대극장과 드뷔시 극장에서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시사 뒤에 이어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박 감독은 “죄의식과 사랑이 계속해서 서로를 반영하며 무한하게 증식해 나가는 특이한 구조”라고 작품을 설명했다. 김민희와 김태리가 뜨겁게 사랑을 나누는 장면도 화제가 됐다. 이와 관련, 김민희는 “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동성애 코드에 거부감은 들지 않았다”며 “어떻게 생각하면 베드신을 소화할 때 여배우와 하는 것이 더 편안하고 위안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까지 상영된 경쟁 부문 초청작 6편 가운데 루마니아 크리스티 푸이유 감독의 ‘시에라 네바다’와 독일의 여성 감독 마렌 아데의 ‘토니 어드만’에 호평이 쏠리고 있다. ‘시에라 네바다’는 테러 사건으로 숨진 아버지를 기리기 위해 모인 가족의 이야기를, ‘토니 어드만’은 성인이 된 딸과의 관계 회복을 원하는 아버지를 그렸다.  칸(프랑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5년 전 세상 떠난 주인 하염없이 기다리는 개 감동

    5년 전 세상 떠난 주인 하염없이 기다리는 개 감동

    돌아오지 못하는 주인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개의 사연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최근 루마니아 현지언론은 서부지역에 위치한 말루 마레 마을에서 무려 6년 째 주인 집을 지키는 개의 사연을 전했다. 이 개가 주민들에게 처음 목격된 것은 5년 전인 2011년. 이때부터 개는 주인의 집 앞을 한시도 떠나지 않고 그 자리를 지켜왔다. 주민들이 개의 처지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는 이유는 정작 개 주인이 5년 전 이미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한 주민은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는 집 앞 현관을 매일 개가 지키고 있다"면서 "주민들이 주는 음식을 받아먹을 뿐 비가오나 눈이오나 자리를 떠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하는 것은 이 개의 이름을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사실. 이에 현지언론들은 일본 시부야 역에서 9년 간이나 사망한 주인을 기다린 히치코의 사연을 떠올리며 '루마니아판 히치코'로 부르고 있다. 말루 마레 시장 알렉산두루 디쿠는 "개가 사람들에게 전혀 공격적이지 않지만 집 안으로 들어가는 것 만큼은 허락하지 않는다"면서 "지금도 슬픈 표정으로 하염없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 수의사인 도루 사프타는 "건강을 우려해 개를 억지로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은 최악의 선택"이라면서 "집 앞에 먹을 것과 잠자리를 마련해주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으로 보인다"고 충고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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