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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론스타 뒷돈’ 혐의 장화식 구속

    유회원(65)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로부터 거액의 뒷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는 장화식(52) 전 투기자본감시센터 대표가 6일 구속됐다. 윤강열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부장판사는 이날 “소명되는 범죄 행위가 매우 중대하고 도주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이유를 밝혔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김후곤)는 장 전 대표가 2011년 9월 유 전 대표 측으로부터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에 대한 비판과 의혹 제기를 자제해 달라는 취지의 청탁과 함께 8억원을 수수한 혐의(배임수재)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장 전 대표가 당시 외환카드 주가 조작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던 유 전 대표의 선처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해 주는 대가로 먼저 금품을 요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오후 3시쯤 열린 구속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장 전 대표는 돈을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외환카드 해고로 인한 피해 보상금”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해고된 외환카드 직원 가운데 론스타 측으로부터 돈을 받은 것은 장 전 대표뿐인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사설] 론스타에서 8억 챙긴 시민단체 대표

    검찰이 어제 장화식 투기자본감시센터 공동대표에 대해 론스타 쪽에서 8억원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투기자본을 감시하겠다고 나선 시민단체 대표가 ‘먹튀’ 논란을 빚고 있는 감시 대상으로부터 오히려 뒷돈을 받아 챙긴 셈이다.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긴 격으로 시민단체 대표의 이중성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앞에서는 주먹을 불끈 쥐며 정의를 외치고는 뒤돌아서서는 슬그머니 자기 뱃속만 채운 것이다. 더구나 장 대표가 먼저 돈을 요구했고 돈을 받는 조건으로 돈을 준 유회원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를 더이상 비난하지 않는다는 합의서까지 써 줬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실제 장 대표는 돈을 받은 뒤에는 법정 최고형을 선고해 달라며 비난해 오던 태도에서 돌변해 유 전 대표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탄원서까지 법원에 냈다. 장 대표는 돈의 성격에 대해 “해고 기간에 발생한 임금에 대한 보상금”이라고 한다지만 말도 안 되는 변명일 뿐이다. 시민단체의 생명이라고도 할 수 있는 도덕성은 구겨질 대로 구겨졌다. 시민단체를 둘러싼 금품 관련 시비는 그간 끊이지 않았다. 환경운동 시민단체의 한 유명 인사는 부동산개발업체로부터 사업 추진을 도와 달라는 청탁과 함께 1억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2년 전 대법원에서 실형이 확정됐다. 지난해 11월에는 베트남에서 봉사활동을 벌이던 시민단체의 선교사가 정부 지원금 1억여원을 부당하게 쓴 혐의로 본부로부터 고소를 당해 검찰이 수사를 하고 있다. 결성된 지 30년이 넘는 한 소비자시민단체는 감시 대상인 기업들한테서 6000여만원의 후원금을 받아 말썽을 빚었다. 장 대표의 이번 사건은 훨씬 더 질이 나쁜 범죄다. 시민단체의 도덕성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게 된다. 전체 시민단체의 신뢰에 대한 위기감으로 번질 수도 있다. 국내 시민단체는 회비를 받아 운영하지만 시민들의 관심이 떨어지면서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곳들이 많다. 그래도 시민단체에서 일하는 많은 사람들은 묵묵히 참고 견디며 우리 사회의 비리와 부정에 대해 바른 목소리를 내 왔다. 장 대표의 금품 수수는 명백히 잘못된 일로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될 부끄러운 오점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이번 사건과는 별개로 시민들의 더 많은 관심과 자발적 참여로 시민단체들이 더욱 튼튼하게 뿌리를 내려야 우리 사회도 함께 발전한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 “론스타서 8억 받은 게 왜 잘못이냐”

    겉으론 ‘론스타 저격수’를 자처하면서 뒤로는 론스타 측으로부터 거액을 받은 장화식(52) 전 투기자본감시센터 대표의 이중 행태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김후곤)는 5일 배임수재 혐의로 장 전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장 전 대표는 이날 변호인을 통해 “피해자(론스타 때문에 외환카드에서 해고된 자신)가 가해자에게 배상을 받는 것이 왜 잘못인지 모르겠다”면서 “(돈을 받은 것은)개인의 문제이므로 시민단체 활동과 연결하지 말아달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배상금 등을 별도로 계산해 본 것은 아니며 당초 10억원대 금액을 제시했다가 유회원(65)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 측과의 합의 과정에서 금액을 낮춰 준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더구나 변호사가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음에도 8억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돈을 받은 뒤에는 변호사를 통해 ‘돈을 주는 조건으로 더 이상 유 전 대표를 비난하지 않는다. (유 전 대표가) 집행유예로 풀려날 경우 4억원을 추가로 지급한다’는 내용의 합의서까지 쓴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렇게 해서 받은 돈은 주로 자녀 유학비와 주식 투자 등에 사용된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8억원의 출처와 유 전 대표에게서 돈을 받은 시민단체 관계자가 더 있는지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유 전 대표가 개인 차원에서 돈을 건넸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검찰은 해외에 있는 론스타 법인의 지시에 따라 금품 로비를 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유 전 대표의 또 다른 배임증재 행위가 확인되면 철저히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올스톱된 하나·외환 조기합병… 노사 모두 득실 계산 분주

    하나·외환은행의 조기 합병 절차를 오는 6월 말까지 중단하라는 법원 결정이 4일 나오자 하나금융은 ‘멘붕’에 빠졌다. 사실상 통합 작업 중단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법원의 판단으로 통합 공방의 주도권이 외환은행 노조 측으로 넘어간 듯하지만 외환은행 노조도 ‘지뢰’를 만나기는 마찬가지다. 외환카드 노조 간부 출신 인사가 론스타로부터 수억원대의 금품을 수뢰한 혐의로 같은 날 체포됐기 때문이다. 론스타는 외환은행 ‘먹튀’ 논란의 당사자다. 공교롭게 한날 날아든 호재와 악재에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 모두 앞으로의 득실 계산에 분주한 모습이다. 통합 절차를 중단시켜 달라는 외환은행 노조의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법이 일부 받아들임에 따라 하나금융은 오는 6월 30일까지 외환은행 합병을 위한 본인가 신청 및 합병 승인을 위한 주주총회 개최 등을 추진할 수 없게 됐다. 당장 금융위원회에 제출해 놓은 합병 예비인가 승인 신청부터 5일 철회할 방침이다. 하나금융은 2012년 외환은행 노조와 작성한 ‘2·17 합의서’에서 5년간 분리경영 원칙에 합의했으나 ‘금융시장 환경 급변과 외환은행 실적 악화’ 등을 이유로 지난해 7월부터 조기 통합을 추진해 왔다. ‘생존이 위태로울 만큼 조기 합병이 절실해 보이지 않는다’는 법원의 판결에 하나금융 측은 “금융산업은 다른 산업과 달리 선제적인 위기 대응이 없으면 생존을 위협하는 상황이 발생하는데도 법원이 이런 측면을 간과한 것 같다”며 “이의 신청을 포함해 다각적인 대응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의 신청은 통상 6개월에서 1년이 걸린다. 하나금융이 목표로 했던 4월 초 통합은행 출범은커녕 해를 넘길 수도 있다. 이의 신청이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다. 전석진 법무법인 한얼 변호사는 “이의 신청이 받아들여질 확률은 통상 25%에 그친다”고 말했다. 합의서를 다시 작성하는 것도 통합 시점을 앞당길 수 있는 방법이다. 하지만 노사 양측은 ‘무기계약직 정규직 전환’ 등의 쟁점에서 크게 이견을 노출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법원 결정으로) 통합 협상 주도권이 외환 노조로 넘어간 것과 마찬가지”라며 “노조가 이전보다 더 강한 요구 조건을 들고나올 가능성이 높아 합의서 재작성도 쉽지 않은 선택”이라고 토로했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노사 합의는 존중돼야 하나 기업의 자율적인 경영 판단 권리를 인정하지 않은 법원 판단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외환은행 노조는 법원 판결을 크게 반기면서도 내심 장화식 투기자본감시센터 대표의 긴급 체포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장 대표는 외환카드 노조위원장 출신이다. 이른바 ‘론스타 게이트’(외환은행 매각과정 문제점)를 집요하게 제기해 온 주역이라는 점에서 그가 론스타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노조 이미지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투기자본 저격수, 론스타와 뒷거래 혐의

    투기자본 저격수, 론스타와 뒷거래 혐의

    외환은행 매각으로 4조 7000억원을 챙겨 ‘먹튀’ 논란을 일으킨 사모펀드 론스타의 투기 고발에 앞장서 온 투기자본감시센터 장화식(52) 대표가 ‘감시 대상’이었던 론스타 측으로부터 수억원의 뒷돈을 받은 혐의로 검거됐다. 시민사회단체의 도덕성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김후곤)는 지난 3일 장 대표를 배임수재 혐의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4일 밝혔다. 검찰은 또 장 대표의 자택에서 확보한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휴대전화 등을 분석하고 있다. 장 대표에게 돈을 건넨 유회원(65)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도 함께 체포했으나 이날 밤늦게 돌려보냈다. 검찰은 장 대표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장 대표는 2011년 9월 유 전 대표 측으로부터 8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의 돈거래 시점이 외환카드 주가 조작 혐의로 기소된 유 전 대표의 파기환송심 시기와 겹친다는 점에서 장 대표가 재판에 협조하는 대가로 돈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유 전 대표는 2003년 11월 론스타 임원진과 공모, ‘허위 감자설’을 유포하는 등 외환카드 주가를 조작한 혐의 등으로 2007년 기소됐다. 당시 론스타 수사는 외환카드 노조위원장으로 활동하다 2004년 2월 해고된 장 대표의 공이 컸다. 해고 이후 투기자본감시센터 활동을 시작한 장 대표는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및 매각 과정에 대한 각종 의혹을 제기하는 등 론스타 측을 압박하며 검찰을 상대로 수사를 촉구했다. 유 전 대표는 2008년 2월 1심에서 유죄, 같은 해 6월 2심에서는 무죄 선고를 받았다. 하지만 대법원은 2011년 3월 원심을 깨고 유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검찰이 주목하는 시기는 이때부터 같은 해 10월 파기환송심 선고까지다. 검찰은 장 대표가 사실상 유죄 선고가 예정된 유 전 대표 측에 접근해 돈을 요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장 대표가 재판부에 개인적으로 유 전 대표의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출한 정황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유 전 대표는 징역 3년이 확정됐다. 한편 외환카드 노조위원장, 전국사무금융연맹 부위원장을 지낸 장 대표는 2005년부터 투기자본감시센터에서 운영위원, 정책위원장 등을 맡아 활동했다. 지난해 1월에는 안철수 의원의 창당 준비 조직인 새정치추진위원회에 합류한 데 이어 4월엔 새정치민주연합의 지방선거 기초단체장 후보자 자격심사위원을 맡기도 했다. 장 대표는 “해고 기간 발생한 임금에 대한 보상금”이라고 해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이날 성명을 내고 “도덕성을 생명으로 삼는 시민단체의 주요 간부가 개인적 사유로 금품을 수수한 행위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장 대표를 파면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작년 M&A 시장 규모 87조원 3년 새 4배 증가… ‘사상 최대’

    작년 M&A 시장 규모 87조원 3년 새 4배 증가… ‘사상 최대’

    지난해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이 87조원 규모로 늘며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부동산 인수를 포함한 국내 M&A 시장은 797억 달러(약 87조 3000억원) 규모로, 2013년 418억 달러의 2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2011년 총 204억 달러 규모였던 것과 비교하면 3년 만에 4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국내 M&A 시장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200억 달러대로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후 2013년 400억 달러를 넘어 800억 달러에 육박했다. 거래 건수는 2013년 482건에서 지난해 468건으로 소폭 감소했다. 하지만 이른바 ‘빅딜’이 연이어 성사되면서 규모가 크게 늘었다. 삼성그룹의 구조조정과 OB맥주, 다음카카오 등이 대형 M&A의 사례다. 기업 구조조정과 부도 등으로 매물이 늘었고 저금리 등 금융 여건이 좋아진 것도 시장을 키우는 데 한몫했다. 올해는 더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서는 우리은행, KDB대우증권, 현대증권 등의 매각이 추진 중이고 동부그룹과 현대그룹 등의 M&A도 진행될 전망이다. kt렌탈과 금호산업 등에 대한 인수전도 본격화되고 있다. 사모펀드들은 물 만난 고기다. 지난해 한앤컴퍼니가 한국타이어와 함께 세계 2위 자동차용 에어컨·히터 제조기업 한라비스테온공조를 인수하는 등 시장의 ‘큰손’ 노릇을 하는 모양새다.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공기업 민영화, 대기업과 증권사의 구조조정, 사업구조 재편, 사모펀드(PEF) 관련 매물이 줄줄이 대기 중이어서 올해 역시 시장 규모가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M&A는 성장의 정체를 맞은 기업들엔 단숨에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다. 자금 시장을 활성화한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인 대목이 많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경제단체 한 관계자는 “투기자본으로 움직이는 사모펀드는 장기적으로 기업을 키우기보단 외형만 번지르르하게 만든 뒤 이윤만 챙기려는 모습이 다분하다”며 “실제 론스타 등 투기자본의 폐해를 경험한 만큼 공기업의 채권단 등은 단순히 자금에만 몰두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외환銀, 론스타에 또 당했다… 배상금 400억원 떠안아

    외환은행이 과거 최대 주주였던 론스타가 지급한 손해배상금을 분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먹튀’ 논란을 일으켰던 론스타에 대해 배상금까지 분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외환은행 매각 과정의 정당성도 다시 불거질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김기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과 금융정의연대 등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지난해 말 싱가포르 국제중재재판소의 중재 판정을 수용해 배상금 50%, 소송 비용, 지연이자 등을 포함해 이달 초 론스타에 400억원이 넘는 돈을 지급했다. 론스타는 외환은행을 2003년 인수한 뒤 2012년 하나금융지주에 매각하면서 4조원이 넘는 차액을 남겼다. 2003년 당시 외환은행 대주주였던 론스타는 외환카드를 외환은행에 합병하면서 유리한 합병 조건을 만들고자 외환카드 주가를 고의로 낮췄다는 혐의를 받았다. 이 사건으로 2011년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은 론스타는 당시 외환카드 2대 주주였던 올림푸스캐피탈 등에 2012년 손해배상금으로 약 713억원을 지급했다. 론스타가 외환은행도 배상금을 분담해야 한다며 싱가포르 중재재판소에 중재를 신청했다. 국내 재판 당시 함께 기소됐던 외환은행 법인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번 중재 결과가 사실이라면 무죄를 받은 외환은행이 유죄를 받은 론스타에 피해액을 배상한 꼴이 된다. 이에 대해 외환은행 측은 “비밀유지 조항이 있어 중재 관련 사항을 언급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박광우 금융감독원 국제분쟁업무팀장은 “김 의원실로부터 사실 확인 요청을 받아 외환은행 측에 문의했으나 비밀유지 조항 때문에 대답해 주기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비밀유지 조항은 사인 간 거래에 적용된다”면서 “감독권과 자료 제출 요구권이 있는 금감원이 사실 확인을 요청하면 당연히 확인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시론] 연이은 우리은행 민영화 실패, 주인부터 찾아줘야/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

    [시론] 연이은 우리은행 민영화 실패, 주인부터 찾아줘야/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

    네 번째 우리은행 민영화가 무산됐다. 지난달 28일 실시됐던 우리은행 경영권 예비입찰에서 중국의 안방보험만이 참여해 입찰자가 최소 두 곳 이상이어야 한다는 유효경쟁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실패로 끝났다. 2010년 이후 벌써 네 번째다. 외환위기 이후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합병으로 1998년 9월 한빛은행으로 탄생한 우리은행은 16년째 정부 소유 은행으로 남게 됐다. 공적자금이 12조 7663억원 투입됐는데 2004~2010년 중 일부 블록세일로 매각하고 현재 56.97%의 지분을 예금보험공사가 소유하고 있다. 이번에는 30% 경영권 지분 매각과 나머지 소수지분 매각으로 나누어 매각을 시도했는데 경영권 지분 매각은 실패하고 소수지분 5.94%만 매각됐다. 금융위기가 오면 정부 구조금융이 투입되면서 은행들이 일시적으로 국유화되는데 국유화된 은행들은 가능한 한 조속히 민영화하는 것이 공적자금 회수는 물론 은행 효율성 제고를 위해서도 바람직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원칙이다. 스웨덴·노르웨이·핀란드 북유럽 3국도 1991~1992년 금융위기로 은행들이 국유화됐지만 1995~1998년 지분을 모두 매각해 정부 지원금을 상환하고 민영화됐다. 우리은행의 경우는 이러한 원칙이나 외국의 사례와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 왜 이렇게 되고 있나. 근본적으로는 금융 당국이나 정치권의 금융에 대한 인식의 오류가 가장 큰 문제다. 금융 현실을 모르는 것인지, 아니면 알면서도 관치금융이나 정치금융을 지속하기 위해 호도하고 있는 것인지 답답하다. 현재 한국 금융은 금융산업 경쟁력이 세계 80위권으로 추락했다는 지난 9월의 세계경제포럼 보고서를 인용할 필요도 없이 은행 수익성이 해마다 악화되고 있는 등 추락일로다. 영업환경의 악화로 SC은행, 씨티은행 등 외국계 금융기관들은 한국 영업을 축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마디로 한국 은행들의 매력이 사라져 경영권 프리미엄이 없어진 지 오래됐다. 그런데도 족쇄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대기업들은 투자할 곳이 없어 여유 자금이 남아도는데 1970년대식 금산 분리는 더욱 강화돼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는 불가능하다. 우리은행 경영권 인수에는 3조원의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데 산업자본을 제외함으로써 사실상 인수 주체를 제한하고 있다. 중국의 알리바바, 미국의 애플·구글·페이스북 등이 모바일 혁명 물결을 타고 속속 금융업에 진출하고 있는 새로운 글로벌 추세와는 완전히 동떨어진, 오직 재벌은 안 된다는 식의 갈라파고스식 규제다. 외국자본 허용도 만만치 않다. 금융위기 이후 제일은행은 뉴브리지캐피탈에, 한미은행은 칼라일펀드, 외환은행은 론스타에 넘겨서 론스타 하나만 해도 4조 6000억원이라는 막대한 이익을 챙겨 가게 해 ‘먹튀 논쟁’을 초래했다. 최근에도 SC은행이 영업 악화에도 불구하고 1조원대 배당수익을 송금하려고 했던 계획이 드러나면서 여론이 고조되기도 했다. 산업자본도 안 되고 외국자본은 먹튀 논쟁 부담이 되니 남은 것은 금융자본인데 기존 금융지주사로의 합병은 메가뱅크 탄생 시비가 따라붙는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교보생명 컨소시엄이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교보생명은 개인이 대주주여서 자칫 특혜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는 당국의 우려가 없지 않다고 하더니 급기야 막판에 응찰하지 않았다. 이것도 저것도 안 되니 차선책으로 국민주 방식이나 과점 주주 매각 방식이 제시되고 있다. 국민주 방식은 국민을 대상으로 다소 낮은 가격으로 분산 매각하는 방식이고 과점 주주 매각 방식은 기관투자자·산업자본·우리사주조합 등이 적은 지분을 고르게 보유하는 방식이다. 이 두 경우 가장 큰 문제는 확실한 주인이 없어 고질적인 관치금융이나 정치금융으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다는 점이다. 현재로서는 산업자본, 외국자본, 금융자본 따지기보다는 관치금융·정치금융을 벗어나 책임경영을 확실히 할 수 있는 주인을 찾아주는 일이 급선무다.
  • [단독] [커버스토리] Mr.왕 “니~하오” Buy 서울특별시

    [단독] [커버스토리] Mr.왕 “니~하오” Buy 서울특별시

    지난 25일 오전 11시 중국인이 소유한 서울 마포구 연남동의 건강식품 매장은 중국인 관광객으로 붐볐다. 4대의 버스가 연이어 주차돼 있었고, 30여명의 중국인 관광객들이 매장에서 나와 버스를 타고 떠나자 바로 2대의 버스가 그 자리를 채웠다. 버스에서 내린 중국인들은 옷깃을 여미며 건강식품·화장품 매장 등으로 서둘러 들어갔다. 연남동은 중국인 전용 면세점의 메카로 알려져 있다. 홍대 앞이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자 성산동, 망원동 등으로 매장이 늘어나는 추세다. 마포구에 있는 외국인 전용 관광기념품 판매점은 2010년 3곳이 문을 연 이후 올해까지 36개로 늘었다. 중국인의 부동산 취득이 늘자 연남동 일대의 대지 가격은 3년 전보다 2배 정도 뛰어 3.3㎡(1평)당 4000만~5000만원을 호가한다.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서대문구에서 건강식품 매장을 운영하는 중국인의 경우 연남동에 추가 매장을 열기 위해 물색 중”이라면서 “1·2층 매장의 월세가 3000만원 선이니 중국인들도 건물을 매입하는 편이 장기적으로 낫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음식점 주인 김모씨는 “좁은 2차로뿐 아니라 대로변 시내버스 정류장에도 관광버스들이 늘어서 있어 주민들만 교통 불편을 겪는다”면서 “중국 관광객 대부분은 중국인이 운영하는 음식점과 여행사, 판매점 등을 이용하기 때문에 땅값과 월세만 올릴 뿐 상권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최근 중국 자금은 명동의 대형 빌딩에도 손을 뻗치기 시작했다. 중국건설은행이 이달 말 잔금을 지급하면 총 510억원에 동양생명 명동사옥을 완전히 인수하게 된다. 국내에 진출한 중국은행의 건물 매입은 처음이다. 중국은행(BOC)도 빌딩 매입을 물색 중이며 스마트폰 업체인 화웨이도 R&D센터 건립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의 서울 토지 매입 건수는 2012년 1109건에서 올해 1993건으로 79.7% 증가했다. 아직 미국(올해 1만 3528건)보다 적지만 증가율은 미국(1.8%)뿐 아니라 유럽(17.5%), 일본(0%)도 크게 앞지른다. 지난해 10월 시는 베이징과 투자유치를 위해 전략적 협력을 하자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제주도와 부산 일대에서 이뤄지던 중국 자본의 지자체 사업 투자도 서울시까지 확대되는 추세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직은 걸음마 단계다. 서울에 투자하는 994개 중국기업 중 970개(97.6%)가 100만 달러 이하의 소규모 기업이다. 중국인 전용 여행사나 면세점 등을 포함한 서비스업은 923개(92.9%)에 이르는 반면 제조업은 56개(5.6%)에 불과하다. 중국 자본이 한류를 점령한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문화, IT 산업 등으로 중국 투자가 다변화되는 것이 그나마 다행일 정도다. 단일 대형프로젝트 투자가 없는 것도 한계로 꼽힌다. 영국의 경우 런던 로열 앨버트 부두를 2025년까지 개발할 계획인데, ABP차이나홀딩스가 중국 자금 약 2조 9500억원을 투자한다. 1만 6000명의 고용창출이 예상되며 투자로 인한 창출 금액은 약 10조 4000억원으로 보고 있다. 시는 국내 기업도 해외 투자에 더 집중하는 환경에서 외국자금 유치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저성장시대로 진입한 상황에서 외국 자금을 통해 지속적인 경제성장이 필요하다”면서 “우리나라 전체로 봐도 외국인직접투자는 전 세계 평균(명목GDP의 20~30%)에 크게 낮은 1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와 매각에서 경험한 ‘먹튀’ 등의 부작용이다. 세계 각국에 5000억 달러(약 551조원)를 투자해 온 중국은 보호주의 장벽 우회, 기술획득, 자원확보 등의 목적을 위해 무리한 인수·합병(M&A)을 하는 경우도 있다. 기술획득이 목적인 것으로 알려진 2005년 상하이자동차의 쌍용자동차 매입이 대표적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투자, 고용시장 및 산업의 긍정적 파급효과 여부, 투자 수익을 보장하는 동시에 공공성이 확보됐는지 등을 확인하면서 투자 유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성탄 선물’로 12번째 자회사 받은 KB금융… LIG손보 품다

    ‘성탄 선물’로 12번째 자회사 받은 KB금융… LIG손보 품다

    금융 당국이 KB금융지주에 ‘성탄 선물’로 12번째 자회사를 안겨 줬다. KB금융은 ‘KB사태’ 로 인수 승인이 4개월이나 보류됐던 LIG손해보험을 우여곡절 끝에 품에 안게 됐다. 이로써 KB금융은 총자산 1위로 올라서게 됐다. 취임 한 달을 맞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경영 가도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윤 회장은 4전 5기 끝에 LIG손보 인수에 성공하며 ‘인수·합병(M&A) 잔혹사’ 악몽을 떨쳐 냈다. 금융위원회는 24일 정례회의를 열어 KB금융의 LIG손보 자회사 편입 안건을 승인했다. KB금융이 지난 18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내부통제 및 지배구조 개선 계획을 내년 3월까지 충실히 이행하라는 조건을 달아서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향후 지배구조와 내부통제 시스템의 부실이 경영 위험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할 것”을 주문했다. KB금융은 지난 8월 승인 신청서를 제출한 지 4개월 만에 LIG손보 인수를 매듭지었다. 인수 계약은 지난 6월 맺었으나 국민은행 전산 교체에서 촉발된 ‘KB 사태’로 지금껏 당국의 인수 승인을 받지 못해 왔다. LIG손보를 12번째 자회사로 편입하게 되면서 KB금융은 지난 9월 말 기준 총자산(관리·신탁자산 포함) 423조원으로 신한금융(401조원)을 제치고 금융사 1위 자리를 재탈환했다. 그룹 직원 수는 2만 5000명에서 2만 8500명으로 늘어난다. 윤 회장 체제도 안정 궤도에 오를 발판을 마련했다. 윤 회장은 이번 M&A를 성사시키기 위해 KB금융·국민은행 사외이사들의 전원 사퇴를 이끌어 냈고, 사외이사제도 수술 등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도 착수했다. 윤 회장은 이번 M&A 성공을 토대로 1등 자부심을 되찾겠다는 각오다. 윤 회장은 지난달 25일 취임식에서 “그동안 수차례 위기 극복 과정에서 KB가 보여 준 응집력과 추진력은 가장 큰 저력이자 힘”이라며 “이제는 그러한 장점을 살리고 ‘성공 DNA’를 다시 일깨워 새롭게 변화한 KB를 보여 주자”고 강조했다. 손대는 M&A마다 족족 실패해 KB에 따라다니던 ‘M&A 잔혹사’ 꼬리표도 떼어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2006년 외환은행 인수 실패다. 경쟁사인 하나금융을 제치고 론스타와 인수 본계약까지 맺었지만 론스타 ‘먹튀’ 논란 등으로 결국 포기해야 했다. 2011년에는 우리은행 인수에 승부수를 띄웠으나 ‘메가뱅크’ 논란 등 금융권 안팎의 반대 여론에 밀려 M&A 카드를 접어야 했다. 이듬해에는 당시 어윤대 회장이 그룹의 사업 다각화를 내걸고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를 강력히 추진했으나 사외이사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지난해에는 우리투자증권 패키지(증권·자산운용·생명·저축은행) 입찰에서 농협금융에 밀려 고배를 마셔야 했다. 윤석헌 숭실대 교수는 “LIG손보 인수가 단순히 자산 확대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부침을 겪었던 KB금융에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전통적 강점인 소매금융 위에 새로운 수익 동력을 탑재한 만큼 다른 금융지주사들 입장에선 힘에 부치는 경쟁 상대를 맞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렇더라도 KB가 고객정보 유출 등 내부 통제에 대한 긴장의 고삐를 늦춰서는 안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기업 지배구조만큼 노동문제에 관심 가져야/심영섭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강사

    [옴부즈맨 칼럼] 기업 지배구조만큼 노동문제에 관심 가져야/심영섭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강사

    지난 12일 종합유선방송업체인 씨앤앰의 비정규직 노동자 2명이 서울 시내 중심부에 위치한 한국프레스센터 옆 대형 전광판에 올라 “비정규직 109명 대량 해고, 씨앤앰과 대주주 엠비케이의 책임”을 요구하며 점거 농성 중이다. 씨앤앰 정규직 노동자들도 동조파업에 들어가면서 지금까지 노숙투쟁을 벌이고 있다.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기업주의 투자만큼이나 안정적인 노사 관계가 중요하다. 고용안정은 소비를 촉진시키기 때문에 경제를 지탱하는 중요한 축을 이룬다. 그러나 서울신문은 100여명이 넘는 노동자가 자사 앞에서 노숙투쟁을 하고 있음에도 12일자 인터넷판에서만 통신보도를 인용해 씨앤앰 비정규 노동자의 고공농성에 대해 전했을 뿐 지금까지 침묵하고 있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매각을 연상케 하는 엠비케이 사태는 우리 사회가 투기자본에 의해 홍역을 앓았음에도 여전히 사회적 경험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고 있음을 반증한다. 엠비케이는 방송법상 외국 자본의 투자가 금지된 종합유선방송사업에 사모펀드인 맥커리가 국내 자본과 합자해 설립한 법인으로 외국계 사모펀드의 대표적인 우회상장 사례다. 통상 행정 당국은 이러한 인수합병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 재무적 투자자는 중단기적으로 투자이익만을 노리며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거나 산업 기반을 강화하지 않는다. 엠비케이는 씨앤앰 인수 당시 자기자본은 10% 내외만 투자하고 나머지 인수자금은 씨앤앰 자산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았다. 그럼에도 엠비케이는 씨앤앰 인수 이후 은행 대출금을 갚기 위해 회사 매출액에서 이자비용을 영업손실로 처리하는 형태로 자산을 늘려 왔다. 피해는 고스란히 유료방송 가입자와 노동자에게 돌아간다. 문제는 국외에 소재한 사모펀드의 특징상 실질적인 투자자를 알 수 없다는 점이다. 국내 투자자가 방송법 규제를 피하기 위해 조세 도피를 통해 우회 상장한 경우에도 잘 파악이 안 되는 문제가 있다. 2013년 초 언론의 화두는 해외 조세피난처를 통해 불법자금을 운영하는 ‘검은 머리 외국인’ 문제였다. 11월 18일자 데스크시각에서 안미현 경제부장은 삼성SDS 주식상장으로 거액의 수익을 얻은 삼성가 3남매는 중국 알리바바그룹 마윈 회장의 사례처럼 ‘불법적으로 취득한 주식매각을 통해 얻은 이익을 사회에 자진 환원’하라고 제안했다. 마찬가지로 엠비케이도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할 기업임에도 막대한 매각수익을 목적으로 비정규직 해고와 정규직 구조조정이라는 불법적인 행위를 거듭하고 있다. 일부 씨앤앰 가입자가 문제 삼고 있는 잘못 받아 간 유료방송 미환급금의 반환과 불법 하청영업에 대해서도 취재가 이루어져야 한다. 서울신문은 4월 8일자 사설에서 “지하경제 양성화, 역외 탈세에 승부 걸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역외 탈세만큼이나 국내 탈세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으며, 이러한 문제가 발생해 기업이 파산하거나 노동자가 대거 해고돼도 돌이킬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지난 11월13일 대법원은 쌍용차 상고심 판결에서 경영상 불가피했다는 이유로 쌍용차 노동자에 대한 정리해고가 유효하다는 취지로 파기환송 결정을 내렸다. 투기자본과 그릇된 자본의 욕망으로 우리 경제가 병들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언론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서울신문의 지속적인 감시와 비판을 기대한다.
  • ‘먹튀’ 론스타, 세금 1772억 또 돌려받는다

    막대한 차익을 남기고 외환은행을 매각해 ‘먹튀’ 논란을 일으킨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우리 세무당국을 상대로 한 세금 소송에서 또 이겼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 문준필)는 21일 론스타 펀드의 자회사인 LSF-KEB홀딩스가 “원천징수한 양도소득세 3876억원을 돌려 달라”며 남대문세무서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1772억원을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론스타가 남대문세무서를 상대로 제기한 같은 취지의 별도 소송에서도 법원은 지난 6월 1192억원을 돌려주라고 판결한 바 있다. 두 판결이 확정되면 론스타는 2960억여원을 회수하게 된다. 론스타는 1040억원 상당의 법인세 부과 처분 취소 소송에서는 지난 1월 패소했다. 론스타는 2003년 벨기에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 LSF-KEB를 통해 외환은행을 1조 3800억원에 인수한 뒤 2007년 6월 외환은행 주식의 13.6%를 1조 1920억원에 매각한 데 이어 2012년 나머지 지분도 3조 9156억원에 매각한 뒤 국내에서 철수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먹튀’ 론스타, 세금 1772억 또 돌려받는다

    막대한 차익을 남기고 외환은행을 매각해 ‘먹튀’ 논란을 일으킨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우리 세무당국을 상대로 한 세금 소송에서 또 이겼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 문준필)는 21일 론스타 펀드의 자회사인 LSF-KEB홀딩스가 “원천징수한 양도소득세 3876억원을 돌려 달라”며 남대문세무서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1772억원을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론스타가 남대문세무서를 상대로 제기한 같은 취지의 별도 소송에서도 법원은 지난 6월 1192억원을 돌려주라고 판결한 바 있다. 두 판결이 확정되면 론스타는 2960억여원을 회수하게 된다. 론스타는 1040억원 상당의 법인세 부과 처분 취소 소송에서는 지난 1월 패소했다. 론스타는 2003년 벨기에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 LSF-KEB를 통해 외환은행을 1조 3800억원에 인수한 뒤 2007년 6월 외환은행 주식의 13.6%를 1조 1920억원에 매각한 데 이어 2012년 나머지 지분도 3조 9156억원에 매각한 뒤 국내에서 철수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비리로 만신창이 된 감사원

    비리로 만신창이 된 감사원

    감사원이 직원과 간부의 잇단 비리로 감찰 기관으로서의 권위가 만신창이가 된 데다 엘리트 간부까지 수뢰 혐의로 수사를 받으면서 청렴도와 조직 문화가 도마에 올랐다. 3일 감사원과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에 따르면 감사원 파견으로 청장직을 맡아 오던 이종철(1급 고위감사공무원) 전 감사원 심의실장이 지난달 30일 자해 소동에 이어 청장직 사의를 밝혔다. 검찰이 이 청장의 집무실과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인 뒤였다. 올 들어 홍정기 전 감사위원의 자살에 이어 억대 금품수수 등의 비리로 감사관과 간부들이 잇따라 검찰에 구속됐다. 노른자위 공기업과 금융기관에 낙하산으로 가 있는 전직 감사원 간부들의 인사개입이나 피감기관 감사 무마 시도 등의 구설까지 겹쳐 ‘감사원의 조직문화와 청렴도가 과연 정상적인가’란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감사원 직원과 간부들의 잇단 비리와 의혹은 개인 일탈이라기보다는 투명하지 못한 조직 문화와 폐쇄적인 조직 운영, 퇴직 후 재취업을 매개로 한 줄 서기, 관행화된 ‘끼리끼리 챙겨 주기’ 탓이란 비판이 많다. 견제받지 않는 권력으로서 자정 능력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질책도 나온다. 이 청장은 박근혜 정부 들어 사무총장 후보군에 다크호스로 꼽혔다는 점에서 혐의 자체가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사무총장은 차관급이지만 정부 부처 및 공기업에 대한 감찰과 감사를 총지휘하는 ‘야전사령관’으로서 일반 부처 장관보다 영향력이 결코 적지 않다. 그는 재경금융국 과장과 국책과제감사단장 등 감사원 요직을 두루 거쳤다. 외환은행 론스타 헐값매각 감사를 주도해 주목을 받았다. 당시 경기고 인맥들의 헐값매각 결정 과정에서의 연관성을 부각시켜 ‘경기고 마피아’란 말이 회자되기도 했다. 그는 적극적인 대인관계로 감사원 내부에서는 신망이 두터웠다고 한다. 파견 근무를 하면서도 ‘금의환향’(사무총장으로의 영전)을 꿈꾸며 감사원 내부 식구들을 관리해 왔다는 이야기도 돌았다. 올 초에는 황찬연 감사원장이 일부 파견 직원들과의 만남에서 이 청장을 직접 격려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2010년 3년 임기의 인천경제청장에 임용된 뒤 지난해 7월 임기 1년이 연장된 상태다. 감사원 주변에서는 “국가개혁을 위해 감사원이 앞장서 공직비리와 예산낭비 등 적폐 철폐를 가속화해야 하는 시점에서 잇단 비리 혐의로 절름발이가 된 감사원이 과연 제 역할을 할 수 있겠느냐”면서 “감사원의 개혁이 시급하다”고 꼬집고 있다. 감사원 내부에서도 직원들의 입단속을 시키고는 있지만 “감사받을 대상 기관에 대해 감사원의 권위와 영이 서겠느냐”는 자조적인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이석우 기자 jun88@seoul.co.kr
  • [경제 블로그] 하나 - 외환노조 ‘서명합의 진실공방’

    [경제 블로그] 하나 - 외환노조 ‘서명합의 진실공방’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통합을 두고 각을 세우던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 노조가 때아닌 ‘진실공방’에 휩싸였습니다. 바로 2012년 2월에 작성된 ‘2·17 합의서’의 진위 여부를 둘러싼 논란입니다. ‘애초 두 가지 버전의 합의서가 만들어졌다’거나 ‘원본에 없는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의 서명이 들어갔다’는 것입니다. 이 합의서는 론스타로부터 외환은행을 인수한 하나금융이 5년간 하나·외환은행의 독립경영을 보장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당시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과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 김기철 전 외환은행 노조위원장이 합의 당사자로 나왔는데 이때 김 전 위원장도 정부 측 입회인 자격으로 합의서 조인식에 참석했습니다. 외환은행 노조가 보관하고 있는 합의서에는 김 전 위원장의 서명이 들어가 있습니다. 노조는 이를 근거로 당시 합의가 노사정 합의이며 조기통합 관련 협상은 정부가 중재해야 응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습니다. 그런데 지난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승유 전 회장은 노조 측 합의서를 부정했습니다. 김 전 회장은 “양자(하나금융, 외환은행 노조) 간 합의서에 금융위원장이 들어올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제 합의서에는 (김 전 위원장의 서명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나금융 측 역시 “노조가 김 전 위원장에게 끈질기게 요구해 추가로 서명을 받아낸 것으로 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반면 노조는 “당시 김 전 위원장 서명이 들어간 합의서와 그렇지 않은 합의서 두 가지 버전이 만들어졌다”며 “김 전 회장과 하나금융 측이 서명이 없는 합의서만 제시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지난 15일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김 전 위원장의 서명이 빠져 있는 합의서는 처음 봤다”며 “(2·17 합의서는) 노사정이 아닌 노사합의 성격이 강하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해 향후 조기통합 협상에 기류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진실공방의 핵심 당사자인 김 전 위원장은 현재 해외 체류 중으로, 논란이 불거지자 외부와 접촉을 차단했습니다. 양측의 주장이 극명하게 엇갈리지만 김 전 위원장이 침묵으로 일관하는 한 서명의 진실이 당분간 밝혀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밀리오레의 재탄생! 10년간 확정 수익을 보장하는 명동 ‘르와지르 호텔’ 분양

    밀리오레의 재탄생! 10년간 확정 수익을 보장하는 명동 ‘르와지르 호텔’ 분양

    명동 땅값은 10년 전 평당 8천5백만 원대였던 토지가격이 현재는 2억 원대에 달한다. 전국적인 장기 부동산 침체 하에서도 명동의 땅값은 작년 한해만 10% 이상 상승했다. 이는 당연히 명동이 한류열풍의 중심지로서 언제나 부동의 1위를 자랑하며 관광객들에게 가장 사랑 받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기에 비해 관광객들을 위한 숙박시설은 충분치 않은 실정이다. 이에 연 95%라는 전국 1위의 호텔 가동률을 보이는 명동의 중심에서 한창 분양중인 ‘르와지르 호텔’이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어 눈길을 끈다. ‘르와지르’는 세계적으로 75개의 호텔을 운영하는 론스타가 소유한 호텔 체인인 솔레로그룹의 최고급 호텔 브랜드이다. 초특급상권이 집중된 명동역 5번 출구 바로 앞에 위치한 명동 르와지르 호텔은 전체 연면적 37,799㎡(11,434평) 규모에 지상 3층~17층을 통틀어 총 객실 619실을 갖추고 있으며, 구 밀레오레 건물의 리모델링인 만큼 지상 1~2층은 기존의 의류쇼핑타운이 유지된다. 르와지르 호텔 분양 관계자는 “최초 10년간 7%의 확정 수익에 대출을 받아서 구입하면 실투자금 대비 수익률은 13.5%에서 19%까지 지급될 예정이다”라며, “현재 공정률이 75%이고 내년 1월에 오픈예정이기 때문에 투자 공백기가 없다. 또한, 국민은행에서도 4%의 저금리로 60~80%까지 대출을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명동 일대는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의 필수 관광 코스인 만큼, 숙박시설에 대한 수요가 굉장히 안정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통계에 따르면 관광객들은 70%이상 호텔에 숙박을 정해 평균 6박 이상 체류하는데, 명동에는 현재 이들을 위한 숙박시설이 충분치 않은 상황이다. 투자자들은 명동의 관광지 성장과 맞물려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매매 차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한편, 르와지르 호텔의 모델하우스는 방문자들이 많아짐에 따라 사전 예약제로 상담을 진행하고 있으며 24시간 문의가 가능하다. 분양문의: 1566-5938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밀리오레의 재탄생! 10년간 확정 수익을 보장하는 명동 ‘르와지르 호텔’ 분양

    밀리오레의 재탄생! 10년간 확정 수익을 보장하는 명동 ‘르와지르 호텔’ 분양

    명동 땅값은 10년 전 평당 8천5백만 원대였던 토지가격이 현재는 2억 원대에 달한다. 전국적인 장기 부동산 침체 하에서도 명동의 땅값은 작년 한해만 10% 이상 상승했다. 이는 당연히 명동이 한류열풍의 중심지로서 언제나 부동의 1위를 자랑하며 관광객들에게 가장 사랑 받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기에 비해 관광객들을 위한 숙박시설은 충분치 않은 실정이다. 이에 연 95%라는 전국 1위의 호텔 가동률을 보이는 명동의 중심에서 한창 분양중인 ‘르와지르 호텔’이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어 눈길을 끈다. ‘르와지르’는 세계적으로 75개의 호텔을 운영하는 론스타가 소유한 호텔 체인인 솔레로그룹의 최고급 호텔 브랜드이다. 초특급상권이 집중된 명동역 5번 출구 바로 앞에 위치한 명동 르와지르 호텔은 전체 연면적 37,799㎡(11,434평) 규모에 지상 3층~17층을 통틀어 총 객실 619실을 갖추고 있으며, 구 밀레오레 건물의 리모델링인 만큼 지상 1~2층은 기존의 의류쇼핑타운이 유지된다. 르와지르 호텔 분양 관계자는 “최초 10년간 7%의 확정 수익에 대출을 받아서 구입하면 실투자금 대비 수익률은 13.5%에서 19%까지 지급될 예정이다”라며, “현재 공정률이 75%이고 내년 1월에 오픈예정이기 때문에 투자 공백기가 없다. 또한, 국민은행에서도 4%의 저금리로 60~80%까지 대출을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명동 일대는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의 필수 관광 코스인 만큼, 숙박시설에 대한 수요가 굉장히 안정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통계에 따르면 관광객들은 70%이상 호텔에 숙박을 정해 평균 6박 이상 체류하는데, 명동에는 현재 이들을 위한 숙박시설이 충분치 않은 상황이다. 투자자들은 명동의 관광지 성장과 맞물려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매매 차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한편, 르와지르 호텔의 모델하우스는 방문자들이 많아짐에 따라 사전 예약제로 상담을 진행하고 있으며 24시간 문의가 가능하다. 분양문의: 1566-5938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M&A·퇴출… 은행 잔혹사

    M&A·퇴출… 은행 잔혹사

    1997년 1월 불거진 한보사태는 1990년대 후반 한국 경제를 강타했던 외환위기의 서막이었다. 10대 재벌 중 하나였던 한보그룹을 시작으로 기아, 대우, 쌍용 등 30대 재벌 중 10곳 이상이 줄줄이 무너졌다. 대기업들의 부실은 돈을 빌려줬던 시중은행에도 고스란히 전이됐다. 1998년 6월 이헌재 당시 금융감독위원장은 대동·동남·동화·경기·충청은행 등 5개 은행을 퇴출시키겠다고 발표했다. 한국 금융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은행권에 인수·합병(M&A) 바람이 거세게 불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1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시중은행의 합종연횡은 현재 진행형이다. 2006년 신한·조흥은행 합병 이후 8년 만에 하나금융지주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 통합을 공식화해서다. 새로운 금융공룡의 탄생이 예고되는 순간이다. 시중은행간 합병은 치열한 주도권 다툼을 벌이는 금융시장에서 지각변동을 불러올 만큼의 파괴력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또 한편으론 합병 이후 제대로 된 화학적 결합에 실패해 끊임없이 반목하며 ‘한 지붕 두 가족’ 살림을 하는 은행들도 적지 않다. 은행 구조조정의 빛과 그늘인 셈이다. 2011년 11월 5일, 서울 종로구 공평동 구 제일은행 본점 건물의 간판이 바뀌었다. 영국계 스탠다드 차타드 은행이 제일은행 인수 뒤 줄곧 사용해오던 ‘SC제일은행’ 대신 ‘Standard Chartered’로 은행이름을 바꾸면서 옛 제일은행 본점 건물에서 ‘제일’이란 단어가 사라졌다. 이른바 ‘조상제한서’ 중 마지막까지 명맥을 유지하던 제일은행마저 역사의 뒤안길로 자취를 감추는 순간이었다. 조상제한서는 조흥(1897년), 상업(1899년), 제일(1929년), 한일(1932년), 서울(1959년)은행 등을 설립 순서대로 부르는 이름이었다. 현재 4대 시중은행이라 불리는 국민, 신한, 우리, 하나은행 등은 외환위기 직전까지 금융시장에서 ‘주요 은행’으로 불리지 않았던 곳들이다. 반면 조상제한서는 한국 근대화와 함께 출발해 한국 경제발전의 젖줄 노릇을 하던 근·현대사의 한 페이지다.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는 조상제한서 몰락의 시작이었다. ●1998년 대동銀 등 5곳 금융사상 첫 퇴출 1997년 말 기준으로 BIS 비율이 8% 미만인 12개 은행에 대해 고강도 구조조정이 진행됐다. 이후 은행권에는 M&A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합병해 한빛은행이 생긴 것을 시작으로 하나은행(하나은행+보람은행), 국민은행(국민은행+장기신용은행), 조흥은행(조흥은행+강원은행+충북은행)이 합병을 통해 재탄생했다. 한빛은행을 제외하곤 사실상 흡수합병이었다. 외국 자본 유치도 활발했다. 외환은행은 1998년 5월 독일 코메르츠은행으로부터 2억 5000만 달러를 유치해 구조조정 바람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정부의 대규모 출자로 기사회생한 제일·서울은행은 민영화 과정에서 외국 은행들의 관심을 받았다. 결국 제일은행은 1999년 뉴브리지캐피털에 매각됐고, 서울은행은 영국의 HSBC와 매각 협상을 하다 결렬됐다. 은행권 구조조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1999년 경영 부실로 재계 2위 대우그룹이 해체되는 ‘대우사태’로 은행 부실이 또다시 증가하면서 2000년부터 2차 구조조정이 시작됐다. 2000년 7월 정부와 금융노조연합은 논의 끝에 금융지주회사 방식으로 부실 은행을 정리하고 대형 우량 은행을 합쳐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은행을 만들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다음해 예금보험공사가 한빛은행, 평화은행, 광주은행, 경남은행과 한국·중앙·한스·영남 등 4개 부실 종금사를 묶어 국내 최초의 금융지주사인 우리금융지주회사를 출범시켰다. 같은 해 국민은행이 주택은행과 합병했고 2002년 이름을 KB국민은행으로 바꿨다. 또 2002년엔 서울은행이 하나은행과 짝을 이뤘다. 2003년 독일 코메르츠은행에서 미국 사모펀드 론스타로 넘어갔던 외환은행은 2012년 초 하나금융지주에 인수됐다. 105년 역사를 자랑했던 조흥은행은 2006년 신한은행에 합병됐다. 1차 구조조정 당시 경기은행을 인수했던 한미은행은 2004년 외국계 자본인 씨티은행에 넘어가면서 한국씨티은행으로 이름을 바꿨다. 제일은행은 2005년 스탠다드차타드로 넘어가 2005년 SC제일은행이 됐고, 2011년에 SC은행으로 이름을 바꿨다. ●‘100년 은행’ 조·상·제·한·서 역사속으로 2000년대 이후 국민, 신한, 우리은행은 합병을 통해 금융시장에서 신흥 강자로 거듭났다. 주택은행과 장기신용은행을 흡수 합병한 국민은행은 자산 규모에서 이때부터 국내 ‘리딩 뱅크’ 자리를 꿰찼다. 가장 성공적인 은행 합병 사례로 거론되는 신한·조흥은행은 합병 이후 2006년 말 기준 총자산 177조원으로 국민은행에 이어 시중은행 중 두 번째로 큰 매머드급 은행으로 성장했다. 은행권은 현재 2차 지각변동을 맞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은행 구조조정을 위해 공적자금을 투입했던 정부가 우리금융 민영화를 통해 공적자금 회수에 나서면서다. 우리금융은 올해 상반기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을 각각 BS(부산은행)금융지주와 JB(전북은행)금융지주에 매각했다. 우리금융 민영화의 핵심인 우리은행 매각 작업도 조만간 이뤄진다. ●화학적 결합 실패… 한지붕 두가족 살림도 우리금융은 민영화로 계열사들을 연이어 매각하며 자산규모 면에서 이른바 4대 금융지주(국민·우리·신한·하나) 중 꼴찌로 전락했다. 반면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조기 통합을 완료할 경우 자산 규모가 340조원으로 껑충 뛰어 단번에 1위 금융지주로 등극한다. 원화 대출과 국내 점포수 면에서도 국민은행에 이어 2위로 급부상해 은행권 ‘최강자급’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하나·외환은행의 조기통합 성공은 두 조직이 화학적 결합에 성공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상빈 한양대 교수는 “두 은행이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감성적으로 결합한다면 갈등으로 인한 비용을 줄이고 합병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하나은행이 금융권 H·S·B·C(하나·서울·보람·충청)이라 불릴 만큼 4개의 서로 다른 은행을 성공적으로 합병한 데에는 내부출신이었던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조직 장악력과 리더십이 있어 가능했다”면서 “반면 KB는 지난 10년간 내부 사정을 모르는 낙하산인사들이 연이어 취임하며 내부 통합보다는 단기 실적에 연연하다 오늘날 KB 내분 사태가 촉발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제대로 된 시장경제 경험도 못한 한국인데 나쁜 건 다 신자유주의 탓?”

    “제대로 된 시장경제 경험도 못한 한국인데 나쁜 건 다 신자유주의 탓?”

    “한국은 선진국과 외적으론 닮았을지 모르지만 과정은 다릅니다. 미국과 유럽은 신자유주의를 통해 복지와 정부 역할의 축소를 가져왔지만 우리는 애초 복지가 존재하지 않았죠. 또 (그들은) 대공황 이후 정부 개입을 확대하는 케인스주의가 득세하다 1980년대 신자유주의로 전환했지만 우리가 시장경제를 맛본 건 김영삼 정부 때인 1995년 이후입니다. 나쁜 것을 모두 신자유주의 탓으로 돌리는 일부 진보좌파의 주장은 서구에서 수입된 논쟁으로 옳은 대안을 마련할 수 없어요.” 장하성(61) 고려대 경영대 교수는 손사래부터 쳤다. 20여년간의 경제민주화운동 경험과 그동안 쌓아온 정치활동을 바탕으로 첫 저서인 ‘한국 자본주의’(헤이북스)를 오는 25일 출간하지만, 시기가 묘하게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 교수의 ‘21세기 자본’ 한국어판 발간과 겹친 탓이다. 그는 “오랜 기간 사귀어온 지인들이 마치 내가 피케티를 크게 의식하는 것처럼 이야기해 화를 냈다”며 “(내게) ‘21세기 자본’의 서평을 구하진 말아달라”고 운을 뗐다. 4년 전 구상해 3년간 집필한 장 교수의 책은 1000페이지 넘는 원고를 200페이지나 줄인 것이다. 하지만 장 교수는 분명 자신의 저서에 피케티의 ‘자본세’ 도입 논쟁을 다뤘다. 소득분배에 실패한 한국같은 신흥국에서 피케티의 분석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미국과 달리 자본이 거의 축적되지 않아 지난 30여년간 예금, 채권 등의 자본수익률이 오히려 경제성장률을 밑돌았다는 실증자료도 내밀었다. “피케티의 분석 틀과는 정반대 결과죠. 근로소득보다 자본소득이 높아 양극화가 심해진다는 피케티 이론은 고도로 자본주의가 발달한 선진국에 해당하는 말입니다. 우리는 기업과 노동자가 몫을 나눌 때 기업 몫이 점점 커지는 1차 소득분배의 불평등조차 개선되지 않고 있어요. 자본과 관련된 2차 소득분배와는 다르죠.” 예컨대 1990년 국민총소득(GNI)에서 가계소득과 기업소득의 비중은 각각 71.5%와 16.1%였으나 2012년 62.3%와 23.3%로 기업 몫이 오히려 늘었다. 그래서 장 교수는 “기업 유보금에 적극 과세(초과내부보유세)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자유주의계열 우파 학자도 아닌 진보 경제학자의 피케티 비판은 다소 낯설었다. 장 교수가 누군가. ‘소액주주운동의 대부’ ‘재벌 저격수’로 불리며 지난 대선에서 안철수 의원의 싱크탱크인 ‘내일’에 참여했던 진보진영의 간판이다. “따지고 보면 (피케티와) 큰 차이는 없어요. 피케티는 자신의 책에서 ‘자본세’를 주장하면서 동시에 비현실적이라고 고백했죠. 저도 ‘누진소득세’에는 찬성합니다. 국내에선 수개월 전부터 피케티의 이론을 놓고 성장이니 분배니 계속 떠드는데 앞뒤가 안 맞는 이야기죠.” 예컨대 장 교수가 바라보는 한국경제는 극도로 불공정한 시장 경쟁구조, 재벌의 과도한 경제력 집중, 그리고 비정규직과 자영업 노동자 비중이 대단히 높은 불안정한 고용구조 등 선진국에는 없는 문제들을 떠안고 있다. 그래서 잘못된 진단에서 벗어나기 위해 ‘신자유주의’라는 용어 대신 ‘시장 근본주의’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아울러 시장에 대한 정부 개입 확대라는 일부 좌파의 주장을 ‘박정희 시대의 향수’로 치부하고, 재벌과 사회의 대타협론은 불가능하다고 규정짓는다. 공교롭게도 사촌동생인 장하준 캠브리지대 교수의 이야기를 반박한 것들이다. 그는 또 외환은행을 인수한 론스타를 놓고 인수과정의 자격논란은 있을지언정, 국부유출론의 근거는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8년간 외환은행 운영이 고위험·고수익 투자이지 단기간의 ‘먹튀’를 노린 투기는 아니었습니다. 론스타에 앞서 외환은행에 투자한 독일 코메르츠방크는 5년간 경영했으나 반전시키지 못하고 재매각했죠. 중국 상하이차도 쌍용차를 인수했다가 손실을 보고 떠났는데 돈을 번 외국인 투자자는 나쁘고 돈을 잃은 외국인 투자자는 좋은 자본인가요?” 외환은행 노조의 하나은행 합병반대도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 때문이라는 설명까지, 그가 주장하는 ‘불편한 진실’이 수많은 적을 키울 것이란 생각이 스쳤다. “파편적이 아닌 새로운 논쟁이 일어나길 원합니다. 우리는 객관화된 논쟁이 필요한데, 오로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혹은 이념에 함몰된 비판만 늘어놓고 있어요.” 장 교수는 “현재로선 자본주의 체제의 대안이 없는 만큼 고쳐서 더 낫게 만들어야 한다”며 “정의로운 자본주의 실현을 위해 정치의 역할이 중요하고 국민들은 공약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기억상실투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경제 블로그] 징계 국면 장기화 수혜자는 김종준

    두 달을 끌어온 KB금융 제재가 21일 일단락됐습니다. 징계를 받은 KB 수뇌부는 물론 금융당국 역시 ‘무리하게 대규모 징계를 추진했다’는 오명이 상당기간 따라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승자도 패자도 없이 상처만 남은 전쟁이었습니다. 이 진흙탕 싸움 속에서도 수혜자는 있습니다. 바로 김종준 하나은행장입니다. 금융권에선 ‘벼랑 끝에 서 있던 김 행장을 KB금융이 살렸다’는 말까지 나옵니다. 당초 금융당국은 지난 6월 말 KB제재를 일괄처리하고 지난달에 김 행장의 제재안건을 상정하려고 했습니다. KT ENS 부실대출 책임을 물어 김 행장에게 경징계 처분이 예상됐습니다. 하나은행은 KT ENS 대출사기로 1600억원이 넘는 손실을 봤습니다. 이에 앞서 김 행장은 지난 4월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 처분을 받았습니다. 김 행장이 하나캐피탈 사장 시절 김승유 당시 하나금융 회장의 지시를 받고 옛 미래저축은행 유상증자에 참여했다가 손실을 냈기 때문입니다. 당시에도 퇴진논란이 거셌지만 끝까지 자리를 지켰던 김 행장이 추가로 경징계를 받게 된다면 더 이상 자리보전이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습니다. 그런데 KB제재가 길어지며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김 행장 제재안건은 빨라야 다음달 후반쯤 상정됩니다. 금융당국이 제재작업에 착수해도 김 행장에게 징계를 내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이 최근 하나·외환은행 조기 합병을 공식화했기 때문입니다. 김 행장은 김한조 외환은행장과 함께 통합작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됩니다. 합병작업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김 행장을 흔들면 금융당국은 금융권 안팎의 반발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나·외환은행 합병은 금융당국에도 상징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외환은행은 론스타가 인수(2004년)하고 다시 매각(2012년)하는 과정에서 헐값 매각과 ‘먹튀’ 논란이 일었습니다. 금융당국 책임론도 함께 부상했습니다. 하나·외환은행 통합은 론스타의 ‘악몽’에 마침표를 찍는 것과도 같습니다. 금융당국이 당초 의지대로 김 행장에게 사정의 칼끝을 겨눌지, 솜방망이를 휘두를지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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