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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방문 조태용 “6자회담 연내 재개 어려울 듯”

    한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조태용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6자회담이 올해 안에 재개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모스크바를 방문 중인 조 본부장은 14일(현지시간) 러시아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이고리 모르굴로프 외무차관과 회담한 뒤 가진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6자회담 재개와 관련, 한국과 미국 등이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확실한 전제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아직 이를 이행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만큼 이른 시일 내에 회담이 재개되길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했다. 조 본부장은 “현재로선 공이 북한에 넘어가 있는 만큼 북한이 어떤 태도를 보이는지에 따라 6자회담 재개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며 “우리 정부의 입장은 북측이 아무런 성의를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회담을 재개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는 중국과 마찬가지로 조속한 회담 재개 필요성을 강조하는 입장”이라며 “그러나 러시아도 북한의 핵무기 보유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점에선 우리와 견해를 같이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남북 간 개성공단 정상화 합의가 향후 회담 재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모스크바 연합뉴스·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IT시대 목디스크 환자증가 ‘카이로프랙틱’ 주목

    IT시대 목디스크 환자증가 ‘카이로프랙틱’ 주목

    보통 40~50대 환자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목디스크가 최근 젊은 층의 스마트폰 사용 증가로 인해 20대~ 30대 젊은 층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하게 되면 나타나는 현상이 바로 거북목 자세다. 거북목 자세는 고개를 앞으로 내밀어 목을 숙인 자세로 버스나 지하철 안, 심지어 길거리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흔한 모습이다. 이러한 거북목, 일자목과 같은 바르지 못한 자세가 지속되면 목통증은 물론이고 심하면 목디스크, 목결림, 어깨결림까지 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목디스크의 증상은 뒷목과 어깨 위쪽의 통증이 가장 흔하다. 초기에 나타나는 목의 통증은 주로 뻐근하거나 뭉치는 느낌이다. 이런 작은 통증이 심해지게 되면 쑤시거나 결리고 더 심하면 저리고 목을 돌릴 수 없을 정도의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기에 이르게 된다. 목통증을 해소하고 예방하는 방법은 간단한 스트레칭이다. 스트레칭은 척추 주변의 근육을 풀어주어 경직된 척추와 근육을 유연하게 해주기 때문에 통증 예방에 효과적이다. 젊은층의 목디스크환자가 증가하면서 수술을 대신하여 통원치료가 가능하고 일상생활에 무리를 주지 않아 번거롭지 않은 비수술도수치료 카이로프랙틱이 주목받고 있다. 카이로프랙틱은 기존의 치료법인 약물치료와 수술과는 다른 치료법으로 의사가 손으로 환자의 관절, 근육, 근막, 신경을 자극하여 통증치료는 물론 신경치료까지 가능하다. 또한 4주의 기간이면 통증치료와 함께 자세교정이 가능하므로 학생이나 직장인 등 젊은 층 환자들에게 적절한 치료법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 캐나다, 호주,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디스크판정을 받으면 무조건적인 수술보다는 카이로프랙틱 치료를 먼저 받도록 처방을 내린다는 것이 병원측 설명이다. 통증 완치율이 94% 이상이기 때문에 극심한 정도가 아니라면 비수술치료인 카이로프렉틱으로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 송준한 강남 카이로송의원 원장은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컴퓨터, 태블릿PC 등의 모니터를 볼 때 목의 자세를 신경 써야 한다”며 “귀가 어깨선에서 1cm 나갈 때마다 3~4배에 가까운 머리 무게가 목 관절에 무리를 주기 때문에 자세에 주의하는 것이 목디스크를 초기에 예방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이미 통증이 시작되어 그 통증이 가라앉지 않는다면 카이로프랙틱과 롤핑, IMS, 체외충격파치료, 1:1 운동코칭, 영양처방 등으로 수술 없이 치료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씨줄날줄] 설국열차와 인류/문소영 논설위원

    봉준호 영화감독의 ‘설국열차’가 11일 누적관객수 600만명을 돌파했다. 개봉 12일째다. ‘설국열차’의 영어제목은 ‘스노 피어서’(Snow piercer). 단순한 열차가 아니라 돌파가 필요한 쇄빙선과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설국열차는 프랑스의 글 작가 자크 로브와 그림 작가 알렉시스가 1970년대 구상한 3부작 만화 ‘설국열차’가 원작이다. 영화는 1부 탈주자를 중심으로 해서 2, 3부의 내용을 약간씩 버무려 놓았다. 이 만화의 탄생에 곡절이 있다. 그림 작가 알렉시스가 1977년 세상을 떠나 장마르크 로셰트를 영입해 1984년에야 1권을 출간했다. 또 로브가 1990년 사망해 글 작가 뱅자맹 르그랑이 새로 합류하고 1999년과 2000년에 각각 2, 3권을 냈다. 2004년 국내에 번역출간된 이 만화에 꽂힌 봉 감독은 2006년에 이미 차차기작으로 이 작품을 거론했었다. 만화의 얼개는 동서 냉전기의 어느 7월 기후 무기가 가동돼 지구는 생명체가 살 수 없을 만큼 꽁꽁 얼어붙었고, 이에 유람용 열차 1001량에 몸을 싣게 된 인류의 마지막 생존자들이 영원히 지구를 돈다는 디스토피아적 SF만화다. 영화에서는 세계 정상들이 지구온난화를 완화하고자 일종의 인공 눈과 같은 ‘CW-7’ 프로젝트를 가동한 것으로 변주됐다. 만화에서 꼬리 칸의 승객이자 홀로 탈주에 성공한 프롤로프가 나오지만, 영화에서는 꼬리 칸 승객의 삶을 개선하려는 혁명의 리더 커티스가 나온다. “엔진 칸을 접수해야 해방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앞칸으로 달려나간다. 빈민굴 같은 꼬리 칸 승객들에게는 양갱처럼 보이는 프로틴블록이 일용할 양식으로 제공되지만, 앞칸(황금 칸)에서는 ‘스시’와 진짜 달걀과 스테이크, 붉은 포도주를 먹고 마신다. 설국열차를 본 관객들은 이 영화에서 계급·계층적 모순을 열차의 칸을 통한 비유로, 또는 인간 문명의 발달사로 수렵에서 농경, 상품경제 등을 읽어내기도 한다. 자본주의에 포획된 세계를 떠나 인간적인 삶을 회복하려는 과정이자, 세대갈등과 아동착취에 대한 비판이라고도 이해했다. 절대권력자인 월포드가 이렇게 말하는 탓이다. “기차는 세계이고 기차를 합치면 인류이다.” 그런데 월포드는 또 이렇게 말한다. “애초 앞칸에 있던 승객과 꼬리 칸의 승객은 각각 제자리를 지켜라. 그것이 질서이고 균형이다.” 액션영화로 머리를 비우고 봐도 좋을 것이고, ‘나는 어느 칸에 속한 인류인가’ 또는 ‘현재 시스템에서의 탈출은 가능한가’를 따지며 골치 아프게 봐도 좋을 것이다. 결말에 대형 반전을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실 삶에 대형 반전은 없는 것 아닌가?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선린·상조’ 기치 올 만해축전 확 바뀐다

    ‘선린·상조’ 기치 올 만해축전 확 바뀐다

    만해 한용운 스님의 자유·평등·자비 사상 선양을 위한 만해축전이 ‘선린과 상조’라는 주제 아래 10일부터 13일까지 강원도 인제군 백담사 만해마을 일원에서 펼쳐진다. 만해사상실천선양회가 7일 밝힌 만해축전 일정에 따르면 올해는 종전과 달리 대규모 전국대회가 열리는 등 외연이 크게 확장됐다. 특히 지난 4월 만해사상실천선양회가 만해마을을 동국대에 기증한 데 따라 동국대가 축제의 공동주최자로 참여했다. 올해 만해축전은 만해학회와 한국시인협회 등 40여개 불교, 문학, 시민단체들이 다채로운 문화예술행사로 꾸밀 예정. 이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행사는 ‘한국시 100년 대회’와 ‘제32차 전국불교청년대회’라 할 수 있다. ‘한국 시 100년 대회’는 만해사상실천선양회가 지난해부터 편찬사업을 진행해온 ‘한국대표명시선 100’ 완간 기념행사다. 만해 스님이 1922년 시 ‘무궁화를 심고자’를 활자화한 것을 기념해 2년여 동안 진행해온 편찬 사업을 마무리짓는 공식 행사인 셈이다. 11일 오후 7시 만해마을에서 저명 시인 200여 명이 참여해 명시를 낭송할 예정이다. 대한불교청년회가 주관하는 ‘제32차 전국불교청년대회’도 의미 있는 행사. 대한불교청년회는 만해 스님이 1920년 6월 결성한 ‘불교청년회’가 전신이다. 이번 전국대회는 불교청년회 창립 93주년을 기념해 ‘오라 강원으로! 꿈꾸라 평화통일을!’이란 주제아래 전국의 청년 불교인 1000여 명이 참가한다. 올해 축전에서는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대동문화축제의 성격이 강화된 것도 큰 특징. 지역민 축구대회며 게이트볼 대회, 야구대회, 산야초 효소축제가 잇따라 열린다 축전의 백미라 할 수 있는 행사는 11일 인제 하늘내린센터 대강당에서 있을 만해대상 시상식. 시상식에는 제17회 만해대상 수상자들이 모두 모인다. 만해사상실천선양회는 앞서 지난 3월 평화대상 수상자에 김성수 주교(대한성공회)와 터키의 평화·교육운동가 페툴라 귤렌, 세계불교도우의회(WFB)를 선정한 바 있다. 실천대상은 일면 스님(생명나눔실천본부 이사장, 조계종 호계원장), 앱더라힘 엘 알람(모로코 작가), 다공 따야(미얀마 원로시인 겸 소설가)가, 문예대상은 국악인 안숙선 교수(한국종합예술학교)와 잉고 슐체(독일 소설가), 콘스탄틴 케드로프(러시아 시인)가 뽑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뿔난 오바마, 푸틴과의 회담 일방적 취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초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에 예정했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일정을 취소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7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신중한 검토를 거친 결과 9월 초 미국·러시아 정상회담을 개최할 만큼 양자 간 현안에 충분한 진전이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결정은 국가안보국(NSA)의 기밀 감시프로그램 등을 폭로하고 러시아로 임시 망명한 에드워드 스노든의 신병 처리에 러시아가 협조하지 않은 데 대한 항의 조치다. 실제로 카니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러시아가 스노든에 대해 임시 망명을 허용한 것은 우리가 양국관계의 현재 상황을 평가하는 데 참작해야 할 요소”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와 별도로 미국과 러시아가 9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양국 외교 및 국방장관이 참석하는 ‘2+2회의’는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미 국무부가 6일(현지시간) 밝혔다. 회의에서는 최근 주요 현안을 놓고 갈등 양상을 빚은 양국 관계를 점검하고 향후 협력 방안을 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스노든의 신병 처리 문제가 핵심 의제가 될 전망이다. 미국 측에서는 존 케리 국무장관과 척 헤이글 국방장관이, 러시아 측에서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과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이 참석한다. 한편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은 러시아로부터 임시 망명을 허가받은 스노든의 아버지 론 스노든과 그의 친척들이 러시아 방문 비자를 신청했다고 전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집이 짐이 된 당신, 작지만 다 갖춘 집 어때요

    “너무 큰 집은 집이라기보다 채무자의 감옥이다.” ‘스몰 하우스 운동’의 주창자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미국의 건축가 제이 셰퍼의 말이다. 그의 표현처럼 평범한 사람들의 생활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는 것 중 하나는 집세나 주택과 관련한 각종 대출금에 대한 부담이다. 매달 꼬박꼬박 나가는 고정비용도 무시할 수 없다. 공간에 맞는 물건을 사들이고, 관리도 해야 한다. 주말에 쉬지 못하고 집안 청소와 손질에 나서야 하는 것도 만성피로를 부추긴다. 이게 집인가 짐인가. 집에 관한 통념을 바꾸고 각자의 방식에 적합한 생활 영역을 확보한다면 훨씬 나은 삶을 모색할 수 있지 않을까. 에너지 사용량이나 쓰레기 배출량 등도 대폭 줄일 수 있으니 환경 파괴 또한 크게 줄어들 터다. 책은 바로 이런 고민에서 출발한다. 책은 제이 셰퍼 등 저마다 다른 사연과 목적으로 스몰 하우스에서 살고 있는 6명의 삶을 소개하고 있다. 일본 도쿄 근교에 3평 남짓한 스몰 하우스를 짓고 사는 저자가 다른 이들의 집을 엿보는 형식이다. 집의 형태는 거개가 엇비슷하다. 사각형 몸통에 삼각형 지붕을 얹었다. 몸통엔 거실과 화장실, 부엌 등이 조밀하게 배치되고, ‘로프트’라고 불리는 삼각형 다락방은 침실로 꾸몄다. 위 아래는 접이식 사다리로 연결한다. 지붕 위엔 태양열 집열판을 설치한다. 세밀한 부분에서는 조금씩 다르지만 큰 틀에서는 차이가 없다. 면적은 대체로 13㎡ 안팎이다. 말이 13㎡지, 복층구조의 로프트를 제외하면 실제 대지 면적은 7㎡ 남짓에 불과하다. 일본 주차장의 차 한 대 평균 면적(12.5㎡)의 절반 정도 크기다. 규모를 줄였을 뿐 집은 집이다. 내 몸과 영혼이 쉬는 곳이다. 작게 만든다고 무작정 결핍을 강조하지는 않는다. 그건 남루한 집이지 절제된 집은 아니다. 중요한 건 ‘탈소유’다. 자기 소유물 가운데 필요하지 않은 것을 배제하고, 나 스스로가 그 어떤 물건보다 우위의 입장에 있다는 걸 깨닫자는 거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해외 부동산으로 눈 돌리는 보험사

    저금리 기조로 자산운용 수익률이 떨어진 국내 대형 보험사들이 해외 부동산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최근 부동산 전문 운용사인 삼성SRA자산운용을 설립해 런던 금융가의 사무실빌딩 ‘서티 크라운 플레이스’를 인수했다. 경찰공제회, 새마을금고, 동양생명 등과 함께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에 있는 2000억원 규모의 호주우체국 NSW본부 빌딩도 인수할 계획이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10월 한화손해보험과 사모 부동산펀드를 통해 영국 런던의 국제법률회사 에버셰즈 본사에 2540억원을 투자했다. 올 3월에도 런던 ‘로프메이커플레이스’에 3000억원을 투자했다. 현대해상은 올해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갈릴레오 오피스’ 빌딩 인수에 참여해 400억~450억원을 투자했다. 삼성SRA자산운용의 서티 크라운 플레이스 인수 때에도 200억~250억원의 지분 참여를 했다. 교보생명도 해외부동산 투자를 위해 대체투자전문 자산운용사 설립을 검토 중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임대소득 등 해외 부동산 수익률이 국내에서 자산을 운용해 얻는 수익률보다 높다 보니 관심을 안 가질 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사격 김기현·태권도 이학성 소피아농아인올림픽 금메달

    한국이 2013소피아 농아인올림픽에서 사흘째 금메달 행진을 이어갔다. 사격 대표팀의 기대주 김기현(20·창원시청)이 28일(현지시간) 불가리아 소피아의 지오 밀레브 슈팅 레인지에서 열린 대회 남자 10m 공기권총에서 결선 합계 670.3점을 얻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5년 멜버른 대회와 2009년 타이베이 대회에서 2연속 2관왕(10m 공기권총과 50m 자유권총)에 오른 김태영(23·대구백화점)은 667.0점으로 은메달에 그쳤다. 또 전날 러시아의 벽을 넘지 못하고 은메달 두 개에 만족해야 했던 태권도에서도 첫 금메달이 나왔다. 이학성(19)이 남자 80㎏급 결승에서 올렉실 세도프(우크라이나)를 9-7로 꺾고 금메달을 땄다. 이학성은 지난해 전국농아인체육대회와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잇따라 금메달을 목에 거는 등 국내에는 적수가 없는 선수. 타이베이 대회 남자 80㎏급에서 우승한 임대호(37)는 준결승에서 알렉산더 바카로프(러시아)에게 져 동메달에 그쳤다. 여자 67㎏급의 김진희(24)는 태권도 대표팀에 세 번째 은메달을 안겼다. ‘박태환의 스승’ 노민상 감독이 이끄는 수영 대표팀의 김건오(24)는 남자 자유형 50m 준결승에서 24초 76을 기록하며 4위로 29일 결선에 진출, 대회 2연패를 겨냥한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시리아 내전 사망 10만명… 평화회담 열어야”

    “시리아 내전 사망 10만명… 평화회담 열어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5일(현지시간) 시리아 내전으로 지금까지 10만명 이상이 숨졌다고 밝혔다. AFP 등에 따르면 반 총장은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의 만남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시리아 사태로) 10만명 이상이 사망했다”면서 “또한 수백만명이 살던 곳에서 쫓겨나거나 난민이 돼 이웃 국가로 탈출했다”고 말했다. 유엔은 지난달 시리아 내전에 따른 전체 사망자가 9만 3000명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우리는 이 상황을 끝내야 한다”며 “(정부군과 반군) 양측 모두 군사적이고 폭력적 행위를 중단하고 제네바에서 평화회담을 조속히 개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또한 시리아 내전의 화학무기 사용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파견한 유엔 조사단이 접근 범위 등을 놓고 시리아 정부와 논의를 마쳤으며 곧 보고서를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케리 국무장관도 “우리 모두 평화 협상을 열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면서 “시리아 사태에 군사적인 해결책은 없으며 오직 정치적 해법뿐이다. 당사자들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 수 있는 지도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케리 장관은 또한 지난 24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만나 양국이 시리아 정부와 반군을 제네바 협상으로 이끄는 데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미국과 러시아가 5월 제네바에서 시리아 해법 도출을 위한 회의를 열기로 합의한 가운데 반 총장은 오는 9월 제네바에서 평화협상 개최를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반군 세력 내의 분열과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 정권의 외교적 방해 등으로 협상 개최 논의가 좀처럼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獨 곳곳에 내걸린 ‘나치 전범 수배’ 포스터

    獨 곳곳에 내걸린 ‘나치 전범 수배’ 포스터

    ‘공개 수배! 나치 전범을 찾습니다.’ 23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함부르크, 쾰른 등 주요 도시에 생존한 나치 전범자에 대한 신고를 촉구하는 포스터 2000여장이 내걸렸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이번 캠페인은 ‘나치 사냥꾼’으로 불리는 국제적인 유대인 인권단체인 ‘시몬 비젠탈 센터’가 주도하고 있다. 포스터에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이 유대인들을 상대로 대량학살을 자행한 아우슈비츠 비르케나우 강제 수용소의 정문 사진이 담겼다. 포스터에는 ‘늦었지만 너무 늦지는 않았다. 수백만 명의 무고한 사람들이 나치 전범에 의해 희생당했다. 가해자 일부는 자유로운 상태이며, 생존해 있다. 우리가 그들을 체포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는 문구와 함께 시몬 비젠탈 센터로 연결되는 직통 전화번호가 적혀 있다. 시몬 비젠탈 센터는 이번 캠페인에서 입수된 제보를 토대로 실제 나치 전범에 대한 체포 및 기소가 이뤄질 경우 제보자에게 최대 3만 3000달러(약 3680만원)의 포상금을 제공할 계획이다. 시몬 비젠탈 센터 예루살렘 사무소의 에프라임 주로프 소장에 따르면 죗값을 치르지 않은 나치 전범들이 독일에만 60여명 생존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프 소장은 “단 한 건의 기소라도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의 희생자들을 위한 정의가 실현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몬 비젠탈 센터의 이번 나치 전범 추적 캠페인은 2011년 소비보르 강제 수용소 교도관으로 일했던 존 뎀얀유크(1920~2012)가 유대인 2만 8000여명을 학살한 혐의를 받고 2011년 법원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것이 계기가 돼 시작됐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와우~ 물놀이·캠핑·테마파크… 리조트서 즐겨볼까

    휴가철을 맞아 리조트마다 독특한 패키지 상품을 내놨다. 잘 이용하면 알뜰한 여름휴가를 보낼 수 있다. 대명리조트 단양(www.daemyungresort.com/dy)은 객실과 아쿠아월드(2인), 조식(2인)을 묶은 아쿠아월드 패키지를 내놨다. 요금은 객실 형태에 따라 23만~26만원이다. 오는 8월 24일까지 이용할 수 있다. 아쿠아월드는 투숙기간 중 하루 이용할 수 있다. 홈페이지를 통해서만 예약을 받는다. 대명레저산업에서 운영하는 경기 고양의 엠블호텔 킨텍스도 ‘원 서머 데이’ 패키지를 선보였다. 슈페리어 객실과 뷔페 ‘쿠치나M’ 조식(2인), 야외 수영장 이용권, 사우나 50% 할인 등으로 구성됐다. 오는 8월 말까지 운용된다. 주 중 19만 3600원, 주말 24만2000원. 곤지암리조트(www.konjiamresort.co.kr)는 다음 달 18일까지 ‘쿨서머 다이닝 패키지’와 ‘쿨서머 스페셜 패키지’를 판매한다. 다이닝 패키지는 객실 1박과 패밀리스파, 화담숲 입장권 등으로 구성됐다. 한식 레스토랑 담하의 전복오골계탕과 갈낙탕, 또는 미라시아 디너 뷔페 등이 제공된다. 36만원부터. 스페셜 패키지는 동굴와인레스토랑 라그로타의 한식 코스 요리가 핵심이다. 진공 저온으로 조리된 돼지 목살 보쌈, 명이 나물, 조랭이 떡국, 안심 너비아니 등의 코스요리와 와인 1병이 제공된다. 객실과 화담숲 입장권, 곤지암리조트 로고숍 기념품 등도 포함됐다. 41만원부터. 알펜시아리조트(www.alpensia.com)는 바비큐 패키지를 선보인다. 26일부터 다음 달 25일까지 운용된다. 알펜시아의 특급 호텔 ‘인터컨티넨탈’ 또는 ‘홀리데이 인’ 1박과 여름 특선 뷔페 등으로 구성됐다. 인터컨티넨탈의 플레이버스 뷔페는 다양한 해산물과 바비큐가 자랑이다. 홀리데이 인에선 몽블랑 레스토랑의 야외 바비큐를 이용할 수 있다. 바비큐 스테이션 메뉴를 무제한 맛볼 수 있다. 슬로프를 미끄러지듯 내려오는 알파인코스터와 700 골프클럽도 야간 개장한다. 모든 패키지엔 워터파크 ‘오션700’과 알파인 코스터 할인 쿠폰이 포함됐다. 한화리조트(www.hanwharesort.co.kr)는 새 놀이시설로 휴가객들을 유혹한다. 용인과 양평에선 야외 수영장이 새 단장을 마치고 문을 열었다. 오는 8월 25일까지 운영된다. 각각 숲과 계곡 안에 자리 잡은 덕에 운치 있고 주변 경관도 빼어나다. 홈페이지에서 할인 쿠폰을 출력해 가면 한결 싸게 이용할 수 있다. 대천 파로스는 트릭아트 미술관 ‘박물관은 살아있다’를 오픈했다. 액자 속 그림이 살아 움직이고 명화 속 모나리자가 유혹을 하는 등 기발한 트릭 아트 작품들이 전시됐다. 하이원리조트(www.high1.com)는 다섯 가지 여름패키지를 선보였다. 캠핑을 즐길 수 있는 ‘인디언서머캠프 패키지’가 우선 눈에 띈다. 4인용 호텔 패밀리룸 1박에 텐트와 그릴 등이 포함된 인디언캠프 이용권이 제공된다. 배드민턴, 소프트원반 등 가족놀이용품도 무료로 대여해 준다. ‘우리가족 하이원 여름여행기 패키지’도 알차다. 4인용 호텔 패밀리룸과 국내 최초 안전체험테마파크인 365세이프타운과 고생대 자연사 박물관(이상 태백), 삼탄아트마인(정선) 등의 입장권 각 2장, 태백 레이싱파크의 카트 및 ATV 50% 할인권 등이 제공된다. 아울러 ‘핫서머 모기탈출 패키지’ 등 목적에 따라 패키지를 선택하면 된다. 오는 8월 1~31일 운용된다.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유럽 배낭여행-유럽에서 보낸 보름의 낮과 밤

    유럽 배낭여행-유럽에서 보낸 보름의 낮과 밤

    유럽에서 보낸 보름의 낮과 밤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나는지 배낭 멘 여행길에선 낯모르는 이와 “안녕” 하고 입만 벙긋하는 인사만으로도 말꼬리가 길어진다. 어디서 왔는지 이름이 뭔지 아주 사소한 호감부터 “너 지금 행복하니?” 선문답 같은 대화에 이르기까지. 나는 꿈꾸듯 거닐며 수많은 이방인들과 옷깃 스치는 인연을 맺었다. 이를테면 옷깃스침 동행이랄까. 유럽 땅에서 보낸 보름의 낮과 밤, 나는 마냥 행복했다가 돌연 쓸쓸해지고 그지없이 황홀했다가 못내 아쉬워 어쩔 줄 모르는 순간순간을 맞이한다. about ‘동행’ 본 기사는 SJR EUROPE에서 론칭한 ‘동행’ 상품을 따라 여행한 기록이다. 3월27일부터 4월12일까지 프랑스 파리를 시작으로 이탈리아 로마에 이르기까지 총 6개국 18개 도시를 탐방했다. tip 1 동행 상품가 외에 옵션투어 비용, 식비, 자유 여행을 하면서 지출한 교통비와 각종 입장료 등 15박 17일의 현지에서 지출한 여행경비는 120만원 남짓. 기념품 구입 또는 개인 쇼핑 품목이 많을 경우에는 더 넉넉하게 준비하는 것이 좋다. tip 2 파리의 라스파일 시장과 몽파르나스 묘지, 뮌헨의 영국정원과 슈바빙, 프라하의 카프카 뮤지엄, 비엔나의 레오폴드 뮤지엄, 베네치아의 리도섬과 부라노섬 등은 기본 투어가 아닌 자유 시간을 활용해 여행했다. 기본 투어에 해당하는 파리, 프라하, 비엔나, 베네치아, 로마 등의 주요 도시 투어 역시 일부 구간 동행 후 자유로이 움직였고, 옵션 투어 가운데 바티칸 시국은 개별적으로 방문했다. France Mont Saint Michel, Paris 파리에서 지도 없이 걷기 기어코 파리. 파리는 독보적이다. 자정 가까이 늦은 밤에 도착한 파리였지만 여행에 앞서 만난 선배의 말이 실감이 됐다. “아마도 네 마음과 부단히 싸우는 여행이 될 거야.” 어디부터 갈까, 뭐부터 할까, 마음은 급한데 결정은 못하고, 그럼에도 파리에서는 어느 한 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 여행은 이튿날 아침부터 시작됐다. 파리 몽파르나스 타워 가까이에 위치한 호텔Campanile Maine Montparnasse 로비에서 15박 17일간의 동행들과 만났다. 며칠 전에 도착해 이미 파리에 푹 빠진 이도, 스페인이며 어디며 이제 막 국경을 넘어온 이도 있었다. 급할수록 돌아가라 했다. 동행을 태운 버스는 파리를 조금 아껴두고 4시간여를 달려 프랑스의 끄트머리 몽생미셸Mont Saint Michel에 닿았다. 성 미카엘 대천사의 신성한 산성, 몽생미셸은 노르망디Normandie 해변에 떠 있는 아주 작은 바위섬이자 중세로부터 오랜 역사를 이어온 수도원이다. 일대는 드넓은 갯벌이다. 바닷일을 하던 사람들은 이 바위섬에서 휴식을 취하곤 했다. 워낙에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밀물썰물의 간격이 짧아 많은 이들이 휩쓸려 버린 탓에 ‘몽통브mont tombe’, ‘무덤 산’이란 고약한 별칭으로 불렸다고 한다. 그러던 8세기 초반의 어느 날, 인근 아브랑쉬Avranches 지역 오베르St. Aubert 대주교의 꿈에 성 미카엘이 나타나 예배당을 세울 것을 명령했고, 그후 서서히 모습을 달리한다. 14세기 백년전쟁 때에는 전투 요새로, 18세기 대혁명 시절에는 감옥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오늘 내가 마주한 몽생미셸은 고되고 혼란스러운 노르망디의 역사가 쓸려가고 다시금 수많은 순례자와 여행자들이 밀려오는 축복의 성지다. 그 물살에 실려 동화 속 풍경처럼 아른거리는 몽생미셸 속으로 들어간다. 바위섬 꼭대기의 수도원으로 이어지는 골목길은 좁고 가파르지만 저마다의 특색을 살린 호텔과 기념품 가게를 눈으로 즐기고, 입으로는 짧은 물때를 맞추기 위해 빠르고 간편하게 요리하고 먹을 수 있는 이곳의 대표음식 오믈렛과 사과 파이, 발효주 시드르Cidre 등을 즐긴다. 그리고 나서야 비로소 들어선 수도원에서 갯벌 뒤로 어디서부터가 바닷물인지 모를 그저 눈부신 노르망디 해안을 실눈으로 조망한다. 드디어 정말, 파리의 아침이다. 알람이 울리기 전 진작에 일어나 부산을 떨었다. 조식 서비스를 마다하고 향한 곳은 ‘카페 드 플로르Cafe de Floer.’ 카페 홀을 등지고 바깥 거리 쪽 테라스 좌석에 앉아 에스프레소와 크루아상으로 파리지엔의 밥상을 받아든다. 그러나 난 이따금씩 꿈꿨다. 저마다의 삶을 일구고 있는 파리지엔들마저 도시의 풍경으로 소비되는 파리에서 보들레르가 말한 ‘플라뇌르flaneur’, 이 도시의 산보객이 되는 순간을. 개인의 삶과 분리하여 도시 자체를 관찰하고 감상하는 한가한 무리가 되는 것이야말로 파리를 가장 파리답게 소비하는 방법이 아닐까. 자리를 털고 일어났지만, 카페 드 플로르에서 몇 발짝 나가지 못하고 바로 옆 서점에서 발길을 멈춘다. 막 문을 여는 참이다. 출근하는 서점 직원들을 따라 들어가 바바리코트 차림의 백발 할아버지들과 책 구경을 한다. 파리를 담은 사진집 몇 권을 골랐다. 그리고 다시 감이 이끄는 대로 걷다 ‘라스파일 시장Marche Biologique Raspail’에 이른다. 화요일과 금요일이면 우리의 오일장처럼, 라스파일 도로변에 장이 선단다. 일요일에는 파리 근교에서 재배하는 유기농 식재료를 사고파는 유기농마켓이 열린다. 운이 좋다. 마침 장날이다. “봉쥬르.” 늘어선 가판 너머에서 들려오는 싱싱한 인사와 한 손에는 애견, 다른 한 손에는 장바구니를 든 동네 할머니와의 연속된 조우. 그리고 갖가지 방식으로 조리한 올리브를 맛보기로 건네는 손길까지 의도치 않게 살가운 일상을 공유한다. 예상치 못했던 진짜 파리지엔의 모습.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몽파르나스 묘지Montparnasse Cemetery에는 안내지도를 들고 명망가들의 묘를 찾는 이들이 꽤 많다. 시장에서 산 빨간 딸기를 베어 먹으며 보들레르 묘 앞에 마주앉은 나는 잠시 시간여행자로 전환된다. 아, 파리에서의 3일은 턱없이 짧다. 나는 파리를 빠르게 읽기로 했다.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튈르리 정원과 샹젤리제 거리를 지나 개선문까지 쉬지 않고 걸었다. 그 긴긴 길 위엔 셀 수 있을까 싶을 만큼 많은 의자가 줄지어 있고 그 위로 걸음을 멈춘 사람들이 기대어 있었다. 그날 밤, 중세 파리 투어를 했던 동행 몇몇이 해질녘 몽마르트르에서의 낭만을 안주 삼아 조촐한 와인 파티를 열고 있었다. 아무런 이유 없이 가는 것만으로도 이유가 되는 장소가 있다. 지칠 대로 지쳤지만 그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 다음날, 동행들로부터 귀동냥한 정보를 중얼거리며 뤽상부르 공원Le Jardin du Luxembourg에서 아침 산책을 했다. 오늘 역시 조식 서비스 대신에 공원의 작은 카페테리아에서 크레이프와 커피로 덜 깬 잠을 달랜다. 조깅하는 파리지엔과 이른 아침부터 가이드 뒤를 쫓는 단체여행객들을 번갈아 바라봤다. 까짓것 부지런해져 보지 뭐. 반의반, 그 일부만이라도 보겠다고 오르세 미술관Musee d’Orsay으로 갔다. 역시나 나의 관심사는 미술작품보단 ‘오르세’라는 공간과 그 속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이므로 두어 시간이면 될 거라는 건방진 생각이 있었다. 말도 안 된다.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오르세는 물론 파리를 소화해 낼 방법이 없다. 그냥 넋 놓기로 했다. 정신을 차렸을 때 난 몽마르트르Montmartre 언덕 한가운데서 본의 아니게 낯선 구경꾼들에 둘러싸여 있었다. 몽마르트르의 예술가에게 초상을 맡기고 싶었지만 여유가 없었다. 붓 대신 가위를 들고 2~3분 만에 옆모습 실루엣을 종이에 오려 준다는 거리 예술가 앞에 앉았다. 대개 어린 아이들이 재미 삼아 하는 것 같았다. 관심의 대상이 나인지 예술가의 손놀림인지 모르겠더라. 카메라 플래시가 여기저기서 터진다. 민망함을 누르는 동안에 완성된 나의 실루엣. 하나도 안 닮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탐이 나는 파리에서 마지막은 바토 무슈Bateaux Mouches 위에서의 센강 유랑이다. 저마다의 파리를 즐긴 동행들이 하나둘 선착장으로 모여 이야기를 쏟아낸다. 듣는 이는 드물다. 알알이 불씨 오른 에펠탑이 가까워진다. 탄성이나 호들갑 없이 오히려 조용해진다. 파리의 밤이 강물 따라 흘러간다. ▶travie info 동행 프로그램은 여행하는 도시 가운데 주요 도시에서 지식 가이드를 제공한다. 프랑스에서는 몽생미셸과 옹플뢰르 1일 투어를 기본 일정에 포함하고 있고 파리에서는 2가지의 옵션 투어가 준비되어 있다. 옵션 투어는 물론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지식 가이드 투어에도 강제사항은 없다. 개인의 여행 기호를 존중하여 얼마든 자유 여행이 가능하다. route 1. 루브르 박물관+중세 파리투어 샹젤리제 거리→개선문→루브르박물관→중식→시테섬→노트르담성당→최고재판소→콩시에르쥬리→시청사→퐁피두센터→사요궁전(에펠탑 조망) route 2. 오르세 미술관+파리 인상파 투어 오르세 미술관→로댕미술관 정원→몽마르트르 언덕(성심성당, 예술인의 광장, 피카소의 작업실, 물랭루즈(조망))→개선문(샹젤리제) Switzerland Interaken,Luzern,Mürren,Mürren 만년설 위로 반짝이던 하루 파리 유랑을 끝낸 동행들이 모두 버스에 올랐다. 꼬박 8~9시간 몸을 구겨 잠을 청해야 한다. 다들 오랜 시간의 쪽잠이 불편하지만 어느 정도 긴장이 풀려서인지 금세 잠에 빠진다. 조금 깊이 잠들었다 깨어났다. 도착할 시간이 다 되었는데 여전히 낯선 도로 위다. 예상치 못한 거센 눈발로 좀더 안전한 길을 찾아 돌아가고 있다고 했다. 다행이다. 이번 여정은 이 야간이동을 시작으로 독일, 오스트리아, 체코 프라하까지 여정의 절반 이상을 이 버스 한 대로 움직인다. 유럽 배낭인데 유레일이 아니고 버스라니 처음엔 갸웃했다. 다시 생각해 보니 도시간 이동에 소비되는 시간과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어 나로선 반가운 일이다. 예상보다 한두 시간 늦었지만 무사히 인터라켄이다. 도시락으로 요기한 동행 대부분이 ‘Top of Europe’ 융프라우에 오를 채비를 한다. 꼭 1년 만에 다시 찾은 인터라켄에서 나는 과감히 융프라우를 포기했다. 이미 올랐다는 것이 큰 이유였지만 파리 파노라마가 가시기 전 유럽의 지붕 아래서 그 대자연의 경이로움을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지난 여행에서 아쉽게 놓쳤던 청정마을 뮈렌Murren 행 기차에 올랐다. 기착지 라우터브루넨Lauterbrunnen에서 케이블카로 갈아타기 전 마을의 작은 카페에 들러 따뜻한 홈메이드 스프 한 그릇을 먹었다. 얼마나 내렸는지 눈에 파묻힌 것만 같은 집들이 드문드문 보이는 뮈렌에서 단출한 워킹화에 의지하여 곧 미끄러질 듯 뒤뚱거리며 걷는다. 날쌔게 지나가는 스키어들은 물론 눈썰매 힘껏 지치는 어린 아이들도 탄탄한 기운을 뿜어낸다. 변덕스런 날씨로 여행자 애태우기 일쑤인 그날의 융프라우는 다행히 쾌청했다고 동행들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하산했다. 오늘은 다들 세상 모르고 잠이 들겠지. 하얀 솜사탕처럼 멀리 뭉게뭉게 겹쳐 있는 알프스 산맥의 품속에서 그만큼 달달한 꿈을 꾸면서. 이른 아침인데 하늘을 나는 사람들이 보인다. 알프스 높은 곳 어디에선가 발을 뗐을 패러글라이더들이 드문드문. 지천이 눈꽃, 상고대로 뒤덮인 산길을 지나 어느새 루체른Luzern이다. 호반 위로 얌전히 뻗은 카펠교Kapellbrucke를 바라보며 마지막으로 스위스의 고즈넉함을 맛본다. Germany Füssen, Munich 찰나지만 더없이 벅찬 순간 몇 시간 후 국경을 넘어 독일 퓌센Fussen에 도착했다. 오후 4시 전후인데 벌써 어둑하니 날씨가 궂다. 저 멀리 노이슈반슈타인 성Schloss Neuschwanstein이 보인다. 이곳이야말로 진정한 동화 속 모습이다. 디즈니랜드와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상당수 장면의 배경이니 말이다. 성의 일부가 보수공사 중인 데다 성을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다는 마리엔 다리는 기상악화로 출입이 통제된 상황이라 아랫마을에서 성의 초입까지 짧은 산책으로 만족하고 서둘러 뮌헨으로 방향을 틀었다. 늦은 밤에 도착한 뮌헨Munich은 몹시 차분했다. 물론 호프브로이하우스Hofbrauhaus는 달랐다. 동행들과 우르르 몰려간 호프브로이하우스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유명한 맥주홀답게 사람도, 맥주도, 열기도 거품이 일 듯 넘쳐났다. 뮌헨에선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동행들이 삼삼오오 빈자리를 찾아 들어갔다. 파리에서의 3박 4일이 짧다 투덜댄 것이 무안할 정도로 뮌헨에선 아주 잠시 머물렀다. 그래도 슈바빙Schwabing과 영국정원Englischer Garten만은 양보할 수 없었다. 감수성 예민하던 시기에 읽었던 책의 잔상 때문이었을 게다. 이젠 어떤 내용이었는지 줄거리조차 생각나지 않는데 책을 읽으며 머릿속으로 그렸던 슈바빙과 영국정원의 모습만은 또렷했다. 오스트리아로 출발하기 전, 자유로운 3시간이 주어졌다. 호텔 리셉션에서 지도 한 장과 함께 효율적인 동선을 추천받아 쏜살같이 튀어 나갔다. 곧 멎을 것처럼 숨이 찼음에도 자전거와 유모차가 차례로 엇갈려 지나가고 오리와 거위가 벤치를 돌며 길동무 해주는 영국정원에서 더 깊이 차가운 공기를 들이킨다. 그리곤 지그재그로 훑어 내려간 슈바빙. 짧아서 아쉬웠냐고 묻는다면 나는 단호하다. 전혀. 그곳에 내가 존재했다는 자체만으로도 벅차기만 한 걸. 찰나일지라도. 다시 올라탄 동행 버스, 차창에 스치는 풍경은 눈 깜빡일 때마다 영화 스틸 컷이 된다. 할슈타트로 가는 길이다. 휴대전화로 알림 메시지가 계속 들어온다. 네트워크 설정을 알리는 메시지. 버스가 조금만 방향을 바꾸어도 네트워크 설정이 달라진다. 독일 통신망을 잡았다가 오스트리아 통신망을 잡았다가. 이윽고 조용해졌다 싶었을 때 나는 세상에서 가장 평온한 그곳, 할슈타트 끄트머리에 있었다. Austria Hallstatt, Salzburg, Vienna 유럽의 작은 마을들을 가다 여전히 하얀빛을 발하는 눈이 마을을 살포시 덮고 있다. 그만치 차가운 공기가 뺨을 스친다. 춥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상쾌하면서 동시에 차분해지는 기분. 깜빡 졸다 깨나니 어느새 할슈타트Hallstatt 호수다. 할슈타트는 오스트리아의 수도 비엔나와 잘츠부르크 사이에 있다. 할슈타트를 포함하여 이 일대를 보통 잘츠카머구트Salzkammergut라고 부른다. 크고 작은 호수를 끼고 있는 이곳의 작은 마을들은 알프스 아래 투명한 빛을 머금고 있다. 모두 자석에 이끌리듯 호숫가로 내달린다. 공기 중엔 감탄만이 존재한다. 떠나오기 전,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부터 모차르트, 클림트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들의 훈수가 쏟아졌다. 하지만 그보다 더 궁금했던 것은 그들이 태동한 마을, 도시, 공간 그 자체였다. 할슈타트에서는 점심을 먹을 수 있는 시간과 이후 잠깐의 산책이 허락됐다. 호수 가장자리 꽤 경사진 산자락을 타고 올라가는 할슈타트의 집들. 집 위에 집, 그 위에 다시 집이 층층이 피라미드를 이룬다. 그런 까닭에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면 비탈 아래 집의 다락방 또는 굴뚝과 눈이 마주친다. 집 앞 정원, 뒤뜰은 물론이고 담장, 벽면, 창틀에 이르기까지 매일매일 부지런히 쓸고 닦고 손질하는 정성이 느껴진다. 골목길에 맞닿은 벽면에 벤치를 놓은 집들이 많다. 허락 없이 잠시 엉덩이를 붙인다. 등허리를 기대고 가만히 마을을 관찰한다. 굴뚝 위로 피어오르는 연기를 보자 허기가 밀려온다. 이미 때는 놓쳤고 아쉬운 대로 가까운 카페에 들어가 투박한 파운드케이크 한 조각과 핫초코 한 잔을 주문한다. 할슈타트의 강렬함을 뒤로하고 동행 버스는 잘츠부르크Salzburg에 도착했다. 재빠르게 캐리어를 호텔 방에 밀어두고 저녁나절 동행의 지식 가이드를 따라 나선다. <사운드 오브 뮤직>의 배경이었던 미라벨 정원Mirabell garten을 지나 모차르트의 생가가 있는 게트라이데 거리Getreidegasse까지 단숨에 잘츠부르크 구시가를 가로지른다. 슈니첼과 비엔나커피를 차례로 맛보며 오스트리아 스타일의 만찬을 가져볼까 잠시 고민. 하지만 생선요리를 판매하는 이곳 프랜차이즈 음식점에서 몇 가지 요리를 포장하고 기차역 안에 있는 대형마트에서 슈니첼과 케이크, 과일 그리고 와인까지 푸짐하게 장을 본다. 호텔 방 안에 차려낸 배낭여행자의 잘츠부르크식 만찬에 흡족해하며 여행 친구들과 꽤 긴 수다를 늘어놓는다. Czech 에곤 실레 그리고 카프카 할슈타트와 마찬가지로 마을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체코 체스키 크룸로프Cesky Krumlov는 좁다란 골목골목으로 이어진다. 이곳에 와서 알게 된 재미난 사실 하나. 모차르트 엄마 그리고 에곤 실레 엄마의 고향이 각각 할슈타트와 체스키 크룸로프라는 것. 처음엔 웃어넘겼는데 그게 아니다. 두 예술가와 그들의 작품을 이해하는데 굉장한 포인트. 특히나 엄마의 고향 체스키를 무척이나 사랑했던 에곤 실레Egon Schiele는 한동안 이곳에 머물며 작품 활동을 했다고 한다. 체스키를 표현한 작품도 상당수. 마을에 들어서면서부터 눈에 익은 에곤 실레의 초상과 작품으로 디자인한 전시 포스터들이 벽을 도배하고 있다. 마을에는 그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미술관The Egon Schiele Art Centrum도 있다. 굴라쉬 브런치를 즐긴 다음 그가 걸었을 법한 골목을 따라 크룸로프 성으로 향했다. 성의 가장 높은 곳까지 오르는 동안 자주 걸음을 멈췄다. 가파르기도 했지만 시야가 트이는 성벽길에 접어들자 체스키 크룸로프의 전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성벽 아래로 흐르는 강물은 그 너머의 마을 가장자리를 둥그스름하게 에두르고 그 안쪽에 중세의 시간을 간직한 집들이 소복히 모여 있다. 을씨년스러운 날씨임에도 마을엔 아늑한 기운이 유유히 흘렀다. 그리고 프라하Prague는 역시나 아름다웠다. 바츨라프 광장에서부터 화약탑, 천문시계, 카렐교까지 프라하 구시가를 동행 매니저의 꼼꼼한 가이드를 따라 걸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카렐교 위에서 기념사진을 찍느라 바쁜 연인들을 뒤로하고 다리 난간에 바싹 붙어 프라하 성을 바라본다. 카렐교 건너의 펍에서 벨벳 맥주 한 잔. 부드러운 벨벳 거품이 입술에 닿자 절로 콧노래가 나온다. 그러나 그 기쁨은 스쳐 지나갈 뿐이었나. 잔이 빌 때쯤 이제 돌아갈 날이 가까워지고 있음을 셈하게 된다. 달게 자고 일어난 프라하의 아침은 지난밤만큼 아름다웠다. 성비투스성당, 황금소로가 이웃하고 있는 프라하 성 일대를 함께 둘러보는 동행 가이드 투어 이후엔 홀로 프라하 시가지를 쏘다녔다. 가능하면 외면하고 싶었음에도 끝내 제 발로 찾아갔다, 카프카Franz Kafka를. 마냥 들뜨고 신나게 보내도 아쉬움 가득할 여행길에서 가슴 철렁할 것이 분명한데도 어느새 나는 카프카 뮤지엄Franz Kafka Museum 속을 헤매고 있었다. “이곳은 도시가 아닙니다. 꺼져 가는 꿈과 열정의 울퉁불퉁한 자갈밭으로 뒤덮인 시간이라는 태양의 갈라진 바닥을-잠수종 속에서처럼-우리는 걸어가는 것입니다. 이곳은 재미있는 곳이긴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사람을 숨 막히게 하는 곳입니다.” -프란츠 카프카, 구스타프 야노우호의 <카프카의 대화> 인용문 中 카프카가 남긴 기록을 보는 사이 낭만적이기만 했던 프라하는 한순간에 반전된다. 숨이 턱 막힌다. 달달한 체코 전통빵 뜨르들로Trdlo를 뜯어먹으며 어지러운 마음을 다스린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곧 프라하를 떠난다. 숨 가쁘게 도착한 다음 여정은 비엔나Vienna.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데 오스트리아에서 꼭 맛보아야 한다는 슈니첼과 비엔나커피를 에곤 실레와 맞바꾸고 나는 다시금 배고픈 여행자가 된다. 레오폴드 미술관Leopold Museum에서 만난 에곤 실레. 체스키 크룸로프의 풍경을 담은 작품 앞에 섰다. 에곤 실레의 체스키는 내 기억 속의 그곳보다 훨씬 어둡고 울적했지만 나로선 참 반가운 장면이다. 오스트리아에서 체코, 다시 오스트리아로. 공간이 다르고 에곤 실레와 나 사이의 시간 또한 다르지만 그 사이를 연결하는 풍경이 있고 그 감흥을 느낄 수 있는 이 여행의 순간에 감사한다. ITALY Vaticano,Rome,Veneziam,Sorrento,Sorrento,Sorrento 냉정해질 수 없는 이탈리아 여행 오늘 나는 생애 첫 야간열차를 경험한다. 비엔나에서 베네치아까지. 꼬박 12시간이 지나면 그토록 원했던 베네치아에 닿는다. 이번 동행길에서 가장 기대한 곳 중 하나가 베네치아다. 6개의 간이침대가 세 개씩 양 벽면을 의지해 층을 이룬 열차 칸은 비좁았다. 부피 큰 캐리어는 침대 아래 보관함에 들어가지 않아 양쪽 침대 사이에 나란히 줄지어 세웠다. 그 위로 다시 작은 짐들을 포갠다. 이제 열차 칸의 여섯 명은 발 디딜 공간 하나 없이 밤을 달린다. 열악했지만 싫지만은 않았다. 누군가 이야기했다. 이 모든 것이 야간열차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이라고. 처음으로 부모님이 아닌 친구와 단둘이 감행했던 여행이 떠올랐다. 설렘과 두려움이 뒤섞여 두근두근했던 그 느낌. 한참 줄을 서 겨우 고양이 세수를 했다. 슈니첼 한 덩이를 패티로 넣은 버거와 커피 한 병. 자정 가까이 돼서 맛보는 제대로 된 첫 끼니다. 꿀맛. 푸르렀다. 물이 곧 땅인 베네치아Venezia에서는 모든 것이 맑고 푸르렀다. 동행들과 베네치아 본섬 투어에 나섰다. 떠밀리듯 걸을 수밖에 없을 만큼 본섬엔 여행자들로 가득했다. 그 북적임이 베네치아를 더욱 활기 넘치게, 역동적으로 만들어 준다. 그 물결을 따라 조금 멀리 나가 보자. 배에 올랐다. 리도 섬Lido으로 가는 배다. 매년 가을, 베니스영화제가 열리는 아름다운 섬 리도의 4월은 따사로웠다. 흐드러진 벚꽃과 나뭇가지마다 터져 나온 초록 잎사귀들로 봄기운이 물씬했다. 한편 하늘과 바다가 만나는 세계의 끝은 낮고도 깊어 그 끝을 가늠할 수 없었다. 고요하고 평화롭게 반짝이는 해변에서 태양 빛을 그대로 흡수한다. 허리춤에도 못 미치는 어린 아들의 손을 잡고 바다 가까이 다가간 아빠, 양동이와 집게를 들고 바닷가의 쓰레기를 줍는 할아버지, 파도를 마주하고 앉아 무심한 얼굴로 사과를 베어 문 젊은 연인. 영화와도 같은 삶의 순간들이다. 리도에서 배를 두 번 갈아타고 도착한 부라노 섬Burano은 색색이 선명했다. 바다로 이어지는 좁은 수로에 데칼코마니 풍경을 찍어내는 부라노의 색채는 바다로 나간 이들이 짙은 안개 속에서도 무사히 돌아올 수 있도록 집집마다 알록달록 칠을 한 것이 오늘날로 이어진 것이라고 했다. 예쁘다는 말이 정말 잘 어울리는 곳. 거품이 절반이나 되는 폭신한 카푸치노 한 잔을 들고 본섬으로 돌아가는 배에 오른다. 안녕, 부라노. 안녕, 베네치아. 행복한 비명을 지른다. 베네치아의 축복 속에 헤엄치던 나는 어느새 피렌체Firenze 산타마리오 델 피오레 대성당Cattedrale di Santa Maria del Fiore, 한 마디로 두오모Duomo 꼭대기에 올라 있었다. 두말 할 것 없이 <냉정과 열정 사이>를 곱씹으면서. 찰나에도 시작과 끝은 있다. 조금씩 여행의 끝이 보인다. 동행의 마지막, 종착역은 로마 떼르미니. 악명 높은 떼르미니역 플랫폼에 내리는 순간부터 동행들 사이에 긴장감이 맴돈다. 마지막 여행지니 모두들 조금이라도 좋지 않은 추억을 만들고 싶지 않은 게지. 주변을 살피고 짐 가방 단속도 단단히 한다. 이제 로마Rome의 법을 따를 시간이다. 이튿날 아침, 로마의 여인 오드리 헵번이 아이스크림을 날름날름 맛있게 먹었던 영화 <로마의 휴일>의 촬영지인 스페인 광장Piazza di Spagna을 시작으로 트레비 분수, 베네치아 광장, 판테온, 나보나 광장까지 세상 모든 길이 통한다는 로마의 중심을 통과한다. 촌스럽게 무슨 동전 던지기를 하냐고 피식 비웃었던 나는 어둔 밤 조명 밝힌 트레비 분수Fontana di Trevi 앞에서 슬그머니 동전을 꺼내들었고, 칠칠치 못하게 거리에서 무슨 젤라또를 날름거리냐고 흉봤던 나는 하루에도 몇 번이고 맛있다는 젤라또 가게를 찾아다녔다. 그리고 마침내 로마 시가지에서 조금 떨어진, 테베레강 건너 트라스테베레Trastevere 마을에 이르러서야 느긋한 한때를 보낸다. 중세로부터 이어진, 로마에서 가장 오래된 서민지구라고 했다. 꼭 유명한 집이 아니라도 동네 어귀 작은 카페며 레스토랑 어디엘 들어가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커피와 피자를 맛볼 수 있는 마을이다. 웬만한 부침개보다 훨씬 큰 피자 한 판도 머릿수대로 주문하는 것을, 뜨거운 태양 아래 마시는 와인 또한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그들 틈에서 매끄러운 이탈리아 에스프레소를 훅 들이킨다. 산타 마리아 인 트라스테베레 성당과 노천카페가 테두리를 만들고 있는 광장으로 포근한 햇살이 쏟아진다. 조바심쟁이가 모처럼 너그러워진다. 버스 차창 밖으로 나폴리 항을 곁눈질한 끝에 도착한 폼페이Pompeii에서는 그 폐허 위로 핀 들꽃처럼 가슴 뛰는 생명력을, 아말피 코스트Amalfi Coast를 신나게 달려 도착한 쏘렌토Sorrento에서는 나른해서 더 달콤한 지중해 마을의 여유로움을 삼킨다. 꿈은 아니겠지. 마지막은 아니겠지. 바티칸에서 뜻밖에도 새로이 선출된 교황님의 알현식을 마주하기도 했으니 이번 여행, 정말 제대로다. 떼르미니역에서 레오나르도 익스프레스Leonardo Express 열차를 타고 도착한 로마 피우미치노공항. 비행기 탑승을 기다리며 노트북 전원을 켠다. 사진 폴더 안에 새로이 추가된 이미지 파일만 3,000장. 힘들었던 기억은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순간순간이 애틋하게만 기억되는 동행. 나는 지금 또다시, 더없이, 여행을 안달하고 있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서진영 취재협조 SJR EUROPE www.sjreurope.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ravie info 삽자루의 유럽 ‘동행’ 15박 16일 2013년 SJR EUROPE에서 제안하는 새로운 스타일의 배낭여행. 파리에서 시작하여 로마에서 끝나는 15박 16일의 여행 프로그램으로 항공권은 개인의 기호와 예산에 맞게 선택, 자연스럽게 동행 일정 전후로 자신만의 여행 일정을 추가할 수 있다. 일정 내내 전문 지식 가이드 출신의 인솔자가 동행하여 주요 도시에서는 무료 가이드 투어를 제공하는 한편 여행자 스스로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도록 다양한 여행 정보와 노하우는 물론 충분한 자유 일정을 지원한다. 함께하는 낭만과 혼자만의 자유로움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는 것이 동행의 가장 큰 매력. 몽생미셸과 옹플뢰르, 퓌센, 할슈타트, 체스키 등 자유 여행에서는 가기 힘든 유럽의 소도시를 경유하는 것도 동행 상품의 차별화 포인트. 더욱 다양한 경험을 원하는 여행자를 위해 남부지중해 투어, 바티칸 투어 등 다양한 옵션 투어도 마련해 두었다. 유럽 여행이 처음인 여행자 또는 안전과 도시간 이동에 부담을 느끼는 여행자에게 아주 적합한 상품이다.
  • [브리티시오픈] ‘퍼트의 마법사’ 미켈슨, 20번만에 통했다

    “드라이버는 쇼, 퍼트는 돈”이라고 했던가. 필 미켈슨이 신기의 퍼트를 앞세워 브리티시오픈 챔피언의 상징 ‘클라레 저그’를 품었다. 사실 ‘황제’ 타이거 우즈(이상 미국)에 필적할 만한 기량을 감안하면 ‘은주전자’ 한개가 아니라 이미 두어개쯤 챙겼어야 하지 않았을까. 그러나 그는 유독 브리티시오픈에선 이름값을 하지 못했다. 처음 출전한 1991년 대회 이후 우승은 고사하고 ‘톱10’ 성적은 단 세 차례. 그러나 첫 출전 22년 만에 그는 “내가 해냈다”고 외쳤다. 상금은 144만 2828달러(약 16억 1400만원)다. 22일 영국 스코틀랜드 뮤어필드 링크스(파71·7192야드)에서 끝난 대회에서 미켈슨은 4라운드에서 5언더파 66타의 맹타를 휘둘러 최종합계 3언더파 281타로 우승했다. 전날 선두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에 5타 뒤진 공동 9위로 출발했지만 5타차의 열세를 뒤집고 브리티시오픈 출전 20차례 만에 극적인 역전승을 일궈냈다. 미켈슨 하면 ‘쇼트게임’의 도사다. 그만이 갖고 있는 남다른 두 손의 특별한 감각이 접목된 정교한 퍼트, 그리고 ‘로프트(골프채 페이스와 지면이 이루는 각도)’ 2도짜리 퍼터가 필살기였다. 미켈슨은 이번 대회 처음으로 로프트 2도짜리 오딧세이의 ‘버사’ 퍼터를 사용했다. 대다수 선수들이 쓰는 퍼터의 로프트는 3도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미켈슨은 이 퍼터를 특별 주문했다. 로프트 각이 작으면 타깃을 향하는 공의 방향성이 좋아진다. 그러나 다루기 어렵다는 게 흠. 미세하고 정밀한 감각이 있어야 한다. 미켈슨은 이 퍼터가 아주 마음에 든다고 했다. 그가 일주일 전 스코티시오픈 17언더파 우승 당시 썼던 오딧세이 PT82 퍼터 역시 웬만한 선수들은 다루기 힘든 장비다. 미켈슨은 그만큼 퍼트에 자신이 있다는 말이다. 올 시즌 라운드당 4.44개의 버디를 잡아내 이 부문 1위를 질주 중이다. 미켈슨은 전반보다 어렵다는 후반 9개홀에서만 버디 4개를 낚았다. 13∼14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선두로 올라선 그는 경쟁자들이 타수를 잃는 사이 또 17∼18번 홀에서 버디쇼를 펼쳤다. 특히 13번 홀 2.4m짜리 퍼트를 떨궈 우승 채비를 갖춘 미켈슨은 14번홀 6m, 18번홀 3m 퍼트 등 홀 5m 안팎에 붙은 샷을 어김없이 버디로 연결했다. 캐디백에서 드라이버를 아예 빼버리고 3번우드와 17도 하이브리드로 티샷에 나선 것도 5번째 메이저 우승의 비결이었다. 코스가 길고 딱딱한 US오픈 코스와는 공략법 자체가 다른 브리티시오픈을 미켈슨은 잘 이해했다. 세계 랭킹도 3계단 뛰어 2위. 한편 우즈는 ‘붉은 셔츠의 공포’를 재연하지 못하고 메이저 15승째 문턱에서 돌아섰다. 웨스트우드에 1타 뒤진 공동 2위로 출발했지만 3타를 잃고 공동 6위(286타)로 밀려났다. 프로 데뷔 이후 역대 4라운드 최악의 스코어다. 최병규 기자 cbk91065@seoul.co.kr
  • 신나게 부산 바다축제 갈까 우아한 대관령 음악제 갈까

    신나게 부산 바다축제 갈까 우아한 대관령 음악제 갈까

    방학과 피서철을 맞아 산, 바다, 계곡 그리고 도심지에서까지 피서객들을 잡기 위한 전국 자치단체들의 전쟁이 치열하다. 지자체마다 경쟁적으로 톡톡 튀는 이벤트를 마련하는 데 분주하다. 강원도는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대관령국제음악제가 오는 25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오로라의 노래’를 주제로 평창 알펜시아와 용평리조트에서 펼쳐진다고 22일 밝혔다. 덴마크, 핀란드,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등 북유럽 출신 음악가들의 곡이 해발 800m 대관령 정상에서 울려 퍼진다. 바이올리니스트 배익환과 보리스 브로프친, 첼리스트 개리 호프먼, 피아니스트 손열음 등 저명한 연주자들의 갈라 프로그램이 눈길을 끈다. 지난 20일 개막한 2013 평창비엔날레 제1회 강원국제미술전람회는 다음 달 말까지 40여일 동안 평창 알펜시아와 동해 앙바엑스포전시관에서 열린다. 113명의 작가와 16개 그룹 등 모두 129개팀이 참여해 26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김유정 문학캠프는 24일부터 26일까지 2박 3일간 춘천 김유정문학촌과 라데나리조트에서 열리고 정선에서는 25∼27일 정선인형연극제가 열려 한국과 일본의 12개 인형극단이 다양한 전통 인형극을 선보인다. 바다를 낀 지자체들은 이를 활용해 다양한 축제를 마련했다. 강원 강릉은 지역의 특색 있는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경포여름바다 예술제’를 26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경포해변과 강릉시내 일대에서 연다. 부산은 제18회 부산바다축제를 다음 달 1일부터 9일까지 5개 해수욕장에서 개최한다. 이번 축제에서는 ‘축제의 바다 속으로’를 슬로건으로 공연, 체험사, 해양스포츠 행사 등 36개 프로그램이 펼쳐져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올해 처음 열리는 ‘말랑말랑 뮤직 페스티벌’(4~5일)은 여름철 부산 광안대교의 멋진 야경과 어울리는 특별한 콘서트로 마련됐다. 폭염이 이어지면서 지자체가 만든 피서지도 인기다. 대구에서는 도심 물놀이장 5곳이 개장돼 더위에 지친 시민들에게 피서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모두 무료다. 대구 달성군 가창면 신천 가창교 상류와 하류 2곳에 조성된 신천 물놀이장은 지난 13일 연 뒤 연일 피서객들로 북새통이다. 대구 동구는 최근 수질이 크게 개선된 금호강 물을 이용, 금호강과 신서 등 두 곳에 물놀이장을 만들어 지난 10일과 15일 문을 열었다. 443㎡ 크기의 신서물놀이장은 유아용 워터드롭, 워터샤워, 워터아치 등을 갖춰 어린이들을 데리고 피서하는 젊은 부부들이 많이 찾는다. 지난 주말 금호강에는 3000여명, 신서에는 1000여명이 찾았다. 신만희 강원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피서객들이 품격 있는 추억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자치단체들이 아이디어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암벽 여제’ 김자인 128m 고층빌딩에 도전

    ‘암벽 여제’ 김자인 128m 고층빌딩에 도전

    ’암벽 등반의 여제’로 불리는 김자인(24)이 인공 암벽이 아닌 128m 고층 빌딩 등반에 도전해 네티즌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올댓스포츠는 “김자인이 27일 오후 2시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센텀서로에 위치한 KNN타워를 오르는 ‘카스 라이트 빌더링 인 부산(Cass Light Buildering in Busan)’ 행사를 갖는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행사에서 김자인은 지상 28층, 128m 높이의 KNN타워를 10m씩 오를 때마다 카스 라이트를 통해 100만원의 기부금을 적립한다. 정상에 오르면 적립된 1280만원의 기부금을 부산 지역 아동복지시설 ‘은혜의 집’에 전액 전달할 예정이다. 김자인이 이번에 도전하게 될 빌더링(Buildering)은 빌딩(Building)과 스포츠 클라이밍의 한 종목인 볼더링(Bouldering)의 합성어다. 김자인의 빌딩 등반 도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5년 한 TV프로그램에 출연해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20층 높이의 두산빌딩을 로프 하나에 의지한 채 맨손으로 오른 바 있다. 한편 ‘카스 라이트 빌더링 인 부산’은 27일 지역 방송 KNN과 온라인 포털 ‘다음’을 통해 생중계한다. KNN타워 야외광장 현장에서도 김자인의 도전을 지켜보며 응원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대 ‘총, 균, 쇠’ 변함없는 인기…고려대·이대는 국내외 소설 탐독

    서울대 ‘총, 균, 쇠’ 변함없는 인기…고려대·이대는 국내외 소설 탐독

    ‘올 상반기 대학생들이 학교 도서관에서 가장 많이 빌린 책은 어떤 것일까.’ 서울신문이 21일 서울 소재 4개 대학(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이화여대) 도서관의 상반기 도서 대출 순위를 확인한 결과 학교마다 약간의 차이를 보였지만 유명 외국 작가의 소설을 선호하는 경향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년에 걸쳐 검증된 교양·전문 서적도 5위권 내에서 볼 수 있었다. 서울대 학생들은 재러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를 가장 많이 빌려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책은 지난해 서울대생이 가장 많이 읽은 책 1위를 차지하는 등 지난 5년간 꾸준히 인기 대출 서적에 이름을 올렸다. 인류문명 발달사에 대한 인문학적 논제를 과학적인 방법으로 풀어냈다. 2위는 지난 1월 영화로도 개봉된 얀마텔의 ‘파이 이야기’가 차지했다. 3위는 김애란의 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 4위는 로버트 치알다니의 ‘설득의 심리학’이 올랐다. 고대와 이대 학생들은 소설에 대한 선호도가 뚜렷했다. 두 대학은 대출 순위 5위권에 소설류가 대거 포진됐다. 고대생들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1Q84’를 가장 많이 빌려 봤으며, 3위도 동일 작가의 ‘해변의 카프카’가 차지했다. 2위는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 4위는 김진명의 소설 ‘고구려’였다. 5위엔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이 이름을 올렸다. 이대생들은 박경리의 ‘토지’를 가장 많이 읽은 것으로 나타났다. 2위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 3위는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였다. 조정래의 소설 ‘아리랑’과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 ‘모방범’은 각각 4위, 5위를 차지했다. 이대 관계자는 “로맨스 소설이 아닌 대하역사 소설이나 역사물처럼 긴 시간의 독서를 요하는 소설류가 의외로 인기였다”면서 “학생들이 실용서보다 순수 문학이나 정통 역사물을 통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가에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대생들은 성경과 우리 민담 속에 녹아있는 역사와 문화 코드를 비교 분석한 박정세의 ‘성서와 한국 민담의 비교 연구’를 가장 많이 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대 관계자는 “이 책이 필수 이수 교양과목 참고 도서여서 가장 많이 빌려본 것 같다”고 설명했다. 2위는 부실자산 구제프로그램(TARP)의 특별감사관을 지낸 닐 바로프스키의 회고록 ‘Bailout’(원서)이 이름을 올렸으며, 폐쇄 직전의 병원을 경영 혁신의 모범 사례로 탈바꿈시킨 병원장의 경영기인 ‘1500일의 스캔들’이 4위를 차지했다. 3위는 적정기술의 의미와 역사를 엮은 책인 ‘36.5도의 과학기술 적정기술’이, 5위는 마이클 샌댈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올랐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응답하라, 노르웨이 2013

    응답하라, 노르웨이 2013

    대자연 속 일상을 누리는 시간 응답하라,노르웨이 2013 산이 깊다는 역사학자 유홍준의 표현은 우리나라에만 해당되는 게 아니었다. 노르웨이의 피오르는 그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산세가 그 속내를 알 수 없는 바닷물과 거의 직각을 이루며 굽이굽이 이어졌다. 그리고 잊을 만하면 나타나는 산속 작은 마을에는 사찰 대신 작은 교회가 어김없이 서 있었다. 신의 작품 앞에서 신음만 번지는 인간은 몸과 마음으로 자연의 위로를 받아들였다. FIORD 피오르 몸과 마음이 깨어나다 두어 해 연속 어렵게 만든 휴가를 서운하게 마쳤다. 무슨 영문인지 세계적인 도시에서 내도록 하품을 하며 멍하니 서 있는 스스로를 발견했던 것이다. 그 멋진 상징물 앞에서도 시큰둥하고 줄이 긴 전시장에선 기다릴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 여행에 관한 한 공항부터 조증에 걸린 양 들뜨는 사람에겐 퍽 당황스러운 증상이었다. 뜬금없이 지난 기억을 떠올리는 건 그에 대한 진단을 이곳 노르웨이 피오르에서 내리게 된 탓이다. 출발 전 과로나 장거리 비행, 빡빡한 현지 스케줄 등 조건은 다를 게 없는데 현장을 대하는 마음과 정신이 놀랍도록 명료하다. 그러니까 여행도 인연 못잖게 적절한 타이밍이 중요한 법이다. 이제 와 돌이켜보니 전후 사정은 생각도 않고 무리해 대도시를 찾은 게 화근이었던 듯하다. 노르웨이는 복지와 행복지수, 국민소득 등의 선두주자로 대단히 익숙한 이름이지만 여행지로 따지자면 유럽의 다른 나라에 비해 심리적 거리감이 느껴지는 곳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전 국민이 아는 노르웨이어가 있다. 지리 시험 주관식 문제의 정답으로 꼭 한번은 등장했던 바로 그 이름 ‘피오르fjord’가 노르웨이 단어다. 그러니까 노르웨이로 향한다는 건 사전적 정의 그대로 ‘빙하의 침식으로 만들어진 골짜기에 바닷물이 들어와서 생긴 좁고 기다란 만’을 찾아가는 길이기도 하다. 수도 오슬로부터 북단의 트론하임까지 노르웨이에는 수많은 피오르가 존재한다. 그 어디를 택하더라도 후회 없는 여정을 보장하지만 굳이 하나를 택해야 한다면 송네피오르Sognefjord나 하당에르피오르Hardangerfjord를 추천한다. 피오르에 몸을 맡기다 미르달Myrdal역에서 플램Flam행 열차에 탑승했다. 산악 지역 주민들의 이동을 돕기 위해 건설된 이 철로는 무려 20년의 공사 기간이 소요된 것으로 유명하다. 그도 그럴 것이 미르달에서 플램까지 거리는 20km에 불과하지만 해발 차가 860m에 달한다. 과장을 보태면 굽이굽이 산세를 거의 수직으로 내려가는 셈이다. 각종 매체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기찻길이라 찬사를 보낸 곳답게 열차 밖으로 펼쳐지는 풍광이 가히 환상적이다. 기차는 숱한 터널을 지나며 지그재그로 회전하느라 천천히 달리는 데 비해 객차 안 다국적 승객들은 왼쪽과 오른쪽 창문을 오가느라 분주하다.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도 카메라를 내려놓지 못하는 승객들을 위해 중간에 5분간 정차 구간이 있다. 해발 699m 청명한 쿄스포센Kjosfossen폭포 앞에서 잠시 내려 선 여행자들은 감탄사를 내려놓고 깊은 숨을 들이쉬며 찰나의 여운을 만끽한다. 해발 2m 플램역에 도착하면 지나온 풍경이 꿈이었나 싶게 몽환적이다. 기차역에서 바로 눈앞에 보이는 고풍스런 건물이 프레타임Fretheim호텔로 플램 철도와 더불어 플램의 상징이 되는 곳이다. 인구 500명 남짓의 이 조그만 마을로 유럽은 물론 전 세계 사람들이 찾아오는 까닭은 바로 피오르의 비경을 목도할 수 있는 ‘피오르 사파리’를 경험하기 위해서다. 19세기 말에 지어진 프레타임 호텔은 피오르를 찾아오는 여행자와 함께 성장해 현재는 전통과 모던 객실 중에서 선택해 머물 수 있다. 객실 번호 대신 노르웨이의 대표적 이름이 붙은 전통 객실이든, 비스듬한 삼각 지붕이 매력적인 모던 객실이든 플램 특유의 푸근함만은 다르지 않다. 전통을 중시하는 마을답게 노르웨이 고어古語를 포함한 독특한 책을 소장한 자체 도서관을 운영하며, 또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훈제용 스모킹룸이 남아있는 것도 흥미롭다. 이제 드디어 피오르에 몸을 맡길 차례다. 구명조끼를 겸하는 큼직한 방한복을 입고 배에 오르는 마음이 자못 두근거린다. 놀랍도록 잔잔한 물 위로 미끄러지듯 배가 나아가면 좌우로 우뚝 솟은 절벽의 단면이 펼쳐진다. 배가 속도를 높일수록 절벽과 천연 스키 슬로프, 순도 백프로의 폭포와 알록달록한 마을, 뾰족한 첨탑이 있는 교회 등이 다가왔다가 뒤편으로 멀어진다. 머리 위에는 천사의 머리띠마냥 구름이 살포시 걸려 있고 산봉우리 하나를 지나면 또 다른 봉우리들이 배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플램에서 출발한 배가 닿는 이곳은 풍광이 특히 빼어난 네뢰피오르와 아울란피오르로 노르웨이 최대 피오르인 송네피오르의 지류다. 물 위를 날 듯 달리노라면 서울에서 가져온 문젯거리들은 어느새 툭툭 바다 밑으로 털어 버리게 된다. 피오르 여행의 최고 시즌으로 꼽히는 7월과 8월 사이에는 보다 다양한 피오르 사파리 구간과 하이킹 코스가 열리므로 원하는 루트를 선택해 즐기는 호사도 부릴 수 있다. 육지에 발을 딛고 다시 펼쳐 본 노르웨이의 지도는 배를 타기 전과 전혀 다르게 다가온다. 이처럼 노르웨이의 주인공은 단연 대자연이다. 하지만 이 자연이 위대하고 아름답게 보이는 건 평생을 살아온 자신의 조국을 이제 막 연애를 시작한 애인 보듯 사랑하며 가꾸는 노르웨이 사람들 덕분일 게다. 보기에 따라선 더없이 척박한 자연을 있는 그대로 보존하면서 동시에 즐기고 또 사랑하는 노르웨이 사람들로 인해 노르웨이는 오늘도 반짝반짝 빛난다. 일상이 풍요로운 노르웨이의 도시들 노르웨이의 대자연에서 가슴 속 고민들을 툭툭 털어냈다면 이제 발길은 사람의 흔적을 찾아 도시로 향할 차례다. 불황에 허덕이는 이웃 유로존과 달리 보편적 복지와 호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노르웨이의 도시들 속으로 들어가 보자. OSLO 오슬로 불황을 잊은 노르웨이의 심장 오슬로는 노르웨이 제1의 도시이자 수도지만 숨 막히는 인파나 위압적인 마천루는 찾아볼 수 없다. 또한 파리의 에펠탑이나 뉴욕의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런던의 빅벤 같은 상징물로 연결되는 장소나 건축물도 없다. 그래서 순위 놀이에 익숙한 관광객들은 오슬로의 지도를 펼치고 잠시 머뭇거린다. 그런 서열을 매기기에 오슬로는 지극히 수평적인 도시다. 효과적인 마케팅 기법은 아닐지 모르겠으나 현지인의 삶에 관심이 많은 여행자라면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 것이다. 300개가 넘는 호수와 200여 개의 공원이 있는 오슬로에서 자연과 인공의 경계를 찾는 것은 무의미한 일 같다. 그래서 오래도록 오슬로는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도시로 유럽 전역에 알려져 왔다. 한데 최근 몇년 사이 오슬로는 이런 자연 위에 예술적 색채를 깊게 덧입고 있다. 오슬로 시정부가 펴낸 2013년 가이드북에서 안내하는 52개의 어트랙션 중 대부분이 ‘뮤지엄’ 등 예술의 꼬리표를 달고 있는 것만 봐도 이들이 어디에 중점을 두고 있는지 짐작할 만하다. 인구 50만의 작은 도시 규모를 생각해 보면 대단한 비율이다. 게다가 시 전역에 흩어져 있는 이런 예술 공간은 여행자만을 위한 관광 명소가 아니라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즐기는 공간이다. 매일을 살아가는 시민들의 일상에 여행자가 슬쩍 발을 들여놓는 셈이라고 할까. 실제로 만만찮은 무게의 예술가들이 이곳 오슬로를 배경으로 삶과 예술을 고민했다. 화가 에드바드 뭉크Edvard Munch와 조각가 구스타프 비겔란드Gustav Vigeland 그리고 극작가 헨리크 입센Henrik Ibsen 등이 대표적이다. 특별히 올해는 뭉크 탄생 150주년으로 오슬로 전역이 떠들썩하다. 이를 기념해 뭉크박물관과 국립박물관은 특별전 준비가 한창이다. 유년시절부터 성인이 된 이후까지 어머니와 형제들의 죽음을 차례로 지켜봐야 했던 뭉크는 불안과 고독 속에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격렬한 색감과 왜곡된 형태로 표현해냈다. 6월2일부터 시작된 뭉크 특별전은 1903년을 기점으로 그 이전 작품은 국립박물관에서, 이후 작품은 뭉크 박물관에서 전시 중이다. 특별전은 오는 10월13일까지 계속된다. 오슬로의 햇살을 만끽하기 가장 좋은 곳은 도심의 북서쪽에 위치한 비겔란 조각 공원이다. 로댕의 영향을 받았지만 특유의 섬세함으로 인간의 고뇌를 표현해냈다는 평가를 받는 그의 작품 200여 점이 정문에서 후문까지 길 양옆으로 늘어서 있다. 인간의 희로애락을 주제로 작업한 그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한 것은 탑 모양의 ‘모노리스Monolith’. 제작 기간이 13년이나 걸린 것으로 전해지는 이 대작은 121명의 남녀노소가 위로 올라가려 애쓰는 모습이다. 태어나 성장하고 늙어 가는 인생을 표현했다고 해석하기도 하는데 어찌 되었든 조급증에 지친 사람이라면 이 앞에서 잠시 서성이게 될 것이다. 이 공원에서 시선과 마음을 훔치는 것은 비단 비겔란의 작품뿐이 아니다. 어린 아이부터 노인까지 이곳에선 오슬로 시민들의 행복한 일상을 쉽게 엿볼 수 있다. 2008년 개장한 오슬로 오페라하우스는 노르웨이에서 드물게 호들갑스런 화제를 낳았던 곳이다. 설계자 스뇌에타의 유명세나 고가의 대리석과 화강암, 세계 최고 수준의 음향 시설 등 호사스런 부연 설명은 차치하더라도 노르웨이의 상징인 피오르를 형상화한 구조는 이방인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비스듬한 경사를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어느새 지붕 위에 서게 되는 독특한 구조의 오페라하우스는 유리 안으로 들여다보이는 내부 시설만큼 바다를 향한 전망도 아름답다. 여름 기운이 더 완연해지면 오슬로 시민들은 이곳에서 피크닉을 즐기며 발레와 오페라 등을 만끽할 게다. 오페라하우스 인근인 오슬로 중앙역에서 왕궁에 이르는 칼 요한슨 거리가 오슬로 최대 번화가다. 이 번화가를 중심으로 노벨평화상 수상식이 열리는 시청사와 수상 만찬이 열리는 그랜드 호텔, 그리고 국회의사당과 오슬로 대성당, 국립극장, 입센 뮤지엄 등이 조밀하게 자리하고 있다. 매년 12월이면 이 조용한 도시는 노벨평화상 수상식으로 소란스러워진다. 헛갈리는 이들을 위해 잠시 짚고 넘어가자면 평화상을 제외한 여타의 노벨상 시상식은 모두 스웨덴에서 거행된다. 오직 노벨 평화상만 이곳 오슬로에서 진행된다. 그 까닭을 두고는 설이 분분한데, 이유야 어찌 되었든 매년 세계 평화에 공헌한 이들을 맞이하는 것은 분명 가슴 벅찬 일일 게다. 그래도 명색이 수도인데 조금은 더 왁자한 자극을 원한다면 도심 북동쪽에 위치한 마탈렌Mathallen을 추천한다. 마탈렌은 건축자재 공장과 타이어 공장을 거친 뒤 방치되었던 낡은 건물을 레노베이션해 음식 백화점으로 살려낸 ‘잇플레이스’다. 3층 구조물인데 1층에 30여 개 상점이 오밀조밀 모여 있고 2·3층은 테두리에만 독특한 성격의 업장을 배치했다. 산업시대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인테리어나 다채로운 음식의 변주를 보고 있노라면 흡사 뉴욕의 첼시 마켓이 떠오른다. 각각의 가게들은 좋은 품질의 식재료와 음식을 판매한다는 자부심이 가득하다. 또 요리강습과 실습, 푸드 페어 등 음식에 관한 다양한 행사도 진행 중이다. 공원에서, 뮤지엄에서, 레스토랑에서 마주친 오슬로 시민들이 빠뜨리지 않고 언급한 몇 개의 단어가 있다. 가족, 자연, 오늘 그리고 행복. 너무 당연해서 자주 잊고 사는 그것들에 콕콕 방점을 찍는 이 현명한 도시. 우리가 오슬로를 여행할 때 놓지 말아야 하는 키워드이기도 하다. BERGEN 베르겐 과거의 영화는 지금도 계속된다 세상 어디나 있는 라이벌 도시는 이곳 노르웨이에도 있다. 오슬로보다 먼저 수도였던 노르웨이 제2의 도시 베르겐. 도시 면적은 비슷하지만 인구로 보면 오슬로의 절반 규모인데도 베르겐 사람들은 오슬로를 마치 철없이 혈기 넘치는 어린 동생 보듯 한다. 상주인구가 25만에 불과한 이 작은 도시는 그러나 연중 문화 행사가 빼곡해 유럽 전역에서 밀려드는 문화 탐욕가들로 넘쳐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매년 5월 말 열리는 ‘국제 페스티벌’로 100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노르웨이 최대 문화 축제다. 노르웨이 국왕이 참석해 개막 테이프를 자르는 이 축제를 직접 즐기기 위해서는 적어도 반년 전에 호텔을 예약해야 할 정도란다. 실제로 이곳은 14~16세기 런던, 브뤼헤 등과 함께 유럽을 대표하는 한자 동맹의 주요 거점이자 북유럽 최대의 물류 무역항이었다. 특히 대구와 소금 거래로 유명세를 떨쳤는데, 당시 이곳에서 거래되는 물량이 북유럽 최고였다니 베르게너의 자부심이 근거 없는 것은 아닌 듯하다. 선원과 상인으로 넘쳐나는 왁자한 부둣가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 브리겐Bryggen, 삼각형의 뾰족한 지붕이 열을 이루고 있는 곳이다. 사실 본래의 목조 건축들은 수차례의 화재로 소실과 복원을 반복했다. 특히 1702년 대화제로 일대는 완전히 잿더미가 되었는데, 20세기 들어 사료를 바탕으로 세심하게 복원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브리겐은 1979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되었으며 과거 말린 대구를 보관하던 창고 자리는 현재 다양한 예술가들의 공방과 레스토랑, 기념품 가게 등으로 운영되고 있다. 동화 같은 브리겐의 예쁜 정면 얼굴을 볼 수 있는 곳은 항구 건너편 어시장이다. 시장이라고 부르지만 세련된 건물 안에 자리한 쾌적한 공간이다. 바닷가재와 대구, 캐비아까지 다양한 해산물이 요리하기 좋게 손질되어 있다. 해산물뿐 아니라 질 좋은 노르웨이 치즈와 버터, 수공예품도 판매한다. 또 즉석에서 먹을 수 있는 따뜻하고 고소한 생선스프와 짭조름한 생선튀김도 여행의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이 도도한 도시는 어느 계절에 방문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기억을 안고 돌아갈 수 있겠다. 연중 270일이나 비가 내리는 이 도시는 하루에도 먹구름이 끼었다가 햇살이 반짝였다가 우박이 내렸다가 다시 청명하게 개는 변덕스런 일기를 선보인다. 하지만 이렇게 잦은 비 덕분에 베르겐은 청정한 노르웨이에서도 유난히 깨끗한 도시로 명성이 높다. 이 깨끗한 도시를 한눈에 내려다보려면 플뢰엔FlØyen 산 전망대에 오르면 된다. 산의 경사면을 따라 놓인 레일 위를 날아오르듯 부드럽게 이동하는 푸니쿨라Funicular에 몸을 실으면 약 7분여 만에 320m 높이 정상에 다다른다. 탁 트인 전망대의 시야는 그야말로 ‘파노라마 뷰’가 어떤 것인지 보여주는 듯하다. 호수와 항구, 피오르와 도심이 한데 어우러진 베르겐의 모습이 그야말로 거칠 것 없이 펼쳐진다. 오슬로에 에드바드 뭉크가 있다면 베르겐에는 에드바드 그리그Edvard Grieg가 있다. 물론 이런 이분법적인 구분은 바람직하지 않다. 뭉크 역시 이곳 베르겐에서 상당 부분 영감을 받은 것으로 전해지며, 그리그가 베르겐을 떠나 있었던 시간도 제법 길기 때문이다. 하지만 베르겐에서 그리그의 존재는 절대적이다. 그는 누구보다 노르웨이적 색채가 짙은 음악가로 명성이 높은데, 우리에게도 익숙한 ‘페르귄트 모음곡’ 중 ‘솔베이지의 노래’를 들어 보면 당시 식민 상황이던 조국에 대한 그의 마음이 느껴지는 듯하다. 그리그는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원하는 만큼 음악을 공부하고 작업하면서 오페라 가수였던 아내 니나와 평생을 해로했다. 하지만 그에게도 남모를 아픔이 있었으니 어린 딸을 잃고 그 아이를 평생 그리워하며 살았다. 그리그 부부가 30대 중반부터 여름철에 지냈던 생가가 바로 베르겐 외곽에 있는 트롤하우겐이다. 북유럽에서 요정을 가리키는 ‘트롤하우겐’은 노르웨이 사람으로는 눈에 띄게 단신이었던 그리그의 별명이기도 했는데, 그의 집이 지금도 요정의 정원으로 불리고 있다는 사실이 재미있다. 그리그 부부가 합장된 묘가 있는 이곳에는 그들이 사용했던 스타인웨이 피아노와 악보, 편지, 초상화 등의 흔적이 남아있다. 집에서 바다로 스무 걸음쯤 내려간 곳에 한 사람이 간신히 들어갈 만한 작은 오두막이 하나 있는데 바로 복원한 그리그의 작곡실이다. 그리그는 바다로 향한 창문을 중심으로 피아노와 책상, 오선지와 펜 등 최소한의 물건을 비치해 두고 곡을 썼다. 그리그 사후 이 작곡실을 복원할 때 전해지는 에피소드가 하나 있다. 아내 니나에게 최종 점검을 받는 중에 니나가 갑자기 집으로 뛰어가더니 두꺼운 악보집을 가져다 피아노 의자에 놓았다고 한다. 이것 없이 그리그의 작곡실은 완성되지 않는다고 하면서. 153cm의 단신이었던 그리그는 피아노를 칠 때 두꺼운 악보집을 깔고 앉아야 편하게 건반을 두드릴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작곡실과 함께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을 갖춘 200석 규모의 콘서트홀이 자리하고 있다. 자연과 예술이 이렇게 환상적으로 어우러진 곳에서 어떤 음악이 울려 퍼진들 감동적이지 않을까. 글 Travie writer 김정은 사진 Travie writer 김정은, 트래비CB, Travie writer 노중훈 취재협조 노르웨이관광청 www.visitnorway.com ▶travie info 항공 현재 우리나라에서 노르웨이까지 직항 정규 노선은 없다. 핀에어, KLM 등 주요 유럽 항공사가 1회 경유로 오슬로와 베르겐을 당일 연결한다. 언어 공용어는 노르웨이어지만 노르웨이 사람들은 1~2개의 외국어에 익숙하다. 영어가 가능한 여행자라면 노르웨이에서 언어 때문에 불편을 겪을 일은 거의 없다. 전기 220V이며 한국과 플러그 모양도 동일하다. 화폐 노르웨이 크로네Krone를 사용하며 공식적인 표기는 NOK이나 줄여서 kr로 표기한다. 1크로네가 약 200원 정도. 유로존이 아닌 만큼 유로화는 거의 통용되지 않는다. 여행자가 피부로 느끼는 물가는 상당히 비싼 편이라 카페에서 마신 커피 한 잔이 약 1만2,000원, 편의점에서 구입한 생수 한 병이 약 6,000원이었다. 날씨 백야가 시작되는 6월부터 10월 초까지는 날씨가 화창하고 청명해 그야말로 노르웨이 여행의 황금시즌이라 할 만하다. 오슬로의 7월 평균 낮 최고기온은 21.5도. 음식 바이킹의 후예답게 생선을 즐겨 먹는데 식탁에 자주 오르는 메뉴가 대구와 청어, 연어 등이다. 이와 더불어 빵과 감자의 소비량이 높다. 농지 비율이 낮기 때문에 야채나 과일의 생산량이 미미한 대신 목축업이 발달해 버터와 치즈 등 유제품의 품질이 좋다.
  • 러, 反푸틴 나발니 횡령혐의 5년형 선고

    러, 反푸틴 나발니 횡령혐의 5년형 선고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37)가 지방정부 재산을 횡령한 죄로 5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에 따라 나발니는 오는 9월 예정된 모스크바시 시장 선거 출마를 자진 포기했다. 18일(현지시간)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키로프시주 레닌스키 법원은 이날 공판에서 나발니가 주정부 산하 산림채벌 및 목재가공 기업인 ‘키로프레스’로부터 1600만 루블(약 5억 6000만원)에 해당하는 목재를 횡령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5년형을 선고했다. 나발니가 법정에서 곧바로 체포돼 현지 구치소에 수감되자 나발니의 변호인은 향후 10일 내에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는 그가 2009년 5~9월 키로프주 주지사의 고문으로 일하면서 목재를 불법으로 유용한 혐의가 있다며, 지난해 7월 나발니를 정식 기소했다. 변호사 출신의 유명 블로거인 그는 2011년 12월 총선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3기 집권을 규탄하는 야권 시위를 이끌면서 반푸틴 저항 운동의 상징적 인물로 주목받아 왔다. 이날 법정에 나왔던 나발니 지지자들은 그를 압송하는 차량을 막아선 채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연행됐다. 러시아 정치학자 블라디미르 슬라티노프는 “이번 판결은 정치적 동기에서 이루어졌으며 당연히 투자 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서울신문 ‘한여름밤의 콘서트’ 성황

    서울신문 ‘한여름밤의 콘서트’ 성황

    16일 오후 서울신문 주최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2013 한여름밤의 콘서트’에서 모스틀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오페라 ‘예브게니 오네긴’ 가운데 폴로네이즈를 연주하고 있다. 이날 행사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 내외를 비롯해 관객 2000여명이 객석을 가득 메운 가운데 성황리에 치러졌다. 1부에서는 러시아 피아니스트 페터 오브차로프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2번 전 악장을 들려주며 라흐마니노프 탄생 140주년을 기념했다. 2부에서는 ‘팔색조 테너’ 류정필과 소프라노 김수연이 유려한 음색으로 한국인이 사랑하는 오페라, 뮤지컬 등의 유명 레퍼토리를 잇따라 선사해 박수 갈채를 받았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참수된 채 묻힌 ‘뱀파이어 유골’ 폴란드서 발견

    참수된 채 묻힌 ‘뱀파이어 유골’ 폴란드서 발견

    폴란드에서 뱀파이어로 추정되는 유골 4구가 발견돼 관심을 끌고 있다. 현지 고고학 박사 예츠 피어체크는 최근 글리비체 인근 한 빌딩 부지에서 16세기 전후 처형된 것으로 보이는 유골 4구를 발굴했다고 밝혔다. 이 유골들이 뱀파이어 꼬리표를 단 것은 독특한 매장 방식 때문이다. 4구 모두 참수형을 당했으며 머리가 다리 사이에 놓여 있었던 것. 또한 일반적으로 무덤에 함께 매장되는 장신구 등 개인 물품들은 전혀 없었다. 피어체크 박사는 “중세시대에는 뱀파이어로 추정되는 인물을 참수한 후 부활이 두려워 머리를 다리 사이에 두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자세한 분석이 진행 중이지만 대략 16세기 경 죽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고고학자들에 따르면 동유럽을 중심으로 뱀파이어와 관련된 전설은 널리 퍼져있다. 지난해에도 불가리아 흑해연안 도시 소조폴에 위치한 수도원 근처에서 가슴에 쇠말뚝이 박힌 채 800년 전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유골 2구가 발견된 바 있다.         당시 불가리아 국립역사박물관장인 보이다르 디미트로프는 “과거 이 지역에서는 뱀파이어 심장에 말뚝을 박아 매장하지 않으면 부활한다고 믿는 풍습이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 유골들이 뱀파이어 처형 방식으로 매장됐을 뿐 진짜 뱀파이어라는 증거는 없으며 오히려 미신의 ‘희생양’일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이탈리아 피렌체대학 인류학자 마테오 보리니는 “중세인들은 마을에 도는 흑사병과 같은 전염병의 배후로 특정 인물을 뱀파이어로 지목해 희생양을 삼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사진=멀티비츠(지난해 불가리아에서 발견된 뱀파이어 유골)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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