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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은형의 밀레니얼] 롤 모델이 없다는 밀레니얼에게

    [이은형의 밀레니얼] 롤 모델이 없다는 밀레니얼에게

    “회사 안에 롤 모델이 없어요.” “승진을 해야겠다는 의지가 별로 안 생겨요.” 밀레니얼 세대 직장인을 멘토링하는 자리에서 자주 듣는 하소연이다. 자신들이 원하는 미래상인 상사를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밀레니얼 여성 직장인은 선배 세대와의 괴리감을 더 크게 느낀다. 여성 선배들을 보면서 오히려 ‘닮고 싶지 않다’는 부정적인 인상을 받는다고 한다. 회식 자리에서 남성 못지않게 많은 술을 마시고, 노래방 분위기를 이끄는 여성 팀장. ‘일과 결혼했다’는 말을 공공연하게 하면서 야근, 주말 근무 등을 자원하는 여성 부장. 육아와 가사를 도우미에게 맡기고 전투적으로 회사 일에 매진하는 여성 차장. 일과 가정에서 모두 완벽하다는 평가를 받는 슈퍼우먼 상무. 그들이 바라보는 여성 선배들의 모습은 대체로 이렇다. 그런 모습으로 살아야 한다면 ‘승진하려고 노력하지 않겠다’는 결론에 도달하기도 한다. 자신의 현재 위치에서 상대를 바라보면 오류를 범하기 쉽다. 2020년, 밀레니얼의 관점으로 15~20년 이상 조직생활을 해 온 선배를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까. 지금의 선배 모습을 이해하려면 그들이 어떤 환경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으며 어떤 가치를 추구하며 오늘에 이르렀는지 맥락을 함께 읽어야 한다. 여성의 대학진학률이 30%대에서 40%대로 증가하던 1990년대에 이르러서야 대졸 사원으로 여성을 뽑기 시작했다. 물론 여성채용은 소수에 그쳤고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여전히 채용공고에 ‘군필 남자’만 뽑는다고 버젓이 표기했다. 수백명 또는 수십명 공채 인원 중 여성이 한두 명이던 시절이었다. 남성으로만 구성된 회사에 여성의 자리는 없었다. 여성들은 남성과 비슷하게 행동하고, 남성보다 더 열심히 일해야 인정받았다. 지난해 가을, KBS스페셜 ‘사표 쓰지 않는 여자’는 한국의 기업에서 여성 임원이 극소수인 이유를 분석하면서 여성 임원들을 인터뷰했다. 금융기업의 전무인 여성은 “입사 후 소원은 대리가 되는 것”이었다면서 “남자 후배들이 당연히 나보다 승진이 빠를 것이므로 후배에게도 늘 존댓말을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성은 “남자들로 둘러싸여 일하면서 늘 신기한 동물 취급을 받았다”고 회고했다. 결혼 후 첫 출근한 날 책상 위에 쓰레기가 쌓여 있어서 울며 사표를 냈다는 여성, 여성용 탈의실이 없어서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었다는 여성, ‘김양’이라는 호칭을 떼어내기 위해 몇 년동안 노력했다는 여성, 회식자리에 빠지면 ‘소속감이 없다’고 지적받고 아이가 아파서 집에 조금 일찍 가겠다고 하면 ‘충성심이 없다’고 뒷말을 들었던 경우까지 여성들의 직장생활 고군분투는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렵다. 출산 및 육아로 인해 경력단절을 경험하고 예전의 일자리로 다시 돌아가지 못한 여성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 밀레니얼 후배들이 조직에서 만나는 선배들은 알고 보면 눈물겨운 스토리의 주인공이다. 그들의 현재 모습이 어떠하든 소수자로서 조직에서 생존하기 위해 많은 도전을 헤치고 극복해낸 결과다. 롤모델이 없다고 말하면 선배들은 서운할 것이다. 여러분이 보는 그 선배야말로 ‘여자 선배는 아무도 없었던 상황’에서 조직생활을 해야 했다. 눈치껏 남자 동료의 행동을 흉내 내면서 튀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했던 시절을 거쳐 왔다. 밀레니얼 후배들이 그런 선배를 존경해야 한다거나 닮아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현재의 맥락으로 선배를 평가하고 절하하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선배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며 살아온 것이므로 그 맥락 속에서 이해해야 한다. 겉모습을 보면서 ‘롤 모델이다 아니다’ 평가하지 말고 맥락과 함께 선배들의 역사와 스토리를 보아야 한다. 그래야 배울 점이 보이고, 내가 가야 할 길이 보인다. 선배 세대의 방식이 아니라 밀레니얼 세대의 방식으로 승진을 꿈꿀 수 있게 된다. 비단 여성 선배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모든 선배는 자신의 성장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밀레니얼 후배들이 진심으로 궁금해하면서 묻는다면 그들은 ‘꼰대’가 아니라 ‘멘토’가 된다. 롤 모델은 정성을 기울여 발견하는 것이다.
  • “허훈 MVP 수상, 그만한 이유 있었을 것…난 화려한 플레이보다 궂은일 많이 했다”

    “허훈 MVP 수상, 그만한 이유 있었을 것…난 화려한 플레이보다 궂은일 많이 했다”

    허훈 플레이 임팩트 커… 정말 축하 스스로에게 고생했다고 말해줄 것 다음 시즌 MVP 받도록 욕심내겠다 국가대표팀 지원, 10년 전보다 못해이번 시즌 한국 프로농구 최우수선수(MVP)로 허훈(25·부산 kt)이 지난 20일 뽑혔을 때 김종규(30·원주 DB)가 받아야 했다는 반발 여론도 많았다. 허훈도 빼어난 활약을 했지만 팀 성적이 하위권인 6위에 그쳤기 때문이다. 상위권 팀이 아닌 하위권 팀에서 MVP가 나온 건 극히 이례적인 데다 DB를 1위로 이끈 김종규의 성적이 허훈에게 결코 뒤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MVP 기준에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울신문은 29일 서울의 한 카페에서 김종규와 인터뷰를 갖고 속내를 들어 봤다. -이번 시즌 MVP를 허훈이 아닌 김종규가 받아야 했다는 여론도 많았다. 일각에선 허훈의 아버지인 ‘농구 대통령’ 허재의 후광이 부지불식간에 조금이라도 작용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는데. “훈이(허훈)도 좋은 활약을 보여 줬다. 많은 사람들이 MVP라고 생각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임팩트가 컸다. 내년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 줬으면 하는 게 형으로서의 바람이다. 정말 축하한다. 나는 MVP 경쟁을 한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내 포지션은 화려함보다는 보이지 않는 부분이 더 많다. 그래도 올해 다치지 않고 전 경기를 출전한 부분은 스스로에게 고생했다고 말해 주고 싶다.” -2014년 루키 때 “KBL을 대표하는 선수가 되고 싶은 게 목표”라고 했는데 목표를 이룬 거 아닌가. “‘됐다’라고 말하기에는 갈 길이 멀다. 정말 KBL을 대표한다면 MVP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MVP를 받아야 가치를 인정받는 거다. 첫 번째 목표는 팀 통합 우승이고 두 번째는 MVP를 받는 것이다. 다음 시즌에는 MVP를 꼭 받고 싶다. 욕심을 내보고 싶다.” -욕심나는 기록은. “리바운드와 블록이다. 내 포지션에서는 두 기록이 가장 중요하다. 이번 시즌에 리바운드를 더 많이 했어야 했다.” -미들 레인지 점퍼가 장기인데 3점슛과의 차이가 큰가. “한 발, 두 발 차이가 크다. 미들슛이 편한 선수는 3점슛이 불편하고, 3점슛이 편한 선수는 미들슛이 불편하다. 3점슛은 최근에 연습을 많이 하고 있다. 시합 때 쏠 수 있게끔 나만의 스텝과 움직임으로 연습하고 있다.” -10년 전 “김주성이 롤모델이다”고 했는데 DB에서 김주성 코치와 만났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코치님이 “1년에 1~2개씩 배운다는 생각으로, 멀리 보고 가자”고 말씀하셨다. 원래 형이라고 불렀지만 이젠 코치님이라고 부른다.” -이상범 감독은 어떤 스타일인가. “실수했을 때 빼지 않고 기회를 더 주신다. 감독님만 갖고 있는 점이다. 그래서 시너지 효과가 난다.” -LG 원클럽맨 이미지가 강했는데 DB로 간 이유는. “말씀드리기 조심스럽다. LG에서 원하는 부분과 내가 원하는 부분이 조금 달랐다. LG와 시합을 하면 아직까지 어색하고 이상한 기분이 있다.” -LG전에서 감전규(플라핑) 논란도 있었다. “잘못한 거 맞다. 선수로서 해선 안 될 행동도 맞다. 조금의 변명을 드리면 이기고 싶은 마음이 컸던 거 같다.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 -10년 전 처음 국가대표가 됐을 때와 지금의 국가대표팀을 향한 지원을 비교하면. “10년 전과 비교해서 반의 반의 반도 안 된다. 모든 면에서 완벽하게 퇴보했다. 지금은 떨어질 곳이 없는 느낌이다.” 글 사진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단독인터뷰] 프로농구 연봉킹 김종규 “MVP 경쟁한 것만으로 감사”

    [단독인터뷰] 프로농구 연봉킹 김종규 “MVP 경쟁한 것만으로 감사”

    이번 시즌 한국 프로농구 최우수선수(MVP)로 허훈(25·부산kt)이 지난 20일 뽑혔을 때 김종규(30·원주DB)가 받아야 했다는 반발 여론도 많았다. 허훈도 빼어난 활약을 했지만 팀 성적이 하위권인 6위에 그쳤기 때문이다. 상위권 팀이 아닌 하위권 팀에서 MVP가 나온 건 극히 이례적인 데다 DB를 1위로 이끈 김종규의 성적이 허훈에 결코 뒤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MVP 기준에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울신문은 29일 서울의 한 카페에서 김종규와 인터뷰를 갖고 속내를 들어봤다. -어떻게 지냈나. “아버지가 지난해 뇌경색이 와서 재활센터에 모시고 가고 있다. 나도 지난해 왼쪽 햄스트링과 왼쪽 어깨 부상을 당해 재활훈련을 하고 있다.” -심각한 부상인가. “운동선수라면 누구나 부상 가지고 있는 정도의 부상이다. 코로나19로 시즌이 길게 가더라도 괜찮았을 정도다. 지난해 5월부터 9월까지 농구월드컵 기간에 대표팀에서 부상을 당했다. 심각한 건 아니었고 완벽하게 고치려고 하는 상황이었다. -이번 시즌 허훈이 아닌 김종규가 MVP를 받아야 했다는 여론도 많았다.일각에선 허훈의 아버지인 ‘농구 대통령’ 허재의 후광이 부지불식간에 조금이라도 작용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는데. “훈이(허훈)도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많은 사람들이 MVP라고 생각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임팩트가 컸다. 내년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 게 형으로서의 바람이다. 정말 축하한다. 나는 MVP 경쟁을 한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내 포지션은 화려함보다는 보이지 않는 부분이 더 많다. 그래도 올해 다치지 않고 전 경기를 출전한 부분은 스스로에게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2014년 루키 때 “KBL을 대표하는 선수 되고 싶은 게 목표”라고 했는데 목표를 이룬 거 아닌가. “‘됐다’라고 말하기에는 갈 길이 멀다. 정말 KBL을 대표한다면 MVP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MVP를 받아야 가치를 인정받는 거다. 첫번째 목표는 팀 통합 우승이고 두번째는 MVP를 받는 것이다. 다음 시즌에는 MVP를 꼭 받고 싶다. 욕심을 내보고 싶다.” -김종규가 있는 팀은 항상 1위를 했다. 경희대, LG 세이커스, 원주 DB. “LG에 있는 동안 멤버가 워낙 좋았다. 제가 부족한 포지션 채운 것도 맞지만 다재다능하고 좋은 선수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갈수록 주전 선수들 공백기가 많이 생겨서 그 기간이 힘들었다. (김)시래 형, (유)병훈이 형 군대 가고 여러모로 힘든 시기였다. DB 왔을 때도 좋은 선수들이 있었다. 올해 DB가 좋은 모습 많이 보여드렸는데 시즌이 일찍 중단돼서 아쉬웠다. 선수들이 자신감에 차 있기 때문에 다음 시즌에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것 같다.” -욕심나는 기록은. “리바운드와 블록이다. 내 포지션에서는 두 기록이 가장 중요하다. 이번 시즌에 리바운드를 더 많이 했어야 했다.” -경기당 13.3점(국내 5위, 커리어하이)으로 득점도 나쁘지 않았다. 어릴 때는 스몰포워드라는 평가받았다. 이상범 감독도 3점슛 시도를 주문했다. 김종규가 쏘는 3점슛도 볼 수 있을까. “올시즌에 가능성을 조금 보여드린 거 같다. 일단 3점을 많이 쏘지 않았고 성공률도 낮았다. 조금 더 연습하고 가다듬어서 다음 시즌에 적중률을 높이고 싶다. 적중률이 높으면 시도도 늘어날 거라고 생각한다.” -미들 레인지 점퍼가 장기인데 3점슛과 차이가 큰가. “선수 입장에서는 한 발 차이, 두 발 차이가 크다. 미들슛이 편한 선수는 3점슛이 불편하고, 3점슛이 편한 선수는 미들슛이 불편하다. 3점슛은 최근에 연습을 많이 하고 있다. 시합 때 쏠 수 있게끔 저만의 스텝과 움직임으로 쏘고 있다. 제가 3번(포지션 선수)처럼 스윙을 하거나 점프슛과 무빙슛을 던지진 않는다. 제게 찬스가 오는 상황은 정적인 상황이다. 제 맵집을 감당하는 상대가 만약에 저랑 비슷한 키라고 하면 분명히 가드처럼 타이트한 수비가 안 나올거라고 생각한다. 조금 떨어져서 수비하기 때문에 충분히 3점을 노려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10년 전 “김주성이 롤모델이다”고 했는데 DB에서 김주성 코치와 만났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코치님이 “1년에 1~2개씩 배운다는 생각으로, 멀리보고 가자”고 말씀하셨다. 원래 형이라고 불렀지만 이젠 코치님이라고 부른다.” -이상범 감독은 어떤 스타일인가. “실수했을 때 빼지 않고 기회를 더 주신다. 감독님만 갖고 있는 점이다. 그래서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고 시너지 효과가 난다.” -올시즌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두)경민이 복귀하고 나서 전자랜드전에서 처음으로 셋이 함께 코트에 섰을 때 그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 거 같다.” -올시즌 김민구, 두경민 경희대 10학번 3인방의 DB에서의 10년만에 재결합도 큰 화제였다. “한 마디로 재밌었다. 민구도 이번에 FA라서 앞으로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지만, 같이 셋이서 모이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은퇴할 때까지 같이 하고 싶은 생각이다. 올시즌이 조기종료 되지 않았으면 정말 드라마틱한 상황이 일어났을수 있는데 그러지 못해서 아쉽다. 경민이가 합류하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3인방이 사실상 주목을 많이 받았는데, (윤)호영이 형, (김)태술이 형, (김)현호형, (허)웅이, 팀 선후배들이 정말로 궃은 일을 정말 열심히 해줬다. 형들에게 고맙다는 말해주고 싶다.” -김민구, 두경민, 김시래와의 차이는 “장단점이 있는 거 같다. 시래 형 같은 경우에는 작고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다. 공격적인 면도 뛰어나고 패스도 잘한다. 시래 형만의 스타일이 있다. 속공에 적합한 스타일이다. 저랑 그래서 잘 맞았다. 제가 속공을 달려줄 수 있기 때문에. 민구 같은 경우에는 잘 만들어서 주는 스타일이다. 속공보다 세트 오펜스(Set Offense)에 강한 스타일이다. 경민이 같은 경우는 굉장히 간결하게 플레이를 한다. 파워, 슛, 스피드 갖춰야할 건 다 갖춘 상태인 것 같다. 다들 각자 스타일이 다르지만 각자의 선수들과 뛰는 맛이 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농구부 코치 권유로 농구를 시작한 걸로 안다. “초등학교 때 농구라는 부분에 재미를 느끼게 해 준 코치님이 한 분 계신다. 지금은 명지중학교에 계시는 박주현 선생님이다. 농구라는게 이렇게 재밌는 스포츠라는 걸 가르쳐주신 코치님이다. 그분이 지금까지도 많은 멘토 역할을 해주신다. 자주 얼굴 뵙고 얘기도 많이 듣고 한다. 요즘에는 인간사에 대해 말씀해주신다. 제가 잘하는 선수가 되기 보다는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게끔 여러가지로 조언을 많이 해주신다. 조금 더 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얘기를 많이 해주신다.” -운동 그만두고 싶었을 때 있었나. “중학교 때 실제로 그만뒀다. 사춘기가 오고 그랬을 때 많이 힘들었다. 고등학교 갔을 때부터 마음 잡고 했다. 그 이후에 특별히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은 한적은 없었던 것 같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점은 없었나. “저희 부모님이 쉽지 않았다는 정도만 알고 있다. 제가 운동만 할 수 있게 제가 모르게 하셨다. 제가 아플 때마다 많이 힘드셨을 거 같다.” -경희대 진학 이유는 무엇이었나. 스카우터 경쟁 심했다고 들었는데 “최부영 선생님 믿고 간 거다. 단지 그 이유뿐이다. 최부영 선생님이 너무 저를 원하셨고 제가 선택을 했다. 민구가 저보고 같이 가자고 했다. 제가 오면 자기도 온다고 하더라. 민구랑은 초등학교 때부터 경기도권이어서 시합을 많이 했다. 한 번도 못이겼지만.” -LG 원클럽맨 이미지가 강했는데 DB로 간 이유는. “말씀드리기 조심스럽다. LG에서 원하는 부분과 내가 원하는 부분이 조금 달랐다. LG와 시합을 하면 아직까지 어색하고 이상한 기분이 있다.” -LG전에서 감전규(플라핑) 논란도 있었다. “잘못한 거 맞다. 선수로서 해선 안될 행동도 맞다. 조금의 변명을 드리면 이기고 싶은 마음이 컸던 거 같다.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 -팬들 요구에 따라 피카츄 복장 입은 건 쿨해보였는데. “팬들이 올려주신 아이디어를 따르면서 자연스럽게 된 거 같다. 망가지는 모습도 보여드리고 더욱 더 친근하게 다가가는 모습 보여서 팬들이 더 좋아해주셨다. 그래서 올스타 MVP 탈 수 있었던 거 같다.” -내년 도쿄올림픽 예선 한국 남자 농구가 통과할 수 있을까. “제가 대표팀에 뽑힌다면, 꼭 그러고 싶다. 그보다 앞서 작년 농구월드컵 때 부진한 모습 보여서 국민 여러분께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도쿄올림픽으로 가는 최종 예선에 뽑힌다면 제 역할을 하고 싶은 생각을 한다. 꼭 올림픽 본선에서 뛰어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나라 농구 수준이 과연 NBA나 유럽미국 리그에 비해 떨어지나. “피지컬 적인 면에서 원래 심한 차이가 있었다. 기술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멀리 갈 필요 없이 아시아권에서도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과거 선배들은 피지컬이 달려도 슛이나 조직력에서 압도적이었다. 요즘에는 다른 팀도 상당히 올라왔다. 대표적으로 일본이 그렇다. 피지컬, 조직력, 슈팅 이런 것들이 정말 많이 바뀌어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하승진이 말한 한국농구가 망해가는 이유, 전태풍이 말한 꼰대 농구, 이관희가 항변한 한국농구 지켜보며 어떻게 생각했는가. “누구나 다 각자의 입장이 있다. 모두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승진이형이나 태풍이형이나 그들이 농구를 하면서 느꼈던 감정들이 있었을 거다. 관희형 같은 경우는 현역으로 있는 선수로서 자기가 생각하는 부분에 대한 얘기를 한거다. 누가 맞다,누가 틀리다의 문제는 아니다. -김종규 선수는 그럼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 “하나만 말씀드리겠다. 대표팀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 한국 농구 리그 수준 올리는 것도 중요한 게 맞지만 한국 농구 인기를 위해서 대표팀이 정말 중요하다. 큰 틀만 말씀 드리면 대표팀이 살아야한다는 거다. 대표팀이 살아야 리그가 산다.” -10년 전에 김종규 선수가 광저우 아시안게임 예비 엔트리에 들었을 때 NBA 전설 레니 윌킨스 감독을 기술 고문으로 불러오고 하지 않았나. 지금이랑 비교하면 어떻나. “10년 전과 비교해서 반의 반의 반도 안된다. 모든 면에서 완벽하게 퇴보했다. 지금은 떨어질 곳이 없는 느낌이다.” -미국에서 하는 스킬 트레이닝이 선수들에게 도움 되나. “코로나19 아니었으면 사비를 들여서라도 미국 다녀올 생각했었다. 시즌 때는 그럴 상황이 안 돼서 못갔다. 어쩔 수 없지 않았나.” -대한민국농구협회 하면 여자농구 대표팀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지수(박지수), 대표팀 막내가 소신 발언했다는 거에 대해서 저는 되게 크게 의미를 두고 싶다. 한국 농구가 살려면 대표팀이 살아야 한다.” -프로 농구 선수로서 최종 목표 “선수 생활을 오래오래 행복하게 하고 싶다. 행복이 제일 중요한 거 같다. 행복 농구 안에 많은 것들이 있다. MVP도 있고 우승도 있고 다 있다.” -먼 미래의 일이지만 나중에 은퇴할 때의 계획은. “은퇴하기 3년전부터 고민해볼 생각이다. 운동을 아주 오래하고 싶다. 5년은 흐른 후에 한번 고민해볼 거 같다. 아직은 몸이 변하거나 한 걸 모르겠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폼페이오 “한국의 ‘방역 총선’은 세계의 본보기”

    폼페이오 “한국의 ‘방역 총선’은 세계의 본보기”

    中언론 “‘코로나 극복’ 내세워 민심 얻어” 日언론 대부분 한일관계 비관적 관측여당의 4·15 총선 압승에 대해 해외 언론들은 대체로 문재인 정부의 성공적인 코로나19 대응이 원동력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국면에서 한국이 총선을 무리 없이 치러낸 데 대한 찬사도 이어졌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5일(현지시간) ‘한국 총선에서 코로나19가 여당에 압도적인 승리를 안겨 주었다’는 기사에서 “문재인 정부가 코로나19에 성공적으로 대응한 덕분에 여당이 역사적인 다수당이 됐다”면서 “이번 승리로 한국의 진보 진영은 그들이 지금껏 가져보지 못했던 정치적 영향력을 얻게 됐다”고 평가했다. AP통신은 “이번 총선 투표율이 2004년 이후 치러진 총선 중 가장 높다”면서 “앞서 치러진 사전투표에 역대 최고 수준의 참여가 이뤄지는 등 사회적 접촉 최소화 때문에 낮은 투표율이 될 것이라는 예측을 깼다”고 전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미국은 한국이 성공적으로 총선을 치른 걸 축하한다”며 “한국의 총선은 전 세계의 본보기”라고 호평했다. 미국, 영국 등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선거를 취소 또는 연기한 47개 국가의 롤모델이 될 것이란 의미다. 특히 오는 11월 대선을 치러야 하는 미국은 이번 한국 총선의 코로나19 방역 기법을 상당 부분 참고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해외판인 ‘해외망’은 “1987년 한국 민주화 뒤로 집권당이 전체 의석 가운데 5분의3을 차지한 것은 처음”이라면서 “여당은 ‘코로나19 극복’을 선거 구호로 내세웠고 야당은 ‘정권 심판’을 외쳤다. 민심이 집권당 쪽으로 기울었다”고 분석했다. 일본 언론도 한국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여당 승리의 원인으로 분석했다. 최대 관심사인 ‘여당의 승리가 한일 관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언론사 성향에 관계없이 비관적인 관측 일색이었다. 아사히신문은 “과거사 인식에서 일본에 엄격한 자세를 보여 온 진보계 여당의 발언력이 커지게 됐다”며 “문재인 정부가 일본에 한층 강경한 자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국의 이번 총선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세계 최초로 치러진 대규모 국정선거”라면서 감염 예방을 위한 철저한 조치들이 취해진 가운데 기록적인 투표율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쿠웨이트 신문 “백신 나오기 전까진 한국 따라해야”

    쿠웨이트 신문 “백신 나오기 전까진 한국 따라해야”

    쿠웨이트 유력 일간지가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기 전까지는 한국의 방역 모델이 다른 나라가 따라해야 할 최선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쿠웨이트 유력 일간 알카바스는 12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산을 성공적으로 통제한 한국이 전 세계의 본보기가 됐다는 특집 기사를 내보냈다. 이 신문은 ‘한국은 전염병을 통제했고, 전 세계에 ’롤모델‘(본보기)을 제시했다’라는 기사에서 “전 세계가 코로나19 확산을 막으려고 최선을 다하는 가운데 이에 성공한 한국에 시선을 돌리고 있다”라고 전했다. 신문은 한국이 코로나19 확산을 막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로 광범위하고 신속한 감염 검사, 감염자 동선과 밀접접촉자 추적, 사실상 강제적인 자가격리 등을 꼽았다. 아울러 이런 광범위한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자원봉사자의 헌신도 소개했다. 알카바스는 “3월 17일까지 한국은 27만 4000건을 검사했지만 발병 시기가 같았던 그때까지 미국은 2만 5000건에 그쳤다”라며 “그 결과 다른 나라에서는 감염자가 급증하는 반면 최근 한 주간 한국의 일일 신규 확진자는 50명 아래로 줄었다”라고 설명했다. 자가격리를 어기는 사례가 나와 우려가 커지자 한국 정부는 심층적인 검토 끝에 손목밴드(전자팔찌)를 도입했다면서 한국이 결정한 정책에 국제적 관심이 쏠린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영국 가디언 등의 보도를 인용해 “코로나19를 예방하는 백신이 나오기 전까지는 한국의 ‘실험’이 현재로선 다른 나라가 따라 해야 할 최선의 방역 모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라고 평가했다. 12일 현재 쿠웨이트의 코로나19 확진자는 1234명(사망 1명)으로 이달 들어 4배로 증가했다. 쿠웨이트에서는 2월말 발병 초기엔 중동 내 최대 발병지인 이란을 다녀온 성지순례객이 주 감염자였지만 이후 유럽에서 귀국한 자국민과 외국인 근로자 집단숙소를 중심으로 환자가 늘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슈돌’ 나태주 만난 연우, 필살기 3종 세트에 감격 ‘눈물’

    ‘슈돌’ 나태주 만난 연우, 필살기 3종 세트에 감격 ‘눈물’

    트로트 가수 나태주가 연우와 만난다. 5일 방송되는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슬기로운 육아생활’이라는 부제로 시청자를 찾아온다. 그중 도플갱어 가족 경완 아빠와 연우-하영 남매는 도심 속 특별한 공간으로 캠핑을 떠난다. 도플갱어 가족의 즐거운 캠핑 현장에는 트롯 가수 나태주가 깜짝 방문한다고 해 시청자들의 기대를 수직 상승시키고 있다. 공개된 사진에는 환한 미소를 짓고 있는 연우, 하영 남매와 나태주가 보인다. 이어 나태주의 태권 트롯 무대를 1열에서 감상하는 도플갱어 가족의 놀란 표정이 시선을 강탈한다. 마이크를 들고 현란한 발차기를 선보이는 나태주의 모습이 그가 어떤 무대를 선보이고 있는지 호기심을 자극한다.이날 경완 아빠는 아이들과 함께 특별한 곳으로 캠핑을 떠났다. 이들의 목적지는 도심에 위치한 루프탑 캠핑장. 아이들은 캠핑장에서 보이는 탁 트인 서울 전경에 즐거워했다. 특히 기분이 좋아진 하영이는 캠핑 내내 환한 미소를 선보이며 모두를 심쿵하게 했다는 후문이다. 또한 캠핑장에는 태권 트롯의 선구자 나태주가 깜짝 방문했다. 연우의 꿈이자, 롤모델인 나태주는 연우를 위해 직접 도플갱어 가족을 찾아왔다고. 1열에서 나태주의 무대를 감상한 연우는 감격한 나머지 눈물까지 흘렸다고 해 이들의 만남에 궁금증이 더해진다. 이와 함께 연우는 나태주로부터 태권도 필살기 3종 세트를 배웠다고. 발차기, 주먹 지르기, 카리스마 눈빛까지 3종 세트를 마스터하며 자신의 꿈인 나태주에 한 발짝 다가서는 연우의 이야기에 기대가 높아진다. 한편,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이날 오후 9시 15분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포토] ‘D컵 모델’ 김시후, 아찔한 볼륨감

    [포토] ‘D컵 모델’ 김시후, 아찔한 볼륨감

    남성잡지 크레이지 자이언트 3월호 커버를 장식한 모델 김시후가 최근 자신의 SNS에 슬립 가운을 입고 화려한 자태를 뽐냈다. 사진 속에서 김시후는 글로시한 실버 계열의 가운을 입고 화려한 매력을 뽐냈다. 김시후는 “의상, 메이크업, 헤어스타일, 하이힐까지 여성스런 매력을 나타내기 위해 모든 촬영 요소에 신경을 썼다. 작가가 나의 매력을 잘 담아내 즐겁게 촬영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크레이지 자이언트의 자매지인 ‘더 플레이어’에 이어 이번 크레이지 자이언트 3월호까지 커버모델로 나설 때마다 매진을 기록해 ‘완판녀’로 떠오른 김시후는 뛰어난 외모와 털털한 매너로 수많은 남성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34(D컵)-24-34의 환상적인 라인을 자랑하는 김시후는 “아침과 점심은 다른 사람들처럼 비슷하게 먹지만 저녁은 소식한다. 잠을 잘 때는 온 몸이 평화로워야 하기 때문에 소식이 중요하다. 그리고 하얀 음식(밀가루, 흰밥, 설탕)은 입에 대지 않는다”며 뛰어난 몸매를 가지게 된 비결을 들려줬다. 16만명의 팔로워를 자랑하는 파워 인플루언서이기도 한 김시후는 “롤모델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 나는 나 자신을 잘 안다. 단점도, 장점도 잘 알기 때문에 내가 곧 롤모델이다”라는 신념을 가진 스타모델이다. 사진=김시후 SNS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투명성·시민의식·드라이브스루 “한국을 배워라”

    투명성·시민의식·드라이브스루 “한국을 배워라”

    외국인들 ‘확진자 동선’ 알려주는 ‘투명성 호평’도시봉쇄 없이 코로나19 통제 “시민의식 높아”백악관도 궁금해하는 드라이브스루 이동진료코로나19 확진자가 중국, 이탈리아, 이란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로 많은 한국이지만, 외국인들은 한국의 방역시스템을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 핵심은 투명성 확보와 높은 시민의식, 그리고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와 같은 혁신 방역 등이다. 버즈피드는 12일(현지시간) 한국에 거주 중인 영국인 엘리스 에반스(26)를 통해 같은 취지의 보도를 했다. 에반스는 투명성을 한국의 큰 장점으로 꼽았다. 그는 “확진자수, 감염 의심자 수, 사망자 수와 함께 이들이 그간 어떻게 움직였는지 정보를 준다”며 “말 그대로 ‘이 근처에 있는 특정 건물에 가거나 확진자와 교류했다면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달라’는 당국의 경보를 매일 받는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공황상태는 거의 없다고 했다. 전날에는 워싱턴포스트(WP)가 “민주국가들이 보유한 강점을 이용한다면 공공의 건강을 보호하는 데 더 적합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그 실현 방식을 증명하는 국가가 바로 한국”이라고 치켜세웠다. WP는 “한국의 조치는 대중교육, 투명성 제고, 시민사회 참여에 집중돼 있다”며 “이는 수백만명을 강제로 가택연금하고, 정부 조치를 비판하면 누구든 없애버리는 중국 정부의 방식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영국 BBC도 “코로나19에 고전하는 다른 나라에 ‘롤모델’”이라고 평가했다. 하루 1만 5000건에 달하는 대규모 검사 능력도 강점으로 봤다. 한국의 치사율은 0.7%로 세계 평균(3.4%)보다 훨씬 낮은 상황이다. 이외 도시 봉쇄나 도로 폐쇄도 없이 코로나19를 통제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민 사회의 자발적인 동참을 높이 샀다. 미국 백악관은 지난 8일 한국식 ‘드라이브 스루(Drive-Thru) 이동진료소’(이하 드라이브 스루)에 대한 노하우 공유를 요청해온 바 있다. CNN은 고양시의 드라이브 스루에 대해 ‘감염자와 의료진의 접촉을 막고 위치정보시스템(GPS)을 통해 검사 중 이탈자를 막을 수 있으며 신속한 검사가 가능하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한국은 하루 1만건을 검사하는데 일본은 1200건에 불과하다’고 보도했었다. 유럽 언론들이 한국의 사례를 보도하면서 독일, 영국 등도 드라이브 스루를 도입한 상태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9명조차도 다른 시선… 페미니즘 미술, 여성을 응원하다

    9명조차도 다른 시선… 페미니즘 미술, 여성을 응원하다

    2015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나는 페미니스트입니다’ 해시태그 운동이 일어나면서 여성들의 용기 있는 선언과 외침이 이어졌다. 그즈음 일러스트레이터 윤나리 작가는 남편, 친척, 애인, 범죄자의 폭력에 목숨을 잃은 여성들의 기사가 끊임없이 쏟아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누군가 목숨을 잃는 일을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치부하고 무뎌진 것은 아닌지 새삼 돌아보게 되는 시기였다. 창작자로서 여성을 위협하는 폭력을 멈추게 할 수는 없는지 고민하게 됐고 피해 여성들의 이야기가 실린 기사를 모아 피해자가 겪었을 감정을 세심하게 기록했다. 윤 작가는 다양한 시각 예술가를 만나 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고 여성을 향한 폭력에 관한 전시를 열자고 제안했다. 되풀이되는 여성에 관한 문제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이를 시각 이미지로 표현하는 페미니즘 시각 예술가 그룹 ‘노뉴워크’(No New Work)의 출발이다.노뉴워크는 미술 작가, 기획자, 비평가, 일러스트레이터 등 시각 예술 분야 종사자인 김정혜, 봄로야, 성지은, 안팎, 윤나리, 이충열, 자청, 최보련, 혜원 등 9명으로 구성돼 있다. 2016년 ‘폭력’을 주제로 한 전시 ‘불편한 고리들: 폭력의 예감’을 시작으로 여성 이슈에 대한 문제의식을 시각화하는 작업을 선보여 왔다. ‘스쿨미투’(학교 내 성폭력 고발 운동), 낙태죄 폐지 등 페미니즘 이슈 가운데 여성으로서, 시각 예술가로서 연대할 수 있는 일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세상의 혐오를 덜어 내기 위해 소수자의 목소리를 다양한 형태로 시각화하는 노뉴워크 팀원들을 최근 만났다. 노뉴워크는 지난해 12월 전시 ‘크고 떫게 돌려보기’와 페미니즘과 미술 사이를 짚는 책 ‘재-관람차’를 펴내며 분주한 시간을 보낸 후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있다. 지난 5년간 쉴 새 없이 프로젝트를 선보여 온 노뉴워크는 그간의 활동부터 페미니즘 미술에 대한 팀원들의 다양한 시각, 남성 중심적인 예술계에서 여성 예술가로서 느끼는 아쉬움 등을 들려줬다. -노뉴워크가 어떻게 탄생하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윤나리 2015년에 SNS에서 ‘#나는 페미니스트입니다’ 해시태그 운동이 활발했을 때 시각 예술을 하는 창작자들을 만나 전시 형태로 뭔가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SNS에 멤버들을 모집하는 글을 올렸고, 같은 해 5월 처음 만났어요. 처음 모였을 땐 노뉴워크의 구체적인 목표나 방향 같은 건 따로 정하지 않았어요. 그것보다 당시 (여성 관련) 이슈가 많았는데 개인적으로 속상한 일들 혹은 일상에서 겪었던 일들을 토로하는 자리를 많이 가졌죠. 그런 게 쌓이다 보니 작업물로 만들어 보자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왔어요. -노뉴워크라는 이름이 독특한데요. 봄로야 제가 제안한 이름이에요. 여성작가 엘런 맥마흔이 1993년 출간한 책 제목에서 따왔어요. 미대 교수였던 맥마흔이 예술가로 활동하다 육아를 시작했을 때 학교와 외부에서 그에게 성과를 요구했다고 해요. 사실 육아 단계에서 나올 수 있는 성과가 거의 없잖아요. 그런 것들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육아하는 과정 자체를 작업물로 만든 것이 ‘노뉴워크’예요. 새롭지만 새롭지 않은 이야기, 하지만 작업으로 이야기해야 하는 것들의 의미를 담아 팀 이름으로 제안했어요. 노뉴워크는 2016년 ‘불편한 고리들: 폭력의 예감’을 시작으로 2018년 ‘경계’에 대해 질문하는 ‘구부러진 안팎’, 2019년 ‘크고 떫게 돌려보기’ 등 여성 이슈에 대한 문제의식을 시각화하는 작업을 선보여 왔다. 특히 노뉴워크의 프로젝트 가운데 주목할 만한 작업은 2017년 국내 페미니즘 미술의 현황을 살피기 위해 실행한 리서치 및 연구 프로젝트 ‘리서치 온 페미니스트 아트 나우’(A Research on Feminist Art Now·RFAN)다. 사회 전반적으로 페미니즘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지만 국내 페미니즘 미술에 관한 연구가 부족한 상황에서 현재 한국 페미니즘 미술의 맥락은 어디에 닿아 있고, 어떤 예술가들이 어떤 작업을 하고 있는지 조사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마련한 작업이다. 동시대 활동 중인 페미니스트 시각 예술가들의 작업을 소개하고 예술가들의 만남을 주선하는 동시에 미술계 내부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도 가졌다.-‘RFAN’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된 연유가 있나요. 페미니스트 예술가들과의 대화를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지점이 있다면요. 봄로야 페미니즘 미술 현장에 있는 작가들과 예술가 그룹 및 비평가들이 물리적으로 접촉할 수 있는 판을 짜 보고 싶었어요. 페미니즘 미술 현장을 가능한 범위 내에서 가시화하고 맥락화한 후 그 안에서 예술가들 스스로 내 작업과 활동이 페미니즘과 미술 사이에 어떻게 위치하는지 가늠해 볼 수 있을까 궁금했어요. 2017년 여름 내내 매주 국내 20~40대 페미니스트 아티스트들과 관점을 치열하게 공유하면서 공통점과 차이를 정리해 2018년에 책으로 출간했죠. 그 과정에서 결국 페미니즘 미술이 무엇인지 정의하기보다 기회와 여력이 된다면 이런 자리를 지속적으로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페미니즘과 미술로 사고할 수 있는 범위를 확장하는 자리, 작품에 필요한 언어와 방향을 면밀하게 짚어 가는 자리요. 이충열 제가 멤버들 가운데 제일 늦게 노뉴워크에 합류했는데 노뉴워크 작업 중 RFAN 프로젝트가 개인적으로 가장 필요하고 의미 있는 일이었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페미니스트로서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현재 어떤 상태인지, 어떻게 살고 있는지에 대해 본격적으로 정리하거나 조사하려는 시도가 없었거든요. 우리나라 작가들을 전수조사한 것은 아니지만 당시 무척 외로웠었는데 ‘나 말고도 이렇게 고민하는 동료들이 있구나’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좋았어요. ‘페미니즘 미술’을 한 문장으로 정의하기는 쉽지 않다. 예술가 개인의 가치관과 세계관에 따라 정의하는 개념이 다르기 때문이다. 노뉴워크 역시 같은 팀이지만 이에 대한 팀원 각자의 시선은 모두 달랐다. 노뉴워크 팀원들도 굳이 페미니즘 미술의 정의를 내릴 필요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정의하는 순간 좁은 시각에 갇히게 되고 특정한 시각은 편견을 재생산하기 때문이다.-페미니즘 미술이란 무엇인가요. 이에 대해 팀원들이 지니고 있는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자청 사실 처음에는 ‘페미니즘 미술은 꼭 이래야 한다’는 확고한 이미지가 있었던 것 같은데 활동하면서 그런 개념이 많이 바뀐 것 같아요. 지금은 ‘엄브렐러 텀’(umbrella term)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여러 가지를 포괄할 수 있는 용어’라는 개념이죠. ‘페미니즘 미술이란 이런 것’이라는 정의를 더이상 내릴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아요. 오히려 페미니스트들이 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무엇인지, 미술이라는 제도가 지닌 형식을 어떻게 변화시켜 나갈 것인지, 어떤 태도를 가지고 이 세계를 이해하고 설명하고 대화하려 하는지가 더 중요해진 거죠. 이충열 이 시대를 살아가는 페미니스트로서 세상을 보는 시각과 고민들을 작업하는 것 그리고 그걸 재현할 때 권력을 가진 남성의 눈이 아니라 각자 자기가 선 땅에서 볼 수 있는 것, 그것들을 응원할 수 있는 것이 페미니즘 미술이 아닐까요. 혜원 어떤 대상이 타자화될 때가 있잖아요. 하나의 단어로 규정됐을 때 시선들을 좀더 흩어지게 했다가 다시 다른 의미로 재정립하는 과정이 제겐 페미니즘 미술인 것 같아요. -남성 중심적인 미술계에서 여성들이 스스로를 ‘페미니스트 예술가’라고 정체화했을 때 겪게 되는 불편함이 있나요. 봄로야 페미니즘 미술의 관점으로 다른 전시를 독해하거나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솔직히 여전히 페미니즘 미술에 대한 시대착오적인 선입견이 강한 편이죠. 다양한 언어로 이야기할 수 있다고 보는데 자꾸 ‘페미니즘’이라는 단어를 먼저 말하면 ‘닫힌 장르’라고 생각하는 게 안타까워요. 자청 남성 미술가들은 사회적으로 여러 길과 선택지가 있다면 남성 외에 여성, 퀴어와 같은 소수자로서의 예술가는 현재 작업을 하고 있더라도 나중에 뭘 하고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인 것 같아요. 이성애 남성 중심적인 예술계에서 저희가 마주한 롤모델이 적기 때문인 것 같아요. 대학에 다닐 때도 교수님 10명 중 1~2명만 여성일 때가 많았고 남성 교수가 남성 학생들 가운데 일부를 ‘키워 준다’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었어요. ‘#미술계 내 성폭력’ 해시태그 운동이 활발했을 때 여성 작가들은 손을 맞잡고 미술계 내 ‘미투’ 운동을 이끌었다. 예술계 여성단체인 여성예술인연대(AWA), 페미플로어, 부산문화예술계 반성폭력연대는 최근 예술 공동체 내에서 지켜야 하는 성폭력 예방 수칙과 서로를 존중하기 위한 약속을 담은 ‘예술계 성희롱·성폭력 예방 행동강령’을 발표하기도 했다. 노뉴워크 팀원들은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기 위한 여성들의 이 같은 실천적 노력 덕분에 미술계 내에서도 자성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했다. 미술관이나 갤러리 등에서 성희롱·성폭력 관련 규약을 마련하고 최소한 ‘눈치’를 보는 사람들이 생겼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성으로서 미술계 내에서 느끼는 불편한 지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자청 페미니즘에 대해 말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미술계에서도 이런 목소리를 반영하려는 움직임이 있지만 구조적으로 페미니스트들이 원하는 성평등을 이루는 건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조금 더 평등한 의사소통이 이뤄지고 성폭력 사건이 제대로 해결되기를 바라는데 생각보다 어렵죠. 특히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들이 불이익을 겪는 기간보다 피해자나 그들에게 공감한 사람들이 겪는 고통이 수십 배 크거든요. 고통의 불평등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이런 상황이 여전히 나아지지 않고 있어요. 이충열 맞아요. 반성보다 피해와 고통의 기간이 너무 긴 게 늘 문제예요. 그리고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의 주변인들이 그 사람이 활동을 재개하면 ‘그동안 고생했다’고 하는데 그런 시각은 좀 문제죠. -여성주의적인 시각으로 볼 때 미술계 내부 환경에 변화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요. 윤나리 (변화는) 학교에서부터 출발해야 해요. 좋은 선생님이 부족하거든요. 대학에서 전공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학생들은 고민이 있어도 혼자서 터득하지 학교에서 매일 마주하는 선생님에게 배우는 경우가 드물어요. 이충열 남성 선생님들이 남근주의적인 시각으로 기준을 정해 놓고 학습을 시키잖아요. 미술대학 학생들이 고민을 의논할 수 있는 선생님이 없어서 호소하는 걸 많이 봤어요. 윤나리 저희가 세미나나 영화제를 열면 미대 학생들이 많이 찾아와요. 학교 안에서 얻을 수 없으니 자발적으로 학교 외의 다른 장소들을 찾아다녀요. 제가 학교에 다닐 때도 했던 고민인데 그 고민이 계속 이어진다는 건 바뀌지 않았다는 거겠죠. 이제는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요. 자청 사실 제도적으로 그렇게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 할당제가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아직도 전시 작가 목록을 보면 국공립 미술관의 경우 이성애자 남성 작가들의 이름이 대부분이고 퀴어나 페미니스트는 한두 명 끼워 주는 식이거든요. 주로 중년 남성 작가들이 계속해서 더 많은 기회를 가지는 것 자체가 다른 성별이라든지 다른 성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이 작가로서 미래를 그리는 것을 막는 나쁜 사례라고 생각해요.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WP·BBC “韓, 코로나 대응 성공… 고전하는 나라 ‘롤모델’ 됐다”

    WP·BBC “韓, 코로나 대응 성공… 고전하는 나라 ‘롤모델’ 됐다”

    대규모 검사 능력·자발적 시민 동참 칭찬한국이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신속하고 투명하게 선제적으로 대처한 것에 대해 외신들이 호평을 쏟아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11일(현지시간) 코로나19에 대한 글로벌 대응책 논평에서 “민주주의 국가들이 코로나19에 대항해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한국이 증명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같은 날 영국 BBC는 한국의 코로나19 추적, 검사, 치료 과정을 자세히 소개하면서 “코로나19에 고전하는 다른 나라에 ‘롤모델’”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코로나19 발원지 중국이 진정세를 보이자 자국 체제의 우월성을 선전하는 상황에서 WP는 “민주국가들이 보유한 강점을 이용한다면 공공의 건강을 보호하는 데 더 적합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그 실현 방식을 증명하는 국가가 바로 한국”이라고 치켜세웠다. WP는 “한국의 조치는 대중교육, 투명성 제고, 시민사회 참여에 집중돼 있다”며 “이는 수백만명을 강제로 가택연금하고, 정부 조치를 비판하면 누구든 없애버리는 중국 정부의 방식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에 맞서 싸우는 한국의 가장 효과적인 무기로는 하루 1만 5000건, 지난 1월 3일 이후 누적 21만건에 이를 정도의 대규모 검사 능력이 꼽힌다. BBC는 “대규모 검사 능력은 ‘롤모델’”이라며 “한국 치사율 0.7%는 세계보건기구(WHO)가 보고한 3.4%보다 훨씬 낮다”고 소개했다. 시민 사회의 자발적인 동참도 높이 샀다. 대규모 행사 취소, 교회의 미사나 예배 온라인 대체, 주요 발병 도시인 대구 방문 자제 등을 사례로 들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김사부’ 안효섭 “한석규는 나의 정신적 지주”

    ‘김사부’ 안효섭 “한석규는 나의 정신적 지주”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2’에서 타고난 수술천재 외과 펠로우 서우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안효섭(25). 2015년 tvN 드라마 ‘바흐를 꿈꾸며 언제나 칸타레 2’로 데뷔한 그는 이번 작품으로 5년만에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이 작품에서 김사부(한석규)의 가르침으로 진짜 의사로 성장하는 모습을 밀도있게 그렸던 그는 드라마 출연자들 가운데 가장 의지한 사람으로 한석규를 꼽았다. 안효섭은 “한석규 선배님이 연기적으로도 그렇고 어른으로서도 가이드라인을 잘 잡아주셔서 굉장히 의지를 많이 했다”면서 “정신적 지주도 돼주시고 항상 응원해주시고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고 말했다. 배우로서의 롤모델로도 한석규를 꼽은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낭만닥터 김사부2’”라면서 이번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독서와 클래식 음악 감상으로 감수성을 키운 그는 “평소에는 꾸미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것을 선호한다”면서 “극중 서우진과 실제 성격도 싱크로율이 높은 편”이라고 귀띔했다. 진중한 태도가 매력인 그는 “먹는 CF가 욕심난다. 뭐든 복스럽게 먹을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방송가에 20대 남자 배우 기근 현상이 계속되는 가운데, 안효섭은 신작 드라마들의 러브콜이 이어지는 등 안방극장의 기대주로 급부상하고 있다. 그는 “배우로서 아직 갈길이 멀다고 생각한다.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를 얻는 것이 목표”라고 의지를 다졌다. 글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영상 문성호 김형우 김민지 기자 sungho@seoul.co.kr
  • “반려견과 힘께 취약계층 심리 안정 도와요”…동물매개 봉사활동자 모집

    “반려견과 힘께 취약계층 심리 안정 도와요”…동물매개 봉사활동자 모집

    서울 관악구는 오는 17일까지 동물 매개 봉사활동 ‘멍멍아, 놀자!’ 프로그램에 참여할 신규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고 7일 밝혔다.해당 프로그램은 봉사자가 반려견을 동반해 독거노인, 중증장애인 등 사회 취약계층과의 만나, 취약계층의 심리·정서 안정을 도모하는 동물 매개 봉사활동 프로그램이다. 2016년 시작돼 현재까지 모두 45명의 자원봉사자가 참여했으며 독거노인, 한부모가정 자녀, 중증장애인 등 70여명과 만났다. 올해 봉사자 모집 기간은 오는 17일까지이며, 모집 대상은 견주 10명이다. 동물 등록 및 예방접종을 한 강아지만 신청 가능하다. 구는 반려견이 봉사견 활동에 적합한지 공격성 또는 사회성 등을 평가한 후, 사전평가에 통과한 반려견주를 대상으로 봉사자 양성 교육을 실시한다. 교육에는 반려동물행동상담사, 반려동물매개심리상담사 등 관련 분야 전문가가 강사로 나선다. 교육은 모두 9시간이다. 신청은 관악구청 홈페이지의 뉴스소식, 관악소식을 참고해 우편(관악구청 일자리벤처과 반려동물팀), 팩스(02-879-7834) 또는 이메일(2015031218@ga.go.kr)로 신청하면 된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반려동물 보유 가구의 수요에 맞는 다양하고 선제적인 관악구만의 특화된 동물보호·복지사업을 운영해, 관악구가 반려동물 문화의 롤모델이 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편, 구는 올바른 반려동물 돌봄 문화를 확산하고자 ‘동물과의 공존’이라는 목표 아래 ▲유기동물 보호관리 ▲길고양이와의 공존문화 조성 ▲가축방역 ▲동물복지 활성화 등 19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전남도·순천시,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유치 쾌거

    전남도·순천시,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유치 쾌거

    전라남도와 순천시가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유치에 성공한 쾌거를 이뤘다. 박현식 도 환경산림국장과 김병주 순천시 부시장을 공동단장으로 한 박람회 유치추진단은 지난 2일 AIPH 총회 박람회 추진상황 발표회에 참석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추진방향과 지난 2013년 박람회 성과, 국제행사 개최역량 등을 버나드 오스트롬 AIPH 회장을 비롯한 각 국의 대표들에게 설명하고 유치활동을 펼쳤다. 그 결과 3일 개최지 발표에서 전남도와 순천시가 2023년 국제정원박람회 개최지로 최종 결정됐다.AIPH는 “지난 현지실사에서 AIPH가 제기한 행사장 집중화, 국내외전시, 경연대회 개최를 통한 외국관광객 유치대책 등에 대한 의견을 모두 반영했다”며 “박람회 개최이후 정원 문화?산업육성 등 지속가능한 정원정책실현, 도시발전의 새로운 롤모델로 평가될 것이다”고 밝혔다. 또 오는 9월 폴란드 제72차 총회에서 전남도와 순천시가 세계적 정원기업들과의 비즈니스, 정원투어리즘 발전방안 논의 등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주길 희망했다. 버나드 오스트롬 회장은 “전남도와 순천시는 국제정원박람회를 개최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가지고 있다”며 “다시 한번 대한민국의 정원 역사를 써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오는 2023년 4월부터 6개월간, 제1호 국가정원인 순천만국가정원을 중심으로 연향동, 봉화산 등 도심 전역에서 개최된다. 단순히 보여주고 체험한 박람회가 아닌 국민들이 생활 속에서 정원문화를 느끼고 즐길 수 있도록 전국 최초로 도심 전체를 정원박람회장으로 이용하게 된다. 특히 코로나19로 지쳐있는 대한민국 상황에 이번 박람회 유치 성공은 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의 메시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영록 전남지사와 허석 순천시장은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통해 대한민국이 동북아 정원 중심지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며 “남은 3년 동안 철저히 준비해 정원의 새로운 미래를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무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김사부, 삶의 방향 알려준 드라마… 새 시즌서 ‘은탁’ 더 보여주고 싶어”

    “김사부, 삶의 방향 알려준 드라마… 새 시즌서 ‘은탁’ 더 보여주고 싶어”

    “낭만 지키려면 용기 필요… 시즌3 강력 요청했죠”“김사부는 삶의 방향성을 알려준 드라마예요. 배우들 모두 시즌3를 강력 요청했습니다.” 지난달 시청률 27%로 종영한 SBS ‘낭만닥터 김사부 2’에서 간호사 박은탁을 연기한 김민재(24)는 드라마를 떠올리며 “김사부(한석규 분)처럼 현실의 벽에 부딪혔을 때도 소신과 용기를 갖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2016년 방송된 시즌1의 멤버이기도 했던 그는 “드라마를 하면서 낭만을 지키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나 자신도 3년 사이 많이 성장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종영 후 그는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간의 소회를 풀어냈다. 김민재는 아이돌 그룹을 준비했다가 2015년 엠넷 드라마 ‘칠전팔기 구해라’를 통해 연기자로 이름을 알렸다. MBC ‘위대한 유혹자’(2018), jtbc ‘조선혼담공작소 꽃파당’(2019) 등에서 주연을 맡았던 그에게 ‘병원 막내’ 박은탁은 작은 역할일 수도 있다. 하지만 김사부, 오명심 수간호사, 여운영 원장 등과 함께 병원을 지키는 ‘든든한 막내’로서, 집처럼 편안한 현장이 그리워 주저 없이 시즌2에 합류했다.그는 “은탁은 어린 시절 방황을 거쳐 돌담병원에 정착한 인물”이라며 “그런 청년이 외진 병원에서 꿋꿋이 자리를 지킨다는 것이 드라마를 통해 가장 전하고 싶은 메시지”라고 했다. 작은 병원에서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 주고 싶다는 것이다. 이런 뚝심 덕에 은탁은 “환자는 의사를 고를 수 있지만, 의사는 환자를 고를 수 없다”, “나이가 아무리 어려도 존중받았고 큰 잘못을 해도 인격까지 무시당한 적은 없다”는 등 의사들에게 돌직구 대사를 날리기도 한다. 그는 “김사부처럼 다른 사람을 돕고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사람이 되는 게 목표”라며 “지금은 이런 꿈을 위해 쉬지 않고 다양한 역할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병원 내 유일한 남성 간호사를 소화하기 위해 신경 쓴 건 없을까. 특별히 롤모델은 없었다는 그는 “주변의 간호학과를 나온 친구들에게 조언을 구했고 남성 간호사라고 해서 특별히 다를 것 없이 간호사 자체를 열심히 연기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 윤아름(소주연 분)에게 직진하며 주연 러브라인 이상의 사랑을 받기도 했다. 시즌3 제작에 대한 기대도 내비쳤다. 한석규를 비롯한 배우들이 강은경 작가에게 새 시즌 집필을 강력하게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그는 “기회가 된다면 새 시즌에서는 은탁이 김사부를 만나게 된 이전의 과정도 보여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활자 너머 ‘여성과 여성 잇기’…한밭에서 한바탕 펼쳐 볼까요

    활자 너머 ‘여성과 여성 잇기’…한밭에서 한바탕 펼쳐 볼까요

    2014년 창간한 잡지 ‘보슈’(BOSHU·‘보라’는 뜻의 충청도 방언)는 지역 청년들과 다양한 생각을 공유하기 위해 대전 청년들이 만들었다. 2016년 강남역 살인 사건 이후 보슈 팀원들은 자연스럽게 여성주의에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그해 9월 발간한 6호 ‘발톱’에서 ‘여성 혐오’ 문제를 다룬 것을 시작으로 2018년 8월 발간한 10호 ‘방어흔으로부터’에서는 고등학생 페미니스트, 사회운동을 하는 여성들, 여성 택시 운전기사 등 여성들의 이야기로만 잡지를 채웠다. 이를 계기로 보슈는 본격적으로 ‘페미니즘 잡지’를 표방하게 됐다. 잡지와 여성주의 문화 대전이라는 ‘지역’과 그 지역에 사는 ‘여성 청년’에 집중하는 잡지를 만드는 동시에 다른 일도 많이 벌였다. 2017년 일회성 행사로 여성들이 여성 감독으로부터 축구를 배울 수 있는 강좌를 열었고, 이듬해에는 아예 여성 축구팀 ‘FC우먼스플레잉’을 창단했다. 여성 주짓수팀 ‘오버셋’도 만들었다. 여성주의 글쓰기 강연과 젠더 관점으로 문화 행사를 기획하는 법을 배우는 페미니즘 문화기획학교 ‘우리가 좋아하는 기획이 있지’, 여성 DJ가 음악을 틀고 여성들끼리 춤출 수 있는 파티 ‘우리가 좋아하는 리듬이 있지’ 등 각종 행사를 열어 여성들의 교류를 주선했다. 보슈 팀원들은 그 과정에서 종이 위 활자를 통해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룰 때와 현장에서 여성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 사이에 큰 차이가 있음을 느꼈다. ‘나도 무언가 함께하고 싶다’, ‘나는 이런 주제에 관심이 있다’는 여성들의 열망을 눈으로 직접 확인한 뒤 보슈는 자연스레 새로 거듭났다. 페미니스트 문화 기획 그룹으로서 여성과 여성을 잇는 다양한 ‘판’을 마련하고 여성들이 지금 서 있는 자리에서 어떻게 하면 잘 먹고 잘살 수 있을지 함께 골몰하기로 했다. 20대 후반 여성 다섯 명으로 구성된 보슈 운영진 가운데 권사랑·서한나 공동대표를 최근 대전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지역에서 여성 청년 그리고 페미니스트 기획자로 사는 것에 대해 물었다. -잡지를 만들던 ‘보슈’가 본격적으로 여성들을 위한 문화 행사를 기획하는 그룹으로 변모한 이유가 있다면요. 서한나 약 5년간 잡지를 만들면서 독자와의 만남을 진행했어요. 저희가 페미니즘을 내걸고 잡지를 만들다 보니까 모이는 분들도 대부분 페미니즘에 대한 욕구가 있는 분들이었어요. 이분들이 잡지를 보면서 ‘나랑 같은 생각을 하고 있구나’ 하고 느끼는 것을 넘어 ‘나도 뭔가 동참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는 걸 확인하게 됐죠. 그러다 보니 이분들이랑 끈끈함을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자연스럽게 오프라인으로 눈을 돌리게 됐어요. -보슈를 창간했을 때와 현재 활동의 결이 조금 달라진 건가요. 권사랑 저희 두 사람은 창간 멤버는 아니지만 보슈 창간 당시에는 페미니즘을 생각하고 팀에 들어온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요. 당시에는 그냥 대전에 사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 모인 단체였거든요. 결정적으로 2016년 강남역 살인 사건 이후 멤버들이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로 정체화하면서 ‘잡지에 페미니즘 이야기를 실어야겠다’는 의견이 모아졌어요. 그러면서 잡지의 성격이 조금씩 바뀐 거죠. 서한나 당분간은 오프라인 활동에 집중하기 위해 잡지 제작은 잠정 중단할 것 같아요. 그래도 단행본 작업은 계속할 예정입니다. 다음달에 여성 간의 관계를 다룬 책을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텀블벅을 통해 공개할 계획이에요. 여성들의 좀더 깊은 우정, 여성 간의 연대와 사랑 등을 다루게 될 것 같아요. ‘비혼 후 갬’ 90명, 회원수의 의미 보슈의 한 해 활동 계획은 철저히 팀원들의 관심사에 따라 정해진다. 2018년의 화두는 ‘여성의 몸’이었다. 여성 축구팀과 주짓수팀을 창단하면서 여성들이 ‘보여지는 몸’이 아닌 ‘움직이는 몸’을 깨달을 수 있도록 했다. 또 여성들만 참여하는 운동회 ‘동분서주’, 몸을 다양하게 움직이는 방법을 익히고 특정 장면을 몸으로 표현하는 연기 수업 ‘페미활극’ 등을 개최하기도 했다. 2019년에 이어 올해 보슈가 주목한 주제는 ‘비혼’이다. 지난해 비혼 여성 커뮤니티 ‘비혼 후 갬’을 만들어 비혼 여성들의 생활 전반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강연과 워크숍을 열었다. 지난 1월 ‘비혼 후 갬’의 올해 회원을 모집한다는 공지를 올리자 90명의 여성이 신청했을 정도로 반응이 좋다. 누군가는 100명에도 못 미치는 작은 규모라고 생각하겠지만 보슈 팀원들에게는 여성들의 결집된 욕망을 한 번에 확인하게 된 의미 있는 숫자다. -‘비혼’에 주목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권사랑 지난해부터 비혼을 선택한 사람들이 경제적인 불안이나 정신적인 외로움을 견디면서 사는 게 간단한 이슈가 아니라는 것을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어요. 특히 ‘비혼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를 하고 다녀야겠다’고 생각을 하게 된 건 어른들의 반응에 화가 나기 때문이에요. 비혼에 대해 이야기하는 순간 어른들의 표정이 변하는 걸 많이 봤어요. 저희가 ‘여성주의 활동을 하면서 여성 청년을 90명이나 모았다’고 이야기하면 처음에는 ‘진짜 대단하다’고 이야기하다가 그 모임이 ‘비혼 여성 커뮤니티’라고 하면 주춤하면서 ‘비혼만은 선택지로 생각하지 말라’고 하시거든요. 서한나 페미니즘에 대한 반응과 비슷한 면이 있죠. 비혼이라는 게 남자를 배척하자는 게 아니라 지금까지 여자를 생각할 때 항상 남자를 연상시키는 관점을 뒤집고 여자도 당연히 한 개인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간 이상했던 정책을 정상화시키자는 발상이잖아요. 사실 결혼 안 하고 아이 안 낳겠다고 하는 게 이기적이라는 말을 하고 싶은 거죠. 4인 가족 이성애 부부에게만 초점이 맞춰진 정책들이 더 이상하지 않나요. 권사랑 지난 1년간 비혼 여성들을 위한 강연과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실질적인 정보도 중요하지만 사람들이 진짜로 필요로 하는 건 마음 맞는 비혼 여성 친구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래서 올해는 서로 친목을 다질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마련하려고 해요. 광역시라고는 하지만 지역 도시인 대전에서 한 달에 2만원씩 회비를 내는 여성 90명이 모였다는 게 저희에겐 어떤 신호로 다가오거든요. 페미니즘 불모지서 꽃 피우다 ‘페미니즘의 불모지’라 할 수 있는 대전에서 여성들을 한데 모을 수 있는 행사를 꾸준히 마련해 온 젊은 단체는 보슈가 거의 유일하다. 팀원들의 돋보이는 기획력과 저돌적인 추진력 덕분에 최근에는 보슈가 행사를 연다고 하면 대전뿐 아니라 다른 지역 여성들도 관심을 보이고 기꺼이 참여하고 있다. 덕분에 보슈는 여성과 여성, 여성과 또 다른 지점을 연결하는 매개체를 자처한다. -보슈가 선보이는 행사를 통해 여성들이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는 건 중요한 것 같아요. 권사랑 저희는 축구·주짓수나 연기 수업을 통해 20~30년 경력의 여성 스포츠인과 문화예술가를 젊은 페미니스트들과 만나게 해주는 게 일종의 중간다리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또 여성 청년들과 대전시를 연결하기도 하고, 기존 여성 단체와 여성 청년을 연결하기도 하거든요. 서울과 비서울 사이에도 저희가 있다고 느끼고요. 서한나 어떤 매체에 제가 ‘지역에서 활동가로 일하는 것’에 대한 소회를 담은 기고를 쓴 적이 있는데 다른 지역에 사는 분들이 그 글을 보고 많이 공감해 주셨어요. 덕분에 익산, 광주, 부산 등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지역 페미니스트로 살아남기’라는 주제로 강의도 많이 했어요. 지역 여성들이 저희를 보면서 기획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고 ‘아, 얘네가 이렇게 살아남는 걸 보니까 희망적이다’ 이렇게 생각하기도 하고요. 거의 화개장터 역할을 했던 것 같아요(웃음). -그래도 지역에서 페미니스트로서 활동할 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어떤 건가요. 서한나 대부분의 담론이 서울에서 만들어지고 서울에서 유통되잖아요. 대전에서는 이걸 같이 이야기할 사람도 없고 그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배울 곳도 마땅치 않고요. 특히 저희 같은 경우에는 동료로 생각할 만한 단체가 없는 점도 아쉬워요. 사람이 뭔가 참조하고 비교하면서 나아가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보니 외롭죠. 개인적으로 활동가로서 느끼는 갈증도 있어요. 대부분의 (여성주의) 강의나 학회 등이 서울에서 열리고 여성학을 배울 수 있는 대학원이 대전에는 아직 없거든요. 권사랑 어떤 의제에 대해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을 모을 때 서울과 지역이 10배 정도 차이 난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축구 강좌에 참여할 사람을 모집한다고 했을 때 서울에서는 12시간 만에 60명이 신청한다면 대전에서는 겨우겨우 참가자를 모으거든요. 그게 저희가 활동하는 데 굉장한 직격타죠. 서한나 롤모델을 찾기 어려운 점도 불안해요. 저희의 활동 경력으로 보나 일에 대한 의지로 보나 미래에 무엇이 될 수 있을지 현재 꿈꿀 수 있어야 하잖아요. 그런데 (참고할 만한) 선례가 없으니까 ‘내가 5년, 10년 뒤엔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 생각하면 막막할 때가 있죠. 하고 싶은 것 할 수 있는 터전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슈는 ‘결핍’에서 본인들이 가야 할 길을 찾는다고 했다. 남성과 여성의 불평등, 서울과 지역의 불균형 등을 의제로 삼고 대전 여성 청년들의 욕구와 부합하는 지점을 찾아 부지런히 기획물로 발전시킨다. 지금 원하는 욕구를 실현하기 위해 혹은 현재 느끼는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새로운 일을 기획하는 방식은 보슈가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 올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보슈 팀원들이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었던 힘은 어디에서 비롯됐나요. 권사랑 저는 일을 할 때 구성원들이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믿어요. 제가 원하는 일을 실현할 수 있는 장이 보슈가 아니면 전무하다고 생각해요. 어떤 조직에 들어간다고 해도 이런 일은 하기 힘들겠죠.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내가 함께 일하기 싫은 사람과 매일 하는 건 끔찍하잖아요. 서한나 자신의 욕구와 갈증을 일 안에서 해결하는 건 비단 저희 단체뿐 아니라 요즘 젊은 사람들이 추구하는 일의 방식인 것 같아요. 저희는 하루의 대부분을 일 생각을 하며 보내는데 그게 개인의 욕구와 맞닿아 있지 않으면 굉장히 고통스럽거든요. 저는 사람이 살면서 감정이든 체력이든 자신의 상태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회사라는 조직에 속해 있으면 내 페이스대로 조절하기 힘들잖아요. 자기 감정을 소외시키지 않고 개인과 조직이 맞닿을 수 있는 것이 저희가 추구하는 일의 방식이죠. -앞으로 꿈꾸는 목표가 있다면요. 권사랑 개인적으로 보슈는 아마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이것저것 별일을 잘 해낼 거라고 믿어요. 그런 가운데 보슈 팀원 개개인이 잘 생존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활동하면서 ‘아,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지 않게 괴로워하지 않으면서 재미있게 앞으로 나아갔으면 좋겠어요. 서한나 ‘비혼 후 갬’ 회원들이 커뮤니티 내에서 여러 수업을 통해 자신의 욕구를 좀더 알아 가셨으면 좋겠어요. 또 정책적인 부분에서 여성 문제에 개입해 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면 저희 팀을 통해 좀더 공적인 영역에 진입할 수도 있겠죠. 그런 식으로 저희를 많이 활용하셨으면 좋겠어요. 물론 저희가 충분히 활용되기 위해서는 저희 스스로도 더 많이 노력해야 하고, 지금 하는 일들을 사회적으로 좀더 알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모쪼록 저희를 밟고 어디론가 멀리 가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글 사진 대전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In&Out] 산업혁명 신입생이 ‘스마트도시‘를 대하는 법/김도년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스마트도시건축학회 수석부회장

    [In&Out] 산업혁명 신입생이 ‘스마트도시‘를 대하는 법/김도년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스마트도시건축학회 수석부회장

    영국의 ‘베드제드’(BedZED)는 스마트도시 전문가와 기업, 공무원들이 반드시 찾아가야 할 곳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로 보면 한 개의 아파트단지도 안 되는 82가구 주거단지가 최근 영국을 대표하는 미래 주거와 세계적인 스마트도시의 성공 사례로 주목을 받고 있다. 유료 방문 프로그램이 생길 정도로 많은 사람이 방문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스마트도시의 성공을 위한 답도 찾을 수 있다. 세계는 스마트도시를 가장 잘 만들 수 있는 나라와 기업으로 항상 우리나라를 꼽는다. 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기술인 정보통신기술(ICT)과 도시건설 산업을 이미 선점해 있기 때문이다. 5세대(5G) 통신 인프라 상용화와 스마트 디바이스 보급, 다양한 정보 서비스, 게다가 유례없는 압축 성장을 경험하면서 개발부터 재생까지 다양한 도시건설 역량도 갖추고 있다. 실제로 스마트페이, 공유 자동차, 첨단 방범·방재시스템 등에선 많은 나라들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그러나 스마트도시를 미래 사업으로 보는 우리나라 기업은 거의 없다. 기업이 생각하는 스마트도시는 신도시 정도의 엄청난 규모에 매우 놀랍고 거창한 기술이 적용돼야 한다는 선입견 때문이다. 반면 IBM, 시스코, 지멘스 등 세계적 기업들은 스마트도시를 미래 전략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본사와 직원 주택단지에 첨단기술을 적용해 모두가 체감할 수 있는 작은 스마트도시를 조성하고 있다. 베드제드와 이들은 스마트도시의 실증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에는 리빙랩이자 테스트베드이지만 일반 사람들에게는 체험할 수 있는 쇼케이스인 실증이 매우 중요하다. 과거 산업혁명을 주도했던 국가와 기업들은 첨단 기술의 상품화는 실증을 통해 사람들의 공감과 감동을 얻어야만 이뤄진다는 것을 이미 경험했고, 또한 도시가 지속가능한 시장일 뿐만 아니라 매력적인 상품임을 잘 알고 있다. 4차 산업혁명과 스마트도시를 주도하는 국가 중 유일하게 우리나라만이 과거 산업혁명에 참여하지 못한 국가다. 스마트도시의 세계적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시장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우리의 역량과 기술이 집약된 ‘작은 실증’의 성공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전국 곳곳에 작동하고 있는 스마트도시 사례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해야 한다. 주관 부처인 국토교통부뿐 아니라 여러 부처와 기관들의 사업과 도시들의 시행 사례를 모아 스마트도시 자산으로 활용해야 한다. 동시에 여러 기업들의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우리 ICT 기업들도 본사를 체험 장소로 활용하고 더이상 모델하우스와 같은 홍보관이 아닌 도시 곳곳에서 스마트도시로서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체험할 수 있도록 하면 시민 공감과 시장의 관심을 집중시킬 수 있다. 우리나라와 기업이 매력적인 미래 상품인 스마트도시를 주도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과 기업의 참여, 성공 사례 발굴이 마중물이 돼야 한다.
  • 올림픽 본선 진출한 한국 여자 농구 저변 넓어지려면

    올림픽 본선 진출한 한국 여자 농구 저변 넓어지려면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이 12년만에 올림픽 본선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지만 세계 10위권 내 팀이 즐비한 올림픽 본선 경기는 어려워보인다. 이번 최종 예선에서 스페인에 38점차, 중국에 40점차로 대패했다. 3전 전패로 탈락한 영국의 골득실이 -23점인데 반해 한국은 무려 -74점이다. 골득실을 따졌다면 본선 진출은 어려웠다. 한국 여자 농구가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후 12년만에 올림픽 코트를 밟게 된 건 분명 경사다. 올림픽 본선 진출 자체만으로 여자 농구 저변이 넓어지기 때문이다. 김은혜 KBS N 해설위원은 “국제 대회 경쟁력이 생겨야 롤모델로 삼는 선수가 늘어나고 클럽스포츠에서 활동하던 선수가 엘리트 선수로 진출하려고 할 것”이라며 한국 여자 농구 올림픽 진출의 파급 효과를 짚었다. 문제는 5개여월 뒤로 다가온 본선이다. 본선에 진출한 12개 국가 중 세계 랭킹 10위 밖은 우리나라(19위)와 나이지리아(17위), 푸에르토리코(23위)뿐이다. 12개국 가운데 4개국이 1조가 돼 치르는 조별 예선에서 상위 1,2위 6팀과 조별로 성적이 좋은 3위 2팀이 8강에 진출한다. 한국은 다음달 21일 조 편성 결과에 따라 상대가 정해진다. 예선에서와 같이 상대적으로 가장 전력이 약한 국가에 전력을 집중해 1승을 거두는 전략으로 8강 진출을 노릴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몰방 농구’가 본선에서도 먹혀들지는 의문이다. 한국팀이 ‘베스트5’에 의존하는 전략은 이미 다른 국가에 노출됐다. 영국전에서는 3명이 풀타임, 2명은 36분 이상을 뛰었다 특히, 장신 센터 박지수를 통한 공격 루트는 상대팀의 집중 수비로 쉽게 공략될 공산이 크다. 김은혜 해설위원은 “현대 농구는 선수 당 25~30분을 뛰게 하며 속공을 지향한다”며 식스맨 자원들의 분발을 요구했다. 이어 “박지수를 쉬게 할때 대신 뛸 장신 센터 자원 발굴이 시급하지만 단기간에는 힘들어보인다”며 “박지수 없는 5~10분의 시간을 단신 선수끼리 꾸려나갈 경기 운용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찬숙(현 한국여자농구연맹 경기운영본부장)이 이끌던 한국 여자 농구는 1984년 LA올림픽에서 은메달을 차지했다. 정은순, 전주원 등이 주축이던 2000년대 초반에 2000년 시드니올림픽 2002년 세계선수권대회 4강에 올랐다. 이후 순조로운 세대 교체를 거쳐 정선민, 변연하. 최윤아 등이 주축이던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0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8강에 갔다. 하지만 베테랑을 대체할 새로운 얼굴들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2012년 런던올림픽, 2016년 리우올림픽 아시아 예선에서 탈락했다. 한국 여자 농구의 새로운 얼굴들이 등장하려면 한국 여자 농구의 저변을 넓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은혜 위원은 “박지수 이후 미래 자원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며 “치고 올라오는 후배들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조성원 전 한국 여자농구 국가대표 코치는 “지방에 있는 (초중고) 팀은 5명,6명인 경우도 허다하다”며 “선수층이 두꺼워지려면 초중고 선수가 많아져야 한다”고 한국 여자 농구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지적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급진 페미니스트 여대생, 성소수자 혐오만 키웠다

    급진 페미니스트 여대생, 성소수자 혐오만 키웠다

    서울 6개 여대 연합 1만명 반대 서명 “생물학적 여성 아닌 사람이 공간 위협” 사회적 한계 부딪힌 트랜스젠더 커밍아웃 “세상 원망하지 않아… 한발 물러서겠다”“세상을 원망하지는 않습니다. 어차피 부대끼며 같이 사는 곳이잖아요. 저는 한발 물러서지만 다른 분들이 열심히 살아 줄 거라 믿습니다.” 성전환 수술 이후 여성으로 숙명여대 법대에 최종 합격했지만, 학내외 반발에 부담을 느껴 결국 입학을 포기한 트랜스젠더 A씨는 지난 7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난달 30일 트랜스젠더 여성으로서 여대에 합격했다는 소식이 처음 알려진 뒤 서울 6개 여대 래디컬 페미니즘(급진적 여성주의) 동아리를 포함해 1만명이 넘는 학생들이 반대 서명에 동참하며 A씨의 입학을 반대했다. 이들은 입학 반대 태스크포스(TF)까지 꾸리는 등 노골적인 혐오를 뿜어 냈다. A씨의 결정으로 입학 문제는 일단락됐지만, 성소수자를 향한 우리 사회의 혐오는 풀어야 할 숙제가 됐다.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무서워할 필요 없어” 이번 사건은 그동안 숨어 지내던 트랜스젠더가 커밍아웃하며 존재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국내에서는 현재 트랜스젠더의 규모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는다. 2015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최소 5만명에서 최대 25만명 정도로 추정할 뿐이다. A씨는 처음 합격 소식을 전하며 “트랜스젠더도 당당히 여대에 다닐 수 있다는 걸 보여 주고, 힘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육군 복무 중 남성에서 여성으로 전환 수술을 받은 변희수 하사가 강제 전역을 앞두고 “여군으로 계속 복무하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A씨의 합격 소식 이후 일부 학생들의 조롱과 비난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들은 대자보 등으로 생물학적 여성이 아닌 A씨가 ‘진짜 여성’의 공간을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20년 남짓 남성으로 살다가 성전환을 하고 굳이 여대에 들어오려는 의도가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이에 A씨는 “트랜스젠더는 자신의 정체성을 사회가 규정한 것과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일 뿐”이라면서 “다르다고 무섭다고 한다면 이 세상은 살 수가 없다. 자신과 같은 사람은 세상에 한 명도 없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A씨가 ‘롤모델’로 꼽은 박한희 변호사도 “상대방이 나와 같은 복잡한 생각과 삶의 여정을 가진 인간이라는 점에서 출발했으면 한다”며 “트랜스젠더는 조롱과 모욕을 위한 가상의 캐릭터가 아니라 현실 속에서 같이 살아가는 존재”라고 말했다. ●여성만이 가장 큰 약자라는 전제 버려야 김기홍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은 “트랜스젠더가 본인을 위협한다는 주장에는 여성만이 약자라고 보는 전제가 깔렸다”면서 “트랜스젠더는 남성도 여성도 아닌 존재로 평생 차별을 겪는데, 성소수자 등 다른 사람도 약자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 미국의 갤럽 혐오 범죄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트랜스젠더 10명 중 8명이 혐오 범죄를 겪었다고 답했다. 그중 폭력을 당한 건 32%로, 전체 성소수자(25%)와 비교해도 높은 비율이다. 보다 폭넓게 소수자 인권을 포용하는 문화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성학 연구자인 권김현영 한국예술종합학교 객원교수는 “법적 성별까지 여성으로 인정받은 A씨가 정정당당히 합격했는데도, ‘출신성분’으로 입학을 막은 건 페미니즘이 아니라 집단 괴롭힘에 불과하다”면서 “강간 범죄를 저지를 거라는 둥 잘못된 편견으로 소수자를 악마화하는 행동 자체가 차별이라는 것조차 인지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차별금지법 등 혐오 표현과 차별에 대해 제어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수술 안한 트랜스젠더 박한희 변호사 “숙명여대 포기 지지”

    수술 안한 트랜스젠더 박한희 변호사 “숙명여대 포기 지지”

    학내 반대와 차별적 시선에 부딪혀 숙명여자대학교 입학을 끝내 포기한 트랜스젠더 학생에 대해 박한희 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가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트랜스젠더인 박 변호사는 숙명여대 법과대학에 합격한 트랜스젠더 A씨(22)가 롤모델로 꼽았던 인물이다. 박 변호사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A씨는 등록들 안하기로 했습니다”라며 “A씨는 앞으로도 계속 우리들과 함께 어울리고 살아갈 거라는 점에서 당사자분의 결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박 변호사는 숙명여대 내의 ‘페미니즘’을 내세운 단체들이 A씨의 입학에 대해 거센 반대의 목소리를 낸 것에 대해 좌절감을 나타났다. 그는 과거 성별 고정관념에 대해서 자유롭지 못했던 자신이 여성·남성의 절대적인 모습은 없다는 것을 ‘페미니즘’을 통해 알게 됐다며 “페미니즘이라는 이름으로 이뤄지는 트랜스젠더들의 존재를 부정하는 목소리에 정말 깊은 좌절과 괴로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입학 조건을 ‘생물학적 여성’으로 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대해서도 박 변호사는 “염색체는 단지 X와 Y 기호 외에 무슨 의미를 가질까요?”라며 “세포 속의 23쌍 중 1쌍에 불과한 염색체가 진지한 정체성의 호소보다 우선해야 하는 것일지 전 정말 모르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안전을 이유로 여성 전용 대학에 트랜스젠더의 침입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에 대해서도 “안전 문제는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분리하고 추방하며 의심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안전하고 그러면서도 자신답게 살 수 있는 사회가 우리의 지향점이 되어야 하고 또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박 변호사는 “상대방이 나와 같은 복잡한 생각과 삶의 여정을 가진 인간이라는 점에서 출발해줬으면 한다”라며 “트랜스젠더들은 조롱과 모욕을 위한 가상의 캐릭터도 아니고 인터넷의 밈(재미를 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인터넷 상의 그림, 사진 또는 짧은 영상)도 아닌 현실 속에서 어떤 식으로든 같이 살아가는 존재들”이러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박 변호사는 A씨와 같이 용기를 내고 있는 사람들이 자신을 감추지 않고 나섰고 각계각층에서 이를 지지해 줬다며 “앞으로도 계속 자신답게 살아가며 이를 드러내는 존재들은 계속 나타날 것이고 우리 사회도 변해 나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 변호사는 남중, 남고를 거쳐 포항공대 기계공학과에 진학했다. 대학 졸업 후 대기업에 취업했지만, 성 정체성에 혼란을 겪으며 우울증을 겪었고, 결국 회사를 그만뒀다. 이후 커밍아웃을 결심하고 2013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 입학했다. 대학원 입학 후 성 정체성을 공개했고, 로스쿨 졸업 후 그 해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면서 국내 최초 트랜스젠더 변호사가 됐다. 그는 2017년 방송된 EBS ‘까칠남녀’의 성소수자 특집방송에 출연해 “난 아직도 주민등록번호 앞자리가 1번”이라며 “난 수술하지 않았고, 앞으로 수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에서는 성전환 수술을 하지 않으면 성별정정 허가를 해주지 않는다”며 “수술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성별정정을 허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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