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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달 6일 개막 BIFF 화제작 풍성… 최고의 궁합을 찾아라

    새달 6일 개막 BIFF 화제작 풍성… 최고의 궁합을 찾아라

    해마다 9월 말이면 영화팬들은 마음이 급해진다. 10월 초면 절로 부산으로 발길이 향한다. 아시아 최대, 최고의 영화잔치인 부산국제영화제(BIFF) 때문이다. 새달 6~14일 열리는 제16회 부산영화제는 도약을 꿈꾼다. 정들었던 남포동과는 작별이다. 4000석 규모의 야외극장과 17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4개 상영관을 갖춘 영화제 전용관 ‘영화의전당’이 완공됐다. 영화의전당, CGV·롯데시네마 센텀시티, 메가박스 해운대 등 해운대 일대의 5개 극장에서 상영된다. 영문 표기법 변화(Pusan→Busan)를 수용, 올해부터는 PIFF(P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가 BIFF로 바뀌었다. ●개막작 ‘오직 그대만’ 예매 7초 만에 매진 올해에는 송일곤, 이정향, 이와이 슌지, 정지영 등 오랜 기간 팬들을 기다리게 했던 감독들의 복귀작이 눈에 띈다. 개막작의 스포트라이트는 송일곤 감독이 6년 만에 발표한 ‘오직 그대만’이 차지했다. 세상을 향해 마음의 문을 걸어 잠근 전직 복서와 시력을 잃어가면서도 명랑한 텔레마케터의 사랑. 스토리만 보면 최루성 멜로다. 게다가 소지섭과 한효주다. 1시간 36분을 한번의 호흡으로 찍어낸 ‘원 테이크 원 컷’ 방식의 ‘마법사들’(2005) 등 실험적인 작품을 찍어온 감독과는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하지만 ‘송일곤답게’ 뻔한 사랑 이야기를 통속적이지 않게, 특유의 절제 미학으로 그려냈다는 평가다. 26일 예매 시작 7초 만에 매진(현장판매분 제외)됐다. 지난해 기록(18초)을 크게 경신해 송 감독의 바람대로 ‘개막작 징크스’(개막작 흥행 부진)를 깰 수 있을지 주목된다. 폐막작인 하라다 마사토 감독의 일본 영화 ‘내 어머니의 연대기’도 1분 23초 만에 매진됐다. ‘오늘’은 ‘미술관 옆 동물원’(1998) ‘집으로’(2002)의 이정향 감독이 9년 만에 선보이는 작품이다. 약혼자를 죽인 17세 소년을 용서한 다큐멘터리 PD가 1년 후 자신의 용서가 뜻하지 않은 결과를 불러온 것을 알게 되면서 겪는 혼란과 슬픔을 통해 사형 제도와 폭력적 가부장 질서의 이면을 짚어낸다. ‘패티시’(미국) ‘일대종사’(중국) 등 해외 활동에 주력하던 송혜교가 ‘황진이’ 이후 4년 만에 한국영화에 출연했다. 1995년 ‘러브레터’로 일본영화 열풍을 몰고 온 이와이 슌지도 5년 만에 단독 작품 ‘뱀파이어’를 내놓았다. ‘릴리 슈슈의 모든 것’(2001) ‘하나와 앨리스’(2004)에서 열연했던 아오이 유도 함께했다. 인터넷으로 자살 희망자를 찾은 뒤 온몸의 피를 뽑아내는 살인마 사이먼. 그가 자살을 원하는 소녀와 사랑에 빠지고, 끝없이 자살을 시도하는 또 다른 소녀에게 연민을 느끼면서 영화는 종착역을 향해 달린다. 대학교수가 부장판사를 공격한 석궁 테러사건을 극화한 ‘부러진 화살’은 정지영 감독이 ‘까’ 이후 13년 만에 내놓은 복귀작이다. 60대 중반이지만, ‘남부군’(1990) ‘하얀전쟁’(1992) 등 전성기의 문제의식을 여전히 끌어안고 있는 듯 보인다. 안성기가 교수 역을 맡았다. ●칸과 베니스 화제작, 고스란히 부산에 뤽 베송 감독의 ‘더 레이디’도 흥미롭다. 오락영화 달인인 그가 미얀마의 국민영웅 아웅산 수치의 일대기를 다뤘다. 어느새 쉰 살을 코앞에 뒀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량쯔충(楊紫瓊)이 수치 여사로 열연했다. 천커신(陳可辛) 감독은 정통 무협영화 형식에 현대적인 수사물의 긴장감을 더한 ‘무협’을 내놓았다. 전쯔단(甄子丹), 진청우(金城武), 탕웨이(湯唯) 등 화려한 캐스팅이 기대치를 끌어올린다. 올해 세계 3대 영화제(베니스·칸·베를린)에서 주목받은 거장들의 신작도 국내 첫 선을 보인다. 알렉산더 소쿠로프의 ‘파우스트’(베니스·황금사자상), 라스 폰 트리에의 ‘멜랑콜리아’(칸·여우주연상), 다르덴 형제의 ‘자전거 타는 소년’(칸·심사위원대상), 테렌스 멜릭의 ‘트리 오브 라이프’(칸·황금종려상), 울리히 쾰러의 ‘수면병’(베를린·감독상), 빔 벤더스의 ‘피나 3D’(베를린·경쟁부문), 구스 반 산트의 ‘레스트리스’(칸·주목할 만한 시선), 난니 모레티의 ‘우리에겐 교황이 있다’(칸·경쟁부문) 등이 눈에 띈다. 셀프 다큐멘터리 ‘아리랑’으로 칸과 충무로를 뒤집어 놓았던 김기덕 감독이 뚝딱 찍어낸 로드무비 ‘아멘’과 배우와 감독의 경계를 넘나드는 구혜선의 ‘복숭아나무’, 3차원(3D)으로 돌아온 봉준호의 ‘괴물’도 예약전쟁을 일으킬 만한 유력 후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WHO&WHAT] 시간여행·생각읽기… 인간들 ‘신의 영역’을 넘보다

    [WHO&WHAT] 시간여행·생각읽기… 인간들 ‘신의 영역’을 넘보다

    인류가 ‘만들어낸’ 최고의 기계를 꼽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누군가는 자동차를, 누군가는 컴퓨터를 얘기할 수도 있고, 어떤 주부는 전자레인지나 진공청소기를 먼저 꺼낼 수도 있다. 하지만 인류가 ‘생각해 낸’ 최고의 기계를 꼽는다면 후보는 좁혀진다. 이미 현실화된 기계는 당연히 제외된다.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아니면 불가능하다고 여겨지기 때문에 더 많은 기대가 걸려 있다. 여기 실제로 만들어진다면 ‘신의 영역’에 이르렀다고 선언할 수 있을 만한 두 개의 기계가 있다. 미래의 일을 먼저 볼 수 있거나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정확하게 알 수 있는 타임머신. 그리고 남의 생각이나 꿈을 읽을 수 있는 드림머신(혹은 드림스캐너)이다. 유사 이래 상상 속에서만 존재해 온 이 기계들이 2011년 올해, 그것도 한 달도 안 되는 사이에 화제로 떠올랐다.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지던 과학의 상식이 깨지고 있기 때문이다. ‘상식을 깨는 것’에서 어느 새 ‘가설과 상식을 확인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현실에 안주해 온 과학계가 뿌리째 흔들릴 만한 일이다. ■ 과학상식 위협하는 ‘타임머신’ ‘과거나 미래로의 여행’이라는 누구나 한번쯤 상상했을 법한 호기심이 구체적인 모습으로 등장한 것은 ‘공상과학(SF)의 아버지’로 불리는 허버트 조지 웰스가 1895년 소설 ‘타임머신’을 출간하면서부터다. 웰스는 소설에서 빛보다 빠른 회전운동을 일으키는 ‘타임머신’을 4차원 공간의 시간축 방향으로 밀어 미래로 움직일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이후 ‘터미네이터’ ‘12몽키즈’ ‘백 투 더 퓨처’ 등 수많은 영화와 소설, 만화에서 타임머신이 등장해 이야기의 중심을 이뤘다. 하지만 그 후 100년이 훌쩍 넘은 지금껏 타임머신은 상상 속에 갇혀 있다. 실제 타임머신을 만들려는 시도도, 결과물도 알려진 바 없다. 우선 논리적인 문제가 있다. 과거로 가는 타임머신은 시간을 거스르는 순간, 곧바로 기계가 존재하지 않는 상태가 된다. 또 과거에 자신의 조상을 만나거나, 인과관계가 있는 물건에 손을 대면 그 후의 모든 일이 바뀌어 현재에 타임머신을 만드는 상황이 재현되지 않는다. 미래 역시 마찬가지다. 미래에 생길 일을 알아 과거에 전달하면 그 미래는 재현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결과와 원인이 뒤엉키는 상황은 철학이나 논리의 영역에서조차 설명하기가 불가능에 가깝다. 만화 ‘드래곤볼’에서 ‘수많은 미래와 과거와 존재하고 서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라는, 필요에 따라 변화무쌍하게 변하는 논리가 등장하는 것도 이 같은 모순을 피하기 위한 장치다. 현존하는 최고의 물리학자로 꼽히는 스티븐 호킹 영국 케임브리지대 명예교수 역시 이 같은 논리를 내세워 시간여행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밝히기도 했다. “타임머신의 발명이 가능하다면 언젠가 만들어질 것이고, 그 타임머신을 타고 나타난 시간 여행객들이 주위에 있어야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은 타임머신이 불가능하다는 증거”라는 것이 호킹의 논리다. 과학의 영역에서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타임머신에 대한 과학적 상상이 불가능하도록 족쇄를 채워 놓았다. 아인슈타인은 특수상대성이론을 통해 시간에 변화를 주기 위해서는 빛의 속도 또는 그 이상으로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증명했다. 기본적인 전제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물질이나 장치 중 어떤 것도 빛의 속도를 따라잡는 것이 불가능하고, 결국 시간여행은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를 뒤집어 보면 빛의 속도에 가깝거나 이보다 빠른 물질이 존재한다면 미래로 가는 타임머신을 만들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를 구체화하면 초속 29만 9900㎞로 날아가는 우주선의 시간이 흐르는 속도는 지구상의 50분의1에 불과하고, 1년을 우주에서 여행하면 50년 후의 지구로 돌아오게 된다. 영화 ‘혹성탈출’에서 주인공 일행이 우주선을 타고 여행한 후 원숭이들이 지배하는 미래의 지구로 돌아오는 것과 같은 원리다. ‘현대 물리학의 진리’로 불리는 아인슈타인의 이론과 그 위에 서 있는 타임머신이 역사상 가장 큰 도전을 받고 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가 “빛보다 빠른 중성미자(뉴트리노)를 발견했다.”고 밝히면서부터다. 간단한 발표를 놓고 물리학계에는 흥분과 패닉이 공존하고 있다. 아직까지 성격이 정확히 규명되지 않은 중성미자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면 타임머신을 만들 수 있다는 성급한 기대도 나온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자들은 이번 사태가 ‘실험 오류’로 밝혀지기를 바라는 눈치다. 100년 넘는 시간 동안 수십만명의 물리학자들이 아인슈타인의 이론 위에서 하나씩 벗겨 온 우주와 자연의 신비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은 어떤 이들에겐 ‘추구해 온 삶의 의미’를 부인하는 일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타인의 생각 읽는 ‘드림머신’ 시간여행을 하는 영화 백 투 더 퓨처의 주인공 마티 맥플라이(마이클 J 폭스 분)에 비해 남의 꿈을 훔치는 영화 ‘인셉션’의 주인공 돔 코브(리어나도 디캐프리오 분)는 훨씬 더 현실에 가까이 다가왔다. 의학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 최근호에 게재된 잭 갤런트 캘리포니아 버클리대(UC버클리) 교수팀의 연구 결과는 기계를 통해 다른 사람이 보는 것을 그대로 화면에 나타낼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직접 그 사람의 두뇌를 들여다본다는 점에서, 심장의 움직임이나 맥박 등을 통해 사람의 진실을 측정하는 ‘거짓말탐지기’와는 차원이 다른 실험이 성공한 셈이다. 당초 갤런트 박사가 연구를 시작한 목적은 뇌졸중이나 언어장애 등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의 생각과 의사를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한 것이었다. 갤런트 박사는 여러 명의 피실험자들이 영화를 보는 동안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 기계를 통해 꾸준히 그들의 두뇌를 스캔했다. 장시간 움직이지 않고 누워 있는 상태에서 화면에 집중해야 하는 한계가 있기는 했지만 실제 영화에서 나타난 인물이나 동물 등의 장면이 2시간 후 피실험자들의 두뇌를 스캔한 화면에 나타났다. 이렇게 재구성된 영상은 조잡한 모습으로 형태와 움직임을 흐릿하게 흉내내는 것에 지나지 않았지만 영화와 비교하면 어느 장면을 피실험자들이 보고 있는지, 또는 생각하고 있는지를 분명하게 식별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재구성한 영상만으로 영화 주인공이 ‘스티브 마틴’이라는 점을 알 수는 없지만, 어떤 영화인지를 알면 장면을 찾아내는 것은 가능했다. 연구팀은 fMRI의 기능을 개선하면 사람들의 실제 생각을 그대로 읽어 내거나 저장하는 일도 가능하고 꿈 속의 내용을 그대로 재현하는 일도 불가능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실험은 갤런트 박사를 비롯한 연구진의 두뇌활동을 분석한 fMRI 자료를 기반으로 진행됐다. 어떤 장면이나 자극에 두뇌의 어떤 부분이 활성화되는지를 알고 있으면 결국 그 사람의 두뇌 움직임을 통해 장면이나 자극을 거꾸로 추측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결국 아직까지 극히 일부만이 알려져 있는 두뇌 활동에 대한 정보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더 정확한 영상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얘기다. ‘왜 이 사람이 이런 행동을 했을까.’ ‘행동의 동기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정신분석학자와 심리학자의 역할을 과학이 대신할 날이 머지않았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서울신문은 매주 1회 독특한 포맷의 가상 인터뷰 [WHO&WHAT(후 앤드 왓)]을 1개면에 걸쳐 연재하고 있습니다. 일반 신문기사로는 다루기 힘든 동서고금의 지식과 역사의 정수들을 만남 또는 대담의 형식을 통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청소년, 어른 모두에게 즐겁고 색다른 지식의 장이 될 것으로 자부합니다. 특히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훌륭한 논술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WHO&WHAT] “퀴즈쇼서 인간에 완승한 슈퍼컴 왓슨(Watson)을 만나다” [WHO&WHAT] 무덤에서 불러낸 독재자 4인의 가상만찬 ‘재스민 혁명’을 논하다 [WHO&WHAT] 천재소년 송유근, ‘우주비행 성공 50주년’ 맞아 유리 가가린을 만나다 [WHO&WHAT] ‘슈퍼히어로’ 스파이더맨, 정신과 전문의 김상준 원장과 상담하다 [WHO&WHAT] 지구수비대 지원한 인간형 로봇 ‘마루’ “아톰·태권V처럼 지구 지켜서…” [WHO&WHAT] ‘최악’ 통념 B형 男기자, 혈액형의 아버지 ‘란트슈타이너’에 따지다 [WHO&WHAT] ‘전 세계 여성의 로망’ 버킨백을 만나다 [WHO&WHAT] 선택 따라 전혀 다른 결과…”이렇게 검색하면 진리가 밝혀질까?” [WHO&WHAT] “남느냐, 떠나느냐” 희곡으로 본 어느 서재 도서들의 열띤 논쟁 [WHO&WHAT] ‘위대한 유산’ 남긴 간송미술관의 전형필, 그리고 우피치미술관의 메디치 [WHO&WHAT] 위대한 예술가 미켈란젤로, 그는 왜 라파엘로를 죽이고 싶었을까 [WHO&WHAT] ‘美우주왕복선은 초대형 폭탄이나 마찬가지’ 물리학자 파인먼의 폭로 [WHO&WHAT] 외규장각 도서 귀환으로 본 약탈문화재의 ‘수구초심(首丘初心)’ [WHO&WHAT] “재능만 주고 사랑은 주지 않던 나쁜 부모들” 유명 인사들의 회상기 [WHO&WHAT] 인류역사를 바꾼 ‘억세게 운 좋은 사내들’ 서바이벌 현장…과연 승자는? [WHO&WHAT] 소설 속 영국인 주인공 폴 웨스트 “파리서 1년 살아보니” [WHO&WHAT] 인류 첫 셀레브러티 ‘클레오파트라’… 베일 속의 그녀의 얘기 들어보니 [WHO&WHAT] 유전학의 창시자 수도사 멘델의 고백… “저, 유전학의 아버지 아니에요” [WHO&WHAT] 인간은 이기적 동물? 이타적 동물?…러시아 식물학자 니콜라이 바빌로프가 밝힌 유전자의 비밀 [WHO&WHAT] 아쉽게 놓친 노벨상’가상 수기’ 공모해보니[WHO&WHAT] 시간여행·생각읽기…인간들, ‘신의 영역’을 넘보다
  • ‘피아노 마법사’ 가브릴로프 온다

    ‘피아노 마법사’ 가브릴로프 온다

    1974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당시 21세였던 정명훈(현 서울시향 예술감독)이 한국인으로는 처음 피아노 부문 2위에 입상해 서울에서 카퍼레이드를 했던 장면을 기억하는 팬도 있을 것이다. 당시 한국 언론의 관심 밖이었지만 우승자는 18세의 소련 피아니스트 안드레이 가브릴로프(56)였다. 그는 그해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화려하게 국제 무대에 데뷔했다. 하지만 영광은 길지 않았다. 브레즈네프 정권에 비판적인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1979년 출국 금지를 당했다. 1984년 당시 정권 2인자였던 고르바초프에게 편지로 호소한 덕에 힘겹게 서방 연주 여행을 허가받았다. 1989년 독일로 귀화한 뒤로는 더욱 활발히 활동을 펼쳤다. 그러나 매너리즘에 빠진 자신을 채찍질하기 위해 1994년 잠정 은퇴를 선언했다. 이후 7년간의 긴 동면에 빠져든다. 도이치그라모폰, EMI 등에서 명반을 남겼지만 1993년 이후 더는 녹음을 하지 않는 가브릴로프의 연주를 직접 들을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가 마련됐다. 24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8년 만에 내한 공연을 갖는 것. 2003년에는 바흐를 다뤘던 그가 이번에는 쇼팽의 ‘녹턴’, 프로코피예프의 ‘피아노 소나타 8번’ 등을 연주한다. 가브릴로프는 “사람들이 콘서트가 끝난 뒤 내게 와서 자신의 삶이 변화됐다고 말할 때가 가장 인상적이다. 나는 모든 콘서트를 준비하면서 그런 마법이 일어나도록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의 손놀림이 여전히 마법을 일으킬 수 있을지 궁금하다. 4만~12만원. (02)3463-2466.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WHO&WHAT] 올 110주년 맞는 노벨상 ‘가상 수기’ 공모전

    [WHO&WHAT] 올 110주년 맞는 노벨상 ‘가상 수기’ 공모전

    “전 세계의 관심이 노르웨이와 스웨덴으로 모이는 ‘북유럽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1901년 제정돼 올해로 110주년을 맞는 노벨상 수상자 발표가 10월 3일(현지시간)부터 시작됩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셀 수 없이 많은 상을 발 아래 둔 바로 그 상입니다. 오죽하면 필즈상은 ‘수학계의 노벨상’이고, 프리츠커상은 ‘건축의 노벨상’이라고 불리겠습니까. 매년 10여명씩, 800명이 넘는 사람과 단체에 수여됐지만 아직도 단 한 개를 받지 못해 속을 태우는 나라가 대다수입니다. 왜 모두들 노벨상에 목을 매고 염원하는 걸까요. 18k 금을 순금으로 도금한 메달과 1인당 평균 5억원씩 돌아가는 상금이 이유의 전부는 아니겠지요. 노벨상의 영광 뒤에 숨겨진 사연을 보내 주세요. 상금이나 시상식은 없습니다. 대신 마음 속에 꾹꾹 담아 왔던 얘기들을 널리 알려드립니다.” 서울신문 가상인터뷰 ‘후 앤드 왓’(Who&What)은 2011 노벨상 수상자 발표를 앞두고 ‘노벨상 수기 공모전’을 열기로 했다. 100년이 넘는 세월을 이어온 노벨상에 얽힌 수많은 사연들이 세계 곳곳에서 답지했다. 눈에 띄는 작품 중에서 1위부터 3위까지와 특별상을 선정했다. 수기 한편, 한편을 읽으면서 노벨상 수상자들에게는 살아생전은 물론 사후에도 인류사에 이름을 남기는 자랑스러운 일이지만, 이 위대한 상이 모두에게 즐거운 기억만을 주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마음 깊이 새길 수 있었다. [금메달] 이브 퀴리(1904~2007) “부모·남편·언니 모두 노벨상… 종군 기자로 엄친딸 극복했죠” ‘엄친딸’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존경받는 집안에서 홀로 다른 재능을 갖고 태어나는 것은 엄친딸 수백명이 주위에 있는 것만큼 이상한, 미운 오리새끼가 되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짐작하셨겠지만 제 아버지는 피에르 퀴리(1903년 노벨물리학상), 어머니는 마리 퀴리(1903년 물리학상, 1911년 화학상)입니다. 제 언니 이렌과 형부 프레데리크 졸리오 퀴리도 1935년 노벨화학상을 공동 수상했습니다. 저는 제게 없는 과학적 재능 대신 책을 쓰고 세상을 돌아다니는 길을 택했죠. 어머니의 전기를 써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고, 2차 세계 대전 때는 종군 특파원으로 리비아, 러시아, 미얀마, 중국 등을 돌아다녔습니다. 국제기구 활동을 하던 중 미국의 외교관 헨리 리처드슨 라부이스 주니어를 만나 결혼했죠. 남편도 1965년 유니세프 대표로서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습니다. 하지만 제 가족의 진정한 영예는 노벨상이 아닙니다. 방사선에 노출되면서도 인류를 위한 연구를 멈추지 않았던 어머니, 막대한 가치를 가진 기술의 특허를 일부러 출원하지 않은 아버지의 인류애가 제 핏속에 흐른다는 것에 무엇보다 행복함을 느낍니다. 6개의 노벨상을 수상한 퀴리 가문이 인류사에 공헌한 가치에 대해서는 두말할 필요조차 없다. 연구에 바빠 노벨상 수상식에도 참여하지 않은 마리 퀴리의 모습에서 그들이 얼마나 부와 명예를 초월한 존재였는지 알 수 있다. 가문에서 유일하게 노벨상을 수상하지 못했지만, 전쟁을 막기 위해 전쟁터를 누빈 평화주의자이면서 국제기구 활동에 앞장섰던 ‘영원한 프랑스의 연인’ 이브 퀴리에게 금메달을 수여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사료된다. [은메달] 장 폴 사르트르(1905~1980) “수상 거부 진정한 이유?… 질투 아닌 자유” 누구나 받고 싶어하는 상이라는 노벨상의 대전제는 틀렸다. 왜냐? 1964년 노벨문학상 수상을 거부한 내가 그 증거다. 이유는 간단했다. 내가 쓴 책에 ‘장 폴 사르트르’라고 쓰여있는 것과 ‘노벨문학상 수상자 장 폴 사르트르’라고 쓰여있는 것은 읽는 독자 입장에서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나는 내 독자들을 ‘바람직하지 않은’ 압력에 노출시키고 싶지 않았다. 무엇보다 나는 노벨상 선정자 발표에서 나를 나타내는 대명사로 쓰인 ‘자유’라는 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들이 생각하는 자유란 ‘최소한 한 켤레 이상의 신을 가지고, 굶주리지 않는 자유’에 불과하다. 노벨상은 문학적인 영예에 거액의 상금을 줌으로써 수상자들의 어깨에 무거운 짐을 얹어주고 있다. 난 내 모든 친구들이 공유하고 있는 원칙을 버릴 수 없다는 생각에서 수상을 거부한 것이다. 호사가들이 퍼뜨리는 이상한 소문에 대해서도 한마디 하겠다. 나는 결단코 내 필생의 라이벌인 알베르 카뮈(1957년 노벨 문학상 수상)가 나보다 먼저 상을 받았기 때문에 자존심이 상해서 상을 거부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밝혀 둔다. ‘작가는 스스로 제도화되기를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한 당사자가 이를 실천으로 옮겼다는 점에서 사르트르의 노벨상 수상 거부는 하나의 사건이었다. 110년의 노벨상 역사에서 자의로 수상을 거부한 사람은 샤르트로와 1973년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던 레 둑토 북베트남 총리뿐이다. 하지만 사르트르는 후일 금전적인 이유로 ‘상금만 받을 수도 있다.’며 입장을 바꿔 웃음거리가 됐다. 은메달에 머문 이유다. [동메달] 로절린드 프랭클린(1920~1958) “도둑맞은 DNA 연구성과… 지하에서 울었죠” 노벨상 최고의 업적을 꼽으라면 단연 1962년 생리·의학상일 겁니다. 제임스 왓슨과 프랜시스 크릭이 DNA의 이중나선구조를 밝혀낸 일이죠. 이후 유전공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이 만들어졌고, 인류는 영생을 꿈꾸게 됐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정말 노력의 대가를 받은 걸까요? 2차대전 이후 영국은 물자가 부족했기 때문에 두 개의 대학이 같은 연구를 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X선을 이용해 DNA의 구조를 연구하는 일은 제가 있던 킹스칼리지의 몫이었고, 캐번디시연구소의 왓슨과 크릭은 제 연구에 접근할 수 없었죠. 하지만 1962년 노벨상의 공동수상자인 우리 대학의 모리스 윌킨스가 그들에게 제가 찍어낸 X선 사진들을 넘겨줬습니다. 1952년 5월, 전 DNA의 이중나선구조를 X선으로 명확하게 찍었습니다. 하지만 연구에 부족함을 느꼈던 저는 발표를 미뤘고, 사진은 몰래 두 사람한테 전해졌죠. 결국 왓슨이 네이처에 논문을 발표하면서 성과는 그들의 것이 됐습니다. 그나마 다행일까요. 저는 세 사람이 노벨상을 받는 장면을 보지는 못했습니다. 1958년에 난소암으로 이미 연구성과 도둑 따위는 없는 세상으로 왔기 때문이죠. 만약 제가 살아있었다면 윌킨스 대신 제가 그 자리에 있었을까요. 아마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겁니다. 왓슨이 저에 대해 그랬다죠. “깐깐하고 욕심많은 여성”이라고요. 진짜 욕심이 많은 건 누구일까요. ‘과학의 전당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낮은 지위의 상징이 돼 버린 다크레이디’ 프랭클린을 이보다 잘 나타내는 수식어는 없다. 38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면서도 끝까지 연구를 놓지 않았던, 유전공학의 진정한 어머니에게 동메달을 수여한다. [특별상] 더글라스 프레이셔(1951~ ) “해파리 연구 헌납하고 셔틀버스 기사로 헌신” 2008년 노벨 화학상 발표가 있던 날, 저는 16년 전을 떠올렸죠. 1992년 당시 미국 우즈홀의 해양생물학 연구소에서 일하고 있던 저는 해파리에서 발견된 형광단백질(GFP)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스스로 빛을 발하는 GFP를 유전자에 넣으면 신경세포가 어떻게 발달하는지, 암세포가 어떤 경로로 움직이는지를 알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해냈습니다. GFP의 유전자 서열을 분석했고, 해파리의 DNA에서 GFP 유전자를 분리해 내는 데도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습니다. 연구비 지원이 중단됐고, 저는 미항공우주국(NASA·나사)으로 옮겨 연구를 계속했지만 금방 해고됐습니다. 그동안의 연구를 버리기는 너무 아까웠습니다. 모든 결과물을 컬럼비아대 마틴 찰피 교수와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의 로저 치엔 교수에게 넘겼습니다. 2008년 노벨 화학상이 찰피와 치엔, GFP를 처음 발견한 일본의 오사무 시모무라 박사에게 주어졌을 때 저는 앨라배마주 헌츠빌에 있었습니다. 도요타 매장에서 시간당 10달러를 받고 셔틀버스를 모는 일이 제 직업입니다. 만약 우즈홀이나 나사에서 해고되지 않았다면, 그들의 자리에 제가 있지 않았을까 가끔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역시 인생이겠죠. 일생일대의 연구를 인류 발전을 위해 아낌없이 나눈 프레이셔의 숭고한 정신에 경의를 표한다. 특히 노벨상 발표 이후에도 본인의 공헌을 전혀 강조하지 않고 있다는 점은 놀라울 정도다. 하지만 살아있는 인물이고, 진정한 평가는 사후에 이뤄진다는 점에서 번외로 특별상을 수여한다. ●참고문헌 퀴리가문(데니스 브라이언·전대호/지식의숲) 로절린드 프랭클린과 DNA(브렌다 매독스·나도선/양문) 당신에게 노벨상을 수여합니다(노벨재단·이광렬/바다출판사) 위대한 여성과학자들(송성수/살림) 과학사의 빛나는 순간(마농 바우크하게·이수영/웅진주니어) ‘노벨상 위의 사르트르’(르 몽드 1964년 10월22일자)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서울신문은 매주 1회 독특한 포맷의 가상 인터뷰 [WHO&WHAT(후 앤드 왓)]을 1개면에 걸쳐 연재하고 있습니다. 일반 신문기사로는 다루기 힘든 동서고금의 지식과 역사의 정수들을 만남 또는 대담의 형식을 통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청소년, 어른 모두에게 즐겁고 색다른 지식의 장이 될 것으로 자부합니다. 특히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훌륭한 논술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WHO&WHAT] “퀴즈쇼서 인간에 완승한 슈퍼컴 왓슨(Watson)을 만나다” [WHO&WHAT] 무덤에서 불러낸 독재자 4인의 가상만찬 ‘재스민 혁명’을 논하다 [WHO&WHAT] 천재소년 송유근, ‘우주비행 성공 50주년’ 맞아 유리 가가린을 만나다 [WHO&WHAT] ‘슈퍼히어로’ 스파이더맨, 정신과 전문의 김상준 원장과 상담하다 [WHO&WHAT] 지구수비대 지원한 인간형 로봇 ‘마루’ “아톰·태권V처럼 지구 지켜서…” [WHO&WHAT] ‘최악’ 통념 B형 男기자, 혈액형의 아버지 ‘란트슈타이너’에 따지다 [WHO&WHAT] ‘전 세계 여성의 로망’ 버킨백을 만나다 [WHO&WHAT] 선택 따라 전혀 다른 결과…”이렇게 검색하면 진리가 밝혀질까?” [WHO&WHAT] “남느냐, 떠나느냐” 희곡으로 본 어느 서재 도서들의 열띤 논쟁 [WHO&WHAT] ‘위대한 유산’ 남긴 간송미술관의 전형필, 그리고 우피치미술관의 메디치 [WHO&WHAT] 위대한 예술가 미켈란젤로, 그는 왜 라파엘로를 죽이고 싶었을까 [WHO&WHAT] ‘美우주왕복선은 초대형 폭탄이나 마찬가지’ 물리학자 파인먼의 폭로 [WHO&WHAT] 외규장각 도서 귀환으로 본 약탈문화재의 ‘수구초심(首丘初心)’ [WHO&WHAT] “재능만 주고 사랑은 주지 않던 나쁜 부모들” 유명 인사들의 회상기 [WHO&WHAT] 인류역사를 바꾼 ‘억세게 운 좋은 사내들’ 서바이벌 현장…과연 승자는? [WHO&WHAT] 소설 속 영국인 주인공 폴 웨스트 “파리서 1년 살아보니” [WHO&WHAT] 인류 첫 셀레브러티 ‘클레오파트라’… 베일 속의 그녀의 얘기 들어보니 [WHO&WHAT] 유전학의 창시자 수도사 멘델의 고백… “저, 유전학의 아버지 아니에요” [WHO&WHAT] 인간은 이기적 동물? 이타적 동물?…러시아 식물학자 니콜라이 바빌로프가 밝힌 유전자의 비밀[WHO&WHAT] 아쉽게 놓친 노벨상’가상 수기’ 공모해보니
  • 암- B형·D형 간염 억제하는 ‘상어 항생제’

    때때로 인간을 위협하는 바다의 포식자 상어. 이들의 간이나 쓸개에 함유된 천연 항생물질이 인간의 질병 치료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조지타운대학 메디컬센터 마이클 자슬로프 박사 연구팀은 천연 항생물질인 스쿠알라민(Squalamine)이 암과 일부 안구질환뿐 아니라 뎅기열과 황열, 간염 등 바이러스성 질병에도 큰 효과를 보인다고 19일(현지시간)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를 통해 발표했다. 연구팀은 스쿠알라민이 부작용 없이 일부 바이러스의 감염을 막거나 제어할 수 있으며, 심지어 일부 동물의 질병까지 치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1993년 자슬로프 박사가 돔발상어의 세포 조직에서 최초로 추출을 성공한 이 항생물질은 연구를 거듭한 결과, 1995년부터는 연구소에서 직접 합성해 조직을 배양하고 있다. 연구팀은 “스쿠알라민이 뎅기열 바이러스에 의한 인간 혈관 세포와 B형과 D형 간염에 걸린 인간 간세포의 감염을 억제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또한 스쿠알라민은 임상 시험을 통해 황열과 동부 마 뇌염 바이러스, 설치류에 감염되는 거대세포 바이러스, 헤르페스 바이러스 등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구리 피부와 돌고래 등에서 천연 항생제를 발견한 자슬로프 박사는 스쿠알라민이 현재의 다른 일반 항생제들과 달리 획기적인 항생물질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평화 협상 못 미더워”… 팔, 美·이와 정면 승부

    “평화 협상 못 미더워”… 팔, 美·이와 정면 승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유엔에서 독립국가로 인정받겠다는 정면 승부수를 띄웠다.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오는 23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정회원국 승인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16일 밝혔다. 압바스 수반은 “정회원국 신청은 우리의 합법적인 권리”라며 강행할 의지를 내보여 미국, 이스라엘과의 한판 승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7일 현지 라디오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팔레스타인의 독립국 신청을 막을 방법은 없지만, 승인안은 안보리를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통과 어려울 것”… 국제사회 양분 국제사회도 양분되고 있다. 현재 미국·유럽은 이스라엘 편에, 중동과 러시아, 브라질 등은 팔레스타인 편에 섰다. 하지만 유럽 내에서도 프랑스, 스페인은 팔레스타인의 유엔 내 지위 격상을 지지하는 반면, 독일은 반대하는 등 입장이 갈린다. 팔레스타인이 정회원국 신청을 내 표결에 부치더라도 미국이 안보리에서 거부권(비토)을 행사한다면 무산되게 된다. 미국은 양국 간 직접 평화회담 재개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 의회는 연간 5억 달러(약 5500억원) 규모의 원조를 끊겠다는 위협도 불사하고 있다. 유럽연합(EU)도 비슷한 노선을 걷고 있다. 17일 캐서린 애슈턴 EU 외교·안보 최고대표의 대변인은 “협상 재개가 수반된 건설적인 해법만이 평화를 가져다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다른 국가들을 상대로 전방위 압박도 강화하고 있다. 유엔 중동특사인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평화협상 재개를 촉구하는 성명을 내도록 설득하는 동시에 러시아가 팔레스타인을 지지하자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에게 전화를 걸기도 했다. 하지만 거부권 행사는 미국의 딜레마이기도 하다.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팔레스타인뿐 아니라 범중동권과의 갈등이 불가피하고, 전임자들처럼 거부권을 사용하지 않겠노라고 다짐했던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대중동정책에도 치명타로 작용하게 된다. ●바티칸식 ‘비회원 옵서버국’ 배제 못해 압바스의 이번 결정은 20년간 이어진 평화협상에도 불구하고 독립국가의 꿈을 이룰 수 없다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절망에서 비롯됐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추진한 양국 간 직접 평화회담은 이스라엘이 서안에 유대인 정착촌 건설을 강행하면서 교착상태에 빠졌다. 이 같은 복잡한 국제정치적 변수들을 감안할 때 팔레스타인이 바티칸시국처럼 ‘비회원 옵서버 국가’로 지위를 격상시키는 ‘제2의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125개국 이상이 팔레스타인을 하나의 국가로 인지하고 있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의 ‘옵서버 단체’에서 ‘비회원 옵서버 국가’가 되면 투표권은 없지만 유엔 총회 연설권, 각종 결의안에 서명할 권리 등을 누릴 수 있고 국제형사재판소(ICC) 등 국제기구 가입도 가능해진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현대重, 러시아에 고압차단기 공장 짓는다

    현대重, 러시아에 고압차단기 공장 짓는다

    현대중공업은 9일(현지시간)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이재성 사장과 이고르 슈발로프 러시아 수석부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고압차단기 공장인 현대일렉트로시스템(조감도)의 기공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국내 기업이 러시아에서 고압차단기 공장 건설에 착수한 것은 처음이다. 총 400억원이 투자되는 이 공장은 4만㎡(1만 2000평) 부지에 110~500㎸급 고압차단기를 연간 250대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내년 6월 완공된다. 현대중공업은 이후 단계적인 설비 증설을 통해 2015년까지 생산 능력을 연간 350대 규모로 확대할 방침이다. 러시아는 올해부터 시행되고 있는 정부의 전력시스템 현대화 정책에 따라 전력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열린세상] 이제는 소형 원자력발전소다/이레나 이화여대 방사선 종양학 교수

    [열린세상] 이제는 소형 원자력발전소다/이레나 이화여대 방사선 종양학 교수

    미국 정보기술(IT) 업계의 대표주자인 휼렛패커드(HP)가 개인용컴퓨터(PC)사업에서 철수한다는 뉴스가 보도됐다. 1990년대 IBM이 대형 컴퓨터에 매달리다 시대적 흐름을 읽지 못하고 컴퓨터 산업에서 퇴출됐듯이 HP도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기술 변화에서 살아남지 못한 것이다. 사회적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기업은 사라지는 것이 냉엄한 비즈니스의 현실이다. 원자력 산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안전성과 높은 경제성으로 승승장구하던 원자력 산업이 일본의 후쿠시마 사고 이후 큰 변화를 맞고 있다. 이번 사고가 탈(脫)원전의 신호가 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을 것 같다. 기후변화 문제와 높은 석유 및 가스 가격,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국이나 인도 같은 신흥 경제국들의 소비 증가로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소시키면서 많은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원자력에 대한 매력은 줄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원자력 에너지를 계속 이용하려면 더욱 안전하고 경제성 있는 혁신적인 기술이 필요하다. 안전성을 혁신적으로 개선하고 경제성도 있는 것으로 논의되는 소형 원전은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형 원전의 필요성은 오래 전부터 거론돼 왔다. 1985년 대형 원자로의 안전성과 사고 시 피해의 최소화가 거론되면서, 스웨덴 회사의 카롤로프 스키게 박사가 5차 태평양 원자력회의 논문에서 대형 원자력 발전소를 몇개의 블록으로 조립 및 분해가 가능한 소형 원자로로 개발하는 데 대해 발표했다. 26년이 지난 지금 원자력계에서는 안전성과 경제성을 만족시킬 수 있는 미래 원전 기술로 소형 원전을 꼽고 있다. 이런 변화를 인지한 미국은 원자력 산업에서 상실한 리더십 회복을 위해 미래 원자로인 소형 원전을 개발하고 있다. 미국 의회는 소형 원전을 지원하기 위한 법안들을 제안하고 있고, 기업들은 이미 3~4개의 소형 원전을 개발해 인허가 신청 준비를 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원전 이용 확대와 원전 수출을 기반으로 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원자력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고 이러한 정책의 부산물로 2년 전에는 아랍에미리트연합에 원전 수출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른 시간 내에 한국형 제1세대 소형 원전인 SMART 개발에 박차를 가하여 계획대로 상용화에 들어가야 할 것이다. 이와 병행하여 사용 후 핵연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미래 기술인 제2세대 소형 원전 기술 개발에도 투자를 해야 한다. 원자로를 레고블록처럼 쌓아서 원하는 용량의 원자력 발전소를 만든다면 어떨까? 바로 지식경제부에서 2020년대의 국가 성장 동력으로 추진하는 제2세대 소형 원전이 이러한 모양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2015년까지 상용화하기로 한 SMART 개발과 중복성이 있다는 이유로 이를 저지하려 한다는 말도 나온다. 컴퓨터, 휴대전화의 경우 최초 개발에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지만 한번 시장에 나오면 잠깐 사이에 대중화되면서 다양해진다. 소형 원전도 마찬가지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교육과학기술부의 지원으로 수년간의 연구를 거쳐 개발된 소형 원자로인 SMART가 실용화 단계에 와 있고 지경부에서도 이러한 시대의 흐름을 따라 조금 늦기는 했지만 SMART와는 조금 다른 유형의 소형원전인 SMR(small modular reactor)을 개발하려고 하는 것을 중복 투자라고 보는 것은 맞지 않다. 모든 장비들이 소형화되고 다양화되는 현 사회에서 오직 한 가지 타입으로는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 소형 원자로 개발에 대한 원천기술을 국내 원자력계가 가지고 있으므로 모든 것이 하나로 결합된 일체형 소형 원자로인 SMART 개발자들과 잘 협력한다면 제2세대 타입인 조립과 분해가 가능한 블록형 소형 원자로는 좀 더 이른 시간 내에 적은 비용으로 개발될 수 있다. 국가가 총력을 기울여도 경쟁하기가 버거운 현실에서 부처 간 갈등으로 시간만 낭비하거나 안주하면 IBM이나 HP처럼 외부의 환경 변화로 퇴출을 맞는 ‘개구리 신드롬 현상’을 피할 수 없다. 정부와 원자력 산업계는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책임 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
  • 한국피겨, 첫 외국인 국가대표 코치 영입

    한국피겨, 첫 외국인 국가대표 코치 영입

    척박한 토양에서 김연아(고려대) 같은 ‘천재’가 등장하길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이 한국 피겨스케이팅 역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코치를 선임하며 칼을 빼들었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은 물론 안방에서 열리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대비한 포석이다. 빙상연맹은 러시아 출신의 세르게이 아스타셰프(47) 코치를 선임, 선수들의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꿈나무 선수들을 육성하기로 했다고 7일 밝혔다. 계약 기간 1년에 연봉 6만 달러. 아스타셰프 코치는 주 6회 하루 3시간씩 국가대표 선수들을 지도할 예정이다. 피겨는 국가대표라도 개인 코치 체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선수들과 스케줄 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아스타셰프 코치는 1983년부터 러시아·핀란드·미국에서 코치를 하며 숱하게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을 길러낸 유명 피겨 지도자다. 아이스댄스 올림픽 2연패를 한 옥사나 그리추크(1994년, 98년)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로만 코스토마로프(2006년·이상 러시아) 등이 그의 손을 거쳤다. 아사다 마오를 가르쳐 친숙한 타티아나 타라소바(러시아) 코치와 함께 선수들을 지도하기도 했다. 아스타셰프 코치의 역할은 크게 두 가지다. 남녀 싱글 유망주에게 스케이팅 기술을 전수하는 게 첫 번째다. 선수 개인코치들과는 별도로 스케이팅 기술을 전문적으로 맡는 셈. 한국 선수들은 국제대회에서 점프와 스핀은 곧잘 했지만 스텝 시퀀스에서 고전하는 편이었다. 스텝을 전문적으로 가르칠 필요가 있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빙상연맹이 받아들였다. 다음 역할은 아이스댄스 종목 개척이다. 한국의 아이스댄스는 명맥이 끊겼다. 빙상연맹은 이달 말 선수를 공개 선발한 뒤 다음 달부터 아스타셰프 코치의 지도 아래 집중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빙상연맹은 “피겨스케이팅 전 종목에서 균형 있게 선수를 양성할 계획이다. 평창올림픽에서는 피겨팀 경기를 비롯해 전 종목에 출전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아스타셰프 코치는 “김연아를 통해 한국 피겨의 미래를 봤다. 선수 개인 코치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 소치와 평창에서 본선에 진출하는 걸 우선 목표로 삼겠다.”고 말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US오픈 테니스대회] 조코비치·윌리엄스 8강 스매싱

    ‘세르비아 전사’ 노박 조코비치(세계 1위)가 US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8강에 올랐다. 조코비치는 6일 미국 뉴욕 플러싱메도의 빌리진 킹 내셔널테니스센터에서 열린 대회 4회전에서 알렉산드르 돌고폴로프(23위·우크라이나)를 3-0(7-6<14> 6-4 6-2)으로 꺾었다. 1회전부터 무실세트 행진으로 톱랭커의 위엄을 과시했지만 출발은 순조롭지 못했다. ‘밑져야 본전’인 돌고폴로프가 까다로운 백핸드 슬라이스샷 등 다양한 구질로 조코비치를 압박했다. 1세트에만 위닝샷 14개(조코비치 4개)를 날렸고 결국 승부를 타이브레이크까지 끌고 갔다. 7점을 선취하면 이기는 타이브레이크에서도 팽팽한 접전이 이어졌고 14-14에서 조코비치가 연속 2점을 따내며 첫 세트를 가져왔다. 1시간 16분이 걸린 첫 세트였다. 혼쭐이 난 조코비치는 해법을 찾은 듯 이어진 2·3세트를 70분 만에 처리하며 ‘새 황제’의 힘찬 행보를 이어갔다. 조코비치는 세르비아의 얀코 팁사레비치(20위)와 4강행을 다툰다. ‘원조 황제’ 로저 페더러(3위·스위스)도 후안 모나코(36위·아르헨티나)를 3-0(6-1 6-2 6-0)으로 가볍게 제압하고 8강에 합류했다. 여자 단식에서는 ‘무관의 여제’ 카롤리네 보즈니아키(1위·덴마크)가 스베틀라나 쿠즈네초바(17위·러시아)에게 2-1(6-7<8> 7-5 6-1) 역전승을 거뒀다. 세리나 윌리엄스(27위·미국)는 2008년 프랑스오픈 챔피언 아나 이바노비치(19위·세르비아)를 2-0(6-3 6-4)으로 제압, 올 시즌 하드코트 16전 전승을 달렸다. 주니어 남녀단식에 출전한 한국의 김재환(주니어 81위·영남고)과 장수정(주니어 91위·양명여고)은 나란히 본선 1회전에서 승리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리비아 협상 결렬… 새 협상 재개

    카다피 세력의 마지막 저항지에 대한 공세를 앞두고 4일(현지시간) 리비아 반군과 카다피군 간의 협상이 일단 결렬되면서 폭풍전야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트리폴리 남동쪽 150㎞ 지점인 바니왈리드와 카다피 고향 시르테 등 카다피 세력의 거점을 포위한 반군의 총공세가 임박한 것이란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5일 리비아 반군과 카다피군 사이에 새로운 협상이 재개되면서 평화적인 결말에 대한 희망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아랍권 위성방송인 알자지라는 “반군이 바니왈리드 중심지에서 7㎞까지 밀고 들어갔으나 카다피군이 그곳에 방어선을 구축하는 대신 다소 물러난 채 새로 시작된 협상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선 협상에서는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대변인 무사 이브라힘이 반군의 무장 해제를 요구하면서 협상이 더 이상 진전되지 못했다. 바니왈리드에는 카다피와 그 가족들이 머물고 있었으며, 현재는 사디와 무타심 등 아들 두 명이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카다피의 맹렬한 충성 세력 100여명이 도시에서 진을 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바니왈리드 주변의 전략적 요충지를 장악한 반군은 본격적인 공세에 앞서 이 지역 주민들이 카다피 세력에 맞서 봉기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알자지라는 보도했다. 현지에서는 바니왈리드 내부에서 반카다피 주민과 카다피 세력 간에 이미 충돌이 발생했다는 얘기도 돌고 있다. 하지만 무사 대변인은 바니왈리드에 있는 부족 지도자들의 카다피에 대한 충성심이 여전하다고 주장했다. 당초 항복 협상은 유혈사태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속에 부족 지도자들의 중재로 진행됐다. 이런 가운데 외신들은 NTC 관계자의 말을 인용, 사망설이 나돈 카다피의 막내아들 카미스가 트리폴리 근처에서 실제 죽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한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리비아 평화 정착 과정에 반군에 밀려난 카다피 세력들도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타르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타지키스탄 외무장관 회담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카다피 정권을 대표하는 정치·인종·종족 세력들도 당연히 국민 화해 과정의 한 부분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자유 찾아 사선을 넘다 동독 탈출 40년의 기록

    자유를 향한 질주, 인간성을 되찾기 위한 투쟁. 탈출을 이렇게 정의할 수 있겠다. 유사 이래 수많은 이들이 탈출을 통해 자유의 땅을 밟았다. 북한 주민의 ‘탈북’처럼 베를린 장벽이 존재했던 동독에서도 40년간 탈출이 잇따랐다. 인구 1700만명의 20%가 넘는 350만명이 총알이 빗발치는 사선(死線)을 넘었다. 서울신문 베를린 특파원과 사회부장, 출판국장을 거치며 30년간 일선을 누빈 언론인 이기백씨가 동독 탈출의 기록, ‘공화국 탈출’을 엮어냈다(에세이퍼블리싱 펴냄). 땅굴, 열기구, 장갑차, 수중스쿠터, 잠수정 등을 이용한 흥미로운 탈출 사례가 책에서 눈을 쉽게 떼지 못하게 한다. ‘도쿄 작전’은 1964년 10월 베를린장벽 10m 아래 지하에 길이 145m의 땅굴을 뚫어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처럼 사흘 동안 동독인 57명이 탈출한 작전의 암호명이다. 당시 24세의 법대 학생으로 이 작전을 기획하고 탈출한 슈렌부르크(70) 박사는 “장벽 설치는 반인간적인 중대한 범법행위였다.”고 말한다. 1979년 9월의 어느 날 새벽 1시 30분 슈트렐칙과 베첼 일가족 8명은 열기구를 타고 동독을 탈출했다. 한번의 실패 후 재시도한 ‘야간 비행’에서 그들은 무사히 서독 남부 바이에른주의 나이라에 안착할 수 있었다. 베트케 3형제가 차례로 동독을 탈출하는 데는 15년이나 걸렸다. 첫째 인고는 1975년 5월 한밤중에 공기 매트를 타고 엘베강을 건넜다. 둘째 홀거의 탈출은 홍콩 영화의 한 장면 같다. 1983년 4월 어느 날 홀거는 동베를린의 한 건물에서 서베를린의 건물로 밧줄을 연결한 화살을 쏘아 강철 로프를 연결했다. 이 로프를 타고 장벽을 넘는 데는 단 10초도 걸리지 않았다. 셋째 에그벨트의 탈출은 더 극적이다. 1989년 5월 먼저 탈출한 두 형이 경비행기를 몰고 동베를린으로 넘어가 동생을 태우고 온 것이다. 버스 사업을 하는 한스 바이드너가 탈출한 때는 1962년 크리스마스였다. 2차대전 때 탱크 운전병이었던 그의 아이디어는 버스를 장갑차로 개조하는 것이었다. 개조된 장갑차로 국경을 넘어 돌진할 때 경비병들은 총을 쏘아댔으나 철판을 뚫지는 못했다. 뵈트거는 소형 엔진에 스크루를 연결한 수중스쿠터를 직접 만들어 1968년 9월 바닷물을 가르고 서독으로 탈출했다. 그가 제작한 수중스쿠터는 발명품으로 인정돼 오늘날 다양한 수상스쿠터로 개발, 이용되고 있다. 같은 체제였지만 동독은 북한보다 덜 억압적이었다. 제한된 동서 왕래도 있었다. 북한 주민의 탈출 열망은 동독인들의 그것보다 훨씬 강할 것이다. 북한 탈출에 성공한 사람은 현재 2만명 정도다. 이 책은 탈북이라는 말에 무감각해져 가는 우리에게 탈출과 자유, 그리고 통일에 대한 생각을 다시 일깨워 준다. 1만 8000원. 손성진 사회 에디터 sonsj@seoul.co.kr
  • 네덜란드에 세계 최초 ‘인공 산’ 들어선다?

    네덜란드에 세계 최초 ‘인공 산’ 들어선다?

    나라 전체가 거대한 평지로 이뤄진 네덜란드에 거대한 산이 들어설까. 고층건물을 세우듯이 인공적으로 산을 만들자는 움직임이 네덜란드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른바 ‘인공 산 프로젝트’는 네덜란드의 한 언론인이 한 농담에서 시작됐다. 티지 조네벨트(30)는 지난 5일(현지시간) 칼럼에서 “우리도 슬로프와 초원, 마을이 있는 산을 창조하자.”는 장난 섞인 주장을 펼쳤는데, 이것이 의외로 큰 반향을 일으킨 것. 조네벨트는 “진지하게 한 말이 아니었지만 의외로 적극 검토해보자는 의견들이 많이 나왔다.”면서 “계산을 해봤을 때 인공 산을 짓는 일은 아주 허황된 일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농지가 전체의 50%가 넘는 네덜란드는 가장 높은 지역이 323m에 불과할 정도로 평평하다. 인공 산 지지자들은 “네덜란드에 번듯한 산이 들어서면 다른 나라로 스키여행이나 등산을 가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이 기대하는 인공 산의 규모는 폭 5km에 높이가 무려 1~2km로, 두바이에 있는 최고층 빌딩 부르즈 칼리파(828m)보다 더 높다. 사업을 실현시키는 데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최대 300조에 이르는 막대한 비용. 이를 위해 조네벨트 측은 스키협회와 산악 스포츠협회, 건설 기업 등과의 협력을 추진 중이다. 그는 인공 산 프로젝트가 네덜란드의 관광산업은 물론 신재생 에너지로도 활용돼 부동산 경기부양과 고용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것이 극복해야 할 점도 많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걸림돌을 극복하면 분명 큰 성공을 이룰 것이라고 100%자신한다.”고 밝혔다. 한편 인공 산을 짓자는 아이디어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9년 독일인 건축가는 베를린에 있는 옛 템펠호프공항 터에 1000m 높이의 산을 만들자고 주장한 바 있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주말 영화]

    ●수학여행(EBS 일요일 밤 11시) 어느 낙도에 교사로 부임한 김 선생. 도시라고는 한번도 구경한 적 없는 사람들만 사는 섬이다. 온갖 노력 끝에 섬 아이들과 함께 서울로 수학여행을 떠나는 과정과 아이들이 서울에 도착해 그곳에서 겪게 되는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묘사한 리얼리즘 경향의 작품이다. 선유도 시골 분교의 김 선생은 현대 문명에서 고립된 아이들을 데리고 서울로 수학여행을 갈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부모들은 수학여행을 보낼 돈을 마련할 수 없고, 아이들이 떠나면 일손이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한다. 부모들을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그는 아이들을 데리고 서울로 수학여행을 떠난다. 리어카도 없는 낙도에서 자란 아이들에게 서울은 별천지다. 양옥집에서 아이들은 세탁기, 냉장고와 같은 근대적 기기들을 처음으로 접한다. 그렇게 낙도로 돌아가야하는 날이 되고, 서울 아이들로부터 리어카를 선물 받은 낙도 아이들은 열심히 노력해 선유도를 서울처럼 잘사는 곳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섬으로 돌아간다. ●적인걸:측전무후의 비밀(KBS1 토요일 밤 12시 55분) 서기 690년 당나라, 고종 승하 이후 대륙 역사상 최초의 여 황제를 노리는 측천무후. 화려한 즉위식을 앞둔 어느 날 그녀의 심복들이 차례로 불에 타 죽는 의문의 연쇄살인이 발생한다. 하늘의 분노라며 백성들의 공포가 커져가자 황실은 점점 혼란에 빠진다. 측천무후는 최후의 수단으로 누명을 쓴 채 변방으로 좌천당한 천재적인 수사관 적인걸의 환궁을 명한다. 측천무후는 적인걸에게 빼앗았던 휘장을 되돌려주며 자신의 호위를 부탁한다. 그렇게 불타버린 시신의 재만으로 수사에 착수한 적인걸은 심층적인 과학 수사를 통해 대신들의 죽음이 ‘황린’이란 성분에 의해 인체가 자연 발화되었음을 밝혀낸다. 또한 이 사건이 단순 범행이 아닌 황실을 노린 누군가의 음모임을 감지한다. ●하이레인(OBS 일요일 밤 11시 35분) 매년 수천명의 실종자가 발생해 암벽등반 루트가 폐쇄된 발칸반도 리스니야크산. 스릴을 즐기기 위해 클로에, 기윰, 로익, 프레드, 카린은 위험을 무릅쓰고 금지된 그곳으로 향한다. 외줄 하나에 의지한 채 깎아지는 절벽을 오르며 짜릿한 모험을 만끽하는 것도 잠시. 가파른 절벽을 연결하는 950m 상공의 ‘악마의 다리’를 건너던 중 그만 다리가 끊어지면서 카린이 떨어질 위험에 처한다. 간신히 로프를 던져 그녀를 구해내지만 산의 유일한 출구가 사라지면서 갇히게 된다. 그리고 다른 출로를 찾아 헤매던 중 프레드마저 실종되자 클로에, 기윰, 로익, 카린은 점차 이성을 잃고 변해간다. 그렇게 자신들밖에 없다고 생각했던 그곳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그들의 여행은 악몽으로 변해가는데….
  • [EPL 전술 리뷰] ‘폭풍 영입’ 맨시티의 베스트11은?

    [EPL 전술 리뷰] ‘폭풍 영입’ 맨시티의 베스트11은?

    ’레알 부자’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또 한 명의 아스날 선수를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한 때 지역 라이벌 맨유의 관심을 받았던 프랑스 출신의 사미르 나스리는 클럽들 간의 오랜 줄다리기 끝에 맨시티로 향했다. 계약 기간은 4년이며 이적료는 2,400만 파운드(약 432억원)으로 추정된다. 등번호는 19번이다. 나스리의 이적은 아스날에겐 씁쓸한 일이지만 맨시티 팬들에게 두 팔 벌려 환영할 경사다. 지난 시즌 아스날 최고의 선수가 영국 수도 런던을 떠나 북서부에 위치한 맨체스터로 이사를 왔기 때문이다. 이제 맨시티는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두터운 스쿼드를 갖추게 됐으며 진짜 우승에 도전할 준비를 마쳤다. 이제 관심은 맨시티의 베스트11에 쏠린다. 조금은 엉망진창인 등번호만큼이나 맨시티의 선수단은 정리가 되어 있지 않다. 올 여름 들어온 사람은 많은데 떠난 선수는 거의 없다. 높은 연봉 때문에 사려는 클럽이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오직 11명만이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의 선택을 받아 선발로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커뮤니티 실드와 두 번의 리그 경기는 만치니 감독의 계획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그러나 ‘신의 사위’ 세르히오 아게로가 가세한데 이어 나스리까지 새롭게 팀에 합류하며 베스트11의 변화는 불가피해졌다. 비록 맨시티에서는 평범한 이적료지만 432억을 주고 영입한 선수를 벤치에 앉혀둘 가능성은 높지 않다. ▲ 예상 포메이션 만치니 감독은 올 시즌도 4-3-3 시스템을 주력 포메이션으로 사용하고 있다. 물론 지난 시즌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그동안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약했던 야야 투레가 수비형으로 전환했고 다비드 실바가 좀 더 폭넓은 움직임을 가져가고 있다. 또한 아게로가 합류하며 카를로스 테베스 보다는 에딘 제코가 더 중용되고 있다.(테베스의 컨디션이 떨어진 탓도 있다) 일부에선 맨시티의 4-4-2 전환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지만 나스리의 합류로 인해 앞으로 4-3-3(혹은 4-2-3-1)이 가동될 확률이 더욱 높아졌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아스날 출신인 나스리에게는 4-3-3이 좀 더 익숙한 포메이션이다. 둘째는 4-4-2로 전환할 경우 넘치는 미드필더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없다. 지난 볼턴전에서 맨시티는 다소 변칙적인 4-3-3 시스템을 사용했다. 투레가 홀딩 역할을 맡았고 가레스 배리가 그를 보좌했다. 그리고 제임스 밀너는 수비시 측면에 있다가 공격할 땐 적극적으로 올라갔다. 실바 역시 마찬가지다. 차이가 있다면 밀너의 경우 상하의 움직임을 가졌다면 실바는 상하좌우를 가리지 않고 상대진영을 휘저었다. 그로인해 당시 맨시티는 4-4-2(혹은 4-2-2-2) 포메이션 같기도 했다. 아게로와 실바가 전형적인 측면 윙 포워드처럼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만약 당시 시스템이 만치니 감독의 올 시즌 계획이라면 나스리는 자연스럽게 밀너의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스리의 경우 밀너에 비해 좀 더 기술적이며 패싱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실바와 유기적인 움직임이 기대된다. 그밖에 아스날처럼 4-2-3-1 시스템의 사용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이럴 경우 야야(혹은 데 용)와 배리(혹은 밀너)가 더블 볼란치 역할을 하고 실바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다. 그리고 좌우에 나스리와 아게로가 배치된다. 나스리는 아스날 시절 중앙보다 측면에서 더 좋은 활약을 펼쳤다. 또한 측면이 가능한 실바와의 포지션 체인지도 가능하다. ▲ 예상 베스트11 * 맨시티(4-3-3/4-2-3-1) : 하트 - 리차즈(사발레타), 콤파니(사비치), 레스콧(투레), 콜라로프(클리쉬) - 야야(데용), 배리, 나스리(밀너) - 실바(존슨), 아게로(발로텔리), 제코(테베스) 골키퍼는 조 하트의 차지다. 수비진은 빈센트 콤파니를 제외하곤 확실한 베스트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특히 졸리온 레스콧은 콜로 투레가 징계에서 복귀할 경우 벤치로 밀려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유망주 스테판 사비치도 변수다. 좌우 풀백은 시즌 초반 리차즈와 콜라로프가 우위를 점한 가운데 사발레타, 클리쉬와의 경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4-3-3일 경우 야야, 데용, 배리, 밀너, 나스리가 로테이션처럼 3자리를 놓고 경합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넓게는 실바까지도 포함될 수 있다. 현재로선 야야, 배리, 나스리 조합이 주전에 가깝다. 전방은 실바, 아게로, 제코가 기선을 제압한 가운데 테베스와 마리오 발로텔리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담 존슨은 슈퍼 서브로서 활용될 전망이다. 한편, 네둠 오누아, 웨인 브리지, 숀 라이트-필립스, 크레이그 벨라미, 엠마뉘엘 아데바요르 등은 전력 외로 분류된 상태다. 아데바요르의 경우 토트넘 이적이 유력하며 벨라미는 과거 몸을 담았던 리버풀 컴백설이 나돌고 있다. 그리고 라이트-필립스는 이청용을 잃은 볼턴 원더러스와 연결 중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유럽축구통신원 안경남 pitchaction.com
  • 나노기술로 여는 행복한 26일

    나노기술로 여는 행복한 26일

    세계 12개국이 참여한 ‘나노코리아 2011’ 행사가 24일 사흘간의 일정으로 교육과학기술부와 지식경제부 주최로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개막됐다. 행사는 머리카락 1만분의1 크기를 다루는 초미세 과학인 나노기술의 국내외 현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종합전시회로 2003년 처음 열렸다. ‘나노기술이 열어 가는 행복한 내일’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심포지엄, 나노융합대전, 나노코리아 2011 어워드 등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심포지엄에서는 지난해 그래핀 연구로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영국 맨체스터대 교수가 25일 기조강연을 하는 등 11개국 53명의 초청 연사들이 연구 내용을 발표한다. 국내 기조 연사로는 김동섭 SK이노베이션 사장이 리튬이온 배터리와 석유 정제에서의 나노기술에 대해 강연한다. 학생들이 나노화학 실험과 모형 제작을 하는 청소년 나노교육 프로그램과 중고등학교 과학교사를 대상으로 한 나노과학기술 연수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나노융합대전에서는 12개국 311개 기관이 518개 부스를 마련했다. 삼성전자·LG전자·한화·효성·쌍용·KCC 등 국내 기업과 일본·벨기에·독일·캐나다·미국 등의 유망 기업이 대거 나섰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카다피 몰락] 美·유럽 “안정화” 中·러 “적극협력”… 구애 경쟁 스타트

    중국 외교부 마자오쉬(馬朝旭) 대변인은 리비아 반군이 수도 트리폴리를 대부분 장악한 지난 22일 밤 “리비아인의 선택을 존중한다.”면서 “중국은 앞으로 리비아 재건에서 건설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 국제사회와 기꺼이 힘을 합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군 지지선언에 다름아니다. 23일 오전 베이징 산리툰의 리비아 주중대사관에는 리비아 국기 대신 반군 깃발이 올랐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이날 “리비아 내전이 종말로 향하고 있으며 이제 권력은 (반군 지도부인) 과도국가위원회(NTC)로 넘어가려 하고 있다.”며 반군 쪽으로의 권력이동을 인정했다. 그동안 상황을 주시하며 눈치를 살피던 중국과 러시아마저도 ‘포스트 카다피’ 체제를 준비하고 있다. 미국과 프랑스, 영국 등 반군을 지원하던 서방 측과 함께 복잡한 ‘포스트 카다피’ 방정식 풀이가 시작된 셈이다. 중국은 리비아 내전이 발발한 직후부터 중국중앙(CC)TV 등 관영 언론 기자들을 현지에 대거 파견해 전황을 면밀히 지켜봐 왔다. 수백억 달러에 이르는 리비아 내 사업장의 이해관계가 달려 있는 데다 세계 최대의 원유 수입국으로서 리비아로부터의 안정적인 원유 수급을 위해서도 카다피 측이나 반군 측 어느 한쪽을 섣불리 지원할 수 없었던 측면도 없지 않다. 물론 전황이 반군 측에 유리해진 지난 6월부터는 반군 측과의 접촉면을 확대하는 등 ‘줄타기’ 입장 변화가 감지되기도 했다. 러시아의 경우 원유 등으로 리비아와 엮여 있지 않아 다분히 ‘포스트 카다피’ 체제에서의 서방 독주를 견제하려는 움직임이 엿보인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 특사인 미하일 마르겔로프 상원 국제문제위원장이 “반군의 트리폴리 장악은 리비아 사태의 새로운 단계일 뿐”이라면서 “유엔과 아프리카 역내 기구의 우산 아래 양측이 휴전을 체결하고 협상에 나서도록 국제사회가 도와야 한다.”며 유엔 등 국제기구를 통한 해법을 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미국과 유럽 등 서방 측은 ‘포스트 카다피’ 체제의 불안정한 미래에 대한 걱정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최선의 시나리오는 반군의 구심체인 NTC가 권력 공백을 메울 임시정부 역할을 하면서 서방의 지원 아래 민주주의로의 이행 과정을 밟아 나가는 것이지만 부족 및 지역 갈등, 극단 이슬람 세력의 발호 등이 걱정거리다. 서방 입장에서 카다피 정권은 ‘눈엣가시’ 같은 존재이긴 했지만 미국이 주도해온 대(對)테러전의 중요한 협력자였고, 유럽에는 중요한 석유 공급원이자 아프리카 난민의 대량 유입을 막는 방파제 역할을 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자칫 혼란 와중에 극단적 이슬람주의자들이 정권을 장악한다면 오히려 ‘옛날’을 그리워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미국과 프랑스 등이 NTC를 통한 혼란의 조기 정상화를 노리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24일 반군 측 2인자인 마무드 지브릴을 면담할 계획이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대장경 가치 세계에 알린다

    대장경 가치 세계에 알린다

    초조 대장경 간행 1000년을 기념해 열리는 ‘2011 대장경천년 세계문화축전’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대장경세계문화축전은 ‘살아있는 천년의 지혜를 만나다’를 주제로 9월 23일부터 11월 6일까지 경남 합천군 가야면 주 행사장과 해인사, 창원컨벤션센터 등에서 45일동안 열린다. 경남도와 합천군, 해인사가 공동 주최한다. 해인사 경내 4개동(棟)의 장경판전(海印寺藏經板殿)에 보관되어 있는 대장경판(大藏經板·팔만대장경·국보 제32호)은 200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장경판전(국보 제52호)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경남도와 해인사는 이번 세계문화축전이 대장경판의 과학적 우수성과 역사·문화적 가치를 세계에 널리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행사 준비에 온 힘을 쏟고 있다. ●해인사 인근에 5개 전시관 건립 축전조직위원회는 국비 153억원과 도비 92억원, 군비 61억원 등 모두 306억원을 들여 첨단 과학기술을 접목한 다양한 전시공간과 50여 가지 문화·체험행사를 준비해 대장경의 신비로움과 문화적 가치 등을 국내외 관람객들에게 선보인다. 개·폐회식과 주요 전시행사 등이 열리는 주 행사장은 해인사 인근 합천군 가야면 야천리 12만 4620㎡ 부지에 164억원을 들여 조성했다. 주 행사장에는 주제전시관인 대장경천년관 1동을 비롯해 지식문명관, 정신문화관, 세계교류관, 세계시민관 등 5동의 전시관 건물과 주차장, 편의시설 등이 설치됐다. 대장경천년관은 1000년을 이어오면서 탄생과 전파, 생성, 소멸을 반복한 대장경의 역사와 숨겨진 과학을 만나는 공간이다. 이 가운데 대장경 전시실은 관람객이 슬로프를 타고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며 동판대장경을 눈 앞에서 볼 수 있도록 개방형 전시공간으로 꾸몄다. 대장경 보존과학실에서는 팔만대장경 경판 실물이 전시된다. ●미술전시·무용공연 등 매일열려 주 행사장과 해인사, 창원컨벤션센터 등에서 대장경 및 불교와 관련한 다양한 체험·학술·공연 등의 행사가 열린다. 해인사와 주변 13개 암자에서는 10여개 나라 현대미술가와 20개 예술팀이 미술·음악·무용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는 ‘해인 아트 프로젝트’가 마련된다. 주 행사장의 보리수 공연장에서는 팔만대장경 제작과정의 이야기를 다룬 마당놀이 공연과 해외공연팀 상설공연을 비롯한 각종 공연이 매일 열린다. 세계시민관에서는 108배 릴레이에 직접 참여할 수 있고, 참선의 마당에서는 사찰음식과 전통차 체험을 할 수 있다. 주 행사장에서 해인사에 이르는 단풍명소로 손꼽히는 6㎞에 이르는 홍류계곡을 마음으로 걷는 ‘홍류 마음길’로 조성해 관람객들이 명상을 하며 가야산의 아름다운 정취를 즐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대구세계육상 D-5] 男 400m·허들 110m 절대강자 없다

    [대구세계육상 D-5] 男 400m·허들 110m 절대강자 없다

    5일 앞으로 다가온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걸린 금메달은 총 47개. 어떤 종목은 ‘절대 강자’가 도사리고 있고, 어떤 종목은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영국의 스포츠 전문 사이트인 ‘스포팅라이프’는 트랙과 필드의 주요 종목 관전평을 21일 내놨다. 가장 경쟁이 치열한 종목은 남자 400m와 허들 110m인 것으로 전망했다. ●도핑 걸렸던 메릿, 제왕 수성 하나 남자 400m ‘제왕’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를 제패한 라숀 메릿(24·미국)이었다. 메릿은 이번에 세계 대회 2연패를 노리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도핑 양성 반응으로 21개월간 출전정지를 받은 뒤 처음으로 출전하기 때문이다. 공백기를 만회하고 금메달을 거머쥘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메릿을 위협하는 유력 우승 후보는 저메인 곤잘레스(27·자메이카)에 그레나다의 젊은 스프린터 키라니 제임스(19). 제임스는 지난 6일 런던에서 열린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다이아몬드리그 12차 대회 결승에서 올 시즌 최고 기록(44초 61)을 작성했다. 그의 성인무대 데뷔전이었다. 여기에 장애인으로는 최초로 세계선수권대회에 나서게 된 ‘블레이드 러너’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5·남아공)도 있다. ●류샹·올리버·로블레스 치열한 3파전 남자 110m 허들은 류샹(28·중국)과 데이비드 올리버(28·미국), 다이론 로블레스(25·쿠바)의 3파전이 치열하다. 셋은 역대 톱10 기록 중 9개를 나눠 갖는다. 세계기록(12초 87) 보유자는 로블레스지만 류샹이 0.01초 뒤졌고 올리버는 0.01초가 더 늦다. ‘0.01초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여자 100m는 카멜리타 지터(32·미국)가 우승 후보로 꼽히는 가운데 베로니카 캠벨 브라운(29·자메이카)과 마샤베트 마이어스(27·미국)가 새로운 여왕 등극을 꿈꾼다. 그런가 하면 독주가 예상되는 종목도 있다. 남자 100·200m에서 독보적인 기록을 낼 것으로 예상되는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가 대표적이다. 다비드 레쿠타 루디샤(23·케냐)가 독보적으로 잘 달리는 남자 800m에서는 아스벨 키프로프(22·케냐)와 아부바커 카키(22·수단)가 그나마 경쟁자로 거론된다. 여자 800m는 2년 전 압도적인 기록으로 우승해 ‘성별 논란’까지 일으켰던 카스터 세메냐(20·남아공)가 버틴다. 변수는 허리 통증. 남자 멀리뛰기의 경우 마이클 와트(23·호주), 세단뛰기는 필립스 아이도(33·영국)가 각각 최강의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꿈의 신소재’ 그래핀 변화 시각적 규명

    ‘꿈의 신소재’ 그래핀 변화 시각적 규명

    세종대 김근수 교수 연구팀이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 표면의 새로운 특성을 밝혀내는 데 성공했다. 김 교수는 19일 “그래핀을 합성하면서 미량의 불순물을 주입할 경우 그래핀의 전기적, 광학적 성질이 변하는 것을 시각적으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연구는 김필립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팀과 공동으로 진행됐다. 연구 결과는 과학학술지 ‘사이언스’ 최신호에 게재됐다. 그래핀은 순수하게 탄소로만 만들어진 물질로 두께가 원자 한 개 정도에 불과한 대표적인 나노 소재다. 전자의 이동속도가 무한대에 가깝고, 강도는 강철보다 200배 이상 높아 반도체를 대체할 유력한 차세대 소재다. 상용화되면 태양전지, 전자소자뿐만 아니라 구부러지는 디스플레이 패널과 입는 컴퓨터 등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를 비롯, 글로벌 기업들의 연구가 활발하다. 지난해에는 그래핀을 처음으로 분리해 낸 안드레 가임 영국 맨체스터대 교수와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교수가 노벨 물리학상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그래핀은 워낙 두께가 얇은 탓에 제조나 가공이 쉽지 않았고, 그래핀에 특성을 부여하기 위해 불순물을 첨가할 경우 전기적, 광학적 기능을 조절하고 향상시키는 방법을 찾지 못했다. 김 교수팀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화학 기상 증착법’(CVD)으로 그래핀을 합성하면서 질소원자가 함유된 암모니아 가스를 주입해 그래핀 표면에 질소를 첨가(도핑)했다. 이어 전자현미경의 일종인 주사터널현미경(STM)과 전기적 측정을 이용해 그래핀의 표면을 살폈다. 그 결과 도핑 과정에서 질소원자가 그래핀의 탄소원자와 자리를 바꾸거나 깨진 구조에 스며드는 형태 등을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김 교수는 “그래핀 표면에서 일어나는 전자구조의 변화나 결합 에너지의 힘 등을 구체적으로 측정해 냈다.”면서 “그래핀을 이용해 태양전지의 음극과 양극을 만들거나 디스플레이 패널을 제조할 때 필수적인 도핑 기술을 개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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