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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전의 새 호랑이”

    한국이 원자력 발전 분야의 새로운 강호로 떠올랐다고 프랑스 일간 르 피가로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국, 원자력 분야의 새로운 호랑이’라는 제목의 경제면 특집기사를 통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 4기 건설 계약을 따낸 한국의 원전 기술을 집중 분석했다. 프랑스 ‘방사능보호와 핵안전연구소’(IRSN)의 조바니 브루나 부소장은 원자력 발전 강국인 프랑스가 UAE 원전 수출 계약을 한국에 빼앗긴 것을 두고 “프랑스 프로축구 1부 리그의 명문팀 파리 생제르맹이 3부 리그팀에 진 것 같은 느낌”이라고 비유했다. 신문은 이명박 대통령이 한국전력공사 본사 지하에 ‘워룸’(전략회의실)을 설치할 만큼 공을 들인 점을 언급했다. 또 프랑스 원전업체인 아레바가 유럽형 가압경수로(EPR)의 원자로 용기를 일본에서 수입한 반면, 한국은 두산이 직접 생산했다고 비교했다. 한편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아레바가 저렴한 원자로 생산을 고려하고 있다고 15일 보도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프랑스프로축구] 동국이형! 나도 맹활약

    14일 프랑스 모나코 루이2세 스타디움. 후반 21분 문전으로 치달은 박주영(25·AS모나코)은 아크 오른쪽에서 길게 올라온 수비수 지미 트라오레의 크로스를 받아 왼발 발리슛을 날렸다. 몽펠리에 골키퍼 조프헤 주드헹은 엉겁결에 왼발을 내밀었고, 공은 살짝 걸려 옆으로 굴렀다. 박주영이 넘어지며 왼발로 오른쪽에 있던 루크만 아루나에게 건네자, 아루나는 오른발로 차 골네트를 흔들었다. 모나코가 3-0으로 달아나는 순간, TV중계 카메라는 두 팔을 벌려 비행하는 박주영에게 초점을 맞췄다. 한국 축구의 ‘희망’ 박주영이 새해 처음으로 프랑스 리그1에 출전해 4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지난달 17일 스타드 렌과의 경기(1-0 승) 결승골, 21일 올랭피크 리옹과의 홈 경기(1-1) 동점골, 24일 르망과의 원정경기(1-1) 동점골에 이어 1도움을 올렸다. 2009~10시즌 3도움(6골). ‘프랑스풋볼’은 박주영에 대해 “모든 슛에서 열정과 영감이 묻어났다.”며 모나코에서 세 번째로 높은 평점 6.5를 줬다. 박주영으로선 무엇보다 끈질김이 돋보인 한판이었다. 4-0 완승의 결승골도 사실상 박주영에게서 시작됐다. 전반 10분 아루나가 미드필드 정면에서 때린 슛이 빗맞아 골 지역 정면에 자리한 박주영에게 연결됐다. 오프사이드 트랩을 절묘하게 뚫고 골키퍼와 1대1로 맞선 박주영은 왼발 터닝슛을 날렸으나 골키퍼에게 걸려 코너아웃됐다. 세바스티앙 푸이그레니에는 네네의 코너킥을 머리로 받아 넣었다. 후반 33분엔 골 지역 오른쪽에서 날린 헤딩슛이 골대를 맞히자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며 짙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번 시즌 1부로 승격해 3위에 오른 돌풍의 주인공 몽펠리에(10승3무6패·승점 33)에참패를 안긴 모나코(9승3무7패·승점 30)는 11위에서 7위로 뛰어올랐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피플 인 스포츠] KLPGA 2010 개막전 우승 유소연

    [피플 인 스포츠] KLPGA 2010 개막전 우승 유소연

    “안녕하세요~!” 먼저 인사를 건네는 모습이 당차다. 이제 갓 10대를 벗어났지만 아직 소녀다운 싱그러움이 얼굴에 묻어 있다. 한창 친구들과 어울려 놀고 싶을 나이. 하지만 ‘강심장’ 유소연(20·하이마트)은 2010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기 위해 새해 벽두부터 체력훈련이 한창이다. 틈틈이 방송활동까지 겸하느라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 모 케이블골프채널에서 라이브레슨을 촬영하고 있는 그녀를 휴식시간에 짬을 내 만나봤다. ●연장만 가면… 호랑이 힘이 솟아나요 지난해 12월 2010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개막전(오리엔트 차이나레이디스오픈)이 열린 중국 샤먼. ‘라이벌’ 서희경(24·하이트)과의 승부는 연장 두 번째 홀까지도 팽팽했다. ‘의식하지 말자. 내 플레이에만 집중하자.’며 속으로 수십 번을 되뇌었다. 연장 세 번째홀. ‘아뿔사….’ 두 번째 샷이 벙커에 빠졌다. 하지만 주문은 제대로 효력을 발휘했다. 침착하게 공을 때려 그린 위에 올린 뒤, 1m 파 퍼트도 깔끔하게 성공했다. 시즌 5승이나 다름없는 우승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유소연은 다승왕과 상금왕을 모두 아깝게 놓쳤다. 당시 심경을 묻자, “솔직히 상금왕은 별로 욕심나지 않았어요. 하지만 제 목표였던 5승을 못 이룬 게 제일 속상했어요.”라고 털어놓는다. 프로데뷔 3년차에 접어든 유소연은 지난해 처음으로 시즌 4승을 했다. 6월부터 8월까지 연속 3승을 거두는 등 승승장구하며 서희경의 대항마로 떠올랐다. 특히 5월 두산 매치 플레이 챔피언십에서 최혜용(20·LIG)과 연장 9번째홀까지 가는 혈전 끝에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린 장면은 지난 시즌 최고의 명승부로 꼽힌다. 신인왕을 최혜용에게 빼앗겼던 아픈 기억이 있는 그녀는 감격에 벅차 눈물을 흘리기까지 했다. “막판에는 드라이버가 무거워서 휘두르기 힘들 정도였어요. 그저 빨리 끝내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죠.” 4차례 연장전에서 2승2패. 그리 나쁘지 않다. “연장전에서 이기는 횟수가 많아지면서 어떤 상황이든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어요.” ●바이올린 대신 골프채 잡았죠 유소연이 골프채를 잡은 건 초등학교 2학년. 바이올린을 이미 배우고 있던 그녀는 특별활동으로 골프를 택했다. 골프가 보편화될 것을 미리 내다본 어머니 조광자(52)씨의 영향이었다. 그녀는 당시 골프 담당이었던 조수현 선생님과의 인연을 떠올렸다. 어린 소연에게 “골프는 장갑 벗을 때까지 모르는 거니까 끝까지 잘 해야 한다.”면서 이끌어준 은사인 동시에 인생의 스승이다. “손해보더라도 배려할 줄 알아야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조언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골프선수가 되기로 마음먹은 건 중학교 때부터. 어머니 조씨는 골프 선수생활이 힘들다며 반대했지만, 그녀의 고집을 꺾지는 못했다. 결국 골프특기생으로 중학교에 입학했다. 그녀는 “바이올린보다는 골프가 재미있었어요.”라며 배시시 웃었다. 2005년 하반기, 15살의 나이에 국가대표로 선발된 뒤, 2006년에는 도하아시안게임 2관왕(단체전·개인전)을 달성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그녀의 질주는 거침없었다. 2008년 프로 데뷔와 동시에 스포츠서울-김영주골프여자오픈 우승으로 화제를 모았다. “남들이 데뷔하자마자 우승은 처음이라고 해서 좋은 거구나 정도로만 생각했어요. 솔직히 얼떨떨했죠 뭐.” 이후 잠시 주춤하던 그녀에게 지난해 4승은 값진 선물이 됐다. 욕심 많은 그녀의 올 시즌 목표는 다승왕이다. 지난해 못 이룬 목표이기에 더 절실하다. 2월 호주로 건너가 3월에 호주에서 열리는 ‘ANZ 레이디스 마스터스’에 대비한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할 계획이다. 서희경과의 2010년 첫 대결이기도 하다. 그녀는 “희경 언니와 라이벌이라고는 하지만, 제 실력을 최고로 발휘하는 게 더 중요해요.”라며 비장한 표정을 짓는다. 그녀는 이어 “언젠가는 명예의 전당에도 이름을 올리고 싶어요.”라며 눈빛을 반짝였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사진 김태웅기자 tuu@seoul.co.kr ■ KLPGA 유소연 선수는 누구 ●출생 1990년 6월 29일 서울 ●키 167㎝ ●학력 세종초-오륜중-대원외고-연세대 체육교육학과 1학년 재학중 ●가족관계 아버지 유창희(53), 어머니 조광자(52), 여동생 소명(17) ●취미 피아노, 바이올린 ●닮고 싶은 선수 박지은, 신지애 ●좌우명 현재에 충실하자 ●징크스 시합 전 밀가루나 육류는 금지 ●주요경력 2008년 4월 스포츠서울-김영주골프 여자오픈 우승, 2009년 5월 두산 매치 플레이 챔피언십 우승, 6월 2009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우승, 6월 MBC투어 S-OIL 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 우승, 8월 2009 하이원리조트컵 SBS 채리티여자오픈 우승, 12월 2009 오리엔트 차이나레이디스오픈 우승
  • [알몸투시기 도입 찬반] 관절에 이식한 보철물까지 몇초만에 전신 스캔

    [알몸투시기 도입 찬반] 관절에 이식한 보철물까지 몇초만에 전신 스캔

    테러범의 입장에서 ‘알몸 투시기’는 얼마나 큰 위협 또는 걸림돌이 될까. 공식 명칭이 ‘전신 스캐너’인 알몸 투시기는 공항 직원이 승객과 직접 접촉하지 않고도 옷 속에 감춘 비금속성 물질과 폭발물을 식별할 수 있는 장비다. 알몸 투시기 장비는 30~300기가헤르츠에 이르는 극고주파수 전파를 사용하는 밀리미터파(Millimeter Wave) 스캐너와 고에너지광선을 사용하는 후방산란(後方散亂) 스캐너 두 종류가 있다. 승객이 알몸 투시기 앞에서 손을 들고 몇 초만 서 있으면 될 정도로 신속한 전신 스캔이 가능하다. 알몸 투시기를 사용하면 알몸 수준의 신체 윤곽이 화면에 나온다. 심지어 관절 등에 이식한 보철물까지도 확인할 수 있다. 알몸 투시기가 과연 대당 2억원 가까이 되는 비용에 걸맞은 성능을 갖췄는지는 논란 대상이다. CNN은 지난해 12월30일 항공보안 전문가 등을 인용해 “전신 스캐너는 마술상자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미국 엠브리리들 항공대학 소속 정보·보안연구소의 리처드 블룸 박사는 “항문을 비롯한 신체 구멍에 폭발물을 숨기거나 아주 뚱뚱한 사람이 접힌 살 안에 폭발물을 숨길 경우 식별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TSA 측은 보안을 이유로 답변을 거부했다. 가루나 액체 등도 사각지대라는 지적이 있다. 3일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밀리미터파 스캐너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한 경력이 있는 벤 월리스 영국 보수당 하원의원은 실험 당시 가루나 액체뿐 아니라 승객이 입은 옷처럼 얇은 플라스틱 물질을 구별하는 데 실패했다고 밝혔다. 그는 테러 용의자 압둘무탈라브가 가루 형태의 폭발물 80g을 속옷 깊숙이 숨겼다는 점을 감안하면 알몸 탐지기를 사용했더라도 폭발물을 탐지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28일 CNN 방송에서도 기자가 직접 알몸 투시기를 실험해 본 결과 비닐봉지에 담은 물을 제대로 검색하지 못했다. 이밖에 보안기술자 브루스 슈나이어는 CNN과 가진 인터뷰에서 새로운 보안기술을 개발하면 곧 새로운 암호해독 기술이 나오듯이 알몸 투시기를 무력화할 방법을 테러범들이 찾아내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라며 “알몸 투시기 도입은 돈 낭비”라고 주장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日 하루나 아이, 김현중 ´손 먹는´ 애정공세

    日 하루나 아이, 김현중 ´손 먹는´ 애정공세

    日 유명 트랜스젠더 연예인 하루나 아이가 방송 도중 SS501 김현중의 손가락을 덥석 물었다.지난 5일 일본 후지 TV 요리 프로그램 ‘구루멘’S 테이블’에 게스트로 초대받은 김현중을 직접 본 출연자들이 “한국 인기스타가 왔다.”며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이날 방송에서 김현중은 한국의 보양식인 삼계탕과 떡볶이를 손수 요리해 출연진들과 팬들에게 선사했고 삼계탕은 직접 뜯어서 먹여주는 과정에 하루나 아이가 닭과 함께 김현중의 손가락까지 먹어버리는 해프닝이 일어난 것.이 프로그램의 고정 패널이자 김현중의 팬임을 밝힌 하루나 아이의 돌발 행동에 놀란 개그맨 타무라 아츠시는 “손가락 없어지지 않았냐?”고 물었고 이에 김현중은 웃으며 괜찮다고 손가락을 들어 보이는 센스를 발휘했다.한편 하루나 아이는 유명한 미녀 트랜스젠더 스타로 2009년 태국에서 열린 세계 트랜스젠더 미인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바 있다.사진 = 일본 후지TV ‘구루멘’S 테이블’ 캡처서울신문NTN 이규하 기자 judi@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공무원교육 수출상품화 박차

    행정안전부 산하 중앙공무원교육원(COTI·중공교)이 새해 지식수출 상품화에 적극 나섰다. 자국 공무원들을 교육시켜 달라는 국가들이 점차 늘면서 중공교가 공무원교육 상품 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경배 중공교 국제교육협력관은 4일 “최근 인도와 아제르바이잔을 방문해 이들 나라가 교육경비 전액을 부담하는 조건으로 올해 고위 공무원 교육과정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각 과정당 2주 코스로 약 1억원 규모다.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공무원 인사제도·교육훈련 분야’를, 인도정부는 ‘정부개혁과 고위공무원 리더십훈련’을 각각 교육주제로 정했다. 박 협력관은 “아제르바이잔은 천연가스 등 자원부국이어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 수주에 이어 자원외교에도 한몫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구 대국인 인도의 경우 공무원 자존심이 높아 외국교육을 거의 보내지 않는데 이번 수주를 계기로 다른 분야 시장확대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간 주문식 맞춤형 외국공무원 과정 유치로 인한 경제적 효과는 약 73억원에 이른다. 중공교는 1984년부터 74개 과정에서 1415명의 교육생을 배출했다. 지난해엔 말레이시아 등 외국정부의 요청으로 6개 과정 97명이 연수를 거쳤다. 중공교는 그동안 공적개발원조(ODA) 일환으로 진행해온 행정발전과정 등의 교육에서 나아가 전략적인 유상교육으로 전환 중이다. 올해는 인도, 아제르바이잔, 일본, 러시아, 브루나이 등으로부터 9개 과정 156명의 외국공무원이 유상교육을 받는다. 11월엔 2주 코스의 아세안(ASEAN) 공무원안전자원개발과정에 22명이 참가해 다국적 교육을 받는다. 특히 중공교 교육은 시작한 지 20여년이 되면서 수료생들 사이에 ‘COTI파’가 형성돼 있을 정도로 영향력이 커졌다. 친한파·지한파 형성에도 더없이 좋은 코스다. 중공교 측은 “말레이시아는 우리 교육을 마친 공무원들이 장·차관 및 사무총장 등 주요 보직을 차지하고 국영기업 요직으로 옮겨가는 등 소위 ‘COTI 마피아’가 형성됐을 정도”라고 전했다. 교육 사후관리에도 적극 나서는 점 역시 수료생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홈페이지 뉴스레터, 졸업생을 초청하는 홈커밍데이 행사로 해외 공무원들 간 네트워크 형성도 발 빠르게 주도하고 있다.”고 중공교 측은 덧붙였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서울신문 2010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붉은 코끼리/이은선

    [서울신문 2010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붉은 코끼리/이은선

    할머니가 사라졌다. 노인정과 공판장을 지나 경찰서로 뛰어가던 엄마가 내게 전화를 걸어왔다. 뭐라고? 할머니가, 어디? 엄마, 잘 안 들려요! 모퉁이를 돌아서자 팀장이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얼결에 여자 화장실로 들어가 재빨리 칸막이를 닫았다. 어느새 전화가 끊어져 있었다. 아침 식사 시간 전부터 기숙사에 와 잔소리를 해대는 팀장과 이러저러한 일들이 겹쳐 오후 두 시가 다 되도록 한 번도 자리에 앉지 못했다. 내친김에 변기 위에 걸터앉아 엄마에게 전화를 걸려는데, 옆구리에 차고 있던 무전기가 울렸다. 곧 리허설을 시작하겠다는 팀장의 목소리였다. 그건 안 됩니다. 코끼리들 상태가 좋질 않아요. 오늘은 무조건 쉬게 해야 합니다. 내가 대답했다. 팀장은 무전기에서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처럼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당장 달려오라고 했지만 당장은 가기 싫었다. 무전기의 전원을 끄고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런데 할머니가 어디 가셨다는 거지? 몸도 안 좋으시면서. 엄마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두 시간이 지나서야 삼촌의 이름이 전광판에 떴다. 울고 있던 가족들이 황망히 수골실로 내달렸다. 나는 천천히 의자에서 몸을 일으켰다. 삼촌의 유골은 대리석 탁자 위에 새카맣게 탄 못들과 뒤엉켜 있었다. ‘냉각’을 거쳤다고는 하나 아직 열기가 식지 않은 유골이었다. 할머니가 탁자 모서리에 가슴을 짓찧었다. 망연히 서 있던 아버지가 서둘러 할머니를 일으켜 세우려 했을 때, 나는 할머니가 작은 뼛조각 하나를 움켜쥐는 것을 보았다. 탁자 옆에 서 있던 나도 얼른 새카맣게 탄 못 하나를 집어 들었다. 아무도 못 본 건가. 주위를 둘러보니 고모들은 아예 주저앉아 울고 있었다. 내내 울음을 참던 아버지도 할머니를 부둥켜안고 소리 내어 울었다. 나는 손에 들고 있던 못을 내 몸에 박아두기라도 할 것처럼 그러쥐었다. 출장에서 돌아온 나는 공항에서 곧바로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나를 데리러 온 사촌 동생의 차를 탈 때부터 알고 있던 사실이었는데도 어쩐지 집으로 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장례식장 앞에서 선뜻 안으로 들어서지 못해 머뭇거리고 있는 나에게 둘째 고모가 내 몫의 상복을 내밀었다. 장례식장 안팎에 삼삼오오 모인 가족들은 삼촌이 왜 죽었을까 답답해했고 삼촌의 동료와 친구들은 경찰서를 오가고 있는 중이었다. 무당이라도 불러 알아볼 수 없을까? 사촌 동생이 불쑥 꺼낸 말이었다. 삼촌의 방에 널브러진 술병들, 불에 탄 이부자리, 종류가 다른 담배꽁초들. 어떤 추측은 가능할 테지만 진실은 아무도 몰랐다. 그날 밤 대체 어떤 일들이 일어났던 것일까.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삼촌은 각기 다른 이유들로 죽고 또 죽었다. 효원 장례식장 국화실에 놓인 영정사진 속 삼촌은 너무나 밝은 미소를 띠고 있었다. 무릎에 올려놓은 상복이 자꾸 무겁게 느껴졌다. 할머니는 삼촌의 죽음을 인정하려 들지 않았다. 바로 눈앞에서 삼촌의 시신을 보았다는데도. 거의 녹아내린 새카만 못과 유골을 분리하는 일은 아버지의 몫이었다. 뼈가 상하지 않게 하려는 아버지의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누군가 내게 다가와 그만 잠에서 좀 깨어나라고 흔들어주었으면 하고 바랐다. 그런데 나는 어쩌려고 못을 집어든 것일까. 할머니가 두 주먹을 옹골차게 쥐고 있는 것이 보였다. 덩달아 나도 주먹에 힘을 주었다. 내 손이 못과 함께 타들어 가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하설 조장님, 본부 운영실로 와주시기 바랍니다. 원내 방송이 들려왔다. 잠깐 눈만 감고 있었던 것 같은데……. 재빨리 손목의 시계를 확인했다. 나는 그 순간 내가 숫자를 거꾸로 보고 있는 건 아닌가 생각했다. 득달같이 일어나 문을 박차고 뛰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도 ‘이하설 조장님, 본부 운영실로 와’달라는 방송은 계속 되었다. 운영실이 가까워질수록 방송이 더 자주 들려왔고, 느려터진 두 발은 점점 더 내 것이 아닌 것만 같았다. 내가 도착하기만 하면 저 공손한 팀장의 말투는 야수로 변해 나에게 돌진할 것이었다. 그때 가로수 사이로 한 여자가 지나가는 것이 보였다. 남색 기지바지와 연두색 스웨터, 복고풍의 파마머리까지. 혹시 할머니인가 싶어 가던 방향을 바꿔 전속력으로 달려갔다가 죄송하다는 말을 하고 뒤돌아섰다. 팀장이 의자를 발로 걷어찼다. 책상 위에 놓여 있던 두루마리 휴지가 창문 쪽으로 날아갔고, 내 가슴팍에 내리꽂힌 전화기는 바닥에 떨어지면서 박살이 났다. 아무 생각도 하지 말자고 속으로 되뇌었다. 원내 방송 담당 아나운서가 시디 데크를 만지작거리는 게 보였다. 팀장이 잠시 숨을 고르는 사이, 사무실 안을 둘러보니 악단장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악단장의 발치에는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노란색 나비넥타이가 떨어져 있었다. 기어이 팀장과 한바탕 한 것 같았다. 오전에 병원으로 실려 간 러시아 무용수는 응급 수술을 해야 할 상황이라고 했다. 하혈이 심해 개복 수술을 해야 한다고. 악단장과 팀장의 관계를 가장 잘 알고, 더듬거리긴 하지만 그래도 조금이나마 러시아 말을 할 줄 알았던 내가 그 ‘중요한’ 시기에 사라졌다는 것이 팀장이 화를 내는 이유였다. 앞으로 바짝 다가온 팀장의 손이 내 뺨을 향해 날아왔다. 그때 태국인 조련사 푸앙이 운영실 안으로 들어왔다. 푸앙은 코끼리들의 상태가 좋지 않으니 퍼레이드를 취소해달라고 애원했다. 그러나 코끼리의 설사 따위는 팀장에게 먹혀들 만한 이유가 되지 못했다. 나는 푸앙의 손을 잡아끌고 코끼리 우리로 갔다. 쏘냐는 계속 설사를 했고, 아프리카 산 일 년 생 코끼리 튀라는 쏘냐의 엉덩이 쪽에 대가리를 박고 누워 있었다. 제때 검사를 하며 건강을 돌보아 주었더라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야생과는 달리 동물원 우리 안에 갇혀 있는 동물들은 잔병치레가 잦았다. 그래서 예방 접종, 먹이, 변의 상태 등을 확인하여 제때 사료 혹은 건초 더미를 바꾸어 주는 것들은 무척이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일들이었다. 해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지만 팀장은 번번이 동물원의 재정 상태를 운운하며 우리가 올리는 건의사항들을 묵살했다. 이하설, 오늘 제대로 하지 않으면 너부터 자를 줄 알아! 나는 허리춤에 차고 있던 무전기를 꺼내들었다. 팀장님, 직접 오셔서 코끼리들을 살펴보시란 말이에요! 무조건 데리고 나가는 일이 능사가 아니란 말입니다. 뭐야? 푸앙이 눈물을 흘리며 내게 말했다. 코끼리 나가지 마, 나 죽어. 푸앙, 그러기 전에 내가 먼저 어떻게 되겠어. 그러니 나한테 제발 좀 이러지 마! 그러나 푸앙은 내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다. 삼촌이라면 이럴 때 어떻게 했을까? 내가 아는 한 삼촌은 아픈 동물은 절대로 퍼레이드에 내보내는 사람이 아니었다. 외국인 조련사들의 고충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해 주었고, 윗사람들에게도 최선을 다했다. 그 사람이 원하는 선에 맞추어. 주머니에 손을 넣고 못을 만졌다. 잠깐이지만 마음이 안정되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울고 있는 푸앙과 눈이 마주치자 다시 혼란스러워졌다. 오늘은 이틀 앞으로 다가온 퍼레이드의 리허설이 열리는 날이었다. ‘우리를 나온 동물들의 퍼포먼스’라는 이름으로 한 달 전부터 신문 및 지역 방송에 광고를 내보내고 있었다. 나날이 쇠락해가는 테마랜드의 혁신을 위해 팀장이 삼 개월 넘게 심혈을 기울인 행사였다. 만약 실패하기라도 한다면. 삼촌은 일급 코끼리 조련사이자 동물 쇼의 사회자였다. 공휴일이나 특별한 행사가 있기 한 달 전이면 삼촌의 얼굴이 실린 포스터가 동네 곳곳에 나붙었다. 지역 방송국에서는 매일 테마 랜드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났고 또 어떤 쇼가 진행 중인지 보도해 주었다. 삼촌은 방송에도 자주 나왔다. 나도 삼촌에게 꽃을 건네는 어린이 중 한 명으로 텔레비전에 나온 적이 있었다. 십 년이 지나 스무 살이 된 나도 테마 랜드에 조련사 보조로 들어왔다. 그러다 조련사가 되었지만 그 삼촌에 그 조카라는 말은 듣지 못했다. 내내 업무에 허덕이다 시간이 되면 퇴근하기에만 급급한 나날이었다. 삼촌처럼 되기를 원했지만 그를 뛰어넘을 재간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내가 동물 구입 차 태국과 러시아에 출장을 간 사이 삼촌은 직원 기숙사 방문 손잡이에 목을 맸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할머니는 삼촌의 시신이 병원으로 옮겨지고 하루가 지난 뒤 실신한 채 삼촌이 있는 병원으로 실려 왔다. 어린이 날 행사를 며칠 앞두고 일어난 일이었다. 바쁘게 행사를 준비하면서 이래저래 악단장과 팀장 사이에 생긴 일들을 조율하고 동물원 곳곳의 문제들을 해결하며 별 탈 없이 생활을 했다는 진술들이 이어졌다. 내가 아는 바와 다를 것이 없었다. 장례식 도중, 나는 삼촌이 행사를 진행할 때 입던 붉은색 조련복을 챙겨두었다. 팀장은 동물원에 사람들이 오지 않는 이유가 사육사들이 동물 관리를 잘하지 못한 탓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물 구입의 명목으로 예산을 타갔지만, 그 돈이 어디에 쓰였는지는 도통 알 수가 없었다. 단란주점에서 여자애들과 놀아났다는 소리가 들려왔고 어느 날에는 실내 경마장에서 누군가와 게임을 했다는 말도 들렸다. 건의서를 제출하면 가지고 있는 동물 관리나 잘하라며 번번이 우리의 의견을 무시했다. 그는 한 달에 한 번씩 동물이 죽었다는 보고서를 제출한 후 사체처리비로 외유를 떠났다. 이사장이 바뀌고 줄을 잘 섰다는 소문이 돌았다. 얼마 후 악단의 인원이 대폭 감소되었다. 게다가 이러저러한 꼬투리를 잡아 악단장의 연봉도 삼십 퍼센트나 감봉시켰다. 대부분이 계약직인 연주자들은 불만을 표시할 수가 없었다. 곧 재계약 기간이 다가오기 때문이었다. 하나 둘, 동물원을 떠나는 연주자들이 늘자 참다못한 악단장이 팀장에게 항의했지만 그는 대수롭지 않은 일로 여기는 것 같았다. 악단장은 내게 불만을 털어놓았다. 나는 그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소주를 마시고, 매일 두 갑의 담배를 피웠다. 테마랜드는 죽을 날만 기다리는 병든 짐승들과 관리되지 않은 채 잡풀이 번다한 식물원, 날만 흐리면 전기가 오르는 범퍼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놀이기구만 모아 놓은 부상 랜드였다. 사육조장에게선 늘 술 냄새가 났다. 비가 오면 비가 온다는 이유로, 날이 더우면 덥다는 이유로, 동물들이 발정이 나면 수컷이 없다는 이유로 그는 늘 술을 마셨다. 나도 간간이 그와 함께 술을 마시곤 했지만 어쩐지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기는 싫었다. 그는 술만 취하면 내게 삼촌의 이야기를 하려고 들었다. 삼촌의 성격과 그와의 관계, 동물들을 아끼던 마음, 은밀하게 나누곤 했던 농담들. 하지만 나도 다 아는 이야기들이었다. 그래서 나는 되도록 사육조장과 함께 술을 마시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는 반쯤 마신 매실 주스에 소주를 타먹곤 하는 버릇이 있었다. 오늘도 그는 코끼리 우리를 나오면서 빈 매실 주스 병 두 개를 쓰레기통에 넣었다. 엄마의 목소리는 처음보다 많이 진정되어 있었다. 할머니는 아직도 집에 돌아오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집에서 없어진 할머니를 이곳에 있는 내가 어찌해 볼 도리는 없었다. 엄마, 내가 나중에 전화할게요, 지금 좀 바빠! 통화를 끝내자마자 다시 전화벨이 울렸다. 조장님, 홍학 우리에 고양이가 들어와 새끼들을 물어뜯고 난동을 부렸어요. 뭐라고? 홍학 한 마리가 다리를 크게 다쳤어요. 알았어, 곧 갈게. 안 그래도 행사 준비 때문에 신경이 무척 곤두서 있는 홍학무리였다. 허겁지겁 바쁘게 뛰어가다 보니 남색 기지바지가 또 눈에 띄었다. 오늘은 동물원에 남색 기지바지가 유난히 많았다. 그 바지들은 여기서도 나타났고 저기로도 지나갔다. 동물원에 온 할머니들은 대부분 남색 기지바지 혹은 검정색 바지를 입고 있었다. 모두들 엇비슷한 파마머리를 한 채 손차양으로 햇빛을 가리고 느릿느릿 걷거나 그늘에 앉아 김밥을 먹었다. 납골당은 노인들이 게이트볼을 치고 있는 공원을 지나 한참 더 올라가는 산 중턱의 후미진 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한적한 공터인 줄 알았던 공원도 지나가며 살펴보니 있어야 할 것들은 다 있었다. 그물이 벗겨진 하나밖에 없는 축구 골대, 녹슨 시소, 줄 끊어진 그네. 곳곳에 놓인 페인트칠이 벗겨진 벤치와 그곳에 누워 있는 사람들. 공원을 지나 한참을 걸었는데도 납골당이 나오질 않아 잘못 찾았나 하고 두리번거리는 나와는 달리 할머니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고 있을 따름이었다. 차 한 대가 간신히 지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산길을 따라 삼십여 분쯤 더 걸어가다 보니 자그마한 분지 위에 지어 놓은 건물이 하나 보였다. 우리는 곧장 유골 안치실로 들어갔다. 삼촌의 위패에 쓰여 있는 이름이 낯설었다. 이선빈이 아닌 고(故) 이선빈은 내게 아무리 들여다보아도 알 수 없는 수학공식 같았다. 그렇다면 그것은 저쪽 세계의 풀 수 없는 문제 같은 것인가. 돌아갔으나, 되돌아 올 수는 없다는 낙인? 오늘만큼은 할머니가 글자를 읽을 수 없다는 사실이 퍽이나 다행스럽게 느껴졌다. 그러나 할머니는 귀신같이 아들 있는 곳을 찾아냈다. 가져간 술과 포를 놓고 준비되어 있는 향을 피웠다. 등 뒤에서 들려오는 훌쩍이는 소리에 혹시나 싶어 뒤돌아보니 할머니는 대꾼한 두 눈을 슴벅이며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의자에 앉아 계시라 해도 한사코 일어서서 창문 쪽으로 얼굴을 돌린 채. 술이 넘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잔을 쥐고 향 위에 세 번을 돌린 후 상에 올렸다. 두 뺨이 경련이 이는 것처럼 제멋대로 움직였다. 옆 칸에서 제를 지내던 사람들이 담배에 불을 붙여 제상 위에 올려놓는 것이 보였다. 분향실의 향내에 짓눌려 있던 나는 생담배 타는 매캐한 냄새가 차라리 반가웠다. 우리도 한 대 필까, 삼촌? 부검 결과 별다른 타살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악단장과 몇몇의 연주자들, 팀장에 대한 조사가 차례대로 이루어졌다. 그 과정에서 가족들은 알지 못하던 우울증이 새로 생겨났으며, 사육조장과 함께 술을 마셨다는 이유로 알코올 중독이란 말이 덧붙여졌다. 추측성 발언들이었지만 조서에 쓰인 것들은 그대로 사인(死因)이 되었다. 분개한 가족들이 사건 수사를 계속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곧바로 장례 일정이 잡혔다. 아버지는 할머니에게 발인 날짜를 알려주지 않았다. 그러나 할머니는 발인 전날 신발도 신지 못하고 영안실로 달려왔다. 집으로 돌아가는 할머니의 발걸음이 눈에 띄게 느려졌다. 납골당 쪽을 다시 돌아보지는 않았지만 쉽게 걸음이 떨어지지 않는 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할머니가 저쪽의 삼촌을 아직 내려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까. 할머니의 어깨가 잔뜩 내려앉아 있었다. 듬성듬성하던 머리칼은 그 사이 더 빠졌는지 머릿속이 훤히 다 보일 지경이었다. 올라오는 길을 잘 찾았던 할머니가 돌아가는 길을 헷갈렸다. 납골당에 들어서는 길은 우리가 걸어온 길 하나밖에 없는데도 할머니는 분향실에서부터 출구를 찾지 못해 이리저리 헤맸다. 내가 앞장서 걸을 수도 있었지만 갈피를 잡지 못하는 할머니의 마음이 그렇게 이끌고 있는 것만 같아 가만히 뒤를 따랐다. 그렇게 한참을 걸어 우리는 집으로 돌아왔다. 그것이 지난 주말에 할머니와 내가 한 일이었다. 아버지는 할머니가 납골당에 가는 것을 병적으로 싫어했다. 내가 만약 그곳에 할머니를 모시고 간 것을 알면 크게 혼이 날지도 모를 일이었다. 아버지의 기억에는 할머니가 한 번도 삼촌에게 다녀온 적이 없다는데, 처음이라는 할머니는 삼촌의 자리를 잘도 찾았다. 내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홍학 우리 안의 소동이 잠잠해진 뒤였다. 고양이에게 물려 다리를 다친 홍학은 다행히 퍼레이드에 나갈 녀석이 아니라 두 달 전에 알에서 깬 새끼였다. 놀란 홍학들을 진정시키느라 껍질 깐 호두와 아몬드를 두 자루나 뿌려주었다. 어느샌가 팀장도 홍학 우리 앞에 와 있었다. 그는 퍼레이드에 나갈 녀석들을 좀 더 밝은 빨간색 형광 안료로 칠하라며 조련사들을 다그쳤다. 나는 홍학들에게 빨간 안료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해 보았지만 팀장은 내 말을 귓등으로도 안 듣는 것 같았다. 나는 물끄러미 팀장과 조련사들을 바라보다 문득 이제 여기를 떠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삼촌을 보내고도 꿋꿋하게 나오던 곳이고, 그가 하던 일만은 내 손으로 이어받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이도저도 아니었다. 조련사들이 빨간 형광 안료 통을 들고 사육실 안으로 들어갔다. 퍼레이드는 예정대로 진행되었다. 나는 옷장에서 삼촌의 조련복을 꺼내 입었다. 오랫동안 묵혀둔 것이라 혹시 곰팡이라도 슬었으면 어쩌나 했지만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내가 의자 위에 놓아둔 전기 총을 집어 들자 푸앙이 비명을 지르며 울어댔다. 미안해, 푸앙. 나도 어쩔 수가 없어! 우리 얼른 끝내버리자. 나는 입을 앙다문 채 쏘냐의 뒷다리에 총을 쏘았다. 쏘냐가 움찔하며 왼쪽 다리를 들었다. 재빨리 엉덩이에도 총을 갖다 댔다. 한참 만에 쏘냐가 일어섰다. 푸앙이 제자리에서 펄쩍펄쩍 뛰다 울부짖으며 내 왼팔에 매달렸다. 쏘냐의 몸에 멋을 내느라 발라놓았던 노란색 형광안료가 설사에 섞여 줄줄 흘러내렸다. 바닥에 형광 선을 긋는 것 같았다. 무전기에서는 팀장의 목소리가 쉴 새 없이 들려왔다. 무전기 소리를 무시하니 그 뜻 없는 말들은 점차 행진곡 풍으로 변해갔다. 나는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괜찮다고, 얼른 끝내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한 걸음씩 내디딜 때마다 진흙탕 속으로 빠져드는 것 같았다. 호두를 쪼아 먹고 있던 홍학들이 코끼리 우리 앞에 나와 있었다. 온몸에 빨간색 형광 안료를 잔뜩 바른 홍학 무리였다. 등에 홍학을 둘씩 태운 코끼리들이 정문으로 출발했다. 붉고 노란 머리들이 공중에다 점을 찍었다. 휴대전화와 무전기에서 팀장과 사육조장의 목소리가 동시에 들려왔다. 어차피 코끼리들이 도착하지 않으면 행렬을 완성할 수 없고 또 사회자인 내가 가지 않으면 시작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동물들의 건강을 살피는 것 역시 내가 해야 하는 일이었다. 나는 허리에 차고 있던 무전기를 뺐다. 팀장님, 지금이라도 리허설을 취소해 주세요. 뭐, 뭐야? 이대로 가단 코끼리들이 죽습니다. 지금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얼른 데리고 나와! 시에서 사람들이 나와서 지켜보고 있단 말이야! 그런데 지금, 니가 나한테, 대든 거냐? 쏘냐와 튀라는 절뚝이고 비틀거리면서도 앞만 보고 걸었다. 푸앙이 코끼리 배에 손을 얹고 함께 걸었다. 저렇게라도 가주기만 한다면 크게 문제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쏘냐는 설사를 하고 있었다. 코끼리, 죽어. 나도 죽어. 푸앙이 울며 말했다. 푸앙, 나도 어쩔 수가 없잖아, 미안해! 니가 살려! 푸앙, 죽어가는 것들을 일으키고 이미 죽은 것도 살려낼 수만 있다면야 오죽이나 좋겠니. 푸앙이 이를 악물고 우는 소리와 코끼리들의 거친 숨소리가 마치 한 덩이처럼 느껴졌다. 정문 쪽에 노란 나비넥타이를 한 악단장의 모습이 보였다. 전보다는 풀이 죽은 모습이었지만 잘 다려진 연미복을 입은 모습을 보니 왠지 모르게 마음이 놓였다. 심벌즈 연주자가 그만두는 바람에 탬버린을 담당했던 사람이 심벌즈를 잡고 있었다. 다섯 명이던 작은 북 담당 연주자들은 둘밖에 없었고 심지어 트럼펫 연주자는 보이지도 않았다. 행렬이라도 완성해야 한다는 팀장의 고집 때문에 음악은 녹음해둔 것으로 대체되었다. 연주자들이 항의했지만 오늘은 ‘리허설’ 날이니 그렇게 해도 된다는 악단장의 말에 조금 누그러지는 듯했다. 하지만 연주자들의 얼굴 표정은 괜찮아진 것 같지 않았다. 안 그래도 불안한 처지인데 악단장마저 번번이 자신들 앞에서 팀장에게 무시당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편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손에 익지도 않은 악기를 든 사람들의 얼굴이 굳어갔다. 악단장은 연신 나비넥타이만 고쳐 맸다. 동물원 곳곳에 흩어져 있던 사람들이 하나 둘씩 정문으로 모여들었다. 사람들은 카메라를 꺼내들고 환호성을 지르거나 직접 코끼리를 만지려고 다가갔다. 놀란 사육사들이 그들을 말리는 사이, 나는 희뿌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 같은 날이었다. 눅눅한 공기와 사람들이 웅성대는 소리, 동물들의 우는 소리들이 마구잡이로 내 가슴속에 맺혔다. 그 사이 ‘시’에서 나왔다는 사람들이 정문 쪽으로 다가왔다. 행사를 하는 날도 아닌데 무슨 일로 온 거지? 팀장은 ‘시’ 사람들에게 허리를 깊숙이 숙여 인사했다. ‘시’ 사람들은 악단장에게도 다가갔다. 팀장이 활짝 웃으며 악단장의 오른팔을 잡아끌었다. 팀장에게 이끌린 악단장이 지휘봉을 잡고 있지 않은 손으로 엉거주춤하게 그들과 악수를 했다. 허리를 제대로 굽히지 않은 채 인사를 하는 악단장을 바라보는 팀장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팀장은 악단장에게 당장 연주를 시작하라고 지시했다. 악단장은 시디를 틀기로 되어 있지 않느냐며 반문했다. 빨리 하라니까! 팀장 자신도 모르게 나온 큰 소리에 본인이 더 놀라고 있는 사이, 악단장이 뒤돌아섰다. 그러나 내내 굽실거리거나 팀장에게 할 말을 다 못하고 돌아서던 악단장의 얼굴이 아니었다. 악단장은 맨 앞줄의 연주자가 들고 있던 바이올린을 넘겨받았다. 지휘봉을 연미복 허리춤에 찔러 넣은 악단장이 바이올린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축배의 노래였다. 멍한 얼굴의 팀장이 잠시 주춤하는 사이, 악단장의 바이올린 선율에 맞춰 다른 연주자들의 악기도 조금씩 리듬을 탔다. 때마침 비가 내렸다. 당황한 팀장이 재빨리 ‘시’에서 나온 사람들을 이끌고 자리를 벗어나는 와중에 악단이 연주하는 축배의 노래는 점점 절정으로 향해 갔다. 어느새 굵어진 빗방울들이 그곳에 모인 사람들과 원숭이와 코알라, 나뭇가지에 걸쳐 놓은 채 들고 나온 나무늘보들을 적셨다. 문제는 코끼리 등 위에 빨간 형광 안료를 덕지덕지 바르고 올라 앉아 있는 홍학들이었다. 진회색의 코끼리 등에 붉은 물이 들어갔고, 악단이 연주하는 축배의 노래는 점점 더 크게 울려 퍼졌다. 나는 열심히 연주를 하는 악단장과 ‘시’ 사람들을 서둘러 본관으로 끌고 가는 팀장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비바람이 거세지자 동물들 주변에 모여 있던 사람들이 뿔뿔이 흩어지며 작은 소란이 일었다. 그때 푸앙이 코끼리 등에 앉아 있던 홍학의 다리를 잡아챘다. 푸덕, 푸흐드덕! 홍학이 거센 날갯짓을 했지만 푸앙의 손아귀를 벗어나지는 못했다. 푸앙이 정문과 반대쪽을 향해 뛰었다. 마치 홍학 연을 타기라도 한 것처럼 재빠른 속도였다. 홍학 한 마리가 사라지자 코끼리 등에 앉아 있던 다른 홍학 네 마리도 푸앙이 사라진 쪽을 향해 날아갔다. 푸앙은 홍학의 습성도 잘 알았다. 아마도 어미를 데려갔을 거였다. 홍학이 날아가면 코끼리들은 그 자리에 앉아 무릎을 굽혀 반쯤 앉거나 선 채 왼발을 들어 쇼의 시작을 알리게끔 훈련되어 있었다. 내가 말려볼 틈도 없이 정문에서가 아니라 정문으로 가는 도중에 코끼리 퍼레이드가 시작되었다. 붉은 꽃 한 송이를 등에 얹은 코끼리들이 추는 군무가 악단이 연주하는 축배의 노래와 함께 어우러졌다. 그때까지도 정문 앞을 떠나지 않고 남아 있던 사람들은 박수를 치거나 사진을 찍어댔다. 쏘냐와 튀라는 설사를 좍좍 갈기면서도 춤을 추었다. 코를 양 옆으로 흔들면서 왼발과 오른발을 차례대로 접고 자리에 앉았다 일어나며 엉덩이춤을 추었다. 코를 하늘 위로 높게 치켜세웠다가 쿵쿵 땅을 울리며 앞으로 나아갔다. 다시 왼쪽 오른쪽으로 두 차례씩 긴 코를 하늘로 들어올렸다. 빗줄기를 쏟아붓는 하늘을 향해 코를 쏘아 올리기라도 할 것 같은 모습이었다. 한 번 쇼를 시작하면 끝이 날 때까지 절대로 멈추지 않게 훈련된 코끼리들이었다. 홍학과 함께 한 군무가 오 분, 코끼리만 하는 쇼가 십오 분이었다. 나는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드는 코끼리들 옆에 전기 총을 든 채 무력하게 서 있었다. 코끼리의 군무가 점점 더 활기를 띠기 시작할 때쯤 다시 축배의 노래가 들려왔다. 악단장은 마치 무한 반복이라도 할 것 같은 완강한 표정이었다. 코끼리들은 덜렁덜렁 코를 흔들며 리듬에 맞춰 춤을 추었다. 차례대로 앉았다 일어나기를 반복한 후 푸앙이 쏘냐의 어깨 위에 올라가 커다란 횃불을 치켜세우는 것으로 끝이 날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푸앙이 없다. 그는 어디로 간 것일까. 홍학들은 왜 하나도 돌아오지 않는 거지? 본관으로 갔던 팀장이 호루라기를 불며 이쪽으로 뛰어오고 있었다. 정문을 가로지르는 팀장의 뒤쪽으로 익숙한 남색 기지바지가 지나갔다. ……할머니? 축배의 노래에 맞춰 자박자박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우리 할머니였다. 나는 재빨리 할머니를 향해 뛰었다. 할머니, 할머니이! 그러나 할머니는 멈춰 서지 않았다. 내 등 뒤에서 악단장이 연주하고 있던 바이올린이 바닥에 내팽개쳐지는 둔탁한 소리가 났다. 뒤따라 전기 총을 쏘는 소리도 들려왔다. 코끼리들이 거세게 날뛰며 질러대는 울음과 구경하던 사람들의 비명이 뒤섞였다. 돌아서서 잠시 주춤하던 나는 다시 있는 힘껏 할머니 쪽을 향해 뛰어갔다. 빗물이 자꾸 눈 속으로 흘러 들어왔다. 삼촌의 뼛조각을 손에 쥔 할머니를 바라보고 있어서인가. 내 손은 자꾸만 할머니의 몸을 움켜쥐려고 했다. 아버지가 못을 골라내자 화장장 직원은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바로 삼촌의 뼈를 유골함에 넣어주었다. 고모들은 자신의 혈육이 그렇게 되었다는 사실이 기막힌 듯 바닥에 주저앉아 통곡했다. 촉망받던 조련사였으며, 사람 좋던 막내 삼촌은 그렇게 몇 줌의 유골이 되었다. 옥색 유골함 위에는 삼촌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이제 삼촌은 옥함 겉면의 금박 이름으로만 남게 될 모양이었다. 할머니가 움켜쥐고 있던 손을 입으로 가져갔다. 크게 우시려는가 싶어 나는 고개를 돌려 유골함 쪽을 쳐다보았다. 할머니의 울음소리가 들려오지 않았다. 나는 다시 할머니를 쳐다보았다. 단단히 쥐고 있던 두 주먹이 텅 비어 있었다. 나는 할머니의 두 손을 자세히 살폈다. 그러는 사이 할머니는 천천히 입을 우물거리기 시작했다. 수골실의 모든 것이 잠깐 멈춘 것 같았다. 할머니는 나와 눈이 마주쳤는데도 하던 행동을 멈추지 않았다. 할머니가 갑자기 상체를 숙였다. 입 속의 것이 제대로 넘어가지 않는가. 나는 의자에 걸터앉아 오랫동안 할머니 뒤쪽의 흰 벽을 바라보았다. 집으로 돌아온 할머니는 잘 움직이지 않았고 무엇을 먹으려고도 하지 않았다. 아버지가 할머니를 병원으로 모셔가려고 했지만 한사코 거절했다. 그러지 말고, 동물원에 가보자. 집으로 돌아온 후 할머니가 우리들에게 처음으로 한 부탁이었다. 나는 내가 잘못 들었나 했지만 그것은 분명 동물원이라는 말이었다. 아버지가 동물원에 데려다주지 않자 할머니는 살아 있는 사람이 해야 하는 모든 행위들을 다시 거부하기 시작했다. 아버지의 기세와 할머니의 고집 사이에서 가족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나는 밤마다 할머니 방으로 가서 할머니의 몸을 쓰다듬었다. 여기 어디쯤 삼촌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니 갑자기 할머니의 몸이 무척 단단하게 느껴졌다. 삼촌은 할머니의 쇄골 위에 올라 있었다. 할머니가 들이쉬고 내쉬는 숨 속에서도 삼촌의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어느 날엔가 삼촌은 할머니의 팔목을 그러쥔 채 죽이 담긴 숟가락을 할머니의 입 속으로 밀어 넣어주기도 했다. 먹은 음식이 어쩌다 얹히기라도 하면 조용히 할머니의 등을 쓸어주었다. 나는 삼촌이 그렇게라도 여기서 할머니와 함께 있다는 것이 참 다행스럽게 느껴졌다. 삼촌, 좋아? 나는 탄 못과 할머니의 무릎을 번갈아가며 만졌다. 할머니는 오래 울었다. 가족들 모두 마음을 진정시키고 일상으로 돌아간 다음에도 할머니는 울음을 멈추지 않았다. 새벽에 홀로 깨어 화장실에 다녀올 때도, 물에 만 밥 한 그릇을 다 먹고 난 뒤에도 삼촌의 베개를 쓰다듬으며 울었다. 어쩌다 밥상에 삼촌이 좋아하던 창란젓이라도 올라오면 그걸 바라보며 오래 울었다. 눕거나 앉거나 간신히 일어서거나 벽에 등을 기대거나. 언제 어디에서건 어떤 자세로든 할머니는 울고 있었다. 소리가 나지 않게 속으로 울고 있었지만 나는 할머니가 울고 있다는 것을 잘 알았다. 어쩌면 울다 지쳐 손으로 몸을 짚기라도 하면 어디에서건 삼촌이 만져져 도저히 견딜 수 없어 그러는 것인지도 몰랐다. 살아 있는 유골함이 되는 일은 무척 힘겨워 보였다. 그래도 할머니는 식구들 앞에서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았고, 소리 내어 울지 않았다. 그렇게 일 년이 지난 오늘 할머니는 혼자서 동물원에 온 거였다. 우리가 걸음을 멈춘 곳은 식물원 입구였다. 할머니를 막 따라잡으려다가 도대체 왜 동물원에 왔고 또 어디로 가려는 것인지 궁금해 뒤를 따랐던 참이었다. 할머니의 남색 기지바지 속에서 끊임없이 휴대전화 벨소리가 들려왔다. 다시 원내 방송이 나왔다. 이하설 조장님, 운영실로 와주시기 바랍니다. 식물원 뒤쪽에는 고사한 나무들이 즐비했다. 희귀한 꽃이나 과실수들은 이미 다른 곳으로 팔려가거나 누군가가 빼돌린 뒤였다. 테마 랜드를 재정비한다면 가장 먼저 손을 대야 할 곳도 여기였다. 할머니는 왜 하필 이곳으로 온 것일까. 마침내 할머니가 걸음을 멈추고 단풍나무 둥치에 기대앉았다. 집에서 동물원까지 걸어왔다면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을 텐데……. 나는 천천히 할머니에게로 다가갔다. 집으로 모셔 갈 작정이었다. 그때 할머니가 손을 뻗어 땅바닥에 흩어져 있는 나뭇조각 하나를 집어 들었다. 내 새끼손가락만 한 나뭇조각이었다. 주저할 새도 없이 할머니는 그것을 입에 넣은 후 가슴을 쳤다. 그러다 소리 내어 울기 시작했다. 크으헉, 으흑. 그것은 그동안 가슴에 쌓였던 울음들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는 듯한 소리였다. 나는 다가가 말리지 않았다. 할머니도 얼마간은 큰 소리로 울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할머니는 주먹으로 툭툭 땅을 쳤고, 나무 둥치에 등을 짓찧었다. 돌로 만든 조형물에 얼굴을 갖다 박았고 두 손으로 머리채를 쥐어뜯었다. 할머니는 그동안 속으로만 쌓였던 울음들을 모조리 뱉어내려는 것 같았다. 그때 식물원 어디선가 커다란 새의 날갯짓 소리가 들려왔다. 혹시, 푸앙? 그는 나에게 다른 한국인들과 구별되는 나만의 향기가 있다고 말하곤 했다. 내가 자기를 찾는 거라 여기고 또 달아나버리면 어떡하지? 푸드덕거리는 새소리와 할머니의 울음이 식물원 안을 가득 채웠다. 죽은 나무들도 잔잔한 바람을 타며 울음소리와 박자를 맞췄다. 나는 할머니가 울고, 푸앙이 새들과 함께 마음을 삭이고 있는 여기가 아주 잠깐 동안만이라도 누군가에게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았으면 하고 바랐다. 눈물을 그친 할머니가 다시 걸었다. 나는 할머니를 뒤따라갔다. 할머니는 여전히 뒤에 있는 나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한참 동안 동물원 곳곳을 걷던 할머니는 코닥 필름 사진관 앞에서 멈춰 섰다. 우두커니 서서 문 닫힌 사진관의 창을 한참 동안 들여다보았다. 거기에는 코끼리 등에 올라 탄 삼촌이 붉은 조련복을 입고 활짝 웃는 사진이 붙어 있었다. 테마랜드 30년의 모습을 한꺼번에 볼 수 있도록 전시된 사진들이었다. 오래되어 빛이 바랬을 뿐, 사진 속의 모든 것들은 충분히 식별이 가능했다. 할머니는 손을 뻗은 채로 창가에 바짝 다가섰다. 삼촌의 사진이 언제부터 저곳에 걸려 있었던 걸까. 테마랜드의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이라면 저 사진을 그곳에 걸어 놓지는 못했을 것이다. 할머니! 그제야 내가 큰소리로 할머니를 불렀지만 할머니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나는 멀찍이 떨어져서 코끼리 등 위에 앉아 밝게 웃고 있는 삼촌과 그것을 향해 말 없이 손을 뻗는 여인을 찍은 한 장의 사진을 쓸쓸히 바라보았다. 내가 보고 있는 이 사진 속으로도 빗방울들이 쏟아져 내렸다. 정적을 깬 것은 다름 아닌 푸앙이 우는 소리였다. 푸앙은 팀장에게 멱살을 잡힌 채 이쪽으로 끌려오는 중이었다. 여전히 홍학 한 마리를 품에 안고 있었다. 야, 이하설! 나는 갑작스러운 그들의 등장에 놀라 나도 모르게 할머니! 하고 큰소리로 외쳤다. 내내 그렇게 멈춰 있을 것만 같던 사진 속 초로의 여인이 나를 향해 몸을 돌렸다. 그러나 여인의 핏발 선 두 눈이 멈춘 곳은 내가 입고 있는 삼촌의 조련복이었다. 자신의 손으로 직접 단추를 달고 솔기를 여며준 이 옷을 할머니는 단번에 알아차린 것 같았다. 어느새 창틀에서 떼어 낸 삼촌의 사진을 안고 있는 할머니가 다른 한 손으로 내 옷을 가리키며 다가왔다. 팀장과 푸앙도 이쪽으로 바짝 다가섰다. 그들의 발걸음 소리가 코끼리 울음소리보다 더 크게 느껴졌다. 쏘냐와 튀라는 우리로 돌아갔을까. 어찌해야 할 바를 몰라 나는 주머니 속에 있던 못을 꺼내 쥐었다. 나는 어느 쪽으로도 가지 못했다. 누군가 먼저 잡아당기지 않는다면 나는 언제까지라도 그렇게 서 있을 것만 같았다. <끝> ■ 당선소감 - “기꺼이, 조금 더 말랑해지겠습니다” 타슈켄트 동물원에는 코끼리 두 마리가 살고 있습니다. 초원을 훑어야 할 우묵한 눈들이 녹슨 푸슈킨 동상을 바라보고 있지요. 어느 날 저도 모르게 코끼리 우리 안으로 들어가 버리고야 말았습니다. 늙고 병든 코끼리의 두툼하고 너덜너덜한 귓불을 한참 동안 쓰다듬어 주었어요. 그 코끼리들이 저와 함께 아랄 해를 지나 여기까지 왔습니다. 우리 할머니는 요즘 노인정에서 한글을 배우고 계십니다. 손녀가 쓴 글을 읽겠다고 약속을 하셨어요. 저는 아주 오랫동안 천천히 글을 써나갈 작정이므로 할머니는 기필코 200세 장수하셔야 합니다. 기꺼이, 조금 더 말랑해지겠습니다. 이 소식을 누구보다도 기뻐해주신 ‘동인, 그 섬’의 대장 임철우 선생님(‘그 섬에 가고 싶다’를 필사하던 그 순간이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잘 견디고 천천히 나아가겠습니다.), 치열하고 엄중한 소설쓰기가 일상의 진부함을 뛰어넘을 수 있도록 그 방향을 제시해주신 최수철 선생님(선생님의 조언과 응원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그 마음에 누가 되지 않도록 살고, 쓰겠습니다.), 검룡소에서 풀솜대를 뜯어주신 최두석 선생님(돌아가지 못하는 시의 자리가 아직도 제 가슴에 남아 있습니다.) 글 쓰는 손가락은 절대적으로 겸손해야 함을 일깨워주신 서영채 선생님(밤새 꺼지지 않던 선생님 연구실의 불빛을 바라보며 술 취한 저는 도서관에서 잠들곤 했지요.), 사물을 객관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법을 가르쳐주신 주인석 선생님(아, 이제 오디오 튜닝을 할 수 있게 되었어요!), 10년 전 홍성여고 문예반 수업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제가 없었을 겁니다, 이정록 선생님. 좋은 선생님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저의 행운입니다. 그 운명을 결정지어주신 어머니, 아버지께 이 영광을 돌립니다. 제가 무너지려 할 때마다 옆에서 바로잡아주고 격려해준 권오영 시인께는 미처 다 갚을 수도 없는 마음들을 받았습니다. 함께 공부하는 동안 내내 소설 쓰기의 치열함을 온몸으로 가르쳐주던 김도연 선배께 맥주 한 잔 사드리고 싶습니다. 철없는 저를 뒤치다꺼리해 주느라 고생한, 제일 먼저 축하해준 이진희 시인. 정말 고맙습니다. 부족한 작품을 끝까지 손에 들고 계셨던 심사위원 선생님들께 고개 숙여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것같이 힘들어도 조금 더 기운을 낼 수 있는 뚝심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얼른 ‘리보통(Ly-botong)’으로 달려가 그곳에 계신 분들과 커피 한 잔 내려 마시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 약력 -본명:이미선. 1983년 충남 보령 출생 -한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한신대학교 문예창작대학원 소설전공 수료 -한국국제협력단(KOICA) 단원으로 우즈베키스탄 세계언어대학 한국어 강사 역임 ■ 심사평 - ‘현대인 삶의 축도’ 동물원… 상징적 압축미 탁월 예심을 거쳐 올라온 작품은 모두 열 편. 이 가운데 다시 세 편의 작품을 어렵게 추려 놓고 생각했다. 신춘문예가 필요로 하는 소설은 어떤 소설인가? 우리 소설은 어디로 가야 하나? 단편소설은 산문 양식임에도 언어의 경제성을 문제 삼지 않을 수 없는 영역이다. 우리는 이 짧은 언어로는 ‘모든 것’을 쓸 수 없다. 그럼에도 이 양식은 이 ‘모든 것’을 내놓으라고 한다. 어떻게? 수사학, 즉 기교가 우리를 지상적인 삶에서 초월적 의미의 세계로 순간이동시켜 준다. 그러니 기교가 모든 것이냐고 물으면 그렇다고 답할 수도 있다. 상징적 깊이나 환유적 지시 체계를 갖추지 못한 훌륭한 단편소설이란 일종의 형용모순과도 같다. 하이준씨의 ‘은행나무가 있는 풍경’은 현대적 일상을 사건으로 만들어 가는 문체가 돋보였다. 강남의 한 미장원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조그만 사건은, 일상의 소소함이 그 한계 내에만 머무르지 않도록 만든 장점도 갖추었다. 김명진씨의 ‘뷰티플 원데이’는 베트남에서 온 아버지와 아버지의 젊은 여인과 ‘나’의 이야기를 그린 것이다. ‘나’의 내면의 섬세함이 다문화라는 문제를 사회성 이상의 차원으로 끌어 올렸다. 그러나 ‘은행나무가 있는 풍경’은 의미를 구성하는 사건이 너무 희박하고, ‘뷰티플 원데이’는 사건을 보편적인 의미로 상승시키는 힘이 부족하다. 이은선씨의 ‘붉은 코끼리’는 상징적 압축미가 뛰어나다. 동물원 코끼리 조련사의 이야기 안에 많은 것을 담았다. 동물원이라는 배경 자체가 어떤 상징성을 띤, 현대인의 삶의 축도로 이해하게 한다. 여기서 동물원을 지배하는 어떤 메커니즘은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세계의 어떤 축도와도 같다. 이 작품은 쓴 것 이상의 의미를 함축하면서 독자에게 시적인 울림을 선사한다. 재능과 생각을 겸비한 이은선씨에게 축하의 말씀과 함께 정진을 당부 드린다.
  • [점프 코리아 2010-G20시대를 열다]사공일 준비위원장 신년 인터뷰 / 대담 곽태헌 정치부장

    [점프 코리아 2010-G20시대를 열다]사공일 준비위원장 신년 인터뷰 / 대담 곽태헌 정치부장

    “이번 회의를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를 ‘코리아 프리미엄(Korea Premium)’으로 역전시킬 수 있는 전기(轉機)를 마련하겠다.” 사공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준비위원장은 지난 28일 서울 삼청동 사무실에서 가진 신년인터뷰에서 이 같은 비전을 밝혔다. 사공 위원장은 “지금까지 경제 위기탈출을 위한 논의를 주로 해왔다면, 새해 11월 G20 정상회의에서는 경제위기 이후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방향이 주로 논의될 것”이라며 “G20 정상회의는 올림픽이나 월드컵처럼 당장 눈에 드러나는 효과보다는, 국격(國格)이 신장되는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장기적인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북한을 초청하는 데에는 부정적이었다. 사공 위원장과의 일문일답을 간추린다. →G20 정상회의를 유치하게 된 의미는. -G20는 지구촌 유지(有志)에 해당하는 나라의 모임이다. 우리가 G20의 일원이 됐을 뿐 아니라 좌장이 됐다. 외교사에 처음있는 일이다. 지구촌 경제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주도적 역할을 하게 된다. 유엔에 가입한 나라는 192개국이다. 우리나라가 유엔에 가입한 게 1991년인데, 20년도 채 안돼 192개 나라 중 가장 경제적으로 영향력 있는 20개국 모임에서 좌장이 된 것이다. 100여년 전인 1907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제2차 국제평화회의가 개최됐을 때 우리나라는 이준 특사를 파견했지만, 동민(洞民) 취급을 못받았던 걸 생각하면 정말 역사적으로 뜻깊은 일이다. →유치 과정이 쉽지 않았는데. -이명박 대통령께서도 아슬아슬한 순간이 많았다고 말씀하셨다. 책을 써도 몇 권은 쓸 내용이다. 경합 도시나 나라가 많다거나, 반대하는 나라가 많아서라기보다는 G20 회의 자체가 제도화되느냐가 문제였다. G8(G7+러시아)이나 G14(G8+중국, 브라질, 인도, 멕시코, 남아공, 이집트)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나라도 있었다. G20에서 빠지는 172개 국가의 반발도 문제였다. 국제적인 관계를 고려해 일일이 밝히기는 어렵다(사공 위원장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프랑스는 G14를, 일본은 G8을 각각 선호했다). →이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를 개최하게 된 것과 관련해 우리에게 국운(國運)이 있는 것이라고 하는데. -가장 중요한 세 가지가 있었기에 유치가 가능했다.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국민 모두 열심히 일한 국력이 뒷받침됐다. 이 대통령이 그동안 G20 정상회의에서 보여준 리더십도 큰 몫을 했다. 이 대통령은 (2008년 11월) 워싱턴에서 열린 G20 1차 정상회의에서 보호무역주의를 하지 말자는 입장을 밝혀 공감을 얻었다. 정상회의나 전화통화를 통해서 세계경제의 방향과 비전을 제시해온 것도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았다. 한국정부가 기획조정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G20 정상회의를 국정의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는 점도 주효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거친 뒤 한국이 업그레이드됐는데 올림픽이나 2002년의 월드컵 개최와 비교하면. -올림픽, 월드컵은 하드웨어가 강한 행사다. G20 정상회의는 소프트웨어적인 성격이 강하다. 올림픽과 월드컵은 행사를 통해 오는 직접적인 경제효과가 크다. 많은 관람객이 오고 세계 이목이 집중된다. G20도 물론 경제적인 직접적인 효과는 있다. 11월 회의에 세계 정상급 인사만 35명이 온다. 회원국 정상뿐 아니라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 수장들이 온다. 공식수행원만 3500명, 취재진만 3000명, 경호인원만 4000명에 이를 것이다. →단기적이고 가시적인 경제적 효과보다는 장기적인 효과가 더 큰 게 아닌가. -그렇다. G20 정상회의는 장기적인 효과가 더 크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 지구촌 유지 모임의 좌장으로 세계경제가 나갈 방향, 새로운 성장모델을 제시하면서 국격이 올라가고 브랜드 가치도 올라간다. 이런 기회를 통해 정치, 사회, 문화 모두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계기로 활용한다면 효과는 말할 수 없을 만큼 더 클 것이다. →어떤 의제를 주로 다루나. -우리보다 앞서 6월에 캐나다에서 열리는 정상회의에서는 이른바 ‘출구전략’을 마무리하느냐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다. 그러나 11월쯤에는 지금보다 세계 경제가 상당히 빠른 회복단계에 들어가 있을 것이다. 세계 경제위기 이후에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고, 어떤 성장 모델을 가져야 하겠느냐는게 주로 논의될 것이다. →이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에서 20개국마다 대표적인 기업 20개의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하는 이른바 ‘B20’구상을 밝혔는데. -최고의 기업인들을 모아서 그들의 의견을 청취하자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뜻이다. 회원국들과 협의하고 있다. 400명이 될지, 얼마가 될지는 협의를 거쳐서 정해질 것이다. 어떤 식으로 됐든 기업인들이 G20 정상회의에서 의견을 개진하는 계기를 만들 것이다. →북한대표단을 초청하자는 얘기도 나온다. -G20은 국제경제 협력에 관한 한 프리미엄 포럼이다. 경제협력에 관한 것은 그동안 G8에서 해왔는데, 미국 피츠버그 회의(2009년 9월)에서 G20이 하는 것으로 정리됐다. G20은 당분간 경제분야에서 국제협력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G20에서 정치문제도 다룰지는 모르겠지만, 당장은 정치성 강한 북한 관련 문제는 신중을 기해서 생각해봐야 한다. →주 개최지가 사실상 서울 삼성동 코엑스로 결정됐다는 얘기가 많은데. -(주 개최지는) 공항 접근성과 회의장 시설 등 편의성을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한다. 보안이나 경호 문제 등을 고려해서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다. →재무장관 회의를 비롯한 다른 회의는 지방에서 분산개최한다는데. -G20 정상회의뿐 아니라 재무장관회의, 재무차관 회의, 셰파(Sherpa·실무자) 회의도 모두 완전히 일하기 위한 회의다. 그래서 교통을 비롯해 참석자들의 편의성을 먼저 고려, 최대한 분산 개최할 생각이다. 이런 것을 고려한다는 점을 알고 선정지역에서 빠지더라도 이해를 해줬으면 좋겠다. →해외에 삼성, LG는 잘 알려져 있는 것에 비해 ‘코리아(Korea)’는 잘 모르는 외국인이 많은데. -그래서 이번 회의를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반전시킬 수 있는 계기로 만들 것이다. 한국이라는 나라의 국격이 올라가면서 뛰어난 지도력을 발휘하고, 그 과정에서 국민들이 적극적인 참여를 하고 성숙된 모습을 보인다면 충분히 그렇게 될 수 있다. →우리도 이제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바뀌었는데. -우리 스스로 큰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일이다. 1960년대 초반만 해도 세계에서 가장 못사는 나라 중의 하나였다. 5대 수출품목이 철광석, 텅스텐, 생사, 무연탄, 오징어였다. 1964년에 수출 1억달러를 달성했다고 수출의 날을 만들었는데, 이제 세계 수출 9위의 나라가 됐다. 정리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여성7명 스키로 남극점 밟아

    영하 40℃에 이르는 추위와 시속 130㎞에 이르는 강풍을 견디며 남극 대륙 900㎞를 가로지른 여성 7명이 2009년 마지막날 목표했던 남극점에 도착하는 데 성공했다. 영국, 인도, 뉴질랜드, 싱가포르, 가나, 브루나이, 키프로스 등 7개 나라에서 모인 여성 7명은 지난해 11월23일 남극대륙 동쪽에 위치한 패트리엇 힐스 기지를 출발했다. 이들은 각자 식량 등을 넣은 80㎏짜리 썰매를 끌면서 하루 6~10시간씩 평균 24㎞를 스키를 타고 이동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펠리시티 애스턴 탐험대장은 남극에서 보낸 메시지를 통해 “우리 팀이 정말 자랑스럽다. 이 탐험을 이뤄 냈으니 누구든 자신이 원하는 것은 뭐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점프 코리아 2010-G20시대를 열다]‘인색하지 않은’ 원조 전략은

    [점프 코리아 2010-G20시대를 열다]‘인색하지 않은’ 원조 전략은

    “주면서도 인색한 나라 이미지를 벗어야 합니다.” 국제구호전문가 한비야씨는 2007년 국제원조분야에서 한국의 ‘빈곤한’ 이미지를 한마디로 지적했다. 그리고 2년이 지난 2009년 한국은 역사상 처음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 D) 원조국 클럽인 개발원조위원회(DAC) 대열에 합류했다. ‘선진국 중의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현실은 아직 외화내빈이다. 터키 대지진 때 국내 한 구호단체가 100만달러를 냈지만 한국정부 원조액수는 단 7만달러에 불과했다. 무상원조보다 유상원조, 정부 대신 민간이 원조를 떠안다시피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잔인할 정도로 해외원조에 인색한 나라’라는 평은 과언이 아니다. 12월 국가브랜드위원회의 대통령 업무보고 역시 이런 점을 염두에 뒀다. 원조규모를 2015년까지 국민순생산(GNI) 2.5% 수준, 비구속성 원조를 현 25%에서 75% 수준까지 높일 계획이다. 이는 매년 약 30억달러 상당을 원조에 쏟아야 한다는 의미다. 한씨는 “천문학적인 액수로 보이지만 국민 1인당 한 달 400~500원 수준이면 충분한 액수”라고 말한다.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한국만의 경험을 활용해 정부개발원조와 민간기업 수출촉진의 시너지 효과도 노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원확보도 빼놓을 수 없다. 한국은 개도국에 필요한 정보기술(IT), 과학기술, 보건의료 등 전문화된 기술, 그리고 이를 전수할 노하우를 갖고 있다. ●2015년까지 매년 30억달러 원조 싹은 이미 조금씩 틔우고 있다. 한국전력공사는 세계은행이 발주한 640억달러 규모의 캄보디아 전력망 마스터플랜 사업을 국내 최초로 수주했다. 2001년 이후 한국국제협력단(KOIC A) 개발조사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실적을 인정받은 덕이다. KOICA는 최근 알제리 신도시인 시디 압델라의 마스터플랜을 마련하는 데 필요한 재원 100만달러를 지원했다. 직후인 2008년 8월 경남기업은 현지에서 7억달러짜리 공사를 수주했다. 중국, 일본은 ‘자원의 보고’ 아프리카로 눈을 돌린 지 오래다. 중국은 도로 건설 등 사회간접자본에만 수백억달러를 쏟아부었다. 일본이 주최하는 아프리카개발회의에선 지난해 엔차관 40억달러, 향후 5년간 공적개발원조(ODA) 2배 증가가 약속됐다. 반면 한국의 아프리카 ODA 비중은 1996년 6.2%에서 2007년 12.7%(8500만달러)로 거북이 걸음 수준. 외교부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서울에서 열린 제2회 한-아프리카 포럼에서 자원봉사자를 1000명 이상 파견하고 2012년까지 ODA 규모를 2008년 대비 2배로 늘리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외국공무원 무상교육으로 지한파 양산 정부가 24년간 진행해온 외국공무원교육은 한국적 ODA의 전형으로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1984년 말레이시아를 선두로 그간 115개국 3320명이 이수했다. 교육주체인 행정안전부는 2000년 이후 교육대상을 중국, 일본, 필리핀부터 브루나이, 나이지리아, 튀니지, 파라과이 등 전 세계로 확대했다. 맞춤식 무료 교육과정은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KOICA와 공동운영하는 동남아 3개국 행정발전과정, 나이지리아 경제발전과정 등 6개 과정이 인기다. 행안부 중앙공무원교육원 박경배 국제교육협력관은 “한국이 최강인 전자정부, IT 분야 기술 전수로 지한·친한파 양산에도 톡톡히 한몫하고 있다.”고 전했다. 교육을 거쳐 간 이들이 자국 주요 요직에 임명되는 사례도 부쩍 늘었다. 2008년 연수 후 필리핀 163번째 대법관에 임명된 루카스 베르사민, 말레이시아 신행정수도 건설공단 사장에 임명된 탄 스리 삼수딘 빈 오스만, 인도의 파르샤 사라디 레이 외무부국장, 아프간 주스위스대사에 임명된 아마드 에크릴 하키미 등이 대표적이다. 케냐에서 1년간 구호활동에 참여했던 국제구호단체 굿네이버스 봉사자 유정도씨는 “막상 현지에선 한국의 민간원조만 어렴풋이 아는 경우가 많다.”면서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KOICA 관계자는 “여성노동이나 새마을운동 같은 정부주도의 경제개발·민주화를 동시에 이룩한 경험을 기후변화 같은 글로벌 이슈에 접목시켜 한국적 원조모델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中 영해확장 노골화… 영유권 갈등 심화

    中 영해확장 노골화… 영유권 갈등 심화

    │도쿄 박홍기·베이징 박홍환 특파원│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26일 섬의 체계적인관리 강화를 위해 내년 3월1일부터 시행될 ‘해도(海島·섬)보호법’을 통과시켰다. ●난개발 규제 명분… 해양강국 야욕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은 곧바로 법안을 공포했다. 특히 ‘무인도의 소유권은 국가에 귀속된다.’고 명시함에 따라 일본과 필리핀·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 등과의 영유권 다툼이 진행 중인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의 섬을 둘러싼 마찰 가능성은 한층 커졌다. 해도보호법과 관련, 중국 측이 내세우는 목적은 세 가지다. 해안 도서에 무분별하게 건물을 짓는 등의 난개발을 엄격하게 규제하는 동시에 생태계의 파괴를 막고, 국가의 해양 권익을 지키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무인도가 국가 소유가 된 만큼 개발뿐만 아니라 무인도 및 주변 해역에서의 자원 채취 등이 국가의 관리 아래 놓였다. 개인 및 기업의 사용, 매매는 전면 금지된 셈이다. 정부의 허가 없이 관광사업을 할 경우 벌금 등 법적 책임을 묻는 한편 ‘영해의 기점이 되는 표지를 훼손하거나 맘대로 옮기는 행위도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다만 국방 등 공익 목적의 이용은 예외로 인정했다. 난개발과 환경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해양 에너지와 자원의 확보라는 ‘권익수호’에 방점을 찍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나아가 ‘해양 강국’의 공고화를 위해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 흩어져 있는 무인도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도 풀이된다. 때문에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일본 및 동남아 각국은 중국의 해도보호법 운영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중국 해역에 산재한 500㎡ 이상의 면적을 가진 6900개 가량의 섬 가운데 60 00개 이상이 무인도다. 또 1400개 정도의 무인도는 명칭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베트남 등과 다툼 커질듯 현재 동중국해의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열도)는 중국과 일본 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중·일 양국은 지난해 6월 댜오위다오의 춘샤오(春曉·일본명 시라카바)를 비롯, 돤차오(斷橋·구스노키), 톈와이톈(天外天·가시), 룽징(龍井·아스나로) 등 4곳에 대한 공동개발에 합의했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다. 필리핀·베트남·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브루나이 등은 남중국해의 남사군도와 서사군도 영유권을 놓고 중국과 갈등이 만만찮다. 전인대 니웨펑(倪岳峰) 환경자원보호위원회 부주임위원은 법 제정과 관련, “섬과 주변 해역의 생태보호, 섬 자연자원의 합리적 개발과 함께 국가의 섬 권익 수호에 획기적 전기가 마련됐다.”고 자평했다. hkpark@seoul.co.kr
  • 메시·아게로 빼니 아르헨 수비 구멍

    무전기도 없이 관중석에 앉아 대표팀 경기를 지켜본 디에고 마라도나(49·아르헨티나) 감독의 얼굴은 일그러져 있었다. 지난달 기자회견 욕설 파문으로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2개월 자격정지 징계를 받은 터였다. 23일 스페인 축구의 심장부인 바르셀로나 캄프누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탈루냐와의 친선경기. ‘핵심’ 리오넬 메시(22·FC바르셀로나)와 마라도나의 사위 세르히오 아게로(21·A마드리드)가 부상과 클럽의 차출 반대로 빠졌지만 조직력만큼은 엿볼 수 있는 한판이었다. 아르헨티나는 스페인 ‘준 대표팀’으로 불리는 카탈루냐 선발에 2-4로 무릎을 꿇었다. 카탈루냐는 전반 44분 세르히오 가르시아(26·레알 베티스), 후반 10분 보얀 크리키치(19·바르셀로나), 25분 세르히오 곤살레스(33·코루나)에게 잇달아 골을 내줬고, 후반 18분 하비에르 파스토레(20·팔레르모)와 27분 디 마리아(21·벤피카)의 골로 따라잡는 데 그쳤다. 현지로 날아가 경기를 지켜본 한국 대표팀의 정해성(51) 코치는 “오늘 보여준 것이 아르헨티나의 실체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베스트 멤버가 아님을 감안하더라도 남미예선에서 보인 문제점을 그대로 드러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공·수 균형이 좋지 않고, 수비 불안이 여전했다. 조직력엔 분명 문제있다.”고 진단했다. 카탈루냐는 손발을 맞춘지 겨우 하루 밖에 되지 않았다. 특히 좌우 풀백은 계속 뒷 공간을 열어주는 등 실수를 저질렀다. 하지만 정 코치는 “곤살로 이과인(22·R마드리드)과 에세키엘 라베시(24·나폴리) 등 몇몇 선수들의 개인기가 아주 뛰어나다. 모두 한방을 가지고 있어 결코 얕봐서는 안 된다.”고 공격수에 대해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정 코치는 24일 귀국해 보고한 뒤 내년 1월 대표팀의 말라가 전지훈련을 위해 다시 스페인으로 건너간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해군력 증강 경쟁… 남중국해 긴장 고조

    해군력 증강 경쟁… 남중국해 긴장 고조

    │베이징 박홍환특파원│베트남과 러시아의 잠수함 매매 계약이 16일 완결됨에 따라 남중국해의 긴장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베트남은 이번 계약으로 러시아로부터 20억달러(약 2조3500억원) 어치에 이르는 킬로급 잠수함 6척을 내년에 모두 이양받기로 했다. 러시아제 킬로급 잠수함은 디젤 엔진을 사용하지만 정숙성이 뛰어나고, 다량의 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데다 안정성이 검증된 잠수함이다. ●中 남사군도 해군기지건설 주장 중국중앙텔레비전(CCTV) 등 중국 관영 언론들은 17일 이 같은 내용을 일제히 보도하면서 남중국해의 긴장고조 상황을 우려했다. 실제 최근들어 부쩍 주변국간 분쟁이 잦은 남중국해에서는 각국의 군사력, 특히 해군력 증강 움직임이 뚜렷한 상황이다. 해군력 증강은 사실상 중국이 주도하고 있다. 남중국해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1970년대부터 하이난(海南)성 싼야(三亞)에 해군기지를 건설해온 중국은 이 곳에 제2세대 핵잠수함을 집중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중국내 군부 일각에서는 현재 점령중인 남사군도(스프래틀리)의 암초섬 한 곳에 해군기지와 비행장 등을 건설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중국은 2~3년내에 항공모함도 갖추게 된다. 전통적으로 육상 전력이 강했던 베트남은 이번 러시아제 잠수함 구입으로 해군력이 대폭 확충된다.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이 강력해지면서 자신들이 실효지배중인 서사군도(파라셀)의 여러 섬들과 연안의 석유 및 천연가스 등에 대한 발언권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 해군력을 증강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베트남의 연간 국방비가 35억달러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잠수함 구매의 비중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美·濠 영향력 강화도 주목 말레이시아 역시 최근 잠수함 2척을 구매해 해군력을 확충했다. 한 척은 지난 9월 실전배치됐고, 내년에 스페인에서 한 척을 넘겨받게 된다. 이 밖에 인도네시아가 향후 10년간 12척의 잠수함을 확충할 계획이고, 최근들어 싱가포르, 태국 등과 남중국해에서 합동훈련을 강화하고 있는 호주도 12척의 신형 잠수함을 건조하는 한편 이지스함 2척을 구입해 실전배치키로 했다. 남중국해의 분쟁 당사국은 중국과 필리핀, 베트남, 타이완,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7개국. 1970년대초 남중국해가 자원의 보고로 확인되면서 영유권 분쟁이 시작돼 한때 베트남과 중국간 전쟁상태로 치닫기도 했다. 2002년 11월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과 중국이 분쟁 방지에 합의해 수면 아래로 잠복했던 남중국해 분쟁은 올들어 중국의 영향력 확대로 또 다시 확대되고 있다. 미국의 중국 견제와 호주의 이 지역에 대한 영향력 확대 움직임도 분쟁을 확대시키는 요인이다. 현재 남중국해 500여개의 섬과 암초 가운데 베트남은 29개, 중국은 4개, 필리핀·말레이시아·브루나이는 각각 3개 섬에 병력을 파견해 놓고 있다. stinger@seoul.co.kr
  • “인터넷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 캠페인

    “인터넷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 캠페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으로는 4번째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가운데 차기 노벨평화상 후보로 가상세계를 추천하자는 운동이 전개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인터넷에게 노벨평화상을 주자는 것이다. 이른바 ‘평화를 위한 인터넷’ 운동이다. 인터넷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다면 (인터넷을 사용하는) 모든 사람이 공동으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게 되는 셈이다. 이미 운동에 참여한 유명 인사는 여럿이다. 세계적인 패션디자이너 조르지오 아르마니, 이탈리아 최고의 암 권위자로 잘 알려진 움베르토 베로네시 박사, 이란의 인권운동가이자 2003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시린 에바디 변호사 등이 노벨평화상 후보로 인터넷을 밀겠다고 나섰다. 인터넷을 후보로 지지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소니 에릭슨, 시트로엥 등 세계적인 기업이 가세했다. IT 잡지 ‘와이어드’ 등의 주도로 시작된 ‘평화를 위한 인터넷’ 운동은 이미 인터넷 사이트(http://www.internetforpeace.org/joinus.cfm)를 개설하고 온라인 지지자를 모으고 있다. 10일 현재 2490명이 회원가입을 마쳤다. 인터넷만큼 인류 평화에 크게 공헌한 도구도 찾아보기 힘들다는 게 인터넷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밀고 있는 사람들의 주장이다. 증오와 분쟁 없이 살아가기 위해선 지구촌 사람들이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야 하는데 인터넷이 바로 핵심적인 도구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2003년 노벨평화상 수상자 에바디 변호사는 인터넷에 역기능과 부작용도 있지만 순기능만 본다면 인터넷은 노벨평화상 후보로 손색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최근) 테헤란에서 폭동사태가 났을 때 트위터가 없었다면 엄청난 정보(뉴스)가 알려지는 게 가능했겠는가.”라고 반문하며 인터넷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는 데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인터넷을 노벨상후보로 강력히 밀고 있는 IT 잡지 ‘와이어드’ 이탈리아판의 편집장 리카르도 루나는 “2010년 9월까지 각국판 와이어드 사이트에 인터넷이 평화에 공헌한 사례에 대한 글을 올리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디자인의 가치 모든 사람이 누려야죠”

    “디자인의 가치 모든 사람이 누려야죠”

    ■ 차세대 디자인 리더 성정기씨 “디자이너가 생각을 바꾸면 일상에 큰 변화가 생깁니다.” 최근 한국을 찾은 재미(在美) 디자이너 성정기(38)씨의 작품집(포트폴리오)은 어떤 책보다 큰 감동을 안겨준다. 저소득 노동계층을 위한 킥보드로 이용할 수 있는 카트, 휴대전화가 달린 지팡이, 시각장애인이 손으로 구별할 수 있도록 표면의 홈이 다르게 파진 샴푸와 린스병 등 희망을 주는 제품들이 가득하다. 그의 디자인 철학은 “디자인의 가치를 모든 사람들이 누릴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27살에 수학능력시험을 다시 보고 국민대 공업디자인학과에 입학한 성씨는 세계적인 디자인 상과 공모전에서 20차례 수상한 ‘차세대 디자인 리더’다. ‘LG전자 국제 디자인 공모전’에서 금상을 받고 LG전자에서 일했지만, 한국 디자이너로는 최초로 미국 보스턴에 있는 세계적인 디자인 회사 ‘아이디오’에 입사한다. ●자신만의 디자인 철학 실현 유학을 하지도 않았고 영어도 제대로 못 했던 성씨의 해외 진출을 주변에서는 불가능하다고 여겼지만 아이디오의 설립자는 그의 가능성을 알아보았다. 아이디오는 개인 영어교사와 숙소를 제공하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성씨를 영입했다. 미국 진출 5년째인 성씨는 영어에 대해 “언어보다 중요한 것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디자이너들은 창의력과 기술은 뛰어나지만 예절을 강조하는 교육과 문화때문에 수평적인 조직 생활에서 자기 의견을 말하는 데 익숙하지 않다는 것이다. 현재 그가 일하는 디자인 회사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루나 디자인’이다. 아이디오가 디자인 컨설팅 회사를 표방하면서 성씨는 자신의 디자인 철학을 실현할 수 있는 ‘사회를 위한 디자인’을 할 수 있는 회사를 찾았고 그 곳이 바로 루나 디자인이었다. 디자인을 통해 제품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게 경제적 의미만 있지 않다고 강조하는 성씨는 요즘 교육 관련 제품 디자인에 관심이 많다. 혼자 먹으면 불편한 ‘쌍쌍바’처럼, 양쪽으로 박음질해 나눠쓰는 공책을 개발했다. 루나 디자인 인터뷰때 발표, 그의 입사에 큰 공을 세운 ‘유니세프 프렌즈’는 볼펜 심을 붙여놓은 편지지다. 개발도상국의 어린이들에게 성씨가 만든 편지지로 글을 써서 보내면 아이들은 편지지를 말아 펜으로 쓸 수 있다. 이처럼 사람들을 위한 디자인의 영감은 서울 구로공단에서 재봉 일을 하며 홀로 아들을 키운 어머니에게서 많이 얻었다고 한다. ●재봉 일 하는 어머니 보며 영감 얻어 성씨의 디자인은 8일까지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리는 ‘디자인 코리아 2009’에서 만날 수 있다. 버릴 때 한번 더 생각할 수 있도록 거름망이 달린 쓰레기통과 루나 디자인에서 만든 오랄비 칫솔의 개발 역사가 실물로 전시된다. 전시회에는 앤젤리나 졸리가 쓰는 베이비뵨 아기띠, 누워서 타는 젯스트림 스포츠 자전거 등 우리나라를 비롯해 21개국의 혁신적인 디자인 제품도 나온다. 세계무대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디자인 학도를 위해 성씨는 홈페이지(club.cyworld.com/designersQandA)를 운영하고 있다. 포트폴리오에 대한 조언을 해주려고 전화를 걸기도 한다니 미국에서 갑자기 성씨의 전화가 와도 놀라지 말 일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초겨울 한강변 자전거길 달려요”

    “초겨울 한강변 자전거길 달려요”

    서울 한강변의 자전거 도로는 모두 69.9㎞. 자전거를 타고 일부 산책로를 겸한 자전거 도로를 3시간가량 달리면 하남 인근부터 구리 일대까지 모두 둘러볼 수 있다. 난지·광나루 자전거공원에서 이색자전거 체험을 하고 양화대교, 동작대교 등에 마련된 전망쉼터에 들러 차를 마시면 단조롭지 않은 자전거 여행을 즐기게 된다. 서울시는 이처럼 초겨울 꼭 찾아볼 만한 한강변 자전거길 3대 코스를 29일 추천했다. 우선 난지한강공원~반포한강공원의 16㎞ 구간. 갈대숲으로 유명한 난지한강공원을 한 바퀴 돈 후 지난 9월 개장한 난지자전거공원에 들르면 풍력 자전거 등 이색 자전거 체험을 할 수 있다. 난지자전거공원을 빠져나오면 오솔길이 있는 망원한강공원에서 잠시 흙길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마포대교에 이르면 4곳의 전망대에서 낙조(落照)와 밤섬, 여의도 한강공원의 모습을 조망하면 된다. 마포대교를 횡단해 야경이 멋지다는 전망쉼터 ‘노을카페’와 ‘구름카페’가 있는 동작대교를 통과하면 종착지인 반포한강공원과 만난다. 광나루한강공원~반포한강공원의 15㎞ 코스도 달려볼 만하다. 국내 유일의 자전거 레이싱 경기장이 있는 광나루자전거공원에서 출발하는 코스다. 자전거공원 인근의 광나루한강공원을 지나면 영동대교~동호대교 2.8㎞ 구간이 나온다. 시원한 강바람을 가르며 달리다 보면 한남대교를 지나는데, 한남대교에 새로 마련된 전망쉼터 ‘카페 레인보우’에 들러보는 것도 좋다. 전망쉼터에 올라 주스 등 간단한 음료를 이용할 수 있다. 전망쉼터에서 자전거로 5~10분만 달리면 종착지인 반포한강공원에 도착한다. 강서생태공원~난지공원의 14㎞ 구간은 아이와 함께 달리기 좋은 코스다. 매년 12월이면 철새맞이에 바쁜 강서습지생태공원에 들러 가족과 함께 철새와 각양각색 수풀을 관찰하고 공원에서 개설한 생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선유도 미루나무길 1.2㎞ 구간은 빼어난 풍경으로 유명해 사진에 담아 두는 것이 좋다. 석양이 질 무렵 난지한강공원에 도착하면 손꼽히는 장관인 난지 낙조를 볼 수 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엄마와 읽는 동화] 난쟁이나무가 되어도 괜찮아/유효진

    [엄마와 읽는 동화] 난쟁이나무가 되어도 괜찮아/유효진

    미루나무의 꿈은 키 큰, 아주 큰 나무가 되는 것입니다. 어릴 적부터 변한 적이 없습니다. 한 번도요. 소원이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머리 꼭대기 저기 먼 곳에 하늘을 코옥, 찔러 보는 것이 소원입니다. 미루나무는 생각합니다. ‘가지 끝으로 파란 하늘을 톡 건들면 아주 신기한 일이 일어날 거야.’ 미루나무는 또 생각합니다. ‘분명히 파란 물이 조르르 새어 나와 내 몸을 파랗게 물들일 거야.’ 파란색을 좋아하는 미루나무는 자기 가지 끝에 나온 연둣빛 이파리도 하늘처럼 파란색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미루나무는 마을 사람들 중에 우로를 제일 좋아합니다. 우로의 커다란 눈도, 도무지 열릴 것 같지 않은 꾹 다문 입도, 고개를 푹 수그리고 걷는 모습도 다 좋아합니다. 숱이 많은 새까만 눈썹도 좋아합니다. 꼬마 녀석들은 미루나무의 다리를 가끔은 걷어차고 연필로 낙서를 하는데, 우로는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어요. 우로가 여섯 살 되던 해였습니다. 그때는 미루나무도 작은 나무였어요. 우로는 구겨진 도화지를 들고 나와 미루나무를 보고 말했습니다. “너를 그리겠어.” 미루나무는 그때 우로가 잔뜩 화가 나 있는 줄 알았어요. 얼굴에 웃음기도 없는 아이가 빤히 쳐다보다가, 그것도 한참동안 쳐다보다가, “너를 그리겠어!” 단호하게 말하고는 그림만 그렸거든요. 미루나무는 우로가 어떻게 자기를 그릴지 궁금해서 졸지도 않았습니다. 우로가 조는 모습을 그려 놓으면 어떡해요. 미루나무는 바람이 미루나무 가지를 마구 흔들거나 나뭇잎을 팔랑팔랑, 흔들면 눈을 크게 뜨고 속삭였어요. “고양이처럼 지나 가. 살금살금. 제발 살금살금.” 우로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그림만 그렸어요. “어? 내가 저렇게 생겼단 말이지!” 정말로 우로는 미루나무를 그렸습니다. 그런데 우로가 그린 미루나무는 키가 큰 새파란 색 나무였어요. 미루나무는 그때부터 꿈이 생기고 말았습니다. 소원이 생기고 말았어요. 키가 큰 새파란 색 미루나무가 되는 것! 그리고 그것은 우로가 열 살이 된 지금까지 변한 적이 없습니다. 우로가 옵니다. 미루나무 곁으로 자박자박 걸어옵니다. ‘또 나를 쳐다만 보다가 돌아갈 건가?’ 미루나무는 제발 한 마디라도 좋으니 우로가 말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안녕, 미루나무’ 라든가 그것도 하기 싫으면 ‘안녕’ 소리만 해줘도 무척 반가울 것 같아요. 그런데 도무지 말을 안 해요. 입술을 꾹 다물고는 쳐다만 봐요. “우로, 안녕. 잘 잤니?” 우로는 아무 말이 없습니다. 미루나무가 인사를 하든가 말든가 우로는 관심도 없는 표정이에요. 아, 물론 알아들을 수도 없겠지만요. 미루나무가 우로 목소리를 들은 건 여섯 살 그 해, “너를 그리겠어.” 가 처음 들은 목소리이자 마지막입니다. 미루나무는 우로를 보고 반가웠으나 곧 시무룩해집니다. ‘저 애는 말을 하지 않으니 속을 모르겠어. 날마다 나를 쳐다만 보니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꿈이 무엇인지, 소원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어. 난 저 애의 고민이 무엇인지도 몰라. 아아!’ 우로는 미루나무를 쳐다만 봅니다. 하염없이 쳐다만 봐요. 미루나무도 뚫어져라 우로만 쳐다봅니다. 미루나무 가지에 앉았던 작은 새가 중얼거립니다. “저 꼬마 목 아프겠다. 저 꼬마가 너와 친구가 하고 싶은 게야.” 미루나무는 작은 새 말이 제발 맞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그 말이 맞을 거라는 생각이 도무지 들지 않아요. ‘치. 난 친구하고 싶은데 왜 쳐다만 보는 거야. 왜 말을 안 하는 거야.’ 그러다가 미루나무는 걱정이 되었습니다. ‘말을 못하게 되었을까? 목소리를 잃어버렸을까?’ 미루나무는 시무룩해지다 못해 슬픈 마음까지 들었습니다. 미루나무가 기억하는 한 우로의 목소리는 매우 똘똘한 목소리였어요. 그런데 그 목소리를 잃어버리는 건 우르르, 하늘이 무너지는 것만큼 엄청난 일입니다. ‘아휴, 감기에 걸려서 기침소리라도 해 보지. 아니 감기는 우로를 괴롭힐 테니……. 그래, 재채기라도 해 보지.’ 하지만 우로는 미루나무 앞에서 기침도 재채기도 하질 않아요. 어젯밤에 미루나무는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땅 속에서, 땅 위에서 온갖 것들이 잎눈을 틔우느라, 싹을 틔우느라 속닥속닥, 톡톡톡, 틱틱 얼마나 소리를 내는지 잠을 잘 수 없었어요. 미루나무는 쿨쿨 낮잠이 들었다가 축축한 느낌에 잠에서 깨었습니다. “어, 뭐지?” 미루나무는 부스스 눈을 뜨다가 그만 깜짝 놀라고 말았어요. “흐흑. 흑흑…….” 우로가 자기 둥치를 부둥켜안고 훌쩍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아아! 미루나무는 우로의 목소리를 여섯 살 이후 처음 들었습니다. ‘그런데 왜지? 왜지?’ 미루나무는 영문을 몰라 속이 탔습니다. ‘내가 뭘 잘못했을까? 내 부러진 가지가 떨어지면서 우로 눈을 찔렀을까? 저기 꼭대기에 있던 새 둥지가 우로 머리를 때리고 떨어졌을까?’ 미루나무는 위를 올려다보았습니다. 그러나 지난 해 얼굴 노란 새가 지어놓고 간 빈 둥지는 그대로 있었습니다. 미루나무는 숨도 크게 쉬지 않고 우로만 빤히 내려다보았습니다. 우로가 너무 슬픈 표정으로 울고 있었기 때문에 숨을 크게 쉴 수가 없었어요. “난 네가 키 크는 게 싫어. 네 키가 크는 게 제일 싫어. 내가 부지런히 자라도 네 키를 따라가지는 못해. 내가 크면 너도 커서 할머니가 그려 놓은 빗금이 자꾸만 올라가잖아. 이젠 빗금이 내 눈에 보이지도 않아. 내 맘도 모르고 너는 날마다 키만 커. 그러니까 내 엄마가 되어 줄 아줌마는 나타나지 않을 거야.” 대체 몇 년 만에 다시 듣는 목소리인지요. ‘깜짝이야! 목소리를 잃어버린 게 아니었어. 그런 게 아니었어.’ 미루나무는 좋아서 하하 웃으려다가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 미루나무는 우로가 금방 했던 말을 똑같이 중얼거리다간 곰곰 생각했습니다. ‘빗금?’ ‘빗금?’ ‘아! 아아! 저기 아래 그려진 내 빗금!’ 미루나무는 이제야 알았습니다. 우로가 자신의 둥치에 그어진 빗금만큼 키가 크면, 마음씨 고운 아줌마가 나타나 새엄마가 되어 줄 거라는 것을요. 누가 그려놨을까 궁금했는데 우로 할머니가 그린 빗금이었습니다. 미루나무는 가만가만 골똘히 옛일을 더듬었습니다. “우로야, 우로가 이만큼 키가 크면 꼭 예쁜 아줌마가 나타날 거야. 그래서 다른 엄마들처럼 우리 우로한테 맛있는 음식도 해 주고, 옷도 깨끗이 빨아서 입혀 주고, 그리고 다른 엄마들처럼 학교도 따라가 줄 거란다. 그러니까 그런 날이 올 때까지 씩씩하게 기다려야지.” 미루나무는 자신의 머리를 마구 쥐어박고 싶었습니다. ‘아, 맞아 그랬어. 그때 할머니가 그랬어. 우로가 파란색 크레파스로 나를 그리기 바로 전 날이었잖아. 난 그때 작은 새가 내 이파리에 똥을 싸고 지나가는 바람에 작은 새 꽁지를 쳐다보고 있었어. 그러느라 그 순간 할머니가 내 몸에 빗금을 그었는데도 몰랐던 거야. 그렇지만 분명 그렇게 말한 기억은 나. 왜 이제야 생각이 난 거지? 어쩌면 나는 그것을 이렇게 까맣게 잊고 있었던 거지? 바보, 바보.’ 미루나무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어깨를 늘어뜨리고 걸어가는 우로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습니다. ‘마구 퍼붓는 소낙비에도 지워지지 않는다고 빗금을 나는 참 싫어만 했는데…….’ 미루나무는 우로한테 너무, 너무나 미안해서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미루나무는 이제 그만 자라고 싶어졌습니다. 아니 앉은뱅이 나무가 되어도 좋으니 키 작은 나무 시절로 되돌아가고 싶어졌습니다. 미루나무는 간혹, 아니 자주 키 작은 나무가 되는 꿈을 꿉니다. “봐라. 내 머리가 빗금 위로 올라갔어. 이제 새엄마가 오시겠지?” “우리 새엄마가 학교에 오셨어. 친구들이 예쁜 엄마를 보고 부러워했지. 난 기분이 좋았어.” “새엄마가 해 주는 밥은 너무 맛있어. 너도 우리 새 엄마가 시장에 가는 거 보았니?” 우로의 목소리를 듣고 눈을 뜨면 자기 키는 그대로인 채, 우로가 타박타박 걸어오는 길만 눈앞에 보입니다. 우로도 보이지 않는 좁다란 빈 길만 그림처럼 펼쳐져 있어요. 미루나무 가지마다 돋았던 새 잎이 이제 제법 큰 잎이 되었습니다. 포르르, 작은 새 한 마리가 미루나무 가지를 떠났습니다. 미루나무는 금방 떠난 새를 바라봅니다. 작은 새의 모습이 푸른 하늘에서 사라지자 미루나무가 휴우, 한숨을 쉽니다. 그러곤 뭉게구름 몇 점 지나가는 하늘을 향해 중얼거렸어요. “나는 이제 코옥, 하늘을 찔러보고 싶지 않아. 내 꿈은 이제 더 이상 키가 자라지 않는 거야. 키 큰 파란색 나무가 안 돼도 괜찮아. 난쟁이나무가 되어도 괜찮아.” ●작가의 말 새엄마 새아빠라는 말이 점점 익숙해지면서 사회 속에서 자리를 넓혀가고 있다. 따라서 이제 콩쥐 팥쥐, 장화홍련 속에서 등장하는 나쁜 새 부모에 대한 인식도 달라져 가고 있고, 달라져야 한다. 달라져야 하는 것만큼은 순전 어른들의 몫이다. 그 몫을 담당하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그리고 한결같이 난쟁이 나무가 되어도 괜찮은 미루나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미루나무가 많은 세상은 등불이 없어도 밝을 것이다. ●약력 경기도 남양주에서 나고 자랐다. 계몽아동문학상을 받으며 문단에 나왔고 단편동화 ‘고물자전거’는 초등학교 4학년 교과서 읽기에 수록되어 있다. 저서:뜸부기 형, 쇠똥구리 까만 운동화, 키가 작아도 괜찮아, 나는 문제없는 문제아 등 다수
  • ‘활동 중단’ f(x), 엠버·크리스탈·설리 ‘신종플루’

    ‘활동 중단’ f(x), 엠버·크리스탈·설리 ‘신종플루’

    5인조 걸그룹 에프엑스f(x)의 멤버 세 명이 신종 플루 확진 판정을 받게 됨에 따라 활동을 잠정 중단한다. 에프엑스의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 측은 23일 오후 “지난 22일 밤 엠버, 크리스탈, 설리 등 3명이 신종 플루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소속사 측은 “엠버, 크리스탈, 설리는 지난 22일 밤 감기 증상이 있어 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았으며, 23일 오후 신종플루 확진 판정을 받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다른 멤버인 루나와 빅토리아도 예방차원에서 함께 검진을 받았으나 다행히 아무 증상 없이 건강하다는 결과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에프엑스는 세 멤버가 완쾌될 때까지 당분간 휴식기를 갖는다. 소속사 측은 “오는 25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K-팝 나이트’ 공연 참석도 취소했다.”고 밝혔다. 한편 에프엑스는 첫 싱글 ‘Chu~♡(츄~♡)’로 활동하던 중 스케줄에 차질을 빚게 됐다. 사진 = SM 엔터테인먼트 서울신문NTN 최정주 기자 joojoo@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Healthy Life] (51) 인체면역력

    [Healthy Life] (51) 인체면역력

    만약 인간이 외부에서 침입하는 각종 세균이나 이물질에 저항하는 능력을 못 가졌다면 어떻게 될까? 상상하기도 싫지만 결과는 인간이라는 종(種)의 완전한 소멸이다. 사람은 자신이 가진 면역체계에 의해 생명을 유지한다. 그러나 이런 면역체계가 모두에게 항상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다. 유사한 환경에서 사는 사람도 누구는 암이 오거나 신종플루에 감염되는 반면 어떤 사람은 꿋꿋하게 이겨낸다. 이런 차별성 역시 면역력의 차이에서 기인하는 바가 절대적이다. 이런 인체 면역체계에 대해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조유숙 교수에게서 듣는다. ●인체면역이란 무엇을 말하는가 면역(免疫·immunity)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어떤 개체에서 감염이나 질병 발생에 대해 가지는 저항성’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 사람의 경우 면역은 체내에 존재하는 면역계라는 특수한 시스템에 의해 이루어진다.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면역체계는 해부학적으로 볼 때 혈액이나 인체 조직에 골고루 퍼져 존재하는 면역세포와 이 면역세포들이 모여 그 기능을 수행하는 면역조직으로 이뤄져 있다. 면역세포에는 흔히 백혈구라고 하는 다양한 종류의 세포들이 포함되며, 면역조직은 임파선·비장·골수조직 등이 포함된다. 기능적으로 볼 때 면역은 선천면역과 후천면역으로 나뉘고, 후천면역은 다시 세포면역과 체액면역으로 구분한다. 그러나 이런 구분은 학문적 분류이며, 실제 인체내에서는 각각의 면역반응이 독립적으로 수행되는 것이 아니라 면역세포들이 복합적으로 연계되어 면역기능을 수행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 수행하나 사람은 생존하는 동안 체내로 유입되는 수많은 물질에 노출될 뿐 아니라 인체 내부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변화에 맞닥뜨리게 된다. 면역체계는 이런 상황으로부터 인체를 정상적으로 보호하고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컨대 유해균이 체내로 침입하면 이를 제거하고 동시에 다음에 같은 세균이 침입할 경우에 대비, 보다 효과적으로 이를 막을 수 있는 예방체계를 구축하는 일들이 바로 면역체계에 의해 이뤄진다. 면역체계는 체내의 변화에도 기민하게 반응한다. 체내에서는 수명이 다한 세포가 죽고, 새 세포가 생겨나는 일이 끊임없이 반복되는데,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생기게 되는 암세포를 포함한 이상세포들을 포착해 제거하는 일도 면역세포의 몫이다. 이를 면역감시체계라고 한다. ●면역체계가 가동되는 경로는 면역계는 특정 상황에서 갑자기 일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한순간도 쉬지 않고 가동된다. 이를 통해 인체는 항상성을 유지하고 건강하게 살아 갈 수 있다. 단, 특정 물질에 새롭게 노출되었을 때는 보다 활성화된 면역작용이 일어나게 된다. 외부에서 체내로 특정 물질이 유입되는 경로는 크게 호흡과 음식, 피부를 들 수 있는데, 실제로 호흡기·위장관·피부에 가장 많은 면역세포와 면역조직이 분포해 있으며, 이들은 늘 유해물질의 유입에 대비하고 있다. 예를 들어 감기바이러스가 호흡기를 통해 들어오면 이를 없애기 위한 면역체계가 가동돼 국소 장기, 즉 코와 기관지의 면역세포들이 집중적으로 활성화돼 면역반응을 유발, 바이러스를 퇴치하는 방식이다. ●면역체계 불구, 왜 질병 걸리나 질병의 방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성공적인 면역반응의 요체는 바로 면역반응의 적절성이다. 일반적으로 ‘면역력을 강화한다.’는 말은 어떤 의미에서는 적절하지 않은 표현이다. 질환은 면역력이 없거나 약해서만 생기는 것이 아니라 지나치게 강한 면역반응에 의해서도 생기기 때문이다. 선천적 또는 후천적으로 면역세포나 면역조직의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외부에서 유입되는 물질이나 병균에 대한 면역반응이 유도되지 않아 반복적으로 감염성 질환에 걸리게 된다. 대표적 면역결핍 바이러스인 HIV바이러스(에이즈)의 경우 면역반응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조력 T세포를 파괴, 심각한 면역 결핍상태를 초래해 중증의 감염성 질환을 앓게 된다. 그런가 하면 면역반응이 생기지 말아야 할 물질에 과민한 면역반응이 생겨 병을 만들기도 한다. 대표적인 질환이 음식이나 꽃가루 등에 의한 알레르기질환과 자가면역질환이다. ●면역력은 타고나는가 드물게 선천성 면역결핍 질환을 가진 경우가 아니라면 모든 사람은 정상적인 면역반응을 수행할 수 있는 면역세포와 면역조직을 갖고 태어난다. 여기에다 살아가면서 다양한 물질과 미생물에 노출되면서 적절하고도 다양한 면역력을 후천적으로 획득하게 된다. ●후천적으로 얼마나 강화되나 면역은 각자의 환경과 외부 물질에 대해 개인별로 적절한 반응이 일어나고 유지되는 것이 중요하다. 막연히 면역력을 강화한다는 말은 의학적으로는 난센스일 뿐 아니라 이를 측정할 과학적인 척도도 존재하지 않는다. ●면역강화 민간요법 범람하는데 ‘면역력 강화’처럼 모호한 용어가 이처럼 널리 쓰이는 상황을 이해하기 어렵다. 면역력 강화가 특정 질병상황을 가정할 때라면 의학적인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지만 단지 면역강화라는 건 의미가 명확하지 않다. ●검증된 면역력 증강법은 앞서 말했듯 막연한 의미의 면역력 증강법이란 없다. 특정 상황을 가정하자면, 독감 유행에 대비해 예방접종을 하는 것은 독감 바이러스에 맞설 면역력을 미리 강화시키는 방법이다. 또 항암제 치료로 면역세포가 감소한 경우라면 이의 생성과 강화를 유인하는 약제 투여가, 영양실조로 면역기능이 위축된 경우라면 그 상태를 교정하는 것이 면역력 증강법이다. 특정한 면역질환에 걸린 사람에 대한 면역치료란 부적절한 면역반응이 왜 생기는지를 파악해 면역체계를 교정, 질병을 치유하려는 시도이지만 그 밖의 면역력 증강법이라는 게 무슨 의미를 가진 것인지 모르겠다. ●면역력 약하면 감기 걸리나 신종플루나 감기 모두 바이러스에 의한 상기도 감염으로, 이는 특정 바이러스에 대한 특이면역이 없어서이지 전반적인 면역기능 감소가 원인은 아니다. 실제로 신종플루의 경우 고위험군이 아닌 건강한 노인들의 감염률이 오히려 젊은 층보다 낮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는 오랜 기간 호흡기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다양한 항바이러스 면역력이 축적된 결과로 해석된다. 단, 전반적으로 건강상태가 불량하거나 면역세포의 기능을 억제하는 약제를 사용하는 환자들은 정상인보다 쉽게 바이러스성 감염에 노출될 수 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아디다스 1유로 운동화 내년 판매

    내년부터 1유로(약 1730원)짜리 운동화가 시중에 판매된다. 독일 스포츠용품 업체인 아디다스가 내년부터 방글라데시에서 전 세계 극빈층들의 발에 신길 1유로짜리 운동화를 생산하겠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번 계획은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무함마드 유누스 그라민 은행 총재가 아디다스에 ‘사회공헌사업’을 제안하면서 실현됐다고 DPA통신이 16일 보도했다. 유누스 총재는 아디다스 측에 빈국 국민들이 사 신을 수 있고 현지에서 만들어져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제품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비싼 가격과 유행에 초점을 맞춰온 아디다스로서는 이례적인 선택이다. 얀 루나우 아디다스 대변인은 1유로 가격표는 아직까지는 구상일 뿐 실제 가격이 그렇게 싸게 책정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직까지 정가는 결정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유누스 총재의 목표에 부합하는 신발을 시장에 내놓을 계획임은 명확하다고 독일 언론에 밝혔다. 이미 의향각서(MOI)도 체결된 상태다. 새로 출시될 운동화에도 아디다스의 상징인 세 줄 무늬가 새겨질 것인지, 다른 브랜드명을 달고 팔릴 것인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루나우 대변인은 아무 상표도 붙이지 말자는 제안도 나오고 있다며 “아직 착수 단계일 뿐”이라고 밝혔다. 아디다스의 이번 행보는 최근 빈국에 싼값으로 약을 제공하거나 ‘100달러 노트북’을 개발하는 다국적 기업들의 노력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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