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원대 ‘알뜰세트’ 설 선물시장 점령
올해 설(26일)은 여느 해보다 빨리 찾아온다. 그래서 새해를 맞자마자 유통업체들이 설 선물세트 판매에 돌입했다. 설 선물 판매가 빨라진 또 다른 이유는 불황에서 찾을 수 있다. 꼼꼼해진 소비자들이 ‘실속 선물’을 선호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유통업체마다 연말연시에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알뜰 선물이 뜬다는 결과를 얻으면서 1만원대 세트와 포장 분량을 줄인 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크기 줄이고 가격 내린 다양한 상품 봇물
롯데슈퍼가 설을 겨냥해 준비한 선물세트의 70%는 1만원이 채 안 된다. 신사양말 2족(3500원), 타월 3장(9800원), 동원 참치 6개와 카놀라유를 담은 혼합14호(9900원), 치약과 샴푸·린스 등을 넣은 LG스타 1호와 애경 L1호(각 9900원) 등을 추천했다. 1만~3만원대 세트로는 다양한 종류의 커피 3종을 넣은 동서 맥심 50호(1만 500원), 보해 복분자 세트(1만 6800원), 고려 집체 토종꿀(1만 9800원), 실속 버섯 3종 세트(2만 9800원)를 내놨다.
이마트는 과일 등 신선상품의 포장을 줄여 가격을 낮췄다. 사과 9개·3㎏들이 세트(9800원)와 신고배 7~8개·5㎏들이(1만 5800원)를 내놓았다. 지난해 사과와 신고배 최저가 세트는 각각 16개(2만 8800원), 13개(2만 4900원)씩 포장했었다. 굴비도 20마리·1.8㎏에 3만 9800원짜리로 지난해보다 30% 이상 가격을 낮췄다.
롯데마트도 6개씩 포장한 1만원대 신고배 세트와 사과 세트를 준비했다. 20마리·1.8㎏ 굴비는 3만 8000원이고, 7.5㎏ 배 세트는 2만 8000~3만 3000원이다. 롯데마트는 9일 “올해 전반적으로 사과와 배 수확량이 늘어나 가격도 그만큼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는 알이 작고 용량도 줄인 14~15개 들이 배 세트(9900원)를 발굴했다. 멸치와 김 세트도 20%가량 깎아서 각각 7900원, 9900원에 내놓았다.
아이들 한복 설빔은 온라인쇼핑몰 옥션에서 1만 7000~1만 8000원에 살 수 있다. 복주머니와 노리개, 조바위 등 소품을 모두 갖추려면 2만~3만원대를 예상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쇼핑몰은 1.5㎏ 모듬한우세트를 5만~6만원대에 판다. 지난 추석보다 한우 가격이 15% 정도 내렸다. 다른 인터넷쇼핑몰 디앤샵은 유아 설빔을 최대 반값에, 건강식품 실속세트를 최대 60%에 판다.
●‘1+1’부터 ‘10+1’까지
선물을 사는 시기와 양을 조절하면 조금 더 저렴하게 선물을 구입할 수도 있다.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대부분 11일까지 예약판매를 실시하는데, 이 기간 예약하면 10~40% 가격을 인하한다.
애경그룹이 운영하는 분당 삼성플라자는 11일까지 구매 고객에게 영광굴비를 20%, 수삼과 더덕·건과·곶감·정육 등을 10%, 명품 한우를 5% 할인해 판매한다. 갤러리아백화점도 11일까지 한우갈비와 굴비·수삼·멸치·와인 등 100개 상품을 10~40% 할인해 예약을 받는다.
용산 아이파크백화점은 리빙관에서 ‘미리 만나는 설 제수용품전’을 진행한다. 떡국기와 전기프라이팬 등 명절에 유용한 용품과 제기를 최대 절반까지 할인해 준다. 풍년전기프라이팬을 7만 9000원, 밀양본차이나 떡국기(4개)를 2만원에 내놓았다. 신촌 그랜드백화점은 15일까지 10~15% 저렴한 가격에, 롯데슈퍼는 13일까지 30% 할인된 가격으로 예약을 접수한다.
온라인쇼핑몰 롯데닷컴은 12일부터 18일까지 신고배, 사과+제주 한라봉, 반건시 등 정상가가 3만~4만원 하는 과일세트를 매일 선착순 300명에게 1만원에 판매한다. 1인 1회에 한해서만 구매가 가능하다.
한꺼번에 구매하는 것도 방법이다. 유통업체별로 세트를 2~10개씩 한꺼번에 구매하면 1개를 덤으로 주거나 상품권을 증정하는 행사를 하고 있다. 올해는 대형마트뿐 아니라 슈퍼마켓과 온라인쇼핑몰에서도 이같은 행사를 편다. 무료 배송이 늘었고, 롯데닷컴은 롯데백화점 포장지로 일부 제품을 포장해서 배송하기로 했다.
●홈쇼핑을 활용하라
홈쇼핑 판매 일정을 챙기면 제기용품과 선물을 구색에 맞게 장만할 수 있다. CJ홈쇼핑은 21일까지 ‘설 맞이 주방용품 특집전’을 진행, 주방용품 편성을 평소보다 20% 늘렸다. 15일부터 22일까지는 ‘갈비 5대 천왕전’을 열고 1주일 동안 5대 브랜드 갈비 제품을 6~8팩에 6만 9900~7만 9900원에 판매하는 방송을 15차례 한다.
GS홈쇼핑은 14일까지 ‘기분 좋은 설 상품전’ 특집방송을 한다. 육류와 굴비, 과일 등 농수산물을 강화했다. 특히 갈비를 매일 1차례 이상씩 판매한다.
홍희경 윤설영기자 salo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