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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노다 “TPP, 관련국과 협의” 공식선언

    일본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참여를 선언했다. 노다 총리는 11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협상에 즉시 참여’라는 표현 대신 ‘협상 참여를 위한 관련국과의 협의’라는 방침을 밝혔다. TPP에 신중해야 한다는 민주당 내부 의견과 야권의 반발을 감안한 조치다. 노다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무역 건국으로서 오늘까지 번영을 구축해 온 풍부함을 차세대에게 계승해 활력 있는 사회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며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교섭 참가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TPP 교섭 참가에 대한 정치권의 신중론과 반대론을 의식해 “일본의 의료 제도, 전통 문화, 아름다운 농촌은 단호히 지켜 안정된 사회의 재구축을 실현하겠다.”고 덧붙였다. TPP는 농산물을 포함한 모든 상품의 관세를 완전히 철폐하는 높은 단계의 자유무역협정(FTA)이다. 지난 2006년 싱가포르와 뉴질랜드, 칠레, 브루나이 등 4개국이 참여하면서 출범했다. 초기에는 관심을 받지 못했으나 미국이 지난 2009년에 참여, 이를 주도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참여국 가운데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미국이 세계 1위, 일본이 세계 3위이다. TPP 협상 참여 국가의 전체 GDP에서 미국과 일본의 비중은 90%에 이른다. TPP 협상이 사실상 미·일 FTA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미국과 일본은 TPP 참여를 통해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의 FTA 선점을 통한 무역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일본으로서는 한국에 뒤진 FTA를 한꺼번에 만회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한국은 세계 무역시장에서 35.8%의 FTA 체결 비율을 보이고 있지만 일본은 17.6%에 불과하다. 하지만 농업계와 농촌에 지역구를 둔 민주당 의원들과 야권은 TPP 협상 과정에서 미국의 요구에 끌려갈 것이라며 반대해 진통을 겪었다. 미국과 호주 같은 농업대국의 수입 농산물이 무관세로 들어오면 자국 농가가 초토화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일본이 TPP 협상에 참여한 이후에도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TPP는 농업은 물론 금융서비스, 의료, 정부 조달 등 모두 21개 분야에서 폭넓은 시장 개방을 요구하는 구상인 만큼 각 분야에서 10개국의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데 적잖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앞서 노다 총리는 당초 10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TPP 협상 참여 방침을 공식적으로 밝힐 예정이었으나 민주당 내 반발과 야권의 저항을 의식해 결정을 하루 미뤘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2011미스월드에 베네수엘라 고아 출신 사르코스

    남미 출신의 미인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올해의 여성으로 뽑혔다. 영국에서 열린 2011년 미스월드 선발대회에서 미스 베네수엘라 이비안 루나솔 사르코스 콜메나레스가 영예의 1위를 차지했다. 남미의 미녀 대국 베네수엘라가 미스월드를 배출한 건 이번이 통산 6번째다. 키 179cm의 장신 미녀 사르코스 콜메나레스는 1989년 베네수엘라 과나레에서 태어났다. 12명 동생과 오빠, 언니를 둔 그는 어릴 때 부모를 잃고 고아로 자랐다. 한때 수녀가 되려 하다 진로를 변경, 베네수엘라의 서울인 카라카스로 올라가 대학에서 인적자원을 전공했다. 시청각회사에 근무하다 미스 베네수엘라 대회에 출전, 단번에 1등에 올랐다. 사크로스 콜메나레스는 미스월드로 선정된 후 “난 고아다. 미스월드로서 많은 사람, 어려움을 겪는 노인과 어린이들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로 60회를 맞은 미스월드 선발대회는 첫 개최국인 영국에서 열려 관심을 모았다. 주최 측에 따르면 100여 국에서 대표가 참가한 이번 대회는 전세계 168개국에서 10억 명이 방송을 시청했다. 차기 대회는 중국에서 개최된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
  • 모래폭풍이 습격한 ‘가장 불행한 결혼식’ 화제

    결혼식을 치르는 커플들이 두려워해야 할 건 옛 애인의 반갑지 않은 등장만은 아닌가보다. 미국의 한 커플이 결혼식 도중 불어 닥친 때 아닌 모래폭풍으로 혼비백산하는 장면이 포착돼 눈길을 끌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결혼식’으로 회자된 주인공은 미국 애리조나 주 플로렌스에 사는 거스와 제니퍼 루나 부부. 이들은 지난달 10일(현지시간) 평소 꿈꿔온 대로 하객 40여 명을 초대해 야외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식은 햇빛이 쨍쨍하고 바람이 적당히 부는 최상의 조건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식이 시작된 지 10 여분 만에 의외의 복병이 등장했다. 저 멀리에서 모래를 머금은 폭풍이 불어 닥친 것. 주인공들이 피할 겨를도 없이 모래폭풍을 맞아야 했다. 모래폭풍 탓에 눈을 뜨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이미 시작된 결혼식을 멈출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부부는 서둘러 혼인서약을 한 뒤 두 병에 담긴 모래를 하나의 병에 담는 혼인의식을 치렀다. 앞이 전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두 사람은 서둘러 키스를 했으며, 뛰다 시피해서 퇴장행진을 마무리했다. 제니퍼는 “멀리서 다가오는 누런 바람이 모래폭풍일 것이라곤 생각지 못했다.”면서 “키스를 하면서 모래와 먼지가 입에 한웅큼씩 들어갔다.”며 웃지도 울지도 못할 상황을 전했다. 두 사람은 모래폭풍이 불어 닥친 가운데서도 결혼식을 무사히 마무리 했다. 부부는 “처음에는 화가 많이 났지만 살다보면 이보다 더 큰 어려움이 훨씬 더 많을 거라고 생각했다. 모래폭풍이란 방해꾼이 등장하긴 했지만 인생 최고의 순간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50) 울진 행곡리 ‘처진소나무’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50) 울진 행곡리 ‘처진소나무’

    오고 가는 계절이야 어쩔 수 없지만, 갑작스레 차가워진 바람은 근심을 불러온다. 한창 단풍 드는 나무들의 안부를 걱정하게 되는 찬바람이다. 도심의 나뭇잎에도 붉고 노란 물이 제법 올라왔다. 소슬바람에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가로수 길이 더 그리워진다. 세상의 모든 나무들이 사람의 마을에 가을의 시를 한 행씩 채우는 중이다. 이처럼 단풍 빛 짙어지는 가을에 오히려 눈에 들어오는 나무가 소나무다. 우리 민족을 대표하는 소나무의 초록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단풍이 더 짙어지면, 홀로 뿜어내는 소나무의 푸른 기개는 절정에 이를 게다. 가을과 겨울은 분명 소나무의 계절이다. 독야청청 푸른 소나무가 이 땅에 한 편의 시를 남길 차례다. 글 사진 울진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뻗어 나온 모든 가지 낮게 늘어뜨려 경북 울진군을 대표할 만한, 조금은 별나게 생긴 소나무를 찾아 나선 길을 이종주(56) 시인과 함께했다. 달포 전에 울진으로 보금자리를 옮긴 시인은 곧게 뻗어 오른 금강송의 푸른 기개에 온통 넋을 빼앗겼다고 했다. 그에게 금강소나무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가진 나무를 보여 주고 싶었다. “세상의 모든 나무들이 하늘로 솟구치는 생김새인데, 이 나무는 거꾸로 추락하는 생김새를 가졌군요. 하늘과 땅을 잇는 남다른 방식이네요.” 나무 앞에 닿자마자 그가 토해 놓은 감탄사에 이은 행곡리 처진소나무의 첫인상이었다. 천연기념물 제409호인 울진 행곡리 처진소나무는 소나무의 여러 종류 가운데 하나다. 이 나무가 처진소나무라고 불리는 건 나무의 모든 가지들이 낮은 곳으로 축축 늘어지는 특징을 가졌기 때문이다. 수양버들처럼 가지가 처진다 해서 유송(柳松)이라고도 부른다. 흔한 나무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매우 희귀한 나무도 아니다. 특히 경북 청도에서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처진소나무가 운문사 경내와 매전면 동산리 강변에 두 그루나 있다. 그 밖에도 청도를 비롯한 우리 산과 들에서는 야생으로 자라는 처진소나무를 드물게나마 찾아볼 수 있다. 잎을 비롯한 모든 생김새와 생육 특징은 여느 소나무와 다를 게 없다. 다만 줄기에서 뻗어 나오는 모든 가지가 낮은 자세로 가라앉는다는 점만 다르다. ●마을 사람들의 희로애락 담아내 높이가 11m쯤 되는 행곡리 처진소나무는 이 같은 특징을 잘 보여 주는 나무다. 이 나무는 마을이 처음 생겨날 때인 350년 전쯤 심은 것으로 짐작된다. 제법 너른 폭의 개울이 나무 옆으로 지나는 걸로 봐서 처음에는 넘쳐 흐르는 개울물을 막기 위해 심은 방재림의 한 그루로 짐작된다. 그때 함께 숲을 이뤘을 다른 나무들은 모두 사라졌고, 이 처진소나무 홀로 마을 어귀를 지키고 있다. 사람 사는 곳에는 어디라도 나무가 있다. 나무는 말없이 사람 곁에서 사람살이를 지키며 살아간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나무의 덕을 받으며 살지만, 그만큼 나무의 존재감을 느끼기는 쉽지 않다. 또 나무 곁에 살면서 사람들은 나무를 바라보며, 사람살이의 희로애락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울진 행곡리 처진소나무도 그랬다. “큰딸이 어느 날 수녀가 되겠다는 거야. 참 답답한 노릇이었지. 에미 애비는 성당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데, 갑자기 수녀라니 이게 웬 말인가 싶더군. 거, 참 말려도 소용없었어. 지금은 환갑이 다 됐는데, 수녀로 잘 살아.” 나그네들의 인기척을 느끼고 나무 앞으로 다가온 진기은(85) 노인의 이야기다. 다짜고짜 털어놓는 노인의 옛이야기에 시인의 대거리가 자연스레 이어졌다. 나무 그늘에 주저앉은 노인은 흔들리는 나무를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나무도 처진 가지를 노인 곁으로 잔뜩 수그린 채 소슬바람에 스쳐 오는 시인과 노인의 대화에 귀를 기울였다. “애들 말 안 들으면 답답하지, 뭐. 그러면 여기 나무에 나오곤 했어. 하긴 우리 마을에서야 별로 갈 데가 없어서 일 없으면 모두 여기 나와 쉬곤 하지. 이 나무야말로 우리 마을 이야기를 모르는 게 없을 거야.” 수도자가 된 딸자식의 생활을 일일이 알 수 없는 노인은 아직도 홀로 사는 딸자식의 안부가 걱정되고 기다려지는 건 어쩔 수 없다고 했다. 딸이 보고 싶을 때 찾아 나오는 곳도 바로 이 처진소나무 아래라고 노인은 덧붙였다. “이리 오래된 나무를 누가 심었는지 어떻게 알겠어? 저 앞의 비각은 옛날에 이 마을에 살던 주명기라는 효자를 기념하는 비각이지. 조선 말기에 벼슬하던 사람인데 나무하고는 아무 관계 없어.” 순서도 없이 사람과 나무를 넘나드는 노인의 이야기는 막힘이 없었다. 평생을 나무와 더불어 살아온 사람살이의 알갱이, 혹은 자연과 함께 살아온 사람이 지어내는 한 편의 서사시다. ●사람 꼿꼿이 사는 힘 나무에서 온 듯 나무가 듣고, 시인과 노인이 나눈 말들의 상찬을 뒤로하고 다시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휴대전화에 문자 메시지 한 통이 도착했다. ‘편지 한 통 보냈다.’는 시인의 메시지였다. 소나무를 주제로 서둘러 쓴 시의 초고인 듯한 편지였다. “까닭 없이 저리 높이 자랄 리 없다/뼈에 사무친 추위 이길 리 없다”로 시작한 그의 편지는 “끝없이 견디는 당당한 힘/더 높이 하늘에 닿기 위해/허공을 가르는 바늘 잎”이라는 소나무 예찬으로 이어졌다. 흔한 인사 한마디 보태지 않은 그의 짤막한 편지는 “푸른 하늘로 싣고 가는 분명한 힘”으로 끝났다. 금강송의 고장 울진에서 처진소나무를 바라보며 시인은 하늘과 땅을 경계를 허물어뜨리는 푸른 힘을 떠올린 것이다. 땅을 딛고 하늘을 바라보며 수직으로 서서 사는 사람이 사는 힘이 바로 나무에서 비롯된 것이지 싶은 깨달음이 담긴 고마운 편지였다. ▶가는 길:경상북도 경북 울진군 근남면 행곡리 672. 울진은 비교적 사람의 발길이 잦지 않아 자연의 멋이 잘 간직된 곳이다. 행곡리를 찾아가려면 동해안의 국도 7호선을 이용할 수도 있고, 봉화에서 이어지는 불영계곡을 따라 갈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모두 절경이다. 울진군청에서 남쪽으로 3㎞쯤 되는 곳에서 나오는 수산교차로가 행곡리 입구다. 불영계곡 방면으로 강을 따라 난 도로에는 띄엄띄엄 강을 건너는 다리가 나온다. 수산교차로에서 3㎞쯤 떨어진 곳에서 나오는 다리를 건너면 강변에 서 있는 나무에 닿을 수 있다.
  • 안동-가장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찾아서

    안동-가장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찾아서

    가장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찾아서 안동 여행은 ‘내 나라 여행’의 절정이다. 고리타분한 것으로 오역되곤 하는 전통은 안동에서 비로소 제자리를 찾고 있었다. 하회탈, 고택 모두 오랜 세월의 흔적이 역력했지만, 가까이에서 본 ‘옛 것’은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안동 여행은 선비정신을 강조하는 유교의 고고함과 자연과 하나 되라는 도교의 온화함을 배우는 일련의 과정이다. 그곳을 지나간 개개인의 발자취가 조상들이 흩뿌려놓은 과거의 시간과 공존한다. 글 구명주 기자 사진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PnJ 커뮤니케이션즈 www.pnj21.com 탈 일상을 뒤집는, 해학의 美 민중의 삶을 위로하다 안동 하면 탈, 탈 하면 안동이다. 한국 탈의 진수를 느껴 볼 참이면 ‘안동 하회별신굿 탈놀이’의 공연장인 하회마을 내 탈춤 전수관으로 곧장 달려가야 한다. 공연 전 만난 선비 역할의 권순찬 연출국장은 “탈을 딱 쓰면 본연의 나를 버리고 탈의 캐릭터에 도취되는데, 이게 중독인기라. 일단 보이소”라며 명당을 지정해 준다. 공연장 곳곳에는 일본인, 중국인은 물론이고 남아프리카공화국, 스위스에서 온 서양인도 보였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관객과 일일이 눈을 마주치며 시선을 집중시키던 사회자가 사라지자, 사물놀이가 울렸다. 강신, 무동마당, 주지마당, 백정마당, 할미마당, 파계승마당, 양반·선비마당 등으로 이어지는 공연 내내 야외 공연장을 이러저리 누비는 광대들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다. 오리나무를 곱게 도려내 깎은 반달 모양의 인자한 미소는 보는 이의 마음을 치유해 준다. 특히 턱밑이 미완성된 이매의 웃음은 사실적일 뿐더러 그의 대사 또한 코믹해 등장만으로도 공연장은 웃음바다가 된다. “이매 이놈아야, 니 여서 머하노. 내가 아까 니보고 선비 데리고 오라 안 카더나” 초랭이의 핀잔에도 이메는 연신 “머라꼬 히히히 흐흐흐”라 받아칠 뿐이다. 탈놀이가 가장 성행했던 때도 신분질서가 사람 위에 군림했던 조선 중기가 아니었던가. 기존 질서에서 권위를 내세우는 양반, 선비, 중은 탈놀이에서 희화화의 대상에 불과하며 가부장제, 신분제 등으로 억압받던 할미, 초랭이, 백정 등은 오히려 주도적으로 제 할 말을 당차게 내뱉는다. “분홍치마 눈물 되고 다홍치마 행주 되네, 삼대독녀 외동딸이 시집온 지 사흘 만에 저 양반집 씨종살이, 씨종 살고 얻은 삼을 짜투리고 어울쳐도 삼시세때 좁싸래기” 할미의 한 서린 타령부터 “중놈이 부네하고 요래요래 춤추다가 중이 부넬 차고 저짜로 갔잖니껴”라는 간들간들 초랭이의 주접까지 대사 하나하나가 압권이다. 민중의 삶을 긍정하고 위로했던 우리네 탈의 힘이다. 양반들도 평민들의 탈놀이를 암묵적으로 인정했다고 하는데, 탈놀이로나마 억압됐던 감정을 표출하고 다시 순응하는 삶으로 돌아올 것을 종용했기 때문이란다. 탈춤이 끝나고 누구는 다시 안동 여행길로, 누구는 집으로 떠날 채비를 했다. 촐랑촐랑 초랭이 역할을 했던 서봉교씨의 얼굴에는 땀이 흥건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처음 배운 탈놀이를 서른이 넘은 지금까지 하고 있다. 고향인 안동을 훌쩍 떠났던 시기도 있었지만 이제 봉교씨에게 탈놀이는 숙명이 되었다. 그는 안동을 지키며 춤을 출 거라 말했다. 그날의 탈놀이는 끝났지만 내일도 모레도 새 공연의 막이 오를 것이다. 1 한국적인 멋은 ‘조화’라는 단어에 응축된다. 특히 안동에서는 자연과 인간이 하나다 2 ‘초랭이’ 서봉교씨 3 ‘선비’ 권순찬 연출국장 4 가부장제를 꼬집는 할미의 타령 5 턱밑이 미완성된 이매탈은 웃음이 사실적이다 가장 한국적인 탈이 세계적이다 탈의 신비로움을 일찌감치 알았던 인간들은 문명이 발달하기 전부터 탈을 이용했다. 탈은 전세계 어디서나 찾아볼 수 있는 ‘세계인의 유산’인 셈이다. 그러나 세계 공통으로 얼굴에 쓰는 ‘탈’이라 할지라도 저마다 생김새와 기능은 천차만별이다. 탈을 절대적이고 상대적으로 이해하고 싶다면, 하회마을 입구에 위치한 하회동 탈 박물관을 가야 한다. 총 3개의 전시실을 운영하고 있는 탈 박물관을 둘러보면 ‘세계 속의 한국 탈’이 보인다. 탈은 악귀를 쫓거나 자신이 믿는 신을 향한 일종의 의식에 이용됐다. 박물관 제2전시실의 아시아 탈이 이를 반증한다. 중국의 ‘나희가면’이 붉은 기운을 담아 역병과 잡귀를 몰아내는 역할을 했는가 하면 티벳, 몽골 등지의 챰가면은 라마교 사원에서 연행되는 종교 의식 때 활용됐다고 한다. 서양의 탈은 아시아의 탈과도 약간 다른데, 귀족문화를 반영해 겉이 상당히 화려하지만 정작 표정은 추상적이고 밋밋하다. 제1전시실을 빼곡하게 메우고 있던 한국 탈은 달랐다. 한국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탈 역시 다른 나라의 탈처럼 잡귀를 쫓거나 장례의식에 이용되기도 했지만 궁극적으로는 인본주의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한국의 탈은 종교적으로 편향돼 있지 않을 뿐더러 단지 인간이 또 다른 인간을 형상화한다. 그것은 계층과 계급을 뒤집고, 양과 음의 융합을 이루는 ‘조화’를 추구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 clip. 2011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속으로 따라와~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2007년부터 2010년까지 문화체육관광부가 4년 연속으로 선정한 ‘대한민국 대표 축제’다. 올해 축제에서도 신명나게 놀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탈을 쓰고 행진하는 ‘미친 퍼레이드’에 어울리거나, 총 상금 7,000만원이 걸려 있는 세계 탈놀이 경연대회의 우승을 노려 봐도 좋겠다. 일시 매년 9월 마지막 주 금요일부터 열흘간(2011년 9월30일~10월9일) 주최 안동축제관광조직위원회 장소 안동 시내, 탈춤공원, 하회마을 등 문의 054-841-6397 www.maskdance.com 고택 불편해서 매력적인 역설의 美 고택古宅을 한자어 그대로 직역하면 옛 집이다. 옛 것이라면 손을 저으며 새 것을 찾는 사람들이 갑자기 왜 고택을 찾는단 말인가. 안동의 어느 고택 주인은 도시인들이 고택에 대한 환상으로 숙박을 시도했다가 벌레, 화장실 등을 이유로 하루도 안 돼 떠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물론 최근에는 현대인의 입맛에 맞춰 새로 지은 고택도 많지만, 고택을 잘 꾸며진 한옥 펜션 정도로 착각해서는 곤란하다. 불편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불편해도 끌린다. 무섭게 하늘로 치솟은 아파트 숲에서 살던 도시인에게 고택은 가히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넉넉하게 터를 잡고 옆으로 널찍하게 들어서 있는 ‘고택의 아우라’. 그저 바라만 보아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고택의 본고장 안동에는 몇백년에 걸쳐 제 자리를 지켜 온 ‘명품 고택’이 있다. 1 ‘간재정’은 간재종택의 정자로 투숙객들의 인기 휴식처다 2 간재종택의 종손인 변성렬씨 가문의 향기 ‘원주 변씨 간재종택’ 안동시 서후면 금계리의 마을은 금제琴堤, 검제黔堤라는 별칭과 더불어 영원히 재앙이 없는 땅으로 불려 왔다. 안동 3대 성씨인 안동 김씨, 권씨, 장씨의 시조묘가 들어선 이곳에 간재종택도 마을을 지키고 있다. 원주 변씨 간재종택은 임진왜란의 공신이자 ‘하늘이 내린 효자’로 불렸던 조선중기의 학자, 간재 변중일의 종택과 정자다. 종손인 변성렬씨는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매 주말 종택을 찾고 있었다. 11남매와 그 가족들이 다 모이는 날에는 종택이 꽉 찬다. 제사만 14번이다. 반복되는 하행길이 쉽지만은 않을 텐데, 그는 “종손의 삶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당연한 것”이라 했다. 간재종택은 투숙객들이 원할 경우 다도시간을 마련한다. 방문했던 날에도 때마침 일일 차茶교실이 열리고 있었다. 차를 연구하며 경주에서 찻집을 운영 중인 강청원 선생은 1인 다기로 차를 우려먹는 방법을 세세하게 설명했다. “차 뚜껑을 열 때는 안에서 밖으로, 잎차를 뜰 때는 항아리 벽을 향해 왼쪽으로 틀면서, 거름망을 뺄 때는 마지막 한 방울까지 모두 떨어뜨린 후에….” 규칙의 연속이었다. 차 예절이 낯설기만 한 간재종택 투숙객들도 자신의 앞에 놓인 1인 다기를 이용해 잎차를 우려냈다. 1분30초. 차가 가장 맛있게 우려내지는 시간이란다. 1분30초라는 시간은 길게만 느껴졌다. 티백 차에 익숙한 탓이기도 했지만 종택에서는 유독 시계바늘이 느리게 걸었다. 종택에 머무는 동안은 느리게 가는 시간을 그저 즐기면 된다. 종택 구경 자체가 타지인에게는 하나의 볼 거리였다. 간재종택은 정침, 별당, 사당, 정자가 하나를 이룬다. 가옥은 ㅁ자형으로 ‘근심을 없앤다’는 뜻의 무민당無憫堂과 안채, 사랑방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사당이 안채 뒤쪽에 서 있다. 종택을 나오면 바로 앞에 국화 다랑이 밭이 있다. 선비의 기상을 빼닮은 국화꽃뿐만 아니라 분홍빛 흠뻑 머금은 백일홍이 마을 곳곳에서 하늘하늘 가지 손을 흔든다. 마치 백일홍이 몸을 간질간질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진다. 국화밭을 따라 올라간 끝에 호젓이 앉아 있는 간재정은 투숙객들의 이색적인 쉼터가 되고 있다. 객실료 큰방 4실 4~5인 기준 10만원, 작은방 4실 2~3인 기준 5만원 찾아가는 길 | 자가용 서안동 톨게이트→송야사거리(봉정사, 서후 방면)→원주 변씨 간재종택 대중교통 안동 초등학교 정문 서쪽편 버스 정류장에서 51번 버스 이용(30분 소요) 주소 안동시 서후면 금계리 162 문의 054-852-2345 www.간재종택.com 3 간재종택은 주변 경관과 묘하게 잘 어울린다 4 병산서원의 만대루나 입교당에 올라서면 한 폭의 그림이 펼쳐진다 5 부용대 층길에서는 하회마을과 줄기차게 흐르는 낙동강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한 폭의 그림 속 ‘병산서원 주사’ 병산서원은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권율 등 명장을 등용한 문신 겸 학자 서애 류성룡 선생이 후학들을 양성하던 곳이다. 서애선생이 세상을 뜬 후 제자들이 ‘존덕사’를 지어 위패를 모셨다. 병산서원은 유생들이 선생의 가르침을 받았던 입교당, 기거하며 공부하던 동재와 서재, 행사를 치르던 만대루, 인쇄 목판을 보관하는 장판각 등으로 이뤄져 있다. 만대루나 입교당에 올라서면 한 폭의 그림이 펼쳐진다. 병산이 이름 그대로 병풍처럼 자리하고 있고 낙동강이 그 앞을 잔잔하게 흐른다. 병산서원의 우측에 들어선 것이 바로 병산서원 주사廚舍다. 병산서원 주사는 서원이 지어질 때부터 병산서원 관리인의 집이었다. 병산서원의 현 관리인도 본래 이곳에서 생활을 했으나 지금은 병산서원에서 가까운 곳에 따로 기거 중이다. 일반인이 고택을 찾기 전 이곳은 빈집인 셈이다. 사람의 온기가 없어서인지 병산서원 주사는 적막하다. 적막을 깨는 것은 사람들의 웃음소리였다. 대청마루에서 주전부리를 즐기며 피우는 ‘이야기 꽃’은 평소보다 더 소중하다. 도시보다 빨리 찾아오는 시골의 밤, 잠자리에 들면 한옥 특유의 향이 코 끝을 미세하게 자극하고 풀벌레 소리가 귀에 맴돈다. 방에 놓인 작은 TV에는 온갖 채널들이 나온다. 타임머신을 타고 고택을 갔건만, 속세의 시끄러운 소리에 자유롭기란 힘들다. 실제 낯선 온돌방에서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들이 리모컨을 돌리다 자신도 모르게 스르륵 잠이 든다고 한다. 3칸 대청이 마당과 바로 마주하고 있으며 큰 방 하나, 작은 방 3개가 있다. 마당을 기준으로 좌우가 정확히 대칭을 이뤄 안정감을 준다. 객실료 큰 방 4~5인 기준 8만원, 작은 방 3~4인 기준 5만원, 전체 대여 28만원 찾아가는 길 | 자가용 서안동 나들목→34번 국도(예천 방향)→하회마을 방면→병산서원 대중교통 안동시외버스터미널 길 건너편에서 46번 버스 이용 주소 안동시 풍천면 병산리 30 문의 054-853-2172 www.byeongsan.net T clip. 안동 음식 4대 천황 1. 헛제사밥 각종 나물이 아삭아삭 씹히는 비빔밥과 삼삼한 탕국이 일품이다. 헛제사밥은 제사음식을 완벽하게 재현한다. 2. 간고등어 내륙지방까지 생선을 옮기다 보니 염장처리가 필수였다. 안동 간고등어 한 마리면 밥 한 공기 뚝딱. 3. 버버리찰떡 버버리찰떡의 버버리는 벙어리의 안동 방언이다. 1920년대 김노미 할머니가 안동시 안흥동 철길 밑에서 찰떡에 고물을 묻혀 팔던 것이 원조로 지금도 손으로 직접 떡메를 치고 고물을 일일이 붙여 만든다. 4. 안동찜닭 찜닭의 고유명사가 되어 버린 안동찜닭. 간장이 배인 한입 크기의 닭과 감자, 대파, 시금치가 잘 어울린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강만수 메가뱅크 숙원 이루나

    강만수 산은금융 회장이 HSBC 한국법인 인수를 위해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 기업공개(IPO)와 해외은행 인수합병(M&A)에도 속도를 내는 등 국내에 초대형 은행(메가뱅크)을 만들겠다는 숙원을 달성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강 회장은 9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금융 인수가 무산된 뒤) 시장에 적당한 매물이 나오면 언제든 M&A에 나선다는 게 일관된 입장”이라면서 “상대가 있는 게임이라 (어떤 은행인지) 얘기하기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그는 “곧 미국, 유럽 등 해외 은행도 매물로 많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와 관련, 금융권 관계자는 “산은이 지주사 내부에 인수팀을 꾸리고, 한국 철수설이 나오는 HSBC와 접촉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1982년 부산지점을 내고 국내 영업을 시작한 HSBC은행은 현재 11곳에 지점을 뒀다. 한편 강 회장은 최근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 참석차 들른 미국 워싱턴에서 골드만삭스와 접촉, 투자 약속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골드만삭스가 투자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면서 “투자처로 산은만한 데가 없다고 하면서 IPO를 하면 내년이라도 투자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하양·노랑·빨강…전북 고창 ‘삼색 초가을’

    하양·노랑·빨강…전북 고창 ‘삼색 초가을’

    초가을 바람에 꽃들이 반짝입니다. 아직은 초록의 기운 엄연한 들녘 위로 빨강, 하양, 노랑 삼색 꽃가루가 휘날립니다. 반짝이는 모양새가 어찌나 선명하던지, 높고 찬 겨울밤의 별들을 빼닮았습니다. 전북 고창의 초가을 풍경입니다. 지금 그곳엔 하얀 메밀꽃과 샛노란 해바라기, 그리고 선홍빛 꽃무릇이 절정의 자태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 청보리 지고 메밀꽃 필 무렵 두 번은 찾아야… 이른 새벽이다. 부지런한 새 삐중대며 날아가고, 저 멀리 동녘은 붉다. 옅은 새벽 안개가 서서히 걷히며 메밀꽃 세상이 열린다. 하얀 소금밭이다. 붉은 황토 위로 굵은 소금이 흩뿌려진 듯하다. 이곳은 학원농장. 지난봄, 푸름을 자랑하며 60만명의 관광객을 불러 모은 청보리밭 축제가 열린 곳이다. 여름내 보리를 수확하고 난 황토 구릉에 메밀을 심어 순백의 세상을 만들었다. 부드럽게 솟았다가 가라앉기를 반복하는 구릉 위로 하얀 메밀꽃들이 흐드러졌다. 메밀밭 사이로 난 길 가운데 곧은 것은 없다. 휘어지고 돌아가는 곡선의 길. 어머니의 젖가슴처럼 은근하면서도 여인네의 허리께를 연상시키듯 관능적이다. “한 번 와서 고창의 가을을 어떻게 알것소. 가을에만 적어도 두 번은 와야 ‘고창 여행 제대로 했다’ 소리 듣지 않것소?” 걸쭉한 사투리를 내뱉은 초로의 사내는 새벽녘 메밀꽃밭을 촬영하러 왔다고 했다. 고창의 가을은 색으로 말한다. 선운사 꽃무릇이 선홍빛으로 가을을 알리면 학원농장에는 하얀 메밀꽃이 흐드러진다. 여기에 노란 해바라기가 늦여름의 열정을 아낌없이 불태운다. 가을이 본궤도에 오르면 오색의 단풍들이 선운사를 물들이고, 가을이 막바지로 치달으면 절집 옆 도솔천에 낙엽들이 우수수 떨어지면서 또 한번 장관을 연출한다. 사내의 말은 바로 이 풍경의 윤회에 대한 은유였던 셈이다. 학원농장은 시차를 두고 메밀을 심는다. 관광객들이 좀 더 오래 메밀밭 풍경과 마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텅 빈 황토밭 아래에서는 새로 필 메밀 씨앗들이 지금도 자라고 있다. 학원농장과 주변 농가 메밀밭을 합치면 전체 면적은 100만㎡ 가까이 된다. 광활한 메밀밭에 들면 천천히, 그리고 속속들이 살펴볼 일이다. 마실 가듯 천천히 돌아봐도 2시간 남짓이면 충분하다. 소설가 이효석은 ‘메밀꽃 필 무렵’에서 ‘흐벅진 달빛 아래 굵은 소금을 흩뿌려 놓은 듯’하다고 썼다. 한낮도 좋지만 달빛 쏟아지는 보름밤에 찾아야 제격이란 뜻이겠다. 옅은 안개가 부드럽게 능선을 감싸는 새벽 무렵도 더할 나위 없이 서정적이다. ●아침 햇살 따라 일렁이는 해바라기의 노란 꽃멀미 메밀꽃이 거대한 들판의 위용으로 여행자의 시계를 가득 채운다면, 해바라기는 강렬한 빛깔로 여행자의 눈길을 멈춰 세운다. 메밀꽃밭이 이 계절 학원농장의 ‘메인 디시’, 해바라기꽃밭은 ‘사이드 디시’쯤 되겠다. 해바라기꽃밭은 학원농장의 구릉이 이웃 마을과 맞닿는 자리, 그러니까 농장의 끝자락에 조성돼 있다. ‘사이드 디시’라고는 하나 면적만도 3만 3000㎡(1만평)를 넘는다. 학원농장은 원래 청보리밭으로 유명세를 얻은 곳이다. 1980년대 국무총리를 지낸 진의종씨가 1960년대 초 호남평야 끝자락의 넓은 구릉지대를 개발해 조성했다. 시골 한 귀퉁이에 불과한 곳인데도 초봄의 파란 청보리밭을 찾아 관광객이 몰려 들었고, 몇 년 전부터는 아예 경관 농업으로 방향을 틀어 메밀과 해바라기 등을 계절에 맞춰 번갈아 심고 있다. 해바라기꽃밭 한가운데에 서면 꽃멀미가 난다. 온통 노란 해바라기꽃들이 바람 불 때마다 일렁이는데, 현기증이 나서 하늘마저 노랗게 보일 지경이다. 누군들 이 현란한 색에 마음 동하지 않으랴. 소녀 시절로 되돌아간 수녀도, 꽃과 동화되려는 젊은 처자도, 저마다 카메라 셔터를 누르느라 정신없다. 해바라기꽃밭 또한 이른 아침에 찾아야 좋다. 미루나무 틈새를 비집고 들어온 햇살이 해바라기들을 하나하나 비추는데, 여간 인상적이지 않다. 꽃밭 주변에 산책로와 쉬어 가기 좋은 원두막 등이 조성돼 있다. ●봄날 동백보다 더 고운 선홍빛 꽃구름 꽃무릇 선운사는 봄날의 동백과 벚꽃이 곱다. 만추의 단풍도 빼어나다. 하지만 초록이 여전한 ‘푸른 가을’에는 단연 꽃무릇이 앞줄에 선다. 단풍보다 먼저 와 가을을 알린다. 선운사는 지금 꽃무릇이 절정이다. ‘꽃폭죽’이라 불러도 좋을 만큼 사방이 선홍빛 꽃구름에 싸였다. 꽃무릇은 비늘줄기에서 뻗어 나온 꽃줄기에 여러 개의 꽃이 방사형으로 달린다. 붉은 선의 꽃술 여럿이 모여 하나의 꽃을 이루는데 꼭 속눈썹을 매섭게 치켜세운 여인의 눈을 닮았다. 붉은 꽃술에서 가녀린 듯하면서도 도도한 기운이 느껴지는 건 그 때문이지 싶다. 꽃무릇은 선운사로 향하는 도솔천에서부터 자태를 뽐낸다. 선운사에서 도솔암에 이르기까지 계곡 골마다 붉은 비단을 펼친 듯하다. 선운사 꽃무릇이 유독 눈길을 끄는 것도 물길을 따라 꽃이 피어나기 때문이다. 이른 아침 햇살이 번질 때 꽃무릇이 도솔천의 물을 발갛게 물들이는 장면은 가슴이 먹먹할 정도로 아름답다. 그뿐일까. 노거수(巨樹)의 굵은 둥치 아래 꽃무릇 군락이 펼쳐지는 풍경은 선운사 아니면 좀처럼 찾기 어렵다. 한데 꽃무릇의 수가 너무 많아 신비감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오래전 절집 안쪽 그늘진 곳에서 조금씩 피던 꽃이 이젠 절집 밖에까지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사람이 꽃을 찾던 예전에 견줘 꽃이 사람을 찾아 대처로 나선 형국이다. 꽃무릇은 이달 말부터 새달 초까지가 절정이다. 고창을 붉게 물들였던 꽃무릇은 이후 전남 함평으로 건너가 해보면 용천사와 꽃무릇 공원 일대에서 10월 17~18일 꽃무릇 축제로 다시 한번 절정을 이룬다. 글 사진 고창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63) ▲가는 길 선운사는 서해안고속도로→선운산 나들목→좌회전→22번 국도 선운사 방향으로 간다. 학원농장은 서해안고속도로→고창 나들목→15번 지방도→무장면→796번 지방도→학원농장 순으로 간다. 고창군청 문화관광과 560-2457. 학원농장 www.borinara.co.kr, 564-9897. ▲맛집 선운사 초입에 40여곳의 장어구이집이 몰려 있다. 할매집(562-1542), 용궁회관(562-6464), 신덕식당(562-1533) 등이 갯벌 풍천장어를 내는 집으로 알려져 있다. 조양식당(508-8381) 한정식도 일품이다. 학원농장에선 보리비빔밥(7000원), 메밀국수(5000원) 등을 맛볼 수 있다. ▲잘 곳 숙박 사정은 썩 좋지 않은 편. 선운산관광호텔(561-3377)이 제법 큰 호텔로 꼽힌다. 고창읍 내 모양성모텔(561-5009), 꿈의 궁전(561-6561) 등이 깨끗한 편이다.
  • 메드베데프 비난 하루 만에…쿠드린 러 재무 결국 경질

    러시아의 알렉세이 쿠드린 재무장관 겸 부총리가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권력 맞교환 시나리오를 공개 비난한 지 하루 만에 경질됐다. 26일(현지시간) 리아노보스티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쿠드린 장관은 이날 대통령 산하 ‘경제 현대화 및 기술발전 위원회’ 회의에서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거친 말다툼끝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두 사람은 회의가 TV로 생중계되는 것도 아랑곳없이 각을 세웠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먼저 전날 공개 석상에서 “메데베데프 내각에서 일할 생각이 없다.”고 말한 쿠드린을 향해 “이견이 있으면 오늘 안에 사표를 제출하라.”고 공격했다. 그러자 쿠드린 장관은 “푸틴 총리에게 물어본 뒤 결정하겠다.”고 답했고, 이에 격분한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총리를 포함해 누구와도 의논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 대통령은 나이며, 그 같은 결정은 내가 한다.”고 쏘아붙였다. 이런 논쟁 뒤에 대통령 대변인은 쿠드린 장관의 경질을 알리는 성명을 발표했다. 대변인은 현행 절차에 따라 총리의 제청으로 경질 명령서에 서명했다고 밝혔지만 쿠드린 장관은 사직서를 제출했느냐는 언론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해 입장 차이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쿠드린이 10년 넘게 재무장관으로 일하면서 러시아 경제 안정성을 책임지는 보증수표로 통한 만큼 그의 빈자리가 투자자들을 위축시키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새 재무장관 대행으로 경제관료인 안톤 실루나노프를 임명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88살 ‘통곡의 쌍둥이 미루나무’ 살려주세요

    88살 ‘통곡의 쌍둥이 미루나무’ 살려주세요

    “그는 오늘 조금이나마 행복해 보였습니다. 그를 위해 노래를 불러주고, 시를 읊어주고, 콘서트를 열어주었습니다. 사람들이 속삭이네요. 그가 이제 길어야 10년도 채 못 산다고요. 그러고 보니 어느새 그가 이곳에서 자란 지 88년이나 됩니다.” 쫓아오던 해님이 서쪽 교회당에 걸릴 무렵이던 지난 23일 오후 6시, 서대문구 현저동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앞에선 조촐하지만 뜻깊은 음악회가 열렸다. 디케이 소울(본명 김동규)의 ‘지금도 그 자리에 서 있다’는 멀리서도 처연하게 들렸다. 이곳 형무소에서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독립·민주화운동 열사들의 넋을 달래려는 진혼제인 듯했지만 뜻밖이었다. 이름도 낯선 ‘스토리텔링 콘서트’의 주인공은 무대 앞 사형장 담벼락을 사이에 두고 묵묵히 서 있는 미루나무 두 그루였다. 콘서트에 귀 기울이던 ‘키다리 아저씨’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가슴아픈 전설을 들려줬다. 옥사에 갇혔던 독립·민주열사들이 간수(看守)들에게 불려나가면서 겪은 얘기다. 역사관 앞 삼거리에서 직진하면 면회실이지만 오른쪽으로 꺾으면 사형장이었다. 오른쪽 길로 접어든다는 사실을 깨달은 사형수들은 미루나무를 붙잡고 꺼이꺼이 울었다는 사연이었다. 문제는 담벼락 안쪽에 서 있는 나무가 같은 시기에 들어선 바깥 미루나무와 달리 너무 왜소했다는 점이다. 2m가 넘는 담벼락에 가려 햇빛을 받지 못해서이겠지만, 마치 독립·민주화의 한(恨)을 풀지 못한 채 스러진 억울한 혼들의 아픔을 오롯이 목격한 쓰라림 탓인지 먹어도 먹어도 나무는 초췌해져만 갔다. 무성한 잎새와 두 사람이 손을 맞잡아야 껴안을 수 있는 사형장 밖 나무와 달리 안에 있는 녀석은 삐쩍 마르고 야윈 할머니의 모습이었다. “미루나무의 수명은 최대 100년이랍니다. 생(生)을 얼마 남기지 않았죠.”라는 문 구청장의 말에 주변 사람들은 눈시울을 붉혔다. 문 구청장은 ‘상록수’의 저자 심훈(1901~1936년)이 이곳 옥중에서 쓴 ‘어머니에게 쓴 편지’를 읽어 내려갔다. “풀 한 포기 없는 마당에 뙤약볕이 내리쪼이고 주황빛 벽돌담은 화로 속처럼 달고 방 속에는 똥통이 끓습니다. 밤이면 빈대, 벼룩이 다투어가며 진물을 살살 뜯습니다. 생지옥 속에서 괴로워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습니다. 도리어 그 눈들은 샛별과 같이 빛나고 있습니다.” 이쯤 되자 콘서트에 온 인근 인창고 학생들도, 관람객들도 모두 숨을 죽였다. 이어 한 사람 겨우 누울 곳에 갇혔던 애국지사들이 다른 사람과의 소통을 막는 부채꼴 모양 10칸의 격벽장에서 운동을 했던 이야기 등 형무소의 발자취를 더듬었다. 구는 희생정신을 증언하는 이 격벽장을 복원 중이다. 아픈 역사도 기념해야 하기 때문이다. 문 구청장은 “이야기가 사라지는 것은 비극이다. 그래서 온라인에 통곡의 미루나무 살리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며 머리를 숙였다. 글 사진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포토 에세이 | 중국 무이산

    포토 에세이 | 중국 무이산

    몇 년 전부터 차(茶)를 좋아하는 몇몇 차인(茶人)들이 중국의 남쪽 복건성(福建省)에 있는 무이산(武夷山)에 꼭 가보라고 했다. 무이산은 유네스코 세계자연문화유산에 등재된 중국 5대 명산(名山) 중의 하나이고, 중국에서 손꼽히는 무이암차(武夷岩茶)와 서양 홍차(紅茶)의 발원지라는 것이었다. 중국차의 근원을 알고 즐기려면 반드시 가봐야 할 차의 원산지라고 했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조선조 때의 통치철학으로, 퇴계나 율곡에 의해 크게 발전했던 성리학의 뿌리인 주자학(朱子學)의 본고장으로 유명한 곳이다. 주자 주희(朱熹) 선생이 태어나서 학문을 닦고 대성(大成)한 뒤 세상을 떠나 묻혀 있는 유적지로 그 발자취가 곳곳에 남아 있다고 했다. 차인들 권유에 마음속으로 가보고 싶다고 되뇌이고 있을 때, 마침 관심을 가진 가깝게 지내는 분들이 적지 않아 동호인의 단체여행으로 현장에 가게 됐다. 국내 여행사들은 아직 무이산을 관광상품화 시키지 못하고 있다. 중국에는 가볼 만한 관광지가 워낙 많은데다 무이산은 주로 차(茶)와 주자학 관계의 일부 전문답사팀으로 한정되어 있는 실정에서 그런 듯싶었다. 무이산은 중국이라는 규모로 볼 때 아주 작은 시골이다. 인구는 21만 명. 서울에서 직행으로 가는 비행기는 없고, 대만의 바로 건너편인 복건성의 항구도시 샤먼(厦門)으로 가서 국내선 비행기로 갈아타 내륙 쪽으로 40여 분 더 가야 한다. 비행기가 밤중에 도착해서 그런지 그저 그런 중국의 시골 비행장이었고, 시내로 들어가는 버스 차창 너머로 보이는 거리도 어둡고 조용해 보였다. 그러나 차 관계 일로 무이산에 자주 왔다는 어떤 차인은 유네스코 세계자연문화유산 등재 10주년과 이곳에서 해마다 열리는 세계차박람회가 전 세계 차인들의 주목을 끌면서 무이산은 구시가지·신시가지로 나뉘어 무섭게 발전하고 있다는 말을 했다. 밝은 날에 보는 무이산은 관광객들로 붐볐다. 한국 관광객은 별로 보이지 않았으나 중국·대만·홍콩 등에서 온 단체가 대부분이었다. 무이산 관광의 하이라이트는 산 정상(頂上)에 오르는 것과 내려와서 무이구곡(武夷九曲)을 대나무 뗏목으로 흘러 내려오는 정취이다. 그날따라 공교롭게도 비가 내렸다. 주저했으나 이곳에는 비오는 날이 많고, 비오는 날 산에 오르는 것이 더 운치가 있다는 말을 들으며 강행했다. 무이산은 해발 750m밖에 안 되지만 전체가 큰 바윗덩이 하나처럼 보였다. 정상인 천유봉까지는 바위를 깎아 848개의 계단을 만들어 놓았다. 안개 때문에 멀리 앞이 보이지 않는 가파른 돌 계단을 숨차게 오르며 잠시 잠시 둘러보는 풍광은 신비로운 선경(仙境)이었다. 아래는 산을 휘감고 흐르는 구곡(九曲)의 강이고, 강위에 점점이 흘러내리는 대나무 뗏목, 산능선을 오르는 돌계단 앞뒤로는 안개에 싸인 바윗덩이와 소나무들, 직벽을 타고 내리는 가느다란 폭포줄기가 멋졌다. 이래서 중국의 5대 명산에 들어간 것일까. 중국의 5대 명산은 안휘성의 황산, 산동성의 태산, 강서성의 노산, 사천성의 아미산 그리고 복건성의 무이산이다. 황산의 기이함, 태산의 웅장함, 화산의 험준함, 계림의 수려함을 찬탄하는데 무이산은 그 모든 것을 다 담고 있다고 이곳에서는 자랑한다. 걸어서 산에 오르기 힘든 사람들을 위해 가마꾼들이 산 밑에 대기하고 있었다. 정상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데 400위안(한국 돈 7만 원)을 내라고 한다. 앞뒤로 두 사람이 둘러메는 가마로 지붕이 있어 비를 피할 수 있게 됐다. 앉아서 사방을 둘러보며 정상까지 오를 수 있어 편한데, 가마 타는 값이 좀 비쌌다. 한참 전이지만 안휘성의 황상에서는 100위안(한국 돈 1만8천 원) 했었고, 보통 200위안이면 될 듯싶지만 중국에도 인건비가 계속 올라간 느낌이다. 정상에 올라 기념사진들을 찍고 나면 다음은 뗏목을 타는 순서다. 굵은 대나무를 통째로 엮어 만든 뗏목 위에는 두 줄로 셋씩 여섯 개의 대나무 의자가 마련됐다. 앞뒤로 사공이 둘, 긴 대나무 막대기로 방향을 잡아가며 흘러간다. 여자 사공들도 간간히 눈에 띈다. “장엄한 바위산 밑으로 푸르게 흐르는 무이구곡을 대나무 뗏목 위 의자에 앉아 유유히 내려오며 맑은 바람이 머무는 바위 사이사이마다 차나무가 자라는 풍취에 잠겨 보라”고 차인들은 말했다. 앞과 뒤의 중국인 사공은 알아듣지 못하는 중국말로 쉬지 않고 주변 풍물을 설명하고 있고, 그와 상관없이 관광객들은 저마다 즐겁게 웃고 떠들었다. 현재 300여 개의 대나무 뗏목이 운용된다고 하며, 하류쯤에 도착한 뗏목은 자동차에 실려 상류로 옮겨진다. 이 무이계곡을 중심으로 옛날부터 불교·유교·도교가 성행했다고 하며 송(宋)·원(元) 시대 때부터 이곳에서 나는 차가 널리 퍼졌다고 한다. 무이산은 기후와 풍토관계도 있겠지만 차나무의 천국이라 불릴 정도로 차나무의 품종이 다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여 종류가 넘는다고 한다. 그 가운데 4대 명차(名茶)로 대홍포·철라한·수금귀·백계관이 꼽히고 4대 명차에는 속하지 못하지만 흔하게 팔리는 차로 육계가 있다. 차 전문가가 아닌 보통 관광객으로서는 일일이 구별하기 어렵고, 그곳에서 제일로 치는 대홍포(大紅袍)도 여러 층이 있는 듯했다. 무이암차의 대표 브랜드가 대홍포이고, 누구나 대홍포를 찾기 때문에 저마다 대홍포라고 내놓는 것 같았다. 가는 데마다 시음을 시키는데 그게 그것 같을 뿐, 맛을 보고 구분할 한국 사람들이 얼마나 될 것인가. 차에 대해 너무 모른다는 것만 자탄하며 다녔다. 대홍포라는 이름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진다. 옛날 어느 문인이 과거를 보러 상경하다가 무이산 천심사에 이르렀다. 그런데 갑자기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배가 아파 더 이상 걸을 수 없게 됐다. 그때 천심사의 승려들이 이를 발견하고 구룡(九龍) 암벽에서 찻잎을 따와 차를 달여 한 잔 주었다. 그것을 마시자마자 온몸이 가뿐해지고 아픈 배가 씻은 듯이 나았다. 그렇게 해서 그 문인은 무사히 과거를 보아 장원급제할 수 있었다. 그는 은혜에 감사를 표하기 위해 천심사에 다시 갔고, 그때 마시던 차를 가지고 돌아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황제가 똑같이 배가 아프다고 하는데 궁중의 어의도 속수무책이었다. 그 문인은 마침 천심사에서 가지고 온 차를 황제에게 바쳤다. 그것을 달여 마시자 황제도 씻은 듯 건강을 회복했다. 그 후 다시 천심사를 찾은 문인은 자신이 걸쳤던 홍포를 차나무에 덮어 주었고, 그 홍포를 벗기는 순간 차나무가 빨간색으로 변했다. 무이산에는 대홍포의 모수(母樹)가 여섯 그루나 있어서 모두 소중하게 가꾸고 있고, 그 모수를 보려는 차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했다. 무이산에는 장예모 감독이 제작·연출한 <대홍포 산수실경 쇼>가 근래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다. 2,000여 명의 관객을 수용하는 야외극장으로 관객이 앉아 있는 자리가 360도 돌아가면서 200여 명 이상이 출연하는 대규모 쇼가 펼쳐진다. 레이저빔과 조명으로 무이산의 우람한 실경 봉우리가 어둠 속에서 나타나고, 강가 숲으로 말이 달리는가 하면 한쪽의 거대한 무대에서는 무이암차에 얽힌 전설과 남송(南宋)시대의 화려한 춤과 노래가 이어진다. 80분 동안 관객의 자리가 두 번 360도 돌아가며 자연경관과 화려한 무대를 앉아서 돌아가며 즐기게 하는 착상이 놀라웠다. 인구 21만 명밖에 안 되는 시골 소도시에서 비싼 입장료(한 사람 218위안(한국 돈 4만 원))에도 불구하고 연일 객석을 꽉 채운다는 사실이 불가사의하게 여겨졌다. 중국이니까 되는 중국적인 것일까. 차산업과 무이산 관광이 나날이 발전해가는 것에 비해 주자학의 주희(朱熹) 선생 유적지 관리에는 너무나 무관심하고 소홀했다. 솔직히 실망했다. 주희 선생의 묘소와 그 어머니 묘소는 작은 자갈돌을 모아 쌓은 봉분으로 그나마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풀이 나지 않는 묘역이니까 특별히 돌보지 않아도 외양은 그런대로 유지할 수 있는 것 같았다. 주희 선생이 살았다는 주자고거(朱子故居), 무이산 자연공원 초입에 세워진 무이정사(武夷精舍)는 건물이나마 유지되고 있었으나 찾아오는 사람도 드물었고, 관리도 썰렁했다. 말년에 강학을 했다는 고정서원은 거의 버려진 것과 다름 없었다. 어린 시절에 수학했다는 병산서원, 홍현서원을 비롯한 유적지는 겉모양만 보일 뿐 주희 선생을 기리며 관리하는 것 같지 않았다. 이번에 같이 간 일행 중에는 주자 주희 선생의 32대손인 주덕화(朱德和) 평화사 대표 내외분이 조상의 유적지를 찾은 남다른 감회와 감사의 뜻을 보였다. 그러나 소홀한 관리에는 못내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한국의 신안(新安) 주(朱)씨는 주희 선생의 후손으로, 칭기즈칸의 몽골군이 원(元)나라를 세우고 주자학을 배척하는 바람에 고려 때 한국으로 망명하여 정착했다는 것이다. 주희 선생 묘소 근처에는 한국의 신안 주씨 중앙종친회에서 참배하고, 적지 않은 돈을 기증했다는 기념비석이 세워져 있었다. 글·사진_ 김용원
  • 우주인 발자국·버려진 작업차… 달에 인류 다녀간 흔적 고스란히

    우주인 발자국·버려진 작업차… 달에 인류 다녀간 흔적 고스란히

    미국 항공우주국(나사)이 6일(현지시간) 인류가 다녀간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고해상도 달 표면 사진을 공개했다. 2009년부터 비행 중인 달 탐사선 루나 리코네이슨스 오비터(LRO)가 촬영한 이 사진에는 1972년 달 표면을 밟은 마지막 미국 우주인의 발자국 등이 선명하게 나타나 있다.
  • 리비아 반군, 카다피 거점 입성 눈앞

    리비아 반군이 무아마르 카다피의 새로운 거점 도시였던 바니 왈리드의 입성을 눈앞에 둔 가운데 리비아와 이웃하고 있는 니제르의 수도 니아메에 리비아 정부군의 총사령관이 병력을 이끌고 들어왔다고 니제르 정부 관리가 6일(현지시간) 밝혔다. 니제르 정부 세관의 하루나 이드는 오전 만수르 다오 카다피 보안군 사령관이 부대를 이끌고 니아메로 들어왔으며, 이와 별도로 다른 정부군 일행이 니제르 중부 아가데즈 남부 지역으로 향했다고 전했다고 AP·AFP통신이 보도했다. 또 한 목격자는 이날 아침 리비아군의 대규모 차량행렬이 투아레그 부족 전사들과 함께 아가데즈 지역을 출발, 니아메로 향했다고 전했다. 이들 행렬에 카다피나 그의 가족이 포함됐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무사 이브라임 카다피 측 대변인은 “카다피는 건강하며 리비아에 머물고 있다.”고 밝혀, 카다피의 소재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이런 가운데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반군 측이 결렬됐던 바니 왈리드의 부족 지도자들을 포함한 현지 대표단과 협상을 계속함에 따라 이날 도시로 입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현재 상당수의 카다피 지지자들은 바니 왈리드를 떠났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반군 대표기구인 국가과도위원회(NTC)의 압둘라 칸실 협상대표는 “바니 왈리드의 평화적 이양이 임박했다.”며 “이는 주민들의 희생을 피하려는 것이며 일부 카다피 측 저격수들도 항복했다.”고 말했다. 바니 왈리드는 수도 트리폴리에서 남쪽으로 150㎞ 떨어진 사막도시로, 트리폴리에서 밀려난 카다피의 새로운 근거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군비확장 베트남, 가장 껄끄러운 상대”

    “필리핀은 강온병용파, 베트남은 패거리파” 중국과 남중국해 분쟁을 겪고 있는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의 해군력 등에 대한 중국 언론의 평가가 나왔다. 베이징만보는 5일 “남중국해 각국의 해군 동태를 주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이 같은 분석을 내놓았다. ●“필리핀, 강온 적절히 병용” 해군 병력 3만여명에 60여척의 작전 함정 대부분이 1000t 이하의 소형인 필리핀에 대해서는 “해군력은 약하지만 의지는 강하다.”고 평가했다. 강온을 적절히 병용하고 있다고도 분석했다. 실제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은 지난 7월 “남중국해 영토를 지키기 위해 무력사용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경입장을 밝혔지만 최근 중국을 방문해서는 “남중국해 문제로 인해 양국 관계가 훼손되어선 안 된다.”는 실무적 자세를 보이기도 했다. 중국 입장에서 가장 껄끄러운 존재는 베트남이다. 베트남 해군은 병력 4만~5만명의 절반 이상이 해병대이고, 100여척의 군함도 대부분 소형인 데다 무장도 화포 위주여서 비교적 약하지만 최근 들어 러시아를 통해 잠수함 전력을 확충하는 등 가장 강력한 ‘침략성’을 보이고 있는 국가로 평가했다. 남중국해 문제에서 미국 등 여러 국가들과 ‘연합전선’을 펼치는 것도 베트남의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신문은 10여척의 호위함 등 선진 장비를 갖추고 있는 말레이시아에 대해서는 자국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합종연횡’에 몰두하고 있다고 평했으며 병력 4만명과 1980년 이후 실전배치한 20여척의 호위함을 갖춘 인도네시아 역시 난사(南沙)군도 일부에 대한 주권 요구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말레이시아, 합종연횡에 몰두” 주변국 가운데는 인도의 동태를 심도 있게 분석했다. 5만여명의 병력에 140여척의 작전 함정을 갖추고 있는 인도 해군이 최근 들어 동부함대의 확대를 꾀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는 것이다. 인도는 중국과 해양분쟁을 겪고 있지는 않지만 막강한 해군력을 점차 동쪽으로 옮기고 있는 것은 믈라카해협을 장악해 동남아시아에서의 영향력을 부단히 확대하고, 남중국해 분쟁이 가져올 변수에 대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독거노인 사랑잇기] “홀몸 어르신과 사랑의 송편 나눠요”

    보건복지부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는 추석 한가위를 맞아 ‘독거노인 사랑잇기 사업-마음 잇는 봉사’의 일환으로 홀로 사는 노인 2500여명과 함께 ‘추석맞이 송편 한접시 나눔 행사’를 갖는다고 2일 밝혔다. 센터는 지원 협약을 맺은 신한은행과 함께 3일 오전 11시 인천 남동구 수림공원에서 나눔천사 70명과 독거노인 2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추석맞이 효사랑 큰잔치’를 연다. 이들 기관은 송편과 음식을 준비해 가족의 정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만남의 자리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신한카드도 오는 6일 오전 10시 영등포노인종합복지관에서 독거노인 1000여명에게 조청기(음성확장기)와 송편을 선물할 예정이다. 신한생명도 같은 날 오후 2시 종로노인종합복지관에서 독거노인 30명과 자원봉사자 20명이 함께 송편을 만드는 행사를 갖는다. 이들은 100명의 독거노인 가정을 방문해 직접 만든 송편과 추석 선물을 전달하기로 했다. 이 밖에 센터는 코레일 직원들과 거동이 불편한 독거노인 100명을 초청, 고향을 방문하는 ‘하루나들이’ 행사를 마련했다. 김현미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 실장은 이와 관련, “독거노인에게 위로의 마음을 담은 송편을 전달해 어른을 공경하는 마음과 독거노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확산시키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주캐나다 대사 남주홍 주호주 대사 조태용

    주캐나다 대사 남주홍 주호주 대사 조태용

    정부는 29일 주캐나다 대사에 남주홍(왼쪽)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를, 주호주 대사에 조태용(오른쪽) 전 외교부 의전장을 임명하는 등 20개 공관장 인사를 단행했다고 외교통상부가 밝혔다. 남 신임 대사는 이명박 정부 들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을 거쳐 통일부 장관 물망에 올랐으나 저서 ‘통일은 없다’ 등을 통해 반통일적인 사고관을 갖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 낙마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이번 대사 임명은 ‘회전문·보은’ 인사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부는 또 주이스라엘 대사에 김일수 서울시 국제관계자문대사, 주헝가리 대사에 남관표 전 한국외대 초빙교수, 주뉴질랜드 대사에 박용규 외교안보연구원 경력교수를 임명했다. 나머지 15개 공관장 인사는 다음과 같다. ▲주세르비아 대사=김광근 전 주파나마 대사 ▲주콩고민주공화국 대사=이호성 주카메룬 대사 ▲주터키 대사=이상규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부장 ▲주네덜란드 대사=이기철 외교부 국제법률국장 ▲주브루나이 대사=최병구 전 주노르웨이 대사 ▲주레바논 대사=김병기 외교안보연구원 겸임교수 ▲주네팔 대사=김일두 전 주청두 총영사 ▲주카메룬 대사=조준혁 주오스트리아 차석대사 ▲주에티오피아 대사=김종근 전 외교부 아중동국장 ▲주볼리비아 대사=전영욱 외교부 중남미국 심의관 ▲주토론토 총영사=정광균 전 국무총리실 외교안보정책관 ▲주애틀랜타 총영사=김희범 전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장 ▲주호찌민 총영사=오재학 전 주짐바브웨 대사 ▲주시안 총영사=전재원 전 주선양 부총영사 ▲주요코하마 총영사=이수존 외교부 재외동포영사국 심의관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오시장 “낙인감 방지법 처리 왜 미루나” 민주 “투표 자신없으니 괜한 법 들먹여”

    오시장 “낙인감 방지법 처리 왜 미루나” 민주 “투표 자신없으니 괜한 법 들먹여”

    오세훈 서울시장이 15일 ‘친정’인 한나라당 여의도당사를 찾았다. 파란색 넥타이를 맨 오 시장은 9일 앞으로 다가온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대한 결의를 다졌다. 오랜만에 당사를 찾은 오 시장의 첫 화두는 일명 ‘낙인감 방지법’으로 불리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의 국회 처리를 서둘러 달라는 요청이었다. 개정안은 학부모의 경제력이 학교에 알려져 급식아동이 마음에 상처를 입는 일이 없도록 학부모가 학교 대신 동네 주민센터를 찾아가 급식비를 포함한 교육비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오 시장은 “입만 열면 낙인감 때문에 전면 무상급식을 하자는 정당이 법안 처리를 의도적으로 미루고 있다.”고 민주당을 비난했다. “정치권이 천문학적 규모의 무상복지를 쏟아내고 있는 이때, 국회에서는 부자복지, 세금복지가 아니고서도 해결 가능한 제도 개선안이 관심조차 받지 못한 채 먼지만 쌓여가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교적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던 한나라당 의원들에 대해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당이 열심히 도와주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애써 기대감을 드러냈다. 오 시장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또 한번의 투표를 치른다는 것에 대한 부담과 어떤 결과가 나오든 총선에 미칠 영향을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네거티브가 많았다.”면서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 대화를 나누다 보니 이제는 명시적으로 반대하는 사람은 없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최근 서울지역 의원들을 삼삼오오 만나 식사를 하며 지원을 부탁했다. 한편 이날 박근혜 전 대표가 자활과 자립을 강조했다는 소식에 오 시장은 화색을 띠며 “꼭 필요한 시점에 꼭 필요한 말씀을 해 줬다.”고 반가워했다. 그는 “박 전 대표의 말씀이 제 생각과 맥락을 같이한다. 복지에 대한 문제점을 잘 알고 파악한 상태에서 나온 가장 바람직한 언급이 아닌가 한다.”고 평가했다. 주민투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는 박 전 대표와 큰 틀에서 복지 철학을 같이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친박 진영의 더딘 움직임에 자극을 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오 시장은 투표결과에 따른 시장직 연계에 대해서는 “당내 분위기는 만약에 시장직을 걸었다가 주민투표 결과가 생각하지 않은 방향으로 진행돼서 혹시라도 사퇴하게 되는 경우, 보궐선거에서 승계 가능성이 얼마나 될지를 바탕으로 너무 큰 모험이 아닌가 하며 만류하는 입장도 있다.”면서 아직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전날 이종구 서울시당위원장의 “투표율 25% 미만이면 사퇴해야 한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에서 나온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런닝맨 예상검색어 ‘이광수 하차’ 폭소…김종국에 생쥐 망언

    런닝맨 예상검색어 ‘이광수 하차’ 폭소…김종국에 생쥐 망언

    이광수의 거침없는 망언에 ‘이광수 하차?’라는 런닝맨 예상검색어가 화제에 올랐다. 14일 방송된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 짝꿍 특집 2탄에서 누님 안문숙과 한 팀이 된 이광수가 김종국을 향해 거침 없이 망언 공격을 퍼부은 것. 이날 안문숙은 이광수가 평소 김종국을 두려워하는 것을 알고 이광수에게 “오늘 마음껏 내질러라”고 말했다. 그러자 이광수는 김종국에게 “김종국 이 생쥐 같은 녀석, 나와”, “이런 풀벌레 같은 녀석” 등 큰소리로 망언을 퍼붓고 심지어 김종국의 턱을 움켜쥐는 대담한 행동을 선보였다. 그러나 김종국은 안문숙이라는 든든한 후견인 때문에 이광수를 건드리지는 못해 시종일관 분을 삭이느라 끙끙 앓기만 했고 안방극장은 웃음바다가 됐다. 이를 지켜보던 제작진은 웃다 못해 예상검색어라는 표시와 함께 ‘이광수 하차?’라는 자막을 띄워 또 한번 웃음폭탄을 선사했다. 이광수 망언에 네티즌들은 “대학시절 선후배 야자 트기 생각난다”, “이광수 망언 속이 후련하다”, “김종국 표정 대박이다”, “안문숙 누님 힘이 이렇게 셀 줄이야” 등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런닝맨에는 김숙, 안문숙, 양정아, 신봉선 등이 티아라 지연, 미쓰에이 수지, 에프엑스 루나, 설리 등을 대신해 짝꿍으로 등장했다. 팀 짝궁으로는 이광수 안문숙, 하하 양정아, 유재석 김숙, 김종국 신봉선, 송지효 리쌍 개리가 각각 한 팀을 이뤄 진행했다. 사진=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 서울신문 나우뉴스 nownews@seoul.co.kr
  • [바캉스 특집] GS샵

    [바캉스 특집] GS샵

    홈쇼핑 채널 GS샵은 바캉스 시즌을 맞아 휴가지에서 입을 수 있는 비치룩, 간편하면서도 물에도 강한 메이크업 제품과 야외에서 간편하게 한끼를 해결할 수 있는 반조리식품 등을 실속가에 선보인다. 6일 오전 11시 10분 빠르고 쉬운 메이크업을 도와주는 ‘조성아 루나 2011 여름룩 샤이니 피버’가 방송된다. 얼굴에 입체감은 물론 건강하고 윤기 있는 피부를 연출할 수 있는 9종의 제품으로 구성됐다. 특히 베이스 제품인 ‘3in1 솔루션’은 자외선 차단은 물론 물에도 잘 지워지지 않는 워터프루프 기능으로 물놀이 때도 피부를 안전하고 화사하게 지켜준다. 7만 9000원. 8일 오후 8시 35분에는 ‘장인갈비’가 방송된다. ‘갈비의 달인’이라 할 만한 윤상섭씨가 솜씨를 부려 내놓은 제품으로 호주산 LA갈비에 옥수수, 표고버섯, 호박, 통마늘, 양파, 감초 등 자연 양념 비법이 더해졌다. 5팩(700g)에 덤으로 3팩을 얹어 총 8팩(5.6㎏)의 가격이 6만 9900원이다. 10일 오전 10시 30분에는 ‘자연산 바다장어’를 선보이는데 한 팩에 머리와 뼈를 제거한 80g 내외의 장어 3마리씩 총 8팩을 5만 99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한편 GS샵 인터넷 쇼핑몰(www.gsshop.com)에서는 이달 말까지 ‘떠나자 오토캠핑’ 기획전이 진행된다. 텐트, 그늘막, 바비큐 그릴 등 다양한 상품이 준비돼 있으며 10~20% 할인쿠폰도 증정한다.
  • “열대야 물러가라” 4색 극장 바캉스

    블록버스터 대작이 쏟아지는 8월. 규모는 작지만 의미 있는 내용을 담은 영화를 감상하며 더위를 식힐 수 있는 기획전이 극장가 한편에서 열려 눈길을 끈다. CGV의 다양성 영화 전문 브랜드 ‘무비꼴라쥬’가 기획한 ‘2011 무비꼴라쥬 썸머스페셜’이 그것이다. 오는 4일부터 31일까지 CGV 압구정 등 서울과 인천지역의 CGV 6곳에서 열리는 이 기획전에서는 에로, 판타스틱, 클래식 음악, 애니메이션 장르의 영화 46편을 만나볼 수 있다. ‘썸머 에로 섹션’에서는 스페인 에로영화의 거장 비가수 루나 감독이 연출한 4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지금은 스타가 된 페넬로페 크루스(‘하몽하몽’), 하비에르 바르뎀(‘골든 볼’)의 젊고 아름다운 시절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립 이어’(2010), ‘패니 힐’(2011) 등 우아하고 세련된 에로티시즘을 보여주는 4편의 최신 영화도 상영된다. ‘썸머 판타스틱 섹션’은 올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화제작 12편을 소개한다. 세계 각국의 최신 장르영화를 접할 수 있으며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를 결정한 노르웨이의 영화 ‘트롤 사냥꾼’(2010), 부천의 화제작 ‘너무 밝히는 소녀, 알마’(2011) 등을 주목해 볼 만하다. ‘썸머 클래식 섹션’에서는 사이먼 래틀, 클리우디오 아바도, 리카르도 무티, 로린 마젤, 다니엘 바렌보임, 구스타보 두마엘 등이 당대를 대표하는 6명의 지휘자가 이끄는 공연을 실감나는 영상과 음향으로 선보인다. 정상급 지휘자뿐만 아니라 그들이 이끄는 베를린 필하모닉,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차이콥스키, 드보르작 등의 음악을 극장에서 보고 들을 수 있다. 성인용 애니메이션과 어린이들도 볼 수 있는 단편 애니메이션 20편을 상영하는 애니메이션 섹션도 준비됐다. 자세한 일정 및 상영작 정보는 CGV 홈페이지(www.cgv.co.kr) 참조.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뮤지컬 리뷰] 양희은 데뷔 40주년 기념작 ‘어디만큼 왔니’

    [뮤지컬 리뷰] 양희은 데뷔 40주년 기념작 ‘어디만큼 왔니’

    뮤지컬 속에 가수 양희은의 콘서트와 희은·희경 자매의 삶을 다룬 토크쇼가 녹아 있다. 그래서 뮤지컬인지, 토크쇼인지, 콘서트인지 다소 헷갈린다. 하지만, 오히려 이는 더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양희은 데뷔 40주년을 기념해 그녀의 음악인생을 다룬 창작 뮤지컬 ‘어디만큼 왔니’에 대한 이야기다. 1막의 시작은 두 자매의 어린 시절 어느 시점이다. 실제 인물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생생히 들려주는 터라 감동은 더욱 크다. 두 자매는 솔직하게 자신들의 가정사와 어린 시절의 아픔을 담담하게 토로한다. 이북 평안도 출신의 아버지, 아버지의 바람으로 쪼개진 가정, 떠나간 어머니 등에 대한 이야기를 두 여자는 관객에게 말을 걸듯 전한다. 희은은 미루나무 아래에서 노래를 부르던 20살 시절로 돌아간다. 그녀가 가수로 데뷔하게 된 카페 오비스캐빈에서의 추억도 풀어낸다. 이곳에서 자신의 대표곡 ‘아침이슬’의 작곡가 김민기를 만났고, 송창식 등 평생의 친구들과 인연을 맺는다. 1970년대를 묵묵히 회상하던 희은은 20대의 자신이 부르는 ‘아침이슬’을 조용히 듣다가 비로소 기타를 잡고 후반부를 이어 부른다. 이 시대를 사는 관객들과 자기 자신에게 ‘어디만큼 왔니’라고 질문을 던지고, 노래로서 그 답을 들려주는 것. 관객은 대부분 40대 여성들이다. 양희은의 히트곡을 엮은 주크박스 형식의 뮤지컬이라 모든 노래가 귀에 익숙하다. 그래서 배우와 관객은 하나가 돼 노래를 힘껏 부른다. 극의 마무리인 40주년 기념 콘서트 장면에선 관객들이 하나둘 들썩이며 일어난다. 1시간 20분간 그렇게 관객과 배우는 함께 호흡하며 수다 떨고, 웃고 울고, 노래를 불렀다. 여느 뮤지컬과 다른 풍경이다. 또 하나의 매력은 오랜 시간 봐왔던 양희은의 실제 모습이 극에 잘 녹아 있다는 점이다.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 콘서트, 시골 밥상을 차리는 모습 등이 자연스럽게 적재적소에 등장한다. 눈을 감고 들으면 누가 양희은이고 양희경인지 모를 만큼 닮은 두 여인의 목소리는 관객의 귀를 정화해 주는 느낌이다. 커튼콜 뒤에 이어지는 희은·희경 자매의 앙코르곡 열창은 극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아쉬운 게 있다면 20대의 희은 역을 맡은 젊은 배우의 가창력이다. 양희은과 함께 ‘아침이슬’을 부르는 장면에선 기량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 음 이탈도 잦아 귀에 거슬렸다. 8월 14일까지 서울 동숭동 아르코예술극장. 8만~10만원. (02)3668-0007.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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